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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박형준·박완수 조기 등판… 野 현역 단체장 전원 생존

    오세훈·박형준·박완수 조기 등판… 野 현역 단체장 전원 생존

    吳, 빨간 점퍼 입고 “서울 지킬 것”예비후보 등록하고 선거전 돌입정원오 “5년 동안 뭘 이뤘나” 공세국힘 충북지사 후보 김영환 확정 국민의힘 소속 현역 단체장인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박완수 경남지사가 27일 일제히 예비 후보 등록을 마치고 6·3 지방선거 레이스에 조기 등판했다. 현역 프리미엄을 위해 후보 등록 마감일까지 직을 유지했던 2022년과 달리 이번에는 직무 정지 시점을 17일이나 앞당기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오 시장은 대리인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 후보 등록을 마치고 이날 오후 12시 40분 서울시청을 나섰다. 오 시장의 직무는 정지됐고 서울시는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청계천을 걸어 보신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오 시장은 ‘기호 2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이라고 적힌 빨간색 점퍼를 입었다. 경선 기간 연두색 점퍼와 넥타이를 착용했던 오 시장이 빨간색 점퍼를 입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시장은 “경쟁 후보에 비해 여론조사상 수치가 조금 떨어져 빠르게 나섰다”며 “꼭 이겨서 서울을 지키고 이재명 정권의 독주를 막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강남구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서는 빨간색 점퍼 착용에 대해 “제가 국민의힘의 적자이기 때문에 빨간색을 입은 것”이라며 “언론이 당 지지율이 낮다고 무슨 색을 입느냐는 질문을 할 때마다 모멸감을 느꼈다. 제가 이 당의 주인인데 왜 다른 색을 입느냐”고 말했다. 오 시장이 조기 등판하면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과의 대결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구청장 측은 이날 오 시장에 대해 “2021년 복귀 이후 5년 동안 무엇을 얼마나 이뤘나”라고 비판했다. 정 전 구청장은 이날 민주당의 약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서초구를 찾아 “강남 지역의 재건축이 빠르고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뒷받침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 시장도 부산시의회에서 출마 선언을 하고 곧바로 선거 모드에 돌입했다. 박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이 다시 민주주의의 보루이자 독주를 막는 방파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후보인 전재수 의원과의 지지율 격차에 대해선 “후보가 확정된 이후 시민들의 선택지도 분명해졌다”며 “남은 선거 기간 동안 보수 대통합을 넘어 시민 대통합을 이뤄 내고, 낙동강 전선을 지켜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충북지사 경선은 김영환 지사가 윤갑근 변호사와의 대결에서 승리해 후보로 확정됐다. 김 지사는 민주당 후보인 신용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과 맞붙게 됐다. 김 지사의 경선 승리로 국민의힘 현역 단체장 11명이 전원 생존했다.
  • 국장 시총 6000조 시대, 코스피 6600 돌파… 日·대만도 불장 올라탔다

    국장 시총 6000조 시대, 코스피 6600 돌파… 日·대만도 불장 올라탔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여부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이어 가는 와중에도 한국 증시가 ‘최고치 돌파’ 랠리를 이어 가고 있다. 사상 최초로 코스피·코스닥 합산 ‘시가총액 6000조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코스피 지수는 장중·종가 모두 처음으로 6600선을 돌파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상승해 일본과 대만 지수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코스피는 27일 전 거래일 대비 139.40포인트(2.15%) 오른 6615.03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97포인트(0.90%) 오른 6533.60으로 출발한 이후 장중 한때 6657.22까지 오르며 기존 장중 최고치도 경신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22.34포인트(1.86%) 오른 1226.18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은 5421조 5542억원, 코스닥은 679조 5452억원으로 두 시장의 합산 시총으로만 61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지난해 7월 10일 3000조원으로 올라선 데 이어 지난 1월 2일엔 4000조원 선을, 2월 11일에는 5000조원 선을 잇따라 돌파하는 등 증가 속도가 갈수록 가팔라지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날 증시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크게 유입된 반도체와 전력기기 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오는 29일(현지시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메타가, 30일에는 애플이 실적을 발표한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실적 모멘텀이 지속되며 양대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며 “최근 증시를 이끈 전력기기, 이차전지, 건설 업종 주도주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시장의 관심이 실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이 1조 1019억원, 외국인이 8985억원 각각 순매수한 반면 개인만 1조 9739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나스닥 지수가 재차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장 대비 1.38% 오른 6만 537.36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27일 처음 5만 선을 넘겼는데, 이날 종가 기준 처음으로 6만 선을 넘어섰다. 대만 자취안 지수도 장중 4만 선을 돌파한 뒤 전장 대비 1.76% 오른 3만 9616.76으로 장을 마감하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 [단독]287명, 평균 14.1세…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가 표적이었다 [소녀에게]

    [단독]287명, 평균 14.1세…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가 표적이었다 [소녀에게]

    287명.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온라인 그루밍을 통해 성착취를 당한 아동·청소년의 수다. 교묘하게 꾀어내는 방식의 ‘그루밍’은 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들을 노린다. 서울신문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착취 실태를 담은 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온라인 성착취 1심 판결 206건 심층분석피해자 278명의 기록, 평균 연령 14.1세카톡·인스타 등 SNS ‘범죄 온상’으로가해자 절반(49.0%)은 집행유예 선고시작은 언제나 칭찬이었다. 고민을 들어주고, 외모를 칭찬하고, 비밀을 나눴다. 아이가 마음을 열었을 때 어른은 돌변했다. “사진 몇 개 보내볼래? 내가 검사해보고 점수 매겨줄게!” 서울신문은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1심 법원이 선고한 아동·청소년 대상 온라인 성착취 판결문 206건, 피해자 287명분을 입수해 분석했다. 착취의 잔혹함은 제각각이었지만 시작은 한결같았다. 그루밍(길들이기)이었다. 스마트폰을 손에 쥔 모든 아이가 표적이었다. ■피해자 절반이 중학생 주요 표적은 중학생이었다. 범행 당시 피해자 나이는 중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14세가 58명(20.1%)으로 가장 많았다. 중학교 1학년인 13세는 52명, 3학년인 15세가 51명이었다. 전체 피해자 287명 중 56.1%인 161명이 중학생이었다. 평균 연령은 14.1세였다. 그러나 중학생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초등학교 5학년인 11세 피해자가 17명, 6학년인 12세는 36명에 달했다. 가장 어린 피해자는 7세,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지난해 5월, A씨는 메타버스 게임 ‘제페토’에서 7세 여자아이에게 성적 메시지를 보냈다. 추가 범행으로 이어지기 전 붙잡힌 그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아이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대화의 성적 의도를 인지하지 못하고 호의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홍미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의 말이다. “성적인 호기심에 눈을 뜨는 데다 정서적 결핍이 커지는 시기를 노리는 것”이라고도 했다. 윤석신 안산여자단기 청소년쉼터 소장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과 함께한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만나는 이들에게 오히려 더 쉽게 친밀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범죄의 통로는 카카오톡, X, 인스타그램 가해자들이 아이들에게 처음 접근한 경로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80명(27.9%)으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X 53명(18.5%), 온라인게임 26명(9.1%), 인스타그램·페이스북 25명(8.7%) 등 평소 자주 사용하는 온라인 공간이 뒤를 이었다. 즐톡, 주변톡, 수다, 랜덤톡 등 익명 채팅앱(75명·26.1%)처럼 특정한 앱을 사용한 경우에만 가해자를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윤호영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플랫폼이 범죄의 통로로 활용되면서 성착취를 위한 온라인 인프라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누구나 범행의 타깃이 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성착취는 평균 석 달 넘게 지속됐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처음 알게 된 날부터 범행이 끝날 때까지 평균 102.4일이 걸렸다. 2023년 온라인 방송 앱으로 13세 여자아이를 알게 된 B씨는 1년 넘는 그루밍 끝에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아이를 강간했다. 범행 이후에도 그는 소셜미디어(SNS)로 메시지를 보냈다. “목에 괜히 자국을 남겨가지고 곤란하게 만들었네.” “여부야, 오늘 어땠어요?” 가해자 10명 중 1명은 이미 성범죄 전력이 있었다. 동종 전과자는 18명(8.7%)이었다. 2024년 12월 인스타그램으로 14세 여자아이에게 접근한 C씨는 외모 칭찬으로 친분을 쌓은 뒤 이듬해 2월까지 세 차례 아이를 강간했다. 미성년자 의제강간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때였다. ■시작은 언제나 칭찬 ‘낯선 이를 경계하라’는 사회 규범은 온라인에서 예외가 됐다. 홀로 있는 시간에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절한 존재에게 아이들은 경계보다 반가움을 먼저 느꼈다. 가해자들의 접근 방식에는 뚜렷한 패턴이 있었다. 외모 칭찬, 고민 상담, 비밀 공유 등으로 신뢰를 형성하는 수법이 65.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현금이나 담배 등 경제적 이익을 내세우는 경우(28.6%)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었다. 이명화 아하 서울시립 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경제적 결핍뿐 아니라 정서적 결핍을 노리는 악질적인 이들이 이전보다 더 늘었다”며 “스마트폰 등장 이후 가해자가 SNS로 아이들을 직접 마주할 수 있게 되면서 위험성은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신뢰가 쌓이면 착취가 시작됐다. 가해자들은 “쇄골이 예쁘다”, “가슴 사이즈를 봐주겠다”며 사진과 영상을 요구했다. 그루밍이 좀처럼 먹혀들지 않거나 아이가 겁이 많다고 판단하면 ‘위계나 위력에 의한 압박이나 협박’(52건·25.2%)이 이뤄지기도 했다. 동시에 성착취도 시작됐다. 가슴이나 엉덩이 등을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해서 전송하라는 요구는 물론 오프라인 만남, 만남 이후 강제추행까지 이어졌다. 재판에 넘겨진 사건 중 온라인 그루밍 이후 강간까지 이뤄진 경우는 77건으로 전체의 37.4%에 달했다. 한번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재판에 넘겨진 사건 중 대화 단계에서 범행이 멈춘 경우는 22건(10.7%), 열 건 중 한 건에 불과했다. 가해자들은 감정적 지지와 가족·지인과의 불화 조장 등 갖은 수법으로 아이를 심리적으로 종속시켰다. 그루밍의 정도가 심해져 얼굴 한 번 보지 못했지만 온라인상에서 연인인 것처럼 행세한 경우도 49건(23.8%)이나 됐다. 여러 아이를 동시에 노린 가해자도 적지 않았다. 피해자가 여러 명인 사건은 전체의 20.4%(42건)였다. D씨는 2023년 8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1년 2개월 동안 X·인스타그램·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뒤지며 네 명의 아이를 성착취했다. 마치 알코올 중독자가 술을 찾듯, 반복적으로 아이들만을 노렸다. ■가해자 절반은 집행유예 온라인 성착취는 아이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범죄다. 그러나 분석 대상 206건 중 가해자의 절반(101건·49.0%)은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101명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아이들은 오늘도 그 플랫폼에 접속한다. ■어떻게 분석했나 서울신문은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1심 법원이 선고한 아동·청소년 대상 온라인 성착취 사건 판결문 206건을 입수해 분석했다. 카카오톡·X·인스타그램·디스코드·게임 등 온라인에서 19세 미만을 상대로 성착취 목적의 대화를 하거나 성착취물 제작, 강간 등으로 이어진 사건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피해자 수는 사건 발생 시점 기준 19세 미만 아동·청소년만 집계했다. 우리 아이를 지키세요서울신문은 시리즈와 함께 온라인 성착취 징후와 대응법을 담은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아래 링크 및 QR코드를 통해 각각 10대 자녀를 둔 부모용, 청소년 당사자용 가이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용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 청소년용 https://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teen/
  • “F-35급 아니라더니”…KF-21, 미·중·러 전투기판에 오른 이유 [밀리터리+]

    “F-35급 아니라더니”…KF-21, 미·중·러 전투기판에 오른 이유 [밀리터리+]

    미국 F-35, 중국 J-20, 러시아 Su-57. 세계 제공권 경쟁을 상징하는 전투기 명단에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군사 전문 매체 아미 레커그니션은 26일(현지시간) 미국·중국·러시아와 동맹국들이 제공권 장악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을 분석하면서 KF-21을 주요 전투기 사례 중 하나로 다뤘다. 다만 매체는 KF-21을 F-35나 F-22 같은 완전한 스텔스기로 보지는 않았다. 4세대와 5세대 전투기 사이에 놓인 ‘실용적 접근’으로 평가했다. 해당 분석에는 미국의 F-35 라이트닝Ⅱ와 F-22 랩터, 중국의 J-20 ‘웨이룽’, 러시아의 Su-57(나토 코드명 펠론)이 대표적인 현용 스텔스 전투기로 포함됐다. 튀르키예의 칸(KAAN), 한국의 KF-21 보라매, 미국의 차세대 공중우세 전투기(NGAD), 유럽 주도의 미래항공전투체제(FCAS)와 영국 주도의 템페스트처럼 개발 중이거나 미래형으로 분류되는 기체들도 함께 제시됐다. KF-21이 이 명단에 포함된 이유는 ‘지금 당장 F-35급이냐’가 아니다. 아미 레커그니션은 KF-21이 완전 스텔스기는 아니지만 저피탐 설계와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 현대적 데이터링크를 갖췄다는 점에 주목했다. 향후 내부 무장과 스텔스 성능 강화까지 이뤄질 경우 더 높은 단계로 진화할 수 있다고 봤다. ◆ “완전 스텔스는 아니다”…그래도 명단에 오른 이유 KF-21은 현재 기준으로 F-35A처럼 무장을 기체 내부에 숨기지 않는다. 미사일과 폭탄을 외부 무장 장착대에 다는 방식이어서 탑재량을 늘릴수록 레이더 노출 가능성도 커진다. 이 때문에 군사 전문가들은 KF-21을 5세대기보다는 4.5세대 또는 4.5세대 플러스급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외신은 KF-21을 글로벌 전투기 경쟁 구도 안에 넣었다. 판단 기준을 단순히 ‘완전 스텔스 여부’에만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 공중전은 저피탐 성능뿐 아니라 센서 융합, 장거리 탐지, 실시간 데이터 공유, 네트워크전 능력을 함께 요구한다. KF-21은 이 가운데 일부를 이미 반영했고, 나머지는 단계적 개량으로 보강할 여지를 남겼다. 특히 KF-21은 처음부터 한국 공군의 노후 F-4·F-5 전력 대체에 그치지 않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한국은 개발 단계부터 수출 가능성과 성능 향상 여지를 함께 고려했다. 아미 레커그니션도 KF-21이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현대적 전투 능력을 제공하면서 업그레이드 잠재력을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 F-35보다 싸고 4세대기보다 앞선 틈새 KF-21의 강점은 이 ‘중간 지대’에 있다. F-35 같은 완전 스텔스기는 성능이 뛰어나지만 가격과 운용비 부담이 크다. 반대로 기존 4세대 전투기는 도입 장벽은 낮지만 스텔스기와 네트워크전 중심 전장에서는 생존성 한계를 드러낸다. KF-21은 이 틈을 파고든다. 완전 스텔스기를 대량 도입하기 어려운 국가에는 F-35보다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동시에 기존 4세대기보다 탐지·교전·정보 공유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 공군 입장에서도 KF-21은 단순한 국산 전투기가 아니라 대량 운용 가능한 고성능 플랫폼이다. 이 점은 수출 전략과도 맞물린다. FA-50 수출로 한국 항공산업은 이미 일부 국가에서 신뢰를 쌓았다. KF-21은 그보다 높은 급의 전투기 시장을 겨냥한다. 가격, 성능, 정비성, 개량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할 수 있다면 중동과 동남아, 동유럽 등에서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 진짜 승부는 KF-21EX부터 KF-21의 현재형은 시작점에 가깝다. 블록 1은 공대공 임무 중심으로 전력화되고, 이후 블록 2에서 공대지 능력을 강화한다. 정밀유도무장과 장거리 미사일 통합이 이뤄지면 임무 범위도 넓어진다. 더 큰 관심은 향후 개량형인 KF-21EX에 쏠린다. 내부 무장창을 적용하고 스텔스 성능을 끌어올리면 KF-21은 지금보다 훨씬 더 5세대기에 가까워진다. 여기에 센서 융합, 인공지능 기반 전투 지원,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MUM-T)까지 결합하면 한국형 차세대 공중전 플랫폼으로 성격이 바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KF-21과 함께 작전할 협동 전투 무인기(로열 윙맨) 개념도 제시하고 있다. 유인 전투기가 앞에서 모든 위험을 감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무인기가 정찰·교란·공격 임무를 나눠 맡는 구조다. KF-21이 이런 무인 전력과 연결되면 단독 기체 성능 이상의 전투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변화는 전투기 세대 구분 자체와도 맞닿아 있다. 앞으로 공중전은 기체 한 대의 스텔스 성능만으로 결판나지 않는다. 누가 더 빨리 보고, 더 멀리서 쏘고, 더 많은 전력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KF-21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한국형 전투기, ‘추격자’에서 ‘선택지’로 KF-21이 이번 분석에 포함된 것은 상징성이 작지 않다. 한국이 이미 F-35나 F-22급 완전 스텔스 전투기를 독자 개발했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형 전투기가 세계 제공권 경쟁을 설명하는 주요 사례 안에 들어갈 만큼 존재감을 키웠다는 의미는 분명하다. 한국은 오랫동안 고성능 전투기를 수입에 의존했다. 이제는 자체 개발 전투기를 양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스텔스 강화형과 무인기 연동형까지 준비하는 단계로 올라섰다. KF-21은 이 전환을 보여주는 대표 사업이다. 실제로 KF-21은 올해 양산 체계 진입을 본격화했다. KAI는 지난달 25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을 열었고, 정부는 올해 안에 공군 인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양산 1호기는 출고 22일 만에 첫 생산시험비행에 성공하며 전력화 일정에 속도를 냈다. 결국 KF-21의 경쟁력은 F-35와 같은 전투기가 되는 데 있지 않다. 고가의 완전 스텔스기와 기존 4세대기 사이에서 현실적인 가격, 빠른 전력화, 단계적 개량, 수출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하는 데 있다. 아미 레커그니션이 KF-21을 글로벌 전투기 경쟁 구도에 넣은 이유도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은 완전 스텔스기와 거리가 있지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설계 여지를 갖춘 전투기. KF-21 보라매가 ‘한국형 중간 해법’을 넘어 차세대 전투기 시장의 선택지로 평가받기 시작한 셈이다.
  • “한국이냐 일본이냐”…군함 급한 美 해군, 130년 원칙 깰까 [밀리터리+]

    “한국이냐 일본이냐”…군함 급한 美 해군, 130년 원칙 깰까 [밀리터리+]

    미국 해군이 한국과 일본의 군함 설계와 조선소 활용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함을 더 빨리,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동맹국의 조선 능력까지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배경에는 중국 해군의 빠른 확장과 미국 조선업의 생산 지연이 있다. 중국은 함정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미국은 새 함정 건조와 기존 함정 정비에서 병목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미 정부가 100년 넘게 유지해온 ‘주요 전투함 자국 건조’ 원칙까지 다시 살펴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해군 전문 매체 USNI뉴스는 24일(현지시간) 미국 2027회계연도 예산안에 해외 호위함·구축함 설계와 해외 조선소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연구개발비 18억 5000만 달러(약 2조 7210억 원)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 돈은 차세대 순양함·구축함과 호위함 전력을 어떻게 확보할지 연구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USNI뉴스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해군에 한국과 일본 조선소, 그리고 이들 국가의 함정 설계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일본 모가미급 호위함과 한국 해군의 대구급 호위함이 대표적인 검토 대상으로 거론된다. 한국의 세종대왕급·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도 동아시아 수상함 건조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 “배가 당장 필요하다”…흔들린 미 조선업 이번 검토는 단순히 외국 군함을 비교해보자는 차원이 아니다. 미국이 현재 조선소만으로는 필요한 함정을 제때 확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최근 해군 관련 행사에서 “우리는 더 많은 배가 필요하고 지금 당장 필요하다”며 “기존 공급원에서 필요한 배를 비용과 일정에 맞춰 얻지 못한다면 다른 조선소에서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 안에서 해외 조선소 활용론이 공개적으로 나온 셈이다. 존 펠런 전 해군장관도 해임 직전 USNI뉴스 인터뷰에서 외국 전투함 가능성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빠르게 함대에 넣을 수 있는 함정을 찾는다면 생산성 면에서 한국과 일본이 자연스럽게 후보가 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미국 조선업의 병목은 감사기관 지적에서도 드러난다. 미 회계감사원(GAO)은 주요 함정 건조 프로그램이 최대 38개월까지 늦어졌고 대형 함정의 75%는 정비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예산을 늘려도 조선소와 숙련 인력, 정비 능력이 따라오지 못하면 함정은 제때 나오기 어렵다는 뜻이다. 미 해군은 2027회계연도 예산 설명에서 해군 총예산을 3775억 달러(약 555조 4150억 원)로 제시했다. 전년보다 23% 늘어난 규모다. 디펜스뉴스도 백악관 예산 개요를 인용해 2027회계연도 조선 예산이 658억 달러(약 96조 7910억 원) 규모로 제시됐다고 전했다. 미국은 대규모 함대 증강을 추진하지만, 이를 실제로 지을 산업 기반이 충분한지는 별도 문제로 떠올랐다. ◆ 한국·일본 왜 보나…동맹 조선소의 힘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두 나라는 중국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능력을 보유한 국가로 꼽힌다. 특히 한국은 상선뿐 아니라 이지스 구축함, 호위함, 잠수함, 군수지원함까지 자체 설계·건조 경험을 쌓아왔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이 만든 이지스 전투체계와 레이더를 핵심으로 하는 구축함도 운용해왔다. 미 해군이 동맹국 함정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투체계 운용 경험과 함정 통합 능력 면에서는 협력 여지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해 미 해군 정비·수리·창정비 시장을 노리고 있다. 필리조선소 인수 뒤에는 50억 달러(약 7조 3540억 원) 규모의 현대화 투자를 추진하며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HD현대중공업도 미국 조선소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2035년까지 미 해군 함정 건조에서 연간 22억 달러(약 3조 2360억 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HD현대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잉걸스와 차세대 군수지원함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울산에서 8200t급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을 진수했다. 회사 측은 같은 급의 함정을 미국 조선소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건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함정은 미국 업체의 전투체계 기술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한미 조선·방산 협력의 상징으로 부각됐다. ◆ 법·노조 벽 높지만…K조선 기회 앞에 가장 큰 걸림돌은 법이다. 미국은 해군 함정을 원칙적으로 미국 내 조선소에서 만들도록 제한해왔다. 이른바 번스-톨레프슨 조항은 외국 조선소가 미 해군 함정을 짓는 것을 막는 핵심 장벽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한국 조선사가 미국 현지 조선소를 갖고 있더라도 곧바로 미 해군 함정 신조 사업에 뛰어들기는 어렵다. 미국 조선업계와 노동조합도 해외 건조가 자국 산업 기반과 숙련 노동력을 약화시키고 전시 동원 능력까지 흔들 수 있다고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현실적인 절충안은 ‘한국에서 완성 군함을 사오는 방식’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대신 한국·일본 조선사의 투자와 기술을 미국 조선소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벤 레이놀즈 미 해군 예산 담당 부차관보도 한화의 필리조선소 투자를 미국이 원하는 방향의 사례로 언급했다. 이번 논의가 당장 한국산 구축함의 미 해군 도입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 군함은 높은 생존성 기준, 전투체계 통합, 사이버 보안, 핵심 부품 공급망, 의회 승인 등 여러 장벽을 넘어야 한다. 그럼에도 변화의 방향은 분명하다. 미국은 더 많은 군함을 원하고, 중국은 더 빠르게 함대를 키우고 있다. 미국 국내 조선소만으로는 속도를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이 커지면서 한국과 일본의 조선 역량이 미 해군 전력 재건 논의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조선업 부활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 부활의 방식은 역설적으로 한국과 일본의 도움을 필요로 할 수 있다. 미국이 끝내 자국산 군함 원칙을 일부라도 흔들 경우 K조선은 상선과 정비를 넘어 미 해군 전투함 시장이라는 새 문턱 앞에 서게 된다.
  • “남의 위기가 나의 기회”…칩플레이션 시대에 오히려 웃는 애플 [고든 정의 TECH+]

    “남의 위기가 나의 기회”…칩플레이션 시대에 오히려 웃는 애플 [고든 정의 TECH+]

    최근 글로벌 IT 시장에는 ‘칩플레이션(chipflation’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AI 데이터 센터 수요 폭증으로 인해 D램과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가격 폭등이 폭등하면서 노트북, 데스크톱, 스마트폰의 제조 비용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제조사들은 가격을 올리든지 제품 사양을 낮추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시장 조사 기관들의 전망도 어둡습니다. 시그마 인텔, 가트너, IDC 등 시장 조사 기관들은 이로 인해 올해 PC 시장이 5-10% 정도 역성장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이 기관들이 예외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 제조사가 있습니다. 바로 애플입니다. 시장 조사 기관들의 예측에 의하면 올해 애플은 9%에서 많게는 21%까지 판매량을 늘려가면서 점유율을 크게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칩플레이션 시대에 애플이 지닌 비장의 무기는 크게 3가지입니다. 바로 맥 OS의 통합 메모리 구조와 효율적 관리가 메모리 관리가 가능한 생태계, 그리고 가격 인상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생산 구조입니다. 1. AI 시대에 전화위복이 된 통합 메모리(UMA) 구조 애플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통합 메모리 아키텍처(Unified Memory Architecture, UMA)입니다. 애플은 M 시리즈 애플 실리콘을 맥에 탑재하면서 A 시리즈를 사용하는 iOS처럼 하나의 메모리를 CPU와 GPU가 공유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단가를 낮추면서 크기와 전력 소모도 줄일 수 있어 맥북 에어처럼 슬립 노트북이니 맥 미니처럼 미니 PC에 제격인 방식입니다. 물론 인텔과 AMD의 최신 프로세서 역시 내장 GPU와 NPU를 지니고 있으며 독립 GPU가 없으면 메모리를 CPU와 공유합니다. 하지만 이는 애플의 통합 메모리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실제로는 내장 GPU에 얼마나 메모리를 할당할지 결정하면 여기에 맞춰 메모리를 분할해 사용하기 때문에 각자 메모리를 지닌 CPU와 GPU가 OS 상에 존재합니다. 이는 독립 그래픽 카드 역시 호환되어야 하는 윈도우 OS의 숙명상 어쩔 수 없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반면 외장 그래픽 카드를 아예 고려하지 않는 맥 OS는 이런 제약에서 자유롭습니다. 물론 고성능 GPU를 사용할 수 없다 보니 게임 성능에서는 다소 제약이 있었지만, 메모리 가격과 그래픽 카드 가격이 폭등하니까 역설적으로 메모리를 통합해서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구조가 상당히 비용 효과적인 방식이 된 것입니다. 이 구조는 특히 컴퓨터에서 거대언어모델(LLM)을 구동할 때 매우 두드러진 장점을 제공합니다. 애플의 실리콘(M 시리즈)은 CPU, GPU가 서로 간에 데이터를 복사해 전송할 필요 없이 바로 전달하는 ‘제로 카피(Zero-copy)’ 방식을 사용해 LLM 구동 시 병목 현상은 줄이고 메모리 통합으로 더 큰 모델을 돌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32GB 시스템 메모리와 RTX 5080처럼 16GB 비디오 메모리를 지닌 고성능 컴퓨터라도 20GB가 넘는 LLM 모델을 한 번에 GPU에서 돌릴 순 없습니다. 반면 32GB 메모리를 지닌 맥북이나 맥 미니는 메모리를 나누지 않기 때문에 훨씬 쾌적하게 돌릴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이유 때문에 오픈 클로 같은 로컬 AI용으로 맥 미니 수요가 급증한 이미 급증한 상태입니다. 2. ‘맞춤 정장’과 ‘기성복’ 애플의 메모리 관리 방식은 마치 체형에 딱 맞춘 ‘맞춤 정장’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맥OS는 정해진 하드웨어에서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는데, 메모리도 예외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 iOS와 비슷하게 화면에 보이지 않는 앱의 활동을 최소화해 CPU와 메모리를 차지하는 비율을 줄입니다. 여기에 강력한 메모리 압축(Memory Compression) 기술과 SSD를 활용한 지능형 스왑(Smart Swap) 기능이 더해져, 물리적 RAM 용량이 적더라도 실제 체감 성능은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합니다. 반면 윈도우 PC는 다양한 사람에게 맞게 나온 ‘기성복’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윈도우는 다양한 하드웨어에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작동을 보장하는 개방형 구조입니다. 이는 사용자에게 큰 자유를 보장하지만, 사실 자유는 공짜가 아니고 대가가 따릅니다. 예를 들어 윈도우나 안드로이드는 다양한 하드웨어를 다루기 위해 하드웨어 추상화 계층(HAL, Hardware Abstraction Layer)을 사용합니다. 쉽게 말해 다양한 하드웨어가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돌리다 보니 서로 말이 달라도 통역해 줄 중간 계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하드웨어를 위한 다양한 드라이버 역시 메모리에 상주해야 합니다. 결국 메모리 사용량이 늘어납니다. 이런 윈도우의 단점은 과거 메모리가 저렴하던 시절에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소비자에게는 같은 메모리 용량을 지닌 윈도우 노트북이 더 저렴하다는 식으로 홍보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32GB 맥북은 꽤 비싸지만, 32GB 윈도우 노트북은 훨씬 저렴했습니다. 또 하드웨어 제조사 역시 같은 윈도우 OS에서 스펙으로 경쟁하다 보니 더 많은 램 용량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윈도우의 기본 사상이 넉넉한 램 용량으로 가능한 모든 애플리케이션과 하드웨어를 품자는 것이었고 이는 메모리가 저렴하던 시절에는 소비자도 만족했던 덕목이었습니다. 반면 애플은 iOS나 맥OS나 실사용에서는 부드럽긴 했지만, 램크루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메모리에 인색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램 값이 폭등하면서 이제 상황이 180도 바뀐 것입니다. 3. 공급망의 승리 맥은 사실 PC 시장에서 판매량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 판매량이 엄청나다 보니 메모리 시장에서 큰 손입니다. 그래서 막대한 구매 물량을 무기로 유리한 조건으로 장기 메모리 구입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다른 PC 제조사와 달리 본래 마진율이 상당해서 메모리 가격 인상분을 쉽게 흡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애플은 맥에 들어가는 CPU를 인텔에서 자체 개발한 애플 실리콘으로 바꿨는데, 덕분에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인텔 CPU에는 제조 원가뿐 아니라 인텔의 수익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애플 실리콘보다 더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윈도우 PC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윈도우 OS 사용 비용도 지불해야 합니다. 이런 비용들이 없는 애플의 맥은 당연히 가격 대비 사실은 제조 단가가 저렴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애플은 메모리 가격이 좀 올라도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시기에 599달러에 불과한 맥북 네오 같은 물건을 출시해서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올릴 수 있게 됐으니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 것입니다. 맥북 네오의 8GB 메모리는 윈도우에서는 부족해 보이지만, 앞서 설명한 내용 때문에 맥 OS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부족합니다. 과거 메모리 용량에 인색해서 램크루지라는 별명을 들었던 게 지금 상황에서는 오히려 이득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애플이라고 해서 메모리 공급난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건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이긴 하나 최근 맥 미니나 맥북 네오 같은 일부 제품이 배송 지연이나 품절된 상황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최근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이용해서 애플이 과거 본래 명칭이었던 애플 컴퓨터에 걸맞은 수준으로 PC 시장에서 점유율을 계속해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예수상 망치질’ 이스라엘군, 이번엔 레바논 민가 약탈·파괴 논란 [핫이슈]

    ‘예수상 망치질’ 이스라엘군, 이번엔 레바논 민가 약탈·파괴 논란 [핫이슈]

    최근 레바논 마을의 예수상을 망치로 파괴해 파문을 일으킨 이스라엘군이 이번에는 민간인 주택에서 약탈을 일삼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민간 재산에 대한 약탈 행위를 극도로 심각하게 여기며 엄격히 금지한다”면서 “이러한 행위에 대한 모든 혐의와 의심은 철저히 조사하고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충분한 증거가 확보될 경우 기소를 포함한 징계 및 형사 조치가 취해진다”고 경고했다. 일부 이스라엘 군인들이 레바논 민가를 대상으로 벌이는 범죄를 엄벌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24일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는 병사들의 증언을 토대로 레바논 남부에 투입된 군인들이 민가에서 물건을 훔치고 있다고 고발했다. 병사들이 증언한 약탈 물품 중에는 오토바이와 TV, 그림, 소파, 카펫 등 가전제품과 가구류도 포함됐다. 특히 일부 약탈 사례는 현장 지휘관들의 묵인하에 이뤄졌다는 증언도 있었다. 여기에 지난 주말 레바논 남부 데벨 마을 외곽에서 이스라엘군이 불도저와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민간 태양광 패널을 파손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유되기도 했다. 파괴된 패널은 마을 주민 수백 명에게 전력을 공급하고 수도 펌프를 가동하는 핵심 기반 시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 이란 전쟁 이후 지상군 병력을 레바논 남부 투입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란 전쟁 발발 후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북부 국경지대 주민들이 안보 위협에 직면하자, 대규모 공습과 함께 지상군 병력을 국경 넘어 레바논 남부에 투입했다. 레바논에 진입한 이스라엘군은 국경에서 리타니 강까지 남북으로 30㎞ 구간에 완충지대를 구축하기 위해 주요 기간시설과 민가 등을 철저하게 파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병사가 현지 기독교인 마을에서 예수상을 파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스라엘군 가자지구처럼 레바논 남부 초토화 작전특히 미국 CNN은 25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같은 방식으로 레바논 남부 지역에 대한 초토화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군사적으로 ‘라파 모델’이라 부르는 이 작전은 이스라엘이 라파와 베이트하눈에서 수행한 것으로, 적대 세력(하마스 등)의 위협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해당 지역의 건물과 인프라를 폐허로 만든다. 라파와 베이트하눈은 가자지구 남쪽과 북쪽 끝에 있는 도시로, 지난 1년 반 동안 이스라엘군은 이곳을 완전히 파괴했다. 앞서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라파 모델로 레바논 국경 인근 마을의 모든 가옥을 파괴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으며 이 마을들을 테러리스트의 전초기지라고 규정했다.
  • 한국계 입양아에서 북한 전문가로…“김정은과 북핵, 진짜 모습 알릴 것”[월요인터뷰]

    한국계 입양아에서 북한 전문가로…“김정은과 북핵, 진짜 모습 알릴 것”[월요인터뷰]

    “난 뼛속 깊이 한국인”부산서 태어나 세살 때 美로 입양대학 시절 교환학생으로 한국 찾아생모 못 찾았지만 모국은 늘 동경팩트 근거한 북한 전문가 결심식량난으로 어려움 겪는 北에 관심존스홉킨스대서 탈북자 만나 연구 클린턴 행정부 전문가와 단체 설립미국서 38노스 세운 까닭 北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기구 필요세계관 변천부터 외교 정책도 연구 남북관계·한미동맹 영향까지 분석북미 대화 개최 가능성은 ‘비핵화 의제’ 대화 가능성은 없어안보 환경 개선 없이 핵포기 불가 한국, 북미 협상의 목표 찾아줘야“김정은, 몸이 그렇게 좋으니 거대한 미사일은 필요 없어요.(Kim Jong-un, with a great body, you don‘t need a big missile) 운동은 공격성을 줄이고, 당신을 매력적으로 만듭니다. 뉴욕 스포츠 클럽에 가입해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비영리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에서 만난 제니 타운(50) 38노스 국장의 책상엔 이런 글귀가 걸려 있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와 미사일로 힘을 과시하는 걸 피트니스 클럽 광고 문구와 결합해 재치 있게 비판한 것이다. 세 살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타운 국장은 2010년 북한 전문 연구기관 38노스를 설립해 북한의 정책과 경제 소식을 전달하고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이 세계 안보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고 있다. 타운 국장은 1976년 2월 부산에서 태어났다. 생모는 의사가 다른 산모의 분만을 도우러 떠난 사이 그를 남겨 놓고 떠났다. 아동보호시설에서 돌봄을 받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자랐다. 자신을 버린 부모와 모국이 원망스러울 법도 하지만 항상 동경했다. 대학 시절 교환학생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아 고향의 정취를 물씬 느꼈다. 한국에서 생모를 찾기 위한 그의 오랜 노력은 끝내 결실을 맺지 못했다.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모든 질문을 가슴속에 묻어두기로 했다. 북한에 대해 관심 갖고 공부하면서 미국에 제대로 된 북한 전문가가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일부 전문가로 불리는 이들은 잘못된 정보를 사실인 양 전달했고, 과장된 표현으로 북한에 대해 말한다고 생각했다. ‘팩트’에 근거한 북한 전문가 집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존스홉킨스대에서 연구 활동을 하던 조엘 위트(현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와 손잡고 38노스를 세웠다. 위트 연구원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에 재직하면서 미국과 북한의 대화 실무를 담당하는 등 북한을 직접 보고 겪은 전문가다. 타운 국장의 책상 옆엔 한복을 차려입고 댕기머리를 길게 딴 여성이 주먹을 불끈 쥐며 ‘우리는 할 수 있다’라고 외치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미국의 여성 권리 운동 상징인 ‘We Can Do it’ 포스터를 한국식으로 패러디한 것이다. 서로 다른 정체성이 교차하는 그의 삶을 상징하는 듯했다. 다음은 타운 국장과의 일문일답. -스스로를 뼛속 깊이 한국인으로 생각한다고 들었다. “어린 시절 내가 한국 출신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 모국에 대한 관심이 컸다. 하지만 내가 살던 미네소타주는 한국인 커뮤니티가 없었고 한국을 다룬 책도 도서관에 있는 몇 권이 전부였다. 내가 대학을 다닌 아이오와주도 마찬가지였다. 항상 한국에 가는 걸 꿈꿨고 한국에 대해 알고 싶었다. 1995년 이화여대 교환학생으로 선발돼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포근함을 느꼈다. 나에겐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특히 내가 태어난 곳, 부산은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했다. 영도에 있는 태종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다.” -한국에서 생모를 찾았다는데. “그렇다. 지금도 여전히 찾고 있지만 어머니를 만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 나의 출생 정보가 매우 빈약하고 기록도 정확하지 않다. 수소문 끝에 내가 태어난 병원에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어머니는 의사가 다른 산모를 보러 간 사이 나를 병원에 남겨두고 떠났다. 그 병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처음이자 유일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나를 찾고자 했다면 만날 기회가 있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어머니의 다른 가족들도 내가 병원에 혼자 남겨진 걸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어머니를 원망하는 마음은 없다. 당시 한국의 사회적 환경을 고려하면 어머니를 어느 정도 이해한다.”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대학 시절 북한이 식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뉴스로 접했다. 친구들에게 이야기했더니 ‘요즘 그런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믿지 않았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다고 생각했다. 북한을 연구하는 학자도 없었고 그저 미지의 국가 중 한 곳일 뿐이었다. 그때부터 북한의 역사와 정치 체제, 문화를 공부했다. 2006년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에서 북한 인권 관련 프로젝트를 맡아 탈북자들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많은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38노스를 설립한 이유는. “2010년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에서 일하던 시절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위트 연구원을 만났다. 그와 함께 북한의 핵과 무기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진행했고, 북한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38노스를 창립했다. 우리는 현재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 세계관 변천 과정, 외교 정책 등을 연구하고 나아가 남북관계와 한미동맹, 중국 및 러시아 등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등을 분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 의사를 지속적으로 언급한다. 가능성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달 미중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깜짝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 북미 대화 개최 여부보다 더 중요한 건 양국이 무엇을 놓고 협상할 것인가이다. 북한은 비핵화가 의제라면 대화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핵 개발을 포기하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용의가 없다. 반면 미국은 현재 북한과 협상 테이블을 차리더라도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하고 이란과 전쟁을 벌인 게 북한의 입장 변화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보나. “북한은 이미 미국이 이라크 사담 후세인과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제거한 걸 지켜봤다. 이는 미국이 위협적인 국가라는 인식을 강화시켰다. 그간 미국은 북한에 무장을 해제하고 우리를 신뢰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런 역사적 사실은 북한이 미국을 믿기 어렵게 만들었다. 북한이 협상에 나서도록 유인하기보다 오히려 경계심을 강화시켰다.” -미국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한 유인책이 있다면. “미국의 협상 목표가 북한의 비핵화나 군사력 감축에 있다면 마땅한 유인책이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방위력을 강화하라고 독려하고 있고 국방비 증강이 진행되고 있다. 주요 강대국은 핵무기를 확대하고 있고, 영국과 프랑스 같은 국가도 핵전력 확대 논의를 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북한이 홀로 군사력 감축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다. 마땅한 유인책이 있는지 여부보다 현재 전반적인 안보 환경이 북미 협상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나. “결코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본다. 역사적으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구축한 뒤 자발적으로 포기한 국가는 단 한 곳, 남아프리카공화국뿐이다. 이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안보 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화했을 때 핵 개발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남아공은 소련이 아프리카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걸 두려워해 핵 개발에 나섰고, 소련의 붕괴로 핵을 보유하지 않아도 안전해졌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안보 환경이 개선될 조짐은 없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접근 방식도 압도적인 군사력을 앞세운 경우가 많았다.” -만약 북미 대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남한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지금 남한은 북미 관계에 개입하지 않고 양국이 자체적으로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과 미국이 협상 가능한 분야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대응에 나서야 한다. 단순히 북미 대화 자체를 지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협상의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한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 제니 타운 38노스 국장은 미국 비영리 싱크탱크 선임연구원이자 북한 전문 연구기관 38노스의 국장을 맡고 있다. 북한과 북미 관계, 한미동맹, 동북아 지역 안보 등을 연구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 부소장을 지냈고,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의 ‘세계 자유지수’ 보고서 전문가 검토위원으로 활동했다. 2020년 미 경제 전문매체 ‘워스 매거진’이 선정한 ‘세상을 바꾸는 여성 50인’과 2019년 ‘패스트컴퍼니’가 꼽은 ‘가장 창의적인 비즈니스 인물’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 “오히려 좋아”…대만이 美 무기 10조원어치 사도 중국이 유리한 이유 [밀리터리+]

    “오히려 좋아”…대만이 美 무기 10조원어치 사도 중국이 유리한 이유 [밀리터리+]

    대만이 이번 주 미국과의 주요 무기 구매 계약 체결을 공식 확인했다. 중국은 앞서 미국과 대만의 대규모 무기 거래를 견제해 왔지만 이번에는 다소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23일(현지시간) “이번 주 대만은 미국과 총 6건의 무기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약 66억 달러(한화 약 9조 7600억원)에 달한다”면서 “여기에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이하 하이마스) 로켓 시스템과 미사일, 재블린 대전차 유도 미사일, M109A7 팔라딘 자주포 등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것은 39억 달러 규모의 하이마스 시스템이다. 하이마스는 2005년 6월부터 미 육군에 배치된 MLRS, 즉 대구경 다연장 로켓포를 소형 및 경량화한 다연장 로켓포다. 로켓 여러 발을 한꺼번에 발사할 수 있는 데다 기동성까지 갖춘 무기다. 대만의 정확한 구매 수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하이마스 시스템 82문의 판매를 승인했다. 여기에는 M57 에이태큼스 탄도미사일 420발, 정밀 유도 기능을 장착한 다연장 로켓(GMLRS) 1203발도 포함돼 있다. 더불어 방공 자문 비용과 기타 미사일 체계 재고 확보 비용, 155㎜ 포탄을 포함한 대구경 포병 탄약 공동 생산 시설 구축 비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의 주요 쟁점은 납품 일정이다. 하이마스의 경우 2032년 12월까지 납품이 완료되어야 하며 M109A7 팔라딘 자주포의 납품 기일은 2034년 12월이다. 모든 미사일과 방공 서비스는 2030년 말까지 제공돼야 한다. 미국 무기 빨라야 2023년에 가는데…이러한 납품 시점은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을 무력 침공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갖추겠다는 목표 시점과 연관돼 있는데, 문제는 미국이 해당 무기들의 납품 일정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사실이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공급 시기를 설정한 것은 설령 지연 가능성이 없더라도 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대만군이 이처럼 강력한 미군의 전력을 인도받기 전에 중국이 (대만 무력 통일) 계획을 실현하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의 납품 일정이 대부분 2030년 이후인 것에 반해 중국의 군사력 준비 완료 시점은 2027년인 만큼 중국에게 미국과 대만의 무기 거래 일정이 유리한 국면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의미다. 더불어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 이후 미군의 방공망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미국이 대만뿐 아니라 동맹국과 계약한 무기의 납품 일정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 상황으로 촉발된 무기 공급 지연은 역시 중국에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 일본도 납품 지연 발생, 한국은?일본은 이미 미국 무기 납품 지연 통보를 받았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일본 방위성 당국자를 인용한 지난 16일 보도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중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에게 전화해 토마호크 미사일의 납품 지연 가능성을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도 미국산 다른 장비의 납품 지연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란 전쟁을 시작한 이후 대규모 공습 과정에서 토마호크를 비롯한 주력 미사일을 대거 소진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란 전쟁 개전 이후 4주 동안 소진된 토마호크 미사일은 850기가 넘는다. 미국의 납품 지연 통보를 받은 고이즈미 방위상은 미국 측 사정을 이해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일본 납품분에 대해 “확실히 대응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산 무기 공급 차질은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4일 독일 공영방송 ZDF에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이란 전쟁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전쟁이 계속되면 우크라이나에 공급되는 무기가 줄어들 것인데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무기 지원·납품 지연 여파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일 방위사업청은 2031년까지 총 7530억원을 투입해 미국산 SM-3 미사일 20~30여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SM-3 미사일을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에 장착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대응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대이란 군사작전 초반 대규모 공습을 퍼부으면서 미사일 재고량에 ‘빨간불’이 켜졌고 현재까지도 안정적인 공급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 “쏴 없애라” 명령한 트럼프, 현실 가능성은?…돈도, 미사일도 부족하다 [핫이슈]

    “쏴 없애라” 명령한 트럼프, 현실 가능성은?…돈도, 미사일도 부족하다 [핫이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추가 설치한 것으로 알려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뢰 설치에 동원된 모든 선박에 대해 발포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해군 측에 호르무즈 해협 기뢰 설치와 연관된 모든 선박에 대해 발포해 격침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아무리 소형 선박이라도 쏴 없애라고 명령했다.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 매체 악시오스는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이번 주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의 기뢰 부설은 이번이 두 번째다. 미국은 이란 공습 초기 대형 기뢰 부설 선박과 기뢰 저장 시설의 90% 이상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안 지역에는 여전히 기뢰 비축분이 남아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란은 현재 어선 크기의 소형 선박을 이용해 기뢰를 설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칭 전략의 핵심으로 꼽히는 혁명수비대의 소형 선박에는 로켓 발사기와 기관총 등도 장착할 수 있어 상선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쏴 없애라”라는 트럼프 지시, 현실 가능성은?트럼프 대통령은 혁명수비대 해군의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소형 선박을 군사력으로 제거하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다. 비용 문제뿐 아니라 군사적 충돌이 이란 혁명수비대 역량에 엄청난 타격을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미 국방정보국은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여전히 역내 미군과 주변 국가를 위협할 수 있는 미사일 수천 발과 편도 공격 자폭 드론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현지 언론도 약 40일간 이어진 미군의 폭격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발사대가 절반가량 살아남았다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혁명수비대의 소형 선박을 제거하기 위한 미사일 재고도 턱없이 부족하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21일 미 국방부 예산 자료를 토대로 전쟁 39일 동안 사용된 주요 무기체계의 소모 수준을 공개했다. 지상 타격용 정밀유도무기인 프리즘은 절반가량, 토마호크 역시 전체 4분의 1 이상 사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전쟁 초기에는 재즘(JASSM)과 토마호크 등 고가의 정밀 타격탄을 주로 사용하면서 주요 무기의 비축량이 급감했다”면서 “7가지 핵심 전력 규모를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최소 1년에서 최대 4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은 장거리 스텔스 순항미사일도 약 1100발 소모했다. 이는 미군 총 재고량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도 1000 발 이상 발사했습니다. 이는 재고 3100발의 3분의 1 수준이라 아직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연간 구매량과 비교하면 10배에 달한다. ‘전쟁 청구서’ 문제도 심각하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는 6주간의 ‘에픽 퓨리’ 작전으로 미국이 250억 달러에서 350억 달러, 한화로 최대 약 52조 원을 썼다고 분석했다. 하루 1조 원이 넘는 비용이 든 셈이다. 여기에는 격추된 전투기 승무원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정보기관이 쓴 작전 비용이나,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전투 피해, 추가 탄약 조달 비용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2차 종전 협상 상황은?이번 주말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이 중재국인 파키스탄에서 열릴 전망이었으나, 이란 측은 지난 24일 파키스탄에 전쟁 종식과 관련한 중재안만 전달한 채 오만으로 출국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으로 건너가려던 미국 협상팀도 출국을 취소했다. 파키스탄 내에서는 이란이 미국 대표단과 직접 만남은 거부하고 있으며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를 요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중요위협프로젝트(CTP)와 함께 작성한 이란 전쟁 관련 특별보고서를 통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대미 강경파인 혁명수비대가 사실상 이란 내 의사결정 과정을 장악했다”면서 “이는 종전 협상 타결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단 파견을 취소한 이후 “대화하기를 원한다면 전화만 하면 된다”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 “美, 휴전 깨지면 호르무즈 이란군 때린다”…‘위험한 도박’ 또 검토 [핫이슈]

    “美, 휴전 깨지면 호르무즈 이란군 때린다”…‘위험한 도박’ 또 검토 [핫이슈]

    美 국방부 관계자 “모든 옵션 테이블 위에 있다” 미군이 최종적으로 이란과의 휴전이 깨질 경우 호르무즈 해협 주변 이란 해상 전력을 집중 타격하는 방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CNN은 2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 당국이 호르무즈 해협과 아라비아만 남부, 오만만 일대에서 이란의 군사 역량을 겨냥한 새 타격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핵심 표적에는 이란의 소형 고속정, 기뢰 부설함, 비대칭 해상 전력 등이 포함됐다. 미군의 첫 한 달간 해협 주변보다는 이란 본토 깊숙한 곳에 위치한 목표물에 공습을 집중했다. 그러나 이번 작전안은 해협 주변의 이란 해상 전력을 촘촘하게 공격하는 방식으로, 이란군은 물류 통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반격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고 글로벌 물류 운송 차질과 에너지 가격 급등 현상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군, 명령 내려지면 즉각 타격 재개” 미군이 해협 주변을 폭격하더라도 곧바로 항로가 다시 열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CNN에 “이란의 군사 역량이 100% 파괴됐거나 미국이 위험을 거의 확실히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고 선박 통항을 밀어붙일지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미군은 이란의 해안 방어 미사일 상당수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선박 공격용 소형 보트도 다수 보유하고 있어, 미국이 해협을 강제로 여는 데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군이 검토 중인 또 다른 선택지는 에너지 시설 타격이다. 이는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현직과 전직 미국 관리들 사이에서는 분쟁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란 정권 내부의 강경파나 협상 방해 인사를 겨냥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이란 혁명수비대 지휘부 인사 등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 재개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외교적 해결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휴전 연장이 무기한은 아니며, 미군은 명령이 내려질 경우 즉각 타격을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미 중동 해역에 상당한 해군 전력을 배치한 상태다. 미 당국자에 따르면 미 해군은 현재 중동에 항공모함 2척을 포함해 19척의 함정을, 인도양에는 7척의 함정을 운용하고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향후 작전 계획에 대해 “작전 보안상 미래 또는 가상의 움직임은 논의하지 않는다”며 “미군은 대통령에게 선택지를 계속 제공하고 있으며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다. ●中·인도 원유 확보 혈안…러·사우디 원유 집중 수입 한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자 각국의 원유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 양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과 인도는 중동산 원유 대체재로 러시아산 원유를 확보하고자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미국 CNBC 방송이 23일 보도했다. 에너지 데이터 분석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중국의 원유수입량은 전쟁 개전 이전에는 하루당 445만 배럴에 달했으나 이달에는 22만 2000배럴로 95% 넘게 급락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인도의 수입량도 지난 2월 하루당 280만배럴에서 이달 24만 7000배럴로 90% 이상 급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가는 ‘세계 에너지 동맥’으로 불린다. 인도의 러시아 원유 수입량은 지난달 기준 하루당 214만 배럴로, 2월의 거의 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국의 러시아 원유 매입량도 하루 180만 배럴에 이르렀다. 케이플러는 양국이 이달에는 경쟁 끝에 지금껏 각각 하루 160만 배럴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호르무즈 해협과 멀리 떨어진 홍해에 수출망을 다수 구축한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확보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중국은 이달 들어 하루당 135만 배럴의 원유를 사우디로부터 수입해 지난달(하루당 104만 배럴)보다 매입량이 크게 늘었다. 인도는 이달 들어 하루당 68만 4000여 배럴의 사우디 원유를 수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 목요일마다 여자가 사라졌다…끝내 드러난 이름, 유영철 [살인마의 얼굴]

    목요일마다 여자가 사라졌다…끝내 드러난 이름, 유영철 [살인마의 얼굴]

    처음엔 강도살인이었다. 다음엔 여성 실종이었다. 따로 놀던 죽음들은 뒤늦게 하나의 이름을 가리켰다. 바로 유영철이었다. ‘살인마의 얼굴’은 충격적 사건을 통해 범죄의 수법과 심리를 추적한다. 똑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고자 놓치지 말아야 할 경고 신호도 함께 짚는다. 2004년 7월 서울에는 이른바 ‘목요일 괴담’이 돌았다. 목요일 새벽마다 출장마사지 업소 여성들이 잇따라 사라지면서다. 한 여성은 일을 나간 뒤 다급하게 “납치당할 것 같아”라고 말한 뒤 연락이 끊겼다. 실종은 그렇게 괴담이 됐다. 처음 한두 건은 단순 실종처럼 보였다. 하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자 업소 측이 먼저 이상함을 감지했다. 관계자들이 장부를 뒤지다 찾아낸 숫자는 ‘5843’. 사라진 여성들이 공통으로 연락한 손님의 휴대전화 뒷번호였다. 그 숫자가 흩어진 실종을 하나로 묶는 첫 단서였다. 이 단서를 따라가자 더 끔찍한 진실이 드러났다. 여성 실종만이 아니었다. 몇 달 전부터 강남 부유층 노인들이 자택에서 둔기에 맞아 차례로 숨졌고 제각각 사건처럼 보이던 그 죽음들까지 결국 한 남자에게로 향했다. 그는 바로 ‘한국형 연쇄살인’의 상징이 된 유영철이다. 국내에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약 10개월 동안 서울 일대에서 20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고 2005년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으나 지금도 미집행 사형수로 복역 중이다. ◆ 출소 13일 만에 첫 살인…살인마의 폭주가 시작됐다 유영철은 절도와 경찰 사칭, 성폭력 범죄 전력이 있던 상습범이었다. 2000년에는 경찰 사칭으로 미성년자를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2003년 9월 만기 출소했고 불과 13일 뒤 첫 살인을 저질렀다. 시작부터 섬뜩했다. 경찰은 왜 그런 그를 오래 놓쳤을까. 처음부터 괴물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짧게 정리한 머리와 반듯한 이목구비, 무심한 표정은 어디서나 볼 법한 평범한 남자의 인상에 가까웠다. 눈에 띄기보다 무난한 그 얼굴이 오히려 더 오래 의심을 피하게 만들었다. ◆ 큰 개 보고 옆집으로…첫 살인부터 망설임 없었다 첫 범행은 2003년 9월 24일 강남 신사동 고급 주택가에서 벌어졌다. 유영철은 원래 다른 집을 노렸다. 하지만 대문 앞 공사 인부와 큰 개를 보자 망설임 없이 표적을 바꿨다. 곧장 옆집으로 들어가 그 집에 살던 숙명여대 명예교수와 그의 아내를 둔기로 살해했다. 첫 살인부터 거침없었다. 더 섬뜩한 건 그다음이었다. 그는 재물보다 살인 자체에 더 집착했다. 구기동, 삼성동, 혜화동으로 범행은 이어졌고 노인과 노약자를 가리지 않았다. 같은 방식의 죽음이 반복됐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부유층 노인을 겨냥한 첫 연쇄살인은 그렇게 서울 도심을 휩쓸었다. 혜화동 사건 뒤엔 CCTV 단서도 나왔다. 유영철 뒷모습이 찍혔고 경찰은 그의 키를 160㎝대 후반으로 추정했다. 신발 종류까지 좁혀가자 이제는 끝날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화면에 찍힌 사실을 알게 되자 범행을 멈췄다. 이는 끝이 아니라 더 은밀하고 잔혹한 방식으로 돌아오기 위한 숨 고르기일 뿐이었다. ◆ CCTV 찍히자 숨 고르기…다음 표적은 여성이었다 이후 사건은 표적이 젊은 여성으로 바뀌면서 더 복잡해졌다. 특히 신고를 주저할 가능성이 크고 경찰을 사칭하면 쉽게 속일 수 있는 업소 여성들을 노렸다. 거기에는 개인적 분노와 왜곡된 자기합리화가 뒤엉켜 있었다. 유영철은 수사 과정에서 이혼과 여성에 대한 배신감, 종교에 대한 반감, 부유층에 대한 적개심을 범행 동기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성들에게는 “경각심을 주고 싶어서” 죽였다고 밝혔고, 부유층에 대해선 출소 뒤 해머 망치와 칼을 준비해 범행 대상을 찾았다는 취지로도 진술했다. 그는 이후 위조 경찰 신분증을 꺼내 들고 경찰 행세를 하며 접근했고 여성을 자신의 공간으로 끌어들였다. 더 끔찍한 건 이 변화가 수사를 더 늦췄다는 점이다. 부유층 노인을 노린 자택 침입 살인과 출장마사지 여성 실종은 사건의 결이 너무 달랐다. 피해자도 장소도 접근 방식도 달랐다. 경찰은 다른 사건으로 봤고 유영철은 바로 그 차이를 이용했다. 사건은 끝내 제때 하나로 이어지지 못했고 그사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 위조 경찰 신분증 내밀고 수갑까지…황학동서 또 참극 2004년 4월 황학동에서는 또 다른 반전이 터졌다. 노점상을 하던 남성이 유영철이 내민 위조 경찰 신분증에 속아 승합차에 탔다가 살해된 것이다. 그는 위조 경찰증을 들이밀고 단속을 핑계로 접근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수갑까지 채워 저항할 틈부터 막았다. 피해자가 신분증이 가짜일 수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하자 유영철은 더 잔혹하게 돌변했다. 승합차 안에서 흉기와 둔기를 함께 휘둘렀고 시신 훼손과 방화까지 시도했다. 정체가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이 오히려 더 큰 잔혹성으로 이어졌다. 살인은 충동적이었지만 접근은 치밀했다. ◆ 장부에 찍힌 숫자 ‘5843’…흩어진 실종 퍼즐이 맞춰졌다 목요일 괴담의 장본인 유영철은 장소를 옮겨 다니며 출장마사지 여성들을 불러냈다. 신촌으로 오라더니 홍대로, 다시 신촌 그랜드마트 뒤편으로 바꿨다. 약속 장소가 계속 바뀌는 사이 업소 관계자들과 경찰도 서울 한복판을 뛰어다녀야 했다. 흩어진 실종처럼 보였던 사건이 실제 추적전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이 대목은 유영철 사건의 상징처럼 남아 있다. 얼굴보다 먼저 떠오른 건 5843, 바로 숫자였다. 현장은 이미 이 실종이 우연이 아니라 반복된 범행이라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런데도 수사는 한발 늦었다. 경찰보다 먼저 진실을 가리킨 건 장부와 숫자였다. ◆ 평범한 오피스텔 안에서 연쇄살인…아무도 몰랐다 여성 대상 범행의 중심에는 마포 일대 오피스텔이 있었다. 유영철은 여성들을 그 공간으로 불러들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했다. 여기서도 그는 극도로 계산적이었다. DNA 검출을 우려해 11명 가운데 단 한 명과만 관계를 맺었고 나머지는 곧바로 살해했다는 진술이 전해졌다. 더 소름 끼치는 건 그 공간이 너무 평범했다는 점이다. 서울 도심 어디에나 있을 법한 건물, 누구나 지나칠 수 있는 오피스텔 안에서 연쇄살인이 반복됐다. 건물 안에서는 밤마다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수도요금이 이상할 만큼 많이 나왔다는 말도 뒤늦게 나왔다. 하지만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그 소음과 물 사용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 공간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괴물은 멀리 있지 않았다. 일상 속 건물 안에 있었다. ◆ 지갑 속 여성 발찌가 들통 냈다…드디어 이름이 떴다 결정적 단서는 결국 제보와 현장의 추적에서 나왔다. 흩어진 여성 실종과 유사한 살인 사건들이 한 사람에게 이어질 수 있다는 정황이 쌓이면서 유영철이라는 이름도 또렷해졌다. 하지만 그 이름이 수사선상에서 분명해졌을 때는 이미 여러 명이 목숨을 잃은 뒤였다. 유영철 사건의 가장 끔찍한 대목은 정체가 드러난 순간이 아니라 그 전까지 너무 많은 죽음이 방치됐다는 데 있었다. 유영철을 붙잡은 뒤 형사들이 그의 지갑에서 눈여겨본 건 장식처럼 달린 액세서리 하나였다. 그는 황학동에서 1000원 주고 샀다고 둘러댔지만, 형사들은 그것이 여성용 발찌라는 점을 곧바로 알아챘다. 겉보기엔 하찮아 보이던 물건이 연쇄살인의 실체를 드러내는 단서가 된 셈이다. 이후 그는 바를 정(正) 자를 그려가며 수십 명을 죽였다고 자백하기 시작했다. ◆ 사람을 숫자로 셌다…늦게 묶인 사건의 대가는 참혹했다 피해자는 그의 입에서 이름이 아니라 숫자로 불렸다. 몇 번째, 어디서, 어떻게 죽였는지를 읊듯 말했고 사람의 죽음은 끝내 기록처럼 흘러나왔다. 현장검증에선 짜증부터 냈고 법정에선 유족 앞에서도 막말과 난동을 이어갔다. 끝까지 반성보다 오만이 먼저였다. 유영철 사건이 남긴 가장 큰 교훈은 분명하다. 흩어진 사건을 제때 하나로 묶지 못하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연쇄살인의 대가는 희생자 숫자에서 끝나지 않는다. 남겨진 가족들의 삶까지 오래 무너뜨린다. 유영철은 과거의 살인범으로만 남지 않는다. 늦은 수사가 얼마나 참혹한 대가를 부르는지 보여준 이름으로 남아 있다.
  • 호르무즈 막아 눈엣가시 됐나…트럼프, 이란 ‘벌떼 보트’ 폭격안 검토 [밀리터리+]

    호르무즈 막아 눈엣가시 됐나…트럼프, 이란 ‘벌떼 보트’ 폭격안 검토 [밀리터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을 연장했지만, 미군은 이미 다음 폭격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표적은 이란 내륙 군사시설이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 주변의 해상 전력이다. CNN은 2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이 휴전이 깨질 경우 호르무즈 해협과 아라비아만 남부, 오만만 일대의 이란 전력을 겨냥한 새 작전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형 고속 공격정, 기뢰 부설 선박, 해안 방어 미사일 등이 주요 후보로 거론된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며 세계 에너지 시장을 흔들었다. 해협 통행 불안은 유가와 해상운임을 자극했고 물가 안정을 내세워온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왔다. ◆ 내륙 대신 바다 때리나 CNN에 따르면 미군은 전쟁 초기 이란 해군 일부를 공격했지만, 첫 한 달간 공습의 상당 부분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떨어진 내륙 목표물에 집중됐다. 하지만 봉쇄가 길어지면서 미국의 우선순위도 바뀌고 있다. 새 작전안은 전략 수로 주변을 훨씬 더 집중적으로 폭격하는 방향이다. 핵심은 이란이 선박을 위협하거나 기뢰를 뿌리고 고속정으로 상선을 압박하는 능력을 빠르게 줄이는 것이다. 이란의 ‘벌떼 보트’ 전술은 미군이 부담스러워하는 요소다. 소형 고속정은 숫자가 많고 은닉과 분산이 쉬우며 일부는 대함미사일이나 무인기 발사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다. CNN은 이란의 해안 방어 미사일 상당수가 여전히 온전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들 미사일은 해협을 지나는 선박뿐 아니라 미군 함정의 접근도 어렵게 만든다. ◆ 때려도 바로 열릴까 군사 타격이 곧바로 해협 재개방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CNN은 복수의 소식통과 선박 중개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해협 주변 군사시설을 공격하더라도 물길이 즉각 열리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란의 군사 능력을 완전히 파괴했거나 미국이 위험을 확실히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하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큰 위험을 감수하고 선박 통항을 밀어붙일지의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기뢰가 남아 있거나 고속정 공격 가능성이 유지되면 선박 보험료와 운항 리스크는 급등한다. 미국이 이란군 일부를 타격해도 상선과 유조선 운영사들이 위험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해협은 사실상 계속 막힐 수 있다. ◆ 강경파·인프라까지 겨누나 미군은 이란의 해상 전력 외에 인프라 시설을 타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CNN은 미국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에너지 시설 등 이중용도 시설을 공격하는 선택지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논란이 큰 확전 카드다. 군사시설을 넘어 발전소, 에너지 인프라, 교량 등 민간 경제와 맞닿은 시설을 때릴 경우 전쟁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을 향해 모든 발전소와 교량을 무너뜨리겠다는 취지로 위협한 바 있다. 또 다른 작전안은 이란군 지휘부와 정권 내부 강경파를 직접 겨냥한다. CNN은 미국과의 협상을 방해하는 이란 군부·정권 인사를 표적으로 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아흐마드 바히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도 거론된다고 밝혔다. ◆ 항모 2척·군함 26척 대기 미군의 고민은 이란 전력이 예상보다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CNN은 앞서 미 정보당국이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 절반가량과 수천 대의 편도 공격 드론이 미국의 폭격 이후에도 살아남았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미 해군은 현재 중동 해역에 항공모함 2척을 포함한 함정 19척, 인도양에 함정 7척을 배치했다. 호르무즈와 인도양 일대 이란 관련 작전에 투입된 미 해군 함정은 모두 26척 규모다. 미군은 지난 13일부터 이 전력 상당 부분을 활용해 이란 항구 봉쇄를 집행하고 있다. 23일 기준 최소 33척의 선박 항로를 돌렸고 최소 3척에는 승선 검색을 실시했다. 이 가운데 2척은 페르시아만에서 약 3000㎞ 떨어진 인도양에서 검색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해법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휴전 연장이 무기한은 아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틀어쥐고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다시 폭격 버튼을 누를 수 있다. 이번에는 내륙 핵심 시설이 아니라 세계 원유 수송로를 막아선 이란의 ‘벌떼 보트’와 기뢰 전력이 첫 번째 목표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트럼프, 이란 때리다 중국 못 막나…“미사일 채우는 데 최대 6년” [핫이슈]

    트럼프, 이란 때리다 중국 못 막나…“미사일 채우는 데 최대 6년”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미사일 전력을 쏟아부은 뒤 예상치 못한 후폭풍에 직면했다. 미국이 이란전에서 핵심 미사일을 대거 소모하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 같은 단기 위기에는 대응 여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내부에서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이란전 이후 대만 방어 비상계획을 조정하는 방안까지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을 타격하는 데 필요한 무기는 쏟아부었지만, 정작 중국을 억제해야 할 인도태평양 전력에는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월 28일 이란전이 시작된 뒤 장거리 토마호크 미사일 1000발 이상을 발사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패트리엇, 스탠더드 미사일(SM) 계열을 포함한 핵심 방공미사일도 1500∼2000기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당국자들은 이들 재고를 완전히 채우는 데 최대 6년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 이란 때리다 대만 방어계획까지 손본다 문제는 이 미사일들이 이란전 전용 무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토마호크는 장거리 정밀타격의 핵심 수단이다. 패트리엇과 사드, SM 계열 요격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드론, 순항미사일을 막는 미국 방공망의 뼈대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군은 중국의 대규모 미사일 전력을 뚫고 항공기와 함정을 접근시켜야 한다. 미국이 이란을 압박하는 동안 중국 견제용 탄약 창고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비슷한 경고를 내놨다. CSIS는 지난 21일 보고서에서 이란전에서 사용된 무기가 전쟁 전 재고 기준으로 토마호크의 약 27%, 재즘(JASSM)의 약 36%, SM-6의 3분의 1, SM-3의 절반 가까이,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3분의 2 이상, 사드 요격미사일의 80% 이상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CSIS는 전쟁 전 미군이 보유한 사드 요격미사일을 약 360발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이란전에서 이 가운데 약 290발이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잔여 물량이 70발 수준까지 줄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역시 전쟁 전 약 2330발 가운데 최대 1430발이 소모돼 남은 물량은 약 900발 수준으로 추산했다. ◆ 백악관은 부인했지만 숫자가 문제다 백악관과 국방부는 즉각 우려를 일축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WSJ 보도에 대해 “기사의 전제 전체가 거짓”이라며 미국은 본토와 전 세계 비축분을 포함해 충분한 무기와 탄약을 갖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도 미군은 “대통령이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작전을 수행할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새뮤얼 파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 역시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현재로서는 중국 억제 능력에 실질적 비용이 부과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서둘러 방위산업 기반 확대에 나선 점은 재고 부담을 보여준다. 백악관은 2027회계연도 예산안에서 핵심 탄약 확보와 방위산업 기반 확충을 위해 3500억 달러(약 519조 원)를 요청했다. 록히드마틴은 사드와 PAC-3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RTX는 토마호크와 스탠더드 미사일 계열 납품 속도를 높이고 있다. ◆ 중국은 이란보다 훨씬 버거운 상대 중국은 이란과 차원이 다른 상대다. 미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6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력과 군용 드론 전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대규모 해군력과 지상군까지 갖춘 중국을 상대로 대만을 방어하는 작전은 미 국방부가 상정하는 가장 위험한 비상계획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이 대만을 압박할 경우 선택지는 하나가 아니다. 미사일 공격, 해상 봉쇄, 상륙작전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 미국은 이 과정에서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 전략을 뚫어야 한다. 켈리 그리코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중국과 싸우려면 “훨씬 더 큰 비용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란을 상대로는 장거리 미사일과 방공망으로 우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중국을 상대로는 미군도 훨씬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 한국 배치 전력도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논란은 한국에도 직접적인 의미가 있다. WSJ은 미국이 중동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태평양 지역 방공 장비 일부를 이동시켰다고 전했다. 이란 관련 작전을 앞두고 한국에 있던 레이더 일부도 중동 작전 지원용으로 이동했고 일부 요격미사일 재배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청문회에서 사드 체계는 한국에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요격미사일 재고와 배치 우선순위는 한국 안보와도 맞물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끝내는 합의에 나서지 않으면 폭격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하지만 이란전이 길어질수록 미국의 미사일 재고 부담도 커진다. 이란을 때리는 데 쓴 미사일이 중국을 막을 때 부족해질 수 있다는 역설이 워싱턴의 새로운 안보 계산으로 떠올랐다.
  • 韓MBK 공작기계업체 인수…日정부 “안보상 우려” 제동

    일본 정부가 한국 사모펀드(PE) MBK파트너스의 일본 공작기계 제조업체 ‘마키노후라이스제작소’(마키노) 인수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2017년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 규제를 강화한 외환관리법 개정 이후 첫 ‘중단 권고’ 사례다. 공작기계가 방위산업 전반에 폭넓게 쓰인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3일 “공작기계가 무기 제조에도 전용 가능한 이중용도 기술에 해당해 안보상 우려가 있다고 판단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재무성과 경제산업성 심사 결과 안보를 해칠 우려가 인정됐다”고 밝혔다. 마키노는 정밀 공작기계를 생산하는 일본 대표 업체로 항공·자동차는 물론 방위산업에도 제품을 공급한다. 공작기계는 이중용도 물자(군사·민간용 활용 가능 물자) 기술을 포함한 업종으로 외환관리법에 ‘핵심 업종’으로 지정돼 있다. 이에 해외 투자자가 주식을 취득할 때 사전에 정부 심사를 거쳐야 한다. 교도통신은 MBK파트너스가 다음달 1일까지 일본 정부의 중단 권고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MBK파트너스가 권고를 거부하면 일본 정부는 법에 근거해 강제 ‘중단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외환관리법 제정 이후 ‘중단 명령’은 2008년 전력회사 J파워 주식을 추가 매수하려던 영국 투자 펀드에 내린 것이 유일하다. 마키노는 지난해 4월 일본 전산업체 니덱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에 직면했고, 이때 MBK파트너스가 등장해 같은 해 6월 공개매수를 통해 회사를 완전 자회사화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이번 조치는 전략 산업 분야에서 외국 자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국제적 흐름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경우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두고 MBK와 현 경영진 간에 벌어지고 있는 분쟁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고려아연이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으로 핵심광물 생산을 위한 첨단 기술을 보유한 것은 물론 최근 미국 제련소 건설을 추진하며 한미 간 공급망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 ‘일본판 CIA’ 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일본판 중앙정보국(CIA)’으로 불리는 국가정보국 신설 법안이 23일 일본 중의원(하원) 본회의를 통과했다. 최근 살상무기 수출 허용에 이어 안보 정책 강화 조치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본회의에서는 자민당·일본유신회 등 여당뿐 아니라, 개인정보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해온 중도개혁연합·국민민주당 등 야당도 찬성표를 던졌다. 참의원(상원)에서는 과반에 4석이 부족하지만, 25석을 보유한 국민민주당이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가결 가능성이 확실시된다. 법안은 총리를 수장으로 각료가 참여하는 ‘국가정보회의’와 실무를 담당하는 관료 조직 ‘국가정보국’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경찰청과 외무성 등 여러 부처에 분산된 정보 기능을 통합해 정보 수집·분석 능력을 강화하고, 안보 관련 정책 판단의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일본 정부는 오는 7월 국가정보국 출범을 계기로 국내외 정보 수집 역량을 강화하고, 대외 정보전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1단계’로 보고 향후 이른바 ‘스파이 방지법’ 제정 등 추가 입법도 추진할 방침이다. 국가정보국 신설은 다카이치 내각의 간판 정책이다. 다만 사생활 침해와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는 여전하다. 유일한 반대 정당인 공산당의 시오카와 데쓰야 의원은 “(국가정보국 신설 법안은) 스파이 방지 관련 법제 논의를 구체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전쟁 포기와 전력 보유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와 기본적 인권을 훼손하는 체제 구축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 K원전·지하철·배터리 소재, 베트남 시장 열린다

    K원전·지하철·배터리 소재, 베트남 시장 열린다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계기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원전 및 지하철 건설 등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산업 분야에서 베트남과의 협업을 강화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 비즈니스 포럼’에서 베트남 현지 기업 두 곳(PTSC·PETROCONs)을 상대로 각각 베트남 신규원전 협력과 공급망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기업 모두 베트남 국가산업에너지공사(PVN)의 자회사로, PVN은 현재 베트남 중부에서 닌투언 2원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전력 등이 베트남 신규원전 사업 참여를 추진하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가 현지 주요 기업들과 협력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원전 기자재와 건설 분야에서 현지 공급망 구축 기반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닌투언 2원전 사업 참여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베트남 타코 그룹과 호치민 메트로 2호선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 규모는 약 4910억원이다. 타코 그룹은 베트남의 대표 기업집단 중 하나로 호치민 메트로 2호선 구축 사업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타코 그룹에 호치민 메트로 2호선에 들어갈 무인 전동차를 공급한다. 호치민 메트로 2호선은 2030년 개통이 목표로, 총연장 64㎞에 36개 역사가 들어선다. 현대로템은 “이번 수주로 베트남 철도 시장 확대의 교두보를 마련한 만큼 향후 발주가 예상되는 북남 고속철도 사업 등 대규모 프로젝트 공략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북남 고속철도 사업은 사업 규모만 약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베트남 역대 최대 규모의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베트남에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을 짓기로 한 포스코퓨처엠도 승인 절차를 완료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날 ‘한-베 비즈니스 포럼’에서 타이응웬성으로부터 인조흑연 음극재 사업 투자등록증(IRC)을 받았다. 포스코퓨처엠은 약 3570억원을 투자해 올해 하반기 베트남 타이응웬성 송공 2산업단지에 1단계 공장을 착공하고 2028년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 李 “희토류 등 공급망 연계 강화… 새로운 ‘홍강의 기적’ 만들자”

    李 “희토류 등 공급망 연계 강화… 새로운 ‘홍강의 기적’ 만들자”

    첨단산업·과학기술 등 협력 제안호찌민 좌우명 ‘이불변 응만변’ 인용“변치않는 우정, 변화 대응 확실한 답”흥 총리, 신산업 분야 공동 추진 요청인프라·소비재·금융 등 73건 MOU이재용 “기업인은 실적으로 말해야”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한국과 베트남의 주요 기업인들을 만나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요소수 등 에너지 자원 분야의 공급망 연계를 강화해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동 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양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해 새로운 ‘홍강의 기적’을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아울러 베트남 권력 서열 2·3위인 총리, 국회의장과 각각 면담하며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등 ‘세일즈 외교’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앞서 사전간담회에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위기 상황에서 한국과 베트남 양국 간 경제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비즈니스 포럼 환영사에서 ▲미래 첨단산업 ▲흔들리지 않는 공급망 및 에너지 협력 ▲과학기술 협력의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은 그간 베트남에서 반도체 패키징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의 기틀을 착실히 다져왔고 앞으로도 생산설비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원유와 희토류 등 공급망과 에너지 협력 관련 “원전, 재생에너지, 장거리 전력망 구축 등 에너지 분야 전반에 걸쳐 양국 간 협력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만큼 앞으로 상호 협력의 지평을 더 넓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과학기술 협력에 대해 “양국이 체결한 ‘한·베트남 과학기술 혁신 마스터플랜 프레임워크’를 통해 우리 양국은 과학기술 협력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의 국부 호찌민 전 주석이 남긴 ‘이불변 응만변(以不變 應萬變)’을 인용하며 “‘변하지 않는것으로 모든 변화에 대응한다’라는 이 지혜의 단 한마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양국의 변치않는 우정이야말로 우리 앞에 닥친 복잡한 변화에 대응할 가장 확실한 답”이라고 강조했다. 레 밍 흥 베트남 총리는 양국의 협력이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생산과 연구, 혁신이 결합된 클러스터를 만들어 신산업 분야에서 더 많은 협력을 하길 바란다”며 “기술 이전을 넘어 연구원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동 사업을 전개하고 기술 상용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포럼에는 한국과 베트남을 대표하는 기업 총수들이 대거 함께하며 첨단기술, 소비재, 인프라, 에너지, 금융 등 분야에서 73건의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취재진에 “기업인은 실적으로 말해야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비공개 간담회에서 “삼성은 베트남 성공은 삼성의 성공이라는 믿음 하에 함께 성장하겠다”며 젊은 과학 기술 인재를 양성 중이라고 밝혔다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했다.
  • 주한미군 “한국을 권역지원 허브로”…인태지역 美 무기 보수·정비 맡길 듯

    주한미군 “한국을 권역지원 허브로”…인태지역 美 무기 보수·정비 맡길 듯

    주한미군이 한국을 ‘권역 지속지원 거점’(Regional Sustainment Hub·RSH)으로 활용하는 구상을 공식화하며 무기체계 유지·보수·정비(MRO) 협력 확대에 나섰다. 한국 방산업체들이 미군 전력 정비 지원에 더 깊게 참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K방산’의 새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22일(현지시간) 미 의회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자료에서 “주한미군은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지원하기 위해 권역 지속지원 거점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분쟁 등에서 얻은 교훈은 보급망이 이전보다 더 쉽게 교란·차단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위기나 분쟁 상황에 대비해 작전 환경을 미리 구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2024년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권역 지속지원 체계’(Regional Sustainment Framework·RSF) 개념을 제시했다. 기존에는 정비와 부품 공급의 상당 부분이 미 본토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RSF는 권역 내 거점으로 이를 분산하는 구상이다. 이번에 제시된 RSH는 RSF를 한국형 모델로 구체화한 것이다. 주한미군은 그동안 F-15·F-16 전투기, C-130 수송기, UH-60 블랙호크, CH-47 치누크 헬기 등을 중심으로 국내 방산업체들과 MRO 협력을 해 왔다. 주한미군은 이에 더해 선박, 방공 요격미사일 패트리엇 포대, 스트라이커 장갑차, 드론 등의 전력으로까지 협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패트리엇 시스템은 이미 한미 정부 간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의 방위산업 기반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다”면서 “한국 방산 기반을 활용한 MRO 등을 통해 작전지역 전반에서 ‘거리의 제약’을 크게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자산뿐만 아니라 주일미군 전력 등 전 세계의 미군 전력들도 MRO를 위해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대한항공 등 한국 기업들에 상당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SK하이닉스 이익률 72%… TSMC·엔비디아 넘었다

    SK하이닉스 이익률 72%… TSMC·엔비디아 넘었다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률 약 72%를 기록하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웃도는 수익성을 보였다. 계속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매출액 52조원, 영업익 37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 실적 기록 행진도 이어 갔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크게 늘리며 실적 호조를 이어 갈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분기 영업이익률이 71.5%로 지난해 4분기 58.4%를 넘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7조 6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5% 증가했고, 앞서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 4분기(19조 1696억원)와 비교해도 영업이익이 2배 수준으로 늘었다. 매출액은 52조 5763억원으로 198.1% 증가했다. 영업익과 매출 모두 분기 기준 최대 기록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고대역폭 메모리(HBM)·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기업용 고성능 저장장치(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 갔다”고 설명했다. 실적의 핵심은 ‘수익성’이다. 영업이익률 72%는 단순한 업황 반등이 아니라 AI 인프라 중심으로 재편된 메모리 산업 구조 변화의 결과로 보인다. 반도체 파운드리 1위인 TSMC의 1분기 영업이익률(58.1%)을 크게 웃돌았고 AI 핵심 기업인 엔비디아의 2026회계연도 4분기(2026년 1월 종료 기준) 영업이익률인 65.0%도 앞섰다. 또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의 2026회계연도 2분기 영업이익률(67.6%)보다 4.4% 포인트,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43.0%)보다 29.0% 포인트 높다. 비수기 넘은 수요 확대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 강세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 판매 확대이는 단순 비교를 넘어 의미가 크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라는 고부가가치 팹리스 기업이고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메모리 제조업체다. 그럼에도 동일한 수준의 수익성을 달성했다는 것은 AI 가치사슬에서 ‘메모리’가 핵심 수익원으로 이동했음을 보여 준다. 이런 수익성은 HBM·범용 D램·eSSD 수요 급증이 동시에 맞물린 ‘삼박자’ 효과에서 비롯됐다. 우선 HBM은 AI 연산의 필수 부품으로 자리잡으며 가장 높은 수익성을 창출했다. 회사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4세대인) HBM2E부터 원가와 수율, 성능 등 종합적 제품 경쟁력과 고객 신뢰도 측면에서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향후 3년간 고객 요청 수요가 SK하이닉스의 생산능력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6세대 HBM인 HBM4도 고객 요구 성능에 맞춰 생산 확대를 준비 중이며, 7세대 HBM4E는 내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세대 제품 연속 출시HBM 성능 향상·HBM4 생산 확대6세대 D램·321단 cSSD 공급 탄력HBM의 생산량 확대는 범용 D램 시장에도 파급효과를 미쳤다. HBM 생산은 범용 D램 대비 더 많은 웨이퍼를 소모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최신 세대 D램인 DDR5 등 범용 제품 공급이 줄어들었고, 그 결과 가격이 급등했다. 실제 1분기 범용 D램 계약가는 90% 이상 상승하며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 향후 회사는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저전력 D램 LPDDR6와 192GB(기가바이트) 소캠(SOCAMM)2 양산을 통해 고성능 D램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낸드 부문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회사는 “AI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중간 데이터 처리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고성능·고용량 eSSD 채택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321단 쿼드레벨셀(QLC) 낸드를 개발했고 고객 인증을 통해 기술 초격차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321단 개인용 고성능 저장장치(cSSD) ‘PQC21’ 공급을 시작했으며 eSSD도 전 영역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올해 말까지 국내 낸드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321단 제품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메모리에 대한 강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번 메모리 가격 상승은 과거와 다른 구조적 변화”라며 “고객들이 가격보다 물량 확보를 우선시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의미한 생산능력 확대까지 좀더 시간이 걸리고 우호적 가격 환경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며 장기공급계약(LTA)과 관련해 고민을 드러냈다. 이는 단기 호황이 아닌 중장기 공급 부족 국면 진입을 시사한다. 미래 전망도 청신호수요 구조적 변화… 장기계약 유리“재무 건전성 위해 100조 확보 목표”수익성 개선은 재무구조에도 반영됐다. 올해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54조 30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말(34조 9000억원) 대비 19조 4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반면 차입금 규모는 줄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은 2조 9000억원 감소한 19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35조원의 ‘순현금’을 달성하며 재무 건전성이 한층 강화됐다. SK하이닉스는 이를 바탕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청주 M15X 공장 증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 등 대규모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글로벌 투자 자금 유치와 순현금 확보를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구조적 수요 성장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재무 건전성이 필수적”이라며 100조원 이상의 순현금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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