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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예비경선…이재명 “이기는 민주당” vs 비명 “‘어대명’ 안 돼”

    28일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본선 진출자를 뽑는 예비경선(컷오프)에서 당권 주자들은 저마다 강점을 부각하며 치열한 득표전을 벌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의원은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대세론 굳히기에 주력했다. 97그룹(90년대 학번·70년생) 재선 4인방(박용진·박주민·강병원·강훈식)과 5선 설훈 의원,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3선 김민석 의원 등은 이 의원을 제외한 ‘본선 티켓’ 두 장을 얻기 위해 총력을 쏟았다. 이날 오후 1시 예비경선이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은 후보를 포함해 100여명이 운집, 선거 분위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각 후보들과 선거운동원들은 행사장 입구에 두 줄로 길게 늘어서, 입장하는 중앙위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당 대표 정견 발표 첫 주자로 나선 이 의원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분 대통령이 열어주신 길을 따라 국민과 함께 승리하는 민주당의 시대를 다시 열겠다”며 ‘이기는 민주당’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선 패배, 그리고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며 “길고 깊은 고민 끝에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어 책임지기로 했다. 이기는 민주당을 위해 제 온 몸을 던지고, 당원과 국민의 집단지성에 제 정치 운명을 맡기기로 했다”고 했다. 97그룹 주자들은 혁신, 통합을 강조하면서 ‘어대명’ 흐름에 반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훈식 의원은 40대 기수론, DJP 연합, 2002년 부산 출신 노무현 후보를 선택했던 광주 유권자 사례 등을 거론하며 “민주당 승리의 역사는 파격들로 만들어져 왔다”면서 “강훈식이 민주당의 당 대표가 된다면 그 파격으로 내후년 총선 승리와 5년 후에 반드시 정권 재탈환을 만들어 내겠다”고 했다. 강병원 의원은 “도덕성과 민생, 모든 면에서 국민의힘을 압도하는 정당으로 바꾸겠다. 친문도, 친명도, 586도 뛰어넘겠다. 통합과 혁신의 당 대표가 되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당 대표가 임명하는 중앙당 공관위원장과 공관위원을 중앙위원회가 인준하도록 바꾸고 사실상 당 대표 1인이 행사하던 공천권을 중앙위원에게 돌려드리겠다”며 “당 대표 공천권 내려놓기는 우리 당이 추구하는 권력 독점을 해체하고 권력을 분산시켜왔던 민주주의 길에 부합한다. 문재인, 이해찬 당 대표가 추구했던 시스템 공천의 진전된 길”이라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내로남불’ 정치, 상대의 실수·요행수만 바라는 진영대립 정치, 계파 독점의 끼리끼리 정치, 악성 팬덤에 끌려다니는 나약한 정치와 결별해야 한다”면서 “오늘만큼은 그동안의 친소관계, 인연에 따른 선택이 아닌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의 유일한 대항마 박용진을 전략적으로 선택을 해달라”고 했다. 박주민 의원은 “당 통합을 위해선 깃발 꽂고 ‘나를 따르라’는 리더가 아니라 당내에 존재하는 각기 다른 목소리를 한데 모으고 당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서번트 리더십, 섬기는 당 대표 박주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설 의원과 김민석 의원은 이 의원을 겨냥해 선거 연패 책임론을 꺼내 들며 자신들이 적임자임을 역설했다. 설 의원은 “우리는 지난 대선과 지선에서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를 맞았다. 그런데 국민 분노를 무서워하기는커녕 달콤한 사탕으로 여겼다”며 “겸손한 반성과 과감한 혁신으로 다시 국민 곁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제가 앞장서 윤석열 정부 독재를 막아내겠다. 군사 독재자 전두환과 온몸으로 맞서 싸워봤던, 저 설훈이 적임자”라며 “전두환을 대적하던 패기로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국민을 지켜내고 민주당을 지켜내겠다”고 했다. 김민석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관련, 서울시장 선거에서 시작해 계양까지 이어진 공천이 직접적인 패인임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잘못된 태도가 당의 대세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에 출마했다”고 했다. 원외 후보인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청년들의 이정표가 되겠다”면서 “암울한 미래 전망을 바꾸고자 결심한 청년들에게 민주당의 문을 더 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예비경선에서 대표 예비후보 8명 중 3명, 최고위원 예비후보 17명 중 8명을 추린다. 대표 예비경선은 일반국민 여론조사 30%, 중앙위원 투표 70%를, 최고위원 예비경선은 중앙위원 투표 100%를 반영한다. 중앙위원은 국회의원, 원외 지역위원장, 지방자치단체장, 시·도의회 의장, 상임고문 등 383명으로 구성됐다.
  • 대법원 “연희동 별채 압류 정당” 전두환 며느리 패소 확정, 집행은 불가

    대법원 “연희동 별채 압류 정당” 전두환 며느리 패소 확정, 집행은 불가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며느리 이윤혜씨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별채 압류 처분에 반발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하지만 전씨가 지난해 11월 사망해 실제 압류는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8일 이씨가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낸 압류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전씨는 1997년 내란, 뇌물수수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추징금을 확정받았으나 지난해 사망 시점까지 전체 추징금 2205억원 가운데 1249억 원(57%)만 냈다. 이에 검찰은 2018년 전씨의 연희동 집을 압류했다. 이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진행한 공매에서 이 집은 51억3700만원에 낙찰됐다. 전씨 일가는 압류와 공매에 불복해 각각 형사재판에 관한 이의를 신청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자택 중 별채에 대한 압류와 공매만 정당한 것으로 봤다. 연희동 자택은 부인 이순자씨 명의 본채와 비서관 명의 정원, 며느리 이씨 명의 별채 등 세 곳이다. 서울고법은 2020년 11월 본채와 정원이 몰수 가능한 불법 재산이라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에 대한 압류를 취소하라는 전씨 일가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다만 별채에 대한 압류는 정당한 것으로 인정해 처분을 유지하도록 했다. 별채는 2013년 이씨의 소유로 넘어갔는데, 당시 이씨는 국내에 거주하지 않았고 매매계약이 단기간에 이뤄졌던 점 등으로 보아 몰수 가능한 불법 재산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몰수나 추징을 비롯한 재산형 등의 집행은 재판을 받은 자에 대해서 하는 것이 원칙인 만큼 재판을 받은 자가 사망한 경우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집행할 수 없다”며 “따라서 전두환이 사망한 뒤로는 원고인 이씨를 상대로도 추징 집행을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 與 “경찰, 文정권 충견 노릇”… 野 “이상민 해임건의안 발의”

    與 “경찰, 文정권 충견 노릇”… 野 “이상민 해임건의안 발의”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열린 것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하극상이라며 엄중 대처를 강조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24일 “검경 수사권 조정 등으로 경찰의 수사권이 확대된 지금 경찰 조직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민주당은 경찰국 신설 취지를 호도하며 경찰 조직을 자극하는 언행을 삼가길 촉구한다”고 말했다.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경찰 내 일부가 삭발과 단식, 하극상을 보이며 반발하고 있는데 정말 기가 찰 노릇”이라며 “경찰에게 문재인 정권은 선진국에서 유례가 없는 검수완박 입법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의 일상 하나하나까지 통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권한을 부여했다. 자칫 공안 경찰이 돼 무소불위가 되지 않도록 통제할 수단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충견 노릇을 자처했던 경찰의 흑역사는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한 제1호 개혁 대상일 것”이라고 했다. 반면 경찰 출신인 권은희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전국경찰서장 회의는 당사자로서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였다. 당연히 가질 권리이자 국민을 위한 의무”라며 국민의힘에서 유일하게 경찰 지지 입장을 밝혔다. 류삼영 총경의 대기발령 조치에 대해서도 “내용상절차상 전혀 문제가 없음에도 입 닥치고 무조건 굴종하라는 무언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가한 직권남용”이라고 했다.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찰 중립성 논의 움직임에 전두환 정권식 경고와 직위해제로 대응한 것에 분노한다”며 “평검사회의는 되고 왜 경찰서장 회의는 안 되느냐”고 맞받았다. ‘윤석열 정권 경찰 장악 저지 대책단’ 단장인 서영교 의원도 국회 기자회견에서 “경찰청장 후보자가 경찰서장 목소리를 듣기는커녕 엄중 조치하고 서장을 대기발령시킨 건 직권남용”이라고 했다. 이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향해 “경찰국 신설은 정부조직법 위반”이라며 “장관 해임 건의안이나 탄핵소추안 등 법률적 조치를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재명 의원은 “내무부 치안본부 시절 경찰은 정권 보위 기구로 작동했다”며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1991년 내무부 소속 치안본부가 경찰청으로 독립했는데, 행안부의 경찰 통제는 이런 역사 발전을 거꾸로 되돌리는 개악”이라고 했다. 강병원 의원은 “행안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 총경 회의, 정치권 공방…與 “하극상” vs 野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

    총경 회의, 정치권 공방…與 “하극상” vs 野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발한 전국 경찰서장 회의 논란이 정치권 공방으로 비화했다. 국민의힘은 “하극상”, “복무규정 위반”이라며 엄중 대처를 강조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호위 ‘백골단’을 만들려는 의도라며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까지 꺼내 들었다. 차기 당권 주자인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정권의 ‘충견’ 노릇을 하던 경찰 내 일부가 삭발과 단식, 하극상을 보이며 반발하는데 기가 찰 노릇”이라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을 나열한 뒤 “이 모든 것이 문재인 정권 내내 일부 경찰 지도부가 충견 노릇을 하면서 자행한 부끄러운 민낯”이라며 “자칫 공안 경찰이 돼 무소불위가 되지 않도록 통제할 수단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충견 노릇을 자처했던 경찰의 흑역사는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한 제1호 개혁 대상”이라고 했다. 경찰 소관 상임위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채익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엄격한 계급사회인 경찰조직에서 지휘부의 해산 지시에도 불복하고 모인 것은 복무규정 위반”이라고 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등으로 경찰 수사권이 확대된 지금, 경찰 조직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민주당은 더 이상 경찰국 신설 취지를 호도하며 경찰 조직을 자극하는 언행을 삼가길 촉구한다”고 했다.경찰 출신 이철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과거 청와대가 행사해 온 인사권의 정상화를 반대하면서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말하는 것은 정부 운영 원리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법체계를 무시하고 집단행동을 한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정부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 참석자들이 경찰 복무 규칙을 어긴 것인지를 철저히 검토한 후 엄중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가담회에서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의 대기발령 조치에 대해 “경찰서장 협의회를 만들고 경찰의 중립성을 논의하는 움직임에 전두환 정권식 경고와 직위해제로 대응한 것에 대단히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직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논의를 하는데 평검사회의는 되고 왜 경찰서장 회의는 안 되냐”며 “경찰의 중립성을 위해 용기 낸 경찰서장에게 제재가 가해지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권 주자들도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재명 의원은 “내무부 치안본부 시절 경찰은 민주 인사들을 고문·탄압하고 정권을 보위하는 기구로 작동했고, 4·19 민주혁명은 이승만 경찰독재에 대한 저항이었다”며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1991년 내무부 소속 치안본부가 경찰청으로 독립했는데, 행안부의 경찰 통제는 이런 역사 발전을 거꾸로 되돌리는 개악”이라고 했다. 강병원 의원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겠다”며 “해임건의는 국회 재적 위원 3분의 1 발의, 재적 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가능하다. 조속한 해임건의안 발의와 통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은 “윤석열 정부 의도대로라면 독립과 정치적 중립은커녕 경찰은 정권의 ‘호위총국’, 행안부 장관으로 앉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충견’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며 “윤 정부는 경찰을 그저 정권 사수를 위한 ‘백골단’으로 앞장세우려 한다”고 했다. 강훈식 의원도 “민주주의를 언급하며 권력기관 사유화를 정당화하려는 전형적인 독재적 발상”이라며 “윤 대통령이 기어코 독재의 후예가 되시겠다면 ‘국회패싱방지법’ 논의에 즉각 착수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 우상호 “평검사 회의는 되고 경찰서장 회의는 안 되나…대단히 분노”

    우상호 “평검사 회의는 되고 경찰서장 회의는 안 되나…대단히 분노”

    “권성동 민주유공자법 비판, 사실왜곡”“박지현, 위원장 시절 일 공표 바람직하지 않아”영수회담 가능성에 “제안 오면 거절 안해”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경찰서장 협의회를 만들고 경찰의 중립성을 논의하는 움직임에 전두환 정권 식의 경고와 직위해제로 대응한 것에 대단히 분노한다”고 경고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이 대기발령 조치된 것과 관련해 이렇게 밝혔다.  ● “제재, 좌시 않겠다” 우 위원장은 “법무부에 검찰국을 두는데 왜 경찰국은 두면 안 되느냐고 하는 분들께 묻겠다. 그러면 평검사회의는 되고 왜 경찰서장 회의는 안 되냐”며 “이게 징계 사안이냐. 총경급 서장들의 입을 묶는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검사회의, 법관회의 등 사례를 거론, “조직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논의를 하는데 왜 총경급 서장회의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억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도 비판했다. 이어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엄정히 따지고 상임위에서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겠다”며 “경찰의 중립성을 위해 용기 낸 경찰서장에게 제재가 가해지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尹정부, 코로나19 대응 미흡”“영수회담, 제안 아직 없어” 우 위원장은 코로나19 방역 상황 관련해서는 선별진료소 부족, 확진자 유급병가 등 혜택 축소, 병상 및 의료진 확보 미흡 등 문제를 지적하며 “윤석열 정부의 대응이 굉장히 미흡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진행한 조치가 상당 부분 철회돼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재부가 코로나 대책 재원을 회수하면서 빠르게 대책을 세울 수 없게 됐고, 질병청장이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식의 ‘각자도생 방역’을 추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2명이 낙마한 데서 보이듯, 코로나 대책에 깊은 관심이 있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가능성에는 “제안이 오면 거절하지 않겠다. 그러나 아직은 제안 온 것이 없다”고 했다. ● “權 비판, 사실 왜곡” 우 위원장은 민주유공자법을 둘러싼 논란에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대대표의 비판은 사실 왜곡”이라며 “운동권 출신이 모두 혜택 대상인양 국민을 속이지 말라”고 반박했다. 그는 “법을 통과시키기 어렵다고 하면 문제가 되는 혜택은 다 들어내겠다”며 “자꾸 떡고물을 바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몰고가면 민주열사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비판했다. 또 “가장 넓게 잡아야 800명이고, 정부 추산으로도 최대로 잡아서 1년에 10억원이 든다”며 “이것을 가지고 침소봉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 위원장은 당내 전당대회에서 중앙당 선관위의 ‘타 후보 연계 홍보물 불허’ 결정에 이견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줄세우기 하지 말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 아니겠느냐”며 “이미 선관위에서 결정했고 비대위를 통과한 세칙이라 변경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과거 이재명 상임고문으로부터 계양을 공천을 요구받았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전 지도부의 공천 과정에 대한 조사권은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박지현 전 위원장께 충고하자면, 비대위원장 시절 생긴 일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 우상호 “경찰 중립성 논의에 전두환식 대응…대단히 분노”

    우상호 “경찰 중립성 논의에 전두환식 대응…대단히 분노”

    “평검사회의는 되고 경찰서장 회의는 안 되나”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경찰서장 협의회를 만들고 경찰의 중립성을 논의하는 움직임에 전두환 정권 식의 경고와 직위해제로 대응한 것에 대단히 분노한다”고 경고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이 대기발령 조치된 것과 관련해 이렇게 밝혔다. 우 위원장은 “법무부에 검찰국을 두는데 왜 경찰국은 두면 안 되느냐고 하는 분들께 묻겠다. 그러면 평검사회의는 되고 왜 경찰서장 회의는 안 되냐”며 “이게 징계 사안이냐. 총경급 서장들의 입을 묶는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엄정히 따지고 상임위에서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겠다”며 “경찰의 중립성을 위해 용기 낸 경찰서장에게 제재가 가해지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 “엄중 대처” “정당한 항의” 여야 ‘경찰국 반대’ 전국회의 놓고 충돌

    “엄중 대처” “정당한 항의” 여야 ‘경찰국 반대’ 전국회의 놓고 충돌

    여야가 일선 경찰서장급 총경들이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며 전체회의를 소집한 것을 놓고 충돌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용납되기 어렵다”며 유감을 표했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당한 항의’라고 평가했다. 23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는 총경급 간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열렸다. 총경급 간부들이 특정 주제로 전체회의를 소집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회의 참석자들은 경찰국 신설을 ‘역사적 퇴행’이라며 공개 비판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부는 사상 초유의 경찰서장 집단행동에 대해 엄중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글로벌 경제위기와 코로나19 재확산, 파업 등으로 국민의 근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강행됐으며, 경찰 지휘부가 모임 자제를 촉구하고 해산을 지시했음에도 열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수사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은 당연히 보장돼야 하고 경찰국 설치와 수사의 중립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도 경찰서장들이 집단행동을 불사하며 정부 정책의 취지를 왜곡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법과 원칙에 따른 새 정부 행정에 서장들이 상부의 지시까지 어겨가며 집단행동을 한 것에 다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정부는 참석자들이 경찰 복무규칙을 어긴 것인지를 철저히 검토한 후 엄중히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찰 출신인 재선의 이철규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후배 경찰관들에게 호소한다. 어떤 경우든 집단행동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경찰은 군과 함께 무력을 수반하고 검찰과 같이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라며 “법체계를 무시하고 집단행동을 한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국 설치에 대해서는 “경찰 조직도 정부 조직의 하나다. 경찰도 정부 조직의 구성과 운영 원리가 적용돼야 한다”며 “헌법과 정부조직법, 그리고 경찰법에 명시된 대로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정부에서 법대로 하지 않고 청와대가 행사해 온 인사권의 정상화를 반대하며 경찰의 독립성·중립성을 말하는 것은 자칫 정부 운영원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 의원은 끝으로 “여러분의 모습이 정부의 민주적 운영 체제를 거부하며 집단행동을 하는 것으로 비칠 땐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국민의 지지를 잃으면 어떤 것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정부가 경찰의 중립성을 훼손하면 그때 목소리를 내면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정부의 경찰 장악 시도가 사상 초유의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리게 했다”며 경찰에 힘을 실었다.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회의에 대해 “이유는 단 하나다. 경찰국 설치를 반대하며 ‘권력이 아닌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민의 일상을 지키겠다’라는 뜻을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그러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위협이자 협박’이라며 국민의 우려와 경찰의 정당한 항의를 묵살했다”며 “이는 기어코 국민에 봉사하는 경찰이 아닌 권력에 충성하는 경찰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경찰의 존재 이유는 권력의 시녀가 아닌 국민의 일상을 지키기 위함”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 경찰국 신설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당권 주자인 박용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행안부 경찰국 설치는 헌법 정신에 역행하는 권력기관의 사유화 시도”라며 “전두환을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 잘했다’고 말한 윤석열 대통령의 진짜 본심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경찰국 설치가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장치라고 변명을 늘어놓는데 무엇이 민주적 통제냐”며 “도대체 경찰을 유신독재, 군사독재정권 시절로 돌리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 [서울광장] 시스템에 올라탄 대통령이 되려면/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시스템에 올라탄 대통령이 되려면/문소영 논설위원

    김건희 여사가 지인과 함께 봉하마을을 방문한 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을 처음 해봐서”라고 솔직하게 답변했을 때 다수가 ‘헉’ 하고 숨을 삼켰다. 상상해 보자.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임기 동안 ‘검찰총장을 처음 해봐서’라는 발언을 했을까. 그렇지는 않았을 것 같다. 헌정 이후 준비된 대통령들이 많았다.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을 지낸 이승만 전 대통령이나 ‘차기는 당신’이라고 일찌감치 내락됐다던 노태우 전 대통령, 3당 합당으로 ‘대통령 꿈’을 이룬 김영삼 전 대통령, 4수 끝에 대통령에 오른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은 오랜 세월 벼른 만큼 국정 철학이나 목표가 단단했다. 시대적 요구를 해결하는 성과도 냈다. 대통령의 미숙함을 해결하는 것은 시스템이다. 직업 공무원으로 구성된 행정부와 대통령비서실, 집권 여당 등이다. 특히 대통령제에서 대통령비서실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와 조율해 대통령의 의지를 집행하도록 역할하는 곳이 대통령비서실이다. 대통령비서실에 여당도 당료를 파견하지만, 각 부처의 유능한 공무원들과 한국은행 등 공공기관의 직원들이 다수 파견된다. 이들 행정관은 부처의 이해를 대변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대통령과 여당에 설득해 관철하는 힘든 일도 하니 원대복귀할 때 승진하는 것이 관례였다. 세월이 흐른 뒤 다시 대통령비서실로 차출되기도 하는데, 그때는 비서관이나 수석비서관 등으로 간다. 이들 덕분에 여야 정권교체에도 정부의 연속성이 유지된다. 일례로 김영삼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노무현 정부에서는 외교보좌관(수석급)을 지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은 시스템에 업혀서 가는 것”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문제는 윤 대통령이 불안정한 시스템 위에 올라가 있다는 것이다. 책임장관제로 전환하고 ‘청와대 정부’를 회피하고자 대통령비서실을 크게 변형하고 축소한 것이 문제다. 특히 경찰이나 검찰ㆍ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을 관장하고, 대통령의 가족과 측근을 관리하며, 인사를 검증하는 민정수석실을 없앤 부작용이 하나둘씩 나온다. 국기 문란 논란을 빚은 경찰청의 치안감 인사 번복 혼선은 민정수석실을 폐지한 결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친인척이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는 것이나 극우 유튜버의 누나를 행정관으로 발탁한 일, 나토 정상회의 순방길에 민간인을 ‘1호기’에 태운 일도 민정수석실이 존재했다면 걸러 냈을 것이다. ‘빈틈없이 사람을 발탁’했다지만 벌써 4명의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면 고위직 인사 검증 시스템이 잘못됐다고 봐야 맞다. 부처와 대통령비서실에 검찰 출신을 다수 발탁한 것도 시스템의 탄력을 떨어뜨린다. 박정희 정부와 전두환 정부는 정통성이 떨어지는 정권의 보위를 위해 쿠데타의 공신인 선후배 군인을 주요 요직에 다수 기용했다. 하지만 민주적 투표로 선출된 윤석열 정부는 검찰 쿠데타 정부가 아니지 않은가. 검찰 밖에서 인재를 찾아 써도 대통령에게 충성한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내려앉았다. 7월에 전 연령, 전 지역에서 고르게 10% 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떨어졌다. 이래서는 국정 운영의 동력이 생길 수 없다. 눈치 빠른 공무원이 가장 먼저 복지부동 자세를 취한다. 임시방편이지만 지지율을 급상승시킬 방안이 없지 않다. 첫째, 인기 만점이지만 논란이 큰 도어스테핑이 정교해져야 한다. 홍보수석실은 출근길에 대통령과 상의해 예상 질문에 대한 최종안을 마련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정책 부정은 심각했다. 둘째는 김 여사와 관련해 ‘조용한 내조’의 약속을 지키든지, 제2부속실 폐지 공약을 포기하고 공조직의 보좌를 강화하든지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현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
  • 서점·카페·비행기·지하철… 박찬욱이 머무는 곳은 그의 서재가 됐다[김언호의 서재탐험]

    서점·카페·비행기·지하철… 박찬욱이 머무는 곳은 그의 서재가 됐다[김언호의 서재탐험]

    서재, 책이 있는 공간은 한 사람의 취향과 관심사, 내면과 정신의 풍경입니다. 우리 시대 대표 출판인 김언호가 한국 사회 각 분야에서 자기 세계를 구축한 명인들의 서재를 찾아 그들의 오늘을 있게 한 책 읽기와 삶에 대한 품격 있는 담론을 펼칩니다. 세계인이 사랑하는 영화감독 박찬욱의 서재 이야기를 시작으로 2주마다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난 6월 29일 편집실 친구들과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을 보았다. 제75회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 작품을 개봉 첫날에 보는 즐거움을 누렸다. 상영시간 138분, 파주 출판도시의 영화관 메가박스, 다른 관객 20여명과 함께 우리는 문제작에 몰두했다. 고수의 뛰어난 연출에 다소 긴장하는 표정들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우리는 카페로 자리를 옮겨 즐거운 합평회를 펼쳤다. “프로이트, 도스토옙스키, 히치콕이 다 녹아 있는 영화야. 사랑이 무엇인지를 박찬욱이 우리에게 묻고 있네.” “마지막 장면, 쏟아져 들어오는 파도가 압권입니다.” “맞아, 롤랑 조페 감독의 ‘미션’. 이구아수폭포 장면을 연상시키는 파도, 그 파도가 순간 멈추면서 영화가 끝나네요.” 나는 이튿날 다시 그 영화관으로 갔다. 자세히 보고 싶었다. 박찬욱 감독의 사랑론, 아니 인간론을 탐구해 보고 싶었다. 역시 그 대사들이 나의 주목을 끌었다. 클래식한 이미지의 대사들. “당신이 나를 사랑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당신을 떠났고, 이제 내가 당신을 사랑하려 하니 당신이 나를 떠나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그 친절한 형사의 심장을 갖고 싶어.” ‘헤어질 결심’을 다시 보면서, 나는 참 시적(詩的)인 영화라고 생각했다. 이 폭풍우 같은 소음의 시대에, 그의 영화는 절제된 언어를 구사한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사랑과 죄가 무엇인가를 시적 언어로 우리들에게 묻고 있다. 그의 영화는 시적이다.●박찬욱 감독의 영화 또는 인간탐구 15년여 전 나는 헤이리 회원들과 포르투갈을 여행했다. 거장 알바로 시자의 건축들을 보러 가는 것이었다. 박찬욱 감독의 아버님 박돈서 선생과 동행했다. 포르투의 세랄베스미술관! ‘시적 건축’을 언명하는 알바로 시자의 세랄베스미술관은 한 편의 시였다. “선생님, 건축이 시가 될 수 있군요.” “알바로 시자의 건축미학·건축철학을 실감합니다.”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다운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무엇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순간 나는 추사 선생의 ‘문자향 서권기’(文字香書卷氣)란 말을 떠올렸다. 가슴속의 청고(淸高)하고 고아(古雅)한 뜻은 문자향과 서권기에서 비롯되고, 문자향 서권기는 자신의 서예 작품의 근원이 된다는 추사의 예술정신. 내가 박 감독을 처음 만난 것은 2004년이었다. 1995년부터 시작된 예술마을 헤이리, 나는 2003년에 입주했고 2004년 박 감독도 부모님과 함께 입주한 직후였다. 그때 나는 박 감독에게서 영화 이야기뿐 아니라 책 이야기를 들었다. 1970년대부터 출판과 책은 나에게 운명 같은 주제였다. 박정희 유신 권위주의와 전두환 신군부의 통치시대에, 우리는 ‘위대한 책의 문화’를 주창하면서, 책만들기 책읽기가 우리의 자랑스런 ‘운동’이었다. 1990년대 파주출판도시 건설작업이 한창 진행되던 무렵, 나는 책의 마을, 책방마을을 구상하고 있었다. 열화당 이기웅 사장과 나는 볼로냐 아동도서전을 참관하러 가는 길에, 영국 웨일스 지방, 폐허가 된 탄광촌에 들어선 고서마을 헤이온와이를 찾아갔다. 1994년 봄날이었다. 헤이온와이 ‘고서마을의 황제’ 리처드 부스 선생과의 인연은 그렇게 맺어졌다. 당초 책방마을로 구상된 헤이리에 미술가·도예가·음악가·영화인·인문학자들이 동참하게 되면서 책방마을은 예술마을로 확장되었다. 오래전부터 책의 집, 책을 위한 집은 나의 꿈이었다. 책방과 전시, 담론과 공연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북하우스’는 그렇게 탄생했다. 동아일보사에서 함께 일하다 해직된 독서인 이종욱 시인도 헤이리 만들기에 동참했다. 그의 서재가 북카페 ‘반디’가 되는 것이었다. 황인용의 음악카페 ‘카메라타’와 함께 북하우스와 반디는 영화인이자 독서인인 박찬욱의 열려 있는 서재이자 휴식공간이 되었다. “독서는 내 영화의 원천입니다. 좋은 책 이야기하기는 영화를 잘 찍는 일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영화인 박찬욱에게 서재란 여느 사람의 서재와는 다르다. 세계가 그의 활동영역이 되면서 여유를 갖고 서재에서 한가하게 책 읽을 시간을 내기가 더 어려워진다. 그가 머무는 공간이면 다 서재가 된다. 서점이, 카페가, 비행기가, 호텔이, 지하철이 그의 독서공간이 된다. “저희 집에도 서재라고 부를 만한 공간이 있지만 서재라기보다 서고라고 할까요.”●영화 보는 시간보다 독서 시간 길어 헤이리에 지어 입주한 아버지 박돈서와 아들 박찬욱의 자하재(紫霞齋)는 참 독특한 구조를 가진 주택이다. 건축가 김영준의 작품인 자하재는 한 집인데 두 집이다.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인 주택. 겉으로는 하나이지만 내부는 독립되어 있다. 현관도 따로따로다. 가운데에 같이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다섯 평짜리 정원부터 반 평짜리 정원까지 정원만 26개나 된다. 대지 130평, 건평 110평이다. 박 감독의 서재 또는 서고는 공공도서관 서고처럼 여러 서가들이 병렬하고 있다. 많은 책은 이렇게 해야 수장할 수 있다. 서가 구석에 작은 탁자와 의자가 있다. 책을 꺼내와 잠깐 보다가 꽂아 놓는다. 더 읽을 책은 거실로 갖고 나온다. 서고 옆에는 작은 영화관처럼 큰 스크린이 있고, 계단식 관람석이 있어 10여명이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들을 수 있다. 박 감독은 오디오 마니아다. 헤이리 회원들은 자하재를 여러 차례 구경하면서 독특한 공간 경험을 하곤 했다. 서울에서, 지방에서 많은 인사들이 견학하러 왔다. 헤이리에는 실험 적인 건축물이 제법 많지만, 자하재는 나에게 영화 ‘공동경비구역’을 떠올리게 한다. 2005년에 한국건축가협회로부터 ‘올해의 베스트 건축’의 하나로 선정되었다. 뉴욕현대미술관의 건축실에 도면과 모형이 전시된 후 소장되고 있다. 박 감독은 자신이 “평범하게, 무탈하게 성장해 왔다”고 하지만, 82학번인 그에게도 1980년대는 ‘격동의 시대’였을 것이다. “사회과학 독서보다는 인문·문학 독서를 했습니다. 조금 외로움을 느꼈지만, 주로 문학에 몰두했지요.” 영화 ‘아가씨’ 같은 경우에도 조진웅 배우가 친일파로서 대부호 역할을 한다. 원작은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이야기이지만, 굳이 이야기를 일제강점기의 조선 땅으로 가져와 그 인물과 시대를 보여 준다. 채만식의 ‘탁류’ 같은 소설은 우리 문학사의 빛나는 리얼리즘의 성과다. 그런 작품을 읽은 영화인 박찬욱의 가슴엔 어떤 형태로든 역사 같은 것이 잠재되어 있을 것이다. ‘헤어질 결심’의 조선족 송서래(탕웨이)의 할아버지도 조선 독립운동가로 ‘역사성’이 환기된다. 박 감독의 가슴엔 이문구의 ‘관촌수필’이 선연하게 살아 있다. “이문구 선생의 ‘관촌수필’은 저에겐 아주 결정적인 작품입니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이렇게 조탁해서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까요. 이런 아름다운 문학예술이 우리에게 있다고 자부합니다. ‘관촌수필’은 영화로 만들지 않고 그냥 보존하고 싶습니다.” 영화인 박찬욱에게는 영화를 보는 시간보다는 책 읽는 시간이 더 길다. 책에 관련된 일에 참여하는 일을 마다한 적이 없다. 좋은 책을 널리 알리는 일은 자신이 제작한 영화를 알리는 일 못지않게 소중하다. 책은 그의 삶에서 가장 즐겁고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건축학자인 아버지가 사다 놓은 ‘을유세계문학전집’은 중·고교 시절 그가 씨름한 주제였다. 그의 문학적 지향을 형성한 책들이었다. ‘삼중당문고’와 ‘동서추리문고’도 그의 취향과 문제의식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책 읽는 집안의 전통 손에 늘 책을 들고 있는 어머니 심성구 여사로부터도 박 감독은 책읽기를 체득했을 것이다. “책이 있는 곳에 찬욱이가 있었어요. 사람들이 내다버린 책더미를 뒤지곤 했어요.” 동생 박찬경도 책 읽기로 자신의 미술세계를 구현하고 있을 것이다. 여동생 박찬희가 영어교육 전문가로 활동하는 것도 독서하는 집안의 분위기에서 기원할 것이다. 시서화(詩書畵)를 즐기는 집안의 전통. 아버지 박돈서 선생도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참 좋아한 독서인이었다. 박돈서 선생은 사시집(寫詩集) ‘인향만리’(人香萬里)와 시화집(詩集) ‘묵향천리’(墨香千里)를 펴낸 시인이기도 하다. 언젠가 박 감독의 영화에 등장할 만한 한 미장센. 노부인이 벽난로 옆에서 무릎에 담요를 덮고 흔들의자에 앉아 추리소설을 읽고 있다. 고양이가 그 옆에서 졸고 있다. 중학생 박찬욱이 언젠가 어머니에게 이야기한 풍경이다. ●진리는 모호한가 박찬욱 영화의 일관된 주제라면,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그러나 정답은 없다. 진리는 모호할 것이다. 참, 박 감독이 주관하는 영화사 이름이 ‘모호’다. 그의 영화철학의 일단일까. ‘헤어질 결심’에서 정훈희와 송창식이 ‘안개’를 부른다. 인간의 삶은 안갯속 같은 것일까. 박 감독이 지금까지 읽은 그 수많은 책 중에서, 우리 젊은이들에게 권독하고 싶은 책 다섯 권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안갯속을 헤매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약간의 가이드가 되지 않을까 해서다. 그가 문자로 보내왔다. 이문구의 ‘관촌수필’, 카프카의 ‘성’, 존 르 카레의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성 연대기’, 그레이엄 그린의 ‘브라이턴 록’. 인터뷰하는 그날 박 감독은 ‘강화학파의 서예가 이광사’(이진선 지음)를 구입했다. 북하우스의 그 많은 책들 가운데 ‘이광사’를 딱 집어드는 선책(選冊)의 안목. 나는 연세대 영문학과 이경원 교수가 30년의 연찬 끝에 써낸 거작 ‘제국의 정전 셰익스피어’를 북하우스 방문 기념으로 박 감독에게 증정했다. 그는 셰익스피어를 탐독하는 영화예술가다. 한길사·한길책박물관 대표
  • [씨줄날줄] 대통령 존영/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통령 존영/오일만 논설위원

    왕조 시대 임금의 화상을 어진(御眞)이라 불렀다. 존귀하고 지존한 왕의 얼굴 앞에 백성들은 머리를 조아렸다. 어진을 모시는 사당까지 만들어 절대적 권력을 부여하는 통치술로 활용됐다. 해방 후에도 대통령의 사진을 ‘존영’(尊影)이라 높여 불렀다. 이승만 시대엔 자신의 사진을 입법부 분과위원회 방마다 걸어 삼권분립을 무색하게 했다.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엔 언론 보도 사진이나 영상이 조금이라도 훼손되면 그야말로 난리법석을 떨었다. 권위주의 시대 암울한 대한민국의 자화상으로 기억된다.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본질로 하는 민주주의 시대, 탈권위의 바람과 함께 ‘존영’이란 이름이 자취를 감추다가 2016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돌연 화제가 됐다. 이른바 존영 논란이다. 당시 새누리당 대구시당이 유승민 의원 등 탈당 의원들의 사무실에 걸린 박근혜 대통령의 존영을 반납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탈당파가 아닌 내가 바로 박 대통령의 존영을 가질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정치적 의미가 담겼다. 낯 뜨거운 충성 경쟁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은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북한 응원단이 비에 젖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진을 보고 대성통곡했던 모습을 연상했다.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대통령 사진을 국회와 중앙 당사에 설치하는 문제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들린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전까지 현직 대통령 사진을 걸었던 전례가 있다. 탄핵 이후 논란 끝에 이승만·박정희·김영삼 3인의 전직 대통령으로 축소한 상태다. 정권교체를 이룬 집권당 소속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이란 주장이지만 지난 4월에도 친박계 중심으로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소모적 논쟁으로 번져 당내 분란만 일으켰다. 윤석열 정부 출범 두 달이 갓 지난 지금, 민생을 외면하고 당권 투쟁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사상 유례없는 경제위기와 코로나 재확산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민생과 무관한 존영 논란은 가뜩이나 어려운 국민들에게 정치 혐오증만 증폭시킬 뿐이다. 누군가의 사진에 권력과 권위를 부여하는 정치행위 자체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윤 대통령의 기분을 맞추려는 측근들의 충성심 경쟁이라면 더더욱 안 될 말이다.
  • 김건희 여사, YS 부인 손명순 여사도 만났다

    김건희 여사, YS 부인 손명순 여사도 만났다

    최근 독자 행보를 이어 가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왼쪽) 여사가 23일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오른쪽) 여사를 예방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김 여사가 오늘 오전 손 여사의 자택을 찾아 예방했다”며 “1시간가량 환담을 나눈 뒤 15분 정도 자택 본관을 둘러봤다”고 밝혔다. 이날 일정은 사전 공지되지 않은 비공개 일정으로, 김 여사가 찾은 상도동 자택 관련 사진이나 환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 여사는 지난달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찾은 것을 시작으로 역대 영부인들을 잇달아 만나고 있다. 지난 1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고,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16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17일)를 연이어 만나는 등 일주일 사이 세 명의 전직 영부인을 찾았다. 만남 시간은 모두 1시간 이상이었다. 김 여사가 이날 현재까지 만나지 않은 전직 대통령 부인은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다. 김 여사는 지난 14일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 국회의원 부인들을 용산 국방컨벤션에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기도 했는데, 모두 윤 대통령이 동행하지 않은 단독 일정이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 일정인 이달 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도 동행이 예정돼 있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는 공식적인 배우자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며 김 여사가 가급적 참석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정상회의 참석을 기정사실화했다.
  • 김건희 여사, YS 부인 손명순 여사 예방…역대 영부인들 차례로 환담

    김건희 여사, YS 부인 손명순 여사 예방…역대 영부인들 차례로 환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23일 오전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를 비공개로 예방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에서 김 여사가 손 여사의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택을 찾았다면서 “1시간가량 환담을 나눈 뒤 15분 정도 사저 본관을 둘러봤다”고 밝혔다. 환담 내용과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김 여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전두환 대통령 부인 이순자 씨,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등 역대 영부인들을 차례로 만나 조언을 구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해외 방문에도 동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이러한 김 여사의 광폭행보는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한 찬반 논쟁으로 이어진 상황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제2부속실을 두지 않으면 민생도 고통스러운데 자기 부인 하나 제대로 못 챙기냐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부속실은 안 만든다고 했으니까 만들면 안 된다”면서 “일단 보필할 수 있는 사람은 있어야 될 텐데, 그게 소속이 어디에 돼 있느냐는 중요치 않다”고 했다. 대통령실도 대통령의 공약인 ‘제2부속실’ 폐지를 쉽게 뒤집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2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 엑스포 개최 경쟁 발표’ 이후 동행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고집이 좀 세셔서 그렇게 쉽게 (제2부속실을) 부활시키진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 부산 형제복지원 피해자 지원 근거 마련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의 생활 안정과 명예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의 근거가 마련됐다. 부산시의회는 지난 21일 열린 제305회 정례회에서 ‘부산시 형제복지원 피해자 명예회복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가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조례안은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의료 및 생활안정 지원’과 ‘피해자의 명예 회복 및 기억을 위한 추념사업’ 규정을 추가해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해졌다. 피해자들은 이번 조례 개정으로 실질적인 생활안정 지원 대책이 추진되기를 기대했다. 이동진 형제복지원피해자협의회 대표는 “피해자에게 실질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오랫동안 고통받아 온 피해자들로서는 늦은 감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형제복지원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진실 규명 활동을 마무리해야 지원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라 지원받을 수 있는 피해자의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개정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윤지영(국민의힘·비례) 의원은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의 나이와 건강, 생활고 등 현실적 문제에 따른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위한 근거가 마련됐다”면서 “피해자 의료비 지원 등 복지 대책과 추념 사업 내용을 포함한 게 이번이 처음이라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은 박정희·전두환 집권기가 포함된 1975∼1987년 부랑자 수용을 명분으로 자행된 국가 폭력 사건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씨줄날줄] 청와대 나무/ 문소영 논설위원

    [씨줄날줄] 청와대 나무/ 문소영 논설위원

    청와대는 조선시대 법궁인 경복궁의 후원으로 충순당과 취로정이라는 전각이 있던 자리다. 이 충순당과 취로정에서는 조선의 임금과 개국공신의 후손들이 모여 대규모 회맹(會盟)을 실시했다고 한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1104년 고려 숙종 때 완공된 남경(서울의 옛이름)의 이궁(離宮)이 있던 자리다. 임진왜란 때 불탄 경복궁은 200년 넘게 방치되다가 1868년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의 주도로 재건됐다. 후원에 과거제를 열던 융문당과 군사훈련을 하던 융무당을 지었고, 국왕의 휴식공간이 있는 경무대, 즉 지금의 수궁(守宮)터도 만들었다. 경무대를 일제강점기 때는 조선총독이, 해방 후 미군정 시절에는 존 하지 사령관이 관저로 썼다. 정부 수립 후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집무실이자 관저가 됐다. 4ㆍ19혁명 이후 집권한 윤보선 전 대통령이 청와대로 개명해 현재에 이르렀다. 현재의 청와대 건물은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에 신축한 것이다. 고려·조선의 왕과 외세의 수장,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거주하면서 1000년을 넘긴 역사적 공간이 청와대다. 1000년 넘게 인간의 손이 닿은 곳답게 청와대에는 180여종의 나무 5만여 그루가 있다. 대표적인 나무가 수령 740여년 된 주목이다. 수궁터 근처에 상왕처럼 버티고 있는데, 고려 충렬왕 때부터 권력의 부침을 지켜봐 왔다. 한 뼘 남짓한 폭으로 띠처럼 이어진 일부 줄기만 살아남았는데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의 이름값을 한다. 회화나무·말채나무·용버들 등은 조선말 경복궁 후원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수령이 100년이 넘은 역사적인 나무들이다. 박정희를 비롯해 역대 대통령이 경내에 기념식수도 했다. 청와대 본관 앞에 노태우 전 대통령이 심은 구상나무, 수궁터 근처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산딸나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소나무가, 상춘재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백송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동백나무 등이 있다. 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은 역대 대통령 기념식수 24그루와 노령 수목 76그루를 대상으로 집중 관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문화재이자 자연유산이 합쳐진 국가유산이다. 국민에게 개방해 쓰레기도 넘친다는데 잘 관리해 미래에 넘겨줬으면 한다.
  • 김건희 여사, 서울서 김정숙 여사와 비공개 깜짝 만남

    김건희 여사, 서울서 김정숙 여사와 비공개 깜짝 만남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7일 서울 모처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환담했다. 김건희 여사는 전직 대통령 부인들을 잇따라 만나고 여권 중진급 의원들의 부인들을 초청하는 등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양측의 만남을 확인하며 “김정숙 여사의 상경 일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날 만남은 비공개를 전제로 이뤄진 것이어서 환담 내용과 사진 등은 제공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건희 여사는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 등을 차례로 예방한 데 이어 이날 김정숙 여사를 만났다. 김건희 여사는 문 전 대통령 양산 사저를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결국 상경한 김정숙 여사와 서울에서 만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가 양산 사저를 방문할 경우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두고 여러 정치적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문 전 대통령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 시위대의 돌발행동도 고려한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돌아가는 길에 일부 시위대가 드러눕거나 몸으로 막으면서 통행을 방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한 총리는 사저 방문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마을 곳곳이 집회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며 “합법적인 집회와 시위는 존중돼야 마땅하지만, 금도를 넘는 욕설과 불법시위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 이번엔 이순자 예방… 김건희 여사 행보에 커지는 ‘2부속실 부활론’

    이번엔 이순자 예방… 김건희 여사 행보에 커지는 ‘2부속실 부활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를 전격 예방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2시 56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이씨 자택 앞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김 여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1시간 30분 뒤 나온 김 여사는 역시 아무 말 없이 차를 타고 떠났다. 김 여사가 지난 1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을 때는 하루 전 미리 취재진에게 공지됐지만 이날 이씨 예방은 불과 몇 시간 전 언론 보도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또 이날은 코바나컨텐츠 전 직원 등 사적 지인은 보이지 않았고 대통령실 내 부속실 소속 행정관 한 명이 쇼핑백을 들고 김 여사를 수행했다. 각종 논란에도 김 여사는 애초 계획대로 역대 영부인들을 차례로 만나는 등 공적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여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가장 먼저 만난 바 있다. 또 조만간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도 예방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14일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 의원의 부인 11명과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오찬을 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권성동 원내대표 부인의 제안으로 대선 때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한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가) 굉장히 예의를 갖춰서 얘기했다”며 “중진 의원 부인들이 나이가 많으니 ‘사모님’ 했다가 ‘언니들’ 했다가… 참 좋았고 (김 여사가) 솔직하고 소탈하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김 여사는 앞으로 의원 부인들이 봉사 모임을 만들어 주면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대통령 시계를 선물했다고 한다. 이처럼 김 여사의 행보가 확대되면서 김 여사를 보좌할 대통령실 내 제2부속실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여당에서는 찬반양론이 나타나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부속실을 안 두니 팬클럽이나 김 여사 개인 회사 직원들이 부속실을 대체하는 일이 벌어진다”며 “차라리 (제2부속실 폐지 공약 파기에 대해) 깔끔하게 사과한 뒤 양해를 구하고 제2부속실을 만드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권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제2부속실을 부활시키지 않더라도 대통령 부인의 공적 활동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다. 공약 파기이기 때문에 가급적 하지 않는 게 맞다고 본다”며 반대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최고위에서) 사적 경로로 정보들이 유통되는 상황 자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면서도 “형식을 제2부속실로 하자는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씨를 만난 것은 오히려 통합에 장애물을 만드는 행보로 보인다”며 “제2부속실 부활뿐 아니라 김 여사의 메시지 관리 등을 제대로 해 줄 전문가들을 포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김건희 여사,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예방

    김건희 여사,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예방

    文부인 김정숙 여사와도 물밑 조율 중“역대 영부인 계속 만날 예정…정치적 해석은 지나쳐” 공개 행보를 본격화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오후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를 예방했다. 김 여사는 역대 영부인을 차례로 만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측 관계자는 이날 언론에 “김 여사가 오늘 오후 3시쯤 이 여사의 연희동 자택을 찾았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 메시지를 가져왔나’ 등 취재진 질의에 묵묵부답으로 현관에 들어섰다. 이 씨와의 면담은 오후 4시 25분까지 90분가량 이어졌다. 김 여사는 연희동을 떠나면서도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지난달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국민통합 메시지를 발신한 것과 김 여사가 전 전 대통령 유족을 예방한 것은 상반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전직 대통령 부인들을 한분 한분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조언을 듣겠다는 것은 (김 여사가) 원래 생각했던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일환으로 오늘도 찾아뵌 것”이라며 “비공개로 조용히 다녀올 계획으로, 같이 가는 인원의 규모도 최소화해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본의 아니게 미리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차례로 예방해 대통령 배우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특히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 여사와 90분간 환담하며 “자주 찾아뵙고 가르침을 듣겠다”고 말했다.당시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이 좌천 인사로 힘들었던 시절 자신과 노 전 대통령의 일화를 각색한 영화 ‘변호인’을 보며 눈물 흘린 기억을 언급했다.  김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너(윤 대통령)는 통합의 대통령이 돼라’고 말해주셨을 것 같다”면서 “국민통합을 강조하신 노 전 대통령을 모두가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에 권 여사는 “과거 윤 대통령이 봉하마을을 찾아 참배한 뒤 나와 만난 적이 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했다”고 화답했다. 권 여사는 김 여사에게 “몸이 불편해 (윤 대통령) 취임식에 가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정상의 자리는 평가받고 채찍질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많이 참으셔야 한다”고 조언했다.그러면서 “현충원에서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빗물을 닦아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면서 “(윤 대통령) 뒤에서 조심스럽게 걷는 모습도 너무 잘하셨다”고 했다. 김 여사는 “여사님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답했다. 김 여사 측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예방도 물밑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가 계속해서 역대 영부인들을 만나려 한다”면서 “비공개 일정으로, 정치적 해석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 3명 중 1명은 제주출신… 간첩조작사건 피해자를 찾습니다

    3명 중 1명은 제주출신… 간첩조작사건 피해자를 찾습니다

    제주도와 제주민주화운동사료연구소는 2022년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실태조사의 일환으로 간첩 조작사건 피해자를 찾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피해자 접수기간은 6월13일부터 8월25일까지다. 제주도의 간첩 조작사건 피해자 실태조사는 지난해 7월 제주도의회가 공포한 ‘제주도 간첩 조작사건 피해자 등의 명예회복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른 것이다. 이 조례에 따르면 간첩조작사건 피해자는 제주출신으로 공안사건에서 ‘국가보안법’ 등의 위반을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후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은 사람으로 사망·행방불명 또는 신체적·정신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과 그 유족(1세대로 한정)으로 한정하고 있다. 일본으로 건너간 제주도민들 중 일본 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소속 친척이나 지인을 만난 것만으로도 공안기관에 불법 구금되거나 고문을 받은 사람도 비일비재하다. 도는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자문하기 위해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등 지원위원회를 지난 4월 21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지윈위원회는 실태조사, 지원사업 등 각종 사항을 심의하고 자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실태조사는 도외 거주자 포함한 제주 출신으로 1961년∼1987년 (박정희 군사정권∼전두환 군사정권)때 피해를 본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천주교인권위원회가 발표(2006년)한 자료에 따르면 간첩조작사건은 1948년부터 2014년까지 전국적으로 109건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도에는 현재 37명의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3명 중 1명은 제주 출신인 셈이다. 강남규 제주민주화운동사료연구소 이사장은“13일부터 피해자 신고 접수를 받았는데 2건이 들어왔다”면서 “한 피해자는 재판은 받지 않았지만 고문 후유증으로 면담조차 하기 힘들어 대신 가족이 상담해왔다”고 전했다. 이처럼 간첩조작사건 피해자들 중에는 재판기록은 없지만 실제 고문당한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실제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 측은 9월 중간 보고회때 이같은 피해 사례들까지 전부 모아 발표하고 도에 피해자로 인정해 줄 지 여부를 물을 계획이다.
  • [데스크 시각] 대통령의 직설화법, 자유와 책임 사이/이순녀 수석부국장

    [데스크 시각] 대통령의 직설화법, 자유와 책임 사이/이순녀 수석부국장

    거침이 없다. 망설이거나 에두르는 법 없이 하고 싶은 말을 직설적으로 한다. 2013년 10월 국정감사 때 국가정보원 댓글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수사 외압을 폭로하면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던 검사 윤석열의 돌직구 화법은 정치 초년병 대선 후보자를 거쳐 대통령이 된 지금도 별반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취임 후 한 달 넘게 거의 매일 아침 생중계되는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을 통해 민감한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육성이 날것 그대로 전달됐다. 격의 없는 소통은 신선했지만 일부 정제되지 않고, 숙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즉흥적으로 나온 발언들이 오해와 갈등을 유발하는 불씨가 되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벌어지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9년 전 검사로서의 소신 발언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자 때는 여러 실언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일주일에 120시간 바짝 일하고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 “극빈한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른다” 등 사실에 부합하지 않거나 왜곡된 인식이 반영된 말들로 비판받았다. 앞뒤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언론의 자의적 인용으로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해명은 통하지 않았다.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고 하나 정치인, 그중에서도 대통령의 말은 그 무게감을 일상의 잣대로 재기 어려울 만큼 막중하다. 휴일에 백화점에서 신발 쇼핑을 하고, 광장시장에서 빈대떡을 포장해 가는 평범한 시민의 삶을 누리는 소탈한 권력자의 모습은 무해하지만 대통령의 말이 일반인의 말과 별 차이가 없다면 불안하고 불행한 일이다. 대통령의 말은 국정 철학과 비전이 담긴 정치적 메시지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직설화법 뒤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주 잇달아 논란이 된 출근길 발언들은 위태롭고 실망스럽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 보수단체들의 시위와 관련한 질문에 “대통령 집무실(주변)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 다 법에 따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법치(法治)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공적 공간인 대통령 집무실과 개인이 거주하는 사저의 차이를 구분하지 않은 데다 갈등을 방치하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진보 성향 유튜브 단체가 14일부터 윤 대통령의 자택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맞불 시위를 열겠다고 한 상황이니 악순환만 불러온 셈이 됐다. 윤 대통령은 이튿날에는 검찰 편중 인사에 대해 “과거에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하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 문재인 정부를 끌어들여 방어하는 화법을 구사한 것인데, 여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선대위 정세분석실장은 페이스북에 “문 정권이 민변으로 도배했지만 우리는 결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해야 정치적으로 이기는 화법”이라고 지적했다. “음주운전 그 자체만 가지고 이야기할 게 아니고, 가벌성ㆍ도덕성 같은 것을 따져 봐야 하지 않겠나”(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음주 전력 관련), “영어로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라고 하면 멋있는데 국립추모공원이라고 하면 멋이 없어서 우리나라 이름으로는 무엇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용산공원 개방 관련) 같은 발언도 대통령의 무게감과는 어울리지 않는 말들이다. 윤 대통령은 집무실을 이전하면서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말했는데,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는 언어학자 에드워드 사피어의 말도 새겨야 하지 않을까.
  • 5·18 계엄사령관 이희성 사망… ‘신군부 5인’ 중 정호용만 생존

    5·18 계엄사령관 이희성 사망… ‘신군부 5인’ 중 정호용만 생존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사령관을 지낸 이희성 전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이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 전 사령관은 신군부 중요인물 5인(전두환, 노태우, 이희성, 황영시, 정호용) 중 한 명이다. 10일 5·18 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 전 사령관은 지난 6일 별세했다. 98세. 그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8일 발인 후 경남 고성 선영에 묻혔다. 이 전 사령관은 1924년 고성 출생이다. 1949년 육군사관학교 8기로 졸업하고 이후 국방부 기획국장, 육군 제1군단장, 육군 참모차장, 중앙정보부 부장서리를 지냈다. 1979년 육군참모차장 당시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 등과 함께 12·12 군사 반란을 일으켰다. 이어 5·18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아 진압을 주도했다. 5·18 이후에는 교통부장관과 대한주택공사 이사장을 역임했다. 1997년 김영삼 정부 당시 내란죄 및 반란죄 수괴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5·18 재판 당시 책임을 부정하고 모든 것은 전두환이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사령관의 사망으로 신군부 핵심 5인 중 정호용 당시 특전사령관만 생존해있다. 5·18조사위는 “이 전 사령관의 사망을 애석하게 여기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이 지난 42년간 피해자와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고 사죄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조사에서 ‘모두 다 내가 한 것은 아니다’라는 언급만 남긴 채 사망하여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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