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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좋고, 산 좋고, 맛 좋네

    물 좋고, 산 좋고, 맛 좋네

    요즘 맛집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예전엔 사람의 온기 드물었던 대도시 주변의 허름한 골목에까지 식객들이 불원천리 찾아가는 형국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봄 관광주간을 맞아 걷고, 먹고, 즐기기 좋은 ‘5월에 가볼 만한 곳’을 선정했다. ‘길따라, 맛따라’ 만나는 도시의 맛집들이 테마다. ●설악의 봄을 맛보다-강원 속초 설악산에 봄이 당도할 무렵, 밥상 위에도 산 내음이 가득 찬다. 학사평 콩꽃마을 일대의 80여 개 식당에선 매일 순두부를 만들어 여행객을 맞는다. 학사평 순두부는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한다.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점봉산산채식당’ 등 곰취와 석잠풀, 맥문동 뿌리, 헛개나무 열매 등 산야초로 건강한 식탁을 차리는 집도 있다. 속초관광수산시장 내 순대골목에는 차진 순대가, 건어물 상가에는 황태 등 건어물이 즐비하다. 닭전골목의 닭강정도 맛있다. 설악산자생식물원은 설악산에 자생하는 꽃과 나무로 조성한 곳이다. 갯배를 타고 아바이마을도 구경한다. 속초등대전망대, 영금정 등이 어우러진 동명항에서 봄 바다를 느끼고, 척산온천에서 여행의 피로를 푼다. ●웅녀를 사람 만든 마늘-충북 단양 단양은 마늘로 유명한 고장이다. 석회암 지대의 비옥한 토양과 일교차가 큰 기후 덕에 튼실한 육쪽마늘이 난다. 단양 곳곳에 마늘을 이용한 약선 음식과 한정식, 떡갈비 등을 내는 집들이 많다. 단양구경시장에서는 마늘순대, 마늘만두, 흑마늘닭강정 등을 맛볼 수 있다. 단양은 깨끗한 자연만큼이나 풍경도 아름답다. 양방산에서 보는 단양 읍내와 주변 산수는 한 폭의 그림이다. 양방산 활공장에서의 패러글라이딩 체험도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도담삼봉과 사인암 등의 단양팔경, 민물고기 수족관인 다누리아쿠아리움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금강과 올갱이국의 앙상블-충북 옥천 옥천은 흙길과 물길이 어우러진 고장이다. 금강 따라 수려한 산책로가 이어지며, 그 강에서 건져 올린 ‘올갱이’(다슬기)가 봄의 향취를 더한다. 옥천의 옛 번화가인 구읍에서 시작해 장계국민관광지를 거쳐 금강 변을 아우르는 여정은 호젓한 봄날 가족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시 ‘향수’를 쓴 정지용의 생가가 있는 구읍은 상점 간판조차 시구로 단장했다. 골목길만 유유자적 걸어도 시심이 솟구친다. 장계국민관광지는 시와 예술, 호수, 산책이 어우러진 가족 쉼터다. 올갱이 요리는 옥천 여행의 덤이다. 식당들이 금강에서 직접 잡은 올갱이를 식탁에 내는데, 올갱이국과 무침의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춘향의 고향에서 맛보는 별미 한정식-전북 남원 5월 말 ‘남원 춘향제’가 광한루원과 요천 춘향테마파크 등에서 열린다. 주무대인 광한루원은 우리나라 정원의 진수다. 광한루, 오작교, 영주각, 방장정 등이 호수 속에 자리 잡고 있는데, 버드나무 고목이 물에 비쳐 신록을 실감케 한다. 지리산허브밸리와 이어진 바래봉은 봄날의 향취를 느끼기에 맞춤하다. 산을 뒤덮은 연분홍 철쭉은 전국에서 손꼽힌다. 지리산 들꽃을 만날 수 있는 지리산허브밸리도 봄의 향기로 여행자를 부른다. 남원은 추어탕이 유명한 곳. 바래봉이 있는 운봉읍은 지리산 흑돼지가 별미다. ‘지리산고원흑돈’ 등의 식당들에서 해발 400~600m 고랭지에서 기른 버크셔 순종 흑돼지를 낸다. ●떡갈비 먹고 걷는 무등산 옛길-광주 이른바 ‘광주오미’의 하나로 꼽히는 송정 떡갈비는 봄철 나들이를 즐기며 맛보기 좋은 별미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네모나게 빚어 굽고, 채소에 싸 먹는데, 뼛국이 곁들여지는 게 특징이다. 육회가 푸짐한 육회비빔밥도 맛있다. 무등산 자락엔 보리밥거리도 조성돼 있다. 무등산옛길은 역사와 문화를 배우며 산책하듯 걷기 좋다. 서양식 옛 건축물과 전통 한옥이 어우러진 양림동도 빼놓으면 아쉽다. 옛 전남도청 건물을 중심으로 건립 중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필수 코스다. 광주시청 측에서 5월부터 문화해설사가 동행하는 건축물 투어도 기획하고 있다. ●장어에서 서대까지, 남도음식의 수도-전남 여수 여수의 5월은 장어와 서대회 덕에 한결 풍성해진다. 붕장어를 이용한 장어탕과 장어구이, 여름 보양식으로 유명한 경도의 갯장어샤부샤부도 이때부터 맛볼 수 있다. 서대는 5∼6월에 가장 많이 잡힌다. 여기에 간장게장 한 접시면 밥 한 공기가 뚝딱이다. 해 질 무렵 등장해 새벽까지 불을 밝히는 여수교동시장 풍물거리의 포장마차도 여행의 낭만을 선물한다. 요즘 여수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은 바다를 횡단하는 여수해상케이블카다. 국내 최대 단층 목조건물인 여수 진남관(국보 304호), 오동도, 고소동 천사벽화골목, 여수수산시장 등도 꼭 찾아봐야 할 곳들이다. ●가족이 걷기 좋은 고분군과 닭똥집 골목-대구 잊힌 것들 사이에서 새롭게 가치를 발견하는 예가 간혹 있다. 대구 불로동 고분군이 그렇다. 삼국시대 토착 세력의 분묘로 추정되는 고분은 210여 기다. 1500여 년 전에 조성된 고분 사이로 시대를 넘나드는 오솔길이 나있다. 길이 완만해 아이 손잡고 거닐기 좋다. 고분군을 지나 단산지에 이르는 구간은 대구올레 팔공산 6코스 ‘단산지 가는 길’이다. 옻골마을에선 서당 체험, 전통 가마 타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고택 숙박 등이 가능하다. 은은한 조명이 빛나는 아양기찻길은 폐철교를 관광지로 탈바꿈시킨 공간이다. 여행의 마무리는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이 제격이다. 고소하고 쫄깃한 튀김 ‘똥집’ 등 다양한 닭모래집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걷고, 먹고, 즐기고-경북 포항 뱃사람들이 즐겨 먹던 물회는 포항의 대표 음식이다. 굵직한 전복에 고소한 참기름으로 맛을 낸 전복죽과 죽도시장 칼제비도 포항의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해준다. 1971년 문을 연 구룡포 제일국수공장에서는 아직도 해풍에 국수를 말리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구룡포 토속 음식인 모리국수도 별미다. 근대문화역사거리의 일본식 찻집에서 마시는 차 한잔이 여행의 낭만을 더한다. 포항은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가 풍성한 지역이다. 계곡 따라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내연산계곡, 봄꽃이 앞다퉈 피는 기청산식물원, 영일대해수욕장, 죽도시장, 운치 가득한 포항운하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그때 그 시절의 가족 나들이 공간-경남 창원 진해구 벚꽃이 진 5월, 경남 창원 진해구는 가려졌던 구도심의 다양한 매력을 드러낸다. 중원로터리(진해8거리)에 자리한 진해군항마을역사관은 진해 근대 여행의 시작점이다. 여덟 개 도로를 따라 오랜 세월을 간직한 공간들이 자리한다. 속천항의 창원국동크루즈,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도 함께 돌아보면 좋은 볼거리다. 먹거리도 다양하다. 역사관에서 만나는 ‘경화당제과’의 진해콩과자, 커피 한잔하며 음악과 그림을 즐길 수 있는 ‘흑백’, 구 진해해군통제부 병원장 사택(등록문화재 제193호)에 자리한 ‘선학곰탕’ 등이다. 현재의 진해를 대표하는 ‘진해제과’ 벚꽃빵까지 더해지면 온 가족을 만족시키는 여행지가 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 [사설] 25억원짜리 장비로 참기름 짜 선물 돌린 연구원

    25억원짜리 연구 장비를 선물용 참기름 수천 병을 짜는 데 쓴 지방자치단체 산하 연구기관장이 경찰에 적발됐다. 전남도 산하 출연기관인 전남생물산업진흥원 나노바이오 연구원의 이모 전 원장은 지난해까지 4년간 ‘초임계추출기’라는 연구 장비를 이용해 참기름을 짜서 지역 국회의원과 전남도청 간부 등에게 명절때 선물로 보냈다고 한다. 초임계추출기는 물질에서 필요한 요소만 뽑아내는 장치다. 연구 개발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에 빌려주기 위해 연구원이 2009년 25억원을 들여 도입했다. 이 전 원장의 지시로 25억원짜리 연구장비가 참기름 생산기계로 변질됐으니 이런 코메디도 없다. 참기름을 짜는 작업에는 원장과 팀장,연구원 등 전체 직원 25명 중 절반이 넘는 14명이 관여했다고 한다. 기가 찰 노릇이다. ‘나노바이오 참기름’을 만드는 ‘방앗간연구원’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게다가 참기름 세트 제조 비용 6200만원은 에탄올 등 연구기자재를 사는 데 쓴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고 한다. 이 전 원장은 또 부하 직원한테서 활동비 명목으로 2100만원의 뇌물을 상납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전 원장 밑의 김모 팀장은 과학기자재를 독점 납품하게 해 주는 대가로 고등학교 동창인 업자 이모씨로터 2200만원어치의 금품을 챙겼다. 연구원 직원들은 업자 이씨가 위조한 다른 업체의 비교견적서를 제출받아 정상적인 경쟁입찰이 이뤄질 수 없게 해서 이씨가 계약을 따낼 수 있도록 도왔다고 한다. 원장, 팀장, 직원까지 모두 한통속으로 ‘윗물에서 아랫물까지’ 썩은 ‘비리 복마전’인 셈이다. 이 전 원장은 지난 1월 윤장현 광주시장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4월 초에 그만뒀다. 이 전 원장처럼 기관장이 조직적인 범죄를 벌여도 돈을 댄 지자체가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게 문제다. 지자체가 출자하거나 출연한 기관은 지난해 9월 기준 540개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예산 낭비도 심각하다. 전남도가 출자하거나 출연한 연구기관들은 지역 내에 관련 기업이 없어 쓸 수도 없는 고가 장비부터 덜컥 먼저 구입한 사례가 최근 드러났다. 1년 장비 사용률이 1%대에 불과한 것도 있다고 한다. 다른 지역의 연구기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지자체 출연 연구기관들을 전수조사를 해서라도 국민의 혈세가 한 푼이라도 허투루 쓰이지 않게 해야 한다.
  • [정부 예결산] 9367억 정부세종청사 값어치 하고 있습니까

    [정부 예결산] 9367억 정부세종청사 값어치 하고 있습니까

    9367억원. 정부세종청사 값어치다. 국가가 보유한 건물 중 가장 비싸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1위다. 몸값에 걸맞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정부가 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14 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국유재산은 총 937조 3000억원으로 1년 만에 25조 2000억원 늘었다. 국유건물 중 가장 비싼 재산은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이 입주한 1단계 세종청사다. 장부가액만 4922억원이다. 감가상각이 반영돼 전년보다 가격은 103억원 줄었다. 1단계 청사는 정권이 교체된 시기에 지어져 마감재 등이 부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가치가 이보다 적을 수 있다는 의미다. 보건복지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들어선 2단계 정부세종청사는 4445억원짜리다. 역시 1년 새 장부가가 91억원 줄었다. 두 청사를 합친 가치는 9367억원이다. 한 전직 관료는 “비싼 돈을 들여 세종청사를 지었지만 원격회의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대면보고를 중시하는 국회의원 등 때문에 길 위에 뿌리는 시간이 너무 많다”며 “(세종청사가) 제 값어치를 하려면 보완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광역시 동구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준공하자마자 3105억원으로 평가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2457억원)을 밀어내고 3위에 올랐다. 오는 9월 옛 전남도청 부지에서 개관하는 문화전당으로 단일 문화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고속도로 중에는 경부고속도로(10조 9787억원)가, 무형자산 중에서는 기재부의 예·결산 시스템 ‘디브레인’(dBrain)이 353억원으로 가장 비쌌다. 국세청의 취업 후 학자금상환 전산시스템(299억원), 관세청의 4세대 국가관세종합정보망시스템(234억원)도 무형자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新 국토 기행] 광주 동구

    [新 국토 기행] 광주 동구

    광주시 동구는 구도심이다. 옛 전남도청이 이전하면서 금남로, 충장로 일대의 중심상권이 한때 쇠락의 길을 걸었다. 대인시장, 남광주시장 등 대형 전통시장도 활력을 잃었다. 그러나 대인시장 별장 프로젝트와 예술의 거리 활성화, 충장축제 등 옛 도심 되살리기 정책이 뿌리를 내리면서 되살아나고 있다. 여기에 오는 9월이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문을 연다. 옛 전남도청 자리에 둥지를 튼 문화전당은 규모 면에서는 세계적 문화복합시설로서도 손색이 없다. 아시아 문화의 모든 콘텐츠가 담기고 연중 창작활동이 이어진다. 광주의 랜드마크 역할이 기대된다. 운림동 일대는 무등산(해발 1187m) 주 진입로인 증심사지구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면서 외지 탐방객이 크게 늘고 있다. 무등산은 광주 역사의 터전이자 그에 걸맞게 수많은 문화재와 유적을 품고 있다. 증심사와 문빈정사, 약사암, 의재미술관 등 사찰과 문화재가 즐비하다. 시인과 묵객들이 ‘수정병풍’이라 이름 붙인 정상의 서석대, 입석대(주상절리대)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서남해의 풍부한 해산물을 재료로 차려지는 각종 요리와 맛깔스런 음식은 외지인의 발길을 끌어모은다. 싱싱한 횟감이 넘쳐나는 학동 남광주시장 일대 등 어디를 가거나 남도의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다. [볼거리] 항쟁의 기억 위에 숨쉬는 예술 ●무등산 따라 흐르는 조선조 가사문학의 산실 동구 운림동 증심사 입구를 거쳐 중머리재~장불재~규봉암~원효사 계곡을 지나면 조선조 시가문화권에 도달한다. 무등산 북동쪽 끝 지점으로 행정구역상 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 일대엔 시가문화 유적지가 즐비하다. 소쇄원, 식영정, 환벽당, 독수정 등 조선조 정자들을 둘러보며 선조들의 풍류와 낭만을 엿볼 수 있다. 소쇄원은 우리나라 대표 민간 정원으로 꼽힌다. 양산보(1503∼1557)가 스승인 정암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사약을 받고 세상을 뜨자 벼슬을 마다하고 고향에 은둔하면서 지었다. 이후 김인후, 송순, 정철, 송시열, 기대승 등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이 드나들며 시를 짓고 교류하면서 조선조 가사문학의 산실이 됐다. 바로 아래쪽엔 송강 정철(1536~1593)의 ‘성산별곡’이 탄생한 식영정이 자리하고 ‘자미탄’(백일홍 개울)으로 불리는 광주호 상류 계곡 건너편엔 환벽당이 서 있다. 최근에 조성된 ‘무돌길’도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910년 지도를 바탕으로 복원된 광주 동구~ 전남 화순~담양 등 무등산 자락을 에두르는 총 51㎞의 탐방로이다. 이 가운데 동구지역은 용추길~용연마을~제2수원지~ 교동~ 선교동정자~광주천길~옛 남광주역~푸른길~광주역에 이르는 10.8㎞ 구간이다. ●예술·창작의 복합문화센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중심 도시권에 들어오면 옛 전남도청이자 5·18 민주항쟁의 중심지였던 금남로 시작 지점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섰다. 오는 9월 개관한다.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처럼 예술과 창작을 한데 묶은 복합문화센터다. 문화전당은 7000여억원을 들여 13만 4000여㎡ 부지에 전체 면적이 16만 1000여㎡, 지상 4층·지하 4층 규모로 건립됐다. 전당에는 민주평화교류원, 아시아예술극장, 문화창조원, 아시아문화정보원, 어린이문화원 등이 배치됐다. 문화전당은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거공약으로 시작됐으며, 이를 포함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2023년까지 20년간 모두 5조 3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거대한 프로젝트이다. 오는 7월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때의 ‘프레 오픈’ 행사를 위해 대형 공연과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다. 문화전당은 ‘광주의 랜드마크’이자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문화 발전소’로 거듭날 전망이다. ●각종 공연·전시로 제2 전성기 맞은 ‘젊음의 거리’ 충장로 문화전당과 맞닿은 충장로는 옛 광주의 중심 상권이었다. 한때 백화점과 옷가게, 음식점, 술집 등이 밀집해 있고, 전국 패션을 선도했던 곳이었다. 충장로 1가의 전남체신청(우체국)은 우다방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장소였다. 그러나 2005년 전남도청 이전과 외곽 신도시 개발 탓에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동구는 도심 공동화를 막기 위해 2004년 충장축제를 창설했다. 이후 매년 10월 ‘추억과 향수’를 주제로 난장을 펼치면서 우리나라의 대표 도심 거리축제로 발돋움했다. 1970~19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각종 공연·경연·전시·체험프로그램 위주로 운영된다. 이런 축제와 아시아문화전당 건립 등에 힘입어 젊은이들이 다시 몰려드는 거리로 변했다. 지금 충장로 골목길은 평일에도 사람의 어깨를 부딪칠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문화전당 개관은 충장로의 제2 전성기를 앞당기는 신호탄으로 점쳐진다. ●폐철길따라 조성된 숲 ‘푸른길’·이색 건축물 ‘광주 폴리’ ‘푸른길’은 광주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2000년 폐선된 경전선 도심 통과 구간을 폐선하고 나무를 심어 가꾼 도심 공원이자 산책로이다. 광주역~조선대~남구 진월동 8㎞ 구간이다. 2002년부터 광주시와 시민단체, 민간기업 등이 폐 철길따라 31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으면서 숲길이 조성됐다. 동구 계림·산수동 구간은 일부 기찻길을 복원해 놨다. 푸른길을 따라 올망졸망한 옛 주택과 골목길을 돌아볼 수 있다. 동명동 구간엔 카페와 아트숍, 갤러리 등이 들어섰다. 충장로 등 도심 곳곳에 설치된 ‘광주 폴리’ 건축물들도 이색 볼거리 중 하나다. 광주 폴리는 도심 재생을 위해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설치를 주도하고 있다. 폴리는 2011년 11개, 2013년 8개 등 19개 작품이 설치됐다. 폴리는 도시를 상징하는 ‘Urban’과 장식용 건물을 뜻하는 ‘Folly’를 따 ‘어번 폴리(도시를 상징하는 건물이나 건축물)’라는 이름을 붙였다. 대표 작품으로는 구 시청사거리에 놓인 황금색 박스 구조물(The Open Box)이 있다. 문화전당 서쪽 벽면엔 시민들이 시내버스를 기다리며 쉬거나 소공연을 할 수 있는 ‘사랑방‘이란 폴리도 만날 수 있다. ●예술품 판매점·갤러리 등 갖춘 대인시장 ‘별장프로젝트’ 문화전당과 맞닿은 동구 궁동 광주동부경찰서~중앙로 300m 구간은 ‘예술의 거리’로 조성됐다. 서울 인사동 거리처럼 갤러리와 화방, 표구점, 골동품점, 소극장, 고서점, 전통 찻집 등이 90여개 들어서 있다. 거리의 야외무대에선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며 골동품, 미술품 등의 경매가 이뤄진다. 예술의 거리 끝자락에서 중앙로를 건너면 대인시장에 이른다. 최근 별장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매월 말 시장 상인들과 2008년부터 이곳에 둥지를 튼 예술인들이 펼치는 별난 장터이다. 예술품 판매점과 카페, 갤러리, 복합 문화 공간, 오픈 스튜디오 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정기적으로 펼쳐지는 별장 프로젝트는 도심 전통 시장 축제로 자리잡았다. [먹거리] 남도의 손맛으로 버무린 참맛 ●아시아 음식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인근인 동구 광산동 구 시청사거리 일대가 아시아음식문화 거리로 떠오른다. 최근 외국 음식 전문점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이탈리아 파스타, 베트남 쌀국수, 터키 케밥 등을 즐길 수 있다. 이자까야(일본식 주점)류 업소와 이탈리아 음식점, 인도 음식점 등 10여곳이 영업 중이다. 밤이면 젊은층이 몰려든다. 파히타, 브리토,타코,케사디야 등 멕시코 전문 음식도 맛볼 수 있다. 동구는 이곳 일대를 아시아 각국의 음식문화를 체험하고 맛볼 수 있는 ‘아시아음식 문화지구’로 조성할 계획이다. 문화전당 개관에 맞춰 세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다양한 아시아 요리전문가 교육 등을 추진한다. ●지산동 보리밥집 지산동 무등산관광호텔 아래쪽엔 보리밥집이 즐비하다. 요즘은 기호에 따라 나물류를 골라 먹는 뷔페식으로 운영하는 곳도 생겼다. 보리밥과 풍성한 푸성귀는 봄철 입맛을 돋운다. 열무청과 돈나물, 도라지 무침, 고사리나물, 호박무침, 냉이나물, 달래무침 등 10여가지 나물류와 보리밥·참기름을 듬뿍 넣고 비빈다. 수십년 전부터 등산객의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보리밥집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은 10여곳이 성업 중이다. 파전과 도토리묵, 막걸리도 빠질 수 없는 메뉴이다. ●남광주시장 수산물 남광주역과 맞붙은 남광주시장 일대는 수산물 요리집이 즐비하다. 이곳은 경전선이 폐선된 2000년까지는 열차를 통해 전남 보성과 고흥의 득량만 일대에서 올라오는 싱싱한 수산물의 집산지였다. 요즘도 꼬막, 바지락, 굴, 키조개를 비롯해 막 건져 올린 싱싱한 어류의 새벽장이 열린다. 시장 주변엔 자연스레 이런 수산물을 재료로 한 음식점이 생겼다. 가을철엔 전어, 겨울철은 붕장어, 간재미 등이 주 메뉴이다. 요즘은 새조개와 꼬막 등 패류가 주종을 이룬다. 서대와 준치 등을 미나리 등 푸성귀와 버무려 새콤한 회무침으로 내놓는 음식점도 많다. 철 따라 바뀌는 생선과 조개구이 등도 맛볼 수 있다. 동구청과 문화전당 주변엔 고급 한정식도 산재해 있다. 갈치, 새고막, 낙지 등의 요리가 일품이다. ●증심사지구 닭요리집 증심사지구는 무등산 주요 등산로 입구이다. 연일 등산객으로 붐비는 만큼 음식점도 다양하다. 도토리묵, 파전, 동동주, 칼국수, 보리밥집도 많다. 증심사집단시설지구가 새롭게 조성되기 이전부터 닭백숙 요리집이 즐비했다. 일부 음식점은 닭고기를 이용한 코스요리도 개발해 내놓고 있다. 닭을 부위별로 튀기거나 삶아 채소와 함께 내놓는데 특히 어린이들의 입맛에 맞췄다. 전통 닭찜과 백숙을 내놓는 음식점도 여전히 성업 중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어려운 이웃 위해 ‘고수’들 다 모였다

    어려운 이웃 위해 ‘고수’들 다 모였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재능기부 바람이 불고 있다. 지자체 주도로 확산되는 재능기부 운동에는 공무원은 물론 시민·사회단체, 직능단체, 각계 전문가 등이 참여해 지역 사회와의 소통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3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 콜센터 상담원 76명으로 구성된 ‘가람너울봉사단’은 지난달 25일부터 복지 취약계층 노인을 대상으로 목소리 재능기부를 시작했다. 콜센터 상담원 2명이 매월 한 차례씩 수원YWCA 재가노인지원센터를 방문, 독거노인과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 노인 80여명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말벗이 돼 주고 있다. 도는 이와 함께 대학 디자인학과 교수와 학생들의 재능기부 활동인 ‘경기 디자인나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역자활센터, 장애인 판매시설 등 디자인 능력이 취약한 영세기업을 대상으로 포장, 로고, 상품안내서, 제품디자인 등을 지원해 업체의 매출 증대에 한몫하고 있다. 도 회계과 설비관리팀과 소방서 직원,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재능기부 동아리는 복지시설의 고장 난 데를 고쳐 준다. 재능기부팀 김제연씨는 “바이올린을 가르치고 철학을 강의하는 것도 좋은 재능기부지만 가진 기술로 영세시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것도 가치 있는 재능기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전남도에서 수습을 받는 사무관들은 정식 발령을 앞두고 지역 아동센터에서 학습도우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 사무관 10명은 지역아동센터 2곳에서 월~목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간 동안 영어·수학·과학을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 가르친다. 전남도청 만화동아리 40여명도 2006년부터 1년에 4차례 장애인·노인·아동 시설을 방문해 그림지도와 벽화 그려주기, 페이스페인팅, 티셔츠에 만화 그려주기 등을 한다. 부산시는 부산예총, 부산민예총, 부산문화재단 등과 함께 미술·음악·무용 등 예술 분야에 재능과 관심이 있으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꿈을 펼치지 못하는 예술 꿈나무들을 위해 예술인들의 재능을 기부하는 ‘천사의 날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예술인과 1대1 결연이나 월 2회 이상 정기적인 개인지도, 학습 상담 등의 형태로 진행된다. 부산시는 시민과의 소통을 위해 공무원 장기를 재능기부한다. 2006년 부산시 공무원으로 구성된 ‘기타동우회’는 매년 양로원 등 소외된 시민들을 찾아 무료로 공연한다. 이 밖에 인천 강화군 건설지원사업소 직원들은 최근 양사면에 사는 노부부의 집을 찾아가 화재 위험이 있는 낡은 전기배선을 정비하고 어두운 조명을 발광다이오드(LED) 전등으로 교체해 줬다. 경기 오산시는 재능기부 활동가 양성을 위한 커피 바리스타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성남시는 차량정비업소의 재능기부를 통해 시민들의 차량을 무상 점검해 주고 있다. 수원시는 노후 건축물을 증축하거나 리모델링할 때 공사 전 과정에 걸쳐 전문적인 검토와 자문을 지원해 준다. 경기도의원들로 구성된 음악동호회도 양로원 등을 찾아가 색소폰·기타 연주를 하는 등 재능기부 활동을 한다. 수원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부고]

    ●정연대(코스콤 사장)박철성(법무사)씨 장모상 25일 제천 제일장례식장, 발인 27일 오전 (043)651-5102 ●박창조(예스트론 대표)창백(우진화성 대표)의진(금곡초 교사)씨 부친상 김미려(영파여고 교사)씨 시부상 이성호(사업)변재상(미래에셋증권 사장)씨 장인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2)3010-2262 ●강종철(전남도청 홍보기획담당)씨 장인상 25일 해남 국제장례식장, 발인 27일 오전 (061)536-4494 ●이준영(전 청주시장)씨 별세 24일 충북대병원, 발인 27일 오전 10시 30분 (043)269-7211 ●김병량(전 성남시장)씨 별세 25일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27일 오전 9시 (031)787-1503 ●태정호(전 우원개발 대표)씨 부친상 김동규(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장)씨 장인상 25일 건국대병원, 발인 27일 오전 6시 30분 (02)2030-7909 ●차용범(부산 벡스코 상임감사)순옥(전 정심라이온스클럽 회장)씨 모친상 25일 부산의료원, 발인 27일 오전 7시 (051)607-2651 ●김윤환(고려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씨 별세 주일(한국기술교육대 산업경영학부 교수)소영(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숙이(김숙이의원 원장)씨 부친상 허구연(MBC 야구발전위원회 위원장)최광현(중앙의원 원장)씨 장인상 이희진(HR디자인연구소 대표)씨 시부상 25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27일 오전 6시 (02)927-4404 ●김학문(전 문경시장)씨 별세 장윤자씨 남편상 형기(강원대 건축공학과 교수)현숙(양천구 구립신나는어린이집 원장)영기(사업)씨 부친상 황윤억(에이치링크 사장)씨 장인상 25일 문경장례식장, 발인 28일 오전 8시 (054)555-7000
  • 光州, 예술의 빛을 따르리

    光州, 예술의 빛을 따르리

    하얗게 어둠이 내리던 날, 광주를 찾았다. 오월의 잔영이 겹겹이 에워싸고 있을 듯한 곳. 폭설은 세상의 허물을 덮고 별세계 하나를 남겼다. 음악에 흐느적대고, 커피 향에도 취해 보고, 술에 비틀거리기도 하는 그 ‘모던한’ 세계는 어두워지고서야 비로소 또렷해졌다. 덮어뒀던 예향(藝鄕), 우리는 여전히 광주를 잘 모르는 듯하다.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생들의 초대에 이끌려 광주를 찾았다. 그들은 외지인들이 알지 못하는 사뭇 다른 광주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예술을 걷는 도시여행’이라는 번듯한 이름도 지었다. 자신들이 만든 여행업체 ‘예술 더하기 여행’의 마수걸이 상품으로, 올해 한국관광공사가 공모한 창조관광사업에도 선정됐다. 여정은 ‘예향’ 광주의 문화와 예술을 엿보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첫걸음은 옛 전남도청이다. ‘5·18 민주화운동’의 성지와도 같은 곳. 옛 도청 건물은 음울했다. 희디흰 벽은 잔뜩 찌푸린 하늘과 겹쳐져 도드라지게 창백해 보였다. 한데 뜻밖의 반전이 건물 뒤에 있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사업으로 세워지고 있는 여러 건물이 도청 아래 납작 엎드려 있다. 보통의 건물처럼 평지에서 위를 향해 솟은 게 아니라 땅 아래로 넓게 펼쳐져 있다. 뒤쪽에서 보면 최신 건축물들이 한껏 몸을 낮춰 도청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건물 형태가 말하려는 게 뭔지, 건축에 문외한이더라도 단박에 알 수 있다. 도청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면 독특한 모양새의 조형물들이 눈에 띈다. 버스정류장 형태의 ‘광주사랑방’(프란시스코 산인 작)이 그 예다. 이른바 ‘어번 폴리’(Urban Folly)로, 세계 여러 작가가 다양한 의미를 담아 광주 곳곳에 조성한 설치미술 작품들이다.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때 시작돼 현재 3차 조성작업이 진행 중이다. 옛 도청에서 광주천을 향해 두 블록쯤 지나면 양림동이다. 이번 광주 여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동네다. 양림동은 과거와 현재가 단단하게 맞물린 곳이다. 골목마다 수백년 너머의 세계가 꿈틀대고 있다. 동네를 이루는 큰 축은 종교와 예술이다. 양림동은 광주에서 가장 먼저 개신교 선교사들이 발을 디딘 곳이다. 평지부터 높은 언덕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역사가 서리지 않은 곳이 없다. 언덕 여기저기엔 예술가들이 산다. 이들은 저마다의 예술적 색깔로 주변을 덧칠한다. 그렇게 둘은 따로, 또 같이 서로를 보완하며 마을 풍경을 이끌어간다. 양림동은 한자로 버드나무 양(楊)에 수풀 림(林)자를 쓴다. 예전에 버드나무가 많았대서 지어진 이름이다. 한데 주민들은 버드나무보다 볕 양(陽)자를 선호한다. 광주가 빛고을이니, 양림동 또한 볕이 잘 드는 동네라고 해야 운율이 맞을 법도 하다. 한데 요즘 양림동에서 버드나무는 찾기 어렵고 호랑가시나무가 훨씬 더 잘 눈에 띈다. 양림동 일대를 ‘호랑가시나무 언덕’이라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 호랑가시나무가 양림동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호랑가시나무는 예수가 십자가를 지던 날 썼던 면류관의 재료다.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할 때도 이 나무의 붉은 열매가 빠지지 않는다. 요즘엔 이웃돕기의 상징인 ‘사랑의 열매’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마을 곳곳엔 수령 400년이 넘는 호랑가시나무가 자라고 있다. 나무들이 싹을 틔웠을 400년 전은 이 땅에 기독교가 들어오지 않았을 때다. 그렇다면 예수의 고난을 상징하는 나무가 기독교 선교사의 첫 방문을 이끈 건 아닐까. 주민들은 이처럼 두 요소가 운명적으로 얽혀 있다고 믿는다. 기독교의 흔적은 마을 곳곳에 선연하다. 양림교회 뜨락의 오웬 기념각, 호랑가시나무 언덕의 우일선(Wilson) 선교사 사택, 연세대 창립자 언더우드 박사의 손자가 살았던 호랑가시나무창작소, 선교사 묘역 등 볼거리가 많다. 언덕 너머 수피아여중·고 쪽에도 커티스 메모리얼 홀, 윈스브로우 홀 등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남아 있다.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건축미가 빼어나다. 빠짐없이 돌아보길 권한다. 양림동을 ‘광주의 서촌’이라 부르는 이도 있다. 작가 이상, 시인 노천명 등을 배출한 서울의 ‘서촌’에 빗댄 표현이다. 시인 김현승과 영화감독 임권택, 극작가 조소혜, 화가 한희원 등 문화예술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이들이 양림동에서 볕을 받고 자랐으니 그 비유가 틀리지는 않아 보인다. 골목 한쪽에 터를 잡은 다형다방은 시인 김현승을 기리는 공간이다. 다형(茶兄)은 커피를 몹시 즐겼던 김현승의 호다. 실제 커피를 파는 다방은 아니고, 잠시 쉬어 가는 곳이다. 일회용 커피와 차도 준비돼 있다. 오랜 한옥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장우 가옥은 소문난 갑부였던 정병호가 1899년 지은 저택이다. 안채와 사랑채, 행랑채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사랑채에선 윤회매(輪廻梅)의 계보를 이어 가고 있는 김창덕 작가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윤회매는 밀랍으로 그린 매화 작품을 일컫는다. 벌이 꽃에 있는 꿀로 벌집을 만들고, 벌집이 다시 꽃으로 되살아난다 해서 윤회매다. 최승효 가옥은 최근 개방된 고택이다. 집 뒤 언덕에 서면 무등산이 손에 잡힐 듯이 다가선다. 방문에 앞서 예약을 해야 한다. 양림동에서 산 하나 넘으면 사직동 포크음악거리다. 현지인들은 ‘사직골’이라 부른다. 가벼운 술과 음료를 파는 카페들이 늘어선 곳이다. 사직골은 밤에 찾아야 제격이다. 사람에 부대끼고 경쟁에 지친 이들이 낡은 불빛 찾아 하나둘 모여든다. 카페 문틈으로 통기타 소리가 흘러나오고, 노래는 어둠 사이를 떠돈다. 모르는 이와 가벼운 눈인사로 친구가 되고, 울대 쉬도록 함께 노래도 부른다. 디지털이 완전하게 득세한 세상에서 이런 아날로그적 감성을 만나리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 했다. 문화예술기행은 무등산 입구의 의재 미술관으로 이어진다. 남종화로 일가를 이룬 허백련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전시된 작품 수가 많지 않아 다소 아쉽지만, 증심사 등 무등산의 명소들과 묶어 돌아볼 만하다. 글 사진 광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62) →가는 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옛 전남도청)을 찾아가는 게 관건이다. 양림동은 옛 전남도청에서 십여분 거리, 사직동 포크음악거리는 양림동에서 또 십여분 거리다. 어반 폴리 작품은 광주 곳곳에 분산돼 있다. 이들만 둘러봐도 좋은 테마여행이 된다. 예술더하기여행(story.kakao.com/ch/artsumtrip, blog.naver.com/artsumtrip)에서 광주 지역 예술문화의 핵심을 돌아보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초등학생을 위한 ‘꿈이 자라는 예술여행’ 사진동호인을 위한 ‘뷰파인더에 담은 나의 도시’ 등 다양한 상품도 준비했다. (070)8715-1462. →맛집 충장로의 장독대(223-5630)는 저렴하면서도 푸짐한 백반으로 이름났다. 2인 기준 1만 6000원.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잦은 옛 시청 쪽 백수간재미(232-7993)는 간재미 요리 하나만 내는 집이다. 매콤달콤한 간재미 무침을 안주 삼아 ‘딱 한 잔’하려는 단골들이 자주 찾는다. ‘싱건지’(물김치의 사투리)도 맛있다. 동명동 황톳길(226-1550)은 정갈한 한정식을 내는 집이다. 허름한 기와집 안에서 도토리묵 잡채, 매생이떡굴 등 참살이 음식을 먹는 재미가 각별하다. →잘 곳 양림동의 호랑가시나무 언덕(070-4240-0976)은 100여 년 전 세워진 선교사 사택을 게스트하우스로 꾸민 곳이다. 건물 안 일부를 현대적인 시설로 바꿨지만 오래된 집에서 우러나오는 기품은 여전하다. 집은 2층 양옥이다. 1층 거실엔 따뜻한 벽난로가 있고, 지하에 간단한 회의나 세미나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도 조성됐다. 일반 가정집처럼 부엌도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방 하나만 쓰거나 1, 2층을 통째 이용할 수도 있다.
  • [新국토기행] “순천에서 공부·인물 자랑하지 마라”

    [新국토기행] “순천에서 공부·인물 자랑하지 마라”

    1995년 순천시와 승주읍이 통합한 전남 순천시는 도농복합도시다. 서울시 면적이 605.18㎢인데 비해 통합되면서 907.44㎢로 늘어 서울의 1.5배 크기다. 순천(順天)은 ‘하늘의 이치에 따른다’는 뜻의 도시다. 순천 지역의 지명과 연혁이 기록에 나타나는 것은 삼국사기부터다. 오늘날 순천시 경내였던 삽평군이 신라 경덕왕 16년의 행정 개편으로 승평군(昇平郡)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고려 초기 940년 승평군을 승주로, 983년에는 승주목으로 승격시켰다. 1036년 승평군으로 강등됐으나 1309년에 다시 승주목으로 승격됐다가 1310년에 다시 순천부로 개칭, 강등됐다. 이때 처음 순천이란 이름이 등장했다. 지방제도 개정으로 1895년(고종 32년) 남원부 소속 순천군, 1896년 전남 순천군이 됐다. 해방 뒤 1949년 순천시로 승격됐다. 1995년 1월 1일 승주군과 재통합됐다. 순천은 북쪽으로 구례군, 동쪽으로 광양시, 서쪽으로 곡성군과 화순군에 접한다. 남쪽으로 여수시와 보성군에 접해 있고, 남쪽 일부는 바다에 면한다. 순천만과 광양만 해안선의 총연장은 36㎞에 이른다. 대체로 북쪽과 서쪽이 높고 기복이 심하며 남동쪽이 낮은 지형을 보인다. 태백산맥에서 힘차게 뻗어 나온 소백산맥의 말단부로 크고 작은 산들이 있어 수려한 산수 경관을 자랑한다. 골짜기를 따라 흐르는 하천과 해안 지역에 발달한 평야는 비옥하며 토심이 깊다. 별량면과 접한 순천만은 굴곡이 심하나 바다가 잔잔하며 수심이 얕아 패류 양식의 적지이다. 전주에서 여수로 이어지는 17번 국도와 목포에서 진주, 마산, 부산으로 이어지는 2번 국도의 교차점이고 호남과 남해고속도로가 동서로 관통하는 결절점의 요지이다. 인구는 28만명으로 1읍 10면 13동으로 이뤄졌다. 2005년 전남 지역 고교가 평준화되기 전까지 교육도시였다. 순천고와 순천여고를 입학하기 위해 전남 지역 우수학생들이 몰렸다. ‘여수에서 돈 자랑 말라’, ‘벌교에서 주먹 자랑하지 말라’는 것과 함께 ‘순천에서 인물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해 검사가 31명으로 전국 2위, 법조인 수는 전국 9위에 올랐다. 순천은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을 활용한 정책을 펼친다. 순천만은 넓게 펼쳐진 갯벌과 갈대, 철새들의 낙원이며 살아 숨 쉬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다. 매년 30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6개월 동안 440만명이 찾아올 정도로 생태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 옛 생활터전이 그대로 있는 낙안읍성 민속마을과 승보사찰의 송광사, 천년 고찰의 선암사 등 모든 종별의 문화재를 보유한 전국 최초의 도시이기도 하다. 전국 최초로 국제화 교육특구에 지정돼 평생학습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2010 리브컴어워즈에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 살고 싶은 도시의 질을 평가하는 2012 도시대상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2013 대한민국 지역희망 박람회에서 기초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지역발전 유공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순천은 중소도시로는 드물게 인구가 늘고 있다. 시민들도 배타성이 없어 외지인들을 모두 지역민으로 포용한다. 새정치민주연합 텃밭이면서도 최근 3번의 지자체장 선거에서 무소속 손을 들어줬고, 국회의원도 새누리당 의원 등이 당선되기도 했다. 순천은 도서관의 도시다. 순천 기적의 도서관은 ‘책 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이 2003년 11월에 국내 처음으로 건립한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다. 이 도서관 유치로 순천시는 도서관의 도시로 그리고 책 읽는 사회의 기폭제가 됐다. 이후 공공도서관 5곳, 작은도서관 48곳이 개관했다. 기적의 도서관이 최초로 시행한 도서관 학교나 북스타트 사업은 이제 전국 도서관에서 시행되고 있다. 순천시는 올해 국토교통부로부터 도시재생 선도 지역으로 선정돼 2017년까지 1337억원을 투입해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 원도심 지역 자원을 활성화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간다는 계획이다. 시는 에코지오 창작촌, 부읍성 역사문화 상징화 사업, 향교 문화사업·골목길 정비, 청소년 문화광장 등을 조성해나가기로 했다. 올해 새롭게 개장한 순천만정원은 6개월여 만에 300만명이 찾아왔다. 정원박람회는 순천만을 항구적으로 보전하기 위해 개최한 박람회로 순천만정원 개장으로 순천만에 대한 보전과 지역경제와 어떻게 연결시켜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순천시는 순천만정원, 순천만, 봉화산둘레길, 관광지 등 도심 전체를 정원으로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도심 내 공간을 나무와 꽃으로 채우는 한평정원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61곳, 올해는 33곳을 만들었다. 도시민의 여가 생활이 늘어나면서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도시 농업도 추진하고 있다. ECO-텃밭정원, 도시민 체험 생태 텃밭, 주말농장형 테마 텃밭, 학교 텃밭을 조성 중이며 도시농부학교, 도시농업 전문가 양성, 어린이 자연학교도 운영 중이다. 대통령직속지역발전위원회가 침체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원하는 창조지역산업의 대표적 사례로 순천의 한평정원가꾸기 사업을 꼽았다. 순천시는 또 생태수도 이미지에 맞는 산업을 유치하고 있다. 지난 9월 일본 최대 전자상가인 도쿄 아키하바라와 오사카 공항 등지에서 면세점 14곳을 운영하며 2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재일동포기업 ㈜에이산이 순천시에 100억원을 투자해 전동자전거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에이산은 순천해룡산업단지 내에 조립·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연 2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 14일에는 전남도청에서 순천 신대지구 내 의료기관 설립을 위해 도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미국 베일러병원, 전남대병원이 MOU를 체결했다. 신대 의료기관이 들어서면 지역주민들은 베일러병원과 전남대병원 간의 협업을 통한 선진화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시는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신덕지구 해룡산업단지 분양률 100% 달성을 위해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입주희망 기업들이 실제 투자로 연결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민주화 운동의 발원지, 아시아인들의 문화예술 발전소로 거듭나다

    [명인·명물을 찾아서] 민주화 운동의 발원지, 아시아인들의 문화예술 발전소로 거듭나다

    광주 동구 광산동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준공을 코앞에 뒀다. 전당은 7000여억원을 들여 13만 4000여㎡ 부지에 전체 면적이 16만 1000여㎡, 지상 4층·지하 4층 규모로 건립됐다. 시설만 놓고 보면 서울 국립중앙박물관(13만 7000여㎡)과 예술의전당(12만 8000여㎡)을 뛰어넘는다. 전당 안에 조성된 5개 원 가운데 민주평화교류원을 제외한 아시아예술극장, 문화창조원, 아시아문화정보원, 어린이문화원 등은 지하에 자리 잡았다. 아시아 문화교류의 핵심 거점 시설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은 16일 “조만간 건축물에 대한 준공 검사 등 공정 전체를 마무리 짓는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전당을 아시아 문화의 허브이자 ‘문화 발전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5·18민주화운동의 현장인 옛 전남도청 자리에 착공한 지 6년여 만에 완공됐다. 추진단은 개관을 앞두고 이미 전당을 채울 콘텐츠 종합계획을 마련했다. 일정상 내년 7월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기간에 ‘프리 오픈’과 시범 운영을 거쳐 9월에 문을 연다. 전당에 들어서면 민주평화교류원으로 사용되는 옛 전남도청 별관 등 6개 건물이 솟아 있다.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한 민주인권평화기념관과 아시아문화교류 지원센터로 이뤄졌다. 전당 건물 옥상에 해당하는 지상은 공원으로 조성됐다. 문화전당은 ‘빛의 숲’이란 건축 개념이 적용됐다. 전당 내 70여곳에는 ‘하늘의 창’이라 불리는 가로·세로 3m의 유리구조물이 들어서 햇볕이 전당 안으로 내리쬔다. ‘ㄷ’자형으로 이뤄진 지하 건물 외벽 유리창은 끊임없이 빛을 발산한다. 밤에는 전당 내 각종 조명이 지상으로 빛을 내뿜는다. 지상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대표 공연 무대인 아시아예술극장이 눈에 띈다. 이처럼 주요 건물은 지하 25m 아래에 있지만 드넓게 조성된 야외 광장과 건물들로 문화전당이 지하공간에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추진단은 내년 첫 개관 행사를 위해 원별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아시아의 가치와 문화를 담은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인문·예술·첨단 기술 융합콘텐츠인 ‘레빗홀 아시아’와 ‘당나라 승려’, 빛축제 등을 선보인다. 전당은 ‘열린 세계를 향한 아시아문화의 창’을 비전으로 삼았다. 복합문화공간으로서 기획 단계에서부터 5개 원을 통합 연계, 운영한다는 복안이다. 이 가운데 민주평화교류원은 국제교류와 협력 사업을 통해 5·18의 가치를 아시아와 공유하고 소통하는 공간이다. 이를 위해 교류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국제 공연, 전시, 포럼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아시아 개발도상국들과의 디지털 자료구축 및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문화 공적개발원조(ODA)사업도 추진한다. 특히 민주인권평화기념관(가칭)에는 5·18 당시 열흘간의 이야기를 서사구조에 따라 예술적 콘텐츠로 구현한 상징물이 들어선다. 아시아문화정보원은 아시아문화에 대한 연구, 아시아문화자원 수집·활용, 아시아의 창의적인 전문인력 양성 등을 맡는다. 아시아의 문화에 대한 이해 증진과 기초학술자료 축적을 위한 연구 등을 수행한다. 아시아문화연구소·아시아문화자원센터·라이브러리파크 등으로 구성됐다. 문화창조원은 전당 북동쪽에 높이 8~16m의 다양한 층고로 된 전시관이다. 연구 개발의 핵심조직인 연구랩과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역의 연구기관, 문화기관, 산업과 연계해 콘텐츠를 제작, 전시하는 열린 문화 공간이다. 아시아예술극장은 지하 3층의 중극장과 지하 4층의 대극장으로 이뤄졌다. 대극장은 외부 무대로 개폐 가능한 2000석 규모의 가변형으로 설계됐다. 중극장은 520석이다. 공연작품을 창작·제작하고, 유통하는 기능을 맡는다. 어린이문화원은 교육보다 ‘놀이와 문화’, ‘창작활동’이 중심이 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국내외에 보급한다. ‘자연과 생활’, ‘지식과 문명’, ‘예술과 상상’을 주제로 체험관이 구성됐다. 문화전당은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약으로 시작됐다. 광주의 7대 지역 문화권 개발 등을 포함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2023년까지 20년간 모두 5조 3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김성일 문체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은 “전당 콘텐츠 계획은 전당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나침반이 될 것”이라며 “국민 요구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통해 전당의 성공적인 개관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옛청사 매입 지원을”vs“나쁜 선례”

    도청이전특별법 개정을 놓고 충남·대전·경북·대구 등 4개 시·도와 기획재정부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도청 이전에 따른 국비 지원액수를 수차례 낮추며 요구하고 있지만 기재부는 재정부담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4개 시·도 관련 국장과 직원들은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위원장 김성태)를 찾아 정부가 옛 충남도청사(800억원)와 경북도청사(1500억원)를 매입하도록 도청이전특별법을 개정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2012년 8월부터 5조~1조원대의 국비 지원 개정안을 제출했다가 표류하자 지난 3월 옛 청사 매입만 요구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충남도는 2012년 말 대전에서 홍성·예산 내포신도시로 이전했고, 경북도는 내년 7~10월 대구에서 안동·예천으로 옮겨간다. 두 도는 청사 이전을 위해 각각 659억원과 50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이 때문에 도지사 등이 국회와 기재부를 방문해 국비 지원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두 도의 국비 지원 요구액이 모두 2300억원으로 줄었지만 기재부는 ‘정부의 재정부담이 크다’, ‘나쁜 선례가 된다’며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 관계자는 “용역이 끝나려면 2~3년 걸린다. 시간을 끌어 국비 지원을 무산시키려는 꼼수”라고 비난했다. 충남·경북도는 산하 일반시였던 대전과 대구를 정부가 직할시로 분리시켜 도청사 이전을 유발했고, 정부의 복지정책을 보조하면서 도 재정이 더 열악해졌다며 청사 매입을 요구하고 있다. 전남도청 이전 시 정부가 1조 4600억원 넘게 지원한 것과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충남도는 특히 2002년 5월 나란히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는데도 전남도청사는 사 주고 충남도청사는 거부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대전·대구시는 비어 있는 옛 도청사로 인한 구도심 공동화 때문에 충남·경북도에 공조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청사 위치와 행정구역이 일치하지 않는 곳이 전국에서 충남도와 경북도가 마지막인데 무슨 선례가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빈농 아들로 태어나 230만여㎡ 농장 일군 김용복 영동농장 명예회장

    [김문이 만난사람] 빈농 아들로 태어나 230만여㎡ 농장 일군 김용복 영동농장 명예회장

    아무리 큰 거목도 하나의 작은 씨앗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모진 비바람을 견디고 이겨낸다. 어떤 시련도 묵묵히 참아낸다. 캄캄한 어둠 앞에 있더라도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대사처럼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고 하며 새 아침을 기다린다. 비록 지금은 힘들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그렇게 크고 자란다. 거목처럼 외롭게 살아온 한 사람의 처절한 외침을 들어본다. “저에게는 세 가지 굶주림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가난해서 배를 곯았던 굶주림, 두 번째는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 사랑마저 새어머니에게 빼앗겨 가족 사랑에 대한 굶주림, 마지막이 배움에 대한 굶주림이 그것입니다. 저는 육신의 배고픔과 사랑의 굶주림, 그리고 배움의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 세 가지 굶주림을 넘치도록 채웠습니다.” 그랬다. 운외창천(雲外蒼天)이다. 구름 너머에는 항상 파란 하늘이 빛나고 있음을 기다렸다. 태어나면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는 고난과 역경, 그리고 실패를 겪었음에도 결코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결국 구름 걷히고 파란 하늘을 만났다. 시골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사우디아라비아의 모래땅에 배추밭을 일군 신화를 만들어 냈고, 전남 강진의 척박한 땅에 여의도 면적에 가까운 기름진 농장을 가꾼 주인이 됐다. 그리고 지금은 장학회와 농촌문화재단을 만들어 숨은 일꾼들을 발굴해 도움을 주는 기부 실천자로 살아가고 있다. 김용복(81) 영동농장 명예회장이 주인공이다. 강진 농장의 실질적 운영은 아들에게 맡기고 현재 사재를 몽땅 털어 설립한 장학재단과 복지문화재단 일에 열정을 바치고 있다. 그가 살아온 대강의 이력을 살펴보면 이렇다. 세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가난 때문에 중학교를 중퇴했다. 먹고살기 위해 미군부대 하우스 보이로 출발해 야간 대학을 나왔다. 그러다 베트남전 때 미국 빈넬 회사에 보급행정 기능공으로 지원해 5년간 번 돈으로 땅을 사며 재산가가 된다. 그렇지만 첫 사업으로 시작한 회사에서 연탄가스 중독사고가 발생한다. 이 사고로 회사를 정리하고 파산한다.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로 훌쩍 떠난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은 사막에 배추를 심어 ‘녹색혁명의 기수’라는 칭호를 얻었고 ‘석탄 산업 훈장’을 받았다. 지난 18일 서울 면목동 사무실에서 김 회장을 만났다. 팔순의 나이지만 또렷한 말투에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저는 척박한 사막에 씨를 뿌려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었다고 자부합니다. 작으나마 오늘의 성공이 있기까지에는 사랑하는 가족과 이 사회, 우리 국가가 있었습니다. 이제 그 성과를 사회에 돌림으로써 제가 입은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합니다.” 수많은 실패를 거친 그에게 어쩌면 돈의 의미가 남다를 수 있다. “돈은 분뇨와 같아서 한 사람이 너무 오래 가지고 있으면 부패하고 구린내가 난다.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면 향내가 나고 비료가 돼 죽어가는 생명도 살린다”는 표현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그러면서 “생을 마감하고 저세상으로 갔을 때 하느님께서 ‘용복아 너는 이승에서 무엇을 하다가 왔느냐’고 물으면 ‘예 저는 흙농사, 사람농사, 그리고 사랑농사를 짓다가 왔습니다’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용복 장학재단’ ‘한사랑 농촌문화재단’ 등 다양한 장학과 후원의 일들을 펼치면서 현직 판사, 대학교수, 의학 박사 등 사회 인사를 배출하기도 했다. 낮은 곳에서 자신의 소임을 묵묵히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돌아보면 실수투성이의 삶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우리의 후배들은 저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우리의 아들 딸들, 우리 후배들이 헤쳐나가야 할 장구한 미래에 저의 경험과 그 경험에서 얻는 소박한 생각들이 작은 거름이나마 되기를 바랄 뿐이지요.” 그는 질곡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두 가지 꿈을 항상 떠올렸다. 첫째, 가난한 학생들을 도와 그들이 성장해서 국가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장학사업이다. 두 번째, 건실한 농부였지만 땅이 없어서 항상 소작농의 서러움 속에서 힘겹게 살았던 아버지를 위해 논과 밭을 사들여 실컷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효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1933년 음력 5월 5남매 중 막내로 강진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재산이라야 논 두 마지기(400평)가 전부일 만큼 가난한 농부였다. 어머니는 1936년에 세상을 떠났고 7살 위의 형은 1948년 여순사건 때 총살을 당했다. 아버지는 1950년 3남매의 자녀가 있는 여인과 재혼을 했다. 가뜩이나 가난한 집안에 식구가 더 늘어 집안 형편은 말이 아니었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등록금을 넉 달씩이나 내지 못해 학교에서 쫓겨났다. 눈물, 콧물이 범벅인 채 책가방 하나 달랑 들고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다. 부산역 대합실에서 노숙을 하며 배고파 울고, 외로워서 울고, 서러워서 울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길거리에서 미군 병사를 우연히 만났다. 중학교 때 배운 영어를 떠올려 ‘나는 촌놈이며 학교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배가 고프다’는 말을 했다. 그러자 미군은 범일동 소재 미군부대로 데려가 하우스보이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런데 어린 나이에 충격적인 멸시를 받는다. 서울 등지에서 피란 내려와 일하는 어른들한테 ‘전라도 놈이지 너는, 물에 빠진 놈 건져주면 보따리 내놓으라고 하지 않느냐’는 말을 들었던 것이다. 이때 그는 ‘평생 칭찬받는 전라도 사람, 모범적인 전라도 사람이 반드시 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에서 3년 동안 하우스보이를 하면서 모은 돈을 가지고 고향에 돌아왔다. 그러나 3남매를 데리고 온 새엄마에게 아버지의 사랑을 빼앗겨 찬밥신세가 됐다. 다시 고향을 떠나 광주로 갔다. 전남도청 앞을 걷다가 미군 지프차를 발견하고 다가가 ‘부산에서 하우스보이로 3년 동안 일하면서 영어와 운전기술을 배웠다’라고 말했더니 차에 타라는 대답과 함께 육군보병학교 상무대 군사고문단에서 수송부 통역원으로 취직돼 13개월 동안 근무하다가 9·28 서울수복 후 서울로 왔다. 서울에서는 영등포에 있는 미군 45공병단 수송부 트럭운전수로 일하다가 육군 운전병으로 자원입대해 1958년 만기제대했다. 이듬해 결혼한 그는 미 빈넬회사 서울지사장 운전수로 취직했으며 1960년 건국대 야간대학을 다니며 주경야독을 했다. 6년 뒤 베트남 파견 기술자 모집에 응시해 캄란만에서 일을 했다. 그는 비록 고향을 떠났지만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베트남에서 받은 첫 월급 350달러를 강진군수에게 보내 고향의 불우한 환경의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고 했다. 이후에는 월급의 80%를 부인에게 보냈다. 1973년 베트남에서 귀국한 그는 서울 창동에 국제수출 포장공업사를 창업했다. 그러나 공장에서 숙식하던 직원 5명이 연탄가스에 중독돼 2명이 죽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문을 닫아야 했다. 할 수 없이 고향으로 다시 내려간 그는 실뱀장어를 양식하는 일에 손을 댔지만 실패하고 경기도 성남에서 한 그릇에 150원하는 설렁탕 장사를 했다. 그러던 1979년 2월 친지인 전 사우디아라비아 노무관의 도움으로 리야드 남쪽의 한 농장으로 가게 됐다. 달랑 삽 4자루를 들고 사막에 도전했던 것. 이때 다들 불가능하게 여겼던 배추와 무 재배를 시작했다. 때마침 주변에 있는 경남기업 아파트 건설현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첫 판매가 이루어지면서 사막에서 배추를 재배하는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라면 하나로 두 끼니를 때우면서 섭씨 50도를 오르내리는 사막에서 악전고투를 겪으며 500㎏을 첫 수확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하는 15만명의 한국 일꾼들에게 김치를 제공하게 됐고 어느 정도 돈을 모은 그는 두 번째 꿈인 한국에서 큰 농장주가 되기를 실현해나간다. 여러 친지에게 버림받은 땅을 구입해 차근차근 농경지를 조성했다. 1982년 강진군 신전면과 도암면 일대의 미완성 간척지를 매입한 뒤 70만평의 현대식 벼농사 농장을 가꾸며 오늘에 이르게 됐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을 남기는 일은 사진에 맡기면 충분합니다. 그러나 자신 안에 일어나는 일, 자신의 앞을 지나가는 사물에 대한 느낌은 삶의 기록으로, 인생의 참모습으로 영원히 남기고 간직해야 할 일입니다” 그에게는 앞으로 할 일이 많다. 그중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이 이미 시작한 장학사업을 통한 인재발굴이다. 가난해서 공부를 못한 ‘그때의 일’을 한번도 잊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매년 선발해 지금까지 160여명이 혜택을 봤다. 2004년에는 사재 100억원을 출연해 ‘한사랑농촌문화재단’을 설립하고 매년 농업발전에 기여한 숨은 일꾼들을 돕고 있다. 또 하나 마지막으로 할 일은 남아 있는 부동산을 처분해 불우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복지재단’을 설립하는 것이다. “덕은 고독의 단계를 거치면서 더욱 견고해집니다. 또한 덕은 외롭지 않으며 반드시 이웃이 있습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김용복 회장은 1933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났다. 중학교를 중퇴하고 미군부대 하우스보이로 인생을 출발했다. 나중에 건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주한 미군 제7사단 행정도서관 관장 보좌관(1960~1963년), 주한 미8군 사령부 교육처장 보좌관(1963~1965년), 주베트남 미 빈넬회사(미 국방성 기술용역회사) 보급 행정감독관(1965~1968년) 등을 지냈다. 이후 국제 수출포장 공업사 대표(1970~1972년), 사우디아라비아 영동농장대표(1979~1989년), 건국대 총동문회 건국장학회장, 건국대 총동문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영동농장 회장, 재단법인 용복장학회 설립자, 재단법인 한사랑농촌문화재단 설립이사장, 도산아카데미 운영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사막에 승부를 걸고’ ‘그때 처절했던 실패가 오늘 이 성공을 주었다’ ‘흙농사, 사람농사, 그리고 사랑농사’ ‘끝없이 도전하고 아낌없이 나눠라’ 등을 비롯 중국어판 자서전을 출간했다. 석탑산업훈장(1982년), 내무부장관 표창(1983년), 페스탈로치상(1995년), 도산경영상(2009년), 농업기업부문 인간상록수(2012년) 등을 수상했다.
  • [부고]

    ●주석범(전 한국지엠 상무)씨 별세 호진(인천유나이티드FC 대리)은지(한국지엠 차장)씨 부친상 김태환(해양경찰청 경정)씨 장인상 15일 인천성모병원, 발인 17일 오전 5시 30분 (032)517-0710 ●이일한(서륭 대표이사)문경(도서출판 MK DAYS 대표)씨 부친상 황봉연(국가안보실 부이사관)이상동(컴온P&C연구소 소장)씨 장인상 15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7일 오전 6시 30분 (02)2227-7547 ●신재춘(전남도청 세정담당)씨 부친상 15일 광주 천지장례식장, 발인 17일 오전 8시 (062)670-0024 ●기창두(전남대 공과대학장)씨 부친상 15일 광주 한국병원, 발인 17일 오전 (062)380-3041 ●오세광(넷츠 상무이사)세진(트러스톤자산운용 상무이사)씨 부친상 남관석(LIG넥스원 수석)윤권이(유엔지 이사)씨 장인상 1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30분 (02)3410-3151 ●김시문(전 수산청 차장)씨 별세 성수(현대종합상사 부장)지수(화양본내과 원장)씨 부친상 1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8일 오전 7시 30분 (02)3410-6919 ●옹경일(옹댄스컴퍼니 단장·전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씨 부친상 1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8일 오전 (02)3410-3151
  • [씨줄날줄] 아시아문화전당과 지역 문화/서동철 논설위원

    광주광역시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짓는 공사가 오는 10월 마무리된다고 한다. 조만간 콘텐츠 계획을 확정한 뒤 내년 9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맞춰 정식 개관한다는 소식이다. 아시아문화전당은 서울의 예술의전당이나 국립중앙박물관보다도 규모가 큰 복합문화공간이다. 그것도 금남로의 옛 전남도청 자리에 세워지고 있으니 광주 민주화 운동의 궁극적 목적이 결국 국민을 문화로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었음을 무언으로 역설하고 있다. 아시아문화전당은 광주를 평화예술도시로 만들겠다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의 일부분이다. 당연히 아시아 문화의 교류 중심지로, 아시아 문화를 확대 재생산해 나가는 근거지로 만드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그러니 문화체육관광부의 아시아문화도시추진단이 ‘아시아 문화를 주도하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겠다’고 의욕을 보이는 것도 자연스럽다. 한편으로 아시아문화전당이 ‘아시아’와 ‘지역’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는 걱정도 없지 않다. 아시아문화전당이 각국의 열렬한 호응으로 명실상부한 아시아 문화 센터로 발돋움해 다양한 국적의 아시아인으로 북적거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그런 만큼 아시아문화전당이 ‘아시아 문화의 교류와 발전’이라는 구상 단계의 이상(理想)말고도 ‘문화 교류를 이용한 지역 문화 발전’을 또 하나의 중요한 목표로 삼는 것도 좋을 듯하다. 광주사람들이 아시아문화전당에 갖는 감정은 상당히 복합적이다. 거대한 문화공간이 일단 ‘내 고장’에 들어선다는 데 따른 기대감은 매우 높다. 하지만 지역민의 문화적 삶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인지는 누구도 설명하지 못한다. 광주지역 문화계 전체가 ‘아시아 중심’ 담론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는 것도 바람직스럽지 않아 보인다. 연장선상에 전남·북의 소외감이 있다. 아시아문화전당은 정부가 광주에만 준 선물이라는 인식이 그것이다. 광주는 전남·북의 많은 지역에서 한두 시간이면 오갈 수 있다. 아시아문화전당이 전남·북까지 포괄하는 지역문화의 전당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더라면 이런 소지역 갈등은 지금보다 훨씬 덜했을 것이다. 아시아문화전당은 도시재생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낙후한 광주 옛 도심을 문화의 거리로 되살리는 역할을 충분해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대형 문화공간이 주변을 문화적으로 탈바꿈시킨 사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그럴수록 금남로 주변의 도시재생보다는 훨씬 더 큰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 광주시와 전남·북 문화재생의 명실상부한 중심이 되는 것이다. 지역의 전폭적 지지는 국제적 문화 중심지로 발전하는 원동력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빛고을, 아시아 문화 랜드마크로 빛날까

    빛고을, 아시아 문화 랜드마크로 빛날까

    지난 11일 광주 동구 금남로. 폭염에 휩싸인 아스팔트 위로 피어난 아지랑이가 시야를 흐리는가 싶더니 이내 옛 전남도청 본관이 눈에 들어왔다. 1980년 5월의 ‘그날’ 함성과 비탄이 메아리 쳤던 곳이다. 외벽이 풍화된 이 허름한 흰색 콘크리트 건물 앞뒤로는 지금 공사가 한창이다. 오는 10월 완공을 앞둔 국내 첫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마무리 공사에 들어간 것이다. 공연장, 박물관, 미술관, 연구소, 어린이 문화공간 등이 13만 4000여㎡ 부지에 16만 1000여㎡ 규모로 대부분 지하에 들어선다. 건물 규모나 시설만 놓고 보면 서울 국립중앙박물관(13만 7000여㎡)이나 예술의전당(12만 8000여㎡)을 압도한다. 공사를 책임진 문화체육관광부는 “2004년 계획을 확정하고 2008년 첫삽을 떴으니 10년여의 세월이 흐른 셈”이라며 “올 8월쯤 운영계획을 확정하고 내년 9월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개막에 맞춰 정식 개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된 전당은 웅장했다. 1700여석 규모의 예술극장, 창조원(전시관), 정보원(연구소), 어린이 문화원, 주차장 등이 지하 4층 규모에 빼곡히 들어찼다. 인근 도로보다 높게 솟은 시설물은 옛 전남도청과 경찰청, 상무관 등을 리모델링한 교류원 말고는 없었다. 이들 5개의 기관들은 책임자가 별도로 지정돼 협의체 형태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미 6991억원이 소요된 전당은 온통 화려한 시설로 도배됐다. 공원으로 조성된 옥상정원 내 70여곳에는 ‘하늘의 창’이라 불리는 가로·세로 3m의 유리구조물이 들어서 밤낮으로 조명과 천창 역할을 번갈아 한다. 아시아문화광장을 끼고 ‘ㄷ’자형으로 이뤄진 지하 건물들은 유리로 이뤄진 외벽 탓에 끊임없이 빛을 발산한다. 희뿌연 먼지를 뚫고 지하로 내려가자 가장 먼저 가로 30m, 세로 16m의 대형 통유리문이 눈에 들어왔다. 비행기 격납고를 닮은 1200석 규모의 대극장이다. 이 유리문을 열면 잇닿은 520석의 야외극장을 같은 공연공간으로 끌어들인다. 대극장 아래 숨은 26개의 개·폐식 가변무대와 객석은 공연에 따라 새로운 모양의 극장을 만들어낸다. 아시아문화전당은 인근 7대 지역 문화권을 끌어들여 인문·예술·과학을 아우르는 평화예술도시로 광주를 되살리겠다는 거대 프로젝트(‘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축이다. 아시아 각국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집중 소개하는 것 외에 궁극적으로 문화교류와 창작, 도시재생에 방점이 찍혔다. 김성일 문체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은 “예술의전당 등 기존 문화공간들과의 차별점”이라며 “아시아문화를 주도할 새로운 흐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초대형 시설에는 기대 못지않게 벌써부터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우선 운영주체를 둘러싼 잡음이다. 예술의전당처럼 독립 법인 위탁 체제를 고수하는 정부와 공공성을 위해 문체부 소속기관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광주시 등 지역사회와의 이견이 팽팽히 맞선다. 이면에는 막대한 재정지원을 둘러싼 다른 셈법이 깔렸다. 전당이 문체부 소속기관으로 남을 경우 정부는 매년 천문학적인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 아시아문화전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작품이다. 2003년 광주를 아시아문화예술의 성지로 키운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3년 뒤 국회가 특별법을 통과시키면서 궤도에 올랐다. 이 전당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2023년까지 20년간 모두 5조 3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운영 주체 못잖게 당장의 콘텐츠 부족도 과제다. 특별한 콘텐츠 없이 문화예술 최대 소비층인 수도권 주민들이 교통비를 포함해 10만원에 육박하는 문화관람료를 지불하고 멀리 광주까지 내려올 것이냐는 지적이다. 수도권에는 이미 국립중앙박물관, 예술의전당, 국립현대미술관 등 최고 수준의 전시·공연시설이 가득하다. 그렇다고 지역민들이 수만원대의 오페라, 무용 관람료를 지불하는 데 선뜻 지갑을 열지도 의문이다. 세계적 예술축제로 자리잡은 광주비엔날레와의 관계 설정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세계적 예술가들을 끌어와 매년 번갈아 여는 비엔날레와 디자인비엔날레를 어떻게 전당 측과 공유할지에 대해선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울러 420명 규모의 독립 운영법인이 출범할 경우 명확한 책임을 질 총괄 수장이 없다는 운영방식도 약점이다. 이런 문제들 가운데서도 문체부와 지역사회의 전망은 장밋빛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문화관광연구원 설문에서는 연간 167만명이 관람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낙관했다. 이 설문에서 조사된 국민들의 전당 인지도는 26.5%에 불과했다. 전당 측은 올 9월 아시아 스토리텔링 축제를 시작으로 내년 7월 ‘열흘간의 나비떼’ 등의 공연을 선보인다. 9월 정식 개관 때는 ‘애정만세’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타이완 출신 차이밍량 감독의 연극 ‘당나라의 승려’ 등을 공연할 계획이다.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연과 전시를 기획하고 창작하느냐 여부가 결국 아시아문화전당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광주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인사]

    ■농림축산식품부 ◇승진△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원산지관리과장 이수열△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북지원장 홍만의△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장 류평식△국립종자원 서기관 김일환 ■산업통상자원부 ◇과장급 전보△국가기술표준원 제품안전정책과장 박형건△해외투자과장 박진서△구주통상과장 이승렬△동북아통상과장 이재근△국가기술표준원 제품시장관리과장 전민영 ■문화재청 ◇과장급△문화재보존국 천연기념물과장 이향수△문화재활용국 근대문화재과장 정세웅△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총무과장 이정훈△교학처 학생과장 오성환△전통문화교육원 교육기획과장 김동하△전통문화교육원 교육운영과장 전칠수△국립문화재연구소 고고연구실장 지병목△복원기술연구실장 유재은△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장 이상준△문화재보존과학센터장 이규식△국립고궁박물관 기획운영과장 김동영△유물과학과장 신희권△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기획운영과장 홍창남△해양유물연구과장 박종익△세종대왕유적관리소장 류근식△창덕궁관리소장 배중권△국립무형유산원 기획운영과장 남기황△무형유산진흥과장 송민선 ■대전시교육청 ◇3급 전보△행정국장 윤문학◇3급 승진△기획조정관 이병수△대전평생학습관장 강경섭△대전학생교육문화원장 전우창◇4급 전보△재정과장 이석학△대전교육연수원 행정연수부장 조은상△한밭교육박물관장 한춘수△대전학생해양수련원장 전영석△대전교육정보원 총무부장 염성철△동부교육지원청 행정지원국장 권오석△서부교육지원청 행정지원국장 오세철◇4급 승진△기획조정관실 정책기획담당 신경수△대전교육과학연구원 총무부장 오수현 ■제주도교육청 △제주교육박물관장 현봉추 ■전남도청 ◇행정4급(서기관)△대변인 방옥길△안전행정국 인력관리과 고성혁 ■서울시 ◇3급 전보△서노원 양천구 전출(부구청장 요원)◇4급 전보△오형철 영등포구 전출(부구청장 요원) ■부산시 △소방안전본부△특수구조단장 김정규△종합상황실장 안유득△동래소방서장 류화열△남부소방서장 공정석△항만소방서장 박환근△중부소방서장 문황식△금정소방서장 서득화△강서소방서장 정창영 ■성균관대 ◇승진학사처 학사·구매팀장 오시택△교무처 교무팀장 금명철△출판부행정실장 박종상 △학부대학/사범대학행정실장 백승수△성균어학원행정실장 천명호△사회과학/예술대학 행정실장 신현대△산학협력단 연구진흥팀장 김홍정△기획조정처 예산기획팀장 박성현△정보통신대학행정실장 이태효△국제처 국제교류팀장 박병주△공동기기원행정실장 이규태△SKK GSB행정실장 김갑수△학생인재개발원 학생인재개발팀장 황용근 ■중부대 △교무처장 박근수△기획처장 서정교 ■강동대 △교무처장 김학돈△기획홍보처장 류근주△학생처장 강영욱△입학처장 박명숙△총무처장 김상덕△산학협력처장 김종익△산학협력단장 석춘희△도서관장 강선경△전자계산소장 유경택△신문방송국장 윤영선△협동학사장 남후남△장애학생지원센터장 이인숙△교수학습지원센터장 류정숙△창업보육교육지원센터장 정은호△평생교육원장 정상완 ■알리안츠생명 ◇임원 선임△IT실장(상무) 장원균◇부서장 승진△보험심사부장 유헌석◇부서장 전보△감사부장 연경목△고객서비스부장 홍기선△언더라이팅부장 박재영△AA영업관리부장 전종한△AA영업기획부장 신일용△Agency Management부장 유강묵△PA운영지원부장 김재현△IT기획부장 스테픈 하인즈△IT보험애플리케이션부장 김천식△IT정보애플리케이션부장 김용운△IT보안팀장 김봉관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정보사회분석실 ICT통계분석센터장 정용찬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전략기획본부장 황춘식△경영관리본부장 한강희 ■MBC △드라마국 드라마1부장 오현창△드라마국 드라마3부장 김경희 ■연합뉴스TV △사회부장 이우탁 ■아모레퍼시픽 ◇상무 승진△Premium BU 아리따움사업부 전호수△R&D Unit 연구경영실 육심욱 △Luxury BU 방판광주사업부 정병인△신성장BU 디지털사업부 이민규◇상무 전보△Premium BU 마트사업부 이영운△Mass BU Agent 사업부 박찬호 ■에뛰드 ◇상무 전보△영업사업부 노민수 ■태평양제약 ◇상무 승진△대표이사 상무 임운섭 ■아모스프로페셔널 ◇상무 승진△대표이사 상무 황동희 ■IBK투자증권 ◇승진<상무보>△준법감시인 신호철<이사>△WM서초센터 지점장 김기연△SF운영팀장 김재교△인사팀장 김종필△SME분석팀장 유욱재<부장>△WM해운대센터 박재련△채권영업2팀 박기현△FICC상품팀 한상현△IB금융팀 김영재△프로젝트금융팀 서정우△총무팀장 신용섭△고객상품팀 최원준<차장>△분당지점 김미현△안산점 안형범△파생상품영업팀 배미화△리스크관리팀 한종숙△컴플라이언스팀 김재경◇신규 선임<팀장>△파생상품운용1팀장 이동철
  • [부고]

    ●신상철(공인회계사)호철(법무부 인권구조과장)씨 부친상 허철(극동대 교수·전 현대그룹 전무)씨 장인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02)3410-6915 ●조원(전 두산중공업 부장)준형(전 현대제철 부사장)씨 모친상 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일 오전 5시 30분 (02)3410-6901 ●고창국(전 서울청룡초 교장)창곤(aT유통교육원 교수)씨 모친상 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일 오전 5시 (02)3410-6912 ●박종수(화순군청)신자(광주시 남구청)씨 모친상 이현문(창원 풀잎마을 물리치료실장)오주승(전 전남도청 대변인)씨 장모상 3일 화순 전남대병원, 발인 5일 오전 (061)379-7434 ●강박광(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씨 별세 윤성(겐슬러 디렉터)혜윤(분당차병원 부교수)씨 부친상 권승현(한국의료재단 IFC 종합검진센터 의사)씨 장인상 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일 오전 10시 30분 (02)3410-6909 ●최태열(전 부천시 부시장)씨 모친상 하현주(전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이사)오정옥(삼일선원 원장)씨 시모상 2일 김포우리병원, 발인 6일 오전 7시 (031)999-1444 ●한재환(삼성전자 과장)재관(현대산업개발 대리)씨 부친상 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일 오전 8시 (02)3010-2294
  • 박준영 전남지사 소방헬기 타고 세월호 사고 당일 이동 논란…전남소방본부장 헬기 돌려 탑승

    박준영 전남지사 소방헬기 타고 세월호 사고 당일 이동 논란…전남소방본부장 헬기 돌려 탑승

    ‘박준영 전남지사’ ‘전남소방본부장 헬기’ ‘전남지사 소방헬기’ 세월호 침몰 참사가 발생했던 4월 16일 오전 전남소방본부장과 전남도 행정부지사가 인명 구조를 위해 세월호 침몰 현장으로 가고 있던 광주시 소방헬기를 돌리게 한 뒤 탑승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도 전남도 소방헬기를 도청 앞 헬기장으로 불러 타고 사고 현장으로 갔던 것으로 드러나 입길에 오르고 있다. 광주시소방본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광주시 소방헬기는 지난 16일 오전 9시 35분 소방방재청과 전남소방본부로부터 세월호 사고 연락을 받고 오전 9시 40분쯤 광주공항을 이륙했다. 이 헬기는 세월호 침몰 사고 해역으로 가던 중 전남 영암 상공에서 전남소방본부의 연락을 받고 10시 5분쯤 무안군 전남도청 앞 헬기장에 착륙해 전남소방본부장과 행정부지사를 태운 뒤 진도 사고 해역으로 이동했다. 헬기가 사고 해역 상공에 도착한 것은 오전 10시 37분쯤이었다. 세월호 선체가 완전히 뒤집혀진 시간은 오전 10시 31분. 헬기가 중간에 전남소방본부장과 행정부지사를 태우지 않고 곧바로 사고해역으로 날아갔다면 세월호가 완전히 전복되기 전에 도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광주시 소방헬기엔 조종사 2명, 정비사 1명, 구조대원 2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이 헬기는 사고 해역 상공을 돌며 수색 활동을 했으나 세월호가 이미 가라앉아 구조 활동을 못하고 11시11분에 진도 팽목항에 착륙했다. 광주시소방본부 관계자는 “전남소방본부가 ‘긴급구조통제단장인 전남소방본부장을 긴급히 태워 갔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해 전남도청에 들른 것”이라며 “도청에서 두 사람을 태우고 이륙하기까지 5분가량 걸렸다”고 말했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사고가 발생했던 16일 필수요원을 소집하느라 다소 출발이 늦은 전남도 소방헬기 2호기를 타고 진도로 이동했다. 소방헬기 2호기는 이날 오전 10시 40분 조종사 2명, 정비사 1명, 구조대원 1명을 태우고 영암의 소방항공대에서 출동했다. 이 헬기는 곧바로 도청 앞 헬기장에서 박준영 전남지사를 태웠다. 박준영 전남지사 일행은 오전 10시 53분쯤 이륙해 11시 30분 진도 사고 해역 상공에 도착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 쪽은 “박준영 전남지사는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서 현장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구조 상황을 지휘하려고 긴급구조통제단장인 도 소방본부장의 건의로 헬기를 타게 됐다. 박준영 전남지사의 헬기 탑승이 인명 구조에 지장을 주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준영 전남지사가 소방헬기에 탑승한 10시 50분쯤에는 전북·경남·경기 등지의 헬기 11대가 팽목항과 관매도 등에서 환자 이송 등을 위해 대기중이었다고 전남도 쪽은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준영 전남지사 소방헬기 사고 당일 탑승 논란

    박준영 전남지사 소방헬기 사고 당일 탑승 논란

    ‘전남지사 소방헬기’ ‘박준영 전남지사’ 박준영 전남지사가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16일 오전 신속한 인명구조를 위해 운용되는 도 소방헬기를 전남도청 앞 헬기장으로 불러 탑승한 뒤 현장으로 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전남소방본부장과 행정부지사는 현장으로 급히 날아가는 광주시 소방헬기를 호출해 전남도청 앞 헬기장에 착륙하도록 한 뒤 탑승해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광주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광주시 소방헬기는 침몰 해역으로 가려고 16일 오전 9시 40분쯤 광주공항을 이륙했다. 헬기에는 조종사 2명, 정비사 1명, 구조대원 2명이 탑승했다. 헬기가 영암 상공을 비행할 때쯤 전남도 소방본부로부터 “소방본부장과 행정부지사를 태우고 가라”는 연락을 받고 오전 10시 5분쯤 전남도청 앞 헬기장에 착륙한 뒤 소방본부장과 행정부지사를 태우고 10시 37분쯤 진도 해역 상공에 도착했다. 신속한 구조를 위해 운용되는 소방헬기가 고위공무원을 태우려고 시간을 지체했다는 비판을 살 만한 대목이다. 이재화 광주시 소방본부장은 “광주시 소방본부는 지원기관으로서 피지원기관인 전남도 소방본부 지휘를 받게 돼 있다”며 “통제단장인 도 소방본부장이 현장 출동을 위해 시 소방헬기를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광주시 소방헬기가 전남도청을 들르지 않고 곧바로 사고해역으로 갔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전남도가 운용하는 도 소방본부 헬기 2대가 어떻게 운용됐는지도 주목된다. 전남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도 소방헬기 1호기는 오전 9시 10분쯤 조종사 2명, 정비사 1명, 구조대원 2명을 태우고 전남소방항공대(영암)를 이륙했으나 기상악화로 오전 10시 10분쯤 진도 해역 상공에 도착했다. 도 소방헬기 2호기는 오전 10시 40분쯤 조종사 2명, 정비사 1명, 구조대원 1명을 태우고 전남소방항공대를 이륙한 뒤 전남도청 앞 헬기장에 들렀다. 박준영 전남지사와 공무원을 태우기 위해서였다. 도 소방헬기 2호기는 박 지사 등을 태우고 오전 11시 30분 사고 해역 상공에 도착했다. 박청웅 전남도 소방본부장은 “도지사와 행정부지사는 현장 상황을 신속히 파악해야 할 위치에 있다”며 “일반적인 재난상황 같았으면 도지사와 부지사가 소방헬기를 이용하는 것은 부적절하지만, 대형 재난상황이어서 소방헬기를 이용해 현장에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소방본부장은 현장 통제관으로서 소방헬기에 탑승해 현장으로 신속히 갈 필요성은 있다. 그러나 고위공무원들이 소방헬기를 이용한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복지부 직원들 구급차 퇴근 ‘물의’

    세월호 침몰 참사 현장에 파견된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이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이용돼야 할 구급 차량을 타고 숙소로 퇴근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구급 차량을 퇴근용으로 이용한 복지부 공무원들은 전남 진도 현지에서 시신의 신원 확인과 장례 지원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파견된 이들로, 지난 21일 오전 철야근무를 마치고 숙소로 향하면서 구급차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당시 해당 직원들이 시신 처리용 의약품, 냉동박스 등의 업무용 물품을 들고 택시를 잡기 위해 약 20분간 걸어가다 전남도청에 업무용 차량 지원을 요청했는데 구급차를 보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러 구급차를 부른 건 아니지만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구급차임을 알면서도 탄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무원 퇴근을 위해 구급차를 지원한 전남도청 역시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구급차가 올 줄 몰랐다고 해도 탄 것은 잘못이다. 민감한 시기에 오해 살 만한 행동을 했다”고 사죄했다. 구급차를 업무 지원용으로 보낸 전남도청 관계자는 “당시 남는 차량이 없어 비상대기 차량에서 제외해 놨던 구급차를 급하게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함정 28척·해난구조대 229명 급파… 美 본험리처드함 투입

    군 당국은 16일 전남 진도 근해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해 육해공군의 가용 전력을 모두 동원해 수색과 구조작전을 지원했다. 군은 이날 사고 현장으로 해군 대형 수송함인 독도함(1만 4000t급)과 구축함인 대조영함(4500t급), 1800t급 호위함인 서울함과 충남함 등 함정 28척을 급파했다. 공군 C130 수송기와 해군 해상초계기 P3C, 링스헬기 등 항공전력도 투입했다. 이 밖에 수중 실종자 수색을 위해 해난구조대(SSU) 107명과 해군 특수전 전단(UDT/SEAL) 122명 등 구조대 229명도 투입해 해양경찰과 합동 탐색작전을 벌였다. 육군은 특전사 신속대응부대 150명과 구급차 등을 투입했다. 특히 해군 3함대 사령부는 이날 오전 9시 3분 전남도청으로부터 여객선 사고 소식을 처음 전달받고 유도탄 고속함(450t) 한문식함을 사고 현장으로 즉각 출동시켰다. 오전 10시 10분 사고 현장에 도착한 한문식함은 바다로 뛰어내린 승객들이 탈 수 있는 구명정을 바다로 투하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해군의 요청에 따라 사고 해역 북쪽 155㎞ 지역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미 해군 7함대 소속 상륙강습함정 본험리처드함도 침몰 현장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해군 구조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수심이 얕은 지역에서 우선적으로 선체 수색 작업을 시작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고 해역의 유속이 약 8㎞에 달하고 수중 시계가 20㎝에 불과해 수중 탐색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스크루가 큰 함정들을 가까이 붙이면 자칫 바다에 뛰어든 익수자들이 위험할 수 있어 함정에 있는 구명보트를 내려 현장을 탐색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조함인 청해진함이 17일 오전 1시, 평택함이 2시쯤 현장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돼 선체 내부 수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공군은 이날 밤 야간 수색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6대의 CN235 수송기를 동원, 조명탄(플레어)을 발사해 사고 해역을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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