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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50년까지 수소를 최대 에너지원으로

    정부가 오는 2050년까지 수소 수요처에 그린수소·블루수소 등 이른바 ‘청정수소’만 100% 공급키로 했다. 또 수소 발전을 확대하고 철강·화학 등 산업공정의 연료나 원료도 수소로 대체한다. 2050년까지 전국에 2천기 이상의 수소충전기를 설치하는 목표도 세웠다. 정부는 2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제4차 수소경제위원회를 열고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청정수소경제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 이번 대책은 지난 2월 수소법 시행 이후 확정된 첫 법정 기본계획이다. 기본계획은 ▲국내외 청정수소 생산 주도 ▲빈틈없는 인프라 구축 ▲모든 일상에서 수소 활용 ▲생태계 기반 강화라는 4대 전략을 토대로 15개 과제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그린·블루수소 및 해외 청정수소 생산 추진을 제시했다. 수소는 생산방식에 따라 그린(신재생전력기반), 블루(천연가스 추출 후 탄소 포집), 그레이(천연가스 추출)로 나뉘는데 2050년에는 연간 2790만t의 수소를 모두 그린·블루수소로만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린수소를 2030년까지 연간 25만t을 생산하고 단가를 1㎏당 3500원으로 낮춘 다음 2050년에는 연간 300만t을 생산하고 단가를 1㎏당 2500원까지 내린다는 전략이다. 탄소포집저장기술(CCS) 상용화 일정에 맞춰 탄소저장소를 2030년까지 9억t(톤) 이상 확보하고 블루수소를 2030년까지 연간 75만t, 2050년까지 연간 200만t을 생산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아울러 수소 생산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해외 수소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해외 재생에너지-수소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해 2050년까지 40개의 수소공급망 확보도 추진한다. 수소를 어디서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수소 인프라도 확대하기로 했다.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산업단지 인근에 수소항만을 구축하고 항만시설 사용료 할인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항만 내 선박·차량·장비 등을 수소 기반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다. 수소 생산·도입 주요 거점에 수소 배관망을 구축하고, 기존 천연가스망을 활용한 수소 혼입도 검토한다. 2050년까지 전국에 수소충전소를 2000기 이상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차 보급 초기에는 공공주도로 권역별로 균형 배치하고, 성숙기에는 민간 주도로 시장 수요에 기반해 수소충전소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수소충전소는 내년에 310기, 2025년 450기를 거쳐 2030년 660기, 2040년에는 1200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아울러 2025년까지 전국 시·군·구에 수소충전소를 최소 1기씩 배치하고, 2030년에는 주요 도시에서 20분 이내, 2040년에는 15분 이내 이용할 수 있도록 수소충전소를 확충할 예정이다. 정부는 연료전지 발전설비 보급 확대와 석탄발전 암모니아 혼소(혼합연소), 수소 전소 가스터빈 상용화 등을 통해 수소발전도 본격 확대한다. 이를 통해 지난해 3.5TWh(테라와트시) 수준인 수소발전량을 2050년에는 82배 증가한 287.9TWh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와 동등한 수준의 성능을 확보함으로써 수소차 생산능력을 2050년에 연간 526만대로 끌어올리고, 선박·드론·트램 등 다양한 운송수단으로 수소 적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목표대로 차질없이 이행되면 수소가 2050년 최종 에너지 소비의 33%, 발전량의 23.8%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를 제치고 최대 단일 에너지원이 되는 셈이다. 정부는 1319조원의 경제효과와 56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 2억t 이상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김 총리는 “수소경제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로 모든 나라에서 출발선이 동일한 만큼 정부와 기업, 국민이 모두 힘을 모으면 우리나라가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 ‘한국형 항모’ 예산, 왜 2년 연속 삭감됐을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한국형 항모’ 예산, 왜 2년 연속 삭감됐을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설계 예산, 국방위 예산소위 문턱 못 넘어소위 소속 여야 의원 반대…2년째 표류中·日 항모 사업 박차…방사청 “재추진”3만t급 경항공모함, 이른바 ‘한국형 항모’ 사업이 장기 표류 위기에 몰렸습니다. 설계 예산이 2년 연속 삭감됐기 때문입니다. 항모 건조 사업이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라는 점,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의원(17명) 중 여당 의원이 과반을 훨씬 넘는 11명이라는 점에서 의외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예산 삭감은 이미 상당부분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경항모 기본설계 착수금 예산 72억원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이 예산을 가장 먼저 심사하는 국방위 예산소위는 “사업 내용의 적정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심사를 보류했다가 67억원을 삭감해 5억원만 남겼습니다. 이 예산은 지난 16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확정됐습니다. 5억원은 출장비 명목이어서, 아예 사업 추진을 막아버린 겁니다. ●지난해 1억·올해 5억…예산 대부분 삭감 국방위 예산소위는 민주당 4명, 국민의힘 3명 등 7명의 의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경항모 사업에 반대하고 있습니다.여당 내부에서도 예산 반대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특히 예산소위 위원으로 민주당 중진인 설훈 의원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설 의원은 지난 3월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지금 국방부에서 국회 결정은 아무 의미 없고 계획한대로 간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내년쯤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맞지, 지금 국회에서 작년 11월 결정한 것을 무시하고 거꾸로 간다면 어리석은 짓”이라며 예산을 차기 정부로 넘길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달 16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도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다”라며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국방위 여당 간사로 예산소위 소속인 기동민 의원도 지난 4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항모 사업에 2조원 플러스 알파 예산이 나가는데, 방위력 개선이 중요한 문제이지만 이것을 운영하고 실제 활용하는 병사들의 사기 문제에 더 집중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등 부정적 입장이었습니다. 반대로 항모 사업에 찬성 입장이었던 안규백, 김병주 의원은 예산소위 소속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구도에서는 설계 예산이 소위 문턱도 넘기 어려웠던 겁니다. 예산소위 소속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공감대 형성이 안 됐다”며 앞장서 항모 사업에 반대했습니다. 그는 지난달 “제가 해군 경항모 ‘과대망상’에 대해서 20년간 끊임없는 정치권 로비를 봐왔다”며 “해군의 오랜 꿈, 그 꿈은 극소수의 과대망상증 환자들(이 추진하는 것이고) 대다수 정상적인 해군은 반대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비하 발언을 하다 해군 예비역 단체의 거센 항의를 받고 공개 사과하기도 했습니다.신 의원은 지난 3월 국방위 전체회의에서도 “특정군이 청와대를 팔아서 (경항모 사업은) 무조건 가야 한다고 우기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데 이는 대통령에 대한 불충”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101억원의 연구예산을 요청했으나 신 의원, 설 의원 등이 강력 반대해 예산 심사 과정에 1억원만 남고 거의 전액이 삭감됐습니다. ●대통령 공약이었지만…결국 장기 표류 “청와대를 판다”는 신 의원 발언과 달리 문 대통령은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항모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해군은 광활한 해양 어디에서나 다목적 군사기지 역할을 수행할 3만t급 경항모 사업을 추진하며 대양해군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지난 9월에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퀸 엘리자베스 항모단 방한이 양국 간 국방 교류·협력 강화에 기여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양국 해군 간 기술 협력이 보다 확대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기대에도 불구하고 국회에 가로막혀 당분간 사업 동력이 끊기게 된 겁니다. 정권이 바뀌면 사실상 사업이 무산될 것이라는 비관적 보도도 줄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방위사업청은 “계획된 전력화기간 내에 경항공모함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사업과 별개로 국책연구로 추진 중인 과제는 진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항모와 관련한 논쟁은 1997년 김영삼 정부 때부터 이어졌습니다. 당시엔 논의가 군 문턱도 넘지 못했습니다. 육군 중심으로 꾸려진 군 수뇌부 합동참모본부가 대놓고 반대했습니다. 24년이 흘러 이제 군과 정부의 의견 조율은 마무리됐습니다. 오랜 시간이었지만 진전이 있었던 겁니다. 국방부는 2019년 8월 확보사업 공식화에 이어 지난해 8월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에 개념설계와 기본설계 계획을 반영했습니다. 올해 한국국방연구원(KIDA) 사업 타당성 조사와 국방부 연구용역에서도 각각 ‘조건부 타당성 확보’, ‘확보 필요’ 결론이 나왔습니다. ●사업 타당성 조사 완료…방사청 “재추진” 예산이 보류된 김에 만재 배수량 6만 5000t급인 영국 퀸 엘리자베스처럼 ‘중형 항모’ 사업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으나, 정부와 군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경항모도 불필요하다며 예산을 삭감하는 상황에서 훨씬 더 많은 예산과 항공기가 필요한 중형 항모 사업이 수용될 가능성이 없다는 겁니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핵잠수함)도 당장 추진할 방법이 없는 미래 과제일 뿐입니다.이런 장비로 논쟁을 벌여 전선을 확대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고착 상태인 항모 사업이 더 긴 시간 표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내부 논쟁을 벌이는 동안 중국과 일본은 항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지난달 헬기 항모 이즈모에서 F-35B 이착륙 검증을 했습니다. 중국은 내년 항모 3번함을 진수할 계획입니다.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만큼 해양 군사력 확충을 통해 대비가 필요하다는 점엔 많은 전문가들이 의견을 같이 합니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다시 정치권과 군이 의견 조율을 이루길 바랍니다.
  • [전문] 문재인 대통령 내년도 예산안 제출 시정연설문

    [전문] 문재인 대통령 내년도 예산안 제출 시정연설문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국회에서 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위기극복 정부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항상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주신 국민 여러분께 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라며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사명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시정연설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박병석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임기 6개월을 남기고 마지막 시정연설을 하게 되어 감회가 깊습니다. 임기 내내 국가적으로 위기의 연속이었습니다. 정부 출범 초기부터 일촉즉발의 전쟁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했습니다. 일본의 일방적 수출규제, 보호무역주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국제 무역질서에 대응해야 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세계적인 코로나 대유행에 맞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경제와 민생을 지키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까지 위기극복에 전념하여 완전한 일상회복과 경제회복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편으로 우리는, 인류문명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대전환의 시대를 마주했습니다. 코로나 위기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기후위기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며 탄소중립이 전 지구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우리에게도 국가의 명운이 걸린 중대한 도전입니다. 정부는 대전환의 시대를 담대하게 헤쳐 나가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우리 국민의 위대한 저력을 믿습니다. 윈스턴 처칠은 “낙관주의자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보고, 비관주의자는 기회 속에서 위기를 본다”고 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언제나 할 수 있다는 낙관과 긍정의 힘으로 위기를 헤쳐 왔고,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며 더 큰 도약을 이뤄냈습니다. 북핵 위기는 평화의 문을 여는 반전의 계기로 삼았습니다.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역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내며 평화의 물꼬를 텄습니다. 아직 대화는 미완성입니다.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도록 끝까지 노력하겠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우리 소재·부품·장비 산업이 자립하는 역전의 기회로 바꾸었습니다. 국민이 응원하고, 정부와 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손을 맞잡아 대응했습니다. 그 결과 100대 핵심품목에 대한 대일 의존도를 줄이고, 수입선 다변화 등 공급망을 안정시키면서 일본을 넘어 세계로, 소재·부품·장비 강국의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코로나 위기 속에서 K-방역은 국제표준이 되었으며 대한민국이 방역 모범국가로서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선진적인 방역전략과 의료체계, 의료진의 헌신과 성숙한 공동체 의식이 만들어낸 성과입니다. 세계가 함께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우리의 역량을 재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백신 접종은 늦게 시작했지만 국민의 적극적 참여로 먼저 시작한 나라들을 추월했습니다. 전체 인구 대비 1차 접종률 80%, 접종 완료율 70%를 넘어서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접종률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방역과 높은 백신 접종률을 바탕으로 우리는 이제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합니다. 11월부터 본격 시행하게 될 것입니다. 국민의 평범한 일상이 회복되고 위축되었던 국민의 삶에 활력을 되찾을 것입니다. 특히 방역 조치로 어려움이 컸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영업이 점차 살아나고 등교 수업도 정상화될 것입니다.복지시설들도 정상 운영되며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돌봄 문제도 해소될 것입니다. 치유와 회복, 포용의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단계적 일상회복은 코로나와 공존을 전제로 방역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일상회복을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마스크 쓰기 등 기본적인 방역지침은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방역·의료대응체계로 전환해 나갈 것입니다. 이제 희망의 문턱에 섰습니다. 정부는 국민과 함께 일상회복에서도 성공적 모델을 창출하여 K-방역을 완성해 내겠습니다. 코로나 위기로 인해 크게 걱정했던 것이 경제였습니다.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에 모든 역량을 쏟았습니다. 비상경제체제로 신속하게 전환하여 과감하게 대응했습니다. 국회와 협력하여 여섯 차례 추경을 편성하는 등 전례 없는 확장재정을 통해 국민의 삶과 민생을 지키는 버팀목 역할을 하였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을 이끌었습니다. 그 결과 주요 선진국 중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을 가장 빨리 회복했고, 지난해와 올해 2년간 평균 성장률이 가장 높을 전망입니다. 수출은 올해 매달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여 무역 1조 달러를 이달 안으로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역대 최고의 실적입니다. 소비와 투자도 활력을 되찾고 있고 가장 회복이 늦은 고용에서도 지난달, 위기 이전 수준의 99.8%까지 회복됐습니다. 최근 세계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 경제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국가신용등급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사상 최저 가산금리로 외평채가 발행되는 등 대외신뢰도 또한 굳건합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경제위기 국면에서 정부는 무엇보다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을 첫 번째 사명으로 여겼습니다. 적극적 재정지출을 통해 피해 업종과 계층에 폭넓고 두텁게 지원하는 노력과 함께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과 고용안전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코로나 장기화로 큰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 지원을 집중했습니다. 네 차례에 걸쳐 18조3천억 원 수준의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고, 금융과 세제지원 등 다방면의 지원책을 더해 어려움을 덜어드리려 노력했습니다. 모레부터는 손실보상법에 따라 영업제한 조치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대해 보상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법을 통한 손실보상은 세계적으로 처음이어서 제도적으로 큰 진전입니다. 조금이라도 격려가 되고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손실보상법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피해 업종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함께 어려움을 나누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국회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지혜를 모아주시면 정부도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고용유지 지원금을 확대하여 기업의 고용유지 노력을 뒷받침하고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등 취약계층에게 네 차례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했습니다. 공공일자리도 대폭 확대했습니다. 고용안전망 확충을 위한 노력도 지속했습니다. 전 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을 마련하여 고용보험 대상자를 늘리고, 예술인,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 신규로 고용보험 혜택을 드렸습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하여 취약계층의 취업과 생활안정을 도왔습니다. 코로나 위기를 이겨내는데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한 포용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격차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복지·노동 분야 예산을 계속 늘려 출범 초기 130조 원에서 내년 217조 원 수준이 되었습니다. 특별히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 확대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했고, 이번 달부터 완전 폐지했습니다. 제도 도입 60년 만의 일입니다.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을 월 30만 원으로 조기 인상하고 저소득 근로계층에 대한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을 크게 확대했습니다. 보호종료아동 자립수당을 신설하고, 한부모가족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습니다. 농어민들을 위한 공익직불제도 도입했습니다. 한편으로, 보편적 아동수당을 최초로 도입하여 지급 연령을 확대하고 있고, 2019년부터 시작한 고교 무상교육을 올해 모든 학년에 시행함으로써 초·중·고 전체 무상교육 시대를 열었습니다.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도 꾸준히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 연간 노동시간이 2016년 2천52시간에서 지난해 1천952시간으로 크게 줄었고,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5년 만에 23.5%에서 16%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특히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상당히 낮추었습니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여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문제를 해소하고 본인 부담금을 대폭 줄였습니다.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하여 치매 의료비와 가족의 돌봄 부담을 크게 완화했습니다. 완전한 경제회복은 포용적 회복으로 달성됩니다. 아직 경제회복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부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포용적 회복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우리 경제는 위기 속에서도 혁신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삼아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했습니다. 그 방안으로 ‘한국판 뉴딜’을 강력히 추진했습니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에 이어 지역균형 뉴딜, 휴먼 뉴딜로 확장했고, 투자 규모도 5년간 총 160조 원에서 220조 원으로 확대했습니다. 우리가 먼저 걷기 시작한 한국판 뉴딜은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세계가 함께 가는 길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역량은 선도형 경제로 나아가는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강한 디지털 역량과 우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정보통신기술 주력품목이 수출을 주도하고 경제회복을 넘어 도약을 이끌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수출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더욱 긍정적입니다. 신산업이 경제 반등과 도약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에 더해 시스템반도체도 크게 성장하면서 종합반도체 강국을 향해 힘있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전기차와 수소차 등 미래차도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미래차의 심장, 배터리는 기술 우위를 앞세운 차별화된 전략으로 중국 외의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헬스 분야도 10대 수출품목으로 진입하여 차세대 성장동력이 되고 있고, 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과 국내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위기에 처해 있던 기존 주력 산업도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혁신을 무기로 힘차게 재도약했습니다. 조선업은 세계 1위 수주 행진을 이어가며 완전히 부활했고 전 세계 고부가가치 선박과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석권하며 K-조선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운업도 정부가 재건에 시동을 건 지 3년 만에 기적같이 살아났습니다. 첨단산업 경쟁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열 번째로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약정’에 가입했고, 독자 기술로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자체 발사체로 1톤 이상의 물체를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일곱 번째 나라가 되었습니다. 위성을 목표 궤도에 정확하게 진입시키는 마지막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우리의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게 되고 기술 이전을 통해 민간 우주 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혁신벤처와 스타트업은 선도형 경제의 주역이 되고 있습니다. 제2벤처붐이 확산되며 우리 경제를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유니콘 기업 수가 우리 정부 출범 당시 세 개에서 열다섯 개로 늘었고, 벤처투자액은 올해 8월에 이미 사상 최대치를 돌파하여 연말에는 6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문화콘텐츠 산업은 우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했습니다. K-팝과 드라마, 영화, 게임, 웹툰 등 우리 문화가 세계를 매료시키며 지난해 처음으로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흑자 폭이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K-푸드, K-뷰티 등 연관산업으로 파급되며 농식품과 화장품 수출도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장밋빛만은 아닙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고, 첨단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전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또한 탄소중립 시대로 나아가며 세계 경제 질서와 산업지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 중대한 도전을 또 다른 기회로 만드는 것이 국가적 과제입니다. 공급망 재편을 우리 기업의 시장진출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고 탄소중립을 신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산업인 수소경제를 국가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하여 수소 선도국가, 에너지 강국의 꿈을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정부는 K-반도체, K-배터리, K-바이오, K-수소, K-조선 등 주요 산업별 지원전략으로 강력히 뒷받침하겠습니다. 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산업별 ‘K-동맹’을 구축하여 어느 때보다 강고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범국가적 역량을 모아 대응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도전을 이겨내며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이제 대한민국은 과거의 대한민국이 아닙니다. 방역과 경제회복에서 세계의 모범이 되었고, 세계 10위 경제 대국, 수출 6위 무역 강국으로 성장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도 처음으로 G7을 추월했습니다. 군사력도 강해져 종합군사력 세계 6위 국방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신남방·신북방 정책 등 외교의 지평이 크게 넓어졌고 G7정상회의에 2년 연속 초대될 만큼 국제적 위상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한국의 문화가 세계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위상도 자랑할 만합니다. 대한민국은 경제력과 군사력뿐 아니라 민주주의, 보건의료, 문화, 외교 등 다방면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소프트 파워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유엔무역개발회의가 만장일치로 결정했듯이 우리나라가 명실공히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이 된 것입니다. 우리 국민이 만들어 낸 대단한 국가적 성취입니다. 위기 속에서 만들어낸 성취이기에 더 대단합니다. 우리 국민은 위기 때마다 놀라운 역량을 보여주었습니다.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내고 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우리 국민은 단결하고 협력했습니다. 방역의 주체로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고, 모든 경제주체들이 경제회복과 도약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위대한 국민 여러분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선진국은 우리에게 큰 자부심입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 또한 커졌습니다. 지금 세계가 공동으로 풀어야 할 핵심과제는 기후위기 대응입니다. 우리 정부는 ‘2050 탄소중립’에 동참했습니다. 또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에도 동참하여 2018년 대비 기존 26.3%에서 40%로 상향하기로 했습니다. 보다 일찍 온실가스 배출정점에 도달하여 온실가스를 줄여온 기후 선진국에 비하면 2018년에 배출정점에 도달한 우리나라로서는 단기간에 가파른 속도로 감축을 해야 하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입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30% 이상 줄이자는 ‘국제메탄서약’에도 가입하여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함께 하겠습니다. 2050 탄소중립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하며 에너지구조를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목표라는 산업계의 목소리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 혼자서 어려움을 부담하도록 두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가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기업도 스스로 생존과 미래경쟁력을 위해서 과감히 나서고 있습니다. 국민도 행동으로 나설 때입니다. 탄소중립을 위한 국민실천운동이 필요합니다. 일상에서 작은 실천들이 모일 때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절약과 재활용을 습관화하고 대중교통 이용,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줄이기, 나무 심기, 재생에너지 사용 등 국민 누구나 탄소중립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지금 바로 시작합시다. 정부도 국민의 행동과 실천을 지원하며 함께하겠습니다. 한국은 다른 글로벌 이슈에서도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글로벌 백신 협력을 강화하면서 개도국 백신 공급을 위한 코백스 2억 달러를 차질없이 지원하겠습니다. 여유가 생긴 백신을 백신 부족 국가에 지원하는 협력도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형편에 맞게 국제사회에 기여하면서 글로벌 현안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겠습니다. 민주주의, 인권, 평화 등 인류 보편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더욱 앞장서겠습니다.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도 계속 채워 나가야 합니다. 지금까지 초고속 성장해 온 이면에 그늘도 많습니다. 세계에서 저출산이 가장 심각한 나라이며 노인 빈곤율, 자살률, 산재 사망률은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입니다. 부동산 문제는 여전히 최고의 민생문제이면서 개혁과제입니다. 더욱 강한 블랙홀이 되고 있는 수도권 집중현상과 지역 불균형도 풀지 못한 숙제입니다. 불공정과 차별과 배제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가로막는 걸림돌입니다. 미래 세대들이 희망을 갖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들입니다. 정부는 마지막까지 미해결 과제들을 진전시키는데 전력을 다하고 다음 정부로 노력이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국회도 함께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정부는 ‘완전한 회복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년도 예산을 604조 4천억 원 규모로 확장 편성했습니다. 올해 본 예산과 추경을 감안하여 확장적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 확장재정은 경제와 고용의 회복을 선도하고 세수 확대로 이어져 재정 건전성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 효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완전한 회복을 위해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는 적기를 놓쳐서도 안 될 것입니다. 내년에도 재정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한편으로 재정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지금까지 위기극복을 위해 재정의 여력을 활용하면서도 재정건전성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고심했고, 그 정신은 내년도 예산안에도 반영되었습니다. 올해 세수 규모는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당시 예상보다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과적으로 세수 예측이 빗나간 점은 비판받을 소지가 있지만 그만큼 예상보다 강한 경제 회복세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전체 국가 경제로는 좋은 일입니다. 정부는 추가 확보된 세수를 활용하여 국민들의 어려움을 추가로 덜어드리면서 일부를 국가채무 상환에 활용함으로써 재정 건전성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내년도 예산은 코로나 위기로부터 일상과 민생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한 예산입니다. 탄소중립과 한국판 뉴딜, 전략적 기술개발 등 국가의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강한 안보와 국민 안전, 저출산 해결의 의지도 담았습니다. 첫째, 코로나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피해 계층을 두텁게 보호하는 데 최우선을 두겠습니다. 코로나 백신 9천만 회분을 신규 구매하여 총 1억7천만 회분의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일상회복을 위해 충분한 병상 확보와 함께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도 확충해나가겠습니다. 특히 손실보상법에 따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두텁게 보상받을 수 있는 예산을 담았습니다. 제도적 지원 범위 밖에 있는 분들에게도 긴급자금을 확대하고 금융절벽을 해소하며 소상공인들의 재기와 재창업 지원도 확대하겠습니다. 둘째, 코로나 격차와 불평등을 줄이면서 회복의 온기를 모두가 느낄 수 있는 포용적 회복을 이루겠습니다. 내년에는 기준중위소득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인상되어 7대 급여의 보장수준이 큰 폭으로 높아집니다.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로 5만3천여 가구가 추가로 혜택을 받게 될 것입니다. 263만 명을 대상으로 한국형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실시하여 ‘아프면 쉴 수 있는 나라’의 첫걸음을 내딛겠습니다. 또한 대리운전, 퀵서비스 기사 등 플랫폼 종사자들이 신규로 고용보험 혜택을 받게 될 것입니다. 국가유공자에 대해서는 기본보상금을 인상하고 생계지원금도 신규 지급할 것입니다. 특별히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일자리, 자산형성, 주거, 교육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청년 일자리 지원 예산을 확대하고 청년내일 저축계좌, 청년희망적금 등을 신설하여 청년의 자산형성을 도울 것입니다. 주거 부담 경감을 위해 저소득 청년들에게 월세 지원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하고 대학 국가장학금 지원을 대폭 확대하여 전체적으로는 물론 개인별로도 중산층까지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겠습니다. 지역 간 격차 해소에도 중점을 두었습니다. 2단계 재정 분권에 따라 지방 재원이 크게 확충될 것입니다. 스물세 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되고 생활SOC 3개년 계획도 완성될 것입니다. 부울경 초광역 협력이 성공적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여 다른 권역으로 확산시키고, 새로운 국가균형발전 시대를 여는 열쇠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미래형 경제구조로 전환하는데 과감히 투자하겠습니다. 2022년은 탄소중립 이행의 원년으로 12조 원 수준의 재정을 과감하게 투입할 것입니다. 친환경차를 올해보다 두 배 이상 확대 보급하여 누적 50만 대 보급 목표를 달성하겠습니다. 재생에너지 보급을 더욱 확산하고 도시숲도 크게 늘려나가겠습니다. 2조5천억 원 규모의 기후대응기금을 신설하고 온실가스감축 인지 예산제도도 시범 도입하겠습니다. 진화된 ‘한국판 뉴딜 2.0’을 더욱 힘차게 추진하는데 33조7천억 원을 배정했습니다. R&D 예산은 30조 원 규모로 정부 출범 당시보다 50% 이상 확대했습니다. GDP 대비 R&D 투자 세계 1위의 연구개발 강국으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정부는 국방예산을 55조2천억 원으로 확대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연평균 6.5%의 높은 국방예산 증가율을 기록하게 됩니다. 군 장병 봉급과 급식비를 크게 인상하는 등 장병 복지를 강화하고, 첨단 전력 확보와 기술개발에 중점 투자할 것입니다. 한미동맹 강화와 주변국 협력 증진에 더하여 다자외교와 중견국 외교를 강화하고, 그린·디지털·보건 부문을 중심으로 ODA 예산도 크게 늘렸습니다. 자연재해 예방, 국민생명 보호, 생활환경 개선 등 3대 재난 안전을 위해 20조 원 이상을 과감하게 투자하겠습니다. 아동수당 지원 대상을 8세 미만으로 확대하고, 처음으로 영아수당과 첫만남이용권을 신설하여 지원하겠습니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더욱 확충하여 공보육 이용률을 높이는 등 가족과 육아에 더 친화적인 사회 기반을 조성하겠습니다. 내년 예산은 우리 정부의 마지막 예산이면서 다음 정부가 사용해야 할 첫 예산이기도 합니다. 여야를 넘어 초당적으로 논의하고 협력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여러분, 우리 정부가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데 국회가 많은 힘을 모아주셨습니다. 매년 예산안을 원만히 처리하고 여섯 번의 추경을 신속히 통과시켜 주셨습니다.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민생법안들도 적잖이 통과되었습니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입법 성과에 대해 국회의원 여러분 모두에게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항상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주신 국민 여러분께 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위기극복 정부로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소명 또한 마지막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사명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무탄소 연료 등 ‘넷제로’ 못박아… 에너지 전환 ‘급발진’ 우려도

    무탄소 연료 등 ‘넷제로’ 못박아… 에너지 전환 ‘급발진’ 우려도

    철강공정에 수소환원제철 100% 대체신재생 에너지 20%→30%대로 확대감축 수단 대부분이 아직 상용화 안 돼전문가 “재생에너지, 효율 나오지 않아”실현 가능성 놓고 부정적 전망 잇따라국무회의 의결 후엔 유엔에 제출 예정2050 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가 18일 기존안보다 강화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안과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내놨지만 실현 가능성을 놓고 부정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탄중위는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 혁신 및 국민 인식 등을 반영해 나침반 역할을 할 시나리오와 함께 탄소중립 중간 목표인 NDC 목표를 상향했다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은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지난 8월 발표한 3개 시나리오와 달리 ‘넷제로’를 설정한 2개 수정안이다. 화력발전 전면 중단으로 전환 부문 배출량을 제로화하는 A안과 화력발전 중 액화천연가스(LNG)를 일부 유지하는 대신 탄소포집(CCUS) 등 제거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B안이다. 부문별로는 수송과 수소 감축수단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 A안은 전기·수소차 전면 도입을 통해 97.1%를 감축하는 반면 B안은 무공해차 및 잔존 내연차(15% 미만)에 대체연료(E-fuel) 활용 등을 통해 90.6%를 줄이는 계획이다.탄중위는 충전 인프라 확충 및 차종 확대, 무공해차 의무보급비율 강화 등을 비롯해 대중교통 확대 등을 주문했다. 전환에 이어 배출량이 많은 산업 부문에서는 철강 공정에 수소환원제철로 100% 대체, 석유화학·정유산업의 연료 및 원료 전환, 전력 다소비 업종의 에너지 효율화 및 불소계 온실가스 저감 등을 통해 배출을 줄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술 개발 및 시설 개선 투자, 배출권거래제·녹색금융 활성화 등 시장 주도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제언했다. 이날 의결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2018년(7억 2760만t) 대비 40% 감축한다는 내용이다. 기존안(26.3%)보다 상향된 목표로 2030년 배출량이 4억 3660만t으로 조정됐다. 2018년과 2030년 순배출량 적용 시 감축률은 36.4%이며 국내 감축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여당과 시민·사회단체의 50% 상향 요구와 관련해 탄중위는 “우리나라의 배출 정점(2018년) 이후 탄소중립까지의 시간과 연평균 감축률(4.17%) 등을 고려할 때 결코 쉽지 않은 목표”라고 밝혔다. 전환 부문은 2018년(2억 6960만t) 대비 44.4%(1억 1970만t) 감축한 1억 4990만t으로 배출량 감축이 가장 크다. 원자력(23.9%)은 유지하되 41.9%인 석탄발전 비중을 21.8%까지 낮추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당초 계획안(20%)보다 비중을 높여 30%대로 확대키로 했다. 암모니아 등 무탄소 연료도 도입한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탄소중립은 아주 높은 수준의 기술 혁신과 상당한 규모의 경제적 부담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라며 “시나리오에 포함된 재생에너지는 효율이 나오지 않고, 수소환원제철과 대체연료 등은 시도되지 않은 기술”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8일 탄중위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NDC 상향안 토론회에서 구윤모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감축 목표는 불확실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탄소흡수원에 대한 이견 속에서 흡수량을 오히려 당초 계획(2210만t)보다 460만t 확대한 것도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심의된 탄소중립 계획은 오는 27일 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 중 2030 NDC 상향 목표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발표한 후 유엔에 제출할 예정이다.
  • “인구 감소 위기 대응… 일자리 창출·‘드론도시 수성’ 만들 것”

    “인구 감소 위기 대응… 일자리 창출·‘드론도시 수성’ 만들 것”

    “수성구가 맞이하게 될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대구 수성구는 대구의 강남으로 불린다. 교육과 주거환경 등이 다른 지역보다 뛰어나 대구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 쯤 살고 싶어 하는 곳이다. 그런데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성구의 위기를 화두로 꺼냈다. 김 구청장은 “수성구도 대구 전체가 안고 있는 인구 축소와 공동체 약화를 앞으로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지난 3년여 동안 다양한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3년여 동안의 성과가 궁금한데. “다른 도시와 차별성을 가진 수성구만의 미래 행정 플랫폼을 완성했다. 이제는 내실을 다지는 단계다. 구체적으로 수성알파시티 롯데몰 유치를 통해 지역 주민 2000여명의 일자리가 생길 예정이다. 수성구민운동장에서 범어역을 지나 이시아폴리스까지 연결되는 엑스코선도 건설된다. 자연과 어우러진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수성정원학교를 운영하고 마을 꽃길을 조성하고 있다. 청소년문화의집, 모명재 한국전통문화체험관, 고모역 복합문화공간을 건립하고 고산서원도 복원했다. 육아종합지원센터, 고산어린이집, 두산대권 종합사회복지관, 열린경로당, 수성행복드림센터, 두산레포츠센터, 진밭골생활체육시설, 제2구민운동장도 조성했다. 3년 동안 수성구에 큰 변화가 있었다.” ●他 도시와 차별화된 미래 행정 플랫폼 완성 -외부 기관에서 좋은 평가도 많았는데 “그렇다. 2021 대한민국 국토대전 공모전에서 ‘걷고 싶은 들안 길 프롬나드’가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받았다. 이 외에도 생활 및 음식물류 폐기물관리 성과평가, 청소년정책 평가, 여성친화도시 조성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지자체 생산성 대상 국무총리상,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2020년 전국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는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았다.” -환경과 문화 분야에도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데. “수성패밀리파크, 매호천, 고모동을 순환하는 금호강권과 대구스타디움과 청계사, 진밭골, 대덕지를 잇는 진밭골권에 ‘생각을 담는 길’을 조성하고 있다. 꽃과 초화류 군락지가 어우러진 환경과 산책로 정비, 경관 데크 조성 등을 통해 주민이 걷고 싶은 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대규모 개발이 어려운 저층 주택지에 수성구만의 이야기를 담아 통일된 스토리라인을 구성하고 있다. 이상화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작품 배경이 된 ‘수성들’을 모티브로 창의적 생각들이 예술로 피어나는 ‘봄이 온 들안예술마을’을 대표 스토리로 정하고 공공예술창작촌을 중심으로 지역주민, 예술인, 방문객 등 모두가 어우러지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며 나갈 계획이다. 현재 공공예술창작촌 부지 6곳을 확보했다. 외부 예술인과 민간문화예술시설의 지역 내 유입·확산을 위한 인센티브 지원 방안도 마련했다. 대구의 문화랜드마크 간송미술관과 대구미술관, 사립미술관을 연계한 미술관클러스터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대구시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고산서당은 전통문화교육관과 한옥촌을 조성하기 위해 용역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 고산서당 주변의 성산봉수대, 성동 고분군 등 문화재들을 묶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융복합 전시·체험 공간 ‘미래교육관’ 조성 -수성구 하면 교육을 빼놓을 수 없다. “수성구의 강력한 자원은 ‘교육’이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는 어떤 사람인지, 사회를 주도하는 인재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고 있다. 수성구 미래교육정책의 컨트롤타워인 교육재단을 설립하기 위해 교육재단 설립 타당성 연구 용역이 진행 중이다. 교육재단 설립을 통해 다양성에 기반한 창의 융합 스마트 학습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교육 전략을 연구해 선진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 비정형적 공공 교육서비스와 도서관 밖 도서관, 메이커미래기술체험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스타디움 서편광장에 융복합 전시·체험 공간인 미래교육관을 조성한다. 미래세대를 위한 창의체험과 탐구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2022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생들이 다른 시도가 아닌 수성구에 머물게 하겠다. 교육과 관련된 유입인구를 늘리는 구조를 만들겠다.” ●지방도시 첫 ‘UAM’ 비행실증 성공적 완료 -대구·경북권에서 처음으로 드론실증도시에 선정됐다. “드론산업이 지역 미래 먹거리가 되도록 집중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미래도시 비전을 선포하면서 초고층건물 화재 드론대응 연구, 산불드론 관제차량 도입, 드론 엔터테인먼트쇼, 드론 페스티벌 등 지역 드론산업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지방도시 최초로 도심항공교통(UAM) 비행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산림보호 감시, 조난자 물자수송 등을 위해 최근 지역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도심 산간지역 중심 드론서비스 모델을 구축해 행정 체감도를 높이는 한편 지역 내 드론을 활용한 특화서비스를 선도적으로 개발해 다른 도시로 확산시키겠다. 드론을 통해 드론테인먼트, 미래교통수단 등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열어 미래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 이렇게 하면 지역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고산지역에 드론택시의 메인포트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인근 경산과 교육·산업 등 상생협약 체결 -인근 경북 경산과의 경제협력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경산시와는 역사·문화, 지리적으로 밀접한 하나의 생활권에 있다. 지역 경계라는 기존의 틀을 한발 넘어 급변하는 환경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경산시와 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성구와 경산시 인접지역을 특구로 조성하는 방안을 주요 국책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 지난 2월에 공동으로 추진한 연구용역을 통해 산업, 교육, 문화·관광, 사회간접자본(SOC) 등 전반에 대한 경제협력 기본구상을 마련했다. 6월 초 기본구상에서 제시된 상생과제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도시 미래 성장동력 발굴 및 지자체 상생협력 사업 롤모델 발굴을 위한 실천전략 연구용역을 공동 발주했다. 지방자치의 패러다임을 행정구역 경계가 아닌 주민 중심으로 전환토록 하겠다. 공동번영을 위한 기반을 확고히 조성해 지역의 미래를 함께 열어 가겠다.” -수성못 관리권 문제로 농어촌공사와 갈등 중이다. “수성못은 카페와 음식점이 즐비하고 수많은 방문객이 찾아와 산책과 여가를 즐기는 대구 대표 관광지다. 못 주변 어디에도 경작지가 없다. 따라서 수성못이 경작지에 물을 대는 기능을 이미 상실했다. 그런데도 문화시설 설치나 확충, 주변 정비를 할 때마다 농어촌공사와 협의해야 한다. 이러다 보니 주민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추진하려던 각종 수성못 관련 시책이 번번이 취소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저수지는 주민을 위한 시설이다. 농업시설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저수지는 주민 복지를 추구하는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해야 효용가치를 높일 수 있다.” -주민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그동안 지지해 주신 주민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는 행정환경의 변화, 인구 감소, 소득, 교육 등으로 격차가 심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반영한 계획을 수립 중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가까이 와 있다. 선도적으로 준비해야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전력투구하겠다.”
  • 軍 “북핵 위협 대비해 적극적인 공세전략 검토”

    軍 “북핵 위협 대비해 적극적인 공세전략 검토”

    군, 고위력·초정밀 미사일 지속 확보미중경쟁 반영해 합동군사전략 보완군 당국은 북한 핵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해 한미동맹의 ‘맞춤형 억제전략’과 우리 군의 핵·대량살상무기(WMD) 대응체계를 강화시켜 왔다고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6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 자료에서 북한 핵 위협에 대비해 적극적인 공세전략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맞춤형 억제전략이란 한반도 상황에 최적화된 한미 공동의 전략으로 북한이 핵 사용을 위협하는 단계부터 직접 사용하는 단계까지 모든 위기상황별로 이행 가능한 대응방안을 포함한다. 우리 군의 핵·WMD 대응체계는 전략적 타격체계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로 구성된다. 군 당국은 또 북한을 압도할 수 있도록 미사일 수량을 확충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 전역을 정밀 타격 가능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 다양한 미사일 전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방위 위협에 대비할 수 있도록 고위력·초정밀 미사일을 지속 확보한다는 계획이다.군은 지난 1월 북한의 8차 당대회와 미중경쟁 심화 등을 반영해 합동군사전략을 보완할 것이라고도 했다. 원인철 합참 의장도 이날 “최근 우리의 대내외 안보상황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날로 고도화되는 가운데, 주변 강대국들의 군사위협과 군비경쟁 또한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엄중하다”고 했다. 북한이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연이어 신형 무기체계를 선보이고 있고, 미국과 중국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경쟁을 가속화하자 군도 이에 맞게 대비태세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을 가속화하겠다는 뜻도 재차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전문

    문재인 대통령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전문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코로나를 이기는 것은 경계를 허무는 일로, 이는 지구공동체 시대의 탄생”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제 유엔은 지구공동체 시대를 맞아 새로운 규범과 목표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지구공동체의 시대를 열어가는 인류의 새로운 여정에 연대와 협력으로 유엔이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또 한국은 코로나19 이후 세계질서 재편 과정에서 국제사회 일원으로 책임을 다하고 선도국가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고 공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임기 마지막 유엔총회 무대에서 종전선언 제안을 다시 꺼내 들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기조연설 전문. 『압둘라 샤히드 의장님,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님과 각국 대표 여러분,2년 만에 유엔총회 회의장에 다시 서니 잃어버린 일상에 대한 소중함이 느껴집니다.76차 유엔총회 의장으로 취임하신 샤히드 의장님의 리더십으로,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혜와 협력이 모아지길 기대합니다.또한 지난 5년간 유엔의 발전과 개혁을 위해 헌신해온 구테흐스 사무총장님의 연임을 축하하며 경의를 표합니다.사무총장께서 역점을 두어 온 평화유지 활동과 기후변화 대응,지속가능발전목표에 큰 진전을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이번 유엔 총회가 코로나와 기후위기로부터의 회복과 지속가능발전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세계인들에게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의장님,사무총장님,각국 대표 여러분,인간은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존재입니다.인류는 공동체를 통한 집단 지성과 상호 부조에 기대어 수많은 감염병을 이겨내며 공존해 왔습니다.코로나 팬데믹 역시 인류애와 연대의식으로 극복해낼 것이며,유엔이 그 중심에 설 것입니다. 우리는 코로나 대응을 위해 국경을 초월해 유전체 정보를 공유하고,긴밀한 협업을 통해 백신 개발에 성공했으며,치료제 개발도 빠른 진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이기는 것은 경계를 허무는 일입니다.우리의 삶과 생각의 영역이마을에서 나라로,나라에서 지구 전체로 확장되었습니다.나는 이것을 ‘지구공동체 시대’의 탄생이라 생각합니다.‘지구공동체 시대’는 서로를 포용하며 협력하는 시대입니다.함께 지혜를 모으고 행동하는 시대입니다. 지금까지는 경제 발전에 앞선 나라,힘에서 우위를 가진 나라가 세계를 이끌었지만,이제 모든 나라가 최선의 목표와 방법으로 보조를 맞추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합니다. 협력과 행동의 중심으로 유엔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유엔의 창립자들은두 차례 세계대전의 참화를 겪으며 국제평화의 질서를 모색했습니다.이제 유엔은 ‘지구공동체 시대’를 맞아 새로운 규범과 목표를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다자주의 질서 안에서 호혜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국가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유엔이 되어야 합니다.국제사회의 의지와 역량을 결집하고 행동으로 이끄는 유엔이 되어야 합니다. 유엔이 이끌어갈 ‘연대와 협력’의 국제질서에 한국은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후 신생 독립국이었던 한국은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원에 힘입어민주주의 발전과 경제성장을 함께 이룰 수 있었습니다.이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국가 간 상생과 포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선진국과 개도국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협력과 공생의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하겠습니다. ‘지구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는 코로나 위기로부터 포용적 회복을 이루는 일입니다.저소득층,고령층과 같은 취약계층이 코로나의 위협에 가장 크게 노출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누적되어온 경제·사회적 문제들도 코로나를 계기로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빈곤과 기아가 심화되었고,소득·일자리·교육 전반에 걸쳐 성별·계층별·국가별 격차가 커졌습니다. 유엔은 이미 수년 전부터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제시하며 이러한 불균형 문제의 해소를 촉구해 왔습니다.이제 유엔의 모든 구성원이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해 더욱 진지하게 노력해야 합니다. 한국은 모든 사람,모든 나라가 코로나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함께하겠습니다.코백스에 2억 불을 공여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고,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의 한 축을 맡아 코로나 백신의 공평하고 빠른 보급을 위해 힘쓸 것입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도 앞장서겠습니다.한국은 코로나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특히,고용 안전망과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고 사람 투자를 확대하는 ‘휴먼 뉴딜’을 통해 사람 중심의 포용적 회복에 힘쓰고 있습니다.한국판 뉴딜 정책의 경험을 국제사회와 함께 공유해 나가겠습니다. 개발도상국들이 함께 지속가능발전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코로나 이후 수요가 높아진 그린·디지털·보건 분야를 중심으로 ODA도 확대하겠습니다. ‘지구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시급한 과제는 기후위기 대응입니다. 지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예상보다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습니다.국제사회가 더욱 긴밀하게 힘을 모아 ‘탄소중립’을 향해 전진해야 합니다. 한국은 지난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고,‘탄소중립기본법’을 제정하여그 비전과 이행체계를 법으로 규정했습니다.다음 달에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하고,11월 COP26을 계기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해 발표할 것입니다. 석탄발전소를 조기 폐쇄하고,신규 해외 석탄발전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을 중단했으며,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탄소중립’은 개별국가는 물론 모든 나라가 꾸준히 협력해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입니다. 실천 방안 역시 지속 가능해야 합니다.한국은 ‘그린 뉴딜’을 통해 ‘탄소중립’을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만들고 있습니다.많은 한국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RE100 캠페인’에 동참하고,수소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며ESG경영과 ‘탄소중립’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정부는 민간의 기술개발과 투자를 강력하게 뒷받침할 것입니다. 한국은 기후 분야 ODA 확대와 함께,그린 뉴딜 펀드 신탁기금을 신설하여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를 지원하고,‘탄소중립’을 위한 기술과 역량을 함께 나누겠습니다.개발도상국이 기후위기 대응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아울러 P4G 서울 정상회의를 개최하여 국제사회의 기후대응 의지를 결집했던 경험을 토대로 2023년 COP28을 유치하고자 합니다.파리협정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되길 희망합니다. 의장님,사무총장님,각국 대표 여러분,‘지구공동체’의 가장 절실한 꿈은 평화롭고 안전한 삶입니다.유엔의 출범은 국제관계의 패러다임을 ‘경쟁과 갈등’에서 ‘공존과 상생’으로 전환시켰습니다.유엔은 ‘힘의 균형’으로 유지되던 불완전한 평화를 ‘협력’을 통한 지속 가능한 평화로 바꾸고,인류 모두의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한국은 한반도에서부터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가 확고히 뿌리내리도록전력을 다할 것입니다.비핵화와 공동번영의 한반도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꾸준히 추진해왔고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판문점선언,9·19 평양공동선언과 군사합의,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싱가포르 선언이란 역사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언제나 대화와 협력입니다.나는 남북 간,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합니다.대화와 협력이 평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한반도에서 증명되기를 기대합니다. 나는 두 해 전,이 자리에서 전쟁불용과 상호 안전보장,공동번영을 한반도 문제 해결의 세 가지 원칙으로 천명했습니다.지난해에는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했습니다.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나는 오늘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며,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합니다.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마침,올해는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 지 30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유엔 동시 가입으로 남북한은 체제와 이념이 다른 두 개의 나라라는 점을 서로 인정했습니다.하지만 결코 분단을 영속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교류도,화해도,통일로 나아가는 길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남북한과 주변국들이 함께 협력할 때 한반도에 평화를 확고하게 정착시키고동북아시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그것은 훗날,협력으로 평화를 이룬 ‘한반도 모델’이라 불리게 될 것입니다. 북한 역시 ‘지구공동체 시대’에 맞는 변화를 준비해야만 합니다. 국제사회가 한국과 함께 북한에게 끊임없이 협력의 손길을 내밀어 주길 기대합니다. 이미 고령인 이산가족들의 염원을 헤아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하루빨리 추진되어야 합니다.‘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 같은 지역 플랫폼에서 남북한이 함께할 때 감염병과 자연재해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 운명 공동체로서,또한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남과 북이 함께 힘을 모아가길 바랍니다. 나는 ‘상생과 협력의 한반도’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상황은 평화와 인권을 위한 유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증명하고 있습니다. 오는 12월,‘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를 한국에서 주최합니다.유엔 평화유지 활동이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긴밀하게 협력하는 계기로 만들겠습니다. 유엔의 분쟁 예방 활동과 평화구축 활동에 대한 한국의 기여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한국은 오는 2024∼2025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하여 지속 가능한 평화와 미래세대의 번영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고자 합니다.각국의 협조와 지지를 기대합니다. 의장님,사무총장님과 각국 대표 여러분,인류는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서로를 믿고 협력하며 그 희망을 현실로 바꿔냈습니다.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다시 희망을 키우고 있습니다.더 나은 회복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인류가 하나가 되어 오늘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분명,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지구공동체’의 시대를 열어가는 인류의 새로운 여정에연대와 협력으로 유엔이 앞장서주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연쇄 살인은 못 막은 전자발찌… “또 끊을라” 소환된 보호수용제

    연쇄 살인은 못 막은 전자발찌… “또 끊을라” 소환된 보호수용제

    “현재 전자발찌는 오용되고 있다. 그것을 ‘채찍’으로만 사용한다면 잠시 범죄를 막을 순 있어도 범죄 동기 자체를 없애진 못한다. 때론 ‘당근’이 채찍보다 강할 수 있다.” 1960년대 세계 최초로 위치추적 전자장치 제도를 고안한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게이블은 2017년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잡지에 기고한 글에 이렇게 썼다. 감시에만 초점을 둔 전자감독 제도로는 재범을 막을 수 없고, 보상을 통한 교화와 재활에 중점을 두고 사회에 적응시켜야 한다는 취지다. 전자발찌를 끊기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56·구속) 사건으로 한국 사회의 재범 방지 시스템이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생각해 볼 만한 말이다. 이번 사건은 전자감독 대상자에 대한 보호관찰소의 부실한 관리, 수사기관의 안일한 대응, 현행 전자감독 및 보호관찰 제도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교화’는커녕 ‘감시’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현주소를 짚고 재범 방지를 위한 개선 과제를 5일 정리했다. ●10대 절도범이 40년 후 연쇄살인범으로… “교정·교화 실패” 강씨의 범죄는 지난달 29일 오전 그가 송파경찰서에 자수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인생의 절반(27년)을 교정시설에서 보냈는데도 가출소 3개월 만에 연쇄살인을 저지른 강씨를 두고 ‘교정·교화의 실패’로 진단하는 시각도 있다. 강씨는 17세 때 처음 특수절도로 징역형에 처해진 뒤 수차례 교도소를 들락거리며 전과 14범이 됐다. 성범죄 전력 2회를 포함해 실형은 8번 선고받았다. 절도에서 강도, 강간, 결국 살인까지 범죄는 갈수록 흉악해졌다. 이번 사건 직전에는 2005년 저지른 강도강간죄로 15년을 복역했고, 지난 5월 천안교도소에서 보호감호를 마치고 가출소했다. 첫 살인은 전자발찌를 끊기 전에 이뤄졌다. 강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9시 30분~10시 자신의 집에서 첫 번째 피해자(40대 여성)를 살해했다. 다음날 0시 14분 그는 야간외출 제한명령을 어기고 집을 나가 20분 만에 귀가했다. 강씨를 감독하는 서울동부보호관찰소 범죄예방팀은 대면 없이 전화로 “추후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통보한 뒤 되돌아갔다. 같은 날 오후 5시 31분 강씨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거리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지인 이름으로 빌린 렌터카를 타고 도주했다. 이후 자수하기까지 39시간 동안 강씨는 서울과 경기 일대를 돌며 경찰의 눈을 피했다. 2차 살인은 자수 다섯 시간 전인 지난달 29일 새벽 3시쯤 이뤄졌다. 강씨는 잠실 한강공원 주차장에 세워 둔 두 번째 피해자(50대 여성)의 차량 안에서 그를 살해했다. 동이 트자 시신을 뒷좌석에 태운 채 경찰서로 향했다. 강씨는 범행 동기로 금전 문제를 주장하고 있다. 두 번째 피해자가 빚 2000만원을 갚으라고 요구해 다투다 범행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해 “더 많이 죽이지 못해 한”이라고 발언해 사회적 공분을 산 강씨는 실제로 다른 여성을 상대로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부실한 공조체계 … 법무부는 뚫린 뒤에야 부랴부랴 대책 이번 사건은 법무부와 경찰의 부실한 초동 대응과 미흡한 공조 체계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특히 1차 범행과 전자발찌 훼손 이후 신속한 검거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자수 전까지 추가 범죄의 존재를 인지조차 못했다. 만일 강씨가 자수하지 않고 도피가 길어졌다면 3차 이상의 추가 범행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6월부터 전자발찌 훼손 범죄의 수사권을 갖게 된 보호관찰소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수사 역량이 문제로 꼽힌다. 체포영장 신청이 늦어진 점이 대표적이다. 특사경은 강씨가 전자발찌를 훼손한 당일 여섯 시간이 지나서야 서울동부지검 당직실을 찾아 체포영장을 신청하려 했다. 그러나 이미 밤 12시가 다 된 시간이라 당직 수사관이 “다음날 오라”고 했고, 영장 신청은 강씨 도주 15시간 30분 후인 지난달 29일 오전 9시가 돼서야 이뤄졌다. 검찰은 강씨의 재범 위험성에 대한 구체적 설명 없이 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만 전달받아 긴급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준수 사항 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안일했다. 강씨가 두 번째로 외출제한 명령을 위반한 지난달 27일 특사경이 즉각 면담했다면 1차 범행 사실을 더 빨리 파악했을 수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3일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열린 ‘전자감독 대상자 재범 방지 대책’ 브리핑에서 “관행적인 업무 처리로 잘못 대응한 측면이 있다”며 사과했다. 최근 5년간 준수 사항 위반 시 즉시 현장출동 비율은 18.4%에 불과하다. 경찰의 소극적 대응도 아쉬운 대목이다. 당시 경찰은 보호관찰소로부터 검거 협조 요청을 받으면서 범죄 전력 정보는 전달받지 못해 재범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 강씨가 서울역 인근에 버려 둔 렌터카를 발견하고도 내부 수색을 하지 않아 뒷좌석 아래 숨겨져 있던 흉기와 절단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지난 4일 “당시 강력범죄 의심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고 자살의심자로 신고된 강씨의 행적 확인과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영장이 없어서 강씨의 자택 수색도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이틀간 다섯 차례 강씨의 집을 찾았지만, 첫 번째 피해자 시신이 방치된 집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형사소송법 제216조 3항은 범행 중 또는 범행 직후의 범죄 장소에서 긴급을 요해 영장을 받을 수 없을 때는 영장 없이 수색이 가능하고 사후영장을 받도록 규정한다. 이때 긴급성은 제한적으로 인정되고 있어 당시 전자발찌 훼손만으로 적극적 대응을 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법무부는 부랴부랴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우선 전자장치 훼손 사건이 발생하면 대상자 주거지를 바로 압수수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경찰과 법무부의 정보공유 체계 개선도 추진 과제다. 법무부는 앞으로 전자장치 훼손 시 112상황실에 훼손 사실뿐만 아니라 신상 정보도 동시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법무부가 형사사법망을 통해 제공하는 전자감독 대상자 신상 정보를 일선 경찰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협의할 방침이다. 경찰의 적극적 초동 조치가 가능하려면 경찰관 직무집행법(경직법)에 면책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소방관의 업무 중 발생한 과실에 대해 형을 감경·면제해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직무 수행 중인 경찰관에게도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타인의 신체·재산상 피해를 유발해도 면책하자는 취지다.●인력 부족에 고위험군 감시 역부족… “교육·치료 기능 강화를” 더 근본적인 문제는 현행 전자감독 및 보호관찰 제도로는 재범 우려가 큰 범죄자들을 막는 데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강씨와 같이 전자발찌를 차고도 범죄를 저지르거나 전자발찌를 훼손하는 범죄는 해마다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자발찌 훼손 범죄는 연평균 17.2건씩 발생했다. 전자발찌를 끊고 잠적해 아직 붙잡히지 않은 범죄자도 3명(1명은 전자감독 기간 종료)에 달한다. 전남 장흥군에서 전자발찌를 찬 채 성범죄를 저질렀던 마창진(50)은 지난달 21일 달아난 뒤 보름 넘게 행적이 묘연하다. 2019년 10월 울산에서 강간치상 혐의로 수배된 A씨도 2년 가까이 검거되지 않았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자발찌는 위치 정보 위주의 보조적 수단일 뿐 집 안에서 일어나는 범죄를 비롯해 착용자의 행위를 직접적으로 감시하고 억제하는 기능은 할 수 없다”면서 “효과에 대한 지나친 믿음을 버리고 실질적으로 재범 위험성을 낮추는 교육·치료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호관찰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 현재 전자감독 인력은 281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하면 2배나 늘었다. 문제는 전자감독 대상자 역시 급증해 1인당 관리 인원이 여전히 17.3명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올해 1~7월 전자발찌를 한 번이라도 부착해 본 사람은 8166명으로 지난해(6044명)보다 2000여명이 늘었다. 모든 범죄 가석방자에 대해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대상자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법무부가 최근 내놓은 ‘전자감독 고위험군 전담제’나 ‘보호관찰소 신속수사팀 제도’가 원활하게 도입·운영되려면 인력 확충이 필수인데도 정부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범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수용제 부활 문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성년자 성범죄자를 비롯해 강력범죄자 중 재범 가능성을 따져 복역을 마친 후에도 보호수용시설에 격리하는 제도다. 독일이나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해외 국가에서도 활용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2005년 보호감호제도가 이중처벌 논란으로 사회보호법과 함께 폐지됐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은 “보호수용제는 범죄자 인권과 피해자 인권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문제”라면서 “인권 침해를 이유로 논의가 더디고 조심스러운 분위기지만 국가권력의 역할과 위상이 달라진 민주화 이후 시대의 관점에서 다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연쇄 살인은 못 막은 전자발찌…“또 끊을라” 소환된 보호수용제

    연쇄 살인은 못 막은 전자발찌…“또 끊을라” 소환된 보호수용제

    “현재 전자발찌는 오용되고 있다. 그것을 ‘채찍’으로만 사용한다면 잠시 범죄를 막을 순 있어도 범죄 동기 자체를 없애진 못한다. 때론 ‘당근’이 채찍보다 강할 수 있다.” 1960년대 세계 최초로 위치추적 전자장치 제도를 고안한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게이블은 2017년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잡지에 기고한 글에 이렇게 썼다. 감시에만 초점을 둔 전자감독 제도로는 재범을 막을 수 없고, 보상을 통한 교화와 재활에 중점을 두고 사회에 적응시켜야 한다는 취지다. 전자발찌를 끊기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56·구속) 사건으로 한국 사회의 재범 방지 시스템이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생각해 볼 만한 말이다. 이번 사건은 전자감독 대상자에 대한 보호관찰소의 부실한 관리, 수사기관의 안일한 대응, 현행 전자감독 및 보호관찰 제도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교화’는커녕 ‘감시’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현주소를 짚고 재범 방지를 위한 개선 과제를 5일 정리했다.●10대 절도범이 40년 후 연쇄살인범으로… “교정·교화 실패” 강씨의 범죄는 지난달 29일 오전 그가 송파경찰서에 자수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인생의 절반(27년)을 교정시설에서 보냈는데도 가출소 3개월 만에 연쇄살인을 저지른 강씨를 두고 ‘교정·교화의 실패’로 진단하는 시각도 있다. 강씨는 17세 때 처음 특수절도로 징역형에 처해진 뒤 수차례 교도소를 들락거리며 전과 14범이 됐다. 성범죄 전력 2회를 포함해 실형은 8번 선고받았다. 절도에서 강도, 강간, 결국 살인까지 범죄는 갈수록 흉악해졌다. 이번 사건 직전에는 2005년 저지른 강도강간죄로 15년을 복역했고, 지난 5월 천안교도소에서 보호감호를 마치고 가출소했다. 첫 살인은 전자발찌를 끊기 전에 이뤄졌다. 강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9시 30분~10시 자신의 집에서 첫 번째 피해자(40대 여성)를 살해했다. 다음날 0시 14분 그는 야간외출 제한명령을 어기고 집을 나가 20분 만에 귀가했다. 강씨를 감독하는 서울동부보호관찰소 범죄예방팀은 대면 없이 전화로 “추후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통보한 뒤 되돌아갔다. 같은 날 오후 5시 31분 강씨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거리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지인 이름으로 빌린 렌터카를 타고 도주했다. 이후 자수하기까지 39시간 동안 강씨는 서울과 경기 일대를 돌며 경찰의 눈을 피했다. 2차 살인은 자수 다섯 시간 전인 지난달 29일 새벽 3시쯤 이뤄졌다. 강씨는 잠실 한강공원 주차장에 세워 둔 두 번째 피해자(50대 여성)의 차량 안에서 그를 살해했다. 동이 트자 시신을 뒷좌석에 태운 채 경찰서로 향했다. 강씨는 범행 동기로 금전 문제를 주장하고 있다. 두 번째 피해자가 빚 2000만원을 갚으라고 요구해 다투다 범행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해 “더 많이 죽이지 못해 한”이라고 발언해 사회적 공분을 산 강씨는 실제로 다른 여성을 상대로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부실한 공조체계 … 법무부는 뚫린 뒤에야 부랴부랴 대책 이번 사건은 법무부와 경찰의 부실한 초동 대응과 미흡한 공조 체계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특히 1차 범행과 전자발찌 훼손 이후 신속한 검거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자수 전까지 추가 범죄의 존재를 인지조차 못했다. 만일 강씨가 자수하지 않고 도피가 길어졌다면 3차 이상의 추가 범행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6월부터 전자발찌 훼손 범죄의 수사권을 갖게 된 보호관찰소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수사 역량이 문제로 꼽힌다. 체포영장 신청이 늦어진 점이 대표적이다. 특사경은 강씨가 전자발찌를 훼손한 당일 여섯 시간이 지나서야 서울동부지검 당직실을 찾아 체포영장을 신청하려 했다. 그러나 이미 밤 12시가 다 된 시간이라 당직 수사관이 “다음날 오라”고 했고, 영장 신청은 강씨 도주 15시간 30분 후인 지난달 29일 오전 9시가 돼서야 이뤄졌다. 검찰은 강씨의 재범 위험성에 대한 구체적 설명 없이 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만 전달받아 긴급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준수 사항 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안일했다. 강씨가 두 번째로 외출제한 명령을 위반한 지난달 27일 특사경이 즉각 면담했다면 1차 범행 사실을 더 빨리 파악했을 수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지난 3일 서울고검 의정관에서 열린 ‘전자감독 대상자 재범 방지 대책’ 브리핑에서 “관행적인 업무 처리로 잘못 대응한 측면이 있다”며 사과했다. 최근 5년간 준수 사항 위반 시 즉시 현장출동 비율은 18.4%에 불과하다. 경찰의 소극적 대응도 아쉬운 대목이다. 당시 경찰은 보호관찰소로부터 검거 협조 요청을 받으면서 범죄 전력 정보는 전달받지 못해 재범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 강씨가 서울역 인근에 버려 둔 렌터카를 발견하고도 내부 수색을 하지 않아 뒷좌석 아래 숨겨져 있던 흉기와 절단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지난 4일 “당시 강력범죄 의심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고 자살의심자로 신고된 강씨의 행적 확인과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영장이 없어서 강씨의 자택 수색도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이틀간 다섯 차례 강씨의 집을 찾았지만, 첫 번째 피해자 시신이 방치된 집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형사소송법 제216조 3항은 범행 중 또는 범행 직후의 범죄 장소에서 긴급을 요해 영장을 받을 수 없을 때는 영장 없이 수색이 가능하고 사후영장을 받도록 규정한다. 이때 긴급성은 제한적으로 인정되고 있어 당시 전자발찌 훼손만으로 적극적 대응을 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법무부는 부랴부랴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우선 전자장치 훼손 사건이 발생하면 대상자 주거지를 바로 압수수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경찰과 법무부의 정보공유 체계 개선도 추진 과제다. 법무부는 앞으로 전자장치 훼손 시 112상황실에 훼손 사실뿐만 아니라 신상 정보도 동시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법무부가 형사사법망을 통해 제공하는 전자감독 대상자 신상 정보를 일선 경찰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협의할 방침이다. 경찰의 적극적 초동 조치가 가능하려면 경찰관 직무집행법(경직법)에 면책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소방관의 업무 중 발생한 과실에 대해 형을 감경·면제해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직무 수행 중인 경찰관에게도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타인의 신체·재산상 피해를 유발해도 면책하자는 취지다.●인력 부족에 고위험군 감시 역부족… “교육·치료 기능 강화를” 더 근본적인 문제는 현행 전자감독 및 보호관찰 제도로는 재범 우려가 큰 범죄자들을 막는 데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강씨와 같이 전자발찌를 차고도 범죄를 저지르거나 전자발찌를 훼손하는 범죄는 해마다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자발찌 훼손 범죄는 연평균 17.2건씩 발생했다. 전자발찌를 끊고 잠적해 아직 붙잡히지 않은 범죄자도 3명(1명은 전자감독 기간 종료)에 달한다. 전남 장흥군에서 전자발찌를 찬 채 성범죄를 저질렀던 마창진(50)은 지난달 21일 달아난 뒤 보름 넘게 행적이 묘연하다. 2019년 10월 울산에서 강간치상 혐의로 수배된 A씨도 2년 가까이 검거되지 않았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자발찌는 위치 정보 위주의 보조적 수단일 뿐 집 안에서 일어나는 범죄를 비롯해 착용자의 행위를 직접적으로 감시하고 억제하는 기능은 할 수 없다”면서 “효과에 대한 지나친 믿음을 버리고 실질적으로 재범 위험성을 낮추는 교육·치료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호관찰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 현재 전자감독 인력은 281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하면 2배나 늘었다. 문제는 전자감독 대상자 역시 급증해 1인당 관리 인원이 여전히 17.3명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올해 1~7월 전자발찌를 한 번이라도 부착해 본 사람은 8166명으로 지난해(6044명)보다 2000여명이 늘었다. 모든 범죄 가석방자에 대해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대상자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법무부가 최근 내놓은 ‘전자감독 고위험군 전담제’나 ‘보호관찰소 신속수사팀 제도’가 원활하게 도입·운영되려면 인력 확충이 필수인데도 정부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범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수용제 부활 문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성년자 성범죄자를 비롯해 강력범죄자 중 재범 가능성을 따져 복역을 마친 후에도 보호수용시설에 격리하는 제도다. 독일이나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해외 국가에서도 활용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2005년 보호감호제도가 이중처벌 논란으로 사회보호법과 함께 폐지됐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은 “보호수용제는 범죄자 인권과 피해자 인권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문제”라면서 “인권 침해를 이유로 논의가 더디고 조심스러운 분위기지만 국가권력의 역할과 위상이 달라진 민주화 이후 시대의 관점에서 다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전자발찌 약해서 범죄 생긴다?… 근본 대책 없는 ‘뒷북 법무부’

    전자발찌 약해서 범죄 생긴다?… 근본 대책 없는 ‘뒷북 법무부’

    50대 성범죄자가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자 전자감독 주무 부처인 법무부가 뒤늦게 재범 방지책을 내놨다. 전자발찌의 견고성을 강화하고 경찰과 공조 체계를 개선하는 것 등이 골자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법무부가 충격적인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뒷북 대책’을 내놨다는 비판과 함께 전자발찌는 보조 수단일 뿐 궁극적으로 성범죄자 치료 전문성·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무부는 30일 오전 서울고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자장치 견고성을 보다 강화하는 등 훼손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그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전자장치를 개선했으나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13명이 전자발찌를 끊었고, 이 중 2명은 잡히지도 않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자발찌) 훼손 상황에서 경보를 조기에 울리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전자발찌 훼손 초기에 도주자를 신속히 검거할 수 있게 경찰과의 공조 체계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경찰과 대상자의 범죄 전력 등 공유정보를 확대하고 위치정보를 공동 모니터링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다. 법무부는 현재 협약을 맺은 서울 11개 구의 CCTV와 위치추적 정보를 연계해 실시간 조회할 수 있는데,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연계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범죄전력·수법 외에 생업 종사와 준수사항 이행 정도까지 고려해 수시로 재범 위험성을 평가하는 체계를 도입하고 지도감독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것이 법무부의 계획이다. 지난 27일 전자발찌를 훼손한 강모(56)씨는 전날 밤 여성 한 명을 살해한 뒤 귀가가 늦어져 야간외출제한명령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출동한 범죄예방팀은 현장 도착 전 강씨가 귀가했다는 이유로 향후 조사 예정임을 고지하고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법무부 대책은 보호관찰에서 기본적으로 했어야 할 역할에 불과하다”면서 “전자발찌에만 의존하지 말고 궁극적으로 재범 위험성이 높은 성범죄자에 대한 치료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관찰 시 수강명령 제도를 잘 활용하고 재범 예방 교육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이날 경찰이 신청한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얼굴 사진과 실명 등 신상 공개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은 강씨가 성적인 범행 동기로 살인을 저지른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강씨는 피해자들과 금전 관계가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출소 다음날인 지난 5월 7일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해 1개월여 만에 선정된 후 생계·주거급여 등 각종 지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강씨의 뒤를 쫓던 경찰이 그의 거주지를 이틀간 다섯 번 방문하고도 집 내부를 수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이 일자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현장 경찰관들이 적극 경찰권을 행사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며 “경찰청과 협조해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또 끊긴 전자발찌… 성범죄자는 그새 여성 2명의 생명을 끊었다

    또 끊긴 전자발찌… 성범죄자는 그새 여성 2명의 생명을 끊었다

    도주 전후 지인 2명 살해 뒤 다음날 자수경찰, 집 두 번 방문에도 영장 없어 허탕 절도·강도강간 등 전과 14범… 5월 출소“범행의지 강하면 한계… 집중 관리 필요”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가 경찰에 자수한 성범죄 전과자가 도주 전후 여성 2명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도강간 등 총 14번의 처벌을 받은 강력범이 출소 3개월 만에 2명의 목숨을 앗아 갔지만 전자발찌는 재범을 막지 못했다. 29일 서울 송파경찰서와 법무부 등에 따르면 강모(56)씨는 지난 27일 송파구 신천동 한 거리에서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한 뒤 이날 오전 경찰에 자수했다. 강씨는 도주 전 여성 1명, 도주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여성 1명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는 각각 40대, 50대로 지인 관계였다. 이들은 각각 강씨의 거주지와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강씨는 특수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15년형을 살다가 지난 5월 6일 출소하면서 전자발찌를 부착했다. 그러나 지난 27일 오후 5시 31분 서울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인근에 전자발찌를 떼어내 버렸다. 이후 렌터카를 몰고 서울역까지 이동해 차량을 버려 두고 잠적했다. 강씨를 감독하는 서울동부보호관찰소는 전자발찌가 훼손되자 10개 보호관찰소와 송파서 등 8개 경찰서에 검거 공조를 요청해 추적에 나섰지만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 보호관찰소 직원들과 경찰은 지난 27일 오후 6시쯤과 오후 8시쯤 강씨 집을 두 차례 방문했지만 영장이 없어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경찰은 강씨가 여성 2명을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사인은 부검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은 긴급체포한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30일에 신청한다고 밝혔다. 앞서 강씨는 만 17세 때 특수절도를 시작으로 강도강간 등 총 8회 실형을 선고받았다. 성폭력 범죄 전력은 2회다. 강씨는 1996년 10월 길 가던 피해 여성(당시 35세)을 인적이 드문 곳으로 끌고 가 수차례 폭행 후 금품을 빼앗고 강간한 혐의로 5년을 선고받았다. 2005년 9월에는 차량 안에서 흉기로 피해 여성(당시 28세)을 위협해 금품을 빼앗고 추행해 15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지난 5월 가출소해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전자발찌 제도는 2008년 도입됐지만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전자발찌 훼손 사례는 올해 1~7월 11건으로 전년 13건에 다다른 상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자발찌는 범죄자 위치를 노출시켜 범죄심리를 위축시키는 데 있지만 강씨처럼 범행의지가 매우 강한 사람에게는 한계가 있다”며 “범행의지가 강한 인물은 집중 관리하고 인력과 예산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고위험 전자감독 대상자의 재범 방지를 위한 철저한 대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반도체 품질 좌우하는 물… 우리 기술로 ‘초순수’ 만든다

    반도체 품질 좌우하는 물… 우리 기술로 ‘초순수’ 만든다

    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2030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주도를 위해 한국에 세계 최고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하겠다는 ‘K반도체’ 전략에는 반도체 벨트 조성과 연구개발(R&D)·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 다양한 대책이 담겼다. 이 중에는 반도체 단지에 10년치 용수 물량 확보 방안이 포함됐다. 반도체 산업은 물 사용량이 많은 업종이자 물이 품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2019년 국내에서 하루 공급되는 공업용수(339만 2000㎥) 중 12.7%(44만 6000㎥)를 반도체 산업에서 소비한다. 반도체 생산 공정에는 ‘초순수’(Ultra Pure Water)를 사용하는데 생산 장비 전량을 수입에 의존한다.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수공) 등 공공과 민간기업이 참여해 ‘고순도 공업용수 설계·시공·운영 통합 국산화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초순수 생산을 위해서는 수량뿐 아니라 일정 수준의 수질이 요구된다. 먹는물을 넘어 물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통합물관리가 중요해졌다. ●원수에서 30개 공정 거쳐 초순수 생산 지난 2월 16일부터 3월 말까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한파로 전력 부족 및 수도관이 동파하면서 정상적인 물 공급이 이뤄지지 못해 약 6주간 생산시설이 문을 닫았다. 이로 인해 약 3000억~4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비슷한 시기에 대만에서는 56년 만에 도래한 겨울 가뭄으로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의 저수율이 떨어지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 반도체 공장인 TSMC에 물 공급 차질이 빚어졌다. TSMC는 물탱크 트럭을 동원해 외부에서 용수를 공급받아야 했다. 2000년대 초반 인텔은 공업용수에서 ‘요소’(Urea) 농도가 높아져 반도체 불량이 발생하자 2개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2019년 반도체 산업에서 하루 사용한 공업용수량(44만 6000㎥)은 인구 130만명, 경기 수원의 하루 생활용수량과 맞먹는다.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공업용수 소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는 일평균 사용량이 2025년 105만 6000㎥, 2030년 127만 8000㎥, 2040년 169만 5000㎥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여기에는 수질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반도체 공정은 표면 세척이 중요하고, 세척에 사용하는 초순수는 원수에 포함된 불순물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정수처리·역삼투압(RO)·여과막 등 30개 공정을 거쳐 생산한다. 원수 수질에 따라 수처리 공정의 난이도가 결정되는데 이는 비용 문제와 직결된다. 초순수는 물속에 포함된 불순물(전해질·미생물·생균·미립자 등)과 이온 등을 제거해 물 분자만 존재하는, 이론적인 순수(純水)에 가장 근접한 물이다. 초미세회로로 구성된 반도체를 세척해야 하기 때문에 총유기탄소량(TOC)의 농도가 3ppb(10억분의1) 이하일 정도로 고순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정수된 물(수돗물) 10t으로 생산할 수 있는 초순수는 5t 정도다. 6인치 웨이퍼 한 장당 1.5t의 초순수가 사용된다. 권병수 수공연구원 스마트워터연구소 책임위원은 27일 “초순수는 전기가 통하지 않을 뿐 아니라 깨끗함 정도로는 표현이 부족하다”며 “물 분자만 있어 마시면 오히려 인체에 이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설사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제약·바이오 등 초순수 수요 급증 초순수 생산 기술은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공정 설계와 초순수 배관, 수처리 약품 등은 일본 기술로 수출 규제 등 외부환경에 취약하다. 부품 교체 등을 제외한 고장 발생 시 속수무책일 뿐 아니라 비용 부담 등도 크다. 이에 정부는 반도체 사업의 필수원료인 초순수 생산기술 국산화에 나섰다. 수공이 2012년 자체 연구를 추진하다가 2019년 일본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 사태 이후 국가 연구과제로 전환했다. ‘고순도 공업용수 설계·시공·운영 통합 국산화 기술개발’에 총 480억원(민간 부담금 180억원)을 투입한다. 초순수 주요 생산 공정 및 설계 100%, 부품(시공) 60%, 운영기술 국산화로 2025년 하루 2400t 생산을 목표로 하는데 빠르면 2023년 웨이퍼 생산공장에 국산설비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대전 유성에 위치한 수공연구원에는 하루 25t의 초순수를 생산할 수 있는 실증플랜트가 설치돼 있다. 정수처리·순수처리·초순수처리 공정이 가동 중인데 초순수 1t 생산 설비 구축 비용이 약 1억원에 달한다. 초순수 생산의 핵심부품인 자외선 산화장치(UV)와 저농도 용존산소 제거용 탈기막 국산화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다. 고순도 공업용수 공정 및 수질 성능 평가, 반도체 폐수를 이용한 고순도 공업용 원수 확보 기술 검증도 병행되고 있다. 수공이 플랫폼 역할을 맡았다. 초순수 시장은 2010년 28조원에서 2025년 68조원 규모로 2.4배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의 70%가 아시아에 집중됐고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시장이다. 확장성이 큰 것은 아니지만 국내 반도체 업체에 공급했다는 실적만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고순도 공업용수는 반도체뿐 아니라 제약·바이오·정밀화학 등 수요가 늘면서 수처리 기술 확보를 통한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황규원 삼성전자 기흥화성단지 총괄시설팀 프로는 “순도 차이가 있는데 삼성에서 사용하는 초순수는 맨 끝단으로, 물 오염 시 전체 공정이 오염될 수 있어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며 “초순수 국산화로 비용 절감 및 안정적 애프터서비스망 구축이 기대되지만 기술 검증을 감안할 때 단계별 적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지속 가능한 용수 확보 대책 시급 삼성전자 기흥화성단지는 팔당댐 용수를 공급받는다. 원수에 포함된 요소 등 성분 검증을 마쳤다. 수질이 생산비용과 직결되면서 기업들은 깨끗한 원수를 희망한다. 상류물을 선호하고 오염물질이 유입되지 않는 포인트에서 취수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리적·계절적으로 용수 확보와 수질 관리가 어려운 환경이지만 물 관리 역량을 통해 인프라를 구축했다. 전 국토의 63%가 산악지형인 데다 연평균 강수량(1252㎜)의 55%(693㎜)가 여름에 집중된다. 댐·저수지·상수도 등 시설이 확충돼 1965년 51억㎥이던 용수 이용량이 2018년 244억㎥로 4.8배 늘었다. 수질오염총량제 도입, 하수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 확대 등으로 공공수역 수질도 개선했다. 2005년 오염총량제 도입 후 하천 좋은 물 달성률(BOD 2㎎/ℓ 이하)이 2006년 74.6%에서 2018년 84.3%로 올랐다. 향후 물 수요를 감안할 때 안정적 공급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환경부는 하천 수질과 오염원에 수량 관리를 포함한 유역 물순환관리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하·폐수 재이용 활성화와 용수공급 부족 지역은 용도에 따라 지하저류지·강변여과수 등 다양한 대체 상수원 개발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김동구 환경부 물통합정책관은 “기후변화와 증가하는 산업용수 수요에 대비해 통합물관리와 지속가능한 용수 확보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정부 “원전 안 지을 거니까 이자 쳐서 지원금 돌려줘” 통보에 영덕 주민 반발

    정부 “원전 안 지을 거니까 이자 쳐서 지원금 돌려줘” 통보에 영덕 주민 반발

    정부, 2014~2015년 천지원전 부지로영덕 선정…의회 동의로 특별지원금 지원文정부 탈원전 정책에 원전 건설 백지화산업부, 이자 포함 409억 회수 처분 통지영덕시민단체 “원전 무산 피해 정부 책임”“특별지원금 회수 처분 즉각 철폐해야” 경북 영덕군이 탈원전 정책에 따른 영덕 천지원전 백지화에 따라 정부가 원전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수백억원을 이자까지 쳐서 회수하겠다고 통보한 데 반발해 소송을 제기하기로 한 가운데 군민들도 영덕군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 당초 산업통상자원부는 박근혜 정부 당시 전력 확충을 위해 영덕에 원전을 짓기로 결정하고 국회 동의를 받아 지원금을 전달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탈원전으로 에너지 정책 방향이 완전히 바뀌면서 천지원전 계획은 없던 일이 됐다. 영덕지역 50여개 사회단체로 구성된 ‘영덕 천지원전 특별지원금 회수저지 범군민투쟁위원회(투쟁위)’는 23일 성명서를 통해 “국책사업인 원전 사업 무산에 따른 피해는 정부 책임인 만큼 정부는 특별지원금 회수 처분을 즉각 철폐해야 한다”고 밝혔다. 투쟁위는 지난 22일 영덕군여성회관에 모여 집행부를 구성했고 대정부 규탄 성명을 채택했다. 이 단체는 앞으로 특별지원금 회수반대 서명운동을 하고 전 군민 투쟁궐기대회와 산업통상자원부 항의 방문,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20일 산업부는 영덕군에 천지원전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380억원과 발생 이자를 포함한 409억원 회수처분을 통지했다. 특별지원사업 가산금은 영덕군이 원전을 짓겠다며 의회 동의를 얻어 정부에 신청해 2014∼2015년에 받은 돈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후 영덕 천지원전 건설이 무산되자 정부는 이미 지급한 특별지원사업 가산금을 회수하기로 했다.영덕군 “정부 정책 일방적 변경으로 10년간 막대한 경제적 피해” 앞서 영덕군은 이미 지급한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회수를 추진하자 원전 건설 취소에 따른 경제적 피해 규모가 크다며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사용 승인, 특별법을 통한 주민 피해 조사와 보상, 원전 대안 사업 및 미보상 토지 소유자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부가 회수 처분을 통지하자 군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희진 군수는 지난 21일 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회수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군수는 “특별지원사업 가산금은 의회 동의를 얻어 자발적으로 신청한 지역에 한해 주는 추가 지원금”이라면서 “영덕군은 산업부에 380억원 사용에 대해 지역개발사업 및 군민 정주 여건 개선사업 추진으로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지원금 가산금은 원전 건설 승인권자인 산업부 장관이 사전신청에 대한 인센티브 차원에서 제공하는 일회적, 불가역적 급부 성격을 띠는 것”이라면서 “문제 원인은 오로지 정부 정책 변경에 따른 것으로 그 책임이 국가에 있고 회수조치가 재량권 정당 행사 범위를 남용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변경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는 오롯이 군민 몫으로 남아 정부가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 한다”면서 “특별지원사업 가산금만큼은 국고에 귀속될 돈이 아니라 영덕군이 치른 갈등 해소 및 봉합을 위해 써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 에너지정책 변화로 원전건설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에 특별지원금은 영덕군에 사용돼야 한다”면서 “인구 4만명의 영덕군이 정부의 원전건설 계획으로 지난 10년간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본 만큼 대안사업도 함께 지원돼야 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산업부 “건설 취소로 회수 불가피”“800억 규모 다른 사업으로 지원” 이에 대해 산업부는 참고자료를 내고 “지난 16일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 심의위원회’를 열어 논의한 결과, 영덕 원전 관련 특별지원금은 원전 건설을 위한 것으로서 건설 계획이 취소된 만큼 법적 근거와 필요성이 상실돼 미집행한 특별지원금 회수가 불가피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영덕 원전 건설 취소에 따른 보완대책으로서 현재까지 영덕군이 제안한 지역발전 사업 중 총 824억원(국비 409억원 포함) 규모의 5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확정했다”면서 “최종 확정된 지역발전 사업 등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지원하고 영덕군과 지속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태릉골프장·창동차량기지 개발 “첨예한 갈등, 대안 제시하겠다”

    태릉골프장·창동차량기지 개발 “첨예한 갈등, 대안 제시하겠다”

    서울 노원구는 서울 속에 높은 산과 너른 녹지를 보유하고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취임 초기부터 주민에게 자연 속 치유를 제공하는 문화도시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런데 ‘광역단체급’ 굵직한 현안들이 등장했다. 국토교통부는 군사지역으로 수십년 공개되지 않았던 태릉골프장 부지를 개발해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상계동 서울교통공사 창동차량기지 부지에 돔 야구장을 포함한 상업시설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오 구청장은 국토부, 서울시와 주민 사이에서 상충되는 조건을 조율하는 조정자로 나서게 됐다. 지난 8일 만난 오 구청장에게선 조정자 역할의 무거움을 잘 알며,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생각이 엿보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태릉골프장 관련해서 가장 먼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구지정 시점이 다시 내년으로 미뤄졌다는데 구 입장은 달라진 게 없는지. “태릉골프장은 주민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노원에 있는지도 모르는 주민이 많았다. 가뜩이나 아파트 과밀 지역인데, 그런 땅에 갑자기 정부가 또 아파트를 짓겠다고 하는데 주민이 찬성할 리 없다. 규모가 30만㎡ 넘으면 지구단위 계획 정책 수립 권한은 구는 물론 서울시에도 없다. 태릉이 80만㎡이다. 권한은 오롯이 정부에 있다. 반대만 했다간 주민 의사에 반하는 계획이 그대로 실현될 것 같았다. 짓는 건 인정하되 개입해서 공원이나 단지 배치 등 확보할 것은 확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속수무책 당하고 나중에 ‘반대만 했지 대안 제시를 안 했다’는 소리를 들어선 안 되니 대안을 제시한 거다. 1만 가구면 닭장에 살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절반으로 줄여 달라 했다. 주민에게 대규모 공원을 달라 했다. 25만㎡ 규모의 공원을 확보했다. 여의도공원보다 큰 규모다. 교통대책 수립해 달라고 했다. 안 그래도 고질적인 교통문제, 대규모 아파트단지 또 들어오면 더 악화된다. 임대와 분양 비율도 조정을 요청하는 등 아직 협상 중이고, 일부 합의된 부분도 있다.” ●지상 바이오단지·지하 쇼핑몰 절충안도 있어 -창동차량기지 개발 관련 앞으로 계획을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달라. “창동차량기지와 운전면허시험장 부지 면적은 24만 6000㎡에 이른다. 구는 주민 의견을 반영해 이곳을 세계적 바이오메디컬 산업단지로 조성하길 원한다. 서울대병원 등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바이오 관련 연구소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인근 창동에 케이팝 전용 공연장까지 들어서면 국내 관광객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문화공연과 의료관광이 함께 가능해지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한다. 계획대로라면 바이오 메디컬 단지뿐 아니라 호텔 등 상업시설들도 들어서 일자리 약 8만개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11월 서울대병원과 산업단지 조성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바이오메디컬 산업단지 조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 수준의 병원 유치다.” -오 시장 입장과 다소 다른 것 같은데. “오 시장 선거 당시 공약은 바이오메디컬단지 조성을 백지화하겠다는 게 아니라 ‘돔구장과 쇼핑몰, 바이오메디컬 시설’ 3가지를 함께 짓겠다는 걸로 안다. 고급스러운 문화생활 인프라 확충과 항구적이고 자생적인 일자리 창출의 필요성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안다. 문화생활인프라 기능은 창동차량기지가 아니더라도 광운대 역세권, 창동역 일대 ‘서울아레나’ 등이 충분히 할 것으로 본다. 노원이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자족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는 점에 오 시장도 동의하는 만큼 이견을 조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오 시장을 만났다. 시장도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했다. 지상은 바이오단지, 지하는 쇼핑몰 등 절충하는 방안도 있다. 돔 야구장은 철회를 기대하지만 결정은 안 됐다. 어쩌면 지상에 바이오단지와 함께 모두 구축할 수도 있지 않을까. 어쨌든 주민에겐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말했다. 업무파악이 마무리되면 조만간 결론을 낼 것 같다.”●마스크 대란 극복 노하우 해외 언론에 소개 -코로나19 대응이 1년이 넘었는데 여러 순간이 기억날 것 같다. “처음으로 전 주민에게 마스크를 2장씩 나눠 준 게 기억난다. 그건 사실 전설적인 얘기다. 초기에 마스크 대란이 일어난 시기에 100만장을 구해서 전체 주민에게 두 장씩 나눠 줬다. 그 뒤 주민 600여명이 면 마스크를 3만 6000장 만들어서 저소득층에게 주기도 했다. 그거 정말 ‘예술’ 아니냐. 자원봉사와 국난 극복 전형으로 해외 언론에 소개됐다. 백신 접종을 돕는 ‘백신의병단’ 모집에도 20분 만에 100명 모두 모였다.” -타 구에서 배워 간 노원만의 특색 있는 정책은. “어르신들을 위한 ‘야간 무더위 쉼터’다. 2018년 여름은 사상 최고의 폭염과 사투를 벌이던 때다. 특히 전기 요금이 아까워 에너지 사용을 꺼리는 홀몸 어르신 등 취약 계층은 더했다. 밤잠을 못 자고 나와 있는 어르신들을 보며 생각한 게 구청 대강당을 활용한 야간 무더위 쉼터다. 모든 언론이 주목했고, 당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구청을 방문해 현장을 보고는 이듬해 전국으로 확대했다. 맞벌이 가정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을 위한 ‘아이휴 센터’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퇴근하는 저녁 늦게까지 돌봐줘 학부모들로부터 큰 인기다. 서울시가 벤치마킹해 ‘우리키움센터’라는 이름으로 서울 전체를 권역별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그 원조가 바로 노원구의 아이휴 센터다. 맞벌이로 아이의 병원진료 동행이 어려운 부모 및 보호자를 대신한 ‘아픈 아이 병원동행 서비스’도 2019년 전국 최초로 시행했다.” ●日·유럽까지 가서 좋은 정책 벤치마킹 -3년간의 소회를 듣고 싶다. “정말 밤낮으로 열심히 달려왔다. 1년 반은 어찌 됐든 업무파악하고 지역 구석구석 기관, 단체 간담회하고 점심, 저녁에 주민, 단체들 만나고 여러 좋은 정책 배우기 위해 33개 도시 가서 벤치마킹하고 유럽, 일본, 중국도 틈틈이 가서 좋은 시설 많이 보고 듣고 그렇게 지났다. 나머지는 코로나19 대비하고 조치하고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일에 전력투구해 왔던 1년 반이다. 코로나19 진정 뒤 주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드리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구상하고 계획하고 있다.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 소중하고 뿌듯한 시간이었다. 벌여 놓은 일 마무리하면서 체감되는 정책, 미래 준비 게을리하지 않고 속도와 성과를 내겠다.” -남은 1년 계획은. “노원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일자리 단지 사업 계획을 확정하는 게 큰일이다. 바이오단지에 어떻게, 어떤 병원을 유치할 것인지. 대강 큰 그림은 남은 1년 임기 내에 다 그리고 확정해야 할 것이다. 그런 뒤에 민선 8기로 넘어가야 한다. 광운대 역세권 개발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하고 백사마을(중계동 104번지) 철거민들 판자촌 개발이 확정됐는데 차질 없이 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당고개 뉴타운 재개발은 잘 가고 있는데 6개 구역 중 잘 안 돼 가는 구역을 챙기는 것도 큰 숙제고 중요한 일이다. 기왕 만들어 놓은 힐링타운, 명소 잘 관리·운영하고 업그레이드할 부분은 하고, 아직 시작하지 못한 수락산 힐링타운 조성은 올해 시작하고 2년 걸릴 건데 설계 행정절차 등 챙겨 보겠다. 그런 일들을 모두 잘 마무리하고 싶다. 또 코로나19 때문에 ‘문화도시’ 공약 가운데 아직 못 지키고 중단된 부분을 1년 동안 좀 해보고 싶다. 공연이나 좋은 전시를 통해 문화지수를 높이는 부분, 해보고 싶은 일이다.” -주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처음 자연·문화 슬로건 걸었을 때 주민들이 많이 낯설어했는데 3년 되니 이해해 주신다. 믿고 따라와 주셔서 고맙다. 반대하고 비판하셨으면 지금까지 힘있게 못 왔을 텐데 믿고 힘 실어 주셔서 좋은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옳다고 칭찬해 주셔서 방향을 잘 잡았구나 생각한다. 만들어 놓은 것들 소중히 잘 이용해 주시고 불편한 점 말씀해 주시면 개선하겠다. 구청 일에 관심과 참여를 하면 아무래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 공무원들이 신경을 쓰게 되고, 이익은 오롯이 주민에게 돌아간다. 지금처럼 열정 갖고 참여해서 노원의 가치가 상승할 수 있게 응원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 ‘단호’ 文 “방역 위반, 예외 없이 엄정 추궁…자영업자 두텁게 지원”

    ‘단호’ 文 “방역 위반, 예외 없이 엄정 추궁…자영업자 두텁게 지원”

    “소상공인 충분히 손실보상 지원 확대”“40대 이하 국민도 백신접종 조속 마련”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4차 대유행 확산과 관련해 “방역 조치를 준수하는 데 누구도 예외나 특권이 있을 수 없다”면서 “방역 조치 위반 행위에 대해 단호하고 엄정한 책임 추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영업시간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에 대해 “더 두텁고 폭넓게 피해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방역조치 짧고 굵게 끝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당면한 최대 과제는 코로나 확산 차단을 위해 고강도 방역 조치를 짧고 굵게 끝내는 것으로, 정부는 방역의 고삐를 더욱 단단하게 조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진단검사 대폭 확대, 철저한 역학조사, 생활치료센터 및 치료병상 확충, 취약시설 및 휴가지 집중점검 등을 거론하며 “코로나 상황을 조속히 반전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어려울수록 단합하는 것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고강도 방역 조치와 함께 백신 접종 속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언급하면서 “백신 물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과 함께 40대 이하 국민에 대한 백신 접종 계획도 조속히 마련해 ‘내가 언제 백신을 맞게 될지’ 예측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폭염시간대 휴식시간 충분 보장 중요”전력 예비율 관리도 당부 문 대통령은 이어 “가장 안타깝고 송구한 것은 코로나 재확산과 방역 조치 강화로 인해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는 점”이라면서 “정부는 보다 적극적이고 세심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보완해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에게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분명하다”면서 “피해 지원의 범위를 더 두텁고 폭넓게 하고, 추경 통과 즉시 신속히 집행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손실보상법에 의한 지원도 강화된 방역 조치 상황을 반영해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빠른 집행을 위해 준비해 나가겠다”며 국회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폭염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면서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비상 대응체제를 가동하고, 특히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폭염 시간대에는 충분한 휴식 시간을 보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며 폭염 상황 및 행동요령의 신속한 알림, 전력 예비율 관리 등도 함께 당부했다.
  • “평택, 반도체 연구·생산 허브 역할… 대한민국 대표 수소도시로 도약”

    “평택, 반도체 연구·생산 허브 역할… 대한민국 대표 수소도시로 도약”

    경기 평택시가 미래 산업 육성과 산업구조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평택시는 188조원의 투자가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단지가 가동 중인 가운데 2025년 준공을 목표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가 특화된 첨단 복합산업단지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수원~화성~평택~용인으로 연결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구축으로 세계 최고의 첨단산업 기반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차세대 반도체 연구 혁신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될 평택브레인시티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으며, 수소경제 도입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소도시’로도 발돋움하고 있다.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따라 교통망이 더욱 강화되고 크고 작은 숙원사업도 속속 해결되고 있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평택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반도체 관련 시설과 수소생산 시설 증설을 적극 지원하고 자동차 클러스터 조성과 LNG 컨테이너 화물 신규 유치로 변화하는 물류·유통·환경에도 선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시장은 “지역 간 균형 발전 또한 도시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새로운 철도 인프라를 구축하고 권역별 특성을 살린 대규모 현안 사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4년차를 맞은 정 시장으로부터 당면한 현안과 향후 계획을 들었다.●다각적인 노력으로 미세먼지 24% 급감 -지난 3년간 소감과 남은 임기 동안 각오는. “평택을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국제도시, 사람이 중심이 되고 참여가 일상이 되는 소통도시로 만드는 게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고 생각했다. 2018년 민선 7기 평택시장으로 취임한 후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지역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보람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남은 임기 1년 동안 3선 국회의원의 경륜을 살려 깨끗한 환경 도시, 내 아이를 키우고 싶은 교육복지 도시, 삶이 풍성한 문화도시, 시민이 주인이 되는 평택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 -평택시의 대기질이 크게 나아졌는데 비결은. “평택은 경기도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지역 가운데 한 곳이다. 중국과 가깝고 대규모 국가기간시설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서쪽으로는 전국 5대 항만 중 하나인 평택항을 비롯해 현대제철, 대산석유 화학단지, 평택화력발전소, 포승·부곡 국가산업단지가 있다. 서쪽과 남쪽으로는 전국 석탄화력 발전소의 절반(30기)이 있다. 특히 평택항에 정박하는 대형 컨테이너선 1대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트럭 약 50만대가 쏟아내는 양과 비슷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육상전력 공급 설비 2기를 설치해 연간 3t의 미세먼지를 저감할 수 있게 됐다. 또 포승읍에 있는 화력발전소의 중유 발전기 4기를 계획보다 4년 앞당겨 청정연료인 LNG로 전환했다. 현대제철 소결로 3기에 대한 청정설비 공사를 완료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56% 감소했다. 평택시 주도로 경기남부권 6개 시, 충남 환황해권 6개 시군이 연합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공동협의체도 출범시켰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평택시의 미세먼지 농도가 지난해 대비 24% 감소했다.” -지금 전 세계는 반도체 전쟁 중이다. 평택시의 노력은. “평택은 도농복합 도시에서 기업도시로 탈바꿈한 지 오래다. 삼성전자와 LG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2000여곳이 가동 중이다. 최근 미국, 중국, 유럽이 반도체 자립을 강조하는 등 반도체를 통한 세계의 첨단 패권 전쟁이 격화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단지가 있는 평택이 더욱 주목받는다. 반도체 품귀현상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반도체 생산시설 등 첨단전자산업 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관련 분야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차세대 반도체 연구 혁신을 위한 전문 인재 양성 및 교육, 연구, 컨설팅 등 반도체 역량을 집약할 수 있는 대학 및 산학연구소 유치가 절실하다. 평택시는 약 14만평의 토지를 무상 공급하고 건축비 1000억원을 별도 지원해 인재 육성 및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연구 혁신 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안중~서울 이동시간 30분으로 줄어들 것 -평택시가 대한민국 대표 수소도시로도 부상하는데. “평택시는 2019년부터 수소자동차를 적극 보급하고 있다. 2019년 100대의 수소차로 시작해 2030년까지 3만대의 수소차 보급을 목표로 한다. 원활한 충전을 위해 지난해 12월 경기도에서는 최초로 공공형 수소충전소를 준공했고 올해 추가로 3곳의 충전소를 권역별로 구축한다. 대중교통에도 수소경제가 도입된다. 2030년까지 모든 시내버스를 수소버스 등 친환경 버스로 대체한다. 2023년까지 평택항 일대에 ‘수소교통 복합기지’도 구축한다. 수소충전시설, 정비센터, 편의시설, 주차장 등이 구축되는 수소친화형 교통체계다. 평택시는 이를 거점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트럭 등을 수소차로 전환해 평택항을 그린 항만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안중~서울 간 30분 시대가 열렸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는데.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따라 평택의 철도 교통망이 더욱 강화된다. 서부지역에서 서울까지 가는 교통망이 부족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서해선~경부고속선 연결사업이 담겼다. 이 사업은 현재 공사 중인 서해선 복선전철 노선과 KTX가 통과하는 경부고속선을 연결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내년 완공이 목표인 서해선 복선전철은 북쪽으로는 화성시, 남쪽으로는 충남 홍성군을 연결한다. 평택안중역(가칭)이 신설된다. 여기에 더해 서해선의 경부고속선 연결 사업으로 서부지역과 서울 간 교통망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안중에서 서울까지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고 이동 시간도 기존 1시간 40분에서 30분으로 크게 단축된다. 이 밖에 포승~평택 철도를 동쪽으로 이어 안성을 거쳐 이천 부발까지 연결하는 평택부발선이 완공되면 평택에서 강원 강릉까지 이동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주한미군과 문화·체육·예술 교류 확대 -구도심 활성화 대책과 의료·문화시설 확충 계획도 소개해 달라. “평택은 고덕국제신도시, 브레인시티 등 각종 대규모 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상대적으로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도시재생은 구도심의 쇠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우리 시의 중요한 정책 사업이다. 뉴타운 해제지역 등 구도심 지역 내 불량한 주거환경을 체계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도시 규모에 비해 의료·문화시설이 부족한 만큼 의료 인프라 강화를 위한 계획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브레인시티 8만 2578㎡에 의료복합타운 조성을 위한 사업자 공모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2023년에 착공해 2026년에는 종합병원이 개원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최대 미군기지가 평택에 만들어지면서 국제도시로서의 위상도 커지고 있다. “한미동맹의 근간이 평택에서 이뤄지는 만큼 자부심도 크다. 주한미군 평택시대를 맞아 평택시는 ‘미군 주둔’이라는 특수성이 지역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미 문화가 공존하는 국제 문화도시 건설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미 민간교류협의회를 통해 문화·체육·예술·자원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한미군 및 가족들과 평택시민들의 활발한 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끝으로 근시안적 정책보다는 평택의 미래를 생각하는 장기적인 정책들이 필요하다. 시민들의 의견을 더 많이 듣고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생명력 있는 정책들을 실행해 나가겠다.”
  • 이성배 서울시의원 “더 이상의 고독사는 없어야”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속 이성배 의원(국민의힘, 비례)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 공공주택 공급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22일 개최된 상임위 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은 시장 또는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가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여 공급하는 경우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여, 입주민에게 보다 다양한 주거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성배 서울시의원은 22일에 개최된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회의에서 “민간 공동주택 단지의 경우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의 설치가 일반화되어 있는 반면, 서울시와 SH공사가 건설한 공공임대주택 중에 홈네트워크 설비가 설치된 임대주택의 수는 2016년 이후 현재까지 8700여 세대에 불과하다”라며,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를 제도화하여 홈네트워크 설비를 안정적으로 확충할 수 있게 된다면, 입주민의 주거편의 및 복지향상, 응급상황대응 등의 측면에서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향후 한국전력공사와 수도사업소와의 협업을 통해 전기 및 수도 사용량을 측정하고 동작감지센서 기능을 활용하여 몸이 불편한 사람이나 홀로 사는 노인 같은 주거약자들이 일정 시간 이상 움직이지 않는 경우, 오세훈 시장의 공약사업인 웨어러블 기기를 같이 연계하여 자동으로 관리사무소 또는 119 안전신고센터로 신고되는 등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 의원은 “SH공사가 공급하는 공동주택 중에 분양 전용단지와 혼합단지에는 홈네트워크 설비가 들어가는 반면 임대 전용단지에는 기능이 제한적이고 설치단가가 3분의 1인 홈오토(비디오폰) 설비가 설치되어 있다”라며, “서울시가 공급하는 공공주택에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에 이러한 차이가 있으면 안된다”라며 서울시에 시정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서울시는 주택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임대주택 공급량에만 중점을 두지 말고 주택의 질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라며,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위원으로서 앞으로도 양질의 주택을 공급함은 물론 시민들의 주거복지 향상에도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서울특별시 공공주택 건설 및 공급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오는 7월2일에 개최되는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의결되어, 서울시로 이송된 후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 ‘K바이오의 힘’은… 허황된 신약 개발 아닌 바이오의약품 제조 역량

    ‘K바이오의 힘’은… 허황된 신약 개발 아닌 바이오의약품 제조 역량

    2020년에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도 나름대로 마무리가 돼 가고 있다. 예상보다 백신 개발이 빠르게 이루어진 덕분이다. 안타까운 건, 그 반작용으로 국내 제약업계가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일부 제약사에서 호언장담하던 ‘국산 치료제’와 ‘국산 백신’이 실제로 나오기는 하느냐는 빈정거림이 있다. 그 비난에도 일리는 있다. 허황된 계획으로 치료제를 만들겠다던 제약사들, 달콤한 사탕발림에 속은 정치인들이 K바이오라는 기이한 신조어를 만들어 기대감을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국내 제약업계가 가진 진정한 강점은 부풀려진 신약 개발 역량이라기보단 바이오의약품 제조 역량에 있다. K바이오에 대한 찬미건 질타건 간에 애초에 둘 다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는 것이다.●제약업계 ‘샌드위치 위기론’ 깬 바이오의약품 한국은 주요 선진국 중에서도 유독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201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27.7%가 제조업에서 발생했다. 산업구조가 다른 미국(11.6%)이나 영국(9.6%)은 물론 비슷한 산업구조를 가진 독일(21.6%)이나 일본(20.8%)보다도 확연히 높은 수치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 산업구조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실물경제를 지탱하는 데 도움이 됐지만, 사실 15년여 전부터 높은 제조업 비중은 개선해야 할 현상으로 지목됐다.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제품에서는 북미나 유럽의 선진 기업을 뛰어넘지 못하고,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중·저위기술 제품에서는 중국이나 여타 개발도상국의 추격을 떨쳐내지 못해 한국 기업들이 고사하리란 ‘샌드위치 위기론’이 횡행한 탓이다. 의약품 제조업인 제약업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의약품 밸류체인의 가장 밑바닥인 원료 의약품 생산은 이미 중국, 인도 등의 국가가 차지한 지 오래였고 굳건한 건강보험 제도가 시민의 의료지출을 억제해 주니 내수시장은 상방 한계도 명확했다. 산업적 관점에서는 큰 위험부담을 지고 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것 외에 뾰족한 성장 전략이 없던 것이다. 그렇지만 고작 20조원대의 내수시장을 분점하는 국내 제약사들이 연매출 수십조원짜리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들과 신약 개발에서 경쟁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아주 드물게 나오는 일부 성공사례들 외에는 신약 개발의 높은 벽을 넘는 회사가 없었다. 후발주자에게는 추격당하고 고부가가치 제조업으로 전환하는 것에도 실패했던 것이다. 이런 제약업계의 난처한 상황이 바뀌게 된 건 바이오의약품의 시장 비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다. 바이오의약품이란 ‘생물체에서 유래하거나 추출한 약용 물질’이라고 할 수 있다. 정의에서 알 수 있듯 범주가 매우 넓은데, 그중 최근에 주목을 받는 건 바이오의약품의 한 분류군인 항체의약품이다. 생소한 명칭이겠으나 원리는 단순하다. 항체의약품은 외부에서 침입한 미생물을 정확히 타격하는 항체의 성질을 그대로 빌려, 인체의 신호체계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신호 수용체에 결합하는 항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항체를 이용해 이런 수용체들을 차단함으로써, 기존에 사용하던 화학합성 의약품보다 더 정확하고 엄밀하게 인체의 생리작용을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를 받은 세계 최초의 치매치료제 아두카누맙도 이런 항체의 성질에 빚을 지고 있다. 이처럼 항체의약품의 장점은 막대하지만, 그만큼 단점도 뚜렷하다. 생산과정이 기존 의약품보다 무척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 까다로움 덕분에 한국 제약업계가 새로운 기회를 거머쥐게 됐다. ●민감한 ‘와인’ 같은 바이오의약품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까다로운 이유는 일반적인 화학합성 의약품 생산과 달리 생산과정에서 생물체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화학합성 의약품은 기업마다 수율(yield)에 따른 생산단가의 차이는 발생할 수 있지만, 정해진 조건에 따라 화학 공정을 진행하면 얻어지는 결과물은 같다. 인도의 무허가 불법 의약품 공장에서 찍어낸 복제약도 의약품 순도(purity)의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는 있어도, 만들어진 약물은 원래의 약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철저하게 모든 변인이 통제되는 화학 공정의 산물이다 보니 일반적인 공산품과 유사하게 재현성이 무척 높은 것이다. 그렇지만 바이오의약품은 인간이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키우는 생물체에서 생산된다. 최첨단 공장에서 생산되긴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제조’가 아니라 ‘목축’에 가까운 일이다. 제약사가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과정은 이렇다. 원하는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도록 유전적으로 개량된 세포 수십억 개를 거대한 배양 탱크에 넣고 최적의 조건을 유지하며 세포들을 키우면, 세포들은 원하는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해 낸다. 이를 수확해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잘 정제하면 최종적으로 원하는 약품의 형태로 가공이 된다. 문제는 이 과정이 무척이나 민감하다는 것이다. 와인 제조를 위해 동일한 품종의 포도를 키우더라도 토양에 따라, 일조량 등의 기후조건에 따라 와인의 독특한 향미인 테루아는 매해 조금씩 달라지는 것과 비슷하다.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그 자체가 하나의 음미 요소겠지만, 균일한 의약품을 생산해야 하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에서는 공정 조건의 미세한 변화로도 제품의 질이 달라지는 게 무척 큰 난관이다. 같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바이오의약품도 재현성을 유지하는 데 애를 먹다 보니, 가격경쟁력 하나만 보고 기술 수준이 낮은 개발도상국에 생산을 외주화하긴 힘들다. 그런데 기술적 역량을 갖추고도 주요 선진국에 비해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가진 곳이 바로 한국이었다. 국내에서는 2005년 셀트리온이 미국 BMS사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전용 공장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2011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 확충을 시작해 2021년 기준 단일 기업으로는 세계 최대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을 확보했다. 이는 구체적인 수치로도 드러나는데, 2015년 기준 국내 의약품 생산량의 20%인 3조 3000억원어치가 해외로 수출됐지만, 5년 사이에 이 금액은 2배 가까이 늘어났다. 2019년 전체 의약품 생산액의 27%인 6조 600억원어치가 해외로 수출된 것이다. 2020년과 2021년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발생한 추가적인 백신 위탁생산 수요 등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국내 제약산업은 이미 강력한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을 갖추고 기존의 화학 합성의약품 생산에서 고부가가치 영역인 바이오의약품 생산으로 넘어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추세가 일시적인 것은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가능성은 작다.●한국이 최대 수혜국 될 세 가지 이유 첫 번째 이유는 초기에 개발된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들의 특허가 점차 만료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 수출액이 늘어난 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국내 기업들이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노리고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복제약이라고는 하나 바이오시밀러 생산을 위한 설비 자체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같고, 실제로 생산된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얼마나 유사한지를 검증받지 못하면 허가를 받지 못하기에 위탁생산 등으로 기술축적이 이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개발 자체에 도전하는 것도 쉽지 않다. 2025년까지 연매출 수조원대의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들이 순차적으로 특허가 만료된다. 직접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바이오시밀러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역량을 갖춘 제약회사는 세계에서도 손에 꼽는다. 바이오시밀러 자체 개발이 아닌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만을 노리더라도 산업적 수요가 충분히 큰 셈이다. 두 번째 이유는 한국이 의약품의 대표적인 비관세 장벽인 현장실사(due diligence)에서 잠재적인 후발주자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이다. 의약품의 품질관리는 최종 생산물에 대한 검증도 중요하지만, 생산과정 자체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개별 공정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최종 생산물이 잘못될 가능성도 작단 논리다. 이를 규격화한 것이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이라 불리는 기준인데, 나름의 통일성은 있으나 국가별 고유 규제 권한이다 보니 실질적으로는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잦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상호 간의 실사를 면제해 주는 국제 조직인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가 설립됐는데, 한국은 2014년에 가입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서 생산된 바이오의약품을 유럽 국가에 수출할 때, 한국 식약처의 심사만으로도 별다른 추가적인 실사 없이 수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후발주자 국가의 기업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등에 진출한다고 하더라도, 신규 가입국이 승인을 받는 데는 4년에서 6년 정도가 걸린다. 지금 당장 신청하더라도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특허 만료 시기를 넘기니, 특허 만료 후 초기 시장 선점이 중요한 복제약 시장에서 한국산 바이오의약품은 큰 강점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이유는 국내 제약업계가 현재 바이오의약품의 주류인 항체의약품 생산 외의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코로나19 백신 개발 덕에 주목받고 있는 mRNA 의약품의 경우 항체의약품 생산과는 전혀 다른 유형의 공정이 요구된다. 약효를 나타내는 핵심 물질인 mRNA는 미생물을 배양하는 방식을 통해 얻어내고, 얻어진 mRNA를 안전하게 감싸는 역할을 하는 지질나노입자(Lipidnanoparticle·LNP)는 화학 공정을 통해 얻어진다. 그런데 국내 제약업계는 각각을 제조할 수 있는 설비를 이미 갖추고 있다. 다만 mRNA 백신은 실제로 이를 생산해 본 전력이 없는 데다 현재까지 허가를 받은 백신 개발사 두 곳이 각각 자체 생산, 다른 기업들과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기에 국내에서 위탁생산을 진행하고 있지 못할 뿐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어느 정도 진정되고 나면 이들 기술에 기반한 의약품 개발과 생산을 진행할 여지가 크니 추후 항체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더라도 대응할 여력은 충분하다. 단기적인 바이오의약품 생산 수요는 물론 장기적인 바이오의약품 생산 수요에서도 부족함이 없다고 할 수 있다. ●K바이오는 낡은 이해가 만든 허상일 뿐 살펴봤듯, 국내 제약기업이 가진 진정한 역량은 단기간에 신약을 개발해 내는 것보단 이를 의약품의 형태로 생산하는 제조 역량에 있다. 여러 방향으로 입길에 오르던 K바이오는 제약산업에 대한 낡은 이해가 만든 허상일 뿐이다. 현재의 산업 현황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해 엉뚱한 찬미와 방향 잃은 비난이 멈추길 바란다. ■박한슬 차의과학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다양한 저술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약의 작용원리를 풀어 쓴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와 투자자 관점에서 바라본 제약·바이오산업 개론서 ‘바이오 투자의 정석’이 있다.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세계 4위의 헬기 전력 자랑’ 육군항공작전사령부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세계 4위의 헬기 전력 자랑’ 육군항공작전사령부

    ‘항작사’로 알려진 육군항공작전사령부는 지난 1999년 4월 20일 창설된 육군본부 예하의 기능 사령부로 육군 항공대에 대한 통합 지휘 및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전 세계 171개국의 군사력을 평가한 ‘밀리터리 밸런스 2021’에 따르면 육군항공작전사령부는 세계 4위 규모 500대 이상의 헬기 전력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다. 미 육군이 3900여대의 헬기를 보유해 세계 1위를 기록했고, 이어 중국 육군이 1000여대 그리고 러시아 공군이 800여대를 운용하고 있다. 참고로 북한 공군은 280여대의 헬기를 보유 중이다. 육군항공작전사령부는 공격헬기인 AH-64E 아파치 가디언, AH-1S/F 코브라와 기동헬기인 UH-60P, 수리온 그리고 대형기동헬기인 CH-47D 치누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정찰 및 공격임무를 맡은 소형헬기인 Bo-105와 MD500를 운용 중이다. MD500 헬기는 정찰 외에, 토우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하고 적 전차를 잡는 공격헬기의 임무를 수행하기도 한다.육군항공은 지난 1948년 5월 5일 통위부 예하 항공부대 창설을 기점으로 7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통위부(統衛部)란 국방부의 전신으로 미군정 당시 국방과 경비를 전담하던 기구였다. 1948년 9월 13일 육군항공사령부가 창설되었고, 1949년 10월 1일 육군항공사령부의 일부 병력이 분리되어 공군이 창설된다. 1973년 1월 30일 육군에 항공병과가 창설되었고 1999년 4월 20일에는 지금의 육군항공작전사령부가 만들어진다. 육군항공작전사령부는 유사시 북한의 기습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공격헬기를 공세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창설되었다. 이를 위해 군단단위로 분산된 육군항공 헬기부대를 하나의 사령부로 통합했다. 또한 육군항공작전사령부는 자체적으로 공중강습작전을 실시하기 위해, 육군의 제203특공여단을 육군항공작전사령부에 배속시켜 제1공중강습여단으로 개편했다. 육군항공작전사령부는 창설 당시 헬기의 뛰어난 기동성을 이용, 후방지원과 2차 공격을 위해 평양-원산선 이북에 대기 중인 북한군 제108기계화 군단 등에 대해 단독 공격작전을 감행, 북한군의 전쟁지속능력을 마비시키는 임무를 맡게 된다.하지만 핵심 무기체계인 AH-X 즉 대형공격헬기 도입 사업이 정치적인 이유로 지연되면서 작전능력 확충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13년 4월 대형공격헬기 도입 사업에 따라 AH-64E 아파치 가디언의 도입이 결정됐다. 이후 2017년 1월 아파치 가디언 36대 도입이 완료되면서 육군항공작전사령부 예하에 2개 아파치 공격헬기 대대가 창설됐다. 향후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이 진행되면 추가로 2개 대형공격헬기 대대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육군항공작전사령부는 공격헬기 및 기동헬기 여단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항공정비여단과 '메디온'으로 잘 알려진 의무후송항공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창설 초기와 달리 항공단 야전 군단 배치 계획에 따라 기존 7개의 항공단이 각 군단 직할 부대로 변경되었다. 이밖에 2017년 12월 1일 창설된 ‘흑매부대’ 즉 특수작전 항공단은 2019년 육군항공작전사령부에서 육군특수전사령부 직할부대로 변경되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한국전력, 고급 데이터 모으는 ‘디지털 전력사’ 탈바꿈

    한국전력, 고급 데이터 모으는 ‘디지털 전력사’ 탈바꿈

    한국전력이 전통적인 전력회사에서 벗어나 디지털 변환을 통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전력회사로 탈바꿈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전이 추구하는 디지털 변환은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가치창출’로 요약된다. 한전은 2018년 하반기 전담조직을 구성해 이듬해부터 ▲인프라 ▲자산 관리 ▲업무 지능화 ▲비즈 모델 등 4가지 분야에 대한 중장기 추진 전략을 세웠다. 지난해 말엔 정부의 디지털 뉴딜 정책에 맞춰 중장기 전략을 수정해 2025년까지 디지털 변환 관련 분야에 1조 7000억원을 투입하고 일자리 1만 4556개를 창출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했다. 한전은 전국에 산재한 차세대 송변전·배전 시스템을 통해 상태 정보 같은 데이터를 취득해 한전 고유의 빅데이터 플랫폼인 ‘KEPCO 데이터 통합플랫폼’에 모아 정제하고 있다. 나아가 한전은 데이터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2024년까지 고급 데이터 분석 인력을 2000명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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