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법 개혁 지금부터다
대법관 임명 제청을 둘러싼 파동이 18일 전국법관회의가 대법원장의 제청을 수용하고 청와대 또한 대법원장의 제청을 받아들이기로 함에 따라 일단락됐다.최종영 대법원장도 19일 사법 개혁 추진을 약속했거니와 진정한 사법 개혁은 지금부터라고 본다.이른바 사법 개혁세력과 구체안을 내놓아야 하는 대법원 모두에게 던져진 과제다.
우선 사법 개혁 세력은 법령이 개혁적으로 바뀌지 않은 현 상황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사법부가 법 해석과 판결로 시대변화를 얼마나 제대로 담아낼 수 있겠는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분리돼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사회 변화에 부응한 법사회학적 판단은 헌법재판소가 주로 맡되,연간 2만여건의 재판을 맡는 대법원은 정책 판단보다 법률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대법관의 실무 능력이 중시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법부의 독립은 정치권력은 물론 외부 세력으로부터의 독립도 의미한다.개혁 세력 안에서도 법관 인선과 관련,사법부 내 충원과 사법부 외 충원을 둘러싸고 현저하게 입장 차이가 있지 않았는가.무엇보다 사법 개혁이 성공할 수 있게 힘을 모아야 할 때임을 개혁 세력은 명심해야 한다.
대법원 또한 쉽지 않은 책무를 지게 됐다.대법원장이 개혁 프로그램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개혁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사법부 독립과 재판의 공정성,법 운용의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사회 변화에 발맞춘 사법 개혁을 이뤄나가야 한다.법관 인사 제도의 유연화와 사법부 독립의 유지,진보적인 법 해석 수용과 안정성 유지 등 난제들이 가로놓여 있다.사법부는 지금부터 국민 열망에 부응하는 개혁을 이루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