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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한류 열풍, 퀵안면윤곽술 선호…안전 확보도 중요

    의료한류 열풍, 퀵안면윤곽술 선호…안전 확보도 중요

    K-pop 열풍에 힘 입어 의료한류도 인기를 끌면서 한국형 얼굴을 따라 하려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서 중국, 동남아 심지어는 호주, 미국에서도 한국의 성형외과를 찾고 있다는 소식이다. 의료한류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아 중국인의 경우 9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무작정 연예인처럼 작고 뚜렷한 이목구비를 갖고 싶어 수술을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수술방법을 선택하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수술을 선택해야 추후에 생길 수 있는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최근 가장 문의가 많은 수술은 바로 안면윤곽술이다. 과거에는 안면윤곽수술을 전신마취 하에 입안 절개를 한 후 뼈 수술이 진행되었다면 요즘에는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많이 대두가 되어 퀵안면윤곽을 가장 선호한다. 퀵안면윤곽은 부기와 멍, 그리고 식사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입안절개를 하지 않는다. 또한 전신마취가 아닌 수면마취로 수술이 진행되어 당일 수술과 당일 퇴원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이와 같은 수술 중 가장 대표적인 수술은 퀵광대수술과 귀뒤사각턱이다. 퀵광대수술은 안전하게 옆광대를 축소시켜주는 방법으로 정면에서 봤을 때 얼굴의 좌우 폭이 커 보이는 경우, 옆 광대의 각이 져 있거나 얼굴라인이 불균형한 비대칭 광대라인에 주로 시행된다. 개인의 상황에 따라 두피 또는 귀 앞 절개를 통해 진행되어 흉터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귀뒤사각턱은 귀 뒤쪽 피부를 1.5~2cm 최소 절개 한 후 내시경을 통해 귀 밑 각진 사각턱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이다. 수면마취를 통해 진행되어 일반 사각턱 수술에 비해 출혈 및 흉터, 통증 등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는 평가다. 어필성형외과 조동필원장은 “퀵안면윤곽 수술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안면 3DCT와 X-ray, 심전도 검사, 수술도중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응급기구 등이 기본적으로 갖춘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개장 앞두고 광안리해수욕장에 모래 투입

    개장 앞두고 광안리해수욕장에 모래 투입

    올여름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모래투입작업이 한창이다. 부산 수영구는 지난달 말부터 오는 20일까지 광안리해수욕장 백사장 일원(언양불고기~호메르스호텔)에 3만 1000㎥ 모래 투입작업을 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모래는 인천 옹진군 해상에서 대형바지선을 이용해 날라왔다. 수영구는 이번 모래투입작업을 통해 해수욕장의 폭이 다소 좁은 지역을 배 이상(25m에서 50m) 확장해 피서객의 휴식공간을 충분히 확보할 방침이다. 또 백사장 폭이 증가함에 따라 파라솔 설치구간이 넓어지는 등 피서공간이 더욱 증대돼 이용객의 만족감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구는 당초 트럭을 이용해 모래를 운반할 계획이었으나 대형바지선으로 운반방법을 변경, 시민보행안전을 확보하고 교통혼잡을 해소했다. 덤으로 1억 6000만원의 운반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올리게 됐다. 구는 예산절감액은 모래구입비용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이희걸 수영구 안전도시국장은 “광안리해수욕장에 양질의 모래를 투입하는 것은 해수욕장 본래 기능인 모래사장을 쾌적하게 함으로써 많은 피서객과 관광객 등에게 편의를 제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김무성 PK·김종인 경기·안철수 서울… 박빙 지역 지원 ‘올인’

    김무성, 낙동강 벨트 사수 강행군 “종북과 손잡았던 노회찬 찍나” 김종인, 수도권서 첫 공식 유세 “김무성은 경제민주화 뭔지 몰라” 안철수, 수도권 호남 표심에 구애 용산·중구·도봉 강북라인 힘싣기 4·13총선을 9일 남겨 놓은 4일, 여야 지도부는 박빙 지역 지원 유세에 올인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경남 창원과 김해를 찾아 이틀째 부산·경남(PK) 지역 사수를 위한 강행군을 이어 갔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돌입 이후 처음으로 경기도 유세에 나서 ‘새누리 대 더민주’의 양자 구도를 부각시켰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노원병을 비롯해 서울 강북권 유세에 집중했다. 전날 부산에 집중했던 김무성 대표는 이날 빨간 야구점퍼에 청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창원의 경남도당에 나타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선거 유세를 시작했다. 애초 김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초반에 서울과 수도권 격전지를 주로 찾았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 민심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공략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선대위 회의에서 “새누리당은 모든 에너지를 다 바쳐 이곳 창원부터 부산·울산으로 이어지는 낙동강 벨트에 모두 새누리당의 깃발이 휘날리도록 함으로써 PK의 자존심을 세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종인 대표에 대해 “실체도 없는 경제민주화만 외치면서 실제로는 세금 폭탄 전도사이자 국민연금 파괴자”라고 비판했다. 선대위 회의가 끝난 뒤 김 대표는 창원 성산으로 향했다. 정의당 간판 노회찬 전 의원이 더민주와 후보 단일화까지 성사시켜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가 고전 중인 곳이다. 김 대표는 “19대 총선 때 종북 세력인 통진당과 손잡고 공천을 연대해 종북주의자들이 10명 이상 국회에 잠입하도록 한 정당과 같이한 노 후보가 과연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있느냐”며 색깔론을 펼쳤다. 이어 김 대표는 이만기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출신 더민주 김경수 후보가 맞붙은 김해을, 홍태용 후보와 더민주 민홍철 의원이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김해갑을 잇달아 찾았다. 김종인 대표는 수도권 표심 잡기에 집중했다. 야권 후보 연대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국민의당을 향한 공세를 삼가는 대신 경제심판론을 다시 꺼내 들어 ‘새누리 대 더민주’의 일대일 구도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서울 광진갑 전혜숙 후보 사무실을 찾아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을 벌이고 현장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총선은 8년간의 새누리당 경제정책을 심판하는 선거”라며 경제심판론을 내세웠다. 수도권 지원 유세도 새누리당과의 ‘경합’ 지역에 집중됐다. 총 9석이 걸린 용인(4석)·수원(5석)에서 후보자들과 함께 2차례에 걸쳐 합동 유세를 펼쳤고, 저녁에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출마한 안양 만안 유세로 마무리했다. 김무성 대표가 자신을 비난한 것과 관련, 김종인 대표는 용인 합동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 사람(김무성 대표)은 경제민주화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경제민주화라는 게 경제 세력으로부터 정치 세력을 독립시키자는 얘기인데, 새누리당은 항상 경제 세력이 따라다니는 정당이기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가 약속했는데도 아직까지 경제민주화를 전혀 못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새누리당 대표로서 그런 얘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민주의 국민의당을 향한 공세는 확연히 줄었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더이상 단일화 문제는 언급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계속 단일화에 매달리는 것은 여당의 경제 실패를 냉엄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선거 본질을 흐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호남에선 대세를 장악했다고 보고 이번 주부터는 수도권에 당력을 쏟아부을 태세다. 수도권에서 안철수 대표의 서울 노원병 외에 추가 당선자를 내지 못하면 자칫 ‘호남 자민련’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은 주 중반부터 천정배 공동대표, 주승용 원내대표, 박주선 최고위원, 박지원 의원 등 호남에 지역구를 둔 지도부가 대거 수도권 지원 유세에 나서 수도권에 거주하는 호남 출신 유권자들에게 구애할 계획이다.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서 출근길 인사로 유세 일정을 시작한 안 대표는 오전에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데 이어 오후에는 서울 용산을 기점으로 중구, 동대문구, 도봉구까지 강북권을 관통하는 유세 지원에 나섰다. 안 대표와 역할 분담에 나선 천 대표는 전남 여수갑의 이용주 후보 지원 유세를 시작으로 광양·구례와 순천 등에서 유세 활동을 펼쳤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최경환 “대통령, 대구 선거 걱정에 밤잠 못 이룰 것”

    최경환 “대통령, 대구 선거 걱정에 밤잠 못 이룰 것”

    제20대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누리당 대구선거대책위원회가 5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유세를 펼쳤다. 유세에는 최경환 대구경북권역 선거대책위원장과 조원진(달서 병), 윤재옥(달서 을), 곽대훈(달서 갑), 김상훈(서구), 곽상도(중·남구) 후보 등이 함께했다. 최 위원장은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제대로 못 모셨다. 회초리를 때리면 맞겠지만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최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해 9월 서문시장 방문을 상기시키면서 “대통령이 서문시장에서 기를 받아가서 온갖 어려움에도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북한 핵을 제거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지금은 아마 마음만은 이곳에 있을 것”이라며 “대구 선거가 걱정이 많아 밤잠을 못 이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출마한 후보들이 좀 마음에 안 들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서 기회를 한 번 더 달라”고 당부했다. 최 위원장은 또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선거가 잘못되면 큰일 난다”며 “당장 야당에서 ‘(대통령이) 자기 정치적 고향에서도 이제 맥을 못추네’라고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대통령이 일을 못 해낸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대구시민이 열화와 같은 지지로 뽑은 대통령이 앞으로 남은 2년 간 일을 못하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없고 그렇게 되면 대구 발전도 시킬 수 없다”며 지지를 부탁했다. 선대위는 달성군(추경호)과 동구 갑(정종섭) 등 이른바 ‘진박’ 후보들도 찾아 지원 유세를 펼쳤다. 선대위는 6일에는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대구지역 전 후보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대구시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의 눈] ‘변신’ 할배들 ‘경제 배틀’이 반가운 이유/장형우 경제정책부 기자

    [오늘의 눈] ‘변신’ 할배들 ‘경제 배틀’이 반가운 이유/장형우 경제정책부 기자

    지난해 말 올해 경제와 관련한 의견을 묻고자 전직 경제부처 수장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첫 번째로 강봉균(73) 현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통화를 했고 귀를 의심할 만한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강 위원장은 “내년 총선이 굉장히 중요하다. 여당이 많은 지지를 받아서 경제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재정경제부 장관,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 등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인사가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를 바란다고 스스럼없이 이야기한 것이다. 김종인(76)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의 국민행복특위위원장을 맡아 ‘경제민주화’를 전면에 부각시켜 박 대통령의 당선에 공을 세웠다. 두 정객은 이번 총선에서 서로 자리를 바꿨고 경제를 이슈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원래 몸담았던 쪽을 생각해 보면 어색해 보이기도 하지만, 두 정객이 이제서야 원래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애초에 강 위원장은 성장을 중시하고 김 위원장은 분배를 앞세우는 경제 철학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변신’을 감행한 ‘두 할배’의 첫 ‘경제 배틀’은 강 위원장이 취임 뒤 첫 공약으로 내세운 ‘한국판 양적완화’를 놓고 벌어졌다. 김 위원장은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감을 못 잡고 있다”면서 “(양적완화로) 경제 활성화가 된다는 건 난센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강 위원장은 “진짜로 세계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르는 양반”이라면서 김 위원장의 트레이드 마크인 ‘경제민주화’가 구체적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전선을 확대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경제 민주화는 헌법의 가치로 돼 있다. (강 위원장은) 헌법도 안 읽어 본 사람 같다”고 했고, 강 위원장은 “헌법 제119조 2항에는 경제를 시장에만 맡기면 경제 주체 간의 균형이나 조화가 안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경제 주체 간의 조화를 위해 경제 민주화를 한다고 돼 있다. (시장경제의) 보완책이라는 건데 (김 위원장의 주장은) 본말을 전도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 상황을 놓고 ‘왜 또 싸우냐’고 넌더리가 난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국민의 표로 승부를 가르는 ‘권력투쟁’이다. 당연히 싸움이 있고, 싸움이 나야 한다. 이번 경제 배틀이 반가운 이유는 지금까지의 선거에서 벌어져 왔던 싸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총풍과 북풍, 기밀문서 공개 낭독, 색깔론, 흑색선전, 인신공격, 지역감정 등 선거만 끝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싸움과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되는 경제정책 방향을 놓고 벌이는 싸움이 똑같이 ‘개싸움’으로 치부돼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경제 논쟁이 치열해질수록 유권자의 선택도 편해진다. 지연·학연 등 ‘과거’에 매이지 않고 자신이 바라는 ‘미래’(경제정책 방향)에 투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열흘도 남지 않은 투표일까지 두 할배가 더 깊이 있고 구체적인 논쟁을 벌이기를 바란다. 어차피 두 분 모두 ‘마음대로 행동해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종심(從心)의 나이인 일흔을 훌쩍 넘겼다. zangzak@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41]작년 30만명 의료관광, 외국 환자 유치의 새 패러다임을 보다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41]작년 30만명 의료관광, 외국 환자 유치의 새 패러다임을 보다

     아픈 사람이 의사를 찾는 건 당연한 일이다. 스스로 치료할 수 없으니 전문적인 교육과 수련을 거친 의사를 찾는 것인데, 기왕이면 치료를 잘 하는 의사를 찾는 것도 상식이다. 중증 환자들은 더 절박하다. 그들은 좋은 의사가 있는 곳이면 지구 반대편이라도 찾아간다.  얼른 보기에는 다 같아 보이지만, 의사도 질(質)과 유(類)가 천차만별이다. 그들 가운데서 자기 병을 잘 치료할 의사를 찾는 일은 정말 중요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병이 중증임에도 믿고 맏길 의사를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외국의 ‘잘 한다는 의사’를 찾아가야 하는 이른바 ‘외국 환자’(재외동포를 포함한 개념임)들은 이런 문제에 훨씬 민감하다. 그래서 이것 저것 살피고, 따지는 게 많을 수밖에 없다.  이걸 두고 일부에서는 “요새는 좋은 병원과 좋은 의사를 가리는 일이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다. 외국 환자들이 많이 찾는 병원, 많이 찾는 의사를 찾으면 되니까”라고 말하기도 한다. 다 맞는 말은 아니지만, 일리가 없지는 않다.  이를테면, 소위 ‘의료관광 브로커’들이 개입해 외국 환자들을 국내 병원으로 데려다 주는 경우라면, 이런 환자의 수를 근거로 병원의 치료 수준을 말할 수 없다. 또, 브로커를 거치지 않고 순전히 자신의 뜻으로 한국을 찾았다 할지라도 의료진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연구 결과나 병원의 질적 수준 등을 면밀하게 검토한 것이 아니라면 이 경우도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하지만, 검증된 연구 논문 등 관련 자료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의료진의 신뢰도를 충분히 확인한 뒤 ‘그 병원’의 ‘그 의사’를 찾아 치료를 받는 환자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들은 한국을 찾기 전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입수, 검토한 뒤 신중하게 ‘한국 치료’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만약 사전 검토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이상하거나 꺼림칙한 문제가 드러나면 ‘한국행’을 유보하고 만다.  누군들 그러지 않겠는가. 외국의 낯선 의사에게 자신의 몸을 맡기는 일이고, 치료에 엄청난 돈이 드는 일이니 생각이 많을 것임은 자명하다. “내 병을 잘 치료할 수 있을까”, “후유증은 없을까”, “의사 소통은 어떻게 하며, 비용은 얼마나 들까” 등등 확인하고, 검토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고, 그런 만큼 확신이 서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국내 병원들이 외국 환자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치료 부담이 적은 성형과 피부과 쪽의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 분야의 우리 의료 수준이 비교적 우수한 데다 짧은 기간에 어느 정도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아직도 치료를 위해 우리 나라를 찾는 해외 중증 환자의 규모는 미미하다. 이런 환자들은 그 나라(언필칭 의료 선진국을 포함해서)에서 치료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그래서 많게는 억대의 돈을 기꺼이 쓰고서라도 찾는다는 점에서 중증 환자의 치료율이야말로 좁게는 특정 의사나 병원, 넓게는 한 나라의 의료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다음의 사례는 그런 점에서 우리의 외국환자 유치활동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방향 제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특정 병원의 사례를 일반화할 수는 없다. 그러나 꼼꼼히 들여다 보면 그 안에 ‘가야할 길’이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외국인 환자수 연평균 35% 폭발적 증가  보건복지부가 척추 전문병원으로 지정한 서울 우리들병원의 사례이다. 이 병원에는 지난해 1200명이 넘는 외국 환자들이 찾았다. 척추 관련 분야만 놓고 볼 때 엄청나게 많은 규모이다. 물론 이는 최근 국내에서 ‘붐’을 이루고 있는 의료관광 추세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들병원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구축한 의료 수준에 대한 평가가 반영되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속을 들여다 보면, 우리들병원이 외국 환자 유치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병원의 외국인 환자는 2006년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까지 이 병원의 누적 외국인 환자는 1만 1862명에 이른다. 중국 미국 일본 영국 카자흐스탄 아랍에미리트 러시아 캐나다 몽골 뉴질랜드 호주 등 전 세계 62개국에서 환자들이 몰려왔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환자수는 2009년 141개국에서 6만여 명이 들어온 이후 연평균 34.7%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2015년 상반기에는 7년간 누적 외국인 환자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으며, 2015년도에 30만 명에 이르는 외국인 환자가 우리나라를 찾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 외국인 환자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중국과 러시아, 중동과 중앙아시아권 등에서 환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2013년 5만 6000명이던 방한 환자가 지난해에는 7만 9000명으로 무려 40% 늘었으며, 같은 기간 러시아 환자도 2만 4000명에서 3만 1000명으로 30% 이상 증가했다. 또, 정부 간 환자 송출협약을 맺은 아랍에미레이트에서는 2013년 1151명이던 환자가 2014년에는 2배가 넘는 2633명으로 늘었으며,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등 중앙아시아에서 들어오는 환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환자의 대다수는 의료 수준이 낮고 치료 환경이 열악한 나라들임을 알 수 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현상이어서 특이점이 드러나지 않는다. 단순하게 환자의 수만 다룬 탓이다.  이런 관점에서 주목할 점은 우리들병원을 찾은 환자들 중에 소위 의료선진국 환자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으며,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까운 일본을 포함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런 추세가 무엇을 의미할까. 일부에서는 “국내 의료기술의 발전과 선진화로 세계적 관심과 신뢰가 높아진 것이 일차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보건복지부의 분석이 그렇고, 국내 의료관광 관련 단체들도 같은 시각이다. 틀린 분석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분석은 치료를 위해 한국을 찾기 전에 까다롭게 따지고, 치밀하게 검토하는 중증 환자, 그 중에서도 의료선진국의 저명 인사들이 왜 하필 한국을 찾는 지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사실, 이유는 간단하다. 질환의 상태가 중증이어서 자국에서는 치료할 수 없지만, 한국에 가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비싼 치료비와 오랜 시간을 할애해 한국을 찾을 이유가 없다. 우리는 쉽게 ‘의료관광’이라고 말하지만, 그들이 가진 중증 질환은 관광 차원의 가벼운 치료 행보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다음의 사례를 보자.   ●외국 명사·의료진까지 수술 받으러 방한  사라 캠벨(Sarah Campbell·58). 영국 런던의 세인트 토마스병원(St.Thomas’ Hospital London)에서 수석 간호사로 일하는 베테랑 의료인이다.  그녀는 10여 년 전부터 목과 허리에 심각한 통증을 겪어왔다. 통증은 등과 어깨를 거쳐 손까지 방사통으로 이어졌다. 잠시만 서있어도 여지없이 엉덩이에서 다리까지 저림 증상이 나타나 주저앉기 일쑤였고, 최근에는 감각 이상까지 겹쳐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 동안 많은 의사들로부터 치료를 받았지만, 효과는 커녕 정확하게 병명을 일러주는 의사도 없었다. 고작 물리치료나 통증을 완화하는 주사치료로 버텨왔지만 효과는 그 때 뿐이었다. 캠벨은 뭔가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주변에 조언을 구했고, 인터넷과 연구자료를 뒤진 끝에 우리들병원이 고안한 ‘최소침습적 척추 치료술’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치료술이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캠벨은 “희망을 가질 수 있어 기뻤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그녀는 우리들병원 이상호 박사가 저술한 영문 지침서 ‘최소침습 척추수술 및 디스크치료’를 찾아 읽은 뒤 치료를 확신하고 한국행을 결심했다. 앞서 우리들병원에서 목디스크 수술을 받고 회복한 영국 의사 로버트 웰스(Robert Wells)의 추천이 결정적이었다.  캠벨은 “나는 의료현장에서 평생을 일해 연구의 가치 판별에 익숙한 편이다. 우리들병원의 연구 결과와 로버트 웰스 박사의 천거에 용기를 내 5000마일을 날아 서울을 찾았다”면서 “이 곳에서 척추 MRI 등을 통해 비로소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 의료진으로부터 치료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나의 판단이 옳았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검진 결과, 캠벨은 목디스크 탈출증과 추간공협착증, 전방전위증 및 불안정증을 모두 가져 심각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환자의 연령과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최소침습 방식으로 치료하기로 했다. 먼저, 내시경 레이저를 이용해 허리디스크 성형술을 시행했고, 미세 현미경을 이용해 목디스크 수술 및 융합술을 마쳤다.  이후 캠벨이 스스로 “끔직했다”고 했던 통증이 말끔히 사라졌다. 회복 속도도 빨라 수술 후 일주일만에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지난 1월 22일 입국, 검진과 치료계획을 잡은 뒤 1월 27일 수술 후 2월 4일 영국으로 돌아가기까지 한국에 체류한 기간은 단 2주에 불과했다.  그녀는 회복이 잘 돼 지금 영국에서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으며, 운전도 다시 시작했다고 전해왔다. 의료진은 온라인 화상채팅을 통해 정기적으로 캠벨과 경과를 논의하면서 관찰을 계속하고 있다. 그녀와 동행해 치료 과정을 지켜본 남편 나이젤 캠벨(Nigel Campbell)은 “수술 후 아내가 더 이상 통증으로 고통스러워하지 않을 뿐 아니라 목의 불안정증이 해소되어 기쁘다. 우리 부부가 낯선 한국에서 믿음을 갖고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준 의료진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술을 집도한 이상호 박사는 “캠벨처럼 치료 범위가 넓은 환자들은 기존의 관혈적 수술로는 정상 회복이 어렵다”면서 “결국 최소칩습 치료가 최선인데, 내시경과 레이저, 미세 현미경을 이용한 척추 치료술은 매우 정교해 많은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전문의만이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고난도 치료술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 외국의 저명인사들이 우리 병원을 찾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사라 캠벨에게 우리들병원을 추천한 로버트 웰스의 사례도 재미있다. 영국에서 응급외과와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일하는 웰스는 2004년 우리들병원에서 미세 현미경으로 목디스크 수술을 받은데 이어 2007년에 다시 방한해 흉추 내시경 디스크 성형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그 역시 수많은 의료지침서와 의학저널, 인터넷 자료들을 통해 검증한 끝에 우리들병원에 치료를 의뢰했다. 수술 후 건강하게 진료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캠벨의 고민을 알아차리고는 주저없이 한국행을 권유했다.  또 다른 저명인사 치료 사례도 있다. 몇 해 전 우리들병원에서 척추체간 유합술 치료를 받은 스테파너스 J.스커만(Stefanus J.Schoeman)은 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였다. 평생 외교관으로 지낸 그는 요추 전방전위증과 협착증, 불안정증으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제 3국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나아지지가 않았다. 그러다가 한국으로 부임한 뒤 우리들병원에서 재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이후 두바이 대사로 옮긴 그는 지금도 아랍권의 저명인사들에게 우리들병원을 소개하는 홍보대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이제는 가르칠 때도 됐다” 치료술 해외 전파  우리의 의료 수준 평가가 외국인 환자수나 외국 명사들의 치료 사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의사들이 연구해 개발한 치료술을 외국의 의사들에게가르치고 전파하는 것도 중요한 척도일 수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를 찾아 의술을 익힌 외국의 의사들은 자국에서 환자를 치료하다가 난관에 처하면 우리에게 치료를 의뢰하기 때문에 ‘가르침’이 단순한 교육에 그치지 않고 의료시장 확대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상호 박사는 “우리들병원을 찾는 의료선진국의 저명인사가 늘어나는 것은 꾸준히 척추질환 치료술을 연구하면서 구축한 학문적 성과가 토대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들병원 이상호 박사와 의사들은 개원 후 35년간 해마다 1만여 건의 임상 경험을 쌓은 것은 물론, 학술 및 연구활동에도 주력해 지난해까지 모두 20권 74편의 척추수술 관련 의학교재 및 지침서를 단독 혹은 공동으로 집필했다 또, 지금까지 296편의 SCI급 국제 학술논문을 발표했다. 이는 국내 척추 전문병원으로서는 초유의 기록이다.  이처럼 부단하게 연구하고 개발하는 노력은 우리 의료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다시 우리들병원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병원은 지난 2003년 이래로 국내·외 척추 전문의를 대상으로 최소침습적 척추치료술을 교육하는 단기과정의 ‘미스코스 프로그램(MISS Course program)’과 6개월 및 1년동안 장기적으로 외국의 의료진을 교육하는 ‘외국인 전임의 코스(International fellowship Course)’ 등을 개설해 자체 개발한 치료술을 전 세계에 전파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 28개국 360여 명의 척추 분야 전문의들이 이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자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고난도 수술이 필요해 현지에서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을 한국으로 보내오기도 한다.  교육이 국내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외국의 병원에서 교육을 겸한 치료 시연을 위해 초청하기도 한다. 중증 환자의 경우 장거리 이동 자체가 어려운 데다 최신 치료술을 좀 더 효율적으로 익히고 싶어서다.  이상호 박사팀은 3월 23일 중국의 대형 종합병원인 청도 하이츠병원(靑島市海慈醫院) 요청으로 현지에서 고령 및 중증 환자에 대한 수술을 진행했다. 올 1월 하이츠병원과 의료기술 협력 및 인적 교류를 위한 MOU를 체결한 후 이뤄진 첫 협력사업으로, 의료기술을 수출하는 새로운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들병원에서는 이상호 박사와 백운기 원장, 배준석·이세민 신경외과 전문의와 간호사, 방사선사 등 7명의 의료진과 장비를 현지로 보내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장면은 청도의 QTV에서 녹화중계했다.  우리들병원 측에 따르면, 이날 수술을 받은 두 명의 환자는 모두 고령과 중증으로 현지에서는 달리 치료할 방법이 없는 상태였다. 리 시우친(Li Xiuqin·여·85)씨는 척추관협착증으로 20여 년간 허리와 다리 통증을 겪어 지금은 거동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고, 고혈압과 관상동맥 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병력도 갖고 있었다. 의료팀은 이 환자에게 내시경을 이용한 신경성형술을 적용해 치료했다. 또다른 환자 자오 웨이(Zhou Wei·남·86)씨는 디스크 탈출증 및 척추관 협착증으로 1년 전부터 허리와 다리 통증이 심해져 보행이 어려운 환자였다. 이 환자는 내시경 디스크 절제술로 치료했다.  한·중 의료진은 이후 모든 치료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보행장애가 있던 리 시우친은 수술 부위도 깨끗하고 통증도 크게 줄어 다시 걷기 시작했으며, 자오 웨이 역시 엉덩이 통증이 최고 강도인 VAS 9∼10에서 통증이 거의 없는 VAS 0~1로 개선돼 정상 보행을 하고 있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하이츠병원 정형외과 진덕희(陳德喜) 교수는 “중국은 고령화 사회여서 척추질환자가 많지만 대부분 방치되고 있는 상태”라면서 “우리들병원 의료진의 실력과 내시경·레이저 등 최신 장비에 놀랐다. 앞으로 보다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최소침습적인 척추 치료술이 중국에서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호 박사는 “숙련된 의료진과 우수한 치료장비야말로 최소침습 척추수술의 핵심적인 성공 요인”이라며 “앞으로도 우리가 개발한 치료술을 전 세계에 전파, 공유하는 것은 물론 세계 어디에서든 고통받는 환자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연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 부가가치 확대가 답이다  이제 가만히 앉아서 외국 환자를 기다리는 세상이 아니다. 또 어디서나 가능한 치료를 하면서 ‘싼 맛’으로 환자를 모으던 때도 지났다. 우리 의료도 이제는 부가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증 질환으로 눈길을 돌려야 하고, 필요하면 나가서 가르쳐야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의료계에는 외국의 저명한 의료인들을 초청해 치료시연을 하는 행사가 많았다. 그들의 의술을 배워야 했기 때문이다.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 우리의 의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이제는 거꾸로 외국에서 우리에게 치료시연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앞서 설명한 우리들병원의 사례가 시사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외국의 의료와 같아서는 앞서갈 수 없다. 앞서 가려면 더 뛰어나야 한다. 뛰어나다는 것은 단순한 임상 사례만으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다. 연구를 동반하지 않은 단순한 치료사례 축적은 ‘같아지기 위한 노력’은 될 수 있어도 ‘앞서기 위한 노력’은 될 수 없다.  안타까운 것은 국내의 많은 의사들이 진보의 관점에서 별 의미가 없는 ‘치료사례 모으기’에만 집착할 뿐 이런 사례를 발전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돈이 된다’ 싶어 외국 환자를 유치하려고 기를 쓰면서도 의료 발전의 가치는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외국 환자를 불러서 어디에서나, 누구나 할 수 있는 치료만을 반복하고 있는 사실이 입증한다. 이렇게 해서는 이전보다 조금 많은 수입을 얻을 수는 있어도 우리 의료가 가진 잠재적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발굴하고, 확대재생산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단히 연구해야 하고, 외국의 중증 질환자들이 알아서 찾아올만큼 실력을 배양해 검증받아야 하며, 여기에서 나아가 새로운 술기를 외국의 의료진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교육이어도 좋고, 산업형 투자나 교육 형태의 투자라도 상관없다. 국내의 유수한 대학병원들이야 벌써 이런 가치에 주목해 투자하고 노력하는 동향이 현저하다. 그러나 대학병원의 범주를 벗어나면 안타깝고, 답답한 풍경 뿐이다.  필자는 우리 의료가 ‘단 맛’에 곶감을 빼먹는 일에만 몰두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지만, 빼먹기만 해서는 금방 바닥이 나고 만다. 그러니 직접 만들든, 아니면 사서 들여놓든 채워가면서 먹어야 하고, 기왕에 먹을 곶감이면 혼자 야금야금 빼먹을 게 아니라 자기 주머니는 물론 나라 곳간까지 채울 수 있도록 크게 먹을 궁리를 해야 한다. 그것이 의료가 가진 선의의 역할을 극대화하는 길이라서 하는 말이다.  jeshim@seoul.co.kr
  • [총선 D-11] ‘여야 경제 수장’ 자존심 싸움 번져

    [총선 D-11] ‘여야 경제 수장’ 자존심 싸움 번져

    김대중 정부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인 새누리당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과 박근혜 대선캠프의 핵심 참모였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간 공방전이 격화하고 있다. 경제에 관한 한 경륜이 깊고 소신이 강한 두 사람이기에 ‘경제’를 둘러싼 공방이 감정 섞인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강 위원장은 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세계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르는 양반”이라고 김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전날 김 대표가 강 위원장이 제기한 ‘한국형 양적완화’에 대해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감을 못 잡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한 것을 직격탄으로 맞받은 것이다. 강 위원장은 “경제민주화가 별로 구체적이지 않고 실현 가능성이 없어서 그때(새누리당에 있을 때)부터 김종인씨가 소외됐다고 한다”면서 “그런데 다시 더민주에 가서 4년 전과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헌법 119조는 2항만 있는 게 아니고 1항이 있다”면서 “1항은 대한민국 경제의 질서는 기업과 개인의 자유와 창의를 살리는 데 기초를 둔다, 이건 시장경제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대표가) 본말을 전도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날 김 대표가 “헌법 119조 2항에 보면 경제의 민주화를 실현하라라고 적혀 있는데, 이런 헌법적 가치를 두고 (강 위원장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한 데 대한 반박이다. 강 위원장은 또 “경제주체 간에 조화를 이루는 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한쪽을 묶어선 안 되고 같이 발전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김 대표는) 대기업을 묶는 정책을 해야 중소기업이 잘 된다고 하는데 이는 본말전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대기업을 규제하는 게 경제민주화가 아니라는 것은 내가 옛날부터 한 소리”라면서 “강 위원장이 경제민주화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다시 받아쳤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마약보다 무서운 진통제… 처방전도 믿지 마라

    마약보다 무서운 진통제… 처방전도 믿지 마라

    의약에서 독약으로/미켈 보시야콥슨 외 지음/전혜영 옮김/율리시즈/664쪽/2만 5000원 우리는 약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 65세 이상의 노인이 하루에 많게는 7가지 의약품을 복용한다는 통계는 이를 뒷받침한다. 해마다 유럽에서 약 20만명이 의약품 부작용으로 사망하고 진통제 과잉 복용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수가 헤로인이나 코카인 등으로 사망한 마약중독자 수보다 많다는 것을 안다면 아마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약품의 오남용 문제는 우리가 의약품을 신봉하고 의사와 전문가의 말을 맹신하는 데서 비롯되지만 이 역시 초국가적 진용을 갖춘 거대 제약회사, 즉 ‘빅파마’들이 이윤 추구를 위해 전방위로 펼치는 전략과 마케팅의 결과임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다. ‘의약에서 독약으로’는 거대 제약회사의 위험한 질주에 제동을 걸고, 의약품 오남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전력해 온 미켈 보시야콥슨 미국 워싱턴대 교수의 기획으로 의약계 및 의료계의 현주소를 가감 없이 진단한 책이다. 보시야콥슨 교수는 제약산업의 폐단을 경고해 온 세계적인 의학 전문가 12명을 선별해 이들의 대표 저작물과 인터뷰를 토대로 의미 있는 글로벌 보고서를 완성했다. 항우울제의 위험성을 고발한 데이비드 힐리 영국 카디프 의대 교수, 소염제인 COX-2의 위험성을 세상에 알린 존 에이브럼슨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 노인성 치매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피터 화이트하우스 클리블랜드대 신경의학과 교수 등이 포함돼 있다. 책은 프롤로그부터 충격적이다.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의약 스캔들과 함께 콜레스테롤 저하제, 항우울제, 호르몬제, 당뇨병 치료제와 같이 의사의 처방만 믿고 아무렇지도 않게 복용했을지도 모르는 의약품의 부작용들을 나열하고 있다. 이어 빅파마라는 거대 제국이 의약품을 팔아 막대한 이윤을 남기기 위해 어떤 기술적·홍보적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를 여러 관점에서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과학’이 제약산업의 실속을 챙기는 수단으로 전락한 맥락을 집중 조명한다. 임상실험의 메커니즘, 세계보건기구(WHO)와 빅파마와 의학계의 결탁에 이르기까지를 추적한다. 책은 약에 대한 우리의 신뢰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주시해야 할지를 일깨운다. 자칫 한순간에 건강을 잃고 만신창이가 되지 않으려면 의약품의 개발과 판매 전략은 인간의 건강 증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이윤만을 최우선의 목적으로 삼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책은 누누이 강조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총선 싸-롱] “안철수 패스, 천정배 슛~!”…“韓日전 골키퍼 김무성, 2골 먹었어요”

    [총선 싸-롱] “안철수 패스, 천정배 슛~!”…“韓日전 골키퍼 김무성, 2골 먹었어요”

    2일 4·13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첫 주말을 맞아 여·야 지도부가 전국 각지에서 현장 유세를 벌이면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특히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축구장을 찾아 당 관계자들, 조기축구회 회원들과 함께 경기를 펼치며 큰 화제가 됐는데요. 이날의 경기를 사진과 함께 서울신문 [총선 싸-롱] 코너에서 중계 방송을 해봤습니다. 아, 그리고 여의도에는 축구를 잘 하는 의원들이 의외로 많은데요. 매년 일본 의원들과 숙명의 라이벌전인 한일전도 벌입니다. 지난해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골키퍼로 나섰다고 하네요. 그럼, 전북 전주시 덕진 체련공원으로 가보시죠! -아나운서: 전국에 계신 축구팬, 정치팬 그리고 모든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일 4·13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의 첫 주말을 맞아 이곳 전북 전주시 덕진 체련공원에서 빅 매치가 열립니다. 이곳은 전북에서도 가장 치열한 접전지로 꼽히는 전주병 지역구. 이른 아침부터 ‘찾아가는 선거운동’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해설위원님 일단 오늘 양팀 선수들 소개 부탁드립니다.-해설자: 네, 오늘 경기는 국민의당대 조기축구회, 조기축구회대 국민의당의 경기죠. 양팀 모두 선발 명단을 최고의 전력으로 꾸렸습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가 중앙을 지키고 왼쪽 날개 천정배, 오른쪽 날개로는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온 정동영 선수가 선발로 나섭니다. -아나운서: 네, 선수 소개를 해드리는 중간에 킥오프,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네, 중앙에 안철수 선수 패스. 아... 어디다 주나요. 상대편 발에 택배처럼 갖다 줍니다.-해설자: 아... 저런 패스는 아니죠... 디딤발 방향이 올바르지가 않아요. 안철수 선수가 중앙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 이번 경기 승산이 있어요. -아나운서: 말씀드리는 순간, 공이 천정배 선수에게 갔습니다. 아~ 천정배 선수 슈~~웃!! 골~~~ 골이에요!!-해설자: 아, 역시 국민의당은 왼발이 강해요. 왼발로 깔끔하게 넣는 천정배! 왼발의 달인 하석주가 생각나네요! -아나운서: 다시 반격하는 조기축구회 선수들. 아, 천정배 선수 슛을 넣고 다리가 풀렸나요...-해설자: 아, 넘어지네요. 벌써 다리 풀리면 안돼요. 아직 선거운동 남은 일정이 많아요.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랍니다. 지금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주전 스트라이커가 다치면 큰 전력 손실이예요. -아나운서: 네, 이때 다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국민의당, 이번엔 정동영 선수가 패스를 받았습니다. 아, 넘어지면서 슈~~웃! 골~~~ 추가골이예요. 또 들어갔어요!-해설자: 아, 정동영 선수. 그라운드에 복귀한 지 얼마 안됐는데 아직 실력이 녹슬지 않았네요. 대단해요! -아나운서: 네, 그런데 해설위원님. 국회의원들이 원래 이렇게 축구를 잘 하나요.-해설자: 아, 오늘은 말이죠. 일단 국민의당 선수들만 경기에 나섰지만. 원래 여의도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요. -아나운서: 어떤 선수들이 있나요?-해설자: 아, 일단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 선수. 듬직한 골키퍼예요. 한일전에도 수문장으로 나선 선수예요. -아나운서: 아, 한일전도 있나요?-해설자: 있어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유치할 때 한일 의원들이 친선축구를 하자고 해서 1998~2006년까지 매년 경기가 열렸어요. 그러다가 2006년에 일본에서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망언해서 중단 됐어요. -아나운서: 아, 의원 한일전. 이제 볼 수 없나요~?-해설자: 아니예요. 지난해 한일수교 50주년 기념을 맞아서 6월에 일본 의원들이 다시 한국을 방문해서 경기를 했고, 11월에는 우리 의원들이 다시 도쿄 원정을 갔어요. -아나운서: 한일전 역대 전적은 어떤가요?-해설자: 한일전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예요. 역대 전적은 9번 경기해서 우리가 6승으로 앞서고 있어요. -아나운서: 작년 마지막 경기는 이겼나요?-해설자: 4대 3으로 이겼어요. 도쿄 대첩이예요. -아나운서: 아, 그럼 김무성 골키퍼가 3골이나 내줬나요?-해설자: 아, 김무성 골키퍼는 4대 1로 이기던 후반전에 투입됐는데 2골을 내줬어요. -아나운서: 김무성 대표가 당시 “살살 뛰어라”라고 지시를 내렸다는 소문도 있어요.-해설자: 아, 그때 “너무 세게 뛰면 공천에 반영하겠다”고 했어요. 너무 일방적으로 경기하면 좀 애매하잖아요. 김무성 대표가 당시에 “우리 축구하러 온 게 아니라 정치하러 온거다”라고 했다는 얘기가 있어요. -아나운서: 아, 한일전 설명해드리는 순간 오늘 경기 끝났습니다. 그래도 이번 4·13 총선 선거운동은 계속되는 거죠?-해설자: 네, 아직 열흘 넘게 남았어요. 모든 운동이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페어 플레이’가 생명이예요. 모든 출전 선수들 깨끗한 선거운동으로 깔끔한 경기 펼쳐야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가 있어요. 요즘 팬 여러분들 경기 보는 수준이 다들 전문가급이예요.-아나운서: 네, 오늘 말씀 감사드리고요. 전북 전주시 덕진 체련공원에서 열린 빅 매치. 국민의당대 조기축구회, 조기축구회대 국민의당 경기 마치고 저희는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시청해주신 국민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해설자: 감사합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금요 포커스] 테러, 강 건너 불이 아니다/김진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금요 포커스] 테러, 강 건너 불이 아니다/김진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130명이 사망하는 대규모 테러 참사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 22일 유럽연합(EU) 본부가 소재한 유럽의 ‘수도’ 벨기에 브뤼셀의 공항과 지하철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또 일어나 34명이 사망하고 250여명이 부상했다. 이는 ‘이슬람국가’(IS)라는 집단에 의해 저질러진, 무고한 불특정 시민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테러라는 점에서 인류와 문명에 대한 공격 행위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27일에는 파키스탄에서 이슬람 급진세력에 의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고, 29일에는 이집트 항공기 납치 소동이 있었다. 30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한 가운데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 회의도 원래 테러리스트에 의한 핵 악용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21세기 현대사회는 다양한 위협과 도전이 혼재된 ‘복합적인 위험사회’라고 진단되고 있지만 지구촌 곳곳이 참으로 편할 날이 없다. IS는 물론이고 테러조직 추종자들이 세계 곳곳에 퍼져 있고, 세계화의 진전으로 국경을 넘는 초국가적(Transnational) 조직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각 나라의 안보와 안전이 초비상상태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로서 1986년 아웅산 폭탄 테러 사건, 1987년 대한항공 폭파 사건 등의 사례에서 보듯 북한의 테러 위협에 항상 노출돼 있다. 최근 북한은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개성공단 폐쇄를 빌미로 청와대 직접 타격을 거론하며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국가 안보와 안전 담당자들의 빈틈없는 경계와 철저한 대비가 요망된다. 우리 국민은 지난 70년간 끊임없는 북한의 위협, 소위 북한 리스크에 시달린 나머지 다소 안보 불감증에 걸려 북의 겁박에 비교적 둔감한 편이다. 하지만 세계 도처에서 연성 타깃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테러가 진행되고 있고, IS는 지난해 9월 우리나라를 테러 대상국에 포함시켰다. 테러로부터의 위협은 이제 강 건너 불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심각한 발등의 불이 아닐 수 없다. 국가의 사명 중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지난해 11월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형사정책연구원(KIC)은 유엔범죄방지네트워크기관(UNPNI)으로서 ‘안전사회 구축을 위한 형사정책적 대응과 전략’이라는 주제로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이 회의에는 유엔 및 미국 연방법무부의 고위 테러 전문가, 일본 및 중국의 사회안전 전문가,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담당자와 모든 유관 학회장이 참가해 테러 등 안보 위협요인에 대한 예방적이고 선제적인 전략과 정책 대안을 모색했다. 국가 간, 지역 간, 기관 간 협력 방안, 공동 연구의 네트워크 구축 등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2001년 미국 9·11 테러 이후 제안돼 14년간 처리가 미뤄져 왔던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의 조속한 입법을 강력히 촉구했는데, 지난 2일 이 법이 국회에서 수정 통과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올해에는 현실 공간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 획책되는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 테러를 주제로 후속 국제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여러 분야에서 비약적으로 발전을 이뤘고 통계적으로 절대적인 사고 사망자는 감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와 같은 후진적인 대형 안전사고의 발생이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 사회안전망의 흠결로 국민의 체감 안전도는 실제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올해는 테러 방지 대책과 함께 국민의 체감 안전도를 제고하기 위한 다각적인 형사정책 방안을 집중 연구할 계획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안보와 안전의 방패는 국민의 단합된 안보 의식이다. 로마제국도 외부의 힘이 아닌 내부의 분열로 와해됐다는 것이 역사적 진실 아닌가. 우리들이 스스로 빈틈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외부 도발에 끄떡없는 공동체를 다지기 위해 내부가 대화와 타협으로 화합하고, 계층과 세대 간 나눔과 베풂으로 연대해 건강한 하나가 되는 것이 우리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 ‘단일화’ 압박 더민주, 후보 설득이 더 어렵네!

    ‘단일화’ 압박 더민주, 후보 설득이 더 어렵네!

    고양갑 박준 등 유불리 저울질 安대표 “더민주 내부 조율부터” 더불어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야권연대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섰지만 일부 자당 후보를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야권 공멸론’을 내세우며 다른 야당을 압박하면서도 인위적인 단일화 조치에 대한 내부 정리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 정장선 더민주 총선기획단장이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의 야권연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경기 고양갑의 박준 후보는 3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심 후보가 양보하면 모르겠지만 야권연대는 무조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정 단장이 여기(고양갑) 후보냐”며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국민의당 부좌현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한 경기 안산단원을의 손창완 더민주 후보는 단일화 필요성에는 찬성하면서도 “전략적으로 접근할 문제이지 단일화 자체가 최고의 목표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캠프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정비된 상태에서 논의하자”고 말했다. 더민주는 이날 논평에서 “후보 단일화는 국민과 야권지지층의 지상 명령”이라며 국민의당 등을 압박했지만, 일선 지역구에서는 후보마다 유불리에 따라 공수가 바뀐 모습도 연출됐다. 서울 성·중동을에 출마한 국민의당 정호준 후보는 더민주 이지수 후보를 압박하기 위해 “야권 단일화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선거운동을 이날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서울 은평을이나 종로, 강원 원주갑 등 후보 단일화를 해도 승리가 불확실한 지역구들은 후보들을 연대 논의로 이끌 요인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당은 서울 강서병 김성호 후보가 더민주 측과 여론조사 및 배심원제 방식으로 단일화에 나선다고 공식화했지만 강동을 강연재 후보는 더민주 측의 연대 제안을 거부하기로 하는 등 지역구별로 입장이 갈렸다. 당 지도부 간 신경전도 더욱 날카로워졌다. 김성수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여론조사 결과는 야권의 분열로 인해 새누리당 후보들이 어부지리를 얻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니 여당이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새누리당은 안철수 대표를 응원합니다’라고 밝힌 게 아니겠느냐”고 성토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유세 도중 갑자기 기자들에게 전날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당대당 차원의 단일화”라고 말한 것을 겨냥해 “문 전 대표는 당대당 연대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김종인 대표는 연대가 필요 없다고 하지 않나”라면서 “사장과 대주주가 내부 이견을 조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 “1번은 국민의당을 응원한다는 정말 희한한 이야기를 하고, 2번은 계속 우리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진다”면서 “덩칫값 좀 하시라”고도 비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北SLBM 탐지 레이더 도입·‘정전 폭탄’ 개발 착수

    北SLBM 탐지 레이더 도입·‘정전 폭탄’ 개발 착수

    군 당국이 북한이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탐지용 레이더를 2020년까지 도입하고 북한의 전력망을 파괴하기 위한 ‘탄소섬유탄’을 개발하기로 했다. 북한이 최근 잇따라 시험발사하고 있는 신형 300㎜ 방사포(다연장로켓) 등 장사정포를 파괴할 ‘전술지대지유도무기’(미사일)도 개발해 2019년에 배치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7~2021년 국방 중기 계획’을 발표했다. 국방 중기 계획은 내년부터 5년간 우리 군의 군사력 건설과 운용 계획을 담은 청사진이다. 국방부는 이 기간 동안 소요되는 재원을 방위력 개선비 73조 4000억원, 전력운영비 153조 1000억원 등 모두 226조 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계획은 북한의 핵·미사일 등 도발 위협에 따른 대비능력 확보가 시급하지만 국가재정 여건상 적정 국방비를 확보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어 지난해 세웠던 ‘2016~2020년 국방 중기 계획’의 232조 5000억원보다 6조원 줄어든 226조 5000억으로 편성했다”면서 “킬 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등 북한의 현실적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에 우선순위를 두는 대신 경영 효율화를 통해 재원을 절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향후 5년간 북한 핵·미사일 기지를 사전에 탐지해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 전력에 5조 4000억원을, 북한 미사일이 발사되면 이를 공중에서 요격하는 KAMD에 2조 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국방 연구개발비(R&D)로는 향후 5년간 18조 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군 당국이 KAMD 전력의 일환으로 2020년까지 해외에서 도입하고자 하는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는 북한이 은밀히 바다에 숨어서 발사할 수 있는 SLBM 개발에 박차를 가함에 따라 대응전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 추가됐다. 군은 현재 북한 미사일을 탐지할 ‘그린파인’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2대를 운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그린파인 레이더는 북쪽에서 날아오는 지상 발사용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적 잠수함이 동·서해에서 공격할 가능성이 있어 전방위로 탐지할 추가 레이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레이더는 이스라엘제가 유력한 후보 기종으로 거론되며 탐지 거리가 800여㎞로 그린파인 레이더의 500㎞보다 길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킬 체인’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500여억원을 들여 유사시 북한의 변전소와 전력망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탄소섬유탄 개발을 2020년대 초반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미국이 2003년 이라크전에서 사용한 탄소섬유탄은 일명 ‘정전 폭탄’으로 불리며 항공기를 이용해서 공중에서 투하하면 150여개의 자탄으로 분리된다. 유도장치에 의해 공중에서 폭발시키면 전도가 높은 니켈이 함유된 탄소섬유가 무수히 방출돼 북한 송전선 등에 걸리게 되며 이때 단락현상이 일어나 정전이 되는 원리다. 군은 특히 700여억원을 들여 북한 방사포를 비롯한 장사정포 갱도 진지를 파괴할 전술지대지유도무기를 2018년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2019년 실전배치되는 이 유도무기는 사거리가 120㎞로 위성항법장치(GPS)를 장착한 채 지하 수m까지 관통할 수 있어 북한군이 방사포 발사를 시도하면 방사포 갱도 진지를 파괴할 수 있다. 북한은 비무장지대(DMZ) 인근 갱도 진지에 수도권을 겨냥한 자주포와 각종 방사포 등 300여문을 집중 배치했다. 이 밖에 군은 상병 기준 병사 월급을 올해 17만 8000원에서 내년 19만 5800원으로, 2021년에는 22만 6100원으로 올해 대비 27% 인상할 계획이다. 훈련에 참가한 예비군에게 지급하는 실비는 올해 1만 2000원에서 2019년에는 2만 2000원으로, 2021년에는 3만원으로 올릴 방침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 종로 행촌길, 사람 중심 길로

    서울 종로 행촌길, 사람 중심 길로

    보행자 위주… 장애인 친화 건물도 서울의 디자인이 생활 중심으로 바뀐다. 서울시는 종로구 행촌마을길과 금천구 공공건축물에 ‘유니버설 디자인’(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도입한다고 30일 밝혔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은 노인과 장애인, 어린이 등 신체적 특성이나 상황에 관계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이다. 시 관계자는 “어떤 도시 시설물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는 철학의 문제”라며 “오세훈 전 시장 시절 디자인은 관광객 등을 위해 미관을 개선하는 게 중심이었다면 이번 디자인은 시민들의 생활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시범사업으로 행촌 성곽마을과 금천구 독산1동 공공건물을 선정했다. 행촌 성곽마을 통일로 12길 645m에는 보행자 중심의 디자인을 적용한다. 이 길은 오르막에다 차량과 사람이 구분 없이 다녀 걷기 불편하고 주민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특히 주민의 25%가 노인이라 보행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시 관계자는 “오르막길 중간에 노인들이나 한양성곽을 찾는 관광객이 쉴 수 있는 의자를 만들고, 차량과 사람이 섞여 다니는 8~10m 폭의 길도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촌 성곽마을길은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과 연결돼 한양도성 인근까지 이어진다. 시는 행촌마을의 특성을 보여 줄 수 있는 ‘가로(街路) 브랜드’ 개발도 추진한다. 현재 치안센터와 주민센터 분소로 쓰는 독산1동 공공건축물(지상 2층)엔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을 적용한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을 위해 짧고 경사가 급한 입구 경사로를 완만하게 만들 계획이다. 방치된 1층은 주민 모임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한다. 서울시는 다음달 용역업체를 선정, 올해 안으로 디자인 적용을 마칠 방침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세종 자족도시, 역발상 전환 필요/류찬희 경제정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세종 자족도시, 역발상 전환 필요/류찬희 경제정책부 선임기자

    중앙정부기관을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로 이전하기 시작한 지 3년 넘게 흘렀다. 대부분의 정부기관·연구기관이 이전을 마쳤다. 나머지 행정기관의 추가 이전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청사 이전 초기 부족했던 주택이나 상업시설 등은 이제 과잉공급을 걱정할 정도다.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기반시설도 속속 들어서 행복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하드웨어는 어느 정도 갖췄다고 본다. 겉으로 보아서는 제법 도시가 형성돼 가는 것처럼 비쳐진다. 하지만 도시의 자족기능을 따진다면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렇다 할 기업도 들어오지 않았고, 대학이나 민간 연구소 유치도 지지부진하다. 스스로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한 조건을 갖춘 도시를 자족도시라고 한다. 자족도시 조성은 도시기반시설 구축, 적정 인구 유입, 지속적인 생산·소비시설 입주가 전제돼야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세종시를 자족 기능을 갖춘 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산시설 유치가 시급하다. 생산시설은 정주 인구 증가와 생산·소비활동이 동시에 도시 안에서 이뤄지게 하는 기반이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오송 바이오밸리 등과 연계해 벤처기업 등을 적극 유치해 세종시의 자족기능을 키우겠다는 계획만으로는 한계가 따른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 유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제조업 유치는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다. 행복도시건설청이나 세종시가 열심히 뛰고 있지만 아직은 성적이 초라하다. 획기적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한 기업유치는 결코 쉽지 않다. 수도권과 비교해 아직은 척박한 땅이다. 거리가 멀고 기술인력 확보도 원활치 않아 기업 유치가 불리한 것도 사실이다. 발상의 전환이 따르지 않는 한 대기업 유치가 어렵고, 자족기능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어떤 방안이 있을까. 제조업 생산시설을 투자하는 기업에 최대한의 혜택을 주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에 공장 부지를 장기간 저렴하게 공급하는 방안이 있다. 물론 조건을 달아야 한다. 첨단 무공해 산업 제조업으로서 많은 근로자를 고용하고 시설과 자본을 투자하도록 하면 된다.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개발 당시 삼성전자에 55만 1000㎡에 이르는 땅을 원형지 형태로 저렴하게 공급한 것이 좋은 예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라고 지적할 수도 있다. 그런 논리라면 기업도시·혁신도시 건설지역,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된 곳이 모두 특혜다. 정부가 이들 지역에 기업 유치를 위해 갖가지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나름 이유가 있다. 행복도시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이미 어마어마한 재정을 투입했고, 앞으로도 수십조원을 더 투자한다. 행정 비효율 등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많지만 지금은 발을 뺄 수 없는 상황이다. 되돌릴 수 없는 사업이라면 제대로 된 도시를 만드는 것 또한 국가 책무다. 개발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앵커기업 유치전을 펼쳐야 한다. 주택공급 목표 등 도시개발계획도 현실에 맞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 기존 방식의 도시개발로는 자족도시를 만들 수 없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이다. chani@seoul.co.kr
  • 강릉, 세계적 빙상스포츠 도시로 도약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 강릉시가 세계적인 빙상스포츠 도시로 도약할 전망이다. 강릉시는 30일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모든 빙상경기장을 치러지는 강릉의 5개 경기장 사후 활용 등을 위해 세계적인 빙상경기도시로 도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다음 달 민간기업이나 공공단체에 위탁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간위탁 방식 등을 통해 모든 경기장을 존치해 전지 훈련장과 시민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 빙상스포츠 도시기반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빙상 활성화를 위해 지난 1월 강릉 스포츠토토 빙상단이 창단된 데 이어 오는 5월쯤 대명 아이스하키 실업팀도 창단될 예정이다. 초·중·고·대학과 실업팀까지 빙상팀을 창단해 계열화하고 초중고 방과 후 활동에 스케이트, 컬링 종목을 우선해 배정하는 한편 학교별 대항전 등을 통해 빙상경기 체험기회를 늘리기로 했다. 올림픽경기장이 들어서는 가톨릭관동대는 아이스하키팀을 신설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생활체육 활성화로 빙상과 아이스하키 등 빙상동아리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전국과 세계선수권대회, 월드컵 대회 등 종목별 각종 국내외 대회를 유치하기로 했다. 특히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전세계 선수들의 전지 훈련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대한빙상연맹, 대한아이스하키협회, 대한컬링연맹 등 체육단체의 강릉 이전도 추진하기로 했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철거 위기의 올림픽 경기장을 민간위탁 방식으로 존치시켜 지속가능한 올림픽 유산으로 후대에까지 남겨 줄 수 있게 됐다”면서 “올림픽 개최도시는 올림픽 이후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정부와 지자체의 협업을 바탕으로 강릉을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성공모델 도시로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서울 디자인 생활 중심으로…‘모두를 위한 디자인’ 시범 도입

    서울 디자인 생활 중심으로…‘모두를 위한 디자인’ 시범 도입

    서울의 디자인이 생활 중심으로 바뀐다. 서울 종로구 행촌마을길과 금천구 공공건축물에 ‘유니버설 디자인(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도입한다고 30일 밝혔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은 노인과 장애인, 어린이 등 신체적 특성이나 상황에 관계없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이다. 시 관계자는 “어떤 도시 시설물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의 문제는 철학의 문제”면서 “과거 오세훈 전 시장 시절 디자인 중심은 관광객 등을 위해 미관을 개선하는 게 중심이었다면, 이번 디자인은 시민들의 생활편의성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일단 서울시는 행촌 성곽마을과 금천구 독산1동 공공건물을 시범사업으로 선정했다. 행촌 성곽마을의 통일로 12길 645m는 보행자 중심의 디자인을 적용한다. 이 길은 오르막에다 차량과 사람이 구분없이 다니고 있어 걷는데 어려움은 물론 주민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특히 이 지역 주민들의 25%가 노인이라 보행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시 관계자는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 중간에 노인들이나 한양성곽을 찾는 관광객이 쉴 수 있는 의자를 만들고, 차량과 사람이 섞여 다니는 8~10m 폭의 길도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촌 성곽마을 길은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과 연결돼 한양도성 인근까지 연결된다. 시는 보행로를 정비하면서 행촌마을의 지역 특성을 보여줄 수 있는 ‘가로(街路) 브랜드’ 개발도 추진한다. 현재 치안센터와 주민센터 분소로 활용되는 금천구 독산 1동 공공건축물(지상 2층)은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이 적용된다. 시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을 위해 짧고 경사가 급한 입구 경사로를 완만한 경사로로 만들 계획이다. 특별한 용도 없이 방치된 1층 공간도 주민모임 등이 가능한 공간으로 리모델링한다. 서울시는 다음 달 용역업체를 선정해 올해 안으로 디자인 적용을 마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디자인 개발 업체가 시민들의 의견을 효율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장애인, 외국인, 어린이, 어르신 등으로 구성된 유니버설디자인 시민체험단도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앞으로도 공공디자인의 방향을 시민 편의성에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경찰, 성폭력 근절 간담회 개최

    경찰청은 29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구 본청 대청마루에서 성폭력 근절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성폭력 관련 부처인 교육부·법무부·여성가족부 관계자와 대한노인회, 한국여성변호사회, 한국농아인협회 등 12개 협업단체장들, 4대 사회악 정책자문위원 등이 모여 경찰과 그간의 성폭력 근절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경찰의 성폭력 근절 대책에 관한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새로운 정책을 발굴하며 성폭력 근절을 위한 기관-단체 간 협업 강화 방안을 모색한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4대악 중 핵심인 성폭력 근절에 함께 노력한 결과 객관적 지표와 국민 체감 안전도가 향상됐다”며 “협업할 부분이나 보완점이 잘 논의돼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

    이동진 서울 도봉구청장의 첫인상은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에서 천재 바둑기사 택이의 아빠로 나온 금은방 주인 ‘봉황당’과 비슷하다. 좋다, 싫다 표현이 잘 없고 정치인 특유의 말 부풀리기나 너스레도 없다. 말 없고 온순한 듯 보이는 그는 “‘응팔’에서 자녀들에게 막말은 해도 속마음은 따뜻한 덕선이 아빠가 좋아 보였다”고 할 정도로 지역 주민과 도봉구를 사랑하는 다정한 사람이다. 요즘 그의 화두는 드라마 ‘응팔’의 인기로 집중 조명받는 도봉구를 도시재생사업과 아레나 건설을 통해 진정한 문화도시로 키우는 것이다. “드라마 ‘응팔’로 쌍문동 지역이 떴는데 관심에 걸맞은 명소로 어떻게 만들어 볼지 고민입니다. 드라마 인기만으로 도시를 발전시키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50억원을 지원하는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반짝하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지속할 수 있는 발전 방안을 찾아야지요.” 지난달 15일 도봉구에서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 쌍문동의 정의여고에 전국 각지에서 2500여명에 이르는 ‘응팔’ 팬이 몰려든 것이다.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의 사인회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전날인 일요일 밤부터 정의여고에 진을 쳤다. 구 직원들의 요청으로 학교 강당을 개방, ‘응팔’ 팬들의 안전을 챙겼다. 또 배우의 사인을 받으려고 날밤을 새운 팬 덕에 구 직원들도 덩달아 밤을 지새웠다. 도봉구의 최고층 건물은 다름 아닌 16층짜리 도봉구청이다. 영화관도 없어 올해 말 도봉구민회관 옆에 문을 여는 CGV 극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원래 20~30년 전만 해도 도봉구에는 미원, 샘표간장, 삼풍제지, 삼양식품 등 큰 제조공장이 많았다. 하지만 이 공장들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빈자리에는 아파트만 들어섰다. ●둘리뮤지엄 ‘응팔’ 인기 업고 문화도시 도약 도봉구를 비롯한 노원, 강북, 성북의 동북 4구는 일자리는 없고 잠만 자는 베드타운의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역이다. 동북 지역 주민들의 주요 이동수단인 지하철 4호선은 종점인 당고개부터 승객들이 오로지 승차만 하다 동대문역에 이르러서야 조금씩 하차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둘리뮤지엄을 열어 도봉구가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문화도시의 잠재력을 무궁무진하게 가진 곳임을 알렸다. 그가 도봉구에 터를 잡게 된 것은 고(故) 김근태 의원 때문이다. 그는 전주고 3학년 때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들이 복직 활동을 하다 똥물을 뒤집어쓴 사진을 보고 머리가 거꾸로 서는 경험을 했다. 이 사진 한 장 때문에 고려대 영문과에 입학해서는 야학 교사로 활동했고, 졸업 후에는 노동 현장에 뛰어들었다. 15년 만에 대학을 졸업한 그는 중간에 야학 교사 모임에서 만난 아내와 리영희 선생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한 지 3년 만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은 이 구청장의 사연은 웃음이 나면서도 서글프다. 홍제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받던 중 하나밖에 없는 어린 아들의 이름이 민혁이라고 하자 수사관은 “대를 이어 민중혁명하겠다는 뜻이야? 너나 하고 말 것이지, 아들까지 시킬래?”라며 어깃장을 놓았다. ●정치 스승인 고(故) 김근태 의원 진정성 닮아 도봉갑에 출마한 김근태 의원의 선거운동을 돕다 도봉구청장까지 된 그는 김 의원에 대해 ‘영혼이 맑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사람을 대할 때나 일을 추진할 때 항상 진심을 담았던 김 의원의 태도는 지금 이 구청장에게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는 선거운동을 할 때 자신을 고문했던 사람과도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던 김 의원을 존경한다고 했다. 이 구청장은 이미 도봉구 문화전도사로 나섰다. 도봉구립여성합창단의 연말 공연에 2년째 참여해 지난해 무대에서는 오페라 아리아도 불렀다. 성악을 지도한 김종천 지휘자는 “이 구청장은 타고난 목소리가 좋고 학습 능력도 뛰어나다”고 귀띔했다. 드라마 ‘응팔’이 부활시킨 추억의 유행어 “아이고, 김 사장~ 반갑구먼 반가워요~”를 직접 연기하며 설맞이 도봉 전통시장 홍보 영상도 촬영했다. 문화도시 도봉구는 내년 말 착공하는 서울아레나(한류 전용 공연시설)로 정점을 찍게 된다. 전문 공연시설인 아레나는 아직 우리나라에 없는 시설이다 보니 ‘한류 스타가 아시아 아레나 투어를 한다더라’ 정도가 국내 인식이다. 서울아레나는 박원순 시장이 지난해 2월 일본 사이타마현 슈퍼 아레나 방문 현장에서 창동 신경제 중심지 조성사업을 발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도봉구는 2013년 케이팝 전문 공연장을 건설하겠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심사에 참여해 최종 5개 후보에 올랐으나 결국 경기 고양시에 밀렸다. 당시 이 구청장은 5개 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단체장으로 직접 발표까지 했다. 그러나 지난해 중앙정부가 고양시 한류월드의 아레나 공연장은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건설사업을 차일피일 미뤘다. 그때 서울시가 창동에 아레나를 짓기로 하면서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서울아레나는 민간투자사업 설명회 이후 산업은행이 주요 주주인 KDB인프라자산운용(키암코)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기획재정부에서 투자적격심사를 하고 있다. 고양시의 아레나는 부대사업이 없는 정부고시사업으로 사업 타당성이 낮았지만, 서울아레나는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것으로 무사히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축구장 등 체육시설이 있는 5만㎡의 아레나 건립 부지는 모두 시유지라 사업비는 5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2020년 서울아레나 건립… 한류 중심지로 부상 2만석 규모의 공연장에 호텔까지 갖춘 서울아레나는 그 위용을 2020년에나 드러낼 예정이다. 도봉구는 창작 뮤지컬 벤허나 한 번도 내한공연을 한 적이 없는 마돈나 콘서트처럼 아시아인의 관심을 끌 만한 개막공연을 구상 중이다. 서울아레나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자 4월 말 창동역 앞에 ‘플랫폼 창동 61’을 연다. 영국의 유명 쇼핑센터인 쇼어디치 박스파크나 건국대 앞 커먼그라운드와 비슷한 형태로 컨테이너 박스가 공연장, 카페, 쇼핑 공간으로 변모한다. 4월 29일부터 ‘플랫폼 창동 61’ 개장을 기념해 사흘 동안 인디밴드 공연 등 문화행사가 밤낮없이 이어진다. 서울아레나는 한류 공연장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공공용지 38만㎡를 활용해 창동을 아시아의 음악과 공연산업 중심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레나 주변으로 음악 스튜디오가 밀집하고 가수, 댄서들의 연습장, 작업 공간 등이 집적한다는 것이 도봉구의 구상이다. 올 상반기에 확정될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르면 창동역으로 고속철도(KTX)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동시에 지나가게 된다. 서울아레나는 세계 어느 공연장보다 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하게 된다. 서울시의 계획대로 동부간선도로가 지하화되면 서울 강남 지역에서 20분 만에 창동 서울아레나에 도착할 수 있다. 이 구청장은 도봉구의 역사문화 자원에도 관심이 많다. 도봉에는 풍양 조씨, 사천 목씨, 죽산 안씨, 함열 남궁씨의 제실이 있다. 대부분 한옥으로 돼 있으며 매년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평소에는 문을 닫아 놓는 이곳을 지역 어린이 등이 활동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넓은 마당을 갖춘 함열 남궁씨의 제실에서는 올해부터 아이들이 예절 등을 배우는 마을학교가 열린다. “도봉구는 드라마 ‘응팔’처럼 아직 이웃 간의 정이 살아 있는 곳입니다. 4년 지방선거마다 유권자가 20% 정도밖에 안 바뀔 정도로 토박이 중산층이 많은 곳이지요.” 이 구청장은 골목 문화를 살리면서 세계적 공연장을 갖춘 문화도시로 도봉구를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프로농구] 한 발 더 뛴 오리온, 우승까지 단 1승

    [프로농구] 한 발 더 뛴 오리온, 우승까지 단 1승

    경기 종료 47.2초를 남기고 던진 최진수(오리온)의 3점슛이 꽂히자 경기 고양체육관은 터져나갈 듯한 함성으로 들끓었다. 한 발 더 뛴 오리온이 25일 이어진 프로농구 KCC와의 챔피언 결정 4차전에서 김동욱의 16득점 7리바운드와 조 잭슨의 22득점 5리바운드 8어시스트, 애런 헤인즈의 18득점 6리바운드 활약을 엮어 94-86으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만들었다. 오리온은 역대 챔프전 2승1패 상태에서 4차전을 가져간 일곱 차례 모두 우승을 일군 확률 100%를 가져갔다. 27일 전주 5차전마저 이기면 2001~2002시즌 이후 14시즌 만에 팀 통산 두 번째 PO 우승의 감격을 누린다. 아울러 1997시즌 기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역스윕’을 일군다. KCC 경기력은 이전 경기에 견줘 상당히 나아졌다. 야투 성공률 49%로 상대(52%)에 그리 떨어지지 않았다. 안드레 에밋은 29득점 6리바운드, 신명호가 14득점, 전태풍이 11득점으로 거들었다. 하지만 높이에도 불구하고 리바운드에서 28-33으로 뒤졌다. 특히 상대에 공격 리바운드를 곧잘 내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발이 땅에 굳게 붙어 있어서였다. 4쿼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판세는 파울아웃으로 갈렸다. KCC는 신명호와 전태풍에 이어 종료 1분22초를 남기고 하승진마저 파울아웃돼 김동욱 혼자만 파울아웃된 오리온에 기회를 넘겨줬다. 전반까지 2점에 묶였다가 3쿼터 달리는 농구로 9점을 쌓아 자신감을 얻은 잭슨이 이 틈을 타 11점으로 내달렸다. KCC는 1분40여초를 남기고 에밋의 미들슛이 림을 벗어나고 하승진까지 코트 밖으로 나갔다. 오리온은 문태종의 자유투 성공으로 85-81까지 달아난 뒤 최진수가 결정타를 터뜨려 승기를 굳혔다. 추승균 KCC 감독은 “초반은 잘 풀렸는데 4쿼터 마지막 집중력이 아쉽다. 선수들에게 빠른 백코트를 주문했는데 되지 않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선수들이 어른스러워졌다”고 만족감을 표시한 뒤 “다음 경기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삼성, 권위의 옷 벗다

    삼성, 권위의 옷 벗다

    이재용표 新조직문화 선언… ‘젊은 삼성’ 심기 삼성전자가 ‘관리의 삼성’에서 ‘젊은 삼성’으로 환골탈태에 나선다. 권위주의적이고 경직된 기업 문화를 버리고 실리콘밸리 벤처기업들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심겠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강조해 온 ‘실용주의’의 연장선상으로, 이 부회장 시대의 ‘뉴 삼성’이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4일 경기 수원시 디지털시티 내 디지털연구소에서 CE(소비자가전) 부문 윤부근 대표, IM(IT·모바일) 부문 신종균 대표, 경영지원실 이상훈 사장 등 주요 사업부장과 임직원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을 가졌다. ‘스타트업(창업기업) 삼성’이라는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시도는 창립 50주년을 앞둔 삼성전자에 신생 기업의 젊은 DNA를 이식한다는 취지다.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3대 컬처혁신 전략’은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업무생산성 제고 ▲자발적 몰입 강화다.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인사 제도부터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으로 이뤄진 경영 직군의 직제를 ‘사원·선임·책임·수석’ 등 4개 직급 체계로 줄이고 수평적 호칭을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고 보고를 간소화해 의사 결정의 속도를 높인다. 또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사업부장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활성화해 수평적 소통을 확대하기로 했다. 상사의 눈치를 보며 야근하는 관습을 없애고 다양한 휴가 제도도 도입한다. 삼성전자는 기업 문화 혁신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오는 6월 ‘글로벌 인사혁신 로드맵’을 발표한다. 삼성의 이번 기업문화 개편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한 지 23년 만에 이뤄지는 대대적인 혁신 작업이다. 삼성그룹의 ‘심장’인 삼성전자는 2013년 연 매출 228조원을 찍은 뒤 내리막길에 놓였다. 기존의 경직된 기업문화를 떨쳐내지 않고서는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다. 경영 전면에 나선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가 기업의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까지 확산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삼성은 2013년부터 전자와 금융계열사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비주력 사업은 매각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전용기 3대를 매각하는 등 의전도 간소화했다. 올해 들어서는 삼성 기업문화의 상징과도 같았던 대졸 신입사원 하계 수련대회도 폐지했다. 삼성전자의 기업문화 혁신이 삼성그룹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보이면서 이재용 체제의 ‘뉴 삼성’이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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