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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高油價를 이기자](5)전문가 좌담

    원유가 폭등으로 무역수지 악화,물가불안 등 경제운용에 비상이 걸렸다.우리 경제가 또 다시 고유가의 악조건을 극복해야 할 시점에 서있는 것이다.유가폭등을 계기로 정부가 비상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전문가들로부터 유가전망과 효율적인 대처방안을 들어봤다. ◆이문배(李文培)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동절기까지는 유가하락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고유가 상황은 정상적인 마케팅에서 오는 정상가격이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이라크와 쿠웨이트의 분쟁등 새 변수가 떠오르면서 배럴당 40달러 이상으로 폭등할 것이라는전망도 나오지만 올 동절기를 최고점으로 비수기로 접어드는 내년 2·4분기 이후 점차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대창(李大彰)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장 우리나라는 에너지 다소비적 산업구조이기 때문에 경제가 에너지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원유가격이 배럴당 1달러가 오르면 무역수지에서 10억달러의 적자요인이 생깁니다. 소비자물가는 0.17%포인트 정도 올라갑니다.이런 예측은 배럴당 20달러 선에서 나온 것이라서 유가가 35∼40달러로 올라가면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것입니다.자동차 업계의 경우 내년에 내수를 160만대로 잡고 있으나 유가가 30달러 수준으로 지속된다면 140만대로 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감렬(李鑑烈)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심의관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거의 100%에 이르는 데다 산업구조가 에너지 다소비형이기 때문에 원유가 상승은 우리경제에 큰 부담을 줍니다.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한 국제유가가 올해 1·4분기까지 상승세가 지속됨에 따라 지난 4월 국가에너지절약추진위원회를 열어 에너지수입 10억달러 절감을 목표로 각종 대책을 추진해 왔습니다.고유가에 대비해 단계별로 대응방안을 단행하는 ‘비상경제운영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이 소장 우리 경제가 국제 원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지나치게 석유의존도가 높은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를 저에너지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입니다.우리나라처럼 에너지 소비가 높으면서 자체 에너지원이 없는 나라도 드물 겁니다.유전개발 등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고,대체에너지개발에 장기적 투자가 필요합니다.산업별로 연비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기개발에 대한 연구노력과 투자도 있어야 합니다. ◆이 위원 에너지 자급구조가 취약할수록 에너지 하부구조가 튼튼해야 합니다.고유가 상황에서 일정 수준의 원유를 비축하는 것이 하부구조 다지는 데 꼭 필요한 것임이 입증됐습니다.대체에너지 개발과에너지 절약에 대한 투자도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그동안 대체에너지 개발을 위한 정부지원은 실효성이 없었습니다.정부의 지원체계와 수혜를 받는 지자체·기업들이 이원화돼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실적위주의 지원이 계속됐습니다.현 시점에서 무엇이 올바른 지원방법인지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심의관 근본적으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리나라 에너지 수급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데 전적으로 동감합니다.중동지역에 편중된 원유의 수입선을 다변화하고,현재 1.7%에 불과한 자급률을 2010년까지 10%로 높여나갈 계획입니다.정부는 종합상사,정유사 등 민간기업의 해외자원 개발투자를 유도해 나가고 해외유전개발 확대를위한 자금지원도 강화,2003년까지 현재의 2배 수준인 3,000억원으로확대할 계획입니다. ◆이 소장 연료전지 등 에너지 관련 첨단기술 개발은 업체의 리스크가 큰 반면 정부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장기적인 관점에서정부나 공공기관의 구체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합니다.국내 기업들의대체에너지 개발과 고효율 자동차 관련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있고,대규모 프로젝트가 많아 정부의 중장기적·전략적 투자가 필요합니다. ◆이 심의관 재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투자우선 순위에 따라 지원하는 것이 원칙입니다.에너지 관련 기술개발은 민간자유에 맡기되 불가피한 경우 정부지원 확충도 검토하고 있습니다.당분간은 모든 역량을 동원해 전통산업을 에너지 절약형 생산·소비구조로 바꾸는 시설합리화투자를 강력 추진할 방침입니다. ◆이 위원 고유가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자,연금생활자 등에 대한 경제 외적인 소득지원이이뤄져야 할 것입니다.경유 중유는 버스 등에 사용되는 산업용 유류니까 원래 가격을 유지하되 이로 인해피해보는 계층은 다른 방법을 통해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 소장 국내 유가시스템에서 세금비중이 너무 큰 것도 문제입니다.유류세 비중이 전체 세금의 10%인데,예산의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는 것도 에너지 구조를 바꾸기 어려운 이유로 작용합니다.세금조달방법을 다양화하고,국민들이 에너지 절약을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많아야 합니다. ◆이 위원 자동차 10부제 등 정부의 단기대책은 한계가 있고 기대만큼 효과를 얻기 어렵습니다.정책적 대안을 가지고 장기적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실제 에너지 정책은 산자부 소관이지만 조세관련부분은 재경부가 맡아서 하기 때문에 다양한 정책이 이뤄지지 않고있습니다.또 동력자원부가 해체되면서 에너지 전문인력들이 퇴출되는 등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도 힘들어졌습니다.이제라도 에너지 부서를 만들어 하나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입니다. ◆이 소장 이번 기회에 장기적인 대책들을 세워야 합니다.10부제·조명시간 제한 등의 방법은 비중자체가 작을 뿐더러 실효성이 적습니다.이제는 가정용·산업용에서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에너지 절약시설에 대한 정부의 세제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이 심의관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는 세계10위지만 석유소비는 세계 6위,석유수입은 세계 4위에 올라 있습니다.생활에너지 과소비도심각합니다.아무리 효과적인 절감대책을 마련해도 국민이 실천하지않으면 ‘헛구호’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리 함혜리 김미경기자 lotus@
  • [지방자치5년 현주소와 문제점] 시리즈를 마치며…전문가 대담

    민선자치가 출범한지 5년.지방자치제는 그동안 참여민주주의 실현,행정서비스 개선 등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와 함께 난개발,지역이기주의 심화 등의 폐해를 낳았다는 혹평도 받고 있다.민선자치 5년의 빛과 그림자를평가,분석하고 미래지향적 해결책을 찾아보기 위해 지난 1일부터 10차례에걸쳐 게재한 기획시리즈 ‘지방자치 5년-현주소와 문제점’을 결산하면서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지방자치제의 성과와 문제점,전망 등을 집중 조망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사회] 먼저 민선자치 5년의 성과를 평가해달라. [김일태 교수] 정치적으로 민주주의 발전을 들 수 있다.주민이 행정의 중심에 서게 됐다.지방행정이 주민의 자율행정,주민에 의한 참여행정,주민을 위한 민본행정으로 바뀐 것이다.행정면에서는 주민에 대한 정치·재정적 책임이 강화됐다.자치단체장들이 주민정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책임의식의 증대를 입증하는 것이다.사회적으로 복지시책의 강화,문화적측면에서는 지역정체성 확립과 독창적인 지역문화 창달을 꼽을 수 있다.[최병대 선임연구원] 두드러진 성과로 민원행정의 변화를 들고 싶다.민원처리 온라인시스템 등 다양한 친절시책이 채택돼 오히려 주민들이 놀랄 정도다.최근 서울의 행정 및 민간기관을 망라한 전화친절도 조사에서 종로구가 민간기관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그러나 이런 변화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아직은 형식적인 친절이 많다. [사회] 지나친 선심성 복지시책은 문제가 된다.너도나도 복지시책만 고집하면 정작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이 뒷전으로 밀려날 수 있다. [김 교수] 자치단체장의 재정운용 과실에 대한 책임 추궁방안이 없는게 문제다.실제로 재원확보나 타당성 검토없이 대형사업을 추진해 재정상태를 악화시키는 사례가 적지 않으나 책임을 묻기 어렵다.대책이 필요하다. [최 연구원] 자치행정의 많은 부분이 선심성,낭비성임을 부인할 수 없다.자치단체장들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경기도 고양시의 경우 대화동 일대의 러브호텔 난립사태 등으로 여론이 악화돼 있다.지자체가 세수증대에만 몰두한결과다.재정확충 못지않게 주민의 삶의 질도 중요하다.이런 측면에서 지방자치 인재를 기르는 일본의 지역활성화센터는 시사하는 바 크다.이곳은 수강생들에게 편협함 대신 균형잡힌 시각을 갖추도록 교육한다.수학요건은 놀랍게도 술과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관료주의 극복을 위해 주민과 부단히접촉하며 호흡을 같이 해야 한다는 뜻이다.일본인들은 관료주의의 폐쇄적 결정구조가 건전한 지방자치를 가로막는다고 본 것이다. [사회] 주민과 자치단체장의 찰떡 궁합은 자칫 지역이기주의의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 [김 교수] 지역이기주의는 지방자치제 도입단계에서부터 예견된 부작용이다. 지방자치제가 성공하려면 내부적인 자율성 신장과 함께 다른 지역과의 공생의식이 필요하다.중요한 것은 양보와 타협을 전제한 협상메커니즘의 정립이다.‘나는 이것을 주고 이것을 얻겠다’는 식의 협상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있어야 한다. [최 연구원] 이제는 통치적 개념의 ‘거번먼트(Governmant)’ 대신 대화와타협을 중시하는 ‘거번넌스(Governance)’의 개념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미국 유학때 경험한 일이다.특정지역에 양로원을 설치하는 문제가 제기됐다.해당 자치단체는 먼저 양로원 설치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민들에게 제시하고 협의,검증 절차를 거친 뒤 모아진 주민의견을 토대로 양로원 건립을 추진했다. 우리는 이와 반대로 일을 추진한다.당연히 충돌과 분란이 따른다.관료적이냐,민주적이냐의 차이다. [김 교수] 최근 지역이기주의 극복을 위한 바람직한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서울 구로구와 경기도 광명시의 환경빅딜이나 도봉·노원구의 혐오시설 협상등이 그것이다.이런 사례는 앞으로 지역이기주의 극복의 바람직한 모델이 될것이다. [사회] 일부 지방의원들의 저질 행태가 지방자치의 존립 자체를 위협한다는지적이 높다. [김 교수] 선출된 의원이 주민의 뜻을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느냐 하는 문제는 대의민주주의의 과제이기도 하다.앞으로 지방자치를 보는 주민의 의식이바뀌고 또 마을단위 주민자치센터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의원들의 자질도보완,향샹될 것이다. [최 연구원] 유능한 사람이 지방의원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어야한다.기초의원이 광역의원을 겸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의원을 보는 주민들의 시각도 크게 바뀔 것이다.이 제도를 채택하는 곳이 프랑스다.이 경우시의원은 200∼300명 가량 늘어나지만 전체적으로는 지방의원 수가 크게 줄어 양질의 의원들이 좋은 여건에서 일할 수 있을 것이다.이제는 제도와 처우를 제대로 개선하고 그에 걸맞는 역할을 요구해야 한다. [사회] 최근 지방자치가 심각한 도시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난개발의 주범으로 비난받고 있다. [최 연구원] 정치인인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이중신분,즉 기업대표와 공직자 신분을 동시에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지방정치와 연계되는 게 대표적인부패구조다.이들에 의해 정보가 독점되고 폐쇄적으로 정책이 결정돼 나타난현상이 난개발이다.그렇다고 지금까지 분권화를 추진해왔는데 다시 집권화로회귀할 수는 없다. 대신 모든 행정절차와 결과를 주민에게 공개하고 개발과관련해 특정부류나 이해집단이 폐쇄적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견제,감시해야 한다.특히 경기도의 경우 서울의 과거 개발행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김 교수] 과거 개발연대에는 정부가 개발을 주도해 계획성을 부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각급 자치단체장들이 경제적·재정적인 이유로 뭐든 개발하려하기때문에 문제다. 개발시대에는 환경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으나 지금은 반대다.자치단체장들은 개발유혹을 떨쳐야 한다. 그것이 미래에 대비하는방법이다. [사회] 지방자치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제시해달라. [김 교수] 서울같은 대도시의 경우 주민의사 결집을 위해 기초의회만 두고기초단체장은 시장이 임명하는게 행정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각 마을단위 주민자치센터가 활성화되는 시점이면 기초의회도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최 연구원] 과거 서울시의회 의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2 정도가 의원수가 많다고 답했다.그렇다고 표의 등가성 때문에 줄이기도 쉽지 않다.국회의원보다 지방의원의 주민대표성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이런 점에서 광역·기초의회를 통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있다. 의원 정수를 줄여구의원을 뽑은 뒤 이들로 시의회를 구성하는 방법이다.이 경우 생활정치가 가능할 뿐 아니라 시정도 효율적으로 이끌 수 있다. [사회]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제는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지방자치제의 향후 전망과 과제는. [최 연구원] 당초 지방자치제 시행 여부를 둘러싼 소모적 논란 때문에 제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이 때문에 지금까지 많은 부작용이 노정되고 있는것이다.지방자치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견제와 균형’의 복원이 절실하다.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독단과 오만에 빠지지 않도록 견제할 시민조직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김 교수] 문제는 지방행정의 지나친 정치화다.과거에는 능률에 집착하는 관료들이 모든 결정을 주도했으나 이제는 단체장들이 주도,직업관료제를 위협하는가 하면 정치적 비리를 낳기도 한다.앞으로는 정치색을 배제하는 대신직업관료제도 보호해야 할 것이다.이를 위해 공무원 직장협의회를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노동조합으로 발전시키는 문제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또지방분권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폭증하는 주민욕구에 행정이 능률적으로 통제·대응하기 위해서는 행정수요관리정책이 필요하다.여기에 이른바 지방협치(協治)라 불리는 주민과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체적 조직체계 운용도 지방자치의 발전과 효율성 증대에 도움을 줄 것이다. [기고] 지방의원이 부업인가.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이며 국회의 구성원으로서 행정부와 함께 국정을 수행하듯 시·도의원은 시·도 전체 주민의 대표자이며 시·도의회의 구성원으로서 시 집행부와 함께 지방행정을 수행하는 한 축이다.국회의원과 시·도의원은 지역적 범위와 업무 유형이 다를 수 있지만 기능상 원천적인 차이가 있는 게 아니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지방의원의 정치자금 등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최근 결정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국회의원이 정치를 전업으로 하는데 비해 시·도의원은 무보수의 명예직으로서 정치는 부업에 지나지 않는다”는 논지의판결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지역발전을 위해 일해온 대다수 지방의원들의 사기를땅에 떨어뜨리는 사건이었다. 지방의원이 부업이라면 지방자치가 부업이란 말인가.물론 일부 지방의원들이 그동안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일을 저지르기도 했지만 지방의원을 바라보는 우리의 정치,사회,언론환경은 너무도 열악하다.지방자치가 부활된지 10년째인 지금까지 격려와 지원,애정보다는 비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지방화시대를 맞아 진실로 국가발전을 이루려면 지방이 발전되어야 하며,지방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이 자율성을 확보하고,지방자치의 한축인 지방의회가 이에 상응한 발전을 이뤄야 한다.그럼에도 우리는지방자치라는 제도적 장치만 마련했을 뿐 국가행정의 일률적인 통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국가가 지방을 일률적으로 동일시하는 사고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특성에 맞는 지방자치가 꽃피지 못하고 있다.지방이라는 똑같은 틀속에 가둬놓고는 서울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서울시의회가 추진한 ‘시의원보좌관제 도입 및 후원회제도 헌법소원’이무산된 것은 모든 지방을 똑같이취급하는 법체계 및 여기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중앙집권적인 사고 때문이다.법원의 심판은 현행 법체계에 따른 형식적인 법령 적용일 뿐 서울시의원의 업무량,서울시의 재정자립도 및 재정규모 등을 폭넓게 고려하고 내린 결정이 아니다. 서울시의회는 서울시와 시교육위원회 예산 13조원을 심의·결산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볼 때 작은 국가 이상의 규모다.서울시는 인구수가 1,000만명이 넘고 직원수가 1만6,000여명인 방대한 조직이다.이러한 방대한 조직을감시하고 지원해 서울시민의 편익과 서울시의 발전을 위한 의정활동을 하려면 전문적인 보좌인력 및 후원회제도,보수제 등이 실현돼야 한다. 서울시는 모든 도시문제가 집적된 복잡도시로서 행정수요는 날로 증가하고있는데 명예직의 신분인 지방의원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주어진 업무를 발전적으로 처리하기엔 한계가 있다. 李 容 富 서울시의회 의장
  • 정상회담 결산 좌담/ “통일문제 자주적합의 큰 성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14일 밤 합의, 서명한 5개항의 남북공동선언에 7,000만 민족과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대한매일은 좌승희(左承喜) 한국경제연구원장,전인영(全寅永) 서울대 사범대교수(국제정치학)의 긴급 좌담회를 마련,남북공동선언의 의의와 각 분야별 실천방안을 짚어봤다.좌담은 김삼웅(金三雄) 대한매일 주필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삼웅 주필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5개항은 무엇보다 한반도 문제를당사자간에 해결하자는데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한번의 만남으로 이런 정도의 합의가 도출된 것은 세계 정상회담 역사상 초유의 일입니다.더 이상 분단과 분열의 역사를 원하지 않는다는 7,000만 민족의 염원과 소망이 담보돼 이런 결과를 도출해 낸 것으로 생각합니다.공동선언의 의의부터 말씀해 주시죠. □전인영 교수 말씀하신대로 사상 초유의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는 데 의미를부여할 수 있습니다.게다가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 앞으로 통일의 중요한초석이 될 수 있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특히김정일이라는 북한의최고 지도자가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습니다. □좌승희 원장 남북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남북이 적대관계에서 협력관계로 바뀌고,그동안 한반도는 주변 강대국의 입김에 좌우됐으나 이제 당사자 문제로 전환됐습니다.북한 입장은 불투명하지만 남한은 북한을 대화의 실체,대화 파트너로 인정하는 새로운 사회적합의가 이뤄졌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김 주필 각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5개항 중 가장 중요한 문제가 통일문제의 자주적 해결이 아닐까 합니다.이는 한민족이 ‘민족 자주’라는 차원에서남북이 통일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배타적인 의미가 아닌 자주적으로 통일문제를 풀어 나가자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전 교수 중요하지만 어려운 문제입니다.한반도의 통일과 평화는 주변국과미묘하게 얽혀 있고,주한미군 문제는 섣불리 다룰 수 있는 사항은 아니라고생각합니다.이 문제는 시간이 걸리고 많은 진통이 따를 것입니다.자주적 해결을 선언했다고 해서 미국이나 주변국을 배제한다는 자주선언으로 봐선 곤란할 것으로 보입니다. □좌 원장 그렇습니다.분단의 역사에서 보면 주변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선언적 의미가 있다 하더라도 남북 문제를 새롭게 이끌어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봅니다.그러나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평화 공존을 하겠다는 내용이 빠져 아쉽습니다. □김 주필 남한의 연합제(Confederration)와 북한의 낮은 연방제(Loose Form of Federration)가 공통점이 있다고 합의했습니다.남측이 주장하는 ‘국가연합→연방국→통일국가’로 이어지는 3단계 통일론의 첫 단계와 북한의 고려연방제의 초기 단계가 비슷하다고 해서 ‘1단계 연합-북한의 낮은 연방제’의 통일을 지향하겠다는 것인데요. □전 교수 두 방안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에 이상할 것이 전혀없습니다.이 문제는 초기 단계에 서로 공통점이 많습니다.어차피 이질적인 요소가 많고 특수성을 인정하려면 연방제를 해야거든요.지방자치제도 연방제 요소가 있습니다.앞으로 교육 등 문제가 있고,우리도 많은 연구를 해야 할 것입니다.그동안 터부시하고 우리가 너무 소홀히 해 왔습니다.남북이 서로의공통점을 연계하는 선에서 결과가 나왔다는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좌 원장 우리측의 연합과 북측의 연방제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전자는 2국 체제를 인정하는 것이고 연방제는 1국가에서 인정하는 것 아니겠습니까.북한의 주장은 정치적 통일을 빨리 하자는 내용이 강하고 연합체는 정치적인 통일이 안돼도 경제 문화 등의 연합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중국과 홍콩간은 ‘1국 2체제’인데 연합과 연방제를 절충하다 보면 그런 형태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통일을 지향하는 데 있어서 큰 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주필 가장 시급하고 실천 가능성이 큰 것이 8·15 이산가족 만남과 비전향 장기수 문제입니다.현재 70세 이상 이산가족은 한해 1만명 이상 사망하고 있어 현실적이고 시급합니다.또 장기수 송환은 이미 상호 공존적인 관계가 이뤄진 만큼 송환에 국민적인 비난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만. □전 교수 이산가족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가장 기대했던 문제입니다.만일김대통령이 해결을 못했으면 ‘뭣하러 갔냐’는 비난이 쏟아질 수 있었습니다.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인가의 문제가 남았습니다.또 납북어부 문제도 함께 거론돼야 합니다.장기수는 보수적인 세력도 비판할 수 없는 성격의 문제로 조속히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이산가족 문제는 제도화 시켜야합니다.한번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금강산 관광처럼 어떤 일이 있어도 진행시키는 제도화가 필요합니다.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것도 안될것입니다. □좌 원장 이번 정상의 만남이 너무 솔직하고 있는 그대로 보여줘 명분론이라든지 서로의 자존심을 뛰어넘는 민족의 통합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생각보다 쉽게 풀릴 것입니다. □김 주필 이번 회담의 성사에는 경제문화교류 활성화가 촉매제가 됐다고 봅니다. 앞으로 민간협력이라든지 해외동포 투자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이중과세 방지문제,투자문제,상거래 투자협정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습니다. □좌 원장 경협은 정부차원이 아니라 민간주도로 이뤄질 수 밖에 없습니다.남한은 북한과 달리 시장경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기업 의사에 반해 경협을강요할 수 없다는 것을 북한도 인식해야 합니다.기업들의 불확실한 진출과관련해 위험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업의 위험을 완화하는 장치를 남북 공동으로 만들어야 합니다.중요한 것은 균형발전입니다.종속관계가 아닌 남북 상호 발전 문제인데 이는 정보화·인터넷·벤처산업이 이끌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북한이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앞서 나가는데경제 교류협력이 기존 전통산업보다는 새로운 IT산업에서 장려돼야 합니다. □전 교수남북 균형발전은 통일의 기반 조성과 이질감·적대감 해소에 중요한 요소인데 문제는 재원입니다.10조원을 10년간 투자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해외 자본을 끌여들여 추진하는 방법도 있지만 북한은기대를 많이 하고 우리 능력이 한계있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좀더자유롭게 민간기업이 북한에 들어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곧 실무적으로이뤄질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김 주필 문화교류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독일은 통일 이전에 브레히트전집을 공동으로 출간했습니다.70년초부터 시작한 이 전집은 이제 34권째 나올 예정입니다.우리도 신채호 전집을 출간한다든지 남북간에 정신적인 교류가 선행돼야 일체감이 형성된다고 보는데요. □전교수 활발한 교류가 예상됩니다.평양교예단이 오고 체육교류가 이뤄 지는 등 이미 시작됐습니다.학술분야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입니다. □김 주필 조속한 당국간 대화를 개최해야 합니다.상호 비방 중단,연락사무소와 핫라인 설치 등 당국간의 회담이 실천돼야 하는데요. □전 교수 각 분야별 후속조치를 취해 나가야 합니다. 남북기본합의서에서 이미 주장한 것을 이행하는 단계로 들어갈 것입니다.앞으로 양측 정상이 물꼬를 튼 만큼 이제는 직접 가서 대화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좌 원장 두 정상이 쉽게 대화하고 마음을 열어 앞으로 당국 대화도 쉽게풀릴 것입니다. □김 주필 김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제안했고 신뢰구축을 위해답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전 교수 이번 회담에서 가장 놀랐던 것은 북한의 새로운 면을 발견한 것입니다.북쪽도 남한이 열심히 살려고 뛰는 모습을 보면 더욱 달라질 수 있습니다.가능하다고 봅니다. □좌 원장 우리 국민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김정일 쇼크’에 빠져 있습니다.답방은 김 위원장의 위상을 다시 한번 세계에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당국 대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적당한 시점을 봐 답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주필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 신 질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한반도문제의 한반도화’가 핵심고리인데 주변 4강의 움직임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십시오. □전 교수 새로운 역학 구도형성의 시작 단계입니다.주변 4강은 자국의 국익이 어떻게 영향 받을까 신경쓰고 있습니다.미국은 그동안 추진한 세계 전략구도가 흐트러지는 난처한 입장일 것입니다.기득권자인 미국은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행정협정개정에 대한 요구에 대한 처리가 주목됩니다.중국은 다소 여유가 있습니다.김 위원장이 회담에 앞서 중국을 방문,상호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일본은 이번 회담으로 소외되는 것이 아닌가 초조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본으로서도 그냥 앉아만 있을 수 없다는 압박에 시달릴 것이고,러시아는 태평양 세력인데도 한반도에서 정책실패로 상실한 영향력을회복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좌 원장 자주적 해결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천명함으로써 ‘승자는 우리’라고 선언한 것입니다.이번 기회로 미국과 일본은 북한과 가까워질 것입니다.미·일로부터 경제제재 해제 등 수혜를 받을 가능성도 큽니다. □김 주필 통일시대로 가는 과제는 무엇일까요. □좌 원장 논의한 모든 이야기가 한반도에 더이상 전쟁은 없다는 가능성을보여 주었습니다.이 점을 분명히 부각시키고 서로를 인정해서 남북 국민에게공존공생(共存共生)의 희망을 안겨주는 것이 필요합니다.비록 산업사회에서뒤졌지만 국가 정보화에 앞서면 선진국이 될 수 있습니다.앞으로 전쟁의 불안이 없고 평화공존의 기틀을 마련하면 세계의 주도국이 될 수 있습니다. □전 교수 우리에겐 참 오랜만의 낭보였습니다.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면 안됩니다.과거 7·4 남북공동성명이라든지 남북공동선언 등이 ‘악재’가나타나면 힘을 잃는 악순환을 되풀이 했습니다.7,000만이 안심하고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살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원합니다. 정리 강동형 조현석기자
  • 남북 정상회담/ 문정인·이종석박사 좌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첫날밤을 평양에서 보낸 남측 수행원 중 북한·통일관련 전문가인 문정인(文正仁)연세대교수,이종석(李鍾奭)세종연구소 연구실장이 14일 오전 10시 평양고려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좌담을 나눴다. ■첫날 대환영의 의미/ “전날 느꼈던 감격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아침”이라며 인사말을 건넨 이들은 순안비행장에 직접 영접을 나간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태도와 평양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에 대해 “남북간 화해와 협력에 대해 기대를 품게 하는 대목”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교수는 “환영인파에 대한 북한측의 집계가 정부 60만명,고려호텔 80만명,백화원영빈관 100만명 등 제각각일 정도로 대규모 환영행렬이었다”면서 “안내원의 말에 따르면 ‘환영인파가 눈물을 흘린 건 조선역사상 최초’인만큼 평양시민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환영의사를 표했다고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김위원장이 영접시 상석을 양보하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동승해 1시간 가량 밀담을 나눈 것에 대해 “놀랍고도 역사적인일”이라고입을 모았다.길지않은 시간이었지만 남북정상이 처음으로 만나는 순간 이루어진 일련의 ‘행위’들이 기존의 적대적인 남북관계 해소에 상당한 기여를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위원장에 대한 평가/ 공항영접에서 김위원장이 보여준 ‘보무당당하고 활동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의견.문교수는 특히 “김대통령의 대북관련정책 기조에 실사구시(實事求是)정신이 깔려있는데 김위원장의 태도에서도실사구시를 느낄 수 있어 더욱 기대를 품게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대의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현실적인 성과를 얻어내려는 김대통령이나 최근 대외경제개방 등 실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김위원장의 행보에서 공통점을 찾을수 있다는 해석이다. ■2차 정상회담 전망/ 이번 정상회담이 남북정상간 첫 만남인 만큼 전날의 ‘환담’에서 목표의 80% 정도는 달성됐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실장은 “한꺼번에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 “합의를 이뤄낸뒤 남북교류,경협,이산가족문제 등 실천 가능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과 김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어떻게 이뤄질 것인가 등을 논의하고 정상회담과 함께다양한 채널을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교수도 “13일 김위원장이 1차회담에서 ‘전세계의 궁금증을 풀어줘야한다’고 명시한 만큼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길상 박록삼기
  • 脫과외 길은 없나/ 전문가 좌담

    지난달 27일 헌법재판소의 과외금지 위헌결정에 따라 지금까지 음성적으로이뤄지던 과외가 합법화됐다.이에 따라 사교육이 한결 기승을 부릴 것으로예상된다.반면 사교육에 밀려 휘청거렸던 공교육은 더욱 위기에 몰리게 됐다. 대한매일은 지난달 29일부터 ‘탈과외 길은 없나’라는 제목으로 상·중·하로 나눠 과외의 실태 및 대책 등을 심층보도했다.시리즈를 마치며 교육계·학부모·사설입시기관 관계자 등과 함께 공교육의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진단했다.좌담은 2일 오전 10시 대한매일신보사 7층 회의실에서 교육부 김조녕(金朝寧) 학교정책실장,중동고 정창현(鄭昌鉉) 교장,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박홍나미(朴洪那美) 사무국장,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이사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박홍 국장=헌재의 과외금지 위헌 결정은 한마디로 유감이다.학부모들은 교육마저 부(富)가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상대적인 박탈감이라는상처를 입게 됐다. 또다시 ‘과외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떠안게 될지도 모르겠다.부가 교육을지배하게 되면 교육은10∼20년 후퇴하게 된다. 공교육 부실화문제가 거론된 것이 언제인데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다.교육예산을 국민총생산(GNP)의 6% 수준으로 늘리는 것 이상의 혁명적인 조치가없으면 과외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공교육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아이들을모두 학원으로 빼앗겼다. ◆김실장=헌재의 결정은 존중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교육부에서는 학부모와 학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공교육의 내실화에 정책의초점을 맞추고 있다.학부모가 학교를 믿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현재 공교육은 사회 제반여건이 향상되면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화장실에 가기를 두려워할 정도로 열악한 수준이다. 공교육에 대한 투자는 당장 결과물 도출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게 사실이다.학급당 학생수도 고교 55명,중·초등학교 45명,초등학교 45명이나 된다.제대로 교육이 될 수 없다.이번 기회에 공교육의내실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교육예산을 요구할 방침이다. ◆김이사=90학년도 대학 입학정원이 20만명이었으나 2000학년도에는 33만명에 이를 정도로 대학 문호는 크게 넓혀졌지만 과외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있다.이는 학부모들의 ‘일류대병’ 때문이다. 과외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에 대해 지나치게 기대하는 탓에 비롯됐다.초등학교 때는 좋은 중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중학교 때는 외국어고나 과학고 등 좋은 고교에 진학하기 위해 과외를 한다.궁극적으로는 일류대 진학이 목표다. 특히 내신성적으로 고교에 진학하는 중학생의 경우,이수 단위별 비중이 모두 같아 내신성적을 높이려면 어쩔 수 없이 전과목 과외를 받아야 하는 측면도 있다. 과외를 없애려면 한번뿐인 수능 기회를 미국처럼 7∼8회로 늘리고 절대평가로 바꿔야 한다.수능점수는 대학별 입학 최저요건으로만 활용해야 한다. ◆정교장=헌재 결정의 문제점은 현장에서 가장 생생하게 느껴진다.중산층 이하 모든 국민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고 허탈감을 주었다. 현장 선생님들이 동요하는 것도 사실이다.결국 이번 결정의 후유증은 힘없는 학생과 학부모,교사에게 집중될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3가지를 제안하고자한다. 먼저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제도부터 고쳐야 한다.예를 들면 우리 학교 도서관은 무료인데다 시설도 좋고 교사가 무보수로 감독한다.하지만 교육청에서는 오후 9시까지만 열고 문을 닫으라고 한다.교사가 지도하고 희망학생만 하겠다는데도 ‘보충수업 금지’라는 논리로 막는다. 둘째,고교 평준화제도도 바뀌어야 한다.공립학교는 평준화하되 사립·자립형 학교는 실력과 능력,특기·적성별로 뽑도록 해야 한다.실업고는 인문계평준화의 희생물이다.능력을 평준화하지 말고 교육기회를 평준화해야 한다. 셋째,대학입시는 대학에 맡겨야 한다.대학이 어떻게 학생을 뽑든 교육부는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교육부의 간섭이 결국 나약한 대학으로 만들었다. 사교육을 없애기 위한 단기적인 조치로 보충수업을 부할시키는 것도 방법이다.싼값으로 학생들을 학교에 잡아둘 수 있게 해야 한다. 과외 금지가 위헌이라면 모의고사를 못보게 하는 것과 보충수업 금지 등도모두 헌법소원 감이다. ◆김실장=정교장의 건의를 적극 검토하겠다.필요없는 과목을 배우게 하고학업 집중도를 떨어지게 한다는 이유 때문에 보충수업을 금지했는데 그 취지에 어긋난다면 다시 검토하겠다. 수능 기회를 늘리고 대학에 자율을 부여하는 것,평가기관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연구해 보겠다. 고액과외 대책마련은 솔직히 말해서 어려운 점이 많다.기준을 만들더라도그 틈을 비집고 과외가 성행할 것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책임이 따른다는 인식 아래 고액 과외자는 음성탈루자로간주해 세금으로 추징하겠다.특히 자기 제자를 볼모로 하는 과외는 발견 즉시 엄단하고 명단을 공개하겠다. 반면 창의적이고 탐구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교사 처우를 개선하고 수업 시간수를 줄이는 한편,교사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교직발전종합발전안을 마련하겠다.교사 잡무도 줄이겠다.교사가 안심하고 학생을 지도할 수 있도록하겠다. ◆박홍 국장=교사 평가제도가 있어야 한다.학생과 학부모들이 왜 학원을 찾느냐 하면 학교는 재미없고 지루하기 때문이다.교사들이 노력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교과 과목도 개선될 여지가 많다. 초등학교부터 철학과목을 채택해 주체성있는 교육을 시켜야 한다. ◆김이사=학부모 의식도 ‘오로지 내자식’에서 바뀌어야 한다.21세기는 더불어 사는 시대다. 학력인플레 현상 때문에 실업고 출신은 거의 대접을 받지 못한다.학벌이 아닌 개인능력이 우선시되는 사회가 돼야 한다. ◆김실장=고액 과외를 단속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하기까지 각 시·도교육청에 고액과외 단속센터를 설치하고 국세청과 함께 특별기동반을 가동하겠다. ◆김이사=과외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류대병’에 있다.전국적으로 192개 대학이 있지만 교육정책은 10여개 대학 위주로 움직인다.이를 개혁해야 과외를 없앨 수 있다.또 단일 교과서 체제가 과외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긍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학원 등에서 독서나 글짓기 과외를 받을 필요도 있다. ◆박홍 국장=공교육을 살리려면 국·공립 학교를 지원해야 한다.학부모가 학교를 믿을 수 있게 해야 한다.학원들은 나름대로의 틀 안에서 자율적으로 경쟁하게 해야 한다.과외를 없애려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김실장=단기적인 과외처방을 들라면 공교육도 사교육과 건전한 경쟁의식을 가져야 한다.그렇게 하자면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교사도 철저하게 평가받아야 하고 보상도 받아야 한다.우수교사는 대우하되 무능교사는 도태시켜야 한다. ◆정교장=교육부의 정책담당자들이 너무 자주 바뀐다.일관성있는 정책을 추진하려면 일선학교 근무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실무국장의 연계고리를 확고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실장=2004년까지 1,190개의 학교가 신설된다.그때가 되면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수는 35명,고교는 40명선으로 줄어든다. 문제는 예산이다.11조원이 필요하다.해마다 2조3000억∼2조5,000억원 정도가 투입돼야 한다.교사 증원도 불가피하다.2만4,000명을 늘려야 한다.재원도 3조원이나 든다. 교육부는 올해 시작된 제7차 교육과정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 1∼2학년이 새 교육과정에 들어갔다.고교 1년생에게 적용되는 2002년에는 학습내용이 3분의 1로 줄어든다.지나치게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학생들이 자신들의 삶과 연관지어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고교 2∼3학년생들은 선택중심의 교육이 이뤄질 것이다.기초과학을 하고 싶으면 관련과목을 선택해서 배우면 된다.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은 2002학년도 대입에서도 반영된다.학생의 소질·적성·특기를 고려한 대학의 입학전형이 시행되는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기초학력 점검수준으로 비중이 떨어지고 학생들에게는영역별로 기회가 주어진다.수능 9등급화와 특기·적성·면접 등의 다단계 전형도 이에 따른 것이다. ◆박홍 국장=공교육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공립 학교에 대한 집중투자가 필요하다.사립학교는 자립형으로 나가야 한다. 사립학교에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한편,학부모들로부터 등록금을 많이받아 운영할 수 있게 해야 한다.우수한 사립학교와 부실한 사립학교는 학부모의 선택에 의해 도태되거나 발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정리 박홍기 조현석기자 hkpark@
  • 4·13 이후/ 특별좌담

    대한매일은 14일 오석홍(吳錫泓)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와 손봉숙(孫鳳淑)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이사장,황태연(黃台淵) 동국대 정외과 교수 등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16대 총선후 정국 및 정치개혁 방향’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참석자들은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이 이번 총선에 미친 영향과 총선 후 정치개혁,남북관계 등 정국현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손봉숙이사장 이번 선거는 투표율이 낮은 게 특징입니다.역대 국회의원 선거를 보면 할 때마다 5%씩 낮아져 15대때는 63%대로 낮아졌고 이번에는 57%대까지 떨어졌습니다.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냉소주의,무관심이 작용한 결과입니다.더구나 결과를 보면 지역주의가 뿌리깊게 박혀있습니다.지역주의 심화는 한국정치가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반면 후보들에 대한 신상검증은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봅니다.병역·납세·전과 공개로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됨됨이를 검증할 수 있었습니다.반면정책대결은 거의 없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혼탁·금권선거가 여전했던 것도 문제였습니다. ●오석홍교수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함께생각해 봤습니다.후보검증 과정과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은 유권자에게후보들을 다시 한번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만큼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합니다. 386세대를 비롯한 참신한 정치신인들을 많이 발굴한 것도 큰 수확입니다.몇몇 여성후보들이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등 여성의 진출이 과거에 비해 두드러진 것도 긍정적인 변화입니다.수도권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난 인물중심의 후보 선택도 특정 당이나 지연·학연 위주의 선거풍토를 벗어나는 발전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선거 전과정을 통해 드러난 지역갈등과 같은 정치적 앙금은 결과적으로 더 심화된 상태인데 이것이 정치적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황태연교수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이 역사상 처음으로 벌어진 선거였습니다. 처음이라 그런지 명단을 너무 남발해서 걱정들이 많았습니다.그러나 나중에20여명으로 압축해 집중낙선운동을 벌였는데상당히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대상 지역 중 7∼8곳은 실패하고 수도권 등 거의 전 지역에서는 성공을 거뒀습니다.다만 시민단체가 네거티브 캠페인을 하니까 투표율을 떨어뜨리는 의도치 않은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정치인은 ‘다 몹쓸 사람’이라는 인식을심어줘 유권자들이 선거로부터 이탈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이대로라면 다음번 선거의 투표율은 50% 이하로 갈 수도 있습니다.투표불참자에게 벌금형을내리는 선거법 개정이라도 필요하지 않나 봅니다.기권의 자유를 보장한다는얘기도 있지만 기권자도 투표소까지 나와 무효표를 만드는 노력이라도 해야합니다. 정책선거가 잘 안됐다는 비판에는 동감입니다.언론이 특히 대오각성해야 합니다.여야의 비방은 마구 실으면서 정책은 각 당이 계속 내놓아도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손이사장 시민단체가 열심히 활동했지만 젊은 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지못한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민주노동당,청년진보당 등 진보세력이 원내 진출에 실패해 우리 사회의 보수의 벽이 여전히 두텁다는 것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특히 시민운동이 낙선운동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다 보니 환경운동,여성운동,소비자운동 등 부문별 정책 부각에는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통일된 낙선운동에는 성공했지만 다양성을 살리는 데는 실패했다는 아쉬움이남습니다. ●오교수 이번 총선을 평가하면 저는 여야 모두 승리했다고 생각합니다.한나라당은 원내 제1당을 유지했고 민주당도 수도권의 약진을 바탕으로 의석수를 늘리는 한편 영남권을 제외하고 고른 득표를 해 지역적 한계도 다소 벗어났습니다.다만 이번 선거를 통해 더욱 뚜렷이 드러난 영호남의 지역색은 여야모두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지역감정이 드러난 것을 비관적으로 보고 무조건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여야 모두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여유있는 마음을 갖고 극단적인 대립구도를 탈피해야 합니다. ●손이사장 한나라당은 제1당이 됐고 민주당도 수도권에서 선전했습니다.하지만 영남과 호남을 보며 많은 사람이 답답한 심정을 느꼈을 것입니다.호남은 늘 몰표를 줘서 익숙하겠지만 영남이 이 정도로 몰표를 준 것은 두 가지측면에서 생각해야 합니다.우선 김대중(金大中)정부에 대한 영남인의 정서를 읽어야 합니다.‘친(親)이회창(李會昌)’이 아니라 ‘반(反)DJ’ 정서가 표출된 것으로 봅니다.민국당이 부진한 것도 영남지역 사람들이 민국당을 찍으면 민주당을 도와준다는 생각에 똘똘 뭉쳤기 때문입니다. 야당은 제1당이 된 데 만족하지 말고,정책적으로 밀어야 할 것은 여당과 공조하는 등 수권정당으로서의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황교수 한나라당도 결과적으로 잘 싸웠고 민주당도 의석수가 상당히 늘었습니다.의석이 273석으로 준 것을 감안할 때 현재 98석인데 20석 가까이 많은 115석을 얻었으니 남는 장사를 했습니다.민주당은 특히 영남지역의 기대했던 두 곳은 실패했지만 나머지 지역에서 의석을 얻어 지역정당을 탈피하는 데 성공했습니다.반면 한나라당은 지역적인 측면으로 치우쳐 영남정당으로편향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민심을 따라간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 민심이 지역주의적이면 따라가지 말고 고쳐야 합니다.그렇지 않으면 포퓰리즘에 빠져 나라가 결딴납니다.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따른 표심 움직임도 주목할 만합니다.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여당을 밀어 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반대 현상이 일어났습니다.영남권의 견제심리가 발동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이같은 민심의 흐름을 볼 때 향후 여야관계는 대단히 어려울 것으로 예측됩니다.전통적인 해법으로는 풀어나가기 힘들 것으로 봅니다.오는 6월 남북정상회담은 여야가 어우러진 의견을 갖고 임해야 하는데 뭔가 이성적인 차원에서 애국심을 진작시키는 정치혁신 내지는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손이사장 한나라당도 이기고 민주당도 이겼다는 평가는 숫자로만 보면 그렇습니다.그러나 지역주의 면에서 보면 두 당 모두 실패했고 부끄럽게 생각해야 합니다.한나라당은 영남을 싹쓸이했고 민주당도 사실상 호남에서 마찬가지입니다.지역주의가 정상회담 개최라는 국가적 호재를 집어삼킬 만큼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여야 정치인,국민 모두 반성해야합니다. ●황교수 지역주의 완화를 위해서는 선거법 개혁이 필요합니다.1인2표제,정당명부제가 좌초한 것을 두고 시민단체가 아쉬워했는데,너무 선거일에 임박해 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랬습니다.이번 16대 첫 임시국회에서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그래야 호남에서 한나라당이,영남에서 민주당도 입지가생깁니다.또 정치신인의 정치진입도 가능해집니다. 선거연령을 19세로 낮춰 젊은 사람들을 당당한 유권자로 선거에 끌어들이는 개혁도 필요합니다.시민단체들의 선거관련 활동 범위도 제한돼있는데 넓히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입니다.국가보안법을 손질해야 하고 인권법 등시급한 과제도 16대 국회에서 다뤄야 합니다. ●손이사장 사실상 현행대로라면 전국구 리스트를 체크할 방법이 없어 ‘전국구(錢國區)’라는 말까지 나옵니다.1인2표제에 비례대표의 직능성을 살려야 유능한 국회의원을 배출할 수 있습니다. 지난 번 선거법도 코앞에 두고 개정돼 관리하는 데 어려움 있었습니다.적어도 선거 1년전에는 통과돼야 합니다.이밖에 정당법,정치자금법등 관련 정치개혁입법도 손질이 필요합니다.경제안정,빈부격차 해소 등도 16대 국회가 중요하게 다뤄야 할 일입니다. ●오교수 선거운동기간 동안 낙천·낙선운동에 주력했던 시민운동이 이제부터는 국회활동에 대한 감시로 전환돼야 합니다. ●손이사장 21세기에 시민단체의 확장은 불가피합니다.이번 총선에서도 시민연대가 보여준 선거운동은 정치권에 대한 신뢰를 형성해 나가고 올바른 정치인 양성과 신뢰구축이라는 사회자본 형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습니다.그러나 정부가 시민단체의 지원을 정권연장이나 그런 의도 없이 해야 합니다. 시민연대도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평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시민연대는 총선기간 동안 한개의 정당같은 역할을 한 게 사실입니다.일부 도에 넘는 일을 했지만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많아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던 것입니다. 시민단체도 이제는 본연의 자리에서 충실해야 합니다.2000년 첫 4개월을 선거에 밀려 보냈으니 지금부터는 새롭게 시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황교수 21세기는 고령화 사회라고 하고 비경제활동인구도 늘어납니다.경제활동인구가 부양해야 할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국가 위기의 커다란 징후입니다.행정부가 하던 일 중에 비효율적인 것을 시민들이 책임지고 할 수 있도록 활성화해야 합니다.그렇지 않으면 일하지 않고 노는 인구가 많아집니다.비경제활동인구를 ‘소시얼 캐피털(social capital·사회자본)’로 활용하기위해서는 국가차원에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합니다. ●오교수 정치와 행정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중요한 문제입니다.그동안 정책적으로 어긋나면서도 정략적으로 개입돼 행정 전반에 혼란이 일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현재도 부처 통폐합 문제 등 뒤틀린 행정개혁을 바로잡는 것이 시급한 상태입니다.장기적으로는 행정체제를 유연화·연성화해 국민과 행정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야 합니다.이번 선거에서는 후보자 검증 등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국민적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았습니다.이런 시대적 추세에 발맞춰 각종 행정정책도 말로만 끝나지 않고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당을 초월해서 정치권이 합심해야합니다. ●황교수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디플로매틱 테크닉(diplomatic technique·외교협상술)’이 필요합니다.우선 당장 어려운 대목은 정상회담이 합의되었다해도 북한 김일성 주석의 조문문제가 불거지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측이 조문을 안하면 회담분위기가 굳어질 수밖에 없습니다.반면 조문을하면 남쪽에서 엄청나게 시끄럽고 골치아픈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오교수 정부가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공식발표했지만 6·25를 체험한 세대들이 아직 생존해있는 상태에서 대북문제는 어려운 문제입니다.전체주의 국가가 아닌 만큼 수많은 의견들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변혁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정치권의 능력이 절실한 때입니다. ●손이사장 남북문제를 더 이상 보수·진보 이분법으로 봐서는 안됩니다.대통령도 야당총재를 국정파트너로 보고 남북문제를 잘 설명해주고 설득할 건설득해야 합니다.깜짝쇼만 할 일이 아닙니다.야당도 협조할 것은 최대한 하면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리 김성수 이상록기자 sskim@
  • 남북 정상회담/ 특별좌담

    오는 6월 분단 반세기만의 첫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한매일은 11일 정치·외교·경제전문가 등을 초청,이에 대한 의미와 전망 등을 집중 점검하는좌담회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의 의의와 전망, 동북아 냉전구조 해체 가능성,남북한 경제협력과 공동이익,한반도 주변정세에 끼칠 영향 등이 폭넓게 논의됐다.좌담에는 강만길(姜萬吉) 고려대 명예교수와 강정모(姜正模)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교수,임혁백(任爀伯) 고려대 정치외교학과교수가 참석했다. □강만길 이번 남북정상 회담 합의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지구상에 유일하게 분단지역으로 남아있는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4자회담이니 6자회담이니 여러가지 방법이 시도됐지만 이번만큼은 한반도 사람들이 주체적으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춧돌을 놓았기 때문입니다.외세를 배제하면서 월남과 같은 무력통일도,독일과 같은 흡수통일도 안된다는 차원에서 수립된 포용정책,즉 적극적 화해정책이 열매를 맺은게 이번 정상회담 성사인 것입니다. □임혁백 그렇습니다.94년정상회담 성사는 사실 외세의 도움에 의한 것이었습니다.당시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서울 불바다 발언 등으로 고조된 위기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미국에 중재를 요청한 결과였습니다.이번에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응한 이유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습니다.기본적으로 김정일 체제는 유훈(遺訓)통치체제입니다.모든 것이 김일성(金日成)의 유훈에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분단과 냉전의 해체를 통해 평화체제를 구축하라는 것이 김일성의 유훈이었습니다.그런 상황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자기 체제를 굳힌 결과,자신있게 대화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강정모 북한에게 남한과의 정상회담,즉 정치·경제·문화적인 협력이 필요한 이유는 경제문제 때문입니다.인민을 먹여살리지 못하는 정권에 무슨 힘이있겠냐는 것입니다. 이번 정상회담 합의는 현 정부가 그런 사정을 잘 파악한결과로 볼수 있습니다. 서해교전,잠수함 침투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정부가일관되게 포용정책을 추진함으로써 남북간 신뢰 관계가 공고해졌습니다.특히남북 경제공동체라는 틀 속에서 협력을 할 경우 시너지 효과는 물론, 국방비등 지출을 줄이면서도 경제발전에 전력투구할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해진 것도 북한이 정상회담에 합의한 계기라고 봅니다. □강만길 이번 정상회담은 동북아 냉전체제 해소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사건입니다.현재 한·소,한·중 관계는 정상화됐지만 북·일,북·미 관계는 그렇지 못한 상황입니다.북·일,북·미 관계가 정상화되고 남북관계가 화해분위기로 돌아서야 완전한 냉전체제의 해소가 이루어집니다.남북관계는 이를위한 연결고리입니다.이런 점에서 북·일,북·미관계 호전 이전에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은 우리의 민족적 문제를 우리 역량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입니다.지금까지는 주변 국가의 대북정책에 따라가기 급급했다면 이제는 남북문제가 앞서 해결되고 북·일,북·미 관계가 뒤따라오는 구도로의 변화를 가져온 것입니다.한반도가 마지막 남은 냉전체제를 해소함으로써 비로소 세계평화,동북아 사회에기여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임혁백 좋은 지적이십니다.그동안 북·미 관계에서 한국이 원하지 않으면미국이 북한과의 관계개선 의사가 있더라도 어려웠던 것이 사실입니다.아무래도 북한보다는 한국이 중요한 때문이지요.그것이 국제구도의 틀이었습니다.한국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굳이 한국의 결정권을 침해하면서 일을 할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그래서 북·일,북·미의 관계 개선이 지연됐던 것이지요.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과 일본 등 주변 국가에 그러한 심리적 장애를 제거해준 계기가 됐습니다. 주변 국가들은 모두 이 지역의 냉전구도 해체를 원합니다.물론 통일된 한국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경쟁국가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그래도 냉전구도 해체는 모두에게 이익입니다.단적으로 동아시아 시장 형성을 막아온장애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이는 동북아 철도망 연결,비행항로 개설 등 물자수송 장벽이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현 정부의 평화체제 구축 정책이주변국들로부터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것도 ‘통일한국 건설’보다는 ‘냉전해체’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강정모 경제적으로 봐도 세계는 지금 지역 경제협력의 방향으로 진행되고있습니다.북미의 나프타(NAFTA)나 유럽연합(EU) 등은 각각 49%,62%의 역내의존도를 보이는 반면 동북아는 29%에 불과합니다.왜 역내 의존도가 낮은가하면 냉전체제 지속과 북한의 폐쇄주의 때문에 교류협력 조건이 형성되지 않은 탓입니다.북한이 개방으로 가면 동북아 경제협력이 활성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강만길 회담성사에 제일 조급해지는 사람들은 역시 이산가족들이지요.인도주의적 입장에서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그러나 이런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이산가족 문제가 남북문제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됩니다. ‘이산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것도 안된다’ ‘남북대화도,비료를 주는 일도 안된다’는 식으로 가서는 안되지요.이는 당사자들도 이해를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정부 대북정책의 장애가 된다는 것은 이산가족 자신들도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순리적으로 풀어야 합니다.인정적인문제인지라 거론하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이런 문제일수록 냉철하게 다뤄야 합니다. □임혁백 이산가족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입니다.인권·인도적인 문제로 해결돼야 한다는데는 동감하지만 북한에서는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지금까지 이산가족 교류가 제대로 안된 것은 북한 체제의 문제 때문이었습니다.때문에 이는 정상회담이 이루어지고 냉전체제가 해체되더라도 단숨에 해결되지 않습니다.따라서 그때까지는 현실적인입장에서 이산가족 문제가 안되면 모든게 안된다는 식의 접근방법은 버려야할 것입니다.오히려 어떤 시점에서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할지에 대해 세부전략을 세우는게 중요합니다. □강만길 우리는 기나긴 통일여정의 첫걸음에 들어섰습니다.그 지향점은 ‘비흡수 평화통일’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독일식도 베트남식도 아닙니다.이를 위해 첫단계로 정착시켜야 할게 평화공존 체제입니다.이를 위해 가장중요한게 기간을 길게 잡고,인내해야 하고,타협과 호혜의 원칙에 충실해야한다는 것입니다.우리 국민의 통일의식에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정부는 우리의 통일교육의 방향을 지금의 대결의식의 틀이 아닌 호혜의식으로 바꿔가야 합니다.또 걱정되는 점은 정권이 바뀌면 통일·대북정책이바뀌거나 후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이는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 불행한 일이될 것입니다. 현 정권이 있는 동안 적극적 화해 정책이 최대한 정착돼야 합니다.그런 면에서 이번 발표 시기를 총선에 결부시켜 문제삼는 것은 대단히저(低)차원적인 안목입니다. □강정모 그런 소모적인 논쟁들은 남북통일,국가 단일 공동체로 가는데 있어떨쳐버려야 할 일들입니다. 남북한 교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서로 공동체로서 이익을 낼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그런 면에서 사실 남북한은 양보가 필요없다고 봅니다.서로 물러서지 않아도 많은 이익을 얻게 돼있는데 무슨 양보가 필요하겠습니까.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 당국자와 주민간의 상호 신뢰입니다.서로 이익을 위해 합리적으로 의논해 가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임혁백 전술·전략적으로 협상의상대방이 이야기한게 과연 지켜지느냐는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이를테면 야당이 집권을 했을 경우,현재의 대북 햇볕정책을 원점으로 돌려놓을 것 같으면 북한이 협상할리 없습니다.진지한 협상 상대로 인식하도록 하려면 남북문제에 있어서는 초당적 지지를 보내야 합니다.세계사적으로는 냉전 종식,민족사적으로는 분단 해체라는 이 역사적 상황을 앞두고 여야 구분없이 지지를 보내서 우리 당국자들이 좋은 위치에서협상을 할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강만길 우리는 갑자기 오는 통일을 지향하지 않습니다.서서히 단계적으로오는 통일이어야 합니다.아마 후세의 역사가들이 남북합의로부터 통일이 시작됐다고 말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가져봅니다.이번 회담 합의는 남북합의서 교환이래 두번째로 온 통일의 기회입니다.우리가 지향하는 화해통일에 최대한 접근한 경우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임혁백 남한·북한과 대만·중국을 예로 들겠습니다.남북한은 고위수준에서 상당히 많은 대화를 했지만,교류·교역·여행 등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있습니다.반면,대만과 중국은 대화는 없는데도 엄청난 규모의 투자와 교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결국 우리는 대화는 많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없다는것입니다.이미 우리는 남북 기본합의서라는 훌륭한 문서를 갖고 있습니다.때문에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더 이상 원칙문제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구체적인 성과,즉 이산가족이나 사회간접자본 연결 등 실질적인 문제를 토의해야 할 것입니다.남북화해는 우리가 IMF를 돌파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입니다.신발·섬유산업에서는 노동력을 얻을 수 있으며 사회간접자본(SOC)개발로는 중동특수를 넘어서는 성과가 가능합니다.북의 토지와 인력에 남의 자본과지식이 혼합되면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될 것입니다.동시에 당장의 이익 확보보다는 통일비용을 줄인다는 측면에서의 접근도 필요합니다.북한이 우리나라의 경제수준에 이르도록 협력하는 것이 향후 통일부담을 감소의 관건입니다. □강정모 남북관계의 가장 큰 틀은 공존체제입니다.공동번영과 균형발전이공동체의 핵심입니다.하지만 쉬운 것부터 시작해 서로에게 이익이되는 것을우선 찾아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양쪽의 사회기반시설을 속히 연결해야 합니다.외국이 북한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또 북한이 식량사정을 개선할수 있도록 농업을 살리고 경공업을 육성해야 합니다.다행히 우리의 산업 사이클이 경공업을 다른 나라로 넘겨줘야 하는 시점입니다.그런 산업구조를 북한에 넘기고 철도·도로·통신·에너지·전력만 연결시키면 여기서 오는 경제이익은 계산할 수 없는 정도가 될 것입니다. 정리 김태균 이지운기자 windsea@
  • 4·13총선 D-14/ 본격 유세전 이모저모

    ◆ 각당 수뇌부 움직임. 여야 수뇌부는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29일 최대격전지인 수도권에서 릴레이 정당연설회와 거리유세를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인천·경기·강원지역에서 정당연설회를 집중적으로 열어 ‘안정속의 개혁’을 강조하며 안정의석 확보 행군을 계속했다. 서영훈(徐英勳)대표는 인천 서·강화을(朴容琥) 및 계양(宋永吉) 정당연설회에 참석,“이번 총선은 경제도약을 이루느냐,아니면 불안과 혼란으로 빠지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면서 “꿈과 비전과 희망이 넘치는 민주당을 지지하고 사사건건 국정을 방해하는 한나라당을 심판해 달라”고 말했다.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은 이날 하루를 경기지역에 할애했다.안성(沈奎燮),평택을(鄭長善),오산·화성(姜成求),수원장안(金勳東),시흥(朴炳潤) 및 부천시 합동연설회에 잇따라 참석,경제안정론을 역설했다. 이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지역주의로 국민을 현혹해 승리하게 되면 정치와사회는 중심을 잃고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여야 3당은 선거법 개정과정에서 여성후보를 비례대표로 30% 공천하기로 했지만 한나라당은 20%도 못채웠고 자민련은 당선권에 여성후보를 한명도 공천하지 않았다”면서 “여성을 무시하는 한나라당과 자민련을 준엄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만섭(李萬燮)상임고문도 이상룡(李相龍)전노동장관의 춘천지구당 정당연설회에 참석,“제2의 경제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제1당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투톱’인 이회창(李會昌)총재와 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을서울 강남과 경기 남부지역에 투입,수도권 세몰이를 계속했다. 이총재는 방배1동 방림시장,강남시장,천호시장 등 강남 지역의 시장과 상가를 릴레이식으로 돌며 상인과 주부들을 상대로 바닥표 다지기에 주력했다.이총재는 즉흥 연설을 통해 “현 정권 2년동안 빈부격차가 더 벌어졌다”면서“경제실정을 일삼는 현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홍위원장은 안양동안 2001 아울렛,수원장안 화서시장,수원역,안산 공명상가,시흥 신천동상가 등 경기 남부일대를 누비며 “현 정권의 오만과 독선,실정과 무능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내려달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30일 서울과 인천에서 첫 정당연설회를 갖고 세과시에 나서는등 수도권 바람몰이에 ‘화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자민련 서울·경기·강원 등 중부지역 공략에 나섰다.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경기 부천오정(李載玉)에 이어 동대문갑(盧承禹),관악갑(李相賢)·을(吳蘭鐸) 등 서울지역 정당연설회에 잇따라 참석,‘녹색바람’의 수도권 확산에 진력했다.이한동(李漢東)총재는 원주(朴宇淳),영월·평창(金基洙)등에서 열린 강원지역 정당연설회에 참석,안보를 강조하며 보수세력의 결집을 시도했다. 김명예총재는 민주당에 대해선 ‘내각제 배신론’을,한나라당에 대해선 ‘경제파탄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공세를 계속했다.특히 무턱대고 민주라는말만 쓴다고 민주주의가 결코 아니다”라며 또다시 색깔론을 제기했다. 이총재도 ‘강원도 푸대접론’을 제기하며 지역감정을 건드린 뒤 “강원도와 경기도가 힘을 합쳐 중부권 정권을 만들어내자”고 주장했다. □민국당 당초 이날 부산 서면 태화쇼핑센터 앞에서 열 예정이었던 부산지역14개 지구당 합동정당연설회를 취소하고 개인연설회에 주력했다. 이수성(李壽成·경북 칠곡)후보는 선거구내 아파트와 상가 등을 돌며 5차례나 개인연설회를 개최하는 등 강행군을 했다.이후보는 ‘큰 인물론’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에게 접근했다. 한승수(韓昇洙·강원 춘천)후보도 춘천시내 일대를 돌며 즉석연설을 통해“춘천 발전을 위해선 능력과 경륜을 가진 인물이 당선돼야 한다”며 지지를호소했다. 장기표(張琪杓)선대위원장은 유세차량을 타고 서울 일대를 돌며“1인 지배 정당체제의 구시대적 정치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민국당을 지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총선특별취재단. ◆ 후보들 표밭갈이 행보.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29일 각 후보진영은 최후의 승전가를 부르기 위해각종 아이디어를 짜내거나 발이 부르트도록 지역구를 돌며 유권자 표심잡기에 열과 성을 다했다. □청주지역 후보들은 얼굴을 알리기 위해 앞다퉈 이색 홍보단을 운영하고있다.민주당 노영민(盧英敏·흥덕)후보측은 10명의 선거운동원으로 ‘오토바이홍보단’을 구성했다. 이들은 노후보의 이름과 얼굴 사진이 담긴 조끼를 입고 오토바이로 골목길을 누비며 노후보의 얼굴을 알리고 있다. 한나라당 한대수(韓大洙·상당)후보 역시 10명으로 구성된 자전거 홍보단을운영하고 있다.자민련 구천서(具天書·흥덕)후보측은 구후보를 캐릭터한 10명의 마스코트를 유세장 주변에 배치했다. □청주상당에 출마한 후보들이 인지도 제고차원에서 인기 TV드라마 ‘허준’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나라당 한대수 후보측은 한후보를 ‘청주의 허준’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본분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줘 감동을 주고 있는‘허준’의 주인공처럼 한후보가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홍재형(洪在馨)후보측도 홍후보를 ‘경제 명의’로 소개하고 있다. 경제부총리 등을 역임한 경제 전문가로 IMF관리체제 이후 어려움에 처한 청주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인물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자민련 구천서 후보측은 그러나 “말만 내세운다고 허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허준이 자신을 내세운 적이 있느냐”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강원 원주에 출마한 민주당 이창복(李昌馥)후보는 이날 ‘일일 선거비용’내역을 공개, 공명선거 실천의지를 과시했다.이후보 진영은 지난 28일 후보등록을 마친 이후 선거비용으로 후보와 배우자 선거운동경비 80만원과 사무용품 구입비,식비 등 모두 94만3,100원의 선거비용지출 명세서를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경북 구미 후보들은 아파트와 시장,기업체를 경쟁적으로 찾아다니며 유권자들과 접촉했다.한나라당 김성조(金晟祚)후보는 송정동 번개시장 등 시장 3곳과 공무원아파트 등 아파트 7곳을 집중 공략했다. 민주당 경광수(慶光秀)후보는 형곡동 중앙시장에서 상인들과 많은 시간을보냈으며,자민련 최종두(崔鍾斗)후보는 옥계지구 아파트와 황상동 시장 등을돌며 표밭갈이에 주력했다. 민국당 김윤환(金潤煥)후보는 신평·비산동 영농인 좌담회에 참석,어려움을청취한 뒤 신평동 시장과 황실아파트 등을 돌며 부녀자층을 공략했다. 총선특별취재단
  • 새해 우리경제의 갈길…전문가 3인 좌담

    어둡고 긴 터널을 뚫고 지나온 우리 경제의 앞날은 새천년의 첫 아침처럼밝고 희망차다.그러나 경기과열과 인플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나오고 있다. 경제 전문가 3명의 좌담회를 통해 새해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할 방향과 과제,경기 전망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았다. ◆이진순(李鎭淳) 한국개발연구원장 안녕하십니까.먼저 올해 경기 전망과 경제 정책의 운용 방향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우리 경제는 높은 성장을 지속할 것입니다. 지난해 10%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성장률은 올해에는 7%중반 정도로 전망하고 있습니다.6% 내외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 정도로봅니다. 수출은 약 7% 늘어날 것입니다.경상수지 흑자는 100억∼150억달러정도로 봅니다. ◆안충영(安忠榮) 중앙대 국제대학원장(국민경제자문회의 위촉위원) 올해 성장률이 7%에 이른다면 조금 과열이라고 생각합니다.잠재 GNP 성장률을 대개5∼6%로 잡고 있는데 물가상승이 우려됩니다. ◆손병두(孫炳斗)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97년부터 3년동안의 성장률은 3%정도입니다.올해 7%성장한다고 해도 크게 과열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지난해 과열이라고 한 것은 재고 투자의 영향이 큽니다.자동차와 반도체 등몇개 업종과 관계 계열이 괜찮았던 것이지 나머지는 어렵습니다.지방중소도시까지 경기상승의 파급 효과가 미치려면 지금과 같은 정책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원장 사실은 두가지 시나리오를 갖고 경기를 전망했습니다.앞서 말한 경제 전망은 구조조정을 천천히 하고 확장적 정책 기조를 가져갈 경우입니다. 만약에 구조조정을 과감히 하고 거시정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 경제성장률은 6%,물가상승률은 2%,경상수지 흑자는 150억달러 정도로 전망합니다.전자와 같이 확장 기조를 유지하면 내년까지는 좋겠지만 내후년에는 어려울 것입니다. 인플레 압력도 커질 것입니다.거시경제 안정에 역점을 두기 위해서는 후자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손부회장 새해에는 금리는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구조조정이 도움이 되는쪽으로 경제정책을 운용해야할 것이라고 봅니다.물가상승률은 3%를 유지하고경상수지 흑자가 100억달러 정도라면 괜찮다고 봅니다.실물경제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습니다.가동률도 올라가고 있습니다.올해까지는 (경기를) 밀어가는 추세로 가야한다고 봅니다. ◆안원장 저는 이원장님과 같은 생각입니다.우리 경제는 ‘냄비 체질’이에요.상승 국면에서는 가파르게 올라갑니다.98년 마이너스 5.8% 성장에서 지난해에는 10% 남짓 성장했습니다.구제금융을 받은 국가중 이런 기록이 없습니다.개혁의 미완성 과제도 많이 남아 있는데 경기가 급상승하면 개혁도 어려워집니다.성장률을 5%까지 낮추더라도 구조조정을 확실하게 하는 게 장기적으로 경제 체질을 더 강하게 하는 정책입니다. ◆손부회장 저는 조금 견해를 달리합니다.구조조정은 끊임없이 해야하지만이제는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제도적인 틀을 완성하면 된다고 봅니다.금리를 올리고 긴축 정책을 펴면 부실은 더 많이 생깁니다. ◆안원장 우리기업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잠재부실기업이 지난해 30%나 됐습니다.이제 과감히 매각할 것은 매각해야합니다.대우 여파로 우리 은행들도 큰일났습니다.대우의 장부 청산 가격은 13%밖에 안되는 것으로나왔습니다.은행 추가 손실도 10조원이나 발생한다고 합니다.부실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합니다. ◆이원장 물가 상승과 인플레 우려에 대해 말해 보겠습니다.현재의 경기 부양 정책과 경기상승이 이어진다면 인플레 압력이 발생할 것입니다.유동성을많이 공급하면 인플레 기대 심리 때문에 명목금리가 올라갑니다. 현재의 금리는 단기금리가 4% 후반이고 장기 금리는 9%후반입니다.그 차이가인플레 기대 심리에 의한 것입니다.확장적 금리정책을 다시 검토해야합니다. 기업들에게도 손해입니다.콜금리를 4%대로 유지하는 것은 문제입니다.단기금리를 올려 인플레 기대심리를 제어해야합니다. ◆안원장 경기가 과열될 소지가 다분히 있습니다.정부가 거시 정책을 통해조절할 수 있도록 사전 무장을 해야합니다.대우채 환매는 2월8일까지 95% 보장하게 돼있습니다.때문에 급작스럽게 환매 사태가 일어나서 금리가 올라가는 것을 예방해야합니다. ◆이원장 실업 대책에 대해 말씀을 나눠보지요.경기 변동 요인에의한 실업률은 많이 낮아졌습니다.대신 구조적인 실업률이 높아졌습니다.5%까지 상승했어요.건설 경기가 침체되고 있기는 하지만 건축허가 면적 등 선행 지표가호전되고 있고 부동산 가격이 부분적으로 회복됨에 따라 올해부터는 좋아질것으로 보입니다.건설 경기가 활성화되면 실업률이 낮아지리라고 봅니다. ◆손부회장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유럽 국가들이 복지국가를 추구하다경쟁력을 잃는 사례와 같은 것입니다.그런 전철을 밟아서는 안되겠습니다.분배의 균등보다 기회의 균등을 추구해야 합니다.일할 기회를 많이 창출해야합니다.일감을 만들어 내는 복지정책이 바람직합니다. ◆이원장 최선의 실업대책은 일자리 창출입니다.일할 수 있는 사람은 근로의욕을 고취시키고 재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시혜적인 것이 아닌 생산적인 복지를 추진해야 합니다. ◆손부회장 고용을 창출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레이건 미국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성공한 배경도 그런 데 있습니다.10%의 고실업률을 떨어뜨릴 수 있었던 것도 많은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가능했습니다.우리 실정에 맞게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합니다. ◆안원장 미래에 생산에 참여할 수 있게 훈련을 시켜야 합니다.서구적 개념의 복지는 중단해야 합니다.개발연대에는 재벌을 육성했지만 이제는 중소기업·벤처기업을 활성화해야 합니다.그래야 생산 부문으로 노동력이 이동하고 노동시장이 유연성을 갖게 되며 실업문제가 해결되는 선순환이 이뤄집니다. ◆손부회장 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연결시켜줘야 합니다.벤처기업이 제품을 개발했을 때 대기업이 마케팅과 구매를 맡아주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우리나라의 취약점은 소재산업입니다.부품 소재산업을 개발하는 쪽으로 산업정책을전환해야 합니다.신소재 산업에 대기업이 투자하고 벤처기업이 연계되면 고용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원장 부품 소재산업의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끊임없이 강조해 왔습니다. ◆손부회장지난달 7일 전경련이 벤처거래소를 개소했더니 첫날 11만건이 접속됐습니다.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이원장 중요한 것은 임금이 생산성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기술로 뚫어야 합니다.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그방안은 대덕연구단지를 활용하는 것입니다.대덕단지 옆에 임대 국가공단을만들고 대덕단지의 연구기관이 자생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행정과 은행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는 공단관리사무소도 둬야합니다.서울에 오고갈 필요가 없도록 하는 것이지요.대만은 이런 관점에서 성공했습니다. ◆안원장 대만에서 우리의 대덕단지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곳이 신죽(新竹)과학공원입니다.주변에 대만 굴지의 공과대학 두개가 있습니다.성공의 비결이기도 합니다.그 단지에선 특히 컴퓨터와 주변기기 산업이 번창하고 있습니다. ◆손부회장 저는 그런 이유에서 산학협동을 강조하고자 합니다.지방 중소기업과 공과대학을 연결시키는 것입니다.대학의 연구인력과 시설을 중소기업과연결해야 합니다.외국에 있는 한국의 인재들이 들어와 일을 하려 할 때 가로막는 장벽을 허물어야 합니다.인재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를 생각해야합니다. ◆안원장 올해도 새로운 위기가 닥칠 지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외환보유고가 700억 달러를 넘었고 지난해 무역흑자가 25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됩니다.다시 외환위기가 닥칠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문제는 64조원대의 공적자금입니다.금융부문을 구조조정을 통해 국유화한 비용입니다.정부 지분을줄이고 민간에 돌려주는 게 화급한 과제입니다.대우 채권의 손실과 관련되는 부실에 대응하는 전략이 가장 중요한 정책입니다. ◆손부회장 저는 그점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습니다.정부는 그런 어려움을극복할 것으로 봅니다.염려하는 것은 노사부문입니다.올 4월 총선을 앞두고동투(冬鬪)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상치 않습니다.2년간의 임금 삭감을 한꺼번에 보상받으려고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인건비가 상승하면 물가를 자극하고 사회불안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원장 198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 보면 금융위기를 경험한 국가가 120여개나 됩니다.IMF사태를 겪으며 우리의 경제체질은 매우 건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이렇게 빨리 회복될 줄은 누구도 몰랐습니다.그러나 아직 약점은 있습니다.기업과 금융 분야가 적절한 위험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합니다. ◆손부회장 기업의 투명성 문제를 강조하고 싶습니다.투명하지 않고서는 기업이 살 수 없습니다.진입부터 경쟁을 시켜야 합니다.퇴출도 경쟁의 원리를따라야 합니다.결국 글로벌스탠다드와 시장경제의 원리에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물러나고 시장에 의해 움직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개별적인 것까지간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시장을 믿어야 시장경제가 살아납니다. ◆이원장 중요한 것은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입니다.경쟁압력이 있어야 변합니다.국유화한 것은 재민영화해야 합니다.선진금융기법을도입해야 합니다.외국 금융기관에 은행을 매각하는 것을 반대할 필요가 없습니다.뉴질랜드의 경우 자국 은행이 거의 없습니다. ◆안원장 시장경제 작동의 큰 원칙은 정부의 보호와 뒷마무리 관념을 깨는것입니다.부실이 발생하면 경영주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대만은 퇴출의 원리가 분명합니다.시장경제의 작동 메커니즘이 저절로 해결하고 있습니다.기업의 가치로 주가를 평가받아야 합니다. ◆손부회장 IMF 체제는 우리에게 빚이 많으면 망한다는 교훈을 주었습니다. 앞으로는 주주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봅니다.자본 시장이 육성되면 시장가치로 기업을 평가하게 될 것입니다.그 자체가 개혁입니다. ◆이원장 새천년에는 동북아의 십자로에 있는 지리적 우월성을 살려야 합니다.선진 다국적기업들이 우리나라에 동북아의 거점을 두도록 유도해 다국적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우리는 선진기술의 흡수 능력이 뛰어나므로 그것을 촉매제로 지식 기반 경제로 나아가야 합니다.이를 위해 동북아의경제공동체를 만들어야 합니다.김대통령도 지난해 12월초 마닐라에서 이를제안했습니다.한국,중국,일본 3국이 윈-윈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안원장 동북아 공동체에 대해 저도 말씀드리겠습니다.대통령도 말씀하셨지만 한국,중국,일본 3대 시장을 합하면 인구와 산업의 파워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구매력면에서 중국은 미국을 능가하고 있습니다.다만 동북아 공동체에서 한국이 헤게모니를 장악해야 한다는 것은 조심해야합니다. ◆손부회장 아시아 경제단체장 회의에서도 민간이 먼저 해보자는 취지에서이런 공동체 결성 문제에 대해 활발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원장 우리 경제는 이제 IMF체제 이전으로 거의 돌아갔습니다.터널을 벗어났습니다.앞으로 기회는 많습니다.정부는 기업을 도와주는 정부로 바뀌어야 합니다.기업과 국민은 정부의 개혁정책에 적극적으로 따라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2000년대 초반에는 우리도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리 손성진기자 sonsj@
  • 울산시, 직원 연구모임 지원

    울산시는 공무원들의 정책개발 능력을 키우기 위해 ▲공무원 연구모임 구성 ▲월례정책 사랑방 개최 ▲월간 정책뉴스 발간 등 3가지 시책을 내년부터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울산시는 평소 관심있는 시정 주요분야에 관해 부서나 직급 등에 관계없이연구 모임을 만들어 수시로 자유롭게 연구토론활동을 하도록 하기로 했다.연구모임으로 등록하면 200만원 안팎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연구결과가 시책으로 채택되면 외국연수등 혜택을 줄 계획이다. 울산시는 또 한달에 한차례정도 중앙부처 공위공직자나 민간전문가를 초청해 토론회나 좌담회 형태의 월례정책 사랑방도 갖기로 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IMF 2년 명암(下)평가·과제 전문가좌담

    우리 경제는 급속한 경기회복으로 외환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그러나 환란을 가져온 원인들에 대한 근원적인 치유가 이뤄지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많다.환란 2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구조개혁에 대한 평가와 과제를 전문가 좌담회를 통해 들어봤다.좌담에는 이근경(李根京) 재정경제부 차관보와 최도성(崔道成) 서울대 경영대 교수,유한수(兪翰樹)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가 참석했다. ■유한수 전무 97년 우리가 당한 것은 경제위기가 아니고 외환·통화위기입니다.지난 2년동안 실물경제가 많이 회복됐고 정부의 적절한 대응과 선진제도의 도입으로 우리나라가 한단계 진보한 점은 인정합니다.그러나 경기가 97년 이전보다 나은 수준은 아니며 금융시스템의 위기 원인이 완전 치유됐다고볼 수도 없어 환란은 극복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최도성 교수 겉으로는 통화·외환위기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금융시스템의문제입니다.금융시스템의 문제는 대우사태에서 처럼 기업시스템의 위기입니다.정부의 구조조정 노력이 기업·금융시장의 위기를 완치할 수있을 정도까지는 아직 못갔다는데 동의하지만 정책방향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이근경 차관보 위기의 원인은 구조적 부실의 문제라고 봅니다.금융기관과경제활동이 정상화됐다는 점에서 환란이 상당 부분 끝났다고 생각합니다.우리 경제안의 부실이 전부는 아니지만 많이 정리됐다고 생각합니다.대우문제에서 보듯 남아있는 부실을 처리하는 과정이 아직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환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중요한 것은 기업의 구조개혁은 향후 10∼20년 경제발전의 기초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미래지향적으로 경제발전에 밑거름이되는 정지작업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과거와는 달리 부실 재발을 방지하는제도를 함께 만든 것이 중요합니다. ■유 전무 정부의 구조조정 원칙이 경제발전의 기초를 제시했다는 점은 공감합니다.‘5+3원칙’이 경제를 건전화하고 국제신인도를 높였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이 차관보 현재 추진중인 기업 구조개혁은 시장의 행태와 구조 면에서 앞으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기업들은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돌아서 내실있는 경제성장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또 큰 재벌이 작은재벌의 형태로 많이 분화될 같습니다.작은 재벌에서 만들어내는 성장의 원천들이 생산력 있는 사업에 쓰일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졌고 과거처럼 어떤 한부분에서 쌓여진 잉여자원이 부실을 부조하는데 사용되지는 못 할 겁니다. ■최 교수 저는 재벌의 구조와 관련해 비관련 다각화 그 자체가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퇴출만 잘 되면 비관련 다각화는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퇴출이 안되는 이유는 퇴출시키고 싶어하지 않고 퇴출제도가 정비돼있지 않아 퇴출에 따른 비용이 너무 커지기 때문입니다.근본적인 원인은 퇴출시 책임지고 손해보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최 교수 기업의 재무전략차원에서 한국기업은 성장의 선순환으로 돌아서야 합니다.성장의 선순환은 기업이 성장하면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 자기자본조달이 쉬워지고 이것을 가지고 부채를 조달해 다시 성장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우리는 자기자본의 뒷받침 없이 부채에만 의존해 성장해온 것이 문제입니다. ■유 전무 상반기까지 뚜렷하던 개혁의 성과가 후반기 들어 더뎌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정책당국이 ‘환란 극복 신드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정부는 환란초기처럼 국민이 일사분란하게 정책을 따라주고 손만 대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경기회복,금융시장 안정을 정책의 성공으로만 보기 때문에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지금쯤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겁니다. ■최 교수 정부가 구조조정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개혁피로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정책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오히려 구조조정을 충분히 못한 채 정책전환을 너무 빨리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환란원인을 근본적으로 수술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내리기 때문에 시장에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이 차관보 노동부문 개혁도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과거처럼 대마불사 신화를 믿고 하는 과격행동은 자제될 것이고 계약직 도입 등으로임금도 과거와 달리 안정적인 수준에서 유지될 것입니다. ■유 전무 정부의 4대 개혁은 방향은 옳지만 기업부문에 집중된 불균형 개혁입니다.금융,공공부문,노동개혁은 지지부진합니다.노사안정은 정부 개혁의성공이라기 보다 환란위기에 따른 노동계 위축이 낳은 반사이익의 성격이 강합니다.노사정위원회는 이해당사자간 대화채널이라는 점에서 순기능이 있지만 정부가 노동계 편을 드는 바람에 위상이 변질됐습니다. ■최 교수 노사정위의 기능은 원칙을 지키지 않아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파업 때 국회의원들이 현장에 우루루 내려간 것은 노사정위의 원칙과 기능을 무시하고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행태입니다. ■유 전무 정부가 재계에 구조조정을 다그치면서 정리해고는 자제해달라고이율배반적인 요구를 하거나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은 당장의 소란을 피하기 위해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례가 아닌가요. ■이 차관보 노사정위의 성공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지만 상당한 성과가있었다고 봅니다.지난해와 올해 커다란 노사분규가 없었고 노사간 대화관행도 어느 정도 정착됐습니다.정부는 노사 어느 한쪽을 편들지는 않으며 균형되게 이해가 반영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 전무 경기회복이나 강성노조의 요구 이외에 정부가 중점육성하고 있는벤처기업의 스톡옵션제 등이 향후 임금상승을 선도할 것으로 봅니다.다른 부문에 파급효과가 클 것입니다. ■최 교수 벤처나 하이테크 산업의 임금상승은 높은 생산성으로 해소될 것입니다. ■이 차관보 평균임금은 안정될 겁니다.성과급 등 인센티브제는 확산되겠지만 성과에 기초한 것이어서 전체 임금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과거에는 고임금산업이 저임부문으로 확산됐지만 앞으론 상황이 달라질겁니다.그룹 계열사간에도 임금차이가 날 거구요. ■유 전무 현재 경제상황은 ‘실물호전,금융불안’으로 요약됩니다.실물호전도 기술적 반등과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호황에 힘입은 바 크고 무역수지흑자도 환율 등이 주된 요인입니다.실제로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했고 취업자도 늘지 않았습니다.금융은 외관상 성과를 거뒀지만 공적자금 투입으로 재정적자가 커졌습니다.다시 말해 정부의 구조조정정책이 모든 것을 해냈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최 교수 우리 경제의 문제는 부실의 문제입니다.부실의 본질은 기업·공공부문의 단기차입에 의존한 과잉투자였고 보다 근본적으론 관치금융,정경유착 등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였습니다.이에 대한 처방은 기업지배구조와금융시스템 개선과 경제주체의 의식구조를 바꾸는 것입니다.그동안 구조조정 노력을 통해 부실과 부실요인이 많이 사라졌지만 제도만으론 근본적인 해결이 안됩니다.아직 제도가 충분히 효력을 내지 못하는 것은 제도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신뢰가 희박하기 때문입니다.제도 마련에 만족하거나 제도개선의열매를 임기중에 따려는 조급증을 가장 경계해야 합니다. ■이 차관보 구조개혁은 향후 10∼20년간 경제발전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데진정한 의미가 있습니다.과거 부실의 해소 뿐 아니라 미래지향적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구조개혁으로 향후 인플레 없는 내실성장의 기틀이 마련됐다고봅니다.개혁된 제도가 관행으로 정착하려면 고통이 따르더라도 일관성있게추진하는게 중요합니다. 공적자금투입으로 일시적으로는 재정적자가 늘어나지만 증자나 부실채권 매입 등 회수가능한 방식으로 투입됐다는 점이 과거와 다릅니다.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고 물가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정리 김균미 김환용기자 kmkim@
  • [해양한국 장보고에서 21세기까지] (24)해양환경과 인간

    인간은 지구 면적의 70%를 차지하고,부피가 13억7,000㎦에 이르는 바다를무한한 존재로 인식해 왔다.각종 쓰레기를 아무리 많이 버려도 끄덕없이 견딜 수 있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존재로 생각해 온 것이다.그러나 바다는급속한 산업화와 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신음하고 있다.나아가 자기를 괴롭힌 인간에 대한 ‘보복’을 준비하고 있다.그리고 그 징후는 세계 도처에서 목격되고 있다. 지난해 4월 홍콩섬 근처 1,500개 양식장의 물고기 3분의 2가 떼죽음을 당했다.원인은 강한 독성을 가진 적조(赤潮).홍콩 보건당국은 양식장 부근에 서식하는 어패류에서 ‘알렉산드리움 엑스카바툼’이라는 독성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해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87년 과테말라에서 주민 26명이 이에오염된 바다 물고기와 조개 등을 먹고 집단 사망한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해변 100㎞ 이내에 사는 세계 인류의 절반,해변 또는 인근에 자리잡은 13개 거대도시,하수처리장이 없는 개발도상국 주민 17억명은 하루 200억t의 하수를 바다로 쏟아내고 있다. 바다는 또중금속 등 독성물질 배출과 기름 유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은,카드뮴,구리,납,망간,아연,크롬,비소,니켈 등 중금속과 PCB,다이옥신등 유기화합물은 인간의 중추신경계를 마비시키고 신장기능 악화,골연화(軟化)증 등을 유발한다.수은 오염으로 유명한 일본 미나마타만(灣) 바닷물의수은 농도는 0.0006ppm이었으나,물고기의 수은 농도는 이보다 8만배 높은 10∼50ppm으로 측정됐다. 수은이 농축된 물고기를 먹은 물새,고양이,사람 체내의 수은 농도는 더 높아졌다.독성물질 등이 잘 분해되지 않아 인체 지방조직에 고스란히 농축되기 때문이다.인간은 어류와 그밖의 해산물에서 동물성 단백질의 16%를 얻고 있다.이 비율은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축산물에서 얻는양보다 많은 것이다.그러나 인간은 바다의 중금속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유조선 기름 유출도 바다에게는 큰 재앙이다.유조선 기름 유출사고는 세계적으로 연간 350건 안팎 일어난다.91∼96년 바다로 흘러든 기름은 모두 3만9,800㎘,이로 인한 어업피해액은 3,300억원으로 추산된다.인구 500만명 이상도시의 자동차 폐기물 등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기름의 양은 이보다 20배 더많다. 최근에는 대형 상선이 짐을 내려놓은 뒤 균형을 잡기 위해 화물칸에 채우는 ‘밸러스트 워터(ballast water)’도 바다 파괴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밸러스트 워터’ 속에 실려 대양을 건너 온 외래종이 기존 생태계를 뒤흔드는 것이다.호주의 태즈메이니아에서는 일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아무르불가사리가 해조류를 먹어치우고 있다.또 흑해에서는 일본산 피뿔고둥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남아프리카공화국 항구에 입항하는 선박들은 매년 2,000만t,미국의 항구에 들어오는 배들은 1시간당 6,400t의 바닷물을 토해 낸다.‘월드 워치(world watch)’연구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3만5,000척의 선박들이 매일 수천 종(種)의 생물을 이동시키고 있다. 문호영기자 alibaba@ * 간척사업 백지화 요구 안팎 최근 새만금 등 대규모 간척사업을 중단하고 갯벌을 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환경단체들은 유럽의 북해 연안,캐나다 동부 연안의 갯벌등과 함께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로 꼽히는 서남해안 갯벌이 갖고 있는 유형·무형의 가치에 주목하면서 간척사업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환경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갯벌 면적은 전 국토의 2. 3%인 2,393㎢.87년 이후 810.5㎢가 각종 개발로 사라졌다.경기도에서는 영종도 신공항 건설(45㎢),시화지구 간척(180㎢),남양만 간척(60㎢) 등으로 모두 341㎢의 갯벌이 없어졌다.전북에서는 새만금지구 간척으로 208㎢,충남에서는 태안 신진지구 간척(15㎢) 등으로 130㎢,전남에서는 해남지구 간척(33㎢)등으로 125㎢가 각각 사라졌다.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는 갯벌의 경제적 가치를 1㏊당 9,900달러로,농경지의 92달러보다 100배가 넘는 것으로 평가했다.또 외국의 한연구에 따르면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심미적 가치가 1㏊당 200∼800달러,태풍 및 홍수 조절용 가치가 1㏊당 7,800달러나 된다고 한다. 또 10㎢의 갯벌은 면적 25㎢,인구 10만명의 도시에서 배출된 폐수를 정화하는 하수종말처리장과 같은 기능을 한다는 연구도 있다.수산물 생산,철새 서식지 기능,오염물질 정화 기능,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문화·심미적 기능을 돈으로 환산하면 1에이커당 8,119원으로,간척 뒤 곡물을 생산할 경우 2,470원의 약 3.3배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에는 깨끗한 갯벌에서 채취한 진흙을 원료로 한 비누와 화장품이 선을보이고,충남 보령 등에서는 ‘머드 축제’까지 열려 갯벌의 ‘주가’가 높아지고 있다.갯벌은 이제 쓸 모 없는 땅이 아니라,유용한 자연자원으로 바뀌고있다. [문호영기자] * 우리 바다의 오염실태 우리나라 바다는 분뇨,축산폐수,하수 슬러지(sludge) 등 각종 쓰레기 투기로 점차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특히 서해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 연안의 도시에서 배출하는 쓰레기 때문에 사해(死海)가 됐다는 보고도 있다. 정부가 88년 쓰레기 투기 해역으로 지정한 곳은 ▲전북 군산 서쪽 250㎞ 지점(면적 3,080㎢) ▲경북 포항 동쪽 125㎞ 지점(면적 3,688㎢) ▲부산 동쪽90㎞ 지점(면적 1,180㎢) 등 3곳.환경부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91년 139만1,000t이었던 해양투기량은 97년 564만3,000t으로 연 평균 20%씩 증가했다. 이로 인해 서해는 투기장을 중심으로 남북 190㎞에 이르는 광범위한 해역에 하수 슬러지 등 각종 쓰레기가 떠 있다.서해는 평균 수심이 44m인 ‘접시물’에 가까운 데다,반폐쇄형 해역이어서 동해와 달리 해류 이동이 원활하기못해 슬러지가 떠내려가지 않고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인하대 해양학과 최중기(崔仲基),박용철(朴龍喆) 교수팀이 96년 7월부터 98년 말까지 4차례에 걸쳐 서해 투기장의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구리 오염도가 0.5ppb(10억분의 1)로 나타났다.이는 오염이 심한 금강 하류의 평균 오염도와 비슷한 수준이고 서해 외역(外域)의 평균 오염도보다 10배 이상 높은 것이다.카드뮴 오염도도 서해 외역의 평균 오염도보다 10배 이상 높은 0.1ppb로 조사됐다. 서해는 또 중국 연안의 공업화된 도시들과 황허(黃河)·양쯔(揚子)강 하구에서 쏟아져 나오는 각종 영양염류(營養鹽類),석유찌꺼기,중금속으로 오염이 가속화되고 있다.특히 뽀하이(渤海)만과 상하이(上海) 앞바다의 오염은 매우 심각하다.지난해 7월 인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해양감측센터 딩더원(丁德文) 주임 등 전문가들은 산둥(山東)성 옌타이(烟台)에서 열린 ‘발해 환경 오염 방지 좌담회’에서 “랴오닝(遼寧)·산둥·후베이(湖北) 등 3개 성(省)과 톈진(天津)시의 경제 개발 및 뽀하이만의 석유·가스 개발 등으로 뽀하이만은 심각한 오염 상태에 빠졌다”면서 “일부 해역은 이미 해저생물이 서식하지 않는 사해로 변했다”고 경고했다.또 “뽀하이만의 면적은 중국 근해 해역의 1.6%에 불과하지만 폐수 배출량은 32%,쓰레기 등 오염물질배출량은 47%에 이른다”고 지적했다.이 때문에 갈치,조기 등 어획량이 80년대 연간 3만∼5만t에서 최근 7년간 1,000∼3,000t으로 줄었으며,7년간 적조가 20차례나 발생했다. 각종 오염에 시달리기는 남해도 마찬가지다.지난해 10월 광양만,부산항 등남동해안 일대 해양생물과 퇴적물에서는 암을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검출됐다.지난 3월에는 씨프린스호(95년 7월23일) 및 사파이어호사고(95년 11월17일)로 기름에 오염된 전남 여천 소리도 덕포해안의 굴,전복,담치 등 어패류에서도 PAHs가 발견됐다. [문호영기자]
  • [재벌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정부·경제전문가 좌담

    재벌개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정부는 순환출자 억제와 사외이사제 도입등을 추진하는 한편으로 현대의 주가조작의혹 수사,삼성 이건희(李健熙)회장의 변칙증여혐의 조사 등으로 재벌들을 압박하고 있다.그러나 개혁정책에 대한 재계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이근경(李根京) 재정경제부 차관보와 이한구(李漢久) 대우경제연구소 사장,최운열(崔運烈)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의 좌담을 통해 마무리 단계인 재벌개혁의 바람직한 방향을 들어본다. ■이한구 사장 현대전자의 주가조작의혹이나 삼성 이건희회장의 우회증여 혐의 등은 범법행위가 드러나면 법대로 처리하면 될 것입니다.이를 재벌개혁의 압력수단으로 이용한다면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입니다.재벌개혁은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자는 것인 만큼 일부 재벌및 관계자들의 불법행위를 놓고 재벌 전체로 확대해석하는 등 감정적으로 대응할 경우 당초 목적을 달성하는 데 오히려 장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근경 차관보 그 문제는 법집행에 관한 문제인 만큼 이 자리에서 논의하기는 부적절합니다.재벌개혁과 관련해 세가지 원칙이 새로 제시됐습니다.제2금융권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재벌 지배를 차단하는 것,순환출자와 부당내부거래를 억제하는 것,변칙적인 증여와 상속을 방지하는 것입니다.재벌개혁의 원리는 투명성,책임성,재무구조 건전성입니다.이 원리들이 현실에 적용되면 기업을 둘러싼 당사자들을 모두 만족시키게 될 것입니다.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재벌개혁의 기본 취지는 과도한 차입을 통한 무모한 확장을막고,국민을 볼모로 부실을 치유함으로써 경제 전체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의고리를 끊는데 있습니다. ■최운열 교수 제가 보기엔 재벌개혁이라는 용어 자체가 거부감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차라리 기업 개혁이라고 했으면 저항이 덜했을 것입니다.개혁의 목표는 처벌이 아니라 기업 체질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키우는데 있습니다.글로벌시대에는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어렵습니다.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왔습니다. ■이사장 저는 재벌정책에서 근본적으로 생각해 볼 점이 몇가지 있다고 봅니다.먼저 기존 재벌구조로 인한 경제문제를 개선하려는 건지,새로운 환경을맞아 새롭게 행태가 변하도록 유도하는 건지 불투명합니다.또 기업의 재무에 초점을 맞추느냐,영업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시책이 달라질 수도 있는데 이 부분도 모호합니다.특히 외환위기 때문에 부채가 갑자기 늘어났는데도무조건 부채를 줄이라고만 강요하면 영업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기업에 대한 간섭을 어떤 범위에서 할 지에 대해서도 분별이 없습니다.지배소유구조와 재무구조,사업구조는 구별해야 합니다.지배소유구조는 사회적 가치관이 반영되는 것이므로 간섭할 수도 있겠지만 재무나 사업구조에까지 정부가 나서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사업구조는 더 큰 문제입니다.사업을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는 잘 아는 사람에게 맡겨야 하는데 지나치게개입하고 있습니다.수술을 하다 환자를 죽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최교수 말씀하신 것들을 모두 독립적으로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재무구조 등과 기업의 업종다각화 등을 따로 떼어놓고 볼 수는 없습니다.또 기업의주채권단이 은행이고,부실은행에 대한 정부 출자가 많아 주주 입장에서라도재무구조 개선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때문에 이를 반드시 간섭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사장 그러나 부채비율이 기업마다,업종마다 다르고 도산가능성도 모두다른데 외부에서 판단해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주주는 은행이 제역할을 못할 경우,경영진을 바꾸면 되지 부채비율이나 여신에까지 간섭해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요. ■이차관보 정부가 채권은행과 재벌간의 약정을 통해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도록 한 것은 재벌이 망하면 금융기관 손실로 이어지고 이는 국민의세금부담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과거 같으면 빚을 다시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입니다.하지만 이제는 빚이 일정수준을 넘으면 시장에서 신뢰하지 않습니다.기업의 부실이 국민경제의 손실로 연결되기 때문에 정부는 국가의 안전을 위해 개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이사장께서 사업구조에 대한 정부개입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셨는데 재벌이 문어발로 다각화돼 중소기업의 설 땅이없어지는 것을막는 것은 정부의 몫입니다.또 핵심역량 집중작업은 재벌간의 자율합의에 의해 시작된 것입니다. ■이사장 문제는 부채비율을 맞추면 안전하고 못 맞추면 안전하지 않은가 하는 문제입니다.어떤 업종은 부채비율이 높아도 현금이 많이 돌아가 문제가없고,어떤 기업은 부채비율이 낮아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획일적으로밀어붙이면 병이 드는 경우가 생깁니다.금융기관들이 능력이 없다고 하지만권한만 주면 왜 능력이 없겠습니까.금융기관이 능력을 갖지 못했다면 정부는 지금까지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선진국도 직접금융 중심 국가와 간접금융 중심 국가가 다릅니다.산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들면 현금 흐름이 좋아지고 부채비율도 낮아지게 돼 있습니다.정부는어떻게 이를 뒷받침할 지에 치중해야 합니다. ■이차관보 시장이 달라지고 있습니다.지금까지는 정부가 은행·재벌이 망하지 않도록 암묵적인 보증을 해왔지만 그런 보증이 끊어진 마당에 시장은 기업의 재무상태를 정확하게 봐야 합니다.그런 환경변화에 적응하려면 스스로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최교수 제조업의 평균 금융비용 부담률이 5.8∼5.9% 정도 되는데 이는 다른 나라보다 두,세배 높은 수치입니다.직접금융이 우위에 있는 미국의 제조업 평균 부채비율이 100∼150% 안팎이고 간접금융 중심의 일본이 200% 가량입니다.국내 기업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전에 400%였던 것이 1년뒤 500%까지 올라갔습니다.이 정도면 기업 스스로도 어렵다고 판단할 것입니다.예전에는 금융의 행태가 부도를 내지 않는데 맞춰져 있어 빚이 많아도 부도가 안났지만 이제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도 부채비율을 스스로 낮출 수 밖에 없습니다.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할 것입니다. 계열사를 30∼40개씩 거느리고 있는 것이 문제라기보다 한 그룹내 기업들이상호지급보증 형태로 운명을 얽어매고 있기 때문에 부실기업이 우량기업까지 동반몰락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독립경영으로 가는 것만이 그룹 전체가사는 길입니다. ■이사장 저도 일찍부터 상호지보의 위험성을 지적해 왔습니다만원인과 형태도 따져보지 않고 똑같이 없애라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예를 들어 신규사업을 시작해야 하는데 신용도가 떨어진다면 상호지보를 해야 합니다.모든 것을 정부가 획일적으로 적용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또 사업영역의 다각화는 외국과의 경쟁에서 아직 유용합니다.부작용이 있다면 이를 없앨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지 무조건 하지 말라고만 하면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부채비율도 그렇습니다.물론 낮추면 경쟁력이 올라가지요.하지만 경쟁력은마케팅력,기술력 등 여러 요소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부채비율을 낮추는 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이차관보 정부의 지시 이전에 적어도 재무 건전성만큼은 재벌 스스로 달성해야 합니다.상호지보도 금융기관들이 기업신용도에 따라 금리를 결정하면문제 될게 없지만 위험을 줄이려는 금융기관과 금리를 낮추려는 재벌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정부가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합니다.선단식 경영에 대해서도 정부는 매우 부정적입니다.총수의 경영 전횡에 대한 견제가 없어 무모한 의사결정과 그로 인해 자원이 낭비되는 사례도있었습니다.재벌이 자금시장과 사업 영역을 독식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의 설 땅이 좁아졌습니다. ■이사장 제 생각은 다릅니다.재벌이 중소기업의 입지를 좁혔다지만 시장이완전 개방돼 외국기업들이 밀려오는 판에 대기업 진입을 막는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정부정책이 재벌을 살리는 것이냐,죽이는 것이냐에 대해 논란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재벌 해체로 이해하고 있습니다.일부 정부 인사들이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도 해체론에 불을 붙였습니다.이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합니다. ■이차관보 정부는 재벌이 문어발식으로 수많은 기업에 진출하는 것을 원치않습니다.재벌은 앞으로 은행과 재벌의 약정에 따라 핵심 역량에 주력해야합니다.정부가 정유·철도차량·항공산업 등에서 재벌의 과잉 투자를 조정한 것은 이를 위한 조치입니다.또 순환출자를 억제하고 상호지보는 금지해 그룹 내부의 지나친 결속에서 오는 국가경제의 위험을 줄여보자는 것입니다. ■최교수 저는 단순히여러 기업을 한 그룹에서 경영하는 것을 선단식으로보지는 않습니다.수많은 기업의 의사결정이 한사람의 지시에 따라가는 것이선단식이지 단지 한 그룹 안에 10개,20개의 기업이 있다고 해서 선단식으로부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우리 재벌은 순환출자를 고리로 공동운명체가 돼있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기업이 전체 주주의 이득을 극대화하지 않고 총수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총수가 지배주주로서 기업 경영에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관련부처가 사전 의견조율을 해서 재벌해체나 선단식 경영과 같은 용어를분명히 정의해야 혼선과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명확한 의미도 전달되지 않은 채 사회적 파장만 주고 있는 설익은 아이디어 남발은 하지 않았으면좋겠습니다. ■이사장 정부의 지시가 너무 심하다보니 심지어 사유재산에 대한 침해가 어느 정도까지여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자본주의 시스템의 장점을 살리려면 기업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나 조직에게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차관보 기업을 잘 아는 사람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데는 정부도 공감합니다.그 결정은 정부가 아니고 시장에 의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일각에서 사유재산 침해 등 이념의 문제를 들먹이고 있지만 재벌개혁은 헌법질서와 시장원리의 테두리내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정부가 추진하는 것은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재무구조를 건전화해 두번 다시 환란과 같은 위기가 오지 않도록 하자는 것일 뿐입니다.그것이 결국 국가경제의 안전을 확보하는 길일 뿐 아니라 재벌에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 손성진 김태균기자 sonsj@
  • [金대통령 ‘새 천년’의 비전] 8·15경축사 분석 전문가 좌담

    백경남(白京男)동국대 사회과학대학장,안석교(安錫敎)한양대 경제학과교수,서경석(徐敬錫)한국시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이 15일 오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8·15경축사와 관련,대한매일신보사 편집국에서 좌담을 갖고 경축사내용을 분석,평가했다.좌담 내용을 주제별로 간추린다. ■ 총론?백교수 이번 경축사에서는 지난 100년을 회고하고 새천년을 국민과 함께모색하는 방향이 제시됐습니다.특히 줄기찬 민주화투쟁으로 5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뤘고 국민의 저력으로 IMF 위기를 극복한 의미가 포함돼 있습니다. 국민의 힘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했기 때문에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면서 앞으로 나아가면 일류국가로 진입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특이한 것은 지금까지 내각제 연기의 명확한 내용을 국민에게 말하지 않았는데 이번 경축사에서 개헌을 연기한 불가피한 이유를 짚었다는 점입니다. ?안교수 경축사는 역사적으로 두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하나는 취임후 1년반이 지나면 IMF를 극복하겠다고 밝힌 대통령이 1년반이 지난 지금 대차대조표를 밝힌 것입니다.두번째로는 다가올 밀레니엄에 나라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지,대통령의 철학과 비전,리더십을 보인 점입니다. ?서총장 다양한 분야에서 개혁 의지를 천명했다는 점에 의의를 둡니다.다만 국민에게 현실을 깨우치게 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최근 ‘장밋빛 미래’의 환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졸라맸던 허리띠도 이완돼 있습니다.집단이기주의는 사방에서 분출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아직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인내를 해달라”고 강조하길 바랐습니다. ■ 생산적 복지?안교수 지난 1년반동안의 구조조정에서 볼때 대규모의 중산층이 ‘한계집단’으로 전락하고 서민은 더욱 어려워지는 계층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고통분담을 강조했지만 고통이 특정계층에 가중된 탓입니다.계층의양극화 현상을 두고는 시민계층의 지지와 정치·사회 안정을 얻을 수 없습니다.때문에 대통령도 생산적 복지와 고용문제를 강조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복지정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을지,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하나는 재원조달 문제입니다.그동안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재정적자가 누적 증대됐습니다.재벌개혁과 관련,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됐습니다.앞으로도 적지않은 공적자금이 들어갈 것입니다.이런 상황에서 복지부문에 필요한 세수,자금 확보는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또 생산적 복지의 기본핵심은 ‘인간 요인’입니다.인간개발을 통해 그것을 고용과 연결시켜 복지부분을 해결해야 합니다.인간교육이든 직업교육이?고용을 확대한다는 게 기본 핵심인데 아무리 정부가 투자해도 이것이 시장에서 흡수되지 않으면 사회적 갈등 요인이 됩니다.때문에 2002년에 완전고용을 실현하겠다는 말씀은 자칫 선언적 내용에 그칠 수 있습니다. ?백교수 과거 권위주의 체제에서 이뤄진 불평등한 사회자원배분 구조는 IMF체제 이후의 구조조정과정에서 어려움으로 작용했습니다.계층간 갈등의 심화는 사회불안을 야기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정상화를 위협하는 요소가됩니다.생산적 복지의 국정철학은사회의 갈등 관리와 통합정책의 필요성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IMF 이후 중장기 비전을 설정하고 사회 양극화 현상과 실업,빈곤 등만성적인 사회문제를 치유하기 위한 적극적인 통합정책이 바로 생산적 복지의 배경입니다.구체적으로 내년부터 가정이 어려운 중고생의 학비를 무상지원하는 등 국민 전체를 새로운 성장과정에 동참시키고 사회연대를 창출하는계기를 만들자는 취지입니다. 여기에는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사회통합을 위한 적극적·참여적 복지와 사회연대적 인프라 구축의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구체적 키워드는 모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입니다.제대로 실현만 되면 복지국가의 기본틀이 짜여지고 복지국가 단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서총장 경축사에서 언급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은 시민·사회단체가 오랫동안 추구했던 것입니다.복지정책의 방향을 중산층 약화방지와 서민생활보호에 초점을 맞춘 것도 옳았습니다.그러나 시민의 참여나 동참을 호소하는 부분이 빈약합니다.정부 혼자 복지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복지확대에는 민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우리도 시민사회를 지탱하는 자발주의를 키워나가야 합니다.직능·봉사·사회단체 등 민간부문이 상부상조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어야 합니다. 개혁도 마찬가지입니다.개혁정책의 입안에서부터 집행,평가까지 모든 과정에서 시민참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정부가 하고 있는 많은 일 가운데민간이 잘할 수 있는 것은 민간에게 이양을 해야 합니다.시민과 손을 잡으려는 참여민주주의와 시민사회 부분을 언급하지 않아 아쉽습니다. ■ 경제개혁?백교수 새천년을 향한 경제구상에서 재벌개혁을 다시 한번 천명했습니다. 경제구조를 재벌중심에서 중산층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입니다.분배정의를 실현하고 조세형평을 지향하려는 의지도주목됩니다. ?서총장 경제구조 전반을 효율적으로 바꾸려는 정부의 노력은 인정합니다. 노력의 요체는 재벌개혁이며 지금은 재벌개혁의 호기입니다.그러나 정부는지금 선단식 경영을 해결하는 데 관심이 있을뿐 자본과 경영세습에는 손을대지 못하고 있습니다.분명한 철학과 기준으로 접근하길 바랍니다. ?안교수 경축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지금까지는 IMF 경제위기에서 벗어나야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금융,공기업,공공부분,노동분야 등 4대부문의 개혁을 추진했는데 분야에 따라서 성과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절반의 성과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외국의 신용평가기관이 내리는 신용등급의 상향조정이라든지 동아시아의 외환위기를 겪은 국가나 브라질,러시아 등과는 달리 최근 경제성장률,실업률,국제수지,인플레 등 거시 경제지표로 볼때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는 데 인색할 필요가 없습니다. ■ 정치개혁?안교수 현 정부출범시 화두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였습니다.경제부문에는성과가 있었다 해도 과연 민주주의의 제도적 정착에 가시적 효과가 있었느냐는 판단에는 유보적입니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대통령이 강조한 것처럼 민주주의를 제대로 정착하기위해 일련의 제도개혁이 필요합니다.부정부패 방지법을 제정한다든지 정당법,선거관련법을 개정해서 투명한 정치·돈 안드는 정치를 실현하겠다든지 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요구되는 개혁과제입니다. ?백교수 지역정당의 한계를 벗어난 전국정당화,선거공영제,고비용 저효율의 정치 청산을 주요 과제로 꼽았습니다.국회를 본회의 중심으로 운영하자는것은 토론정치를 중시하는 생각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이제는 대립과 분열,갈등,이기주의에서 화합과 통합,평화,개방주의로 나아가고 법과 상식이 지배하는 법치국가를 실현해야 한다는 비전을 담고 있습니다.개혁성과 참신성을가진 전문가 그룹을 신당에 영입하겠다고 밝힘으로써 21세기에 적응하는 정당의 모습도 제시했습니다.중요한 것은 여성의 정치참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대목입니다. ?서총장 시민단체는 한결같이 내각제를 하지 않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시민단체는 온 나라가 내각제 논란에 휩쓸려 우왕좌왕하는 사이 개혁이 물 건너가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소모적인 논란이 일찍 끝나 다행입니다.공동여당이 내각제를 단행했다면 국민적인 반대운동에 직면했을 것입니다. 사실 내각제 약속은국민의 의사와 상관없는 것이었습니다. 정치개혁에 우선 순위를 둔 대통령의 인식도 올바르다고 봅니다.지역당 구도를 벗어나 전국당을 만들 수 있는 제도,즉 중선거구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은 바람직했습니다.대통령이 남은 임기에서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것은 지역주의 정당구도를 타파하는 일입니다.김대통령이 나서지 않으면 안됩니다.호남,영남,충청당을 다음세대에 넘겨주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경축사에 개혁세력 대연합 제안이나 정책이념에 따른 정계 대개편선언 등이 빠져있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습니다. ?백교수 개혁이 성공하려면 광범위한 시민단체의 힘을 이끌어 낼 수 있는동기를 부여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미흡합니다.한편 대통령으로선 브랜드가인권·민주대통령인데 그런 맥락에서 인권위 설치를 강조하고 부정부패척결의지를 재천명한 것을 평가합니다. ■ 통일,남북문제?안교수 대북 포용정책을 선언한 뒤 가시적 성과가 나타난 것이 사실이지만 동시에 어느 때보다 지난 1년반 동안 대북정책이 안팎의 도전에 부딪혔습니다.대통령이 안보를 바탕으로 대북 포용정책의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밝힌것은 의미가 있습니다.남북관계에서는 통일을 지향한다기보다 관계 정상화가 중요합니다.독일의 경험이 중요합니다.서독이 통독(統獨)이 아니라 동서독관계의 정상화와 동독 주민의 기본권 신장에 주안점을 둔 것을 눈여겨 봐야합니다.대통령이 흡수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정책방향을 천명한 것은 이런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남북관계에서는 단기적으로 조급한 기대를 해서는 안됩니다.남북한 관계에독일의 ‘작은 걸음의 정치’를 원용해볼 수 있습니다. ?백교수 대북문제에서는 큰 효과를 노리고 세계에 터뜨리는 전시적인 행태가 아니라 벽돌을 쌓는 자세로 정책을 추진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지난 1년 동안 경제와 통일은 엄청난 도전과 시련에 직면했는데 대통령이 탁월한 위기극복 능력을 보여준 것이 사실입니다.바깥에서 우리의 포용정책을 지지하는데도 국민적 지지가 없다면 대북정책은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통합적인 통일정책이 필요합니다. ?서총장 대북관계도 정부·민간간 협력이 중요합니다.인도적 차원에서 대북 민간지원의 의미는 중요합니다.지난 정권에서는 민간 지원의 규제가 심했지만 지금은 폭넓은 자유가 있습니다.오히려 문제는 우리 국민의 열기가 식었다는 것입니다.북의 냉담함이나 IMF체제 때문입니다.정부도 민간의 일이라고 방임만 할 것이 아니라 열기를 이어가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백교수 시민단체가 인도적 지원을 반대하는 사람을 설득해야 합니다.그래야 대북포용정책이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분명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정책에 대한 당위성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리 박찬구 김성수 이지운기자 ckpark@
  • [義烈 독립투쟁] (1-1) 역사적 의의와 성과 전문가 좌담

    대한매일은 광복 54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에 의열투쟁에 몸바친 의사·열사들의 독립투쟁 활약상과 애국정신을 되새기는 ‘의열 독립투쟁’을 주간 특집기획물로 연재한다.의열투쟁은 주로 개인차원에서 전개됐으나 중국의 장개석이 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두고 ‘중국 군인 30만이 못하는 일을 고려청년한 사람이 해냈다’고 할 정도로 그 성과는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의·열사가운데 상징적인 몇 분을 제외하고는 낯선 이름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연재에 앞서 전문가 좌담을 통해 의열투쟁의 의의,성과 등을 짚어보기로 한다. 김삼웅 주필 지난해 ‘대한매일’로 제호를 바꾼 이래 민족사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본지는 친일파들의 반민족행위를 고발한 ‘친일의 군상’에 이어이번에 새로 일제강점기 의열투쟁에 몸바치신 의사·열사들의 일대기와 항일정신을 되새기는 연재물을 기획하였습니다.그동안 이 분야에 대한 학계의 연구성과는 더러 있었다고 생각됩니다만 언론매체에서 이를 집중 조명한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이번 좌담모임은 독립운동사에서 중요한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의열투쟁사 연재에 앞서 의열투쟁의 성과나 역사적 의의 등을 짚어보기 위해 마련하였습니다.먼저 역사학계에서 내리고 있는 의사·열사의 용어 정의부터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동양의 고전에서는 열사는도덕적 행위,의사는 사회적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조동걸 교수 우선 ‘의열투쟁’이라는 용어나 개념은 1975년 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에서 ‘의열투쟁사’를 편찬해낸 이후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의·열사를 정의한 것을 보면,의사는 ‘정의를 위해 목숨을 던져 행동으로 실천한 분’으로 대표적으로 안중근,윤봉길 의사같은 분을 들 수 있겠지요.반면 열사는 ‘절개를 지키기 위해 자결로 저항한 분’으로 이준 열사가 대표적인 분이라고 할수 있죠. 채영국 연구원 의·열사 구분은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보이는 특이한 형태가 아닌가 합니다.중국에 갔을 때 ‘혁명열사기념탑’ 같은 것은 봤습니다만 ‘의사’라는 용어는 거의 사용치 않는 것으로 압니다.두 용어를 구분하는것은 우리만의 특이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신용하 교수 의암 유인석 선생이 선비의 저항정신으로,첫째 무기를 들고적과 싸우는 유형,둘째 외국으로 망명,몸을 깨끗이 보존하는 유형,셋째 국내에서 자결,자정(自靖)하여 지조를 지키는 유형 등 세 유형을 들고는 그 가운데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첫번째 유형이라고 하였습니다.바로 이 저항정신이 의·열사의 정신으로 계승됐다고 봅니다.그 중에서도 의사는 개인차원이나혹은 집단적으로 특공작전을 한 분으로 개인 차원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안중근 의사를,집단적인 차원으로는 의열단,한인애국단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김 주필 그러면 이같은 의·열사들의 의열투쟁은 언제,무슨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으며 어떠한 행태를 띠고 있었는지,또 의병과는 어떤 점에서 차이가있는지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어떤 책에서는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격분을 참지 못해 현지에서 자결한 주영공사 이한응(李漢應)선생의 순국을 의열투쟁의 효시로 보는 견해도 있더군요. 조 교수 1904년 ‘한일의정서’가 체결된 이후부터 의열투쟁이 산발적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의열단체로는 1905년 ‘을사조약’ 체결 이후에 등장한 ‘오적(五賊)암살단’이 최초라고 봅니다.본격적으로 의열투쟁은 1908년 전명운·장인환 의사의 친일 미국인 스티븐스를 처단한 것이며 본 궤도에 오른 것은 아무래도 1909년 안중근 의사의 의거부터라고 봅니다. 신 교수 의열투쟁의 계보는 1906년 나철(일명 나인영)·오기호(일명 오혁)등이 ‘오적’ 암살을 모의한 것이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물론 이들의 오적 처단계획은 도중에 발각돼 좌절됐지만 이를 계기로 1909년 민족종교인 대종교가 탄생하였죠.전명운·장인환 두 의사의 의거는 국내의 민족지 ‘대한매일신보’는 물론 미국 신문에도 대대적으로 보도돼 당시 세계적인 반향을불러 일으켰습니다.흔히 일제하 의사들의 의거를 ‘테러’로 규정하는 경우가 없지 않은데 이는 옳지 못하다고 봅니다.왜냐하면 제국주의 하에서 약소민족이 국가가 없는 상태에서 행한 의열투쟁은 일종의 ‘특공작전’으로 봐야한다고 봅니다. 조 교수 미국이나영국 같은 나라들이 약소국의 그런 행위를 ‘테러’로규정하는 것은 온당치 못합니다.미군의 OSS작전 같은 것도 그렇게 따진다면‘테러’지요.주임무가 주요기관 파괴·요인 처단 아니었습니까? 채 박사 의열단이나 한인애국단의 ‘선언서’나 ‘격문’ 등에 나타난 의열투쟁 정신은 근본적으로 생존권 획득과 인류의 자유·행복추구를 목적으로 했다는 차원에서 피지배민족으로서는 정당한 투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제가 한국인 독립운동가를 ‘불령선인(不逞鮮人)’이라고 불렀듯이 우리입장에서 보면 일제는 ‘강도(强盜)’나 다름없었지요. 김 주필 일제하 의열투쟁은 개인차원에서 결행된 것이 대부분이지만 독립진영에 미친 그 성과는 대단했다고 생각됩니다.안중근 의사의 의거나 윤봉길 의사의 의거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지요.의열투쟁의 전개양상과시기별 특성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신 교수 무기를 사용한 의열투쟁은 군사작전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며 ▲전쟁적 성격 ▲유격전 성격 ▲특공작전 등 세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의병전을 전면전이라면 유격전은 전쟁중 적을 기습공격한 후 재빨리 빠져나와 계속 작전을 하는 방식입니다.반면 특공작전은 강대한 적의 목표물을 공격,치명타를 입힌 후 특공대원 자신도 자폭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조 교수 의열투쟁의 원칙 가운데 하나가 특공대원 자신의 죽음을 전제로결행한다는 신 교수의 주장에 동의합니다.반면 일제말기 ‘가미가제(神風)’의 경우 자기의 의사와 무관하게 죽음을 강요했다는 점에서 이는 학살로 봐야 한다고 봅니다. 신 교수 의열투쟁의 경우 거사의 성공여부에 관계없이 효과가 있다는 점이 또 하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여러 의사 가운데는 의거에 성공한분도 있지만 더러는 사전에 정보가 누설돼 거사 전에 좌절됐거나 또 거사는결행했지만 실패한 분들도 있습니다.그러나 ‘살신성인’의 정신은 어느쪽할 것 없이 모두 파급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채 박사 1910년대에 작성된 한 문건에 따르면,안중근 의사의 의거 이후 간도지역에서는 조선동포들이 안중근 의사의 위패를 만들어 모시고 아침 저녁으로 절을 하면서 신(神)처럼 받들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시기별 의열투쟁의 특징으로는,우선 1910년 경술국치 이전에는 대개 ‘국권수호’를 내걸었습니다.1910년대의 의열투쟁은 의병의 세력이 쇠퇴한 상황에서 만주에서 의열투쟁을 준비한 기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본격적인 의열투쟁은 1920년대 들어 의열단 결성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3·1의거후 고조된민족의식과 의열투쟁의 여건이 성숙됐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독립운동이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있던 1930년대에는 중국을 무대로 활동한 임시정부 산하한인애국단의 활동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겠죠. 김 주필 끝으로 의열투쟁이 독립운동사 측면에서의 의의나 평가 등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일제강점기를 통틀어 보면 의열투쟁은 독립운동이 침체기에 빠져있거나 또는 일제의 통치가 전환점을 맞을 때마다 주로 터져나왔습니다.이로써 일제에게는 큰 타격을 준 반면 우리 민족진영에는 활력과 생명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보여집니다. 조 교수 일제하 독립운동은 처음에는의병이나 계몽운동의 형태로 출발했다가 점차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는데 의열투쟁은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그런데 의열투쟁은 개인차원의 독립운동치고는 성과가 컸고 또 다른 형태의 독립운동에 활력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가장 바람직한 형태의 독립운동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1909년 안중근 의사의 의거후 외국인들이 한국인을 가리켜 ‘안중근과 같은 나라 사람’이라고 부른 경우라든지 또 윤봉길 의사의거후 중국의 장개석 정부가 임정을 주목,물심양면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수 백명이 일본군과 맞서 싸운 것보다 훨씬 효과가 큰 것이었지요.백범김구 주석이 환국후 그 복잡한 정치상황 하에서도 의·열사들의 유해봉환을중대사업으로 취급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신 교수 안의사와 윤의사 두 분의 의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안의사가이토(伊藤博文)를 처단한 후 일본과 러시아의 만주분할 계획이 좌절되자 중국의 언론과 지사들은 안의사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였고 이것이 인연이 돼만주와 중국땅이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활동무대가 됐습니다.또 ‘만보산사건’으로 생겨난 한·중 간의 적대감은 윤의사의 의거후 곧바로 봄눈 녹듯이사라지고 말았으며 당시 장개석은 ‘30만 중국군대가 못한 일을 고려청년 한 명이 해냈다’며 극찬했습니다.‘김구-장개석회담’이 바로 윤의사 의거 직후에 처음으로 성사됐으며 중국측의 지원도 이 때부터 공식 시작됐지요.제국주의자들의 이론을 극복하고 의열투쟁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는 이론정립이필요하다고 봅니다. 김 주필 일제하 선열들의 의열투쟁정신은 해방후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일부 계승된 점도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은 요즘과 같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의열투쟁의 정신이 더욱 값진 교훈으로 다가온다고 하겠습니다.오늘 좌담에 참석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정리=정운현기자 jwh59@
  • ‘한국언론개혁 어떻게’ 전문가 좌담

    언론 개혁은 왜 해야 하고,서두르지 않으면 안되는가.또 누가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가.최근 언론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이같은 질문은 우리 언론이그동안 걸어온 비정상적 궤적에 대한 비판인 동시에 언론 본연의 역할과 책임 회복을 원하는 온 국민의 간절한 기원 때문이다.대한매일은 창간 95년을맞아 올바른 언론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언론 개혁의 당위를 일깨우는 좌담을 마련했다.좌담회에는 김정기(金政起) 외국어대 부총장,주동황(朱東晃) 광운대 교수,김주언(金周彦)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부패한 언론인부터 청산하라]■김정기 개혁적인 일이나 경제회생 같은 일은 여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따라서 모든 개혁 이전에 언론 개혁이 전제가 돼야 합니다.언론은 여론을 형성하는 여론메체로 기능해야 합니다.개혁에 반대되는 저항세력으로 남으면 안됩니다. ■김주언 언론 개혁이 모든 개혁의 전제라는 의견에 동의합니다.우리 언론의 가장 큰 문제는 권력기관화했다는 것입니다. 많은 신문들은 또 자사 이익을 위해 지면을 낭비하고 있습니다.J일보는 자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한나라당을 통해 언론 길들이기 의혹 제기로 포장하고,D일보는 주필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해 자체 조사를 하거나 해명하려 하지 않고 권력의 장난으로 몰아 정부를 공격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론몰이 보도로 국민판단 흐려]■주동황 옷로비라든지 파업유도라든지 김태정,손숙,서해교전 사건을 보면일부 신문들,즉 우리 여론을 주도하는 신문들이 여론시장을 너무 독점하고있는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신문이 갖고 있는 여론지배력이 상당히크기 때문에 이 신문들의 논조 및 보도방향,나쁘게 이야기하면 여론몰이식보도로 인해 국민들의 판단력이 좌우되는 결과가 빚어지고 있습니다. ■김주언 언론 개혁의 과제 중 가장 시급한 문제는 언론인 인적 청산입니다. 방송사에는 독재정권에 복무했던 사람들이 여전히 주요 간부로 남아 있습니다.인적 청산은 언론사 노조 중심으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그래야진정한 언론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주동황 모든 문제는 사람으로 귀결됩니다.언론개혁에 있어 중요한 점은 문제가 있는 언론인에 대한 정화입니다.거기에 대해서는 여러 방식이 있을 수있지만 곡필 언론인과 부패 언론인 적발이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김정기 인적 청산 문제는 매우 중요합니다.제도가 바뀌더라도 바뀐 제도속에 옛날 사람이 그대로 있어 옛날 행태가 이어지면 안됩니다. ■김주언 프랑스는 2차대전 직후 비시정권에 협력한 언론인을 청산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경우 언론인 청산은 다소 타이밍을 놓친 감이 있습니다.하지만 방송,특히 공영 방송에서는 노조 또는 사용자측에서 기용을 하지 않는 기준을 정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충분히 인적 청산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주동황 내년 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을 앞두고 책임있는 언론인들이 당시기자로서 어떻게 보도했는가를 발굴하고 곡필·왜곡보도등 그릇된 행태가 드러나면 그들에 대해 평가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겁니다. ■김주언 언론 개혁을 위해서는 언론을 제 자리에 올려 놓을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시행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드는것이 필요합니다.국회 산하에언론계,학계,시민단체 대표와 국회의원이 참여하는 기구를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정기 민주주의 모국인 영국에서는 50∼70년대 의회에 의해 왕립위원회가 만들어지고 89년 소위 칼커트위원회가 생겼습니다.우리나라의 문화관광부에 해당하는 문화유산부가 칼커트 변호사에게 타블로이드(황색) 저널리즘의 행태를 조사해 개혁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한 것입니다. 영국의 예를 보듯이 정부가 큰 분야에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은 직무유기입니다.우리나라도 신문의 경우 비즈니스 측면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감시하고 조사해서 조치를 명령할 수 있습니다. ■주동황 저는 언론이 개혁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외부로부터 있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또 상당한 오해를 낳을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언론 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 또는 정책이 필요합니다.전비(前非)가 있는 언론일수록 내부 개혁을 하지 못합니다. ■김정기 김대중 대통령은 기자협회보와의 인터뷰에서 “언론 개혁은 자율적 개혁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또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보겠다”고 밝혔습니다.중요한 것은 바로 이 점입니다.정부가 언론 개혁을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김주언 금융감독위가 경영 투명성을 조사하고,국세청이 정기적으로 세무조사를 해서 내용을 공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공정위도 여론 독과점이나 불공정 거래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재단을 만들어 양도소득세를 돌려받는 행태등을 철저히 조사하면 족벌체제를 막을 수 있습니다.현 제도로도 얼마든지가능한 것입니다. ■주동황 요즘 언론 비리가 많이 터져 나오는데 이에 대해 신문이나 언론인들의 태도에는 그다지 반성하는 빛이 보이지 않습니다.언론윤리 저촉에 대해 언론사 스스로 절박한 문제,당장 시정해야 할 만큼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그런 의식의 밑바닥에는 ‘언론인들은 그런 정도는 누릴수 있다’는 잘못된 특권의식이 깔려 있습니다. [정부의 확고한 의자도 필요]■김주언 언론윤리가 심각한 수준을 드러낸 사건이 모 방송사 H 전 사장의 1억원 수수입니다.모 방송사 직원의 주가 조작 개입,J일보 K 전 차장의 주식내부자 거래도 있습니다.또 일부 신문에 보도된 것이긴 하지만 D일보 주필의 부동산 투기 의혹,D일보 L부장의 세풍사건과 관련한 금품 수수 등이 있습니다. 이런 사건들이 불거져 나오는데 언론사 내에서는 뚜렷한 조치가 없습니다.D일보만 하더라도 김영삼정권 초기 많은 장관을 투기로 몰아 물러나게 했습니다.투자라고 볼 수 있는데도 투기로 몰았습니다.그러나 주필이 의혹에 휩싸였는데 투기가 아닌 투자라고 합니다.세무조사도 마찬가지입니다.J일보가 세무조사를 언론 길들이기라면서 이에 반발하는 특별취재팀을 구성하는 것을보면 자정의지가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 ■김정기 주필이라면 한 신문의 얼굴인데 얼굴이 의혹을 받으면 신문으로서는 독자들이 갖고 있는 신뢰도에 치명적 타격입니다.음해공작 또는 어떤 세력의 모함이라면 조사해서 밝히든가 구체적 정황으로 그려진 의혹에 대해 사내 기구 또는 제3의 기구에 밝혀 신문에 공표하는 것이 마땅한데 전혀 그런대응을 하지 않습니다. ■주동황 앞으로 사주나 언론사 간부 등힘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재산문제에 부정적 측면이 얼마나 있는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봅니다.심각한 문제가 대두되면 사주나 언론사 간부의 재산 공개 요구가 나올 겁니다. [국민 눈가린 과거 반성을]■김주언 지방신문을 경영하는 자본의 실태를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지방신문은 토호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과거에는 건설업체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유통업체가 많습니다.이 때문에 지방신문은 지방정부에 대한 압력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건설업체는 수주 또는 건설 때 안전문제 특혜 등과 연결해 활용합니다.중앙의 큰 신문사도 경영의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가없는 것은 아닙니다. ■주동황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사건 보도를 보면 그 속에 국민의 눈길을 끌기 위해 사소한 사실까지 크게 포장한 것도 많습니다.다른 신문이 보도하니까 한 발 더 나아가 새로운 것을 들추자는 의도로 주변적 사실까지 크게 보도합니다.보도자세의 객관성과 진실성이 여러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돼야 합니다. ■김정기 여러 사건을 보면 정치적 성질의 것도 있지만 여야의 대립적 구도속에 몰아넣고 기사화하려는 행태가 심합니다.서해 교전을 보더라도 북한과의 충돌은 휴전선에서 많이 일어나는 사건인데도 햇볕정책의 문제점으로 몰고 갑니다.그런 면에서 언론의 책임있는 보도태도를 백번 강조해도 부족하다고 봅니다정리 문호영 김미경기자 alibaba@
  • [대한매일 창간95] 한국경제 진단 전문가 좌담

    한국경제는 어디에 서 있는가.추구해야 할 좌표를 제대로 찾아가고 있는가. 우리 경제가 과연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제자리를 잡은 것인지,21세기를 대비한 경제의 새 틀이 잘 짜여지고 있는지에 대해 나라 안팎에서 논의가분분하다.이근경(李根京) 재정경제부 차관보와 이필상(李弼商) 고려대학교경영대학장(경영학),유한수(兪翰樹)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가 한자리에 모여한국경제의 오늘을 평가하고 내일을 조망했다. ■이근경 차관보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조정과 개혁은 두가지 의미가 있습니다.과거 부실을 털어내는 것과 관치경제를 시장주도 경제로 바꾸는 것이지요.제 2금융권이 남아 있지만 금융구조조정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와 있습니다.기업도 상당한 진척과 성과를 거둬 새로운 성장의 기초를 다지는 일은 올해말이면 완료될 것으로 봅니다.시장경제 정착은 지난해에 이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과제입니다.효율의 증진과 사회적 형평성 제고,안정유지를 위한기반을 뿌리내려 다져야 합니다. ■유한수 전무 지난해는 환란극복이라는 국가적 과제가뚜렷했습니다.국민적 공감대도 모아졌고 정부의 방향제시도 뚜렷해 개혁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는 등 과거 정부와 달랐습니다.그러나 올해 들어 갑자기 방향감각을 상실하면서 경기는 회복됐지만 사회분위기가 느슨해졌습니다.이해집단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책이 이에 좌우되곤 합니다.긴장감을 다시 도출하고 국가적 과제를 새로 설정해 경제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이필상 교수 국가부도의 위기를 넘긴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그러나 내용상으로 잘 극복했는지에는 의문이 듭니다. 힘의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개혁을 한 것입니다.개혁의 출발점은 가장 낙후된 정치부문과 강력한 힘을 가진 관료주의 타파여야 했습니다.그런데 힘있는 곳은 개혁되지 않았고,재벌개혁은 힘의 대결로 유야무야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살생부식 기업퇴출이 진행된 가운데 많은 중소기업들이 긴축재정과 고금리로 흑자도산하고,경제가 초주검이 된 틈을 타 외국자본이 증시로 들어와 마음대로 돈을 빼갔습니다.얻은 것도 있지만 잃은 것이 더 많다는느낌입니다. ■이 차관보 중소기업 도산은 정부정책의 선택 결과가 아닙니다.지난해초 상황을 되돌아 봅시다.달러가 바닥나고 기업간에 불신이 생기고 금융기관은 빚이 많은 곳에 대출을 꺼리는 신용경색 현상이 극심했지요.경제상황을 볼 때고금리가 형성될 수 밖에 없었으며 이런게 중소기업 도산의 원인이 된 것입니다.어느 정부가 중소기업이 쓰러지기를 원하겠습니까.다만 관치금융과 정경유착으로 과다 채무를 진 기업은 빨리 퇴출해 시장의 규율을 세워야 했습니다.경제의 암적요소를 없애는 것은 불가피했지만 정부가 살생부를 만들어퇴출했다는 표현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 교수 정부가 잘했다고만 얘기해서는 안되지요.왜 중산층이 무너지고 경제력이 5대 재벌에만 집중되는 것입니까.정부의 잘못 중 하나는 지난해 9월말 금융구조조정을 일단락짓겠다고 한 점입니다.당시 구조조정이 끝났다며팽창위주 정책으로 돌아섰는데 지금 중산층은 허덕이고 한쪽은 주식투자와외제차구입 부동산투자 등 흥청망청입니다.사회 갈등구조가 심해졌습니다. ■유 전무 정부개혁의 기본 틀은 좋습니다.그런데 재벌 입장에선 억울한 측면이 있습니다.기업개혁만 가장 강도높게 하고, 노동과 공공부문은 도덕적해이가 그대로입니다.또 단기 업적주의에 따른 몰아치기식 개혁이 돼 부작용을 불렀습니다.IMF 구제금융을 받은 나라들은 초기에 일정한 패턴을 보이는데 환율급등과 무역흑자,유동성 증가,부동산·증시 투자의 흐름입니다.정부가 세심히 배려했다면 증시 고속성장에 대한 불안감,자산소득에 따른 계층간 갈등 등 사회적 불균형을 예견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이 교수 사실 재벌개혁 강도는 어느 정부보다 강합니다.문제는 밑그림없이 (재벌의)기획조정실 폐지하라,빅딜 해라,재산 환원해라,(부채비율)200% 지켜라 등 중구난방으로 몰아치기만 했다는 점입니다.그런데 정작 (재벌들은)장부상으로는 다 피해가고 있습니다.이제부터라도 방향을 정해 법으로 힘있게 몰아가야 합니다. ■유 전무 정부의 재벌개혁 청사진은 우선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기준이 있습니다.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확보 등에는 이의가 없습니다.그런데 두번째 부분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숨겨진 청사진을 갖고 여론의 추이를 보며 소유구조나 사재출연을 살짝살짝 꺼내고 있습니다.기업들은 위험하다고 느껴 몸을 사리면서 시간을 벌려고 하고 있습니다.서로의 불신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어 기회비용도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차관보 재벌소유 제2금융권에 돈이 몰린다고 문제를 제기하는데 그게경제력 집중은 아닙니다.경제력 집중은 기업의 부가가치가 전체 경제에서 얼마나 차지하는가의 측면에서 따져야 합니다.대기업들의 자산매각 등으로 경제력 집중은 떨어졌는데 진짜 문제는 2금융권 돈이 재벌계열사에게 얼마나흘러갔는지 여부입니다.정부가 세밀히 살피고 있습니다.소유구조에 대해서는 그동안 건드리지 않았지만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고 증자과정에서 주주들이지분율만큼 돈을 제대로 냈는지 등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유 전무 대한항공의 경우 (정부가)소유구조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건드렸습니다.오너를 겨냥해서 탈세 등을 거론하면서 소유구조를 건드리고 있는데물론 탈세가 드러나면 당연히 처벌해야 합니다.그러나 오너마다 다 건드려보겠다는 건 문제지요. ■이 차관보 우리는 법치국가입니다.법에 따라서 할 뿐입니다.재벌도 태도를 바꿔야지요.세금을 안내려고 (법망을)빠져나갈 구멍만 찾는데 정정당당히세금을 내면 재벌에 대한 이미지도 엄청나게 개선될 것입니다. ■이 교수 정부가 재벌개혁 등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기다려 보라고했지만 잘될 것 같지 않습니다.청사진이 오히려 국민을 속이기 위한 정치적노림수가 아니었는가 싶습니다.지금까지 우왕좌왕하다 표류하고 있는 느낌입니다.정부는 노력했다지만 국민의 실망이 커지는 상황을 직시해야 합니다. ■이 차관보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채찍질도 환영합니다.중산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예컨대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보증이 30조원이었는데이전에는 3조∼4조원에 불과했습니다.재벌에 대한 은행대출은 마이너스였지만 중소기업은 증가했습니다.이런 노력들이 중소기업의 대량붕괴를 막았다고 봅니다.실업대책에는 10조∼16조원이 쓰였고 실직자의 기본생계를 도와주려고 노력했습니다.일자리 창출대책으로 한달에 새로 생기는 회사가 2,500∼3,000개입니다.봉급생활자의 깎인 월급을 세금으로 보전해 주는 제도도 정비하는 등 정부의 노력과 성과도 인정해야 합니다. ■유 전무 소득세 감면,실업자 지원 등에는 모두 돈이 듭니다.재정적자가 생기면 재정을 통한 정책수단이 제한되는데 앞으로 정부의 대응여력이 줄어들까 걱정됩니다.내년 이후 경제에 대한 걱정도 해야 합니다. ■이 교수 정부가 중산층 정책에 고생을 많이 했지만 합격점은 아닙니다.실업자 대책은 생활기반을 갖고 자생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하고 중소기업이 햇볕을 받으며 클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차관보 중소기업 발전여건 조성은 정부의 최우선 정책입니다.지금 중소기업이 발전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자본금을 만들기 어렵다거나,아이디어는 있는데 돈이 없다는 등의 문제는 해결했습니다.창업투자회사를 만들고엔젤투자도 활성화시켰습니다.이밖에 자본 재충전을 위해 코스닥 시장 등록과 판로지원을 위해 조달청 구매계획도 바꿨습니다.중장기적으로 보면 중소기업의 발전여건은 큽니다. ■유 전무 중소기업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조치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앞으로 우리 경제를 뭘로 끌고 갈 것입니까.국제경쟁력이 중요한데 세계적 수준의 산업에 대한 육성 방안이 있어야 합니다. 핵심업종 3∼4개,부채비율 200% 등 정부가 정해준 것만으로 경쟁력을 갖기는 힘듭니다.성장하는 방법까지 가이드라인을 정해서는 곤란하지요.일부 정책당국자는 투자유망업종까지 권하기도 합니다. ■이 차관보 과거 방식에 따라 재벌이 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되는 것은 절대안됩니다.빚을 많이 내 결국에는 금융기관이 함께 물리는 일이 반복돼서도안되지요.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말라고 했는데 지난해 위기상황에서는 불가피했습니다.이제 채권금융기관이 제역할을 할 것입니다. 앞으로는 재벌 의존도를 줄이고 중소기업 위주로 나갈 것입니다.재벌은 정상화시켜 세계시장에서 독자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중입니다.1개 재벌회사가 충족시키지 못할 가능성은 있지만 나머지는 연말까지 완료될 것입니다. ■유 전무 경기가 97년 수준으로 거의 돌아갔습니다.유일하게 달라진 건 150만 실업자입니다.일종의 과잉노동자로 볼 수 있는데 진지하게 과잉노동력 문제를 직시해야 합니다.노사안정이 가장 중요합니다.노정합의로 노조전임자임금지급 등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데 반드시 노사정위원회를 통해야 합니다. ■이 교수 경기가 살아났다고 들뜬 감이 있는데 위험합니다.정부의 자화자찬적 흥분도 조심해야 합니다.구조조정 순서를 바로잡아야 하는데 정치개혁이먼저고 정부가 앞장서야 합니다.다음이 재벌개혁과 금융개혁입니다.그래야중산층과 국민이 희망을 갖습니다.근로자들도 피해의식이 심한데 스스로가무엇인가를 해야 합니다. 불평불만에 쌓여 요구만 하지 말고 주인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이 차관보 우리나라의 환란극복과 경제회복을 두고 외국인들은 ‘크라잉빅토리(Crying Victory)’라고 합니다.고통속의 승리라는 것이지요.환란은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생산은 회복됐지만 소비문제와 소득 재분배가 치유되기 위해서는 1∼2년 더걸릴 것입니다.주식활황으로 돈을 벌어 과시적 소비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위화감을 줄 수 있습니다.우리는 시장경제와 사회복지를 한꺼번에 진행해야합니다.무엇보다 국민적 협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정리 박은호 전경하기자 unopark@
  • [제2공화국과 張勉](30·끝)시리즈 결산 전문가 좌담

    ‘제2공화국과 장면(張勉)’시리즈를 30회로 마감하며 제2공화국 시대와 장면정부,그리고 장면에 관해 총정리하고 평가하는 대담을 갖는다.참석자는 ▲장면정부 때 민의원 의원으로서 내무부 정무차관을 지낸 김영구(金永求)씨와 ▲올 가을 ‘장면 재조명’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과 사진전시회 등을 준비중인 조광(趙珖)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이다. 김영구전의원 제2공화국을 재평가하는 기회를 갖게 돼 장면정부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반갑습니다.그동안 장면정부의 실상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왜곡된 모습만 강조됐습니다.뒤늦긴 했지만 이제라도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지요. 조광교수 장면박사와 제2공화국을 평가하려면 그 기준부터 제대로 마련해야 합니다.한국 현대사의 지향점은 근대 국민국가의 수립입니다.정치적으로는 문민통치에 입각한 민주사회의 확립,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를 기반으로한 국민소득 증대를 추구하는 것 등이라고 봅니다.하나의 정권이나 인물을평가할 때 이런 정책들을 굳은 신념을 갖고 현명하게 추진했느냐가 중요한평가요소가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김전의원 장면박사야말로 자유당 일당독재에 맞서 국민 참정권 회복에 공헌한 민주투사예요.제2공화국 내각 수반으로서 민주사회 확립을 도모했고,관료 공채제도를 최초로 시행해 관료사회의 전문화와 효율화도 꾀했고.경제제일주의를 내세워 장기적인 경제개발계획을 입안해 이를 관(官)주도가 아닌민간자율 형식으로 실천했습니다. 조교수 장면박사는 이 땅에 단군이래 최초로 민주주의라는 신화를 역사적 현실로 바꿔놓은 인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자유당 독재체제 아래 위축됐던 각 이익집단과 사회단체들이 분출해 내는 욕구를 권위주의적인 방법으로억누르지 않았습니다.대화라든지 협력을 통해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취했습니다. 김전의원 사실 억업됐던 자유를 풀어주니까 여러가지 반응이 나왔습니다. 방종으로 흘렀다고나 할까요.이를 극복하지 못해 군부세력이 틈을 타 쿠데타를 일으키는 소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하긴 장면정부가 무능해서 쿠데타가일어난 것만도 아니지요.군부세력은 이승만정부 때부터 쿠데타를 계획해왔으니까요. 조교수 각종 한국사 개설서를 들춰보았는데 자유당에서 민주당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부정 일변도로 기술했습니다.연구가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잘못 평가한 것이지요.저는 장면정부가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이 아니었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부패,무능은 쿠데타이후 군사정권이 정당성을 강변하려고 조작한 것입니다. “부패할 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그보다는 혁명적인 열정과 순수성을 갖고 정치에 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그 청렴성은 정권에서 담보됐습니다.공채제도 하나만 예를 들어도 그렇습니다.이는 공정성과 효율성을 전제해야 시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김전의원 공개채용에는 사심이 하나도 없었습니다.입학시험 보듯 한 거니까요.그때 뽑힌 사람들이 나중에 거의 전부 장·차관을 했습니다.유능한 사람을 시험 쳐서 뽑았으니까 그대로 키우니 인재가 된 거예요. 조교수 장면정부를 ‘데모공화국’운운하는 것도 잘못이지요.쿠데타 직전에는 오히려 데모가 줄고 사회가 안정돼 갔으니까요.데모 하나 진압하지 못한 무능한 정권이라는 비난은 쿠데타를 합리화하려는 것입니다.부패의 예라고 거론된 사건이 몇가지 있지만,모두 정략적 차원에서 나온 모략이라는 것이(쿠데타세력의)혁명재판에서 입증됐습니다.공판기록에 다 나와 있거든요. 당시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시급합니다. 김전의원 당시 우리는 이 기회를 잡지 못하면 영영 놓친다고 생각하고 밤낮으로 머리를 싸맸습니다.머리를 짜낼만한 사람들을 모두 모아 밤을 샜어요.국토개발계획의 틀이 거기서 나왔습니다.이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내려져야 해요.군사정부는 장면정부로부터 하나도 이어받은 것이 없다고 하고,국토개발계획도 자기들이 만들었다고 하지만 사실은 민주당정부에서 만든 겁니다. 군사정부는 또 아무 기초도 없이 재벌을 양산했습니다.그래서 중소기업의 토대가 없어졌어요.재벌의 배만 불리는 재정·경제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가 IMF로 이 고생을 하는 것입니다. 조교수 외교면에서도 대단히 유능한 정권이었습니다.우월한 입장에서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를추진했지요.제2공화국이 한·일관계에서 어떤 정책을수립하고 무엇을 했는지 더 밝혀야 합니다. 김전의원 한·일관계 정상화 교섭 때 장면정부는 처음 일본에 배상금을 100억달러 요구했어요.일본정부가 깜짝 놀라 “그 절반 정도면 안되겠느냐”고 했습니다.교섭 당사자의 말을 들으니 50억달러는 무난했고 아마 70억∼80억달러는 받으리라고 생각했다는 겁니다.그런데 쿠데타후 군사정권은 ‘3억달러+α’에 합의했습니다.국민을 배신한 것이지요. 조교수 이 문제가 밝혀져야 장면정권의 진면목을 알게 됩니다.군사정부는 당장 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서둘렀고 국민에게 이같은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그 반발로 6·3사태가 일어난 겁니다. 김전의원 군사정부는 ‘3억달러+α’를 받아서 기반을 닦았다지만 민주당정부를 그대로 두었더라면 50억달러이상을 받아 경제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저는 지금도 그것을 한(恨)으로 생각합니다. 조교수 이는 특히 강조해야 할 부분입니다.일본이 죽을 둥 살 둥 모르고매달릴 때 고자세로 나가야 했는데 말입니다.군사정부는 태생적인 취약성 때문에 열세의 입장에서 한·일관계를 풀어나갈 수밖에 없었어요. 김전의원 신·구파 갈등을 많이 이야기하는데….조병옥(趙炳玉)박사가 일찍 돌아가신 게 비극이에요.조박사만 타계하지 않았더라면 신·구파가 갈라서지 않았을 겁니다.윤보선(尹潽善)씨나 김도연(金度演)씨는 리더십을 가진사람이 못됩니다.그나마 윤보선씨가 구파를 장악했더라면 일본 자민당처럼(신·구파가)교대로 정권을 잡았을텐데.그랬다면 쿠데타에 빌미를 주지 않아30년 동안 군사독재 때문에 분통이 터지는 일이 생기지도,국민이 고생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조교수 모든 정권에는 갈등이 있게 마련입니다.갈등 자체를 문제삼아서는 안됩니다.요는 수습과정과 합의된 의견을 도출해 나가는 과정의 정당성 여부입니다.장면정권은 권위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도 합의를 도출해내는 힘을가졌습니다.내각이 몇차례 바뀌고 보강되는 과정을 거쳤지만 쿠데타 직전에는 안정이 됐습니다. 김전의원 장면박사가 평화시에는 훌륭한 재상이 될 수 있지만 난세에는결국 어려웠다는 말들을 하는데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요.하지만 장박사는인간적으로,정치적으로 훌륭한 분입니다.상대방 파트너들이 나빴지요.그같은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으면 쿠데타에 빌미를 주지 않았을 것입니다. 조교수 장면박사가(정치에 어울리지 않는)성직자 상이라는 평가는 우리정치의 후진성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정치인은 적당히 부패하고 권모술수에 능해야 한다는 평가는 전근대적 지도자 상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장박사는정치인으로서도 정당성을 확보할 만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련의 저항세력을 과소평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은 듭니다.이 때문에 쿠데타로 정권을 상실했다는 시각이 있지만,공과를 논할 때 공(功)은 장박사에게 돌리고 허물은 당시 한국사회의 후진성 내지는 미숙성에 돌려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당시 과(過)의 대부분은 개인의 능력부족이나 결함에서 유래했다기보다는 사회의 문제점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김전의원 제2공화국 사람들도 다 가고 내 나이도 이제 여든인데….대한매일이 진상을 파헤쳐준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이 시점에서 바로잡지 않으면(장면정부의 진실은)영원히 역사적으로 자리잡을 공간이 없어집니다.학자들이 깊이,또 많이 연구해 나가기 바랍니다. 조교수 대한매일의 ‘제2공화국과 장면’연재는 그 역사적 의의를 재평가하는 출발선에 섰음을 알리는 작업이라 할 수 있지요.민주사회의 정당성에관한 일반의 의식을 드높이는 데도 이바지했습니다.본격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학계에 부여한 점도 빼놓을 수 없지요. 덧붙이자면 장면박사와 제2공화국에 관한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겁니다.우리의 장래를 위해 모델을 찾는 작업에 너무 무관심합니다.학계도 그렇고 일반인도,제2공화국 연구를 강화하고 이해를 깊이해 우리 민주주의를 건전한방향으로 이끌어가도록 해야 합니다. 대한매일의 이 시리즈가 우리 사회의 현대적 요청에 부합하는,시의적절하고도 역사성을 가진 기획이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정리 이용원 문호영기자 ywyi@■張勉시리즈 목차 지난 2월23일 시작해 오늘 30회로 끝을 맺은 ‘제2공화국과장면(張勉)’시리즈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2회 국토건설사업(상·하) 3∼5회 경제개발 5개년계획(상·중·하) 6∼8회 윤보선(尹潽善)과의 갈등(상·중·하) 9∼11회 신구파 대립과 분당(分黨)(상·중·하) 12회 소장파(少壯派)의 도전 13∼15회 분출하는 욕구(상·중·하) 16회 혁신계의 부침(浮沈) 17∼18회 봇물 터진 통일론(상·하) 19∼20회 요동치는 군(상·하) 21회 대일(對日)외교 전략 22∼23회 지지부진한 혁명과업(상·하) 24회 실패한 내각책임제 25∼27회 장면의 정치역정·생애(상·중·하) 28∼29회 김대통령 특별회고(상·하) 30회 시리즈 결산 전문가 대담대한매일·스포츠서울 뉴스넷(http:///www.kdaily.com 또는 http:///www.seoul.co.kr/)은 ‘제2공화국과 장면’연재물 총 30회분을 정리,별도의 아이콘을 통해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 [입찰제도 虛와 實](4)’담합방지’ 전문가 좌담

    건설교통부는 지난 12일 내년부터 기술력이 우수한 업체를 먼저 뽑은 뒤 이중 최저가격을 써낸 업체에 낙찰되게 하는 선진국형 입찰제도를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그러나 관련 업계나 학계에서는 이러한 제도의 도입은 입찰심사 기준이 되는 적격심사점수의 상향 조정,적정공사비 확보가 가능한 예정가격,덤핑낙찰의 근본적인 방지책이 전제돼야 효과가 있다고 지적한다.공정거래위원회 吳晟煥경쟁국장과 한국경제연구원 李栽雨박사(경제학),대한건설협회金敏寬정책본부장,풍림건설 全烘奎부사장으로부터 입찰제도 개선안을 들어봤다. ▒吳국장 이달 초 공정위가 입찰담합 비리를 조사,관련 업체에 과징금을 물린 것은 제도개선이 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우선 직권조사를 통해 입찰담합을 근절시키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현 제도 아래에서 건설업체가 입찰담합의 유혹을 받게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쨌든 불공정거래행위이기 때문에 입찰담합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단속할 계획입니다. ▒全부사장 입찰담합을 했다면 처벌은 달게 받아야 합니다.그러나 처벌규정이 3개 법에 중복 규정돼 있어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초과이득이나 부당이득을 얻기 위해 담합한 경우 외에 경영전략상 회사상황에 맞는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자율조정이나 자율경쟁을 벌이는 것까지담합으로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담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아쉽습니다. ▒李박사 건설업 담합은 일반적 의미의 카르텔과는 개념이 다르다고 봅니다. 현재 우리의 입찰제도 아래에서는 품질이나 기술력보다 오직 가격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게 돼 있어 저가 낙찰을 하지 않으려면 담합을 해야 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담합 규제는 세계적 추세지만 우리의 하도급제도,감리감독,공정관리에 대한관행 등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담합 규제만 한다고 해서 근절되지는 않습니다. ▒金본부장 정부가 새로운 입찰제도를 모색한다 하더라도 우선순위가 있습니다.담합 규제는 계속해야 하지만 덤핑낙찰에 대한 규제도 병행해야 됩니다. 덤핑도 어떤 의미에서 불공정행위인데 담합만 규제하다 보니 덤핑낙찰이 만연하고 있다고 봅니다. 지금상황은 마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형국입니다. ▒李박사 관행적으로 설계가와 조사가의 일정 부분을 삭감하는 우리나라 예가(豫價)제도는 이미 사문화됐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입니다. 현 제도 아래서는 담당공무원의 재량권이 거의 허용되지 않을 뿐더러 적정업체를 심사할 능력도,기능도 없기 때문에 오직 가격으로만 낙찰자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덤핑낙찰이 생기는 것입니다.따라서 발주관청에 재량권을 더주고 발주관청 공무원들도 입찰 과정에서 입찰자의 기술력이나 입찰가격을실질적으로 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吳국장 우리나라는 학연,지연 등 정실의 개입 소지가 있고 발주기관의 심사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주기관에 재량권을 주는 것만으로는 효과가 없습니다. 따라서 보증기관이 심사 주체가 되어 입찰자의 기술력,시공능력,재무상태,가격경쟁력 등을 심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정부에서는 특정 금융기관에서 공사완공을 보증받도록 하는 ‘Performance bond’(공사완공 이행보증)제도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신인도나 신용상태,기술력 등이 부족한 건설업체의 입찰 참가가 자동적으로 봉쇄돼 덤핑낙찰과 담합이 방지되리라고 봅니다. ▒全부사장 담합처벌 규정에 대한 일원화가 시급합니다.현행범이 아닌 데도검찰이나 경찰의 수사를 받을 때는 포승에 묶여 경찰서로 끌려갑니다. 우리나라에서만 건설산업기본법에 담합에 대한 검찰의 직권수사 의뢰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吳국장 나름대로 각각의 법 목적이 뚜렷하다고 보기 때문에 단일화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李박사 법 일원화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부당이익을 위한 고의적 담합,예가에 근접해 낙찰을 받았지만 담합 의혹이 있는 것,폭력을 동원하는 등의 ‘위계 또는 위력’에 의한 담합,자율조정 등으로 담합을 4∼5개로 유형화해처벌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全부사장 법 일원화가 국무회의까지 상정됐다가 검찰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그때 검찰이 법 일원화가 되면 무슨 수로 건설업자를 잡아넣겠냐고 해 무산됐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습니다. 제가 알기로 공정위에서 95년 ‘입찰질서 공정화지침’을 만들면서 대한건설협회를 주축으로 한 입찰질서공정화추진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는데 답보 상태에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추진위원회를 구성,민간 차원에서도 자율적으로 개선안을 마련할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리 박성태- 선진국의 담합규제·처벌 선진국들은 입찰담합을 어떻게 다스리고 있을까. 세계 대부분 나라는 담합을 자유경쟁원칙에 근본적으로 배치하는 행위로 보아 강력한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88년에 채택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권고안도 입찰담합을 이른바 ‘악성 카르텔’로 간주해 국제적인 금지행위로 규정했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와 유럽연합(EU)의 출범으로 세계 건설시장이 단일화하면서 입찰담합은 금기시되고 있다.이를 테면 네덜란드는 건설업체의 담합을 눈감아준 적도 있지만 92년 이후 유럽공동체의 경제정책에 따라 벌금형으로 다스리고 있다. 일본에서도 한때 입찰담합이 성행했지만 건설시장의 개방으로 객관성 투명성 경쟁성이 요구되면서 94년부터 지명경쟁 입찰방식 대신 일반경쟁 입찰방식을 채택토록 했다. 담합행위에 대한 처벌은 미국이 가장 엄하다.자유경쟁이라는 최상위 국가정책 이데올로기에 상치되는 것으로 무조건 위법행위로 취급한다. 수많은 경쟁제한행위 중에서도 가장 나쁜 행위이며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되지 않는다. 미국에서 입찰담합을 하다가 적발되면 법인은 100만달러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하며 개인은 3년 이하의 금고 또는 10만달러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특히 연방정부를 상대로 한 입찰담합의 경우 ‘연방정부를 기만하는 공모행위죄’로 5년 이하의 금고를 받게 된다. 그런데도 미국 정부가 86년부터 10년 동안 적발해낸 입찰담합 건수는 1,000건을 웃돈다. 독일은 입찰담합의 규제를 위한 특별법을 두지 않고 경쟁제한금지법(공정거래법)으로 규제한다. 담합입찰 결과는 원칙적으로 무효로 하고 있다.또한 경쟁제한금지법에 따라담합행위로 판명되면 10만마르크(한화 6,89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최근 2년 동안 100여개 건설업체에 대한 조사를 벌여 모두 77개사의 담합업체를 적발,5,400만마르크(한화 372억원)의 벌금을 물리기도 했다. 일본은 건설업법 형법 독점금지법 등 3개 법으로 담합을 규제한다.건설업법에 따라 담합행위로 판명되면 영업정지를 당한다.형법에서는 ‘공정한 입찰을 해치는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엔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47년에 제정된 독점금지법은 3년 이하의 징역을 살거나 500만엔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 건설교통부 李明魯건설경제과장은 “과거에는 유럽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담합행위를 관대하게 여기는 분위기였으나 세계 건설시장의 개방으로 점차 미국의 규범과 제도가 담합을 규제하는 보편적 원칙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서는 “외국처럼 엄격하게 담합을 규제하려면 담합 기준이 좀더 명확하게 구분되고 덤핑낙찰방지책이 마련된 뒤에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건승
  • 2차 정부조직 개편 어떻게-전문가3인 좌담

    2차 정부조직 개편의 향방에 공직사회는 물론 국민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파킨슨의 법칙’처럼 정부 조직은 줄여도 다시 늘어만 간다. 좀체 군살이빠지지 않는다.이와 관련 趙昌鉉 한양대 지방자치대학원장,李漢久 대우경제연구소 사장,朴元淳 참여연대 사무처장으로부터 정부조직개편의 방향과 원칙을 들어본다.▒趙昌鉉원장 정부조직을 개편하려면 우선 행정개혁을 하는 까닭이 무엇인지를 정해야 합니다.행정환경과 국제환경이 달라졌는데도 우리는 48년 정부수립 당시의 정부기능을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행정의 고객이자 주인인 국민도 달라졌습니다.문맹자가 많던 시절에서 국민의 48%가 위성TV를 시청하는 시대로 바뀌었습니다.정부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됩니다.시대적 변화에 따른 행정개혁의 목표는 두가지로 집약됩니다.비민주적인 정권 아래서 누적된 잘못된 제도를 고쳐야 합니다.그리고 국민이 덜 불편하도록 행정절차를 바꿔야 할 것입니다.▒李漢久사장 먼저 정부가 미래에 무슨 일을 할 것이냐라는 개념을 정리해야 합니다.기업들에게 문어발식 경영을 하지 말라고 하면서 정부는 옛날 업무에다 새 업무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행정을 펴나가서는 곤란합니다.부처간 문제뿐 아니라 모든 부처의 업무처리 행태를 바꾸어야 합니다.이를 위해 어떤것이 편리한 조직인지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朴元淳사무처장 무엇보다 공공부문 개편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기업이 경쟁력을 잃으면 문을 닫듯이,정부도 그런 식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해야 합니다.지금은 초기개혁임에도 국민들이 바라는 수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정부개혁은 언제나 초기에 강하게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할때 크게 미흡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예를들면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같은 업무는지하철역이나 은행 같은 곳에서 위임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趙원장 정부가 해야 할 일과,하지 않아야 할 일을 구분해야 합니다.주변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는데 정부의 능력은 민간에 비해 뒤떨어집니다.옛날 인사제도로는 민간의 능력있는 인물을 공직에 채용할 수 없습니다.공직사회의 능력을높일 수 있도록 인사제도를 과감히 바꿔야 할 것입니다. 공무원들의 청렴성 문제는 앞으로 국내 문제에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왜냐하면 반부패라운드에 따라 국제사회의 심판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때문에청렴성을 공무원 채용의 새로운 기준으로 삼아야 하고,민간의 능률성과 효율성을 배워 와야 합니다.▒李사장 정부 역할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사회 전체 책임자로서 두가지가있다고 봅니다.책임자로서 정부는 ‘보이는 손’의 역할을 해 왔습니다.이제 정부는 민간이 제대로 역할을 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사회 구성원으로서 정부는 공기업과 관변단체가 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이를테면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입니다. 외국인 외국기업 외국정부도 행정의 고객으로 삼아야할 시대가 됐습니다.각부처가 세계화를 한답시고 제각기 뛰고 있는데 대외문제를 고려해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통상교섭본부와 경제부처,안기부와 통일부 사이에는 안타까운 일들이 많습니다.행정개혁이 조직을 몇%씩 줄이라는 식으로 획일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힘있는 기관은 살아남고 힘없는 부처는 없어집니다.미래 가치에 대한 판단과 지침이 뚜렷하지않다는 얘기겠지요.▒朴사무처장 정부의 할 일과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이번에는 제대로 검증해야 합니다.예를 들면 행정자치부는 자치청으로 만들어 지방자치가 제대로 되도록 조정하고 지원하면 될 것입니다.청와대와 국무총리실,기획예산위원회와 예산청의 관계처럼 정치적인 이유로 기능이 중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은 사후 규범이 많고 위반하면 가차없는 제재가 이루어집니다.우리나라는 사전 규제들이 굉장히 많고 이런 규제때문에 부패가 심각해집니다.그렇다고 규제를 없애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입니다.복지 인권 등에서 국가개입이 지나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趙원장 공무원의 직위를 분석해서 그 자리가 왜 필요한 지를 가려내야 합니다.어떤 직위분석에서는 국장 과장 계장이 모두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조사결과가 있습니다.간부들이 전략적인 면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도 통제관리의행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어떤 직위가 왜 필요한지를 파악하는 직위분석이 필요합니다.유능한 외부인사가 공직사회에 들어가 승진할 수 있도록 인사제도도 개선돼야 합니다. 공무원 사회에 경쟁원리를 도입해야 합니다.공무원은 공채시험에 합격하면그만입니다.공직사회의 긴장이 필요하며,긴장은 경쟁에서 나옵니다.5급 이상의 공무원은 줄 잘서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 현실입니다.경쟁체제가 도입되지 않으면 줄서기가 성행할 수밖에 없습니다.경쟁력과 능률을 높인 다음에 아웃소싱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뭘 아는 공무원이어야 아웃소싱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李사장 아웃소싱의 초기에는 전문가집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정보를 입수함으로써 아웃소싱 대상이나 분야에 대한 객관적 선정이 있어야 할것입니다.전문가 특별채용을 활성화하려면 전문가들에게 직위뿐 아니라 월급이나 다른 면에서 인센티브를 주어야 합니다.요즘 정부 부처에서 전문가들을 채용하지만 그들은 조직내에서 따돌림당한다고 합니다.직책 직위 직무분석을 확실히 해서 권한과 책임도 줘야 합니다.전문가들에게 인사 및 예산권을주지 않으면 조직에서 겉돌게 마련입니다.▒朴사무처장 고시제도를 개혁해야 합니다.고시는 한번 합격하면 영원히 밥그릇을 보장하는 제도입니다.외부의 충원은 공직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국방장관이 왜 군인이어야 합니까. 법무장관은 반드시법조계 인사가 해야 합니까. 기업가가 입각해도 가능할 것입니다.고인 물은조직을 썩게 만들고 국민이 바라는 고객 눈높이의 서비스를 할 수 없습니다.인사위원회도 활성화돼야 하는데 각 부처 인사위는 내부인사로 구성돼 있습니다.객관성을 보장하는 외부의 시각이 중요할 것입니다.▒趙원장 기획예산위의 경영평가에 대해 많은 행정학자들이 걱정하고 있는것은 지나치게 경영능률적 측면에서 평가하지 않느냐는 데 있습니다.우리가당면한 문제들은 능률성 향상도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도 있습니다.식민지행정,미군정,권위주의 체제를 지내면서 법적인 근거도 없이 행정이이뤄진 경우가 많았습니다.법률조항을 뛰어넘는대통령 권한도 많고 행정주도적 현상이 너무 많습니다.이런 것들이 국민을 불편하게 만들어 능률을 저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비민주적 법령과 제도를 평가,국가안보에 지장이없는 한 모두 민주화해야 합니다.행정부 모든 부처가 이런 의식을 갖고 법과 제도중 비민주적인 것을 골라내 고쳐야 할 것입니다.▒朴사무처장 전적으로 동감합니다.우리 법제의 민주화 지수를 따져보면 인권 측면에서는 유신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봅니다.통제법령이 많고식민지 시대의 발상이 남아 있습니다.예를 들면 법인제도는 주무관청의 통제 하에 민간단체들이 꼼짝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발상의 전환으로 법제를 정비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李사장 정부활동을 정기적으로 감사하는 기관들이 중립적으로 운영될 수있도록 해야 합니다.감사원 기능이 국회에 가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정부조직은 정부가 만들어낸 생산물 형태별로 산업·정보통신·교통 등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생산물 형태는 이제 대부분 민간이 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기능의 핵심만 묶어몇 개 부처로 만들 수 있습니다.교육·노동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과학기술부는 강화해야 합니다.농어민 정책도 보호위주에서 산업으로다루는 시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외청 가운데 통계·특허청 같은 국가의 기본적인 업무를 하는 곳은 우수한 인력이 모이도록 부상시켜 주어야 할 것입니다.▒趙원장 정부조직은 노동집약적인 시대의 획일적인 피라미드식의 조직을 유지해서는 안됩니다.차관보는 1급으로 정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바꿔야 합니다.장관도 하는 일에 따라 월급이 달라져야 하고 공무원 직급의 높낮이도 맡은 일에 따라 달라야 합니다.국세청에서 세금을 실제로 걷는 일은 6급 이하직원들의 손에서 다뤄집니다.그들은 약간의 검은 돈에 넘어갈 소지가 많습니다.국세청의 직급을 상향조정한다는 유연한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순경도 마찬가지입니다.미국유학시절에 보면 경찰은 대학교수와 맞먹는 월급을 받았습니다.미국의 경우 경찰은 대부분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입니다.경찰이 갖는국가적 권한은 막강합니다.경찰과 세무공무원 직급을 올려 주지 않는 조직개편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朴사무처장 행정의 잘못에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경부고속전철 시화호 무궁화위성 등은 엄청난 예산낭비사항인데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습니다.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시민,국민에 의한 통제가 이루어져야 합니다.주민소환제,주민투표제를 도입하고 예산통제에 국민이 직접 참여하도록 제도가 확립돼야 할 것입니다.피해자뿐 아니라 공익을 대표하는 법률가 집단이나 시민단체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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