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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렘린 혼돈」에 세계가 당혹/셰바르드나제 사임… 세계의 반향

    ◎군축 뒷걸음·동서해빙 난기류 우려/“세계발전 큰 손실”… 소 개혁지원 신경/우호관계 낙관속 「철권통치」 회귀될까 주시 셰바르드나제 소 외무장관의 전격 사임발표에 대해 세계각국은 일제히 놀라움을 나타내면서 향후 소정국의 추이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일·유럽 등의 지도자들은 셰바르드나제가 페레스트로이카와 동서화해를 추진하는데 앞장서온 인물임을 상기하면서 충격과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외교정책 변화 신경 ▷미국◁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의 돌연한 사임은 그가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함께 오늘날의 이른바 미 소 밀월관계를 있게한 주역중의 한사람이었다는 의미에서 미 소 협력을 축으로 새로운 세계질서의 창출을 모색해온 미국에 충격과 낭패감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내년 2월11∼13일 모스크바 정상회담에서 전략무기 감축협정에 서명할 예정이었던 미국은 어려운 최종단계의 협상에 차질이 초래되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입장이다. 또한 내년 1월15일의 데드라인을 앞두고 페르시아만 사태를 처리하는데 소련의 일관된 협력이 가장 큰 관건이었다는 의미에서 셰바르드나제가 퇴장한 소련의 중동정책에 변화가 생기지나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다만 백악관이나 국무부는 『소련의 대외정책에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것』이라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약속만을 되풀이 강조하면서 당분간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셰바르드나제와 함께 지난 23개월 동안 동구사태·독일통일·군축·냉전종식·미 소 협력·페만사태 등 엄청난 사건을 요리해온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20일 국무부에서 특별회견을 갖고 「친구」를 상실한 섭섭함을 감추지 않으면서 『그러나 그의 사임이 소련의 외교정책 자체를 변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현재로서는 고르바초프의 약속에만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초조한 심정의 일단을 피력했다. ○관계개선 영향 관심 ▷일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의 사의표명에 대해 일본정부는 놀라움을 표시하고 일 소 관계개선에 불안한 요소로 등장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나카야마 외무는 20일 밤 『너무나갑작스러운 일이어서 놀라울 뿐』이라며 모스크바 일본대사관 등을 통해 사의 표명의 수락여부를 확인하느라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일본 외무성은 셰바르드나제 장관이 사임을 표명해야 할 정도로 고르바초프 정권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면서 내년 1월 일 소 외무장관회담,4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 등 외교일정은 물론 양국간 최대의 현안인 북방영토문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독일◁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의 전격 사임발표는 특히 독일에 큰 충격을 던져 주요 정치인들이 일제히 우려와 유감을 표시했으며 방송매체들 역시 셰바르드나제에 대한 특별 프로를 방영하는 등 향후 소련정세의 변화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한편 이날 개원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베를린에 모였던 주요 정치인들은 갑작스러운 사임소식을 접하고 일제히 경악,우려의 뜻을 표명했는데 헬무트 콜 총리는 셰바르드나제의 사임을 『유럽발전에서의 큰 손실』로 평가하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동구권◁ 헝가리의 줄라 호른 외무장관은 『그의 떠남으로 많은 것이 상실됐다』면서 『나는 그가 동구에 새로운 사고라고 불리는 것을 실행에 옮긴 것 등을 비롯한 그의 외교정책 때문에 보수파로부터 공격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바클라프 하벨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의 대변인도 체코는 셰바르드나제 장관을 존경했다고 밝히면서 『우리는 그가 가까운 장래에도 세계정치 무대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논평했다. 이곳의 언론인과 정치분석가들도 이 사건이 고르바초프의 위기극복 전술일지도 모른다고 분석,여타 국가들의 반응과는 대조적인 자세를 보였다. ○“내정문제” 성명 발표 ▷중국◁ 중국 외교부는 21일 셰바르드나제 장관의 사임에 대해 짤막한 성명을 발표,『이는 소련의 내정문제』라고 지적하고 『우리는 평화공존 5원칙을 기반으로 소련과의 우호관계를 계속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 민주화 지속 기대 ▷유엔본부◁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 사무총장은 이날 본부 건물에 들어가던 중 기자들과만난 자리에서 그의 사임소식을 듣고 매우 큰 유감을 느꼈다고 밝히면서 『그는 개인적으로 나의 친구이며 유엔의 지지자였다』고 말했다. 셰바르드나제 장관은 유엔의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에 들를 때마다 케야르 총장과 정례적으로 만났으며 케야르 총장이 이란·이라크전의 종식과 소련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협정을 마련하는데서 보인 외교적 능력을 높이 평가했었다. ▷영국◁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셰바르드나제 장관을 『세계적인 명성의 정치인』이라고 지칭하면서 『그는 위대하고 열정적인 개혁의 지지자였다』고 찬양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셰바르드나제 장관의 사임 여부와 사임시기 등에 대한 상반되는 보고들에 대해 관리들이 검토중에 있었다고 밝혔다.
  • 「신사고」실천… 새 평화시대 주도/셰바르드나제 재임 5년 공적

    ◎소 개혁 이끌고 고르비­레이건회담 중재/획기적 군축 실현,동구변혁의 계기 제공 20일 전격 사임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은 지난 5년간 페레스트로이카의 신사고 외교로 전세계에 평화를 가져온 개혁의 대변자였다. 그가 지난 85년 7월2일 그로미코의 후임으로 외무장관에 발탁된 것만큼이나 이번 그의 사임은 전세계에 충격을 불러 일으켰다. 사임이 전격적이기도 하지만 그가 고르바초프와 함께 페레스트로이카를 떠받쳐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외교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고 영어에도 능통하지 못한 결점에도 불구하고 취임후 하루 18시간이나 되는 근무와 끈질긴 노력으로 국내외 파트너들을 설득시킴으로써 대결과 정복의 소련외교를 화해와 공존의 외교로 전환시키고 소련을 국제무대에서 평화의 옹호자로 이미지를 개선시켰다. 그의 업적을 분야별로 짚어본다. ▲동서냉전의 종식=그가 남긴 첫번째이자 가장 큰 업적은 85년 11월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의 미 소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 6년만에 열린 이 정상회담은동서냉전의 해빙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 동서 대결시대의 종식을 위해 그가 남긴 일들은 이외에도 무수하다. 그는 미 소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 소 화해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3차례의 정상회담을 더 마련했으며 지난 11월에 열린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바르샤바조약기구는 더 이상 상대방을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할 정도로 신뢰감을 쌓았다. ▲군축=개방정책 추진이후 종래의 군축방침을 대폭 수정,서방측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감축하게 되는 동률감축방침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88년 6월에는 중거리핵전력(INF) 감축협정이,올해 11월에는 유럽배치 재래식전력(CFE) 감축협정이 체결됐다. 또 미 소 전략무기를 3분의 1 가량 감축하는 협정이 내년 2월 체결 예정으로 있다. ▲동구개혁 및 독일통일=89년 소련은 브레즈네프 독트린을 폐기,동유럽국가들이 독자적으로 체제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합되는 과정에 동의함으로써 전후냉전체제의 구조적 붕괴를 가져왔다. 그는 이로 인해보수파로부터 동구를 잃고 소련의 안보를 손상시켰다는 격렬한 비난을 받았으나 「분단된 독일이 통일된 독일보다 더 위험하다」는 그의 주장을 관철해 나갔다. ▲지역갈등 해소=그는 10년 가까이 수렁을 헤맨 아프간을 「소련의 베트남」이라며 철수토록 결정을 내리도록 외교정책을 이끌었다. 남부아프리카에서도 쿠바군을 앙골라에서 철수시키고 나미비아를 독립시켰다. 89년 2월에는 중국을 방문,중 소 정상회담을 마련함으로써 오래된 중 소의 갈등을 누그러뜨리는 데 성공했다. 일본·한국·이스라엘 등과의 관계도 개선시켜 동서화해의 물결이 지구 곳곳에 미치도록 했다. 페만사태에서도 소련은 미국과 거의 같은 입장을 견지하면서 평화회복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그의 업적은 고르바초프로 하여금 페레스트로이카를 추진토록 한 것이다. 그는 외무장관으로 임명되기 전 그루지야 공산당 제1서기 시절 절친한 친구인 고르바초프와 흑해변을 거닐며 「모든 것이 썩었다. 이대로 살 수는 없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 크렘린 보수파득세에 초강경 경고/셰바르드나제 왜 돌연 사임했나

    ◎강경파·군부세력,안팎에서 사퇴 압력/고르비권한 강화… 독재체제 구축 판단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의 전격사임으로 6년째를 맞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이 출범이래 최대의 난관을 맞고 있다. 특히 셰바르드나제 장관이 고르바초프가 추진해온 소위 신사고 외교정책의 실질적인 집행자였다는 점에서 그의 퇴장은 현재의 동서 데탕트 조류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의 외무장관직 사임이 정식으로 수리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지만 모스크바 현지 소식통들은 그의 사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제는 그의 사임배경이다. 왜 하필이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권한강화 방안을 결정지을 인민대표회의 기간에 그같은 전격사임 발표를 했을까 하는데에 모스크바 현지와 세계 각국 외교소식통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분석은 크렘린 지도부에 강경 보수세력이 다시 권력을 장악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경고 내지 반격으로 그가 사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모스크바의 한서방 외교관은 공산당 강경세력과 군부세력들은 그의 외교정책이 소련에 굴욕적인 패배를 안겨주었다며 꾸준히 그의 사임을 요구해 왔다고 말하고 그가 사임한 것은 『이들 보수세력의 크렘린 장악이 시작된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겨울 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식료품 부족등 경제난과 발트해 3개 공화국을 중심으로 연방이탈 움직임이 점차 확산되자 크렘린 지도부와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모두가 공멸한다는 위기의식이 강하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군부와 공산당 조직내에서 국가질서 회복을 위해 강경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왔다. 19일에는 드미트리 야조프 국방장관이 『우리는 인민들이 죽어가는 것을 쳐다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지적하면서 소요지역에 대해 비상사태 선포와 대통령 직접통치를 강하게 요구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속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19일 발트해 3개 공화국등 소요지역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거나 직접통치를 실시하겠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고르바초프가 강경세력들의 입장을 수용하려는 듯한 기미가 짙게 나타난 것이다. 셰바르드나제 장관은 사임연설에서 일차적으로 고르바초프의 권한강화 기도가 독재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비난했다. 고르바초프의 권한 강화와 그에 따른 정부조직 개편안이 보수세력에 의해 이용될 소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그가 사임연설에서 『독재주의가 입지를 강화하고 있고 개혁주의자들은 이미 무대를 떠나 소련에서 어떤 독재가 등장할지,누가 독재자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한 것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그의 경고가 사실이라면 고르바초프는 이번 인민대표회의에서 연방공화국들의 독립을 불허하는 새 연방조약과 대통령 권한강화방안을 통과시키고 새 연방조약에 반대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강경조치를 취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발트해 공화국 등에서는 크렘린의 권위자체를 현재 인정치 않는다는 자세이다. 만약 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대를 투입시킨다면 엄청난 저항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만약 그의 사임이 강경파의 득세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지금껏 추진돼온 소련의 신사고 외교정책도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지금껏 강경 보수세력들은 동구의 변혁과 서방과의 군축협정 등을 소련외교의 패배로 몰아붙이며 셰바르드나제 장관에게 비난을 집중시켜 왔었다. 그의 사임이 이러한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면 내년 2월로 예정된 미소 정상회담과 전략무기 제한협정(START) 체결에도 당장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물론 그의 사임발표 직후 발레리 이그나텐코 대통령실 대변인은 그의 사임이 실각차원이 아니라 계속해서 다른 중요한 직책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사임결정이 보수세력이 자신을 비난해온 데 대한 감정적인 대응에서 나왔다는 분석도 있다. 후임 외무장관에 어떤 인물이 기용될지,그리고 이번 인민대표회의에서 채택될 새 정부조직안에 따라 국가지도부에 어떤 인물들이 기용되는지를 보면 안개속 같은 현 크렘린권력의 향방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어쨌든 셰바르드나제 장관의 사임으로 고르바초프는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결과적으로 개혁을 추진해온 세력의 분열을 초래했고 권력강화 방안의 채택도 당초 의도대로 관철시키기가 쉽지 않게 됐다. 그러나 문제는 셰바르드나제 장관의 지적대로 대통령 1인에의 권력집중을 꾀하지 않고 연방이탈 세력에 대한 강경대응을 취하지 않을 경우 고르바초프가 취할 선택의 폭이 너무 제한돼 있다는 데 있다. 연방공화국 거의 모두가 주권선언을 했고 발트해 3국과 그루지야공화국은 독립국임을 선언,소연방의 법률자체를 인정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남은 대안은 새 연방조약 채택을 포기하고 이들의 독립을 인정해주는 것 뿐이다. 고르바초프가 과연 연방유지에 대한 미련을 과감히 버릴 수 있을까. 아니면 셰바르드나제가 경고한대로 보수세력과 손잡고 독재의 길을 택할 것인가. 페레스트로이카는 지금 기로에 서있다.
  • 미·소 정상회담 내년 2월 개최/전략무기감축협정 조인

    【워싱턴 로이터 AFP AP 연합】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2일 내년 2월11일부터 13일까지 모스크바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며 이 회담에서 새로운 START(전략무기감축조약)을 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발표한 성명을 통해 『나는 우리가 START에 관해 이룩한 커다란 진보에 만족하며 내년 2월11일부터 13일까지 모스크바에서 갖게 될 미 소 정상회담에서 이를 체결할 준비를 갖추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START는 지난 88년 중반 미 소 양국이 중거리 핵무기들을 폐기한다는 역사적 협정을 체결한 이래 진지한 협상을 계속해온 군축조약으로 이 조약이 체결될 경우 양국은 현재 보유중인 장거리전략 핵무기들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 이번 모스크바 미 소 정상회담은 작년 1월 부시 대통령이 집권한 이래 5번째로 열리는 공식 정상회담인데 부시와 고르바초프는 지난달 파리에서 개최된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정상회담에서 비공식접촉을 가졌었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이번 미 소 정상회담에서는 군축과 중동문제를 포함한 양국간의 경제·기술·문화·협력방안 등이 폭넓게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소련의 이민정책이 개선될 때까지 소련에 대한 무역상의 각종 특혜를 철회하는 것을 골자로한 법적 규제조치를 해제함으로써 극심한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는 소련이 미국의 농업차관을 받아 10억달러 상당의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 “미ㆍ소 협력시대”… 한반도에도 데탕트 심는다

    ◎「변환기의 한­미ㆍ한­소관계」 지난 9월30일 한국과 소련이 공식외교관계를 수립함으로써 한소 양국관계는 물론 동북아 국제환경의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한소 수교를 계기로 한소관계,한미관계 더 나아가 한반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단국대 미소연구소(소장 김유남)가 주최하는 「페레스트로이카와 변환기의 한소 및 한미관계」 국제학술회의가 호텔신라에서 열리고 있다. 다음은 이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한미ㆍ한소관계에 관한 주요 논문 2편의 요약이다. ◎아ㆍ태지역내 소 경제관계/아나톨리 포르코프스키/“엄청난 잠재력… 세계경제 중심부상/「정부주도 성장경험」 한­소 경협에 도움” 21세기를 앞두고 세계경제는 중요한 획기적인 사건에 접근했다. 즉 이념적인 대결이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좋은 기회는 아태지역의 경제에 좋은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 지역의 국가들은 세계의 경제발전을 이끌었다. 비록 20세기 초에는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이 선두그룹에 속했었지만 지금의 세계경제는 다극화가 되었으며 그 중의 하나는 아태국가들이다. 미ㆍ소ㆍ중ㆍ일 등 강대국들이 이 지역과 관계가 있음에 따라 아태지역은 영토 인구 국민소득과 경제적인 잠재력의 면에 관해 라이벌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지역의 경제적인 잠재력은 세계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아태지역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은 세계평균치를 웃돌고 있다. 비록 소련이 지난 몇년동안 경제위기의 상황에 직면,이 지역의 경제발전에 훌륭한 몫을 하지는 못했지만 소련의 경제적인 잠재력은 엄청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풍부한 천연자원을 갖춘 소련 영토의 대부분은 아태지역에 인접해 있다. 따라서 이지역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은 소련에게 매우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이지역 국가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련의 참여가 필요하다. 한국은 이 지역의 많은 국가들과 연결될 수 있는 좋은 지형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한국은 과학기술분야에서 지도적인 국가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은 소련의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소련은 경제 및 사회분야에서 전환의 상태에 놓여 있다. 페레스트로이카(개혁)는 정치와 경제에서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 것처럼 보였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실험을 통해 중앙경제체제는 시장경제체제로 대체됐다. 소련의 경제적 메카니즘 뿐 아니라 경제구조와 균형,인센티브의 형태 등이 경제법칙보다는 이데올로기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도 소련의 문제점이다. 이것은 소련 국내외의 경제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결과 많은 왜곡현상이 이루어졌다. 현세계는 상호 밀접한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는 한편 기술적인 진보와 구조적인 변화는 경쟁을 조장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의 시장은 접근이 점점 용이해지고 있으며 많은 국가들과 기업들이 경쟁을 하고 있다. 즉 이념적인 대결로부터 협력으로의 변화가 기업인들에게 경쟁의 소강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국제정세는 소련과 한국이 협력할 수 있는 우호적인 분위기를 낳았다. 소련은 풍부한 천연자원 뿐 아니라 거대한 두뇌집단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소련에는 36만의 한인들이 살고 있다. 이런 요인은 양국의 관계를 증진시키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한국은 사할린­한반도를 관통하는 가스파이프라인건설 등 많은 계획들을 소련측에 제안했다. 한 소간의 교역량은 최근 급격히 증대되고 있다. 교역량은 지난 1987년에는 2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6억달러로 늘어났으며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에는 10억달러,그리고 2천년대에는 1백억달러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소련은 외국의 기업들에 대해 투자보장,절차의 단순화 등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소련은 한국의 경제적 경험을 알고 있다. 소련은 정부가 경제발전에 있어서 적당한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이 점에서 한국의 예가 도움이 되고 있다. 소련은 아태지역 국가들과의 정치 경제적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간낭비는 이윤이 줄어들고 손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실을 소련내에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기회가 올때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옛말을 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다. ◎미ㆍ소관계 변화와 한반도/아놀드 홀릭/“유럽평화 일단락… 아태가 관심사로/북한측 개방 유도에 신중한 접근 필요” 지난 9월 헬싱키 정상회담에서 미ㆍ소 양국 대통령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원상회복시키겠다는 단합된 의지를 확고히 했고 모스크바에서의 「2+4」외무장관 회담에서는 미소 외무장관이 통독협정 서명에 참가,독일통일의 외형적 장애물을 완전히 제거했다. 이같은 두가지 사건은 국제정치와 미ㆍ소관계에 있어서 신기원을 이룩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85년 전략무기 감축협상에서의 획기적인 제의를 시작으로 한 소련의 외교정책변화를 활용대상 기회못지 않게 위장된 위협요인으로 인식했던 미국의 자세도 지난해 소련이 동구공산정권의 몰락을 수용한데 이르러서는 적극적인 방향으로 바뀌지 않을 수 없었다. 미소 양 초강대국의 관계개선은 당연히 전세계적으로 긴장완화의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긴장완화의 혜택이지역적으로 고르게 주어지지는 않아서 아시아에 비해 유럽의 변화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아시아가 세계경제에서 급성장하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미소의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유럽에 비해 국제관계측면에서 침묵의 바다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유럽에 비해 아시아는 미소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해결해야 할 시급한 필요성을 느낄만한 공동관심사가 적었던 것이다. 소련은 일방적으로 적극적인 아시아정책을 펼쳐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이뤘고 아시아국가들로 부터 위협요인으로 인식됐던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효과를 얻어냈다. 시베리아 개발에 아시아국가들의 참여를 증대시켜야 하는 국내 경제적 필요성 때문에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추구하고 있으나 북방 영토문제에 대한 이해관계가 엇갈려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소련과 일본간의 관계개선은 경제뿐 아니라 안보분야에서도 대화를 증진시키고 결국 미국까지 포함시켜 아시아지역의 긴장완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지역에서 미소 안보협력의 핵심대상은 역시 한반도다. 한반도 무력분쟁을 방지한다는 데는 미ㆍ소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으나 미ㆍ소ㆍ중ㆍ일 등 주변 4강의 이해관계와 남북한 당사자의 경직성으로 인해 미ㆍ소가 개입할 여지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미국 소련 중국 한국간의 쌍무관계개선 등 최근 일련의 국제정세변화는 통일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한반도 안정을 위한 강도높은 다자간 대화여건을 호전시키고 있다. 미ㆍ소가 데탕트 분위기에 걸맞게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를 함께 촉구하고 있고 중ㆍ소 관계개선으로 소련은 북한이 친중국화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행동할 수 있으며 정치ㆍ경제분야에서의 한소 관계개선으로 소련이 한반도정책에 융통성을 보일 수 있게 됐고 그에 따라 미국과 일본도 부담없이 북한과 접촉할 수 있게 됐다. 북한은 소련과 중국으로부터의 전폭적 지원을 상실한 상황에서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성이 커졌고 상대적으로 한국은 자신감에 넘쳐 북한과의 대화 및 정치적 접촉에 개방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도 국제긴장완화와 예산적자에 따른 군비축소 압력에 부응,주한미군 규모축소를 위해서라도 한반도문제에 적극 개입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에서는 개방을 위해 주체사상과 일방적인 통일정책을 포기한다는 것은 외교원칙과 국내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그러한 내적변화를 감수하기 전에는 외부세계와의 격리 노력을 계속하고 통일문제를 선전적 차원에서 이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럴경우 미국은 계속 대 북한 억제력으로서 한국을 지원할 것이고 소련은 형식적인 북한 지원이나 점진적인 북한과의 결별정책중 양자택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개방을 정치ㆍ경제체제의 재건기회로 삼는다면 한반도평화를 위한 대화의 마지막 여건이 마련되는 셈이며 미ㆍ소는 이 과정에서 중대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 미ㆍ소 외무회담 개막/통독ㆍ페만사태 등 논의

    【모스크바 로이터 AFP 연합】 베이커 미 국무장관과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은 11일 페르시아만 사태와 군축,독일통일 문제 등의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미소 외무장관회담을 시작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페만 위기와 금년말 체결 예정인 전략무기 감축협정 등의 양국간 상호 관심사가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보이나 셰바르드나제 장관은 이번 회담의 주의제가 독일통일 문제라고 밝혔다.
  • 대 이라크 「철군압력」가중 모색/부시ㆍ고르비,헬싱키서 왜 만나나

    ◎지역분쟁 해결방식에 관심쏠려/소,미에 군사행동 자제 요청할 듯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페르시아만 사태 논의를 위해 정상회담을 갖기로 결정한 것은 냉전종식후 새로운 세계질서의 목표가 초강국간 경쟁이 아니라 협조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다. 이라크는 소련의 오랜 우방이요 무기 고객이다. 그러나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후 소련은 이를 규탄하는 국제여론에 가세,유엔의 대 이라크 경제제재조치를 지원해 왔다. 부시와 고르바초프의 오는 9일 헬싱키대좌는 이라크 고립화의 국제적 연대를 극적으로 과시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냉전종식후 첫 국제적 위기를 맞아 미소의 두 지도자가 소매를 걷어 붙이고 공동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초강국간 협조를 구체화하는 자리이다. 그건 냉전시대에 적수였던 미소간의 관계가 이젠 밀접하고 평화로운 관계로 발전했음을 뜻한다. 부시의 입장에서 볼때 이번 회담은 사담 후세인에게 대항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 혼자가 아니라 온세계이며,후세인은 그의 침략을 눈 감아주는 일부국가의 변명뒤에 숨어있을 수가 없다는 아주 중요한 신호를 세계에 보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헬싱키 정상회담을 가리켜 미국 관리들이 『페르시아만 사태 초에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과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 외무장관이 후세인을 향해 공동 천명했던 철군요구를 증폭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풀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시는 또 이번 회담을 고르바초프와의 새로운 비공식 협조관계를 시험하는 기회로 보고 있다. 고르바초프의 경우 소련의 국제적 지위가 국내 경제난 때문에 손상되긴 했지만 세계문제해결에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남아 있다는 것을 소련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다. 지난해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냉전의 긴장이 완화된 후 초강국의 대결 축소가 남긴 공백에 어떠한 세계 질서가 들어설 것인가는 지구촌의 관심사였다. 이 새로운 환경에 대해 공통적으로 표시된 큰 두려움의 하나는 표면상 초강국들의 관심이 안으로 돌려지면서 새로운 지역분쟁이 타오를 것이라는 점이었다. 따라서 부시와 고르바초프가 이러한 지역 분쟁에 대해 초기부터 확고하게 대처하는 자세를 보여주고,또 그러한 압력을 통해 사태의 조기수습에 성공할 경우 헬싱키 회담은 탈냉전시대의 세계질서 확립에 도움을 줄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국제사회의 후세인 규탄에 동참했지만 사태 해결과 관련한 그의 접근법은 외교적 노력과 유엔의 역할을 강조하고 군사대결을 피하려는 것이었다. 그는 이번에 부시에게 소련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미국의 대 이라크 군사행동의 억제를 역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전문가들에 의하면 두 초강국 지도자간의 이번 대좌는 미국의 페르시아만 군사력증강과 관련하여 중요한 시점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취하는데 결정적으로 필요한 탱크와 대포의 수송이 내주엔 끝난다. 소련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는 2일 『파멸적인 전쟁을 피할 수 있는 기회는 50%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행동에 대해 거듭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 모스크바에서는 미국이 페르시아만에서 대규모 군사행동을 감행할 경우 최근의 동서관계 진전을 냉전시대의 원위치로 되돌릴 것이라는 인식이 늘어가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부시에게『만일 미국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을 종식시키기 위해 전면적인 군사행동을 할 경우 소련의 지지를 계산에 넣지 말라』고 경고할 것이다. 물론 고르바초프는 모스크바의 오랜 바그다드 커넥션을 이용한 위기해소책의 모색을 제의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주 고르바초프는 사태 해결방안에 언급,『군사력이 아닌 정치적 노력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특히 『아랍국가들의 정치적 역할을 많이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미소는 페르시아만 사태 외에도 정상간의 협의를 필요로 하는 의제를 많이 갖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전략무기 감축조약이다. 부시와 고르바초프는 지난 5월30일∼6월3일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이 조약의 체결을 공약했었으나 그후 협상은 진전을 이루지 못한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의 의제는 아프가니스탄 내전 해결문제다. 미소는 지금 아프가니스탄에서 불개입 원칙 아래 신정부구성을 위한 선거실시를 추진중이다. 이밖에 유럽 재래식 군사력 감축협상과 최근 유엔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간에 합의된 캄보디아 내전 해결방안도 의제로 올려질 수 있을 것이다.
  • 미ㆍ소,군축일정ㆍ경협 집중 논의/우주탐사 협력문제 포함

    ◎1차외무회담 아프간사태 해결점 못찾아 【이르쿠츠크(소련) 외신 종합 연합 특약】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과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은 1일 소련 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시에서 1,2차 외무회담을 갖고 공동관심문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이날 상오(현지시간) 3시간30분에 걸친 1차회담을 통해 아프간을 포함한 지역문제와 미소군축,경제문제를 집중논의했다고 미소관리들이 밝혔다. 양국외무장관은 이날 회동에서 ▲올해말로 예정된 미소 정상회담날짜 ▲전략무기 감축협상(START) 및 재래식무기 감축 ▲자본투자보호 및 2중관세 방지 ▲에너지 연료공급 ▲미국의 기술제공 ▲달ㆍ화성 탐사에 대한 협력문제 등 두나라의 공동관심사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소련관영 타스통신은 『셰바르드나제는 베이커에게 미소가 경제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을 제시했으며 생태ㆍ우주탐사ㆍ의학의 공동조사 및 자본투자 2중관세 폐지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베이커와 셰바르드나제는 이밖에 캄보디아 문제도 거론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한반도문제의 거론 여부는 확인되고 있지 않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아프간문제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셰바르드나제는 1차회담이 열리기전 기자회견을 통해 『아프간문제에 대해 토의할 것이 많이 있으며 미소는 아프간사태를 결정하지 못하며 도움을 줄뿐』이라면서 『아프간인들이 그들의 문제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련소식통은 아프간문제와 관련,『1일밤 2차회담에서 아프간문제가 토의될 것이지만 베이커가 출국할 때까지는 돌파구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나지불라대통령이 선거를 치르는 동안 국영방송,군비밀경찰에 대한 통제권을 UN과 회교국 의회의 감독을 받는 중립기구에 이관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소련도 이에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어 중립기구 구성문제가 중요의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미소의 새 신뢰관계 구축(사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미소 정상회담이 끝났다. 양국 정상들은 이번 회담이 성공적이었으며 앞으로 모든 어려운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신뢰관계구축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중요 성과로는 전략무기 감축예비협정등 군축협정 조인과 무역협정체결,미소 정상회담의 연례화 등이 열거되고 있다. 통일된 독일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잔류문제와 발트 3국의 독립문제등에 대한 이견은 끝내 해소되지 못했다. 결국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 받는 한편 이해가 상반되는 문제들에 대해선 계속 논의하기로 함으로써 회담을 성공적인 것으로 낙착시킨 셈이다. 당초 이번 미소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작년 12월의 몰타정상회담에서 선언된 탈냉전의 전후체제청산 및 새세계 질서정립을 구체화시키고 발전시키려는데 있는 것이었다. 그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고르바초프대통령을 지원하는 문제도 중요한 미국측의 관심사였다. 독일문제에 대한 이견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분위기와 결과는 그런 의의와 목적에 부합되는 것으로평가 할 수 있다. 부시 미국대통령은 발트 3국 문제를 의식적으로 피하면서 일부 의회와 측근의 강력한 제동에도 불구하고 대소무역협정에 서명함으로써 경제위기와 급진보수및 개혁파로부터의 압력 등으로 국내에서 사면초가의 궁지에 몰려있는 고르바초프의 숨통을 터주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런 우호적인 배려와 의지는 고르바초프에게 그대로 전달되었으며 그는 미소관계가 대결의 단계를 넘어 경쟁관계에서 동반자관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소 정상간의 이같은 개인적 친분과 신뢰가 크게 강화된 사실은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성과로 평가해야할 측면인지도 모른다. 양국정상의 신뢰관계 강화는 미소 정상회담의 연례화와 함께 미소협력ㆍ협조내지는 동반자관계를 본격화시켜 나가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우리는 그것이 세계의 평화와 안정,공동번영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끝으로 이번 미소 정상회담이 과거 어느 정상회담 때보다도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켰다는 사실을 특별히 강조하고 싶다. 정상회담 자체의 지역문제에 대한논의에서 한반도문제의 깊이있는 논의가 예고되었을뿐 아니라 그 연장선상에서 한소는 물론 한미정상의 일체적인 정상회담이 발표됨으로써 세계의 관심이 한반도로 집중되었다. 그것은 세계유일의 분단국이자 냉전의 유산으로 남게된 한반도에 대한 미소의 관심이 마침내 본격화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주목할 사태의 전개가 아닐수 없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폐막공동회견에서 한반도문제와 관련,『유럽에서와 같은 현상이 동북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사정은 다르나 유럽의 경험이 여기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그 과정이 더 길고 어려울 뿐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유럽의 변화가 아시아와 한반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말로 주목된다. 미소정상의 세계및 한반도논의와 생각이 어떤 식으로 구체화되어 나타나게 될지 비상한 주목거리가 아닐수 없다.
  • 미ㆍ소정상,지역문제 논의/나흘간 회담 폐막

    【캠프 데이비드(미 메릴랜드주) 로이터 연합】 조지 부시 미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2일 전략무기감축협상(START)골격에 관한 예비협정에 서명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으나 독일 통일문제,아프가니스탄 리투아니아 문제 등에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4일간의 정상회담을 끝냈다. 양국정상은 이날 미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마지막 비공식 회담을 마친 후 공동성명을 발표,에티오피아를 기아선상에서 구해낼 것을 다짐했다. 캠프 데이비드 비공식 정상회담에서 미ㆍ소 정상은 니카라과,아프가니스탄,쿠바,캄보디아,엘살바도로,인도,파키스탄,중동 문제등 지역문제에 논의의 초점을 맞췄으나 아르카니 마슬레니코프 소련 대통령 대변인은 에티오피아 문제를 제외한 다른 문제들에 관해서는 공식적인 합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 신 데탕트시대의 이정표 마련/부시­고르바초프회담 결산

    ◎전략무기감축ㆍ무역협정은 큰 성과/통독문제등 평행선… 신뢰회복 미흡 미소정상은 2일 캠프 데이비드회담을 끝으로 4일간의 공식회담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번 정상회담은 8년여 끌어오던 전략핵무기감축협상(START)의 예비협정,화학무기 80%감축,무역협정 등 몇가지 주요성과를 남겼다. 그외에 양국간 장기곡물협정,대학생교류확대 등 부수적인 합의들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당초 회담 시작전의 기대에는 크게 못미쳤다는 느낌이다. 우선 관심을 모았던 통일독일의 나토가입문제에 대해 전혀 의견접근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소련은 통일독일의 군사위상이 궁극적으로는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를 떠나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체제로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반면 미국은 나토잔류를 주장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회담 시작전부터 양국간 신경전이 계속되온 리투아니아사태에 대해서도 쌍방의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이다. 2일 조인된 무역협정은 소련입장에서 보면 이번 회담의 최대 성과로 꼽을 수 있다. 물론 이 협정이 조인됐다고 해서 소련경제의주름이 당장 펴지는 것은 아니고 앞으로 투자보장,최혜국대우 부여 등 기술적인 면에서의 후속조치들이 남아 있다. 하지만 생필품부족등 경제난에 시달리는 소련국민들로서는 큰 선물이 된 셈이다. 소련은 미국과 무역협정을 맺음으로써 앞으로 IMF(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등으로 부터의 원조요청에 한결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다만 미의회측이 무역협정의 이행과정에서 발트 3국 독립문제,이민법제정등 소련국내문제들과 연계시킨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이 후속조치가 순조롭게 이루어질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이다. 지역문제에서도 유일하게 에티오피아 원조문제만 합의를 보았을뿐 아프간ㆍ캄보디아ㆍ중동문제등에 대해서는 구체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관심을 모았던 한반도문제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군축문제에서의 합의로 START와 교착중인 빈 재래무기감축협상등이 연내 타결돼 조인될 것으로 보이고 이는 동서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의 의의는 역시 구체사안에서의 합의보다는 양국이 앞으로 상호협력해나갈 이해의 바탕을 튼튼히 했다는데서 찾아야 할 것 같다. 고르바초프는 이번 정상회담의 의의를 2차대전 당시 『미소를 포함한 연합국측이 나치에 대항해 연합전선을 만들때의 정신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껏 전후 얄타체제를 이끌어온 양국이 이념차를 극복하고 군축ㆍ무역ㆍ문화교류ㆍ지역문제에 대해 공동이해를 넓혔다는 데 의의가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몰타에서 양국정상은 「전후 새시대의 개막」을 선언한 바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그 새 시대의 본격가동을 알리는 하나의 이정표의 의미를 지닌다.
  • 전략핵감축·무역협정 서명

    【워싱턴 AP 로이터 연합】 미국과 소련은 2일 상오(이하 한국시간) 장거리 핵미사일 3분의1 감축을 골자로 하는 전략무기감축협상(START)예비협정 및 무역협정을 비롯한 주요 현안들에 극적 합의,서명했다. 조비 부시 미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이틀간 모두 4차례로 나뉘어 열린 양국 공식정상회담을 마치면서 이같이 밝혔다. 두 정상은 START 예비협정 외에도 ▲화학무기생산금지및 폐기 ▲핵실험제한검증방법 개선 ▲핵에너지 평화적 이용 ▲미국의 대소 곡물 판매 및 ▲항공협정등에도 서명했다고 말했다. 또한 유럽배치 재래식 군사력(CFE) 감축협상의 연내 타결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미소 관계 강화를 상징하는 뜻에서 내년말까지 베링해협에 「국제공원」을 설치하기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발표됐다. 부시는 정상회동에 이어 조인이 이뤄진 후 성명을 통해 『세계가 너무도 오래 기다렸다』고 지적하면서 『냉전은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도 이번 합의가 『(미소) 양국은 물론 전세계 모두에 중대한 의미를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통독문제 미합의

    【워싱턴 AFP 연합】 미국과 소련은 발트해연안 공화국 문제와 통일독일의 장래에 관해 실질적인 미합의 상태에 있다고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이 1일 밝혔다. 베이커 장관은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과 상호 무역및 상무 협정에 조인한 뒤 가진 뉴스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 두가지 현안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히고 소련과 리투아니아 공화국간의 마찰은 체계적인 대화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초강대국시대 종언” 확인의 대좌(워싱턴 미소정상회담:4ㆍ끝)

    ◎소 문제전문가 후쿠야마의 진단/미 랜드연구소 고문/소,동구통제 약화로 다극화시대 본격 돌입/군축협상등도 동서모두의 문제로 떠올라 지난해 「역사의 종언」이란 논문으로 전세계에 파문을 일으켰던 프란시스 후쿠야마 미랜드연구소고문은 30일자 일본산케이(산경)신문과의 회견에서 미소 두 초강대국의 시대는 끝났고 따라서 미소정상회담이 갖는 중요성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서관계에 역사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격동의 시점에서 31일 시작된 미소정상회담을 보는 후쿠야마의 견해를 요약한다. 이번 미소정상회담은 이전의 정상회담만큼 중요하지는 않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동구에 대한 소련의 통제력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련은 보다 작은 나라,보다 내향적인 나라를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독일의 통일이라든가 동구주둔 소련군의 철수,유럽의 재래전력(CFE)감축같은 문제들은 미소양국간에 협상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섰다. 미소외에도 다른 강력한 관계국이 많이 존재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CFE에서의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CFE는 23개국이 참여하는 다국간 교섭으로 독자적인 교섭방식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소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는 것은 미소양국의 전력이 관계되는 START(전략무기감축협상)정도이다. 나는 원래부터 정상회담을 중시하지 않았지만 최근엔 그 중요성이 더욱 줄어들었다. 실제로 통독이라든가 동구주둔 소련군에 대한 철수압력 등은 미소정상회담에 관계없이 진전될 것이다. 이제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미소정상회담은 세계의 안전보장이나 국제평화에 사활적인 중요성을 갖는다고 생각해 왔으나 이제 그런 상황 역시 끝나게 된 것이다. 동구주둔 소련군의 철수문제는 소련자신의 일이고 서방측의 대변인으로서 미국과의 사이에 대화를 갖는 것도 유용하지 않겠느냐는 견해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미소정상회담 자체가 소련군의 철수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설령 CFE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 해도 소련군 철수에 대한 압력은 여전할 것이다. 독일의 통일은 올해말까지는 확실히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통일독일은 독일내의 소련군 기지에 전력공급을 중단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소련군이 계속 주둔할 수 있을 것인가. 따라서 동구주둔 소련군의 철수에 한해 얘기한다면 미소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가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CFE협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도 역시 그리 중요하지 않다. CFE조약이 체결되지 않는다 해도 소련은 부득이 동구주둔군을 철수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에서 군축협상의 일단락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의 종결상태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진전이 이뤄질 수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의 성패가 갈라질 것으로 생각된다. 나는 아직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START의 기본합의를 이뤄내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작년 가을 START의 기본합의가 올 여름까지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된 것은 그당시까지 소련국내에서의 변화에 비춰보면 자연스러운 기대라 할 수 있다. 다만 그 이후 소련에서의 개혁이 개대보다 둬처져 START조약의 체결도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소양국정상은 금년말까지 CFE조약에 조인하는 것도 주요목표의 하나라고 말했지만 현상황으로선 이는 무리일 것같다. 금년안에 조약이 체결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올가을까지는 기본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지난해 가을 부시미대통령이 이번 미소정상회담이 군축을 위한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고 얘기한바 있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START문제를 지칭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이번 정상회담의 초점이 군축문제에서 리투아니아등 소련내 발트 3공화국의 독립요구문제와 독일의 통일문제로 옮겨진 것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이와관련,정상회담 개최기간중 리투아니아에서 소요가 발생,정상회담 자체에 영향을 미치진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을 전혀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정상회담과 다른 여러 문제들은 별개로 나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미소회담서 체결될 협정◁ ▲화학무기금지협정=미소양국이 독가스와 신경가스 등 모든 화학무기의 생산을 종결하며 전세계적 생산금지가 이루어질 때까지 쌍방이 각각 5천t의 화학무기만을 유지하고 나머지는 모두 폐기한다. ▲핵실험제한 의정서=핵실험의 제한에 관한 기존 협정들을 속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의정서. 1974년의 핵실험금지 협정과 76년의 평화적핵실험협정은 미소의 지하 핵실험의 성능을 1백50㏏으로 제한하고 있다. ▲항공협정=미소의 현 민항항로에 미국의 4개 도시와 소련의 6개 도시를 추가하여 민항을 확대하며 양국간의 정기 화물기 운항을 개시한다. ▲핵에너지협정=원자로의 안전과 핵융합 에너지 및 기본 원자과학에 있어서의 보다 긴밀한 협조를 위한 5년간의 새로운 쌍무 핵에너지 협정. ▲해상운송협정=미소의 상용 선박이 서로 상대방의 항구에 물품을 운송하는 것을 보다 용이하게 하는 해상수송협정. 양국은 또한 분규중의 북극 4개 도시에 대한 소련의 관할권을 인정하는 해상경계협정에도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센터개설협정=워싱턴과 모스크바에 서로 하나씩의 문화ㆍ공보 센터를 개설한다. ▲학생교류협정=양국간의 학생 교류를 증가하기 위한 최초의 정부간 협정. 이는 오는 95년까지의 교류 목표를 각각 1천명으로 잡고 있다.
  • 「새 세계질서」 창출의 서막 올릴까/정종욱(서울시론)

    ◎미ㆍ소정상 대좌에 「한반도」도 기대 크다 지난 30일 워싱턴에서 개막된 미소 정상회담은 90년대의 국제정치가 갖는 최대의 고민이 무엇인가를 입증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큰 교훈을 남기고 있다. 지난해 12월 몰타회담이 열렸을 때만 해도 이번 회담에 대한 낙관적 기대와 바람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정당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미소간에 전략무기감축협상(START)이 성공하여 장거리 핵폭탄이 지금보다 반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또 인류 역사 이래 가장 반인간적 살상도구라 불리는 화학무기를 이 지구상에서 아예 추방해 버리려는 거창한 구상도 전혀 허망한 생각은 아닌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고르바초프는 20세기를 평화의 시대로 만들어 금세기 최대의 역사적 인물로 평가받고,부시는 부시대로 92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거뜬히 재선의 영광을 안을 것으로 예측했었다. ○무거운 표정의 워싱턴 그러나 지난 5개월동안의 기간은 청산과 창조가 얼마나 다른 것인가를 보여주었다. 청산 역시 쉬운 것은 결코 아니지만청산보다 창조가 몇배나 더 어려운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시켜준 것이다. 쉽게 말해 청산은 있는 것을 그저 때려 부숴 없애버리면 되지만 창조는 새 건물을 지을 때처럼 청사진을 만들어 골격도 세우고 내부도 치장해야 하는 하나의 종합예술이기 때문이다. 2차대전 후 세계질서를 유지시켜온 것은 미소가 지배하는 패권체제였다. 그리고 미소 양국의 패권을 지속시켜 준 것은 핵무기로 상징되는 엄청난 군사력이었으며 이에 바탕한 군사동맹이었다. 나토와 바르샤바가 가장 대표적 예가 된다. 따라서 부시와 고르바초프가 전략핵무기의 50%를 삭감하기로 한 것은 삼손이 자신의 머리를 깎아버린 것처럼 스스로 패권의 뿌리를 뽑아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결단이었다. 동구의 몰락은 바르샤바 동맹체제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으며 가상 적을 놓쳐버린 나토 역시 존재이유를 재설정해야 할 입장이 되었던 것이다. 이번의 미소 정상회담이 갖는 아이러니는 고르바초프와 부시가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 아니라 상당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표정으로 헤어져야 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냉전의 구질서를 과감히 청산하는 성과는 거두고 있지만 이에 대신할 새로운 질서의 창출에 있어서는 이번 회담의 성공이 극히 의문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의 주요의제로는 통독문제를 포함한 유럽의 장래문제,START협정,유럽에서 재래식 군사력감축(CFE)협상,미소간의 경제협력개선,소련 내부의 소수민족운동,그리고 한반도와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지역문제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중 START에 관해서는 상당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만2천개 이상에 달하는 미소가 보유하고 있는 장거리 전략핵탄두의 30∼50%를 감축한다는 합의가 있을 것이다. ○「유럽장래」의 장애물로 유럽의 재래식 군사력감축문제도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중요한 원칙에 대한 사실상의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결렬과 같은 극한 상황은 아예 상상할 수 없다. 문제는 유럽의 장래에 관해 양국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있어 접근점을 찾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이다. 유럽의 장래는 통일독일의 장래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이것은 다시 냉전 이후의 국제질서를 형성하는 보다 더 중대한 문제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새로운 질서의 창출은 낡은 질서의 몰락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닐 뿐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서 새 것의 창출없는 옛것의 몰락은 혼란과 무질서만 초래할 뿐인데도 미소간에 새 질서에 대한 입장이 깔려있는 것이다. 소련의 소수민족 독립문제도 예측은 했지만 그 심각성을 정확히 평가하지는 못했다. 고르바초프에 대한 소련관료와 국민들의 반발과 저항도 정치ㆍ경제개혁이 성공하면서 점차 수그러들 것이라고 믿었지만 경제는 오히려 고르바초프 집권이전보다 더 나빠지고 있으며 관료와 국민들의 반발과 불신도 더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고르바초프의 정치생명이 당장 위험에 직면해 있는 게 아니라 그의 개혁정책이 성공할 전망이 몰타회담때보다도 오히려 낮아지고 있으며 따라서 유럽의 장래와 통일독일에 대한 그의 신축성이 오그라들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중요하다. 고르바초프는 소련 국내정치에서도 낡은 질서의 타도에는 성공했지만새로운 질서의 창출에는 실패는 아니라 할지라도 결코 성공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고르바초프를 맞는 워싱턴의 표정이 밝지만은 못하다는 사실이나 그와 마주 앉은 부시의 태도가 다소 경직되어 있다는 사실이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통일독일이 중립국이어야 하며 나토와 인연을 단절해야 한다는 고르바초프의 주장을 부시가 받아들일 수는 없다. 나토 밖에 존재하는 통일독일은 나토와 독일을 궁극적으로는 경쟁의 관계에 서게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통일독일의 실현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템포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시간을 끌 수도 없는 사정이다. 45년전 얄타에서 루스벨트와 처칠과 스탈린이 모여 결정한 전후 질서의 구도는 냉전과 함께 그 내용이 변질되는 불행을 겪었다. 이제 그 변질되었던 전후질서가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려는 노력이 본격화하고 있다. 워싱턴회담이 그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새로운 질서창출에 있어 중요한 관건을 쥐고 있는 소련과 독일이 다른 의미에서 시간과 싸우고 있다. 소련은 개혁정책을 둘러싸고 생존을 건 투쟁을 하고 있으며 독일는 통일의 꿈이 실현되는 날을 바라보면서 새로운 유럽과 새로운 세계질서에서 자신의 모습이 보다 굳건한 지위를 갖도록 애쓰고 있다. 소련이 낡은 질서의 상징이라면 독일은 새질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새 질서 아득한 한반도 이러한 유럽의 움직임이 한반도에 대해 갖는 의미는 대단히 중요하다. 워싱턴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깊은 토의대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 아니다. 유럽의 변화는 낡은 질서의 타도와 새 질서의 창출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아직도 한반도에서는 새 질서의 윤곽이 구체화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낡은 질서가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낡은 질서를 부숴버리기전에 새 질서를 그려내야 할 것이다. 새 질서가 구체화하기 전에 낡은 질서가 급격히 몰락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게 워싱턴회담의 교훈이라 할 수 있다.
  • 「한반도ㆍ북한 핵」거론 확실/미ㆍ소 정상회담 오늘 개막

    ◎군축ㆍ통독ㆍ발트 3국 독립 주의제로/미,소에 북한 핵조약 탈퇴만류 종용 【워싱턴=김호준특파원】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31일 하오(한국시간) 시작되는 양자간의 2번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를 포함한 지역분쟁문제를 비롯,양독의 통일과 통일독일의 나토 잔류문제,리투아니아등 발트 3국의 소 연방으로부터의 독립문제및 전략무기의 감축협정과 미소간 쌍무무역협정등 광범위한 문제를 협의한다. 이번 정상회담은 당초 전략무기감축협상(START)이 주요 논의대상이 될 것으로 기대됐었으나 최근 양독의 통일문제가 급부상함으로써 통일독일의 나토 잔류문제와 발트 3국의 독립문제가 주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미국관리들은 부시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핵 핵산금지조약에서 탈퇴하지 못하도록 소련이 압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핵 발전소의 국제적인 안전점검에 북한이 응하지 않고 있는 문제도 거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소 양국은 화학무기의 감축등 군축과 관련된 몇몇 협정에 조인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 관리들은 이번 회담은 몇몇 협정의 조인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동서관계로의 전환을 위해 아직 극복되지 않고 있는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더 중요한 것이라면서 이번 회담에 큰 기대는 갖지 않는 것이 좋을 것임을 시사했다.
  • 미소 정상회담과 세계의 변화(사설)

    미소 정상회담이 31일 워싱턴에서 개최된다. 작년 12월의 몰타정상회담이후 6개월만의 미소정상 재회다. 불과 6개월이지만 소련과 동유럽을 중심으로 그동안 세계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동유럽 제국의 탈소 민주화 개혁과 동서독 통일의 기정 사실화,그리고 소련의 민주화개혁 및 민족ㆍ경제문제의 심각화 등 상상도 못했던 혁명적 변화들이 잇따랐다. 결과적으로 세계는 지금 불안하고 불확실한 과도기적 질서속에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를 극복하고 안정되고 확실한 새 질서를 모색하고 정착시켜 나가기 위한 공동노력의 전개라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미소 정삼회담에서 주목되는 것은 그동안의 변화가 미소 정삼회담의 의미 자체에도 질적인 변화를 야기시켰다는 점이다. 강력한 통일독일의 탄생과 유럽통합의 전망,동유럽의 탈소 독자노선,소 연방의 붕괴위기 등이 조성하고 있는 세계적 상황의 변화는 미소 정상회담의 국제정치적 의미를 상당히 약화시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소는 이미 그동안의 냉전질서속에 있었던 동서 양진영의 강력한 맹주가 아닌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변화된 상황에 효과적으로 적응하며 그들의 새로운 위상을 모색하는 것도 이번 정상회담의 중요 과제의 하나라 할 수 있다. 또 한가지 주목되는 것은 고르바초프의 입장이 크게 약화된 가운데 이루어지는 미소 정상회담이란 점이다. 파탄상태의 경제문제와 민족문제로 인한 연방붕괴의 위기등에 직면하고 있는 소련은 이미 서슬이 퍼런 냉전시대의 초강국은 아니다. 대통령으로서 권력을 강화했으나 그 기반이 되어야 할 국민적 지지는 약하며 극단적인 보수ㆍ개혁 양파로부터 심한 도전을 받고 있다. 그에 대한 강력한 비판자인 옐친이 29일 러시아공화국의 대통령에 당선된 사실은 고르바초프의 입지를 더욱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입장의 그가 부시와 효과적인 정삼회담을 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제반상황에 대한 충분한 인식위에 이루어지는 정삼회담이란 사실을 감안하면 이번 정상회담은 고르바초프를 지키기 위한 성격도겸한 것이란 인상을 받는다. 군축과 발트3국 독립,무역협정 체결,동서독 통일문제 등이 중요한의제로 꼽히고 있으나 미국의 가장 중요관심은 소련의 경제위기에 대한 대처에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련의 위기를 막으려는 것은 우리가 안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며 지구전체가 위험에 빠지지 않는 방향으로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미 국무부관리의 말이다. 고르바초프대통령과 그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은 세계의 일반적인 여론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그것이 어떤 식으로 구체화될는지 주목된다. 연내 체결 원칙합의가 예상되는 전략무기감축조약과 통일독일의 지위문제등의 의제들은 약화된 의미에도 불구하고 미소 정삼회담이 갖는 국제정치적 중요성을 말해주는 것이라 하겠다. 또한 북한의 핵문제를 비롯,한반도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이 미소는 물론 세계에 기여하고 한반도문제의 바람직한 전개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 현안별로 본 양국의 입장(워싱턴 미소정상회담:2)

    ◎“통일독일 나토잔류” 여부 논란 예상/핵미사일감축 등 「군축」엔 의견접근/카슈미르분쟁 가장 시급한 지역문제로 부상/「발트해」 파고로 무역협정체결 난망 소련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부시 미대통령과의 두번째 정상회담을 위해 30일 워싱턴에 도착하면 미국여론이 데탕트의 지속을 열망하고 있으나 페레스트로이카의 장래를 불안하게 생각하고 소련의 발트 제국 독립봉쇄 정책에 대해 불쾌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독일 통일을 비롯하여 소련의 개혁ㆍ군축ㆍ동구 상황 등과 관련한 관심사들이 나흘간의 정상회담을 지배할 것이 확실하다. 외견상 하이라이트는 핵 미사일 감축협정과 화학무기 감축협정의 승인이 될 것이나 깊숙한 논의는 유럽문제에서 주고 받을 것이다. 부시와 고르바초프는 다같이 통독을 방해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를 원치 않지만 장래 유럽의 안보문제에 대해 큰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소련은 통일된 독일이 서방군사동맹인 나토에 합류해야 한다는 미측 주장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부시는 단독 대좌의 기회를 이용해 소련 국내와 동구에서의 고르바초프의 정치ㆍ경제개혁 의지를 측정하고 미국이 줄 수 있는 도움이 무엇인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리투아니아 문제에 대한 미국의 불만은 20년만에 처음인 미소무역협정의 체결을 지연시킬지 모른다. 이번 미소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에 대한 워싱턴과 소련의 시각 및 입장을 정리해 보면­. ▲독일통일=부시행정부는 통일된 독일의 나토 귀속을 추구하는 헬무트 콜 서독총리 주도의 보수연합이 오는 12월 서독 총선에서 승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콜 총리로 하여금 독일통일을 이끌어 가게 하자는 것이 미국정책이다. 미국은 나토의 변신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통일독일이 나토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소련은 독일의 나토잔류는 유럽안보균형을 해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현재의 나토ㆍ바르샤바체제를 해체하고 범유럽적인 새 안보체구상을 실현시키겠다는 것이 소련의 기본입장이다. 소련은 이를 위해 과도기간 동안 통일독일의 두기구 동시가입을 지지하고 있다. ▲유럽안보=포괄적인 재래식무기 감축이 바람직하진 않지만 필요하다는 것이 워싱턴의 새로운 정치적 컨센서스다. 소련은 화학무기폐기협정을 비롯,이번 정상회담에서 군축문제에 관한 큰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전략무기 통제=부시 행정부는 1단계 START(전략무기감축조약) 협상을 매듯짓고 2단계로의 진전을 원하고 있다. 미의회는 이 조약체결을 강력히 지지하는 분위기다. 1단계 START 안은 양국의 장거리 핵 군사력의 3분의1을 감축하고 실전배치 핵탄두를 6천개로 제한하자는 것이다. 최근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은 모스크바 방문에서 협정체결의 걸림돌을 제거한 타협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소련개혁=소련개혁의 지속문제는 두 정상의 관심사에서 첫머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다. 부시 행정부는 소련의 개혁성공을 지지하는 입장이며 개혁추진과정에서 고르바초프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동정적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은 소련의 내분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내분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어느 편을 들어서도 안된다는 것이 베이커의 주요정책지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난과 민족문제 등 내부긴장요인에도 불구하고 고르바초프의 정치적 입지는 확고하다는 것이 소련의 주장이다. 소련 국내정세의 불안정 문제가 정상회담의 성공에 장애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리투아니아=리투아니아 분리독립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빌나와 모스크바가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타협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미국은 리투아니아문제가 소련을 불안하게 하거나 데탕트를 위험하게 만드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리투아니아문제는 국내문제라는 것이 소련의 일관된 입장이다. 따라서 미소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이슈화하는 것 자체를 피하자는 것이 소련의 바람이다. ▲동구=미소가 대체로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 지난해 몰타회담에서 부시는 동구에서 소련의 희생대가로 미국이 이익을 취하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워싱턴에서는 동구에 대한 경제원조 문제를 둘러싸고 찬반양론이 치열하다. 부시는 동구원조보다 예산적자 해결에 주력하라는 충고를 유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미소무역=소련의 발트3국 독립봉쇄조치 때문에 미국이 소련에 최혜국 대우를 부여하는 무역협정의 체결 전망은 지금 어둡게 보인다. 미의회의 지도자들은 모스크바가 발트 제국과 타협하지 않는한 최혜국 대우 부여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소련은 미국이 발트3국의 독립문제에 지나치게 개입하면 소련내 분리운동을 자극,소련 국내상황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미국측을 설득,몇개 분야에서 경제협력협정 체결을 성사시키겠다는 것이 소련의 입장이다. ▲지역문제=이번에 논의될 가장 긴급한 지역문제는 카슈미르 문제를 둘러싼 인도­파키스탄 분쟁이 될 것이다. 5월초 미국은 인도ㆍ파키스탄에 대해 미소가 공동으로 자제를 호소하자고 제의했으나 소련은 이를 거부했다. 아마 인도의 반대 때문이었을 것이다. 부시는 양국에 특사를 파견,양국의 자제와 분쟁지역에서의 군대 철수를 호소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은 연 40억달러에 달하는 소련의 대쿠바 원조에 불만을 표시하는 한편 북한이 핵안전협정 체결의무를이행하도록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소련에 촉구할 것이다.
  • 무엇을 다루고 합의할까(워싱턴 미소정상회담:1)

    ◎「냉전이후 세계질서」 구상에 최대관심/군사동맹체 변화로 양국위상 크게 약화/쌍무관계 강화,강대국 역량만회 꾀할 듯 조지 부시 미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31일부터 6월3일까지 워싱턴에서 미소정상회담을 갖고 군축문제를 비롯,통독 및 리투아니아 독립문제 등 국제 현안을 심도있게 논의한다. 본지는 냉전종식을 선언한 지난해 몰타회동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미소정상회담이 갖는 의미와 핵심의제 등을 4회에 걸쳐 풀어 싣는다. 조지 부시 미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대통령의 이번주 워싱턴대좌는 냉전종식 후 최초로 열리는 미소정상회담이다. 따라서 이번 회담은 1945년 얄타와 포츠담에서 풀어진 실을 다시 감아 올릴 좋은 기회라고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지 계간 포린 어페어즈의 편집장 윌리엄 하일랜드는 말한다. 오는 31일부터 6월3일까지 계속될 이번 회담에서 부시와 고르바초프가 군축협정과 무역관계 등의 쌍무협조 문제를 매듭짓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중요한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지만 장기적으로 중요한 것은그들이 냉전 이후의 새 질서에 관한 구상을 시작하느냐의 여부라고 그는 주장한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미소간 이념대결이 사라진 것과 더불어 세계문제를 다루는 미소의 역량이 2차대전후 가장 불확실해진 가운데 열린다는 사실도 많은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작년 12월 폭풍우가 몰아치는 지중해의 몰타섬에서 부시와 고르바초프가 냉전종식을 선언한지 6개월만에 다시 갖는 이번 미소정상회담은 그후의 많은 변화 속에서 특히 소련이 이끌어 온 바르샤바조약기구가 전면 붕괴되고 냉전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서구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새 역할 모색을 위해 고심중이며,강력한 통일독일의 장래가 시급한 국제문제로 부상한 시점에서 열리는 것이다. 더욱이 소련의 국내 안정문제와 진로는 몰타회담후 급격히 불확실해져 볼셰비키혁명 이래 최악의 상태로 지칭되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독일 미국과 새로운 안보관계를 협상해야 하는 한편 국내에서 정치 경제 개혁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또 민족주의자들의 소요를 억제시키면서 동구정권의붕괴 사태에 대처해야 한다. 더구나 강력한 통일독일의 출현과 관련한 유럽에서의 새로운 세력균형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르바초프는 최소한 미국으로부터의 확고하고 광범위한 보장 없이는 전략무기 감축과 소련군의 동구 철수,통일독일의 나토 귀속에 선뜻 동의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백악관국가안보담당보좌관 브랜트 스코크로프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군축이 아니라 독일의 정치적 지도를 다시 그리는 것이며 그 다음은 소련내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과 소련은 지구상 핵무기의 98%에 해당하는 5만5천기의 핵탄두와 핵폭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면에서는 이들을 과연 초강대국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미소에 국경을 초월한 영향력 행사를 가능케 했던 군사동맹체는 침몰중이며,이에 따라 세계에 대한 미소의 정치적 군사적 영향력은 날로 약화되고 있다. 국제관계에서 금전의 영역이 증대되고 있으나 세계무역에서 미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3,4%에 불과하다. 종전의 미소관계 성격이 상대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파국을 막으려는 방법론에 치중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냉전종식후 국제생활의 새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역점이 바뀌었다고 소련의 미국ㆍ캐나다문제 연구소장 게오르기 아르바토프는 말한다. 바르샤바조약기구가 붕괴되고 독일이 통일을 향해 나아가면서 미국외교도 미소관계 중심에서 소련을 점차 유럽 주요강대국중의 하나로 보는 광범위한 미유럽관계로 초점이 옮겨지고 있다. 미소가 유럽의 주요문제에 관해 많은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부시와 고르바초프가 이번에 논의하는 문제는 앞으로 개최될 일련의 다른 정상회담에서 정리된다. 미국이 참가하지 않는 6월25∼26일의 유럽공동체 정상회담(더블린),7월5∼6일의 나토회원국 정상회담(런던),7월9∼10일의 서방7개국 경제정상회담(휴스턴),6ㆍ7ㆍ9월의 미ㆍ영ㆍ불ㆍ소ㆍ 및 양독 외무장관회담,그리고 금년말로 예상되는 미국포함 전유럽 35개국 정상회담 등이 그것이다. 과거 서방의 통합요소는 안보문제였지만 미래의 통합요소는 무역재정등 경제문제가 될 것이다. 또한 비군사분야에서 세계의 힘의 중심은 둘이 아닌 셋,즉 일본과 동아시아,미국과 캐나다,독일과 유럽이 될 것이며 경제 초강국이 아닌 소련의 세계적 역할은 줄어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는 장거리 또는 전략 핵미사일 감축 및 화학무기 비축 감축협정의 승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과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외무장관은 얼마전 모스크바에서 군축에 관한 예비합의에 도달한 바 있다. 따라서 워싱턴 정상회담후 미소관계는 더욱더 비무장화될 것이다. 오하이오대 역사학교수 존 가디스는 『시간이 흐르면서 워싱턴과 모스크바간의 경쟁관계는 경쟁과 협조의 관계로 발전하고 시간이 더 지나가면 협조적 이해관계가 더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견한다. 이같은 미소협조는 냉전종식후 약화된 그들의 영향력을 쌍무관계 강화를 통해 만회,유지하려는 관성의 법칙을 반영하는 것일지 모른다.
  • 정치ㆍ경제안정이 통일의 지름길/슈미트 전서독수상「전경련특강」내용

    ◎「동ㆍ서독통합」은 한반도에 교훈/동구변화 북한에도 파급 기대 전직수반회의참석차 내한한 헬무트 슈미트 전서독수상이 25일 상오 신라호텔에서 전경련 주최로 국제정치전망에 대해 특별 강연을 했다. 30년전에 한국에 와 보고 이번이 두번째이다. 나는 그사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음을 보았다. 여자들이 이런 모임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도 산업발전과 함께 커다란 변화라 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도 최근 2∼3년 사이에 중요하면서도 흥미있는 변화가 있었다. 특히 소련이 대내외적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동구뿐만 아니라 한국ㆍ일본 등 전 아시아에 걸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구에서는 평화로운 혁명이 발생했고 이제 다원사회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소련은 동구의 변화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고르바초프는 분명 전임자들과는 다르다. 동독의 가장 큰 변화는 오는 7월초면 서독정부와 기술ㆍ경제 및 화폐의 통합을 이룬다는 사실이다. 이는 사실상 서독으로의 흡수라고 볼 수 있다. 냉전은 이제 끝이 났다고 할 수 있다. 군비축소가 압력때문이 아니라 자발적 의사에 의해 계속될 전망이다. 재래식무기에 관해서는 다소 지연될 전망이지만 전략무기제한은 지속될 것이다. 다른 큰 어려움은 소련의 국내문제와 고르바초프의 입지에 있다. 지난 25년의 어느 시절보다도 소련내 물자의 공급이 부족하고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언론자유덕택에 불만이 자유롭게 토로되고 있다는 측면도 있으나 사실상 북경보다 더 어려운 실정으로 보인다. 따라서 대중의 지지가 떨어진 상태에서 3개월후 3년후의 고르바초프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아프간침공 같은 사태는 다시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남북한관계에서 중요한 점은 북한에도 변화의 바람이 있는 듯 하다는 것이다. 또 남한의 능력이 북한에 비해 월등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동ㆍ서독관계에서도 동독의 경제적 어려움을 도와줄 능력이 서독에 있었다는 것이 중요한 요인이었다. 이와 함께 한번도 대화의 노력을 포기한 적이 없었다는 면도 중요하다. 수십억마르크의예산을 들여 고속도로를 만들어주었고 양심적 인사를 석방하는 대가로 수백만 마르크를 지불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아직 정치적ㆍ경제적ㆍ심리적으로 통일에 대한 준비가 덜 돼 있는 듯하다. 풍선속에 선전물을 넣어 날리는식의 비생산적ㆍ비효율적 방법은 지양돼야 한다. 유럽의 변화는 여타지역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92년까지 「유럽요새」가 완결된다는 우려도 있지만 실제로 57년이래 계속돼 온 통합노력은 92년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12년전 지스카르 데스텡(당시 프랑스대통령)과 함께 EMS(유럽통화제도)를 만들때 고정환율제도가 채택되어 있어 어려웠던 점에 비하면 큰 진전이라 하겠으나 유럽의 11개 중앙은행이 하나로 통합되지 않는한 실질적인 유럽통합이라고 볼 수 없다. 새 유럽이 보호주의를 추구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지만 유럽은 무역에 관한한 일본보다 자유로웠고 앞으로도 개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농산물이 예외이기는 하지만 한국이 이탈리아에 쌀을 수출하려고 기도하지 않는한 이는 큰 영향을 주지못할 것이다.권력은 총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미래세계에서는 권력이 경제력에서부터 나오고 다른 나라를 도우려는 의지에서 나온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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