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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北에 즉각적·궤멸적 대응 왜 못하 는가

    연평도가 시커먼 연기로 뒤덮인 채 ‘북한군 포격 계속’이라는 자막이 뜬 그제 오후, 생방송을 지켜본 국민은 경악과 함께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쪽 대응이 늦어지면서 불안·초조해지는 마음을 다스리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북한군은 민가를 무차별 포격하는데 우리 군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가, 이번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는가.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은 1953년 정전 협정 이래 처음인 우리 민간인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었다. 그동안 북쪽이 군인이나 군사시설을 기습 공격한 일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처럼 민간인 살상조차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무차별 공격을 감행한 적은 없었다. 그런 만큼 이번 사태는 우리로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만행이다. 그런데도 군은, 평소 한국과 미국의 군사 당국이 공언한 것과는 달리 ‘즉각적이고 궤멸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 지난 3월 발생한 천안함 폭침 이후 한·미 양국은 서해상에서 다양한 합동 군사훈련을 해왔다. 북한에 천안함 폭침의 책임을 묻는 한편으로 무력 도발을 또다시 일으킬 때에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 메시지이기도 했다. 그 기저에는 철저한 응징을 다짐하는 결의가 깔려 있음은 물론이다. 한·미 군사당국의 결의를 굳이 빌려다 쓸 필요도 없다. 우리 군의 교전수칙에는 북한이 도발할 때 ‘비례성과 충분성’의 원칙을 적용하도록 했다. 즉, 북한군이 한 발을 사격한다면 우리는 그 이상으로 대응하며, 필요하다면 사격 원점까지 격파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교전수칙만 제대로 지켰어도 북한군의 2차 공격을 차단하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터이다. ‘확전말라’ 발언 혼선 책임 물어야 마땅 그런데도 군은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첫 공격이 있은 뒤 13분이나 지나서야 반격에 나섰고 대간첩작전에나 적용할 법한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게다가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어제 국회 답변에서 ‘13분 후 반격’을 “훈련이 잘 됐을 때 가능한 일”이라고 옹호했다. 첨단기기가 총동원되는 현대전에서 13분이 ‘빠른 대응’이라니 기막힌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만약 북한이 연평도 포격에 그치지 않고 전면전을 시도했다면 13분 사이에 얼마나 큰 타격을 받을지 국방부장관은 정녕 모른다는 얘기인가. 더구나 북의 해안포는 약 5분간 포격한 뒤 동굴 진지 안으로 이동하므로 발포 준비 후 10분 이내에 정밀타격하지 않으면 궤멸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적절한 대응’이라 강변할 수 있는가. 연평도에 보유한 자주포 6문 가운데 2문이 고장나 사용하지 못했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따름이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연평도 포격’을 보고받은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 처음 한 지시가 “확전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하라.”였다고 알려진 것이다. 다행히 이 대통령의 지시는 “교전수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라.”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같은 혼선이 빚어지게 된 책임은 엄중히 물어야 한다. 어떤 도발도 억지할 수 있는 전력·태세 갖춰야 우리는 분단 현실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원한다. 설사 통일의 대업이 다소 늦춰지더라도 남북의 한겨레가 더 이상 전쟁의 상흔 없이 서로를 보듬어 안는 그날을 차분히 기다릴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북쪽의 지배자 집단은 불행하게도 광기에 찬 집단이다. 그래서 그들은 끊임없이 도발을 감행하고 있고, 우리는 그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1962년 ‘쿠바 사태’의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당시 소련은 미국의 턱 밑인 쿠바에 핵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려 했고, 이에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은 해상봉쇄 조치를 취했다. 결국 소련이 미사일을 철수해 사태가 종결됐다. 역사는 케네디 대통령의 결단이 미·소 간 충돌 위기를 극복했다고 평가하지, 그를 모험주의자로 폄훼하지 않는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북의 지배층이 바뀌지 않는 한 북의 무모한 도발은 앞으로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건 도발을 응징하고 전쟁을 억지할 힘을 우리가 갖추는 일이다. 북의 공격에 ‘즉각적이고 궤멸적인 대응’을 하는 것만이 저들이 더욱 무모한 도발을 기도하지 못하게 막는 힘이다. ‘연평도 포격’이 발생한 그때 우리 군은 왜 즉각적이고 궤멸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는가. 군은 국민 앞에 그 이유를 명백히 밝히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확실히 지킬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 언제까지 말로만 ‘응징’하고 사후약방문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 것인가.
  • 재계, 파장분석·시장점검… 비상체제로

    북한의 연평도 공격으로 주가와 환율이 요동치면서 기업들이 경영 전반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재계는 이번 도발이 남북 간 전면전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G20 및 비즈니스 서밋 등을 통해 어렵게 쌓아 올린 ‘코리아 프리미엄’이 한꺼번에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고질적인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각 기업들은 24일에도 북한의 도발이 미칠 파장을 분석하고 시장을 점검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삼성은 계열사들의 주요 생산기지가 해외로 이전돼 있기 때문에 당장 사업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액정표시장치(LCD), 반도체 등 핵심 수출품목들을 국내에서만 생산하는 만큼 무력충돌 분위기가 길어지면 주요 고객사들이 공급처를 옮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았다. 국제 금융시장의 동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는 본사 금융팀과 해외 판매법인들이 공조해 환율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며 사안별 대응 방안을 구축했다. 특히 휴전선 인접지역인 경기 파주에 LCD 공장을 운영하는 LG디스플레이는 경영진들이 현장을 직접 돌면서 직원들을 독려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당장 환율 문제가 가장 큰 불안요인”이라면서 “해외 법인들과 연락하며 글로벌 환율시장 동향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인천정유공장 등 연평도 인근 시설물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상황이 급변해 인천항이 통제될 경우에 대비해 원유 및 제품 수급에 다양한 경로를 찾고 있다. 현대차도 이번 사태가 주력 수출 제품들의 브랜드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따져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천안함 사태가 잠잠해지나 싶더니 다시 악재가 불거져 한국산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휴전상황 실감… 가슴 한구석 두려움”

    북한의 ‘11·23 연평도 포격’ 다음 날인 24일 겉으로 보이는 시민들의 생활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였지만 표정에는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은 분노에 휩싸였다. ●“민간인까지 사망… 북한에 분노감” 대학생 이정남(23)씨는 “군인이 2명이나 전사했다는 소식에 화가 났는데, 민간인까지 사망했다니 울화가 치민다.”면서 “민간인 사망 소식이 추가로 들려올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영택(52)씨는 “처음에는 민간인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고 해서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민간인까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북한에 대해 분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의 서해교전이나 천안함 사태와 달리 북한군이 민간인을 직접 겨냥했다는 사실 때문에 상당수 시민들은 ‘추가 도발이 있을 것’, ‘전면전으로 확전되는 게 아니냐.’는 등 두려움을 토로했다. 회사원 조강근(44)씨는 “하루가 지났는데도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면서 “가슴 한구석에는 두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김재균(33)씨는 “한반도가 휴전 상황이라는 사실을 국민들이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전쟁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 잠시 중단된 상태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정부 신뢰 못해… 적극 대응해야” 군과 정부의 소극적 대응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시민들도 있었다. 이모(35·여)씨는 “대통령과 국방장관의 해명을 들으면서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北 연평도 공격] 향후 남북관계 어디로…

    23일 북한군의 고강도 도발로 한반도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칠흑 같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휴전 이후 최악의 군사도발이라는 점에서 남북관계는 앞으로 일촉즉발의 ‘뜨거운 냉각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짙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이 사건은 천안함 사건보다 훨씬 심각하기 때문에 한두 달 사이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현 정부 임기 중 북한과의 의미있는 관계개선은 이제 가망이 없는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현장사진] “온동네가 불바다” 연평도에 北 포탄 정부가 이번 사안을 특히 심각하게 여기는 것은 전면전 성격의 도발이기 때문이다. 천안함 사건도 충격적이긴 했지만, 어쨌든 그것은 북한이 몰래 도발한 것이고 그나마도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관계개선의 여지가 없지는 않았다. 반면 이번 건은 북한이 보란 듯이 실제 표적을 향해 포를 쐈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타협의 여지가 거의 없게 됐다. 더욱이 민간인까지 무차별 겨냥했다는 점에서 사건의 성격은 지극히 악성(惡性)이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한·미를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우라늄 핵 개발 사실을 과시했음에도 한·미가 ‘나쁜 행동’에는 보상하지 않겠다고 외면하자 더욱 파탄적인 나쁜 행동을 불사한 셈”이라면서 “하지만 이번엔 한·미가 인내할 수 있는 선을 넘었기 때문에 대화의 여지는 극히 좁아졌다.”고 했다. 정부로서는 천안함 사건 때와 같은 수준의 ‘채찍’으로는 북한의 망동을 잠재울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특단의 대책을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 참에 북한의 후원국인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잡아 제재에 동참케 해야 한다는 얘기도 정부 내부적으로 들린다. 정부 소식통은 “중국이 가장 싫어하는 시나리오, 예컨대 서해 한·미 연합 군사훈련, 전술핵 재배치, 나아가 일본의 핵 무장에 이르기까지 극단적 방안도 검토할 때가 됐다.”고 했다. 가느다랗긴 하지만 이런 극단적 충돌이 역설적으로 대화를 촉진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처럼 책임관계가 비교적 명백한 사안이기 때문에 ‘통 큰’ 유감 표명으로 대화 국면으로 반전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中 ‘물가잡기’ 전면전… 급한 불 끌까

    중국 정부가 마침내 물가억제를 위한 비장의 칼을 빼들었다. 16개 항목에 이르는 조치를 마련, 대대적인 물가잡기에 나섰다. 농산물 공급을 늘리고 사재기, 가격인상 행위에 철퇴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국무원 판공청이 ‘소비가격 안정과 국민기본생활 보장’ 차원의 16개 항목의 조치를 마련, 31개 성·시·자치구 정부 및 유관부서에 전달한 뒤 즉각 시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가 21일 보도했다. 각 성·시·자치구는 시행결과를 이달 말까지 국무원에 보고해야 한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농산물 공급을 늘려 가격의 요동을 막겠다는 것이다. 농산물 운송 트럭에 대해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 주고, 농산물 주 생산지에서는 생산확대를 독려토록 했다. 유통원가를 줄여 가격 인하 효과를 유도하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유통상인들의 사재기와 악의적인 가격인상 행위 등에 대한 당국의 대대적인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세 번째는 관련 공무원들의 책임을 엄격히 묻겠다는 것이다. ‘쌀가마니’, 즉 주식은 성장 책임하에, 채소 등 부식물은 시장 책임하에 공급을 원활하게 해 가격인상 요인을 사전에 막으라고 지시했다. 국무원은 곧 감찰대를 편성, 이번 조치의 시행 여부에 대한 감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에 이처럼 물가억제에 비상이 걸린 것은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년여 만의 최고치인 4.4%를 기록한 데 이어 채소 가격을 중심으로 식료품 값이 지속적으로 폭등, 서민 생활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17일 국무원 상무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필요하다면 일부 품목에 한해 임시적으로 상품 가격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19일 밤 9일 만에 또다시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 인상키로 한 것도 인플레이션 억제와 맥락이 닿아 있다. 시중에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 탓에 물가상승 압력이 더 거세지고 있기 때문에 일단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차원에서 지준율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로 3000억 위안대의 시중자금이 회수될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野 “수사권 개정” 與 “국회운영 지장” 靑 “MB비난 불쾌”

    野 “수사권 개정” 與 “국회운영 지장” 靑 “MB비난 불쾌”

    청목회 수사로 정치권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당장 국회는 공전 사태를 맞았다. 민주당은 “사안의 엄중함을 직시하고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기조를 확인했다.”며 예산 심사를 거부했다. 연례 행사처럼 되풀이돼온 일이지만, 정치 주체 간의 미묘한 이해관계가 얽혀 사안은 더욱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 조직을 정치 권력에 팔아넘긴 소수의 정치검찰과 싸워야 한다.”면서 검찰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날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분리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문학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경찰에 수사개시·진행권은 물론 기소가 불필요한 사건에 대한 종결권을 부여하고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지휘권은 폐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면서 손학규 대표가 전면에 나서 청와대를 끌어들였다. 손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형인 이상득 의원, 박영준 지경부 차관을 ‘어둠의 삼각권력’으로 지칭하면서 “독재의 길로 들어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그 형제들, 한줌의 정치세력들과 맞서지 않을 수 없다.”며 청와대를 한껏 자극했다. 이날 예정됐던 손 대표의 4대강 현장 민생 탐방, 경북도당 출범식 행사 참석 등의 일정은 모두 취소됐다. 현직 의원 소환 여부까지 검토되는 마당에 당이 무기력하다는 비판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검찰 수사를 ‘이명박 대통령의 정권 말기 레임덕을 덮기 위한 고도의 정치수사’라고 규정했다. 이날 수차례 비공개 의총을 열고 구체적인 투쟁방침을 논의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의원 299명 모두 검찰의 탄압수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민주당 87명 의원 전원이 수사를 촉구하고 검찰에 가자.”고 촉구했다. 하지만 압수수색을 당한 의원 사이에도 미묘한 입장차가 감지된다. 조경태 의원은 “검찰에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진술해 억울함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선호 의원은 “죄를 지은 게 없는데 뭐 때문에 검찰에 나가느냐. 법대로 해야 한다.”고 항변했다. 한나라당은 표면적으로는 야당의 공세에 대응하고 있지만, 내심 분을 삭이고 있다. 청와대와 검찰 등이 ‘여의도 정치’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친서민 정책 추진과 함께 정국 주도권이 여당으로 와야 다음 선거를 치를 수 있는데, 검찰이 이렇게 휘저어 놓아서야 무슨 일을 하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법사위에서 검찰의 특수활동비를 감액하자는 데 여야가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청와대가 요청하고 있는 ‘정권 중점 법안’의 처리에 대해서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친 뒤 통일세 준비를 위한 ‘남북협력기금 개정안’과 4대강 사업을 위한 ‘친수구역활용특별법’ 등의 처리를 독촉했으나, 당내에서는 “지금 무슨 법안을 처리할 수 있겠느냐.”는 ‘삐딱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공적 라인은 일단 ‘반격’에 나섰다. 안형환 대변인은 “야당이 예산안 심의 등 국회 활동을 거부한다면 이는 직무유기이자 법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특히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까지 직접적으로 거론하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것에 대해 격앙된 분위기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런 말을 어떻게 대통령에게 할 수 있느냐.”면서 “사실 그동안 언어폭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여러 번 사지로 몰아넣었던 분이 손 대표가 아니었느냐.”고 반박했다. 청와대의 반응으로는 대단히 강력한 것이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G20 정상회의가 끝난 뒤 검찰의 수사에 가속도가 붙을 것 같은 조짐이 보이자 민주당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먼저 치고 나왔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사태 추이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민생현안과 직결된 예산심사까지 거부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성수·이지운·강주리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검찰수사가 ‘전면전 선포’로 맞설 일인가

    민주당이 어제 검찰의 청목회 수사와 관련, 자당 국회의원 측 관계자들을 체포한 데 반발해 예산심사를 거부하는 등 대정부 전면전을 선포했다.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검찰의 강제수사는 민간인 불법 사찰과 ‘대포폰 게이트’를 덮고 정권말기의 레임덕을 희석시키기 위해 입법부의 심장을 겨눈 고도의 정치적 수사”라면서 전면적 대정부 투쟁을 다짐했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를 ‘독재’라는 말까지 동원해 비난했다. 하지만 검찰수사가 대정부 전면전 선포로 맞설 일인가. 민주당은 당과 대표의 지지율 답보 상태의 원인을 깊이 성찰해봐야 할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청목회 사건에 대해 검찰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런 합리적 목소리가 선명성 경쟁에 밀렸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그래서 민주당의 강경투쟁 노선이 다소 억지라는 지적을 받게 되는 것이다. 구시대적 투쟁 지상주의라는 비판도 있다. 지금은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이 검찰이 조사하면 법에 따라 조사를 받아야 하고, 문제가 있으면 여론이 용납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2년 뒤 국민들에게 재집권을 호소하기 위해서는 확실하게 대안 정당, 정책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군사독재정권 시대에나 통용됐던 ‘투쟁만 하는 야당’의 모습에는 국민들이 식상해한다. 호소력이 약한 강경노선은 자칫 민주당의 고립을 촉진할 수 있다. 87명 소속 의원 전원이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출두하자고 하는 등의 으름장은 낡아빠진 구태로 비쳐질 뿐임을 알아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는 권위주의 시절 ‘용공조작’과는 다르다. ‘조작 수사’는 정치권이 반발하기에 앞서 국민들이 결코 받아들이지 않는 시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철저한 청목회 수사를 원하고 있다. 여론에 따라야 할 야당이 여론을 등지면 되겠는가. 야당의 투쟁은 합리적이어야 한다. 면책특권에 기대어 근거가 확실치 않은 대통령 부인의 의혹을 추가로 폭로하겠다는 것도 호소력이 떨어진다.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 조사받을 것은 당당히 받고, 예산 심의 등 민생을 돌볼 일은 살피면서 투쟁하는 것이 정도다. 우리 국민은 1985년 2·12총선 등 역사적 전환기마다 놀랍도록 공정한 심판을 내렸다. 민주당은 국민들이 냉철하게 지켜보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 [G20 정상회의 D-1] 美·中 무역불균형 갈등… 환율·양적완화로 확전

    [G20 정상회의 D-1] 美·中 무역불균형 갈등… 환율·양적완화로 확전

    11일 개막하는 G20 서울 정상회의는 ‘전 세계를 운영하는 기구’이자 ‘21세기 지구적 거버넌스’를 꿈꾸는 회의체답게 복잡다기한 각국의 이해가 얽히면서 다양한 전선(戰線)이 형성돼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불균형 논쟁으로 점화된 G20 내부 갈등이 점차 복잡한 편가르기로 번지면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는’ 국제 사회의 논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이 ‘국제적 갈등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의장국 한국 정부의 역할은 그만큼 더 중요해진 상황이다. 가장 첨예한 대립은 역시 환율 문제다. 중국의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공격하는 미국과 미국의 양적완화, 즉 ‘무분별한 달러 공급’을 비판하는 중국의 환율 논쟁은 점차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 나머지 국가들은 환율전쟁의 확산 자체를 바라지 않으며 관망하고 있지만 인도는 미국, 독일은 중국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 2008년 G20 출범 당시 최대 이슈였던 각국의 재정지출 정책은 긴축 쪽으로 기울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부양을 강력히 주장했던 미국과 영국도 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면서 “부양책을 여전히 주장하는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혼자”라고 밝혔다. 미국이 공을 들여온 ‘GDP 대비 경상수지 규모 제한’은 신흥국들의 거센 반발 속에 일단 본격 논의를 다음 G20 회의로 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미국은 어떻게든 글로벌 무역 불균형을 줄여나갈 제도적 장치를 만들자는 분위기를 이어갈 태세다. 반면 중국 등 경상수지 흑자국들은 이를 일축하고 있다. 역시 흑자국인 독일은 중국을 대신해 미국과 전면전에 나설 기세다. 한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미국보다는 중국에 가깝다. 대부분의 현안에서 강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그러나 ‘G20 합의의 강제력’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반대한다. 강제력을 지닌 새로운 국제 체제가 새로 탄생하는 것을 두 나라 모두 원치 않는 것이다. 반면 유럽은 G20이 지구적 거버넌스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합의의 명확한 구속력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제2차 양적완화 조치를 둘러싼 편가르기도 본격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인도 방문으로 연준이 뜻하지 않은 지지를 얻었다.”고 전했다. 반면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다른 국가와 협의 없이 양적 완화 조치에 나선 것에 러시아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사설] ‘정치검찰’ 논란 공정수사만이 해법이다

    검찰이 여야 의원 11명의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정국이 시끄럽다. 검찰은 매서운 사정 칼날을 들이대고, 야 5당은 국정조사와 특검 카드로 맞서면서 전면전 양상이다.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지만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사태의 발단이 된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의 입법 로비 의혹을 명백히 규명하면 된다. 그러자면 검찰이 당당해져야 한다. 그 길은 모든 수사에 하나된 잣대를 적용해 형평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뿐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당위론과 방법론을 구분해서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당위론 측면에서 볼 때 검찰 행위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검찰은 일부 의원들에게서 대가성을 포착했다고 한다. 검찰이 조사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직무유기다. 다만 의원들이 입법 로비의 대가인줄 알고 받았는지, 아니면 몰랐는지를 놓고 옥석을 가려야 할 것이다. 뇌물죄를 적용할 부분이 있다면 검찰이 좌고우면해서는 안 된다. 만일 서울 북부지검이 청와대나 검찰 지도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있다면 오히려 권장하고 칭찬해줄 일이다. 불법 행위가 있다면 덮고 넘어갈 수는 없다. 여든, 야든 행여 소속 의원의 구린 구석까지 비호하려고 했다가는 국민들의 저항을 면치 못할 것이다. 청와대나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수사 찬성 여론이 반대보다 많다고 한다. 이를 방법론까지 동조한 것으로 보면 곤란하다. 검찰은 민간인 사찰, 청와대 대포폰 논란, 대통령 측근 천신일씨 의혹 등에 대해 엄한 잣대를 들이댔다고 자신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랜저 검사·성접대 검사 수사는 어떠했나. 살아 있는 권력에 미온적인 수사로 일관하고,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하지 않았는지 검찰 스스로 곱씹어봐야 한다. 이런 마당에 정치인에겐 철퇴 수사로 나서니 야당의 반발은 당연한 일이다. 검찰 수사를 첫 단추부터 다시 꿰어야 한다. 불법에는 성역이 없음을 보여주려면 천신일씨부터 소환하라. 일관된 수사 잣대는 김준규 검찰총장 등 수뇌부의 몫이다. 검찰이 자정 노력을 게을리하고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면 국민이 나서야 한다. 검·경 기소권 분리나 공수처(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으로 검찰을 개혁하는 길밖에 없다. 정치권은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장기적으로 근본 방안을 모색해주길 당부한다.
  • 野 “대포폰 게이트” 與 “침소봉대 말라”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도 계속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5일 검찰이 청목회 의혹과 관련된 여야 국회의원 11명의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자 여야는 공방 수준을 넘어 전면전으로 맞서고 있다. 특히 ‘대포폰’ 문제를 고리로 삼고 있다. 민주당은 ‘게이트’로 규정, 청와대와 검찰 관계자의 문책을 촉구했다. 다음 주부터 열리는 각 상임위의 예산 심의를 통해 대포폰 문제를 집중 제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차명폰’으로 명명하며 전선 확대를 경계했다. 여기에 이귀남 법무부장관이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사실상 재수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격화됐다.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와 연대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주장을 정치적 공세라고 깎아내리면서 ‘검찰 재수사’ 이외에는 수용하지 않겠다고 맞받았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문제의 본질은 청와대가 직접 민간인 사찰을 주도하고 은폐하려 했다는 사실”이라면서 “(현 정권은) 인권을 유린한 박정희 정권이 무너졌고 사실을 은폐한 미국 닉슨 전 대통령은 결국 사임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강도 높게 공격했다. 조영택 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대포폰 게이트로 비화하고 있다.”면서 “청와대는 사건수사를 은폐·축소한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과 청와대 직원들의 범죄공모 연루에 무책임하게 대응한 권재진 민정수석을 문책하라.”고 압박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번 사건은 시민단체와 야당이 연대투쟁할 수 있는 핵심적인 쟁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다음주 중 야당 원내대표 회동을 추진해 국정조사 및 특검 관철을 위한 야권 공조도 강화하기로 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대포폰’ 파문이 재점화되는 것을 경계하는 눈치다. 향후 국정 운영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안형환 대변인은 “대포폰은 범죄 목적에 쓰이는 것이지만, 이번 것은 청와대 행정관이 지인의 동의하에 쓴 ‘차명폰’ 사건”이라면서 “민주당이 ‘강기정 의원 발언 파문’을 물타기하려고 차명폰 사건을 침소봉대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국정조사·특검 요구에 대해 안상수 대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수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재수사에 반대하지 않겠지만 특검과 국정조사는 말도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이 법무부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에 대한 민주당 주승용·장세환 의원의 질문에 대해 “언론 등에서 제기한 ‘대포폰’·‘BH(청와대) 하명’ 문건 등은 검찰에서 모두 조사했지만 더 이상 기소할 것이 없어 기소하지 않은 것”이라며 은폐 의혹을 부인했다. 구혜영·홍성규기자 koohy@seoul.co.kr
  • ‘양보없는 錢爭’… 한국 중재 먹힐까

    ‘양보없는 錢爭’… 한국 중재 먹힐까

    주요 20개국(G20) 경주회의는 자국의 이익을 방어하려는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갈등과 대립이 맞부딪치면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의 양상이다. 전쟁으로까지 표현되는 환율 갈등과 향후 국제 금융패권과 직결된 국제통화기금(IMF) 지배구조 개혁안 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현 상황을 유지하려는 선진국과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를 요구하는 신흥국들의 불꽃 튀는 공수전(攻守戰) 속에서 의장국 한국의 중재 리더십이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윤 재정 “낙관적으로 생각” 이번 회의의 최대 관심사인 환율 갈등은 G2(미국, 중국) 당사국 사이에서 모종의 물밑 협상도 감지된다. 지난 19일 밤 중국의 기습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위안화 절상에 대한 중국정부의 의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에 앞서 미국 정부도 지난 15일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가 포함된 환율정책보고서 발표를 서울 G20 정상회의 뒤로 미루며 이례적으로 중국정부의 위안화 절상 노력을 평가했다. 환율 갈등을 전면전으로 끌고 가지 않겠다는 양국의 계산이 휴전의 여지를 남긴 것이다. 의장국 한국으로서는 G2의 유화 제스처를 내심 반색하고 있다. 의장국으로서 가시적 성과를 거둬야 하는 입장에서 환율 갈등이 적정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G20 경주회의의 결과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21일 경주 현대호텔 미디어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경주 회의 전망에 대한 질문에 “하루만 더 기다려 달라.”면서 “낙관적(optimistic)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도 이날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선진국과 신흥국들도 환율 갈등이 보호무역주의로 이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중국도 금리를 올리는 등 나름대로 성의를 보이고 있고 환율 갈등이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환율 변화 풍향계 될듯 윤 장관은 22일 오전에 짐 플래허티 캐나다 재무장관,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부 장관,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 오후에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과 양자 면담을 하고 IMF 지분 개혁 및 환율 문제에 대한 협조를 강력히 요청할 계획이다. 한국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맨투맨 중재로 분위기를 조성한 뒤 내달 11일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극적인 환율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따라서 G20 경주회의는 급변하는 환율 전세(戰勢)를 파악할 수 있는 풍향계가 될 전망이다. IMF 개혁은 국제 금융질서를 보다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쟁점이다. IMF 지분(쿼터) 5%를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전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미국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에서 11월 서울회의까지 지배구조를 일단락하기로 합의한 사항이다. 물론 개혁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IMF 내에서 신흥국들의 지분이 늘어나면서 발언권이 강화된다. 중국은 기존 6위에서 2~3위로, 한국은 18위에서 15~16위로 올라간다. 하지만 기득권을 내줘야 하는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국가들이 끝까지 합의를 거부할 경우 상황은 어려워진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환율전쟁 전면전] 금리동결 이후 물가 어떻게

    물가가 발등의 불이다.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도 경기 상승이 이어지면서 하반기에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시장은 물가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가리키고 있다. ●수입물가 7.8%↑… 넉달만에 반등 한국은행은 원화로 환산한 지난달 수입물가지수가 전년동월 대비 7.8% 올랐다고 14일 밝혔다. 넉달 만에 반등한 것으로 곡물과 광물 등 국제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이 많이 오른 탓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도 전년 동기 대비 3.6% 상승하며 한은의 목표치인 3%를 웃돌았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들이 기준금리 동결을 만장일치로 찬성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혀 물가 안정에 무게를 둔 의견도 있었음을 시사했다. 금통위원들 사이에 물가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은이 금리 동결을 선택한 배경에는 물가가 아직 버틸 만하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는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로 크게 높아졌지만 기상 악화에 따른 예외적인 농산물값 급등 요인(0.7%포인트 추정)을 빼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 수준에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아직 한은의 물가관리 범위 안에 있다는 의미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물가가 불안하지만 그 원인이 수요보다는 공급 부족에 따른 것이어서 환율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 그때 올려도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2.9% 상승 하지만 물가상승 압력을 시사하면서 금리를 동결한 한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최석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금리 인상의 타이밍을 놓치면서 이달 한은의 선택이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한은도 G20 서울회의가 끝나고 나면 물가에 신경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닥치고 나서야 부랴부랴 금리를 올리는 것은 너무 늦다.”고 꼬집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환율전쟁 전면전] 韓 원화가치 2주만에 1.7%↑… 亞 신흥국까지 ‘불똥’

    [환율전쟁 전면전] 韓 원화가치 2주만에 1.7%↑… 亞 신흥국까지 ‘불똥’

    환율전쟁이 미국, 중국, 일본 등 ‘큰손’에서 ‘개미’로까지 확전되는 양상이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아시아권까지 급속도로 싸움에 휘말리고 있다. 양적 완화에 매달리는 선진국들 틈바구니에서 수출길을 열고 투기자본(핫머니) 유입을 막기 위해서다. 올 들어 아시아 주요국의 통화 절상률에는 환율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녹아 있다. 14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9.8원 떨어진 1110.90원에 마감됐다. 전년 말에 비해 3.9% 절상된 것이다. 이달 들어 2주 동안에만 1.7%가 올랐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절상폭이 완만한 편이다. 극심한 엔고에 신음하는 일본은 무려 13.0%가 올랐다. 미국으로부터 연일 강력한 절상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 위안화도 2.4% 상승했다. 한·중·일 3국을 비교하면 엔화의 절상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지난 13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을 들먹이며 한국정부를 비판한 배경이기도 하다. 신흥국이 몰려 있는 다른 아시아 국가의 화폐가치는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태국(바트)은 전년 말 대비 11.7%, 말레이시아(링깃) 10.8%, 싱가포르(달러) 7.8%, 인도네시아(루피아) 5.7%의 절상률을 각각 기록했다. 고정환율제인 홍콩(-0.06%)을 제외한 아시아 대부분 국가가 올라간 자국의 통화가치 때문에 고민이다. 아시아 신흥국은 수출 등으로 먹고사는 나라가 유독 많다. 화폐가치가 오르면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진다. 최근에는 낮은 금리에 돈을 빌려 신흥국에 초단기투자를 하는 캐리트레이드까지 극성이어서 경제규모가 작은 아시아 신흥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각국의 환율 방어전이 치열하다. 시장 및 거래 규모가 크고 전통적으로 심리적 효과를 노려 직접개입 선언을 하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대부분 국가들은 환율 조작국으로 지목될까 봐 대놓고 하지도 못한다. 한국금융연구원 등에 따르면 타이완은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목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강도 높은 외환시장 개입을 하고 있다. 타이완 달러화의 올해 달러 대비 절상률이 2% 안팎에 머물고 있는 이유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1997년 아시아 통화위기 이후 자국 통화가치가 최고로 올라간 태국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도 대규모 외환 개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륙도 사정은 비슷하다. 중남미에서는 얼마 전 채권 금융거래세를 인상한 브라질을 필두로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아르헨티나 등이 이미 환율시장 개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밖에 러시아, 폴란드, 이스라엘,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시장에서 모종의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환율전쟁은 세계경제 회복세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모두들 국제 금융위기가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이어진다면)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대형 쓰나미가 세계를 휩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든다.”고 말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각국의 의견 대립이 첨예해 환율갈등이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면서 “일각에서 1930년대식 보복 관세와 무역장벽 등 보호주의가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하지만 각국이 위기 속 공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만큼 공멸에 이르기 전에 적절한 선에서 타협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환율전쟁 전면전] ‘韓에 직격탄’ 日 속내는

    일본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의 도발적 환율 발언을 둘러싼 한·일 양국의 신경전이 수그러들지 않을 듯 하다. 도리어 양국 간 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쟁점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日재무상 “항의내용 몰라”… 갈등 비화? 지난 13일 한국의 환율정책에 대해 일본 간 나오토 총리와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이 던진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은 직후 기획재정부의 강력한 항의로 봉합되는 듯 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측이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우리 정부에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다 재무상은 14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전날 자신의 발언과 뒤이은 한국 정부의 항의 등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김익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이 일본 재무성 국제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노다 재무상의 발언에 강력 항의하면서 재발방지를 요구해 다짐을 받았다는 우리 정부 측 언급과 상반된다. 노다 재무상의 언급대로라면 일본 재무성 국제국장이 김 국장과의 통화 내용을 묵살하고 노다 재무상에게 보고를 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노다 재무상이 국제국장의 보고를 받고도 묵살했다는 얘기가 된다. ●“재발방지 다짐받아” 언급과 상반 그 실체가 무엇이든 일본은 노다 재무상의 14일 발언을 통해 환율 문제를 한·일 간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시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일본이 이처럼 정부간 금기에 가까운 발언을 불사한 배경은 슈퍼엔고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가전 등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한국과의 경쟁에서 날로 뒤처지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인 것이다. 지난달 시장 개입 이후 2조 1000억엔(약 28조 7000억원) 규모의 엔화를 풀어 달러를 사들이면서 자국 통화의 약세를 유도하고, 동시에 한국의 원화와 중국의 위안화 등 경쟁국 통화의 절상을 기대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던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내부를 향한 정치적 목적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의제 설정과 논의 과정에서 자국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기 위한 의도로도 해석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한·일 ‘스마트TV 전쟁’

    한·일 ‘스마트TV 전쟁’

    ‘왕년의 TV 제왕’ 일본 소니가 구글과 손잡고 스마트TV를 내놓으면서, 브라운관TV, 평판TV에 이어 스마트TV에서도 ‘한·일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소니에 이어 다른 일본업체들도 구글의 스마트TV 플랫폼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돼 독자 플랫폼을 내놓은 삼성전자·LG전자 등 한국 업체들과 사활을 건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소니 스마트TV 46인치 156만원 소니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이용환경)을 갖춘 TV 완제품인 ‘브라비아 액정표시장치(LCD) TV’ 4종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셋톱박스가 포함된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고화질(HD) TV(24·32·40·46인치)로 구성돼 있으며, TV에는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가 장착돼 있다. 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이 탑재돼 PC와 동일하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며, 내년부터는 ‘안드로이드 마켓’과 연계해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다. 소니의 구글 TV가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점은 여러 기능을 갖추고도 파격적으로 싼 가격. 가장 큰 46인치 제품도 1400달러(156만원)면 살 수 있다. 미국 현지에서 46인치 LED TV의 프리미엄 제품이 2000달러(222만원) 안팎에 팔리는 점을 감안하면 스마트TV 기능을 추가하고도 30% 가까이 가격을 내린 셈이다. 소니 홈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그룹의 밥 이시다 사장은 “소니가 세계 최초로 진정한 인터넷TV 경험을 제공하는 시장의 선구자가 된 것이 자랑스럽다.”며 구글TV의 시장 석권을 자신했다. ●한-일 스마트TV 전면전 불가피 고가제품의 대명사인 소니가 자존심을 버리고 중저가 스마트TV를 내놓은 이유는 ‘스마트 혁명’을 기회로 삼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업체들에 빼앗겼던 글로벌 TV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구글이 스마트폰 운영체계(OS)인 안드로이드를 내놓았을 당시 가장 먼저 껴안으면서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우뚝 성장한 HTC(타이완 업체)의 사례가 좋은 교과서가 됐다는 것이다. 소니가 구글 진영에 가세하면서 샤프,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의 다른 TV 업체들도 구글과 손잡을 게 확실하다. 일본 업체들은 구글을 중심으로 한 ‘연합전선’을 구축해 한국업체들과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보다 먼저 스마트TV를 출시했던 국내 업체들은 독자적인 플랫폼으로 승부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앞서 디지털TV 시장에서 세계 1, 2위를 차지했던 경험을 살려 자체 플랫폼을 갖고 싸워도 승산이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2007년 세계 최초로 인터넷TV를 출시했던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월부터 3D TV 신제품에 자체 개발한 플랫폼 ‘바다’를 탑재해 내놓았다. 현재 애플리케이션 시장 확대를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0’에 독자 플랫폼 ‘넷캐스트 2.0’ 기반의 스마트TV를 공개하고, 영화·방송·스포츠 등 콘텐츠 사업자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소니의 스마트TV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면서 “삼성전자는 내년 1월 한 차원 더 혁신적인 스마트TV 제품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한·미, 北核억지 정책위 설치

    한국과 미국은 천안함 사건 이후 처음 열린 제42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북한의 ‘불안정 사태’라는 문구가 명기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또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고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확장억지 정책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이 동맹국들간에 확장억지 관련 협력기구를 설치한 것은 안보협력기구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에 국가 차원으로는 한국이 처음이다. 한·미 국방장관은 이와 함께 오는 2015년으로 연기된 전시작전권 전환을 내실 있게 추진하기 위한 이행문서인 ‘전략동맹 2015’와 포괄적인 전략동맹 구현을 위한 중장기적 국방협력지침에도 합의했다. 김태영 국방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8일 오전 9시30분(현지시간)부터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단독 및 확대회담을 갖고 북한의 위협 및 전략상황 변화에 종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작전계획(일명 작계 5015)의 발전을 위한 ‘전략기획지침’에 합의 서명하고 양국 합참의장 협의체인 군사위원회(MC)에 이를 하달했다. 이날 하달된 전략기획지침은 비대칭 위협을 포함한 북한의 위협 변화와 국지도발, 전면전 등 광범위한 위협에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행 작계 5027과 이를 대체할 새로운 ‘작계 5015’ 등을 통합한 단일 전략지침이다. 신설되는 확장억지 정책위원회는 미국이 핵우산과 재래식 타격전략, 탄도미사일 방어능력을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지 공약의 실효성을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핵우산 제공 관련 내용을 중점 의제로 논의하되, 필요할 경우 확장억지와 관련된 재래식 전력 제공도 논의하게 된다. 두 장관은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하기 위해 대북감시정찰 및 조기경보, 생화학테러 대비 등 지원·협조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전면전 대비 軍전력 재설계”

    김태영 국방장관이 1일 군 구조와 전력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미 국방개혁 기본계획인 ‘국방개혁 2020’에 따라 군 구조와 전력이 축소 및 재정비되고 있는 가운데 국방 수장의 ‘재설계’ 의견은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국군의 날 62주년을 맞아 국방부 대강당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전면전에 대한 대비와 함께 침투 및 국지 도발, 테러, 제한전 등과 같은 다양한 위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군 구조와 전력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개혁을 보다 실질적이고 더욱 강도 높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면서 실용성과 함께 국방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또 “선진화된 민간자원의 활용을 확대하고 유사하고 중복된 기능의 부대와 시설을 통합, 슬림화하는 등 국방 경영의 합리화를 획기적으로 강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강 건너의 불구경? 고래싸움에 새우?

    강 건너의 불구경? 고래싸움에 새우?

    미국, 중국, 일본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특히 중국은 미국, 일본과 무역전쟁도 마다하지 않을 기세다. 물론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미국과 중국 모두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선전전’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강 건너 불구경할 일은 아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이 될 수 있다. 최근에 벌어지는 상황은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로선 난감하다. 199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 비중은 51.1%였지만 2008년 92.3%까지 증가했다. 글로벌 위기 이후 가뜩이나 보호무역주의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무역전쟁 조짐이 반가울 리 없다. 무역갈등이 한·중 관계로 번졌을 경우를 가정한다면 더 끔찍하다. 지난해 두 나라의 교역규모는 1409억달러에 이른다. 만일 액정디바이스(모니터용·2009년 50억달러), 유·무선전화기 부품(43억달러), 액정디바이스(TV용·34억달러), 전자집적회로(디램·29억달러) 등 우리나라의 주요 대(對) 중 수출품목에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거나 통관 절차가 강화된다면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행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문형 산업연구원(KIET) 국제산업협력실장은 “미·중 갈등이 무역전쟁으로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7월까지 1450억달러의 대중 무역적자를 기록한 미국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도 급격한 위안화 절상에 따른 실업자 급증을 우려해 선뜻 움직이기 쉽지 않다. 이 실장은 “두 나라 모두 일종의 ‘쇼’로 봐야 한다.”면서 “큰 틀에서 ‘점진적인’ 위안화 절상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만큼 모두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단계로 확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도 “미·중, 중·일의 갈등이 보호무역 회귀 등 공멸의 단계로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시간을 두고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전면전으로 가기 전에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IT 억만장자들 영토확장 칼 뺐다

    각자의 영역에서 선두를 달리던 시스코와 오라클은 이제 서로의 영역에 눈독을 들이면서 진검을 뽑아 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페이스북과 이베이 등도 전에는 관계없다고 여겼던 상대방의 아성과 사업 영역을 빼앗기 위한 사활을 건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23일(현지시간) 상대방 영역과 아성을 빼앗아 가려는 기술 억만장자들의 충돌과 공방전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과거 확연하게 다른 영역으로 나뉘어 있던 기술영역이 급속하게 융합되면서 나온 현상이다. 나만의 독특한 아이디어와 기술로 떼돈을 벌었던 ‘기술 억만장자’들이 이제는 다른 이들이 일궈 놓은 영역으로 쳐들어가는 영토 확장 전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시스코 vs 오라클 컴퓨터 네트워킹의 하드웨어 전문 회사인 시스코와 연결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라클은 과거에는 상관없이 각자의 길을 걷던 기술형 기업들이었다. 그러나 이제 인터넷으로 데이터베이스의 접근이 가능하게 된 ‘클라우드 컴퓨팅’의 시대를 맞아 두 회사는 ‘너 죽고 나 살기’ 식의 싸움에 돌입했다. 두 회사의 최고지휘자 오라클의 창업자 래리 엘리슨과 시스코의 존 모그리지 회장은 과거에는 서로를 별 관심 없이 바라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서로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칠 수 없는 라이벌이 됐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페이스북 vs 아마존 이 같은 예는 수두룩하다. 신용 하나를 매개로 세계적인 부를 창출한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는 전자상거래의 시대를 연 아마존과 창업자 제프 베조프의 부와 번영을 위협하고 있다. 기존 휴대용 컴퓨터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헤쳐 나가고 있는 델 컴퓨터의 창업자 마이클 델은 생각지도 않게 휴대용 아이패드가 기존 컴퓨터 시장을 빼앗아 가는 설상가상의 경험을 하고 있다. 이 예도 기술영역의 파괴와 영역을 넘나드는 기술 억만장자들의 전국시대를 상징한다. ●세일즈닷컴 vs 구글 ‘소프트웨어의 종언’을 선언하며 세일즈닷컴을 세운 마크 베니오프는 전자 고객관리 시스템의 성공적인 개발뿐 아니라 통신 도구과 타사 응용 프로그램으로 구글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주식, 채권, 상품 매매 등을 검색하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전자 단말기의 보급을 통해 대박을 터뜨린 블룸버그 통신 때문에 선수를 놓쳤던 월스트리트저널의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은 블룸버그 벤치마킹을 통한 설욕을 꿈꾸고 있다.예전에는 구글의 사업모델을 조롱해 왔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발머는 래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 같은 구글 경연진들의 광고에 기반한 수익 모델과 웹을 이용한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구글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업 영역을 넘보고 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여친구’ 동주선생, 정체 고백…비형랑 설화서 따온 캐릭터?

    ‘여친구’ 동주선생, 정체 고백…비형랑 설화서 따온 캐릭터?

    15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극본 홍미란 홍정은 / 연출 부성철 / 이하 여친구)에선 신비로운 남자 동주선생(노민우)의 정체가 드러나 드라마 팬들의 시선을 모았다. 방송에선 동주선생이 미호(신민아)를 다치게 한 혜인(박수진)에게 “또다시 어리석은 짓을 하면 내가 당신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혜인이 정체를 묻자 “그래도 난 반은 사람이다”고 밝혔다. 대웅(이승기)에게도 역시 “나도 절반은 그녀(미호)처럼 인간이 아니다”고 정체를 털어놓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이 나간후 드라마 팬들은 동주 선생의 정체를 ‘삼국유사’에 나오는 비형랑으로 내다봤다. 비형량은 사람과 귀신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로 반은 사람, 반은 귀신. 삼국유사의 비형설화를 현대극 ‘여친구’에 반영해 반인반귀인 동주선생 캐릭터를 창조했다는 추측이다. 이날 방송에서 동주선생이 스스로 정체를 밝힌 건 차대웅과 전면전을 펼치겠다는 선언. 동주선생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미호와 대웅 사이에서 어떤 방해전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비형랑 설화는 신라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지왕이 민가의 미인 도화녀를 궁중으로 불렀지만 남편이 있던 도화녀는 이를 거절했다. 죽어 귀신이 된 진지왕은 남편과 사별한 도화녀를 찾아가 한 방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그 후 임신해 낳은 아이가 비형랑. 이야기를 들은 진평왕은 비형랑을 궁으로 데려와 키웠다. 진평왕은 매일 밤 귀신들과 어울려 지내는 비형랑에게 나라의 정사를 도울 귀신을 찾았고 길달을 추천했다. 길달은 충직하게 일을 해냈지만 어느 날 여우로 둔갑해 도망치려 하자 비형이 귀신을 시켜 길달을 죽였다. 그 후 귀신들이 비형랑을 무서워했다는 이야기다. 사진 =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슈퍼스타 K2 투표 마감…장재인 1위 ‘뒤집기’ 가능할까?▶ 네이키드걸스 선정성 논란 "웬만한 야동 뺨치네"▶ 비, 신정환 사건 불똥맞아…도박의혹 ‘시끌시끌’▶ 동방신기 3인 일본서 퇴출 배경 ‘다섯은 되고 셋은 안돼?’▶ [빌보드] ‘파격의 연속’..레이디가가 베스트공연 탑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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