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전도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의뢰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대신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9,450
  • 안과질환 이웃치료돕기 6년째 성금 류동대씨

    안과질환 이웃치료돕기 6년째 성금 류동대씨

    부산에서 대흥전기를 경영하고 있는 류동대(59)씨가 백내장 등 안과 질환을 앓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해마다 적지 않은 성금을 부산의료원에 쾌척하고 있다. 류 사장은 지난 2000년부터 매년 2000만원씩 올해까지 6년간 모두 1억 2000만원을 부산의료원에 기탁했다. 부산의료원측은 류씨의 성금으로 그동안 300여명에게 백내장·녹내장 등 안과 무료시술을 했으며, 남은 기금으로 비뇨기과의 배뇨장애 환자들을 돌보는 데 사용해 오고 있다. 류씨의 아름다운 기부는 기업을 운영해 번 돈을 사회로 환원해야 한다는 평소의 신념에 따른 것. 이같은 선행으로 그는 부산의료원에서는 빛의 고마움을 알게 해주는 ‘빛의 전도사’로 불리고 있다. 류씨의 지원으로 백내장 수술을 받은 김모(64·여)씨는 “돈이 없어 수술을 할 수 없었는데 류 사장의 도움으로 새로운 광명을 찾았다.”며 감사해 했다. 부산의료원은 류사장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평생진료권 및 감사패와 병원 벽면 한쪽에다 핸드프린팅을 한 액자를 만들어 그의 공적을 기릴 방침이다. 류사장은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과 용기를 줌으로써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고, 소외계층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서울시청 내년 새로 짓겠다”

    내년 초부터 서울시청 본관 증축건물 자리에 20층 높이의 서울시청 신청사가 착공된다. 대신 일제 시대 때 지어진 본관 앞쪽은 원형대로 보존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안전도가 우려되는 본관 증축건물을 헐고 90m 높이의 20층 정도의 신청사를 지을 것”이라면서 “올해 설계를 마친 뒤 내년 초에 착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의 신청사 건립 배경은 현 청사의 공간 부족 때문이다. 시청 본관 공무원들의 평균 공간은 1.5평에 불과하다. 행정자치부가 규정한 공무원 1인당 공간인 2.6평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치다. 서울시는 현 본관 외에도 을지로별관, 덕수궁 옆 별관 1,2,3동 등을 사용하고 있지만 업무 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1990년 관선 고건 시장 때부터 시청 이전 방안을 꾸준히 검토해왔지만 부지매입비 등을 포함해 비용이 2조원 가량 들 것으로 추산되자 현 자리에 재건축하기로 했다. 현 서울시청 본관의 규모는 대지 1570평에 연면적 6238평. 본관 앞쪽은 대지 745평에 연면적 2480평, 증축건물은 대지 825평에 연면적 3758평 크기다. 5층의 증축건물은 지난 55년부터 86년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지어졌다. 대신 지난 1926년 지어진 등록문화재 52호 본관 앞쪽 건물은 보전하기로 했다. 또 시청 본관 안쪽 공원도 그대로 두기로 했다. 이 시장은 “1000억∼1500억원의 예산으로 1년 반 정도만에 신청사 건립이 가능하다.”면서 “본청 일부 공간은 외국 귀빈들이 서울을 방문할 때 대접하는 곳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밀리언달러 베이비’ 최현미 키우는 前 챔피언 장정구씨

    “원래 복싱체육관은 선수 배출이 목적이었지만 요즘에는 사회체육 위주의 장소로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장정구(44)씨. 세계타이틀을 15차례나 방어한 복싱영웅이다. 지난 83년부터 무려 5년8개월동안 세계권투평의회(WBC) 라이트플라이급을 평정했다. 장씨는 요즘 한국판 ‘밀리언달러 베이비’를 위한 조련사로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복싱의 생활체육화를 위한 전도사로 변신, 새로운 인생을 걷고 있다. 현재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이벤트 회사 ‘DK엔터테인먼트’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DK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장씨를 만났다. ●“머리 길어지면 다시 파마할 것” 특유의 강한 눈매와 순진한 웃음은 여전했다. 하지만 ‘짱구파마’는 온데간데 없었다. 장씨는 “머리가 길어지면 다시 파마할 것”이라며 웃는다. 이어 “어제 부산에서 올라왔다.”면서 요즘 부쩍 바빠진 일과를 설명했다. 우선 지난 2월 부산 수영구에서 ‘장정구 복싱다이어트’ 체육관을 개관했다. 서울 명일동의 ‘장정구 복싱클럽’에 이어 두번째. 개관식에는 1980∼90년대 한국 프로권투를 주름잡으며 세계챔프까지 등극했던 김상현(50) 김철호(44) 김용강(40)씨 등이 참석, 눈길을 끌었다. 장씨가 직접 운영하지 않지만 한달에 2∼3차례 부산으로 내려가 회원들을 지도한다. 부산 해운대구에도 체육관 설립을 검토 중이다. ●이달 중순 ‘황&장 복싱다이어트’ 체육관 개관 이달 중순엔 경기도 분당에 ‘황&장 복싱다이어트’를 개관할 예정. 한때 웰터급 간판 선수였던 황충재씨와 손을 잡았다. 황씨와는 거의 매일 만날 정도로 친한 사이. 장씨는 체육관 설립 외에도 군부대와 지방 대학 경호학과 출장강연 등을 통해 ‘복싱다이어트’를 열심히 전도한다. 후진양성에 대한 질문에 그는 “그럴 계획이 없어요. 가르쳐주면 잘 따라와야 되는데 답답해요.”라며 손을 가로젓는다. 그러나 소녀 복싱선수인 최현미(14)양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만드는 것은 숙명적인 일이라고 했다. 지난해 3월 탈북한 최양은 현재 중3년 재학중. 방과 후 서울 광진구의 한 체육관에서 1시간씩 장씨의 지도를 받고 있다. ●“최현미 베이징 올림픽 金 따게 하는건 나의 숙명” 장씨는 “현미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서 그런지 파워와 대담성이 좋다.”면서 “링에서 이기려면 상대방의 리듬을 깨는 순발력 또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실전을 통해 기량을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국력이 신장하고 국민소득이 늘면서 복싱은 비인기종목으로 전락했습니다. 앞으로 복싱은 생활체육으로 방향전환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지요.”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사랑은 마음에 평화를…” 교황이 남긴 메시지

    “사랑은 마음에 평화를…” 교황이 남긴 메시지

    |파리 함혜리특파원·바티칸시티 외신|“사랑은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평화를 가져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일 오후 9시37분(한국시간 3일 오전 4시37분) 11억 가톨릭 신도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남기고 84세의 나이로 서거했다. 호아킨 나바로 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교황께서 2일 저녁 9시37분 처소에서 서거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 1996년 2월22일 공표한 교황령 ‘주님의 양떼’에 따라 추도 및 장례 기간에 들어갔다.”고 공식 발표했다. 장례식 날짜와 절차는 4일 오전 소집될 추기경단 특별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나 장례식은 오는 6일에서 8일 사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청은 3일 낮 성베드로 광장에서 수만명의 신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젤로 소다노 교황청 국무장관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대한 추도 미사를 집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애도 기간을 시작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레오나르도 산드리 대주교는 추도미사에서 교황이 생전에 이번 일요 미사를 위해 직접 준비한 마지막 기도문이라며 ‘사랑’의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청은 이어 추도 미사 직후 교황 관저 홀에 선홍빛 교황복을 입고 편안한 표정으로 영면에 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신과 가톨릭 고위 관계자들과 이탈리아 정부 인사들의 조문장면을 TV를 통해 처음 공개했다. 교황청은 4일 교황의 시신을 성베드로성당으로 옮겨 신도들과 일반인들의 조문을 받을 계획이다. 앞서 교황의 서거 소식은 바티칸 시티의 종탑에서 조종이 울리기 시작하면서 광장을 메운 신도들에게 전달됐다. 로마와 이탈리아 전역에는 교황청 국기와 이탈리아 국기가 조기로 게양됐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3일 동안을 애도기간으로 선포했다. 교황은 최근 요로 감염에 따른 패혈성 쇼크로 심장과 신장 기능이 약화되면서 급격히 병세가 악화됐으며 2일 아침 고열로 점차 의식을 잃어갔다. 교황청이 3일 발표한 사망 원인도 패혈성 쇼크와 심부전 증세였다. 파킨슨병도 질병 내역에 포함됐다. 1920년 5월18일 폴란드 바도비체에서 출생,1946년 사제서품을 받은 뒤 1978년 10월16일 58세의 나이로 교황에 즉위한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 27년간 전통적인 가톨릭 교리를 엄수한 탁월한 종교 지도자로서, 또 분쟁 종식을 위한 자유와 평화의 전도사로서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80세 이하의 추기경들로 구성된 ‘콘클라베(추기경 비밀회의)’는 앞으로 15∼20일 이내에 교황청 내 시스티나성당에서 다음 교황을 뽑게 된다. lotus@seoul.co.kr
  • 나의 삶, 나의 아침/허중희 지음

    요즘은 잠잠해졌지만 한동안 ‘아침형 인간’이 선진 시민사회의 대세처럼 여겨졌었다.“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서양의 격언을 체화시킨 이들 ‘아침형 인간’에게 ‘아침잠이 보약’이라는 범인들의 반박은 그저 게으른 자의 변명에 불과할 따름이었다.‘아침형 인간’의 갑작스러운 유행은 사람마다 제각각인 신체 리듬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성으로 인해 안티 세력을 만들어냈고, 더 나아가 ‘저녁형 인간’을 옹호하는 세력을 규합하기에 이르렀다. ‘나의 삶, 나의 아침’(허중희 지음, 황금물고기 펴냄)은 ‘아침형 인간’붐을 주도했던 관련 서적들의 출간이 뜸해지는가 싶던 차에 나온 책이다. 유행과 상관없이 평생 새벽 기상 습관을 유지해온 각계 명사 16인의 아침시간 활용법과 인생 철학 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보통 새벽 4∼5시 사이에 일어난다. 특별히 뭔가 할 일이 있어서라기보다 어릴 적부터 몸에 밴 일상이다. 어머니의 새벽기도에 덩달아 눈을 떴고, 대학생때는 환경미화원 생활을 하느라 새벽 잠을 놓쳤던 것. 그는 아침형 인간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며, 자신의 신체 리듬을 잘 활용해 깨어있는 시간에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벤처업계의 신화인 정문술 미래산업 전 회장도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잠을 깬다.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배달된 일곱 종류의 조간 신문을 통독하는 것. 하루중 가장 맑은 정신으로 하루를 구상하고 중요한 일을 결정한다. 강지원 변호사는 원래 밤에 늦게 자고, 아침잠을 즐기는 올빼미형이었다. 그러나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을 맡은 이후 완전히 바뀌었다. 오전 6시25분부터 시작되는 방송을 위해 하늘이 두쪽 나도 새벽 4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하면서 서서히 ‘아침형 인간’으로 변한 경우. 그는 아침이 주는 신선함과 여유를 사랑하게 됐고, 예전엔 미처 몰랐던 것들을 하나 둘 느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새 박사’로 유명한 윤무부 교수는 “늦잠을 자는 사람은 새를 알지 못한다.”고 단언한다.40년 넘게 새와 함께 해온 자신의 인생은 아침이라는 고요하고 풍요로운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자부한다.‘신바람 전도사’ 황수관 박사는 저녁에 소식하면 단잠을 자고 아침에도 일찍 일어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잠을 설쳐가면서 일찍 일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잠이 부족할 경우 뇌건강이 나빠지고 치매도 빨리 찾아온다는 경고도 잊지 않는다. 책에는 이들외에 송자 대교회장, 산악인 엄홍길, 방송인 배한성, 수필가 피천득, 조동성 서울대 교수, 연극인 유인촌, 국회의원 박찬숙, 연극연출가 이윤택, 여성 인권지킴이 김강자, 옥수수 박사 김순권, 만화가 신문수씨의 생활습관과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다.1만 2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SBS 오후 11시45분) ‘집으로’를 연출한 이정향 감독의 데뷔작. 심은하·안성기·이성재 주연. 연인에게 버림받은 뒤 세상을 비뚤게만 보는 한 남자와 짝사랑에 속앓이를 하는 한 여자의 사랑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린 멜로물. 톡톡 튀는 대사와 다채롭고 산뜻한 배합의 영상미, 주연배우의 호연으로 빛이 났던 영화다. 특히 심은하의 빨간 재킷과 노란 우산, 미술관과 동물원의 아름다운 풍광 등 잊지 못할 장면들이 가득하다. 이 영화 덕분에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이용객이 몇 배로 늘었고, 연인들의 사계절 데이트코스로 자리잡았을 정도. 결혼 비디오 촬영기사인 춘희(심은하)는 결혼식 촬영 때마다 마주치는 보좌관인 인공(안성기)을 남몰래 사랑하는 스물 여섯 난 여자다. 그런 그녀의 방에 군인 철수(이성재)가 갑자기 들이닥친다. 제대 전 마지막 휴가를 함께 보내려고 애인인 다혜(송선미)가 살던 방을 찾은 것. 하지만 다혜는 이미 떠난 뒤였다. 철수는 다혜를 만나기 위해 그 방에 눌러 앉고, 춘희는 혼자만의 공간에 침범한 철수를 돌려 보내려 한다. 결국 철수는 다혜를 만나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는 상태. 춘희는 그런 그가 안쓰럽다. 춘희가 매일 밤 무엇인가를 끄적이고 있는 것을 본 철수는 춘희의 글을 훔쳐 읽는다. 그녀가 누군가를 혼자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철수는 그녀의 사랑방식이 탐탁지 않다. 그녀의 사랑은 기다림만 있을 뿐, 어떤 진전도 없다. 철수는 그녀의 글 속으로 들어가 그녀의 사랑을 바꾸려 한다.108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꿈의 구장(EBS 오후 1시40분) 필 알든 로빈슨 감독의 98년작. 케빈 코스트너, 에이미 메디건, 제임스 얼 존스 주연.1919년 미국 월드시리즈 때 시카고 화이트삭스 팀 선수 8명이 승부 조작으로 추방당한 ‘블랙 삭스(Black Sox) 스캔들’을 패러디한 영화.1987년 미국 아이오와주.36살의 평범한 농부인 레이(케빈 코스트너)는 아내, 딸과 함께 옥수수밭을 일구며 조용하게 살고 있다. 어느날, 밭에서 일하던 그는 훗날 그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환청을 듣게 된다. 그것은 자신의 옥수수밭에 야구장을 만들라는 계시였다. 레이는 야구장을 짓지만 주위의 시선은 냉담하다. 그러나 돌아가신 아버지의 우상이었던 맨발의 조(레이 리요타)와 시카고 화이트삭스팀 선수 8명이 그의 야구장에 나타나고 레이의 꿈은 점차 현실화되어 가는데….107분.
  • [사설] 공기업 이전 광역단체와 합의되겠나

    이해찬 국무총리와 광역자치단체장들이 간담회를 갖고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에 대한 5개항의 원칙에 합의했다고 한다.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은 단순히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는 공공기관들을 수적으로 공평하게 지방으로 흩어놓는 일이 아니다. 정부의 정책목표처럼 국토의 균형발전도 고려해야 하고, 공공기관의 기능과 인적 이동뿐만 아니라 유관 민간기관들과의 협력과 경제적 상승효과도 고려되어야 하는 복잡한 사안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시·도 및 공공기관의 의견을 종합해 정부 책임하에 계획을 수립하고 국민의 동의를 얻어 추진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정부가 시·도지사들과 먼저 원칙에 합의하고 5월말까지 이전계획을 확정키로 한 것은 서두르는 느낌을 준다. 또 이런 합의에 수도권인 서울시장 및 경기도지사와 정작 이전하게 될 공공기관의 대표들이 빠졌다는 것은 이해 당사자들만의 합의라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 정부와 시·도지사가 합의한 5개항의 원칙은 외견상으로는 그럴듯하다. 수도권이 지방과 공동협력하고 상생발전해야 한다든가, 정치적 논리가 적용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 등이다. 하지만 현실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인다. 광역단체들은 균형발전을 위해서라기보다 한 기관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지역주의에 치우쳐 있다. 시·도지사들은 낙후지역 해소, 거점지역 중심 발전, 각별한 배려 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뒤집어보면 서로 더 갖겠다는 유치경쟁이다. 이런데도 정부와 시·도가 합의할 수 있다고 보기 힘들다. 오히려 지역간 갈등만 부추길 수도 있다. 거꾸로의 경우지만 방폐장 건설을 둘러싼 정책혼선의 교훈을 참고해야 한다. 국토균형발전의 일환인 공공기관 이전은 합의할 일이 아니라 정부가 책임지고 계획을 세워 국민의 동의를 얻는 방법이 효율적일 것이다.
  • [송선미의 필라테스] 스파인 스트레치 포워드 & 쏘

    [송선미의 필라테스] 스파인 스트레치 포워드 & 쏘

    필라테스 교육용 DVD타이틀을 선보이고 필라테스 전도사로 나선 배우 송선미씨가 주말매거진 We를 통해 다양한 필라테스 동작을 가르쳐드립니다. 1900년대초 독일의 조셉 필라테스가 개발한 정신수련법이자 근육운동인 필라테스는 요가와 기예, 스트레칭 등 다양한 기법이 접목돼 자세와 몸매 교정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마돈나, 카메론 디아즈, 리브 타일러의 몸매 관리 비법으로 알려져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송선미씨와 함께 손쉽게 할 수 있는 필라테스 주요동작을 익혀보세요. 이번 동작은 ‘스파인 스트레치 포워드 & 쏘’ 로서 등 근육과 척추를 곧게 펴주는 동작입니다.5∼8회 반복하세요. ■ 협찬 FnC코오롱 헤드 □상체를 숙일 때 과도하게 가슴을 허벅지나 바닥에 붙이려고 애쓰면 엉덩이가 들릴 수 있다. 스트레칭 효과를 보려면 다리와 엉덩이가 매트에서 떨어지지 않게 고정시켜야 한다.
  • 한국과학자 ‘네이처’ 쾌거

    한국 과학자 두 명의 연구성과가 세계적 과학 주간지인 네이처 31일자에 게재됐다. 핵폭탄의 원료로 쓰이는 플루토늄을 포함한 화합물이 전기를 저항 없이 통과시키는 원리를 분석한 연구와, 이차원 전자분광학을 이용해 광합성 초기에 에너지가 이동하는 경로를 찾아낸 연구결과다. 전남대 물리학과 방윤규 교수는 미국 로스앨러모스국립연구소팀과 공동으로 플루토늄을 포함한 화합물이 절대온도 18.5K에서 초전도현상(영하 100도 이하에서 전기가 저항 없이 통과하는 현상)을 보이는 원리를 규명했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절대온도 2.3K에서의 원리규명이었다. 절대온도 0K는 섭씨 -237도다. 방 교수의 연구로 평균 대기온도(섭씨 25도, 절대온도로는 298K)에서 플루토늄 초전도 현상이 나타나는 원리를 규명하는 데 한발짝 다가섰다. 포항공대 이성익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난 20년간 미해결 문제로 남아 있는 특정 전자에서의 고온 초전도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려대 다차원분광학연구단의 조민행 교수의 업적도 동시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이차원 전자분광학을 이용해 광합성 현상의 초기 에너지 이동경로와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이다. 최근 들어 새로운 연구도구로 각광받고 있는 다차원 분광학을 사용한 것이 큰 진전이라고 네이처는 평가했다. 다차원 분광학을 이용해 종전의 X선 회절법 등으로는 불가능했던 1조분의1초(1피코초) 단위로 식물 광합성 초기의 에너지 이동경로를 밝혀냈다. 다차원 분광학은 여러 색깔의 빛을 쏘여 분자의 구조와 성질을 찾아내는 분석기법이다. 조 교수는 다차원 분광학 중 이차원 분광학을 이용해 광합성 현상을 설명해냈다. 광합성 현상은 햇빛이 식물의 성장을 위한 단백질, 즉 화학에너지로 변하는 현상이다. 방 교수의 이번 연구로 앞으로 단백질 구조, 진동 동력학 등 다양한 자연과학 분야에서도 다차원 분광학이 사용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클릭 이슈] 한일협정후 일제피해자 보상 어디까지 왔나

    한일협정 문서가 1차 공개된 뒤 정부는 지난 2월 구성된 ‘한일수교회담 문서공개 등 대책기획단’에서 민·관 합동으로 구체적인 보상 형태와 개인 청구권 소멸 여부의 법적인 검토 등 구체적인 지원 방향에 대한 논의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일제 피해자들에 대해 금전·도의적인 ‘보상’을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상방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피해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금전보상과 기금 건립, 생활안정지원 등이 주요한 지원 형태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물론 어떤 방법이 되더라도 보상의 액수와 피해자 선정기준, 양국의 책임범위, 피해입증 여부 등은 논란으로 남는다. ●피해자들에 대한 직접 금전보상 일제 피해자들에게 일시금으로 지원하는 방법이다. 일제하 피해자에 대한 도의적인 차원의 보상이라는 점에서 가장 선명한 방법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 1974년 12월 ‘대일 민간 청구권 보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1945년 8월15일 이전 일본의 불법행위로 인한 사망자에 한해 유족 8000여명에게 30만원을 지급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일시적 금전 보상의 형태로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당시에도 나머지 생존자와 부상자들에게는 지급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야기됐던 것처럼 우선 지원의 틀을 넓혀야 하는 것이 당면과제다. 최영호 부산 영산대 교수는 “일본은 법적 책임이 없는데도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재일 한국인과 타이완인을 대상으로 사망자 270만엔과 부상자 400만엔의 기준을 마련해 일시금을 지급했다.”면서 “우리 정부가 한일협정 이후 피해자 지원을 위해 일본측으로부터 받은 돈을 제대로 쓰지 않은 책임이 분명히 있는 만큼 도의적인 차원에서도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일제하 강제동원진상규명위에 신고되는 피해자 숫자가 하루 평균 3000여명에 이르고 있고 오는 6월 말까지 신고자만 2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피해자 선정 기준은 차치하고라도 막대한 예산 마련이 관건이 될 수 있다. 5·18 특별법에 근거한 피해자 지원방식처럼 피해자들 사이에 금전을 둘러싼 이해관계로 새로운 분란거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빠뜨릴 수 없다. ●민관기금 형태의 지원 기업과 정부, 민간이 기금을 모아 장기적으로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방법이다.2차 세계대전 7개 피해국을 대상으로 독일 정부와 기업이 각각 50억마르크씩 출연해 운용하는 ‘기업·책임·미래재단’과 중국인 징용자를 위해 일본의 건설회사가 운용하는 ‘하나오카 기금’이 모델이 될 수 있다. 태평양전쟁 피해자 보상 추진위원회 김은식 사무국장은 “보상을 하더라도 피해자들이 충분하게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고 사안별로 피해 기준이 마련되더라도 장기간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기금 운용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지원을 받기 위한 일정한 요건이 갖추어지면 기업과 정부가 기금을 내서 자체 심사규정을 마련해 지원한다는 것이다. 개인 청구권 소멸을 주장하는 일본 정부의 강경한 입장 때문에 일시적 금전 보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러나 기금 지원 방식은 지난 1990년대 종군위안부들에게 아시아 평화기금을 받지 않는 대신 정부가 생활지원 형태로 보상했던 사례처럼 일본 정부의 책임이 우선적으로 전제돼 있지 않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기금 출연을 하더라도 어느 기업이 어느 정도의 액수를 기부할 것인지, 기금을 출연한 재단과 피해국 기관과의 ‘파트너’그룹 선정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의료·주거안정 등 생활안정 지원 일제시대 피해자들의 직접적 피해에 대한 지원보다는 ‘생활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방법이다. 일부 피해자단체와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이 대표발의한 ‘태평양전쟁 희생자에 대한 생활안정지원법’이 대표적이다. 생계와 의료·임대주택 지원 등을 담고 있다. 장 의원실 관계자는 “피해자 단체가 원하면서도 보상의 분명한 주체는 일본 정부가 돼야 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원 방법”이라는 의견을 폈다. 그러나 일제시대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일본의 역사왜곡과 식민지 시대의 불법행위에 대한 고발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생활지원에 무게중심이 쏠리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방법이라는 논란도 일고 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마니아] 청국장 냄새가 싫다고요?

    [마니아] 청국장 냄새가 싫다고요?

    남성 가운데서도 봄을 탄다는 이들이 많아지는 요즈음이지만, 사람들 입맛도 봄바람을 탄다고 한다. 그래서 해마다 이 무렵이면 입맛을 되돌려놓을 먹거리가 없을까 하는 고민도 뒤따른다. 청국장, 그것도 생청국장이 우리 몸에 최고라고 외치는 별난 동아리가 있다. 회원이 3000명 가까이 된다. ●목숨을 건 ‘외도’ “혈액이 깨끗해야 건강합니다. 청국장은 혈액을 맑게 하지요.” 청국장 동호회 윤성호(46·경기도 여주군 점동면 덕평리) 회장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동아리를 만든 데에는 가슴 아린 사연이 숨었다. 고교를 나와 1979년 국세청에 들어간 그는 잦은 술자리로 건강을 해쳐 2001년 일터를 떠나게 된다. 병원에 갔더니 간(肝)이 몹시 상했더라는 것이다. “하루 왼종일 피곤하니 내 일도 제대로 못하는 데다, 다른 직원들과의 업무 협조도 잘 안되더라고요!” 윤씨는 곧장 청계천 헌책방 골목으로 달려 갔다. 그만큼 절박했다. 건강 서적을 승용차 한대 분량인 60여권이나 사들였다.5개월여 지나 콩이 몸에 좋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그 중에서도 바로 청국장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요즘 청국장 하면 찌개로 만들어 먹는 음식으로 알고 있지만, 원래는 생청국장이라는 점도 알아낼 수 있었다. 다음에는 환경이 건강회복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사는 곳을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여주로 옮겼다.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비결을 들어보려 애썼지만 비밀(?)을 캐내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청국장 띄우는 비결을 터득하기 위해 인근 외룡리의 사찰로 들어가 1년이나 틀어박혀 지내기도 했다.2002년 1월 마침내 동호회 사이트(jk.interget.co.kr)를 만들었다. 조상들로부터 내려온 진짜 비결을 담은 고급 정보를 접하거나,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생생한 이야기들을 나누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왜 생청국장이 짱? “다른 동호회와는 달리 회원들이 대부분 한가지씩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라 오프라인 모임이 쉽지 않아요.” “도대체 생청국장이 어디에 그렇게 좋으냐?”는 물음에 이런 말로 운을 뗐다. 그러다가 “회원 중에는 80대 등 연세 많은 분들에다 여성이 많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노인들이 걸리기 쉬운 호흡기 질환이나 여성뿐 아니라 요즈음 남성들에게도 많은 변비에 생청국장만한 게 없다는 얘기다. 회원 A(22·여)씨는 “처음엔 변비 때문에 생청국장을 먹기 시작했다.”면서 “고민이 사라지고도 왠지 마음이 놓이지 않아 계속했는데 몸매가 달라지지 뭐예요?”라고 활짝 웃었다. 군살이 없어지더라는 얘기였다. 윤씨는 “A회원의 경우 거의 밥 먹다시피 청국장을 즐긴다.”면서 “변비 환자가 생청국장을 먹으면 길어야 사흘 안에 환자의 90% 정도는 해결할 수 있다.”고 살짝 일러줬다. 변비에 뛰어난 효능을 발휘하는 것은 대장(大腸) 속에 있는 막대기 모양의 바실러스균을 집중 배양한 게 바로 청국장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같은 효능은 만성환자들 사이에 알려졌지만, 부작용이 심각해져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진 다이어트에 효과가 그만이라는 점도 일깨워줬다고 그는 덧붙였다. “생청국장에 살아 움직이는 유산균이 혈전(血栓·피가 몸 안에서 굳은 것)을 녹이는 데다, 몸속에서 해를 끼치는 다른 잡균을 잡아먹기도 하니 건강에 좋은 것이지요.” ●“청국장 전도 쭉” 윤씨는 보통 유산균 1g에 100만개의 균이 있지만, 청국장 1g엔 10억개나 되는 바실러스균이 있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라고 뽐냈다. 또 조상들은 일찌감치 콩 가공식품이 뛰어나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외국에서 더 관심을 갖는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조선조 허준(許浚·1546∼1615년) 선생의 동의보감에도 관절질환을 치료하며, 약물 중독을 막아준다는 기록이 나와 있을 정도입니다.” 관절에 청국장이 좋은 이유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불리는 이소플라본(Isoflavones)이 많이 함유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골다공증으로 마음고생이 심하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부족한 것이니 청국장에 기대를 걸어보라. 이는 최근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존 에드먼 박사가 “콩을 많이 섭취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훨씬 튼튼한 뼈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한 점에서 증명됐다고 회원들은 주장한다. “청국장 덕분에 3년이 지난 이제는 건강을 거의 되찾은 것 같다.”는 윤씨는 “냄새가 고약해 흔히들 꺼리는데, 이는 환경변화의 탓으로 잡균이 들어갔기 때문이지만 냄새가 많이 난다고 해서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신 참기름을 바르고 야채에 싸서 먹거나, 분말을 커피에 타서 마시면 냄새가 사라진단다. 분말 생청국장에는 균들이 포자 상태로 있는데, 보통 커피 온도가 균들이 깨어나기에 알맞은 온도여서란다. “어쨌든 ‘하수도’인 혈관을 시냇물처럼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생청국장을 많이 드십시오. 술, 패스트푸드 등으로 망가진 건강을 되돌려주니까요.”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구민 대축제’ 한마당

    부산 연제구가 개청 1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부산 연제구는 다음달 2,3일 이틀간 온천천시민공원과 부산교대에서 ‘연제구민 대축제’를 연다고 28일 밝혔다. 다음달 2일 오후 2시 온천천시민공원에서 열리는 온천천문화축제는 연산농악보존회와 부산 경성대학이 준비한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전통문화공연과 마술서커스 공연, 재즈 공연, 구민 노래자랑이 열린다. 이와 함께 사진촬영대회, 연날리기, 글짓기, 청소년 힙합경연대회 등 부대행사와 온천천의 변천과정이 담긴 사진전도 준비돼 있다. 이튿날 부산교대에서 열리는 구민체육대회는 각 동 주민들의 가장행렬과 동별 대항 축구·배구 등 체육대회가 열린다. 지난 95년 3월1일 분구된 연제구는 지난 10년간의 짧은 역사 속에서도 97년 부산시청, 부산지방경찰청, 부산지방노동청, 부산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이전,2001년 법조타운 이전 등에 힘입어 명실상부한 행정·교통·교육의 중심지로 우뚝 섰다. 박대해 구청장은 “연제구가 부산의 중심도시로 자리잡게 된 것은 23만 연제구민의 땀과 정성 덕분”이라며 “앞으로 전국 지자체를 선도하는 으뜸구로 성장하는 데 초석이 되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③-현대·기아차 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③-현대·기아차 그룹

    정몽구(67^MK)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격의없이 지내는 지인들은 정 회장을 이렇게 평가한다. “곰같은 외모에 뱀같은 머리를 지녔으며 여우같은 행동가이다.”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현대의 한 고위임원은 서슴없이 정 회장을 ‘지략가’라고 정의했다. “현대차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정공, 현대차써비스 네 집안이 합쳐진 회사다. 그런데도 큰 잡음이 없다. 카리스마만 갖고서는 이렇게 이끌 수가 없다.MK가 대단한 지략가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이어지는 그의 얘기.“햇볕도 잘 들지 않는 땅(서울 원효로)에서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을 만든 이가 MK다. 다른 아들들이 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한테 기업을 물려받은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는 사실상 창업자나 마찬가지다.” 현대·기아차그룹의 비약적인 성장이 결코 요행이나 우연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실제 정 회장은 2000년 9월 그룹에서 독립한 지 불과 4년만에 현대차를 세계 6위 반열에 올려놓았다. 독립 당시 10개에 불과하던 계열사 수는 28개로 불어났으며, 종업원 수도 10만명을 넘는다. 총자산 규모 67조원(3월14일 현재)에 올해 매출목표액 85조원, 재계 서열 3위다. ‘싸구려 현다이’라고 비웃던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제 현대차를 두려움의 존재로 인식한다. ●갤로퍼 신화에서 품질경영까지 서울 경복고와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나온 정 회장은 현대건설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현대자동차써비스(74년)와 현대정공(77년)을 잇따라 설립하면서 일찌감치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이후 기아차를 인수해 자동차 전문그룹을 만들기까지 평생을 차(車)와 함께 했다. 그를 가까이서 본 고위임원의 얘기다.“세상 사람들은 보여지는 외모와 어눌한 말투만 보고 MK의 저력을 더러 간과한다. 그러나 현대정공 시절, 그는 일일이 차를 뜯어보고 조립하면서 갤로퍼 신화를 만들어냈다. 차에 관한 한 누구보다 전문가다.” 그런 정 회장이 충격을 받은 사건이 발생했다.98년 미국 JD파워의 신차 품질조사에서 현대차가 꼴찌를 한 것이다. 이듬해, 그 이듬해에도 꼴찌권을 맴돌았다. 엄청난 모멸감에 휩싸인 그는 “이제부터 등수는 잊어라. 대신 무조건 품질을 끌어올려라.”라고 일갈했다. 현대·기아차의 보도자료에서 ‘세계 톱5 진입’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품질본부가 즉각 하나로 합쳐지고,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품질 회의가 꾸려졌다. 올초 쏘나타는 ‘세계에서 가장 결함이 적은 차’로 선정(컨슈머 리포트지)됐다. 몇년 전의 수모를 보기 좋게 설욕한 것이다. ●부인 이정화여사 실질적 맏며느리 정 회장은 평범한 ‘실향민’ 집안의 셋째딸(이정화·66)과 결혼해 1남3녀를 두었다. 고향이 이북인 부인 이씨는 손위동서인 이양자씨가 91년 암으로 세상을 뜨자 이때부터 집안의 실질적인 맏며느리 역할을 도맡아 했다. 시아버지 생전에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 3시30분이면 청운동 시댁으로 달려가 아침을 준비하곤 했다. 시어머니(변중석)가 이 무렵 거동이 불편해져 병원 신세를 졌기에, 대식구의 아침 준비는 오롯이 며느리들 몫이었다. 틈날 때마다 현대아산병원을 찾아 시어머니를 돌보는 일도 맏며느리인 그의 몫이다. 시어머니가 그랬듯,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다. 이렇다할 직함도 없다. 굳이 찾자면 그룹 계열사인 ‘해비치 리조트’(제주도 다이너스티 골프장과 콘도 등을 운영하는 회사)의 개인 대주주라는 정도다. ●외아들 의선… ‘ES 시대’ 개막 그룹의 핵심인 자동차는 정 회장의 막내 외아들이자 현대가의 종손인 의선(35·ES)씨가 한 축이 돼 이끌고 있다. 이달초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담당 사장 겸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모비스(자동차부품 전문회사) 부사장도 맡고 있다. 본텍·글로비스·엠코 등 비상장 계열사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오너 3세’의 프리미엄만을 업고 사장에 오른 것은 아니다. 휘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온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정 회장이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을 갖고 있다는 ‘현대정공 자재부’에 94년 과장으로 입사, 현장감각을 익혔다. 이후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 건설 등 굵직한 해외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면서 차세대 리더로서의 잠재능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얼마전 기아차 수출 500만대 돌파 기념식때는 임원들의 넥타이를 기아차 상징색인 빨간색으로 즉석에서 통일시켰을 만큼 회사에 대한 애착과 감각이 남다르다. 자기생각을 당당하게 말하면서도 상대에게 겸손하다는 느낌을 준다. 직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우스갯소리도 곧잘 해 평이 좋다. 생전에 정주영 회장이 지선(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의 장남)씨와 더불어 가장 예뻐했던 손주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의 사촌여동생이 미국에 유학을 오자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가 95년 결혼에 성공했다. 훗날(2000년) INI스틸에 흡수된 당시 강원산업 정도원 부회장의 딸 지선(32)씨가 부인이다. 스물다섯, 스물둘의 나이에 일찌감치 결혼한 두사람은 딸 진희(9)양과 아들 창철(7)군을 두고 있다. ●의사집안 대 잇는 큰사위 정 회장의 큰딸 성이(43)씨는 저명한 정형외과 전문의 고 선호영 박사의 둘째아들 두훈(48)씨와 결혼했다. 역시 의사인 두훈씨는 현재 대전 선병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목동 선병원, 중촌 선병원, 선치과병원, 건강증진센터, 유성 선병원 등이 모두 같은 계열이다. 서울집(한남동)과 대전을 오가며 병원 일을 보고 있다. ●금융 사업 이끄는 둘째 사위 93년 현대차 원효로 사옥에서 프로젝트팀 형태의 현대오토파이낸스㈜로 출발한 현대캐피탈은 우리나라에 자동차할부 금융업을 처음 선보였다. 그러나 ‘카드 사태’ 등으로 현대카드가 어려워지자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가 정태영(45)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장이다. 정경진 종로학원장의 아들이자 MK의 둘째딸 명이(41)씨의 남편이다. 한 임원의 얘기다.“그 분(정태영 사장)은 스스로를 오너의 사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문경영인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아깝다며 골프조차 안친다. 회사가 안정될 때까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골프에 할애할 시간이 어디 있느냐는 식이다.” 당장의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착실히 손실을 털어낸 덕분에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올해 ‘동반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다. 서울대 불어불문학과와 미국 MIT(매사추세츠공과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궁금한 게 있으면 실무자에게 직접 휴대폰을 걸어 물어봐 직원들을 긴장시키기도 한다. 현대차 근무시절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제갈걸(53) 부사장, 옛 현대그룹 문화실장을 지낸 김상욱(52) 전무 등이 그와 함께 금융소그룹을 이끄는 핵심 브레인들이다. ●꿈의 철강 라인업 셋째 사위-조카 한보철강(현 당진공장) 인수를 계기로 그룹은 열연(당진공장)-냉연(현대하이스코)-스테인리스(INI·BNG스틸)로 이어지는 철강 풀라인업을 달성했다. 이 꿈의 라인업에 정 회장의 셋째 사위와 조카들이 포진하고 있다. 김원갑(53) 부회장과 함께 현대하이스코(옛 현대강관)를 이끌고 있는 신성재(37) 사장은 현대정공에 근무하던 시절, 정 회장의 동갑내기 셋째딸 윤이씨를 만나 결혼했다. 미국 페퍼다인대학 MBA 출신이다.98년 현대하이스코로 옮겨 수출부장,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이달초 사장으로 승진했다. 영업본부장 시절에 1조원대에 머물던 연간 매출액을 2조 3000억원대로 끌어올려 ‘장인’의 인정을 받아냈다. 김 부회장은 78년 현대건설 경리부로 입사해 건설과 자동차에서 잔뼈가 굵은 재무 전문가다. 이계안 현 열린우리당 의원이 2001년 7월 현대차에서 물러날 때 함께 사표를 냈지만 정 회장이 다시 발탁했다. INI스틸(옛 인천제철) 김무일(62) 부회장도 빼놓을 수 없는 철강 인맥이다. 정통 철강맨은 아니지만 취임하자마자 한보철강 인수를 보기좋게 성공시켜 정 회장의 신임을 확실하게 굳혔다. 지난해 4월 현대·기아차 구매총괄본부장(부사장)에서 사장을 거치지 않고 곧장 INI스틸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했다.‘수처위주 입처개진’(隨處爲主 立處皆眞·언제 어디서건 그 곳의 주인이 돼라)이 좌우명이다. 김 부회장이 지인에게 털어놓은 현대차의 타이어사업 진출 무산 뒷얘기가 재미있다.90년대 초반 현대차는 현대정공을 통해 타이어사업 진출을 모색했다. 그러나 정주영 명예회장이 “공예산업(타이어에 홈을 파는 작업을 공예에 비유)은 안된다.”고 하는 바람에 막판에 철회했다고한다. ●LS전선·김&장과의 혼사 BNG스틸은 젊은 나이에 타계한 동생 몽우씨를 생각해 MK가 조카들에게 대부분 맡긴 회사다. 몽우씨의 세 아들이 모두 이 회사에 있다. 큰아들 일선(35)씨가 대표이사 사장이다. 그룹이 2000년 말 삼미특수강(BNG스틸의 전신)을 인수할 때 실무를 맡아 내부사정에 밝다. 철강의 꽃으로 불리지만 유통구조는 낙후된 스테인리스 업계에 서비스센터(코일센터)를 도입해 새 바람을 일으킨 이도 그다. 운동을 워낙 잘해 그룹사 축구시합때면 직접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사촌인 의선씨와는 생일이 일주일 밖에 차이 나지 않아 어려서부터 유난히 친했다. 유학중에 ‘어린 신부’를 만난 것도 똑같다.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던 일선씨는 같은 대학 심리학과로 갓 유학온 여섯살 연하의 구은희씨를 만나 96년 결혼했다. 현대가 내로라하는 재벌 집안과 처음 혼사를 맺는 순간이기도 했다. 은희씨는 구자엽 희성전선 부회장의 딸로, 구태회 LG전선(현 LS전선) 명예회장의 손녀이다. 결혼할 때 스무살이었다. 지금은 세 아이(창현·진주·창민)의 엄마다. 일선씨의 동생 문선(31)씨도 화려한 결혼식을 올렸다. 김&장 법무법인 김영무 대표변호사의 딸 선희(31)씨가 부인이다. 재정부에서 이사로 근무하다 미국 연수길에 올라 현재 미시간대학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다. 올 연말에 귀국한다. 미국 버클리대학 회계학과를 나온 막내 대선(28)씨는 지난해 11월 품질혁신부 대리로 BNG스틸에 합류했다. 아직 미혼이다. ●MK의 용병술 현대차그룹의 인사 시스템은 ‘예측 불허’다. 그런데도 떠난 사람들 가운데 그룹을 욕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한 전직 고위임원의 분석이다. “MK는 아버지를 몹시 어려워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자신 아버지와 몹시 닮았다. 우선 그룹내에서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현대차그룹에는 2인자가 없다. 웬만한 간부는 회장에게 모두 직접 보고한다. 충성 경쟁을 유발하는 셈이다.” 그는 “빈번한 패자부활과 적절한 견제도 MK 용병술의 특징”이라고 했다. 이를 그룹내 파벌싸움의 산물로 보는 이도 있지만 ‘권위에 대한 도전’을 용납지 않는 MK의 치밀하게 계산된 행보라는 분석이 더 많다. ●자동차 전문인맥 ‘탱크 박사’ 김동진(55) 현대차 부회장이 단연 눈에 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의 전문 엔지니어로 국방연구소에서 ‘K1탱크’ 국산화를 주도하다가 78년 정 회장에 영입됐다. 정의선 사장과도 가깝다. 중국시장을 거의 개척하다시피하고 있는 화교 출신의 중국통 설영흥(60) 부회장과 ‘갤로퍼 신화’의 숨은 조력자 전천수(59·생산노무담당)사장,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정·재계에 발이 넓은 채수일(52·방송인 이숙영씨 남편) 고문도 빼놓을 수 없다. 이사대우 5년 만에 사장이 된 MK의 대학후배 최한영(53·전략조정실장겸 마케팅총괄본부장)사장은 한때 ‘MK의 입’으로 불렸었다. 본인은 “99년 해외출장중에 갑작스럽게 홍보실 컴백 명령이 나 사표쓸 생각까지 했었다.”그렇지만, 곧이어 터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누구보다 MK의 의중을 정확히 짚어내 파격 승진을 거듭했다. GE캐피탈과의 자본제휴, 글로비스 지분 매각 등을 주도한 재무통 채양기(52·기획총괄부본부장)부사장도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다. 그가 쓴 ‘채권관리 실무교본’은 지금도 채권 전문가들 사이에 필독서로 꼽힌다. 그룹 ‘암행어사’ 인 이전갑(58·감사실장)사장, 품질경영 전도사인 서병기(58·품질본부장)사장, 신차 기술개발 주역인 김상권(59·연구개발본부장)사장, 미국시장 공략의 중책을 맡고 있는 최재국(57·국내외 영업기획담당)사장, 김수중 전 사장의 계보를 잇는 ‘영업의 귀재’ 이문수(57·내수영업본부장)부사장, 치밀한 홍보맨 이용훈(55)부사장 등도 현대차를 이끄는 중추세력이다. 기아차의 선두주자는 단연 김익환(55) 사장이다.‘오너 아들’과 대표이사를 같이 맡고 있어 적잖은 부담이지만 도약의 기회이기도 하다. 영업·수출·홍보를 두루 거쳐 실무에 밝다. 외모만큼이나 선이 굵다. 양쪽 날개로는 구태환(50·재경본부장)부사장과 김용환(49·해외영업본부장)부사장이 있다. ●‘오랜 동반자’ 정공 인맥 현대·기아차 출신들이 ‘신측근’으로 분류된다면, 현대정공과 현대차써비스 인맥은 ‘전통가신’으로 분류된다. 유홍종-박정인-김동진-김익환으로 이어지는 정공 인맥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 한토막. 언젠가 MK가 해외출장지에서 뜬금없이 막걸리를 찾았다. 현대차 출신들은 난색을 지었다. 정공 출신들은 “어떻게든 구해보겠다.”며 나가 정말로 막걸리를 구해왔다. 유홍종(67) BNG스틸 회장은 MK와 양궁 신화를 함께 써내려간 정공 인맥의 대부다. 그 뒤를 잇는 박정인(62) 현대모비스 회장은 현대차써비스가 일개 사업소(현대차 원효로사업소)에 불과했던 72년,MK를 처음 만났다. 이후 자재부장과 경리담당 대리로 황금콤비를 이루면서 30년 넘게 MK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인터넷 화상회의·전자결재 등을 정착시킨 ‘스피드 경영’으로도 유명하다.“맹꽁이”가 부하직원들을 나무라는 가장 심한 욕일 만큼 점잖지만 허점이 너무 없어 오히려 겁날 때도 있다는 게 아랫사람들의 얘기다. 서울 양재동 사옥을 사들일 때 점쟁이까지 불러 감정한 것으로 유명한 이중우(57) 다이모스(자동차부품회사) 사장, 등산 마니아인 김평기(60) 로템·위아 사장, 이여성(55) 서울시메트로 구호선 사장, 정석수(53) 현대파워텍 사장 등도 정공이 ‘뿌리’다. 서비스업체(해비치리조트) 사장에서 하루아침에 그룹의 신생 건설사업을 책임진 김창희(52) 엠코 사장도 시선이 쏠리는 인물이다. hyun@seoul.co.kr ■ 인간 정몽구회장 술을 많이 마시면 다음날 아침 꼭 라면으로 해장하는 버릇이 있다. 폭탄주 20잔도 끄떡없을 만큼 주량이 세지만 절제력이 강해 실수하는 일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폭탄주보다 소주를 즐긴다. 해외출장길에 수행원들이 맨먼저 챙기는 것도 소주와 라면이다. 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를 닮아 먹성이 소탈하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에는 서울 양재동사옥의 지하2층 중역식당을 애용한다. 임원들의 구내식당행도 개의치 않는다. 이는 아버지와 다른 면이다. 왕 회장은 임원들이 구내식당에 나타나면 “밖에 나가 사람들 만나라고 접대비를 줬더니 기껏 안에서 먹는다.”며 불호령을 내리곤 했다. 가정적인 면모도 아버지와는 딴판이다. 주말이면 아들딸 사위들과 함께 곧잘 산을 찾는다. 대신 골프는 별로다. 좋아하지 않다보니 실력도 그저 그렇다. 여느 현대가 사람처럼 ‘새벽형 인간’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에 아침을 먹고 6시30분쯤 출근한다. 대신 밤 10시면 잠자리에 든다. 그를 가까이서 본 사람들의 공통된 얘기는 “겉 인상과 달리 마음이 매우 여리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을 잘 자르지 못한다. 현대차는 한때 이사만 100명에 이르렀었다. 더는 버틸 수 없는 포화상태에 이르러서야 MK는 “진급한 숫자만큼 자르라.”며 지난해 구조조정을 지시했다. 어눌한 말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 처음 그를 접하는 사람들은 말뜻을 해석하느라 진땀을 흘린다. 해석이 쉬워질 때쯤이면 “참모들보다 서너배는 빠르다.”는 그의 머리회전에 진땀을 흘리게 된다고. 어떤 이는 이를 “아버지의 ‘방목’과 형제간 경쟁과정에서 터득한 본능적인 생존지수”로 해석했다. 효심도 남다르다. 한 현직임원의 얘기다.“일을 하다 보면 종종 과거에 잘못 벌여놓은 일과 마주치게 된다. 그럴 때면 MK는 ‘이거 참 잘못됐다고 할 수도 없고 잘했다고도 할 수 없고‘하며 말을 흐린다. 한번도 대놓고 선친때 일을 지적한 적이 없다.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섭섭한 감정이 남아 있을 텐데도 말이다. 형제들 일도 마찬가지다. 장남으로서의 원초적 책임감 내지 부담감을 늘 갖고 있는 느낌이다.” 경영권 분쟁때 동생(정몽헌)과 그토록 부딪쳤건만, 그 동생이 2003년 8월 계동사옥에서 몸을 던졌을 때 맨먼저 사고현장에 달려가 시신을 수습한 이도 그였다. 한 전직 임원은 “빈소 뒤에서 나를 붙잡고 우시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독도사랑 전도사’ 윤한도 전의원

    “독도를 사수하는 길은 하루빨리 독도개발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입니다. 우선 사람이 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하거든요. 또 한·일어업협정을 당장에 파기해야 합니다. 지금 파기한들 국제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15·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윤한도(69·경남 의령·함안)씨는 독도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의원시절 원내 ‘독도사랑모임’을 이끌면서 매년 8월14일 독도를 방문하는 등 남다른 독도사랑을 과시했다. 그래서 ‘윤독도’라는 별명을 얻었다. 현역에서 물러난 지금도 ‘독도사랑 전도사’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 26일 오후 서울 연희동 자택 인근의 한 찻집에서 만났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들고 온 보따리를 풀었다. 독도관련 행사를 담은 사진첩, 독도수호 정책자료, 대정부질문서 등이 담겨져 있었다. 그는 이들을 내보이며 독도문제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연신 목소리를 높인다. 우선 지난 1998년 신한·일어업협정 때 일본으로 건너간 우리측 대표가 너무 서둘러 서명을 했다는 주장이다. 사실상 굴욕적인 협정체결이나 다름없다는 것. 당시 윤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파악하고 국회에서 ‘을사오적’같은 ‘독도오적’이 있다면서 온몸으로 국회의 비준동의를 막았다. 하지만 김봉호 국회부의장 주재로 기습·날치기통과됐다며 당시의 분을 삭이지 못했다. 두번째는 지금이라도 일본의 속셈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일본은 오래전부터 3단계 전략을 세워 그 수순을 밟고 있다.”면서 즉,▲독도를 한국과 일본의 공동수역으로 한 다음 ▲영유권 분쟁을 유도하며 ▲분쟁해결을 위해 국제사법재판소까지 이르게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앞으로 일본의 잠수함·해군함정·전투기 등이 독도주변에 출몰하는 등 무력시위를 통해 우리측과의 일촉측발 상황까지 유도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서둘러 어업협정을 파기하고 독도개발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의 독도사랑은 지난 93년 중앙공무원교육원장 재임 때 독도를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독도를 처음 접하면서 가슴이 찡하도록 큰 사명감이 생겨났다는 것.96년 국회 농림수산해양위원회 소속으로 독도를 다시 방문했고, 이후 광복절 때마다 독도에서 가수 정광태씨 등 60여명과 함께 만세삼창을 외쳤다. “자위대는 독도상륙을 위한 가상훈련까지 마쳤습니다. 우리도 독도에 경찰이 아니라 군대를 내보내야 합니다. 거기에 도둑이 있습니까, 교통사고가 있습니까. 국회내에 독도사랑모임도 서둘러 부활해야지요.” 김문기자 km@seoul.co.kr
  • 철보다 강한 ‘나노섬유’ 첫 상용화

    강철보다 강하면서 천처럼 유연하고 다이아몬드보다 열전도성이 뛰어난 나노섬유가 국내 벤처기업에 의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됐다.㈜클라스타인스트루먼트는 독자개발한 탄소나노튜브 분산·안정화 기술을 이용, 탄소나노튜브를 함유한 나노섬유 생산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탄소나노튜브를 함유한 나노섬유는 방탄복을 비롯해 휴대전화에 쓰이는 리튬이온 전지, 필름의 전해질 막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차세대 소재다. 그러나 현재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연구실에서 시제품을 개발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회사는 주사기 모양의 분사기기에 탄소나노튜브를 넣은 뒤 바늘끝에 1만∼1만 5000V의 전압을 걸어 50나노미터(1㎚=10억분의 1m) 두께의 ‘초극세사’를 뽑아냈다. 정춘균 사장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플라스틱이나 나노섬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탄소나노튜브가 서로 엉겨 붙거나 침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기화합물질인 분산제를 첨가, 다양한 용매의 탄소나노튜브 분산용액(SolCNT)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어떤 물질에도 탄소나노튜브를 골고루 넣을 수 있기 때문에 탄소나노튜브를 다양한 산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어떻게 지내세요] 목회자로 제2의 인생 ‘장미빛 스카프’ 윤항기

    [어떻게 지내세요] 목회자로 제2의 인생 ‘장미빛 스카프’ 윤항기

    “올 10월쯤이면 팬들과 잠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불우이웃돕기 자선 음악회 형식의 콘서트를 준비 중입니다.” 목사가 된 가수 윤항기(63)씨. 그가 불렀거나 작사·작곡한 ‘장미빛 스카프’‘친구야 친구’‘여러분’‘나는 어떡하라구’‘별이 빛나는 밤에’ 등은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동생 복희씨와 함께 다정한 오누이 듀엣으로 활동해 팬들에게 훈훈한 인상을 심어줬다. 윤씨는 지난 1986년 음악활동을 중단하고 신앙인(목사)으로 돌아섰다. 요즘에는 전국을 누비며 전도활동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게다가 3년전 ‘예음신학교’(대학원 위주)를 설립, 현재 총장직을 맡아 더욱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다. ●3년전 예음신학교 세우고 음악으로 설교 지난 23일 오후 서울 오금동에 위치한 신학교 총장실에서 윤씨를 만났다. 검정색 양복과 하얀 와이셔츠, 절제되고 깨끗한 인상을 풍겼다. 그는 “음악이나 신학은 끼가 있으면 되지만 인격은 훈련으로 이루어진다.”면서 “교파를 초월해 음악으로 설교하고 인성을 심어주기 위해 학교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학생 수는 120명으로 교회에 안 다니는 학생도 더러 있다고 귀띔했다. “86년 아시안게임 때 ‘웰컴투 코리아’를 부른 직후 미국의 신학교로 훌쩍 떠났습니다. 팬들과는 20년 동안 멀어진 셈이지요. 지방으로 목회활동을 가면 지금도 ‘오빠’소리를 하면서 ‘장미빛 스카프’‘별이 빛나는 밤에’ 등을 불러달라고 요청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고맙지요 뭐.” 약간 술에 취한 듯한 노래하는 모습과 무관하지 않게 윤씨는 연예활동 때 대단한 술꾼이었다. 방탕한 기질까지 있었다. 결국 부인과 동생의 끈질긴 권유로 신앙인이 된 그는 “지금이야 모든 것이 안정이 돼 있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며 웃는다. 이어 가족의 근황을 들려준다. 딸 넷과 아들 하나를 두었단다. 딸은 모두 결혼했고 미혼인 아들 준호(28)군은 신학공부를 하면서 남성4중창단 ‘큐브’의 리더로 활약하고 있다. 아버지의 음악성을 물려받은 준호군은 오는 5월에 뮤직비디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동생 윤복희 골반다쳐 집에서 요양중” 동생의 근황을 물었다. 윤씨는 “음악적 천재성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걱정스런 표정이 먼저 앞선다. 동생은 3년전 겨울 출연차 집을 나서던 중 얼음바닥에 넘어져 골반주위를 크게 다쳤다고 했다. 현재 서울 역삼동 자택에서 혼자 지내고 있는 동생은 행동이 불편해 바깥나들이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연말 뮤지컬 ‘마리아’에 잠깐 출연했을 뿐이다. 연예계 데뷔는 올해로 40주년을 맞는다. 윤씨는 “고민을 하다가 (행사를)안하고 넘어가면 섭섭할 것 같아 오는 10월 불우이웃을 돕기를 겸해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때 어떤 식으로든 동생을 꼭 출연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아들도 찬조출연할 것이라고 덧붙인다.‘여러분’과 같은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형태의 신곡도 발표할 예정이란다. 현재 저작권료를 얼마 받는지 물었다. 그는 “부부가 노후를 지낼 정도”라며 웃어넘긴다. 한 때는 성공한 대중음악인었지만 이제는 성공한 목사로 제2의 인생을 열심히 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글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하프타임] 이봉주·이은정, 베를린 하프 출전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5), 여자마라톤 에이스 이은정(24·이상 삼성전자)이 다음달 3일 독일 베를린하프마라톤에 출격한다. 이봉주는 베를린 시내코스에서 펼쳐지는 21.0975㎞ 레이스에서 지난 92년 자신이 세운 하프마라톤 한국기록(1시간1분04초) 경신에 도전하게 된다. 또 최근 이누야마 하프마라톤에서 한국 신기록(1시간11분36초)을 작성한 이은정의 선전도 기대된다.
  • 이명박 시장 홈페이지 글 전문

    ●행정수도에 관해 저 이명박이 말씀드립니다. -수도분할을 중지하고 통일을 대비해야 합니다.- 대통령께서 인터넷에 띄우신 “행정수도 건설을 결심하게 된 사연”은 잘 읽어보았습니다.그 글에서 “행정수도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도 꿈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그렇습니다.저 이명박에게는 꿈이 있습니다.저의 꿈은 통일수도입니다.대통령께서는 ‘분할된 수도’를 꿈꾸고 계시지만,저는 ‘통합 된 수도’를 꿈꾸고 있습니다. 충청권과 수도권뿐만 아니라 온나라가 함께 잘사는 나라,남한과 북한이 하나 되고 함께 잘사는 나라,남북한 7천만 겨레가 합의하는 통일수도를 꿈꾸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개혁과 국가발전을 위해 애쓰고 계신 것에는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하지만 수도분할은 아닙니다.개혁도 아니고,균형발전도 아닙니다. 사실 수도이전 논의는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으로 나온 것이어서,저는 선거가 끝나면 당연히 국민의 의사를 물어 재고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대통령께서는 ‘수도이전 공약으로 재미 좀 봤다.’,‘한나라당에서도 재미좀 보라.’,‘정권의 명운을 건다.’,‘지배세력 교체를 위해 천도해야 한다.’,‘수도이전에 반대하는 것은 정권 흔들기다.’라고 말씀하시는 등 국가대사를 극단적으로 정치쟁점화하는 것을 보고,국가의 중대사인 수도이전을 오직 정치적 계산에서 추진한 것이지,국가균형발전이나 수도발전을 위해 오래전부터 심각하게 고민하여 추진한 것이 아님이 명백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정부에서는 신행정수도 예정지를 발표하고 후속 조치를 일사천리로 진행시켰습니다.국민이 원하지 않는 정책은 성공한 예가 없다고 역사는 가르치고 있습니다.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했던 수도이전은 지난해 대다수 국민의 반대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결국 무산되었습니다.저는 그때 국민과 함께 ‘국력낭비를 막았다.’면서 안도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수도이전이 수도분할의 망령으로 되살아나 또다시 정치에 남용되고 있고,국민을 괴롭히고 있습니다.수도이전보다 더 나쁜 수도분할에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은 성난 민심을 의식하여 “수도권 후속대책”을 쏟아내고 있고,국무총리는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를 만들어 수도분할을 기정사실로 몰아가고 있습니다.수도분할로 충청권 주민을 현혹하더니,이제는 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주민을 현혹하려 하고 있습니다.정말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수도분할은 수도이전보다 더 나쁩니다. 제17대 국회는 2005년 3월 2일 수도를 분할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을 통과시켰습니다.대통령과 6부는 서울에 남고,국무총리와 12부4처는 충청남도 연기·공주로 이전한다고 합니다.대통령은 3월 18일 이 법률을 공포했습니다. 정말 통탄할 일입니다.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수도를,그것도 행정부를 갈라 나누어 놓은 예는 없습니다.수도분할은 국정운영의 비효율과 국력 낭비,그리고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 명백합니다. 요즘은 치열한 국제경쟁 시대입니다.국정운영의 효율은 국가경쟁력의 기초입니다.대통령과 국무총리,장관들이 서로 120km나 떨어진 장소에서 근무해서는 국정운영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없습니다.원만한 부처간 협의도,신속한 위기관리도 어려워집니다.수도분할은 국가정체성과 통치의 근본을 쪼개는 것으로서,수도이전보다 더 나쁩니다. 수도이전과 수도분할에 정략적으로 담합한 정치권은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제16대 국회는 2003년 12월 ‘신행정수도건설을위한특별법’을 통과시켰습니다.그때 저는 이 법률의 통과를 막기 위해 수도이전을 반대하는 국민과 함께 사방으로 뛰어 다녔으나,여·야 정치권은 저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다행하게도 우리의 입헌민주주의는 살아있었습니다.헌법재판소가 2004년 10월 21일 수도이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림으로써,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었습니다.대의민주주의의 타락에 경종을 울리는 역사적 순간이었고,대한민국 헌정사에 한 획을 긋는 잊지 못할 사건이었습니다. 그때 한나라당은 위헌 결정을 환영하면서,수도이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였습니다.그러나 한나라당의 일부 의원들이 또다시 수도분할에 동조했습니다.수도를 두 동강내는 결정에 동조했던 정치권은 역사에 공동 책임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중앙정부는 서울시와 단 한번의 사전·사후협의 없이 수도이전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수도이전은 건국 이후 최대의 국책사업입니다.그런데도 중앙정부는 사전에도,사후에도 서울특별시장의 의견을 구하거나,협의를 요청한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작은 프로젝트의 경우에도,이해당사자나 전문가와 오랜 기간 기술적·경제적으로 치밀한 사전 검토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추진합니다.이것은 최소한의 예의이며,필수적인 절차입니다.수도이전은 작은 프로젝트가 아니라 국가 대사입니다.그럼에도 정부에서는 이러한 최소한의 예의와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정치적 담합으로 수도분할을 기정사실화 해놓고,“후속대책을 마련한다.”는 빌미로 사후적으로 지방정부를 불러 무조건 따르라고 요구하는 것은 ‘참여민주주의’가 아닙니다.민주주의가 아니라 권위주의의 부활이며,참여를 가장하여 지방자치를 억누르는 ‘참여권위주의’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지방자치의 헌법정신을 존중하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해야 합니다.시대에 역행하는 ‘권위주의’ 방식의 모양 갖추기에는 결코 승복할 수 없습니다. 수도분할 반대는 수도권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라 통일한국의 미래를 위한 것입니다. 제가 수도분할에 반대하는 것은 수도권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반대가 아닙니다.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국가균형발전은 충청권으로의 수도이전이나 수도분할로 이룰 수 없습니다.만일 제가 충청권 시·도지사였을지라도,수도이전의 문제점을 똑같이 지적했을 것입니다. 수도이전 문제는 통일을 대비해서 국민의 뜻에 따라 정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의 믿음입니다. ●해양수산부 이전 반대 이유는 지금도 타당합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해양수산부장관 재직 시에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지금 보아도 아주 잘하신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는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가면 서울에 따로 사무소를 두어야 하고,장관은 거의 서울에 있어야 한다.”,“장·차관이 매주 국무회의에 참석해야 하고 국회에도 출석해야 하는데,서울에서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으면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지방으로 이전하면 결재 등 업무효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부처이전보다는 실질적인 업무와 권한을 지방에 대폭 이양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하신 것으로 압니다.참으로 올바른 지적이며,지금도 타당한 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나,지금이나 사정이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그런데도 대통령께서는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앙정부의 “수도권 후속대책”은 국민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이 내놓은 “수도권 후속대책”은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서울시가 이미 계획했거나 추진하는 사업을 자신들이 새롭게 수립한 것인 양 발표하여 사실을 왜곡하고 있습니다.아무런 사전상의도 없이 서울시의 정책을 복사하여 발표한 것은 명백한 표절입니다. 중앙정부의 뚜렷한 역할이나 예산지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여당에서는 “서울시 청사를 광화문네거리에 대형 건물로 짓겠다.”고 하고,정부에서는 “대학로 발전방안”까지 발표했습니다. 대학로를 꾸미는 일은 기초자치단체인 종로구가 추진하고 있는 고유 업무이며,“청계천 역사문화벨트 조성”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역점사업입니다.그런데도 이러한 사업들을 마치 중앙정부가 마련하고 주도하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어이가 없는 일이며,그간 준비가 안 되어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에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촉구합니다. 정부·여당은 수도분할로 텅 비게 될 정부청사에 “벤처단지 조성”과 “초고층 업무빌딩 유치”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수도권과밀 해소를 위해 수도분할을 한다면서,그 후속대책으로는 오히려 수도권과밀을 부추긴다면,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입니다.정부부처가 떠난 자리에 기업을 유치하겠다면,처음부터 연기·공주에 유치하는 게 훨씬 더 낫습니다. 수도이전과 수도분할은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과밀 해소’를 이유로 추진되어 왔습니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저의와 진실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선거 때마다 이용하려는 정치책략임을 모든 국민이 알게 되었습니다.그래서 국민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는 것입니다. 선심 쓰듯이 “후속대책”을 급조하고 남발하는 것은 잘못된 수도분할을 더욱 잘못되게 하는 일이며,충청권과 수도권,나아가 국민을 두 번 속이는 일입니다.국민을 두려워한다면,국가균형발전을 원한다면,이제는 진정으로 지방을 도와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수도분할과 “수도권 후속대책”은 바른 길(正道)이 아닙니다.국민의 행복보다 정파의 이익을 앞세우는 그릇된 길(邪道)입니다.정부·여당은 지금이라도 통일한국과 7천만 겨레의 앞날을 걱정하는 바른 길로 돌아와 ‘파사현정(破邪顯正)’의 길로 가기를 호소합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진정한 지방분권과 재정지원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참여정부가 진정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이루려고 한다면,중앙정부에 집중되어 있는 권한과 재원을 과감히 지방으로 이양해야 합니다. 정부와 여당은 서울집중을 막기 위해 백약을 다 썼으나 무효였다고 하고 그래서 수도이전을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실은 백약 중 가장 효험이 있을 약은 제쳐두고 있었습니다.그것은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권한과 재원을 지방에 나누어 넘겨주는 일,즉 진정한 ‘분권’입니다. 중앙집권의 낡은 틀을 그대로 둔 채,수도이전이나 수도분할을 한다고 해서 지방이 잘 살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균형발전의 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지방에 실질적인 결정 권한과 재원을 주면,지방정부는 지역특성에 맞는 발전을 이뤄 나갈 능력이 있습니다.세원이 많은 곳에서 세금을 더 거두어,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에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수도분할에 소요되는 막대한 재원의 일부를 지방에 지원해야 합니다.그러면 지역별로 특색에 맞는 발전을 이루어 지역균형발전은 빨라질 것입니다. 정부가 중앙행정기관을 인위적으로 강제 배분하는 방식은 구시대적 발상이며,지방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서울의 과밀은 해소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가 표방하는 수도이전 또는 수도분할의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 과밀 해소 및 국가균형발전입니다.수도이전으로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경제·산업·교육의 기능을 분산시키고,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세계화와 개방화의 시대입니다.수도권의 기능을 억제한다고 해서,이것이 곧 비수도권 지역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왜냐하면 자본과 시설,사람이 외국으로 나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지난날 수도권정책이 수없이 반복되었어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시대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수도권 집중을 인위적으로 억제해서 그 반사이익이 상해,동경 등 다른 경쟁도시의 몫으로 돌아간다면,그것은 오히려 서울과 지방을 공멸시키고 국가전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하겠습니다.수도권 집중을 억제해도 비수도권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비수도권의 발전은 그 지역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수도분할의 이유를 들면서 국가균형발전보다 수도권 과밀을 걱정하셨는데,이것은 인식의 차이에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현재 수도권은 과밀화 진행 단계를 지났습니다.서울의 인구는 줄고 있고,서울의 교통,환경,주거 여건은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1970∼80년대에는 인구과밀을 걱정했으나,1990∼2000년대에는 인구의 과소를 걱정할 단계에 이르고 있습니다.서울시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실제로 구체적인 성과를 착실히 이뤄가고 있습니다.서울에 세계의 첨단기업이 모여들고 있는 것은 그 증거입니다. ●공장의 위치보다 일자리 창출이 더 중요합니다. 정부는 지금 수도권규제완화를 거론하고 있습니다.그렇습니다.일부 규제는 필요하겠지만,수도권의 경쟁력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야 할 것입니다.그간 서울시는 수차례에 걸쳐 지나친 수도권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중앙정부에 건의했으나,반영된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요즘은 세계화 시대입니다.세계 각국이 자본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수도권에 공장을 짓지 못하게 하면,지방으로 가는 게 아니라 외국으로 나갑니다. 공장의 위치가 수도권에 있느냐,지방에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일자리 창출이 중요하고,청년실업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수도이전과 수도권규제 완화는 흥정의 대상이 아닙니다. 수도이전과 수도권규제 완화는 별개의 사안입니다.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참여정부는 ‘신행정수도 건설을 전제로 공장총량제 등 수도권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대통령께서는 “행정수도이전 정책과 수도권규제 개선은 수도권과 지방의 정치적 빅딜로서 함께 윈-윈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주장하셨습니다. 이는 수도이전과 수도권규제 완화를 “맞교환하자.”는 주장인데,목적과 수단을 혼동하는 근본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수도이전은 국가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국가대사로서,수도권규제 완화와는 그 성격과 비중이 다릅니다. 수도이전을 합리화하기 위해 수도권의 규제 완화가 가능하다는 것은,마치 ‘정치적 흥정’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습니다.수도이전을 해도,지금의 수도권에 대한 규제가 합리적이라면 그 자세를 일관되게 유지해야 옳을 것입니다.마찬가지로 수도이전을 하지 않더라도,수도권 규제가 합리적이지 않으면 이를 철폐해야 할 것입니다. 그간 서울시가 수도권규제 완화와 수도권발전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지만,중앙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수도분할에 대한 수도권주민의 분노가 들끓자,이를 달래려는 ‘사탕발림’ 식으로 수도권발전을 거론하고 있습니다.국가경영에는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시류에 따라,정치 분위기에 따라 오락가락해서는 안 됩니다.중앙정부가 진정으로 수도권발전을 원한다면,서울시가 꾸준히 건의해 온 방안을 검토하기를 바랍니다. ●서울은 지방이 아니라 세계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동북아중심국가’를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서울의 경쟁력은 필수입니다.국경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입니다.대도시의 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서울은 주변 강대국의 주요 도시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동경,북경,상해,싱가포르 등 경쟁도시들과 한판 승부를 벌어야 하고,이겨야 합니다.그래야 대한민국의 국력이 커질 것입니다.그런데 멀쩡한 수도를 두 동강낸다면,서울과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일본 도쿄도 수도이전을 추진했던 적이 있습니다.오랜 세월 검토하다가,지난 2003년에 수도이전 논의를 중단했습니다.오히려 도쿄의 도시경쟁력을 키워주고 있습니다.2002년 7월 “수도권·기성시가지의 공업 및 제한에 관한 법률”을 폐지하여 동경의 경쟁력이 곧 일본의 국가경쟁력이라는 인식을 토대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유럽의 국가들도 20세기에는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분산정책을 취했습니다.하지만 21세기에 들어와서는 대도시의 경쟁력을 육성하는 새로운 국가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런던,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베를린,그리고 브뤼셀 등 유럽 각국의 수도들은 유럽연합(EU)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강력한 집중전략을 다시 펴고 있습니다. ‘수도이전이 국가균형발전과 무관하다’는 사실은 대통령께서도 잘 아시고 계실 것입니다.서울은 부산,대구,대전,광주 등 지방도시와 경쟁하지 않습니다.동북아시아의 주도권을 놓고,도쿄,상하이,베이징,홍콩,싱가포르 등 대도시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아시아 주요 도시와의 경쟁에서 서울이 이겨야 중앙정부가 표방하는 ‘동북아중심국가’도 성공할 것입니다. ●서울과 지방은 상호보완 속에 함께 발전해야 합니다. 국가균형발전은 획일적인 형평성을 지향하는 ‘하향평준화’가 아닙니다.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상향일류화’가 되어야 합니다.그러자면,수도권과 지방이 상호보완을 이루어,나라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정부는 서울과 지방을 분열시키지 않아야 합니다.서울과 지방은 서로 돕는 보완관계에 있습니다.예를 들어,전라남도의 관광단지가 발전하면 서울의 시민들이 가서 보고,지방의 무공해 농산물은 수도권시민이 이를 소비합니다. 수도를 약화시켜 다른 지방을 발전시킨다는 전략은 성공한 예가 없습니다.수도를 여러 개 만들어서는 안 되며,서울·대구·광주는 각자 특색 있게 발전시켜 상호보완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해야 합니다. ●수도이전에 쓸 재정이 있다면 통일비용으로 아껴 두어야 합니다. 수도이전은 ‘평화통일’이라는 민족의 염원과 통일한국의 장래를 염두에 두고 구상되어야 합니다. 북한은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있고,경제난이 겹쳐 체제가 내구력을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이러한 정세를 감안할 때,통일이 언제 실현될 지는 누구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그러나,정부가 수도를 분할하여,새로운 행정도시를 완성하는 시기 이전에 통일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도를 온전히 지키는 일은 “통일 다음으로 중요한 이 시대의 애국과제”라고 생각합니다.그 이유는 수도가 국정수행의 중심이자,국가정통성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통일한국과 7천만 겨레,그리고 후손들의 행복을 생각한다면,수도를 두 동강내서는 안 됩니다. 국가경영에는 우선순위가 있습니다.수도분할은 시급하지 않습니다.지금은 수도분할이 아니라,민족통일에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수도이전이나 수도분할에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됩니다.남·북한이 통일 후 공동 번영을 이루려면 엄청난 규모의 재정이 필요할 것인데,이렇게 한가하게 국력을 낭비할 때가 아닙니다.수도분할에 사용할 재정이 있다면,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재원으로 아껴 두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100만 명에 이르는 젊은 실업자가 있습니다.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입니다.수도이전에 쓸 돈이 있다면,차라리 그 비용으로 1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게 더 현명합니다. ●국익을 위해 결심을 바꾸는 것은 지도자의 진정한 용기입니다. 국가지도자는 결심을 하고 집행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때로는 결정을 취소하고 결심을 바꾸는 용기도 필요합니다.개인적인 차원의 명분보다 국가의 명운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노 대통령께서 지도자로 높이 평가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70년대 말에 추진했던 ‘행정수도이전계획’은 수도의 영구이전이 아닌 임시 행정수도로의 이전계획이었습니다. 이는 당시 미국의 카터 대통령이 미군 철수를 언급하여 한미관계가 어려워지고 안보불안이 커진 상황에서,북한의 미사일 사정거리 밖으로 벗어나기 위한 국가안보상의 필요에서 추진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현재는 그 때와 모든 국내외 상황과 여건이 판이하게 달라졌습니다.동서냉전 시대가 가고 남·북 긴장이 완화되었으며,이제 세계는 경제적으로 국경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북한의 기습공격을 대비해야 했던 30년 전에는 수도이전이 논의될 만 했을지라도,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 세계와의 경쟁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6년에 ‘제6회 아시안게임’을 유치했다가,경제여력이 없다는 이유로,그리고 소요 재원을 국가적으로 더 시급했던 산업발전에 쓰기 위해 이를 반납했던 적이 있습니다. 행정중심도시는 어차피 성공하지 못할 일입니다.저는 젊어서부터 열사의 나라 중동에서부터 동토의 시베리아까지 전 세계를 누비며 일해 왔습니다.그러나,세계 어느 곳에서도 수도를 분할한 사례를 본적이 없고,브라질·호주·말레이지아 등 수도이전을 추진했던 나라의 경우에도 수도이전에 성공한 사례를 본적이 없습니다.결국에는 정부가 추진 중인 수도분할도 국력낭비로 이어질 것이 명백합니다.사정이 이런데도 꼭 해야겠다고 고집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습니다. 국가지도자는 단순히 정책을 수립했다는 사실만으로 평가받는 것은 아닙니다.때로는 국익을 위해 기존의 정책을 바꾸거나 포기하는 지도자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자신보다 나라를 먼저 걱정하는 혜안과 용기에 찬사를 보내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지도자의 결단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습니다.대통령께서는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수도분할을 재고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만약 생각을 바꾸신다면,우리국민들은 은퇴 후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할 것이라 믿습니다. 2005년 3월 24일 서울특별시장 이명박
  • [인간시대] ‘수사반장’ 권태하 극작가의 대변신

    [인간시대] ‘수사반장’ 권태하 극작가의 대변신

    80년대 말 인기 드라마 ‘수사반장’의 극본을 쓴 장본인이, 극작가에서 풀뿌리 문화를 가꾸는 ‘문화원 전도사’로 변신해 눈길을 모은다. 주인공인 서울 동대문문화원 권태하(63) 사무국장을 지난 22일 오전 답십리동 산 1의121 ‘촬영소 고개’ 쪽 문화원 사무실에서 만났다. “60평생 살면서 이렇다 하고 내놓을 자랑거리란 게 없는데 뭘….” 그는 이런 말로 입맛을 다시며 일순 당황케 하더니 “그런데 글 쓰는 일 말고, 아니 일생껏 완결편이라 할 소설이 몇해 전 8·15 무렵에 내게서 탄생했지 뭐요.”라고 덧붙였다. 손사래를 쳐가면서까지 인터뷰를 사양하며 “문화원 얘기나 나누자.”는 통에 낭패감을 맛봤다가 겨우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던 기자가 물었다.“어떤 일을 두고 한 말씀인지.” 그가 털어놓은 이야기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권 국장은 “사실 처음에는 드라마로 만들 생각에 시작했는데, 역사적 의미를 남길 수 있다면 뜻을 이룬 것이라는 판단으로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그런 뒤 원목을 다루는 무역회사에서 인도네시아로 파견돼 일하던 1980년대 초로 기억을 더듬어갔다. ●‘인도네시아 독립영웅은 한국인’ 밝혀내 인도네시아 독립영웅으로 불리며 국민영웅묘지에 묻힌 당시 야나가와 시치세이(梁川七星)가 한국인이라는 확신으로 끝까지 추적해 10여년 만에 명예회복시킨 일화를 들려줬다. 양씨란 성(姓)은 물론, 칠성이란 이름을 일본에서는 쓰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던 터였다. 그는 연세대 국문학과 출신이다. 양칠성은 일제 때 일본군 군속으로 갔다가 현지 여인과 결혼해 눌러앉게 된 인물이다. 일본의 패망 뒤 인도네시아를 350여년간 지배한 네덜란드의 재식민지화 야욕을 꺾는 게릴라 대원으로 이름을 떨치다 네덜란드군에 붙잡혔고, 끝내 총살의 비운을 맞았다. 권 국장은 당시 인도네시아 정부 등 요로(要路)에 양칠성의 호적과 영문 번역본을 보냈으나 메아리는 없었다. 마침내 95년 그는 ‘양칠성 이름 찾아주기 시민운동본부’를 발족시켰다. 일주일 만에 6000여명의 서명을 받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외무부에 진정서를 냈지만 역시 호응이 없었다. 결국 청와대에 진정한 덕분인지 그해 7월 양칠성은 국적을 되찾을 수 있었다. ●주민 참여 문화행사 정례화 “글 쓰는 일도 중요하지만 월 2회 아파트단지 등을 돌며 주민참여 행사를 벌이는 ‘찾아가는 문화원’과 5월 ‘배봉산 아카시 큰잔치’ 등 동대문문화원 운영에 힘쓸 각오입니다.” 79년 한 방송국의 1000만원 고료 드라마 공모에서 당선돼 극작가로 입문한 그는 60년대 인도네시아 보르네오로 건너가 정글을 개척한 한국인의 실화를 그린 실명소설 ‘그들은 나를 칼리만탄의 왕이라 부른다’(94년) 등 3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칼리만탄의 왕이라 부른다’등 저서도 다수 동대문구에만 77년부터 30년 가까이 살아 ‘동대문 토박이’를 자부하는 권 국장은 지역언론사 운영 등 직업일선에서 은퇴한 뒤인 94년부터 뜻있는 지인들과 함께 힘을 모아 98년 동대문문화원 창설에 참여했다. 최근엔 항공사 직원으로 공항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밀수범들의 세계를 담은 새 소설의 초고(草稿)도 마쳤다. 내년 초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책에는 당시만 해도 생리대를 검색할 엄두를 못냈던 허점을 노려 생리 때에 맞춰 공작(?)을 수행하는 여성 밀수범, 조직과 의기투합한 공항 직원들의 검은 손, 신문을 도배했던 대형 사건에 얽힌 뒷얘기가 얽어지죠.” “여러가지 여건이 도와준 덕분에 가장 가까이서, 가장 많은 사건을 지켜본 사람입니다. 그러니 내가 아니면 아무래도 쓰기 어려운 소재이지요. 책 나오면 팔리는 것 봐가며 소주 한잔 합시다. 재밌을 것 같지 않아요?”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열린세상] 대국적,대양적 시야가 필요하다/이덕일 역사평론가

    광해군 15년(1623년) 3월 인조와 함께 인조반정을 일으켰던 김류, 이귀 등의 서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국가와 백성들에게 객관적인 해를 끼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집권 후 서인정권이 광해군의 실리외교 정책을 숭명반청(崇明反淸)정책으로 급격히 전환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결과 정묘호란(1627년)과 병자호란(1636년)이 발생해 인조가 삼전도에서 청 태종에게 무릎 꿇고 소현세자 부처를 비롯한 수많은 조선인들이 인질로 잡혀갔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포로로 잡혀간 조선백성들이 선양의 서탑거리에서 노예로 팔리는 현상에 대해서도 오랑캐인 청나라를 적대했을 뿐 그 책임의 상당부분이 자신들에게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서인들이 세상을 선악으로 나누어보는 이념적 세계관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리학 이념으로 세상을 바라본 서인들은 선에 속한 자신들의 모든 행위를 합리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주관적인 판단일 뿐이고 이들의 사고와 행위는 국가와 백성 모두에게 객관적으로 해악을 끼친 비역사적 행위였다. 이념에 눈이 먼 서인들에게는 동아시아 국제정세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는 현상이 보이지 않았다. 중원의 패권이 명에서 청으로 넘어가는 현실에 굳이 눈을 감았던 조선에 닥친 것은 병자호란의 비극이었다. 이는 외교에서는 이념의 시각이 아니라 상황을 크게 보는 대국적 시야가 필요함을 말해준다. 식민지의 쓰라린 경험이 있는 한국민으로서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제정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을 분출하는 것이 한국의 국익과 부합하는가는 다른 문제이다. 독도를 한국이 실질적으로 관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커지는 것을 가장 원하는 세력은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의 일부 우익세력들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일부 우익세력들이 노리는 것은 독도를 국제 분쟁지역으로 만들어 국제 사법재판소나 유엔으로 가지고 가는 것이다. 독도문제가 국제적 논란거리가 되면 될수록 독도는 국제분쟁지역화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단지(斷指)나 일본 상품 불매운동 등의 시끄러운 외형적 대응보다 조용한 내면적 대응이 효과적이다.1945년 패전 이후 일본에는 제국주의 침략 전쟁에 대한 반성에서 형성된 다수의 민주 세력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과 손잡고 모처럼 형성된 일본 국민들의 한류 열풍 등을 이용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세력을 일본 내에서도 고립되게 하는 것이 최상의 전략일 것이다. 이런 전략이 필요한 이유는 비단 독도문제만이 아니라 현재 동아시아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재편되는 근본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8∼9월 중국과 러시아로 대표되는 대륙세력은 사상 처음으로 ‘우의(友誼) 2005’ 합동군사훈련을 산둥반도와 서해에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한국과 독도분쟁이 있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 미국이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거듭 지지하고 나선 것은 대륙세력 못지않게 해양세력도 변화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두 세력의 이런 변화를 대결에서 평화로 유도할 능력이 있으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급격히 높아지겠지만 당장 북핵 문제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모두의 협력이 절실한 우리에게 이는 통일 후에나 가능한 전략일 것이다. 분단 한국은 경제적으로는 몰라도 정치·군사적으로는 대륙세력의 일원이 될 수 없음은 중국의 동북공정이 이미 명확히 보여준 바다. 반면 현재 미국과 일본의 접근은 한국을 배제한 신 해양세력이 구축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자칫 한국이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모두에게 배제된 고아신세가 될 수도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국제관계에서 고아는 먹이일 뿐이다. 독도 시야를 넘어서고, 이념도 넘어서는 대국적, 대양적 시야 속에서 국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덕일 역사평론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