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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00살 바라보는 ‘영원한 어린이’ 수필가 피천득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00살 바라보는 ‘영원한 어린이’ 수필가 피천득

    온아우미(溫雅優美), 조촐하지만 향기가 아련하다. 마음과 영혼이 정갈해진다. 젊음과 봄을 찬미한다. 고매한 서정이 가득하다. 어여쁜 아이의 미소가 항상 넘쳐난다.‘영원한 어린이’이자 이 시대의 ‘참 스승’으로 여겨진다. ‘나같이 범속한 사람은 봄을 기다린다. 봄이 오면 무겁고 두꺼운 옷을 벗어 버리는 것만 해도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주름살 잡힌 얼굴이 따스한 햇볕 속에 미소를 띠고 하늘을 바라다보면 날아갈 수 있을 것만 같다. 봄이 올 때면 젊음이 다시 오는 것 같다.’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내 나이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금아(琴兒) 피천득(97) 선생. 늘 이맘때면 고향의 ‘인연’처럼 생각난다. 그래서 신록이 우거진 5월의 거울 앞에서 우리 자신을 살핀다. 또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어 주위를 돌아보게 한다. ●채식 위주로 건강 유지 선생은 지금도 애지중지하는 인형 ‘난영’이와 함께 클래식 음악을 자주 듣는다. 잠 잘 때에는 즐거운 꿈의 세계를 함께 걷는 길동무가 된다. 깨어 있을 땐 어린 아이처럼 순박한 미소로 서로를 느끼며 의지한다. 선생은 평생 가르치는 일을 천직으로 삼았기에 칠순이 넘은 제자들이 자주 찾아와 허물없이 얘기를 나눈다. 어버이로서, 스승으로서 존경받아 선생은 5월의 상징적 인물이다. 햇볕이 따사로운 지난주.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선생의 자택을 찾았다. 미리 전화로 시간약속을 했던 터여서 선생은 응접실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얼굴이 맑아보였다. 넙죽 인사를 드렸다.“어서 와요.” 하면서 특유의 해맑은 미소로 다정하게 손을 잡는다. 따뜻했다. 선생은 “건강? 한달에 한번 병원에 가요, 등쪽에 뭐가 좀 있는데 아직 괜찮아요.”라고 요즘의 건강상태를 미리 귀띔해준다. “선생님, 언제나 동안(童顔)입니다. 여전히 채식을 하시죠?” “아, 그럼….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주까. 영국의 버나드 쇼(1950년 95세로 사망)가 채식주의자였어요. 나이 들어 죽었는데 이때 ‘런던 타임스’ 사설에 뭐라고 그랬는가 하면 ‘버나드 쇼의 장례 행렬에는 염소와 소, 양떼들이 울면서 뒤를 따랐다.’라고 했지. 평생동안 육식을 안 하니깐 그놈들이 얼마나 고마워했겠는가 말야. 어쨌든 사설에 그런 글을 쓸 수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해….” 선생의 얼굴엔 함박 웃음이 가득했다. 아름다운 기억을 한순간에 들춰낸 희열이었다. 삶의 조크가 봄날의 화사한 꽃처럼 향기롭게 다가온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문득 응접실 벽에 걸린 족자와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족자는 한문으로 깨알같이 썼으되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글씨였다. 선생은 눈치도 빨랐다.“저 (글)내용은 다 내 책에 있는 거야. 얼굴 사진은 아마 2년 전인가 그래요. 전문가가 찍었대….”라고 얼른 설명해준다. 아파트 창너머 화단쪽에는 연분홍 치마를 입은 진달래가 요염하게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화제를 돌렸다. “선생님, 이제야 봄이 온 것 같습니다. 꽃도 많이 피었고요.” “아, 그래. 제대로 오긴 왔나요.” “선생님,‘오월’이라는 시가 생각납니다.59년에 발표한 작품이시죠?” “아마, 그럴 거요.” “봄도 완연하고,5월에는 생각할 여러 날도 많습니다.” 선생은 눈을 지그시 감고 잠시 상념에 잠긴다. 기억을 되살릴 때마다 선생은 잠깐씩 눈을 감았다. 잠시 후 “그 책을 가져와봐요.”하면서 일하는 아주머니를 부른다. 아주머니는 치매로 고생하는 선생 부인의 수족처럼 늘 함께 지낸다. 이어 ‘피천득 수필집’(범우사 간행)과 번역시집 ‘내가 사랑하는 시’(샘터사 간행) 두 권을 가져왔다. 수필집은 ‘인연’‘그날’‘비원’ 등 그동안 발표된, 금쪽같은 것만 추려 모았다. 시집은 셰익스피어, 워즈워스, 예이츠, 도연명, 두보, 타고르 등 평소 좋아했던 세계 명시를 모아 작년에 직접 선생이 번역했다. “이봐요, 번역을 하다 보니 요새 느낀 게 있어. 영어로 Cover the Wagon을 직역했더니 포장마차가 되더라고. 그런데 지금 포장마차라고 하면 뭐가 돼요? 안주 먹고 술도 마시는 곳이지요. 원래는 인근에 산책 나갈 때 이용하는 덮개 씌워진 마차를 말하거든요. 이렇게 세대가 바뀌면 딴 게 돼버려요. 그래서 번역이 힘들어요.” ●시는 영혼의 가장 좋은 양식 선생은 또 눈을 감는다. 기억을 해내는 데 방해가 될까봐 질문을 멈추고 잠자코 기다렸다. 다시 말을 이었다. “거 참, 좋은 시들 많아.‘겨울이 짙었으니 봄이 그다지 멀겠는가.’ 영국 시인이 말했는데 괜찮다고 생각해요. 음, 이것도 있어요.‘봄비니까 맞고 가자, 젖어서 가자’ 이건 일본 사람이 한 얘기야. 요즘같은 황사니 뭐니 하면 불가능한 일이지만 생각할수록 아주 운치가 있어. 그래, 봄비인데 옷좀 젖으면 어떠냐고 말야.” 이어 우리나라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다는 것은 큰 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봄과 가을이 좀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피력했다. “나는 수필과 시는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높은 차원의 시는 동서를 막론하고 엇비슷해요. 모두가 순수한 동심과 맑은 서정을 가지고 있으니까. 요즘에는 과거에 비해 시를 많이 읽지 않는 것 같아요. 경쟁이 치열하고 남을 누르고 이겨야 살 수 있는 세계에서 시는 사실 잘 읽히지 않아요. 하지만 이럴수록 오히려 시를 가까이 두고 읽어야 해요.” 시는 영혼의 가장 좋은 양식이고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시를 읽으면 마음이 맑아지고 영혼이 정갈해지며 이것은 곧 ‘마른 나무에서 꽃이 피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순수한 동심만이 세상에 희망의 빛을 선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선생은 열다섯 살 때부터 유럽과 일본의 시들을 읽고 심취했다. 이어 스승의 날을 생각했던지 “우리나라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대접이 부족해요. 아이가 선생한테 뭘 갖다줄까봐 스승의 날 휴교하는 세상이 어디 있어요.”라고 질타한다. 또한 “아이들이 선생을 존경해야 하는데 아직 너무 부족해.”라고 안타까워했다. 아이들이 선생을 존경하는 마음이 있어야 공부도 열심히 하고, 나라도 사랑하고 또 나중에 커서 봉사하는 정신으로 삶을 살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리나라 장래는 아주 낙관적” “우리나라 아이들은 두뇌가 기가 막혀요.‘나는 훌륭한 나라의 백성이다.’는 자존심을 가져야지. 원래 우리 민족은 두뇌가 좋아. 우리나라처럼 부지런하고 극성인 나라도 없어. 운동이니, 음악이니 다 두각을 나타내잖아요. 자연도 아름답고, 자존심을 상실할 이유가 없어요…. 우리나라 장래는 아주 낙관적이야.” 선생은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많다. 월드컵야구클래식(WBC)에서 조편성만 불리하지 않았으면 우리나라가 우승도 할 수 있었지 않으냐는 예를 들었다. 또 미 여자프로골프협회(LPGA)에서 한국 여자들이 연이어 우승하는 것도 다 민족의 우수성에서 얻어진 결과라고 덧붙였다. 선생은 100살을 바라보는 지금에도 분명 젊은 봄처럼, 신록의 5월처럼 살고 있었다. 고매한 서정성과 순수한 동심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선생은 하루에도 몇번씩 인형과 함께 잔다. 딸 서영의 동생이라는 뜻에서 이름을 ‘난영’으로 지었다. 목욕도 시켜주고 예쁜 핀으로 머리를 묶어준다. 선물을 받은 곰인형 세마리도 함께 자는데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어 선생이 직접 안대를 씌워 재운다. 엄마 노릇을 하고 싶어서다. 오는 29일, 선생은 아흔일곱번째 생일을 맞는다. 선생의 원래 이름은 천득(天得)이었는데 호적계의 과실로 ‘天’이 ‘千’으로 바뀌었다. 획수가 하나 적어지는 바람에 가난하게 산다는 얘기를 듣는다. 다시 오월을 노래한다.‘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10년 서울 출생 ▲26년 서울 제일고보 4년 재학시 중국 상하이로 유학 ▲29년 상하이 호강대학교 예과에서 수학. 도산 안창호 선생을 사사함 ▲34년 귀국후 춘원 이광수 선생댁에 유숙, 금강산 체류 ▲37년 호강대학교 영문과 졸업 ▲45년 경성대학 예과 교수 ▲51년 서울대 사범대 교수 ▲54∼55년 하버드대학에서 연구 ▲59년 금아시선문선 출간 ▲63∼69년 서울대학원 영문과 주임교수 ▲74년 서울대 교수 퇴직(슬하에 2남1녀를 둠. 장남은 캐나다에서 치과 기공소 운영, 차남은 서울아산병원 의사, 장녀는 미국에서 물리학자로 활동 중.) # 주요 작품집 서정소곡(1930년), 눈보라 치는 밤의 추억(33년), 서정시집(47년), 소네트시집(76년), 수필(76년), 금아문선·금아시선(80년), 인연(96년), 미수기념 금아 피천득 문학전집(97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시(2005년) 등
  • [책꽂이]

    |실용| ●남녀 대화법(이정숙 지음, 나무생각 펴냄) 남자는 직설적인 표현으로 결과를 중시하는 사냥꾼 뇌, 여자는 간접화법과 반어법으로 과정을 중시하는 파수꾼 뇌. 대화전문가인 저자(SMG 대표)는 남자와 여자의 이같은 상반된 뇌 모드를 이해하면 모든 대화가 즐거워진다고 말한다. 이성과 사귈 때 필요한 ‘작업용’ 대사를 비롯, 직장과 가정에서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남녀대화법을 소개한다.1만원. ●꿈이 있다면 멈출 수 없다(이석암 지음, 작가마을 펴냄) “잃어버린 재산은 근면과 절약으로 다시 얻을 수 있고, 잃어버린 지식은 공부로, 잃어버린 건강은 절제와 약으로 다시 찾을 수 있으나, 잃어버린 시간은 영원히 다시 얻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건설교통부 국장을 지낸 저자(전국버스연합회 상임부회장)의 인생모토라 해도 좋을 듯하다. 야간대학을 다니며 행정고시에 합격한 일 등 꿈을 향해 달려온 저자의 삶의 흔적이 담긴 에세이집.1만원. ●댁의 아파트는 안녕하세요(김흥수 지음, 한국아파트신문사 펴냄)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는 어떤 것일까. 일제강점기에 서울 서대문의 풍전아파트 혹은 적선동 근처의 내자아파트라고도 하지만 기록상 확인된 바로는 1930년 일본인 도요다(豊田種雄)가 서울 충정로에 세운 유림아파트다. 아파트의 역사부터 시작해 우리 아파트문화의 허실을 조목조목 짚었다.8000원. ●청개구리 두뇌습관(요네야마 기미히로 지음, 황소연 옮김, 전나무숲 펴냄) 프랑스 소설가 프루스트는 커피향을 맡은 순간 과거의 기억이 거짓말처럼 되살아나 불후의 명작을 남길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작품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다. 이처럼 향과 기억의 관계는 밀접하다. 커피향은 뇌파를 알파파로 바꿔줘 다른 향에 비해 안정감을 준다는 게 이 책의 주장. 뇌를 젊고 똑똑하게 단련시키는 두뇌개발 노하우가 담겼다.1만원. ●남도답사 1번지 강진문화기행(김선태 지음, 작가 펴냄) 강진은 문화유산의 보고다. 대구면 사당리 도요지는 고려청자의 성지이며, 병영면에 있는 전라병영성은 하멜 일행이 8년간 억류생활을 했던 곳이다. 도암면의 다산초당은 정약용이 500여권의 명저를 남김으로써 유배문화를 꽃피웠던 곳, 그리고 강진읍 영랑 생가는 ‘남도의 소월’ 김윤식이 빼어난 서정시를 낳은 현장이다. 성전면의 무위사는 수월관음도 등 불교벽화의 보고이며 백련사는 유명한 백련결사운동의 본거지다. 전형적인 남도의 시골 강진의 문화를 소개.1만원.
  • [환경·생명] 남해안 벨트는 거대한 ‘소나무 무덤’

    [환경·생명] 남해안 벨트는 거대한 ‘소나무 무덤’

    정부대전청사를 이륙한 산림청의 재선충병 방제 헬기가 시내를 벗어나자 겨울을 견뎌낸 짙푸른색 솔숲 사이사이로 연녹색 봄기운이 완연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시속 240㎞로 대전에서 통영을 잇는 고속도로를 따라 한시간쯤 날아간 헬기가 서부 경남 지역에 다다르자 상황은 달라졌다. 산중턱마다 늦가을 볏가리처럼 쌓아놓은 나무더미가 널려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를 잘라낸 뒤 훈증처리한 ‘소나무 무덤’이라고 했다. 사람이 오르기 어려운 깊은 산속은 물론 바닷가·등산로·도심·인가 주변 할 것없이 소나무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무덤이 만들어졌다. 경남 사천시 곤양면 검정리 남해안고속도를 따라 있는 2㏊의 산림은 아예 ‘까까머리´였다. 울창했던 소나무숲은 이제 나무 밑둥만 남겨진 채 흔적을 찾을 수 없게 사라져버렸다. 사천 와룡산 들머리에서는 산불현장처럼 산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가까이 날아가 보니 재선충병에 걸려 벌목한 소나무를 소각처리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불구덩속으로 던져진 소나무들이 뿜어내는 희뿌연 연기가 포연이 자욱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진주시에서는 방제단이 일정규격으로 피해목을 자른 뒤 연기로 재선충을 박멸한 뒤 비닐을 덮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비닐색깔이 흰색, 파란색, 녹색으로 갖가지였다. 벌목한 연도를 색깔로 구분하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요즘에는 감염된 소나무뿐 아니라 재선충이 확산될 우려가 있는 지역의 소나무까지 톱날이 가해진다고 했다.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은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5∼7월 소나무, 전나무, 가문비나무, 삼나무 등의 새잎을 갉아먹을 때 상처부위를 통하여 전파 감염된다고 한다. 진주시 관계자가 “이유가 없다.”면서 “매개충의 유충이 성충이 되는 우화(羽化)시기 이전인 4월까지는 붉게 말라죽은 소나무를 모두 없애야 한다.”고 다급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에는 재선충병의 최대 피해지인 부산으로 기수를 돌렸다. 사천에서 진주∼김해∼양산∼부산으로 이어지는 ‘남해안 벨트’는 어느 곳이나 전해듣기보다 훨씬 처참한 모습이었다. 부산 해운대구와 기장군은 더욱 심각했다. 구철웅 부산시 산림팀장은 “지난해 10월 부산지역의 산은 재선충 감염으로 내장산 단풍을 방불케 할 만큼 울긋불긋했다.”면서 “부산에서만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제거될 소나무가 76만여그루”라고 안타까워했다. 재선충병 발생 밀도가 30%가 넘으면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있는데, 이 때문에 민둥산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1일 부산 기장군 기장읍 당사리에서는 300년이 넘은 당산목 3그루가 베어졌다. 당연히 주민들은 벌목에 동의하지 않았다. 심지어 작업반조차 “당산목을 건드리면 다친다.”며 나서지 않았다. 결국 당산목에 제사를 지내고서야 베어낼 수 있었다. 오기표 산림청 재선충병방제과장은 2일 “재선충병은 다른 병해충과 달리 한 그루만 방제작업에서 누락되어도 피해가 급속히 번지는 암세포와 같다.”면서 “방제에 ‘올인’하고 있는 만큼 올해와 내년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산림청 헬기에서 글 사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왕의 남자’ 촬영지를 찾아

    ‘왕의 남자’ 촬영지를 찾아

    영화 ‘왕의 남자’ 촬영지인 전라북도 부안의 영상테마파크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관객수 1200만명을 넘어서며 최다 관객동원 신기록을 연일 새로 작성하고 있는 ‘왕남’의 후광(後光)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 촬영지였던 궁항과 석불산 영상랜드,‘프라하의 연인’이 촬영된 내소사 등이 지척에 어우러져 있어 시너지효과를 더하고 있다. 촬영지들만을 둘러보아도 훌륭한 테마여행이 될 듯하다. 이외에도 채석강과 적벽강, 염전과 젓갈로 유명한 곰소만 등 관광명소들이 ‘널려’있어 부안지역을 모두 돌아보기엔 하루해가 짧다. 개구리가 놀라 뛰쳐나온다는 경칩도 지나고 이젠 완연한 봄. 개구리 뜀 뛰듯 가족끼리 손을 잡고 부안으로 뛰어가 보는 건 어떨까. 글 사진 부안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전북 부안을 아우르며 흘러가는 동진강 위로 가창오리 등 ‘철없는’ 겨울철새들이 마치 제철인 양 군무를 펼치며 날아오르고 있다. 김제평야 너른 들에서는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농부의 손길이 분주하다. 가슴에 품고 싶은 풍요로운 땅, 부안의 모습이다. 한때 원전센터 유치 문제 등으로 지역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른 때도 있었지만, 수려한 자연풍광을 바탕으로 새롭게 영상촬영 메카로 부상하면서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되찾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부안 영상테마파크(063-583-0957). 부안군청(buan.go.kr)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영상테마파크 등 영상관련 관광지를 찾은 관광객 수는 320만명, 주민소득은 254억원에 달했다. 금년에는 관광객 1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삼고 있다니, 관광상품 하나로 만루홈런을 친 셈이다. 영상테마파크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으로는 양반촌이, 오른쪽으로는 저잣거리가 자리잡고 있다. 먼저 성곽에 올라 테마파크의 전경을 감상한 다음, 관광객들을 따라 궁궐로 향했다. 연산군과 장녹수, 그리고 공길의 애증섞인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곳이다. 몇몇 짓궂은 관람객들은 궁궐입구에 놓여진 곤장틀과 ‘주리’를 트는 고문도구위에 올라가 짐짓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희희낙락하는 모습이다. 궁궐 안쪽은 문무대신들의 표지석 대신 조화가 꽂힌 화분을 놓아둔 것만 다를 뿐, 영락없는 인정전(仁政殿) 모습 그대로다. 바닥을 화강암 박석으로 처리하고, 임금만 다닐 수 있었던 어도(御道)를 만들어 놓는 등, 궁궐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려 고심했던 흔적이 엿보였다. 박석위에 서서 인정전을 바라보았다. 핏발 선 광기어린 눈을 번뜩이는 연산군이 금방이라도 칼을 빼들고 뛰쳐나올 것만 같다. 공길이 재주를 뽐냈던 외줄은 사라지고 없었지만, 영화속 장면만은 머릿속에 그대로 그려졌다. 연산군이 신하들과 국정을 논하던 인정전 안에는 용상(龍床)만 놓여져 있을 뿐, 다소 썰렁한 모습. 하지만 관광객들은 다투어 이곳에 앉아 사진을 찍으며, 잠시나마 연산군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 인정전을 나와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연산군의 침소와 집무실 등으로 사용되던 사정전(思政殿)이 나온다. 사정전 내부의 오른쪽 끝방은 공길이 왕을 향해 활을 쏘는 장면이 촬영된 곳이다. 왼쪽방은 장녹수와 밀회를 즐기던 곳. 그래서일까, 연산군과 장녹수가 희롱하는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왠지 에로틱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곳에는 연산군과 장녹수의 복장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의류와 소품들이 준비되어 있다. 복장 대여료와 사진값 등을 합해 1만원을 받는다. 경북 봉화에서 6시간 걸려 이곳을 찾았다는 안찬교(56)씨 부부. 왕과 왕비의 복식으로 갈아입으며 다소 어색한 듯, 객쩍은 웃음을 터뜨렸다.“이래 입는다고 왕이 되겠는교? 그래도 기분은 나쁘지 않네예.” 사정전 바로 옆은 희락원. 공길과 장생의 처소였던 곳이다. 장생이 줄타기 연습을 했던 외줄과 거문고, 북 등이 전시돼 있다. 관람객들은 외줄에 매달려 보기도 하고, 거문고나 북을 쳐보기도 하며 영화의 감동을 되새기는 듯했다. 영상테마파크의 또 다른 재미는 체험프로그램. 양반촌 입구에는 활터와 승마장이 마련돼 있어, 연산군처럼 말을 타보기도 하고 활을 겨눠 보기도 한다. 말을 타고 테마파크 단지를 한바퀴 도는 데 5000원, 화살 10대를 쏴 보는 데는 3000원을 받는다. 격포항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부안영상테마파크는 조선시대 한양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사극전용 촬영세트장이다.4만 5000평의 부지에 궁궐 24동, 민가 11동 등의 집들과 200m길이의 성곽, 정자와 연못, 저잣거리 등이 사실적으로 재현돼 있다.‘태양인 이제마’를 비롯, ‘불멸의 이순신’, 최초의 추리사극인 ‘별순검’ 등의 TV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됐다. 영화 ‘왕의 남자’는 전체 촬영분량의 80%가량이 이곳에서 촬영되기도 했다. 최근엔 오는 7월 개봉예정인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가 촬영되고 있다. 부안은 영상의 메카로 불려도 좋을 만큼 곳곳에 촬영지가 널려 있다. 영상테마파크 인근 격포항과 궁항에는 TV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세트장이었던 ‘전라좌수영’이 옛모습 그대로 남아 있고, 청호리 ‘석불산 영상랜드’에는 삼도수군 통제영과 왜관거리 등이 조성되어 있다.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촬영장소인 우포 생태공원 갈대숲은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 로드무비…부안을 담아낸 영화 속으로 부안을 아우르고 있는 변산반도는 다양한 볼거리가 널려 있는 곳이다. 바람모퉁이에서 시작돼 곰소만까지 50여㎞에 달하는 30번국도를 따라 곰소만과 채석강, 내소사 등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실핏줄처럼 이어져 있다. 바람모퉁이는 바닷물이 드나들 때마다 바람이 분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 서해안 고속도로 줄포IC를 나와 30번 국도를 타고 시계방향으로 부안을 둘러보자. # 곰소만 우리나라 갯벌 중에서 가장 크고 이용가치가 높다는 곰소만 갯벌. 곰소만에서 채석강까지, 마치 끝도 없이 펼쳐진 듯하다. 곰소항에 들어서자 한 시인이 “비린내와 땀내, 그리고 눈물내”라고 표현한 것처럼, 소금과 젓갈이 풍기는 짠내가 진동했다. 곰소는 곰처럼 생긴 2개의 만(灣)과 앞바다에 깊은 소(沼)가 있어서 붙여진 지명. 곰소염전에서 생산되는 소금은 품질 좋기로 정평이 난 지역특산물이다. 곰소에서 생산된 천일염으로 간을 맞춘 젓갈도 덩달아 유명세를 얻었다. 얼마나 맛이 좋으면 전라도 음식은 곰소항에서 나온다는 말이 생겨났을까?염전을 지나 곰소항쪽으로 가다 보면 천일염과 온갖 종류의 젓갈을 파는 가게들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남선염업(063-582-7511)은 국내 몇개 남지 않은 천일염 생산업체.30㎏ 한봉지에 택배비 포함,2만원에 팔고 있다. # 내소사 “아름다운 전나무숲을 지나서 피안의 세계로.”내소사를 찾았을 때 가장 먼저 감동을 준 것은 다름아닌 나무다. 내소사 일주문에서 천왕문에 이르는 500여m 거리에 수령이 150년 이상된 전나무들이 빽빽이 서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나뭇가지에서 피톤치드(phytoncide)가 흩뿌려지는 듯하다. 아침 6시부터 낮 12시까지가 나무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간. 숲속 공기를 최대한 들이마시며 걷다 보면 저절로 머릿속이 맑아진다. 전나무 숲길을 벗어나자 내소사는 전혀 치장을 하지않은 다소곳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내소사 대웅보전은 쇠못하나 쓰지 않고 나무로만 매끄럽게 이음새를 맞춘 전각. 색바랜 수수한 외모가 오히려 고색창연함을 더해주고 있다. 보물 제291호. 경내 한쪽에 마련된 기념품 가게에서는 ‘솔바람차’를 팔고 있다. 지장암 주지인 일지 스님이 소나무 새순과 ‘해풍(海風)맞은 조선솔잎’으로 만들었다는 차다. 솔잎 특유의 향이 산사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한잔에 3000원. 원액은 한병에 1만 5000원을 받고 있다. 벚꽃 등 봄꽃이 만개하는 4월이 되면 내소사 주변은 상춘객들로 몸살을 앓는다. 자칫하다간 내소사는 구경도 못하고 주차장으로 변한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다. 성수기에는 일찍 서두르는 것이 좋다. # 채석강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 사이로 오가는 배들의 모습에서 봄기운이 느껴지는 격포항. 항구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영화 ‘음란서생’의 마지막 장면에서 배경이 되기도 했던 채석강이 장엄한 모습을 드러낸다. 변산반도 나들이의 하이라이트다. 중국 당나라의 시성(詩聖)이태백이 술에 취해 강물에 뜬 달그림자를 잡으려다 물에 빠져 죽었다는 고사에서 이름을 따왔다. 세월이 켜켜이 쌓인 듯한 퇴적암층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낸다. 채석강에는 또 수만년 세월에 걸친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생긴 해식동굴들이 여러개 있다. 이 속에서 보는 낙조(落照)가 또한 일품이다. 이밖에도 도청리 전북 학생해양수련원 앞에 있는 솔섬과 월명암 뒤편의 낙조대, 새만금 방조제 등도 변산반도 일원에서 꽤 알려진 일몰명소다. # 먹을거리 먹을거리 또한 풍부한 곳이 부안이다. 그중에서도 요즘 제철인 주꾸미와 백합죽은 꼭 먹어 봐야 할 음식.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고 했던가? 격포항이나 궁항, 모항 등의 어촌계 직판장 회센터(063-584-9292)에서는 현지에서 생산된 쫄깃한 주꾸미를 실컷 맛볼 수 있다.1㎏에 2만원선. 부안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백합죽은 계화도 돈지 연안에서 채취되는 백합으로 만든다. 신기리에 있는 계화회관(063-584-3075)의 백합죽이 유명하다.6000원. 문의 부안군청 문화관광과(buan.go.kr·063-580-4191).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30번 국도→부안 호남고속도로 정읍IC→29번 국도→부안
  • 먹기엔 너무 아까운 꽃밥

    먹기엔 너무 아까운 꽃밥

    우리의 꽃밥은 일본 등 다른 나라처럼 음식에 꽃을 한두 송이 올려 장식하는 것이 아니다. 빛깔 고운 여러 가지 식용꽃, 새순, 야채를 고추장과 비벼 꽃잎을 얹어 먹는 형태의 비빔밥이 주를 이룬다. 시각, 미각, 후각은 기본이고 아삭아삭 꽃잎이 씹히는 소리, 꽃잎을 손으로 잡을 때 느끼는 부드러운 감촉 등 촉각, 청각까지 오감을 만족시킨다. 영양가도 풍부하다. 꽃가루는 단백질,22종류의 필수아미노산,12종류의 비타민,16종류의 미네랄이 함유된 영양의 보고다. 꽃잎에도 카로틴과 칼륨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 씨를 발아시킨 새싹채소 또한 완전히 자란 식물에 비해 비타민과 미네랄 등이 훨씬 많다. 한낮에는 따사로운 햇살이 봄이 왔음을 실감케 한다 .간간이 남쪽에서 꽃소식도 전해온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라 그런지 (입맛이 없다)는 사람도 자주 보게 된다. 뭐 색다른 거 없을까 하고 미리 꽃놀이를 떠나면 어떨까.싱그러운 꽃밥 한 그릇과 함께 하는 그런 여행이면 더좋겠지. 빨강노랑분홍 등 오색 빛깔 꽃을 마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봄의 상큼함이 우리의 가슴 속으로 들어온다. 또한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온갖 새순과 야채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꽃밥은 이른 봄에 먹을 수 있는 별미 중의 별미이다. 일년 365일 언제나 꽃밥을 먹을 수 있다는 우리나라 최고의 허브 농원인 충북 청원 상수허브랜드를 다녀왔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눈으로만 먹어도 배불러요 상수허브랜드 3층 식당 ‘허브의 성’으로 먼저 들어갔다. 여느 식당과는 다른 냄새가 난다.‘흠흠’ 하고 심호흡을 깊게 했더니 이름 모를 꽃의 향기들이 느껴진다. “자기야 아∼” 하며 닭살 돋는 멘트와 함께 숟가락 가득히 분홍의 꽃잎을 가득 담아 여자친구의 입으로 넣으주는 박정필(26·대전광역시)씨.“너무 예뻐서 먹기에 아깝다.”라며 입을 크게 벌리는 김혜미(20)씨.“어때 맛있어?”,“응, 봄의 향기가 입안으로 확 퍼지는 것 같아.” 잠시후 기다리던 꽃밥이 나왔다. 지금 막 세상을 향해 움튼 무순, 알팔파 등 10여 종류의 새순 위에 보랏빛 헬리오트러프, 주황빛 나스터튬, 연보라 스위트 바이올렛 등 화려한 꽃잎이 살짝 앉아 있다. 그야말로 예술이다. 보고만 있어도 봄의 생명력이 그대로 느껴진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수저를 대야 할지 망설여진다. 아름다운 꽃밭을 헤집고 다녀야 한다는 곤혹감까지 들 정도. 물김치 그릇에도 물컵에도 술잔에도 꽃잎이 띄워져 밥상이라기보다는 마치 꽃으로 수놓은 ‘예술작품’이었다. 이때 저쪽에서 식당 직원이 오더니 먹는 방법을 설명해 준다. 일단 꽃밥 위에 있는 꽃잎들을 물김치 위에 띄운 다음 고기와 고추장, 밥을 넣고 젓가락으로 버무린다. 그 다음 숟가락으로 비빈 밥을 뜨고 그 위에 꽃을 올려서 먹으면 더욱 맛있다고 했다. 숟가락으로 비비면 새싹들이 너무 뭉개져 맛이 덜하기 때문에 젓가락을 이용해서 비비는 것이 요령. ■ 맛과 향이 끝내줘요 숟가락에 새싹과 밥을 가득 담고 그 위에 보라색 꽃을 하나 얹었다. 정말 입으로 가져 가기에 미안할 정도로 예쁘다. 설레는 마음으로 한 숟갈 입에 쑥 넣었다. 입안에 꽃향기가 가득 퍼진다. 아싹아싹 씹히는 새순들. 싱그러움이 입안 전체를 감싼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맛이 나올까.‘하늘나라에서는 이런 밥을 매일 먹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된장국을 마셨다. 진한 라벤더 향기가 가득한 국물이 입안을 개운하게 만든다. 참으로 특이한 느낌이었다. 한술 한술 입에 넣어 오물오물 씹으며 꽃잎과 새싹의 향기와 감촉을 음미하는 사이 벌써 그릇 바닥이 보인다. 난생 처음 먹어 보는 꽃밥에 푹 빠져 버렸다. 주요 식용꽃으로는 보라·흰색을 자랑하는 제비꽃(비올라), 강렬한 주황색 꽃이 아름다운 한련화(나스터튬), 분홍·주황꽃을 피우는 봉선화(임파첸스), 그리고 흰 베고니아, 꽃받침이 특이한 브라질아브틸론 등 8가지 정도. 계절에 따라 약간씩 달라진다. 각기 다른 빛깔과 향기를 지닌 꽃은 먼저 눈과 코를 즐겁게 한 뒤, 입에 들어가 달콤하고 새콤하고 싱그러운 맛으로 우리의 입을 만족시킨다. 1998년 식용꽃과 비빔밥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꽃밥을 처음으로 선보인 이상수(54) 청원 상수허브랜드 대표.“꽃에는 대체로 24가지의 아미노산과 12가지의 비타민,16가지의 미네랄이 들어 있어 인간의 면역력을 길러주고, 노화를 막아주는 기능을 하는 천연 건강식품”이라고 자부심이 대단하다. ■ 꽃에 취하고 맛에 취하고 # 꽃밥의 일번지 청원 상수허브랜드 2만여평의 농원에 1000여종의 허브를 재배하고 있다.3000여평의 유리온실에는 일년 내내 각종 허브와 새순들이 자란다. 꽃밥에는 18가지의 새싹과 꽃들이 들어간다. 기본적인 꽃밥은 6000원, 스트로베리꽃밥은 1만 2000원. 허브와 스파이스를 24시간 이상 재워서 구워낸 안심스테이크는 2만 5000원. 경부고속도로 청원나들목에서 나가 좌회전 뒤 우회전 하면 팻말이 나타난다. 나들목에서 3분 거리.(043)277-6633.www.herbland.co.kr # 꽃을 직접 따 먹는 아산 세계꽃식물원 아산 도고면 봉농리에 있는 아산 세계꽃식물원은 형형색색의 꽃더미 속에서 꽃과 꽃밥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먹는 꽃 전시장에서 자라는 각종 꽃을 직접 따 먹어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전시공간 안에 마련한 식당에서 꽃비빔밥과 꽃주먹밥이 5000원씩. 동네 주부들이 만들어서인지 상수허브랜드의 식당처럼 세련되고 깔끔하지 못하지만 꽃의 향과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꽃비빔밥은 치커리와 겨자채, 양상치 위에 비올라, 베고니아, 나스터튬, 임파첸스 등의 꽃잎을 가득 얹어 낸다. 따로 나오는 공기밥을 쏟아 파프리카 가루를 섞어 만든 고추장에 비벼 먹으며 그 맛과 향에 반하게 된다. 어린이들을 위한 꽃주먹밥은 갖은 야채와 쇠고기 등을 섞어 만든 밥에 꽃잎을 잘게 썰어 색색으로 묻혀 먹기 좋게 만들었다. 어린이 단체에 한한다. 꽃잎을 띄운 냉미역국과 물김치 등이 따라 나온다. 입장료는 6000원. 압화액자 만들기, 손수건 염색하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041)544-0746.www.asangarden.com # 꽃으로 만든 음식백화점, 포천 허브아일랜드 꽃으로 가장 많은 음식을 만드는 곳이 경기도 포천에 있는 허브아일랜드다. 꽃밥은 기본이고 갈비, 냉면, 스파게티뿐 아니라 파전에 동동주까지 허브를 이용한 음식이 가득하다. 또한 마늘빵, 식빵 롤케이크 등 각종 빵과 다양한 꽃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꽃밥은 각종 새싹과 꽃잎 10종류를 넣고 만들어 향과 맛이 그만이다.5000원. 허브 갈비는 고기를 배제하고 순수한 콩으로 고기맛을 느끼게 만든 웰빙음식으로 채식 위주의 건강식이다.1인분에 1만 8000원.(031)535-6497,www.herbisland.co.kr # 온몸으로 봄을 느껴요, 홍천 아로마허브동산 3만 여평에 만든 허브 체험농원인 강원도 홍천 아로마허브동산은 짙은 허브향 속에서 110여 종의 허브를 감상하고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허브비빔밥, 허브냉면, 허브바비큐(6000원∼1만원) 등을 맛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허브를 온몸으로 즐길 수 있는 허브찜질과 허브목욕이 특징. 라벤더, 로즈메리, 타임, 히솝, 전나무 등 모두 5개의 허브방을 갖춘 허브저온 찜질방과 허브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을 물에 풀어 목욕을 하는 허브목욕도 인기다. 찜질방은 8000원.(033)433-9733.www.aromaherb.co.kr 이밖에도 이효석의 고장 평창 봉평 흥정계곡에 자리잡은 평창 허브나라에 가면 허브비빔밥(8000원), 허브전(5000원)을 맛볼 수 있고, 허브차를 내는 야외카페도 마련돼 있다.(033)335-2902.
  • 선자령·오대산 겨울 끝자락…

    선자령·오대산 겨울 끝자락…

    신(神)들의 정원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눈가루 내려앉은 나뭇가지마다 영롱한 다이아몬드처럼 피어난 설화(雪花).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맞닿아 금방이라도 파란색으로 변할 것만 같은 눈부신 설원(雪原). 단순함과 여백의 미를 한껏 드러낸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그리고 겨울산을 떠도는 매 한마리는 화룡점정. 계절은 입춘을 지나 봄을 향해 가는데, 선자령(대관령 능선) 등 강원도 산간지역엔 아직도 겨울이 한창이다. 지난 7일 내린 폭설로 다시 절정을 맞고 있는 느낌이다. 회색빛 건물들 속에 갇혀 지내는 도시인들에게 순백의 설산(雪山)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 흰눈에 쌓인 채, 오는 봄을 마다하고 있는 강원 산간지역을 둘러보았다. 글 사진 평창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1 선자령 눈꽃 트레킹 한발짝 내디딜 때마다 뽀드득∼소리를 내며 부서지는 눈알갱이. 적막한 설산속에 울리는 발자국 소리가 더없이 정겹다.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온 바람이 간간이 내뱉는 소리는 추임새로 손색이 없다. 하늘에서 선녀가 가족까지 데리고 내려와 노닐고 갔다는 선자령. 강원도를 영동과 영서로 가르는 대관령의 능선상에 있는 봉우리다. 겨울철 대표적인 눈꽃 트레킹 코스로 많이 알려져 있다. 등산로가 완만해 초보자나 가족단위 등산객들도 어렵지 않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선자령 정상은 해발 1157m로 무척 높은 편이다. 하지만 등산을 시작하는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40m이기 때문에, 실제 표고차는 317m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도상거리는 약 6㎞가량.4시간 정도면 왕복이 가능하다. 산행코스는 대관령 북부휴게소에서 시작된다. 양떼목장을 지나 대관령 기상관측소 방향으로 30여분 정도 걷다보면 왼쪽에 이정표와 함께 선자령 등산로가 나온다. 여기까지는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오르는 편이 수월하다. 본격적인 산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국사성황당을 지나 산불감시탑까지 약 1.5㎞의 오르막코스가 다소 힘겨운 구간. 입에서 헉헉대는 소리와 함께 단내가 풍겨나온다. 머리에선 술·담배를 끊어야겠다는 절규부터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까지 별별 생각들이 떠오른다. 후들거리는 다리로 힘겹게 산불감시탑 능선에 오르니 발아래로 눈덮인 대관령이 펼쳐져 있다. 그야말로 일망무제다. 더 멀리는 강릉시내와 동해의 쪽빛바다. 해무(海霧)가 낀 탓인지 다소 검푸레했지만, 가슴이 탁 트일만큼 시원하고 아름다운 풍광이다. 능선 왼쪽으로는 삼양 대관령목장의 구릉지가 마치 여인의 가슴처럼 옹긋봉긋 솟아있다. 아늑(?)했던 숲길은 여기가 끝. 이곳부터 선자령 정상까지 평지처럼 완만한 등산로가 이어지지만, 바람은 상상을 불허할 만큼 거세다. 관목이 드문드문 서있는 초원지대를 지날 때, 갑자기 광풍이 몰아닥친다. 휘잉∼하는 소리가 마치 내 땅에 왜들어왔느냐는 호통처럼 들린다. 얼마나 차고 세찬지, 살갗이 칼로 베이는 듯한 느낌이다. 고개를 숙인 채 한시간 남짓 걷다보니 어느새 산자령 정상. 살얼음이 언 물로 목을 축이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깨를 맞댄 채 끝없이 펼쳐진 백두대간의 험산준령들. 한눈에 담기에 벅차다. 남쪽의 발왕산, 서쪽의 계방산, 서북쪽의 오대산, 그리고 북쪽의 황병산이 눈부신 파란 하늘아래 펼쳐져 있다. 선자령 산행의 백미라 할만하다. 하산길에 즐기는 눈썰매 타기는 산행의 또다른 재미. 강릉 초막골 방향 하산로에는 바람에 몰린 눈이 많이 쌓여 있는데다 경사가 완만해 눈썰매에 적합한 코스가 곳곳에 마련돼 있다. 나이도 잊은 채 눈썰매를 타며 즐거워하는 등산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마대자루를 준비한 사람도 있지만 그냥 엉덩이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등산객들이 대부분이다. 준비물 : 아이젠과 스패츠 착용은 필수다. 장갑과 방한모도 마찬가지. 모자의 경우 털로 짠 것보다는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재질로 만들어 진 것이 좋다. 바라클라바(안면가리개)나 목도리, 고글 등도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옷은 가벼운 것을 여러벌 준비해 필요할 때마다 꺼내 입는 것이 좋다. 스틱은 특히 하산할 때 도움이 된다. 기타 보온병이나 비상약, 그리고 초콜릿 등 비상식량도 지참해야 한다. 찾아가는 길 : 선자령 산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산악회를 따라 관광버스 등을 타고가는 것이 편하다. 서울 상봉터미널(02-435-2122∼8)이나 동서울터미널(02-446-8000)에서 강릉행 버스를 타고 횡계까지 간 다음, 대관령까지는 택시를 이용한다. 횡계에서 대관령까지 택시요금은 3000원정도. 강릉까지 가서 대관령휴게소행 버스를 타는 방법도 있다. 하루 3차례 운행된다. 승용차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대관령북부휴게소까지 가면 된다. 자세한 현지상황 문의는 대관령휴게소 매점(033-335-2049). #2 오대산 상원사 - 고즈넉한 겨울 산사 영동고속도로 소사휴게소를 나서면서 펼쳐진 눈부신 은빛 세계는 진부IC에 이를 때까지 계속된다. 거리는 무려 60여㎞. 속사 등의 시골마을을 지날 때는 눈속에 파묻인 농가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띄기도 한다. 진부읍내를 벗어나 천천히 차를 몰아가기를 10분 남짓. 눈덮인 시골길 너머로 오대산의 준봉들이 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형형색색의 화려했던 가을단풍을 벗고 온통 흰색차림이다. 청량산이 오대산의 또다른 이름이라던가. 월정사입구에 들어서자 가슴에 와닿는 청량한 공기가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만든다. 매표소 직원의 으르딱딱대는 말투 때문에 상했던 기분은 어느샌가 날아가 버렸다. 일주문에서 월정사 경내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은 겨울엔 눈꽃터널로 유명하다. 비록 며칠째 계속된 바람 때문에 기대했던 만큼 화려한 눈꽃터널을 볼 수는 없었지만 숲이 주는 청량감은 아쉬움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는 9㎞정도 떨어져 있다.‘부운종일행(浮雲終日行)’-뜬구름이 흘러 가듯 그렇게 산길을 걷는다. 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면서 새끼손가락만한 고드름을 만들어 놓았다. 하나를 따서 먹어 보았다. 오도독 소리를 내며 부서지는 얼음조각들이 제법 갈증을 없애준다. 한시간 정도 걸었을까. 눈속에 파묻힌 고색창연한 사찰이 나온다. 바로 월정사의 말사인 상원사. 국보 제36호 상원사 동종과 국보 제221호 목조문수동자좌상이 보존된 유서깊은 사찰이다. 부처의 정골사리가 봉안된 상원사 적멸보궁은 전국의 5대 적멸보궁 중 하나. 천천히 경내를 둘러본다. 병풍처럼 둘러싼 오대산 자락에 등을 기댄 채, 단아한 모습으로 서 있다. 선원에서 동안거 중인 스님들만 눈에 띌 뿐, 적막하기 이를 데 없다. 이따금 들려오는 풍경소리는 적막감을 더해준다. 주지인 나우(懶牛)스님께 가르침을 청했다.“산은 우리의 마지막 보배지요. 요즘엔 점점 산에 대한 경외감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일부 등산객들이 벌이는 무분별한 환경파괴행위를 꾸짖는 말이다. 산삼동호회나 산나물동호회 등의 회원들이 와서 산을 헤집어 놓고 가면, 복구되는 데 몇년이 걸릴지 모를 만큼 피해가 크단다. “탐내는 감정의 실체는 무엇이며, 어디에서 나오는가를 알기 위해 스스로가 조금만 노력하면 그런 마음이 사그라집니다. 많은 생명들이 함께 잘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작설차를 따라주는 나우스님의 표정 어디에서도 감정의 변화를 느낄 수 없었지만, 목소리에는 다소 아쉬움이 묻어 있는 듯하다. 한때 유행했던 ‘웰빙’선식으로 점심공양을 마친 다음, 천천히 산을 내려온다. 수려한 풍경을 담아 눈이 즐거웠고, 단아한 음식은 입을 즐겁게 했다. 이에 더해 주지스님의 가르침마저 머리에 담았으니 이런 호사로운 산행이 따로 없다. “헛된 생각을 버리면 지혜가 깃들게 됩니다.”주지스님의 가르침이 하산길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찾아가는 길 : 승용차의 경우, 영동고속도로 진부IC~국도 6호선~446번 지방도로 순으로 진행하면 된다. 주차요금 4000원을 내면 상원사앞까지 차를 가지고 갈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진부터미널에서 상원사까지 하루 6회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문의 상원사 (033)332-6666. 평창운수 (033)335-6963. # 가볼 만한 곳 양떼목장-대관령 북부휴게소에서 도보로 5분거리. 넓게 펼쳐진 눈덮인 구릉들이 인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양들에게 건초주기와 추억의 비료포대 눈썰매 타기 등이 주요 놀거리. 입장료에 양들에게 줄 건초꾸러미 요금이 포함돼 있다. 입장료는 성인 2500원, 학생 2000원,5세이하는 무료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의 (033)335-1966. 빙등대축제(etoobee.com)-올해로 3회째인 빙등대축제는 횡계리 대관령 종고 별도부지에서 열리고 있다. 행사기간은 오는 28일까지. 얼음터널 체험, 대형 얼음미로 등 체험 프로그램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빙등관에는 얼음속에 등을 넣어 제작한 각양각색의 빙등이 전시되어 있다. 화려한 오색 미끄럼틀도 설치돼 있다. 매일 오후 3시와 7시에는 평양예술단이 공연을 펼친다. 입장료는 성인 1만 5000원, 청소년(18세미만)1만 4000원, 어린이(4세∼13세 미만)1만 3000원. 주변식당이나 행사장 입구에 비치된 행사안내 리플렛을 가져가면 50% 할인된다. 삼성, 롯데,BC 등의 신용카드와 KTF,TTL 등 통신회사 카드도 50%할인된다. 운영시간은 오후 12시부터 저녁 8까지다. 어린이 단체의 경우엔 오전 11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문의 (033)336-1187. 승용차는 영동고속도로 횡계IC에서 횡계시내 방향으로 3㎞정도 진행하면 왼쪽편에 행사장이 보인다. 시외버스는 동서울과 상봉터미널에서 강릉행 버스를 타서 횡계에서 내리면 된다. 횡계터미널(033-335-5289)에서 도보로 10분거리.
  • [Leisure+α] 이은결과 함께 마술의 세계로

    [Leisure+α] 이은결과 함께 마술의 세계로

    호텔 & 외식 (1) 영어로 배우는 테이블매너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쿠킹 클래스와 테이블 매너 클래스를 마련했다.18일은 진저브래드 쿠키 만들기,1월11일은 테이블 매너,25일은 피자·파스타 만들기다. 선착순 50명에 한해 예약을 받으며, 호텔에서 제공하는 점심을 모두 포함해 15만원(세금·봉사료 포함).(02)3430-8686. (2) 이은결과 함께하는 윈터패키지 르네상스 서울 호텔은 내년 3월5일까지 디럭스룸 1박, 카페 엘리제의 아침식사, 트레비 라운지의 트링크를 제공하는 윈터패키지를 18만원(2인)에 선보였다. 부모 동반시 12세 이하 어린이 2명까지 무료로 가능하다. 하룻밤을 더 머무는 고객에게는 피자·음료를 주고, 선착순 40명에게 ‘이은결 인 드림 매직쇼’ 관람권이 추가로 주어진다(24일 제외). 매직쇼 티켓 행사는 30일까지. 세금·봉사료 별도.(02)2222-8500. (3) 스키세트 먹으면 리프트권이 공짜 패밀리 레스토랑 ‘우노’는 신촌점 오픈을 기념해 ‘스키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지산리조트 리프트권을 주는 이벤트를 19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신촌·삼성 코엑스점에서 진행한다.1인 세트는 3만 7800원,2인 커플 세트는 6만 7900원.www.uno.co.kr (4) 연말 송년모임 할인 이벤트 필리핀 정통레스토랑 마이닐라는 12월 한달동안 송년모임을 미리 예약하면 모든 메뉴를 2∼30% 할인하고, 생과일 주스를 1500원 균일가로 판매한다.(031)920-9222. www.maynila.co.kr 패션 & 뷰티 (5) 연말 선물 전시회 주얼리 브랜드 ‘애족(djoque)’은 24일까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위해 아름다운 가족 이야기가 담긴 선물 컬렉션을 선보인다. 보석 디자이너 홍성민·장현숙씨가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진주 등을 금·은과 조화시킨, 세련되면서 부담스럽지 않은 느낌의 브로치와 목걸이 등을 다양하게 소개한다.(02)3216-1583∼6. (6) 몽블랑, 주얼리 선보여 만년필로 유명한 ‘몽블랑’이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06년을 맞아 고품격 여성주얼리를 런칭했다. 순은에 진주 다이아몬드 유색보석 등을 곁들인 제품들로, 스타(Star), 보엠(Boheme), 프로파일(Profile) 등 세 가지 부문에 925가지 제품을 선보였다. 주얼리 컬렉션은 서울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매장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입점해 있다. (7) 크리스마스 장식이 한가득 SK-Ⅱ는 16∼25일까지 25만원 이상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고급 크리스마스 화분과 리스, 화려한 벨트 중 한 가지를 증정하는 ‘크리스마스 미라클’ 이벤트를 진행한다. 헬레나 플라워&가든의 플로리스트 유승재와 패션디자이너 배상은이 특별 제작한 선물이다. 현대백화점 본점·목동점·무역점, 롯데백화점 본점·잠실점·부산 창원점·신세계 본점·강남점, 삼성플라자에서, 한정 수량으로 선착순 판매한다.080-023-3333. (8) 빅토리녹스 시계 사면 만능나이프가 덤 갤러리어클락은 25일까지 전국 주요 백화점내 매장에서 빅토리녹스 스위스아미 시계를 구입하는 고객 중 2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빅토리녹스 나이프’를 증정한다. 일명 맥가이버 칼로 알려진 빅토리녹스 나이프는 10가지 이상의 다양한 기능으로 활용이 가능해 오랫동안 인기를 얻고 있는 베스트 아이템이다.080-592-5432. (9) 튼살 관리 크림 선보여 네오팜은 튼살 예방·관리를 위한 ‘아토팜 MLE 스트레치 케어 크림’을 내놓았다. 임신, 급격한 체중 증가 등으로 인한 살트임을 예방하고, 이미 진행된 튼살 부위의 흔적을 완화시킨다. 피부지질구조와 유사한 MLE 제형구조가 피부에 유연성과 보습감을 주고, 피부장벽기능이 손상된 아토피·건성·민감성 피부에 장벽기능을 보강해 피부를 보호한다는 설명. 매일 2회 이상 필요한 부위에 골고루 잘 펴 바른다. 출시 기념으로 내년 1월15일까지 체험 신청을 받고,20명을 선정해 사용기회를 줄 예정. 약국, 인터넷쇼핑몰, 유아용품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170㎖ 3만원선.080-500-0037. www.neopharm.co.kr (10) 아이용 한방화장품 출시 아미케어㈜는 애기똥풀, 녹차, 마카다미아너트 오일 등을 첨가한 민감성 유·소아용 화장품 ‘애기똥풀 아토오일’을 출시했다. 애기똥풀 추출물 ‘백굴채’가 들어있어 피부자극을 완화하고 아토피를 가진 아이·신생아의 연약한 피부를 맑고 촉촉하게 해준다. 투명 오일 타입. 전문 쇼핑몰(www.amicare.co.kr)과 인터파크 G마켓 등과 올리브영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애기똥풀 커뮤니티(www.atopyschool.co.kr)에 가면 무료 샘플을 받을 수 있다.080-741-0002. 관광청 (11) 캐나다 토론토 한글 여행안내서 무료 배포 캐나다 관광청 한국사무소는 토론토 한글 웹사이트(www.torontotourismkorea.com)를 개설한데 이어 한글 여행안내서를 제작하여 관광청 사무소와 여행사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무료로 배포한다고 밝혔다. 총 12페이지로 구성된 이 책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CN타워 등 토론토를 대표하는 명소를 비롯하여 음식, 쇼핑, 오락, 박물관과 갤러리, 공원, 주변지역 관광지, 축제로 나누어 생생한 사진과 함께 토론토를 소개하고 있으며 지도 및 여행시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도움말이 실려있다.(02)733-7790. (12) 싱가포르 크리스마스 축제 싱가포르 관광청(www.visitsingapore.com)은 내년 1월2일까지 ‘열대의 크리스마스 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최대의 쇼핑거리인 오차드로드에는 8000개에 이르는 작은 전등과 수백 그루의 전나무 트리 장식 등 현란한 조명과 장식으로 불야성을 이루는 등 곳곳에서 56개의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펼쳐진다. 해외여행 (13) 유럽철도 예약 집에서 편하게 유럽 철도 상품 공급업체인 레일유럽 한국 대리점(GSA)인 ㈜리얼타임 트래블 솔루션(www.rts.co.kr)은 인터넷을 통해 집에서도 잔여좌석을 실시간으로 조회하고 예약할 수 있는 ‘유레일 실시간 예약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여행자의 60%가 이용하는 유레일패스는 물론 유레일 셀렉트패스의 구매가 실시간으로 처리된다. 아울러 22개국 이상의 각국 국철패스는 물론 유로스타,TGV 등의 고속철도, 프랑크푸르트에서 뮌헨까지의 구간티켓 등 모든 유럽철도 좌석도 실시간으로 조회가 가능하며, 내년 3월부터는 이에 대한 예약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여행 (14) 보령 천북굴 축제 여행 강산여행사(www.kangsantour.co.kr)는 18일과 20일 당일 일정으로 서해안 굴 집산지 보령 ‘천북 굴 단지’로 굴 맛기행을 떠난다. 서산 부석사, 간월도 간월암, 남당항도 함께 돌아본다. 제5회 ‘보령 천북 굴축제’가 12월17일부터 25일까지 9일간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 굴단지에서 열린다. 여행비 3만 5000원,(02)3426-3211. (15) 2006년 해맞이 여행상품 승우여행사(www.swtour.co.kr)는 백두대간 고갯마루와 최남단 땅끝마을, 최북단 화진포, 금산 보리암, 목포 용머리 선상 등에서 해맞이를 할 수 있는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가격은 4만 8000∼6만 5000원.(02)720-8311. (16) 제주, 최우수 관광홈페이지 선정 제주도와 서울 종로구가 문화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와 공동 주관한 ‘2005 지자체 관광홈페이지 평가’에서 각각 최우수 광역자치단체, 최우수 기초 자치단체에 선정됐다. 광역시 부문에서는 제주도에 이어 울산광역시, 부산광역시가, 기초 지자체 부문에서는 서울 종로구에 이어 경남 김해시, 경남 통영시 등이 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17) 디카 체험단 모집 한국코닥(www.kodak.co.kr)은 연말연시 맞이 ‘찍고 뽑고! 체험단 모집 이벤트’를 개최한다. 오는 25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200명의 체험단을 선발, 코닥의 컬러 사이언스가 적용된 디지털카메라(이지쉐어 V530)와 홈인화기(이지쉐어 프린터독 3)를 45일 동안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무료체험 후에는 해당 제품을 2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받을 수 있다.
  • [조용섭의 산으路] 강원 홍천 가칠봉

    [조용섭의 산으路] 강원 홍천 가칠봉

    ‘가야 할 너와의 길이 저 쑥밭재 길 섶 억새처럼, 밤마다 하얗게 울음으로 피어날 그 일이 걱정이구나’(권경업 시 ‘가을에게’에서). 게릴라성 폭우, 푹푹 찌는 듯한 무더위로 산으로 향하는 마음을 유난히 무겁게 하던 올해 여름도 이제 그 끝이 보이는 듯하다. 달구어져 있던 대기가 가라앉기 시작하자, 시인은 벌써 다가올 가을, 그 감당 못할 산병(山病)이 도질 까봐 걱정인가보다. 계절이 바뀌는 이럴 즈음에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고즈넉한 휴양림이 있는 산자락으로 들어가 하룻밤을 보내고, 부담없는 산행으로 계절의 오고 감을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삼봉휴양림과 한국의 명수로 선정된 삼봉약수를 품고있는 강원도 홍천군 내면의 가칠봉(1240m)이 그런 산행 대상지로 제격인 듯하다. 山길은 삼봉약수를 끼고 있는 계곡으로 정상에 올랐다가 지능선을 따라 다시 약수터 옆 산장 뒤로 하산하는 비교적 짧은 원점회귀코스를 택했다. 차량지원이 가능할 경우, 백두대간 고갯마루인 구룡령에서 북쪽으로 마루금을 따르다가 갈전곡봉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가칠봉에 오른 뒤, 삼봉휴양림으로 하산할 수도 있다. 약수터 맞은 편, 산장 왼쪽 뒤의 너른 터를 지나면 계곡 옆으로 산길이 열린다. 짙은 수림 사이의 아담한 계곡을 몇 차례 건너기도 하지만 길은 뚜렷하게 잘 이어진다. 마치 산보하듯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인적 드문 깊은 숲속에 들어와 있음을 느끼게 된다. 계곡의 널브러진 바위와 쓰러진 나무등걸에는 이끼가 가득하고, 산사면에는 은밀히 가을을 준비하여 온 야생화들이 아우성을 치듯 다투어 피어나고 있다. 계곡 상류에 이르러 정면으로 길을 막아놓은 곳이 나오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며 비로소 가파른 능선 오름길이 시작된다. 능선에 닿은 뒤, 좁은 길을 올라서면 3거리가 나오는데, 오른쪽 내려서는 길이 나중에 하산할 길이다. 이제 정상은 불과 200m거리. 다소 비좁다는 느낌이 드는 정상에는 그 흔한 표지석도 없고 삼각점만이 봉우리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 고개를 들면 동남방향에서 시작해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힘찬 산줄기가 눈에 들어 오는데, 바로 오대산 군에서 구룡령을 지나 설악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마루금이다. 오름길 정면, 북쪽 저 멀리로 부드러운 모습의 산줄기를 이루는 곳이 점봉산이다. 그 뒤 아스라이 모습을 드러낼 설악산도 설레는 마음으로 가늠해 보자. 왼쪽(서쪽) 나뭇가지 사이로는 방태산 자락도 아련히 보인다. 정상 안내판 왼쪽으로 내려서는 길은 아침가리골로 이어지며, 오른쪽(동쪽)으로 내려서는 길은 갈전곡봉으로 이어져 대간길과 만난다. 하산은 올랐던 길을 되돌아 와 오름길에 만났던 3거리에서 지능선을 따라 내려오면 된다. 우람한 전나무를 비롯, 신갈나무 거목들이 많은 멋진 숲을 천천히 감상하며 1시간 20여분 내려서면 삼봉약수 옆 산장을 만나게 된다. 영동고속도 속사IC에서 빠져나와 31번국도-운두령-내면-56번국도-샘골휴게소-삼봉휴양림 홍천으로 접근한 다음(동서울 일 37회, 상봉터미널 24회 운행), 홍천에서 버스로 내면으로 이동한 후(일 11회 운행), 내면→청도(명개리)행 버스로 갈아탄다.(첫차 09:00, 막차 19:00 일 6회 운행) 터미널:홍천 033-433-1931, 내면:033-432-6016 삼봉휴양림 산막이나(033-435-8536. 인터넷 예약(www.huyang.go.kr) 야영장 이용. 야영장은 7∼8월만 공단에서 운영하므로 별도 신청을 요함. 휴양림 입구에 통나무집(033-435-2829)을 비롯한 민박집들이 많이 있다.
  • 인삼…삼삼한 축제를 찾아서

    인삼…삼삼한 축제를 찾아서

    도시생활에 지친 몸을 다스리고 싶다면 인삼 향기 그윽한 충남 금산으로 떠나보자. 국내 최대의 인삼장을 둘러보고, 각종 인삼요리를 맛보고, 인삼캐기 체험에 인삼찜질까지 즐기다 보면 도심에서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단숨에 날려버릴 수 있다. 또 시골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멋진 개인 박물관과 레스토랑은 여행의 색다른 멋을 제공한다. 특히 금산에서는 다음달 2일부터 11일까지 지구촌 건강축제인 ‘제25회 금산축제’가 열려 관광객 맞이에 한창이다. 가을에 더 아름다운 금산에서 다가오는 가을을 맞아보자. 서울을 떠난 지 2시간. 금산 인터체인지(IC)를 빠져나와 금산 읍내에 들어서자 차창밖으로 쌉싸름한 인삼과 약초의 향기가 코를 찌른다. 읍내 한가운데 있는 금산인삼약초거리에 들어서자 한약방에 들어선 듯 인삼과 약초의 냄새가 강렬하다. 매월 끝자리가 2·7일마다 열리는 ‘금산 5일장’이 한창이었다. 전국 인삼 생산량의 80%가 이 곳을 거쳐간다는 인삼장은 이른 아침부터 직접 재배한 인삼과 약초를 팔러 나온 상인들로 북적거린다. 시장안에는 수삼센터와 인삼종합 쇼핑센터 등 대형 유통센터가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어 시골장 분위기는 예전만 못하지만 이른 아침부터 직접 재배한 약초를 가지고 나온 노점상들의 모습에서 아직도 재래시장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소규모 장사를 하는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은 노상에서 직접 재배한 약초 등을 내놓고 팔고 있어 볼거리를 제공한다. 인삼은 1채(750g) 단위로 거래되는데 믿을 수 있는 인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1채가 3∼4뿌리로 가장 큰 ‘왕왕대’가 6만∼7만원, 크기가 가장 작은 삼계(50∼60뿌리) 1채가 2만 2000원에 거래되는 등 크기에 따라 다양한 인삼을 구입할 수 있다. 또 묘삼, 건삼, 홍삼, 태극삼, 미삼 등 모든 종류의 인삼을 구입할 수 있다. 금산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인삼 좋고 인심 좋은 인삼 찜질·캐기 시장통에 있는 인삼 찜질방인 ‘금산웰빙 24시 불가마사우나’(041-754-0020)는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명소. 인삼탕에 몸을 씻고 인삼 찜질을 즐기면 쌓인 피로가 말끔히 씻긴다. 요금은 찜질을 포함,7000원이다. 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40년째 장사를 해온다는 서울식당(041-751-0607)은 시장통 밥집의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는 식당이다. 이 식당은 5일장이 열리는 날과 전날만 문을 여는데 4000원짜리 백반을 시키면 꽁치와 청국장 등 맛깔스러운 토종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이어 읍내를 벗어나면 곳곳에서 검은 천막을 드리운 인삼밭을 만난다. 병풍처럼 둘러싼 짙푸른 녹음 사이로 펼쳐진 인삼밭은 한폭의 풍경화다. 읍내에서 개삼로를 따라 10분쯤 달리면 금산에서 인삼을 처음 재배한 개삼터다. 도로사이로 난 좁은 산길을 올라가야 하는데 금산에서 인삼을 키우게된 전설이 깃들어 있다.1500년전 강씨 성을 가진 선비가 병든 모친의 쾌유를 위해 진악산 관음굴에서 기도하던 중 ‘빨간 열매 3개 달린 풀이 있으니 그 뿌리를 달여 드리면 완쾌하리라.’고 해서 그대로 했더니 모친의 병이 나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금산 여행의 즐거움은 그냥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체험이라는 쏠쏠한 재밋거리가 있다. 남일면 신정리에 있는 홍도인삼마을(www.hongdofarm.co.kr)이 대표적인 곳으로 인삼캐기와 인삼술담그기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인삼캐기 체험은 인근 5년근 인삼밭에서 이뤄지는데 흙밭에 들어가 인삼 향기를 맡으며 갈고리 모양의 호미로 직접 인삼을 캘 수 있다. 인삼의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인삼 뿌리와 10㎝이상 떨어뜨려 널찍하게 캐야 하며, 심어진 순서대로 차례로 캐야 한다.1뿌리를 캐는데 5000원이며, 수확한 인삼은 그냥 가져가거나 마을에 돌아가 인삼술(3만원)을 담가 가져가면 된다. 문의는 도원농원(041-752-6861). 이날 어머니와 함께 인삼캐기 체험을 온 김은주(12·금산초 5년)양은 “어려서부터 인삼밭은 많이 봐왔지만 직접 캐보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우리 지역의 소중한 특산물인 인삼을 새롭게 느껴보는 계기가 됐다.”고 즐거워했다. ● 적벽강 따라 가을은 찾아오고 늦더위를 식히려면 부리면 방우리의 적벽강이 좋다. 층암절벽으로 이뤄진 산아래로 금강이 흐른다고 해서 적벽강으로 불린다. 적벽은 바위산이 붉은 색이란 데서 유래된 것으로 30m가 넘는 장엄한 절벽에는 강물 아래에 굴이 뚫어져 있어 운치를 돋운다. 가을에는 적벽이 불붙는 듯한 단풍이 강물에 얼비쳐 절경을 이룬다. 적벽 아래 흐르는 금강은 마치 호수같이 잔잔하며 감촉이 매끄러운 자갈과 모래사장이 길게 깔려 있어 맨발로 걸으면 좋다. 오염의 때가 묻지 않은 이 곳에는 쉬리와 어름치, 꺽정이 등 1급수에서만 사는 희귀어종들도 손쉽게 만날 수 있으며, 다슬기가 지천으로 깔려 다슬기를 잡으며 동심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적벽강 인근의 종가집(041-752-0229)에서는 금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둥글게 둘러 담은 ‘도리뱅뱅이’를 맛보면 좋다. 이름만 들어도 재미있는 도리뱅뱅이는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으며 아삭하고 담백한 맛을 낸 민물고기 튀김이다.1접시에 1만원. 또 인삼이 들어간 어죽도 일품이다. 금산에서 진안방향으로 10㎞정도 달리면 호젓한 사찰인 보석사를 만난다. 운치가 있다. 얼마전 영화배우 한석규가 찍은 CF 덕분에 유명해지기는 했지만 일주문에서 마주하는 200m의 전나무길이 장관이다. 보석사 앞에는 천연기념물 은행나무가 1000년이 넘는 세월의 흔적을 담고 버티고 서있다. 이밖에 한국의 100대 명산인 서대산과 대둔산 천태산 등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 이렇게 멋진 곳이 숨어있었나 금산에는 태영박물관과 레스토랑 말메종이 여행을 더욱 즐겁게 해준다. 남이면 하금리 태영박물관(041-754-7942)은 서울에서 은행 지점장을 지낸 이기복(60)씨와 부인 임태영(55)씨가 평생을 모아두었던 향토 토기와 옹기, 민속품 등 120여종을 전시한 개인박물관이다. 대단한 보물을 전시한 박물관은 아니지만 주인 내외의 손때 묻은 옹기들과 토기, 야생화가 가지런히 정리된 아담하고 예쁜 박물관이다. 입장료 1000원. 특히 별채로 지어진 초가집 2채를 민박집으로 대여하는데 옛날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 황토방으로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온돌방이다.10∼20명이 머무를 수 있는 이곳은 하룻밤에 10만원이다. 퓨전 음식점 말메종(041-754-4442)은 마치 한적한 프랑스의 시골 마을에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복수면 구례리 산길을 따라 차로 10분쯤 올라가면 숲 마지막에 그림같이 멋진 집이 나타난다. 모르는 사람은 찾기가 쉽지 않다. 전직 잡지사 기자였던 박현숙씨가 만든 레스토랑으로 나폴레옹 전쟁 당시에 나폴레옹이 아내 조세핀과 함께 지냈던 성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이 레스토랑은 야외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음식은 돼지 훈제 바비큐와 목살, 인삼튀김 등이 나오는 푸짐한 한정식이 1인 2만 5000원. 디저트로 나오는 과일이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쁘다. 이 집에는 3개의 객실이 있는데 주인이 직접 꾸민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 여행 메모 금산인삼축제집행위원회(041-750-2391)는 9월2∼11일 금산엑스포광장에서 제25회 금산인삼축제를 개최한다. 디스관광정보연구원(02-3453-5380)은 축제기간 중 매일 오전 8시 서울 강남역에서 출발하는 ‘금산웰빙여행’ 패키지 상품을 내놨다. 경비의 40%를 금산군에서 지원,1인 3만 8000원이다. 승용차로는 대전·통영간고속도로 금산IC에서 나가면 금산 읍내가 나온다. 금산군 문화공보관광과(041-750-2392).
  • 마지막 여름 잡으러 숲으로

    마지막 여름 잡으러 숲으로

    숲은 어머니의 품속과 같이 아늑한 휴식을 제공한다. 울창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와 바람에 흔들리는 이름모를 풀들의 춤사위, 벌레들의 노랫소리가 편안하게 한다. 지치고 힘들 때 조용히 숲을 걸어보자. 몸과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나무들의 이야기도 들어보자. 풀들의 몸짓을 느끼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늦여름, 초가을의 문턱에서 세상 모든 일을잠시 잊고 숲속의 생명들과 호흡한다면 진정한 휴(休)가 되지 않을까.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아이와 단둘이 여행을 떠났다. 다섯살배기를 데리고 강원도 인제의 한계령에 있는 장수대숲으로. 이 곳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별장을 지었다는 곳이다. ●호랑이가 있을까 떠나기에 앞서 어린이용 동·식물도감을 펼쳤다.“성주 이리와, 내일 숲에 가면 뭘 만날 수 있을까….”“숲, 숲이 뭐야.”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했다.“이건 소나무, 저건 전나무야.” “사마귀, 딱정벌레, 나비, 잠자리…” “그런데 아빠 그럼 사자도 있어요?”아이가 한술 더 뜬다. 옛날에는 호랑이가 살았다고 하자, 아이는 “난 안가. 무서워. 아빠 혼자갔다와.”라며 벌떡 일어나 가버린다. 호랑이는 동물원에 있지, 숲에는 없다고 설명해줬다. 아이는 “왜 거짓말해. 선생님한테이른다!”며 점잖게 타이르고(?)다짐까지 받고서야 다시 숲 공부를 계속했다. ●생명이 가득한 곳으로 강원도 한계령이 시작하는 곳에 있는 장수대. 서울에서 길이 시원하게 나있다. 홍천까지는 거의 고속도로. 홍천부터 인제까지는확장공사가 한창이다. 서울에서 3시간이 채 안돼 도착했다. 상쾌한 공기의 향기가 느껴진다.“다람쥐다, 다람쥐!” 사람들을 자주봐서인지 사람을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는 듯한 다람쥐는 아이가 손을 뻗을 때까지 가만히 있다 순간 몸을 숨긴다. 다람쥐를 놓친아이의 웃음이 울려퍼진다. 소나무가 볼 만하다.300년이 넘은 소나무부터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에 심은 가느다란 소나무가 어우러져있다.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서 있는 모습이 당당하고 생명력이 넘쳐 보인다. ●계곡에 발을 담그고 장수대숲의 자랑은 가로지르며 흐르는 계곡.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맑아 마셔도 괜찮을 듯싶을 정도다. “아빠 우리도 계곡에 들어가자.”신발을 신은 채 계곡물로 그냥 들어간다. 조심하란 잔소리에 그제서야 아이는 “아빠 난 물이 없는 줄알았어. 물이 잘 안보여.”라고 소리쳤다. 맑고 투명한 계곡에 발을 담근다.“얼음물 같아. 너무 차가워…” 숲에서는 모든 것이신선하고 맑고 깨끗했다. ●숲은 사람을 아름답게 만든다 한참을 걸었다. 아이가 “아빠 정말 호랑이 없지.”라고 묻는다. 인적도 드물고 나무가 우거진 숲에서 무서운 생각이 드는가 보다.마침 노부부를 만났다.“여기 오면 마음이 너무 편안해지고 몸도 건강해지거든. 이 맑은 공기와 깨끗한 자연. 이걸 어디서 느낄 수있겠어.”라고 말하는 김주환(78)씨는 팔순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다. 여름이면 이곳에서 한달가량을 지낸다는 이씨 부부는“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뭔지 아나.”라는 선문답을 남겨 놓고는 내려간다. 그 뒷모습이 20대의 연인들보다 더 아름답고여유가 느껴진다. 이번엔 물장난을 치는 대학생을 만났다. 김명득(20·명지대)군과 친구들은 계곡에서 옷이 흠뻑 젖었지만 그얼굴에서 젊음이 빛난다.“이렇게 나무가 많은 곳은 처음이에요. 몸도 마음도 한결 튼튼해지는 것이 느껴져요.”친구김신(20·경원대)군의 얼굴도 투명하다. 아, 행복하다. ●숲과 같은 아이가 되라 “성주야 너는 이담에 커서 숲과 같은 사람이 돼야해.”아비의 말에 아이는 “에이 아빠는…. 내가 어떻게 숲이 돼요?”라고 이해 못하겠다는 듯 되묻는다. 숲은 모든 것을 포용한다. 자기 품안에 들어온 모든 것들이 함께 살아 갈 수 있도록 해주는 힘이 있다. 저 구석에 힘없이 피어있는 꽃부터 여기저기 분주하게 날아다니는 벌레들까지 자기 역할에 충실하며 남의 것을 탐하지 않도록 조절해주는 것이 숲 아닌가.“성주야, 너도 숲처럼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란 뜻이야.”아이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끄덕인다. 아쉬웠다.4시간 정도 머무르고 떠나는 것이. 잠깐이나마 좋은 공기, 깨끗한 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니 몸도 마음도가벼워졌다. ●장수대숲은 장수대숲은 해발 450∼1000m지역에위치하고 있으며 한계산성, 한계사지 등 문화재와 대승폭포,12선녀탕, 한계령 등 관광지가 주변에 널려 있다. 또한 한계령에서내려오는 깨끗한 물이 흐르는 크고 작은 계곡들이 많고 300년생 안팎의 소나무와 신갈나무, 박달나무 등이 울창하다. 입구에는이승만대통령이 별장으로 썼다는 기와집이 아직 남아 있다. 여름철에는 민박도 할 수 있다. ■ 늦여름이 놓지못하는 숲 Best 6 국토의 절반 이상이 산지인 우리나라는 그만큼 가볼 만한 아름다운 숲이 많다. 생명의숲운동본부에서 추천한 가볼 만한 숲을 소개한다. (1) 관방제림 전남 담양군 담양읍 남산리 동자정마을을 중심으로 형성된 숲으로 200년 이상된 노거수림이 거대한 풍치림을 이루고 있다. 수해와 토사방지를 위해 조성된 이 풍치림은 1628년 처음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제방 아래로 흐르는 관방천을 중심으로 약 2㎞에 이른다. 천연의 자연이 아니라 수해를 막기 위해 조성된 이 인위적인 수림에서는200년 이상된 팽나무를 비롯해 느티나무, 이팝나무, 개서어나무, 곰의말채나무, 음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숲이너무 울창하고 아름다워 천연기념물(제366호)로 지정됐다. 담양군청 문화관광과(061-380-3140). (2) 돈내코숲 제주도 서귀포시 상효동일대에 있는 숲으로 계곡이 깊고 아름답다. 돈내코 계곡은 한라산 1300m 이상의 고지에서 시작되며 양쪽계곡에는 구실잣밤나무, 종가시나무, 붉가시나무, 동백나무 등 상록활엽수림을 포함한 1800여 종의 난대식물들이 아름다운 숲을이루고 있다. 또한 다양한 동물과 곤충류가 서식한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 울창한 상록활엽수림지대에는 천연기념물 제432호인 한란 자생지가 있다. 이곳은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이 항상 흐르는 곳으로 음력 7월 보름백중날에 물을 맞으면 신경통이 사라진다 하여 ‘물맞이’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서귀포시 환경녹지과(064-735-3421). (3) 소광리 소나무숲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 일대에 형성된 숲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향토수종이라고 불리는 금강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 일반 소나무보다 생장이 빠르고 나무줄기가 곧은 것이 특징인데 유독 소광리에서 잘 자라는 이유는 오지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보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4) 장성편백림 전남 장성군 서삼면에 위치한 숲으로 임종국씨가 1956년부터 44년 동안 90만평에 나무를 심어 친자식처럼 정성껏 관리한 조림지로유명하다. 삼나무와 편백 등 상록수림대의 특유한 향과 신선한 분위기는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상쾌하게 만들어 준다. 잘 가꾸어진수림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숲 사이에 난 임도를 통해 갈 수 있는 모암산촌마을에는 산림휴양관 통나무집과 생태산림욕장이조성되어 있다. 영화 ‘태백산맥’과 ‘내 마음의 풍금’ 촬영지인 영화민속촌 금곡마을의 특이한 경관도 즐길 수 있어 가족나들이를하기에 제격이다. (5) 청령포 강원도 영월군 남면 광천리에 있는숲으로 조선 제6대왕 단종이 유배되었던 곳. 뒤편은 병풍을 두른 듯 절벽이 솟아있고 주위는 강으로 둘러싸여 울창한 숲을 이루고있어 배를 타야만 접근할 수 있는 독특한 곳이다. 청령포는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으며 특히 천연기념물 제349호인 관음송은 수령600여년, 높이 30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소나무다. 청령포에 유배되었던 단종이 걸터앉아 말벗을 삼았다고 해서관음송이라 불린다. 또한 청령포에는 단종이 유배당시에 세운 금표비와 1726년(영조 2년)에 세운 단묘유적비, 단종이 한양에두고 온 왕비 송씨를 생각하며 직접 쌓았다는 망향탑이 문화 유적으로 남아있다. 영월군청 산림환경과(033-370-2422). (6) 상림숲 경상남도 함양군 함양읍 운림리에 있는 숲으로 천연 기념물 제154호. 면적이 20만 5000여㎡ 로 길이가 1.6㎞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먼저 만들어진 인공림으로 그 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숲은 120여종 2000여 그루의낙엽활엽수림으로 조성되어 있고, 옆으로 낙동강의 지류인 위천이 흐른다. 이곳에는 이온리 석불(유형문화재 제32호)과함화루(유형문화재 제258호) 및 문창후 최선생 신도비(문화재 자료 제 75호), 척화비(문화재 자료 제264호), 초선정 등정자와 만세기념비, 독립 투사들의 기념비 등 문화재들이 많다. 숲속에는 3000여평의 잔디밭과 야외 공연장인 다별당이 있다.
  • 29번국도-기암괴석과 해변

    29번국도-기암괴석과 해변

    올 여름은 29번 국도를 따라 달려보자. 충남 서산에서 전북 군산·부안을 거쳐 전남 담양·보성으로 이어지는 총연장 308.772㎞. 시원하게 뚫린 이 길은 우리를 위풍당당한 옛 성으로, 인자한 ‘백제의 미소’를 지어주는 마애불의 세계로, 고즈넉한 천년고찰의 품으로 안내한다. 기암괴석과 하얀모래가 절경을 이루는 해변과 끝없이 펼쳐진 대나무숲도 길손을 반긴다. 간월도의 어리굴젓, 부안의 백합죽, 담양의 대통밥 등 지역의 별미도 맛볼 수 있다. 길따라 맛따라 떠날 요량이라면 서해안을 끼고 있는 29번 국도를 택하는 게 제격이다. 이 나라 산하 어느 한 곳 버릴 게 있으랴만 이 곳은 특히 세상의 때가 덜 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더욱 정겹다. 오랜만의 여유와 낭만을 되찾아 보자.29번 국도가 바로 그에 이르는 길이다. 글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역사길을 따라 서산을 넘다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읍성 29번 국도를 타고 충남 아산을 지나 서산 방향으로 해미고개를 넘으면 해미시내다. 여기서 조금만 직진하면 사거리에서 개심사 방향으로 해미읍성(사적 116호)이 나온다.1417년 태종대에서 1421년 세종대에 걸쳐 축조된 이 석성(石城)은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형태의 읍성으로, 남쪽에는 정문격인 진남문이 있고 동서로 각각 동문과 서문이 자리잡고 있다. 해미(海美)라는 이름은 15세기 초 조선 태종때 정해현과 여미현을 합치면서 가운데 글자를 한 자씩 따서 지은 것. 성으로 쳐들어오는 적군을 막기 위해 성벽 둘레에 탱자나무를 많이 심어 예전에는 ‘지성(枳城·탱자성)’이라 불렸다. 해미읍성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충무공 이순신이 충청병사 군관으로 10개월간 근무했던 곳이기도 하다. ●역사의 한 서린 천주교 성지 해미읍성은 더없이 평화롭게 보이지만 역사의 한이 서린 곳이다. 대원군 시절부터 천주교 박해로 1000여 명의 천주교도들이 이곳에서 집단 순교했다. 진남문을 들어서면 수령이 300년이 넘는 회화나무(일명 호야나무)가 슬픈 역사를 증언하듯 버티고 서 있다. 천주교도들을 매달아 고문하고 교수형에 처하거나 활을 쏘아 처형했던 비운의 나무다. 지금도 이 나무에는 머리채를 매달았던 철사줄 흔적이 남아 있어 당시의 참상을 말해준다. 서문 앞 쪽 순교지에는 팔다리를 잡아들고 머리를 메쳐 살해한 ‘자리갯 돌’이라는 사형대와 생매장 순교지인 진둠벙이 그대로 남아 있다.‘진’은 죄인이 줄어 변한 말,‘둠벙’은 웅덩이의 충청도 사투리다. 진둠병 맞은 편에는 거대한 해미순교탑과 ‘무명 생매장 순교자들의 묘’가 있어 해마다 수많은 교인들이 찾아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고귀한 넋을 기린다. 해미읍성 문화유산해설사인 조성옥(44)씨는 “해미읍성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와서인지 학생들의 단체 관람이 줄을 잇는다.”며 “주말에는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역사의 산 교육장”이라고 설명한다.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은은하게 퍼지는 ‘백제의 미소’ 서해안고속도로 서산나들목으로 진입해 운산을 지나 해미읍으로 가면 삼거리에 서산마애삼존불 이정표가 보인다. 이곳에서 좌회전해 용현 저수지를 지나 계곡으로 들어가면 마애삼존불 입구가 나온다. 국보 84호인 서산마애삼존불은 가야산의 끝자락인 수정봉 북쪽 산중턱 거대한 절벽을 파내 만든 부조형식의 불상. 중국으로 가던 백제 사람들이 먼 길의 안녕을 빌었던 부처님이다. 백제 후기 작품으로 자연암벽에 새겨진 불상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얼굴 가득 자애로운 미소를 머금고 있는 부처상은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웃는 모습이 각기 달리 보이도록 조각돼 있다. 보호각 안에 들어 있어 자연광 속의 미소는 만날 수 없지만 내부에 조명기구가 갖춰져 각도에 따라 비춰보면 변화무쌍한 미소를 엿볼 수 있다. 서산마애삼존불 입구 위쪽에 있는 수림가든(041-663-3557)은 민물새우탕(1인분 7000원)을 시원하게 잘 끓인다. ●서산마애불 vs 태안마애불 서산마애삼존불만큼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태안읍 백화산 중턱에 자리잡은 태안마애삼존불(국보 307호)도 찾아가볼 만하다. 태안읍 로터리에서 원북·이원 방면으로 700m쯤 올라간 뒤 우회전해 1㎞남짓 가면 나타난다. 태안마애삼존불은 백제 초기 작품으로 우리나라 마애석불의 선구로 꼽힌다. 천진난만한 미소의 서산마애석불과는 또 다른 분위기. 뭔가 엄숙하고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태안마애석불 보호각 앞에는 일소계(一笑溪)라는 물줄기가 있어 산중의 운치를 더해준다. ●간월도 간월도는 원래 창리 포구에서 똑딱선을 타고 가야하던 섬이었다.1980년대말 천수만을 가로지른 서해안 방조제가 건설됨에 따라 육지와 이어졌다. 하지만 간월도 전체가 육지로 변한 것은 아니다. 남쪽 봉우리는 아직도 섬으로 남아 있다. 그 손바닥만한 섬에 간월암이라는 작은 암자가 자리잡고 있다. 고려말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도를 닦다 어느날 달을 보고 홀연히 도를 깨치고 난 후 암자 이름을 간월암(看月庵)으로, 섬 이름을 간월도라 했다고 한다. 이곳은 옛 삼국시대에는 피안도 피안사로, 원효대사가 수행했던 곳이기도 하다. 하루 두번씩 밀물 때는 물이 차서 섬이 됐다가 썰물 때는 물이 빠져 작은 자갈길로 육지와 연결된다. 물이 가득 차면 마치 한 송이의 연꽃, 혹은 한 척의 배가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썰물 때를 기다려 간월암으로 건너가는 스릴이 있다. 해안을 끼고 있는 간월도 오뚜기횟집(041-662-2708)에서는 강낭콩·밤·은행·버섯 등을 넣은 영양굴밥(8000원)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 강의 끝·바다의 시작 부안전라북도 서남쪽에 위치한 부안땅은 국립공원인 변산반도를 끼고 있는 서해안 최고의 관광휴양지다.1988년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변산반도는 크게 해안가의 외변산과 내륙쪽의 내변산으로 나뉜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은 국내 국립공원 가운데 유일하게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멋스러움을 더한다. 특히 격포 일대에는 채석강과 적벽강, 격포해수욕장 등이 모여 있어 관광명소로 이름이 높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성인 16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 ●변산반도 최고의 절경 채석강 변산반도의 절경은 역시 외변산의 채석강. 격포항 북쪽 닭이봉 아래 위치한 채석강은 강이 아니다. 해식단애로 말미암아 생긴 지층을 말한다. 중국 당나라의 시인 이태백이 술에 취해 뱃놀이를 하던 중 강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중국의 채석강에서 이름을 따왔다. 썰물 때 드러나는 해안단층은 마치 수만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 신기한 형상이다. 격포해수욕장에서 격포항 등대가 있는 곳까지 펼쳐져 있는 채석강은 물 빠진 바위에 붙은 바다생물과 해식동굴 등 이국적인 풍광이 눈길을 끈다. 하루 두 차례 물이 빠지는 간조 때 채석강을 거닐어보는 것도 색다른 추억이 될 듯. 해질 무렵 격포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일몰이 장관이다. ●숫사자의 모습 닮은 적벽강 채석강에서 약 1㎞에 이르는 백사장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적벽강에 이른다. 적벽강은 중국 북송 때의 시인 소동파가 노닐며 적벽부를 지었다는 적벽강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채석강 북쪽의 적벽강 역시 강이 아니다. 후박나무로 유명한 격포리로부터 용두산을 감싸는 약 2㎞의 해안선을 일컫는다. 천연기념물 123호인 후박나무 군락과 수성당을 거느리고 있다. 적벽강 여울골절벽 위에 서 있는 수성당은 칠산바다를 수호하는 ‘계양할미’라는 여신을 모신 해신당. 절벽위의 수성당에서 굽어보는 위도와 칠산바다는 한 폭의 그림이다. 만물의 형상을 한 붉은 색의 기묘한 바위와 깎아지른 듯한 절벽, 동굴이 조물주의 조화를 실감케 한다. 바다에서 바라본 적벽강의 모습은 숫사자를 닮았다. 그래서 ‘사자바위’라 불린다. 석양을 받으면 바위가 진홍빛으로 물든다. 채석강에 비해 찾는 이가 드물어 호젓한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석강과 적벽강 사이에 격포해수욕장이 있다. 변산반도 서쪽 끝으로, 채석강과 적벽강의 절경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격포해수욕장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물이 맑고 모래가 부드러워 인기다. 백사장 길이는 약 500m. 간만의 차가 심하지 않고 경사가 완만해 해수욕장으로선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전나무 숲길로 유명한 백제고찰 격포해수욕장을 지나 석포리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능가산 자락에 전나무 숲길로 유명한 내소사가 나타난다. 백제 무왕 34년 633년에 승려 혜구두타에 의해 창건된 고찰이다.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이 절에 들러 시주를 한 이후 내소사로 불려졌다는 설도 전한다. 일주문에서 천왕문 사이 600m 가량 이어지는 전나무 숲길은 월정사의 전나무 숲처럼 울창하진 않지만 산책코스로는 그만이다. 내소사에서는 관음봉을 올라 바위 능선을 타고 월명암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특히 유명하다. 월명암 뒤쪽에 자리한 낙조대에서 보는 서해 일몰 또한 장관이다. ●뭘 먹을까 부안의 맛은 이곳 특산물인 백합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백합은 조선시대부터 임금의 진상품으로 귀하게 여겨져온 명물. 부안군 변산면 새만금전시관 근처의 갈매기집(063-583-6060)은 백합죽의 일번지다. 백합죽은 보통 백합속살과 불린쌀, 김 등을 재료로 만든다. 하지만 이 집에는 특유의 비법이 있다. 이곳에서는 백합죽(8000원)외에 백합회·백합무침 등 백합과 관련된 모든 요리를 맛볼 수 있다. ■ 竹 펼쳐지는 담양 ●마을 있는 곳에 대숲 있다 “마을이 있는 곳엔 대숲이 있고, 대숲이 있는 곳엔 마을이 있다.” 이같은 말이 있을 정도로 전라남도 담양은 예로부터 죽향(竹鄕)으로 유명하다. 그런 대숲의 정취를 맛보기 위해 찾지않을 수 없는 곳이 바로 금성면 봉서리 대나무골 테마공원이다. 영화 ‘청풍명월’‘흑수선’, 드라마 ‘여름향기’ 등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청정호수 담양호를 중심으로 추월산과 금성산성 맥을 따라 고지산 골짜기로 쭉쭉 뻗어 올라간 대나무숲이 장관이다. ●죽림욕과 송림욕을 동시에 고지산 남서방향으로 부채살처럼 펼쳐진 3만여 평의 야산에는 맹종죽과 왕죽, 분죽, 조릿대(산죽) 등 각양각색의 대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청량한 대숲 바람 속에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대밭 샛길과 맨발로 황토 마사길을 걷는 소나무 산책로가 포인트. 대밭으로 둘러싸인 공터에는 그동안 이곳에서 촬영한 드라마와 영화 장면들을 사진으로 볼 수 있다.5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야영시설도 갖추고 있다. 입장료 어른 2000원, 학생 1500원, 어린이 1000원.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061-383-9291. ●담양의 먹을거리 담양읍 백동리 담양공고 옆 죽향(061-382-0684)은 대나무통 영양밥을 잘 한다. 이곳의 대나무통 영양밥은 대통에 쌀과 대추, 은행, 밤을 넣고 불에 구워내 만드는 게 특징. 압력솥에서 쪄내는 것보다 한결 향기가 은은하고 씹히는 맛이 쫄깃쫄깃하다.1인분에 1만원으로 반드시 2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대나무골 테마공원에서 자동차로 5분거리, 담양온천 입구 삼거리에 있는 맛선한정식(061-383-9393)에서는 갈치정식(1만원), 병어조림(1만 3000원)등 신선한 생선요리를 내놓는다.
  • 광릉숲 주말개방 해? 말아?

    광릉숲 주말개방 해? 말아?

    ‘산림생태계의 세계적 보고(寶庫)’인 경기도 포천 광릉숲 국립수목원의 주말개방 여부를 놓고 논란이 거세다. 주 5일제 시행으로 여가 패턴이 바뀌면서 지난 1997년부터 숲 보전을 위해 8년째 계속돼온 주말 폐쇄조치를 바꿔 주말이나 휴일에도 개방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네티즌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주말·휴일 개방 캠페인을 펴고 있다. 수목원 홈페이지에도 이에 찬성하는 글들이 계속 늘고 있다. 경단체는 수목원 생태훼손을 우려, 원칙적으로 이에 반대다. 그러나 8년전 주말폐쇄를 이끌어낸 환경단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수목원 생태보전을 담보할 수 있는 보완조치가 전제되면 부분적 주말개방에 찬성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주말개방 가능성이 커지고는 있지만 현재까지 수목원·주민·환경단체나 자치단체 등은 이 문제에 대해 아무 것도 합의하지 못했다. 2년 후인 오는 2007년 6월엔 기존 광릉숲 관통도로의 폐쇄를 전제로 진행중인 우회도로 건설도 끝난다. 자칫하면 우회도로까지 건설하고도 광릉숲 환경파괴의 주 원인인 관통도로의 폐쇄나 주말개방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더 늦기 전에 정부차원의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광릉숲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광사모) 이상천 집행위원장은 국립수목원이 ‘생물자원의 보존과 연구’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산림생태 교육’을 목적으로 세워졌음을 지적한다.“정부가 광릉숲을 지켜내야 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면, 국민들 역시 자유롭게 관람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씨는 “보전의 중요 주체인 지역사회나 현지 주민의 동의가 없는 일방적 규제중심의 환경정책은 불행한 결과를 빚을 것”이라고 말한다. 광사모는 지난해 주말개방의 전 단계로 광릉숲 관통도로에 ‘차없는 거리’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보자는 제안을 내놨다. 또 현재 하루 5000명인 1일 입장 허용인원을 주말에는 줄이는 방안도 언급했다. ●차없는 거리·입장 허용인원 줄이기 등 제안 광릉숲 일원에서 카페나 레스토랑 등을 운영하는 주민들은 경기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말개방에 적극 찬성한다. 포천시 소흘읍 직동1리 수목원 입구에서 굴비구이집을 운영하는 김경중(60)씨는 “주말개방이 조속히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교편을 잡다 은퇴, 고향인 이곳에 사는 박희찬(67)씨도 주말개방에 찬성이다. 박씨는 “수목원 소나무의 송충이를 잡고 산불 한번 안나게 지킨 건 주민들이었다.”며 “주말폐쇄 후 지역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됐고 개발도 늦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10년 전 전원주택을 짓고 정착한 이모(48·여·직동리)씨는 “주로 견학생들이나 관광객이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오는 평일에 비해 주말엔 일가족이 승용차로 몰려들어 혼란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며 주말개방에 ‘절대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광릉숲 보전 민관협의회’ 포천지역 주민대표인 박춘범(직동 2리 이장)씨는 “차량통행 제한이나 주말개방 등은 수목원 보호에 공을 세우고도 재산권 행사에는 불이익을 받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공원이나 편익시설 등 필요한 지역개발사업과 연계,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광릉숲 보존협회 조상희 부회장은 “97년 주말폐쇄 이전 주말의 광릉숲 관통도로는 자동차로 10여㎞를 가는 데 8시간이 걸릴 만큼 믿기지 않는 일이 현실로 벌어졌다.”고 말한다. 조씨는 “산림청과 수목원이 다시 주말개방으로 선회한다면 광릉숲 보전에 대한 시민적 여망을 정부 당국이 앞장서서 와해시켰다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말개방 악몽 재연 우려 조씨는 “아예 안식년을 도입, 일정 기간 관람을 전면 금지하고 관통도로의 아스팔트를 모두 걷어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5일 근무제와 관련된 주말 개장은 잠재적 희망자가 엄청나 예약 신청이 쇄도할 것”이라며 “주말 입장 재개를 거론하기 전에 대형차량의 통행을 제한하고 궁극적으론 관통도로 폐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같은 조건이 충족돼도 적어도 주말방문객은 당일 또는 며칠간 ‘산림생태학교’ 등에 입교, 관람자격을 얻기 위한 배타적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립수목원 권양계 보호계장은 “주말개방은 혼란을 피하기 위해 주차장 시설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협공받는 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측은 관통도로의 양쪽에 각각 320면 정도의 주차장을 두고, 관통도로엔 관람객이 도보로 걷거나 장기적으론 무공해 셔틀버스 등을 이용해 수목원에 입장한다는 계획을 구상했다. 권 계장은 그러나 주차장 시설계획에 대해서는 수목원의 예산 확보난 등을 들어 “지역주민간에 주차장 시설이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갖고 민간주도로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천시 신태식 도로계장은 “국립수목원과 주차장 시설에 관한 공식협의가 전혀 없었다.”며 “포천시가 재원을 대거나 운영주체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주시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광릉숲 보존협회 조 부회장은 “국립수목원은 이미 해당 부지에 대한 내부 검토를 끝내고도 자가당착적 태만과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 역시 주말개방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선결과제인 주차장 확보에도 소극적인 국립수목원측에 대해 불만을 점점 높여가고 있다. 포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산림생태계 세계적 보고 광릉수목원 국립수목원이 속한 광릉숲은 1468년 조선조 세조왕릉 부속림으로 지정된 이후 530여년간 자연 원형이 보존된 세계적 학술연구 보존림이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긴 힘들만큼 천연상태로 보존된 온대낙엽활엽수림이고, 단위면적당 국내 최대의 생물다양성을 자랑한다. 자생식물 904종, 포유류 15종, 곤충류 2439종, 조류 105종, 거미류 256종, 어류 34종, 양서류 10종, 버섯류 462종 등 4225종의 토종 생물자원과 연구·시험용으로 식재된 외래식물 2000여종 등 6200여종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광릉물푸레·광릉요강꽃·광릉골무꽃·참비비추 등 광릉 특산식물과 크낙새·쇠부엉이·까막딱따구리·큰소쩍새와 장수하늘소·하늘다람쥐 등 20여종의 천연기념물이 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이 추진되고 있다. 199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주변에 난개발이 시작돼 현재 300곳에 육박하는 카페나 식당,3곳의 모텔 등이 들어섰다. 더구나 죽엽산과 수리봉 사이에 관통도로를 포장 개통시키면서 방문차량과 단순 통과차량, 레미콘 트럭까지 폭증해 매연 등의 피해를 입히고 있다. 광릉숲을 관통하는 98번 국지도 5㎞ 구간에는 차량 배기가스로 수령 150년 이상된 전나무 496그루 중 150여그루가 고사했다. 수생 동·식물의 서식처이자 이동로인 봉선사천은 폐수로 오염됐고, 업소의 네온사인 조명은 날파리와 곤충을 숲에서 끌어냈다. 지난해 초엔 벌목꾼과 밀렵꾼들이 숲에 잠입, 고로쇠·헛개·느릅나무 등 희귀목을 밑동째 잘라냈고 개구리를 무차별 포획하거나 짐승용 올무나 덫을 설치해 놓은 현장이 발견되기도 랬다. 이에 따라 지난 97년 정부는 광릉숲 종합보전대책을 마련했다. 주말개방은 평일개방(월∼금요일)으로 변경됐고 한때 연간 120만명에 이르던 방문객은 크게 줄었다. 896억원을 들여 포천시 소흘읍 이동교리∼내촌면 진목리간 7.86㎞ 구간에 4차로 우회도로를 건설, 국지도 98번 광릉숲 관통도로를 폐쇄키로 했다. 산림욕장을 폐쇄하고, 야생동물원도 이전하기로 했다. 하수처리장을 건설하고, 주변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완충지역을 설정해 절대보전지구 땅은 매입하고 개발을 제한하기로 했다. 국립수목원을 설치하고 문화재보호구역을 확대하는 방안도 세워졌다. 특히 다음 달 1일부터는 관통도로에 8t 이상 화물차량의 통행이 금지돼 단속이 시작된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국립수목원이 광릉숲 훼손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비판한다. 당초 크낙새·장수하늘소가 살던 숲 중심부에 수목원 건물들을 지어 입주한 자체부터 잘못됐다는 것이다. 광릉숲의 훼손과 오염은 종의 축소로 이어져 문화재청과 성신여대 생태조사단의 지난해 합동조사 결과, 크낙새·검독수리·광릉요강꽃, 구렁이·장수하늘소 등이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다. 포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창업플러스]

    ●외식업 창업설명회 개최 FC 창업코리아(www.changupkorea.co.kr)는 오는 22일 경기 회복기에 뜨는 유망 외식업 창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최근 뜨는 외식업종의 입지 선택법, 본사 선정법 등에 대한 특강도 실시한다. 일대일 맞춤 창업상담도 가능하다. 장소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FC창업코리아 세미나실.(02)501-1210. ●삼초삽삼겹살 가맹점 모집 삼초삽삼겹살은 점포 안에 숯가마를 설치하고, 고기를 삽에 얹어 구워내 육즙이 살아 있고, 고소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창업비용은 30평 기준 점포의 경우 임대보증금을 제외하고 6500만원.(02)303-4570. ●북한산 오일 공급 기능성 천연향 관리업체인 에코미스트코리아가 지난달 북한 백두산에서 자생하는 소나무와 전나무, 측백나무에서 추출한 피톤치드 오일 4종을 국내에 독점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오일은 산림욕 효과와 방충·항균 효과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031)977-2500. ●태창가족 사랑 큰잔치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태창가족이 ‘독도사랑!’이벤트를 개최한다. 생맥주전문점 ‘쪼끼쪼끼’, 꼬치요리전문점 ‘화투’, 치킨바비큐전문점 ‘군다리치킨’의 각 가맹점에서 응모권을 받아 응모할 수 있다. 추첨을 통해 독도관광 상품권 등 경품을 준다. 행사기간은 5월20일까지.(02)415-6000. ●위즈코리아 탁아사업 진출 유아교육전문 프랜차이즈 업체인 위즈코리아가 창의력 교육 감성놀이 어린이집인 ‘위즈맘’이라는 브랜드로 탁아교육사업 가맹점을 모집한다. 창업비용은 가맹비 300만원, 인테리어 1000만원, 교구비 2000만원 등으로 3300만원.(02)554-9948.
  • 식목일 ‘서울을 푸르게 푸르게’

    서울시의 식목일 행사는 뚝섬 서울숲과 월드컵 공원, 여의도 공원, 보라매 공원 등 서울시내 각급 공원에서 펼쳐진다. 서울시와 서울그린트러스트는 이날 뚝섬 서울숲에서 시민과 공무원, 시민사회단체 회원 2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나무심기 행사를 연다고 3일 밝혔다. 이 행사에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김후란 생명의 숲 이사장, 문국현 서울그린트러스트 이사장,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군과 그의 어머니 박미경씨, 북한출신 가수 김혜영씨 등이 참석한다. 노루, 고라니 등이 살게되는 서울숲 ‘바람의 언덕’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때죽나무, 팥배나무, 마가목, 철쭉, 전나무 등 2만여그루가 심어진다. 시민들은 나무를 심은 뒤 그림 등을 그린 가족 이름표를 만들어 달고 기념사진을 찍는 기회를 갖게된다. 또 이들은 연날리기, 비닐로 된 바람기둥 만들어 꾸미기 등 가족한마당 행사에 참여하고 귀가할 때는 장미나 카랑코에 화분을 받아 가게 된다. 서울시가 성동구 성수동 1가 685번지 일대 115만 6000여㎡(약 35만평)에 조성 중인 서울의 ‘센트럴파크’ 뚝섬 서울숲은 오는 6월 완공된다. 서울 월드컵공원과 여의도공원, 보라매공원에서는 5일 오전 10시부터 공원나무에 관한 퀴즈를 풀고, 나무 이야기를 듣는 나무사랑 축제가 펼쳐진다. 시는 이날 축제에 참가하는 방문객에게 철쭉과 꽃치자 등 꽃나무 1500여그루를 무료로 나눠준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2) 변산에서 만난 정감록과 미륵신앙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2) 변산에서 만난 정감록과 미륵신앙

    ●부안행 버스 속에서 남사고는 먼젓번 내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내 책 ‘남격암’을 살펴보게나. 부안엔 호암(壺岩)이 있고 그 아래 변산 동쪽은 몸을 숨기기에 정말 적합하구나라고 했지.” 나는 이 기회에 변산의 길지를 직접 찾아 나서기로 했다. 서울서 부안까지는 고속버스 편을 이용했다. 서울남부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3시간쯤 지나 삼례를 지난다. 이 때부터 드넓은 호남평야가 눈앞에 가득하다. 지도를 꺼내 살펴보니 부안은 김제 만경평야의 서남쪽 끝에 있다. 그곳은 곡창지대이면서도 서해바다에 연해 있다. 며칠 전 우연히 부안 출신의 한학자 한 분을 만났는데, 그는 예부터 ‘생거(生居) 부안’이란 말이 있다고 자랑했다. 농수산물이 풍족할 뿐만 아니라 변산(邊山)이란 명산이 있어 부안은 무척 살기 좋은 고장이란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부안은 다소 엉뚱한 사건에 휘말려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변산에서 군산까지 이어질 새만금방조제 공사로 인해 생태환경이 심각하게 파괴될 수도 있다는 염려가 적지 않다. 잠시 옛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송기숙의 대하소설 ‘녹두장군’이 시작되는 백산이란 지역도 지금은 부안군에 속한다. 갑자기 1984년 동학농민군들의 함성이 귀에 들려오는 듯한 착각이 든다. 농민군들은 모두 흰옷에 죽창을 들고 있어 앉으면 죽산, 서면 백산이라고 했다던가? 이런 역사적 격랑의 한복판에 변산이란 길지(吉地)가 있었다는 게,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지난밤 나는 이중환의 ‘택리지’를 꺼내놓고 혹시 변산에 관한 설명을 찾아 볼 수 있을까 해서 좀 뒤적여 보았다.“노령의 한 줄기가 북쪽으로 부안에 이르러 서해 가운데로 파고들어간다. 서·남·북 3면은 모두 바다다. 이곳은 많은 봉우리와 허다한 골짜기로 돼 있는데 변산이라 부른다.” 맞는 말이다. 변산은 3면이 바다에 닿아 있고 봉우리와 골짜기가 유난히 많다. ●변산은 백두대간의 서자 그러나 이중환의 설명과 다른 점도 있다. 자세히 검토해 보면 변산의 멧부리는 노령에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않다. 백두대간의 계보를 자세히 적은 ‘산경표(山經表)’에도 변산은 보이지 않는다. 다른 고지도를 보더라도 변산은 홀로 떨어진 외로운 산이다. 말하자면 백두대간의 서자인 셈이다. 정감록의 길지는 대부분 태백산과 소백산 줄기에 확실하게 능선이 닿은 적자(嫡子)들이다. 그렇다면 서자 격인 변산은 무슨 특별한 사정이 있어 길지로 거론된 것일까? 누구도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아 답을 찾아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난 변산의 지리와 역사를 좀더 자세히 조사해야 한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버스는 서서히 부안읍내로 들어서고 있었다. 서울을 벗어난 지 4시간 만이다. 읍내 길거리엔 바다 냄새가 물씬하다. 남도의 봄 향기도 객을 반기는 듯하다. ●내변산 우동 정감록서 말한 길지 지인의 소개로 나는 읍내에서 지관 김철수(71·가명)씨를 만났다. 김 지관의 말을 들으니 변산은 길지에 필요한 외형적인 조건을 제법 잘 갖춘 편이란다. 변산의 산세는 용맥이 강이나 바다를 바로 앞에 두고 갑자기 멈춰선 경우에 해당해, 이른바 산진처(山盡處)의 명당이란다. 김 지관은 서남해안 일대에는 그런 명당이 몇 군데 더 있다며 가야산과 팔령산과 태안반도를 예로 든다. 그 말이 나온 김에 나는 변산의 지세를 좀더 알기 쉽게 설명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 지관의 대답은 이러했다.“변산의 청룡, 즉 동쪽 산세는 사창재, 노승봉(상여봉), 바드재를 건너 옥녀봉으로 이어지다가 잠시 남서쪽으로 흐르는 듯하다가 내소사의 주산인 세봉을 건너서 월명암의 주산인 쌍선봉으로 반원을 그리며 내뻗어요. 그게 학치, 청림리 삼예봉에서 끝나지요. 변산의 백호, 즉 서쪽 산세는 개암사의 주산인 우금산에서 우슬재를 거쳐 의상봉으로 이어진다고 봐야지요. 이 두 흐름을 갈라놓은 것이 그 옛날 백천이었는데, 지금은 부안호가 돼 없어졌어요. 백천의 물길은 본래 우슬재에서 시작됐거든요. 백천도 그렇지만 변산의 청룡과 백호가 그려낸 형상은 결국 산 태극, 물 태극이오. 계룡산과 같다, 이런 말씀이지요.” -그럼 ‘정감록’에 나오는 변산 동쪽의 길지는 구체적으로 어딘가요? “아, 그것은 말이지요. 일단 내변산으로 통하는 입구인 우슬재나 바드재를 좀 잘 봐야 해요. 그저 그 길목만 잘 지키면 인근의 청림리와 중계리는 참 좋은 피난처가 돼요. 거 뭐더라, 정감록에 나오는 호암을 찾으려면 상서면 통정리에서 우슬재를 넘어가면 돼요. 우슬재를 살짝 넘어가면 쇠뿔바위라고 나오지요. 그런데 이게 변산 최고봉인 의상봉의 오른쪽에 있어요. 쇠뿔바위 동남쪽을 잘 살펴보면 산비탈에 실학자 반계 유형원이 우거하던 집이 지금도 있지. 몇 해 전에 복원됐지요. 그 산 아래 마을이 우동이야. 보안면 영전에서 30번 국도를 타고 곰소로 가다 보면 마주치는 동리인데 원래 이름은 우반동이란 말이오. 이 마을서 북쪽을 올려다보면 옥녀봉이 있고 멀리 그 산 끝자락에 굴바위가 보인단 말이지요. 바위 입구가 틀림없는 호리병 모양이에요. 호암이라 이거지요! 우동은 앞이 시원하게 터진 듯하면서도 천마산이 막아주고 있어 삼태기형 명당이 분명하고. 그러니까 뭐냐 하면, 난 우동이 바로 그 ‘정감록’에서 말하는 길지다, 그렇게 봐요. 안 그렇겠어요?” -김 지관님, 그런데요. 역사상으로 볼 때 길지가 있다는 내변산이 외변산보다 훨씬 더 큰 수난을 겪었습니다. 구한말이나 6·25 때도 그랬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내변산의 우동을 길지라고 주장하시겠습니까? “그거야 잘 모르겠소! 누가 그걸 알겠어요? 그래도 옛 말이 조금도 틀린 게 없어요. 우리가 사는 이 변산은 아주 옛날서부터 미륵님이 나타나신 땅이고, 관세음보살님의 성지요. 원효, 진표, 진묵 등 큰 스님들도 많이 오셔서 도를 닦으신 것만 봐도 이게 보통 땅이 아닌 것은 틀림없어요! 근세엔 증산교를 세운 강일순이도, 원불교의 소태산도 다 여기 변산서 도를 닦았단 말이죠. 그 분들이 다 세상을 구하겠다고 나선 분들인데 왜 다른 명당 다 놔두고 부안을 왔겠어요? 정감록에도 길지라고 나와 있단 말이에요. 미륵님이 현신하신 곳이니까 이건 너무 당연한 일이라고 봐요.” 김 지관의 설명을 듣는 순간, 지금까지 내가 궁금하게 여기고 있던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변산은 과연 미륵신앙의 발상이요, 불교의 성지였다. 왜, 그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까? 그 점이 중요하게 생각돼 난 서둘러 발길을 현장으로 옮겼다. ●변산의 옛 사찰들 부안읍에서 고등학교 교사를 하는 박재환(45·가명) 선생이 길잡이를 맡아주었다. 나는 박 선생과 함께 내변산 입구에서 잠시 차를 멈추고 대형 지도에서 변산의 유적지를 다시 점검했다. 변산은 제법 큰 산 덩어리여서 변산면(邊山面)·하서면(下西面)·상서면(上西面)·진서면(鎭西面)에 걸쳐 있다. 그런데 최고봉이라는 의상봉 마천대(508m)도 실은 야트막한 편이라 웅장한 느낌은 별로 없다. 이곳 사람들은 서해안을 따라 겹겹이 포개어진 산봉우리를 외변산이라 하고, 내륙으로 뻗은 골짜기와 봉우리는 내변산이라 부른다. 외변산에는 격포리(格浦里) 해안의 채석강(彩石江)과 적벽강(赤壁江)이 특히 유명하다. 이 두 곳의 명칭은 강이지만 실제는 해안의 바위벽이다. 채석강이니 하는 이름은 시선(詩仙) 이태백(李太白)과 대문장가 소동파(蘇東坡)가 노닐던 중국 지명을 본뜬 것이다. 그만큼 경관이 수려하다는 뜻이다. 변산의 해안풍경이 그처럼 절경이라 해도 정작 변산을 전국적인 길지로 만든 것은 산속에 위치한 옛 사찰들이었다. 박 선생이 승용차로 변산을 구석구석 구경시켜 준 바람에 모든 게 뚜렷해졌다. 외변산에 해당하는 상서면 감교리의 개암사(開岩寺)는 백제 무왕 35년(634)에 묘련왕사가 창건했다고 하는데 대웅전(보물 292호)이 참으로 볼 만하다. 개암사에 딸려 있던 원효방이란 암자는 신라 때 명승 원효가 수행한 곳이라 전한다. 그런가 하면 변산면 석포리에 위치한 내소사(來蘇寺) 역시 신라 때의 고찰인데 대웅보전(보물 291호)·고려 동종(보물 277호)·법화경절본사본(法華經折本寫本 보물 278호) 등 문화재가 많다. 내소사 경내의 전나무 숲은 울창하기가 전국 최고라 하고 이 절간의 저녁 종소리는 변산8경의 하나로 친다. 내변산은 나지막한 능선을 따라 깊은 계곡이 여럿이고 나무 또한 울창해 풍광이 곱다. 그 중 산내면 중계리(中溪里)에는 신라 때 창건됐다는 월명암(月明庵)이 있다. 변산의 제2봉인 쌍선봉(498m) 중턱에 자리잡은 월명암에서 바라보는 아침 바다의 물안개는 변산8경의 하나다. 암자 뒤편의 낙조대(448m)에서 서해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는 것도 역시 변산8경으로 손꼽는다. ●불사의방과 영산사, 한국 미륵신앙의 성지 변산에는 위에서 말한 사찰들보다 역사적으로 훨씬 중요해 뵈는 암자 하나가 있었다. 의상봉 꼭대기 있었다고 믿어지는 불사의방(不思議房)인데 이곳이야말로 미륵하생신앙의 진원지였다. 장차 미륵이 이 세상에 내려와 수많은 사람들을 불교적 이상세계로 인도할 거라는 하생신앙이 처음 뿌리를 내린 곳이 변산이라니 신기한 느낌이 든다. 따지고 보면,‘정감록’에 약속된 새 세상도 미륵세상과 별로 다르지 않다. 그렇게 보면 미륵하생신앙은 정감록 신앙의 뿌리처럼 생각될 수도 있다. 불사의방에서 미륵신앙을 체험한 승려는 신라의 진표(眞表)였다. 그는 경덕왕 19년(760)부터 3년 동안 3업(身·口·意業, 몸뚱이·언어·의지의 작용)을 닦았다. 아울러 망신참법(亡身懺法·몸을 희생시키는 참회법)에도 힘써 5륜(두 무릎, 두 손, 머리의 5體)을 바위에 마구 부딪쳐 무릎과 손이 깨져 피가 비오듯 했다고 한다. 진표의 극진한 기도에 감동한 지장보상(地藏菩薩)은 진표에게 모습을 드러내 정계(淨戒)를 주었다. 그러나 진표는 그 정도로 만족하지 않고 부근의 영산사(靈山寺)로 수행 장소를 옮겨 더욱 정진했다. 미륵보살을 친견하는 것이 그의 소망이었다. 마침내 미륵보살이 진표 앞에 나타나 그의 신심을 칭찬하고 점찰경(占察經) 2권과 증과간자(證果簡子·수행으로 얻은 果와 점치는 대쪽) 189개를 주었다. 진표는 미륵보살의 수기(授記)를 받은 셈이다. 경덕왕 21년(762), 진표는 신도들을 이끌고 금산사(전북 김제)에 16척이나 되는 거대한 미륵보살을 조성하기 시작했다.2년 뒤 마침내 미륵상은 완성되었다. 그 때부터 오늘날까지 금산사는 미륵신앙의 중심지가 된다. 진표에 관한 설화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변산에서 미륵신앙이 출범했다는 점이다. 그 뒤 우리 역사상 미륵신앙은 무수히 많은 사람들, 특히 난세에 고통을 당하는 민중들에게 많은 위로를 줘왔다. ●월명암, 또 하나의 종교적 성지 알고 보니 변산의 월명암(月明庵) 역시 종교적인 성지로 의미가 크다. 월명암은 관음보살을 모신 곳이라는데 대둔산 태고사, 백암산 운문암과 더불어 호남의 3대 영지라 한다. 월명암에 오르기 위해 나는 남여치에서 차를 내려 쌍선봉 쪽을 바라보며 가파른 산길을 올라갔다. 이 암자는 신라 신문왕 12년(692) 부설거사(浮雪居士)가 창건했다. 그 뒤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진묵대사(震默大師)가 중건했다. 한말엔 의병들이 월명암을 근거지로 삼아 일본군과 싸웠는데 전투에 진 바람에 1908년엔 다시 잿더미가 됐다. 그 후에도 월명암은 몇 차례 심한 몸살을 겪었다. 지금 월명암 옛터에는 대웅전을 건립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월명암을 개창한 부설거사는 매우 특이한 인물이었다. 그의 행적은 ‘부설전’이란 고소설에 상세하다. 경주에서 출생한 부설은 법우(法友)인 영조·영희와 함께 구도의 길을 떠나 변산(능가산)에 들어가 묘적암을 세우고 오직 수도에만 몰두했다. 뒷날 그들 3인은 문수보살을 친견하기 위해 오대산으로 길을 떠나는데, 부설원(정읍군 칠보면)에 이르렀을 때 부설은 삼생연분(三生緣分)이 있는 묘화를 만난다. 두 사람은 반드시 부부가 돼야 할 운명이었다. 환속한 부설거사는 아들 등운(登雲)과 월명(月明)이란 딸을 두었는데 말년이 되자 변산에 등운암(登雲庵)과 월명암(月明庵)이란 두 암자를 지어 아들딸에게 각기 하나씩 맡겼다. 겉으로 보면, 부설과 묘화 부부는 속인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들은 일평생 남몰래 수도에 정진해 도력이 출중했다. 부설거사보다 한 수 낮았다는 묘화만 해도 환한 대낮에 조화를 부려 비나 눈을 내리게 할 정도였다고 한다. 때로 묘화는 빗방울이나 눈송이를 단 하나도 땅바닥에 떨어지지 않게 했다고 전한다. 월명암을 중건한 진묵대사도 많은 이적을 남겼다. 진묵은 조선 중기 호남의 대표적인 선승(禪僧)이었는데, 어느 날 탁발을 나갔다가 매운탕 한 솥을 얻어 마셨다. 그 다음 진묵은 물가에 가서 토해냈는데 탕 속에 들어 있던 죽은 물고기들이 전부 살아났다는 전설이 있다. 근대에는 백학명(1867∼1929)과 같은 고승이 월명암에 주석했다. 학명은 불교개혁의 일환으로 선농(禪農)일치를 몸소 실천했다. 그는 참선과 농사를 같은 것으로 파악해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한 것으로 유명하다. 원불교를 개창한 소태산 박중빈도 세상을 구제할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월명암을 찾았다.1919년 소태산은 학명과 더불어 동안거를 했다. 이때 학명의 거처는 법당이었고 소태산은 그 옆방을 사용했다. 원불교의 2대 교조인 정산종사도 한때 학명의 상좌 노릇을 했다. 뿐만 아니라 증산교를 창설한 강일순(姜一淳) 역시 월명암을 찾았었다. 강증산과 소태산은 모두 새 세상을 열기 위해 부심했다고 한다. ‘부설전’을 보면 월명암에서 모두 4성인,8현자,12법사가 나온다고 했다. 월명암 스님들은 부설거사 가족 4명을 성인으로 간주한다. 옛날 이 암자에 주석했던 성암·행암·학명 스님은 3현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5현과 12법사가 더 나올 예정이라는 뜻인데 과연 그 말대로 될지 어떨지 나는 모른다. 장차 지켜볼 일이다. 요컨대 변산은 불보살과 깊은 인연이 있어 정감록이 손꼽는 길지가 되었다. 변산의 경우에서 보듯 때로 민중의 깊은 불심은 풍수조건을 능가하기도 한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오대산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오대산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그곳엔 특별한 ‘숲’이 있다. 천년 세월이 숨쉰다. 모진 비바람, 크고 작은 전쟁을 무수히 겪었음에도 그저 묵묵히 있을 따름이다. 그래서일까. 태고의 정적에 금방 압도당한다. 미묘한 향에 취한다. 부드럽다. 청정해진다. 일념(一念)의 문턱에 선다. 숲이 말했다.‘알면 얼마나 안다고, 네가 알고 있는 것, 죄다 비워버려.’라고. 1300여년 전이었다. 신라의 자장율사가 중국불교의 최고 성지인 산시성(陝西省)의 오대산을 처음 다녀오면서 역사는 시작됐다. 이윽고 강원도 오대산, 동·서·남·북·중대 오대(五臺)가 생겼다. 바로 ‘문수(文殊)성지’다. 맞다. 월정사(月精寺)…. 산사(山寺)는 일반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기댈 숲이 있기에 바람쐬러 가기도 하고, 속세의 풍진을 씻어내기 위해서 발길을 옮긴다. 지난주 초였다. 월정사 입구에는 온통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살을 에는 바람, 영하의 차가운 날씨였지만 정월대보름을 맞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월정사에서 예불한 뒤 한결같이 상원사로 연결되는 20여리의 숲길을 걸었다. 다름아닌 천년의 숲길, 양 옆에는 하늘높이 솟은 전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문득 생각해본다. 사노라면 소원이 있을터, 나름대로 절박하고 소중하지 않을까. 월정사 안으로 들어갔다. 정념(正念·50) 스님. 월정사 주지로 취임한 지 1년째. 국내 처음 속세인을 대상으로 ‘단기 출가학교’를 열어 기대 이상으로 ‘출가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때문에 불교계는 물론 그를 주목하는 세인들이 많다. 지난해 5월 ‘오대산 천년의 숲길 걷기 대회’를 시작으로 ‘산사영화제’(달마야 서울가자),‘월정사 주지배 평창군민 족구대회’, ‘오대산 불교문화축전’ 등 파격행사를 연이어 열었다. 이때마다 수만명의 인파가 몰려 호황을 이루었다. 이뿐만 아니다. 올 상반기 중 월정사 산문 안의 모든 도로포장을 뜯어낼 작정이다. 숨쉬는 땅, 살아 있는 미생물, 빼앗긴 자연의 권리를 자연에 되돌려주기 위해서다. 때문에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파격’과 ‘개혁’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닌다. 천년의 고요를 한꺼풀씩 걷어내겠다는 의욕이다. 지난해 여름 그는 중국의 최고 불교성지인 오대산을 방문, 한·중 오대산 불교끼리 만나는 역사적 장을 열었다. 이는 자장율사 이후 천년을 뛰어넘는 ‘대사건’으로 불교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몇달 뒤에는 중국 고승들이 한국의 오대산을 답방, 양국간의 불교문화 교류를 재차 다짐하는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눈이 하얗게 쌓인 절간 앞마당이 보이는 주지 집무실에서 정념스님과 2시간동안 마주앉았다. “스님, 요즘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가요.” “만사천래막강구(萬事天來莫强求)” “무슨 뜻입니까.” “만가지 일을 억지로 구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억지로 하면 일도 잘 안 풀릴 뿐더러 세상도 어지러워져 결국 다사다난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꼴이지요. 평상심과 심청사달(心淸事達)의 맑은 한 생각이 시비장단의 모든 일들을 가지런히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만사를 순리에 의하지 않으면 사회는 양극화로 치닫게 되며 결국 투쟁과 대립이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런 시대일수록 오직 지혜만이 필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일등능제천년암(一燈能除千年暗) 일지능멸만년우(一智能滅萬年愚)라는 말처럼 한 등불이 천년의 어둠을 다 걷어버리듯, 한 지혜가 우리의 우매함을 한순간에 타파해버릴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지혜란 일심(一心)이 청정해야 하며 이는 곧 다신(多身)이 청정해지고 ‘시방세계’가 청정해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스님, 정월대보름입니다. 다들 소원을 빌곤 합니다. 올해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목계(木鷄).” “무슨 뜻이지요.” 스님은 장자(莊子)의 ‘달생편’에 나오는 이야기 한토막을 들려준다. 싸움닭을 만들기로 유명한 기성자(紀誠子)가 있었다. 그는 왕의 부름을 받아 싸움닭을 조련시킨다. 열흘이 지나자 왕이 “다 되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기성자는 “닭이 지금 한창 허장성세를 부리는 중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열흘이 지나 왕이 또 물었다. 기성자는 “아직 덜 됐습니다. 다른 닭의 울음소리나 그림자만 봐도 덮치려고 난리를 칩니다.”라고 했다. 이렇게 반복되길 40일째 되던 날, 왕이 묻자 마침내 기성자는 “이젠 됐습니다. 나무로 만든 닭과 같습니다. 망지사목계의(望之似木鷄矣), 기덕전의(其德全矣). 다른 닭들이 감히 대응하지 못하고 도망쳐버립니다.”라고 대답했다. 스님의 설명은 계속된다.‘목계’는 이기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재능이 있어도 ‘무심(無心)’으로 살아 사람들을 감화시키기 때문이란다. 이는 곳 ‘덕(德)’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덕이란 무엇입니까.”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주역의 첫장에 나옵니다. 선행이 쌓이면 반드시 집안에 경사가 온다는 뜻이지요. 인간은 각자 살아가는 팔자가 정해져 있습니다.60살에 죽는 팔자,80살까지 살 팔자, 그러나 이 팔자가 아무리 기구해도 선행이 쌓이면 운명이 바뀝니다. 일찍 죽을 팔자도 80∼90살로 바꿀 수 있지요. 살면서 화(禍)가 적어지고 축복받는 삶의 최선은 선행입니다.” 화두를 떠올릴 때 벽산(碧山)을 생각한다고 했던가. 스님이 뱉어내는 화두는 거침없었다. 깊은 수행의 내공, 일심(一心)과 즉심(卽心)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았다. 월정사 관계자에 따르면 정념 스님은 좌복에 앉은 지 10년만에 공부의 묘한 경계를 맛봤다. 평소 즐겨 독송하던 원각경이 온몸에 전율로 다가왔다. 이후 개미 한마리까지 환희로 보이고 생명에 대한 외경심이 넘쳐났다고 귀띔해줬다. 정념 스님은 이른바 불교계의 개혁파로 꼽힌다. 그는 올해로 법랍 26년. 경남 고성 출신으로 고등학교 졸업 직후인 18살에 출가했다. 이후 종교계에서는 처음으로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탄허 스님의 맏상좌(세속의 맏아들격)인 만화희찬 스님을 은사로 모셔 승려가 됐다. 월정사 주지를 맡기 전 그는 12년 동안 상원사에서 주지 소임을 맡았다. 그가 상원사 주지를 맡을 때 아직 젊고 공부의 묘미에 푹 빠져 있어 처음엔 거절했지만 소임과 수행, 이판과 사판이 따로 분리될 수 없다는 생각에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는 지난해 2월 나이 마흔아홉에 현해 스님이 동국대 이사장으로 떠나면서 제4교구 본사 주지로 발탁돼 주목을 끌었다. 월정사 문중서열상 여전히 젊은 편이지만 어른 스님들은 “시대적 흐름에 맞게 젊고 유능한 사람이 일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삶과 수행은 일치돼야 합니다. 과거의 수행은 정태적이었지요. 이젠 대중의 가치와 열심히 호흡해야 합니다. 종교는 역사를 주도하고 문화를 창달하는 것이 본질이며 예언자적 길을 걸어야 합니다.21세기의 문화가 놓여 있습니다. 수행자적 삶을 살 수 있다면 사회 전체가 행복해집니다. 출가학교를 개설한 것도 바로 이같은 취지입니다.” 지난 1년 동안 단기 출가학교 졸업생은 165명. 평균 10대1의 경쟁률에 이를 만큼 점점 인기를 끌고 있다. 올 4월에 여는 제4기 출가학교 응모자만 하더라도 60명 정원에 현재 400여명이 몰리고 있다. 정념 스님은 다음달 14일 기존 졸업생들과 함께 미얀마 등 남방불교 순례를 떠난다. 그는 “지금까지 ‘출가’라는 어휘 자체가 부정적이었지만 이제는 무상(無想)의 경험을 통해 인생을 슬기롭게 사는 길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올해에는 웰빙타운(명상센터)과 생태·문화마을을 조성해 대중들과 더욱 친숙하게 만나겠다.”며 문수동자처럼 환하게 웃었다. km@seoul.co.kr
  • [12일 TV 하이라이트]

    ●한강수 타령(MBC 오후 7시55분) 나영은 강수를 회사로 불러 신률의 방을 구경시켜준다. 한편, 가영은 가족들에게 취재 때문에 일주일 정도 지방 출장을 다녀와야겠다고 말하고, 할머니 등 가족들은 안된다며 가영을 말린다. 준호도 자기와 먼저 의논을 했어야 하지 않느냐며 화를 내고, 가영도 지지않고 맞선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9시20분) 뒤로는 수려한 산봉우리가, 눈 앞에는 드넓은 바다가 펼쳐진 전북 부안을 찾아간다. 내소사의 전나무 숲길과 대웅보전, 저마다의 재주를 하나씩 품고 있는 원숭이들의 학교, 싱싱한 해산물로 만들어내는 젓갈의 명소 곰소 젓갈단지까지 듣기만 해도 속이 꽉 찬 부안의 명소들을 만나본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1999년 결성돼 신촌과 홍대 주변의 라이브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넬은 김종완(보컬, 기타), 이재경(기타), 이정훈(베이스), 정재원(드럼)등 80년생 동갑내기로 구성됐다.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하게 연주하는 선율 속에 거침없이 열정을 쏟아내는 넬만의 무대를 만나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6시50분) 무능력할 뿐 아니라 아내가 고생하는 것을 보고도 못 본 척하는 남편. 그런 남편을 한사코 옆에 두고 감싸는 시어머니에게 위자료를 받을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또 임대된 점포의 일부 공간을 재임대한 업주는 원래 점포 주인에게 임대료를 내야 하는지도 함께 알아본다. ●용서(KBS2 오전 9시) 수민은 번역 일로 받은 선금을 재훈에게 주며 빚갚는 데 보태라고 하지만 재훈은 수형의 병원비를 받을 수는 없다며 거절한다. 한편 수형이를 통해 인영이 찾아 온 사실을 알게 된 수민은 형우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한번 이런 일이 생기면 수형이를 데리고 영원히 사라져 버리겠다고 말한다. ●바람꽃(KBS1 오전 8시5분) 형주는 헤어지자고 말하는 영실을 설득해 보지만 영실에게는 무서운 현실과 하나뿐인 오빠 인표의 뜻을 거스를 자신이 없다. 마음에 없는 말을 내뱉는 영실을 보며 가슴이 미어지는 형주. 한편, 맞선을 본 여자에게 무안을 주고 자리에서 일어나버린 일로 형주는 재규에게 호된 꾸지람을 듣는다.
  • 청년실업 ‘맨손 창업’으로 뚫는다

    청년실업 ‘맨손 창업’으로 뚫는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화되면서 청년창업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늘 구멍보다 좁은 취업문을 두드리기보다는 창업을 통해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 현실적이란 판단에서다. 그러나 경험과 자금 조달력에서 기성세대에게 밀리는 이들에게 창업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패기만을 믿고 충동적으로 창업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성공한 이들은 대부분 치밀한 사전 계획과 준비로 창업함으로써 새로운 인생의 첫발을 내디뎠다. ●발로 뛰는 ‘맨손 창업’ 2002년 대학 졸업 후 수십 번의 입사 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한용배(28)씨. 결국 그는 취업을 포기하고 지난해 6월 향기관리업‘에코미스트’사업을 시작했다.1000만원 정도의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리필 사업이기 때문에 영업력에 따라 고수익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 사업은 점포나 사무실 및 관공서, 전문매장, 사우나, 병원, 유치원 등에 자동향기분사기를 설치하고 이 자동향기분사기 속에 각 장소에 적합한 천연향을 내장해 매월 리필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한씨는 “한번 거래처를 뚫으면 최소 6개월은 리필을 해주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수익이 증가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첫 달은 거래처가 10군데도 안 되던 것이 점차 늘어 6개월째인 현재 70여 군데로 불어났다. 사업 초반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경험이 전무했던 그로서는 영업처마다 문전박대를 받기 일쑤였고, 무료 샘플 설치마저도 거절당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로 인해 극심한 자괴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여기서 무너지면 끝이라는 절박함이 마음을 다잡게 하더군요.”. 그는 거래처를 뚫기 위해 죽기 살기로 뛰어 다녔다. 향이 너무 진하거나 취향에 맞지 않는 등 문제가 생기면 즉시 고객의 요구에 맞게 제품을 바꿔줬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자 서서히 매출이 오르기 시작, 지금은 70여 거래처에 200여개 자동향기분사기를 관리하고 있다. 그 동안 천연향 제품에 고객의 관심을 끌어내는 나름대로의 영업 노하우도 터득했다. 한씨가 주로 추천하는 상품은 전나무, 측백나무, 소나무 등의 침엽수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원료로 한 삼림욕 향이다. 창업 비용 1000만원은 부모님에게서 빌렸다. 현재 월 평균 매출은 400만원 정도에 순이익은 200만원 정도다. 버는 돈 대부분은 저축한다. 그는 “향기관리 사업을 통해 2년내 5000만원을 모으는 것이 목표”라며 “이 돈을 종자돈으로 더 큰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이디어로 승부거는 온라인 창업 2002년 대학을 졸업한 여운창(26)씨. 온라인 쇼핑몰 창업 2년 만에 월 순익 2000만원을 올리는 ‘신보부상 디지털 상인’이 되었다. 컴퓨터와 인터넷 도사였던 그는 취업은 아예 포기하고, 대학시절 가구 판매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을 밑천삼아 온라인에서 가구 판매를 하기로 했다. 당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가구 판매를 하는 곳이 한군데도 없어 틈새시장이라고 판단했다. “우선 대형 가구점의 배달사원으로 6개월 근무, 가구의 유통과정, 업계현황 등을 배우며 가구공장 직원들과도 친분을 쌓았어요. 몇몇 업체로부터는 독립하면 물건을 대주겠다는 약속도 받아냈어요”. 자신감이 붙은 그는 2002년 12월 창업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트럭터미널에다 보증금 없이 월세 25만원 하는 5평 창고를 얻었다. 가구 600만원 어치와 배달용 봉고트럭, 사무실 집기 등을 구비했다. 이어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에 등록을 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여씨는 다른 쇼핑몰 창업자와는 달리 배달을 택배에 맡기지 않고 직접 했다. 배송비를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직접 배송함으로써 파손을 막아 반송품도 줄였다. 택배를 통한 가구배달이 보통 5∼7일 정도 걸리는데 직접 배송할 경우 이틀안에 배송이 가능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직접 배달을 하면서 신뢰관계가 쌓이면서 단골 고객들이 생겼지요. 나중에 이 단골고객들이 직접 창고로 찾아와 오프라인 매출도 늘어났지요.” 오프라인 매출은 대부분 회사를 상대로 하는 것이어서 거래 규모가 커 도움이 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출 비율이 50대 50으로 되면서 지난해 10월 창고를 210평으로 늘려 파주로 이사했다. 그가 말하는 성공 포인트는 싸고 좋은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2년 전과는 달리 지금은 경쟁 쇼핑몰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여씨는 거래처와 철저한 현금거래를 통해 보다 싸고 좋은 물건을 들여 오는 데 신경쓰고 있다. 창업비용은 1600만원 들었다. 반면 월 매출은 창업 1년이 지난 시점부터 1억원을 넘어섰고,2년이 다 된 지금은 월 평균 매출이 1억 5000만원선이다. 이중 물품 구입비는 1억원 정도.9명의 직원 임금, 사무질 유지비용 등을 제하면 2000만원이 순수익으로 남는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성공하려면…탄탄한 장기로드맵 필요 청년들이 가장 손쉽게 뛰어들 수 있는 ‘맨손창업’과 ‘온라인창업’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맨손창업은 2000만원 이하의 소액자본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무점포형 사업이다. 위험부담이 적어 자금이 부족한 청년들의 좋은 사업 아이템이다. 하지만 성공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 창업 초기부터 일정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검증된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무점포 사업이라 할지라도 일정한 수익을 올리면서 사업 경험을 쌓을 수 있어야 한다. 무점포 사업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 장기적인 로드맵도 그려야 한다. 온라인 창업의 성공전략은 무엇보다 값싸고 품질좋은 제품을 판매한다는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제품 설명은 상세하면 상세할수록 좋다. 음식의 경우에는 산지는 물론이고 중량, 재료, 생산일, 유통기한까지 정확하게 표시한다. 중요한 것은 장단점을 가리지 않고 고객에게 모두 알려야 한다는 점이다. 많은 판매자가 경쟁하므로 친절한 서비스는 생명과도 같다. 특히 게시판이나 이메일 등을 통해 고객을 상대하기 때문에 오프라인보다 두 세배 더 친절해야 한다. 온라인 판매 전 아르바이트 등으로 현장 경험을 쌓는 것이 좋고, 사전에 컴퓨터 및 인터넷 지식을 충분히 습득한 뒤 창업해야 기술적으로 보다 능숙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사진촬영 기술도 습득하는 것이 유리하다. (조언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강풍·눈보라속 “백두대간 보호” 합창

    강풍·눈보라속 “백두대간 보호” 합창

    “백두대간 보호 원년을 맞아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귀중한 자연유산을 미래 세대에 온전히 계승할 것을 다짐합니다.” 조연환 산림청장 등 산림 공무원과 임업인 등 250여명이 을유년 업무를 강풍과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백두대간에서 힘차게 시작했다.‘산사람들’은 3일 오후 3시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 대관령 정상(해발 950m)에서 현장 시무식을 가졌다. 이번 행사는 올해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는 원년을 맞아 백두대간 보전의 중요성을 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개청 이래 백두대간에서의 첫 시무식일 뿐 아니라 임업인과 산림경영인 등이 동참한 이례적 자리였다. 특히 이곳은 산림청이 지난 2002년 백두대간 생태복원을 위해 13㏊에 전나무와 분비나무 등을 조림한 곳이기도 하다. 산림청 남성현 기획관리관은 “이번 행사는 백두대간과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겠다는 염원과 현장 속에서의 산림행정을 실현하기 위한 강한 혁신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서 있기조차 힘든 초속 16m의 강풍과 눈보라가 치는 가운데 열린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백두대간 보전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이들은 산림헌장 낭독에 이어 ‘만세 삼창’을 외치면서 백두대간 보호를 다짐했다. 조 청장은 신년사를 대신해 “우리를 맞는 마루금에서 바람은 거세고 기온은 차가우나 우리의 가슴은 불타고 기상은 드높다. 오라 산이여. 오라 숲이여. 오라, 나무들이여….”라는 내용의 자작시를 낭송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거센 바람과 눈보라를 뚫고 선자령(1157m)까지 4㎞에 달하는 등반에 나섰다. 조 청장은 행사가 끝난 뒤 “숲이, 특히 백두대간이 난개발과 국민의 무관심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면서 “산을 지키고 관리하는 부서이자 산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임업후계자 김규석(44·전북 순창군)씨는 “올해는 백두대간보호법이 시행되는 원년이어서 오늘 행사는 매우 뜻깊다.”면서 “우리의 외침이 백두대간 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촉발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횡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佛 ‘알뜰한 X마스 보내기’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佛 ‘알뜰한 X마스 보내기’

    프랑스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최대의 전통 명절이다.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은 상점들의 매출이 가장 높은 기간으로 꼽히지만 최근 들어 프랑스인들의 소비 규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오랜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 물가고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프랑스인들의 지갑은 여전히 얄팍하다. |파리 함혜리특파원|살인적인 물가고 시대를 사는 프랑스인들은 될 수 있는 한 아끼고,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크리스마스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화려한 파리 야경은 공짜” 크리스마스 시즌을 가장 먼저 알리는 것은 시내의 화려한 야간 조명과 장식이다. 평소 매력적인 인테리어로 쇼핑객들을 유혹했던 파리 시내 고급 상점들과 대형 백화점들은 경쟁하듯이 화려하게 크리스마스 조명과 장식으로 치장,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도르도뉴 지방에서 간호사 일을 하는 크리스틴(22)과 투르에 사는 남자친구 미셸(24)은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두고 파리에 올라와 주말을 보냈다. 센강에서 유람선도 타고, 에펠탑에 올라가 파리 야경을 봤다는 그들은 “낮에 보는 파리도 아름답지만 크리스마스 조명이 화려하게 밝혀진 밤의 파리는 더욱 아름답다.”면서 “돈 안 들이고 크리스마스 기분을 맘껏 낼 수 있어 좋다.”며 즐거워했다. 파리 시내 곳곳에서 빛나는 화려한 야간 조명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가장 화려한 샹젤리제의 가로수에는 지난달 23일부터 수만개의 전구가 반짝이고 있다. 보석상점이 밀집한 방돔광장에는 커다란 눈덩이와 은색의 눈 덮인 크리스마스 트리가 군데군데 설치돼 있고 건물 벽에는 흰눈이 내리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조명이 설치됐다. 대형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조명도 놓쳐서는 안 된다. 오봉마르셰와 갤러리 라파예트, 프랭탕 등 유명 백화점들은 건물 전체를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하고 쇼윈도는 다양한 인형과 장난감으로 꾸몄다. 동화나라처럼 장식된 쇼윈도를 구경하러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일부러 밤 나들이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파리시는 시내의 5곳에 집중적으로 조명을 장치하고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시청에서 루브르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리볼리가, 전통 시장으로 유명한 무프타르 거리, 벼룩시장이 서는 생투앙 대로, 파리북부의 신흥 상업지역 벨빌, 그리고 생제르맹 데프레 등이다. 라데팡스의 신 개선문도 초록, 노랑, 빨강색 조명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현대적 건물 디자인에 어울리게 홀로그램으로 리본, 트리, 방울 등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게 독특하다. 야간 조명은 1월 첫째주까지 계속된다. ●크리스마스 준비도 알뜰하게 유로화 도입 이후 물가가 부쩍 오른데다 몇년째 계속된 경기 침체로 프랑스인들의 씀씀이는 크게 줄었다. 예전처럼 백화점 등에서 비싼 선물을 사는 대신 인터넷·잡지 등의 각종 정보를 활용해 알뜰하게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www.arbre-de-noel.com), 축제(www.fetes.org) 등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법, 각종 이벤트 활용법, 크리스마스 요리법, 좋은 장난감 고르는 법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성탄절 준비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독일, 오스트리아 등 독일어권 지역의 대부분 도시에는 크리스마스에 앞서 4주 전부터 크리스마스 시장이 선다. 프랑스에서는 독일 접경지역에 있는 스트라스부르의 크리스마스 시장이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유명하다. 스트라스부르의 크리스마스 시장은 16세기 수도승들이 전나무를 베어 성당 앞에서 판매하던 것이 기원이 됐다. 지금은 뮐우즈, 오베르나이, 리보빌, 케제르베르, 몽벨리야르 등지에 크고 작은 크리스마스 시장이 선다. 밤 늦게까지 열리는 크리스마스 시장에서는 각종 크리스마스 장식품이나 털모자와 장갑 등 겨울용품, 선물을 판매한다. 따끈하게 데운 포도주, 꿀을 바른 땅콩, 군밤 등도 판다. ●가족과 즐기는 크리스마스 프랑스인들은 대부분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조용히 보낸다. 때문에 성탄절 이브의 저녁 식사는 연중 가장 푸짐한 식단으로 꾸며진다. 파리에 사는 실비아(55)는 “프랑스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종교적 축제일이라기보다는 가족간 정겨운 대화를 나누며 푸짐하게 식사를 하고, 선물을 주고받으며 사랑과 정을 나누는 날로 인식돼 있다.”며 “식사 준비를 하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큰 즐거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두 딸과 가까운 친척들이 함께 할 올해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에 그녀가 계획하고 있는 메뉴를 살펴보자. 요리는 연어, 거위간, 생굴, 밤을 절여 넣은 칠면조 고기, 치즈, 샐러드 등이다. 해산물과 고기요리 사이에 입맛을 새롭게 하고 소화를 돕기 위한 트루노르망(레몬 소르베에 칼바도스를 뿌린 것)을 준비할 생각이다. 그런 다음 ‘뷔슈’라고 하는 장작 모양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샴페인과 함께 먹는다. 크리스마스 저녁식사는 커피와 초콜릿으로 마무리된다.3∼4시간동안 식사를 하다 보면 어느새 자정이다. 자정이 되면 각자 준비한 선물을 교환하며 ‘주아외 노엘(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뜻)’이라는 인사를 주고 받는다. 선물교환을 조금 일찍하고 나서 자정 미사에 참가하기도 한다.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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