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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니아] 홈메이드 와인동호회 ‘와인만들기’

    [마니아] 홈메이드 와인동호회 ‘와인만들기’

    “와인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분은 서울 성동구 ‘옥수동 아지트’를 방문해 주세요.단,인터넷을 통해 먼저 회원가입을 하셔야 합니다.” 인터넷 동호회 ‘와인만들기’(http:///cafe.daum.net//winemania)운영자인 정재민(38·유학원운영)씨는 ‘와인전도사’다.하지만 보통 전도사와는 다르다.자기 손으로 직접 만든 ‘홈 메이드 와인’만 취급하기 때문이다. “10여년전 캐나다에 있을 때 초대 받은 집에서 처음으로 ‘홈 메이드 와인’을 봤어요.맛이 독특할 뿐더러 직접 제작한 앙증맞은 라벨이 붙어있어서 너무 예쁘더라고요.그때부터 와인만들기에 빠졌죠.” ●‘웰빙’바람타고 회원 크게 증가 ‘와인만들기’인터넷 카페는 지난 2002년 7월에 만들어졌다.하지만 당시 회원수는 40명에도 못미쳐 유명무실한 상태였다.그러던 것이 지난해 10월 정씨가 운영을 맡으면서 급속도로 성장하게 된 것.7개월만인 지난 5월에 1000명 회원을 돌파했으며 8월에는 2000명을 넘어섰다. “제 노력도 있었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성장에 한몫한 것 같아요.요즘 키워드가 ‘웰빙’이잖아요.” 정씨는 ‘홈메이드 와인’이야말로 적은 비용을 들여 큰 ‘웰빙’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그도 그럴 것이 시중에서는 구하기도 어려운 ‘딸기 와인’30병을 만드는 데 병값을 포함해 4만원이 채 들지 않는다.비싸기로 소문난 아이스 와인도 병값 3000원을 포함해 1만원선이면 1병을 만들 수 있다. ●초보자용 교육 ‘탄탄’ “와인만들기를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라면을 끓이는 것과 비슷해요.재료와 도구들이 패키지로 나와 있는 상품들을 이용하면 되거든요.” 정씨는 일단 초보자들은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기본원리를 터득한 뒤,독창적인 와인만들기에 도전해 볼 것을 권한다.또 동호회에 마련된 초보자 교육 프로그램만 잘 따라도 와인을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옥수동 아지트’라 불리는 서울 성동구 옥수 2동 201번지 지하 1층은 동호회의 근거지인 동시에 초보자를 위한 교육장이다. 매월 첫째,셋째 토요일은 이곳에서 어김없이 초보자를 위한 교육모임이 진행된다.“처음 한 두시간 정도는 와인만들기 기본 원리와 도구를 먼저 소개합니다.그 다음에 웰치 주스를 이용해 와인만들기에 도전하게 돼요.이 방법이 가장 쉽거든요.” 초보자들을 위한 교육외에도 매주 목요일 저녁 7시에는 정기 모임인 ‘와인데이’가 열린다.회원들은 이날도 역시 ‘옥수동 아지트’에 모여 와인을 만들게 된다. “아무래도 초보자들과는 좀 다르죠.마치 실험실의 과학자처럼 여기저기서 진지한 모습들이 보여요.” ‘와인만들기’동호회의 또 다른 운영자인 좌대훈(26·대학생)씨는 ‘세상에서 유일한’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의 모습은 엄숙하면서도 행복하다고 설명한다. 정기 모임외에도 동호회원들은 제철 과일 원산지를 찾아 ‘원정대’를 구성해 떠나기도 한다.지난 7월에는 강원도 횡성으로 ‘복분자 원정대’가 다녀왔으며,8월에는 포도로 유명한 충북 영동에 ‘포도원정대’100여명이 다녀오기도 했다.‘원정대’는 과일 수확부터 와인만들기까지 전 과정을 함께 체험하고 즐겼다. ●사과,딸기,키위,복분자 와인도 만들어 좌씨는 얼마전 포도가 아닌 딸기로 와인을 만들었다고 자랑한다. “딸기 와인 들어보셨나요?아마 자가양조가 아니라면 만나 보기 힘들겁니다.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저만의 와인이죠.” 동호회원들은 좌씨처럼 포도뿐만 아니라 사과,살구,배,매실,키위,복분자 등으로도 와인을 만든다.당도를 가진 과일이라면 모두 와인의 재료가 될 수 있는 것. “와인이 원래 포도주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우리 동호회에서는 그냥 와인은 없습니다.‘딸기와인,키위와인’등 ‘○○와인’이라고 불러야 구분이 돼요.”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홈메이드 와인 일문일답 와인공장에서 만든 것과 맛이 차이 나지 않나. -시중에서 5만원 정도에 판매되는 외국산 와인들은 프랑스에서 2000원 내지 3000원 정도에 팔리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직접 만들 경우 값은 저렴하면서도 맛이 훨씬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다고 단언한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만들 수 있는지 -‘홈메이드 와인’만들기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면 쉽게 만들 수 있다.처음에 이런 것을 이용하면 실패할 확률은 없다. 설탕을 반드시 넣어야 하는가. -와인의 적정한 알코올 도수인 12% 정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당이 약한 재료일 경우 가당이 필요하다.설탕 대신에 포도당이나 꿀,엿을 넣을 수도 있다. 와인만들기에서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점은. -용기와 재료의 소독과 살균이다.그리고 발효와 숙성에 필요한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다.온도가 지나치게 낮으면 발효가 안되고 지나치게 높으면 변질될 우려가 있다.또 다른 어려운 점은 우리나라에 아직 홈메이드 와인 분야가 널리 퍼져 있지 않기 때문에 재료와 도구들을 쉽게 구입할 수 없다는 점이다.그나마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 일반인들이 쉽게 만들 수 있는 와인은. -처음으로 와인 만들기를 하는 사람들은 시중에서 파는 100% 포도 주스를 이용해서 시도하면 된다.이를 통해 기본원리를 터득한 다음 생과일로 담가야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다른 에피소드가 있다면. -와인만들기보다 라벨 만들기에 더 열중하는 회원도 있는것 같다(웃음). 도움말 인터넷 카페 와인만들기 운영자 정재민
  • 부시 뜨자 케리 초조

    |뉴욕 이도운특파원|민주당 존 케리 대통령 후보 캠프는 부시 대통령의 지지세가 공화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강한 상승세를 보이자 크게 당황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케리 후보 진영은 지난달 민주당 전당 대회 이후 얻은 지지세가 베트남 참전용사 단체의 ‘반 케리’ 광고와 공화당 지도부의 케리 후보 집중공격 때문에 크게 타격을 입었으나,이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케리 후보의 이미지를 고양시키기 위해 대선 때까지 접전지역 20개주에 4500만달러를 투입하는 TV 광고 시리즈를 계획중이다.케리 후보 진영은 부시 대통령이 9·11테러 이후 보인 지도력이 공화당의 주장처럼 결코 열정적이지 않았으며 이라크전도 성공한 전쟁이 아니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또 부시 행정부의 감세 정책이 부자들에게만 혜택을 주고 중산층의 부담은 늘렸다고 집중 홍보,중산층의 표심을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떼어놓겠다는 전략이다. 케리 후보는 공화당 전당대회 효과를 조기에 상쇄하기 위해 지난달 31일 밤 테네시주 내쉬빌로 날아가 재향군인회 총회에서 연설한 데 이어 2일 부시 대통령의 후보 수락연설에 맞춰 오하이오에서 이틀간의 버스 유세 일정을 잡았다. ‘아메리칸 리서치 그룹’이 지난달 30일부터 9월1일(현지시간)까지 사흘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부시 후보와 케리 후보 모두 47%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나타나 이번 대선도 2000년 대선과 같은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dawn@seoul.co.kr
  • ‘문화재 기증’ 자리 잡는다

    ‘문화재 기증’ 자리 잡는다

    서울 광화문 일대 박물관 거리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개인 소장자들이 평생 모은 소중한 자료와 유물들을 아무 대가 없이 일괄 기증해온 때문이다. 한국외대(불어과) 서정철 명예교수와 이화여대(불문과) 김인환 명예교수 부부가 함께 모아온 15∼19세기 서양 고지도와 관련 서적 150여점을 서울역사박물관에 몽땅 기증하더니 이번에는 고미술상을 운영하고 있는 백정양씨가 국립중앙박물관에 고려 동경(銅鏡)을 비롯한 792점의 수집품을 기증했다. 이가운데 서 교수 부부가 기증한 것은 70년대부터 30여년 동안 함께 모아온 것들.서울역사박물관측은 이들의 뜻을 기려 지난 1일부터 12월26일까지의 일정으로 부부가 기증한 자료 150여점중 15∼19세기 한국에 대한 서양 고지도와,관련 서적 80여점을 엄선해 ‘유로피언의 상상,꼬레아’전을 열고 있다. 전시중인 자료 가운데는 이탈리아 출신 중국 선교사 마르티니가 제작한 ‘중국지도첩’(1655년)과 프랑스 지도제작자 당빌의 ‘조선왕국전도’(1737년),프랑스인 N 드 페르가 제작한 ‘아시아지도’(1705년)가 들어있어 관람객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중국지도첩’은 6세기경부터 아랍상인들에 의해 ‘실라’로 알려진 한반도가 섬이 아니라 반도국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또 ‘조선왕국전도’는 한·중 국경선을 압록강 이북으로 그려 간도지역이 조선의 영토였음을 보여준다.‘아시아지도’는 옛날부터 일본해가 아니라 동해라고 보편적으로 불려왔음을 뒷받침하며 1785년 일본인 실학자 하야시 시헤이(林子平)가 그린 ‘삼국접양도’는 울릉도와 독도를 ‘조선 소유’라고 명확히 기록하고 있다. 한편 사단법인 한국고미술협회 이사,강원경찰청 박물관 감정위원,서울지방경찰청 고증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인 백정양씨의 유물 기증도 박물관계를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서울 답십리에서 고미술상을 운영하고 있는 백씨가 지난 30년간 수집해 기증한 유물은 동경 414점,동곳 374점,명두 3점,동촉 1점 등 액수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다.특히 고려 동경은 고려시대 금속공예의 정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국립중앙박물관측은 “박물관의 1년 예산이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변변한 물품 한 건 구입할 수준도 못 되는 실정에서 횡재가 아닐 수 없다.”며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증된 동경들은 대부분 고려시대의 동경이며,조선시대 동경 10점,일본 동경 1점(‘天下一作’柄鏡)도 포함되어 있다.고려 동경으로는 서화쌍조문경(瑞花雙鳥文鏡),황비창천경(煌丕昌天鏡),용수전각문경(龍樹殿閣文鏡),호주경(湖州鏡),소문경(素文鏡) 등 당대를 대표하는 동경들이 망라되어 있다.형태면에서도 원형경(圓形鏡),방형경(方形鏡),화형경(花形鏡),능형경(稜形鏡),규화형경(葵花形鏡),손잡이가 달린 거울(柄鏡) 등 다양하다.상투를 튼 정수리에 상투가 풀어지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데 꽂는 장신구인 동곳 374점도 크기와 형태에서 독특한 것들이다. 따라서 이 유물들은 용산 새 국립중앙박물관의 금속공예실 개관전시와 관련 분야 연구에도 중요한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아무런 조건없이 문화재를 기증한 백씨의 순수한 뜻을 기리고 일반에 널리 알리기 위하여,내년 개관 예정인 새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품 일부를 전시할 예정이며 백씨에 대해 정부서훈을 추천할 계획이다. 백씨는 유물들을 기증하면서 “그동안 모아온 수집품이 새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전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 문화재 기증문화 확산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월드이슈-하이브리드 경제] ‘전기 만드는 집’ 뜬다

    [월드이슈-하이브리드 경제] ‘전기 만드는 집’ 뜬다

    고유가라지만 석유를 안 쓸 수도 없고,대체에너지라는 풍력·태양열·수소에너지 등은 아직 경제성이 없고….고유가에 석유매장량 고갈에 대한 경고가 나오는 에너지 위기 시대를 맞아 그 해법으로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Hybrid·잡종) 경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경제는 석유를 적게,그리고 보다 효율적으로 쓰며 에너지원을 다양화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이를 위해서는 차와 집의 구조를 바꾸고 전기를 생산·분배하는 방법을 바꾸는,‘생각의 혁명’이 필요하다고 에너지 전문가들이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등을 통해 최근 지적했다. ●다양한 에너지원에 쌍방향 이동 현 전기배선은 발전소에서 가정까지 먼 거리를 이동하며 전기를 전달만 한다.전기는 화력·수력·원자력 발전소에서만 나온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경제에서는 가정이나 공장에서도 전기를 만든다.물에서 뽑아낸 수소에너지가 가장 광범위한 에너지원이다.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전지판이나 태양열 집열판,소형 풍력발전기,옥수수나 사탕수수 등의 생물자원 등도 에너지원이다.쓰고 남으면 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팔 수도 있다. 실제 일본에서는 17만 가구가 지붕에 태양전지를 설치,생산한 전기를 발전소에 팔고 있다.뉴질랜드에서는 휴가용 콘도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한 뒤 휴가기간이 아닌 동안에 생산된 전력은 발전소에 판다.인도네시아 설탕공장은 사탕수수 폐기물에서 매년 500㎿ 전기를 생산해 쓰며 남은 전기는 판다.인도에서는 갈대와 쌀겨를 태워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가 있다. 따라서 하이브리드 경제에서는 ‘잡종’ 에너지원에서 나오는 전력을 수용하고 쌍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는 전기배선이 필수다.이 전기배선을 이용해 수소전지를 장착한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료를 채울 수 있다.하이브리드 차량은 물론 석유도 쓴다.가정의 전력이 모자라면 차량의 전력을 빌려 올 수도 있다.즉 전력 생산자와 소비자가 일체가 되기도 하며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한다. ●절약은 기본 다양한 에너지원이 있지만 솔직히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석유나 석탄만큼의 대량생산은 어렵다.따라서 하이브리드의 한 축은 절약이다. 초소형 발전소로 변신한 가정은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는 구조가 기본이다.50㎝ 두께의 단열재,3중 유리창 등을 설치,열전도에 의한 전력낭비를 최소화한다.온수에서 나오는 열을 다시 모아 전구를 켜는 통합열전기(CHP·Combined Heat and Power) 시스템도 갖춘다.여름이면 태양열을 일정 수준만 통과시키는 창을 설치,에어컨 가동을 줄인다.집 외곽엔 태양열과 태양광을 맘껏 받아들이는 저장소가 설치된다.전기배선 길이가 짧아져 이동에 따른 열 손실은 거의 없다. ‘에너지 낭비 제로’를 위한 가정용 제품은 이미 시장에 나와있다.한 대당 1000∼2000달러인 옥수수 난로는 여러 회사 제품이 있다.독일 제너택은 물을 데우는 과정에서 낭비되는 열을 다시 집적시켜 에너지로 만드는 히터 겸용 발전기,영국 엑셀은 기존 제품보다 열을 20∼40% 절약하는 단열재 등을 각각 만든다. 이런 제품들을 이용,런던 남쪽에는 2년전 84채의 ‘에너지 제로’ 단지가 세워졌다.이 곳의 전력은 폐기물 연소로 가동되는 소형 발전소가 공급한다.이 단지를 설계한 건축가 빌 둔스터는 5000가구를 지으면 일반 가구의 건설비용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왓슨빌에는 257채의 ‘에너지 제로’ 집이 있다.태양전지판으로 전기를 생산하며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해 일반 가정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전기료를 물고 있다. 스웨덴에선 지열을 이용해 온수를 공급하는 집이 수천가구 있다.오스트리아는 2010년까지 새로 건축되는 가구의 4분의1을 절약형 집으로 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상업적인 사례도 있다.미 유타주의 인공스파 제조사인 불프로그는 한달 사용료를 4분의1로 줄인 제품을 만들었다.온수공급관을 제품내에 설치,온수공급 과정의 열 손실을 최소화했다. ●초소형 발전기 대량생산체계 필요 뜬구름 같은 소리지만 하이브리드는 우리 생활에도 녹아 있다.현재 전열기는 에너지 소비면에서 초기 모델보다 30% 효율적이다.냉장고는 70년대 모델보다 75%의 전력을 덜 쓴다. 물론 하이브리드가 에너지 생산·소비의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장애물이 많다.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생산구조.발전설비는 대형으로 소량만 생산해왔다.그러나 가정이나 공장이 발전소로 변하려면 각자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초소형 발전기를 수십만대 생산할 수 있는 생산체계가 필요하다.또 빨래는 날이 맑을 때 하고,차를 주차할 때 수소전기에 충전시킨다는 등 에너지 재고량과 사용량을 끊임없이 비교하는 생활습관이 요구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사회플러스] 조기경보기 美·이 제품 압축

    한반도에서 우발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등 한국군의 눈과 귀 역할을 하게 될 공중조기경보통제기(E-X) 도입사업이 본격화된다.이에 따라 해외업체간 수주전도 치열해질 전망이다.국방부는 2일 미국과 프랑스·이스라엘 업체가 제안한 5개 기종을 대상으로 1차 평가를 실시,우리 군의 작전요구성능(ROC)에 맞는 미국 보잉사의 B737-700과 이스라엘 IAI ELTA사의 G-550 기종을 대상장비로 선정했다고 밝혔다.두 기종에 대한 현지 시험평가와 가격·기술협상을 거친 뒤 11월 중 기종이 최종적으로 선정돼 2009년과 2011년까지 각각 2대씩 우리 군에 인도돼 전력화될 계획이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대당 도입가격은 약 5000억원으로,총사업비는 약 2조원이다.
  • 떠나가는 한국 돌아오는 일본

    떠나가는 한국 돌아오는 일본

    국내 기업들의 ‘탈 한국’ 행렬이 줄을 잇고 가운데 일본 기업들은 거꾸로 해외 공장을 국내로 이전하고 있다.‘잃어버린 10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평가받는 일본경제와 이미 10년을 잃어버렸을지도 모르는데다 점점 더 어두운 터널로 들어가는 한국경제의 현실을 보는 듯하다. ●이유 있는 일본기업의 U턴 1일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 ‘일본기업의 생산거점 U턴과 시사점’에 따르면 해외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일본 제조업체 413개사 가운데 16개사가 국내로 거점을 다시 이전했거나 이전을 추진 중이다. 소니는 중국에서 생산하던 대미 수출용 8㎜ 비디오카메라를 2002년 이후 아이치·기후현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중국 공장이 생산 비용에서는 유리하지만 일본에서 조달하는 부품 비중이 커 통관절차·납기지연 등을 따지면 오히려 손해라고 판단한 것이다. 켄우드도 말레이시아에 있던 휴대용 MD(미니디스크)플레이어 라인을 지난해 일본으로 다시 옮겨왔다.이밖에 월드,온워드 카시야마 등 의류업체마저 중국공장을 포기하고 일본으로 돌아오는 중이다. 덕분에 2001년 11.4%,2002년 14%로 해마다 줄어들던 제조업의 일본내 설비투자는 지난해 8% 성장에 이어 올해는 22.5%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기업들이 국내 생산을 중시하게 된 배경은 ▲제조업에 대한 자신감 회복▲국내 첨단부품·소재 연계 강화▲첨단기술의 해외유출 방지▲고부가가치 제품의 국내생산▲내수시장 적기대응으로 요약된다. ●반도체,LCD라인마저 빠져 나가는 한국 중소기업 위주의 노동집약형 산업이 싼 임금을 찾아 중국 등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수준을 벗어났다. 하이닉스반도체가 중국 장쑤성 우시시에 짓기로 한 200,300㎜웨이퍼 라인은 메모리반도체의 ‘기술유출’ 논란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금호타이어는 1일 1억 8500만달러를 들여 연 500만개 생산 규모의 중국 톈진 제2공장 설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기아차는 슬로바키아 공장에 11억유로(약 1조 5400억원)를 쏟아붓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중국 쑤저우의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후공정 공장에 650억원을 추가 투자키로 했고 삼성SDI도 톈진에 휴대전화용 LCD조립공장을 짓고 있다.LG전선·산전도 우시시 가오신 산업공단에 10만평 규모의 대규모 공장을 짓고 있다.우리조명은 형광등의 국내생산을 중단,태국으로 떠나고 자동차 오디오업체인 가야전자도 중국으로 공장을 옮긴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올 상반기 해외 직접투자는 1789건 35억달러(신고기준)로 지난해 상반기(1314건,21억 1000만달러)에 비해 건수는 36.1%,금액은 65.9%나 증가했다.특히 1000만달러를 초과하는 대규모 투자가 117.6%나 늘어났고 대기업들의 해외투자가 110.3%나 증가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일본내 주요 제조업체 161개사를 조사한 결과 향후 3년간 국내생산을 늘리겠다고 답한 기업이 48.7%인 반면 줄이겠다는 곳은 11.3%에 불과했다.10개 중 1개사는 해외생산 거점을 일본내로 이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7월 서울 소재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 하반기 국내 투자 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이 35.5%인 반면 해외 투자계획을 가진 기업은 41.3%에 달했다.삼성경제연구소 구본관 수석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고임금이나 노사불안만 탓하지 말고 생산혁신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도 노사불안·입주규제·신사업진출 제한 등 기업들이 느끼는 애로점을 해결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새만금에 한국판 디즈니랜드

    새만금지구가 아시아 최대의 관광단지로 개발된다. 전북도는 31일 동진강 유역에 540홀 규모의 초대형 골프장 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새만금 복합관광레저단지 기본구상’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고군산군도와 새만금 내부 토지 2000만평을 묶어 아시아 최대의 신개념 체험 관광지로 개발한다.선유도,장자도 등 고군산군도에는 국제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특히 새만금지구 내부 토지 8500만평 가운데 동진수역 2000만평은 골프장,디즈니랜드 등이 들어서는 관광기업도시로 개발된다.이곳에는 800만평에 540홀의 대단위 골프촌이 만들어진다. 또 미국의 디즈니랜드와 같은 복합위락시설과 편익시설을 만들어 전북 서해안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개발한다는 전략이다.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인 새만금 타워도 건립한다.새만금지구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신행정수도와 새만금지구∼고군산군도를 연결하는 도로망도 구축된다. /***이 사업을 주도할 새만금관광공사도 설립해 외자와 민자도 유치할 방침이다. 도는 새만금 복합관광레저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되면 오는 2015년 새만금 관광수요가 연간 2100만명,숙박관광객이 7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전북도 관계자는 “새만금 관광단지사업이 완료되면 전북 서해안은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고 지역발전도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애완견·꽃…이색 포장마차 거리로

    애완견·꽃…이색 포장마차 거리로

    “애완견 포장마차를 아시나요.” 이색 포장마차가 늘고 있다.버젓이 점포를 가지고 있는 업주들이 포장마차를 마련해 도로 한부분을 차지하는가 하면,차량에 탄소 가스통과 맥주원액을 비치한 생맥주전문 승합차도 눈에 띈다.거리로 뛰쳐나온 상혼이 경제난 때문인지,유행인지 분석은 제각각이지만 도로변에서 느끼는 풍류가 행인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하고 있다. 안양시 안양동 일대와 광명시 철산동 중심상가 한복판에는 취객과 연인들을 유혹하는 꽃 포장마차가 가장 인기다.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사철 꽃들을 비치해 파는 것은 옛말.이제는 상술도 한층 업그레이드돼 포장마차에서 배달주문도 받고,꽃을 받는 사람의 모습을 찍어 주문자에게 보내주는 디카서비스도 한다. ●점포 갖고 있는 상인들도 뛰쳐나가 철산동 먹자골목에서는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속칭 야바위꾼이라고 불리는 내기포장마차.벽에다 풍선을 즐비하게 달아놓고 다트를 한다.화살을 던져 일정수 이상 터뜨리면 크고작은 인형을 선물로 준다.한번 던지는 데 1000∼2000원가량.그래도 줄서서 기다린다.풍선대신 원통형 나무토막을 세워놓고 야구공으로 던져 맞히기도 한다.주로 연인들이 많이 이용한다. 액세서리류를 파는 포장마차는 이미 이곳에 40∼50여곳이 수년전부터 자리를 잡았지만 최근에는 동남아시아인들이 가방에다 자국의 전통 액세서리를 담아 자리를 옮기며 장사를 하기도 한다.이들은 한국인 포장마차나 상인들의 고발로 한 장소에 30분 이상 체류하기 힘들어 1분내 짐을 싸 떠날 수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상인들 사이에서는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의미로 ‘번개포장마차’로 불린다.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롯데백화점 인근에는 최근 애완견 포장마차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잡종이 아닌 2∼3개월된 순종만을 취급한다.미니핀과 요크셔테리어·코카스파티엘·푸들 등이 앙증맞은 쇼케이스에 담겨 행인들의 발길을 잡는다.포장마차이지만 주인은 버젓이 별도의 점포를 가지고 있는 애완견센터 사장.최근 애완견시장이 얼어붙어 직접 강아지를 들고나와 판매를 시작했다.단순한 강아지 판매뿐 아니라 종자별로 교미와 판매 위탁도 받는다.광견병을 포함한 각종 예방주사도 놓아준다.사장 김모(38·여)씨는 “해가 질 무렵 10∼15마리가량을 준비해 나오면 평일에는 하루 1∼3마리,주말에는 5마리까지 팔리기도 한다.”며 “애완견 점포에서는 매기가 없어 포장마차를 하게 됐다.”고 말한다.가격도 10만∼15만원대로 매장의 절반수준이다. 병맥주 대신 500㏄ 비닐컵을 준비해 생맥주만을 파는 포장마차도 생겨났다.주로 분당과 일산 등 신시가지다. 생맥주전문점과 동일한 탄산가스통과 맥주원액을 혼합하는 고가의 냉각기를 갖추고 있어 거품이 넘치는 생맥주맛을 선사한다.안주는 대부분 무료.포장마차 안에서 먹을 수도 있고 인근 벤치까지 즉석 배달도 해 인기다.업주들 가운데는 외국에서 대학원까지 마친 학생들도 포함돼 있다.취업이 힘들어 있는 돈을 털어 외국에서 보았던 생맥주전문 포장마차를 시작했다고 한다. ●외국인노동자 자국 액세서리 팔아 요즘엔 대리운전도 포장마차 형식을 빌리고 있다.아예 술집이 많은 골목에 대리운전센터라고 글귀를 새긴 승합차를 세워놓고 즉석에서 호객행위를 하곤 한다.주로 3∼4명이 팀을 이뤄 운영하며 취객들에게 다가가 음주단속지점 등을 알려주고 대리운전을 권유하기도 한다. 포장마차형 이동식 전당포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안양시 안양5·6동 술집골목에는 롤렉스 등 고급 중고시계부터 속칭 짜가로 불리는 이미테이션 시계들을 거래하는 포장마차가 있다.이들은 싼 시계를 팔기도 하지만 음성적으로 시계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기도 한다는 것이 이곳 상인들의 전언.별도의 전당포 점포를 가지고 있는 업주라고 한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키노극장 주변 먹자촌에는 주말마다 헌옷들을 파는 포장마차들이 가족단위의 손님을 맞는다.경제한파 때문인지 수입이 짭짤하다고 한다. ●불시 단속반원과 숨바꼭질 이같은 현상 덕분에 고생하는 건 단속공무원들.성남시의 경우 24시간 체인점처럼 연중 무휴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그 수는 지난해 200여개에서 올해 300여개로 1.5배가량 상승했다.그나마 포장마차 특성상 통계산출이 어려워 실제수는 여전히 미지수다.일부에서는 크고 작은 것을 포함해 1000곳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성남시관계자는 “단속하면 그때뿐이며 곧 없어진 만큼 새로 생기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실정”이라며 “경제난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단속이 원칙이어서 그만둘 수도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고지도 150여점 박물관 기증 서정철·김인환 교수

    고지도 150여점 박물관 기증 서정철·김인환 교수

    “어느 날 많이 모이다 보니 개인이 아닌 공공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중국·일본과의 역사왜곡 문제 등도 있고 해서 기증 결심을 했지요.” 한·중·일 역사왜곡 문제가 핫이슈로 등장한 가운데 보기 드믄 서양의 고지도 150여점을 서울역사박물관에 선뜻 내놓아 화제가 된 서정철(67·한국외국어대 불문학)·김인환(66·여·이화여대 불문학) 명예교수 부부. 이들은 지난 30여년 동안 세계 각국의 구석구석을 직접 뒤지며 한국 관련 고지도만을 수집해왔다.특히 고지도들은 16∼18세기 한·중국간 국경,독도와 동해 등이 명확히 표기돼 있어 역사적 사료가치가 높다는 분석이다.따라서 앞으로 한·중·일간의 영토분쟁 등을 해결할 중요한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기관이나 단체가 아닌,또 역사학자가 아닌 교수부부가 고집스럽게 한 우물을 판 결과여서 더욱 값지게 받아들여진다.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자택에서 만난 서 교수는 “150여점 가운데 박물관측이 엄선한 80여점이 이번에 전시된다.”면서 “역사왜곡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만큼 문제를 푸는 중요한 열쇠가 됐으면 좋겠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서 교수는 1966년 베르사유 궁전의 루이14세 코너에 들렀다가 ‘지구의’에 새겨진 ‘동해(Oriental Sea)’라는 글자를 문득 발견했다.당시에도 일본은 ‘동해’가 아닌 ‘일본해’를 주장하고 있었다.때문에 그는 국내 역사학자들한테 연구가치의 필요성을 제기했으나 반응이 시원찮았다.그러던 71년 어느 날 사석에서 신문기자인 친구한테 ‘지구의’ 얘기를 꺼냈다.그의 얘기는 이튿날 곧바로 기사화됐다.그러자 다른 신문사에서 확인 전화가 빗발쳤다.물증을 제시하지 못한 그는 다시 프랑스로 가 ‘지구의’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궁전측에서 허락하지 않았다. 오기가 발동한 서 교수는 프랑스 뿐만 아니라 영국·네덜란드 등 유럽 각지의 고지도상이나 고화서(古書) 경매장 등을 찾아다니며 ‘동해’로 표기된 고지도를 뒤지기 시작했다.때마침 불문학을 전공한 부인 김 교수까지 가세했다.둘은 프랑스의 소르본대학과 파리4대학에서 각각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터여서 희귀한 고지도를 모으는데 큰 도움이 됐다.결국 이들의 고지도 수집은 오기에서 취미로,또 학자적·민족적 사명감으로 발전했다.김 교수는 “남편 부탁으로 250만원을 주고 영국에서 고지도를 사오던 중 버스에 놓고 내려 그걸 찾느라 유럽 일대에서 한바탕 소동을 벌였던 일도 있었다.”며 웃었다. “청나라의 강희제는 프랑스에서 온 선교사들에게 대포와 지도제작을 주문합니다.이때 중국 전역의 지도가 완성되는데 한·중국간 국경이 지금의 압록강이 아닌 만주지역으로 더 올라가 있습니다.” 이같은 경계는 1737년 프랑스 선교사들에 의해 제작된 최초의 ‘조선왕국전도’에 잘 나타나 있다고 서 교수는 설명했다.또한 18세기 초 프랑스인 샤틀랭과 1780년 영국인 보웬이 제작한 지도에도 ‘동해’로 선명하게 표기됐다고 부연했다.전시는 다음달 1일부터 연말까지. 김문기자 km@seoul.co.kr
  • [아테네 2004] 문대성, ‘뒤후려차기’ 한방으로

    [아테네 2004] 문대성, ‘뒤후려차기’ 한방으로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 그저 눈물 뿐이었다.태권도 80㎏ 이상급 결승전이 벌어진 29일 아테네 팔리로 스포츠파빌리온.홈 매트의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그리스)를 1라운드 2분10초 만에 왼발 뒤후려차기 KO로 꺾고 ‘태권도 황제’로 등극한 문대성(28)은 매트에 얼굴을 묻은 채 일어설 줄 몰랐다. 관중들의 환호도 아득하게만 느껴졌다.이윽고 태극기를 들고 매트 주위를 달리기 시작했다.지금까지 어깨를 짓눌렀던 삶의 고통까지 눈물로 씻어버렸다. 문대성은 2000년대 태권도의 ‘꽃’인 최중량급을 주름잡은 한국 태권도의 에이스.1999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선수권과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 트리플 크라운의 영예를 안았다. 도복을 입은 지는 벌써 18년째.처음 국가대표가 된 것은 동아대 2학년 때인 지난 96년.99년 에드먼턴 세계선수권 1위에 오르면서 세계 정상급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헤비급 1인자는 김제경(35·미국 거주).한동안 그의 그늘에 가려야 했다. 문대성에게도 기회는 왔다.시드니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1위를 한 김제경이 고질적인 허벅지 부상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것.선발전 2위인 그가 당연히 시드니행 티켓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협회는 3위 김경훈과 재대결토록 했다.김경훈에게 2-3으로 패한 그는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김경훈의 금의환향을 지켜봐야만 했다. 설상가상으로 선발전 직후 아버지 문광춘(65)씨가 오른쪽 집게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까지 당했다.평소 심장협심증을 앓고 있던 어머니 오은자(63)씨는 아들의 시드니행 무산과 남편의 사고 충격으로 정신 장애까지 겪게 됐다.맏아들로서 어려운 집안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과,태권도가 자신을 버렸다는 배신감이 한꺼번에 밀려왔다.소주병에 빠진 생활이 6개월 넘게 이어졌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었다.태권도 없는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그를 일으켜 세웠다.1년 6개월 동안의 노력 끝에 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면서 올림픽을 향한 집념이 더욱 강해졌다. 지난해 11월 세계예선전 대표선발전과 12월 예선전을 거푸 치르면서 왼쪽 손목뼈 3개가 부러졌음에도 불구,진통제를 맞으며 기어코 아테네 출전티켓을 따냈다.지난 겨울 하루 6시간이 넘는 강훈을 소화한 끝에 최종선발전을 통과했다.장래 희망은 국제적인 ‘태권도 전도사’.이를 위해 국민대에서 체육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window2@seoul.co.kr
  • 임기 마치는 美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 스콧 스나이더

    임기 마치는 美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 스콧 스나이더

    “한국사회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시기에 그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2002년 6월 월드컵 당시 사람들로 가득 메워졌던 광화문과 시청광장의 광경은 잊지 못할 겁니다.” 2000년 1월부터 4년 8개월 동안 미국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로 활동해온 스콧 스나이더(39)가 이달말 임기를 마치고 서울을 떠난다.1987년 연세대에서 1년 공부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뒤 한반도 문제를 줄곧 연구해온 그에게 북핵 문제와 한·미관계,한국 사회의 변화 등 현안들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한국여성과 내달 결혼 한반도 전문가 무엇보다 그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라이스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하면서 기독교가 유독 한국에서 급성장한 이유가 궁금해진 그는 이를 연구주제로 왓슨재단의 펠로십프로그램에 지원,선발됐다.대학가에서 민주화 열기가 뜨거웠던 1987년 처음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의 정치·사회 시스템으로 관심의 영역이 확대됐다. 한국전문가로서 한국 사회가 어떻게 움직인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학연·지연 등 끈끈한 개인적 네트워크로 움직이는 사회”라고 정의했다.일본,중국,미국에서도 네트워크는 중요하지 않으냐는 반문에 “정도의 차이다.한국은 법보다 개인간 충성심(로열티)을 더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구분지었다. 자신도 ‘386세대’라는 그는 “한국 사회의 주도 세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386세대는 자신들이 젊은 시절 추구했던 이상주의를 저버리지 않고 유지하면서 이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평했다.하지만 행동보다 말이 앞서거나,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은 맹점이라고 일침을 놓았다.특히 최근의 세대·이념갈등의 골에 대해서는 “한국의 성장잠재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강남보다는 삼청동과 인사동,대학로 등 강북을 선호한다는 그는 거리를 질주하는 오토바이에는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며 웃었다.그는 미국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다음달 서울의 한 교회에서 3년전부터 사귀어온 30대 중반의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다.17년전 우연히 맺은 한국과의 인연이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게 됐다. ●강남보단 인사동·대학로 등 강북 선호 화제를 ‘껄끄러워진’ 한·미관계로 돌리자 그는 양국 관계는 다시 돈독해질 것으로 확신하지만,그 선행조건으로 미국은 물론 한국 정부 관계자들의 ‘외교적 창의성’을 누차 강조했다.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나이더 대표는 올해에는 미국 정부가 이라크에 집중했지만 내년에는 북한 핵 문제가 최우선 현안이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이럴 경우 6자회담만으로는 문제해결에 한계가 있어 다른 전략과 수단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경제교류 확대가 그중 하나가 될 수 있고,또다른 방안은 보다 신중한 입장으로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11월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항간의 분석에 대해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다면 조지 W 부시 대통령보다는 북핵을 포함해 한국 문제를 훨씬 중요한 현안으로 다룰 것이라고 했다. ●북핵위기 美 독자적 해결 시도가능성 “한국과의 외교적 협력에 있어서도 다른 태도를 취할 것이다.그러나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실패한다면,보다 강력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케리가 당선돼도 그렇게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부시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도 물어봤다.“국무·국방장관 등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라인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대북정책 방향을 전망하긴 쉽지 않다.”고 전제한 뒤 “현재로서는 실용적인 주장을 펴는 쪽으로 추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 일은 미뤄두고 당장 다음달로 예정된 4차 베이징 6자회담을 전망해달라고 했다.“매우 천천히,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그는 “미·북 양측이 서로에 대한 불신이 워낙 커 어떤 형태의 급진전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의혹의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기 때문에 양측간 신뢰회복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이어 “이번 협상이 성공하려면 북한을 제외한 회담 참가국들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지난 3차회담에서 한·미·일 3국이 공동의 협상안을 도출했지만,무엇보다 중국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 위기가 궁극적으로 어떻게 해결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신중하게 답변했다.지금까지 북한의 태도로 볼 때 미국이 원하는 리비아식 해법보다는 파키스탄식 내지 독자적 방식으로 핵문제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이 때문에 회담 참가국간의 공조가 절실하며,북한 문제를 바라보는 한·미 양국 정부와 특히 전문가들간의 극심한 견해 차를 조정하는 게 최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對美 현안 처리 ‘외교적 창의력’ 발휘를 그는 일부 한국 국민들이 최근 한·미관계가 악화된 것의 주 원인으로 부시 대통령 내지 부시 행정부를 인식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부시 행정부는 매우 실용적”이라며 그 예로 9·11테러를 계기로 주요 경쟁국에서 동반자 관계로 변한 미·중관계를 들었다.미국은 한국 등 주요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이 시급하고,“한국도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부담을 덜 수 있는 쪽으로 미국과의 민감한 현안들을 처리하는데 외교적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향후 한·미관계에 있어 걱정스러운 점은 한국내 반미정서가 아니라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미 행정부내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기류 변화”라고 내다봤다. ■스콧 스나이더는 누구 미국 라이스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미국평화재단,아시아소사이어티 연구원 등을 지냈다.91·92·96년과 2000∼2002년(6차례) 모두 9차례 북한을 방문했다.귀국 후 아시아재단 동북아 담당국장으로 일할 예정이다.북한의 협상전술을 연구한 책 ‘벼랑끝 협상’(99년,2003년 번역)을 펴냈고 ‘북한에서의 NGO활동’을 지난해 공동 편저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국채금리 사상 첫 3.5%대로

    채권금리가 사흘째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며 3.5%대로 내려 앉았다. 특히 콜금리(3.50%)를 턱밑까지 쫓아와 지표금리와 콜금리간 역전도 예상되고 있어 콜금리 추가인하 압력도 가중되고 있다. 27일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일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연 3.59%로 마감됐다.사흘째 사상 최저치를 갈아 치웠으며 콜금리와의 격차도 0.09%포인트로 줄었다.5년 만기 국고채와 3년 만기 회사채(AA-) 수익률도 0.03%포인트씩 내린 3.78%와 4.15%를 각각 나타냈고 91일물 양도성 예금증서(CD)는 0.02%포인트 내린 3.53%를 기록했다. 금리는 최근 시중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몰리면서 하락압력이 팽배해진 가운데 이날 7월 산업활동 동향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발표되자 추가로 떨어졌다.신동준 동부증권 연구위원은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지표금리와 콜금리의 역전은 시간 문제”라며 “금리는 당분간 별다른 저항없이 하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광주국제영화제 새달2일 개막

    광주국제영화제 새달2일 개막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4회째에 접어든 광주국제영화제가 올해는 관객들과 보다 편안하게 호흡할 채비를 갖춰 새달 2일 개막한다. 우선 상영관 6곳을 모두 도보로 1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는 시내 충장로 부근으로 정했고,터미널·역에 안내 부스를 설치했다.또 10일부터 열리는 ‘광주비엔날레’의 일정과 맞물림으로써,관람객들이 문화·예술의 향취에 흠뻑 젖어들 수 있게 했다.“부산영화제가 산업과 연계된 영화제라면,광주영화제는 보통 이상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을 위한 영화제”라는 임재철 프로그래머의 설명대로 관객들에게 보다 편리한 관람 환경을 제공한 것. 영화제를 여는 개막작은 일본의 와타나베 겐사쿠 감독의 ‘러브드 건’.부모의 복수를 꿈꾸는 킬러와 부모를 잃은 소녀의 러브스토리를 파격적인 영상에 담은 작품이다.폐막작은 남도를 떠도는 장돌뱅이의 고집스러운 인생에 감독 자신의 삶을 투영한 배창호 감독의 신작 ‘길’이다. 120여편이 소개될 메인 상영작에서는 거장과 신예들의 신작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히로시마 내 사랑’의 프랑스 감독 알랭 레네는 뮤지컬 코미디 ‘입술은 안돼요’에서 이혼 사실을 숨기고 부호를 만나는 한 여성의 좌충우돌을 들려준다.이집트를 대표하는 유세프 샤힌의 ‘알렉산드리아…뉴욕’,미국 다큐멘터리의 거장 로스 맥엘위의 ‘셔먼 장군의 행진’,에롤 모리스의 ‘전쟁의 안개’등도 만날 수 있다.신예들의 도전적인 작품들로는 조르주 바타이유의 소설 ‘어머니’를 각색한 크리스토프 오노레의 ‘어머니’,베니스영화제 신인감독상 출신의 압델라티프 케시시의 ‘레스키브’,올해 칸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선정된 양 차오의 ‘여정’등이 소개된다. 중장년 영화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영화들도 선보인다.‘닥터 지바고’‘영화의 탈출’‘석양의 무법자’‘레오파드’등 시네마스코프 시대의 대표작들이 ‘와이드 스크린의 황금시대’섹션에서 상영된다. 세 개의 회고전도 눈길을 끈다.‘장-마리 스트라우브와 다니엘 위예 회고전’에서는 프랑스,독일,이탈리아 3개국을 넘나들며 제작,촬영,편집,각본에 이르기까지 영화 전과정을 통제한 두 시네아티스트의 작품들이 선보인다.또 식민지 시대 중국에서 활동한 조선인 배우 김염의 작품을 소개하는 ‘상하이의 김염회고전’과,현대사회의 부조리를 영화미학으로 승화시킨 이탈리아의 거장감독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걸작선’도 마련된다. 부대행사로 9·10일 ‘디지털(HD) 영화제작 이해과정’이라는 강좌도 개설했다.31일까지 홈페이지(www.giff.org)를 통해 선착순 접수한다.영화제의 입장료는 홈페이지 또는 무비OK(www.movieok.co.kr)에서 신청을 받는다.개막작과 심야상영작은 1만원,그밖의 상영작은 5000원.당일 현장매표소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폐막은 새달 11일.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레저+α]

    ●휴가 막바지 제주 여행상품 대장정렌터카(www.djjrent.com) 및 제주여행몰(www.jejutravelmall)은 늦게 떠나는 제주 휴가 여행자를 위한 알뜰휴가상품을 판매한다.렌터카의 경우 뉴EF쏘나타 차량을 1일 주중 50%(5만 8000원),주말 4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으며,2박3일 이용시 2인용 식권 2장(3박4일 3장)을 별도로 제공받는다.식사는 해물뚝배기,한치물회 등 제주 토속음식이다.(064)711-8288. 제주여행몰에선 중문빌리지와 푸른지붕,노인과 바다 등 고급펜션(1박)과 렌터카(1일)를 묶은 상품을 13만∼20만원에 각각 판매하며,3박4일 이용고객에겐 50%(2박3일은 40%) 할인 항공권을 제공한다.1588-4231. ●풀벌레 가을음악회 에버랜드는 메뚜기,베짱이,귀뚜라미 등 가을 풀벌레를 가까이서 관찰하며 울음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이색행사 ‘풀벌레 가을 음악회’를 진행한다.도시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자연을 느끼고,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향수에 젖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한 행사. 특히 풀벌레를 직접 만져 볼 수도 있어 생생한 체험 학습이 가능하다.오는 28일부터 10월 17일까지 (031)320-5000 ●스키시즌권 새달 8일까지 경매 홍천 비발디파크 스키월드에서는 04-05시즌에 사용할 시즌권 경매와 함께 시즌권 디자인과 네이밍 공모전을 실시한다. 경매는 오는 9월 8일 오후 1시까지 비발디파크 홈페이지를 통해서 참여 가능하며 한계수량은 1000매에 한한다.최초가 28만원이다. 경매 참가자 중 최고가 제시자 25명에게는 무료숙박권 및 스키·보드 무료 보관권을 준다.시즌권 디자인과 네이밍 공모전도 8일 오후 1시가 마감이다.접수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하며 시즌권 등 푸짐한 상품이 부상이다.수상작 발표는 9월 13일 홈페이지.www.daemyungcondo.com ●서울랜드 고구려 특별전 서울랜드는 최근 중국의 역사왜곡으로 그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고구려 역사에 대해 다시 되새겨볼 수 있는 ‘세계유산 고구려 특별전’이 서울랜드 세계의 광장 제 1전시실에서 10월30일까지 연다. 전시회에서는 광개토 대왕비,안악 3호 무덤,쌍기둥 무덤 등 90여 점의 사진과 다양한 영상을 통해 고구려의 살아있는 역사를 자세히 볼 수 있다.(02)504-0011 ●롯데월드 ‘대학생 개강파티’ 롯데월드는 대학들의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신세대 대학생들을 위한 이색적인 ‘2004 롯데월드 개강파티’를 오는 9월1일부터 30일까지 한다. 기간 중에는 자유이용권과 함께 생맥주를 무제한 무료로 마실 수 있는 ‘개강파티 우대권’을 정상가격에서 30% 할인된 2만 1000원에 판매한다.(02)411-2000
  • 배수아 새장편소설 ‘독학자’

    배수아 새장편소설 ‘독학자’

    ‘쿨하다’는 압축적 형용사로 기억되는 소설가 배수아(40)가 ‘에세이스트의 책상’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 장편소설을 냈다.‘독학자’(열림원 펴냄)는 절대자유를 좇아 세상과의 타협을 완강히 거부한 스무살 청년의 방황기,아니 투쟁기다. 자기선언이 아닌 글쓰기가 세상에 어디 있으며 자아를 붙들고 사무치게 고민하지 않는 글쟁이가 또 어디 있을까.토마스 만에 감화돼 훌쩍 독일로 짐을 꾸려 갔던 작가도,자아를 표백하고 채색하는 실험을 간단없이 해왔음에 틀림없다.그를 방증이라도 하듯 ‘독학자’에는 자기고백적 글쓰기 흔적이 역력하다. 주인공에게 스무살이라는 다듬어지지 않은 나이를 부여한 의도부터 예사롭지 않다.소설의 배경은 작가 자신이 대학을 다녔을 1980년대.대학생활에 대한 환상이 남달랐던 ‘나’는 얼마 못가 극도의 환멸에 빠진다.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캠퍼스는 군중을 선동하는 광대마당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대학에서 마음을 나누고 싶은 유일한 친구는 ‘S’.지적이고 독창적인 삶의 방식으로 나를 매료시킨 S를 통해 학자적 양심을 지닌 P교수를 만나 짧은 위안을 얻기도 한다.하지만 S에게 여자친구가 생기고,얼마 뒤 죽은 P교수의 낡은 컴퓨터를 물려받은 나는 일련의 주변과정들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이성과 논리를 앞세운 냉소적 리얼리즘은 새 소설에서도 여전하다.“글을 쓴 이후 가장 애정을 가진 주인공”이라고 밝힌 작가가 비판의 발톱을 들이댄 대상은 이번엔 대학이다.조직 부적응자로 전락해가는 주인공의 시선을 빌려 대학사회를 비판하는데,그 어투는 격렬하다. “가장 처음으로 내가 경악했던 것은 문학이론의 수업교재 때문이었는데 아마도 진주만 침공 이전에 나온 일본의 교과서를 말 그대로 옮겨놓은 듯이 보였기 때문이다.” 주인공에 투영된 작가의 자의식에는 대학을 쏘아보는 노골적 혐오로 가득차 있다. 80년대의 캠퍼스는 “거대한 정치집회장”,주인공이 만난 늙은 교수들은 “명성이라는 더러운 스타킹을 뒤집어쓴 부패한 관료”,마이크를 들고 수업하는 교수는 “부흥전도사”로 야유한다.주인공의 소외에 점점 동정의 시선이 보태지는 것은 이처럼 통렬한 사회적 발언 덕분인 듯하다. 스무살의 주인공은 회의뿐인 대학을 견디지 못해 끝내 혼자만의 세상을 설계한다.“나는 현대적인 교통수단이 없는 도시를 꿈꾼다.…상상력과 영감이 마음속에서 이글거리며 불타오른다.…그곳에서 사람들은 밤에 책을 읽는다.…마흔살이 되면,그때 나는 스스로 만든 대학을 졸업할 것이다.” 피안을 향한 주인공의 간절한 동경은 익숙한 삶의 방식에 이별을 고하며 끝을 맺는다. 왜 하필 마흔살일까.소설이 작가에게 또 한번의 자기고백이자 선언임에 틀림없다.작가의 나이 또한 마흔.소설출간차 잠시 귀국해 일산 집에 머물고 있는 작가의 말을 들으려 전화기를 들었다. 그러다 퍼뜩 마음을 바꿨다. 쉽사리 속내를 털어내는 작가가 아닐 뿐더러,‘스스로 만든 대학’을 졸업한 그의 다음 작품을 상상하는 즐거움이 톡톡할 거란 생각에서였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18세기 佛 지도도 ‘동해’ 표기

    서울역사박물관은 우리 국호와 동해의 명칭 등이 표기된 유럽의 고지도들을 한자리에 모은 ‘유럽인(EUROPEAN)의 상상,꼬레아-서정철ㆍ김인환 기증 서양고지도 특별전’을 새달 1일부터 12월 26일까지 개최한다. 전시 지도는 서정철(한국외대 불어학과)·김인환(이화여대 불문과)명예교수 부부가 1970년대부터 30여년간 수집해 박물관에 기증한 것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기증받은 16∼19세기 한국의 모습이 표시된 고지도ㆍ전적류 약 150점 중 80점을 엄선해 ‘서양고지도 속의 한국’‘역사적 진실’등을 주제로 전시한다. 특히 전시되는 지도 중 1737년 프랑스인 당빌이 제작한 ‘조선왕국전도’는 한·중 국경이 지금보다 만주쪽으로 더 치우쳐 있었음을 확인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또한 18세기 초 프랑스인 샤틀랭이 그린 아시아 지도에는 동해(MER ORIENTALE)라는 명칭이 뚜렷하게 나타나 있으며,1780년 영국인 보웬이 제작한 지도에도 동해를 한국만(COREA GULF)으로 표기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박물관측은 “전시되는 지도들은 최근 동해나 독도,간도 문제에 대한 객관적 사료로서의 가치도 높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 (16)DMZ의 두얼굴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 (16)DMZ의 두얼굴

    DMZ는 두 얼굴을 간직하고 있다.잘 보존된 생태계의 보고이면서도 생태계의 단절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철책선을 비롯한 각종 인공물이 생물들의 자유로운 개체이동을 철저히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DMZ는 야누스의 얼굴이라고 칭할 만하다.생태 전문가들도 이런 평가에 큰 이견을 달지 않는다.긍정적으로는 50년 넘게 사람들의 간섭이 배제되면서 자연 그대로의 생태와 빼어난 경관 등을 유지하고 있다.그러나 서해안부터 동해안 끝단까지 이중삼중 빈틈없이 막아놓은 철조망으로 중·대형 포유류의 종(種) 이동이 끊기는 등 부작용도 만만찮은 것이다.박그림 설악녹색연합 대표는 “155마일 국토 허리를 따라 남북 2∼4㎞의 철조망에 갖힌 동물들이 수십년 동안 근친교배를 하며 유전자 다양성이 떨어지는 등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단절이 더 지속된다면 결국 종의 존재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수월한 군사작전이나 북한의 경작목적 등으로 인위적으로 놓는 산불도 생태계를 교란하기는 마찬가지다.산불의 영향으로 DMZ 안에는 잘 발달된 원시림이 사라졌다.대신 초지가 발달하면서 인공과 자연의 힘이 어우러진 독특한 생태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초지 형성으로 울창한 숲을 좋아하는 멧토끼와 멧돼지,노루,산양의 수보다 초지를 좋아하는 고라니 개체가 월등히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깊은 계곡이 많은 동부전선을 제외한 중·서부전선은 아예 산림을 찾아보기 힘들 만큼 초지지역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산허리 가로지른 작전로·공사로 몸살 산불은 아이러니하게도 식물과 곤충류의 종 다양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남북으로 넘나드는 하천도 군사작전을 위해 만들어 놓은 대형 철재 수문과 콘크리트 구조물,각종 하천공사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범람을 막기 위해 강바닥을 인위적으로 긁어내고,돌망태나 콘크리트 제방이 쌓이면서 자연적인 하천의 모습은 사라지기도 한다.물고기들은 생존의 위협 앞에 혼란스럽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6월 중순 취재팀이 찾았던 사미천과 역곡천·성내천·사천·오소동·고진동계곡 등 철조망이 지나는 길목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연은 어김없이 훼손되고 있었다.서강정보대학 심재환 교수는 “하천 바닥을 긁어 놓는 식의 간섭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아야 건강한 하천으로 보존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군사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산등성이를 따라 거미줄처럼 이어놓은 작전도로도 생태계를 훼손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군사목적만으로 급하게 도로를 만들어 놓고 있어 태풍과 폭우 때는 속수무책으로 환경을 파괴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환경에 대한 대책이 없다 보니 폭우 때마다 산사태로 산림기반을 황폐화시키고 청정계곡으로 황톳물을 쏟아내면서 물고기 서식지까지 훼손하고 있다.때늦은 감이 있지만 도로의 토목공학적 안정대책이 절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최전방에서 쏟아내는 생활오폐수의 문제도 심각하다.최근 몇년 동안 군부대들이 ‘환경과 생태보호에 앞장서자.’는 슬로건으로 나름대로 환경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아직도 최전방 초소에는 오폐수가 그대로 하천으로 유입되는 등 실상은 별반 나아지지 않고 있다. 공장지대 하나 없는 최전방 청정 하천들이 2,3급수로 전락하면서 점차 오염되어가는 현장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동해안 끝단 사천천은 중류쯤부터 오염의 척도인 물이끼가 보이기 시작하다 하류에 이르면 상당한 오염실상이 드러난다.그나마 어종들은 아직 풍부한 편이어서 희망의 씨앗을 남겨두고 있지만 이대로 두어선 결과는 자명할 뿐이다.외래식물의 급속한 확산으로 토종식물들이 사라지는 부작용도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십수년 전 경기도 포천 일대에서 번지기 시작한 돼지풀과 단풍잎돼지풀도 이제는 휴전선 일대는 물론이고 전국으로 퍼져나간 상태다. ●자치단체 개발 청사진 쏟아져 남북화해 분위기에 편승해 민통선 안팎에 각종 개발 청사진을 제시하는 정부와 자치단체들의 개발 우선 정책도 바람직한 생태계 보전에 적신호다.경기도와 강원도는 앞다투어 “DMZ를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으로 등록시키겠다.”며 환경·생태에 대한 관심을 적극 표방하고 있다.그러나 최근 강원도는 철원에 인구 50만을 수용할 수 있는 ‘평화시’를 조성하고 고성에는 ‘남북교류타운’를 건설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뒤질세라 경기도도 파주시 민통선 안과 인근에 수십만평 규모의 ‘통일동산’과 ‘파주남북경제협력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DMZ 일대에 굵직굵직한 개발공약이 경쟁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것이다.국립산림과학원 신준환 산림환경부장은 “주민들에게 미래 환경생태에 대한 가치를 우선 인식시킨 후에 중앙과 지방정부가 조심스럽게 개발에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과 북이 수십년을 대치하며 생겨난 DMZ의 독특한 생태계가 우리에게 물음을 던진다.‘보존’이냐,‘개발’이냐.야누스의 두 얼굴을 간직한 채….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전문가 칼럼- 심재환 서강정보대학교수 열목어(熱目魚)는 눈이 붉고 열이 많다 하여 이름지어졌다.우리나라를 비롯해 만주·시베리아 등지에 분포하는데,고유어종은 아니지만 대표적인 냉수성 어종인데다 서식분포의 한계가 뚜렷한 귀중한 생물종이다.얼핏 보면 산천어와도 비슷한 열목어의 성체는 보통 30㎝ 정도이고 큰 것은 60㎝를 넘기도 한다.물 속에 잠수한 채 팔뚝만 한 녀석들을 보게 되면 무서운 생각이 들 정도로 늠름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이번 DMZ 탐사에서 열목어가 출현한 곳은 두타연과 성내천이었다.그 중 성내천에서는 30여마리를 확인 혹은 포획하였는데,30㎝ 이상 되는 큰 개체들은 없었다.아마 큰 개체들이 서식할 만한 깊은 소(沼)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그러나 열목어 외에도 수십 가지의 풍부한 어종이 살고 있고,생태계가 잘 보전된 성내천에서 지금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철책선에 밀려드는 바위나 자갈 등을 제거하기 위해 불도저 등 중장비로 하천 바닥을 긁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오소동·고진동 계곡도 사정은 비슷해 하천 교란으로 인한 어류 서식처와 산란장의 파괴는 불을 보듯 뻔하다. 수중 생물들은 물 속에서 모든 먹이를 섭취하고,숨쉬고,잠을 자고,산란을 한다.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여울·소·바위틈·모래밭 그리고 수변식물 등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연 하천 그대로의 모습이 필요한 것이다.공사로 인해 토사가 흘러내리게 되면,그 토사는 아래쪽의 하상을 덮어버리게 되고,바위·자갈 등에 붙어 있는 조류나 날도래·강도래·잠자리유충 등 수서곤충들은 살 수 없게 된다.이러한 생물들은 물고기의 먹이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결국은 물고기도 목숨을 부지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토사의 미세한 입자는 물고기의 아가미에 달라붙어 호흡을 곤란하게 해 직접 죽음으로 이끌 수도 있다.따라서 무분별한 하천공사는 오아시스를 밀어 밋밋한 사막을 만드는 것처럼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실제로 이번 어류조사에서도 오소동에서는 금강모치 1종만,고진동 계곡에서는 금강모치와 버들가지 2종만 채집되었으며 개체수도 매우 빈약하였다.이전의 기록에 보면 산천어와 미유기가 있다고 하였으나 이번 탐사에서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DMZ 일대는 생태계의 보고이면서 한반도 자연사의 비밀의 일부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이른바 하천 생태계의 최후의 보루라 아니할 수 없다.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안고 있는 DMZ 생태계를 잘 보전하는 것이 그 아픔을 조금이라도 달래는 길이 아닐까.
  • [인권위 ‘국보법 폐지’ 권고] 정치권 ‘국보법 개폐론’ 힘 실릴듯

    국가인권위원회의 국가보안법 폐지 권고는 인간의 존엄과 자유,권리가 어느 가치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국가기관이 공식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김창국 인권위원장도 24일 “흔히 국보법이라고 하면 이념 논쟁을 머리에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과 달리 전적으로 인권 차원에서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국보법 제정 이후 인권·시민단체와 진보적 지식인 등이 끊임없이 폐지를 요구해 왔지만,정부나 국가 기관은 분단상황의 특수성 등을 이유로 묵살해 왔다.오히려 국보법 폐지 주장 자체를 국보법 위반으로 처벌하는 편의적이고 강압적인 잣대를 휘둘러 왔다. 이 때문에 국가기관인 인권위의 폐지권고 결정은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개방성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정 및 폐지 논의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권위는 “이번 권고가 실질적 구속력이 없는 말그대로 ‘권고’이기는 하지만,국가기관의 공식 의견표명이므로 법무부 등 관련 기관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인권위가 국보법과 함께 3대 인권현안으로 지정,태스크포스팀을 꾸렸던 사회보호법상 보호감호제와 비정규직 문제의 연구의견도 폐지 법률 검토나 개선 추진 등으로 정책에 반영됐다. 인권위는 국보법을 폐지할 경우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해 경과규정을 둘 것을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법률이 폐지되면 형법상 기소된 사람은 면소 판결을 해야 하고,이미 처벌받은 사람에게는 재심 사유도 된다.”면서 “기술적으로 이미 처벌받은 사람,기소된 사람과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할 것인지 경과규정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권위의 폐지권고가 받아들여질지는 예단키 어렵다.인권위원회법 25조는 인권의 보호와 향상을 위해 관계기관 등에 대해 정책과 관행의 개선 또는 시정을 권고하거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하지만 “권고를 받은 기관은 권고사항을 존중하고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만 명시했을 뿐 강제규정은 없다. 대상기관인 법무부나 국회가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들의 의견을 단순 공포하는 것만이 인권위가 취할 수 있는 마지막 절차다. 특히 국보법의 폐지 주장만큼이나 존속 또는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 인권위의 폐지권고가 단시간에 폐지 쪽으로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권과 일부 단체의 개폐 논의가 인권 차원에서 벗어나 이념적 성향과 맞물리게 되면 본말이 전도된 대치 상황이 형성될 수도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세상] 힘이 있어야 역사도 지킨다/현인택 고려대 교수· 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시도가 순수한 중국 민간이나 학술적 차원이 아니라 고도의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중국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도 이와 관련해서 중국의 역사왜곡은 한반도 통일 이후 중국과 통일한국 사이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영토문제를 염두에 둔 사전작업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어제 중국측이 왜곡된 고구려사를 그들의 교과서에 싣지 않고,정부 차원의 왜곡 시도도 않겠다는 내용의 구두양해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하지만 중국 정부가 “고구려사는 한국사”라고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음으로써 왜곡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다. 그 이유야 어쨌든 남의 나라 역사를 자기 역사라고 우기는 일이 21세기 국제사회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한국이 역사를 뺏기는 국가가 될 수도 없고,되어서도 안 된다.그러나 대응자세는 매우 냉정하고 이성적이어야 한다.아직 중국정부의 진정한 의도가 표면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에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황적 증거만으로 흥분하여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이보다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은 왜 이러한 사태가 일어났는지의 그 국제정치적 의미와 이런 도전에 직면한 한국의 위상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탈냉전 이후 동아시아의 미래에 대해 학계에서는 대체로 두 가지의 큰 주장이 있다.서구의 현실주의파 학자들의 시각은 대체로 비관주의가 우세했다.이들은 동아시아가 유럽이 가진 다자주의적 평화체제란 제도의 경험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식민통치와 전쟁 등의 부정적 역사적 유산,영토분쟁의 가능성,정체의 다양성 등의 특징을 지님으로써 향후 평화보다는 갈등의 미래가 이 지역에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여기에 핵심적 요소는 패권추구 국가로서의 ‘중국의 부상(浮上)’이었다. 지난 10여년 동안 이러한 비관주의적 견해 속에 중국이 과연 ‘발톱을 감추고 부상하는 패권국가’인지 아니면 지역의 안정성을 선호하는 ‘호혜적(互惠的) 지지자’인지의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이 이 상반된 두 가지 증후들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탈냉전 이후 중국은 한편으로는 시장경제 천착을 통해 세계화에 진입해가면서 더불어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공격적인 민족주의 경향 또한 보여주고 있다.중국의 이른바 동북공정(東北工程)은 이 후자의 한 모습이다. 이것은 앞으로 동북아의 미래가 패권정치화할지도 모른다는 하나의 불길한 전조이다.이 상반된 양면의 모습이 어떠한 형태로 행사되어지느냐는 그 국가의 정체(민주주의냐 아니냐),리더의 평화에 대한 선호,다른 국가와의 상대적 힘의 균형에 좌우된다. 중국이 고구려사 왜곡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지금이라도 한국의 역사로 원상회복시키는 것만이 최선의 해결책이다.한국이 중국의 고구려 지역에 대한 현재의 실효적 지배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먼 훗날의 분쟁의 잠재적 가능성까지를 염두에 두어 지금부터 ‘역사 훔치기’를 하겠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길 바란다.지난 10여년의 한·중관계의 발전도 우리에게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만에 하나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중국이 우리를 물러설 수 없는 벼랑으로 내모는 것과 같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절실히 느껴지듯이 우리의 적절한 대응수단의 부재이다.어느 사이에 이미 한국은 중국에 경제적,외교적으로 너무 의존적이 되어버렸다.외부적 균형자 역할을 해주던 미국의 마음은 한국내의 점증하는 반미감정으로 점차 떠나고 있다.보험 없이 운전하던 운전자가 사고가 난 격이 되었다.교훈은 너무도 단순하다.힘이 있어야 역사도 지키고,지혜로워야 힘을 기를 수 있고,냉정한 현실인식과 철저한 사전 대비가 그 지혜로움의 바탕이다.우리는 과연 지난 몇년 간 그렇게 해왔는가? 현인택 고려대 교수· 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 사진 한장으로 소비자 눈길 확~

    사진 한장으로 소비자 눈길 확~

    한 장의 사진으로 눈길을 끄는 광고가 있다. 빅 모델을 기용하거나 선정적인 장면도 아니지만 주제와 들어맞는 딱 한 장의 사진이 광고의 목적을 확실하게 전달한다.출시 1년 만에 1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현대카드는 자축 광고를 마련했다. 신문산업 초창기 시절,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신문기자로 나왔던 그레고리 펙을 연상시키는 사진 기자들이 울타리 밖에서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고 있다.또 한 장의 사진은 무엇인가를 보고 열광하는 관중들의 모습. 현대카드를 취재하는 기자들과 현대카드에 환호하는 관중들을 그린 것이다.두 사진은 모두 판매하기 위해 제작된 자료사진을 구매한 것이라고 한다.최근에는 해외 사진도 인터넷으로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사진 한 장의 가격은 작가의 명성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신문에 쓰는 광고용 사진 한 장의 값은 약 60만원. 인기 한국영화의 장면을 딴 광고로 화제를 모았던 현대카드 담당 김경태 광고기획자(AE)는 “영화 광고는 제품을 알리기 위한 것이고 이번 사진 광고는 기업홍보용”이라며 “영화배우가 나왔던 광고도 인기가 높았었지만 이번 광고 역시 기업에 대한 호감과 신뢰도를 높였다는 측면에서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인터넷 경매업체 옥션의 1000만 회원 돌파기념 사은행사 광고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자전거와 함께 자는 여인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매일 1000명씩 하루 3번 구매한 금액만큼 희망 사은품을 지급하는 행사에 당첨된 여성이 원피스를 사고 자전거를 경품으로 받은 뒤 행복한 표정으로 잠에 빠져든 것이다.전자상거래를 활발히 하는 25∼39세 남녀를 대상으로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는 경품 및 창업지원금 지원 등의 각종 사은행사를 알리기 위한 광고다. 기능성 의류 소재 고어텍스는 발가락 사진으로 눈길을 끈다.커다랗게 클로즈업 된 발가락을 자세히 살펴보면 행복한 표정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행복한 발’ 광고는 남자발과 여자발 두 종류로 만들어졌다.왕관을 쓴 행복한 표정의 여자발가락 사진도 곧 국내에 소개될 예정이다. 고어코리아의 김영선 차장은 “고어텍스 소재의 신발은 뛰어난 투습성과 열전도성으로 최상의 쾌적함을 준다는 주제를 전달하기에 발만큼 좋은 모델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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