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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PPY KOREA] 대전·광주·충북 탐방

    [HAPPY KOREA] 대전·광주·충북 탐방

    산해진미도 그릇이 흉물스럽거나 어울리지 않으면 맛이 반감된다. 펄펄 끓는 구수한 청국장이 뚝배기가 아닌 양은냄비에 담겨 있다면 식욕을 앗아갈 수 있다. 사람이 음식이라면, 사람이 모여사는 마을이나 동네는 바로 그릇이다. 도시는 도시답게, 농촌은 농촌답게 만들어야 주민들을 담아낼 제대로 된 그릇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시작은 마을 가꾸기다. ■ 주민 뭉치니 도시도 확 바뀌네 흔히 국민의식이 주민의식보다 상위개념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물론 성숙한 국민의식은 나라를 변화시키는 원천이 된다. 하지만 국민의식만으로 마을이나 동네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지역사회에서 국민의식은 ‘심정적 동조’, 주민의식은 ‘실천적 행동’이라는 차이로 나타난다. 대전 서구 둔산동과 광주 북구 문화동·오치동을 들여다봤다. ●둔산동, 사회지도층 참여 저조가 ‘옥에 티’ 대전 둔산동은 공영개발 방식으로 조성된 신도시 지역으로, 대전정부청사와 대전시청 등 굵직굵직한 기관들도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둔산동 일대는 대전에서 손꼽히는 부촌이며, 이곳에 위치한 M아파트도 경제력을 갖춘 중산층 이상이 모여살고 있다. 하지만 이웃간에 단절되고 삭막한 여느 아파트와는 차이가 있다. 다양한 형태의 지역공동체 활동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부터 M아파트를 포함한 인근 5개 아파트단지는 뜻을 모아 요일마다 번갈아 알뜰시장을 열고 있다. 수익금은 노인층이나 불우이웃 등을 돕는데 쓰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둔산동 일대 13개 아파트단지의 난방 방식을 중앙공급식에서 지역난방식으로 바꿔 에너지 절감은 물론,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도 일정부분 해소했다.‘담장 허물기’와 휴일에는 아파트단지 사잇길에 차량을 통제하는 ‘차없는 거리’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참여는 극히 저조한 수준이다.M아파트에도 이름을 대면 알만한 대전지역 공공기관장과 대학 총장, 전 국회의원, 의사와 변호사를 비롯한 전문직 고소득층 등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한 주민은 “가끔 행사 때만 얼굴을 비출 뿐, 사는지 안 사는지도 모를 정도”라면서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시간이 많은 사람만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문화·오치동, 참여율 높여야 동네가 바뀐다 광주 북구는 지난 2000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운동’을 시작했다.6년이 지난 현재 마을에서 콘크리트 담장이 사라지고, 불법 주차와 쓰레기 더미로 너저분하던 골목길은 꽃과 나무가 심어진 녹지공간이나 주민쉼터로 탈바꿈하고 있다. 오치1동의 경우 금호아파트 주민들은 쓰레기가 쌓인 채 방치됐던 아파트 담장을 허물어 ‘만남의 광장’을 조성했다. 쓰레기장이 이웃간 소통의 장으로 변신한 것이다. 우미아파트 주민들은 담장을 없애는 대신 화려한 동양화를 그려 넣었다. 우산중학교 정문 쪽엔 마을의 유래를 바로 알리자는 취지에서 ‘오치골 옛터의 거리’가 조성됐다. 오정초등학교 담장 100여m를 따라 ‘동화의 거리’도 꾸며졌다. 특히 오치1동 주민들은 ‘오치골 소식지’를 발행, 동네가 바뀌어 나가고 있는 소식을 이웃들에게 꼼꼼히 알리고 있다. 문화동 주민들은 각화약수터길 주변에 스스로 선정한 시와 그림을 타일에 새긴 뒤 담장에 붙여 ‘시화(詩畵)의 마을’로 꾸몄다. 집 앞에 내건 문패에는 이름 석자 대신 ‘행복이 가득한 집’,‘사랑이 넘치는 안식처’와 같은 글귀가 자리잡고 있다.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운동이 성공한 배경은 의외로 단순하다. 바로 주민들의 참여다. 운동은 지역별로 주민들이 마을 가꾸기나 생활편의시설 확충 등을 위한 추진 목표를 세우면 구가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주민들이 직접 공모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을 선정하고, 대상사업 확정에 앞서 주민설명회를 거치는 등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됐다. 구에서도 주민자치전담팀을 신설하고,‘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적극 지원했다. 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참여가 전제됐을 때 마을이나 동네가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주민의식은 바로 지역에 대한 관심과 참여”라고 강조했다. 글 광주·대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흉물’가꾸니 ‘명소’로 둔갑했네 애초부터 지역 이미지를 갉아먹는 ‘흉물’은 없다. 차츰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 관리의 ‘사각지대’가 돼 흉물로 낙인 찍히는 것이다. 주민들의 관심 여부에 따라 흉물이 명소로 둔갑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충북 제천시 백운면 덕동리 덕동산촌마을, 청원군 문의면 소전1리 벌랏한지마을, 청주시 흥덕구 평동 전통떡마을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화전 흔적도 가꾸면 문화가 된다 덕동산촌마을은 60∼70년대만 해도 150가구 1000명 이상이 모여 사는 제법 융성했던 화전민 부락이었다. 그러나 70년대 중반 정부의 화전민 이주정책으로 지금은 70가구 140명이 고작이다. 게다가 65세 이상 노인층이 전체 주민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연간 3만명 정도가 인근 덕동계곡을 찾고 있지만, 주민들의 주소득원은 여전히 약초·산초 재배이다. 마을을 들어서면 울창한 침엽수림 사이로 듬성듬성 조성된 낙엽수림이 과거 화전이 번성했던 흔적으로 남아 있다. 주민들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됐다. 이문수 이장은 “화전민의 아들, 딸로 태어났음에도 정작 화전 문화와 흔적들을 30년 가까이 방치하다시피했다.”면서 “귀틀집과 움집 등 전국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는 화전 문화를 보존하는 게 마을 가꾸기이자 뿌리찾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덕동산촌마을 인근에는 일제 당시 채굴이 이뤄졌던 금광 4곳이 있다. 주민들은 폐금광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서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개발제한, 불편함을 이점으로 벌랏한지마을의 경우 지난 1980년 대청댐이 완공되면서 농지 대부분이 수몰됐다. 마을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각종 개발도 ‘올스톱’됐다.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가 잘 자라는 환경 덕택에 주민들은 70년대까지 한지 생산에 주력했지만, 이마저도 한지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손을 뗐다. 이후 담배와 양잠, 고추 등으로 작물 전환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100가구에 육박하던 가구 수도 30여가구로 줄었다. 김장배 이장은 “30년 가까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환경과 조화된 마을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면서 “없고 불편한 게 많다고 불평만 하는 게 아니라,‘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는 대신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한지를 테마로 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 이장은 “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이 체험프로그램보다는 오히려 잘 보존된 자연환경에 깊은 인상을 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을가꾸기, 꼬리에 꼬리를 문다 전통떡마을 인근에는 널리 알려진 ‘청주 가로수길’이 있다. 가로수길은 지난 1952년 4.5㎞ 구간에 플라타너스 묘목 1600그루를 심은 게 시작이었다.50년이 넘은 지금 가로수길은 영화촬영지 등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지난달에는 ‘제1회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지역자원 경연대회’에서 당당히 도로 부문 1위도 차지했다. 쌀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농촌이었던 전통떡마을도 늘어나는 방문객의 발길을 마을까지 유도하기 위해 2000년부터 떡을 만들기 시작했다.2004년에는 영농법인으로 등록까지 마쳤다. 이곳에서 만드는 전통떡만 구름떡과 쇠머리떡, 직지떡, 인절미, 쑥개떡, 기주떡 등 20여종에 이른다. 홍순주 영농법인 대표는 “시중에서 유통되는 떡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뒤져 대량 판매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하지만 방문객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를 통한 주문생산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오는 2009년까지 가로수길을 확장해 자동차와 보행자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가로수길의 변모에 발맞춰 마을도 ‘진화’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 청주·제천·청원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올 주식투자 수익률 ‘극과 극’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주식시장에서 당초 목표치에 크게 못미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업별로는 주식투자를 직업으로 하는 전업투자자와 자영업자의 수익률이 비교적 높았던 반면 전문직 종사자와 주부, 학생 등의 수익률은 평균 이하였다. 증권포털인 팍스넷은 지난 4일부터 22일까지 개인투자자 1044명을 대상으로 올해 주식투자 성적표를 조사한 결과 평균 수익률이 1%에 그쳤다고 24일 밝혔다. 이들이 연초에 설정한 목표수익률은 평균 37%였다. 50% 이상의 고수익을 기록한 투자자는 전체 응답자의 9%에 불과했으며 30∼50% 미만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응답도 10%에 그쳤다. 수익률 10∼30% 미만의 응답자는 20%, 수익률 10% 미만부터 손실률 10% 미만까지는 23%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응답자의 20%는 손실률이 10%이상 30% 미만이라고 답했고 손실률 30% 이상 50% 미만은 12%, 손실률 50% 이상도 5%나 됐다. 직업별로는 전업투자자의 수익률이 평균 5%로 비교적 높았고, 자영업자(2%)와 회사원(1%)도 약간의 수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문직 종사자는 평균적으로 5%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학생·주부도 평균 3%의 손실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냈다. 응답자의 직업비율은 회사원(47%), 자영업자(20%), 전업투자자(18%), 전문직(8%), 학생·주부(7%) 순이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한의사 시장개방 진실공방

    이달 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에서 미국이 국내 한의사 시장 개방을 요구한 것을 놓고 정부와 한의사 업계가 날선 대립을 보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의사들이 아무 것도 아닌 일을 시끄럽게 만들었다.”는 입장인 반면 한의사 업계는 “정부가 거짓으로 사태를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재정경제부·통상교섭본부·보건복지부의 협상 관계자들 얘기를 종합하면 당시 분위기는 이랬다고 한다. 우리측 대표단이 먼저 전문직 자격 상호인정 대상 관심 분야로 의료, 수의, 엔지니어링, 건축설계 등을 제시했다. 그러자 미국측이 “의료라면 그 안에 ‘아시안 메디신’(Asian Medicine·아시아 의학)도 포함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우리측이 “그건 아니다.”라고 하자 미국측은 “일부 주(州)의 아시안 메디신 업계에서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들은 바 있다. 이번 협상을 끝내고 돌아가면 좀더 확인해 보겠다. 만일 필요하다면 다음 협상에서 다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한국의 한의학은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미국과 달리 일반 의과대학과 똑같은 교육과정에 침구 외에 세부 전공과목이 다양하고 공부의 분량도 아주 많다.”고 설명했다. 협상단 관계자는 “여기까지가 그때 오간 얘기의 전부다. 아마 1분도 안 걸렸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리퀘스트(요구)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 전혀 안 된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국에서 이렇게 시끄러워진 것 자체가 오히려 미국의 관심만 높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의사측 얘기는 딴판이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주에 한 정부관리가 협회에 먼저 연락을 해 “우리는 미국과의 FTA 협상에서 17개 전문직 자격의 상호인정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유일하게 한의사 자격 상호인정만 제안했다.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 자격 상호인정에 따른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한의사를 상호 자격인정 대상에서 빼겠다는 약속은 전혀 없이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수준의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 자체가 정부의 속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쪽의 치열한 공방 속에 진실은 내년 1월 중순 한국에서 열리는 6차 협상 때 어느 정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美, 한의사 시장 개방 요구 파문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국내 한의사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우리 정부 부처간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한의사 업계는 강력한 저지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1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달 초 미국 몬태나에서 열린 FTA 5차 협상에서 의사·간호사·수의사 등 17개 전문직종의 양국간 자격 상호인정을 요구한 우리측에 반대 조건으로 ‘한의사 자격 인정’을 제시했다. 한의사 시장이 개방되면 미국내 관련 학과 출신들이 대거 유입돼 11개 한의과 대학 출신들의 독과점 체제가 붕괴되는 등 국내 시장에 큰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현재 미국에는 49개 대학에 우리나라 한의대 과정과 비슷한 동양의학과 또는 아시아의학과가 설치돼 있다. 해당 과 출신자는 6만명 이상으로 집계돼 있으며 이중 한국인 교포가 1만 6000여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시장이 개방되면 상대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고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한국행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국내 한의학과에 진학하는 대신 미국 대학으로 유학, 자격증을 취득한 뒤 국내로 들어오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의사 업계는 오는 21일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정부에서 미국측 요구를 수용할 움직임을 보이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엄종희 한의사협회장은 “미국이 한의사를 닥터로 인정하고 나서 상호교류를 하자고 하면 모를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했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바뀌는 전문직 2題] 소방공무원 체력검사 필수

    앞으로 소방사가 되려면 엄격한 체력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12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소방공무원임용령 개정안에 따라 소방방재청은 2008년 1월부터 소방사를 뽑을 때 체력검사 점수를 전체의 24% 반영하기로 했다. 체력검사는 악력(만점기준:57.9㎏)·배근력(168㎏)·앉아 윗몸 앞으로 굽히기(22㎝)·제자리 멀리뛰기(255㎝)·윗몸일으키기(분당 50회)·왕복오래달리기(77회) 등 6종목에서 4점씩 반영된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20&30] 직장인들의 회식에 대한 단상

    [20&30] 직장인들의 회식에 대한 단상

    지난해 3월 대학을 졸업하고 중소 규모의 리서치 회사에 입사한 차모(25·여)씨는 첫 회식 자리에서 처음으로 잔돌리기와 폭탄주를 알게 됐다. 사장이 먼저 마시고 잔을 돌리면 술을 안 마실 수 없는 애매한 입장이 됐고, 조금 있다 등장한 ‘타이타닉’ 폭탄주 게임에는 매번 걸려 눈물을 머금고 ‘폭탄’을 들이켜야 했다. 특히 모든 회식이 간부들이 좋아하는 메뉴와 술로 정해지고, 강제적으로 참여해야만 하는 강압적인 분위기가 차씨에겐 견디기 힘든 고문이었다. 계속되는 회식에 차씨는 6개월만에 직장을 그만두고 회식이 거의 없는 외국계 회사로 이직했다. ■ “회사 관두겠소” 술술 푸다 폭탄선언 “스트레스를 풀자고 하는 회식인데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여 회식을 하고 나면 야근한 것 이상으로 피곤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몇몇이 즐기는 회식이 아니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올 7월 청운의 꿈을 품고 대기업에 입사한 정모(24·여)씨도 첫 회식부터 회사에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 입사 전 친구들로부터 술자리에 대한 고민을 많이 들어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강권하는 술잔에다 2차 노래방 도우미까지 불러대는 뻔뻔한 상사들의 모습에 고개가 절로 돌아갔다. 술을 잘 마시진 못해도 대학시절 동아리에서 어느 정도 분위기를 맞추는 법을 배운 정씨였지만 회사 회식은 차원이 달랐다.“파도 타기를 하며 몇 순배 술이 돌아 구토를 하고 나면 ‘내가 이렇게까지 이 회사에 다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어렵게 들어온 회사라 그만둘 수도 없고, 결국 다음 회식에도 같은 이유로 괴로워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 또 힘들어하죠.” ●조폭식 회식에 광란의 가라오케까지 199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경리직으로 입사한 이모(25·여)씨는 120여명이 모인 회사 전체 회식에서 ‘조폭 문화’를 발견하곤 큰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고깃집 하나를 통째로 빌려 천장이 떠나가라 시끌벅적하던 사원들은 사장이 술잔을 들고 일어서자 갑자기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사장이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위하여!’를 외치자 사원들은 모두 충성을 맹세하듯 경쟁적으로 크게 복창한 뒤 미친 듯이 마셔댔다. 이씨는 “왜 그런 식으로 조폭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난해 11월 한 홈쇼핑 회사에 입사한 김모(28)씨는 남다르게 논다는 PD들의 회식에 혀를 내둘렀다.1차에서 고기와 소주로 시작한 회식은 2차 가라오케에 가서 절정에 이르렀다. 폭탄주가 돌기 시작하더니 댄스곡을 크게 틀어놓고 테이블에 올라가 춤을 추거나 크리넥스 통을 들고 한 장씩 티슈를 뽑아가며 분위기를 띄웠다. 어안이 벙벙해진 김씨가 평소 좋아하던 발라드곡을 예약하자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고 결국 김씨도 곧 그 분위기에 동화되고 말았다.“처음엔 왜 저렇게 미친 듯이 노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죠. 하지만 1년 남짓 되니 어느새 벨트 풀고 휴지 뽑으며 놀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도 놀라게 됐죠.” ●패밀리 레스토랑에 야유회, 웰빙 회식도 있다 2004년 4월 한 영자신문사에 입사한 김모(26·여)씨. 신문사 회식에서 술을 엄청 마신다는 소문에 기가 죽어 있었지만 이 회사는 따로 정해진 정기 회식은 없었다. 입사한 지 넉달만에 사장 주최로 열린 회식은 점심 시간에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고급 해산물 요리 등을 함께 먹는 자리였다. 의아했지만 김씨는 이런 회식에 대찬성하는 입장이다. 김씨는 “이른바 말하는 단합대회 형태의 회식이 주는 장점보다 술 때문에 서로 실수하면서 서먹해지는 일이 오히려 더 많은 것 같다.”면서 “술을 마시며 속을 털어놓고 이야기는 할 수 있지 않으냐고 묻지만 사회생활에서 개인적인 속마음까지 털어놓으며 할 일은 크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8월 한 공기업에 입사한 김모(26)씨도 변형된 웰빙 회식에 대찬성이다. 김씨는 입사 이틀 뒤 횟집에서 가진 첫 회식에서 술은 반주 정도로만 걸치며 선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회사는 술자리보단 주로 맛집이나 공연을 찾아다니며 단합하는 분위기였고, 때로는 회사를 벗어나 교외에서 체육대회 등을 하며 이야기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공연 등을 찾아다니면서 교양도 쌓고 개인 시간도 보장되니까 굳이 술자리 회식을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음의 벽 허물기 위해 ‘필요악’” 하지만 술자리 회식에 대해 찬성론을 펼치는 ‘2030’도 적지 않다.2004년 8월 한 의류업체에 취직한 조모(26)씨는 선배들과의 술자리에서 털어놓는 이야기가 마음 편하다. 첫 회식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양주와 맥주 폭탄주를 거푸 마신 뒤 구토까지 한 조씨를 선배들은 한마디 싫은 소리 없이 뒤치다꺼리를 해줬고 집에까지 바래다줘 친근함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엔 점점 달라지는 술자리 문화 때문에 제대로 회식다운 회식을 못했다. “두 차례 후배를 받아보면서 제대로 추억을 만들 일이 없어 외려 서먹한 것 같아요. 술자리 회식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만 마음의 벽을 허물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필요한 것 같아요.”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실수 안해 좋소” 술술 빼고 웰빙선언 서울메트로(옛 지하철공사)에서 11년째 근무하고 있는 김모(40)씨는 회식자리에서 갓 입사한 후배들을 보면 괘씸한 생각이 먼저 든다. 평소엔 생기발랄하고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입사 초년병들이 대견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유독 회식자리에서만큼은 인상을 찌푸리는 후배들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예전처럼 회식자리가 잦은 것도 아니고 한 달에 2∼3차례 정도인데 이 시간마저도 힘들어하는 후배들과 무슨 일을 함께 할 수 있겠느냐.”면서 “회식은 직장 동료들끼리 스킨십 할 수 있는 드문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새내기들이 업무처럼 회식도 적극적으로 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실 직장 내 회식에 대해 연령대가 높을수록 더 많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후배들 못지않게 선배들도 회식에 대해 남모를 부담이 있다는 방증이다. 한 리서치 전문기관에서 직장인 1817명을 대상으로 ‘회사 회식 자리에서 남들보다 잘 놀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은 경험이 있습니까.’라는 조사에서 응답자의 40.2%가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20대 19.4%,30대 20.5%,40대 20.1%,50대 이상 32.5%로 나타났다. 공무원인 이모(41)씨는 “사실 젊은 사람들과 함께 회식할 때면 후배들이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지 걱정된다.”면서 “회식을 주도하는 선배가 후배들에게 찍히는 풍토가 돼버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특히 공무원 사회가 일반 회사보다 위계질서가 엄하다보니 젊은 사람들은 회식자리에 어쩔 수 없이 참여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설사 그렇더라도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듯이 회식을 젊은 분위기로 끌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최근 회식은 예전처럼 술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연극이나 영화 관람 후 맥주 한 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선배들이 후배들과의 회식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많은 선배들은 회식자리에서 버릇없는 후배들의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출판 관련 전문직에 종사하는 배모(44)씨는 “연말을 맞아 후배들과 회식자리를 자주 갖게 된다.”면서 “회식 때마다 버릇없는 후배가 꼭 한 명씩 등장해 분위기를 망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성격이 자유분방하면서도 동시에 선후배 사이의 예의를 많이 강조하는 편이다. 그는 “선후배가 모여 흉금없이 고민을 나누는 것은 좋지만 그런 와중에도 선배에 대한 예의는 지켜줘야 한다.”면서 “술 먹다가 선배를 친구처럼 대하는 후배를 보면 회식을 바로 끝내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국어 교사인 박민혁(39)씨는 “회식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데 후배들이 이점을 간과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교사들이 특히 개인주의적인 면이 많다.”면서 “요즘 교사에 임용되는 후배들이 더욱 더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학생들에게 단체생활을 지도해야 하는 교사가 스스로 조직이나 단체 모임을 거부하거나 싫어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모순”이라면서 “후배 교사들이 회식에서도 스스로 뭔가를 배우려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바뀌는 전문직 2題] 관세사도 대형법인 시대로

    관세사도 회계사나 변호사처럼 대형 관세법인 설립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12일 국무회의에서 관세법인제도 도입에 대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관세사법 일부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라 현재 합명회사 형태의 관세사법인을 폐지하고 유한회사 형태의 관세법인을 설립할 수 있게 됐다.관세법인 설립요건은 이사 3인 이상을 포함해 5인 이상의 관세사를 둬야 하며 최소 자본금은 2억원 이상이 되어야 한다.
  •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8) 증산도 성소 대전 태을궁(太乙宮)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8) 증산도 성소 대전 태을궁(太乙宮)

    대전광역시 대덕구 중리동 409-1의 유별난 건물, 증산도 교육문화회관. 주변에 특별히 눈에 띄는 건물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돌출적인 건물 외양이 색다르다.2002년 12월 들어선 뒤 대전의 명물로 널리 알려졌지만 이곳이 민족종교 증산도의 핵심임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정면에서 볼 때 왼편 시루(떡을 쪄서 익히는 질그릇) 형태의 태을궁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山´의 형상을 이룬 독특한 건물. 도조(道祖) 강증산(姜甑山·본명 一淳·1871~1909)의 이름자를 고스란히 건물로 형상화했다. 지금은 증산도 신도들의 교육장소로 쓰고 있지만 이른바 ‘후천개벽’이 이루어지는 새 시대에 세상의 모든 일을 도모할 근본 터로 계획해 세운, 증산도의 중심이다. 세미나실과 교육장 6개, 사무동, 숙소동, 증산도 케이블방송국이 ‘山´자를 이루며 독특하게 포진해 있는 건물. 한꺼번에 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증산도 교육센터이지만 건물 맨 오른쪽엔 서점과 북카페를 차려 일반인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 공간은 역시 시루 모양의 태을궁. 밖에서 볼 때도 그렇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위가 넓고 아래는 좁은 원통형 시루 모양이 확연하다.1800석을 갖춘 실내의 조명과 음향, 영상 시스템은 국내 여느 대형 공연장 못지않은 수준. 무대 전면에 도조와 도조의 종통을 이은 태모(太母) 고수부, 태을천 상원군, 국조 단군왕검의 어진을 개사해 모신 신단이 눈길을 끈다. 도조 강증산은 전라도 고부군 우덕면 객망리(현 전북 정읍시 덕천면 신월리 신송마을) 시루산 아래 마을에서 태어나 호를 시루 증(甑)자와 산(山)자를 써 증산이라 지었다고 한다. 증산이란 이름엔 출생지 시루산 말고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얽혀 있다. 다름 아닌 1200여년 전 신라 고승 진표율사가 세운 김제 금산사 미륵금상의 철수미좌 사연이다. 진표율사는 목숨을 건 망신참법의 수행을 통해 미륵불을 친견하고 미륵불의 계시에 따라 미륵금상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당시 쇠로 된 밑 없는 시루(철수미좌)를 놓고 그 위에 미륵금상을 조성한 것이 특이하다(지금 미륵금상 아래의 철 시루는 시멘트로 봉쇄된 채 일반인들이 볼 수 없다). 증산도는 그로부터 1100여년 후 고부의 시루산 밑에서 탄생한 강증산이 진표율사와의 인연으로 금산사 미륵금상에 30여 년간 성령(聖靈)으로 있다가 이 땅에 내려온 것으로 여긴다. 증산도의 경전인 도전(道典)에 실려있는 탄생에 관한 내용이지만, 불교계에서 아직까지 미륵금상을 철수미좌에 받쳐 조성한 이유를 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다. 김제 금산사 인근 모악산 기슭에는 지금도 증산 사상을 신앙으로 이어오고 있는 군소 종교단체가 40여개나 남아 있다. 강증산은 31세 때인 1901년부터 1909년까지 9년간 ‘천지공사’라는 의식을 통해 남북통일을 포함한 후천세상을 여는 프로그램(증산도에선 도수로 부름)을 짰다고 한다. 태을은 증산도에서 가장 중시하는 주문인 태을주(太乙呪)에 등장하는 ‘태을천상원군(太乙天上元君)’의 이름을 딴 것으로 개벽기에 인류를 구원하는 진리의 표상으로 여겨진다. 총본산의 주 공간에 가장 중요한 태을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정작 강증산이 태어난 시루산 아래 신송마을에는 입구에 ‘강증산성지’라 새겨진 나무 푯말만이 덩그맣게 섰을 뿐 생가를 비롯해 성지라 부를 만한 흔적이 별로 없다. 인근 입암면 접지리 대흥마을은 도조 강증산의 맥을 이어받은 보천교 교단이 형성됐던 곳이다. 당시 이곳엔 본부 건물인 십일전을 비롯해 건물 30여동이 들어섰으며 신도 수가 수백만명에 달할 정도로 교세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일제시기 독립자금 중 많은 부분이 이곳 보천교를 통해 모금되었으며 그 때문에 조만식을 비롯해 많은 우국지사들이 보천교를 출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신문기사에 따르면 조만식과 한규숙 등은 보천교 신도들이 마련한 30만원을 독립자금으로 만주에 보내려다가 발각되어 일경에 체포되기도 했다. 선승 탄허 스님의 아버지인 김홍규도 보천교 핵심 간부였다. 보천교는 종교집단이었지만 독립운동의 본거지였던 셈이다. 일제는 집요한 와해공작을 벌여 1936년 마침내 보천교를 해체시켰으며 당시 보천교의 본당이었던 십일전 건물은 해체되어 지금의 조계사 대웅전으로 옮겨졌다. 보천교 교단이 있던 대흥마을은 마을 전체가 보천교 신자들로 이루어진 보천교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옛 건물 7채만 남아 있다. 보천교 와해 이후 지금의 안운산 종도사와 안경전 종정이 강증산과 2대 도주 고수부의 종통을 이어 새롭게 이끈 것이 증산도. 증산도는 해방후 한때 신도가 70만명에 달했으나 6·25전쟁으로 교세가 주춤했다가 안운산 종도사와 안경전 종정이 1970년대 다시 문을 열어 지금에 이른다.“내가 후천선경 건설의 푯대를 태전(대전)에 꽂았느니라.”“태전이 새 서울이 된다.”는 도조의 유언을 중시, 대전에 본부를 두었으며 태을궁은 그중에서도 핵심 공간인 셈이다. kimus@seoul.co.kr ■ 전국 250여 도장·신자100만명 둔 증산도는 강증산을 도조(道祖)로 모시며 상생(相生), 보은(報恩), 해원(解寃), 원시반본(原始返本), 후천개벽(後天開闢)을 핵심 종지(宗旨)로 삼는다. 전국에 250여개의 도장(道場)이 있으며 신자 수는 100여만명으로 추산. 도장은 수행, 교육, 포교 활동의 구심점으로 대전에 본부가 있다. 세계적으로 20개국 50여개 도시에 도장을 갖췄으며 최근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7개 국어로 된 외국어 도전도 펴냈다. 신도들은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에 도장에서 도조와 도조의 종통을 이은 태모 고수부, 천지신명에 정성을 드리는 정기 치성(致誠)을 봉행한다. 평상시에는 집에서 매일 아침·저녁 청수(淸水·정화수)를 올리고 태을주 수행을 한다. 기도는 하늘을 받들고 땅을 어루만지는 형상의 절법인 반천무지(攀天撫地)를 하는데, 인간이 천지의 은혜에 보은하는 것과 함께 인간이 우주의 주인임을 상징한다. 지금 시대는 우주에서 여름과 가을이 바뀌는 과도기이며 앞으로 올 가을기에 통합과 상생의 새 문명이 열린다는 미래관을 갖고 있다. 다른 종교단체에 비해 대학생 등 젊은 남자들이 신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대학교수, 의사, 한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도 적지 않다. 후천문명을 열 성직자 양성기관인 증산도대학교를 1984년부터 열고 있으며 전문 성직자를 기르는 성녀전사단 교육과정도 운영한다. 역사와 민족의 뿌리찾기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군부대, 교도소, 마을문고, 학교도서관 등에 ‘상생의 책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 “한국 남자관광객 거의 성매매 국회의원·공무원도 예외없어”

    “사회 계층을 막론하고 남자들만 오는 단체관광은 거의 (성매매를) 한다고 보면 됩니다.” 태국과 필리핀에서 현지 미성년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한국 남성들의 추한 행태가 공개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 현지의 한국인 여행 가이드인 L(37)씨가 서울신문에 필리핀 현지의 한국인 관광객들의 행태를 자세히 설명했다. L씨는 국내 유명 여행사인 A사 소속 현지 여행 가이드다. L씨는 6일 서울신문과 국제전화로 가진 인터뷰에서 “남자들끼리 단체로 오는 관광의 경우 전체의 99%는 (성매매를) 경험하고 간다.”고 털어놨다. 필리핀에서 7년 동안 가이드로 일하고 있다는 L씨는 “한국에서 아무리 사회적인 지위가 높거나 좋은 분이라고 하더라도 이곳에 오면 다 똑같은 남자”라면서 “국회의원부터 시·도 의회 의원, 공무원, 일반기업체 간부에서부터 사원, 전문직에 이르기까지 남자라면 거의 예외는 없다.”고 말했다. L씨는 또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이곳에 오면 기분이 풀어지고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하루 일정이 끝나고 ‘저녁에 편안히 술 먹을 데가 있느냐.’고 물어오는 예가 많은데, 우리 (가이드) 입장에서는 공식 일정 외에 별도로 수입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여성들이 술 시중을 드는 가라오케 등으로 안내한다.”고 털어놨다.이어 “우리나라 남자들은 독특한 구석이 있는데 ‘2차’(성매매)를 갈 때도 한 사람이라도 빠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사람에 따라 개인적으로 2차를 거부하기도 하지만 동행 가운데 일부가 분위기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L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한국인들의 성매매 실태와 관련해 국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솔직히 국내와 똑같은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국내에서는 ‘2차’를 가려면 20만∼30만원 정도는 드는데 이곳에서는 훨씬 싸다.”면서 “이곳을 단체로 찾는 한국 남성이라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반화된 사실”이라며 오히려 의아해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분산 가족’ 20%… 소득 높을수록↑

    ‘분산 가족’ 20%… 소득 높을수록↑

    통계청이 4일 발표한 ‘사회통계조사결과(가족, 보건, 사회참여, 노동 부문)’를 보면 딸과 사는 부모가 점차 늘고 청소년들이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등 과거와 달라진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건강을 과신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44%에 이르는 등 일하는 아내들이 늘고 있으며 고소득층의 7%는 배우자나 자녀를 외국에 보낸 ‘기러기’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딸과 사는 부모 늘어 부모 중 1명 이상이 생존한 가구 가운데 부모만 따로 살고 있는 비율은 56.3%이다. 자식이 부모를 모신 비율은 42.4%다. 이 가운데 장남과 함께 사는 부모는 21.8%로 가장 많다. 하지만 2002년과 비교해서는 2.8%포인트 줄었다. 반면 딸과 함께 사는 부모는 5.7%, 장남이 아닌 다른 아들과 사는 부모는 14.9%였다.2002년 조사때보다 각각 2.1%포인트,0.4%포인트 늘어났다. 이에 따라 부모의 생활비 가운데 딸이나 사위가 제공하는 비율도 1.7%에서 2.3%로 높아졌다. 장남이 제공하는 생활비의 비율은 22.7%에서 15.1%로 낮아졌다. ●청소년 “공무원이 꿈” 청소년(15∼24세)이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는 국가기관(33.5%)으로 나타났다. 공기업도 11.0%로 나타나 청소년의 절반 가까이가 안정된 직업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어 대기업 17.1%와 법률회사 등 전문직 기업 15.4% 순이었다. 특이할 만한 점은 중·고생인 15∼18세가 대학생과 직장인이 대부분인 19∼24세보다 국가기관에 취업하고 싶은 비율이 4.8%포인트나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 같은 통계치를 반영하듯 청소년의 29.6%가 첫번째 고민으로 ‘직업’을 꼽았다.2002년 6.9%보다 무려 4.3배나 증가했다. 공부라고 답한 비율은 35%, 가정환경 6%, 용돈부족 4.6% 등이다. 직업 선택의 1순위로는 15세 이상 인구의 64.3%가 ‘수입’과 ‘안정성’을 꼽았다. 특히 2002년 당시 21.5%에 불과했던 ‘수입’은 31.7%로 10.2%포인트나 증가했다. 반면 적성이나 흥미라고 답한 사람은 12.0%, 보람·자아성취 등은 6.6%에 그쳤다.2002년보다 4.4%포인트와 1.6%포인트씩 줄었다. ●음주·흡연자,“건강 낙관” 20세 이상 음주 인구 가운데 자신의 건강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46.4%로 비음주자의 31.7%보다 높았다. 성인 흡연자 중에서도 자신의 건강이 ‘좋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45.2%인 반면 비흡연자는 41.4%가 좋다고 대답했다. ●고소득층 100가구 중 7가구 ‘기러기’ 생활 배우자나 미혼 자녀가 다른 지역에 사는 ‘분산가족’은 전체의 21.2%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해외에 거주하는 경우는 8.3%였다. 따로 떨어져 사는 이유로는 ‘직장’이 55.9%로 가장 많았고, 해외 유학 등 ‘학업’이 32.2%였다. 월평균 소득이 600만원을 넘는 가구의 26.9%가 분산가족이며 이 가운데 25.6%가 외국에 가족을 두고 있다. 즉 6.9%가 기러기 생활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따로 살고 있는 이유는 ‘학업’이 56.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女談餘談] 남성들이여, 더 강해져라!/김미경 정치부 기자

    20대 남성 6명이 한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그녀와 잇따라 1대1 데이트를 하며 경쟁을 벌인다. 한 케이블 채널에서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이른바 소개팅 프로그램에서다. 그런데 그 여성의 마음에 드는 게 하늘의 별따기다. 전문직에다가 세련된 외모, 똑 부러지는 말투까지 어디 하나 빠질 것이 없는 그녀는 남자 출연자들을 상대로 작문 숙제와 상식 문제를 내는데, 제대로 풀어내는 사람이 없다. 결국 모든 남자들이 탈락하고, 수치심을 느낀 남자들은 “똑똑하면 다냐. 네가 바로 ‘된장녀’야.”라며 그녀를 비난한다. 일부 남자들은 여자한테 창피를 당해 억울하다며 눈물까지 흘렸다. 물론 TV의 특성상 재미를 위해 극적인 요소가 가미된 것이겠지만, 프로그램 속 남녀의 모습은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사회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남성들 못지 않은, 아니 그들보다 더 똑똑하고 능력있고 자신만만한 여성들을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굳이 여성의 사법고시 수석이나 육사·공사 수석 입학·졸업 등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우먼 파워’가 커지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상대적으로 약하고 우유부단하고 결단력이 부족한 남성들이 눈에 많이 띈다. 물론 예전에도 ‘마마보이’ 등 연약한 남성들을 지칭하는 용어가 있었지만, 요즘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더욱 확산되는 것 같다.5살 많은 애인이 너무 우유부단하다고 푸념하는 한 여자 후배는 “데이트를 할 때도, 결혼을 하자고 할 때도 모두 내가 먼저 나서야 하니 답답할 노릇”이라며 신세 한탄을 했다. 평소 마음이 여린, 싱글을 고수하는 한 남자 대학동창은 “요즘 남자들이 기를 펴지 못하는 것은 너무 똑똑한 여성들이 넘치기 때문”이라면서 “잘난 여자를 애인으로 사귀면서 뒤치다꺼리 하느니 그냥 혼자 지내는 것이 편하다.”고 말했다. 언제부터 똑똑한 여성들이 남자들의 적이 됐을까. 남성들이여, 더 강해져라. 잘난 여성들을 탓할 게 아니라 스스로 실력을 키우고 결단력을 갖춰라. 그래서 똑똑한 여성들이 ‘슈퍼우먼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남성들과 더욱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기대한다. 김미경 정치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士자 전문직’ 공무원 취업 바람

    ‘士자 전문직’ 공무원 취업 바람

    세무사, 공인회계사 등 ‘사’(士)자 전문자격증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매력적인 ‘간판’이다.‘공인된 전문성’이라는 측면에서 이보다 나은 조건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전문자격증 소지자 출신의 공무원이 급격히 늘고 있다. 자격증의 희소성이 떨어지면서 안정적인 공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퇴직 후에도 ‘공무원 출신’이라는 ‘메리트’를 누릴 수 있어 ‘士자 공무원’ 증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인사위원회는 29일 올해 7급 공채 최종합격자 1105명의 명단을 확정·발표했다. 모두 7만 2193명이 출원, 약 65대1의 경쟁률을 보인 이번 시험에서는 행정직군 801명, 공안직군 190명, 기술직군 114명이 최종 합격했다.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세무사 등 전문자격증 소지자가 급증한 것. 세무사 54명, 관세사 21명, 공인회계사 9명 등 모두 84명이 합격자 명단에 올랐다. 지난해 공인회계사 15명, 세무사 19명, 공인회계사·세무사 이중 취득자 7명, 관세사 4명 등 45명이 7급에 합격한 것에 비해 거의 두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9급 합격자 가운데서도 세무사 20명, 관세사 8명, 공인회계사 2명 등 30명의 전문자격증 소지자가 포함됐다. ‘士자 직업군’ 출신들이 공무원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안정성 때문.1990년대 중후반까지만 하더라도 전문자격증은 성공의 ‘보증수표’였다. 연간 300명 정도만 선발되면서 여느 고시 합격자 못지않은 프리미엄을 누렸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합격자만 각각 1000여명 가까이 무더기로 쏟아지는 바람에 희소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지방 국립대를 졸업하고 경제부처에서 2년째 근무하고 있는 공인회계사 출신 7급 공무원은 “실무 경험도, 변변한 ‘빽’도 없이 업계에서 ‘맨땅에 헤딩’하면서 버티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비록 연봉은 적지만 안정적인데다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공직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퇴직하더라도 공무원 출신이라는 메리트를 살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인사위 관계자는 “공직과 민간 사이의 교류도 많아지고 공직 경험이 회계법인이나 법무법인 등에서 높게 평가받는다는 점도 전문자격증 소지자 출신 공무원이 느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7급 합격자의 또 다른 특징은 합격자의 고령화.28세 이상 비율이 지난해 63.4%에서 69.3%(766명)로 크게 높아졌다. 연령대별로는 ▲32∼35세가 지난해 26.6%에서 29.4%(325명) ▲36∼39세는 7.0%에서 9.9%(109명)로 급증했다. 반면 지난해까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던 24세부터 27세 사이 합격자는 지난해 31.5%에서 29.0%(320명)로 떨어졌다.20∼23세는 1.7%인 19명에 불과했다. 여성합격자는 전체의 24.7%인 273명. 지난해보다 2.1% 포인트 감소했다. 일반 자격증 소지자 등 가산 혜택을 받은 합격자는 전체의 90.1%인 996명. 그러나 국가유공자 자녀 등 취업보호대상자는 전체의 21.8%인 241명으로 지난해 25.5%보다 3.7% 줄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돈 좇는’ 美전문직 너도나도 월가行

    노벨 의학상이 꿈이었던 하버드 의대생 로버트 글래스맨(45)은 월스트리트로 진출해 백만장자가 됐다. 의사로선 큰 돈을 벌지 못할 것 같아 10년 전 컨설팅 회사로 옮겨 의료계 투자자문을 업으로 삼았다. 글래스맨처럼 자신의 직종을 버리고 월가에서 일확천금을 좇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5세, 연소득 15만달러의 혈액종양 내과 전문의였던 글래스맨은 지금 ‘7자리(수백만달러 수준)’를 쉽게 벌고 있다. 자신이 직접 밝히지는 않지만 월가의 추산으로는 종종 2000만달러를 넘는다. 그들이 떠난 빈 자리는 인력난으로 허덕이고 있다. 국민건강에 꼭 필요하지만 16만달러(지난해 평균 연봉)밖에(?) 벌 수 없는 ‘가족의(醫)’는 희망하는 의대생이 늘 부족하다. 전미변호사재단에 따르면 법대 졸업생들이 경제단체로 몰려가면서 최근 공익법 분야나 정부기관에서 법률가를 찾기가 어려워졌다. 학계에서도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교수나 연구직보다 기업체를 선호한다. 제조업이나 소비재 전문학자의 길을 택하는 경영대학원 출신자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사나 변호사·학자들은 미국에서도 전통적으로 알아주는 고소득자다. 그런데도 월가 금융계가 약속하는 연봉은 그들이 소중히 여겨온 직업적 명성이나 윤리를 뛰어넘는다. 이들은 때로 ‘죄책감’에 위안거리를 찾기도 한다. 한국에서 이민 온 존 문(39)은 경제학을 가르치다 월가의 사모 투자업체로 자리를 옮겼다. 지금은 전용 제트기를 살 능력이 있어도 아직 1등석만 고집하고 있다.동료들이 비웃지만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장로교도인 그는 모교인 하버드대에 거액을 기부하는 등 사회환원에 열성이다. 글래스맨은 요즘도 한 달에 두세 번 병원을 찾는다. 환자들을 돌보면서 충만된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20&30] ‘약 주고 병 주는’ 직장동료

    [20&30] ‘약 주고 병 주는’ 직장동료

    “회사 생활에서 울고 웃는 건 일보다는 사람 때문 아닌가요.” 직장인 대부분은 업무 자체보다는 함께 일하는 사람과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상사 외에 또 다른 ‘공공의 적’이 있으니 바로 직장 동료. 물론 동료는 힘든 회사 생활에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미우나 고우나 함께 해야하는 직장 동료에 대한 얘기를 2030들로부터 들어봤다. ■이런 동료 딱! 좋아 - “재테크 정보통 인기끌죠” “자기 일 제대로 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동료가 최고 아닌가요?” 직장 생활 4년 동안 비교적 여러 부서를 거친 회사원 이모(28·여)씨. 그는 이 기간에 ‘좋은 동료=책임감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 내렸다. 그는 “인간성은 좋은데 일을 잘 못해서 남에게 피해 주는 것보다 인간미는 조금 떨어져도 맡은 일 하나는 확실하게 하는 사람에게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일 잘하는 동료를 선호하는 것은 이씨만이 아니다. 뛰어나게 일을 잘해 경쟁 의식을 느끼게 하는 동료도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일처리를 제대로 못해 남에게 피해 주는 사람도 함께 지내고 싶지 않은 동료다. 이씨는 “같이 일하든 따로 일하든 ‘저 사람이 하는 일이라면 틀림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동료가 직장 생활에서 가장 듬직한 벗”이라면서 “이런 사람들은 공적인 일에서뿐만 아니라 사적인 관계에서도 세심하게 동료를 배려해 매 순간 고마움과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고 흐뭇해 했다. 일의 효율성을 동료 평가의 잣대로 삼는 것은 윤모(28)씨도 마찬가지다. 팀으로 작업할 때가 많아 한 사람이 일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너무 일만 따지면 비인간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나도 동료들도 회사에 놀러 다니는 것이 아니고 월급 받고 일하는 거니까 최소한 자기 일을 깔끔하게 하는 사람이 좋죠.” 직장 생활 3년차로 우울증과 일에 대한 회의가 찾아온다는 박모(27·여)씨에게는 인간미 넘치는 동료가 최고다. 힘들 때 옆에서 도와주는 동료가 있기에 회사 생활이 그렇게 팍팍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몸이 안 좋을 때면 일을 나눠서 해 주거나 술자리에서 ‘흑기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제가 상 아래 버린 술을 모아둔 그릇을 몰래 치워줄 때면 정말 고마운 생각이 들죠. 술자리에서 상사한테 잘 보이기에 급급한 사람들에 비하면 천사 아닌가요?” 전문직 김모(31)씨는 어떤 상황에서든 한결 같은 동료들이 좋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앞에서는 친절하고 뒤에서는 남의 험담이나 늘어놓는 이중인격자들에게 질렸기 때문이다. 김씨는 “배울 만큼 배웠다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일이라곤 다른 사람 흉보는 것이 전부라는 게 한심할 뿐”이라면서 “굳은 표정이라도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 좋다.”고 전했다. 회사 동료와 선·후배로부터 일 잘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민종(31)씨. 하지만 일 외에 다른 부분에서는 눈치가 빠르지 못해 회사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이씨에게는 소위 ‘정보통’으로 불리는 몇몇 동료들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그는 “회사 돌아가는 분위기에 맞게 처신해야 할 때가 많은데 아무래도 불리한 측면이 많다. 사내 고급 정보를 선·후배들은 잘 알려주려 하지 않는데 동료 가운데 친한 2∼3명이 가르쳐 줄 때 가장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젊은 사람들에게 재테크만큼 귀가 솔깃한 것은 없다. 그래서 요즘엔 재테크 정보를 알려주는 동료가 인기가 높다. 고등학교 교사 박모(33)씨는 “대부분 교사들은 재테크에 별다른 관심이 없거나 좋은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하지만 몇몇 젊은 동료 교사들은 핵심 재테크 정보를 서로 공유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박형욱(29)씨도 마찬가지다.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재테크에 밝지 못하기 때문에 자주는 아니어도 동료들이 재테크 노하우나 핵심 정보를 알려줄 때 가장 고맙다고 한다. 박씨는 “급여가 많지 않기 때문에 큰 규모의 재테크를 할 수는 없지만 동료들이 주는 정보로 작게 성공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면서 “친한 동료가 아니면 안 가르쳐 줄 정보도 꽤 있다.”고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런 동료 딱! 싫어 - “상사에 아부땐 짜증나요” “학교 선배랍시고 직장에서도 선배 행세 하려는 동기를 보면 대뜸 욕이라도 해주고 싶죠.”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덕민(가명·25)씨는 회사에 비교적 빨리 입사했다.2000년에 대학에 입학해 군대를 다녀와서 복학한 뒤, 어학연수 등을 위한 휴학 없이 바로 올 2월에 졸업하면서 입사에 성공했다. 그래서 이씨는 같이 입사한 다른 남자 동기들보다 두 세 살 적다. 그런데 입사 동기 가운데 같은 대학 출신 박모(27·98학번)씨는 학번이 높다며 항상 선배 행세를 하려고 한다. 이씨는 “학교 다닐 때 알지도 못했고 지금은 엄연한 입사 동기인데 너무 염치 없는 것 같다.”면서 “동기지만 별로 친해지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박모(27·여)씨에게 저녁 회식은 그야말로 고문하는 자리다. 겉보기에는 말술이라도 거뜬히 마셔낼 것처럼 강단 있는 모습이지만 체질상 술을 잘 못마셔 입사한 지 3년이 지난 지금도 주량이 소주 반 병이 안 된다. 하지만 경력으로 입사한 동료 직원은 회식 때마다 ‘사회 생활하면서 무조건 술 못 마신다고 말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면서 자꾸 술을 권한다. 은근히 잘난 척도 한다. 박씨는 “팀장 이상 상사들이 주는 술도 힘들어 죽겠는데 같은 팀원이 친한 척 한답시고 한 술 더 뜨니 정말 밉다.”면서 “술을 다른 잔에 몰래 버리는 걸 보면 ‘아깝게 그걸 왜 버려?’라며 소리 치는데 회사 사람만 아니면 한 대 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술과 관련된 ‘나쁜 동료’가 또 있다. 회사원 이유종(31)씨는 “전날 회식 자리에서 술 적게 먹은 여자 동기가 다음날 점심으로 스파게티 먹으러 가자고 팀장한테 조를 때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것은 단순히 음식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동기에 대한 배려 차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전문직 이모(28·여)씨는 최근 같은 팀 내의 동료에게 크게 실망했다. 평소 성격 좋고 일도 무난해 회사 내 평판도 좋고 나이가 몇 살 많아서 그런지 고민도 잘 들어줘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귀찮은 일은 떠넘기고 쉬우면서 빛나는 일만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심지어 내가 한 일을 자기가 한 것처럼 가로채기까지 하더군요. 그동안 좋았던 감정이 이런 일을 겪으면서 완전히 사라졌어요. 인간 자체에 실망해 버린 거죠.” 광고회사에 다니는 윤모(28·여)씨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윤씨는 업무가 많고 시간을 다투는 일이 많아 일의 효율에 따라 동료에 대한 평가가 갈린다. 일을 요청했을 때에는 가만히 있다가 한참 뒤에 ‘못하겠다.’고 하면 정말 속이 터진다. 그는 “자기 일을 은근히 남한테 떠밀면서 남의 일에 대해 자기가 다 아는 것처럼 구는 동료가 가장 얄밉다.”면서 “막상 자기가 할 것도 아니면서 ‘그건 그런 식으로 처리하면 안 되지.’라면서 훈수를 두고 팀 작업을 할 때면 가장 쉬운 일만 하려고 하는 사람이 정말 싫다.”고 말했다.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무던히 애쓰는 사람은 후배든 동기든 상관없이 미워 보이게 마련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최모(27·여)씨는 부장에게 잘 보이려는 몇몇 동료들이 정말 싫다. 부장이 없을 때면 앞장 서서 흉을 보면서 앞에 있을 때에는 간이라도 빼줄 것 같이 군다. 이씨는 “윗사람한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야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래도 도를 지나치면 그것만큼 꼴불견도 없다.”고 했다. 회사 사람이 상을 당해 부장이 가는 것을 알면 휴일도 반납하고 나오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 몰라라 한다. 이씨는 “부장한테 잘 보이려는 노력의 절반만 일에 쏟아부어도 유능하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라면서 “젊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손바닥 비벼대며 비굴하게 사는 걸 보면 정말 짜증난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한국 남녀 性 격차 지수 92위…아랍수준

    한국 남녀 性 격차 지수 92위…아랍수준

    한국의 ‘성(性) 격차 지수’가 세계 92위에 머물렀다.아프리카 튀지니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같은 최하위권 수준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2일 발표한 세계 ‘성 격차(Gender Gap)지수’ 조사에서 한국은 고용,교육,보건,정치 등 4개 핵심부문에서 모두 0.616점으로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0은 불평등을,1은 완전 평등을 의미한다.한국 순위는 남녀 평등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발표된 조사 결과는 미국 하버드대학,영국 런던대학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남녀 평등이 진전됐으나 어느 국가도 완전 평등은 이루지 못했다.한국은 4개 부문 평점을 합산해 매긴 전체 순위에서 92위로 방글라데시,요르단 등과 함께 최하위권에 포함됐다. 전체적으로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에 올랐다.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여인천하’라는 세간의 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스웨덴이 1위를 차지했고,노르웨이와 핀란드,아이슬란드,독일 순이었다.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하게 필리핀이 6위로 10위권에 올랐고,미국은 22위였다.프랑스도 고용과 정치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얻어 전체 순위에선 70위에 그쳤다. 한국은 중등교육과 건강한 기대 수명 분야에서 1위를 했지만 출생 성비와 동일노동 임금평등 부분에선 각각 110위와 105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분야별 순위는 노동참여 68위,동일노동의 임금 평등 105위,전문직 및 기술직 진출 71위,의원과 고위 관료,경영자 진출 분야는 98위였다.교육 부문에서는 초등교육 63위,중등교육 1위,고등교육 89위를 차지했다.정치 부문에서는 여성의 의회진출이 63위,여성장관 진출은 99위를 기록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서울대 마지막 재외주민특별전형은 ‘강남판’

    서울대가 2008학년도 입시부터 재외국민특별전형을 폐지키로 한 가운데 올해 마지막 합격자의 3분의2가 서울 강남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5분의2 정도는 부모가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종인 학생들이었다. 서울대는 “이 전형제도가 부유층의 변칙적 학벌 대물림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수치로 증명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비강남 6명·경기 7명순 서울신문이 21일 입수한 서울대 2007학년도 재외국민특별전형 결과에 따르면 전체 합격자 45명의 64.4%인 29명이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출신이었다. 서울의 비강남권은 6명(13.3%)이었고 경기 7명(15.6%), 부산 3명(6.7%)이었다. 그 외 지역에서는 단 한 명도 합격자가 없었다. 합격자 중 부모가 외교관인 학생은 11.1%(5명)에 그쳤고 회사원(상사주재원)이 35.6%(16명)였다. 공무원은 15.6%(7명)였다.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들이 대부분인 ‘기타’가 37.8%(17명)였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김경범 박사는 “1979년 재외국민특별전형 도입 당시에는 외교관이나 상사 주재원 자녀들을 배려할 필요가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그들에 대한 배려가 오히려 특혜가 될 수 있는 데다 최근에는 재외국민특별전형을 노리고 외국에서 잠시 살다 오는 편법이 많아 2008학년도부터 폐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른 서울대 관계자는 “재외국민특별전형이 자녀와 함께 해외에서 몇 년간 살다 올 수 있는 재력이 되는 일부 부유층의 학벌 대물림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고대·연대등은 폐지안해 그러나 고려대와 연세대 등은 폐지 계획이 전혀 없다. 고려대와 연세대 입학 관계자들은 “국립대인 서울대가 폐지한다고 해서 우리까지 따라갈 필요는 없다. 전형 요건을 강화해 편법으로 입학하려는 것을 차단하면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올 국정감사 기간 동안 국회의원들의 재외국민특별전형 관련 자료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美 가계 ‘숨통’

    美 가계 ‘숨통’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울상짓던 ‘미국 가계’에 숨통이 트였다.1997년 이후 미국인의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처음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가격 상승과 극심한 부동산 침체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인원감축 등 구조조정 비율도 크게 떨어지는 등 경기가 모처럼 순항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20일 지난 12개월 동안 전체 평균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부동산 침체로 인한 주택가격 폭락을 상쇄하는 경제적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올해 신규 주택과 기존 주택 값이 급락하면서 1970년 이후 최고 수준의 부동산 침체를 겪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민간부문의 주당 평균 임금은 573.25달러로 평균 상승률은 4.2%였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고용과 낮은 실업률, 인플레이션의 둔화로 미국 경기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에너지가격의 상승에 따른 부담도 큰 위협 요인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인의 평균 임금은 2007년에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전문직 및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의 평균 임금이 7.6%나 올라 최대폭을 기록했다. 또 전기·수도 등 공공산업 종사자의 평균 임금은 1157.28달러로 다른 업종보다 상당히 높았다.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의 리처드 베너 분석가는 “전반적으로 미국인의 급여가 오르면서 주택 가격 폭락세를 헤쳐 나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를 가늠할 핵심 요인으로 고용, 임금, 주택가격, 에너지가격을 꼽고 있다. 미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데이비드 위스 수석연구원은 “원유 가격만 적절하게 하락한다면 더 이상 경기 침체를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공포의 DTI’ 뚜껑여니 ‘종이 호랑이’

    15일 발표된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핵심은 ‘총부채 상환비율(DTI)’ 40%를 적용하는 지역을 주택투기지역에서 투기과열지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투기과열지역에는 6억원 초과 아파트가 드물다.”면서 “적용 지역 확대만으로는 가수요를 억제하는 데 역부족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을 안정시키는 데 가장 강력한 것으로 주목됐던 DTI 규제가 ‘종이 호랑이’로 전락한 셈이다.●DTI가 무서웠던 이유는? DTI는 연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주택대출+기타부채)의 비율이다. 이제까지는 ‘투기지역의 6억원 이상 아파트를 신규로 구입’할 경우에만 DTI 비율이 40%까지로 제한됐다. 다른 부채가 없다고 가정할 경우 연소득이 5000만원이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2000만원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만 대출받도록 한 것이다.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는 적용 비율을 아무리 강화하더라도 주택 가격이 오르면 담보 가액이 올라 그만큼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DTI는 소득증명이 어려운 이른바 ‘아줌마 부대’나 소득을 축소 신고하는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및 자영업자의 투기를 원천적으로 막는다. 더욱이 DTI를 적용하면 만기가 길수록 대출금이 많아지기 때문에 부동산 자금의 장기화를 꾀해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뚜껑 열고 보니 별 것 아니네 애초 금융권은 DTI 규제 기준을 6억원 초과에서 3억∼4억원 초과로 강화하거나, 신규 구입은 물론 기존에 갖고 있던 주택을 담보로 빚을 낼 때도 적용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기존 주택으로 적용을 확대하면 현재 6억원 이상의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그 집을 담보로 빚을 내 다른 아파트를 사들이는 악순환이 끊어질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정부는 실수요자들의 피해와 부동산 시장의 급랭을 우려해 결국 수도권의 투기과열지역으로 확대하는 선에서 그쳤다. 그러나 6억원 초과 아파트는 이미 DTI가 적용돼 온 서울과 수도권 등 투기지역에 집중돼 있고, 투기과열지구(서울의 경우 동대문, 도봉구, 노원구, 서대문구, 중랑구)에는 6억원 이상 아파트가 거의 없어 새롭게 규제 대상에 편입되는 아파트는 5000여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더욱이 6억원 미만의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려 실수요자들이 주로 찾는 중소형 아파트 가격만 올릴 가능성까지 열어 놓았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DTI 규제를 기존 주택까지 확대하더라도 6억원 초과 기준만 유지한다면 6억원 미만의 아파트에 살면서 더 비싼 아파트로 이사하려는 사람과 무주택자 등 실수요들에게는 아무런 부담이 없다.”면서 “별 효과도 없는 투기과열지역으로의 확대만을 택한 게 이번 대책의 가장 큰 오점”이라고 말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TV 짝짓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TV 짝짓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춥다. 가을 들어 싱숭생숭하기만 했던 마음이 갑자기 찾아온 한파 때문인지 오들오들 떨고 있다. 시린 옆구리 채울 방법을 찾으며 외친다.“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 어떤 사람들은 TV 공개구혼 프로그램에 출연해 신랑·신부감을 찾는다. 이들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부정적 반응과 ‘나도 한번 나가볼까.’란 식의 긍정적 반응이 섞여 있다.‘TV 속 사랑 찾기’에 대한 여성과 남성의 생각을 들어봤다. 주부 박지영(28)씨는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짜증스러울 때가 많다. 황금시간대에 방송되는 연예인이나 연예인 지망생의 짝짓기 프로그램들도 마음에 들지 않는데 이제 일반인들까지 TV에 나와 애인을 찾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박씨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그런 곳에 나가면 소위 킹카·퀸카로 인정받을 수 있으니까 출연하는 것 같다.”면서 “심심풀이 이상의 몸값 올리기 아니냐.”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TV 통한 인연은 부자연스러워” 연애 프로그램에 대한 거부감은 박씨만 갖고 있는 게 아니다. 회사원 김민석(30)씨도 “아무래도 방송이니 짜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면서 “연예인도 아닌데 방송에까지 나가서 평생의 연인을 찾는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선영(25·여)씨는 “이성을 처음 만나 인사하고 연애하고 결국 결혼에까지 골인하는 과정은 다양할 수 있지만 굳이 그런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을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 뭔가 과시하고 싶은 심리가 작용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렇게 자기를 내세우지 않아도 인연은 얼마든지 스스로 만들 수 있는데 그런 프로그램은 너무 부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서지연(24·여)씨는 “공개적으로 나가서 연인을 찾는다면 그 뒷감당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주변에서 욕을 들어먹을 것이 뻔하지 않나요.” 실제 그런 프로그램에서 얼마나 진실된 만남이 이뤄질지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이민진(30·여)씨는 “사람이 가진 인간적인 매력을 그런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얼마나 보여줄 수 있겠느냐.”며 답답해했다. “잘 아는 사람이 어떤 케이블방송에서 하는 맞선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평소 단 한 번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게 생각했는데 막상 그 프로그램에서는 여성들로부터 꽃다발을 세 개나 받아 놀랐습니다. 사람의 실체에 대한 접근이 안 되는 상황에서 단지 말하는 기술이 좋아서 그랬던 것 아닐까 싶어요.” 회사원 김모(31)씨는 “지금 남편을 대학 때 소개팅에서 만났지만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던 게 아니라 몇 번 더 만나면서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면서 “표면적으로 괜찮은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방송에 나와 ‘놀면서’ 커플이 되는 건데, 그러고 나서의 과정이 궁금하다.”고 했다. 전문직 김모(38)씨는 대학 선배의 사례를 들었다.“어느날 TV를 켰더니 곧 결혼할 예정인 그 선배가 난데없는 짝짓기 프로그램에 나와 있는 거예요. 대학 다닐 때부터 ‘우리 학과 사상 최고의 미남’ 소리를 들었던 선배라 그랬는지 거의 모든 여성의 선택을 독차지했죠.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결혼하기로 한 여자분과 미리 짜고 나왔다는 겁니다. 남녀 연결이 성사됐을 때 방송국에서 주는 엄청난 양의 상품을 노린 거죠. 방송에서 만난 여자에게는 미안하다고 사정 얘기를 하고 상품을 반으로 나눠가졌다더군요.” ●색다른 경험 “부러워” 이런 프로그램에 대해 거부감보다는 부러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원생 조승현(28)씨는 “몇 번 본 적 있는데 솔직히 부러웠다.”고 했다. 그는 “아직 공부를 하는 입장이어서 그런지 거기 나온 남자들 직장도, 외모도 훌륭해 부러운 마음에 ‘나도 취직되면 신청해 봐야지.’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면서 “연애에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소개팅에 나가 차 마시는 것보다 오히려 더 제대로 된 느낌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니냐.”고 평가했다. 이수진(26·여)씨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34)씨도 부럽다는 입장.“아내는 왜 그런 프로그램을 보냐 그러는데 솔직히 저도 지금 20대 후반의 미혼이라면 한번 나가볼 것 같습니다. 심각하게 생각할 것 없이 재미로 출연하는 게 나쁜가요. 소개팅할 때도 뭐 대단히 엄청난 기대를 하고 나가는 거 아니잖아요. 물론 그렇게 만나 결혼했을 때 나중에 애들한테 TV 나가서 만났다고 하면 좀 우습긴 하겠네요.” 회사원 정모(28)씨는 이런 프로그램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소개팅과 별로 다를 것도 없고 요즘처럼 끼 있는 사람 많은 세상에 심각하게 볼 건 아닌 것 같다.”면서 “커플이 안 되면 공개적으로 다소 망신스러운 것 빼고 커피숍에서 몇 대 몇 미팅하는 것과 특별히 다를 것 없지 않으냐.”고 했다. ●검증된 사람 vs 허영심 많은 사람 TV에서는 어느 정도 검증된 사람을 만날 수 있으니 좋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윤수진(29·여)씨는 “한번쯤 나가는 것이 무슨 큰 문제가 되겠느냐.”면서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검증된 남자들을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교사 서모(28)씨는 이런 프로그램 출연자들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다들 연예인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평균 이상인 사람들이 굳이 그런 데까지 나와서 사람을 찾는다는 건 위선 아닌가요. 차라리 돈을 걸고 게임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상금 받고 싶다.’고 대놓고 말하니까 그나마 낫죠.TV에 나와 좋은 사람 찾으러 나왔다고 하면서 내심으로는 방송 타고 싶은 허영심 때문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나길회 김준석기자 kkirina@seoul.co.kr
  • 고소득자영업 362명 조사… 1인당 6억8000만원꼴 추징

    국세청은 지난 8월부터 고소득·전문직 자영업자 362명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벌여 모두 2454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고 6일 발표했다.1명당 추징액은 평균 6억 8000만원이다. 국세청은 이들 가운데 고의성이 짙은 고액탈루자 30명을 선별,15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나머지 15명은 포탈세액에 상당하는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들은 2003년부터 3년간 벌어들인 1조 5459억원의 과세대상 소득 중에서 7932억원의 소득만 신고하고 나머지 7527억원은 누락시켜 평균 소득탈루율이 48.7%에 달했다. 조사 결과 외식산업을 중심으로 한 각종 프랜차이즈 업체의 탈세가 심했다. 전국에 250여개의 가맹점을 둔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 이모(58)씨는 전국 가맹점으로부터 매월 받는 브랜드 사용료를 허위로 신고, 매출액을 축소하는 수법을 썼다. 매출 누락액이 무려 1633억원이나 됐다. 가맹점당 평균 6억 5000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매출 누락분 대부분이 현금 결제였다. 인터넷 오픈마켓을 통한 탈세는 새로 드러난 탈세 유형이었다. 소매·의류업을 운영하는 이모(35)씨는 옥션·G마켓 등 인터넷 오픈마켓에 친·인척 5명의 명의로 판매업체를 등록한 뒤 동대문시장 등의 의류 도·소매 업체로부터 무자료로 43억원어치의 여성의류를 매입, 인터넷으로 58억원에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자신이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 착안, 사업 내역에 대한 신고는 물론 장부마저 작성하지 않는 수법으로 소득세 등 10억여원을 탈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탈루 혐의가 큰 고급음식점, 유명 전문 병의원, 변호사, 고액 과외·입시학원 등 고소득·전문직 자영업자 312명에 대해 이날부터 4차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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