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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비율 11% ‘안정적’ 전력위기 무사히 넘겼다

    예비율 11% ‘안정적’ 전력위기 무사히 넘겼다

    올여름 전력 위기를 무사히 넘긴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국민발전소 3기 건설’ 캠페인과 국민의 절전운동 동참, 정상 기온 회복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16일 전력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최대전력수요가 6950만㎾였지만 예비전력이 764만㎾, 전력예비율이 11%를 기록하는 등 전력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졌다. 전력 공급이 바닥으로 떨어졌던 지난 6일 최대전력수요 7481만㎾, 예비전력 264만㎾, 전력예비율 3.53%와 비교하면 500만㎾ 이상 전력사용량이 줄어든 셈이다. 지난달 전력 당국은 이번 주(13~17일)가 휴가 복귀와 무더위 등으로 전력수요가 급증, 전력예비율이 100만㎾대로 떨어지는 등 대규모 정전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각 가정과 산업계에서 절전운동에 나서면서 예비전력이 600만~700만㎾로 지난주(6~10일)보다 오히려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이번 절전 주간의 피크타임에 300만㎾, 즉 원자력발전 3기의 발전량에 해당하는 전력을 아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전체 전력소비량의 54%를 차지하는 산업계의 절전 노력이 컸다. 삼성전기, 포스코, 삼성전자, SK에너지,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SK하이닉스 등 17개 전력 다소비 기업이 전력 위기대응 훈련 등을 펼쳤다. 삼성전기는 지난 6월과 7월 절전위기 극복 비상훈련을 통해 피크전력 9138㎾를 줄였다. 또 예비전력 200만㎾ 이하 단계에서 86만㎾를 절감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었다. LG전자는 2만여개의 편의점을 대상으로 전력사용 모니터링 및 고효율 에너지 저감설비 설치 등이 포함된 에너지관리 통합 솔루션을 보급, 기존 사용량보다 29% 절감하는 효과를 올렸다. KT는 지하 12층 깊이의 통신구(지하 38m)의 찬 공기(연중 13도)를 끌어올려 통신장비 냉방에 이용하면서 전력도 아끼고 냉방 이용을 90% 아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폐열로 발전소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했다. 하지만 다시 올겨울 전력난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부장은 “예방정비 기간을 미룬 발전소가 많아서 올겨울 전력 수급이 더 걱정된다.”면서 “정부는 기업마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발전기를 설치하도록 하고 전력 피크타임에 전기 소비를 줄이는 분산형 전력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길섶에서] 한여름의 회화나무 꽃/임태순 논설위원

    오가며 마주치는 집 근처 가로수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나무 모양새와 꽃이 영판 아까시 판박이였기 때문이다. 주렁주렁 달린 연한 황색의 꽃은 이런 심증을 더욱 갖게 했다. 그러나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초여름에 피는 아까시와 달리 한여름에 개화했고 꽃향기도 바람에 휘날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가지에 가시가 있지도 않고. 환경미화원이 도로에 떨어진 꽃을 열심히 쓸고 있어 반신반의하면서 나무 이름을 물어봤다. ‘회화나무’라는 답이 돌아왔다. 나아가 “올해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유난히 꽃이 많이 피었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여 궁금증을 해소해 줬다. 그러고 보니 올여름은 유난히 폭염이 기승을 부려 전력난에다 녹조와 적조 등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다. 지식·정보화 사회에 사는 우리들이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녹조 증식이 빨라진다는 것을 알지만 보고 듣는 것이 짧았던 우리 조상들이 올여름을 지냈으면 “회화나무 꽃이 무성하면 그해 여름은 무덥고 개천이 파래진다.”고 했을지 모르겠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씨줄날줄] 절전(節電) 한일전/임태순 논설위원

    수요가 몰리면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는 쾌재를 부른다. 수요가 증가하면 매출이 늘어나고 더 많은 이윤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기로 눈을 돌리면 수요공급의 법칙은 먼 나라 이야기다. 오히려 전력을 생산하는 제조사들이 제품을 쓰지 말아 달라고 애걸복걸하는 촌극이 연출된다. 그 이유는 장기 전력수요예측 잘못, 값싼 전기요금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전기가 저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소규모 전력은 축전할 수 있지만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은 저장하거나 비축할 수 있는 기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남는 전력은 전선 속을 전전하다 사라지고 만다. 폭염 속에 전력사정이 연일 간당간당한다. 지난 6일과 7일 오후 2~3시 피크시간대 전력수요가 7429만㎾, 7426만㎾로 치솟아 주의보가 내려졌다. 공급전력에서 수요전력을 뺀 예비전력이 279만㎾, 264만㎾에 불과해 전력예비율이 3%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형 발전소 2, 3곳이 가동 중단되면 블랙아웃이 일어날 비상상황이었다. 그러나 같은 날 다른 시간대 전력은 한결 여유가 있었다. 전력 수요가 적은 아침시간대에는 전력예비율이 20%대를 넘어서면서 1500만㎾ 이상의 전력이 남아돌았다. 저장만 된다면 이 시간대 전력을 모아뒀다 피크시간에 공급하면 전력난은 가볍게 넘길 수 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절전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일본이 단연 앞서간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2년째 절전운동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경우, 올 6월 전력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13%나 줄었다. 원전 가동 중단으로 전력 공급이 10%가량 준 것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절전운동은 눈물겹다. 세탁물이 80% 이상 쌓여야 세탁기를 돌리고 가정 냉방 수요를 줄이기 위해 오후 1~4시대 수영장·박물관 등 공공시설을 무료 개방하는 지자체도 생겼다. 쿨 매트 소비가 늘어나고 건물 외벽에 넝쿨식물을 길러 열을 식히는 ‘녹색커튼’도 유행하고 있다. 덕분에 전력 수요 감소 폭은 가정용과 업무용이 10.2%, 13.0%로 산업용(5.6%)을 앞지른다. 반면 우리는 산업용 수요를 줄여 근근이 전력난을 메우고 있다. 기업체 절전의 대가로 지불한 보조금이 벌써 2400억원이나 된다.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어제 브라질에 지면서 한·일 두 나라가 동메달을 놓고 숙명의 대결을 펼치게 됐다. 축구에서도 이겨야겠지만, 절전에서도 라이벌 의식이 발동해야 하지 않을까.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폭염에 신음하는 한반도] 전력당국 주먹구구식 수요예측… 연이틀 ‘주의’ 발령

    [폭염에 신음하는 한반도] 전력당국 주먹구구식 수요예측… 연이틀 ‘주의’ 발령

    폭염 등으로 예비전력이 200만㎾대에 머물자 사상 처음으로 연속 이틀 ‘주의’ 조처가 발령되는 등 대규모 정전 사태(블랙아웃)의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블랙아웃 공포는 전력 당국의 주먹구구식 수요예측에서 비롯됐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수요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지난 6일과 7일을 산업체와 전력 감축을 협약하는 ‘지정기간 수요조정 기간’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중앙·과천청사 이틀째 냉방 멈춰 지식경제부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7일 오후 2시 10분 순간 최대전력 사용량이 7418만㎾에 달하면서 예비전력이 273만㎾, 전력예비율이 3.68%로 떨어지자 5분 뒤 전력수급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했다. 전력거래소는 이에 앞서 오전 11시 20분 예비전력이 330만㎾로 떨어져 전력 경보 ‘관심’을 발령했다. 전날인 6일 오전 11시 10분 최대 전력 수요가 7481만㎾에 달해 지난해 ‘9·15 정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주의 경보가 내려졌었다. 이에 따라 전국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하고, 정부중앙청사와 과천청사에서는 이틀째 냉방이 올스톱되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처럼 전력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전력 당국의 대응이 이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력 당국은 지난 6월 초 ‘지정기간 수요조정제도’(2098개 공장 등이 조업시간 조절과 휴식 등으로 전력 피크시간에 사용량을 줄이면 ㎾당 560~680원을 현금 보상하는 제도) 기간을 설정하면서 지난 6일과 7일을 제외했다. 폭염과 휴가 복귀 후 공장 본격 가동이란 변수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 것이다. 지정기간제를 통해 보통 120만㎾ 정도의 수요를 줄일 수 있다고 전력 당국은 보고 있다. 따라서 6~7일을 지정기간제에 포함했다면 ‘주의’ 조처를 발령하지 않아도 됐다는 얘기다. ●“원전 가동보다 절전대책 필요” 일각에서는 “전력 수요조절에 공백(6~7일)이 생긴 시점에 고리 1호기 재가동을 발표(6일)한 것은 자칫 정부가 전력 수급 불안을 논란이 많은 원전 재가동에 활용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력 당국 관계자는 “휴가철 전 금요일인 7월 27일과 첫 출근일인 8월 6일(월요일), 7일은 통계적으로 전력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지 않는 날이라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그는 “8일부터는 지정기간제가 적용되므로 120만㎾ 이상 전력을 비축할 수 있다.”면서 “이번 주는 ‘주의’ 조처까지 내려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전력 당국의 주먹구구식 전력수요 예측과 수급대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면서 “전체 전력 수요의 0.7%에 해당하는 고리원전 1호기 가동보다는 더 강력한 절전대책으로 전력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폭염에 신음하는 한반도] 日 국민은 85%가 자발적 절전 한국도 ‘한등빼기’ 캠페인 나서

    7일 이틀 연속 전력수급경보 ‘주의’가 내려져 시민들의 자발적인 절전 의식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절전 대책과 일본인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지역별로 돌아가며 전력 공급을 중단하는 등 전력난에 시달렸다. 하지만 시민들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절전 참여로 위기를 넘겼다. 올해도 상업용 원자로 50기 중 48기가 가동을 멈췄지만 도쿄 등 수도권의 전력 사용률은 75∼85%, 전력 사정이 더 열악한 규슈나 간사이 지방의 전력 사용률은 80%대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 국민 85%가 자발적으로 절전에 적극 참여하고 있기에 가능한 결과다. 마이니치신문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절전 참여 여부에 대해 21%는 ‘많이’, 64%는 ‘조금’ 절전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력난이 심각해지자 한국의 시민단체도 절전운동에 나서고 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등 시민사회 단체 3곳이 최근 ‘한등 빼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가정에서 쓰는 전등 1개씩만 빼, 현재 사용량의 10%를 줄이면 원전 1기의 발전량에 해당하는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는 취지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배경헌기자 jrlee@seoul.co.kr
  • [씨줄날줄] 전기저수지 ‘ESS’/박정현 논설위원

    전기 사정이 꽤 위태로워 보인다. 예비 전력이 바닥을 보이면서 어제와 그제 이틀 연속 전력경보 ‘주의’가 발령됐다. 서울시내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빚어지고 있고 시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계’와 ‘심각’ 단계를 넘어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에 빠져들지 모른다는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구의 절반인 6억명이 정전으로 암흑과 공포에 떨었던 인도 사태가 먼 나라 일만은 아니다. 인도 정전사태는 수력발전을 위한 저수지가 적기 때문에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 국민들의 불편함은 물론이고 경제적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반도체 공장과 석유화학·철강·조선 등의 산업현장에서 1초동안만 생산라인이 멈춰도 피해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지난해 1월 여수 산업단지에 발생한 20분 동안의 정전으로 기업들이 입은 피해는 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고된 피해액만 계산한 것이다. 블랙아웃을 막으려면 국민적인 절전 캠페인뿐 아니라 비용을 높여 전력사용을 억제하는 등의 방안과 함께 ‘전기 저수지’ 격인 ESS가 주목받고 있다. 전력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이란 뜻의 ESS는 전력 수요가 적을 때 전기를 저장했다가 수요가 많을 때 전기를 꺼내 사용하는 전기 배터리쯤에 해당된다. 야간 또는 겨울철에 전력을 생산해 전력 수요가 많은 피크 시간과 피크 시즌인 낮이나 여름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전력 공급이 중단될 때에 대비한 비상발전기 시장을 머지 않아 ESS가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ESS의 경제성과 효율성이 월등하다는 것이다. ESS는 비싸다는 게 흠이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가정용 ESS 제품은 80만~100만엔(1100만~1500만원). ESS 시장 규모는 10조 6000억원가량이지만 2020년이면 58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일본·미국 등에서는 이미 가정·산업용 ESS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동일본 지진과 원전 사태로 전력 부족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일본 정부는 ESS 설치 가정에 상당한 보조금을 지급한다. 미국 상원이 발의한 ESS 세제혜택 수정법안은 인센티브 제공을 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뒤늦게나마 ESS 생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정부도 ESS 산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2020년까지 ESS 세계 시장의 30% 점유를 목표로, 6조원의 정부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전기 저수지가 전력난 해결의 구원투수가 될지 기대된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사설] 한전 전기료 올린 만큼 경영합리화하라

    한국전력이 어제 임시이사회를 열어 평균 4.9% 전기요금 인상안을 의결했다. 인상 폭을 둘러싸고 4개월간 진행돼온 정부와 한전의 줄다리기가 마무리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한전은 전기요금을 추가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이고, 추진 시기는 전력 성수기인 올겨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 차례의 전기요금 인상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을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선결되어야 한다. 한전의 누적 적자 10조원이 쌓이기까지는 값싼 전기요금과 방만한 경영, 불합리한 산업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올 상반기에 한전이 고객에게 전기를 판매해 얻은 수입은 23조원, 발전회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한 비용은 25조원이다. 단순 전력거래로 2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전기요금을 아무리 올려도 적자를 해결할수 없는 구조다. 민자발전사들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전기를 비싼 값으로 사들여 적자를 가져왔다는 노조의 지적을 정부와 한전은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1%의 전기요금 인상이 17만㎾의 전력수요 감소를 가져온다고 한 만큼 전력사용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하지만 한전 이사회의 의결내용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6~7% 올리고, 가정용 전기요금을 2%가량 올리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전력난을 해소하기 어렵다. 산업용 인상 폭을 가정용보다 높게 정하면 산업의 경쟁력만 떨어뜨리고 가정의 전력 수요 감소효과는 반감될 소지가 크다. 정전사태(블랙아웃)가 우려되던 6월에 가정용 전기판매 증가가 3%로 산업용의 2.8%보다 많았던 데는 전력난 불감증 탓도 컸다. 우리는 전기요금 인상의 전제조건으로 한전의 경영혁신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혁신방안 제시 없이 인상안만 의결됐다. 이런 식으로는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한전의 적자문제를 경영합리화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김중겸 사장의 인식은 한심하다. 한전은 억대의 고액연봉 직원만 1000명에 육박하고 직원의 평균 연봉이 7400만원인 방만한 기업이다, 제 허리띠는 졸라매지 않으면서 적자를 국민과 기업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 폭만큼 경영합리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경영합리화 없는 추가 전기요금 인상 추진은 국민의 분노만 살 것이다.
  • [기록적 폭염 전국 강타… ‘가마솥 더위’ 비상] 살얼음판 예비전력에… “고리원전 1호기 재가동”

    “8월 3일 이전에 고리원전 1호기를 재가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2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범국민 절전운동에도 불구하고 전력수급 상황이 매우 어렵고 다음 달에는 심각한 수준에 처할 것 같다.”면서 “늦어도 다음 달 3일 이전에 고리1호기의 재가동에 나서야 8월 중순 전력피크 때 100% 출력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5분 최대 전력사용량이 7327만㎾까지 치솟으며 예비전력이 기준치(400만㎾) 아래인 375만㎾까지 떨어졌다. 전력당국은 20만㎾ 정도 예비 공급량을 늘리면서 정전 위험을 벗어났다. 하지만 오후 3시가 넘도록 안정권인 예비전력 500만㎾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가동 후 58만㎾의 전력을 공급하는 고리1호기의 재가동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홍 장관은 “(고리원전 재가동에 반대하는 일부) 지역 주민들과 재가동에 대한 의견 차이는 좀더 대화를 나눈다면 잘 해결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도 부산·울산지역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반발했다. 이들은 “주민이 반대하면 재가동에 나서지 않겠다던 정부가 전력난을 핑계로 슬쩍 고리1호기 재가동에 나서려고 하고 있다.”면서 “주민 안전 확보와 고장 원인 공개 등 원전 운영의 투명성 확보가 재가동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재가동 시점은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사설] 턱밑까지 차오른 전력위기 절전밖에 없다

    무더위로 전력 사정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엊그제 7328만㎾를 기록, 올여름 들어 최고로 치솟았던 전력수요는 어제 7314만㎾로 조금 떨어졌지만 이번에는 예비전력, 전력예비율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어제 전력공급능력이 7691만㎾로 그제보다 41만㎾ 감소했기 때문이다. 폭염특보에 열대야 등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을 뿐인데도 전력사용량은 날씨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니 여름을 어떻게 날지 걱정이 앞선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민들의 전력난 불감증은 여전해 정부가 마련한 절전대책에 대한 호응도가 높지 않다. 절전운동에 적극 동참한 일본의 예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어제 우리나라는 오후 2시 5분부터 15분간 예비전력 377만㎾에 전력예비율은 5.15%로 떨어져 비상이 걸렸다. 에어컨 등 냉방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원전 몇기만 가동이 중단돼도 전력공급에 차질을 가져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나마 기업체 등의 협조로 170만㎾의 수요를 절감해 얻은 수치다. 정부는 빠듯한 전력사정에 대비해 지난달부터 절전대책을 실시하고 있으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6월 전력판매실적이 이를 말해 준다. 지난달 전력판매량은 366억 1000만㎾로 전년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6월 평균 증가율 5.14%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지만 절전대책이 거둔 성과로는 초라하다. 대대적인 절전운동에 나선 일본과 비교하면 미흡하기 짝이 없다. 일본의 경우 지난달 전력사용량이 2010년에 비해 무려 13%나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산업용이 5.6% 감소한 데 비해 가정용과 업무용은 각각 10.2%, 13%로 감소폭이 월등히 높았다. 가정, 기업 등에서 전기 아껴쓰기에 적극 동참한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6월 전력 판매량을 용도별로 보면 산업용이 2.8% 증가한 데 비해 일반용은 3%로 더 높았다. 특히 전력을 싸게 공급하는 농사용은 무려 15.7%나 증가해 전력난 불감증의 심각성을 보여 줬다. 전력사정이 위험수위인 만큼 국민들이 절전에 앞장서야 한다. 가정, 기업에서 전력수요가 높은 시간대에는 에어컨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등 절제력을 발휘해야 한다. 정부도 기존의 절전대책이 국민들에게 잘 파고들 수 있도록 정책의 실효성,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절전이 곧 발전이다.
  • 독도는 지금 전력난 비상

    천연기념물(제336호)인 독도가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국가 중요시설이 일시 가동 중단되는 등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22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독도에 설치된 첫 기상장비인 온실가스원격관측시스템이 최근 전력난으로 보름 정도 멈춰서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 시스템은 기상청이 독도의 이산화탄소(CO2)와 메탄(CH4) 농도 등의 측정을 위해 2억 5000만원을 들여 해발 98.6m인 독도의 동도 꼭대기에 있는 KT 송전탑 위에 설치한 무인 장비다. 독도 공기를 5초마다 분석해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센터로 실시간 전송한다. 그러나 경북지방경찰청 울릉경비대 소속 독도경비대가 전력 과부하가 걸리자 이를 차단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이 시스템은 동해의 기후변화를 감시하는 전진기지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 같은 사태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독도의 전력난으로 경비대 상황실과 레이더 기지 운영에 차질마저 우려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독도의 발전시설은 동도에 55㎾급(등대 옥상 15㎾, 독도경비대 주변 40㎾) 태양광발전소와 690㎾급(등대 150㎾, 독도경비대 540㎾) 디젤발전기, 서도 주민숙소에 100㎾급 디젤발전기가 있다. 하지만 동도에 이동통신사의 휴대전화 중계시설(2007년)과 DMB 시설(2010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방사능측정기(2011년) 등이 잇따라 세워지면서 전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 전력은 모두 독도경비대 발전기에서 나오지만 낡은 탓에 발전 효율이 떨어져 전력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경북경찰 등은 독도의 전력난을 친환경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바람이 많은 특성상 풍력발전소 건설이 유리했지만 화산섬이라 지반 침하와 생태계 파괴 등을 우려해 중도 포기했다. 그러다 한국전기공사협회가 회원 성금 30억원으로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해 줬다. 친환경 에너지가 경비대 전력량의 30%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론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경찰청은 우선 2억원 정도를 들여 자체 보유한 디젤발전기 4대 가운데 노후화된 3대를 긴급 교체할 계획이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LG그룹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LG그룹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만큼 사업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7월 임원세미나에서 경영진 및 임원에게 불투명한 사업환경에 대비한 위기극복 경영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앞서 지난 1월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정면으로 부딪치고 뼛속까지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끝을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LG는 사업 부문별로 위기 타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유럽 지역에서의 매출 성장은 다소 어렵더라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제품 경쟁력 강화와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하면서,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좋은 이머징 마켓에서 매출 성장을 이뤄 유럽 재정위기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미국 뉴저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4개의 해외 금융센터 등을 중심으로 경영 활동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재무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LG화학은 유럽 재정위기 등에 대응해 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 전지 등 핵심 사업영역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 분야의 안정적인 사업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세계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용 전지 사업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LG는 위기 속에서도 차세대 먹거리 육성을 위해 연구·개발(R&D)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올해 R&D 투자금은 4조 9000억원. 이는 5년 전 2조 8000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LG는 특히 ‘그린비즈니스’ 신사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2020년에는 그린 신사업에서 그룹 전체 매출의 15%를 일구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전기차 부품과 수(水)처리 등에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전기자동차부품 사업에서는 전초기지가 될 인천 전기자동차 부품기지 ‘V-ENS 인천 캠퍼스’가 하반기 가동에 들어간다. LG는 지난해 8월 GM의 미래 전기자동차의 주요 부품 등 핵심 솔루션을 공동으로 개발,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수처리사업은 지난 2월 ‘LG-히타치 워터솔루션’이 공식 출범한 이래 성과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여수시와 시설용량 3만 5000t, 총사업비 450억원 규모의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전력난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경우 LG전자를 중심으로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이 참여한 LG 컨소시엄을 통해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구축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기고] 전력난, 우리에게 부족한 2%/남효석 한국서부발전 관리본부장

    [기고] 전력난, 우리에게 부족한 2%/남효석 한국서부발전 관리본부장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경제성장에 맞추어 전기가 필요하면 발전소를 더 건설하는 전력개발 위주 정책이 당연시돼 왔다. 그러나 이제는 이산화탄소 등 환경문제와 발전소 부지 확보 문제 등으로 발전소 건설이 어렵고, 전자파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미관상의 이유로 송전선 건설을 반대하여 개발 위주의 전력정책이 한계를 맞았다. 그러나 마땅한 대안과 실천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근래 전력난을 겪고도 주변환경 변화에 우리의 의식과 행동이 바로 따라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 우리는 과거 전력사에서 이미 경험한 전력수급 위기를 잊어버리고 학습효과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에 전력예비율이 25% 수준으로 과다하여 발전소 건설을 억제한 결과, 1990년부터 전력 수급이 불안해져서 1992년 8월 10일까지 전력수급 안정에 최선을 다하고자 ‘92810 계획’을 수립,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1991년 7월 3일과 5일 수급조정을 하였고 언론에서는 ‘제한송전’이라고 대서특필, 온 나라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피크시간에 공공건물은 아예 냉방설비 가동을 중단시키는 극한상황을 겪은 현장의 실황을 지금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과거 전력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저력이 있다. 그러나 작금의 전력 소비 형태를 보면서 과거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지 못해 같은 위기를 반복해서 당하지 않게 하려는 우리의 위기극복 노력에서 2%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지난 10년간 전력소비 증가율(6.5%)이 경제성장률(4.1%)보다 높고 국내총생산(GDP)당 전력소비량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7배 높은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절약할 여지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전력난은 올여름으로 끝날 상황이 아니라 내년 여름까지 이어질 전망이므로 앞으로 1년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할 일들을 살펴보며 맡은 역할을 성실히 해주기를 기대한다. 첫째, 전력회사는 전력설비의 안정적 운영, 원가절감, 건설 및 예방정비공기 준수 등을 실행해야 한다. 둘째, 정부는 합리적 에너지가격 정책, 전력수급계획 수립 및 실행 강화, 전력수요관리 정책을 개발 및 독려해야 한다. 셋째, 산업체는 피크시간대 전력 수요 분산, 수요관리 약정 이행, 에너지 저소비형 설비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넷째, 국민은 냉방온도 26℃ 이상 유지, 불요불급한 전기제품 사용 자제, 대기전력 제로화(플러그 뽑기) 등을 실천해야 한다. 우리는 당장 올여름 전력난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 전력회사와 정부는 철저한 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기업체와 국민은 긴장감을 느끼고 모두가 전기 절약에 동참하여야 할 것이다. “나 하나 정도 빠져도…”라든가 “내 돈 내고 편하게 사는데 무슨 상관이냐.”라고 하면 더불어 사는 우리 공동체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바탕이 되어 앞으로 1년간 전력난을 무사히 넘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나아가 전기 절약 실천은 새로운 발전소와 송전선 건설을 줄여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감소시키고 좁은 국토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우리 모두 전기 절약을 실천하고 부족한 2%를 채워서 전력난을 함께 극복하자.
  • 정보통신·기계 호조… 조선·건설 불황 지속

    올 하반기 정보통신과 기계업종의 수출 전망은 밝지만 조선과 건설 분야는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적인 경기 역시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0일 내놓은 ‘하반기 산업기상도’ 보고서에 따르면 하반기 여건이 가장 좋은 업종은 정보통신으로 꼽혔다. 이달 말에 개막하는 런던올림픽과 올해 말 아날로그방송 종료 효과로 디지털 TV 및 디스플레이 패널 판매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기계업종은 유로존 위기로 유럽연합(EU) 지역 수출은 다소 둔화하지만 미국, 중국,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전체 수출은 상반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호조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판매의 경우 K3(기아차) 등의 신차 출시 효과가 기대되지만 외국 경쟁사들의 국내시장 공략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화학업종은 상반기와 비슷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EU, 미국 등 선진국 수출 여건이 크게 나빠지고 있지만 중국, 동남아시아 등으로의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는 불황에서 조금씩 벗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하반기에는 애플사의 아이폰5 출시 등으로 스마트폰용 시스템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상반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은 유로존 위기로 미국, EU 지역 등의 석유제품 수요가 위축되고 있어 고전할 것이라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조선업은 불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체 해운경기가 좋지 못해 벌크선, 유조선 등의 발주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분석됐다. 건설업종도 상반기에 재정이 조기 집행돼 하반기에는 공사 수주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는 유로존 위기 등으로 전반적인 하반기 산업 여건이 상반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기업경영의 3대 불안요인으로는 세계경기의 동반침체, 여름철 전력난 및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선거철 노동계 공세 등이 꼽혔다. 박종갑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수출지원 및 자금지원 확대 등 내수경기 진작 대책을 마련하는 등 정부의 선제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최악 가뭄에 공장 돌릴 물부족… 기업들 ‘水難’

    최악 가뭄에 공장 돌릴 물부족… 기업들 ‘水難’

    기업들이 생산 현장에서 전력난에 이어 급수난까지 겪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전기를 아끼기 위해 조업 시간을 단축·조정하고 냉방 온도를 제한하면서도 산업용 전기요금의 인상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가뭄까지 겹쳐 생산용수마저 ‘비상 절수’의 묘수를 찾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는 것이다. 25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갑작스러운 급수 중단에 대비한 ‘비상대책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시나리오에는 용수원의 물이 마르는 사태 발생 때의 대응책과 행동 지침이 담겼다. 울산공장은 아직 버틸 만하지만 이번 가뭄이 집중된 충남 아산과 경기 광명시 소하리 공장은 급수에 애를 먹고 있다. 하루에 총 3만 5000t의 물을 쓰는 현대차는 공장 안에 무방류 시스템과 도장공정의 폐수 재활용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물 사용량과 폐수 발생량을 동시에 줄이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전체 폐수 발생량의 33%를 감축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화장실, 샤워장 등에도 절수 장치를 설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은 도장 라인 등에서 생산에 차질을 빚을 정도는 아니지만 앞으로 1~2주일 물 부족이 더 지속된다면 비상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면서 “공장에서 생산용도 외의 물은 거의 재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현장의 애로점을 전했다. 하루 최대 1만 5000t의 초순수(불순물이 거의 없는 용수)를 사용하는 삼성전자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수자원 저감 목표와 전략을 수립했다. 수자원 관리 정책은 ▲용수 공급 경로의 이중화 ▲비상사태 때 즉시 대응 가능한 시스템의 구축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초순수를 회수해 재사용하는 식으로 물의 사용량을 줄여가고 있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라인의 초순수 회수율은 사용량 대비 51% 수준으로 파악된다. 또 자체 처리시설을 활용해 생활오수를 정화 후 재사용하고 방류량도 감소시키고 있다. 삼성토탈과 현대오일뱅크, 호남석유화학, LG석유화학, KCC 등 5개사가 입주해 있는 충남 서산 대산산업단지는 대호저수지의 물이 바닥나자 아산호로 용수원을 변경했다. 대산단지는 하루 10만~13만t의 물을 사용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중화학 공장의 특성상 공업용수를 많이 쓰는 상황이지만 용수원을 바꾸면서 공장 가동중단 등 최악의 상황은 간신히 모면했다.”고 설명했다. 또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등 전자업계도 폐수 재활용 시스템의 추가 설치에 나서며 생산용수 부족 사태를 견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용수 공급 중단이라는 최악의 경우에는 제품 생산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산업부 종합 hihi@seoul.co.kr
  • [Weekend inside] ‘IT 접목’ 전기 절약도 스마트시대

    [Weekend inside] ‘IT 접목’ 전기 절약도 스마트시대

    기업들이 정보기술(IT)을 접목시킨 ‘에너지 다이어트’를 실천하고 있다. 에너지 비용을 줄여 생산원가를 절감하고, 자체 개발한 전력소비 절감 시스템을 판매함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22일 산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빌딩 에너지관리 시스템인 ‘클라우드 벰스’(Cloud BEMS)를 계열사 빌딩에 구축, 전력 소비를 줄이고 있다. 서울 중구 을지로 T타워를 비롯해 남산 SK 그린빌딩과 이천 SK텔레콤 미래경영연구원 연수원에 이 시스템을 도입, 건물당 에너지 소비를 최대 30%가량 줄였다. 또 SK이노베이션과 계약을 마치고 서린동 SK빌딩에도 클라우드 벰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클라우드 벰스는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 기술의 일종으로 통신기술 노하우를 전력 관리에 접목한 것이다. 이 기술은 건물에 분산된 조명과 냉·난방기, 공조기 등을 중앙관제센터에 연결해주고, 중앙관제센터는 에너지 사용량을 근무 인원과 쾌적도에 따라 자동 조절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는 계열사 빌딩에 도입하고 있지만 다른 빌딩에도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전력난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만, 구축 비용이 많지 않은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KT도 빌딩 에너지관리 시스템 ‘KT 벰스’(KT-BEMS)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는 2015년까지 에너지 절감률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로 KT 벰스를 시범적용 중이다. KT 관계자는 “KT 벰스를 적용하면 연간 300억원(361GW/H)의 에너지가 절감된다.”면서 “이는 약 17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으로, 소나무 3400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데스크톱 가상화’(VDI)를 통해 전력 사용을 줄이고 있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해 PC 없이도 PC를 사용하는 것처럼 작업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른바 ‘제로 클라이언트’로 PC 본체를 없애고 모든 업무를 중앙 서버를 통해 처리하도록 한다. 미래에셋생명은 최대 4000여대의 PC에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는 콜센터를 중심으로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단계적으로 핵심 업무를 하는 본사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외환은행 역시 최근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앙 서버를 통해서만 고객 관련 정보를 다룰 수 있기 때문에 보안이 오히려 강화됐다.”고 말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486만㎾ 줄어…에어컨 300만대 가동 전력량

    21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정전훈련으로 전력 사용량을 최대 486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훈련 시작 10분이 지난 오후 2시 10분 전력 사용량은 6248만㎾로 전날 같은 시간(6734만㎾)보다 무려 486만㎾나 떨어졌다. 이는 가정용 에어컨(40㎡용·시간당 1.5㎾ 전력 소모 기준) 300만대를 켤 수 있는 전력량이자 원전 5기에서 만드는 전력량과 비슷한 수치다. 이날 오후 1시 55분 전력 사용량은 6573만㎾. 훈련이 시작된 오후 2시에는 6477만㎾로 순간적으로 100만㎾ 가까이 줄었다. 2시 10분에는 6248만㎾로 230만㎾가 더 줄었다. 2시 20분에는 6279만㎾였다. 2시 30분 훈련이 끝나자 전력 사용량은 순간적으로 300만㎾ 가까이 급증한 6569만㎾를 나타냈다. 오후 3시에는 사용량이 6630만㎾로 하루 전 같은 시간(6636만㎾) 수준으로 회복됐다. 지식경제부는 500만㎾ 가까이 전력사용량을 줄일 수 있던 것은 산업체의 도움이 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포스코, 현대제철 등 전력 피크의 54%를 사용하는 1750개 산업체가 조업 시간을 조정하거나 자가용 발전기를 돌리고 냉방 설비 가동을 멈췄다. 이관섭 지경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이번 훈련은 절전으로 얼마나 많은 전력을 아낄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줬다.”면서 “올여름 전력난을 이기기 위해서는 오늘과 같은 국민적 참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사설] 정전훈련하는데 전기 먹는 의원회관은 뭔가

    ‘호화 논란’을 불렀던 국회 제2 의원회관이 전기를 물쓰듯 쓰고 있어 비난이 거세다. 때이른 무더위로 전력 수요가 늘면서 블랙아웃을 걱정하고 있는 마당에 솔선수범해야 할 국회가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어제 오후 2시부터 20분간 전국 읍지역 이상을 대상으로 사상 첫 대규모 정전 사태 대비 훈련을 실시했다. 전력난이 그만큼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새로 지은 국회 의원회관이 절전은커녕 전기 먹는 건물이 돼버렸다니, 지탄과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통합진보당 김제남 의원이 의원회관 실내조명을 실제 측정해 보니 최대 1244럭스나 됐다고 한다. 정부 대전청사와 비교해 평균 3~4배 이상 밝은 수치다. 실내 온도도 공공기관의 평균 냉방온도인 28도보다 3도나 낮은 평균 25도다. 무더위 때는 물론 사시사철 찜질이라도 하겠다는 것인지, 화장실 비데의 온열시트는 항상 뜨끈뜨끈하게 고정돼 있다고 한다. 이용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은 헬스장도 온종일 불을 켜 놓고, 에어컨 작동 중 창문과 출입문을 열어 놓는 일은 다반사라고 한다. 불을 환히 밝히고 서늘하기까지 한 방에서 나랏일을 열심히 한다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아직 개원조차 못한 국회를 지켜봐야 하는 국민으로서는 울화통이 터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의원회관 외관은 온통 유리로 치장돼 있어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에너지 효율을 전혀 고려치 않고 건물을 지은 만큼 전력 소비라도 줄일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국민 대표로서의 도리에 합당할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전력난으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해도 어떻게 정부와 한전 등을 상대로 조목조목 따지고 대책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경북도의회만 해도 최근 각종 에너지 절약 대책을 내놓았다. 각종 회의를 할 때 노타이 차림으로 하고,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사용하며, 형광등 한등 끄기·점심시간 및 직원 부재 시 컴퓨커 끄기 등의 절약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국회도 최소한 이 정도의 자세만이라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국회는 이제라도 건물 자체에 에너지 절약시스템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정전훈련에 나선 국민의 눈에 국회가 블랙아웃 위기를 부른 ‘상징’처럼 비쳐져서야 되겠는가.
  • 물 쓰듯 전기 쓰는 제2의원회관

    물 쓰듯 전기 쓰는 제2의원회관

    최근 제2의원회관 초호화 건축 논란으로 국민들의 비난을 자초한 국회가 여름철 전력난 속에서도 오히려 ‘전력 소비’에 앞장서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김제남 통합진보당 의원이 20일 발표한 ‘에너지절약 국회 만들기-에너지 시민감사 결과’에 따르면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날씨에도 화장실 세정기(비데)는 이에 아랑곳없이 변좌의 온열시트 기능이 작동되고 있었다. 또 식당이나 복도 등의 조명도 일반 공공기관의 몇 배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9일 서울 기온이 올해 최고인 33.5도를 기록하는 등 무더워진 날씨로 인해 전국적으로 전력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부·호남지방은 며칠째 30도를 웃도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21일 오후 2시부터 ‘정전 대비 위기대응 훈련’을 실시하기로 하고 국민의 동참을 요구하는 중이다. 조사 결과 국회 제2의원회관 화장실 변기에 설치된 비데(남자화장실 1곳당 4개, 여자화장실 1곳당 8개) 가운데 절전기능이 있는 기기는 단 1개로 밝혀졌다. 또 국회의원회관 식당의 조도는 923럭스로 대전청사(150럭스)보다 6배나 밝았다. 국회는 모든 분류(사무실, 복도, 화장실, 공용공간 등)에서 대전청사와 비교해 조도가 높게 나왔다. 대낮에 자연채광으로 충분한 곳이 있음에도 과다한 조명을 사용했다. 일부 비상계단은 낮 시간 내내 점등돼 있었고, 이를 끌 스위치조차 없었다. 일반 건물에서 사용하는 절전기기도 적용돼 있지 않아 에너지절약에 대한 기본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헬스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전혀 없는데도 전체 조명을 온종일 켜 놓고 냉방 가동 시간대에 창문과 출입문을 열어놓는 일도 빈번했다. 특히 로비, 카페테리아, 헬스단련장 등 휴게실이 각 24.3도, 23.1도, 24도로 과다한 냉방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공공기관 평균 냉방 기준 온도는 28도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기고] 전력과소비와 전력난/김발호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기고] 전력과소비와 전력난/김발호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지난해 발생한 ‘9·15 순환 정전’의 학습효과가 무색할 정도로 전력난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정부는 21일 정전에 대비한 위기대응 훈련을 한다고 한다. 이런 훈련에 모든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전력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기 생산과 판매구조는 경제학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 1를 100원에 생산해서 87원에 판매했다고 한다. 비싼 유류 등을 수입해서 싼 전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전기가 국가의 기본 인프라인 만큼 국민 생활과 직결되어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요금 인상을 억누르는 탓이다.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저렴하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2.8배, 미국은 1.3배나 비싸다. 낮은 전기요금은 기본적으로 전기의 다소비를 부르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2011년 기준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을 보면 통신비가 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난방비 등 연료비가 2.7%, 교통비 2.4% 순이다. 하지만, 전기요금은 2%(약 4만 9000원)로 주요 지출비 가운데 가장 낮다. 부담이 없다 보니 과소비 개연성이 높은 것이다. 전기 소비가 기형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은 각종 통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2002년 이후 작년까지 경유가격은 165%, 등유가격은 145% 올랐다. 경유와 등유 소비량은 지난 9년 동안 각각 57%, 27% 감소했지만, 전력소비량은 63%나 늘었다. 더구나, 최근 들어 전력 수요 성장률이 국내총생산(GDP)을 크게 앞지르는 후진국형 에너지 소비구조가 확대되고 있다. GDP 대비 전력소비량을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OECD 평균보다 1.7배나 높다. 이는 결국 에너지 저가정책으로 다소비형 산업구조가 고착되는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되며, 이로 말미암은 국가적 에너지 손실액이 연간 약 1조원에 이른다. 에너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유가가 급등하거나 전력 수급이 어려운 경우 늘 에너지 절약, 절전만을 외쳐왔다. 하지만, 낮은 전기요금을 유지하면서 무조건 전기 사용을 줄이라는 캠페인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조건 없는 절전보다는 합리적인 에너지 사용, 그리고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이 최선의 절약이다.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를 위해서는 적기에 그 가격이 적절하게 최종소비자에게 전달되어야 가능하다. 얼마 전 한국전력에서 전기요금 인상안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들었다. 그 영향인지 작년보다 에어컨 매출은 45% 줄어든 반면, 선풍기 매출은 250% 늘고 있다는 뉴스도 나온다. 가격이 변하면 소비자의 소비형태도 변한다. 물가나 여론을 우려해서 가격을 억제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당장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더는 전력 과소비 탓에 특정기간만 되면 전력 수급 불안에 떠는 악순환을 계속 반복할 수는 없다. 자원의 희소성을 가격에 적절히 반영하지 않아 낭비를 가져오고 그것이 후세대의 부담으로 전가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소비자가 가격신호에 따라 스마트한 에너지 소비패턴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전기요금을 현실화하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다.
  • [옴부즈맨 칼럼] ‘위험사회’와 언론의 역할/우형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위험사회’와 언론의 역할/우형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문명의 진보는 교통혁명을 통해 지역 간 격차를 축소했다. 종자 개량 기술은 식량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약품 개발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고 전염병 확산을 막았다. 한마디로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간사회를 질적으로 편리하고 풍요롭게 변화시켰으며, 인간이 과거에 매우 위험하다고 느낀 것들을 위험하지 않게 만들었다. 하지만, 과학기술과 산업의 발달은 과거에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위험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불과 100여년 전까지만 해도 전혀 염려하지 않았던 환경오염, 핵위협, 신종 전염병, 사이버 테러 등은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으며, 재해의 규모도 점점 대형화하는 추세이다. 독일의 사회철학자 울리히 벡 교수는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로 정의하면서 기술의 발전과 근대화에 내재한 위험잠재력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현대사회는 국적, 계급, 계층, 직업, 성이나 연령, 지역에 상관없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모두를 희생자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 사회구성체의 네트워크 특성 때문에 위험이 즉각적으로 확산되고 피해가 광범위하게 전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험을 감수하고 살아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사회의 위험 수준을 낮추고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언론이다. 또한 위험 발생 시, 신속한 해결책 제시와 앞으로 다양한 대안 마련을 위한 여론 수렴에도 언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위험 보도와 관련한 언론의 관행은 보도 자체의 선정성과 비과학성 탓에 많은 비판을 받아 왔다. 언론에서 관행적으로 나타나는 위험 관련 보도의 특징은 첫째, 사회적 위험을 과장하고 자극적으로 다루는 경향이 있다. 보도의 내용이 위기상황의 파급 효과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지나치게 비관적인 표현으로 일관한다. 예를 들어 ‘초유의 사태’ ‘대란’ ‘초비상’ 등 극단적인 언어 사용은 공포감을 확산시키는 데 일조한다. 둘째, 언론의 위험보도에서 정확한 정보 제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장기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이 부족하다. 6월 18일 자 서울신문은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한 공포감 확산을 보도하고 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냉방용 전력사용량 급증으로 전력관리 부족 시 전국적인 정전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사의 내용은 주로 날짜별 예비전력량 추이와 관계 당국의 비과학적인 대처에 관하여 다루고 있다. 실질적으로 블랙아웃이 발생하면 얼마만큼의 피해가 예상되고, 피해 발생 시 개인·가정·학교·병원·공공기관 등은 각자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 해당기사에서 뾰족한 대책이 없는 관계당국이 온도 상승에 따른 냉방기 사용을 절제시키려고 비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는 부분은 오히려 블랙아웃 무대책에 대한 공포감을 증폭시킨다. 21세기 첨단 국가 브랜드를 자랑하고, 엑스포를 개최하며, 정보기술(IT) 강국이라고 칭해지는 대한민국이 전력난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하다. 언론은 우리나라 전력 수급에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떤 불합리성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하게 되었는지 국민을 대신해서 정부에 물어야 한다. 또한 실제로 블랙아웃에 의한 재난 발생 시, 국민이 대처해야 할 체계적인 요령을 계몽하고 숙지시켜야 한다. 더 나아가 전력난을 타개할 근본적 해결책은 무엇인지 여론을 환기시키고, 심층적인 분석으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한여름 찜통더위 속에서 정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냉방장치의 온도를 올려야 하는 우리 현실이 전력난에 시달리는 북한과 무엇이 다른 것인지 돌이켜 보게 한다. “실내온도를 26도로 정하자.”라는 구호로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 언론은 우리 사회의 실질적 위험 수준을 알려야 한다. 언론은 위험에 대한 경종만 울리는 역할을 해서는 안 되고 위험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일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것이 위험사회에 소속된 현재 언론의 참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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