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무형 상품’의 진화는 무죄
지난 20일 밤 롯데홈쇼핑(옛 우리홈쇼핑)은 TV방송을 통해 ‘롯데호텔 여름 특별패키지’를 판매했다. 호텔에서 해양스포츠, 요트세일링 등 레저활동을 즐기는 롯데호텔 이용권으로 일반가격보다 10∼15% 싸게 팔았다. 단 1시간동안 1430건 신청에 3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29일 “가격이 싸기도 했지만 실제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를 소비자들에게 방송으로 직접 보여 준 것이 구매욕구를 자극한 것 같다.”고 말했다.
●보험·해외여행 중심서 벗어나
TV홈쇼핑에서 다루는 무형(無形)의 상품들이 갈수록 다양화·고급화하고 있다. 결혼 컨설팅, 사진 촬영, 주택 리모델링, 장례 대행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보험·해외여행 등에 국한됐던 무형상품의 홈쇼핑 판매가 급속히 늘고 있는 것은 업체들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이쪽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어서다.
CJ홈쇼핑은 토털 웨딩컨설팅 상품인 ‘디어포웨딩’으로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다. 웨딩드레스와 사진촬영, 헤어·메이크업, 각종 서비스를 패키지로 구성해 270만∼33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전국 30여곳에서 맞춤 가발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밀란 0.03쿨’ 상품도 판매 중이다.130만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여러차례 방송에서 연속으로 매진됐다.
CJ홈쇼핑은 곧 납골당 이용권 판매를 시작하는 한편 가을에는 여름내 사용한 매트리스·에어컨·소파를 세탁하는 ‘홈클리닝’ 서비스도 개시한다.
롯데홈쇼핑은 올 들어 장례 대행, 욕실 리모델링, 장애인용 전동휠체어 구매대행 등 다양한 무형상품을 도입했다. 장애인 휠체어 구매대행은 처방의뢰부터 처방전 발급, 보장구 제작 의뢰, 검수까지 모든 과정을 대신 해 주는 서비스다. 유아 초유상품, 홈케어, 돌잔치 이벤트 등 판매도 검토 중이다.
무형상품의 판매기법도 진화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방송에 드라마·영화 스토리를 입히는 ‘드라마타이징’ 기법을 도입했다. 보험상품을 팔면서 국내 드라마 ‘내남자의 여자’와 미국 드라마 ‘24시’를 패러디한 미니드라마를 제작해 보장내용을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패러디 방송이 나가면서 시청률은 평소의 두 배로 뛰었고 상담문의도 20%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무형상품 왜 늘어나나
무형상품은 홈쇼핑업체들의 비용부담을 크게 줄이는 장점이 있다. 우선 배송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배송대상도 대개 ‘이용권’ 정도여서 무거운 공산품에 비해 부담이 적다. 실제 물건이 오가지 않으니 주문취소나 반품에 따른 손실도 없다. 재고 걱정도 없다. 대량판매를 통한 규모의 경제로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도 있다.
CJ홈쇼핑은 지난 11일 ‘어린이 뮤지컬 관람권’을 대량으로 사서 판매함으로써 원래가격보다 40% 싸게 제공할 수 있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표현하기 힘든 무형상품의 사용법, 적용사례 등을 방송을 통해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 앞으로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서비스 상품들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