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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등 치킨, 가맹점주 덕분입니다” 100억 주식 나눠준 교촌 창업주

    “1등 치킨, 가맹점주 덕분입니다” 100억 주식 나눠준 교촌 창업주

    권원강 前회장, 사재 출연 약속 지켜“절 믿고 따라온 점주들께 도움되길”현재 주가로 1인당 400만~1200만원“가맹점주님들은 영원한 동반자입니다. 본사와 함께 성장합시다.” 교촌에프앤비 창업주 권원강(71) 전 회장이 전국 교촌치킨 가맹점주에게 총 100억원의 주식을 증여한다고 28일 밝혔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위 기업인 교촌은 1288개의 가맹점을 두고 있다. 이번 주식 증여는 지난 3월 창립 30주년을 맞아 사재 100억원을 출연하기로 한 사회 환원 약속에 따른 것이다. 당시 그는 “교촌의 성장은 가맹점, 협력업체가 함께했기에 가능했다”며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을 위해 사재 출연을 약속한 바 있다. 권 전 회장은 이날 “어떠한 결정을 내릴 때도 저를 믿고 따라온 가맹점주 분들을 생각하며 정도인지 아닌지 기준만 두었다. 손익계산은 그다음의 문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고객 만족을 위해 힘쓰는 가맹점주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증여를 통해 전국 교촌치킨 가맹점주는 다음달 초 운영 기간에 따라 최소 200여주에서 최대 600여주의 주식을 받는다. 현 주가로 환산하면 400여만원에서 1200여만원에 달한다. 6월 기준으로 운영 중이지 않더라도 계약이 체결된 가맹점주(14곳)에게는 130여주가 지급된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주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재단설립 등 간접적인 방식이 아닌 주식 증여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권 전 회장은 업계에서 가맹점주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경영자로 통한다. 그의 시작이 보증금 1000만원, 월세 40만원짜리의 10평 남짓한 통닭집이었기 때문이다. 대구 시내에서 소금 판매 허가권을 가진 선친 덕에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20대 이후 가세가 급격히 기울면서 노점상 등 숱한 직업을 전전했다. 인도네시아 건설 현장으로 떠나기도 했지만 갑상선에 문제가 생겨 1년도 못 돼 귀국했다. 이후 택시운전을 하며 모은 돈으로 40세 때 구미 공단 아파트 상가에 차린 가게가 교촌치킨의 전신인 ‘교촌통닭’이다. 그의 점포는 지난해 전체 가맹점 매출 기준 1조원대의 치킨 프랜차이즈 1위 기업이 됐다. 지난해에는 업계 최초로 코스피 상장에도 성공했다. 그의 가맹점주 ‘우선주의’는 경영 방침에도 녹아 있다. 교촌치킨은 인구분포가 약 2만명인 지역에만 가맹점을 내고 매장끼리 상권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해 가맹점 매출을 보장한다. 실제 지난해 전체 가맹점 중 폐점한 곳은 단 한 곳에 그쳤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폐점률이 2~5%만 되어도 우량으로 평가받는다. 권 전 회장은 2019년 3월 회장직을 내려놓고 용퇴했다. 현재 교촌은 전문경영인인 롯데 출신의 소진세 회장이 이끌고 있다.
  • 실무진 꾸린 ‘3無 경제사절단’… 오너·경제단체·경제행사 없다

    실무진 꾸린 ‘3無 경제사절단’… 오너·경제단체·경제행사 없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일정과 관련된 주요 그룹 경영진도 미 현지 일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방미 인원이 제한됐고, 정상회담 성격도 의전이 최소화된 ‘공식실무방문’ 형태이다 보니 경제사절단 규모 역시 축소되는 등 과거와 사뭇 다른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는 평가가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4대 그룹 경영진이 미국으로 출국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방미 인원을 최소화해 달라는 미국 측 요구에 따라 이번 경제사절단은 인원이 크게 줄었고, 정식이 아닌 비공식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게 재계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방미 경제인들의 면면을 보면 그룹 총수가 아닌 전문경영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2017년 첫 한미 정상회담 당시에는 구본준 LG그룹 부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 총수나 오너 일가가 경제사절단 명단에 포함됐지만, 이번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회장과 공영운 현대자동차 전략기획담당 사장 등 전문경영인들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경제인들의 이번 방미가 한미 경제동맹의 상징성을 띠기보다는 실무적 성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등 대한상의 이외의 주요 경제단체들이 방미 명단에서 제외된 점도 특징이다. 과거에는 경제단체 가운데 한 곳이 대표로 정부 측과 경제사절단 명단을 조율했지만, 이번에는 청와대가 단독으로 관련 명단을 선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현 정부의 첫 정상회담에서는 방미 명단 작성을 대한상의에 모두 일임하기도 했다”면서 “이런 전례들과 비교하면 정부와 재계 간 협의가 없었던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과거처럼 대통령과 재계 리더들이 함께 워싱턴에서 대규모 리셉션 등의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문 대통령의 예정된 경제 관련 일정은 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2일 조지아주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하는 게 유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현지 공장을 방문하는 최 회장이 문 대통령을 맞이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과거에는 청와대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제사절단의 규모와 성격 등을 대외적으로 밝히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그런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청와대가 이날 현재까지도 경제사절단 명단 등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어느 기업에서 누가 미국에 갔는지 종합적으로 알지 못한다. 구체적인 상황은 회담이 시작되고 공개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정상회담 경제사절단...과거와 다른 세가지는

    정상회담 경제사절단...과거와 다른 세가지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일정과 관련된 주요 그룹 경영진도 미 현지 일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방미 인원이 제한됐고, 정상회담 성격도 의전이 최소화된 ‘공식실무방문’ 형태이다 보니 경제사절단 규모 역시 축소되는 등 과거와 사뭇 다른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는 평가가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①방미 명단에 오너가 없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4대 그룹 경영진이 미국으로 출국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방미 인원을 최소화해 달라는 미국 측 요구에 따라 이번 경제사절단은 인원이 크게 줄었고, 정식이 아닌 비공식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게 재계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방미 경제인들의 면면을 보면 그룹 총수가 아닌 전문경영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2017년 첫 한미 정상회담 당시에는 구본준 LG그룹 부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 총수나 오너 일가가 경제사절단 명단에 포함됐지만, 이번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회장과 공영운 현대자동차 전략기획담당 사장 등 전문경영인들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경제인들의 이번 방미가 한미 경제동맹의 상징성을 띠기보다는 실무적 성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②경제단체도 없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등 대한상의 이외의 주요 경제단체들이 방미 명단에서 제외된 점도 특징이다. 과거에는 경제단체 가운데 한 곳이 대표로 정부 측과 경제사절단 명단을 조율했지만, 이번에는 청와대가 단독으로 관련 명단을 선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현 정부의 첫 정상회담에서는 방미 명단 작성을 대한상의에 모두 일임하기도 했다”면서 “이런 전례들과 비교하면 정부와 재계 간 협의가 없었던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③대통령 경제 일정도 축소 이렇다 보니 과거처럼 대통령과 재계 리더들이 함께 워싱턴에서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예정된 경제 관련 일정은 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2일 조지아주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하는 게 유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현지 공장을 방문하는 최 회장이 문 대통령을 맞이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과거에는 청와대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제사절단의 규모와 성격 등을 대외적으로 밝히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그런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청와대가 이날 현재까지도 경제사절단 명단 등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어느 기업에서 누가 미국에 갔는지 종합적으로 알지 못한다. 구체적인 상황은 회담이 시작되고 공개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유니클로·로손 출신 다마쓰카 선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유니클로·로손 출신 다마쓰카 선임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가 대표이사로 전문경영인 다마쓰카 겐이치(59)를 선임했다고 19일 밝혔다. 다마쓰카 겐이치는 의류업체 유니클로, 편의점 로손 등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다마쓰카는 일본 게이오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아사히글라스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유니클로 운영 업체인 패스트리테일링으로 이직한 뒤 2002년 회사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일본 롯데리아 대표이사 회장, 로손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을 유지한다.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과 다마쓰카 사장의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신 회장은 지난해 4월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에 오른 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셔틀경영’을 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일본에 자주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외부 전문 경영인을 영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 회장은 앞으로 다마쓰카 사장에게 일본 롯데를 맡기고 본인은 한국 롯데 경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위기의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이후 지배구조 어떻게 바뀔까

    위기의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이후 지배구조 어떻게 바뀔까

    홍 회장 지분 51.68% ‘절대적 경영권’이사회, 소유·경영 분리 방안 논의 주목“비대위 바탕 경영 쇄신 이뤄나갈 것”‘불가리스 사태’로 하차한 홍원식(71) 회장 이후 남양유업의 지배구조에 관심이 쏠린다. 남양유업은 10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결의한 사안이다. 대주주에게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을 요청하기로 했다. 홍 회장은 남양유업 최대주주로 절대적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홍 회장은 혼자 회사 지분 51.68%를 보유하고 있다. 부인, 손자 등 특수관계인까지 합치면 53.08%로 올라간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홍 회장은 지난해 회사에서 연봉 15억원을 받았는데, 이는 국내 상장사 지분을 50% 이상 확보한 오너 중 최고액이었다. 연매출 1조원을 넘나드는 기업임에도 이사회 구성은 가족 중심적이라는 지적도 받는다. 홍 회장과 모친 지송죽(93) 여사, 아들 홍진석(45) 상무까지 이사회 6명 중 3명이 오너 일가다. 남양유업이 그동안 ‘오너 리스크’로 신음했던 만큼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크다. 실제로 지난 4일 홍 회장이 사퇴하며 경영권 승계도 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남양유업 주가는 연속 상승으로 시장은 반응했다. 재계에서는 홍 회장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외부의 전문경영인 영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같이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광범 대표는 28년간 남양유업에서 총무, 영업 등을 거친 정통 ‘남양맨’이다. 이외에도 이사회에서 총수 일가가 퇴진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예컨대 권원강 전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회사 지분을 73.10%나 갖고 있지만, 이사회(6명)에 오너일가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 이 외에도 그동안 쌓인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총수의 사재 출연 및 사명 변경도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바탕으로 경영 쇄신을 이뤄나갈 것”이라면서 “외부에서 기대하는 고강도 쇄신은 아직 시일이 더 필요하다. 결정되는 대로 성실히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위기의 남양유업, 홍원식 이후는 어떤 모습일까

    위기의 남양유업, 홍원식 이후는 어떤 모습일까

    ‘불가리스 사태’로 하차한 홍원식(71) 회장 이후 남양유업의 지배구조에 관심이 쏠린다. 남양유업은 10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결의한 사안이다. 대주주에게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을 요청하기로 했다. 홍 회장은 남양유업 최대주주로 절대적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홍 회장은 혼자 회사 지분 51.68%를 보유하고 있다. 부인, 손자 등 특수관계인까지 합치면 53.08%로 올라간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홍 회장은 지난해 회사에서 연봉 15억원을 받았는데, 이는 국내 상장사 지분을 50% 이상 확보한 오너 중 최고액이었다. 연매출 1조원을 넘나드는 기업임에도 이사회 구성은 가족 중심적이라는 지적도 받는다. 홍 회장과 모친 지송죽(93) 여사, 아들 홍진석(45) 상무까지 이사회 6명 중 3명이 오너 일가다. 남양유업이 그동안 ‘오너 리스크’로 신음했던 만큼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크다. 실제로 지난 4일 홍 회장이 사퇴하며 경영권 승계도 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남양유업 주가는 연속 상승으로 시장은 반응했다. 재계에서는 홍 회장의 입김에서 자유로운 외부의 전문경영인 영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같이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광범 대표는 28년간 남양유업에서 총무, 영업 등을 거친 정통 ‘남양맨’이다. 이외에도 이사회에서 총수 일가가 퇴진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예컨대 권원강 전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회사 지분을 73.10%나 갖고 있지만, 이사회(6명)에 오너일가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 이 외에도 그동안 쌓인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총수의 사재 출연 및 사명 변경도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비상대책위원회를 바탕으로 경영 쇄신을 이뤄나갈 것”이라면서 “외부에서 기대하는 고강도 쇄신은 아직 시일이 더 필요하다. 결정되는 대로 성실히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직책만 내려놓은 회장님들, 압도적 지분으로 ‘그림자 경영’

    직책만 내려놓은 회장님들, 압도적 지분으로 ‘그림자 경영’

    홍원식(71)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전격 사퇴를 선언했지만 동일인(총수) 자리는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직에서만 물러날 뿐 51.68%의 지분을 보유한 남양유업 최대주주로서 홍 회장의 ‘그림자 경영’은 계속 이어진다는 뜻이다. 기업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도 총수 지위를 유지하는 사례가 홍 회장이 처음은 아니다. 이웅열(65) 전 코오롱 회장은 1996년 회장에 취임한 지 23년 만인 2018년 11월 돌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이 전 회장은 경영권을 아들에게 언제 물려줄 것이냐는 질문에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 한 주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전 회장의 장남 이규호(37)는 현재 코오롱글로벌 부사장까지 승진했지만, 경영권의 토대가 되는 지분은 아직 물려받지 못했다. 그 결과 코오롱 회장 자리는 3년째 공석이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실질적 총수는 여전히 지주사 코오롱 지분 49.74%를 보유한 이 전 회장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 등 핵심 계열사에선 ‘최대주주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전 회장은 회사 내부에선 지금도 ‘회장님’으로 불린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정몽준(70)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1988년 정계에 진출하겠다며 현대중공업 회장직을 내려놓은 이후 30년 넘게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7선 국회의원, 대한축구협회장,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을 지내며 기업 경영과는 거리를 뒀다. 하지만 그룹 총수는 여전히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26.6%를 보유한 정 이사장이다. 그는 경영에선 손을 뗐지만 장남 정기선(39) 부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고 여전히 본인 이름으로 금융감독원에 주식보유 상황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기업 최대주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박삼구(76)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역시 지난해 3월 전격 사퇴를 선언하고도 지주사 금호고속 지분 44.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총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GS그룹 회장직은 지난해 허창수(73) 회장에서 막내동생 허태수(64)) 회장에게 넘어갔지만 그룹 총수는 여전히 허창수 회장이다. 허창수 회장은 GS 지분 4.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회장직 물러나도 최대주주… ‘그림자 경영’하는 총수들

    회장직 물러나도 최대주주… ‘그림자 경영’하는 총수들

    홍원식(71)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전격 사퇴를 선언했지만 동일인(총수) 자리는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직에서만 물러날 뿐 51.68%의 지분을 보유한 남양유업 최대주주로서 홍 회장의 ‘그림자 경영’은 계속 이어진다는 뜻이다. 기업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면서도 총수 지위를 유지하는 사례가 홍 회장이 처음은 아니다. 코오롱그룹 창업주 이원만 선대회장의 손자인 이웅열(65) 코오롱 명예회장은 1996년 회장에 취임한 지 23년 만인 2018년 11월 돌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이 명예회장은 경영권을 아들에게 언제 물려줄 것이냐는 질문에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 한 주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37)는 현재 코오롱글로벌 부사장까지 승진했지만, 경영권의 토대가 되는 지분은 아직 물려받지 못했다. 그 결과 코오롱 회장 자리는 3년째 공석이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실질적 총수는 여전히 지주사 코오롱 지분 49.74%를 보유한 이 명예회장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 등 핵심 계열사에선 ‘최대주주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현대중공업그룹은 정몽준(70)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1988년 정계에 진출하겠다며 현대중공업 회장직을 내려놓은 이후 30년 넘게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7선 국회의원, 대한축구협회장,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을 지내며 기업 경영과는 거리를 뒀다. 하지만 그룹 총수는 여전히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26.6%를 보유한 정 이사장이다. 그는 경영에선 손을 뗐지만 장남 정기선(39) 부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고 여전히 본인 이름으로 금융감독원에 주식보유 상황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기업 최대주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박삼구(76)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역시 지난해 3월 전격 사퇴를 선언하고도 지주사 금호고속 지분 44.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총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GS그룹 회장직은 지난해 허창수(73) 회장에서 막내동생 허태수(64)) 회장에게 넘어갔지만 그룹 총수는 여전히 허창수 회장이다. 허창수 회장은 GS 지분 4.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전통 식음료기업 오너 세대교체 시계 빨라진다

    전통 식음료기업 오너 세대교체 시계 빨라진다

    국내 전통 식음료기업의 세대교체가 빨라지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이 별세하면서 그룹 경영권은 장남인 신동원(63) 농심 부회장이 이어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 달 기업집단 농심의 동일인에 신동원 부회장을 지정한다. 1979년 농심에 입사한 신 부회장은 2000년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2년 말 이미 지주 회사인 농심홀딩스 회장이 되며 그룹 안팎에서는 실질적인 농심 차기 오너로 활동했다.고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의 손녀인 임세령(44) 전무는 최근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경영 전면에 섰고, 지난해 12월에는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43) 부사장이 사장 승진하면서 오너 경영 전환의 신호탄을 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 인수(2011년) 전인 하이트맥주 시절(1999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해왔다. 업계는 다소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식음료업계가 세대교체를 계기로 미래 트렌드를 주도할 기술 확보에 나설지 주목한다. 실제 식음료시장은 베스트·스테디셀러 상품에 의존하거나 기존 상품 리뉴얼, 타사 제품 모방, 이색 콜라보 마케팅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글로벌 식품기업들이 대체육 개발이나 블록체인을 활용한 첨단 푸드 테크에 집중하는 것과는 대조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도약을 위해서는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 기술 협업,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 등이 필요하다”면서 “2·3세들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승부수를 던질지 주목된다”고 했다. 조용히 때를 기다리는 2·3세도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19년 마약 밀반입 물의를 빚은 이선호(31)씨는 1년 간 자숙을 끝내고 지난 1월 CJ제일제당 글로벌 비즈니스 담당 부장으로 복귀했다. 다만 가시적인 경영 성과를 내기엔 더 많은 경험과 시간이 필요해 승계에 속도를 내기에는 무리가 아니냐는 평이 많다. SPC그룹 차남 허희수(43) 전 부사장은 2018년 경영에서 배제된 이후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삼양식품그룹 전인장 회장의 장남 전병우(27) 삼양식품 이사는 경영 수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6월 경영전략부문 이사로 승진한 그는 횡령 혐의로 경영 일선에 물러난 아버지를 대신해 경영 수업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식음료기업 오너 세대교체 시계 빨라진다

    식음료기업 오너 세대교체 시계 빨라진다

    국내 전통 식음료기업의 세대교체가 빨라지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이 별세하면서 그룹 경영권은 장남인 신동원(63) 농심 부회장이 이어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 달 기업집단 농심의 동일인에 신동원 부회장을 지정한다.1979년 농심에 입사한 신 부회장은 2000년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2년 말 이미 지주 회사인 농심홀딩스 회장이 되며 그룹 안팎에서는 실질적인 농심 차기 오너로 활동했다. 고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의 손녀인 임세령(44) 전무는 최근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경영 전면에 섰고, 지난해 12월에는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43) 부사장이 사장 승진하면서 오너 경영 전환의 신호탄을 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 인수(2011년) 전인 하이트맥주 시절(1999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해왔다.업계는 다소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식음료업계가 세대교체를 계기로 미래 트렌드를 주도할 기술 확보에 나설지 주목한다. 실제 식음료시장은 베스트·스테디셀러 상품에 의존하거나 기존 상품 리뉴얼, 타사 제품 모방, 이색 콜라보 마케팅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글로벌 식품기업들이 대체육 개발이나 블록체인을 활용한 첨단 푸드 테크에 집중하는 것과는 대조적된다.업계 관계자는 “도약을 위해서는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 기술 협업,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 등이 필요하다”면서 “2·3세들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승부수를 던질지 주목된다”고 했다. 한편, 조용히 때를 기다리는 2·3세도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19년 마약 밀반입 물의를 빚은 이선호(31)씨는 1년 간 자숙을 끝내고 지난 1월 CJ제일제당 글로벌 비즈니스 담당 부장으로 복귀했다. 도덕적 문제가 낙인처럼 남아 있고 가시적인 경영 성과를 내기엔 더 많은 경험과 시간이 필요해 승계에 속도를 내기에는 무리가 아니냐는 평이 많다. 2018년 액상대마 밀수 흡연 혐의로 구속된 SPC그룹 차남 허희수(43) 전 부사장의 복귀 여부도 관심사다. 허 전 부사장은 쉐이크쉑, 에그슬럿 등 국내 인기가 높은 브랜드의 독점계약을 성공적으로 유치한 바 있다. 다만 구속 당시 그룹이 허 전 부사장을 경영에서 영구 배제하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당분간 경영 복귀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롯데 신동빈 ‘연봉 112억’ 10대 그룹 1위… 이재용은 무보수

    롯데 신동빈 ‘연봉 112억’ 10대 그룹 1위… 이재용은 무보수

    현대차 정의선 59억, LG 구광모 80억GS 허태수 83억, 신세계 정용진 33억삼성전자 김기남 82억 전문경영인 1위등기이사 연봉 최고 삼성, 최저 현대重 임원은 기업의 ‘별’이다. 막대한 책임과 어마어마한 연봉이 주어진다. ‘별 중의 별’ 상위 10대 그룹 임원들은 지난해 연봉을 얼마나 받았을까. 21일 서울신문이 지난 19일까지 공시된 삼성·현대차·SK·LG·롯데·포스코·한화·GS·현대중공업·신세계 등 10대 그룹 내 상장사 89곳의 사업보고서를 전수 분석한 결과 등기이사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24억 1850만원), 미등기임원의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신세계(4억 4600만원)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곳은 현대중공업그룹이었다.10대 그룹 오너 중 가장 연봉을 많이 받은 인물은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으로 롯데지주 등 상장 계열사 5곳에서 112억 3000만원을 받았다. 신 회장은 전년도에도 비상장사 호텔롯데를 포함해 계열사 7곳에서 181억원을 받으며 ‘연봉킹’에 등극한 바 있다. 지난해는 사업 부진으로 연봉이 대폭 줄었지만 여전히 10대 그룹 총수 중 보수가 가장 많다. 삼성가에서는 2017년 ‘무보수 경영’을 선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에도 연봉을 받지 않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48억 9200만원을 받았다. 2018년 삼성물산을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사업보고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범(凡) 삼성가인 신세계 총수일가에선 정용진 부회장이 33억원, 정유경 백화점총괄사장이 29억원, 이명희 회장과 정재은 명예회장이 각각 39억원으로 신세계 일가는 총 140억원을 수령했다.재계 2위인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59억 7200만원을 받았다. 3위인 최태원 회장은 SK㈜와 SK하이닉스에서 각각 33억원, 30억원을 받아 총 63억원을 수령했다. 재계 4위인 구광모 LG 회장이 80억 800만원을 받았다. 허태수 GS 회장은 GS홈쇼핑에서 받은 퇴직금(51억 6000만원)을 포함해 83억 4400만원을 받았다. 차기 그룹을 이끌어갈 재벌가 후계자들의 이름도 확인됐다. GS 총수일가 4세 중에서는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10억 3900만원을, 한화그룹 차기 총수로 유력한 83년생 오너 3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7억 5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공시됐다. 10대 그룹 전문 경영인 중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총 82억 7400만원을 받았다. 10대 그룹 상장사 중 등기이사 평균 연봉이 53억 7500만원으로 다른 회사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던 삼성전자는 고동진 사장에게 67억 1200만원, 김현석 사장에게 54억 5700만원을 각각 지급했다. 총수일가가 아닌 사람 중 그룹사별로 가장 많은 보수(퇴직금 제외)를 받은 인물은 삼성전자 김 부회장(82억 7400만원), 현대차 알버트 비어만 사장(22억 7500만원), SK 박정호 SK텔레콤 사장(73억 8000만원), LG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38억 7300만원), 롯데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8억 9400만원), 포스코 최정우 회장(19억 2700만원), GS 임병용 GS건설 부회장(20억 9300만원), 한화 금춘수 부회장(14억 5400만원), 현대중공업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7억 4900만원 이상), 신세계 강희석 이마트 사장(20억 9200만원) 등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신사업 광폭 행보’ 정기선 올해 사장되나

    ‘신사업 광폭 행보’ 정기선 올해 사장되나

    현대가(家) 오너 3세 정기선(39)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그룹 영역 확장을 위한 광폭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정 부사장은 최근 현대중공업그룹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수소,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것이다. 정유(현대오일뱅크)·조선(한국조선해양) 등 그룹 핵심 사업의 전방위 영역에서 체질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아람코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이다. 사우디 왕실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한 정 부사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프로젝트 성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주사 경영지원실장 직함을 달고 있는 정 부사장은 지난해 로봇, 인공지능(AI) 등 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발족한 ‘미래위원회’ 위원장도 겸임하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앞서 2018년부터는 계열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정비, 수리 등 선박 관련 서비스 회사)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당초 지난해 11월 그룹 정기인사 때 정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다는 관측이 많았다. 당시 승진이 되지 않은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지난해 업황이 나빠 사업 실적이 좋지 않았고, 여러 인수합병(M&A) 등 벌여놓은 사업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부터 조선업 수주 상황이 개선되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도 올해 안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정 부사장의 사장 승진도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실질적 오너인 정몽준(70) 아산재단 이사장의 2남 2녀 중 장남인 정 부사장은 유력한 차기 총수다.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후 현대중공업에 잠시 일한 뒤 동아일보,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을 거쳐 2013년 현대중공업에 재입사했다. 2015년 상무, 2016년 전무를 거쳐 2017년 부사장에 올랐다. 다른 형제들은 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그룹은 정 이사장의 최측근인 전문경영인 권오갑(70) 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재계블로그]‘신사업 광폭행보’ 현대重 정기선, 올해 사장되나

    [재계블로그]‘신사업 광폭행보’ 현대重 정기선, 올해 사장되나

    현대가(家) 오너 3세 정기선(사진·39)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그룹 영역 확장을 위한 광폭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정 부사장은 최근 현대중공업그룹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수소,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것이다. 정유(현대오일뱅크)·조선(한국조선해양) 등 그룹 핵심 사업의 전방위 영역에서 체질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아람코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이다. 사우디 왕실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한 정 부사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프로젝트 성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주사 경영지원실장 직함을 달고 있는 정 부사장은 지난해 로봇, 인공지능(AI) 등 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발족한 ‘미래위원회’ 위원장도 겸임하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앞서 2018년부터는 계열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정비, 수리 등 선박 관련 서비스 회사)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당초 지난해 11월 그룹 정기인사 때 정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다는 관측이 많았다. 당시 승진이 되지 않은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지난해 업황이 나빠 사업 실적이 좋지 않았고, 여러 인수합병(M&A) 등 벌여놓은 사업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부터 조선업 수주 상황이 개선되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도 올해 안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정 부사장의 사장 승진도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실질적 오너인 정몽준(70) 아산재단 이사장의 2남 2녀 중 장남인 정 부사장은 유력한 차기 총수다.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후 현대중공업에 잠시 일한 뒤 동아일보,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을 거쳐 2013년 현대중공업에 재입사했다. 2015년 상무, 2016년 전무를 거쳐 2017년 부사장에 올랐다. 다른 형제들은 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그룹은 정 이사장의 최측근인 전문경영인 권오갑(70) 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셀트리온 오너 2세’ 서진석 새달 등기이사 된다

    ‘셀트리온 오너 2세’ 서진석 새달 등기이사 된다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명예회장의 장남인 서진석(37) 셀트리온 수석 부사장이 다음 달 등기이사에 오른다. 28일 전자 공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다음 달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서진석 부사장을 사내이사(임기 3년)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다. 서울대 동물자원학과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한 서진석 부사장은 현재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장을 맡고 있다. 지난 2017년 10월부터 2019년 3월 말까지 셀트리온그룹의 화장품 계열사인 셀트리온스킨큐어의 대표를 맡아 경영수업 받았으나 실적 개선에 실패했다는 평가와 함께 1년 5개월만에 사임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사회 합류 후 그가 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언급된다. 서 명예회장은 앞서 2020년 말 은퇴를 알리며 “은퇴 후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아들에게는 이사회 의장을 맡겨 회사의 미래를 고민하는 역할을 하게 하겠다. 경영과 소유를 분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서 명예회장은 지난해 12월 말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셀트리온그룹은 기우성 셀트리온그룹 부회장과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가 이끄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됐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라면 명가’ 농심 세대교체 ‘눈앞’

    ‘라면 명가’ 농심 세대교체 ‘눈앞’

    농심그룹의 창업주인 신춘호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라면 명가’의 세대교체가 이뤄진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고령을 이유로 핵심 계열사인 ㈜농심의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장남인 신동원 농심그룹 부회장의 회장직 승계가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신 회장은 다음달 2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직에 재선임되지 않는 방식으로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으로 지주사인 농심홀딩스와 다른 계열사인 메가마트, 태경농산 등 다른 계열사의 사내이사직에서도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1965년 창업 이후 56년 만에 자녀들에게 사업을 맡기고 일선에서 완전히 퇴진하는 것이다. 신 회장은 슬하의 3남 2녀 가운데 3남 1녀에게 각 계열사의 부회장직을 맡겼고, 이 가운데 장남인 신 부회장이 핵심인 ㈜농심을 맡아 사실상 ‘포스트 신춘호 시대’를 준비하도록 후계를 정리해뒀다. 그룹은 일단 회장 선임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90세에 접어든 신 회장으로서는 이른 시일 내에 신 부회장에게 전권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신 부회장은 1997년 ㈜농심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데 이어 2000년에 부회장으로 승진해 20년째 부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농심홀딩스가 신설된 2003년 이후 신 부회장은 주식맞교환 등의 방법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신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홀딩스 지분은 42.92%에 이른다. 아버지 신 회장은 농심홀딩스가 31.94%의 지분을 보유한 율촌화학의 지분 13.5%만 갖고 있다. 신 부회장은 1979년 평사원으로 농심에 입사해 주요 부서를 거치며 실무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농심이 첫 해외생산공장인 상하이법인을 설립하고 1997년 국제담당 대표이사에 오른 뒤 주요 해외사업을 진두지휘했다. 한국인의 기호식품으로만 여겨졌던 인스턴트 라면의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은 혜안은 지난해 전대미문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사태 속에서도 역대 최고치인 9억 9000만달러(약 1조 1122억원)의 해외매출을 올리는 성과로 나타났다. 해외매출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으로, 라면을 해외에 첫 수출한 1971년 이후 50년만의 성과였다. 해외매출 등의 호조로 농심은 지난해 2조 6398억원의 매출을 올려 사상 최대 실적도 경신했다. 신 회장으로서는 농심을 정점에 올려놓은 뒤 물러나는 셈이다. 고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동생이기도 한 신 회장은 1세대 창업주로서 농심의 대표 라면 브랜드인 ‘신라면’을 비롯해 ‘짜파게티’, ‘너구리’ 등을 국민 인기 식품으로 올렸고, 라면 외에도 ‘새우깡’, ‘양파깡’ 등 스낵류에서도 수많은 히트 상품을 배출했다. 특이 이같은 인기 상품들은 신 회장이 직접 이름을 지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편 다음달 25일 열리는 ㈜농심 주총에서 신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빠지는 대신 신동원 부회장과 박준 부회장, 이영진 부사장이 선임된다. 이 부사장의 선임은 전문경영인이 신 회장의 빈자리를 채우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권오갑 현대重 회장, 한국경영학회 명예의전당 헌액

    권오갑 현대重 회장, 한국경영학회 명예의전당 헌액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이 한국경영학회 주최 ‘대한민국 기업 명예의 전당’에 전문경영인으로서는 최초로 2일 헌액됐다.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헌액식에는 권 회장을 비롯해 이영면 한국경영학회 회장(동국대 교수), 조동성 전임학회장(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참석했다. 한국경영학회는 2016년부터 한국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한 기업인을 매년 선정해 헌액하고 있다. 그간 선정된 역대 기업인들로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구인회 LG그룹 창업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이 있다. 권 회장은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런던지사, 학교재단 사무국장, 현대중공업스포츠 사장 등을 거쳤고 2010년에는 현대오일뱅크 초대 사장도 지냈다. 2014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및 그룹 기획실장을 역임했다. 2019년 현대중공업지주 회장으로 승진했다. 평사원으로 시작해 회장까지 오른 ‘샐러리맨 신화’를 쓴 인물이다. 경영 성과로는 현대중공업 내 비조선 사업을 분할해 독자경영의 기틀을 말녀했고 지주사 체제 전환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이 있다. 2019년 대우조선해양, 지난해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2010년 현대오일뱅크 사장 시절부터 과감한 투자결정과 조직문화 혁신 등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게 현대중공업의 설명이다. 권 회장은 “경영자로서 매 순간 결정을 내릴 때마다 개인이 아닌 회사를 먼저 생각하는 원칙을 지켰고, 이것이 지금껏 저를 지탱한 큰 힘”이라면서 “대한민국 경영자의 한 사람으로 이 상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영면 학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기업가정신, 도전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발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 기업”이라면서 “권 회장은 묵묵히 일하는 수많은 직장인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살아있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경쟁사는 뛰는데… 총수 공백 삼성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 흔들

    경쟁사는 뛰는데… 총수 공백 삼성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 흔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감되면서 ‘반도체 강자’ 삼성에 암운이 드리우게 됐다. 반도체 공장 하나를 짓는 데 수십조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적시에 결단을 내릴 총수의 부재로 삼성이 내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 현재 1위로 수성 중인 메모리 반도체까지 경쟁력이 약화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2019년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2030년까지 세계 1위로 키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사법 리스크가 걷히면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증설을 포함, 올해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이 나올 거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1년 6개월간의 ‘옥중 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빠른 공정 구축, 설계 대응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관건인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절대 강자’인 TSMC는 삼성의 추격을 뿌리치고 독주 체제를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역대 최대 규모인 250억~280억 달러(약 27조~31조원)에 이르는 시설투자 계획을 발표한 TSMC는 이 가운데 80%를 초미세화 선단공정(3, 5, 7나노미터)에 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TSMC는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벌리며 삼성과 경쟁하는 5나노 이하 초미세화 공정에서 애플, 인텔,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고객사들의 물량을 대거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분기에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사인 TSMC와 2위사인 삼성전자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TSMC 점유율은 52.7%로 전 분기(50.5%)보다 더 올라간 반면 삼성전자는 3분기 18.5%에서 4분기 17.8%로 떨어졌다고 전망했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인 이종호 교수는 “올해부터 반도체 슈퍼 호황기가 도래한다고 하지만 언제 위험이 닥칠지 모른다. 지금 투자 적기를 놓치면 그 기회 손실의 파장이 5~10년 뒤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이 부회장이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유럽 출장을 강행했고, 그 결과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확장도 가능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에 있는 파운드리 미세공정 핵심 장비인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독점 생산업체(ASML)를 찾아 최고경영진과 긴밀하게 논의하는 등 발로 뛰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액은 28조 9000억원으로 대부분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됐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반도체 투자액이 올해는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올해 D램, 낸드, 시스템 반도체 전체적으로 최소 33조원 이상, 시스템 반도체만 10조~11조원 투자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미 세워진 전략 아래 전문경영인들이 투자와 사업을 지속해 나가겠지만 올해는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TSMC에 대응할 전략적인 포지셔닝이 중요한 시점인데 이는 이 부회장이 교통정리를 해 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오너 부재’에 삼성 비상 경영… “옥중 이재용은 애써 담담했다”

    ‘오너 부재’에 삼성 비상 경영… “옥중 이재용은 애써 담담했다”

    각 계열사 ‘각자도생’으로 총수 공백 대응TSMC 등 경쟁사 승부수엔 대응 힘들어전문가 “총수 없이 조단위 투자 못할 듯”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9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찾은 변호인들을 1시간 30분가량 접견했다. 전날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 부회장은 수감 직후 코로나19 신속 항원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교정시설의 지침에 따라 독거실에서 격리에 들어갔다. 이 부회장을 만난 이인재 태평양 변호사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부회장은 일단 말로는 ‘식사도 잘 하고 잘 잤다’고 하며 오히려 주위 사람들이 미안할 정도로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며 “유리막으로 차단된 가운데 마이크로 대화를 주고받아야 해 의사 소통이 원활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2~3일 안에 재상고 여부를 결론 낼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법정구속으로 삼성은 당장 ‘총수 부재’에 대응할 비상경영체제 가동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경영진은 조만간 사장단 회의를 열어 이 부회장 공백의 충격을 최소화할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총수가 공석일 때 삼성은 컨트롤타워 없이 그룹을 꾸려 나가기 위해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고 이건희 전 회장이 특검 수사로 퇴진했던 2008년에는 사장단협의회가 그룹 차원의 신사업 추진, 계열사 간 중복 사업 조정 등 주요 현안을 결정했다.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됐던 2017년 2월~2018년 2월에는 권오현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전문경영인과 이사회 중심으로 일상적인 투자와 사업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에도 전자는 3인 대표이사 등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각자도생’에 나설 예정이다. 문제는 삼성의 라이벌로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인 대만 TSMC의 역대급 투자 확대 등 경쟁사들의 승부수에 버금갈 초격차 전략을 발휘할 수 없어 ‘잃어버린 10년’이 될 거란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오너 부재에 따른 ‘대안’은 고민하겠지만 상속 등에 대한 현안으로 지배구조가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컨트롤타워도 없이 운영하기에 한계가 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톱 기업, 해외 석학, 주요 국가 원수 및 고위 관료 등과 맺어 온 해외 네트워크만 해도 이 부회장만의 강점이고 그가 오랜 시간 직접 쌓아 온 관계라 다른 사람이 이어받을 수도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SK는 최태원 회장이 과거 두 차례 수감 생활을 하는 동안 주요 의사결정이 중단됐다가 최 회장이 복귀한 뒤에야 하이닉스 인수, SK증권 매각, 해외 기업 투자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적극적으로 매진할 수 있었다. 오너가 공석일 때 삼성은 사장단협의회,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 등이 있었지만 책임이 큰 결정은 할 수 없어 오너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를 받는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기업 소유 경영 체제인 한국 기업 현실에서 전문경영인들은 현상 유지를 잘하기 위한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을 주로 하기에 오너 부재 시 ‘하던 것만 하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삼성이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더라도 총수 없이 조 단위 투자 등은 결정할 수 없어 어떤 식으로 보완하려 해도 단기적인 조치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구치소 첫 접견 변호인 “이재용 부회장, 담담한 모습이었다”

    구치소 첫 접견 변호인 “이재용 부회장, 담담한 모습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9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찾은 변호인들을 1시간 30분가량 접견했다. 전날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 부회장은 수감 직후 코로나19 신속 항원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교정시설의 지침에 따라 독거실에서 격리에 들어갔다. 이 부회장을 만난 이인재 태평양 변호사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부회장은 일단 말로는 ‘식사도 잘 하고 잘 잤다’고 하며 오히려 주위 사람들이 미안할 정도로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며 “유리막으로 차단된 가운데 마이크로 대화를 주고받아야 해 의사 소통이 원활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2~3일 안에 재상고 여부를 결론 낼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법정구속으로 삼성은 당장 ‘총수 부재’에 대응할 비상경영체제 가동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경영진은 조만간 사장단 회의를 열어 이 부회장 공백의 충격을 최소화할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총수가 공석일 때 삼성은 컨트롤타워 없이 그룹을 꾸려 나가기 위해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고 이건희 전 회장이 특검 수사로 퇴진했던 2008년에는 사장단협의회가 그룹 차원의 신사업 추진, 계열사 간 중복 사업 조정 등 주요 현안을 결정했다.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됐던 2017년 2월~2018년 2월에는 권오현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 등 전문경영인과 이사회 중심으로 일상적인 투자와 사업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에도 전자는 3인 대표이사 등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각자도생’에 나설 예정이다. 문제는 삼성의 라이벌로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인 대만 TSMC의 역대급 투자 확대 등 경쟁사들의 승부수에 버금갈 초격차 전략을 발휘할 수 없어 ‘잃어버린 10년’이 될 거란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오너 부재에 따른 ‘대안’은 고민하겠지만 상속 등에 대한 현안으로 지배구조가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컨트롤타워도 없이 운영하기에 한계가 분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톱 기업, 해외 석학, 주요 국가 원수 및 고위 관료 등과 맺어 온 해외 네트워크만 해도 이 부회장만의 강점이고 그가 오랜 시간 직접 쌓아 온 관계라 다른 사람이 이어받을 수도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SK는 최태원 회장이 과거 두 차례 수감 생활을 하는 동안 주요 의사결정이 중단됐다가 최 회장이 복귀한 뒤에야 하이닉스 인수, SK증권 매각, 해외 기업 투자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적극적으로 매진할 수 있었다. 오너가 공석일 때 삼성은 사장단협의회, SK는 수펙스추구협의회 등이 있었지만 큰 책임 있는 결정을 할 수 없어 오너를 대체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기업 소유 경영 체제인 한국 기업 현실에서 전문경영인들은 현상 유지를 잘하기 위한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을 주로 하기 때문에 오너 부재 시 ‘하던 것만 하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삼성이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더라도 총수 없이 조 단위 투자 등은 결정할 수 없어 어떤 식으로 보완하려 해도 단기적인 조치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삼성, 대규모 투자·M&A 차질… 미래 신사업 경쟁력 저하 우려

    삼성, 대규모 투자·M&A 차질… 미래 신사업 경쟁력 저하 우려

    시스템반도체·AI 등 신성장사업 제동이재용, 2017년처럼 옥중경영 가능성“빠른 의사결정 어려워 경쟁서 밀릴 것”일각에선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해야”삼성이 3년 만에 다시 ‘총수 부재’라는 악재에 직면하며 충격에 빠졌다.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영어의 몸’이 되자 삼성 관계자들은 “참담하다”, “이런 결과가 나올지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황망하다”며 망연자실했다. 지난해 10월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명실상부한 1인자로 ‘뉴삼성’을 본격화하려던 이 부회장의 구상은 시작부터 큰 암초를 만나며 미래 시장 선점이 어려워졌다. 대규모 투자, 인수합병(M&A) 등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의사결정이 ‘올스톱’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 부회장이 직접 챙겨 온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목표(반도체 비전 2030)나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전장 부품용 반도체, 바이오 등 핵심 신성장사업들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삼성 관계자는 “미래 사업은 총수가 직접 나서 인재를 영입하거나 사업 수주를 위해 해외 네트워킹을 가동하며 힘을 실어 줘야 제 궤도에 올릴 수 있다. 2~3개월만 멈칫해도 경쟁사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가 생기는 와중에 심각한 경영 공백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당장 이 부회장은 2017~2018년 수감 때처럼 ‘옥중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 부회장은 구속 직후 미래전략실을 해체했고,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 등을 임원으로부터 보고받고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삼성 관계자들은 “옥중 경영은 면회 인원이나 횟수, 시간 등에 제한이 있어 전달할 수 있는 정보의 질이나 양이 현격히 떨어져 정상적인 경영 활동과 비교해 제약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 측은 현재로선 총수 부재를 대체할 의사결정 시스템을 마련하기 어렵고, 향후에도 어떤 형식으로 이뤄질지 단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단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은 물론이고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공룡기업들이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거듭하며 빠르게 치고 나가는 데 반해 삼성은 이 부회장의 재수감으로 신수종사업 발굴 등이 마비되며 경쟁력이 훼손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이 많은데 이번 선고로 대외 신인도가 하락하며 인수합병 등 전략적 협업이 어려워지고 삼성 경쟁력의 원천인 빠른 의사결정 과정도 훼손됐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사태를 전문경영인 체제, 이사회, 준법 경영 등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삼성 각 계열사 대표가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이사회가 견제하며 가이드라인을 주는 방식으로 이번 기회에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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