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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리, 그 참을수 없는 즐거움

    “오늘 저녁에는 뭘 해먹지?” 매일 식구들을 위해 반찬을 준비해야하는 주부들에게 그날 그날 메뉴를 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매번 같은 것을 내놓으려니 마음이 편치않고 색다른 것을 준비하고 싶어도 요리책을 보면 어렵고 복잡하다는 생각에 대개는익숙한 메뉴를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요즘 젊은 주부와 신세대들은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인다.요리는 일이아니라 ‘취미’ 이며 자신이 직접 만든 음식을 가까운 사람들과 나눔으로써즐거움을 얻는 새로운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듯 최근 출판사들이 내놓는 요리책들을 보면 우선 조리법들이 쉽고 재미있다.그리고 다양한 테이블 세팅과 응용법도 적혀 있어주부들로 하여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도록 만든다. 요즘 서점가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요리책은 연예인들의 이름을 내건 것과요리라고는 밥조차도 해 본 적이 없는 진짜 초보를 위한 책으로 크게 나뉜다.여기에 전문가들이 내놓은 수준급 주부들을 위한 것과 소그룹 지도·요리전문지를 통해 이름이 알려진 이들이 내놓은 것도 있다. 중앙 M&B 무크팀 정지원씨는 “인기있는 책들의 공통점은 빨리,손쉽게,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정보가 담겨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예인 이름을 내건 책으로는 ‘김수미의 전라도 음식이야기’(중앙 M&B)와‘최유라의 즐거운 요리 & 살림이야기’(웅진출판)와 ‘맛의 달인 최화정의맛있는 책’(중앙 M&B) ‘개성집 큰 딸 전원주의 고향요리’ (주부생활)등이있으며 이밖에 국악인 신영희,가수 진미령,탤런트 하희라, 탤런트 손창민의아내 이지영,탤런트 이정섭,개그우먼 박미선,전 앵커우먼 신은경도 요리책을냈다. 이중 10만부 이상 팔린 것도 있는데 이는 요리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교보문고 송수경주임은 “연예인 이름으로 발행된 책은 출간 당시 대부분베스트셀러가 된다.그러나 수준이 낮거나 내용이 평이하면 금방 뒷전으로 밀린다”며 “최근에는 나름대로 특징과 전문성을 강조한 것들이 많이 나오고있다”고 설명했다.이 책들의 특징은 집안 살림에 가족들 이야기도 속속들이담겨있어 읽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출판사들이 연예인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출판사의 한 관계자는 “예쁘고 똑똑하고 집안 일에 요리도 잘하는 연예인들은 주부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라며 “이들의 이름으로 만든 책은 최소 2만부는 팔린다”고 말했다. 이밖에 교보문고 요리책 베스트셀러에 속하는 책으로는 ‘하나하나 처음부터 배우니 정말 쉬워요’(쿠켄)과 ‘워킹우먼의 스피드 쿠킹’(웅진출판)‘방배동 선생 최경숙의 우리집 요리’(동아일보사) 신라호텔 식당 주방장 8명이 내놓은 ‘집에서 만드는 호텔요리’(디자인하우스)등이 있다. ‘하나하나…’ ‘워킹우먼…’은 결혼전 요리를 배우지 못한 신혼부부와요리에 관심이 많은 신세대들을 겨냥한 것으로 쌀씻는 법,물량 조절법 등 기초는 물론 빠르게 요리하는 방법이 담겨있다. ‘방배동…’의 저자 최경숙씨는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소그룹요리강습 1세대로 그녀에게 요리를 배운 사람들의 입에서 입을 통해 유명해진 인물이라는 점,‘집에서…’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비싼 호텔요리를 집에서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류의 요리책이 인기가 높다는 것이출판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웅진출판 무크생활팀 김민순씨는 “IMF이후 외식비를 줄이고 귀한 손님은집에서 모신다는 가정 중심의 문화가 확산되는 추세”라며 “남녀를 불문하고 음식을 잘하는 것이 하나의 덕목으로 떠오르고 있어 요리책 시장의 규모는 당분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선임기자 sunnyk@
  • 金대통령, 박경리土地문화관 개관식 참석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9일 강원 원주에서 열린 ‘토지(土地)문화관’ 개관식에 참석했다.검찰의 파업유도 의혹으로 정국이 뒤숭숭한 때에 바쁜 일정을 쪼개 이 곳을 찾은 것은 소설가 박경리씨와 그녀가 집필한 대하소설 토지에 대한 깊은 애정 때문이다.김대통령이 종종 소설 토지를 인용하는 것을 보면 정독했음을 알 수 있다.지방순시때도 “소설 토지에서 보면 경상도나 전라도나 똑같은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지역화합을 역설했고,고유 정서인 한(恨)과 신바람,가문과 자식을 지키려는 여인들의 삶을 소개했다. 김대통령은 이날도 “가장 감명깊게 읽은 문학작품이 바로 토지”라면서 “조상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한을 극명하게 그려낸 작품을 읽으며 감동과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또 소설의 구체적인 내용을 인용,“주인공용이의 애인인 월선이가 용이의 무릎위에 누워 숨을 거둘 때의 장면에서 그아름다운 사랑에 많은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용이가 월선이에게 ‘니 여한이 없제’라고 물었더니 월선이의 대답이 ‘야,없입니다’라는 대목에서 한국 사람의 한의 본질을 다시한번 실감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꼬박 25년의 긴 세월을 바쳐 쓴 박경리씨의 열정과 집념은 무슨 일이든 하루빨리 끝내려는 지금의 세태에 값진 교훈이라고 했다.또 아름다운 문화관이 값진 토론과 소중한 만남의 공간이 되길 기대했다. 그래서인지 박씨도 “삶의 터와 혼을 만드는 것이 문화”라면서 “그러나오늘날 문화의 본질은 간데없고,문화라는 말만 넘쳐나 소비성 상품의 시녀노릇을 하고있다”며 지식인의 헌신과 자각을 촉구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외언내언] 백악기 공원

    공룡 만큼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물은 없을 듯 싶다.약 2억년전에 끝난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에 등장한 공룡은 쥐라기를 거쳐 백악기(白堊紀) 말기까지 약 1억6,000만년동안 지구를 지배하다가 6,500만년전에 갑작스레 자취를 감추어 아직도 과학계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쥐라기 공원’이 전세계적인 흥행 성공을 거둘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공룡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 호기심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전남 보성군 득량면 선소 해안일대에서 최근 대량 발견된 공룡알 화석은 ‘쥐라기 공원’보다 훨씬 방대한 공룡의 천국 ‘백악기 공원’이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을 가능성을 다시 일깨워 준다.지난 72년 경남 하동에서 공룡알 파편 화석이 처음 발견된 이후 경상도와 전라도의 백악기 지층에서 공룡알과발자국 및 일부 뼈 화석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데 26일 공개된 보성의 공룡알 화석은 그 학술적 가치가 높아 더욱 주목을 끈다.이곳에서 발견된 공룡알 100여개는 보존상태가 거의 완벽한데다가 지름 1.5m 까지 이르는 알둥지를 대부분 형성하고 있고 알껍질이 8겹으로 된 것도 있어 공룡의 부화습성및 산란지 환경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공룡알 화석이 원형 상태로 무더기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지금까지 아시아에서 공룡알이 가장 많이 발견된 곳은 중국·몽골이지만 보성처럼 단일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산란지가 형성된 경우는 세계적으로도드물어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도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보성과 인접한화순·해남에도 대규모 공룡발자국 화석이 남아 있어 세 지역만 연결시켜도훌륭한 자연사 학습장을 만들수 있을 것이다.이 학습장을 ‘백악기 공원'으로 불러도 좋을듯 싶다. 전남도와 전남대가 공동실시한 이번 지질환경조사에참여한 허민교수(지구환경과학부)는 “지금까지 공룡화석이 발견된 지층이얇아 공룡의 몸체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보성은 지층이 두꺼워 완벽한공룡 화석을 발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룡 화석 발굴과 연구에 대한 투자가 너무 빈약해 공룡의 전체 화석을 볼 날이언제가 될 지는 알 수 없다.일본의 경우 후쿠이현에서는 1년에 9억엔을 투자해 9년동안 산하나를 통째로 발굴한 결과 공룡뼈와 이빨 몇개를 발굴한 바 있고 나가사토 지역에서는 공룡발자국 3개로 2개의 박물관을지어 관광수입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우리도 문화관광부 차원의 집중적인 발굴 연구 지원과 보존 종합대책을 세우고 박물관 건립 등을 통해 ‘백악기 공원’의 풍요한 학술·관광자원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임영숙 논설위원
  • 우리꽃의 아름다움 시로 노래…송수권 새시집 ‘들꽃세상’

    “온몸에 자잘한 흰 꽃을 달기로는/사오월 우리 들에 핀 욕심 많은/조팝나무 가지 꽃들만한 것이 있을라고/조팝나무 가지 꽃들 속에 귀를 모아 본다/…자치기를 하는지 사방치기를 하는지/온통 즐거움의 소리들이다…” ‘남도의 정신적 파수꾼’ 송수권 시인(사진)의 새 시집 ‘들꽃 세상’(혜화당)’에 나오는 ‘조팝나무 가지의 꽃들’이란 시의 한 대목이다.전라도 말로 조밥,밥꽃,밥나무,박태기 등으로 불리는 조팝나무.그 조팝나무 흰 꽃 속에서시인은 꿈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는가하면 신나는 놀이마당을 떠올린다. ‘수저통에 비친 저녁노을’에 이어 그가 펴낸 이번 시집은 산하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우리 꽃들을 소재로 삼았다.서러운 울음의 핏빛으로 피는 철쭉,아픔의 극한에서 피어나 푸른 종소리를 울리는 나팔꽃,눈물 끝이 삐쳐나온웃음같은 방울꽃….시인이 그려내는 꽃들엔 저마다 눈물의 빛깔과 살냄새가배어 있다.풀꽃 하나의 떨림에서도 우주의 숨결을 느끼는 송시인.그에게 꽃은 어두운 삶의 구석을 밝히는 대지의 등불이다.자귀나무꽃·하늘매발톱·동자꽃·석남꽃·금강초롱·갯메꽃·무릇꽃·숨비기꽃 등 40여가지 색색의 꽃들이 시인의 들꽃 세상에 초대된다. 김종면기자
  • TJ와의 회동서 “黨論 따를 것” 중립 표명

    JP와 TJ가 13일 단둘이 만났다.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가 김종필(金鍾泌)총리를 찾아갔다.김총리 집무실에서 30분간 회동했다.박총재쪽에서 요청했다.이례적인 일이다. 두 사람은 정치개혁 문제를 논의했다.박총재는 “여러가지를 놓고 프리토킹을 했다”고 소개했다.선거구제에 관한 대화내용이 흥미롭다.박총재는 “이해득실을 따져봤다”며 “자연히 자민련 입장에서 따질 것 아니냐”고 말했다.그리고는 “그 이전에 국민이 뭘 원하느냐를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박총재는 또 “돈 많이 들어가는 선거를 그만하자”고 강조했다.“언제까지 전라도당 경상도당 충청도당이냐”며 “지역당을 탈피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도 했다.평소 중대선거구제 소신을 뒷받침하는 논리들이다.김총리에게중대선거구제 의지를 전달하고,지지 표명을 원했다는 얘기가 된다.박총재는“대체적으로 당에서 하는 대로 따르겠다는 게 김총리의 기본 생각”이라고말했다. 김총리는 이날도 ‘중립’을 지켰다.전날은 소선거구제론자들로부터 ‘압력’을 받았다.집무실에서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를 면담했다.비슷한 시간에 충청권 의원 10여명은 대책모임을 가졌다.결국 대선거구제와 소선거구제주장세력의 틈바구니에 낀 형국이다. 박대출기자 dcpark@
  • 산악회원- 정치인등 월출산등반 “우의-친목 바탕 국난극복 동참

    영호남 산악인의 우정과 화합을 다지는 산행이 14일 국립공원인 전남 영암군 성전면 월출산(해발 809m)에서 두 지역 산악연맹회원 등 1,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대한산악연맹 전남도연맹 주관으로 열린 이날 등반대회는 광주와 전남북 1,000여명,경남 400여명,경북·대구·부산·울산 200여명 등 각 지부 회원을비롯,국민회의 金宗培의원,許京萬 전남도지사,李完植 전남도의회의장,李裁賢 무안군수 등이 참가했다. 참석자들은 산행을 하면서 다진 우정과 친목을 밑거름으로 한 건전한 사회기풍을 조성,국난극복에 동참하자고 다짐했다.또 앞으로 산악연맹 각 지부의 소규모 대회를 범도민 친선교류 등반대회로 확대해 개최키로 했다.점심 후열린 화합 한마당에서는 이날 산을 찾은 등산인 모두가 손에 손을 맞잡고 강강술래를 펼쳐 우의를 다졌다. ●산행 내내 굵은 빗줄기가 내리는 가운데도 원색의 물결을 이룬 동호인들은 3시간에 걸쳐 정상인 천황봉을 무사히 다녀왔다. 기암절벽 아래 바위틈을 오르면서 지형을 잘아는 이 지역 산악인들이 손을잡아주며 “미끄러징께 조심하라”고 합창하자 “걱정하지 마이소”라며 응답하는 등 영호남 사투리가 뒤섞여 골짜기가 시끌벅적하기도. ●산행 후 기념식이 열린 월출 야영장과 주요 등산로에서는 쌀쌀한 날씨도아랑곳하지 않고 인근 영암군이 주최하는 왕인문화축제 도우미 아가씨들이다음달 9일부터 나흘 동안 열리는 이 축제를 홍보,주위에서 “고생한다”는격려에 추위를 잊는 모습. ●영암군 산하 각 지역 산악연맹 회원들은 막걸리를 수십통 구해다 놓고 산을 타느라 배가 출출한 등산인들에게 때마침 구수한 막걸리를 대접,전라도의 후한 인심을 전했다. ●기념식을 마친 영호남 동호인들은 강진농고생들의 농악에 맞춰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는 강강술래로 우의를 다졌다.이어 이 지역 산악인들이두줄로 나란히 서서 떠나는 영남지역 산악인들을 박수로 환송,대회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영암 월출산l南基昌 kcnam@
  • [기고]지역감정 극복을 위한 제언

    요즘 반가운 소식 두가지가 있다.하나는 자연현상과 더불어 찾아온 정치권의 봄이다.언뜻 보면 정치인은 아무 일도 안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우리 사회의 사계(四季)를 이끌고 있다. 다른 하나는 국산영화 ‘쉬리’가 뜨고 있는 현상이다.이미 93년 ‘서편제’의 흥행기록을 넘어섰다.이처럼 완연한 봄소식은 우리의 잠재력에 기인하며 모두가 노력한 결과일 것이다. 한때 우리 국민의 관심을 이끌었던 ‘서편제’는 섬진강을 가운데로 하여서쪽에서 발달한 판소리의 유형이다.섬진강은 지리산과 함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영호남을 말없이 아우르고 있다. 사실 영호남이라는 이름은 지리적 접근도가 낮은 시절에 행정관리적 측면의 지명을 대표하는 것이지만 해방 이후 정치적 격변기를 거치고 산업화 과정을 지나오면서 크게 변질돼 지역주의 행태의 대명사가 되고 말았다. 또한 숱한 사람들이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자신에게 득이 되는 쪽으로 해석하고 활용하면서 마치 두 지역사이에 민족의 영산 지리산이 있는것이 아니라 에베레스트산이 놓여 있는것처럼 보이게 하는 마술까지 부리는 부류마저 나타났다. 이처럼 말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크게 세 부류가 있다는 설이 있다. 첫째는 선거를 앞둔 정치인,둘째는 소위 지역 유지로 행세하면서 주로 다방에서 외상 차를 마시는 사람,셋째는 막연히 요행을 기다리는 사람이라는데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 상대방 말에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할 경우가 있다.그것은 하도 어처구니 없어 말문이 막히기 때문이다.한때 떠돌았던 ‘호남 호황설’도 그런 경우다.70년대에는 호남지방에서 ‘롯데껌’이 진열·판매되지 않는다고 하면 그대로 믿었던 사람도 있었을 정도였다. 지난 2월 하순 許京萬전남지사는 부산,대구,울산,진주,마산,포항,안동 등영남권 중진 언론인들을 초청했다.초대에 응한 분은 28개사(방송 17,신문 11)에 총 30여명.1박2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만나 얘기를 나누고 전남지역 삶의 현장을 둘러보면서 일행은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됐다. 이중 광주를 처음 방문한 분이 50%를 넘었다.평소 사회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닌다는 언론인이지만 호남체험의 빈도는예상외였다.목포에 처음 발을 디딘 사람은 100%에 가까웠다.‘목포의 눈물’로 이름난 항구도시 목포를 전남도의 초청으로 난생 처음 둘러보게 됐다는 것이다. 또 한번 비교되는 것은 이분들이 대부분 동남아 등 해외는 2∼3회 이상 다녀왔다는 사실이다. 김포국제공항.IMF 그늘에 잠깐 어두워진 듯싶더니 어느새 북적거린다.제주도 가기보다는 하와이나 태국이 더 가깝다는 것이다.눈에 보이는 자기 집 뒷산은 고이 두고 말로만 듣던 알프스산을 먼저 찾아나서는 여행패턴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과소비를 지적하기 전에 남북간(서울행) 도로보다 동서간 도로는 왜 이렇게 멀리 느껴지는지부터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세계지도를 펼쳐들고 있는 우리의 아들딸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세계 해전사상 가장 위대한 제독이 누구냐고.‘이순신 장군’이라고 답하면 또 물어야 한다.역사의 현장을 찾아보았느냐고.이순신의 넋은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리지 않는 남해안에 있다.어른 자신들도 깨달아야 한다.천리길 서울보다 가까운 지방끼리 제대로 된 왕래 한번없었다는 것을. 그러나 끈끈한 유대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음을 상기시켜 드리고자 한다.경북 안동의 서애 유성룡 집안과 전남 해남의 고산 윤선도 집안끼리 400년교류관계를 연면히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곳에 가서 보면 안동의 하회탈은 경상도민의 순수한 인간성을 보여주고있다.전남에 가서 보면 진미(眞味)를 느낄수 있다.푸짐한 상을 차려놓고 모두가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정겨움을 맛볼수 있다.이처럼 동서문제는 영호남인이 자연스럽게 자주 만나면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 안동 한번 가봅시다.그리고 전라도 한번 오시지요. 조보훈 전라남도 정무부지사
  • [대한광장] 四海兄弟-朴錫武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

    공자(孔子)의 제자 한 사람이 근심에 쌓여 고민하는 일이 있었다.남들은 모두 형제가 있는데 자기는 형제가 없어서 외롭기 그지없다는 걱정이었다.자하(子夏)라는 제자가 선생에게 들었다고 하면서 그 제자를 위로해준 말이 지금에야 정말로 새롭게 느껴진다.내용은 이렇다.타인들과 대하면서 공경(恭敬),즉 공손하고 공경스럽게만 행동한다면 온 세상(四海)사람들이 모두 형제가되는 것이지 같은 부모님에게서 태어나야만 형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었다. ‘사해형제’인데,무얼 걱정하고 근심할 필요가 있겠느냐라는 의미다.그렇다.자기만 착하고 얌전하면 세상사람 모두가 형제일 수 있는데 친형제가 있어야 형제가 있다고 안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너무도 지당한 공자님 말씀이다. 옛말에 천리타향에서 친구를 만나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은 없다는 말이 있다.또 타향에서는 내 고을 까마귀만 보아도 반갑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인간의 마음이란 대체로 그렇기 마련이라는 뜻에서 전해오는 말들인데,요즘지역감정으로 크게 사회적 갈등이 야기되는것을 보고 느끼면서,정말로 그래야만 되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떨칠 수가 없다.더구나 우리 민족처럼 단일민족으로 꼭 같은 피부에,같은 언어에, 같은 문자를 사용하는 국민으로,무엇때문에 영남이고 호남인가. 남미나 아프리카를 여행하다가 우리나라 사람을 만나보면 얼마나 반가웠는가는 말하지 않더라도 알만한 일이다.아니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의 먼 타향에서도 호남사람과 영남사람을 구별하고 분별하면서,거기서도 지역이 다른곳의 출신이라고 차별하고 거부하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온 세상사람들을 모두 형제로 여길 수 있고,사람과 짐승이라는 벽을 넘어서 내 고향 까마귀도 반길 수 있고,친구라도 객지에서 만나면 더욱 반가운 것인데,어찌해서 전라도사람,경상도사람이라는 터무니없는 벽을 쌓아놓고 으르렁대기를 몇십년째 계속한단 말인가.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다.그런 것이 인간 마음의 보편적인 감정이기 때문에,그것으로 크게 탓을 하거나 위법이라고 처벌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분명히 하나의 전제가 있다.전혀 능력이 없고 보편적인 기준에서 턱없이 차이가 나는데,내 고향사람이라고 우대하거나 특별대우를 한다면 그것은 말도 안된다.현저한 차이가 없을 때,크게 분별될 수 없는 경우에 더러는 고향이나 출신지역을 구별할는지는 모르겠지만,그렇지 않고서야어떻게 호남정권이라고 해서 호남사람만 우대하고,영남정권이라고 해서 영남출신들만 우대하겠는가. 그렇게 무섭도록 지역차별을 하던 시절에도 유능한 몇몇 호남인들은 발탁되어 행세할 수 있었고,큰 역할을 맡아 일할 수 있었다.요즘으로서는 더욱 먹혀들 수 없도록 인재등용에 많은 관심이 기울여지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무슨 이유로 지금도 기회만 있으면 지역감정을 부추겨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이제 지역감정이라는 망령을 확실히 추방하기 위해 반복해서 주문(呪文)처럼 외우기를 권장해본다.우리 민족은 단일 민족이다.온 세상 사람들은 모두나의 형제이다.영남·호남사람 모두 다 형제이다.이렇게 외워보면 형제가 되리라.
  • [이사람] 경남 진주 秋慶和씨

    “일제탄압에 당당히 맞선 선조들의 발자취를 되새기는 것은 과거의 아픈치욕을 극복하고 우리의 미래를 발전적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입니다” 선조들의 항일투쟁 흔적을 찾아 12년째 전국을 누비고 있는 秋慶和씨(48·사진·경남 진주시 신안동 705의1).그는 흐르는 세월과 함께 우리의 기억속에서 잊어져 가는 독립유공자의 발굴에 미친(?) 요즘 보기드문 의인(義人)이다. 秋씨가 이 작업에 뛰어든 것은 광주대 3학년에 재학중이던 지난 87년.조상의 족보를 찾다가 증조부(秋鏞玖)가 일제때 의병활동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서 부터였다.곧바로 증조부의 행적을 찾아나섰고 이 과정에서 우연히 전라도 의병대장 秋璂燁과 黃俊聖의 항일행적을 발굴,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받게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때부터 秋씨는 ‘돈 안되는’ 이 일에 매달렸다.운동화 차림으로 눈속을헤매는 것은 예사였고 수십년전 사망한 사람을 수소문하며,호적을 뒤지고 다니다 간첩으로 오인받은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의 이같은 열정은 결혼후에도 이어져 생계는 10년전 결혼한 부인張伊順씨(42)가 꾸려가고 있다.그가 전자회사에서 벌어오는 50여만원이 수입의 전부로 셋방살이를 하고 있다. 秋씨가 그동안 찾아낸 독립유공자만도 50여명에 이른다.모두가 독립유공자로 추서받은 것도 그의 발굴작업이 얼마나 알찬 것이었나를 말해준다.강원도 춘천의 장총단사건,경북 청도 군용열차사건,전남·북 의병활동상 등 묻혀져 있던 주요 사건들을 발굴했다.그러나 막상 자신의 증조부는 기록이 미비해독립유공자로 지정되지 못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춘천 장총단사건.安二淳·三淳형제와 馬道賢 朴順九 등 일가 친척들이 춘천과 인제일대에서 10여년간 무장활동을 벌였던 활약상을 발굴,건국훈장 애족장을 받게 한 것이다.그는 “겨울방학동안 눈덮인 강원일대를 샅샅이 뒤지며 말할 수 없는 고생을 했기 때문에 평생 잊을 수 없다”며 어색하게 웃었다. 秋씨는 요즘 신간회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일제때 문맹퇴치와 계몽운동에앞장선 청년정신을 되살리기 위한 작업이다.오는 9월쯤이면 신간회 지회의활동상을 담은 세번째 ‘항일투사열전’을발간할 예정이다.
  • 현정권 겨냥 잇단 강경발언

    한나라당이 29일 원외(院外)투쟁의 장(場)을 중부권으로 옮겼다.당 지도부는 이날 경기 이천시민회관,여주군민회관에서 잇따라 ‘국회 날치기처리 규탄 및 농촌경제회생 촉구를 위한 당원전진대회’를 갖고 대여(對與)공세의고삐를 죄었다. 李會昌총재는 “여권이 마음으로부터 야당을 인정,존중한다면 모든 것을 버리고라도 대화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전제,“그러나 여권 실세가 ‘야당총재의 지역감정 부추기기’‘야당의원 빼가기’운운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며 여권의 성의를 촉구했다.그는 “대선에서 1,000만표의 지지를 받은 야당 총재를 대통령이 인정하느냐,하지 않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李총재는 沈在淪고검장의 항명 파동과 관련,“정치에 놀아나는검찰 상층부의 부당성을 밝혔는데 항명이란 이름으로 소신과 강직의 소리를찍어 누르려 한다”며 “검찰의 조치를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金德龍부총재는 “충청도와 전라도가 야합한 현 정권이 엉터리 인사정책과원칙없는 빅딜,야당의원빼가기 등을 해놓고 무슨 염치로 지역감정을 얘기하느냐”며 여권의 지역감정 공세를 맞받았다.이날 집회에서는 특히 “거짓말정권”(金부총재)“막가파 정권”(李富榮총무)등 현 정권을 겨냥한 강경 발언이 쏟아졌다.
  • EBS 생태다큐 ‘논’

    ‘다큐멘터리는 역시 EBS’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만한 다큐멘터리 한 편이 방송된다.30일 밤 7시 50분,31일 밤 8시에 방송될 2부작 ‘자연다큐멘터리-논’은 보기드문 생태다큐멘터리이다. 논은 쌀이 생산되는 땅.그러나 이는 사람의 생각일뿐 논바닥에 사는 생물들에겐 ‘생명의 터’이다.벌레나 해충 등 생물 하나하나를 모두 소중한 생명이라는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본다. 1부 ‘사람의 땅,생명의 터’는 언땅이 녹는 3월에 겨울잠을 깬 두꺼비가봄비를 맞으며 짝짓기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올챙이를 잡아먹는 잠자리와 미꾸라지,옆새우,메뚜기,물자라 등의 부화 과정도 보여준다.조개새우는 경북 상주에서 국내 최초로 발견됐으며 새우가 조개 안에 들어가 있는 모습이다. 2부 ‘인간,그들과의 공존’은 가을철 황금빛으로 물든 논과 은색갈대가 머리를 푸는 들녘에서 메뚜기떼가 서둘러 짝을 짓고 두루미 황새 꿩 쇠기러기가청오리 등 철새들이 날아드는 모습을 담았다. 지난해 2월부터 연말까지 경기 충청 전라도 일원에서 찍은 이 다큐멘터리의 작가는 이의호씨.무려 150일간이나 한댓잠을 잤다는 이PD는 ‘한국의 파충류’‘야생의 성역 비무장지대’등을 제작한 EBS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촬영감독이다.97년 촬영인협회 대상과 방송대상 촬영상을 수상했다.이 다큐멘터리에선 촬영과 연출 등 1인2역을 맡아 국내 방송사 최초의 ‘카메듀서’로 데뷔했다. 편당 제작비가 1,500만원선으로 다른 다큐멘터리의 4,000만원에 비해 초긴축제작을 했음에도 화면이 정교하고 아름답다. ‘쌀나무’에서 쌀이 열리는 줄 아는 도시어린이들에게 벼농사의 어려움과함께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쳐줄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다.許南周 yukyung@.
  • ■구미공단 지역-“공장 이전 한다더라”

    “광주시에 1,000만평이상의 공단을 조성해 구미공단 업체를 그 곳으로 옮긴답니다”. 악성 유언비어가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 경북 구미시.26일 오전 기자가 탄 택시에서도 유언비어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40대 택시운전기사는 “구미공장의 전라도 이전으로 승객이 줄어 앞으로 택시 운전도 하기 힘들 것 같다”면서 “OB맥주 구미공장이 문을 닫고 광주로 옮겼는데도 요즘 보도는 유언비어로 돌린다”며 오히려 언론을 질책했다. 구미 최대 번화가인 원평동 2번도로에서 여성의류 대리점을 운영하는 金모씨(47·여)는 “‘광주 백화점은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들었다”면서 “이러다보니 요즘 주변 상인들은 임대료도 내기 힘든 구미에서 광주로 옮겨 장사해야겠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같이 지난해 말부터 구미지역에 급속히 확산된 유언비어는 현재 20여개.?걜悶윷卵? 한국전자 구미공장을 광주시로 옮긴다 ?갯ケ銖? 휴업에 들어간 OB맥주 구미공장의 생산기계를 철거해 광주로 옮겼다 ?걋歡捉동〈? 실업자가없다 등.근거나 출처가 전혀없이 떠도는 것들이다. 유언비어에 시달리는 한국전자 禹仁哲공장장은 “공장 이전에만 수천억원이 들고 광주에는 연고가 전혀 없어 실현 가능성은 단 1%도 없다”고 말했다.코오롱구미공장 趙元圭공장장은 “구미공장은 중화학공정이어서 시설 이전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여권 인사들이 최근 잇따라 현지에 내려와 지역경제 현안에 대해 상공인 및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섰으나 유언비어는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유언비어근절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한 구미상공회의소 金鍾培조사과장은 “구미공단은 IMF이후 50대재벌의 부도가 1개업체도 없어 축복받은 곳이라고까지 불렸다”면서 “그러나 OB맥주가 자체 생산량 감축계획에따라 지난해 8월 구미공장 가동을 중단한 이후 주민들이 위기감을 느끼다가지난해 말 대우전자와 LG반도체의 잇따른 빅딜 발표로 악성 유언비어가 나돌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외언내언-유언비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악성 유언비어가 최근 영남지역에 떠돌고 있다 한다.그 내용은 ‘전라도에는 실업자가 없고 경상도에만 실업자가 득실거린다’‘빅딜은 경상도 기업을 죽이기 위해 추진됐다’ ‘구미공장(OB맥주)을 뜯어다 광주로 옮기려 하고 있다’ 등 경제상황과 실업률에 관한 것이다. 유언비어의 사전적 풀이는 ‘도무지 근거 없이 널리 퍼진 소문’이다.이에대한 사람들의 관점은 대체로 두가지로 나뉜다.하나는 유언비어를 옛 공산권이나 제3세계 국가에서처럼 권위주의적 정권의 폭압 아래 정상적인 언론이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틈새를 채우는 대안으로 보는 긍정적 태도이다.다른하나는 유언비어를 악의적으로 조작된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의 병리현상으로보는 부정적 태도이다. 유언비어의 영역이 축소돼 학문적 연구작업마저 60년대 이전에 거의 중단된 서구사회와 달리 우리 사회에서 유언비어는 사회학자는 물론 일반인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정경유착 사례들이나 광주사태 등 유언비어가 사실로 확인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따라서 여론정치의 일부로 유언비어가 조작된다는 부정적 측면은 간과돼 왔다.특별한 목적을 가진 선전가나 정치가들에 의해 여론조작 수단이나 선전 수단으로 역이용된다는 점은 무시된 것이다. 그러나 악의적으로 조작된 유언비어의 폐해도 우리는 뼈아프게 체험했다.‘조센진이 불을 질렀다’는 유언비어로 인해 6,000명이 넘는 재일한국인들이학살당한 관동대지진 이후 고베지진,옴진리교사건 등 일본에서 큰 사건이 터질때 마다 재일동포들을 위협하는 헛소문이 그것이다.지난 97년 경기 북부의 한 신용금고가 부도설에 휘말려 대규모 인출사태로 곤혹을 치른 것처럼 국제통화기금 사태 이후 기업정보의 탈을 쓴 유언비어로 엉뚱한 피해를 입을까 전전긍긍하는 기업들도 늘어났다. 권위주의적 정권 치하도 아니고 제도권 언론이 제구실을 못하는 때도 아닌지금 영남지역에서 유포되고 있는 유언비어는 괴기스럽다.괴기스러움의 뿌리는 경제난국에 가 닿아있는데 지역감정은 그 극복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오히려 온국민이 힘을 합쳐 사회안정과 경제회생을 위해 나서야할 때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파괴적이며 비생산적인 유언비어는 나라의 근본을 흔들악령이다.마산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이 이 악령을 일깨우는 역할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 국민회의 경북도지부개편대회 안팎

    국민회의는 22일 경북도지부 및 안동지구당 개편대회를 계기로 ‘동서화합’을 통한 전국정당화 작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최대 취약지구인 TK(대구·경북)지역에 교두보를 확보함과 동시에 원내 제1당을 겨냥한 동진(東進)전략에 나선다는 복안이다.5월 전당대회를 통해 전국정당화의 골격을 완성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경제청문회가 끝나는 시점을 택해 본격적인 정계개편을시도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국민회의는 ‘TK 연대’ 없이 동서화합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이날 개편대회를 통해 적극적인 ‘TK민심 달래기’를 병행했다. 국민회의총재인 金大中대통령은 “국민화합이야말로 우리민족의 절대적 명제”임을 거듭 지적했다.趙世衡총재권한대행은“‘전라도에는 실업자가 없다’는 근거없는 소문이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지역갈등 해소를 역설했다. 權魯甲전부총재는 지난 연말 귀국후 처음으로 공식행사에 참석,“지역대립구도 타파를 위해 나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혀 동서대통합을 정치재개의 명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날 도지부장 및 안동지구 위원장으로 선출된 權正達의원은 “올 상반기에는 모든 계층과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국민통합 정당이 필연적으로 탄생할 것”이라고 전국정당화를 예고했다.
  • 지역감정 부추기는 야당집회

    경제청문회가 여당 단독으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야당은 장외투쟁에 열을올리고 있다.한나라당은 오는 24일 경남 마산역 광장에서 ‘정치사찰·지역민생파탄규탄’ 대규모 집회를 갖고 이어 다음주 중에는 경북 구미에서 연쇄 옥외집회를 가질 준비를 하고 있다.한나라당은 겉으로는 국민에게 직접 호소한다는 명분으로 옥외집회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마산 창원 울산 구미 등 경남북 공단지역을 포함한 영남권의 지역정서에 영합하고 이를 부추겨 대여 정치공세를 강도 높게 펴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들은 삼성자동차·한일합섬·LG반도체 등 대기업의 연이은 퇴출과빅딜 조치로 최근 들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기류가 크게 상승하고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공단 주변에서는 “대기업 빅딜은 경상도 기업을죽이기 위해 추진한 것” “전라도에는 실업자가 없다” “구미공단의 공장을 뜯어 광주로 옮기려 한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진작부터 난무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한나라당이 이같은 상황에서 지역감정을 조장·선동하는 대규모 집회를 갖는 것은 책임 있는 공당이 취할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동시에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경제적 불만과 지역감정이 팽배한 곳에서 대중선동으로 군중심리를 자극하고 그 결과 과격시위가 촉발되는 등의 불상사가 일어 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결국 그 책임은 전적으로 한나라당에 돌아가게 될 것이다. 영호남 결속과 화해를 위해 시민단체는 물론 두 지역의 각 지방자치단체 등 민관(民官)이 발벗고 나서고 있는 이때 유독 정치집단인 야당만이 이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반사이익을 얻어보겠다고 하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공동청문회를 위한 여야협상도 단 한 차례의 회담으로 등을 돌린 뒤 망국적인 지역감정에 호소하려는 태도는 의회정치의 틀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것이다. 오늘날 야당이 엄동설한에 장외투쟁을 벌이게 된 데는 정국운영을 원만하게 이끌지 못한 여당의 책임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그렇다고 야당이 국제통화기금(IMF)체제 1년 만에 우리의 국가신용등급이 ‘투자적격’으로올라서는 등 어느 때보다 국난 극복을 위한 국민적 결의가 높아가고 있는데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을 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한나라당 지도부가 냉철한 이성으로 돌아가 지역감정을부추기는 옥외집회 계획을 철회하기 바란다.또한 정부와 여당도 악성 유언비어 근절과 함께 영남지역 주민들의 소외감을 치유할 수 있는 특단의 정책적배려를 강구해 줄 것을 당부한다.
  • 與 “영남民心 유언비어에 멍든다”

    국민회의가 영남지역에 유포되고 있는 ‘악성 유언비어’에 대해 정부·여당 차원의 특별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악성루머 때문에 영·호남간 지역감정의 골은 ‘유사이래 최악’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金元吉정책위원장 등 당정책위 관계자들은 20일 ‘지역경제대책’ 수립을위해 전날 구미공단을 방문한 결과 심각한 현지상황을 전했다.金의장 등은“영남 경제문제는 차치하고 영남지역 민심이 말이 아니다”고 운을 뗐다.이들은 “정부와 여당을 헐뜯는 악성 유언비어가 널리 유포돼 지역간 적대감정이 극단적으로 가고 있다”고 보고했다. 구미공단 방문자들이 밝힌 유언비어 가운데는 ‘전라도에는 실업자가 없고공장마다 연기가 난다’ ‘구미공단의 공장을 뜯고 광주에 짓는다’ ‘빅딜은 경상도 죽이기다’ ‘광주에 있는 공장은 시멘트·철근 트럭으로 붐빈다’는 등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들이 대부분이다.더욱 심각한 것은 이 유언비어의 유포가 지역을 떠나 전국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의 24일 장외집회를 ‘유언비어 유포 및지역감정 선동행위’로 규정,집회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이 집회가 지역감정의 골을 깊게 해 국민통합을 흐트릴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이 집회를 계기로 악성 유언비어가 더욱 번져 지역감정이 악화되면 정부의 개혁 수행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鄭東泳대변인은“이 집회에서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면 책임은 지휘책임자인 李會昌총재에게 있다는 점을 경고해 둔다”며 집회 철회를 요구했다.柳敏 rm0609@
  • 1월의 호국인물에 金相玉의사

    전쟁기념사업회는 7일 일제에 맞서 무장투쟁을 전개한 金相玉의사(1890∼1923)를 1월의 호국인물로 선정,8일 전쟁기념관에서 金의사의 아들 金泰運씨,徐英勳 김상옥의사 기념사업회장,李元範 3·1운동 기념사업회장,金三悅 독립유공자 유족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을 거행한다. 서울 태생인 金의사는 1917년 조선물산장려운동과 일화(日貨) 배척운동을전개한데 이어 3·1운동 직후인 1919년 4월 비밀결사인 혁신단을 조직,혁신공보를 발간하며 독립사상을 계몽했다. 金의사는 1920년 韓焄·柳장烈의사와 함께 전라도 지방에서 친일 민족반역자 수명을 총살하고 오성 헌병대 분소를 습격한 뒤 사이토총독과 일반 고관들의 암살 계획도 추진했으나 사전에 발각돼 중국 상해로 망명했다. 金의사는 1922년 일본총독 암살과 주요 관공서 파괴를 목적으로 국내로 잠입,1923년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하고 달아났다가 추격중인 일본경찰과대치하며 3시간여동안 총격전을 벌이다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뒤 자결,순국했다. 정부는 1962년 金의사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金仁哲 ickim@
  • [동서를 껴안고 통일로 가자 2]-지역할거주의 타파

    지역감정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선거철만 되면 전국이 동·서·남·북으로 분열돼 한바탕 홍역을 치른다. “우리 지역사람을 뽑아야 차별을 안 받는다”,“236236도 사람이 당선되면 큰일난다”는 등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이 공공연하게 난무한다. 지역감정이 선거에 미치는 가장 큰 부작용은 유권자들의 합리적인 선택을가로막는다는 사실이다.능력보다는 출신지역을 기준으로 당선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이로 인한 피해는 유권자인 국민에게 돌아간다.하지만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의 선동에 휩쓸려 이같은 악순환은 늘상 반복된다. 지난해 치러진 6·4지방선거는 61년 이후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서울 등 대도시는 투표율이 50%를 밑돌았다. 정치판에 환멸을 느낀 국민들이 선거 자체를 외면했기 때문이다.당연히 뿌리깊은 지역감정도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역사적으로 따진다면 지역주의의 뿌리는 깊고도 깊다.오늘날 문제가 되고있는 영·호남 대립은 3공화국 때 朴正熙 당시 대통령이 박빙의 승부 상황에서 金大中후보를 꺾기 위해 지역감정에 호소하면서 표면화됐다.그럼에도 87년의 ‘6·29선언’ 전까지만 해도 ‘민주 대 반민주’라는 또 다른 구도가두드러졌기 때문에 그리 심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87년 대선을 기점으로 지역주의가 심화되면서 지역감정은 정책이나이념까지도 능가하는 판단기준으로 자리잡게 됐다.문제는 지역감정에 뿌리를 둔 지역할거주의가 21세기를 눈앞에 둔 지금까지도 전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역감정을 타파하려면 지역감정의 전제조건인 지역차별의식부터 타파해야한다.기업체,정부 등 모든 부문에서 공정한 인사관행이 자리잡아야 한다.또시민단체의 적극적인 감시활동이 있어야 한다. 경실련 河勝彰정책실장(39)은 “지역감정을 볼모로 생존해온 정치인들을 선거로 심판하겠다는 공감대부터 형성돼야 한다”면서 “따라서 정치인들을 탓하기에 앞서 지역성에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국민의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YMCA 시민사회개발부 李允熙간사(31)는 “지역감정의 뿌리가 워낙 깊어 쉽게 치유되지는 않겠지만 선거 때는 말할 것도 없고 평소에도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으로 지역정서에 기대는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시민단체가 앞장서 감시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남대 정외과 趙燦來교수(45)는 “지역에 기반을 둔 정치구조가 나쁘다기보다는 이를 악용하는 정치인이 문제”라면서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 악용할 수 없도록 유권자들의 의식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정외과 李信行교수(56)는 “지역감정을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정치집단이 정치적 자원을 창조적으로 생산할 능력이 없다는 의미“라면서 “정치집단마다 정체성(Agenda)을 확고히 정립함으로써 지역이 아닌 정책으로 유권자에게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연세대 사회학과 宋復교수(61)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지역감정 해소를 외쳤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심화시켰다”면서 “지역감정을 없애려면 정치인의 지역감정 조장발언이 무색해지도록 지역정서에 무관심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런가 하면 지역을 기반으로하는 기존의 정치틀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역구도가 아닌 개혁­보수의 이념대결이라든가,정책내용 면에서의 대결구도 등으로 정치판을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도적으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치개혁시민연대 孫鳳淑공동대표(55)는 “전국단위로 하든,권역별 단위로하든,정당명부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면서 “영·호남을 넘나드는 방식으로 정치인 선출방식을 바꾸면 지역감정에 호소하는 정치인도 사라지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공동문화 행사 개최 등 지역간의 경제 및 문화 교류를 활성화시키는 것도지역감정 해소에 도움이 된다.영·호남,충청권 등 권역별로 주민들이 함께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각별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전문가 진단-김일영 성균관대 교수·정치외교학/정당명부제·중선거구제 도입 지역격차와 지역감정은 엄연하게 구분돼야 한다.지역격차는 일제 때 시작됐다.영남위주의 개발정책으로 영·호남의 격차가 벌어졌으며,이런 지역격차를 정치집단이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이 지역감정이다.71년 대선에서 朴正熙 전 대통령이 당시 金大中후보를 누르기 위해 사용하면서 표면화됐다. 지역감정은 특히 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때 심화됐으며 87년 민주화투쟁 이후 범국민적으로 확산됐다.다만 독재정권의 폭압으로 표출되지 않았을 뿐이다.민주화투쟁에 따른 ‘6·29 선언’도 지역감정을 이용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그후의 정치판 구도도 지역감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90년 3당합당은 지역감정을 정치에 이용하겠다는 극명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金泳三 전 대통령이 집권에 성공함으로써 지역감정을 이용하면 득이 된다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됐다. 지역감정을 타파하려면 먼저 정치구조부터 바꾸어야 한다.이 때문에 정당명부제의 도입은 필요하다.선거구를 중선거구 이상으로 조정하고 나머지는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이렇게 돼야만 전라도에서경상도 출신의원이 나올 수 있다.다만 당의 총수가 마음대로 명부제의 순번을 정하면 안된다.당내 민주화는 선결요건이다. 대대적인 행정구역 개편도 고려해 볼 수 있다.말하자면 도(道)를 없애고 일본처럼 현단위로 행정구역을 구분하는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의식의 문제도 고려돼야 하지만 지나치게 강조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있다.여론을 호도하려 한다는 오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가 바뀌면 의식개혁은 필수적으로 뒤따른다.좋은 제도로 바꿈으로써 의식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다. 권력구조 측면에서 내각제는 지역할거주의를 타파할 수 없다.3金이 사라지면 지역감정도 약화될 가능성이 있는 게 사실이다.그러나 내각제를 실시하면 여전히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세력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려 들 것이라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 ‘문학으로 영호남 벽허물기’

    ◎두 지역 작가 120명 참가 전주서 이틀동안/상대 지역 사투리로 시 낭송할 땐 폭소·갈채 ‘인자는 우덜끼리 맘 탁 놓고…’ 지역감정 해소에 문학인들이 앞장서자는 취지로 마련된 제7회 영호남 문학인 대회가 5∼6일 이틀동안 전북 전주 유스호스텔에서 열렸다.행사에는 류명선·이동순·김용택·안도현씨 등 시인과 송기숙·이병천·김병용씨 등 소설가,염무웅·구모룡·임명진씨 등 문학평론가를 비롯,양 지역의 내로라는 문인 120여명이 참가,성황을 이뤘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유명 문인들의 작품을 사투리로 번역(?)한 ‘마음 탁 놓고 놀아 보드라고’가 선보여 흥미를 더했다.먼저 부산·경남 작가회의의 류명선·윤종덕 시인이 무대에 섰다.이들은 광주·전남 작가회의 김준태 시인의 시 ‘호남선’을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로 몽땅 바꿔 낭송,갈채를 받았다. 이에 뒤질세라 광주·전남 작가회의의 김준태·이대웅 시인이 나서 류시인의 ‘시의 나라’를 “겁대가리 없는 질을 따라(무서움없이 길을 따라)…거그는 어둠이 없습디다(거기엔 어둠이 없습니다)…”식의 전라도 사투리로 구수하게 되엮어 화답했다. 행사를 주최한 전북작가회의 鄭洋 회장은 “남북분단을 음흉하게 돕고 있는 지역감정이라는 악질적 거품을 걷어내는 일이야말로 조국통일의 진정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문인들이 앞장서 더 이상 지역감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6일 전주의 문화 유적을 둘러본 뒤 내년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 평안도 출신 권력 엘리트의 비밀

    ◎서울대 김상택씨 논문 ‘평안도 기독교 세력과 친미엘리트의 형성’서 분석/구한말서 일제까지 번성한 기독교 영향/서양문물 접한 청소년 대거 미국 유학/해방후 남하… 미군정 특별대우 받아/냉전이데올로기속 반공·친미 성향 유지 도산 안창호,고당 조만식,대한매일신보 총무 양기탁,한국 해군의 아버지 손원일 제독,장면 전 총리,강영훈·이영덕 전 국무총리….이들은 한말부터 최근까지 우리나라를 이끌어온 지도층 인사들로 모두 평안도가 고향이다. 이밖에 장리욱 전 서울대 총장,백낙준 전 연세대 총장,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춘원 이광수 등 평안도 유명 인사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서울대 강사 김상태씨는 역사비평 겨울호에 게재한 ‘평안도 기독교 세력과 친미엘리트의 형성’이라는 논문을 통해 평안도인들이 격동기 한국 근·현대사에 파워 엘리트가 된 배경을 설명한다.김씨는 평안도가 기독교 및 미국과 가지는 함수관계를 분석,권력 엘리트 충원과정의 비밀을 풀었다. 구한말부터 일제까지 평양은 ‘한국의 예루살렘’으로 불릴 정도로 기독교세가 강했다.1898년 7,500여명의 한국 장로교 교인가운데 79.3%인 5,950명이 평안도와 황해도 즉 서북인이었다.조선후기 평안도인들은 고위 관직에 오를 수 없는 등 정치적으로 소외받았다.이 때문에 이 곳에서는 교역 및 상업이 번성했고 변화를 바라는 자립적 중산층도 많았다.1894년 발생한 청일전쟁의 주무대는 평안도였다.당시 일본은 교회를 치외법권 지역으로 보호해줬는데 평안도에서 기독교가 번성할수 있는 또 하나의 좋은 토양이 됐다. 평안도에서 기독교는 종교일 뿐 아니라 근대문명으로 접속하는 통로였다. 기독교계 학교에서 수학하면서 서양문물을 접한 청소년들은 미국으로 건너가 영어와 미국적 가치관을 배웠다.반면 보수적 경향이 짙었던 경상도와 전라도인들은 주로 현해탄을 건넜다.1920년대 일본에서는 사회주의가 유행하지만 미국은 사회주의 무풍지대였다.당연히 미국 유학파들은 자유민주주의,자본주의에 경사되지만 일본 유학파들은 사회주의나 민중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다. 해방 이후 북한에 소련군이 진주하자 평안도인들은 반공투쟁에 나서거나 38선을 넘는다.사회주의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기 때문이다.월남자 가운데 미국 유학을 한 기독교계 엘리트들은 미 군정의 ‘특별대우’를 받는다. 평안도 출신 인사들은 자유당 시절 이승만의 탄압을 받아 야당으로 밀려나지만 민주당 신파를 형성,반독재투쟁에 나서 4.19로 집권하게 된다.장면 총리를 비롯 외무장관 정일형,문교장관 오천석,상공장관 오정수,부흥장관 주요한,외무·정무차관 김재순,참의원 의장 백낙준,육군 참모총장 장도영,검찰총장 이태희,총리 비서관 송원영 등이 평안도인들이다. 김씨는 평안도 출신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하여 50년대의 대표적 학술잡지로 자리잡은 ‘사상계’의 전반적인 논조 역시 철저한 냉전 이데올로기 속에서 반공 친미 성향을 유지했다는 점을 감안,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한 평안도 출신 핵심 엘리트들이 일반적으로 반공 친미 성향을 띠게 된 이유를 체계적으로 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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