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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때 못 가리는 대북전단 살포 자제하길

    북한 당국이 남한 내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또다시 반발하면서 모처럼 싹트고 있는 남북 간 대화 분위기에 난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그제 밤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지난 5일 탈북자 단체가 중동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수십만 장의 반공화국 삐라를 북측 지역에 살포하는 망동을 저질렀다”면서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또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서도 “우리의 자주권과 존엄을 침해하는 그 어떤 도발과 전쟁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응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며 중단을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일 열린 제3차 통일준비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의 의미 있는 변화를 강조한 데 대해서도 “체제 대결에 매달리자는 것이냐”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대북 전단 등에 대해 극력 반발해 온 북한 당국의 행태를 감안하면 그제 나온 국방위의 담화 또한 새로운 게 없어 보일 듯도 하다. 그러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신년사를 통해 남북 대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이후의 담화라는 점, 이날 담화가 김 제1비서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밝힌 점, 대북 전단에 반발하면서도 일방적으로 대화의 문을 닫는 대신 우리 정부의 입장을 묻는 선을 유지했다는 점 등은 주목할 대목이라 여겨진다. 한마디로 ‘최고 존엄’인 김 제1비서가 전향적 자세를 보였으니, 이제 남한 당국이 변화의 모습을 보일 차례이며 이를 지켜보겠다는 메시지를 전해 온 것이다. 비난 수위나 표현 등을 볼 때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기류가 엿보인다. 올해를 한반도 변화의 골든타임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북측의 변화를 견인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도 배가돼야 한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김 제1비서가 대화의 뜻을 내비친 현시점에서만이라도 북한 당국을 자극하는 행동은 자제 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북 전단 살포만 해도 북한 체제의 변화를 염원하는 충정을 담고 있을지언정 결과적으로는 남북 간 대화를 가로막고 한반도의 변화를 더욱 더디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면 마땅히 자제하는 것이 옳은 일일 것이다. 때맞춰 어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남북한 당국에 상호 비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시의적절한 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대북 전단 살포로 인해 남북 관계가 훼손되고 주민들이 안전을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한 점을 정부는 유념해야 한다. 대북 전단이라는 작은 개울 앞에서 언제까지 머뭇거릴 수는 없는 한반도다.
  • ‘대북 전단 살포’ 딜레마에 빠진 정부

    ‘대북 전단 살포’ 딜레마에 빠진 정부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재개를 놓고 사법부가 적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정부의 방침에 미묘한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정치권을 중심으로 정부에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하면서 정부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7일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사전에 인지된 경우에는 우리 국민의 생명이나 신체, 재산에 위험이 발생할 우려를 줄이기 위해 경찰이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협조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북 전단을 둘러싼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서도 “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대북 전단 살포는 막을 수 없다는 기존의 원칙적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북한의 대남 위협 가능성 정도와 우리 국민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처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의정부지법은 6일 대북 전단 살포로 국민의 생명과 신체가 급박한 위협에 놓일 경우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29일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한 통일준비위원회의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남북대화를 열어 가야 하는 상황이기에 그것을 좌절시킬 수 있는 일은 좀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단뿐 아니라 다른 문제에서도 대화 재개에 장애물이 있으면 그걸 극복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 나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와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이로 인해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건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문제”라며 “정부는 신중하고 적절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중지 조치를 요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허영일 부대변인도 “정부는 수수방관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전단 살포 행위를 제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정부의 조치를 촉구하는 ‘남북 상호 비방·중상 중단 합의 이행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날도 전단 살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은 ‘대결인가 관계 개선인가 입장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남조선당국은 이번 삐라 살포 망동을 또다시 묵인·조장함으로써 그들과 한 짝이라는 것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또 “이번 삐라 살포 망동도 남조선 당국이 제 할 바를 하였더라면 미연에 방지되었을 것”이라면서 “범죄에 대한 묵인은 곧 공모결탁”이라고 힐난하며 날을 세웠다. 다만 북한이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이 아닌 관영통신 논평을 통해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하고 대책을 촉구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예년보다 낮은 수준의 반응이기 때문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법원 “대북 전단 살포 제지 적법”… 정부 ‘막을 수 없다’ 입장과 배치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막는 것이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의정부지법 민사9단독 김주완 판사는 6일 대북 전단 풍선 날리기 활동 방해로 입은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해 50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며 탈북자 이민복(58)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했다.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활동은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지만 휴전선 인근 지역 주민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살포를 제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법원의 판결엔 ‘제한이 과도하지 않은 이상’이라는 단서가 달리긴 했으나 북한의 요구에 대해 ‘막을 수 없다’는 그동안의 정부 공식 입장과 상당히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판사는 이날 오후 열린 선고 공판에서 “대북 전단 살포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신체가 급박한 위협에 놓이고 이는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위협의 근거로 북한이 보복을 계속 천명해 왔고 지난해 10월 10일 북한군 고사포탄이 경기 연천 민통선 인근 마을에 떨어졌던 점 등을 예로 들었다. 김 판사는 “당국의 제지도 과도하지 않았다”면서 “원고가 주장하는 경찰과 군인의 제한 행위는 직접적인 물리력 행사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송종환 공보판사는 “기본권을 제한할 수 없다는 원칙을 확인하면서도 이를 제한할 수 있는 상황과 범위를 밝힌 점이 판결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선교사이자 대북풍선단장으로 활동하는 이씨는 6개월 전인 지난해 6월 정부를 상대로 한 소장을 제출했다. 이씨는 소장에서 2003년 이후 지금까지 끊임없이 국정원·군·경찰 공무원이 신변보호 명분으로 감시하면서 대북 풍선 날리기 활동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씨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공개 행사를 하는 일부 단체와 조용히 행사하는 나를 구별하지 않은 선고 결과가 실망스럽다”면서 “판결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항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올 첫 대북전단 살포… 남북관계 ‘촉각’

    탈북자단체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북한 체제를 비방하는 전단을 살포한 것이 남북 당국 간 대화 재개 움직임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표는 지난 5일 경기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야산에서 북한 정권 3대 세습 등 체제를 비판하는 대북전단 130만장을 풍선에 매달아 날려 보냈다. 정부는 민간단체가 자율적으로 하는 일에 대해서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북전단 살포에 따른 북한의 반응을 살피면서 우리가 제안한 남북 당국 간 대화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6일 “탈북자 단체가 사전 공지 없이 비공개로 전단을 살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이에 대해 어떻게 나올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지난해 10월 제2차 고위급 접촉을 거부하는 등 그동안 이 문제에 민감하게 대응해 왔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난 1일 신년사에도 “상대방의 체제를 모독하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대북전단 살포를 겨냥한 언급을 한 바 있다. 일단 북한이 이번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시하며 우리 정부가 제안한 당국 간 대화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북한이 여전히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대화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여기고 있다면 설사 남북대화가 시작된다 하더라도 어차피 큰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남북 당국 간 상호 비방·중상 중단 합의의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외통위는 특히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에 대해 정부의 필요한 조치를 요구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기상악화에 발 묶이고… 잦은 총격전에 살 떨리고… 고달픈 ‘특수지’ 공무원들

    기상악화에 발 묶이고… 잦은 총격전에 살 떨리고… 고달픈 ‘특수지’ 공무원들

    “이국 만리에서도 그렇지 않을 텐데…. 한 동료는 어머니 장례식에도 얼굴을 내비치지 못했지 뭡니까.” 특수지’(특수근무지)로 불리는 경북 울릉군에서 근무하는 경찰관 B씨는 5일 이렇게 말하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육지에서 짧아도 160㎞, 멀게는 200여㎞나 떨어진 데다 나쁜 기상 여건으로 선박 결항이 잦기 때문이다. ‘ 또 다른 특수지인 경기 파주시 ○○면 ○○리에서 산림직 공무원으로 일하는 C씨는 “군사분계선(MDL) 인근이어서 잦은 총격전과 대북 전단 살포 등으로 인한 안보 불안감 때문에 좀처럼 편안하지 않다”고 되뇐다. 강원 양구군 ○○면 ○○리에서 근무하는 D씨는 “각종 군사시설과 감시 조명 등으로 긴장감과 심리적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 특수지 기관이 해마다 줄고 있지만 일하는 여건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고 있다. 특수지란 생활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인 벽지, 도서(島嶼), 접적(接敵·북한과 경계를 마주한 곳) 지역을 말한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특수지는 2004년 2315곳에서 2009년 1891곳, 2014년 1733곳으로 줄었다. 벽지 683곳과 도서 408곳, 접적 지역 180곳이다. 나머지는 교도소, 소년원, 구치소, 보호감호소, 소년원, 국립현충원, 소록도병원, 망향의 동산 등 특수기관 462곳이다. 벽지의 경우 역·시외버스 정류장, 병의원, 시·군청, 슈퍼마켓 등 편의시설까지의 거리, 하루 대중교통 운행 횟수, 도로 개설률을 적용해 특수지를 선정한다. 도서의 경우 선착장까지의 거리, 하루 정기여객선 운항 횟수, 보건소·병의원·약국 등 의료시설 유무, 상주인구, 차량 보급률, 슈퍼마켓 등 생활 편의시설 유무 등을 따진다. 접적 지역 특수지의 경우 MDL에서 12㎞ 이내에 자리한 곳이 주로 선정된다.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 등 서해 5도는 대표적인 가급 지역이다. 해발 800m를 웃도는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무조건 가급에 해당한다는 게 이채롭다. 이번 재조사에서는 226곳이 특수지 딱지를 뗐고 68곳이 새로 추가됐다. 결과적으로 158곳이 줄었다. 조금씩이나마 환경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을 대변한다. 해당 지역 기관 폐지, 교통 발달 및 생활 편의 개선 등이 영향을 끼친다. 정부는 현실에 걸맞게 특수지 근무수당 지급 대상자를 가리기 위해 5년마다 연말이면 실사를 벌여 재조정한다. 가~라급을 매겨 매월 3만~6만원씩 수당을 지급한다. 올해부터 2019년까지 특수지 수당을 받는 사람은 모두 3만 1249명이다. 벽지의 경우 124곳이 폐지되고 18곳이 추가돼 가장 큰 변동을 보였다. 도서는 제외 25곳, 추가 10곳이었다. 접적 지역의 경우 19곳이 제외되고 4곳이 추가돼 예상대로 가장 낮은 변동 폭을 나타냈다. 등급 변동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체적으론 상승한 곳이 15곳, 하락한 곳은 79곳이다. 1571곳은 2009년과 같은 등급이다. 벽지에선 10곳의 등급이 상승했고 21곳이 하락했다. 도서에선 3곳이 상승한 반면 54곳이나 하락했다. 그러나 접적 지역의 경우 상승 2곳, 하락 4곳에 그쳤다. 인사혁신처 특수지 담당자는 “지난해 8월 섬으로 현지 실사를 다녀왔는데 기상 악화로 어긋난 선박편 때문에 갑자기 1박 2일 출장 계획을 하루 더 연장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사설] 北, 진정성 갖고 남북 대화 나와야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는 을미년 새해 첫날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어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신년사 연설에서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전격 수락하고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김 제1위원장은 “우리는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해 북남 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 접촉을 재개할 수도 있고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이어 “북남 사이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해 끊어진 민족적 유대와 혈맥을 잇고 북남 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야 한다”며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해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는 지난 12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위원장인 통일준비위원회의의 올 1월 중 당국 간 고위급 접촉 제의에 대한 북측의 반응이자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한 화답으로 볼 수 있다. 물론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는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는 북한의 전형적인 유화공세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남북 관계를 풀지 않고는 경제 문제를 풀어 갈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한 실용노선으로 북한이 남북 대화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국제적 고립 등의 이유로 남북 정상회담에 나선다고 해도 북한이 내민 손을 우리가 먼저 거절할 필요는 없다. 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이 되는 해를 맞아 ‘남북 해빙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에 비춰 이번 기회를 한반도 경색 국면의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박 대통령도 새해 첫날 0시를 기해 군 장병에게 보낸 격려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올해는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하고 분단의 역사를 마감해야 한다”며 대화를 통한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관계는 좀처럼 대화의 문을 열지 못하고 냉기류를 형성해 왔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 표현하고, 곧바로 3월에 드레스덴 선언을 통해 인도적 문제 해결 등 대북 3대 제안을 발표했지만 북측은 비난 공세로 일관해 왔다. 지난해 10월 북한 수뇌부 3인방이 전격 방문해 잠깐 순풍이 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북한 인권 문제와 대북 삐라(전단) 살포 문제 등으로 남북 관계에 진전이 없었다. 분명 그 책임은 이런저런 핑계로 대화의 진전을 가로막고 금강산 관광에 나선 민간인을 총격으로 숨지게 하고, 천안함을 폭침시키고 연평도를 포격한 북한에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북한이 남북 대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원한다면 진정성을 갖고 먼저 잘못을 인정, 사과하는 행동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만행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되지만 우리의 인식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당시에 머물러 있는 한 남북 관계는 대결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딜레마도 인정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선제적 조치를 취하면서 북한의 책임을 묻는 것도 유연한 대북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밝힌 대로 남북 축구대회, 평화문화예술제, 세계평화회의 개최 등 비정치적·비군사적 분야부터 신뢰를 하나하나 쌓아 가면서 정치·군사 분야 협력으로 나아가야 한다. 북한이 바라는 5·24 제재 해제나 금강산 관광재개 문제를 먼저 논의하면서 북핵과 미사일 문제로 논의를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대화는 대결에서 화해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란 점에서 남북 대화의 불씨를 살려 박 대통령이 언급한 ‘통일 대박’이 현실화되기를 기대한다.
  • [사설] 北, 진정성 갖고 남북 대화 나와야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는 을미년 새해 첫날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어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신년사 연설에서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전격 수락하고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김 제1위원장은 “우리는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해 북남 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 접촉을 재개할 수도 있고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이어 “북남 사이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해 끊어진 민족적 유대와 혈맥을 잇고 북남 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야 한다”며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해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는 지난 12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위원장인 통일준비위원회의의 올 1월 중 당국 간 고위급 접촉 제의에 대한 북측의 반응이자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한 화답으로 볼 수 있다. 물론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는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는 북한의 전형적인 유화공세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남북 관계를 풀지 않고는 경제 문제를 풀어 갈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한 실용노선으로 북한이 남북 대화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국제적 고립 등의 이유로 남북 정상회담에 나선다고 해도 북한이 내민 손을 우리가 먼저 거절할 필요는 없다. 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이 되는 해를 맞아 ‘남북 해빙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에 비춰 이번 기회를 한반도 경색 국면의 돌파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박 대통령도 새해 첫날 0시를 기해 군 장병에게 보낸 격려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올해는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하고 분단의 역사를 마감해야 한다”며 대화를 통한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관계는 좀처럼 대화의 문을 열지 못하고 냉기류를 형성해 왔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 표현하고, 곧바로 3월에 드레스덴 선언을 통해 인도적 문제 해결 등 대북 3대 제안을 발표했지만 북측은 비난 공세로 일관해 왔다. 지난해 10월 북한 수뇌부 3인방이 전격 방문해 잠깐 순풍이 부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북한 인권 문제와 대북 삐라(전단) 살포 문제 등으로 남북 관계에 진전이 없었다. 분명 그 책임은 이런저런 핑계로 대화의 진전을 가로막고 금강산 관광에 나선 민간인을 총격으로 숨지게 하고, 천안함을 폭침시키고 연평도를 포격한 북한에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북한이 남북 대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원한다면 진정성을 갖고 먼저 잘못을 인정, 사과하는 행동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만행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되지만 우리의 인식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당시에 머물러 있는 한 남북 관계는 대결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딜레마도 인정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선제적 조치를 취하면서 북한의 책임을 묻는 것도 유연한 대북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정부가 밝힌 대로 남북 축구대회, 평화문화예술제, 세계평화회의 개최 등 비정치적·비군사적 분야부터 신뢰를 하나하나 쌓아 가면서 정치·군사 분야 협력으로 나아가야 한다. 북한이 바라는 5·24 제재 해제나 금강산 관광재개 문제를 먼저 논의하면서 북핵과 미사일 문제로 논의를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대화는 대결에서 화해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란 점에서 남북 대화의 불씨를 살려 박 대통령이 언급한 ‘통일 대박’이 현실화되기를 기대한다.
  • [정부 北에 대화 제의] 핵·미사일 빼고 사회문화 분야 대화부터 우선 복원

    정부가 새해를 앞둔 29일 통일준비위원회 명의로 내년 1월 상호 관심사를 놓고 북한에 대화할 것을 제의한 것은 다양한 의도가 깔린 포석으로 볼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집권 3년차이자 광복 70주년의 의미가 있는 내년에 남북 관계 개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대화 채널 구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통준위를 내세웠다는 것이다. 즉, 박 대통령이 위원장인 통준위가 전면에 나서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함으로써 내년도 남북 관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청와대 등 핵심 당국과의 직접 소통을 원하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호응할 경우 핵과 미사일 등의 정치적인 문제는 별도로 다뤄 대화가 파국으로 끝나는 부담을 피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핵 문제는 6자회담과 같은 다른 기제에서 주로 다루고 통준위는 핵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의제는 남북 간에 일정을 잡아 협의해야겠지만 북한 핵 문제는 메인 이슈가 될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사회문화 분야와 같은 비정치적 분야를 중심으로 우선 대화를 복원해 이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이날 브리핑에서 회담이 성사될 경우 정종욱 통준위 민간 부위원장이 남측 대표단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점을 반영한다. 문제는 북한의 반응이다. 북한은 최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직접 친서를 보내며 대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반관반민 성격의 통준위가 대화의 전면에 나선 것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북한은 박 대통령이 주창한 ‘통일대박론’의 연장선에서 출범한 통준위를 ‘흡수통일의 전위부대’로 간주하고 비난 공세를 이어 왔다. 당국 간 대화의 틀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통준위의 대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역제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통준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고위급 접촉이나 장관급 회담을 역제의하거나 5·24조치 및 금강산 관광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와 정부의 대북 인권 압박 참가를 문제 삼으며 또다시 대화의 ‘선결 조건’을 내걸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 대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을 강조해 온 북한이 ‘최고 존엄 모독’으로 간주하는 이들 문제를 그대로 둔 채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서울&평양 리포트] 피의 숙청·핵실험… 국제 ‘외교고아’

    [서울&평양 리포트] 피의 숙청·핵실험… 국제 ‘외교고아’

    3년 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아 눈물을 쏟아냈다. 당시 조선중앙TV 영상 속 김 제1위원장은 검은 인민복을 입은 채 유리관 속 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퉁퉁 부은 얼굴로 눈물을 훔쳤다. 조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애써 의연한 척도 해봤지만 그의 비통한 표정은 좀처럼 감출 수가 없었다. 아버지를 여의었다는 슬픔과 20대 후반이라는 어린 나이에 너무나 큰 짐을 짊어지게 된 부담감이 뒤섞인 눈물이었다. 주변국들은 이 어린 지도자가 큰 혼란 없이 권력을 이양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북한 핵심부를 장악해 나갔고 시장경제를 일부 도입하며 ‘경제대국’ 달성을 향해 속도를 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이 3차 핵실험과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 숙청을 강행하자 국제사회는 북한에 등을 돌렸다. 심지어 최우방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마저도 냉랭한 태도를 보여 북한은 국제적으로 완전히 고립됐다. 각고의 노력에도 경제가 크게 나아진 것도 아니었다. 지난 17일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 3주기를 맞아 다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김 제1위원장의 얼굴에는 3년 전처럼 짙은 어두움이 드러워 있었다. ●아버지 그림자 지우기 김 제1위원장의 권력 장악은 신속하고 확실했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이 숨진 지 보름도 되지 않은 2011년 12월 30일 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김 제1위원장을 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했다. 이듬해 4월에는 당 제1비서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올라서면서 집권 6개월도 안 돼 당·정·군의 최고직위를 손아귀에 넣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3년상 기간에 철저히 유훈통치로 보냈던 아버지와는 사뭇 다른 초고속 행보였다. 김 제1위원장은 권력 승계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곧바로 구세대 실세들을 교체하며 ‘아버지 그림자 지우기’에 나섰다. 김 제1위원장은 자신과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운구차를 이끌었던 7인방 중 리영호 총참모장, 김영춘 국방위 부위원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등을 퇴진·숙청의 방법으로 물러나게 했다. 고모 김경희의 남편이자 김 제1위원장의 후원자였던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도 김정은 1인 지배체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당하며 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이 일로 김경희는 최고인민회 대의원을 비롯한 모든 직책을 내놓고 정치적 ‘식물인간’으로 전락했다. 정국에 한바탕 태풍이 휩쓴 뒤 남은 자리는 ‘백두혈통’(김일성 직계)·‘빨치산 혈통’·‘김 제1위원장 측근’으로 불리는 권력 삼두마차가 나눠서 차지했다. 김 제1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김여정은 27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부터 노동당 부부장에 임명되며 권력무대의 전면에 나섰다. 북한에서 김일성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최현의 아들 최룡해 당 비서도 김 제1위원장의 지지 속에 북한의 2인자 자리를 굳히고 있다. 또 김 제1위원장의 생모 고영희의 신임을 받았던 황병서는 지난 4월부터 군 총정치국장에 올라 군인들을 좌지우지하며 권력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 ●‘경제강국’을 향한 과감한 변화 김 제1위원장은 2년 전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겠다”고 말했다. 권력을 공고히 한 김 제1위원장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경제 살리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김정은 정권은 시장경제 요소를 과감히 도입해 기업과 농장의 잉여 생산물 처분 권한을 본래보다 많이 보장해 주고 노동자의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인센티브의 격차도 확대했다. 시장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정책을 펼친 결과 장마당으로 불리는 종합시장이 전국적으로 40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5월에는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해 전국 각지에 경제특구를 설치할 법적 토대를 만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 경제개발구 13곳을 설치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6곳을 추가했다. 외국 자본에 각종 특혜를 제공하는 경제특구를 짧은 기간에 무더기로 내놓으며 외자유치에 열을 올린 것이다. 또 국가 주도의 대규모 건설사업을 진행해 내수 진작을 독려하고 있고 해외에 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자를 파견해 임금을 송금케 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다각적 노력으로 북한의 경제상황은 다소 개선됐다. 북한경제는 2011년 이후 꾸준히 연평균 1% 정도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1년에 80만대에 불과했던 휴대전화 보급도 2014년에는 24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이후 작황 상황도 양호해 쌀값 등 시장물가의 상승세도 둔화됐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평양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이외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물품 부족 현상이 심각하고 저소득층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만연해 있다. 남북교역 중단·대북제재·대중무역 수익 악화 등의 외부요인들도 북한 경제를 옥죄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 제1위원장은 정권 공고화를 위해 마식령 스키장, 문수 물놀이장 건설 등 대규모 전시성 사업을 펼쳤다. 통일부 관계자는 “대규모의 외자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북한의 어려운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면초가에 놓인 김정은 외교 최근 김정은 정권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부분은 외교적 고립이다. 북한이 2012년 12월 장거리로켓 발사와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국제사회는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대미관계는 사실상 단절됐고 북한의 혈맹국가인 중국도 분노를 표시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잔혹한 방식으로 숙청된 사건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올해 초 보고서를 발표하며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이후 지난 11월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넘기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인권결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채택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리수용 외무상은 지난 9월 북한 외교 수장으로서는 15년 만에 유엔총회에 참석해 국제사회의 압박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달 강석주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도 유럽과 몽골 순방에 나섰다. 우리나라에는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황병서·최룡해·김양건 등 실세 3인방을 파견했고 미국에는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등을 풀어주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또 러시아에는 최룡해가 특사 자격으로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북한의 대외 관계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대표적 중국통이었던 장성택의 숙청과 3차 핵실험으로 감정이 상한 중국은 연간 40여 차례에 달했던 북·중 간 고위급 인사교류를 최소화했다. 북한 언론도 변심한 중국을 ‘줏대 없는 나라’라고 비판하며 양국은 올해 냉랭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또 미국과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한국과는 대북전단 살포, 개성공단 임금제도 일방 개정 등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이 북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고 우리나라와도 내년 초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 개소 등 민감한 이슈가 많아 관계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으로서는 내년쯤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며 어떻게든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서울&평양] 김정일 사망 3주년…불안하게 시작되는 김정은 시대

    3년 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아 눈물을 쏟아냈다. 당시 조선중앙TV 영상 속 김 제1위원장은 검은 인민복을 입은 채 유리관 속 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퉁퉁 부은 얼굴로 눈물을 훔쳤다. 조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애써 의연한 척도 해봤지만 그의 비통한 표정은 좀처럼 감출 수가 없었다. 아버지를 여의었다는 슬픔과 20대 후반이라는 어린 나이에 너무나 큰 짐을 짊어지게 된 부담감이 뒤섞인 눈물이었다. 주변국들은 이 어린 지도자가 큰 혼란 없이 권력을 이양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북한 핵심부를 장악해 나갔고 시장경제를 일부 도입하며 ‘경제대국’ 달성을 향해 속도를 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이 3차 핵실험과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 숙청을 강행하자 국제사회는 북한에 등을 돌렸다. 심지어 최우방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마저도 냉랭한 태도를 보여 북한은 국제적으로 완전히 고립됐다. 각고의 노력에도 경제가 크게 나아진 것도 아니었다. 지난 17일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 3주기를 맞아 다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김 제1위원장의 얼굴에는 3년 전처럼 짙은 어두움이 드러워 있었다. 아버지 그림자 지우기 김 제1위원장의 권력 장악은 신속하고 확실했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이 숨진 지 보름도 되지 않은 2011년 12월 30일 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김 제1위원장을 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했다. 이듬해 4월에는 당 제1비서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올라서면서 집권 6개월도 안 돼 당·정·군의 최고직위를 손아귀에 넣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3년상 기간에 철저히 유훈통치로 보냈던 아버지와는 사뭇 다른 초고속 행보였다. 김 제1위원장은 권력 승계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곧바로 구세대 실세들을 교체하며 ‘아버지 그림자 지우기’에 나섰다. 김 제1위원장은 자신과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운구차를 이끌었던 7인방 중 리영호 총참모장, 김영춘 국방위 부위원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등을 퇴진·숙청의 방법으로 물러나게 했다. 고모 김경희의 남편이자 김 제1위원장의 후원자였던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도 김정은 1인 지배체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당하며 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이 일로 김경희는 최고인민회 대의원을 비롯한 모든 직책을 내놓고 정치적 ‘식물인간’으로 전락했다. 정국에 한바탕 태풍이 휩쓴 뒤 남은 자리는 ‘백두혈통’(김일성 직계)·‘빨치산 혈통’·‘김 제1위원장 측근’으로 불리는 권력 삼두마차가 나눠서 차지했다. 김 제1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김여정은 27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부터 노동당 부부장에 임명되며 권력무대의 전면에 나섰다. 북한에서 김일성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최현의 아들 최룡해 당 비서도 김 제1위원장의 지지 속에 북한의 2인자 자리를 굳히고 있다. 또 김 제1위원장의 생모 고영희의 신임을 받았던 황병서는 지난 4월부터 군 총정치국장에 올라 군인들을 좌지우지하며 권력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 ‘경제강국’을 향한 과감한 변화 김 제1위원장은 2년 전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겠다”고 말했다. 권력을 공고히 한 김 제1위원장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경제 살리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김정은 정권은 시장경제 요소를 과감히 도입해 기업과 농장의 잉여 생산물 처분 권한을 본래보다 많이 보장해 주고 노동자의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인센티브의 격차도 확대했다. 시장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정책을 펼친 결과 장마당으로 불리는 종합시장이 전국적으로 40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5월에는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해 전국 각지에 경제특구를 설치할 법적 토대를 만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 경제개발구 13곳을 설치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6곳을 추가했다. 외국 자본에 각종 특혜를 제공하는 경제특구를 짧은 기간에 무더기로 내놓으며 외자유치에 열을 올린 것이다. 또 국가 주도의 대규모 건설사업을 진행해 내수 진작을 독려하고 있고 해외에 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자를 파견해 임금을 송금케 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다각적 노력으로 북한의 경제상황은 다소 개선됐다. 북한경제는 2011년 이후 꾸준히 연평균 1% 정도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1년에 80만대에 불과했던 휴대전화 보급도 2014년에는 24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이후 작황 상황도 양호해 쌀값 등 시장물가의 상승세도 둔화됐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평양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이외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물품 부족 현상이 심각하고 저소득층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만연해 있다. 남북교역 중단·대북제재·대중무역 수익 악화 등의 외부요인들도 북한 경제를 옥죄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 제1위원장은 정권 공고화를 위해 마식령 스키장, 문수 물놀이장 건설 등 대규모 전시성 사업을 펼쳤다. 통일부 관계자는 “대규모의 외자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북한의 어려운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면초가에 놓인 김정은 외교 최근 김정은 정권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부분은 외교적 고립이다. 북한이 2012년 12월 장거리로켓 발사와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국제사회는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대미관계는 사실상 단절됐고 북한의 혈맹국가인 중국도 분노를 표시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잔혹한 방식으로 숙청된 사건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올해 초 보고서를 발표하며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이후 지난 11월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넘기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인권결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채택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리수용 외무상은 지난 9월 북한 외교 수장으로서는 15년 만에 유엔총회에 참석해 국제사회의 압박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달 강석주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도 유럽과 몽골 순방에 나섰다. 우리나라에는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황병서·최룡해·김양건 등 실세 3인방을 파견했고 미국에는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등을 풀어주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또 러시아에는 최룡해가 특사 자격으로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북한의 대외 관계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대표적 중국통이었던 장성택의 숙청과 3차 핵실험으로 감정이 상한 중국은 연간 40여 차례에 달했던 북·중 간 고위급 인사교류를 최소화했다. 북한 언론도 변심한 중국을 ‘줏대 없는 나라’라고 비판하며 양국은 올해 냉랭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또 미국과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한국과는 대북전단 살포, 개성공단 임금제도 일방 개정 등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이 북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고 우리나라와도 내년 초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 개소 등 민감한 이슈가 많아 관계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으로서는 내년쯤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며 어떻게든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외통위, 北인권법 일괄 상정 10년 만에… 연내 처리 주목

    외통위, 北인권법 일괄 상정 10년 만에… 연내 처리 주목

    여야가 10년째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북한 인권 관련 법’이 과연 올해는 통과될 수 있을까.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여야가 각각 발의한 북한인권법안과 북한인권증진법안을 회의 테이블로 올리고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집단 퇴장과 단독 처리가 등장했던 과거와 달리 모처럼 ‘신사적인’ 분위기로 회의가 진행돼 연내 입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세부안을 두고는 이견이 여전해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외통위는 이날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 대표발의한 북한인권법안과 새정치민주연합 심재권 의원이 대표발의한 북한인권증진법안을 일괄 상정했다. 여야의 법안은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인 북한 지역 주민들의 인권 증진을 위해 우리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점을 규정한 점에서는 닮았다. 새누리당 안은 통일부 장관이 ‘북한인권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했고, 새정치연합 안은 북한 주민 인권 증진의 책무가 대한민국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與 “북한인권재단 설립해야” vs 野 “삐라 살포 지원 우려” 하지만 새누리당 안은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을 위해 국제사회의 관심 고조 등을 강조한 반면, 새정치연합 안은 생존권 증진을 위한 인도적 지원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북한 인권 실태 조사를 위해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제안하고 있는데, 새정치연합은 재단 활동이 ‘대북 삐라’ 살포 단체에 대한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이 부분은 논란이 됐다. 새정치연합 김한길 의원은 “새누리당 안은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해 추진해야 할 두 개의 수레바퀴 중 생존권 부분이 미흡하다”며 “대북전단 살포 단체를 지원할 수도 있는 근거가 마련돼 남북 관계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북한 주민의 인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통일도 하는 것”이라면서 “남북 관계 개선에 법이 장애가 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맞섰다. ●유기준 외통위원장 “패스트 트랙 처리 있을 수 없는 일” 외통위원의 3분의2 이상이 새누리당 소속인 만큼 ‘강행 처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심 의원은 “새누리당이 패스트 트랙(신속 법안 처리)을 이용해 강행 처리하려 한다는 우려가 있다”고 돌려 말하자 유기준 외통위원장은 “패스트 트랙으로 북한인권법을 처리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외통위는 오는 27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 두 법안을 회부해 이견을 조율할 방침이다. 북한 인권 관련 법 처리는 2005년부터 여야 이견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올해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가 국제형사재판소 회부까지 포함한 강력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주변 분위기가 달라진 상황이다. 이에 여야 지도부 모두 관심을 가지고 협상 상황을 지켜보는 만큼 법안소위에서 여야가 합의점을 찾게 되면 이후 외통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처리는 속도감 있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법무부 내 北인권기록 보존소 판단 근거 남겨 훗날 처벌 가능”

    “법무부 내 北인권기록 보존소 판단 근거 남겨 훗날 처벌 가능”

    “올해 안에 북한인권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새누리당의 북한인권법 단일안을 조율해 통합안을 만들어낸 심윤조 의원은 2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게 오히려 북한을 자극해서 안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는 식의 접근은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면서 “북한 인권에 대해 이제 우리가 분명한 자세와 입장을 보일 때”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소속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발의했던 5개의 북한인권법을 통합한 여당 단일안을 이날 국회에 제출했다. 단일법안은 법무부 산하에 북한 인권기록 보존소를 설치해 인권침해 사례를 조사·수집하도록 하고, 통일부 장관이 북한인권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북한 주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행복추구권을 확인하고 이들의 인권 증진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 의무도 명시했다.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영우 의원 명의로 대표발의된 법안에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34명의 의원이 서명했다. 외통위 새누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심 의원은 “야당이 인권기록 보존소를 국가인권위원회나 통일부 아래 두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법무부 산하에 두면 추후 (북한 인권 유린의) 판단 근거를 남겨 예컨대 (미래에) 처벌 근거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서독이 동족의 인권유린을 방지하기 위해 중앙기록보존소를 만들었던 전례를 염두에 두자는 의도다. 심 의원은 “야당이 민생 등 인도적 지원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요구하는데 향후 여야 협상 과정에서 인권재단의 활동 범위 안에 인도적 지원도 포함시키는 쪽으로 협상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유엔이 최근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넘기도록 권고하는 고강도의 총회 결의안을 채택한 데 대해선 “북한이 보인 과민 반응으로 볼 때 유엔의 결의안 제출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국제 여론을 환기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북한인권법이 아직 전무한 데 대한 국제적인 비판 여론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면서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켜야 할 필요성이 한층 더 절실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여당의 인권재단 설립안에 대해 사실상 대북전단 살포 단체를 지원하는 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심 의원은 “국제적으로 북한 인권문제가 이슈로 부각된 마당에 당사자인 우리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문제”라면서 “대북지원 단체들이 모두 삐라를 살포하는 단체도 아니고 인권재단의 활동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외통위는 오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여야의 북한인권법을 일괄 상정한 뒤 법안소위에서 연내 처리를 목표로 심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與, 北인권법 새 단일안 주내 발의

    새누리당이 이번 주 중 북한인권법 여당 단일안을 새로 발의할 예정이다. 유엔총회 제3위원회가 19일 이전보다 강화된 내용의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한 것을 계기로 10년째 국회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 논의가 본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심윤조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윤상현·황진하·이인제·조명철 의원 및 제가 제출한 5개 법안을 조율해 이번 주 중 새로운 단일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 법안은 모두 ▲외교부에 북한인권대사 임명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치 ▲통일부에 북한인권자문위원회 설치 ▲북한인권기본계획 및 집행계획 수립 등을 규정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선 윤후덕 의원이 북한민생인권법안을 제출한 상태이나 북한 인권재단 설립 등을 놓고 여당과 의견이 엇갈린다. 또 새정치연합은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법적 규제를 다룬 대북전단 방지법을 발의한 상태라 북한인권법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북한인권법이 올해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리라는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오늘의 눈] 대북전단과 애기봉/김학준 사회2부 차장급

    [오늘의 눈] 대북전단과 애기봉/김학준 사회2부 차장급

    국내 최대 북한이탈주민 집단 거주지인 인천 논현 지구에서 만난 주민 대부분은 대북전단 살포를 반대했다. 탈북자 단체가 전단 살포를 주도한 점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되지 않지만, 단순한 반대 정도가 아니라 탈북자 단체의 정체성까지 들먹이며 혐오감을 드러냈다. “우리도 모르는 정체 불명의 집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탈북민들이 더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정부의 태도다. 대북 전단 살포를 방치하는 것에 대해 고개를 젓는다. 한 여성 탈북자는 “아무리 자유민주주의라 해도 이건 아니다. 정부가 왜 있느냐”고 반문했다. 국민들도 전단 살포가 남북대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상식적으로 봐도 삐라는 분쟁을 이어 가는 불씨다. 결국 전단 문제가 남북 고위급회담 무산의 한 원인이 됐다. 우리 정부의 태도는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인천아시안게임에 북한 실세 3인방이 전격 방문한 이후 정부는 남북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전단 살포에 대해서는 민간단체의 자율적 행위이기에 실정법상 제지할 근거가 없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군이 전단을 향해 총을 쏴 유탄이 접경 지역 마을에 떨어져 주민들이 공포에 떠는 상황에서도 단속 근거가 없다고 한다. 취객이 아파트에서 조그만 소동을 벌여도 경찰이 출동하지 않는가. 정부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단속 근거가 없다면 탈북자 단체를 찾아가 설득이라도 했어야 한다. 탈북자 단체는 정부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아 정부의 영향력 아래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국정을 책임지는 사람들 가운데 이런 의지를 가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 안위가 달린 이 일엔 왜 가타부타 말이 없는지 궁금하다. 애기봉 등탑 문제도 야릇하다. 수만 개의 전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은 황해도 일대를 훤히 비춰 전력난에 시달리는 북한을 자극해 왔지만, 2004년 남북이 심리전 중단에 합의한 이후 사실상 가동이 중단됐다. 시설 노후로 붕괴 위험이 대두되자 국방부와 논의를 거쳐 지난달 등탑을 철거한 해병 2사단은 식은 땀을 흘려야만 했다. 한민구 국방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등탑 철거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공식 사과했으니 사정이 어떠했겠는가. 한 장관 역시 대통령으로부터 등탑 철거에 대해 호된 질책을 받은 뒤였다. 그리고 애기봉 시설물을 더 크게 짓는다는 얘기가 나왔다. 정녕 왜들 이러는지 알 길이 없다. 이기려면 힘이 있어야 하지만 져주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대북 전단과 등탑 문제는 대승적 차원에서 져 줘도 괜찮은 사안이다. 실익도 없이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해 대화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남북 화해를 안 하려는 것이면 몰라도 당국이 대화를 외치면서 전단과 등탑은 ‘별개의 문제’처럼 치부하는 것은 모순이다. 한 탈북민은 “김정은이 나쁘다는 것은 다 알지만 그를 노골적으로 욕하는 삐라가 뿌려지는 상황에서 대화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탈북자만 한 식견도 없는 당국자들이 안타깝다. kimhj@seoul.co.kr
  • “삐라 살포 최고 존엄 관련 문제 애기봉 등탑은 긴장 격화 불씨” 北, 남북 경색 책임 南에 돌려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재차 언급하며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렸다. 특히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와 함께 애기봉 등탑 문제까지 대남공세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는 등 정부의 최근 혼선이 대남공세의 빌미를 제공하는 모습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북남대결을 합리화하기 위한 파렴치한 궤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 당국이 삐라 살포를 중단하라는 우리의 요구를 ‘부당한 전제조건’으로 헐뜯고 있는 것은 북남 관계 파국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파렴치한 생억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삐라 살포 문제는 단순히 제2차 북남 고위급 접촉과 관련된 문제이기 전에 우리의 최고 존엄과 관련된 중대 문제”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대북단체들에 “전단 살포를 신중히 판단해 달라”고 구두로 밝히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이날 노동신문은 ‘긴장격화를 부추기는 대결소동’이라는 글에서 최근 철거된 애기봉 철탑보다 더 높은 전망대의 설치가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를 거론하며 우리 정부를 비난하기도 했다. 신문은 “애기봉 등탑으로 말하면 반공화국심리모략전의 대표적 수단으로서 북남대결을 야기하고 긴장을 격화시키는 불씨”라고 성토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뉴스 분석] 외교안보정책 집권 2년차 증후군

    [뉴스 분석] 외교안보정책 집권 2년차 증후군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대외정책이 정부의 구상대로 잘 흘러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내적으로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사건과 사고들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무총리실 및 외교안보 부처 간 현안 조정, 조율 등 ‘팀워크’가 흔들리고 위기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4일 북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당 대남비서 겸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의 실세 세 명이 갑작스레 인천아시안게임 현장을 방문했다. 이들의 방문을 계기로 남북은 2차 고위급 접촉을 하기로 합의했다. 오랫동안 정체됐던 남북관계를 풀 중요한 기회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고위급 접촉은 무산됐다. 물론 정치적 선전에 몰두한 북한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정부가 기회를 살리지 못한 측면도 있다. 북한이 정치적 선전용으로 제기한 ‘대북전단 살포’라는 돌발 상황에 끌려가는 양상을 보이면서 대화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가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부가 문제를 풀어가는 능력을 보인 게 아니라 문제에 함몰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북한의 말에 반응하고 전단 살포 문제에 대한 여론의 눈치를 보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흐름을 주도할 타이밍을 놓쳤다”고 진단한다. 이는 안보라인 내에 우리가 의도하는 남북관계의 스케줄과 프로그램, 즉 전략과 밑그림, 유연성이 부족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소식통은 “북 고위급 3인방이 방남했을 당시 우리 측 대북 정책이 먹히고 있다고 오판한 게 아닌가 싶다”며 “외교안보 라인이 표정관리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남북 경색 국면뿐 아니라 군 방산 비리와 표류하는 국방개혁, 부처 간 내홍과 은폐 의혹까지 일고 있는 독도 입도지원시설 건립 백지화, 정부 내 사전 조율 없이 철거된 애기봉 등탑, 신현돈 전 1군사령관 전역 조치 논란 등 정부의 정책 혼선이 연이어 노출됐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정부 외교안보 라인이 불통과 독단 그리고 성과주의의 조급증에 휩쓸리는 ‘집권 2년차 증후군’에 빠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중순 철거된 애기봉 등탑은 사전에 청와대에 보고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와 해병대는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한·미 정부가 사실상 무기 연기로 합의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는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가 향후 전작권 환수를 위한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 등에 17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군사비의 투명한 집행을 위한 제도적 장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군내 총기난사와 가혹행위 문제는 관성적인 땜질 처방에 그쳤다. 구본학 한림대 교수는 “군은 한두 군데 손봐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병폐가 쌓여 있다”며 “방산 비리를 손대면 군 전력이 약화된다는 기묘한 논리에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시론] 북한인권문제, 침묵이 능사는 아니다/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북한인권문제, 침묵이 능사는 아니다/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한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유엔 제3위원회에 공식 상정한 북한인권결의안이 지난달 30일 유엔 웹사이트에 공개됐다.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에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밝힌 인권 침해의 구체적인 사례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를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북한에서 지난 수십년간 최고 수준에서 수립된 정책에 따라 반인도 범죄가 자행됐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는 COI의 내용을 인정하며,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동안 북한 당국은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문제 제기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특히 최고지도자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 제소와 북한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한 내용을 결의안 초안에서 삭제하기 위해 온갖 압박과 회유를 구사했다. 유엔에서 설명회를 열어 인권 문제를 적극 해명하는가 하면, 최고지도자를 ICC가 기소해야 한다는 내용을 삭제할 것을 조건으로 다루스만 보고관을 북한에 초청하겠다고까지 했다. 10년 동안 다루스만 보고관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며 방북을 불허했던 북한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이제 유엔총회의 북한인권결의안 통과를 앞두고 다급해진 북한은 미국과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연일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비판하는 미국에 동조하면 남북 관계의 파국을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문제 제기에 대응하기 위해 탈북자들의 가족들을 이용한 심리전까지 펼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미국과는 더이상 ‘인권 대화’는 물론 ‘핵(核) 대화’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에 대한 압박수위가 높아지면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 4일 북한 실세 3인방의 인천 방문을 통해 합의한 제2차 고위급 회담은 무산위기에 처했다. 북한은 ‘삐라 살포야말로 국제법 유린으로 반인권적 범죄행위’라고 주장한다. 대북 전단 살포가 중단되지 않으면 어떠한 대화도 하지 않을 것이며 극단적이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 당국이 부인한다지만 북한의 열악한 인권침해 실태는 사실로 밝혀졌다. 인권은 누구나 누려야 할 인류 보편적 가치로 북한도 예외일 수 없다. 최악의 인권 침해 국가로 지목된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긴밀한 국제협력이 더욱 요청되는 이유다. 최근 유엔총회와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공조 체제 구축은 이러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북한의 인권상황은 안팎의 지속적인 관심과 압박을 통해 변화시킬 수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당당한 원칙과 결연한 의지’로 남북 관계에 임할 필요가 있다. 대화의 가능성은 충분히 열어 두되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 압박을 벗어나고자 남북대화를 악용하는 이른바 위장평화공세에도 대비해야 한다. 아울러 “알면 바뀐다”는 북한 이탈 주민들의 증언처럼 북한 주민들의 알권리를 위한 외부정보 유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북한 주민들은 외부정보를 통해 간접적이나마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 등의 가치를 경험하고 인식한다. 북한 주민들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역량 강화를 위해 대북방송 및 영상물, 한국 상품 등을 투입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불의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결국 그 불의에 대한 공범자다’라는 말이 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정작 우리 사회에서는 수년간 북한인권법 제정을 둘러싸고 남남 갈등만 심화되고 있다. 한반도 분단 70년을 앞두고 통일대박을 꿈꾸는 지금은 무엇보다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우리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때다. 최악의 인권 침해로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촛불을 밝힐 수는 없을까. 통일시대를 함께 살아갈 우리의 형제들이기에….
  • [대북전단과 탈북자] 국내 최대 탈북자 거주지 인천 논현지구

    [대북전단과 탈북자] 국내 최대 탈북자 거주지 인천 논현지구

    우리나라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 2만 5000명의 살아가는 방식이 서서히 진화하고 있다. 정착 초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다소 쭈뼛거리던 것과는 달리 점차 국내에 적응하는 방식을 체득해 가면서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대북전단 살포 등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주저 없이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인천 남동구 논현택지개발지구 12, 14단지는 국내 최대의 북한이탈주민 집단 거주지다. 4일 남동구에 따르면 지역 내에 거주하는 탈북민은 모두 1620명(남 461명, 여 1159명)으로 이 가운데 1349명이 논현지구에 살고 있다. 탈북자 사회의 축소판처럼 그들만의 타운이 형성돼 있는 것이다. 12단지 800가구 중 60%가량이 북한에서 온 주민이며 14단지에도 300여 가구가 살고 있다. 이들을 이곳에 모이게 한 것은 국민임대아파트와 인근 남동공단의 일자리였다. 2000년대 말까지만 해도 정착지원금이 제법 돼 일하지 않고도 살 수 있었지만 탈북자가 늘어나면서 지원이 줄어들었고 요즘은 일하지 않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상당수는 식당·가게·공사장 등에서 잡일을 한다. 조모(42)씨는 “힘들지만 날이 갈수록 보조금이 줄어들어 일을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7년 전 함경북도 온성군에서 두 아들과 함께 왔다는 정모(62·여)씨는 “자식들이 힘겹게 살아가는 것을 보면 어떨 때는 고향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생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인지 이곳 주민들은 술·담배를 많이 하는 편이다. 부모형제를 두고 남쪽으로 왔다는 죄책감과 고단한 삶을 술로 달랜다. 12단지 경비원 김모(67)씨는 “재활용 수거를 한 다음날에도 술병이 수북이 쌓인다”면서 “한때 이곳 부부싸움은 요란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탈북민들의 공식적인 모임은 없다. 생사의 고비를 넘어 남쪽으로 왔다는 공통점으로 끈끈한 유대가 형성돼 있을 것 같지만 그 흔한 친목모임조차 없다. 단지 내 다른 주민들과도 말을 잘 섞지 않는다. 이모(35·여)씨는 “이곳에 4년 살았지만 어린이집에서 새터민 학부모와 아이들 얘기를 잠시 나눈 것 외에는 특별한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친하게 지내는 건 정착교육을 함께 받은 하나원 동기생들이다. 그래서 ‘탈북자 최대 인맥은 하나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상담사 김씨는 “고향이나 출신 학교, 과거 직업 등을 물으면 어색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쉽고 편하게 묻는 게 ‘하나원 몇 기세요’라는 질문”이라고 했다. 탈북 여성이 남성보다 3배 가까이 많은 것도 특이하다. 최모(49·여)씨는 “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중국 등을 오가며 장사를 하다 탈출한 여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탈북주민들의 미래에 대한 열정은 남한 주민에 뒤지지 않는다. 자격증을 따면 정착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낮에 일하고 밤에는 요리·미용·컴퓨터학원 등을 다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자식과 함께 탈북한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자녀교육 열기도 상당하다. 멋을 부리는 것에도 익숙해져 간다. 14단지 관리사무소 김모(42) 과장은 “북한 출신 주민들은 민감하고 자존심이 센 데다 자기 주장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자존심이 더러는 피해의식으로 나타난다고도 한다. 어쨌든 이들의 공통점은 대한민국 사람으로 당당하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원래 한국 사람인 이들이 한국인처럼 취급받기를 원하는 상황은 시대가 낳은 난센스”라면서 “우리 사회가 이들을 껴안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대북전단과 탈북자] 전단 살포에 대한 탈북자들의 생각은

    [대북전단과 탈북자] 전단 살포에 대한 탈북자들의 생각은

    북한이탈주민들은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많았다. 전단 살포가 탈북자단체에 의해 이뤄졌기에 탈북민들의 공감이 바탕이 되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삐라를 뿌린 탈북자단체는 정체가 불분명한 집단”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탈북자 단체에서 일하는 탈북자는 소수 4일 국내 최대 북한이탈주민 집단 거주지인 인천 남동구 논현택지개발지구 12단지에서 만난 정모(67·여)씨는 “삐라가 북쪽 사람들에게 남한 사정을 알려 통일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탈북민들의 사랑방처럼 활용되는 G반찬가게에서 만난 탈북민들의 의견은 달랐다. 때마침 대북전단 살포에 관한 TV 뉴스를 보고 있던 10여명의 주민들은 기자의 신분증을 확인한 뒤 기다렸다는 듯이 전단 살포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반대 논리는 나름대로 명확했다. 7개월 전 한국으로 왔다는 최모(49)씨는 “삐라 살포로 북한 주민들이 달라질 것은 없다”면서 “그들은 이미 남한이 더 잘산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모(54)씨는 “전단 살포는 탈북자단체를 자처하는 집단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하는 짓”이라며 “단체에서 활동하는 탈북자들은 극소수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조차 밝히지 않은 주민은 “탈북자들은 대개 북에 부모형제가 있기에 정세가 불안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탈북자단체 이름으로 전단을 뿌리는 것은 탈북자들을 팔아먹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평양에서 교편을 잡았다는 김모(44·여)씨는 “북한 주민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으면 다른 효과적인 방법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삐라는 비용 면에서도 낭비”라고 지적했다. 정부에 대한 불만도 털어놨다. 홍모(48·여)씨는 “삐라 보내는 것을 당국이 저지했어야 했다”면서 “아무리 자유주의 국가라 해도 큰 싸움의 빌미가 될 수 있는 전단 살포를 ‘민간단체의 자율적 행위’ 운운하며 막지 않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삐라가 미끼 돼 물고 뜯는 갈등은 안 될 말” 황해도에서 왔다는 이모(43·여)씨는 “뉴스를 보면 살벌하고 조마조마해서 남한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사라진다”면서 “접경지역 농민들이 왜 트랙터까지 동원해 전단 살포를 막았는지 심정을 알 만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주민은 “삐라가 미끼가 돼 물고 뜯는 갈등이 심해져서는 안 된다. 정부가 일을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대북전단 당분간 비공개 살포할 것”

    대북전단을 공개적으로 살포해 왔던 탈북자 단체들이 당분간 비공개로 전단을 살포하겠다고 밝혔다. 국경 지역주민들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라는 설명으로 최근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등 탈북자단체장들은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의 회유·협박·테러위협에 대한 탈북단체장들의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통해 “향후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지역민의 안전과 바람 방향 등을 감안한 보다 효과적인 방법에 역점을 두고 비공개로 진행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당분간’이라는 전제 아래 “(북한이) 무력도발을 다시 한다면 우리도 남남갈등을 각오하고 또다시 공개적인 전단 살포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탈북자단체장들은 또 성명서에서 북한이 최근 탈북자 운동가들에 대한 ‘처단 작전’을 단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대한민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지켜줄 것이며 설사 우리 가운데 희생자가 생긴다고 해도 북한민주화 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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