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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이천·여주·원주시 “GTX-A 접속선 공사비 공동부담”

    광주·이천·여주·원주시 “GTX-A 접속선 공사비 공동부담”

    경기 광주,이천,여주시와 강원 원주시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분기를 위한 접속선 공사비를 공동 부담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신동헌 광주시장, 엄태준 이천시장, 이항진 여주시장은 이날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이런 내용의 ‘GTX 광주∼이천∼여주∼원주 연결 공동건의문’을 전달했다. GTX-A 노선 접속선 공사는 GTX-A 노선 수서역에서 수서∼광주선까지 300여m 구간을 잇는 공사로 사업비는 212억원으로 추산됐다. GTX-A 수서역에서 분기해 수서∼광주선을 거쳐 광주∼이천∼여주∼원주로 연결하려면 접속선 공사는 필수다. 여주시 관계자는 “현재 GTX-A 본선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서둘러서 접속선 공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정부에 신속한 결정을 요구하고 원인자 부담에 따라 접속선 공사비를 대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4개 지자체장은 공동건의문에서 GTX-A 노선 분기 방안과 함께 GTX-D 노선 김포∼하남에 이어서 광주∼이천∼여주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철도전문대학원의 용역 결과를 보면 GTX-A 노선 분기 방안은 B/C(비용 대비 편익)가 1.19로,GTX-D 노선 연장 방안은 1.02로 각각 분석됐다.B/C가 1 이상일 경우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영진전문대학교, 교육부 글로벌 현장학습 사업 700명 돌파

    영진전문대학교, 교육부 글로벌 현장학습 사업 700명 돌파

    영진전문대가 국고지원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사업에 올해까지 누계 선정 700명을 돌파했다. 최근 교육부 주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시행하는 ‘2021년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 사업에 올해 선발 최대 인원인 30명이 선정됐다. 영진전문대는 지난 2005년부터 15년간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체코, 인도 등에 재학생 683명을 파견해 재학생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는 물론 해외 취업을 확대해 왔다. 올해 사업에도 선발 최대 인원인 30명이 선발돼 지금까지 누계 선발 인원이 총 713명에 달한다.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 사업은 참여 학생들이 해외현지 대학에서 8주간 어학연수와 전공교육 이수 후 8주간 현지 산업체에서 전공과 관련한 8주간의 현장실습에 참여해 외국어능력과 전공실무를 높여 글로벌 인재로 거듭난다. 올해 사업은 코로나19로 해외현지 파견 대신 협약 대학인 Bloomfield College(미국), McGill University(캐나다), James Cook University(호주), 니시니혼단기대학(일본), 화동사범대학(중국) 등과 비대면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상황에 따라 일부 대면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 부산시, 장기기증 심포지엄…뇌사기증자 예우 등 방안 논의

    부산시, 장기기증 심포지엄…뇌사기증자 예우 등 방안 논의

    부산시는 24일 오후 2시 시청 12층 국제회의장에서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장기 및 인체조직 기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일깨우고, 장기기증 제도개선 제안을 위해 열린다. (사)한국장기기증협회와 함께 추진한다. ‘뇌사기증자 예우 및 장기기증 제도개선에 대한 방안 논의’를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 주제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김미애 국회의원(국회 보건복지 상임위원)의 기조연설과 강치영 한국장기기증협회장이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7대 도시 의식조사 연구’를 발표한다. 이어 ‘뇌사기증자 예우 및 장기기증 제도개선’에 대한 전문가 토론이 이어진다. 주종우 좋은강안병원 간담췌간이식센터장을 좌장으로 ,정승윤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교수, 이상윤 사단법인 생명을 나누는 사람들 정책본부장, 백경순 보건복지부 공공정책과 혈액장기정책과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장기기증 활성화와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조규율 부산시 보건위생과장은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 시민 공감대 형성과 뇌사기증자 예우에 대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대학도 2학기 대면강의 확대 시동… ‘비대면파’ 심리장벽 허물기 관건

    인원 분산 등 사실상 전면 대면수업학생들 통학·거주 등 불편 호소 우려완화된 성적 기준 연장하는 등 고심 교육부가 초·중·고등학교의 전면 등교를 추진하는 데 이어 대학도 2학기에 대면 강의를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한다. 교육부는 오는 24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및 한국전문대학협의회와 공동으로 ‘대학의 대면활동 확대 방안’을 발표한다고 21일 밝혔다. 유 부총리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2학기부터 대학도 대면수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학들과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전공 이론 강의는 비대면이 좋다는 의견도 있어 비대면·대면 강의를 어떻게 잘 운영할 것인지 의논 중”이라면서 “대면강의가 필요한 수업은 어떤 방역 지원이 필요한지 학교 현장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들은 오는 2학기 대면강의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서울대는 강의 수강 인원을 100명 미만으로 제한하고 초과하면 인원을 분산해 사실상 전면 대면 강의를 할 계획이다. 연세대는 수강정원 50명 이내의 과목에 대해 수강 정원의 2배를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을 배정하면 주 1회 대면수업을 하도록 했다. 30명 이하 이론 강의 등만 제학적으로 대면 강의를 진행 중인 동국대는 10월 중순부터 대면강의 기준을 50명 이하로 완화한다. 문제는 대학생들이 대면강의 재개를 반기는 분위기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대와 연세대 총학생회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2학기 강의방식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각각 60%와 70%가 ‘전면 비대면수업’을 원했다. 비대면 강의가 통학의 부담이 없고 취업 준비를 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학점 인플레’의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들도 대면강의 재개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을 줄일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상당수의 대학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적용해왔던 완화된 성적 기준을 2학기에도 연장하기로 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2학기에 대면강의를 큰 폭으로 확대했다가 학생들이 통학이나 거주 등의 문제로 불편을 호소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면서 “학생들의 소속감과 공동체 의식을 높여줄 프로그램들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아산재단, 창립 44주년 기념 심포지엄 연다

    아산재단, 창립 44주년 기념 심포지엄 연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오는 24일 오후 2시 ‘디지털 시대의 사회 구조 변화와 정책 대응’을 주제로 한 온라인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user/AsanMedicalCenter)을 통해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시청할 수 있다.최재성 아산재단 학술연구자문위원장(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개회사로 시작되는 이번 심포지엄은 총 3개의 주제에 대해 주제별 연구자가 발표하고 전문가들과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1부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법적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이호용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의료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발표한다. 2부에서는 김대중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가 ‘한국 사회의 공공갈등 사례를 통해 본 조정, 참여형 갈등 관리, 예방적 접근의 활용과 해외 시스템 연구’를 주제로 우리 사회에서 첨예해지고 있는 사회 구성원 간 갈등의 실제 사례들과 해결 방향에 대해 발표한다. 3부에서는 김수영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디지털 시대의 사회복지 패러다임: 네트워크적 접근’을 주제로 디지털 기술혁신에 따른 사회 구조의 변화를 토대로 디지털 시대의 사회복지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마지막 패널토론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사회 구조 변화에 대해 종합적으로 의견을 공유하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토론한다. 최 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이준영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장재윤 서강대 심리학과 교수, 정소연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형용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토론에 참여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과거의 거울에 비춰 본 형사사법의 현재/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종수의 헌법 너머] 과거의 거울에 비춰 본 형사사법의 현재/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얼마 전에 1751년 조선조 영조 때에 벌어졌던 안음현 살인사건을 다룬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안음현은 지금의 경남 함양군 안의면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죽은 이들은 외근 중이던 기찰군관과 수행원인데, 이들이 도적떼에게 살해당했다며 변고를 처음 알려 온 동료 기찰군관들이 범인인 것으로 추후 판명이 났다. 특히 흥미를 끈 대목은 “네 죄는 네가 알렷다”며 그저 자백을 다그치는 ‘원님 재판’이 아니라 당시에 이미 현장검증 및 부검 등에서 나름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형사사법제도를 갖추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검시 과정에서 망자의 시신을 만지는 오작인과 더불어 전문가인 여러 참검인들이 함께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확한 검시를 위한 원칙과 표준이 실무책자를 통해 마련돼 있었다. 살인이 의심되는 사건에서는 초검에 이어 복검까지 최소한 두 번의 부검을 거치도록 하고, 중형이 예상되는 범죄인의 신문에는 관리 두 명이 함께 진행하는 ‘동추’(同推)가 적용됐다. 사형이 집행될 범죄의 경우에는 보다 신중을 기하기 위해 세 번의 심리(三覆)를 거쳐 국왕의 명령으로만 사형이 가능했다고 한다. 나름 전문성과 객관성이 담보되는 형사사법제도였던 셈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범인들 중에 한 명이 신문 도중에 고문으로 인해 사망한 것은 아쉽게도 옥에 티로 남는다. 책을 덮고 나서는 오래전 유학 시절에 접했던 중세 유럽의 사법제도가 머리에 떠올랐다. 당시에는 서로 다투다가 또는 고의 아니게 타인을 죽인 경우 유책의 범인이 피해자의 가족과 합의해야만 했는데, 즉 당사자들 사이에서 사법(私法)상의 속죄 계약이 체결됐다. 이 계약을 통해 금전적 배상은 물론이고 억울한 망자를 기리려고 사망한 장소나 오가는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마을 초입 등 유족들이 원하는 곳에 돌로 만든 이른바 ‘속죄의 십자가’를 세워 두는 일이 14세기 초반부터 흔한 일이었다고 한다. 이것은 범죄피해자보호법이나 민사소송을 통해 피해자나 유가족을 배려하는 오늘날의 제도와도 흡사한데, 원상회복이나 남겨진 유가족의 생계 보호 관점에서는 오히려 더 나은 측면도 있다. ‘살인십자가’로도 불리는 이 돌십자가가 오늘날 유럽 전역에서 발견되는데, 독일에만도 4000여개가 남아 있다고 한다. 이렇듯 마을 단위에서 당사자끼리의 사법상 계약을 통해 자치적으로 해결해 오던 형사사법제도가 중앙집권적인 국가 시스템이 공고하게 자리잡고 난 이후로는 사라지게 된다. 특히 1530년 이후로 개신교계의 지역에서는 이 같은 속죄의 십자가가 더이상 세워지지 않았다고 한다. 피해자의 자력 구제와 복수 그리고 마을 단위의 자치적인 해결을 금지하고 수사와 기소 및 재판 등 사법 권한을 국가가 독점한 연후에 예전보다 더 나아졌는지가 한편 의문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그 이후로 엄중한 처벌과 함께 모진 고문을 통해 자백을 강요하는 형사사법이 횡행했기 때문이다. 범인에게 늘 나긋한 목소리로 어리숙하게만 보이다가 극의 말미에 꼼짝 못할 증거를 들이대고서 끝을 맺는 ‘형사 콜롬보’ 시리즈는 그저 영화와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허구일 뿐이다. 오래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진범이 뒤늦게 밝혀졌는데, 이로 인해 살인 누명을 뒤집어쓰고 억울하게 20년을 옥살이한 분이 있는가 하면, 경찰이 사망한 어린 피해자의 시신을 발견하고서도 은폐했던 사실 또한 함께 드러나면서 공분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선택적 정의 실현으로 비난되는 ‘정치사법’과 함께 심지어는 ‘사법살인’이 자행되기도 했다. 그리고 숱한 권력형 오심(誤審)들이 이후 재심을 통해 무죄로 번복됐다. 또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계급사법’도 줄곧 논란이 됐다. 유죄를 확정한 판결문의 잉크가 채 마르지도 않았는데, 진즉부터 전직 대통령과 어느 대기업 총수에 대한 사면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법 앞의 평등’이라는 민주법치국가의 기본 전제가 애당초 허구였는지도 모르겠다. 불거져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싸고서도 ‘밥그릇 싸움’이나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회의론이 팽배한 데에는 이렇듯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사법제도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도가 OECD 국가들 중에서 거의 꼴찌 수준이다. 뼈를 깎는 반성과 환골탈태라는 말도 그저 식상하기만 하다. 그러니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한다.
  • [2000자 인터뷰 51] 이석우 “강제동원 각하 판결, 地動說로 바라봐야”

    [2000자 인터뷰 51] 이석우 “강제동원 각하 판결, 地動說로 바라봐야”

    6·7 판결, 소수의견 법리에도 충실하지 않아 동의 어려워 헌법은 법원이 한미동맹 걱정할 어떤 여지도 주지 않아 하지만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청구권 소멸됐다고 보는 게 타당 국제사회를 중심으로 한국을 보는 지동설(地動說) 관점에 서야 사법부 최근 혼선은 2, 3심 거치면서 정리될 것 정부는 청구권협정 피해자 입장 반영 불충분함 사과하고 지속적 대일 협상 전제로 특별법 제정 통해 선 배상으로 구제해야   “정부는 한일 국교정상화 및 청구권협정 체결과정에서 일제강점기 피해자 문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과오를 사과하고 일본과의 지속적인 협상을 전제로, 특별법 제정이란 입법행위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선(先)배상하는 조치를 시행해야 합니다.” 6월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재판장 김양호)가 강제동원 피해자 80여명이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각하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2018년 10월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뒤집으면서 한편에선 ‘하급심의 반란’, ‘매국 판사’라 비난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국제법을 중시한 제대로 된 판결’이란 평가까지 다양한 의견이 분출했다. 이석우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각하 판결은 일제 피해자를 구제하는 문제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이 교수는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국제법 박사학위를 땄다. 대한국제법학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사단법인 아시아국제법발전연구회(DILA-KOREA) 대표로 영토분쟁, 해양법, 아시아지역 국제법 국가관행 분야의 국제공동연구 및 해외출판 사업도 하고 있다. Q. 6월 7일 판결의 요지는 2018년 10월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소수 의견을 따른 듯 보인다. 어떻게 봤는가. A. 법을 해석하는 것이 법원의 역할이고 판결문에는 법에 대한 해석, 법리가 분명하게 담겨야 한다. 2018년 대법원 판결의 다수의견은 국제법적 관점에서 볼 때 비판의 여지가 있는 게 사실이고 소수의견 중 경청할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이번 각하 판결은 소수의견의 법리에 충실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판결 내용 중에는 불필요한 분도 있어서 전체적인 해석 및 법리에 동의하기 어렵다. Q.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유사한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확정한 판례를 하급심에서 따르지 않은 것에 원고가 분노하고 국민들이 의아하게 생각했다. 과거 양심적병역거부 소송에서도 대법원이 유죄라 했던 것을 하급심이 무죄로 판결한 사례가 있긴 하다. 하급심의 ‘반란’은 종종 있는 일인가. 학교에서는 이런 하급심의 반란을 어떻게 가르치는가. A. 법을 해석하는 과정은 탄력적이다. 대법원의 법리가 사법부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자 선례가 되지만 사회변화에 따라 그 선례는 계속 도전받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이번 판결을 ‘반란’으로까지 평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대법원 판결에 따르지 않는 하급심 판결의 독자적 가치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먼저 견해를 변경할 필요가 있을 정도의 사정변경이 있어야 하며, 그에 따른 충실한 법적 논증과 인권 및 공익적 가치를 반영한 새로운 법리가 있어야 한다. 양심적병역거부 문제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결론에 있어서는 기존 대법원 판결의 다수 의견에 동의하지 않고 소수의견의 편에 서 있지만, 그 독자적 의미를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위 요건들을 모두 충실하게 충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양심적병역거부 소송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Q. 각하 판결의 쟁점 중 하나가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해 개인청구권이 소멸됐다고 볼 수 없으나 소송으로 이를 행사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국제법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는가. A. 국가 간 복잡한 청구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일괄보상협정에 의하여 개인청구권을 소멸시키는 방식은 국제법상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다. 청구권협정 체결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사실들을 감안하면 1965년 청구권협정에 의하여 개인청구권이 소멸되었다고 보는 것이 국제법적 실정성에 비추어 타당하다. Q. 이번 판결이 원고의 분노를 산 결정적인 이유가 일제강점의 불법성을 전제로 한 3년 전 대법원 판결에 대해 “국내법적 해석”이라고 일축한 데 있다. 청구권협정이 식민지배의 합법·불법을 다투다가 결국은 합의하지 못한(disagree)것에 합의(agree)한 것이었다. 판결은 1910년의 한일병합조약을 합법이라고 본 것인가. A. 이번 판결은 그 법리적인 접근에 있어 국제법적 인식을 강조하고 있으며 2018년 대법원 판결에서 강조된 일제의 한반도 지배의 성격에 관하여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체결된 청구권협정에는 일제의 불법적인 한반도 강점으로부터 비롯된 식민지배와 직결된 불법행위의 손해배상청구권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부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판결 자체가 1910년 한일병합조약의 합법성을 직접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Q. 또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일본으로부터 받은 경제협력자금이 한강의 기적을 낳았다거나 서방 자유민주주의 대표 국가인 일본과 사이가 안 좋아지면 한미동맹까지 나빠질 수 있다는 문구를 넣었다. 어떻게 보는가. A. 매우 불필요하고 전체적으로 판결문의 완성도를 해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핵심 근거는 오직 헌법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인데, 우리 헌법에서는 법원에 한미동맹을 걱정할 그 어떤 여지도 주고 있지 않다. 헌법에 따라 청구권협정을 해석할 때 원고의 청구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헌법에서 법원에 허용하지 않는 내용을 판결의 근거로 제시하면서 헌법에 따라 원고들의 청구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Q. 이번 판결은 한일청구권협정의 해석을 놓고 국제법적 관점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조약이라도 국내법으로 간주해 판단해야 한다는 해묵은 논쟁을 다시 살린 느낌이다. 천동설, 지동설을 예로 들었는데. A. 한국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판결도 국제법적으로 보면 규범이 아닌 사실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된다. 국제법적 사안에 대한 국내 법원의 법해석과 적용은 한국을 중심으로 국제사회를 바라보는 ‘천동설’의 시각을 탈피하고 국제사회를 중심으로 한국을 보는 ‘지동설’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Q. 한일 역사문제의 다른 한 축인 위안부 문제에서도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국을 상대로 낸 동일한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의 민사합의34부는 지난 1월 국가면제를 인정하지 않아 원고 승소 판결을 낸 반면 4월 민사합의15부는 국가면제를 인정해 각하한 바 있다. 이런 엇갈린 판결은 어떻게 보는가. A.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는 다수·소수의견이 제시되어 다수의견의 입장으로 정리되었지만, 법원 내에서조차 충분한 설득에 이르지 못한 부족함이 있었다는 점을 먼저 지적할 필요가 있다. 완벽한 판결은 없지만 최소한 설득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성숙된 논거가 제시되어야 하는데 2018년 대법원 판결의 다수의견은 오랜 심리 기간에 비추어 보더라도 국제법적 비판을 충분하게 극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원합의체 판결의 판단과정은 존중받아야 할 부분이 있다. 최소한 다수의견에 대한 반대의견을 사법적 판단의 결론으로 삼기 위해서는 소수의견을 그대로 반복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보다 신중한 고민과 접근이 필요하다. 법적 안정성 역시 사법기관이 가지는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하급심에서 엇갈리는 판결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하급심 판결에 결론적으로 타당한 부분이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기존 대법원 다수의견을 제대로 비판하고 새로운 법리를 제시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Q. 6월 7일 판결에 대해 “국제법 관점에서 일탈했던 기존 판례를 제자리로 되돌리려는 시도”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어 행정부의 직무유기와 사법부의 국제법 무지라는 지적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A. 각하에 이른 결론이 기존 국제법 법리의 다수의견에 가깝다고 평가할 수는 있다. 그러나 조약의 해석에 따른 국제법의 법리 또한 변화하고 발전해 간다. 결국 이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합의를 통해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분명한 사실은 구체적인 피해자가 존재하고 있고 그 피해자가 오랫동안 제대로 보상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가 간 체결된 조약에 따라 개인청구권이 소멸하였다는 법리적 논쟁 이전에,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체결된 수많은 국가 간 조약에서 개인들이 자신들의 청구권을 개별적으로 행사하지 않았던 보다 정확하게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은 국가가 그러한 개인들의 피해를 적극적으로 보상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에 존재했던 반인권적 범죄행위에 대한 치열한 고민없이 국가 차원에서 조급하고 미숙하게 진행된 청구권협정의 체결, 그리고 그 이후 피해자를 충분하게 예우하고 그들의 피해를 국가공동체적 관점에서 해결하고자 노력하지 않았던 직무유기가 지금의 상황에 이른 가장 근본적인 원인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이번 판결은 그런 점에서 결론에 대한 찬반을 떠나 해당 사안에 대한 사려가 깊지 못한 가벼움이 있으며, 이는 매우 유감스러운 대목이다. Q. 마지막으로 이런 사법부의 혼선은 2심, 3심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가. 아니면 국제사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할 문제인가. A. 사법부의 가장 큰 의무는 결론을 내려야 하는 것이다. 결과에 승복하지 못한 당사자는 불복하여 항소할 수 있고, 헌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상급심 법원은 하급심 법원 판단의 당부를 판단해야 한다. 이는 법적 의무다. 사법부의 법률 해석의 혼선은 이 과정을 거쳐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대법원 판결의 다수의견에 따라 이번 각하 판결이 잘못된 해석으로 수정될 수도 있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2018년 대법원 판결 이후 다시금 대법원이 새로운 해석을 내놓을 수도 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법리적 해석을 떠나, 국가와 당사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떠한 형태, 내용이든 ‘합의’에 이를 수 있는지 여부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린 문제이고 피해자들이 살아계실 때 당사자들의 의사에 따른 합의에 이를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법정 밖에 있는 정부와 사람들의 역할이다. Q. 이번 각하 판결이 국가가 나서는 강제동원 피해자 구제의 계기가 될 수 있겠는가. A. 하나의 대안으로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정부는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 및 청구권협정 체결과정에서 일제강점기에 기반한 반인권적 범죄행위의 피해자들에 대한 문제를 충분한 반영하지 못한 과오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둘째, 일제강점기에 기반한 반인권적 범죄행위에서 파생되는 법적 문제에 대한 일본과의 지속적인 협상을 전제로 한국 정부는 특별법 제정의 입법행위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선(先)배상하는 조치를 시행한다. 셋째, 일제 피해자들을 충분하게 예우하고 그들의 피해 사례가 주는 역사적 교훈을 국가와 국제 공동체가 탈식민지적 관점에서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국내외 정책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일이다.
  • “남편 동의 없이 부른 불륜남, 주거침입죄” vs “부모 허락 없이 집에 친구 데려와도 죄냐”

    “남편 동의 없이 부른 불륜남, 주거침입죄” vs “부모 허락 없이 집에 친구 데려와도 죄냐”

    “(불륜남이 집에 들어가는 건) 남편의 의사에 명백히 반할 행위였다.”(검찰 측) “공동 거주자의 의견 대립은 공동 거주 관계 안에서 해결할 문제다.”(피고인 측) 내연녀의 집에 들어가 부정 행위를 한 남성을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를 두고 16일 대법원이 공개 변론을 열었다. 기존에는 공동 거주자 한 명의 동의를 받아 집에 들어갔더라도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는 1984년 대법원 판례를 따르고 있다. 이날 변론에서는 다른 사람이 1명의 공동 거주자의 동의만 받고 집에 들어간 행위가 부재 중인 공동 거주자의 주거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있는지 등을 두고 검찰 측과 피고인 측이 팽팽히 맞섰다. A씨는 내연 관계였던 유부녀 B씨의 동의를 얻어 B씨와 그 남편이 사는 집에 3차례 들어간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주거침입죄를 인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부부싸움 후 집을 나간 남편이 한 달이 지나 자신의 부모와 집에 찾아온 뒤, 아내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현관 잠금장치를 부수고 집에 들어간 사건도 이날 같이 다뤄졌다. 1심은 남편과 부모에게 모두 벌금형을 선고했지만 2심은 남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부모에게는 벌금형을 유지했다. 검찰 측 김재현 오산대 경찰행정과 교수는 “주거침입죄가 보호해야 할 가치는 모든 공동 거주자의 사실상 평온이고, 이는 공동 거주자가 반드시 집에 있는 경우에만 누려야 한다고 한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피고인 측 참고인인 김성규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동 거주자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만 주거침입이 아니라고 본다면 자녀가 부모의 허락 없이 데려온 친구에 대해서도 주거침입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대법원은 관련 기관 및 단체에도 의견을 요청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혼인, 가족 생활의 기초가 흔들릴 정도의 불법·비도덕적 목적이나 방식으로 이뤄지는 경우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법률구조법인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이유로 주거침입죄로 처벌하면 출입에 동의한 다른 거주자의 주거의 자유와 평온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윤석열 측 “탈진보 품고 압도적 정권 교체” 反文 빅텐트 꺼냈다

    윤석열 측 “탈진보 품고 압도적 정권 교체” 反文 빅텐트 꺼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16일 “국민의힘에서 (대선을) 이기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 “보수, 중도, 진보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탈진보 세대까지 아우르겠다”고 밝혔다. 이달 말쯤 공식 대권 도전을 하겠다고 시간표를 밝힌 데 이어 정권 교체를 위한 ‘윤석열표 정치’의 청사진을 내보인 것이다. 사실상 반문(반문재인) 세력의 빅텐트를 구상하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입당 관련 질문에 “입당을 하든지 원샷 국민경선을 하든지 보수 진영에서 어떻게든 중심을 잡고 중도·진보 진영을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상식, 공정이라는 가치에 동의한 사람들과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그 모든 걸 포괄해서 정치 참여 선언 이후에 (입당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단순히 ‘기호 2번’으로 당선돼서는 본인이 구상한 정치 비전을 실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권교체에 성공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이 여전히 막강한 의회권력을 쥐고 있기에, 이를 뛰어넘는 폭넓은 지지를 얻지 못하면 임기 초를 성과 없이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변인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이 찾아뵐 기회가 있으면 찾아뵐 것”이라며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할 것”이라고도 했다. ‘압도적 정권교체’라는 표현도 민주당의 의회권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변인은 ‘국민의힘 입당이냐, 제3지대 텐트를 치는 것이냐’에 대한 질문에는 “국민의힘을 플랫폼으로 쓰라고 생각이 되면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의미가 열려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을 보수·중도·진보를 아우르는 ‘반문 빅텐트’의 거점으로도 삼을 수 있다는 뜻으로, 사실상 입당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여기에는 현실적으로 제3지대 신당 창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입당을 하더라도 어떻게 ‘중도 확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윤 전 총장의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강사로 나와 “이준석 대표의 새 정치와 누군가의 큰 정치가 결합해야 정권교체가 될 것”이라면서 “중도 민심까지 아우르는 정치적 스펙트럼을 대표할 큰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시 윤 전 총장의 중도 확장력을 강조한 것이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은 빠른 입당을 촉구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 측은 “빨리할 수 있다면 입장을 빨리 밝히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너무 숨어서 간 보기를 한다”고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에서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해 “모호하고 너무 자신감이 없는 것 같다”고 도발했다. 입당과 관련해선 “큰 쟁점이 아닌 것 같다. 8월 전에 입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국민의힘 플랫폼 활용 가능” 입당으로 기우는 尹

    “국민의힘 플랫폼 활용 가능” 입당으로 기우는 尹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16일 “국민의힘에서 (대선을) 이기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면서 “보수, 중도, 진보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탈진보 세대까지 아우르겠다”고 밝혔다. 이달 말쯤 공식 대권 도전을 하겠다고 시간표를 밝힌 데 이어 정권 교체를 위한 ‘윤석열표 정치’ 청사진을 내보인 것이다. 사실상 반문(반문재인) 세력의 빅텐트를 구상하는 모양새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입당 관련 질문에 “입당을 하든지 원샷 국민경선을 하든지 보수 진영에서 어떻게든 중심을 잡고 중도·진보 진영을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상식, 공정이라는 가치에 동의한 사람들과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그 모든 걸 포괄해서 정치 참여 선언 이후에 (입당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단순히 ‘기호 2번’으로 당선돼서는 본인이 구상한 정치 비전을 실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권교체에 성공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이 여전히 막강한 의회권력을 쥐고 있기에, 이를 뛰어넘는 폭넓은 지지를 얻지 못하면 임기 초를 성과 없이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변인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이 찾아뵐 기회가 있으면 찾아뵐 것”이라며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할 것”이라고도 했다. ‘압도적 정권교체’라는 표현도 민주당의 의회권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변인은 ‘국민의힘 입당이냐, 제3지대 텐트를 치는 것이냐’에 대한 질문에는 “국민의힘을 플랫폼으로 쓰라고 생각이 되면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의미가 열려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을 보수·중도·진보를 아우르는 ‘반문 빅텐트’의 거점으로도 삼을 수 있다는 뜻으로, 사실상 입당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여기에는 현실적으로 제3지대 신당 창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입당을 하더라도 어떻게 ‘중도 확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윤 전 총장의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강사로 나와 “이준석 대표의 새 정치와 누군가의 큰 정치가 결합해야 정권교체가 될 것”이라면서 “중도 민심까지 아우르는 정치적 스펙트럼을 대표할 큰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시 윤 전 총장의 중도 확장력을 강조한 것이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은 빠른 입당을 촉구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 측은 “빨리할 수 있다면 입장을 빨리 밝히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너무 숨어서 간 보기를 한다”고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에서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해 “모호하고 너무 자신감이 없는 것 같다”고 도발했다. 입당과 관련해선 “큰 쟁점이 아닌 것 같다. 8월 전에 입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류호정 이번엔 등 파인 드레스…“타투 허하라” 파격 회견

    류호정 이번엔 등 파인 드레스…“타투 허하라” 파격 회견

    “오늘 이 자리에 개성 넘치는 타투인들과 유명한 아티스트들이 모여 섰습니다. 멋지고, 예쁘고, 아름답죠? 혹시 보기가 불편하다 생각하신 여러분도 괜찮습니다. 그런 분들도 나의 불편함이 남의 자유와 권리를 부당히 박탈할 근거가 된다고 여기진 않으실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등에 타투스티커를 붙인 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류 의원이 발의한 타투업법의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날 류 의원의 타투스티커는 유명 타투이스트 밤이 그렸다. 류 의원은 16일 국회 본관 앞 잔디밭 광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11일 타투업법을 대표 발의했다. 눈썹문신한 홍준표 의원도 발의에 동참했다”며 “시민의 타투할 자유를 보호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며, 타투이스트의 노동권을 인정하는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류 의원은 “세계 으뜸의 ‘K-타투’ 산업의 육성과 진흥은 국가의 의무이며, 1,300만 타투인과 24만 아티스트를 불법과 음성의 영역에서 구출하는 것은 국회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류 의원은 민주당과 정의당이 발의한 법안 차이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이 발의한 법안과 다르다”라며 “형벌의 잔재로 여겨지는 ‘문신’이 아니라 국제적 표준인 타투라 이름 지어야 한다. 타투이스트 면허의 발급 요건에 ‘전문대학 전공’은 어울리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또 “‘병역기피’ 목적의 타투를 처벌한다는 시대착오적 규정도 필요 없다. 요즘에는 몸에 용 있어도 군대 간다”며 “세척과 소독에 더해 ‘멸균’한 기구를 분리해 보관하도록 한 것이 가장 중요한 차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반영구화장은 물론, 모든 부문의 타투가 합법의 영역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원피스에 타투를 새긴 모습으로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것에 대해 류 의원은 “오늘 낯선 정치인 류호정이 국회 경내에서 낯선 풍경을 연출한다. 누군가는 제게 ‘그런 거 하라고 국회의원 있는 게 아닐 텐데’라고 훈계하지만, 이런 거 하라고 국회의원 있는 거 맞다”며 “사회·문화적 편견에 억눌린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스피커, 반사되어 날아오는 비판과 비난을 대신해 감당하는 샌드백, 국회의원 류호정의 역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타투업법 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타투업법 제정안에는 ▲면허 발급요건·결격사유 규정 ▲신고 업소에서 자격이 인정된 타투이스트만 시술 가능 ▲위생·안전관리 등 관련 교육 이수 책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앞서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문신사 법안’을, 올 3월에는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이 ‘반영구화장문신사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2019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26.9%, 30대의 25.5%가 타투를 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엄연히 현행법상으로는 불법이지만 현업에 종사하는 국내 타투이스트만 1만~2만 명으로 추정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아내가 남편 몰래 집에 들인 불륜남, 주거침입 처벌될까

    아내가 남편 몰래 집에 들인 불륜남, 주거침입 처벌될까

    아내가 불륜 상대를 남편 몰래 집에 불러들인 경우,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지 논의하기 위해 대법원이 공개변론을 연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6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으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 등 2건에 관한 공개변론을 진행한다. 쟁점은 거주자 중 한 명의 동의만 받고 집에 들어갔을 때 주거침입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다. A씨의 아내와 내연 관계에 있던 B씨는 A씨의 부재 중 A씨의 아내로부터 동의를 받고 A씨 집에 3차례 들어간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주거’의 의미가 무엇인지, 집에 없는 공동거주자가 출입을 반대해도 주거침입죄로 처벌해야 하는지 등을 검토 중이다. 대법원은 1984년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가족 간 출입 분쟁을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도 논의가 이뤄진다. C씨는 D씨와 부부싸움을 한 후 짐을 챙겨 집을 나갔다가 한 달 뒤 집에 와 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집을 보고 있던 D씨의 동생이 문을 열지 않자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간 혐의로 기소됐다. C씨는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대법원은 위 사건들처럼 한집에서 사는 가족, 즉 공동거주자라도 해도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는 출입으로 주거의 평온을 해친다면 주거침입죄를 적용해야 하는지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 공개변론을 열기로 했다. 앞서 대법원은 의견 수렴을 위해 관련 기관 및 단체에 서면 의견서 제출을 요청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공동거주자 중 1인의 동의만 얻어 출입한 행위가 다른 거주자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거나, 혼인과 가족생활의 기초가 흔들릴 정도로 불법적이거나 비도덕적인 경우에는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국가정법률사무소는 공동거주자 중 1명의 승낙을 받았는데도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이유로 주거침입죄로 처벌한다면 출입에 동의한 거주자의 주거의 자유와 평온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공개변론에는 김성규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재현 오산대 경찰행정과 교수가 출석해 의견을 낼 예정이다. 공개변론은 네이버 TV, 페이스북 라이브,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소수민족 탄압’ 논란의 中 신장, 인구 급증 이유는?

    ‘소수민족 탄압’ 논란의 中 신장, 인구 급증 이유는?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구가 지난 10년새 18.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인구 증가율 13.14% 대비 약 5.38% 이상 더 높은 수준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기준 이 지역 인구 수가 2585만 명을 기록, 안정적인 인구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이 같은 인구 급증 현상에는 위구르족의 인구 증가가 큰 몫을 담당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 시기 신장 위구르 자치구 전체 거주민 중 한족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2.24%, 소수 민족의 비중은 57.76%로 집계됐다. 소수 민족 중 위구르족의 비중은 약 44.9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대비 이 지역에 영구 거주하는 위구르족의 인구는 162만 명(16.2%)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중국 전역에 거주하는 55개 소수 민족의 평균 인구 증가율 4.01%를 크게 앞지른 수준이라고 국가통계국은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 서북부 지역에 자리한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위구르족의 종교와 분리 독립 요구 등으로 논란이 있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과거 러시아 등 타국에 속한 적이 있었고, 1800년대 후반 중국에 복속된 후 줄곧 분리 독립 움직임이 있는 곳이다. 특히 최근에는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 지역에 대한 중국 정부의 소수 민족 탄압 정책을 비판, 최근에는 위구르족 100만 명이 집단 구금당하고 강제 노역에 동원됐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가통계국은 이 지역 영구 거주민의 두드러지는 특성으로 청년 인구의 비중이 높다는 장점을 꼽았다. 실제로 최근 통계국이 공개한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의 60세 이상 거주민의 비율은 11.28%를 기록, 중국 전체 60세 이상 노인 비율 18.7%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통계국은 이 지역 거주민의 또 다른 특징으로 고학력자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공개했다. 통계국은 지난해 기준, 이 지역 거주민 중 2~3년제 전문대 이상 학력자의 비율이 인구 10만 명 당 1만6536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0년 이 지역 인구 10만 명 당 1만 635명이었던 전문대 이상 졸업자 수와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또, 지난 2010년 인구 10만 명 당 고등학교 이상의 교육을 받은 주민의 수가 1만 1582명이었던 것에서 지난해 1만 3208명으로 증가했다. 이 지역의 문맹률은 인구 중 2.66%로 중국 전체 문맹률 대비 0.01% 낮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신장 위구르 자치구 전체 인구 중 약 56.53%가 우루무치 등 도시에 밀집해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0년 인구 조사 시기와 비교해 약 13.73%의 인구가 도시로 이주하는 등 지난 10년 동안 도시 내 인구 밀집화 현상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 같은 중국 당국의 조사가 비일관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 지역 내에서의 인구 증가는 한족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목소리가 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신장 인구의 한족 비중은 지난 1949년 6%에 그쳤던 것이 지난 2011년 38%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또, 중국 당국은 중국 내에서 수 차례에 걸쳐 신장 지역에 대한 한족의 대규모 이주 정책을 실시해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 분위기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시론] 인공지능과 인권/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인공지능과 인권/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존 스노의 ‘감염지도’라는 것이 있다. 1850년대 런던에 콜레라가 창궐하자 그는 발병 지점들을 하나하나 지도에 표시해 보고는 콜레라가 펌프를 중심으로 발병됨을 알아차렸다. 공기가 아니라 물이 감염원임을 밝혀낸 것이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펌프의 물에만 한정됐다. 발병자의 배설물에 들어 있는 세균이 문제의 근원임을 알지 못한 채 발병지의 펌프 손잡이만 빼 버렸던 것이다. 그는 역학조사의 길과 함께 빅데이터 처리라는 방법론까지 열었지만 자신의 지식이나 가설의 범위 내에서만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그의 업적은 분명 과학적이었어도 생활하수가 상수도에 혼입되는 경로를 차단하는 데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모든 분석 모델은 틀렸으며 오직 일부만이 유용할 따름이다.”(S 복스) 어떤 사건을 둘러싼 복잡다단한 사태를 간과한 채 분석자의 한정된 지식, 편견, 고집이 찍어 낸 오직 몇 가지의 원인에만 주목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처리 기법은 존 스노의 한계를 반복한다. 둘 다 원인을 가지고 결과를 예측하기보다는 현상만 쳐다보며 원인을 미루어 추단하기 때문이다. 영국과 미국의 백인 경찰이 주로 유색인종 통행자를 불심검문하는 것은 유색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편견의 결과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는 남성들의 취향이 으레 그러려니 하는 예단에 묻혀 20대 여성 대학생의 모습으로 생산된다. 그것은 본질을 꿰기보다는 형상만을 바라본다. 합리적인 인과관계보다는 기존의 관행과 습속을 중요시한다. 인간 생활의 복잡성을 목적 달성을 위한 취사선택의 문제로 대체해 버린다. 그리고 이런 방식을 딥러닝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한다. 오늘날 민주사회는 인공지능 기술의 유용성을 인정하면서도 깊은 걱정을 떨쳐 버리지 못한다. 너무도 많은 국가기관, 공공기관, 기업, 단체들이 인공지능 등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감시하고 조합하며 우리의 생활은 물론 생각까지도 바꾸어 나가고자 하기 때문이다. 네이버 등 뉴스 포털들에 설치된 인공지능이 편파적인 뉴스 배치를 한다며 그 알고리즘의 공개를 요구하던 정치권이 경찰이 도입한 범죄 예측 시스템의 편파성을 검증하기 위한 알고리즘 공개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현실이 무서운 것이다. 혹은 대학 입시에서 가난한 지역의 학생에게 낮은 점수를 준 영국의 인공지능이 요즘 유행하는 ‘AI 면접’이나 ‘AI 서류평가’의 방식으로 우리의 현실을 압박할까 걱정스러운 것이다. 혹은 나의 개인정보를 파고드는 기업 앞에서 스스로의 일상조차 관리하지 못 한 채 충동 구매에 나서게 되는 무기력한 일상이 안타까운 것이다. 이미 개인정보는 상품화의 대상이 돼 버렸고, 인공지능 산업의 한복판을 파고든 편견이나 차별, 혐오의 사례는 날로 심각해진다. 그뿐 아니다. 공공 영역이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공공행정조차도 이런 인권침해의 위험에 젖어든다. 획일화된 행정 처리 과정에서 사회복지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위축돼 버리거나 재범 예측 프로그램 같은 것이 형량의 결정에 개입하면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까지 위협받고 있다. 심지어 최근 개정된 행정기본법은 공무원의 개입 없이 인공지능 시스템만으로 행정 처분도 할 수 있게 했다. 그래서 왜 그런 처분이 나왔는지 물어볼 어떤 사람도 없으며, 그래서 책임을 물을 대상도 없게 됐다. 이미 230년 전의 프랑스 인권선언에서도 보장된, 공공 업무에 대한 공무원의 설명을 받을 권리가 이 민주화의 시대에 온전히 부정되고 있는 것이다. 카프카의 ‘유형지에서’라는 소설에서 피의자는 판결문이 자기 몸에 칼로 새겨진 연후에야 자신의 죄를 알게 되고, 그 순간 생명을 마감한다. 자기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를 재판관이 결정하고 그가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자기 존재를 상실한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이제 그 재판관의 자리를 대신한다. 문제는 정부다. 지난해 말 정부는 ‘인공지능 국가전략’의 말미에 “사람 중심의 AI 구현”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지만, 정작 그 ‘사람’은 생산성과 경쟁력의 논리에 함몰돼 있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을 또 다른 유형지로 내몰아 가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제4차 산업이라는 장밋빛 환상이 자리하는 바로 그곳에 ‘사람’이 자리잡게 만들어야 한다.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에 숨어든 편견과 탐욕을 감시하고 규제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정책과 입법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낙관적 희망의 힘/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낙관적 희망의 힘/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한 달 사이에 확실한 흐름의 전환이 있었다. 백신 접종 말이다.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를 하는 길만이 유일한 불안 조절법이었다. 작년 말 미국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한 후엔 백신을 구하지 못한 한국에 공포가 재림했다. 2월 26일부터 고령자부터 접종을 시작했는데 혈전, 마비 등 백신 안전성 뉴스가 3차 공습을 했다. 이거 맞아도 되는 거냐는 질문을 진료실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었다. 예약된 백신을 맞지 않는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5월 말부터 확연한 반전이 생겼다. 100만명분의 얀센 백신이 18시간 만에 마감됐다. 거기다 노쇼 백신 접종앱과 병의원 대기 시스템이 돌아가면서 발빠르게 접종을 신청하고, 맞은 사람의 인증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접종률이 가파르게 상승해 20%를 넘었다. 두 달 전만 해도 공포와 주저함이 대세였는데, 이게 뭔가 싶다. 집단 심리의 반전은 어떻게 온 것일까. 먼저 아직 남들이 갖지 못한 것을 미리 갖고 싶은 희소성 소유욕이 작동했다. 남들이 맞지 않은 백신을 먼저 맞는 것은 안전을 확보하면서 희소성까지 갖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곧이어 ‘내 주변이 가졌으니 나도 갖고 싶다’는 밴드왜건 효과가 따라왔다. 희소성이 차별화를 가져오고, 집단이 그 뒤를 따라오게 됐다. 여기에 더해 집단행동의 문턱이 어느 순간 낮아졌다. 사람은 여러 명의 집단행동에 본능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1968년 사회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은 겨울날 뉴욕에서 실험 자극자가 길을 걷다 돌연 멈춰서 6층 창문을 1분간 바라보게 했을 때 보행자 몇 명이 따라서 보는지 관찰하는 실험을 했다. 1명이 멈췄을 때에는 보행자의 4%가 멈췄지만, 15명이 멈춰서 바라보니 40%가 같이 쳐다보았다.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이유는 몰라도 일단 행동에 동참한다. 사회학자 마크 그라노베터는 이 행동에 ‘문턱값’이란 개념을 더하며 사람마다 멈추는 결정이 다른 이유를 설명했다.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기대되는 이득과 예상되는 비용을 인식하는 정도가 다르므로 가담을 결정하는 문턱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백신을 맞은 사람을 관찰하니 접종의 이득은 분명하고, 예상되는 위험 비용은 적은 게 확실해 보여 행동에 참여할 결정의 문턱이 쑥 낮아진 것이다. 더욱이 많은 이가 함께하면서 받는 “아, 나도 거기에 속했다”는 안도감은 덤이다.마케팅에서 캐즘(chasm) 이론이 있다. 새 상품이 나오면 얼리어답터를 중심으로 한 초기 수용자들이 구매해서 사용하다 판매가 정체되는 단절점 캐즘이 온다. 초기의 열렬한 수용자를 넘어서서 3분의1 정도를 구성하는 조기다수수용자 집단으로 넘어가지 못한 것이다. 이들은 실용적이고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 한다. 이들이 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의 행동을 참고하면서 성공 사례를 지켜보고, 위험이 크지 않음을 확인한 후다. 백신 접종 초기의 정체는 일종의 캐즘이었다. SNS에서 가까운 주변인들이 노쇼앱 등으로 접종받는 것을 본 것, 몇 가지 접종의 인센티브들은 캐즘을 극복해 전반적 대중 행동으로 넘어가는 데 힘이 됐다. 이렇게 어느 방향에서 설명하든 집단행동은 비슷한 패턴이 있다. 난 여기에 더해 게임화와 ‘희망의 힘’을 보았다. 노쇼앱을 켜고 예약 가능한 병원을 찾는 것은 마치 증강현실 게임 같았다. 비슷한 앱이지만 작년 초 마스크 수급이 어려울 때와는 질적으로 달랐다. 예약에 실패한다고 공포에 빠지지 않았다. “어이쿠, 없어. 다들 열심히들 하네…”라며 내일을 기약한다. 게임에서는 절박한 낙관주의라 한다. 주어진 미션에 즉각적으로 달려들고 싶은 행동욕구가 성공 가능성에 대한 합리적 희망이 있을 때 지속적으로 게임에 참여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노쇼앱의 배포는 백신 접종을 익숙한 게임으로 친근하게 받아들이게 했다. 여기에 백신을 맞으면 마스크를 벗고 5인 모임에 참석할 수 있다는 건 괜찮은 동기부여다. 작년과 비교하면 감염과 전염의 공포보다 희망의 힘이 더 강하고 파급력이 크다. 낙관에 기반한 실패는 두려움이 아닌 희망을 유지시킨다. 그런 의미에서 제일 좋은 백신에 대한 답은 “뭐라도 먼저 맞는 것이요”다. 마스크를 벗고 서로 얼굴을 온전히 볼 수 있는 그날을 희망하니.
  • [오늘의 서울 톡]

    서대문, ‘청년친화헌정대상’ 2년째 수상 서대문구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가 주관한 ‘2021 청년친화헌정대상’ 심사에서 종합대상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구는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취업준비생 등 청년들을 위한 지원 정책 전반에서 호평을 받았다. 구는 2016년부터 청년 임대주택을 꾸준히 조성했으며 청년 창업가를 육성하기 위해 연세대, 명지전문대 등과 함께 캠퍼스타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낡은 모텔과 고시원을 새롭게 고쳐 예비 청년 창업가들에게 사무·주거 공간도 제공하고, 코로나19로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장려금도 지원한다. 강남, 취약계층 53가구 홈클리닝 서비스 강남구는 거동이 어려운 저소득·장애인, 홀몸 노인 등 53가구에 대해 홈클리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4월부터 진행한 이 서비스는 기초수급자 가운데 장애 정도가 심하거나, 중증질환자(희귀난치성질환, 미채, 만성질환, 신부전증 등), 독거노인 등이 지원 대상이다. 저장강박증이나 우울·무기력증으로 인해 쓰레기가 적체된 가구에 한해서는 특수청소가 포함된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강남구는 신청자를 추가 모집해 연내 지원 대상을 200가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강동, ‘도시농업 상상거리’ 새 이름 확정 강동구가 친환경 도시농업거리 조성을 앞두고 거리 명칭을 공모해 ‘도시농업 상상거리’로 확정했다. 구는 주민에게 힐링과 교육의 공간을 제공하고, 도시농업의 미래상을 제시해 도시농업의 가치를 확산하고자 친환경 도시농업거리를 조성했다. 확정된 거리 공식 명칭은 로고, 통합이미지(CI), 안내판 디자인 등 대외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오는 22일 서울시 최초로 조성되는 도시농업 상상거리 현판 제막식을 할 계획이다. 은평, 지역 시설종사자 등 대상 인권교육 은평구는 은평구 인권조례에 근거해 지역 시설종사자, 주민,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하고 있다. 2021년 ‘인권활동가&성평등미을지기 양성 과정’은 인권과 성평등에 관심이 있는 구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회차당 20명 내외로 2시간, 13개 교육 주제로 진행된다. 구는 이번 교육을 통해 시민이 감시하고 주도하는 인권침해 모니터링 활동으로 인권침해 예방 환경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강의는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투명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방역 관리를 준수하며 진행된다. 종로, 삼청공원 입구 공영주차장 건립 종로구가 삼청공원 입구에 있는 국군서울지구병원 부지 지하에 지하 2층, 170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건립한다. 구는 행정안전부의 투자심사가 지난 3월 완료됨에 따라 총 건설비 220억 가운데 국·시비 120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달에는 기획재정부의 국유재산 영구시설물 축조 승인이 통과돼 설계가 완료되는 대로 연내 착공할 예정이다. 지난 20여년간 이 일대 주민들의 숙원사업이 현실화됨으로써 삼청동과 북촌 일대 주차환경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용산, 민간사업자·개인 도로점용료 감면 용산구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주민들의 경제 부담을 덜기 위해 올해 도로점용료 정기분 982건에 대해 25%를 감면한다. 감면 대상은 민간 사업자와 개인이다.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공익시설(전기·통신·가스 시설 사업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도로점용료는 도로법 제61조 및 제66조에 따라 도로점용 허가를 받아 도로 일부를 점유·사용하는 사람에게 부과하는 요금이다. 시설 유형에 따라 ▲차량진출입로 503건 ▲돌출간판 200건 ▲사설안내표지판 107건 ▲가로 판매·거리가게 114건 ▲연결통로(지상·지하시설물) 58건 등이다. 영등포, ‘여의도 시네마스케이프’ 개최 영등포구 여의도 신영증권 앞에 야외 영화관이 펼쳐진다. 영등포구는 ‘여의도 시네마스케이프’ 행사를 14일부터 오는 18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여의도 금융진흥지구 타운매니지먼트 사업의 지역활성화 촉매 프로젝트다. 행사장을 찾는 관객들은 인조잔디밭에서 빈백 등에 앉아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행사 기간 오후 1~3시 레이첼 그리피스 감독의 ‘라라걸’, 오후 3~7시는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이 상영된다.
  • [단독] 공무원 감사받을 때 변호인 입회 허용

    [단독] 공무원 감사받을 때 변호인 입회 허용

    다음달 1일부터 각 부처 공무원이 감사원 감사를 받을 때 변호인을 대동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변호사가 입회하는 것은 감사원 역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공직사회에서 제기됐던 ‘고압 감사’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다른 한편으로 ‘감사 활동 위축’ 우려도 있다. 감사원은 공무원 등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이 같은 내용으로 ‘감사원 규칙 341호’를 개정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감사원은 사무처리규칙 제10조의2에 ‘출석 답변하는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문답서를 작성할 때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참여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문답서는 감사관의 질문에 대한 공무원 답변을 정리한 것으로, 향후 관련자 고발·징계 등을 내릴 때 중요한 판단 근거 및 증거가 된다. 감사원은 변호인 참석을 허용하지 않는 예외 조항도 두기로 했다. 국가안전보장·국방·외교 등 국가 중대 이익, 사생활 비밀·자유 침해 등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이다. 또 문답 진행을 지연·방해하거나 관계자 등의 증거 인멸·도주 우려가 있는 경우도 예외로 했다. 앞서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지난 1월 최재형 감사원장을 만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교사 채용 관련 감사 시 변호인 입회 요청을 감사원이 불허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엽(변호사)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 등 형사절차가 아닌 감사 등 행정절차에서 변호사 조력을 받을 권리를 공무원까지 확대한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하지만 정상적인 감사 활동을 저해할 수도 있어 국가나 국민 이익에 반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단독] 7월부터 감사원 감사 받을 때 변호인 입회 가능

    [단독] 7월부터 감사원 감사 받을 때 변호인 입회 가능

    다음달 1일부터 각 부처 공무원이 감사원 감사를 받을 때 변호인을 대동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변호사가 입회하는 것은 감사원 역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공직사회에서 제기됐던 ‘고압 감사’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다른 한편으로 ‘감사 활동 위축’ 우려도 있다. 감사원은 공무원 등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이 같은 내용으로 ‘감사원 규칙 341호’를 개정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감사원은 사무처리규칙 제10조에 ‘출석 답변하는 관계자 등이 문답서를 작성할 때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참여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문답서는 감사관의 질문에 대한 공무원 답변을 정리한 것으로, 향후 관련자 고발·징계 등을 내릴 때 중요한 판단 근거 및 증거가 된다. 감사원은 변호인 참석을 허용하지 않는 예외 조항도 두기로 했다. 국가안전보장·국방·외교 등 국가 중대 이익, 사생활 비밀·자유 침해 등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이다. 또 문답 진행을 지연·방해하거나 관계자 등의 증거 인멸·도주 우려가 있는 경우도 예외로 했다. 앞서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지난 1월 최재형 감사원장을 만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교사 채용 관련 감사 시 변호인 입회 요청을 감사원이 불허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엽(변호사)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 등 형사절차가 아닌 감사 등 행정절차에서 변호사 조력을 받을 권리를 공무원까지 확대한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하지만 정상적인 감사 활동을 저해할 수도 있어 국가나 국민 이익에 반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영진전문대학교, 반도체계열 신설

    영진전문대학교, 반도체계열 신설

    영진전문대가 2022학년도에 반도체계열을 신설한다. 신설될 반도체계열은 기존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및 IT소재 분야 교육을 바탕으로, 신산업에 적용될 차세대 반도체, 첨단 신소재 분야 인재를 양성한다. 계열은 반도체디스플레이과, 반도체시스템과, IT화공소재과를 편성해 교육의 전문성을 높인다. 계열은 전기자동차용 반도체?전장(전자장비)을 비롯해 LED 등의 광소자, 솔라셀과 디스플레이(LCD, OLED), 신소재 등의 제조 공정기술 분야와 해당 산업의 장비운용 및 기술 분야 인력을 양성한다. 대학은 이미 SK하이닉스반, 반도체공정기술반 등을 개설, 많은 성과를 도출하고 있어 신설되는 반도체계열은 전문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와 협약으로 운영 중인 SK하이닉스반은 이미 18년간 산학이 협력해 메인터넌스(Maintenance) 분야 인재 양성에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베스트윈, 스태츠칩팩코리아 등과 협력해 개설한 반도체공정기술반은 반도체 전(前)ㆍ후(後) 공정을 담당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대학 자체 교육은 물론 경북대 반도체공정교육, 협약기업 전문가 특강 등을 통해 현장 실무 엔지니어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반도체와 신소재 등 제조 분야 및 이 소재들이 적용될 신기술 분야에 필요한 인재를 선제적으로 양성하도록 반도체계열을 신설하며, 관련 산업체와 굳건한 협력 체계 구축, 산업현장 맞춤형 교육으로 반도체 전문가 양성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치매 신약, 효능·승인 과정 의문”… FDA 자문위원 3명 사임

    “임상 증거 부족… 승인 반대했는데 강행”의학계도 “치료 아닌 진전 늦추는 정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8년 만에 승인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애듀헬름’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 의회매체 더 힐 등에 따르면 지지론자들은 이 신약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연구에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FDA는 “애듀헬름은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된 기능 저하 수준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보여 주는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알츠하이머협회는 “알츠하이머병 치료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고 치료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이 병변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혜택을 주고 있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과 추론, 의사소통, 기본적 일상 업무에 필요한 뇌의 영역을 서서히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에 승인된 미 제약업체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개발한 신약 애듀헬름은 환자의 정신적 쇠퇴를 되돌리지는 못하고 다만 이 병변의 진전을 늦추는 정도의 효과만 있을 뿐이라는 게 의학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신약의 승인 과정 역시 논란이 일고 있다. 바이오젠이 FDA에 승인을 요청한 과정부터 통상적이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이 업체는 당초 이 약의 임상시험 2건을 동시에 진행하다가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중간 평가가 나오자 2019년 시험을 중단했다. 그러나 불과 몇 달 후 해당 임상과 관련한 추가 데이터를 검토해 보니 약 효과가 확인됐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 때문에 FDA의 외부 전문가 자문위는 지난해 11월 “설득력 있는 증거가 없다”며 FDA에 애듀헬름의 승인을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FDA가 끝내 승인하자 이에 반발해 에런 케셀하임 등 하버드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3명의 자문위원이 잇따라 사임했다. 여기에다 신약의 가격도 부담이 너무 크다. 환자 한 명당 연간 5만 6000달러(약 6250만원)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까닭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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