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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 전력대란 우려” 빌미 영광원전 ‘졸속 가동’ 논란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르면 다음 달 초 영광 원자력발전소 5호기를 가동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전력 대란 우려에 밀려 너무 급하게 원전을 가동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한수원은 올겨울 전력 수급에 맞추기 위해 일단 영광 원전 5호기에 대한 수리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이를 위해 오는 25일부터 영광 5호기의 부품을 미국으로부터 조달받기로 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25일 부품이 들어오면 일주일에서 열흘에 걸쳐 부품 교체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부품 교체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의 검사를 거쳐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원전을 가동할 계획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5·6호기 모두 겨울철 전력 수요가 느는 12월 안에 가동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수원이 겨울철 전력 대란 우려 때문에 원전 가동을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5호기 부품 조달이 이달 말에나 시작되는데 가동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 부품만 교체하고 형식적인 안전 검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이라면서 “전력난을 명분으로 원전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 문제를 덮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한수원의 영광 5호기에 대한 부품 계약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은 물론 6호기는 이제 부품 계약을 진행하려는 단계다. 한수원 관계자는 “5호기를 먼저 돌리려고 하다 보니 6호기의 부품 계약 건이 늦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부품 교체와 안전 점검이 얼마가 걸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원전 재가동 시점을 이야기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윤철호 원자력안전위원회 부위원장은 “어디에 어떤 부품이 교체됐느냐에 따라 안전 점검 시간이 천차만별”이라면서 “딱 어느 시점에 원전을 가동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수원이 전력 대란을 부풀리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 겨울철 전력 소비의 25%가 난방에 쓰였던 점을 감안하면 기업과 가정의 난방 전기 절전만으로도 충분히 원전 1~2기에 해당하는 전력을 줄일 수 있는데도 한수원이 원전의 역할을 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이 국장은 “영광 5·6호기가 우리 전력 생산에 차지하는 비중이 2%에 불과한데 지나치게 전력 대란을 부풀리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원전 의존도를 높이려는 숨은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전남 영광군을 찾아 정기호 영광군수 등과 만난 자리에서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원전을 돌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수명 연장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사설] 원전 사고의 일상화… 이중으로 불안한 국민

    원전사고의 일상화다.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는 원전사고에 국민은 그야말로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이번에는 국내 원전부품 공급업체 8곳이 품질보증서를 대거 위조해 부품을 공급해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그물코보다 촘촘해야 할 원전 부품관리체계에 구멍이 숭숭 뚫린 셈이니 아무리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한들 믿을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2003년부터 올해까지 위조된 품질보증서 60건으로 납품된 제품은 230여개 품목에 이른다. 퓨즈, 스위치, 다이오드 등 일반 산업용으로 통상 사용되는 소모품이라지만 높은 안전등급을 요구하는 설비에 들어가는 만큼 각별히 관리했어야 한다. ‘잡자재’로 여길 대상이 아니다. 당국이 미검증 제품을 전면 교체하기로 한 것은 당연하다. 미검증품이 집중적으로 사용된 영광 5·6호기의 가동을 연말까지 중단하기로 한 것 또한 안전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그러나 문제는 원전이 2기나 멈춰섬에 따라 예상되는 전력난이다. 정부는 고강도의 전력수급대책을 마련해 이달 중순쯤부터 서둘러 시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전력대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영광 5·6호기 부품교체가 지연될 경우 내년 1~2월 예비력은 30만㎾에 불과해 ‘블랙아웃’(완전정전)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은 원전사고 못지않게 유례 없는 전력난이라는 이중의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당국은 동절기 비상전력 수급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올들어 원전은 크고작은 고장으로 9차례나 가동이 중단됐다. 원전 1기당 평균 2.5일꼴이다. ‘인재’(人災)의 혐의는 없는가. 근무 중 마약을 투약한 원전 직원이 적발된 것이 불과 두 달 전이다. 이번 서류위조 사건도 초유의 일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품질관리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는 한편 강력한 도덕재무장운동을 펼쳐야 한다. ‘원전 제로’를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는 이유를 새겨보기 바란다.
  • 전국 30곳 火電 갈등 불붙었다

    전국 30곳 火電 갈등 불붙었다

    어느 지역에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할지를 결정하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해당 지역 지자체와 주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5일 전국 지자체들에 따르면 정부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24개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해당 지자체와 시의회 동의를 거쳐 지난달 25일까지 화력발전소 건설 의향서를 제출토록 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민간 기업들이 전국 각지에 화력발전소를 짓겠다는 내용의 의향서를 제출했으나, 구체적 접수 내용은 다음 달 기본계획이 확정 고시될 때까지 공개할 수 없다. 다만 지난 9월 24개 민간 기업이 전국 30곳에 발전소를 짓겠다고 했는데 대부분 지역에서 의향서가 들어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와 올 여름철 전력예비율이 ‘블랙아웃’ 위험 수준까지 수시로 떨어지는 등 전력난이 심각하다는 이유로 2만 2000㎿를 새로운 화력 발전에서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소 운영 중단 압력이 가중되고, 석유값이 폭등하자 가격이 30% 저렴하며 매장량이 풍부한 천연가스를 연료로 하는 화력발전소에 관심을 갖고 있다. 민간 기업들은 자비로 건설한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한전 전력거래소에 매각할 경우 20~30년 동안 투자비 회수는 물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화력발전소 건립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자체는 발전소가 건설될 경우 수백명의 인구 유입 및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연간 수십억원의 지방세 수입이 예상돼 발전소 유치를 적극 찬성하는 편이다. 동두천시의 경우 ㈜드림파워가 광암동에 건립 중인 LNG복합화력발전소가 완공되면 250명의 직원이 상주하게 돼 인구 유입 효과와 함께 연간 20억원의 시·도세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 동두천·포천·파주·하남·양주·안양, 강원 고성·삼척, 경남 남해·통영, 인천, 울산, 제주 등 전국 30여개 지역에서 이미 착공됐거나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대기오염 등을 이유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경기 양주시의 경우 SK E&S가 광적면 비암리에 LNG복합화력발전소 건립을 추진해 왔으나 지방의회 등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지 못해 정부에 의향서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전국 곳곳에서 환경피해를 우려하는 주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동두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시장 소환 운동까지 추진됐다. 환경단체들은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라면서 “기후변화의 최대 주범이자 생태계를 파괴하는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 사업은 재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와 민간 기업 관계자들은 “원자력 발전도 안 되고, LNG를 이용한 화력 발전도 안 된다면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부족한 전력을 조달해야 하느냐.”면서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원전이 불안하다] 원전, 11년새 95회 가동중단…운영·정비·부품 ‘부실 三災’

    [원전이 불안하다] 원전, 11년새 95회 가동중단…운영·정비·부품 ‘부실 三災’

    원자력발전의 잦은 고장 탓에 최근 11년간 4400억원대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 혈세가 그만큼 허투루 샌 것이다.한국전력은 값싼 기저전력(발전단가가 낮은 전기)인 원전이 멈추면 대신에 화력발전 등 비싼 전력을 구입해 공급할 수밖에 없다. 원전의 가동 중단이 전기요금 인상의 한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잦은 고장도 체계적인 관리 부족과 무리한 운영에서 비롯된 만큼 충분히 사전에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30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2002~2012년 국내 원전이 고장으로 가동 중단된 경우는 95건이며, 가동 정지 일수는 총 573일이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한 달 평균 30여억원, 총 4463억원으로 파악됐다. 발전소별로는 ▲울진 1호기가 7건에 1118억원으로 가장 많은 손실이 발생했으며, ▲영광 1호기 4건에 439억원 ▲울진 2호기 4건에 438억원 ▲고리 2호기 7건에 208억원 ▲울진 3호기 8건에 196억원이고 ▲나머지가 65건, 2064억원으로 파악됐다. 지난 29일 경북 경주의 월성 1호기가 올 들어 4번째 고장으로 발전 정지됐다. 앞서 울진 2호기가 고장으로 정지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지난 2일 신고리 1호기와 영광 5호기가 동시에 고장 난 데 이어 이달에만 4번째 고장이다. 한수원은 이번에도 “0등급 사고라 방사능 유출 등 위험은 없다.” “부품이 200만개라 고장은 원래 있는 것이다.”라고 같은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월성 1호기는 지난 10년 동안 8차례 고장을 일으켰는데, 이번 고장까지 포함해 절반인 4차례가 모두 올해 발생했다. 1월에는 원자로 냉각재 펌프 문제로 발전이 정지됐고, 7월에는 정비기간에 발전이 정지됐다. 지난달 16일에도 정상운전 중 발전기의 여자변압기 고장으로 터빈과 발전기가 정지됐다. 월성1호기는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29일까지 한 달이 넘는 기간동안 계획예방정비를 거쳤다. 정비를 마친 지 석 달 만에 2차례나 고장이 났다는 것은 운영에 이어 정비에서도 허점을 드러냈다는 방증이다. 실제 70~78일간 예방정비를 받던 고리 3호기와 영광 1호기가 각각 31일과 28일간만 예방정비를 받는 등 예년과 달리 전력수급 차질을 이유로 최근 원전 예방정비기간도 많이 줄어든 상태다. 서균열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두 달이 넘던 예방정비 기간을 한 달로 줄였다.”면서 “전력수급 부족으로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하지만 예방정비 기간 축소가 부실 정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30년간 축적된 정비기술이 있기 때문에 한 달이면 충분하다고 반론할 수 있지만 원전은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에 정비기간 축소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허술한 부품관리 체계도 지적됐다. 대부분의 원전 가동중지가 부속부품 고장으로 인한 것이지만 사전검사는 일부 핵심부품에 한해서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발생했던 원전사고 14건(시운전 원전 포함) 중 부품 고장으로 가동을 멈춘 횟수는 지난 7월 영광 6호기와 지난 8월 신월성 1호기, 지난 2일 신고리 1호기 등 모두 7건에 달했다. 그러나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에 부품 200만~300만개가 들어간다.”면서 “부품이 많아 작은 문제만 생겨도 멈춰 서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원전 특성상 사전에 막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부속부품에 대한 사전검사 강화와 부품신뢰도 향상이 잦은 고장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무환 포항공대 기계과 교수는 “원전 가동중지의 대부분 원인은 부속부품 고장”이라면서 “한수원은 부품 이력관리와 신뢰도 향상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디지털화된 부품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런 부품 간의 간섭이나 성능을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원전 가동중지 문제를 줄이기 위해선 지나치게 높은 가동률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근 전력난으로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면서, 예방정비 시간이 짧아지고 원전의 스트레스가 높아져 고장 발생 위험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한국 원전 가동률은 프랑스 등 대표적 원전 운영 국가들의 가동률(60~75%)보다 높은 90% 수준으로 나타났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원전을 전력공급 중심으로만 생각하고 운영한다면 위험하다.”면서 “현재 같이 발전소를 풀가동하는 수준에서는 원전의 빈번한 고장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정부와 한수원이 성과 위주의 직원 평가를 안전성 평가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는 등 안전 최우선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삼성·LG ‘40년 전쟁’] 이병철 “우리도 전자산업 할라카네”… 이 한마디로 ‘전쟁’ 불붙다

    [삼성·LG ‘40년 전쟁’] 이병철 “우리도 전자산업 할라카네”… 이 한마디로 ‘전쟁’ 불붙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기업인 삼성과 LG는 전자를 중심으로 통신, 화학, 금융 등 주요 사업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라이벌 구도를 이어 왔다. 두 그룹의 역사는 상대방과의 전쟁의 역사라 할 수 있을 만큼 지난 40여년간 각 분야에서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쳐 왔다. ●구인회 회장, 삼성과 동양방송 동업관계도 끊어 그(이병철 회장)는 삼성전자의 설립 구상 단계이던 1968년 봄, 안양골프장(현 안양베네스트GC)에서 구(인회) 회장을 만났다. “구 회장! 우리도 앞으로 전자산업을 할라카네.” 이 회장은 별다른 생각 없이 지나가는 투로 한 마디 던졌으나 구 회장은 벌컥 화부터 내며 쏘아붙였다. “이익이 남으니까 할라 카는 거 아이가. 사돈이 논을 사믄 배가 아프다 카더마는 옛말이 그른기 하나도 없는 기라.” 이 회장의 지나가는 말 한 마디에 속이 뒤집힌 구 회장은 작별인사도 없이 벌떡 일어서 등을 돌렸고 이 회장은 난감한 표정으로 구 회장의 뒷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서먹서먹하게 돌아선 두 사람은 이후 동양방송(현 KBS2)의 동업관계도 끊고 말았다. -‘삼성가의 사도세자 이맹희’(이용우 저) “그쪽에서 꼭 그리 하겠다면, 서운한 일이지만 우짜겠노? 서로 자식을 주고 있는 처진데 우짜노 말이다. 한 가지 섭한 점이 있다면, 금성사가 지금 어려운 형편에 있는 점을 노려서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자고 덤비는 것 같은 기라. 그러나 나는 내 할 일만 할란다. 나도 설탕 사업 할라카면 못 할기 있나. 하지만 나는 안 한다. 사돈이 하는 사업에는 손대지 않을 기다.” -‘한 번 믿으면 모두 맡겨라’(구인회)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과 LG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은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죽마고우였다. 동양방송을 공동 설립하고, 사돈까지 맺으며 인생의 오랜 시간을 막역한 사이로 지냈다. 하지만 1968년 삼성이 일본 산요와 합작을 통해 삼성전자 설립을 준비하면서 양측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1958년 금성사를 설립해 첫 국산 라디오 ‘A-501’을 히트시키면서 국내 가전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LG로서는 삼성의 도전이 달가울 리 없었다. 당시 LG는 “삼성이 일본 업체를 끌어들여 국내에 막 움트기 시작한 전자산업의 싹을 제거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정부는 “생산물량 전부를 해외에 수출한다.”는 조건으로 삼성의 전자산업 진출을 허가했다. 흑백 TV 시장에서는 LG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하지만 삼성은 1981년 컬러 TV 시대 개막과 함께 절전형 프리볼트 TV인 ‘이코노빅’을 내놓아 승기를 잡는다. 전력난에 시달리던 당시 상황과 잘 맞아떨어지는 제품을 내놓으며 삼성은 1984년 국내 TV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오르게 된다. LG는 이때부터 삼성의 신기술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서로 물고 물리는 혈투를 벌인다. 1992년 삼성전자가 위성수신 컬러 TV를 선보이자 며칠 지나지 않아 LG도 똑같은 기능의 제품을 내놓았고, 1993년 삼성이 원적외선 바이오 TV를 출시하자 한 달 뒤 원적외선에 음이온까지 발생시키는 TV로 맞대응하는 식이었다.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대형 TV 수요가 생겨나던 1995년 삼성이 ‘명품’이라는 이름의 브랜드를 내놓자 LG는 ‘아트비전’으로 응수했다. ●반도체·금융 분야에서 양사 명암 엇갈려 흑백 TV에서 시작된 양사의 40년 전쟁은 컬러 TV, 액정표시장치(LCD) TV,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등을 거치며 지금은 전자를 중심으로 거의 모든 분야로 확대됐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새로운 라이벌전이 시작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글로벌 1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도 두 업체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 이렇듯 두 기업은 많은 분야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며 경쟁하고 있지만, 현재 두 그룹의 매출 규모는 삼성(314조원)이 LG(142조원)를 두 배 이상 앞선다. 2003년 GS, LS, LIG그룹과 분리되고, 외환위기 이후 LG가 반도체 및 금융 사업 분야를 포기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삼성전자가 1983년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을 개발해 반도체 신화를 써 나가자 LG도 곧이어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며 삼성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LG의 반도체 사업은 적자로 어려움을 겪다 외환위기 당시 ‘빅딜’을 통해 현대에 사업을 넘겨주게 된다. 금융 분야도 마찬가지. LG카드는 ‘위기가 기회’라는 판단에 따라 외환위기 당시 100만명의 신규 회원을 확보하는 등 저돌적인 경영에 나서 1998년 카드업계 1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무리한 확장으로 신용카드 연체가 급증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닥쳤다. LG그룹은 이미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친 뒤여서 LG전자·LG화학 등 계열사의 지원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결국 LG카드 최대 주주인 구본무 회장이 직접 나서 자신이 갖고 있던 LG카드, LG투자증권, ㈜LG의 지분을 담보로 내놓고 나서야 어렵사리 사태를 해결할 수 있었다. LG는 당시 사건을 계기로 금융 분야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삼성이 치고 나가면 LG가 곧바로 따라붙어 삼성과 LG의 최근 양상을 살펴보면 ‘삼성이 먼저 치고 나가면 LG가 곧바로 따라붙는’ 식의 경쟁 구도를 확인할 수 있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 축구팀(첼시-풀럼) 후원과 프리미엄 브랜드 휴대전화(애니콜-싸이언) 개발, 제품별 개별 브랜드 전략을 통한 가전 마케팅(파브-X캔버스)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 vs LG 그들의 전쟁은 계속된다’의 저자인 박원규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브랜드 전쟁에서는 일단 삼성이 판정승을 거둔 셈”이라면서 “외환위기 이후 삼성과 LG의 실적 차이가 마케팅·브랜드 투자의 차이로 이어지면서 격차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가정이긴 하지만 일부에서는 LG가 외환위기 이후에도 반도체와 금융 분야를 계속 가져가고, 2003년 GS와 LS, LIG 등의 분리를 조금 더 늦췄다면 지금의 삼성과 LG의 구도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올 12번째 고장 한국原電 괜찮나

    올 12번째 고장 한국原電 괜찮나

    신고리원전 1호기와 영광원전 5호기가 무리한 가동을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멈췄다. 올 들어 열두 번째 원전 고장에 따른 가동 중단이다. 원전 전문가들은 잦은 고장의 원인을 지난 6~8월 전력 수급 비상으로 100% 출력한 데 따른 피로도 누적 때문으로 분석했다. 2일 오전 8시 10분쯤 부산 신고리 1호기가 원자로 출력을 제어하는 제어봉 계통의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신고리 1호기는 지난해 2월 운전을 시작했으며 개량된 한국형 원전으로는 처음 고장이 발생했다. 이어 오전 10시 45분쯤 전남 영광 5호기가 주급수펌프 이상으로 발전을 멈췄다. 영광 5호기는 지난 4~5월 예방 정비 기간을 가졌는데도 4개월 반 만에 다시 고장났다. 주요 원전 고장은 올 들어 일곱 번째, 시운전까지 포함하면 열두 번째다. 하루에 원전 2기가 한꺼번에 발전이 중지된 것은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몇 달 동안 100% 출력 유지에 치중하다 보니 부품 등에 오작동이나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6월의 이용률을 보면 ▲고리 2~4호기는 100.2~100.4% ▲월성 1~4호기는 100.3~101.2%에 달했다. ▲영광 원전은 5호기를 제외한 1~6호기가 100~101.6% ▲울진 1~6호기(5호기는 94.3%)는 100.3%의 가동률을 보였다. 전 세계 원전의 평균 이용률은 79%로 국내 원전보다 훨씬 낮다. 이은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급한 전력 수급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었겠지만 원전 100% 출력은 항상 무리가 따르기 마련”이라면서 “올겨울 전력난을 대비해 가동을 줄이고 전면적인 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예비율 11% ‘안정적’ 전력위기 무사히 넘겼다

    예비율 11% ‘안정적’ 전력위기 무사히 넘겼다

    올여름 전력 위기를 무사히 넘긴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국민발전소 3기 건설’ 캠페인과 국민의 절전운동 동참, 정상 기온 회복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16일 전력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최대전력수요가 6950만㎾였지만 예비전력이 764만㎾, 전력예비율이 11%를 기록하는 등 전력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졌다. 전력 공급이 바닥으로 떨어졌던 지난 6일 최대전력수요 7481만㎾, 예비전력 264만㎾, 전력예비율 3.53%와 비교하면 500만㎾ 이상 전력사용량이 줄어든 셈이다. 지난달 전력 당국은 이번 주(13~17일)가 휴가 복귀와 무더위 등으로 전력수요가 급증, 전력예비율이 100만㎾대로 떨어지는 등 대규모 정전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각 가정과 산업계에서 절전운동에 나서면서 예비전력이 600만~700만㎾로 지난주(6~10일)보다 오히려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이번 절전 주간의 피크타임에 300만㎾, 즉 원자력발전 3기의 발전량에 해당하는 전력을 아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전체 전력소비량의 54%를 차지하는 산업계의 절전 노력이 컸다. 삼성전기, 포스코, 삼성전자, SK에너지,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SK하이닉스 등 17개 전력 다소비 기업이 전력 위기대응 훈련 등을 펼쳤다. 삼성전기는 지난 6월과 7월 절전위기 극복 비상훈련을 통해 피크전력 9138㎾를 줄였다. 또 예비전력 200만㎾ 이하 단계에서 86만㎾를 절감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었다. LG전자는 2만여개의 편의점을 대상으로 전력사용 모니터링 및 고효율 에너지 저감설비 설치 등이 포함된 에너지관리 통합 솔루션을 보급, 기존 사용량보다 29% 절감하는 효과를 올렸다. KT는 지하 12층 깊이의 통신구(지하 38m)의 찬 공기(연중 13도)를 끌어올려 통신장비 냉방에 이용하면서 전력도 아끼고 냉방 이용을 90% 아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폐열로 발전소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했다. 하지만 다시 올겨울 전력난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부장은 “예방정비 기간을 미룬 발전소가 많아서 올겨울 전력 수급이 더 걱정된다.”면서 “정부는 기업마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발전기를 설치하도록 하고 전력 피크타임에 전기 소비를 줄이는 분산형 전력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길섶에서] 한여름의 회화나무 꽃/임태순 논설위원

    오가며 마주치는 집 근처 가로수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나무 모양새와 꽃이 영판 아까시 판박이였기 때문이다. 주렁주렁 달린 연한 황색의 꽃은 이런 심증을 더욱 갖게 했다. 그러나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초여름에 피는 아까시와 달리 한여름에 개화했고 꽃향기도 바람에 휘날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가지에 가시가 있지도 않고. 환경미화원이 도로에 떨어진 꽃을 열심히 쓸고 있어 반신반의하면서 나무 이름을 물어봤다. ‘회화나무’라는 답이 돌아왔다. 나아가 “올해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유난히 꽃이 많이 피었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여 궁금증을 해소해 줬다. 그러고 보니 올여름은 유난히 폭염이 기승을 부려 전력난에다 녹조와 적조 등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다. 지식·정보화 사회에 사는 우리들이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녹조 증식이 빨라진다는 것을 알지만 보고 듣는 것이 짧았던 우리 조상들이 올여름을 지냈으면 “회화나무 꽃이 무성하면 그해 여름은 무덥고 개천이 파래진다.”고 했을지 모르겠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씨줄날줄] 절전(節電) 한일전/임태순 논설위원

    수요가 몰리면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는 쾌재를 부른다. 수요가 증가하면 매출이 늘어나고 더 많은 이윤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로 눈을 돌리면 수요공급의 법칙은 먼 나라 이야기다. 오히려 전력을 생산하는 제조사들이 제품을 쓰지 말아 달라고 애걸복걸하는 촌극이 연출된다. 그 이유는 장기 전력수요예측 잘못, 값싼 전기요금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전기가 저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소규모 전력은 축전할 수 있지만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은 저장하거나 비축할 수 있는 기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남는 전력은 전선 속을 전전하다 사라지고 만다. 폭염 속에 전력사정이 연일 간당간당한다. 지난 6일과 7일 오후 2~3시 피크시간대 전력수요가 7429만㎾, 7426만㎾로 치솟아 주의보가 내려졌다. 공급전력에서 수요전력을 뺀 예비전력이 279만㎾, 264만㎾에 불과해 전력예비율이 3%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형 발전소 2, 3곳이 가동 중단되면 블랙아웃이 일어날 비상상황이었다. 그러나 같은 날 다른 시간대 전력은 한결 여유가 있었다. 전력 수요가 적은 아침시간대에는 전력예비율이 20%대를 넘어서면서 1500만㎾ 이상의 전력이 남아돌았다. 저장만 된다면 이 시간대 전력을 모아뒀다 피크시간에 공급하면 전력난은 가볍게 넘길 수 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절전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일본이 단연 앞서간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2년째 절전운동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경우, 올 6월 전력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13%나 줄었다. 원전 가동 중단으로 전력 공급이 10%가량 준 것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절전운동은 눈물겹다. 세탁물이 80% 이상 쌓여야 세탁기를 돌리고 가정 냉방 수요를 줄이기 위해 오후 1~4시대 수영장·박물관 등 공공시설을 무료 개방하는 지자체도 생겼다. 쿨 매트 소비가 늘어나고 건물 외벽에 넝쿨식물을 길러 열을 식히는 ‘녹색커튼’도 유행하고 있다. 덕분에 전력 수요 감소 폭은 가정용과 업무용이 10.2%, 13.0%로 산업용(5.6%)을 앞지른다. 반면 우리는 산업용 수요를 줄여 근근이 전력난을 메우고 있다. 기업체 절전의 대가로 지불한 보조금이 벌써 2400억원이나 된다.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어제 브라질에 지면서 한·일 두 나라가 동메달을 놓고 숙명의 대결을 펼치게 됐다. 축구에서도 이겨야겠지만, 절전에서도 라이벌 의식이 발동해야 하지 않을까.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씨줄날줄] 전기저수지 ‘ESS’/박정현 논설위원

    전기 사정이 꽤 위태로워 보인다. 예비 전력이 바닥을 보이면서 어제와 그제 이틀 연속 전력경보 ‘주의’가 발령됐다. 서울시내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빚어지고 있고 시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계’와 ‘심각’ 단계를 넘어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에 빠져들지 모른다는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구의 절반인 6억명이 정전으로 암흑과 공포에 떨었던 인도 사태가 먼 나라 일만은 아니다. 인도 정전사태는 수력발전을 위한 저수지가 적기 때문에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 국민들의 불편함은 물론이고 경제적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반도체 공장과 석유화학·철강·조선 등의 산업현장에서 1초동안만 생산라인이 멈춰도 피해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지난해 1월 여수 산업단지에 발생한 20분 동안의 정전으로 기업들이 입은 피해는 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고된 피해액만 계산한 것이다. 블랙아웃을 막으려면 국민적인 절전 캠페인뿐 아니라 비용을 높여 전력사용을 억제하는 등의 방안과 함께 ‘전기 저수지’ 격인 ESS가 주목받고 있다. 전력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이란 뜻의 ESS는 전력 수요가 적을 때 전기를 저장했다가 수요가 많을 때 전기를 꺼내 사용하는 전기 배터리쯤에 해당된다. 야간 또는 겨울철에 전력을 생산해 전력 수요가 많은 피크 시간과 피크 시즌인 낮이나 여름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전력 공급이 중단될 때에 대비한 비상발전기 시장을 머지 않아 ESS가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ESS의 경제성과 효율성이 월등하다는 것이다. ESS는 비싸다는 게 흠이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가정용 ESS 제품은 80만~100만엔(1100만~1500만원). ESS 시장 규모는 10조 6000억원가량이지만 2020년이면 58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일본·미국 등에서는 이미 가정·산업용 ESS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동일본 지진과 원전 사태로 전력 부족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일본 정부는 ESS 설치 가정에 상당한 보조금을 지급한다. 미국 상원이 발의한 ESS 세제혜택 수정법안은 인센티브 제공을 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뒤늦게나마 ESS 생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정부도 ESS 산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까지 ESS 세계 시장의 30% 점유를 목표로, 6조원의 정부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전기 저수지가 전력난 해결의 구원투수가 될지 기대된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폭염에 신음하는 한반도] 전력당국 주먹구구식 수요예측… 연이틀 ‘주의’ 발령

    [폭염에 신음하는 한반도] 전력당국 주먹구구식 수요예측… 연이틀 ‘주의’ 발령

    폭염 등으로 예비전력이 200만㎾대에 머물자 사상 처음으로 연속 이틀 ‘주의’ 조처가 발령되는 등 대규모 정전 사태(블랙아웃)의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블랙아웃 공포는 전력 당국의 주먹구구식 수요예측에서 비롯됐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수요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지난 6일과 7일을 산업체와 전력 감축을 협약하는 ‘지정기간 수요조정 기간’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중앙·과천청사 이틀째 냉방 멈춰 지식경제부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7일 오후 2시 10분 순간 최대전력 사용량이 7418만㎾에 달하면서 예비전력이 273만㎾, 전력예비율이 3.68%로 떨어지자 5분 뒤 전력수급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했다. 전력거래소는 이에 앞서 오전 11시 20분 예비전력이 330만㎾로 떨어져 전력 경보 ‘관심’을 발령했다. 전날인 6일 오전 11시 10분 최대 전력 수요가 7481만㎾에 달해 지난해 ‘9·15 정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주의 경보가 내려졌었다. 이에 따라 전국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하고, 정부중앙청사와 과천청사에서는 이틀째 냉방이 올스톱되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처럼 전력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전력 당국의 대응이 이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력 당국은 지난 6월 초 ‘지정기간 수요조정제도’(2098개 공장 등이 조업시간 조절과 휴식 등으로 전력 피크시간에 사용량을 줄이면 ㎾당 560~680원을 현금 보상하는 제도) 기간을 설정하면서 지난 6일과 7일을 제외했다. 폭염과 휴가 복귀 후 공장 본격 가동이란 변수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 것이다. 지정기간제를 통해 보통 120만㎾ 정도의 수요를 줄일 수 있다고 전력 당국은 보고 있다. 따라서 6~7일을 지정기간제에 포함했다면 ‘주의’ 조처를 발령하지 않아도 됐다는 얘기다. ●“원전 가동보다 절전대책 필요” 일각에서는 “전력 수요조절에 공백(6~7일)이 생긴 시점에 고리 1호기 재가동을 발표(6일)한 것은 자칫 정부가 전력 수급 불안을 논란이 많은 원전 재가동에 활용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력 당국 관계자는 “휴가철 전 금요일인 7월 27일과 첫 출근일인 8월 6일(월요일), 7일은 통계적으로 전력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지 않는 날이라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그는 “8일부터는 지정기간제가 적용되므로 120만㎾ 이상 전력을 비축할 수 있다.”면서 “이번 주는 ‘주의’ 조처까지 내려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전력 당국의 주먹구구식 전력수요 예측과 수급대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면서 “전체 전력 수요의 0.7%에 해당하는 고리원전 1호기 가동보다는 더 강력한 절전대책으로 전력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폭염에 신음하는 한반도] 日 국민은 85%가 자발적 절전 한국도 ‘한등빼기’ 캠페인 나서

    7일 이틀 연속 전력수급경보 ‘주의’가 내려져 시민들의 자발적인 절전 의식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절전 대책과 일본인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지역별로 돌아가며 전력 공급을 중단하는 등 전력난에 시달렸다. 하지만 시민들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절전 참여로 위기를 넘겼다. 올해도 상업용 원자로 50기 중 48기가 가동을 멈췄지만 도쿄 등 수도권의 전력 사용률은 75∼85%, 전력 사정이 더 열악한 규슈나 간사이 지방의 전력 사용률은 80%대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 국민 85%가 자발적으로 절전에 적극 참여하고 있기에 가능한 결과다. 마이니치신문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절전 참여 여부에 대해 21%는 ‘많이’, 64%는 ‘조금’ 절전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력난이 심각해지자 한국의 시민단체도 절전운동에 나서고 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등 시민사회 단체 3곳이 최근 ‘한등 빼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가정에서 쓰는 전등 1개씩만 빼, 현재 사용량의 10%를 줄이면 원전 1기의 발전량에 해당하는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는 취지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배경헌기자 jrlee@seoul.co.kr
  • [사설] 한전 전기료 올린 만큼 경영합리화하라

    한국전력이 어제 임시이사회를 열어 평균 4.9% 전기요금 인상안을 의결했다. 인상 폭을 둘러싸고 4개월간 진행돼온 정부와 한전의 줄다리기가 마무리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한전은 전기요금을 추가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이고, 추진 시기는 전력 성수기인 올겨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 차례의 전기요금 인상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을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선결되어야 한다. 한전의 누적 적자 10조원이 쌓이기까지는 값싼 전기요금과 방만한 경영, 불합리한 산업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올 상반기에 한전이 고객에게 전기를 판매해 얻은 수입은 23조원, 발전회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한 비용은 25조원이다. 단순 전력거래로 2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전기요금을 아무리 올려도 적자를 해결할수 없는 구조다. 민자발전사들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전기를 비싼 값으로 사들여 적자를 가져왔다는 노조의 지적을 정부와 한전은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1%의 전기요금 인상이 17만㎾의 전력수요 감소를 가져온다고 한 만큼 전력사용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한전 이사회의 의결내용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6~7% 올리고, 가정용 전기요금을 2%가량 올리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전력난을 해소하기 어렵다. 산업용 인상 폭을 가정용보다 높게 정하면 산업의 경쟁력만 떨어뜨리고 가정의 전력 수요 감소효과는 반감될 소지가 크다. 정전사태(블랙아웃)가 우려되던 6월에 가정용 전기판매 증가가 3%로 산업용의 2.8%보다 많았던 데는 전력난 불감증 탓도 컸다. 우리는 전기요금 인상의 전제조건으로 한전의 경영혁신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혁신방안 제시 없이 인상안만 의결됐다. 이런 식으로는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한전의 적자문제를 경영합리화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김중겸 사장의 인식은 한심하다. 한전은 억대의 고액연봉 직원만 1000명에 육박하고 직원의 평균 연봉이 7400만원인 방만한 기업이다, 제 허리띠는 졸라매지 않으면서 적자를 국민과 기업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 폭만큼 경영합리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경영합리화 없는 추가 전기요금 인상 추진은 국민의 분노만 살 것이다.
  • [기록적 폭염 전국 강타… ‘가마솥 더위’ 비상] 살얼음판 예비전력에… “고리원전 1호기 재가동”

    “8월 3일 이전에 고리원전 1호기를 재가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2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범국민 절전운동에도 불구하고 전력수급 상황이 매우 어렵고 다음 달에는 심각한 수준에 처할 것 같다.”면서 “늦어도 다음 달 3일 이전에 고리1호기의 재가동에 나서야 8월 중순 전력피크 때 100% 출력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5분 최대 전력사용량이 7327만㎾까지 치솟으며 예비전력이 기준치(400만㎾) 아래인 375만㎾까지 떨어졌다. 전력당국은 20만㎾ 정도 예비 공급량을 늘리면서 정전 위험을 벗어났다. 하지만 오후 3시가 넘도록 안정권인 예비전력 500만㎾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가동 후 58만㎾의 전력을 공급하는 고리1호기의 재가동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홍 장관은 “(고리원전 재가동에 반대하는 일부) 지역 주민들과 재가동에 대한 의견 차이는 좀더 대화를 나눈다면 잘 해결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도 부산·울산지역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반발했다. 이들은 “주민이 반대하면 재가동에 나서지 않겠다던 정부가 전력난을 핑계로 슬쩍 고리1호기 재가동에 나서려고 하고 있다.”면서 “주민 안전 확보와 고장 원인 공개 등 원전 운영의 투명성 확보가 재가동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재가동 시점은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사설] 턱밑까지 차오른 전력위기 절전밖에 없다

    무더위로 전력 사정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엊그제 7328만㎾를 기록, 올여름 들어 최고로 치솟았던 전력수요는 어제 7314만㎾로 조금 떨어졌지만 이번에는 예비전력, 전력예비율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어제 전력공급능력이 7691만㎾로 그제보다 41만㎾ 감소했기 때문이다. 폭염특보에 열대야 등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을 뿐인데도 전력사용량은 날씨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니 여름을 어떻게 날지 걱정이 앞선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민들의 전력난 불감증은 여전해 정부가 마련한 절전대책에 대한 호응도가 높지 않다. 절전운동에 적극 동참한 일본의 예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어제 우리나라는 오후 2시 5분부터 15분간 예비전력 377만㎾에 전력예비율은 5.15%로 떨어져 비상이 걸렸다. 에어컨 등 냉방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원전 몇기만 가동이 중단돼도 전력공급에 차질을 가져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나마 기업체 등의 협조로 170만㎾의 수요를 절감해 얻은 수치다. 정부는 빠듯한 전력사정에 대비해 지난달부터 절전대책을 실시하고 있으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6월 전력판매실적이 이를 말해 준다. 지난달 전력판매량은 366억 1000만㎾로 전년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6월 평균 증가율 5.14%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지만 절전대책이 거둔 성과로는 초라하다. 대대적인 절전운동에 나선 일본과 비교하면 미흡하기 짝이 없다. 일본의 경우 지난달 전력사용량이 2010년에 비해 무려 13%나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산업용이 5.6% 감소한 데 비해 가정용과 업무용은 각각 10.2%, 13%로 감소폭이 월등히 높았다. 가정, 기업 등에서 전기 아껴쓰기에 적극 동참한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6월 전력 판매량을 용도별로 보면 산업용이 2.8% 증가한 데 비해 일반용은 3%로 더 높았다. 특히 전력을 싸게 공급하는 농사용은 무려 15.7%나 증가해 전력난 불감증의 심각성을 보여 줬다. 전력사정이 위험수위인 만큼 국민들이 절전에 앞장서야 한다. 가정, 기업에서 전력수요가 높은 시간대에는 에어컨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등 절제력을 발휘해야 한다. 정부도 기존의 절전대책이 국민들에게 잘 파고들 수 있도록 정책의 실효성,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절전이 곧 발전이다.
  • 독도는 지금 전력난 비상

    천연기념물(제336호)인 독도가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국가 중요시설이 일시 가동 중단되는 등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22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독도에 설치된 첫 기상장비인 온실가스원격관측시스템이 최근 전력난으로 보름 정도 멈춰서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 시스템은 기상청이 독도의 이산화탄소(CO2)와 메탄(CH4) 농도 등의 측정을 위해 2억 5000만원을 들여 해발 98.6m인 독도의 동도 꼭대기에 있는 KT 송전탑 위에 설치한 무인 장비다. 독도 공기를 5초마다 분석해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센터로 실시간 전송한다. 그러나 경북지방경찰청 울릉경비대 소속 독도경비대가 전력 과부하가 걸리자 이를 차단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이 시스템은 동해의 기후변화를 감시하는 전진기지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 같은 사태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독도의 전력난으로 경비대 상황실과 레이더 기지 운영에 차질마저 우려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독도의 발전시설은 동도에 55㎾급(등대 옥상 15㎾, 독도경비대 주변 40㎾) 태양광발전소와 690㎾급(등대 150㎾, 독도경비대 540㎾) 디젤발전기, 서도 주민숙소에 100㎾급 디젤발전기가 있다. 하지만 동도에 이동통신사의 휴대전화 중계시설(2007년)과 DMB 시설(2010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방사능측정기(2011년) 등이 잇따라 세워지면서 전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 전력은 모두 독도경비대 발전기에서 나오지만 낡은 탓에 발전 효율이 떨어져 전력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경북경찰 등은 독도의 전력난을 친환경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바람이 많은 특성상 풍력발전소 건설이 유리했지만 화산섬이라 지반 침하와 생태계 파괴 등을 우려해 중도 포기했다. 그러다 한국전기공사협회가 회원 성금 30억원으로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해 줬다. 친환경 에너지가 경비대 전력량의 30%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론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경찰청은 우선 2억원 정도를 들여 자체 보유한 디젤발전기 4대 가운데 노후화된 3대를 긴급 교체할 계획이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LG그룹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LG그룹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만큼 사업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7월 임원세미나에서 경영진 및 임원에게 불투명한 사업환경에 대비한 위기극복 경영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앞서 지난 1월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정면으로 부딪치고 뼛속까지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끝을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LG는 사업 부문별로 위기 타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유럽 지역에서의 매출 성장은 다소 어렵더라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제품 경쟁력 강화와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하면서,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좋은 이머징 마켓에서 매출 성장을 이뤄 유럽 재정위기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미국 뉴저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4개의 해외 금융센터 등을 중심으로 경영 활동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재무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LG화학은 유럽 재정위기 등에 대응해 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 전지 등 핵심 사업영역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 분야의 안정적인 사업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세계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용 전지 사업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LG는 위기 속에서도 차세대 먹거리 육성을 위해 연구·개발(R&D)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 R&D 투자금은 4조 9000억원. 이는 5년 전 2조 8000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LG는 특히 ‘그린비즈니스’ 신사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2020년에는 그린 신사업에서 그룹 전체 매출의 15%를 일구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전기차 부품과 수(水)처리 등에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전기자동차부품 사업에서는 전초기지가 될 인천 전기자동차 부품기지 ‘V-ENS 인천 캠퍼스’가 하반기 가동에 들어간다. LG는 지난해 8월 GM의 미래 전기자동차의 주요 부품 등 핵심 솔루션을 공동으로 개발,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수처리사업은 지난 2월 ‘LG-히타치 워터솔루션’이 공식 출범한 이래 성과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여수시와 시설용량 3만 5000t, 총사업비 450억원 규모의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전력난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경우 LG전자를 중심으로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이 참여한 LG 컨소시엄을 통해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구축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기고] 전력난, 우리에게 부족한 2%/남효석 한국서부발전 관리본부장

    [기고] 전력난, 우리에게 부족한 2%/남효석 한국서부발전 관리본부장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경제성장에 맞추어 전기가 필요하면 발전소를 더 건설하는 전력개발 위주 정책이 당연시돼 왔다. 그러나 이제는 이산화탄소 등 환경문제와 발전소 부지 확보 문제 등으로 발전소 건설이 어렵고, 전자파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미관상의 이유로 송전선 건설을 반대하여 개발 위주의 전력정책이 한계를 맞았다. 그러나 마땅한 대안과 실천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근래 전력난을 겪고도 주변환경 변화에 우리의 의식과 행동이 바로 따라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 우리는 과거 전력사에서 이미 경험한 전력수급 위기를 잊어버리고 학습효과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에 전력예비율이 25% 수준으로 과다하여 발전소 건설을 억제한 결과, 1990년부터 전력 수급이 불안해져서 1992년 8월 10일까지 전력수급 안정에 최선을 다하고자 ‘92810 계획’을 수립,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1991년 7월 3일과 5일 수급조정을 하였고 언론에서는 ‘제한송전’이라고 대서특필, 온 나라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피크시간에 공공건물은 아예 냉방설비 가동을 중단시키는 극한상황을 겪은 현장의 실황을 지금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과거 전력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저력이 있다. 그러나 작금의 전력 소비 형태를 보면서 과거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지 못해 같은 위기를 반복해서 당하지 않게 하려는 우리의 위기극복 노력에서 2%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지난 10년간 전력소비 증가율(6.5%)이 경제성장률(4.1%)보다 높고 국내총생산(GDP)당 전력소비량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7배 높은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절약할 여지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전력난은 올여름으로 끝날 상황이 아니라 내년 여름까지 이어질 전망이므로 앞으로 1년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할 일들을 살펴보며 맡은 역할을 성실히 해주기를 기대한다. 첫째, 전력회사는 전력설비의 안정적 운영, 원가절감, 건설 및 예방정비공기 준수 등을 실행해야 한다. 둘째, 정부는 합리적 에너지가격 정책, 전력수급계획 수립 및 실행 강화, 전력수요관리 정책을 개발 및 독려해야 한다. 셋째, 산업체는 피크시간대 전력 수요 분산, 수요관리 약정 이행, 에너지 저소비형 설비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넷째, 국민은 냉방온도 26℃ 이상 유지, 불요불급한 전기제품 사용 자제, 대기전력 제로화(플러그 뽑기) 등을 실천해야 한다. 우리는 당장 올여름 전력난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 전력회사와 정부는 철저한 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기업체와 국민은 긴장감을 느끼고 모두가 전기 절약에 동참하여야 할 것이다. “나 하나 정도 빠져도…”라든가 “내 돈 내고 편하게 사는데 무슨 상관이냐.”라고 하면 더불어 사는 우리 공동체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바탕이 되어 앞으로 1년간 전력난을 무사히 넘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나아가 전기 절약 실천은 새로운 발전소와 송전선 건설을 줄여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감소시키고 좁은 국토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우리 모두 전기 절약을 실천하고 부족한 2%를 채워서 전력난을 함께 극복하자.
  • 정보통신·기계 호조… 조선·건설 불황 지속

    올 하반기 정보통신과 기계업종의 수출 전망은 밝지만 조선과 건설 분야는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적인 경기 역시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0일 내놓은 ‘하반기 산업기상도’ 보고서에 따르면 하반기 여건이 가장 좋은 업종은 정보통신으로 꼽혔다. 이달 말에 개막하는 런던올림픽과 올해 말 아날로그방송 종료 효과로 디지털 TV 및 디스플레이 패널 판매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계업종은 유로존 위기로 유럽연합(EU) 지역 수출은 다소 둔화하지만 미국, 중국,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전체 수출은 상반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호조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판매의 경우 K3(기아차) 등의 신차 출시 효과가 기대되지만 외국 경쟁사들의 국내시장 공략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화학업종은 상반기와 비슷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EU, 미국 등 선진국 수출 여건이 크게 나빠지고 있지만 중국, 동남아시아 등으로의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는 불황에서 조금씩 벗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하반기에는 애플사의 아이폰5 출시 등으로 스마트폰용 시스템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상반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은 유로존 위기로 미국, EU 지역 등의 석유제품 수요가 위축되고 있어 고전할 것이라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조선업은 불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체 해운경기가 좋지 못해 벌크선, 유조선 등의 발주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분석됐다. 건설업종도 상반기에 재정이 조기 집행돼 하반기에는 공사 수주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는 유로존 위기 등으로 전반적인 하반기 산업 여건이 상반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기업경영의 3대 불안요인으로는 세계경기의 동반침체, 여름철 전력난 및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선거철 노동계 공세 등이 꼽혔다. 박종갑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수출지원 및 자금지원 확대 등 내수경기 진작 대책을 마련하는 등 정부의 선제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최악 가뭄에 공장 돌릴 물부족… 기업들 ‘水難’

    최악 가뭄에 공장 돌릴 물부족… 기업들 ‘水難’

    기업들이 생산 현장에서 전력난에 이어 급수난까지 겪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전기를 아끼기 위해 조업 시간을 단축·조정하고 냉방 온도를 제한하면서도 산업용 전기요금의 인상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가뭄까지 겹쳐 생산용수마저 ‘비상 절수’의 묘수를 찾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는 것이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갑작스러운 급수 중단에 대비한 ‘비상대책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시나리오에는 용수원의 물이 마르는 사태 발생 때의 대응책과 행동 지침이 담겼다. 울산공장은 아직 버틸 만하지만 이번 가뭄이 집중된 충남 아산과 경기 광명시 소하리 공장은 급수에 애를 먹고 있다. 하루에 총 3만 5000t의 물을 쓰는 현대차는 공장 안에 무방류 시스템과 도장공정의 폐수 재활용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물 사용량과 폐수 발생량을 동시에 줄이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전체 폐수 발생량의 33%를 감축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화장실, 샤워장 등에도 절수 장치를 설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은 도장 라인 등에서 생산에 차질을 빚을 정도는 아니지만 앞으로 1~2주일 물 부족이 더 지속된다면 비상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면서 “공장에서 생산용도 외의 물은 거의 재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현장의 애로점을 전했다. 하루 최대 1만 5000t의 초순수(불순물이 거의 없는 용수)를 사용하는 삼성전자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수자원 저감 목표와 전략을 수립했다. 수자원 관리 정책은 ▲용수 공급 경로의 이중화 ▲비상사태 때 즉시 대응 가능한 시스템의 구축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순수를 회수해 재사용하는 식으로 물의 사용량을 줄여가고 있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라인의 초순수 회수율은 사용량 대비 51% 수준으로 파악된다. 또 자체 처리시설을 활용해 생활오수를 정화 후 재사용하고 방류량도 감소시키고 있다. 삼성토탈과 현대오일뱅크, 호남석유화학, LG석유화학, KCC 등 5개사가 입주해 있는 충남 서산 대산산업단지는 대호저수지의 물이 바닥나자 아산호로 용수원을 변경했다. 대산단지는 하루 10만~13만t의 물을 사용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중화학 공장의 특성상 공업용수를 많이 쓰는 상황이지만 용수원을 바꾸면서 공장 가동중단 등 최악의 상황은 간신히 모면했다.”고 설명했다. 또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등 전자업계도 폐수 재활용 시스템의 추가 설치에 나서며 생산용수 부족 사태를 견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용수 공급 중단이라는 최악의 경우에는 제품 생산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산업부 종합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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