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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 체크] 백남기씨 ‘조건부 부검영장’ 효력·해석

    농민 백남기씨 시신 부검을 놓고 이례적인 조건부 부검영장의 효력과 해석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국정감사에서도 이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지만 강형주 서울중앙지법원장이 대부분 즉답을 피해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법사위 소속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에서 받은 백씨 부검영장의 ‘압수수색 검증의 방법과 절차에 관한 제한’에 따르면 “사망원인 등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하되, 객관성·공정성·투명성 제고를 위해 부검의 방법과 절차에 관해 다음 사항들을 이행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고 있다. 그 내용은 ▲유족이 원하는 장소에서 부검 실시 ▲유족이 원하는 이들의 부검 참관 ▲사체 훼손 최소화 ▲부검 과정 영상 촬영 ▲부검 실시 이전과 진행 과정에서 부검의 시기 및 방법과 절차, 부검 진행 경과 등에 관해 유족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할 것 등이다. 특히 마지막 사항을 놓고 박 의원 등은 “유족의 동의 없이는 영장을 집행할 수 없다는 뜻”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에 대해 강 법원장은 국감에서 “일부 인용, 일부 기각의 취지”라면서 “제한이 들어 있기 때문에 그 제한을 벗어나는 건 기각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법학자들은 사실상 기각 취지에 가깝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영장이 발부돼 집행하는 것은 본래 상대방의 동의를 요하지 않는 강제 수사”라면서 “그러나 이번 사안은 유족의 의사를 존중하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달아, 사실상 기각의 뜻이 강하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법원은 백씨의 부검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고 보지만 꼭 필요하다면 절차를 지켜서 하라는 뜻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영장의 효력이 없는 건 아니라는 의견이 다수다. 수도권 지역의 또 다른 판사는 “설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영장 대상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못하더라도 부검 자체는 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 지법의 한 판사는 “일부 기각으로 영장을 발부한 만큼 검찰이 적시된 내용들을 지켜 집행하면 될 일이고, 지키지 않은 부분은 본안 재판에서 따질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족 측은 부검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부검 방법의 협의는 어려워 보인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팩트 체크] 영장 집행 가능… 증거 능력은 의문

    농민 백남기씨 시신 부검을 놓고 이례적인 조건부 부검영장의 효력과 해석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국정감사에서도 이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지만 강형주 서울중앙지법원장이 대부분 즉답을 피해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법사위 소속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에서 받은 백씨 부검영장의 ‘압수수색 검증의 방법과 절차에 관한 제한’에 따르면 “사망원인 등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하되, 객관성·공정성·투명성 제고를 위해 부검의 방법과 절차에 관해 다음 사항들을 이행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고 있다. 그 내용은 ▲유족이 원하는 장소에서 부검 실시 ▲유족이 원하는 이들의 부검 참관 ▲사체 훼손 최소화 ▲부검 과정 영상 촬영 ▲부검 실시 이전과 진행 과정에서 부검의 시기 및 방법과 절차, 부검 진행 경과 등에 관해 유족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할 것 등이다. 특히 마지막 사항을 놓고 박 의원 등은 “유족의 동의 없이는 영장을 집행할 수 없다는 뜻”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에 대해 강 법원장은 국감에서 “일부 인용, 일부 기각의 취지”라면서 “제한이 들어 있기 때문에 그 제한을 벗어나는 건 기각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밝혔다. 법학자들은 사실상 기각 취지에 가깝다는 의견을 내놨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영장이 발부돼 집행하는 것은 본래 상대방의 동의를 요하지 않는 강제 수사”라면서 “그러나 이번 사안은 유족의 의사를 존중하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달아, 사실상 기각의 뜻이 강하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법원은 백씨의 부검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고 보지만 꼭 필요하다면 절차를 지켜서 하라는 뜻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영장의 효력이 없는 건 아니라는 의견이 다수다. 수도권 지역의 또 다른 판사는 “설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영장 대상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못하더라도 부검 자체는 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 지법의 한 판사는 “일부 기각으로 영장을 발부한 만큼 검찰이 적시된 내용들을 지켜 집행하면 될 일이고, 지키지 않은 부분은 본안 재판에서 따질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족 측은 부검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부검 방법의 협의는 어려워 보인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전국 의과대학생 809명 “고 백남기 농민 죽음은 명확한 외인사” 공동성명 (전문)

    전국 의과대학생 809명 “고 백남기 농민 죽음은 명확한 외인사” 공동성명 (전문)

    서울대병원이 별도의 위원회를 꾸려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국의 의학도 809명이 “백씨의 죽음은 외인사임이 명확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5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809인은 3일 ‘같이. 우리의 길을 묻습니다’ 라는 제목의 성명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의료는 무엇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며 “의학적인 오류 의문을 남긴 채 부검 가능성을 열어준 사망진단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법원이 발부한 고 백씨에 대한 부검영장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외인사임이 명확한 故 백남기씨의 죽음에 대한 잘못된 진단서로 의사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상황을 저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라며 “의사들조차 해당 사망진단서를 비판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에 근거한 부검영장을 신뢰할 수 있는가” 라고 말했다. 이들은 앞서 성명을 발표한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들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신뢰와 긍지, 환자와 양심을 외면하게끔 만든 권력의 칼날 앞에 장차 대한민국 의료를 책임져야 하는우리마저 침묵한다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의료에 대한 불신이 이 사회를 덮쳐올 것”이라 경고하며 선배들에게도 목소리를 내 줄 것을 당부했다. 해당 성명문은 각 학교 학생회 단위가 아닌 개인 학우 단위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성명문 전문이다. <같이. 우리의 길을 묻습니다.> 지난 9월 30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들이 <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故 백남기 씨의 사망진단서가 의학적으로 어떠한 오류를 품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들은 이번 사건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반추하고 선배님들과 동기들에게 연대를 요청해보려 합니다. 의료는 무엇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이에 의료인들은 돈이나 명예, 정치적 상황을 비롯한 그 무엇보다도 진리와 자신의 직무를 중요시하는 태도를 배우며 다른 직업들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습니다. 이는 그것이 단순한 인격도야의 길이어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국민보건과 의료체계를 유지하는 의사의 핵심적인 역할이고 사회적인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의사의 상징이 된 것 역시 이런 이유 때문이며 앞서 나아가신 선배님들로부터 정치색과 이념으로 편을 가르기 전에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환자의 자율성을 존중하라 배워온 것도 이 때문입니다. 작금의 상황은 이러한 가르침을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의학적인 오류와 의문을 남긴 채 부검 가능성을 열어준 사망진단서를 저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외인사임이 명확한 故 백남기 씨의 죽음에 대한 잘못된 진단서로 의사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상황을 저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의사들조차 해당 사망진단서를 비판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에 근거한 부검영장을 신뢰할 수 있으며, 나아가 어떻게 환자들에게 의사들을 믿고 스스로를 맡기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혹여 단순한 실수가 아닌 다른 이유 때문에 해당 사망진단서가 이런 오류를 범하게 되었다면 의사와 의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결국 국민 보건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참된 의료인이라면 응당 이에 침묵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직업적 양심을 지켜야하지 않겠습니까. 신뢰와 긍지, 환자와 양심을 외면하게끔 만든 권력의 칼날 앞에 장차 대한민국 의료를 책임져야하는 우리마저 침묵한다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의료에 대한 불신이 이 사회를 덮쳐올 것입니다. 하여 저희는 선배님들께 배운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고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들과 연대하려 합니다. 또한 선배님들께 고개를 돌려 감히 청합니다. 서울대 학생들의 물음에 동문 선배들이 답했듯, 저희가 앞으로 걸어 나갈 길이 결코 혼자 걷는 가시밭길이 아님을 보여주십시오. 우리가 선배님들의 품에서 배운 지식이 현실의 권력과 위협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음을 보여주십시오. 면면한 걸음으로 이어 오신 선배님들의 신뢰의 발자취가 한순간의 외압과 회유에 흔들리지 않음을 보여주십시오. 기로에 선 저희가 의사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선배님들, 부디 목소리를 내 주십시오. 2016년 10월 3일 15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809인 ※ 위 성명문/공동서명은 각 학교의 학생회 단위가 아닌 개인 학우 단위로 작성되었습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산업 현장형 인재양성 교육 유한대, 전문대 첫 총리 표창

    산업 현장형 인재양성 교육 유한대, 전문대 첫 총리 표창

    경기 부천시 유한대학교가 ‘국가생산성대회’에서 전문대 최초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유한대는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0회 국가생산성대회’에서 전문대 중 처음으로 정부포상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유한대가 정부기관이나 지자체 관련 사업을 유치해 청년 실업을 해소하고 산업 현장형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가생산성대회는 해마다 산업 현장에서 생산성을 향상시켜 국가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한 기업이나 법인 및 단체와 유공자를 찾아 격려하는 행사다. 유한대는 천편일률적인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 프로그램을 혁신화하고 차별화했다. 그 결과 현재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한 교육과정을 22개 학과, 15개 전공별로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권현 유한대 총장은 “우리 대학은 핵심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모두 선정돼 차별화된 경쟁력과 경영 성과로 산업 현장 중심의 국내 대표 전문대학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실무 중심 대학이 될 수 있도록 보다 더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국제형사재판소 15년 경력 있어도 강의 불허한 규제

    유엔 구(舊)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ICTY) 재판관을 지낸 권오곤(63) 김앤장 국제법연구소장이 ‘논문점수 미달’을 이유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강단에 설 기회를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천편일률적인 로스쿨 교원 평가 기준이 오히려 다양한 경험을 갖춘 법조인의 강의를 막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979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출발해 법원행정처 기획담당관,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거쳐 대구고법 부장판사로 있던 권 소장은 2001년 한국인 최초 ICTY 재판관에 선출돼 주목을 받았다. 1993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에 설립된 ICTY는 보스니아 내전 당시 유고 연방에서 자행된 반인륜 범죄에 책임이 있는 사람을 처벌하는 곳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권 소장은 올 2학기 서울의 한 사립대 로스쿨에서 ‘초빙 석좌교수 자격’으로 강의를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과목 역시 권 소장의 국제재판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국제형사법’이었다. 로스쿨 측 제안을 받아들여 수강신청까지 이뤄졌지만 돌연 개강 2주 전 ‘강의 불가’ 판정이 내려졌다. 로스쿨 교원 임용 평가를 전담하는 대한변호사협회 소속 법학전문대학원평가위원회가 논문점수가 미달됐다며 강의 부적합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로스쿨 강단에 서기 위해선 최근 5년간 논문점수 총점이 150점 이상이어야 하는데, 권 소장은 주로 국내 학회에 논문을 발표해 점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권 소장은 “15년간 국제재판을 한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는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김영란 교수 “최종 법안 권익위 작품… 바뀌는 사회 모습 지켜볼 차례”

    김영란 교수 “최종 법안 권익위 작품… 바뀌는 사회 모습 지켜볼 차례”

    “이제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앞으로 우리 사회가 바뀌는 걸 지켜봐야 되는 입장인 거죠. 저도 지켜보고 싶습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을 처음 제안한 김영란(60)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가 30일 시행 사흘째를 맞은 김영란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강의를 위해 등교한 김 교수는 서강대 법학관 앞에서 기자를 만나 “이미 (김영란법은) 제 손을 떠났다”며 애써 발언을 자제했다. “제가 최초 제안을 한 것은 맞지만 최종 법안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작품”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어 “(김영란법은) 사람들이 실천하면서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라며 “우리 문화가 바뀌고 우리 속에 내면화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내가 ‘이래야 합니다 저래야 합니다’ 할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2004년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대법관이 된 뒤 2011년 1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냈다. 현재는 서강대에서 석좌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장이던 2011년 6월 14일 국무회의에서 공정사회 구현 대책의 하나로 법 제정 필요성을 처음으로 제안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직무관련성 부분을 놓고 많은 국민이 혼란스러워한다. 어떻게 보나. -특별히 할 말이 없다. 아직 미답의 영역이지 않나. 전대미답의 영역이라는 표현을 쓰신 곳도 있던데 저도 모르고 여러분들도 모른다. (김영란법이 안착될 수 있도록) 좋은 방향으로 기사를 써 달라. →정착하기 위해서 지금 겪는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보나. -혼란인지 아닌지 모른다. 처음이니까 다 모르는 거라는 의미에서는 혼란이겠지만, 이 법은 실천 방안이니까 실천하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기 대상이 되시는 언론인 여러분들도 노력해 주시면 다 좋을 것 같다. →이 법안을 통해 어떤 사회가 됐으면 하나. -문자 그대로 ‘부정청탁 금지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니까 궁극적으로 이 입법 취지에 맞게 잘 정착되길 바란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초기 부작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불과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부작용이 있는지 없는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냥 여기까지만 말하자. 퇴근하겠습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김영란 “더치페이 좋지 않나요? 시간 걸리겠지만 좋은 방향으로 안정될 것”

    김영란 “더치페이 좋지 않나요? 시간 걸리겠지만 좋은 방향으로 안정될 것”

    김영란(60) 전 권익위원장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에 대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법 취지대로 우리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안정될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29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은 “지금은 사람들도 사회도 법을 정착시키고 받아들일 수 있게 기다려야 하는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인들과 밥 먹는 문제에까지 법이 과도하게 관여한다”는 지적에는 “더치페이 좋지 않나요?”라는 반문으로 답했다. 그러면서 “친구들끼리 먹는 3만원 이상의 식사를 규제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답했다. 그러나 법을 발의한 김 전 의원장으로서도 현행 김영란법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부정청탁·금품수수의 핵심 기준이 된 ‘직무 관련성’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직무 관련성은 내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사실 이것이 들어가서 법이 복잡해졌다. 나는 직무와 상관 없이 무조건 금품 수수액이 100만원 이상이면 형사 처벌, 그 이하면 과태료를 부과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른바 ‘3·5·10 규칙’에 대해서는 “법이 다소 복잡해진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규칙은 직무 관련성이 있는 사람과의 식사(3만원 이하)·선물(5만원 이하)·경조사비(10만원 이하)에 대한 처벌 예외 규정이다. 이는 김 전 위원장이 제안한 원안에는 없던 내용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7월 중순 해외로 출국해 한 달 이상 언론과의 접촉을 끊었다. 2004년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대법관으로 발탁된 그는 권익위원장(2011년 1월~2012년 11월)을 거쳐 현재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권익위원장으로 재임 중이던 2012년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을 발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잇단 검사 구속 ‘개인 일탈’ 치부하는 檢

    법조계 “반성 없이 檢 개혁 불가” 김수남 총장 뒤늦게 오늘 사과 예정 서로를 힐난하던 중·고교 동창이 결국 ‘비리 검사’와 ‘스폰서’로 나란히 법정에 서게 됐다. 김수남(57) 검찰총장은 최근의 잇따른 검사 비리에 대해 30일 공식 사과에 나설 예정이다. 29일 서울중앙지법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와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형준(46) 부장검사에 대해 범죄 사실이 소명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은 스폰서 동창 김모(46·구속)씨로부터 5000만원 상당의 금품·향응을 수수하고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하는 등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70억원대 사기·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김 부장과 김씨는 그동안 각종 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우선 김 부장이 김씨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과 술 접대를 받았지만 실제로 그가 김씨의 사건을 위해 힘을 쓰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자신이 사건에 휘말리면 조력자가 돼 줄 것이라 믿고 김 부장이 요구하는 일들을 대신 처리해 줬던 것으로 보인다. ‘내연녀에게 돈을 보내 달라’, ‘내연녀의 오피스텔을 알아봐 달라’ 등 크고 작은 요구가 이어졌고, 김씨는 거절 없이 응했다. 그러나 김 부장은 앞에선 그를 달래고 뒤에선 “엄히 처벌해 달라”며 배신했다. 당초 김 부장은 김씨에게 빌린 1500만원의 용처를 ‘술값 변제와 부친 병원비’라고 둘러댔으나 검찰 조사 과정에서 부적절한 처신과 관련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김씨에게 7억원대 금품·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났다. 올해 들어서만 진경준(49) 전 검사장과 김 부장 등 간부급 검사 2명이 비리 혐의로 구속되면서 검찰 안팎에선 개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일부 검사의 개인적 일탈”로 선을 그어 왔다. 내부에서는 자살 검사 사건의 김대현(48) 부장검사와 김 부장에 대해 “운 나쁘게 후배가 자살해 옷을 벗었다”, “친구 잘못 만나 불쌍하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오만한 태도로 조직적 잘못에 대한 반성과 사과조차 없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자 결국 뒤늦은 사과에 나서게 됐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반성 없는 개혁은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형식적 사과에 그치지 않고 진정성 있는 자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인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앞으로도 신뢰를 잃는 일을 가볍게 여긴다면 무소불위의 권한에 대한 국민의 비판은 더 거세질 것”이라며 “국민의 지지 없이 검찰도 존립할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법시험 역사 속으로… 헌재 “폐지 조항 합헌”

    ‘5년 내 5번 제한’ 변시도 합헌 존폐 둘러싼 법적 논쟁 종지부 사법시험 폐지를 규정한 현행 변호사시험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9일 사법시험 준비생 정모씨 등이 “변호사시험법은 헌법의 평등권, 직업 선택의 자유,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변호사시험법(부칙)은 사법시험을 2017년 12월 31일 폐지한다고 규정한다. 헌재는 “사법시험을 폐지한다는 법률이 제정된 이후로는 사시를 준비하려고 한 사람들에게 사법시험이 존치할 것이라는 신뢰 이익은 변경 또는 소멸됐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과정에서 8년간의 유예기간을 둬 청구인들도 로스쿨에 입학해 석사 학위를 취득하면 변호사시험에 응시해 법조인이 되는 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조용호,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재판관은 사시 폐지가 직업 선택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이들은 “사시 폐지는 단순히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직업 선택 자유를 침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계층 간의 불신과 반목을 심화시키고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등 공익도 중대하게 침해한다”면서 위헌을 주장했다. 이날 헌재는 시험 응시 기회를 학위 취득 후 5년 내 5번으로 제한한 변호사시험(7조)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 대해서도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응시 기회 제한은 장기간 시험 준비로 인력이 낭비됐던 사법시험의 폐해를 극복하고 교육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로스쿨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故 백남기 유족 부검 반대, 조국 “검경이 이 문제 계속 끌고 가는 이유는..”

    故 백남기 유족 부검 반대, 조국 “검경이 이 문제 계속 끌고 가는 이유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9일 법원의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 발부와 관련해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기에 영장집행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영장이 재청구되자 법원은 가족입회 등 여러 조건을 걸어 영장을 발부했다. 영장발부판사는 양쪽 입장을 생각하면서 나름 ‘절충묘수’를 두었다”라고 해석했다. 조 교수는 검경이 이 문제를 계속 끌고 가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첫째, 경찰의 법적 책임을 사회적으로 모호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둘째 박근혜 정권의 시커먼 ‘오장육부’와 다 연결된 ‘최순실 게이트’를 물타기 하기 위해서다. 셋째, 유족 및 시민들의 격분과 격동을 유발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991년 정원식 총리 달걀세례 사건을 생각하며 빌미를 주면 안 된다. 강하게 그러나 무겁고 진중하게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대 출신 퇴직경찰 34% 의무 복무 안 채워

    4년간 학비를 면제받고 국비로 수당 등을 지원받은 경찰대 출신 퇴직경찰 세 명 중 한 명이 의무복무 기간을 채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대 출신 퇴직자 628명 중 34.4%에 해당하는 216명이 의무복무 기간인 6년을 채우지 않고 퇴직했다. 경찰대 학생은 학비와 기숙사비가 무료다. 그 외에 학생 한 명이 4년 동안 수당, 교재비, 급식비, 피복비 등 3288만 4800원을 국비로 지원받는다. 강 의원실의 분석에 따르면 경찰대에서 경찰 간부 1명을 키워 내는 데는 약 1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역시 4년 동안 국비를 지원받은 육·해·공군 사관학교 출신 군인은 의무복무 기간 10년 중 최소 5년을 채우기 전에 조기 전역 신청을 할 수 없다. 하지만 경찰대 출신 경찰은 졸업 연도에 따라 4500만~5200만원만 반납하면 퇴직할 수 있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반납 금액은 졸업 뒤 2년간 소대장 근무만 마치면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무복무 기간을 마치지 않고 그만두는 경찰대 출신 경찰관 대부분의 퇴직 사유는 ‘의원면직’이다. 이들은 법학전문대학원이나 사법시험에 도전하거나 경찰 경력을 살려 기업에 채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故백남기씨 부검 영장 발부… 법원 “절차는 유족과 협의”

    경찰 “영장 집행 계획은 미정” 투쟁본부 “강제집행 막을 것” 지난 25일 숨진 농민 백남기(69)씨의 시신을 부검하기 위해 경찰이 재신청한 압수수색 검증영장이 28일 발부됐다. 법원은 영장을 발부하며 ‘부검 장소와 참관인, 촬영방법 등에 대해 유족과 잘 협의하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백씨에 대한 부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아니라 서울대병원 등 다른 곳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영장 집행 계획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아직 미정이며 유족과 잘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앞서 25일 영장을 신청했으나 “부검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26일 기각됐다. 이후 경찰은 같은 날 밤 영장을 재신청했고, 법원이 27일 보강자료를 요구하자 다음날인 이날 오전 자료를 추가 제출했다. ‘백남기 농민 국가 폭력에 대한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와 시민 700여명은 “법원의 결정과 관계없이 경찰의 부검 강제집행으로부터 백남기 어르신을 지킬 것”이라며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법원이 유족과 협의를 통해 부검을 진행토록 했지만 수사 당국과 투쟁본부 간의 대치상황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족과 투쟁본부 측은 “살수차로 사망한 것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는데 부검을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날 오후 천주교인권위원회가 개최한 기자회견에서“과학적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는 검찰 측 주장은 형사법상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일 뿐더러 ‘강제수사는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해야 한다’는 대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우상호 원내대표, 문희상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11시쯤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며 “야 3당이 조만간 특검법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이 백씨 사망 당일인 지난 25일 ‘신고하지 않은 백씨 분향소 설치를 사전에 차단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국 지방청에 하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표창원 더민주 의원은 이날 경찰청이 작성한 ‘백남기 농민 사망에 따른 지역별 분향소 설치 등 대비 철저 지시’라는 제목의 업무 연락 문서를 공개하고 “경찰이 시민의 순수한 추모마저 불법으로 간주하는 것은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저버린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김영란법 시행 첫날] “내가 잠재적 범죄자라도 되나” 서약서 강요에 반발

    “김영란법의 취지야 당연히 공감합니다. 이 법이 없을 때도 교사로서 청렴의무 교육을 받았고요. 그런데 서약서에 서명하라는 건 다른 문제 아닌가요? 반성문에 서명하라는 것 같아 불쾌합니다.”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김모(29·여)씨는 28일 학교로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 서약서’에 사인할 것을 요구받았다. 이 법에 대한 내용을 철저히 숙지하고 준수하겠으며, 위반 시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서약서에는 ‘나는 어떠한 부정청탁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다섯 가지 서약이 적혀 있고, 맨 밑에는 자필로 서명할 수 있도록 직위와 서명을 하는 공간이 비어 있었다. 김씨는 “서약서를 강요하는 건 대상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 아니냐”면서 “요즘 학생들에게도 반성문이나 서약서를 강요하지 않는데, 국가가 나서서 서약서를 강요하는 게 이치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란법에 명시된 서약서 의무조항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가가 나서 개인에게 서약서를 강요하는 것은 헌법에 명시된 ‘양심의 자유’에 위배되며 인권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영란법 시행령 제19조에 보면 공공기관장은 공직자 등에게 부정청탁 금지법을 정기적으로 교육해야 하며 이를 지킬 것을 약속하는 서약서를 받도록 명시돼 있다. 헌법학자들은 서약서 강요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재판소가 2002년 수형자의 가석방 시 준법서약서 작성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만큼 서약서 강요 자체가 위헌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서약서를 강요하는 것이 바람직하느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며 인권침해적 요소는 분명해 이 의무조항을 없애는 게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인권침해 요소를 고려하지 못했는데 향후 문제가 되는 부분은 검토해 수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전문대학원으로 전환

    국립암센터는 산하 국제암대학원대학교(총장 이강현)가 석사 및 박사학위 과정을 모두 설치할 수 있는 전문대학원으로 탈바꿈한다고 28일 밝혔다. 2014년 3월 개교한 국제암대학원대학교는 지난 23일 교육부에서 인가를 받아 특수대학원에서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24일부터 내년도 석사 및 박사학위 과정 신입생을 선발한다. 국제암대학원대학교는 암관리학과와 암의생명과학과 등 2개 학과의 전문·심화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암관리학과는 암 발생과 사망 감소, 암환자의 수명연장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국가 암 예방·관리 사업과 정책 개발을 수행하는 전문인력을 육성한다. 암의생명과학과는 암 발생 및 암화과정의 분자생물학적 기전 연구, 암 진단 바이오마커 및 표적치료제 개발 등 암 연구개발 및 실용화를 위한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최근 보건의료 패러다임에 부응해 다학제 기반의 맞춤형 교육과정을 암예방, 암진단, 암치료, 암관리, 암데이터 등 5개의 특화된 트랙으로 운영한다. 이강현 총장은 “암 정밀의료가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선정되고, 저개발국에서 먼저 전문대학원 신설을 요청하는 등 정부와 국제사회가 필요로 하는 암 전문인력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국제암대학원대학교는 다학제 기반의 우수한 커리큘럼과 차별화된 교육 시스템 운영으로 세계적인 암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성균관대, 일반대학원 첫 ‘CSI 학과’ 만든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일반대학원 과정의 과학수사학과(Department of Forensics)가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생긴다. 2006년 경찰이 과학수사 기법을 도입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과학수사가 범죄 수법의 진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27일 노명선 성균관대 로스쿨 과학수사학과장은 “내년 3월 로스쿨 안에 과학수사학과를 만들 것”이라며 “다음달에 학생 선발 공고를 내고 석사 20명, 박사 10명 등 총 30명을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학과 신설과 별도로 ‘과학수사감정연구센터’를 설립해 과학수사 도구 개발, 과학수사 기법 개발 등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국내에 대학원 과정의 과학수사 관련 학과는 순천향대, 충남대, 경북대 등이 두고 있다. 그러나 모두 특수대학원 과정으로, 일반대학원에서 과학수사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성균관대는 전했다. 경찰이 추진 중인 공인탐정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 교수는 “국내 과학수사는 범죄 수법의 진화 속도와 비교해 장비와 인력이 모두 턱없이 부족하다”며 “대검찰청, 경찰 등 여러 국가기관이 과학수사를 하고 있지만 정보 공유가 전혀 안 되고 사용하는 프로그램도 각기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과학수사 학문이 법의학에 치우쳤다면, 신설될 과학수사학 과정에선 법안전(화재, 독극물 감식), 컴퓨터 포렌식 등을 종합적으로 가르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수사학과에는 모바일상의 증거를 채집하고 분석하는 ‘모바일 포렌식’, 인간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범인을 추적하는 ‘법 DNA’, ‘약독물학’, ‘마약물분석학’, ‘음향음성학’, ‘필적과 문양분석학’ 등의 과목이 개설된다. 학과 개설 업무를 감독하는 이홍석 교수는 “법률을 배경으로 통합적인 시각을 갖춘 전인적 인재를 길러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열린세상] 화장실 훔쳐 보기와 죄형법정주의/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화장실 훔쳐 보기와 죄형법정주의/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근 대법원은 화장실 칸막이 사이로 머리를 들이밀고, 용변을 보는 여성을 훔쳐 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피고인은 전북 전주시의 한 음식점 부근 실외 화장실에 여성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화장실 안으로 뒤따라 들어가 여성이 용변을 보는 옆 칸에서 칸막이 사이 빈 공간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검찰은 피고인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성폭력특례법)상 ‘성적 목적을 위한 공공장소 침입행위’로 기소했는데, 제1·2심 법원은 모두 피고인이 용변 보는 여성을 훔쳐 본 화장실이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공중화장실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이 검사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무죄가 확정된 것이다. 이 판결이 나오자 대다수 시민들은 ‘상가 건물 내 화장실 등 공중화장실이 아닌 곳에서는 마음 놓고 용변조차 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내비치면서 법원 판결에 의구심을 가지는 듯하다. 어떤 화장실은 훔쳐 보아도 괜찮고 어떤 화장실은 훔쳐 보아서는 안 된다니 상식적으로 판단하더라도 뭔가 잘못된 판결이라는 생각이 든다. 법원의 판결이 잘못된 것일까? 성폭력특례법 제12조는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하게 할 목적으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따른 공중화장실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장소에 침입’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성폭력 특례법이 적용되는 공중화장실이란 ‘공중이 이용하도록 제공하기 위하여 국가, 지방자치단체, 법인 또는 개인이 설치하는 화장실’을 말하고, 공중화장실은 법에 정한 일정한 기준에 따라 설치, 관리돼야 한다. 그런데 법원은 이 사건 화장실이 지방자치단체장 등에 의해 관리되는 화장실이 아닐 뿐 아니라 음식점의 영업시간에 맞추어 개방·폐쇄돼 음식점 손님들을 위한 시설일 뿐 성폭력특례법에서 규정하는 공중화장실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피고인에 대해 성폭력특례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형법에는 죄형법정주의란 것이 있다. 죄형법정주의는 어떠한 행위가 범죄가 되고, 이에 대해 어떤 형벌을 부과할 것인지 미리 성문의 법률로 규정돼 있어야 한다는 형법의 기본 원칙이다. “법률 없이는 범죄 없고, 법률 없이는 형벌 없다”는 포이에르 바흐의 명제가 이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죄형법정주의의 핵심 내용 중 하나가 유추해석 금지의 원칙이다. 유추해석 금지의 원칙이란 형법의 해석은 가능한 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며, 법문의 의미 한계를 초월해 이와 유사한 다른 사실에 적용할 수 없다는 원칙을 말한다. 유추해석에 의해 피고인에게 불리한 범죄를 인정하거나 불리한 형벌을 부과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 성폭력특례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것은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중화장실 등에 침입하는 행위다. 따라서 법에서 규정한 공중화장실 등에 해당하지 않는 화장실을 침입한 경우에도 성폭력특례법을 적용하는 것은 명백히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된다. 이 사건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검사가 1심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도 성폭력특례법 위반죄로만 계속 공소를 유지한 것이다. 피고인이 용변 보는 것을 훔쳐 보기 위해 머리를 들이민 것 자체는 명백히 주거 침입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에 대해 예비적으로라도 주거침입죄로 공소장을 변경했더라면 피고인이 무죄로 면책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법은 상식을 기반으로 한다. 같은 화장실인데 법에서 정한 공중화장실 등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훔쳐 보아도 된다는 것은 분명히 상식에 반한다. 그러나 법원의 법 해석에는 분명히 잘못이 없다. 상식에 반하는 결과를 야기한 법률을 만든 건 입법자들의 잘못이다. 사람들이 널리 이용하는 식당이나 상가 화장실, 그 밖의 모든 화장실에서 마음 놓고 용변을 볼 수 있도록 하루빨리 법을 고쳐야 할 일이다.
  • “북핵 등 비상시국… 여야 냉각기 최소화, 접점 찾아야”

    “북핵 등 비상시국… 여야 냉각기 최소화, 접점 찾아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에서 촉발된 청와대와 야 3당의 ‘치킨게임’으로 정국이 얼어붙었다. 청와대와 여당은 각각 “해임건의안 수용 불가”와 “국회 일정 전면 거부”를 선언했고, 야 3당은 “단독 국정감사 불사”를 외치는 상황이다. 정치권 원로들은 북핵 문제와 경제·사회현안 등 비상시국임을 감안해 청와대는 물론 여야 모두 냉각기를 최소화하고 대화 복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어느 당도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3당 체제라는, 걸어 보지 못한 길에 들어선 만큼 힘의 논리를 배제하고 서로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 원로들 사이에서는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보이콧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의 윤리위원장 출신인 인명진 목사는 “해임 결의는 직무와 관련된 부분이 관례적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설득력이 좀 떨어진다. ‘거야’(巨野)의 힘을 미르·K스포츠재단 진실규명 등 제대로 된 국감을 만드는 데 썼으면 좋았을 것을 감정적으로 흘렀다”면서도 “국무위원 필리버스터는 볼썽사나웠고, 여당의 국회 보이콧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민정당 등 보수 진영에 몸담았지만 진보 진영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은 “3당 체제인 데다 국회선진화법으로 협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은 격앙돼 단기적으로는 풀기 어려울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보면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길게 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상임고문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국회라는 곳이 최종적으로는 다수가결이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면서 “힘으로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 끝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야 모두 지금은 격한 상태이지만 곧 냉정을 찾을 것”이라며 “대북 관계 등 정세가 어려운데 예각적 대립은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인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불만이 있다고 해도 국감을 하지 않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며 국회를 포기하는 행위”라면서 “서로 입장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접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5선 의원을 지낸 박찬종 전 의원은 “법적으로 해임건의안 처리는 전혀 문제 없다. 여권에서 말하는 적법성, 정세균 국회의장 횡포는 말이 안 된다”면서 “새누리당이 국회 일정을 거부한다면 정신 나간 짓이다. 여야 협의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 원로들은 박 대통령의 해임건의안 수용 불가에 대해서는 대부분 아쉬움을 표명했다. 인 목사는 “사려 깊지 않다. 절차가 어떠했든 국회가 결의한 것이고, 야당만 보지 말고 그들을 지지했던 국민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남 전 장관은 “대통령이 끝까지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레임덕을 심하게 겪지 않으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결국 협상을 통해 풀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헌법학자들은 “법리적 문제는 없지만 법의 취지에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쪽이 우세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해임 건의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면서도 “다만 국민 의사로 추정될 수 있는 국회의 뜻을 따르는 것이 헌법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seoul.co.kr
  • 무비자·무개념·무법 ‘3無 유커’의 섬… 불안에 떠는 제주도

    무비자·무개념·무법 ‘3無 유커’의 섬… 불안에 떠는 제주도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무섭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제주에 연간 300만명의 유커들이 몰리고 그중 약 5분의1이 무사증 유커다. 덩달아 유커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한 유커가 성당에서 기도 중이던 제주 여성을 무참히 살해하는 사건까지 발생하자 제주도는 멘붕이다. ‘유커가 살인을 저지를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큰 충격에 빠졌다. 도둑과 거지, 대문이 없어도 살 수 있다는 3무(三無)의 섬 제주, 하지만 유커들이 밀려오면서 제주는 유커의 무법천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관광 제주’를 위해 유커를 유치하려고 도입한 ‘제주 무사증 입국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요구도 빗발친다. 무질서한 유커 행태에 넌더리가 난 일부 관광업소는 아예 유커를 사절하는가 하면 도민들도 길거리에서 유커와 마주치는 것조차 꺼리는 등 유커 혐오 현상까지 번져가고 있다. 외국인이 사증 없이 제주도에서 30일간 합법적으로 체류하게 된 것은 2002년 4월 1일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이 발효되면서다. 테러지원국 등으로 지정된 11개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대상이었다. 그해 495명이 무사증으로 제주를 방문했다. 2006년엔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10만명 수준을 넘어선 해는 2010년으로 10만 8679명이었다. 2011년 15만 3862명, 2012년 23만 2932명, 2013년 42만 9232명, 2014년 64만 6181명, 2015년 62만 9725명이 제주에 무사증 입국했다. 2016년 8월 말 현재 64만 6188명이 제주에 무사증 입국했다. 올해 말이 되면 무사증 입국자가 8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8월 기준으로 제주도 외국인 관광객은 297만 9369명. 그 가운데 중국인은 294만 9811명(99.0%)에 달한다. 이들 중 5분의 1만 무사증으로 제주에 바로 입국하고, 나머지는 서울을 경유해 제주로 들어온다. 뺑소니와 성매매, 집단폭행, 살인사건 등 유커 강력범죄로 공포와 충격에 빠진 제주의 상처 난 속살을 들여다봤다. # 풍경 하나 무사증 입국 후 뺑소니… 본국으로 줄행랑 피해보상 못 받고 형사처벌도 못해 ‘속앓이’ 지난 4월 28일 새벽 제주시 연동의 한 골목길에 갑자기 나타난 승용차가 귀가하던 정모(30)씨를 그대로 받아 버렸다. 정씨는 치아가 부러지거나 뽑히고 혀 끝이 잘려나가는 전치 5주의 상해를 입었다. 정씨를 친 승용차는 바로 뺑소니를 쳐 버렸다. 경찰이 사고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는 등 수사 끝에 뺑소니 차량을 찾아냈다. 하지만 운전자 중국인 주모(26)씨는 다음날인 29일 오전 이미 중국으로 도망친 상태였다. 주씨는 제주 모 전문대학에서 유학해 졸업한 후 학생비자가 만료되자 출국했다가 다시 무사증 관광객처럼 제주에 들어와 중국인 지인 소유의 차량을 빌려 타고 다니다 사고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졸지에 뺑소니 사고를 당한 정씨는 요즘 치과에서 치아 이식을 위한 잇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앞으로 넘어지면서 치아 2개는 아예 빠져 버렸고 2개는 조각나 버렸다. 다행히 사고차량이 책임보험에 가입돼 있어 치료비는 해결했다. 정씨는 “중국영사관도 찾아가 항의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뺑소니범이 반드시 피해 보상을 하고 형사처벌을 받아야 앞으로 나 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주씨에게 제주에 들어와 조사를 받을 것을 요구했으나 계속 불응하자 이달 초 중국 측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했다. 제주 서부경찰서 김동진 교통조사계장은 “중국 측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며 “신속한 수사로 피의자의 신원을 파악했지만, 주씨처럼 사고를 친 후 바로 본국으로 도망쳐 버리면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 풍경 둘 유흥업소 밀집 연동지구대, 밤마다 난리통 중국어 가능 직원 1명뿐… 인력 보강 시급 제주 서부경찰서 연동지구대. 요즘 이곳은 중국 파출소라 불린다. 시도 때도 없이 벌어지는 갖가지 유커 사건·사고에 출동하고 뒷처리를 도맡아 한다. 유커의 음식점 주인 집단폭행, 성당 살인사건 등이 일어난 곳도 연동이다. 연동은 유커가 선호하는 숙소와 이들이 즐겨 찾는 식당, 유흥업소 밀집지역이다. 매일 밤이 되면 연동지구대는 바짝 긴장한다. 유커 간의 시비와 무사증 입국 후 도망쳐 버린 유커, 불법 체류자 신고 출동, 검문 검색 등 눈코 뜰 새가 없다. 여권과 지갑, 휴대전화를 분실했다며 빨리 찾아 달라는 유커 신고도 줄을 잇는다. 중국 파출소라 불리는 이곳에는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단 한 명만 배치돼 있다. 이 직원이 비번인 날은 통역을 부르거나 통역콜센터를 연결, 유커 사건을 처리해야 해 1시간이면 끝날 조사가 3~4시간이나 걸린다. 이용수 연동지구대장은 “매일매일 유커 사건·사고에 출동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당장 중국어 가능 인력의 추가 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커 사건·사고가 넘쳐 나면서 연동지구대는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출동한 지구대로 이름을 올렸다. 경찰은 등록 외국인과 유커 등 체류 외국인을 포함, 적게는 3만 5000명, 많게는 5만명 이상의 외국인들이 제주에 머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범죄 예방 활동 등을 담당하는 일선 경찰서의 외사계 인력은 4∼5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제주의 외국인 범죄는 2011년 121명에서 2015년 393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올 들어서는 7월 기준 3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8명)에 비해 59.2%나 증가했다. 이 중 중국인이 240명으로 69.2%를 차지했다. 제주경찰청은 지난해부터 외사과 신설을 포함해 외사 인력 보강을 요청해 왔다. 결국 유커가 제주 여성을 살해하는 사건이 터지자 지난 21일 제주를 방문한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은 외사인력 충원 등 외사과 신설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풍경 셋 일부 업소 “유커 사절”… 혐오감정 확산 우려 4박5일에 17만원 ‘싸구려 관광’ 뿌리 뽑아야 ‘유커는 사절합니다.’ 제주시 연동의 한 호텔은 유커 사절이다. 유커들이 객실 흡연은 물론 밤새 술을 마시며 떠드는 등 무질서로 다른 고객들의 항의에 시달리다 1년 전부터 유커는 받지 않는다. 호텔 관계자는 “무질서한 유커는 안 받는다는 소문이 나자 오히려 내국인 고객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제주시 노형동에서 중국음식점을 하는 김모(55)씨는 “제주 여성 살해사건 이후 유커가 오면 혹시나 무슨 난동을 부리지나 않을까 덜컥 겁난다”며 “손님들이 유커 옆자리에 앉기를 꺼리는 등 유커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좌광일 제주 경실련 사무처장은 “살인사건까지 저지른 유커에 대한 도민들의 감정이 좋을 리 없다”면서 “이를 중국인 전체에 대한 혐오 감정으로 확산시키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가 유커의 무법천지가 된 원인으로 싸구려 제주 관광을 지목한다. 무사증 입국에다 싸구려 관광이 판을 치다 보니 질서와 준법의식이 결여된 중국인들이 섞여 들어온다는 것이다. 중국 온라인 여행사 1위 업체인 시트립은 중국 톈진과 제주를 오가는 4박5일 일정의 여행상품을 단돈 1000위안대(한화 17만원)에 팔고 있다. 김의근 제주 국제대 교수는 “양적 성장에만 급급해 유커를 데려오고 ‘바가지 쇼핑’으로 이익을 내다가 부작용을 불러온 것”이라며 “싸구려 관광을 탈피하지 않으면 제주는 유커 범죄와 계속 마주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 주교는 지난 21일 김모(61)씨의 장례 미사를 집전하면서 “손님을 접대할 인력과 시설 등 필요한 조건을 생각지 않고 온 동네에 손님들을 넘치게 불러들인 결과 제주의 자연과 사람들이 난도질당하고 있는 것이 제주의 현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커 범죄와 불법체류자만 양산했다며 폐지 요구가 거센 제주 무사증 입국제도도 제주의 고민거리다. 다음 ‘아고라’ 청원 사이트 ‘제주 무사증 입국 폐지’ 청원 운동을 제안했던 박모씨는 “관광수입보다 국민 안전이 최우선이며 최소한 비자 입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국회의원(제주시 갑)은 “당장 무사증 입국 폐지는 지역 경제 파장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출입국 심사를 대폭 강화하고 그래도 유커 범죄가 줄지 않으면 무사증 입국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이공계 우대 효과… 과탐·수학 가형 응시 급증

    이공계 우대 효과… 과탐·수학 가형 응시 급증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마감됐다. 이제 수험생들은 논술과 면접 등 수시 마무리 준비와 함께 정시모집을 겨냥해 막바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학습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특히 올해 수능은 유독 변수가 많다. 최근 5년 가운데 졸업생 비중이 가장 높고, 난이도 역시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가 ‘쉬운 수능’을 공언했지만 지난해처럼 변별력 있는 문항들이 다수 출제될 것이라는 예측이 강하다. 여기에 정부의 이공계 확대 정책에 따라 자연계열 응시자가 지난해 대비 대폭 늘었다. 자연계열 학생들이 두 과목을 선택하는 탐구영역의 영역별 쏠림현상도 그 어느 때보다 심하다. 입시전문가들은 자연계열 학생들이 남은 기간 탐구영역에 집중해야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 수능 전체 응시인원은 60만 5988명으로, 이 가운데 수학 영역에서는 자연계가 주로 치르는 가형을 선택한 응시생이 19만 312명(33.4%)이다. 지난해 자연계열이 주로 선택한 수학 B 영역에 응시한 학생이 16만 5826명(27.9%)인 것에 비하면 무려 5.5% 포인트나 증가했다. 자연계가 치르는 수학 가형은 자연계열의 반영비율이 높고, 가산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선택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과학탐구 영역 응시 비율 증가도 선명하다. 이 영역 지원자는 26만 11명(44.0%)으로 지난해 24만 6545명(40.2%)에 비해 1만 3466명 증가했다. 쉬운 과목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과학탐구Ⅱ 과목보다 과학탐구Ⅰ과목으로 쏠리고,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어려워하는 물리Ⅰ, 화학Ⅰ보다 생명과학Ⅰ과 지구과학Ⅰ 과목을 선택하는 비율이 증가했다. 전체 응시자의 60.3%인 15만 6733명이 생명과학Ⅰ을 택했고, 54.6%인 14만 2012명이 지구과학Ⅰ을 택했다. 지난해 지구과학Ⅰ지원자 11만 1023명(45.0%)에 비해 무려 3만 989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오종운 종로학원 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자연계열 학생 가운데 의학계열 지원자 등 상위권 수험생이 대부분 화학Ⅰ, 생명과학Ⅰ을 선택하거나 화학Ⅰ, 생명과학Ⅱ를 고르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자연계열 중위권 수험생들은 수능에서 높은 등급을 받도록 상위권 선택 과목인 화학Ⅰ과 생명과학Ⅱ 등을 피해 지구과학Ⅰ을 선택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연계 응시자가 늘어난 것은 정부의 이공계 우대 정책과 인문사회 예체능 계열에서 자연계열로 정원을 이동하는 학교에 뭉칫돈을 주는 프라임사업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여기에 의학전문대학원이 학부로 전환하면서 의대 인원이 대폭 늘어나는 효과도 함께 작용했다. 특히 2017학년도 대입에서 프라임사업에 선정된 21개 대학은 정원 이동이 5351명이나 된다. 특히 건국대 521명, 숙명여대 250명, 성신여대 265명, 이화여대 193명으로 서울권 대학에서만 모두 1229명이 이동했다. 실제로 21일 수시모집을 마감한 결과 취업에 유리한 유망학과가 많은 프라임사업 선정대학 21개교 가운데 14개 대학의 수시모집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서울지역 주요 대학은 전체 경쟁률이 모두 떨어진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다. 자연계열이 늘어나면서 정원이 줄어든 인문계열은 예년보다 경쟁이 다소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계열의 전체 경쟁률은 살짝 떨어질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예상이지만, 정원 이동으로 신설 또는 증원되는 모집 단위 가운데 사회변화와 산업수요를 반영한 분야에는 상위권 수험생들이 몰릴 수 있다. 예컨대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와 정보통신(IT), 바이오, 미래에너지 분야 등 특성화 학부다. 이럴 때 결국 과탐에서 승부가 갈릴 수도 있다. 박중서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진로진학센터장은 “수학은 인문계, 자연계를 통틀어 매우 중요한 과목이며 포기한 학생을 제외하고 누구나 열심히 하기 때문에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의 수준이 비슷해 거의 고착화한 경향을 보인다”면서 ”과탐은 수학 백분위가 96을 넘는 학생도 2등급을 받는 사례가 흔할 정도여서, 올해 자연계열 입시에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연계열 학생들은 ‘경쟁률 하락’을 기대하면서 다소 느슨해졌을 수 있다. 그러나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과 정시 지원을 위해 끝까지 긴장을 놓으면 안 된다. 특히 학생이 몰리는 지구과학은 등급이 올라갈 좋은 기회다. 이용준 혜화여고 지구과학 교사는 이와 관련, “중하위권은 무엇보다 개념을 충분히 챙기는 게 가장 좋다”면서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비롯해 3년치 수능과 평가원 모의평가, 그리고 EBS 교재 2권을 챙기면 80% 정도까지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상위권 수험생에 대해서는 “최근 어려워지는 ‘아름다운 한반도’ 부분과, 경주 지진과 관련해 지진 부분을 철저히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탐구영역은 선택 과목에 따라 유불리가 생길 수 있고, 한 문제만 틀려도 치명적인 결과가 나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수능 최저학력기준 반영 시 탐구영역을 한 과목만 보는 대학도 있어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최저학력기준의 벽을 넘지 못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탐구영역은 국어·수학·영어 영역보다 학습 분량이 적어 짧은 기간에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문체부, 조중연 전 축구협회장 공금 유용 등 비리 조사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 비리 신고센터’가 조중연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 등 축구협회 비리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21일 “올 초 스포츠 비리 신고센터에 축구협회와 관련된 신고가 접수돼 지난 3월부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신고 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조만간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체부에 접수된 신고 내용은 조 전 회장의 공금 유용, 임원진 법인카드 남용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해 4월부터 축구협회 축구발전자문을 맡고 있다. 조 전 회장은 2011년 콜롬비아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총회에 참석하면서 초청받지도 않은 부인을 대동해 여행하는 등 세 차례나 축구협회 공금으로 부부 동반 해외여행을 해 수천만원에 이르는 공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부 임직원이 법인카드로 개인 차량 주유비를 내거나 유흥비로 사용하고, 출장 기간을 부풀려서 차액을 챙긴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전반적인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조사 대상도 있다. 이혼한 직원이 이를 숨기고 가족수당을 계속 받았다는 의혹, 고졸 학력 직원이 전문대를 나온 것으로 속여 직급을 높인 사례도 발견됐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문체부에서 조사를 나와서 관련 자료를 제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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