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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반도체 산업… 전략적 레버리지 구축해야”[미중 경쟁 속 주목받는 한국①]

    “韓 반도체 산업… 전략적 레버리지 구축해야”[미중 경쟁 속 주목받는 한국①]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반도체 산업을 주력으로 삼는 한국은 이 경쟁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단기적인 성과뿐 아니라 중장기적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향후 가동될 글로벌 기술동맹·협력체 내 한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계영 정보통신연구원 디지털경제사회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컴퓨팅 스텍 및 기술패권 시대의 전략적 레버리지 구축 방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미중 기술패권 경쟁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반도체, 컴퓨팅 스텍을 중심으로 경제전쟁, 군사·안보 경쟁이자 정보의 통제·확산을 둘러싼 정보 전쟁이라는 3가지 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최 위원은 이어 “미국이 자유주의 질서, 민주주의, 인권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통하여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중국은 군사·경제·기술 측면에서의 강력한 레버리지를 통하여 자국이익을 극대화하는 환경을 구축한다”면서 “미중 갈등은 장기적으로 첨단 제조업·플랫폼 서비스를 망라한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 전반에 걸쳐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이미 미국이 주도하는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동참 제안을 받았다. 한편으로 중국은 오랫동안 한국산 반도체의 주요 수출 대상국이었다. 대한상의는 2000년 3.2%였던 반도체산업의 대중 수출 비중이 지난해 39.7%로 상승했다고 집계한 바 있다. 미중 패권의 중간에 낀 한국의 행보에 제약이 가해진 형국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미중 패권을 상수로 인정하고 관련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 최 위원의 견해다. 최 위원은 “기술동맹은 기본적으로 첨단기술 생태계로의 배타적 참여를 의미하며, 생태계에서 멀어지면 첨단기술 분야 경쟁력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면서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은 거의 모든 첨단분야에서 관문, 급소를 보유한 유일 초강대국”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의 레버리지는 주로 시장을 무기로 한 것으로 현재·미래 산업이 요구하는 반도체 수급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선 공급자가 우월한 위치에 있게 될 것”이라며 서구 의존 없이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굴기가 어렵다고 내다봤다. 칩4 참여를 수용해야 한다는 대부분의 전문가의 의견에 뜻을 같이한 것이다. 정작 칩4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세계의 주목 속에서 한국이 자체 산업 경쟁력을 어떻게 키울지의 문제다. 미중 패권경쟁 아래 반도체 산업에서는 과거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도약시키던 양적 경쟁인 ‘무어의 법칙’ 실현이 어려워지고, 빅테크들이 특화된 기능에 치중하는 자신들만의 칩을 직접 설계해 소수의 첨단 파운드리에 맡기는 추세가 강화될 전망이어서다. 즉 미중 패권경쟁은 단순히 양 진영의 경쟁이 될 뿐 아니라 기존 산업의 환경과 성장체질을 바꾸는 쪽으로 작동할 것이란 얘기다. 최 위원은 “기술동맹 안에서도 국가 간 경쟁과 견제가 치열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면서 “기술동맹 내 인력·기술·투자가 활발해지는 국면에서도 동맹 내 한국의 지분을 강화하고 적어도 우리의 최첨단 공정이나 고급인재 유출을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 “美 전기차 뒤통수 뒷북 대응… 유예·경과 규정 선택지로 설득해야”[최광숙의 Inside]

    “美 전기차 뒤통수 뒷북 대응… 유예·경과 규정 선택지로 설득해야”[최광숙의 Inside]

    미국의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 정책에 자동차 업계와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국익 앞에서 한미동맹도 맥을 못 썼다. 미중 경쟁, 코로나19, 디지털 대전환 등으로 복합 대전환 시대로 접어들면서 세계는 자국 우선주의가 팽배하다. 지난달 30일 최석영 전 경제통상 대사를 만나 경제 안보가 국가안보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시점에 우리 정부의 대응 등에 대해 들어봤다. ●반도체·위구르법도 조심해야 -최근 미국의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을 담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 정부 대표단이 미국을 항의 방문했다. 뒷북 아닌가. “IRA는 미국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해 밀어붙인 측면이 강해 상원에서 통과될지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미 의회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지 못해 사전에 이를 막지 못한 것은 문제가 많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뒷북 대응이다.” -IRA는 국내외 제품의 차별을 금지한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인데 WTO 제소 조치는. “WTO 협정과 한미 FTA 위반 소지가 크다. 하지만 WTO에 제소해도 최종 판결까지 몇 년 걸리고, 승소해도 피해를 실효적으로 보상받기 어렵다. 한국산 전기차에 가해지는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해 2024년부터 시행되는 배터리에 대한 미국산 부품 비율 규정 적용을 유예하거나 경과 규정을 두는 방안 등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미국을 설득하는 게 현실적이다. 미국 현지에서 자동차와 배터리를 생산하는 한국 공장들이 몰려 있는 조지아·앨라배마주 하원 의원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등 적극적으로 미 의회를 움직여야 한다.” -미국의 반도체법, 위구르 강제노동금지법안 등도 향후 기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법에 따라 보조금을 지원받은 기업이 중국 및 기타 우려 국가에 첨단 기술 투자를 하는 경우 보조금 혜택을 박탈당할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위구르 강제노동금지법은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된 모든 제품을 강제노동에 의해 생산됐다고 추정하고 해당 상품의 미국 반입을 금지한다. 이 지역은 희토류와 면화의 주산지로 알려져 있어 이러한 광물 또는 원부자재를 원료로 하거나 가공해 무역하는 기업 역시 신경 써야 한다.” -미중 패권 경쟁, 코로나19 등으로 국제사회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2차 대전 후 다자주의와 무역자유화로 경제적 번영을 추구했던 국제질서가 자국 우선주의로 재편되고 있다.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의 귀환, 팬데믹, 기후변화와 디지털 기술의 발달 등으로 대표되는 복합 대전환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다자 간 통상체계가 무너지면서 핵심 산업에 대한 각국의 통제가 이뤄지는데. “미중 갈등으로 악화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더 격화됐다. 이에 각국은 자국의 안보를 이유로 반도체, 배터리, 통신 등 핵심 기술의 유출 방지를 위해 외국인 투자 규제와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다반사가 됐다.” ●경제 안보 대전제 전략 짜야 -각자도생의 시대이기에 경제 안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법과 규범보다 주먹이 앞서는 세상이 된 것이다. 힘센 러시아가 약한 우크라이나를 침략해 전쟁을 일으키고, 중국이 동중국해·남중국해에 군사적 영향력을 확장하겠다고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각국의 심화된 상호의존 관계 때문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거나 위협을 받는 이른바 ‘상호의존의 무기화’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의 사드 배치, 일본의 수출 통제도 정치적 목적을 앞세운 경제적 강압조치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경제와 안보가 융합된 개념인 ‘경제 안보’가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경제 안보 차원에서 우리의 전략은. “미국은 입법을 통해 중국을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있고, 일본 등도 지정학적 안보지형에 대응해 무역·투자의 경쟁력 강화, 기술 수출 통제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은 권력 싸움에 정신이 팔려 냉엄한 국제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조차 없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우리도 독자적인 국가안보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경제안보는 민주주의, 인권, 시장경제체제 가치에 대해 가치판단과 정책지향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경제적 상호의존성 때문에 핵심 전략에 대한 선택을 강요당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중국의 사드 보복 같은 정치적 목적을 위한 경제적 강압조치에 대비해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정부의 국가 안보 전략은 잘 작동하는가. “정부가 말로는 국가 안보 운운하지만 국가안보전략을 담은 문서로 된 보고서조차 없다. 미국 백악관은 2년에 한 번씩 공식적으로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발간한다. 우리도 경제 안보가 국가 안보라는 대명제 아래 국가안보전략을 짜야 한다.” -지난 정부도 경제 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했는데 윤석열 정부와 어떻게 다른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안보는 중국의 수출 통제로 발생한 요소수 대란 등 경제 문제에 대응하는 측면이 컸다면, 윤석열 정부는 경제 이슈를 안보와 통합해 개념이 더 확대됐다. 우선 문재인 정부가 추락시킨 한국 외교의 위상을 시급히 복원해야 한다. 경제안보는 경제뿐 아니라 국가 안보와 국방, 국가 정보에 관한 민감한 정책이 복합적으로 연계돼 있기 때문에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이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 경제정책과 국가안보를 종합적으로 조정하고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 안보와 경제적 이익이 충돌한다면. “안보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지만, 경제는 ‘잘사느냐 덜 잘사느냐’의 문제이다. 대중 관계에 이를 적용하면, 중국에 종속돼 잘사는 길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더 못살더라도 자유 독립을 택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한국의 답은 자명하다.” ●미중 간 균형자 역할은 궤변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데 우리의 선택은. “미국은 동맹국가이고, 중국은 경제파트너 국가이다. 한국이 미중 간 운전자,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궤변이다. 우리가 미국과의 동맹에서 멀어진다고 해서 중국이 우리나라와 더 가까워지는 것도 아니고 우리 이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문재인 정부 때 사드 관련 ‘3불(不) 1한(限)’을 시행했지만 오히려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보복만 당하지 않았나. 한미동맹으로 인해 한중 관계가 악화될 이유가 없다. 한중 간에는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강화할 여지가 얼마든지 있다. 중국이 한국에 강압조치를 취한다고 해서 한미동맹을 훼손시키는 굴욕적인 외교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난달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에 대한 ‘펠로시 패싱’ 논란이 일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발맞추기 위해 정부는 특히 국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주도하는 미국의 입법 동향을 잘 챙기는 게 중요하다. 펠로시라는 미국 정치계 거물이 방한했는데 공항 의전 논란, 대통령과의 면담 불발이 벌어진 것은 단순히 외교적인 실수가 아니라 참사다. 국회와 외교부, 대통령실 간 소통이 되지 않고 외교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새 정부 출범 100일이 넘었지만 미중 갈등 국면에서 대중국 외교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명확한 전략과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치열해진 국제 협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국제 협상은 총성 없는 전쟁터이다. 국가 간 힘의 불균형이 고스란히 반영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강대국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국내 이해 당사자들의 단합된 에너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외교는 내정을 반영한다. 정치권이 당리당략에 빠져 분열되는 경우 국가이익을 소흘히 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 ■최석영 전 대사는  1979년 외무고시(13회) 합격 이후 37년간 외교관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정부대표로 활동한 국제 협상 전문가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사무총장,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 주제네바 대사, 경제통상 대사 등을 역임하고 현재 법무법인 광장 고문으로 있다. 2014년 WTO 정보통신기술 협상 시 우리나라가 불이익을 받게 되자 회의 불참을 통보하며 8개월간 버텨 결국 우리 이익을 관철시킬 정도로 강단이 있다.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협상가의 주요 덕목으로 꼽는다.
  • 정부, ‘론스타 사건’ 판정 취소신청 가닥…인용 가능성은 얼마나?

    정부, ‘론스타 사건’ 판정 취소신청 가닥…인용 가능성은 얼마나?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게 약 2800억원을 배상하라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판정에 대해 취소 신청 절차를 밟기로 방침을 세우면서 정부의 취소 신청이 실제 인용될지 관심이 쏠린다. 법무부는 ICSID 중재판정부의 론스타 사건 투자자-국가분쟁해결(ISDS) 소송 판정문을 면밀하게 분석하면서 취소 신청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1일 “판정문의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취소 신청절차도 멀지 않은 시기에 국민에게 알릴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중재판정부 심판 3명 중 1명이 소수의견을 통해 “한국 정부의 책임은 전혀 인정되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의 손을 들어준 점에 주목해 취소 및 집행정지 신청 절차를 밟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31일 “피같은 세금이 단 한 푼도 유출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ICSID의 판정에 불복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상황이다. 취소 신청은 중재판정 이후 120일 이내에 진행할 수 있다. 정부가 취소 신청을 하게 되면 ICSID는 3명으로 구성된 취소위원회를 구성해 서면 심리를 통해 인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심리는 통상 1년 가량이 소요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ICSID에서 인정하는 판정 취소 신청 사유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인용 여부를 놓고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ICSID 협약 제52조 제1항에 따르면 취소위는 ▲판정부의 부적절한 구성 ▲판정부의 명백한 월권 ▲중재인의 부패 ▲중대한 절차규칙 위반 ▲판정 이유의 흠결 등 5개 사유에 대해서만 취소 사유를 인정하고 있어서다.실제 올해 2분기까지 ICSID에 접수된 취소 신청 143건 중 전부 또는 일부 인용된 것은 20건에 불과하다. 합의 등으로 중간 종결된 36건을 제외해도 기각이 87건으로 가장 많다. 이해영 한신대 글로벌인재학부 교수는 “심각한 절차상 하자가 없는 한 내용을 번복하긴 어렵다”며 “취소 신청을 하더라도 결과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취소 절차를 진행하는 와중에도 지연 이자는 발생하는 만큼 무리하게 불복하기보다는 패소 사유를 분석해 나머지 ISDS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취소위의 인용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ICSID 조정위원을 지낸 강준하 홍익대 법대 교수는 “취소 인용 여부는 개별 사건마다 사안이 다르기 때문에 통계상 인용률 수치는 의미가 없다”며 “법무부가 판정문을 검토해 5가지 취소 사유 중 하나라도 걸리는게 있다고 판단된다면 취소 신청을 진행했을 때 인용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무부는 취소 신청 절차를 진행할 경우 어떤 사유로 신청할지는 소송 대응 전략과 관련된 부분인 만큼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장관은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최대한 판정문을 공개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지만 판정문 전문이 공개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 [데스크 시각] 각자도생 지방시대의 도래/이창구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각자도생 지방시대의 도래/이창구 사회2부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대구 시민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 오늘 기운을 받고 가겠다”고 했다. 대구는 지난 3월 대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전국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 75.14%를 몰아 준 곳이다. 그다음이 경북 72.76%였다. 윤 대통령의 바람대로 대구와 경북은 앞으로도 윤 대통령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같은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아무리 대구·경북이라 하더라도 지방 소멸의 위기를 피해 가긴 어렵다.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 이는 윤석열 정부의 6대 국정 과제 중 하나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100일이 지난 지금 국가균형발전 전략은 오간 데 없고 지방이 각자도생에 나선 꼴이 됐다. 수도권에 맞먹는 단일 경제권을 구축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추진되던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부울경 메가시티)은 6월 지방선거 이후 올스톱된 상태다. 특별지자체장ㆍ의회 의장 선출 등을 거쳐 내년 1월 공식 업무를 시작하겠다는 계획도 물건너갔다. 새로 뽑힌 울산시장과 경남도지사가 부산으로 흡수되는 것을 우려해 사실상 반대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구미시와의 13년에 걸친 물 분쟁을 종료하고자 한다”며 정부 주관으로 경북도, 구미시 등과 맺은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 폐기를 선언했다. 신임 김장호 구미시장이 전임 시장이 추인한 구미 해평 취수장을 대구와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폐기하려 하자 홍 시장이 반격에 나선 것이다. 홍 시장은 구미공단의 1991년 페놀 유출 원죄를 지적하며 구미 산단에 대한 환경 규제와 업종 제한을 공언했다. 홍 시장은 구미 취수원 대신 안동시와 협력해 안동댐 물을 공급받으려 한다. 하지만 구미시민과 달리 안동시민이라고 흔쾌히 물 공급에 찬성하리란 보장이 없다. 서울신문은 지방선거 이후 광역단체장들을 차례로 인터뷰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그러나 양향자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본보 인터뷰에서 “굴지의 반도체 회사가 지방으로 내려오는 것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정부도 ‘100만 디지털 인재 육성’을 위한 수도권 대학 반도체학과 정원 확대, 수도권 공장 신·증설 요건 완화, 국내 유턴 기업에 대한 수도권 경제자유구역 내 세금 감면 등 지방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지방시대를 열려면 지방의 각자도생이 아니라 중앙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실천이 필요하다. 그러나 불필요한 위원회 정리라는 명분 아래 특별법에 따라 기능해 온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자치분권위원회가 시행령으로 운영되는 지방시대위원회로 쪼그라들 상황에 놓여 있다. 부총리급 행정기구로 격상해도 부족할 판에 시행령에 따른 대통령 자문기구가 범부처를 조정하는 국가균형발전의 컨트롤타워로서 기능을 할 수 있겠는가.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결단하지 못했던 임기 중 세종시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 문제를 윤 대통령은 호기롭게 공약으로 내세웠고 국정 과제로도 올려놓았다. 인수위는 올해 10월 완공되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 설치될 임시 집무실에 대통령이 들어간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결국 정부는 계획을 변경해 2027년에 세종 대통령 집무실을 완공키로 했다. 윤 대통령이 퇴임할 그때쯤이면 겨우 꼴을 갖춘 용산 집무실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논란이 비등할 것이다. 이처럼 균형발전 전략이 길을 잃는 사이 지방은 속절없이 죽어 갈 것이다. 지방이 죽으면 서울도 죽는다.
  •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 5.2조… 원전 생태계 복원 투자도 확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 5.2조… 원전 생태계 복원 투자도 확대

    반도체 인재 양성 아카데미 신설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213억내년도 산업통상자원부 예산안으로 올해 본예산(11조 1571억원) 대비 3.7%(4134억원) 감소한 10조 7437억원이 편성됐다. 산업부는 반도체와 원전 등 미래 전략산업 육성과 공급망 강화 등에 집중하고 핵심전략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첨단·주력산업 육성 및 고도화를 통한 산업 대전환에 5조 2608억원이 배정됐다. 반도체·바이오·이차전지, 로봇·항공 등 첨단 전략산업의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R&D, 인프라 기반 구축, 인력양성 등을 지원한다.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한 신규 사업으로 ‘반도체 아카데미’ 구축에 23억원, 민관 공동투자를 통한 고급 전문인력 양성에 1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에너지안보 강화와 신산업 창출 등에 4조 2640억원이 투입된다. 원자력 산업 생태계 복원과 수출 산업화를 지원하고 미래 유망기술 확보 및 기반 구축을 위한 투자를 확대한다. 신규 사업으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개발 사업에 39억원, 원전해체 등 경쟁력 강화 기술개발에 337억원을 투입하는 등 원전분야에서 새로운 일감을 창출하기로 했다. 수출 활력 제고와 투자 확대에 9136억원을 투자한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공급망 재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출 성장 유지를 위해 무역 리스크 대응, 수출 저변 확대 등을 총력 지원한다. 국내 복귀기업 지원을 통해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고 국가핵심기술 등 첨단 산업기술과 기술인력의 해외유출 방지·보호를 확대해 산업공급망도 강화한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에 213억원을 편성해 전방위 지원에 나선다.
  • 다시 원전으로… 2030년 원전 비중 33%로 대폭 확대

    다시 원전으로… 2030년 원전 비중 33%로 대폭 확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 공개원전 32.8%…9차보다 7%P 이상 상향원전 12기 계속운전에 6기 준공도 반영 산업부 “원전·신재생 균형 있게 활용”원자력 산업 생태계 복원에 예산 집중 편성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에서 완전히 돌아선 윤석열정부가 원전 12기의 계속운전과 신규 원전 6기의 가동 상황을 반영하면서 오는 2030년에는 원전 발전 비중이 전체 에너지원의 33% 가까이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또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0% 초반 수준으로 늘어나고, 석탄은 감축 기조에 따라 크게 줄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을 전기본 자문기구인 총괄분과위원회에서 마련했다고 밝혔다.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 원전 발전량은 201.7TWh(테라와트시)로, 전체 발전량의 32.8%를 차지하게 된다. 이어 신재생 에너지 21.5%, 석탄 21.2%, 액화천연가스(LNG) 20.9%, 무탄소 2.3%, 기타 1.3% 등의 순이다. 9차 계획보다 원전 비중은 7.8% 포인트 껑충 뛰었다. 신재생에너지는 0.7% 포인트 각각 높은 반면 석탄은 8.7% 포인트 낮다.신재생 비중 낮춘 만큼 원전 비중 높여정부, 혁신형 원자로 개발에 39억 투입 정부가 지난해 10월 확정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과 비교하면 원전은 8.9% 포인트 높고, 신재생에너지는 8.7% 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산업부는 이번 실무안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정부 초안을 마련한 뒤 국회 보고와 공청회 등의 절차를 밟아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전력 수급의 안정을 위해 전력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 전력 설비와 전원 구성을 설계하는 중장기(15년) 계획으로, 이번 10차 계획의 적용 기간은 올해부터 오는 2036년까지다. 이날 산업부는 반도체와 원전 등 미래 전략산업 육성과 공급망 강화 등을 위해 내년도 예산안으로 10조 7437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에너지 안보 강화에 4조 이상 투입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한 ‘반도체 아카데미’ 구축에는 23억원을 투입하고 민관 공동투자 형태의 반도체 고급인력 양성에는 100억원을 지원한다. 특히 에너지안보 강화 등에 4조 2640억원이 투입된다. 산업부는 우선 원자력 산업 생태계 복원과 수출 산업화를 지원하고 미래 유망기술 확보 및 기반 구축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개발 사업에 39억원, 원전해체 경쟁력 강화 기술개발 사업에 337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 당시 탈원전 정책의 탈피와 함께 인력 유출까지 이어졌던 원전 산업계 복원을 천명했었다.  
  • [지구를 보다] 원전 코앞서 치솟은 불길…‘최악의 원전사고’ 직전까지

    [지구를 보다] 원전 코앞서 치솟은 불길…‘최악의 원전사고’ 직전까지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전력이 일시적으로 차단됐다.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발전소가 단전된 원인은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로 확인됐지만, 화재를 일으킨 포격의 주체에 대해서는 공방이 이어졌다. AP 통신 등 해외 언론의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인근 야산에서 화재가 발생해 발전소와 외부를 연결하던 송전선이 훼손됐다. 자포리자에는 총 4개의 송전선이 있었으나 3개는 이번 전쟁으로 훼손돼 이미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송전선마저 훼손됨에 따라, 자포리자 원전은 물론이고 자포라자 지역의 전력 공급도 즉시 중단됐다. 원전의 전력망이 완전히 차단되면서 원자로 냉각에 쓰이던 전력마저 끊어질 위기에 처했지만, 다행히 디젤 발전기가 즉각 가능해 발전소에 필요한 전력이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원자로 냉각에 필요한 전력마저 끊어졌다면, 방사능 유출 등 최악의 원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AP통신은 “원자로 냉각을 위한 전력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원자로 노심용융(멜트다운)이 발생해 최악의 원전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전 단지에서 ‘사용 후 핵연료봉’을 냉각하는 저장 수조 역시 포격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원전 폐기물에 속하는 사용 후 핵연료봉은 원전 가동 과정에서 발생하며, 엄청난 방사선을 내뿜기 때문에 반드시 여러 저장 단계를 거쳐야 한다. 최악의 원전 사고 가능성을 높인 이번 화재는 자포리자 원전 인근에 가해진 포격 때문으로 추정된다. 유럽우주국(ESA) 코페르니쿠스 센티넬-2 위성으로 촬영한 사진은 원전 단지 전경과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로 연기가 치솟는 모습을 담고 있다. 다만 포격의 주체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이번 화재를 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상대의 소행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자포리자가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며 “러시아가 (자포리자에) 오자마자 우크라이나, 유럽, 전 세계가 상상도 못할 원자력 재난 우려에 몰렸다”고 말했다. 미국도 “러시아가 원전의 전력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려 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실제로 이번 사태는 러시아가 원전의 전력을 크림반도 등 러시아 점령지로 가져가기 위해 전력망 교체를 계획 중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발생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원전에 포격을 가해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우크라이나 부대가 송전선을 훼손한 뒤 전력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시찰을 촉구했다.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양측 피해가 상당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년 전 러시아에 빼앗긴 크림반도를 이번 전쟁에서 되찾겠다고 공언하면서 전쟁의 장기화 전망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흑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크림반도는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됐으나 국제법상 우크라이나 영토로 남아 있다. 23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든 것은 크림반도에서 시작됐고, 크림반도에서 끝날 것”이라며 “크림반도 수복이 세계 법과 질서를 다시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러시아는 대화를 전혀 생각한 적이 없고 지금도 그렇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진정시키기 위해 전선을 동결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세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피로감을 보인다면 이는 전 세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맞서 여전히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영업비밀 생태계 조성…중소기업 분쟁 대응 지원

    영업비밀 생태계 조성…중소기업 분쟁 대응 지원

    정부가 영업비밀 보호 체계 및 수사체계 구축, 중소기업 지원 등 영업비밀 생태계 구축을 강화한다.특허청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 시행계획’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미·중 패권경쟁,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반도체 등 핵심기술이 국가안보의 전략자산으로 대두됐다. 기술 확보를 위한 각 국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기간 내 기술격차를 줄이기 위해 핵심인력 빼가기, 산업스파이, 사이버해킹 등 영업비밀 유출 시도도 증가하고 있다. 특허청은 핵심 기술정보인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종합대책으로 관계부처와 공동으로 사전예방·유출시 대응체계·보호기반 마련 등 3대 전략, 9개 과제를 수립해 시행키로 했다. 기술유출의 약한고리인 대기업 협력사와 대학·연구소에 대한 영업비밀 보호체계를 집중 지원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핵심산업 협·단체와 공동으로 기술보호 취약 중소기업 등에 기술보호 체계를 지원하고, 국가 연구개발(R&D) 수행기관의 연구보안 실태를 점검해 보안 사각지대를 해소할 계획이다. 대기업·협력사·정부 간 기술보호 상생협약 및 주요 경제단체와의 공동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영업비밀에 대한 인식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기술유출 수사·정보기관 간 ‘기술유출 대응 실무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특허청 기술경찰의 수사대상 범죄도 확대한다. 피해기업에 대한 법률 자문과 디지털포렌식 등을 지원하고 유출피해에 대한 사법적 구제에 있어 입증부담 완화와 함께 재판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전문법원 관할집중을 추진키로 했다. 디지털 전환에 대응한 영업비밀 보호 강화를 위해 해킹 등 신종기술유출 위협에 민·관·학이 공동으로 대응하고, 영업비밀 데이터에 대한 보호도 강화한다. 데이터 부정사용, 유명인의 초상 등 무단사용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한 법 시행에 따라 행정조사 매뉴얼 및 대국민 가이드라인 제작·배포 등 제도 정착을 위한 후속조치에 나선다.
  • 탈중국화 나선 美… 동맹국 수출 껑충

    미국 우방국의 대미 수출은 2017년부터 이달 현재까지 평균 43.2% 증가한 반면 중국의 대미 수출은 같은 기간 27.8%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워싱턴무역관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무역관은 이날 ‘미국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정책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우방국과의 공급망을 구축하는 프렌드쇼어링을 가속화하면서 미국 우방국들의 미국 수출 실적이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미국에 대한 수출 증가율은 같은 기간 베트남(188%), 대만(135%), 싱가포르(85.6%), 인도(75.5%), 한국(59.2%) 등 순으로 많았다. 특히 중국의 미국 수출 증가가 둔화하면서 중국 내 제조업 일자리 중 서방 수출에 의존하는 2800만개가 해외로 유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반도체 동맹인 ‘칩4’(미국·한국·일본·대만) 등 중국 견제 성격의 협의체를 연이어 출범시키고 있다. 관계자는 “프렌드쇼어링의 핵심은 미국에 값싼 제품이 아닌 반도체와 같은 고도기술 제품을 팔아야 한다는 사고의 전환”이라면서 “한국 고도기술 제품의 중국 시장점유율(15.9%)은 2위로 선전 중이지만 미국 시장점유율(4.2%)은 6위로 상대적으로 부진한 만큼 수출 다각화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 반도체 등 퇴직 전문인력 특허심사관 채용…실현가능성은 ‘글쎄’

    반도체 등 퇴직 전문인력 특허심사관 채용…실현가능성은 ‘글쎄’

    정부가 심사 전문성 제고 등을 위해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퇴직 전문인력을 특허심사에 활용키로 했다. 첨단기술에 대해서는 우선심사를 통해 시장 조기 선점을 지원한다.이인실 특허청장은 18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역동적 경제 실현을 위한 지식재산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심사·심판 기반 강화를 위해 내년부터 반도체 분야 퇴직한 민간 연구인력을 특허심사에 투입하고, 2024년 이후 배터리·바이오·항공우주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로 확대해 심사의 전문성과 신속성을 향상시키고 해외로의 기술유출도 방지키로 했다. 반도체 등 첨단기술을 우선심사 대상으로 확대한다. 기존 12.7개월인 반도체 심사처리기간이 우선심사가 적용되면 2.5개월이면 가능해 우리 기업들이 조기 권리 확보가 가능해진다. 고성능 거대 AI(인공지능)을 접목한 지능형 심사 시스템을 2027년까지 구축해 유사 특허·상표 검색의 정확도를 대폭 향상시키고, 법령이 정한 요건을 확인하는 방식심사를 자동화하는 등 심사업무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식재산이 기업의 성장안전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보호 제도를 개선한다. 변리사를 변호사와 함께 공동대리인으로 선임해 특허침해소송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공동소송대리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메타버스 속 디자인·상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시대에 부합하는 지식재산 보호체계도 구축키로 했다.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방지를 위해 영업비밀 해외유출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국가핵심기술이 특허출원 후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발명을 공개하는 않는 ‘비밀특허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현재 미국·중국·일본 등이 비밀특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청장은 “지식재산은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열쇠이자 원동력이며 기술패권시대 국가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라며 “지식재산 기반을 더욱 강화해 역동적 경제성장을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퇴직 인력 활용 대책을 놓고 특허청 내부에서조차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가 인력 긴축 기조를 밝힌 시점에서 2026년까지 전문계약직 임기제 심사관 수백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수용하기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정부가 일부 수용하면서 정규직을 줄이는 ‘반대급부’를 경계하고 있다. 심사관 교육 및 양성 등에 최소 1년 이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실효성 논란 및 비정규직 심사관 양산이 조직 안정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선심사 확대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나온다. 우선심사가 늘면 일반심사는 처리기간이 더 길어질 수 밖에 없다. 한 관계자는 “반도체 등 인력 문제가 심각한 것은 산업현장이지 특허심사관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심사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자칫 조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조니 뎁, 성기능 장애로 가정폭력” 법원 문서 유출됐다

    “조니 뎁, 성기능 장애로 가정폭력” 법원 문서 유출됐다

    “가정폭력 피해”vs“명예훼손” 결혼 15개월 만에 이혼한 조니 뎁과 엠버 허드. 2016년 이혼 후 6년째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조니 뎁이 남성 성기능 장애의 일종인 발기부전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법원 문서가 유출됐다. 뉴욕포스트·페이식스 등 현지 언론은 3일(현지시간) 엠버 허드 측이 지난 3월 법원 서류를 통해 “조니 뎁은 발기부전 상태를 공개를 원하지 않지만 조니 뎁의 질병은 그의 분노와 앰버 허드를 향한 성폭력과 절대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앰버 허드는 조니 뎁이 결혼생활 동안 무수한 신체적·심리적 가정폭력을 일삼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조니 뎁은 이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법원은 지난달 엠버 허드가 뎁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 1500만 달러(한화 약 187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징벌적 손해배상 상한선 규정, 뎁이 맞소송에서 일부 내야할 돈 등에 따라 최종적으로 허드가 내야 할 액수는 835만 달러(한화 약 109억원)에 달한다. 허드는 파산을 선언하고 저택까지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조니 뎁 편에 선 미 배심원단 이 사건을 영국은 판사가 심리했고, 미국에서는 배심 재판으로 진행됐다. 영국 판사는 “엠버 허드가 둘의 침대에 대변을 봤다”는 조니 뎁의 주장은 증거가 전혀 없으며, 허드가 아닌 조니 뎁이 복용하던 마약을 섭취한 반려견의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그러면서 ‘아내 폭행범’이라고 언급한 기사가 명예훼손이라는 조니 뎁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사는 “실질적으로 사실”이라며 엠버 허드가 주장한 14번의 폭력 중 적어도 12번의 폭행에 대한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미국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조니 뎁의 편을 들었다. 두 번의 소송을 모두 취재한 가디언 기자 해들리 프리먼은 BBC에 미국에서의 재판이 TV로 중계됐다는 점이 또 다른 중요한 차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사람의 재판에 관한 기사는 수십억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라며 “미국인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대법원의 낙태 판결에 대한 기사보다 이 법정 드라마에 더 관심 있다는 여론 조사 결과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영국과 다른 판결 나온 이유는 프리먼은 허드를 향한 대중의 독설이 “#미투(MeToo)에 대한 백래시(반발)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앰버 허드를 보고 있으면 미투 운동의 슬로건이었던 ‘여성을 믿어라’(Believe Women)를 외쳤던 때가 아주 오래 전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국제 미디어법 전문 변호사 마크 스티픈스는 본질적으로 같은 사건이 서로 다른 결과를 내놓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조니 뎁이 피해자와 가해자의 역할을 뒤집는 전략을 썼다고 분석했다. 피해자 측의 신뢰도를 공격하는 조니 뎁의 전략이 영국 재판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미국의 배심원들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론은 조니 뎁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엠버 허드 측은 “배심원들의 판결이 가정폭력 피해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는 나서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라는 것이다”라며 항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남은 재판은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한미 금리 역전보다 ‘경제 체력’이 변수… 정부·한은 엇박자 불가피” [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한미 금리 역전보다 ‘경제 체력’이 변수… 정부·한은 엇박자 불가피” [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갑자기 ‘스텝’(step·보폭) 얘기가 많아졌다. ‘시장 출신 1호’ 임지원(59) 전 금융통화위원을 만난 날도 거대한 두 스텝 사이에 낀 때였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밟은 직후이자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인상)을 두 번 연속 밟기 직전이었다. 금리가 올라 봤자 0.25% 포인트 정도 아장아장 오르는 데(베이비스텝) 익숙했던 우리 국민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커진 중앙은행의 보폭은 급격히 불어난 대출이자 부담으로 돌아왔다.시장에 있을 때는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금통위원 재직 때는 ‘강경 매파’(경기보다 물가 중시)로 유명했던 임 전 위원은 “더 엄청난 태풍이 몰아칠 수도, 거센 비바람 정도로 넘어갈 수도 있다. 변수가 너무 많은 만큼 모든 경제주체들이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야 한다”고 경고했다. 4년 임기를 마친 지 두 달밖에 안 됐다며 한사코 인터뷰를 거부하는 그를 지난 19일 어렵게 만났다. -금리 얘기부터 안 할 수가 없다. 가파른 물가 상승 폭을 꺾으려면 한은이 다음달에 또 한 번 빅스텝을 밟아야 한다는 주장과 이제는 경기상황도 염두에 둬 가며 베이비스텝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전직 금통위원이 전망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다만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페달을) 밟으라고 말하기는 쉽다. 세게 밟으라고 하는 건 더 쉽다. 미국 등 선진국이 다 급격히 금리를 올리고 있으니까. 하지만 빅스텝을 밟았을 때 우리의 득과 실을 면밀히 따져 봐야 한다. 우리는 다른 나라와 달리 변동금리 대출도 많다. 선진국을 따라가면 욕은 덜 먹겠지만 그게 과연 우리 경제에도 정답인지는 자신할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철저하게 (경기·금융·물가 등) 데이터에 기반한 대응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물가·고비용 고착화되면 더 큰 타격 -강경 매파치고는 의외의 발언이다. “(웃으며)지금의 물가 상승이 임금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고물가·고비용 구조가 고착화되면 모두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기대 인플레를 꺾는 데는 금리만 한 게 없다. 따라서 금리 인상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다만 속도와 정도는 우리 실정에 맞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한은은 10월쯤을 물가 정점으로 본다. 동의하나.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연율)이 8~9%로 여전히 높다. 이게 한두 달 안에 다소 꺾이면 10월 정점은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가 외에 농수산물 가격 등 물가 불확실 요인이 너무 많다. 농수산물은 태풍 등 날씨 영향을 많이 받지 않나. 도미노 임금 인상과 슈퍼 강달러가 지속되면 정점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이 예상대로 28일 자이언트스텝을 밟아 기준금리를 연 2.25~2.50%로 끌어올리면 우리나라(연 2.25%)보다 금리가 높아지게 된다. 이런 역전이 자본 유출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도 많은데. “한미 간 금리 역전은 과거에도 세 차례 있었지만 자본 유출은 없었다.” -지금은 유가와 환율이 높아 과거와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는 반박도 있다. “이론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금융)시장에 오래 몸담았던 경험에 비춰 볼 때 자본 유출의 결정적 요인은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지 금리 차가 아니다.” -경제 펀더멘털을 두고서도 해외 예측기관들의 전망이 너무 다르다. 일본 노무라는 우리 경제가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하면서 내년에 최악을 맞을 것이라고 한다. 반면 미국 모건스탠리는 지금의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내년에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경제상황)를 즐길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불확실 요인이 크다는 방증이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경로가 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의 대응이 중요하다.” ●취약층 구제는 정부재정이 맡아야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정부, 기업, 개인 각각의 주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 외에 뾰족한 수는 없다. 이 과정에서 서민층과 금융 취약층의 고통이 너무 커질 수 있다. (금리를 올리는) 통화정책은 모든 경제주체에게 무차별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취약층을 구제하고 지원하는 것은 재정이 맡아야 한다. 현금 지원이든 부채 리스케줄링(재조정)이든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한은은 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제하는데 정부는 세금을 깎아 수요를 진작시키려 하니 엇박자라는 지적도 있는데. “공급 쪽 요인으로 물가가 올라갈 땐 어느 정도의 엇박자는 불가피하다. 다만 유류세 인하나 생필품 가격 통제의 경우 정책 시차나 소득계층별 영향 차별화 등을 고려하면 저소득층에게 현금이나 바우처(쿠폰)로 직접 지원해 주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유가 상승이 길어질 때는 가격 부담을 어느 정도 소비자에게 전가해 수입 감소를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美 경제 첫 번째 딥도 아직 안 와 -미국 경기를 두고서도 더블딥(경기침체 뒤 회복됐다가 다시 침체) 논쟁이 뜨겁다. “더블딥이 오려면 그 전에 첫 번째 딥(침체)이 먼저 있어야 하지 않나. 미국 경제가 올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긴 했지만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고용과 투자를 줄이고 있진 않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첫 번째 딥도 안 왔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오르면서 적정 외환보유액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20년간 해 온 씨름이다(웃음). 한미 통화스와프 주장이 많이 나오는데 있으면 좋은 안전판이지만 필수재는 아니다. 그보다는 서학개미라는 신조어가 생긴 데서 보듯 최근 몇 년간 주식 등 개인의 해외투자가 무척 많이 늘었다.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좀더 강구했으면 한다.” ●한미 통화스와프 필수재 아냐 -개인의 해외자산을 국내로 유턴시키자는 얘기인가. “그렇다. 국내에서 보유외환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 민간이 나라 밖에 쌓아 놓은 외환보유고를 국내로 들여오게 유도하는 것이다. 예컨대 해외자산을 원화로 바꿀 때나 배당소득 등에 대해 한시적 세제 혜택을 준다든지 여러 환류 방안을 고민해 봤으면 싶다.” -관료나 교수가 아닌 민간인으로 처음 금통위원을 했는데 4년 일해 본 소감은. “가장 큰 차이는 앵글(보는 시각)이다. 시장과 한은의 앵글이 너무 다르더라. 처음엔 잘 적응이 안 됐다. 한은은 금융시장을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 면에서 한은도 시장의 일부다. 미국을 보면 시장은 매우 빨리 반응하는 반면 깊이가 부족하다. 이를 받아 (깊이를) 보완하는 게 학계다. 코로나 시절에도 미국 학계는 현안을 활발하게 연구했다. 둘 사이에서 소통하는 게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다. 우리도 이런 구조가 좀더 활성화됐으면 싶다. 그러자면 한은맨들의 ‘틀릴 자유’가 좀더 보장돼야 한다. 뛰어난 엘리트들이 모여 있다 보니 틀리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강하다. 이창용 신임 한은 총재께서 그런 분위기를 불어넣고 있어 기대가 크다.” -후임에 신성환 교수(홍익대)가 지명됐다.(26일 추가 통화) “훌륭한 분이다. 다만 주요국 중앙은행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시장 출신 금통위원이 너무 늦게 나왔다.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길 바란다.” ■ 임지원은  피아노→문학도→경제학 박사JP모건 ‘간판’ 거시경제 전문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고등학교까지 피아노를 전공했다. 대전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서울예고 진학 후에도 피아니스트의 꿈을 의심하지 않았으나 고3 때 피아노가 더이상 재미있지 않았다. 문학도(서울대 영문과)로 진로를 틀었다. “삶에 대해 답도 없이 계속 질문을 해대는” 문학에도 다시 흥미를 잃었다. ‘뭔가 실용적인 것을 해 보자’고 생각해 경영학을 부전공으로 선택했다. 경영학을 공부하려니 경제학이 필수였다. “대학에 들어갈 땐 문학, 철학, 역사, 경영 등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는데 졸업할 땐 하고픈 게 아무것도 없었다.” 흔들리던 그를 잡아 준 것은 가족이었다. 어머니의 권유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그나마 “답이 명확한” 경제학을 선택했다. 돌고 돌아 거시경제 전문가로 안착한 순간이었다. 박사학위를 딴 직후인 1996년 1월 귀국해 삼성경제연구소에 몸담았다. 2년쯤 지난 어느 날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의 공개 채용 공고를 보고 직장을 옮겼다. 결혼도 이 무렵 했다. 이후 20년 가까이 JP모건의 ‘간판’(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자리했다. 2018년 금통위원으로 지명됐을 때 모두가 깜짝 놀랐다. 금융시장의 ‘선수’가 발탁되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여성 금통위원으로는 이성남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에 이어 두 번째다.
  • 이대론 4대 대도시도 20년 못 버텨… 지방소멸 못 막으면 ‘국가소멸’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이대론 4대 대도시도 20년 못 버텨… 지방소멸 못 막으면 ‘국가소멸’ [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수도권 밖 지역은 저출산과 인구감소, 수도권 집중화라는 삼각파도 속에서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지방이 살아야 서울도 살 수 있다고 믿는 도시계획가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가 지방소멸이라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국토를 다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을 나누고 대안을 제시합니다. 3주마다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컵에 물이 반이 채워져 있다. 어떤 이는 물이 반이나 채워져 있다고 안도하고, 또 다른 이는 반밖에 채워져 있지 않다고 불평한다. 검은 렌즈의 안경을 쓴 사람은 세상이 어둠에 잠겼다 느끼고, 파란 렌즈의 안경을 쓴 사람은 원래부터 세상은 푸르뎅뎅했다고 믿는다. 언제부턴가 나도 내 안경이 어떤 색깔일까 궁금했다. 혹시 삐딱한 유전자가, 아니면 내 제한된 경험이 세상을 곡해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했다. 불안감 때문일까. 나는 유난히 통계에 집착한다. 숫자가 보여 주는 경향성에 집착한다. 그래서 내 주변은 온통 숫자로 가득하다. 직장과 거주공간이 왜 불일치하는가를 검증한 박사 논문도 숫자로만 얘기했다. 대학에선 추론통계를 통한 가설검정 방법을 강의한다. 책을 쓸 때도 가능한 한 숫자 없이 내 의견을 표현하지 않는다. 아니 표현하길 두려워한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겠다.●인구·산업경제·건물 노후도 모두 추락 지방의 위기가 심각하다고 느낀 것도 숫자를 통해서다. 인구뿐만 아니라 산업경제 지표, 건물의 노후도까지 어느 하나 꺾어지지 않는 게 없었다. 쇠락 추이가 20년 이상 ‘매해’, ‘어김없이’ 지속됐다. 그리고 그 추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숫자를 통한 기술적 통계는 어떤 의도도 가지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 줄 뿐이다. 하지만 추세를 해석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 숫자와 경향성이 보여 주는 현실에 설레기도 또는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지방에 관한 통계는 내게 두려움을 줬다. 마치 조작된 통계를 보는 듯 비현실적이었기 때문이다.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엔 숨겨진 무언가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가졌을 즈음 대학원생들과 답사팀을 꾸렸다. 주말마다 쇠퇴지역의 현실을 확인했다. 수년간 ‘월화수목금금금’이 이어졌다. 이즈음에 마스다 히로야의 ‘지방소멸’이 우리나라에 번역됐다. 2040년에 과반의 일본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소멸 위기를 맞을 것이란 분석을 담은 책이다. 일본도 수도권(도쿄권)의 집중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지방소멸’이란 단어가 서서히 퍼지기 시작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공간 쏠림 통계를 비교했다. 우리나라 수도권 쏠림의 속도와 강도는 일본보다 압도적으로 빠르고 강했다. 수도권 일극화에 대한 각종 통계자료를 모아서 대중서와 논문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각종 토론회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일을 접했다. 지방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에 불쾌함을 감추지 않은 이들이 많았다. 특히 지방소멸이란 단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먼저 지방은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백년간 쌓아 온 공동체의 내공이 한번에 무너질 리 없다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도시나 마을도 생로병사의 과정을 가질 수 있다는 점과 역사 속에서 사라져 간 수많은 도시들이 있다.●주민 사라진 공간… 장소·기억도 소멸 ‘공간’이 어찌 사라질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물론 물리적 공간 자체가 소멸하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주민들은 사라질 수 있다. 또한 주민이 사라지면 장소와 함께 기억도 사라진다. 셋째로 ‘소멸’ 지역이라 불리는 것 자체가 낙인을 찍어 사람들이 지방을 더욱 기피하게 한다는 반발도 있었다. 여기에 지금 지방이 ‘낙인효과’를 걱정할 때냐고 반문했다. 현실을 그대로 알려야, 그리고 위기의식을 공유해야 보다 센 정책도 나오지 않겠느냐는 나름의 의견을 밝혔다. 얼마 전 한 영향력 있는 인사가 쓴 칼럼을 읽었다. ‘지방소멸론이 지방소멸을 부추기고’ 있고, 그 ‘지방소멸론에는 농촌을 무너뜨리려는 음모가 있다’는 게 칼럼의 논지다. 소멸할 수도 없고, 소멸해서도 안 되는데 왜 지방소멸을 이야기하느냐며 노여워했다. 심지어 ‘지방소멸은 가짜뉴스’고 그 뒤에 위기의 지역을 중앙정부의 정책 대상에서 잘라 내려는 음모가 숨어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선택과 집중’, ‘압축과 연계’ 논리에 기반한 메가시티 논의 또한 시장주의로 무장한 강자의 논리이며, 공항, 광역철도망, 도로 등의 인프라에 투자해도 지방이 살아난다는 보장이 없다고도 했다. 그럼 대안이 무얼까 궁금했다. 칼럼의 일부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어 본다. “지역경제의 실핏줄인 농산어촌이 살아야 한다. 농산어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기본적인 사회서비스(의료, 교육, 교통, 주거, 돌봄 등)를 누리고, 기본적인 소득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국토·환경·문화·지역지킴이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예전에는 이런 주장에 일부 공감하기도 했다. 자본주의적 공간발전의 메커니즘이 약자에게 얼마나 잔인한지, 위협받는 마을과 도시를 지키기 위해 어떤 전략을 짜야 할지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번은 조금 달랐다. 씁쓸한 무기력감이 밀려왔다.●4차 산업혁명으로 도시화 더 가속화 수도권 독식의 흐름은 이미 되돌리기 힘든 임계점을 넘어섰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산업구조의 변화 과정 속에서 ‘덩치 큰 도시’만 빠르게 성장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도시는 덩치가 커질수록 주변 인구와 산업을 흡입하는 능력이 커지는 특성이 있다. 서울은 인근 도시의 산업과 인구를 빨아들이면서 더 큰 흡입력을 갖게 됐다. 자신이 흡수한 에너지보다 더 큰 힘을 얻은 서울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슈퍼스타 도시로 떠올랐다. 그리고 비대화된 서울 버전인 수도권은 슈퍼메가시티(super-megacity)가 됐다. 수도권은 대도시권의 이점을 살려 다른 지방이 제공하지 못하는 일거리, 놀거리, 먹거리, 볼거리, 배울거리를 제공해 왔다. 이런 ‘거리’들은 청년들에게 ‘내공’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도 주었다. 혁신기업들도 인재들을 좇아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고, 이 과정에서 지방 전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규모가 큰 플랫폼 기업이 지배적 지위를 확보해 승자독식의 횡포를 부리듯, 도시도 크기가 중요해지는(‘size does matter!’)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게 지방위기의 본질이다. 특히 인구가 적은 지역일수록 인프라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 인구 20만명 이하의 지역은 ‘응급의료센터’나 ‘고급 백화점’ 같은 상위 위계의 생활 인프라를 유지하기 어렵다. 인구 10만명 이하인 경우는 산부인과가 들어서기 힘들다. 심지어 스타벅스나 서브웨이도 인구 10만명 이하의 도시에 문을 열지 않는다. 인구가 적은 곳에 이들이 있다면, 거긴 관광객과 같은 유동인구가 많을 가능성이 높다. ●인구증가 나주·예천도 주변인구 흡수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중 66곳엔 영화관이 없다. 젊은이들은 더 큰 도시로 터를 옮겼다. 인구 20만명 이하의 지자체 중 지난 10년간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곳은 ‘혁신도시’가 들어선 나주시와 ‘경북도청 신도시’가 들어선 예천군으로 딱 두 곳밖에 없다. 이 두 곳은 쇠퇴의 위기감을 공유하고 있는 이웃 지자체로부터 인구가 유입됐다. 지방 중소도시와 농어촌에서 이렇게 인구가 감소하니 재정자립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세입만으로 공무원 인건비도 댈 수 없는 지자체가 절반이 넘어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설상가상으로 부산·울산권, 대전·세종권, 대구권, 광주권 등의 지방 4대 대도시권도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주변 농어촌의 인구를 흡수하며 버텨 왔지만 이들도 한계를 맞고 있다. 2015년을 기점으로 청년인구의 유출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지방 5대 광역시도 매년 1~2% 정도의 청년인구의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100명 중 1~2명의 청년들이 매해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방의 거점대학조차 정원을 채우지 못할까 전전긍긍하는 상황까지 왔다. 여기에 무슨 복잡한 해석이 필요하겠는가. 이 상태가 지속되다간 지방 대도시도 20년을 버티기 힘들 것이다. 지방 위기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 농어촌지역에서 지방 광역시로 옮겨 가고 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을 되돌릴 뾰족한 대안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공간쏠림으로 인해 침몰해 가고 있다. 어떤 통계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든, 지방의 현실은 그보다 좋지 않다.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집값은 폭등했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으며, 청년들은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고 있다. 농산어촌이 살아야 지방이 산다는 말에 십분 공감한다. 농산어촌이 살기 위해서는 주변 중소도시가 활성화해야 하고, 그러려면 인근 대도시에 활력이 있어야 한다. 농어촌은 중소도시의 인프라를 공유하고, 중소도시는 대도시의 인프라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현실을 외면한 미사여구로 포장된 당위론이 난무한다면, 그리고 지방의 위기를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대가는 미래 세대가 지게 될 것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운동장이 기울수록 이를 복구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런 흐름을 통째로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이다. 지방소멸론의 본의를 왜곡하지 말길 바란다. ●행정구역만 합친 메가시티 ‘따로국밥’ 그리고 메가시티에 대한 오해도 걷어 냈으면 한다. 메가시티란 ‘연대’와 ‘협력’을 통해 대도시-중소도시-농어촌의 상생체계가 구축된 ‘공간적 그릇’을 말한다. 단순히 ‘행정구역이 합쳐진’ 혹은 ‘특별자치단체로 만들어진’ 덩치 큰 빈껍데기가 아니다. 행정구역 통합이나 특별자치단체는 연계와 협력을 위한 다양한 ‘수단’들 중 하나일 뿐이다. 지금처럼 지자체들이 따로국밥식 행정을 하는 상황에선 지역위기를 극복할 어떠한 대안도 존재하지 않는다. 대도시-중소도시-농어촌이 어우러진 광역적 공간 내에서 산업, 문화, 교육 전략을 함께 짜내야 한다. 수도권이라는 거대 공간에 맞대응할 또 하나의 대도시권을 만들어야 한다. 한두 시간 거대 생활권 구축을 위해 공간을 압축하고 연계해 양질의 의료, 교육, 문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도 유치하고 일자리도 만들어 지역 인재를 붙잡아 둘 수 있다. 소지역주의로의 회귀에 솔깃해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공염불에 우왕좌왕한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마저 날려 버릴 수 있다. 지방소멸은 신기루가 아니다. 그렇게 믿고 싶은 분들에게, 잠시 시간을 내서 지난 5년간 우리 국토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각종 통계를 살펴보시길 권한다. 코앞에 다가온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조만간 지방소멸이 아닌, ‘국가소멸’이라는 화두를 놓고 또 다른 갑론을박을 벌이게 될 것이다.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美 따라가는 금리 인상, 한국 경제에 정답인지 알 수 없어“... 前금통위원의 고언

    “美 따라가는 금리 인상, 한국 경제에 정답인지 알 수 없어“... 前금통위원의 고언

    갑자기 ‘스텝’(step·보폭) 얘기가 많아졌다. ‘시장 출신 1호’ 임지원(59) 전 금융통화위원을 만난 날도 거대한 두 스텝 사이에 낀 때였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밟은 직후이자,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자이언트 스텝(0.75% 포인트 인상)을 두 번 연속 밟기 직전이었다. 금리가 올라 봤자 0.25% 포인트 정도 아장아장 오르는 데(베이비 스텝) 익숙했던 우리 국민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커진 중앙은행의 보폭은 급격히 불어난 대출이자 부담으로 돌아왔다. 시장에 있을 때는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금통위원 재직 때는 ‘강경 매파’(경기보다 물가 중시)로 유명했던 임 전 위원은 “더 엄청난 태풍이 몰아칠 수도, 거센 비바람 정도로 넘어갈 수도 있다. 변수가 너무 많은 만큼 모든 경제주체들이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야 한다”고 경고했다. 4년 임기를 마친 지 두 달밖에 안 됐다며 한사코 인터뷰를 거부하는 그를 지난 19일 어렵게 만났다. -금리 얘기부터 안 할 수가 없다. 가파른 물가 상승 폭을 꺾으려면 한은이 다음 달에 또 한 번 빅스텝을 밟아야 한다는 주장과 이제는 경기상황도 염두에 둬가며 베이비 스텝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전직 금통위원이 전망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다만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페달을) 밟으라고 말하기는 쉽다. 세게 밟으라고 하는 건 더 쉽다. 미국 등 선진국이 다 급격히 금리를 올리고 있으니까. 하지만 빅스텝을 밟았을 때 우리가 얻을 득과 실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지금의 물가 상승은 우리의 통제권 밖인 공급쪽 요인이 크다. 우리는 다른 나라와 달리 변동금리 대출도 많다. 선진국을 따라가면 욕은 덜 먹겠지만 그게 과연 우리 경제에도 정답인지는 자신할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철저하게 (경기·금융·물가 등) 데이타에 기반한 대응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경 매파치고는 의외의 발언이다. “(웃으며)금융자산이 많은 사람을 빼고 누가 금리가 오르는 걸 좋아하겠나. 하지만 지금의 물가 상승이 임금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고물가 고비용 구조가 고착화되면 모두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기대 인플레를 꺾는 데는 금리만한 게 없다. 따라서 금리 인상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다만 속도와 정도는 우리 실정에 맞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정부와 한은은 10월쯤을 물가 정점으로 본다. 동의하나.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계절조정 연율)이 8~9%로 여전히 높다. 이게 한 두 달 안에 다소 꺾이면 10월 정점은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가 외에 농수산물 가격 등 물가 불확실 요인이 너무 많다. 농수산물은 태풍 등 날씨 영향을 많이 받지 않나. 도미노 임금 인상과 슈퍼 강달러가 지속되면 정점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이 예상대로 28일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 기준금리를 연 2.25~2.50%로 끌어올리면 우리나라 기준금리(연 2.25%)보다 높아지게 된다. 이런 금리 역전이 자본 유출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도 많은데. “한미간 금리 역전은 과거에도 세 차례 있었지만 자본 유출은 없었다.” -지금은 유가와 환율이 높아 과거와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는 반박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금융)시장에 오래 몸담았던 경험에 비춰볼 때 자본 유출의 결정적 요인은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이지, 금리 차가 아니다.” -경제 펀더멘탈을 두고서도 해외 예측기관들의 전망이 너무 다르다. 일본 노무라는 우리 경제가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하면서 내년에 최악을 맞을 것이라고 한다. 반면 미국 모건스탠리는 지금의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내년에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경제상황)를 즐길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불확실 요인이 크다는 방증이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경로가 다 가능성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의 대응이 중요하다.”-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정부, 기업, 개인 각각의 주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외에 뾰족한 수는 없다. 이 과정에서 서민층과 금융 취약층의 고통이 너무 커질 수 있다. (금리를 올리는)통화정책은 모든 경제주체에게 무차별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취약층을 구제하고 지원하는 것은 재정이 맡아야 한다. 현금 지원이든 부채 리스케줄링(재조정)이든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러려면 나랏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새 정부의 기조는 감세와 건전재정이다. 부가가치세만 빼고 거의 모든 세금을 깎아주기로 했는데. “감세를 하면서 건전재정을 유지하려면 방법은 하나다. 불요불급한 지출을 확 줄이고 대선 공약을 취사선택해야 한다.” -한은은 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제하는데 정부는 세금을 깎아 수요를 진작시키려 하니 엇박자라는 지적도 있는데. “공급쪽 요인으로 물가가 올라갈 땐 어느 정도의 엇박자는 불가피하다. 다만, 유류세 인하나 생필품 가격 통제의 경우 정책 시차나 소득계층별 영향 차별화 등을 고려하면 저소득층에게 현금이나 바우처(쿠폰)로 직접 지원해주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유가 상승이 길어질 때는 가격 부담을 어느 정도 소비자에게 전가해 수입 감소를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야 무역수지가 개선된다.” -미국 경기를 두고서도 더블딥(경기 침체 뒤 회복됐다가 다시 침체)이 온다, 안 온다로 전망이 분분하다. “더블딥이 오려면 그 전에 첫 번째 딥(침체)이 먼저 있어야 하지 않나. 미국 경제가 올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긴 했지만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고용과 투자를 줄이고 있진 않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첫 번째 딥도 안 왔는데 두 번째 딥을 얘기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오르면서 적정 외환보유액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20년간 해온 씨름이다(웃음). 한미 통화스와프 주장도 많이 나오는데 안전판 확보라는 측면에서 있으면 좋다. 하지만 반드시 있어야 할 필수재는 아니다. 그보다는 서학개미라는 신조어가 생긴 데서 보듯 최근 몇 년간 주식이나 부동산 등 개인의 해외투자가 무척 많이 늘었다. 민간 부문 해외자산이 많이 쌓인 만큼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좀 더 강구했으면 싶다.” -개인의 해외자산을 국내로 유턴시키자는 얘기인가. “그렇다. 국내에서 보유외환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 민간이 나라 밖에 쌓아놓은 외환보유고를 국내로 들여오게 유도하는 것이다. 예컨대 해외자산을 원화로 바꿀 때나 배당소득 등에 대해 한시적으로 세제 혜택을 준다는지 여러 환류 방안을 고민해 봤으면 한다.” -관료나 교수가 아닌 민간인으로 처음 금통위원을 했는데 4년 일해 본 소감은. “가장 큰 차이는 앵글(보는 시각)이다. 시장과 한은의 앵글이 너무 다르더라. 처음엔 낯설기도 하고 적응이 안 되기도 했다. 퇴임식 때도 얘기했지만 한은은 금융시장을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 면에서 한은도 시장의 일부다. 미국을 보면 시장은 매우 빨리 반응하는 반면 깊이가 부족하다. 이를 받아 (깊이를) 보완하는 게 학계다. 코로나 시절에도 미국 학계는 현안을 매우 활발하게 연구했다. 둘 사이에서 소통을 하는 게 연준(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다. 우리도 이런 구조가 좀 더 활성화됐으면 싶다. 그러자면 한은맨들의 ‘틀릴 자유’가 좀 더 보장돼야 한다. 뛰어난 엘리트들이 모여 있다 보니 틀리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강하다. 이창용 신임 한은 총재께서 그런 분위기를 불어넣고 있어 기대가 크다.” -후임이 두 달 넘게 공석인데. “주요국 중앙은행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시장 출신 금통위원이 너무 늦게 나왔다.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길 바래 본다.”  ■임지원 전 금통위원은…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고등학교까지 피아노를 전공했다. 대전에서 태어나 7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서울예고 진학 후에도 피아니스트의 꿈을 의심하지 않았으나 고3때 피아노가 더 이상 재미있지 않았다. 문학도(서울대 영문과)로 진로를 틀었다. “삶에 대해 답도 없이 계속 질문을 해대는” 문학에도 다시 흥미를 잃었다. ‘뭔가 실용적인 것을 해보자’고 생각해 경영학을 부전공으로 선택했다. 경영학을 공부하려니 경제학이 필수였다. “대학에 들어갈 땐 문학, 철학, 역사, 경영 등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는데 졸업할 땐 하고픈 게 아무 것도 없었다.” 흔들리던 그를 잡아준 것은 가족이었다. 어머니의 권유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그나마 “답이 명확한” 경제학을 선택했다. 돌고돌아 경제학자로 안착한 순간이었다. 경제학을 함께 공부하던 미국인 친구들은 “그동안 선택을 참 잘 바꿔왔는데 최종 선택이 영 별로”라며 놀렸다고 한다. 박사학위를 딴 직후인 1996년 1월 귀국해 삼성경제연구소에 몸담았다. 2년쯤 지난 어느날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의 공개 채용 공고를 보고 직장을 옮겼다. 결혼도 이 무렵 했다. 이후 20년 가까이 JP모건의 ‘간판’(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자리했다. 2018년 금통위원으로 지명됐을 때 모두가 깜짝 놀랐다. 금융시장의 ‘선수’가 발탁되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여성 금통위원으로는 이성남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에 이어 두 번째다. 올 3월 말 기준 금통위원 7명의 평균 재산은 57억원이다. “금통위원들이 부자 일색인 것은 문제 아니냐”고 물었다. 불쾌한 기색 없이 그는 “금통위원의 중요한 책무가 금리를 결정하는 일이니 자산가로 너무 꾸려지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으로는 ‘슈퍼리치’ 금통위원의 재테크가 궁금했다. 싱겁게도 집을 뺀 재산의 대부분을 은행 예금에 넣어두고 있었다.
  • 시틀러부터 곰돌이 푸까지…中판 인스타, 시진핑 지칭 은어 수백개 ‘선제 검열’

    시틀러부터 곰돌이 푸까지…中판 인스타, 시진핑 지칭 은어 수백개 ‘선제 검열’

    아돌프 시틀러, 곰돌이 푸, 코로나시 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가리키는 인터넷 은어 수백 개를 중국의 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선제 검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유력 매체 바이스는 19일(현지시간)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가 지난 2020년 두 달간 시진핑 주석을 지칭하는 은어와 민감한 용어 564개를 인터넷상에서 파악하고 자사 플랫폼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선제적으로 검열했다고 보도했다.선제 검열 사실은 내부 문건이 유출돼 수면 위로 올랐다. 총 143쪽 분량의 내부 문건은 콘텐츠 관리팀이 자체 콘텐츠를 모니터링할 뿐 아니라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서 풍자물인 밈과 부정적 댓글 등 잠재적 민감 주제가 자사 플랫폼상에서 확산하는 상황을 사전 차단하고자 전략을 세웠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중국의 SNS가 여론을 통제하고자 이슈가 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막는 극약 처방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한다.해당 문건에는 당시 5월부터 2주 이상의 ‘민심 일지’도 들어 있다. 이를 보면 콘텐츠 관리팀이 잠재적으로 관심을 끌 뉴스를 미리 선정하고 수동적으로 금지 키워드를 파악해 검열 프로그램이 관련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찾아 차단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콘텐츠 관리자로 일했던 콘텐츠 분석가 에릭 류는 인터뷰에서 “2011년 당시 근무할 때까지만 해도 선제적 검열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대신 삭제 요청만 받고 그에 따라 게시물을 처리했다”고 말했다. 현재 그가 재직 중인 미국 기반 매체 차이나 디지털 타임스는 최근 텔레그램에서 해당 문건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홍슈는 주로 라이프 스타일과 여행 등의 콘텐츠를 다루지만, 콘텐츠 관리팀은 자연 재해와 공중 보건과 안전에 관련한 사건, 시위·파업, 마케팅 스캔들·주요 정치 사건 등 뉴스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민심 일지에 따르면, 콘텐츠 관리팀은 하루 평균 30개의 사건을 보고했으며 특정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에 대해 구체적인 지침까지 받았다. 예를 들어, 10년간 남학생 20여 명을 성추행해온 남자 중국어 교사의 소식이 이슈가 되자 콘텐츠 관리팀은 해당 사건과 비슷한 기존 미성년자 성추행 사건이나 동성애 관련 게시물이 다시 확산하지 않도록 모니터링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들은 홍콩 쇼핑몰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을 때도 시위 슬로건이 나오는 현수막 등이 콘텐츠에 등장하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도 받았다. 문건에는 콘텐츠 관리자들 사이 교차 검증하는 단계가 포함된 비상사태 처리를 위한 규약도 나와 있다. 관련 게시물을 즉시 삭제하는 것 외에도 삭제된 콘텐츠에서 키워드를 추출해 이후에도 검열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2차 심사까지 했다. 이에 대해 에릭 류 분석가는 “이는 샤오홍슈가 중국 정부의 끊임없이 바뀌는 규정에 맞춰 나가고자 정기적인 검열 절차를 벗어나 추가적 조치까지 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부산 입지면 두바이·홍콩 같은 허브 돼야… 투자 열고 규제 푼다”[민선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부산 입지면 두바이·홍콩 같은 허브 돼야… 투자 열고 규제 푼다”[민선8기 단체장에게 듣는다]

    “부산의 잠재력을 제대로 키워 암스테르담이나 두바이, 홍콩과 같은 ‘글로벌 허브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1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을 ‘원 오브 뎀’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전체에 매우 불행한 일”이라면서 “부산의 문제는 곧 대한민국의 문제라는 인식을 국민과 정부가 공유하도록 해 부산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민선 8기 부산 시정을 책임지게 된 박 시장의 시정 제1 목표는 부산의 글로벌 허브 도시 도약이다. 항구 도시의 개방성과 포용력을 살려 누구든 투자하고 정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물류와 산업, 금융과 문화·관광이 선순환을 일으키며 성장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부산은 세계 2위의 환적항이고, 세계 물동량의 75%가 부산 앞바다를 지난다. 나라를 경영하는 관점에서 이런 지정학적 장점을 지닌 곳은 암스테르담, 두바이, 홍콩 같은 도시처럼 글로벌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부산이 글로벌 허브 도시가 되려면 물류 기능을 극대화하고 이를 앞세워 금융, 관광산업 등을 전략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게 박 시장의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방성을 최대로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부산은 세계적인 기업과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개방적 투자 도시로 변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할 일은 단순히 예산을 나눠주는 게 아니라 부산을 거대한 규제 혁신지구로 만들어서 자유롭게 뛰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또한 부산이 글로벌 허브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주요 과제다. 박 시장은 “요즘 가장 억장을 무너지게 하는 소리는 부산에 꼭 필요한 인재가 ‘자녀 교육 때문에 서울이든 외국이든 가겠다’고 하는 것이다. 부산을 특구로 지정해 국제학교를 많이 유치할 수 있도록 하고, 지방 대학은 지역 산업과 연관된 특성화 대학으로 키워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지방 정부도 고등교육 정책을 수립할 권한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2030 세계엑스포 유치가 부산이 도약하는 궁극적인 지렛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세계적인 물류 항만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물류 공항이 없다는 게 부산의 치명적인 약점이다. 엑스포를 개최하면 가덕도 신공항을 빨리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공항이 생기면 배후에 도시, 산업단지, 물류단지가 확충되는 등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일어난다. 이러한 ‘혁신의 파급’에 따라 부산을 중심으로 한 남부권이 수도권에 버금가는 대한민국의 성장축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울산, 경남의 소극적인 자세로 동남권 메가시티 추진 속도가 줄어든 것과 관련해서는 “충분히 협의를 통해서 풀 수 있는 문제”라며 “부울경 메가시티는 교통망, 공동 산업 과제 등 서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함께 하면서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자는 것이다. 정부도 70개 과제에 35조원을 주겠다고 약속한 상태인데 뭐하러 밥상을 차겠느냐”고 말했다. 박 시장은 끝으로 “부산에 새로운 혁신의 흐름을 만들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부산에 와서 살고 싶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을 소망으로 삼고 시정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 [이필상의 경제정론] 복합위기에, 민생대책과 경제혁신 시급하다/전 고려대 총장

    [이필상의 경제정론] 복합위기에, 민생대책과 경제혁신 시급하다/전 고려대 총장

    경제가 복합위기에 처하고 민생이 불안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월 기준 6%까지 치솟았다. 고물가에 경기마저 침체해 실업이 늘고 있다. 1분기 물가와 실업률을 합한 국민고통지수가 10.6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높다.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침체 국면에 빠지고 거꾸로 수입은 늘고 있다. 상반기 무역적자가 103억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다. 고물가와 무역적자의 영향으로 원화환율이 달러당 1300원을 돌파했다.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종합주가지수가 2300선까지 하락했다. 은행의 대출금리가 6%대까지 올랐다. 부실기업과 가계부채의 부도위험이 급격히 높아졌다. 부동산 시장도 거래가 줄어 거품붕괴의 불안이 크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다. 정부는 유류세를 인하하고 원자재와 농식품 관세를 낮췄다. 또 기업의 세금 부담 완화, 취약계층에 대한 자금 지원도 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정부의 대책은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경제위기는 조기 대응이 중요하다. 자칫하면 제어 능력을 잃어 속수무책이 될 수 있다. 불길이 번지기 전에 진압하지 못하면 모든 것을 태우는 산불과 같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은 물가를 잡지 못하고 부실채권을 양산할 수 있다. 정부가 유류세와 관세를 내려도 물가는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취약계층에 대한 임기응변의 자금 지원은 끝이 안 보일 수 있다. 정부부채가 늘어 국가의 신인도가 떨어질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중국 패권전쟁,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세계경제 불안이 언제 멈출지 모른다. 미국은 최근 소비자 물가상승이 8%대를 넘어 40여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자 기준금리를 빅스텝으로 올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세계 각국이 어쩔 수 없이 미국을 따르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세계경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복합위기의 쓰나미를 이겨내고 민생을 살리려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경제가 위기 상태임을 선언하고 진행 상황을 올바르게 알려야 한다. 그다음 가능한 정책을 모두 내놓고 국민과 함께 대처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해야 할 대책은 유류 및 원자재 수급 안정, 농산물 생산과 가격 안정은 물론 공급망 애로 해소와 물류 지원,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과 중소기업 보호, 소상공인과 서민 금융지원, 가계부채 불안 해소 등 다양하다.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불필요한 정쟁을 멈추고 필요한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경제위기에 대응하려면 고통분담이 불가피하다. 고통분담은 미리 해야 위기를 막는 대비책이 된다. 정부가 공공부문의 구조조정, 임금인상 억제, 경비절감 등에 앞장서야 한다. 기업은 비용절약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제품가격 인상 요인을 스스로 흡수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위기 후 시장을 차지하는 미래 투자전략도 필요하다. 근로자는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해 고용을 유지하고 임금과 물가가 맞물려 오르는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 은행들도 대출금리 인상을 최소화하고 원리금 상환기간을 연장해 기업과 가계의 부도위험을 줄여야 한다. 정부는 규제를 혁파해 시장 활력을 제고하고 공공·연금·노동·교육·금융 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개선하려고 한다. 연구개발을 확대해 첨단전략산업을 육성한다고 한다. 기업의 법인세율을 25%에 서 22%로 내리고 기업 승계 시 상속세 납부를 유예할 방침이다. 경제가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혁신정책으로 의미가 크다. 그러나 경제력 집중과 빈부격차를 확대하고 대기업과 부자에게 혜택이 집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정부는 공정한 개혁 논리로 효율적인 혁신방안을 만들어 추진해야 한다. 정치권도 이념이나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경제혁신에 나서야 한다.
  • [IT 타임] 갤럭시워치5프로 실물 유출?…베젤 왜 이리 두꺼워?

    [IT 타임] 갤럭시워치5프로 실물 유출?…베젤 왜 이리 두꺼워?

    오는 8월 공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스마트워치 갤럭시워치5프로(가칭)의 실물이 공개됐다. 팁스터(정보 유출자) 앤써니(@Anthony)는 ‘출처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것이 갤럭시워치5프로라는 것은 알 수 있다’며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의 IT매체 샘모바일이 팁스터 에반 블레스를 인용해 갤럭시워치5와 갤럭시워치5프로의 3D 렌더링(rendering·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실사에 가까운 제품 이미지를 생성하는 일) 이미지를 공개한 직후의 일이다. 연이은 유출 소식을 통해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갤럭시워치5프로의 디자인이다. 지난 6월 유명한 중국계 팁스터인 아이스유니버스는 갤럭시워치프로5의 전면 디자인 예상을 전한 바 있는데 완벽히 일치한다. 그는 갤럭시워치5프로의 외형을 두고 ‘애플워치의 세련된 디자인에 한참 뒤처진다’며 혹평했다. 3D 렌더링 유출 직후 국내·외 커뮤니티에서는 디스플레이 베젤이 너무 두껍다며 디자인이 후퇴했다는 반응 반, 그럭저럭 봐줄 만하다는 반응이 반이다.한편, 표준 모델인 갤럭시워치5의 디자인은 전혀 변하지 않아 화제성이 떨어진다. 갤럭시워치5가 갤럭시워치4와 비교했을 때 기능적인 차별화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구매 심리를 충분히 자극하기 어려워 보인다. 현재 갤럭시워치4 44㎜ 모델은 쿠팡 등에서 20만원 초반에 판매되고 있어 갤럭시워치5 공개 직후 오히려 구형 모델의 수요가 높아질 수도 있다.지난해 삼성전자는 갤럭시워치의 브랜딩 전략에 큰 변화를 주었다. 터치 베젤의 갤럭시워치액티브는 갤럭시워치로, 물리 베젤을 특징으로 하는 갤럭시워치는 갤럭시워치클래식으로 제품명을 변경했다. 시계에서 베젤(bezel)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눈금이 새겨진 회전 링을 지칭한다. 뿐만 아니라 두 모델은 베젤 차이를 제외하면 모든 사양이 동일한데다 가격까지 낮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워치4의 2021년 3분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해 브랜드 사상 최대 출하량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브랜딩 전략의 핵심은 다시 한번 제품명을 변경하는 것이 아닌 고급형 모델의 도입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갤럭시워치4클래식은 단종이 되는 것이고 사양에서 표준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이는 갤럭시워치5프로라는 고급형 모델을 새롭게 도입하는 것이다. 앞서 유출된 갤럭시워치5의 무지막지한 배터리 용량 정보(572mAh)를 살펴보면 이러한 점을 어느 정도 예상해 볼 수 있다. 다만 디자인과 제품명 변경 그리고 표준 모델과의 차별화 만으로 지난해의 인기를 능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갤럭시워치5 시리즈는 오는 8월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 추진전략‘ 1호 결재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 추진전략‘ 1호 결재

    이상일 경기 용인특례시장은 1일 취임식을 취소하고 집중호우 피해 현장 점검으로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이 시장은 오전 8시 현충탑을 참배한 뒤 기흥구 동백동의 한 토사유출 피해 현장을 찾아가 피해 상황을 돌아보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어 시청으로 복귀해 반도체 기업 집적화를 위한 기반여건 조성, 반도체 소부장 기업 육성을 통한 경쟁력 강화 방안 등 반도체 산업의 발전 전략이 담긴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 추진전략‘을 첫 결재했다. 이 시장은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대한민국의 발전을 선도하는 최첨단 과학도시, 좋은 일자리를 많이 가진 일류 특례시라는 위상을 갖도록 할 것”이라면서 “민선 8기 용인특례시장 취임과 함께 위대한 변화의 시동을 걸겠다” 취임의 변을 밝혔다. 이를 위한 과제로 ‘세계 최고의 반도체 도시로의 도약’과 ‘동·서 간의 균형발전’을 제시하고 속도감 있는 재건축·재개발, 기흥역세권 중학교 신설, 돌봄센터 및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시립오케스트라 창단, 체육 인프라 확충, 장애인 광역 이동대책 수립,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감축, 수변 산책로 및 둘레길 조성 등을 공약했다. 이 시장은 공직자들에게 “용인 발전을 위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시민들의 훌륭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행정을 통해 실현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편안하게 소통하는, 누구에게는 동생 같고, 누구에게는 형이나 친구 같은 시장이 되겠다”며 “용인에 변화의 바람, 발전과 도약의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덧붙였다.
  • [IT타임] 충격 아이폰14 시리즈 가격 역대급으로 비싸다?

    [IT타임] 충격 아이폰14 시리즈 가격 역대급으로 비싸다?

    애플의 차세대 스마트폰 아이폰14 시리즈의 가격 인상 예측이 국내 정보유출자(팁스터)로부터 제기됐다. 중국 공급망을 인용한 해당 소식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생산 비용 급등으로 아이폰14 시리즈의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내세우고 있다.  신형 아이폰의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내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미국의 IT 매체 폰아레나 역시 아이폰14 시리즈 전 기종의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최상위 기종인 아이폰14프로맥스 기준 100달러 인상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표준 모델에서 100달러 이상, 프로 모델은 더 크게 인상된다는 전망이다. 개선이 크지 않은 표준 모델에서 100달러 이상 오른다는 것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정보 유출자에 따르면 아이폰14프로맥스(기본 모델)의 출고가는 169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현재 149만원의 아이폰13프로맥스와 비교하면 20만원 차이의 큰 인상폭이다.  몇 년 전부터 지속된 반도체 부족 사태에 따른 공급가 인상으로 신형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에는 가격 인상 소식이 늘 따라다녔다. 하지만 애플은 탁월한 공급망 관리로 가격을 동결하는 전략을 택했다. 덕분에 아이폰12 시리즈에서 시작된 ‘슈퍼사이클(초호황기)’로 인한 역대급 호실적은 아이폰13 시리즈에서도 이어졌다. 이렇듯 신형 아이폰의 가격 인상 예측은 항상 빗나갔지만 이번에는 인상될 확률이 매우 높다.  먼저,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생산비 상승뿐 아니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달러 환율 역시 비관적인 전망에 힘을 싣는다. 앞서 애플은 신형 맥북에어(2022)의 국내 출고가 책정에 있어 치솟는 환율을 제품 가격에 그대로 반영했다. M2프로세서를 탑재한 신형 맥북에어는 전작과 비교해 200달러 인상됐다. 기존 애플의 가격정책은 미화 100달러가 한화 14만원 수준이다. 따라서 200달러 인상은 28만원의 차이가 나야 하지만 이례적으로 국내 출고가는 40만원 인상됐다. 이러한 가격 정책은 하반기 애플에서 출시하는 아이폰, 애플워치, 아이패드 등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한편, 아이폰14 시리즈는 6.1형, 6.7형 2개의 프로 모델에서 역대급 개선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표준 모델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사양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가 없다는 전망이 많다. 반면 프로 모델은 아이폰 최초로 선보이는 4800만 화소의 카메라, 전력효율이 개선된 신형 A16바이오닉(AP), 디스플레이 전면 디자인을 크게 개선하는 등 시리즈를 대표하는 주요 개선 사항이 집중됐다. 하지만 이러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생산비 급증과 달러 인상으로 가격이 높아진다면 아이폰14 시리즈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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