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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미로 시작 프로의 길로/송파주민센터 미술교실 3인방 회화제 나란히 입선

    송파구(구청장 이유택) 주민자치센터가 문화예술계 신인배출의 산파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정1동 주민자치센터 미술교실동아리 ‘예술뫼’의 여성 3인방인 심경섭(47)·권복희(43)·김명림(43)씨가 최근 환경미술협회 주최로 열린 녹색미술회화제에 나란히 입선해 화제다. 이들은 지난달 17∼23일 종로구 인사동 녹색갤러리에서 데뷔 작품전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프로’의 길로 들어섰다. 자치센터 미술프로그램은 월 1만 5000원짜리 과정.심씨 등은 2001년 처음으로 강의에 참가한 이후 끈질긴 연습으로 2년여만에 정상급 반열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한국수채화공모대전’ 입선에 이어 올해엔 특선을 차지한 김철자(40),일본어능력시험(JLPT) 4급에 합격한 이명자(44),닥종이 인형공예 자격증을 취득한 심승미(36)·신옥주(38) 주부와 칠순을 앞둔 고령에 단전호흡 강사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지현(69) 할머니 등도 주민자치센터를 통해 새 인생을 개척한 주인공들이다. 16∼20일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리는 송파구 제1회 주민자치센터 박람회에서는 재건축 중인 잠실3동을 뺀 27개동 361개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들이 경연을 벌여 내일을 꿈꾸는 7000여명의 또 다른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다. 자치센터 페스티벌에서는 어린이 노래교실 최연소 참가자 조영재(7)군에서부터 ‘가져가’를 열창할 최고령 참가자 이수복(80) 할머니까지 수강생들이 숨은 재주를 보여준다. 오륜동 풍물패 ‘오륜단비’와 잠실6동 스포츠댄스 ‘장미’팀 등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일에도 앞장서는 ‘이웃사랑 전도사'들도 많다. 종이공예,서예,미술 등 54개 부문 총 467개 작품이 출품되는 작품전시회에서 얻은 수익금은 전액 독거노인 및 소년·소녀가장 등 지역의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일 예정이어서 값진 행사가 될 전망이다.송파구 주민자치센터는 개설 2년여만에 수강생만도 연인원 40만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송파구 배창수 자치행정과장은 “이번 박람회는 따뜻한 사랑방 문화의 터전인 주민자치센터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노벨평화상 시린 에바디/이슬람 여권신장 25년 외길

    올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시린 에바디(56)는 이슬람 사회에서 선구적인 인물로 꼽힌다.이란의 첫 여성 판사로 재직했으며 이후 작가·변호사·학자·인권운동가로 활동하며 여성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위해 반평생을 바쳤다.이같은 공로로 지난 2001년에 이미 노르웨이 ‘라프토 인권상’도 수상했다. ●여성 첫 판사로 임명…약자의 편에 에바디는 1974년 테헤란 법대를 졸업하고 1975년부터 약 5년간 테헤란 법원의 법원장을 지냈다.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판사에 임명돼 당시부터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녀의 활동은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더욱 두드러졌다.이후 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특히 이란 여성과 어린이들의 인권에 관심을 갖고 작가와 인권운동가로 활동범위를 넓혀 나갔다.이란 어린이인권후원협회 창립자이기도 한 에바디 여사는 94년 유엔아동기금(UNICEF)후원으로 ‘어린이 인권:이란 내 어린이 인권의 법적 양상에 관한 연구’를 출판했다. 또한 다른 변호사들이 꺼려하는 인권 관련 소송 변론을 도맡았다.대표적으로 1999년과 2000년도에 살해된 작가와 지식인들의 유가족을 대변했으며 1999년 이란 경찰이 테헤란 대학을 기습했던 테러사건의 배후를 밝혀냈다.또한 여성에게 불리한 이란 가족법의 개정을 이끌어 내는 등 여성 권익보장을 위해서도 앞장섰다. 이같은 활동으로 이란 사회 기득권층에게 반감을 산 에바디는 지난 2000년 7월 정부관료와 강경파들의 관계를 폭로하는 비디오테이프 파문에 연루돼 구속되는 등 수차례 투옥됐다.5년간 변호사자격정지 명령을 받기도 했던 그녀는 최근 여성운동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여성들이 남편의 허가없이는 사회활동은 물론 해외 여행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여성의 인권이 취약한 이란에서 에바디는 여성의 ‘대변인’으로 불리고 있다. ●이슬람과 서구의 중재자로 기대 전세계가 에바디 여사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그녀의 조국인 이란 정부에서는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하다.이란 현지 언론들은 10일 현재까지 그녀의 수상 소식조차 보도하지 않고 있다. 에바디에 대해 서구사회는 “이슬람교도이면서도 사회문제 해결에 평화적 해법을 모색하고 이슬람교와 민주주의의 조화를 추구한 지각있는 무슬림”으로 평가한다.그러나 강경론자들이 기득권을 잡고 있는 주류 이란 사회는 개혁을 요구하는 그녀를 사회혼란을 야기하는 문제인물로 경계하고 있는 듯하다.특히 이번 수상을 이란에 대한 서구의 간섭으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다. 국제적으로도 에바디 여사의 수상이 의외라는 반응도 많다.노벨위원회가 수상자를 발표하기 직전까지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이 유력한 후보자로 꼽혔다.특히 평화 전도사로 존경받은 83세의 교황이 수상자로 뽑히지 않은 데 대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9·11테러 이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이슬람사회와 서구사회의 화해를 도모하기 위해 에바디가 선택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그녀는 자신의 인권운동에 힘을 얻게 된 동시에 두 사회의 중재자로서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LG전자 새 CEO 김쌍수 부회장은 누구/백색가전 세계 톱 이끈 ‘가전 맨’

    구자홍 전임 회장에 이어 국내 2위의 전자업체인 LG전자 새 CEO에 선임된 김쌍수(사진) 부회장은 ‘현장경영’에 누구보다 밝다. 특히 ‘불도저’ ‘혁신주의자’라는 별명답게 행동과 열정을 중시,향후 LG전자의 경영에도 이런 그의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최근 대기업 CEO로는 이례적으로 청와대에서 초청강연을 했다.‘혁신’에 관한 생생한 목소리를 찾던 청와대측이 수소문 끝에 산업현장의 ‘혁신전도사’인 그를 찾아낸 것.민정수석비서관실 전모 비서관이 직접 그를 찾아가 강연을 요청했다. 한양대 공대를 졸업한 그는 1969년 입사 이후 냉장고 공장장,리빙시스템 사업본부장,디지털어플라이언스(DA) 사업본부장 등을 맡으며 철저한 경영혁신을 통해 LG전자의 백색가전 부문을 세계 톱 수준으로 육성했다.주로 창원사업장에 근무하면서 국내 기업중 처음으로 6시그마,100PPM 등의 경영혁신 프로그램을 도입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LG에서는 “혁신을 통해 주력사업인 백색가전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데 기여한 인물”이라고평한다. 최고의 생산시스템을 갖춰 삼성이 전 임원에게 벤치마킹할 것을 지시한 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지난 7월 김 부회장을 초청해 그의 경영혁신 ‘노하우’를 청취한 것도 그의 역량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전자업계에서 ‘영원한 가전맨’으로 통하는 김 부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자기 색깔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박홍환기자
  • 수도권 물길따라 자전거길 128㎞/폭 3m 도로서 레저 즐겨요

    경기도 용인시 구성읍에서 발원한 탄천의 하류지역인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과 한강을 잇는 자전거도로 24.4㎞가 지난 26일 뚫렸다.이로써 수도권 수변(水邊)에는 총 연장 128.5㎞의 자전거도로가 완성됐다.이번 자전거도로 개통은 경기도 용인·성남시와 서울 송파·강남구 등 탄천유역의 지방자치단체간 ‘환경행정협의회’가 힘을 합쳐 만든 첫 결실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환경·교통문제,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지자체간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성공적인 ‘화합의 현장’을 둘러봤다. 토요일인 지난 27일 오전 8시30분,분당 이매동을 출발해 탄천 자전거도로를 따라 걸었다.폭 3m의 자전거길에는 ‘물길 순례’에 나선 사람들로 붐볐다.구멍이 숭숭 뚫린 안전모를 쓴 사람이 열에 두서넛 돼 자전거 타기가 레저·건강용으로 자리잡았음을 짐작케 했다.붉은색 아스콘이 깔린 도로에는 상하행선 차로 표시가 흰색으로 칠해져 산뜻하게 느껴졌다. “여보,왜 (자전거가)잘 안 나가지?” “그래? 나하고 바꿔 타볼까?”분당 탑마을 부근에서 만난이모(42·성남시 수정구 복정동)씨는 곧 생각이 난듯 아내(38)에게 “안장이 낮아 그렇다.”며 도로를 빠져나가 아내의 자전거 의자 높이를 알맞게 맞췄다.가볍게 인사를 건네자 “거의 매일 이곳에 나올 만큼 자전거 타기가 생활화됐다.”며 씩 웃어주고는 다시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잘 가꾼 숲이 이어지고 복정동 인근에는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수정구 심곡동 서울공항 인근에 이르자 바로 옆에 잔디밭 사이로 농구장과 인라인스케이팅장 등을 갖춘 체육공원이 눈에 들어왔다.청소년과 어린 자녀들의 손을 맞잡고 나온 시민들로 빈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 갑자기 할아버지의 준엄한 목소리가 주위를 갈랐다.“어이 젊은이,아니 (도로)중간으로 막 들어오면 어떡하나? 한눈 팔지 말고 안전운행합시다.”인라인스케이트 ‘폭주족’을 나무라는 소리였다.자전거도로에서 뒤로 걷던 젊은이도 어김없이 이 할아버지의 꾸중을 들어야 했다.중앙선을 넘어 교통대란을 빚은 한 여성은 마주 오던 자전거 운전자에게 “미안합니다.”를 연발했다.하지만 좋은 공기와 경치에 취한 때문인지 사람들끼리 아웅다웅하는 모습들도 정겹게만 보였다. 지하철 분당선 모란역 부근에서 8호선 복정역 옆까지는 주변에 대로(大路)나 큰 건물도 없이 조용히 자전거 행렬만 이어지는 가운데 물소리까지 들려왔다.잠시 길 옆에 쉬고 있던 한 자전거동호인은 “몇몇 마니아처럼 이래서 분당에서 서울로 출퇴근까지 하는 것 아니냐.”고 귀띔했다. 성남 시계(市界)인 대곡교 아래부터 광평교간 3㎞에는 버들개지와 갈대가 우거져 훌륭한 휴식처였다.강남구 수서지구로 가는 광평교 옆에는 자전거도로 진입램프가 ‘α’ 모양으로 마치 동화속 장면처럼 손님을 맞는다.바닥을 노란색 우레탄으로 깔아 안전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특히 송파구간 3㎞ 가로등에는 태양열을 이용한 집열(集熱)시설이 들어서 있다.보안등이 잘 돼 있어 극히 일부를 빼고는 대부분 구간에서는 야간에도 자전거 타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진입램프 아래 ‘환경사랑 어렵나요.자전거로 시작해요.’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지나 탄천 5.6㎞를 더 걸었더니 푸른 한강이시원한 바람과 함께 시야에 가득 들어왔다. 송한수기자 onekor@ ■19㎞ 오가는 엄귀대씨 “한번 타보세요.자연 속에서 바람을 가르며 일터를 오가는 기분이 상큼하기 그지 없어요.” 엄귀대(嚴貴大·37)씨는 형 귀성(貴成·43)씨와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즐거움에 살아간단다.자신은 송파구 삼전동,형은 문정동에 일터가 있다. 형과 함께 조기축구를 시작했는데 도심에서 기초체력을 쌓을 마땅한 장소가 없어 고민하던 때였다.지난 7월 초 때마침 분당∼서울간 자전거도로가 쉼터 등 편의시설 조성공사를 빼고 모두 마무리돼 서슴지 않고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했다. “힘이 들지 않나 하고 망설이는 것 같은데,오히려 몸이 가뿐해지기 때문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그 자신도 막상 18.8㎞라는 거리가 처음엔 부담스러웠지만 첫날부터 한 차례도 쉬지 않고 내달렸다.오전 7시20분쯤 집에서 나와 사무실까지 1시간10∼20분.사무실에 도착한 뒤 곧장 샤워실로 간다.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지만 샤워 뒤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나면 더할 나위 없이 상큼한 기분으로 업무를 볼 수 있다고 자랑한다. “음주운전은 절대 금물이지요.술마신 날은 자전거를 일터에 두고 반드시 버스를 이용합니다.안전모를 꼭 쓰고,넘어질 때 손부터 짚기 때문에 장갑도 챙겨야지요.” 보통 자전거도로에는 조깅 등 다른 운동을 할 수 있는 길이 별도로 설치돼 있더라도 인라인스케이터 등 많은 사람이 엉키기 일쑤여서 경종(驚鐘)·전조등 등 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했다.분당 이매동∼정자동 구간은 보안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밤에 산책나온 시민들이 위험을 느낀다며 이의 보완을 성남시에 건의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송한수기자 ■50대 마니아 권선자씨 “언젠가 다쳤을 때 깁스를 풀자마자 자전거를 타러 나섰다가 이 나이에 꾸지람까지 들었지 뭐예요.” 권선자(權善子·57)씨는 자전거 타기가 무슨 매력이 있느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1994년 건강이 나빠 걱정하던 차에 공원산책을 나갔다가 한 여성이 자전거를 자유자재로 타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 교육과정을 밟았다.지금은 매주 월·수·금요일마다 한강에 나가 하루 40∼50㎞씩 자전거를 타곤 한다. “처음에는 나도 할 수 있을까 하던 게 이젠 떼려야 뗄 수 없는 취미가 돼 버렸지요.” 요즘 들어서는 초등학교를 비롯한 각급 학교와 직능단체 등을 찾아다니며 실전을 강의하는 ‘자전거 전도사’ 역할까지 한다.도로교통법상 자전거도 엄연한 자동차로 분류되고,도심 어딜 가나 복잡한 만큼 절대 안전을 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기도 하다.초급과 실제 자전거도로에서 주행을 배우는 중급 각 2주일 과정을 가르친다. 탁구,테니스,골프 등 해보지 않은 운동이 없다시피 할 정도지만 자전거 타기를 운동중 첫 손에 꼽는다.웬만한 곳은 자전거를 타고 자연의 품에 안길 수 있고,관절 등 전신운동 효과가 있어 “자전거를 타는 즐거움은 해보지 않고는 모른다.”고 말한다. 초보 때 간혹 다치고 나면 자전거를 피할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란다.자신도 몇년 전 자전거를 타다가 오른팔 탈골상을 입고 3주일 동안 깁스를 했는데 아물기도 전에 풀고 이내 자전거를 타 주변으로부터 핀잔을들었단다. “30명쯤되는 동호인 가운데에는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져 1000만원대의 비싼 자전거를 구입한 사람이 셋이나 있는가 하면,70대 고령자도 4명 된답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송한수기자
  • 책꽂이

    ●고대 세계의 70가지 미스터리(브라이언 M 페이건 엮음,남경태 옮김,오늘의책 펴냄) 에덴동산은 실제로 있었을까.테세우스와 미노타우로스의 전설은 사실에 입각한 것일까.이스라엘의 사라진 10지파는 어떻게 됐을까.아틀란티스는 사실인가 허구인가.로마의 사라진 군단들은 어떻게 됐을까.이집트인은 아프리카 흑인이었을까.28명의 각 분야 전문가가 이러한 의문들에 답한다.3만원. ●진중권의 현대미학 강의(진중권 지음,아트북스 펴냄) 벤야민·하이데거·아도르노·데리다·푸코·들뢰즈·리오타르·보드리야르 등 8명의 미학이론을 풀이.‘미학전도사’인 저자는 대상과 언어가 일치했던 ‘아담 언어’의 타락이 역사와 개념을 촉발시켰다는 벤야민의 해석에서 출발,보드리야르의 역사의 종언으로 끝을 맺는다.저자는 숭고의 미학을 시뮬라크르(원본과의 일치가 중요하지 않은 복제)미학과 함께 현대미학의 핵심적인 개념으로 꼽는다.1만 2000원. ●우리 역사문화의 갈래를 찾아서-안동문화권(국민대 국사학과 엮음,역사공간 펴냄) 안동을 중심으로 보현산과 팔공산,퇴계학의 거점인 영덕 인량리,상주 우산리,군위 부계리 등을 하나의 문화권으로 묶어 다룬 역사문화 답사서.‘안동문화권’이라 명명된 이 지역은 조선시대 안동도호부 관할 지역으로 근검절약을 강조하는 생활규범과 대의를 중시하는 유교적 정서 등 나름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형성해 온 곳이다.1만5000원. ●신현준의 WORLD MUSIC(신현준 지음,웅진닷컴 펴냄) 레게에서 아프로비트까지 ‘월드 뮤직’의 지형도를 보여준다.애수 짙은 아일랜드의 켈틱음악을 다루며,서아프리카 연안의 제도 카부베르데의 블루스를 포르투갈의 식민통치의 맥락에서 설명한다.‘집시 오케스트라’와 트란실바니아에 뿌리를 둔 농민음악인 ‘탄카즈’로 유명한 헝가리 음악,아말리아 로드리게스로 대표되는 ‘파두’의 포르투갈 음악,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쿠바음악 등도 소개된다.1만 5000원. ●일본 근대독자의 성립(마에다 아이 지음,유은경·이원희 옮김,이룸 펴냄) 일본 근대문학 공간에서의 독자의 탄생과 출판 변천의 정경을 보여주는 책.일본 근대화를 알린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인의 독서생활은 대변혁을 맞았다.릿쿄대 교수를 지낸 저자는 변혁의 내용을 ‘획일적인 독서에서 다원적인 독서’‘공동체적인 독서에서 개인적인 독서’‘음독에서 묵독’ 등으로 요약한다.1만 5000원. ●이중섭,편지와 그림들(이중섭 지음,박재삼 옮김,다빈치 펴냄) “지금까지 나는 온갖 고생을 해왔소.우동과 간장으로 하루에 한끼 먹는 날과 요행 두끼 먹는 날도 있는,그런 생활이었소.지난 겨울에는 하루도 옷을 벗고 잘 수가 없었고 최상복 형이 갖다 준 개털 외투를 입은 채 매일 밤 새우잠이었소.” 화가 이중섭이 아내 이남덕(마사코)에게 절절한 그리움과 애절한 사랑을 담아보낸 편지들을 모았다.편지 왕래는 1952년 이중섭의 아내가 지독한 가난을 견디지 못해 두 아들과 일본의 친정으로 떠나게 되면서부터 시작됐다.1만 2000원. ●담배를 피우게 하라(프레스플랜 편집부 지음,한종수 엮음,다나기획 펴냄) 지난 96년 국민건강증진법 시행 이후 금연돌풍이 부는 현실을 개탄하며 흡연자유권,흡연환경권,애연가의 행복추구권 등 ‘흡연3권’을 주창.담배 소비자의 기본권 선언과 예절바른 담배문화의 정착을 통해 애연가 스스로 자구방안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담겼다.8800원.
  • 놀이터에서 건진 노랫말 방부제없는 음악만 고집/350여곡 만든 동요작곡가 백창우

    백창우(44)씨가 스스로 밝히는 자신의 직업은 ‘시 쓰고 노래 만드는 사람’이다.명함에다 아예 그렇게 새겨놨다.가수이고 시인이며 작곡가.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열의를 갖고 덤벼드는 일은 뭐니뭐니해도 어린이 노래만들기다.주위 사람들이 그를 동요작곡가로 맨먼저 기억하는 건 그래서다. 아이들이 더 이상 아이노래를 부르지 않는 현실.왜 하필이면 그 많은 노래 중에 동요 만들기에 천착하냐고 물었다.“나도 아이였었으니까요.” 군더더기없는 설명이다. 최근 그는 ‘아이들에게 아이들 노래를 돌려 주자.’는 주장을 담은 책 ‘노래야,너도 잠을 깨렴’(보리)을 펴냈다.근 20년 아이들과 어울려 노래하며 느끼고 반성했던 단상들을 묶었다.지난 5월엔 어린이 노래운동의 일환으로 시노래 그림책 6권짜리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시리즈를 냈다.시인과 아이들이 함께 지은 동시에 그가 곡을 붙였다.7년을 공들인 열매였다. 그가 동요와 인연이 닿은 지 어느덧 20여년.1980년대 초 성남의 한 여전도사가 운영하던 어린이집에서 잠시 노래를 가르칠 기회가있었다.그런데 얼마안가 불러줄 노래가 바닥이 나 동요세계가 척박한지 그때 알았다. “아이들이 왜 유행가를 좋아하는지 아세요? 그 속엔 교훈 투의 일방적인 메시지만 있지는 않거든요.우리 동요들을 가만히 뜯어보세요.해방 이후 지금까지 시나 가락,리듬이 거의 달라지지 않고 답습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가뜩이나 영상에 익숙해진 아이들의 입맛을 끌어당길 수가 없는 거죠.” 그가 세상에 선보인 어린이 노래는 얼추 350여곡.창작동요 200여곡에 전래동요가 150여곡이 된다.가장 애착을 갖는 쪽은 사라져가는 전래동요를 발굴해 재창작하는 작업이다.전래동화는 그나마 그림책이나 동화책 속으로 흡수됐으나,노래는 속수무책으로 잊혀지기 때문이다. ‘방부제가 잔뜩 든 인스턴트 음악’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귀를 끌어당기기 위해 그는 나름의 아이디어를 짜냈다.아이들에게 음악을 골라주는 1차 전달자인 교사와 어머니들을 공략하는 ‘마이크로 미디어 운동’(작은매체 운동)이다.99년부터 전국의 어머니 모임에 ‘백창우의 노래가 있는 강좌’를 만들었다.이미 100여회 행사를 치렀다.전교조 모임이나 ‘동화읽는 어른모임’ 깊숙이로도 파고든다. 90년대 후반 ‘달동네의 없는 집 아이들’과 함께 노래하는 모임 ‘굴렁쇠 아이들’을 만든 건 그 기초작업이었다.99년엔 아예 동요전문 음반사 ‘삽살개’를 차렸다.그의 말대로 “구멍가게 수준”이지만,돈 안되는 동요라고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아 화가 치밀어 직접 만들어버렸다. “일제시대만 해도 동요는 아이들의 노래만이 아니었습니다.‘고향의 봄’만 해도 어른들이 먼저 불러 아이들에게 퍼뜨려진 노래였어요.엄마와 아이가 함께 부를 수 있어야지만 생명력이 있어요.” 그의 노래는 완전 무공해다.‘딱지 따먹기’‘또랑물’‘맨날맨날 우리만 자래’같은 제목에서 엿보이듯 놀이터에서 막 건져낸 일상적 노랫말에다 전자음향이라곤 일절 쓰지 않는다.당장 아이들의 관심을 끌진 못하더라도 무공해 음악은 앞으로도 고집할 것이다. 그래도 이젠 전국 어느 노래모임을 가도 흐뭇해져서 돌아온다.막막하기만 하던 어린이 노래운동이 시나브로 대중속으로 먹혀들고 있는 듯해서다.“몇해전까지만 해도 낯선 전래동요를 따라부르는 아이들이 거의 없었다.”는 그는 “미처 악보도 준비하지 못한 노래를 불러달라고 해서 오히려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고 뿌듯해 한다.어린 팬들이 홈페이지(그는 ‘인터넷 소굴’이라 부른다.)를 방문해 ‘아저씨 짱!’이란 메시지를 올려놓기도 하는데,그 기분이 썩 괜찮다. 인터뷰를 끝내며 “빨리 돈 벌어야 된다.”는 생뚱맞은 말을 쓱 꺼낸다.공연장,동화책 원화 전시장,음악감상실 등이 두루 갖춰진 자연 속의 어린이 복합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단다. 황수정기자 sjh@
  • ‘스페인음색 옹헤야’ 기대하세요/‘밀레니엄 합창단’ 내일 방한 한인음악가 지휘로 가곡 열창

    스페인의 ‘세고비아 꾀꼬리’들이 한국인 지휘자와 함께 고운 한복을 입고 전국을 누비며 ‘옹헤야’ 등 우리 민요를 노래한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회장 김충환 강동구청장)는 우리나라와 스페인의 문화교류 확대를 위해 이 나라 밀레니엄합창단 초청 내한공연을 마련한다고 22일 밝혔다. 24일 10박11일 일정으로 입국하는 밀레니엄합창단(사진)은 공연무대에서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로 시작하는 ‘남촌’과 ‘보리밭’‘밀양아리랑’ 등 우리 귀에 익은 가곡과 민요들을 열창한다.서양인들이 부르는 우리 노래가 어떤 감동과 음색으로 다가올지 기대된다. 특히 이들을 인솔하는 지휘자가 우리나라 출신인 임재식(41)씨여서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한국인에 대한 자긍심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1983년 스페인으로 건너가 스페인 왕립음악원을 졸업한 뒤,우리나라 음악의 전파를 위해 아예 스페인에 눌러 앉아 한국음악의 ‘전도사’로 불린다.그가 99년 창단한 밀레니엄합창단은 스페인에서 으뜸가는 기량을 지닌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타의 고장으로 월트디즈니의 영화 ‘백설공주’의 무대인 세고비아와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출신이 주축인 23명의 단원 모두가 스페인 국립방송 ‘RTVE’ 소속이다.우리나라 교포가 많은 마드리드에서 한국말로 노래를 불러 유명해졌다.임씨는 RTVE합창단 테너파트 책임자이기도 하다. 밀레니엄합창단은 오는 25일 경북 경주를 시작으로 26일 전북 전주,30일 대구,다음 달 2일 서울에서 잇달아 공연을 갖는다.1부 행사에서 ‘비둘기의 축제’ ‘포도덩굴 숲속의 그녀’ 등 스페인 음악을 소개한 뒤 2부에서는 우리나라 가곡과 민요 11곡을 부르며 양국간 문화교류와 우정을 다지게 된다. ‘2003전주세계소리축제’에도 참가,소리의 전당 연지홀에서 27∼28일 두 차례 무대에 선다.내한공연은 주한 스페인대사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후원했다.서울시 구청장들은 성공적인 공연을 위해 1500만원을 지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김두관 해임안 가결/‘DJ 햇볕전도사’ 임동원 이어 김두관 마저 ‘魔의 9월 3일’

    9월3일…. 2001년 이날.국민의 정부 햇볕정책의 전도사 임동원 통일부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그리고 만 2년이 지난 2003년 이날 참여정부의 ‘리틀 노무현’ 김두관 행자부장관에 대한 국회 해임건의안이 가결됐다.임동원 해임안과 김두관 해임안은 단순히 같은 날짜에 의결됐다는 시기상의 공통점만 지닌 게 아니다.두 사람은 각각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비전을 상징하는 인물이다.임 전 장관은 DJ가 최대 업적으로 꼽는 햇볕정책의 산파이자 대북정책의 총책이었다.김 장관 역시 노 대통령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지방분권화의 사령탑이다. 해임안 가결을 전후한 정국의 혼란상도 유의미한 대목이다. 임 전 장관 해임안 가결은 DJP공조의 공식 파기를 의미했다.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DJ에게 등을 돌려 국민의 정부 출범 후 3년여간 지속돼 온 2여1야 구도가 1여2야,여소야대의 불안정 구도로 전환됐다.이는 정권이 바뀐 지금까지도 정국구도의 기본틀로 자리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 분당과 함께 노 대통령을 뒷받침할신당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노 대통령의 당적 향배를 지켜봐야겠지만 2여2야(신당,민주당 대 한나라당,자민련)이든,1여3야(신당 대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이든 여소야대의 기본틀 속에서 정국이 새 질서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두 해임안은 각각 2002년 대선과 2004년 총선을 한 해 앞두고 이뤄진 공통점도 지닌다.2001년 당시 DJ는 국회의 해임안 가결을 받아들여 임 전 장관을 해임했으나 곧바로 그를 청와대 외교안보통일특보로 임명,야당과의 정면승부에 나섰다.노 대통령도 “왜 김 장관을 해임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거부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문제는 해임안 처리 이후 정국이다.DJ는 임기 말에 맞은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급격히 레임덕(권력누수)에 빠졌다.한나라당의 각종 폭로와 의혹 제기로 두 아들이 구속되면서 사실상 정국 주도력을 상실했다. 노 대통령은 취임 6개월을 갓 넘긴 임기 초반이라는 점에서 DJ와는 상황이 다르다.다만 지지율이 DJ가 레임덕에 빠진 임기 후반 때와 비슷한 40%대로 떨어진 점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한나라당은 이미 노 대통령이 해임 결의를 거부할 경우 정권퇴진운동에 나설 것임을 천명해 놓고 있다.여야간 극한대치가 예고돼 있는 셈이다. 진경호기자 jade@
  • “북유럽 판화가를 韓紙 전도사로”

    유럽의 미술가 사이에서 일본의 전통종이 와시(和紙) 열풍이 분 것은 벌써 오래된 얘기라고 한다.특히 판화가들 사이에 일본종이는 ‘놀라운 재료’로 받아들여지면서 상상하기 어려운 값에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지(韓紙)는 어떨까.현재 품질좋은 일부 한지는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그런데 알고보면 높지않은 가격으로 일본에 간 한지는 다시 유럽으로 보내지면서 와시로 탈바꿈하여 몇배의 가격표가 붙기 일쑤다. 강원도 원주 치악예술관에서 3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북유럽 판화 작가전’은 일단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이 지역 대표적인 판화가들의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는 뜻이 있다. ‘2003 원주한지문화제’행사의 하나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나아가 한지가 유럽에서 일본종이 이상으로 각광받을 수 있을지를 타진해보는 자리라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출품 작가는 핀란드의 투카 펠토넨·울라 비르타·아누 베르타넨·카리 라이티넨,덴마크의 잉거 리제 라우스무센과 마리안 팅홀름,스웨덴의 마티아스 올손과 울리카 크리스텔,노르웨이의 테르예 리스베르크와 리타 마르하우그 등 16명.북구의 자연과 삶의 깊이를 표현한 판화 48점이 출품된다. 핀란드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섬유예술가 안애경씨는 “북구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내재된 정신세계를 표현하는 대표작가들을 소개하는 것이 중요한 목적”이라면서 “이들의 테크닉과 작품의 아이디어를 어디서 찾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종이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뜻밖에 “한지 말고도 세상에는 많은 종이가 있고,종이를 이용하는 방법도 많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전통적인 판화기법 말고도 스스로 개발한 실험적이고 자유로운 표현방법으로 폭 넓은 작품세계를 구사하는 작가를 집중적으로 초청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전시회는 안씨가 생각하는 ‘한지의 상품성 높이기’의 한 과정이기도 하다.초청작가 가운데 투카 펠토넨과 아누 베르타넨,카리 라이티넨은 일본 전통종이를 즐겨 사용한다.이번 전시회를 앞두고 안씨가 한지를 보여주자 출품작가들은 상당한 관심을 표시했다고 한다. 한지의 ‘상품성 높이기’에 앞선 ‘이미지 높이기’는 2004년에 핀란드 헬싱키예술대학에서 있을 페이퍼 프로젝트부터 본격화될 것이다.이번에 초청된 작가들은 이 프로젝트에서는 한지를 이용한 작품들을 선보이게 된다.한지의 가치가 북유럽을 대표하는 작가들에 의하여 자연스럽게 현지에 알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천년의 숨결-韓紙 소통’을 주제로 한 ‘원주한지문화제’는 판화전을 비롯하여 한지패션쇼,한국전통등초대전,한지아트웨어전,한지체험전,재즈·록 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3일부터 닷새동안 치악예술관 일원에서 펼쳐진다.(033)731-1364. 서동철기자 dcsuh@
  • “좋은 음식은 인류화합 전도사”각국 수석요리사 요리외교

    ‘지도자는 바뀌어도 주방장은 영원하다.’ ‘정치는 인류를 분열시키지만 좋은 음식은 인류를 하나로 만든다.’ 이같은 모토 아래 해마다 모임을 가져온 세계 각국 정상과 왕족들의 수석 요리사들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최근 파리에서 열린 ‘주방장 중의 주방장 클럽(CCC)’ 회의에서 이 모임의 회장이자 백악관 수석 주방장인 월터 셰이브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와의 이라크전 갈등 와중에 즐겨먹은 음식이 ‘프렌치프라이(감자튀김)’였다고 털어놨기 때문.CCC는 프랑스 요리사 질 브라가르가 지난 77년에 만든 모임으로,정상급 요리사 40여명이 매년 파리에서 만나 요리법과 각국 정상들의 식습관에 대한 정보도 교환하고 친목을 다진다.지금까지 한번도 모임을 거르지 않은 브라가르는 늘 긴장감이 감도는 정상 외교에서 “좋은 음식이 각국 정상을 가깝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4일간의 일정 동안 CCC 회원들은 코냑 지방을 방문해 레미 마르탱 시음회를 가졌으며,파리 외곽의 식료품 도매시장과 샴페인원산지 샹파뉴도 찾았고,시라크 대통령 부인 베르나데트 여사로부터 엘리제궁에 초대받기도 했다. 박상숙기자 alex@
  • [나의 건강보감] 지식산업사 대표 김경희

    “단전호흡,이거 자식들에게 물려줄 유산목록 1호요.낼 모레 일흔인 내가 무슨 욕심이 있겠어.정말 사람들이 다 이 운동 했으면 좋겠어요.” 올해 예순 여섯.그의 목소리는 아직도 칼칼했다.안색은 익은 누에처럼 맑았고,몸은 마치 꿩의 다리뼈처럼 단단하고 꼿꼿해 보였다.지식산업사 김경희 대표는 단전호흡의 전도사를 자임했다. “중학교 3학년때부터 2년 남짓 결핵을 앓았고,대학 들어가서는 한 7년쯤 위·십이지장 궤양을 심하게 앓았지.그뿐인가.30대 초반에는 간영양결핍증이 왔어.이게 간경화로 된답디다.좀 나아지나 했더니 당뇨가 와요.내가 생각해도 기가 막힙디다.” 젊은 시절의 그는 병을 달고 살았다.“80년대 초반에 세상 어수선했잖아.그때 출판사 힘들었어요.신산(辛酸)의 삶이랄까.그랬어.그 와중에 당뇨가 온거야.” 그가 겪은 병증이 모두 그랬지만 특히 당뇨는 그의 삶을 바꾼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어릴때부터 병약… 당뇨까지 생겨 “다들 아는 얘긴데,당뇨가 오면 성기능이 무뎌져요.한마디로 안돼.내가 마흔에 결혼을 했는데 당뇨가온게 마흔 대여섯 무렵이란 말야.큰일이지.양의,한의 다 찾아다녔지만 안돼.그때 만난 게 국선도 단전호흡이야.이런 말 하면 믿을까? 단전호흡 시작한지 5일만에 내 자신이 달라졌다는 것을 확인했어.”그때부터 그는 단전호흡에 몰입했고,몰입은 곧 심취로 이어졌다.86년 초의 일이었다. 국선도에서 그의 요즘 지위는 최고위 선사(仙師) 다음의 법사(法師).그러나 공력이나 이론은 누구 못지 않다.만나자마자 수련복을 갈아입고 보여주는 고난도 시범은 ‘이래도 단전호흡 안할거야?’라는 시위같았다.“어렵게 생각할 것 없어요.고대부터 우리 조상들이 양생법(養生法)으로 삼았던 배냇호흡이 바로 단전호흡입니다.” 그가 설명하는 단전호흡의 원리와 기원은 이렇다.진화 이전의 인간은 다른 동물처럼 네 발로 활동하고 복식호흡을 했다.자연 인체의 장기는 척추에 메주처럼 매달렸고,잠을 잘 때도 지금처럼 등을 바닥에 붙이지 않았다. 그러나 두발로 서는 직립이 문제가 됐다.앞발을 손으로 쓰게 되면서 태생의 섭리가 왜곡되기 시작한 것.척추에 매달려야할 장기는 아래로 쏟아질 듯 위태롭게 됐고,그 결과 단전은 장기의 압박을 받아 위축됐으며,사람들은 직립에 거추장스러운 복식호흡 대신 간편한 폐호흡을 택했다. 그러나 폐호흡이 인체의 운기(運氣)를 막아 숱한 부조화를 낳고,부조화는 병을 만들며,병은 고뇌를 낳고,고뇌는 사람을 더욱 거칠고 병약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동인도회사를 만든 유럽인들이 인도에서 요가를 목격하고는 이를 유목민 체형에 맞게 변조한 것이 바로 우리가 어렸을 때 배운 국민체조의 원조인 덴마크체조였어요.이에 비해 단전호흡은 백두산 언저리에 터를 닦은 우리 조상들이 찾아낸 참으로 값진 유산입니다.도수체조는 좋다는 사람들이 단전호흡을 어렵다거나,낯설게 느끼는 것은 이상한 일이지요.” ●폐호흡이 부조화 부르고 병 만들어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한 뒤 문학평론가이자 손위 형인 김우정씨가 지난 69년 설립한 지식산업사에 전무로 입사해 일하던 그는 지난 83년 된서리를 맞았다.광주민주화운동과 KAL기 폭파사건,아웅산 사건 등으로 전쟁위기가 고조되면서 돈줄이 막혀 거액의 부도를 낸 것. “지금으로 치면 부도액이 50억원쯤 될건데,죄책감과 부끄러움 때문에 살 수가 없더라고.죽으려고 했는데,죽으란 법은 없나 봐.바깥에서 지식산업사 살려야 한다며 당대의 지식인들이 후원회를 만든 거예요.변형윤·민두기·박경리 선생 등 내로라하는 인사 40명이 참여했어요.그래서 이 회사가 주식회사로 되살아난거요.그때부터 몸 안사리고 일했지.운동을 못하니 체중이 69㎏까지 붑디다.지금 55㎏이니 어땠겠어요.당뇨도 그때 왔어요.” “살펴보자니,단전호흡이 국운의 성쇠와도 무관치 않은 것 같아요.국선도의 다른 이름이 풍류도,화랑도였는데,화랑을 앞세워 삼국을 통일한 신라가 나중에 화랑도 즉,국선도를 폐기하면서 망했거든.어디 그뿐인가.어려서부터 병약했던 퇴계 이황 선생은 단전호흡에 심취해 일흔까지 장수했어요.죽을 때도 ‘나를 일으켜 앉혀라.’하고는 가부좌한 채 운명하셨고,성철스님도 ‘나 갈란다.’하시고는 결가부좌를 튼 뒤 입적하셨는데,나도 그렇게 죽고 싶어요.옛날 선비들 하루종일 가부좌 틀고 단정하게앉아 독서하고 토론한 것이 바로 단전호흡의 전통이거든.” 그는 10년 전부터 사무실로 쓰는 종로구 효자동의 저택 3층에 15평쯤 되는 수련장을 마련해 매일 단전호흡을 지도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시인 황지우씨와 중앙대 강내희 교수,서울컨벤션의 이수연 사장 등 숱한 사람들이 그에게서 단전호흡을 익혔다. “내가 단전호흡을 시작한 이후 당뇨는 물론 감기약 한번 먹어본 적이 없어요.이런 좋은 운동을 나만 가질 수 있나.나눠야지.국민들 모두 나서 단전호흡 했으면 좋겠어요.이것이 내가 사회에 베풀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입니다.” ●단전 시작후 감기약 한번 안먹어 그의 단전호흡 찬양은 끝이 없다.“현대인들이 이런저런 병고에 시달리는 것도 다 타고난 섭리를 무시하고 조화를 깨뜨려 빚어진 일입니다.그 뿐입니까.정신이 육체를 지배하지 못하면 젊은이들은 불량배가 되고,나이 든 사람은 치매를 맞습니다.이런 부조화,여기서 비롯된 모든 병증을 극복하는데 단전호흡만한 비방(方)이 없다고 봐요.” 그는 지금도 두좌(頭座·물구나무서기)해 세상을 본다.거꾸로 된 세상을 바로 보는 그만의 관조법이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n@ ■단전호흡 건강론 “완전한 건강은 몸과 마음이 합일해 하나의 유기체로 작동할 때 이뤄지는 것입니다.육체의 단련만을 건강의 완성이라고 여기는 일부의 시각은 이런 점에서 잘못된 것이지요.” 김경희씨의 건강론은 ‘조화의 건강론’으로 요약된다.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뤄야 사람이 건강하고 사회도 바르게 된다는 의미다.“사람을 보세요.뱃속의 태아는 복식호흡을 하다 세상에 나오면서 비로소 폐호흡을 시작합니다.태어나서도 심상이 편할 때는 곧잘 복식호흡을 합니다.그러다가 죽음에 가까울수록 폐호흡을 하게 되는데,숨이 얕아져 목호흡을 하면 그것은 곧 죽음입니다.” 단전호흡 경력 20년이 돼가는 그는 지금도 거의 매일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운동법은 간단합니다.복식호흡으로 단전에 기를 모아 온몸으로 순환시키는 원리지요.그 과정에서 인체의 365경락을 모두 돌아 놀라운 집중력과 지구력이 생성되는 겁니다. 그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해야 하는 운동이지만 특히 청소년과 사회를 이끄는 지도급 인사들에게 단전호흡을 권하고 싶다.”고 했다.“이유야 많지만 작은 것에 연연하지 않는 호연지기와 결단력,멀리 보는 지혜와 매사 공정하게 읽어내는 균형감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예순을 훨씬 넘긴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날렵한 몸놀림으로 물구나무 선 뒤 거꾸로 선 몸통을 머리와 양쪽의 가냘픈 검지손가락 하나로 지탱했다.그러고는 “모든 사람이 희구하는 파라다이스는 바로 모태(母胎)인데,단전호흡은 이미 세상에 던져진 사람을 그 모태,즉 파라다이스로 인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경희대한방병원 신경정신과 김종우 교수는 “단전호흡은 인체의 운기를 활성화해 우리가 에너지라고 일컫는 정(精)을 충족시키는 유용한 건강법”이라며 “호흡뿐만 아니라 체조까지 해야 하므로 심신의 이완과 안정을 가져오고 성별,나이를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점도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심재억기자
  • 증권맨은 ‘錢視如糞’ 가슴에 새겨야/증권선교 26년 김원철 목사

    하루에도 수조원 규모의 돈이 바쁘게 움직이는 서울 여의도 증권시장.이곳 중심부에 있는 증권업협회 20층 동우회실은 26년째 증권업계의 직장선교 활동을 이끌어온 증권단선교회 김원철(金元哲·57) 담임목사의 보금자리다. 27일 만난 김 목사는 오후 6시가 지났지만 선교회 임원들과 함께 9월부터 진행할 사회복지기관 봉사활동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김 목사는 1973년 공채 2기로 증권업협회에 시황방송 아나운서로 입사,24년 동안 협회에 몸담았던 ‘증권맨’이다.지난 98년 증권연수원 신축본부장을 끝으로 퇴사했지만 77년 협회를 중심으로 설립된 증권단선교회의 창단 멤버로 선교회를 이끌면서 목사로 변신했다.81년 선교회 담임목사를 맡은 뒤 증권 유관기관 및 증권사 신우회 30여개에 소속된 임직원 1200여명의 회원과 함께 장애우(友) 봉사활동에서 해외선교까지 나눔을 베풀고 있다. ●드라마틱한 57년 인생 언뜻 생각해도 증권맨에서 목사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김 목사의 경력은 특이하다.그의 삶을 들춰보면 한 편의 드라마를연상시킨다.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증권업계에 뛰어들었지만 전도사 생활을 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목회의 꿈을 접지 못했습니다.신우회 활동과 함께 신학공부를 계속 하면서 목사가 됐지요.” 일제시대 때 신학공부를 한 아버지는 목회활동을 하면서 김 목사를 비롯,7형제를 키웠다.그러나 자식들이 학업을 마치기도 전에 중풍으로 누웠고,어머니가 시장에서 순대장사를 하면서 아들들을 뒷바라지했다.“중·고등학교를 고학으로 마치면서 식당·신문배달·자동차정비 등 안 해본 일이 없습니다.지금은 형제 모두가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교사·사업가 등으로 모두 열심히 생활하고 있으니 기쁠 따름입니다.” 어렵게 공부한 탓에 학업에 대한 열의는 남달랐다.협회에 입사한 뒤 기회가 된다면 무엇이든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대학·대학원 야간과정을 듣기 시작했다.명지대·방송통신대·한신대에서 신학 등을 공부한 김 목사는 성균관대 행정대학원,한신대 신학대학원,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잇따라 석사학위를 받았다.“목회를 하려니 철학이나 행정,경영등도 배워야 더 크게 쓰임받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000년에는 각고의 노력 끝에 한신대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박사 논문 제목은 ‘한국 직장선교 활성화를 위한 신우회 교육개발 연구’.직장 선교를 주제로 한 박사 1호가 됐다.현재는 한신대 사회복지대학원에서 마지막 석사 논문학기를 보내고 있다.지난 5월부터는 극동방송을 통해 매일 저녁 ‘성경강해 설교’도 하고 있다. 만학도의 꿈을 이루게 된 감회를 묻자 김 목사는 세월에 낡은 듯한 수첩을 꺼내 맨 앞장을 보여줬다.거기에는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는 과정에 있다가 죽는 사람이 되자.’,‘유능한 사람은 언제나 배우는 사람이다.’ 등 고등학교 때부터 품어온 좌우명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김 목사는 “힘들 때마다 ‘내게 능력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성경 구절을 떠올렸다.”면서 “내 자신이 아니라 세상을 위해 스스로를 헌신할 준비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의 딸도 목사 고시를 통과한 예비목사로,3대째 목회를 하게 됐다.남을 위해 봉사하는삶을 사는 아버지의 소리 없는 가르침을 따라 자연스럽게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김 목사는 “직장선교를 통해 정해진 시간에만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일상생활에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를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직장과 학원,군대 등에서 선교활동을 통한 ‘에브리데이 봉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선교 중요성 커…봉사는 천직” 김 목사가 이끌고 있는 증권단선교회는 복음으로 증권업계의 ‘금전사고’를 방지하려는 취지에서 설립됐다.그러나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장애인·소년소녀가장·노숙자·출소자·치매노인 등 사회의 약자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통해 섬김과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매년 7월17일 개최하는 장애우 봉사캠프와 백혈병환자 돕기 헌혈행사,11월 자선음악회 등을 통해 40여개 사회복지기관에 후원금을 전달하는 등 소외계층에 실질적인 도움의 손길을 펼쳐 보람이 크다고 김 목사는 전한다. 지난 7월17일 개최한 ‘장애우 초청 1일 수영캠프’에서는 장애우 300여명과 선교단 회원 200여명이 함께 물놀이를 하면서 뜻깊은 하루를 보냈다. “장애우들은 달력에 마치 생일처럼 7월17일을 빨간색으로 표시해 놓고 기다립니다.그들이 수영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날이기 때문이죠.”또 25년째 이어져온 자선음악회에서 거둬들이는 후원금도 매년 늘어나 2000만원을 웃돌고 있다.김 목사는 “후원금은 복지기관과 1대1로 연결된 신우회를 통해 전달되고,소년소녀가장 등을 따로 돕기도 한다.”고 설명했다.최근에는 해외선교에도 눈돌려 조선족·북한선교에 이어 중국·태국·캄보디아·미얀마 등에 컴퓨터·의약품을 전달하는 등 봉사대상을 넓히고 있다. 김 목사는 “사회복지학 공부를 마치면 하나님 뜻대로 어디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배운 것을 나눠주며 봉사하면서 남은 생을 살아갈 것”이라면서 “특히 노숙자·노인복지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증권연수원에서 ‘명강사’로도 활동중인 김 목사는 강의 때마다 ‘전시여분(錢視如糞)’이라는 말을 즐겨 한다.증권맨들은 ‘돈 보기를 변처럼 해야 한다.’는 뜻이다.자칫 돈의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증권맨들이야 말로 믿음으로 무장,직장선교를 통한 나눔을 베푸는 삶이 필요하다는 김 목사의 마지막 말이 머리 속에서 한동안 맴돌았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북측주장과 남측 반론 / 北 “훈련장에 멸공방송車” 南 “불순분자 침입 불가능”

    북한 주장의 ‘실체적 진실’은 무엇인가. 대구유니버시아드에 참가 중인 북한은 보수단체의 계속된 시위와 외부인의 응원단 숙소 침입 등 두가지 문제를 추가 제기하면서 ‘철수’를 시사했다. 북한은 “우익보수분자들이 방송차까지 동원해 우리를 또다시 마구 헐뜯었다.”고 말했다.이 주장은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내용은 대체적으로 맞다.그러나 “이를 방치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경찰이 “훈련 중인 북한 선수단과 거의 동시에 이들을 발견해 즉시 방송과 유인물 배포 등을 중단시켰다.”고 반박했다. 26일 오전 11시35분쯤 주경기장 주변에서 새일중앙교회 멸공진리회 소속 전도사 김정윤(41)씨 등 3명이 1톤 냉동탑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북한공산당은 반드시 무력 남침한다.” “하나님의 역사로 멸공,북진통일된다.” “북한선수 돌아가라.”는 등의 방송을 했고,비슷한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했다. 마침 주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연습 중이던 북한 마라톤 선수들은 이에 항의해 연습을 중단했다.경찰은 김 전도사 등을 대상으로 불법행위 여부 등경위를 조사 중이다. ●10원짜리 동전·화투도 트집 둘째로 북한은 “응원단 숙소인 대구은행 연수원에서는 침실에 침입해 사품을 뒤지고 금전과 여성들을 희롱하는 불순한 글들,그리고 화투짝을 트렁크와 침대 속에 밀어넣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수원 관리를 책임진 대구시는 “북측이 지난 24일 0시40분쯤 “10원짜리 동전 1개와 침실 구석에서 화투 3장,‘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는 류시화 시인의 연시가 인쇄된 A4 용지 등을 발견해 우리측 연락관을 통해 이의를 제기했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에도 ‘금생공상반생사여공(今生共相伴生死如共·지금 살아서도 같이 하고 죽어서도 같이 한다.)’이라는 글귀가 적힌 종이 쪽지가 발견돼 북측이 항의했다. ●“前투숙객이 두고간것 해명” 이에 대해 대구시는 “은행 직원들의 연수뿐 아니라 외부 기관에 임대해주기 때문에 종전 연수원을 사용한 사람들이 두고 나온 것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난 23,24일 북측에 이미 이해시켰는데 느닷없이 다시 문제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특히 류시화 시인의 시는 2000년 7월20일자로 프린트된 것으로,글씨가 적힌 종이는 오래돼 누렇게 빛이 바래 북측이 주장한 것처럼 ‘불순분자의 침입해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또 “숙소 내부와 울타리 주변,반경 2㎞ 이내 등을 경계지역으로 설정해 경찰과 군이 24시간 경비하고 있어 불순분자의 침입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당국은 북한이 침입증거를 제시하면 즉각 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한 북한기자는 한 술 더떠 “어느 방에서는 여성 응원단원의 가방을 뒤져 사진기로 속옷을 찍은 뒤 이를 현상해 놓아두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구 황경근 박준석 이창구기자 kkhwang@
  • 北 U선수단 “保守시위 재발·숙소에 불순분자” / “당국 사죄 안하면 철수”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 중인 북한 대표단이 26일 보수단체의 시위가 재발했다며 남측 당국의 사죄와 주동자 처벌,신변안전 보장,재발방지 약속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참가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와 유니버시아드조직위측은 북측의 주장이 무리한 것이므로 사과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끝내 북측 대표단의 철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3면 전극만 북한 대표단 총단장은 이날 오후 유니버시아드 미디어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보수단체의 시위가 재발했고,북측 응원단 숙소에 불순분자가 침입했다.”고 주장하며 “책임 있는 남측 당국의 공식 사죄와 주동자 처벌,신변안전 보장,재발방지 담보가 지체없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회에 더는 참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북한 응원단은 이날 오후 열린 북한-멕시코 여자축구 및 북한-미국 남자배구 경기 응원 일정을 취소했으나 선수들은 예정대로 경기에 참가했다. 이에 대해 박상하 대회조직위 집행위원장은 “조그마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유감을 표명할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북한도 철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정부와 조직위는 그러나 북측의 주장과 관련,실상을 파악하는 한편 필요한 조사에도 들어갔다.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은 이날 오후 대구를 방문,“북한 선수단이 안심하고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경계경비를 강화하라.”고 특별지시했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이날 대구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마라톤 연습을 하던 북한 선수들 주변에서 차량을 이용해 북한 비난 가두방송을 한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 등)로 광주 모교회 전도사 김모(41)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도운·대구 박준석기자 pjs@
  • 대구 유니버시아드 / 종주국 누른 발차기

    태권도 남자 72㎏급에 걸린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첫 금메달의 영광은 종주국 한국선수가 아닌 이탈리아의 카를로 몰페타(19)에게 돌아갔다. 몰페타는 22일 경북고 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 최대 고비인 한국 조바로(경희대)와의 2회전에서 14-12로 승리한 뒤 파죽지세로 결승에 진출,다비도프 페트로(우크라이나)를 7-3으로 여유있게 누르고 대회 첫 금메달리스트로 등록했다. 4살때 건강을 위해 도복을 처음 입은 몰페타는 2000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고,2001년 세계선수권대회 2위와 같은해 월드컵 제패로 명실상부한 1인자 자리에 올랐다. 올해 테라보대학 체육학과에 입학한 몰페타는 붙임성이 좋은 데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2시간 이상 태권도장에서 훈련할 정도의 ‘연습벌레’로 유명하다. 몰페타의 우승은 이탈리아에 태권도의 첫 씨앗을 뿌린 한국 출신 조련사 박영기(62)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경희대 상대를 졸업한 뒤 이탈리아에 먼저 정착한 형 선제씨를 따라 지난 67년 이탈리아로 건너간 박 감독은 태권도를 전파하는 전도사로서 공로를 인정받아 76년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박 감독에게 뛰어가 뜨거운 포옹을 한 몰페타는 “감독님과 영광을 함께하고 싶다.”며 감사함을 표시한 뒤 “이번 대회 우승은 내년 아테네올림픽으로 가는 디딤돌”이라며 올림픽 금메달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대구 이창구기자
  • 고구마가 변비 특효약 ?/ 식이섬유·얄라핀 상승효과… 생즙으로 마시면 좋아

    정병춘(54) 농촌진흥청 목포시험장장은 매일 찐고구마 2개를 먹는다.영양을 고루 흡수하면서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식사 때마다 중간 크기의 고구마를 반 개씩,자기 전 반 개를 먹는다.술을 좋아했던 그는 지난 1988년 위암 수술로 위를 완전히 들어냈다.위가 없는 그는 “고구마를 먹기 전에는 뱃속이 비어 밤잠을 설쳤다.”고 말했다.고구마 덕분에 삶의 활력을 다시 찾게 된 그는 요즘 고구마 전도사가 됐다. 고구마가 건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세계 최장수국 일본에서는 고구마와 고구마 음료가 인기리에 팔리고 있고,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 정거장에서 식량을 자급하기 위해 고구마의 수경재배를 연구 중이라고 한다.고구마의 영양이 뛰어난 까닭이다.최근 농촌진흥청 목포시험장이 와인 형태의 고구마 술과 음료를 개발했다. 중앙 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고구마가 우리나라엔 조선 영조 39년(1763년) 조엄에 의해 도입됐다. 한때 기아를 이겨내기 위한 구황작물이었던 고구마 가운데 유독 시선을 끌고 있는 종류는 껍질뿐만 아니라 속까지 자색인 고구마.자색 고구마에는 항암과 노화억제 효과가 높은 안토시아닌 색소가 풍부하다.안토시아닌은 세포의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청소하고,체내의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제거하며 간에서 분해되는 알데하이드류를 빨리 산화해 숙취 해소 등에 좋다.안토시아닌은 자색 고구마 100g당 191㎍이 들어 있다. 고구마에는 비타민이 풍부하다.비타민A의 전구물질로서 항암작용을 하는 베타카로틴도 고구마에는 113㎍이 있다.속이 빨갛거나 주황색 고구마에 특히 많다.베타카로틴은 체내에 비타민A가 부족할 경우 비타민A의 역할을 하지만 비타민A가 충분할 경우 발암물질인 유해산소를 중화하고 LDL 생성을 예방한다. 또 노화를 늦추는 비타민E(토코페롤)도 풍부하다.비타민E는 피부나 혈관을 젊게 유지해 노화 방지와 생활습관병(성인병) 예방에 좋다.고구마 100g에 든 토코페롤의 양이 1.3㎎으로 호박(1.6㎎)과 비슷하다. 비타민C는 밀감과 비슷한 30㎎ 정도 함유하고 있다.가열 요리해도 60% 정도 남아 있다. 고구마에 많은 식이섬유 펙틴은 변비해소에 좋고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사람의 소화작용과 관련된 실험에서 28가지의 과일과 야채 가운데 고구마의 식이섬유가 콜레스테롤을 가장 효과적으로 제거하였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생 고구마를 자르면 하얀 유액이 나오는데 이는 고구마의 상처를 보호하는 얄라핀으로서 설사를 하게 하는 하제(下劑)로 쓰인다. 식이 섬유와 얄라핀의 상승효과로 변비가 해소된다.이 두 가지 물질은 안정성이 있으므로 가열한다든지 조리해서 이용해도 좋다.그러나 생즙으로 이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칼륨과 칼슘도 풍부하다.칼륨은 혈압을 내리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피로를 막는 작용을 한다.칼륨과 식이섬유는 고구마나 고구마 잎·줄기 등을 삶거나 데칠 때 생기는 국물(즙)속에 녹아 있으므로 데친 국물을 국이나 간을 맞추는 재료로 쓰면 된다.흥분을 억제하고 출혈을 방지하는 칼슘도 고구마 100g에 34㎎이나 들어 있다.인체에 흡수되기 쉬운 상태로 있어 칼슘의 이용이 매우 효과적인 식품이다. 식물 프로게스테론도 고구마에 많다.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과비슷한 작용을 하는데 폐경기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 좋다. 이런 효능이 있는 고구마를 강판에 갈아 생즙을 내 우유나 다른 과즙과 섞어 마시면 좋다.야채 생즙 중 고구마 즙의 발암 억제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즙 농축액을 피부암 부위에 발라 개선된 사례도 있고 기미와 주근깨 방지,위장개선의 효과도 보고돼 있다. 야채 생즙을 낼 때 고구마는 뿌리이므로 잎 채소나 과일 등과 혼합하는 것이 좋다. 고구마의 빛깔을 좋게 익히고 싶을 때는 껍질을 벗기고 고구마에 레몬이나 오렌지의 즙을 발라주면 선명한 황금색으로 익게 된다.섬유질이 많은 고구마는 환자에게 만복감을 준다.또 군고구마는 자연 감미가 있어 당뇨병 환자에게 호평을 받는다.그러나 당 함량이 높으므로 당뇨환자는 너무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주성분이 전분이므로 비만증인 사람이나 고혈압,심장 질환을 앓는 사람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 도움말 정병춘 농촌진흥청 목포시험장장,구성자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안승춘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장 이기철기자 chuli@
  • [화제의 사이트] www.myafrica.co.kr

    본격 휴가철이다.하지만 어느 피서지에서든 인파에 시달리기 일쑤다.‘남들 다 가는’ 동남아나 동해안도 슬슬 지겨워진다.그렇다면 이번 휴가는 아프리카 여행 전문 사이트 ‘마이아프리카’(www.myafrica.co.kr)를 통해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을 떠나는 게 어떨까. ’마이아프리카’에서 먼저 눈에 띄는 코너는 사이트 운영자 허석씨의 케냐 여행기.황열병 등 아프리카 풍토병을 예방하는 방법과 비자 문제,비행기 항로,수도 나이로비에서 주의할 점 등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파리 여행 준비’도 ‘마이아프리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너.정로환이나 면봉 등 아프리카 초원지대 여행시 필수품,옷차림,먹거리 등 다양한 정보를 정감 있는 말투로 풀어내고 있다.아프리카 여행길에서 조난당했을 때 생존 전략을 알려주는 ‘숲속에서 죽지 마세요’ 코너도 눈길을 끈다. ‘마이아프리카’는 ‘타잔은 없다’,‘여러모로 당당한 에티오피아’라는 글을 통해 막연한 편견과 오해도 바로잡아 준다.옴두르만 전투 등 아프리카 역사 이야기도 볼 만한 코너.생활 아프리카어가 자세히 설명돼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비록 아프리카 여행을 직접 떠나지 못하더라도 낙담할 필요는 없다.이 사이트에서 케냐,탄자니아,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각국의 민속 음악과 함께 운영자가 직접 찍은 현지 사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허씨는 “평소 사업 때문에 아프리카에 자주 들르다 보니 ‘아프리카 전도사’가 됐다.”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프리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느린것이 좋다”日 ‘슬로 라이프’ 바람

    고도성장기,세계 제2의 경제대국,1인당 국민소득의 미국 추월로 절정에 달했던 자신감이 거품경제 붕괴,장기 불황으로 여지없이 추락해버린 일본 열도에 ‘천천히,천천히’의 물결이 일고 있다.당황하지 않고,서두르지 않고,천천히 살아가는 동경(憧憬)의 생활 스타일을 좇는 일본인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1980년대 패스트 푸드의 상징인 미국의 맥도널드가 로마에 진출하려는 데 대한 반발로 시작된 슬로 푸드(Slow Food)운동.빠르고 편리하고 효율적인 것보다는 조악해도 느긋하고 자연스러움에 포인트를 두는 슬로 라이프는 슬로 푸드의 ‘버전 업’인 셈이다. |도쿄 황성기특파원|“‘느린’ 쪽이 좋은 것도 있고,‘빠른’ 쪽이 좋은 것도 있다.둘 중 어느 한쪽을 택한다기 보다,예를 들어 바쁘게 일하면서도 휴일은 시골에서 지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일본의 유명 뉴스캐스터인 지쿠시 데쓰야(68)는 ‘슬로 라이프(Slow Life)’의 전도사이다.곳곳에서 강연할 때면 반드시 “‘슬로’는 시간개념이 아니다.바람직한 마음의 상태”라고 강조한다.그의 강연은 언제나 슬로 라이프의 비결을 전수받으려는 일본인들로 성황을 이룬다. ●“천천히 하면 몸과 마음이 건강” 도쿄 시내 한복판에 개인 사무실을 갖고 있는 야노(52)는 출퇴근은 물론 웬만한 시내 볼일의 교통수단은 자전거이다.그는 “전철이나 택시보다는 느리지만 도쿄의 대도시 풍경 속에 느긋하게 생각할 여유를 준다.”는 것이 이점이라고 말한다.딱히 슬로 라이프를 의식한 것은 아니지만 여유있게 사는 즐거움을 자전거를 타면서 느끼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이치(愛知)현의 바닷가에 이웃한 농장인 ‘이토 그린 농원 펜펜’에서 50여명의 젊은이들이 농장주인 이토(50)의 얘기에 귀를 기울인다.“이게 씨앗이고,땅에 떨어져서 파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파,페퍼민트 등 다양한 야채가 재배되고 있는 6000㎡의 밭에는 군데군데 잡초도 섞여 있고,천연비료로 쓰려고 베어낸 풀더미에 갖가지 벌레들도 쉽게 눈에 띈다.“지렁이나 미생물 덕분에 부드럽고 좋은 흙이 생겨났다.”고 참가자들에게 설명하는 이토는 병원에서 인공투석 기사로 일하다 6년 전 “농장에 생을 걸겠다.”고 밭을 사들이고 슬로 라이프의 길로 나섰다. 고치(高知)시는 지난 6월 젊은 직원 12명으로 ‘슬로 라이프 추진위원회’를 설치했다.추진위의 임무는 자연이나 전통문화를 살려 느긋하고 풍부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내 고장 만들기를 위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다.지난 4월 고치 시정의 기본방침으로 채택된 ‘슬로 라이프에 의한 인간회복의 내 고장 만들기’가 채택된 데 따른 것이다. ●잇따라 선보이는 ‘슬로 푸드’ 추진위 위원장인 나가노 이사오(33·소방국 소속)는 10월쯤 슬로 라이프 주간을 설정해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추진위는 산중 콘서트,향토요리 강좌 등 슬로 라이프에 어울리는 행사를 중심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자연과 내 고장을 강조하는 슬로 라이프를 경영의 원동력으로 삼자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6일 도치기현 상공회의소는 ‘슬로 라이프 운동추진사업’ 1차 실행위원위를 열었다.“가치관이 변화하는 가운데 종래의 경영수법으로 기업을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상공회의소는 도치기 이외에는 경험할 수 없는 맛,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침체 일로의 지역경제를 부흥한다는 복안이다.슬로 푸드,슬로 라이프가 일본인의 생활에 파고들 조짐을 보이자 이에 편승한 상품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식품회사인 에비스는 다음달 11일 ‘슬로 라이프 스튜’의 판매에 들어간다.조리 시간이 다른 제품보다 더 걸리고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아 자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컨셉트를 강조했다.자연을 강조한 스튜 하나로 에비스는 한해 10억엔(한화 100억원)의 매상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이와하우스 공업도 슬로 라이프를 실천한 경량철골 구조의 주택을 선보였다.거실의 남북쪽으로 커다란 입구를 내고 천장에도 창을 내 바람이 잘 통하게 했으며 함께 조리하고 먹을 수 있는 개방형 부엌 등이 자랑거리.공사비는 평당 58만엔이다. 슬로 라이프를 테마로 한 책방도 생겨났다.도쿄 아카사카에 지난달 문을 연 한 책방은 ‘화(和),슬로 라이프,아시아,에스닉’이라는 코너를 설치했다.슬로 푸드를 다룬 책이나 느긋한 풍경의아시아 마을을 촬영한 사진집 등 2000여 종류의 서적을 갖추고 슬로 라이프를 추구하는 일본인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노령화,도시화에 따른 주민 감소로 고민하는 산골 마을도 슬로 라이프를 재정 개선책이나 주민 이주의 유인책으로 삼고 있을 정도이다. 아이치현의 젠만초(千万町)는 초등학교가 취학아동의 감소로 폐교 위기에 놓여 있을 만큼 편의점은 물론 휴대전화도 불통인 ‘불편 그 자체’로 인구 200명의 산골 깡촌.슬로 라이프를 추구하는 도회 사람이 이주하거나 놀러올 수 있도록 300년된 농가를 개조해 농촌생활의 체험 시설로 내놓았다.개조된 농가 뒤편에는 계단식 밭이 펼쳐져 있다.이곳을 찾는 도회 사람들은 이 농가와 밭에서 농작물을 키우는 경험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로부터 된장 담그기같은 전통생활을 체험하는 것은 물론 감자 같은 산골 특산물을 맛볼 수 있다. ●자연친화 운동으로 확산 추세 얼마 전 출간된 2003년판 환경백서의 ‘슬로 라이프의 추천’이란 항목.“지구온난화나 쓰레기 같은 지구규모로 전개되고 있는환경 문제 해결의 열쇠는 지역사회에 있다.”소비자가 지역에서 생산된 지역특산물을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수입식품의 수입량에 수송거리를 계산해 식품의 환경부하를 표시하는 ‘식품 마일리지’의 개념을 소개하면서 백서는 슬로 라이프를 권하고 있다. 기후(岐阜)시는 슬로 라이프 운동을 펼치는 개인,단체에 1개 사업당 50만엔을 지원하겠다고 지난 6월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18일자 아사히신문의 독자투고란.“여행이 황급하기만 하다.국내여행은 분 단위로 행동하고,해외여행은 버스로 하루 500㎞나 이동한다.아침부터 저녁까지 강행군이다.한곳에 며칠이라도 좋으니 느긋하게 머물며 지내고 싶다.‘아무 것도 없는’ 서비스도 이제는 괜찮지 않은가.” 6월22일 도쿄의 명물인 도쿄타워를 비롯,일본 전국의 빌딩,시설 2000여곳에 오후 8시부터 두시간 동안 일제히 불이 꺼졌다.‘느린 것이 아름답다’는 책의 저자인 쓰지 신이치 메이지대 교수 등 시민단체가 주도한 행사였다.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은 촛불을 켜들고 어둑한 도시 속에서 슬로 라이프의 뜻을 되새겼다. marry01@ ■시즈오카현 가케가와市선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 중부지역의 시즈오카현 가케가와(掛川)시는 슬로 라이프를 선구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아담한 마을이다.인구 8만 2000명의 소도시 가케가와에 슬로 라이프가 본격도입된 것은 지난해 12월.‘슬로 라이프의 달’로 정하고 시 전역에서 113개의 이벤트를 치렀다. 행사의 하나인 슬로 사이클링에는 남녀노소 60여명이 참가해 30㎞의 거리를 4∼5시간에 걸쳐 천천히 달렸다.‘달렸다’기보다는 달리다,멈췄다,자전거를 끌었다 하면서 경치를 감상하고,다른 참가자들과 얘기도 나누며 느긋하게 이벤트를 즐겼다.지난 5월부터는 ‘느림보 버스’가 시내를 달리기 시작했다.시내 2개 코스 각각 12㎞를 45분에 순환하는 100엔짜리 슬로 라이프 버스는 급한 용건이 있는 사람이라면 답답해 앉아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느려터졌다. “인생을 80살까지 살 수 있다고 할 때 시간으로 환산하면 70만 800시간.그중에 일하는 시간은 7만시간에 불과하고 나머지 63만시간은 천천히 즐겨야 할 시간이라는 것이 가케가와의 제안”이라고 슬로 라이프를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는 가케가와 시청 기획인재과의 니보리 노리코는 설명한다.니보리는 “편리하고 빠른 것을 추구하는 바쁜 21세기는 물질적 풍요는 있지만 정신적 빈곤은 심화되는 시대”라면서 “슬로 라이프를 실천함으로써 마음의 풍요로움을 얻고 나누자는 것이 우리 시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전국에서 처음으로 슬로 라이프 개념을 시민생활과 행정에 도입할 것을 제안한 시는 시민들로부터 슬로 라이프 아이디어를 모집,이중 40개를 채택했다.시민들이 참가하는 슬로 라이프 행사에는 시 예산 2000만엔도 지원했다. 가케가와 시의 슬로 라이프는 7가지로 구성돼 있다.자동차를 타지 않고 천천히 걷자는 슬로 페이스,기모노,유카타 같은 전통의상을 입자는 슬로 웨어,가급적 천연식품으로 식생활을 하자는 슬로 푸드,오래된 주택에서 진정한 편리함과 멋을 찾자는 슬로 하우스,느긋하게 나이 들어 가자는 슬로 에이징,무농약·유기농을 권하는 슬로 인더스트리,죽을 때까지 배우자는 평생교육 개념의 슬로 에듀케이션. “7가지를 다 실천할 수는 없겠지만 살아가는 데 이들을 의식하고 실천하려고 할 때 삶이 보다 풍부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니보리의 낙관적인 전망이다.
  • 와인에 홀딱 빠진 30년 ‘물류 맨’/와인학교 ‘보르도아카데미’ 최훈 원장

    “너희가 와인맛을 알아?” 칠순을 앞둔 노(老)교수의 거칠고도 부드러운 입담은 좌중을 금방 압도해버린다. “방향타 없는 삭막한 위스키문화를 생각해보세요.와인은 클래식이자 생활의 여유입니다.” 철도청장 출신으로 33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3년째 ‘와인학교’를 이끌고 있는 최훈(崔燻·67) 보르도아카데미 원장.한때 프랑스 정통와인의 본고장에 유학한 실력을 되살려 ‘인기짱’으로 각계 인사들에게 격조높은 ‘와인학’을 흐드러지게 설파하고 있다. “숙녀가 있으면 숙녀 먼저,그렇지 않으면 시계방향으로 술잔을 권합니다.잔을 드는 방법에는 엄지와 검지로 잔의 목 부분을 잡거나,엄지·검지·중지 세 손가락으로 가볍게 목을 쥐는 방법 등 세 가지가 있습니다.” ●3년전 아카데미 설립… 와인전도사 나서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2층의 ‘보르도아카데미’ 강의실.휴일을 제외한 매일 저녁 6시쯤이면 포도주같은 그의 감미로운 ‘와인학’ 강의가 어김없이 시작된다.3년 전에 처음 시작했지만 입소문이 퍼져 그동안 정계·재계·언론계 등 각계 인사들이 상당수 찾을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막수회’ 멤버 10여명이 일일과정으로 이곳을 찾았다.막수회는 90년대 후반 일본에 근무할 당시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친목모임으로 정용석 KBS앵커,유원정 한국금융연수원 부원장,김대욱 용평리조트사장,염시종 대한항공객실담당상무,박상기 국제금융센터 선임연구원,최상렬 국가정보대학원 명예교수 등이 멤버로 속해 있다.강의실에서 만난 염시종 대한항공객실담당상무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나 친목을 다지고 있다.”면서 “뭔가 추억을 만들고 뜻깊은 시간을 갖기 위해 감칠맛나는 최 원장의 포도주 강의를 듣게 됐다.”고 말했다. 포스트모던화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보르도아카데미를 찾는 단체나 계층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얼마 전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부설 최고 정책과정의 인사들이 참석,‘와인과의 만남’을 가졌다. 특히 연세대 행정대학원생들의 경우 3년째 오리엔테이션을 겸해 보르도아카데미에서 ‘와인과의 만남’을 갖고 있다.부드럽고 여유있는생각과 친화력을 배울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라고 최 원장은 강조했다. “삼성과 한진그룹 등 대기업 간부들도 와인특강을 받고 있습니다.외국의 바이어들을 만나기 위한 해외마케터들이나 고소득을 올리려는 보험설계사 등은 매우 적극적입니다.특히 지난달 19일에는 원광대학원 정책과정 100여명이 부부동반으로 이곳에서 3시간 동안 와인강의를 들었습니다.지방에도 와인족이 부쩍 생겨나고 있습니다.” 최 원장이 와인학교를 이끌어오는 동안 와인을 매개로 한 새로운 조직 ‘클럽 르서울,노블레스 오블리제’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재계·언론계·관계·의료계 등을 포함,150명의 저명인사들이 참여하고 있으며,오는 11월 정식 출범할 예정이라고 한다.사회지도층이나 자녀들이 병역기피 등 국가적·사회적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취지에서 결성했다고 한다. ●교통공무원만 33년… 물류전문가 최 원장은 대구출신으로 대구상고를 나와 경북대 사범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뒤 61년 교통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이후 교통부의 관광국장·육운국장·수송정책국장을 거친 뒤 91년 교통부 수송정책실장을 맡았다.93년 철도청장에 발탁된 그는 이듬해 10월 경남 밀양과 삼랑진 사이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사고의 책임을 지고 철도청장직에서 물러났다. 33년의 공직생활을 갑자기 마감했던 탓에 그는 집에서 무작정 쉬는 신세가 됐다.궁리 끝에 소일거리로 종로2가 파고다학원에서 중국어와 불어공부를 하기 시작했다.불어를 신청한 이유는 1967년 프랑스 유학시절의 경험을 살리기 위해서였다.또 장차 중국이 동북아의 중심국가로서 정치·경제분야에서 새로운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중국어를 선택했다. 그렇게 8개월 동안 어학공부를 하던 중 한진교통물류연구원 초대원장 자리가 생겨 자리를 옮기게 됐다.3년여 근무하는 동안 그는 두 가지 길을 생각했다.물류전문연구원과 와인연구원이었다.결국 와인연구원쪽으로 방향을 틀었다.프랑스 유학시절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67년 佛유학시절 와인에 눈떠 “19세기 나폴레옹3세가 세운 파리의 르그랑호텔,알베르1세 호텔,프랑스 남부의휴양도시인 니스의 네그레스코호텔 등에서 5개월 동안 와인유학을 했었지요.” 당시 재미삼아 와인공부를 했던 것이 국내 와인학교를 세우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주위에서는 최 원장을 보고 “무슨 와인학교냐.”고 여러 차례 반문했지만 정통 와인강의가 필요하다는 고집으로 밀어붙였다.결국 프랑스 보르도와인학교에서 최종자문을 받은 그는 2000년 7월19일 현재의 위치에 국내 처음으로 정통 보르도와인학교를 세우게 됐다. “처음에는 학생도 오지 않고 고생이 많았지요.그러나 일주일에 3명씩 프랑스 현지에서 강사를 초빙,격조높은 질로 승부하겠다는 신념으로 꾸준히 일해왔습니다.” 학교설립 당시에는 국내 와인학교가 거의 없었으나 지금은 5∼6개정도 생겼다는 최 원장은 그동안 일일과정,3일과정,5일과정,CEO과정,2개월의 전문과정 등을 거쳐간 와인제자들만 모두 2500명이 넘는다며 웃었다. 김문기자 km@
  • ‘돈키호테’ 조선선비 위풍당당한 가출기 / 장편 ‘인간의 힘’ 펴낸 소설가 성석제

    조선 중기에 네번의 가출을 시도한 양반이 있다면?그것도 기녀와 눈이 맞아 술집에 진을 친 것도 아니고 여염집 아낙과 정분이 나 야반도주한 것도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작가 성석제)라면 그는 당대의 문제적 인물임에 틀림없다.당연히 ‘최고의 이야기꾼’의 한사람인 성석제의 민감한 ‘창작 레이더’에 걸렸다. 전통적 해학미를 탁월하게 빚어온 소설가 성석제가 네번째 장편 ‘인간의 힘’(문학과지성사)을 펴냈다.지난해 계간 ‘문학과 사회’ 봄호부터 가을까지 연재한 것을 대폭 보완한 것이다. ● 자아찾기 처절한 몸부림 소설의 모티프는 10년전 작가가 본 ‘오봉선생 실기’.전형적 시골양반의 일대기를 다룬 이 조그만 텍스트에 작가는 나름의 상상력과 날카로운 풍자를 불어넣어 새 작품을 탄생시켰다.작가는 ‘점잖아야 할 선비’대신 양반가의 서출이자 ‘톡톡 튀는 선비’ 채동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엄격한 신분사회의 지위 역할을 뒤집고 있다.나아가 그의 ‘네번의 가출기’ 형식을 빌어 명분에만 매달리는 당시 사회의 허상을 되돌아 보게 만든다. 딱딱해질지 모를 이런 내용도 성석제의 입심과 해학미를 거치면 입가에 웃음이 절로 번진다.웃음의 전도사 채동구는 흥분을 잘하고 그때마다 세자 길이의 환도를 뽑는 돈키호테같은 인물이다. 광해군을 물리친 인조가 이괄의 난으로 도성을 내준 뒤 의병을 모은다는 소식만 듣고서도 흥분해 시작한 그의 첫 가출은 정묘호란,병자호란 등 나라가 어지러울 때마다 되풀이된다.구국의 신념으로 의연하게 나서지만 실속이라곤 하나도 없다.대개 거지꼴로 돌아와 형이나 문중으로부터 “밥대신 욕부터 먼저 먹는” 채동구이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옳은 일을 했을 뿐”이라며 당당하다.그 과정에서 빚어지는 다양한 돌출행동은 마치 돈키호테를 연상케한다. 예를 들어 이괄의 난 소식을 들은 뒤 “동구는 환도를 칼집에서 뽑으려 하늘을 향해 외쳤다.‘가자꾸나,바람아.때가 왔다,구름아.내 뒤에서 나만 밀어라.’그런데 환도가 녹이 슬었는지 종내 칼집에서 빠져나오지 않았다.”(84쪽)는 묘사는 성석제식 해학이 잘 녹아 있다. ● 조선사회 허상패러디 그러나 그 속에는 결코 가벼이 날려버릴 수 없는 감동이 묻어 있다.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관의 실현을 위해 온몸으로 싸우는 채동구의 모습은 ‘서글픈 웃음’을 자아낸다.무엇보다 당대의 가치관에 부응해 출세하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으면서도 지배계층인 양반들의 허위나 허세를 보고 참지 못하는 모습은 작가의 말대로 ‘뜨거운 순정성’을 느끼게 한다.결국 작가는 마지막 가출에서 청나라 장수에게 호통을 치며 조선 선비의 기개를 보인 채동구에게 해피엔딩의 손을 들어준다.성석제는 잇단 역발상으로 통쾌한 웃음을 자아내는 주인공을 통해 “맹목적 충성과 과시적 공리에 매달렸던” 당시 지배계층의 허세를 꼬집고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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