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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 마음이 병들었다”

    우리 경제의 병인(病因)이 몸보다 마음에 더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경제할 능력도 저하돼 있지만 좀 더 근본적으로 ‘경제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이는 국제유가 등 대내외 악재가 걷혀도 경기회복이 상당기간 지연될 수 있다는 경고로,장기불황의 가능성마저 내포하고 있다.일시적 악재에 초점을 맞춰 만든 경제정책 처방전도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은 이런 시각에서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거시경제팀장은 최근 하반기 경제전망을 수정하면서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2002년 급증했던 가계빚이 이후 조정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반면 소득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올라오지 않아 몹시 당혹스럽다.저축률도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이어서 뾰족히 다른 원인을 찾을 수도 없다.심지어 2·4분기에는 소비가 아예 하강곡선으로 돌아서 (거시경제를 예측하는 전문가로서) 깜짝 놀랐다.” 조 팀장은 그 원인을 ‘개별 경제주체의 자신감 부족’에서 조심스럽게 찾았다.미래에 대한 불안감,소득흐름에 대한 우려 등 내부적 요인으로 인해 개인은 소비를,기업은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14일 “지금 상황은 뭔가 애매하다.(경제가)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돌아가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병에 비유하면 우울증이나 무기력증 환자와 비슷하다.”고 털어놓은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KDI 조동철 팀장은 “만약 이같은 심리적 요인이 더 크다면 지금의 소비·투자 부진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삼성경제연구소도 시중에 돈이 풍부한데도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점 등을 들어 투자 부진이 구조적 문제라고 주장했다.이는 곧 장기불황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도 곁들였다. 이에 대해 이 부총리는 “당초 기대만큼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는 일본과 달리 여성·노인 인력 등 아직도 투입가능한 생산요소가 많아 장기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일축했다. 이 부총리는 “우리나라는 놀라울 정도로 고비에 강한 국민성을 갖고 있다.”면서 “병 가운데 가장 고치기 힘든 것이 우울증과 무기력증이지만 이번에도 반드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KDI는 주요 정책의 결정시기를 가급적 앞당기고,그 전에라도 정책방향을 명확히 알림으로써 필요 이상으로 확산돼 있는 경제주체들의 불안감을 걷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 상무는 “근로소득세나 이자소득세,법인세 등 세금을 깎아주는 것도 경제하려는 의지를 자극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주민 주치의 보건소] 서울 광진구

    광진구 보건소(소장 모현희)가 주민들의 웰빙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예방중심의 1차적인 보건행정을 탈피하고 건강한 생활을 추구하는 주민들의 변화된 삶의 방식에 맞춰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보건소 옆건물에 무료 헬스클럽을 차려놓고 이용주민에게 체질검사 등을 통해 ‘맞춤운동’을 지도하고 있어 더욱 인기를 모으고 있다. ●보건소와 헬스클럽의 만남 보건소옆에 25평 규모의 헬스클럽을 마련하고 주민들에게 무료 개방하고 있다.지금까지 9200여명의 주민들이 이용했다.이 곳에는 러닝머신을 비롯해 버터플라이머신 등 14종의 운동장비를 갖추고 있다.최근에는 ‘슈마’라는 재활 및 체형교정용 운동기구를 추가로 구입해 마비환자 등 재활운동이 필요한 주민들의 활용이 활발해지고 있다.헬스클럽을 이용하는 구민은 운동에 앞서 전문 운동처방사와 상담한다.운동 처방사는 주민의 체력,비만도,운동부하 검사 등을 통해 몸상태를 정확히 측정한 후 가장 적합한 운동을 권한다.또 올바른 운동법을 알려주는 ‘운동 도우미’도 상주하며 개인별 건강특성에 맞춘 운동을 권한다.특히 보건소내 ‘체력검진센터’에서 운동부하심전도기 등으로 정밀검진을 받을 수 있어 운동부족,비만 등으로 생길 수 있는 협심증,부정맥 같은 심장질환까지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헬스클럽을 자주 이용하는 주부 윤수정(46)씨는 “구청의 헬스클럽을 무료로 이용하는 데다 효과적인 운동처방까지 받을 수 있어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스포츠댄스에서 언어치료까지 웰빙보건소에 걸맞게 건강한 생활을 지켜주는 다양한 프로그램(표)을 운영하고 있다.이 가운데 매주 화·수요일 오전 2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주부 스포츠댄스교실은 에티켓교육을 비롯해 왈츠 등을 접할 수 있어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또 발달장애아동을 위한 ‘아동발달 클리닉’에는 국립서울병원의 한승희과장이 직접 출연해 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이밖에도 4∼10세 이하 아동을 위한 언어치료,65세 이상 주민을 위한 성인병종합검진 등 연령과 남녀 구분없이 모든 계층의 주민들을 상대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첨단장비와 안락한 환경 광진구 보건소는 하루 평균 600∼800여명의 주민이 이용한다.진료뿐 아니라 상담,교육 등 생활행정의 상당부분을 보건소가 맡고 있다는 방증이다.이 가운데 순수 진료를 위해 보건소를 찾는 주민은 하루 200∼300여명.이들은 보건소의 만만찮은 의료장비와 진료수준에 만족해 한다.현재 광진구보건소에는 내과를 비롯해 6개 진료과에 8명의 전문의가 활동하고 있다.게다가 생화학분석기,암표지자검사기,골밀도검사,최신형 치과장비 등 종합병원 못잖은 고가의 최첨단장비 등을 두루 갖추고 진료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어린이,산모,노인 등이 많이 찾는 점을 감안해 각 진료실을 호텔로비 같은 안락한 환경으로 리모델링,서비스의 질을 높여가고 있다. ●조금더 가까이… 보건분소 설치 오는 9월초 중곡3동에 보건분소를 개설한다.보건소 이용이 가장 불편해 그동안 주민들의 불평이 잇따랐던 지역이다.분소가 개설되면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 5∼8명과 간단한 자가검진 장비 등을 배치할 계획이다.이 곳에서는 건강교실 프로그램,건강상담 등 보건소를 찾기 전단계의 기초적인 의료서비스를 펼치게 된다.하지만 여건상 주민과의 친밀도 등으로 보건행정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점차 서비스 범위와 분소 수를 더욱 늘려나갈 것도 검토하고 있다. 모현희 보건소장은 “첨단 의료장비와 함께 쾌적한 환경,친절한 서비스 등을 갖추는 것은 진료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주는 요소가 되고 있다.”며 보건행정의 특성을 강조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창간 100주년-디지털혁명]김성진·최현자 부부의 한주일 ‘디지털 삶’

    ■미리보는 ‘유비쿼터스 생활’ 디지털 기술발전이 우리 생활에 ‘삶의 질’ 혁명을 불러오고 있다.향후 몇년안에 가정의 ‘디지털 홈’은 물론 차량의 ‘텔레매틱스’,사람을 대신할 ‘지능형 로봇’ 등 사람과 IT가 접목된 보다 편리한 생활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아파트에는 첨단IT가 적용된 가전 기기들이 자리하고,차량안에는 이동 사무실용 IT 기기가 장착된다.휴대전화를 통해 인터넷과 방송에서만 볼 수 있던 동영상 영화 및 방송도 선명한 화질로 보게 된다.‘언제 어디서나’ IT기기의 이용이 가능하다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뜻이다.최첨단 IT기술은 이같이 공상 과학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삶을 현실로 이끌고 있다.2∼3년이면 친숙하게 다가올 우리의 일상을 30대 후반인 김성진·최현자씨 부부를 통해 짚어 본다. #월요일,출근길 안내 2006년 7월 16일,김씨 부부의 하루 첫 일과는 모닝커피 한잔으로 시작한다.커피포트에는 지능인식 코드가 있어 출근준비 중에 커피를 끓이고,설탕과 프림을 탄 뒤 이를 알려 준다. 김씨의 가정은 이처럼 모든 IT 기기를 시간과 공간에 구애됨 없이 이용 가능한 ‘디지털 생활’이 가능하다.김씨는 IT벤처 사장이고,아내 최씨는 고등학교 교사다.김씨 가정은 보편화한 ‘유비쿼터스 시대’를 살고 있다. 출근전 김씨의 고민은 출근길을 어떻게 잡느냐이다.강남에서 회사가 있는 광화문까지 여러 갈래의 출근길이 있다.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이래서 출·퇴근길 친구다.김씨는 KTF의 텔레매틱스 전용 브랜드인 ‘케이웨이즈(K-ways)’에 가입해 있다.국내시장에서는 벌써 자동차업계와 이동통신사의 경쟁이 불붙어 각종 서비스가 쏟아진다. 김씨는 출근길 안내 외에도 이날 거래처와의 점심 약속장소를 케이웨이즈를 통해 서비스받았다.차량안에 있는 ‘주변 시설물 찾기’를 이용했다. #화요일,회사에서 집 애완견 먹이 주기 오늘은 늦은 시각까지 야근이다.아내 최씨는 외출 중이어서 집에 없다.집에 혼자 있는 애완견 생각에 이동전화기로 HNSN(디지털홈 플랫폼)에 접속,애완견의 모습을 보았다.그리고 원격 급식기능을 선택해 먹이를 준다.잘먹는 모습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늦어서 도저히 안되겠다.나머지는 집에 가서 해야지.” 김씨는 회사 컴퓨터에 하던 일을 저장하고 사무실을 빠져 나온다. 집 근처에 와서는 휴대전화의 원격제어를 이용,귀가모드를 선택했다.집안 조명이 들어오고 커튼이 열리며,텔레비전도 켜진다.현관에 들어서면 집안은 아늑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이다.집에 온 김씨는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홈 패드로 ‘자동요리’를 설정한다.가스오븐이 요리 특성에 맞게 익히는 시간을 자동조절한다.김씨는 저녁을 먹은 뒤 원격제어를 사용,회사 PC에 저장한 파일을 자신의 PC에서 열고 보고서를 마무리 짓는다.한가해진 김씨는 TV 리모컨을 이용해 KT의 홈 네트워크 서비스인 ‘홈앤’ 메뉴에서 VOD(주문형 비디오) 영화서비스를 선택한다.커튼이 닫히고 조명은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어두워진다. #수요일,“부모님 방문하셨다.” 아내 최씨는 학교에 출근한 뒤 “집에 들렀다.”는 친정 부모님의 연락을 받았다.현관에 온 부모님이 현관문 인터폰을 누르자,학교에 있는 최씨의 휴대전화로 촬영된 영상과 함께 문자 메시지가 전송된다.현관 ‘도어폰’을 통해 음성통화를 한 뒤,최씨는 휴대전화로 현관문을 열어준다. 집안으로 들어온 부모님은 PC를 이용,인터넷으로 연결된 원격건강 체크 시스템에 접속한다.원격건강 체크 단말기는 혈압과 혈당,심전도,맥박,체온 등 5개 항목의 생체 리듬을 체크한다.결과는 e-메일을 통해 주치의에게 전달된다. 퇴근한 최씨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버지의 생신날을 떠올린다.‘뭘 선물해 드릴까.’ 고민하던 최씨는 TV(T-Commerce)를 통해 선물을 고른다.용돈도 함께 TV(T-Banking)로 송금한다. #목요일,퇴근길 월드컵 중계 김씨는 아침 6시30분 일어나자 마자 TV를 켰다.뉴스를 보다가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해 TV 리모컨에 있는 신문 버튼을 눌렀다.화면 가득히 서울신문 아침판 내용이 신문 형태로 뜬다.하단 광고면에선 동영상 가전제품 광고가 눈길을 끈다. 퇴근길에는 SK텔레콤의 통신·방송융합 서비스인 위성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를 틀었다.오늘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팀과 독일과의 경기가 있는 날이다.위성DMB란 최고 시속 150㎞의 이동 중에도 휴대전화 및 차량용 단말기로 선명한 동영상 화면을 볼 수 있는 서비스이다. #토요일,가족 나들이 김씨 부부는 오랜만에 강원도 원주로 가족 나들이길에 올랐다.김씨는 아내가 운전하는 가운데 어제와 마찬가지로 차량에 장착된 이동기기(휴대전화 등)로 월드컵 경기를 시청했다.공휴일에다가 여름 휴가철이어서 고속도로 차량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무료하지 않게 목적지에 도착했다.그는 야외에서 위성DMB의 휴대전화를 이용,최근 인기를 끄는 드라마를 시청했다.어느새 위성DMB가 ‘손안의 TV’로 바뀐 것이다.이 서비스는 채널이 다양해 뮤직비디오와 스포츠·영화·증권정보·뉴스 등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유비쿼터스’ 구현 프로젝트 ‘U코리아’ 시동 김성진씨 부부와 같은 ‘유비쿼터스’(ubiquitous) 생활은 관련 IT 인프라에다가 서비스가 충족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유비쿼터스 사회란 사물이 지능화하고 네트워크화해 사람과 사람,사물과 사람,사물과 사물간에 의사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세상’의 도래를 뜻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미래 IT 전략사업의 하나로 ‘유비쿼터스 사회’ 구현 프로젝트를 수립,추진 중이다.참여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07년까지를 1차 기간으로 정했다. 프로젝트명은 ‘u코리아’.그동안 정부가 네트워크 구축과 정보화 확대에 주력했던 ‘e코리아’ 전략보다 한 걸음 진보한 정책이다. ‘u코리아’는 신성장 동력으로 불리는 ‘IT839 전략’으로도 요약된다.이 것은 홈 네트워크·텔레매틱스 등 8대 신규 IT서비스,광대역통합망(BcN) 등 3대 차세대 인프라,디지털 TV·지능형 로봇 등 9대 신성장동력 산업이 맞물려 IT산업 발전을 선순환 구도로 잡아가겠다는 육성책이다. 예컨대 3대 인프라의 핵심인 BcN은 올해 시범 사업에 들어갔다. BcN 구축을 위해 정부예산 1600억원을 포함,민·관 공동으로 3300억원을 투자한다. 정부는 ‘IT839’ 전략으로 지난 해 208조원대인 IT 연생산을 2007년엔 380조원으로,576억달러인 수출을 110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주민 주치의 보건소] 서울 광진구

    [주민 주치의 보건소] 서울 광진구

    광진구 보건소(소장 모현희)가 주민들의 웰빙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예방중심의 1차적인 보건행정을 탈피하고 건강한 생활을 추구하는 주민들의 변화된 삶의 방식에 맞춰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보건소 옆건물에 무료 헬스클럽을 차려놓고 이용주민에게 체질검사 등을 통해 ‘맞춤운동’을 지도하고 있어 더욱 인기를 모으고 있다. ●보건소와 헬스클럽의 만남 보건소옆에 25평 규모의 헬스클럽을 마련하고 주민들에게 무료 개방하고 있다.지금까지 9200여명의 주민들이 이용했다.이 곳에는 러닝머신을 비롯해 버터플라이머신 등 14종의 운동장비를 갖추고 있다.최근에는 ‘슈마’라는 재활 및 체형교정용 운동기구를 추가로 구입해 마비환자 등 재활운동이 필요한 주민들의 활용이 활발해지고 있다.헬스클럽을 이용하는 구민은 운동에 앞서 전문 운동처방사와 상담한다.운동 처방사는 주민의 체력,비만도,운동부하 검사 등을 통해 몸상태를 정확히 측정한 후 가장 적합한 운동을 권한다.또 올바른 운동법을 알려주는 ‘운동 도우미’도 상주하며 개인별 건강특성에 맞춘 운동을 권한다.특히 보건소내 ‘체력검진센터’에서 운동부하심전도기 등으로 정밀검진을 받을 수 있어 운동부족,비만 등으로 생길 수 있는 협심증,부정맥 같은 심장질환까지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헬스클럽을 자주 이용하는 주부 윤수정(46)씨는 “구청의 헬스클럽을 무료로 이용하는 데다 효과적인 운동처방까지 받을 수 있어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스포츠댄스에서 언어치료까지 웰빙보건소에 걸맞게 건강한 생활을 지켜주는 다양한 프로그램(표)을 운영하고 있다.이 가운데 매주 화·수요일 오전 2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주부 스포츠댄스교실은 에티켓교육을 비롯해 왈츠 등을 접할 수 있어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또 발달장애아동을 위한 ‘아동발달 클리닉’에는 국립서울병원의 한승희과장이 직접 출연해 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이밖에도 4∼10세 이하 아동을 위한 언어치료,65세 이상 주민을 위한 성인병종합검진 등 연령과 남녀 구분없이 모든 계층의 주민들을 상대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첨단장비와 안락한 환경 광진구 보건소는 하루 평균 600∼800여명의 주민이 이용한다.진료뿐 아니라 상담,교육 등 생활행정의 상당부분을 보건소가 맡고 있다는 방증이다.이 가운데 순수 진료를 위해 보건소를 찾는 주민은 하루 200∼300여명.이들은 보건소의 만만찮은 의료장비와 진료수준에 만족해 한다.현재 광진구보건소에는 내과를 비롯해 6개 진료과에 8명의 전문의가 활동하고 있다.게다가 생화학분석기,암표지자검사기,골밀도검사,최신형 치과장비 등 종합병원 못잖은 고가의 최첨단장비 등을 두루 갖추고 진료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어린이,산모,노인 등이 많이 찾는 점을 감안해 각 진료실을 호텔로비 같은 안락한 환경으로 리모델링,서비스의 질을 높여가고 있다. ●조금더 가까이… 보건분소 설치 오는 9월초 중곡3동에 보건분소를 개설한다.보건소 이용이 가장 불편해 그동안 주민들의 불평이 잇따랐던 지역이다.분소가 개설되면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 5∼8명과 간단한 자가검진 장비 등을 배치할 계획이다.이 곳에서는 건강교실 프로그램,건강상담 등 보건소를 찾기 전단계의 기초적인 의료서비스를 펼치게 된다.하지만 여건상 주민과의 친밀도 등으로 보건행정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점차 서비스 범위와 분소 수를 더욱 늘려나갈 것도 검토하고 있다. 모현희 보건소장은 “첨단 의료장비와 함께 쾌적한 환경,친절한 서비스 등을 갖추는 것은 진료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주는 요소가 되고 있다.”며 보건행정의 특성을 강조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한국근대사 100년-좌담] “한국전쟁·반공국가주의가 좌우이념 공존 차단”

    왕조시대의 몰락,서양문물의 유입과 함께 시작한 우리의 근대는 서울신문의 궤적이기도 하다.1904년 서울신문의 전신 대한매일신보가 창간될 즈음,우리에게 이식된 서구의 이념은 100년의 세월동안 한국을 움직이는 기간 동력이었다.근대 공간에서 이념은 때로는 항일이나 민족,때로는 개발 논리,또 이후에는 민주주의를 지향하며 우리 사회를 견인했다.그러나 냉전체제가 해체되고 우리 사회가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면서 이념적 모순과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 시작했다.아직도 보수와 진보,좌파와 우파를 보는 우리의 시각은 협소하고 뒤틀려 갈등과 대립상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여기에 21세기 진로와 정당성에 대한 비판까지 겹쳐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한다.서울신문은 창간 100주년을 맞아 임지현(한양대 사학)교수와 김호기(연세대 사회학과)교수의 대담을 통해 한국 사회를 관통해 온 이념의 좌표와 미래를 짚는다. -임 공교롭게도 서울신문의 전신 대한매일신보의 창간과 우리가 셈하는 근대의 시기가 거의 일치한다.대한매일신보가 창간된 1904년은 안팎으로 시련기였으며,대한매일신보는 이런 시대적 요청과 필요성으로 태어났다.여기에 주목해 보면 우리의 근대사와 영욕을 함께한 서울신문의 존재 의미도 자연스레 살필 수 있지 않을까. -김 신문이라는 매체의 등장이 바로 새로운 이념의 산물이었다.당시는 국운이 쇠해 국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던 때였다.이때 대한매일신보가 창간된 것은 ‘항일’과 ‘민족’이라는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었는데,그런 가치가 우리 근대에 크고 깊게 자취를 남겼음을 부인할 수 없다.아쉬운 것은 일제 강점기와 1970∼80년대 개발시대를 지나면서 일제와 독재정권에 예속돼 제 목소리를 잃었다는 점이다.90년대 중반 제호를 서울신문에서 대한매일로 바꾸면서까지 그런 과거와 단절하려고 노력했고,지난해 서울신문으로 다시 태어나 확실히 권력과 거리를 두고 건강한 긴장관계를 지키고 있다고 본다.긍정적인 변화다. -임 그런 각성 위에서 서울신문이 우리 사회 공론의 장이 되고,또 새로운 성장의 토대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다.개화기 대한매일신보의 계몽적 역할은 아무리 그 의의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하지만 21세기의 신문은 달라야 한다.계몽이 강조되다 보면 일방적 주의주장이나 자기정당화의 덫에 걸릴 위험이 많다. 이념 측면에서 지난 100년을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다.일제하에서는 지식인 중심의 좌파적 경향이 지배했고,광복 후에도 이런 배경 때문에 좌우 대립이 치열했다.그러나 당시의 좌우대립은 지금처럼 경직된 모습은 아니었다.그런 점에서 한국전쟁과 이후 박정희 시대의 반공국가주의는 냉전의식의 확산과 좌우 이념의 공존을 차단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본다. ●식민통치·분단·민주화 거치며 대전환 완성 -김 근대 100년은 전통사회에서 근대로의 전환이 이뤄진 시기로,식민통치와 분단,민주화라는 큰 궤적을 거치면서 대전환이 완성됐다.문제는 이런 전환이 현재 인권과 분배,환경문제 등에 얼마나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는가 하는 점이다. -임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를 고정된 실체로 이해하는 경향이 짙다.이념 구획이 냉전적이다.세계주의가 곧 신자유주의고,이게 보수라는 그릇된 인식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살펴보면 우리의 세계주의는 민족주의에 발목이 잡혀 있다.지금은 민족주의자도 세계화를 공유해야 한다. -김 60년대까지도 우리는 보수가 곧 우파이며,진보는 좌파라는 인식,나아가 보수는 안정이고 진보는 변화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들여다보면 진보적 보수도 있고,보수적 보수도 있다.이런 시각에서 신자유주의는 세계적 보수,국내의 파병반대 이념은 세계적 진보의 표면화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지금은 ‘보수=우파,진보=좌파’라는 인식이 적용되지 않는 세상이다.보수와 진보라는 2분법에 세계주의가 더해진 분류법이 제시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광복 후 가장 큰 이념적 분기점은 분단으로 본다.이후 80년대까지는 우파 주도의 사회였고,진보주의자나 좌파에는 정치적 시민권이 부여되지 않았다.결국 이런 족쇄가 이념적 지형과 사유의 폭을 협소하게 했는데,이게 80년대 들어 해빙된 것이다. -임 우리 이념체계의 골격인 민족주의 문제도 짚을 필요가 있다.지금의 국제주의는 전 지구적이며,네트워크화하는 특성을 보이는데,우리는 여전히 민족주의에 발목이 잡혀 있다.일제강점이나 광복,한국전쟁 등은 한마디로 서구에서 시작된 ‘근대성’이 세계로 확산되는 과정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그것은 이념적으로 공산주의 대 반공주의,제국주의 대 민족주의,독재 대 민주주의처럼 이항대립적 이념틀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수용하게 했고,특히 한반도에서 그 대립은 경직된 형태로 나타났다.그 결과,현실이 이념적 대립에 포박 당해,관념이 승하고 그 관념이 다시 현실을 악화시키는 기제로 작동했다고 본다. -김 사실,오늘날 진보주의는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두고 딜레마에 빠져있다.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적극 사고하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세계화의 다중적 특징의 하나는 무한경쟁인데,여기에서 국가나 민족의 개념을 뺀다는 것은 무장해제와 다름없다.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파병 문제도 결국 민족국가적 선택일 텐데,이런 국가주의,민족주의가 개인주의와 개개인의 자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주의와 맞서지만,긍정적 면도 간과할 수 없다.예를 들어 월드컵 때의 거리응원을 두고 일부는 파시즘적이라고 비판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잠재력의 분출이나 민족주의의 표출로 읽는다.이 이중성을 이해하고 극복하는 대안을 찾아내는 것이 진보주의자의 과제일 것이다. -임 민족주의나 국가주의에도 좋고 나쁜 모델이 따로 있는데,많은 경우 서로 섞여 그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 문제다.우리의 경우 식민통치를 경험해 저항적 민족주의의 경향이 강한데,이후 박정희가 지배통치를 강화하기 위해 이를 이용했던 게 사실이다.이런 문제를 극복해야 바람직한 국가 혹은 이념모델의 정립이 가능하지 않겠나.살펴보면 민주화 세력과 박정희 반공독재는 항상 길항관계를 유지했으면서도 당시의 진보주의자나 좌파는 체제 내에서 존재했다. -김 나는 민족주의를 열린 민족주의와 닫힌 민족주의로 구분하고 싶다.닫힌 민족주의는 공존과 다양성에서 한계를 갖는데,이에 대한 대안이 바로 열린 민족주의다.이는 인간과 민주주의에 대한 보편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다른 민족,다른 국가의 이익을 훼손하지 않고 기능하는 민족주의일 것이다.여기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세계주의와 공존할 수 있는 민족주의 프로그램이다. ●민족주의안에 내장된 폐쇄성 극복해야 -임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민족주의의 에너지는 엄청나지만 그 안에 내장된 폐쇄성의 코드를 극복하는 게 필요하다.돌이켜보면 광복 이후 민족이라는 대아(大我)에 개인이라는 소아(小我)가 철저히 매몰돼 개인과 개인의 자율성이 민족주의에 포박된 시기였다. -김 지금의 강고한 민족주의 흐름은 근본적인 자기 비판을 통해 부정적인 면을 해체해야 한다.이런 면에서 바람직한 민족주의는 NGO나 기업 등 다양한 중간조직이 활성화된 것이라야 한다. -임 확실히 80년대 이후 한국사회의 공공성은 신장되고 있다.그런 점에서 우리의 이념적 미래는 일정하게 건강성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그러나 진보주의자들이 스스로를 진보라고 규정하고 ‘그러므로 내가 정답’이라고 여기는 행태는 바뀌어야 한다.그건 독선이다. -김 향후 우리 사회의 과제를 개혁과 민주적 통합이라고 본다면,시급한 것은 박정희 시대와 그 시대의 이념으로부터의 단절일 것이다.그런 점에서 일부 문제가 없지 않으나 80년대 이후 진보주의자의 운동 방향을 옳다고 본다.문제는 지금 보이는 박정희 시대에의 향수와 반공국가주의로의 회귀 움직임인데,우리의 보수가 아직도 박정희의 그늘에 안주해서야 되겠나.좋은 사회란 보수와 진보가 제대로 각을 세워야 하는데,우리 보수는 지리멸렬해 있다.보수와 진보는 결국 적대적 의존관계 아니겠는가. -임 엄밀하게 말해 지금 세계가 당면한 새로운 역사적 조건들은 앞 시대의 이항대립적 이념으로는 해석하기 어려운 것이다.신채호가 말했듯,‘조선의 주의가 아니라,주의의 조선이 되는’ 관념과 현실의 전도된 관계를 넘어서는 발상이 중요한데도 우리가 그동안 시민사회의 진보적 가치에 너무 집착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없지 않다.언론의 역할에 기대를 갖고,또 서울신문의 창간 100주년이 의미있다고 보는 것도 이런 시각과 다르지 않다.과거의 문화적 기제를 점검하고 새 모델을 제시하는 일은 바로 언론과 지식인의 몫이다. 정리 심재억·박상숙기자 jeshim@seoul.co.kr 김호기 교수 ●약력 △연대 및 대학원(석사.동양사회,현대사회론)△독일 레펠트대학 대학원(박사)△미국 UCLA 초빙연구원△현,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 국민통합분과 위원△현,연대 사회학과 교수 임지현 교수 ●약력 △서강대 사학과 및 대학원(박사.서양사상사)△폴란드 바르샤바대학 및 영국 포츠머스대학 연구 및 강의△하버드 옌칭연구소 초빙연구원△현,한양대 사학과 교수 ˝
  • “박근혜 패러디”에 한나라 반발…靑 “사과”

    “박근혜 패러디”에 한나라 반발…靑 “사과”

    네티즌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성인용 영화 ‘해피엔드’의 주연 여배우 전도연씨로 패러디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글과 사진을 청와대측이 초기 화면에 잘 보이도록 15시간가량 배치한 것을 놓고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14일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와 함께 이병완 홍보수석의 파면을 요구하면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강력히 반발했다.한나라당은 특히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 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제출에 이어 패러디 파문까지 겹치자 박 전 대표를 흠집내기 위한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측은 ‘부적절한 행위’임을 시인하면서 이병완 홍보수석이 공식 사과한 데 이어 실무책임자인 안영배 국정홍보비서관과 실무 행정관을 엄중 경고하기로 하는 등 수습을 시도했으나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어제(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 특별법 개정안)에 이어 오늘(패러디) 연이틀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며 “본색이 드러나는 것이다.상생의 정치 말하고,정치문화 바꾸자고 해놓고 이렇게 해서야 되겠느냐.”고 개탄했다.그는 “유치하고 한심하기 그지없는 청와대”라고 쏘아붙였다. 한나라당 한선교 대변인은 “정치 도의도 없고 상식도 없어 대응하기조차 민망하다.”면서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여성 모독적인 행위가 청와대에서 이뤄진 데 대해 대통령이 책임지고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나라당 김영선·전재희·이혜훈·김희정·박순자 의원 등 여성 의원 15명은 성명서를 내고 “반시대적·반여성적 작태를 자행한 청와대는 국민과 여성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청와대 김우식 비서실장은 이날 일일 현안점검회의에서 관련 보고를 받고 “실무진이 부주의했으며 판단이 적절치 않았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종민 대변인이 전했다. 이병완 수석은 기자실을 찾아 “청와대 홈페이지에 박 전 대표와 관련된 부적절한 패러디가 게재된 데 대해 홍보 책임자로서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이 수석은 박 전 대표와의 전화통화를 여러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대출기자 dcpark@seoul.co.kr
  • “박근혜 패러디”에 한나라 반발…靑 “사과”

    네티즌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성인용 영화 ‘해피엔드’의 주연 여배우 전도연씨로 패러디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글과 사진을 청와대측이 초기 화면에 잘 보이도록 15시간가량 배치한 것을 놓고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14일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와 함께 이병완 홍보수석의 파면을 요구하면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강력히 반발했다.한나라당은 특히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 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제출에 이어 패러디 파문까지 겹치자 박 전 대표를 흠집내기 위한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측은 ‘부적절한 행위’임을 시인하면서 이병완 홍보수석이 공식 사과한 데 이어 실무책임자인 안영배 국정홍보비서관과 실무 행정관을 엄중 경고하기로 하는 등 수습을 시도했으나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어제(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 특별법 개정안)에 이어 오늘(패러디) 연이틀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며 “본색이 드러나는 것이다.상생의 정치 말하고,정치문화 바꾸자고 해놓고 이렇게 해서야 되겠느냐.”고 개탄했다.그는 “유치하고 한심하기 그지없는 청와대”라고 쏘아붙였다. 한나라당 한선교 대변인은 “정치 도의도 없고 상식도 없어 대응하기조차 민망하다.”면서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여성 모독적인 행위가 청와대에서 이뤄진 데 대해 대통령이 책임지고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나라당 김영선·전재희·이혜훈·김희정·박순자 의원 등 여성 의원 15명은 성명서를 내고 “반시대적·반여성적 작태를 자행한 청와대는 국민과 여성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청와대 김우식 비서실장은 이날 일일 현안점검회의에서 관련 보고를 받고 “실무진이 부주의했으며 판단이 적절치 않았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종민 대변인이 전했다. 이병완 수석은 기자실을 찾아 “청와대 홈페이지에 박 전 대표와 관련된 부적절한 패러디가 게재된 데 대해 홍보 책임자로서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이 수석은 박 전 대표와의 전화통화를 여러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대출기자 dcpark@seoul.co.kr˝
  • ‘대한민국 유머강사 1호’ 김진배 원장

    “요즘 ‘성실과 충성’의 가치가 사라지면서 ‘유머’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습니다.여론조사에서도 유머가 ‘능력있는 사람’의 필수조건이 되고 있지요.” 국내 유머강사 1호로 잘 알려진 김진배(46) 유머개발원장.올해로 유머를 전도한 지 꼭 10년째다.‘유머’라는 단일 주제로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1000여회 강의를 했다. 요즘 기업체에서 붐이 일고 있는 ‘유머경영’ 또한 그의 발품에서 비롯됐다.그동안 펴낸 유머책자만 10권.최근엔 ‘유머가 인생을 바꾼다’를 발간했다.이쯤되면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DJ 유머감각은 90점 그에게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유머수준을 우선 물었다.그러자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가장 우수하단다.예를 들어 DJ는 자신 흉내를 내던 개그맨 심현섭을 두고 “나한테 로열티 한번 내지 않고 과일 상자 하나 안보내더라.”고 조크했다.또 사형선고를 받았던 1980년,아내가 ‘김대중을 살려달라’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르겠다.’고 기도하는 것을 보고 가장 섭섭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고 소개했다.DJ는 나이와 건강정도에 비해 준비된 유머를 구사한다고 했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은 솔직하고 즉흥적인 유머를 구사한다.그러다보면 꼬투리잡히는 경우가 적지않다.점수따지면 100점만점에 70점 정도로 DJ(90점)에 크게 못미친다. “유머가 풍부한 사람은 언제나 삶에 열정이 넘치고 위기의 상황을 단박에 역전시킬 수 있는 여유와 배짱이 있지요.때문에 치열한 경쟁에서 절반은 이기고 들어갑니다.” 그는 유머가 부족한 사람들도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유머형 인간으로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그는 대리운전,호텔보이,가난한 고학생 등 한때는 밑바닥 인생을 박박 기며 살았다.우울하고 순탄치 못한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답답한 마음을 풀어보려고 유머를 배우기 시작했단다.수소문을 통해 유머의 대가라는 사람들을 만났고 실용적인 유머 활용기법을 개발하면서 ‘대한민국 유머강사 1호’라는 직업을 스스로 만들어냈다. ●답답한 마음 풀어보려 배운 유머 “대학에서 어떤 교수는 유머감각이 풍부해 자신의 지식을 100% 전달합니다.반면 어떤 교수는 너무 지루하게 말해 불과 5%만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보고 안타깝게 생각했지요.그 낭비되는 것들을,교수봉급·학생 등록금·미래 사회적 활동 등을 적용해 금액으로 환산했더니 학생 1인당 하루 10만원,1년 3000만원이 손해라는 생각에 이르더군요.” 더위를 식힐 만한 그의 에피소드 한 토막.얼마전 ‘보험설계사’들을 위한 강의를 하던 중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다.그가 다시 강의실에 들어서자 모두들 킥킥대며 웃었다.알고봤더니 휴대용 무선 마이크를 안끄고 볼 일을 봐 ‘쉬아소리’가 그대로 생중계됐던 것. 서울 출신인 그는 인창고를 나와 건국대 축산학과 재학중 동아리활동 때 팬터마임을 배웠다.이때 좌중들의 웃는 쾌감에 매료됐고 다른 사람이 진출하지 않는 곳을 선택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오늘부터 당장 직장이든 가정이든 ‘유머데이’‘칭찬데이’‘웃음데이’ 등 일일 이벤트를 정해보십시오.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3) 멧돼지를 기다리며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3) 멧돼지를 기다리며

    민간인들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155마일 철책선 주변은 멧돼지들의 천국이다.어디를 가나 멧돼지 떼가 무리지어 다니고 최전방 초소는 먹이를 찾아 드나드는 단골집이다.십수년 전만 해도 초소 주변의 멧돼지는 부대 회식용으로 심심찮게 이용됐다.지휘관들에게는 쓸개가 인기였다. 하지만 환경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요즘엔 장병들과 잔반을 나누며 공생하는 사이가 됐다.멧돼지는 먹이를 얻고 군장병들은 처치 곤란한 잔반을 해결할 수 있어 좋다.잔반을 먹기 위해 몰려드는 멧돼지들과 장병들은 한가족이나 마찬가지다.잔반을 놓을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고 조금 늦어지면 쓰레기통을 뒤집어 놓으며 투정까지 부린다.어쩌다 외지인이 찾아 얼쩡거릴 때면 낯가림을 하느라 서너시간씩 숲속에 숨어 나타나지도 않는다.그 좋은 먹성에 배고픔까지 참아가면서… 시력은 좋지 않지만 냄새와 청각으로 정확하게 외지 손님을 가려내 경계하는 폼새는 영락없이 우리 장병들에게서 눈치껏 배운 노하우일게다.덩치가 워낙 큰 데다 짙은 회색의 짧은 털을 빗자루처럼 세우고 다녀 장병들 사이에서는 ‘황소 멧돼지’ ‘시커먼스’로 더 잘 통한다. 이같은 공생관계가 이어지면서 번식력 좋은 멧돼지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그동안 정확한 서식밀도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DMZ 주변 대형 포유류 가운데 고라니·너구리와 함께 가장 많은 개체수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중동부전선 최전방 초소 두 곳을 찾아 멧돼지 가족과 장병들 사이의 어우러진 삶의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까치와 친구하는 백암산 멧돼지 “……” 6월의 뙤약볕을 이고 침묵 속에 얼마를 기다렸을까.섭씨 32∼34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와 시큼한 잔반 냄새,파리·모기떼,각종 벌레들이 몰려와 괴롭힌다.일어서고 앉기를 수십번.3시간은 족히 기다렸지만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하루 세끼 거르지 않고 나타나 배를 채우던 녀석들이 별일이다.외지인의 냄새를 맡은 것이 분명했다. 잔반 놓은 곳에서 10여m 떨어진 시설물 뒤에 몸을 숨겼지만 영리한 멧돼지들은 넘어가지 않았다.1차 신경전은 취재팀의 완패다.결국 후퇴를 결정하고 10여m 더 물러나 또다시 기다림에 들어갔다.20∼30분쯤 지났을까.숲속에서 ‘쉭∼ 쉭∼’대며 나타난 녀석은 멧돼지라기보다 차라리 아프리카 코뿔소쯤으로 보인다.초병들이 들려준 ‘황소 멧돼지’가 나타난 것이다.치켜든 엄니와 머리 꼭대기부터 등짝 중간쯤까지 빗자루처럼 솟아 있는 짙은 회갈색 억센 털이 멧돼지의 위용을 대변해 주고 있다.서너살 이상으로 추정된다. 경계를 풀지 못해서인지 가족은 남겨두고 수컷만 나타나 ‘쩝쩝’대며 정신없이 먹어 치운다.배고픔이 대단했던 모양이다.멧돼지와 함께 토실토실 살이 오른 들고양이,까치,까마귀,꿩들까지 떼지어 들락거리며 잔반을 쪼아댄다.아무도 방해하지 않고 묵묵히 서로 먹는 일에만 열중이다. 까치들이 등을 타고 놀아도 멧돼지는 개의치 않는다.전방 초소에서나 볼 수 있는 야생동물들간의 또다른 교감현장이다. 초소 조리병인 조용석(23) 상병은 “어쩌다 잔반을 주지 않으면 부대주변 쓰레기통을 몽땅 뒤집어 놓고 땅을 파헤치는 등 저지레를 쳐 귀찮아도 꼬박꼬박 줘야 한다.”며 설명이 신난다. ●멧돼지 가족의 장유유서(長幼有序) 7월 첫날,오락가락하는 빗줄기 속에 또다시 멧돼지 기다림이 이어졌다.금강산을 오가는 차량들이 빤히 내려다 보이는 155마일 동해안 마지막 율곡부대 초소에서도 멧돼지는 장병들과 한가족이다.웅웅거리는 동해선 공사소음이 들리고 차량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어서 멧돼지들의 낯가림은 더욱 심한 것 같다. 먹이를 놓는 장병들과 함께 있으면 스스럼 없이 찾아오는 녀석들이 외지인들만 있으면 나타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군복으로 갈아 입어도 마찬가지다. 점심때부터 저녁무렵까지 족히 너댓시간 잠복하면서 또 얼마나 기다렸을까.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카메라 장비를 챙기며 포기하고 돌아서려는 순간.‘두두두두‘ 한떼의 멧돼지 가족이 숲속을 질주하며 나타난다.모두 7마리,대식구다.수컷 한마리가 나타나 주변 상황을 돌아보고 사라진 지 족히 2시간도 넘은 뒤였다.먹이를 찾아 나타난 가족들 대부분은 숲속에 남아 있고 가장 연장자인 듯한 녀석이 먹이를 독차지하고 먹기 시작한다.새끼들이 먹이 주변에 나타나 얼씬거리면 씩씩거리며 혼쭐을 낸다.그렇게 배를 채운 덩치 큰 수컷이 거드름을 피우며 물러나자 암컷이 찾고 이어 새끼들이 나타나 얼마남지 않은 잔반을 게걸스레 먹어 치운다.먼저 먹겠다고 서로 주둥이를 밀어대며 쟁탈전도 대단하다. 원시적인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멧돼지 가족들 사이에도 가족사랑과 질서가 고스란히 살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최전방의 멧돼지들은 이렇듯 장병들과 어울려 독특한 생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철원·고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전문가 칼럼 비무장지대(DMZ)는 여러 가지 야생생물을 지탱해 주는 서식처다.멧돼지,산양,고라니와 같은 야생동물의 생존과 번식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할 뿐 아니라 그들의 진화과정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DMZ는 소멸되어 가는 야생생물의 보호처 혹은 유전자 보관소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이같은 역할이 가능한 이유는 서식처의 상호 관련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서식처란 어떤 생물이 사는 장소나 공간을 말한다.우선 1년 중 일부기간을 살아가기에 충분한 자원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먹이와 물,은신과 휴식,그리고 번식을 위한 짝짓기 공간과 비번식 기간 동안의 활동공간도 갖춰져야 한다. DMZ 남방한계선 철책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화천 오작교와 안동포 철교사이의 북한강 상류 습지를 탐사하던 중 멧돼지와 마주쳤다.물 마시러 내려온 멧돼지였다.우리 탐사단을 본 멧돼지는 강변습지와 개망초 초지를 지나 숲 속으로 홀연히 도망쳤다.사진기자와 나는 멧돼지를 사진에 담고자 한참을 쫓아갔으나 허사였다. 그러나 귀중한 소득이 있었다.평소 궁금해했던 멧돼지의 이동통로와 서식처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개망초군락이 여기저기 파헤쳐져 있어 멧돼지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맞아떨어진 것이다.먹을 물을 제공하는 강과 유사시에 숨을 수 있는 갈대·버드나무 군락과 덤불숲,그리고 먹이가 되는 개망초군락 뿌리를 비롯해 번식·휴식의 활동무대인 산림 등 멧돼지의 서식을 위한 모든 조건이 갖추어져 있었다. 멧돼지의 행동권은 지형에 따라 다르지만 처음에는 4∼8㎞,때로는 30㎞ 이상도 걸어서 돌아다닌다.DMZ 철책선이 멧돼지의 행동권 확보에 장애가 됨은 물론이다.멧돼지는 최소 생존개체군 이상이 살도록 해주어야 그 서식장소에서 멸종이 안 된다.반대로 적정 개체수를 넘을 때는 서식처의 네트워킹을 통해서 인접지역으로 유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이것은 근친교배를 막는 중요한 길이기도 하다.멧돼지도 철책선을 넘어 오가는 남북통일의 그날을 고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서식처는 다양할수록 좋다.산림과 초지·습지 그리고 호수와 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DMZ 통합 서식처 보전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비단 멧돼지뿐만 아니라 DMZ에서 생명의 고리를 이어가는 모든 생물종들의 안정적인 서식을 보장하기 위해서다.이같은 계획의 수립은 서식처 다양성에 바탕을 둔 종(種)구성의 변화에 관한 연구·조사자료에 바탕을 두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서울대학교 환경생태계획학 김귀곤 교수
  • 인천 달동네 16곳 재개발

    오는 2010년이면 인천지역에 산재돼 있는 달동네가 모두 사라질 전망이다. 12일 인천시에 따르면 2010년까지 연차적으로 모두 1579억원을 들여 6800가구 1만 2000여명이 살고 있는 16개 낙후지구 28만 2000여평에 대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시는 연내에 지구 지정 및 정비계획 수립 등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달동네가 가장 많은 동구의 경우 금창동과 송림동 90 일대 금송지구 3만 6000평과 동산고 뒤편과 송림동 45 일대,송림동 시영아파트 주변 등 3곳이 재개발된다. 남구는 숭의동 232 일대 여의마을과 용현동 용마루마을,숭의동 전도관 주변,주안동 528 일대,주안동 414 일대 등 5곳 10만평이 대상이다. 남동구는 간석시장 주변 간석지구와 동인천중 동쪽 대우재마을 등 2곳,부평구는 십정2지구와 산곡동 178 일대,청천동 832 일대 등 6곳에 대한 주거환경개선사업이 펼쳐진다. 시는 사업비 가운데 787억원을 국고로부터 지원받고 나머지는 시비와 구비 등을 연차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부동산 in]외국인 임대사업 ‘흐림’

    외국인 임대사업이 기로를 맞고 있다. 미군 이전이 논의되고 있는데다 월세보다는 전세를 찾는 외국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아직은 은행 이자를 훨씬 웃도는 수입이 보장된다는 게 임대사업자들의 얘기이다.다만,과거보다는 투자리스크가 커진만큼 사전에 철저한 조사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어떤 악재들 있나 미군이 이달부터 월세대신 전세계약을 하도록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저금리 시대에 한국의 전세제도를 활용하면 월세보다는 전세가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그러나 아직까지는 전세로 계약한 사례는 거의 없다.한국의 임대사업자 입장에서는 외국인 임대를 목적으로 집을 지었는데 전세로 내어놓으면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전세로 외국인에게 세를 놓느니 차라리 한국인에게 놓겠다며 버티고 있다.흡사 임대사업자와 미군이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이다.사업자들은 또 현행 월세제도를 유지해 달라며 미군당국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전세제도 활용은 미군 뿐 아니라 상사주재원 등에까지 확산될 조짐이다.가뜩이나 수익률이 낮아지는 판에 이같은 전세제도가 확산되면 수익이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미군부대 이전도 악재 가운데 하나다.장기적으로 미군이 이전해 가면 수요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수익률은 7% 내외 몇년전만 해도 외국인 임대사업은 연 10∼12%의 수익을 냈다.그러나 2000년 이후 은퇴한 직장인들이 퇴직금으로 대거 외국인 임대사업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게다가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외국기업의 주재원들도 줄어들었다.이에 따라 외국인 임대사업자의 경우 수익이 7∼8%대로 떨어졌다.하지만 입지가 뒤떨어지는 곳은 수익이 5%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실제로 용산구 한남동 35평짜리 빌라를 3억 5000만원에 매입,임대사업에 나선 김모씨는 월세로 250만원을 받고 있다.연간 8%대의 수익을 내는 편이다.몇년전만 해도 이 정도의 주택은 한달에 300만∼350만원은 받았다.한남동 유엔빌리지에서 2층짜리 100평 규모의 임대사업을 하는 박모씨는 월 900만원씩 3억 2400만원을 일시불로 받았다.연 6.7% 안팎의 수익률이지만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그러나 외국인 월세수요자를 찾지 못해 4∼5%의 수익밖에 못내는 사업자도 많다.집을 비워 두느니 싸게라도 내놓자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하자 외국인 임대사업 컨설팅업체인 아펙스(APEX) 조효진씨는 “한남동 외국인 임대용 주택의 경우 땅값이 오르면서 평당 매입가가 1300만원을 호가해 수익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면서 “투자시 반드시 수익계산을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엔빌리지는 평당 1300만∼1500만원 나간다. 따라서 외국인 임대사업을 하기전에는 먼저 수익률을 잘 따져 봐야 한다.일부 컨설팅업체는 엉터리 수익모델을 제시하기도 한다.또 금리가 낮은 만큼 적당히 담보대출을 받는 것은 좋지만 너무 담보대출을 많이 받으면 외국인들이 세들기를 기피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임대사업용 주택을 살려면 주변에 빈터가 있는 곳은 피해야 한다.외국인들은 경관을 중시하는데다 빈터에 높은 건물이 들어서면 세놓기도 쉽지 않다. 외국인들은 주로 2층 주택에,작지만 정원이 딸린 주택을 선호한다.가급적이면 한국식보다는 미국식 구조의 주택을 사야 한다.빌라지만 안방보다는 거실이 커야 하고,화장실도 각방에 붙어 있어야 한다. 누가 지었는지도 중요하다.분양을 받을 때에는 외국인 임대 전문건설업자나 공신력있는 업체에서 지은 주택이 좋다.그렇지 않으면 A/S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없다.이 경우 세입자들의 집수리 요구에 대처할 수 없다.외국임 임대사업자의 주요 공략대상은 미군보다 상사주재원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좋다.상사주재원들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게다가 이들은 전세를 요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흔쾌히 월세를 선불로 내는 서구식 방식을 택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수도이전 논란] 대전공청회“인구 빨아들이는 블랙홀 되지 않게”

    12일 대전에서 열린 신행정수도 첫 전국 순회 공청회에서 수도 유치를 바라는 충청지역 민심을 반영하듯 건설의 타당성을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다. ●“신행정수도를 관광자원화해야” 김동완 충남도 기획관리실장은 “프랑스 파리가 ‘퐁피두센터’를 지어 하루 2만 5000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처럼 도시 자체를 관광자원화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김 실장은 “후보지의 토지거래가 줄어들고 있는데도 부동산업자들이 얘기하는 호가 중심으로 가격상승을 과장보도,행정수도 건설비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는 것처럼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 뒤 “3군본부가 있는 계룡대 등 국방관련 기관의 이전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충남발전연구원 송두범 박사는 “신행정수도는 정치행정의 중심도시로,대전은 신행정수도 배후도시로,천안·아산·연기·공주·논산은 문화·관광·국방 등 전문화된 도시로 상호보완적·유기적 협력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남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행정수도 건설에는 공감하지만 환경이나 생태계 부분의 가중치가 낮고 문화적 요소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지금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려 친환경도시로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숙 충남대 교수는 “주거환경을 저밀도로 만들고 교통체계와 주차공간 등 각종 도시 시스템을 인간 중심으로 건설해야 한다.”면서 “신행정수도가 대전,천안,청주 등 주변 도시의 인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지 않도록 이들 도시와의 네트워크도 잘 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헌법소원에는 불만의 목소리 공청회에서 수도이전의 타당성이 집중거론된 것과 동시에 이날 특별법의 위헌여부를 묻는 헌법소원이 제기된 것에 대해서는 충청 지역 지자체,의회,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충남도의회 임상전 행정수도추진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신행정수도 건설 추진은 대통령 공약사업이며 국회의 동의를 얻어 특별법까지 만들어 추진되는 정책적으로 결정된 국가의 대사업”이라며 “이를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낸 것은 균형개발을 무시한 서울의 특권층을 비호하는 반국가적이며 반역적인 사고”라고 주장했다.충북도 이두영 지방분권국민운동 집행위원장은 “신행정수도 건설이 수도권 주민들의 참정권 침해라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충청권 주민들의 참정권도 존중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한 뒤 “지난 30∼40년간의 천문학적 세금이 수도권에 집중됐던 것은 충청권의 기회균등과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북도의회도 성명을 내고 “신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발목잡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특별법 통과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 볼때 달라진 것이 없는데도 이제와서 헌법소원을 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코파 아메리카] 브라질, 코스타리카 4-1 대파

    ‘제2의 호나우두’ 라이테 히베이루 아드리아누(22·인터 밀란)가 ‘해트트릭 빅뱅’을 일으키며 삼바군단을 8강으로 이끌었다. 브라질은 12일 페루 아레키파 산 아구스틴 국립대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 C조 2차전에서 4골의 폭죽을 쏘아올리며 북중미 초청팀 코스타리카를 4-1로 대파,상대전적 6승1패의 압도적 우위를 이어갔다.2연승으로 승점 6을 확보한 브라질은 조별리그 최종전(파라과이) 결과에 관계없이 A조 콜롬비아에 이어 두번째로 8강에 진출했다. ‘신 3R(호나우두,호나우디뉴,호베르투 카를루스)’ 등 2002한·일월드컵 우승 멤버 대부분이 빠진 브라질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칠레와의 1차전도 1-0으로 힘겹게 이겼고,이날 전반전에도 수비 위주로 나온 코스타리카의 벽에 막혀 세계 정상다운 공격력을 과시하지 못했다. 쌓여만 가던 카를루스 알베르투 파레이라(58) 브라질 감독의 근심을 날려버린 주인공은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 밀란의 주전 공격수로 뛰면서 올 시즌 득점 5위(17골)를 차지한 차세대 주자 아드리아누.전반 44분 플레이메이커 알렉스(27·크루제이루)의 긴 패스를 받아 왼발로 가볍게 코스타리카의 골망을 갈랐다. 호나우두(28·레알 마드리드)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꼽히는 아드리아누는 현재 일본대표팀 감독인 ‘하얀 펠레’ 지코(51)로부터 “스트라이커의 모든 자질을 갖췄으며 브라질 대표팀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후반 들어 미드필더진과 공격수 간의 호흡이 살아난 브라질은 손쉽게 경기를 풀어갔다.후반 4분 알렉스와 환상적인 2대1 패스를 주고받던 수비수 후안(25·레버쿠젠)이 낮은 땅볼 슛으로 점수를 벌렸고,9분과 22분에 아드리아누가 각각 알렉스의 코너킥과 미드필더 구스타푸 네르비(27·상파울루)의 크로스를 상대 골대 안에 꽂아 넣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부동산 in]외국인 임대사업 ‘흐림’

    [부동산 in]외국인 임대사업 ‘흐림’

    외국인 임대사업이 기로를 맞고 있다. 미군 이전이 논의되고 있는데다 월세보다는 전세를 찾는 외국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아직은 은행 이자를 훨씬 웃도는 수입이 보장된다는 게 임대사업자들의 얘기이다.다만,과거보다는 투자리스크가 커진만큼 사전에 철저한 조사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어떤 악재들 있나 미군이 이달부터 월세대신 전세계약을 하도록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저금리 시대에 한국의 전세제도를 활용하면 월세보다는 전세가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그러나 아직까지는 전세로 계약한 사례는 거의 없다.한국의 임대사업자 입장에서는 외국인 임대를 목적으로 집을 지었는데 전세로 내어놓으면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전세로 외국인에게 세를 놓느니 차라리 한국인에게 놓겠다며 버티고 있다.흡사 임대사업자와 미군이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이다.사업자들은 또 현행 월세제도를 유지해 달라며 미군당국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전세제도 활용은 미군 뿐 아니라 상사주재원 등에까지 확산될 조짐이다.가뜩이나 수익률이 낮아지는 판에 이같은 전세제도가 확산되면 수익이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다.미군부대 이전도 악재 가운데 하나다.장기적으로 미군이 이전해 가면 수요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수익률은 7% 내외 몇년전만 해도 외국인 임대사업은 연 10∼12%의 수익을 냈다.그러나 2000년 이후 은퇴한 직장인들이 퇴직금으로 대거 외국인 임대사업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게다가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외국기업의 주재원들도 줄어들었다.이에 따라 외국인 임대사업자의 경우 수익이 7∼8%대로 떨어졌다.하지만 입지가 뒤떨어지는 곳은 수익이 5%에 불과한 경우도 있다. 실제로 용산구 한남동 35평짜리 빌라를 3억 5000만원에 매입,임대사업에 나선 김모씨는 월세로 250만원을 받고 있다.연간 8%대의 수익을 내는 편이다.몇년전만 해도 이 정도의 주택은 한달에 300만∼350만원은 받았다.한남동 유엔빌리지에서 2층짜리 100평 규모의 임대사업을 하는 박모씨는 월 900만원씩 3억 2400만원을 일시불로 받았다.연 6.7% 안팎의 수익률이지만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그러나 외국인 월세수요자를 찾지 못해 4∼5%의 수익밖에 못내는 사업자도 많다.집을 비워 두느니 싸게라도 내놓자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하자 외국인 임대사업 컨설팅업체인 아펙스(APEX) 조효진씨는 “한남동 외국인 임대용 주택의 경우 땅값이 오르면서 평당 매입가가 1300만원을 호가해 수익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면서 “투자시 반드시 수익계산을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엔빌리지는 평당 1300만∼1500만원 나간다. 따라서 외국인 임대사업을 하기전에는 먼저 수익률을 잘 따져 봐야 한다.일부 컨설팅업체는 엉터리 수익모델을 제시하기도 한다.또 금리가 낮은 만큼 적당히 담보대출을 받는 것은 좋지만 너무 담보대출을 많이 받으면 외국인들이 세들기를 기피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임대사업용 주택을 살려면 주변에 빈터가 있는 곳은 피해야 한다.외국인들은 경관을 중시하는데다 빈터에 높은 건물이 들어서면 세놓기도 쉽지 않다. 외국인들은 주로 2층 주택에,작지만 정원이 딸린 주택을 선호한다.가급적이면 한국식보다는 미국식 구조의 주택을 사야 한다.빌라지만 안방보다는 거실이 커야 하고,화장실도 각방에 붙어 있어야 한다. 누가 지었는지도 중요하다.분양을 받을 때에는 외국인 임대 전문건설업자나 공신력있는 업체에서 지은 주택이 좋다.그렇지 않으면 A/S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없다.이 경우 세입자들의 집수리 요구에 대처할 수 없다.외국임 임대사업자의 주요 공략대상은 미군보다 상사주재원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좋다.상사주재원들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게다가 이들은 전세를 요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흔쾌히 월세를 선불로 내는 서구식 방식을 택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3) 멧돼지를 기다리며

    민간인들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155마일 철책선 주변은 멧돼지들의 천국이다.어디를 가나 멧돼지 떼가 무리지어 다니고 최전방 초소는 먹이를 찾아 드나드는 단골집이다.십수년 전만 해도 초소 주변의 멧돼지는 부대 회식용으로 심심찮게 이용됐다.지휘관들에게는 쓸개가 인기였다. 하지만 환경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요즘엔 장병들과 잔반을 나누며 공생하는 사이가 됐다.멧돼지는 먹이를 얻고 군장병들은 처치 곤란한 잔반을 해결할 수 있어 좋다.잔반을 먹기 위해 몰려드는 멧돼지들과 장병들은 한가족이나 마찬가지다.잔반을 놓을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고 조금 늦어지면 쓰레기통을 뒤집어 놓으며 투정까지 부린다.어쩌다 외지인이 찾아 얼쩡거릴 때면 낯가림을 하느라 서너시간씩 숲속에 숨어 나타나지도 않는다.그 좋은 먹성에 배고픔까지 참아가면서… 시력은 좋지 않지만 냄새와 청각으로 정확하게 외지 손님을 가려내 경계하는 폼새는 영락없이 우리 장병들에게서 눈치껏 배운 노하우일게다.덩치가 워낙 큰 데다 짙은 회색의 짧은 털을 빗자루처럼 세우고 다녀 장병들 사이에서는 ‘황소 멧돼지’ ‘시커먼스’로 더 잘 통한다. 이같은 공생관계가 이어지면서 번식력 좋은 멧돼지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그동안 정확한 서식밀도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DMZ 주변 대형 포유류 가운데 고라니·너구리와 함께 가장 많은 개체수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중동부전선 최전방 초소 두 곳을 찾아 멧돼지 가족과 장병들 사이의 어우러진 삶의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까치와 친구하는 백암산 멧돼지 “……” 6월의 뙤약볕을 이고 침묵 속에 얼마를 기다렸을까.섭씨 32∼34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와 시큼한 잔반 냄새,파리·모기떼,각종 벌레들이 몰려와 괴롭힌다.일어서고 앉기를 수십번.3시간은 족히 기다렸지만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하루 세끼 거르지 않고 나타나 배를 채우던 녀석들이 별일이다.외지인의 냄새를 맡은 것이 분명했다. 잔반 놓은 곳에서 10여m 떨어진 시설물 뒤에 몸을 숨겼지만 영리한 멧돼지들은 넘어가지 않았다.1차 신경전은 취재팀의 완패다.결국 후퇴를 결정하고 10여m 더 물러나 또다시 기다림에 들어갔다.20∼30분쯤 지났을까.숲속에서 ‘쉭∼ 쉭∼’대며 나타난 녀석은 멧돼지라기보다 차라리 아프리카 코뿔소쯤으로 보인다.초병들이 들려준 ‘황소 멧돼지’가 나타난 것이다.치켜든 엄니와 머리 꼭대기부터 등짝 중간쯤까지 빗자루처럼 솟아 있는 짙은 회갈색 억센 털이 멧돼지의 위용을 대변해 주고 있다.서너살 이상으로 추정된다. 경계를 풀지 못해서인지 가족은 남겨두고 수컷만 나타나 ‘쩝쩝’대며 정신없이 먹어 치운다.배고픔이 대단했던 모양이다.멧돼지와 함께 토실토실 살이 오른 들고양이,까치,까마귀,꿩들까지 떼지어 들락거리며 잔반을 쪼아댄다.아무도 방해하지 않고 묵묵히 서로 먹는 일에만 열중이다. 까치들이 등을 타고 놀아도 멧돼지는 개의치 않는다.전방 초소에서나 볼 수 있는 야생동물들간의 또다른 교감현장이다. 초소 조리병인 조용석(23) 상병은 “어쩌다 잔반을 주지 않으면 부대주변 쓰레기통을 몽땅 뒤집어 놓고 땅을 파헤치는 등 저지레를 쳐 귀찮아도 꼬박꼬박 줘야 한다.”며 설명이 신난다. ●멧돼지 가족의 장유유서(長幼有序) 7월 첫날,오락가락하는 빗줄기 속에 또다시 멧돼지 기다림이 이어졌다.금강산을 오가는 차량들이 빤히 내려다 보이는 155마일 동해안 마지막 율곡부대 초소에서도 멧돼지는 장병들과 한가족이다.웅웅거리는 동해선 공사소음이 들리고 차량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어서 멧돼지들의 낯가림은 더욱 심한 것 같다. 먹이를 놓는 장병들과 함께 있으면 스스럼 없이 찾아오는 녀석들이 외지인들만 있으면 나타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군복으로 갈아 입어도 마찬가지다. 점심때부터 저녁무렵까지 족히 너댓시간 잠복하면서 또 얼마나 기다렸을까.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카메라 장비를 챙기며 포기하고 돌아서려는 순간.‘두두두두‘ 한떼의 멧돼지 가족이 숲속을 질주하며 나타난다.모두 7마리,대식구다.수컷 한마리가 나타나 주변 상황을 돌아보고 사라진 지 족히 2시간도 넘은 뒤였다.먹이를 찾아 나타난 가족들 대부분은 숲속에 남아 있고 가장 연장자인 듯한 녀석이 먹이를 독차지하고 먹기 시작한다.새끼들이 먹이 주변에 나타나 얼씬거리면 씩씩거리며 혼쭐을 낸다.그렇게 배를 채운 덩치 큰 수컷이 거드름을 피우며 물러나자 암컷이 찾고 이어 새끼들이 나타나 얼마남지 않은 잔반을 게걸스레 먹어 치운다.먼저 먹겠다고 서로 주둥이를 밀어대며 쟁탈전도 대단하다. 원시적인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멧돼지 가족들 사이에도 가족사랑과 질서가 고스란히 살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최전방의 멧돼지들은 이렇듯 장병들과 어울려 독특한 생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철원·고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수도이전 논란] 대전공청회“인구 빨아들이는 블랙홀 되지 않게”

    12일 대전에서 열린 신행정수도 첫 전국 순회 공청회에서 수도 유치를 바라는 충청지역 민심을 반영하듯 건설의 타당성을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다. ●“신행정수도를 관광자원화해야” 김동완 충남도 기획관리실장은 “프랑스 파리가 ‘퐁피두센터’를 지어 하루 2만 5000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처럼 도시 자체를 관광자원화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김 실장은 “후보지의 토지거래가 줄어들고 있는데도 부동산업자들이 얘기하는 호가 중심으로 가격상승을 과장보도,행정수도 건설비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는 것처럼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 뒤 “3군본부가 있는 계룡대 등 국방관련 기관의 이전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충남발전연구원 송두범 박사는 “신행정수도는 정치행정의 중심도시로,대전은 신행정수도 배후도시로,천안·아산·연기·공주·논산은 문화·관광·국방 등 전문화된 도시로 상호보완적·유기적 협력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남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행정수도 건설에는 공감하지만 환경이나 생태계 부분의 가중치가 낮고 문화적 요소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지금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려 친환경도시로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숙 충남대 교수는 “주거환경을 저밀도로 만들고 교통체계와 주차공간 등 각종 도시 시스템을 인간 중심으로 건설해야 한다.”면서 “신행정수도가 대전,천안,청주 등 주변 도시의 인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지 않도록 이들 도시와의 네트워크도 잘 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헌법소원에는 불만의 목소리 공청회에서 수도이전의 타당성이 집중거론된 것과 동시에 이날 특별법의 위헌여부를 묻는 헌법소원이 제기된 것에 대해서는 충청 지역 지자체,의회,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충남도의회 임상전 행정수도추진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신행정수도 건설 추진은 대통령 공약사업이며 국회의 동의를 얻어 특별법까지 만들어 추진되는 정책적으로 결정된 국가의 대사업”이라며 “이를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낸 것은 균형개발을 무시한 서울의 특권층을 비호하는 반국가적이며 반역적인 사고”라고 주장했다.충북도 이두영 지방분권국민운동 집행위원장은 “신행정수도 건설이 수도권 주민들의 참정권 침해라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충청권 주민들의 참정권도 존중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한 뒤 “지난 30∼40년간의 천문학적 세금이 수도권에 집중됐던 것은 충청권의 기회균등과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북도의회도 성명을 내고 “신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발목잡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특별법 통과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 볼때 달라진 것이 없는데도 이제와서 헌법소원을 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수면 무호흡증 판별 어떻게

    이 박사는 “병력(病歷)과 신체검사,섬유경이나 방사선을 이용한 기도 폐쇄부위 확인,감별진단 등의 방법이 있지만 수면무호흡증을 판별하는 가장 신뢰할만한 방법은 역시 수면다원검사”라고 말했다.그는 “일부 의료기관에서 신뢰할 수 없는 1∼2가지 방법으로 무호흡증 진단을 하곤 하는데,이는 정확도가 낮은 방법”이라며 “반드시 수면다원검사를 거쳐야 정확도가 확보된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수면다원검사란,환자를 수면검사실에서 일상과 거의 같은 상태의 잠에 빠지도록 한 뒤 코와 입을 통한 공기의 출입,가슴과 복부의 호흡운동,뇌파,안구운동,혈중산소포화도,심전도,근전도 등 7가지 검사를 종합적으로 시행한다. 이런 검사를 통해 무호흡의 원인이 아예 중추의 호흡자극이 없어 나타난 증상인지,아니면 중추의 자극은 있지만 기도가 막혀 나타나는 증상인지를 가려낸다. 최근에는 의료진이 잠든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해야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휴대용 수면검사기기도 선을 보이고 있으나 민감도와 특이도가 떨어져 수면 단절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박사는 “검사가 번거롭고 아직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60만∼70만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문제가 있지만 정확하게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을 감별,진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방법을 거쳐 외과적 치료,즉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한국문화 전도 美교사 메리 코너

    |로스앤젤레스 연합|“20년 전 한 학생이 보여준 성실성과 겸손이 나를 한국 문화에 매료되게 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각급 학교 교사들의 한국문화·역사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회갑을 넘긴 벽안의 미국인 여교사 메리 코너(캘리포니아주 샌마리노)의 발걸음이 분주하다.12일부터 15일까지 LA 한국문화원에서 열리는 캘리포니아 남부 일원 25개 중·고교 교사들을 위한 세미나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사들을 모으고 프로그램 기획,강사진 구성까지 혼자 힘으로 해낸 열성파 할머니로 교직 경력 33년의 그는 “20년전 그 한국 학생을 본 뒤 숱한 외침,식민통치,참혹했던 전쟁,경제난을 극복한 강인한 생명력은 과연 어디에서 나올까라는 호기심 때문에 한국계 학생들로부터 어깨너머로 배워 시작한 공부가 평생의 업이 됐다.”고 말했다.“은퇴한 뒤에도 학생과 교사들에게 한국 문화를 계속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역사와 문학,음악 등 다양한 장르로 시야를 넓혔고 최근 5년간은 아예 교실에서 한국을 소재로 한 영문소설 강독이나 아쟁,대취타를 감상하며 심화학습까지 할 정도가 됐다. 최근에는 김은국의 ‘잃어버린 이름’,최숙렬의 ‘안녕할 수 없는 세월’,이혜리의 ‘할머니가 있는 풍경’ 등을 학생들에게 읽혔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패서디나 명문사립 웨스트리지고교의 비교적 개방적인 교과과정도 그가 한국문화 ‘전도사’가 되는데 힘이 됐다.코너 교사는 “이민 2세 등 뿌리 교육이 덜했던 아이들이 수업을 통해 정체성을 찾을 때 더욱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2002년 한국문화 소개서를 발간하기도 한 그는 7년 동안 미 전역 교사세미나에 참석,한국 문화를 적극적으로 알렸고 지난 4월에는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 기금 지원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 공식대국 2000국 돌파 ‘영원한 國手’ 조훈현 9단

    “몰랐어요.대국 끝나고 주변에서 얘길 해서 알았는데,별 감흥이 없더라고요.그냥 덤덤하고….” 지난달 말 ‘영원한 국수’ 조훈현(52) 9단이 한국기원 공식 대국 2000국을 돌파하는 금자탑을 쌓았다.1국,1국 피땀을 쏟는 기분으로 두어온 바둑이 어언 2000국에 이르러 주변에서는 ‘축하할 일’이라며 인사를 건넸지만 그는 덤덤했다.치열한 반상의 승부를 펼치며 살아온 그에게 이미 둬버린 모든 대국보다 현실의 1국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인지도 모른다.그 기념비적 대국인 왕위전 결승리그에서 그는 아쉽게도 신예 안조영 8단에게 1집반을 지고 말았다.그래서 그냥 덤덤하다고 했는진 모르지만,어찌 일말의 감회가 없을까.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인근 매운탕집에서 그와 마주 앉았다. ●일본에서의 10년 기록은 제외 “실은 참 많이 뒀구나 하는 생각,제 바둑인생의 파란만장한 자취가 순간 스쳐가더군요.천성이 기록에는 별로 연연하지 않지만,이런 일에 소회가 전혀 없다는 게 이상하죠.그렇지만 그걸 요란하게 받아들일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사실,한국기원의 집계에서 그가 2000국을 돌파했다고는 하지만 이는 그가 일본에서 10년간 둔 기록이 고스란히 빠진 것이다. “아홉살에 일본으로 바둑 유학을 떠나 스무살 귀국때까지의 기록은 한국기원에서 인정을 안하더군요.기록의 주체가 일본기원이 아니라 조훈현이라는 점이 중요하지요.그런 점에서 아쉽고 문제가 있다고도 생각됩니다.당시 해마다 40국 정도 뒀으니 10년간 약 400국쯤 뒀지요.입단 이후만 치더라도 7년의 기록이 모두 빠진 건데,그러니 지금 2000국이라는 기록이 제겐 반쪽인 셈이지요.”그러면서 그는 “그때의 기록이 저는 물론 우리 바둑사에도 의미가 없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당시만 해도 일본이 천하의 바둑을 호령하던 때이고,그로서는 한창 물오른 시절의 기보이니 그 기록의 누락이 아쉬울 밖에. 지금도 그는 해마다 60국 정도를 소화한다.전성기때의 100여국에 크게 못미치지만 우리나라에서 그 연배에 이 정도 대국을 치르는 기사도 없다.“그걸 두고 제 기력이 아직 쇠하지 않았다고 봐주면 고맙지요.실은 예전이 지금보다 기전이 훨씬 많기도 했고,저도 훨씬 나은 실력을 보였으니 그게 당연할 겁니다.” ●89년 응씨배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아 그는 아무리 치열한 대국도 돌아서면 금방 잊는 체질이다.그렇지 않으면 매년 수십번의 대국이 주는 중압감을 감당하기 어렵다.그렇지만 그에게 하늘을 찌르는 희열의 기억이 없는 것은 아니다.“맨 처음 대국은 기억에 없지만 89년 응씨배 결승5국에서 네웨이핑을 꺾었던 기억은 늘 새롭습니다.아마 조훈현과 한국 바둑이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된 사건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승승장구하며 숱한 불패의 신화를 엮어온 그지만 어차피 승부사가 패배를 피할 수는 없는 일.그에게 가장 아픈 패배를 넌지시 묻자 “너무 많이 져 특정 대국이 기억에 남아있지는 않다.창호에게 반집으로 진 것도 몇차례 되고….”라며 말꼬리를 자른다.그러나 “지금도 대국이 있는 날은 잠을 거의 못이루고 날밤을 새운다.”는 그의 말에서 반상을 누비는 전신(戰神)의 모습은 없다.오직 고뇌하고,두려워하고,긴장하는 인간의 모습이 있을 뿐이다. “그렇게 대국을 마치면 승패의 잔재를 털어내는 데 상당한 노력을 쏟습니다.등산도 하고,생각없이 텔레비전도 보고 하면서….” 그가 처음 코흘리개였던 아홉살 때 일본으로 바둑 유학을 떠난 것은 순전히 아버지의 강권(?) 때문이었다.아버지는 유학을 권하면서 “너,일본 가면 비행기 실컷 탄다.”고 꼬드겼다.“그 바람에 가겠다고 했는데 ‘갔다 온다.’는 게 10년이었다.”며 웃었다.힘들고 외로운 유학 생활이었지만 그는 지금도 어려울 때면 자신에게 바둑의 길을 일러준 세고에 겐샤쿠와 후지사와 슈코 두 스승을 생각한다.“세고에 선생님은 인격적으로 경지에 다다르신 분이라는 걸 지금도 느껴요.” 그가 바둑을 힘겹게 배운 탓일까.요즘 신세대 기사들의 출중한 실력에 놀라면서도 그들의 자기만 아는 발상이나 공부를 도외시한 외곬 바둑에 걱정이 앞선다.“아무리 바둑인으로 살겠다지만 정상적인 학교교육은 받고 바둑을 뒀으면 합니다.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인격의 문제거든요.사람으로서 갖춰야할 인격,품성,인성은 결국 교육으로 완성된다고 봅니다.사실 저도 학교교육은 제대로 못받았지만….” ●조훈현 바둑, 아직 저물지 않았다 그가 이렇게 말하지만 바둑계 안팎의 누구도 그의 인격을 흘겨보지 않는다.얼마 전 중국 기사 루이나이웨이 9단은 한국 기사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조 국수를 꼽기도 했다.“모르겠어요,그 분이 왜 그런 얘길 했는지….신이 아니라 저도 참 흠이 많습니다.” 조훈현,한국 바둑,아니 세계 바둑을 호령하며 한 시대를 풍미한 그였지만 그는 여전히 바둑,그리고 바둑을 에워싼 모든 것들에 대해 겸손했고,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직 조훈현의 바둑은 저물지 않았다.’고 믿는지도 모른다.그에게 혹 가지 않은 길에 미련을 뒀던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저도 제 바둑 인생이 실패했다고는 여기지 않습니다.다시 태어나도 바둑을 둘지는 모르지만,적어도 지금 제가 다른 길을 생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 ‘천하의 조훈현’이지만 기력이 예전같지 않다.그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일까.“확실히 예전에 비해 열정이 약해진 것 같습니다.체력도 달리고 공부도 예전처럼 치열하게 못하고….그래서 주변 지인들이 이런 지적도 하곤 합니다.요샌 바둑을 마치 취미로 두는 것 같다고요.아직 신진들에게 제 기예가 밀린다는 생각은 안하는데…,떠오르는 해가 무섭긴 무섭죠.” 조훈현.그에게는 가장 아름다운 훈장이 있다.바로 ‘영원한 국수’라는 그의 별호다.지금 한국 바둑이 세계의 정상이라면 그는 그 정상을 뒤덮은 눈부신 만년설이다.숱한 별들이 명멸한 가운데 오로지 그만 광휘를 잃지 않고 있으니.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칠산바다 지키는 수성당할머니

    ●깎아지른 절벽위 여신모신 성소가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새삼 에게해와 그리스신화가 관심을 끈다.아테네 도심의 파르테논 신전 못지않게,아티카반도 끝자락 수니온곶(串)의 포세이돈 신전도 낙조 풍경과 어울려 세계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포세이돈 신전.에게해의 찬란한 석양이 비끼는 천애 절벽에 각인된 역사와 신화의 지문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살아 신화시대의 전설을 이야기하고 있다.바다의 신 포세이돈.그의 뜻에 따라 질풍과 노도가 일어나니,바다의 모든 것이 그 앞에서 고개를 조아려야 했다.포세이돈의 황금전차가 말발굽 요란하게 바다 위를 가로지를라치면 거센 폭풍은 간데없고 잔잔한 고요가 그를 옹위했다.원형은 파괴됐으나 15개의 도리아식 원주는 고스란히 남아 에게해의 험한 바닷길을 아우르고 있다.지금도 이 신전 앞을 지나는 그리스 어부들은 고개 숙여 예를 표한다.첨단이 지배하는 오늘날에도 뱃길에 나선 사람은 누구나 포세이돈의 신화적 영력에 깊은 외경과 간절한 기원의 뜻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반도국가 그리스의 끝자락에 바다의 신전이 있다면,같은 반도국가인 우리의 사정은 어떠할까? 우리라고 왜 바다신을 모신 신전이 없을까만,남의 떡만 크게 보이고,내 것은 초라하게만 여기는 문화사대주의의 병폐가 여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나이아가라폭포의 웅장함에 취해 박연폭포 정도는 ‘애들 장난’으로 치부하는 이들에게 필자가 줄 수 있는 최선의 해답은 ‘우리 것부터 좀 챙겨 보라.’는 충고이다.포세이돈이 중요하다면,중국의 여자 해신 마조(祖)도 알 필요가 있으며,더불어 ‘문화 종다원성’을 위해서라도 한반도 바로 이 땅의 수성당할머니를 생각해야 한다. ●서해바다 거닐며 거친 물길 다스려 해신은 세계 어느 바다에나 있었고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변산반도의 끝자락 격포 수성당은 우리 해신의 위엄과 격식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신성(神聖)의 성소(聖所) 격이다.우선,위치가 눈길을 끈다.잘록한 자루처럼 돌출한 곶의 깎아지른 절벽을 ‘성소’로 선택했다. 10여년 전만 해도 수성당 길목은 해안초소를 설치해 민간인 출입을 막는 군 작전구역이었다.그 후 전주박물관에서 이곳 일대를 발굴한 결과,고대의 제사터임이 확인되었다.민간의 구술(口述)전승이 이루어진 이곳에서 확인 발굴이 이루어졌음은 우리 문화에서 구술이 지닌 실증적 힘을 웅변한다.트로이문명이 애초에 구술과 신화에서 출발했다가,훗날 고고학적 발굴에 의해 입증된 것과 다를 게 없다. 수성당은 시누대가 창검처럼 밀집해 빼곡하게 들어찬 단애(斷崖)에 숨어 있다.바닷물이 밀물처럼 다가와 이 안에 들면 절벽에 서있다는 느낌을 잊게 된다.그러나 자칫 한발 잘못 내디디면 벼랑으로 곤두박질이다.오금이 저리도록 가파른 곶.벼랑 아래로는 여근처럼 갈라진 해식동굴이 있어 조수가 드나들며 보는 이의 현기증을 자아낸다.일명 용굴 혹은 여우골이라 불리는 이곳이 수성당할머니의 거처이다.서해 어업의 중심기지였던 위도가 굽어보이는 칠산바다의 관망대에 해당하는 곳으로,임진왜란 때 왜군이 여우골로 몰려오는 것을 할머니가 무찔렀다는 전설은 지금도 남아 전한다. ‘개양할미’라고도 불리는 수성당할머니는 딸만 여덟을 낳아 각도에 한명씩 시집보냈다고 전해진다.더러는 그녀가 딸 일곱을 낳았으며,그들이 수성당에서 굽어보이는 칠산바다의 일곱 섬 지킴이가 되었다고도 한다.수성당 할머니는 엄청나게 큰 키로 굽나무신을 신고 저벅저벅 서해바다를 걸어다녔다.위험한 곳에는 표지를 남겨 어부들이 해를 입지 않게 돌보았으며,심지어 수심까지 재어 어부들이 알도록 했다.괴력난신(怪力亂神)의 힘을 보여준 ‘서해 창건주’의 전설이므로 이 말이 맞느냐,아니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변산 격포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정초에 정성껏 제물을 마련해 이곳을 찾는다.세상이 바뀌어 서해 여신으로서의 지위는 볼품없이 쪼그라들었지만 그때의 마을굿 양식이 여전히 잔존해 있으며,무신도도 걸려 있었으나 지금은 불타고 없다.‘1804년 상량(上樑)’이라고 적힌 상량문으로 미뤄 적어도 200여 년 전에 이 신당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그러나 신당이 어찌 사람의 신탁(神託)의식과 같은 나이일 수 있겠는가.이 상량문과 무관하게 훨씬 이전에 신당이 있었고,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사람들의 가슴 속에 수성당할머니가 살아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 수성당은 변산반도 일대를 지켜주는 ‘지역신’으로 ‘강등’되었으나,그 해양문화적 원형은 바다를 지켜주는 거녀(巨女)신화에서 비롯된 것이다.제주도의 설문대나 전국에 골고루 분포한 마고할매는 수성당할머니의 문화적 원형이다.마고나 설문대가 순 토속어인 반면 수성(水星)이라는 한문투 용어가 후대에 덧 씌워졌을 뿐이다.즉,마고식의 해양문화 원형질에서 수성이란 지역적 여신이 탄생한 것이다. ●거대한 치맛자락에 가려 어둠 내리고 사실,우리의 의식에는 가부장적 남신들만 가득 차 있었다.그러나 바다만은 달라 그곳은 늘상 여신들의 무대였다.바다는 모든 생명체가 탄생한 최초의 자궁이다.그런데도 기이하게 바닷가에서 여성은 사실상 금기의 대상이다.지금은 그런 금기의식이 많이 희석됐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신권(神權)만큼은 여신의 손아귀에 놓여 있다.‘여신을 숭앙하는 바다’의 신권과,‘여성을 배척하는 바다’의 생활이란 두 측면은 바다문화를 둘러싼 대단한 역설을 설명해 주는 단초가 된다. 수성당에서 서쪽을 굽어보니 초여름 햇살을 받은 칠산바다가 싱싱한 비늘을 반짝이며 꿈처럼 펼쳐져 있다.그곳에 서서 신화적 상상의 날개를 펼쳐본다.수성당에 기대 칠산바다를 바라보는 마음의 물길을 따라 당할머니가 들어왔다.그녀는 저물어 수평선 아래로 잠겨드는 해를 안간힘으로 붙들려고 했으며,그러다가 이른 저녁의 별밭을 거닐어 내게 이른 것이다.그 덕분에 칠산바다는 여름의 붉은 황혼에 늦도록 젖어 있었다.흡사 쌩떽쥐베리의 어린왕자가 첫마디를 속삭였을 때처럼 그렇게 붉게. 그녀는 깊은 바닷물에 겨우 발목만 적신 채 아주 천천히 걸음을 떼고 있다.아주 천천히,우리 역사의 태고적 울림은 그렇듯 바다로부터 시작되었다.서해바다가 아직 형성되지 않아 우리와 중국이 육지로 맞붙어 있던 그 옛날의 땅을 디디고 걸었음직한 그런 발걸음이다.생각해 보면 수성할머니 같은 거녀는 한반도 탄생의 비밀을 알려주는 중요한 존재가 아닐수 없다. 여신들은 늘 바닷가를 뚜벅뚜벅 걸어다녔다.풍랑이 일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는 깊었다.깊은 곳으로 발을 잘 못 내디뎌 빠지는 바람에 치맛자락이 살짝 젖었다.끝모르게 큰 여신들이었지만 치맛자락이 젖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그녀는 젖은 치마를 벗어 산 위에 펼쳐 널었다.산에서는 난리가 났다.치마를 널자 지상이 온통 컴컴해졌고 동물들은 갑자기 맞은 밤이 두려웠을 것이다. 여신은 북쪽으로 올라오면서 소피도 여러번 보았다.여신의 오줌이 물길을 만들어 곳곳에 강이 생겨났다.여신의 똥은 군데군데 섬으로 남았다.저녁 무렵에 찬 이슬을 맞자 마고는 기침을 했다.그러자 폭풍이 불어 풍랑이 일었고,산과 들의 나무들이 뿌리째 뽑혔다.이윽고 밤이 왔다.여신은 하늘의 별을 만지고,달을 껴안고 그렇게 외로운 밤을 지냈다.참으로 외로웠다.사람이 탄생하기 전이라 그녀를 즐겁게 할 미물 인간이 아직 없었던 탓이다. ●위도 핵폐기장엔 인간사 갈등 고스란히 얼마나 컸으면 바다를 걸으며 치맛자락만 적셨을 뿐일까.참으로 막강한 여성의 위력이다.우리 신화의 들머리를 차지하는 마고,수성당할머니 등은 지모신(Great Mother,Mother Goddess)이다.수성당을 찾아온 이유는 너무도 분명하다.잃어버린 여성의 힘.거녀로서 세상을 창조하는 거대담론을 이끌어 온 문화적 원형질을 당할머니에게서 발견한다.현대인들은 그만 그 거대한 신화적 힘,자연친화적 순응을 거부하고 말았으니,수성당 코앞의 새만금간척지나 위도 핵폐기장 같은 인간사의 복잡다단한 갈등이 그것이다. 당할머니가 바다를 걷는 발자국소리를 듣노라니 상상력은 멀리 상전벽해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왜 하필이면 국가적인 큰 제사터가 수성당에 자리잡고 있었을까.우리는 그동안 ‘전북지역은 곧 백제문화권’이라는 도식적 편견에 함몰돼 있었다.전주박물관 발굴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유병하는 이를 3세기 후반에서 7세기 전반의 마한,백제,가야,왜의 노천제사라고 주장했다.3세기 후반에는 마한,4세기는 마한과 백제,5세기 전반과 6세기 전반은 백제,가야,왜의 제사가 이루어진 듯하다. 마한,백제는 그렇다치고 멀리 가야와 왜의 유물이 나온 사실은 흥미롭다.백제 땅으로 들어서자면 반드시 변산반도를 돌아,고군산열도를 비집고 들어가,금강하구로 들어서야 했을 것이니,수성당의 위치는 지정학적으로 해양의 길목이다.위도나 고군산에서 바라볼 때,곶의 신비로운 장소에 신당을 세우고 해신에게 정성껏 제사를 올렸으리라.채석강과 적벽강이 펼쳐진 천혜의 절경에 자리잡고 있으니 신들조차도 비경을 선호했음이다. 근년까지도 풍어기(豊漁旗)가 올라가던 수성당 앞바다에서 역사시대의 제사가 올려졌고,더 앞선 시대에는 마고할머니가 걸어다녔다는 사실에서,천년을 훌쩍 뛰어넘는 수성당 신앙의 해양문화적 지속성을 보고야 마는 것이다.이렇듯 바다에는 인간 이전에 여신들도 살고 있었던 것이니,‘바다에 살어리랏다‘에서 어찌 이들을 모른 채 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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