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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사망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사망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임병선기자|‘발칸의 도살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발칸반도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정의의 심판대’에서 전쟁과 학살의 진실을 밝히기도 전에 돌연사로 숱한 비밀과 진실을 덮고 생을 마감했다.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가 운영하던 네덜란드 헤이그의 감옥에서 11일 오전(현지시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64)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은 지난 2002년부터 전쟁범죄와 인권유린 등 66가지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그는 대(大)세르비아 건설을 주창하며 크로아티아전쟁(1991∼95년)과 보스니아 내전(1992∼95년)을 일으켰던 주범이며 보스니아의 7000여 이슬람 교도 학살과 알바니아계 코소보 주민 1만명 이상에 대한 ‘인종청소’를 명령한 냉혈한이었다. ●독살설 규명 위해 곧바로 부검 ICTY는 이날 성명을 내고 밀로셰비치가 감방 침대에서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자연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과 변호인은 “밀로셰비치가 사망 전 자신을 독살하려는 음모가 있었다고 주장했다.”며 모스크바에서 시체 부검을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 생전에도 밀로셰비치는 고혈압과 심장질환 등을 호소했고 이로 인해 재판이 수차례 중단됐다.ICTY는 지난달 지병 치료를 위해 가족들이 있는 모스크바로 보내 달라는 밀로셰비치의 청원을 거부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미망인 미라야나 마르코비치와 형 보리슬라프는 “ICTY가 그를 살해했다.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망 전날 독살우려 편지 썼다 밀로셰비치의 변호사 젠코 토마노비치는 12일 밀로셰비치가 사망 전날 자신에 대한 독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썼다고 주장했다. 토마노비치는 이날 헤이그 국제유고전범재판소 앞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밀로셰비치의 6쪽짜리 자필 편지 사본을 기자들에게 공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재판소가 모스크바 방문을 거부하는 바람에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가세했다. 러시아는 그의 인종청소를 지원했으며 1999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코소보 무력 개입에도 반대하는 등 밀월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ICTY는 유족의 요구를 묵살한 채 12일 네덜란드 법의학연구소에서 독일 법의학연구소(NFI) 주도로 세르비아 의료진도 배석시킨 상태에서 시체 부검과 독극물 검사를 진행했다. ●“인과응보” “정의의 심판 물 건너가” 엇갈려 희생자 유족들은 “끝나지 않은 재판으로 인해 인류의 비극이 역사의 뒤로 사라지게 됐다.”면서 “수많은 이를 희생시킨 전범에게 신이 심판을 내린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한 간부는 논평에서 “희생자 유족에겐 좌절이며 정의엔 역행”이라고 평했다. 스티페 메시치 크로아티아 대통령은 “그가 재판 말미에 선고를 받지도 않은 채 죽은 것은 유감”이라고 개탄했다. 고국 세르비아에서도 동정어린 애도와 증오의 표출 등 극단적인 반응으로 엇갈렸다고 BBC는 전했다. 유엔 대사를 지낸 리처드 홀브룩은 “서구에서 나만큼 밀로셰비치를 잘 아는 이는 없다.”며 “그를 위해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죽음은 세르비아와의 ‘느슨한 국가연합’으로부터의 독립을 결정하는 5월21일 몬테네그로 주민투표와 현재 진행 중인 코소보(알바니아계) 지위 협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992년 옛 유고연방에서 독립한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마케도니아는 물론 알바니아와 유럽연합(EU)까지 우려 속에서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단군 이래 요런 음란물 보시었소?

    ‘점잖은 양반들의 유쾌한 음란 센세이션’ 23일 개봉하는 영화 ‘음란서생’(제작 비단길)을 압축한 제작사의 홍보카피는 정말이지 기발했다. 갓 쓴 양반들이 음란 센세이션을 일으키는데 그 음란함이 유쾌하기까지 하다? 머릿속 계산만으론 각을 잡아내기 어려울 영화는, 정작 뚜껑 아래 실체를 확인하고 난 뒤에도 한참동안 ‘신묘한’ 감상에 젖어 있게 만든다. 한석규가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선비로 이미지 반전을 꾀한 이 영화의 최대 승부수는 어쩌면 그것이다. 정색한 것 같다가도 어느새 질펀한 농담을 쏟아놓는 돌발성, 사극의 외피를 두른 채 멜로와 코미디 사이를 활강하는 장르 초월의 의외성이 기묘한 감칠맛을 내는 드라마이다. 포스터를 보면 얼핏 한 여자(김민정)를 사이에 둔 두 남자(한석규, 이범수)의 애정쟁탈전쯤으로 보일 테지만, 그게 아니다. 두 남자가 협업 관계로 드라마를 끌어간다는 대목에서부터 관객은 즐겁게 허를 찔린다. 명문 사대부가의 아들인 윤서(한석규)는 당대 최고의 문장가로 통하지만 소심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런데 우연히 저잣거리의 유기전에서 ‘난잡한 책’(시쳇말로 도색잡지)을 접하고는 주체할 수 없는 흥분에 휩싸인다. 억눌렸던 욕망과 창작의욕이 내면에서 손을 잡으면서 윤서는 직접 음란소설을 써보는 용기를 낸다. 책상물림의 백면서생이 ‘단군 이래 가장 음란한 놈’(영화속 표현)으로 변모하는 과정에 드라마의 초점이 맞춰졌다. 스릴러의 반전만큼이나 캐릭터 전복의 묘미가 짜릿하다. 최고의 음란소설 작가가 되려는 윤서의 욕망은 점점 덩치를 불린다. 가문의 숙적이자 의금부 도사인 광헌(이범수)에게 소설의 삽화를 부탁하기에 이르고 마침내 장안을 발칵 뒤집는 희대의 음란서를 탄생시킨 얼굴없는 작가가 된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시나리오 작가 김대우의 감독 데뷔작이다. 때깔나는 사극의 전범인 ‘스캔들’을 능가할 만큼 디테일이 압권이다. 거침없이 대범한 색감으로 영상미학의 고지를 점령한 듯 현란하게 빛을 내는 화면이 주요 감상코드로 꼽힐 만하다. 이 사극드라마를 관통하는 관능미는, 의외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민정이 책임진다. 왕의 후궁인 정빈 역으로, 윤서와 정을 통하려 궁궐담장을 넘는 요염하고 파격적인 캐릭터이다. 순정을 배신당한 뒤 윤서의 음란창작을 까발려 파국으로 몰아가는 ‘팜므파탈’까지, 드라마의 신경줄을 조이는 역할을 암팡지게 소화했다. 적나라한 음화(淫畵)와 방중술 등 시종 에로티시즘을 펼쳐보이는 영화에는 신기하게도 점액질의 질척거림은 없다. 조선시대를 지목해 사극의 틀거리만 빌렸을 뿐,‘폐인’‘댓글’‘동영상’ 등 현대 용어들을 절묘하게 패러디하는 등 해학과 유머가 낯붉은 관능을 훨씬 앞지르기 때문이다. 선도높은 소재, 완성도 높은 영상이 탁월한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은밀한 욕망을 품위있는 화면으로 전복시킨 기발한 발상에는 그러나 아쉬움도 적잖다. 속도감 잃고 늘어지는 성긴 드라마, 고어와 현대어투를 오락가락하며 혼돈스러운 대사체 등은 좀더 자신감 있는 연출력으로 교정됐더라면 좋았을 것이다.18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고이즈미는 역사 모르면서 공부도 안해”

    “역사나 철학도 모르면서 공부는 하지 않고 교양도 없다. 그의 어리석은 말은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세계 최대 발행 부수인 1400만부를 기록하는 일본 요미우리 신문의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 겸 주필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 대해 내뱉은 쓴소리이다. 와타나베 회장은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야스쿠니 참배가 뭐가 잘못된 것이냐.’‘야스쿠니를 비판하는 곳은 중국과 한국밖에 없다.’고 어리석은 말을 내뱉는 것은 무지 때문”이라고 비판했다.와타나베 회장은 태평양 전쟁 당시 순교자로 미화된 가미카제 특공대를 ‘도살장의 양’으로 표현했다.그는 “그들이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용기있게, 기쁘게 떠났다는 것은 전부 거짓말”이라면서 “어떤 사람은 일어설 수 없어서 기간병들에 의해 비행기 안에 밀어넣어졌다.”고 말했다. 과거 일본 국수주의를 지원했던 보수적 논조의 신문사 회장인 그가 인식의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한 외국의 비판에 본능적으로 거부 반응을 보였던 요미우리 신문으로서는 180도 달라진 태도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사설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A급 전범 도조 히데키 전 총리를 히틀러에 비유했다.이 사설은 야스쿠니 신사를 대체할 추도시설 건립을 촉구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와타나베 회장은 “일본이 과거 만행을 스스로 진단하지 않으면 성숙한 나라가 될 수 없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전후 60년전 사건에 대한 연중 기획물을 게재토록 지시했다.뉴욕타임스는 “와타나베 회장이 더 나아가 ‘일본 전체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야심을 피력했다.”고 덧붙였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이-팔 이번엔 ‘묘지분쟁’

    예루살렘의 무슬림 공동묘지에 유대인 박물관을 짓는 문제를 두고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 최악의 경우 마호메트 만평 파문 같은 심각한 종교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슬림들은 이곳이 선지자 마호메트의 친구들이 묻혀 있는 성지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스라엘 정부와 예루살렘시 당국이 오래된 무슬림 묘지에 ‘관용의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사비만 1억 5000만달러(약 1500억원)다. 이 박물관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사이먼 위젠탈 센터’에 기부된다. 위젠탈은 유대인 대학살을 고발하고 나치 전범 색출에 앞장섰던 강경 시온주의자다. 지난 2004년 열린 기공식에는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권한대행과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현재 공동묘지에서는 유골 발굴작업이 한창이다. 이스라엘 사법부 소속인 이슬람 법원에 의해 일시 사업중지 결정이 내려졌지만 발굴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소송을 주도하는 두레이엄 사이프 변호사는 “미국이나 영국이라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대로 가다간 ‘관용’과 반대되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슬람 율법학자 이크레마 사브리는 “묘지는 15세기 넘게 사용됐으며 선지자 마호메트의 친구들도 묻혀 있다.”면서 “박물관 건립은 전면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묘지는 이스라엘의 ‘부재자 재산법’에 따라 1948년 1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 정부로 소유권이 넘어간 뒤 1992년 예루살렘시에 매각됐다.묘지 발굴을 진행중인 이스라엘 문화재국 대변인은 “역사가 오래된 예루살렘에선 묘지 위에 건물을 짓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지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왕위계승’ 말많은 日왕실

    ‘왕위계승’ 말많은 日왕실

    일본 사회가 왕실 문제로 법석이다. 왕위 계승 문제에다 왕세자비에 대한 왕실내 따돌림 분위기와 잇단 ‘돌출행동’. 거기에 옛 왕족의 복권문제와 ‘천황제 존폐’주장까지 겹쳐 시끄럽기 그지없다. 아키히토 일왕의 둘째아들인 아키시노노미야 이후 40년간 일본 왕실에 남아 출산이 없는 것이 ‘소동’의 근본 원인이다. 왕위계승방안을 규정한 왕실 전범의 개정을 둘러싼 공방이 국민적으로 확산되고 ‘왕세자의 힘겨운 결혼생활’이 입방아에 오르는 등 ‘왕실 소동’은 세간의 관심 속에 갈수록 복잡하게 엉켜들고 있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인은 남성 왕을 원한다. 그렇지만 핵가족 시대에 안정적으로 왕위를 계승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여계왕(여왕의 자녀 출신 왕) 인정 문제로 왕실 전범 개정 공방이 일고 있다.” 54년째 일본 왕실을 취재하고 있는 ‘왕실 저널리스트’ 가와하라 도시아키(85)는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왕실 소동’ 배경을 설명했다.(가와하라는 인터뷰에서 줄곧 왕은 천황 폐하, 왕세자는 황태자, 왕실은 황실이라고 불렀다.) ▶‘왕실 소동’의 해결 방안은. -둘째 아들 아키시노노미야의 부인인 기코 빈이 아들을 낳으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기코 빈이 임신한 태아가 아들인지 딸인지는 몇달 안에 판명된다. 옛 왕족을 부활시킨 뒤 나루히토 왕세자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가 그들 중 한 명과 결혼, 아들을 낳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노리노미야 전 공주가 아들을 낳아도 전범 개정이 쉬워진다. 개정을 늦추는 게 자연스럽다. ▶왕세자와 세자비 이혼설은. -그런 정도는 아니다. 이혼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제약이 있다. 마사코 비가 아이코 공주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도 변수다. 전례가 없는데도 외국 순방때 아이코 공주를 데려가려고 했을 정도였다. 왕족의 이혼 사례는 19세기말 단 한 번 있었는데 와병이 이유였다. 나루히토 왕세자가 이혼하고 새 장가를 들어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주장도 물론 있다. ▶왕세자의 마사코 비에 대한 사랑은. -오랫동안 애정이 각별했지만 최근 마사코 비가 왕실 신년 노래회에 몸이 아프다고 참석하지 않은 뒤 왕궁에서 승마를 하는 등 도리에 어긋난 행동이 이어지면서…. 세자는 이 결혼이 힘들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루히토 왕세자의 처지가 어려울 것 같은데…. -술을 잘 마신다. 위스키, 포도주, 맥주, 청주도 마신다. 미치코 왕비도 술을 좋아한다. 왕비가 “세자는 나의 술 선생”이라고 말했다고도 한다. 왕은 술이나 담배를 전혀 안한다. 아키시노노미야는 술은 하지만 담배는 안한다. 한 왕족은 술을 많이 마셔 3차례 입원했었다. ▶마사코 비는 진짜 와병 중인가. -마음의 병이다. 그래서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주기가 있다. 의도적으로 아픈 척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우울증은 정말이다. ▶마사코 비가 왕실에서 ‘이지메’를 당하나. -이지메는 아니지만 이지메보다는 약간 기피를 당하는 분위기다. ▶왕세자 일가는 고전하고, 둘째 아들인 아키시노노미야 일가는 부상하고 있다는데. -그대로다. 마사코 세자비의 행동 등으로 왕이나 미치코 비와의 사이가 서먹하다. 그러나 기코빈은 매우 온화하고, 붙임성도 좋아 평판이 아주 좋다. 일본인들의 마사코 비에 대한 시각도 지난해보다 나빠지고 있다. ▶‘천황제’의 위기란 지적은. -지금 그 정도는 아니다. 왕은 국민의 상징이다.80% 이상의 국민이 천황제가 좋다고 한다. 왕족의 생활이 매우 건전하다. 적어도 수십년은 위기가 없을 것이다. ▶왕실에서 여성의 지위는. -차별은 남아 있지만 거의 사라지고 있다. ▶아이코 공주가 왕세자에게 파파라고 하던데, 왕실 용어는 안 써도 되나. -아버지를 지칭하는 오모사마라는 왕실 용어가 있지만 파파라 부른다. 예전에는 안 그랬다. 그래서 우익들이 비판한다. ▶소동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올 한해동안은 소동이 계속될 것이다. 왕위 계승을 규정한 전범 개정은 서두를 일이 아니다. 왕과 세자가 건강하기 때문에 최소 20∼30년은 큰 문제가 없다. ▶궁내청의 전범 개정에 대한 입장은. -개입하지 않는다. 총리가 왕의 의도를 이심전심으로 파악,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반대가 많은데도 고이즈미 총리가 3월 개정을 추진했던 것에 대해 ‘일왕의 뜻’이란 설이 있다. -왕의 뜻에 따라 밀어붙이는 것처럼 하면 국민들이 “왕을 정치에 이용한다.”며 비판한다. 정치권에는 “여계왕은 왕의 뜻”이란 풍문이 돌고 있다.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 상황에서 남성 왕에 매달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를 반영하듯 여왕에는 반대가 거의 없다. 그러나 여계왕에는 반대가 적지 않다. ▶여왕은 되는데, 여계왕은 안 되는가. -지금까지 125대 일왕 중 여왕은 8명 있었다. 이들은 모두 이혼, 미혼, 미망인 등으로 자식이 없어 후계 문제가 없었다. 다음 왕이 성인이 될 때까지만 여왕을 했다. 남계론자들은 여계를 인정하면 만세일계(萬世一系) 이어져온 일본 왕실의 남성 염색체가 전달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남성 염색체 XY와 여성 염색체 XX 중, 여계가 될 경우 이어져온 왕실의 남성 염색체 Y가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대안이 있어야 하는데. -1947년 11개 옛 왕족의 지위 박탈이 있었다. 그들에게 왕족의 지위를 부여하거나 양자로 입적, 남계를 잇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렇지만 옛 왕족은 60년간 민간인 생활을 해, 그것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일본 방송과 신문들은 왕실 보도에 신중하다. 금기가 남아 있나. -금기는 아니다. 일간지는 영향력이 커 신중한 것이다. 주간지들은 영향력도 적어 민감한 문제도 거리낌 없이 보도한다. ▶50년간 왕실 취재중 변한 것은. -과거에는 불경죄가 있었다. 패전 후 사라졌다.‘천황’은 신적인 지위였다. 그러나 1946년 인간 선언과 함께 바뀌었다. 국가의 원수도 아니고, 상징적 지위만을 갖게 됐다. 취재 관행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왕실 취재단은 어떻게 구성됐나. -궁내청 안에 전국지와 지역지, 방송, 통신사 등으로 기자 클럽이 있다. 프리랜서·외신기자 등은 기자단에 못낀다. 예전엔 20∼30년씩 출입한 기자가 있었지만 요즘은 순환이 빨라졌다. ▶궁내청 출입기자에게도 제한되는 것이 많은가. -왕궁에 자유롭게 들어갈 수 없고 단체로 움직인다. 취재기자가 직접 왕을 보거나 개인적으로 인터뷰할 수도 없다. 연간 1∼3회 단체로 인터뷰하는 것도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전범 개정안의 국회 처리는. -기코 빈의 임신으로 가을이나 내년 정도로 미뤄지지 않겠는가. ▶왕실 저널리스트는 어떻게 취재하나. -옛 왕족, 현 왕족의 주변, 남작·백작 등 옛 귀족의 주변을 취재한다. taein@seoul.co.kr ■ 왕실 저널리스트 가와하라 1921년 홋카이도 출신으로 메이지대학 중퇴 뒤 1952년부터 프리랜서로 전인미답의 일본 왕실을 취재한 ‘왕실저널리스트’ 1호. 다쿠쇼쿠대학 객원교수를 지냈다.1984년 당시 영국유학중이던 현 나루히토 왕세자와 2시간 단독 인터뷰를 하는 등 많은 특종을 건져낸 왕실 취재의 산증인이다.‘마사코비’‘마사코황후’‘마사코사마와 황족들’ 등 3권의 저서가 140만부 이상 팔리는 등 20권 이상의 저서가 있다. ■ 왕위계승 쟁점은 무엇 |도쿄 이춘규특파원|현행 왕실 전범은 ‘왕위 계승 자격은 왕통에 속하는 남자계 남자의 왕족으로 한정한다.’고 규정돼 있다. 개정안의 골자는 ‘여왕·여계왕을 인정해 남녀를 불문하고 장자의 왕위 승계를 우선한다.’는 것이다. 임신 6주째인 것으로 7일 알려진 일왕의 둘째 며느리 기코 빈이 가을에 아들을 출산한다고 해도 남자 왕손은 한명뿐이고 공주 셋을 포함해도 왕손은 4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남자 왕손이 보태지더라도 승계를 둘러싼 불안감은 완전히 씻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여계왕을 인정하는 방향으로의 전범 개정은 필연적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다만 어떤 내용으로 어떤 시기에 개정하느냐가 관건이 될 뿐이라는 견해다. 일본 국민의 63%도 여계왕 허용에 찬성한다고 6일 니혼게이자이 여론조사 결과 밝혀졌다. 기코 빈이 아들을 낳으면 각각 1,2순위의 왕세자와 아키시노노미야는 변함 없지만, 그의 아들이 3위가 된다. 하지만 여계왕, 장자 우선으로 전범을 개정하면 승계 순위가 크게 달라져 왕세자를 이어 아이코 공주가 2위, 아키시노노미야가 3위, 마코 4위, 가코 5위, 기코 빈의 세번째 자녀가 성별에 관계없이 6위가 된다. 왕실 소동이 빚어지게 되는 원인이다. 아울러 마사코 비가 왕실 생활의 스트레스로 생긴 우울증을 이유로 생일 잔치나 신년 노래회 등에 자주 빠지면서 왕실을 둘러싼 입방아 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반면 여왕·여계왕을 인정하면 궁극적으로 ‘천황제’가 흔들릴 수 있다고 보는 보수파는 좌불안석이다. 왕실의 성역과 금기가 하나씩 무너지면 근본적인 변화가 일 수밖에 없고, 결국 ‘천황제 무용론’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서다. 그래서 명확한 대안도 없는 상태에서 남계왕에만 집착하는 것이다. taein@seoul.co.kr
  • 日 41년만에 남자왕손 맞나

    |도쿄 이춘규특파원|아키히토 일왕의 둘째 며느리가 세번째 아이를 임신했다고 일본 궁내청이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열도가 41년만에 남자왕손이 태어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오르고 있다. 특히 임신한 아이가 남자일 경우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정부가 추진 중인 여왕·여계왕(여왕의 자녀출신 왕) 인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왕실전범 개정작업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궁내청에 따르면 일왕의 둘째아들로 1965년 10월30일생인 아키시노노미야(40)의 부인 기코비(39)가 임신 6주째로, 경과는 순조로운 것으로 알려졌다.올 9월 말 출산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들·딸 여부는 1∼2개월 뒤 구별이 가능하다. 관계자에 따르면 기코비는 며칠 전부터 임신 양성반응을 보인 뒤 이날 집에서 의료진이 초음파검사를 한 결과 태아의 심박동이 확인됐다고 한다. 이 아이는 아키시노노미야 부부에게는 1991년 10월생인 장녀 마코 공주,94년 12월생인 둘째딸 가코 공주에 이은 셋째이다.일왕 부부에게는 나루히토 왕세자의 아이코(4) 공주에 이어서 4명째의 손자가 된다. 현행 왕실전범이 개정되지 않은 상황서 남아가 태어나면 아키시노노미야에 이어 일왕실에서는 41년만의 남아로, 왕위계승 순위는 나루히토 왕세자, 후미히토 왕자에 이어서 3위가 된다. 아키시노노미야 부부는 지난달 12일 열렸던 왕실가족 노래회에서 새에 빗대 “아이를 갖고 싶다.”는 희망을 담은 노래를 함께 불러 이후 셋째아이 임신 가능성이 제기됐었다.taein@seoul.co.kr
  • 日정국 ‘女系왕 찬반’ 소용돌이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여계(女系)왕 도입에 제동을 거는 움직임이 본격 확산되고 있다. 반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여왕·여계왕(여왕의 자녀 출신 왕) 도입이 핵심인 왕실 전범 개정안을 정기국회 회기중(6월18일까지) 처리한다고 공언, 이 문제가 정국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보수파 의원 모임인 일본회의국회의원간담회는 1일 왕실 전범 졸속 개정 반대 집회를 열어 개정안의 국회 제출을 저지할 것을 결의했다.3월7일에는 1만명이 참여하는 반대 집회를 열기로 했다. 결의안에는 자민당 135명, 민주당 23명, 국민신당 5명과 무소속 의원 10명이 서명했다. 특히 자민당 의원 406명 중 3분의1이 서명에 참가, 여당 안의 분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2일에도 고무라파, 니카이그룹 등 상당수 파벌이 개정에 신중해야 한다며 논란을 가열시켰다. 일본회의국회의원간담회 회장인 히라누마 다케오 전 경제산업상은 1일 “왕실 문제로 국회가 둘로 갈라져 서로 헐뜯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개정안을 제출하지 않도록 하는 게 책무”라고 말했다.taein@seoul.co.kr
  • 누가 심사 어떻게 했나

    무산된 경인민방 새 사업자 선정에는 양휘부 심사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16명이 참가했다. 박형상ㆍ최진수 변호사(법률분야), 박내회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이상수 인하대 경영학부 교수, 전현수 인덕회계법인 공인회계사, 박태수 삼덕회계법인 공인회계사(경영ㆍ회계분야), 윤석년 광주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김미경 청운대 방송영상산업학과 교수, 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방송분야), 김수량 공주영상정보대 학장, 김덕규 경북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서종수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기술분야), 김재옥 소비자시민모임 회장, 박영미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시민단체) 등이다. 직업별로 보면 교수 9명, 변호사 2명, 회계사 2명, 시민단체 관계자 2명 등으로 교수가 압도적이다. 이 중 박형상 변호사와 전현수ㆍ박태수 회계사, 전범수 교수, 김덕규 교수, 박영미 공동대표 등 6명은 방송위원들로 구성된 인선소위에서 추천했으며 나머지 인사들은 대부분 자신이 소속된 학회 등에서 추천을 받아 위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위는 양 위원장의 경우 심사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5개 신청사업자에 대한 심사와 채점은 전적으로 외부에서 위촉된 심사위원들이 했다고 설명했다. 방송위 관계자는 “심사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알겠지만 방송위에서 심사 결과를 놓고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면서 “5개 사업자 모두 기준점수에 미달한다는 심사 결과를 보고받고 방송위원들도 매우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각 심사위원들은 5개 신청사업자에 대해 자신이 준 점수만 알 수 있었으며 다른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얼마나 줬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담합이나 조작 등의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있을 수 없었다는 것이 방송위의 설명. 이권영 한국방송학회장은 “사업자 선정까지 한두 달 늦어진다고 하더라도 좋은 방송 사업자가 선정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씨줄날줄] 즉결처분/우득정 논설위원

    20여년 전 강원도 전방. 전쟁 직전 경계태세인 ‘데프콘-2’가 발령돼 6개월 가까이 105발의 탄창을 차고 군화를 신은 채 잠을 자던 시절이었다. 총을 비껴매고 진지 보수작업을 하던 어느 날, 제대를 서너달 남긴 김 병장이 대낮부터 술에 취해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한동안 잠잠한 듯하더니 주정이 다시 도진 것이다. 자칫하면 사고가 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모두가 뒤꽁무니를 빼는 순간 포대장(대위)이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김 병장 앞을 가로막고 섰다. 포대장은 당번병에게서 낚아챈 소총을 겨누며 “이 ×× 즉결처분하겠다.”고 선언했다. 주변의 만류로 김 병장은 술이 깰 때까지 부대 앞 개울에서 포복하는 ‘얼차려’를 받는 것으로 소동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탄창이 장전된 소총을 김 병장 가슴에 겨냥하면서 파란 불꽃이 튀던 포대장의 눈빛은 전쟁터에서 부하를 가차없이 즉결처분했다던 상상속의 그 군인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그리고 그날 밤 졸병들은 전시뿐 아니라 데프콘-2와 같은 준전시 상황에서도 지휘관들은 부하를 즉결처분할 수 있다고 수군댔다. 아마도 월남전 참전용사라고 자랑하는 선임하사가 직접 목격했다고 떠벌렸던 즉결처분 장면이 선명하게 뇌리에 남았던 탓이리라. 사법적인 절차를 생략한 채 명령에 불복하거나 전장을 이탈한 군인을 현장에서 사살할 수 있는 즉결처분권이 6·25 전쟁 초기 1년가량 실행됐다는 사실은 훗날 확인했다. 낙동강 방어선마저 무너지면 더 이상 오갈 곳이 없는 상황에서 독전(督戰)하는 고육지책으로 시달된 육군본부 작전훈령에 근거했다는 것이다. 어느 6·25 참전 예비역 장성은 ‘적보다 더 무서운 지휘관의 부릅뜬 눈’이 참호에 머리 박은 병사들을 앞으로 내몰았다며 즉결처분의 효용성을 옹호했다. 즉결처분이라는 극약처방이 도리어 자유민주체제를 구했다는 논리다. 하지만 최근 50여년만에 즉결처분 조작이 인정돼 유족에게 거액의 국가 배상판결이 내려진 허지홍 대위의 사례처럼 지휘관의 즉흥적인 감정에 따라 남용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우리나라 등 130여개국이 가입한 제네바협정 제3조는 포로든 아군이든 즉결처분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전범으로 처리토록 규정하고 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전세계 돌며 나치 1200명 적발

    2차대전 당시 유대인 포로수용소의 생존자로 나치 전범을 처벌하고 ‘홀로코스트’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섰던 사이먼 위젠탈은 96세의 나이로 9월20일 빈에서 사망했다. ‘나치 사냥꾼’‘유대인의 영웅’으로 불렸던 위젠탈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1200여명에 이르는 나치 전범을 찾아내는 데 반평생을 바쳤다. 특히 유대인 학살계획안을 입안했던 아돌프 아이히만과 안네 프랑크를 체포한 독일 비밀경찰 칼 실버바우어를 찾는 데 결정적 증거를 제공해 유명해졌다. 1908년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위젠탈은 건축가로 일하다 2차대전 발발후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가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다. 전쟁이 끝나 운좋게 살아난 뒤 미군 전범 수사팀에 열성적으로 자료를 제공했으며, 오스트리아에 전범 재판을 대비해 유대 자료 센터를 세웠다. 1977년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그의 이름을 딴 사이먼 위젠탈 센터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 센터는 북한의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아 한국인에게도 낯익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국제플러스] 크로아티아 거물급 전범 체포

    크로아티아의 거물급 전범인 전직 장성 안테 고토비나(50)가 7일 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서 체포됐다고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의 칼라 델 폰테 수석검사가 8일 밝혔다. 세르비아측 관리들과 회담차 베오그라드에 이날 도착한 델 폰테는 “고토비나는 현재 억류돼 있고 ICTY로 인계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토비나는 지난 1991∼1995년 유고 내전 중 크로아티아 지역에서 최소 150명의 세르비아인을 살해하고 15만명을 추방하도록 배후조정한 혐의로 ICTY의 수배를 받아 왔다. 유럽연합(EU)은 크로아티아 정부가 고토비나 체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크로아티아의 EU 가입 협상을 미뤄 왔다.
  • “부시·블레어 전범 기소해야”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영국의 극작가 해럴드 핀터(75)는 7일(현지시간) 이라크전은 미국과 영국의 “뻔뻔한 국가적 테러”이며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실 참여 발언으로 유명한 핀터는 스톡홀름의 스웨덴 학술원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영된 수상 기념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량학살범과 전범으로 규정되기 전까지 당신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여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국제형사재판소에서 부시와 블레어의 죄를 물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그는 “이라크 침공 외에도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전세계에서 모든 우파 군사독재정권을 지지하고, 생산해냈다.”고 꼬집었다. 미국에 동조하는 영국에 대해서는 “미국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울어대는 새끼 양”이라고 조롱했다. 지난 2002년 식도암 진단을 받은 핀터는 건강이 나빠져 스웨덴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런던에서 수상기념 연설을 녹화해 스웨덴으로 보냈다.스톡홀름 AP AFP 연합뉴스
  • [올해의 인물] (2)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올해의 인물] (2)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부시 정부를 전범재판에 회부해야 한다.”(11월 26일) “이스라엘은 지도에서 사라져야 한다.”(10월 26일) 지난 6월 24일 실시된 이란 대선 결선투표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49) 후보가 당선되자 서방 언론들은 “이란이 ‘극단적 보수주의’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극적인 역전승 당시 외신들은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앞서가는 가운데 보수파인 모하마드 바르크 칼리바프와 개혁파 무스타파 모인이 뒤를 쫓는 것으로 판세를 분석했다. 아마디네자드의 이름은 거의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뜻밖이었다. 아마디네자드는 1차 투표에서 라프산자니에 이어 2위를 기록하더니 결선투표에서는 61.7%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빈곤층과 보수주의자의 지지,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원이 승리의 요인이 됐다.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난 아마디네자드는 유세 과정에서 “석유판매 수익을 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고 뚜렷한 반미 정책과 이슬람 근본주의를 내세웠다. 테헤란 시장 재직 시절 관공서에서 엘리베이터를 남녀별로 나눠 타게 하고, 빈민들에게 무료로 수프를 배급한 것은 이러한 그의 정치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당선 이후 국영기업의 주식을 빈곤층 가구에 할당해주는 계획을 승인했고, 청년실업과 주택난 해결을 위해 석유판매수입으로 13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설립하는 등 자신의 공약을 지켜나가고 있다. ●거침없는 반미 외교 아마디네자드는 핵과 석유를 양 손에 쥐고 미국과 대립하고 있다. 그는 당선 뒤 “이란에 적대정책을 견지하는 한 미국과 관계를 개선할 생각이 없다.”면서 ‘평화적 핵 기술 이용 권리’를 강조했다. 이는 대화를 중시했던 모하메드 하타미 전 대통령의 정책과는 상반된 것이다. 이어 이스파한 핵 시설 재가동을 선언하면서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한편으로는 석유를 발판으로 러시아·중국·시리아 등과의 외교관계를 강화하고 친서방파로 분류된 외교관 40명을 경질했다. 미국은 이란 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어겼다는 확증이 없는데다 러시아·중국이 안보리 회부에 반대하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부시와 닮은 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아마디네자드는 틈만 나면 서로를 비난하고 있지만 두 정상에게는 의외로 닮은 점이 많다. 종교적 보수파를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고, 지나친 외교적 일방주의로 국내외의 반발을 사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또 두 사람은 최근 인사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부시는 측근 변호사였던 해리엇 마이어스를 대법관 후보로 지명했다가 한바탕 논란 끝에 후보 지명을 철회했다. 아마디네자드 역시 요직 중의 요직인 석유장관을 세 번이나 지명했지만 의회가 모두 거부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국제플러스] 요미우리 주필, A급 전범 분사 촉구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논객인 요미우리신문의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 겸 주필이 야스쿠니신사를 대체하는 제3의 국립 추도시설 건립 구상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현지 언론이 25일 전했다. 그는 또 “A급전범의 (야스쿠니신사) 합사는 당시 후생성의 수속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철회, 분사(分祀)해도 이상하지 않다.”며 A급 전범의 분사도 함께 촉구했다. 와타나베 회장은 24일 일본 여야 3당 국회의원들이 발족시킨 ‘국립추도시설을 생각하는 모임’의 연구회에 강사로 출석 “(전쟁책임에 관해) 깔끔하게 처리해 외국에도 당당히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선은 중립적인 무종교 평화 추도 기념비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중국軍 15%가 첨단무기 무장

    ‘중국군 안의 첨단부대’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타이완은 물론 미국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미 일간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17일 보도했다. 중국군은 두 갈래 방향으로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국지전, 특히 타이완을 겨냥한 최신 무기로 무장한 첨단부대의 창설이다. 중국 해군은 먼 바다까지 항해할 수 있는 신형 구축함 4대를 갖췄고, 공군은 러시아제 최신 전투기 Su-27과 Su-30을 보유하고 있다. 지휘통제자동화시스템(C4ISR)으로 불리는 현대식 통신체계도 구축했다. 신문은 전체 중국 군대의 15%는 이러한 첨단부대로 구성돼 있다고 전했다. 두번째는 자체적으로 첨단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중국군은 전투기 F-10을 생산하고 있으며, 핵 잠수함 ‘093’을 몇 달 안에 진수할 예정이다. 인공위성을 이용해 크루즈미사일의 적중률을 높이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중국은 1990년대 말부터 군 현대화에 주력해왔으며, 최근들어 이같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은 공식 발표치의 2배가 넘는 연 625억달러(약 65조원)의 국방예산을 사용하고 있다고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추산했다. 중국군의 발전에 가장 위협을 느끼는 곳은 타이완이다. 신문은 “미국이 신속하고 쉽게 타이완을 방어해줄 수 있다는 지금까지의 인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역시 중국의 공격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형 군함과 전투기는 중국군의 작전범위를 넓혀줬고, 정교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도 갖고 있다. 미군 관계자는 “중국이 개발하거나 구매하는 무기 가운데 미군에 대항하는 데에만 필요한 것들도 있다.”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민과 일본국민이 만나야 할 지점/이덕일 역사평론가

    고이즈미 정권의 3차 내각에 문제성 인물들이 다수 포진해 논란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과 “군대위안부에 강제성은 없었다.”는 망언의 주인공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이 그런 인물들이다. 아베 신조는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33%, 마이니치신문의 여론 조사에서도 28%를 획득해 21%에 그친 고이즈미 총리까지 따돌릴 정도로 일본 국민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는 만주국 상공대신을 지내다가 종전 후 A급 전범으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기사회생해 총리가 된 인물이고, 부친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상도 총리직까지 거의 다가갔다가 1991년 췌장암으로 사망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아소 다로 외상의 조부인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는 1954년 총리 재직시 “다행히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 덕을 봤다.”는 망언의 주인공이다. 이처럼 현재 활약 중인 일본 극우 세력들은 과거 일본의 해외침략에 일조했거나 그에 동조했던 선조들의 후예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의 또 다른 특징은 자신들을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의 원폭 투하를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도구로 자주 이용하는데, 정작 피폭자 중 약 10%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애써 외면하는 데서 그런 인식의 자의성은 쉽게 드러난다. 히로시마의 피폭사망자 중에는 고종의 손자이자 의친왕(義親王) 이강(李堈)의 둘째아들인 이우 공(公)까지 있었다. 일본 국민들의 이런 이중적 역사 인식은 과거의 군국주의 세력을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1946년 1월1일 일왕의 ‘신일본 건설에 대한 조서’, 즉 이른바 일왕의 ‘인간선언’은 ‘신적 권위를 버리고 민주주의 사회·국가의 일원으로 국민과 함께 존재한다.’는 선언이지만 이는 사실상 동아시아와 태평양 일대를 전쟁으로 몰아간 최고 전범에 대한 면죄부였다. 아베 신조의 높은 인기의 배경은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처리문제에서 강경론을 펼쳤기 때문이다. 자국민이 납치된 비문명적 야만행위에 대한 그의 분노는 이해할 만하지만 그 분노는 일본의 과거 행위에 대한 반성의 토대 위에 서 있을 때만 동아시아 국민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일본의 보통 국민들이 생각해야 할 점은 그 자신들도 과거 군국주의 세력의 희생자였다는 사실이다.1940년 12월∼1945년 8월에 이르는 태평양전쟁 동안 아시아 각국의 국민들도 큰 고통을 받았지만 평범한 일본 국민들도 큰 상처를 입었다.‘태평양전쟁 동안 아국(我國:일본)의 피해종합보고서(太平洋戰爭我國被害總合報告書)’에 따르면 일본 육군은 114만여명이 전사했으며, 해군은 41만여명, 군인군속은 155만여명, 일반국민은 185만여명이 전사했다. 도합 495만여명이니 대단한 피해가 아닐 수 없다. 더 중요한 점은 이 수많은 사람들이 점령당한 아시아인들의 저주 속에서 죽어갔다는 점이다. 오늘날 일본의 평범한 국민들이 생각해야 할 점은 왜 자신의 부친과 오빠, 형들이 이역만리 타국에서 저주 속에 죽어가야 했는가 하는 점이다. 그들을 전쟁의 광기로 내몬 일본 군국주의 세력에 그 모든 책임이 있다. 곧 일본의 군국주의는 아시아의 모든 시민들과 일본의 평범한 시민들이 함께 싸워야 할 공동의 적인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의 건강한 시민과 일본의 보통 시민들이 만나는 것, 이것이 현재 일본이 보여주고 있는 우려스러운 진로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일 것이다. 이덕일 역사평론가
  • [국제플러스] “B·C급 전범도 야스쿠니 합사”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정부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 외에 B·C급 전범도 야스쿠니신사에 비밀리에 합사했음을 입증하는 옛 후생성 내부자료를 도쿄신문이 3일 공개했다. 도쿄신문이 입수한 옛 후생성 인양원호국 사료반장 명의의 ‘평화조약 제11조와 관련된 사망자의 야스쿠니신사 합사에 대해’란 제목의 문서는 B·C급 전범으로 재판받고 사형당한 옛 일본군 간부 등을 야스쿠니신사에 합사하는 방안과 관련, 각 지방자치단체가 공표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문서는 “‘(해외에서 재판받은 B·C급 전범 등) 외지에서 재판받고 처형된 사몰군인 군속’의 절반가량이 1959년 봄 야스쿠니신사 예대제(例大祭) 기간 합사된다.”면서 “중대한 오해를 불러일으켜 향후 합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며 함구를 요청했다.
  • [열린세상] 양극화 사회의 우울/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너사는 주소를 말해봐? 그럼 네가 누군지 이야기해 줄 수 있어. 아니, 네가 어떻게 살다 죽을지도 이야기해줄 수 있을지 몰라.”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도 주소지만 척 봐도 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판별할 수 있게 되었다. 특정한 공간이 사회계층적으로 고착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정말 1960년대 나온 유행가 가사와는 완전히 딴 판이다.“빙글 빙글 도는 의자, 회전의자에 임자가 따로 있나. 앉으면 주인이지.” 모두가 신분상승을 꿈꾸었고, 크든 작든 그 꿈을 어느 정도 이룰 수 있었던 그 시절은 언젠가 지나가 버렸다. 이제 부모를 잘 만나야 공부도 하고, 태어날 곳도 잘 골라야 인생이 순탄해지리라. 강남의 중·고등학교에서는 해마다 한 반에 대여섯 명씩 학생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간다고 한다. 엄청난 사교육비 부담을 염두에 둔다면 앞으로 부는 교육을 통해 세습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사회의 고도성장과 발전을 뒷받침해왔던 강력한 ‘기회 균등’의 이념이 이제는 힘을 잃었다. 양극화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돈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엘리트 대다수는 양극화 사회가 고착되면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자신들과 자식들의 미래는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다수의 기업인들, 경제 관료들 그리고 경제학자들은 복지를 비용 개념으로만 보고 예산 타령만 한다.“돈이 어디 있나요?” 이들은 쉽게 뒷문으로 빠져나간다. 심지어 능력에 따른 차별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우리 사회의 평등주의 지향을 나무라기까지 한다.“돈 좀 쓰면 나빠요?” 이들은 볼멘소리로 외친다. 여기 양극화사회의 미래를 보여주는 생생한 전범들이 있다. 부자와 빈자의 동네가 양극화된 멕시코, 브라질 등의 중남미 국가들이다. 이곳에는 가난한 것도 불편하지만, 부자들도, 엘리트들도, 이들의 아이들도 편하지만은 않다. 멕시코시티의 강남이라 할 인테르-로마스 지역의 아파트 정문은 항상 닫혀있다. 정문에는 무장 경호원이 늘 카메라를 보며 외지인의 출입을 통제한다. 중간계층 사람들조차 납치의 위협에 시달린다.‘납치산업’은 이 지역의 유일한 성장산업이다. 부자 동네 곳곳에 ‘방탄차 개조’ 전문업체가 산재해있다. 이곳 CEO의 연간 경호비용은 1인당 평균 4000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상파울루시는 뉴욕시 다음으로 개인 헬기가 많이 떠다니는 곳이다. 방탄차도 신뢰하지 않는 부자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등하교에도 경호원이 동반한 차량을 타야 하고, 방과 후에는 집에서 나오지 못한다. 동네거리가 부잣집 아이들에게는 열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쪼개진 사회는 부자에게도, 아이에게도 불편한 것이다. 우리 사회의 미래 모습이 이럴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련의 상황은 우리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외환위기 이래 안착된 불평등 구조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더욱 고착화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호황기라 해도 연성장률이 4∼5%가 최대치인 저성장기로 돌입했다. 수출이 호황을 보인들, 공장가동률이 조금 높아질 뿐이지, 고용이 증가하지 않는다. 졸업시즌이지만 우울할 수밖에 없는 젊은이들, 사교육비 부담에 힘들어하는 서민층, 자신의 소득을 저축하여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꿈을 포기한 신혼부부들. 누가 그들에게 공화국의 구성원으로 충성심과 자부심을 가지라고 할 것인가? 불평등의 고착은 사회내부의 적대감을 증폭시켜, 사회의 에너지를 소진시킨다. 나아가 민주주의의 성숙한 작동마저 방해한다. 그간 힘들게 경제위기를 극복해오는 데 힘을 모아왔다면 이제는 기회의 불평등 구조를 깰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개선에 지혜를 모을 때이다. 조건의 평등, 기회의 평등이야말로 발전의 동력이고, 공화국을 공화국답게 만드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 교수
  • 日 1978년 A급전범 야스쿠니 합사

    |도쿄 이춘규특파원| 도조 히데키 전 일본 총리를 비롯한 A급 전범 14명의 야스쿠니신사 합사는 주무부처내에서 공식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채 군 출신 직원들이 포진하고 있던 담당과의 독단으로 이뤄졌다는 증언이 나왔다. 야스쿠니신사 합사는 옛 후생성(현 후생노동성)이 작성해 통보하는 ‘제신명표(祭神名票)’를 토대로 신사측이 합사 기준에 맞는지 심사해서 결정한다. 후생성은 도조 히데키를 비롯한 A급 전범 12명(뒤에 2명 추가)의 성명과 소속 등을 기록한 제신명표를 1966년 야스쿠니신사에 보냈으며 신사측은 이를 토대로 1978년 A급 전범을 합사했다. 당시 사무차관을 지낸 우시마루 요시토는 31일 “명표 송부사실을 당시 알지 못했다.”고 도쿄신문에 밝혔다. 우시마루는 “부처 차원에서 결정한 일은 아니다. 후생성 안에 있던 군 관계자들이 의논해 명표를 보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A급 전범의 신사 합사와 관련된 후생성 내의 행정절차는 전모를 아는 사람이 없어 전후 일본사의 ‘블랙박스’로도 불린다. 관계자 증언을 종합하면 합사과정에서 육군출신은 원호국의 ‘조사과장’, 해군출신은 ‘업무 2과장’이 최고 결재권을 행사했다.A급 전범도 일반 전몰자와 같은 절차를 밟아 처리했다는 것이다. 후생성 전직 간부도 “통상적인 업무여서 상사에게 새삼 설명하거나 양해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고 증언, 합사가 실무자들에 의해 이뤄졌음을 시인했다. 당시 이 업무를 담당했던 후생성 원호국은 군 출신들이 대거 포진, 장관이나 차관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성역’이었다. 야스쿠니신사측은 1978년 가을 대제에 앞서 A급 전범을 합사했으나 후생성측은 제신명표 송부사실과 합사사실을 일절 발표하지 않았다. 그 뒤 이듬해 4월 언론보도로 합사사실이 처음 알려졌다. taein@seoul.co.kr
  • ‘포스트 고이즈미’ 원조 보수 대결

    ‘포스트 고이즈미’ 원조 보수 대결

    31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단행한 개각의 특징은 크게 후계 경쟁체제 구축과 보수·강경파들의 전면 포진, 경제팀 유임을 꼽을 수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들인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 대리와 아소 다로 총무상을 각각 관방장관과 외무상에 임명하는 등 주요 각료를 극우파들로 채움으로써 일본의 우경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사람 모두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어 최근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역사교과서 문제 등 과거사를 놓고 불거진 한국 및 중국 등 주변국과의 불편한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한국 등 주변국과 국민들을 향해 수없는 망언을 일삼았다는 점에서 아시아 주변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강경 외교기조를 이어가려는 고이즈미 총리의 속내가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아베 신임 관방장관은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여서 일본인 납치문제와 대북 국교 정상화 등 향후 북·일관계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읽혀진다. ●총리후보 3인방 중용, 치열한 후계경쟁 차기 총리 ‘0’순위로 거론되는 아베 간사장 대리의 관방장관 기용은 그에 대한 고이즈미 총리의 두터운 신뢰를 보여준다. 관방장관은 정부 대변인이자 총리 외유시 총리직을 대행하는 막강한 자리다. 아리마 하루미 정치평론가는 “아베가 관방장관에 입각한 것은 총리직에 한발 더 가까이 간 셈”이라고 분석했다. 대중적 인기가 가장 높은 아베 관방장관은 일본 정치 명문가 출신.A급 전범으로 총리를 지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외손자이자 아베 신타로 전 외상의 아들이다.1993년 아버지의 지역구인 야마구치현에서 당선된 뒤 2003년 49세 3선 의원으로 드물게 자민당 간사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간사장에서 물러났었다. 아소 다로 외상은 지난 4월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로 시끄러울 당시 각료 중 유일하게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던 보수적 인물이다. 다니가키 사타카즈 재무상은 유임됐으며, 중도온건파로 아시아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은 입각에 실패했다. 한편 다케베 쓰토무 간사장은 당 2인자인 간사장 연임에 성공함으로써 ‘포스트 고이즈미’ 후보를 관리하며 ‘차차기’를 노릴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대 아시아정책 강경외교 유지 정권 말기 아시아 중시외교를 표방함으로써 야스쿠니 참배 강행으로 악화된 주변국들과의 관계 회복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을 깨고 강경파인 아소 전 총무상을 외상에 전격 기용했다. 아소 신임 외상은 2003년 창씨개명이 “조선인이 희망해 이뤄졌다.”는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인물이다. 제3의 추도시설 건립에도 반대한다. 그러나 경제각료 대부분은 유임됐다. 금융개혁에 이어 우정민영화 등 경제개혁을 흔들림없이 계속해서 추진해나간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고이즈미 총리 취임 때 입각, 경제개혁의 선봉장 역할을 맡아온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은 공무원 개혁을 담당하는 총무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명당 몫으로 입각했던 기타가와 가즈오 국토교통상도 유임됐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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