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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결혼식’에 전국민 감동했다니…

    ‘고아 커플의 지하철 결혼식’은 대학 동아리 학생들의 연극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16일 호서대에 따르면 이 학교 연극과 동아리 ‘연극사랑’ 학생 7명은 지난 10일 서울지하철 5호선 우장산역을 지나는 전동차 안에서 ‘결혼식’이라는 실험극을 3차례 공연했다. 연출은 조교 신진우(25)씨가 맡았고 신랑신부는 이기린아(21)씨와 조윤정(23ㆍ여)씨가 맡았다고 학교측은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신씨는 “시민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기 위해 상황극을 꾸몄다. 일부 여성 승객이 눈물을 흘리는 등 반응이 너무 좋았던 게 문제였다. 당시에는 연극이라는 사실을 알리면 관객분들을 우롱하는 것으로 판단해 알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지하철 결혼식’이 연극임이 알려지자 비난하는 글과 옹호하는 글이 오르고 있다. 네이버 게시판에서 아이디 iq4001은 “연극이라는 걸 감추고 연극을 하는 것은 남을 기만하는 파렴치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아이디 declared는 “가난한 연인의 사랑을 보고 도와 주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아직 멋지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대구지하철 더욱 안전하게 경찰 연결 통합무선망 구축

    대구지하철공사가 전국 지하철 가운데 처음으로 경찰과 상호 교신이 가능한 통합무선망 연계체계를 구축했다.15일 대구지하철공사에 따르면 화재와 같은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지난해 12월 1호선에 대구지방경찰청과 이 같은 연계망을 구축했다. 공사는 각 전동차마다 경찰 장비와 같은 기종의 무전기를 배치해 긴급 상황시 역무실, 종합사령실뿐 아니라 경찰과도 바로 상호통신이 가능하도록 설비를 갖췄다. 대구지하철공사는 기관사-역무실-종합사령실의 3자 통신망이 갖춰져 있는 2호선에 대해서도 오는 2007년까지 대구지방경찰청과의 통합무선망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하루에 4차례나… 또 멈춰선 전동차

    15일 아침 출근길에 50분 간격으로 서울 지하철 1호선과 국철 전동차가 잇따라 갑자기 멈춰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9시43분쯤 국철 1호선 용산역과 신길역에서 각각 구로 방면으로 가던 전동차 두 대가 갑자기 멈춰 10여분간 운행이 중단됐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노량진역 인근 건물에서 보수공사를 하던 황모씨의 실수로 4m 길이의 쇠파이프가 전력공급선 위에 떨어졌다. 이 사고로 용산∼구로 간 전기 공급이 갑자기 끊겨 운행이 중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전 8시52분쯤에는 서울 종로구 지하철 1호선 종로 5가역에서 의정부 방면으로 향하던 S48 전동차가 동력 장치 이상으로 승강장에서 갑자기 멈춰 20여분간 운행이 중단됐다. 이 사고로 승객들은 모두 하차한 뒤 후속 열차로 갈아타야 했고 뒤따르던 전동차 10여편의 운행도 밀려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하철은 20여분이 지난 오전 9시13분쯤 운행이 재개됐다. 또한 이날 오후 5시쯤 서울역을 출발해 남영역으로 진입하던 철도공사 소속 733 전동차가 남영역 승강장에서 갑자기 멈췄다. 지하철은 20여분이 지난 뒤에야 정상 운행됐다. 사고 전동차는 앞서 오후 2시30분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려다 차량 상태가 좋지 않아 간단한 점검을 마친 뒤 빈 차량으로 구로 기지로 향하던 중이었다. 한편 전동차사고는 이달 들어 서울에서만 여러 차례 전동차 고장 등으로 운행이 10분 이상 지연 또는 중단돼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박승기 유지혜기자 skpark@seoul.co.kr
  • 스크린도어 또 작동불능

    승객 추락 및 자살 방지 등을 위해 만든 지하철 스크린도어(PSD)가 작동 불능으로 잇따라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13일 서울 중구 지하철 2호선 을지로 3가역에서 승강장 스크린도어가 고장나 지하철 운행이 40분 가량 지연되는 등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이 사고로 지하철 2호선 전동차들은 오후 5시50분쯤부터 양 방향으로 각 역에서 5∼10분 이상 지연됐으며 가다서다 운행을 반복했다. 이 때문에 승강장 등 역사 안은 퇴근길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일부 시민들은 공사측에 강력히 항의했다.공사측은 “스크린 도어에 전원이 공급되지 않아 고장을 일으킨 것 같다.”며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이에 앞서 지난 8일엔 부산지하철 3호선 전동차가 대저역에 진입했으나 스크린도어가 열리지 않아 승객들이 승강장으로 내리지 못하는 사고를 겪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대구참사 3년…지하철 안전점검해보니

    대구참사 3년…지하철 안전점검해보니

    전국 지하철의 열차 비상벨 설치율이 61%에 불과하고 인터폰은 고작 39%밖에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승강장이 지하 40∼50m에 있는 역사가 많지만 직통 피난계단 등은 한곳도 없었다. 지하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지하철공사 직원은 20%에 불과했다. 이는 한국화재소방학회, 걷고싶은도시 만들기 시민연대, 전국궤도노조연대회의가 대구지하철참사 3주기를 맞아 서울·인천·부산·대구·광주 등 5개 도시의 지하철 안전실태를 지난 7월부터 12월까지 조사한 ‘지하철 및 수도권전철 안전관리 시스템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참사 때 인명피해를 키운 원인인 승객-기관사-사령실간 비상연락체계는 여전히 미흡했다.5대 도시에서 비상벨이 설치된 열차는 61%, 인터폰이 설치된 곳은 39%뿐이었다. 비상벨·인터폰이 있어도 차량 1대당 1개씩에 불과하고 바닥에서 185㎝ 높이에 달려 있어 이용이 어려웠다. 기관사와 통화가 어려울 때 사령실로 자동 연결되는 시스템은 인천지하철만 갖추고 있었으나, 이 또한 20초나 걸렸다. 전동차 내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폐쇄회로(CC) TV를 설치한 지하철역은 단 한 곳도 없어 전동차에서 화재 등이 났을 때 상황 파악이 불가능했다. 대피 공간으로 쓰이는 승강장도 규정보다 좁은 곳이 많았다. 섬식 승강장(승강장이 가운데에 있는 형태)의 폭은 8.0m, 상대식 승강장(양쪽에 승강장이 있는 형태)은 3.7m 이상으로 규정돼 있으나 섬식 승강장인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은 2.4m로 조사됐다. 터널구간도 안전하지 않았다. 소화기 등 소방시설은 물론 비상조명등·유도표지·비상전화 등이 거의 없었다. 비상시 승객 피난로는 물론이고 심지어 소방관의 진입을 위한 비상구도 없었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단번에 올라갈 수 있는 직통피난 계단이 설치된 역사도 전무했다. 그러나 터널구간은 건축법과 소방법의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제재할 수도 없게 돼 있다. 한편 지하철 종사자 117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안전하다는 응답은 전체의 20.6%에 불과했다.28.1%는 위험하다고 답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지하철 여전히 ‘안전사각’

    [세이프 코리아] 지하철 여전히 ‘안전사각’

    지난해 1월3일 오전 7시11분 서울 가리봉역에서 철산역으로 향하던 서울지하철 7호선 열차에서 강모(50)씨가 불 붙인 신문지를 승객들에게 던졌다.2분 뒤인 7시13분 철산역에서 객실화재 경보장치가 울리면서 서울도시철도공사 사령실에 화재가 보고됐지만 전동차는 그대로 떠났다. 기관사에게는 화재 사실이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하철은 계속 달려 결국 승객들이 광명사거리역에 모두 내린 것은 발생 14분이 지난 7시25분이었다.7시31분에 소방대가 출동해 불을 껐지만 6·7호 객차가 완전히 불타는 피해가 났다. 이 사고는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잠깐 떠들썩했던 안전대책이 거의 효과를 내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한국화재소방학회 등의 보고서에서도 상황은 거의 나아진 게 없음이 드러난다. ●비상사태 알릴 길 막막…통신체계 엉망 비상벨·인터폰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재난 비상대응체계가 따로따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서울지하철의 경우 호선별 사령실과 전력·통신·신호·설비 등 분야별 사령이 통합돼 있지 않았다. 사고 때 승객의 대피 방향을 지시하기 위한 선로 표시와 전선급전상태 등도 따로 운영되고 있었다. 정확한 정보 전달과 소방서 등과의 신속한 연계를 저해하는 요소임은 물론이다. 일본의 경우 국토교통성령에 따라 승객-기관사-사령실간 신속한 통화설비 설치가 의무화돼 있다. 나고야 지하철의 경우 기관사가 10초간 응답이 없으면 자동으로 종합사령실과 연결된다. 서울·부산·대구·인천 지하철은 분야별 사령자가 같은 건물에 근무하면서도 사무실을 별도로 사용하거나 칸막이를 설치해 비상시 통합 사령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으며, 서울1~4호선과 수도권 전철은 사령실에서 폐쇄회로(CC)TV로 승강장을 감시하고 있지 않았다. 현재 국내 역사에는 CCTV가 최소 2대씩 설치돼 있지만 열차 외부상황만 파악할 수 있고 열차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CCTV나 모니터는 전무하다. 설치 규정이나 기준도 없다. ●대피경로 길고 복잡해 지하철 노선의 증가와 토지이용 제한 등으로 역사가 갈수록 지하 깊숙이 들어가고 있는 것도 안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됐다. 서울지하철의 구간 평균 심도(深度)는 제1기(1∼4호선)는 13.7m지만 제2기(5∼8호선)는 22.6m로 거의 두 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제2기 전체 역사 147개의 약 39%인 57개역이 평균 심도를 웃돌고 있다.8호선 산성역(55.4m),6호선 버티고개역(49.3m),5호선 신금호역(43.6m),7호선 숭실대역(43.1m) 등 40m가 넘는 역사도 많다. 개찰구와 계단이 충분한 거리 및 여유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비상시 위험요소로 지적됐다. 승객이 한꺼번에 빠져나올 때 개찰구에 승객이 몰리거나 넘어지면 대형사고가 날 수 있다. 이용인구의 고려 없이 지어진 역사 출구도 위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출입구별 이용객이 가장 많은 서울지하철 5호선 신길역은 출입구가 1개밖에 없어 피난·출입구에서의 극심한 병목현상이 우려됐다. 왕십리역, 고속터미널역도 이용가능 출입구가 2개밖에 없다. ●터널로 대피하면 안전? 비상사태 때 터널을 통해 다음 역으로 대피하는 것도 위험한 구조다. 우리나라 건축법상 지하철도의 터널구간은 다른 지하구조물과 달리 건축물에 해당되지 않아 소방법과 건축법의 규제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내 지하철의 터널구간에는 비상조명등이나 유도표지가 거의 없다. 양쪽 역사에서 절반씩 전원을 공급해 시설물 점검을 위한 상시등(형광등)을 터널 시작점에서 종착점까지 10m 간격으로 설치한 것이 전부다. 수도권 지역 일부 전동차에는 환기설비가 있으나, 자동 소화설비와 유독가스 배출설비가 설치된 역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부실한 인력운영 체계 민간위탁 운영도 지적됐다. 철도공사가 관할하고 있는 수도권 전철역 122개역 중 철도공사 직원이 한 명도 없이 민간업체에 위탁 운영하는 곳이 25개역에 이른다. 안전관리 요원도 없이 비상안전체계도 갖추지 못한 이러한 위탁역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로 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지하공간은 ▲소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피난 때 출구가 한정돼 있으며 ▲외부로부터 구조활동이 어렵고 ▲연기 등 유해물질의 배출이 어려우며 ▲재난 피해자가 패닉(심리적 공황)현상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에 화재 및 폭발 사고 때 피해가 크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진행해온 백민호(강원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지하철 안전관리와 재난대책은 그동안 너무 소홀히 다뤄져 왔다.”면서 “안전대책 시행에 대한 감시와 성과평가 등을 담당할 수 있는 별도의 기구나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누구나 다 알지만 지켜지지 않아요” 서울메트로는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3주기를 맞아 ‘지하철 승객 10대 안전수칙’을 마련,13일 발표했다. 메트로는 지하철 1∼4호선 전동차 내에 안전수칙을 부착해 이용객들에게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그동안 안전대책을 마련을 통해 직원들에게 안전마인드를 고취시키는 한편, 스크린도어 설치, 다자간 통신시스템 마련 등 각종 안전시설 개선에 노력했다.”면서 “그러나 아무리 안전시설을 갖추었지만 안전은 이용객들이 스스로 안전을 지키고, 서로를 배려하고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재난인명피해 30% 줄인다 각종 재해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소방방재 행정에 국민 참여가 크게 늘어난다. 이에 발맞춰 재난으로부터 국민생활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생활밀착형 국민보호사업이 추진된다. 소방방재청은 이런 방안을 적극적으로 시행하여 2007년에는 재난에 따른 인명피해를 최근 10년 평균보다 30%정도 줄이겠다는 내용의 올해 업무계획을 13일 밝혔다. ●민간협력사업 주력 재난 예방에 일반 국민의 참여가 활성화되도록 해 자율안전문화 확산에 심혈을 기울이기로 했다. 안전하게 살 권리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함에 따라 관주도의 방재행정을 민관협력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등 10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를 중심으로 5대 민간협력사업을 중점 추진한다.3월에 안전기원 걷기대회를 열고,6월에는 재난구호 종합훈련을 실시한다.7∼8월에는 여름철 물놀이 안전캠페인을 갖는다. 11월 첫째주에는 안전관리헌장 실천주간을 정해 안전문화실천운동을 강화하고, 안전교육훈련 우수학교를 현재 10곳에서 30곳으로 늘린다. 짙은 안개가 끼었을 때 교통사고 예·경보를 발령하는 등 다양한 생활안전 예·경보제도가 도입된다. 생활안전 예·경보제는 일상 생활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예방을 위해 추진된다. 올해 안에 기준·절차 등 세부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법령을 개정해 제도 도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동전화로 조난자 구조 등을 활성화하는 이동전화 위치정보시스템도 대폭 개선된다. 국토지리정보원이 보유한 항공·위성지도로 정밀도를 높인다. 통신 단절에 대비하고, 신고자 조회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심폐소생술을 운전면허 취득교육이나 학교교육, 공무원 교육과정의 필수 교과과목으로 선정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소방관서에서는 시민 개방 교육장을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사이버안전 교육은 소방방재청 홈페이지(safekorea.go.kr)에서 교육 콘텐츠를 이수하면 봉사활동 학점으로 인정해준다. ●소규모 민방위대 통합 운영 민방위제도는 창설 30년만에 바뀐다. 현재 통·리 단위로 운영되는 민방대는 200명 미만이면 읍·면·동 단위로 통합 편성된다. 민방위대 규모롤 적정하게 확대,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했다. 또 1∼4년차 민방위대원을 중심으로 50∼200명으로 구성되는 재난전담 상설 민방위지원대를 편성 운용, 재난대비 중추조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소방방재청은 조만간 민방위교육제도 종합개선안을 마련, 발표하기로 했다. 국민 생활안전을 전담할 안전복지사 제도도 도입이 검토된다. 재난피해 주민의 재활을 돕는 ‘재난후유 스트레스 치료센터’도 건립이 추진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지하철 종사자 5명중 1명만 “안전” 운행·정비·역무 등 지하철 업무 종사자 가운데 지하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고작 5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서울과 부산은 특히 안전도에 대한 불안이 심해서 각각 7명 중 1명,13명 중 1명 정도만 안전하다고 느낀다. 대구지하철 방화참사 3주년을 맞아 한국화재소방학회 등이 서울·인천·부산·대구·광주지하철 및 수도권전철의 현업 종사자 11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반적으로 안전하다는 응답은 전체의 20.6%에 불과했다.‘매우 안전’은 단 1.0%였고 ‘안전’이 19.6%였다.28.1%는 위험하다고 답했다. 지역별로 서울과 부산의 경우 안전하다는(안전+매우 안전) 대답이 각각 14.7%와 7.5%로 가장 낮았다. 안전도가 가장 높다고 답한 곳은 광주로 51.0%를 기록,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실제로 ‘업무중 안전사고 위험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서울지하철 종사자들은 ‘자주 느낀다.’‘가끔 느낀다.’를 합해 76.4%로 가장 높았다. 광주는 이런 응답이 42.1%로 역시 가장 낮았다. 응답자들은 지하철 안전을 위협하는 자연재난으로는 가장 많은 44.7%(복수응답)가 ‘홍수’를 들었다. 부산에서는 지역특성상 ‘태풍’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인적 재난으로는 ‘화재’가 가장 많은 85.8%로 나왔다. 붕괴 및 폭발(45.7%)이 뒤를 이었다. 특히 ‘테러’에 대한 우려도 37.4%로 세번째를 기록했다. 자체 안전교육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전체의 72.3%가 ‘안전교육이 규정대로 실시되고는 있지만 성과가 미흡하다.”고 답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주말탐방-지하철 정비24시] ‘전동차 의사’ 윤홍배 대리

    [주말탐방-지하철 정비24시] ‘전동차 의사’ 윤홍배 대리

    “전쟁의 연속입니다.” 1984년부터 군자차량기지 검수팀에서 일해온 임시검사반 윤홍배(48) 차량대리는 지하철 정비업무를 이렇게 정의했다. 잦은 야근에다 전기사고 위험이 항시 도사리는 일이라 긴장감을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요즘엔 종합상황실과 인터넷 홈페이지로 쏟아지는 민원이 어깨를 짓누른다. “사소한 고장신고는 물론이고 춥다, 덥다는 불평도 많습니다. 같은 전동차에서 엇갈린 민원이 들어오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난감하죠.” 그래도 그는 시민의 따끔한 지적과 비판 덕분에 나날이 지하철 서비스가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윤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비를 안 내는 국립 철도고등학교를 졸업했다.1977년 철도청에 입사했다가 서울에 안착하고 싶어 6년후 서울메트로(옛 서울지하철공사)로 옮겼다. 그리고 지하철 진료를 평생의 업으로 삼는 ‘전동차 의사’가 됐다. 초창기에는 12시간 맞교대를 했고 나중엔 8시간 3교대로 일했다. 매일 밤 지친 몸으로 돌아온 전동차를 보듬고, 아침이면 깨워서 내보냈다. 그렇게 20년간 지내다 보니 전동차가 친구 같고, 가족 같단다. “나와 내 가족을 매일 태워주는 고마운 녀석이잖아요. 자신의 승용차를 아끼듯 승객들이 전동차를 아꼈으면 좋겠어요. 사실 내가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거잖아요.” 윤씨는 3년 전 임시검사반으로 옮겨 야근에서 해방됐다. 이제 전동차에 문제가 발생하면 긴급출동해 복구해 주는 일을 한다. 전동차 바퀴가 레일 밖으로 탈선하는 경우에 장비를 들고가 바로잡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2호선 냉동장치 응결수 누수를 몽땅 고쳐 시민 불편을 크게 줄였다. “냉방기를 2000년에 개조했는데 2002년부터 누수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승객 옷에 응결수가 떨어져 불평이 쏟아졌지요.1년간 연구해 개선방안을 찾아냈습니다.” 7명이 특별팀을 구성해 2호선 차량을 모두 손봤단다. 그 결과 2004년 1226건이던 누수 민원이 지난해 145건으로 크게 줄었다. 기술자라면 누구나 ‘내가 아니면 이걸 고칠 사람이 없다.’는 사명감으로 일한다고 윤씨는 말했다. 투철한 직업의식으로 밤을 밝히는 이들 덕택에 지하철은 오늘도 탈 없이 달리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주말탐방-지하철 정비24시] 전동차 검사체계

    [주말탐방-지하철 정비24시] 전동차 검사체계

    지하철이 10분 이상 지연되는 운행장애가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노후전동차를 많이 보유한 한국철도공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장이 잦다. 지하철은 한국철도공사와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가 나눠 관리한다. 한국철도공사는 1∼4호선에서 서울 외곽지역으로 뻗은 수도권, 분당·일산 노선을, 서울메트로는 2호선을 중심으로 한 1∼4호선 서울시내 노선을, 도시철도공사는 5∼8호선을 맡는다. 도시철도는 새 차량이 대다수라 고장이 적다.2005년에 발생한 6건 가운데 3건만이 차량고장 때문이었다. 서울메트로는 법정수명 25년을 채운 140량을 새로 바꾸면서 운행장애를 크게 줄였다. 게다가 2007년에 12량,2008년 126량,2009년 150량을 폐기할 계획이다.15년이상 전동차는 722량이다. 수명을 채우지 않았더라도 20년이 넘어 고장이 잦은 차량은 교체할 방침이다. 한 량의 가격은 10억원 정도. 지난해 운전장애 6건 가운데 열차 고장은 1건이었다. 한국철도공사는 2004년 11건으로 떨어졌던 열차 고장이 지난해 26건으로 늘었다. 관계자는 “병점∼천안역을 확장했고, 눈이 많이 내린 탓”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철도공사는 밖으로 다니는 구간을 많이 관리하는 터라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단다. 게다가 노후전동차도 서울메트로보다 많다. 오는 6월에 25년을 채우는 전동차 60량이 운행중이고,15년 이상만 197량이 넘는다. 전동차가 낡으면 소모품을 구하기 힘들어 수리도 어렵다.1990년대까지 현대정공·대우중공업·한진중공업이 해외법인과 손을 잡아 열차를 제작했다. 그래서 열차마다 쓰인 주요부품이 다르다. 게다가 1999년 로템으로 통합돼 옛 부품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주말탐방-지하철 정비24시] 출입문 볼펜장난 ‘비상정차’ 부른다

    ‘힘듭니다. 도와주세요.’ 지하철 정비 직원들은 승객들과의 보이지 않는 전투를 치른다. 승객들이 쳐놓은 덫을 찾아내 바로잡는 게 일이라고 말할 정도다. 전동차가 낡아서 발생하는 고장보다 승객들의 ‘장난’으로 일어나는 문제가 더 많기 때문이다. 정비사들이 부탁하는 지하철 에티켓을 정리한다.●출입문에 이물질 넣지 마세요 중정비를 하려고 지하철 출입문을 뜯어보면 지갑, 볼펜, 책, 우산이 쏟아진다. 전동차 한 대에 평균 사과 1상자 분량이 나온다. 소매치기가 지갑을 훔친 뒤 증거를 감추려 슬쩍 넣기도 하고, 중·고생들이 장난삼아 볼펜을 밀어넣기도 한다. 출입문이 열릴 때 이물질은 안쪽 깊이 밀려 들어가고, 어느 순간 전동차가 멈춰서게 된다.●비상출입문 마구 열지 마세요 전동차가 잠시 멈추기라도 하면 승객들이 종종 비상출입문을 열고 선로로 나온다.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생긴 현상이다. 그러나 비상장치로 출입문을 열고 나면 자동제어 장치가 말을 듣지 않는다. 기관사가 직접 출입문까지 와서 수동으로 공기압을 빼고 닫아야 한다.3분 멈출 것이 5∼10분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게다가 선로로 내려간 승객을 보호하려 전 노선의 차량이 일시에 멈춰서게 된다.●소변 보지 마세요 매일 지하철을 쓸고 털고, 사흘에 한번씩은 물청소도 하지만 소변 냄새를 빼기란 쉽지 않다. 승객이 칸과 칸 사이에서 소변을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청소하기 힘든 곳이라 괴롭다. 그래서 서울메트로는 역내 화장실을 많이 만들었다. 급하면 잠시 내려 볼 일을 보는 게 좋다.●차량기지까지 오지 마세요 취객들이 하루 평균 3∼4명씩 차량기지를 방문한다. 마지막역에서 기관사가 쫓아보내는 데도 어느 틈에 다시 올라탄 이들이다.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차량기지에서 만취한 승객들을 내보내는 일은 곤욕스럽다. 게다가 전동차가 많이 오가는 곳이라 사고위험이 높다. 아예 한 직원이 밤새 술취한 승객과 씨름하는 경우도 있다. 행패까지 부리면 결국 경찰을 부를 수밖에.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주말탐방-지하철 정비24시] 군자차량기지의 하루

    [주말탐방-지하철 정비24시] 군자차량기지의 하루

    “나는 열차 2069호.2호선 전동차 69번이란 뜻이다. 나는 10개 칸(량)이 모여 만들어진다. 내 집은 서울 성동구 용답동 군자차량기지. 자정이 넘은 시각, 어둠이 짙게 깔리면 집으로 돌아간다. 하루에 180.9㎞를 달린 터라 ‘바퀴걸음’이 천근만근이다. 출퇴근 시간에는 600t까지 싣고 다녀 힘에 부친다. 원래 내 정량은 400t인데, 승객들이 미어터져도 실어나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집에 와 그냥 잠들 수는 없다. 정비사들이 건강한 내일을 위해 정비는 필수라며 몸을 쑤셔대기 때문이다. 매일 도착하고 출발할 때 진찰하고,13일마다,2개월마다 한번씩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2년이 되면 15∼21일간 입원해 내장을 모두 떼 샅샅이 훑어야 한다. 이제 정비·검사라는 말만 들어도 진저리가 난다.” 내가 밤늦게 차량기지에 들어오면 흰색 안전모를 쓴 정비사 100여명이 눈을 부릅뜨고 기다린다. 작은 볼트류에서 첨단소자까지 4만 2000여종으로 만들어진 나를 정비하기 위해서다. 그들은 숨소리를 낮춰 엔진소리와 바퀴 굴러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베테랑이라 소리만 듣고도 큰 이상이 있는지 알아낸다. 아픈 곳을 콕 찍어 고쳐줄 때면 ‘명의가 따로 없구나.’싶다. 정지하면 세 조로 나뉘어 나를 진찰한다.1조는 직류 1500V가 흐르는 머리 위로 올라간다. 전류를 차단해 나를 잠시 기절시킨 뒤 냉방장치와 집전장치를 점검한다. 전선 사이를 오가며 작업하는 터라 바짝 긴장해야 한다. 손발이 안 맞으면 대형사고로 이어지니까. 그래서 전류가 흐르면 땅속으로 향하도록 이중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내 뜻과 달리 가끔 다치는 사람이 생겨 속상하다. 2조는 철길과 맞닿은 아랫부분을 살핀다. 허리춤에 드라이버, 스패너 등을 단 정비사들이 조명등을 비추며 바퀴, 대차, 제동장치를 훑어본다. 흰 목장갑을 낀 손으로 먼지를 벗겨내며 구석구석을 점검한다. 1,2조의 점검이 끝나면 전류를 올려 기절했던 나를 흔들어 깨운다. 그리고 3조가 전동차 운전실로 들어와 파워를 살펴보고, 출입문과 전자장치를 조사한다. 기관실에는 ‘졸음방지 요령’이 벽마다 붙어 있다. 하루종일 홀로 운전하는 기관사의 고단함이 묻어 있다. 바퀴에 흠집에 생기면 철로를 달릴 때 아무래도 덜컹거린다. 그래서 철로 속으로 들어가는 바퀴 부분이 두께 32㎜, 높이 25㎜가 되도록 해 전체를 매끈하게 깎아낸다. 아프지만 승객을 위해 나는 꾹 참는다. 5∼8호선 동생들은 자가진단 기능을 갖춰 점검이 빠르고 편리하다. 문제가 발생한 곳을 컴퓨터가 그냥 알려준다. 똑똑한 녀석이다. 부럽다. 도착 후 점검시간은 40분가량 걸린다. 누가 점검했는지 기록이 세세히 남는다. 만일 고장이 나면 누구 잘못인지 즉시 확인하기 위해서다. 야박하다 싶지만, 손님의 안전이 최우선이니까. 군자기지에서 점검받은 동료들은 하루 30대,300량 정도. 일부는 낮에 들어와 점검을 받지만, 대부분 오후 7시∼새벽 1시 사이에 귀가한다. 그래서 우리 집은 밤에 참 번잡스럽다. 새벽 2시쯤 겨우 눈을 붙일 수 있다. 전류가 끊겨 내가 잔다고 지하철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선로보수원의 일과는 이때부터 시작된다. 하루 종일 전동차가 지나간 철로를 점검할 시간이 이때뿐이기 때문.2004년부터 지하철 운행이 1시간 늘면서 일손이 더욱 바빠졌다.790㎞를 5시간 만에 다 돌아봐야 한다. 철로를 다니며 눈으로 문제가 없는지 살핀다. 철로가 뒤틀리거나 훼손되면 긴급상황이다. 재빨리 보수에 돌입한다. 깎아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지만, 때론 50∼60㎏짜리 철길 일부를 교체하기도 한다. 그들에겐 시간이 가장 무서운 적이다. 새벽 4시30분쯤 정비사들의 출발점검으로 나는 잠에서 깨어난다. 출입문을 열어보고, 운전기능을 검사한다. 도착점검보다는 짧다. 동료들은 오전 5시30분에 성수·삼성·서울대·신도림·홍대입구·을지로입구 등 2호선 6개 역에서 동시에 출발한다. 그래서 일부 동료는 차량기지로 들어오지 않고 역에서 밤을 보낸다. 낮에 기지에서 도착·출발 검사를 받은 녀석이다. 그런 덕분에 우리는 연간 22억명을 실어나를 수 있다. 이처럼 전동차 정비는 끝이 없다. 3일마다 소모품을 바꿔 주고, 운전기능을 확인하는 일상점검은 기본이다. 전자·주요장치 기능을 총체적으로 확인하는 점검은 2∼3개월에 한번씩 이뤄진다. 중정비는 전동차를 완전히 분리해 점검하는 것이다.1∼4호선은 2년마다,5∼8호선은 3년마다 한다. 전동차의 모든 부품을 떼어내서 세탁하고, 교체하고 페인트칠한다. 정비사 100여명이 전동차 1대,8∼10량에 매달려 꼬박 15∼21일간 체크한다. 작은 볼트류까지 4만 2000여종을 일일이 점검하는 것이다. 전동차 청소도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운행 중이거나 회송된 차량을 쓸고 닦는 소청소는 매일 이뤄진다. 세제·물·진공청소기를 이용한 중청소는 3일마다 한번씩 차량기지에서 한다. 매월 한번씩은 내외부 전체의 기름때를 벗기고 왁스까지 칠하는 대청소가 있다. 그 다음 청결은 손님에게 맡겨진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생활속 문화공간’ 지하철

    ‘생활속 문화공간’ 지하철

    지하철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닙니다. 생활속 문화공간입니다. 하루평균 632만명이 드나들며 재즈에 취하고 명화에 흠뻑 빠집니다. 자치구 현장민원실을 찾으면 인터넷과 책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지요. 이색 결혼식장으로 깜짝 변신하기도 한답니다 30년간 지하철이 진화를 거듭하는 동안 우리는 제자리 걸음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휴대전화 벨소리와 통화소리가 끊이질 않고, 의자 위를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자주 만납니다. 내리기도 전에 몸을 밀치며 먼저 타려는 승객들로 눈살을 찌푸릴 때도 있습니다. 지하철 마니아들은 우리 지하철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뉴질랜드는 개찰구에서 표를 확인해 번거롭고, 프랑스 파리는 문을 직접 열고 닫아야 해서 내릴 역을 지나치기 쉽답니다. 중국은 덜컹거리고 소음이 심하고요.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지하철, 올해는 문화시민답게 이용해 봅시다. 해질 무렵 한강철교위를 질주하는 열차의 모습에서 고단한 삶의 희망을 읽어 봅니다. 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녹사평역에서 행복한 새출발 이색적인 결혼식을 꿈꾼다면 6호선 녹사평역으로 달려가 보자. 국내 유일의 지하철 결혼식장이 그 곳에 있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도수현 부역장은 “교통이 편리하고,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시설이 완벽해 장애인에게 더없이 좋은 예식장”이라고 자랑했다. 서울시 건축상 동상을 받은 곳이라 볼거리도 다양하다. 녹사평의 특징은 자연광이 지하 5층까지 오롯이 비추는 원통형 구조라는 점이다. 천장이 돔형(지름 12m)이라 은은한 빛이 하루 종일 역사를 감돈다. 지하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을 유리로 만들어 바닥까지 반짝인다. 햇빛 만큼이나 화사한 신부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에스컬레이터를 탄다. 웃음을 머금은 신랑에게 내려가는 길이다. 층마다 매단 청사초롱이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182인치 대형 멀티비전에선 신랑, 신부의 성장 모습이 상영된다. 결혼식장은 에스컬레이터를 가운데로 둔 원형이다. 규모가 1520㎡(460평)라 출장 뷔페를 부르면 식장 반대편에서 식사도 할 수 있다. 평소엔 갤러리로 활용되는 터라 하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그림도 감상할 수 있다. 폐백실, 신랑·신부대기실도 모두 공짜다. 역사를 꾸미는 비용은 이벤트 회사와 따로 계약을 맺어야 한다. 녹사평의 또다른 볼거리는 이색 벽화다. 작가 최범진·안혜경씨가 색상 유리로 만든 ‘교렴(轎簾)’과 ‘상생(相生)’은 빛과 색을 조화시킨 작품이다. 교렴은 전통적인 조각보의 느낌을 살렸고, 상생은 손을 맞잡아 새로운 화합을 표현했다. 덕분에 영화,TV,CF, 뮤직비디오, 각종 잡지의 단골 촬영장소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말아톤’‘와일드키드’ 등이 대표적 작품이다. ■ 50여곳선 흥겨운 공연활동 24일 오후 6시, 지하철 7호선 이수역 공연장. 록밴드 ‘아수라’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이데아’를 부르고 있다. 보컬의 목소리가 역사를 뒤흔들고, 연주자는 시린 손을 털어가며 기타와 드럼을 두드린다. 찬 바람이 지하 1층에 자리한 공연장까지 그대로 불어왔다. 퇴근길 시민들이 공연장 앞에 멈췄다. 락밴드의 화려한 음악과 몸짓에 눈길을 빼앗긴 탓이다. 여중생들은 ‘보컬이 꽃미남’이라며 연신 플래시를 터트렸다. 회사원 박영석(35)씨는 “대학 축제 때 이후로 록밴드 공연을 본 적이 없다.”면서 “오랜만이라 신기하고 재밌다.”고 했다. 그러나 이봉학(71) 할아버지는 “시끄러워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같은 날 오후 1시30분 4호선 동대문운동장역. 자신을 ‘산해’라고 소개한 안중신씨가 통기타를 치며 고 김광석씨의 노래 ‘일어나’를 부르고 있다. 하모니카 연주까지 이어지자 탄성이 나왔다. 박수를 친 관객들은 1000원짜리를 꺼내 기타 케이스에 집어넣었다.2004년 10월부터 지하철에서 공연하는 안씨는 “노래가 끝날 때까지 멈춰서서 감상하는 시민들이 참 고맙다.”면서 “지하철 공연은 관객과 직접 호흡하는 문화공간”이라고 말했다. 지하철에서는 포크송, 남미민속음악, 록밴드, 응원퍼레이드, 섹스폰 연주 등 다양한 공연이 매일 펼쳐진다. 주말에는 더욱 다채롭다. 사단법인 서울지하철문화연구원 등이 오디션을 통해 뽑은 예술가들이 지하철 50여곳에서 활동한다. 서울메트로(www.seoulmetro.co.kr)와 도시철도공사(www.seoulmetro.co.kr)에서 공연자와 공연장소·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 곳곳에 미술품 상설전시장 지하철역이 갤러리로 거듭났다. 벽화에 더해 미술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곳곳에 생겼다. 대표적인 곳이 3호선 경복궁역 지하 1층에 자리한 서울메트로미술관.400평 규모로 전시면의 크기는 가로 4m, 세로 2m. 전시관은 1,2관으로 나뉘어 있고, 중간에는 출입문을 설치해 미술품 도난을 방지한다. 24일 찾은 미술관에선 ‘서울체신청 100주년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공간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뤄져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천장과 측면에 달린 조명이 은은하게 작품을 비췄다.CCTV와 함께 공익근무요원이 전시장 주변을 맴돌며 도난을 방지하고 있었다. 사진을 감상하던 주부 이정녀(49)씨는 “편지를 써놓고 우편 배달부를 애타게 기다리던 옛 생각이 떠오른다.”면서 “전시장 덕분에 누군가를 기다릴 때도 짜증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지하철 전시장이 일상생활을 여유롭게 해준다는 얘기다. 딸 이소희(8)양과 함께 방문한 직장인 김인수(여·36)씨도 전시장이 만족스럽다고 했다.“바빠서 아이와 문화생활을 즐기기 쉽지 않는데 지하철 갤러리는 오가며 자주 찾게 된다.”면서 “다양한 미술품이 많이, 자주 전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볼륨을 높인 TV 소리가 아쉬웠다. 서울시내 교통정보를 들으며 미술품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4호선 혜화역에 위치한 혜화전시관은 아기자기하다.1층 대합실에 유리담장으로 구분해 조성한 57평 규모.50여점을 전시할 수 있다. 5호선 마포, 광화문역,6호선 녹사평역,7호선 이수역,8호선 몽촌토성역 등에도 상설전시장이 있다. ■ 지하철에도 지름길 있다 ‘2호선을 타고 한번에 갈까? 중간에 4호선으로 갈아탈까?’ 지하철 노선이 얽혀있다보니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기 전에 지하철 노선도를 보며 고민에 빠질 때가 종종 있다. 좋은 방법은 경험자들로부터 도움말을 듣는 일이다. 이마저도 안된다면 서울메트로(www.seoulmetro.co.kr)와 도시철도공사(www.seoulmetro.co.kr)의 홈페이지를 검색하면 환승 시간까지 계산해 최단 거리를 알려준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경험담이 최고다. 서울의 ‘동서남북’에 살며 시청 인근 도심으로 출근하는 회사원 4명으로부터 생생한 지하철의 지름길을 들어봤다. ●목동에서 시청까지 서울 서쪽 양천구 목동에 사는 조모(38)씨는 갈아타기가 귀찮아 5호선을 이용, 광화문역에서 내렸다. 그러나 요즘에는 신길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시청역에서 내린다. 직장이 시청 인근이어서 지하철에서 내려 걷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출퇴근 시간이 5∼10분정도 빠른데다 요금도 100원 저렴하다. 목동에서 시청까지 가는 방법은 모두 3가지.(1)목동∼광화문까지 5호선을 타는 방법.(2)목동∼신길(1호선)∼시청 (3)목동∼영등포구청(2호선)∼을지로 입구. 시청을 기준으로 광화문, 시청역은 지하철 맨 앞칸, 을지로역은 맨 뒤칸에 타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노원역에서 시청까지 서울 북쪽 노원구 상계동에서 사는 이모(43)씨.4호선 노원역에서 출근을 시작한다. 그리고 환승노선에 따라 길이 2가지로 갈린다. (1)노원역∼동대문역(1호선)∼시청역과 (2)노원역→동대문운동장역(2호선)→을지로입구역 (1)코스와 (2)코스의 경우 승차시간은 45분 정도로 비슷하다. 다만,(1)코스는 동대문역에서 환승거리가 길다. 게다가 혼잡하다.(2)코스는 동대문운동장의 환승거리가 짧지만 을지로역에서 시청 인근 회사까지 좀 긴 편이다. 전체적으로 (2)코스가 2∼3분 빠르다. 이씨는 4호선 노원역 신문판매대에서 한 칸 뒤쪽에서 탄다. 동대문운동장역에서 내리면 에스컬레이터가 바로 앞에 있다.2호선 동대문운동장역에서는 전철 진행방향 가장 앞쪽에서 타면 을지로입구역 계단과 만난다. ●방배역에서 시청까지 서울 남쪽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회사원 박모(30)씨는 2호선 방배역∼사당역(4호선)∼서울역(1호선)∼시청역으로 다녔다. 시간은 36분.2호선 방배역∼시청역 코스보다 13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동료직원 고모(29)씨에게 을지로입구역에서 내리라는 권유를 받았다. 하차한 뒤 역사 밖으로 나오는 거리가 절반 정도로 짧다는 것이다. 그의 지적은 맞았다. 방배역에선 여섯번째 칸, 첫번째 문에서, 사당역에서 맨 앞 칸에서 타면 갈아탈 때 가장 빠르다. 특히 환승자가 많은 사당역에선 인파의 앞 부분에 서야 편하다. ●오금동에서 시청까지 이모(31)씨가 서울 동쪽 송파구 오금동에서 시청까지 오는 방법은 2가지다.(1)버스∼잠실역(2호선)∼을지로입구역 (2)방이역(5호선)∼광화문역이다. 이씨는 첫 번째 방법을 선호한다.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잠실역까지는 20여분, 지하철로 잠실역에서 을지로입구역까지는 28분 걸린다. 방이역에서 광화문역까지는 36분 소요된다. 그러나 집에서 방이역까지는 13분, 광화문역에서 시청까지는 10분을 걸어야 한다. 을지로입구역에서 시청까지는 도보로 5분이면 충분하다. 출퇴근시간의 지하철 배차간격도 2호선은 2∼3분인 반면 5호선은 5∼6분이다. 모두 감안하면 첫번째 방법이 두번째보다 5∼10분 정도 덜 걸리는 셈이다. 더구나 5호선이 2호선보다 더 붐빈다. 시청을 향한다면 2호선이나 5호선 모두 앞쪽에 타는 게 좋다. 서울시청팀종합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명당’ 잡으면 10분을 아낀다 지하철에도 ‘베스트 포지션’이 있다.‘아는 사람들’은 이런 자리만 골라탄다. 바로 환승역과 가장 빨리 연결될 수 있는 열차 위치다. 어떤 문으로 내리느냐에 따라 목적지 도착 시간이 짧게는 3분에서 길게는 10분까지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바쁜 출근 시간에 10분은 하루를 좌우할 만큼 가치있다. 당신의 황금같은 10분을 위해 서울인이 베스트 포지션을 공개한다. 지하철 1호선이나 3∼8호선을 이용하다가 2호선으로 갈아탄다면 열차 앞쪽이나 끝쪽이 베스트 좌석이다. 시청역에서 1호선 인천·천안행을 탔다가 2호선으로 갈아타려면 열차의 첫번째 칸 첫번째 문에서 내리면 좋다.2호선 환승구와 맞닿아 있는 곳이다. 반대로 의정부북부행에서 2호선으로 가려면 열차 마지막칸 마지막문 앞에 서면 된다. 지하철 4호선을 이용, 동대문운동장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탈 때도 열차의 맨 앞 또는 가장 끝부분이 베스트 좌석이다. 사당행 4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탈 때는 열차 마지막칸 마지막 문이, 오이도행 4호선에서는 첫번째 열차 첫번째 문이 빠르다. 신도림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려면 승강장 중간쯤에서 탑승해야 한다.1호선 인천행 열차를 타고 신도림에서 2호선으로 바꾸어 타려면 뒤에서 네번째 칸 두번째 문, 의정부북부행에서 갈아타려면 네번째 칸 네번째 문을 이용하면 빠르다. 지하철 3개선이 한꺼번에 있는 종로3가역과 왕십리역은 매우 혼잡하고 환승구간이 길기 때문에 베스트 포지션을 알아두면 특히 유용하다.1호선 종로3가역에서 3호선이나 5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무조건 여섯번째 칸 첫번째 문앞에 서는 것이 좋다. 반면 3호선 종로3가 역에서 1호선으로 빨리 갈아탈 수 있는 베스트 포지션은 다소 복잡하다.3호선 수서행 열차에서 1호선 인천·병점행 열차로 빨리 갈아타려면 첫번째 열차 첫번째 문을,1호선 청량리행 열차에 타기 위해서는 두번째 열차 두번째 문을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 반대로 3호선 대화행 열차에서 인천·병점행 1호선을 타려면 가장 마지막 열차 마지막 문을,1호선 청량리행에 타려면 아홉번째 열차 두번째 문을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 지하철 5호선 상일동·마천행 열차를 타고 종로3가역에서 1·3호선으로 갈아타려면 열차 맨 앞칸에 타는 것이 좋다. 반대로 방화행 열차에서 1·3호선으로 바꾸어 타려면 맨 마지막 열차 마지막 문을 이용하면 가장 빠르다. ■ 1호선 동묘앞역 안전·편리 최우수 지난해 12월21일 개통된 1호선 동묘앞역은 새로운 개념의 역사다. 이용이 편리하면서도 안전하게 설계됐다. 우선 기능실을 지상으로 올려 지하를 말끔히 정리했다. 그래서 6호선까지 환승거리가 45m에 불과하다. 에스컬레이터 16대와 엘리베이터 8대, 장애인 전용 게이트를 만들어 장애우, 노약자가 불편 없이 지하철을 이용한다. 승강장 바로 옆에 화장실을 배치한 것도 작은 배려다. 개찰구도 승강장과 맞붙어 오가기 편하다. 안전시설은 정교하다. 승강장과 대합실을 불연소재를 마감하고, 계단 부근에 제연수막을 설치해 유독가스의 확산을 막았다. 승객대피 유도등과 더불어 시각장애인 음성안내기를 마련해 비상시를 대비했다. 화재가 발생하면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차단된다. 불이 위층으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밖에도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고, 승강장을 2배로 넓혔다. 종합화상감시시스템을 도입해 역무실에 CCTV 48개를 한꺼번에 보며 승강장을 관리한다. 문철현 역장은 “동묘앞역은 ‘안전하고 편리한 지하철’을 말 그대로 실천한 새로운 역사”라고 강조했다. 역사의 또 다른 변화는 화장실에서 시작된다.4호선 숙대입구역와 삼각지역이 깨끗한 화장실로 명성을 얻자 서울메트로 강경호 사장이 1∼4호선 전 역사의 화장실을 바꾸도록 지시했다. 24일 삼각지 화장실 입구. 무가지와 잡지책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여자화장실에는 화장대와 아동용변기, 기저귀대, 숙녀용 비데가 마련돼 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대까지 눈에 띈다. 겨울이라 화분은 역무실로 옮겼지만 작은 화분과 시계가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화장실 개선을 주도한 삼각지 영업사업소 황춘자 소장은 “화장실이 깔끔해져 기분까지 상쾌해 졌다는 시민을 자주 만난다.”면서 “작은 변화가 큰 기쁨을 준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 하루 632만명, 한해 22억명 수송 연간 22억명을 수송하는 서울지하철은 서울의 핵심 교통수단이다. 규모면에서 세계 3∼4위를 다툴 정도로 선진 지하철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서울메트로(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에서 운영하는 서울지하철은 1974년 8월15일 1호선이 개통한 이래 30여년 동안 양적·질적인 팽창을 거듭했다. 알고 타면 더 유익한 지하철에는 재미있는 통계가 살아 숨쉬고 있다. 수송인원은 하루평균 632만명을 수송, 연간 22억명에 이른다. 이는 하루 32만명에 불과하던 30년전에 비해 무려 27배가 늘어난 것이다. 서울지하철은 모스크바 33억명과 도쿄 26억명에 이어 세계 3위다. 영업거리는 286.9㎞로 30년전 7.8㎞에 비해 36배나 늘어났다. 이는 런던 415㎞, 뉴욕 368㎞, 도쿄 292㎞에 이어 세계 4위다. 서울지하철 역사는 30년전 9개 역사에서 1∼4호선 117개,5∼8호선 158개 등 모두 265개 역사로 29배 증가했다. 전동차량 수도 60량에서 3505량으로 59배 증가했다.2호선 본선과 1·3·4호선은 편성당 10량이다.5·6·7호선은 8량,8호선은 6량으로 구성돼 있다.2호선 지선인 성수∼신설동 구간은 편성당 4량이며, 신도림∼까치산역 구간은 6량이다. 한량의 길이는 20m로 내구연한 25년이 지나면 폐차시킬 수 있다. 지하철 1량의 탑승정원은 160명이지만 최고 400명까지 탈 수 있다. 최고 운행속도는 1∼4호선이 시속 110㎞이며,5∼8호선은 80㎞다. 가장 깊은 역은 8호선 산성역으로 지하 60m에 위치하고 있다. 가장 짧은 역간 길이는 5호선 행당∼왕십리 구간으로 552m이며, 가장 긴 곳은 3호선 삼송∼원당 구간으로 5㎞에 이른다. 전철은 평택∼성환 구간이 9.4㎞다. 지하철역 중 가장 많은 출입구를 가진 역사는 1·3·5호선이 교차하는 종로 3가역으로 출입구가 16개나 된다. 역무원 수는 4139명이다. 서울메트로 2380명, 도시철도공사 1759명이다. 하루 수익금만도 31억여원에 이른다. 1∼4호선의 전력사용량은 연간 8억 8000㎾, 한달 7360만㎾로 연간 655억원으로 한달 평균 55억원이 전기료로 들어간다. 이는 서울시 전체 전력사용량의 2.7%이며, 인구 14만여명이 거주하는 김포시나 구리시 전체가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규모다. 지하철 1㎞를 운행하는 데 1998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전기료로만 운임수익의 약 10%가 쓰여진다. 지하철 전기는 71%가 전동차 운행, 전동차 내부조명, 에어컨 가동 등에 쓰이며, 나머지는 역사조명과 에스컬레이터, 환기시설 가동 등에 사용된다. 2005년 지하철 1∼4호선의 유실물은 하루평균 74건, 연간 2만 6846건으로 한해 접수된 유실물의 70.2%인 1만 8850건이 본인에게 인계됐다. 유실물 중에는 가방이 전체 28.9%인 777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휴대전화와 MP3 등 전자제품이 12.3%(3305건), 의류 11.1%(2981건) 등의 순이었다. 현금도 7.9%(2145건)로 액수로 따지면 3억원에 달했다.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량은 5∼8호선의 경우 하루 15t에 이르는데 연간 5475t의 쓰레기가 나오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하로 들어간 구청 민원서비스 지하철 현장민원실의 대민 서비스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강남·서초·노원·동작·양천구청 등 25개 구청에서 운영중인 지하철 현장민원실에서는 각종 민원서류 발급 뿐만 아니라 도서 대여, 인터넷 이용, 휴게실, 공부방, 어학강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민원서류 발급. 직장인들이 50여개 역사에 있는 현장민원실이나 무인민원발급기에서 주민등록등초본 등 일선 동사무소에서 발급되는 대부분의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다. 운영시간은 구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오전 8시에서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양천구청(구청장 추재엽)은 양천구청역과 신정네거리역, 목동역 등 3곳에 민원서비스와 함께 도서대여점을 운영한다. 하루 민원처리 건수는 하루 평균 100∼200건 정도로 이용객의 대부분이 출퇴근 직장인들이다. 역별로 2000여권의 도서를 배치해 무료도 대여해 주고 있다. 특히 차별화된 구청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역사내에 도서방, 문화의집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노원구청(구청장 이기재)은 지하철 7호선 마들역에 ‘문화의집’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어학강의와 문화교실, 어린이 놀이방, 인터넷 이용시설, 휴게실 등을 제공, 구민들이 주말에도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하루 평균 100∼120명이 이용한다. 공부방에는 지하철 이용객은 물론 시험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즐겨 찾는다. 컴퓨터 교실과 노래교실, 서양화교실, 한문교실, 서예교실 등 13개 강좌가 매일 개설돼 운영되고 있다. ■ 지하철 타고 고궁여행 “진분홍 연꽃을 물에 띄우고, 금으로 장식한 배로 봉래궁(蓬萊宮)에 이르니, 무릉도원(武陵桃源)이 따로 없네.” 영화 ‘왕의 남자’에서 연산군이 경복궁 경회루에서 풍류를 즐기는 모습을 당시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지금은 연꽃도, 금으로 장식한 배도, 봉래궁도 없지만 조선시대 왕들이 노닐던 장소만은 그대로 남아 있다. 지하철 티켓 한 장이면 그 곳들을 손쉽게 갈 수 있다. 서울시내에서 역사여행을 떠날 수 있는 지하철역 주변의 명소를 소개한다. ●조선시대 왕들의 풍류 경복궁(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은 1395년 태조 이성계가 건축한 조선시대 정궁(正宮). 광화문의 해태조각상, 근정전의 기단에 조각된 방위신상, 경회루 다리 및 영제교의 석교에 설치된 석조조각물 등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조각 미술품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경회루 방지(方池)는 왕과 왕비가 생활하는 침전의 서쪽과 연결됐으며 잔치도 하고 뱃놀이도 즐기며 때로는 외교사절을 영접하던 곳이다. 규모는 남북 113m, 동서 128m에 이른다. 1506년 연산군 시대 기록을 보면, 방지 서쪽에는 만세산(萬歲山)을 만들어 화려한 꽃을 심고 금·은·비단으로 장식한 봉래궁(蓬萊宮), 일궁(日宮), 월궁(月宮) 등 작은 궁궐을 만들었다. 왕은 황용주(黃龍舟)라는 작은 배를 타고 만세산(萬歲山)을 오고 갔으며, 때로는 비단꽃을 물 위에 띄우고 촛불을 켜고 향을 피워 밤이 낮같이 밝을 정도로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통합요금권 3000원(성인 기준) 한 장이면 경복궁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서민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국립민속박물관·조선 왕실의 유물 4만여점이 전시된 국립고궁박물관도 함께 둘러 볼 수 있다. ●왕이 거닐던 정원 둘러볼까 창덕궁(5호선 종로3가역 6번 출구,3호선 안국역 3번 출구)은 1405년 태종이 경복궁의 이궁(離宮)으로 지었다. 경복궁 주요건물이 일직선상으로 놓여있다면, 창덕궁은 산자락을 따라 건물들을 골짜기에 안기도록 배치했다. 지형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정자·연못·담장·다리 등을 설치해 자연과 인공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창덕궁은 현재 남아 있는 궁궐 가운데 가장 보존이 잘 돼 있고 자연과 잘 어우러진다는 점에서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언어권별로 정해진 시간에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정문인 돈화문 앞에서 일정 시간 동안 기다렸다가 들어갈 수 있다. 창덕궁 건너편의 종묘(1·3·5호선 종로3가역 8·11번 출구)는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봉안한 사당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도심 속에 숲으로 둘러싸여 엄숙하면서도 한적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돌담길 걸으며 문화의 향기 덕수궁(1호선 시청역 3번 출구,2호선 시청역 12번 출구)은 최초의 서양식 건물인 석조전이 있는 곳으로 구한말 수많은 시련의 역사를 간직한 궁이다. 아관파천의 장소였던 옛 러시아공사관과 을사조약이 체결된 중명전은 대한제국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국중유물전시관과 덕수궁미술관이 있으며, 대한문에서는 월요일을 빼고 매일 수문장 교대의식이 열린다. 덕수궁 돌담길 건너편의 서울시립미술관도 볼거리다. 현재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들전(3월 5일까지)’‘박노수 기증 작품전(2월 19일까지)’‘천경자 상설전’이 열리고 있다. 남정 박노수(藍丁 朴魯壽)는 한국화단의 대표적인 원로작가로 남정의 작품세계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풍경 등을 모티브 삼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실험도 선보이고 있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올라가면 서울역사박물관(5호선 서대문역 4번출구·5호선 광화문역 7번 출구)이 나온다. 선사 시대부터 현대까지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하여 보여 주는 대표적인 도시 역사박물관이다. 특히 조선시대의 과학·생활·놀이 문화 등을 자세히 엿볼 수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지하철이 좋은걸 어떡해”

    “지하철이 좋은걸 어떡해”

    ‘콤생콤사’. 못 먹어도 폼에 살고 가진 것 없어도 폼에 죽는 이들을 ‘폼생폼사’라 했던가. 여기 지하철에 살고 다시 태어나도 지하철에 죽겠다는 사람들이 있으니 시민들은 이들을 ‘콤생콤사’라 부른다. 한국도시철도동호회(KOrea Metro FOrum)의 약칭인 ‘콤포’는 한국 지하철을 뜻하는 코리아 메트로(Korea Metro)의 ‘콤’과 공개 토론장의 의미인 포럼(Forum)의 ‘포’를 따서 만들었다. 전체 회원은 200여명. 이들 가운데 열혈 회원 30여명은 지하철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이니,‘콤생콤사’라는 표현이 결코 지나치지 않다. 사람들은 대부분 지하철을 일반적인 이동 수단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도대체 이들은 왜 지하철에 ‘삶’ 운운하며 열광하는 것일까. 이들의 답변은 간단했다. 그냥 좋단다. 하긴 좋은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는가. ●전국 지하철노선 줄줄 외워 콤포 핵심 구성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하루라도 지하철을 타지 않으면 발바닥에 가시가 돋는다.”는 이들의 우스갯소리를 이해할 수 있다. 콤포의 대표 운영자인 이재원(28)씨는 만 세살 때 서울 지하철 노선도를 보며 한글을 깨우쳤다. 그는 1∼8호선은 물론 인천과 수원, 부산과 대구 광주 등 전국의 지하철 노선을 모두 외운다. 지하철 노선도를 숨이 넘어갈 정도로 빨리 외우는 개그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어느 개그맨을 보며 이씨는 “착잡하죠.”라고 말한다. 이씨에게 지하철은 어린 시절 낭만과 꿈의 대상이었으며 지금은 생업의 현장인데 희극의 소재로 전락시켰기 때문이다. 이씨의 어린 시절 꿈은 지하철 기관사. 휴일이면 아버지를 졸라 지하철을 타는 것이 이씨에게는 최고의 기쁨이었다. 고교 졸업 후에는 철도대학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그 염원은 이루지 못하고 대신 2년제대학 전산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지하철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은 이루었다. 이씨는 공익근무요원으로 개봉역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한국철도공사 비정규직 근로자로 일한다. 콤포의 또다른 핵심 운영자 조현철(24·연세대 교회음악과)씨는 지하철이 삶의 영감을 주는 예술적인 대상으로 느껴진다고 말한다.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이지만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스케치북을 가지고 다니며 이상적인 전동차 모양을 직접 그려본다.2002년 10월에는 2호선 전동차를 디자인해서 지하철공사에 제출했다. 조씨가 중점을 둔 것은 지하철 맨 앞칸의 모양. 반듯한 사각형 모양은 공기 저항이 클 수밖에 없어 전력 소모가 많기 때문에 앞이 뾰족하도록 유선형으로 디자인한 것이 조씨의 핵심 아이디어였다. 조씨의 2호선 전동차 디자인 초안은 이후 여러차례 수정됐다. 그러나 그는 은색 바탕에 창틀 주변에 검은색 띠를 두른 2호선 열차를 볼 때마다 열차 다자인에 첫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는 자부심으로 마냥 기쁘다.“동호인들이 은색 2호선 열차를 볼 때마다 장난삼아 ‘발로그린 전동차’라며 저를 놀리긴 하지만 그래도 즐겁습니다.”라며 조씨는 활짝 웃는다. 요즘 조씨의 관심사는 지하철 방송의 배경 음악이다. 조씨는 환승역 안내 방송에 나오는 배경 음악을 5곡 정도 작곡해 두었다. 밝고 경쾌한 멜로디로 구성했지만 돈이 없어 연주자와 곡을 녹음할 스튜디오는 섭외하지 못해 그냥 오선지 속에만 간직하고 있다. ●“지하철은 세계적 수준, 시민의식은 후진국” 콤포 회원들은 한달에 2∼3차례 정기 모임을 갖는다. 지난달 25일 지하철 1·2호선 시청역에서 열린 이들의 번개 모임에 기자가 동행했다. 이들이 말하는 우리 지하철 수준은 세계 최고였다. 지하철망이 가장 체계적이며 안내 방송과 지하철 역사마다 안내 표지판이 또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했다. 해외여행이라도 떠나면 반드시 그 나라의 지하철을 타본다는 이들은 뉴질랜드의 지하철은 열차를 타고 내릴 때 개찰구에서 표를 확인하는 작업이 불편하다고 말한다.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은 승객이 직접 문을 열고 닫아야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내려야할 역 앞에서 멍하게 서 있다가 역을 지나치는 일이 다반사란다. 중국의 지하철은 소음도 크고 위생 상태도 좋지 못하다며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근 운행 중에 열차가 멈춰서는 사고가 잇따르고 승객들의 안전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열차의 노후된 시설을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하철 핵심 부품은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고 최근 도입된 2호선 새열차는 부품 비용 절감을 위해 제작 비용을 줄인 것도 문제라고 했다. 그래도 이들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의식이었다. 지하철 안전 사고의 70% 이상은 시민들의 잘못된 행동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콤포의 대표 운영자 이재원씨는 “열차 문이 닫힐 때는 달려들어 열차에 올라타지 말자.”고 거듭 강조했다. 콤포 회원 김주용(24·인하대 4학년)씨는 “지하철 문 사이에 우산이나 가방부터 던져 끼우는 시민들의 행동만 사라져도 열차 정시 운행률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지하철 선로에 뛰어내리는 행동은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 ‘공공에 대한 테러’와도 같다고 말한다. 콤포 회원 김현성(25·안양대 4학년)씨는 “자신이 운전하는 열차에 사람이 치여서 숨지는 경험을 한 열차 운전자들이 겪는 심적인 고통은 언론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면서 “스크린 도어와 같은 안전장비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 콤포 ??? 한국도시철도동호회(KOrea Metro FOrum) ‘콤포’는 1999년 6월 PC 통신 하이텔의 ‘지하철소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20여명의 회원이 한달에 2∼3차례 정기모임을 갖고 지하철 각 노선의 차량 사업소를 방문하거나 역내 봉사활동을 펴는 등 지하철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회원수가 200명으로 늘어나자 2001년 8월에는 모임 이름을 ‘지하철 연구모임’으로 바꾸고 지하철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는 등 동호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서울 지하철 30주년을 맞은 2004년에는 모임 이름을 한국도시철도동호회(KOrea Metro FOrum) ‘콤포’로 바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콤포의 대표 운영자 이재원씨는 2001년 1월 당시 고건 서울시장과의 데이트에 초대되기도 했으며 2001년부터는 서울지하철공사 옴부즈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또한 이씨는 서울지하철공사 안내표지판 정비문안 감수 (2001년), 철도청 안내방송 문안 및 차내노선도 감수 (2002년,2003년) 철도청 고객모니터요원 등으로 활동하는 지하철 전문가이다. ■ 녹사평역이 짱이야 지하철 마니아 4인이 추천하는 ‘최고’와 ‘최악’의 지하철역은? 자칭 지하철 전문가들이 말하는 최고의 지하철역은 6호선 녹사평역이 선정됐다. 조형적으로 아름다울 뿐 아니라 전시회와 공연도 열 수 있는 문화 공간의 느낌이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녹사평역이 미래 지하철역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원(28)씨는 “두껍게 쌓인 먼지만 제거하면 용산덕수선 옥수역도 아름다운 역”이라고 말한다. 이씨는 “지붕이 선명한 오렌지색이고 측면에서 보면 지붕이 곡선으로 설계돼 신비감마저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연인들에게 최고로 꼽히는 지하철역은 7호선 장암역”이라고 말했다. 지상에 위치한 장암역에서 수락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기 좋을 뿐만 아니라 한적하기까지 해 금상첨화라는 설명이다. 조현철(24)씨는 최고의 지하철역으로 자연친화적으로 설계된 양천구청역을 꼽았다. 그는 “햇빛이 지하철 승강장 안까지 스며들어 자연채광이 가능한 유일한 역이기 때문에 최고의 역이라는 찬사를 받을 만하다.”고 소개했다. 김현성(25)씨는 1·4호선 금정역에 후한 점수를 줬다.“승객 입장에서 가장 편리한 역은 금정역”이라면서 “1호선과 4호선이 같은 역 안에 있고 1호선과 4호선의 배차 시간도 비슷하기 때문에 같은 방향에서 열차를 갈아타는 데 5초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주용(24)씨는 “역사 자체가 대리석으로 지어진 7호선 논현역도 아름다운 역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반면 이들이 꼽은 최악의 역은 어디일까.1·5호선 신길역과 1호선 관악·석수·구로·신이문역,1·2호선 신도림역,5호선 충정로역 등이 선정됐다. 신길역과 충정로역은 환승 거리가 너무 멀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관악·석수·구로역은 역사가 너무 낡고 좁아 승객들이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게다가 구로역과 신이문역은 곡선 승강장으로 열차와 승강장 사이 폭이 20㎝ 이상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재원씨는 “출퇴근 시간에 승객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1·2호선 신도림역은 대형 인명 사고가 날 위험성이 큰 만큼 장기적으로 승객을 분산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사설] 툭하면 멈춰서는 전철, 근본대책 없나

    연초부터 전철운행 중단 사태가 잦아지고 있다. 지난 19일 관악역 인근 단전사고로 국철 일부 구간과 경부고속철도 KTX 운행이 1시간여 중단됐다.20일에는 지하철 1호선 서울역과 시청역 사이에서 전동차가 멈춰 퇴근길 승객들이 암흑속에서 40여분을 객차안에 갇혀 있어야 했다. 지난해 10분 이상 서울 지하철 운행이 중단된 사고는 20여차례.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대형사고로 발전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전철사고 원인의 대부분은 전동차와 전기·통신장비 노후 때문으로 밝혀지고 있다. 지하철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기계와 장비 작동상태가 불량하다고 답변했다. 승무원 스스로 안전에 불안을 느끼는 상황에서 전철이 운영되는 셈이다. 전철관리 당국은 막대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임시처방을 할 수밖에 없다고 변명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타령만 해서는 안 된다. 서울에서 첫 지하철이 개통된 지 30년이 넘었다. 관련 설비와 전동차를 총체적으로 점검해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당장 보완해야 한다. 지상에 노출된 고압전선을 지하로 묻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개선의 필요성이 합당하게 제시되면 예산확보 방안이 마련된다고 본다. 인재(人災) 성격의 사고가 빈발하는 점은 특히 걱정스럽다. 관악역 사고는 유선방송 케이블공사 도중에 발생했다. 또 지하철 전동차가 터널안에서 멈춰섰는데도 한참동안 안내방송을 하지 않아 승객을 공포에 떨게 하고, 일부는 걸어서 비상탈출을 시도하게 만들었다. 대구 지하철참사에도 불구, 사고에 대비한 직원 사전교육이 미비함이 드러나고 있다. 정비점검 실명제를 도입하고, 안전 매뉴얼을 재점검하는 등 구조적 해법이 필요하다.
  • 지하철 1호선 퇴근길 또 운행중단

    지난 19일에 이어 또 퇴근길에 서울지하철 1호선 열차가 사고로 멈춰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20일 오후 7시13분쯤 서울역에서 시청을 향하던 인천 발 의정부 행 K238호 열차가 전기공급 차질로 멈춰 서울역에서 시청역까지 지하철 운행이 전면중단됐다. 철도공사측은 사고가 나자 뒤따르던 열차에 고장난 전동차를 연결시켜 시청역까지 밀고 가 1000여명의 승객들을 모두 하차시킨 뒤 오후 7시47분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이날 사고로 뒤따르던 전동차 10편이 밀려 퇴근길 시민들이 발이 묶여 큰 혼잡을 빚었고, 전동차 안에 갇혀 있던 일부 승객은 비상코크로 출입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터널을 통해 시청역 쪽으로 걸어나왔다. 사고 당시 전동차 안에 갇혔던 김모씨는 “한참 동안 안내방송조차 나오지 않았으며 갑자기 다른 전동차에 의해 타고 있던 열차가 밀려가 공포에 떨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이날 사고는 서울역∼종각역 간에 전력공급이 순간적으로 단전된 뒤 다시 급전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퇴근길 대혼란을 초래했던 전날 관악역 단전사고에 이어 이틀 연속 지하철 운행이 중단돼 전철 안전운행 체계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와 불안감은 가중됐다. 19일 오후 국철 1호선 관악역 인근에서 유선방송 케이블을 옮기는 공사 도중 단전사고가 나면서 경부고속철도와 국철 일부 구간의 운행이 1시간여 동안 전면중단돼 밤 늦게까지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바 있다. 한 시민은 “두 건의 사고 모두 인재인 데다 사고수습도 엉망이었다.”면서 “이참에 지하철의 전기·통신 관리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KTX·국철 ‘올스톱’

    19일 국철 1호선의 단전사고로 국철 일부 구간의 전동차와 경부고속철도 KTX의 운행이 1시간 넘게 전면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이날 오후 3시21분쯤 경기도 안양시 국철 1호선 관악역 인근 100m 지점에서 지역 유선방송업체가 케이블 이설공사를 진행하던 과정에 100m 길이의 케이블이 늘어지면서 전동차 전력공급선 위로 떨어졌다.케이블이 전동차 전력공급선과 접촉하자 합선과 동시에 선로 전력공급이 중단됐다. 이 사고로 안양∼구로역 구간 상하행선 국철운행이 전면 중단됐고 나머지 전동차는 양 방향에서 회차했다. 또 경부고속철도 KTX 상행선 5편과 하행선 6편의 운행도 중단되는 등 총 20여편의 KTX 운행이 3시간 10분 동안 중단되거나 지연됐다. 철도공사측은 긴급구조반을 투입했지만 국철 1호선 전철구간은 사고발생 5시간30분이 지난 이날 밤 8시51분에야 정상화됐다. 전철과 KTX의 운행이 중단 또는 지연되자 서울역과 각 전철역에는 승객의 항의가 빗발쳤고 환불 소동이 벌어졌다.박승기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마흔 넘어 세상을 산다는 건…

    ‘나이 마흔 넘어 세상을 산다는 건/석양빛 붉은 울음을 제 뼛속마다 고이/개켜 넣은 거라고 그 누가 말했던가./악머구리 끓듯 소란스럽지 않게/저만큼 서로 한 뼘씩 거리를 둔 채/사금파리처럼 반짝이는 상처의 불꽃들/밤새 안녕하였다는 눈인사를/저 스스로에게 묵묵히 건네며/나는 지금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미스터L의 회상’중) ‘58년 개띠생’인 시인 이승철(48)이 세번째 시집 ‘당산철교 위에서’(솔)를 발표했다.‘총알 택시안에서의 명상’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신작 시집의 주된 정서는 인용한 시구에서 드러나듯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40대 후반 중년 남성의 자화상이다. ‘스무살 적 광주, 나 역시 한때 노숙자로 떠돌던 때가 있었다. 얇은 비닐조각을 이불처럼 덮어쓰며 광주학생회관 계단 밑에서 별꽃을 헤아리다가 새벽이슬 속에 문득 잠 깨어나곤 했었다.’(‘종삼에서 운주사 와불을 보다’중) 호남대 행정학과에 다니던 평범한 ‘문청’의 인생 항로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항쟁과 더불어 급격한 굴절을 겪는다. 대학을 중퇴하고,1983년 시 전문 무크 ‘민의’로 문단에 데뷔한 이후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출판계에 입문했다.나남, 인동, 산하, 황토 등의 출판사에서 5월 시선집 ‘누가 그대 큰 이름 지우랴’‘광주민중항쟁증언록’, 김남주 시인의 옥중시집 ‘나의 칼 나의 피’등을 기획했다. 세월의 힘에 떠밀려 어느덧 세속적 삶에 물든 자신을 탓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엄중하다.표제작 ‘당산철교 위에서’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2만5천 볼트의 전류를 기운차게 뿜어내며/2호선 전동차가 바람을 헤치며 돌진한다./당산철교 밑으로 푸르딩딩한 강물이 떠가고’에서 기억과 현실의 첨예한 대비에 괴로워하던 시인은, 이내 ‘나는 지금 한 마리 낙타로/인생이라는 신기루를/무사히, 잘, 건너가고, 있는가?/옛사랑이 다만 흐릿하게라도 남아있는 한/세상을 사는 존재의 형식을 되묻지 말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추스른다. 시집에는 시인 자신의 삶의 변화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김남주, 채광석, 고정희, 기형도 등 요절한 문인들을 기리는 추억도 실려있다. 시인은 “자기를 적나라하게 까발린다는 것, 그럼으로써 자기 영혼에 메스를 가한다는 것, 그리하여 미욱한 이 세상을 향해 일갈하고 싶다는 것, 이것이 최근 나의 시작 태도”라며 “청춘의 한 시절이 허위단심 떠나갔고, 저만치서 불혹의 아침이더니 이제 나는 인생의 후반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시집 앞머리에 적었다. 시인은 현재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시 전문지 ‘시경’편집위원, 도서출판 화남의 편집주간으로 활동 중이다.65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용감한 고교생 ‘제야의 종’ 친다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어린이를 목숨 걸고 구출한 고교생이 새해를 알리는 보신각 타종의 역할을 맡아 화제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서울디지텍고 2년 김대현(17)군은 오는 31일 밤 ‘제야의 종’ 타종행사에서 유명 인사들과 나란히 서게 된다. 김군은 지난달 3일 오후 8시쯤 6호선 안암역에서 목숨을 건 위험을 무릎쓰고 5세쯤 된 아이를 구해냈다. 봉화산 방면으로 가는 전동차가 들어온다는 구내방송이 울려퍼지는 순간이었다. 길어야 20∼30초 만에 열차가 도착하는 때 철로 아래로 몸을 내던진 일이어서 주변을 놀라게 했다. 김군이 선행하는 장면은 한때 인터넷사이트 등을 통해 돌아 ‘온라인 스타’로 떠올랐다. 초등학생들이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에 뽑히기도 했다. 서울시로부터 ‘용감한 시민상’을 받은 김군은 ‘제야의 종’ 타종식에서 이명박 시장, 황병기(69) 이화여대 교수, 배우 윤석화(49)씨와 나란히 참가해 사회를 빛낸 인물로 새해 첫해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김군은 “열차진입 방송이 들리는데 빨리 구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스쳤을 뿐”이라면서 “부모님도 처음에는 그런 위험한 상황에 무조건 뛰어들면 어쩌냐고 걱정하셨다가 곧 칭찬해 주셨다.”며 활짝 웃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청량리~덕소 복선전철 16일 개통

    청량리~덕소 복선전철 16일 개통

    중앙선 청량리∼덕소간 18㎞구간 복선전철이 완공돼 16일 개통된다. 건설교통부는 청량리∼덕소간 복선전철 사업에는 총 723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고 1997년 10월에 착공,8년 3개월 만에 완공됐다고 밝혔다. 이 구간의 복선전철이 개통됨에 따라 육상교통 이용객을 흡수, 출퇴근 시 상습적인 교통정체 구간으로 꼽히는 국도6호선(청량리∼도농3거리)의 병목현상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선 전동열차는 덕소역을 출발, 청량리(지상)역 경유 용산역까지 10량편성 전동차가 출퇴근 시간대에는 12분, 평상시에는 15분 간격으로 하루 총 159회를 운행한다. 복선전철 구간에는 기존 회기·망우·도농·덕소역 외에 중랑·양원·구리·양정역이 신설됐다. 중앙선 복선전철은 광역철도로는 첫 개통되는 셈인데 내년 말에는 경원선(의정부∼동안) 복선전철도 개통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청량리∼덕소 간 중앙선 광역전철 이용자가 서울교통카드(T-money)를 사용하면 서울시내에서 지하철·버스 등으로 갈아탈 때 통합거리비례요금제를 적용, 환승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유진상 고금석기자 jsr@seoul.co.kr
  • [서울 이야기] (32) 지하철 문화

    [서울 이야기] (32) 지하철 문화

    많은 미래학자들은 미래가 신 보헤미안(New-Bohemian)의 시대가 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신 보헤미안이란 사회적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예술적 기를 발산하고자 여기저기 떠도는 15세기 체코 보헤미아 지방의 집시들처럼, 어느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이곳 저곳에 떠다니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디지털 기술과 세계화가 결합한 지금, 세계는 신 보헤미안들로 급변하고 있다. 시장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니는 사람들. 어디서든 어느 곳의 일이든, 무엇이든 처리하는 사람들. 그러기에 세계는 지금 ‘유목민의 시대’라 불린다. 21세기가 새로운 보헤미안이 지배하는 유목민의 시대가 된 것은 디지털 정보기술 때문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랩탑 컴퓨터, 모바일 폰, 디지털 정보의 수신이 가능한 각종 정보기기와 디지털 영상 때문에 사람들은 어디서나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때문에 각국은 어떻게 하면 디지털 정보가 무리없이 수신되고 전송될 수 있는 지역을 만들지 고민한다. 디지털 네트워크가 언제나 지배하는 세계. 바로 디지털 유비쿼티스의 세계를 만들자는 것이 세계 모든 도시의 꿈이다. 꿈의 네트워크가 재림하는 디지털 유비쿼티스의 세계. 그런데 이 꿈은 이미 서울에 활짝 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서울의 지하철은 바로 그 현장이다. 이곳은 첨단의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세계다.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멀티미디어 광고판과 각종의 영상정보기기들, 그리고 이동하는 잠시의 자투리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바일러와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디지털의 현상에서만 보자면 서울의 지하철은 유비쿼티스가 완성된 세계라 할 수 있다. ●지하철은 문화의 창이다. 서울에 지하철이 놓여진 건 1974년이었다. 청량리에서 서울역까지 10㎞구간에 단선으로 운행되던 지하철은 지금 8개 노선에 304㎞의 길이를 가진 세계4대 지하철로 발전하였다. 영국에 지하철이 처음 개통된 것이 1863년이다. 세계 최초의 지하철보다 110년 늦게 개통되었으나 불과 30년 만에 우리는 세계의 지하철을 따라잡았다. 서울의 지하철은 현재 37%의 수송분담률을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의 시민이 지하철을 이용, 서울과 수도권을 이동하고 문화를 보려면 지하철을 보라고 얘기한다. 지하철에는 그 나라 사람들이 자투리에 즐기는 문화가 있다는 얘기다. 그 수많은 사람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 그것이 서울의 상이자 이미지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그 나라의 여가와 생활문화, 일상이 남겨져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도쿄의 열차는 만화책을 보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일본 사람들의 일상에 만화가 얼마나 깊게 자리잡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들에게 만화는 생활인 것이다. 바로 이 사람들이 일본의 만화와 애니메이션 산업을 이끈다. 자투리 시간에라도 만화를 즐기는 사람들 때문에 일본은 튼튼한 시장을 형성하며 세계를 지배하는 경쟁력 있는 만화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의 지하철은 ‘악명높은’ 낙서예술,‘그래피티’로 유명하다. 지하철역마다 지저분할 정도로 여기저기 그려진 낙서들은 그러나 현대 뉴욕 예술의 힘을 보여준다. 많은 예술가들은 지하철의 벽과 전동차를 화판 삼아 회화의 기초를 닦는다. 때문에 여기서 많은 작가들이 나온다. 현대 회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바스키야(J.M.Basquiat)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는 그래피티로부터 시작하여 뉴욕 예술을 지배하는 선도자가 되었다. 아무리 지저분한 낙서라도 예술로서 받아들이는 시민들의 태도. 그리고 그로부터 다양한 예술을 만들어 내는 뉴요커들의 힘. 뉴욕이 파리보다 앞서 현대 예술을 실험하는 장이 되고 있다는 얘기는 이 그래피티로부터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이처럼 서울의 지하철도 서울의 문화와 일상, 생활의 단편을 보여주고 있다. 각종 휴대전화를 갖고 전화를 하거나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자. 그것은 바로 우리가 정보통신 강국이고 온라인 게임의 가장 큰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는 세계 1위의 휴대전화 가입률을 자랑하고 있고, 세계의 모든 게임업체들이 게임 출시에 앞서 시장 가능성과 버그 여부를 타전하는 베타테스트로 한국을 택할 정도로 가장 큰 게임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인터넷과 게임 분야에 있어 세계 최고를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뿐 아니다. 지하철은 멀티미디어 경쟁장이다.2002년 월드컵 이후 각종 멀티미디어 기기가 지하철에 보급되면서 서울의 지하철은 아웃도어 미디어(Out-Door Media)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아웃도어 미디어란 가정 내 있는 TV와 달리 집 밖에 있는 TV와 미디어, 즉 지하철과 도시 곳곳에 설치된 하이비전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이제 집 안에서 미디어를 즐기는 시대에서 집 밖에서, 그 모든 곳에서 미디어를 즐기는 나라가 되었다. 2002년 서울광장을 뒤덮었던 붉은악마의 물결. 그것이 바로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아웃도어 미디어의 힘을 보여준 것이다. 모든 기기는 진보하듯, 지금 아웃도어 미디어는 다시 테이크 아웃 미디어(Take-out Media)에 자리를 내 주고 있다. 위성파와 지상파 DMB 등 다양한 매체들이 모바일 폰으로 시민들의 일상에 자리잡는다. 지하철은 그 대표적 공간이다. 휴대전화로 TV를 보고, 디지털 정보들을 수신하며, 게임과 오락, 이메일 등을 체크하는 사람들. 이들이 바로 우리가 세계에 앞서갈 수 있는 이유를 보여주는 것이다. 도쿄의 지하철이 일본의 만화산업을 상징하고, 뉴욕의 지하철이 뉴욕의 현대예술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우리의 지하철은 우리가 세계에 앞서나가는 정보와 디지털, 영상의 강국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문화공간으로서 지하철 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 시민의 일상이 담겨 있는 지하철. 이 지하철을 문화공간화하자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그러나 그 꿈이 현실화 된 것은 2002년 월드컵과 관련해서다. 2002년 월드컵 개최와 더불어 뭔가 보여줄 것이 필요했던 서울시는 2000년, 정보와 미디어 도시라는 서울의 특징을 세계에 알려 줄 ‘미디어 시티 2000’(Media City 2000) 행사를 기획하게 된다. 도심 내 하이비전을 이용, 디지털 예술의 새로운 장을 보여주고자 했던 행사는 행사 진행상의 문제점과 도심 내 하이비전의 특성에 대한 몰이해로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행사를 준비하면서 지하철 역사 곳곳을 문화공간을 조성하기에 이른다. 광화문 갤러리는 당시 기획된 지하철 문화공간 중 하나다. 이후 지하철 문화공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이 높아지면서 서울시는 두 가지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하나는 광화문 갤러리와 같이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충무로에 문을 연 활력연구소(현재 오!재미동)나 혜화역의 전시장이 대표적인 예이다. 다른 하나는 지하철 예술무대 개최다. 국내 및 해외 연주팀을 초청, 지하철 역사 및 전동차안에서 각종 연주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맛볼 수 있도록 한 이 정책은 시민들로 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2002년과 2004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문화정책 중 가장 좋았다고 생각하는 정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시민들은 모두 ‘지하철 예술공간 조성’을 첫번째로 꼽았다. 멀리 있기보다는 가까이 있는 곳의 예술을 가장 우수한 정책으로 꼽은 것이다. 서울시는 향후 이 지하철은 점점 더 친숙한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려 하고 있다. 우선 지하철 문화공간을 확충하는 한편, 예술무대를 활성화시키는 주력하고 있다. 지금은 역사 내에 인접한 각 건물이 앞 다투어 지하철 공간과 연계된 예술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이 공간들을 예술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서울시의 주요한 정책이다. 이어 서울시는 좀 더 나은 지하철 문화를 만들고자 상업적인 것보다는 예술적인 광고물의 홍보공간으로 사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지금 서울의 지하철은 정보통신과 영상기술의 발전을 보여주는 동시에 서울의 상업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지저분할 정도로 지하철 공간을 뒤덮고 있는 상업적 광고물과 미디어는 지금 당장 철거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점점 공익적·예술적 용도로 사용되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서울의 지하철은 조만간 9호선 개통과 더불어 강남과 강북, 강동과 강서, 서울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광역철도망으로서 거듭날 예정이다. 시민의 모든 일상은 지하철로 연결될 것이고, 대중교통 우선정책으로 서울의 지하철은 자가용보다 더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 지하철은 단지 교통수단이 아니다. 지하철은 그 시대, 그 나라, 그 도시의 문화를 보여주는 전시장이다. 사람들이 일상이 담긴 곳이고, 우리의 문화가 담긴 곳이다. 그러니 만큼 우린 서울의 지하철을 좀 더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예술과 미학이 담긴 매력적인 얼굴로 만들어야 한다. 서울의 지하철은 바로 서울의 얼굴이자 시민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라도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위원
  • 지하철 공기 더 깨끗해진다

    “지하철 공기질 개선은 스크린도어와 고압살수열차에 맡겨 주세요.”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옛 서울지하철공사)가 고가(高價)의 고압살수열차를 동원해 지하철 터널 안의 공기질 개선에 나섰다.이와 함께 지하철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스크린도어도 지하 승강장과 대합실 공기질 개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대당 17억 3000만원짜리 고압살수열차 서울메트로가 지하철 터널 구간 미세먼지 제거를 위해 도입하기로 한 고압살수열차는 대당 17억 3000여만원이다. 길이 18.5m, 너비 3.0m, 높이 3.9m 규모이며 최대 시속 60㎞다. 전동차처럼 레일 위를 운행하며,2만5000ℓ의 물을 적재하고, 주로 지하터널 구간을 청소하게 된다. 터널의 벽과 레일 등에 들러붙은 먼지들을 초고압으로 물을 분사해 세척해 낸다. 고압살수열차는 전체 217㎞에 달하는 지하철 1∼4호선 터널 구간을 연 9회 정도 세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스크린도어로 안전·미세먼지 해결 서울메트로는 이날 지하철 2호선 사당역 스크린도어가 승강장과 대합실의 미세먼지와 소음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울메트로가 지난 9월26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사당역에서 측정한 결과를 보면 미세먼지는 승강장에서 85㎍/㎥로 스크린도어 설치 전보다 35.3%가 감소했다. 대합실은 58.8㎍/㎥로 26.9%가 줄었다. 승강장 소음도 72.1㏈로 7.9% 감소했다. 서울메트로는 2009년까지 단계적으로 117개 전 역사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할 계획이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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