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전리품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조태용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핵시설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아이젠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 이국주
    2026-03-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32
  • [데스크시각] 공기업개혁의 덫과 해법/주병철 경제부 부장급

    [데스크시각] 공기업개혁의 덫과 해법/주병철 경제부 부장급

    한때 촛불집회에 밀려나 있던 공기업 개혁 논의가 최근 들어 활발하다. 공기업 개혁은 지난달까지 청사진이 나오기로 되어 있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표류하다, 얼마전 개별 부처들이 공론화 과정을 거쳐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기로 했다. 늦어도 9월말까지는 구체적인 안이 나올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대안이 나올지 의심이 든다. 용두사미로 전락할 우려도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정부 스스로 개혁의 우(愚)를 범하는 ‘덫’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덫은 사방으로 뒤엉켜 개혁을 포위하고 있다. 그중의 하나는 공기업 개혁의 목표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목표가 민영화인지, 방만 경영에 대한 효율성 제고인지, 새 정부와 국정 철학이 같은 사람을 심기 위함인지 등이 헷갈린다. 철학과 비전 제시가 빈약하다. 이러다 보니 공기업 개혁의 추진 일정은 차일피일 늦춰지고, 급기야 금융당국의 수장이 우리금융지주·기업은행 등의 민영화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공기업 개혁이 뭔가 구심점을 잃고 있는 것 같다. 새정부 들어 공기업 CEO 및 임원들의 선임 과정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공공기관 운영법에 따라 CEO 및 임원들의 선임 과정은 그럴듯하게 포장됐으나, 내용적으로 보면 공천탈락자, 낙하산 인사 등을 대거 심는 데 혈안이 돼 공기업 개혁의 의지를 무색케 했다. 참여정부 때 총선에서 떨어진 사람을 기관장으로 내보냈던 상황과 너무 똑같다. 청와대 내 인사검증팀들의 비뚤어진 시각도 스스로 옭아맨 ‘덫’으로 보인다. 이전 정권과 마찬가지로 공기업 자리를 일종의 전리품으로 여기고, 그동안 대선에서 공을 쌓은 사람들에게 나눠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꽉 차 있다. 염불(공기업 개혁)보다 잿밥(인사)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금융공기업 쪽의 얘기를 들어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다.“사표받아”,“누가 맘대로 시키느냐.”“그 사람을 시켜라.”“특정 인맥은 절대 안 된다.” 등등이다. 이 때문에 해당 관료들은 청와대의 눈치를 살피느라 진땀을 뺐다는 얘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내부의 ‘덫’이 곳곳에 퍼져 있는 한, 공기업 개혁은 한낱 구호에 그칠 수도 있다. 덫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해당 부처별로 짜고 있는 공기업 개혁은 실천가능한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메가뱅크 설립이니, 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통합이니 하는 거창한 구호를 내걸었다가 한순간에 미루겠다고 물러설 게 아니라 작지만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한다.1∼2년이 아니라 임기내에 마무리한다는 마음으로 단계적으로 해야 성과가 있다. 적합한 인물을 제때 고르기 위한 인력풀제도 적극 가동해야 한다. 정부는 공공기관 및 준정부기관 305곳의 3000여명에 이르는 CEO 및 임원 등을 선임하거나 대통령에 제청할 수 있다. 새정부 들어 공공기관 CEO 등에 대해 일괄 사표를 받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업무공백이 초래되는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은 것도 미비한 인력풀제와 무관치 않다. 비슷한 사람인데도, 정권이 바뀌었다고 그냥 내쫓고 바꾸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공공기관운영법의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의 총괄기능과 청와대의 인사검증 기능도 재조정해야 한다. 재정부가 옛 기획예산처가 담당하던 공공기관운영 및 인사와 관련한 권한을 그대로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청와대의 인사검증 권한이 무리한 낙하산 청탁에 악용되는 진원지가 아닌지 등을 봐야 한다. 공기업 개혁은 국가적 과제다. 다만 작은 성공을 달성해야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 새 정부는 작은 성공에서 신뢰를 쌓아 큰 성공을 거둔다면 더 큰 박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주병철 경제부 부장급 bcjoo@seoul.co.kr
  • [日 독도영유권 명기 파장 확산] 日 분쟁지역 접근 이중셈법

    [日 독도영유권 명기 파장 확산] 日 분쟁지역 접근 이중셈법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은 자국과의 영토 분쟁지역으로 독도를 비롯, 북방 4개섬과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를 꼽고 있다. 그러나 분쟁지역의 접근법이 확연히 다르다. 독도와 북방 4개섬에 대해선 끊임없이 영유권 주장을 분쟁지역으로 부각시키는 반면 실효적 지배 중인 댜오위다오에 관해선 ‘조용한 외교’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이 북방영토로 일컫는 북방 4개섬(총면적 5036㎢)은 홋카이도 북서쪽의 에토로후, 구나시리, 시코탄, 하보마이 등 4개 섬이다. 국제적으로 쿠릴열도로 불리는 곳이다. 지난 1855년 모다 조약을 통해 일본이 차지한 이래 1905년 러·일 전쟁에서 북위 50도 이남의 사할린을 차지함으로써 4개섬은 일본령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1945년 일본이 패망한 뒤 옛 소련(현 러시아)에 빼앗겼다. 일본은 이미 초·중·고의 교과서에 ‘북방영토는 우리의 고유 영토’로 기술하는 한편 러시아에 계속적으로 피해자의 논리를 내세워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댜오위다오(5.56㎢)는 중국·타이완과 영유권을 놓고 다투는 곳이지만 시끄럽지 않다. 일본의 외교 전략이다. 댜오위다오는 1895년 중·일 전쟁에 따른 일본의 전리품이다. 중국 영토였던 타이완과 부속 도서를 점령해 오다 2차대전의 패전과 함께 미국에 빼앗겼다가 반환받은 섬들이다.“영토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일본의 일관된 입장이다. hkpark@seoul.co.kr
  • ‘나달 황제’ 시대 열었다

    ‘나달 황제’ 시대 열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테니스神들’의 경기. 세계 1,2위가 맞붙은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전은 대회 사상 가장 긴 4시간48분의 경기 시간이 말해주듯 뜨거운 빅매치였다. 그리고 경기가 끝났을 때 ‘황제’의 칭호는 옮겨졌다.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22·스페인)이 세계 1위 로저 페더러(27·스위스)를 꺾고 윔블던테니스 남자코트 정상에 우뚝 섰다.7일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 나달은 결승에서 만난 페더러를 3-2로 제압하고 윔블던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달 프랑스오픈에서 우승 뒤 윔블던까지 제패, 지난 1980년 비에른 보리(스웨덴)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유럽의 2개 내셔널 메이저타이틀을 한꺼번에 틀어쥔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축구광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나달은 또 스페인축구대표팀이 올해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서 44년 만에 메이저대회 무관의 한을 푼 것에 화답이라도 하듯 42년 만에 윔블던 우승컵을 스페인에 안긴 영웅으로 거듭났다. 나달은 이날 첫 윔블던 우승으로 ‘클레이 전문가’라는 꼬리표도 깨끗하게 떼어버렸다.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서는 올해까지 4년 연속 정상에 섰지만 잔디코트 대회인 윔블던과 하드코트에서 벌어지는 US오픈, 호주오픈 등 다른 메이저대회에서는 우승 경험이 없었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에서도 28개나 수집한 우승컵 가운데 22개가 클레이코트의 몫이었다.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3년 연속 페더러를 꺾고도 한 달 만에 열리는 윔블던에서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페더러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던 터. 결국 나달은 이날 세 번째 결승 대결 만에 2003년 이후 윔블던 41연승과 6연패의 신화를 벼르던 페더러의 발목을 잡았고, 이로써 ‘황제’의 칭호도 전리품으로 얻은 셈이 됐다. 나달은 우승컵을 품에 안은 뒤 “지금 느낌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라면서 “사실 예전에는 윔블던에서 뛰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렇게 우승까지 하리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했다.”고 기뻐했다. 패자에 대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페더러는 여전히 ‘넘버 원’이다.”면서 “그는 윔블던을 다섯 번이나 제패했지만 나는 이제 겨우 한 번일 뿐”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페더러는 “정말 모든 것을 다 시도해봤지만 라파(나달의 애칭)는 챔피언이 될 자격이 충분했다.”면서 “최고의 대회에서 만난 최악의 상대였다.”고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사설] 인적 쇄신 포함 국정운영 틀 다시 짜라

    이명박 정부가 총체적 위기국면에 빠졌다. 출범 초 70%를 웃돌던 국정 지지율은 20%대로 떨어졌다. 정부 출범 후 불과 100일 만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으로 촉발된 민심 이반에 대내외적인 경제 여건 악화까지 합쳐져 ‘정권 퇴진’이라는 구호가 공공연하게 난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오늘로 한달째를 맞는 도심 촛불집회는 어느새 새 정부의 근간을 흔드는 활화산으로 비화되고 있다. 지지율 48.7%에 530만표 차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출범한 정부치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내부에서조차 “더이상 지지율이 하락하면 정상적인 국정 수행이 어려워진다.”는 진단이 나올 정도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마침내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대적인 국정 쇄신책을 내놓기로 했다고 한다. 민심의 이반 속도에 비해 오히려 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우리는 새 정부가 그동안 초래했던 실패 사례를 철저히 분석한다면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첫째가 인적 쇄신이다. 새 정부는 ‘코드 인사’로 외면을 자초했던 노무현 정부를 비난하면서도 그 전철을 그대로 답습했다.‘중도·보수 실용노선’이라는 이름 아래 도덕적 하자가 있든 없든 ‘내 사람 챙기기’에 급급했다. 그 결과가 청와대와 내각의 인선 잡음 및 재산 파동이다.‘강부자’‘고소영’으로 비아냥을 산 고위직 인사는 국민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세게 훈련을 받았으니 그대로 쓰겠다.”고 고집했다. 국민을 섬기겠다면서 국민을 얕잡아 본 것이다. 새 정부는 사상 유례없는 초유가 사태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서민들의 고통을 덜어줄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부자내각’이 서민의 고통을 외면한다는 배신감에 회사원과 주부가 촛불집회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새 정부는 국제 원자재값과 유가가 산업현장과 가계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견됐음에도 대선 공약에만 집착한 나머지 물가를 부추기는 ‘고환율 정책’이라는 악수를 뒀다. 안정보다 성장을 고집해온 경제팀은 CEO인 대통령에게는 충직하게 보였는지 몰라도 국민의 눈엔 소작농을 쥐어 짜는 ‘마름’처럼 비쳤다. 새 정부는 기업의 기를 되살려 ‘파이’부터 키우겠다며 대기업 등 강자에게는 온갖 혜택을 베풀면서 서민과 사회적 약자에게는 이미 효용성을 잃은 ‘MB 물가지수’외엔 내놓은 게 없다. 사회적 약자나 영세 중소기업은 정부가 보듬어 주겠다던 약속을 내팽개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자율화와 경쟁이라는 명목으로 교육과 산업현장을 약육강식의 전쟁터로 내몰려고만 했지 수요자들이 떠안게 될 고통에는 치밀한 대비책이 부족했다. 어린 학생과 자영업자들이 촛불현장을 떠나지 않는 이유다. 집권여당이 된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이 ‘경제살리기’에 매진해 달라며 과반수 의석을 만들어 줬음에도 ‘친박’ 분란조차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10년 만에 되찾은 권력에 도취돼 전리품 챙기기에 급급하다. 그러고도 모든 책임은 청와대와 행정부 ‘네 탓’이다. 이 대통령은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국민들이 보기에 이미 금이 간 그릇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특히 잘못된 조언으로 쇠고기 정국을 몰고온 인사들, 우리 편부터 챙겨야 한다며 인사 파문을 초래했던 측근들에게는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나를 따르라.’는 식의 국정운영 방식도 바꿔야 한다. 기업도 ‘황제식’‘선단식’ 경영이 한계를 드러낸 지 오래다. 총리와 장관에게 보다 과감하게 권한과 책임을 이양해야 한다. 그리고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국정 쇄신의 핵심이다. 야당과 국민도 국정 쇄신책이 발표되면 지켜 보는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 지금의 혼란을 수습할 수 있게 여유를 주자는 얘기다. 새 정부가 불행해지면 그 고통은 모두 국민의 몫이다.
  •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16강전 4국] 이민진,지지옥션배 3연승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16강전 4국] 이민진,지지옥션배 3연승

    제7보(80∼94) 이민진 5단이 연승행진에 시동을 걸었다.22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기 지지옥션배 제8국에서 이민진 5단은 시니어팀의 권갑용 7단을 맞아 289수만에 백10집반승을 거두고 3연승을 기록했다. 이5단은 앞서 벌어진 대국에서 차민수 4단의 연승을 반집으로 막아선 데 이어, 두 번째 대국에서는 어린시절 스승이었던 박영찬 3단에게 승리한 바 있다. 이민진 5단이 여류팀의 새로운 연승자로 떠오르면서 시니어팀과 여류팀의 연승대항전은 좀더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연출하게 되었다. 이5단은 시니어팀의 다음주자인 한철균 7단과의 대국에서 4연승에 도전한다. 백80으로 깊숙이 뛰어든 것은 과감한 승부수. 도처에 짭짤한 실리를 장만해 놓은 백은 흑의 중앙모양만 지우면 집으로는 확실하게 앞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흑81은 (참고도1)의 수단을 내다본 선수활용. 흑이 9로 붙이면 백은 두 수를 벗어날 수 없다. 이제 중앙에 떠 있는 백한점을 직접 공격할 만도 하지만, 김기용 4단은 흑83,85 등으로 주변만 맴돌고 있다. 흑87까지는 흑백간에 기세의 진행. 백은 좌변이 완전히 뚫렸고, 흑도 하변모양이 크게 부서졌다. 백90으로 막은 것은 절대의 보강.(참고도2) 흑1,3으로 치중을 당하면 백은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흑91로 젖힌 것은 김기용 4단다운 여유 있는 수법. 대마를 잡으러 가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그저 공격을 하는 와중에 생긴 전리품만 챙기면 무난히 승리를 따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명장 김호감독과 200승

    김호 대전 감독의 200승 달성을 축하하는 자리가 지난 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 마련됐다. 선수들은 마다하는 김 감독을 억지로 방석에 앉혀 큰 절을 올렸고, 감독은 이에 화답해 선수와 팬들 앞에서 춤을 췄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평생 처음 춰본 춤이었다고 김 감독은 말했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나는 케빈 코스트너가 주인공 로이 역을 맡은 영화 ‘틴컵’을 떠올렸다. 로이는 아마추어 시절 세인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실력파 골퍼였다. 기존의 관습과 정석을 멀리한 이단아이기도 했다. 그래서 프로가 되지 못하고 텍사스의 작은 마을에서 레슨 프로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동네 정신과 여의사가 골프를 배우러 찾아오고…. 사실 다음부터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으로 흘러간다. 우여곡절 끝에 US오픈 출전 자격을 얻어 세계적인 골퍼들과 겨루게 된 로이. 그러나 그는 정석대로 해야 할 상황에서, 그의 방식대로, 그만의 태도로, 그를 키운 그 자신의 방법으로 자기의 운명을 결정한다. 나는 지금 영화 ‘틴컵’이 김호 감독의 축구 인생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절반은 닮았다고 얘기하고 싶다.‘자기의 방식대로 새 규칙을 만들며 살아가는 삶’, 이 점에서 영화 주인공이나 김호 감독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김 감독은 그의 방식대로 그라운드의 삶을 살아왔다. 축구계 안팎에 권력이 있고, 그 권력을 둘러싸고 말들도 많다. 이 그라운드 바깥의 혼전 양상에 대해 김 감독은 ‘한국 축구의 미래’라는 화두를 들고 맞섰다. 감독을 맡을 때는 팀 전체를 설계하고, 유망주를 발굴하고 선진기술을 도입해 좋은 성적은 물론 팀 전체의 틀을 바로 세웠다. 잠시 현역에서 물러나 있을 때는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를 개선하는 데 말과 행동에서 결코 물러섬이 없었다. ‘야인’이라는 별칭을 얻기는 했지만 이 말은 야유가 아니라 일종의 ‘훈장’이었다. 김호 감독은 자신의 방식으로 일정한 성취를 이뤘기 때문에 축구계 안팎의 세력 판도를 고려해 말을 가려야 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직설의 비판이 그의 입에서 늘 터져나왔다. 물론 이런 것들보다 더 중요한 건 그가 감독 생활을 하면서 200승을 일궈냈다는 것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승패와 상관없이 옛 부천 SK의 발레리 니폼니쉬 감독과 겨뤘을 때가 가장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바둑의 고수들처럼 당시 두 명장은 원대한 전략 속에 세부적인 전술을 세워 90분 내내 지략 다툼을 벌였다. 지금은 ‘명확한 개념과 풍부한 경험’을 지닌 알툴 베르날데스 제주 감독과 겨룰 것에 대비해 밤새 지략을 짜는 것이 흥미롭다고 말한다. 따지고 보면 김 감독의 200승은 진정한 ‘고수’가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에서 얻은 ‘전리품’이었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16강전 6국]추쥔,구리 꺾고 이광배 우승

    [제18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16강전 6국]추쥔,구리 꺾고 이광배 우승

    제6보(87∼97) 중국의 떠오르는 신예 추쥔 8단이 중국의 1인자 구리 9단을 누르고 이광배 우승을 차지했다.19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제8기 이광배 결승전에서 추쥔 8단은 구리 9단에게 흑반집승을 거두고 우승상금 15만위안(약 1900만원)을 획득했다. 현재 중국랭킹 10위에 올라있는 추쥔 8단은 제16기 명인전에서 저우허양 9단을 3대2로 누르고, 중국 최연소 타이틀 보유자가 된 바 있다. 그러나 유독 구리 9단에게는 약한 면모를 보여, 금년도에 벌어진 두 차례의 대국을 포함해 역대전적에서 2승12패로 크게 뒤처져 있었다. 현재 바둑의 흐름은 흑의 독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보에서부터 흑이 백을 몰아치며 전리품을 챙기는 동안 백은 그저 공배를 이어갈 따름이다. 흑87은 (참고도1) 흑1,3의 뒷맛이 있어 약간 아까운 의미가 있지만, 어차피 흑도 바깥쪽에 단점이 있어 함부로 결행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흑91은 (참고도2) 흑1로 덮어씌우는 공격도 가능한 장면. 백이 2로 밀고 나오면 흑은 3으로 강하게 막는다. 흑A가 항상 선수로 듣고 있어 백은 운신의 폭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 백92이하 96까지는 일종의 비틀기. 순순히 흑의 의도대로 끌려 다니다가는 도저히 역전의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든 변화를 구하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흑으로서는 전혀 급할 것이 없다. 적당히 중앙을 공격하다 A의 곳에만 손이 돌아와도 압도적인 우위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총선 이후 계속되는 공공기관장 사퇴… 논란 내용과 해법

    총선 이후 계속되는 공공기관장 사퇴… 논란 내용과 해법

    4월 총선으로 ‘여대야소’가 확정되자 공공기관장들의 사퇴 및 사의표명이 줄을 잇고 있다. 이것은 지난 3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화부 산하단체장에게 사퇴를 종용할 때부터 경제·산업·복지·환경분야의 기관장으로 확산될 것이 예견된 일. 문제는 ‘공공기관운영법’에서 산하 단체장과 임원의 임기를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정부의 압박이 신규 ‘낙하산 논란’과 함께 위법 논란을 일으키는 이유다. “공기업 사장·임원과 같은 정무적인 자리는 사의후 재신임을 묻는 것이 예의”라는 새정부측의 입장과 “지난 5년간 ‘코드인사’,‘보은인사’를 비판하더니 관련 법을 무시한 채 낙하산을 단행한다.”는 전문가들의 비판 속에서 해결책을 찾아본다. ●“정무직은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 해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권교체의 의미는 국민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으로, 정무직은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 해야 한다.”면서 “임원이든 기관장이든 아무런 검증 장치 없이 흘러가는 것은 대의정치의 원리에 맞지 않다.”고 딱 잘라 말하고 있다. 강 장관의 이같은 입장에 수긍하는 쪽도 없지 않다. 공공기관운영위원인 박광서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정부 때 자신들과 가까운 사람들을 공기업 임원으로 임명했다.”면서 “아무리 임기제라도 정치적 배려였으므로 알아서 용퇴하는 것이 모양새가 좋다.”고 설명했다. 경제분야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공공기관장과 임원들은 정무직이기 때문에 새정부가 함께 갈 것인지 아닌지 하는 정무적 판단이 중요하다.”면서 “다만 법이든 관행으로 정착되든 이들의 거취가 예측가능 하도록 조정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문성을 가진 관료들의 임용문제는 시대적 평가가 필요한 것으로, 과거에 민간인을 배제한 관료의 나눠먹기식 배치라는 지적도 수긍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사회분야쪽 공공기관의 한 고위 관계자도 “특수분야를 제외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해도 다들 ‘낙하산’이지 않았느냐.”면서 “임기보장보다 절충이 필요하다.”고 했다. 즉 정치적으로 고려한 경우, 관료들의 나눠먹기식 배치일때, 대통령 임기말의 인사권 행사의 경우 정권 교체와 함께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엽관제도 아닌데, 전리품 나눠갖기는 안돼” 참여정부 5년 동안 ‘코드인사’에 대한 비판의 연장선상에서 새정부의 기관장들에 대한 자진사퇴 압박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높고 강도도 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법으로 임기를 보장한 것은 정치적 고려없이 일관성있게 전문적으로 일하라는 것인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교체하겠다고 나서면 앞으로 정부 눈치보기가 극심해지고 정권에 따라 각 분야가 휘둘리게 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재신임 과정이 사회적으로 납득·용인될지 여부는 전문성과 무관한 과거 정부의 낙하산을 골라내는 수준인지 또는 새정부의 전리품 나눠갖기가 될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본부장은 “조직의 안정성 차원에서 갑작스러운 기관장 교체는 문제가 된다.”면서 “정치적인 고려없이 전문적인 인사를 공정한 절차에 따라 임명했으면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창엽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최근 이임사에서 “명확한 기준이나 특별한 이유없이 최고의 전문가들이 물러나게 되고, 이에 따라 최소 2∼3개월의 업무공백이 불가피하게 된 것은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공공기관운영위원인 박인혜 여성의 전화 대표는 “현재의 자진사퇴가 문제라기보다 앞으로 어떤 사람이 새로운 기관장으로 오느냐에 대해 신경써야 한다.”면서 “기관장 후보들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개인의 약력만 갖고는 전혀 알 수가 없고, 낙하산의 소지 또한 전혀 없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단 법대로 임기를 보장하는 하는 것이 좋다.”면서 “다만 논란을 일으킨 만큼 차제에 공기업 기관장들의 임기 문제를 꼼꼼히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 현재의 ‘공공기관운영법’ 개정 과정을 통해 정권과 진퇴를 같이할지 아니면, 전문성을 보장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문소영 이두걸 오상도기자 symun@seoul.co.kr
  • 136년만에 귀환 帥字旗 특별전

    1869년 제18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율리시스 그랜트는 이듬해 1월 베이징 주재 미국공사 로를 조선 전권공사로 임명한다. 그랜트는 조선과 협정을 체결하라는 교서를 내리고, 아시아함대 사령관 존 로저스(1812∼1882)에게 로 공사를 수행하여 ‘조선원정’을 단행하도록 지시한다. 로저스는 1871년 로 공사와 콜로라도호를 비롯한 5척의 군함을 이끌고 일본의 나가사키를 출발한다.6월1일 강화도 손돌목에서 첫번째 포격전이 벌어졌고,11일에는 미군의 함포사격과 상륙전으로 어재연 장군이 지휘하던 광성보가 함락됐다. 총지휘관이 있는 본영을 상징하는 수자기(帥字旗)가 내려진 자리에는 성조기가 올라갔다. 미군의 피해는 전사자 3명에 부상자 9명에 그쳤지만, 조선군은 어재연 장군을 비롯하여 전사자만 350명에 헤아렸다. 우리가 신미양요(辛未洋擾)라고 부르는 ‘한·미전쟁’의 전말이다. 수(帥)자가 크게 씌어진 조선군 깃발은 이렇게 미군의 전리품이 되어 애나폴리스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 보내졌고, 최근 장기대여 형식으로 돌아왔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지난 1일 막을 열어 새달 5일까지 열리는 ‘수자기-136년만의 귀환’은 이 깃발의 ‘귀향’을 기념하여 마련된 것이다. 수자기에 얽힌 사연은 그동안 여러차례 언론보도에 오르내렸으니 크게 신선한 주제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역사적 사건으로 신미양요에 대한 친절한 해설자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볼 만한 전시회를 만들 수 있었다. 무엇보다 특별전을 둘러보면, 당시 조선이 서구열강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했고, 군사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방비태세를 마련했으나 ‘실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는 데 문제가 있었음을 절감하게 된다. 실제로 조정은 진무영(鎭撫營)을 별도로 두어 강화도를 지키게 했고, 진무영의 우두머리인 진무사(鎭撫使)에는 정2품을 임명했다. 병조판서가 같은 정2품이었으니 강화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이 따라주지 않았는데, 전시된 미군의 종군사진기자 F 비토의 사진을 보면 조선군의 입성에서는 군복이라는 개념부터가 제대로 존재하지 않은 듯한 모습이다. 화력의 비교도 이루어졌다. 병력은 조선군이 1000명, 미군이 교전부대와 대기부대를 합쳐 1230명이었으니 큰 차이는 나지 않았다. 하지만 대포의 경우 조선군은 사거리 120m의 불랑기포가 주력이었고, 가장 멀리 나가는 홍이포도 사거리는 700m에 불과했다. 반면 미군은 사거리 1564m의 9인치 함포를 앞세웠다. 특별전에는 면 30장으로 누빈 일종의 방탄복인 ‘면갑(綿甲)’도 출품되었다. 대원군의 명령으로 만들어진 면갑은 조선군의 개인무기였던 사거리 120m짜리 화승총에는 효과를 발휘했다고 한다.하지만 미군이 갖고 있던 사거리 400m와 914m의 레밍턴소총과 스프링필드소총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당시나 지금이나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어떻게 대처해야 나라를 지켜낼 수 있는지 ‘수자기’특별전은 이렇게 관람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신미양요 전리품 수자기 전시회

    신미양요(1871) 당시 강화도 광성보 전투에서 미군에 전리품으로 빼앗긴 수자기(帥字旗)가 새달 1일부터 5월5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특별 전시된다. 깃발 한가운데 장수를 뜻하는 ‘帥(수)’자를 적은 이 군기는 조선 후기 총지휘관이 머문 본영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미국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 보관돼 오다 136년 만인 지난해 10월 장기 대여 형식으로 돌아왔다.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공기업 ‘바늘방석’

    공기업 ‘바늘방석’

    공기업들이 술렁이고 있다. 최근 ‘공기업인사 물갈이론’이 잇따라 나온 데 이어 감사원의 감사,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 등이 전해지면서 공기업은 벌집 쑤셔 놓은 것처럼 뒤숭숭하다. 자진퇴진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치인 출신 사장 퇴진 1순위설 정치권에 이어 관가에서마저 코드 인사 퇴진 발언이 잇따르자 퇴진 기준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17대 총선 출마자, 옛 열린우리당 간부 등 정치인 출신 공기업 사장이 1순위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헌만 가스안전공사 사장, 이재용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송인회 한국전력기술 이사장 등이 해당한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 함구하지만 일부 공기업 사장들은 사석에서 “임기를 채우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지난 정권에서 고위직을 지낸 관료도 ‘인적청산 대상’이라는 확대 해석파도 있다. 이원걸 한전 사장, 곽결호 수자원공사 사장, 박길상 산업안전공단 이사장 등 많다. 당사자들은 오랜 공직생활에 따른 조심성이 몸에 밴 탓인지 “임기가 주어질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이다. 하지만 “능력이나 (취임 후)성과에 관계없이 싸잡아 매도당하는 기분”이라며 볼멘소리도 들려온다. 전직 고위관료가 사장인 공기업 임원은 “각각의 분야에서 오랜 전문지식을 쌓았고 공모 등 치열한 경쟁을 뚫은 인사들까지 능력에 관계없이 출신성분을 문제삼는 것은 연좌제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공기업을 정권의 전리품쯤으로 여기는 발상이라는 비판이다. 반면 민간 기업인 출신을 사장으로 영입한 공기업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표정이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가 대표적이다. ●기업인 출신은 상대적으로 느긋 감사원 감사도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든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1차 감사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여진이 있을 것 같아 추가 감사가 있는지 여러 경로로 알아봤다.”며 “감사 과정에서 적발된 일부 사안을 방만경영으로 몰아 경영진 교체를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기회에 고질적인 낙하산 인사 관행이나 논공행상 차원의 자리 나눠먹기 병폐를 근절해야 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무늬만 공모’를 거쳐 자리를 꿰찬 자격 미달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들어서다. 김준기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공모 등의 절차를 밟았다고는 해도 실제로는 (공기업 사장 인선이)정치적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안미현 이동구 오상도기자 hyun@seoul.co.kr
  • [총선 D-26] “이런 공천 권위주의 때도 없었다”

    [총선 D-26] “이런 공천 권위주의 때도 없었다”

    서청원 한나라당 전 대표가 13일 18대 총선 공천과 관련,“밀실야합을 통해 정적 제거와 승자독식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며 친이(親李·친 이명박) 진영과 특정계파에 치우친 공천심사위원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서 전 대표는 이날 지지자들 및 공천 탈락자들과 함께 여의도 당사 기자실을 찾아 “이번 공천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대선승리의 전리품을 챙기려 하고 있다.”며 “오로지 박근혜 전 대표를 도왔다는 이유만으로 앞길이 창창한 젊고 유능한 정치인들을 생매장시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 “일부 언론에서 지적했듯이 ‘친이를 뺀 곳은 친이, 친박을 뺀 곳도 친이’만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간신이라고 지목된 사람들, 집권 공신인양 완장 차고 행세하며 정권을 농단하려는 사람들부터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공심위원들에게는 “실세들의 뒷배를 봐주는 것으로 회자되고 있는 외부 공천심사위원들은 최소한 비례대표나 이 정권에 빌붙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서 전 대표는 “결국 나서야 한다면 주저없이 앞장서 싸울 것이다.”며 친이 진영에 사실상 최후 통첩을 보냈다. 그는 친박계 탈락자들의 ‘무소속 연대’ 움직임에 대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다른 당으로 갈 수도 있지만 아직 연대 이야기는 나온 적이 없다.(무소속 연대가) 박 전 대표에 의해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면서도 “요즘 박 전 대표가 굉장히 고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사태의 책임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그는 “대충 나온 것 아니냐.”며 더 이상의 언급은 피했다. 서 전 대표는 기자회견 중간중간 감정에 북받치는 듯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또 공천 과정을 비판하는 대목에서는 더욱 목소리를 높이며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따위 공천은 권위주의 시대에도 없었다. 이런 공천 사라져야 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벌금형 전력자 공천 신청 허용”

    위험수위를 넘어 파국으로 치닫던 한나라당 공천 내홍이 1일 오후 늦게 다시 한번 봉합의 실마리를 찾았다. 당규 논란에서 비롯된 공천 갈등이 이명박·이방호-박근혜·강재섭 진영간 일전불사의 권력 투쟁으로 비화되는 최악의 상황은 막았지만 폭발의 불씨를 완전히 끄지는 못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측과 박근혜 전 대표측간 공천갈등을 촉발시킨 ‘부패전력자 공천신청 불허’ 관련 당규를 탄력적으로 해석, 벌금형 전력자도 공천을 신청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같은 방침이 2일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추인될 경우, 벌금형 전력이 있는 친박(친 박근혜)측 좌장격인 김무성 최고위원의 공천신청이 가능하게 된다. 친이(친 이명박)-친박 진영의 정면 충돌은 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재판 중인 자 등을 공천신청 부적격자로 규정한 당규 9조를 탄력적으로 해석하면 벌금형 전력자는 공천신청 부적격자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면서 “내일 최고위에서 이같은 유권해석을 내려 통과시킬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강재섭 대표는 1일 밤 기자들과 만나 “한 두번 속은 게 아니니까 지켜보겠다.” 면서 “(이 당선인 측에서)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으니 실제로 최고위에서 그러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최고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보고 거취문제를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의 중재안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이날 오전 강재섭 대표의 ‘새벽 기자회견’ 등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며 “서로 대화를 많이 해서 문제를 원만히 풀어야 한다.”고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당선인의 큰형인 이상득 부의장,5선의 김덕룡 의원, 김형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 안상수 원내대표가 파국을 막기 위해 이같은 내용의 중재안을 강재섭 대표와 이방호 사무총장에게 제시했고, 두 사람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 지도부의 중재안에도 불구하고 친박측은 일단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친박측은 오는 4일 다시 만나 의견을 모으기로 했지만, 중재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앞서 친박측 의원과 당협위원장 70여명은 오후 2시 여의도 모처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가 ‘박근혜 죽이기’와 공천을 승자의 전리품으로 생각하는 친이측의 비민주적이며 천박한 생각에서 비롯된 사태로 규정하고 강력 반발했다. 친박측은 또 ▲3조2항 선거법 위반·파렴치범·윤리위 징계도 당연히 포함시켜 공천신청 자격을 박탈할 것 ▲이 사무총장의 즉각 사퇴 ▲이 당선인과 박 전 대표의 ‘공정 공천’ 합의에 입각한 이 당선인의 조속한 사태 해결 등을 요구했다. 유승민 의원은 브리핑에서 “이 사무총장이 사퇴하지 않고 우리의 (당규 개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행동 통일을 하겠다고 수차례 말씀드렸다.”며 ‘집단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사무총장도 이날 “사퇴는 절대 안 한다.”면서 “한 치의 후퇴도 없다. 특정인이 관계된다고 해서 당헌·당규를 바꾸려는 것은 공당의 도리가 아니다.”며 김 최고위원에 대한 공천 배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친이측도 이날 오전 긴급 회동을 갖고 이 사무총장의 사퇴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부 의원은 강 대표의 사퇴까지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SK ‘변화의 속도’ 높인다

    SK ‘변화의 속도’ 높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속도있는 변화를 강조했다. 13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사내방송에 출연해 임직원들과 대화하면서 “변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과 성장의 조건”이라면서 “속도 있는 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생각하는 것이 차라리 편할 것이며 기업경영에서 변화는 선택이 아니다.”라면서 “우리의 변화 속도가 세상의 변화 속도보다 떨어지면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변화의 메가 트렌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최 회장은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디지털라이제이션, 세계가 서로 통하는 글로벌라이제이션, 모든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는 행복추구로 나눌 수 있으며 SK도 이에 맞춰 입체적으로 변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글로벌 경영 측면에서는 “지난해까지 기반 작업을 어느 정도 했으니 올해는 거친 표현을 쓰자면 전쟁을 해서 승리를 얻어 전리품을 얻어와야 하며 가시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일이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사설] 이명박 정부 노동정책 지향점 뭔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직 인수위의 기업 친화적 행보가 계속되면서 노동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친기업정책에 노동자가 희생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민주노총은 벌써 대립각을 곤두세울 분위기이고, 대선기간 중 이 당선인과 정책협약을 맺었던 한국노총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 당선인이 머잖아 노동계 지도자들을 만나 노사관과 노동정책 방향 등에 대해 밝힐 것으로 기대하지만 인수위 차원에서라도 비정규직보호법을 비롯한 새 정부의 노동정책 방향을 조속히 내놓는 것이 옳다고 본다. 대선과정과 그 후의 이 당선인 발언을 살펴보면 새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는 ‘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분배’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이 당선인이 당선기자회견에서 강조했듯이 ‘법과 원칙’이 노사관계를 규율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과격한 노동투쟁이 해외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는 데이비드 엘든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의 발언은 불법파업과 폭력 노동운동에 대한 새 정부의 대응 수준을 가늠케 한다. 과격 노동운동에 온정적이었던 참여정부와는 사뭇 다른 시각이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일삼으면서도 ‘전리품’을 독식했던 적폐를 없애려면 노동현장에도 법과 원칙이 서야 한다. 하지만 저울추가 사용자측에만 치우쳐 있어선 안 될 것이다. 비정규직, 외주화 등 다양한 고용형태가 생겨나면서 노사관계를 법과 원칙의 틀로만 재단하기엔 한계에 이르렀다. 유연성과 안정성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시대적 과제인 것이다. 따라서 새 정부는 이러한 패러다임 아래 노동정책 지향점을 고민해보기 바란다. 노동은 국가경쟁력을 지탱하는 핵심 원천이다.
  • [사설] 대화와 타협의 시대 열어야

    17대 대선은 어느 선거와 비교해도 이념과 세대간 갈등과 대립이 도드라지지 않았다. 막판에 지역별 표쏠림 현상이 나타나긴 했으나 선거기간 중 지역주의의 망령을 이 땅에서 걷어낼 수 있다는 희망도 나타났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진일보했다고 국민들이 자부해도 좋을 것이다. 다만 비전과 정책의 대결의 고급한 선거가 아니라, 저급한 네거티브 공세가 시종일관했다는 점에서는 정치권의 맹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냉정했다. 비록 대선 막판까지 한나라당 이 당선자의 도덕성을 놓고 1대 다수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긴 했지만 그것은 대한민국호를 5년간 끌어갈 대통령을 검증하는 피치 못할 과정이었다고 봐야 한다. 이제 할 일은 대화와 타협이며, 겸손과 승복을 통해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을 슬기롭게 풀어 가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만만치 않다.18대 총선이 불과 4개월도 남지 않았다.BBK 특검이라는 산도 넘어야 한다. 대선은 끝났지만 각 정파들이 대선 2라운드라도 치르겠다는 태세다. 온 국민이 함께한 대선이란 축제를 끝내고 분열과 상처를 추스르고 힘을 모아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도 기대를 배반하는 징후들이 엿보인다. 국민들은 적어도 몇 달은 이어질 정치권의 싸움을 지켜봐야 할지도 모른다. 민주주의의 원리가 작동하는 사회, 대의의 힘을 키워가야 하는 한국에서 정치권의 소모적 대치는 민주의 진화에 역행하고 국력을 약화시킬 뿐이다. BBK 특검이 끝날 때까지는 모든 정파에 정치 휴전을 제안한다. 지지했든 지지하지 않았든 민의는 이 당선자를 골랐다. 개표방송이 진행되면서 패자들이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이 당선자도 정권을 승리의 전리품쯤으로 여겨선 안 된다. 차질 없이 정권 인수를 진행하되 국민들과 대화하는 자세로 패자를 끌어안아야 한다. 선진국 도약이라는 절체절명의 명제가 있다. 이 명제를 달성하기 위한 초석을 향후 5년간 다진다는 자세로 공존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 그렇지 못한 세력에 대해서는 국민이 감시하고 4월 총선에서 매섭게 심판한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한다.
  • [선택 2007 D-4] 본회의장이 ‘뒷골목 싸움판’

    [선택 2007 D-4] 본회의장이 ‘뒷골목 싸움판’

    ‘뺨을 때리고, 멱살을 잡는다. 유도하듯 상대편을 엎어쳐 쓰러뜨린다. 헤드록을 걸고, 사정없이 주먹으로 상대의 머리도 휘갈긴다.’ 프로레슬링의 한 장면이 아니다.BBK 수사검사 탄핵소추안 처리를 놓고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이 격돌한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풍경이다. 국회의장석을 점거한 한나라당과 탄핵소추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통합신당 의원이 뒤엉켜 격한 몸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1라운드는 오후 5시20분쯤 통합신당 의원 130여명이 한꺼번에 본회의장에 몰려 들어가면서 빚어졌다. 이들은 한나라당이 전날부터 점거하고 쇠파이프로 문을 걸어 잠가버린 본회의장 앞에서 시위를 하다가 국회 경위가 전기톱으로 출입문을 열자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본회의장에서 ‘대기’하던 한나라당 의원과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제17대 국회 임기 내내 반복돼 온 ‘무한 대치’가 재연된 순간이었다. ●의원간 주먹다짐… 지팡이 휘두르기도 본회의장에 들어간 통합신당 의원들은 이런다고 진실이 숨겨질 것 같아.”,“범죄자를 말이야….”,“권력이 그렇게 오래 가냐 임마.”라며 거칠게 항의했다.BBK특검법의 당사자인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들을 몸으로 막으며 고함을 질렀다. 양쪽이 반말과 막말, 고성을 주고받았다.“이리와 이 ××야.” 같은 욕설은 그나마 애교에 가까웠다. 한바탕 소란을 피운 의원들은 잠시 숨을 고르며 ‘휴전’했지만 오후 5시50분쯤 싸움을 재개했다. 양복 재킷을 벗고, 넥타이를 풀고 본격 싸움이 시작됐다.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밀치고 때리고, 주먹다짐도 숱하게 오갔다. 피아(彼我)를 구분하기도 힘들 정도의 아수라장 싸움이었다. 통합신당 정봉주 의원이 갑자기 발언대에서 ‘점프’해 의장석으로 뛰어들어 가면서 싸움은 더욱 격해졌다. 의장석에 있던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평소 불편한 다리를 보조하는 알루미늄 지팡이를 들어올려 정 의원을 쭉 밀쳐내면서다. 주변에 있던 통합신당 의원들이 일제히 “쇠파이프로 사람을 팬다.”며 소리를 질렀다. 정 의원은 “너 지금 지팡이로 나 팬 거야?”,“내가 증거 다 확보했어.”라며 ‘전리품’으로 빼앗은 지팡이를 공중에 휘두르자, 심 의원은 “난 안 밀었어. 이 자식아.”라고 맞서 공방은 한층 뜨거워졌다. 목이 다 쉬어버린 통합신당 정청래 의원이 “너도 한 번 맞아볼래?”라고 빈정거렸고, 약사 출신의 장복심 의원은 “난 지팡이에 맞아서 죽은 사람도 봤어.”라고 거들었다. 정청래 의원은 “광주에서 그렇게 쇠파이프로 팼던 놈들이야.”라며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또 의장석을 향해 머리를 들이밀다 머리채를 잡힌 통합신당 강기정 의원이 근처에 놓여 있던 유선전화 수화기를 휘두르는 와중에 한나라당 김영숙 의원이 머리에 맞아 피가 났다고 주장하는 등 곳곳에서 ‘유혈사태’에 가까운 몸싸움이 벌어졌다. ●차명진 의원 등 수명 입원 치료 이날 싸움으로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허리를 다쳐 들것에 실려나갔다. 차 의원과 김영숙·박세환·주성영 의원 등 4명은 타박상 등을 입어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심한 몸싸움에 시달린 정봉주 의원은 동료의 부축을 받으며 본회의장을 떠났다. 한바탕 싸움이 끝난 뒤 신당 의원 50여명이 17일 특검법안의 본회의장 상정에 대비해 본회의장을 지켰고, 이에 한나라당 의원 10여명도 본회의장에 들어와 서로 견제하며 밤을 같이 지새웠다. 박지연 박창규 한상우기자 anne02@seoul.co.kr
  •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미래] 풀리지 않는 쟁점들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미래] 풀리지 않는 쟁점들

    한국 경제와 사회를 뿌리째 흔든 외환위기는 만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만약’이라는 전제를 달고 숱한 가설과 회고록들이 난무한다. 정확한 원인과 실체적 진실 규명 노력은 간 데 없고 네 탓 공방만 남아 있다. 당시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풀리지 않고 있는 쟁점들을 짚어 본다. 인터뷰에 응한 관계자들 대부분은 익명을 요구했다. ●불안한 조짐, 잘못된 상황인식 경상수지 적자가 1994년 45억달러에서 96년 237억달러로 확대되자 당시 모 연구기관장은 청와대를 찾았다. 환율인상을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를 건의했다. 하지만 역효과만 냈다. 당시 보고서에 관여한 연구원은 “청와대는 환율을 올리기보다 환율을 내려서라도 기업을 정신차리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면박을 줬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환율 890원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물가관리에 치중하고 있었다. 97년 9월 말 재정경제원 모 과장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장관실 문을 두드렸다.“큰일 났습니다. 한국물에 대한 해외에서의 인식이 최악입니다. 이대로 가면 위험합니다.”국제시장 점검차 뉴욕을 다녀온 직후였다. 이때까지도 설마하는 분위기에 편승, 위기를 덮으려는 시도가 적지 않았다.9월 홍콩에서 열린 투자로드쇼에서 “한국경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던 한 연구기관장은 나중에 잘못된 홍보였다고 인정했다. 정부의 요청에 따라 나선 게 대외신인도를 악화시켰다고 전했다. ●불신당한 재정경제원, 금융개혁 논의에서 배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지…어떻게 재경원이 금융개혁을 추진하나.”97년 1월 청와대는 민간인 등으로 금융개혁위원회를 구성, 금융감독 개편과 한국은행법 개정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재경원은 발표 하루전까지 낌새도 못차렸다. 한 관계자는 “이석채 경제수석이 재무부가 장악한 재경원에 노골적으로 불신을 드러낸 결과”라고 전했다. 금개위의 과제 100개 가운데 재경원이 받아들인 부분도 15개 남짓뿐이었다. 그것도 김인호 경제수석으로 교체된 뒤의 일이다. 정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처음부터 재경원과 협의했다면 금융개혁을 놓고 갈등을 빚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원 역시 중앙은행 독립을 놓고 한은과 정면충돌했다. 강만수 재경원 차관은 회고록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에서 “재경원이 자금경색을 풀려고 국고 여유자금 1조원을 방출하자 한은은 통화안정증권으로 바로 흡수한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정책이 잘될 상황이 결코 아니었다. ●위기 부채질 부도유예협약, 오락가락 환율정책 기아자동차가 97년 10월22일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국내금융기관의 외환차입이 어려워 외환시장은 요동쳤고 S&P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렸다. 당시 사태해결에 나섰던 관계자는 “7월 기아차에 적용한 부도유예협약은 나중에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이 들고 나와 성공한 ‘워크아웃’ 개념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실패한 것은 ‘국민의 기업’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기아차가 회장직 사퇴와 구조조정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앞서 제일은행과 국민은행을 합병시키려는 묘안도 짜냈지만 해법은 아니었다. 정부의 외환시장 대응책도 오락가락했다. 재경원은 10월28일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했다. 외환보유고가 바닥났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주는 것으로 실무진들은 모두 반대했다. 당시 관계자는 “강경식 부총리의 지시가 너무나 강경해서 믿겨지지가 않았다.”고 했다. 한은 일각에서는 금융개혁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정치권 압박수단으로 외환시장 혼란을 이용하고 있다는 해석까지 나왔다.3일 만에 당국이 시장에 개입했으나 원·달러 환율은 이미 1000원을 돌파하고 있었다. ●강경식 부총리의 펀더멘털과 경질 배경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다.”는 강 부총리의 주장에 동정론보다 비판론이 앞선다. 동정론의 근간은 “경제 수장이 펀더멘털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관계자들은 “당시 상황은 미시적인 숫자게임이었다. 외환보유고와 환율의 전쟁이다. 당장 거시적으로 풀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강 부총리는 거시적 해법에만 집착했다.”고 말했다. 금융개혁법안이 통과되면 대외신인도가 나아질 것이라는 발상도 불난 집에 지붕을 얹자는 논리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강 부총리의 경질은 예상됐지만 시기와 배경은 의문이다. 윤진식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11월 김영삼 대통령에게 위기상황을 직보한 게 발단이 됐다는 게 일반적 해석이다. 하지만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인호 경제수석은 지금까지로 윤 비서관에게 섭섭함을 드러내고 있다. 경제수석이 왜 상황보고를 안했겠느냐는 것이다. 옛 재경원 고위관계자는 “청와대와 정보기관이 당시 대선을 앞두고 부총리의 전국 순회강연에 아주 불편해했다. 만류해 달라고 직접 전화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강 부총리가 사석에서 “공무원 출신이 정치를 해야 한다.”고 여러차례 강조, 강 부총리는 ‘녹색당 총재’로 불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임창열 부총리의 거짓말? 강경식 부총리는 11월19일 “IMF로 갈 수밖에 없다.”고 청와대에 보고한 뒤 바로 경질됐다. 문제는 신임 임창열 부총리가 취임 기자회견에서 “IMF의 도움을 받지 않고 갈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한 점이다. 강만수 차관은 “이런 발언 때문에 IMF와 미국으로부터 불신을 얻었다.”고 호되게 비판했다. 하지만 그날 저녁 서울 강남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 모였던 재경원과 한은 관계자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부총리도 별다른 해명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날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임 부총리 역시 IMF행을 알았다. 실무진이 모두 보고했다. 다만 취임 첫날 국치로 기록될 IMF행을 자신이 발표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문제는 인수인계나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말한 점이다. 이후 ‘거짓말 논란’으로 번지면서 번복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원격 조종에 무릎꿇은 한국과 IMF 임 부총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 재무부 간부들이 97년 11월 말 IMF와의 협상에 관여했다.”고 말했다. 협상을 맡았던 한 관계자는 “데이비드 립튼 미 재무부 차관이 당사자”라고 말했다. 그는 “IMF 협상단이 서울에서 립튼 차관을 만난 뒤부터 잘 진행되던 협상이 틀어졌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들의 협정준수 각서요구 등이 대표적이다. 협상 실무진들은 IMF에 ‘사기극’이라고까지 항의했으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임 부총리가 취임 이튿날 일본을 방문, 대장성 장관에게 ‘브리지 론’을 요청하고 있을 때에도 립튼 차관이 도쿄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희생양 찾기와 계백장군 외환위기 특감의 희생양이 돼 공직에서 물러난 한 관계자는 “정책을 사후적인 관점에서 보면 똑같은 사람이 영웅도, 죄인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감사원 관계자는 “면죄부를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여론에 밀린 희생양 찾기였음을 시인한 셈이다. 당시 책임공방의 핵심에 있던 재경원 관계자는 ‘계백장군설’을 피력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황산벌 전투에서 신라에 진 계백장군을 백제 패망의 주범으로 몰아붙일 수 있느냐.”고 말했다. 특감 관계자도 “최고 정책결정권자가 대통령이라고 해서 직무유기를 물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우물안 개구리 깨달은 뉴욕외채협상 외환위기 회고록을 준비 중인 당시 재경원 고위관계자는 98년 1월 뉴욕에서 진행된 외채연장 협상에서 채권단을 이렇게 표현했다.“먹잇감을 앞둔 하이에나였다.”협상 전문가나 국제금융전문가가 없던 당시 우리 협상팀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한 관계자는 “외채연장이 시급한 상황에서 금리를 내려달라는 말 이외에 만기 구조나 상환 기법 등을 따질 계제가 못 됐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우리가 칼자루를 쥐고 있었는데 협상에 실패했다고 비판한다. 한 관계자는 “한국이 IMF행을 결정했는데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자 미 국방부와 국무부가 ‘한반도를 셧 다운시키려느냐.’고 재무부를 몰아붙이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미국이 외채연장협상에 나섰지만 투자은행들의 전리품 챙기기는 방치했다는 주장이다. ●유동성 위기냐 구조적 한계냐 1998년 강봉균 청와대 경제수석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뿔(감기)에 걸리는 건 순식간이지만 치료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IMF체제의 후유증이 오래 갈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외환부족은 경제운영의 결과일 뿐 원인은 구조적 결함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처럼 외부에서 온 게 아니라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것. 반면 외환위기를 수습했던 ‘국민의 정부’ 관계자들은 구조적 문제에 공감하면서도 유동성 관리를 제대로 못한 문민정부 책임을 들춰냈다. 전문가들은 “이벤트성 회고록이나 과거를 들추는 검찰이나 감사원 보고서보다 위기의 본질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체계적인 지침서가 나올 때”라고 주장했다. 특별취재팀
  • [서울광장] 후보 단일화, 그 세번째 이야기/진경호 정치부 차장

    [서울광장] 후보 단일화, 그 세번째 이야기/진경호 정치부 차장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의 막이 올랐다. 삼성을 꺾은 한화를 플레이오프에서 누른 두산과 페넌트레이스 1위 SK가 대망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 돌입했다. 한국시리즈는 정치판에서도 진행 중이다. 영남권을 축으로 한 ‘동부리그’ 한나라당에선 이명박 후보가 일찌감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한데 ‘서부리그’ 범여권은 사정이 그렇질 못하다. 아직도 플레이오프가 진행 중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어렵사리 당내 경선에서 손학규, 이해찬 후보를 눌렀지만 고작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했을 뿐이다. 페넌트레이스를 벌인 적도 없고, 누가 플레이오프로 직행하라고 허락한 바도 없지만 어쨌든 장외후보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은 떡하니 후보 단일화라는 플레이오프에 올라 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 또한 당내 경선이라는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는 지금 후보 단일화를 외친다. 정동영·문국현·이인제 이 세 사람의 플레이오프는 빨라야 11월 중순에야 판가름이 날 모양이다. 대선이 코앞이건만 아직도 범여권 대선후보는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이들이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킨다면 1997년 DJP연합,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에 이어 세번째가 된다. 바람직하든 않든 후보 단일화가 어느덧 우리 대선의 기본공식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앞서 DJP연합은 호남과 충청이라는 지역과 지역의 결합이었다. 반면 노-정 단일화는 지역 대신 세력·세대의 연대를 택했다. 한번은 내각제 개헌이, 한번은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이 연결고리로 쓰였다. 승리한 뒤 전리품을 어떻게 나눌지 미리 정했다. 그것을 그들은 권력의 분산이라 불렀고, 민주화의 진전이라 평했다. 정·문·이 3자의 3차 후보 단일화는 1,2차 단일화의 종합판이다. 정동영-문국현은 진보세력 연대, 정동영-이인제는 지역연합의 색깔을 지닌다. 세력이 합치고 지역이 뭉친다니, 환상적이다. 그 자체로 국민 통합이다. 막강연대, 막강후보다. 이명박은 꼼짝마라다. 독식할 권력을 셋이 나누니 더없이 선진화된 권력구조도 갖게 된다. 박수칠 일이다. 그런데…, 박수가 안 나온다. “선거라는 게 부분적으로 국민을 속이는 게임 아니냐.” 하도 많아 그땐 그냥 지나쳤지만 분명 ‘노무현 어록’에 나오는 말이다. 집권 3년을 맞아 노 대통령이 북악산에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단일화를 하든 말든, 그것이 범죄가 아닌 다음에야 그들의 자유다. 그러나 국민을 적당히 속이는 게임이 선거라고 대통령이 버젓이 말한 이상 유권자로서도 적당히 속지 않기 위해 최소한 무엇을 위한 단일화인지는 알아야겠다. 살아온 길과 삶의 가치와 정치 이념이 전혀 다른 그들이 한 배를 타면 나라가 어디로 가는 것인지 정도는 들어야겠다. 유권자로서 선거사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대비책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 정동영 후보는 이명박 후보에 앞서 문국현, 이인제 후보에게 먼저 가치논쟁을 요구해야 한다. 후보 단일화를 하겠다고 한 이상 그것이 바른 수순이다. 이를 기꺼이 지켜볼 의사를 유권자 우리는 갖고 있다. ‘남자의 얼굴에는 양해를 구하는 듯 예의 바른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그것은 수없이 반복되어온 거짓말을 할 때의 표정 같기도 했다.’ 동인문학상 수상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에서 작가 은희경이 말한, 남자의 이런 표정을 이번 대선후보에게선 정말 보고 싶지 않다. 진경호 정치부 차장 jade@seoul.co.kr
  • 공기업 다녀서는 사장 못한다?

    공기업 다녀서는 사장 못한다?

    한국전력공사 등 24개 주요 공기업의 역대 사장 80% 이상이 군인·관료·정치인 등 외부 인사들로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내부 출신 사장은 채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공기업 방만경영에 대한 근본적인 책임은 공기업을 전리품으로 여기는 정부부처와 정치권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공기업들에 따르면 주요 공기업 24개사의 역대 사장 301명 중 정부관료 출신이 136명으로 45.2%를 차지했다. 이어 군 출신이 22.9%인 69명, 정치인 및 정치 관련 인사가 21.9%인 66명으로 집계됐다. 경찰·국정원 출신 등을 포함하면 군·관료·정치인 출신은 전체의 82.4%인 248명이다. 해당 공기업에서 잔뼈가 굵어 사장까지 오른 내부 인사는 4.7%인 14명에 그쳤다. 기관별로는 ▲산업은행 4명 ▲한전·수자원공사·토지공사 각 2명 ▲코레일·코트라·주택공사·기업은행 각 1명 등이다. 창사 이래 단 1명의 내부 출신 사장을 배출하지 못한 공기업은 가스공사·수출입은행 등 전체의 67%인 16개사나 됐다. 또 ‘문민정부’ 출범으로 군사정권이 종료됐던 1993년 이후에는 군 출신 비율이 9.6%로, 그 이전의 33.9%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관료 출신은 35.2%에서 57.4%로, 정치 관련자는 12.1%에서 33.8%로 각각 상승했다. 관료 중에서는 재경부·산자부·건교부 출신들의 진출이 압도적이다. 관료 출신 역대 공기업 사장 136명 중 재경부가 68명(50.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행자부 19명 ▲산자부 17명 ▲건교부 9명 ▲농림부 8명 ▲복지부 5명 등이다. 정치인 출신들의 공기업 진출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재경부 출신 관료들이 주로 임명됐던 조폐공사 사장에는 1999년부터 정치 관련자들이 들어왔다. 군 출신이 독차지해온 주택공사 사장은 1994년 이후 7명의 사장 중 5명이 정치인들이었다. 공기업에서 내부 출신 사장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로 전문가들은 ▲권력층과 주무부처가 ‘자기 이익 챙기기’에 나서고 있고 ▲공기업 직원들도 업무협조와 영역팽창 등을 위해 ‘힘있는 사람’을 원하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김준기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외부 출신 사장은 업무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임기를 종료하는 사례가 있다.”면서 “내부 출신자가 사장이 될 수 있도록 균형적인 인사지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