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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주가? ‘이 증세’ 나타났다면 이미 알코올성 치매

    애주가? ‘이 증세’ 나타났다면 이미 알코올성 치매

    술을 사랑하는 사람을 일명 ‘애주가’(愛酒家)라 부른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 사랑은 알코올의존증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자칫 판단력이 흐려지고 기억이 자주 끊기는 알코올성 치매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우려한 보건복지부는 주류 판매용 용기(술병) 경고 문구를 ‘과음’에서 ‘음주’로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출연자들의 음주 장면을 반복적으로 방송하며 ‘음주 미화’ 논란을 일으킨 MBC ‘나 혼자 산다’에 대해 법정제재인 ‘주의’를 의결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여전히 음주에 관대하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제9기 1차 연도(2022년) 결과’를 보면 고위험 음주율은 남성 21.3%, 여성 7.0%로 남성은 전년보다 1.6% 포인트 높아졌고 여성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고위험 음주율은 1회 평균 남성은 7잔(또는 맥주 5캔), 여성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을 최소 주 2회 마시는 비율이다. 최근 1년간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은 7잔(또는 맥주 5캔), 여성은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 음주한 비율을 뜻하는 월간 폭음률은 남성 48.8%, 여성 25.9%로 전년보다 모두 1.8% 포인트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 술이 치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탓이다. ‘블랙아웃’ 반복되면 ‘뇌실’ 가속화…판단력 저하·성격 변화 알코올의존증은 알코올을 장기간 사용하여 알코올과 관련된 문제 행동이 빈번히 나타나고, 알코올 금단 또는 내성 등의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의존증이 심화하면 알코올성 치매 증상의 일종인 ‘블랙아웃’ 즉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반복되기도 한다.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해마의 신경세포 재생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영구 기억으로 저장하기 전의 기억이 임시로 머무는 장소인 해마가 손상되면, 영구 기억 자체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초기에는 이런 뇌의 기능에만 문제가 생겼다가 바로 복구되지만 블랙아웃이 이어지면 뇌의 광범위한 구조 변화가 일어난다. 뇌가 쪼그라들면서 뇌의 텅 빈 공간인 ‘뇌실’이 늘어난다. 실제 미국 웨슬리대 연구 결과 하루 소주 3잔에 해당하는 알코올을 30년 이상 마시면 뇌세포 파괴 속도가 빨라져 뇌의 용량이 평균 1.3% 줄어들고 하루 1잔씩만 마셔도 0.5%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뇌의 기능이 떨어지면 음주 조절 능력이 낮아져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고 폭음의 악순환을 낳는다. 또 뇌의 위축이 기억력과 판단력 저하, 성격의 변화가 동시에 나타난다. 미국 텍사스대 의대 신경과학 및 세포생물학과 연구진에 따르면 잦은 음주는 새로운 신경세포를 만드는 뇌의 성체 줄기세포 성장을 차단하고 사멸시켜 판단력이나 기억력 같은 뇌 기능을 저하시킨다. 장기간의 알코올 섭취가 기억 중추와 함께 사람의 성격이나 감정, 행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알코올성 치매 환자는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에도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는 이유다. 실제로 연구팀이 생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알코올에 자주 노출된 쥐들은 뇌실의 밑부분인 뇌실하대(subventricular zone)의 성체줄기세포가 크게 망가졌다. 뇌실하대는 동물의 뇌에는 종양과 신경퇴행질환으로부터 뇌를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뇌세포가 만들어지는 2개의 뇌 영역 중 하나다. 연구팀은 “성인의 뇌에는 줄기세포가 있어서 새로운 신경세포를 만들어 내지만 알코올로 인해 뇌 줄기세포 자체가 파괴되면 뇌 손상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블랙아웃과 뇌위축, 알코올성 치매로 연결되는 과정을 끊으려면 결국 절주 또는 금주밖에는 방법이 없다. 6개월에 2회 이상 블랙아웃을 경험하고 이후 그 빈도가 잦아진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 “대통령 등 선출직, 건강 유지 계약서 써야”…‘저속노화’ 교수 일침

    “대통령 등 선출직, 건강 유지 계약서 써야”…‘저속노화’ 교수 일침

    “지금 속도로 나이 들면 한국인은 죽기 전 10년 동안 간병인의 도움 없이는 살지 못해요. 노화 속도를 늦추는 건 생의 마지막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인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 국내에 ‘가속 노화’의 위험성을 처음 알린 정희원(40)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신문 광화문라운지 강연에서 “갓생이나 욜로보다 중요한 건 자기 돌봄”이라며 “자기 돌봄을 삶의 지향점으로 두고 건강하게 살면 남들보다 33% 천천히 늙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가속 노화란 생활 습관으로 인해 실제 나이보다 생물학적 나이가 더 드는 현상을 말한다. 정 교수는 한국이 ‘가속 노화’에 취약한 나라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속 성장을 강요받아 어떤 분야에서든 ‘우상향’을 원한다”며 “적당한 스트레스는 최고의 생산성을 내지만 너무 많은 스트레스는 몸을 갉아 먹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화를 부추기는 생활 습관을 지닌 사람은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고 편도체가 과활성화돼 충동 조절 능력을 잃는다”며 “맵고 짜며 단 음식을 더 원하게 되고 수면의 질도 악화해 의사 결정 능력이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진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 같은) 선출직은 저속 노화 생활 습관을 지닌 사람들만 뽑을 수 있도록 계약서를 써야 한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천천히 늙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 교수는 절식과 운동, 충분한 수면, 절주 등을 통해 노화 속도를 낮추라고 제안한다. 그는 “전통적인 한식은 저속 노화에 도움이 되는 지중해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흰쌀밥을 콩 섞인 잡곡밥으로, 과자를 견과류로 바꾸기만 해도 좋아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튀김이나 단순당, 정제물, 초가공식품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짧은 시간에 강한 도파민을 분출시키는 쇼트폼이나 인터넷 도박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반대로 책 읽기나 외국어 공부, 산책 등 비교적 덜 자극적인 활동이 장기적으로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스마트폰, 소셜미디어(SNS) 같은 소극적 인지 활동은 반대급부로 그만큼의 스트레스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각박한 현실에서 평정심을 찾기는 쉽지 않다. 건강한 식단을 지키기로 유명한 정 교수도 “이번 주 당직을 서느라 36시간 연속 근무를 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컵라면을 뜯고 있더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액상 과당보다는 제로 음료가 낫고 그보다는 물이 낫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산책을 하거나 짧게 운동해 보라”고 조언했다.
  • 우주여행 하면 치매?… 아닐 수도 있습니다

    우주여행 하면 치매?… 아닐 수도 있습니다

    뇌기능 장애 등 알려진 것과 달리평균 6개월 일한 우주비행사 25명장기적 인지 능력 손상 징후 없어 최근 우주 선진국들은 달을 넘어 화성 탐사에 눈을 돌리고 있다. 순수한 과학적 호기심도 있겠지만 ‘제2의 지구’나 ‘우주 식민지’를 만들겠다는 실질적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재 기술로 우주 공간에 사람을 안전하게 보내 장기간 거주하도록 하는 것이 가능할까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우주 탐사와 거주를 위해서는 사람이 오랜 시간 우주여행을 거쳐 지구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 의대 연구팀은 현재 우주 탐험 기술로 사람이 6개월 이상 우주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전두엽 피질의 뉴런 연결과 중추신경계의 밀도가 약해지고 뇌세포에 변형이 발생해 기억력 저하, 치매, 중증 우울증 등 각종 인지 및 뇌 기능 장애를 겪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발표한 바 있다. 또 다른 미국 연구자들도 우주여행 시간이 길수록 뇌의 체액 변화가 발생해 비행 전 상태로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연구 결과를 같은 학술지에 발표했다. 그런데 앞선 연구들과 달리 우주여행으로 인지 능력이 장기적으로 손상된다는 징후를 찾을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존슨 우주센터, 민간 우주·과학 연구기업 KBR와일, JES 테크 공동 연구팀은 우주에서 우주 비행사들의 작업 처리 속도나 작업 기억, 주의력은 지구에 있을 때보다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속적이고 영구적인 인지 손상으로 이어지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최신 생리학’ 11월 20일 자에 발표됐다. 우주에서 장기간 거주하면 지구와 거주 환경이 달라 우울증 같은 신경정신과적 문제를 겪기도 하고 수면 부족 현상에도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든 것은 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되고, 작업 실수와 연결돼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에 연구팀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평균 6개월을 보낸 우주 비행사 25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인지 기능 검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임무 수행 전, 비행 초반과 후반, ISS에서 생활하는 기간에 각각 10가지 인지 기능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작업 속도와 정확성, 특히 전반적 인지 기능 변화에 주목했다. 그 결과 작업 처리 속도, 작업 기억력, 주의력 평가에서 반응이 지구보다 느렸지만, 정확성 자체는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주에서 생활하는 동안 가장 취약한 부분은 스트레스 관리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우주 비행사들의 인지 기능은 안정적이었으며 6개월의 임무 수행 기간에 중추 신경계에 이상이 있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 연구를 이끈 시에나 데브 NASA 행동·건강 기능 연구소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우주 비행사들에 대한 인지 기능 측정 자료 중 가장 큰 규모”라며 “우주 비행사들에게서 유의미한 인지 손상이나 신경 퇴행 증상을 발견하지 못한 만큼 우주에서 생활하고 일하는 것이 심각한 뇌 손상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존 연구들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스트레스를 받을 때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이 필요한 이유 [달콤한 사이언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이 필요한 이유 [달콤한 사이언스]

    날씨가 쌀쌀해지면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따뜻한 음료가 생각나기 마련이다.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따뜻한 코코아 한 잔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영국 버밍엄대 연구팀은 플라바놀 함량이 높은 코코아 음료가 고지방 음식을 섭취한 뒤 심혈관계에 주는 스트레스를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식품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식품과 기능’(Food & Function) 11월 18일 자에 발표했다. “기분이 저기압일 때는 고기 앞으로”라든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달곰한 케이크 한 조각”이라는 말처럼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기운이 없을 때 기름지거나 달콤한 음식을 선호한다. 문제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섭취한 고지방, 고열량 음식이 심혈관계에는 오히려 스트레스가 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고지방식을 섭취했을 때 플라바놀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플라바놀은 과일, 채소, 차, 견과류 등에 풍부한 식물성 항산화 물질이다. 연구팀은 특히 플라바놀 함량이 높은 코코아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버터 크루아상에 소금 버터 10g, 체더 치즈 1.5조각, 지방을 제거하지 않은 우유 250㎖를 아침 식사로 제공하고, 식사 후에는 플라바놀 함량이 다른 코코아 음료를 무작위로 마시게 했다. 연구팀이 250㎖ 우유에 12g의 코코아 가루를 타서 제공했다. 이 때, 플라바놀 함량이 낮은 코코아는 씁쓸한 맛을 줄이기 위해 알칼리화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약 5.6㎎이 포함돼 있고, 플라바놀 함량인 높은 것은 알칼리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659㎎이 함유돼 있다. 연구팀은 아침 식사와 코코아 음료를 마시게 하고 8분 정도가 지난 뒤 8분 동안 수학 문제를 풀도록 했다. 문제를 푸는 동안 혈압 측정과 전두엽 조직의 산소 공급 정도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고지방 음식을 섭취하면 전두엽의 산소 공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지방 음식을 섭취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플라보놀 함량이 낮은 음료를 마시면 혈관 기능이 1.29% 정도 감소하고, 스트레스 상황이 해소된 뒤에도 최대 90분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플라보놀 함량이 높은 코코아 음료를 마신 사람은 혈관 기능은 물론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이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런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최소한으로 가공된 코코아 가루를 이용하거나, 녹차, 홍차, 베리류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플라바놀 섭취 하루 권장량은 400~600㎎으로, 홍차, 녹차, 고품질 코코아 2잔이나 베리 1컵, 사과 1개 정도에 해당한다. 연구를 이끈 카타리나 렌데이로 버밍엄대 교수(분자 생리학)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달거나 짜고 기름진 음식을 찾기보다는 플라바놀 함량이 높은 코코아나 녹차 등을 마시는 것이 심혈관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 “공부 잘하는 약 팝니다” 수능 앞두고 불법판매 기승…711건 적발

    “공부 잘하는 약 팝니다” 수능 앞두고 불법판매 기승…711건 적발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불안한 학부모와 수험생의 심리를 악용해 허가받지 않은 식품과 치료제 등을 불법 판매하는 사례를 정부가 집중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식품·의약품을 온라인에서 부당광고·불법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지난달 15일부터 25일까지 집중 점검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수험생’, ‘집중력’ 등 단어를 검색해 오픈마켓 300개 사이트를 점검했다. 그 결과 식품 등 부당광고 게시물 83건과 메틸페니데이트, 암페타민 계열 ADHD 치료제 불법유통·판매 게시물 711건을 적발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사이트 접속차단을 요청하고 관할 행정기관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주요 식품 등 적발 사례는 일반식품을 ‘기억력 개선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하는 광고, ‘집중력 향상’ 등을 내세운 거짓·과장 광고, 질병 예방·치료 효능이 있는 것처럼 표현한 광고, 건강기능식품 자율심의를 위반한 광고, 집중력 높이는 약 등 의약품으로 오인·혼동하게 하는 광고 등이다. 건강기능식품에 표시·광고를 하려면 자율심의기구로부터 미리 심의받고, 심의받은 내용으로 광고해야 한다. 마약류 등 적발 사례로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에 사용하는 향정신성의약품 메틸페니데이트 제품과 국내 허가가 이뤄지지 않은 암페타민 제품을 일명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을 올려주는 약’으로 불법 판매하거나, 유통·알선·나눔·구매 게시글을 올린 것 등이다. 이해국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 치료제는 뇌전두엽 기능 발달의 취약성으로 인해 주의집중력 등 인지행동조절기능이 충분히 발휘되지 않은 정신과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것으로 ‘주의집중력이 부족한 질병’에 대한 개선을 목표로 하는 만큼, 진단받지 않은 정상인에서 주의집중력이 더욱 좋아지는 효과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DHD 질환으로 진단받지 않은 정상인이 복용할 경우, 가볍게 식욕부진, 심박동 수 증가, 두통 등 부작용 증상부터 심한 경우, 극도의 불면증, 흥분성, 환각 등 일시적 정신병적 상태까지 유발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이번 점검에서 건강기능식품 관련 부당광고가 많았던 만큼 소비자에게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할 때 제품에 표시된 건강기능식품 인증마크와 기능성 내용을 반드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 학교에서 폰 OUT… ‘금지법’ 속도 낸다

    학교에서 폰 OUT… ‘금지법’ 속도 낸다

    전 세계 50개 국가 이상 학교에선 ‘디지털 쉼표’ 말도 다 떼지 못한 아이가 하루 몇 시간씩 스마트폰 영상에 빠져든다. 10대가 되면 밤새 소셜미디어(SNS)에서 쇼트폼(짧은 영상)을 보다 새벽에 잠이 든다. 수업 시간에 졸다가도 쉬는 시간에는 다시 SNS를 검색하며 스마트폰 화면만 들여다본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접한다는 ‘포노사피엔스’(스마트폰을 신체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를 뜻하는 신조어)가 넘쳐나는 시대. 이제는 흔한 학교 모습이 돼 버린 스마트폰 과의존의 부작용에 여당이 ‘교내 스마트폰 금지’ 법안을 추진하자 정부도 취지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법안 처리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서울신문은 ‘안녕, 스마트폰’ 4회 시리즈<7월 18일~8월 6일자>를 통해 아동·청소년기의 스마트폰 중독이 두뇌 능력 감퇴, 우울증 등 신체·정신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과 스마트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등을 짚었다. 3일 국회와 교육계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월 13일 교육 및 긴급 상황 대응 등 목적을 제외하고 교내에서 스마트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동안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건 청소년의 통신의 자유 등을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아서다. 하지만 최근까지 ‘교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는 인권 침해’라고 판단했던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달 7일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그만큼 청소년의 스마트기기 과의존이 심각하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0대 청소년 중 고위험·잠재적위험군에 속하는 과의존위험군 비율은 40.1%에 달한다. 20~50대 성인 평균 비율(22.7%)보다 높다. 1분 남짓의 ‘쇼트폼’ 이용 시간을 스스로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은 36.7%로, 전 연령대 평균 23.0%를 크게 웃돌았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 학부모·교원 단체 등도 스마트폰 규제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에 동의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교육부는 “스마트폰 과의존을 겪는 청소년은 신체적 이상뿐만 아니라 학습권·교권 침해 갈등을 다수 야기하고, 실제 세상보다 스마트폰 소통이 더 편하다고 느끼는 ‘디지털 격리 증후군’ 등을 겪는다”면서 “법안 취지에 적극 동감한다”고 밝혔다. 교원·학부모단체연합도 지난 9월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단순 규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삶을 지키고 진정한 어린 시절을 되찾아 주는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프랑스가 올해 200개 중학교에서 등교 시 사물함에 스마트폰을 보관하고 하교 때 돌려받는 ‘디지털 쉼표’ 조치를 도입하는 등 해외에서도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을 규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유네스코의 ‘2023 세계 교육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200여개국 중 50개국 이상이 교내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제한 방침을 만들었다. 영국에서는 올해 초 교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 또는 제한하는 지침에 이어 최근 ‘모든 학교가 스마트폰 없는 구역이 돼야 한다’는 취지의 법안도 발의됐다. 이연정 순천향대 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마트폰에 얽매이는 ‘행동중독’은 담배·마약 중독처럼 전두엽 조절 능력을 저하시킨다”며 “정부 차원의 규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보수-진보주의자 뇌 구조 확실히 다르다 [사이언스 브런치]

    보수-진보주의자 뇌 구조 확실히 다르다 [사이언스 브런치]

    한국에서 진보와 보수는 정치뿐만 아니라 사회, 경제, 문화 등 많은 면에서 대립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때문에 이데올로기의 차이와 뇌 구조나 기능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그리스 아테네 아메리칸대 심리학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정치과학과, 심리학과 공동 연구팀은 보수적인 사람은 진보적인 사람들보다 편도체가 약간 더 크다고 2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융합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아이 사이언스’(iScience) 9월 20일 자에 실렸다. 크기가 다른 것은 확실하지만 크기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 유권자와 보수 유권자가 뇌 편도체 크기와 정치적 견해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지만, 일관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편도체는 위험과 불확실성에 대한 인지와 이해를 조절하는 뇌 부위다. 편도체와 전대상피질(ACC)의 해부학적 차이는 개인의 경제적, 사회적 이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은 것은 둘 관계가 미묘하고 다차원적임을 보여준다. ACC는 전두엽에 있고, 의사 결정, 감정 조절에 관여하고 뇌 내부의 갈등을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는 2011년 영국 대학생 9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재현한 것으로 표본 크기를 10배 더 늘렸다. 연구팀은 다양한 교육 수준과 정치적 성향을 가진 19~26세의 네덜란드 남녀 928명의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했다. 네덜란드는 다당제 정치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양당제인 영국이나 미국과 다르고, 좌파에서 우파까지 연속선상에서 뇌 구조를 비교할 수 있다. 또, 정치적 정체성과 사회경제적 이슈에 대한 입장을 포함해 다양한 각도에서 이념적 차이를 보여 진보-보수의 뇌 구조를 비교할 수 있다. 연구팀은 사회적·경제적 정체성을 10점 척도로 기록하고, 여성의 권리, 소득 불평등, 복지 확대를 비롯해 사회적·경제적 이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기존 연구와 일치해 보수주의와 편도체 회색질 부피 간 연관성을 발견했다. 외부 위협과 불확실성에 민감한 사람들이 더 높은 안전 욕구를 갖고, 이런 사람들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더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에서는 편도체 크기와 정치적 성향은 연속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진보 성향이 강할수록 편도체에 더 많은 회색질을 갖고 크기는 좀 더 작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기존 연구 결과와 달리 보수주의와 ACC의 회색질 부피 간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이념이 복잡하고 다차원적 산물이기 때문에 단순히 좌우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디아만티스 페트로풀로스 페탈라스 그리스 아메리칸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표본 수를 늘려 기존 연구 결과를 재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뇌 해부학적으로 정치 이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책꽂이]

    [책꽂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세르히 플로히 지음, 이종민 옮김, 글항아리) 미국 하버드대 역사학과 교수이자 우크라이나 연구소 소장인 저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진 2022년 3월부터 2023년 2월까지의 상황을 상세히 설명한다. 전쟁의 양상과 향후 방향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과거 역사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568쪽, 3만 2000원. 지구본 수업 1·2(박정주·황동하·김재인 지음, 그림씨) 전 세계가 일일생활권이 됐다는 오늘날에도 우리는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까먹을 때가 많다. 학창 시절 사회과 부도의 평면적 설명에서 벗어나 지구본을 보듯 지구상에 존재하는 200여개국의 지리, 역사, 정치, 경제, 문화, 환경 등을 440여컷의 도판과 함께 입체적으로 설명한다. 1권 268쪽, 2권 248쪽, 각 1만 9500원. 뇌가 “NO”라고 속삭일 때(슈테판 쾰쉬 지음, 유영미 옮김, 뜨인돌) 과학자들은 많은 연구를 통해 잠재의식이 눈썹 뒤쪽 ‘안와전두엽’에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원시시대 동물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간의 잠재의식은 위험보다는 안전함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뇌 속 잠재의식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알고 싶다면 추천할 만하다. 448쪽, 2만 3000원. 화가가 사랑한 와인(이지희 지음, 더블북) 미술을 전공한 와인 소믈리에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저자가 미켈란젤로, 다빈치, 피카소, 마티스 등 화가 16명의 작품과 함께 그에 걸맞은 와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을 읽고 나면 미술은 물론 와인에 대한 조예도 깊어진 느낌이 들 것이다. 368쪽, 2만 5000원.
  • 기분이 울적하다면 클래식 들어보세요 [달콤한 사이언스]

    기분이 울적하다면 클래식 들어보세요 [달콤한 사이언스]

    1990년대 초~2000년대 중반에 ‘모차르트 효과’, ‘바로크 효과’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모차르트 음악이나 바로크 음악을 들으면 뇌 활동이 활발해져 학습능률과 성적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사실 클래식 음악이 마음을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지만, 지능이나 성적 향상에 정말 도움을 주는지 여전히 논란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상하이 교통대 의대, 푸단대 신경·지능공학 연구센터, 영국 케임브리지대 부설 애든브룩스 병원 공동 연구팀은 클래식 음악이 개인의 기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셀 리포츠’ 8월 10일 자에 실렸다. 바흐, 베토벤, 모차르트 같은 작곡가들이 만든 음악이 개인의 기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심부 뇌 자극을 위한 전극 이식 수술을 받은 18~65세의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 13명을 대상으로 음악을 들려주면서 뇌파를 측정하고 뇌신경 활동을 촬영했다. 뇌 전극은 전두엽의 영역인 분계선조침대핵(BNST)과 그 핵심 부위인 측좌핵(NAc)를 연결하는 부위에 이식됐다. 연구팀은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일반 음악, 다른 쪽은 클래식 음악을 들려줬다. 연구팀은 친숙한 음악을 들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간섭 효과를 막기 위해, 일반 음악이나 클래식 음악 모두 잘 알려지지 않은 곡들을 골랐다. 연구 결과, 클래식 음악을 들은 집단이 일반 음악을 들은 그룹보다 더 뚜렷한 신경 동기화를 보였으며, 항우울 효과도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음악이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청각 피질과 감정 정보를 처리하는 보상 회로 간 신경 진동을 동기화해 항우울 효과를 만든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BNST-NAc 회로는 ‘확장된 편도체’ 일부로 감정 정보 처리의 중심 구조인 편도체 간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음악이 청각 동기화를 통해 피질-BNST-NAc 회로의 신경 진동을 일치시킨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발레리 분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신경정신과학)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웨어러블 장치를 이용한 음악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기술은 감정을 관리하고 일상생활에서 신경정신과적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편리하고 효과적인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패션 아이템? 너무 이쁜 과학 백과사전

    패션 아이템? 너무 이쁜 과학 백과사전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인 1990년대 이전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집 한쪽을 차지하고 있던 20~30권 분량의 백과사전 전집을 기억할 것이다. 2000년대 이후 포털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정보를 쉽게 접하게 됨에 따라 지식의 저장과 전달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백과사전은 골동품이 됐다. 그런데 추억을 되살리는 과학 백과사전이 최근 출간됐다. ‘피디아(Pedia) A-Z’ 시리즈(한길사)는 ‘꽃’, ‘뇌’, ‘나무’, ‘버섯’ 4가지 소재와 관련해 전문가들이 엄선한 키워드 100여개를 삽화와 함께 알파벳 순서대로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인간의 삶과 떼놓을 수 없는 아름다움의 상징인 ‘꽃’은 역사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튤립광’(Tulipomania) 항목에서는 17세기 유럽을 휩쓴 튤립 투기가 세계 최초로 거품경제를 일으켜 네덜란드의 금융경제를 무너뜨렸음을 알려 주고, ‘일일초’(Rosy periwinkle) 항목에 따르면 열대와 아열대 지방의 정원에서 관상용으로 널리 재배되는 일일초 속 알칼로이드 성분은 아동 백혈병 환자의 생존율을 10%에서 90%로 높여 암 치료의 새 역사를 열게 된다. ‘뇌’ 편은 수천년 동안 의사와 철학자들을 매혹하고 혼란스럽게 한 1.4㎏의 신체 기관인 뇌와 신경의 경이로움을 한데 모아 보여 준다. 뇌과학의 역사를 보면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운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전두엽’(Frontal Lobe) 항목은 단순히 전두엽의 기능만이 아니라 충격적인 사실까지 알려 준다.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누나 로즈메리 케네디는 지적 장애와 감정 폭발이 심해진 까닭에 23세에 뇌엽 절제술을 받아 전두엽이 제거되면서 평생 말하지도 걷지도 못하게 됐다. 전문적인 내용이고 백과사전임에도 두껍지 않으며 크기도 작고 항목별로 길지 않은 데다 내용도 어렵지 않아 휴대하고 다니면서 틈틈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다. ‘나무’를 저술한 조안 말루프 미 솔즈베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는 “이번 시리즈는 지식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피곤함에 주춤한 지식욕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범상치 않은 ‘멍한 뇌’… 앱을 지우자 전두엽이 깨기 시작했다 [안녕, 스마트폰]

    범상치 않은 ‘멍한 뇌’… 앱을 지우자 전두엽이 깨기 시작했다 [안녕, 스마트폰]

    12년 단짝과 헤어질 결심첫날부터 금단현상에 온갖 고민도예약·길찾기 등 일상 속 불편 체감열흘 후 전두엽 위협한 델타파 줄어짧은 기간에도 ‘능동적 사고’ 효과체험 끝났지만 SNS와는 거리두기 “일은 해야 하니 카카오톡이랑 전화만 남겨 두고 나머지 앱은 다 지우자.” 살면서 남자친구가 없었던 날은 있었어도 스마트폰이 없었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길을 걸을 때면 노래를 들었다. 잠들기 전 침대에선 소셜미디어(SNS) 영상이나 웹툰을 봤다. 스마트폰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었다. 단짝 친구이자 내 몸의 일부였다. 그런데 열흘이나 쓰지 않아야 한다니. ‘일이니까 해야지’라며 마음을 다잡지만 다가올 강제 디지털 디톡스가 두려웠다. 하루 평균 100회 이상 스마트폰 화면을 잠금 해제하고, 2~3시간 SNS에 매달렸던 기자가 스마트폰을 멀리했을 때 실제로 금단증상이 찾아올까. 또 심리 상태와 정신건강, 삶의 패턴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 12년간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 중인 ‘포노사피엔스’ 기자가 지난달 12일부터 21일까지 스마트폰을 끊어 봤다.디지털 디톡스 이틀 전인 10일. 서울 송파구의 한 센터에서 뇌파 분석을 진행했다. 이슬기 수인재두뇌과학센터 소장은 “범상친 않네요. 통상적으로 볼 수 있는 뇌파는 아니에요”라며 분석 결과를 설명했다. 검진 결과를 요약하면 스마트폰 사용량이 영향을 미치는 ‘세타파’와 ‘알파파’가 과하게 분포해 있었다. 세타파는 전두엽의 각성도를 볼 수 있는 뇌파로, 흔히 ‘졸음파’라고 불린다. 많이 분포해 있을수록 뇌가 멍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는 것에 익숙해지면 세타파가 광범위하게 나온다. 평균적인 뇌와 달리 세타파는 정수리 너머까지 분포해 있었다. 후두엽에서 주로 나오는 알파파 역시 뒤통수를 지나 정수리까지 퍼져 있었다. 이 소장은 “알파파가 많이 분포해 있으면 통상 시각주의력이 불안정한 상태”라며 “정리하면 주의력이 낮고 다소 멍한 뇌”라고 말했다. 내 뇌가 멍하다니, 26년 인생에서 들은 말 중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스마트폰과의 작별을 하루 앞둔 11일 밤. 인스타그램 영상을 2시간 넘게 탐닉하고 쿠키를 구워(현금 결제로 다음 회차 웹툰을 미리 보는 것) 평소 챙겨 보던 웹툰까지 미리 야무지게 봤다. 자정이 되기 직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이 대단한 도전을 알리고자 ‘열흘간 SNS 중단합니다’라는 문구를 남겼다.디지털 디톡스 첫날인 12일. 자꾸만 스마트폰에 손이 가고 SNS를 다시 깔아 딱 10분만 보고 싶은 욕망이 솟구쳤다. 집에서 1시간 30분 거리인 충남 공주로 가는 길에는 불안과 지루함이 최고치에 이르렀다. 한 손에 스마트폰 역할을 대신할 책이 있었지만 2~3페이지 정도만 넘길 수 있었다. 이런 습관은 20대가 유독 심하다. 학창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한 터라 전 연령대 중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23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스마트기기 이용자 중 20대가 평일에 스마트폰을 이용하며 보내는 여가 시간은 평균 2시간(전체 평균 1.6시간)으로 가장 길었다. ‘잠깐 깔았다가 지우면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주말에 이어 평일에도 반복됐다. 그때마다 “제대로 체험해야 하지 않겠니”라고 목소리를 깔아 말하던 팀장의 얼굴이 떠올랐다. 도파민을 자극하던 영상과 음악이 없으니 삶에 대한 고민이 늘었다. 자연스레 웃을 일도 사라졌다. 한규만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부교수는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월요일이었던 15일, 업무로 스마트폰 볼 틈이 없어지자 금단증상은 조금 나아졌다. 하지만 퇴근 이후에는 무료함과 우울감이 이따금 찾아왔다. 오프라인으로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무한 약속 잡기’를 시작했다. 약속이 없는 날에는 방을 쓸고 닦았고 긴 시간을 들여 저녁을 만들어 먹었다. 퇴근 후엔 쉬어야 한다는 핑계로 침대와 하나가 돼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던 일상은 그렇게 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편한 점은 많았다. 특정 앱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식당 예약은 친구에게 부탁해야 했고, 카페 메뉴판에 ‘자세한 설명은 QR코드를 참고해 주세요’라고 적혀 있을 땐 헛웃음이 나왔다. 익숙하지 않은 장소로 이동할 땐 어떤 버스를 어디서 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디지털 디톡스가 끝난 다음날인 22일. 뇌파 분석에서 개선점이 보였다. 통상 3개월 이상 바뀐 생활을 해야 달라진 점이 확연히 드러나지만 그래도 ‘멍하고 주의력 낮은 뇌’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비록 세타파와 알파파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전두엽 기능이 떨어졌을 때 뇌에서 광범위하게 나오는 ‘델타파’는 지난 검사 때보다 줄어 있었다. 이 소장은 “짧은 시간 동안 능동적으로 뇌를 사용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험이 끝나자마자 앞서 지웠던 앱들을 스마트폰에 다시 설치했다. 다만 SNS만은 지금까지도 설치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SNS에 얼마나 멍하니 많은 시간을 쓰고 있었는지 디톡스 기간 동안 체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집에 있을 땐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려 스마트폰을 몸에서 떨어뜨려 두고 있다. 스마트폰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
  • 범상치 않았던 ‘멍한 뇌’…스마트폰을 놨더니 전두엽이 돌아왔다[안녕, 스마트폰]

    범상치 않았던 ‘멍한 뇌’…스마트폰을 놨더니 전두엽이 돌아왔다[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마지막 4회에서는 스마트폰과 거리 두기를 하려는 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본지 기자의 열흘 간 ‘디지털 디톡스’ 체험기를 전한다.“일은 해야 하니 카카오톡이랑 전화만 남겨 두고 나머지 앱은 다 지우자.” 살면서 남자친구가 없었던 날은 있었어도 스마트폰이 없었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길을 걸을 때면 노래를 들었다. 잠들기 전 침대에선 소셜미디어(SNS) 영상이나 웹툰을 봤다. 스마트폰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었다. 단짝 친구이자 내 몸의 일부였다. 그런데 열흘이나 쓰지 않아야 한다니. ‘일이니까 해야지’라며 마음을 다잡지만 다가올 강제 디지털 디톡스가 두려웠다. 하루 평균 100회 이상 스마트폰 화면을 잠금 해제하고, 2~3시간 SNS에 매달렸던 기자가 스마트폰을 멀리했을 때 실제로 금단 증상이 찾아올까. 또 심리상태와 정신건강, 삶의 패턴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 12년간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 중인 ‘포노사피엔스’ 기자가 지난달 12일부터 21일까지 스마트폰을 끊어 봤다. 디지털 디톡스 이틀 전인 지난달 10일. 서울 송파구의 한 센터에서 뇌파 분석을 진행했다. 이슬기 수인재두뇌과학센터 소장은 “범상친 않네요. 통상적으로 볼 수 있는 뇌파는 아니에요”라며 분석 결과를 설명했다. 검진 결과를 요약하면 스마트폰 사용량이 영향을 미치는 ‘세타파’와 ‘알파파’가 과하게 분포해 있었다. 세타파는 전두엽의 각성도를 볼 수 있는 뇌파로, 흔히 ‘졸음파’라고 불린다. 많이 분포해 있을수록 뇌가 멍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는 것에 익숙해지면 세타파가 광범위하게 나온다. 평균적인 뇌와 달리 세타파는 정수리 너머까지 분포해 있었다. 후두엽에서 주로 나오는 알파파 역시 뒤통수를 지나 정수리까지 퍼져 있었다. 이 소장은 “알파파가 많이 분포해 있으면 통상 시각주의력이 불안정한 상태”라며 “정리하면 주의력이 낮고 다소 멍한 뇌”라고 말했다. 내 뇌가 멍하다니, 26년 인생에서 들은 말 중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충격적이었다.스마트폰과의 작별을 하루 앞둔 지난달 11일 밤. 인스타그램의 영상을 2시간 넘게 탐닉하고 쿠키를 구워(현금 결제로 다음 회차 웹툰을 미리 보는 것) 평소 챙겨 보던 웹툰까지 미리 야무지게 봤다. 자정이 되기 직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이 대단한 도전을 알리고자 ‘열흘간 SNS 중단합니다’라는 문구를 남겼다. 디지털 디톡스 첫날인 지난달 12일. 자꾸만 스마트폰에 손이 가고 SNS를 다시 깔아 딱 10분만 보고 싶은 욕망이 솟구쳤다. 집에서 1시간 30분 거리인 충남 공주로 가는 길에는 불안과 지루함이 최고치에 이르렀다. 한 손에 스마트폰 역할을 대신할 책이 있었지만 2~3페이지 정도만 넘길 수 있었다. 이런 습관은 20대가 유독 심하다. 학창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한 터라 전 연령대 중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23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스마트기기 이용자 중 20대가 평일에 스마트폰을 이용하며 보내는 여가 시간은 평균 2시간(전체 평균 1.6시간)으로 가장 길었다. ‘잠깐 깔았다가 지우면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주말에 이어 평일에도 반복됐다. 그때마다 “제대로 체험해야 하지 않겠니”라고 목소리를 깔아 말하던 캡(팀장)의 얼굴이 떠올랐다. 심심해 죽을 것 같을 때마다 입에 간식거리를 욱여넣었다. 도파민을 자극하던 영상과 음악이 없으니 삶에 대한 고민이 늘었다. 자연스레 웃을 일도 사라졌다. 한규만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부교수는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월요일이었던 지난달 15일, 업무로 스마트폰 볼 틈이 없어지자 금단증상은 조금 나아졌다. 하지만 퇴근 이후에는 무료함과 우울감이 이따금 덮쳤다. 오프라인으로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무한 약속 잡기’를 시작했다. 약속이 없는 날에는 방을 쓸고 닦았고 긴 시간을 들여 저녁을 만들어 먹었다. 퇴근 후엔 쉬어야 한다는 핑계로 침대와 하나가 돼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던 일상은 그렇게 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편한 점은 많았다. 특정 앱을 통해서만 예약할 수 있는 식당 예약은 친구에게 부탁해야 했고, 카페 메뉴판에 ‘자세한 설명은 QR코드를 참고해 주세요’라고 적혀 있을 땐 헛웃음이 나왔다. 익숙하지 않은 장소로 이동할 땐 어떤 버스를 어디서 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디지털 디톡스가 끝난 이후인 지난달 22일. 뇌파 분석에서 개선점이 보였다. 통상 3개월 이상 바뀐 생활을 해야 달라진 점이 확연히 드러나지만 그래도 ‘멍하고 주의력 낮은 뇌’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비록 세타파와 알파파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전두엽 기능이 떨어졌을 때 뇌에서 광범위하게 나오는 ‘델타파’는 지난 검사 때보다 줄어 있었다. 이 소장은 “짧은 시간 동안 능동적으로 뇌를 사용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험이 끝나자마자 스마트폰에 앞서 지웠던 앱들을 다시 설치했다. 다만 SNS만은 지금까지도 설치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SNS에 얼마나 멍하니 많은 시간을 쓰고 있었는지 디톡스 기간 동안 체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집에 있을 땐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려 스마트폰을 몸에서 떨어뜨려 두고 있다. 스마트폰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
  • 책장 한 켠 차지했던 백과사전 향수 떠올리는 과학백과

    책장 한 켠 차지했던 백과사전 향수 떠올리는 과학백과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인 1990년대 이전에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책장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백과사전을 기억할 것이다. 학생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큰돈을 주고 백과사전 전집을 사기도 했다. 2000년대 이후 포털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정보를 쉽게 접하게 되면서 지식의 저장과 전달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백과사전은 컴퓨터에 자리를 내주고 골동품이 됐다. 그런데, 최근 추억을 되살리는 자연과학 백과사전이 출간됐다. ‘피디아(Pedia) A-Z’ 시리즈(한길사)는 ‘꽃’, ‘뇌’, ‘나무’, ‘버섯’ 4가지 소재를 대상으로 과거 백과사전처럼 ㄱ부터 ㅎ까지, A부터 Z까지 잡다한 지식을 쏟아 넣은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엄선한 키워드 100여개를 알파벳 순서대로 정리했다. 가장 치명적인 버섯의 독에서 출발해 서로 비슷한 식물의 꽃과 잎을 구분하고, 지구에서 가장 높은 나무를 살펴보고, 오징어와 개구리가 신경과학에 얼마나 크게 이바지했는지 등 약 50컷의 삽화와 함께 흥미로운 이야기, 생태학, 생물학, 민족학, 역사학은 물론 생활 팁까지 알려주고 있다. 인간의 삶과 떼놓을 수 없는 아름다움의 상징인 ‘꽃’은 역사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Tulipomania’(튤립광) 항목에서는 17세기 유럽을 휩쓴 튤립 투기는 세계 최초로 거품경제를 일으켜 네덜란드의 금융 경제를 무너뜨렸음을 알려주고, ‘Rosy periwinkle’(일일초) 항목에 따르면 열대와 아열대 지방의 정원에서 관상용으로 널리 재배되는 일일초 속 알칼로이드 성분은 아동 백혈병 환자의 생존율을 10%에서 90%로 높여 암 치료의 새 역사를 열었음을 보여준다. ‘뇌’ 편은 수천 년 동안 의사와 철학자들을 매혹하고 혼란스럽게 한 1.4㎏의 신체 기관인 뇌와 신경의 경이로움을 한데 모아 보여준다. 뇌과학의 역사를 보면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운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Frontal Lobe’(전두엽) 항목은 단순히 전두엽의 기능 대신 충격적인 사실을 보여준다.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누나 로즈메리 케네디는 지적 장애와 감정 폭발이 심해지면서 23살에 뇌엽절제술을 받아 전두엽이 제거되면서 평생 말하지도 걷지도 못하게 됐다. ‘나무’ 편에서는 나무의 생태, 역할, 나무와 인간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83개의 주제어로 구성했다. ‘버섯’ 편은 모든 것을 분해하는 균이라는 유기체가 지구상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려준다. ‘Santa Claus’(산타클로스) 항목에 따르면 라플란드 지역에서는 샤먼이 고객을 방문할 때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다니는데,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문 대신 굴뚝을 통해 고객의 집을 들어갔다고 한다. 당시에는 선물이 아니라 민간요법이나 개인적 충고 따위를 남기고 떠났다고 한다. 전문적인 내용이고 백과사전임에도 두껍지 않고 크기도 작고, 항목별로 길지 않고 내용도 어렵지 않아 휴대하고 다니면서 틈틈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다. ‘나무’를 저술한 조안 말루프 미국 솔즈베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는 “이번 시리즈는 지식을 완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상생활의 피곤함에 주춤한 지식욕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비정상적 도파민 탓 쉽게 ‘중독’… ADHD·디지털 트라우마 우려[안녕, 스마트폰]

    비정상적 도파민 탓 쉽게 ‘중독’… ADHD·디지털 트라우마 우려[안녕, 스마트폰]

    “엄마 아빠는 스마트폰 하고 싶은 만큼 하잖아. 그런데 왜 나는 못 보게 해?” 최용호(38)씨는 다섯 살짜리 딸이 던진 질문에 선뜻 답을 하지 못했다. 최씨는 “스마트폰이 안 좋다는 말을 익히 듣긴 했지만 아이들에게 구체적으로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다”고 털어놨다. ●전두엽 완전하게 발달하는 과정 스마트폰 중독이 아동·청소년에게 더 나쁜 이유는 두뇌에서 사고력이나 주의 집중력 등을 관장하는 ‘전두엽’이 이때 아직 다 발달해 있지 않아서다.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면 뇌가 자극을 받는다. 그러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전두엽 성장이 미숙한 아이들은 뇌에서 분비량을 조절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이 경우 나쁜 결과가 일어날 걸 알면서도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는 ‘중독’에 쉽게 이르게 된다. 중독은 금단증상으로 이어져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스마트폰에 과의존하는 12~17세 청소년 38명을 심층연구한 결과를 보면 금단증상으로 인한 불안감이 클수록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많이 분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한 자극에 반복적 노출 땐 뇌 변화 또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가 주는 강한 자극에 자주 노출되면 뇌 구조가 부정적으로 변화한다고 지적한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면 부모와 형제자매, 또래 친구 등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언어·인지·감정·사회성 발달에도 악영향을 준다. 특히 쇼트폼(짧은 영상) 같은 중독적이고 자극적이면서도 약간의 변형이 포함된 자극은 좌뇌의 발달을 주로 유발해 우뇌와의 불균형을 만든다. 우뇌의 기능이 좌뇌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면 ‘우뇌증후군’이나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학습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직접 외상 경험하는 만큼 큰 충격 우려 소셜미디어(SNS)에 범람하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아동·청소년의 디지털 트라우마(외상)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권선중 한국침례신학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미디어 과의존 상태인 아동·청소년은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짧은 영상을 통해 충격적인 장면을 반복적으로 접했을 때 직접 외상 경험을 겪는 것만큼 혹은 그 이상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스마트폰 과의존’ 아동·청소년… 두뇌 발달 저하에 디지털 트라우마까지[안녕, 스마트폰]

    ‘스마트폰 과의존’ 아동·청소년… 두뇌 발달 저하에 디지털 트라우마까지[안녕, 스마트폰]

    “엄마 아빠는 스마트폰 하고 싶은 만큼 하잖아. 왜 나는 못 보게 해?” 최용호(38)씨는 다섯 살짜리 딸이 던진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했다. 용호씨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이 안 좋다는 말을 익히 듣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다”고 털어놨다. 스마트폰 중독이 아동·청소년에게 더 나쁜 이유는 두뇌에서 사고력이나 주의 집중력 등을 관장하는 ‘전두엽’이 10대는 아직 다 발달해 있지 않아서다.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면 뇌가 자극을 받는다. 그러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전두엽 성장이 미숙한 아이들은 뇌에서 분비량을 조절하지 못할때가 있다. 이 경우 나쁜 결과가 일어날 걸 알면서도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는 ‘중독’에 쉽게 이르게 된다. 중독은 금단 증상으로 이어져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스마트폰에 과의존하는 12~17세 청소년 38명을 심층연구한 결과를 보면, 금단 증상으로 인한 불안감이 클수록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많이 분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가 주는 강한 자극에 자주 노출되면, 뇌 구조가 부정적으로 변화한다고 지적한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면 부모와 형제자매, 또래 친구 등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언어·인지·감정·사회성 발달에도 악영향을 준다. 특히 숏폼(짧은 영상) 같은 중독적이고 자극적이면서도 약간의 변형이 포함된 자극은 좌뇌의 발달을 주로 유발해 우뇌와의 불균형을 만든다. 우뇌의 기능이 좌뇌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면 ‘우뇌증후군’이나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학습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소셜미디어(SNS)에 범람하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아동·청소년의 디지털 트라우마(외상)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권선중 한국침례신학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미디어 과의존 상태인 아동·청소년은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짧은 영상을 통해 충격적인 장면을 반복적으로 접했을 때 직접 외상 경험을 겪는 것만큼 혹은 그 이상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마감 후] 안녕, 스마트폰

    [마감 후] 안녕, 스마트폰

    “‘안녕, 스마트폰’은 너무 명랑하고 밝은 느낌 아닐까요.” 디지털 디톡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 주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까. 압박감은 별의별 제목들을 양산했다. 스마트폰과 이별하는 중, 스마트폰 죽이기, 스마트폰 화면이 6인치라서 붙여진 ‘6인치 세상을 넘어’ 등. 결국 기획 시리즈의 제목은 ‘안녕, 스마트폰’으로 결정됐다. 2007년 1월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가 열렸고, 이후 수많은 소셜미디어(SNS)와 각종 앱이 등장하면서 스마트폰 중독 문제는 심각해졌다. 가족들끼리 모여도 서로의 얼굴보다는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6인치 안 화면에서는 유튜브, 포털사이트, 틱톡, 인스타그램 등 저마다 펼쳐지는 세상도 다르다. 각자의 관점에서만 세상을 바라보게 되고, 그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진다.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하느라 대화를 나눌 시간도 딱히 없다. 대화 단절이나 확증 편향이 공고해진다는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은 도파민을 분비하고, 전두엽을 자극한다. 오래 사용할수록 더 강하고 새로운 자극이 있어야 만족하게 된다. 중독이 심화하면 도파민을 주는 강한 자극에만 뇌가 반응하는 ‘팝콘브레인’이 될 확률이 높아지고, 기억력·문제해결 등 주요 두뇌 능력 감퇴,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 우울증까지도 불러온다. 특히 두뇌가 발달하는 때인 아동과 청소년기에 스마트폰 중독은 더 위험하다. 도파민이 비정상적으로 과다분비돼도 이를 스스로 조절할 능력이 없는 이들의 중독이 심화하면 ‘자극 추구’만이 목표가 될 수도 있다. ‘(아이는) 내가 낳았지만 유튜브가 (아이를) 키웠다’는 우스갯소리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중독이 위험한 건 누구나 알지만, 거리두기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그리고 변화가 있긴 한 걸까. 취재팀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 줄이기 실험에 참가한 네 가정의 구성원은 실험 초기 도파민 부족과 불편함을 호소했지만, 실험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자발적으로 사용 시간 줄이기를 실천하고 있다. 대화가 늘어났고, 함께 여행을 가고 산책하러 가게 돼서다. 무엇보다 중독의 증거를 ‘숫자’로 직접 마주하니 “무서웠다”며 “변해야만 한다”고 했다. 스마트폰을 버리거나 무작정 기술로부터 도피하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명하게 스마트폰을 쓰려는 이들은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더 많았다. 스마트폰이 울리는 것처럼 느끼는 ‘유령 진동 증후군’을 앓다 독서를 시작한 30대 직장인. 전화와 문자만 가능한 ‘바보폰’을 쓰는 20대 청년. 주말이면 금욕상자에 스마트폰을 넣는 가족까지. ‘안녕’은 편한 사이에 서로 만나거나 헤어질 때 건네는 인사말이자 ‘아무 탈 없이 편안함’을 의미한다. 대단한 이야기를 다루는 건 아니지만, 우리 일상과 밀접한 이 이야기를 통해 스마트폰과 만나고 헤어지는 게 쉬워지길. 또 스마트폰과 건강하고 안녕한 관계를 만들 수 있길 바라 본다. 홍인기 사회부 기자
  • “실연의 아픔 몇 분 만에 고쳐”…비법 대체 뭐길래

    “실연의 아픔 몇 분 만에 고쳐”…비법 대체 뭐길래

    이별의 아픔에 크게 힘들어본 적이 있다면 관심을 둘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두뇌 전기자극을 통해 실연의 아픔도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 잔잔대학교와 독일 빌레펠트 대학교 연구진은 가벼운 전류로 뇌를 자극하는 헤드셋을 하루에 몇분만 착용하면 실연에 따른 우울감 등을 완화할 수 있다고 결론 내리고 관련 논문을 최근 국제학술지 ‘정신의학연구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실연을 겪은 36명을 세 그룹으로 나눠 두뇌 전기자극 실험을 진행했다. 그룹별로 5일간 하루에 두차례씩 20분간 경두개직류자극(tDCS) 헤드셋을 착용했는데 자극 유무와 부위를 달리했다. 첫 번째 그룹은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DLPFC)에, 두 번째 그룹은 복측 전전두엽 피질(VLPFC)에 각각 전기자극을 줬다. 세 번째 그룹은 헤드셋을 착용하기는 했지만 스위치를 꺼 아무런 자극도 가하지 않았다. 전류 자극이 가해진 곳은 뇌에서 자발적인 감정 조절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부분들이다. 연구진은 실험 결과 전기 자극을 받은 첫 번째와 두 번째 그룹은 실연에 따른 감정적 고통인 ‘사랑 트라우마 신드롬’(LTS, love trauma syndrome) 증상이 세 번째 그룹과 비교해 상당히 감소했으며 우울 상태와 불안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LTS는 정서적 고통과 우울감, 불안, 불면증, 자살 위험, 무력감, 죄책감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졌다. 또한 LTS 증상 완화에는 첫 번째 그룹이 받은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 자극이 두 번째 그룹이 받은 복측 전전두엽 피질 자극보다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지자극 치료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전기자극 치료를 중단한 지 한 달 뒤에도 그 효과가 유지됐다고 부연했다. 연구진은 “특정 뇌 영역과 사랑의 트라우마와 감정 조절의 관계를 고려할 때 관련된 뇌 영역을 다루는 치료 방법이 유망할 수 있다”면서도 “이런 결과를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반복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탈북 10년, 교통사고생활고 풍파 몰아쳐도… ‘랑랑’처럼 되는 게 꿈” [박상숙의 호모픽투스]

    “탈북 10년, 교통사고생활고 풍파 몰아쳐도… ‘랑랑’처럼 되는 게 꿈” [박상숙의 호모픽투스]

    한국땅 밟은 지 어느새 10년고정된 수입 없는 생활에 큰 고민복지관서 5년째 피아노 강사 활동한국서 교통사고 당해 시각도 저하 북한서 엘리트·고위층의 삶부친 장관·외조부 김일성 경호 맡아‘공훈배우’ 이경린에게서 특별교육20살에 평양음악무용대 교수 임용 하루 5~6시간씩 끝없는 연습탈북 후 지난해 일본서 첫 독주회27일 현충원 호국음악회에 출연랑랑처럼 유창한 영어 하고 싶어 졸지에 한국 땅을 밟은 지 어느새 10년이다. 2014년 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북한 유명 예술가 탈북’의 주인공 황상혁씨. 북녘의 안온한 삶을 버리고 불혹에 택한 자본주의 한국의 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북한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다는 자부심도 많이 꺾였다. 예기치 않은 교통사고로 얻게 된 후유증만큼 마음의 상처도 크다. 그러나 주저앉지 않는다. 남한뿐만 아니라 세계가 알아 주는 연주자의 꿈이야말로 스스로를 지키는 버팀목이다.“비운한 얘기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황씨는 한국 생활 10년에 대한 소회를 묻자마자 딱 잘랐다. “수입이 일정치 않아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라면서도 구구절절 털어놓고 싶지 않다는 말에서 예술가적 자존심이 묻어났다. 경기도 분당에 산다는 그는 인근 복지관에서 피아노 강사로 5년 넘게 일하고 있다. 간간이 무대에 서지만 북한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은퇴한 어르신들의 취미생활을 돕는 일을 한다는 대목에서 타향살이의 고단함이 느껴졌다. “나 같은 사람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줬으면 좋겠는데 (남한 사회의) 관심 밖입니다. 북한에서 나름 엘리트 교육을 받았는데 (나를) 포용하지 않아서 아쉬움이 많죠. 오케스트라 무대에도 종종 서지만 일회성 이벤트로만 소모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탈북 이후 유일무이한 독주회는 일본에서 성사됐다. 한일 정상회담이 열렸던 지난해 3월 15일 요미우리신문 후원으로 일본 오사카시 중앙 공회당 무대에 올랐다. 두 시간가량 총 13곡을 선보이며 청중의 환호를 받았다. “100년이 넘은 역사를 가져 다들 부러워하는 극장 무대에 섰다는 게 뿌듯했습니다. 다만 유키 구라모토나 히사이시 조 등 일본 유명 음악가의 곡을 저작권 때문에 연주하지 못한 게 좀 아쉬웠죠.” 그가 건넨 명함엔 자신이 출연했던 콘서트가 빼곡하게 나열돼 있다. 친절한 자기소개일 수도 있겠으나 고향을 등진 뒤 낯선 곳에서 갑자기 ‘아무개’ 피아니스트가 된 자신을 증명하고픈 일종의 강박으로도 보였다. 북한 고위층 자제에다 예술가로서 화려한 이력을 보유했기에 그의 탈북은 그야말로 ‘빅뉴스’였다. 집안 얘기가 나오자 북에 두고 온 아내와 아들 걱정에 망설이면서도 자기 뿌리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억누르지 못했다. 머뭇거리다가 “이런 거 밝혀도 되나” 하며 북한자료센터에 등재된 ‘황상춘’이란 이름 석 자를 보여 준다. 그의 아버지는 우리로 치면 환경부 장관인 ‘국가환경보호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외가는 더 대단하다. 김일성 주석의 주체농법을 같이 연구한 외할아버지는 김일성 경호를 책임진 호위사령부 부부장을 지냈다. “기억에는 없지만 외할아버지 덕에 평양 만수대의사당 근처에 있는 김일성 5호관저 초대소에서 제가 태어났다고 합니다.” 3년 전 이곳은 ‘경루동’이라는 고급 주택단지로 개발됐는데, 이춘희 조선중앙방송 아나운서가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이 단지에 있는 집을 받았다고 한다. 아홉 살 때 건반 앞에 처음 앉은 그는 외국인병원(평양친선병원)의 약국장이었던 어머니의 열성적인 지원 덕에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성장할 수 있었다. 황씨는 공훈배우 칭호를 받은 원로 피아니스트 이경린으로부터 ‘과외’나 다름없는 특별교육을 받았는데 북한에서 구하기 어려운 약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어머니의 직업이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평양음악무용대학을 졸업한 1994년 만 20세에 같은 학과 교수로 임용된 가장 큰 이유는 이경린을 사사(師事)한 것이 컸다. 스승의 주법을 전승할 유일한 후계자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의 인생에 거친 풍파가 몰아친 건 예술전문가 대표단으로 2011년 중국에 파견 갔을 때다. 동북 3성에 나간 예술단은 현지 조선족을 대상으로 한 음악 교육, 김일성 생일 기념행사 등을 챙기는 게 주업무다. 옌지에 머물던 그는 지인 소개로 남한 사람을 접촉했는데 당국이 내사에 착수하자 처벌이 두려워 망명길에 올랐다. 당초 제3국으로 가길 원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한국 땅을 밟았다.이후 삶은 완전히 ‘리셋’됐다. 남한에서 예술가로서 쉽지 않은 인정투쟁이 시작됐다. “북한은 음악대학이 한 곳뿐이어서 한 해 피아노과 졸업생이 5명 정도예요. 여기선 1000명도 넘게 나오죠. 그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서 악착같이 해야 하는데 남북한 교육 시스템이 달라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도 없고, 개인사를 강연하자니 (다른 북한 이탈주민처럼) 굶주리거나 탄압 경험도 없어 스토리도 빈곤하죠.” 국정원과 주변의 권유로 한국 최고라는 서울대 음대 대학원에 들어갔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영어(탭스)의 벽에 부딪혀 좌절을 거듭, 지난 2월 8년 만에 과정을 끝마칠 수 있었다.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뒤늦게 시작한 영어 공부에서 새로운 미래를 타진하고 있다. “8월에 영어 스피킹 대회에 나가려고 이달부터 연습을 시작했다”는 그는 ‘탈북 피아니스트의 삶’을 들려줄 예정이다. 비영리 민간단체인 ‘북한이탈주민 글로벌교육센터’가 주최하는 행사인데, 성적이 좋으면 미국 하버드대학이나 백악관 연단에도 설 수 있다고 한다. 영어의 필요성을 절감한 건 지난 3월 미국 하버드 래드클리프 오케스트라단과 함께한 연주회도 계기가 됐다.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만든 ‘아리랑 환상곡’을 연주했는데 (서양 연주자들이라) 이 곡에 담긴 한국 장단을 이해하지 못하고 악보대로만 연주하니 밋밋하더라구요. 말이 통해야 설명을 할 텐데 참 답답했습니다.” 그는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처럼 되고 싶다”고 했다. 랑랑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건 연주도 뛰어나지만 유창한 영어 실력도 한몫했다고 본다. 사람은 역시 꿈을 꿔야 하는 존재. 인터뷰 중 가장 생기 넘치는 순간이었다. 일단 우리 사회가 북에서 온 음악가라고 하면 ‘황상혁’을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게 만들고 싶단다. “하루 5~6시간 연습하며 자질 향상에 힘쓴다”는 그는 왕성한 연주 활동을 바라고 있다. 이달 27일 서울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리는 호국음악회 ‘임들을 잊지 않겠습니다’에 출연한다. 그랜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자신이 편곡한 ‘아리랑’ 등을 연주할 계획이다. 학업도 이어 간다. 언젠가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열망에 북한대학원대 박사 과정에도 등록했다. 여전히 북한식 표현과 어투를 구사하는 그는 자의반 타의반 ‘이방인’의 삶을 청산하고 이 땅에 깊게 뿌리내리고 싶어 한다. 무대에 서야 하는 숙명을 지녔으면서도 무대에 오르길 꺼려 움츠러들었지만 이제 예전에 협연했던 지휘자들에게 먼저 연락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변했다. 기자에게도 “소개 좀 많이 시켜 달라”며 너스레다. 한국에 오자마자 당한 대형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그의 건강은 온전치 못하다. 전두엽 손상 탓에 두통 속에 아침을 맞고, 시각과 후각도 저하됐다. 불쾌한 기분은 음악으로 이겨 낸다. “피아노는 힐링입니다. 내가 먼저 위로받지 못하면 남에게 위로를 주지 못하죠.” 피아노를 ‘악기의 왕’이라고 부르는데 모든 악기 중에 가장 음역이 넓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에 이어 남까지 무대를 넓히고 있으니 어쩌면 그는 피아노를 닮은 운명적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박상숙 논설위원
  • [권준수의 열린의학] 합법적 폭력에서 얻는 카타르시스

    [권준수의 열린의학] 합법적 폭력에서 얻는 카타르시스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 4의 관객 동원이 기록적이다. 범죄조직과 맞서는 형사의 활약을 보여 주는 단순한 줄거리의 영화다.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잘 짜인 줄거리, 위트 있는 대사로 구성돼 있다고 하나, 범죄도시 시리즈가 벌써 두 번째 천만관객 영화를 달성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마동석이라는 형사의 합법적인 폭력이 주는 속시원한 카타르시스가 아닐까 싶다. 공격성이나 폭력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프로이드는 말했다. 타인에 대한 공격성을 좌절감에 대한 자연적인 감정으로 보았고, 개인의 내적인 자기파괴성이 바깥세계로 전환돼 타인을 지향하게 된다고 했다. 공격성이나 폭력은 충동적으로 불쑥 나올 수 있지만, 사회적인 상황에서는 적절한 억제가 필요하다. 인간의 뇌는 3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제일 아래쪽은 호흡, 심장 박동이나 혈압 조절과 같은 생명 유지에 필요한 기능을 담당하며 ‘생명의 뇌’라고 불린다. 두 번째 부위는 ‘중뇌’로서 위아래로 모든 정보를 전달해 주는 중간 정거장 역할을 하며 감정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동물의 흥분과 공포, 꼬리를 흔들며 애정을 표현하는 감정적 행동 등을 담당하는 부위이다. 인간은 ‘변연계’가 이를 담당한다. 세 번째 부위는 대뇌 피질부가 있는 ‘전뇌’로 가장 최근에 진화됐다. 전뇌는 고도의 정신 기능과 창조 기능을 관할하고 있는, 고등동물만이 가진 뇌이기 때문에 ‘이성의 뇌’라고 부른다. 또한 변연계에서 올라오는 충동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공격성은 뇌의 깊숙한 부분에 존재하는 변연계 부위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격적인 충동은 현실에서는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전두엽에서 외부 상황을 고려해 적절히 억제한다. 고등동물일수록 뇌에서 기인하는 억제력이 발달돼 있고,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일수록 사회적인 규칙과 규범을 따라야 사회가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억제 능력은 생존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다만 끓는 주전자의 뚜껑을 살짝 열어 압력을 발산하도록 해야 주전자 내부 압력이 유지되듯이, 충동의 에너지가 발산되지 않고 계속 억눌려 있게 되면 오히려 엉뚱한 상황에서 충동적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평상시 적절히 에너지를 발산해 줄 필요가 있다. 권투, 레슬링, 격투기 등을 통해 자신의 폭력성을 대신해서 만족을 얻을 수 있다. 격렬한 영화를 볼 때 느끼는 시원함과 희열은 평상시에 억눌려 있던 감정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더구나 그것이 악을 처벌해 선이 승리하도록 하는 합법적인 폭력일 경우 관객은 더욱 더 큰 희열을 느낄 것이다. 사회가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대인관계에서 오는 긴장감이 클 경우 늘 억제력이 필요해 변연계의 부담이 커진다. 강력한 충동과 공격성은 문제가 될 수 있어 적절한 억제와 해소를 통한 전두엽과 변연계의 기능적인 균형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상대적으로 ‘억제’보다는 ‘해소’의 기회가 적다. 그렇기에 범죄도시와 같이 합법적인 폭력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얻을 수 있는 영화가 인기를 끄는 것이 아닐까. 긴장감을 낮추고 편안한 사회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화창한 봄날, 야외 활동이 필요한 이유 알고 보니…[달콤한 사이언스]

    화창한 봄날, 야외 활동이 필요한 이유 알고 보니…[달콤한 사이언스]

    여전히 아침, 저녁과 낮 기온 차가 제법 큰 편이지만, 야외 활동하기는 좋은 날씨다. 그래서 점심시간이나 주말에는 운동하는 이들이 제법 눈에 많이 띈다. 노출의 계절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몸매 만들기에 나서는 이들도 늘고 있다. 운동이 단순히 외모 변화뿐만 아니라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또 하나 추가됐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뉴욕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의대, 터프츠대 공동 연구팀은 신체 활동이 스트레스와 관련된 뇌 활동을 낮춰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1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전미 심장학회 저널’ 4월 16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신체 활동의 심리적, 심혈관 질환에 대한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대규모 의학 연구 데이터베이스인 ‘매스 제너럴 브리검 바이오뱅크’(Mass General Brigham Biobank)에 참여한 5만 359명의 의료 기록과 신체 활동 설문조사 같은 건강 정보를 장기 추적 조사했다. 이 중 774명에 대해서는 뇌 영상 검사와 스트레스 관련 뇌 활동을 별도로 측정했다. 분석 결과, 세계 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신체 활동 시간을 충족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23%나 낮아졌습니다. WHO는 일주일에 150~300분 정도 중강도 유산소 활동이나 75~150분 정도의 고강도 유산소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신체 활동 수준이 높은 사람은 스트레스 관련 뇌 활동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의사 결정, 충동 조절 같은 실행 기능과 스트레스 중추 억제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전두엽 피질의 기능 향상이 스트레스 관련 뇌 활동 감소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운동은 다른 생활 습관 변수에도 영향을 미쳐 관상동맥 질환을 비롯한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춘다는 것이다. 특히 운동은 스트레스성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더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아흐메드 타와콜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신체 활동은 우울증 환자의 심혈관 질환 위험을 운동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절반 이하로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극심한 사람들의 심혈관 건강을 위해 약물 치료와 함께 운동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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