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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제3의 맛 ‘젓갈’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제3의 맛 ‘젓갈’

    한국인에게 젓갈은 ‘밥도둑’이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 찬물에 밥을 말아 한 숟갈 뜨고 곰삭은 젓갈 한 점을 올려 먹다 보면 어느 새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된다. 어렸을 적 전라도가 고향이신 외할머니께서는 음식솜씨가 유난히 좋으셨고 우리집 밥상에는 할머님이 보내주신 황석어젓이며 멸치젓, 갈치속젓, 토하젓, 어리굴젓 같은 젓갈들이 계절별로 늘 올라왔다. ●어패류의 살·알·창자 등에 소금 20% 섞어 젓갈은 어패류의 살, 알, 창자 등에 소금을 20% 정도 섞어 염장법으로 담근 것으로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젓갈은 숙성 기간 중 자체에 있는 자가분해 효소와 미생물이 발효하면서 생기는 유리아미노산과 핵산 분해 산물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특유의 감칠맛을 내게 된다. 작은 생선의 뼈나 새우, 갑각류의 껍질은 숙성 중에 연해져서 칼슘의 좋은 공급원이 되기도 한다. ‘식해’는 수산물과 소금 외에 밥이나 전분질을 섞어서 담그는 일종의 젓갈이다. 재료 중의 전분이 발효하면서 유산이 생겨 독특한 신맛이 나고 부패를 막아준다. 생선의 삭은 맛이 유별나게 좋다. 젓갈은 수산물이 가장 많이 잡힐 때 염장을 하므로 지방마다 담그는 종류와 시기가 다르다. 우리나라의 젓갈 종류는 140여종에 이른다. 소재별로 분류해 보면, 생선으로 담근 것이 80여 종, 생선의 내장이나 생식소로 담근 것이 50여종, 게나 새우 등 갑각류로 담근 것이 20여종이고, 낙지, 문어, 오징어 등의 두족류로 담근 것이 16종, 그 밖에 해삼이나 성게로 담근 젓갈이 있다. 젓갈의 종류별 이용 빈도는 멸치젓, 새우젓, 명란젓, 오징어젓, 조개젓, 어리굴젓의 순이다. 찌개나 국의 간을 맞출 때에는 주로 새우젓을, 나물을 무칠 때는 멸치젓으로 만든 멸장을 넣는데 간장만으로 간을 한 것과는 달리 독특한 맛이 있다. 새우젓은 서해안이 주 생산지이고, 명태가 많이 잡히는 동해안에서는 명태를 말리는 덕장으로 보내기 전에 알은 모아서 명란젓을 담그고, 창자로는 창란젓을 담근다. 대구아가미젓은 대구모젓이라고도 하는데 얇게 썬 무를 넣고 무쳐서 반찬으로 먹는다. ●단백질 많고 지방분해 효소 다량 함유 젓갈에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분해효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소화를 돕는다. 또 쌀이 주식인 우리에게 부족하기 쉬운 라이신과 트레오닌을 보충해주고 비타민 B12가 풍부하다. 젓갈은 단백질뿐 아니라 당질, 지질, 유기산, 기타 성분들이 적당히 분해되고 어울려 진한 감칠맛을 내므로 직접 식용으로 사용할 뿐 아니라 김치의 부원료인 조미료로서 많이 이용된다. 하지만 젓갈에는 염분이 높아 과도하게 섭취하면 소금 속의 나트륨 성분 때문에 고혈압과 신장병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유기산, 알코올, 보존제 등의 첨가로 젓갈의 염도가 많이 낮아지고 있으나 가능하면 한꺼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서울 중구 신당동 중앙시장 초입에 위치한 ‘성내식당’은 어렸을 적 할머니가 담가 주시던 그 젓갈맛을 느낄 수 있는 소박한 밥집이다. 전라남도 담양 출신의 이순례 사장은 30년 가까이 이 식당을 운영하면서 직접 담근 맛깔스러운 젓갈과 반찬으로 전라도의 진한 향토 맛을 변함없이 낸다. 30년째 같은 곳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뜨끈뜨끈한 돌솥밥에 각종 젓갈과 김치, 나물, 장아찌, 어른 주먹만 한 간장 게장 등 20여가지의 반찬이 딸려 나오는 밥상을 마주하면 감동이 느껴질 정도이다. 이 집의 메뉴는 청국장, 갈치찌개, 굴비, 생태찌개, 갈치구이, 삼치구이, 고등어구이, 북어찜 등의 뚝배기 백반인데 청국장(7000원)과 생태찌개(9000원)를 제외하면 모두 8000원이다. 주메뉴를 고르면 멸치젓, 오징어젓, 갈치속젓, 토하젓, 황석어젓, 굴젓, 가자미식해 등의 젓갈을 포함한 20여가지의 반찬과 찌개가 한 상 가득 차려진다. 전화 (02) 2252-5878. 영업시간 낮 1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여성전문병원 유비여성클리닉 원장
  • [지방시대] “코시안도 코리안” 뒷받침할 제도 시급/김준태 시인·조선대 교수

    광주발 서울행 KTX 고속열차 안. 정말 오랜만에, 옛 고등학교 동창 M을 만난다. 건장한 체구에 얼굴마저 검붉고 넓적해서 마치 내 고향 해남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M 선생. 그는 현재 전남 화순에서 중학교 체육선생으로 재직 중이다. 전북 정읍역을 지나고 있을 때다. 친구는 불쑥 최근 농촌지역의 큰 현안으로 대두된 ‘결혼 이민자와 취학 자녀’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얘기를 쏟아놓는다. “어이 친구, 자네는 ‘코시안’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각지에서 한국 농촌으로 시집을 온 여자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급증하고 있는 추세인데…. 이러다가는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10% 정도가 그녀들이 낳은 자식들로 채워지는 것은 아닌가 싶네. 또 그런 예측 통계가 나오고 있으니 말이네.” 코시안이라? 코시안(Kosian)이란 말은 본래 한국에 거주하는 아시아 각국 사람들을 뜻하는 것이 아니던가. 그러나 이제는 한국에 거주하는 아시아 이주 노동자와 한국인 사이에서 태어난 국제결혼 2세, 특히 한국인과 결혼하여 낳은 자녀들을 가리키고 있다. 하지만 정작 관련 당사자들은 이 말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인다. 자신들도 이제는 ‘어엿한 코리안’이라는 것이다. 사실 나의 친구인 M선생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화순군 관내 한 초등학교의 현황이랄까 사정을 예로 들려준다. “어이 친구, 화순의 D초등학교 경우 올해 3월초에 입학한 신입생 15명 중 9명이 아시아 지역에서 온 이민자 자녀들이라네. 물론 이 중에는 러시아 신부가 낳은 아이도 한 명인가 끼어있다고 하거든. 자아, 이렇게 본다면 이제 전라도의 농촌지역 학교도 60% 이상이나 이민자 학생들로 채워지게 됐다는 얘기인데…. 아마 이런 현상은 전국적인 상황일 거야. 따라서 이에 대한 국가적 노력이랄까 대안이 바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 안 그러겠는가, 친구야!” 친구 M선생과 용산역에서 헤어진 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알아봤더니 과연 결혼이민자 자녀들의 증가 추세는 놀라운 모습이다. 먼저 결혼이민자 가구에 있어서 광주광역시 경우 올해 4월말로 1806가구, 지난해와 비교해 연간 51% 증가한 수치이고 전남은 3777가구(지난해 3537가구)를 기록하고 있다. 취학 아동수는 광주는 지난해 194명에서 322명으로 증가했고 전남은 전체 취학 아동수가 1500명인데 이 가운데 초등학생이 1364명이다. 지난해 말 전체 취학 아동수가 878명인 점을 감안하면 그 수치가 100% 증가한 셈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 전남도는 본청과 순천·나주·영암 등 4곳에 ‘결혼이민자가족센터’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외의 대다수 군단위에서는 그것마저도 없다. 해당 이민자들이 조사를 회피하는 경향도 있어 그중 한 어려움이다. 아마 이런 현상은 가히 전국적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히 농촌지역이 많은 전남의 경우 그 심각성이 커 이에 대한 연구와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물론 국가의 앞날을 위해서도 그렇다는 의견이다. 코시안? 아니 결혼이민자와 그들 가족들이 떳떳하게 한국인으로,‘코리안’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제는 국가적인 행정시스템과 교육시스템 그리고 민간협조기구도 하루빨리 발족·정착·가동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땅에서 한국옷을 입고, 한국음식을 먹고, 한국말을 하고, 한국인의 피를 이어받은 자녀들을 낳아 기르는 한 그들도 분명히 당당한 코리안이기 때문이다. 김준태 시인·조선대 교수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전통무용음악 집대성하는 대금산조 명인 이생강 선생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전통무용음악 집대성하는 대금산조 명인 이생강 선생

    신적(神笛)이다.‘귀신을 일으키고 거친 바다를 잠재우는 신라의 소리’라고 했다. ‘만파식적’ 설화에 등장한다. 제31대 신라 신문왕(神文王)은 아버지 문무왕(文武王)을 위해 동해안에 감은사(感恩寺)를 지어 추모했다. 그러자 죽어서 해룡(海龍)이 된 문무왕과 천신(天神)이 된 김유신(金庾信)이 합심, 용을 시켜 동해의 한 섬에 대나무를 보냈다. 그런데 이 대나무는 낮이면 갈라져 둘이 되고, 밤이면 하나가 됐다. 왕은 이 기이한 소식을 듣고 하루는 현장에 나갔다. 이때 나타난 용에게 왕이 대나무의 이치를 물었다. 용은 “한 손으로는 어느 소리도 낼 수 없지만 두 손이 마주치면 능히 소리가 나는지라, 이 성음(聲音)의 이치로 천하의 보배가 될 것이다.”라고 대답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왕은 곧 이 대나무를 베어서 피리를 만들어 불었더니, 나라의 모든 걱정과 근심이 해결되었다고 한다. 아울러 이 피리를 국보로 삼고는 ‘만만파파식적(萬萬波波息笛)’이라고 이름지었다. 삼국통일 이후, 흩어져 있던 유민들의 민심을 통합해 나라의 안정을 꾀하려 했다는 전설이다. 이처럼 대나무는 3죽(竹)이라고 해서 대금·중금·소금 등 우리 고유의 전통악기의 재료로 사용돼 왔다.‘笛(적)’은 가로 부는 관악기를 가리킨다. 시인 복효근의 ‘어느 대나무의 고백’의 내용도 눈길을 끈다.‘∼내게서 대쪽같은 선비의 풍모를 읽고 가지만/내몸 가득 칸칸이 들어찬 어둠속에/터질듯한 공허와 회의를 아는가/∼흰눈 속에서도 하늘 찌르는 기개를 운운하지만/바람이라도 거세게 불라치면/허리뼈가 뻐개지도록 휜다 흔들린다/제 때에 이냥 베어져서/태평성대 향기로운 대피리가 되거나∼/흉흉하게 들려오는 세상의 바람소리에/어둠속에서 먼저 떨었던 것이다∼’ ●올해로 음악인생 65년째 대금산조의 최고 명인 죽향(竹鄕) 이생강(70·중요무형문화재45호) 선생. 다섯살 때부터 소금(小)을 배웠으니 사실상 올해로 음악인생 65년째를 맞은 셈. 그 세월만큼이나 대나무 악기에 관한한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는다. 지난 4월5일 북악산 개방행사때에는 노무현 대통령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감동적인 대금산조를 연주,39년 동안 잠자던 북악산의 정기를 새삼 일깨우기도 했다. 그는 얼마전 우리 음악사의 중요한 획을 하나 더 그었다. 한국 전통무용음악을 집대성한 ‘춤의 소리’(신나라뮤직) 전집음반 50장을 한꺼번에 내놨다. 본인의 평생 숙원사업이기도 하지만 이 전집에는 산조춤, 화관무, 부채춤, 살풀이, 승무, 농악 등이 총망라돼 있어 우리나라 전통 무용음악의 100년사를 담은 ‘대백과사전’이라는 점에서 실로 의미가 크다. 아울러 이번을 시작으로 나머지 350장(최종목표 400장)의 음반을 더 내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늦어도 2∼3년 안에 완결짓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지난주 서울 성북구 삼선동에 위치한 연구실(죽향대금산조 원형보존회)에서 그를 만났다. 괄괄한 목소리에다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를 내뱉으면서 “우리나라의 난다긴다는 예인들은 대부분 전라도 사람들인데 그곳에 가서 대금을 배울 때 경상도 사투리를 함부로 쓸 수 있었겠느냐.”고 하면서 누가 말을 시키면 “그저 대금을 입에 대고 소리만 냈다.”며 웃는다. 얼굴이 50대로 젊어 보인다고 하자 “대금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복식호흡을 하게 된다.”며 나름대로의 비결을 귀띔했다. 20여평 남짓한 연구실 벽면에는 온갖 상장이며 지나온 발자취의 업적이 쭉 내걸려 있었다. 아들 이광훈이라는 이름도 눈에 들어왔다. 중앙대 국악과 석사과정까지 마치고 자신의 뒤를 잇고 있다면서 “저기봐, 대통령상도 받았어, 아주 잘해.”라며 잠시 자랑끼를 발동한다. 친손자와 외손자들도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대금과 가야금 등에 소질이 많다고 부연했다. “11세 되던 1947년, 전주에 계신 스승(한주환)을 만나면서 대금을 본격적으로 배웠지요. 판소리든 민요든 한국의 전통공연은 음악과 무용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종합예술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일제시대 때 우리 문화말살 정책으로 우리 것이 중단되고, 또 6·25때 16개국이 참전하면서 서양음악이 거칠게 들어왔어요. 그래서 국악공부에 더욱 오기가 생겼습니다.” 6·25로 인해 부산으로 피란온 당대 국악의 대가들과 자주 접한 것은 그에게 큰 행운이었다. 어떨 때는 하루 동안 열심히 뛰어 일곱분의 스승에게 찾아가 ‘한수 한수’ 가르침을 받기도 했다. 일취월장, 자신감을 얻은 그는 서양의 7음계를 우리 5음계에 접목시켜가면서 ‘대니 보이’‘엘 콘도 파사’ 등의 팝송과 재즈를 넘나들며 대금의 음역을 계속 넓혀나갔다. 그랬더니 얼마후에는 악보도 없이 ‘눈물젖은 두만강’‘목포의 눈물’ 등 우리의 전통가요까지 자유자재로 불 수 있게 됐다. 결국 그는 다섯살 때 선친에게 단소와 피리를 배우는 것을 시작해 11세 때 한주환 선생을 비롯, 퉁소의 전추산, 피리의 오진석·임동석, 태평소시나위의 김문일 등 여러 스승에게 배우면서 스스로 ‘이생강류’라는 독특한 음악세계, 즉 전통과 현대를 크로스오버하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민속악예술대학 설립이 숙원사업 그의 명성이 세계 무대에 알려진 것은 1960년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회 세계민속예술제. 이때 단원의 악사로 참가했으나 춘향역을 맡은 주연 무용수 안나영씨가 갑자기 맹장수술을 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혼자 13분 동안 최초의 대금독주로 시간을 때운 것. 이때 객석에서는 동양적 음향에 반했다며 많은 찬사를 쏟아냈다. 그러던 1968년 멕시코올림픽 참가공연을 계기로 여기저기에서 초청을 받아 40여개국 순회공연까지 가졌다. “군대생활요? 27사단 정훈부 군예대에서 돌아가신 코미디언 이주일씨와 같이 근무했어요. 나중에는 피리명인 정재국씨와 함께 근무했는데 서로 ‘정악’(피리)과 ‘민속악’(대금산조)을 가르쳐주며 생활했습니다. 무형문화재는 정씨가 먼저 됐지요.” 나이 70을 넘기면서 그에겐 할 일이 더욱 많아졌다. 하루속히 자신을 뛰어넘는 제자를 길러내는 것(서울 국악예고와 중앙대 국악대 강의)이고 각종 공연활동과 음악강연을 틈틈이 하면서도 ‘춤의 소리’ 백과사전을 마무리짓는 일이다. 이 사업이야말로 먼저 가신 스승에게 보답하는 길이요, 후배들에게는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사명감이다. 오래전부터 단소와 단소교본을 만들어 왔는데 ‘국민1인 1국악기 갖기’운동에도 앞장설 생각이다. 또한 전통 가무악을 전수할 민속악예술대학을 설립하는 것도 숙원사업. 궁중음악은 국립국악원을 중심으로 교육되고 있으나 민속음악은 그러지 못한 형편이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의 화합번영과 자긍심을 위해서라도 민속악의 대금소리는 계속 울려퍼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거듭 강조한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37년 일본 도쿄 출생. 해방후 부산 정착.▲42∼60년 이덕희·지영희·전추산·오진석·방태진·한주환 등에게 피리, 단소, 퉁소, 소금, 태평소, 대금 등을 익힘.▲59년 임춘앵 여성국극단에서 음악반주.▲60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회 세계민속예술제 참가공연.▲77년 첫 대금산조 개인 발표회. 이후 16차례 개인발표회.▲88년 서울 올림픽폐회식 때 대금독주.▲96년 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보유자 지정. ▲2005년 음악인생 60주년 기념공연(세종문화회관). ▲07년 6월 ‘춤의 소리’ 전집음반 50장 제작. 현재 죽향대금산조원형보존회를 운영, 한국국악협회 부이사장. # 수상경력 전주 대사습대회 장원(78년), 신라문화재 대통령상(84년),KBS국악대상(84년), 한국국악대상(02년), 서울시 자랑스런 시민상(94년), 대한민국 국민상(97년) # 주요 작품 한국 전통무용음악을 집대성한 ‘춤의 소리’(07년, 신나라뮤직) 전집음반 50장 외에 400여 종의 앨범제작.
  • 李 “동·서 모두 지지받는 지도자로” 朴 “지역·이념·세대 삼합정치 펴자”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는 6일 각각 서울과 광주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외쳤다. 그러나 박 후보 캠프의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과 서청원 상임고문은 박 후보와 다른 뉘앙스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후보는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서울경제포럼에서 “과거엔 동쪽이나 서쪽에서 절대적 지지를 받은 정치지도자가 나왔지만, 올해에는 동과 서·수도권 골고루 지지받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면서 “그 지도자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큰 힘이 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전라도를 찾은 박 후보는 “홍어와 김치·삼겹살이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내는 삼합처럼, 지역·이념·세대의 삼합을 주장하는 삼합 정치와 맥을 같이 한다.”고 설파했다. 하지만 지원에 나선 홍 위원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이 후보가 호남에서 2배의 지지를 받는 이유를 알려달라.”며 박 후보의 발언을 무색하게 했다. 서 고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박 후보를 지지해 동서화합의 시대를 열 때 국가는 1000년 흥할 것”이라고 했다.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20&30] 사투리, 그들의 ‘이중생활’

    [20&30] 사투리, 그들의 ‘이중생활’

    ‘니들이 사투리를 알어?’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제주도 사투리 등은 각종 드라마와 코미디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로 등장해 구수한 옛 정취를 풍겨낸다. 밋밋한 서울말보다는 거친 한마디 말이 더 감동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드라마나 코미디 프로그램 만큼 녹록지 않다. 현실에서는 사투리로 인해 부끄러워하고 좌절했던 경험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사투리로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갖기도 하기 때문이다.‘서울 사투리’는 ‘표준어’지만 지방 사투리는 ‘비표준’이라고 불리는 현실속에서 사투리와 ‘사투’를 벌이며 살았고, 살아가는 ‘20&30’들의 속내를 들어봤다. ●놀림받기 일쑤… 피나는 서울말 연습 회사원 손모(27·여)씨는 대구에서 20여년을 살다가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심한 ‘사투리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사투리 스트레스는 여자들한테 더 심합니다. 촌스러워 보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간혹 사투리가 귀엽다는 사람도 있지만, 서울말 우아하게 쓰는 사람들 보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요.” 풋풋한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여대생들의 관심사인 ‘미용’ 말고도 손씨는 ‘말투’까지 관리해야 했다.“친구들이 저랑 얘기할 때 제 말투를 흉내 내더라고요. 처음엔 따라 웃었는데, 계속 그러니까 나중엔 솔직히 짜증이 났어요. 그래서 말투를 고치기 시작했죠.” 회사원 송모(26)씨도 대학시절 입만 열면 튀어나오는 심한 전라도 사투리 때문에 촌스러워지는 자신이 부끄러웠던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신입생 때였어요. 미팅을 나갔는데 친구들에게 ‘화장실 가야쓰것다.’고 했더니 배꼽을 잡고 웃는 거예요.‘나도 서울말 쓸 줄 안다.’고 외치면서 ‘화장실 가야것다.’고 말했더니 애들이 뒤로 쓰러지며 웃더군요.” 송씨는 이후 사투리를 쓰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열심히 서울말 연습을 했다. 지금은 오랜 친구가 아니면 다들 자신을 서울 사람으로 착각한다고 한다.“사투리에 얽힌 추억을 말하라면 며칠 밤도 모자랄 겁니다. 지금은 옛 친구를 만날 땐 전라도 말로, 대학 친구를 만날 때 서울말을 씁니다.2개 국어인 셈이죠.” 5년전 대구에서 올라온 전모(34)씨는 처음 두 달 정도는 자기도 모르게 위축돼 말을 제대로 못했다고 밝혔다.“내 말을 사람들이 자꾸 못 알아듣는다는 게 큰 스트레스였어요. 심지어 사람들이 이상한 눈길로 나를 쳐다본다는 기분이 들기도 했죠.”서울말이 익숙해진 지금은 고향에 갈 때가 문제다. 언어습관에 관한 한 완벽한 ‘경계인’이 돼버린 것. “이제는 고향에 가면 사람들이 나를 쳐다봐요. 대구가 원체 보수적인 곳이고 외지 사람들이 별로 없거든요. 가끔 대구에 가는 게 싫어질 정도예요. 한번은 대구에 있는 식당에 갔더니 주인이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고향 친구들도 내 말투가 간지럽다며 놀립니다.” ●사투리 속에 감춰진 편견과 선입견 회사원 김모(28·여)씨는 강원도 강릉이 고향이다. 그는 자신이 서울 사람들 앞에서 사투리를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서울에 살면서 사투리를 쓴다는 건 촌스럽다, 순진하다, 멍청하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심어준다.”고 말한다. 경상도가 고향인 전모(34)씨와 그의 아내는 네 살 된 아들이 경상도 사투리를 배우지 않을까 싶어 아들 앞에서는 최대한 서울 말씨를 쓴다. 아들이 어린이집에서 말투가 이상하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으면 안 된다는 걱정 때문이다. 전씨는 “아들이 태어나서 두 살 때까지 대구에서 자랐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사투리 속에는 편견과 선입견이 감춰져 있다. 과거 전라도 사람들은 “왜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악역은 전부 전라도 사람으로 나오느냐.”는 불만을 털어놓으며 지역 차별의 한 징표로 생각하곤 했다. 그래서인지 전라도 출신으로는 최초로 김대중씨가 대통령에 당선될 즈음에 방영된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에서는 주인공의 어머니를 괴롭히는 악당이 경상도 사투리를 써서 장안의 화제가 됐을 정도다. 안진걸 희망제작소 사회창안팀장은 평소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지만 전화를 받을 때는 언제나 또박또박 서울말을 쓴다. 그는 “특히 항의전화가 왔을 때 사투리를 쓰면 ‘시민운동하고 데모하는 놈들은 전부 전라도 것들이지.’라는 황당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면서 “민감한 정치적 사안일 경우 지방 출신 시민운동가들은 말을 할때 굉장히 조심스러워 한다.”고 귀띔한다. ●독특한 말투는 취업 방해꾼? 20년을 대구에서 살았던 회사원 주모(26·여)씨는 학창시절 꿈꿔 왔던 아나운서도 포기하고 대기업에 입사했다. 말끝마다 배어나오는 경상도 억양이 화근이었다. 주씨에게 완벽한 서울말을 구사해야 하는 아나운서는 넘기 힘든 강이었다.“고등학교 방송반 활동을 했을 때에는 몰랐는데,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면서 방송국 활동을 하다 보니 서울말이 어렵다는 게 뼈저리게 느껴지더라고요.” 고등학교 때까지 전남 순천에서 나고 자란 서울 모대학 졸업반 윤모(26)씨는 취업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면접 볼 때에는 깔끔한 서울 말씨를 써야지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잖아요. 아무리 고치려 해도 특유의 억양은 고치기 힘들더군요. 행여나 면접관들이 ‘저 사람은 말투하나 못 고쳐서 어디다 쓰나.’하고 생각할까 걱정입니다.” 서울에 처음 와서 친구들이 장난으로 촌스럽다 놀려대도 가볍게 웃어 넘겼지만, 취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하니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얼마 전에는 존경하는 교수가 “요즘 취업 준비생들은 잘난 사람이 하도 많아서 조그만 약점이라도 눈에 띄면 감점요인이 된다.”면서 “사투리가 약점이 될 수 있으니 꼭 고쳐야 한다.”는 충고 아닌 충고를 하기도 했다. ●사투리? 뭐가 어때서! 사투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생 이모(27)씨는 주변에서 뭐라 하든 상관 않고 꿋꿋이 정통 부산 사투리를 쓴다. 친구들이 그만 고치라고 해도 개의치 않는다. 이씨는 학원 강사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항의 아닌 항의를 받았다고 말한다.“선생님은 왜 맨날 싸우는 말투에요?” “선생님 말 너무 빨라요.” 등 종종 학생들이 불만을 말하기도 한다. 그래도 이씨는 “원래 경상도 말이 이렇다. 이 기회에 경상도 말 한번 배워봐.”라고 당당하게 대답해준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자신만 당당하면 된다는 게 이씨 생각이다.“사투리도 똑같은 언어입니다. 단지 문화 차이 때문에 쓰는 언어가 다소 달랐을 뿐입니다. 부산이 수도였으면 부산 말이 표준어 아니겠습니까. 뭐 문제될 게 있나요.” 강국진 이경원기자 betulo@seoul.co.kr ■ 오해를 부르는 사투리 “‘빠구리’치러갔는데요….” 경상도가 고향인 장모(38)씨는 10여년 전 광주에서 대학 시간강사를 맡았다가 당황스러웠던 경험을 밝히며 활짝 웃었다. 장씨는 “출석을 부르는데 ‘아무개 학생 안왔나?’하고 물으면 하나같이 ‘빠구리치러 갔다.’는 거예요. 내가 알기로는 ‘성교(性交)’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알고 있는데 한두명도 아니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나 싶기도 하고 내가 경상도 사람이라고 놀리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고. 기분이 그렇게 나쁠 수가 없었습니다.” 이후 그는 전라도 목포가 고향인 친구로부터 “학생들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너는 수업 빼먹고 빠구리쳐본 적 한 번도 없냐? 나도 대학 다닐 때 빠구리 꽤나 쳤는데.”라는 말을 듣고 전라도 사투리에서 ‘빠구리’는 ‘학교나 직장을 몰래 빠져나온다.’ 다시 말해 ‘땡땡이’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물론 이제는 전라도에서도 그 말을 쓰지 않는다. 전라도가 고향인 회사원 강모(33)씨는 중학교 때 사투리 때문에 오해를 받아 봉변을 당할 뻔한 적이 있다. 서울로 전학온 그는 갑자기 선배로부터 ‘버릇이 없다.’며 학교 뒤편으로 끌려 갔다. 강씨는 한참이 지나서야 그 선배가 왜 그렇게 노발대발했는지 알았다. 강씨는 부모나 가까운 친척, 형이나 누나들에게 무언가를 물어볼 때 “누나, 밥 먹었능가.” “아버지, 진지 잡능가.” 등의 식으로 물어봤는데 그 선배는 그것을 자신에게 반말을 한 것으로 오해를 한 것이다. 고등학교까지 서울에서 다니다가 경북지역 대학에 입학한 소모(25)씨는 경상도 사투리를 오해해 밤새 술을 마시게 된 적이 있다.“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학과 선후배들과 술자리를 하는데 피곤하고 하숙집에서 해야 할 일도 있어서 같은 하숙집을 쓰는 선배에게 그만 가보겠다고 했지요.” 그 선배는 소씨에게 “그래. 들어가자.”라고 답했다. 소씨는 같이 하숙집으로 돌아가자는 말로 알아듣고 선배가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 선배는 일어날 기미가 없어 결국 새벽까지 술을 마셔야만 했다. 소씨는 “그 선배가 말한 ‘들어가자.’는 나에게 ‘그래. 너 들어가라.’는 뜻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면서 “그 선배 입장에서는 ‘들어가라.’고 계속 말했는데도 들어가진 않고 ‘들어가겠다.’는 말만 계속하는 내가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인터넷 사투리 사전도 있다 말의 철자, 발음, 의미를 전달하는 책 ‘사전’에 사투리만 모아놓은 사투리 사전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표적인 것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오픈 백과’라 불리는 인터넷 사투리 사전이다. 기존의 사전과의 차이라면 전문가에 의해 가나다 순으로 체계적으로 집필돼 있는 것이 아니라 네티즌들의 ‘업데이트’에 의해 이뤄지지고 있는데, 상세한 풀이를 담고 있다. 네티즌들은 생활 속 사투리를 직접 올리고, 공감 정도에 따라 평점을 매긴다. 인터넷 사투리 사전에는 1만 3400여건의 사투리가 올라와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사투리 가운데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영예(?)의 1위는 뭘까. 바로 평점 134점을 받은 ‘천지빽가리’다. 이 말은 무엇이 정말 많을 때 과장되게 표현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하늘과 땅을 의미하는 ‘천지’와 벽성의 준말인 ‘벽’, 곡식과 땔감을 쌓은 더미인 ‘가리’가 합쳐 ‘하늘과 땅 사이에 곡식 더미가 성처럼 쌓여 있다.’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어원은 분명하지 않다. 2위는 평점 105점을 얻은 ‘신찬하다.’.‘품질이나 상태가 좋지 않다.’를 의미하는 전라도 사투리로 표준어인 ‘시원찮다.’와 발음이 유사하다.‘총각무’를 일컫는 강원도 사투리 ‘꼬달무’가 평점 92점으로 3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오두방종’의 경상도 사투리인 ‘녹띠방정’,‘말해줘도 모른다.’는 뜻의 제주도 사투리 ‘고랑몰라.’,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를 일컫는 전라도 사투리 ‘떡애기’ 등이 순위에 올랐다.‘쭉담’,‘깻대’,‘갈부랭이’,‘왁왁 이우다.’등도 인기 목록이다. 네티즌들은 이러한 의견에 리플을 달며 의견을 교환하기도 한다.‘이 말 우리 할머니한테 들어봤다.’,‘정말 재미있다.’는 공감어린 리플에서 ‘그것 외에도 다른 뜻으로 쓰인다.’,‘꼭 그런 의미는 아니다.’는 보충 설명까지 반응은 다양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해가 쉽도록 예문을 달아 놓기도 한다. 네티즌들은 사투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우리나라 각 지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한다. 인터넷 사투리 사전을 자주 이용하는 김모(26)씨는 “처음에는 재미로 이용하기 시작했지만, 다양한 지역의 사투리를 보면서 문화 이해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1) 땅끝~ 강진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1) 땅끝~ 강진

    서울신문의 기획 시리즈인 ‘다시 걷는 옛길-호남대로’가 영남대로에 이어 시작됐다. 전남의 해남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1000리 길을 답사하는 긴 여정이다. 길섶 곳곳에 스며 있는 선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쉬어도 가고, 뜀박질도 하면서 그들의 삶을 엿본다. 지금, 대부분의 옛길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도로 개발 등에 편입된 곳이 많다. 길이란 교통로 역할뿐아니라 고장의 문물, 풍속을 전파하는 정보의 소통로이다. 호남의 옛길도 ‘남도 해양문화’를 한양에 실어나르는 역할을 했다. 때로는 왜구의 침략로로, 어떤 때에는 귀양길로 이용됐다. 호남길을 따라 걸으며 길의 역사와 선인들의 삶의 자취를 천착(穿鑿)해 본다. 호남의 땅끝에서 한양에 이르는 1000리 길의 호남 시발지는 전남 해남땅 관두포항과 강진 마량항으로 보면 크게 무리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이들 일대의 길이 군사적 목적으로 개설된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신라시대∼고려∼조선시대를 잇는 세월 동안 왜구 등의 침탈(侵奪)을 막기 위해 해안선에 진(鎭)과 영(營)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해남과 마량항은 제주로 가는 뭍의 마지막 지점으로,‘제주로’라고도 불렸다. 조정은 이 길을 통해 관리들을 귀양보내거나, 임지에 파견하고 군사를 이동시켰다. 제주 사람들이 범선으로 육지에 도착해 과거를 보거나 장사를 하기 위해 한양길에 오르는 길이었다. 땅끝 해안가에 살던 선인들도 마찬가지로 이 길을 이용했다. 머나먼 여정 속에 머무는 길목에는 자연스레 역(驛)과 원(院)이 생겨났다. ●관두포는 관로(官路) 전남 해남군 화산면 관동리(관두포)와 북평면 이진마을은 한양에서 내려오는 마지막 지점이자 한양에 오르는 첫 길이었다. 이진과 관두포에서 각각 북쪽(한양)으로 출발한 길은 강진군 성전에서 다시 만난다. 관두포는 조선시대 제주로 향하는 관청 ‘물목’이었다.1653년 제주에 표류한 네덜란드 하멜 일행 36명이 이듬해 관두포를 거쳐 한양으로 압송됐다. 이 마을 오른쪽에 솟아 있는 관두산은 해발 178m에 불과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여수 돌산에서 한양에 이르는 봉수터로 쓰였다. 마을 노인정에서 만난 채남두(76)씨는 “마을 안쪽에 ‘관터’와 ‘영터’가 있었다.”며 “지금은 그 자리에 김 가공공장과 집들이 들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관두산 아래 평지를 ‘몰돌지’라고 부른다.”며 “이는 제주 방언인 말(몰)을 돌리는 공간으로 사용된 흔적”이라고 추정했다. 이 마을 사람들은 “해남읍에서 관두포를 향해 ‘관머리’(관두)를 세번 외치면 무서운 학질도 떨어진다.”는 말이 전해온다고 했다. 관청과 군영의 ‘위세’가 선인들의 삶을 얼마나 고달프게 했는가를 짐작케 한다. 한때 관리와 군졸, 짐꾼·상인들로 북적였던 관동마을은 지금 한적한 농어촌으로 변했다. ●한양 향한 옛길 따라 호남길 시발지인 관두포를 뒤로 하고 국도 13호선을 따라 완도 쪽으로 8㎞쯤 가다 보면 현산면 하구시 마을이 나온다.‘구시 저수지’ 뒤쪽으론 고산 윤선도가 54세(1640년)부터 9년간 머물렸던 금쇄동(金鎖洞) 산장이 자리하고 있다. 고산은 이곳에 터를 잡아 ‘회심당’이란 집을 짓고,‘산중신곡’이란 시조를 읊었다. 지금은 고산의 묘소와 윤씨 제각(祭閣)만 방치돼 있다. 호남길은 13호선을 따라 하구시 바로 아래쪽 고현마을로 이어진다. 고려시대 때 해남현 관아였던 현산면 고현에서 서울을 가려면 ‘오도재’란 대둔사 골짜기를 넘어야 했다. 지금은 지방도가 뚫려 있다. 그러나 길은 오도재 8부 능선인 덕흥리에서 끊기고, 이 재(고개)를 넘어 대둔사 계곡에 도착하려면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이 고개를 넘던 관리들은 삼산면 평활리에 있던 녹산역에서 말을 공급받았다. 이곳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은 지금의 해남읍을 거치지 않고 바로 옥천면 백호리∼송산리를 거쳐 계곡면 별진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강진군 성전으로 빠져나간다. 옛 지리지에는 해남에서 북행하는 첫 역참(驛站)은 별진역이고 북으로 30리 거리에 있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일제의 행정구역 개편때 ‘별진’이 ‘성진’으로 이름이 바뀌어 계곡면 소재지가 되면서 별진역 터를 확인할 길이 없다. 주민들은 “이 역을 지나간 관리들이나 찰방(조선 때 역참 일을 맡던 외직 문관 벼슬) 송덕비 10여개가 마을앞 거리에 서 있었으나 1970년대 새마을운동 사업 때 모두 없어졌다.”고 증언했다. ●또다른 출발지 이진항 관두포항이 관리들이 주로 이용한 ‘관로’ 였다면 이진항은 민·관이 두루 활용했다. 이진마을은 해남군 북평면 남창리 바로 건너편이다. 이곳은 강진 마량항에서 고마도를 지나 완도와 해협을 이루는 길목으로 통한다. 이진 역시 수군만호가 주둔했던 주요 군사 거점의 하나이다. 이곳은 성을 쌓는 데 제주사람이 동원될 만큼 한양∼제주를 오가는 주요 길목이었다. 이곳에서 시작하는 호남길은 강진군 신전·도암면과 강진읍을 거쳐 성전·영암 등 북쪽으로 이어진다. 성전은 해남읍과 강진 방면에서 각각 올라오는 길이 만나는 지점으로, 석제원(石梯院)이란 나그네 쉼터가 있었다. 이진∼강진읍에 이르는 옛길은 지방도 813호선으로 포장된 신작로로 변했다. 지금은 옛길임을 짐작할 만한 표지나 건물터를 찾기 어렵다. 도암면 소재지에서 북쪽으로 2㎞쯤 가다 보면 바위를 깎아지른 듯한 석문산이 앞을 가로막는다. 석문교 오른쪽으로 다산초당과 백련사로 이어지는 길이 나 있다. 석문협곡에 들어서면 절리를 이룬 바위덩이가 무너져내릴 듯 자리한다. 이 길은 옛 강진 읍성을 지나 최근 확·포장된 2번 국도와 나란히 성전으로 이어진다. 이 도로는 구한말 일본 경찰에 붙잡힌 항일 의병들이 강제 동원돼 건설된 구간으로 알려져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다산 18년간 머물며 불후의 저작 남겨땅끝마을∼한양간의 옛길 시발지는 ‘귀양길의 끝자락’이다. 전라도의 해안가 고을은 귀양지였거나 섬 귀양지인 제주로 향하던 길목이었다. 각종 문헌에서는 강진과 제주, 해남, 진도 등이 귀양지로 자주 등장한다. 강진군 도암면에는 다산초당이 있다.1801년(순조 1년) 정치적 사건에 휘말린 다산 정약용은 형인 정약전과 호남 옛길을 따라 나주까지 귀양길을 동행한다. 형과 헤어진 다산은 영암∼풀치재∼성전(석제원)을 거쳐 강진으로 들어오고 정약전은 나주에서 흑산도로 유배된다. 다산은 강진에서 18년간 머물면서 목민심서 등 불후의 저작을 남겼다. 강진읍의 남강서원은 송시열(1607∼1689년)을 모시고 있다. 송시열이 1689년 강진항을 통해 제주로 귀양가던 길에 바람이 불어 백련사에 잠시 머물 때 강론한 것을 기념해 세운 서원이다. 해남읍 연동리의 녹우당은 고산 윤선도(1587∼1674년)가 1640년 영덕 유배 생활을 마치고 은둔 생활을 했던 곳이다. 그는 완도, 보길도와 해남을 오가며 시조문학의 백미로 치는 어부사시사·오우가 등을 저술했다. 이들 조선시대의 관리는 한양땅에서 출발, 호남 옛길을 따라 전라도 벽지와 제주로 향했다. 이 때문에 문학과 그림 등 선현들의 수많은 저서가 호남대로의 끝자락에서 탄생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금발’ 사내의 가슴아픈 한국사랑

    “북한에서는 저에게 CIA가 아니냐고 하고, 남한에서는 빨갱이라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도대체 왜 한국인들하고 사느냐고 묻지요. 북한에서는 핵무기 만들고, 남한에서는 밤낮 반미 시위를 하는데 말이죠. 그럴 때는 무인도에 가고 싶었습니다.” EBS ‘시대의 초상’은 26일 오후 10시50분 ‘당신들의 미국, 나의 한국-인요한’을 방송한다.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전라도 순천 촌놈’ 바로 그 사람이다. 인요한은 세브란스 병원 외국인 진료소장이다. 그를 처음 만난 사람들은 두번 놀란다.190cm의 큰 키와 육중한 몸집에 놀라고, 푸른 눈에 금발의 사내가 내뱉는 질펀한 전라도 사투리에 한번 더 놀란다. 그의 본래 이름은 린튼 존. 전라도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미국인이다. 1980년 5월26일. 광주에서는 내외신 기자와 광주 시민군 사이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자 회견이 열렸다. 당시 연세대 의대 1학년생였던 인요한은 통역을 맡았다. 이날 광주에서 보낸 단 하루 때문에 주한미국대사관은 한국을 떠나라는 명령을 통지했다. 떠나면 간단한 일이었지만 인요한은 한국에 남아 2년 동안이나 중앙정보부의 감시를 받았다. 그는 외국인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문무대’에서 대학생 병영훈련도 받는 기록도 세웠다. 1997년, 인요한은 북한 곳곳에서 북한 사람들을 만났다. 인요한의 가족이 설립한 북한 지원 단체인 ‘유진벨 재단’에 북한이 공식적으로 결핵 퇴치 사업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인요한은 외부인에게 좀처럼 개방되지 않는 북한에서 의료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인요한이 만난 북한은 어떤 곳일까? 아침에 두만강을 보고, 점심때 백두산 보고, 저녁에 압록강을 보았던 인요한의 북한 이야기도 펼쳐진다.‘한국 말 잘하는 백인’으로만 취급하는 사람들 속에서 인요한이 겪었던 가슴 아픈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우리동네 맛집] 응암동 ‘오두막’

    [우리동네 맛집] 응암동 ‘오두막’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구수한 장 냄새가 코끝에 감긴다. 마당 장독대에 있는 10여개의 커다란 장독에서 된장, 간장, 고추장이 익어가는 냄새다. 메주를 쑤는 그을린 아궁이는 정겨움을 더한다. 노재동 은평구청장이 추천하는 응암동의 토속한식집 ‘오두막’의 풍경이다. 주인이 직접 담그는 장맛이 뛰어나 노 구청장이 ‘된장찌개’하면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올린다는 집이다.1980년대 초반에 문을 연 뒤 꾸준히 장맛을 지켜와 구청과 구의회 사람들이 단골로 손꼽는 곳이기도 하다. 2층 주택을 개조한 실내나 상차림이 모두 깔끔하다.10여가지의 반찬이 넘치지 않고 단정하게 담겨 있어 보는 것만으로 식욕을 돋운다. 맛깔스러운 전라도 음식맛을 그대로 녹여내 담백하고 감칠맛이 난다. 뚝배기에 바글바글 끓여 나오는 된장찌개 안에는 애호박, 무, 버섯 등 재료들이 큼직큼직하게 들어차 있다. 구수하고 시원한 된장찌개 국물과 적당히 익어 있는 재료들의 씹는 맛에 밥 한 공기를 금세 비운다. 진한 고추장의 맛을 즐기려면 육회비빔밥이 좋다. 손 큰 주인장은 커다란 놋그릇에 야채를 푸짐하게 담아 준다. 밥 한 공기, 고추장 두 숟가락을 넣고 이리저리 뒤섞은 비빔밥은 풋풋한 야채맛과 장맛을 느끼는 재미에 뚝딱 사라진다. 미리 밥 양을 조절하지 않으면 과식할 수도 있겠다. 육회를 좋아하지 않으면 주문할 때 고기를 익혀 달라고 말하면 된다. 음식을 직접 챙겨야 직성이 풀려 주방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이원옥(62) 사장은 “제대로 빚은 장맛에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진다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장류와 젓갈류를 직접 담그고 야채는 농장과 직거래하는 최상품만 사용한다.”고 말했다. 술안주에 좋은 홍어찜은 삭힌 맛이 그리 강하지 않아 처음 맛보는 사람에게도 부담이 적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토요영화]

    ●가문의 영광(KBS2 밤 12시35분) 스트레스가 쌓일 땐 집에서 코미디 영화 한 편 보며 맥주 한 잔 들이켜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여기 ‘대국민 스트레스 해소용´ 영화라 불러도 좋을 작품이 있으니 바로 ‘가문의 영광’시리즈다. 정흥순 감독, 정준호·김정은 주연의 ‘가문의 영광’은 ‘주먹계의 전설’로 통하는 집안의 딸과 서울대 법대 출신 벤처기업 CEO의 좌충우돌 결혼기를 다룬 코미디다.2002년 개봉 당시 전국적으로 5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최고의 히트작으로 떠올랐다. 그해 흥행몰이에 성공했던 영화 ‘집으로’가 세운 405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돈과 권력의 방석 위에 앉아 남부러울 것이 없는 호남주먹계의 신화 ‘3J’가문의 유일한 콤플렉스는 학력. 이런 3J가는 ‘가방끈 긴’ 사위를 보는 것이 지상 최대의 목표다. 이들은 딸 진경(김정은)을 학벌이 좋은 남자와 결혼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에 골몰한다. 한편 서울대 법대 출신 대서(정준호)는 테헤란밸리에서 벤처 기업을 운영하는 유망한 CEO. 어느날 대서는 침대에서 눈을 뜨자마자 자기 옆에 어떤 여자가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하다. 그 여자는 바로 진경. 아무것도 모르는 채 하룻밤을 같이 보낸 둘은 황망해한다. 그리고 대서는 곧 진경의 세 오빠 ‘공갈협박브라더스(유동근·성지루·박상욱)’로부터 “진경과 결혼하라.”는 협박을 듣게 된다. 공갈협박브라더스의 ‘진경과 대서 결혼시키기’ 작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내용은 진부하고 유치하기 그지없지만, 주·조연 배우들의 살아 있는 코믹 연기가 이 영화를 볼 만한 것으로 만들었다. 김정은이 전라도 사투리 연기를 하고 ‘나 항상 그대를’을 직접 부르는 등 열연을 했으며, 사극으로 권위있는 권력자의 이미지를 쌓아 왔던 유동근은 철저하게 망가진다. 정준호는 이 영화를 찍은 뒤 코믹한 CF에 단골 손님으로 초빙받기에 이르렀을 정도다. 전체적으로 ‘조폭 코미디’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일상에 지친 마음을 위로하기에 딱 맞는 유쾌한 영화다.115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맛도 가격도 금값 꽃게요리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맛도 가격도 금값 꽃게요리

    4∼6월은 꽃게가 가장 맛있는 시기이다. 꽃게는 십각목 꽃게과의 갑각류인데, 낮에는 모래 속에 숨어 있다가 밤에 먹이를 잡아먹는다. 맛은 6월의 암게를 최고로 치며,7∼8월은 금어기이다. 요즘에는 꽃게철이 왔어도 꽃게를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꽃게값이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연평도에서 잡히는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에 비해 10분의1 수준으로 줄었고, 국내산 꽃게는 아예 씨가 마른 실정이라고 한다. 꽃게 품귀 현상은 중국 어선의 싹쓸이 조업과 함께 서해안 꽃게 산지의 서식환경이 나빠진 탓이라 한다. 도매가격도 작년보다 2배 이상 올랐다 하니 제철 맞은 국내산 꽃게를 맛보기가 어려워졌다. 게는 맛이 좋고 지방이 적어 담백하므로 오래전부터 식용으로 각광받아왔다.‘규합총서’에는 게의 보관법, 게장 담그는 법, 게 굽는 법, 게찜 만드는 법 등이 소개되어 있고, 게의 금식(禁食)에 관한 주의사항도 적혀 있다. 꽃게는 찜, 탕, 게장 등으로 조리하며, 게장은 6월에 알이 찬 암게로 담근 것을 최고로 친다. 껍데기에는 아스타산틴이라는 물질이 있어 단백질과 결합하여 다양한 색을 내는데, 가열하면 결합이 끊어져 본래의 색인 붉은색을 나타내기 때문에 삶으면 껍질이 붉은색을 띠게 된다. 게의 단백질은 류신, 아르기닌, 타이로신 등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어서 성장기의 어린이에게 좋고 병의 회복기의 사람에게도 매우 좋은 식품이다. 게에 들어 있는 글루타민산을 비롯하여 글리신, 아르기닌, 구아닌산 등의 아미노산 성분이 게 특유의 향과 감칠맛을 낸다. 또한 게에는 간장과 심장을 강화시키는 타우린이 많은 경우엔 450㎎까지 들어 있어서 성인병 예방에 매우 유용하다. 다만 콜레스테롤의 함량이 다소 높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고지혈증이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은 먹는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싱싱한 꽃게는 잘 씻어 된장을 풀고 담백하게 탕을 끓여도 맛있고, 간장을 부어 게장을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 게장은 반드시 살아 있는 싱싱한 게로 담가야 한다. 싱싱하지 않으면 비리고 풀어져서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잘 닦은 게를 항아리에 담고 소금을 뿌려 절이고, 솥이나 냄비에 곱게 채 썬 파·마늘·생강·설탕·참기름·진간장을 붓고 실고추를 약간 뿌려서 끓인다. 항아리에 절여 놓은 게를 적당한 그릇에 옮겨 담고 양념간장을 끓여 붓기를 3∼4회 반복하면 마지막에 부은 간장이 식을 때쯤에는 먹을 수 있게 된다. 끓인 간장을 식혀서 부으면 2주일 후에는 먹을 수 있다. 절인 게에 부을 양념간장을 끓일 때 쇠고기를 다져서 넣으면 더욱 감칠맛이 난다. 게감정은 게의 살을 발라 쇠고기, 숙주, 두부를 한데 섞어 다지고 양념한 후 게딱지 속에 채워 밀가루와 계란을 입혀 번철에 지진 후 냄비에 고추장과 된장을 풀어 야채와 함께 끓여내는 음식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전주식당’은 전라도 출신의 여주인이 내는 맛깔스러운 음식으로 유명한 곳이다. 간장게장이 특히 유명한데, 직접 담근 간장에 진하게 우려낸 황태 육수를 섞어 게장을 담그는 것이 짜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달큼하면서도 짭조름한 간장 맛의 뒤끝에 살짝 우러나는 생강향이 게장의 맛을 더욱 개운하게 만든다. 게를 오래 삭히지 않으므로 게 살이 탱탱하고 신선하다. 조미료를 쓰지 않아 맛이 담백하고, 간장만 밥에 비벼 먹어도 맛있다. 잘 발라져 나오는 게딱지에 밥을 넣고 슥슥 비벼 먹으면 그 맛이 일품. 진부령 황태를 사용하는 황태탕도 맛이 담백하고 구수하다. 콩나물과 보드라운 황태살이 넉넉히 들어 있는 황태탕에 새우젓을 넣어 먹으면 더 시원하다.02)543-3321. 간장게장정식 2만 5000원. 꽃게탕 4만 5000원, 황태탕 5000원.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 [열린세상] 두 대통령의 철선과 침목/김종배 시사평론가

    [열린세상] 두 대통령의 철선과 침목/김종배 시사평론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계를 은퇴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적을 정리했다. 그런 두 사람이 현실정치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사생결단의 각오로 대통합 또는 선거연합을 이루라고 주문하고, 노 대통령은 통합의 원칙과 대의를 강조한다. 엇갈리는 것처럼 보인다.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 회귀 반대를 원칙과 대의의 첫째 항목으로 강조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전라도 사람들이 노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준 점을 들어 지역주의는 없다고 주장한다. 정책을 두고도 다른 말을 한다. 김 전 대통령은 8·15 이전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려야 하고, 북한에 쌀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노 대통령은 북한이 2·13합의 초기조치 이행 정도를 봐가며 남북관계의 속도를 조절할 참이다. 그래서 쌀 지원을 유보했다. 이런 엇갈림 현상에 주목한 이들이 구도를 그린다.‘김대중 노선’과 ‘노무현 노선’을 운위한다. 두 노선이 대립관계를 형성하면서 범여권 통합을 어렵게 한다고 진단한다. 정말 그럴까? 노선 대립을 진단하는 시각이 몇 가지 현상에 근거한 것이라면 반박사례로 활용될 현상 또한 널려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은 요즘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동교동 문턱을 넘나들고 있다. 눈길을 끈다. 동교동 초인종을 누르는 사람 중에는 ‘친노’로 분류되는 사람도 어김없이 끼어 있다.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김혁규 의원 등이다. 동교동 인근에서의 만남도 포착되고 있다. 동교동계의 좌장이었던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은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와 골프회동을 가졌고,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노 대통령의 측근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만났다. 두 선이 나란히 달리면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평행선이 되지만 그 두 선을 침목이 받치면 철길이 된다. 두 철선이 나란히 달리는 것도 현상이지만 침목 깔기로 해석될 모습이 나타나는 것도 현상이다. 지금은 속단할 단계가 아니다. 관건은 ‘가치’다. 김 전 대통령이 현실 정치에 깊숙이 개입하는 이유는 절박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최대 업적인 햇볕정책이 좌초돼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이 햇볕정책 계승 정권을 갈구한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 개입에 대해 동교동 스스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확고부동한 신념이란 맥락에서 봐 달라.”고 말할 정도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개입이 지난해 말 북한의 핵 실험 이후 가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놓칠 수 없다. 노 대통령의 정치개입이 참여정부의 성과 지키기 차원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노무현 때리기’를 제어함으로써 참여정부의 공과를 정당하게 평가받고자 한다.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대통령의 측근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겠다며 ‘참여정부 평가포럼’을 만드는 모습에 이런 기대감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두 사람 모두 절박하다. 절박하기 때문에 ‘최선’이 안 되면 ‘차선’이라도 택할 동기가 있다. 좋아서가 아니라 미워도 손잡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두 사람으로선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자신들의 가치가 어떻게 평가될지는 물을 필요조차 없는 일이다.‘가치’가 끄는 힘이라면 ‘한계’는 미는 힘이다.‘친노’를 배제한 대통합 또는 선거연합이 어떤 결과를 빚을지는 자명하다.‘이인제 효과’ 없는 DJP연합과 비슷하다.‘친노’만의 정치세력화가 하릴없는 짓이라는 것 또한 분명하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영남 지역주의’로 흐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두 사람이 대립하는 듯 있지만 결합할 조짐도 있다. 지금은 그런 단계다. 어떻게 될지는 공학의 문제다. 하지만 어떻게 볼 것인지는 태도의 문제다. 국민으로선 태도를 정하면 그만이다. 두 사람의 정치개입과 지키고자 하는 ‘가치’에 대해, 그리고 두 사람의 ‘가치’가 버무려져 만들어질 ‘가치’에 대해 태도를 결정하면 될 일이다. 김종배 시사평론가
  • DJ ‘수위 높이는 훈수정치’ 논란

    DJ ‘수위 높이는 훈수정치’ 논란

    “물러난 정치인이 나서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최근 범여권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 한 얘기다. 자신을 겨냥한 ‘훈수정치’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그의 ‘훈수정치’는 쉬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단일정당을 구성해야 한다. 안 되면 연합체라도 구성해야 한다. 이도저도 안 되면 대선은 해보나 마나다.”라고 말하는 등 범여권 통합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급기야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간 공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단일 정당 혹은 연합체 구성 주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난 26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그는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은 이미 지방을 다니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쪽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국민과 접촉이 안 되는 것이 문제”라며 통합에 대해 원론적 수준을 뛰어넘는 발언을 했다.“사생결단을 해서라도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지난 25일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국민은 대선에서 여야 일대일 대결을 바라고 있다.”고 말한 것 이상으로 현실정치에 깊숙이 다가서는 모습이다. 또 김 전 대통령은 정 전 의장에게 “전라도 사람들은 나보다도 노무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줬는데 지역감정이 있었다면 과연 그렇게 했겠느냐.”면서 “지역주의를 한 사람이 지역주의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노 대통령을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반드시 해야 한다.”는 수준을 넘어 “정상회담은 8·15를 넘기면 어려워진다.”고 말해 마지노선까지 제시했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들에 대한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정 전 의장의 우려에 김 전 대통령은 “상대가 없이 혼자서 주먹을 휘두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의 ‘잃어버린 10년’ 주장에 대응이라도 하듯 “지난 10년은 민주주의·경제·남북관계를 되찾은 10년”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한마디로 노 대통령에게 대통합을 지역주의로 보는 태도를 버리고 함께 가야 한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햇볕정책의 지속성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양자구도를 주문하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국민 염원을 무시하는 훈수정치를 중단하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나경원 대변인은 27일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뒷골목 주먹질에 비유하는 것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면서 “무망한 권력다툼에 개입하지 않는 사심 없는 국가원로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열린우리당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이규의 부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의 말씀을 ‘뒷골목 주먹질’이라고 폄훼한 것은 오만한 발언”이라며 나 대변인의 사과를 촉구했다. 나길회 박창규기자 kkirina@seoul.co.kr
  •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 시급”

    수도권 팽창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과 경제공동체 구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동남권 신국제공항 추진 대토론회에서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이제는 국가간 못지않게 대도시간 경쟁하는 시대가 초래되고 있다.”며 “대구, 부산, 울산, 창원, 포항, 구미 등 동남권 도시간 협력체계 강화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홍 원장은 “2020년이면 전 국토는 전라도 서해안과 충청·강원을 흡수한 광역수도권과 영남의 동남권 그리고 제주도로 구분되는 체제로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동남권 경제공동체 구축, 동남권 개발청 설립, 동남권 신국제공항 건설 등을 구심점으로 하는 경제공동체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제발표를 한 홍석진(인천대 동북아 물류대학원) 교수는 “김해, 대구, 포항, 사천 등 동남권에 있는 공항들은 대부분 군 시설물을 활용하고 있어 국제공항으로는 부적절하다.“며 “동남권 신국제공항은 동남권의 세계화를 이끌 대표공항으로 건설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에 나선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 시민연대 상임의장은 “동남권 신공항은 빠른 시일 내에 착공해야 한다.”며 “대선후보들의 공약에 이 문제가 분명히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부산, 대구, 울산, 창원, 포항, 구미 등 6개 지역 대표 200여명이 참석했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김규리 로맨틱 코미디 영화 ‘마이 달링 FBI’ 캐스팅

    배우 김규리(28)가 오는 18일 청주에서 크랭크인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마이 달링 FBI’(감독 이인수)에 캐스팅됐다. 김규리는 여주인공인 미국 유학생 미미 역을 맡는다.FBI 요원인 남자가 자신에게 구혼하기 위해 전라도 고향마을까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에 대해 열연을 할 예정이다.
  • ‘자네’ 변했군… 전라도 호칭 남성들만 주로 사용해

    2인칭 대명사인 ‘자네’란 호칭이 전남(광주 포함) 지역에서는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부르거나 부부간 호칭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 호칭은 다른 지역에서는 ‘하대’의 의미로 쓰이면서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부르거나 호칭할 때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지역 사람들이 타 지역에서 사용할 때 종종 오해를 받기도 한다. 전라도 방언 속의 ‘자네’란 호칭을 사회 언어학적으로 규명하는 학술 세미나가 열려 관심을 끌고 있다. 조선대 강희숙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11일 이 학교에서 열리는 ‘전남 방언 여성 호칭어 연구’ 학술세미나에서 ‘전남방언 2인칭 대명사 자네의 용법’을 발표할 예정이다. 강 교수는 전남지역 토박이 100명을 대상으로 ‘자네’란 호칭의 사용 계층과 빈도, 이 말의 변화 추이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남성이 남성을 대상으로 ‘자네’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았고, 나이가 적은 사람이 많은 사람을 호칭할 때 쓰는 경우는 주로 40대 이상에서 나타났다. 40대 이하에서는 하위자가 상위자에게 ‘자네’란 호칭을 쓰는 사례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자신보다 나이는 많지만 다정함을 표현하는 의미로 가까운 사람이나 친척 사이에 흔히 사용되던 ‘자네’란 호칭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부간은 아내가 남편을 호칭하는 것보다 남편이 아내에게 사용하는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60대 이상 여성들은 ‘자네’란 호칭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서로 비슷한 사이나 ‘상위자→하위자’의 상황에서 쓰이는 ‘자네’는 20대보다는 30대가 넘어서야 일반적인 호칭으로 선택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자네’의 사용은 대졸 이상보다는 고졸 이하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 더 높은 빈도로 사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강 교수는 “전라도 방언에서 ‘자네’란 호칭은 매우 다양한 사회적 관계에서 여러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2인칭 대명사와 같은 국어 호칭어 연구에서는 이같은 방언적 특성에 대한 면밀한 기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서울 4色 탐험-밤 스케치] (5) 압구정·청담동 먹자거리

    [서울 4色 탐험-밤 스케치] (5) 압구정·청담동 먹자거리

    서울은 밤이 맛난 도시다. 아무리 늦은 시간이라도 진수성찬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즐비하다. 신사동 간장게장 골목, 교대 곱창 골목, 남대문 갈치 골목, 장충동 족발거리, 홍대 소금구이 골목…. 수많은 사람들이 새벽까지 북적이며 술과 음식, 분위기를 즐긴다. ●오렌지빛 넘치는 젊은 포장마차 압구정동, 청담동 먹자거리에 위치한 ‘주주(JUJU)포장마차’와 ‘새벽집’은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많아 유명하다. 학동사거리 주주포장마차의 볼거리는 연예인이다. 많은 연예인들이 살인적인 스케줄을 마치고 이곳에서 스트레스를 풀기 때문이다. 9일 새벽 1시에 찾은 주주포장마차. 오렌지빛이 넘쳐났다. 간판도, 실내장식도, 종업원이 입고 있는 티셔츠도 모두 그랬다. 실내공간은 넓었다. 테이블 35개가 여유있게 놓였고 중앙에는 대형 텔레비전이 달려 있었다. 텔레비전 뒤로는 주방이 펼쳐지는데 홀에서 훤히 보였다. 빨간색 플라스틱 의자에는 귀여운 방석이 손님을 기다렸다. 평일이라 그런지 손님은 많지 않았다. 종업원이 “주말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만취한 손님이 한 명도 없다는 것. 술자리 마지막에 거하게 취해 들르는 광화문 포장마차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게다가 절반 이상은 여자였다. 여자끼리 앉아서 소주잔을 기울이는 테이블도 여럿 보였다.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은 보이지 않았지만 키 크고 예쁜 여자들은 많았다. 가만 보니 연예인 사진이나 사인도 벽에 걸려 있지 않았다. 연예인이 많이 온다는 것은 헛소문인가. “수많은 연예인이 제집 드나들듯 오는데 누구 사진은 붙이고, 누구 사진은 붙이지 않을 수 있나. 그래서 아무것도 붙이지 않았지.” 주인아주머니의 설명이다. 다만 주인장이 축구 마니아라 박지성·홍명보 등의 사진과 사인만 카운터 한쪽을 장식하고 있다. 안주는 40여종으로 다양했다. 가격은 만만치 않았다. 마른안주는 1만 2000원, 부침류는 1만∼1만 5000원, 탕류는 1만 2000∼3만원이었다. 특히 주주특선요리는 닭다리살카페(1만 8000원)·안삼다라끼(1만 8000원)·소시지 감자카레(1만 8000원) 등 창조성이 돋보였다. ●남녀노소 즐겨찾는 24시간 고기집 청담1동 엘루이호텔 옆 골목에 있는 새벽집은 24시간 영업하는 고기집이다. 전라도 광주에서 올라온 한우암소라 값이 비싸다. 꽃등심 4만 6000원, 샤부샤부 2만 5000원. 부가세는 별도. 해장에는 된장찌게(6000원), 따로국밥(6000원), 육회비빔밥(7000원)이 제격이다. 새벽 2시가 지나도 손님은 줄지 않았다. 고기안주로 술잔을 기울이는 직장인부터, 음주가무를 즐기다 속을 풀려고 찾은 젊은이까지 다양했다. 이 집의 볼거리는 완전 공개된 부엌. 우선 주인아주머니가 카운터 바로 옆에서 쉴새없이 칼날을 돌려 분홍색 쇠고기를 큼직큼직하게 썬다. 그 소리가 처음에는 섬뜩하지만, 지켜볼수록 흥미롭다. 화장실 가는 길도 부엌을 가로지른다. 음식을 조리하는 곳에서 설거지하는 곳까지 손님과 종업원이 뒤엉켜 움직인다. 서울은 24시간 잠들지 않는다. 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영암 월출산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영암 월출산

    평지의 저편에서 바라보는 월출산은 더할 나위 없이 강파르다. 인내나 포용 따위와는 함께 할 수 없음을, 산은 제왕의 권좌처럼 거칠 것 없이 솟아오른 능선으로 말한다. 낮게 깔려 있는 평야의 중앙, 산은 하늘을 향해 비수라도 들이대듯이 홀로 솟구쳐 있다. 그러나 산은 그렇게 생뚱맞게 홀로 솟구친 것이 아니다. 넓은 평야가 땅 밑으로 힘을 모아 이곳에 이르러 하늘을 향해 힘차게 치받아 오른 것. 이 땅의 지심(地心)이 월출산을 만들었다. 달뜨는 산 월출산의 원래 이름은 ‘달나산’. 달을 낳는 산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신라 때는 월내악, 고려 때는 월생산(月生山)이라 했다. 이 산의 북쪽과 서쪽 발치에 사는 영암 사람들에게 달은 언제나 사자봉, 매봉, 천황봉, 구정봉, 향로봉이 불꽃처럼 솟아오른 ‘달나산’ 위로 떠오른다. 1988년 스무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월출산은 전라남도 영암군과 강진군에 접해 있다.812.8m의 낮은 높이에도 불구하고 영암벌 들판 한가운데 웅장하게 솟구쳐 있는 모습 때문에 예로부터 신령한 산으로 추앙받았다.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적은 면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 설악산, 금강산, 북한산, 속리산 등 여러 명산의 절경을 한데 모아 놓은 것 같은 다양한 풍광을 간직하고 있다. 국보 13호 극락보전이 있는 무위사, 국보 50호 해탈문이 있는 도갑사, 구정봉 밑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애여래좌상(국보 144호) 등의 문화재도 월출산의 자랑이다. 봄에는 도갑사 입구의 벚꽃길이 아름답고, 여름철에는 금릉경포대 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다. 특히 가을 월출산은 호남의 금강산이란 별명처럼 기암괴석과 단풍이 어우러져 사랑을 받는다. 미왕재 주변 억새밭과 겨울철 상고대 핀 산도 빼놓을 수 없는 비경이다.‘천황사∼구름다리∼천황봉∼바람재∼구정봉∼억새밭∼도갑사’ 코스는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뻗은 월출산의 주능선을 밟는 대표적인 종주 코스다. 천황사에서 도갑사 쪽으로 가는 방향이 조망도 뛰어나고, 문화재관람료도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곳으로 산을 오른다. 천황사에서 구름다리까지는 오름길이 가파르다. 그리고 가파른 오름 길마다 급경사의 쇠사다리가 놓여 있다. 통천문을 통과해 오르는 천황봉 정상은 넓은 암반으로 되어 있고 조망이 좋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쉰다. 그러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정상부는 어느 산이나 빨리 지나가는 게 예의다. 천황봉에서 내려가는 길 곳곳에 전망 좋은 바위 쉼터가 있으므로 좀 더 다리품을 판 뒤에 쉬는 것이 좋다. 통천문 오르기 직전과 천황봉 아래 남근바위 지나 있는 바람재에서 금릉 경포대 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다. 바람재를 지나면 베틀굴을 가기 직전에 구정봉으로 올라가는 길과 곧장 향로봉 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뉜다. 오랜 시간 오르내리기를 반복해 힘이 빠질 즈음이지만 월출산에서 베틀굴과 구정봉을 보지 않는 것은 후회할 일이다. 구정봉 아래 마애여래 좌상을 보려면 500m 정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한다. 억새밭이 아름다운 미왕재까지는 편안한 내리막길이다. 이곳에서 도갑사까지는 계곡을 따라 걸어 내려간다. 총 산행시간은 7시간 정도 걸린다. 글 이영준 김도훈(월간 MOUNTAIN기자) # 여행정보 영암의 유명한 음식으로는 갈낙탕을 들 수 있다. 전라도 한우와 개펄에서 잡은 낙지로 만든 탕인데, 영암의 별미로 꼽힌다. 영양탕을 대신할 만큼 건강식으로까지 평가받고 있으며 맛이 진하다. 학산면 독천리에 갈낙탕과 세발낙지 음식점이 많으며 영암군은 앞으로 이 지역을 낙지거리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갈낙탕으로 유명한 집은 독천식당 064)472-4222, 영명식당 472-4027 등이 있다. 하눌타리가든에서는 생오리 소금구이와 토종닭 양념불고기와 닭육회를 맛볼 수 있으며 식사 후 나오는 흑임자죽 맛이 일품이다.
  •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영암 월출산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영암 월출산

    평지의 저편에서 바라보는 월출산은 더할 나위 없이 강파르다. 인내나 포용 따위와는 함께 할 수 없음을, 산은 제왕의 권좌처럼 거칠 것 없이 솟아오른 능선으로 말한다. 낮게 깔려 있는 평야의 중앙, 산은 하늘을 향해 비수라도 들이대듯이 홀로 솟구쳐 있다. 그러나 산은 그렇게 생뚱맞게 홀로 솟구친 것이 아니다. 넓은 평야가 땅 밑으로 힘을 모아 이곳에 이르러 하늘을 향해 힘차게 치받아 오른 것. 이 땅의 지심(地心)이 월출산을 만들었다. 달뜨는 산 월출산의 원래 이름은 ‘달나산’. 달을 낳는 산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신라 때는 월내악, 고려 때는 월생산(月生山)이라 했다. 이 산의 북쪽과 서쪽 발치에 사는 영암 사람들에게 달은 언제나 사자봉, 매봉, 천황봉, 구정봉, 향로봉이 불꽃처럼 솟아오른 ‘달나산’ 위로 떠오른다. 1988년 스무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월출산은 전라남도 영암군과 강진군에 접해 있다.812.8m의 낮은 높이에도 불구하고 영암벌 들판 한가운데 웅장하게 솟구쳐 있는 모습 때문에 예로부터 신령한 산으로 추앙받았다.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적은 면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 설악산, 금강산, 북한산, 속리산 등 여러 명산의 절경을 한데 모아 놓은 것 같은 다양한 풍광을 간직하고 있다. 국보 13호 극락보전이 있는 무위사, 국보 50호 해탈문이 있는 도갑사, 구정봉 밑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애여래좌상(국보 144호) 등의 문화재도 월출산의 자랑이다. 봄에는 도갑사 입구의 벚꽃길이 아름답고, 여름철에는 금릉경포대 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다. 특히 가을 월출산은 호남의 금강산이란 별명처럼 기암괴석과 단풍이 어우러져 사랑을 받는다. 미왕재 주변 억새밭과 겨울철 상고대 핀 산도 빼놓을 수 없는 비경이다.‘천황사∼구름다리∼천황봉∼바람재∼구정봉∼억새밭∼도갑사’ 코스는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뻗은 월출산의 주능선을 밟는 대표적인 종주 코스다. 천황사에서 도갑사 쪽으로 가는 방향이 조망도 뛰어나고, 문화재관람료도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곳으로 산을 오른다. 천황사에서 구름다리까지는 오름길이 가파르다. 그리고 가파른 오름 길마다 급경사의 쇠사다리가 놓여 있다. 통천문을 통과해 오르는 천황봉 정상은 넓은 암반으로 되어 있고 조망이 좋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쉰다. 그러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정상부는 어느 산이나 빨리 지나가는 게 예의다. 천황봉에서 내려가는 길 곳곳에 전망 좋은 바위 쉼터가 있으므로 좀 더 다리품을 판 뒤에 쉬는 것이 좋다. 통천문 오르기 직전과 천황봉 아래 남근바위 지나 있는 바람재에서 금릉 경포대 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다. 바람재를 지나면 베틀굴을 가기 직전에 구정봉으로 올라가는 길과 곧장 향로봉 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뉜다. 오랜 시간 오르내리기를 반복해 힘이 빠질 즈음이지만 월출산에서 베틀굴과 구정봉을 보지 않는 것은 후회할 일이다. 구정봉 아래 마애여래 좌상을 보려면 500m 정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한다. 억새밭이 아름다운 미왕재까지는 편안한 내리막길이다. 이곳에서 도갑사까지는 계곡을 따라 걸어 내려간다. 총 산행시간은 7시간 정도 걸린다. 글 이영준 사진 김도훈(월간 MOUNTAIN기자) # 여행정보 영암의 유명한 음식으로는 갈낙탕을 들 수 있다. 전라도 한우와 개펄에서 잡은 낙지로 만든 탕인데, 영암의 별미로 꼽힌다. 영양탕을 대신할 만큼 건강식으로까지 평가받고 있으며 맛이 진하다. 학산면 독천리에 갈낙탕과 세발낙지 음식점이 많으며 영암군은 앞으로 이 지역을 낙지거리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갈낙탕으로 유명한 집은 독천식당 064)472-4222, 영명식당 472-4027 등이 있다. 하눌타리가든에서는 생오리 소금구이와 토종닭 양념불고기와 닭육회를 맛볼 수 있으며 식사 후 나오는 흑임자죽 맛이 일품이다.
  • 한국음악 전도사 프로바인 美 메릴랜드大교수

    한국음악 전도사 프로바인 美 메릴랜드大교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한국 음악의 힘과 매력은 ‘한’과 같은 정서가 아니라 노래와 연주에서 표현되는 고도의 테크닉에 있습니다.” 미국 음악학계의 대표적인 한국 음악 전문가인 로버트 프로바인 메릴랜드 대학 음악학과 교수는 지난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음악은 서양인들도 빠져들게 만드는 강한 흡인력과 호소력을 갖고 있다.”면서 “독특한 3박자 리듬을 앞세워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 시장에 한국 음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프로바인 교수는 또 “한국의 음악은 국악과 한류, 그리고 둘이 결합된 새로운 음악 등 세 갈래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바인 교수는 1966년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뒤 이듬해 군에 입대, 군시절 16개월 동안 주한미군으로 복무하면서 한국의 음악을 접하게 됐다. 처음 들은 한국 음악은 경기 파주시 봉일천의 캠프 하우스에서 함께 복무했던 전우가 빌려준 LP판에 담긴 소리꾼 임방울의 ‘쑥대머리’였다. ▶한국 음악에 대한 첫 느낌은. -임방울의 쑥대머리 LP는 사실 노랫소리보다 지직거리는 소음이 더 컸다. 그러나 노래를 들으면서 묘한 매력을 느꼈다. 처음부터 한국 음악에 빠졌던 것은 아니지만 군복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나의 길은 한국 음악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 빠져들었다. ▶한국 음악의 특징은. -국악의 독특한 장단은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하나, 둘, 셋. 하나, 둘, 셋’하는 세박자의 장단은 정말 독특하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나라가 어떻게 전혀 다른 음악을 발전시킬 수 있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국악은 호소력이 매우 강하다. ▶한국의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의 차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같은 시대 음악들도 차이가 많다. 조선시대 궁중음악과 산조, 판소리는 같은 시대의 음악이지만 완전히 다르지 않은가? 국악에 근대·현대 음악까지 범위를 넓히면 차이점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진다. ▶한국의 대중가요도 즐겨 듣는가. -요즘 유행하는 한류 음악은 좋아하지 않는다. 음악적으로 판소리가 훨씬 매력적이다.(그는 한국의 대중음악을 계속 ‘한류’라고 지칭했다.) ▶수업 중에 한국 음악을 듣는 미국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 -다양하다. 얼마전 150여명이 수강하는 학부 강의에서 장구를 연주했더니 학생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 연주가 훌륭해서가 아니라 악기가 발산하는 매력 때문이다. 한국 음악은 멜로디보다 리듬이 주는 호소력이 강하다. ▶판소리의 창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동료인 성악교수가 판소리를 듣고 목에 너무 많은 무리가 가는 창법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박동진 명창은 평생 노래를 했다. 판소리 가수들은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훈련하고 관리하는 과학적인 노하우가 있는 것이다. 헤비메탈 가수들은 30대만 넘기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한국 젊은이들이 한류에만 몰두해 국악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나. -70년대에 국악을 함께 공부했던 학생은 대부분 외국인이었다. 당시에는 장구 하나를 구하기 위해 전라도까지 내려가야만 했다. 나를 가르치던 선생님은 내가 한국을 떠날 당시 ‘한국의 음악은 한국의 젊은이들에 의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 같고, 당신과 같은 외국 유학생들이 지키지 않는 한 사라질지도 모르겠다.’고 한탄하셨다. 그러나 78년 사물놀이가 탄생한 후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많은 젊은이들이 국악에 관심을 보였다. ▶사물놀이의 매력은 무엇일까. -사물놀이의 변화무쌍한 리듬 변화는 세련되면서도 호소력이 강하다. 서양인들에게 사물놀이가 낯설게 들리지 않는다. 특히 조그만 타악기 네 개를 들고나와 수많은 청중을 압도한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정서의 차이 때문에 외국인이 국악을 이해 못하지 않을까. -정서는 국가나 문화를 초월한다. 외국인에게 판소리가 어려운 것은 정서의 차이가 아니라 음을 만들어내는 테크닉과 언어 때문이다. ▶한국에서 음악을 수입해 미국 시장에 판다면 어떤 음악을 선택하겠는가. -한류를 수입해서 팔겠다. 그러면 큰 돈을 벌 것이다(웃음). 동시에 한국 전통음악의 진가를 알리기 위해 국악 음반도 수입할 것이다. 큰 돈은 버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프로바인 교수는 누구 지난 2월 워싱턴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한국 음악:최신화된 전통’이란 주제로 강연하는 등 미국에서 한국 음악을 알리기 위해 노력중이다. 1960년대 후반 쑥대머리를 들은 이후 한국 음악에 관심을 갖고 정읍 등 전국을 다니며 소리꾼과 고수로부터 창과 북 다루는 법 등을 배웠다. 하버드 음대에서 동북아 지역 음악으로 박사학위 과정을 밟던 73년부터 75년 사이에 다시 한국을 방문, 논문 준비를 했다. 그의 주변은 온통 한국적이다. 연구실에는 장구 3개가 놓여 있었다. 국악 FM도 듣는다. 부인 진은 서울시립교향악단 첫 외국인 연주자였다. 그의 자랑거리는 평생 모은 한국 음악 자료들.LP와 CD, 그리고 카세트 테이프가 300여점씩이다. dawn@seoul.co.kr
  •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味의 美學 김치

    [의사 한송이의 요리짱건강짱] 味의 美學 김치

    우리의 밥상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김치다. 최근들어 각종 김치요리집들이 늘고 있다.‘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5대 건강식품에 선정될 정도로 그 효능이 입증된 김치는 갓 담근 후의 시원하고 아삭한 맛부터, 발효되고 익어가면서 온갖 재료가 어우러져 내는 그 독특한 맛이 일품이다. 오랫동안 저장해 곰삭은 김치의 깊은 맛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효능 입증된 세계 5대 건강식품 김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발효식품으로 쌀 위주의 식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식이다. 쌀의 구성은 전분이 대부분이어서 에너지원은 되지만, 비타민이나 무기질이 부족하므로 채소를 함께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채소는 곡물과 달리 저장하기 어렵다. 그래서 채소를 소금에 절이거나 장(醬), 초(醋), 향신료 등과 섞어 새로운 맛과 향이 생기게 하는 저장법을 개발했다. 지역에 따라 추운 북쪽지방은 김치가 싱거우면서 맵지 않고, 남쪽은 짜고 매우며 국물 없이 담근다. 중부지방은 간도 중간이고 국물도 적당하다. 또 북쪽에서는 소를 많이 넣지 않지만 양념을 진하게 하고 하얀 배추 속 사이에 드문드문 넣는다. 중부지방은 무채를 켜마다 넣고 남쪽에서는 진한 젓국과 찹쌀풀을 넣어 바르는 식이다. 흔히들 전라도 김치가 가장 깊은 맛이 있다고 한다. 필자도 젓갈과 양념이 듬뿍 들어간 전라도식 김치를 선호한다. 남해와 서해를 끼고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고 젓갈의 종류가 많은 전라도에서는 김치에 멸치젓과 갈치젓 등의 젓갈류와 고춧가루를 많이 넣으며 통깨와 밤 채를 고명으로 쓴다. 얼큰한 김장김치 외에 향이 좋은 갓과 고들빼기, 실파, 들깻잎, 양파, 고춧잎, 무청 등으로 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보통 봄, 여름, 가을에는 제철에 나는 열무, 풋배추, 오이, 부추 등의 채소로 김치를 담근다. 추운 겨울 내내 먹는 김치는 11월 말쯤 저장용으로 한꺼번에 많이 담는다. 김치는 무와 배추가 주 재료이지만 여러 푸성귀나 고추, 파, 마늘, 생강 등의 향신 채소와 젓갈이 들어간다. ●김치국물 1숟가락에 1억마리 유산균 잘 익은 김치국물 1숟가락에는 유산균이 무려 1억마리나 들어 있다. 김치 유산균은 대장에서 살아남아 나쁜 균이 생성해 내는 발암 성분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 식이섬유소는 변비를 예방할 뿐더러 다른 여러 가지 퇴행성 질병 예방에도 좋다. 김치 재료 중 고춧가루의 매운 맛 성분인 캡사이신, 마늘, 무, 파, 생강 등은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최근에는 김치가 스트레스 완화와 피부노화 억제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야말로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소금과 젓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과다한 염분섭취가 될 수 있으므로 혈압이 높거나 신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양과 염도를 조절해야 한다.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이하연의 봉우리 찬 김치’에서는 맛있고 정갈한 김치들을 만날 수 있다. 이하연 대표는 거의 매일 김치를 담그는 ‘김치 장인’이다. 모든 재료는 유기농 채소를 고집한다. 산지를 직접 돌며 까다롭게 엄선한 재료를 사용한다. 경북 영양과 충남 안면도에서 재배된 고춧가루, 경북 감포에서 3년 동안 삭혀 맛을 낸 멸치액젓과 멸치 생젓, 직접 간수를 뺀 천일염과 볶은 소금 등으로 김치의 맛을 살리고 인공조미료(MSG)는 전혀 넣지 않는다. 또 제대로 숙성시켜 가장 맛이 좋을 때 꺼내는 것이 비결이다. 서울식 배추김치, 전라도식 배추김치, 해물보쌈김치, 갈치포기김치, 돌산 갓김치, 고들빼기김치, 열무보리밥물김치, 홍어김치, 멍게김치, 낙지김치, 얼갈이통배추김치, 총각김치 등 그 종류가 50여 가지나 된다. 인터넷 쇼핑몰(www.bongkimchi.com)을 통해 만날 수도 있고, 역삼동에 함께 운영하는 한정식집 ‘봉우리’에서도 정갈한 한식과 함께 맛난 각종 김치들을 직접 맛볼 수 있다.02)564-8852. 여성전문병원 유비여성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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