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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학벌이 뭐길래/최광숙 논설위원

    2002년 1월 국무회의에서 장관들 사이에 한바탕 격론이 벌어졌다. 한완상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즉석 안건보고에서 학벌 타파 정책으로 입사원서의 학력란 폐지 추진을 밝히면서다. 그는 “공교육 붕괴 및 과외 과열은 일류대 입학이 곧 출세 보장이라는 학벌 폐해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전윤철 기획예산처장관이 “영국 케임브리지 등 세계 일류대학을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 수 있느냐.”면서 “잘못된 학벌문화가 문제일 뿐”이라고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진념 경제부총리도 “가뜩이나 정부의 간섭이 문제가 되는 마당에 민간기업의 인력 채용에 대해 정부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다.”고 전 장관을 거들었다. 그러자 김대중 대통령은 “정부 입장을 관계부처 간 조율을 거친 뒤 국민에게 알리라.”고 했다. 2004년 참여정부 시절 서울대 폐지론이 나왔다. 대통령 자문 교육혁신위원회가 국립대들이 공동학위제를 운영하고, 대학을 평준화해 입시지옥을 없애겠다고 했다. 우리 사회의 병폐인 ‘학벌 타파’에는 공감하면서도 정부의 근절 방안에는 여론이 그다지 시원치 않았다. 결국 이 두 가지 안은 무산됐다. 민주통합당이 또 서울대 폐지론을 들고 나왔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그제 “민주당이 집권하면 서울대라는 명칭을 없애고, 전국 주요 국립대학을 서울대의 캠퍼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남대나 경북대 등을 국립대의 광주·대구 캠퍼스 정도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울·지방 캠퍼스는 학점이나 교수, 졸업장까지 모두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한다. 프랑스도 1968년 국립대학을 ‘국립1대학’ ‘국립2대학’ 등으로 평준화했지만 결과는 학교 경쟁력만 떨어졌다. 서울대 폐지도 프랑스의 잘못된 전철을 밟을 수 있다. 머리 좋은 학생들을 모아놓고 결국 졸업할 때는 모두 평범한 이들로 전락시킨다는 서울대.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법인화까지 했지만 갈 길이 멀다. 서울대 하나 없앤다고 학벌사회가 갑자기 실력사회로 바뀔까. 실력을 놓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요즘 각 기업들에서 고졸 채용 바람이 불고 있다. 진정한 학벌 파괴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할 게다. 더구나 백년대계인 교육 문제를 놓고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으로 접근해서는 백날 학벌 타파를 떠들어봐야 제자리걸음만 할 수밖에 없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광주 폴리’ 애물단지 되나

    ‘광주 폴리’ 애물단지 되나

    광주시가 옛 도심 활성화와 재생을 위해 세계적 건축가를 초빙해 설치한 일부 ‘광주 폴리’(Folly·작은 건축물)가 애물단지로 변해 가고 있다. 옛 도심의 중심인 동구 아시아문화전당 인근에 세워진 ‘광주사랑방’은 흉물로 변한 지 오래다. 벽면은 낙서로 가득하고, 이 낙서를 지우고 야간 경비하는 데 수천만원의 예산까지 세울 정도다. 충장 파출소 앞에 건축된 폴리는 설치 때부터 주변 상인들의 반발을 샀다. 간판을 가리고 통행 불편이 예상된 탓이다. 광주 폴리가 처음 시도된 도심재생 프로젝트로 소문나면서 초창기엔 다른 지자체의 견학도 이어졌으나 지금은 발길이 끊겼다. 그럼에도 올해 10개가 추가 설치할 예정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제4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특별 프로젝트로 옛 도심인 광주읍성터를 에두르는 2.5㎞ 구간에 10개와 푸른길 1개 등 모두 11개의 폴리를 설치했다. 총예산은 28억원. 이어 올해 10개를 추가 설치하기 위해 최근 니콜라우스 허쉬 독일 건축가를 감독으로 선임하고 장소 물색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열린 ‘시민 포럼’에서는 폴리의 문제점과 향후 추진 방향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무용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는 “작품이 설치된 공간과 이를 활용하는 이용자들의 행위에 대한 충분한 분석 없이 단기간에 11개의 폴리를 건립하는 바람에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20대 정치열 ‘교육·일자리’ 대선 어젠다 부상

    20대 정치열 ‘교육·일자리’ 대선 어젠다 부상

    지난 4·11 총선에서 20대의 투표율이 대폭 상승하면서 오는 12월 대선에서 이들의 잠재력이 주요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 연령층에서 볼 때 20대의 투표율은 아직 최저 수준이지만 이들의 참여와 선택을 이끌어 낼 어젠다를 여야가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대선에서 폭발력을 지닌 선거계층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9일 공개한 제19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종 투표율은 54.3%로 18대 선거 46.1% 대비 8.2% 포인트 상승했다. 18대 총선 대비 전 연령대의 투표율이 오른 가운데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투표율이 68.6%로 가장 높았다. 이어 ▲50대 62.4% ▲40대 52.6% ▲30대 후반 49.1% ▲19세 47.2% ▲20대 전반 45.4% ▲30대 전반 41.8% 순이었다. 20대 후반 유권자는 37.9%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19세와 20대, 30대, 40대 투표율은 전체 투표율(54.3%)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18대 총선과 비교하면 19세 14% 포인트, 20대 후반 13.7% 포인트, 20대 전반 12.5% 포인트 등 20대 이하 투표율이 크게 치솟았다. 30대 전·후반 투표율도 각각 10.8% 포인트, 9.7% 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40대(4.7% 포인트), 50대(2.1% 포인트), 60세 이상(3.1% 포인트) 등은 투표율에 큰 변화가 없었다. 양극화와 등록금·취업 등 더 각박해진 현실과 맞닥뜨린 20대가 탈정치 성향을 벗고 권력 변화를 통한 대안모색 계층으로 점차 동력을 내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전형적인 ‘선거 무관심층’으로 분류됐던 20대 전반 여성(16.3% 포인트), 19세 여성(16.1% 포인트)의 투표율이 치솟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30세대의 지역별 투표율을 보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전국 평균 투표율은 41.5%지만, 서울에선 46.2%, 인천에선 42.1%, 경기에선 41.7%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30대 역시 전국 평균 투표율 45.5%와 비교해 서울은 49.0%, 경기 46.4%로 웃돌았고, 인천만 42.4%로 평균치를 밑돌았다. 이는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이들의 투표 참여가 민주당의 수도권 승리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뒷받침해 주는 근거로 평가된다. 전남대 조정관 교수는 20대 투표율 상승을 일컬어 “이들이 변화의 출구를 봤다.”는 말로 요약했다. 이념과 정책만으로 대결하는 게 ‘올드폴리틱스’이라면 이번 대선에선 참여를 통한 변화의 비전을 제시하는 ‘뉴폴리틱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양극화 해소와 일자리·교육 분야에서 치고 나가는 후보 캠프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면서 “안보 논쟁이나 이념 싸움은 선거에서 일시적 효과는 볼지 모르나 거기 안주해선 절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상대적으로 30, 40대에 투표 동력을 제공하지 못한 것은 결국 지난 총선이 야당의 실패였음을 보여 준다.”면서 “반면 오는 대선에서 이들이 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 셈”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분석은 50, 60대 투표율이 대동소이함을 감안하면 여당에는 ‘빨간불’을 뜻한다. 김 교수는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정당 투표에서도 야권에 뒤졌다.”고 상기시키면서 “대선에서 30, 40대를 끌고 갈 어젠다를 제시하지 못하면 여든 야든 필패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분석은 중앙선관위가 전국 1만 3470개 투표구 중 1410개 투표구 선거인 413만 2112명(전체 선거인 수의 10.3%)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광주 2호선 저심도 경량철 연말 설계·2016년 착공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이 연말에 본격적으로 착수된다. 건설 방식은 지하 10m 이상 공간에 설치되는 중(重)전철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저심도 경량전철’이다. 13일 광주시에 따르면 2016~2023년 모두 1조 7394억원을 들여 도심순환형 지하철 2호선을 건설키로 했다. 올해 말쯤 기본설계(17개월)와 실시설계(22개월)에 들어간다. 시는 이를 위해 내년 국비 예산 192억원을 건설교통부에 요청했다. 2호선의 승강장과 본선은 도로 중앙의 교통섬과 횡단 보도를 활용해 모두 지하 1층에 설치된다. 2호선 착공 시점인 2016년에 광주 남구 백운동 고가도로 철거도 이뤄진다. 시는 앞서 지난달 24일부터 자치구별로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 시민설명회를 가졌다. 시민들은 2호선 조기 개통을 위한 전 구간 동시 착공과 광주역∼광천터미널∼무등경기장∼월드컵경기장으로 이어지는 지선 건설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는 국비 등 예산 확보가 먼저 이뤄져야 가능할 전망이다. 총사업비 가운데 광주시가 5218억원(30%)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국비와 지방채(10%) 등으로 충당된다. 저심도 경량전철은 지하 5∼9m 깊이에서 전동차가 운행하는 방식이다. 총 연장 41.7㎞의 확대순환선으로, 시청∼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효천역∼조선대∼광주역∼전남대∼일곡∼첨단∼수완∼운남∼시청 구간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민주주의 전당’ 10년째 건립 후보지만 물색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한국 민주주의 전당’(민주전당) 건립 사업이 10년째 단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의지 부족과 마땅한 후보지를 찾지 못한 탓이다. 13일 행정안전부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정성헌) 등에 따르면 5·18의 근원지인 광주와 ‘3·15 의거 기념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경남 창원 등 일부 지자체가 이미 후보지를 결정해 놓고 유치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접근성’을 이유로 지방보다는 수도권 건립에 무게를 두면서 부지 여건과 비용, 민원 문제 등에 부딪혀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에 따라 2002년 발족한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이날 “역사성, 상징성, 편의성 등을 고려해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념사업회는 최근 이런 이유 등을 들어 남산 옛 안기부 터를 후보지로 검토해 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으나, 시가 주변 건물 이전 등의 어려움을 들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남영동 대공분실, 정동 덕수초등학교 운동장 등도 후보지로 떠올랐으나 이들 지역 역시 주민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민주전당 유치를 희망해 온 광주·창원 등은 “언제까지 후보지 결정에 매달려야 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5·18민주화운동기록물을 유네스코에 등재하고, 광주학생독립운동, 4·19혁명, 6월항쟁, 5·18 등으로 이어진 ‘민주 도시’의 상징성을 내세우며 전당 유치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시는 5·18사적지로 지정된 서구 화정동 옛 국군통합병원과 보안대 부지 12만 3000여㎡를 후보지로 지정하고 국방부와 이양 또는 매입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유치 추진위 등이 그동안 청와대, 행안부 등을 70여 차례 방문해 ‘건립 당위성’에 대해 설명했는데도 ‘쇠귀에 경 읽기’ 격이었다.”며 “정부가 건립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비판했다. 민주전당 광주유치위원회(위원장 김동원 전남대 명예교수)는 최근 15차 전체회의를 열고 “현 정부의 임기가 끝나가는데도 공약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올 안으로 2기 추진위를 구성해 정부를 압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시도 4·19혁명을 촉발했던 ‘3·15의거 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전당 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정부가 구상 중인 민주전당은 11만 5000㎡의 부지에 1400억원(부지 매입비 제외)을 들여 민주화운동의 역사 자료관, 상설 전시관, 교육센터, 연구소 등을 갖추고 민주주의 교육장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대선 레이스’ 속도 내는 민주 3龍] 손학규, 특강 마무리… 약속 캠페인 나선다

    [‘대선 레이스’ 속도 내는 민주 3龍] 손학규, 특강 마무리… 약속 캠페인 나선다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2일로 특강 정치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다. 그는 이날 오후 2시 대구대학교에서 ‘손학규, 대한민국 새로운 길을 말하다’를 주제로 특강했다. 손 고문은 지난 5월 17일부터 전남대·경남대·충남대·강원대·전북대 등을 돌며 진행한 권역별 순회 ‘비전 투어’를 마쳤다. 손 고문은 14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뒤이어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자신의 비전을 심화·구체화한 약속들을 공개하는 가칭 ‘손학규의 약속 캠페인’에 나선다. 국민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 소통한다. 그를 원하는 지역과 집단을 찾아 민심을 듣고, 집권 비전을 제시한 뒤 가감 없이 평가받을 예정이다. 손 고문은 7월 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경제비전을 담은 저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그와 참모들은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인 ‘메인 캐치프레이즈’도 가다듬고 있다. 국회의원·장관·도지사를 거친 경륜이 평가받기 시작하면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여론조사 지지율도 한순간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 당내 기반 강화에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신학용·최원식·조정식·이찬열·양승조·오제세·이춘석·김동철·이용섭·임내현·이낙연 의원 등 권역별로 고르게 포진한 의원 지지세가 강점이다. 공식 출마 선언 뒤엔 합류 의원이 크게 늘 것이라고 말한다. 측근들은 “여야가 거친 종북·색깔 공방을 펴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이때야말로 양쪽의 극단론을 조율해 낼 수 있는 안정적 경륜·리더십을 갖춘 손 고문이 평가받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오픈프라이머리 논란’ 정치학교수 10명에 물어보니

    ‘오픈프라이머리 논란’ 정치학교수 10명에 물어보니

    대선을 6개월 남짓 앞두고 새누리당 내에서 불거진 ‘룰’의 갈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시각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둘러싼 원칙적 문제에 앞서 경선 룰 변경을 논의하기에 다소 늦었다는 지적이다. 11일 정치학 교수 10명에게 새누리당 내 오픈프라이머리 논란에 대해 물었다.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반론은 ‘정당정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데서 나왔다. 한국선거학회장인 김욱 배재대 교수는 “정당이 후보를 결정할 때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많이 반영해야 하는데 일반 국민과 똑같이 당의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것은 정당 정치를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시기적으로도 선거 바로 전에 룰을 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도 “오픈프라이머리는 정당정치를 약화시키는 제도이고 어떤 형태로든 민심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오픈프라이머리는 대의민주주의나 정당정치에 역행하는 것”이라면서 “단순히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어떤 후보라도 상관없다는 식의 선거 이벤트 정당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는 쪽에서는 국민들의 참여를 유도해 경선 흥행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여야가 합의한다면 대선 두세달 전에도 시행이 가능하다. 의지의 문제이지 기간은 문제가 안 된다.”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한다면 현장 투표에 대해서는 공정한 관리도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정관 전남대 교수는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으로 우려되는 부작용들에 대해 “여야가 동시에 같이 한다면 오히려 표심의 왜곡이 적을 수 있고 전국적인 선거가 되면서 동원 가능성이 희박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은 “여야 합의가 있어야 하고 동시에 치러진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시기에 대해서는 “최소 3~4개월 전에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면서 “7월까지는 여야 협상을 마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새누리당 내 비박(비박근혜) 주자들과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측의 룰을 둘러싼 셈법과 전망도 다양했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도입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정당의 외연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오픈프라이머리의 문제점을 염두에 두고도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이라며 비박 주자들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조 교수도 “박 전 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확실성으로 치르고 싶은 것 같지만 불확실성이 없이는 감동이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윤종빈 명지대 교수는 “오픈프라이머리를 하게 되면 후보들 간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고소·고발, 불법 선거운동, 조직 동원 등이 대거 나타나게 될 것”이라면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오픈프라이머리를 하자는 건데 오히려 새누리당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지지세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그러면서 “비박 주자들은 잃을 게 없지만 박 전 위원장의 경우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희대 윤성이 교수는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주장하는 것은 다분히 흥행을 위한 것인데 정작 유권자들은 관심도 없는데 흥행만을 위해 실시하는 것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특히 “공천 당사자들이 결정된 상태에서 룰을 바꾸자는 것은 현실적으로 유불리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며 비박 주자들의 룰 변경 요구 시점이 적절치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서는 절충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경우 일반 국민들의 선거인단 참여를 늘리는 선에서 의견을 좁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박 전 위원장도 계속 요구를 거부하면 원칙만 고집하고 오만하다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으니 어느 정도 비박 주자들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타협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오픈프라이머리에 가깝게 당원 비중보다 일반 국민의 참여 폭을 넓히면 타협의 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비박 주자들은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면 승부를 뒤집어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생각과 지금 친박(친박근혜) 위주로 구성된 새누리당 내에서는 어려우니 여론 환기 차원에서 외부에서 정치적 입지를 높이는 역할로 쓰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허백윤·송수연·이범수기자 baikyoon@seoul.co.kr
  • 5일 17회 ‘환경의 날’ 기념식… 환경보전 유공 39명 포상

    환경부는 5일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에서 ‘녹색성장 성과를 온 국민과 함께’라는 주제로 제17회 환경의 날 기념식을 연다. 기념식에는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민간단체 관계자, 일반 시민 등 1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전기 자동차·자전거 승차, 우수환경도서 증정 게임, 폐비닐 장신구 만들기 등의 부대 체험행사도 열린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환경 보전에 기여한 39명이 훈·포장과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등 정부 포상을 받는다. 훈·포장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훈장 ▲국민훈장동백장 유네스코 인간과생물권계획 국제조정이사회 공동위원장 최청일 ▲홍조근조훈장 한양대 교수 배우근 ▲국민훈장목련장 한국녹색구매네트워크 상임대표 이덕승 ▲녹노근정훈장 동남보건대 교수 황경철 ◇국민포장 ▲충남녹색환경지원센터 센터장 정진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정종수 ▲국립공원관리공단 기획재정처장 이행만 ▲한화케미칼 상무 기준학 ◇근정포장 ▲전남대 교수 이학영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상임위·소위통해 충분한 협의… 투표때 당론 강요 말아야

    상임위·소위통해 충분한 협의… 투표때 당론 강요 말아야

    ‘파행·폭력·불량’…18대 국회가 남긴 많은 오명 뒤에는 여야의 ‘당론’이 자리 잡고 있었다. 쟁점 법안을 두고 여야가 강제적 당론을 고집하다 보니 충돌은 늘 예정된 수순이었다. 2008년 12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시작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갈등은 지난해 11월에야 종지부를 찍었다. 4년 가까이 시간을 끌었지만 결과는 새누리당의 강행처리였고 야당은 이를 막기 위해 해머·전기톱·최루탄까지 들고 나왔다. 여야 당론의 ‘중간’은 없었다. 극한 대립을 막아 보자며 여야 의원들 일부가 모여 한·미 FTA가 발효되는 즉시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존치 여부를 협상하자는 내용의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각당 지도부가 용납하지 않았다. 비준안이 통과되자 민주당은 한·미 FTA 무효화 결의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2009년 초 미디어법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 상정된 뒤부터 문방위는 여야 의원들의 전장이 됐다. 상임위 회의장에서 점거농성이 벌어졌고 그나마 회의가 열리면 신문·대기업의 방송지분 소유 문제를 두고 의원들은 각당의 입장만 되풀이했다. 7월 본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당론에 반대되는 의사를 내세우자 한나라당은 그제서야 급히 수정안을 만들었다. 이어 7월 22일 박 전 대표의 입장이 반영된 미디어법을 날치기 통과했다. 세종시 수정안은 17대 국회에서 정해졌던 당론이 여당 내 분열을 심화시킨 계기가 됐다. 2005년 17대 국회에서 정해진 세종시법을 2010년 정부가 백지화하려 하자 친이계와 친박계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17대 국회의 당론을 변경하는 절차를 밟을 것인지, 세종시 수정안 자체로 새로운 당론을 채택할 건지를 두고 4개월 남짓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 같은 국정현안뿐 아니라 교육·복지 등 사회분야에도 어김없이 당론이 정해졌다. 민주당에서 전 계층 100% 무상보육, 반값등록금 등을 당론으로 정하면 한나라당에서는 이와 배치되는 입장을 냈다. 6·2 지방선거에서 교육의원을 어떻게 선출할지를 두고도 여야 당론이 어긋나 교과위가 파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독립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당 지도부의 의견에 휩쓸리는 강제적 당론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정관 전남대 교수는 29일 “우리 국회에서 당론이라는 것은 당 지도부와 여당에서는 대통령, 야당은 다음 대권 주자들의 일방적인 의견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국회 상임위나 소위원회를 통해 여야가 충분히 토론을 거쳐 합의를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각당에서도 투표에 한해서는 당론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당 지도부의 의견을 두려워하는 것은 결국 공천이 걸려 있기 때문이고, 자유투표는 제도의 문제이기 이전에 의지의 문제”라면서 “당의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는 당론을 정하되 나머지는 자유롭게 열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백윤·송수연·최지숙기자 baikyoon@seoul.co.kr
  • [부고]

    ●윤삼웅(대경다도대학원장)길웅(자영업)씨 모친상 안희환(KDB대우증권 부사장)권혁만(제우교역 대표이사)씨 장모상 2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7일 오전 7시 40분 (02)3410-6915 ●오항기(전 전남대 총장)씨 별세 윤석(전 포스틸 이사)하석(사업)재석(한샘인테리어 금남로점 대표)씨 부친상 한장희(전남대 경영학부 교수)씨 장인상 25일 광주 천지장례식장, 발인 27일 오전 9시 (062)670-0030~02 ●김춘환(재단법인 양실회 고문)씨 별세 차재완(중앙데이타시스템 대표이사)영진(중앙섬유기계 〃)철수(미국 거주)종화(광주시 건강가정지원센터장)씨 모친상 이송원(현신건축 이사)씨 장모상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2)3410-6912 ●심원태(대우건설 차장)씨 별세 20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26일 오전 (031)787-1510 ●엄기찬(뉴시스 충북취재본부 기자)씨 부친상 25일 제천 제일장례식장, 발인 27일 오전 8시 (043)651-5202 ●배기주(하나은행 부장)기성(신풍제지 차장)기채(은성한의원 원장)기운(에프엠에셋 대표)기철(동부화재해상포험 대리)씨 부친상 25일 대전 을지대학병원, 발인 27일 오전 7시 30분 (042)471-1653
  • 전남, 은퇴의사 초빙 섬주민 진료… 완도 노화도 ‘행복의원’ 1호 정우남씨

    전남, 은퇴의사 초빙 섬주민 진료… 완도 노화도 ‘행복의원’ 1호 정우남씨

    지난 23일 오후 4시 전남 완도군의 섬인 노화도에 위치한 노화보건지소. 엄마 손을 잡고 보건지소를 찾은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의사 정우남(69)씨가 ‘행복의원’이라 쓰인 소아·청소년과 진료실 문을 활짝 열고 나왔다. 정씨는 “평일에는 아이들을 진료하고, 주말에는 등산을 하는 섬 생활이 즐겁기 그지없다.”며 웃었다. 행복의원은 전남도에서 섬지역의 열악한 의료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만든 병원으로, 은퇴한 의사를 초빙해 섬지역 주민들을 진료하도록 하고 있다. 행복의원 1호는 지난해 10월 완도군 노화읍 노화보건지소 안에 들어섰으며 정씨가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진기를 들었다. 전남 담양 출신인 정씨는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30여년간 소아과 의사로 근무했다. 은퇴 후 고국의 의료 사각지대에서 봉사활동을 하려던 참에 전남도의 행복의원 사업을 전해듣고 선뜻 지원했다. 정씨는 “나와 아내 모두 전남 출신이라 고향에서 봉사활동을 한다는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행복의원 1호가 담당하고 있는 노화읍과 보길면, 소안면 지역은 최근 들어 전복양식업이 활기를 띠면서 젊은 층 유입인구가 증가했다. 자연스레 어린이들도 늘어 전체 인구 5000여명 중 15세 미만이 30%에 이른다. 그러나 이 지역의 병원 2곳과 보건소 1곳에 소아과 전문의가 없어 어린이들은 아파도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행복의원은 개원 이후 지금까지 800명이 넘는 환자가 찾았다. 처음에는 정씨의 진료 방식을 주민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정씨는 “약을 최소한으로 처방하고 되도록이면 식습관 등을 조절해 치료하려고 하지만, 부모들은 ‘약을 먹어야 낫는 것 아니냐’면서 이런 방침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 주민들은 정씨의 진료 방식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정씨는 “이제 주민들은 15분이 넘는 설명도 주의깊게 듣는다.”며 웃었다. 전남도는 섬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병원이 부족한 섬지역에 행복의원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역시 농어촌 등의 열악한 의료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으로 행복의원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집과 생활비 정도의 지원만으로 은퇴한 의사를 외딴섬으로 ‘모시기’가 쉽지 않다. 전남도 관계자는 “행복의원 설립을 준비할 때는 은퇴 의사들의 문의전화가 많았지만, 조건을 듣더니 모두들 망설이더라.”면서 “투철한 봉사정신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행복의원 하나만으로 섬 지역의 보건 상황이 쉽게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응급환자를 섬에서 육지로 데려다 주는 응급의료 헬기는 야간에는 운항이 불가능하다. 공중보건의사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섬지역에는 결손가정이나 다문화가정도 적지 않은데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그는 “처음엔 적응하기 쉽지 않지만 섬생활에 맛 들이면 떠나기도 어려울 것”이라면서 넉넉한 웃음을 지었다. 완도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전남대 총장 1순위 후보에 박창수교수

    박창수(59) 전남대 의학과 교수가 23일 치러진 전남대 제19대 총장후보자 결선 투표에서 총투표수 1227표 중 463표를 얻어 1위 후보자로 뽑혔다. 이병택 공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430표로 2위를 차지했다. 전남대 총장임용추천위원회는 득표순으로 1위와 2위인 두 교수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총장임용후보자로 추천한다. 신임 총장은 대통령의 임명을 받아 오는 8월 취임하게 된다.
  • 병원 간 비급여 진료비 최대 9배차… 유명 병원일수록 ‘고가’

    자기공명영상(MRI) 등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용이 병원에 따라 무려 9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에 따라 유명 병원들이 자율적으로 진료비를 책정할 수 있는 ‘비급여 진료’를 이익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건강세상네트워크는 23일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전국 335개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된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비급여 진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MRI, 컴퓨터단층촬영(CT), 초음파 검사 등의 의료 행위로 병원들이 법적 제한 없이 임의로 비용을 책정할 수 있다. 복부 초음파의 경우 삼성서울병원은 22만 5000원으로 가장 비싼 반면 강원도영월의료원은 2만 5000원으로 가장 쌌다. 9배의 차이다. 최첨단 암 진단기인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으로 뇌 영상을 찍으면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는 110만 2000원을 내야 하지만 화순전남대병원은 30만원만 지불하면 돼 3.7배의 차이를 보였다. 전신 MRI는 세브란스병원이 123만 4000원을 받는 반면 한마음재단하나병원은 40만원을 받았다. 척추 MRI는 건국대병원이 127만 7560원으로 최고가였다. 이는 건강보험이 적용됐을 때 44만 5007원의 2.8배 수준이다. 경실련 측은 “병원별로 의료인력의 질, 장비와 시설 등에 차이가 있지만 진료비가 9배나 차이가 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료비와는 별도로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1~2인 병실 이용료도 격차가 만만찮았다. 삼성서울병원의 1인 병실은 하루에 48만원, 광주광역시 서남대병원은 2만 6000원에 불과했다. 특히 유명 병원일수록 비급여 진료비가 비쌌다. 해당 병원들은 조사결과에 거세게 항의했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2차 의료기관인 서남대병원과 3차 의료기관인 삼성서울병원의 입원비는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의료서비스의 질이 다른데 어떻게 똑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건국대병원 측도 “우수한 장비로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과 그러지 않는 곳을 비용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면서 “비슷한 수준으로 서비스하는 곳과 진료비를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44개 상급종합병원의 비급여 진료비 정보 접근성과 관련,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이대목동병원·화순전남대병원·충북대병원 등의 홈페이지 진료비 관련 정보는 단순 나열식인 탓에 접근성이 떨어져 최하점을, 서울아산병원과 아주대병원·영남대병원 등은 최고점을 받았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3)여수 돌산읍 방답길

    [길을 품은 우리 동네] (3)여수 돌산읍 방답길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한 희극인은 이 대사를 통해 성과주의에 젖은 이 사회에 의미를 곱씹어 봐야 할 웃음을 던졌다. 학업이든 운동이든 생활 속 대부분의 경우 이 말은 꽤 들어맞는다. 하지만 우리가 딛고 선, 매일 걷고 있는 그 길은 땅 위에서 있었던 모든 것을 기억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 주변 환경이 바뀌더라도 길은 어떤 형태로든 그곳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엑스포로 분주한 전남 여수에서 차로 30분을 더 달려 도착한 곳, 돌산읍 방답길. 이곳에서는 영토와 백성을 지키기 위해 적진 한가운데로 몸을 던졌던 조선 두 영웅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이순신, 이순신과 함께 남도를 지키다 여수 세계 박람회로 분주한 5월의 무덥던 날. 고속철도(KTX)를 타고 도착한 여수 엑스포역은 엑스포 관람객들로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수많은 인파를 뒤로한 채 여수 바다 위로 시원하게 뻗은 돌산대교를 지나 왜란(倭亂)의 흔적을 품고 있는 한적한 마을에 닿았다. 북쪽은 산지가 둘러싸고 있고 남쪽과 서쪽으로는 남해에 접한 작은 마을, 여수시 돌산읍 군내리. 마을이 워낙 작은 탓에 마을을 가로지르는 주요 도로인 ‘방답길’은 총 연장 800m가 채 되지 않는다. 방답길이라는 도로명은 조선시대 이곳에 있었던 ‘방답진성’에서 유래한다. 방답진은 조선 전라좌수영에 소속된 수군기지로 1523년(중종 18년)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진왜란 당시 방답진의 수령은 첨사 이순신이었다. 하지만 여기서의 이순신은 국민 대부분이 ‘성웅’으로 일컫는 그 이순신이 아니다. 첨사 이순신(李純信)은 충무공 이순신(李舜臣)과는 한글 동명이인이다. 충무공 휘하의 무장으로 옥포해전에서 큰 공을 세운 뒤 당포·한산·부산 등에서 왜적을 대파한 인물로 기록돼 있다. 그로부터 414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중년의 두 순신이 지키던 그곳은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촌로들이 텃밭을 일구고, 그물질을 하며 새 역사를 기록하며 살아간다. 현재 방답진성은 대부분이 훼손됐지만 방답길을 따라 마을 중심부로 걸어가다 보면 남해를 끼고 있는 오른쪽에서 그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개인 소유의 작은 텃밭 사이로 길게 이어진 약 4m 높이의 성곽을 통해 방답진성의 규모와 형태를 짐작할 수 있다. 남아 있는 성곽을 방풍벽 삼아 밭을 일구고 있는 마을 주민 고종빈(75)씨는 어릴 적 부모님과 조부모님들로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고씨는 검은 흙이 묻은 손가락으로 성벽을 따라 성벽이 끊어진 지점까지 크게 가리키며 “옛날에는 밤 12시가 되면 성문에서 북을 울리고 문을 닫았어요. 성 안 놈이든, 바깥 놈이든 문이 닫히면 꼼짝없이 해가 뜰 때까지 기다려야 했죠.” 고씨의 표현 중 “성 안 놈”과 “성 바깥 놈”이라는 표현은 이 마을에서 자주 들을 수 있었다. 방답진성은 훼손돼 사라졌지만, 아직도 생활 깊은 곳에 그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다. 군내리는 예나 지금이나 행정과 생활상의 기준에 방답진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금의 도로명 주소도 옛 성문이 자리했던 동·서·남문을 중심으로 구분된다. 서문을 기준으로 안쪽이면 ‘서안길’, 바깥쪽이면 ‘서외길’이 되는 식이다. 서문 밖, 즉 서외길을 따라 나오면 곧 ‘굴강길’이 나온다. 방답진에서 전함과 배 등을 만들거나 수리할 수 있도록 굴강(堀江)을 낸 것에서 유래한다. 난중일기에는 이곳에서 거북선을 건조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굴강은 때마침 물이 빠져나가 6~8척의 작은 고깃배만이 뭍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다시 방답길을 따라 남쪽으로 걷다 보면 가로 1m, 세로 1.3m 크기의 바위가 길 모퉁이에 나타난다. 방답진성 남문이 있던 곳의 주춧돌이다. 주춧돌 외에는 남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지만, 주춧돌 바로 옆 가게는 ‘남문상회’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다시 방답진으로 마을을 살린다 이처럼 군내리는 방답길과 굴강길, 서외길, 남안길 등 마을의 모든 길이 오랜 역사를 품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이 미발굴 상태다. 현재 전남대 이순신해양문화연구소에서 이 지역에 대한 연구·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여수시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방답진성 복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수시 민원지적과의 김한종 주무관은 “여수시의 경우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교통 등 경제 발전을 위한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개선됐고, 엑스포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면서 “군내리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만큼 방답진성을 복원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한편 역사 교육의 장으로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충호 돌산읍장은 “현재 군내리의 주 수입원은 농업과 어업이지만 전체 인구가 1000명이 되지 않고, 주민의 80%가량이 40대 이상이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 창출 방안이 절박한 상황”이라며 방답진성 연구와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수시 관계자들은 방답진 복원은 단순한 관광지 개발을 넘어, 이 땅에 기록된 역사를 되살리면서 새로운 역사를 이어가도록 하는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입을 모았다. 글 사진 여수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4회는 경기도 과천 ‘추사로’를 소개합니다.
  • [부고]

    ●양승효(전 전남대 공대학장)씨 별세 성모(전북대 공대 교수)형모(참빛안과 원장)씨 부친상 서범석(현대고 교장·전 교육부 차관)씨 장인상 19일 광주 조선대병원, 발인 22일 오전 8시 (062)231-8901 ●김정관(태광산업 부사장)씨 부친상 20일 대구 파티마병원, 발인 22일 오전 8시 (053)956-4401 ●전영홍(소망화장품 감사)씨 부친상 20일 경북 예천 권병원, 발인 22일 오전 (054)655-0456 ●김원수(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씨 별세 순정(성신여대 무용학과 교수)혜정(발도르프학교 교사)태형(심리학자)봉석(영화평론가·전 씨네21 기자)씨 부친상 박병환(전 이르쿠츠크 총영사)씨 장인상 18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22일 오전 9시 (02)2258-5940 ●이명준(늘푸른저축은행 부장)명균(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 차장)씨 부친상 김상묵(대한지적공사 차장)황상규(대신증권 이사)씨 장인상 2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2일 오전 8시 30분 (02)3010-2292 ●김관일(전 서울시 지방행정 서기관)씨 별세 정구(육군 본부)동호(서울문화예술대 교수)명은(서울 광진구청 사무관)씨 부친상 장윤선(해태제과 팀장)씨 장인상 2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2일 오전 6시 (02)3010-2295 ●신춘범(KBS 뉴스제작1부 팀장)씨 모친상 19일 여의도성모병원, 발인 22일 오전 5시 (02)3779-2182 ●배종순(올리브컨설팅 대표이사)씨 모친상 안원수(발렉스코리아 이사)씨 장모상 2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2일 오전 9시 (02)3010-2291 ●장만호(MBC 기획국 국장)씨 부친상 20일 동국대 일산병원, 발인 22일 오전 7시 30분 (031)961-9401 ●권오진(㈜엔포 팀장)씨 모친상 2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2일 오전 7시 30분 (02)3010-2251
  • [부고]

    ●임병식(전 전주 완산고 교장)씨 별세 영환(이레하이테크이엔씨 부회장)국환(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교수)도환(삼성엔지니어링 수석엔지니어)씨 부친상 은광표(자영업)김현일(대림산업 부장)씨 장인상 17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 (02)923-4442 ●장성근(경인시설안전기술단 대표이사)충근(인천형기 상무이사)세근(마사회)명근(이엘케이 실장)씨 부친상 임대식(일신이엔씨 이사)씨 장인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 (02)3410-6914 ●진구석(리한 부사장)구철(삼성증권 지점장)구복(전남대 교수)구태(유창통운상사 사장)씨 모친상 홍미숙(한우리어린이집 교사)윤명교(서울매동초 교사)고미영(이화유치원 영어교사)손순옥(나이스가구 사장)씨 시모상 조해성(자영업)씨 장모상 1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9일 오전 5시 30분 (02)3410-6915 ●홍준표(문화마당 출판사 대표)건표(BK종합건설 〃)장표(LG유플러스 지점장)씨 부친상 박광수(전 삼성항공 조종사)씨 장인상 17일 수원 연화장장례식장, 발인 19일 오전 7시 (031)218-8782 ●이진우(울산매일신문사 편집부장)씨 장인상 17일 언양보람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 (052)255-7195 ●주성희(서울대도서관 사무관)상영(우리은행 부평북지점 차장)시평(SBS 선거방송기획팀 차장)씨 부친상 17일 광주 천지장례식장, 발인 19일 오전 8시 30분 (062)527-1000
  • “고리원전 온배수 최대 12.4㎞까지 확산”

    고리원전 온배수 피해보상을 둘러싸고 고리원전 측과 어민 간에 마찰을 빚는 가운데 고리원전에서 배출되는 온배수가 원전에서 최대 12.4㎞까지 확산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전남대 수산과학연구소의 ‘고리원전 4기 및 신고리원전 1∼4호기 온배수에 따른 어업 피해 용역’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고리 1∼4호기 온배수 확산 범위는 고리원전 남쪽으로 8.45㎞, 어업피해 범위는 11.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배수 확산 범위 규정은 바다 정상 수온보다 1도 이상 상승하는 구역으로 한정했다. 또 건설되는 신고리 2∼4호기를 포함해 모든 원전(8기)을 가동했을 경우 온배수 확산 범위는 무려 12.4㎞, 어업 피해 범위는 17.5㎞까지로 구역이 늘어난다. 어민들은 이를 바탕으로 한국수력원자력에 피해보상을 요구하지만 한수원은 연구 과정의 문제가 있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한수원은 전남대가 적용한 온배수 확산 수치모형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등 학술적인 오류를 범하고, 연구 원시자료 및 온배수 확산 시뮬레이션 입력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제출한 연구용역보고서에 대해 ‘검사 불합격’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기장군어업피해대책위원회는 한수원이 용역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오는 20일로 만료되는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기간 연장에 동의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가 나지 않으면 바닷물을 끌어들여 발전용수로 사용할 수 없어 원전 가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을 수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국제기구 진출 설명회 외교부 29일부터 4일간 4곳서

    ‘국제기구 진출을 원하세요? 설명회에 오세요.’ 외교통상부가 우리 국민의 국제기구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유엔 등 국제기구 및 국내 대학교와 함께 ‘2012년 국제기구 진출 설명회’를 개최한다. 14일 외교부에 따르면 오는 29일 강원대를 시작으로, 30일 한국외대, 31일 연세대, 6월 1일 전남대에서 각각 2~4시간에 걸쳐 국제기구 채용담당관의 기구별 설명회 및 국내 국제기구 진출 희망자들과의 만남이 이뤄질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피해보상 갈등… 고리원전 가동 중단 우려

    고리원전에서 배출되는 온수 피해보상 문제를 둘러싸고 고리원자력본부와 피해 어민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 부산 기장군은 고리원전의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기간(3년)이 오는 20일 만료된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고리원전 측은 기장군에 재사용허가 신청을 할 방침이다. 하지만, 기장군은 공유수면관리법 7조와 시행규칙 3조에 따라 어민들의 동의가 없으면 재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업피해보상위원회 소속 어민들도 고리원전의 온수 배출로 인한 적절한 어업피해 보상 없이는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어민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고리원전의 변경신청을 사실상 받아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고리원전은 그동안 공유수면 점용 및 사용 허가를 받아 초당 101.68t의 바닷물을 끌어들여 신고리 1·2호기의 발전용수로 사용해 왔다. 바닷물을 발전용수로 사용하지 못하면 원전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 앞서 대책위와 한국수력원자력은 2008년 고리원전의 온배수 배출로 인한 어민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용역을 실시하기로 합의했으며, 최근 전남대가 실시한 용역 최종보고서가 나왔다. 대책위 측은 “어민들의 피해에 비해 용역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승복했는데 고리원전 측은 온배수 피해지역이 넓고 피해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용역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려 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리원전 측은 “이 같은 대책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공익기업으로서 관련 법률 규정에 따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보고서에 의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책위원회는 16~22일 새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 정문 앞에서 어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전 온배수 피해 보상 요구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정약용 탄생 250주년 맞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김문이 만난사람] 정약용 탄생 250주년 맞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누구나 출생의 비밀은 있다. 이름을 빛낸 위인의 경우에는 더욱 관심이 쏠린다. 그 비밀의 문으로 잠시 들어가보자. 다산 정약용은 1762년(영조 38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꼭 250년 전인 음력 6월 16일, 아버지 하석 정재원(荷石 丁載遠)과 어머니 해남 윤씨(海南 尹氏) 사이에서 출생했다. 태어난 곳은 지금의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이다. 아버지는 대과에 급제하지 않았지만 영조 임금의 특별한 지시로 연천현감, 화순현감, 예천군수 등 고을 수령을 지냈다. 조정에 들어와서는 호조좌랑과 한성서윤을 지내고, 다시 수령으로 나가 울산부사를 거쳐 진주 목사까지 지냈다. 어머니는 고산(孤山) 윤선도의 후손이요, 공재 윤두서(恭齋 尹斗緖)의 손녀였다. 윤선도의 증손자인 윤두서는 한국 회화사에 유명한 자화상을 남긴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아버지는 세 부인 사이에 모두 5남 5녀, 그러니까 10남매가 있었다. 첫 부인은 24세로 요절한 의령 남씨. 소생으로 큰아들 약현(若鉉)이 있다. 둘째 부인 해남 윤씨와 사이에 약전(若銓), 약종(若鍾), 약용(若鏞) 3형제와 딸을 두었다. 딸은 나중에 조선 최초의 영세교인인 만천(蔓川) 이승훈에게 시집간다. 다산 정약용의 나이 9세 때 어머니 해남 윤씨가 세상을 뜨고 말았다. 12살 때 서울에서 20세의 김씨(1754~1813)를 데려왔다. 어린 다산을 친자식처럼 돌봐준 그가 바로 서모(庶母) 김씨다. 서모 김씨는 동지중추부사(同知中樞府事)를 지낸 김의택(金宜澤)의 딸로 슬하에 3녀 1남(약횡)을 두었다. 다산의 작은형 약종은 형제보다 뒤늦게 천주교를 접했지만 그 믿음이 독실하여 신유사옥 때(1801) 희생됐다. 전도에 힘쓰다가 책롱사건(册籠事件)으로 마흔 둘의 젊은 나이에 순교했다. 형 약전과 막내(다산)가 믿음을 함께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형제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했다. 엄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배교하지 않은 약종의 아들 철상(哲祥), 하상(夏祥), 딸 정혜(貞惠) 역시 천주교로 인해 요절했다. 형 약전은 학문적으로 뛰어난 사람이다. 다산과 한배에서 태어난 형제의 인연뿐만 아니라 다산의 학문을 알아주는 지기(知己)이기도 했다. 1801년 11월 하순 함께 귀양길에 올라 나주 율정점(栗亭店)에서 눈물로 헤어진 후 16년 동안 서로 한번도 보지 못했다. 약전은 그의 나이 59세인 1816년에 유배지에서 세상을 떴다.(다산연구소 자료 참조) 올해 정약용 탄생 250주년을 맞아 다산의 생애와 학문, 사상을 재조명하는 행사가 풍성하게 열린다. 국립박물관과 실학박물관의 전시회, 음악제, 국제학술대회 등이 잇따른다. 지난 3월부터 올 12월까지 계속된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다산의 일대기가 처음으로 판소리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다. 다산연구소 주최로 열리는 이 행사는 오는 9월4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정해석 명창에 의해 1시간 20분동안 진행된다. 창본은 김세종씨. 특히 영문판 CD까지 제작, 세계 각국에 보급할 예정이다. 그동안 부분적으로 다산을 기리는 판소리 무대는 있었지만 75년 생애를 오롯이 담기는 처음이다. 이 밖에 다산이 직접 쓴 글씨와 그림을 전시하는 ‘한국 서예사 특별전-다산 정약용 탄신 250주년 기념전’이 다음 달 9일부터 7월 2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린다. 또 다산 기념 음악회가 8월 24일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열린다. 다산연구소의 박석무(69) 이사장. 그는 요즘 이 같은 행사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는 올해로 다산 연구에 몰두한 지 40년째가 된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순화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박 이사장은 연구소 설립 이후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편지를 지금까지 700여회 쓰고 있다. 자리에 앉으면서 최근에 쓴 편지에 대한 얘기가 먼저 나왔다. ‘대군(大君)이다, 멘토다, 실세 중의 실세다라는 사람들의 감옥행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보기에도 딱하고 국가 체면도 구겨질 대로 구겨져 버렸습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큰소리치면서, 그들을 그런 직위에 임명했던 임명권자의 입장도 딱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중략)화려했던 권력의 시절은 지나가고 이제 부와 권세를 놓치고 감옥에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는 분들, 그런 기회에 목민심서라도 읽으면서 반성의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의 감옥행을 보면서 다산의 시선으로 글을 썼다. 또 있다. ‘정약전·약용 형제는 세상에 없는 지기지우인 동포 형제였습니다. 두 분이 주고 받은 편지나 학문적 토론의 글들을 보면 부럽기 그지없는 사이였습니다.(중략)오늘의 세상에야 사촌이 남이 된 것은 오래 전의 일이고 친형제조차도 재산 싸움에 남보다 더 원수지간이 되고 있음은 예사로운 일이 아닙니다. 재벌가의 왕자난이나 쟁송(爭訟)의 보도를 읽다보면 다산 형제의 우애가 세상을 바로잡을 청량제로 여겨집니다. 오늘에도 그런 형제애를 복원할 수는 없을까요.’ 이런 편지의 내용은 전국 35만 4000여명에게 이메일로 보내진다. 일주일에 주말을 제외한 4~5차례 꼬박꼬박 쓴다. 어리석은 질문 하나, 박 이사장은 목민심서를 몇 번이나 읽었을까. “몇 번 읽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사회 현상을 보면서 문득문득 목민심서나 논어를 다산적으로 해석한 글들을 생각날 때마다 다시 뒤적이고 그 뜻을 가슴에 담지요. 수시로 읽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편지 쓸 때에도 다산의 눈으로 비판하는 것입니다. 대학이나 단체 등에 강의 나갈 때도 다시 목민심서를 읽고 가지요. 성균관대에서 ‘다산과 21세기’라는 교양과목 강의를 하고 있는데 아주 명품강좌로 소문났다지요(웃음).” 지금도 틈 날 때마다 다산을 연구한다는 그는 대학 시절부터 ‘반계수록’ 등 실학에 관심을 두었으며 1971년 대학원 때 ’다산 정약용의 법사상’이라는 석사 학위논문을 쓴 것을 계기로 다산 연구와 인연을 맺었다. 1973년 유신에 항거하다 투옥됐을 때에 다산의 책을 여러 차례 읽었고 이후 8개월 수배 생활 동안에도 다산을 공부했다. 1982년 3월 복권됐을 때 비로소 7년 동안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책을 쓰기 시작해 다산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편역,발간했다. 이 책은 지금까지 50여쇄나 찍을 정도로 꾸준히 인기를 끄는 스테디셀러가 됐다.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다산은 학문의 깊이가 끝이 없는 최고의 학자이자 사상가입니다. 다산은 520여권의 방대한 저술을 통해 정치, 행정, 법학, 경제, 지리, 의학, 공학 등을 아우르면서 인간존중 사상, 개혁정신, 실사구시의 철학 등을 펼쳐 시대정신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학자로서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안목과 방대한 지식을 섭렵하고 있지요. 특히 유배지에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에는 그의 인간성과 철학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다산이야말로 칠흑같이 어두운 봉건시대에 실낱같은 한 줄기의 민중적 의지로 75년동안 치열하게 살다 간 역사적 인물이지요.” 가난에 찌들어 굶어 죽어가는 이웃의 아픔을 견디다 못해 공동 경작에 의해 공동분배하도록 하자고 혁명적인 전론(田論)을 주장하기도 했고 부정부패와 착취를 일삼는 관리들을 어떻게 해야 올바른 생각으로 돌아서게 할 수 있을까 해서, 관리들의 지침서인 ‘목민심서’를 저술한 것, 그리고 시를 통해서 백성들을 일깨워 보고자 했던 그의 생애는 250년이 지난 지금에도 따르고 연구하려는 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다산은 22세때 진사과에 합격했는데 정조임금이 답안지를 직접 읽고 휼륭한 인재임을 알고는 근처에 있도록 하면서 자주 교류가 이루어졌습니다. 모든 시문행사때마다 항상 1등을 차지하는 다산을 늘 아꼈고 기쁨을 누렸습니다. 정조는 다산을 통해서 사실상 정치를 바로 할 수 있었고 그런 다산은 정책 보고서를 임금에게 직접 올리게 됩니다.” 박 이사장은 가정의 달을 맞아 “요즘처럼 가족윤리가 무너지고 사제 간의 의리도 깡그리 파괴된 때, 우리는 다산의 사상과 철학을 통해 가족의 중요함과 사제간의 정다운 의리를 복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다산의 효제(孝悌)사상을 새삼 강조했다. 다산의 탄신일과 관련해서는 “1762년 6월 16일에 태어났는데 그날이 양력으로 8월 5일이어서 생일 기념은 매년 8월 5일에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그날에 회혼례, 산신제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석무 이사장은 1942년 전남 무안에서 4대째 한학을 공부해온 집안에서 자랐다. 전남대 법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64년 한일회담 반대시위로 구속되는 등 민주화 운동에 투신, 4차례 옥고를 치렀다. 1971년 ‘다산 정약용의 법사상’이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면서 다산 연구에 집중했다. 1973년 유신반대 유인물인 전남대학교 ‘함성’지 사건에 연루돼 1년 동안 복역하면서 감방 안에서 본격적으로 다산 저술에 대한 연구의 시간을 가졌다. 출옥후에는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발간했다. 지금까지 50쇄나 찍을 정도로 꾸준히 읽히고 있는 명저가 됐다. 1980년 광주항쟁 때는 관련 주모자로 몰려 오랜 수배생활 끝에 붙잡혀 1년 3개월여를 또다시 복역했다. 1988년 13대 국회에 진출한 후 14대 국회의원 시절에는 국회다산사상연구회를 조직, 간사를 맡아 활동을 펼쳤다.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과 명지대학교 객원교수, 연세대학교 초빙교수, 전남대학교 초빙교수와 단국대학교 이사장, 한국고전번역원 원장 등을 지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석좌초빙교수이자 (사)다산연구소의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술로는 ‘다산기행’, ‘우리 교육을 살리자’, ‘풀어 쓰는 다산 이야기1,2’,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가 있으며, 편역서로는 ‘흠흠신서’, ‘애절양’, ‘다산산문선’, ‘나의 어머니, 조선의 어머니’ 및 ‘다산 논설선집’, ‘다산 문학선집’(공편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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