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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일 시비’ 김성수등 300명 1940년 日 건국행사 초청돼

    최근 ‘민족정기를 살리는 의원모임’이 확정한 ‘친일반민족 행위자’ 중 친일행각과 관련,논란이 일고 있는 ‘집중 심의대상 16명’의 일부가 1940년 일본에서 열린 ‘건국 2600년 기념행사’에 초청받은 사실이 최초로 밝혀졌다. MBC-TV 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제작진은 10일 일본의 건국 2600년 기념행사 초청인사 명단을 수록한‘광영록’이라는 책자를 최초로 입수,당시 보성전문학교교장 김성수,이화여자 전문학교 교장 김활란 등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집중 심의대상 16명 중 일부가 이 행사에 초청됐다고 공개했다.이 책자에는 또 을사오적 이완용의 장남 이항구,조선총독부 귀족원 의원 박중양,화신백화점 사장 출신으로 해방후 반민특위 검거 제1호인 박흥식 등 조선인 초청대상자 300명의 명단이 실려있었다. 이송하기자 songha@
  • 사진보며 중년 추억 더듬기

    ◇ 방랑(김홍희 지음/마음산책 펴냄). ‘방랑’은 지은이 김홍희씨의 이야기가 곁들여진 사진집이다.그러나 요새 유행하는 사진집들이 그렇듯,매끄러운종이 위에 그럴싸한 멋진 장면들이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방랑’은 재생지처럼 깔깔한 종이에 어둠이 깔린 뒤 펼쳐지는 다소 우울한 풍경이 찍혀있다.화려한사진집에 길들여진 탓에 ‘무슨 사진집이 그렇게 초라해. ’하고 책을 덮으려는 순간 간결하고 빼어난 지은이의 글들이 마음을 붙든다. 지은이는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는 사진작가.어린시절의추억,여행을 다니면서 만났던 사람들과의 에피소드,그리고 낯선 곳의 인상 등을 사진과 함께 담담하게 실었다. 타고난 히피였던 지은이는 돈도 없이 사진을 배우러 일본 사진전문학교로 떠났다.어렵게 일해서 번돈으로 간신히학교를 졸업하고 7년만에 한국 땅에 돌아온 그는 그후에도 때때로 끝이 정해지지 않는 사진 여행을 떠나곤 했다. 그렇게 40살을 훌쩍 넘겨버린 지은이의 추억이 책속에서마치 어제처럼 생생하게 전달된다.어린시절,여행지에서만났던 여인에 대한 기억,일본에서 유학할때 은인이 됐던 스승과 좋은 이웃들에 대한 회상이 주를 이룬다.특별한 미사여구도 없고 특별히 아름다운 추억도 없다.게다가 글은 미사여구없이 무뚝뚝하게 쓰여졌다.그런데도 투박한 솔직함과 순수함이 묘하게 사진과 어우러져 한편의 성장소설을읽는듯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덕분에 사진에 대해 일자무식인 일반 독자들도 깊은 감명을 받을 수 있다. 갑갑한 일상에서 도무지 일탈의 엄두도 내지 못하는 중년의 독자라면 잊었던 과거의 추억을 생각해내고 어쩐지 서러워질 수도 있겠다.9800원. 이송하기자 songha@
  • 제3회 학점은행제 4010명 학위수여식

    제3회 학점은행제 학위수여식이 21일 오전 11시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회회관에서 열린다.이날 수여식에서는 자동차 공학을 전공한 이장영(李裝榮·38)씨와 호텔조리를전공한 임점희(林点姬·40·여)씨가 최우수상을 받는 것을 비롯,학사 1114명과 전문학사 2896명 등 총 4010명이 학위를 받는다. 지난 95년 거창군 초대 민선 군수로 선출된 뒤 98년 재선된 정주환(鄭柱煥·62) 거창 군수는 올해 최고령자로 특별상을 받는다.정 군수는 59년 거창농고를 졸업한 뒤 공직생활 틈틈이 공부하면서 91년 방송통신대 행정학과와 경남대 경영대학원을 마쳤다.지난해부터 계명대 부설 평생교육원에서 국어국문학 학점을 취득,두번째 학사학위를 받게됐다. 공학사가 된 성창원(成昌源·35)씨는 초·중·고 과정을검정고시로 마치고 자동차 정비 기능장을 비롯한 각종 자동차 관련 자격증을 딴 실력파다.뒤늦게 학점은행제에 도전,학위 취득과 함께 여주대 자동차과 겸임 교수로 임용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쓸 수 없는 문석기(文晳基·39)씨는 신체적·경제적 어려움을 이겨내고 신학사 학위를받았다. 철도청 기능직 공무원인 김현덕(金顯德·46)씨는 격무에시달리면서도 틈틈이 공부해 공학 학사모를 쓰게 됐다. 지난 98년 도입된 학점은행제는 대학부설 평생교육원 등교육부가 지정한 교육훈련기관에서 일정 학점(학사 140학점,전문학사 2년제 80학점 이상,3년제 120학점 이상)을 따면 학사 및 전문학사를 주는 제도다. 전국 357개 기관에서 6854개 과목이 개설돼 있으며 지금까지 학사 1660명,전문학사 5133명이 배출됐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소비자, 카드결제 거부 업소 무차별 신고

    ‘소비자가 자영업자의 소득 양성화에 1등 공신?’ 신용카드 사용이 급증하면서 그동안 탈루의 온상이다시피했던 자영업자들도 이젠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됐다.소비자들이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업소에 대해 가차없이 신고정신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도 신용카드 사용을 정책적으로 권장하고 한국소비자보호원,녹색소비자연맹,YMCA,YWCA 등 시민·소비자단체들와 손잡고 자영업자의 세원(稅源)발굴에 적극 나서 이들의 탈세여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18일 국세청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세무조사 대상인자영업자 1200여명 가운데 대부분은 ‘공평 과세’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의 신고로 선정됐다. 국세청 김문환(金文煥) 조사2과장은 “지난 한해동안 신용카드 사용을 기피하거나,신용카드 가맹점에 가입하지 않은 업소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고는 3000여건”이라면서 “이들중 국세청으로부터 두 차례의 ‘서면시정’ 요청을 받고도 외면한 자영업자들이 이번에 대거 세무조사 대상에올랐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의 신용카드 결제실태=지난해 신용카드 거래금액은 총 122조원에 이른다.99년 42조원,2000년 79조원과비교할 때 급속히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의 신용카드 결제 수준은 여전히 낮은편이다.음식업종의 경우 지난해 6월말 현재 카드매출액이전체 매출액의 62.8%를 차지해 그나마 다른 업종에 비해세원이 많이 양성화된 편이다.그러나 숙박(44.1%) 소매업(35.9%) 서비스업(12.8%) 병·의원(35.3%) 학원(12.8%) 등은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현금 수입비중이 높은만큼 탈루소지도 높다는 얘기다. ◆신용카드 거부업소 시민 감시 적극적=주부 L(서울 노원구)씨는 “집에서 가까운 소아과의원에서 6개월짜리 아기의 진료를 받아왔으나 이 병원이 신용카드 가맹점에 가입이 안돼있어 항상 현금을 냈다.”며 여러번 신용카드 조회기의 설치를 요청했는데도 시정하지 않아 국세청에 고발했다. 6살짜리 딸을 둔 주부 K(서울 강남구)씨는 영어전문학원(유아과정 영어유치원)에서 매달 40만원씩 수강료를 현금으로만 받자 소비자 단체에 이를 알렸다.Y(서울 도봉구·여)씨는 집 근처 치과에서 6개월간 치열교정을 받은 뒤 치료비 310만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려했으나 병원측이 “카드결제가 안된다.”고 해 탈세가 많을 것으로 보고 국세청인터넷 홈페이지에 고발했다. ◆국세청,“소비자 고발이 큰 힘”=이처럼 소비자들의 고발정신 때문에 국세청은 자영업자들의 세원관리에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국세청의 자체조사와 소비자들의 신고에따라 정밀감시를 받고 있는 자영업자는 무려 3만 5854명이나 된다.이들 중 10%인 3600여명이 중점 관리대상이고,이중 1200여명은 다음 분기에 세무조사를 받는다.국세청은앞으로도 인터넷 홈페이지(www.nts.go.kr)나 전화(080-333-2100)로 신용카드 이용과 관련한 신고를 받아 이를 세원관리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육철수기자 ycs@
  • 교통규제 과다철폐 “대형사고 원인”

    규제개혁 명분으로 교통안전분야 규제가 과도하게 철폐됨으로써 교통안전이 위협받는 결과가 빚어지고 있다고 감사원이 15일 지적했다. 감사원이 발간한 ‘한국의 교통사고 발생요인 분석과 감소대책’ 보고서는 규제개혁으로 인해 ▲트럭·전세버스등 사업용 차량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운수업체 안전관리자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며 ▲신규 면허취득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교통안전에 위협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사업용 차량의 과속 및 졸음운전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운행기록계의 부착과 관리가 필수적이나,현재는 운행기록계와 속도제한장치의 장착의무만 남아 있고 활용의무는 없어져 실효성이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93년 전세버스 면허제가 등록제로 전환된 이후 영세회사가 대량 등록해 과당경쟁을 유발했을 뿐 아니라 교통사고 유발 후 기존회사를 폐업하고 새 회사로 등록하는 사례도 나타나 회사 부실화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밝혔다.특히98년 신차(차령 2년 이하) 충당조건이 폐지되면서 노후차량이 증가해 정비불량·브레이크 파열 등에 의한 대형사고 발생이 우려된다는 것. 99년 1월 보유차량 10대 이상 사업장에 대한 교통안전 관리자 의무고용 조항이 삭제되고,교통안전관리자 교육의무조항도 삭제된 뒤엔 교통사고 다발업체가 종전에 비해 5배나 증가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또 99년 4월 신규 면허시험 합격자에 대한 안전교육(4시간) 폐지 및 전문학원 학과교육(10시간)의 자율화 조치 이후 운전면허 취득 후 1년 미만의 초보운전자에 의한 사고발생 건수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특히 2000년 운전면허취소자가 23만 3000여명에 달했으나,운전면허정지자와는 달리 면허취소자는 교통안전교육 수강의무가 없어 운전행태에 대한 교정없이 다시면허를 취득,사고재발이 우려된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정기홍기자 hong@
  • [세계의 자녀교육] 독일 폰 모르 부부

    “창의력을 키우려면 노는 것이 최고입니다.” 최근 서울 성북동의 주한 독일 대사관저에서 뒤늦게 막내딸을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 후버투스 폰 모르(55)대사와 부인 이레네 폰 모르(52)여사를 만났다. 맏딸 프리드리케(24)는 독일에서 역사학을,둘째 아들 막시밀리안(21)은 경영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다.이레네 여사는 30여년을 전업주부로 자녀 교육에만 힘을 쏟았다.자녀들이 육체,정신적으로 건강하기만을 바랬는데 모두 잘자라주어서 더 바랄 것이 없단다.신이 주신 선물이라는 11세 막내 샤롯테는 부부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자녀를 키우는 데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창의력’이다.TV는 절대 못 보게 했다.어릴 때는 레고,인형,기차 등의 장남감을 갖고 놀게 했고,동화책을 읽어주며 상상력을 키우도록 했다. 피아노,미술 등 특별활동도 거의 안시켰다.둘째 아들만그 스스로 원했기 때문에 피아노를 가르쳤다.학교가 끝나면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 대화를 나누고 숙제를 한 다음 놀게 했다.고등학교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독일의 김나지움은오후 1시15분이면 모든 수업이 끝난다.그 긴 오후시간동안 놀기만 하냐고 물었더니 주로 동아리 활동을 한다고 했다. 한국 학생들은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 다니느라 바쁘다고하자 독일에는 학교 수업에 못 따라가는 경우에만 학원에간다고 전했다.낙제를 하거나 꼭 보충해야 할 것이 있는과목을 빼고는 학원의 도움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독일 교육의 장점을 말해달라고 부탁하자 이레네 여사는‘자율성’을 특징으로 꼽았다.스스로 선택해 원하는 것을 해야 즐겁게 잘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부모와 의견 충돌이 있을 수 있다.수공업과 중소기업이 발달한 독일은 자녀에게 가업(家業)을 물려주고자 하는 부모가 많다.하지만 자녀가 싫다고 하면 설득은 하지만 강요하지 않는다.만 10세 때 첫번째로 진로를 결정하는데 학생의 희망이 전적으로 반영된다. 이레네 여사도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강제로 막은 적이없다.큰 딸이 13세 때 친구들과 어울려 담배를 피웠다.딸을 불러다가 “밖에서 담배를 사다 피지 말고 내 것을 갖다 피워라.”고 말했더니(이레네 여사는 인터뷰 내내 담배를 피워대는 ‘골초’다.) 더이상 담배를 피지 않았다. 아들도 14세 때 맥주를 마신 일이 있었다.대사 부부는 아들에게 함께 맥주를 마시자고 하고 알코올 도수가 아주 높은 맥주를 주었다.아들은 마신 후 바로 테이블에 쓰러졌다.그 후론 성인이 될 때까지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아이들은 금지하면 호기심 때문에 더 하고 싶어합니다.아이들의 판단을 믿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돌려서 말하거나 행동하면 받아들이게 되죠.” 독일 학교에도 체벌이 있느냐는 질문에 “학생을 때리면교사를 고발할 수 있고 즉각 해고될 뿐만 아니라 형사법으로 처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한국에는 체벌이 교육적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교사도 있다고 했더니 “체벌 이외의 방법으로 학생을 통제하거나 권위를 세울 수 없는 교사는 무능력한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자식 자랑도 빠지지 않았다.맏딸이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학교를 다닐 때 반장을 맡았다.독일인을 싫어하는 오스트리아에서는 이례적인 ‘사건’이었다.아들은 9세 때 비엔나에서길거리에 나가 물건을 팔았다.대사는 “아마도그것이 경영학을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자녀를 3명이나 키운 부모로서 조언을 부탁했다.이레네여사는 “옆집에서 하니까 따라하는 식이 아닌 마음에서우러 나오는 교육을 하라.”고 말했다.사랑을 쏟으라는 말도 덧붙였다.폰 모르 대사는 “독일엔 ‘한 분야의 전문가이지만 나머지는 바보’라는 말이 있다.”면서 “폭넓은교양과 지식을 쌓은 후 자신의 분야에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독일, 초등졸업생 3분의1 직업교육. 독일 교육의 특징은 직업교육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이다.우수한 인력을 빨리 발견하고 확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반 교육기관과 직업 교육기관이 서로 오갈 수 있도록 문을 열고 있어 직업학교를 다니다가 인문계로 옮길수 있다.취업 후에도 다시 학교로 진학하거나 대학을 갈수 있다. 의무교육은 만 6세부터 18세까지다.공립학교의 학비는 전액 무료이며 학용품도 무상으로 지급되거나 빌려준다. 만 6세 때 초등학교에 들어가 4년 과정을 마치면 하우프트슐레(Hauptschule),레알슐레(Realschule),김나지움(Gymnasium) 등 3개 중등과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초등학생 졸업생의 3분의 1(95년 기준)은 하우프트슐레에 진학한다. 하우프트슐레는 직업교육의 기초를 닦는 과정.5∼6년의과정을 마치면 18세까지 직업학교(Berufsschule)를 다니게 된다. 레알슐레는 하우프트슐레와 김나지움의 중간과정으로 6년을 이수하면 직업전문학교(Berufsfachschule)나 전문고등학교(Fachoberschule)에 들어갈 수 있다. 직업교육은 독일의 최대 자랑거리.학교에서 이론을 배우고 기업에서 실습하는 이중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대기업은 직업교육 전문실습장과 작업장을 갖추고 있으며 중소기업은 작업현장에서 실습을 시킨다.다른 학교에 재학하고 있지 않은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의무적으로 직업학교에 다녀야 한다. 9년과정의 김나지움은 가장 심화된 학습을 하는 인문계과정이다.학년은 이수한 과목에 따라 정해지며,필수 과목을 제외하고는 자유로이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13학년을이수하고 아비투어(대학입학 자격시험)에 합격하면 대학입학 자격증을 받는다. 대학은 원칙적으로 원하는 사람은 모두 들어갈 수 있다. 대신 중도 탈락률이 높다.종합대학은 학생들에게 많은 선택권을 허용하기 때문에 필수 과목이 대부분 없다.학문과이론 중심의 연구로 진행된다. 김소연기자.
  • 물건에도 역사가 있다

    ▲물건의 세계사(지바현 역사교육자협 엮음). 역사란 것은 거창한 정치제도사나 사회경제사 속에만 있는것은 아니다. 우리가 매일 쓰는 사소한 물건들에도 나름대로 유서깊은 역사가 있으며 이 물건들이 세계사의 흐름에적지않은 역할을 한 경우도 많다. 예를들면 우리는 음식이 싱거울 때 별 생각없이 소금통을들어 소금을 치지만,이 소금이 고대에는 현대의 석유 못지않게 중요한 물건이었다. 소금을 얻기 위해 무수한 전쟁이일어났으며 그 한 고비마다 세계사의 흐름이 바뀌었다. 고대 로마병사들은 급여를 소금(salt)으로 받았는데 영어의샐러리(salary,급여)는 여기서 기원된 말이다. 이처럼 ‘물건의 세계사’(지바현 역사교육자협의회 세계사부 엮음,김은주 옮김,가람기획 펴냄)는 물건을 통해 인류 조상,특히 하층민중들의 생활 모습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여러 국가들간의 상호연계를 파악해 보자는 미시사적접근법을 취한 역사책이다. 다만 한 가지 사물을 본격적으로 파고 들어가기보다 다양한 대상을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학술서 이전에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인문서적 쪽에 가깝다고 하겠다. 책은 크게 6부로 구성된다.쌀과 소금,통조림으로 대표되는‘먹을거리’, 담배나 위스키, 설탕 등의 ‘기호식품’,다이아몬드,신발 등의 ‘장식품’,그리고 돈과 안식일,종 등으로 살펴 보는 ‘문화교류와 종교’,레바논삼과 석탄,석육,금,은으로 알아보는 ‘자연과 산업’,마지막으로 철포,독가스,원자폭탄 등 무기의 발달사를 짚어보는 ‘전쟁과평화’ 등.그밖에 각 장마다 1개씩 실린 칼럼들은 지엽적사실들의 암기식 역사교육 문제점을 지적하며 과정 파악을 통한 입체적 역사 구성의 필요성을 주장한다.또한 과학자마저도 역사나 정치와 동떨어져서는 살아갈 수 없었음을아인슈타인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며 역사를 아는 자만이진정한 전문가라고 강조한다.9000원. 신연숙기자yshin@
  • 전문대 졸업생 4년제大 편입 확대

    2003학년도 전문대 진학자 가운데 7000여명은 졸업한 뒤 지방 4년제 대학의 관련학과 3학년에 정원외로 편입할 수 있게 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6일 이같은 내용의 ‘2003학년도 전문대입학전형 기본계획’을 확정,발표했다. [4년제 대학 편입 확대] ‘대학 정원외 편입학 제도’가 신설됐다.따라서 전문대에 다니면서 4년제 대학의 연계교육 과정을 밟으면 대학의 관련학과 3학년에 정원외로 들어갈 수있다.정원외 편입 규모는 4년제 대학 입학정원의 3%,모집단위별로는 입학정원의 10%까지 허용된다. 수도권 인구집중을 막기 위해 수도권의 4년제 대학은 편입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산업대는 지역에 상관없이 편입생을 받을 수 있다. [대졸·전문대졸 정원외 특별전형] 취업난을 이유로 대졸 및 전문대 출신이 전문대에 다시 진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점을 고려,이들을 위한 정원외 특별전형의 문호를 넓혔다. 종전에는 입학정원의 10% 안에서만 정원외 모집이 허용됐으나 앞으로 정원 제한없이 모집할 수 있다.다만 대졸자들이집중 지원하는 보건의료 계열 및 유아교육과는 각각 입학정원의 20%와 10%범위 내로 묶었다. [시간제 등록제] 정규 학생으로 등록하기에는 시간적·경제적으로 어려운 주부 및 취약계층 등을 위해 학기마다 일반학생 취득학점 기준의 절반인 10학점을 딸 수 있도록 했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4년 만에 전문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 시간제 등록제는 97년 시범 도입된 뒤 지난해까지 서울보건대 등 6개 전문대에서 174명이 전문학사 학위를 받았다.현재 24개교에 716명이 재학 중이다. [실업계 고교생 우선 선발] 정원내 특별전형 중 실업계 고교 졸업생 선발전형과 일반계 고교 졸업자 가운데 직업교육 과정 이수자 전형이 확대된다. 국가기술 자격증 소지자 특별전형도 확대된다.교육부는 특별전형의 대상 및 자격 기준 등을 대학 특성과 지역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되 실업 교육의 진흥에 필요한 사항을 우선적으로 반영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산업체 경력자 특별전형] 산업체 근무 경력자를 대상으로하는 정원내 특별전형의 경우,자격기준이 되는 산업체 근무경력이 현행 1년6개월 이상에서 6개월 정도로 낮아진다. 또 산업체와 전문대가 계약을 통해 실시하는 산업체 위탁생 정원외 특별전형도 자격기준이 크게 완화됐다.행형 성적이우수한 교도소내 재소자도 산업체 위탁생에 포함,선발할 수있다. [복수지원 무제한 허용] 전문대 사이의 복수지원이나 4년제대학,산업대와의 복수지원이 무제한 허용된다. 모집시기는 4년제 대학과는 달리 기간의 제한이 없다.2003학년도 3월 학기 신입생은 오는 9월1일부터 내년 2월28일 사이에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해 시행한다. 박홍기기자 hkpark@
  • 교육/ 19일까지 8개학과 원서접수

    ■19일까지 8개학과 원서접수. 서울공연예술전문학교는 19일까지 실용음악과,순수음악과,연극영화과 등 8개학과 22개 전공별로 신입생 모집 원서를받는다.고등학교 졸업 학력이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수능과 내신성적은 반영하지 않으며 실기,면접으로 700명을 뽑는다.(02)3487-1810. ■영·유아 공부방 개설. 코리아닷컴(www.korea.com)은 유아 교육 전문 서비스인 ‘베베라인 영아·유아방’을 개설했다.인터넷으로 엄마와 아기가 함께 공부할 수 있다.생후 6개월∼만 3세를 대상으로하는 ‘영아방’과 만 3∼7세의 ‘유아방’으로 나눠,한글·영어·수학놀이를 가르친다.학습지도 제공한다.이용요금 1만4000원.
  • 학술원 회원 이기녕 박사 별세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인 이기녕(李基寧) 박사가 29일 오전8시 40분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88세. 고인은 경성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서울대와 인하대 교수를 역임했다.프랑스문화훈장(1964)과 국민훈장 동백장(1970)을 받았으며 ‘생화학’(1967)과 ‘유기화학’(1967) 등 많은 논저를 남겼다.유족으로 서울대 명예교수인 부인 모수미(牟壽美·76)씨와 장남 영무(英茂·61·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차남 웅무(雄茂·58·아주대 교수),딸 인혜(寅惠·64·미국 켄터키대 교수)씨가 있다.발인은 2월 1일 오전 8시.(02)760-2011.
  • 서울시 무료 고용촉진훈련생 2627명 모집

    서울시는 시민들의 생활보호와 직업안정을 위해 고용촉진훈련생 2627명을 모집한다. 모집기간은 18일부터 이달말까지 이며 훈련기간은 3개월부터 1년까지다. 훈련비용은 전액 시가 부담한다. 시는 이를 위해 29억 6500만원의 예산으로 시립직업전문학교를 비롯한 111개 훈련기관을 확보했다. 지원자격은 만 15∼65세의 서울 시민으로 실업자·비진학청소년·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모자보호대상자 등이다.단고용보험 납부 사업장 출신의 실업자는 제외된다. 훈련분야는 ▲자동차정비·건축목공·전기공사 등의 국가장려 우선선정분야 ▲조리·미용·제과제빵 등 서비스분야▲멀티미디어·애니메이션·웹마스터 등 정보통신분야 등이다. 참가자에게는 자격요건에 따라 월 5∼12만원의 교통비도지급된다.희망자는 고용촉진훈련등록표,수강신청서,과세증명서등를 구비해 거주지 동사무소나 구청 사회복지과에 신청하면 된다. 6321-4052. 이동구기자
  •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의미-문답풀이

    의·치의학전문대학원제는 고교 졸업후 의예과에 입학한뒤 본과에 올라가는 현행 체제에서 벗어나 의사를 희망하는 다양한 전공의 대학 졸업자들에게 길을 터놓았다. 전공에 얽매이지 않고 학부 성적이나 기초 학문의 이수등에 비중을 둬 응용학문 편중 현상을 상당 부분 해소할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재학 중에 관련공부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또 하나의 ‘입시전쟁’이우려된다.서울대를 비롯,일부 치·의대 교수들의 전문대학원제에 대한 반발도 강해 정착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의·치의학전문대학원제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모든 의·치대가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나=전환 여부와시기는 대학 자율이다.대학은 ▲‘의예과(2년)+본과(4년)’인 현행 체제를 유지하거나 ▲‘학사+4’인 전문대학원체제로 전환하거나 ▲현행 체제와 전문대학원 체제를 병행해도 된다.단 병행체제는 2009년까지만 허용되며 이후에는 어느 한가지를 정해야 한다. ◆현재 고교생이나 재수생이 의사가 되려면= 2003학년도에전문대학원 체제를 도입하는 대학에서는 의예과 신입생을모집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대학에 진학한 뒤 전문대학원준비를 해야 한다.또 전문학원제를 시행하지 않는 대학에는 종전처럼 지원할 수 있다. ◆의대가 아닌 다른 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이 의사가 되려면=현재 학과를 졸업,학사학위를 딴 뒤 전문대학원에 응시하면 된다.하지만 대학별로 화학·생물·수학 등 선수(先受)과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의학교육입문시험(MEET)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모집 요강을 미리 챙겨 준비해야 한다.기존의 의대에 학사 편입학할 수도 있다. ◆2002학년도 의예과에 합격했는데 대학에서 전문대학원제를 도입하면 어떻게 되나=현행 ‘예과(2년)+본과(4년)’체제로 졸업하면 된다.희망에 따라 전문대학원에 진학해 의무(醫務)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을 수도 있다. ◆전문대학원 신입생은 언제 뽑나=내년부터 전환하는 대학은 내년에 의예과를 폐지한 뒤 2005학년도에 첫 신입생을뽑는다. ◆나이 제한은 있나=원칙적으로 없지만 대학에 따라 제한을 둘 가능성이 크다.◆전문대 출신도 진학할 수 있나=없다.4년제 대학에 편입해서 학사 학위를 따면 가능하다.방송통신대나 학점은행제를 통해 4년제 학사학위를 받아도 된다. ◆의·치의학교육입문시험(MEET 또는 DEET)은 어떻게 치르나=MEET(또는 DEET)는 의사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자질을검증하기 위한 적성시험이다.대학 교육의 이수 연한이나취득 학점,전공에 관계없이 응시할 수 있다.시험은 절대평가 방식이다. 전문대학원제를 도입한 대학들이 공동으로 위원회를 만들어 시험 과목과 운영 방식을 정한다.토플이나 토익처럼 여러 차례 응시해 좋은 점수를 사용하거나 여러가지 방식의시험을 칠 수 있다.대학마다 특정 방식의 MEET성적을 요구할 수 있다. ◆전문대학원의 정원은=기존 의예과 정원을 그대로 넘겨받는다.대학은 전환 이후 의예과 폐지에 따른 수업료의 결손을 줄이기 위해 의예과 정원의 50%까지 다른 학과(부)에서 뽑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의대와 전문대학원제를 병행하는 대학은 전문대학원 정원이 50% 이상이어야 한다. 박홍기 김재천기자 hkpark@
  • 230조 기금관리 ‘자물쇠 채운다’

    기획예산처는 14일 현재 230조원 규모로 과잉팽창된 기금의 규모를 축소한다는 방침에 따라 기금구조조정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기금운용계획을 수립하는 한편,기금관리기본법 개정에 맞춰 기금운용계획 수립단계에서 정부예산에 준하는 엄격한 재정규율을 적용하고,기금관리 및 운용에 관한구체적인 규율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획예산처는 이에 따라 기금이 투입되는 500억원 이상의 신규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예산과 마찬가지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해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특히 새만금·영산강 등 대규모 간척사업과 직업전문학교 건립 등 사업기간이 2년 이상이고 일정규모(건축 200억원,토목 500억원) 이상인 기금사업은 사업 규모별로총사업비를 책정,이를 초과하게 되는 경우 특별 심사하고책임을 묻는 등 예산과 마찬가지로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기금 지출규모를 조정해 기금수입의 일부인 부담금이나 재정지원 등 국민부담을 최소화하고 자산유동화 등을통해 자체수입을 늘려 내년에도 기금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키로 했다. 기금의 소관부처에서 운용계획을 임의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통제를 강화하고 여유자금 운용과 관련,각 기금별로 월별 자금수급계획 및 실적을 제출토록 할 방침이다.이와함께 경기대응 효과가 있는 20개 사업성 기금은 사업비 23조원 중 53.9%인 12조4,000억원을 상반기 중 조기집행토록할 계획이다. 작년 기금운용 규모는 모두 231조원으로 정부예산 105조원의 2.2배에 달한다. 함혜리기자 lotus@
  • 소득 불성실신고땐 세무조사

    국세청은 성형외과·안과·치과 등 비보험진료 비중이 높은 병·의원과 입시·유아영어학원,유명 연예인이 수입금액 신고를 성실하게 하지 않을 경우 세무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14일 ‘2000년 부가가치세 면세사업자 귀속 사업장 현황신고안내’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세청 우선 비보험 진료비중이 높은 병·의원과 연예인등 성실신고 취약분야 사업자 10만여명에 대해 이달 31일까지 사업장 현황신고를 받은 뒤,오는 5월말 이들의 소득세 신고사항을 종합적으로 분석,불성실 신고가 적발되면엄정 대처할 계획이다.특히 병·의원의 경우 의약분업 실시 이후 수입금액이 늘고 이로 인해 소득세 부담이 커짐에 따라 이를 피할 목적으로 가공경비 계산 등의 불·편법회계처리를 했는지 철저히 가려내기로 했다.과외교습 자율화에 따라 성업중인 입시학원과 고액 유아영어학원 등에대해서는 수강인원·수강료·교재비 등 항목별 수입금액을 파악하고 신용카드 결제금액,지로사용 내역 등을 전산분석해 불성실 신고혐의자를 가려낼 방침이다.유명 연예인의의상비 등 지출경비의 과다계상과 매니저에 대한 원천징수 신고누락도 검증할 계획이다. 이달말까지 사업장 현황을 관할세무서에 신고해야 할 대상은 ▲의사·한의사·연예인 등 전문직종 5만명 ▲입시학원·자동차운전전문학원 등 학원사업자 5만명 ▲축산·수산업과 농·축·수산물 도소매업자 17만명 ▲국민주택규모이하 건설업,서비스업 15만명 등 모두 42만명이다. 육철수기자 ycs@
  • 뒤틀린 ‘교육 특구’ 강남/ (상)사교육 실태·문제점

    서울 강남구 대치동은 ‘교육 특구’로 불린다.수도권을비롯,전국의 학부모들이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갖춘 대치동에 진입하기 위해 앞다퉈 이삿짐을 챙긴다고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부추기면서 비롯됐던 최근의 집값 파동에서 보듯 이곳은 교육에 관한 한 모든 문제가 한데 어우러진 심장부이다.유치원이나 초·중·고교생을 둔 학부모들은 물론,신혼 부부들도 ‘평당 2,000만원’이라는 집값에도 불구하고 2세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가고싶어 하는 곳이기도 하다.교육 특구라는 명칭에 걸맞게 소그룹과외가 주류를 이루는 보습학원과 입시학원 등 사교육기관이 무려 160여개나 들어서 있다.학부모들은 단 1분이라도 자녀들을학원으로 내몰지 않으면 안심이 되지 않는다.학생들도 학원에 가지 않으면 친구를 사귈 수 없다.학부모,특히 어머니들은 자녀들을 학원에 실어 나르는 ‘마을버스 운전기사’로 전락했다.옆집 아이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대치동 학부모들이 털어놓는 자녀 교육 실상과 대안을 2회에 걸친 시리즈로 게재한다. ■중학생 부모 경험담.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사는 주부 S씨(41)는 이틀에 한 번 반드시 통화를 하는 사람이 있다.미국에서 공부하는 큰아들 현준이(16·가명)이다.벌써 1년 반째다.현재 미국 사립학교에서 8학년에 다니고 있는 현준이는 다행히 미국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 유학을 결정한 것은 현준이가 중학교에 입학한 지 한 학기도 지나지 않을 때였다.서울 일원동에 살면서 대치동 학원에 다녔던 현준이는 숨막히는 공부에 몸서리를 쳤다.초등학교 때만 해도 남들만큼 사교육을 시키지는 않았다.4학년부터 영어를 시작했을 뿐이다.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수학은 전문학원에 보내고 암기과목은 돈을 아끼기 위해 중학교 참고서를 구해 S씨가 직접가르쳤다.하지만 중학교에 입학하자 사정은 달라졌다.국영수는 물론 미술과 음악,체육까지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 틈바구니에서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결국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스파르타 식으로 전 과목을 가르친다는 유명 학원에 등록했다. “아이가 견디지 못하더군요.자정이 넘겨서야 집에 돌아오는 학원 생활때문에 심하게 앓았습니다.한 달도 안돼얼굴이 누렇게 뜨고 잠자면서 헛소리까지 하는 아이를 보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S씨는 당시를 돌이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학을 포기하면 학교 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을텐데’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성적표가 나오거나 다른 아이들얘기를 들으면 ‘언제 그 얘기 했나’ 할 정도로 현실로돌아오곤 했습니다.유학은 그런 갈등이 끊임없이 계속되다가 내린 결론이었지요.이런 식으로 계속 가르칠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는 사업가가 꿈인 현준이가 미국에서 좀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면서 여유있게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대치동으로 이사갈 생각도 했지만 현준이가 떠난 뒤에는 생각이 달라졌다.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 현민이(12·여·가명)는 워낙 학원을 싫어하는데다 현준이 때와는 달리 과도한 교육열 속에서 처신하는 노하우도 어느 정도 터득했기 때문이다.“첫째 아이를 기를 때는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시행착오를 거치지요.둘째를 기르면서 ‘대학 못가도 아이 팔자(八字)’라는 생각이 들자 오히려 아이 스스로 더 잘하더라구요.” 그는 ‘대치동 열풍’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을 이렇게말했다. “대치동이 다른 곳보다 교육여건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요.하지만 부모가 주관이 없다면 주변 분위기에 휩쓸릴 수 밖에 없습니다.주관대로 하기도 어렵지요.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대치동으로 간다고 끝은 아닙니다.경제사정이 교육을 좌우하는 환경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김재천기자 patrick@ ■숨막히는 주변환경. “대치동 엄마들은 모두 ‘마을버스 운전사’입니다.” 대치동에 사는 주부 A씨(41)는 대치동 학부모들의 처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매일 자녀들을 학원까지 자가용으로 실어나른다는 말이다.학원 셔틀버스가 있지만 시간을 아끼기 위해 엄마들은 돌아가며 가까운 곳에 사는 아이들 몇몇을 모아 직접 태워주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엄마들의 ‘치맛바람’에 A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A씨가 이곳에 산지는 8년째다. “지난해였습니다.초등학교 6학년인 큰 애가 독서토론 과외를 했지요.‘먼나라 이웃나라’라는 책을 읽고 독후감도 쓰고 토론하는 과외였습니다.책 한 권을 읽으면 직접 경험해야 한다며 책에 나온 국가로 여행을 떠난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공무원인 남편의 월급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떠나기 한 달 전에 슬그머니 팀을 빠졌습니다.아이에게 상처주기 싫어서였지요.” 그의 아이들은 체육과외도 받고 있다.이 곳에서 ‘주말체육’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체육과외는 주말에 아이들끼리 모여 노는 일종의 ‘노는 과외’다.“주중에는 학원에 다니느라 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과외지요.주말체육 과외에 참가하지 않으면 함께 놀 친구들도 없다며 울며 졸라대는 아이의 성화에 못이겨서 하고 있습니다.” 촌지 문제는 그의 또다른 고민거리다.“7년 전 처음 이곳에 이사와서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였습니다.학기 초 학부모총회를 한다고 해서 찾아갔더니 담임선생님이 하는 말이 기가 막혔습니다.‘다른 엄마들이 얘기 안해주더냐.지방에서 와서 잘 모를 거다.학교에 찾아오기 어려우면 집으로 와도 된다’며 집 주소를 적어 슬쩍 주머니에넣어주더군요.학기초와 말,명절 등 ‘때’가 되면 주는 촌지가 연간 60만원이었는데 이 정도면 최소 수준이라고 하더군요.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요즘에는 아예 촌지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요즘 두 아들은 그에게 이사가자고 조른다.아빠를 따라지방으로 1년간 전학갔다 온 이후 바뀐 모습이다.도저히이 곳은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었다.“자기밖에 모르고 오직 경쟁만이 있는 이 곳이 싫다고 하더라구요. 아이들과 생각은 같지만 다른 곳으로 이사가지 못하는 이유는 미련 때문입니다.이러다가 아이들을 망치겠다는 걱정이 앞서다가도 ‘혹시 이 곳에 있으면 상위권 대학은 갈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놈의 미련 말입니다.”김재천기자. ■대학생이 본 대치동. K씨(21)는 대치동에서 13년째 살고 있다.K대 의예과 2학년인 그는 요즘 대치동을 바라보는 친구들의 냉소적인 눈길이 못마땅하기만 하다.‘돈 많고,옷 잘 입고,고액 과외많이 받아 대학 들어온 애’로 매도당하는게싫다. 그도 역시 학원도 다니고 과외 공부도 했지만 공부는 스스로 했다고 자부한다.가정 형편도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넉넉하지도 않다.“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치동’ 아이들은 모두 공부를 잘 하다고 착각하고 있어요.가까운 곳에 다양한 학원이 많아 편리한 것은 사실입니다.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대다수의 아이들은 학원을 친구를 만나는‘사교의 장’ 쯤으로 생각합니다.매일 학원에 아이들을열심히 실어나르는 엄마들이 불쌍하지요.” 대치동에서도 남들에게 지지 않게 과외공부를 시킨 한 학부모가 요즘 코가 쑥 빠졌단다.올해 입시에서 지방대 원서 내려고 전국으로 뛰어다니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더라는 것이었다. “이 곳에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이 많이 모여있는 것은 사실이지요.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아요.초등학교 동창회에나가면 명문대에 들어간 친구들은 많지 않습니다.일부는서울 지역 대학에 들어가고 나머지는 거의 재수합니다.엄청난 돈을 투자했는데 지방대는 자존심이 상해 갈 수 없다는 이유죠.그런 현상은 이곳 토박이보다는 이사온 사람들이 더 심합니다.모든 걸 희생해서 이곳으로 왔는데 뭔가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공부를 잘하는 것은 본인의 의지 때문이지 과외를 하느냐,안하느냐 때문이아닙니다.” ‘대치동 사교육’은 어른들의 욕심의 산물일 뿐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어느 강사가 일류대학에 학생들을 많이 보냈다고 하면 가리지 않고 찾아 다니는 학부모들 때문에 학원과 강사가 이곳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학부모들은 ‘누구의 강의를 들은 아이들이 몇 명 붙었다’는 식의 소문이 돌면 앞뒤 안가리고 그 강사만 찾을 정도로 극성을 부린다는 것이다.대치동 출신인 그도 “그런 부모들을 보면정말 답답하다”고 했다. 부모들의 극성만큼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다며그는 이곳에서 꽤 알려진 S강사의 수업시간 얘기를 했다. “강의를 제대로 듣는 아이들은 맨 앞 3줄에 앉은 학생들 뿐입니다.나머지는 중간에 빠져나가 놀고,수업도 듣는 둥 마는 둥 합니다.강사는 아이들에게 관심도 없습니다.학원료만 꼬박꼬박 받으면 그만이죠.한 반에 3분의2는 들러리선다고 보면 됩니다.부모들은 아이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거라고 믿겠죠….”
  • 에듀토피아/ ‘외국어고 열풍’ 다시 분다

    외국어고 바람이 거세다.한때 내신 불이익으로 자퇴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지만,지난해부터 대학 수시모집에서 주요 대학들이 사실상 고교등급제를 도입하면서 외고에 수험생들의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일부 학생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외고에 입학하기 위해 학원에 다니는 등 과열 현상이나타나고 있다. 외고 입시학원의 열기는 대입학원 못지 않다.학생수가 200∼300명인 전문학원만 서울에서 20여곳.최근엔 중간 규모 이상의 학원이 모두 특목고 대비반을 두고 있다.대형 학원은 중3 위주로 운영되지만 중1,중2반을 두고 있는 학원도 많다. 학생들은 외고 입시학원에 들어갈 때부터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내신 5∼10%이내에 들어야 하고 시험도 치른다.학원에 따라 경쟁률이 최고 6대1을 넘는다. 일부 인기 학원에는 지방 학생이 10∼15%를 차지한다.방학때는 근처에서 하숙을 하면서 수강을 하고,학기 중에는 온라인 수업을 받는다.입시 한달을 남겨두고는 먼 길을 마다않고 일요일마다 올라와 학원으로 향한다.재수를 하는 학생도있다.서울 중계동 토피아학원 김석환 원장은 “미국에서 1년어학연수를 하고 다시 시험을 본 학생도 있었다”면서 “최근 재수를 문의하는 학부모가 많이 늘었다”고 귀띔했다. 부정적인 목소리도 많다.지난해 외고 합격률49.5%를 기록한 서울 H학원 장신익 입시본부장은 “중2 때까지 공부를 해보고 내신 성적이 좋으면 겨울방학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외고를 명문대를 가기 위한 중간다리쯤으로 생각했다가 입학한 뒤 적응을 못하는 학생들도 많다.한 반에 3∼4명은 1학년을 다니다가 휴학이나 자퇴를 한다.대일외고 진학 담당 김대용 교사는 “일반 학교가 싫어서 온다면 실패한다”면서“외국어를 좋아하고 기본을 닦았다면 외고로 진학해라”고충고했다.서울외고 강병재 교사는 “일반계로 전학해도 내신 때문에 왔다고 집단 따돌림을 받는다”면서 “처음부터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고 신입생 모집에는 지필고사가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하지만 지난해 모든 외고가 국어,수학 등의 지필고사를 실시,서울시교육청의 징계를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장학사 입회 하에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내신과 영어듣기 이외에는 지필고사는 물론이고 심층면접 형태로도 교과과목 시험은 금지된다.이번에도 어길경우 더 강력한 징계를 할 방침이다. 학생,학부모,학원 관계자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서울 쌍문동 J학원 원장은 “지난해처럼 비중이 크지는 않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수학 시험은 볼 것”이라면서 “학원에서계속 영어 독해와 수학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대형서점에서는 특목고 입시 코너를 따로 두고 여전히 외고기출문제를 수록한 국어,영어,수학,과학 문제집을 판매한다. 서점을 찾은 학부모 K모씨(서울 청담동)는 “신입생 전형요강이 좀 더 빨리 나오면 안되냐”고 불만스러워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대원외고 2년 이정인양 “”자유롭게 공부할수 있어 좋아””. “불어,영어,일어 3개 국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지난해 대원외고에 불어 전공으로 입학해 유학반에서 1년을보낸 이정인양(16)은 여성CEO가 꿈이다. “외고에 다니면서 가장 좋은 점은 자유롭게 열심히 공부할수 있다는 점이죠. 다 알아서 하니까 학생들에 대한 제약이적어요.” 이양의 일주일은 바쁘다.요즘은 방학이라 늦잠을 자기도 하지만 학기 중에는 오전 6시에 일어나 스쿨버스에 몸을 싣는다.8시 20분까지 자습을 하고,오후 6시까지 빡빡하게 짜인수업을 듣고,다시 오후 9시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를 한다. 학교가 끝나면 집이나 근처 독서실에서 새벽 2시까지 SAT시험의 기본이 되는 단어를 70개씩 외운다.최근엔 영어 에세이를 쓰는 연습도 시작했다.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힘든 공부의 연속이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이 방학,주말 할 것 없이 입시학원에 다니는 데 비해 이양의 생활은 다양한 체험들로 채워진다.토요일에는 3시간 동안 재활원에서 공부를 가르치고 원생들과 같이 놀아준다.봉사활동은 미국 대학 입학의 필수.클래식 기타도 매주 1시간씩 배우고 틈틈이 연습을 하면서 재미를 붙였다. 이양은 학교 축제 때 캉캉춤을 공연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남는다.한달동안 다리에 멍이 들 정도로 연습했다. “외고라고 입시공부만 하는 것은 아니예요.놀 땐 화끈하게놀고 공부할 때는 정말 열심히 합니다.” 외고를 마치 대학관문을 뚫기 위한 ‘입시학원’처럼 생각한 것은 잘못인 것 같았다. 김소연기자. ■외고 입시준비 어떻게. 외고 입시 일반전형의 두 축은 내신과 영어듣기다.올해는국어,수학 시험이 없어질 가능성이 크고 내신은 어느 정도비슷하기 때문에 영어 듣기가 합격을 좌우할 전망이다. 영어 듣기는 수능시험 외국어 영역의 듣기평가 수준으로 출제된다.수능 모의고사 문제집이나 시중에 나와 있는 외고 준비용 교재로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좋다.문제 유형이 다르기때문에 토플,토익 듣기는 별 도움이 안된다. 특히 올해는 생활영어 중심의 L/C보다 장문 독해를 듣고 뜻을 알아내는 R/C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내신은 중2부터 반영된다.가중치를 두는 국어,영어,수학,과학에 중점을 두면서 전체적인 성적을 상위 7∼10%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특히 자신의 내신성적을 파악,학교별 전형 특성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중요하다.대원외고는 내신 비중이 가장 적고,한영·명덕외고도 적은 편이다.반면에 서울·대일외고는 내신 비중이 크다. 특별전형은 학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경시대회 입상자나토플,토익 성적 우수자,외국어 특기자 등을 최고 3분의 1까지 선발한다.
  • 월드컵 노사평화선언 추진

    월드컵 대회(5월31일∼6월30일)가 열리는 한달 동안 노사분규가 없는 ‘노사 평화선언’이 추진된다. 또 우리나라에 진출하는 외국의 첨단 물류업체나 고도기술전문학원에 세금감면 혜택이 주어지며, 싱가포르·홍콩에있는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지역본부를 한국으로 유치하는작업도 본격화된다.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9일 대한매일과의 신년인터뷰에서 “월드컵 대회 기간중 노사분규를 일시 중단하는 노사 평화선언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진 부총리는 이미 노동계 등에 노사 평화선언 방침을 전달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 부총리는 “올해는 희망과 도약의 발판을 다질 수 있는해가 돼야 한다”면서 “재정·금융정책으로 경제체력을 되찾으면 하반기에 경제가 회복되고 내년에는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싱가포르·홍콩 등에 있는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지역본부를 한국으로 유치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다음달까지 제프리 존스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장으로부터다국적기업 아시아지역본부의한국 이전 청사진을 제출받아건의사항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진 부총리는 이어 “대우자동차-GM,하이닉스반도체-마이크론,AIG-현대투신 등의 협상이 마무리되는 시한을 못박기는어렵지만 곧 가닥이 잡힐 것”이라며 “그러나 헐값 매각은절대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재경부는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투자 등에 대한조세감면 규정’을 개정해 외국인투자 기업 조세감면 범위를 지금의 534개 업종(또는 기술)에서 578개로 늘리기로 했다.오는 14일부터 시행된다. 박정현 김태균기자 jhpark@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희망을 일구며…

    또다시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밀레니엄이라 해서 들떴던 기억이 어제 같은데 어느덧 2년이라는 세월이지났다.지난 2년은 새로운 세기에 대한 희망도 많았지만겨울의 찬바람만큼이나 매서운 실업의 고통과 생계의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도 많았다. 해는 바뀌었지만 실업문제는 지난 2년과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다.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희망에 차 대학에 진학했는데 대학을 졸업하니 일자리가없어 방황하는 젊은이들….그들이 겪는 좌절과 아픔은 본인이 아니면 헤아리기가 힘들 것이다. 정부에서는 공공근로,직업훈련,인턴제 등 다양한 실업대책을 개발하여 집행해 왔지만 실업상태에 있는 개개인들의 어려움을 덜어 줄 수 있는 정책의 개발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이런 이유로 나는 오래 전부터 정책 담당자들이바쁘더라도 현실성 있는 정책개발을 위해서는 책상을 벗어나 현장에 다가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난 12월 나는 많은 민생현장을 방문했다.실업자의 아픔을 체감하고 이들에게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현장에서 느끼기 위해서였다.공공근로 현장,일일취업알선센터,직업훈련 현장 등을 방문하면서 나에게 맡겨진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실업의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일구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도 목격했다. 지난해 12월18일 실내디자인,CAD,이·미용 기술을 가르치는 서울직업전문학교를 방문했다.1층에는 훈련생들이 느낀 실업의 아픔이 알알이 밴 작품이 전시돼 있었다.절망을딛고 새로운 희망을 위하여 힘을 비축하는 사람들….비록차가운 겨울 바람이 창문을 스치고 있고,구조조정으로 실직의 아픔을 겪었지만 이들이 일구는 희망이 언젠가는 결실을 보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였다. 최근 나는 간부회의나 기관장회의 등에서 정책 담당자들이 현장을 발로 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누차 강조하고 있다.정책개발을 하는 데는 차가운 이성이 필요하다.그러나 실업대책,노사문제를 담당하는 노동부 직원들은 근로자에 대한 이해와 따뜻한 가슴이 있어야 한다.이것은 책상에 앉아서 얻을 수 없는 것이다.현장에서 실업자들의 삶과 애환을보고,그들과 몇 마디라도 대화를 나눠 봐야 머리로 만든 정책에 생명력이 불어 넣어지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해를 맞아 나는 그동안 손길이 미치지 못했던 이곳 저곳을 방문할 계획이다.그곳에서 실업자의 아픔을 같이하고 그들이 일구는 희망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것이다.올 한해는 보다 많은 사람이 실업이라는 무거운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희망을 일구게 되기를바라면서. 유용태 노동부장관.
  • 새 수능이 몰고올 파장/ 특목고 선호 높아질듯

    수능시험이 2005학년도부터 수험생들이 희망 영역을 선택해 응시할 수 있는 ‘맞춤형’으로 개편됨에 따라 학원가가 새로운 생존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아울러 심화선택 과목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특정 영역에 중점을 두고 심층적으로 공부하는 과학고,외국어고 등특목고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맞춤형 학원’부상=입시학원들은 개편안이 발표되자“수험생들이 대학별 반영 영역에 따라 선택과목을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종합반’은 퇴조하고 특정 대학과 학과지망생들을 위해 특정 과목을 전문으로 강의하는 단과반중심의 ‘맞춤형’학원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성학원의 한 관계자는 “공교육이 다양한 교과목을 심층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지 못해 학원과 과외 등 사교육 의존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입시제도의 변경으로 재수 기피 현상이 나타나 재수생 중심의 종합반 형태 학원의 인기도 시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새 수능체제에서는 대학과 학과별 반영 영역이 모두 다르고 수능 총점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학원들이 입시철마다 작성해 진학 참고자료로 활용해왔던 ‘배치표’도사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학원 운영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대부분의 대학들이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을 기본으로 하면서 계열별로 사회탐구/과학탐구 영역의 과목을 ‘공통 분모’적으로 선택하는 방식을 취하면 현 수능 체제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재학생 전문학원은 고교 1년생들의 학생부성적을 관리해주는 ‘내신 체제’와 고교 2,3학년을 대상으로 한 ‘수능 체제’로 이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목고 열풍 불까=학원 관계자들은 “대학들이 수능 이외에 다양한 전형들을 개발하거나 수능 시험 난이도가 더높아질 경우 특목고 학생들이 유리할 가능성이 있다”고예상했다. 서울외고 진학담당 강병재교사는 “대학에서 전공과 연계된 과목에 가중치를 많이 둔다면 특목고 학생이 유리하다”고 점쳤다.한성과학고 3학년부장 최정덕교사도 “일반고보다 학습시설이 잘 갖춰진 특목고가 선택과목에 대한 심화학습을 더 잘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이사는 “대학에서 특정 과목을 어떤 식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사정이 달라지기 때문에 대학별 수능 반영안이 발표된 후에야 명암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윤주 김소연기자 rara@
  • 춘향이가 담배를 피운다?

    ◆춘향전-성현경 옮김/열림원 펴냄. 여인의 절개와 신의,사필귀정 등 인간사의 편린과 해학을고루 담고 있는 ‘춘향전’.다양한 해석,각색을 거친 소설과 영화가 쏟아졌지만 여전히 얼마든지 색다른 시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고전작품이다. 그런 차원에서 열림원이 펴낸 ‘춘향전’(성현경 풀이·옮김)은 독특한 맛과 재미를 함께 건질 수 있는 또다른 춘향전으로 눈길을 끈다. 우선 백여 종이 넘는 여러 이본(異本)가운데 ‘이고본(李古本)’을 택한 점이 파격의 재미를 안겨준다. ‘이고본’ 춘향전이란 ‘조선문학사'(1948·조선문학사)를서술한 국문학자 이명선이 1940년 ‘문장’ 지에 발표한 것으로 흔히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춘향전’으로 불린다. 정본의 춘향전이 양반 서얼 출신의 춘향을 열녀로 인상지우는 것과는 달리 기생 명부에 오른 춘향이 방자에게 음담패설로 대꾸하고 담배를 피우는가 하면 이 도령에게 포악을 부리기도 한다. 종말도 이 도령의 소실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임금의 윤허를받아 정실부인으로 승격되는 차이점을보인다. 책은 이처럼 튀는 춘향의 모습과 함께 이 도령이 방자에게농락당하고 어사또가 농민에게 박대당하는 등 신분체계를 뛰어넘는 해학이 곳곳에 담겨있다. 책의 또다른 특징은 풍속화와 민화 등 옛그림을 삽화격으로 곁들인 점이다.민중의 솔직한 생활 모습,특히 남녀 관계의생생한 묘사로 도화서에서 쫓겨난 혜원 신윤복을 비롯해 김홍도,정선,김윤보,김득신의 골계미와 해학이 넘치는 풍속화·민화 24컷이 소설의 재미를 한껏 배가시킨다. 책 말미에 주석을 단 원본을 함께 실어 고전문학 연구자들이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한국고소설학회와 판소리학회 회장을 지낸 역자 성현경 교수가 책의 출간을 보지 못하고 석달 전 타계,안타까움이 남는 책이기도 하다.1만2,000원. 김성호기자 ki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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