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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 2008] 두두 결승골… 성남 10연속 무패 ‘훨훨’

    최성국-두두(이상 성남) 콤비가 또 일을 냈다. ‘후반전의 사나이’ 최성국은 20일 거센 빗줄기와 바람이 불어닥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수원과의 K-리그 15라운드 후반 김연건과 교체투입되자마자 4분 만에 두두의 선제 결승골을 도와 1-0 승리를 이끌었다.6연승을 이어간 성남은 선두 수원에 시즌 첫 2연패 수모를 안기며 승점 3점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최성국이 수원 진영 왼쪽을 돌파한 뒤 이어준 패스를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두두가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연결, 전반에만 서너 차례 선방을 펼친 이운재가 버틴 골문을 열었다.‘삼바 듀오’ 모따가 바로 앞에서 수비수 한 명을 유인한 것도 보이지 않는 도움. 10경기 연속 무패(9승1무)를 이어간 성남은 10승4무1패(승점 34)로 두 경기 연속 승수를 쌓지 못해 12승1무2패(승점 37)에 머문 수원에 바짝 따라붙었다.15경기에서 14호째를 기록한 두두는 경기당 거의 1득점에 가까운 결정력을 뽐내며 득점 경쟁에서 이날 한 골을 추가한 2위 라돈치치(인천·9골)와의 격차를 5골로 유지했다. 수원은 마토와 곽희주, 박현범 등 무려 9명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제외된 공백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김연건과 모따, 두두로 공격 라인을 꾸린 성남은 전반부터 김대의와 조원희가 포백라인에 설 정도로 유약해진 수원 수비진을 옥죄었다. 전반 8분 김정우의 감각적인 스루패스를 받은 두두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벗어났고, 곧 이어 김연건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수원 골키퍼 이운재와 단독으로 맞선 상황에서 날린 오른발슛이 이운재의 선방에 걸려 기회를 날렸다.28분에는 모따가 아크 오른쪽에서 때린 왼발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가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수원은 후반 11분 에두와 루카스의 헤딩슛이 올림픽팀 수문장 정성룡에게 걸린 데 이어 23분 서동현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찬 공이 반대편 골대를 살짝 비켜갔다. 후반 종반 이후에는 이렇다할 찬스도 엮어내지 못한 채 맥없이 무릎을 꿇었다. 인천은 광양전용구장에서 전남과 맞서 전반 28분 라돈치치가 선제골을 뽑았지만 3분 만에 슈바에게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제주와 대전도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수원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골넣는 수비수’ 김근환의 재발견

    ‘골넣는 수비수’ 김근환의 재발견

    세 킬러 후보가 펼친 ‘룰렛게임’은 싱겁게 막을 내렸다. 대신 ‘골넣는 수비수’ 김근환(22·경희대)이 안산 와∼스타디움을 찾은 1만 9000여 관중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줬다. 김근환은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23일 앞둔 16일, 올림픽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4위인 과테말라 국가대표팀을 불러들여 치른 첫 번째 평가전에서 동점골을 이끌어내 21일 발표될 최종 엔트리 승선 가능성을 높였다.0-1로 끌려가던 후반 11분, 김승용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이 수비벽 뒤로 빠져 자기 앞에 이르자 가슴으로 떨군 뒤 오른발로 강하게 차넣어 골키퍼가 손쓸 틈도 없이 골문 왼쪽 구석에 꽂아넣었다. 올림픽대표팀은 후반 36분 이근호의 역전골을 묶어 2-1로 역전승을 거두며 세 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부의 부진에서 벗어났다. 192㎝,84㎏로 올림픽대표 중 가장 ‘꺽다리’인 김근환은 한국축구에 가장 부족한 장신 센터백 자원이자 어떤 포지션이든 소화하는 멀티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일 자체 청백전에서도 날카로운 슈팅 감각을 선보여 2004년 아테네대회에서 끊긴 아마추어 출신의 명맥을 살릴 재목이란 찬사를 들어왔다. 그러나 박주영(서울)과 이근호(대구) 외에 최전방 공격수 한 자리를 찾으려는 박성화 감독의 노력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전반 초반 할발한 몸놀림을 선보인 양동현(울산)은 서너 차례 기회를 무산시킨 뒤 전반 30분쯤 왼발목 염좌로 물러나 사흘 정도 치료를 받아야 하고 신영록(수원)도 두 세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날렸다. 양동현과 교체돼 들어간 서동현(수원)과 신영록 대신 투입된 박주영이 호흡을 맞추고 ‘단짝’ 김승용(광주)이 뒤를 받치면서 박성화호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이청용(서울)과 교체투입된 이근호는 들어간 지 1분만에 역시 김승용이 올려준 코너킥을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살짝 건드렸고, 동료 두 명이 골키퍼 시야를 가려주는 행운까지 겹쳐 역전골의 주인공이 됐다. 박 감독은 전후반 8명의 선수를 교체 투입해 시험할 수 있는 카드를 모두 써봤다. 또 다음달 13일 중국 상하이에서 과테말라의 이웃나라 온두라스와 베이징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르기 위한 최적의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었다. 박 감독은 “오늘 최초의 평가전이자 최종 엔트리를 정하는 경기였다.”면서 “골고루 교체해 경기를 치렀는데 생각보다 잘했다. 몸 상태도 나쁘지 않았고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최종엔트리에 대해서는 “70∼80%는 윤곽이 나왔으나 당초 판단과는 달리 1∼2명 정도는 기존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고 고민이 계속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안산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방통위, 민영미디어렙 주도?

    방통위, 민영미디어렙 주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최근 민영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 도입 추진 방침을 밝히면서 외견상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방송광고독점 체제 개편 논의를 방통위가 주도하는 형국이 됐다. 민영미디어렙 도입을 추진해 온 또 다른 정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정책 주도권을 놓고 양 부처간 신경전도 한층 첨예화될 전망이다. ●“정부조직법” vs “방송법” 방송광고 분야와 관련한 정부 부처간 줄다리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방통위는 전신인 방송위 시절부터 방송광고가 방송 분야란 이유로, 문화부는 코바코가 산하기관이란 이유로 자기 영역임을 주장해 왔다. 새 정부 출범 후 민영미디어렙 도입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먼저 추진 절차를 밟았다. 문화부는 그러나 의견수렴 과정에서 지역민방과 종교방송, 신문사 등이 반발하자 취약매체 보호 방안 마련에 부심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해 왔다. 최 위원장의 발언은 이 같은 상황에서 나왔다. 그는 2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코바코 체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전반적으로 분출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며 제도 도입 방침을 분명히 했다. 문화부가 주춤거리고 있는 사이 방통위가 공세적으로 치고 나오는 모양새다. 언론계와 학계 일각에서 최 위원장의 발언을 정부 내 주도권을 쥐겠다는 정치적 제스처로 해석하는 이유다. 문화부 관계자도 7일 “코바코 관리감독은 엄연히 정부조직법에 정해져 있는데 방송광고 업무를 방통위가 맡겠다는 것은 법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반면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광고 영역을 문화부가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오버’”라면서 “특별법인 방송법이 정부조직법을 우선하는 게 맞다.”고 맞받았다. 방통위와 문화부가 중복업무 조정을 위해 체결키로 한 양해각서(MOU)를 놓고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문화부 관계자는 “방통위가 여전히 방송광고를 방통위로 일원화해야 한다며 배타적으로 법을 해석해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 부처간 교통정리부터 필요” 방송광고제도 개편을 바라보는 방통위의 시각이 문화부에 비해 훨씬 공격적이란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김민기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문화부가 일도양단식으로 제도개편을 추진하지 못했던 까닭은 민영미디어렙 도입이 언론산업 전반을 뒤흔들 매우 예민한 문제란 걸 알기 때문”이라면서 “반대로 방통위는 ‘시장주의 원칙에 따르면 된다.’는 식으로 너무 안이하게 접근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소프트파워분과가 민영미디어렙 도입 관련 의견 수렴을 위해 방통위에서 개최(방통위, 문화부, 광고주협회, 학계 등 참여)한 비공개 회의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방통위의 시각은 방송·통신쪽으로만 치우쳐 있어 작은 방송이나 신문 등과의 매체간 균형발전은 크게 고민하지 않는 듯했다.”고 전했다. 김민기 교수는 “민영미디어렙 추진의 옳고그름은 논외로 하더라도 어느 부처가 주도할 것인지 교통정리부터 하지 않으면 정부 부처간 불필요한 충돌만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 위원장의 민영미디어렙 도입 발언 이후 종교·지역방송 및 언론단체들은 방송 공공성 저해 정책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프로축구] ‘서울 주포’ 데얀 골·골·골

    드문드문 골 소식을 전하던 ‘세르비아 특급’이 해트트릭으로 폭발했다. 2006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영입돼 지난해 19득점 2도움의 활약을 펼친 뒤 올해 FC서울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데얀(27·세르비아-몬테네그로)이 5일 포항과의 프로축구 K-리그 13라운드에서 세 골을 뽑아내 통산 95번째, 시즌 세 번째 해트트릭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전까지 16경기 6득점으로 주춤했던 그는 전반 10분 이종민의 오른쪽 크로스를 골지역 정면에서 머리로 받아 넣어 득점포 재가동을 알렸다.24분 뒤에는 정조국의 긴 크로스를 되돌려준 뒤 수비에 막힌 정조국이 다시 밀어주자 오른발로 밀어넣어 골문을 갈랐다. 또 후반 9분 아크 정면에서 이을용의 패스를 이어받아 골지역 정면에서 오른발슛, 골망을 흔들어 4-1 승리의 주역이 됐다.2일 컵대회 수원 격파의 분위기를 업은 서울의 3연승을 주도한 것. 인천에서의 활약에 못 미쳐 실망을 샀던 데얀은 이날 해트트릭으로 9골을 기록, 에두(수원)와 함께 득점 랭킹 공동 2위에 올라 선두 두두(13골·성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주는 6일 전남을 제주월드컵경기장으로 불러들여 브라질 용병 호물로(28)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 정규리그 4연승을 내달렸다. 호물로는 전반 16분 이동식이 오른쪽을 파고들어 올려준 크로스를 돌면서 슈팅하는 척해 수비를 따돌린 뒤 왼쪽으로 치고나가 반대편 골포스트를 노려 그물을 갈랐다. 제주는 2001년 6월20일 이후 전남과의 홈 12경기 무패(5승7무)를 이어갔다. 전남은 7경기 연속 무승(2무5패)의 늪에서 허우적댔다. 대전은 광주와 무기력한 공방 끝에 0-0으로 비겼다. 광주는 11경기 연속 무승(3무8패), 대전은 정규리그 4경기 연속 무승부의 부진에 빠졌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더불어 사는 삶에 기여하는 경제학 만들어 내야”

    “더불어 사는 삶에 기여하는 경제학 만들어 내야”

    “시장은 제도의 전체가 아니라 제도의 일부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이병천(강원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사회경제학회 회장은 신고전주의 주류 경제학을 비판경제학적 시각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이유를 “시장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임은 분명하지만 시장만으로 모든 경제문제를 푸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4일부터 이틀간 개최하는 여름학술대회에서 대학 경제학원론 교과서 분석 결과를 발표하는 것도 이같은 문제의식에 기반한다. 한국 경제정책이 경제적 사각지대를 제대로 감싸 안지 못하는 이유는 주류 경제학 일변도로 채워진 대학 교육에도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시장이 모든 문제의 해법이 되고 정치까지 시장에 종속시키는 상황에서는 시장도 민주주의도 제대로 서기 힘들다.”고 말한다.“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조절되지 않는 시장이 어떤 사태를 불러일으키는지를 가장 예리하게 보여주는 사례”란 설명이다. 이 교수는 특히 공공성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 대학교육을 우려한다. 그는 “한국 대학교육 전반이 경제적 가치에 대해서는 열심히 가르치지만 공적 가치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는다.”면서 “시장과 공공성을 동시에 사고하지 못하는 한 결국 시장만능주의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가 생각하는 대안경제학의 핵심은 ‘협력의 경제학’. 시장과 생태가 공존하고 함께 진화해야 한다는 게 기본 전제다. 그가 말하는 협력의 경제학은 성장과 복지,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이 함께 가는 시스템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그는 “효율성이 지상목표가 되는 대신 ‘더불어 사는 삶에 기여하는 경제학’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러려면 지금까지 주류경제학에서 논외로 치부돼 온 생태와 환경, 여성의 돌봄문화까지 경제학 안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프로축구 2008] ‘무패 차붐’ 스톱

    후반 시작하자마자 비에 젖은 그라운드를 차마 바라보지 못한 채 차범근 수원 감독은 간절한 기도를 올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정규리그 11승1무에 컵대회 4승2무로 18경기 무패를 이어온 수원이 FC서울의 19세 원톱 이승렬의 한 방에 시즌 첫 패배의 눈물을 떨구고 말았다. 차붐이 이끄는 프로축구 수원이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서울을 불러들여 치른 하우젠컵 7라운드 전반 48분, 절정의 골감각이 빛난 이승렬에게 빼앗긴 선제골을 끝내 따라잡지 못하고 0-1로 무릎을 꿇었다. 시즌 홈 8연승도 멈춘 반면, 서울은 7라운드에야 비로소 컵대회 첫 승을 기록했다. ‘부상병동’ 수원으로선 부상에서 회복한 조원희가 중앙 미드필더로 힘을 보탰지만 이정수를 제외하고는 경험이 부족한 최창용과 미드필더 김대의, 홍순학을 좌우 윙백으로 내세우는 고육책을 동원해야 했고 결국 헐거워진 방패는 적의 창끝을 부르고 말았다. 전반은 수원이 약간 앞선 내용이었다. 수원은 9분 신영록이 골문 오른쪽을 파고들어 날린 슛이 골키퍼 김호준을 통과해 텅빈 골문으로 굴렀지만 재빨리 수비수가 걷어내 기회를 날렸다.10분 뒤에도 에두가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들며 날린 통렬한 슛이 옆그물을 맞혔고,32분 서동현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공을 트래핑한 뒤 몸을 돌려 오른발로 감아찬 공이 김호준의 선방에 막히는 불운에 울었다. 수원은 1분 뒤 서울의 최원권이 프리킥 상황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척하다 곧바로 날린 중거리슛을 수문장 이운재가 몸을 날려 쳐내 위기를 모면했다. 이 상황에서 균형을 깨뜨린 것이 이승렬. 용인축구센터와 신갈고 시절, 골 결정력 하나는 타고났다는 평판을 들어온 이승렬은 39분 수비수와 경합 끝에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공을 따낸 뒤 이운재가 튀어나오는 것을 보고 가볍게 밀어넣은 것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이승렬은 주심이 종료 휘슬을 만지작대던 48분, 미드필드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가슴으로 떨군 뒤 오른발슛을 날려 최창용 발에 맞고 튕겨나오자 득달같이 달려들어 왼발로 이운재의 오른쪽 틈을 찔러 선제골을 뽑았다. 수원은 후반 들어 안효연과 이관우, 조용태를 차례로 투입해 공격력을 풀가동하며 만회골을 별렀지만 신영록과 에두, 서동현이 번번이 마지막 볼터치가 좋지 않아 기회를 놓쳤다. 특히 후반 44분 이관우가 혼전 중 흘러나온 공을 미사일슛으로 연결했지만 김호준의 품에 안긴 데 이어 서동현이 날린 회심의 헤딩슛이 김호준의 펀칭에 걸린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추가시간이 무려 8분 주어졌지만 만회골은 나오지 않았다. 차 감독은 “무패 행진이 끝난 것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기고 싶다.”고 말했지만 씁쓸한 입맛은 가시지 않았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프로축구] 두두·최성국 2골 합작… 성남 2위 탈환

    월드컵대표팀에서 돌아온 김정우(성남)가 과감한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내 선두 수원을 추격할 수 있는 귀중한 승점 3을 팀에 선사했다. 대표팀 소집에서 풀려난 뒤 25일 컵대회 대구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본 김정우는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정규리그 전북과의 12라운드에 선발 출전, 후반 9분 페널티 지역 왼쪽을 파고들다 상대 수비수 조성준의 파울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성남은 두두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앞서 나갔고 후반 41분 최성국의 원맨쇼 추가골까지 엮어 추가시간 4분에 임유환의 한 골로 따라붙은 전북에 2-1 승리를 거뒀다.6경기 무패의 상승세를 이어간 성남은 7승4무1패(승점 25)로 선두 수원(11승1무·승점 34)과의 승점차를 9로 유지하며 전날 FC서울에 내줬던 2위 자리를 하루 만에 되찾았다. 성남은 전반 11분 두두의 백헤딩슛으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골지역 왼쪽에 서있던 두두가 백헤딩한 것이 골문으로 향했지만 상대 골키퍼 권순태가 잡아내 기회를 날렸다.22분에도 두두가 페널티 지역 왼쪽 모서리 앞에서 감각적인 오른발슛을 날렸지만 역시 권순태가 펀칭으로 쳐내 위기를 모면했다. 전북은 35분 스테보가 상대 수비수 김영철의 뒤쪽으로 돌아가 미드필드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머리로 떨군 뒤 골키퍼 정성룡과 일대일로 맞서 회심의 왼발슛을 날렸으나 각도를 좁히며 튀어나온 정성룡의 왼손에 걸려 기회를 놓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골결정력에서 역시 성남이 앞섰다. 두두의 페널티킥 성공 이후 전북의 반격을 잘 막아낸 성남은 교체투입된 최성국이 후반 41분 미드필드에서 장학영이 길게 올려준 크로스를 이어받아 발재간으로 상대 수비수 최철순을 따돌리고 권순태의 엉덩이 밑으로 공을 통과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김형범과 홍진섭 등을 투입하며 공격수를 4명이나 포진시키는 맞불작전으로 맞섰지만 김형범과 문대성, 홍진섭 등이 여러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날려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한편 울산은 경남FC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후반 추가시간 2분 만에 터진 김성민의 골을 앞세워 1-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김정남 감독은 생애 198승째를 기록,200승에 2승만을 남겨뒀다. 통산 최다골(김도훈 114골) 경신에 도전하던 우성용은 25일 컵대회 광주 원정경기에서 왼쪽 무릎을 다쳐 이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수술을 받고 우성용은 8월 초에나 기록 도전에 나서게 된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유로 2008] 히딩크 또 ‘死강’

    후반 28분 스페인 구이사의 두 번째 골이 터지자 그는 벤치로 돌아가 앉아버렸다. 평소 팔을 걷어붙인 채 테크니컬 지역을 벗어나 큰 목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마치 자신의 징크스와 ‘아이들’의 한계를 잘 알고 있다는 듯이. 거스 히딩크(62) 러시아 감독은 유로2008 결승 진출에 실패한 패장으로서 그라운드를 쓸쓸히 빠져나갔지만 그의 등을 향해 관중들은 따듯한 박수를 보냈다. 그는 경기 뒤 “‘원터치 축구’를 하는 경험 많은 강팀을 이기긴 쉽지 않다.”며 “강팀들은 이런 대회에서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 알고 있지만, 한국이나 러시아는 그런 경험이 부족하다.0-0 상황에선 잘하지만, 실점 뒤 10∼15분 안에 동점골을 넣지 못하면 흔들린다.”고 안타까운 듯 말했다. 경기를 앞두고 장대비가 쏟아져 패싱게임이 장점인 스페인의 고전이 점쳐지기도 했지만 화려한 미드필더진의 무적함대를 ‘히딩크 매직’이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토레스와 함께 4-4-2포메이션의 투톱으로 나왔던 비야가 전반 35분 부상으로 나가면서 대신 들어간 파브레가스가 미드필더진에 가세,4-1-4-1로 바꾼 것이 스페인에 전화위복이었다. 중원 싸움에 매달린 러시아는 전반을 0-0으로 마쳤지만 체력이 소진돼 후반 5분 사비에게 첫 실점을 허용한 뒤부터 걷잡을 수없이 무너졌다. 히딩크 감독은 98년 프랑스월드컵 네덜란드,2002년 한·일월드컵 한국의 4강 신화를 잇달아 일궜지만 ‘매직’의 등가어로 통한 ‘4강 징크스’를 이번에도 깨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 막판까지 바닥난 체력으로도 쉴새없이 상대 문전을 위협하는 러시아 선수들의 모습은 그가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재건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月 4%대 소비자물가 상승세 울고 웃는 ‘소호’

    月 4%대 소비자물가 상승세 울고 웃는 ‘소호’

    편의점,LPG충전소, 제과·아이스크림점, 동물병원, 주유소, 약국·한약방, 노래방, 애완용품점, 사설학원, 숙박업소 등. 월평균 4%대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에도 불구하고 올 1∼4월까지 최고 38%에서 최저 12%대의 매출 성장률을 보인 소호업종 ‘톱 10’이다. 국민은행연구소는 120만여 개인사업자들의 카드매출액을 분석해 25일 발표한 ‘2008년 소호 업종리포트’에서 이렇게 밝혔다. 소호(SOHO)란 작은 사무실(Small Office)이나 자택사무실(Home Office)에서 근무하는 사업 형태를 일컫는 용어로 중소 규모의 자영업 전반을 가리킨다. ●부진한 소호 업종들 활황업종과 달리 지난 4개월 동안 부진을 면치 못한 업종들은 다음과 같다. 정보통신기기·이동통신업의 매출이 34.6% 감소한 데 이어 세탁소(-32.9%), 주방용품점(-11.5%), 가전제품(-11.4%), 농수축산물점(-9.8%), 사무용기기(-9.1%), 사진관(-8.9%), 귀금속·액세서리·시계(-6.0%) 등의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이충근 연구위원은 “올해 1∼4월 카드 매출 증가율이 3.8%였던 점을 감안하면 특히 부진했던 업종들의 총 매출액은 더욱 하락했을 것”이라면서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로 소비 패턴이 생필품 위주로 바뀐 데다 소비자들이 외식 등을 줄이면서 관련 업종의 매출액 하락 폭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회복세를 보이다가 고물가의 직격탄을 맞고 추락한 업종들도 있다. 한식당의 경우 지난해 1∼4월 카드매출액 증가율이 14%였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0.6% 감소했다. 일식·중식·양식·패스트푸드점은 지난해 12.3%에서 올해에는 0.9% 성장에 그쳤다. 슈퍼마켓·일반잡화점은 14.9%에서 1.9%로 하락했다. 주방용품점도 지난해는 14.2% 성장했으나 올해는 성장률이 마이너스 11.5%다. 이·미용·피부관리업종은 7.9%에서 0.6%로 둔화했고, 가전제품구매도 3.4%에서 -11.4%로 하락했다. ●활황인 소호 업종들 반면 차량용 LPG충전소의 카드 매출 증가율은 작년 16.0%에서 올해 34%로 확대됐고, 주유소 역시 21.6%에서 19.1%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기름값이 뛴 데다 카드결제 비율이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기타 유류판매 업종은 지난해 12.0% 감소에서 24.8% 증가로 급상승했고, 약국·한약방(올해 기준 18.1%), 제과점. 아이스크림(29.9%), 편의점(38.7%)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자릿수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계절별 업종 성수기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업종별 성수기가 따로 있어 개업 시점을 암시하고 있다. 사무용기기나 가구, 주방용품, 세탁소, 가방·제화, 컴퓨터·소프트웨어유통은 아무래도 결혼과 신학기가 시작하는 봄이 성수기다. 여름에는 주유소,LPG충전소, 차량정비, 편의점, 가전제품, 숙박업소 등이 유망했다. 가을에는 인삼·건강식품, 의복·아동복, 커튼·카펫, 스포츠·레저용품점 등이, 겨울에는 한식, 일식·중식·패스트푸드점, 제과점·아이스크림점, 귀금속·액세서리, 조명기구 등이 성수기였다. 한편 지난해 개인사업자의 연간 총 매출액 평균은 1억 8659만원으로 이 가운데 카드 매출액은 8300만원으로 약 44%를 차지했다. 업종별 매출액 평균은 가스충전소(37억 8300만원), 주유소(27억 4100만원)가 높았으며 애완용품, 옷감 등 직물, 사진관, 화원, 예체능학원, 이·미용·피부관리, 세탁소, 노래방 업종은 1억원 미만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서울 강남·서초·강동·송파·노원·마포·양천·광진·동작·강서구 등 10곳과 경기 안양시 동안구, 성남시 분당구, 고양시 일산 서구 등의 카드매출이 높았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프로축구] 막판 신들린 성남 ‘짜릿한 역전승’

    [프로축구] 막판 신들린 성남 ‘짜릿한 역전승’

    한달 간의 방학이 끝나자마자 골잔치가 시작됐다.6경기장에서 모두 18골이 나와 경기당 3골이 터졌다.. 성남은 25일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월드컵 방학’을 끝내고 재개된 프로축구 하우젠컵 6라운드 대구FC와의 B조 경기에서 1-3으로 끌려가다 후반 막판 18분 동안 세 골을 집어넣어 4-3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월드컵대표 소집에서 풀려난 골키퍼 정성룡과 미드필더 김정우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성남은 박진섭을 축으로 박우현, 전광진 등 신인들로 수비진을 꾸리는 바람에 전반 초반 잇따라 두 골을 내줘 끌려가기 시작했다. 킥오프 2분 만에 수비진이 상대 수비수 김주환의 오버래핑을 놓쳐 첫 골을 허용했고 5분 뒤에도 에닝요에게 페널티지역 바깥에서 그림 같은 중거리슛을 허용했다. 다급해진 김학범 성남 감독은 전반 22분 전광진을 빼고 장학영을 투입, 수비진을 안정시켜 1분 뒤 만회골을 뽑아냈다. 문전 혼전 중 대구 골키퍼 백민철이 펀칭한 공이 김주환의 몸에 맞고 골 구석으로 빨려들어간 것. 후반 시작과 함께 한동원 대신 최성국이 들어가면서 그의 빠른 발을 이용한 왼쪽 돌파가 살아나면서 역전이 손 안에 온 듯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 기회를 날린 성남은 오히려 19분 에닝요에게 페널티킥골을 허용,1-3으로 끌려갔다. 이때 빛난 것이 1골2도움의 두두. 그는 후반 24분 문전을 헤집으며 최성국에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건넸고,36분에는 김동현의 패스를 이어받아 직접 동점골을 뽑아냈다. 두두는 다시 6분 뒤 자신의 골 장면과 같은 위치에 있던 모따에게 패스, 대역전극의 막을 내리게 했다. 한편 ‘부상 병동’ 수원은 방학 전까지 3연승을 탔던 제주의 돌풍에 휘말려 좌초할 뻔했지만 서동현의 극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1-1로 비겨 시즌 무패 행진을 17경기로 늘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제주는 전반 9분 변성환의 프리킥 크로스를 강준우가 머리로 방향만 바꿔놓아 앞서갔지만 후반 26분 에두의 도움을 받은 서동현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해 대어를 놓쳤다. 수원은 4승2무로 A조 선두. 서울FC는 후반 34분 이승렬이 이을용의 크로스를 머리로 살짝 돌려놓아 지긋지긋한 컵대회 무득점 수모를 끝냈지만 경남FC에 1-2로 무릎을 꿇어 2무4패를 기록, 첫 승 신고를 또 다음 기회로 넘겼다. 반면 인천은 부산을 1-0으로 꺾으며 2무3패 끝에 첫 승을 뒤늦게 일궜다. 성남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차세대 초고속 통신시스템 IC 개발

    차세대 초고속 통신시스템 IC 개발

    작동 속도는 기존 제품보다 빠르면서 소비전력은 5분의1 수준으로 줄인 초고속 통신시스템용 집적회로(IC)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KAIST 전자전산학과 양경훈 교수팀은 양자효과 소자인 공명터널다이오드(RTD)를 이용해 초고속 통신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40Gbps급 멀티플렉서 집적회로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RTD는 전자의 흐름이 파동성을 띠는 양자로 인해 전류에 따라 급격히 전압이 떨어지는 현상을 이용한 소자로, 전압이 커지면서 전류는 작아지는 부성미분저항(NDR)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하나가 기존 트랜지스터 2∼3개를 대체할 수 있다.RTD를 상용 수준으로 반도체 공정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멀티플렉서는 통신시스템에 낮은 속도로 병렬로 들어오는 데이터의 속도를 높여 순차적으로 내보내는 회로로, 초고속 통신시스템 전반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차세대 40Gbps급 이상 통신시스템의 핵심부품으로는 CMOS(상보성 금속산화물반도체) 전자소자 등을 이용한 집적회로가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집적도가 한계에 달한 상황이고, 전력소모가 크다는 문제점이 있다. 연구팀은 공명터널다이오드와 기존 반도체소자를 함께 집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작동속도는 40Gbps 이상으로 높이고 소비전력은 기존 제품의 5분의1 수준으로 낮췄다. 현재 독일 반도체기업 인피니온이 0.12㎛ CMOS 공정기술로 개발한 40Gbps 멀티플렉서는 42개의 소자로 구성돼 100㎽의 전력을 소모하는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집적회로는 19개 소자로 구성돼 45Gbps로 작동하고 소비전력은 22.5㎽에 불과하다. 양 교수는 “이 기술은 멀티플렉서 외에 차세대 초고속 통신시스템용의 다양한 집적회로 개발에 응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며 “기존 화합물 반도체소자 기반의 초고속 집적회로 공정설비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대량생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스페인, 승부차기 사투 끝 이탈리아 꺾고 4강

    스페인, 승부차기 사투 끝 이탈리아 꺾고 4강

    ’무적함대’ 스페인이 120분간 혈투를 벌인 뒤 승부차기 끝에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준결승에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스페인은 2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 에른스트하펠 슈타디온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유로2008 8강전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 30분을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의 선방 덕에 4-2로 이겼다. 1984년 준우승 이후 24년 만에 4강에 오른 스페인은 메이저대회 8강 문턱을 번번이 넘지 못하면서 생긴 ‘8강 징크스’를 날려 버렸다. 또 평가전을 제외한 메이저 대회로 치면 1920년 벨기에에서 열린 엔트워프올림픽에서 이탈리아를 2-0으로 꺾은 이후 88년 간 이어온 무승 행진을 깨는 데도 마침내 성공했다. 스페인은 전날 네덜란드를 누르고 4강에 먼저 진출한 거스 히딩크 감독의 러시아와 27일 같은 장소에서 결승 진출을 다툰다. 스페인은 앞선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러시아에 4-1로 압승을 거뒀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스페인과 이탈리아 두 팀의 접전은 끝내 간판 수문장 카시야스(스페인)와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의 대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양팀은 전.후반과 연장에서 득점 없이 비긴 뒤 결국 ‘신의 룰렛 게임’으로 불리는 승부차기에 들어갔지만 승리의 여신은 카시야스의 손을 들어줬다. 스페인이 승부차기에서 다섯 명의 키커 중 네 명이 골을 침착하게 성공시킨 반면 이탈리아는 두 명이 ‘거미손’ 카시야스의 방어 벽을 뚫지 못했다. 첫 골을 허용한 카시야스는 이탈리아 두 번째 키커 다니엘레 데로시가 골문 왼쪽을 향해 찬 볼의 방향을 정확히 읽고 오른쪽으로 몸을 날린 뒤 두 손을 뻗어 막아냈다. 카시야스는 스페인 세 번째 키커 세르히오 가르시아에게 다시 한 골을 내줬지만 마음 가짐을 새로 한 뒤 네 번째 키커 디나탈레가 차고자 하는 슛의 방향을 읽어 내 다시 한번 완벽하게 막아냈다. 스페인도 한 차례 실축이 나와 승부를 장담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다. 세 번째 키커까지 성공한 스페인의 네 번째 키커 구이샤가 오른쪽으로 찰 것으로 예측한 부폰의 손에 걸리고 만 것. 하지만 스페인은 다섯 번째 키커 프란세스코 파브레가스가 부폰마저 따돌리고 침착하게 골망을 갈라 승부차기 점수를 2점 차로 벌리면서 승기를 굳혔다. 반면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안고 있던 이탈리아 네 번째 키커 디나탈레가 자신감에 찬 카시야스의 기에 눌려 킥에 대한 자신감마저 잃었고 결국 그의 킥은 실패로 끝이 났다. 이탈리아는 점수 차를 좁히지 못해 마지막 다섯 번째 키커를 내보낼 필요도 없었다. 승리를 확정한 스페인 선수들은 카시야스에게 달려가 서로 부둥켜 안고 기쁨을 만끽하는 사이 ‘아주리 군단’은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골키퍼 간 대결은 치열했지만 필드 플레이어의 경기 내용은 다소 지루했다. ‘미리보는 결승전’에 버금가는 빅매치를 치르는 탓인지 초반부터 신중하게 경기를 펼쳐 나갔다. 득점 선두 다비드 비야와 페르난도 토레스를 투톱으로 배치한 스페인은 중거리 포를 앞세워 골문을 노렸고 이탈리아는 측면 돌파에 이은 루카 토니의 높이를 이용한 역습으로 반격에 나섰다. 스페인은 전반 24분 다비드 비야가 아크 왼쪽에서 프리킥 강슛으로 포문을 연 뒤 다비드 실바가 32분과 33분 차례로 중거리포를 날리며 공세의 수위를 높여갔지만 골키퍼 부폰의 손에 걸렸다. 이탈리아는 최전방 공격수 토니가 상대 페널티 지역 안에서 뛰어난 점프력으로 두 차례 헤딩 슛을 연결했지만 스페인 수비수에 막히거나 힘이 크게 실리지 않았다. 후반에도 양팀은 공방을 계속했지만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이탈리아 교체 멤버 마우로 카모라네시가 후반 16분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시도한 오른 발 터닝 슛은 카시야스가 본능적으로 뻗은 발에 걸렸고 스페인 역시 14분 뒤 마르코스 세나가 아크 정면에서 회심의 중거리 슛을 날렸지만 부폰이 넘어지며 가까스로 잡아냈다. 양팀은 후반 30분 동안 이렇다할 찬스를 잡지 못한 채 맞은 연장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전반 3분 스페인은 실바의 중거리 슛이 다시 오른쪽 골대를 벗어나고 2분 뒤 잔루카 참브로타의 크로스를 안토니오 디나탈레가 연결한 헤딩슛을 스페인 골키퍼 카시야스가 껑충 뛰어 올라 손으로 쳐냈다. 스페인은 연장 30분도 헛심 공방으로 끝나고 맞은 승부차기에서 카시야스의 선방에 힘입어 마침내 4강행 티켓 주인이 됐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월드컵예선] 남북형제 함께 웃었다

    서울에서 처음 인공기와 북한 국가가 울려 퍼진 가운데 열린 남북 형제의 첫 공식 A매치에서 모두 웃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 축구팀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3차예선 6차전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지만 0-0으로 비겼다.1990년 미국월드컵 예선에서 3-0으로 이긴 뒤 네 차례 연속 무승부. 남과 북은 나란히 3승3무로 승점 12를 기록했지만 골득실에서 한국(+7)이 북한(+4)에 앞서 조 1위로 3차예선을 마쳤다. 최종예선에 동반 진출한 남북은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아시아축구연맹(AFC)본부에서 열리는 조추첨 결과를 주목하게 된다. 열두 번째 남북의 A매치에선 한국이 5승6무1패의 우위를 지켜냈다. 2005년 8월 이 경기장에서 열린 남북통일축구 이래 2년 10개월 만에 맞선 두 팀의 우열을 가리긴 쉽지 않았다. 허정무호로선 그동안 답답했던 흐름을 끊고 안정환(부산)과 이청용(서울)을 좌우날개로, 최전방에는 고기구(전남)를 내세운 새로운 공격 옵션을 시험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두현(웨스트브롬)을 비롯, 김남일(빗셀 고베)과 조원희(수원)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정우(성남)와 오장은(울산)도 지난 두 경기의 답답함을 털어내는 원활한 패스워크와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를 선보였다. 김치우(전남)와 최효진(포항)이 좌우 윙백을, 이정수(수원)와 강민수(전남)가 중앙을 맡은 수비진도 우려를 씻어내고 정대세(가와사키)와 홍영조(FK베자니아)를 앞세운 북한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한국은 전반 12분 김정우가 김두현과 2대1 패스로 수비진을 무너뜨린 뒤 수비수를 한 번 제치고 슛을 날렸지만 공이 수비 발에 맞고 굴절되는 바람에 아까운 찬스를 놓쳤다. 북한은 37분 오른쪽에서 날카롭게 올라온 크로스를 홍영조가 반대편에서 곧바로 왼발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정성룡(성남) 앞으로 향해 무위에 그쳤다. 후반에 안정환과 김정우, 오장은 대신 박주영(서울)과 김남일, 이근호(대구)를 들여보내 공격력을 보강한 허정무호는 후반 8분 김두현이 날린 회심의 슛이 수비 몸에 맞고 골문을 향했지만 골키퍼 리명국이 몸을 날려 걷어내 아까운 기회를 놓쳤다.또 29분 박주영이 이청용의 패스를 이어받아 리명국과 마주선 상황에서 날린 슛이 터무니없이 허공을 가른 것은 최종예선을 앞두고 북한의 기를 꺾을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셈. 김정훈 북한 감독은 “속공으로 연결하려는 전술적 의도가 잘 먹혀들었다.”고 자평했다.허정무 감독은 “김치우, 최효진, 고기구 등 새 얼굴들이 포지션 경쟁에서 자신감을 보인 점이 최종예선에 희망을 걸게 한다.”며 “다만 득점을 못한 부분은 보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북한 팀은 23일 오후 1시5분 베이징을 거쳐 돌아간다.임병선 박록삼기자 bsnim@seoul.co.kr
  • 新토탈사커 러시아, 무엇이 달라졌나?

    新토탈사커 러시아, 무엇이 달라졌나?

    1-4로 대패하던 팀에서 3-1로 완승하는 팀으로 거듭났다. 과연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말 그대로 매직이다. D조 조별예선 스페인과의 첫 경기에서 1-4 대패를 당할 때만 하더라도 지금의 러시아를 상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최강의 팀 중 하나로 평가되던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를 연장접전 끝에 3-1로 완파하자 유럽 축구의 변방 러시아를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지고 있다. 러시아는 유로2008 조별예선에서부터 많은 이슈를 낳은 팀이다. ‘드림팀’이라 평가되던 잉글랜드를 제압하며 조 2위로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까닭이다. 그러나 당시만 하더라도 러시아는 전력 면에서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마케도니아를 3-0으로 완파하는가 하면 이스라엘에게 1-2로 패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기복이 심했다. 또한 2-1로 역전승을 거둔 잉글랜드와의 지역예선 2번째 만남에서는 승리에도 불구하고 내용적인 측면에선 보다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러시아가 잘했다기보단 잉글랜드가 스스로 무너졌다고 보는 것이 옳다. 때문에 잉글랜드를 제치고 ‘스위스-오스트리아’로 향하는 러시아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메이저 대회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처지는 팀을 이끌고 마법과 같은 결과를 이끌어낸 거스 히딩크 감독의 능력을 어느 정도 기대했으나 여러 상황이 러시아에게 불리하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우선 공격진의 누수가 생각보다 심했다. 지역예선 내내 주전 공격수로 활약한 파벨 포그레브냑(25ㆍ제니트)이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에이스’ 안드레이 아르샤빈(27ㆍ제니트)은 안도라와의 지역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퇴장을 당하며 2경기 출장 정지를 받은 상태였다. 지역예선에서 두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러시아에겐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역예선에서 단 한차례도 선발되지 않았던 세르게이 세마크(32ㆍ루빈카잔)의 최종 엔트리 발탁은 신선함과 동시에 우려를 자아냈다. 중원자원인 만큼 러시아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조직력에 외려 해를 끼치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였다. 1-4 대패,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다 러시아의 본선 첫 상대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무적함대’ 스페인. 모두가 스페인의 승리를 점친 가운데 히딩크 감독의 혹시 모를 ‘매직’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경기는 일방적인 스페인의 완승으로 끝이 났고 모두들 히딩크 매직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날 히딩크 감독은 스페인과의 중원싸움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해 5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4-5-1) 전술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스페인의 창의적인 패스게임에 러시아 중원은 허둥댔고 덩달아 포백 수비진마저 실수를 연발했다. 전반적으로 러시아 선수들 모두 첫 경기에 대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채 90분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변화를 준 수비진의 부진은 4실점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베레주츠키 쌍둥이 형제(26)와 세르게이 이그나세비치(29ㆍ이상 CSKA모스크바)를 축으로 지역예선 내내 쓰리백을 구성했던 히딩크 감독은 본선을 코앞에 두고 포백으로 변화를 줬다. 기존 쓰리백을 구성하던 CSKA출신 선수들을 제외하고 대신 데니스 콜로딘(26ㆍ디나모 모스크바)와 로만 시로코프(27ㆍ제니트)를 배치했다. 일단 평가전을 통한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변화된 포백을 축으로 ‘깜짝 발탁’된 세마크가 수비지원에 나서며 보다 튼튼한 방어진을 구축했다. 그러나 스페인전에서 우려했던 조직력이 일순간에 무너지며 완패하고 말았다. 히딩크 매직은 살아있다 스페인전에서 1-4로 대패하자 모두들 ‘히딩크의 매직’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평가했다. 예상외로 너무 무기력했던 탓에 히딩크 감독 특유의 용병술은 외려 패배의 원인으로 지적됐고 러시아의 돌풍도 한낱 거품에 지나지 않는 듯 했다. 그러나 스페인전 대패는 오히려 약이 됐다. 문제점이 노출된 만큼 히딩크 감독은 또 다시 변화를 시도했다. 기대에 못 미쳤던 시로코프와 드미트리 시체프(25ㆍ로코모티브 모스크바)를 빼고 이그나셰비치와 드미트리 토르빈스키(24ㆍ로코모티브 모스크바)를 투입했다. 상대적으로 2차전 상대인 그리스 공격이 날카롭지 못한 측면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수비진이 안정감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가까스로 8강 진출의 희망을 살린 러시아는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돌아오는 아르샤빈을 축으로 또 한번의 전술적 변화를 시도한다. 아르샤빈의 부재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사용했던 (4-1-4-1) 전술 버리고 (4-1-3-2) 전술을 택한 것. 이 숫자 1의 변화는 러시아의 경기력 전반을 바꿔 놓았다. 부지런한 야르샤빈이 처진 스트라이커 위치해 수비시에는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며 중원을 두텁게 했고 공격시에는 빠른 발을 이용해 역습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지난 1, 2차전에서 고립됐던 최전방 공격수 로만 파블류첸코(27.S모스크바)가 아르샤빈의 지원 사격으로 인해 보다 자유로워졌고 역습에서 보다 위력적인 모습을 더했다. 히딩크 매직이 되살아난 것이다. 러시아産 토탈사커의 탄생 우여곡절 끝에 8강에 오른 러시아의 상대는 죽음의 조에서 당당히 조1위를 차지한 ‘원조 토탈사커’ 네덜란드. 무엇보다 조국을 상대하는 히딩크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관심은 역시 ‘히딩크의 매직’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축구 전문가들은 네덜란드의 승리를 점쳤다. 제 아무리 마법사 히딩크라 하더라도 조별예선에서 네덜란드가 보여준 新토탈사커를 뛰어넘기엔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한번 모두의 예상을 뒤집었다.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준 네덜란드가 체력적으로 우세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경기 내내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과시한 팀은 러시아였다.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체력전인 우위를 점한 러시아가 네덜란드를 3-1로 제압했다. 러시아産 토탈사커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번에도 팀의 중심은 아르샤빈이었다. 스웨덴전과 마찬가지로 처진 스트라이커에 위치한 그는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발이 느린 네덜란드 수비진을 유린했다. 무엇보다 러시아 선수들 모두 경기를 거듭할수록 자신감이 붙고 있는 모습이다. 더 이상 스페인전에서 무기력했던 러시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전술적 변화와 아르샤빈의 복귀 그리고 선수들에게 매 경기 동기를 부여하는 히딩크 특유의 지도력이 러시아를 강하게 만들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soccerview.ahn@gmail.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靑수석 전면 교체] “많은사람 만나 많은 이야기 들을 것”

    정정길 신임 대통령실장은 20일 청와대에서 임명 발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실 운용방향을 밝혔다. ▶2기 청와대 대통령실의 운용방안은. -업무파악을 하면서 구체적인 방침을 지켜가겠지만,1기팀이 무수한 분야에서 무수한 사람이 모여 틀을 잡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틀이 어느 정도 잡혔으니 이제 차분하게 할 생각이다. 원론적으로 대통령을 중심으로 대통령실은 보좌·행정 쪽에서 될 수 있는 대로 지원하도록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는 좀 더 검토를 하고 파악을 하고 난 다음에 밝힐 수 있다. ▶이 대통령과는 ‘6·3사태’로 인연을 맺었는데 그 이후로 친분은. -사회에 나온 다음에는 나는 행정부로, 이 대통령은 회사에 들어갔다. 서로 바빠서 열심히 자기 일을 했으니 거의 못 만났다.80년대 들어서면서 서로 좀 여유가 생긴 후에 같이 고생했던 친구들이 모여서 모임을 만들었다. 지금은 좀 커졌지만 ‘63동지회’에서 1년에 두어번 정도 반갑게 만나 소주도 마시면서 관계가 지속됐다. ▶일각에서는 학자 출신의 실장에 대한 우려가 있다. -사실 저도 걱정이 좀 된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에게 들어보면 제가 폭넓게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사회정책을 하는 사람은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해해야 한다는 게 소신이다. 그렇게 하다보니 전공이 행정학이어서 자연히 정부의 여러 위원회에서 활동을 많이 했다. 자연히 정치계, 국회의원들과도 만났다. 교수 출신 치고는 사회 전반에 걸쳐서 폭넓게 알아보려 애쓰는 사람이다. ▶최근 상황을 볼 때 대통령실장이 되면 이것만은 해야겠다라고 마음 먹은 게 있나. -전임 1기팀도 굉장히 고생을 하고 많은 일을 했다. 그런데도 촛불시위 사태 등을 맞으면서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서게 됐다. 이런 식의 촛불시위 사태가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불이 타기 쉬운 소재들이 좍 깔려 있는 상황에서 이슈가 터지면 바로 그런 식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그런 불행한 사태가 되풀이되면 국가적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가장 급한 것이 일자리 창출과 민생안정이다. 국내외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가급적이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유로2008] ‘7번’ 독일전차 ‘7번’ 호날두 울렸다

    2008 유럽축구선수권(유로2008)에서 포르투갈의 목표는 4강 따위가 아니었다. 조별리그 3전전승을 거두면서 첫 우승의 희망에 부풀었던 것. 조별리그에서 크로아티아에 패(0-2)하고 오스트리아에 고전(1-0)했던 ‘녹슨 전차’ 독일은 안중에 없었을 터.하지만 20일 스위스 바젤의 상크트 야코프파크에서 독일-포르투갈의 8강전 종료 휘슬이 울린 순간 포르투갈의 ‘신(新) 축구황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고개를 떨궜다.2년전 독일월드컵 3·4위전에서 독일에 패했던 악몽이 되풀이됐기 때문. 포르투갈은 호날두 등의 화려한 개인기와 패스워크로 독일을 괴롭혔다. 슈팅 수 22-11, 유효 슈팅 6-5, 코너킥 8-3, 공 점유율 57%-43% 등 통계는 포르투갈의 우위를 뒷받침하는 대목. 그러나 유럽축구선수권 3회 우승국 독일의 세트피스 실력은 ‘명불허전(名不虛傳)’. 특히 상대 진영 왼쪽에서 프리킥을 전담한 ‘포르투갈 킬러’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24)의 오른발은 가공할 위력을 발휘했다. 결국 독일은 필요할 때 한 방씩을 터뜨려 3-2 승리,12년 만에 4강에 입성했다. 독일은 유로96에서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다. 전반 22분 상대 진영 왼쪽으로 침투한 루카스 포돌스키가 문전으로 패스를 찔러주자 슈바인슈타이거가 슬라이딩하면서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4분 뒤, 슈바인슈타이거가 오른발로 감아찬 프리킥을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헤딩슛,2-0으로 달아났다. 포르투갈도 전반 40분 누누 고메스의 추격골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후반 16분 독일은 또 한번 프리킥을 얻었고 키커는 당연히 슈바인슈타이거였다. 그의 프리킥은 유도미사일처럼 수비 틈에 섞여 있던 미하엘 발라크의 머리를 조준했고, 골문은 또한번 흔들렸다.독일의 2,3번째 골은 슈바인슈타이거가 차려준 밥상을 클로제와 발라크가 먹기만 했을 뿐. 슈바인슈타이거가 빠르고 강한 회전을 걸어 찬 프리킥에 포르투갈은 속수무책이었다. 이날 1골 2도움으로 펄펄 난 슈바인슈타이거는 호날두도 뛰었던 독일월드컵 3·4위전에서도 2골과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한 강력한 크로스로 3-1 승리를 이끌어낸 장본인. 같은 등번호 7번을 단 호날두와는 묘한 악연을 이어간 셈이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열린세상] 무지개 내각이라도 꾸려라/이병민 서울대 교수

    [열린세상] 무지개 내각이라도 꾸려라/이병민 서울대 교수

    2008년 5월과 6월. 서울 한복판 광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촛불집회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집회 초기 좌파 배후세력의 준동이나 광우병 괴담에 빠진 어린 학생들의 ‘촛불놀이’라는 해석에서 축제 같은 시위, 웹 2.0 세대의 디지털 민주주의의 탄생, 의회 민주주의의 상실, 다중의 중우정치 등으로 촛불시위에 대한 해석이 진화하고 있다. 물론 자신의 이념적 성향이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려는 정치권이나 언론의 움직임도 바쁘다. 하지만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해석되든 촛불집회 속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민의 우려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실망과 우려가 고스란히 용해되어 있다. 국민들에 의해서 ‘명박산성’이라고 이름 붙여진 광화문 컨테이너 장벽은 정부와 국민과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어느 날 아침 광화문 광장에 불뚝 솟아오른 그것을 바라보는 국민의 조소섞인 웃음 이면에는 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막막함이 진하게 배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 정부 일부 인사들의 속내와 언어에는 촛불시위에 대한 노여움이 묻어난다. 왜 우리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가 하는 투정도 엿보인다. 국민들을 계도하고 훈계하고 싶은 윗사람의 권위주의가 드러나기도 한다. 마지못해 떠밀려가는 사람들의 몸부림과 미적거림도 보인다. 물론 그 속에는 정치적으로 반전을 꾀하려는 꼼수도 보인다. 그러지 않고서야 그런 장벽을 광화문 대로변에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우리의 보수(保守)는 토론과 소통에 체질적으로 약한 것 같다. 이미 인수위시절 영어몰입교육 논란에서부터 이어진 일련의 대응을 보면, 국민과의 관계는 언제나 엇박자를 내었고 일방적이었으며 자기들만의 소통이었다.CEO나 기관장이 부하 직원들을 앞에 놓고 일장 훈시를 하듯 그런 소통을 기대한 모양이다. 그 기저에는 언제나 나는 잘 알고 내가 전문가라는 우월의식이 있었는지 모른다. 반대하는 사람은 같이할 수 없다는 이념의 이분법에 의한 편 가르기가 있었는지 모른다. 우리가 다수의 국민을 등에 업고 정권을 잡았는데 하는 오만과 자만심이 있었는지 모른다. 이제라도 늦지 않다. 진정한 소통을 원한다면 위정자의 말 속에는 궁색한 논리를 정당화하려는 화려한 수사(修辭)가 아니라, 솔직함과 진정성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벌’이나 ‘지위’ ‘권위’나 ‘권력’으로 국민을 누르기보다 다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논리와 진실로 접근해야 한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이명박 정부는 국민과 소통할 수 없다. 왜 국민들이 이념보다 경제와 실용을 선택했는지 그 뜻을 읽어야 한다. 국민과 함께 땀 흘리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인물을 필요로 한다. 한쪽 이념에 편향적인 코드인사도 바라지 않는다.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고 외칠 때 그 국민은 그야말로 다양하며 어느 한 쪽 이념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노무현 정부 시절 코드인사로 수많은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던 사람들이 누구며, 이념의 잣대로 그들을 몰아세웠던 사람들이 누구인지 잊지 말아야 한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었다면 지난 과거의 모든 말과 행동들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국민은 이념과 세대와 계층을 뛰어넘기를 바란다. 이제 정부가 인적쇄신을 고민하는 모양이다. 첫 번째 출발점으로 새로이 구성될 내각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인물로 구성되기를 바란다. 이념과 파벌을 넘어 진정한 실용 정신으로 국익을 위해 봉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진보와 중도 그리고 보수가 어우러진 무지개 내각을 구성하기 바란다. 그것이 21세기 새로운 형태의 촛불시위 속에 담겨져 있는 국민의 소박한 바람일 것이다. 이병민 서울대 교수
  • [유로 2008] ‘히딩크 매직’ 유럽을 홀렸다

    [유로 2008] ‘히딩크 매직’ 유럽을 홀렸다

    ‘돌아온 에이스’ 안드레이 아르샤빈(27)은 히딩크 매직이 마술 모자에서 꺼내 날려 보낸 한 마리 비둘기, 아니 독수리였다. 최전방 공격수부터, 공격형 미드필더, 좌우 윙어 등 모든 포지션을 소화해 내는 러시아 최고의 별 아르샤빈은 유럽축구선수권(유로)2008 지역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경고 누적으로 본선 조별리그 스페인과 1차전, 그리스와 2차전에 나서지 못했다.16년 만의 8강 진출을 염원했던 러시아 팬들은 가슴을 칠 일이었다. 하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은 엔트리 23명에 그를 포함시켰다. 그리고 또다른 죽음의 조에서 모든 수를 꿰뚫어 보는 마법이 재연됐다. 아르샤빈은 19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 슈타디온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 나섰다. 이날 러시아는 스페인에 1-4로 무참히 깨지고 그리스에 1-0 신승을 거뒀던 그저그런 팀이 아니었다. 처진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아르샤빈은 스웨덴 수비수가 붙으면 드리블로 돌파하고, 떨어지면 날카로운 부챗살 패스로 공격 루트를 극대화시켰다. 킥오프하자마자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인 러시아의 공격 중심에는 늘 그가 있었다. 전반 24분 로만 파블류첸코가 스웨덴의 왼쪽 골망을 흔드는 선제골을 뽑아냈고 아르샤빈은 후반 5분 문전으로 달려들며 슬라이딩슛으로 쐐기골을 뽑아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히딩크 감독은 아르샤빈의 출전 여부에 대해 “경기 감각이 떨어져 출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연막전술을 폈다. 스웨덴을 안심시켰던 말이었지만 그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올시즌 소속팀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유럽축구연맹(UEFA)컵 정상에 올린 아르샤빈은 빅리그 스카우트들 앞에서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드러냈다. 물론, 그는 이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로부터 이적료 1000만달러를 제의받은 바 있다. 히딩크 감독은 얄궂게도 2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조국 네덜란드와 준결승 진출을 놓고 다투게 됐다. 축구평론가 정윤수씨가 ‘도대체 수비를 모르는 팀’이라고 할 정도로 조별리그 3경기에서 9득점 1실점의 화려한 공격축구를 선보인 네덜란드전은 히딩크-반 바스텐 감독의 사제 대결로도 관심을 끈다.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를 수 있었던 스웨덴은 0-2로 완패,8강행 꿈을 접었다. 한편 스페인은 주포들을 빼고도 그리스에 2-1로 승리, 디펜딩 챔피언 그리스에 조별리그 3전패의 수모를 안겼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EURO2008] 아트사커 옛말… 佛 사그라지다

    [EURO2008] 아트사커 옛말… 佛 사그라지다

    18일 스위스 취리히 레치그룬트 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2008 ‘죽음의 C조’ 마지막 경기. 축구팬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대결이었다. 지네딘 지단의 은퇴 이후 프랑스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하던 프랭크 리베리(25)가 전반 10분 아킬레스건을 다쳐 실려나갔고 14분 뒤에는 수비수 에릭 아비달(29)이 페널티킥을 내주는 파울로 퇴장을 당해 10명으로 싸운 프랑스에 이탈리아는 안드레아 피를로(29)의 PK와 다니엘레 데로시(25)의 추가골로 2-0으로 앞서나가고 있었다. 이후에도 루카 토니(31)가 활발한 몸놀림으로 프랑스 골문을 위협했지만 추가골을 좀체 나오지 않았다. 경기 후반 프랑스는 ‘모아니면 도’식의 막판 공세를 퍼부었다. 후반 28분 페널티에어리어 바깥에서 ‘프랑스의 미래’ 카림 벤제마(21)의 슈팅이 골문을 향해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이때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세계 최고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30)이 몸을 날려 ‘거의 다 들어간 슛’을 손끝으로 튕겨냈다. 만약 이 슛이 들어갔다면 경기 흐름이 어떻게 뒤바뀔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후 프랑스의 공세는 확 꺾였고, 이탈리아는 승리를 지켜내며 힘겹게 8강 티켓을 손에 거머쥘 수 있었다. 반면 세대교체에 실패한 프랑스는 세 경기(1무2패)에서 6실점 하는 동안 1득점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으로 조별리그 탈락을 감내해야 했다. 부폰의 승리였다. 부폰은 이번 대회에서 듬직한 골키퍼가 어지간한 스트라이커보다 훨씬 나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조별리그 루마니아와의 경기에서도 1-1 상황에서 루마니아 아드리안 무투의 PK를 부폰이 막아내면서 이탈리아의 8강 가능성을 살려냈다. 네덜란드전 0-3 대패로 구겨진 자존심을 나머지 두 경기에서 만회한 부폰은 유로2008 예선에서도 31차례나 유효 슈팅을 막아낸 세이브를 기록했고, 이 중 18차례는 결정적 실점 위기를 막아낸 슈퍼세이브였다. 한편 2연승으로 일찌감치 조 1위와 8강행을 따낸 네덜란드는 뤼트 판 니스텔로이, 베슬레이 스네이더르 등 핵심 멤버들을 빼고서도 루마니아에 2-0으로 승리,3전 전승을 거뒀다. 네덜란드는 D조 2위가 될 러시아 또는 스웨덴과 8강전을 갖게 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소통의 언어로 ‘주체적 철학’ 정립해야”

    “소통의 언어로 ‘주체적 철학’ 정립해야”

    한국 학계에서 선배 학자 비판은 금기다. 대학 내 권력 관계가 우선 장벽이고, 얽히고설킨 학맥도 부담스럽다. 서구 철학자와 수입 철학에만 권위를 부여해온 학문적 관행도 ‘드문 비판´에 일조해왔다. 선후배의 연구를 발전적으로 비판하는 ‘대화적 글쓰기’ 대신 서구 이론 주석 달기에 바빴다. 자생담론 부재를 한탄하면서도 자생담론 탄생의 필수작업인 ‘국내 철학 되돌아보기’엔 소홀했다. 철학자와 권력의 관계, 철학의 현실 개입 메커니즘 연구도 아울러 미개척지로 남았다. ●실존철학 거두 박종홍씨 공개 비판 김석수 경북대 교수(철학과)가 나섰다. 처음 입을 뗀 건 2001년 출간한 ‘현실 속의 철학, 철학 속의 현실’에서였다. 건드려도 박종홍을 건드렸다. 국내 실존철학의 거두였던 박종홍(전 서울대 철학과 교수,1976년 작고)은 국민교육헌장을 기초하며 유신정권의 철학적 기초를 다진 인물이다. 김 교수는 가난 극복에 대한 열망으로 ‘힘의 철학’을 추구한 박종홍의 오류와 한계를 지적했다. 입에 올리기 껄끄러웠던 학문의 대선배가 비판의 공론장에 등장하는 순간이었다.‘왜 박종홍을 비판하느냐.’는 의견과 ‘왜 더 세게 비판하지 못했느냐.’는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철학과 철학자의 시대적 역할에 부단한 질문을 던져온 그가 최근 전작의 문제의식을 확장한 책 ‘한국 현대 실천철학’(돌베개)을 냈다. 탐구 범위도 지난 100여년간 국내 철학계의 사상 궤적 전반으로 보폭을 넓혔다.“언제까지 자생담론이 없음을 안타까워하고 있을 수만 없다. 정말 자생담론을 갖기 원한다면 우리 철학사를 반성적으로 정리하는 작업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게 그의 문제의식이다. 김 교수가 지난 100여년을 꿰어내는 공통의 맥락은 ‘실천철학’이란 관점이다. 그가 정의하는 실천철학은 ‘이론철학’의 반대말이 아니다. 어떤 입론을 가진 철학이냐와는 무관하게 학문과 현실의 만남을 고민하는 철학은 모두 실천철학이다. 그가 철학 이론이 수용됐던 시대상황과 철학자의 수용태도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권력의 옷 입은 무주체적 한국 철학 한국 철학사를 돌이켜 볼 때 이론과 실천의 내용이 늘 일치했던 것은 아니다. 실천은 시대에 따라 다양한 색깔의 옷을 입었다. 때론 저항이, 때론 권력에의 복무가 실천이란 이름으로 행해졌다. 김 교수가 보기에 국내 철학의 무주체성은 과거 한국의 시대상황과 무관치 않다. 그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대가 빈곤하면 학문은 현실혁명적이거나 현실영합적이 되고 만다.”고 말했다. 엄혹한 현실은 저항하는 쪽이건 권력에 영합하는 쪽이건 학자들이 주체적 철학 정립을 위한 깊이 있는 성찰을 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얘기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일제 식민지 시기 안호상(1대 문교부장관)과 박종홍은 독일 이상주의와 실존주의를 민족주의 틀 속에서 재해석하며 현실을 극복하려 발버둥쳤다. 그러나 해방 이후 안호상은 이승만의 ‘일민주의’를, 박종홍은 박정희의 개발독재를 합리화하는 이론적 토대를 놓았다. 전두환 정권에서 문교부장관을 지낸 이규호도 대학에 국민윤리과를 신설해 윤리교육을 이데올로기 비판 교육으로 전락시켰다고 김 교수는 지적한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우리 지식인들 중엔 자신의 학문을 권력 기반을 쌓기 위한 무기로 삼으며 ‘우리의 현실’에 맞는 옷이 아니라 ‘그들의 현실’에 맞는 옷을 입도록 요구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저항적 실천에도 한계는 있었다. 마르크스주의와 네오마르크스주의, 프랑크푸르트학파 이론과 하버마스의 의사소통행위이론 등도 일본 제국주의와 군사독재 혹은 동구 사회주의권 몰락 후의 이론적 방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수입·활용돼 왔다.‘우리 철학’으로서의 자기 정립 성격보다는 수단으로서의 학문 성격이 강했던 게 사실이다. ●철학의 위기 끊임없이 자문해야 김 교수는 ‘전국철학앙가주망네트워크’의 일원이다. 지난해 11월 삼성 비자금 비리 특검수사를 촉구하는 철학자들의 서명에, 올 4월엔 중국의 티베트 탄압을 비판하는 서명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철학의 무주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위기는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자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재 이명박 정부가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사회 구성원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철학자들은 각기 다른 목소리들이 충돌하는 이유를 치열하게 탐구해 소통의 언어를 생산해 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학이 현실을 떠나 존재할 수 없다고 믿는 그는 향후 노숙자를 위한 철학, 빈곤여성을 위한 철학, 이주노동자를 위한 철학 등으로 자신의 ‘실천철학’을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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