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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北 신형 미사일 도발시 우리 ‘구형 함정’은 속수무책?

    [기획] 北 신형 미사일 도발시 우리 ‘구형 함정’은 속수무책?

    지난 7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을 통해 새로운 유형의 전투함과 미사일을 공개했다. 김정은과 주요 지휘관들이 참관한 가운데 실시된 이번 신형 무기체계 시연에서는 지난 2013년 처음 그 존재가 식별되었던 스텔스 선형의 신형 전투함과 신형 함대함 미사일이 공개되었다. 지난 6일 원산 앞바다에서 실시된 것으로 확인된 이 신형 대함 미사일 발사 테스트에서 북한은 ‘해삼급’으로 명명된 신형 전투함에 이 미사일 4발을 탑재해 1발을 시험 발사했으며, 발사된 미사일은 약 100여 km를 비행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 수년간 첩보 보고 수준에서만 그 존재가 확인되었던 신형 전투함과 신형 대함 미사일이 공개됨에 따라 해군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되었다. 북한이 공개한 신형 무기들은 그동안 남한이 절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해군력의 우위를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北 최초의 스텔스 전투함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 스텔스 전투함은 사실 지난 2012년경부터 식별되기 시작한 함종이다. 남포와 원산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건조되던 5종류의 신형 전투함 가운데 하나로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이 함종에 해삼급이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북한은 이 시기부터 1,200톤급 선체와 헬기 갑판을 가진 2종류의 신형 전투함을 동해와 서해에서 각각 1척씩 건조하기 시작했고, 침투용으로 추정되는 VSV(Very Slender Vehicle) 선형 함정, 76mm 함포 또는 신형 기관포탑과 함대함 미사일을 탑재한 SES(Surface Effect Ship) 함정 등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나진급 등 노후한 호위함을 대체해 서해함대와 동해함대의 기함으로 사용될 1,200톤급 호위함은 사실 큰 위협이 되지 못하겠지만, 문제는 해삼급과 농어급으로 명명된 SES 전투함이다. SES는 선체와 수면 사이에 공기층이 생기도록 배의 밑바닥을 약간 움푹하게 만들면 선체와 수면 사이에 생긴 공기층이 일종의 윤활제 역할을 하면서 선체의 저항을 크게 감소시켜 고속 주행과 연비 절감에 도움이 되는 수면효과를 이용한 선박을 뜻한다. 즉, SES 선형을 채택한 해삼급이나 농어급은 우리 해군 고속정이 40노트 안팎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것과 달리 50~60노트 가까운 속도 성능을 낼 수 있고, 갯벌이 발달해 수심이 얕은 해역에서도 운항이 용이해 서해안 곳곳에서 치고 빠지는 전술을 구사하기에 적합하다. 300톤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덩치지만, 무장은 우리 해군의 윤영하급에 준하는 강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함수 부분에는 구소련제 AK230 기관포를 개조한 신형 기관포탑이 보인다. 총열이 2개인 AK230의 포탑에 6총신의 기관포를 얹어 화력을 보강하고, 함교 위에는 이 기관포를 자동으로 운용하기 위한 사격통제장치와 이 기관포 전용의 레이더(Drum-Tilt)가 보인다. 근접전에 대비하기 위한 14.5mm 기관총탑도 2개가 보이며, 새로 공개된 신형 함대함 미사일도 4발이나 탑재된다. 함미 부분에는 북한이 생산하고 있는 SA-17 이글라 지대공 미사일 카피판의 다연장 발사기도 식별된다. 300톤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배에 대함 미사일과 대공 미사일이 모두 탑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무장 가운데서도 가장 위협적인 것은 이번에 시험 발사가 이루어진 신형 대함 미사일이다. ▲남포 앞바다에서 기습 공격 가능 이번에 새로 공개된 신형 대함미사일의 존재는 지난해 6월 처음으로 그 존재가 확인된 바 있었다. 지난 6월 1일 조선중앙통신은 '백두산훈련열풍으로 무적의 강군을 키우시여'라는 제목의 기록영화를 공개한 바 있는데, 이 기록영화에서 아주 짧은 시간동안 신형 대함 미사일의 존재가 확인된 것이었다. 당시 영상 판독 결과 이 미사일은 러시아의 신형 함대함 미사일인 3M24, NATO 분류명 SS-N-25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 일명 ‘우란'(Uran)과 대단히 유사하다는 평가가 많았고, 이러한 분석 결과는 해군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던져다 주었다. 이 미사일이 북한 해군에 본격적으로 배치가 시작되면 우리 해군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북한이 지금까지 주력 대함 미사일로 운용해 온 P-15, 일명 ‘스틱스'(Styx) 계열은 사거리가 짧고 덩치가 커서 먼 거리에서부터 접근을 확인하고 일찌감치 대응에 나설 수 있었다. 원형인 구소련제 P-15는 약 40km, 개량형인 중국제 HY-2 미사일은 80~100km 가량의 사거리를 가지고 있는데, 발사 직후부터 명중 직전까지 400m 이상의 높은 고도를 비행하기 때문에 요격도 비교적 쉬웠다. 무엇보다 미사일 자체가 워낙 대형이었기 때문에 미사일 고속정에 최대 4발을 탑재해 운용하거나 지상에서 지대함 미사일 포대로 운용하는 정도만 가능했기 때문에 우리 해군은 이러한 미사일 고속정이 서북도서 지역으로 접근해 오면 함대공 미사일을 준비시키거나 남쪽으로 피해 버리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신형 미사일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이 미사일의 외형은 러시아의 3M24와 판박이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미얀마 또는 베트남으로부터 은밀히 들여와 뜯어본 뒤 재설계를 통해 복제품을 개발해 내었을 가능성이 크고, 이 미사일이 원형에 근접한 성능을 내는 물건이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 미사일의 원형인 3M24 미사일은 사거리가 130km에 달하며, 다양한 유도방식을 사용해 복잡한 패턴의 공격이 가능한 미사일이다. 기존의 스틱스 미사일이 높은 고도로 비행하는 것과 달리 이 미사일은 300m 안팎의 고도에서 비행하다가 표적과 가까워지면 4~15m 아래로 내려가 초저공 비행을 통해 레이더 탐지를 피하는 시 스키밍(Sea-Skimming) 비행이 가능하다. 북한이 이 미사일을 이용해 서북도서 지역에서 도발을 계획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전술은 우리 해군에게 대단히 치명적이다. 우선, 도발을 위해 서북도서 인근까지 접근할 필요가 없다. 야간에 남포 해군기지에서 스텔스 전투함을 출항시킨 뒤 남포 앞바다에서 미사일을 발사해도 백령도 인근에 있는 남한 함정을 충분히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미사일이 야간에 발사될 경우, 백령도 인근까지 접근해도 우리 함정은 이 미사일의 접근을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백령도를 마주보고 있는 황해남도 용연반도에는 불타산맥과 수양산맥이 동서로 길게 발달해 있다. 이 산맥은 낮은 곳은 400m, 높은 봉우리는 900m에 달하는 비교적 높은 산맥이며, 용연반도 백령도 앞까지 길게 뻗어 있다. 바로 이 산맥들이 남쪽의 우리 군 레이더로부터 미사일을 감춰주는 병풍 역할을 한다. ▲야간 특히 취약...'제2 천인함' 가능성도 북한이 남포 앞바다에서 신형 미사일을 발사해 이 불타반도 북쪽으로 비행 시키는 코스를 설정하면 미사일이 불타반도 끝자락, 즉 용연반도 해안에 나타나기까지 산맥에 가려 서북도서나 인근 해역의 아군 함정 레이더로 미사일의 접근을 탐지할 수 없다. 백령도 인근을 초계중인 아군 함정이 이 미사일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 미사일이 용연반도 끝자락을 돌아서 백령도 앞바다에 나타났을 때이다. 이 때 함정과 미사일의 거리는 약 20km이며, 1분 이내에 도달이 가능한 거리다. 북한의 미사일 접근을 일찌감치 탐지해줄 수 있는 자산은 공군의 E-737 피스아이 조기경보기 뿐이지만, 북한 공군의 야간 활동이 거의 없고, 조기경보기 수량 부족으로 인해 24시간 감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야간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여부를 사전에 탐지하기 어렵다. 즉, 조기경보기가 떠 있지 않은 야간에는 언제든지 불의의 일격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함대공 미사일과 근접방어기관포를 갖춘 인천급 호위함 이상이라면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겠지만, 제대로 된 함대공 미사일을 갖추지 못한 구형 호위함이나 초계함, 윤영하급 유도탄 고속함에게 1분이라는 시간은 치명적이다. 천안함이 적의 어뢰 접근을 효과적으로 탐지, 경보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참변을 당했던 것처럼 전방 해역을 초계하는 구형 전투함들과 유도탄 고속함 역시 북한의 신형 미사일 위협에 그대로 노출되게 된 것이다. 북한은 평시 국지도발 상황에서 북한은 남포 앞바다에서 기습적으로 발사한 신형 대함 미사일로 서북도서를 초계하는 우리 해군 함정을 공격할 수 있고, 전시에는 소형·경량화된 신형 미사일의 장점을 이용, 소형 전투함과 폭격기, 지상 발사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대량의 미사일을 발사해 우리 해군 함정들을 공격하는 전술을 구사할 것이다. 이러한 도발에 대한 우려는 이미 해외에서도 수 차례 제기되어 왔다. 미 워싱턴 소재 안보전문 민간연구단체 CNS(Center for Nonproliferation Studies)의 동아시아담당국장 제프리 루이스(Jeffrey Lewis) 박사와 영국 BBC, 미국 외교전문지 The Diplomat은 이 미사일의 존재가 처음으로 식별되었던 지난 6월, “한국해군은 북한 해군의 신형 대함 미사일에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며, 특히 전방 지역에서 초계를 맡고 있는 구형 함정들은 북한의 기습적인 도발에 대단히 취약하다”고 지적한 바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신형 전투함과 신형 미사일의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응 수단이 갖춰지지 않고 있다. 구형 호위함과 초계함은 어차피 도태될 전력이기 때문에 추가 개량은 예산 낭비이고, 유도탄 고속함은 이제 막 전력화되고 있는 무기체계이기 때문에 곧바로 성능개량에 나서는 것이 어렵다는 경제 논리 때문이었다. 전방에서 작전하는 함정들에게 함대공 미사일과 교란기 등 방어 수단을 장착하고, 멀리서부터 미사일 위협을 감지할 수 있는 조기경보기를 24시간 띄울 수 있도록 조기경보기를 추가로 도입하는 데는 수천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물론 적지 않은 돈이지만 우리는 돈 얼마 아끼려다가 누군가의 가족이자 누군가의 연인, 누군가의 친구이자 이웃이었던 소중한 마흔 여섯의 젊은이들을 차디찬 바다 속에 묻어야만 했다. 이제 소를 더 잃기 전에 외양간을 미리 고쳐놓을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신형 미사일, 제2 천안함 비극의 전주곡?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신형 미사일, 제2 천안함 비극의 전주곡?

    지난 7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을 통해 새로운 유형의 전투함과 미사일을 공개했다. 김정은과 주요 지휘관들이 참관한 가운데 실시된 이번 신형 무기체계 시연에서는 지난 2013년 처음 그 존재가 식별되었던 스텔스 선형의 신형 전투함과 신형 함대함 미사일이 공개되었다. 지난 6일 원산 앞바다에서 실시된 것으로 확인된 이 신형 대함 미사일 발사 테스트에서 북한은 ‘해삼급’으로 명명된 신형 전투함에 이 미사일 4발을 탑재해 1발을 시험 발사했으며, 발사된 미사일은 약 100여 km를 비행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 수년간 첩보 보고 수준에서만 그 존재가 확인되었던 신형 전투함과 신형 대함 미사일이 공개됨에 따라 해군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되었다. 북한이 공개한 신형 무기들은 그동안 남한이 절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해군력의 우위를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北 최초의 스텔스 전투함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 스텔스 전투함은 사실 지난 2012년경부터 식별되기 시작한 함종이다. 남포와 원산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건조되던 5종류의 신형 전투함 가운데 하나로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이 함종에 해삼급이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북한은 이 시기부터 1,200톤급 선체와 헬기 갑판을 가진 2종류의 신형 전투함을 동해와 서해에서 각각 1척씩 건조하기 시작했고, 침투용으로 추정되는 VSV(Very Slender Vehicle) 선형 함정, 76mm 함포 또는 신형 기관포탑과 함대함 미사일을 탑재한 SES(Surface Effect Ship) 함정 등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나진급 등 노후한 호위함을 대체해 서해함대와 동해함대의 기함으로 사용될 1,200톤급 호위함은 사실 큰 위협이 되지 못하겠지만, 문제는 해삼급과 농어급으로 명명된 SES 전투함이다. SES는 선체와 수면 사이에 공기층이 생기도록 배의 밑바닥을 약간 움푹하게 만들면 선체와 수면 사이에 생긴 공기층이 일종의 윤활제 역할을 하면서 선체의 저항을 크게 감소시켜 고속 주행과 연비 절감에 도움이 되는 수면효과를 이용한 선박을 뜻한다. 즉, SES 선형을 채택한 해삼급이나 농어급은 우리 해군 고속정이 40노트 안팎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것과 달리 50~60노트 가까운 속도 성능을 낼 수 있고, 갯벌이 발달해 수심이 얕은 해역에서도 운항이 용이해 서해안 곳곳에서 치고 빠지는 전술을 구사하기에 적합하다. 300톤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덩치지만, 무장은 우리 해군의 윤영하급에 준하는 강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함수 부분에는 구소련제 AK230 기관포를 개조한 신형 기관포탑이 보인다. 총열이 2개인 AK230의 포탑에 6총신의 기관포를 얹어 화력을 보강하고, 함교 위에는 이 기관포를 자동으로 운용하기 위한 사격통제장치와 이 기관포 전용의 레이더(Drum-Tilt)가 보인다. 근접전에 대비하기 위한 14.5mm 기관총탑도 2개가 보이며, 새로 공개된 신형 함대함 미사일도 4발이나 탑재된다. 함미 부분에는 북한이 생산하고 있는 SA-17 이글라 지대공 미사일 카피판의 다연장 발사기도 식별된다. 300톤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배에 대함 미사일과 대공 미사일이 모두 탑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무장 가운데서도 가장 위협적인 것은 이번에 시험 발사가 이루어진 신형 대함 미사일이다. ▲남포 앞바다에서 기습 공격 가능 이번에 새로 공개된 신형 대함미사일의 존재는 지난해 6월 처음으로 그 존재가 확인된 바 있었다. 지난 6월 1일 조선중앙통신은 '백두산훈련열풍으로 무적의 강군을 키우시여'라는 제목의 기록영화를 공개한 바 있는데, 이 기록영화에서 아주 짧은 시간동안 신형 대함 미사일의 존재가 확인된 것이었다. 당시 영상 판독 결과 이 미사일은 러시아의 신형 함대함 미사일인 3M24, NATO 분류명 SS-N-25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 일명 ‘우란'(Uran)과 대단히 유사하다는 평가가 많았고, 이러한 분석 결과는 해군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던져다 주었다. 이 미사일이 북한 해군에 본격적으로 배치가 시작되면 우리 해군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북한이 지금까지 주력 대함 미사일로 운용해 온 P-15, 일명 ‘스틱스'(Styx) 계열은 사거리가 짧고 덩치가 커서 먼 거리에서부터 접근을 확인하고 일찌감치 대응에 나설 수 있었다. 원형인 구소련제 P-15는 약 40km, 개량형인 중국제 HY-2 미사일은 80~100km 가량의 사거리를 가지고 있는데, 발사 직후부터 명중 직전까지 400m 이상의 높은 고도를 비행하기 때문에 요격도 비교적 쉬웠다. 무엇보다 미사일 자체가 워낙 대형이었기 때문에 미사일 고속정에 최대 4발을 탑재해 운용하거나 지상에서 지대함 미사일 포대로 운용하는 정도만 가능했기 때문에 우리 해군은 이러한 미사일 고속정이 서북도서 지역으로 접근해 오면 함대공 미사일을 준비시키거나 남쪽으로 피해 버리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신형 미사일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이 미사일의 외형은 러시아의 3M24와 판박이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미얀마 또는 베트남으로부터 은밀히 들여와 뜯어본 뒤 재설계를 통해 복제품을 개발해 내었을 가능성이 크고, 이 미사일이 원형에 근접한 성능을 내는 물건이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 미사일의 원형인 3M24 미사일은 사거리가 130km에 달하며, 다양한 유도방식을 사용해 복잡한 패턴의 공격이 가능한 미사일이다. 기존의 스틱스 미사일이 높은 고도로 비행하는 것과 달리 이 미사일은 300m 안팎의 고도에서 비행하다가 표적과 가까워지면 4~15m 아래로 내려가 초저공 비행을 통해 레이더 탐지를 피하는 시 스키밍(Sea-Skimming) 비행이 가능하다. 북한이 이 미사일을 이용해 서북도서 지역에서 도발을 계획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전술은 우리 해군에게 대단히 치명적이다. 우선, 도발을 위해 서북도서 인근까지 접근할 필요가 없다. 야간에 남포 해군기지에서 스텔스 전투함을 출항시킨 뒤 남포 앞바다에서 미사일을 발사해도 백령도 인근에 있는 남한 함정을 충분히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미사일이 야간에 발사될 경우, 백령도 인근까지 접근해도 우리 함정은 이 미사일의 접근을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백령도를 마주보고 있는 황해남도 용연반도에는 불타산맥과 수양산맥이 동서로 길게 발달해 있다. 이 산맥은 낮은 곳은 400m, 높은 봉우리는 900m에 달하는 비교적 높은 산맥이며, 용연반도 백령도 앞까지 길게 뻗어 있다. 바로 이 산맥들이 남쪽의 우리 군 레이더로부터 미사일을 감춰주는 병풍 역할을 한다. ▲제2의 천안함 비극 가능성 없지않아 북한이 남포 앞바다에서 신형 미사일을 발사해 이 불타반도 북쪽으로 비행 시키는 코스를 설정하면 미사일이 불타반도 끝자락, 즉 용연반도 해안에 나타나기까지 산맥에 가려 서북도서나 인근 해역의 아군 함정 레이더로 미사일의 접근을 탐지할 수 없다. 백령도 인근을 초계중인 아군 함정이 이 미사일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 미사일이 용연반도 끝자락을 돌아서 백령도 앞바다에 나타났을 때이다. 이 때 함정과 미사일의 거리는 약 20km이며, 1분 이내에 도달이 가능한 거리다. 북한의 미사일 접근을 일찌감치 탐지해줄 수 있는 자산은 공군의 E-737 피스아이 조기경보기 뿐이지만, 북한 공군의 야간 활동이 거의 없고, 조기경보기 수량 부족으로 인해 24시간 감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야간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여부를 사전에 탐지하기 어렵다. 즉, 조기경보기가 떠 있지 않은 야간에는 언제든지 불의의 일격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함대공 미사일과 근접방어기관포를 갖춘 인천급 호위함 이상이라면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겠지만, 제대로 된 함대공 미사일을 갖추지 못한 구형 호위함이나 초계함, 윤영하급 유도탄 고속함에게 1분이라는 시간은 치명적이다. 천안함이 적의 어뢰 접근을 효과적으로 탐지, 경보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참변을 당했던 것처럼 전방 해역을 초계하는 구형 전투함들과 유도탄 고속함 역시 북한의 신형 미사일 위협에 그대로 노출되게 된 것이다. 북한은 평시 국지도발 상황에서 북한은 남포 앞바다에서 기습적으로 발사한 신형 대함 미사일로 서북도서를 초계하는 우리 해군 함정을 공격할 수 있고, 전시에는 소형·경량화된 신형 미사일의 장점을 이용, 소형 전투함과 폭격기, 지상 발사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대량의 미사일을 발사해 우리 해군 함정들을 공격하는 전술을 구사할 것이다. 이러한 도발에 대한 우려는 이미 해외에서도 수 차례 제기되어 왔다. 미 워싱턴 소재 안보전문 민간연구단체 CNS(Center for Nonproliferation Studies)의 동아시아담당국장 제프리 루이스(Jeffrey Lewis) 박사와 영국 BBC, 미국 외교전문지 The Diplomat은 이 미사일의 존재가 처음으로 식별되었던 지난 6월, “한국해군은 북한 해군의 신형 대함 미사일에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며, 특히 전방 지역에서 초계를 맡고 있는 구형 함정들은 북한의 기습적인 도발에 대단히 취약하다”고 지적한 바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신형 전투함과 신형 미사일의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응 수단이 갖춰지지 않고 있다. 구형 호위함과 초계함은 어차피 도태될 전력이기 때문에 추가 개량은 예산 낭비이고, 유도탄 고속함은 이제 막 전력화되고 있는 무기체계이기 때문에 곧바로 성능개량에 나서는 것이 어렵다는 경제 논리 때문이었다. 전방에서 작전하는 함정들에게 함대공 미사일과 교란기 등 방어 수단을 장착하고, 멀리서부터 미사일 위협을 감지할 수 있는 조기경보기를 24시간 띄울 수 있도록 조기경보기를 추가로 도입하는 데는 수천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물론 적지 않은 돈이지만 우리는 돈 얼마 아끼려다가 누군가의 가족이자 누군가의 연인, 누군가의 친구이자 이웃이었던 소중한 마흔 여섯의 젊은이들을 차디찬 바다 속에 묻어야만 했다. 이제 소를 더 잃기 전에 외양간을 미리 고쳐놓을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한반도 종단열차 8월 시범운행 추진

    한반도 종단열차 8월 시범운행 추진

    정부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북공동기념위원회를 구성하고 한반도 종단 및 대륙 철도 시범 운행 등을 추진키로 했다. 또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기 위해 2022년까지 정찰위성 5기를 전력화하고 레이저빔 무기 등의 신무기도 적극 개발키로 했다. 통일부와 외교부, 국방부, 국가보훈처 등 외교안보부처는 1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신년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반도에서 분단 시대를 마감하고 통일 시대를 개막하는 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남북 문화적 융합 기반 마련을 위해 서울과 평양에 남북겨레문화원 동시 개설을 추진키로 했다. 또 한민족 생활문화편람을 편찬해 남북 간 이질성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또 서울을 출발한 열차가 경의선을 통해 북으로 올라가 북한의 끝인 신의주와 나진 등을 운행하는 한반도 종단열차를 시범 운행키로 했다. 남북은 경의선과 동해선의 끊긴 구간을 복원해 2007년 5월 시범 운행을 한 바 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종단열차의 시험 운행 시기에 대해 “8·15를 전후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역내 소다자(少多者) 협력을 활성화하고 유엔 외교를 통한 한반도 상황 개선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레이저빔과 고주파, 전자기파 무기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새로운 무기 체계를 적극 개발키로 했다. 이와 함께 올 10월까지 군사정찰위성 개발 계약을 체결해 2022년까지 해상도 0.3∼0.5m 수준의 정찰위성 5기를 전력화하겠다고 보고했다. 박 대통령은 “어떤 형식의 대화를 하든 국민의 마음을 모아 협상을 해 나가고, 북한이 호응해 올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남북 교류와 협력의 질을 높이고 작은 협력부터 이뤄 가려면 남북 간 통일 준비를 위한 실질적인 대화가 조속히 시작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s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진짜 ‘명품’으로 환골탈태한 K-55 자주포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진짜 ‘명품’으로 환골탈태한 K-55 자주포

    명품(名品)의 사전적 정의는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이다. 실력이 빼어나거나 이름난 장인(匠人)이 만들었거나 제품 자체의 성능이나 디자인이 대단히 뛰어나다거나 소비자로부터 그 품질을 인정받아 유명한 제품이 명품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부터 미국 등 선진국의 기술지원을 받아 한국형 무기체계, 이른바 K-시리즈를 개발해 생산해오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 한국형 무기체계들이 새로 나올 때마다 ‘명품’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수출 시장에서 활약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사례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20여 년간 ‘한국형 명품 무기’들은 수출 시장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기 일쑤였다. 지난 2008년 국방과학연구소가 ‘우리 손으로 만든 명품무기 10선’이라고 선정한 무기체계 가운데 청상어 어뢰는 발사 시험에서 소실되며 결함이 발견되는가 하면, K2는 국산 파워팩 성능 미달과 결함 등의 문제로 4년 넘게 전력화가 지연됐고, K-11 복합형 소총은 잦은 고장과 폭발사고가 발생했으며, 물에 뜰 수 있다는 K-21 보병전투장갑차는 두 차례나 침수되어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이처럼 K-시리즈 무기들의 잦은 고장과 사건사고들은 국민들로 하여금 ‘국산 명품’에 대한 불신을 안겨주었지만, ‘짝퉁 명품’ 속에서도 발군의 성능과 품질을 자랑하는 ‘진짜 명품’이 있었다. -자랑스런 K-9 자주포에 버금가는 성능 우리 군이 약 900여 문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추가 생산을 통해 최대 1,200여 문까지 보유할 예정인 K-9 자주포는 우리 군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 최고라는 독일의 PzH-2000에 약간 못 미치는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면서 가격은 PzH-200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군 당국은 이처럼 우수한 K-9 자주포의 전력화를 진행하면서 K-9 개발을 통해 얻은 기술과 노하우를 이용해 또 하나의 명품을 만들어냈다. 바로 K-55A1 자주포가 그것이다. K-9 자주포의 성능은 세계적으로도 최정상급에 속하고, 가격 경쟁력 역시 우수한 편에 속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대량의 포병을 운용하는 나라 입장에서는 대량 도입하기 부담스러운 가격임은 부인할 수 없다. 대당 40억 원에 달하기 때문에 기존에 운용하던 1000여 문 이상의 K-55를 K-9으로 대체하려면 단순 계산으로도 4조 4000억 원이 넘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제 수명이 30여 년이 다 되어가는 K-55 자주포를 그대로 둘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에 군 당국이 생각해 낸 묘수가 K-9의 기술을 대폭 활용해 K-55를 개량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개량사업을 통해 새로운 명품이 탄생했다. 우선 반응 속도가 대단히 빨라졌다. 기존의 K-55는 이동 중에 사격 명령이 떨어지면 즉각 사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일단 평평한 공터를 찾아야 하고, 자리를 잡으면 차체 뒷부분에 있는 스페이드(Spade)라는 거대한 발톱을 지면에 박아 차체를 단단히 고정시켜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사격 시 발생하는 반동으로 차체가 밀리기 때문에 1발 쏠 때마다 다시 방열(조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격 준비 작업은 지면 환경과 포반 요원들의 숙련도에 따라 적게는 2~3분에서 길게는 10분 이상이 소요된다. 그러나 K-55A1은 스페이드 고정 없이 정차 후 즉각 사격이 가능하다. 차체의 현수장치와 주포의 주퇴복좌기를 개량해 차체가 포 발사에 따른 반동을 안정적으로 흡수해 스페이드를 박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덕분에K-55A1은 이동 중 사격 명령을 수신하고 75초 이내에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공격 능력 역시 크게 향상되었다. 주포는 교체되지 않았지만 주퇴복좌기 개량으로 인해 더 큰 반동을 받아낼 수 있게 되면서 신형 장약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신형 장약과 신형 포탄을 사용할 경우 K-55A1은 기존 K-55의 24km보다 더 늘어난 30km 이상의 사거리를 확보하게 되어 본격적인 대화력전 임무 수행이 가능해졌다. K-55A1은 사거리가 늘어난 것 이외에도 발사속도까지 빨라졌다. 기존 K-55 자주포는 방열과 사격제원, 포탄 장전 등 모든 과정이 수동으로 이루어져 분당 발사속도가 2~3발 수준에 불과했지만, K-55A1 자주포는 반자동 방열 방식, 사격제원 자동 입력, 반자동식 장전장치 등을 채용해 분당 발사속도가 4발 이상으로 빨라졌다. 특히 사격통제장치가 최신형으로 교체되고 실시간으로 위치를 알 수 있는 관성항법장치 및 위성항법장치가 탑재되어 더 빠르게 사격제원을 계산하고 사격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정초에 실시되었던 제6포병여단의 K-55A1 자주포 포대의 전술훈련 및 대구경탄 사격 훈련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K-55A1의 성능은 서류상으로 보았던 것보다 놀라웠다. 이동 중이던 K-55A1 포대는 무선으로 사격 명령을 접수받자마자 사격 진지를 찾아 들어갔고, 5분이 채 되지 않아 비사격 초탄 발사 보고가 올라왔다. 비사격이란 사격 절차 숙달을 위해 화포 방열과 사격제원 입력을 마치고 모의 포탄과 모의 장약을 장전한 뒤 발사 버튼을 누르는 훈련이다. 실제 포탄 사격은 평시 포탄 사격 간 안전 통제 절차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K-55A1은 매뉴얼에 나와 있는 그대로 스페이드 고정 없이 빠른 속도로 사격을 실시했다. 표적 지역 인근에서 관측반이 보내온 사격 결과는 ‘적 파괴’였다. 빠르게 연속 사격한 포탄들이 표적에 정확히 명중해 가상 표적을 초토화시켰다는 의미다. 이는 평소 강도 높은 훈련을 받기로 유명한 제6포병여단 장병들의 우수한 기량만큼이나 화포 자체의 성능이 크게 강화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30년 된 구형 자주포를 최신형 K-9 자주포 버금가는 성능을 지닌 ‘명품’으로 개량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총 9266억 원! 1000여 문을 개량하는데 대당 8억 원 안팎의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어서 비용 대 효과 면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량 패키지 가격경쟁력 높아... 해외시장서도 매력적 K-55의 원형인 M109A2 계열 자주포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13개 국가에서 2000여 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독일과 벨기에 등 일부 유럽 국가를 제외하면 약 900여 대 가량이 노후화되어 교체 또는 개량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시기에 K-55A1 개량 키트는 M-109A2 개량을 생각하고 있는 해외 운용국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아닐 수 없다. 운용국 가운데 일부는 이스라엘이나 그리스, 노르웨이처럼 독자적으로 소폭 개량한 모델은 있으나, 이 개량 모델들은 기존의 M109A2와 비교해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어 사실상 개량 키트는 미국의 M-109A6 정도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M-109A2를 M-109A6 사양으로 개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약 12억 원으로 K-55A1보다 50% 가량 비싸기 때문에 K-55A1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K-55A1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해외 시장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가격 경쟁력 이외에도 K-55A1이 M-109A6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바로 K-56이라는 별도의 탄약운반장갑차라는 옵션이 있다는 것이다. K-55A1이 K-9의 기술을 대폭 도입했다면, K-56 탄약운반장갑차는 K-9과 패키지를 구성하는 K-10 탄약운반장갑차의 기술을 이용해 개발됐다. 기존에 탄약운반차량은 자주포처럼 장갑화되어 있지 않아 적의 공격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트럭에서 직접 포탄과 장약을 내려 자주포 포탑 내의 탄약고에 실어야 하는 작업이 필요했지만, K-56 장갑차는 K-55A1 자주포의 뒤에 붙어 자주포 포탑 뒤에 탄약 이송기를 연결하고 컴퓨터 화면만 조작하면 자동으로 탄약이 보급된다. 후방의 도어를 열고 인력으로 포탄을 운반해야 하는 미군의 M992와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자주포에 자동으로 탄약 재보급을 해 줄 수 있는 무기체계를 개발, 실전에 배치한 것은 사실상 우리나라밖에 없기 때문에 K-55A1 개량 키트와 K-56 탄약운반장갑차를 패키지로 묶는다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포병 전력을 현대화하려는 M109 계열 자주포 운용국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이처럼 노후 무기체계를 저렴한 비용으로 최신 장비에 준하는 수준까지 환골탈태시킨 K-55A1 자주포의 사례야말로 진정한 ‘국산 명품 무기’가 아닐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방사청 과장급 절반 이상 바꾼다

    방위사업청이 ‘군피아’의 방산 비리를 방지한다는 취지로 과장급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인적 쇄신 작업을 시작한다. 현역 군인 출신 팀장 비율을 낮춰 방산업체를 위해 일하는 예비역이 후배를 상대로 로비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취지이나 일각에서는 전문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시철 방사청 대변인은 5일 “6일부로 청 전체 104개 과장급 직위의 54%인 56개 직위자를 교체하는 대폭적 인사를 한다”면서 “이번 인사에 따라 방사청 사업관리본부의 현역군인 팀장 비율은 70%에서 50%로 낮아지고, 기동·함정·항공 3개 주요 사업부의 해당 군 팀장 비율은 70%에서 30%로 크게 낮아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영함 납품 비리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함정사업부의 경우 기존 8명의 팀장 가운데 해군 출신이 6명, 공무원이 2명이었지만, 해군 출신은 2명으로 줄이고 공무원 4명, 타군(육·공군) 2명으로 조정해 상호 견제하도록 했다. 기동화력사업부와 항공기사업부도 육군과 공군 팀장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방사청은 과장급 보직심의에서도 2006년 방사청 개청 후 9년 동안 다양한 지식을 쌓은 사업관리 경험자와 기술분야 전공자 등 우수 공무원들을 사업관리본부로 우선 배치하도록 했다. 안영수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실장은 “군 출신들의 선후배 관계에서 비리가 파생되는 만큼 이해관계의 사슬을 끊는 효과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기 도입 사업은 각 군의 무기 소요부터 전력화에 이르기까지 수년에서 10여년 이상까지도 사업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공무원의 무기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자칫 부실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통영함 납품 비리 당시 실무 책임자가 업체에 매수당해도 이를 제지할 수 있을 만큼 사업 내용을 잘 아는 전문가가 없었던 것이 문제”라면서 “업무를 잘 아는 사람이 견제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군 출신 비중을 줄인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직원들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인력개발담당관실을 신설하고 담당급 전보 시 과장급 인사를 고려해 현역군인을 균형 있게 보임해 상호보완적 업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2015 기획] 軍, 온순한 ‘양’ 아닌 치명적 ‘맹수’로 거듭난다

    [2015 기획] 軍, 온순한 ‘양’ 아닌 치명적 ‘맹수’로 거듭난다

    2015년 양의 해, 을미년(乙未年)이다. 양은 순한 동물의 대명사지만, 우리 역사 속에서 ‘을미년’은 한(恨)이 서린 치욕의 해였다. 지난 을미년이었던 1955년은 6.25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잿더미가 된 국토 위에서 신음하던 해였고, 그 이전의 을미년이었던 1895년은 청일전쟁에 의해 조선 각지가 전쟁터가 되고 주민들이 청군과 일본군에게 약탈과 수모를 겪어야 했으며, 각종 이권이 열강에게 넘어가는 것도 모자라 수도 한복판에서 일본 불량배들에게 명성왕후가 잔인하게 시해되는 참혹한 사건들로 점철된 해였다. 근대화된 열강들 앞에 조선은 너무도 무력했고, 전 국토와 백성들이 적의 군홧발 아래 신음하는 치욕을 감내해야 했다. 우리 스스로를 지킬 힘도 없었고, 위정자들은 국가적 난국을 헤쳐 나갈 생각보다는 일신의 안위를 도모하는데 급급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015 을미년에 대한민국은 더 이상 전쟁의 폐허에 신음하지도, 외세의 침략에 짓밟히지도 않는 국민소득 3만 달러의 강소국이자, 주변국 그 어느 국가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을 만한 ‘강력한 한방’을 가진 나라가 될 것이다. ▲ 해군, 잠수함사령부 창설 을미년을 이틀 앞둔 지난 30일, 방위사업청은 1800톤급 잠수함인 '김좌진함'을 해군에 인도했다. 김좌진함은 현존 최고의 재래식 잠수함 가운데 하나라는 독일의 214급을 국내에서 면허생산한 손원일급 잠수함의 4번째 함이다. 이 잠수함은 기존에 9척이 실전 배치되어 활약 중인 장보고급 잠수함보다 더 대형으로 공기불요추진(AIP : Air Independent Propulsion) 기관을 탑재한 최신형 잠수함이다. 장보고급과 같은 기존의 잠수함들은 디젤엔진을 돌려 발전기를 구동하고, 이를 통해 배터리를 충전해 운용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배터리가 떨어지면 충전을 위해 디젤엔진을 돌려야 한다. 디젤엔진은 내연기관이기 때문에 가동을 위해서는 공기가 필요하고, 공기가 없는 수중에서는 가동할 수 없기 때문에 디젤엔진을 돌리기 위해서는 잠수함이 수면 위로 올라와야만 한다. 이를 스노클링(Snorkeling)이라 한다. 그러나 스노클링은 은밀성을 생명으로 하는 잠수함에게 치명적인 약점이다. 장보고급 잠수함의 납축전지를 완전히 충전시키기 위해서는 수면 위에서 10시간 가까이 노출된 상태로 있어야 하며, 수중에서 함의 복원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동력만 유지하더라도 최소한 3~4일에 한번은 이러한 스노클링 작업을 해주어야 한다. 문제는 배터리 충전 중에는 어뢰나 미사일을 즉각 발사할 수 없기 때문에 적 수상함이나 항공기의 공격에 대단히 취약하다는 것이다. AIP 잠수함은 연료전지(Fuel cell), 즉 연료와 산화제를 화학반응을 통해 직접 전기 에너지로 바꿔 전력을 충당한다. 손원일급 잠수함은 독일 지멘스(Siemens)의 PEM(Polymer Electrolyte Membrane) 연료전지 2기를 탑재해 최대 18일간 수중에서 작전할 수 있어 기존 장보고급 잠수함 대비 6배 가까이 지속 잠항 능력을 확보했다. 손원일급과 같이 한번 물속으로 들어가면 3주 가까이 물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잠수함은 적성 국가에게는 대단히 위협적인 무기이다. 언제 어디서 자국 군함에 어뢰나 미사일 공격을 퍼붓거나 기뢰를 이용해 항구를 봉쇄할지 알 수 없으며, 최악의 경우 상선이나 항구를 직접 공격해 해상 교통로를 봉쇄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불과 수십 척의 U-보트 때문에 100척 가까운 호위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수백 척의 구축함과 호위함, 수 천대의 항공기를 동원했던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연합군 상황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심지어 한반도 주변 해역은 대서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중 상황이 복잡해 잠수함을 찾아내는 것이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손원일급과 같은 잠수함의 존재는 북한은 물론 일본이나 중국 등에게 대단히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손원일급에는 500km 이상의 거리에서 원하는 건물 몇 번째 창문까지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잠대지 순항 미사일 ‘천룡’ 미사일이 탑재된다. 이처럼 손원일급 잠수함은 불시에 순항 미사일을 발사해 적의 대도시나 전략 표적을 타격할 수 있어 그 자체가 강력한 ‘창’이면서 그 존재만으로도 도발과 전쟁을 억제하는 가장 훌륭한 ‘방패’인 것이다. 해군은 30일 인도 받은 김좌진함 이외에 3척의 손원일급 잠수함을 더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2척은 실전에 배치되어 운용중이고, 다른 1척은 김좌진함과 함께 2015년 가을 전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현재 확정된 손원일급 도입 물량은 총 9척이기 때문에 오는 2018년까지 5척이 더 나올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장보고급 잠수함 9척과 더불어 해군의 잠수함 보유 숫자는 18척이 된다. 어지간한 함대를 이룰 수 있을 정도의 규모다. 잠수함 전력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해군은 을미년 2월 1일부로 잠수함사령부를 창설할 예정이다. 해군 진해기지의 제9잠수함전단을 모체로 창설되는 잠수함사령부는 해역함대인 1·2·3함대와 동격으로 별 2개인 소장급 장성이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지난 1992년 장보고급 잠수함이 처음 도입되고 1995년 제9잠수함전단이 창설된 지 20년 만에 함대사령부 급으로 확대 개편되는 것이다. 잠수함 사령부가 창설되고 잠수함 18척 체제가 완료되는 오는 2018년에는 3,000톤급 중잠수함인 장보고-III급이 등장해 노후화된 장보고급 잠수함을 대체할 예정인데, 장보고-III급은 기존의 손원일급보다 더 대형화되고 미사일 수직 발사기까지 갖추고 있어 더 강력한 작전 성능을 자랑한다. 원자력 잠수함 수준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수중 지속 잠항 능력과 잠대지 타격 능력을 갖춘 잠수함 전력을 함대급으로 보유하게 됨에 따라 이제 해군도 강력한 전쟁 억제력을 갖는 비대칭 전력의 한 축을 구성하게 됐다. ▲ 공군, 최고의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 도입 ‘강력한 한방’을 준비하는 것은 해군만이 아니다. 공군 역시 최신형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도입해 북한은 물론 주변국에 대한 전략적 타격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공군은 지난 2013년에 독일과 스페인이 공동으로 개발한 타우러스(TAURUS) KEPD 350K 공대지 순항 미사일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이 미사일을 인도 받아 대구의 제11전투비행단에서 운용할 예정이다. 타우러스(TAURUS : Target Adaptive Unitary and dispenser Robotic ubiquity System) 시스템은 현존하는 최고의 공대지 미사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미사일은 관성항법장치, GPS 등의 유도장치와 더불어 IBN이라는 신형 유도장치를 내장하고 있다. IBN(Image Based Navigation) 시스템은 GPS와 INS로부터 지속적으로 보정되는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사전에 입력된 비행 경로상의 영상 지형정보를 대조해 표적까지 비행한다. 이러한 방식은 초저공 비행을 통해 적의 방공망을 뚫고 표적까지 비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미국이 외국에 절대 공개하지 않는 군용 GPS인 M코드 수준의 높은 정밀도를 자랑하며, GPS 재밍 등에도 강하기 때문에 적의 전파 교란 상황에서도 원하는 건물, 원하는 창문까지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 파괴력 역시 기존에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던 각종 순항 미사일보다 압도적이다. 이 미사일은 무려 495kg의 탄두를 탑재하는데, 이 탄두는 메피스토(MEPHISTO : Multi-Effect Penetrator High Sophisticated and Target Optimised)로 명명된 최신형 탄두이다. 괴테의 파우스트 속에 나오는 악마의 이름이기도 한 '메피스토' 탄두 시스템은 최대 6m의 강화 콘크리트를 뚫고 들어가 폭발하거나, 여러 겹의 벽을 뚫고 원하는 방에서 폭발시킬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창문이 없는 큰 빌딩 내부의 표적 제거를 위해 건물 외벽과 내벽을 뚫고 들어가 정확히 원하는 방에서 탄두를 폭발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타우러스는 이러한 관통형 탄두 이외에도 수백 발의 자탄(子彈)이 탑재되는 클러스터(Cluster) 탄두 탑재도 가능해 적의 기계화부대나 밀집한 병력 상공에서 수백 발의 수류탄을 흩뿌리는 형태의 공격도 가능하다. 초정밀 타격이 가능하면서도 기존에 보유한 SLAM-ER 미사일보다 2배 가까운 사거리와 파괴력을 가진 이 미사일은 F-15K 전투기에 탑재되어 운용될 예정인데, 이 미사일이 전력화되면 F-15K 전투기는 휴전선을 넘어가지 않고도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고, 서해와 동해 상공에서 베이징과 도쿄 등 가상적국의 수도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공군은 2015년부터 연차적으로 수백 발을 도입하고, 기술을 이전 받아 한국형 공대지 순항 미사일을 개발해 2020년대 중반 이전에 대량으로 도입할 계획이어서 북한 및 주변국에 대한 도발 및 전쟁 억제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대한민국 국군, 도약하는 을미년으로 육군이 사거리 500km의 현무-2B 지대지 탄도 미사일을 대량으로 전력화한데 이어 을미년 새해에 해군과 공군 역시 강력한 비대칭 전력을 확보하는 것은 김정은과 최근 재집권에 성공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일본 극우 정치인들의 ‘다케시마 무력탈환론’에 던지는 무언의 압박이다. 잠수함사령부의 창설과 손원일급 잠수함의 대량 도입은 이제 북한이 잠수함 등 수중 전력을 가지고 우리의 영해를 마음대로 헤집고 다니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을미년 이전에는 ‘다케시마는 일본 땅’, ‘다케시마 무력 탈환’과 같은 망언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무력으로 침탈하려 한다면 일본 연안에서 해수면을 뚫고 솟구치는 잠대지 미사일을 보게 될 것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2015년 을미년은 온순한 양의 해지만, 대한민국 국군의 을미년은 강력한 발톱을 갖추고 맹수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는 해가 될 것이다. 적을 압도할 수는 없지만 적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강력한 한방을 가진 맹수 앞에서 누가 도발할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13번째 잠수함 ‘김좌진함’ 해군 인도

    13번째 잠수함 ‘김좌진함’ 해군 인도

    방위사업청은 30일 1800t급 신형 잠수함(장보고Ⅱ급) ‘김좌진함’을 해군에 인도했다. 이로써 해군의 잠수함 전력은 1200t급과 1800t급을 포함해 13척으로 늘어나게 됐다. 70여척의 잠수함을 보유한 북한에 비해 수적으로는 뒤지나 수중 잠수능력이 앞서 넓은 바다에서 은밀하게 작전할 수 있는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날 “2008년 12월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를 시작한 김좌진함은 앞으로 9개월간의 해군 전력화 과정을 거쳐 내년 9월 실전 배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좌진함은 축전지를 충전하기 위해 1~3일에 한 번씩 물 위로 올라와야 하는 디젤잠수함의 약점을 보완한 새 연료전지체계를 장착했다. 이를 통해 최소 열흘 이상 수면에 부상하지 않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이 밖에 수중에서 30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방사청은 이날 납품비리 논란이 제기된 수상함구조함 ‘통영함’(3500t급)도 해군에 인도했다. 군 당국은 지난달 28일 노후화된 구조함 광양함을 대체하기 위해 통영함을 조기 전력화하고 ‘눈’ 역할을 하는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와 수중무인탐사기(ROV)는 추후 보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해군은 함정을 인도한 뒤 성능확인과 작전능력 평가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4~5월쯤 통영함을 실전에 배치할 예정이다. 군 당국은 HMS와 ROV의 전력화시기는 각각 2017년 9월 이전, 2015년 12월 이전으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통영함은 작전요구성능을 충족하는 HMS를 장착할 때까지 소해함의 도움을 받아 활동하게 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우리軍, ‘양의 해’에 ‘맹수’로 환골탈태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우리軍, ‘양의 해’에 ‘맹수’로 환골탈태

    2015년 양의 해, 을미년(乙未年)이다. 양은 순한 동물의 대명사지만, 우리 역사 속에서 ‘을미년’은 한(恨)이 서린 치욕의 해였다. 지난 을미년이었던 1955년은 6.25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잿더미가 된 국토 위에서 신음하던 해였고, 그 이전의 을미년이었던 1895년은 청일전쟁에 의해 조선 각지가 전쟁터가 되고 주민들이 청군과 일본군에게 약탈과 수모를 겪어야 했으며, 각종 이권이 열강에게 넘어가는 것도 모자라 수도 한복판에서 일본 불량배들에게 명성왕후가 잔인하게 시해되는 참혹한 사건들로 점철된 해였다. 근대화된 열강들 앞에 조선은 너무도 무력했고, 전 국토와 백성들이 적의 군홧발 아래 신음하는 치욕을 감내해야 했다. 우리 스스로를 지킬 힘도 없었고, 위정자들은 국가적 난국을 헤쳐 나갈 생각보다는 일신의 안위를 도모하는데 급급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015 을미년에 대한민국은 더 이상 전쟁의 폐허에 신음하지도, 외세의 침략에 짓밟히지도 않는 국민소득 3만 달러의 강소국이자, 주변국 그 어느 국가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을 만한 ‘강력한 한방’을 가진 나라가 될 것이다. 잠수함사령부 창설하는 해군 을미년을 이틀 앞둔 지난 30일, 방위사업청은 1800톤급 잠수함인 '김좌진함'을 해군에 인도했다. 김좌진함은 현존 최고의 재래식 잠수함 가운데 하나라는 독일의 214급을 국내에서 면허생산한 손원일급 잠수함의 4번째 함이다. 이 잠수함은 기존에 9척이 실전 배치되어 활약 중인 장보고급 잠수함보다 더 대형으로 공기불요추진(AIP : Air Independent Propulsion) 기관을 탑재한 최신형 잠수함이다. 장보고급과 같은 기존의 잠수함들은 디젤엔진을 돌려 발전기를 구동하고, 이를 통해 배터리를 충전해 운용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배터리가 떨어지면 충전을 위해 디젤엔진을 돌려야 한다. 디젤엔진은 내연기관이기 때문에 가동을 위해서는 공기가 필요하고, 공기가 없는 수중에서는 가동할 수 없기 때문에 디젤엔진을 돌리기 위해서는 잠수함이 수면 위로 올라와야만 한다. 이를 스노클링(Snorkeling)이라 한다. 그러나 스노클링은 은밀성을 생명으로 하는 잠수함에게 치명적인 약점이다. 장보고급 잠수함의 납축전지를 완전히 충전시키기 위해서는 수면 위에서 10시간 가까이 노출된 상태로 있어야 하며, 수중에서 함의 복원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동력만 유지하더라도 최소한 3~4일에 한번은 이러한 스노클링 작업을 해주어야 한다. 문제는 배터리 충전 중에는 어뢰나 미사일을 즉각 발사할 수 없기 때문에 적 수상함이나 항공기의 공격에 대단히 취약하다는 것이다. AIP 잠수함은 연료전지(Fuel cell), 즉 연료와 산화제를 화학반응을 통해 직접 전기 에너지로 바꿔 전력을 충당한다. 손원일급 잠수함은 독일 지멘스(Siemens)의 PEM(Polymer Electrolyte Membrane) 연료전지 2기를 탑재해 최대 18일간 수중에서 작전할 수 있어 기존 장보고급 잠수함 대비 6배 가까이 지속 잠항 능력을 확보했다. 손원일급과 같이 한번 물속으로 들어가면 3주 가까이 물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잠수함은 적성 국가에게는 대단히 위협적인 무기이다. 언제 어디서 자국 군함에 어뢰나 미사일 공격을 퍼붓거나 기뢰를 이용해 항구를 봉쇄할지 알 수 없으며, 최악의 경우 상선이나 항구를 직접 공격해 해상 교통로를 봉쇄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불과 수십 척의 U-보트 때문에 100척 가까운 호위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수백 척의 구축함과 호위함, 수 천대의 항공기를 동원했던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연합군 상황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심지어 한반도 주변 해역은 대서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중 상황이 복잡해 잠수함을 찾아내는 것이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손원일급과 같은 잠수함의 존재는 북한은 물론 일본이나 중국 등에게 대단히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손원일급에는 500km 이상의 거리에서 원하는 건물 몇 번째 창문까지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잠대지 순항 미사일 ‘천룡’ 미사일이 탑재된다. 이처럼 손원일급 잠수함은 불시에 순항 미사일을 발사해 적의 대도시나 전략 표적을 타격할 수 있어 그 자체가 강력한 ‘창’이면서 그 존재만으로도 도발과 전쟁을 억제하는 가장 훌륭한 ‘방패’인 것이다. 해군은 30일 인도 받은 김좌진함 이외에 3척의 손원일급 잠수함을 더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2척은 실전에 배치되어 운용중이고, 다른 1척은 김좌진함과 함께 2015년 가을 전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현재 확정된 손원일급 도입 물량은 총 9척이기 때문에 오는 2018년까지 5척이 더 나올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장보고급 잠수함 9척과 더불어 해군의 잠수함 보유 숫자는 18척이 된다. 어지간한 함대를 이룰 수 있을 정도의 규모다. 잠수함 전력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해군은 을미년 2월 1일부로 잠수함사령부를 창설할 예정이다. 해군 진해기지의 제9잠수함전단을 모체로 창설되는 잠수함사령부는 해역함대인 1·2·3함대와 동격으로 별 2개인 소장급 장성이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지난 1992년 장보고급 잠수함이 처음 도입되고 1995년 제9잠수함전단이 창설된 지 20년 만에 함대사령부 급으로 확대 개편되는 것이다. 잠수함 사령부가 창설되고 잠수함 18척 체제가 완료되는 오는 2018년에는 3,000톤급 중잠수함인 장보고-III급이 등장해 노후화된 장보고급 잠수함을 대체할 예정인데, 장보고-III급은 기존의 손원일급보다 더 대형화되고 미사일 수직 발사기까지 갖추고 있어 더 강력한 작전 성능을 자랑한다. 원자력 잠수함 수준은 아니더라도 상당한 수중 지속 잠항 능력과 잠대지 타격 능력을 갖춘 잠수함 전력을 함대급으로 보유하게 됨에 따라 이제 해군도 강력한 전쟁 억제력을 갖는 비대칭 전력의 한 축을 구성하게 됐다. ‘타우러스’ 도입하는 공군 ‘강력한 한방’을 준비하는 것은 해군만이 아니다. 공군 역시 최신형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도입해 북한은 물론 주변국에 대한 전략적 타격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공군은 지난 2013년에 독일과 스페인이 공동으로 개발한 타우러스(TAURUS) KEPD 350K 공대지 순항 미사일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이 미사일을 인도 받아 대구의 제11전투비행단에서 운용할 예정이다. 타우러스(TAURUS : Target Adaptive Unitary and dispenser Robotic ubiquity System) 시스템은 현존하는 최고의 공대지 미사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미사일은 관성항법장치, GPS 등의 유도장치와 더불어 IBN이라는 신형 유도장치를 내장하고 있다. IBN(Image Based Navigation) 시스템은 GPS와 INS로부터 지속적으로 보정되는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사전에 입력된 비행 경로상의 영상 지형정보를 대조해 표적까지 비행한다. 이러한 방식은 초저공 비행을 통해 적의 방공망을 뚫고 표적까지 비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미국이 외국에 절대 공개하지 않는 군용 GPS인 M코드 수준의 높은 정밀도를 자랑하며, GPS 재밍 등에도 강하기 때문에 적의 전파 교란 상황에서도 원하는 건물, 원하는 창문까지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 파괴력 역시 기존에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던 각종 순항 미사일보다 압도적이다. 이 미사일은 무려 495kg의 탄두를 탑재하는데, 이 탄두는 메피스토(MEPHISTO : Multi-Effect Penetrator High Sophisticated and Target Optimised)로 명명된 최신형 탄두이다. 괴테의 파우스트 속에 나오는 악마의 이름이기도 한 메피스토 탄두 시스템은 최대 6m의 강화 콘크리트를 뚫고 들어가 폭발하거나, 여러 겹의 벽을 뚫고 원하는 방에서 폭발시킬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창문이 없는 큰 빌딩 내부의 표적 제거를 위해 건물 외벽과 내벽을 뚫고 들어가 정확히 원하는 방에서 탄두를 폭발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타우러스는 이러한 관통형 탄두 이외에도 수백 발의 자탄(子彈)이 탑재되는 클러스터(Cluster) 탄두 탑재도 가능해 적의 기계화부대나 밀집한 병력 상공에서 수백 발의 수류탄을 흩뿌리는 형태의 공격도 가능하다. 초정밀 타격이 가능하면서도 기존에 보유한 SLAM-ER 미사일보다 2배 가까운 사거리와 파괴력을 가진 이 미사일은 F-15K 전투기에 탑재되어 운용될 예정인데, 이 미사일이 전력화되면 F-15K 전투기는 휴전선을 넘어가지 않고도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고, 서해와 동해 상공에서 베이징과 도쿄 등 가상적국의 수도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공군은 2015년부터 연차적으로 수백 발을 도입하고, 기술을 이전 받아 한국형 공대지 순항 미사일을 개발해 2020년대 중반 이전에 대량으로 도입할 계획이어서 북한 및 주변국에 대한 도발 및 전쟁 억제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을미년 : 망언 종결의 해로! 육군이 사거리 500km의 현무-2B 지대지 탄도 미사일을 대량으로 전력화한데 이어 을미년 새해에 해군과 공군 역시 강력한 비대칭 전력을 확보하는 것은 김정은과 최근 재집권에 성공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일본 극우 정치인들의 ‘다케시마 무력탈환론’에 던지는 무언의 압박이다. 잠수함사령부의 창설과 손원일급 잠수함의 대량 도입은 이제 북한이 잠수함 등 수중 전력을 가지고 우리의 영해를 마음대로 헤집고 다니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을미년 이전에는 ‘다케시마는 일본 땅’, ‘다케시마 무력 탈환’과 같은 망언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무력으로 침탈하려 한다면 일본 연안에서 해수면을 뚫고 솟구치는 잠대지 미사일을 보게 될 것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2015년 을미년은 온순한 양의 해지만, 대한민국 국군의 을미년은 강력한 발톱을 갖추고 맹수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는 해가 될 것이다. 적을 압도할 수는 없지만 적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강력한 한방을 가진 맹수 앞에서 누가 도발할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오늘 퇴역 ‘국산1호 전투함’의 파란만장 33년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오늘 퇴역 ‘국산1호 전투함’의 파란만장 33년

    30일 오후, 경남 창원의 진해해군기지에서는 지난 30여 년간 해군의 주력 전투함으로 활약해 왔던 국산 전투함들의 퇴역식이 열린다. 퇴역하는 함정은 남해를 담당하는 제3함대 소속 호위함인 울산함(FF-951), 동해를 담당하는 제1함대 소속 초계함인 경주함(PCC-758)과 목포함(PCC-759)을 비롯해 북방한계선 최전선에서 임무를 수행했던 참수리(PKM)급 고속정 8척 등 무려 11척에 달한다. 이날 퇴역한 함정 가운데 울산함은 함의 자매도시이기도 한 울산광역시에 대여되어 안보 공원으로 활용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최초의 국산 전투함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전투함을 함명을 따온 곳이자 ‘대한민국 산업화 1번지’이기도 한 울산광역시에 전시하는 것은 사료(史料)로써 활용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전투함으로써 지난 30여 년간 울산함의 위상은 대단했지만, 탄생부터 퇴역까지 울산함이 겪어온 시간들은 결코 순탄하지 못했었다. ▲구축함이 뭡니까? 1975년, 박정희 대통령의 강력한 독려와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불도저와 같은 추진력이 허허벌판이었던 울산 미포만에 국내 최초의 대형 조선소를 탄생시킨 지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았던 시기에 박 대통령이 정 회장을 청와대로 급히 불러들였다. 당시 박 대통령은 ‘자주국방’의 기치 아래 군사력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는데, 육군은 M-48A5 전차가, 공군에는 F-4E 전투기 등 당시 기준으로도 비교적 우수한 무기체계들이 도입되고 있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해군에는 제대로 된 군함들이 도입되지 못하고 있었다. 미군은 일본의 해상자위대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한국의 해군력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우리 해군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사용하던 구식 구축함이나 퇴역한 미사일 고속정 등의 군함만 공여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정주영 회장을 청와대로 부른 박정희 대통령은 정 회장에게 “우리 손으로 구축함을 만들 수 있겠나?”라고 물었고 정 회장은 자신 있게 “예! 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자신 있게 대답하고 나온 정 회장은 대통령 집무실을 나와 비서관에게 “구축함이 뭡니까?”라고 물었다. 당시 우리나라의 유일한 조선소 사주(社主)가 구축함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당시 상황은 열악했다. 박 대통령의 지시로 해군에 한국형 전투함 건조를 위한 사업단이 꾸려지고, 당시 사업단은 1974년 발생했던 제4차 중동전의 교훈에 따라 함대함 미사일로 무장한 2,000톤급 전투함 건조를 목표로 설정하고 실제 설계와 건조를 맡을 현대중공업과 협의에 나섰다. 하지만 사업단이나 현대중공업에는 그 누구도 이러한 전투함 건조는 고사하고 개념 정립과 설계를 할 수 있는 인력이 전혀 없었다. 사업단은 미국의 GIB & COX나 영국의 VOSPER 등 유명한 설계용역회사를 찾아가 2,000톤급 전투함 설계 용역을 의뢰했다. 그러나 이 업체들은 설계 견적으로 860만~960만 달러(한화 약 94억~105억원)라는 엄청난 가격을 제시했다.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이 600달러 수준이었고, 1975년 방산수출액 전체를 합친 액수의 20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당연히 이들 업체와는 계약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다른 업체를 모색하던 중 미국의 퇴역군인들이 설립한 JJMA(Jhon. J. Mcmullen. Associated)와 선이 닿았지만, 이 업체 역시 436만 달러의 설계비를 요구했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현대중공업이 설계를 맡고 JJMA가 자문을 해주는 방식으로 사업 방식이 결정됐다. ▲현대판 포함(砲艦)의 탄생 박정희 대통령이 국산 구축함 건조를 지시한 계기 자체가 1974년 제4차 중동전에서 있었던 ‘에일러트 쇼크’였던 만큼 당시 세계 각국이 건조하고 있던 신형 전투함들은 새로운 위협으로 급부상한 함대함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다. 전투함의 주력 무장은 함포에서 미사일로 옮겨 가고 있었고, 이러한 미사일을 막기 위한 함대공 미사일 탑재가 일반화되기 시작했으며,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함미에 헬기 갑판과 격납고를 설치하고 대잠수함 헬기를 운용하는 국가도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사업단은 이러한 전투함을 요구할 수 없었다. 당시 우리나라의 경제적 여건에 함대공 미사일과 대잠헬기는 너무도 비싼 무기체계였고, 당시 북한의 해상 위협은 대함 미사일이 아니라 간첩선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해군은 2,200톤급의 선체에 35노트 이상을 낼 수 있는 속도 성능과 최대한 많은 함포를 탑재할 것을 요구했다. 그 결과 완성된 설계 안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특이한 형태를 하고 있었고, 이 때문에 무장 배치와 설계에 대해서만 무려 9번의 회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이 특이한 형상의 설계대로 건조가 결정되었다. 현대적인 수상 타격전을 위해 함대함 미사일인 하푼(Harpoon) 8발이 탑재되고, 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한 어뢰와 폭뢰가 실린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든 무장은 함포였다. 76mm 속사포 2문이 함수와 함미에 각각 1문 탑재되었으며, 여기에 30mm 기관포가 무려 4문이 장착되는 등 거의 포함(砲艦)에 가까운 수준의 배가 탄생했다. 1978년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건조가 시작된 울산함은 시작부터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건조 과정에서 해군 사업단과 현대중공업 현장 관계자들이 수시로 충돌했고, 건조가 끝나고 진수시켜놓고 보니 선체 균형이 맞지 않아 함수 선체 바닥에 시멘트를 부어 무게 균형을 맞추는 등 웃지 못 할 촌극도 벌어졌다. ▲1981년 취역 '작은 몸체'로 5대양 누벼 각고의 노력 끝에 1981년 1월 1일 취역한 울산함은 최초의 국산 전투함이었기 때문에 취역 초기부터 다양한 데이터를 뽑아내는데 활용되었고, 여기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설계 개선 작업을 거쳐 1984년부터는 8척의 자매함이 순차적으로 건조되었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축소형인 동해급 / 포항급 초계함 28척이 건조되었다. 울산급은 한국형 구축함 사업(KDX-I)을 통해 2000년에 광개토대왕급이 취역하기 전까지 우리 해군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함으로 활약했다. 해군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함이다보니 가장 많은 작전에 투입되었고, 그만큼 가장 많이 혹사당했다. 3~4m 이상의 높은 파도가 몰아치면 고속정과 초계함은 작전은커녕 안전 문제가 심각해지기 때문에 항구로 대비하는데 반해, 울산급 호위함은 그리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장 큰 전투함이라는 이유로 대피하지 않고 그 높은 파도를 온몸으로 맞으며 경계 작전을 수행해야 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해군이 림팩(RIMPAC) 훈련에 참가하면서부터는 이 작은 배를 가지고 태평양의 거친 파도를 넘어 하와이까지 왕복을 거듭해야 했고, 해군사관학교 4학년 생도들의 해외 순항 훈련에도 동원되어 5대양 6대주를 누벼야 했다. 비록 2,200톤에 불과한 작은 배였고, 혹독한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했지만, 울산급은 해외에 있는 교민들에게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알리는 사자(使者)이기도 했다. 세계 각국의 항구에 태극기를 게양한 울산급 호위함이 입항할 때 교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망망대해에서 항해 중 마주친 원양어선들은 호위함으로 다가와 자신들이 잡은 생선들을 선물하며 승조원들을 격려했기도 했다. 그만큼 대양으로 나갈 수 있는 전투함으로서 울산급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해군에게도, 대한민국에게도, 해외에 있는 교민들에게도 대단히 큰 것이었다. ▲각국 항구에 입항할 때 교민들 태극기 흔들며 눈물 그러나 기술과 자본이 부족한 상태에서 처음으로 건조한 실험적 성격의 전투함이었던 울산급은 10여년간 혹사를 당하면서 점차 문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상부 선체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당초 해군은 울산급의 함미 함포를 떼어내고 선체를 개조해 헬기 갑판을 설치하고, 함대공 미사일을 장착하는 등의 개량을 추진해 왔지만, 선체 곳곳에서 균열이 발생하는 등 군함의 상태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자 개량 사업을 포기하고 차기 호위함 건조 사업을 진행했다. 이른바 ‘울산-I' 사업이 그것이다. 해군은 울산급 9척과 포항급 24척 등 32척의 호위함과 초계함을 20여 척 이상의 차기 호위함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인천급으로 명명된 차기 호위함은 만재배수량 3,200톤급의 초기형(Batch-I) 6척, 만재배수량 3,500톤급 이상의 중기형(Batch-II) 8척, 만재배수량 3,800톤급 이상의 후기형(Batch-III) 8척 이상이 건조될 예정인데, 배가 커진 만큼 이 배는 향후 해군의 주력 전투함으로 운용되면서 해외 순항 훈련이나 소말리아 대해적 작전 등 다양한 임무에 투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차기 호위함 20여 척이 모두 전력화되는 것은 오는 2020년대 중반 이후가 될 것이어서 나머지 8척의 울산급 호위함이 모두 ‘안식’을 얻기까지는 앞으로 10여년 가량 더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자주포’도 배달이 되나요?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자주포’도 배달이 되나요?

    공군에서 전투기를 사면 조종사들이 직접 전투기 공장에 가서 전투기를 몰고 공군기지로 가져오고, 해군에서 군함을 사면 인수부대를 편성해 조선소로 보내 직접 배를 끌고 해군기지로 가져온다. 그렇다면 육군에서 자주포를 사면 어떻게 가져올까? 정답은 ‘배달해준다’이다. 최근 폴란드 수출이 성사되면서 또 한 번 그 우수성을 입증 받은 K-9 자주포는 우리 육군에 850여대 이상 배치되었고, 현재도 전력화가 진행 중인 진정한 명품 무기 가운데 하나이다. 최신 사거리 연장탄을 사용할 경우 최대 53km까지 포탄을 날릴 수 있어 사거리 면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K-55 자주포의 2배 이상의 사거리를 자랑하며, 표적 획득부터 장전, 사격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자동화되어 신속한 사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K-10이라는 자동화된 탄약보급장갑차까지 갖춤으로써 명실 공히 세계 최정상급 자주포로 그 위상을 더욱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그러나 1문에 40억 원이 넘는 고가의 장비이다 보니 아직까지는 군단 직속 포병여단과 기계화 부대에만 일부 보급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바로 이 자주포가 최전방 GOP 사단에 배치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 맞춤형 자주포 배달 서비스? 이번에 K-9 자주포를 수령하게 된 부대는 중부전선을 지키는 열쇠부대 포병연대 예하 부대로 이 부대는 육군에서 46번째로 K-9 자주포를 전력화하는 부대였으며, 현재는 KH-179 견인포를 사용하는 부대이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공장에서 갓 출고된 신품 자주포들은 전날 야간에 화차에 적재되어 밤새 철도를 달려 이른 새벽 열쇠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경기도 연천의 군용 정류소에 도착했다. 이날 도착한 6문의 K-9 자주포는 공장에서 위장색만 도색된 상태로 출고되어 외부에 아무런 장착물도 없는 상태였으며, 심지어 포탑 내부 기자재들의 포장재도 벗겨지지 않은 신품이었다. 현장에는 이 화포를 인수할 열쇠부대 대대장과 인수요원들이 나와 있었지만, 아직 배송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역과 최종 배송 지역까지의 운송은 K-9 자주포 제작업체와 협력사 전문 배송요원들이 맡았다. 6문의 K-9 자주포는 협력업체에서 파견된 조종수들이 직접 몰아 화차에서 하역되었다. 이 자주포가 배치될 대대는 역에서 멀리 떨어진 산골짜기에 있기 때문에 역에서부터는 자력주행을 통해 대대 주둔지까지 들어가야만 했고, 이 주행은 업체에서 파견된 조종수들이 맡았다. 이날 대대 주둔지까지 배송을 맡은 조종수들은 일선 부대의 K-9 자주포 조종수보다 압도적인 주행 시간을 가지고 있는 베테랑들이었다. 이들은 K-9 자주포가 공장에서 갓 출고된 직후의 시험 주행은 물론 현재까지 이루어진 수십여 차례의 납품에 직접 K-9을 몰고 배송했던 유경험자들이었다. 납품 당일 주둔지까지 가는 길은 전날까지 내린 많은 눈으로 도로가 결빙되어 있었고, 산악 지형이기 때문에 도로 폭이 좁아 K-9과 같은 대형 자주포가 이동하기에 대단히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이들은 능숙하게 K-9을 대대 주둔지까지 배송했다. 부대까지 들어왔다고 배송이 전부 끝난 건 아니다. 신차를 살 때 네비게이션 등 각종 편의장비도 장착하고, 옵션도 부착하는 것처럼 K-9도 부대 추가적인 부착물을 장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대에 도착한 K-9들은 정비고에서 기관총 장착을 위한 큐폴라와 조준을 위한 방향포경, 안테나 등 외부 부착물을 장착하는 작업을 거쳤다. 작업을 마친 자주포들은 이 자주포를 실제로 운용할 포대로 이동했다. ▲전임 KH-179와 비교해보니.. ‘막강’ K-9 외부 부착물 장착 작업이 진행 중일 때 근처에서 다른 포대의 KH-179가 훈련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자리를 옮겼다. 적 도발을 가정하고 긴급 사격 명령이 하달된 훈련 상황이 주어졌는데, 포반장의 지시 하에 12명의 포반원들이 전광석화와 같이 포상으로 뛰어와 일사분란하게 사격준비를 진행했다. 이들은 ‘메이커 부대’라는 열쇠부대 포병연대답게 대단히 빠르고 정확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탄약고에서 45kg이 넘는 포탄과 장약을 들고 한발 한발 수동으로 장전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포반원들은 놀라울 정도의 체력과 집중력, 팀워크를 보여주며 자주포에 버금가는 속도로 사격을 진행해 참관자들을 놀라게 했다. 훈련을 지도한 A포대장은 “평소 개개인의 주특기뿐만 아니라 팀워크와 체력 향상, 포병 본연의 전술적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교육훈련을 진행해 신속한 즉각사격 준비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무리 지휘관이 훌륭하고 병사들의 훈련이 잘 되어 있다 하더라도 견인포이기 때문에 뛰어넘기 어려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자동장전장치를 가진 K-9은 사격필수요원 3명만 탑승해 있으면 1시간동안 분당 2~3발의 속도로 포격이 가능하지만, KH-179는 12명의 포반원이 아무리 숙련되어 있다 하더라도 인간인 인상 체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발사 속도에서 K-9을 따라올 수 없다. 또한 K-9은 이동 중 사격 명령을 받으면 정차해 즉각 사격이 가능하지만, KH-179는 이동 중 사격 명령이 내려오면 평평한 땅을 찾아 삽과 곡괭이로 포를 방열할 자리를 만들고 사격준비를 갖추는데 10분 이상이 소요된다. 무엇보다 장갑판으로 보호되는 K-9과 달리 KH-179는 모든 병사들이 외부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근처에 포탄 한발만 떨어져도 포반 전체가 기능을 상실한다. 포대에 도착한 K-9 자주포에 탑승한 한 포반장은 “그동안 KH-179 견인포를 사용하면서 우리 포반원들이 정말 고생이 많았는데, 이제는 추운 겨울 꽁꽁 얼어붙은 땅에 곡괭이질하지 않아도 되겠다”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던 것은 견인포를 운용하면서 그동안 뼈저리게 체험했던 문제들로부터 이제는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안도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병사들을 살리기 위한 무기 현재 우리 육군 보병사단에는 4개의 포병대대가 편성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3개 대대는 6.25 전쟁 때 쓰던 105mm 견인포를, 1개 대대는 1950년대부터 사용한 M114를 개량한 KH-179 견인포를 사용하고 있다. 이 견인포들들은 운용요원과 사격기자재가 노출되어 있어 적 공격에 대단히 취약하고, 이동부터 사격까지 모든 과정을 인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지속전투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무엇보다 105mm 견인포들은 사거리까지 짧아 최전방 GOP 바로 뒤에 배치되어 있는데, 워낙 북쪽으로 올라가 있다보니 북한군 박격포나 무반동총 등 공용화기의 사거리 내에 노출되어 있어 생존성이 극히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군은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105mm 견인포를 KH-179 견인포로 대체할 예정이지만, 105mm보다 더 대형이면서 더 많은 운용요원이 필요한 병력을 확보하지 못해 1개 대대 화포 18문 편제를 1개 대대 화포 13문 편제로 변경하는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화포는 더 강력해지지만 무려 30% 가까운 수량을 축소함으로써 전력 증강 효과가 사실상 반감되는 역효과가 나오게 된 것이다. 현행 규정으로는 화포 6문을 보유한 포대 3개가 모여 1개 포병대대를 구성하며, 1개 포병대대는 3개의 보병대대로 구성된 1개 보병연대를 지원하는 형태로 운용되는데, 포병대대 편제 축소에 따라 보병대대가 지원 받을 수 있는 화력은 더욱 감소해 최전방 GOP 부대들의 전력 공백이 우려되고 있지만, 육군은 극심한 예산 부족과 병력 부족 문제로 인해 뾰족한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K-9 화포 인수를 현장 지도한 열쇠부대 포병연대장 신동환 대령(학군 28기)는 “견인포들은 화포를 운용하는 병사들은 물론이고 조준장비 등이 모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근처에 적 포탄 1발이 떨어져 파편이 조금이라도 튀면 병사들이 죽거나 다치기 쉬우며, 조준장비 하나라도 망가지면 화포 자체가 사용불능 상태가 되기 때문에 대단히 취약하다”면서 최전방 포병부대의 열악한 상황을 전했다. 아들을 최전방 GOP 관측장교로 보냈다는 신 대령은 “북한군은 개전 직후 최소 12시간 이상 치열한 포격을 가할 수 있는 계획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개전 초기 이 치열한 포격으로부터 누군가의 아들이자 내 아들인 우리 병사들을 지켜내야만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면서 “이제라도 K-9과 같은 자주포가 들어와 조금이나마 근심을 덜 수 있게 되었다”는 인수 소감을 밝혔다. 북한은 2015년 통일대전을 외치면서 연일 김정은이 직접 방사포를 쏘아대며 대남 위협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위협에 맞서 최전선에서 싸우는 것은 포병이다. 더 많은 장병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점차 심각해지는 전력공백을 막기 위해서라도 예산 증액을 통한 자주포 도입 물량 확대와 조기전력화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핵미사일 막아줄 ‘신의 방패’ 도입되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핵미사일 막아줄 ‘신의 방패’ 도입되나?

    지난 9월, 3척 추가 건조가 확정된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2차 사업, 일명 ‘세종대왕급 배치2’에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이 부여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 Korea Air Missile Defense)가 한반도 전역을 보호할 수 있는 진정한 미사일 방어체계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방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크게 킬 체인(Kill chain)과 KAMD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킬 체인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될 경우 사전에 이를 탐지해 미사일과 유도폭탄 등으로 선제공격한다는 개념의 공세적 대응 전략이고, KAMD는 핵미사일 선제타격에 실패했을 때 날아오는 핵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기 위한 수세적 대응 전략이다. '혈세 낭비 무용지물' 킬 체인과 KAMD 국방부는 킬 체인 구축을 위해 다목적 실용위성과 지대지 탄도탄, 고고도 무인정찰기 등 도입에 10조 6,000억 원, KAMD 구축을 위한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와 패트리어트 요격 미사일 도입 등에 4조 6,000억 원 등 총 15조 2,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킬 체인과 KAMD는 사업 추진 초기 단계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군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라는 비난이 많았다. 지난해 5월 김민석 대변인을 통해 국방부 스스로 밝혔던 것처럼 북한의 미사일은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한 상태에서 보관 및 이동이 가능한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발사 직전 미사일 발사대를 세우고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4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선제 타격한다는 킬 체인의 논리적 근거는 이미 무너졌다. 북한이 서울에서 약 500km 떨어진 내륙에서 서울을 향해 핵미사일을 발사한다고 가정해보자. 구소련의 스커드 미사일 운용 교범에 나온 발사 준비 시간은 연료 및 산화제 주입을 제외했을 때 이동식 발사차량 정차부터 발사대 기립, 미사일 발사까지 7~8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미사일이 500km를 비행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6분 안팎이다. 한국군이 대단히 운이 좋아 갱도진지에서 이동식 발사 차량이 나온 그 순간부터 탐지・추적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현무2 지대지 미사일이 긴급 방열해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15분, 500km를 비행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6분이기 때문에 ‘발사 징후 포착 후 선제 타격’은 실현 불가능한 허구에 불과하다. 북한 미사일은 10분 안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도주하는데 발사 준비부터 미사일 명중가지 21분 이상이 소요되는 킬 체인을 가지고 무슨 수로 ‘선제 타격’을 한다는 말인가? ‘특정 군 밥그릇 챙기기’와 ‘국내 방산업 진흥’을 위해 아무 의미도 없는 허공에서 터질 미사일 구매 사업에 10조원의 국민 혈세가 흩뿌려질 예정이다. 북한의 핵미사일을 요격하겠다는 KAMD는 더 가관이다. 약 4조 6,000억 원을 투입해 구축되는 KAMD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orea Air Missile Defense)’가 아니라 ‘한국형 공군기지 방공체계(Korea Airbase Missile Defense)’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들여 공군기지만 보호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KAMD의 핵심 무기체계인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사정거리(30km)와 요격고도(15km), 미 육군 야전교범(Field Manual FM 3-01_85(FM44-85) Patriot Battalion and Battery Operation)에 도식된 요격 범위 등을 감안해 이를 한반도에 투영할 경우 KAMD가 추구하고자 하는 ‘미사일 방어’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군기지를 보호하기 위한 것임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대로라면 KAMD가 완성되더라도 공군기지 주변에 있는 도시가 아니라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서 전혀 보호 받을 수 없다. 군의 존재 이유는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있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현행 KAMD 구상은 명백한 대국민 기만행위이자 직무유기이다. 北核 막을 ‘神의 방패’ 이지스 BMD 북한의 핵미사일을 요격하겠다는 KAMD가 ‘공군기지 방어용’으로 전락하면서 문제가 제기되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군이 나섰다. 방위사업청이 지난달 30일, 오는 2023년 초도함이 전력화되는 해군의 차기 이지스함 3척에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을 부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사실 해군은 KAMD의 문제점에 대해 오래 전부터 문제를 제기해 오고 있었고, 이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이지스 BMD 개량 사업을 요구해오고 있었다. 해군의 제안은 포대당 수 조원이 들어가는 패트리어트나 THAAD 대신 저렴한 비용으로 한반도 전역을 방어할 수 있는 미사일 요격 체계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이었지만,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 사업 의사결정에 있어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공군의 반대로 인해 주목받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정권에서 KAMD 구축 계획을 청와대에 직접 브리핑했다는 공군 실무자는 “해군 이지스함의 SM-3는 북한의 미사일을 측면에서 요격할 수 없다”며 THAAD와 패트리어트만으로 구성되는 KAMD 구축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공군의 이러한 주장과 달리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연간 1~2회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이지스 BMD 탄도미사일 요격 테스트는 ‘측면 요격’ 테스트가 매번 ‘성공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비용 문제 역시 THAAD가 포대당 2~3조 원, 패트리어트가 1조원에 달해 비용 대 효과 면에서 최악이라는 결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 그러나 미사일 방어 계획 추진에 있어서 공군의 헤게모니는 막강했고, 그 결과 5조원 가까운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KAMD는 ‘한국형 공군기지 방어체계’로 전락해 버렸다. 공군이 주축이 되어 추진하고 있는 KAMD가 5조 원을 들여도 공군기지 주변만 방어가 가능한 것과 대조적으로 해군이 추진하고 있는 이지스 BMD는 1.2조원이면 대한민국 전역에 대한 방어가 가능하다. 척당 체계 개량비용 2,500억 원, 요격용 미사일 SM-3 30발 도입비용 4,500억 원 등이 소요된다. 비용은 기존의 KAMD에 비해 30% 수준에 25% 수준에 불과하지만, 능력은 더 막강하다. 이지스 BMD에 사용되는 SM-3 미사일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SM-3 블록1의 경우 최대 사거리 700km, 요격고도 500km 수준으로 동해와 서해에 각 1척이 떠 있을 경우 남한 전역을 방어할 수 있는 수준이며, 개발 막바지에 와 있는 개량형 SM-3 블록2의 경우 사거리 1,200km, 요격고도 1,500km 수준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북한 영토 상공에서 요격할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자랑한다. 요격 미사일의 사거리와 요격고도가 증가했다는 것은 단순히 멀리 있는 표적을 요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서울이나 부산 등 표적에 직접 명중시켜 폭발시키지 않고 군사분계선 상공 수백km 상공에서 폭발시키는 방법으로 가할 수 있는 EMP(Electromagnetic Pulse) 공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이점도 제공한다. 신들의 왕인 제우스(Zeus)가 전쟁의 신이자 딸인 아테나(Athena) 여신에게 준 방패인 이지스(Aegis)가 모든 악(惡)을 씻어내는 절대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해지는 것처럼, 이지스 BMD는 ‘악의 축’인 북한의 모든 미사일 위협을 막아낼 수 있는 신의 방패와 같은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이 패트리어트와 같은 종말단계 하층방어 체계만 고려하다가 이지스함에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지만, 문제는 시기이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당면 위협이지만,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이지스함이 전력화되는 것은 지금부터 10년 후의 일이며, 정권이 바뀌면 또 언제 뒤집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해군은 3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고 요격용 미사일만 구입해 오면 탄도탄 요격 능력을 갖출 수 있는 기본 배경은 다 갖추고 있다. 보유한 6척의 이지스 구축함에 모두 BMD 업그레이드 사업을 실시한 일본 해상자위대의 사례를 보면, 척당 2,500억 원 안팎의 비용에 개량 및 요격 테스트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1년 남짓이다.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정말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 3년 안에 한반도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갖출 수 있다. 이것은 의지 문제이다. 다만 일부 정치인들과 재야 단체들이 “이지스 BMD나 THAAD 등은 미국의 MD에 편입되는 것이며, 이것은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며 패트리어트 이상 수준의 고성능 요격체계 도입을 결사반대하고 있는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북핵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국가이면서도 북핵을 막지 못한 것은 중국의 책임이다. 북핵이라는 위기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는 것은 국제법상 자위권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그 어느 국가도 간섭할 수 없으며, 중국의 귀책사유로 인해 우리의 생존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은 우리가 이지스 BMD를 도입하든 THAAD를 도입하든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다. ‘북핵’이라는 문제는 나와 있고 ‘이지스 BMD'라는 답도 나와 있다. 이제 문제지에 답을 기재하는 것은 정부의 의지이고, 이 의지를 움직이는 것은 국민들일 것이다.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 네트워크 사무총장)
  • [사설] 방산비리 파헤치되 마녀사냥 안 된다

    방위산업 비리는 막대한 국고를 축내고 국방력을 약화시키며 국가 기강을 허물어뜨리는 적폐 중의 적폐다. 그런 만큼 범정부적 역량을 총동원해 반드시 발본색원해야 마땅하다. 검찰, 국방부, 경찰청 등 7개 사정기관 105명으로 구성된 역대 최대 규모의 ‘방위사업비리합동수사단’이 출범한 것도 방산비리 근절에 대한 그런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합수단의 수사와 관련해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건조에만 1590억원이 투입된 최첨단 해군 수상구조함 통영함 비리다. 2012년 진수식을 가졌지만 핵심 구조장비가 불량품으로 드러나 해군이 인수를 거부한 통영함은 세월호 침몰이라는 국가 대재난 상황을 맞아 현장에 투입되지 못해 또다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해군 측으로서도 할 말은 없지 않다.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는 해저에 있는 물체의 위치를 파악하는 장비로 이미 세월호의 위치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필요성이 그리 높지 않았다는 것이 그 한 예다. 하지만 해군도 인정하듯 선체고정음탐기(소나)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 아닌가. 통영함이 세월호 참사의 ‘구세주’가 될 수는 없을지언정 제 성능을 다하는 첨단 구조함으로서 최소한의 ‘제한적’ 임무라도 수행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통영함이 선체고정음탐기와 수중무인탐사기(ROV)을 뺀 채 내년 상반기 중 실전 배치될 예정이라고 한다. 성능이 떨어지는 장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고 통영함을 작전에 투입하는 데 대해 여론이 좋지 않음에도 합동참모본부가 이 같은 방침을 정한 데는 나름의 사정이 있을 터이다. 현재 해군이 운용하는 수상구조함 광양함과 평택함은 각각 1968년과 1972년에 건조된 것으로 30년 수명 주기를 한참 넘긴 상태다. 연말 노후 구조함 퇴역 이후 전력 공백을 메우려면 통영함의 조기 전력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통영함의 조기 전력화 추진이 일각에서 지적하듯 방산비리 잡음을 서둘러 봉합하려는 의도라면 결코 용납될 수 없다. 통영함 실전 배치와 방산비리 진실 규명은 별개다. ‘방산비리의 결정판’으로 지목된 통영함에 대한 수사는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유의해야 할 것은 방산비리는 성역 없이 파헤치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마구잡이로 폭로하거나 마녀사냥식 인민재판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통영함 비리는 6만여 해군·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걸린 문제다. 군과 그 구성원의 명예훼손은 결국 군 전체의 사기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 통영함 내년 상반기 실전에 조기 배치

    군 당국은 28일 군 수뇌부가 참석하는 합동참모회의를 열고 부실 장비 납품 비리 의혹이 제기된 통영함(3500t급)을 조기에 전력화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중 배를 실전 배치한 뒤 작전요구 성능에 미달된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와 수중무인탐사기(ROV)는 2년가량 보완 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최윤희 합참의장이 주재한 회의를 통해 작전요구성능을 충족하지 못하는 통영함 HMS와 ROV의 전력화 시기를 각각 2017년 9월 이전, 2015년 12월 이전으로 조정해 장착 시기를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통영함이 두 장비를 뺀 채 실전에 배치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2012년 9월 진수된 통영함은 당초 지난해 12월 군에 인도될 예정이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수상함 구조함인 광양함의 노후화가 심각하고 이를 대체할 통영함이 인양, 예인 등 구조임무 수행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성능이 떨어지는 수중탐색 기능은 소해함과 협동작전을 통해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중 HMS를 대체하기 위해 장착한 상용 어군탐지기(SH60)를 제거한 통영함을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해군은 이후 3~5개월 동안 함정에 대한 성능확인과 승조원의 숙달훈련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3~4월 중 통영함이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사청은 통영함의 HMS로 상용 어군탐지기를 납품한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지만 계약자 선정에서 정상 가동까지 2년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ROV는 초음파 카메라만 작전요구성능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1년 이내에 성능을 보완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군이 지난해 말 일부 장비가 성능 미달이라며 인수를 거부했음에도 이를 완전히 개선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를 인도하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은 여전히 남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기획] 北 노골적 공기부양정 위협... 서해5도 괜찮겠지?

    [기획] 北 노골적 공기부양정 위협... 서해5도 괜찮겠지?

    연평도 중심부를 잿더미로 만들었던 연평도 포격도발이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 곳곳에 남아있는 포격의 흔적은 그 날의 참상을 말해주고 있고, 연평도 주민들은 11월 꽃게잡이 철이 돌아올 때마다 자신들의 삶을 터전을 불바다로 만들었던 그 날의 기억 때문에 아직까지 고통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이 와중에 김정은은 서해에서 공기부양정을 동원해 서북도서 주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4년여 간 우리 군은 서북도서와 NLL 일대의 전력을 크게 강화하며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왔지만, 북한은 우리 군의 전력 증강의 의미를 무색케 할 만큼 더 다양하고 강력한 전력을 서북도서에 배치하며 다음 번 도발은 ‘단순 포격’이 아닌 ‘상륙 및 점거’라는 형태로 이루어질 가능성을 여러 차례 내비치고 있다. 최근 1년간 김정은은 상륙훈련 3회, 항공기를 이용한 강습 훈련 1회 등 서북도서 기습상륙 및 점거 의도를 노골적으로 내비치고 있는 훈련을 자주 지도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사실 북한의 입장에서 서해 5도, 특히 백령도와 연평도는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여단급 해병대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백령도는 언제든지 북한군 4군단의 배후를 노릴 수 있고, 한국군이 대량으로 보유한 현무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이나 ATACMS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여기에 배치하면 평양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1990년대부터 집요하게 NLL 무력화를 시도해왔던 북한은 2010년 연평도 포격이라는 만행을 저지르더니, 이제는 서북도서 지역에 상륙해 섬을 직접 점령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는 듯한 제스처를 버이면서 이 지역에 대한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다. - 김정은 직접지도 상륙훈련만 올 3차례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우리 군이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하고 이 지역의 전력을 강화하자 북한은 백령도에서 불과 50km 떨어진 황해남도 용연군 고암포에 70여 척의 공기 부양정을 배치할 수 있는 대규모 기지를 건설하고, 여기에 공기부양정 수십여 척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배치되기 시작한 공기부양정은 ‘공방급’이라 불리는 북한 자체 개발 모델이다. 공방급 공기부양정은 영국의 브리티시 호버크래프트 코퍼레이션(British Hovercraft Corporation)의 민수용 공기부양정인 SRN-6 모델을 기반으로 1980년대 초반에 개발됐다. 이란, 이라크, 이집트 등에 수출된 SRN-6를 북한이 입수해 이를 기반으로 모방 생산형을 만든 것이다. 공방급은 공방-1(23m급), 공방-2(21m급), 공방-3(18.5m급) 등 3종류가 있으며, 1980년대부터 1992년까지 생산된 초기형인 공방-1급 약 100여 척은 치장중이며, 현재는 공방-2급과 공방-3급이 도합 140여 척 가량 생산되어 주력으로 운용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수가 배치된 공방-3급은 35명의 완전무장 병력을 태우고 50노트 (약 92km/h) 이상의 속도로 기동할 수 있다. 단순 계산으로도 동시에 약 4,900여 명 이상의 병력을 수송할 수 있는 수준의 전력이기 때문에 1개 저격여단 병력을 동시에 상륙시킬 수 있다. -백령도 빼면 1개 대대 병력·포병뿐 북한은 상륙용 전력인 공방급 공기부양정 전력 이외에도 이들과 함께 빠른 속도로 기동할 수 있는 공기부양 전투함도 선보이고 있다. 해삼급, 농어급 등으로 분류되는 신형 전투함들은 약 250톤의 배수량을 가진 선체에 우리 군의 초계함에 장착된 것과 사실상 동형의 76mm 속사포와 러시아의 Kh-35 우란 함대함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대함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으며, 남포 일대에서 종종 목격되고 있다. 고암포 기지에서 공기부양정들이 출격하면 백령도까지 30분, 연평도까지 1시간 4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연평도는 비교적 대응 시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30~40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백령도나 대청도는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북한은 공방급 공기부양정과 지원 함정 등을 동원한 상륙훈련 실시 횟수를 점차 늘려가고 있고, 올해 들어서 김정은이 직접 현지지도한 상륙훈련만 벌써 3번이나 된다. 이에 대응해 서북 5도에는 해병대 제6여단이 분산 배치되어 있는데, 가장 규모가 큰 백령도에 3개 대대급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섬에는 1개 대대 병력과 이를 지원하는 포병 전력이 전부다. 원거리 화력전투를 수행하는 포병부대는 북한군 특수부대의 접근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막강한 화력 지원을 받으며 대규모로 상륙을 시도하는 적의 공기부양정 대군(大群)을 바다에서 막지 못하면 백령도와 대청도 등 주요 섬의 해병대 병력과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업이 주 생계수단이지만 최근 중국 어선들의 불법 어획 활동이 극심해지면서 경제적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의 강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섬을 떠나는 주민들은 많아질 것이고, 민간인이 줄어들수록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는데 느껴야 할 부담은 줄어들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병대원과 주민들 일부를 인질로 잡고 NLL 무력화 또는 평화협정 체결 등 협상을 요구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비즈니스 프렌들리’에 밀려난 국가안보 서북도서와 NLL 일대에서 북한의 위협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군은서북5도와 인천 일대를 관할구역으로 하는 합동부대인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설치하고 해병대를 중심으로 육군과 해군, 공군 전력을 배속시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에는 연평도 포격도발 이전보다 대단히 많은 장비와 전력이 보강되었으나, 현재까지 증원된 전력은 완전한 대응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신규전력’으로 해병대에 배치된 것이 아니라 ‘증원전력’으로 육군 자산을 끌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연평도와 백령도 일대에 배치된 공격헬기와 다련장 로켓 전력은 해병대 보유 장비가 아니라 육군 소속으로 서북도서방위사령부에 배속된 전력이다. 즉, 중부전선이나 서부전선 일대에서 대화력전 임무를 수행하던 전력을 끌어온 ‘돌려막기’ 전력이다. 원칙대로라면 백령도나 연평도에 해병대 병력을 증강 배치하고, 이들에게 다련장 로켓과 대포병레이더, 지대공 미사일 등을 지급해야 하지만 예산이 부족해 육군 전력을 끌어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돌려막기’로 증원된 지상 화력 문제보다 더 큰 문제는 유사시 수십 척이 물밀 듯이 몰려올 적의 공기부양정 전력을 막을 항공 전력의 부재이다. 시속 100km에 가까운 속도로 바다와 갯벌을 가리지 않고 고속으로 움직이는 공기부양정을 초계함이나 고속정으로 잡는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이들을 효과적으로 저지하기 위해서는 항공 전력이 필수적이다. 백령도에는 육군항공작전사령부에서 파견된 AH-1S 코브라 공격헬기 4대가 배치되어 있으나, 방염처리가 되지 않은 육상용 헬기이기 때문에 해상에서 운용이 제한되고, 표적획득장비의 성능이 떨어져 해무가 잦은 서북도서 인근 해역에서 사용하기에 대단히 제한이 많을뿐더러 숫자도 적다. 원래 서북도서와 수도권 서쪽 해안의 적 침투부대 해상 침투 저지 임무는 주한미군의 AH-64D 아파치 공격헬기 대대가 맡고 있었지만, 2009년 이 대대가 철수하면서 전력 공백이 생겼고, 이를 메우기 위해 배치한 것이 성남기지의 KA-1 전선항공통제기였다. KA-1의 원래 임무는 전투기의 근접항공지원 폭격을 유도하는 전선항공통제기지만, 기관포와 로켓, 미사일과 폭탄 등의 무장을 운용할 수 있어 공중에서 적 공기부양정 대군을 상대하는 핵심 전력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높이 555m에 달하는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면서 항공기 이착륙시 충돌 위험성 문제가 제기되었고, 논란 끝에 이들 전력은 강원도 원주기지로 이전 배치되면서 그 임무 역시 동부전선과 동해안 침투 저지로 변경되었다. 적 특수부대 해안 침투로부터 수도권을 지킬 핵심 전력에 공백이 생긴 것이다. 제2롯데월드 건립 허용과 KA-1 이동 배치를 결사반대하던 공군참모총장은 임기를 7개월이나 남겨두고 전격 교체됐다. -제2롯데월드에 '쫓겨난’ KA-1... 항공전력마저 KA-1 이동배치에 따라 서해안 안보 공백 문제가 제기되자 군은 답보 상태에 있던 AH-X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오는 2018년까지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 36대를 도입할 계획임을 천명했다. 그러나 이 전력이 완전작전능력을 갖추려면 2020년은 되어야 하고, 완전 전력화되더라도 평시 가동률과 임무 소요, 운용 기지의 위치 등을 감안한다면 서북 5도 유사시에 즉각적으로 동원될 수 있는 공격헬기의 수는 대단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최선의 대비책은 해병대 항공단을 조기 창설하고 여기에 해상작전이 용이한 쌍발엔진 장착 공격헬기를 배치하는 것이지만, 이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서북 5도의 해안 방어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가령, 퇴역한 초계함이나 고속정에 장착되어 있는 30mm 또는 40mm 기관포를 떼어내 소폭 개량을 거쳐 해안 지역에 고정 포대로 설치하는 방안이나 육군이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M167(발칸) 기관포를 추가 배치하는 방안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은 ‘땜질 처방’일 뿐 근본적인 대응책이 될 수 없다. 애초에 주한미군 아파치가 버티고 있었더라면, 혹은 성남기지에 KA-1이 있었더라면 김정은은 고암포에 공기부양정 전진 기지를 건설하지도, 서북도서 주민들이 적의 기습상륙 위협에 노출되지도 않았을 것이지만, 국가안보보다 기업이익을 중시하는 일부 위정자들 덕분에 안보 불안과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감내해야 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공기부양정 공격, 막을 방법이 없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공기부양정 공격, 막을 방법이 없다?

    연평도 중심부를 잿더미로 만들었던 연평도 포격도발이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 곳곳에 남아있는 포격의 흔적은 그 날의 참상을 말해주고 있고, 연평도 주민들은 11월 꽃게잡이 철이 돌아올 때마다 자신들의 삶을 터전을 불바다로 만들었던 그 날의 기억 때문에 아직까지 고통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이 와중에 김정은은 서해에서 공기부양정을 동원해 서북도서 주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4년여 간 우리 군은 서북도서와 NLL 일대의 전력을 크게 강화하며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왔지만, 북한은 우리 군의 전력 증강의 의미를 무색케 할 만큼 더 다양하고 강력한 전력을 서북도서에 배치하며 다음 번 도발은 ‘단순 포격’이 아닌 ‘상륙 및 점거’라는 형태로 이루어질 가능성을 여러 차례 내비치고 있다. 최근 1년간 김정은은 상륙훈련 3회, 항공기를 이용한 강습 훈련 1회 등 서북도서 기습상륙 및 점거 의도를 노골적으로 내비치고 있는 훈련을 자주 지도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사실 북한의 입장에서 서해 5도, 특히 백령도와 연평도는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여단급 해병대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백령도는 언제든지 북한군 4군단의 배후를 노릴 수 있고, 한국군이 대량으로 보유한 현무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이나 ATACMS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여기에 배치하면 평양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1990년대부터 집요하게 NLL 무력화를 시도해왔던 북한은 2010년 연평도 포격이라는 만행을 저지르더니, 이제는 서북도서 지역에 상륙해 섬을 직접 점령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서북도서 위협... 김정은 지도 상륙훈련만 올 3차례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우리 군이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하고 이 지역의 전력을 강화하자 북한은 백령도에서 불과 50km 떨어진 황해남도 용연군 고암포에 70여 척의 공기 부양정을 배치할 수 있는 대규모 기지를 건설하고, 여기에 공기부양정 수십여 척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배치되기 시작한 공기부양정은 ‘공방급’이라 불리는 북한 자체 개발 모델이다. 공방급 공기부양정은 영국의 브리티시 호버크래프트 코퍼레이션(British Hovercraft Corporation)의 민수용 공기부양정인 SRN-6 모델을 기반으로 1980년대 초반에 개발됐다. 이란, 이라크, 이집트 등에 수출된 SRN-6를 북한이 입수해 이를 기반으로 모방 생산형을 만든 것이다. 공방급은 공방-1(23m급), 공방-2(21m급), 공방-3(18.5m급) 등 3종류가 있으며, 1980년대부터 1992년까지 생산된 초기형인 공방-1급 약 100여 척은 치장중이며, 현재는 공방-2급과 공방-3급이 도합 140여 척 가량 생산되어 주력으로 운용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수가 배치된 공방-3급은 35명의 완전무장 병력을 태우고 50노트 (약 92km/h) 이상의 속도로 기동할 수 있다. 단순 계산으로도 동시에 약 4,900여 명 이상의 병력을 수송할 수 있는 수준의 전력이기 때문에 1개 저격여단 병력을 동시에 상륙시킬 수 있다. ▲백령도 제외 섬들, 1개 대대 병력·포병이 전부 북한은 상륙용 전력인 공방급 공기부양정 전력 이외에도 이들과 함께 빠른 속도로 기동할 수 있는 공기부양 전투함도 선보이고 있다. 해삼급, 농어급 등으로 분류되는 신형 전투함들은 약 250톤의 배수량을 가진 선체에 우리 군의 초계함에 장착된 것과 사실상 동형의 76mm 속사포와 러시아의 Kh-35 우란 함대함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대함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으며, 남포 일대에서 종종 목격되고 있다. 고암포 기지에서 공기부양정들이 출격하면 백령도까지 30분, 연평도까지 1시간 4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연평도는 비교적 대응 시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30~40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백령도나 대청도는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북한은 공방급 공기부양정과 지원 함정 등을 동원한 상륙훈련 실시 횟수를 점차 늘려가고 있고, 올해 들어서 김정은이 직접 현지지도한 상륙훈련만 벌써 3번이나 된다. 이에 대응해 서북 5도에는 해병대 제6여단이 분산 배치되어 있는데, 가장 규모가 큰 백령도에 3개 대대급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섬에는 1개 대대 병력과 이를 지원하는 포병 전력이 전부다. 원거리 화력전투를 수행하는 포병부대는 북한군 특수부대의 접근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막강한 화력 지원을 받으며 대규모로 상륙을 시도하는 적의 공기부양정 대군(大群)을 바다에서 막지 못하면 백령도와 대청도 등 주요 섬의 해병대 병력과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업이 주 생계수단이지만 최근 중국 어선들의 불법 어획 활동이 극심해지면서 경제적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의 강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섬을 떠나는 주민들은 많아질 것이고, 민간인이 줄어들수록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는데 느껴야 할 부담은 줄어들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병대원과 주민들 일부를 인질로 잡고 NLL 무력화 또는 평화협정 체결 등 협상을 요구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에 밀려난 국가안보 서북도서와 NLL 일대에서 북한의 위협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군은서북5도와 인천 일대를 관할구역으로 하는 합동부대인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설치하고 해병대를 중심으로 육군과 해군, 공군 전력을 배속시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에는 연평도 포격도발 이전보다 대단히 많은 장비와 전력이 보강되었으나, 현재까지 증원된 전력은 완전한 대응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신규전력’으로 해병대에 배치된 것이 아니라 ‘증원전력’으로 육군 자산을 끌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연평도와 백령도 일대에 배치된 공격헬기와 다련장 로켓 전력은 해병대 보유 장비가 아니라 육군 소속으로 서북도서방위사령부에 배속된 전력이다. 즉, 중부전선이나 서부전선 일대에서 대화력전 임무를 수행하던 전력을 끌어온 ‘돌려막기’ 전력이다. 원칙대로라면 백령도나 연평도에 해병대 병력을 증강 배치하고, 이들에게 다련장 로켓과 대포병레이더, 지대공 미사일 등을 지급해야 하지만 예산이 부족해 육군 전력을 끌어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돌려막기’로 증원된 지상 화력 문제보다 더 큰 문제는 유사시 수십 척이 물밀 듯이 몰려올 적의 공기부양정 전력을 막을 항공 전력의 부재이다. 시속 100km에 가까운 속도로 바다와 갯벌을 가리지 않고 고속으로 움직이는 공기부양정을 초계함이나 고속정으로 잡는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이들을 효과적으로 저지하기 위해서는 항공 전력이 필수적이다. 백령도에는 육군항공작전사령부에서 파견된 AH-1S 코브라 공격헬기 4대가 배치되어 있으나, 방염처리가 되지 않은 육상용 헬기이기 때문에 해상에서 운용이 제한되고, 표적획득장비의 성능이 떨어져 해무가 잦은 서북도서 인근 해역에서 사용하기에 대단히 제한이 많을뿐더러 숫자도 적다. 원래 서북도서와 수도권 서쪽 해안의 적 침투부대 해상 침투 저지 임무는 주한미군의 AH-64D 아파치 공격헬기 대대가 맡고 있었지만, 2009년 이 대대가 철수하면서 전력 공백이 생겼고, 이를 메우기 위해 배치한 것이 성남기지의 KA-1 전선항공통제기였다. KA-1의 원래 임무는 전투기의 근접항공지원 폭격을 유도하는 전선항공통제기지만, 기관포와 로켓, 미사일과 폭탄 등의 무장을 운용할 수 있어 공중에서 적 공기부양정 대군을 상대하는 핵심 전력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높이 555m에 달하는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면서 항공기 이착륙시 충돌 위험성 문제가 제기되었고, 논란 끝에 이들 전력은 강원도 원주기지로 이전 배치되면서 그 임무 역시 동부전선과 동해안 침투 저지로 변경되었다. 적 특수부대 해안 침투로부터 수도권을 지킬 핵심 전력에 공백이 생긴 것이다. 제2롯데월드 건립 허용과 KA-1 이동 배치를 결사반대하던 공군참모총장은 임기를 7개월이나 남겨두고 전격 교체됐다. ▲KA-1,제2롯데월드에 '쫓겨나’...반대하던 공군참모총장도 '쫓겨나' KA-1 이동배치에 따라 서해안 안보 공백 문제가 제기되자 군은 답보 상태에 있던 AH-X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오는 2018년까지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 36대를 도입할 계획임을 천명했다. 그러나 이 전력이 완전작전능력을 갖추려면 2020년은 되어야 하고, 완전 전력화되더라도 평시 가동률과 임무 소요, 운용 기지의 위치 등을 감안한다면 서북 5도 유사시에 즉각적으로 동원될 수 있는 공격헬기의 수는 대단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최선의 대비책은 해병대 항공단을 조기 창설하고 여기에 해상작전이 용이한 쌍발엔진 장착 공격헬기를 배치하는 것이지만, 이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서북 5도의 해안 방어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가령, 퇴역한 초계함이나 고속정에 장착되어 있는 30mm 또는 40mm 기관포를 떼어내 소폭 개량을 거쳐 해안 지역에 고정 포대로 설치하는 방안이나 육군이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M167(발칸) 기관포를 추가 배치하는 방안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은 ‘땜질 처방’일 뿐 근본적인 대응책이 될 수 없다. 애초에 주한미군 아파치가 버티고 있었더라면, 혹은 성남기지에 KA-1이 있었더라면 김정은은 고암포에 공기부양정 전진 기지를 건설하지도, 서북도서 주민들의 적의 기습상륙 위협에 노출되지도 않았을 것이지만, 국가안보보다 기업이익을 중시하는 일부 위정자들 덕분에 안보 불안과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감내해야 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납품비리 통영함 조기 배치 가닥…“잡음 서둘러 봉합” 비판

    납품비리 통영함 조기 배치 가닥…“잡음 서둘러 봉합” 비판

    군 당국이 선체고정음파탐지기(소나)와 수중무인탐사기(ROV) 납품 비리 의혹이 제기된 수상함구조함 ‘통영함’(3500t급)을 해군에 조기 인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감사원은 무기체계 획득 비리 중심의 방위산업 비리를 파헤칠 방산 비리 특별감사단을 설치하고 본격 활동에 착수했다. 군 관계자는 24일 “기존 수상함구조함인 광양함이 퇴역을 앞두고 있어 해군 구조전력의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합동참모본부는 이를 대체할 통영함을 우선 전력화하고 성능을 충족하지 못하는 장비는 추후에 장착하는 안건을 이르면 오는 28일 합동참모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건조 과정 비리는 엄격히 처벌돼야 하나 2개 장비 이외에는 정상적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해군이 좌초된 함정 등을 구조하기 위해 운용하는 광양함과 평택함은 각각 1968년과 1972년 건조돼 수명주기(30년)를 초과한 상태다. 이 관계자는 납품 비리 의혹이 제기된 음파탐지기와 수중무인탐사기에 대해서는 “수중탐색은 통영함의 관련 장비를 활용하고 소해함 등 다른 함정과의 협동작전을 통해 제한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성능이 떨어진 장비를 개선하지 않은 채 해군에 통영함을 인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통영함을 둘러싼 방산 비리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방위사업청과 해군이 이를 조기에 인도해 잡음을 봉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이날 감사원이 출범시킨 특별감사단은 1993년 율곡사업 비리 감사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던 문호승 감사원 제2사무차장이 단장을 맡았다. 방산 비리 업무를 담당해 온 감사원 직원 16명과 검사 3명, 군검찰 수사관 4명과 함께 국방부, 국세청, 관세청, 경찰청, 금융감독원 등 관련 기관 파견자 등 모두 33명으로 구성됐다. 특감단은 불량무기 도입이나 무기 도입과 관련한 원가 부풀리기 및 업체 유착 등을 파헤쳐 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특감단을 최근 검찰 산하에 발족한 정부합동수사단과 함께 방산 비리를 다룰 양대 축의 하나로 작동해 나갈 계획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체면치레한 K11 소총

    체면치레한 K11 소총

    군 당국이 두 차례의 폭발 사고로 결함 논란을 일으켰던 국산 복합형 소총 K11에 대한 공개 품질 시연회를 열고 일단 임무 수행에 문제가 없다고 18일 밝혔다. 그러나 ‘명품’ 국산 무기의 명성을 회복하려면 앞으로 꾸준한 성능 개량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지난 17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근 논란이 됐던 K11 소총 등 주요 무기와 장비 성능을 현장에서 직접 시연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2010년부터 전력화에 착수한 K11은 5.56㎜ 소총탄과 20㎜ 공중폭발탄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총열 소총으로 유효 사거리가 500m에 달한다. 특히 레이저로 거리를 측정, 폭발탄을 목표물 상공 2~3m에서 터지게 해 은폐물 뒤에 숨은 적을 300여개의 파편으로 살상할 수 있는 지능형 무기로 각광받아 왔다. 하지만 K11은 2011년 10월 발생한 폭발 사고로 양산이 지연됐고 지난 3월에는 시범 사격 도중 소총의 신관 내 탄환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해 성능 개량 작업을 지속했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K11 복합소총의 격발 센서에 자석을 갖다 대면 총탄이 자동적으로 발사되는 오류가 발견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군 당국이 실시한 이날 시연회에서는 자성이 강한 말굽자석을 갖다 대도 격발되지 않았다. 전자 장비 특성상 충격에 민감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총기를 직접 떨어뜨린 뒤 실시한 사격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또한 이날 발사한 공중폭발탄은 10발 모두 유효 반경(5m)보다 좁은 1m 이내에서 명중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과에 대체로 긍정적이다. 하지만 K11의 무게가 최소 6㎏에 달해 K2 소총의 2배라는 점은 여전히 과제로 지적된다. 미국도 K11과 같이 소총탄과 공중폭발탄을 모두 발사할 수 있는 차세대 복합화기 개발을 시도했으나 기술적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2004년 이 계획을 취소했다. 미국은 대신 소총 기능은 포기하고 공중폭발탄만을 사용한 XM25(5.6㎏)를 개발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처음 미국에서 M16 소총을 개발했을 때도 문제가 많이 지적돼 수십년간 끊임없이 개량 작업을 거쳐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운용하면서 꾸준히 성능 개량을 거듭하면 명품 무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통영함 비리’사건의 전말과 마녀사냥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통영함 비리’사건의 전말과 마녀사냥

    지난달 말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와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방산비리를 이적행위로 간주한 뒤 사정당국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대검찰청 반부패부를 중심으로 감사원과 국세청, 관세청, 경찰, 군 검찰부와 기무사령부 등 관계 기관의 최정예 수사 인력이 총동원되어 검사장급 간부를 단장으로 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방산비리 합동수사단이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어서 이번 수사가 1990년대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것처럼 ‘제2의 율곡비리’ 사건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방산비리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사정당국의 대대적인 수사까지 이르게 된 데에는 세월호 참사라는 계기가 있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직후 해군은 가용 함정과 구조인력을 총동원해 구조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신형 구조함 통영함이 방산비리에 연루되어 전력화가 지연되고, 이로 인해 구조 현장에 투입되지 못하자, 일부 언론이 ‘방산비리 때문에 구조함이 투입되지 못해 우리 아이들이 죽었다’는 보도를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 보도는 전 국민을 분노케 했고, 여기서 시작된 분노는 실제로 부정을 저지른 실무자들은 물론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애꿎은 사람들까지 마녀사냥의 희생양으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세월호 구조 현장에 통영함이 가지 못한 진짜 이유 무려 476명을 태운 여객선이 침몰하고, 300여 명이 넘는 승객이 침몰하는 선체 안에 갇히는 전대미문의 끔찍한 참사가 발생하자 해군은 대북 경계 작전에 투입 중인 전력을 제외한 모든 전력에 총동원령을 내렸다. 구조활동 지휘본부 역할을 담당할 대형 수송함 독도함을 비롯해 구조함은 물론 고속정과 호위함, 구축함 등 전투용 함정까지 사고 해역으로 급파해 생존자 수색 및 구조 활동에 총력을 기울였다. 해군은 시험평가 단계였지만 아직 정식으로 인수하지 않은 통영함 투입도 준비했다.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 1차장이 해군참모총장 명의의 공문을 전결해 대우조선해양, 방위사업청 등 관계기관에 통영함을 구조 현장에 즉각 파견할 수 있도록 투입 준비 지시를 전달했고, 방위사업청의 요청으로 해군과 방위사업청, 대우조선해양 3자 간 ‘인수 전 통영함 사용에 관한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해군이 통영함을 구조 현장에 투입하려 했던 것은 일부 언론 보도처럼 선체고정음탐기(HMS : Hull Mounted Sonar)나 수중무인탐사기(ROV : Remotely Operated Vehicle)를 활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HMS는 수중에 있는 물체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한 음파탐지기이기 때문에 구조대가 세월호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던 당시 상황에서는 필요 없는 장비였고, ROV는 사고 해역의 조류가 너무 강하고 시계가 불량해 투입이 불가능한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고 해역에는 4월 21일과 5월 25일 미국 최고의 수중무인탐사업체 비디오레이(Video Ray)가 투입되었으나, 아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철수했을 정도로 사고 해역의 수중 환경은 ROV를 운용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해군이 통영함을 구조 작전에 투입하려 했던 것은 HMS나 ROV 때문이 아니라 챔버(Chamber) 때문이었다. 세월호 생존자 수색 작전은 거센 물살 때문에 장비 대신 사람이 목숨을 걸고 조류와 싸워 가며 선체에 진입해야 하는 작전이었고, 잠수사들은 30~40m까지 잠수해 생존자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였다. 바다에서는 수심이 10m 깊어질 때마다 1기압씩 수압이 증가하는데, 이 때문에 잠수사들 체내에서는 높은 압력으로 인해 질소가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녹아들면서 잠수병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깊은 수심에서 급격하게 부상해 수면 위로 올라올 경우 폐 속의 공기가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폐 조직이 파열돼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잠수사들은 인위적으로 높은 압력 환경이 조성되는 감압 챔버(Hyperbaric chamber)에 들어가 2~5시간씩 감압치료를 받아야 하며, 이러한 치료를 받더라도 24시간 이내에는 다시 잠수하면 안 된다는 것이 미 해군이나 국제다이빙협회, PADI(Professional Association of Diving Instructors)의 강력한 권고 사항이다. 통영함에는 최대 8명이 동시에 감압치료를 받을 수 있는 감압 챔버 시설이 탑재되어 있었고, 이는 3기의 감압 챔버를 갖춘 청해진함이 운용 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예비로 투입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210일 간의 구조 작전 기간 내내 청해진함과 평택함, 다도해함의 감압 챔버 시설은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동시 투입될 수 있는 잠수사의 수가 제한되어 있던 상황에서 감압 챔버의 수는 이미 충분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통영함이 수행할 수 있는 임무는 이미 현장에 투입되어 있었던 청해진함이 모두 수행하고 있었고, 통영함의 경우에는 아직 시험평가와 승조원 임무수행 훈련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섣부른 투입으로 인해 장비 오작동이나 승조원 과실이 발생할 경우 구조요원들의 생명까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하에 해군은 통영함을 구조 현장에 투입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은 “HMS와 ROV 문제 때문에 세월호가 구조 작전에 투입되지 못했고, 이 때문에 더 많은 희생자가 생겼다”라고 몰아가고 있다. 이는 7개월 넘게 필사적으로 구조 작전에 매달렸던 해군에게 ‘수고했다’는 격려 대신 더 많은 희생자를 만들었다는 오명을 뒤집어씌우는 것이다. -선체고정음탐기와 수중무인탐사기 논란의 진실 해군이 통영함 인수를 거부했던 가장 큰 이유는 선체고정음탐기(HMS)와 수중무인탐사기(ROV) 때문이었다. 현재까지 나온 언론 보도들은 통영함의 HMS는 미국 하켄코(Hakenko)로부터 납품 받은 제품이 탑재되어 있는데, 소나 성능이 1970년대 건조된 평택함과 같고, 실제 가격은 2억 원인데, 방사청이 납품 받은 가격은 40억 원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평택함은 1968년에 영국에서 건조되어 미 해군이 뷰포트(USS Beaufort)라는 이름으로 운용하다가 1996년 한국해군에 넘겨준 구조함이다. 해군은 당시 평택함을 넘겨 받으면서 평택함의 HMS를 미국 WESMAR가 제작한 WESMAR-3000 신형 소나로 교체했다. 이 소나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전력화된 미 해안경비대의 2,000톤급 주력 구조함인 주니퍼(Junifer)급에도 탑재된 신형 소나로 일부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것처럼 1970년대 수준의 골동품이 아니며, 이번에 문제가 된 통영함의 하켄코(Hakenko) 소나 역시 WESMAR-3000과 동급의 장비이기 때문에 임무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불량품은 아니다. 다만 고성능의 최신 장비를 요구하는 해군의 작전요구성능(ROC)을 충족하지는 못했을 뿐이고, 선정 및 계약 과정에서 실무진의 비리가 있었을 뿐이다. 2억 원짜리 소나를 20배인 40억 원에 구입했다는 보도 역시 사실과 다르다. 하켄코 소나의 가격은 소나 자체의 가격(Unit cost)는 2억 원이지만, 음파 수신 및 분석기, 수중 음문데이터베이스 및 조작 콘솔과 이를 통영함에 통합하기 위한 체계 통합 비용 등이 포함된 전체 가격(Program cost)이 약 40억 원이었고, 이를 소나 제작사인 하켄코가 통합해 납품하면서 40억 원이라는 바가지를 씌운 것이었다. 각 업체로부터 실제 납품 가격을 조사해 취합한 결과 이 장비들의 전체 가격은 약 17억 3,000만 원이었다. 수중무인탐사기(ROV) 문제의 경우 당초 해군에서 요구한 장비는 고성능 초음파 카메라가 장착된 모델이었다. 수중 탐색과 구조작업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장비였기 때문에 이 장비의 경우 군에서 요구 성능을 제시하면 납품업체에서 성능에 부합하는 장비를 찾아 장착하는 도급 방식으로 확보해야 했지만, 방위사업청 통합사업관리팀은 “납기가 장기간 소요되며 구조함의 성능상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장비이기 때문에 관급으로 확보”한다고 결정해 버렸다. 즉, 어떤 수준의 장비를 탑재할 것인가를 소요군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총괄 부서인 방사청이 결정해 버린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최초 납품된 ROV에는 해군이 요구한 고성능 초음파 카메라가 아닌 상대적으로 저가(低價)인 음파 탐지기가 장착됐고, 해군은 성능 평가 후 인수를 거부했던 것이다. -해군참모총장이 무조선 책임져라? 통영함 비리와 관련해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일부 정치인들이 ‘해군참모총장 책임론’을 제기했다. 야권에서는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이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문제가 된 HMS와 ROV를 관급으로 공급하겠다고 결정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황 총장이 형사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주장대로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이 이번 비리의 몸통일까?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황 총장은 관급과 도급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도 없었고 그러할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 방위사업청은 다른 정부기관과 달리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사업단계별로 관련 부서의 직능을 분리해 업무를 추진한다. 방위사업법령 제12조와 방위사업관리규정 제16조에 따라 함정사업부장은 △함정분야 사업계획 수립 △함정분야 사업에 대한 국산화 계획의 수립과 업무의 조정・통제 △함정분야의 각종 위원회 운영에 관한 업무 △함정분야의 사업관리를 위한 부내 한시조직의 구성 및 운영 △함정분야 사업에 대한 추진성과 분석 및 차후 사업계획의 반영 등의 업무와 권한을 가지고 있다. 즉, 함정사업부장은 통영함 사업에 대한 진행 경과를 보고 받을 수 있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지만, 사업관리 실무를 맡고 있는 '통합사업관리팀의 의사 결정 과정에 개입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문제가 된 HMS와 ROV 납품 비리의 책임은 해당 장비의 평가 결과를 허위로 기재해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구속된 최 모 전 중령과 오 모 전 대령에게 있다. 이들은 금품을 받고 업체의 제안서 평가 결과를 위조했고, 사업팀 내 공문서를 변조해 “납기가 장기간 걸리며 구조함의 성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장비이기 때문에 관급으로 조달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통합사업관리팀의 결정을 이끌어내고, 이를 기종결정위원회에 보고해 승인을 얻어냈다. 즉, 조달 방식을 관급으로 바꿔 조달 과정에서 소요군인 해군이 성능 미달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걸고 나설 수 있는 여지를 없애버린 것이었다. 황기철 총장은 방위사업법 시행령 제25조의 3의 제4항에 의거, 기종결정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통합사업관리팀에 있던 범인들이 위・변조한 협상결과와 시험평가결과 보고서를 검토하고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여기에 서명해야 한다. 그러나 함정사업부장 예하에는 10여 개의 사업팀이 존재하고, 당시 황 총장은 함정 16종 및 장비 928종의 획득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최 모 전 중령과 오 모 전 대령이 올린 보고서에서 ‘중대한 문제’를 찾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업부장이 이러한 중대한 문제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업체와 직접 협상하고, 현장에 나가서 직접 장비를 뜯어보고 운용해보면서 성능을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17억 3,000만 원 규모의 장비를 40억 원에 계약한 것 역시 업체가 제시한 가격이 타당한지를 평가하는 통합사업관리팀과 계약관리본부의 업무 영역으로 함정사업본부장이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의 것이 아니다. 이 때문에 감사원 역시 황 총장을 수사했지만 이번 비리에 황 총장이 연루되었다는 근거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고, 오히려 각종 '규정'과 '시스템'으로 인해 의사 결정 과정에 황 총장이 개입할 수 없었다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었다. 제복을 입은 군인으로서, 혹은 국가의 녹을 먹는 공무원은 국가와 국민, 공익을 위해 헌신해야 하며, 관직에 있으면서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기 위해 국익과 공익을 저버리는 자, 특히 국가안보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며 사익을 쫓는 자는 이적행위자로서 일벌백계해야 한다. 하지만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주장 또는 보도하며 무분별하고 과도한 처벌을 요구하는 마녀사냥은 자칫 평생 제복을 입고 전선(戰線)에 살며 명예를 먹고 사는 이들의 사기를 꺾고 절망으로 내몰 수 있다.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방산비리 합동수사에서 정치적 의도와 사심이 철저히 배제된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를 기대해 본다.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기고] K2전차 ROC 수정 논란을 보며/채우석 한국방위산업학회장

    [기고] K2전차 ROC 수정 논란을 보며/채우석 한국방위산업학회장

    최근 일부에서 제기한 무기체계의 작전요구성능(ROC) 수정을 통한 업체 봐주기 논란의 중심에는 K2 전차의 국산 파워팩(엔진+변속기)이 있다. 국내 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K2 전차 국산 파워팩은 성능 면에서 그간 우리 군이 사용해 온 독일제 파워팩에 뒤지지 않으면서도 군에서 요구하는 가혹한 조건에서의 각종 시험을 통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단지 가속 성능 면에서 해외 파워팩에 근소하게 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속 성능은 기동 간 사격을 못 해 정지한 상태에서만 사격이 가능했던 구형 전차에서 사격 후 얼마나 빨리 진지를 벗어나 다음 진지로 이동할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요소로 중요시됐었다. 그런데 K1 전차 이후의 전차는 기동 간 사격이 가능해 가속 성능보다 기동 속도가 더욱 중요한 요소다. 또한 일부 언론에서 독일의 레오파드Ⅱ는 6초, 프랑스 르클레르 전차는 5초라고 하면서 20∼30년 전의 전차보다 가속 성능이 떨어진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과연 사실일까. 가속 성능을 측정하는 방법은 ‘스톨(Stal)l 출발’과 ‘공회전 출발’ 두 가지가 있다. ‘스톨 출발’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동시에 밟은 상태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떼면서 출발하는 방법이고, ‘공회전 출발’은 엔진이 공회전 상태에서 가속 페달만 밟아 출발시키는 방법이다. 시험 결과 국산 파워팩의 가속 성능은 ‘스톨 출발’에서는 6초대이고, 1차 양산 시 적용된 독일 파워팩은 ‘공회전 출발’에서 가속 성능이 8초대에 육박한다는 것이다. 측정 방법이 명시되지 않은 외국산 전차의 가속 성능만으로 단순하게 국산 파워팩의 성능이 20∼30년 전의 외국산 전차보다 떨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차의 생존성 측면에서도 적 유도탄의 비행 시간이 25초임을 고려할 때 가속 성능 8초는 전차의 기동가능 거리가 187m, 9초는 182m로 기동 거리 면에서 5m 차이로 전체 기동가능 거리 182m 감안 시 그 차이가 미미하다. 가격 면에서 국산 파워팩은 해외 파워팩보다 약 5억원 저렴하다. 무엇보다 고장 시 정비 또는 수리부속 조달 등의 후속 군수지원 면에서 월등하다. 국산 파워팩은 우리 업체가 우리 국민을 고용해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비용도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무기체계 국산화를 고려한 ROC 수정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여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우리 군이 그동안 미군으로부터 공여받아 쓰던 M계열 전차를 대체해 K1 전차를 최초로 생산한 것이 1986년. 그러나 K1 전차는 설계부터 핵심 부품에 이르기까지 국산 전차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아 무늬만 국산 전차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기술을 축적해 K1A1 전차를 생산했으며, 이제 최초로 순수하게 우리 기술로 개발한 K2 전차를 전력화하려 한다. 물론 방위산업 분야에 잘못된 관행이나 시스템이 있다면 반드시 고쳐야 하고 비리는 근절돼야 한다. 그러나 이미 시정됐거나 충분히 개선 가능한 무기체계를 고물단지로 매도하거나 개인 비리를 방위산업 전체의 문제로 매도하는 마녀사냥식 비판은 지양해야 한다.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이런 ’깡통 함정’으로 지킨다고?... 독도가 울고 있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이런 ’깡통 함정’으로 지킨다고?... 독도가 울고 있다!

    -느려터진 ‘독도함’...그보다도 못한 후속 ’마라도함’- 국제법적・역사적・지리적으로 명명백백한 대한민국의 영토인 독도(獨島)를 다케시마(竹島)라고 부르며 반세기 넘게 자신들의 땅이라고 우기는 이상한 이웃나라가 올해 발표한 방위백서에 또 다시 독도가 자신들의 땅이라는 허무맹랑한 망언을 추가한 것이 확인되면서 국민감정이 들끓고 있다. 이들은 100년 전 자신들이 멸종시킨 강치를 들고 나와 캐릭터화하여 ‘다케시마의 상징’으로 홍보하면서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는 섬을 되찾아야 한다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도발이 단순한 정치적 수사나 인터넷을 통해 떠도는 개인의 의견, 혹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해 벌이는 노이즈 마케팅 수준을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과 실제로 이 섬을 힘으로 ‘되찾기’ 위한 준비 작업들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日 항모 착착...내년 경항모, 2019년 대형항모 배치- 최근 산케이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방위성이 내년도 예산안에 대형 상륙함 건조를 위한 예산을 반영했으며, 이 상륙함은 상륙정과 상륙장갑차, 수직 이착륙 수송기까지 탑재할 수 있는 대형 함정이라는 보도를 내보낸 바 있었다. 그런데 상륙함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상륙작전’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배이고, 이 ‘상륙작전’이라는 것은 방어가 아닌 어딘가를 공격해 빼앗을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대단히 공격적인 작전이다. 일본은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헌법 제9조를 통해 이러한 공격적 성격의 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지만 최근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을 합법화시킨 아베 내각은 이러한 헌법 따위는 우습게 보고 있는 듯하다. 일본 내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들을 취합해 보면 방위성이 건조하려는 상륙함은 일반 국민들이 알고 있는 유형, 즉 해안에 뱃머리를 들이밀고 전차와 장갑차를 뱉어내는 그런 상륙함이 아닌 먼 바다에서 헬기와 상륙정을 보내 수평선 너머에서 상륙작전을 펼 수 있는 대형 강습상륙함이다. 무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이 보면 영락없이 항공모함처럼 생긴 배라는 것이다. 방위성은 이 강습상륙함에 MV-22B 오스프리 수직 이착륙 수송기와 AAVP-7A1 상륙돌격장갑차, LCAC 공기부양상륙정 등의 상륙용 장비와 1,000명의 병력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어지간한 나라들의 항공모함보다 더 큰 미 해군의 와스프(WASP)급이나 타라와(Tarawa)급과 비슷한 덩치와 능력이다. 즉, 내년 1월 취역을 목표로 막바지 의장공사가 한창인 경항공모함 이즈모(Izumo)보다 훨씬 큰 배라는 것이다. 일본은 이런 큰 상륙함을 이르면 2019년까지 실전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상륙함의 도입 사유는 물론 센카쿠다. 언제 중국군이 상륙해 섬을 강제로 점거할지 모르기 때문에 섬을 탈환할 수 있는 부대와 장비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일본은 ‘낙도 탈환’이라는 구실로 육상자위대 병력을 일부 떼어내 일본판 해병대인 ‘수륙기동단’을 만들어 훈련시키고 있으며, 이들을 실어 나를 함정과 장비들을 속속 구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막강한 상륙부대라는 칼날이 향할 수 있는 대상이 센카쿠뿐일까? 일본은 2015년 국방예산안에 이미 MV-22B 수직 이착륙 수송기 도입을 위한 예산 편성을 마치고 오는 2019년까지 MV-22B 17대로 편성되는 항공대대를 창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사시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 병력은 MV-22B, AH-64D 등의 항공 전력을 타고 새로 건조될 신형 상륙함을 모함(母艦) 삼아 섬 지역에 대한 공중 강습 작전을 펼 수 있게 된다. 독도는 선착장이 비좁기 때문에 항공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데, 독도를 지키고 있는 경찰 1개 소대 병력은 AH-64D 아파치 공격헬기가 간단히 제압해 버리고 MV-22B를 타고 이동해 온 병력이 독도에 일장기를 꽂으면 우리나라로서는 답이 없다. 일본처럼 강습상륙을 할 자산도 없을뿐더러 해군력이 압도적으로 열세에 있어 독도까지 접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수십 년간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 독도는 우리 땅” 노래를 부르면서도 일본의 야욕으로부터 독도를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준비는 뒷전이었던 것과 달리 일본은 독도 침탈을 위해 착실하게 준비해 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독도 수호한다면서 항공기도 못 날리는 ‘절름발이’ 독도함- 지난 2005년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독도함의 모습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국민들은 우리나라도 이제 항공모함을 가지게 되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었다. 그러나 2007년 ‘아시아 최대의 수송함’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취역한 독도함은 탑재 항공기도 없이 외빈들만 실어 나르고 있다. 당시 해군은 해군 창설 이래 가장 큰 배가 될 이 배의 함명을 놓고 고심하다가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에 맞서 우리 해군의 독도 수호 의지를 보여주겠다며 배의 이름을 독도로 정했다. 그러나 독도함은 일반 대중이 기대했던 항공모함으로써의 기능은커녕 현대적인 입체 상륙작전조차 수행할 수 없는 불완전한 모습으로 등장해 버렸다. 독도함과 같은 상륙함들은 보통 3층 갑판 구조로 되어 있다. 최상층은 헬기 등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비행갑판, 2층은 헬기를 격납하고 정비할 수 있는 갑판, 가장 아래층은 LCAC나 상륙기동장갑차를 탑재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그러나 독도함은 이러한 공간 분리 없이 비행갑판 바로 아래층에 상륙용 장비 적재 공간이 있는 2층 구조로 되어 있어 정상적인 항공기 운용이 불가능하다. 이렇다보니 독도함은 항공모함 같은 갑판을 가졌지만 항공기 운용 능력은 다른 나라의 동급 함정보다 형편없이 떨어지는 수준이 돼 버렸다. 또한 독도함은 건조비를 아끼기 위해 다른 해군 함정들과 달리 가스터빈 엔진을 배제하고 디젤 엔진만 탑재되어 있어 최대 속력도 23노트에 불과하다. 비슷한 덩치의 일본의 휴우가함이 30노트 이상의 최대 속력을 가지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이렇게 느리다보니 30노트 급의 한국형 구축함들과 함께 작전하는 것도 어렵다. 특히 기동전단은 이름 그대로 기동력이 대단히 중요하지만, 느려터진 독도함은 이 기동전단과 함께 작전하는 것에 제한이 많다. 독도 수호 의지를 담아 독도함을 만들었지만, 예산을 아끼다보니 정작 독도 수호를 위해 기동전단과 함께 움직일 수 없는 이상한 배가 나와 버린 것이다. --마라도함, 2020년 나오기도 전 ‘고물’ 전락- 해군은 2020년께 독도급 2번함을 전력화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현재 관련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아직 공식적인 함명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마라도함’이라는 명칭으로 잘 알려진 이 배는 1번함과 전력화 시기가 15년가량 차이가 나는 만큼 그동안 독도함에서 불거졌던 문제점들을 해결한 개량형으로 등장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최근 해군 관계자가 밝힌 마라도함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2005년 독도함이 등장한 이래 15년 만에 등장하는 2번함은 독도함과 사실상 동형이다. 독도함의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되었던 복층 격납 공간은 고려조차 되지 않고 있으며, 속도 성능 역시 독도함과 동일하게 설정됐다. 이런 구조로 나온다면 유사시 F-35B 등의 전투기 운용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헬기 운용도 어렵다. 이 같은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해군이 마라도함을 독도함과 동형으로 건조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해군은 급속도로 해군력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이나 독도, 이어도를 놓고 우리의 해양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 대해 대단히 심각하게 보며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마라도함은 유사시 항공모함으로 개조될 수 있도록 덩치를 키우고 세부 성능도 향상된 개량형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해군의 발목을 잡은 것은 어처구니없게도 ‘규정’이었다. -”독도함성능의 20% 넘지마” 어이없는 법규- 방위사업법과 군수품관리법상 ‘신규사업’이 아닌 ‘양산’ 개념으로 등장하는 마라도함은 작전요구성능이 독도함의 20%를 초과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독도함의 만재 배수량이 18,800톤이라면 후속함의 만재 배수량은 22,936톤을 초과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속도 성능 역시 독도함의 최고 속력이 23노트라면 후속함의 최고 속력은 27.6노트를 넘어설 수 없다. 독도 후속함을 유사시 일본의 이즈모나 이탈리아의 카보르와 같은 경항공모함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7,000톤 이상의 만재 배수량과 30노트 이상의 최대 속력, 그리고 복층 구조의 격납고를 갖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관련 법령이 발목을 잡으면서 2020년대에 나올 배가 2000년대 초기에 등장했던 것과 비슷한 형상으로 나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해군 실무진들은 “미래 안보위협과 국민 정서에 맞춰 유사시 경항공모함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함정을 건조하려면 신규 사업 형태로 가야하는데, 이렇게 되면 타당성 검토부터 중기계획 반영 등 원점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이 5년 이상 늦춰질 수 있다”며 “관련 법규 개정과 예산 확충 등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규정에 묶여 한 세대 뒤쳐진 후속함의 건조를 준비하는 동안 중국은 미국에 버금가는 초대형 항공모함 2척을 건조하고 있고, 일본은 경항공모함 4척은 물론 대형 상륙함까지 준비하고 있다. 독도를 지키는 것은 해군 혼자만의 역할이 아니다. 이제는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나서야 한다. 일본의 행태에 분개하며 ‘독도는 우리 땅’을 외치는 그 열정을 조금만 떼어서 제대로 독도를 지킬 수 있는 배를 만들기 위한 해군의 고군분투에 국민들이 힘을 실어 준다면 적어도 힘이 없어서 독도를 빼앗기는 불운한 미래는 볼 일이 없게 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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