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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중근 의사 항일 의거 알려 일제 침략의 역사 직시 의도”

    “안중근 의사 항일 의거 알려 일제 침략의 역사 직시 의도”

    “일제 침략의 역사를 회고하고 직시하려는 것이 ‘안중근 의사 기념관’의 중요한 목적입니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에 개관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의 총설계사 겸 책임자인 쉬허둥(徐鶴東) 하얼빈시 문화·신문출판국 부국장은 20일 하얼빈 시정부 회의실에서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기념관의 설립 취지를 이같이 설명했다. 쉬 부국장은 “기념관은 안중근 의사의 항일 의거와 동양평화론을 널리 알림으로써 (일제의) 침략전쟁에 반대하고 세계 평화를 제창하고자 설계됐다”면서 “기념관 설치는 중국이 위대한 인물에 표하는 최고 수준의 예우라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그는 기념관이 지난해 11월 시공에 들어가 불과 2개월여 만에 전광석화처럼 완성돼 개관한 것과 관련,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때 표지석 설치 요청이 있은 이후 줄곧 설계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중국이 박 대통령의 요청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다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계기로 태도를 바꿨다는 추측을 부인한 것이다. 200㎡ 규모의 기념관 내부 전시물은 중국에서 안 의사와 관련된 사료를 가장 많이 보관하고 있던 하얼빈시 조선민족예술관에서 옮겨 온 것들이다. 쉬 부국장은 기념관을 찾는 방문객들이 안 의사의 의거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적 설계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기념관에는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장면을 재현한 대형 수묵화 등이 걸려 있다. 모두 중국 1급 미술가들의 작품이다. 그는 기념관 개관뿐만 아니라 저격 지점인 하얼빈역 1번 플랫폼 위에 ‘안 의사 이토 히로부미 격살 사건 발생지. 1909년 10월 26일’이라는 설명 문구를 눈에 잘 띄게 걸어 놓은 것에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쉬 부국장은 안 의사가 중국에서 장기간 체류하면서 한학(漢學)에 밝았다는 점에서 한국과 중국 사이에는 항일투쟁이라는 공통분모뿐만 아니라 문화적 유대도 강하다며 양국 간 우의와 협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기념관에 걸려 있는 안 의사의 서예 작품은 모두 한학에 기반을 둔 것”이라면서 “중국 국부 쑨원(孫文)과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 등 중국의 옛 최고 지도자들도 안 의사의 의거를 대대적으로 칭송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의사는 한국 근현대사 최고의 영웅으로 중국인들도 그를 존경하고 흠모한다”면서 중국은 이미 2006년부터 안 의사 기념 사업을 본격화했다고 소개했다. 안 의사가 거사를 치르기 전 들렀던 자오린(兆麟)공원(옛 하얼빈공원)에 안 의사의 유묵비를 세웠고, 하얼빈시 조선민족예술관에 별도의 ‘안중근 전시실’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하얼빈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몰래 다가가 전광석화처럼 임팔라 공격하는 악어 포착

    몰래 다가가 전광석화처럼 임팔라 공격하는 악어 포착

    ”앗 깜짝이야!” 물 마시러 왔다가 황천길 떠날 뻔한 임팔라의 아찔한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드는 이 사진의 촬영장소는 아프리카 짐바브웨 남부 루앙과 국립공원으로 최근 영국출신 아마추어 사진작가가 포착해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 속 주인공은 여러마리의 임팔라와 악어. 종종 물마시러 오는 코끼리까지 공격하는 ‘포식자’ 악어는 이날도 물 속에 숨죽여 있다 순간적으로 임팔라를 공격했다. 그러나 임팔라의 ‘방어’도 만만치 않았다. 눈깜짝할 사이 마치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 악어의 공격을 벗어난 것. 사진을 촬영한 롭 브루키스(64)는 “악어가 입을 벌리고 물 속에서 튀어나오는 것을 많이 놀랐다” 면서 “임팔라의 반응 또한 믿기지 않을 만큼 빨라서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 놀라운 것은 임팔라가 악어의 공격을 받고도 잠시후 다시 조심조심 강가로 다가와 물을 먹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바크로프트/멀티비츠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열린세상] 청정한 온라인 세계/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열린세상] 청정한 온라인 세계/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라는 노래다. 톤이 낮아 노래방 점수는 잘 나오지 않지만 수업 시간에 유용해서 유튜브를 통해 들은 다섯 번째로 좋아하는 노래이다. 천문학적인 숫자의 조회를 기록한 조시 그로번의 노래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은 힘들 때마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상기케 하고 청정함과 그리움에 대한 가치를 내게 일깨운다. 이뿐인가. 인터넷, 소셜 미디어, 댓글 등 컴퓨터와 유·무선을 활용하는 온라인 미디어 세계는 불확실한 대상에 대해 언제 어디서든 검색해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인류에게 온라인 이전의 세계와는 다른 상상할 수 없던 커뮤니케이션 양식을 선물한 것이다. 매우 제한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었던 외국의 지인들과도 공식·비공식적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눈다. 미지의 나라들과 사회 풍속, 아름다운 경치와 신기한 삶들을 쉬지 않고 날라 준다. 사람들과 접촉하고, 맛있는 음식을 느껴보고, 유명 인사들의 근황과 동태를 얻고 본다. 기존 언론이 제때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정보와 해설도 풍성하여 대처의 필요성을 시의성 있게 헤아리게 한다. 온라인 세계와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시대, 지구촌이라는 개념이 동시 공존감(co-presence)으로 실재하게 된 것이다. 온라인 세계는 역사상 유례없이 전광석화의 속도로 탄생한 제국이다. 온라인을 리드하는 한 유형인 페이스북은 가입자가 2012년 9억명, 2013년 11억 1000만명을 기록하여 세계 2위 인구 대국 인도를 넘어섰다. 매년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2020년에는 20억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되어 중국을 훌쩍 추월하고 세계 제1의 대국이 된다. 이를 능가할 제국의 출현은 어떤 상상력으로도 현실적이지 않다. 우리나라 온라인 환경과 이용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온라인 세계의 핵심 미디어가 되고 있는 모바일은 2012년 가입자 5504만명, 스마트폰 가입자 4280만명으로 보급률로는 포화상태이다. 한국인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은 2013년 6월 15일 현재 1073만 2724명이다. 인간이 만든 창조적인 정보 생산 유통 소비 기술 중에서 온라인이 이처럼 가장 적극적으로 선택되는 이유의 핵심은 사적 및 공적 커뮤니케이션 욕구 때문일 것이다. 사적 차원은 자기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려는 행위이고, 공적 차원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얻고 공유감과 영향력을 추구하려는 욕구 충족행위이다. 정보 생산과 분배를 독점해 온 엘리트집단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정보주권을 행사하여 밀실에서 광장으로 나가고, 세상의 중심으로서 자기존재감의 지향인 것이다. 편안한 구술양식과 다양한 형태의 텍스트, 노래, 사진, 비디오, 동영상 등 특별한 제작기술 없이 손쉽게 인간의 오감에 부합하는 콘텐츠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온라인 세계는 매력적인 일상사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이런 표현의 자유 행위와 대중화는 개인의 욕구 충족을 넘어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문제는 부정적인 이용에 따른 역기능이다. 오프라인의 범죄를 멋진 신세계로 가꿀 수 있는 온라인으로 옮겨와 오염시키는 행위이다. 최근 우리 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온라인 범죄도 마찬가지다. 유명인, 무명인을 가리지 않고 비방, 허위사실, 비속어, 욕설, 악담, 저주, 독설, 인신공격, 명예훼손, 게시판도배, 협박, 성희롱 등 온갖 공격행위로 개인과 가족을 파탄으로 몰아넣고 있다. 국가정보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온라인 활동을 통해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논란도 철저하게 사실을 규명하고 필요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이제 구별할 수 없는 인간의 일상적인 현실 공간이다. 거의 무제한으로 정보가 확산되고 머무르는 개방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온라인에서 사실이 아닌 정보, 특정 권력을 위한 정보, 민주적 공동체를 부정하는 행위는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청정 온라인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 법 정비가 시급하다.
  • [서울광장] 변화는 의지가 관건이다/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변화는 의지가 관건이다/박현갑 논설위원

    의지가 관건이다. 개인이든 국가든 의지 유무에 따라 삶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변화는 의지가 행동으로 구체화될 때 생긴다. 실천하지 않는 의지는 꿈일 뿐이다. 방향성도 중요하다. 미래로 인도할 가훈이나 국정운영지표 같은 지도와 나침판이 필요하다. 의지가 잘못 표출되면 그런 가정과 국가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상반된 사례가 둘 있다. 지난달 시행에 들어간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이 한 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7년 대법원에서 확정한 2205억원의 추징금 중 1672억원을 내지 않고 있다. 17년째다. 그런데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집과 친·인척 사무실 압수수색에 처남 구속 등 전광석화 같은 검찰 수사 압박에 놀랐는지 추징금을 낼 기미를 보이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아예 추징금 230억원을 다 내겠단다. 보통의 국민이라면 수천억원대 추징금을 부과받을 일이 없다. 이보다 적게라도 있다면 빚을 내서라도 갚지 않고는 견디지 못할 게다. 전 전 대통령이 최소 7000억원대로 추정되는 비자금을 17년간 굴렸다면 이자 수입만 해도 원금에 버금갈 정도로 쌓였을 터. 그런데 추징금엔 법정이자도 물릴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은 동생과 사돈을 상대로 맡긴 비자금 350억원과 불어난 이자를 돌려 달라고 요구하다 두 사람이 자기가 낼 추징금을 대신 내는 조건으로 이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고 한다. 이자까지 치밀하게 계산하는 전직 대통령과 추징금은 형벌이 아니어서 원금 외에 체납에 따른 가산금리 부과 등 후속조치를 할 수 없다는 정부를 쳐다봐야 하는 국민들로서는 자괴감만 쌓였다. 이런 불만은 전직 대통령 추징금 환수 촉구로 이어졌고,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가 의지를 갖고 해결하려 한다. 과거 정부는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화답했다. 이런 화답에는 박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 간 악연도 한몫했을 법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선출 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자택은 예방했으나 연희동은 외면했다. 집권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을 듯하다. 결국 전두환 추징법은 사회정의를 바라는 국민 여론과 이를 받아들인 박 대통령의 의지가 빚은 성과물인 셈이다. 추징금 환수조치가 원칙 있는 사회 만들기라는 국민 의지의 실천이라면, 최근 복지정책과 세제 개편을 둘러싼 혼란은 민심과 동떨어진 지도자의 의지가 가져올 폐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기초노령연금을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노인에게 준다는 대선공약을 대폭 축소하면서 비판을 받았기 때문인지 박 대통령은 증세 없는 복지 실현이라는, 지키기 어려운 공약에 매달리고 있다. 증세가 아니라던 세제개편안은 증세안이었다. 게다가 증세 대상은 고소득층이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층이었다. 여론 질타에 하루 만에 세제개편 수정안을 내는 국정운영도 그 진정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중산층 잣대로 증세대상을 삼았다지만 조령모개 행정의 전형 같아 우울할 따름이다. 살림살이가 늘면 쓸 돈도 늘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국민은 복지 수혜자이면서 납세자이다. 세금은 피하고 싶고 무상보육과 급식, 무상교육에는 환호한다. 이 같은 이중적 정책환경을 인식하고 복지공약을 줄이든지, 세금을 더 걷든지 합리적 방향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복지위기에 따른 폐해가 먼 나라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 될 수 있다. 국가부도 위기사태에 처한 그리스에서는 앞치마 대신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성매매에 나서는 가정주부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가 실직하면서 버스요금 1.20유로(약 1800원)가 없어 몰래 버스에 탔던 19세 학생이 무임승차 단속원을 피해 달리던 버스에서 뛰어내려 결국 숨지는 사태가 있었다. 국민을 성매매로, 죽음으로 내모는 일만은 피해야 하지 않겠나. eagleduo@seoul.co.kr
  • 야권 국조 특위 위원들 ‘3·15 부정선거’ 거론… 정치권 충돌

    청와대가 야권의 ‘3·15 부정선거’ 언급에 발끈하면서 정국 정상화는 더욱 멀어졌다. 여야 간 대화의 계기를 마련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양상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23일 기자들과 만나 야권을 향해 “금도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과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 등 야권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지난 2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한 공개서한을 통해 4·19 혁명을 불러온 1960년 3·15 부정선거를 거론하면서 “반면교사로 삼으라”고 촉구한 데 대한 반발이다. 새누리당도 민주당이 대선 불복을 하고 있다면서 공세를 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지난 대선을 3·15 부정선거와 비교한 것은 ‘귀태’ 발언에 이어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대한민국 국민들을 모독하고 대선불복 의지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헌정질서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민주당이 2002년 대선에 영향을 끼친 ‘김대업 병풍 조작 사건’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으면서 지난 대선을 3·15 부정선거에 빗대는 억지 생떼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민주당이 3·15 부정선거 운운하면서 대통령을 사실상 협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선 한풀이이고 국민의 선택을 우습게 아는 독불장군 행태”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서울 청계천에서 열린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촉구’ 제4차 국민보고대회에서 “청와대와 국정원 벽이 아무리 높아도 우리의 함성이 그 벽을 넘어 이 땅에 민주주의를 반드시 다시 세울 것”이라며 “민주주의 회복의 그날까지 이곳 광장에서 노숙하며 천막을 지키겠다”고 장외투쟁의 강도를 끌어올렸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 수석의 ‘금도’ 발언에 대해 “국정원의 대선개입으로 지난 대선의 정당성이 훼손된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청와대는 이러한 논평을 하기에 앞서 국정원 사태에 대한 입장을 먼저 내놨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대통령이 입장을 밝혀야 할 중요사안에 대해서는 ‘국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무책임과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유독 ‘귀태’ 논란이나 이번 ‘3·15 부정선거’ 논란 등 정쟁의 한복판에 서는 일에는 전광석화처럼 움직인다”고 청와대를 비판했다. 이어 “야당과 국민이 바라는 것은 ‘책임자 처벌과 국정원 개혁’이고 나라를 바로잡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큰 문제를 예방하자는 건설적 제안에 대해 말 트집을 잡아 과잉 홍보를 하는 것은 떳떳하지 못한 일”이라며 “여권은 대선 불복으로 이끌어가려는 유인작전을 그만두라”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굶은 들개처럼 달려들어 방자고기를 물어뜯는 이빨이 뼛속까지 내리박힐 듯 지악스러웠다. 육고기 굽는 냄새가 오장육부를 뒤집어놓을 듯했지만, 고기를 굽던 당사자들은 꿀꺽꿀꺽 고기를 삼키는 산적들의 입만 바라볼 따름이었다. 그중에 한 놈이 난데없이 꺼억 하고 트림을 내쏟고 나서 물었다. “네놈들 보아하니, 끽해야 행랑것이나 약초꾼 주제가 분명한데…. 잡지 못하도록 금령이 내려진 방자고기는 어디서 난 것이냐?” “벼랑길로 몰리던 산양이 실족하여 일어나지 못하길래 고기나 먹자 하고 덮쳐 잡았소.” “산양이 실족을 해? 평생을 두고 된비알 타기로만 살아가는 산양이 실족을 해? 잔나비가 나무에서 떨어졌다는 얘기 같은 난생처음 듣는 소리인걸…. 설마 고기에 비상을 넣진 않았겠지?” “비상을 넣고 싶어도 없어서 못 넣었다오.” “이놈 봐라, 쓸까스르는 품이 제법인걸…. 말대꾸가 기탄 없는 것은 굽던 육고기를 가로채이고 나서 쓸개가 뒤틀렸단 얘기겄다?” “억울하다뿐이겠소. 댁들에게 칼부림이라도 하고 싶소.” “칼 가졌으면 어디 한번 휘둘러봐.” “칼이 없는 게 여한이오.” “이놈이 시방 어디다 대고 악증이냐.” 대거리하던 놈이 갑자기 눈을 홉뜨고 행중을 노려보던 바로 그때였다. 화톳불 근처의 바위를 엄폐물 삼아 매복하고 있던 행중 넷이 불쑥 모습을 드러내는가 하였더니, 순식간에 화톳불 가를 내리덮쳤다. 한 사람은 마주 일어서는 놈을 딴죽 걸어 넘어뜨리고 박이 터져라 몽둥이질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앞으로 엎어져서 신음하는 놈의 정수리를 절구질하듯 내리찍었다. 혹은 멱살을 날렵하게 뒤틀어 잡고 앙가슴 내질러 자빠뜨리고 난 뒤 발로 뱃구레를 눌러 꼼짝 못 하게 잡도리하였다. 화톳불 가에 앉았던 일행은 북새통이 일어나는 것과 때를 같이하여 이글이글 타는 불당그래를 집어들어 놈들의 쇄골에 사정두지 않고 곤두박았다. 살점이 타들어가는 냄새가 육고기 타는 냄새와 어울려 계곡에 진동하였다.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여섯 놈을 제압하고 말았다. 혼비백산하여 불난 강변에 소 날뛰듯 하는 산적들을 한데 꿇리고 난 다음 모두 윗도리를 벗겨 뒷결박하였다. 기습해서 산적 여섯을 아갈잡이하거나 뒷결박까지 한 것은 순식간이었다. 산적들 역시 허리에 감춰둔 예도(銳刀)와 요도(腰刀) 따위들이 있었으나 전광석화 같았던 기습에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당한 것이었다. 육고기 굽는 냄새에 현혹되어 사주경계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산적 여섯의 신색은 동지섣달 얼어붙은 달빛같이 파랗게 질려 있었다. 게다가 윗도리의 배자하며 저고리까지 벗겨 육단(肉袒)까지 시켰으니 아래 윗니 서로 맞부딪치는 소리가 멀리서도 들릴 지경이었다. 산적들이 단 한 발짝도 나서지 못하고 곱다시 당하고 만 것은 바로 그들 앞에 피워둔 화톳불 때문이었다. 앞으로 나아가자니, 불땀 좋게 피워둔 화톳불이 이글거렸고, 뒤로 튀자니 몽둥이와 이글거리는 불당그래와 칼이 내리꽂혔다.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순식간에 부수(?囚) 신세가 된 산적들의 행색을 찬찬히 살펴보았더니, 처음 마주쳤을 때와는 달리 처량하기 그지없었다.
  • 탈북자 9명 라오스行 20일 만에… 결국 평양으로 압송

    탈북자 9명 라오스行 20일 만에… 결국 평양으로 압송

    동남아시아 라오스로 탈출했다가 북한 현지 공관에 인도된 ‘꽃제비’ 출신 탈북자 9명이 중국을 거쳐 결국 평양으로 압송됐다. 정부 관계자는 29일 “라오스에서 중국으로 추방된 탈북자 전원이 28일 오후 베이징발 북한 고려항공 편을 통해 평양으로 강제 북송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난 9일 국경을 넘어 라오스에 들어선 15~22세(남 7, 여 2명) 탈북자 9명이 20일 만에 결국 그들이 그토록 탈출하고자 했던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것이다. 이번 탈북자 압송 사건은 북한의 허를 찌르는 ‘기획 북송’에 우리 정부가 속수무책으로 당한 외교적 실패다. 정부 및 탈북자단체 등에 따르면 북한은 탈북자 9명이 라오스에서 불법 월경자로 체포된 이후 정상적인 여행객으로 신분을 세탁하는 수법을 썼다. 북한의 라오스 현지 공관이 9명에게 단체여행 증명서를 발급, 중국 경유 비자를 받는 방식으로 중국 정부가 법적으로 개입할 여지를 사전에 차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자들은 중국 입국 시 적법한 북한 여권과 유효 기간이 열흘인 단체여행 비자를 소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즉, 라오스에서 불법 월경자였던 9명의 신분이 지난 27일 경유지인 중국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 입국할 때는 정상적인 여행자 신분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다. 이들은 북한 호송 요원들에 의해 27일 밤 11시쯤 베이징으로 옮겨진 뒤, 다음 날 오후 고려항공편을 통해 전격 압송됐다. 특히 북측 관계자들이 대거 호송에 참여해 삼엄한 감시 속에서 압송 작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자들이 라오스에서 추방된 지 하루 만에 전광석화 같은 북송작전이 진행된 것은 ‘탈북자 체포조’가 직접 개입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체제 들어 중국 내서 활동하는 국가보위부 해외반탐처 소속 탈북자 체포조가 이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외교부가 라오스 정부의 협조만 믿고 안이하게 초동 대응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북한이 탈북자 신병 확보를 위해 총력 외교전을 벌이는 동안 우리 외교 당국은 기류 변화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탈북자 9명은 지난 9일 중국 국경을 넘어 라오스로 들어갔지만 다음 날 불심검문에 걸려 억류됐다. 라오스는 한국행을 희망하는 이들의 신병을 우리 측에 인도할 뜻을 밝혔지만, 북측에 넘긴 후 우리 측엔 사후 통보했다. 북한 대사관 측은 라오스 정부의 협조로 탈북자를 직접 심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우리 공관은 탈북자들이 추방된 27일까지 18일간 한 차례도 영사를 면담하지 못했을 정도로 무기력했다. 북송 사실도 만 하루가 지나서야 최종 확인할 정도로 정보력 맹점도 노출했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기존 탈북자 북송 패턴과 다른 이례적인 방식이어서 정밀하게 분석하며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정관 재외동포영사대사를 라오스에 급파, 현지 최고위 채널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 등을 요구했지만 ‘사후약방문’이 된 셈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코레일사장, 국토부 압력에 사표… KTX 경쟁체제 도입 위한 수순?

    코레일사장, 국토부 압력에 사표… KTX 경쟁체제 도입 위한 수순?

    정창영(59)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국토교통부의 요구로 지난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국토부와 코레일 관계자들은 “국토부 산하 모든 공공기관장의 일괄 사표를 받고 있다”며 국토부가 사표 제출을 종용함에 따라 사표를 냈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이달 초부터 담당 국장 등을 통해 정 사장의 사표 제출을 요구했으나 정 사장은 이를 거부해 왔다. 정 사장은 당시 KTX 경쟁체제 도입 방안을 둘러싸고 국토부와 갈등을 겪고 있던 터라 코레일 사장에 대한 선별적인 사표 종용으로 보고 사표 요구를 일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 사장이 코레일뿐 아니라 모든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장에 대한 사표를 받고 있다는 말을 전해듣고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새 정부는 공공기관장의 일괄 사표 제출을 요구한 일이 없다고 확인했다. 임기 1년을 갓 넘긴 정 사장에 대한 사퇴 압력과 관련, 국토부 입장에 우호적이지 않은 코레일 사장부터 우선 교체한 뒤 KTX 경쟁체제에 대한 기존 입장을 관철하려는 수순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국토부는 최근 여론 수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KTX 민영화를 밀어붙이려 한다”는 비난과 반발에 부딛치자 속도 조절에 들어가는 등 관련 일정을 늦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 지난달 말 ‘철도산업 민간검토위원회’(검토위)를 발족하고, 오는 30일 철도산업위원회를 열어 KTX 경쟁 방안을 확정하겠다는 일정 아래 각종 작업을 전광석화식으로 밀어붙여왔다. 그러다 지난 16일 검토위에 참여하던 행정학계 대표 4명이 국토부의 부실한 여론 수렴과 검토위 운영을 문제 삼으면서 일제히 사퇴했다. 국토부 개편안이 수서발 KTX의 요금 인상과 황금 노선의 특혜 매각 등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 등이 쏟아지면서 KTX 경쟁체제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됐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지난 19일 열린 검토위 소위원회에서도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국토부는 코레일의 지분출자율을 30%로 제한하고 70%를 국민연금 등 여타 주주들로 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코레일은 100% 코레일 출자 자회사 형태로 경쟁체제를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국민연금 등 공적 자금이 70%를 차지할 경우 추후 지분 매각 등을 통해서 국부가 해외 투기자본에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반대 이유로 들고 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세출추경 2兆~4兆 확대 검토

    세출추경 2兆~4兆 확대 검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정부는 경기 진작에 쓸 세출 추가경정예산 규모를 정부안보다 2조~4조원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신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감소분을 보충하기 위한 세입 추경 규모는 축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여·야·정 협의체’는 17일 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추경안 심사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17조 3000억원을 추경하면서 일자리 예산은 4000억원밖에 안 된다”면서 “세출 예산 규모가 너무 작다. 정치권에서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새누리당 나성린 정책위의장 대행은 “전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즉석에서 공감했다. 이는 세입 12조원과 세출 5조 3000억원으로 구성된 정부의 추경안에 대해 ‘세출 확대’ 쪽으로 수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여야는 전날 정부의 추경안 발표에 앞서 추경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세출 추경 규모가 10조원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여야는 세입 추경 규모를 당초 12조원에서 10조원으로 2조원 축소한 뒤 세출 추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세출 추경 규모를 추가로 늘리기 위해 전체 추경 규모를 17조 3000억원에서 19조원 선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논의 중이다. 이 경우 세출 예산은 정부안에 비해 적게는 2조원에서 많게는 4조원 안팎까지 증가하게 된다. 여야는 18일 정부가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다음 주부터 관련 상임위원회별로 본격적인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다만 추경안 처리 시기를 놓고는 여야 간 미묘한 입장차가 감지된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국회가 관행을 뛰어넘어 전광석화처럼 처리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4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당부했다. 반면 민주당은 부실 처리를 차단하기 위해 충분한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中CCTV 화면에 ‘순간이동’하는 초능력자 찍혀

    中CCTV 화면에 ‘순간이동’하는 초능력자 찍혀

    SF영화에서나 등장하는 ‘순간이동’의 모습이 중국의 한 CCTV 화면에 찍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중화권방송 NTDTV가 바이럴 영상을 전하는 코너인 ‘오프 더 그레이트월’에서 한 편의 미스터리 동영상을 소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영상을 보면 어두컴컴한 시각, 교차로로 보이는 화면에서 가끔 차들이 지나는 모습이 보인다. 특히 화면 자막으로는 시간대가 2012년 9월 5일 0시 3분대이며 상두 지역의 64번 카메라라고만 확인되고 있다. 우선 리어카가 달린 자전거를 탄 남성이 좌측에서 교차로 쪽으로 진입하는데 커다란 트럭 한 대가 상단부에서 브레이크도 밟지 않은 채 돌진해 온다. 이 때 자전거를 탄 남성의 정면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빛줄기가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다가와서 자전거와 트럭이 충돌하는 순간 폭발적인 빛을 내며 그 배달부와 함께 사라지고 만다. 이내 트럭은 급정거를 했고 운전자가 급히 뛰어내려 차량 주변을 확인한다. 그는 주변에 아무 이상이 없는 지 어안이 벙벙해 한다. 그렇다면 그 빛줄기와 자전거를 탄 남성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바로 교차로 우측 상단부에서 빛과 함께 나타났다. 그런데 그 빛줄기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이어진 느린 화면으로 재생된 영상을 보면 마치 SF 영화에서처럼 확실히 한 사람이 빛을 내며 달려와 운전자는 물론 자전거와 함께 순식간에 사라졌고 인근 도로에서 나타났다. 문제의 그 사람은 운전자의 안전을 확인했는 지 이내 유유히 걸어서 사라지는 데 걷는 모습이 여성인 듯 보인다. 한편 이 영상은 유튜브는 물론 각종 사이트를 통해 확산됐으며 일부 국내 블로그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아직 진위는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대부분의 네티즌은 잘 만들어진 조작 영상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전광석화 역습’ 12년만에 男메달 끈 잇다

    ‘전광석화 역습’ 12년만에 男메달 끈 잇다

    “이 메달은 아람이와 한국펜싱을 위한 겁니다. 오늘 길을 텄으니까 이젠 술술 잘 풀리겠죠.” 최병철(31·한국마사회)은 펜싱 남자대표팀의 우두머리(?)다. 지난 2001년 첫 태극마크를 단 이후 거의 줄곧 대표팀을 지켰다. 그런 그가 ‘엿가락 1초 파문’이 채 가라앉지 않고 술렁대던 런던올림픽 펜싱장에서 첫 메달을 잡아챘다. 2000년 시드니대회 김영호(플뢰레 금), 이상기(에페 동) 이후 끊어졌던 남자 펜싱의 ‘메달끈’도 다시 이었다. 전날 피땀 어린 4년을 단 1초에 도둑맞은 여자 후배 신아람(26·계룡시청)과, 앞서 구본길(23·국민체육진흥공단)의 오심 등으로 상처 입은 한국펜싱의 자존심도 살려냈다. 1일(한국시간) 엑셀 런던 사우스아레나. 최병철은 런던올림픽 펜싱 개인전 남자 플뢰레 3, 4위전에서 안드레아 발디니(이탈리아)를 15-14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준결승에서 알라에딘 아부엘카셈(이집트)에 12-15로 져 결승 진출이 무산된 최병철은 자신의 ‘에페’(에페 종목용 칼·펜싱은 칼의 종류에 따라 3종목으로 나뉜다)를 고쳐 잡고는 경기장(피스트)에 다시 들어섰다. 8강전 때 입은 오른 발목 부상으로 다소 불편했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상대를 찔렀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려 경기 도중 메탈 재킷까지 한 차례 갈아입은 최병철은 12-8까지 앞서갔지만 2세트가 끝날 무렵 연속 공격을 허용해 14-14로 몰렸다. 득점 없이 마지막 3분이 거의 다 흘러갈 무렵. 종료 7초를 남기고 상대가 얼굴을 향해 찌르기를 날리려는 찰나, 최병철은 반 박자 빠른 ‘플레시’(검을 든 팔을 편 채 길게 날아 찌르기)로 검을 발디니의 빗장뼈 사이에 꽂았다. 전광석화 같은 ‘콩트르아타크’(역공격)의 완벽한 성공. ‘2전3기’였다. 아테네에서 14위, 베이징에서 9위에 그치는 등 아시아 정상급이라곤 하지만 유독 멀었던 올림픽과의 인연을 새로 쌓은 찌르기였다. 동메달을 확정한 최병철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는 피스트로 뛰쳐 올라온 이정연 코치를 얼싸안고 감격의 환호성을 질렀다. 최병철은 “어제 아람이가 펑펑 우는데 나도 눈물이 나더라. 이 메달은 아람이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관중석 한편, 동료들과 함께 최병철을 응원하던 신아람도 “축하해요, 오빠!”라고 화답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인간 본성 ‘귀차니즘’ 경제학 공식 통할까

    인간 본성 ‘귀차니즘’ 경제학 공식 통할까

    최신 경제·경영 이론에 흥미있다면 ‘넛지’(Nudge), ‘휴리스틱’(Heuristic),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 같은 말들을 들어봤을 것이다.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통해 인간 한계에 대한 재미있는 통찰을 전달해준다. 기름값을 예로 들 수 있다. 기름값이 치솟자 한때 정부는 ‘으름장’을 놨다. 장관이란 사람이 회계사 자격증이 있으니 기름값 원가 내역을 직접 검증해 보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쉽게 말해 원가를 분석해 보고 정유사 사장들 불러다 ‘조인트 좀 까겠다’는 얘긴데, 이 정권이 시대가 변한 줄 모르는 구닥다리라 힐난받는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조금 세련된 방식으로는 ‘넛지’를 꼽을 수 있다. 욱해서 남의 집 장부를 들춰 보는 건 조폭들이나 하는 짓이니 그 대신 팔꿈치로 쿡쿡 찔러 살살 꾀어내 보자는 것이다. 전국 주유소의 기름값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소비자의 비교 선택이 기름값을 싸게 하리라는 복음이다. 자, 그럼 이제 운전자들은 조금이라도 가격이 싼 주유소로 몰려갔던가. 하여 교활한 거대 정유사들은 마침내 소비자 앞에서 무릎을 꿇었던가. 세상은 그렇게 굴러가지 않았다. 이 기사를 읽는 당신도 지난 1년간 주유소에서 쓴 카드 결제 내역을 꺼내 기억을 되살려보라. 그때그때 가장 싼 주유소를 찾아 거기까지 가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한 뒤 최적의 주유소를 골라 갔던 것이 몇 번이나 되는가. 아마 대개는 동네, 회사 혹은 자주 다니는 도로가에서 비교적 싸다고 인식되거나 혹은 화끈한 사은품을 제공하는 주유소에 가지 않았던가. 뭐 이 정도면 됐지, 생각하지 않았던가. 넛지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이런 게을러터진 소비자를 봤나!’<서울신문 3월 2일 자 1면 ‘더 뛰고 더 비싼 서울 기름값, 공범은 소비자’> 하는 한탄이 터져 나온다. 그런데 그게 사람이다. 사람은 모든 정보를 취합, 분석한 뒤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 대개는 적당하게 타협한다. 인간은 누구나 ‘인지적 편안함’을 추구하는 휴리스틱한, 그러니까 상식적인 수준의 어림짐작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쉽고 간단하게 말하자면, 일일이 하나하나 다 따져 가며 살기에 우리는 너무 게! 으! 르! 다! 동시에 귀! 찮! 다! 바꿔 말해 경제학이 수많은 공식과 모델을 만들어내는 토대로 쓰는 ‘무차별적 개인’과 ‘완전경쟁시장에서의 수요·공급곡선’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똑같이 이기적이고 똑같이 합리적이면서 비슷한 선호를 지닌 개인 따윈 없고, 시장상황에 따라 언제나 전광석화처럼 직장을 갈아치우고 가격 대비 성능을 순식간에 계산해 내면서 상품을 선택하는 일 따윈 일어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작게는 펀드·보험처럼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각종 금융상품 설계와 뭐가 뭔지 도통 모를 각종 요금 체계가 바로 사람들의 이런 점을 파고드는 것이고, 크게는 합리적인 개인이 이기적 선택으로 효용을 극대화한다는 경제학의 전제가 허황된 소리라는 것이다. 이쯤이면 1970년대 ‘휴리스틱’ 개념을 만들어낸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이 왜 행동‘경제’학의 창시자로 꼽히며 동시에 심리학자임에도 2002년 왜 노벨‘경제’학상을 받을 수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생각에 관한 생각’(대니얼 카너먼 지음, 이진원 옮김, 김영사 펴냄)은 저자가 어떻게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 대중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바로 경제학으로 돌진하진 않는다. 나 스스로가 ‘나’라고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의식하고 추론하는 자아’, 즉 ‘리즈닝 셀프’(Reasoning Self)라는 것이 얼마나 허술한지 세밀히 짚어 나간다. 점화효과(Priming Effect), 틀짓기(Framing Effect),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 가용성 폭포(Availability Cascade), 매몰비용 오류(Sunk-cost Fallacy) 같은 심리학 용어들이 흥미로운 실험 결과와 함께 자세히 설명돼 있다. 저자 말마따나 사실 이런 내용은 인생 경험이 풍부한 “동네 할머니들”이 다 아는 것들이다. 끝내 아니라고 버티는 이들은 경제학자다. 4장 ‘선택’(Choices)에서부터는 경제학을 슬슬 입에 올리기 시작한다. 1970년대 초 어느 경제학자의 논문에서 “경제이론의 행위 주체는 합리적이고 이기적이며 취향에 변화가 없다.”는 구절을 읽고서는 “동료 경제학자가 내 연구실 바로 옆 건물에 있었는데 나는 우리의 지식 세계가 그처럼 심오한 차이를 갖고 있다는 걸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말하는 대목, 그 뒤 5년간 연구를 거쳐 내놓은 논문 ‘전망이론-위험상황에서의 의사결정 분석’을 심리학 학술지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계량경제학 학술지인 ‘이코노메트리카’에 발표했고 이 논문이 자기 논문 가운데 사회과학 분야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고 있다는 얘기에서는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그러나 ‘자유’와 ‘시장’이 지닌 강력한 상징성 때문인지 본격적으로 비판에 나서진 않는다. 주류 경제학과 행동경제학 간 논쟁을 직접적으로 다룬다거나 시카고학파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낸다든가 하지 않는다. 심리학 그 자체에만 치중한다. 베스트셀러 ‘넛지’(안진환 옮김, 리더스북 펴냄)를 통해 행동경제학을 널리 알린 경제학자 리처드 탈러와 법학자 캐스 선스타인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장기적 이익에 도움이 되는 결정들을 할 수 있도록 국가와 제도가 이끌어주는 자유주의적 가부장주의의 입장을 옹호한다.”고만 언급한다. 탈러가 일명 넛지팀으로 불리는 영국 정부의 행동통찰팀 자문관에 선임된 것을 두고도 “자유주의적 가부장주의의 두드러진 특징은 그것이 전반적인 정치 분야에 두루 매력적이라는 점”이라면서 “넛지는 건전한 심리학”이라고만 해뒀다. 경제학적인 구체적 정책 처방보다 심리학자로서 휴리스틱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에 더 방점을 찍는 태도로 읽힌다. 원제는 ‘싱킹 패스트 앤드 슬로’(Thinking fast and slow). 빨리 생각하는 것은 직관을, 느리게 생각하는 것은 이성을 뜻한다. 이성은 꽤 똑똑하고 쓸만하지만 행동이 굼뜬 게으름뱅이인 데다 쉽게 피로해지는 허약 체질이다. 정책 설계에는 인간에 대한 이런 이해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성과 논리만 갖추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번쯤 곱씹어볼 화두다. 2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탁구 세계팀선수권] 막내들 거침없는 공격성… 한국 男女 연승행진

    [탁구 세계팀선수권] 막내들 거침없는 공격성… 한국 男女 연승행진

    한국 탁구의 젊은 엔진들이 팀세계선수권 조별리그 연승을 이끌었다. 나이는 어리지만 ‘마력’에선 선배들을 능가하는 이들이다. 김민석(20·인삼공사)과 양하은(18·대한항공). 독일 도르트문트 세계팀선수권에 참가한 한국 선수 가운데 막내들이다. 남녀 최고참 오상은(대우증권)과 김경아(삼성생명·이상 35)에겐 거의 조카뻘이다. 그러나 공격 성향에선 누구보다 강하다. 김민석은 진정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불린다. 타고난 감각에다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스피드와 공격형 드라이브, 파워풀한 플레이는 국내 최고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대회 조별리그 C조 덴마크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첫선을 보였다. 그것도 역할이 중요한 1번 주자로 나와 중국 출신 덴마크 감독을 당황케 했다. 덴마크는 5년 전만 해도 한국에 만만한 팀 중 하나였다. 그런데 중국 코치진을 영입한 뒤 사정이 달라졌다. 에이스 3명의 고른 전력 덕에 까다로운 팀으로 변했다. 그런 덴마크에 김민석이 저격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풀세트 접전이었다. 스텐버그와의 첫 세트를 듀스 끝에 내줬지만 두 번째 세트부터 평상심을 되찾고 숨어 있던 ‘킬러 본능’까지 더해졌다. 전광석화 같은 전진 속공, 예리한 드라이브를 앞세워 결국 스텐버그를 3-2(10-12 11-4 8-11 11-4 11-6)로 물리치고 3-1 승리와 2연승의 디딤돌이 됐다. 유남규 감독은 “소속팀 선배 오상은의 이적과 두 차례의 꼬리뼈 부상으로 잠시 슬럼프에 빠졌지만, 오늘 이후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흡족해했다. 앞서 여자부 D조 두 번째 러시아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끈 선수는 어린 양하은이었다. 첫 번째 주자 김경아가 주특기인 커트가 말을 듣지 않아 발목을 잡힌 뒤 당예서가 1-1로 균형을 맞추자 양하은이 세 번째 주자로 나서 흐름을 완전히 돌려놓았다. 양하은은 백핸드 기술에 관한 한 국내 최고다. 백핸드 드라이브에도 여러 가지 기술이 있는데 ‘아이짱’ 후쿠하라 아이(일본)가 10가지를 구사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양하은이 5가지를 갖춰 후쿠하라에 가장 근접해 있다. 어린아이처럼 곱상한 얼굴이라고 만만하게 봤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상대와의 랠리에서 결코 물러설 줄 모르는 근성을 깊숙이 감추고 있다. 여자탁구는 최근 몇 년 사이 수비형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곧 정현숙, 현정화로 대표되는 공격형 탁구로 돌아갈 것이라는 게 안팎의 전망이다. 그 한가운데 바로 양하은이 버티고 있다. 한편 이어 열린 여자 3회전에서 한국은 체코를 3-1로 제치고 1승을 추가해 3연승을 내달렸다. 1단식 박미영(31·삼성생명)을 시작으로 김경아, 석하정(26·대한항공)이 줄줄이 체코의 무릎을 꿇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열린세상] 강성대국 외치는 北 급변사태 철저히 대비하자/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열린세상] 강성대국 외치는 北 급변사태 철저히 대비하자/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가고 하루 뒤면 2012년 임진년(壬辰年)을 맞는다. 임진년은 420년 전 왜군이 이 강토를 7년의 전란에 휘말리게 했던 해이다. 또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강성대국을 완성하는 해’로 선포한 해이기도 하다. 김정일 70세와 김일성 100세를 기념하는 2012년을 기점으로 사상·경제·군사적 강성대국을 완성하겠다는 것인데, 이 중 사상의 강성대국은 사실 비교할 대상이나 평가의 주체도 없기 때문에 완성했다고 우기면 그만이다. 반면 경제의 강성대국은 화폐개혁의 실패와 배급 시스템의 붕괴로 장마당 경제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봤을 때 성공했다고 말하기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마지막 남은 군사적 강성대국이나마 성공했다고 우기고 싶어질 것이다. 특히 강성대국을 천명했던 김정일이 사망하고 그의 어린 아들 김정은이 현대사에 유례없는 3대 세습으로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군부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김정일 장례기간 중 김정은은 장성택 등 기존 기득권층의 도움으로 전광석화처럼 권좌에 오르는 듯 보인다. 장성택의 부상, 김정은의 등장과 함께 떠오르기 시작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리영호 총참모장,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등 군부 각 분야의 실세들이 여전히 김정은을 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과거 오랫동안 대남공작사업을 주도했던 노동당 작전부장 출신인 군의 원로 오극렬도 실각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김정은과 함께 전면에 나서는 모습을 보았을 때, 당분간 김정은으로의 권력 세습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강성대국은 김정은으로서는 딜레마가 될 수 있다. 김정일 사망을 핑계로 강성대국을 늦추거나 포기하자니 너무 무능력해 보일 것 같고, 강성대국을 하자니 경제는 도저히 안 되는 것이고, 보여 줄 것이라고는 군사적 성공을 시현해 주는 결과물뿐인데 이런 군사적 행동은 기반이 약한 그로서는 남북관계나 국제사회에서의 입장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능력과 성과를 보여 줄 것이라고는 군사적 업적뿐이기 때문에 2012년은 어떤 식으로든 군사적 행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개념계획5029로 널리 알려져 있는 ‘북한급변사태’는 김정일의 사망으로 북한의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군부 간의 내전이나 대량탈북, 핵무기통제권의 불안정성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가 지난 십수년 동안 가장 우려하며 대비해 오고 있던 북한급변사태의 전조인 김정일 사망이 발생한 이 시점에서 국회는 내년도 국방예산 중 제주 해군기지 건설, 차기전투기사업 등 전력투자비를 중심으로 3000억원이나 삭감하는 어이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격동의 시기에 복지예산의 증액을 위해 국방예산을 희생시킨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요즘 국민이 정치권에 회의를 느끼고 있음은 여러 사례로 보여주고 있다. 국민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격랑의 시기에 나라를 경영하는 정치인들이 자신의 득표만을 위해 노력하는 이런 모습이 바로 구태정치의 전형이 아닌가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내년 한해가 북한의 강성대국으로 인한 도발 가능성과 북한급변사태의 시작점임을 직시하고 국방안보정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북한 상황에 더해 2012년은 미국의 대선, 중국의 정권교체, 러시아의 대선 등 우리 주변국 모두 큰 변화가 도래하는 해이다. 그리고 우리 또한 총선과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 군은 주변상황과 내년 대선정국의 향배에 곁눈질하지 말고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해주길 바란다. 도발에는 원천까지도 타격한다는 필승의 의지가 바로 억제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반면 국민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이 시기에 올바르고 우선순위 높은 정책부문이 어디인가를 정확히 인지하고, 국가 존재의 원초적 가치인 안보를 희생시켜 달콤한 사탕을 내놓는 이들을 표로써 심판할 마음자세를 가져야 한다. 군의 완벽한 대비태세와 국민의 수준 높은 의식이 뭉쳐진다면 북한의 도발이나 급변사태의 위협은 억제되고 임진년은 420년 전과 달리 평화로운 한해가 될 것이다.
  • 이대통령 “농민 피해보전 등 후속대책 최선” 주내 대국민 설명 예정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국회 통과를 지지해 준 국민과 처리 과정에서 애쓴 의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면서 후속 대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은 비준안 통과 직후 브리핑을 통해 “어려운 과정을 거쳤지만 다행으로 생각한다.”면서 “정부는 그동안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제기됐던 농민 대책과 중소상공인 대책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물론 우리 농민과 중소상공인의 경쟁력이 강화되도록 지속적으로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예상되는 세계경제 어려움 속에서 한·미 FTA가 우리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고 특히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이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최 수석은 전했다. 지난 15일 국회를 방문해 한·미 FTA 통과를 호소했던 이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주 중 한·미 FTA 비준과 관련한 입장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최 수석은 “한·미 FTA 발효 이후 국회가 요청하면 미국 측과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재협상에 나서겠느냐.”는 질문에 “‘선(先) 발효, 후(後) ISD 재협상’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광석화처럼 이뤄진 한·미 FTA 비준안의 표결 처리는 공교롭게도 이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것과 맞물려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오후 2시 40분쯤 5박 6일간의 인도네시아, 필리핀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고 1시간 반을 채 넘기 전에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최 수석은 표결 날짜를 미리 맞춘 게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 “이 대통령은 공항에 도착해서 국회가 표결에 들어갔다는 것을 아셨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청와대에 도착해 임태희 대통령실장, 김효재 정무수석 등과 함께 TV를 통해 국회의 FTA 비준안 처리 상황을 지켜봤다고 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알리를 처음 쓰러뜨렸고 간암에 끝내 쓰러졌다

    미국의 레전드 복서 조 프레이저가 극복하지 못한 것이 결국 두 개로 늘어났다. 하나는 평생의 라이벌이었던 무하마드 알리(69)의 그림자, 다른 하나는 자신의 간암이다. 전 헤비급 챔피언인 프레이저가 8일 67세로 사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알리에 가려 2인자 취급을 받았지만 프레이저 역시 걸출한 복서였다. 전성기의 그는 주먹에서 연기가 날 정도로 인파이팅한다고 해서 ‘스모킹 조’라고 불렸다. 전광석화 같은 레프트 훅을 앞세워 화끈한 복싱을 구사했다. 1944년 1월 12일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남쪽의 작은 도시인 보퍼트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 농장의 흑백텔레비전에서 복싱을 보며 꿈을 키웠다. 아마추어 시절엔 맞수가 없었다. 1962년부터 2년간 단 한 번만 졌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는 왼쪽 엄지손가락 부상에도 금메달을 따내 미국을 열광케 했다. 1965년 프로로 전향한 뒤에도 엄청난 펀치 파워로 명성을 얻었다. 1970년 세계권투협회(WBA) 챔피언 지미 엘리스에게 TKO승을 따내며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고, 1973년 1월까지 29승 무패를 달렸다. 특히 1971년 미국 뉴욕의 매디슨스퀘어 가든에서 알리와 벌인 ‘세기의 대결’은 그의 복싱 인생의 최정점이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경기 중 하나인 이 경기에서 프레이저는 알리에게 첫 패배를 안겼다. 초반 아웃복싱의 알리에게 밀린 프레이저는 중반부터 치고 나갔다. 프레이저는 15라운드 승부 끝에 판정승했다. 그러나 1973년 조지 포먼에게 KO패를 당하며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고 1974년 알리와의 두 번째 대결에서는 12라운드 판정패를 당했다. 1975년 10월 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챔피언 알리에 도전, 세 번째 맞대결했지만 무참히 패배했다. 15라운드에서 프레이저의 한쪽 눈이 안 보일 정도로 부어 오르자 트레이너가 수건을 던져 경기를 포기했다. 프레이저는 트레이너를 결코 용서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37전 32승 4패(27KO)의 화려한 전적을 남긴 프레이저에게 패배를 안긴 것은 포먼과 알리뿐이었다. 1976년 은퇴한 프레이저는 1981년 복귀를 시도했지만 한 경기만을 치른 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은퇴 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던 프레이저는 필라델피아에서 복싱 체육관을 운영하며 조용한 삶을 꾸렸다. 자신을 ‘엉클 톰’, ‘고릴라’라고 부르며 조롱한 알리에 대해 수십년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말년에는 “알리의 모든 행동을 용서한다.”고 했다. 지난달 간암 판정을 받은 프레이저는 필라델피아의 호스피스 시설에서 투병했다. 그의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팬들은 “내 간을 기증하겠다.”고 나섰다. 알리도 “간암과의 싸움에서 꼭 이기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프레이저는 인생이라는 링 위에서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집·직업 줄게 조폭 관둬라…거부땐 평생 콩밥 먹는다”

    새벽 5시 55분 영국 런던 북부의 골목길. 12명의 경찰이 어둠을 가르고 한 벽돌집 정문 앞에 조용히 접근했다. 그들은 잠시 후 쇠파이프와 도끼 등으로 전광석화처럼 문을 부수고 들어가 외쳤다. “경찰이다. 꼼짝마.” 잠을 자던 조폭 조직원은 속옷 차림으로 검거됐다. 이런 심야 기습은 영국 경찰이 지난달부터 시작한 새로운 유형의 조폭 소탕 작전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5일(현지시간) 런던발로 보도했다. ●1970년대 美 마피아 소탕전략 유사 지난 8월 조폭 조직원들이 영국의 주요 도시에서 난동을 부린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면서 조폭 문제는 영국의 최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즉각 ‘조폭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검거 작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당시 난동으로 체포한 2914명 중 유죄가 입증된 사람은 20%도 안 됐다. 이에 따라 영국 경찰은 조폭을 실질적으로 소탕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고민하게 됐고, 그래서 도입한 게 ‘미국의 교훈’이다. 영국의 조폭 문제는 과거 1970년대 미국을 골치 아프게 했던 마피아 문제와 비슷하다. 다만 영국 조폭은 미국과 달리 총보다는 칼을 휘두르고 지역별로 견고한 근거지를 확보하고 있다. 영국 경찰은 1990년대 미국 경찰이 채택해 효과를 본 전략을 지난달부터 구사하고 있다. 즉 조폭 두목이나 조직원들에게 ‘조직을 탈퇴하고 새 삶을 살든지, 아니면 법에 의해 처벌을 받든지 양자택일하라’는 최후 통첩을 보내는 것이다. 앞서 새벽 기습으로 검거된 조직원에게도 1주일 전 경찰이 직접 최후통첩장을 전달했다. ●탈퇴 거부자 경미한 위법행위도 체포 조직을 탈퇴하는 조폭에게는 직업훈련을 시켜 주고 새로운 주거지를 보장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도움을 준다. 반면 개과천선을 거부하는 조직원은 아주 사소한 범법 행위라도 문제 삼아 체포한다. 조폭들은 살인이나 폭력 같은 중범죄에 대해서는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가기 때문에, 예컨대 ‘무보험 차량 소유’ 같은 경미한 위법 행위를 근거로 신병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리고 추가 정밀수사를 통해 더 큰 범죄의 유죄를 입증하는 식이다. 런던 경찰청 형사국장 팀 챔피언은 “이것은 일종의 알 카포네식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시카고의 전설적인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를 살인이 아닌 탈세 혐의로 체포했던 것을 말한다. 챔피언은 “만약 조폭에게서 손톱만큼이라도 범법 행위가 포착된다면 무슨 혐의를 적용해서라도 기필코 그들을 징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황제’ 표도르 재기에 다시 실패

    ‘황제’ 표도르 재기에 다시 실패

    격투기의 황제로 60억분의1 사나이로 불리던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4.러시아)가 재기에 또 실패했다. 표도르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시어스센터에서 열린 미국 종합격투기 ‘스트라이크포스’ 대회 메인 이벤트에서 미국의 댄 헨더슨에게 1라운드 4분 12초 만에 TKO패 당했다. 표도르는 1라운드 중반 헨더슨을 쓰러뜨리며 승기를 잡는 듯 했으나 전광석화 같은 헨더슨의 반격에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졌다. 헨더슨이 표도르의 뒤에서 일방적으로 파운딩을 계속하자 심판이 경기를 끝냈다. 최근 2연패를 당했던 표도르는 강자 헨더슨을 잡음으로써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다시 패배함에 따라 은퇴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그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심판의 경기 중단이 조금 빠른 것 같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은퇴 여부에 대해 “신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내 남편 건드려?” 머독 부인 ‘강펀치’

    ‘해킹 스캔들’의 장본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19일 영국 의회 청문회장에서 의외의 인물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남편 루퍼트 머독에게 ‘면도거품 파이’를 들고 달려든 남자를 단 한 차례의 가격으로 제압한 37세 연하의 부인 웬디 덩 머독(43)이 주인공이다. 외신들은 전직 배구선수 출신인 웬디에게 ‘터미네이터’, ‘찰리스 앤젤’, ‘타이거 와이프’라는 별명을 붙이며 활약상(?)을 전했다. 일부 언론은 “전직 배구선수인 덩이 강스파이크를 날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2시간 동안 진행된 청문회에서 분홍색 재킷과 긴 치마 차림의 웬디는 증인석의 남편 바로 뒤에 앉아 증언을 경청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남성이 갑자기 증인석으로 돌진해 종이접시에 담긴 면도거품을 머독에게 쏟아부으려 하자 웬디는 전광석화처럼 달려들어 남성의 뺨을 후려치며 상황을 제압했다. 머독의 아들 제임스조차 자리에 얼어붙어 있던 차였다. 경찰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의 민첩한 대응이었다. 웬디는 수백만명의 시청자들 사이에서, 또 소셜네트워크에서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CBS 이브닝뉴스의 앵커였던 케이티 큐릭은 트위터에 “와우, 웬디는 ‘타이거 머더’라는 단어에 광기라는 새로운 의미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해킹 사건의 폭로에 앞장선 탐 왓슨 하원의원은 머독에게 “부인께서 레프트훅이 굉장하시다.”라고 말했다. 머독의 세 번째 부인인 웬디는 중국 광저우의 한 공장 임원의 딸로, 남편에게 중국시장에 대한 투자 자문 역할을 하며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1988년 한 미국인 부부의 후원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웬디는 예일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뒤 머독이 소유한 홍콩 스타TV에서 일하다 1999년 머독과 만나 결혼했다. 청문회에서 머독은 “내가 해킹문제를 해결할 최적임자”라며 뉴스코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고 못 박았다. 한편 머독은 청문회 다음 날인 20일 개인 전용기를 타고 영국을 빠져나갔다고 뉴스인터내셔널 대변인이 밝혔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정치는 없고 표결만 있는 與최고위

    [여의도 블로그] 정치는 없고 표결만 있는 與최고위

    “표결에 부치는 순간 당 대표는 ‘방망이만 두드리는 대표’로 전락할 수 있다.” 당 사무총장 임명을 놓고 한나라당 지도부가 극심한 갈등을 겪던 지난 11일 한 중진의원은 “아무리 힘들더라도 표결 처리만은 피해야 한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대표가 나서서 김정권 사무총장 임명안을 표결 처리하자고 주장했다. 끝까지 반대해 온 유승민·원희룡 최고위원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자 전광석화처럼 표결이 이뤄졌다. 결국 홍 대표 뜻대로 측근 의원이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표결 처리의 효용(?)은 지난 18일 여의도연구소장 등 주요 당직자 인선에서도 발휘됐다. 최고위원들은 저마다 자신이 미는 ‘카드’를 꺼내놓고 협상을 시작했고, 나경원 최고위원은 자신의 카드가 계속 밀리자 울면서 회의장을 뛰쳐 나왔다. 나머지 최고위원들이 신속하게 표결로 당직 인선을 마무리한 결과 여의도연구소장에 정두언(중도 쇄신파), 제1사무부총장에 이혜훈(친박계), 제2사무부총장에 이춘식(친이계), 인재영입위원장에 주호영(친홍준표계) 의원이 임명됐다. 완벽한 계파 나눠먹기였다. 한나라당처럼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되는 정당의 지도부 회의는 대표의 리더십과 최고위원들의 정치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현장이다. 정치적 욕망이 강한 최고위원들이 팽팽하게 대립하다가도 결국은 타협을 이루는 모습에서 정치의 힘이 느껴지기도 한다. 안상수 전 대표 시절의 한나라당 최고위원회는 ‘봉숭아 학당’으로 불렸다. 최고위원들이 자기 주장만 늘어놓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학당’에서도 표결은 금기시됐다. 한 최고위원은 “새 지도부 출범 이후 표결이라는 나쁜 선례가 원칙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사는 물론 정책을 놓고도 표결하는 풍경이 벌어질 듯하다. 지금까지의 표결 결과는 홍 대표 뜻대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나머지 최고위원들이 홍 대표만 빼고 결집해 표결에 부치자고 하면 어떻게 될까? 표결이 ‘관행’이 되면 대표는 망방이만 두드리는 단순 사회자일 뿐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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