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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당권주자 인터뷰] (1) 남경필 의원

    [與 당권주자 인터뷰] (1) 남경필 의원

    “한나라당을 축구팀으로 보면 신주류가 공격수를 맡고, 구주류는 수비수와 골키퍼 역할을 해야 한다.” 한나라당 쇄신·소장파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4선의 남경필 의원은 3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전당대회에서 신구 조화, 역할 분담 등을 통해 당이 강팀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7·4 전당대회’의 의미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팀을 만들어야 한다.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인위적 물갈이는 안 된다. →이재오 특임장관과 이상득 의원이 당의 ‘투톱 공격수’ 아닌가. -이제는 수비수나 골키퍼를 맡아야 한다. 이분들의 역할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될 수밖에 없다. 영향력을 발휘하려 들면 국민 뜻에 맞지 않고 당도 죽는다. (당을) 나가라 마라 하는 것도 옳지 않다. →구주류를 공격 라인에서 빼는 이유는. -국민들이 원하는 것과 정부와 당이 한 일이 다르다.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에서 열심히 했다. 세계 속에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국민들의 고통과 불안을 해결하는 데는 미흡했다. →새로운 공격수에 누구를 세우나. -그동안 당 운영에서 배제됐던 쇄신파와 친박계 등 새로운 세력이 맡아야 한다. 새 지도부가 산토끼를 잡아 오고, 당을 운영했던 선배들은 집토끼를 관리하면 된다. →당의 최전방 공격수는 박근혜 전 대표가 제격 아닌가. -박 전 대표 혼자 뛰는 구조는 재미없다. 많은 사람이 함께 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대선후보로서 박 전 대표는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산토끼를 잡아 올 당 대표를 뽑자는 것이다. 문제는 인물이 아니라 방향이다. →소장파가 당권을 거머쥘 가능성은. -높다. 또다시 ‘봉숭아학당 시즌2’라는 비판을 받을 수는 없지 않나. →스스로 최전방 공격수가 될 마음은. -젊은층을 바닥으로 내모는 청년 실업과 구조조정을 통해 양산된 40~50대 자영업자들의 몰락에 대한 답을 내놓은 정치 세력이 없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면에 나서겠다.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은 소장파의 아이콘이지만 지난 10여년간 성장이 멈췄다는 지적도 있다. -키는 안 컸는지 몰라도 내공은 늘었다.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시대 흐름에 맞으면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뒷방에서 찬밥을 먹다 보니 시대 흐름이 오고 있다. →4·27 재·보궐선거 패배 후 소장파 역할에 대한 평가는. -초반에는 방향이 아닌 인물이 먼저 떠올랐기 때문에 오류가 있었다. 소장파 외 모두를 적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두언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인물 논쟁을 종식시키고, 방향 논쟁에 불을 지폈다. →현재를 ‘쪽팔리는 보수의 시대’로 평가했는데. -보수를 보수라 부르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표현했다. 국민들이 원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 이런 이념적 차이도 무의미해진다. →‘5·24 대북 제재안’에 대한 수정을 거론한 것은 이념 문제 아닌가. -정상회담이나 6자회담과 같은 고도의 정치행위를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 없이 하는 것은 반대한다. 하지만 경제 문제와는 별개라는 것이다. 남북 경제협력 단절로 우리 기업이 고통받고, 소비자가 불이익을 받는 구조라면 바꿀 필요가 있다. →국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인권법도 정치적인 이슈 아닌가. -통과시켜야 한다. 북한인권법을 처리하면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으로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 전망은. -자신 있다. 야당의 요구를 모두 들어 줄 생각이다. 야당은 매국노가 아니다. 대변하는 계층과 이유가 있다. 정부를 설득해 요구를 받아 주면 된다. 글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ROTC 50돌] “ROTC는 국가의 ‘간성’… 軍발전 기여 높여야”

    [ROTC 50돌] “ROTC는 국가의 ‘간성’… 軍발전 기여 높여야”

    “ROTC는 영원한 스승이자 마음의 고향입니다.” 1961년 학생군사교육단(ROTC) 1기 출신인 박세환 재향군인회장은 ROTC 창설 50주년을 하루 앞둔 3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도발 위협이 가중되던 불안한 시기에 ROTC 1기생에 지원한 뒤 교관들로부터 통솔력과 리더십, 희생과 봉사 정신을 배운 덕분에 지금까지 군 안팎에서 사회적 기여를 하게 됐다.”면서 ROTC를 자신의 ‘영원한 스승’이라고 밝혔다. 평소 여성 ROTC 제도 도입을 강조한 박 회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여성 ROTC 후보생이 탄생한 것과 관련, “안보에는 남자와 여자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면서 “1973년 이미 여성 ROTC 제도를 도입한 미국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많이 늦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안보 상황이 획기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ROTC 제도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면서 “ROTC의 역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군 발전을 위한 기여도를 최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ROTC 출신 장교로 임관하던 1963년과 비교해 안보환경이 달라진 점을 강조하며 우리 군의 자세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에도 노동당 규약에 명시된 ‘한반도 공산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핵을 비롯해 각종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비대칭전력 개발 등 군사력 건설에 치중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위협을 비롯한 모든 형태의 위협에 즉각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전방위 국방태세 완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지형에 적합한 독자적인 전략전술 개발과 최신 전투장비 개발 도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우방국과의 군사교류를 더욱 확대하고 실전 같은 교육훈련을 통해 최상의 전투력을 구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 회장은 최근 국방개혁과 관련해 군 안팎에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는 점에 대해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서 즉각적이고 강력한 보복을 하지 못한 뼈아픈 경험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국방개혁은 피할 수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시대적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2015년까지 우리 군의 핵심 능력을 강화하고 2030년까지 전면전을 포함해 각종 유형의 안보위협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군사력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국방개혁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방통행식 추진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박 회장은 “각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들을 면밀히 검토해 보완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1단계 개혁목표 기간이 불과 4년밖에 남지 않은 만큼 국회에서 입법처리한 후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최선의 해소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ROTC 후배들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박 회장은 “장교는 국가의 간성”이라면서 “안보가 흔들리면 나라가 위태롭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부끄럽지 않도록 국토방위에 헌신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김정우·윤빛가람 승부조작과 무관”

    “두 번의 평가전이 추락한 한국 축구의 위상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세르비아(3일·서울), 가나(7일·전주)와의 A매치를 앞둔 축구대표팀이 31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A대표팀 소집 때는 보통 설렘이 가득한 화기애애한 분위기지만, 최근 불거진 K리그 승부조작 파문 탓인지 선수단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조광래 감독은 “일부 못난 축구인들 때문에 열심히 뛰는 선수들이 충격받지 않을까 걱정이다. 현재는 애매한 선수들이 브로커에게 포섭된 것 같은데 조금 더 진행됐다면 주전급으로 대상 선수들이 올라갔을 것이라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했다.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는 루머가 끊이지 않았던 김정우(상주), 윤빛가람(경남)에 대한 적극적인 변론도 펼쳤다. 조 감독은 “김정우와 윤빛가람이 연루됐다는 소문이 있어 여러 채널을 통해 확인했지만 아무 관련이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억울하게 의심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딱딱한 분위기지만 A매치를 통해 팬들의 돌아선 마음을 잡겠다는 의지는 더욱 또렷해졌다. 조 감독은 “실망하는 팬과 언론 앞에서 A대표팀이 할 수 있는 건 이번 두 경기에서 희망을 전하는 일이다. 이런 때일수록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훈련에 앞서 A4 용지에 대표 선수들이 어떤 자세로 나서야 하는지 적힌 메모장을 나눠 주기도 했다. 기성용(셀틱)은 “대표 선수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평가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 침울한 분위기를 바꿔 놓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후 훈련을 앞두고 빗줄기는 폭우로 변했으나 태극 전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결전에 대비했다. 가볍게 러닝으로 몸을 풀고 원터치 패스로 감을 익힌 뒤 측면 크로스에 이은 마무리골로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빗속 훈련은 90분간 이어졌다. 이날 오후 입국한 ‘프랑스 3인방’ 박주영(AS모나코)·정조국(오세르)·남태희(발랑시엔)는 그라운드 주변에서 러닝으로 몸만 풀고 휴식을 취했다. 이번 A매치는 9월 시작되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앞둔 ‘최종 리허설’이다. 8월 A매치가 한 차례 더 잡혀 있지만 해외파들이 모여 전력을 점검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아직 조직적이지 못한 수비라인을 완성하는 게 급선무. 센터백 이정수(알 사드)의 파트너로 홍정호(제주)-황재원(수원) 등을 테스트할 계획이고, 좌우 윙백 김영권(오미야)-차두리(셀틱) 조합도 시험대에 오른다. 미드필드 지역의 콤팩트한 패싱 플레이와 전방 공격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끌어내는 것도 과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한양사이버대학 컨소시엄, 스마트러닝 특성화 사업 선정

     한양사이버대학교 등 5개 사이버대학교가 공동으로 참여한 컨소시엄이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2011년도 원격대학 특성화 사업에 선정됐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주관한 ‘2011년도 원격대학 특성화 지원 및 콘텐츠 공모’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원격대학 경쟁력 강화 추진계획의 일환이다. 이번 공모에서 한양사이버대학 컨소시엄은 ‘스마트러닝(Smart Learning) 시스템 구축 및 운용 선도대학’ 분야에 선정됐다.   스마트러닝 시스템이란 스마트폰, 타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원격교육을 위한 첨단 플랫폼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미래 스마트러닝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향후 표준화된 시스템을 전체 사이버대학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업에 선정된 한양사이버대학 컨소시엄은 한양사이버대학교, 서울디지털대학교,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원광디지털대학교, 글로벌사이버대학교 5개 사이버대학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한양사이버대학교는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과 공동으로 학습콘텐츠관리시스템(LCMS) 개발, 콘텐츠 개발을 진행하고 서울디지털대학은 학습관리시스템(LMS) 개발, 원광디지털대학은 스마트러닝 발전방향, 글로벌사이버대학은 표준화 방안에 대해 연구한다.  한양사이버대학교 등 참여 대학들은 특화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학습관리시스템(LMS)과 학습콘텐츠관리시스템(LCMS) 등 스마트러닝 분야에 뛰어난 기술력과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는 점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 檢 “로비스트 1~2명 더 있을 것”… ‘5대 로비 축’ 모두 추적

    檢 “로비스트 1~2명 더 있을 것”… ‘5대 로비 축’ 모두 추적

    부산저축은행의 로비 대상은 크게 5대 분야 인사들로 압축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금융감독원과 감사원, 국세청(세무서 포함) 등 3대 감독기관과 정치권 및 사정기관(옛 검찰 출신 인사) 인사들이 로비를 받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이 윤여성(55·구속)씨와 해외 도피 중인 박모씨 외 또 다른 브로커가 1~2명 더 있다고 보는 이유도 정·관계에 대한 전방위 로비가 이들 둘만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검찰이 지난 3월 수사에 본격 착수한 이후 첫 타깃은 금감원이었다. 검찰이 구속하거나 수배 중인 금감원 전·현직 인사는 총 10명에 달한다. 광주지검이 지난 4월 보해저축은행으로부터 41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수석검사역 정모(2급)씨를 구속한 것을 시작으로, 대검 중수부가 금감원 출신 부산저축은행 계열사 감사 4명과 이자극(2급)·유병태(전 국장)씨 등을 차례로 구속했다. 감사원도 검찰의 새로운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차관급인 은진수(50) 전 감사위원이 이미 체포됐으며, 또 다른 고위 인사들도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성과 공정성의 ‘상징’인 감사원으로서는 이들의 혐의가 모두 사실로 드러날 경우 거센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무서는 부산저축은행 대주주인 박형선(59) 해동건설 회장이 구속되면서 의혹이 일었다. 부산저축은행그룹 실질 경영자인 김양(59·구속 기소) 부회장이 2008년 하반기 서광주세무서의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박 회장을 동원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검찰의 칼끝은 정치권도 예외가 아니다. 부산저축은행이 각종 개발 사업 등을 통해 성장한 만큼 지역 정치인과 정권 실세가 로비 대상에 포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검찰은 특혜인출 의혹과 호남지역 ‘마당발’로 알려진 박형선 회장에 대한 수사를 통해 의혹을 규명할 예정이다. 검찰은 옛 식구를 베는 데도 인정을 두지 않고 있다.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인 1993년 현 김홍일 대검 중수부장과 함께 ‘슬롯머신’ 비리를 파헤쳤던 은진수 전 위원을 체포한 게 신호탄이다. 재경지검 차장검사 출신이자 한때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고문변호사를 맡았던 박종록(59) 변호사도 퇴출 저지 로비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이 박 변호사를 통해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게도 로비 시도가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수석은 그러나 “(박 변호사와) 지난해 한번 통화했다. 저축은행 관련 얘기를 부탁하기에 그런 이야기는 나한테 하지 말라고 일언지하에 잘랐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다음은 어느 구단… 수사 전방위 확대

    다음은 어느 구단… 수사 전방위 확대

    30일 자살한 정종관 선수도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선수로 밝혀지면서 검찰 수사가 다른 구단 소속 선수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창원지검은 이날 프로축구단 대전시티즌 소속 박모(26·구속)씨가 브로커에게서 받은 돈은 소속 선수 7명이 1000만~4000만원씩 나눠 갖고 해당 경기의 승부도 조작된 사실을 확인했지만, 광주FC 소속 성모(31)씨에게 건너간 돈은 아직 사용처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해 집중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씨는 검찰에서 “불법적인 돈을 받았지만 승부 조작을 부탁받은 경기에 자신이 뛰지 못한 데다 가담시키려고 했던 선수들도 출전하지 못해 승부를 조작할 수 없었다.”면서 “또 받은 돈의 일부도 브로커에게 되돌려주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성씨가 받은 돈 가운데 돌려주지 않은 돈이 승부조작과 관련해 같은 구단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 소속 선수들에게도 건네졌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수사의 범위가 광범위하게 확대될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검찰은 광주FC 소속 선수들에 대해서는 소환이 예정된 선수가 아직 없다고 밝혀 수사에 어려움이 있음을 내비쳤다. 광주 구단 측은 자체 조사 결과 성씨가 받은 돈을 돌려주었으며 더 이상 관련된 선수들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성씨와 계약을 해지했는데도 검찰이 광주 구단 소속 선수들이 더 연루돼 있는 것처럼 밝히고 있다며 불편함을 나타냈다. 검찰은 구속된 박씨와 성씨가 브로커에게서 받은 돈의 흐름과 사용처, 승부조작 사실 등을 규명한 뒤 다음 주 관련자들을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곽규홍 차장 검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는 선수가 현재 더 있는지에 대해서는 “수사진행 사항이라 말하지 않겠다.”고 밝혀 체포 영장이 발부된 선수가 더 있을 수 있음을 암시했다. 곽 차장검사는 “정종관 선수에 대해서는 브로커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개입한 혐의가 드러나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검찰에서 정 선수와 직접 연락이 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전·현정권 실세 정조준… ‘게이트’로 번지나

    전·현정권 실세 정조준… ‘게이트’로 번지나

    부산저축은행이 청와대 수석급 인사까지 구명 로비 대상에 올렸던 것으로 밝혀져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대검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 구명 로비를 벌인 관계자 조사 때 이런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에 하나 향후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 고위 인사를 직접 만나 청탁한 게 확인될 경우 이번 수사는 누구도 제어하기 힘든 초특급 태풍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구명로비 관계자 관련진술 확보 특히 검찰이 29일 친정 식구인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을 긴급체포해 구속 수감했고, 청와대 고위 인사까지 조사할 경우 검찰의 사정 칼날은 파죽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제 식구 팔다리부터 자른 만큼 정·관계 수사는 한층 크고 깊을 수밖에 없다. 현재 검찰 수사가 현 정권 핵심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것도 예의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부산저축은행의 탄생부터 수사하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구명 로비가 현 정권 인사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면 부산저축은행의 인·허가 과정이나 확장 과정은 전 정권과 관련이 있다. 검찰이 읍참마속의 결기를 보인 만큼 전·현 정권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래서 나온다. 검찰의 전방위 수사의 귀착지는 정치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미 검찰 안팎에서는 부산저축은행이 급성장했던 참여정부 때의 인사(현재 야당 정치인)들 이름이 여럿 오르내리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이 정권이 바뀐 뒤에는 참여정부 때의 영화를 이어가기 위해 대통령 인수위원회 위원들과 여당 의원들을 중점적으로 접촉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장인환 KTB자산 대표도 수사선상 검찰은 김양 부산저축은행그룹 부회장의 측근이자 정·관계 로비 창구로 알려진 브로커 윤여성(구속)씨에게서 “은 위원에게 억대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맞춰 청와대 고위 인사의 이름도 거론됐다. 윤씨가 P씨를 통해 청와대 수석급 인사에게 청탁을 하려 했다는 진술이다.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1라운드 수사는 윤씨와 P씨의 진술이 하이라이트다. 사정의 칼끝이 여의도를 정조준하는 방향타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삼성꿈나무장학재단 500억원, 포스텍장학재단 500억원 등 1000억원의 사모펀드를 조성해 부실 운영된 부산저축은행에 맡긴 장인환(53) KTB자산운용 대표도 수사 선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이 자본 잠식 상태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에 미달됐으나 지난해 6월 장학재단의 돈 1000억원을 수혈받아 BIS 기준을 맞춰 퇴출 위기에서 벗어난 점을 유심히 보고 있다. 당시는 퇴출 위기를 맞은 부산저축은행이 정·관계 등에 구명 로비를 필사적으로 진행할 때였다. 검찰은 이날 소환 조사를 받은 은 전 감사위원과 장 대표와의 관계 및 역할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셔틀콕 간판 이용대, 근성으로 거듭나라

    ‘셔틀콕’ 강국 한국이 29일 중국 칭다오에서 막을 내린 세계 혼합단체 배드민턴선수권(국가대항 단체전)에서 중국의 벽에 막혀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에도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다 승부처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선수와 배드민턴협회 관계자들은 진한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그나마 다행”이라며 안주하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최강 중국을 탓하며 여전히 2인자라고 애써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2인자의 자리도 위태롭다는 데 있다. 세계 셔틀콕 무대는 최근 급변하는 양상이다. 한국이 주춤거리고 있지만 또 다른 강국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도전은 더욱 거세졌다. 게다가 변방국으로 여겨졌던 덴마크, 잉글랜드, 일본, 인도 등의 기량이 크게 향상됐다. 내년 런던올림픽에서 이 같은 양상은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배드민턴은 자칫 2류 국가로 전락할 최대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저변이 취약한 한국은 지난 10년 동안 김동문과 라경민이라는 걸출한 남녀 스타를 축으로 정상권을 지켜왔다. 두 선수는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 국제대회를 휩쓸며 한국을 복식 최강국으로 견인했다. 하지만 순항하던 한국 배드민턴은 최근 둘의 명맥을 잇지 못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특히 여자의 경우 라경민에 이어 이효정마저 은퇴하면서 간판 혼복조조차 구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베이징올림픽 스타 이용대가 이후 뚜렷한 발전이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최대 고심거리다. 아직도 ‘테크니션’ 김동문의 기량에 뒤진다는 게 중론. 협회는 올해 벽두부터 대표팀 감독을 바꾸고 이용대의 남복 파트너 교체를 논의하는 등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에는 김학석 부회장이 다시 최전방인 전무로 자리를 옮기고 복식 선발전을 여는 등 다각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의도대로 과감하고 파격적인 시도는 결국 없었다. 성한국 감독은 이용대가 정재성과 남복, 하정은과 혼복으로 런던올림픽에 모두 나서는 것이 최선의 금메달 전략이라고 밝혔다.세계 정상권에 있지만 큰 경기에 약한 징크스를 지닌 데다 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용대의 분전에 전적으로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런던올림픽에서 ‘진정한 승자’로 군림하기 위한 이용대의 혼신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협회도 이용대에게 분명하게 동기를 부여해야 할 시점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사설] 영어능력시험 수능대체 방향은 옳지만…

    교육과학기술부가 어제 공개한 고등학생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시행방안은 읽기와 듣기 위주인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에 비해 말하기와 쓰기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시행안에 따르면 시험은 듣기·읽기·말하기·쓰기 4개 영역에 대한 4등급 절대평가 방식으로 치르게 돼 있다. 그동안 말하기·쓰기 영역은 5지선다형 지필문제에 의한 ‘간접’평가 방식이었다. 전방위 실용영어를 강조하면서도 실제 평가에 있어서는 절름발이 양상을 면치 못해온 것이다. 교과부가 이번에 ‘한국형 토플’을 표방하며 내놓은 영어능력평가시험안은 실용영어 교육의 내실을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적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모든 정책이 그렇듯 이 시험 방안 또한 만만찮은 그늘을 안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사교육 문제다. 학교 교육이 단기간에 실용영어 중심으로 바뀌기는 어려운 만큼 새로운 시험 유형에 대비하기 위해 학생들은 결국 사교육 시장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시험 수준이 현행 수능보다 크게 낮아 변별력 논란 또한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상대평가 방식인 수능 영어시험 하에서 1∼2점 차로 당락이 갈리는 반교육적 폐해를 감안하면 절대평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수능과 달리 두 번 응시해 좋은 성적을 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수험생에게 이중의 부담이지만 정당한 평가를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영어능력평가시험은 내년부터 일부 대학 수시모집에 시범적으로 활용된다. 교과부는 내년 말 이 시험의 공신력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수능 대체 여부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대체가 결정되면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이 대학에 들어가는 2016학년도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2014년도에 난이도가 다른 A, B형 도입에 이어 수능 외국어 영역은 또 한번 바뀌는 셈이다. 교육현장의 혼란을 막는 데 가일층 지혜를 모아야 한다.
  • “美, 60년대 한국 등 5개국서 제초제 실험”

    미국이 1960년대에 미국 안에서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해외 5개국에서 고엽제 실험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참전용사단체 ‘용사를 돕는 용사회’가 26일 언론에 공개한 정부 문건에 따르면 미국은 1968년 3차례에 걸쳐 메릴랜드주의 ‘포트 디트릭 식물과학연구소’에서 한국 전방부대로 각종 제초제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 실험용 제초제 공수는 1968년 7월 23일부터 24일까지 제3여단 제2사단 지역을 대상으로 했으며, 발암성 물질이 함유돼 있는 하이바엑스를 비롯해 탄덱스, 유록스 등의 화학약품이 보내졌다. 이어 같은 해 8월과 10월 3일에도 같은 종류의 제초제가 2차례에 걸쳐 2, 3, 4여단 지역 등에 공수됐으며 미 국방부도 이에 관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문건은 그러나 공수된 제초제의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적시하지 않았다. 문건은 공수 목적에 대해 “초목의 생장 억제 효과를 실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비슷한 시기 비무장지대(DMZ)에서 이뤄진 제초제 살포와는 다른 용도임을 시사했다. 문건에 따르면 미국은 캄보디아(1969년)와 캐나다(1967년), 라오스(1965~1967년), 태국(1965년) 등에서도 제초제 살포나 실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미국은 인도에서는 1945~1946년, 푸에르토리코에서는 1956년 2~6월에 제초제 실험을 했으며, 1977년에는 해상에서 고엽제 840만ℓ를 소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은 또 194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미국 내 20개 주에서도 각종 제초제를 저장했거나 이를 이용한 실험을 했다고 이 문건은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청소년 시청보호 시간대 확대돼야/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

    [열린세상] 청소년 시청보호 시간대 확대돼야/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

    지난 4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제1기를 결산하는 ‘심의백서’를 발간하였다. 심의 내용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의 경우 지난 2010년 총 244건에 달하는 심의제재 중 ‘수용수준’ 위반항목이 전체의 17.6%에 달하는 43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마디로 청소년 보호시간 시청등급을 위반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케이블TV와 같은 유료방송 심의에서도 어린이·청소년 보호를 위반하여 제재를 받은 사례가 44건(13.8%)으로 광고효과의 제한 위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전반적으로 과도한 폭력이나 성적 표현과 같은 항목의 제재는 방송국의 자율적인 노력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청소년 시청보호시간대를 위반하거나 간접광고와 같은 광고효과 제한을 위반한 사례는 방송환경의 변화로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 시청보호시간대를 위반한 사례는 이렇다. 지난해 11월 25일 tvN은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판정받은 티아라의 ‘보핍보핍’ 뮤직비디오를 청소년 시청보호시간대인 오전 7~8시 방송하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3월 1일 패션앤이 저녁 8시 30분~9시 30분 방송한 ‘DJ DOC의 독한 민박’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들이 남성의 성기를 거리낌 없이 놀림의 대상으로 삼고, 여성의 혼전 동거나 영구피임 등에 대해 여과 없이 방송하여 중징계에 해당하는 ‘시청자에 대한 사과’ 제재를 받았다. 이같이 청소년 시청보호시간대가 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시청률에 눈이 먼 방송사업자들은 징계에 아랑곳하지 않고 청소년 시청보호시간대에 선정성과 폭력성이 높은 영상을 방송하고 있다. 다행히 2010년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이 개정되어 그동안 유해 콘텐츠로부터 무방비 시간대였던 아침시간을 커버할 수 있게 되었다. 오전 7~9시 청소년 시청보호시간이 신설되어 등교 전 청소년들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심야시간대의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영상콘텐츠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란 쉽지 않다. 대학입시에 시달리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귀가하여 본격적으로 TV를 시청하는 시간대가 밤 10시부터이다. 심야시간대의 건전한 방송 콘텐츠 확산과 유해 콘텐츠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 청소년 시청보호시간대의 연장은 불가피하다. 변화하는 청소년들의 생활 패턴에 맞추어 현행 저녁 10시까지로 되어 있는 청소년 시청보호시간대를 1시간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업적 이익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꿈나무들의 건전한 정신이다. 한편으로 방송국의 ‘15세 이상 시청가’ 등급 남발도 문제다. 지난 3월 SBS플러스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 2’편에서 부부 관계를 위한 스킨십 교육을 받게 하는 과정에서 도저히 청소년이 접해서는 안 되는 내용을 ‘15세 이상 시청가’ 등급으로 정하고 청소년 시청보호시간대인 평일 오후 4시 50분에서 5시 50분에, 주말은 아침 6시 10분에서 7시 10분까지 방송하였다. 청소년 시청보호시간대를 위반한 것도 문제이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같은 내용을 방송사가 임의적으로 ‘15세 이상 시청가’ 등급으로 판정했다는 점이다. ‘도덕적 해이’에 빠진 방송사 자율의 등급제 시행으로 방송은 ‘혼수상태’에 빠졌다. 방송사 자율적으로 등급을 정하되, 심의하는 담당자를 외부에서 초빙하는 방안 등 개혁이 필요하다. 앞으로 유해 콘텐츠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려면 TV와 같은 올드미디어로부터 스마트폰과 같은 뉴미디어로 시야를 확대해야 한다. 첨단 스마트미디어의 등장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유해 콘텐츠가 전방위적으로 청소년에게 접근하고 있다. 유해한 첨단 뉴미디어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려면 이용자의 자율적 요소에다 사업자의 사회적 책임을 함께 부여하는 혼합형 심의 규제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사회의 끊임없는 정책적 관심과 든든한 가정의 후원 하에 이루어지는 청소년들의 건전한 미디어 활용교육을 통해서 양질의 콘텐츠를 스스로 선별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할 때이다.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32) 순천 평중리 이팝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 (32) 순천 평중리 이팝나무

    봄볕 짙어지면 농부는 한 해 농사를 위해 논밭으로 나선다. 싹 틔운 볍씨를 가지런히 세운 모판을 경운기에 잔뜩 싣고 논으로 향하던 농부는 마을 어귀의 나무 앞에 잠시 멈춰 선다. 올해 농사가 잘될지를 가늠하기 위해 농부는 환하게 꽃 피운 이팝나무를 바라보며 은은한 미소를 띠운다. 나무에 꽃이 잘 피어나면 풍년이 든다는 오래된 믿음에 기댄 미소다. 쌀밥처럼 온 가지 위에 하얀 꽃을 수북이 피워 올린 이팝나무를 바라보다가 덜커덕거리는 경운기 엔진을 끄고 농부는 뒷주머니에서 전화번호가 적힌 꼬깃꼬깃한 종잇장을 꺼내든다. 농부는 흙 묻은 손으로 휴대전화를 들고 이팝나무의 오월 꽃 소식을 먼 도시로 전한다. ●농부가 전해주는 이팝나무 화신 전남 순천시 승주읍 평중리 평지마을 농부 이순옥(69)씨가 전화로 전해 준 이팝나무의 개화 소식을 받고는 부리나케 평중리 이팝나무를 찾아 나섰다. 바로 건너 마을인 낙안면에서 나고 자란 시인 최인서(36)씨가 고향길 나무 답사에 동행했다. 이팝나무는 오월에 보름 남짓 동안 넉넉하게 꽃을 피우는 느긋한 나무이거늘, 절정의 개화 순간을 맞추어 찾아보는 건 그리 수월한 일이 아니다. 그런 까닭에 농부의 화신(花信)은 언제나 고마울 수밖에 없다. 농부 이씨를 처음 만난 건 4년 전 늦은 봄이다. 답사 날짜가 예년의 개화 시기보다 조금 늦었다 싶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평지마을을 찾았다. 아직 여름이라 할 수 없는 봄날이었지만, 나무는 이미 낙화를 마친 뒤였다. 낙심한 표정으로 나무 앞에 서 있다가, 마침 논을 갈러 나온 이씨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꽃잎 떨어진 게 아쉽다.”고 하자, 그는 선뜻 “다음부터는 꽃 피어나면 소식 전해 줄 테니, 전화받고 오라.”며 내 전화번호를 물었다. 냉큼 전화번호를 적은 수첩 한 장을 찢어 농부의 주머니에 접어 넣어준 게 그와의 첫 만남이었다. 그 뒤로 농부가 이끌어 주는 평지마을 이팝나무 답사는 늘 행복한 길이 될 수 있었다. 올해의 평중리 이팝나무도 농부의 꽃 소식 따라 한 해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농촌의 봄을 찬란하게 노래하고 있었다. 20m 넘게 자라는 큰 나무 가운데 이만큼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나무는 흔치 않다. 벚꽃이 아름답다지만 절정의 순간이 짧아 아슬아슬한 것과 달리, 이팝나무는 벚꽃만큼 화려한 꽃을 그보다 훨씬 오래 피우는 넉넉한 나무여서 좋다. 마침 나무 앞을 지나는 이홍수(75)노인에게 ‘올해는 꽃이 예쁘게 피었으니 풍년이 들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산들바람에 실려온 꽃 향기로 흥에 겨워진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팝나무에 꽃이 잘 피는 마을은 흉년도 피해간다고 대거리했다. ●보드랍고 환한 숨결을 가진 나무 “나무마다 제 빛깔에 맞는 숨결이 있는가 봐요. 이 이팝나무의 숨결은 유난히 보드랍고 환하지 않아요? 마을 노인도 이 나무의 부드럽고 넉넉한 숨결을 닮은 듯해요.” 노인이 지나가자 동행한 시인 최인서(36)씨가 나지막이 말을 건넸다. 최 시인은 노인이 남긴 이야기에 남도 농부 특유의 넉넉함이 담겼다고 했다. 이 마을이라고 해서 딱히 쪼들릴 때가 없었던 건 아니겠지만, 언제나 넉넉한 마음을 잃지 않는 게 이팝나무꽃의 풍요를 닮았다고 덧붙였다. 최 시인은 세상의 모든 나무를 대지에 우뚝 선 “햇빛과 비와 바람의 집 한 채”(‘나무와 나’에서)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시(詩)에서처럼 시인은 고향에 돌아와 오랫동안 쌓인 도시 생활의 객수를 달래려는 듯 평안한 몸짓으로 나무 줄기부터 나뭇가지와 나뭇잎, 그리고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잎 한 장까지 놓치지 않고 차곡차곡 마음 깊은 곳에 담아냈다. 400살 정도로 짐작되는 평중리 이팝나무는 키가 18m나 되는 큰 나무로, 땅에서 솟아오른 줄기가 둘로 나뉘어 자랐다. 두 개의 줄기 중 하나는 곧게 서고, 다른 하나는 중심에서 약간 벗어나는 듯 비스듬히 오르다 다시 곧게 섰다. 비스듬히 솟은 줄기가 중간 너머쯤에서 오래전에 부러진 것은 아쉽지만, 전체의 균형과 조화를 깨뜨리지는 않았다. 미추(美醜)에 대한 느낌과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평중리 이팝나무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무라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듯하다. 이팝나무 중에서 가장 먼저 1962년에 천연기념물(제36호)로 지정한 것도 그래서일 거다. 너른 들이 훤히 내다보이는 이팝나무 그늘에 정성껏 세운 정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것도 평중리 이팝나무의 운치를 더해 준다. 농촌 마을에 어울리는 이팝나무와 정자의 풍경은 평화와 풍요를 갖춘 우리네 농촌의 전형적 풍경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대풍(大豊)을 예감할 만큼 꽃이 활짝 피어났을 때의 광경이라니. 해마다 이 즈음이면 손가락 꼽아가며 농부가 보내 올 꽃소식을 안절부절못하며 기다리게 되는 이유다. ●농촌의 풍경을 살갑게 하는 나무 오랜만에 고향 땅에 와서 햇빛과 바람의 집을 찾은 듯, 시인은 만개한 이팝나무꽃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오래도록 나무 앞을 떠나지 못했다. 다시 도시로 돌아가야 할 시인은 고향 이팝나무꽃의 은은한 향기를 마음 깊은 곳에 고이 담아 두려는 듯 마냥 경건한 눈길로 나무를 어루만졌다. 시인의 날숨과 나무의 들숨이 하나 되는 풍경을 행복한 마음으로 바라보는데, 마을 안쪽에서 털털거리는 경운기 엔진 소리가 들려 왔다. 순간 나무와 시인이 고요하게 나누던 낮은 숨결이 흐트러지고, 농촌의 정겨운 일상이 나무 곁에 스며들었다. 경운기를 이끌고 나오는 농부의 얼굴에는 이팝나무꽃 을 닮은 순백의 빛이 찬란하게 반짝였다. 바로 내게 봄마다 꽃 소식을 전해주는 농부 이순옥씨였다. 농부의 경운기가 살짝 멈춘 이팝나무 아래로 달려가 반가움의 인사를 나누었다. 활짝 피어난 이팝나무꽃 아래에서 환하게 반기는 이씨의 밝은 표정에 이팝나무꽃 향기가 살포시 배어 나왔다. 글 사진 순천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전남 순천시 승주읍 평중리 634. 호남고속국도 승주 나들목으로 나가자마자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600m 가면 도로가 둘로 나뉜다. 왼쪽 길은 새로 낸 도로이고, 오른쪽은 평중마을로 이어지는 옛 도로다. 오른쪽 도로 270m 전방에 이팝나무와 작은 정자가 보인다. 나무 앞 길에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안쪽에는 자동차를 세울 공간이 넉넉지 않으니 정류장 근처에 자동차를 세우고 나무에 다가가는 게 좋다. ‘평중리 35번지’라고 한 문화재청의 천연기념물 자료는 틀렸으니 주의해야 한다.
  • ‘재정난 호소’ 1인 시위 나선 구의장

    ‘재정난 호소’ 1인 시위 나선 구의장

    오금남(65) 서울 종로구의회 의장이 24일 구의 재정난을 호소하며 1인 시위에 나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통상 구(區) 집행부가 재정난을 호소하는 경우는 많지만 구의회가 앞장서 재정난을 제기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오 의장은 “종로구는 수도 서울의 중심부에 있으면서도 한해 예산 규모가 작은 군(郡) 수준”이라면서 “구에 소재한 각종 국가 소유 시설과 지자체 건물, 토지에 대한 재산세 비과세로 인해 예산부족을 겪고 있다. 신규사업은 거의 할 수 없는 실정이다.”고 항변했다. 종로구의회와 종로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종로구에 있는 토지와 시설 등 각종 재산 가운데 재산세 비과세 금액은 757억여원(3만 2063건)으로 추산됐다. 반면 재산세 과세 금액은 640억원(15만 8000건)으로, 걷히는 세금보다 감면되는 세금이 더 많았다. 전체 금액 중 비과세액은 54.2%를 차지한다. 토지 면적 기준으로는 종로구 전체 면적 중 80% 이상이 비과세 대상이라는 게 구의 설명이다. 비과세액 중 항목별로 들여다보면 지자체 건물과 사유 도로, 하천 등이 절반에 가까운 354억원(46.8%)으로 가장 많다. 이어 청와대, 정부중앙청사 등 국가소유 시설 293억여원(38.7%), 사립학교와 학술·장학단체 등 시설 49억여원(6.5%), 문화 및 관광시설 37억여원(4.9%) 등이다. 현행법상 국가, 지자체, 외국정부 및 주한국제기구 소유의 재산 등에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비과세액을 다른 자치구와 비교하면 중구 27.8%, 서초구 7.4%, 강남구 10.9%로 종로구의 비과세액이 다른 곳보다 2∼8배 높다. 자치구 간의 불균형은 심각한 지경이다. 구의회는 “종로가 도심이라는 공간 특성상 공공기관이 밀집돼 재산세 비과세 규모가 지나치게 큰 것이 세입 부족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오 의장은 “국가가 특별교부세로 지원하거나 종로구를 아예 ‘특별구’로 지정해 비과세 대상을 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7일까지 나흘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와 국회, 청와대 앞에서 정부의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1인 시위에 나선다. 김영종 구청장도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에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며 “정부와 서울시가 재정보전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한국 사회 공정성·공론장을 말하다

    한국서양사학회는 28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에서 ‘서양역사 속의 공공성과 공론장’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공공성은 최근 크게 호응을 얻고 있는 개념.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공정사회론과도 맥이 닿아 있고, 최근 우리 학계에서 일고 있는 공화주의에 대한 깊은 관심과도 연결되어 있다. 공적인 영역이란 무엇이고, 어떤 것이 공적으로 성취되어야 할 일인가라는 얘기다. 보통 공공성, 공론장하면 많이 거론되는 인물이 독일의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였다. 궁정문화에서 부르주아 공론장으로 어떻게 이동했는가, 그리고 그렇게 탄생했던 부르주아 공론장이 어떤 식으로 식민화되고 있는가, 그렇기에 지금 시대에 공론장을 어떤 식으로 되살려야 할 것인가라는 게 하버마스의 문제의식이었다. 하버마스가 공론장의 위축에서 가장 우려했던 것 가운데 하나는 시장권력이 공론장을 침탈할 가능성이었다. 먼 얘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벌어지는 얘기다. ‘경제는 경제논리에 따라’라는 이데올로기를 금과옥조로 삼은 이들이 경제 논리 이외의 접근방식으로 공동체적 가치를 논의하는 것을 무조건 반경제적이라 몰아붙이는 세태가 그것이다. 기조발표자는 조승래 청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서양 근대 공사 구분의 지적 계보’를 발표한다. 조 교수는 자유시장주의 논리가 전체주의에 맞서는 것을 강조하다보니 공동체적 가치를 무너뜨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입장에 서 있다. 무엇이 전체 공동체에게 이득이 되는지 따져보는 지혜를 찾기 위해 공화주의가 되살아나야 한다고 보는 입장인 것이다. 이어지는 토론에서는 정일준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가 ‘공론장, 서양과 동양, 과거와 현재’를, 홍용진 고려대 교수가 ‘14세기 프랑스 봉건왕국의 통치이념과 ‘공’개념을, 조용욱 국민대 교수가 ‘근대 영국에서의 공공영역: 임의단체와 도덕개혁’을 각각 발표한다. 또 노명환 한국외대 교수는 ‘공공성과 공론장으로서 기록보존소의 활용; 그 역사와 현황, 그리고 미래 발전방향’을 발표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국 출판계 발전방안’ 포럼

    한국출판연구소(이사장 김종수)는 27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사간동 출판문화회관에서 ‘한국 출판계 현안과 발전방안’을 주제로 출판 포럼을 연다.
  • [금감원에 무슨 일이] “행장님, 車 사주면 은혜 안 잊어” 그랜저 챙긴 금감원 간부

    보해저축은행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감독기관과 저축은행 간의 ‘검은 고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들 사이를 오가며 불법대출을 주도하는 등 각종 불법을 일삼은 금융 브로커들의 전방위 로비도 주목되고 있다. 광주지검 특수부(부장 김호경)는 23일 이미 구속된 금감원 출신 고위 간부 등이 뇌물을 받은 대가로 보해저축은행의 불법대출 등을 눈감아 줬는지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은행 대표에게 승용차 등 뇌물을 직접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비리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광주지검이 이런 혐의로 구속, 기소하거나 수사 중인 금감원 출신 전·현직 직원은 모두 4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최근 구속된 금감원 부국장인 정모(2급)씨는 지난해 10월 보해저축은행 오모(구속) 대표로부터 4100만원짜리 그랜저 1대를 받았다. 그는 “그랜저 TG 3.3 승용차가 참 좋은데, 행장님이 한 대 사주시면 은혜를 잊지 않겠다.”며 노골적으로 뇌물을 요구했다. 2009년 보해저축은행 검사역을 맡았던 금감원 3급 출신인 김모(44)씨도 편의를 봐준 대가로 이 은행으로부터 시가 1500만원 상당의 그랜저 승용차 1대를 받았다. 김씨는 또 보해저축은행 직원의 단체 상해보험과 차량 7대에 대한 보험 계약을 보험설계사인 자신의 아내와 체결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이모 전 금감원 부국장은 불법을 눈감아 준 대가로 2억원을 받은 혐의로 수배 중이고, 역시 금감원 간부인 S씨도 금융 브로커와 돈거래를 한 혐의가 포착돼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보해저축은행에서 S씨의 은행계좌를 통해 2억원이 입금된 뒤 수배 중인 브로커 H씨의 은행계좌로 흘러 들어간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검사 연기나 무마, 예금 확보 과정에서 은행과 금감원, 은행과 사채업자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한 금융 브로커의 활동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1000억원대 사채예금을 끌어들여 보해저축은행의 유동성을 높여 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부동산개발업자 박모(46)씨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천사령 전 경남 함양군수를 구속했다. 또 이철우 현 군수와 관련 공무원 4명도 불러서 조사했다. 검찰은 박씨가 경남 함양군에 골프장과 워터파크 등을 갖춘 옥매리조트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전·현직 군수 등을 상대로 전방위 금품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오모 보해저축은행 대표, 뉴질랜드로 도피해 검찰이 추적 중인 박모 전 대표와의 친분을 이용해 2009년 6월~2010년 10월 옥매리조트 관련 61억원을 포함해 모두 170억여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금융 브로커’ 역할을 하면서 사채 1300억원을 끌어들여 보해저축은행에 예금하도록 알선해 은행 유동성을 높이고, 이를 대가로 9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이자 서울 명동의 사채시장 등지에서 ‘큰손’으로 통하는 브로커 이모(52·수배 중)씨도 사채를 끌어들여 보해저축은행의 유동성을 높여 주는 대가로 이 은행의 경영진으로부터 수십억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씨가 이 은행으로부터 2000억원을 불법적으로 대출받아 다른 저축은행의 지분 인수 등 인수·합병 용도로 쓴 것으로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가 금융권과 정·관계 인사들에게 광범위하게 로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그의 행적을 추적 중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FA컵] 겁없는 ‘기라드’ 화려한 5월

    ‘기라드’ 기성용의 중거리슛이 골망을 찢을 듯 강하게 꽂혔다. 양쪽 귀에 손을 갖다 댄 기성용은 홈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온몸으로 빨아들였다. 그게 결승골이 됐다.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셀틱은 4년 만에 FA컵을 들어 올렸다. ●1년 새 부진 털고 팀 주축으로 기성용이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강력한 왼발슛으로 ‘유종의 미’를 장식했다. 기성용은 지난 21일 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햄던파크에서 열린 마더웰과의 FA컵 결승전에서 전반 32분 왼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해 12월 27일 세인트 존스턴전(2-0 승) 이후 5개월여 만에 맛본 시즌 4호골. 셀틱은 후반 31분 마크 윌슨, 43분 찰리 멀그루의 연속 골을 보태 마더웰을 3-0으로 완파하고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2006~07시즌 이후 4년 만의 우승이자 ‘라이벌’ 레인저스에 3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컵을 내준 뒤 챙긴 트로피라 의미가 크다. 기성용은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경험했고, ‘맨오브더매치’(MOM)에 뽑혀 기쁨을 더했다. 올 시즌을 4골 5도움으로 마친 기성용은 경기 직후 트위터(@kirrad16)에 의젓한 우승 소감을 남겼다. “지난해 이맘때가 생각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마음.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지금 이 순간을 느끼기 위해서였다. 때론 시련이란 친구가 날 강하게 해주네.” 지난해 5월 기성용은 몸과 마음이 다 지쳐 있었다. FC서울을 떠나 셀틱에 입단한 지 100일 남짓 지났을 무렵. 자신을 불렀던 토니 모브레이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고 새로 지휘봉을 잡은 닐 레넌 감독은 기성용을 벤치에만 앉혀 놨다. 한국 언론들은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주전 미드필더의 경기력이 걱정된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겁없는 ‘기라드’는 월드컵에서 기막힌 코너킥으로 부진을 털어버렸고, 이제는 지난해 5월을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1년 새 한 뼘은 쑥 커진 22세 청년이다. ●박주영 몽펠리에전 풀타임 출전 한편, AS모나코 박주영은 22일 몽펠리에와의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3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풀타임을 뛰며 1-0 승리에 일조했다. 모나코는 여전히 강등권인 18위(승점 44·9승 17무 11패)에 머물러 있지만 마지막 리옹전에서 이긴다면 극적으로 리그1에 잔류할 수 있다. AJ옥세르·브레스트·OGC니스 등 12~14위팀이 승점 46, 발랑시엔FC·캉·AS낭시 등 15~17위팀이 승점 45라 역전 가능성은 열려 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뭍에서 건너온 관심 덕분에… 우리 집이 호텔 됐네”

    “우리 집이 호텔이 됐네!” 지난 21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새마을리. 35㎡(약 10평) 남짓한 김현선(76)씨의 집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40년을 넘긴 낡은 주택이 새집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불과 몇 시간 전, 김씨의 집 안방 벽 이곳저곳에는 곰팡이가 가득했다. 먼지도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하지만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벽지를 걷어내고 새로 도배를 하자 벽은 곧 새하얗게 변했다. 페인트가 벗겨지고 여기저기 금이 갔던 외벽도 하얀색 페인트로 뒤덮였다. 이 집은 김씨가 1960년대 말 연평도에 들어올 때 직접 지었다. 당시 함께했던 10가구의 이웃 사람들 이름을 천장 한귀퉁이에 적어 놨다고 김씨는 말했다. 이웃들이 하나 둘 뭍으로, 외국으로 떠나도 꿋꿋이 지켰던 소중한 집이다. 깔끔하게 변신한 집을 둘러보던 김씨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기뻐했다. 인추협은 지난 21~22일 연평도에서 ‘연평도, 희망의 씨앗 심기’라는 이름의 주거환경개선 봉사활동을 펼쳤다. 어르신들이 사는 집의 낡은 벽지와 장판을 교체하고 페인트칠도 새로 해줬다. 김용주 언론중재위원회 사무총장 등 법조인,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 김정탁 성균관대 교수 등 학자, 언론인과 대학생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인추협은 지난 3월 처음으로 연평도의 6가구를 대상으로 주거환경개선 활동을 벌였다. 고진광 인추협 상임이사는 “이번 봉사활동은 3월에 수리해 주지 못한 7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모(70·여)씨의 집은 거실과 천장 벽지에 곰팡이가 피어 얼룩져 있었다. 이씨 가족이 지난해 11월 북한의 포격 이후 김포의 임시거주지로 피란갔다가 올 초 섬에 돌아와 보니 집이 이렇게 변해 있었다. 이씨는 “집에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하고 싶어도 뭍에 나가 재료를 사오는 것이 힘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런 도움은 생각지도 못했다. 고맙다.”며 활짝 웃었다. 페인트칠을 담당한 전성민(42) 변호사는 “우리가 주민들의 걱정을 덜어 드릴 수는 없지만,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주민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미소지었다. 인추협은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6개월이 지나면서 마을이 갈수록 황폐화되는 것을 우려해 이번 활동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권성(언론중재위원장) 인추협 이사장은 “연평도는 대한민국의 최전방에서 우리나라를 지키는 섬”이라면서 “연평도가 국민들의 관심 속에 평화의 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평도 김진아·김소라기자
  • 넘치는 건강기능식품…무턱대고 먹으면 毒

    넘치는 건강기능식품…무턱대고 먹으면 毒

    주변에 건강보조식품이 넘친다. 건강보조식품 하나, 둘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러나 문제가 많다. 검증된 기능성은 뒷전이다. 일부 건강보조식품은 만병통치약이다. 허황한 광고 문구, 번듯한 포장에 현혹되는 사례도 허다하다. 노인들을 상대로 한 사기 판매행각도 널렸다. 그러니 이걸 이용하는 사람들도 제품의 안전성과 효용에 대해 믿음을 갖지 못한다. 몸에 좋으라고 먹는 건강기능식품,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심경원 교수로부터 듣는다.   ●건강기능식품이란 무엇인가.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2002년 관련 법을 제정, 건강기능식품의 안전성과 기능성을 평가하고, 제조·수입·판매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이 법률은 건강기능식품을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가공)한 식품’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마디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조절하거나 생리학적 작용 등 유용한 기능을 가져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필요성은 어디에 근거한 것인가.  건강기능식품의 가장 큰 효용은 균형이 깨지기 쉬운 인체 영양소를 쉽고 간편하게 채워준다는 점이다.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려면 고루 잘 먹고, 잘 자며,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스트레스를 안 받아야 한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에게는 이런 생활은 가능하지 않다. 게다가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 노약자들은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의 영양소 결핍이 나타나기 쉽지만 식사로는 이를 채워주기 어렵다. 따라서 기능성을 가진 건강식품을 통해 이를 보충·보완하자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라면….  간편하게 필요한 영양소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비타민의 경우 성별과 연령, 생애주기에 따라 성장이나 신체 기능조절을 위해 필요한데, 종류에 따라 체내에서 전혀 생성되지 않거나 미량만 생성되기도 해 따로 챙겨 먹어야 한다. 최근에는 특정 질환을 예방하거나 질병 면역력과 저항성을 높이고, 노화를 지연시키는 기능성 성분이 포함된 건강기능식품이 나와 도움이 되고 있기도 하다. 단, 건강기능식품은 질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이지 결코 질병의 치료나 호전에 작용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당연히 건강기능식품의 한계나 부작용도 있을텐데….  약물처럼 심각한 부작용은 없지만, 특정 영양 성분의 과잉이나 결핍이 올 수 있고, 특정 성분이 체내에서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의 흡수를 방해할 수도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가.  기본적으로 연령·성별·생활습관과 특정 질환 여부 등을 고려해 필요한 성분이 적정량 포함되어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최근 들어 소비자들이 따져야 할 항목이 늘어나면서 비타민, 미네랄 등 기능성 소재를 성별, 연령별로 권장하는 식약청 기준안에 따라 설계한 건강기능식품도 나오고 있다. 비타민·미네랄과 함께 특정 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분을 섭취하는 문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단독으로 복용할 경우 흡수율이 낮으며, 라이코펜이나 세라마이드 등 개별인정형 기능 성분이 특정 질환 예방에 더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이런 개별인정형 기능 성분의 효과는 제각각이므로 해당 성분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미리 숙지해야 한다. 식약청 인증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식약청에서는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확인된 기능성 원료만을 인정하며, 이런 제품의 포장지에는 ‘건강기능식품’이라고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먹을 때 고려할 점은 무엇인가.  혈전방지 성분이 든 청국장 환이나 분말 등을 심혈관질환을 치료 중인 환자가 과다 섭취할 경우 혈액응고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요오드 작용을 방해해 갑상선 기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따라서 특정 성분의 건강식품을 과다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특히 질환자라면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할 것을 권한다. 또 지용성 비타민(A·D·E·K)이나 미네랄은 간에 축적될 수 있으므로 특히 간 질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A는 기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임신을 계획 중이거나 임신부는 피해야 하며, 비타민 A·E가 흡연자에게서 폐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산과다나 위궤양이 있는 사람은 공복에 홍초·흑초 등 산성 식품을 음용하지 않는 게 좋으며, 글루코사민이 당 조절을 악화시키거나 혈당·혈압에 좋다는 식품 대부분이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도 알 필요가 있다. ●이런 건강기능식품이 약물, 식품과는 어떻게 다른가.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의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의약품과는 달라 식약청도 이를 식품으로 분류·관리하고 있다. 물론 식사나 기호 목적의 식품과도 다르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가 필요로 하는 특정 영양성분을 강화한 것이다. 일반 식품은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와 해로운 성분을 동시에 가진 경우가 많다. 예컨대 녹차의 경우 항산화 및 발암 억제 성분인 카테킨과 영양소 흡수를 방해하거나 칼슘을 체외로 빼내는 탄닌 성분이 함께 들어있는데, 건강기능식품은 이 중 카테킨만 뽑아 식품화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건강기능식품의 유형과 활용 방법을 설명해 달라.  건강기능식품은 고시형 제품과 개별인정형 제품으로 나눌 수 있으며, 식약청에서 인정한 기능성으로는 ‘혈중 지질 조절에 도움을 주는 식품’, ‘혈행 개선에 도움을 주는 식품’, ‘관절 및 연골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 ‘눈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 ‘피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 ‘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 ‘간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식품’등 종류가 다양하다. 기능성과 관련된 원료 및 섭취방법 등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는 식약청 홈페이지(http://hfoodi.kfda.go.kr)에서 얻는 것이 정확하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첫걸음을 내디뎌라/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열린세상] 첫걸음을 내디뎌라/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오늘은 한·중·일 정상 간의 제4차 회담이 일본에서 시작되는 날이다. 이번 회담은 일본이 대지진에 이은 원전 방사능 유출로 고통 받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관련 3국은 물론 세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정상들은 그간의 협력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한편 재난 방지 및 원자력 안전협력 강화방안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에 재난 및 원전 안전 문제가 논의되는 것은 당연하다. 3국에서 가동 중인 원전이 88기나 되고 북한이 국제 감시 없이 핵시설을 가동하는 상황에서 원자력 안전 협력을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일은 시급하다. 하지만 원전 안전만큼 비중있게 다뤄져야 할 문제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이 아닌가 싶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개되는 상황은 세 나라 간 협력이 때가 무르익었음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글로벌 위기는 세계경제 중심축의 아시아 이동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 선진국들이 재정 불안과 부동산 가격 폭락,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위기국면에서 신속하게 발을 빼지 못하는 반면, 아시아는 우리나라와 중국,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을 중심으로 속속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 경제가 북미와 유럽에 일방적으로 끌려가기보다 독자적인 역동성을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녹색·에너지·식량과 저출산 고령화 등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으며, 세대·사회·국가 간 격차를 완화해야 하는 숙제도 남겼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세계경제의 중심축 이동이다. 그간 동아시아에서는 실력을 갖춘 국가들이 꾸준히 나타났는데, 1970~80년대의 일본, 1990년대 한국·타이완·홍콩·싱가포르의 ‘네 마리 용’, 2000년대 들어 브릭스를 대표하는 중국과 아세안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 중 한·중·일의 역량은 특히 출중하다. 2009년 기준 3국이 세계 공산품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3%로, 북미자유무역연합(NAFTA)을 제치고 유럽연합(EU)을 뒤쫓고 있다. 한·중·일 간 역내교역 비중은 전체의 22.3%로, 39.3%의 NAFTA와 65.6%의 EU에 이어 3위다. 만약 한·중·일에 아세안까지 합친다면, 경제규모 면에서 2014년에 미국을 추월하고 2020년에는 EU마저 앞지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렇다면 한·중·일 3국은 지역통합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해야 하고, ‘FTA-관세동맹-공동시장-통화통합-경제통합’ 중 FTA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서다. 물론 협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한·중·일은 한자와 유교라는 유구한 공통문화에도 불구하고 정치와 경제 운영방식이 많이 다르고, 과거사 문제까지 걸려 있다. 특히 중·일 양국은 영유권 분쟁과 중국 내 일본기업의 중국인 근로자 자살 등을 통해 잊을 만하면 배타적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든든한 신뢰의 기반 위에서만 가능한 경제통합은 결코 쉬운 목표가 아니다. 그럼에도 한·중·일 FTA가 공동이익을 증대시키고 아세안을 끌어들여 동아시아 공동체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 만큼, 상호 양보와 타협을 통해 협정을 성사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예컨대 일단 낮은 수준이라도 FTA를 맺고, 이에 따른 단점은 협정 내용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는 것으로 보충할 수 있다. 3국 간 FTA가 체결되면 민간기업의 활동 여지가 더욱 많아져 글로벌 위기의 유산이자 과제인 환경·식량·에너지와 표준화·인증 등에서 협력을 촉진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다음 달 세 나라 경제인과 전·현직 고위 관료, 학계 대표 등이 참가하는 ‘한·중·일 경제통상 포럼’이 열리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일찍이 “서구 문명은 아시아 문명권으로부터 많은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009년 중국 상하이 보아스 포럼에서 “세계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북아 3국은 이런 호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다만 EU가 석탄·철강 공동체 성립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60년 가까이 공을 들인 점을 감안, 일거에 모든 것을 이루려고 하기보다 잔걸음이나마 꾸준히 걷는 것이 중요하다. 대신 발걸음은 지금 당장 내디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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