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평가 전면 재조사] “평준화지역, 비평준화 보다 성취도 높다”
학업성취도 평가결과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이 증폭되는 가운데 초·중·고교로 올라 갈수록 기초학력 미달학생의 비율이 높아지는 게 그동안 지속된 하향 평준화 정책 때문이라는 교육과학기술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게 전문가와 교원단체의 지적이다. 기본적으로 학력차는 학교급이 올라 갈수록 학습의 질과 양이 많아지고 깊어지는 데다 가정 및 지역요인 등 복합적인 요인이 엉켜 나타나는 게 일반적인 만큼 평준화 교육정책만 탓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전교조는 이와 관련, 19일 평준화가 성적 하향평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자체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고교 평준화 여부가 중학교 교육에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 아래 중3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간접 비교한 결과, 경기도 평준화 지역의 학업성취도가 국어, 사회, 과학, 수학, 영어 등 모든 과목에서 비평준화 지역 중3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보다 높게 나왔다.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도 평준화 지역이 비평준화 지역 평균보다 훨씬 낮았다. 제주도도 경기도와 비슷했다. 제주도의 경우 제주시는 평준화지역이고 서귀포시는 비평준화 지역이다. 두 지역의 중3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분석한 결과 평준화지역인 제주시가 비평준화 지역인 서귀포시보다 학업성취도가 높고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비율은 낮게 나왔다.
한국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평준화와 비평준화 지역간 학력차 원인을 놓고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번 결과는 학문적으로 세밀하지 못하게 발표돼 의미있는 데이터가 아니다.”면서 “시군구별, 학교별 데이터 등 보완을 해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육개발원에서도 같은 분석이 나왔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연세대 강상진 교수와 서울대 김기석 교수에 의뢰해 2004년 9월부터 2005년 6월까지 전국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력평가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모두에서 평준화 지역 학생들이 더 나은 성취도를 보인 것으로 나왔다. 전국 일반계의 10%인 126개 고교 학생 8588명을 대상으로 횡단적 연구를 한 결과, 평준화지역 학생들의 점수가 비평준화지역보다 언어영역은 4.72점, 수리영역은 문과 10.28점·이과 7.91점, 외국어영역은 4.37점 더 높게 나타났다.
강 교수는 “비평준화 지역은 성적이 높고 평준화 지역은 성적이 낮다는 것과 오히려 반대되는 증거가 많다.”고 지적했다.
초6 학생의 학업성취도 결과가 전국 상위권으로 파악된 강원도 양구교육청 관계자도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기초학력 미달학생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학습수준이 높아져 그런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박현갑기자 eagled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