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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미군부대 반환 ‘깜깜이’ 행정… 지자체만 속 탄다

    수도권 미군부대 반환 ‘깜깜이’ 행정… 지자체만 속 탄다

    정화 주체·비용 부담 접점 못 찾아 인천 “반환시기 단정 못해” 답변만 의정부·동두천 부지 이전도 지지부진 정보조차 공유 안돼 개발 계획 올스톱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있는 미군부대 반환이 기약 없이 미뤄져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6일 인천시에 따르면 면적 44만㎡인 부평미군부대(캠프마켓)는 2002년 반환 계획이 결정됐으나 미군 평택기지 조성이 늦어지면서 이전이 계속 미뤄져 왔다. 일부 시설은 2011년 경북 김천으로 옮겨갔으나 주 시설(빵 공장)은 올 하반기 이전 예정이다. 부대 반환엔 이전이 선행돼야 하는데 한참이나 진척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부평미군부대 오염 정화 문제가 소유권 반환 변수로 떠올랐다. 2017년 환경부 조사에서 캠프마켓 1단계 반환구역(22만㎡) 가운데 10만 9957㎡가 독성 물질인 다이옥신에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방부가 한국환경공단에 의뢰한 ‘캠프마켓 다이옥신류 등 복합오염 토양정화 용역’이 지난달 17일 공고됐으나 정화사업 주체를 둘러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협의가 늦어지고 있다. 캠프마켓 정화 주체 문제는 처음에 SOFA 환경분과위원회에서 다뤄졌다. 하지만 정화비용(773억원) 부담과 정화 범위 등에 대해 국방부와 미군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안건은 2017년 8월 SOFA 특별합동위원회로 올라갔으나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처럼 사정이 복잡해지면서 나머지 2단계 반환구역(22만㎡)은 아직 환경조사조차 진행되지 않았다.인천시는 최근 부평구 산곡3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캠프마켓 신촌문화공원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주민설명회’에서 “캠프마켓이 언제까지 반환된다는 명확한 시기는 없다”고 밝혀 주민 반발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2022년 7월은 부지 대금을 완납하는 기한이며, 소유권 반환은 완납 후 일정기간 절차를 거쳐 이뤄지기에 현재로서는 시기를 단정할 수 없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4915억원에 이르는 캠프마켓 부지 대금은 국비(1879억원)와 시비(859억원)를 합쳐 2738억원(56%)을 납부한 상태다. 경기 북부에 위치한 미군부대 반환 역시 지지부진하다. 경기도와 의정부·동두천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6·25전쟁 후 주한미군에 공여한 토지를 반환받아 공원·교육연구시설·광역행정타운·산업단지 등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의정부 미군부대 레드크라우드·스탠리·잭슨, 동두천 미군부대 모빌·케이시·호비 등 6개 기지는 아직까지 반환되지 않고 있다. 다른 지역으로 언제 이전할지 등의 정보도 공유되지 않는 ‘깜깜이’ 행정이 끊이지 않는다. 동두천시는 20만㎡ 규모의 모빌 부지를 유통상업단지 및 공원으로, 1414만㎡의 케이시 부지와 1405만㎡의 호비 부지를 지원도시 등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의정부시는 245만㎡ 규모의 스탠리 부지를 실버타운으로, 83만㎡의 레드크라우드 부지를 안보테마관광단지로, 164만㎡의 잭슨 부지를 근린공원으로 각각 개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방부와 미군 간의 미군부대 반환 시기 조율이 지지부진해 이들 지자체는 애를 태우고 있다. 의정부시는 최근 ‘미반환 미군기지 조기 반환’을 촉구하는 공문을 국방부, 미군, 경기도에 보냈다. 시 관계자는 “국방부가 보안을 이유로 반환 추진 과정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면서 “미군부대 부지를 빨리 개발해야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데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동두천시 미군재배치 범시민대책위원회도 지난달 정기총회를 열고 조속한 반환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시 전체 면적의 42%나 되는 땅을 60년 넘게 미군에게 제공하고 있는데도 아직 반환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이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5월 국회도 안갯속… 표류하는 민생법안

    추경 심사·최저임금 개편 등 손도 못대 정개·사개특위 회의 재개도 쉽지 않아 민주 원내대표 경선 후 대화 물꼬 주목 선거제 개혁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후 국회가 극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여야의 출구 없는 대치에 4월 임시국회는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는 물론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최저임금 체계 개편 등 시급한 민생 현안을 손도 대지 못한 채 7일 문을 닫을 예정이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4당은 5일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촉구했지만 5월 의사일정 협의조차 기약이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회를 뛰쳐나간 한국당 탓에 4월 국회는 결국 빈손 국회로 마무리될 전망”이라며 “여야 4당이 입을 모아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촉구하고 있지만 한국당은 대화에 일절 응하지 않은 채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일단 8일 치러지는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경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김성태 당시 한국당 원내대표의 드루킹 특검 촉구 단식 중 민주당 원내사령탑이 교체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의 물꼬가 트였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6월 말 활동이 종료되는 정치개혁특별위·사법개혁특별위도 갈 길이 멀지만 회의 재개가 쉽지 않다.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이번 주 바로 한국당과 협상할 것”이라며 “패스트트랙의 핵심 후속 조치가 대화와 협상”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패스트트랙 지정 선거법은 4당의 이해관계가 촘촘히 들어가 있어 한국당의 요구를 하나라도 들어주면 서로 충돌하는 구조”라며 “협상 자체가 불가능해 원천무효만이 답”이라고 못 박았다.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다루는 사개특위도 회의 재개가 만만치 않다. 특히 공수처법은 단일안이 아닌 2개의 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있어 회의 소집이 시급하다. 이상민 사개특위원장은 “한국당 상황을 감안하지만 숙제를 거부하는 학생과 함께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불거진 바른미래당 사보임 논란이 끝나지 않아 채이배·임재훈 의원이 회의에 참석하면 반대파가 저지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패스트트랙 대치 기간 벌어진 폭력 사태의 사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정당 간 고소·고발전도 계속됐다. 한국당은 4일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두관 민주당 의원 등 16명을 공동폭행 등의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한편 지난 2일 퇴원한 문희상 국회의장이 4일 전직 의장단을 공관으로 초청해 해법을 논의했으나 별다른 방안을 찾지 못했다. 문 의장은 “이번에 국회에서 일어난 일이 국민 앞에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과천시, 5월 맞아 지역 내 어린이 놀이시설 45곳 점검한다.

    과천시, 5월 맞아 지역 내 어린이 놀이시설 45곳 점검한다.

    어린이 안전사고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5월을 맞아 경기도 과천시가 어린이 놀이시설에 대한 점검에 나선다. 시는 오는 10일까지 지역 내 어린이집과 공원에 설치된 어린이 놀이시설 45곳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다. 어린이의 안전한 놀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번 점검은 어린이놀이시설 민간전문가, 시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점검단이 실시한다. 놀이시설물의 하강 시 이용자 보호형태, 자유하강 높이 측장, 충격흡수용 표면제 등 안전 요건에 대해 집중 점검한다. 시설물 관리자의 안전교육 실시 여부, 보험가입 여부 등 의무사항의 이행 현황에 대해서도 확인할 예정이다. 점검 결과 문제가 있는 놀이시설은 현장에서 즉시 해결하고 위험시설로 분류된 시설물은 개선계획을 세워 어린이 놀이시설의 안전을 확보할 방침이다. 시는 지역내 어린이놀이시설 90개소 중 나머지 45개소는 하반기에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2년~2014년까지 최근 3년간 접수된 어린이 안전사고는 7만 4600여건에 달한다.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가정’으로 전체사고의 67.5%(5만 364건)를 차지한다. 이어 ‘여가 및 문화놀이시설’이 8.1%(6006건)를 차지해 두 번째로 높다, 이어 ‘교육시설’ 이 7.6%(5692건)로 뒤를 이어 많았다. 이재석 과천시 안전도시팀장은 “어린이 놀이시설에 대한 철저한 사전 점검으로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놀이환경 조성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이제 그만! 과학팔이 연예인급 석학들의 ‘과학 할리우드 액션’

    이제 그만! 과학팔이 연예인급 석학들의 ‘과학 할리우드 액션’

    과학계와 관련된 뉴스는 언제부터인가 슬프고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후반의 혁신적 기술개발로 관심을 모았으나 사기로 밝혀진 나노이미지센서 사건과 ‘황우석 복제기술 사기 논란 사건´ 등 특정 연구 및 연구 중심 기관들의 사기 기술 이전 등 100억원대 이상 빅 사이즈 연구의 부실과 부정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으로 알려진 박영수 검사가 2005년경에 올린 빛나는 실적이 연구 비리 척결이었다. 이때 참여했던 실무 검사가 언론에 했다고 알려진 유명한 말이 “연구비 횡령에 연루된 서울대 교수 전원을 사법처리할 경우 학교가 살아남지 못할 정도로 비리가 관행이 돼 있다”는 한탄이었다. 우리나라 정부 예산 가운데 연구개발(R&D)에 지출되는 비중은 5%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연간 지출 규모는 20조원에 육박하지만 양적 성장에만 치우쳤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의 과학기술, R&D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과학기술 정책의 발전과 분화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산업화가 차지하는 중요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성공적인 산업화 이면에는 국가가 주도하는 공공 분야 연구개발이 큰 역할을 했다. 1970년대 해외에서 유치한 기술자, 과학자, 공학자들과 함께 한 실용화 및 지원 연구와 더불어 국가 주도로 설립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같은 국책 연구소들이 산업화 지원과 산업 역군 양성에 크게 기여했다. 이때 이후 우리는 과학 및 산업 분야의 태두급 인사들을 갖게 되었다. 1967년 설립된 과학기술처가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을 이끌어가던 때의 모습이었다. 1970년대 본격적인 산업화 이후 정부 연구개발 투자를 GDP(혹은 GDI) 혹은 정부 지출의 5%까지 끌어올리며 국가의 도약을 이끌어내겠다는 선언이 주로 언급됐던 때가 이태섭 과학기술처 장관 시절이던 1980년대 중반이었다. 이때부터 산업화 지원에 큰 역할을 한 공공 분야 연구개발의 역할은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으며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과학계에도 ‘선진화’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기 시작했다. 이후의 ‘공공 분야 연구개발’은 1990년대 들어 기초기술, 공공기술, 그리고 산업기술로 세분화되었으며 적절한 지원과 집중을 통해 발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생각대로 흘러가지만은 않았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은 기초기술, 산업기술, 공공기술로 구분되어 진행되었으며, 각각을 담당하는 연구회가 존재하였다. 이것이 점차 통합되면서(그림1 참조) 현 정부에서는 과학기술정통부의 직할기관으로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전반적인 사항을 총괄하고 있다. 정부에 따라 명칭은 변화되어 왔지만 과학기술혁신 5개년 계획과 산업기술혁신 5개년 계획을 통해 ‘과학기술 연구개발’과 ‘산업기술 연구개발’ 기본 정책이 관계 부처 주도로 수립되어 왔는데 용어의 틀은 동일하나 함의는 달랐다. ●실용화에 흔들리는 기초과학연구 최근의 과학기술 연구개발은 ‘산업화할 수 있는 과학기술 연구개발’이라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기관 평가를 담당하는 입장에서 보면 ‘산업화할 수 있는 과학기술 연구개발’이란 주제가 현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핵심과제가 되면서 과거의 기초기술 연구개발, 공공기술 연구개발, 산업기술 연구개발 등이 어수선하게 혼재된 상황이 지속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5개년 계획을 이야기할 때의 ‘과학기술 연구개발’과 ‘산업기술 연구개발’은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바가 크게 다르지 않다. ‘공공 분야 기술 연구개발’이 ‘선진화’의 초석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국가 R&D로 이뤄진 ‘과학기술 연구개발’ 결과가 종국에 산업화가 되어야 한다는 게 정부 연구개발 모토가 되어버린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강조하는 ‘국민 체감형 과학기술 연구개발’이나 ‘난제해결형 과학기술 연구개발’은 그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가 모호하기 짝이 없었다. 다행히 반복된 기관 평가를 통해 점차 체계적인 구조가 갖춰져 가고 있지만 갈 길이 아직 멀다. 현재의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공공기술 연구개발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나 아직도 정체성 혼란에 빠져 있다. 공공기술 연구개발은 이전 정부에서 기초기술과 산업기술 연구개발에 각기 흡수되어 사라졌던 연구 개념이다.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통해 창조적 지식 확보와 우수 연구인력 양성에 기여하기 위해 2011년 설립된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대규모 연구비를 집행하는 21세기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을 상징하는 연구기관이다. 하지만 결과에 비해 논문당 연구비 단가는 너무 높으며, ‘조기 산업화’할 수 있는 ‘기초연구’라는 모순된 목표를 제시하고 있어 정체성이 모호하다. 심지어 몇몇 전·현직 단장은 연구비 횡령과 연구결과 빼돌리기 의혹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이다.●민간에 넘겨야 할 산업기술연구 1990년대 중반까지 진행되었던 ‘산업화’ 시절의 산업기술 연구개발은 공기업 혹은 민간기업의 절실한 필요에 따라 학교와 연구기관이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의 역할을 담당한 체제였다. 이후 정부주도형 과학기술 연구개발 정책은 전략적으로 확장되면서 참여정부 때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을 통한 차세대 기간산업화로 변화되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차세대’를 ‘신(新)’으로 대체한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전환되었으며,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성장동력사업 부분도 떨어져나가면서 신산업(특히 에너지 신산업)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이렇게 산업기술 연구개발은 시대에 따라 패러다임 자체가 변해오면서 이번에 제기된 산업기술혁신 5개년 계획에서는 그 패러다임 변화가 지나치다 못해 산업기술, 과학, 공학을 난제 해결을 위한 ‘21세기 연금술로 육성하자’는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기초기술과 산업기술 간의 관계가 모호해지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산업기술 연구개발은 이제 정부의 손에서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궁극적인 산업 체질 강화를 위해서는 결국 가야 할 길이다. 산업부는 이제 정부주도형 산업기술 연구개발 사업에서 손을 떼고, 민간이 하려는 사업들에 방해에 되지 않도록 앞길을 터줘야 한다. 이런 맥락으로 선진화 과학기술 연구개발 정책과 전략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때다. ●비전문가에게 휘둘리는 과학기술 정책 누적된 문제 해결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현 정부의 정책과 대응은 실망스럽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기초과학 육성’이 잠시 화제가 됐지만, ‘기초기술 연구개발’이란 방점은 용두사미가 된 지 오래다. 앞으로 기초과학의 뿌리를 책임져야 할 대덕연구단지의 박사후과정 인력 운용이 아무런 비전도 없이 무정책, 무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학문 후속세대 붕괴가 임박했다는 현직 연구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과학기술 정책의 뚜렷한 목표와 변화의 방향성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과학을 모르는 이들이 과학기술 정책을 주무르고 있다는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에는 경제실장 아래 과학기술 보좌관은 있지만, 과학기술 수석은 없다. 과학기술정통부 장관은 정보통신쪽에 치우쳐 있고 과기부 혁신본부장은 존재감 자체가 빈약하다.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도 과학을 언급하기에는 전문성이 부족하다. ●과학 대중화라는 환상과 얼치기들 과학의 대중화를 강조하지만, 그 대중화를 이야기하고, 대표하는 사람 가운데 해당 분야의 진정한 전문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진정한 과학과 공상 과학이 혼동된 지 오래다. 새로운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급조되어 쏟아지는 전문가, 무작정 연구 유행을 좇는 쭉정이 가짜 석학과 석학 행세하는 과학팔이 B급 연예인에게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연구자와 연구기관이 논문이 아니라 보도자료를 쓰는 상황이 오늘의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의 현실인 것이다. 유행을 좇는 ‘빅 사이즈 연구’와 과학 홍보자 수준의 코디네이터가 노벨상에 근접한 ‘빅 가이’가 될 거란 안일한 기대도 버려야 한다.●무엇을 해야 하는가? 가장 필요한 것은 양적 성장이 아니라 질적 성장이다. 부정부패로 낭비되는 연구개발예산을 정리하고 꾸준하고 지속가능한 연구를 지원하도록 국가 R&D 생태계를 개선해야 한다. 연구비리가 만연해 있고 시간이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연구비리 척결을 위한 특별 외부감사 기관을 감사원이나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해 비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 연구비를 횡령하고 타인의 연구결과를 표절하고도 버젓이 다시 연구자로 행세하는 좌절스러운 상황을 타파해야만 한다. 연구인력 확충과 능력 배양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젊은 과학기술 인력 자체가 소멸할 위기에 놓여 있다. 소수의 스타 연구자에게 대규모 예산을 집중시킬 것이 아니라 중복을 감수하고라도 직접적인 연구활동이 가능한 30대의 핵심 연령대 과학자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실패에도 부담없이 지속될 수 있는 스몰 사이즈(small size) 연구 지원이 그것이다. 연구비 정산을 중심으로 100% 목표 달성을 강요하는 허황된 평가관리에서 벗어난 충실한 결과 보고 중심으로 꾸준하고도 장기적인 연구 지원 형태가 도입되어야 한다. 이유와 조건 없이 지원하되 연구 결과는 공개와 공유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연구실보다는 기자회견장에서, 국회나 정부의 위원회에서 듣기 좋은 이야기를 하는 전문가들을 믿지 말아야 한다. 그런 전문가들로 과학기술 정책의 기본 자체가 흔들렸다.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는 원칙만이 기초과학을 살리는 길이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산학협력 부단장 ●박철완 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로 산학협력단 부단장을 하고 있다. 참여정부 때 차세대전지 성장동력사업단을 책임졌고, 국가나노기술 정책 입안, 차세대전지 국가과학기술지도 등 과학기술 정책과 연구개발에 참여했다.
  • 재난관리평가 5년 연속 ‘우수’ 안전제일 마포

    재난관리평가 5년 연속 ‘우수’ 안전제일 마포

    서울 마포구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19년도 재난관리평가’에서 5년 연속 우수 자치구로 선정됐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재난안전 분야 평가 전관왕을 달성하고 7년 연속 지역안전도 1등급을 달성한 데 이은 쾌거다. 2005년 시작된 평가는 중앙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등 총 325개 재난관리책임기관이 한 해 동안 추진한 재난관리 업무실적을 토대로 실시됐다. 구는 재난관리 프로세스와 안전관리체계, 재난대응조직 구성 등 부문에서 개인·부서·조직·네트워크 등 4개 분야 역량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행안부 표창과 1억원의 특별교부세 인센티브를 받는다. 유동균 구청장은 “안전도시 조성을 목표로 종합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보이지 않는 곳까지 살피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차세대 스타 탄생 지름길” 스타&오디션 체험전 개최

    “차세대 스타 탄생 지름길” 스타&오디션 체험전 개최

    ㈜미미엔터테인먼트(대표 김성훈)가 현대백화점과 함께하는 ‘2019 스타 탄생의 모든 것, 스타&오디션 체험전’을 내달 3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 B1 유플렉스 행사장에서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에듀엔터(에듀케이션+엔터테인먼트)’라는 새로운 분야를 표방, 차세대 K-POP 및 K엔터계를 대표할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오디션과 엔터테인먼트 강연 등 교육을 통해 엔터테인먼트의 올바른 방향을 선도하기 위한 행사다. 이번 행사에선 스타일링, 프로필 촬영, 1인 방송을 체험할 수 있는 스타체험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참여업체로는 ▲드라마 ‘돈꽃’, ‘조들호2’를 제작한 UFO프로덕션 ▲드라마 ‘쩐의 전쟁’, ‘대물’, ‘기황우’, ‘굿바이 미스터 블랙’ 등을 제작한 빅토리컨텐츠 ▲영화 ‘러브픽션’, ‘도가니’,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등을 제작한 삼거리픽쳐스 등 다수의 제작사와 ▲배우 주상욱, 김소은, 김재원, 권민중, 온주완의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시후의 소속사 후팩토리 ▲배우 장희진, 박지빈의 소속사 럭키컴퍼니 ▲뮤지컬배우 마이클 리, 브래들리 리틀, 백형훈, 박유겸, 기세중의 블루스테이지 ▲한류컨텐츠 에이젼시 레디차이나 등 다수 매니지먼트사들이 참여한다. 오디션 지원 분야는 노래·랩·댄스·연기·모델 분야로, 국적·성별·연령 등에 자격 제한이 없는 만큼 각 분야에 재능 있는 스타 지망생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지원 가능하다. 참여업체에서 스타들을 발굴했던 캐스팅 책임자들이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직접 참가해 지원자들의 끼를 확인할 계획이다. 오디션 지원과 참여방법은 온라인 사전접수와 오프라인 사전접수 및 현장접수로 이뤼진다. 먼저 온라인 사전접수는 blog.naver.com/mimiaudition에서 참가신청서를 다운로드 후 메일로 접수하고, 오프라인 사전접수는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 2층 클럽데스크에서 접수한다. 또한 행사 기간 현장접수도 가능하다. 오디션 접수 기한은 5월 15일 오후 6시까지이며, 오디션은 행사기간동안 매일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행사장내 메인 스테이지에서 진행된다. 오디션 최종합격자는 참여업체의 차기작품 캐스팅, 매니지먼트 계약 등의 특전이 주어진다. 행사 기간 ▲스타들의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헤어 아티스트가 제안하는 스타일링 체험 ▲연예인 프로필 전문인 오빠사진관 김원재 포토그래퍼의 프로필 촬영 ▲1인방송 BJ회사 DMIL의 1인 방송 체험 등 다체로운 스타 체험전도 준비돼 있다. 또한, 행사기간 동안 행사장 내부 스테이지에서 매일 오후 3시부터 4시 30분까지 엔테테인먼트 전문가들의 강연도 진행되며, 행사장 야외 햇빛광장에서는 싱어송라이터 손아름의 버스킹 공연도 매일 18시(토~일은 오후 2시, 6시 2회)에 진행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노원, 구민 대상 소확행 아이디어 공모

    노원, 구민 대상 소확행 아이디어 공모

    서울 노원구가 ‘오늘이 행복하고 내일이 기대되는 노원’을 주제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아이디어를 1일부터 모집한다고 밝혔다. 소확행을 실현할 수 있고 노원구에서 추진 가능한 구정 전반에 관한 사항이라면 구민 누구나 특별한 제약 없이 구 홈페이지나 방문·우편으로 제안할 수 있다. 모집기간은 다음달 28일까지다. 심사를 거쳐 최종 채택하는 10편의 제안자는 경진대회에서 제안 내용을 프레젠테이션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대상 1명에겐 200만원, 금상 1명에겐 100만원 등 상금과 구청장 표창장도 준다.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제안도 받는다. 우수 제안 10편을 선정해 인사상 특전도 줄 계획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힐링 노원을 실현할 수 있는 작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데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충무공 이순신의 전설이 시작된다 - 해군사관학교 박물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충무공 이순신의 전설이 시작된다 - 해군사관학교 박물관

    “신의 몸의 살아 있는 한 감히 적은 조선의 바다를 넘보지 못할 것입니다.” 정유재란 때인 1597년 7월 15일에 벌어진 칠천량해전이다. 지금의 거제 앞바다에서 무패(無敗)의 긍지가 높던 조선 수군은 어이없이 무너진다. 이순신에 이어 수군통제사가 된 원균이 이끌던 조선 수군 160여 척은 일본 장수 도도(藤堂高虎)와 가토(加藤嘉明)의 기습을 받아 불과 12척의 전선만을 남기고 괴멸된다. 이에 조정은 백의종군(白衣從軍)하고 있던 이순신을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한다. 그리고 다시, 조선 수군 무패의 전설은 충무공 이순신과 함께 이어진다. 충무공 이순신에 관한 자료가 가득한 창원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이다.# 23전 23승 전설의 시작, 옥포해전을 치른 장소에 해군사관학교가 해군에는 공식적인 명칭으로서의 해군박물관은 없다. 육군의 경우 육군사관학교 내에 육군박물관이, 공군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공군박물관이 있다. 하지만 해군의 경우 해군사관학교에 위치한 박물관을 해군박물관이 아니라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이라 부른다. 이는 전시 소장품의 특성 때문이다.해군사관학교는 1946년 1월 17일 창설될 때부터 특별히 충무공 이순신에 관한 문헌자료를 발굴, 연구하기 위해 도서관 내에 문헌전시실을 임시로 운영하였다. 그 후 개교 30주년 기념일을 맞아 1976년 1월 17일에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이 창설되었는데, 이는 충무공 이순신에 관한 문헌 전시실을 좀 더 크게 확장한 것에 불과하였다. 이후 1981년도에 들어서면서 독립된 박물관을 해군사관학교 교내에 신축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바로 이런 까닭을 모른 채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은 육군이나 공군박물관의 규모에 비해 소박한 박물관 규모에 다소 아쉬운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전시 소장품의 내실은 결코 소박하지가 않다.# 충무공 이순신의 기록 위주로 보관 전시. 실제 크기의 거북선도 승선 체험 우선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은 2층 건물과 3층 건물이 접합된 형태의 건물 구조를 갖고 있으며, 연면적은 2,865㎡이다. 전시실은 4곳(이충무공실, 해군역사실, 역대참모총장기념관, 해사역사실)이며 그 면적은 1,717 ㎡이다. 박물관 입구에 있는이충무공실에는 모두 212점의 자료가 전시되어 있으며, 그 자료들은 충무공 이순신의 후손들이 기록한 공의 행장, 공의 초상화, 공에 관한 각종 문헌, 임진왜란 당시의 각종무기, 선박의 그림, 임진왜란 해전도, 공의 유품의 모조품 또는 복사물들로 구성되어 있다.또한 해군역사실에는 모두 319점의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신안 해저에서 우리 해군의 지원으로 인양된 중국 원나라 청자, 조선시대의 무기, 지도, 한국 해군의 초대참모총장 손원일 중장의 유품, 해군사관학교 11기 출신으로서 월남전 영웅 이인호 소령의 유품, 그리고 퇴역 군함들의 모형과 기념물들이 전시되어 있다.이외에도 해군사관학교 역사를 알려주는 각종 자료들과 더불어 야외전시실도 운영되고 있다. 특히 박물관 옆 귀빈부두에는 1980년 1월 31일에 충무공 이순신이 창제한 거북선을 실물 크기로 복원하여 해상에 계류 전시하고 있다. 실제 크기의 거북선에 승선하는 것만으로도 해군사관학교 박물관 방문의 의의는 충분할 듯하다.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 대한 방문 10 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추천하는 방문지야? - 드넓은 해군사관학교 교정을 방문한다는 것만으로도 방문의 의미는 충분하다. 2. 누구와 함께? - 어린 자녀들과 함께. 군인 혹은 해군의 꿈을 품는 청소년이 있는 가정이라면 3. 가는 방법은? - 미리 견학신청을 해야 한다. 당연히 무료.- 인터넷 홈페이지(www.navy.ac.kr) 에 접속한 후 “방문 및 견학” 메뉴를 클릭하여 견학 절차를 이용 4. 의미깊은 방문체험은? - 거북선 승선 체험. 거북선 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생각보다 관람객들이 많지는 않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거북선, 박물관 앞 매점내 기념품 판매점. 7. 관람시 주의사항은? - 군사 시설이어서 통솔자의 안내를 따라야 한다.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museum.navy.ac.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벚꽃 축제의 시작점인 여좌천로망스다리, 창원 해양드라마세트장. 10. 총평 및 당부사항 -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은 충무공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뜻깊은 장소다. 충무공의 기상을 이어받은 해군사관학교 앞에 펼쳐진 드넓은 바다의 풍광은 상당히 이국적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캠퍼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용인시, 정부 재난관리평가서 2년 연속 대통령 표창

    용인시, 정부 재난관리평가서 2년 연속 대통령 표창

    경기 용인시가 정부의 재난관리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최우수기관에 선정돼 대통령 표창과 함께 3억5000만원의 재정 인센티브를 받게 됐다. 용인시는 2일 행정안전부 및 경기도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2019 재난관리평가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해도 정부 재난관리평가에서 최우수기관에 선정돼 대통령 표창과 재정인센티브를 받은 바 있다. 정부의 재난관리평가에서 2년간 연속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기관은 중앙부처나 광역 및 기초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을 통틀어 용인시가 유일하다. 정부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2005년부터 중앙부처와 광역·기초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매년 재난안전관리 실태를 평가하고 있다. 올해는 28개 중앙부처, 243개 지방자치단체, 55개 공공기관 등 326개 기관이 평가를 받았다. 용인시는 그동안 호우나 폭염, 태풍, 폭설 등 자연재난에 대비하고 재난방지시설이나 재해취약지역을 수시로 점검하는 등 재난을 예방하는데 힘을 쏟았다. 특히 다양한 재난에 노출되기 쉬운 도농복합의 100만 대도시라는 점을 중시하고 재난발생 시 신속하게 상황전파와 초동조치를 할 수 있도록 ‘재난상황팀’을 신설하고 시스템을 갖추는 등 재난안전관리에 주력해왔다. 이같은 노력으로 시는 지난해 재난관리평가에서 대통령 표창과 재정 인센티브를 받은 것은 물론이고 여름철 재난대책평가에서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행정안전부장관 표창과 2억원의 재정 인센티브를 받은 바있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대통령 표창을 받게 돼 전국 최고의 안전도시로 위상을 굳혔지만 시민안전을 지키는 데는 예방만큼 중요한 게 없는 만큼 앞으로도 사전대비를 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신의 무지, 인간도 따질 권리가 있다”

    “신의 무지, 인간도 따질 권리가 있다”

    미제로 남은 미모의 여고생 살인사건 시간 흘러 용의자 찾아간 동생 이야기 신의 섭리에 다르게 대할 수도 있는 것 작품 속 노른자·노란옷… 제목도 ‘레몬’ 詩는 마지막 남은 인간적 방식의 위로“내가 용서하기도 전에 어떻게 하나님이 먼저 용서할 수가 있어요?” 영화 ‘밀양’ 속 전도연의 대사를 기억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아들을 앗아간 유괴범을 용서하기로 한 그녀지만 자기보다 한 발 앞서 “용서받았다”는 범인 앞에서는 말문이 탁 막힌다. 아무리 전지전능한 하나님이고, 그 말씀에 의탁하며 살기로 했더라도 내 아들을 죽인 자를 나보다 먼저 용서할 순 없는 거다. 그럴 순 없는 거다.한일 월드컵으로 떠들썩했던 2002년 여름, 미모의 여고생 해언이 숨진 채 발견된다. 해언이 마지막으로 목격됐을 당시 타고 있던 차의 운전자인 신정준과 차에 탄 해언의 모습을 목격했던 한만우가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다. 권여선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레몬’(창비)은 17년 후 해언의 동생 다언이 한만우가 형사에게 취조 받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해언이 사라진 후 가족들의 생은 이전과는 극명하게 다르다. 엄마는 해언의 이름을 ‘혜은’이라 바꾸는 일에, 언니만큼 예쁘지 못했던 다언은 언니를 닮는 일에 유달리 집착한다. 다언은 다시 만난 그 시절 고교 문예반 선배 상희에게 “이 모두가 신의 무지”라고 일갈한다. 가혹한 운명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 이렇듯 신에게 따져 묻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메일로 만난 작가는 “신의 무지를 묻는 일은 신의 섭리가 불완전하다는 것을 일깨우고 신의 전능함에 구멍을 내는 일”이라며 “삶에서 끔찍한 불행을 당하고 신에 귀의하고 신의 섭리를 정당화하며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와 다르게 신을 대할 권리도 분명 인간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에 귀의할 뻔 했던 ‘밀양’의 전도연도 같은 마음이었을 거다. ‘신의 무지’ 앞에서 다언은 무력하지만은 않다. 그는 직접 용의자 중 한 명이었던 한만우의 집을 찾아 나선다. 거기서 마주하는 만우의 동생 선우가 요리한 계란프라이의 노른자. 해언이 죽기 직전 입었던 원피스의 색깔, 상희가 썼던 시에 등장하는 단어도 ‘레몬’, 노란빛이었다. ‘왜 노란빛, 레몬인가’라는 질문에 작가는 말했다. 소설을 쓰고 있는 와중에는 몰랐는데, 소설이 중편 형태로 계간 ‘창작과 비평’에 실리고 나서 황현경 평론가가 그 사실을 지적했고 그제서야 깨달았다고. 사후에 발견된 노란빛 때문에 제목도 결국 ‘레몬’이 됐다고 말이다. 소설에는 ‘신은 믿지 않아도 시는 믿는다’는 말이 나온다. 다언과 상희가 함께 시를 쓰던,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 대한 표상이다. 작가는 이에 대해 “인류로 치면 낙원의 시절”이라며 “큰 불행을 통해 다언의 삶이 건널 수 없는 다리를 건넜고, 그래서 신을 부정하게 되었지만, 마지막 남은 인간적인 방식의 위로, 언어를 통한, 시를 통한 위로와 애도의 가능성은 아직 믿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등단 24년차 작가에게도 애도란 참 어려운 일이어서, 역설적으로 계속 글을 쓰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어떤 위로는 너무 값싸고 어떤 애도는 너무 성급해서 당사자를 더 고통에 빠트릴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고통의 문제는 참 어렵고 그래서 제가 계속 소설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다시 만나는 책 표지의 노란 레몬은 하는 수 없이 세월호 국면의 노란 리본을 떠올리게 한다. 다언을 살게 하는 계란 노른자의 노란빛, 몸서리쳐지도록 신 레몬의 맛.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는 노란빛은 또 그 자체로 삶은 생생한 감각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 소용된다. ‘찰나에 불과한 그 순간순간들이 삶의 의미일 수는 없을까.’(199쪽) 돌아 돌아 다언이 얻은 깨달음 앞에서 다시 생각이 많아진다. “그 찰나를 조금이라도 새로운 언어로 포착하려고 발버둥치는 중”이라고, 이메일 말미에 작가는 적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탄소나노소재로 안 터지고 효율 높은 배터리 만든다

    탄소나노소재로 안 터지고 효율 높은 배터리 만든다

    국내 연구진이 ‘안 터지는’ 안전한 배터리의 불안전성을 탄소나노소재를 이용해 해결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 연구진은 전고체전지의 고체전해질과 탄소와의 계면 불안전성 원인을 밝혀내고 탄소나노소재를 이용해 이를 해결하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스몰’ 최신호에 실렸다. 전고체전지는 액체전해질 대신 전극과 전해질을 모두 고체로 만들어 전해액 누출로 화재나 폭발 위험성을 제거한 차세대 전지이다. 문제는 전지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모두 고체입자여서 입자간 계면 안정성이 떨어져 효율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전고체전지의 계면 안정성을 위한 연구를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전자 흐름을 돕는 탄소전도재가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원인과 해결책이 나오지는 않은 상태이다. 연구팀은 탄소전도재 표면에 화학반응에 관여하는 많은 작용기들이 전기화학 반응 중 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반응 과정에서 부산물 반응으로 만들어지는 물질이 기체형태로 방출되면서 계면 안정성이 떨어뜨린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작용기를 없애면 탄소전도재의 기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2400도의 고온 열처리 공정을 통해 작용기가 존재하지 않는 중공(中空) 나노탄소소재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나노탄소소재를 사용하면 계면 안정성이 확보돼 전기전도성이 기존에 비해 250% 정도 향상돼 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병곤 전기연구원 박사는 “이번 연구는 고체전해질과 탄소 계면의 부반응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전고체전지용 도전재를 쉽고 값싸게 대량 생산하게 되면 폭발 위험이 적고 효율이 좋은 전고체전지를 친환경 전기차에도 장착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물고기에 장착하는 경량 웨어러블 기기 개발

    [고든 정의 TECH+] 물고기에 장착하는 경량 웨어러블 기기 개발

    스마트 시계나 스마트 밴드 같은 웨어러블 기기의 중요한 쓰임새 중 하나는 건강 및 운동 관리 기능입니다. 물론 운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운동량을 매일 정확하게 기록하고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있다면 동기 부여도 되고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웨어러블 기기의 가능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최근 발표된 애플 심장 연구(Apple Heart Study)는 스마트 시계에 내장된 심박 센서가 심방세동을 진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센서 기술 및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체온, 혈당, 혈압, 심전도 같은 중요한 의학 정보를 정확히 수집할 수 있게 되면 의료 영역에서 웨어러블 기기의 역할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사람에게서만 웨어러블 기기가 사용되라는 법도 없습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압둘라 공대 연구팀은 물고기에 부착할 수 있는 경량 웨어러블 멀티센서 기기를 개발했습니다. 마린 스킨(Marine Skin)이라고 이름 붙인 이 웨어러블 장치는 부드러운 실리콘 재질 밴드로 작은 물고기나 다른 해양 생물에 쉽게 부착할 수 있습니다. 장치의 목적은 어족 자원에 대한 정보 수집과 과학 연구로 물고기의 서식 환경과 이동 경로에 관련된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과거 해양 생물학자들은 복잡한 센서를 연구하고자 하는 어류나 다른 해양 생물에 부착한 후 풀어주고 다시 회수해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하지만 고래나 상어 같은 큰 해양 동물에 센서를 부착하는 일은 위험할 뿐 아니라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작은 해양 생물의 경우 아예 장착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마린 스킨처럼 매우 가볍고 작으면서 해양 생물에 상처를 주지 않는 센서가 필요했습니다. 킹 압둘라 공대 연구팀이 개발한 마린 스킨은 6g에 불과한 무게와 잘 늘어나는 재질 덕분에 작은 해양 생물체에도 상처 없이 장착하고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저널 스몰 (small)에 공개한 마린 스킨의 최신 버전은 약해 보이는 외형과는 달리 수심 2㎞의 심해 환경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며 감도도 이전의 버전의 마린 스킨에 비해 5-15배 정도 우수합니다.(사진) 연구팀은 홍해에서 실제 물고기를 대상으로 4주간에 걸친 연구를 통해 마린 스킨의 성능과 신뢰성을 입증했습니다. 마린 스킨은 웨어러블 센서 기술이 의료는 물론 훨씬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가볍고 쉽게 부착할 수 있는 센서와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서 가축을 관리하거나 야생 동물을 연구하고 어족 자원을 보호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관련 기술이 더 발전함에 따라 응용 범위 역시 더 늘어나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열린세상] 여전히 ‘징후’를 무시하는 나라/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열린세상] 여전히 ‘징후’를 무시하는 나라/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대형 참사에는 어김없이 그것을 암시한 ‘징후’들이 있다. 큰 사고는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에 앞서 비슷한 원인과 성격의 작은 사고들이 반복해 나타난다. 1930년대 초 미국 보험회사 직원인 하인리히는 수천 건의 보험 상담을 통해 산업 현장에서 중대한 재해가 1건 일어나려면 그전에 동일한 원인의 경미한 사고가 29건, 그런 위험에 대한 기미가 300번은 일어난다고 분석했다. 산업 현장만이 아니다. ‘하인리히 법칙’은 정치, 경제, 사회는 물론 자연에서도 나타난다. 흔히 징후는 무시되기 쉽다. 사람들은 나쁜 일에 대해 생각하기를 꺼리거나 축소한다. 아니면 ‘아전인수’로 받아들이거나. 심지어 징후가 명백하게 나타나도 불감증과 편향성,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거나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예외법칙으로 스스로 비극을 불러들인다. 사람들에게 닥친 재앙의 대부분이 ‘인재’(人災)인 이유다. 정부까지 그러면 안 된다. 정부의 존재 이유가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부터 지켜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믿음으로 대통령으로 뽑아 주고, 세금을 낸다. 정부까지 징후를 무시할 때 얼마나 끔찍한 비극이 일어나는지는 ‘세월호 참사’가 말해 주고 있다. 정권을 무너뜨린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도 부정부패의 숱한 징후들을 스스로 외면한 탓이다. 지금은 어떤가. 수없이 반복된 경험과 다짐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여전히 ‘징후’를 무시하는 나라다. 무려 20명의 사상자를 낸 진주의 아파트 방화·흉기난동 사건은 치안에 조금만 신경을 썼다면 막을 수 있었다. 아파트 주민들이 범인 안인득의 위협적 행동에 대해 수차례 신고했지만 경찰은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 동사무소와 LH임대주택 본사도 민원을 묵살했으니, 유가족의 말대로 “사실상 국가기관이 방치한 인재”였다. 포항지진도 마찬가지다. 지열발전 현장의 징후(미소지진과 규모 3.1의 경고지진)를 사업자측이 정부(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연구기관에 알렸지만, 아무런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미소지진이 발생했을 때 무시하지 말고 숨겨진 단층대의 존재를 파악했다면 수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재난은 막을 수 있었으니 역시 ‘정부가 방치한 인재’로 드러났다. 징후를 무시하다 참사가 일어나면 현장에 달려가 사과하고, 수습에 매달리고, 전형적인 뒷북치기와 형식주의인 재발방지 대책을 위한 TF팀이나 만들고, 아니면 남 탓이나 하는 여전히 말로만 ‘안전한 대한민국’이다. ‘사랑의 안전일기 범국민운동’을 시작한 인간성회복운동협의회의 고진광 이사장은 “안전이야말로 1%가 부족해도 100%를 잃게 되기 때문에 생명존중의 출발”이라면서 “안전을 방치한 적폐청산은 국민의 불신만 크게 할 뿐”이라고 했다. 정부가 외치는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무너뜨리는, 나아가 자신들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나만의 정의, 나만의 공정’의 도덕 불감증과 아집과 오만의 징후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인사가 그렇고, 정책이 그렇고, 집권층의 의식이 그렇고,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그렇다. 그럴 때마다 한 정치인(박지원 의원)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속담으로 경고를 하지만, ‘소귀에 경 읽기’다. 책임을 전가하거나, 징후를 뒤집어서 ‘길조’(吉兆)라고 우기기까지 한다. “곤경에 빠지는 것은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뭔가를 확실히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라고 미국 소설가인 마크 트웨인은 말했다. 그 착각이 징후를 무시하고, 그 무시가 재앙을 부르는 것은 당연하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아 들판 전체가 물에 잠긴다. 그리고 그 대가는 대부분 힘없는 국민이 고스란히 치러야만 한다. 개인도 국가도 작은 징후를 무시하지 말라. 징후는 우연히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내부에서 조금씩 축적된 것이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징후는 아직 늦지 않았다는 신호이며, 더이상 늦으면 안 된다는 경고다. 그것을 외면하는 곳에서는 안전도, 정의도, 공정도 없다. 우리는 여전히 내일은 어떤 재앙이 나에게 닥칠지 몰라 불안한 곳에서 살고 있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든다면서 별로 바뀐 것 없는 정부를 점점 믿지 못하면서.
  • 임진왜란 영웅 충무공 후손, 항일투쟁으로 가문의 명예 잇다

    임진왜란 영웅 충무공 후손, 항일투쟁으로 가문의 명예 잇다

    28일은 충무공 이순신(1545~1598) 장군 탄신 474주년이다. 임진왜란(1592~1598) 당시 백척간두에 놓인 조선을 구해 낸 할아버지의 명예를 지키고자 일제에 뺏긴 나라를 되찾으려고 노력한 후손들의 이야기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은 올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충무공과 마찬가지로 국가를 위해 목숨을 내던진 독립운동 명문가의 사연을 들여다봤다.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충무공 후손(덕수 이씨) 가운데 항일투쟁 활동을 인정받아 국가유공자 서훈을 받은 이는 모두 11명이다. 이들이 받은 훈·포장은 14개다. 이규갑(1888~1970)과 이애라(1894~1922), 이세영(1869~1938), 이필희(1857~1900), 이민화(1898~1923), 이붕해(1896~1950) 등 6명에게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이 추서됐다. 건국훈장 애국장(4등급) 2개와 건국훈장 애족장(5등급) 2개, 건국포장 3개, 대통령표창 1개도 충무공 가문에 수여됐다. 신채호(1880~1936)와 신규식(1880~1922) 등 13명의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산동 신씨 가문과 쌍벽을 이룬다. ●독립군 양성 신흥무관학교 이끈 이세영 이 가운데 국민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은 충무공의 12대손인 이세영이다. 1889년 공립학교인 육영공원에 입학해 신학문을 배웠다. 1895년 8월 일본 낭인들이 경복궁을 습격해 명성황후(1851~1895)를 시해하자 같은 해 10월 전국 각지에서 유생들이 의병을 일으켰는데, 이때 그도 봉기에 참가했다. 1919년 중국 상하이에 임시정부가 수립되자 참모차장에 취임했고 이듬해 5월 독립군 양성기관인 신흥무관학교의 교장도 맡았다. 이후 중국 만주 일대에서 독립운동에 매진하다 1938년 쓰촨성에서 숨을 거뒀다. 이민화(11대손)와 이붕해(12대손)는 1920년 10월 만주에서 일본군을 크게 격파한 청산리 전투에 참가해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민화는 1907년 만주로 건너가 김좌진(1889~1930)이 이끌던 북로군정서에서 중대장을 맡았다. 이붕해는 1919년 3·1운동에 참가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곧바로 만주로 탈출해 청산리 전투에서 이민화처럼 중대장으로 활약했다. 이후 지린성에서 만들어진 고려혁명군에서 꾸준히 항일투쟁을 이어 갔다. 이규갑과 이애라는 부부였다. 충무공의 10대손인 이규갑은 신학교를 졸업하고 한때 전도사로 활동했다. 이애라는 이화학당을 나와 충남 공주의 영명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둘은 1913년 혼인하고 평양에 살다가 3·1운동에 참가했다. 이규갑이 일본 경찰에 쫓기면서도 서울에 한성임시정부를 세우고 곧바로 상하이임시정부와의 통합 작업에 나서자 이애라는 남편을 돕고자 모금 활동에 나섰다. 안타깝게도 부부의 연은 짧았다. 1922년 이애라가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두 가지 설이 있다. 보훈처 공적조서에는 그가 만주에서 독립운동 관련 밀서를 숨겨 조선에 들어오다가 일본 헌병에 붙잡혀 사망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함경도 웅기에서 경찰에 체포돼 고문을 당한 뒤 그 후유증으로 1921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숨졌다는 주장도 있다.●일제에 맞서 함께 싸운 이규갑·이애라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한 민족문제연구소는 2014년 충무공 직계 종손 이종옥(1887~1941·13대손)과 그의 아들 이응렬(1914~1993)의 독립운동 사료를 새로 발굴해 학계에 알렸다. 충무공 종가는 2016년 보훈처에 이들에 대한 서훈을 신청했다. 이응렬은 1941년 7월 회사 동료에게 일제의 내선일체론(일본과 조선이 하나라는 주장)을 비판하다가 경찰에 붙잡혀 1년 가까이 서울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다.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2016년 보훈처는 그에게 건국포장을 수여했다. 이종옥은 1914년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1923년 독립운동 시국사건에 휘말려 고초를 겪었다. 민족종교인 증산교 계열 태을교에 가담했다가 일본 경찰에게 붙잡혀 태형 70대를 맞기도 했다. 다만 이종옥은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충무공 종가에서 두 차례 더 포상을 신청했지만 떨어졌다. ●아들 이응렬은 서훈, 부친 이종옥은 탈락 보훈처는 “이종옥에 대한 구체적 활동과 수형 내용이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역사학계에서는 이응렬보다도 이종옥의 서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기에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충무공 종가의 종부(宗婦) 최순선씨는 “할아버님(이종옥)에 대한 새로운 독립운동 자료를 찾아내 내심 기대가 컸는데 연이어 탈락해 아쉬움이 크다”면서 “앞으로도 광복회 등의 도움을 받아 꾸준히 독립유공자 포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산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김정숙 여사, 세월호 참사 영화 ‘생일‘ 청와대서 관람

    김정숙 여사, 세월호 참사 영화 ‘생일‘ 청와대서 관람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6일 오후 청와대 경내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남겨진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생일’을 관람했다고 청와대가 28일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 경내 한 건물 강당에서 ‘생일’ 상영회가 진행됐다”면서 “이 소식을 들은 김 여사도 다른 직원들과 함께 참석해 영화를 봤다”고 전했다. 배우 설경구과 전도연이 열연한 ‘생일’은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에 가족들이 아들을 추억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임진왜란 영웅 충무공의 후손들, 항일투쟁으로 명예 지키다.

    임진왜란 영웅 충무공의 후손들, 항일투쟁으로 명예 지키다.

    28일은 충무공 이순신(1545~1598) 장군 탄신 474주년이다. 임진왜란(1592~1598) 당시 백척간두에 놓인 조선을 구한 할아버지의 명예를 지키고자 일제에 뺏긴 나라를 되찾으려고 노력한 후손들의 이야기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은 올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충무공과 마찬가지로 국가를 위해 목숨을 내던진 독립운동 명문가의 사연을 들여다봤다. ●국가유공자만 11명인 충무공 후손…산동 신씨 가문과 쌍벽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충무공 후손(덕수 이씨) 가운데 항일투쟁 활동을 인정받아 국가유공자 서훈을 받은 이는 모두 11명이다. 이들이 받은 훈·포장은 14개다. 이규갑(1888~1970)과 이애라(1894~1922), 이세영(1869~1938), 이필희(1857~1900), 이민화(1898~1923), 이붕해(1896~1950) 등 6명에게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이 추서됐다. 건국훈장 애국장(4등급) 2개와 건국훈장 애족장(5등급) 2개, 건국포장 3개, 대통령표창 1개도 충무공 가문에 수여됐다. 신채호(1880~1936)와 신규식(1880~1922) 등 13명의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산동 신씨 가문과 쌍벽을 이룬다. 이 가운데 국민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은 충무공의 12대손인 이세영이다. 1889년 공립학교인 육영공원에 입학해 신학문을 배웠다. 1895년 8월 일본 낭인들이 경복궁을 습격해 명성황후(1851~1895)를 시해하자 같은 해 10월 전국 각지에서 유생들이 의병을 일으켰는데, 이때 그도 봉기에 참가했다. 1919년 중국 상하이에 임시정부가 수립되자 참모차장에 취임했고 이듬해 5월 독립군 양성기관인 신흥무관학교의 교장도 맡았다. 이후 중국 만주 일대에서 독립운동에 매진하다 1938년 쓰촨성에서 숨을 거뒀다. 이민화(11대손)와 이붕해(12대손)는 1920년 10월 만주에서 일본군을 크게 격파한 청산리 전투에 참가해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민화는 1907년 만주로 건너가 김좌진(1889~1930)이 이끌던 북로군정서에서 중대장을 맡았다. 이붕해는 1919년 3·1운동에 참가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곧바로 만주로 탈출해 청산리 전투에서 이민화처럼 중대장으로 활약했다. 이후 지린성에서 만들어진 고려혁명군에서 꾸준히 항일투쟁을 이어 갔다. ●부부가 함께 독립운동한 이규갑·이애라 이규갑과 이애라는 부부였다. 충무공의 10대손인 이규갑은 신학교를 졸업하고 한때 전도사로 활동했다. 이애라는 이화학당을 나와 충남 공주의 영명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둘은 1913년 혼인하고 평양에 살다가 3·1운동에 참가했다. 이규갑이 일본 경찰에 쫓기면서도 서울에 한성임시정부를 세우고 곧바로 상하이임시정부와의 통합 작업에 나서자 이애라는 남편을 돕고자 모금 활동에 나섰다. 안타깝게도 부부의 연은 짧았다. 1922년 이애라가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두 가지 설이 있다. 보훈처 공적조서에는 그가 만주에서 독립운동 관련 밀서를 숨겨 조선에 들어오다가 일본 헌병에 붙잡혀 사망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함경도 웅기에서 경찰에 체포돼 고문을 당한 뒤 그 후유증으로 1921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숨졌다는 주장도 있다.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한 민족문제연구소는 2014년 충무공 직계 종손 이종옥(1887~1941·13대손)과 그의 아들 이응렬(1914~1993)의 독립운동 사료를 새로 발굴해 학계에 알렸다. 충무공 종가는 2016년 보훈처에 이들에 대한 서훈을 신청했다. 이응렬은 1941년 7월 회사 동료에게 일제의 내선일체론(일본과 조선이 하나라는 주장)을 비판하다가 경찰에 붙잡혀 1년 가까이 서울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다. 징역 2년(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2016년 보훈처는 그에게 건국포장을 수여했다.●아들 이응렬은 서훈, 부친 이종옥은 탈락…종손 “이종옥 포상 계속 추진” 이종옥은 1914년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1923년 독립운동 시국사건에 휘말려 고초를 겪었다. 민족종교인 증산교 계열 태을교에 가담했다가 일본 경찰에게 붙잡혀 태형 70대를 맞기도 했다. 다만 이종옥은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충무공 종가에서 두 차례 더 포상을 신청했지만 떨어졌다. 보훈처는 “이종옥에 대한 구체적 활동과 수형 내용이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역사학계에서는 이응렬보다도 이종옥의 서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기에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충무공 종가의 종부(宗婦) 최순선씨는 “할아버님(이종옥)에 대한 새로운 독립운동 자료를 찾아내 내심 기대가 컸는데 연이어 탈락해 아쉬움이 크다”면서 “앞으로도 광복회 등의 도움을 받아 꾸준히 독립유공자 포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천안·아산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북남관계 복종시키려고…” 북, 판문점선언 1주년에 미국 비난

    “북남관계 복종시키려고…” 북, 판문점선언 1주년에 미국 비난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1차 정상회담 1주년인 27일 ‘미국이 남북관계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장문의 비망록을 통해 밝혔다. 조평통은 이날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펼쳐주신 절세위인의 업적은 천추만대에 길이 빛날 것이다’라는 제목의 비망록에서 김 위원장의 “자주통일 업적”을 자세히 열거·칭송하며 온 겨레가 판문점 선언의 철저한 이행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고 했다. 조평통은 7500자 분량의 비망록을 통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 등을 나열하면서 김 위원장이 “민족의 화해단합과 평화를 위한 파격적 조치들을 연이어 취해주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평통은 미국을 향해서는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조평통은 “미국은 남조선당국에 ‘남북관계가 미조(미북) 관계보다 앞서가서는 안 된다’는 ‘속도조절론’을 노골적으로 강박, 북남관계를 자신들의 제재 압박정책에 복종시키려고 각방으로 책동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이 짙어가는 속에 파국에로 치닫던 과거에로 되돌아가는가 하는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대미관계에 구속된 남북교류 상황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취지로 읽힌다. 김 위원장은 당시 연설에서 “미국은 남조선 당국에 ‘속도조절’을 노골적으로 강박하고 있으며 북남 합의 이행을 저들의 제재 압박정책에 복종시키려고 각방으로 책동하고 있다”면서 직설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조평통은 “(현 한반도 정세는) 민족의 운명과 전도,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북남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을 절실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5일 조평통을 내세워 우리 정부를 비난한 적이 있다. 당시 조평통은 최근 시작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비난하며 “북남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살려 나가느냐 마느냐 하는 중대한 시기에 우리를 반대하는 노골적인 배신행위가 북남관계 전반을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서울시의회, 버스정류소 주변 시설물 정비 조례 제정

    서울시의회, 버스정류소 주변 시설물 정비 조례 제정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홍성룡 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3)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 시내버스정류소 등의 정비 및 관리 조례안」이 지난 24일 제286회 임시회 교통위원회 회의에서 가결됐다. 이 조례는 이달 30일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공포 즉시 시행될 전망이다. 홍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은 ▲시내버스 정류소를 이용하는 시민의 안전과 이용 편의 증진에 필요한 시책을 마련하도록 시장의 책무를 정하고 ▲시민들의 승하차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시내버스가 정차하는 곳에 각종 시설물의 설치를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홍 의원은 작년 9월과 11월 박원순 시장에게 서면 질문 및 시정질문을 통해 버스정류소 주변에 가로수, 가로등, 신문배포대, 소화전, 가판대, 자전거 거치대 등 각종 시설물이 혼재되어 있어 시민 불편이 초래되고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면서 각종 시설물 정비를 위한 시장 직속의 ‘버스정류소 정비 TF 팀’ 구성을 촉구했고, 올 초에는 같은 사안으로 시장 면담까지 하면서 적극 설득에 나섰다. 홍 의원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설득으로 박 시장은 각종 시설물 관련 모든 부서를 아우르는 ‘버스정류소 정비 TF 팀’을 구성할 것을 지시하여 현재 TF 팀이 가동 중이다. TF 팀은 기존에 설치돼 있는 안전 방해 시설물 제거 및 이전을 추진하고 있고, 이번 제정 조례는 시설물 정비와 더불어 신규 시설물 설치를 제한하는 것이다. 홍 의원은 “버스 승하차 장소에 각종 시설물이 늘어서 있으면 시민들이 부딪히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교통체증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라면서 “이번 조례 제정으로 안전 방해 시설물의 설치를 제한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네마엔젤” 공효진,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티켓 1천장 기부

    “시네마엔젤” 공효진,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티켓 1천장 기부

    2019년 ‘시네마엔젤’에 선정된 배우 공효진이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 관람티켓 1,000장을 전달했다. 지난 24일 한남동 그랜드뮤즈에서 진행된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시네마엔젤 기부식에 영화감독 이현승, 배우 공효진이 참여해 전주국제영화제 이충직 집행위원장에게 티켓 1,000장에 해당하는 기금을 전달했다. 버버리코리아의 후원으로 하퍼스 바자와 화보 촬영을 진행해 조성한 이번 기금으로 20회 전주국제영화제 티켓 1,000장을 구매해 전주지역 문화 소외계층에 전달할 예정이다. 공효진은 “20주년을 맞은 전주국제영화제에 시네마엔젤로 티켓을 기부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더 많은 전주 시민들이 전주국제영화제에 동참해 마음껏 즐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올해 12주년을 맞은 시네마엔젤은 문화 소외계층에 영화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국내 영화배우들의 문화 후원 모임으로 영화제 티켓 기부, 단편‧독립영화 후원, 서울아트시네마 필름 기증 등의 의미 있는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네마엔젤 프로젝트는 배우들의 지속적인 모임과 활동을 통해 시네마엔젤 재단(Cinema Angel Foundation) 형태로 확대할 계획이다. 역대 시네마엔젤로는 영화배우 안성기를 비롯해, 송강호, 설경구, 황정민, 박해일, 유지태, 류승범, 강혜정, 배두나, 수애, 신민아, 故장진영, 이나영, 김주혁, 신하균, 정재영, 하정우, 김강우, 이병헌, 임수정, 차승원, 송혜교, 김민희, 이솜, 이정재, 전도연, 한효주 등이 활동했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사전예매 오픈과 동시에 역대급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5월 2일 개막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안민석 “과녁 초점 윤지오 아닌 장자연에 맞춰야” 페북글 눈길

    안민석 “과녁 초점 윤지오 아닌 장자연에 맞춰야” 페북글 눈길

    “부패 권력층의 성폭행 사건의 본질 사라지고 증인의 증언에 대한 진실 공방만 남아”‘장자연 사건’에 대한 ‘유일한 증인’으로 알려진 배우 윤지오 씨를 공개 지지하며 잊혀질 뻔했던 장자연 사건에 불을 붙였던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최근 ‘윤지오 거짓 증언’ 논란과 관련해 “과녁의 초점을 윤지오가 아닌 장자연에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지오에서 장자연으로’이란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윤지오가 한국을 떠났다. 권력형 성폭행 사건의 진실 대신에 윤지오 논란을 남긴 채 홀연히 떠났다”면서 “10년간 묻혔던 장자연을 세상 밖으로 꺼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른 윤지오에 대한 평가는 두고볼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안 의원은 윤씨의 책 집필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진 작가 김수민 씨가 “윤지오의 증언은 거짓말”이라며 고소하고 윤씨와의 카카오톡 대화를 캡처해 공개하면서 여론이 장자연 수사보다 윤씨를 공격하는 상황이 된 데 대해 본말이 전도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지금부터는 과녁의 초점을 윤지오가 아닌 장자연으로 맞춰야 한다”면서 “본질을 벗어난 윤지오 프레임을 걷어내고 장자연 프레임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싸워야 할 대상은 부정한 권력이지 증인 윤지오가 아니다”라면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즉각적인 검찰수사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윤씨는 전날인 24일 윤씨 어머니의 병세가 악화돼 돌봄이 필요하다며 캐나다로 출국했다. 이에 대해 일부 여론은 사기죄 등을 거론하며 출국금지 조치를 주장한 김 작가 측의 말을 옳았다며 윤씨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안 의원은 “주위의 우려처럼 윤지오 북콘서트 이후 그녀에 대한 백래쉬(backlash)가 본격화됐다.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를 공격하니 진흙탕 싸움이 됐다”면서 “하여 장자연은 사라지고 윤지오가 남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안 의원은 이어 “부패 권력층의 성폭행 사건이라는 본질은 사라졌고, 증인의 증언에 대한 진실 공방이 그 자리를 메꾸어 국민들은 당황하고 있다”며 “언론 권력이든 정치 권력이든 성역없는 수사를 국민과 함께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안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장자연 증언자, 윤지오 초청 간담회’에 윤씨를 초청해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대검찰청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도 윤씨 증언의 진실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진상조사단은 최근 윤씨가 출석해 진술한 내용과 2009∼2010년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한 진술을 비교·검토해 장자연 씨의 피해 사실을 입증할 유의미한 진술을 따로 분류하고 검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의 일부 진술이 실체적 사실과 다소 일치하지 않는 내용이 있더라도 과거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진실로 인정받은 부분은 장씨의 피해 사실을 입증할 진술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 진상조사단의 내부 평가다. 진상조사단은 윤씨의 증언을 둘러싼 진실 공방은 장자연 사건 조사 활동과는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윤씨는 2009년 장씨의 소속사 대표 김모 씨에 대한 경찰수사 과정에서 ‘김 대표가 강압적으로 장씨를 술자리로 불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었다. 또 2010년 김씨 형사재판에도 증인으로 출석해 장씨가 작성한 문건에 성상납 강요 등의 피해사실이 적혀 있었고, 장씨 자살의 원인 중 하나가 술접대였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앞서 윤씨는 지난 23일 김 작가로부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고소당했다. 김 작가의 법률대리인 박훈 변호사는 “윤씨가 제대로 본 것이 없는데도 ‘장자연 리스트’를 봤다고 주장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사건을 미제로 남기지 않으려면 윤씨를 출국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가 범죄자입니까? 출국금지? 기가 차네요”라며 불편함을 드러냈고 맞고소 입장을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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