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전동차 화재
    2026-03-25
    검색기록 지우기
  • 대장동 사태
    2026-03-25
    검색기록 지우기
  • 특별감사
    2026-03-25
    검색기록 지우기
  • 건설노조
    2026-03-2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3
  • 대구지하철 참사/ 마스컨키 빼서 출입문 닫혔나

    대구지하철 화재 사건이 대형 참사로 이어진 원인이 종합사령실과 기관사의 초기대응 실패로 결론나고 있다.경찰은 관련자들의 혐의가 밝혀지면 모두 사법처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사건 발생 나흘이 지나도록 이들의 유죄를 입증할 만한 결정적 증거는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때문에 전원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특히 경찰은 참사가 날 수밖에 없었던 허술한 대비태세와 방재 시스템의 문제점 등 구조적인 원인도 철저하게 조사한다는 방침이다.경찰이 관련자의 혐의를 입증하고,구조적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몇 가지 핵심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마스컨키가 혐의 입증의 열쇠? 경찰은 화재 당시 중앙로역으로 진입한 반대편 전동차 1080호 기관사 최상열(38)씨가 순간적인 판단착오로 승객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한 상황에서 마스컨키를 뽑아들고 대피했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고 밝히고 있다. 마스컨키를 뽑았기 때문에 전동차 출입문이 자동으로 닫혔으며,승객들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것이다.경찰은 특히 최씨가 이러한 위험을 알고 있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최씨가 마스컨키를 뽑은 것이 사실일지라도 이것이 최씨의 유죄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최씨의 행동으로 이미 열어놓았던 전동차 문이 닫히면서 승객들이 모두 연기에 질식했다면 이것은 명백한 최씨의 과실로 볼 수 있다.최씨가 마스컨키만 뽑지 않았다면 승객들은 열린 문을 통해 전동차 밖으로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씨가 마스컨키를 뺐다 할지라도 처음 불이 붙은 1079호 전동차 쪽으로 나 있는 1080호 전동차의 배전판에 불이 옮겨 붙어 전력공급이 끊겨 문이 저절로 닫혔다면 최씨의 과실책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문이 닫혀 끔찍한 참사를 유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문이 닫힌 과정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1079호와의 교신 녹취 정말 없나 경찰은 사건 당시 기관사와 운전사령간의 무선교신 내용을 담은 녹취테이프를 지난 20일 대구지하철공사측으로부터 넘겨받아 언론에 공개했다.그러나 이 테이프를 살펴보면 사건직후인 9시55분 이후의 교신내용만 있을 뿐 화재발생 시점인 53분부터 55분까지는 약간의 소음 이외에는 전혀 녹음된 내용이 없다. 게다가 나중에 역사로 진입한 1080호 기관사와의 교신내용만 있고 사건 원인의 열쇠를 쥔 1079호 기관사와의 교신 내용은 전혀 없다.대구지하철공사측은 “사건 직후 1079호 기관사를 여러차례 호출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테이프에 녹음돼 있는 운전사령과 1080호 기관사의 교신 내용을 보면 기관사와 연결되기 전 운전사령 혼자 기관사에게 안내방송을 하는 부분이 녹음돼 있어 앞뒤가 맞지 않는다.종합사령실이 정확한 사건 대응과정을 숨기려 하거나 녹취 테이프를 훼손했을 수 있다는 의심이 드는 부분이다. 9시55분 이전의 무선교신 내용은 종합사령실의 업무 과실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경찰은 최씨가 사건 당시 ‘선보고 후조치’ 규정을 어기고 혼자 현장을 벗어났는지와 지하철공사측의 사건 축소·은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화재를 초기에 감지하지 못한 상황실 모니터 문제 대구지하철공사 종합상황실의 초기 대응 문제도 경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상황실 직원 개인의 문제인지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인지 밝혀내야 한다. 종합상황실에는 대구지역 전체 30개 지하철역에 설치된 60개의 폐쇄회로(CC)TV로부터 찍힌 화면을 볼 수 있는 20개의 모니터가 있다.사건 당시에는 상황실에 3명이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공사 일부 간부들은 “개인적인 과실 외에 시스템적인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담당직원이 자리를 비웠거나 부주의로 화재 당시 화면을 보지 못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과실의 원인을 직원들 쪽으로 몰고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선 직원들은 “모니터 1개가 승강장 3곳을 비추게 돼 있고,열차가 도착하는 순간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다른 역의 화면으로 돌아가게 설계돼 있다.”면서 “모든 역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경찰이 상황실 직원의 개인적 과실 여부와 함께 대구지하철 시스템 자체의 문제까지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 네티즌 마당/사이버는 애도를 싣고

    인터넷이 추도 물결로 따뜻하게 데워지고 있다.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각 언론사와 포털사이트가 개설한 추모 게시판에는 희생자들을 애도하고,유가족과 부상자를 돕자는 네티즌들의 글이 쏟아져 한때 대구시 홈페이지(www.daegu.go.kr)는 접속이 어려울 지경이었다.또 이 같은 온라인 추모 열기는 지역간,세대간 갈등을 극복하자는 의견들로 이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끊이지 않는 조문 행렬 네티즌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네이버(www.naver.com)에는 관련 게시판이 개설된 지 만 이틀만에 애도의 검은 리본(▶◀)을 단 글이 5만개 이상 등록됐다.경쟁적으로 개설된 사이버 분향소들 가운데에는 벌써 1000명 이상이 다녀간 곳(www.candlelove.co.kr)도 생겼다.야후(www.yahoo.co.kr)는 아예 초기 화면을 회색으로 장식했다. 또 한국일보(www.hankooki.com) 등 언론사 게시판에는 “지체장애자나 중병을 앓는 이들을 위한 요양소를 많이 세워야 한다.”면서,몸과 마음에 상처를 지닌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보듬어 안아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기도 했다. 특히 세대를 뛰어 넘는 부모,자식간의 대화체 형식의 글도 잇따랐다.“내 자식 같은 애꿎은 영혼들에게.나이든 사람으로 이런 세상을 만들어 준 것이 부끄럽구나.”(긴의자) “부모님께 효도하면서,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성호영)는 중학생 네티즌의 다짐도 있었다. ●지역감정 녹이는 제안 속출 광주광역시(www.metro.gwangju.kr) 자유게시판은 화재사고 직후 이 지역 네티즌들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글들이 속속 등록됐다.ID가 ‘광주인’인 네티즌은 “광주시 또는 지역시민단체에서 조문단을 파견해 광주민의 진심어린 애도를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전남일보(www.jnilbo.com)를 비롯,호남지역 각 언론사 홈페이지와 지역포털인 전라도닷컴(www.jeonlado.com),전남대(www.chonnam.ac.kr) 게시판에는 “지역민의 성의를 담은 시민모금운동을 시작하자.”는 글이 잇따랐다. 대구의 슬픔을 함께 나누려는 네티즌들이 모인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추모카페(cafe.daum.net/daegusubways)에는 회원수가 1만 2000명이 넘어섰다.카페에 개설된 전국민 서명운동 게시판에는 “영호남간 갈등의 골이 조금이나마 메워졌으면 하는 소망을 빌어 본다.”는 의견이 다수 게재돼 호응을 얻었다. ●이색 제안, 눈물의 당부 네티즌들이 쏟아내는 아이디어도 눈여겨볼 만하다.“지하전동차의 모든 마감재를 불연재로 교체해야 한다.”(작은연못)는 등 안전장비 보완 의견이 많았다.그러나 “지하철 승객의 소지품을 항공기 탑승 때처럼 사전에 검색하자.”(윤민호) “지하전동차가 수출용 전동차 수준이 되기전까지는 지하철 이용을 거부하자.”(솟대) 등 차마 웃지 못할 이색 제안도 적지 않았다. 추모 게시판을 연 대구시 홈페이지에는 다수의 네티즌들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부탁하는 글을 올렸다.“더 이상 탁상공론하지 마십시오.피할 수 있는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그런 세상을 더 이상 만들지 마십시오.자신의 안위와 자신의 명예를 앞세우지 아니하고,오직 낮은 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이가 되십시오.”(정성혁) 또 대구매일(www.imaeil.com) 게시판에는 ‘대구야 울지마라’는 눈물의 격문이 등록됐다.“다시는 서글픈 현실에 좌절하지 말고 꿈을 잃지 않게 하소서.분노의 화살을 곧추세우기보다 서로 칭찬하고 보듬어 안으며 사랑으로 가르치옵소서.반세기마다 내부 갈등과 외침으로 어려웠던 우리 겨레.서로 위로하며 온기가 따뜻이 도는 새나라 되게 하시옵소서.”(땅끝마을) 최진순 기자 soon69@
  • 대구 지하철 대참사/국립 방재硏 진단

    국립방재硏 진단 “대구 지하철 대참사는 급격한 도시화 과정에서 기반시설에 대해 최소한의 안전성도 점검하지 않아 발생한 필연적인 결과입니다.”,“위험이 발생했을 때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재해 대처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국립방재연구소 심재현(沈在鉉·43)연구기획팀장과 김현주(金賢珠·37)연구원은 ‘취약한 도시방재’와 ‘방재 불감증’을 참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이들은 수백명의 희생자를 낸 이번 참사가 비단 대구만의 일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국가적 빈곤의 극복과 경제발전에만 주력하다 사회 기반시설의 안전은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기 때문에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논리다. 대구와 서울,부산 등 대도시에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인구가 유입되면서 인구와 지역문화 등을 고려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하철과 도로 등 기반시설이 개설됐다고 지적했다.물리적 환경을 우선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이 고질화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참사의 희생자 대부분이 여성과 노약자,학생들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재해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에서는 여성과 노인,어린이를 ‘귀택 곤란자’로 규정,평상시 그 지역의 편의점 수와 비상식량,교통대비책 등을 고려한 총체적인 대비책을 세워둔다. 또 전국적으로 150여개의 ‘대국민 안전체험관’을 세워 상시 방재교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90년대 중반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대구 상인동 가스폭발 등이 잇따라 발생했을 때 한동안 방재의식이 고조됐다가 금방 무감각해지는 현상도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구혜영기자 koohy@kdaily.com ◆지하철 내장재업체 아쉬움 “조금 빨리 불연성 복합소재를 개발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오는 2004년 개통하는 광주지하철의 내장재로 쓰이는 유리섬유로 된 불연성 복합소재를 지난 99년 개발한 한국화이바의 조문수(45) 사장은 20일 이같이 말하며 아쉬워했다. 한국화이바의 불연성 소재는 지난 2000년부터 홍콩 지하철 124량,인도지하철 200여량에서 쓰이고 있다.선진국에서는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에서 90년대 초반 개발된 소재다.이 소재는 영국의 BS기준과 항공기 안전기준을 만족,900도가 넘는 고열에도 불이 붙지 않으며 3분쯤 열을 가해도 그을음만 일 뿐이다.그러나 우리나라 지하철의 내장재인 섬유강화플라스틱(FRP)은 30초만에 불길이 타오르고 시커먼 유독가스를 내뿜는다. 대구지하철이 개통될 때에는 2000년 정해진 도시철도차량 안전기준조차 없어 KS규격의 난연성 기준이 적용됐다.영국의 BS기준처럼 태웠을 때 연기의 양이나 유독가스,화염전파 속도 등의 시험은 통과하지 않은 제품이 그동안 지하철에서 사용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불연성(不燃性)’은 불을 붙여 30초 동안 태웠을 때 불이 바로 꺼지면서 타들어간 길이가 25㎜미만일 경우,‘난연성(難燃性)’은 25∼100㎜일 경우로 분류된다.영국은 지난 87년 킹스크로스역에서 승객의 담뱃불로 인한 화재로 31명이 사망한 이후 BS기준으로 모든 궤도차량 내장재의 불연성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일본은 1968년 지하철히비야(日比谷)선에서 일어난 차량 화재사고를 계기로 차량은 알루미늄,좌석은 난연성 섬유,바닥은 난연성 수지 등으로 전면교체했다. 조 사장은 선진국의 예를 들면서 “우리나라 철도차량은 불연등급이 아닌 난연등급을 적용,항상 안전성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차량내장재 대부분은 석유화학제품의 고분자재료로 화재에 취약하고 차량내 발화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앞으로 각종 규제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kdaily.com ◆지하철 내장재 '딜레마'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를 계기로 지하철 내장재를 전부 ‘불연재’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하지만 불연재 교체에 따른 비용이 만만찮아 지하철 관계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국내 지하철 전동차 내부의 내장재는 전체 벽과 천장을 둘러싸고 있는 내장판,의자의 커버와 쿠션재,바닥재,단열재로 나눌 수 있다.내장판은 KSM3015규격(30초간 가열후 그을음 크기가 25㎜이상 100㎜이하로 난연성)을 적용받는 FRP로,의자의 커버지는 폴리에스테르 모켓,쿠션재는 난연성인 쿠션패드(PU폼)로 이뤄졌다.바닥재는 PVC(폴리염화비닐)이며 단열재는 의자의 쿠션패드와 비슷한 PE폼과 유리섬유로 구성됐다.이에 반해 영국은 철판이나 알미늄 도장판으로 내장판을 쓰고 있다.프랑스와 영국은 또 바닥재를 고무계열로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국의 지하철 전동차를 사실상 독점 납품하는 ㈜로템(구 한국철도차량)에 따르면 방화사건이 일어난 뒤 자사 ‘중앙연구소’에 차량 내장재를 완전 불연재로 바꿀 경우의 비용 문제 등에 대해 20일 긴급 용역을 발주했다. 로템 관계자는 “전동차량 내장재가 동일한 수준의 난연성을 갖춘 것이 아니고 광주지하철에 운영될 차량은 난연성이 훨씬 뛰어난 제품”이라면서 “기술적으로는 내장재를 불연재로 바꾸는 것이 언제든지 가능하지만 문제는 비용”이라고 귀띔했다. 경부고속전철 차량 내장판을 납품하고 있는 S테크 관계자는 “일반 FRP와 난연기능을 갖춘 FRP는 가격차이가 2배 이상”이라면서 “페놀계열 수지를 원자재로 쓰면 사실상 완전 불연재로도 만들 수 있지만 이 경우 가격이 4배 이상 차이가 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프랑스공업규격에 맞춰 난연성은 물론 유해가스 발생 규정을 만족하는 제품을 납품하는 이 회사는 1량당 내장판 가격만 1000만원에 육박한다.완전불연재로 바꿀 경우 2000만원이 들기 때문에 의자,바닥재 등 다른 내장재 가격까지 더하면 내부 단장에만 수천만원이 추가로 드는 셈이다. 서울 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새로 건설될 지하철 9호선 차량의 경우 화염을 3분간 쏘았을 때 그을음이 25㎜이하인 불연에 가까운 내장판을 쓸 계획”이라면서 “이 경우 내장판 가격이 기존의 2∼3배에 달하기 때문에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대구지하철 대참사 / 1080호 생존자들의 증언

    “시커먼 연기를 헤치며 반은 걷고 반은 기어나오느라 주위를 돌아보지 못했던 것이 아쉽습니다.” 최악의 지하철 참사 현장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정영섭(43)씨는 시간이 갈수록 희생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TV에서 오열하는 유가족의 모습을 볼 때마다 사랑하는 가족들의 얼굴이 겹쳐 떠오르기 때문이다. 정씨는 당시 1080호 전동차의 첫번째 차량에 타고 있었다.지하철은 중앙로역에 도착했고 문이 열린다 싶더니 금방 닫혔다.전기도 곧 끊겼다. “연기가 자욱하게 들어왔고 모두들 고개를 숙인 채 문이 열리기만 기다렸습니다.” 정씨와 같은 전동차에서 코를 막고 초조한 시간을 보내던 박윤호(24)씨는 문이 열리자마자 정신없이 출구 쪽으로 내달렸다. 바로 그 순간 누군가 박씨의 가방끈을 붙잡았다.혼자 빠져나가기도 힘들었지만 박씨는 말없이 따라오는 그 사람을 위해 발걸음을 조금 늦췄다. “마지막 계단만 올라가면 지상이었어요.근데 그 사람이 갑자기 넘어지더군요.뒤돌아가 찾았지만 안보였어요.숨이 턱턱 막혀와 저만 우선 나왔는데….” 박씨는 “그분도 무사하시겠지요.”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화재 직전 서로의 시선을 무심히 넘기는 ‘일상의 승객’이었던 이들은 생사를 넘나드는 아비규환의 순간을 겪은 뒤 나란히 동산병원에 입원했다. “시커먼 가래가 나올 때마다 그 끔찍했던 연기와 살을 녹이던 열기가 떠올라요.평생 그 공포감을 지우지는 못하겠죠.” 특별취재반
  • [오늘의 눈] 고객안전 뒷전 대구지하철

    ‘안전하고 편리한 대구지하철.지하철을 타는 것은 대구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대형 참사가 빚어진 대구시내 30개 지하철 역사에는 오늘도 이런 문구가 버젓이 걸려 있다.침통한 심정으로 출근길에 나서 이를 본 시민들은 너도나도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는 표정들이다. 대구시와 대구지하철공사는 그동안 대구사랑운동의 하나로 시민단체 등과 손을 잡고 범시민적인 지하철타기운동을 전개해 왔다.대구지하철공사는 지난 99년부터 한국생산성본부가 전국 5대 광역시 43개 기관과 고객 1만 700여명을 대상으로 고객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며 기회 있을 때마다 요란한 선전을 벌여왔다.또 최근에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체 고객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안전도,신속정확,직원친절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자화자찬해 왔다.그러나 정작 돌발적인 화재발생 등 비상시 안전훈련 등은 무관심으로 일관해 왔다.지하철공사는 지난해 10월 시민들이 타고 내리는 지하철 역사가 아닌 지하철공사 종합청사에서 30분간 근무중인 직원들을 대피시킨 화재 대비 훈련을 한 차례 한 것이 고작이다.이는 정작 지하철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안전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하철공사의 고질적인 낙하산 인사도 안전불감증을 부채질한 원인으로 지적하는 시민들이 많다.하루 15만명이 이용하는 대구지하철의 안전운행을 책임지는 지하철공사 사장 자리는 그동안 대구시 퇴직공무원들이 낙하산을 타고 독차지했다.안전관리가 최우선이라는 전문성은 따지지 않고 사장을 비롯해 이사까지 모두 대구시 고위공무원의 퇴직후 일자리로 만든 것이다.2년 전 시민과 시민단체가 외부 전문가 공채를 끈질기게 요구하자 대구시는 마지못해 한 차례 공채공고를 냈다가 적임자가 없다는 핑계로 입맛에 맞는 퇴직공무원을 계속 데려다 앉혔다. 낙하산 사장과 임원들은 안전점검을 한다며 지하철 전 구간을 도보로 순찰하고 이를 언론에 홍보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이들은 가는 곳마다 “대구지하철은 전국에서 가장 안전하다.지하철을 타는 것은 곧 대구를 사랑하는 것”이라며 입에 발린 소리만 늘어놓았다.또 연간 300여억원의 운영적자를 메우기 위해 전동차 및 지하철역사 구내 광고유치에만 열을 올리는 등 고객 안전보다는 수익에만 열을 올려 왔다. 시민들은 “부실한 안전관리 시스템도 시급히 개선해야 하지만,고객들의 안전은 안중에 없고 낙하산으로 얼룩진 지하철공사부터 대수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kkhwang@kdaily.com 황 경 근 전국부 기자
  • [사설]국내용은 불타고 수출용은 안 타나

    대구 참사의 마디마디가 들춰지며 안타까움에 애가 탄다.이번 사고 전동차를 수출용 기준에 맞는 내장재로 제작했더라면 불난리는 물론 유독 가스에 질식되는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참으로 기가 막히는 일이다.그런데 바로 국내에서 불에도 안 타고,불이 붙어도 유독 가스가 거의 나오지 않는 전동차를 따로 만들어 수출만 했다니 이게 웬 말인가.당국은 사고 전동차가 1998년 내장재 기준 제정 이전에 제작됐다고 주장한다.그렇다면 지금도 국내용 전동차는 차내 화재가 발생해도 그저 보고만 있어야 된다는 말인가. 국내의 전동차 내장재 기준은 부실 그 자체다.유독가스·연기의 배출량 기준은 아예 없고,형식적인 내연성 기준이 전부다.그나마 정상적인 지하철 운행에서 합선 등 기계적 고장에 의한 발화 경우에 대비한 수준이라고 한다.이번 사고에서 보았듯 누가 불을 질렀을 때는 여전히 속수무책이라고 한다.생명을 순식간에 앗아간 유독 가스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것은 아무 재질이나 써도 된다는 얘기다.국내 생산 수출용 전동차는 화염방사기로 내장재에 불을 붙여도 바로 그 부분만 타다 꺼지고,치명적으로 많은 양의 유독 가스도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당국의 무성의가 놀랍기만 하다.어떤 경우에도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외국의 전동차를 만들면서 국내에선 부실 전동차 운행을 용인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예산을 절약하기 위해 불타는 전동차를 운행하도록 허용했다고 할 터인가.지금이라도 당장 내장재 기준을 뜯어 고쳐야 한다.내연성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전동차가 불에 타더라도 배출되는 유해 가스는 물론 연기 양까지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그리고 전국의 전동차를 하루속히 수출용 기준으로 제작된 차량으로 서둘러 교체할 것을 촉구한다.
  • 지방 지하철공사 뒤늦게 ‘법석’시설물등 긴급점검 착수

    지방의 지하철에 비상이 걸렸다.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재난관리 시스템의 보완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부산시와 인천시는 지하철의 각종 시설물과 비상탈출 방안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부산시는 지하철 1,2호선 열차 내장재 등에 사용된 FRP,염화비닐수지 등 화재시 일산화탄소 등을 배출하는 제품에 대한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도 각종 시설물 점검과 함께 1호선 22개 정거장에 경찰,안전요원,방범순찰대 등을 추가 투입하는 한편 비상시 대피요령 등을 홍보하고 있다. 광주지하철은 전동차 내장판을 섬유강화 플라스틱(FRP) 대신 난연성인 ‘영국 규격’의 ‘하니컴 샌드위치패널’을 적용,화재 확산을 막고 객실 연결 통로에 문을 설치하지 않아 비상시 대피를 쉽게 했다. 2005년말 부분 개통을 앞둔 대전시는 화재시 급속한 유독가스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재 길이 1.2m의 구조물로 만들어진 환기구를 투명강화 유리로 더 높여 바람이 빠져나가는 풍도를 넓히고 정거장마다 방화벽을 만들기로 했다. 전국 정리 최치봉기자 cbchoi@
  • 대구 지하철 참사/사령실.기관사 20여분간 우왕좌왕,대피방송 한번도 안해

    “단전이니까 방송 좀 하시고…연기 나고 엉망입니다.그 저 뭐야.…조심해 나가세요.…아 미치겠네…” 기관사와 종합사령실이 우왕좌왕하는지도 모른 채 승객들은 목숨을 맡기고 있었다.걸어서도 몇 ㎞를 갈 수 있는 22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들은 얼마나 큰 불이 났는지,전동차 문을 열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승객을 대피시켜야 할지 말지,아무런 대책도 없이 허둥댔다.그 사이 100명이 넘는 아까운 인명이 불에 타고 연기에 질식해 숨져갔다. ●‘불 속으로 들어가라’고 한 사령실 대구 중앙로역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찍힌 1079호 전동차 도착 시간은 오전 9시52분.곧바로 전동차에서는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그러나 기관사와 종합사령실 운전사령 3명이 주고받은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3분이나 지난 9시55분에서야 사령실이 화재 사실을 알아차렸다. 더욱이 운전사령은 “중앙로에 화재가 발생했으니 조심해서 들어가기 바란다.”며 화염 속으로 들어가라고 말하고 있었다.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1080호 전동차는 대구역을 출발해 불구덩이 속으로 전진해 갔다.불이 났다고 알리고,1080호의 운행을 정지시킬 여유가 충분히 있었다. ●큰 희생 뒤에야 경고방송 1080호가 중앙로역에 도착한 9시57분엔 이미 전기가 끊겼고,기관사는 “연기가 나고 엉망”이라고 말했다.이때서야 지령실은 1079호 열차에서 화재가 난 사실을 1080호 기관사에게 직접 알렸다.화재가 발생한 지 4분이 지나서였다.1080호 기관사는 단전으로 전동차가 움직이지 못하는데도 승객들의 대피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운전사령에게 출발 여부를 묻고,운전사령은 발차를 허용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9시58분부터 2분 동안 운전사령과 기관사의 대화 내용은 “엉망입니다.…대피시킵니까.어떡합니까.…차 못 움직이잖아 지금…급전됐어?…그럼 발차.…아 미치겠네.” 등으로만 이어졌다.“승객을 빨리 대피시키자.”는 단호하고 신속한 결정은 끝내 내려지지 않았다.마(魔)의 4분이 무심히 흘러갔고 화염에 휩싸인 두 전동차에서는 더이상 응답이 없었다. 늑장 대응은 10시 이후에도 계속됐다.운전사령이 전체 전동차에 화재 사실을 알린 것은 발생 22분 뒤인 10시17분.“모든 열차는 사령지시를 받고 발차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방송을 했을 때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화염 속에서 숨을 거둔 뒤였다. ●기관사 마스터키까지 뽑는 실수 저질러…2명 영장 청구키로 출입문이 닫혀 수많은 사망자를 낸 1080호 전동차의 기관사 최상열(38)씨는 출입문 개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마스터키까지 뽑고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실험한 결과 전기가 끊어졌을 때 전동차의 마스터키를 뽑으면 대부분 자동으로 문이 닫히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최씨는 마스터키를 윗옷 주머니에 넣고 사라졌으며,이후 지하철공사 사무실에서 키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구경찰청은 최씨와 사고를 제대로 알리지 못한 종합사령팀 운전지령원 홍모씨 등 2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전동차 기관사 최씨와 직원들이 사건의 경위를 은폐·조작하기 위해 사고 후 입을 맞췄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경찰은 최씨가 전동차를탈출한 뒤인 오전 10시5분쯤부터 경찰에 출두한 이날 밤 10시쯤까지 11시간 동안 사고 현장 근처 다방 등에서 직장 상사와 동료,친구를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특별취재반
  • 지하철 ‘뒷북 대책’ 봇물.준비안된 대책 발표 급급 긴급 방재훈련도 흉내뿐

    대구 화재참사 이튿날인 19일 서울시 등 지하철을 운행중인 지역마다 ‘뒷북치기 안전대책’이 봇물을 이뤘다. 서울시는 위기관리 인프라 구축 및 시설물 유지관리 등의 종합대책을 19일 부랴부랴 발표하고 지하철 화재진화 및 승객 대피요령에 대한 훈련을 실시하는 등 부산한 모습을 보였다. 시는 전동차·역·대합실 등을 대상으로 시설 보완 및 관리를 개선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역마다 승객들이 유사시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승강장에서 대합실,지상까지 빛을 내는(발광) 피난 동선이 설치된다.또 전동차내 의자와 집기 등의 시설은 방염화하고,환기설비의 풍량을 늘리며 사각지대에 감시카메라도 설치하기로 했다. 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승강장 등에서 긴급방재 가상훈련을 실시했으나 흉내에 그쳤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대구사고가 많은 희생을 불러온 근원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인화성 강한 지하철 내·외장재 사용과 좁은 출입구 등에 있었음에도 지하철 운행 담당 직원과 사령실간 연락망 점검 등 직원 중심의훈련이 된 탓이다.게다가 훈련에 대한 홍보없이 갑자기 이뤄져 시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대구사고 당시와 비슷하게 을지로3가역에서 을지로입구역 플랫폼으로 진입하는 전동차 안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상 시나리오를 짰다.비상 부저시스템과 안내방송,비상 출입문 개방방법 등을 확인했다.역사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는지와 소화기 이용법도 점검했다. 부산시도 이날 ‘주요시설물 안전확보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지하철과 항만,공항시설,철도시설,교량,대형건물,고층건물 등 사고나 화재 등으로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주요 시설물에 대해 순찰·경계근무를 강화하기로 했다.또 재난 위험시설에 대한 제반 법령·제도의 정비,범시민 안전문화운동 추진 등 준비 안된 대책을 발표하기에 바빴다. 광주시 지하철본부가 발표한 대책도 이미 상식화된 시스템을 재확인하는 차원에 머물렀다.예컨대 전동차 안이나 역 구내에서 화재가 발생해 정전될 경우에 대비해 예비 발전기를 가동하는 것은 시설물의 중요도에 비춰 새로운 대책이 될 수 없다.전동차 안에 소화기를 비치하겠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송한수기자 onekor@
  • [사설]전국 지하철 안전책 급하다

    대구지하철 사고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안전 불감증이 빚은 또 하나의 인재로 기록되는 참변이다.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1995년 바로 이번 사고가 난 대구지하철의 가스폭발 사고의 아픔을 경험하고도 대비하지 못했다.외신은 289명이 숨진 1995년의 아제르바이잔 사고에 이어 대구에서 역대 세계 두번째 큰 사건이 연이어 터져 기록을 연속 경신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아울러 선진국이 되기엔 아직 멀었다고 보도하고 있다.부끄러운 일이다. 이번 참사는 우선 초동 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사고 당시 중앙로역 폐쇄회로 TV는 열차 도착과 범행 과정,그리고 검은 연기에 휩싸여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바뀌던 1분 남짓의 현장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이때 중앙지령실에서 즉각 맞은편 열차의 사고역 진입을 막았더라도 피해는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중앙지령실이 한 일은 중앙로역에서 불이났으니 주의하라는 ‘주의통보’뿐이었다고 한다.비상시 전동차를 멈추게 하는 자동제어장치가 작동되지 않았다고도 한다. 아울러 전동차내장재,객차와 객차를 이어주는 갱웨이다이어프램 등이 모두 불에 잘 타는 재질들어서 피해를 늘린 측면이 있다.1968년 지하철 히비야선 화재사건 이후 난연성 섬유 등으로 내장재를 바꾼 일본이나 불이 나도 7∼8분이면 꺼지는 재질들로 객차를 만든 독일을 배워야 할 것이다.사고 직후 자동 차단된 전력계통도 피해를 더한 요인이다.전력 차단부분과 아닌 부분으로 나눠 시설함으로써 대피통로를 밝혀주는 비상전원은 어떤 경우에도 꺼지지 말았어야 했다.지독한 유독가스와 피할 길조차 찾을 수 없는 현장을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이제부터라도 예산을 대폭 증액해 전국 안전대책을 완벽하게 구축,이런 비극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국내는 물론 외국의 대형 사고를 교훈 삼아 평소에 시뮬레이션으로 훈련하는 등 비상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행동수칙을 만들어 시민과 관계자들에게 홍보하고 교육하는 일도 서둘러야겠다.
  • [오늘의 눈] 마비돼버린 승객안전시설

    다음달이면 중학교 2학년이 되는 이보한(15)양과 배한솔(15)양은 18일 오전 책가방과 공책을 사기 위해 사이좋게 대구 도심의 중앙로역으로 향하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엄마,지하철에 불이 났어.빨리 와서 구해주세요.” 집을 떠난 지 30분쯤 지난 오전 10시 이양의 어머니 김순옥(43)씨에게 걸려온 휴대전화 음성은 딸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었다. “엄마는 너를 이대로 보낼 수 없단다.제발 ‘엄마’ 하고 달려오렴.” 이양과 배양의 어머니는 대구시민회관에 마련된 유족 대기실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울부짖었다.“아파트 열쇠는 불에 타지 안잖아요.딸 사진이 달린 열쇠를 찾아주세요.” 두 어머니는 생면부지 기자의 어깨에 기대어 끝내 실신했다. 너무나도 완벽한 인재(人災)였다.크고 작은 사고에 시달려온 대구 시민들은 더이상 할 말을 잃었다.화재 발생 10분만에 전차 선로와 전동차,역사의 전기가 모두 나갔다.승객들은 암흑 속에서 출구를 찾지 못했고,끝내 비상용 발전기도 작동하지 않았다. 두 열차의 객차 출입문은 대부분 굳게 닫혀 필사의 탈출을 막아버렸다.승강장에는 스프링클러마저 없어 소방관들의 접근도 불가능했다.배연설비도 부족해 유독가스는 환풍구로 빠져나가지 않고 역사 안으로 역류했다. 정작 불이 난 전동차보다는 맞은편에 정차한 1080호 전동차에서 인명피해가 더욱 컸다.1080호 전동차는 최초 화재 발생 후 4~5분의 여유가 있었다.이 시간이면 중앙로역을 통과하거나 직전의 역에서 멈춰설 수 있었지만 중앙사령실과 기관사의 오판으로 무심히 중앙로역으로 들어왔다. 우왕좌왕은 사고 수습 과정에서도 계속됐다.사고대책본부는 18일 밤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모인 시민회관 강당에 서둘러 분향소를 설치하려다 실종자 가족들이 “시신도 못찾았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는 강한 항의를 받고 설치를 보류했다.발을 동동 구르는 실종자 가족들의 질문에는 “저쪽으로 가서 물어보세요.”라는 답변만 들렸다. 참사의 원인은 명백하게 무사안일과 안전불감증이었다.월드컵과 대통령선거를 통해 되찾았던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은 산산이 부서졌다.꽃다운 나이에질식해 숨진 보한이와 한솔이,그리고 수백명의 희생자 앞에 정부와 국민은 공범일 수밖에 없다. window2@
  • 대구 지하철 참사/맞은편 열차기관사 최상열씨“역 진입해서야 불난것 알았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당시 추가 화재로 많은 인명피해를 냈던 1080호 전동차 기관사 최상열(사진·38)씨는 19일 “이전 역에서 사고가 발생했으니 주의운전하라는 통보만 받았을 뿐 별다른 지시는 없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화재 사실은 중앙로역 구내에 진입한 다음에야 알았다고 주장했다.이는 지하철 본부 지령실의 안이한 대처가 대형 참사를 불렀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최씨는 이날 기자회견과 경찰 조사를 통해 “지령실의 ‘주의운전’ 통보를 받은 뒤 반자동운전(평상시 자동운전)으로 전환해 중앙로역을 향했으며,역구내 200여m 앞에서 검은 연기를 봤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어 “중앙로역에 도착,문을 열었다가 연기와 유독가스가 객차로 몰려들어 다시 문을 닫았다.”면서 “승객들이 문을 다시 열어줄 것을 요구해 문을 다시 열고 기관실 뒤쪽 객차의 문이 열린 것을 확인한 뒤 일부 승객들과 함께 대피했다.”고 주장했다.최씨는 이전 역인 대구역을 출발할 때만 해도 전동차 상태는 양호했다고 덧붙였다.이후 최씨는 대구역 등지를 배회하다 18일 오후 늦게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그는 승객들을 버려두고 먼저 현장을 빠져 나갔다는 의혹에 대해 “절대 아니다.같이 있었다.”고 부인했다.또 전동차의 출입구 일부만 열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출입구를 모두 다 열었다.”면서 “사고발생 등 우발상황시 문이 자동으로 닫힐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별취재반
  • 대구 지하철 참사/사고 차량 찾은 유족들

    “와 문이 다 닫혀 있노.그렇게 열어달라고 애원했는데 꽉 닫아놔서 우리 아들이 죽은 거 아이가.이제라도 문 좀 활짝 열어두고….” 19일 대구 달서구 월배 차량기지를 찾은 사고 유가족들이 시커멓게 그을린 전동차를 살펴보다 끝내 한맺힌 울음을 토해냈다.굳게 닫힌 문 너머로 얼핏 보이는 전동차 안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유족들은 마치 화풀이라도 하듯 전동차 쪽으로 달려들었다.차량을 에워싼 채 엄숙한 표정으로 서 있던 경찰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콧등으로는 시큰한 한 줄기 눈물도 떨어졌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유족 300여명은 이날 새벽부터 차량기지로 몰려들었다.그러나 현장 훼손을 우려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측이 회의를 거듭한 탓에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기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딸 미희(21)씨를 잃은 정인호씨는 “유품이라도 찾아보려고 했는데 모두 녹아버렸으니 네 마지막 흔적조차 찾을 길 없구나.”며 흐느꼈다.경일대 2학년에 재학 중인 미희씨는 대학편입 시험을 준비하느라 중앙로의 학원에 가던 길이었다. 사고 당일 아침 부산에서 올라온 박지혜(24·여)씨는 영남대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가는 길에 변을 당했다.아버지 박성열씨는 “그날 따라 딸 아이가 부지런을 떠는 바람에 평소보다 일찍 대구에 도착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한 유족은 “불이 옮겨붙은 차량에 탔던 한 학생이 대구역을 막 출발할 즈음 ‘중앙로역에 불이 났다.’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중앙로역으로 향하던 승객들도 미리 화재 사실을 알았는데 왜 전동차 기관사는 차를 멈추지 않았느냐.”고 오열했다. 유족들은 껍데기만 남은 전동차를 살펴본 뒤 구내식당에 모여 전동차 내부를 촬영한 모습을 지켜봤다.잿더미 속에 뒤엉킨 시신을 본 이들은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했다. 특별취재반 ◆안타까운 사연들 안타까운 사연들 달구벌은 온통 눈물바다였다.실종자 가족들은 달서구 월배차량기지로 몰려가 사고 차량이 녹아내린 모습을 지켜보다 실신했고 병원 장례식장은 유족들의 오열로 뒤덮였다. ●“사진의 주인공이 내아들이다” 허우석(48)씨는 화재 발생 직후 한 승객이 전동차 안에서 찍은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자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내 아들”이라며 울부짖었다.허씨가 집에서 가져온 사진을 본 다른 유족들도 “객실에 앉아 있는 젊은이의 모습과 똑같다.”고 입을 모았다. 허씨는 “사진을 찍은 사람은 탈출했는데 왜 우리 아들은 실종됐느냐.”면서 “기관사와 역무원들이 안내방송을 제때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일가족 참사에 할 말 잃어 두돌을 막 넘긴 아들 생일에 아내와 아들,장모를 모두 잃은 서원우(33)씨는 가족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멍한 표정이었다. 서씨의 아내 강은숙(26)씨와 아들 민수(2)군,어머니 박춘지(58)씨는 사고 당일 여동생 정숙(25)씨의 졸업식에 참석하려던 길이었다.민수군의 생일까지 겹친 겹경사에 가족들 모두가 오후에 왁자지껄한 가족모임을 갖기로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지하철의 화마에 희생되고 말았다.정숙씨만 간신히 살아났지만 3대가 모두 싸늘한 시신으로 변해 집안이 쑥대밭이 됐다. ●대학동창이 변을 당해 대구 가톨릭대 체육과의 서동민(23)·김종석(23)씨와 입학을 앞둔 새내기 김택수(20)·방민휘(20)씨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순직직원 분향소 대구지하철공사는 19일 전동차 방화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직원 4명의 넋을 기리기 위해 안심기지 2층 교육장에 합동 분향소를 설치했다. 통신역무사업소의 정연준(37),최환준(35)씨는 불이 나자마자 역사로 달려가 승객 10여명을 지상으로 안내해 목숨을 구했지만 자신들은 끝내 숨졌다.검수팀 장대성(35),김상만(31)씨도 사고당시 시설을 점검하다 변을 당했다.지하철공사 직원 1200여명은 합동장례식날까지 검은색 ‘근조’리본을 달기로 했다. 특별취재반
  • 지하철 선진국들의 안전대책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 지하철 역사가 오래 된 선진국들에서는 지하철 차량 내부 시설에서부터 지하역사 건설과정에 이르기까지 대형 참사의 가능성을 원천제거하고 있다. 차량과 차량 내부 시설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재질을 사용하는 외에 스프링클러가 완벽하게 작동되고 있고 지하역사에는 유독가스 배출 터빈이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어떤 비상사태에도 신속히 대처하는 중앙통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미 국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 지하철 역사가 오래 된 선진국들에서는 지하철 차량 내부 시설에서부터 지하역사 건설과정에 이르기까지 대형참사의 가능성을 원천제거하고 있다.차량과 차량내부 시설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재질을 사용하는 외에 스프링클러가 완벽하게 작동되고 있고 지하역사에는 유독가스 배출터빈이 돌아가고 있다.그리고 어떤 비상사태에도 신속히 대처하는 중앙통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워싱턴 일대의 ‘메트로’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지하철 중 하나로 꼽힌다.특히 대형 터널을 연상케 하는지하철 역사는 탁 트인 조경과 환한 조명으로 범죄자들이 숨을 공간을 처음부터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지하철 차량마다 비상시에 대비한 통신 수단과 장비들을 갖추고 승객들이 객차에서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고 있다.각 차량의 뒤쪽에는 지하철 운전자와 승객이 연락할 수 있는 전화 박스가 설치돼 있으며 동시에 각 지하철 역사 및 중앙의 통제시스템과 연결된다. 또한 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각 차량의 중앙에는 출입문을 열 수 있는 개폐 장치가 설치됐으며 문이 열리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비상장구 등도 갖추고 있다.차량간 통행은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아예 금지됐으며 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모든 지하철 운행은 자동적으로 중단되는 시스템도 갖췄다.동시에 지하철 차량 및 각 역사와 관내 경찰 및 소방서와의 핫 라인이 설치돼 항상 출동대기 상태로 있다.객차에는 소방화기를 의무적으로 갖춰야 하며 비상시 승객들이 철로에서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철로 오른쪽에 특별히 고안된 ‘대피 도로’도 만들어져 있다. 승객들이 철로를 건너다니지 못하도록 외부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으며 객차나 어떠한 차량이 울타리를 건드릴 경우 중앙 통제시스템에는 경보와 함께 운행중인 모든 지하철이 멈추도록 설계됐다. 게다가 지하철 역사는 환한 조명에다 기둥이 없는 설계로 폐쇄회로를 통해 가상의 범죄자들을 철저히 감시할 수 있게 설계됐다. 9·11 테러 이후에는 보안 요원들의 배치가 증강됐으며 특히 지난 7일 테러 경보가 오렌지 코드로 격상된 뒤로는 지하철 역사 주변에서 경찰의 순찰도 늘었다. 뉴욕타임스는 뉴욕경찰이 9·11 테러 이후 1995년 일본 도쿄에서 발생한 사린 가스 테러 기도를 연구사례로 삼아 대비책을 마련중이라고 최근 보도했다.뉴욕 경찰의 정예 특수요원인 ‘헤라클레스 팀’의 지하철 역사내 순찰과 함께 소매치기 등 각종 범죄들을 예방하는 사복요원들의 배치도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90년대 초반까지 연간 2만건을 넘던 범죄는 지난해 3500건 수준으로 격감했다.그러나 워싱턴 메트로 관계자는 승객이 지하철 역사내에 총기 등의위험물질을 반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는 없다며 다만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사상자 수를 최대한 줄이는 시스템은 완벽히 갖췄다고 자부했다. 뉴욕의 경찰 관계자들도 총연장이 1만㎞가 넘고 468개의 역사를 통해 하루 480만명이 이용하는 뉴욕의 지하철 모든 곳을 감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했다.다만 경계를 강화하고 기존의 비상 시스템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으로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mip@kdaily.com ◆일 본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은 75년 전인 1927년 도쿄의 아사쿠사(淺草)∼우에노(上野) 구간의 첫 지하철을 개통한 지하철의 선진국답게 안전대책도 비교적 내실있게 다져놓은 편이다. 특히 도쿄,오사카(大阪)를 비롯한 전국 11개 도시에 뻗쳐 있는 일본 지하철의 하루 평균 수송 승객이 전체 인구의 10% 정도인 1300만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일본은 평소 지하철 안전대책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일본에서도 이번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처럼 정신이상자가 방화를 한다면 이를 저지하기는힘들겠지만,방화가 대형참사로 이어질 개연성은 한국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고 볼 수 있다.일본은 지난 1968년 지하철 히비야(日比谷)선에서 일어난 차량 화재 사고를 계기로 본격적인 지하철 안전대책 마련에 착수했다.그 이후 35년동안 일본에서는 지하철 차량의 화재사고가 없었다.일본이 지하철 차량 화재를 방지할 수 있었던 것은 차량 및 차량 내부의 재질을 불에 연소되지 않는 소재로 전면 교체했기 때문이다. 차량의 경우에는 알루미늄,좌석은 난연성(難燃性) 섬유,바닥은 난연성 수지 등 모두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로 만들었다.실제로 일본 소방당국이 실험한 결과,좌석에 붙은 불은 다른 곳으로 옮겨 붙지 않은 채 발화지점에서만 타다 20분 정도면 꺼졌다.이에 따라 이번 대구 사고의 참사 원인으로 지목되는 유독가스가 대량 발생할 가능성을 일본 지하철 차량에서는 근본적으로 제거한 셈이다. 한편 한국 어학연수 경험이 있는 일본 언론인은 “일본에는 플랫폼에 역무원이 나와 지하철 전동차가 역내에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확인하며,역무원들은 반드시 손전등을 들고 있게 되어 있다.한국 지하철에서는 그런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본이 지하철 화재의 ‘안전지대’만은 아니다.일본은 지하철과 연계된 상가,백화점 등이 유난히 많기 때문에 한번 대형화재가 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또 2년 전 개통한 도쿄 순환선인 오에도(大江戶)선의 경우에는 7층짜리 건물 깊이로 지하철을 건설해 놨기 때문에 화재시 정전이 된다면,승객들이 계단을 뛰어오르는 데만 2분 정도가 걸려 대피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19일 대구 지하철 방화참사를 계기로 전국 지하철을 대상으로 피난통로 확보 여부 등 방재상태를 긴급 점검했는데 특히 오에도선에 대해서는 화재 발생시 신속한 대피가 가능한지 여부를 집중 점검했다. marry01@kdaily.com ◆독 일 |베를린 연합|지하철이 운행된 지 100년이 넘는 독일의 경우 각종 재해로 사상자가 발생한 사례는 없다.지난 1902년에 처음 운행된 베를린 지하철의 경우 1972년 알렉산더 광장역에서 차량 12대가 전소된 사건이 있었으나 사상자는 없었다.1996년 5월 메링담역과 할레세스역 사이 구간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승객 2명이 가볍게 부상하는 데 그쳤다. 인구 340만명의 베를린에는 현재 9개 노선,총연장 151㎞의 지하철망에서 1391대의 객차가 운행중이다.지난해 공공교통 수송 연인원 9억 300만명 가운데 지하철이 40%가 넘는 4억 명을 수송했다. 독일 지하철 차량은 항공기의 화재 보호 기준에 맞춰 불에 타지 않는 불연성 또는 불이 잘 붙지 않는 난연성 재료를 사용해 제작토록 돼 있다.차체는 알루미늄으로,바닥과 천장재 등 기본 재료는 모두 쉽게 불이 붙지 않는다. 모든 차량에 화재 감지장치,자동 스프링클러,휴대용 소화기 등이 비치돼 있다.또 차량과 터널,역사에는 환기 및 가스 배출장치도 설치돼 있다. 차량의 경우 화재시 자동 브레이크가 작동토록 돼 있으나 터널속에 머무르지 않고 일단 다음 역까지 간 다음에야 정지하도록 설계해 피해를 줄이도록 했다.터널 곳곳에 비상시 반대편 차선에서도 소방대나 구조대가 접근하고 승객들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비상통로가 마련돼 있다.또 정전시 비상 전력원으로 가동되는 안내등이 터널내에 설치돼 있다.베를린 지하철 170개 역의 승강장에는 모두 521대의 ‘비상 및 정보 기둥’이 설치돼 있다.어른 키 높이만한 기둥 모양의 이 설비에는 화재가 일어날 경우 현장근무 직원이나 승객들이 누르면 바로 중앙 통제실과 연결되는 신고기가 있다.이 신고기는 도난이나 일반사고 시에도 이용할 수 있다. 기둥 아래를 비롯해 역 구내 주요 장소에 작은 소화기가 있어 누구나 이를 이용해 불을 끌 수 있다.기둥에는 또 예컨대 선로에 사람이 떨어졌을 경우 이를 먼저 본 이용객들이 누르면 역 구내 진입 지하철 차량에 자동으로 긴급 제동이 걸리게 되는 장치도 있다.중앙통제실 직원은 폐쇄회로 TV를 통해 신고자와 주변 상황을 살펴보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같은 시민들의 지하철 재난 신고와 예방활동 참여는 현장에서뿐 아니라 베를린 지하철 박물관이나 학교 교육 등을 통해서도 평소에 이뤄지고 있다.지하철 당국은 화재 등 각종 재난사건 발생시 소방서,경찰 등 유관기관에 즉시 통보가 되는 정보시스템으로 연결돼 있다. ◆프랑스 |파리 연합|1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수도권 승객을 포함해 연간 15억명 이상을 수송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 지하철은 화재를 지하철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재난 중의 하나로 보고 평소에 화재 방지 대책을 시행중이다. 특히 2001년 9·11테러 사건 이후에는 테러 범죄조직은 물론 사회 불만세력,정신이상자 등의 예상치 못한 공격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보고 강화된 재해 방지 대책을 시행중이다.파리 지하철 운행기관인 파리교통공사(RATP)는 지하철 차량 및 지하에 위치한 역 구내의 화재를 막기 위해 화재 예방 및 환기 개선 계획을 꾸준히 시행중이다.RATP는 화재시 연기 배출 방법에 대한 안내책자 발간,지속적인 환기 개선 장비 구축 등을 통해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질식에 의한 사상자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RATP는 특히 9·11테러 이후 수많은 대중이 이용하는 지하철이 테러 공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지하철 구내 감시와 승객 소지 화물에 대한 검색을 대폭 강화했다. RATP는 파리 경찰청,내무부 등과 연계해 많을 경우 역 별로 수십명의 경찰과 안전요원들을 배치해 지하철 역 구내 및 열차 내를 순찰케 하고 있다. 휴대용 전자검색 장비 등을 동원해 승객들이 소지한 가방,수화물 등에 대한 검색을 대폭 강화했으며 열차 안이나 역 구내에서 발견되는 의심스러운 화물,쓰레기 봉투,가방 등에 대해서는 승객들의 접근을 일절 금지한 채 전문 처리반으로 하여금 해체,처리토록 하고 있다.물론 승객들에게도 의심스러운 짐꾸러미나 화물 등을 발견했을 때의 대처 요령을 방송,안내책자 등을 통해 수시로 환기시키고 있다.또 안전사고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지하철 역내 공사장에 대해 보안조치를 강화했으며 일반 승객이나 시민의 접근 금지 구역을 추가로 확대했다. RATP는 그러나 예상치 못한 테러공격에 대한 대비는 일반 시민들의 협조와 공동노력 없이는 효과적일 수 없다고 보고 수시로 대비 요령을 홍보하고 있다. RATP는 9·11테러 이후 지하철,지하철 연계버스,역 구내 등 곳곳에 ‘모두 조심합시다.’라는 홍보물을 부착했다.
  • 대구 지하철 참사/풀리지 않는 의문들 - CCTV 보고도 왜 상황 몰랐나

    반대편에서 오던 열차는 연기를 보고도 왜 역 구내로 진입했나.출입문은 왜 닫혀 있었나.대구지하철 참사를 보면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도무지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힘든 지령실과 기관사의 행동은 수백명을 다치고 숨지게 한,엄청난 피해를 몰고 왔다. ●1079호 화재 왜 일찍 알지 못했나. 폐쇄회로(CC)TV와 종합사령실 상황기록에 따르면 1079호에 불이 난 시각은 오전 9시52분10초쯤이었다.전동차가 도착한 뒤 승하차가 끝나고 있던 때였다.CCTV에 방화범의 바지에 불이 붙은 모습과 승객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나타났는데도 기관사나 종합사령실에서는 봤는지 못봤는지 비상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당시 중앙로역에 근무하던 6명의 승무원들도 사태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출발한다는 안내방송이 나간 뒤 문은 닫혀 버렸다.불은 삽시간에 번져서 연기를 내뿜었고 불이 난 객차에서 떨어져 있던 객차의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앉아있다가 화마와 유독가스에 희생됐다. ●1080호 왜 불구덩이로 뛰어 들었나. 처음 불이 난 지 2분20초쯤 지난뒤인 9시55분30초 직전까지 1080호는 대구역에 있었다.이때까지 1080호는 지령실로부터 화재에 대한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 대구역을 출발한 1080호는 10초후 중앙로역에 화재가 발생했으니 주의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그렇다면 이 전동차는 급정거나 후진을 했어야 했다.왜 뛰어들었을까.기관사 최상열씨는 ‘설마 무슨 일이 있을까’하는 안이한 생각만 하다 중앙로역으로 진입했다.더욱이 기관사는 진입하기 전 연기를 보았다고 분명히 진술하고 있다. 역에 들어와서도 납득할 수 없는 점은 한둘이 아니다.1080호는 불이 난 지 3분35초후인 9시56분45초에 승강장에 도착했기 때문에 이미 불은 크게 번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그러나 기관사 최씨는 전동차를 그대로 통과시키지도 않았다.한 승객이 찍은 당시 열차안 사진을 보면 연기가 번지고 있는데도 승객들은 태연한 모습이다.이는 심각한 상황에 대한 안내방송이 없었다는 뜻이다. ●출입문 왜 닫혀 있었나 희생이 컸던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의 전동차 출입문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먼저 불이난 1079호는 첫번째 객차의 출입문 4개 중 1개만 열려 있었을 뿐 나머지 23개는 모두 닫혀 있었다.반대편에 멈춰선 1080호는 첫번째와 두번째 객차의 출입문은 열려 있었으나 3∼5번째 객차의 출입문은 모두 닫혀 있었고,6번째 객차는 3개의 출입문만 열려 있었다. 1079호의 경우 출발 방송을 한 뒤 문을 닫고 나서 불이 번졌다.기관사는 불이 난 사실을 늦게라도 알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즉각 문을 다시 열고 대피하라고 방송하고 승객들이 안전하게 대피하도록 유도했어야 했는데 그런 행동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1080호의 경우 도착한 뒤 문을 열었다가 다시 닫은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불이 난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문을 개방해 놓고 즉시 대피시켰어야 하는 것이다.대구지하철공사 관계자는 기관사가 문을 열었지만 개폐기 통제선이 불에 타 문이 열리지 않았거나 열렸던 문이 통제선에 불이 붙는 바람에 다시 닫혔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런 상태에서도 비상배터리를 이용해 문을 열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080호의기관사 최씨는 사고가 난 뒤 12시간이 지나서야 멀쩡한 모습으로 경찰에 나타나 조사를 받았다.결국 기관사들은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닫힌 문을 열 시도는 하지 않은 채 자신만 먼저 대피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다. 특별취재반
  • 대구 지하철 참사/사령실 단순사고 판단 반대편 전동차 진입 저지 안해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는 지하철 관계자들의 늑장 대처와 안이한 상황 판단으로 대형 참사를 빚은 것으로 밝혀졌다. 화재가 발생한 중앙로역 폐쇄회로(CC)TV와 대구 지하철공사 종합사령실 상황 기록에 따르면 지하철 관계자들은 당시 상황을 심각하지 않은 단순 사건으로 판단하고 있었다.때문에 방화 시각인 9시53분 직후부터 뒤늦게 도착해 불길이 옮겨 붙은 1080호와 종합사령실 사이의 통화가 단절된 9시59분까지 6분 동안 아무런 비상조치가 내려지지 않았다.종합사령실 관계자는 19일 “당시 상황이 그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사건을 수사중인 대구지방경찰청은 이날 신병을 비관한 범인의 즉흥적인 방화에 지하철 관계자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CCTV 분석 결과 사건 당일 오전 9시53분7초부터 1079호 전동차 주변에서 희뿌연 연기가 새어나오고 승객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이어 범인 김대한(56)씨가 방화한 1079호 제5호차 승객은 급히 대피했으나 다른 객차 승객들은 대부분 화재사실을 모른 채 유독가스에 노출됐다. 중앙로역 지하철 관계자들이 CCTV를 제대로 감시했거나 신속하게 안내방송을 했다면 승객들이 대피할 시간은 있었던 것이다.특히 한 승객이 찍은 객차 안 사진에는 승객들이 연기가 퍼지고 있는데도 그대로 앉아 있어 위급한 상황에 대한 안내방송이 전혀 없었음이 확인됐다. 종합사령실 상황기록에 따르면 최초 방화 이후 2분이나 지난 9시55분 중앙로역 역무원이 사령실에 화재 발생을 신고해 초동 대처가 미흡했음을 드러냈다.불이 옮겨 붙은 1080호 전동차는 종합사령실에 화재사실이 보고된 직후인 9시55분30초에 중앙로역 전역인 대구역을 출발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신속한 상황 판단에 따라 전동차의 출발을 지연시켰다면 추가 화재 피해는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또 9시55분40초에 1080호 전동차가 종합사령실으로부터 불이 난 사실을 통보받은 것으로 돼 있다.그러나 1080호 전동차는 1분5초 뒤인 56분45초에 불구덩이로 변한 중앙로역에 그대로 뛰어들었다. 9시58분에야 1080호 전동차 기관사가 “위급한 상황”이라고 사령실에게 알렸고,1분 뒤에는 “단전되어 열차가 못간다.”라는 기관사의 휴대전화 통화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경찰은 이날 “범인 김씨가 자살을 감행하려다 ‘혼자보다는 여럿이 같이 죽는 게 좋다.’는 생각으로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고 발표했다.경찰은 1080호 기관사 최상렬(38)씨가 종합사령실으로부터 ‘주의하라.’는 통보만 받았을 뿐 별다른 상황대처 지시는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최씨와 사령실 관계자의 진술을 분석,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1080호가 무리하게 중앙로역에 진입했는지 등을 정밀조사한 뒤 위법사실이 발견되면 지하철공사 관계자들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사망 125명,부상 146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사망자 가운데 72명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신고된 실종자수는 329명으로 집계됐다.사고대책본부관계자는 “신고자 가운데 대구 지하철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적은 외지 사람과 오래 전 실종된 사람도 포함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 대구 지하철 참사/시신 신원 확인 한달이상 걸릴듯

    대구지하철 참사에서 실종자로 분류되고 있는 시신 71구의 신원확인은 한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탑승자 명단이 확보되는 비행기 사고와는 달리 무작위로 장기간 확인 작업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최상규 박사는 19일 “치아,다리골절 등 여러가지의 신체적 특징과 법의학적 분석 등을 통해 1차 신원확인을 하겠지만 이번 사고처럼 전동차가 녹을 정도의 강력한 화재에 의한 시신은 확인작업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삼풍백화점 사건 때에도 시신 상태가 온전치 못해 30%가량은 끝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과수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신원 미확인 시신은 시료 등을 채취한 뒤 유전자 분석 작업을 하지만 시신 유전자와 접수된 유가족 307명의 유전자를 일일이 대조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문 장택동기자 km@
  • “소 잃은 뒤에라도 외양간 제대로 고쳐라”네티즌 비난 ‘빗발’

    “소 잃은 뒤라도 외양간은 제대로 고쳐야 하는데….”“대구시 공무원 등이 ‘용의자는 정신지체’ 운운하는 건 책임을 피하려는 짓일 뿐….” 몇몇 지하철 동호회에서는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이튿날인 19일까지도 비난의 글들이 수백건씩 쏟아졌다. ‘철조모’(철도를 좋아하며 연구하는 모임(cafe.daum.net/kicha)에 글을 올린 ‘주엽’이라는 회원은 “소를 잃어버리면 외양간을 새로 고친다는데,하물며 백수십명이 숨져간 참사를 겪고도 제대로 개선되지 않는다면….”이라고 걱정한 뒤 “정말 개·돼지만도 못하다는 욕설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겠죠.”라고 했다. 그는 또 “이번 사고를 교훈삼아 수도권 및 전국 지하철에 대한 총체적 개선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면서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정부도 돈 없다는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제대로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성역’이라는 네티즌은 ▲방화범 중벌 ▲용의자가 정신지체라는 말은 삼갈 것 ▲앞으로라도 전동차와 역사(驛舍)를 만들 때 안전시설 제대로 할 것 ▲이용자의 안전의식 고취등 사고를 접하고 절실하게 느낀 점을 열거하고 희생자에 대한 애도로 끝맺었다. ‘지하철에 목숨 건 사람들’(www.zonemetro.com)과 ‘지하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www.subway.co.kr) 등에도 회원들이 대구참사에 얽힌 소식들을 앞다퉈 중계하는가 하면 공직사회는 물론 사회 전체에 퍼져 있는 빗나간 안전의식 등을 꼬집는 글이 각각 400∼500여건씩 꼬리를 물었다. 송한수기자
  • [지하철 긴급 점검] ① 서울도 위험하다

    서울 지하철도 위험하다. 잦은 차량고장에다 운전미숙으로 인한 급정거 등 출근길 시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이 다반사다.환승역에서는 자칫 잘못하면 길을 잃기 십상이고 끊임없는 균열·보수 작업으로 언제 어디서 대형참사가 터질지 모르는 지경이다. ●30년 경력,관리·운전실력은 제자리? 서울지하철은 74년 1호선 개통 이래 현재 8개 노선,263개 역사에서 하루 548만명,연간 20억명의 서울시민을 실어나르는 ‘시민의 발’이다. 그러나 30년 역사에 걸맞지 않게 졸음운전 및 운전미숙 등으로 급정거에다 덜컹거리는 소리로 승객들을 짜증스럽게 한다. 지하철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4호선은 지난 2001년에 모두 16건의 사고를 냈다.99년 24건,2000년 17건보다는 줄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운전장애 유형을 보면 시민들의 울화통을 치밀게 한다.차량고장(41.7%)에 이어 운전취급 부주의가 16.6%로 두번째로 많다.시민들은 “20년 넘게 지하철을 운행하는데 아직까지 초보 운전자가 있다면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 아니냐.”고 꼬집는다.지하철공사 관계자도 “기관사들이 반복되는 일을 하다 보니까 타성에 젖어 비롯되는 것 같다.”며 기강해이를 시인했다. 일반 관리도 엉망이다.브레이크슈 등 소모성 부품을 교환주기를 훨씬 지나 교환,안전사고 위험을 높게 하거나 기관사의 음주여부를 제대로 검사하지 않아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지하철공사는 특히 월드컵축구대회 기간중 테러대비 모의훈련을 형식적으로 실시,감사원으로부터 안전불감증을 지적받았다. ●타려면 지하 8층으로 지하철 이용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1기 지하철(1∼4호선)은 지표에서 평균 14.1m 아래에 레일이 놓여있다.개통시기별로 심도가 차이가 나 1호선은 10.7m,2호선은 12.9m,3·4호선은 15.8m다. 지난 95년 하반기부터 운행에 들어간 2기 지하철(5∼8호선)은 1기 지하철 승강장 아래에 정거장을 만드느라 대부분 더 내려가야 이용할 수 있다.5호선의 경우 지표면에서 승강장 레일까지의 수직거리가 최소한 20m 이상이다. 산동네인 5호선 신금호역은 지표면에서 레일까지 직선거리가 42∼46m나 된다.역사 관계자는 “지하 8층 정도 깊이에 승강장이 있는 셈이라 일부 젊은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다.”고 말했다.산중턱에 자리잡은 5호선 신정역도 지하 19∼29.5m에 위치,계단을 이용해 승강장까지 걸어가려면 220m이상 걸어야 한다. ●범죄예방 무용지물 지하철 역사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이용하는 시민의 발임에도 불구하고 범죄예방에는 속수무책이다. 지하철 역사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최근 감소추세이기는 하나 연평균 1만건 이상이다.시민 서비스와는 거리가 먼 셈이다.역무원과 공익 근무요원들이 순찰을 돌고 있으나 형식에 그치고 있다.불순한 승객들의 동태를 주시하는 CCTV도 태부족이다.직선 승강장에는 사실상 없다.그나마 있는 것도 녹화기능이 없어 범죄예방엔 무용지물인 셈이다. ●누전 가능성도 누전 위험성도 높다.콘크리트 구조물에서 흘러내리는 물들이 지하철 선로로 이어져 누전 위험성이 있다.이같은 누수현상은 1·2기 할 것 없이 공통적인 현상이다. 한강 밑을 지나는 5호선 여의나루∼마포구간에서도 균열 및 누수현상으로 정기적으로 하자보수를 하고 있다.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콘크리트 균열은 구조상 문제가 없으나 완벽한 보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kdaily.com ◆기준미달 전동차 운행 대구지하철 참사를 키운 것은 있으나마나한 안전기준이 빚은 인재(人災)라는 지적이다.기준미달의 전동차가 버젓이 운행됐다는 소리다. 문제의 대구지하철 전동차와 서울지하철 전동차의 차체는 건설교통부가 고시한 ‘도시철도차량 표준사양’에 따라 제작되고 있다.일본·유럽 등 선진국과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이번 화재 초기에 불이 순식간에 번진 전동차의 내장재가 불연재나 난연성 재료로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화재와 관련된 규정인 ‘도시철도법 안전기준’은 국내 전철이 개통된 지 24년만인 지난 2000년에야 마련됐다.이전에 제작된 차량 내장재에 대한 안전기준이 아닌,품목별 안전규격을 정해놓은 KS규격이 규정의 전부. ‘도시철도법 안전기준’은 전동차의 내장판(벽지)은 불연성 재료를 사용토록 규정하고 있다.의자와 객실바닥재,내장판내 보온재(방음·흡음재) 등은 방염처리된 난연성 재료를 사용토록 하고 있다.30초간 태웠을 때 불이 바로 꺼지면서 타들어간 길이가 25㎜ 미만이면 ‘불연성’,25∼100㎜일 경우 ‘난연성’으로 인정된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대구지하철 전동차는 전동차 안전기준이 제정되기 전인 96∼97년에 만들어졌지만 제대로 된 안전기준에 맞추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사고차량의 경우 내장판(FRP)과 의자,바닥재,객차와 객차를 연결해주는 부분,단열재 등이 모두 불연성 내지 난연성이라고 하지만 사고 당시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일본 지하철 차량에 불이 났지만 완전히 타지 않고 중간에 꺼진 사례를 들이댄다.영국 등 선진국의 경우 내장재 안전기준이 품목별로 세부적으로 계량화돼 우리보다 강화된 실정이다.영국은 화재시 유독가스 배출기준 시험도 거치고 있다. 윤명오 서울시립대 교수는 “현행 안전기준이 이번 사고처럼 재난에 대비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교통사고에 대비한 수준”이라며 “화재뿐만 아니라 비상전원 모드 작동과 지하철 역사 전력 계통분리 등 총체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사설]무방비가 키운 지하철 대참사

    대구 지하철 참사는 최악의 악몽이었다.안전하다는 지하철이 어쩌다 아비규환의 현장이 됐는지 숨이 막힌다.신병을 비관한 56세의 중년이 페트병에 인화 물질을 담아 와 전동차 내부에 뿌리고 불을 붙였다고 한다.화염이 솟으며 전기가 끊기고 지하철은 순간 암흑 천지가 되면서 출입문을 찾지 못해 인명 희생이 많았다.화재에 대한 무방비와 긴급 상황에 대한 무신경이 참화를 키웠다. 최첨단 지하철이 알고 보니 화재 사각지대이었다.화재 전동차는 1997년 한진중공업이 제작한 것으로 온통 유독가스를 내뿜는 화학물질 투성이였다.실내 바닥은 염화비닐,벽과 천장은 섬유강화 플라스틱(FRP),의자는 폴리우레탄폼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부근의 미군 부대에서 특수 장비를 지원받았지만 지하철 유독가스엔 소용이 없었다.승객들이 방화를 저지하기 위해 범인과 난투극까지 벌였다고 한다.소화기나 정전시 출구를 알리는 비상등이라도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지하 공간도 화재엔 무방비였다.그 흔한 스프링클러조차 없었다.누전등이 우려돼 설치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그러나 이번에 보았듯 비상시 단전되는 판에 뭐가 문제인지 이해가 안 된다.그 결과 수천명의 소방 요원 등이 출동했지만 지하에서 12량의 전동차가 시커먼 유독가스를 내뿜으며 타는 것을 3시간이나 구경만 해야 했다.민방위 훈련이면 대피하던 지하 공간의 재난 대비가 이 지경이었다니 말문이 막힌다. 지하철 당국의 무신경도 아쉬웠다.종합 사령실은 오전 9시55분 문제의 화재를 알았다고 한다.건너편 다른 열차가 바로 인접 역인 대구역을 출발하는 시간이었다.그러나 사령실은 가벼운 화재로 보고 운행을 중지시키지 않았다.참사는 두 배로 커졌다.당장은 사고 수습에 매진해야 한다.정부도 특별 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망설일 일이 아니다.지하철 무방비는 전국의 형편이 비슷하다고 한다.지하철 재난시설을 서둘러 보강해야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