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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에 허덕, 비리에 삐걱…뭉크도 울고 간 ‘미술계 절규’

    불황에 허덕, 비리에 삐걱…뭉크도 울고 간 ‘미술계 절규’

    수년째 경기 침체와 미술품을 둘러싼 비리에 허덕이던 미술계는 올해도 이렇다 할 전환점을 찾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기업 비자금 조성 의혹에 미술품이 깊이 연루되는 홍역까지 치러야 했다. 미술계의 숙원이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종로구 소격동 시대를 열었지만 기대와 달리 개관전을 둘러싼 잡음이 일면서 바람 잘 날 없는 한 해를 보냈다. 가뜩이나 불황의 늪에 빠진 미술계는 올해 악재가 더했다. 미술품 양도소득세가 올해 초부터 시행되면서 미술품 시장을 지탱하던 ‘큰손’들마저 지갑을 닫았다. 작고한 국내 작가의 6000만원이 넘는 미술품을 대상으로 이를 되팔 때 오른 가격의 20%를 세금으로 내게 하는 제도가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된다. 검찰의 CJ그룹 회장에 대한 탈세, 횡령 수사 과정에서 고가 미술품이 비자금 조성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또 한번 ‘미술품=기업 비자금’이라는 해묵은 논란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전재국 컬렉션’으로 불리는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압류 미술품 600여점이 미술시장에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경매 작품들이 이례적으로 ‘완판’되는 기록을 세워 연말 미술시장을 후끈 달궜다. 경매에 나온 600여점을 모두 합해도 판매가가 50억원 안팎에 불과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지난 11일과 18일의 K옥션 경매(80여점·25억 7000만원), 서울옥션 경매(150여점·27억 7000만원) 총액은 이미 50억원을 훌쩍 넘겼다. 미술계의 큰 경사였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지난달 13일 개관한 서울관은 서울대 출신 작가가 개관전 ‘자이트가이스트’전의 80%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술협회를 비롯한 미술인들의 공분을 샀다. 사태는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의 퇴진 운동으로까지 치달았다. 한때 미술관 측이 발전 태스크포스(TF)를 제안하면서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 듯했으나 내년 1월로 예정된 정 관장의 임기가 1년 연장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미술계의 반발이 다시 드세졌다. 올 한 해 미술계의 가장 큰 특징은 ‘일본 미술의 약진’을 꼽을 수 있다. 지난 3월 초 서울대미술관이 개최한 ‘일본 동시대 미술 70년 리퀘스트’전을 시작으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의 ‘야나기무네요시’전(5월), 예술의전당의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전(6월), 삼성미술관 플라토의 ‘무라카미 다카시’전(7월), 대구미술관의 ‘구사마 야요이’전(7월), 삼성미술관 리움의 ‘히로시 스기모토’전(12월) 등이 줄 이었다. 올해 최대 화제의 작가는 ‘2013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중견 작가 공성훈(48)씨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그리고 그 이후’전과 ‘팀 버튼’전은 각각 52만명, 40만명의 관람객을 불러모아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거장들의 별세 소식도 유난히 많았다. 지난 2월 다큐 사진의 대가로 꼽히는 최민식 작가의 타계 이후 추상화의 대가 이두식 화백, 한국화 1세대 박노수 화백, 남종화의 거두 신영복 화백, 수묵화의 거장 송수남 화백, 추상회화 1세대 김훈 화백 등이 잇따라 우리 곁을 떠났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전두환 일가 ‘오산 땅’ 탈세 차남 재용씨 실무 주도 인정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49)씨가 ‘오산 땅’ 매매 과정에서 탈세를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김종호) 심리로 열린 재용씨와 외삼촌 이창석(62)씨에 대한 재판에서 이들의 변호인은 “실무는 재용씨가 했고 이씨는 이를 묵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오랫동안 거래해 온 세무사의 조언에 따라 일 처리를 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보이다가 “(탈세를) 누가 주도한 것이냐”는 재판장의 거듭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7일 오후 2시 30분에 열린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변호인 관객수 175만 돌파…부림사건·열연의 힘

    변호인 관객수 175만 돌파…부림사건·열연의 힘

    1980년대 군부가 조작한 공안사건 ‘부림사건’을 다룬 영화 ‘변호인’이 흥행몰이를 이어가면서 개봉 5일 만에 관객수 175만명을 돌파했다. 변호인 관객수 175만명은 영화 ‘7번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보다 빠른 속도다. 관객수 175만명 돌파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변호인은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부림사건은 전두환 정권이 사회과학 모임에 참여한 학생,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하고 고문한 사건이다. 부림사건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로 나가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부림사건 관련자들은 영장도 없이 체포돼 협박과 고문에 시달렸고 이들 중 5명은 징역 1년 6월~6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2009년 부림사건 관련자들에 대해 일부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국가보안법 위반 등 전체적인 혐의사실에 대해서는 기존의 판결을 뒤집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3월 법원은 유죄 부분에 대해 재심을 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 변호인에는 송강호, 임시완 등이 출연, 관객을 흡입하는 열연으로 관객수 175만명 돌파의 원동력이 됐다. 네티즌들은 “변호인 관객수 175만명, 역시 부림사건 스토리에 관심이 높은 듯”, “변호인 관객수 대단하다. 나도 보러가야지”, “부림사건 너무 슬프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그곳에 가면 ‘정치권 실세’가 보인다

    [커버스토리] 그곳에 가면 ‘정치권 실세’가 보인다

    정치권에서 누가 실세인지는 출판기념회에 가 보면 안다. 줄줄이 늘어선 검은색 대형 승용차와 행사장 입구의 화환, 놀이기구를 타려고 서 있는 줄처럼 겹겹이 에두른 하객들을 보고 나면 해당 의원의 위세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최근 개최된 행사 중 최대 규모는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의 출판기념회가 꼽힌다. 지난 11월 21일 윤 원내수석부대표 행사 때는 국회 도서관 앞에 검은색 승용차가 꼬리를 물고 늘어서 ‘차량 정체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장에서만 책 3000여권이 나갔다는 얘기가 나왔다. 같은 달 23일 안 지사의 행사에는 각계 유력인사 3000여명이 참석해 “대선 출정식 같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런 위세가 부러웠는지 최근 있었던 새누리당 C의원의 출판기념회에는 버스 11대가 동원됐다. 이 의원의 보좌관은 “동원이라기보다는, 의원으로서 지역 구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회의원의 책이 몇 부가 나가고 몇 쇄를 찍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당일 행사에 얼마나 ‘모금’됐는지가 관심사일 뿐이다. 위세를 느낄 수 있는 행사의 수입은 대략 10억원으로 잡는다. 보통은 1억~2억원, 행사가 잘됐다 싶으면 3억~4억원의 수입을 거둔다. “두 자리 숫자가 될지 안 될지는 (돈을)거둬 본 의원들이니 눈대중이 가능하다”고들 한다. 국회의원이 선거가 없는 해에 받을 수 있는 후원금이 연간 1억 5000만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돈이다. 게다가 출판기념회는 현행 정치자금법상 수입과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요즘 여야 의원들이 만나는 곳은 출판기념회라고 한다. 출판기념회가 갖는 몇 안 되는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윤 원내수석부대표의 출판기념회가 열린 지난달 21일은 전날 검찰이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트위터글 121만여건을 추가로 발견,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면서 여야 대치가 절정에 이른 날이었다. 이날 아침부터 서로 죽자사자 비난전이 펼쳐졌고 민주당은 오전 시청앞에서 광화문광장까지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가두 행진을 벌였다. 오후에 열린 출판기념회의 상황은 반대였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와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행사장을 방문해 축하인사를 건네며 덕담을 나눴다.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국정원개혁특위와 국회 정상화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던 지난 3일에도 새누리당 A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화기애애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예산안 법정처리 기한이 하루 지나 식물국회라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던 날이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열렸거나 예정 중인 여야 의원들의 출판기념회는 총 28건이다. 이틀에 한 번꼴로 출판기념회가 열리는 셈이다. 때문에 ‘국회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것은 출판기념회뿐’이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출판기념회는 의원들에게 ‘상부상조’의 장이다. 성공적인 출판기념회를 위해 의원들은 ‘품앗이’를 한다. 돈도 돈이지만 출판기념회를 여는 당사자의 체면을 살려 주기 위해 행사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 참석한 국회의원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출판기념회를 찾은 지역구 유권자나 기업인 등에게 ‘유력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기념회가 같은 날 동시에 열려 ‘두 탕, 세 탕’을 뛰어야 할 때도 많다. 좀처럼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의원들이 대거 몰리기 때문에 “국회의원의 값이 제일 떨어지는 날이 출판기념회”라는 말도 있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다른 일정은 놓쳐도 의원들의 출판기념회를 건너뛰었다가는 당내 선거에 나설 생각을 말아야 한다. 지난 17일 국회의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김진표 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김한길 대표는 “정동영 상임고문의 출판기념회에도 가야 한다”며 축사를 한 후 바로 자리를 떴다. 품앗이라고는 하지만 출판기념회가 워낙 많다 보니 비용도 만만찮다. 당 대표나 원내대표는 대개 20만~30만원을 낸다. 평의원은 10만원 정도가 적정선이다. 한 초선 의원은 “10만원만 낸다고 하더라도 출판기념회가 너무 많다 보니 부담이 된다”면서 “본전 생각이 나서라도 출판기념회를 빨리 해야겠다”고 말했다. 책은 알아서들 가져간다. 출판기념회 행사장 앞에는 대개 책을 대량으로 주문하는 이들이 있다. 기업체에서는 보통 50~100부를 주문한다. 해당 국회의원 지역구나 상임위와 연관 있는 업체들이 많다. “100만~200만원을 책값으로 지불하는데 그 이상도 적지 않다”고 한 국회 관계자는 전했다. 수표를 내는 ‘황당한 사람’은 거의 없다. 추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현금으로 낸다. 해당 의원이 속한 피감기관에서는 자료구입비 등의 명목으로 책을 구입하고 대기업의 대외협력부서 등에서는 대외사업비 명목으로 구입한다. 시·도의원 등을 꿈꾸는 예비후보자들은 이 자리를 비켜 갈 수 없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도지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B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시·도의원으로 출마하려는 사람들이 눈도장을 찍기 위해 많이들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의 규모는 상임위와 선수(選數)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야당보다는 여당 의원들의 수입이 더 좋다. 비례대표보다는 지역구 의원이 낫다. 개별 위원회 중 1순위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꼽힌다. 상임위를 거쳐 올라온 예산을 삭감 또는 증액하는 막강 권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출판기념회를 여는 시점도 중요하다. 대개 국회 회기 중이나 선거를 앞둔 시점에 몰린다. 요일로는 참석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월·금요일보다는 화·수·목요일, 오전보다는 오후 시간대를 선호한다. D의원은 국회 본회의가 있는 날 출판기념회를 열어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어떤 의원들은 ‘출판기념회는 편법 정치자금 모금 행사’라는 비판에 “출판기념회는 의원이 재력가에게 손을 벌리거나 이권 개입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지역구 주민이나 지지자를 한데 모으는 정치 행사로는 출판기념회만 한 게 없다”는 평가도 있다. 국회의원들의 책은 유형이 대강 정해져 있다. 의정활동을 홍보하거나 활동에 대한 소회,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밝히는 내용이 대다수다. 재선을 염두에 둔 초선들의 출판기념회 빈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박민수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4일 ‘정치가 농촌을 살릴 수 있다고’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농민들을 위한 입법안 등이 담긴 자신의 의정보고서를 책으로 엮었다. 김현 민주당 의원도 지난달 26일 ‘소통과 기록의 정치인 김현 25시 파란수첩’이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책 전반부에는 참여정부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김 의원이 가까이서 바라본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담았고 후반부에는 19대 국회의원으로서의 활약을 소개했다.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6일 ‘역사창조의 힘이 되자’라는 제목의, 김관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즐거운 정치’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발간했다. 중진의원 중에도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책으로 엮은 의원들이 적지 않다.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6일 ‘나는 오늘도 도전을 꿈꾼다’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정치인이 되기까지 삶의 역정을 전하며 독자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물러서지 않는 진심’이라는 제목의 첫 자서전을 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판사로서의 경험,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으로서의 활약 등 자전적 정치 인생을 기록했다. 대선이라는 큰 정치적 경험은 의원들의 ‘회고록’ 형태로 출간된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처럼 대선 후보가 직접 내기도 하고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처럼 대선 캠프 대변인으로서의 관찰기를 출간하기도 한다.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을 담은 책도 적잖게 눈에 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4월 2일 ‘삐라에서 디도스까지’라는 제목으로 보고서 형식의 책을 출간했다. 하 의원은 북한 전문가로서 대남 사이버테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다뤘다. 국세청장·관세청장 등을 역임한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 경제 해설서인 ‘성장과 행복의 동행’을 지난달 11일 선보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전두환 일가 시계·보석 고가에 낙찰

    전두환 일가 시계·보석 고가에 낙찰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해 공매에 부쳐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보석류와 시계들이 비싼 값에 팔렸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 16~18일 전 전 대통령 일가가 소유하고 있던 보석류 등이 모두 낙찰됐다고 19일 밝혔다. 개당 감정가 250만원으로 총 1000만원인 ‘까르띠에 100주년 한정판매’ 시계 4점은 감정가보다 3배 이상 높은 3219만 9900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5800만원인 다이아몬드·루비·사파이어 등 보석 108점도 6341만 8800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번에 입찰에 부쳐진 시계와 보석은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해 압류한 재산 중 일부다. 캠코 관계자는 “대개 낙찰되는 공매물건은 조회 수가 100~200건이지만 이번 물건은 각각 조회 수가 5000건에 이르는 등 관심이 높았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의 삼남 재만씨 명의의 신원프라자 빌딩(감정가 195억원)과 장녀 효선씨 명의의 임야(감정가 31억원) 및 주택(감정가 28억원) 등 부동산은 지난달 유찰돼 오는 23~24일 10%씩 싼값에 재입찰된다. 낙찰자는 26일 발표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경제부흥·한반도 평화 ‘초석 다지기’… 여야 극한대립·국민통합 부진 ‘부담’

    경제부흥·한반도 평화 ‘초석 다지기’… 여야 극한대립·국민통합 부진 ‘부담’

    박근혜 대통령이 19일로 당선된 지 꼭 1년이 됐다. 1년 전 18대 대선에서 국민대통합과 경제민주화, 전면적 복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박 대통령은 51.6%의 득표율로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당선됐다. 청와대는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한반도 평화와 통일기반 구축 등 4대 국정기조를 축으로 140개 국정과제를 설정하는 등 초석 다지기에 분주한 1년을 보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역대 정부와 비교해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크게 변화시킨 것은 분명하며 국민 행복 중심의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온 것이 집권 첫해의 주요 성과”라고 자평했다. 그럼에도 대선 직전에 터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이 지금도 뇌관으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치 실종’을 방불케 하는 여야의 극한 대립과 국민통합 부진 및 복지공약 후퇴 논란 등의 후폭풍은 박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취임식(2월 25일)을 전후로 북한의 3차 핵실험(2월 12일)과 개성공단 일방적 가동 중단(4월 9일) 등 연이어 터진 북한발(發) 이슈로 외교·안보 리더십이 중대한 시험대 위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축으로 하는 강력한 대북 억지정책과 북한의 개혁개방을 돕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정책을 자신의 양대 대북정책으로 삼아 국제적 공인을 얻는 데 주력하며 한반도 정세 안정화에 나섰다. 박 대통령은 경제부흥 측면에서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국민행복 측면에서는 복지 확대를 중점적으로 각각 추진해 왔다고 청와대는 강조한다. 지표상으로 고용률(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은 60.4%로 1년 전보다 0.7% 포인트 상승했고, 20대 취업자도 11년 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어났지만 국민들의 체감 수준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 중 한 요인으로 꼽혀 온 경제민주화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우선순위를 내주면서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국민대통합 역시 순탄하지 못했다. 지난 1년간 이뤄진 각종 인사에서 박 대통령이 공약한 ‘대탕평’의 정신을 찾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만만찮다. 능력 위주의 발탁임을 강조했지만 청와대 비서실장과 감사원장, 검찰총장 등 이른바 사정 라인을 PK(부산·경남) 출신들이 독식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징수나 고질적 원전 비리의 대대적 손질 등을 앞세운 ‘비정상적 관행의 정상화’라는 ‘박근혜표 개혁’은 사회 전방위에 걸친 쇄신을 예고하며 나름대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9~12일 전국 성인 1204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8% 포인트)에 따르면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54%였고, 부정적 평가는 35%였다. 긍정평가 요인은 외교·국제관계(17%), 주관·소신 있음(14%), 열심히 노력한다(11%), 대북·안보정책(8%) 등 순이었다. 반면 부정평가 요인은 소통 미흡·투명하지 않다(18%), 공약실천 미흡·공약에 대한 입장 바뀜(13%),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11%), 독선·독단적·자기중심(8%) 등의 순이었다. 지난 1년간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지난 9월 11일 72.7%로 정점을 찍었고, 정권 출범 초기 ‘불통 인사’ 논란이 불거졌을 때는 40% 초반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전두환家 미술품’ 경매 또 완판

    ‘전두환家 미술품’ 경매 또 완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환수를 위한 두 번째 미술품 특별경매가 낙찰률 100%의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은 18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에서 열린 전 전 대통령 일가 소장품 경매에서 121점의 출품작을 총액 27억 7000만원에 팔았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의 거실에 걸려 있던 이대원 화백의 ‘농원’(1987년)은 6억 6000만원으로, 이번 경매의 단일 작품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 조선 후기 16폭 화첩은 총액 7억 5210만원에 낙찰됐다. 화첩은 한 점씩 나뉘어 새 주인을 찾았고, 가장 주목받은 겸재 정선의 ‘계상아회도’는 2억 3000만원에 팔렸다. 이 밖에 프랜시스 베이컨의 판화, 몽인 정학교의 괴석도, 석지 채용신의 무신도 등도 경합 끝에 낙찰됐다. 이날 경매 수익금은 국고로 모두 환수된다. 앞서 지난 11일 경매사 K옥션이 연 ‘전재국 미술품 컬렉션’ 경매도 80점이 모두 팔리며 낙찰률 100%를 기록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보온물통·한우·땅까지… ‘온라인 공매’ 불붙었다

    보온물통·한우·땅까지… ‘온라인 공매’ 불붙었다

    지난봄 인근 금호강 둔치를 자전거로 달려볼 결심을 한 김용찬(39·대구 동구)씨. 김씨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온비드’ 사이트(www.onbid.co.kr)에 접속했다. 자전거 12대가 매물로 나와 있었다. 대구 남부경찰서에서 압수해 공매를 의뢰한 것들로 쓰던 것이긴 해도 상태가 괜찮았고 가격도 대당 20만~40만원으로 품질에 비해 저렴했다. 12대를 낙찰받은 김씨는 자전거를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했다. “싼 값에 얻은 자전거로 주말마다 동호회 활동을 하며 건강을 챙기고 있습니다.” 온라인 공매 사이트인 온비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이용자와 거래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보석 등 1억 9000만원 규모의 동산 압류재산 입찰이 보도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에 더해 틈새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온비드를 통해 괜찮은 물건을 싸게 산 뒤 온·오프라인에서 적극적으로 입소문을 내고 있다. 17일 캠코에 따르면 온비드 입찰 참가자는 해마다 늘어 올 들어 11월까지 87만명을 기록해 이미 지난해 전체 규모(82만명)를 크게 앞질렀다. 올해 낙찰 물건과 금액도 11월까지 각각 22만 3385건과 25조 8000억원에 이른다. 연말까지 가면 3년 전인 2010년(14만 6800건, 14조원)의 2배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입찰 참여자가 늘어나다 보니 공매 대상 물건에 대한 경쟁률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아파트의 공매 경쟁률은 올 들어 11월 말까지 평균 3.8대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아파트 같은 부동산 외에 동산 물건 중 인기가 높은 것은 자동차다. 올 들어 3650대의 차량이 매물로 나와 6만 524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이 중 낙찰이 완료된 것은 2934대로 평균 경쟁률이 21대1에 달했다. 올해 온비드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물건은 지난 6월 SH공사가 공매를 의뢰한 서울 강서구 가양동 마곡 도시개발사업구역 토지 3만 9089㎡(감정가 2417억원)로 2430억원에 낙찰됐다. 최저가 낙찰은 충북 제천중앙초등학교의 40ℓ 보온물통으로 1만 100원에 거래됐다. 대한주택보증에서 의뢰한 부실채권(NPL)인 보증채권은 채권액 1조 6000억원에 나와 약 350분의1인 45억 5000만원에 낙찰됐다. 인천 옹진군청에서 의뢰한 카누경기정 8대(감정가 380만원)는 416만원에 매각됐다. 충남 천안제일고에서 의뢰한 한우 25마리는 5560만원에 나와 100만원 높은 566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캠코 관계자는 “온비드 이용 수수료는 낙찰자가 부담하지 않고 이용 기관의 납부액이 적어 경제적인데다 모든 입찰 절차가 인터넷상에서 진행돼 편리하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용어 클릭] ■공매(公賣)와 경매(競賣) 경매가 채권자의 요청에 따라 법원이 채무자의 물건을 매각하는 것이라면 공매란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재산 등을 매각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온라인을 통한 공매는 캠코의 온비드가 유일하다. 특정 시간에 맞춰 입찰장에 가야 하는 경매와 달리 캠코의 공매는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을 통해 참여 가능하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도 입찰이 가능해졌다.
  • 지방세 3000만원이상 체납자 25% 증가

    지방세 3000만원이상 체납자 25% 증가

    3000만원 이상 지방세 체납자가 지난해보다 25% 이상 늘었다. 안전행정부는 고액·상습 지방세 체납자 1만 4500명의 명단을 각 시·도 홈페이지에 동시 공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 명단은 3000만원 이상 2년 이상 체납자로 개인 9949명, 법인 4551곳이다. 3000만원 이상 지방세 체납자는 지난해보다 2971명(25.7%) 증가했다. 1억원 이상 고액 체납자도 지난해 대비 821명(20.9%) 늘어난 4746명이다. 전체 체납액은 2조 139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03억원 늘었다. 안행부 관계자는 “경기불황에 따른 부도, 폐업 증가로 체납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개인 중에는 84억 300만원을 체납한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이, 법인 중에는 용인 소재 지에스건설㈜이 16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체납액 2위 법인은 ㈜삼화디엔씨(144억원), 3위는 제이유개발㈜(113억원)이었다. 이번에 신규로 명단에 오른 사회지도층에는 4600만원을 체납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새롭게 포함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통로를 통해 납부를 독촉했으나 납부하지 않아 공개 대상에 포함시켰다”면서 “검찰청이 사저 수색을 통해 압류한 그림에 대한 경매 대금에서 징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저명인사 중 고액·상습 체납자는 이동보 전 코오롱TNS 회장(42억 6200만원)을 비롯해 나승렬 전 거평그룹 회장(40억 3400만원),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37억 6000만원),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28억 5100만원) 등이다. 이 밖에 김재춘 전 중앙정보부장이 1억 1400만원을, 배명환 전 순복음인천교회 목사가 1억 4700만원을 내지 않아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이 공개 인원의 74.3%(1만 782명)를, 체납액의 80.8%(1조 297억원)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건축업이 12.0%인 1744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비스업이 8.6%인 1240명, 제조업은 6.3%인 907명 순이었다. 안행부는 이들 체납자에 대해 출국금지 요청과 재산조사, 체납처분, 관허사업 제한 등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명단 공개 대상자에 대한 체납액을 3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축소하고, 체납 기간도 1년에서 6개월로 단축하는 법안을 국회에 건의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세계의 저출산 현장을 가다] 역대 정권 저출산 대책… 예산과 출산율 증가 효과는

    [세계의 저출산 현장을 가다] 역대 정권 저출산 대책… 예산과 출산율 증가 효과는

    예비군훈련장에서 정관수술을 무료로 해 주던 시절이 있었다. 전두환 정권 시절 시행된 이 정책은 박정희 정권이 주력했던 산아제한을 좀 더 강력하게 시행하기 위한 ‘49개 시책’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1984년 합계출산율이 1.76이었고 1986년 1.58까지 떨어진 것을 생각한다면 1980년대에 필요했던 건 ‘무상 정관수술’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금 산아제한 정책을 폐기하면 기껏 낮춘 출산율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1996년까지도 산아제한 정책을 이어갔다. 합계출산율은 여자 1명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하는 것으로, 국가별 출산력 수준을 비교하는 주요 지표로 쓰인다. 정책전환을 위한 적절한 시점을 놓친 대가는 컸다.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이 사회에 쏟아지면서 여성취업률이 급증하고 여권 신장과 보육 부담이 맞물려 합계출산율은 2005년 1.08까지 낮아졌다. 학자들은 산아제한정책이 처음 나온 1962년부터 1996년까지를 ‘출산억제 정책기’로 부른다. 1997~2004년은 ‘인구자질향상 정착기’로 일종의 과도기였다. 인구증가 억제 과정에서 급증한 여아 낙태로 인한 성비 불균형을 해소하고, 출산에 대한 자기결정권과 건강증진에 주력했다. 2000년대 들어 출산율 문제가 심각해지고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국민연금 고갈 논란까지 겹치면서 저출산문제가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2005년은 산아제한에서 출산율 높이기로 인구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이룬 해라고 할 수 있다. 2005년 5월 청와대 주도로 만든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9월 법 시행과 함께 대통령 소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출범했고 보건복지부에 저출산고령사회본부가 발족했다. 노무현 정부는 2004년부터 대통령 자문기구로 ‘고령화 및 미래위원회’를 만들고 총리실에 저출산 대책반(TF)을 구성하는 등 저출산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진통과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 주재로 저출산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할 당시 주요 장관들조차 돈만 많이 들고 출산율은 오르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출산율 수치에 연연하지 말자. 결혼을 안 하고 애를 안 낳는 건 인간 기본권 문제인데 그 원인을 치료해 줘야지 결과만 보면 안 된다’고 못 박으면서 저출산 대책이 빛을 볼 수 있었다. 정부와 집권당이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갖느냐에 따라 저출산 대책은 부침을 거듭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대통령 소속에서 복지부 장관 소속으로 격하됐다. 위원회라고 하면 대부분 터부시하는 당시 분위기에 휩쓸린 때문이었다. 다행히 2011년 11월 재차 법이 개정되면서 위원회는 2012년 5월 다시 대통령 소속으로 격상됐다. 하지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운영지원단에 따르면 지난 1월 이후 대통령이 참석하는 회의는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고령사회기본법 제정 이후 저출산 대책은 범정부 차원에서 주력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정부는 2006년 범정부 종합대책인 ‘2006~2010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이른바 ‘새로마지 플랜’을 발표했다. ‘새로마지’는 ‘새로움’과 ‘마지막’의 합성어로, ‘새롭게 태어나는 아이부터 노후의 마지막 생애까지 희망차고 행복하게’라는 인구복지정책 목표를 표현한 것이다. 5년간 42조원을 투입하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이 가운데 20조원 가까운 재정을 저출산 문제에 배정했다. 2010년 나온 제2차 기본계획에서는 전체 투자규모가 76조원이었고 이 가운데 저출산 대책 관련 투자는 40조원으로 늘렸다. 일·가정 양립 일상화, 결혼·출산·양육 부담 경감, 아동청소년의 건전한 성장환경 조성을 3대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올해 예산만 해도 과제별로 7000억원, 13조원, 6000억원에 이른다. 저출산 관련 예산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올해 정부는 공약가계부를 발표하면서 저출산 대책 관련 재정 규모를 2017년까지 20조원 가까이 더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무상보육과 유아교육 확대에 약 12조원, 행복한 임신과 출산 장려에 약 4조 4000억원,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약 3조 5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진국 대비 25% 안팎에 불과한 저출산 관련 재정규모를 비롯해 정책목표에 제대로 부합하지 않는 예산 항목 등 다양한 과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박정희 전 대통령 전시물 서울시는 못 구해서 ‘끙끙’ 구미시는 관리 못해 ‘끙끙’

    박정희 전 대통령 전시물 서울시는 못 구해서 ‘끙끙’ 구미시는 관리 못해 ‘끙끙’

    서울시가 지난해 말 복원 작업을 마친 중구 신당동 ‘박정희 가옥’(등록문화재 412호) 전시물 확보난으로 가옥 개방을 연거푸 연기<서울신문 12월 12일 자 29면>하는 등 애를 태우는 가운데 경북 구미시는 박 전 대통령의 넘치는 유품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구미에는 박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다. 12일 구미시 등에 따르면 시의 선산출장소 내 3층 사무실 3곳에 박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를 비롯해 재임 시 받은 선물과 액자 각각 1000여점, 각종 기념품 2000여점, 병풍 100여점, 축전 및 연하장 900여점 등 총 5670점이 보관돼 있다. 재단법인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옛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이 2004년 8월 서울에 있던 유품을 보관할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구미시에 임시 보관을 의뢰한 것들. 소유권은 유족들이 기념재단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들 유품 가운데 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사용한 책상과 의자, 세계 각국 정상들로부터 받은 선물 등 50여점을 올 1월부터 구미 상모동 박 전 대통령의 생가 주변에 준공한 민족중흥관 전시실에서 전시하고 있다. 시는 유품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항온항습기 설치, 유품 손상을 막기 위한 약품 처리, 초미립자 연무방제 등에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시는 유품 도난과 화재 예방을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기념재단이 추진해 오던 박 전 대통령 기념관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보관할 곳을 찾지 못해 30여년째 방치되고 있다. 기념재단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박 전 대통령 기념관 대신 박정희 기념·도서관을 2011년 12월 준공하는 바람에 이들 유품을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경북도와 구미시도 2015년까지 박 전 대통령 생가 주변에 792억원(국비 396억원, 도비 119억원, 시비 227억원)을 들여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을 건립할 예정이지만 박 전 대통령 관련 유물 전시 계획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유품을 관리할 별도의 수장고 등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예산이 많이 드는 관계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유품의 일부는 전두환 전 대통령 취임 이후 고물상 등으로 팔리거나 폐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역사교과서 이번엔 12·12 논쟁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12일 “최종 검정을 통과한 한국사 교과서 8종 가운데 7종이 지난 1979년 전두환 신군부가 일으킨 ‘12·12 쿠데타’를 ‘12·12 사태’로 표현했다”면서 “지난 1997년 대법원이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게 반란죄를 인정하며 12·12를 군사반란적 성격으로 규정한 것과는 엄연히 배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는 교육부가 ‘12·12’에 대한 편수용어 지침을 별도로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편수용어는 교육부가 교과서 기술에 사용하도록 규정한 용어로, 출판사가 이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검정에서 탈락하거나, 설사 통과를 했더라도 편수용어대로 수정해야 한다. 박 의원은 “교과부는 5·16은 ‘군사정변’으로 편수용어를 정리했지만 12·12는 아예 규정조차 없는 상황”이라면서 “12·12 군사반란이 발생한지 꼭 34년째 되는 날인 오늘까지도 학계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편수용어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선 학교에서 ‘12·12’를 ‘사태’라고 가르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로 군사반란적 성격을 역사교과서에 명확히 기술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역사적 실체를 학생들에게 올바로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교과서 편수용어는 학계가 정리한 입장을 반영하고 있는데, 아직 12·12의 성격규정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길섶에서] ‘全 컬렉션’ 완판/문소영 논설위원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환수하기 위해 검찰이 전씨 가족에게 압류한 미술품 중 80점이 지난 11일 실시된 1차 경매에서 완판(sold out) 됐다. ‘전재국 컬렉션’(Chun Collection)은 김환기·이응노·김종학·오치균· 배병우 등 대체로 유명작가의 작품들이다. 모으기도 쉽지 않으니 컬렉션 전체를 국유재산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었다. 낙찰가 총액이 25억 7000만원으로 일반경매 낙찰률 100%를 기록했단다. ‘전(全) 컬렉션’에 대한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알 수 있다. 추정가 200만원이었으나 2300만원에 팔린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글씨가 누구 손에 들어갔을까 궁금하다. 예술품은 유명인의 손을 거치면 가격이 높아지곤 한다. ‘21세기의 메디치’로 불리는 영국 기업가 찰스 사치의 컬렉션에 포함돼 세계적 작가가 된 ‘미술계의 악동’ 데미안 허스트처럼 말이다. ‘전 컬렉션’은 위작 시비도 없을 것이고, 거래될 때마다 두고두고 회자할 것이다. 한국 미술사에 어떻게 기록되고 앞으로 손바뀜과 가격 변화는 어떨까 벌써부터 궁금하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전두환 일가 미술품 80점 첫 경매… 25억여원에 모두 낙찰

    전두환 일가 미술품 80점 첫 경매… 25억여원에 모두 낙찰

    검찰에 압류된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미술품 첫 경매에서 출품작 80점이 25억 7000만원에 모두 낙찰됐다. 일반 경매가 아닌 특정 주제의 경매에서 낙찰률이 100%가 되기는 처음이다. 미술품 경매사 K옥션은 1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경매장에서 진행한 ‘전재국 미술품 컬렉션’ 경매에서 당초 예상 총액(20억원)보다 높은 가격에 미술품들이 모두 팔렸다고 밝혔다. 추상화가 김환기의 1965년 작인 유화 ‘24-Ⅷ-65 South East’(178×127㎝)는 5억 5000만원에 낙찰돼 출품작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김환기의 초기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당초 경매 추정가인 4억 5000만~8억원 선에 비하면 비교적 낮은 가격대다. 이는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해 마련된 첫 경매인 만큼 세간의 관심을 의식한 작품 구매자들이 고액 베팅에 주저한 탓으로 풀이된다. 대신 김환기의 유화 걸작인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와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무제’는 당초 예상가(4500만~1억원)를 넘는 1억 1500만원에 팔렸다. 고향 마을 풍경을 표현한 오치균의 ‘가을정류장’도 열띤 경합 끝에 2억 2000만원에 낙찰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의 결혼을 축하하며 서산 대사의 시를 옮긴 글씨(추정가 200만~400만원)는 당초 160만원에 경매에 부쳐졌으나 경합 끝에 2300만원에 낙찰됐다. 김 전 대통령의 다른 글씨 1점(낙찰액 720만원)과 전 전 대통령의 글씨 1점(낙찰액 1100만원)도 추정가의 5~10배에 달하는 가격에 팔렸다. 구매자는 모두 익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전 전 대통령 일가로부터 압류한 미술품은 모두 600여점으로, 이번 1차 경매에 이어 K옥션과 서울옥션에서 내년 3월까지 순차적으로 경매가 이뤄진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전두환 차남’ 재용씨, 60억 탈세 혐의 기소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49)씨가 수십억원을 탈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은 부동산 매매 과정에서 60억여원의 세금을 탈루한 재용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재용씨는 외삼촌 이창석(62)씨와 공모해 경기 오산시 양산동 땅 28필지를 2005년 부동산개발업체 늘푸른오스카빌 대표 박정수씨가 대주주인 엔피엔지니어링에 매도하는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 양도소득세 60억 400만원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해당 필지를 585억원에 팔았으면서도 세무서에는 445억원에 매도했다는 허위 계약서를 만들어 2011년 7월 서울 강남세무서에 신고했다. 한편 이씨 측은 지난달 재판에서 오산 땅의 실제 소유주가 전 전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이씨 측 변호인은 “오산 땅은 전 전 대통령의 장인이 연희동에 증여나 상속한 땅”이라며 “계약서가 두 차례 작성된 것은 실소유자를 연희동 쪽으로 바꾸기 위한 것으로 다운계약서를 쓴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韓·日 언제나 등거리 유지… 나쁜 관계라 생각지 않아

    韓·日 언제나 등거리 유지… 나쁜 관계라 생각지 않아

    고려신사의 60대손으로 현재 구지(宮司·신사의 대표)를 맡고 있는 고마 후미야스(47)는 59대 구지가 타계한 2007년부터 신사를 맡아 오고 있다. 다음은 고마 구지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1300년 된 신사를 있게 한 고구려인 선조, 약광을 어떻게 생각하나. -내게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릴 때부터 많이 들었던 분이다.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대를 잇는 것은 반드시 아들이어야만 하는가. -우리 고마가(家)에서는 밖에서 사람을 받아들인 역사가 없다. 며느리는 별도지만 가계도를 보면 양자를 들인 기록도 없고 대를 이을 남자가 없는 경우도 없었다. →61대 구지가 될 아들은 있나. -14살 된 아들이 있다. →어떤 교육을 하나. -나도 그렇게 교육받았지만 고려신사의 역사나 가계에 대해서는 일상생활에서 가르친다. 고마가의 사적인 부분이 아닌 고려신사의 공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말보다 내가 매일 일을 하는 모습이라든가 신사에 오는 분들을 만난다든가 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스스로 느끼게끔 가르친다. 고마가가 계속 대를 잇는다는 이유로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고려신사에서 구지를 할 수 없다. →아들이 구지가 되고 싶지 않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건가. -그런 일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웃음). 상상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아들이) 61대 구지가 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국에 언제 처음 가 봤나. -12살 때 아버지(59대)와 함께 갔다. 당시는 전두환 정권 때였는데 계엄령 시대 같은 분위기가 남아 있었다.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3형제인데 아버지는 자식이 중학생이 되면 한국에 데리고 갔다. →지금 한·일 관계가 최악인데. -나는 일·한 관계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표면상으로는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고 그런 척하고 있지만 그런 관계가 될 수 없는 역사를 지녔다. 한국의 대통령과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한다면 분명히 일·한 관계가 좋아졌다고 하겠지만 정말로 사이가 좋아진 거냐 하면 그건 얘기가 다르다. 요컨대 일본과 한국은 언제나 등거리 관계를 유지하면서 과거도, 현재도 살아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관계가 특별히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1965년의 한일협정 이후라는 짧은 기간을 놓고 본다면 관계가 나쁘다고 느끼는 분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한반도와의 관계를 생각할 때 1300년이란 역사를 염두에 두는가. -그런 느낌이 어쩔 수 없이 든다. 일본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볼 때 불가분의 관계이고 영향을 서로 주고받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 일본의 수산물이 필요하지 않다고 해서 그 관계가 단절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에 있어서 한국은 정말이지 가깝고도 먼 나라다. 한국을 잘 몰랐는데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일본인은 한국인의 얼굴을 제대로 보게 되고 잘 알게 됐다. 역으로 얘기하면 잘 알게 됐기 때문에 좋은 점도, 나쁜 점도, 바람직한 점도, 좋아하는 점도, 싫어하는 점도 알게 됐다. →한국의 민단, 북한의 조총련이 1300주년 행사에 참가하고 싶다는데. -재일동포들이 1300주년을 함께 축하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잘 알고 있지만 각자의 정치적 주장을 하기엔 바람직한 무대가 아니라는 점을 그들에게 말했다. 글 사진 히다카(사이타마 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 [사설] 교과서 수정명령 법정 가는 불상사는 막아야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우 편향 논란으로 시작된 역사교과서 수정 논란이 법정소송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교육부와 관련 교과서 집필진은 국론분열과 학교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 명백한 사실관계 오류는 필자들이 수용하고, 사관 해석에 대해서는 교육부 수정심의위원들과 필자들이 머리를 맞대 절충점을 찾기 바란다. 교육부는 내년도 고교 신입생이 사용할 한국사 검정교과서 7종에 대한 829건의 수정보완 사항 중 수정보완된 788건을 제외한 41건의 수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반영한 수정·보완 대조표를 내일까지 제출할 것을 해당 출판사와 집필진에 통보한 상태다. 교육부는 학계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수정심의회’를 구성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해당 집필진들은 수정명령 가처분 금지신청 등 소송까지 불사할 태세다. 수정명령 거부 시 발행정지를 예고한 교육부와 저자 간 실랑이로 교과서 배급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가르치는 교사와 배우는 학생들만 피해 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가 수정명령한 41건 중 사실관계 오류가 있는 대목은 수정해도 문제없다고 본다. 일본시각이 반영된 ‘한일합방’이라는 표현을 ‘한일병합’으로 수정하는 것 등이다. 나머지는 사관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는 수정명령이 대부분이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기술이 대표적인 경우다. 교육부는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다니!’, ‘피로 얼룩진 5·18민주화 운동’, ‘궁지에 몰린 전두환 정부’ 등의 표현이 교과서 용어로 부적절하다며 수정명령을 내렸다. 학생들이 역사에 긍정적인 인식을 갖도록 부정적 표현을 바꿔달라는 취지로 보인다. 하지만 검인정 교과서 도입 취지를 감안하면 단순한 수정이 아닌 전체 맥락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소지가 있어 보인다. 긍정적 역사관이 중요하다고 해서 아픈 역사를 덮거나 미화하려는 듯한 사고방식은 검인정제 취지에 맞지 않는 일이다. 이런 식의 수정·보완이라면 앞으로 어떤 교과서가 나와도 편향성 시비는 불거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차제에 역사교과서 검정을 책임진 국사편찬위원회가 전공분야별로 보수와 진보의 목소리를 균형감 있게 담을 수 있는 인적구성 방안을 마련해 검인정을 둘러싼 편파성 시비를 최소화하기 바란다.
  • [오늘의 눈] 독재미화 비판 자초하는 ‘붉은펜’ 교육부/이범수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독재미화 비판 자초하는 ‘붉은펜’ 교육부/이범수 사회부 기자

    ‘붉은 펜 선생님’ 교육부가 다시 펜을 꺼내들었다. 지난달 29일 교육부는 리베르스쿨 교과서를 제외한 7종 고교 역사 교과서의 내용 가운데 총 41건에 대해 수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8종 교과서 집필진이 교육부로부터 829건에 대한 수정·보완을 권고받고 제출한 수정·보완 대조표를 검토한 결과다. 이에 대해 한국사교과서집필진협의회는 수정명령을 거부하고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문제는 역사적 ‘사실’에까지 붉은 펜을 그었다는 점이다. 수정명령 내용을 보면 교육부는 미래엔 교과서 322~337쪽 자유 민주주의 시련과 발전 부분에 나오는 소주제명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다니!’, ‘피로 얼룩진 5·18 민주화 운동’, ‘궁지에 몰린 전두환 정부’와 같은 표현들을 ‘학생들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바꾸라고 명령했다.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다’란 표현은 1987년 1월 서울대생 박종철씨가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을 당하다 숨진 뒤 경찰이 사인을 숨기기 위해 거짓으로 발표한 내용으로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교육부의 인식이다. 심은석 교육부 교육정책실장은 “‘탁 치니 억하고 죽다니’ 등은 신문에도 난 얘기지만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제목보다는 긍정적인 인식을 갖도록 소제목을 바꿔 달라고 수정 명령했다”고 말했다.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사건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제목을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는 사실은 ‘독재 미화’라는 비판에서 비켜 서기 힘든 대목이다. 교육부는 실질적으로 수정·보완 대조표를 검토하고 붉은 펜을 꺼내든 수정심의위원회 참여 위원 명단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수정심의위원들이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게 이유다. 수정심의위원회는 413개 단체 또는 기관에서 추천받은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지난달 16일부터 27일까지 검토에 참여했다. 하지만 명단이 공개되지 않으면 계속해서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편향된 시각을 가진 인사나 비전문가가 수정심의위원회에 여럿 참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탁 치니 억하고 죽다니’ 등의 소주제 변경은 이런 우려를 현실화하고 있다. “정확한 사실에 입각한 올바른 교과서를 보급하겠다.”, “학생들이 바람직한 역사인식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겠다.” 교육부가 8종 고교 역사 교과서의 수정·보완 권고를 하던 지난 9월부터 수정명령을 내린 현재까지 끊임없이 해 온 말이다.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수정심의위원회의 위원 명단을 공개해 수정명령의 정당성을 획득하고 진정 학생들을 위한 교과서가 무엇인지 골몰해야 한다. bulse46@seoul.co.kr
  •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 교과서에 부적절?…교과부 수정 명령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 교과서에 부적절?…교과부 수정 명령

    교육부가 29일 수정심의회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고교 역사 교과서 7종에 대해 수정 명령 통보를 내린 부분은 모두 41건이다. 교과서 논란을 처음 촉발시킨 교학사 교과서는 일반적인 사실 오류 수정이 대부분이었고 금성출판사, 두산동아, 미래엔, 비상교육, 지학사, 천재교육 등 나머지 6종 교과서는 사관(史觀)에 대한 문제 지적이 많았다. 6종 교과서에 대한 수정 명령은 북한의 토지개혁, 김일성의 주체사상, 분단 남한 책임론 등에 집중됐다. 과거 독재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을 바꾸라는 지시도 포함됐다. 게다가 노무현 정부에서 합법적으로 구성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등이 결론 낸 사안에까지 수정 명령을 내려 간섭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체 고교 역사 교과서 8종 가운데 리베르스쿨은 수정 명령이 없었다.  이날 교육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교학사 교과서가 수정 명령을 통보받은 8건은 주로 일제강점기 등 근현대사 서술 부분에 해당됐다. 단순 사실오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5~6건 정도였고 사관 부분에 대한 지적은 적었다. ‘고종 독살설’을 다룬 교과서 252쪽에서 일본의 입장이 반영된 ‘한일 합방’이란 표현을 ‘한일 합병’으로 바꾸도록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반면 나머지 6종 교과서의 수정 명령은 사실 오류보다는 사관 문제에 집중됐다. 북한의 토지개혁과 분단 남한 책임론 부분은 6종 교과서 가운데 4종, 김일성의 주체사상에 대한 수정 명령은 금성출판사, 두산동아, 천재교육 등 3종에 대해 이뤄졌다. 도면회 비상교육 대표집필자는 “교육부가 독자적으로 나서서 수정할 만큼 중차대한 문제인지 의문”이라면서 “최대한 교육부의 요구에 맞췄는데도 미주알고주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금성출판사, 두산동아, 비상교육, 천재교육 등 4종 교과서가 북한의 토지개혁과 관련해 ‘무상분배, 무상몰수’라고 명시하면서 농민의 소유권 침해 부분을 서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수립 과정에서 남한 때문에 남북이 분단된 듯이 서술한 부분도 수정 명령을 받았다. 이 밖에 두산동아 등 3종의 교과서가 ‘주체의 강조와 김일성 우상화’ 자료 읽기 코너에 ‘김일성 전집’ 구절 등 주체사상이나 김일성 우상화와 관련된 내용을 실은 것을 지적했다. 사실상 이 부분들은 해당 출판사들이 지난달 31일 수정을 거부했던 것이라 교육부와 다시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두산동아와 지학사는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도발 사건의 주체를 명시하라는 명령을 받기도 했다.  특히 교육부는 미래엔 교과서의 322~337쪽 소주제명에서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다니!’, ‘피로 얼룩진 5·18 민주화 운동’, ‘궁지에 몰린 전두환 정부’ 등을 교과서 용어로는 부적절하다며 다른 용어로 바꾸라고 명령했다.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다’라는 표현은 1987년 1월 서울대생 박종철씨가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을 당하다 숨지자 경찰이 이를 숨기기 위해 거짓 발표한 내용이다. 이는 같은 해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다.  교육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등 합법적인 기구를 통해 지난 정부에서 조사를 마친 문제에 대해서도 수정 명령을 내렸다. 미래엔 교과서는 318쪽 6·25 전쟁의 피해와 영향 부분에서 1951년 거창양민학살을 ‘무장 공비 소탕에 나선 국군에 의해 14세 이하 어린이 385명을 포함한 양민 719명이 희생된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균형 잡힌 서술을 위해 북한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실례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기계적 중립을 요구했다. 한철호 미래엔 대표집필자는 “국군의 민간인 학살과 북한의 민간인 학살 숫자를 맞춰서 쓰라는 것인데 우리처럼 (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해) 진상규명위원회를 만들어 조사하고 반성했다는 식으로 서술하는 게 오히려 체제의 건강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검정 당시에는 아무 말도 없다가 지금 와서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교학사는 일반오류… 6종은 근현대사 사관 지적

    교학사는 일반오류… 6종은 근현대사 사관 지적

    교육부가 29일 수정심의회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고교 역사 교과서 7종에 대해 수정 명령 통보를 내린 부분은 모두 41건이다. 교과서 논란을 처음 촉발시킨 교학사 교과서는 일반적인 사실 오류 수정이 대부분이었고 금성출판사, 두산동아, 미래엔, 비상교육, 지학사, 천재교육 등 나머지 6종 교과서는 사관(史觀)에 대한 문제 지적이 많았다. 6종 교과서에 대한 수정 명령은 북한의 토지개혁, 김일성의 주체사상, 분단 남한 책임론 등에 집중됐다. 과거 독재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을 바꾸라는 지시도 포함됐다. 게다가 노무현 정부에서 합법적으로 구성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등이 결론 낸 사안에까지 수정 명령을 내려 간섭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체 고교 역사 교과서 8종 가운데 리베르스쿨은 수정 명령이 없었다. 이날 교육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교학사 교과서가 수정 명령을 통보받은 8건은 주로 일제강점기 등 근현대사 서술 부분에 해당됐다. 단순 사실오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5~6건 정도였고 사관 부분에 대한 지적은 적었다. ‘고종 독살설’을 다룬 교과서 252쪽에서 일본의 입장이 반영된 ‘한일 합방’이란 표현을 ‘한일 합병’으로 바꾸도록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반면 나머지 6종 교과서의 수정 명령은 사실 오류보다는 사관 문제에 집중됐다. 북한의 토지개혁과 분단 남한 책임론 부분은 6종 교과서 가운데 4종, 김일성의 주체사상에 대한 수정 명령은 금성출판사, 두산동아, 천재교육 등 3종에 대해 이뤄졌다. 도면회 비상교육 대표집필자는 “교육부가 독자적으로 나서서 수정할 만큼 중차대한 문제인지 의문”이라면서 “최대한 교육부의 요구에 맞췄는데도 미주알고주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금성출판사, 두산동아, 비상교육, 천재교육 등 4종 교과서가 북한의 토지개혁과 관련해 ‘무상분배, 무상몰수’라고 명시하면서 농민의 소유권 침해 부분을 서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수립 과정에서 남한 때문에 남북이 분단된 듯이 서술한 부분도 수정 명령을 받았다. 이 밖에 두산동아 등 3종의 교과서가 ‘주체의 강조와 김일성 우상화’ 자료 읽기 코너에 ‘김일성 전집’ 구절 등 주체사상이나 김일성 우상화와 관련된 내용을 실은 것을 지적했다. 사실상 이 부분들은 해당 출판사들이 지난달 31일 수정을 거부했던 것이라 교육부와 다시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두산동아와 지학사는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도발 사건의 주체를 명시하라는 명령을 받기도 했다. 특히 교육부는 미래엔 교과서의 322~337쪽 소주제명에서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다니!’, ‘피로 얼룩진 5·18 민주화 운동’, ‘궁지에 몰린 전두환 정부’ 등을 교과서 용어로는 부적절하다며 다른 용어로 바꾸라고 명령했다.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다’라는 표현은 1987년 1월 서울대생 박종철씨가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을 당하다 숨지자 경찰이 이를 숨기기 위해 거짓 발표한 내용이다. 이는 같은 해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다. 교육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등 합법적인 기구를 통해 지난 정부에서 조사를 마친 문제에 대해서도 수정 명령을 내렸다. 미래엔 교과서는 318쪽 6·25 전쟁의 피해와 영향 부분에서 1951년 거창양민학살을 ‘무장 공비 소탕에 나선 국군에 의해 14세 이하 어린이 385명을 포함한 양민 719명이 희생된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균형 잡힌 서술을 위해 북한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실례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기계적 중립을 요구했다. 한철호 미래엔 대표집필자는 “검정 당시에는 아무 말도 없다가 지금 와서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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