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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제·북한군도 꺾지 못한 ‘백골할머니’/안보강연 5000번째 오금손씨

    “나라 잃은 설움과 동족상잔의 비극을 직접 겪으면서 내가 설 자리와 내 나라가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광복군을 거쳐 한국전쟁 당시 국군간호장교로 활약하다 총상을 입고 23세 때 전역한 오금손(73·대전 중구 산성동) 할머니는 지난 42년 동안 전국의 군부대와 학교를 돌며 무려 5000차례나 ‘전쟁강연’을 해오고 있다. 중국에서 광복군으로 활동 중 일본군의 포로가 되어 사망한 오수암씨의 외동딸인 오 할머니는 생후 일주일만에 어머니 역시 일본군에 의해 잃어 생면부지의 중국인 가정에서 자랐다. 오 할머니는 13세이던 1943년 집을 나와 광복군에 지원했다.해방을 맞아 귀국한 오 할머니는 개성간호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개성도립병원 간호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한국전쟁 발발과 동시에 백골부대 간호장교로 자진입대한 오 할머니는 지난 52년 4월 인민군 포로로 붙잡혀 치아와 손톱,발톱을 모두 뽑히는 혹독한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아군 폭격으로 혼란한 틈을 타 탈출한 오 할머니는 큰 부상을 입은 채 강원도 화천 파로호 부근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던 중공군 시체더미에서 열흘간 생명의 끈을 유지했다. “새까만 물체가 있어 나무조각인 줄 알고 앉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불에 탄 시체더군요.전쟁의 잔혹한 참상이었지요.” 지난 53년 정전과 함께 2계급 특진(대위)하면서 전역한 오 할머니가 또다시 군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8년의 세월이 흐른 뒤인 61년.서로 싸우던 군인들 앞에서 1시간 동안 일장 연설을 하던 모습을 본 소대장이 강연을 해달라고 요청한 게 계기가 됐다. 현재 상이군경회 대전지부 강사로 활동 중인 오 할머니는 사흘에 한 번꼴로 전국을 누비며 군부대와 중·고·대학에서 ‘호국강연’을 해왔다.주로 전방 백골부대를 찾아 손수 준비한 음식을 장병들에게 나눠주곤 해 ‘백골 할머니’로 불리는 오 할머니는 14일 자신의 ‘모부대’인 백골부대에서 5000번째 강연을 가졌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학력경시대회 난립‘인증제’도입 할때

    학력경시대회 준비에 따른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학력경시대회 인증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학생들의 영재성과 숨겨진 능력을 발굴,지식정보화 사회에 맞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각종 경시대회 수상 성적이 대학별 특별전형 자료로 활용되면서 수백개의 대회가 난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7일 인증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여는 등 각계의 의견을 듣고 있다. 학력경시대회가 사교육비를 가중시키는 ‘주범’으로 전락한 것은 지난 98년 교육부가 발표한 ‘200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선안’이 계기가 됐다.대입 전형의 다양화를 통해 특정 분야 우수자도 쉽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이에 따라 각 대학들은 특별전형을 통해 경시대회 수상자를 무시험 전형으로 선발하거나 가산점을 줬다. 문제는 대입을 위해 초등학생 때부터 각종 경시대회 준비에 매달리면서 선행학습과 사교육 열풍을 조장한다는 점이다.현재 ‘사교육 1번지’로 통하는 서울 대치동의 경우 경시대회 전문학원만 50여곳이 난립하고 있다. 학력경시대회의 개최 건수도 크게 늘었다.93년 이전에는 38개에 불과했던 학력경시대회는 96∼98년 62개,99년 127개,2000년 921개,2001년 765개로 1000건을 육박하고 있다.매일 2개 이상의 학력경시대회가 열리는 셈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 2000년 학부모와 교사,입시 관계자 등 총 38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대회 난립’이 26.9%를 차지,경시대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이어 ‘상업성으로 변질’(24.4%)과 ‘특정 영역에 치중’(21.5%)이 뒤를 이었으며,‘대회의 질 저하’(18.0%),‘수상 결과의 차등적 반영’(9.2%) 순이었다. 이처럼 경시대회가 난립하고 있지만 그 활용도는 극히 낮다.7일 열린 토론회에 주제발표에 나선 대교협 이영호 선임연구원은 “지난 2000년 학력경시대회 응시자 수는 21만 7474명에 이르지만 같은 해 특별전형 합격자는 839명으로 경시대회 응시자의 0.38%만이 특별전형으로 진학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열린토론회에서는 이같은 폐단을 막기 위한 인증제 도입 방안이 거론됐다.학력경시대회 인증제는 공공기관이 각종 경시대회 주관 단체나 기관의 신청을 받아 일정 기준 이상의 자격을 갖춘 대회에 한해 인증을 해주는 제도다.지난 99년 대교협이 ‘학교 교육과정 정상화를 위한 대학입학 특별전형 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인증제와 유사한 등록심의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 연구원은 “학력경시대회 인증은 경시대회의 권위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제도적 대안으로,사교육비 지출의 원인 제거 차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면서 “최소한 경시대회 등록제라도 빠른 시일 안에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토론자로 나선 엄기형 전 민주당 교육정책 자문위원은 “대학에서 실시하는 경시대회의 경우 사전·사후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인증제 도입을 지지했다. 이석렬 남서울대 교수는 “인증의 개념을 경시대회를 수행하고 있는 기관들의 종류와 범위를 명료하게 하는 것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경시대회 성적의 활용과 학부모 선택이 확대된다는 차원에서 인증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신순용 위원장은 “경시대회를 합리적으로 운영할 관리 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교육적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인증제 도입은 바람직하지만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피부성형’ 갈수록 감쪽같네

    바캉스철인 여름은 피부노화가 문제되는 계절이기도 하다.자외선으로 잔주름의 골이 깊어지고 피부가 각종 트러블로 몸살을 앓기 때문이다.그런 가운데 피부성형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주사요법은 더욱 발전하고 있고 수술요법에다 레이저 치료술까지 가세하고 있다. ●주사요법 가장 일반적인 보톡스는 보툴리늄 독소를 주사,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억제해 주름 제거효과를 얻는다.눈자위나 이마,미간의 잔주름을 적절하게 펴주나 효과가 4∼5개월로 한시적이며 입가의 주름이나 코옆의 팔자주름,뺨 등의 늘어진 주름에는 효과가 없다.또 독소이기 때문에 많은 양을 사용할 경우 신경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레스틸렌은 피부 진피를 구성하는 히알루론산을 안정화한 주사제로, 자신보다 200배 이상 큰 물분자를 끌어당기는 특성이 있어 수분이 피부에 오래 머물게 하는 효과가 있다.적용 범위도 보톡스보다 넓어 코나 입가의 깊은 주름에 효과적이다.시술 방법이 간단하고 빨리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약효 지속기간이 4∼6개월로 짧다. 아테콜은 콜라겐 성분의 미립자를 주름 부위에 주입해 골을 메우는 방법.레스틸렌과 마찬가지로 미간이나 코옆의 깊은 주름에 효과적이다.피부에 흡수되지 않아 효과는 거의 영구적이나 잘못됐을 경우 수정도 그만큼 어렵다.비용도 보톡스보다 4배 가량 비싸다. 일반적으로 주사요법은 코를 기준으로 윗부분 주름에는 보톡스,나머지 주름에는 레스틸렌과 아테콜을 사용한다. ●수술요법 안면거상술은 메스로 피부를 절개해서 주름 부위를 당긴 뒤 여분의 피부를 제거,봉합하는 방법이다.주름이 깊고 피부가 처진 경우 확실하게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절개 부위가 넓어 상대적으로 부작용도 크다.절개 부위의 흉터,피부 염증과 괴사,부기 등이 생길 수 있다.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부담에다 수술시간도 2∼5시간으로 길며,회복기간도 길게는 두달까지 간다.개인차는 있지만 수술 효과는 대략 3∼5년. 매직 안면주름 제거술은 지난해 러시아의 토틀참 박사팀의 연구논문이 미국 성형피부 전문학회지에 소개된 이후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보편화된 주름제거술로 우리나라에는 최근 도입됐다. 이원석성형외과 이원석 원장은 “약물 주사나 피부 절개를 하지 않는 새로운 시술법으로 피부조직 속에 특수 제작된 실을 삽입하면 실이 피부를 당겨주는 원리”라고 설명했다.이 실이 피부조직 내에서 막(캡슐)을 형성해 지속적으로 주름살 제거효과를 나타내는 것. 보톡스처럼 시술이 간단하면서도 보톡스가 해결하지 못한 뺨의 깊은 주름까지 펴주며,효과도 2∼4년 정도로 보톡스보다 오래 간다.또 기존 절개술과 달리 부분마취를 하기 때문에 수술 부담이 거의 없으며 수술자국이나 흉터도 남지 않는다.시술 시간도 10∼20분으로 짧고 부작용도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저 치료술 레이저를 이용해 피부를 필요한 만큼 깎아내 콜라겐과 탄력섬유조직의 생성을 유도하는 원리로 복합파장 레이저(IPL)를 이용한 IPL퀀텀이 대표적이다. 최근들어 가장 주목받는 치료법으로 특히 핏줄이 드러나 보이는 모세혈관 확장증과 잔주름,검버섯 등의 치료에 효과적이다. 아름다운 나라 피부과 이상준 원장팀이 최근 발표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2002년 3월부터 최근까지 이 병원에서 IPL치료법으로 203명의 피부노화증을 치료한 결과 잔주름 치료 환자 95%를 비롯,모세혈관 확장과 안면홍조 환자 93%,검버섯과 잡티 등 색소성 병변 환자 98% 등이 이 치료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들의 평균 치료 횟수는 2.2회. IPL치료법의 특징은 기존 레이저 박피수술의 경우 3∼6개월간 계속된 피부 홍반현상에 따른 불편이 해소돼 수술후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치료효과가 빼어나다는 점. 시술 당일부터 세수와 화장은 물론 외출 등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치료 효과의 지속성을 감안하면 치료비도 저렴한 편이라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치료효과가 입증되면서 일선 피부과를 중심으로 ‘IPL퀀텀’의 보급이 크게 늘어 올해 말까지 100대 이상이 도입될 전망이다. 이밖에 쿨터치 레이저치료,소프트 레이저필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쿨터치 레이저치료는 피부를 순간적으로 냉각시켜서 콜라겐 합성을 유도,주름을 완화시키고 탄력성을 높이는 원리이며,소프트 레이저필은레이저 파장을 피부층에 침투시켜 콜라겐 합성을 유도하는 방법이다.또 콜라겐의 주성분인 펩타이드를 투여해주는 M2콤플렉스 피부치료법과 피부의 각질층을 제거한 다음 전기이온 영동법과 초음파 요법을 동시에 이용,고농도의 비타민을 투여하는 이온자임법도 많이 사용된다. ■ 도움말 이원석성형외과 이원석·비에스클리닉 강현영·아름다운 나라 이상준·노바피부과 이성훈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
  • “민중문화 정립이 세계화로 가는 길”/ 취임 2주년 앞둔 정신문화연구원장 장을병 씨

    “외세강점과 외풍에 시달릴 때마다 우리의 민족문화가 시들었지만 번번이 재기한 것은 굳건한 우리의 향토문화,즉 민중문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이 민중문화를 체계화,정립하는 것이 세계화로 나아가는 올바른 길임을 확신합니다.” 지난 78년 설립된 지 25년 만에 새 틀을 짜기 위한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는 정신문화연구원(정문연) 장을병(사진·70) 원장.취임 2주년을 앞두고 29일 기자들과 만나 “세상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과거 군사정권의 잔재처럼 인식되는 정문연의 성격이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면서 ‘향토문화전자대전’ 편찬을 그 변신의 첫 사업으로 강조했다. ‘향토문화전자대전’은 전국 232개 시·군·구에 산재한 향토문화 자료를 발굴 수집 연구해 집대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내년부터 10년간 연인원 2만여명의 전문학자가 참여해 문화콘텐츠를 구축하게 된다. “정문연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이 지난 97년에도 한 차례 있었지만 무산된 채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하지만 정문연이 이룬 업적중 민족문화대백과사전 편찬은 자부심을가질 만한 성과입니다.향토문화전자대전은 그 연장선상에서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입니다.” 정문연은 과거 부정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명실상부한 한국학 분야의 기초·보호학문 육성의 중추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육성법 정관 제1조(목적) 개정안을 만들어놓고 있는 상태.정부입법이든 의원입법이든 개정안이 통과하는 대로 인적구조 개선과 기구개편 작업에 바로 들어갈 것이라는 게 장 원장의 설명이다. “우선 명칭을 정문연에서 한국학중앙연구소로 바꿀 계획입니다.그야말로 한국학 연구의 중심이자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한국학 관련 인적자원과 자료를 네트워크화한 핵심으로 자리매김하자는 것이지요.이를 위해선 물론 내부로부터의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그동안 정문연 연구와 프로젝트 수행에서 안이한 자세가 지적돼 왔다.”는 장 원장은 “지금과는 달리 시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과제를 연구원이 자체적으로 마련해 교수들에게 맡기는 과감한 개혁이 있을 것이며,정기적인 성과평가를 통해 3년연속 하위권에 머물 경우퇴출,재임명 탈락 등 초강도의 인사조치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기자 kimus@
  • [열린세상] 사교육비와 학벌사회

    고등학교 2학년,막내 아이가 방학을 맞았다.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공부하고 담 쌓고 지내다가 고등학교에 와서야 입시경쟁에 뛰어든 딸아이는 이번 방학에는 학원을 보내달라고 부탁을 했다.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것 치고는 딸아이의 성적이 그다지 나쁜 편은 아니지만,아이 말에 따르면 혼자 공부해서는 학교에서 치르는 시험은 그럭저럭 성적을 올릴 수 있어도,수능 모의고사 점수를 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 한다.특히 수학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치르는 시험에서는 자기 성적이 1학기 평균 98.5점에 학년석차가 14등이지만 수능 모의고사에서는 80점 만점에 40점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러면서 제 언니들하고 둘러 앉아 계획을 세우는데,월·수·금 종합반 50만원,화·목 수학전문학원 25만원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서실비 10만원 해서 모두 85만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자기 수입에 비해 가히 천문학적인 과외비 앞에서 절망하는 나처럼 가난한 이 땅의 부모들을 위해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무슨 위원회를 만든 모양이다.이 위원회에서 사교육비를 경감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았는데 그 가운데는 방과 후 학교를 학원에 임대해서 사교육에 대한 수요를 학교 안에서 해소하려는 엽기적인 발상까지 있다.그래서,학원에 가지 않고도 학교가 학원을 대신해 모든 학생들이 수능시험에서 수학을 만점 받게 만들어주면 사교육에 대한 수요가 사라지겠는가? 어리석은 생각이다.모두가 수학에서 만점을 받으면 신문들이 들고 일어나 수능시험의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떠들어 댈 것이다.그러면 수능시험은 더 어려워질 것이고,다시 학생들을 입시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사교육을 찾게 될 것이다. 사교육이 창궐하는 것은 공교육이 부실해서가 아니다.한국의 공교육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다 하더라도 사교육은 없어지지 않는다.공교육은 모두를 위한 교육이다.그러나 서울대학의 입학정원은 전체 수험생의 0.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따라서 공교육이 아무리 좋아진다 하더라도 모두를 위한 교육만 받아서는 서울대에 합격할 수 없다.최상위 0.5%에 들기 위해서는 다시 자기만의 비법을 개발해내지 않으면 안된다.그 수요에 대한 대답이 사교육이다.그러므로 서울대가 건재하는 한 사교육은 절대로 근절될 수 없는 질병이다. 이즈음에 정부나 민간 차원에서 모두 학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아무튼 반가운 일이다.그러나 과연 학벌문제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자면 문제는 한 대학,즉 서울대 학벌이 한국의 권력을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독차지하고 있다는 데 있다.따라서 이 정부가 진심으로 학벌을 타파하고 사교육비를 경감하기를 원한다면 최선을 다해 서울대의 권력독점을 완화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는 시민단체인 ‘학벌없는 사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개인적 의견이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학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울대를 없애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 노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한 일은 놀랍게도 13명의 청와대 수석비서관들 가운데 12명을 서울대 출신으로 임명한 일이었다.이런 사정은 장관 임명에서도 다르지 않아서김대중 정부에서 절반 정도로 낮아졌던 서울대 출신 장관의 비율은 새 정부 들어서 다시 60%로 높아졌다. 현실이 이러하니 대통령이나 정부가 아무리 학벌을 타파하겠다고 외친들 누가 그 말을 믿겠는가? 한국의 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제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때 지역을 안배하고 여성을 배려하듯이,학벌에 따라 각료들을 안배하는 것 역시 불문율로 만들어야 한다.임명권자인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서 보다 어려운 일을 하겠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허풍이거나 위선일 뿐이다. 김 상 봉 민예총 문예아카데미 교장
  • 베이징올림픽 마스코트 ‘손오공’ 유력시

    |베이징 연합|오는 2008년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되는 하계 올림픽의 마스코트로 서유기(西遊記)의 주인공 손오공(孫悟空)이 유력시되고 있다. 17일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중국고전문학보급연구회의 서유기 문화연구위원회는 손오공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마스코트로 추천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TV 드라마와 화보 등을 통해 손오공 이미지 보급에 나섰다. 서유기 문화연구위원회는 손오공은 중국 인민들에게 친숙하고,서역(西域)에서 불경을 구해오기 위해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냈고,평화와 자유를 희망한다는 점에서 중국인의 정신을 대변하고 있다고 밝혔다.특히 ‘보다 빠르게,보다 높게,보다 힘차게’의 올림픽 모토에도 부합된다는 주장이다.마스코트 후보로는 용,호랑이,티베트 영양,판다 등이 경쟁하고 있으나 저마다 결격 사유가 있어 현재로선 손오공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 메트로 플러스 / 직업훈련생 모집

    서울시는 저소득층 시민을 대상으로 시립직업전문학교에 입학할 직업훈련생 1155명을 모집한다.대상은 21일 현재 15∼55세인 저소득층 시민이며,훈련생으로 선발되면 전액 무료로 희망분야의 기능훈련을 받게 된다.21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시내 3개 시립직업전문학교 교무과에서 접수한다.3707-9373.
  • “곰삭은 청국장 맹키로 재미진 이야그”/ 순 전라도사투리로 책 낸 서재환씨

    ‘넘우 까끔에 들어가서 갈비라도 쬐끔 긁다가 쥔헌티 들키 노먼 칼쿠지고 낫이고 지게 목발까지 싹 다 뿐질라 뿔고 그랬제…!(남의 산에 들어가서 솔잎이라도 좀 긁으려다 사나운 주인한테 들켜 놓으면 갈퀴고 낫이고 지게 다리까지 모두 부러뜨리고 그랬지!) 농사꾼이 순 전라도 사투리로 쓴 ‘오지게 사는 촌놈’이란 책을 펴내 화제다.주인공은 순천 농림고등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23년째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서재환(사진·47·전남 광양시 진상면 진월리)씨.그는 “배지 따땃허니 채우고 헐 지서리 없응께 노락질 삼아서 이약을 끼적거리기 시작했는디 책으로 맹글아 준다는 그마 이!”라고 적고 있다.그러나 이 책을 넘기다 보면 단순한 ‘촌놈’의 이야기가 아님을 금세 알 수 있다. 서씨는 ‘농부네 식구’‘농부네 텃밭’‘백학동 사람들’‘이웃집 나들이’ 등 우리 농촌과 농부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냈다. 소설가 문순태씨는 ‘추천의 글’에서 “4대가 항꾸네(함께) 알탕갈탕 살아가는 이야그가 푹 곰삭은 청국장맹키로솔찬히 개미(맛)가 있고 재미지다.”고 평가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만화와의 인연 어느덧 25년 서울을 애니메이션 메카로”2003 SICAF 총감독 박세형 교수

    8월 12∼17일 열리는 2003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SICAF·위원장 심상기)을 앞두고 SICAF사무국은 요즘 마무리 작업으로 분주하다.올해 SICAF는 서울시가 10년간 1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해 참여하는 첫 행사인 까닭에 부담감도 적지 않다. 행사를 총지휘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박세형(51·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과 교수) SICAF 총감독을 서울 남산 애니메이션센터에서 만났다. ●SICAF를 한국의 대표브랜드로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서울’하면 만화·애니메이션이 연상되도록 SICAF를 만드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지만,최종적으로는 한국이라는 총체적 브랜드의 경쟁력에 기여할 수 있는 행사로 일궈내고 싶습니다.서울을 동북아시아 만화·애니메이션의 인적·물적 네트워크 중심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올해 SICAF 행사에는 현재까지 프랑스·영국·캐나다 등 애니메이션 강국을 포함해 짐바브웨·칠레 등 세계 40여개국이 참가를 신청했고 작품수만도 670여개에 이른다.이는 세계 최고 권위인 프랑스 안시와 일본 히로시마 페스티벌에 못지않은 규모.영화제 이름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영화제’의 뜻을 담아 ‘animasia(animation+asia)’라고 지었다.만화·애니메이션 전시회 ‘툰 파크’와,아시아 지역의 출판사·배급사 등 60여 업체를 엮는 전문시장인 ‘SICAF 프로모션 플랜’(SPP)도 마련했다. ●만화 인생 4반세기 박 감독은 지난 95년 당시 문화체육부의 지원으로 시작한 제1회 SICAF 때 아트 디렉터로 관여하는 등 7회째인 올해까지 빠짐없이 참여해왔다.지난해 말엔 전국 120여개 대학과 해외 450여 애니메이션 전문학교 학생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부천 국제대학애니메이션 페스티벌(PISAF) 조직위원장 겸 아트 디렉터를 맡았다.문화체육부 문화산업 위원,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 위원,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장 등 그의 이력은 그대로 한국의 만화·애니메이션과 직결되어 있다. 만화·애니메이션과의 ‘연(緣)’은 50년대 출생지인 부산에서 시작됐다.초등학생 때부터 각종 미술대회에서 입상하는 등,미술에 재능을 보였으면서도 집안 어른들의 만류로 만화·애니메이션을 ‘업’으로 삼을 엄두는 내지 못했다.68년 부산고에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과 함께 입학했지만,뒤늦게 73년 홍익대 서양화과에 진학한 데는 그런 배경이 있었다. 막상 어렵게 미대에 들어갔지만 미술,특히 ‘순수미술’에 흥미를 느낄 수가 없었다.“‘순수미술’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 제가 단순한 탓입니다.구체적이고,한계가 명확하지 않으면 이해가 잘 가지 않았거든요.” 그러던 중 당시 미대생들이 몰래 돌려 읽던 멕시코 만화가 R 니우스의 ‘모택동 평전’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현실을 치열하게 반영하는 표현 양식으로서의 만화”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 미술교육 석사과정 논문 주제도 만화를 택했고, 지난 90년 한국 최초로 만화학과가 개설된 공주전문대에서 강의를 시작,세종대 영상만화학과 교수를 거쳐 지금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과 교수까지 줄곧 관련 연구와 작품활동에 매달려 왔다.지난 95년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체육부장관 표창도 받았다.“거창한 명분보다는,제 개인적인 표현 욕구와양식에 만화·애니메이션이 들어맞은 것일뿐”이라고 겸손해하면서도 화제가 무르익자 열변을 토했다. ●“지금은 위기의식 느껴야 될 때”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가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신동우 화백을 떠올리며 손가락을 꼽던 기자에게 그는 8년 전이라고 잘라 말했다.“단일 종합예술 장르로 접근하기 시작한 게 95년입니다.안시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는 등 한국이 세계적인 만화·애니메이션 콘텐츠 생산국으로 인정받는 데 8년밖에 안 걸린 것은 기적입니다.” 박감독은 향후 5년이 콘텐츠 강국 한국의 위기이자 기회라고 강조했다.관건은 역시 인재다.“만화·애니메이션은 ‘아트&테크놀로지’의 장르인데 우리는 지금 현장기술 전문가 양성에 치우쳐 있어요.단기적으로는 채산성이 낮아도,멀리보면 ‘뜬구름 잡는’것 같은 공상가나,전위예술가,학계가 모두 중요합니다.바로 대학의 역할이지요.” 다양하고 풍부한 인재풀과,그들이 실험하는 선례·실패들이 축적되어야 비로소 그것들을 활용한 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 같은 ‘피라미드의 꼭대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 생산국 한국의 미래는 만화·애니메이션에 달렸다” 박 감독은 “만화·애니메이션이야말로 21세기 콘텐츠 생산국으로 한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임을 강조했다.만화·애니메이션은 게임·캐릭터 등 다른 매체로 다양하게 활용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쉬운 콘텐츠라는 것이다. 그런 중요한 시점에서 SICAF를 준비하는 만큼 총감독으로서의 부담이 크지만,이런 종류의 행사는 반드시 민간주도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SICAF가 끝난 후의 계획을 묻자 우선 총감독을 맡고 있는 ‘메리 크리스마스’(2002 한국문화콘텐츠 진흥원 HD 제작기술 개발사업 선정작)의 OVA 1차분을 새달 중에 내놓아야 한다며 부담스러워했다. “정말 하고 싶은 사업은 이원복 교수처럼 만화로 된 해설서를 내놓는 일입니다.미학을 쉽게 풀어쓴 만화책을 내고 싶어요.”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하며 눈을 반짝이는 박감독의 모습은 한국 만화·애니메이션계의 중진이라기보다는,10살짜리 개구쟁이처럼 신이 나 보였다. 채수범기자 lokavid@
  • 댄스 동호회 엿보기 / 뜨거운 정열의 몸짓 라틴 리듬에 맞춰 차차차~

    “싸모님,춤 한 번 땡기실까요∼,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시장바구니 들고 카바레로 향한 주부의 탈선….한때 이만큼 부정적으로 인식됐던 사교댄스가 이제는 댄스스포츠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춤을 추기 전에는 춤에 대한 동경이,춤을 추면서는 춤에 대한 열정이,춤을 춘 뒤에는 스트레스를 날린 상쾌함이 몸을 감싼다. ●직장인·학생·주부등 회원 다양 13일 밤 서울 논현동 ‘권병주 댄스스포츠스쿨’에는 이글거리는 한여름 태양처럼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다.댄스스포츠 동호회 ‘클럽 메디앙스(mediance.net)’ 회원들이 뿜어내는 정열적인 몸짓이 실내를 압도했다. 최근 2∼3년 사이에 정확한 수치를 잡기는 힘들 정도로 온·오프라인 댄스스포츠 동호회의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직장인·학생·주부 등 회원층도 다양하고,정기적으로 모임을 열면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라틴팝의 열풍을 일으킨 팝가수 리키 마틴과 지난 2001년 개봉된 일본 영화 ‘쉘 위 댄스(Shall We Dance)’가 댄스스포츠의 한 분야인 라틴댄스 붐을 일으키며 모던댄스보다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건축설계사무소 대표인 강지숙(34)씨가 라틴댄스를 접한 것은 2000년.일감은 쌓이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생활이 지속되자 ‘나를 위한 인생’을 만들어내겠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그만뒀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라틴댄스를 배운다고 하니까 친구들이 ‘춤바람 났냐.’며 놀리기도 했죠.지금은 그때 그 친구들이 배우고 싶다며 이미 기본기를 마스터한 저를 부러워하고 있어요.” 안철수연구소에서 근무하는 고정한(35)씨에게도 라틴댄스는 일상의 돌파구였다.“똑같은 생활이 반복되면서 새로운 뭔가에 빠지고 싶다는 욕망이 커졌다.몸을 유연하게 해주는 라틴댄스에 매료돼 배우기 시작했고,이제는 부인과도 함께 댄스스포츠를 즐긴다.”며 자랑이다. ●“지루한 일상 탈출위해 시작했어요” 여자 친구에 끌려 댄스스포츠를 배우게 된 김준명(33·기아자동차)씨도 지금 춤의 매력에 빠져버렸다.“넥타이 매고 상사에게 결재를 받던 내 모습이 몇분 만에 격렬한 라틴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으로 바뀝니다.속 안에있던 스트레스를 그렇게 풀어내고,열정을 발산하는 거지요.생각만 해도 멋지지 않나요.” 이제는 이 동호회 회장까지 맡게 될 정도로 열성 춤꾼이 됐다. 댄스스포츠는 남녀가 짝을 이루어 추는 춤인 만큼 청춘남녀간에는 애틋한 감정이 싹트기도 한다.‘알아주는 몸치·박치’였던 윤승보(26·학생)씨는 댄스스포츠 동호회 경력 3년차.“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하기 위해 라틴댄스를 시작했다.”는 그는 “일주일에 한 번 듣는 강의로는 성에 차질 않아 처음 6개월 동안은 무려 여섯 개의 학원을 다니며 매일매일 연습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지금은 룸바·탱고·자이브 등 무려 10여개의 댄스를 뽐내는 단계에 이르렀다.게다가 예쁜 짝 류현정(34·메이크업 아티스트)씨를 만나게 해줬으니 라틴댄스는 ‘은인’이다. ●자세 교정되고 스트레스도 훌훌~ 라틴댄스의 장점이 이것뿐이랴.정해진 스텝과 리듬에 따라 움직여 자세가 교정된다.또 스트레칭을 많이 하게 돼 몸매는 탄력을 얻는다.류씨는 “몸을 많이 움직여 땀이 많이 나고 살도 빠진다.춤을 추는 내내 어깨를 펴고 허리를 바로 세우는 등 몸을 긴장시키니까 키도 1㎝나 컸다.”고 설명했다.쳇바퀴 돌듯 똑같은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적은 시간을 투자하면서 생활의 활력을 느끼고 싶은 사람,특히 주말이 무료한 싱글은 주저하지 말고 라틴댄스를 배워보는 건 어떨까. 글 최여경기자 kid@ 사진 안주영기자 jya@ ■댄스스포츠는 우리가 사교댄스,볼룸댄스라고 부르는 춤의 정식 명칭은 ‘댄스스포츠’.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스포츠댄스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 처음 댄스스포츠가 들어온 것은 조선말 서울 주재 러시아 공사에 의해서였다.1920년대 일본과 러시아에서 돌아온 유학생들이 현 YMCA에서 시범을 보이면서 사회 고위층에 급속도로 퍼졌다. 댄스스포츠 종목은 룸바·차차차·자이브·삼바·파소도블레의 라틴댄스와 왈츠·탱고·퀵스텝·슬로 폭스트롯·비엔나 왈츠의 모던댄스 등 총 10개.룸바는 아프리카 흑인 리듬을 바탕으로 하고,자이브는 스윙·재즈 리듬과 비슷하다.삼바는 브라질,파소도블레는 스페인,차차차는 쿠바에서 나온 춤이다. 모던댄스는 주로 유럽·북미를 근원으로 한다.살사·메렝게·라밤바 등도 라틴 아메리카 스타일 댄스로 유명하지만 보통 ‘클럽댄스’로 분류된다.전문학원이나 각종 동호회에 등록하면 댄스스포츠를 배울 수 있다.학원은 보통 1주일에 1번 강의(수강료 평균 6만∼7만원)한다.동호회는 비교적 저렴한 수강료로 배울 수 있다. 학원은 기초부터 확실하게 배울 수 있지만 친목단체가 아니므로 어색한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쉽게 흥미를 잃는 경우도 있다.반면 동호회는 비슷한 수준의 사람끼리 만나 쉽게 친해질 수는 있지만 전문가가 없을 경우 잘못된 자세를 익힐 우려가 있다.때문에 자신의 성격과 목적에 따라 학원이냐,동호회냐를 선택하는 게 좋다. 라틴댄스는 의외로 많은 에너지를 발산해 살을 빼는 데도 좋다.특히 잘 빠지지 않는 팔,허벅지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어릴 때부터 배운다면 바른 자세,균형잡힌 몸매,긴 다리의 멋진 체형을 만들 수 있다고. 처음 자세를 교정하고 스텝을 잡는 것부터가 평상시와 다르기 때문에 처음 몇 개월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특히 남자들은 정해진 약속에 따라 파트너를 리드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움이 크다.이 고비를 잘 넘기면 각종 라틴바,살사바 등에서 멋진 춤 솜씨를 발휘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
  • [2003 여성문화](3) 직장 떠나 집으로....그러나 아이 키우며 ‘일’로도 성공 꿈꾼다

    흔히 여성의 직장생활을 ‘자아실현’이라 말한다.‘자아실현’이란 인간이라면 누구나 평생 해야할 일이지만 여성에게 사용될 때에는 때때로 몰이해와 비아냥이 묻어난다.“저 자아실현하자고,아이는 내 팽개쳐 두고…”.그래서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은 ‘독하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기저귀만 떼면…’‘어린이 집만 가면…’육아로부터 한 숨 돌릴 것이라고 믿으면서 꿋꿋이 어려움을 이겨냈던 여성들은 오히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직장을 떠나기도 한다.“직장가진 엄마의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직장을 떠나는 여성들,집으로 돌아가는 여성들.직장을 떠나도 일에 대한 열정만은 숨길 수가 없다.그래서 비정규직이거나,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일’이 뭐길래.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을 찾다가 결국 15년간 다닌 직장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는 강은영(39·서울 강남구 역삼동)씨는 ‘이젠,아줌마로서의 생활도 괜찮다.’고 말했다.그러나 지난 1년간,“선·후배들은 어려워도 견디고,이겨나가는 직장을 나만 떠나야 했던 것에 대해 패배감을 느꼈다.아이들을 핑계삼아도 나는 경쟁에서 탈락했다는 생각에 몸은 편해졌어도 마음이 한동안 편치 않았다.”고 한다. 이젠 그 스트레스에 짓눌리던 직장생활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얼마전부터 그는 일을 찾고 있다.“꼭 돈을 벌어야 할 절박한 상황은 아니지만 ‘일’은 하고 싶다.정규직으로 하루종일 직장에 묶여 있는 것은 싫지만 평생 이렇게 ‘빈둥빈둥’ 지낼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출신의 추은희(32·서울 송파구 풍납동)씨는 아직도 병원생각만 하면 가슴이 뛴다.“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5살난 아이가 며칠간의 밤샘 간호 끝에 정신이 돌아오던 순간을 생각하면….”임신중에도 3교대 밤근무를 했고,한달에 9번이나 밤샘근무를 해야 하는 간호사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성취감을 주는 일도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추씨도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직장을 떠났다.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행복하지만 41개월된 아이가 조금만 더 자라면 언제든 일터로 돌아갈 생각이다.더욱이 신경외과 의사인 남편과는 ‘병원용어’로 대화를 많이 하는데 “이렇게 있다가는 5년후쯤엔 남편과 대화도 나눌 수 없을만큼 ‘병원용어’를 다 잊어버리면 어떻게 하나,고민된다.” ●일은 좋지만 묶이는 것은 싫다 직장여성은 직장생활의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편안하게 사는 또다른 삶’을 꿈꾼다.절대빈곤층이 아닌 여성들의 경우 그 꿈은 더욱 많은 갈등으로 연결된다.오죽하면 한 직장여성은 “차라리,차라리 내가 반드시 돈을 벌어야만 할 상황이라면 잡념없이 일할 수 있겠다.”라고 말했을까. 구하기 어렵다는 ‘그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는 여성들.물론 그들도 쉽게 직장을 떠난 것은 아니다.남성들이 일의 가치를 삶의 첫번째 자리에 올려놓고 승부하듯 여성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기때문이다.더욱이 30∼40대 직장여성에게 직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일하는 것은 당연하고,대학교육으로 키운 능력을 사장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인 의미까지 이미 학습됐다.더욱이 이 ‘험난한 정글’에서 살아남은 터,지난 날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투사처럼’살아온 이들도 결정적으로 약해지는 때가 있다.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는 순간,일과 자아실현,사회적 책무는 모두 사라지고 만다.어머니로서의 임무를 소홀했다는 자책,그것은 일순간 모든 것의 의미를 퇴색시키게 마련이다. 대우공채 2기로 입사, 수출파트에서 일했던 김은희(39·서울 동작구 사당5동)씨는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유산위험이 있다는 말을 듣고 ‘어쩔 수 없이’직장을 떠났다.경력 8년 만에 직장생활을 접었다.“유난히 일을 좋아했고,강박적으로 일에 매진했다.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갑자기 결혼했고,임신·유산의 위험 등 걷잡을 수 없도록 내몰리면서 사표를 냈다.인정받았던 직장인이었지만 하루아침에 전화 한 통 걸려오지 않고,갈 곳도 없는 쓸모없는 인간으로 버려진듯 한동안 우울했다.” 현재 9살·7살난 두 아이의 어머니로 집안일에도 전문가가 됐다는 그는 3년간 전업주부 생활을 했지만,그후 6년은 아르바이트와 재택근무 등 꾸준히 일을 해왔다.현재는 사당2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아이들의 ‘발표력 교실’을 기획,운영해 오고 있다. “일은 얼마든지 있지만 저녁 때 아이들만 놔두고 나가는 것이 싫어서 일을 늘리지 않는다.내 모든 스케줄은 오후 4시30분이면 끝난다.”김씨는 초등학교 교사였던 친정어머니로 인해 남의 손에서 자라 자신의 아이에게만은 ‘엄마의 부재’를 경험하게 하고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도 ‘일’의 중요성만은 잊지 않았다.“수입에 관계없이 살아있는 한 일할 것이다.아마 이렇게 일하지 않았더라면 즐겁게 집안일을 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입주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으며 아이를 키웠다는 박경아(39·서울 송파구 가락동)씨는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던 4년전,전업주부가 됐다.“바빴기때문에 아이의 알림장도 제대로 체크하지 못했다.수행평가제 도입 등 달라진 교육현실은 취업모의 아이들에겐 상대적으로 불리했다.”직장을 그만두면서 둘째를 낳았다는 박 씨는 “큰애의 학습습관을 바로잡을 수도 있었고,큰애 때는 제대로 누리지 못했던 부모로서의 행복감에도 흠뻑 젖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씨의 행복에도 ‘믿는 구석’은 있었다.풀 타임으로 묶이지는 않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관심을 갖기 시작한 부동산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한다.“새로운 경제상황에서 돈에 대한 개념이 달라졌다.바쁘지않으니 신문을 샅샅이 훑어보고 세상돌아가는 것을 읽고 변화에 부응하는 경제 마인드를 갖게 되면서 솔직히 직장생활하는 것보다 수입이 낫다.” 남편의 반대에 부딪혀 전업주부가 돼야만 했다는 유준희(35·경기 구리시 토평동)씨는 아이에게 영어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새로운 관심분야를 키워 영어교육전문가가 됐다.오후에 한 두시간 영어를 가르치고,주말에는 유명영어학원의 교재를 집필했다.유씨는 “아이들에게 이유식도 열심히 해먹였고,놀이터에서 노는 게 아직도 내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또 집안도 반들반들 윤기 내며 살아왔다.그러나 평생 자상한 엄마가 되느냐,성공한 여성이 되느냐는 문제는 아직도 내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9시부터 시작되는 정규직은 싫다는 그는 ‘가정을포기하고’ 직장을 갖고 싶지는 않지만 일에는 더욱 매진하고 싶다고 말했다.“7살·3살난 아이들이 좀 더 자라면 적극적으로 일하려고 지금도 남편을 설득하고 있어요.” ●비정규직,아이 돌보며 일하기엔 좋다? 여성들이 육아를 위해 직장을 떠나는 전형적인 ‘M자 곡선’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선 흔한 일이다.후진국형으로 불리는 여성들의 고용은 사회·국가적인 지원으로 달라져야 할 ‘과제’다. 대학은 졸업했지만 살림에 파묻혔다가 일하고 싶어 둘러보니 ‘허드렛일’밖에 할 게 없더라고 여성들은 푸념한다.“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은 40대 전업주부들에겐 또다른 회의를 가져다 준다. 이 직접 키우면서 일하느라 정규직을 갖지 못했다는 서미경(39)씨는 “안정된 일에 진입하지 못한 채 나는 늘 주변부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아이 내 손으로 키우면서 행복했지만,내 일을 생각하면 씁쓸하다.비애감마저 느껴진다.”고 말했다.몰입해서 경력을 쌓지않아 일을 늘 해왔음에도 ‘언제나 제 자리’라는 그는 영어와 일어 번역을 할정도이고,남편직장관계로 3년간 일본에 머물면서 호텔전문학교를 다니기도 했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직장을 가질 수는 없었다.“여성들이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거나,처음부터 가정에 안주한다면 언제나 주변부로 밀리기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성균관대 박의경 연구교수는 “우리 사회처럼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는 곳도 없다.그러나 여기에 또한 남성중심적 사회의 비수가 숨어 있다.모성에 대한 강조에는 여성을 사적 영역에 제한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지적한다.어머니를 말할 때 따라붙는 ‘숭고한 희생’이란,‘어머니는 희생해야 한다'는 말이자,‘어머니가 자기 것을 챙기면 어머니가 아니기에 존경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라 지적했다. ●직장여성,독한 여자라고? 교보증권 홍보팀장 추은영(36)씨는 쌍둥이 아들들을 대전의 친정 어머니에게 맡겨 키우고 있다.아이들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일도 가슴아프고,친정 어머니를 힘들 게 하는 것도 죄송하지만 정작 가장 괴로운 것은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아이를 떼놓고사느냐.”고 묻는 사람들의 말이다.“그런 말 들을 때마다 상처를 받는다.‘독하다’고 말하기도 한다.악의없이 하는 말이겠지만 ‘정말 내가 독한가 잘못하는 것일까’하는 회의에 빠져든다.추 팀장은 “왜 똑같이 하는 직장생활도 남성이 하면 가족부양,여성이 하면 자아실현이 되느냐.”고 물었다. 법과 제도적으로는 남녀평등이 이뤄졌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가부장적인 직장문화,육아와 가사책임은 여성의 몫이란 인식은 일하는 여성들을 지치게 한다.‘의무’만 있을 뿐,‘권리’는 없는 존재인 자신에 대해 측은함이 느껴지고 우울해진다는 여성도 있다. 한 여성공무원은 “내 몸도 돌보지 못하고,내 아이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허겁지겁 살아 간다.그러나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만성피로에 지친 몸은 골병이 들었다.”고 말했다.더욱이 경제적인 측면은 쏙 빠지고 비하되는 여성의 직장생활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맞벌이 안하면 집 한채 마련하기 어려운 세상 아니냐.” 여성들은 ‘일’을원한다.때로 육아를 위해 ‘일’을 떠나도,어떤 형태로든 일로 돌아온다.더이상 모성애냐,자아실현이냐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 허남주 기자 hhj@
  • 재외공관장 정기인사 안팎 / 전문가·여성 직업외교관 발탁 눈길

    13일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을 받은 31명의 대사·총영사 가운데는 전문가 출신으로 발탁된 대사들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인 경우는 성염 주 교황청 대사.가톨릭대 신학과를 나와 이탈리아 살레시안대에서 고전문학 박사 학위를 받고 서강대 교수로 재직 중 발탁됐다.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줄곧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높여 왔다.청와대 보좌진 내에서 정부 출범 전부터 교황청 대사로 점찍어 뒀다는 후문이다.로마 유학시절부터 교황청 관계자와 지속적으로 교류,교계에선 교황청통으로 불렸다.남미의 대표적 농축산국인 아르헨티나 대사로는 미국 미주리대 농경제학 박사 출신인 최양부 농식품유통연구원 이사장이 발령됐다.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농수산수석을 지냈다.청와대 추천 케이스로 알려졌으며,정찬용 인사보좌관과 같은 광주일고 출신이다. 우리나라 상록수 부대가 파견됐던 동티모르에는 유진규 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이 임명됐다.육군 준장 출신인 유 대사는 국방부 군비통제관으로 제네바 회담에도 참여했다. 여성 직업 외교관 가운데 처음으로 대사가 나왔다.김경임 주 튀니지 대사는 1978년 외시 12회에 합격,첫 여성 외교관이 된 뒤 25년 만에 대사직에 올랐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일부 대사에 임명된 것과 관련,“윤영관 외교부장관의 인사 컬러가 묻어난 것 같다.”는 분석도 나왔다.유엔 대사와 차석 대사로 각각 임명된 김삼훈 전 캐다나 대사와 천영우 전 국제기구정책관도 북핵과 다자외교 전문가들이다. 청와대의 천거 케이스도 있었지만 역대 정권 가운데 비교적 낮은 비율이라는 평가다.대사의 경우 평균 연령이 3세,외시 기수는 3회 정도 내려갔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시론] ‘확대지향’의 이름짓기

    우리는 핵가족시대에,인구밀도 높은 나라에 살면서도,딴 나라 사람들에 비하면 집도 너무 큰 집,자동차도 너무 큰 차를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승용차로 예를 들면,서울 거리에는 런던 거리에 비해 작은 차가 드물고,중형 이상 큰 차들이 길을 꽉꽉 메우고 있다.큰 것을 그렇게 좋아하는 마음은 우리 언어생활에도 잘 나타나는 것 같다.가령 영어 쓰는 나라에서는 아무리 큰 다리(橋)도 그냥 ‘다리’(Bridge)라 하건만,우리나라에서는 이를테면 ‘성산대교 원효대교 한강대교…’처럼 웬만한 강다리를 모두 ‘대교’(大橋)라 하니, 혹시 남들이 우리를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소인국 사람들 같다고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다소 빗나가는 이야기일는지 모르지만,프랑스 주화를 보면,10프랑짜리(지름 2.25㎝)가 오히려 5프랑짜리(지름 3㎝)보다 훨씬 작다.영국 주화 10펜스짜리는 지름이 2.5㎝이지만 20펜스짜리는 지름이 2.2㎝밖에 안 되는 원에서 그나마 가장자리를 7각형으로 도려내 10펜스짜리보다 훨씬 더 작게 되어 있다.이런 것이 주는 교훈은 ‘작은것이 큰 것보다 가치가 더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양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학교를 세우고 이름짓는 것을 보면,서양에서 하는 방식으로(즉 ‘Oxford,Cambridge…’처럼) 흔히 작은 동네 이름을 채택하는 수가 많다.예컨대 ‘연희’(延禧)동에 ‘연희전문학교’(나중에 ‘연희대’,그리고 ‘세브란스’와 합쳐 ‘연세대’),마포 서강(西江)근처에 ‘서강대’가 그렇게 해서 생겨난 것이다.한편,우리들이 지은 이름에는 ‘고려대 조선대 단국대 동국대…’부터 ‘아주(亞洲,Asia)대’까지 있다. 비행장·공항 이름도 마찬가지다.런던 언저리에 큰 국제공항이 셋 있는데(즉 Heathrow,Gatwick,Stansted),우리 같으면 몹시 탐냄직한 거대한 이름 ‘런던공항’을 모두 사양하고 아무도(쓰도록 공인된 Heathrow도)그것을 쓰지 않는다.그런데 우리는 경기도 성남에 있는 작은 비행장을 ‘성남공항’이라 하지 않고 ‘서울공항’이라 하며,몇년 전,당시 옹진군 영종도에 우리가 공항을 만들어놓고,그 이름을 ‘세종’공항으로 하자는 여론 목소리가 한동안 높더니그것은 곧 눌려버리고,또 그 버릇,헤벌려 크게 잡는 버릇에 따라 결국 ‘인천’공항이라 했다. 요즈음 우리나라 항구 이름,고속철도역 이름짓는 것을 보면 더욱 가관이다.이번에는 허장성세에다 양보 모르는 지역이기주의 다툼까지 보태져서 너무 길고,우습게 된 것들이 새록새록 나온다.가령 당진(‘당나라 가는 나루’라는 뜻인 唐津)을 항구이름으로 쓰면 적당하고 충분할 것을 글쎄 ‘평택·당진’항이라니 우습기 짝이 없고,게다가 아산(牙山)행정구역 안에 있는 기차역을 ‘천안·아산’역이라는 것은 또 무엇인가? 항구나 기차역 이름은 무엇보다도 전 국민이 기억하기 좋고 발음하기 편해야 한다.그것을 위해 정부에 총리직속 ‘지명 위원회’라도 두면 어떨까 한다.그 위원회 구성은 관청 사람들보다 사학자·어학자·문필가 같은 언어와 사회상식이 풍부한 사람들로 구성해서,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대대로 편히 쓰도록 좀더 조촐하고, 부르기 좋고, 뜻깊고, 운치 있는 지리적 이름을 공들여 지어 놓아야 할 것이다. 유 만 근 성균관대 교수 영문학·명예논설위원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사랑보다 일” “간섭은 NO”독신천국 日本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 유수의 대기업 계장인 후쿠무라(41·여)는 미국 공인회계사(CPA) 자격을 따기 위해 지난 3월부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컴퓨터 영업이 전문이던 그녀는 구조조정으로 부서가 통폐합되면서 지금은 예산관리 업무를 하고 있지만 “도무지 일에 만족하지 못할 뿐더러 장래를 생각하면 버젓한 자격증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CPA를 택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1985년 입사 때 같은 봉급으로 출발했던 어떤 남자 동기는 두 배의 연봉을 받고 있다.이런 직장에서의 불안 뿐 아니다. 그녀에게 CPA 자격증은 독신생활이 계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비한 보험이다.“어쩌면 그것이 진짜 속내이다.”(후쿠무라) 4년간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었던 탓인지 아니면 나이든 탓인지 몰라도 미팅 제의는 끊긴지 오래다.그렇다고 맞선이나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남자를 만날 생각도 없다.독신생활이 편하다. 그녀는 자신 명의의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다.독신 여성들 사이에 불기 시작한 ‘아파트 구입 붐’을 타고 4년 전 도쿄 시내의 방 1칸짜리신축 아파트(40㎡)를 3600만엔에 구입했다.35년짜리 은행융자로 2600만엔을 충당하고 일부는 부모에게서 지원받았다.“68세에 상환이 끝나는 은행 빚을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여기저기 월셋집으로 옮겨다니던 과거의 독신생활과 비교하면 상당히 안정이 됐다.” 500만엔 연봉에 이것저것 떼고 월 30만엔 손에 쥐는 그녀는 은행빚을 갚는데 7만엔,CPA 학원,영어·포르투갈어 교습비에 6만엔,식비·관리비에 9만 5000엔을 들인다.용돈 조금 외에 나머지는 저금한다.모은 돈이 목돈이 되면 빚 원금을 갚거나 아플 때를 대비한다.저축은 300만엔 정도. 운동신경이 둔해 즐기는 스포츠가 없는 그녀는 주 2회 정도 집 근처에 사는 친구와 식사를 하거나 주말에는 산보,인터넷 검색,쇼핑으로 시간을 때운다.잔업도 마다하지 않는다. 가장 갖고 싶은 것으로 CPA 자격증,남자친구,운전면허 순서로 꼽은 그녀는 “2개월 전 취재를 했더라면 남자친구를 첫번째라고 대답했을 것”이라며 웃는다. ●도쿄에 넘쳐나는 ‘나홀로 족’ 미혼율이 한국은 물론 다른 선진국에비해 월등히 높은 일본.그 중에서도 도쿄는 ‘독신 천국’이라고 할 만큼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특히 30∼40대의 ‘나 홀로’를 즐기는 넉넉한 독신이 눈에 띈다. 주간지 기자인 후지와라(38·여)는 모아둔 돈에 아버지 유산을 합쳐 3년 전 방 두 칸짜리 집(55㎡)을 3900만엔에 장만했다.월세를 내거나,빚을 갚을 필요가 없는 그녀는 월 36만엔의 수입으로 “화려한 독신생활”을 하고 있다. 국립대학 조교수인 쓰지야(40)도 독신이 그렇게 마음에 들 수 없다.외동아들인 그는 단 둘이 살고 있는 어머니(62)로부터 한때 ‘결혼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지금은 포기한 듯 어떤 압력도 없다. 오징어·문어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생물학자인 그는 한 달에 두 번쯤 주말에도 학교에 나와 공부를 즐긴다.친구들과 어울려 술마실 때를 제외한 식사·영화감상·쇼핑 같은 모든 행동은 ‘나 홀로’이다.“제대로 된 식당에 혼자 갈 수 없는 게 불편해 파트너의 필요성을 느낄 뿐 적극적으로 나서서 여자친구를 구하지는 않는다.”(쓰지야) ●노후보다 현재의 넉넉한 생활 신문기자인 야노(35·여)는 35만엔의 월급을 한푼도 저축하지 않고 거의 다 쓴다.“가계부를 쓰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월세 11만엔 외에 식비·술값·여행에는 물론 옷 사기 등에 돈을 많이 써 저금이 한푼도 없다.”고 고백한다. 지방 출신인 그녀는 신문사 입사로 도쿄에 올라와 처음은 회사 기숙사를 이용하다 지금은 도쿄 시내의 원룸에서 ‘나 홀로’ 12년째이다.‘나 홀로’의 장점으로는 “시간을 멋대로 쓸 수 있고,남 신경 안쓰는 점”을 꼽는다. 대형 출판사 근무 11년째인 유카(33·여)는 얼마 전 휴가를 얻어 5박6일간 부산으로 여행을 다녀왔다.물론 혼자서이다.“무섭기도 하고,심심할 것 같아 회사동료와 함께 갈까 생각도 했으나 역시 상대방에게 신경을 써줘야 하고 이런 저런 귀찮은 점이 많을 것 같아 단독여행을 결심했다.”(유카) 해외여행은 물론,맛있는 음식이 유행하는 지방에 혼자서 비행기를 타고 2박3일간 다녀오기도 하고,주말에는 자동차 드라이브도 즐긴다.월세 10만엔짜리 원룸에 사는 그녀는 누가 봐도 부유한 30대 초반의 독신녀이다. ●파트너는 필요해 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누리지만 미혼들의 상당수는 결혼 집착은 없어도 “파트너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회사원 사카구치(38)는 친구들에게 여자를 소개받기도 하고,거래처나 회사 내부에서 스스로 여자친구를 찾는다.지금은 거래처에서 알게 된 여자와 사귀고 있다.그러나 여자친구와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것은 아니다. “나이를 의식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함께 식사하고,편안히 술을 마시면서 남녀관계를 가질 수 있는 그런 파트너로서 그녀를 생각하고 있다.”(사카구치) ‘세후레(섹스 프렌드의 일본식 조어)’냐고 묻자 사카구치는 “그렇다.”고 눈짓한다. 일로 알게 된 사람과 사귀고 있다는 후지와라도 “딱히 결혼이라기 보다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한다.후지와라의 고민은 “주위의 괜찮은 남자는 대부분 기혼자”라는 데 있다.어쩔 수 없이 불륜도 마다하지 않는다.주간지 ‘아에라’가 지난해 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절반 정도가 불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도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파트너도 중요,그러나 아직은 자기개발,일이 먼저 도쿄에서 전철로 1시간 거리의 요코하마에서 주택 관련 자영업을 하는 와타나베(36)는 ‘순수 독신’ 3년째이다.“여자가 있으면 상대를 의식하고 배려해야 하기 때문에” ‘나홀로’를 고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인테리어 전문학교를 야간에 다니고 있다.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사업을 한단계 발전시켜 전문적인 주택 개량업을 하고 싶어서이다.경기가 나빠 더 열심히 뛸 수 밖에 없어 남들이 꺼리는 철야작업을 하는 날도 적지 않다.그래서 “혼자 지낼 시간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한다.하나둘씩 집을 장만하는 친구들에게 자극을 받고는 융자를 끼고 2년 전 장만한 3400만엔짜리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그는 “사업을 궤도에 올린 뒤 천천히 여자를 사귈” 계획이다. 신문기자인 독신녀 한다(36·여)도 “일과 사랑 어느 것 다 소중하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매기라면 일”이라고 대답에 주저하지 않는다. marry01@ 나홀로族 겨냥 ‘24시간 상술' 번창 |도쿄 황성기특파원|‘나 홀로 족’이 살아가기 쉽게 일본은 사회 시스템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독신이 많은 만큼 독신 수요를 겨냥한 상술이 번성하고 있어서이다. 도쿄 어디를 가든 24시간 반찬가게,24시간 식당 같은 체인점들이 불을 밝히고 밤늦게 찾는 독신족을 유혹한다.최근에는 ‘세이유’ 같은 슈퍼마켓들이 귀가가 늦은 독신족을 위해 영업시간을 경쟁적으로 연장하고 있다. ●영업시간 경쟁적으로 연장 특히 술보다는 미용이나 여행에 돈을 아낌없이 쓰는 독신녀들을 위한 상품들이 호텔이나 여행사에서 개발돼 날개돋친 듯 팔린다. 도쿄 시내의 H호텔은 ‘나홀로 여성’만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헬스클럽 무료이용,오후 체크아웃이 가능한 이 상품의 세일즈 포인트는 “여성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서비스가 좋은 호텔에 숙박해 느긋하게 마사지나 미용시술을 받고 피로를 푸는데” 있다. 역시 ‘나홀로 여성’에 한정된 ‘레이디즈 프라이데이’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T호텔의 1인 이용자 비율은 1999년 4.6%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7.8%로 상승할 만큼 독신자 수요가 늘었다. ●호텔·여행사 ‘독신녀 상품' 인기 일본 여성의 ‘나홀로 여행 붐’에 편승해 J여행사는 여성 혼자라도 숙박할 수 있는 도쿄 근교의 ‘온천 상품’을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이 상품의 최대 고객층은 30대 나홀로 여성이다. 후쿠오카를 본점으로 한 라면 체인점 ‘I'는 “혼자서라도 마음놓고 라면을 먹을 수 있도록” 1인용 칸막이를 친 카운터를 개발해 매출을 크게 늘렸다. 출판사 직원인 유카(33·여)는 “마감인 매주 금요일 밤 12시쯤 회사를 마치고 독신 여성들이 많이 가는 신주쿠의 사우나에서 하룻밤을 푹 쉰 뒤 다음날 오전 중 집에 돌아가면 그 주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풀린다.”고 말했다.
  • [수평사회를 만들자]제2부 학벌타파 (5)해외에서는 - 실무중심의 독일교육

    사회로 나가는 길은 여러 갈래이어야 한다.길이 하나밖에 나있지 않으면 구성원들은 오직 그 길만을 찾는다.학력 중심의 사회는 다양한 길을 닦아 놓지 않는다.대학, 그것도 좋은 대학만을 좇게 만든다.시험은 유일한 수단이다.아무리 뛰어난 재능도 능력도 대학 때문에 묻어 둬야 한다.다른 길을 선택하고 싶어도 갈 수 없다.사회로 연결되는 통로와 제도가 차단돼 있는 탓이다.공업 선진국인 독일은 ‘다양한 기회가 인재를 만든다.’는 말을 교육철학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글·사진 본 김재천특파원|지난 17일 오전에 찾아간 통일전 독일의 수도인 본 외곽에 있는 레이놀드 하겐 스티프퉁 재단.20평 남짓한 강의실에서 학생 10여명이 문제풀이에 열중하고 있었다. “연습문제를 모두 푼 학생들은 옆 방으로 가서 직접 만들어보세요.” 교사 하인즈 요제프 브로이어(50)의 지도에 따라 학생들은 강의실에서 바로 연결되는 작은 실습실에서 직접 회로를 만들기 시작했다.기계 작동을 성공시킨 학생들은 신기한 듯 반복해서 실습을 했다.잘 풀리지 않는 학생들은다시 문제와 답안지를 꼼꼼히 살폈다.이론교육은 곧바로 실습으로 연결돼 학습의 효과는 극대화되고 있었다. 이곳은 정식 학교가 아닌 실무훈련기관이다.독일에서는 ‘초기업적 직업훈련센터’로 불린다.실습 기자재가 부족한 일부 중소기업을 대신해 실무훈련을 시키는 사설 교육기관이다.브로이어는 “독일 전역에 이같은 공·사립 시설이 군(郡)단위마다 1∼2개씩 있다.”고 말했다.학생들은 실업학교를 마친 뒤 기능공으로 취업해 일을 하면서 매주 사흘씩 이곳에서 이론교육을 받고 실습을 한다. ●일하면서 배운다 ‘듀얼시스템' 직장인이 학생처럼 교육을 받는 듀얼시스템(Dual System)은 독일 교육체계의 핵심이다.그야말로 ‘일하면서 배우는’ 것이다.학교와 직장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이론과 실무를 함께 익히도록 하는 제도다.올바른 교육을 위해서는 이론과 실무교육이 수레의 두 바퀴처럼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독일의 교육철학이다. 독일의 전통과 사회 분위기는 간판(학벌)보다 실질을 중시한다.학생들은 초등학교 4학년을 마치면 진로를 결정,직업교육을 받는다.진로 결정에는 담임교사의 역할이 거의 절대적이다.학부모들은 교사의 결정을 믿고 따른다.교사만큼 아이들의 진로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수능 점수에만 맞춰 좋은 대학에만 가려는 우리와는 전혀 다르다. ●본인이 원하면 자유롭게 진로 변경 독일 교육체계는 매우 복잡하다.초등학교 4학년까지는 공통이지만 이후부터는 (직업)기본학교와 실업학교,우리나라의 인문계 중·고교에 해당하는 김나지움,일반·실업교육을 함께 받을 수 있는 종합학교,장애 학생들이 다닐 수 있는 특수학교 등 5가지로 나뉜다.이를 졸업하면 직장에 취업,마이스터 전 과정인 기능공으로 일하면서 일주일에 절반은 이론교육을 받거나 직업전문학교,전문고교,김나지움 상급과정,종합학교,직업·전문김나지움 등에 진학할 수 있다. 대학에 가려면 우리나라 수능에 해당하는 일반대 진학자격증이나 전문대에 입학할 수 있는 전문대 진학자격증을 따면 된다.실무교육은 김나지움을 제외한 모든 교육기관에서 일반교육과 비슷한 비중으로 계속된다.독일 연방직업교육연구소(BIBB) 디트리히 숄츠 연구원은 ‘복잡한 교육과정이 비효율적이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학생들의 미래가 달린 문제인데 어떻게 행정 편의만을 고려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교육체계가 복잡하지만 진로를 손쉽게 바꿀 수 있다.고교에 입학한 뒤에는 진로 변경이 어려운 우리나라와는 달리 학생들의 뜻에 따라 언제든지 자유자재로 진로를 변경할 수 있다.그만큼 다양한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하겐 재단에서 실무훈련을 받고 있는 데니스 부시(20)도 대학에 가기 위해 김나지움에 진학했다가 진로를 바꿔 중등학교 졸업자격을 딴 뒤 부동산전문회사에 취업했다.안드레아 막센(20)은 김나지움을 졸업했지만 중소기업에 취업,기능공으로 일하고 있다.막센은 “수학과 과학을 좋아해 전문대에 진학,자동차산업공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말했다.교사 브로이어는 “독일에서는 진로를 쉽게 바꿀 수 있는데다 실무훈련을 통해 다양한 직업경험을 할 수 있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소개했다.그는 “가르치는 아이들이 나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우리도 학생들에게 다양한 길 열어줘야 주 독일 한국대사관 본 사무소에서 9년째 근무하고 있는 박종화 교육관은 한·독의 교육체계를 고속도로에 비유했다.우리나라의 고속도로는 엉뚱한 길로 접어들었을 때 되돌릴 길이 없어 멈추지도 못하고 계속 달려야 하는 것과 같지만 독일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고속도로 곳곳에 다른 도로로 연결되는 진출로가 거미줄처럼 구성돼 있어 안전하게 다른 길을 찾아갈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그는 “독일의 교육부는 교육의 전체 정책방향과 직업교육만을 담당하고 나머지는 지역에 맡겨 다양성과 융통성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학생들에게 다양한 길을 열어주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patrick@ ■독일 유학생 정양훈씨 “저 친구가 너무 부럽습니다.” 15평 남짓한 아담한 작업장.해부된 피아노 앞에서 한참 작업에 열중하던 정양훈(鄭楊勳·31)씨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막내동생뻘보다 나이가 적은 동료 필립 마이어(15)에게 활짝 웃어보이면서도 그의 손은 여전히 바쁘게 움직였다.손가락은 항상 피아노와의 전투에 시달리는 듯 반창고 투성이였다. 지난 15일 독일 남서부의 작은 도시 트리어.정씨를 만난 이곳은 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작은 피아노 제작소인 휘브너 피아노하우스다.피아노 제작 분야 ‘한국인 마이스터 1호’를 꿈꾸는 그는 이곳에서 6개월째 일을 배우고 있다. 그의 일은 피아노 수리와 조율에서 제작에 이르기까지 피아노의 모든 것을 배우는 것.매일 독일인 선배들의 지시에 따라 피아노의 제작·수리에 구슬땀을 흘린다.독일의 기능공 교육과정이다. 그는 “한국에서 피아노 조율사 자격증까지 땄지만 피아노를 제대로 배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여기는 한국과는 달리 피아노 현 하나를 만들기 위한 기구가 다 갖춰져 있어요.한국에서는 배울 기회가 턱없이 부족해요.그에 비하면 여긴 없는 것이 거의 없지요.” 그는 독일의 초·중등 직업학교 과정인 레알슐렌을 다니고 있는 필립이 부럽기만 하다.2주간 견학 차원에서 일을 돕고 있지만 어려서부터 다양한 직업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에야 하고 싶은 일을 찾은 내 자신과 중학교때부터 마음껏 기회를 찾아나설 수 있는 필립이 너무 비교된다.”고 했다. 중앙대 음대 관현악과에서 트럼본을 전공한 정씨는 오스트리아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한 선배를 만나면서 피아노와 인연을 맺었다.피아노 조율의 매력에 흠뻑 빠져 한국피아노조율사 자격증까지 딴 뒤에는 유학을 결심했다.피아노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였다. 그는 “어렵게 시작한 만큼 반드시 피아노 마이스터 자격을 따 한국의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연방직업교육연구소 숄츠씨 “메이드 인 저머니(Made in Germany)의 힘은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시스템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독일 본에 있는 연방직업교육연구소(BIBB) 마이스터 과정 전문연구원인 디트리히 숄츠(63)는 독일의 경쟁력의 원천을 독특한 교육체계에서 찾았다.듀얼시스템으로 불리는 학교와 산업체의 합동교육체제가 ‘라인강의 기적’을 가능하게 했다는 설명이다.BIBB는 독일의 직업교육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우리의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해당한다. 그는 “독일에서 기능인이 대우받고 윤택한 삶을 사는 것은 어떤 분야든 실무교육이 학위나 타이틀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사회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제품의 품질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술이지 학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몇 년 전부터 교육시스템의 변화를 연구하는데 몰두하고 있다.세계적으로 지식산업으로 산업의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독일의 직업교육을 현실에 맞게 수정할 필요를 느껴서다.그는 “수공업 마이스터의 경우 중세 때부터 내려온 장인정신의 영향으로 현대 벤처기업처럼 쉽게 설립하기 어렵다.”면서 “배타적인 수공업 분야를 완화시켜 벤처로 육성할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숄츠는 독일의 경쟁력은 앞으로도 낙관적이라고 했다.다양한 기회와 실무를 중시하는 교육체계가 이번에도 변화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 제2회 우유사랑 대축제 열어

    한국낙농육우협회 여성분과위는 28일 오전 10시30분 경기 화성시 한국농업전문학교에서 ‘제2회 우유 사랑 대축제’를 연다.(02)588-7055.
  • 모든 운전면허 내년부터 학원서 딴다

    경찰청은 19일 현재 1·2종 보통면허에 대해서만 실시하고 있는 자동차운전전문학원의 기능·도로주행 검정을 내년부터는 1종 대형·특수 등 모든 운전면허로 확대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대신 경찰은 전문학원에서 교재없이 교육을 실시하거나 무등록자에게 명의를 대여하는 행위 등에 대한 처벌 조항을 신설하고,출석사항을 조작하는 경우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도 크게 강화하기로 했다.운전면허 도로주행시험 주행거리는 현행 3㎞에서 5㎞로 연장하고,응시료는 1만 5000원에서 2만 1000원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 [사설] 대학 경시대회 폐지 확산돼야

    서울대가 올해부터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국어경시대회를 폐지키로 한 것은 대입전형 제도와 관련해 지역균형선발제 도입에 이은 또 하나의 과단성 있는 조치로서 환영할 만하다. 국어 논술 외국어 수학 등 각종 학력경시대회는 학생의 적성과 자질을 발굴하고 수월성(秀越性)을 격려함으로써 교육효과를 높이는 데 1차적 목적이 있다.그러나 최근 바뀐 대입 전형제도에서 경시대회 입상 실적이 수시모집 특기자 전형 자격요건으로 활용되면서 과열 양상과 함께 또 하나의 입시수단으로 전락하는 등 본말이 전도되고 있는 실정이다.학력증진 자체보다 입상 결과만을 노린 선행학습 경쟁을 벌이다 보니 경시대회 전문학원 수강 연령대가 초등학교 5,6학년생으로까지 내려갔다는 보도도 나왔다.과열경쟁에 편승한 경시대회 남발로 전형료 수입만 5억원대 이상을 챙긴 대학이 있을 정도로 상업화 양상까지 빚고 있다고 한다.더욱 문제는 2001년 기준 756회의 경시대회 개최에 18만여명이 응시하고도 실제 경시대회를 통한 대학 입학자 수는 극소수에 그치고 있는 비효율성에 있다.오죽했으면 윤덕홍 교육부총리와의 간담회에서 학부모들이 사교육비 문제와 경시대회 남발을 바로잡아주기를 호소했을까 이해가 간다. 한 가지 특기만 있어도 대학에 갈 수 있도록 문호를 연 현재의 대학입시 방식은 바람직한 방향이다.그러나 비교육적 결과를 낳은 경시대회의 이상 열기는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교육부도 경시대회 인증제 추진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서울대의 추가조치와 함께 다른 대학들도 난립한 경시대회 정비에 동참해주기를 촉구한다.
  • 부동산 플러스 / SK 부산 동래구 오피스텔 814실

    SK건설은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 옛 한독직업전문학교 부지에 지어지는 주거형 오피스텔 ‘SK 허브 스카이’를 선착순 분양한다.지하 5층,지상 49층의 초고층 주거형 오피스텔 2개동과 쇼핑몰,원룸으로 이뤄져 있다. 오피스텔은 10평형대 175실,20평형 7실,30평형과 40평형대 각각 288실,50평형 28실,60평형과 80평형대가 각각 14실 등 모두 814실이다. 복합쇼핑몰에는 할인점,영화관,대형 서점이 들어선다.총 814실로 분양가는 10∼20평형이 평당 495만원,30평형대 540만∼620만원,40평형대 620만∼680만원,50평형∼80평형대가 700만∼730만원선.2006년 10월 입주 예정이다.(051)558-2345.
  • “시름 달래주는게 중세문학 정신”/ ‘중세 시인들의 객담’ 펴낸 이형식 서울대 교수

    “시름과 고통을 달래주는 게 중세문학의 정신입니다.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문학의 본질이 아닐까요.” 최근 ‘중세 시인들의 객담’(궁리 펴냄)을 편역 출간해 ‘프랑스 중세 고전문학선’ 1차 작업을 끝낸 서울대 불어교육과 이형식(57) 교수.마르셀 프루스트 전공자인 그가 중세문학에 눈을 돌린 것은 프루스트 작품에 나오는 중세문학 표현을 이해하기 위한 단순한 동기였다.그런데 살짝 발을 들여놓은 그 세계는 너무 재미있었다.그러나 중세문학 작품이 알려진 게 드문 데다,그 형태가 현대에 들어서 일그러졌음을 알고는 교정작업에 나섰다. “정답고 슬픈,때로는 웅장한 내용을 담은 순수한 이야기가 중세 소설입니다.그런데 근대로 오면서 이념·철학 등 ‘이론적 담론’이 섞여 재미가 없어졌죠.프루스트나 사르트르,생텍쥐페리가 그 전형입니다.” 이런 문제의식은 2001년 ‘여우 이야기’로부터 시작해 ‘트리스탄과 이즈’ ‘중세의 연가’로 이어졌다. 이 교수가 번역하면서 가장 고심한 부분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그는 “굳이 불문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고교생,혹은 시장에서 일하는 분들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정선했다.”고 역설한다. 이번에 나온 ‘중세 시인들의 객담’은 우리로 치면 일종의 음담패설과 풍자적 이야기들.당시 철학자들이나 신학자 등 점잔빼는 이들이 천한 것으로 박대하던 장르,즉 서민들의 문학이다.마을 사제나 수도사 등을 꼬집기도 하고 농사꾼들,부랑아들의 욕정과 물질적 탐욕,복수심리 등을 담고 있다. 이 교수는 “‘객담’은 문학용어로는 패설인데 풍자정신과 정제되지 않은 해학이 특징”이라며 “유럽문학사에서 이 작품들을 조명한 것은 오랜 세월 망각 속에 묻혔거나 소외됐던,소박한 문학형태에 대한 무의식적 그리움이 작용했다.”고 정리했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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