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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end inside] 서민 애환 깃든 서울중앙지법 ‘과태료 재판 법정’ 직접 가보니

    [Weekend inside] 서민 애환 깃든 서울중앙지법 ‘과태료 재판 법정’ 직접 가보니

    “아이고, 내가 무슨 죽을 죄를 지었다고 법원을….” “승차거부했다고 전과자로 남고 싶지는 않습니다, 택시기사로서 최고의 불명예라고 생각합니다. 판사님, 억울합니다.” “인수한 가게에 있던 간판을 그대로 사용한 건데 불법인지 몰랐어요. 식당벌이도 시원찮은데 봐주시면 안 되나요.” 먹고살기 바쁜 서민들이 서류 한 장에 신분증만 달랑 들고 변호사 없이 찾는 법정이 있다. 시청·구청 등 행정 관청으로부터 부과받은 과태료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들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깟 과태료 몇 만원’이 이들에게는 하루 일당이고 생활비다. 지난 4일 찾은 서울중앙지법의 과태료 재판 법정은 억울함과 선처를 호소하는 서민들로 북적였다. 법을 어기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말만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운전하는 사람치고 주차위반, 과속 딱지 한 번 떼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걸리지만 않았을 뿐이지 금연장소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꽁초를 버리고, 무단횡단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가. 과태료 재판이 열리는 동관 466호 법정은 서울중앙지법에서 가장 큰 민사법정이다. 같은 시간대에 많게는 수십 명이 재판을 받으러 오기 때문에 방청석이 넓은 법정이 배정됐다. 서울중앙지법에서만 4명의 단독판사가 과태료 재판을 맡고 있는데, 지난 한 해 동안 789건이 접수됐다. 주식회사에서 등기를 제때 하지 않은 상법 위반자, 스팸 문자를 상대방 동의 없이 보낸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 위반자, 승차거부 택시기사, 주정차 단속에 적발된 사람들은 과태료 법정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당사자들이다. ‘법을 잘 몰랐다.’, ‘형편이 어렵다.’는 건 과태료 재판을 찾은 서민들의 단골 호소다. 위반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 ‘잘못했으니 이번 한 번만 봐달라’는 식인데 표정에는 절박한 사정이 절절히 묻어난다. 룸살롱 업주에게 명단을 받아 스팸 문자를 보내는 아르바이트를 한 박모(35)씨는 750만원이라고 찍힌 과태료 용지를 보고 놀라 한달음에 달려왔다. 경위를 묻는 판사의 질문에 “‘담에 연락하라’며 명함을 준 손님들에게만 홍보문자를 보낸 건데 억울하다.”면서 “취업 준비 중인데 선처해 달라.”고 읍소했다. 불법 주정차 단속에 걸린 우체국 집배원은 “공무수행 중 시장길에 잠시 주차해 둔건데 너무하다.”면서 “과태료는 집배원 개인이 물어야 한다. 봐달라.”고 말했다. 위반 사실을 부인할 경우 법원은 해당 행정관청에 의견조회를 한 뒤 과태료를 결정한다. 사정을 참작해 과태료를 일부 줄여주기도 한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과태료 액수가 몇 만원에서 몇 천만원까지 있는 만큼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무조건 봐줄 수는 없고 사정을 들은 뒤 법의 테두리 안에서 감액해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사설] 보통국민보다 도덕성 낮은 비례 후보들

    다음 달 11일 실시되는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한 여야 비례대표 후보들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선다. 우선 각 당의 비례대표 후보 188명 가운데 최근 5년간 한 번 이상 세금을 체납한 적이 있는 후보가 26명(13.8%)이나 됐다. 체납자 후보는 새누리당 8명, 통합진보당 4명, 민주당 3명, 자유선진당 2명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비례대표 후보 등록을 하면서 부랴부랴 세금을 냈다. 지난 5년간 세금을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후보도 9명이나 됐다. 각 정당의 비례대표 남성 후보 108명 가운데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후보가 24명이다. 미필 비율이 22.9%로 지역구 후보의 군 미필 비율 17.5%보다도 훨씬 높다. 지난해 신체검사를 받은 19세 남성의 병역 면제율은 1.9%에 불과하다. 군 미필 비례대표 후보는 새누리당 7명, 민주당 5명이었다. 비율로는 자유선진당이 18.8%(3명)로 가장 높았다. 한 건 이상의 전과가 있는 후보도 38명(20.2%)에 이른다. 새누리당 후보 가운데는 전과자가 없지만 민주당에는 8명, 선진당에는 1명이 있다. 통합진보당의 경우 전체 후보 20명 가운데 전과 기록이 있는 후보가 11명이다. 전과가 있는 후보들 가운데 상당수가 시국사범이지만 사기, 특수절도, 장물 운반, 횡령 등 파렴치범들도 일부 포함돼 있다. 우리 국민이 공직자들에 대해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해 온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국민을 대표하겠다는 선량이라면 더욱더 도덕적으로 하자가 없어야 할 것이다. 납세와 병역 같은 국민의 기본적 의무조차 지키지 않는 이들이 국민을 대표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결국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다. 후보들의 경력을 면밀히 점검해 자격이 없는 후보들에게는 표를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탈세자, 군대 기피자, 범법자들이 활개치는 현상이 정치권에서 사라질 것이다.
  • 오사카 아동 대상 성범죄자 10월부터 거주 신고 의무화

    일본의 오사카부가 아동 성범죄 전과자에게 거주지 신고를 의무화했다. 25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사카부 의회는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 전과자에게 거주지 신고를 의무화하는 ‘아동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는 조례’를 의결해 10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성범죄 전과자에 대해 주거지를 해당 광역자치단체에 신고토록 의무화한 것은 처음이다. 조례는 강간이나 강제추행 등의 성범죄로 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지 5년 이내의 사람이 오사카부에 거주할 경우 주소와 연락처 등을 오사카부 지사에게 제출토록 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만엔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선택 2012 총선 D-16 비례대표 후보 분석] 총 20개 정당 188명 확정… 경쟁률 3.48대1

    [선택 2012 총선 D-16 비례대표 후보 분석] 총 20개 정당 188명 확정… 경쟁률 3.48대1

    ■ 재산·납세 - 평균재산 자유선진당 40억 1위 새누리 22억·민주 6억·진보 2억 9명 세금 ‘0’… 체납경력 26명 지난 24일 최종 확정된 4·11 총선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는 모두 20개 정당의 188명이 포함됐다. 새누리당이 44명으로 가장 많은 후보를 냈고 민주통합당 38명, 통합진보당 20명, 자유선진당 16명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54개의 비례대표 의석을 놓고 경쟁하게 되면서 3.4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평균재산 15억… 안대륜 377억 1위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88명의 비례대표 후보자들의 평균 재산은 15억 3124만원이었다.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 등 1000억원대 자산가 4명을 제외한 지역구 후보자들의 평균 13억 3127만원보다 2억원 많다. 재산신고액이 가장 많은 후보는 자유선진당 8번을 받은 안대륜 후보로 377억 9032만원을 신고했다. 이어 새누리당 현영희(23번) 후보가 181억 5236만원, 가자!대국민중심당 구천서(1번) 후보가 119억 8284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재산이 많은 순으로 상위 10명 중 새누리당이 3명, 선진당과 국민생각이 각각 2명이었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후보는 상위 25인에도 없었다. 민주당에서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후보는 홍의락(20번) 후보로 24억 1412만원의 재산을 지녔다. ●박근혜 21억·한명숙 6000만원 정당별 평균 재산은 자유선진당이 40억 4349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생각이 평균 37억 5550만원으로 두번째였고 새누리당은 22억 2483만원이었다. 민주당의 평균 재산은 6억 4134만원이었고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은 각각 2억원대였다. 새누리당 11번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재산이 21억 8104만원, 민주당 15번 한명숙 대표는 6064만원이었다. 188명 후보들이 최근 5년동안 낸 세금은 평균 1억 4133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세금을 전혀 내지 않은 후보도 9명이다. 체납 경력이 있는 후보자들도 26명으로 평균 체납액은 203만원이었다. 현재 체납 상태인 경우도 2명이었고 이 가운데 한나라당 이태희(1번) 후보는 현 체납액이 4763만원에 달했다. ●평균연령 52세… 지역구보다 2년 낮아 비례대표 후보들의 평균 연령은 52세로 지역구 후보자들의 평균 연령(54세)보다 2년 낮다. 최연소 후보는 27세인 청년당 우인철(4번) 후보이고 최고령 후보는 가자!대국민중심당의 윤영오(2번) 후보로 75세다. 188명 가운데 남성 후보는 109명, 여성 후보는 79명이었다. 공직선거법에서는 홀수 순번에 여성을 배치하도록 돼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정당들이 많아 30명의 차이가 났다. 가자!대국민중심당은 7명 후보 모두 남성이다. 진보신당은 학벌을 벗어나겠다는 총선 공약에 따라 7명 후보들의 학력을 모두 밝히지 않았다. 비례대표 6번을 받은 박노자 후보는 귀화한 뒤 가족관계등록부를 수정하지 않았던 탓에 본명인 ‘티코노프 블라디미르’로 명단에 올랐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병역 - 軍미필 24명… 새누리 7명·민주 5명 정상복무 85명… 여성 79명 19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 189명 중 병역을 정상적으로 마친 이는 85명이었다. 여성은 79명, 병역이 면제되거나 취소 처분된 이들은 24명이다. ●국민생각·창조한국 모두 군필·여성 병역 미필자들을 살펴보면 새누리당이 비례 후보 44명 중 7명이고 민주통합당이 38명 중 5명, 자유선진당이 16명 중 3명이었다. 병역 미필자 비율이 가장 높은 당은 가자!대국민중심당으로 28.6%(7명 중 2명)가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다. 국민생각과 창조한국당은 비례후보가 모두 군필자와 여성으로 채워졌다. 병역 면제 사유를 보면 질병으로 인한 면제 및 취소가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형 면제 5명, 장기대기로 인한 면제 4명, 고령 2명, 신장·체중 미달 또는 학력 미달 2명의 순이었다. 새누리당은 병역면제 후보 7명 중 3명의 사유가 활동성 폐결핵, 중이염 등 질병이었다. 2명은 고령, 1명은 체중 미달이었다. 비례 4번인 조명철 후보는 탈북자로 31세 이후 국적을 취득해 병역대상에서 제외됐다. ●새누리 조명철 ‘탈북자 면제’ 민주당도 후보 5명 중 3명의 면제 사유가 질병이었고 2명은 수형으로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다. 김기식 후보는 국가보안법 위반, 이재화 후보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병역이 면제됐다. 청년당 후보인 오태양씨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병역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형을 받았다. 군소당 후보 중엔 특수절도, 장물운반 등의 전과로 국회의원 자질이 의심되는 이들도 있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전과 - 5명중 1명 ‘전과’… 진보 11명 최다 민주 8명… 새누리 한명도 없어 4·11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가운데 5명 중 1명꼴로 전과 기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개 정당에서 등록한 총 188명의 비례대표 후보자 가운데 38명(20.2%)이 전과가 있었다. ●자유선진·국민생각 1명씩 정당별로 보면 통합진보당이 11명(28.9%)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민주통합당이 8명(21.1%), 진보신당이 2명(5.2%), 자유선진당과 국민생각이 각각 1명(2.6%) 순이었다. 새누리당은 전과기록을 가진 비례대표 후보가 한 명도 없었다. 통합진보당은 전체 20명 중 11명으로 절반 이상이 전과 기록을 갖고 있었다. 2005년 10월 평양에서 원정출산 논란이 있는 황선 후보와 서기호 전 판사 등 11명이 모두 국가보안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 공안 관련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표, 보안법 위반 등 4건 전과 기록 건수로는 정통민주당 비례대표 1번인 장기표 후보가 가장 많았다. 국가보안법·반공법·집시법 위반 등 모두 4건이었다. 이어 3건이 2명, 2건 6명, 1건 29명 등 순이었다. 군소 정당에서는 사기, 장물취득, 특수절도, 횡령 등의 전과자들도 다수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알립니다 당초 이 기사에는 제19대 총선 새누리당 비례대표 33번 서미경 후보자의 재산 신고액이 -5억 4587만원이라는 내용이 포함됐으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산 입력 과정에서의 착오였다며 1억 9957만원으로 바로 잡는다고 알려와 관련 부분을 삭제했습니다.
  • 쌍벌제 이후 최대 300여명 적발

    강원 원주시의 내과의사 송모(47)씨는 지난해 1월부터 고급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 BMW X1을 1년여간 몰았다. 하지만 이 차량은 송씨가 구입한 게 아니다. 한국피엠지제약 대표 전모(49)씨가 회사 명의로 차량을 빌려 리스료 1870만원과 보험료 210만원을 모두 부담한 뒤 송씨에게 제공했다. 전씨는 차량 수리비 등 1300만원을 대납하기도 했다. 송씨는 한국피엠지제약의 의약품을 써주는 대가로 관행처럼 리베이트 형식으로 받은 고급 차량을 몰았다가 의사 면허 정지는 물론 전과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전씨는 의약품 판매 리베이트로 지난해 말까지 의사 및 약사 340여명에게 10억원이 넘는 금품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6억여원은 제약사는 물론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약사 및 병원 관계자들까지 처벌받는 ‘쌍벌제’가 시행된 지난해 10월 이후 지급됐다. 이는 쌍벌제 실시 이후 적발된 리베이트 중 최대 규모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김우현)는 12일 전씨와 서울 중구 Y내과 사무장 유모(52)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송씨 등 의사 9명을 포함한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리베이트 수수 규모가 작은 의사 158명과 약사 180명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에 면허 정지 등 행정 처분을 의뢰했다. 검찰 관계자는 “리스 차량 제공, 차명계좌 이용 등 리베이트 수법이 지능화되고 있다.”면서 “리베이트 전담 수사반의 활동 기간이 내년까지 1년 연장된 만큼 지속적인 단속으로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경미한 학교폭력 자진신고땐 훈방

    경찰청은 19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학교폭력 자진·피해신고 기간’을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학교폭력 피해 및 가해 학생은 이 기간 동안 인근 지구대나 파출소 등을 직접 방문하거나 인터넷과 전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신고할 수 있다. 특히 경찰은 사안이 가볍거나 개선 가능성이 큰 가해 학생에 대해 입건하지 않고 훈방하기로 했다. 무분별한 입건으로 청소년 전과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범죄 혐의가 인정될 때도 ▲범죄 경력이 없거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고 ▲반성·사과가 이뤄진 경우에는 훈방하기로 했다. 다만 자진신고 사건 가운데 즉결심판절차법 제19조에 따라 선고형 20만원 이하 벌금형에 해당하는 범죄일 때만 가능하다. 또 변호사와 교사 등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선도심사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경찰서장이 훈방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성폭력, 상습·보복 폭행, 폭력조직을 구성해 집단폭행하는 등 죄질이 불량할 경우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졌더라도 즉시 입건할 방침이다. 또 피해·신고 학생에 대한 ‘보복 폭행’ 등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 부처 등과 연계해 상담·의료·법률 분야에서 맞춤형 지원을 하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신고=처벌’이란 인식을 바꾸기 위한 조치”라면서 “이번 훈방제도의 성과를 분석해 자진신고 기간이 끝난 뒤에도 연중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소년범 송치 기준 마련키로

    또래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고등학생 A(16)군 등 2명은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장기 4년에 단기 3년 6개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80시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또래 지적장애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B(17)군 등 16명은 지난달 대전지법 가정지원 소년부로 송치돼 소년보호 처분을 받았다. 집단 성폭행 혐의는 같았지만 두 사건 소년범들의 운명은 크게 엇갈렸다. 그러나 앞으로 소년범 재판에서 극단적인 편차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대법원이 ‘소년범 심리(審理)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소년범을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하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소년 범죄가 날로 증가하는 가운데 흉악해지고 연령대도 낮아지는 현실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의 처리 기준은 개별 판사의 독자적인 판단에 맡겨졌다. 대법원은 오는 23일 ‘소년범 심리 개선’ TF의 첫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대법원의 소년범 심리 개선 움직임은 최근 들어 처리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B군 등이 소년부로 송치됐을 때도 ‘무거운 죄질에 비해 경미한 처분’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형사부 판사들은 과거에 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지, 부모가 교화 의지가 있는지 등과 죄질의 경중 등을 따지긴 하지만 자체 판단에 따라 소년부 송치를 결정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소년범 심리에 기준이 없다 보니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리면서 때때로 ‘내가 봐주는 건가’라는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대법원 관계자는 14일 “소년범을 보호하되 온정주의나 엄벌주의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심리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만 14~19세 소년범은 형사재판 또는 소년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범죄가 가벼우면 검사와 경찰이 가정법원 소년부로 곧바로 송치하고, 범죄가 무거우면 형사재판을 받도록 기소하고 있다. 재판을 맡은 형사부 판사가 심리를 통해 소년재판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한 경우 가정법원 소년부로 보낼 수 있다. 형사재판과 소년재판의 결과는 사실상 하늘과 땅 차이다. 형사재판에서는 징역형을 선고받아 전과자로 낙인찍힐 수 있지만 소년부 재판에서는 소년원이나 가정의 보호처분을 받고 전과 기록도 남지 않기 때문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교도소에서 ‘열공’하면 형기 단축…아르헨 시행

    교도소에서 ‘열공’하면 형기 단축…아르헨 시행

    열심히 공부하는 재소자를 일찍 석방하는 고학력자 조기석방 제도가 아르헨티나에서 시행돼 관심을 끌고 있다. 교도소에서 학업에 열중해 고학력자가 될수록 형기는 더 많이 단축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법무부와 교육부가 공동으로 실시하는 이 제도는 지난해 의회가 법을 제정하고 최근 시행이 확정됐다. 훌리오 알락 아르헨티나 법무부 장관은 “교도소에서 많이 배운 사람일수록 출소 후 사회에 더 훌륭히 적응한다는 통계자료가 있다.”면서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르헨티나 전역의 연방교도소에서 실시되는 이 제도에선 졸업장이 곧 형기단축 티켓이다. 초등학교 과정을 이수하고 졸업자격을 취득하면 2개월, 중학교 과정을 마치면 3개월, 고등학교 과정을 끝내면 3개월 등으로 단축기간이 정해져 있다. 교도소에서 대학과정을 마치고 당당한 대졸자가 되면 4개월, 대학원을 끝내고 석사를 취득하면 2개월 형기단축 혜택을 받는다. 공부만 열심히 해도 1년 이상 앞당겨 출소를 할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교도소에서 학업에 열심인 재소자는 출소 후 재범율이 5%대로 공부를 하지 않는 사람보다 훨씬 낮다. 교도소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출소한 전과자의 재범율은 제로다. 아르헨티나 전국의 연방교도소에는 각종 범죄를 저지른 9644명이 교도소생활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초등과정부터 대학원과정까지 단계에 맞춰 공부를 하고 있는 재소자는 65%에 이르고 있다. 사진=인포바에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사건 Inside] (21) 7년간 숨겨온 범행이 드러나는 순간…서울 ‘마지막 발바리’

    [사건 Inside] (21) 7년간 숨겨온 범행이 드러나는 순간…서울 ‘마지막 발바리’

     임모(47)씨가 2010년 더이상 성범죄를 저질러서는 안되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딸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 때문이었다. 고등학생인 딸이 TV에 비쳐진 성폭행범을 보고 “저렇게 나쁜 사람이 있느냐.”고 말했던 것. 임씨는 숨겨왔던 자신의 추악한 모습을 딸이 알면 어쩌나 걱정이 들었다.  그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 동작구와 용산구 일대를 주무대로 성폭행을 일삼으며 여성들을 공포에 몰아 넣었던 이른바 ‘동작구 발바리’였다. 하지만 성폭행 사건에서 필연적으로 나오는 유전자(DNA) 외에는 이렇다 할 흔적을 남기지 않는 용의주도함과 신고를 꺼리는 피해 여성들의 심리가 맞물려 임씨의 범행은 잊혀져 가고 있었다. 2000년대 중반 온동네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수많은 발바리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지만 ‘동작구 발바리’는 끝내 미제사건으로 남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곤 했다.    ●용의주도 ‘동작구 발바리’, 딸의 한마디에…  내세울 만한 직업이 없던 임씨가 아내와 두 딸을 부양하기 위해 강도 행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은 2005년 8월 즈음. 하지만 임씨는 그저 강도짓만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범행 대상으로 삼은 집에 여자가 혼자 있을 경우 성폭행도 할 심산이었다. 그래서 집에 침입하는 데 사용할 드라이버 외에 얼굴을 가릴 스타킹과 여성을 위협할 접이식 칼도 들고 다녔다.  도둑질은 주로 대낮에 이뤄졌다. 타깃은 창문이나 출입문이 열려 있거나 잠금장치가 허술한 집들이었다. 초인종을 눌러본 뒤 대답이 없는 집은 방충망을 뜯고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임씨는 창문이 열린 서울 이태원동의 주택을 범행 장소로 골랐다. 들어가 보니 외국인 여성 A(32)씨가 혼자 잠을 자고 있었다. 임씨는 스카프로 복면을 한 뒤 칼을 들고 A씨를 위협했다. 겁에 질린 A씨는 서툰 우리말로 애원했지만 임씨는 A씨를 구타한 뒤 기어이 자신의 욕망을 채웠다. 임씨는 A씨의 지갑에서 7만원을 꺼내 유유히 사라졌다.  애초부터 강도 뒤 성폭행을 계획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다 잡히는 일반적인 성범죄자들보다 주도면밀했다. 이런 식으로 그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12차례 성범죄를 저질렀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경찰은 ‘동작구 발바리’를 검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뒤늦게 성폭행에 일정한 패턴이 있다는 점과 ‘170㎝가량 키에 30대 중반’이라는 것까지 파악했다. 그리고 신체 일부분에 이물질을 넣어 보통사람과 확연하게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딸이 무심코 뱉은 한마디에 충격을 받은 임씨가 2009년 이후 더 이상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져들 위기에 놓였다.    ●발바리에서 빈집털이로…‘남의 집’ 출근해 번 돈, 어디다 썼나  성범죄는 그만뒀지만 임씨의 도둑질은 계속됐다. 매일 남의 집으로 ‘출근’ 하면서 아내에게 건네준 생활비는 1주일에 50만원 정도. 그럭저럭 입에 풀칠은 가능한 수준이었다. 임씨가 150여차례 절도를 통해 훔친 돈은 무려 3억원 가까이 됐다. 현금 뿐 아니라 귀금속, 상품권부터 노트북, 명품가방까지 돈이 될만한 것들은 싹쓸이를 했다. 장물들은 남대문 등에서 현금으로 바꿨다. 그는 집에 건넨 생활비 외에 나머지 돈은 경마 등 도박에 쏟아부었다.  수사는 지지부진했다. 임씨가 주변에 폐쇄회로(CC) TV가 없는 집을 주로 노렸고 범행 때 꼭 장갑을 착용해 지문을 남기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수사팀은 고전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빈집털이가 자주 일어난 곳을 중심으로 형사들을 배치해 잠복근무를 시작했다. 그 그물망에 임씨가 덜컥 걸려 들었다. 강도미수·절도 전과자였던 임씨는 ‘동작구 발바리’의 용의선상에 올랐던 적이 있었다. 임씨를 알아본 경찰은 곧바로 미행을 시작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임씨가 내린 곳은 경륜장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훔친 수표를 환전했다. 하루에도 수천명이 오가는 경륜장이라면 도난 수표의 흐름을 파악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 이렇게 바꾼 돈으로 임씨는 경륜에 베팅을 했다.  여러해 동안 동작구 일대를 털어온 도둑의 정체가 임씨임을 확신한 경찰은 곧바로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15일 검거했다. 형사들이 들이닥친 그의 집에는 아직 처리하지 못한 귀금속 110여점과 명품 핸드백 10여점이 그대로 쌓여있었다.    ●서울의 마지막 발바리, 덜미 잡히는 순간  임씨는 절도 혐의에 대해서는 순순히 자백을 했다. 이미 물증이 확보된 상황에서 부인해 봐야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난 상황에서 자신을 범인으로 몰 수 있는 증거가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에서였다.  그러나 이건 그만의 생각이었다. 경찰은 이미 피해 여성들로부터 성폭행범의 신체적 특징을 파악해 놓은 것은 물론 채액 샘플까지 준비한 상태였다. 임씨의 구강 상피세포를 채취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 예상대로 DNA가 정확하게 일치했다. ‘동작구 발바리’의 독특한 신체적 특징도 임씨에게서 발견됐다. 구석에 몰린 임씨는 쏟아지는 증거와 잇단 추궁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서울의 마지막 발바리가 드디어 덜미를 잡히는 순간이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오토바이 도주 강도, 차로 부딪쳐 죽인 교사 논란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하던 강도를 목격한 한 교사가 정의감에 불타 자동차로 저지해 숨지게 만든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11시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밤길을 걷던 한 여성을 수상한 두 남자가 뒤쫓고 있었다. 이 남성들이 노린 것은 여성의 금품. 강도들은 여성의 휴대전화를 강제로 빼았았으나 여성이 “도와달라!”고 외치며 격렬히 저항하자 칼부림까지 일으켰다. 곧이어 오토바이를 탄 일행이 나타나자 강도들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반대편에서 운전중이던 교사가 이를 목격하고 도망치던 오토바이를 막아서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강도 1명은 사망했으며 나머지 2명은 부상을 입었다. 현지경찰의 조사결과 이 남성은 지역 초등학교의 체육교사로 조사직후 풀려났으며 해당학교로 부터 표창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학교 교장은 “교사의 행동은 모든 학생들의 귀감으로 표창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단순 강도 사건인데 강도가 사망에 이르는 등 피해가 너무 심각하다는 것. 이에 대해 해당 교사 측은 “고의로 강도들과 부딪칠 생각은 없었다.” 면서 “오토바이의 도주를 저지하고자 했는데 충돌사고가 일어났다.”고 해명했다. 현지 인터넷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네티즌들은 “교사의 행동은 칭찬받아 마땅하다.(58%)”와 “강도를 저지하고자 한 행동은 좋지만 방법이 옳지 않다.(37%)” 고 평가했다. 한편 현지 경찰 당국은 “사망한 사람은 26세로 전과자이며 부상당한 두사람 모두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살인·강간 교포, 강남 한복판서 여학생들을…

    살인·강간 교포, 강남 한복판서 여학생들을…

    살인, 납치·강간, 마약, 총기 밀매 등 강력범죄를 저질러 미국에서 추방된 재미교포와 유학생 등이 가짜 학위를 이용해 국내에서 원어민 영어강사로 활동하다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전과자나 허위 학위 등 무자격 강사들의 국내 취업이 잇따라 문제가 되고 있지만 교육 당국이 이를 걸러내지 못해 자칫 범죄가 확산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8일 미국 유명대학의 학위 위조를 알선하고 자신도 위조한 학위를 이용해 국내 어학원에 취업한 재미교포 김모(38)씨 등 알선브로커 2명을 사문서 위조 및 행사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학위 위조를 부탁한 유학생 출신 공익근무요원 이모(29)씨에 대해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서울시내 중학교 원어민 강사인 한국계 미국인 서모(30)씨가 브로커 김씨와 함께 서울 이태원 등지에서 상습적으로 대마초를 피운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브로커 김씨는 인터넷 문서 위조사이트를 통해 미국 대학 학위를 위조한 뒤 서울 강남과 종로 일대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해 왔으며, 다른 무자격 강사들에게 건당 100~200달러를 받고 애리조나주립대, 뉴욕시립대 등의 졸업장을 위조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미국으로 입양된 김씨는 애리조나에서 갱단 단원으로 활동하다 2000년 상대 조직원을 총기로 살해, 2급 살인죄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은 범죄자로 드러났다. 위조 학위로 서울 강남의 한 어학원에 취업했던 공익근무요원 이씨는 미국에서 마약 및 총기 불법소지로 2년형을 선고받고 추방된 뒤 서울 신촌 등지에서 대마초를 판매하다 적발돼 실형을 살기도 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2) 살인사건의 유일한 증거 ‘글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2) 살인사건의 유일한 증거 ‘글씨’

    “도와주세요. 여, 여기…사람이 죽어 있어요.” 1993년 1월 말 대구 중구의 한 4층 건물. 집주인 모자(母子)가 방에서 칼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집안에선 장판 밑에 숨겨놓은 비상금 12만원이 사라졌다. 범인이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한 후 돈을 챙겨 달아난 것이다. 유일한 목격자는 잠시 외출했다 돌아온 딸. 그녀도 인질로 잡혔지만, 극적으로 목숨을 구했다. 딸은 “셋방을 구한다.”며 집으로 들어온 젊은 남자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 남자는 셋방에 대해 꼼꼼히 묻더니 그냥 집을 나섰다. 하지만 이내 다시 돌아와 돈을 요구하며 칼을 휘둘렀다. 여자 2명 정도는 거뜬히 상대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돌아온 듯했다. 하지만 작은 방 에서 잠을 자던 아들과 마주 하면서 범행이 극단으로 치달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옷을 입었어요. 장갑은 물론이고 상하의 모두 검정 가죽이었어요.” 범인은 자기 모습을 보지 못하도록 가족들에게 이불을 덮어쓰게 했지만 딸은 간간이 드러난 모습을 기억해냈다. 하지만 거기까지. 그게 전부였다. 현장에선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지문이나 족적, 흉기 등 쓸 만한 증거물을 찾지 못했다. “반장님, 이거 오래갈 수도 있겠는데요.” 수사팀이 답답한 마음으로 방을 나오는데 방안에 떨어진 노란색 메모지가 보였다. ‘이철동 956-OOOO’ 경찰은 대수롭지 않게 쪽지를 들고 나왔다. 당시엔 이 한 장의 쪽지가 살인범을 잡는 결정적 증거가 되리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연쇄 살인 강도가 남긴 메모 한장 그로부터 한 달 반 정도가 지난 3월 중순, 대구에서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달서구의 한 회사 사무실에서 20대 여직원이 칼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범인은 여성의 가슴과 배를 20여 차례나 공격했다. 그는 처음부터 여성을 살해할 작정을 한 듯 심장 쪽을 집중적으로 찔렀다. 사무실에서는 현금 55만원과 10만원권 자기앞수표 5장이 사라졌다. 사무실 통화기록과 여직원의 직장(直腸) 온도 등을 통해 추정한 범행시간은 오후 2시쯤. 사무실 사람들은 평일 오후에 흉기를 든 채 회사로 들이닥친 범인의 대담함에 치를 떨었다. 하지만 경찰은 그 속에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무리 간 큰 강도라 해도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평일 오후 2시에 사무실을 털러 가는 일은 없기 때문이었다. ‘범인은 정기적으로 이 사무실에 여직원만 있는 시간을 정확히 아는 사람일 것이다.’ 여기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지문도 머리카락도 찾을 수 없었다. 용의주도한 범인의 꼬리가 밟힌 것은 며칠 뒤였다. 돈이 궁했던 탓인지 범인은 사무실에서 훔친 10만원권 수표 2장에 이서를 한 뒤 현금으로 바꿔 갔다. 지금처럼 폐쇄회로(CC) TV가 흔치 않았던 시절이라 돈을 바꿔 간 사람의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필적만은 정확히 남아 있었다. ‘대구시 달서구 OO2동 ×××-× 이철동’ “이철동? 잠깐, 1월에 있었던 중구 모자 살해 현장에서도 이철동이란 이름이 나오지 않았나.” 경찰은 두 사건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메모지와 수표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넘겼다. 같은 시간 경찰들은 동일수법 전과자들을 뒤져 나갔다. 그 중에서도 여직원이 피살된 사무실을 드나든 적이 있었던 사람들을 추려 나갔다. 이모(당시 28세)씨가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조사를 받은 것은 이때쯤이었다. 전과 3범인 그는 여자만 있는 집을 골라 강도를 하는 수법으로 이미 7년 6개월간 교도소 생활을 했고, 약 1년 전 출소한 상태였다. 경찰은 한때 그가 여직원이 살해된 회사에 업무 때문에 수시로 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스스로 물증이 없다고 자신한 이씨는 자기를 조사하는 경찰에게 “증거도 없이 사람을 의심하느냐.”며 거칠게 몰아붙였다. 이제 남은 마지막 희망은 필적 감정. 경찰은 이씨에게 글씨를 쓰게 했다. 고의적으로 필체를 숨길 가능성을 대비해 평소 그가 남긴 낙서와 메모 등도 수거했다. ●자외선 쬐면 잉크 차이도 확연히 드러나 사람의 글씨체에는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생기는 고유한 습성이 반영된다. 어릴 때에는 남의 글자를 흉내내고 베끼기도 하지만 성인이 되면 필체가 고정된다. 필적은 자획의 기울어지는 각도와 글씨를 쓰는 속도, 글자의 간격과 크기, 자간 연결방법, 펜의 이동방법, 문자의 여백, 오자, 심지어 글씨를 쓰는 압력 등 무수한 습관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 어디서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등 물리적 요소뿐만 아니라 정신적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미국의 우편연구소는 일란성과 이란성 쌍둥이 500명을 대상으로 같은 필적을 지닐 수 있는지 연구했다. 6명의 문서감정 전문가 집단이 내린 결론은 ‘비슷한 쌍둥이라도 같은 글씨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글씨를 정교하게 베끼거나 가필(加筆)을 한다고 해도 현대과학은 이를 충분히 가려낸다. 입체 현미경, 적외선 현미경, 고정밀 비교분석기 등을 통해 확인하면 진짜와 가짜의 차이를 잡아낼 수 있다. 비슷하게는 만들 수 있어도 똑같이는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미세한 차이를 잡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적외선 장비를 이용하면 문서를 쓴 잉크가 서로 다른 것인지, 가필한 부분이나 덧칠한 부분은 없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국과수는 셋 다 같은 사람의 글씨라고 판정했다. 자획의 위치와 각도, 글씨가 시작하고 끝나는 지점, 자음과 모음을 연결하는 접필 상태, 필순과 특이한 습성까지 같다는 결론이 나왔다. 경찰은 이를 통해 이씨를 법정에 세울 수 있었다. 이 사건은 고등법원에서 ‘결정적 증거 부족’으로 판결나는 등 반전을 겪기도 했다. 2년에 걸쳐 상고와 재상고가 이어진 끝에 결국 대법원은 국과수 문서감정실의 손을 들어줬다. 이씨는 사형이 확정됐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기사 내 ‘이철동’이라는 이름은 가명임을 밝혀둡니다.
  •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도와주세요. 여, 여기…사람이 죽어 있어요.” 1993년 1월 말 대구시 중구의 한 4층 건물. 집주인 모자(母子)가 방에서 칼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집안에선 장판 밑에 숨겨놓은 비상금 12만원이 사라졌다. 범인이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한 후 돈을 챙겨 달아난 것이다. 유일한 목격자는 잠시 외출했다 돌아온 딸. 그녀도 인질로 잡혔지만, 극적으로 목숨을 구했다. 딸은 “셋방을 구한다.”며 집으로 들어온 젊은 남자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 남자는 셋방에 대해 꼼꼼히 묻더니 그냥 집을 나섰다. 하지만 이내 다시 돌아와 돈을 요구하며 칼을 휘둘렀다. 여자 2명 정도는 거뜬히 상대할 수 있다는 생각에 되돌아온 듯 했다. 하지만 작은 방에서 잠을 자던 아들과 마주하면서 범행이 극단으로 치달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옷을 입었어요. 장갑은 물론이고 상하의 모두 검정 가죽이었어요.” 범인은 자기 모습을 보지 못하도록 가족들에게 이불을 덮어쓰게 했지만 딸은 간간이 드러난 모습을 기억해냈다. 하지만 거기까지. 그게 전부였다. 현장에선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지문이나 족적, 흉기 등 쓸만한 증거물을 찾지 못했다. “반장님, 이거 오래갈 수도 있겠는데요.” 수사팀이 답답한 마음으로 방을 나오는데 방안에 떨어진 노란색 메모지가 보였다. ‘이철동 956-OOOO’ 경찰은 대수롭지않게 쪽지를 들고 나왔다. 당시엔 이 한장의 쪽지가 살인범을 잡는 결정적 증거가 되리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연쇄 살인 강도가 남긴 메모 한장 그로부터 한달 반 정도가 지난 3월 17일, 대구에서 또다른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한 전자회사 사무실에서 여직원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범인은 여직원과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흉기를 꺼내더니 가슴과 복부 등을 20차례 이상 공격했다. 그는 쓰러진 피해자를 소파로 옮겨놓은 뒤 책상 위에 있던 그녀의 지갑에서 현금 55만원과 10만원권 자기앞수표 5장을 훔쳐 달아났다. 사무실 통화기록과 여직원의 직장(直腸)온도 등을 통해 추정한 범행시간은 오후 2시쯤. 사무실 사람들은 평일 오후에 흉기를 든 채 회사로 들이닥친 범인의 대담함에 치를 떨었다. 하지만 경찰은 그 속에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무리 간 큰 강도라 해도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평일 오후 2시에 사무실을 털러가는 일은 없기 때문이었다. ‘범인은 정기적으로 이 사무실에 여직원만 있는 시간을 정확히 아는 사람일 것이다.’ 여기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지문도 머리카락도 찾을 수 없었다. 용의주도한 범인의 꼬리가 밟힌 것은 몇일 뒤였다. 돈이 궁했던 탓인지 범인은 사무실에서 훔친 10만원권 수표 2장에 이서를 한 뒤 현금으로 바꿔갔다. 지금처럼 CC(폐쇄회로) TV가 흔치 않았던 시절이라 돈을 바꿔 간 사람의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필적만은 정확히 남아 있었다. ‘대구시 달서구 OO2동 XXX-X 이철동’ “이철동? 잠깐, 1월에 있었던 중구 모자살해 현장에서도 이철동이란 이름이 나오지 않았나.” 경찰은 두 사건의 연관성을 찾기위해 메모지와 수표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넘겼다. 같은 시간 경찰들은 동일수법 전과자들을 뒤져 나갔다. 그 중에서도 여직원이 피살된 사무실을 드나든 적이 있었던 사람들을 추려나갔다. 이모(당시 28세)씨가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조사를 받은 것은 이때쯤이었다. 전과 3범인 그는 여자만 있는 집을 골라 강도를 하는 수법으로 이미 7년 6개월간 교도소 생활을 했고, 약 1년 전 출소한 한 상태였다. 경찰은 한때 그가 여직원이 살해된 회사를 업무 때문에 수시로 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스스로 물증이 없다고 자신한 이씨는 자기를 조사하는 경찰에게 “증거도 없이 사람을 의심하느냐.”며 거칠게 몰아붙였다. 이제 남은 마지막 희망은 필적 감정. 경찰은 이씨에게 글씨를 쓰게 했다. 고의적으로 필체를 숨길 가능성을 대비해 평소가 그가 남긴 낙서와 메모 등도 수거했다.   자외선을 쬐면 잉크의 차이도 확연히 드러나 사람의 글씨체에는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생기는 고유한 습성이 반영된다. 어릴 때에는 남의 글자를 흉내내고 베끼기도 하지만 성인이 되면 필체가 고정된다. 필적은 자획의 기울어지는 각도와 글씨를 쓰는 속도, 글자의 간격과 크기, 자간 연결방법, 펜의 이동방법, 문자의 여백, 오자, 심지어 글씨를 쓰는 압력 등 무수한 습관에 따라 차이가 생긴다. 어디서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등 물리적 요소 뿐만 아니라 정신적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미국의 우편연구소는 일란성과 이란성 쌍둥이 500명을 대상으로 같은 필적을 지닐 수 있는지 연구했다. 6명의 문서감정 전문가 집단이 내린 결론은 ‘비슷한 쌍둥이라도 같은 글씨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글씨를 정교하게 베끼거나 가필(加筆)을 한다고 해도 현대과학은 이를 충분히 가려낸다. 입체 현미경, 적외선 현미경, 고정밀 비교분석기 등을 통해 확인하면 진짜와 가짜의 차이를 잡아낼수 있다. 비슷하게는 만들 수 있어도 똑같이는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미세한 차이를 잡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들어 적외선 장비를 이용하면 문서를 쓴 잉크가 서로 다른 것인지, 가필한 부분은 없는지, 덧칠한 부분은 없는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국과원은 둘다 같은 사람의 글씨라고 판정했다. 자획의 위치와 각도, 글씨가 시작하고 끝나는 지점, 자음과 모음을 연결하는 접필상태, 필순과 특이한 습성까지 같다는 결론이 나왔다. 경찰은 이를 통해 이씨를 법정에 세울 수 있었다. 이 사건은 고등법원에서 ‘결정적 증거 부족’으로 판결나는 등 반전을 겪기도 했다. 2년에 걸쳐 상고와 재상고가 이어진 끝에 결국 대법원은 국과원 문서감정실의 손을 들어줬다. 이씨는 사형이 확정됐다. ※기사 내 ‘이철동’이라는 이름은 가명임을 밝혀둡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 핫도그 사먹으려다 ‘징역 80년형’ 받은 황당사연

    핫도그 사먹으려다 ‘징역 80년형’ 받은 황당사연

    핫도그를 사먹으려다 징역 80년형을 선고받은 사연이 알려졌다. 미국 텍사스 멘스필드에 사는 찰스 클리브랜드 노든(48)은 2년전 지역 영화관 스넥코너에서 핫도그와 팝콘, 음료수를 사기위해 20달러를 내밀었다. 그러나 점원은 자신이 낸 지폐에 이상이 없는지 신경질적으로 묻는 노든의 행동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결과 이 20달러는 위조 지폐임이 드러났고 추가로 120달러의 위조지폐가 더 발견돼 노든은 구속됐다. 노든은 경찰수사에서 “이돈은 주유소에서 거스름돈으로 받은 것으로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과거 차량절도와 금융 사기까지 추가로 밝혀내 기소했다. 현지법원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노든은 그간 수많은 절도와 금융 사기사건을 일으킨 전과자로 이같은 중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도가니’ 전자발찌 소급 ‘위헌 제청’에 발 묶여

    ‘도가니’ 전자발찌 소급 ‘위헌 제청’에 발 묶여

    광주 인화학교 학생을 성폭행하려던 생활보육사에 대해 검찰이 지난 5월 전자발찌 부착 청구를 했지만 법원이 판결을 보류했다. 2002년 인화학교 기숙사인 인화원의 생활보육사였던 이모(당시 31세)씨는 청각·언어장애 4급인 학생을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원내에서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광주고등법원은 2006년 이씨에게 성폭력 특별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광주지검은 지난 5월 “장애인이자 아동을 성추행한 점으로 미뤄 재범 가능성이 높다.”며 이씨에게 전자발찌를 부착할 수 있도록 광주지법에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청구일로부터 6개월가량 지난 지금까지 재판 일정조차 잡지 않고 있다. 광주지법 측은 “전자발찌 소급 적용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자발찌법은 지난해 부산 여중생을 살해한 김길태 사건 이후 개정했다. 개정법에 따르면 2007년 7월 이후 출소한 성범죄 전과자 가운데 ▲16세 미만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거나 ▲2회 이상 상습범 ▲전자발찌를 찼던 사람이 또 범행을 저지르거나 ▲실형 전과자가 10년 이내에 범행했을 경우에 한해 법원 허가를 받아 전자발찌를 소급해서 채울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말 청주지법 충주지원이 “전자발찌는 형벌과 효과가 비슷한 만큼 소급 처벌을 금지한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하면서 벽에 부딪혔다. 이에 따라 일선 법원들이 관련 재판 대부분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해 7월부터 검찰이 청구한 2428명 가운데 75.3%인 1829명에 대한 판결이 보류됐다. 영화 ‘도가니’ 사건의 당사자인 이씨도 이에 해당한다. 24.7%인 599명에 대한 재판은 진행돼 294명에게는 부착 판결을 내리고 나머지는 기각했다. 광주지검 측은 달리 손을 쓸 수 없는 처지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는 장애인 아동을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했다. 같은 범죄를 다시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전자발찌를 채우려 했던 것”이라며 법원의 처사에 불만을 쏟아냈다. 또 “지난 7월 13일 기준으로 지난해 7월 이후 출소한 성범죄 전과자 가운데 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19명이나 된다.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성범죄의 심각성을 재판부가 간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헌재에 위헌심판 제청이 됐더라도 재판을 할지 말지는 재판부의 재량이라는 입장이다. 서울북부지법의 한 판사는 이와 관련, “위헌심판 제청과는 상관없다.”며 충주지원의 사건은 중단되지만 나머지 사건은 재판을 진행해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물론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릴 경우 재심을 해야 하는 부담은 떠안을 수밖에 없다. 서울서부지법의 한 관계자는 “위헌법률심판은 사안에 따라 연구도 하고 해외 사례도 살펴야 하는 등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종 결정까지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전자발찌법은 형벌이 아니라 보안 처분일 뿐”이라면서 “문제는 성범죄자의 재범을 막는 일인데 기약 없이 위헌 판결을 기다리기보다 판결이 나면 그때 전자발찌를 풀어줘도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9) 강릉 40대 여인 살인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9) 강릉 40대 여인 살인사건

    2003년 3월 22일 새벽 강원도 강릉시의 한 연립주택. 4층에 불이 났다는 신고에 소방관들이 출동했다. 문안에서 잠긴 집안은 연기와 화기로 가득했지만 아무리 불러도 인기척이 없었다. 문을 부수고 들어간 소방관들은 20여 분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불이 시작된 곳을 찾으려고 방을 하나씩 뒤지던 신입 소방관의 얼굴이 하얘졌다. 그는 급히 선배를 불렀다. “여, 여기···. 칼 맞은 시체가 있어요.” 사건은 경찰로 이관됐다. 희생자는 집주인 A(여·당시 49세)씨. 시신은 침대방 한쪽 이불더미 밑에 숨겨져 있었다. 범인은 이불을 태워 시신 속 어딘가에 남아 있을지 모를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 싶은 듯했다. 불에 탄 시신은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마지막 저항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법의학에서 말하는 투사형 자세(Pugilistic Attitude)였다. 고온에 오랫동안 노출된 시신의 근육이 수축하면서 일어나는 일종의 열강직 현상이다. 보통 사람의 몸은 펴는 근육(신근)보다는 당기는 근육(굴근)이 더 발달해 있기 때문에 그만큼 열강직 현상도 당기는 근육에 많이 나타난다. 불에 탄 시신은 손목과 팔꿈치를 오므리는 권투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사인은 다발성 자창(刺創·찔린 상처). 범인은 A씨의 등과 왼쪽 팔 등을 무려 35군데나 찔렀다. 매우 당황했거나 복수심에 불탄 자의 소행으로 보였다. 칼의 방향을 봐서 범인은 오른손잡이였다. 범인은 안방과 작은방, 거실과 드레스 룸 등 4군데에 동시에 불을 놨다. 이상한 점은 화재 현장 여기저기서 화장품 향이 진동한다는 것이었다. 원인은 곧 밝혀졌다. 거실 바닥에 뚜껑이 열린 채 어지럽게 널려 있는 스킨로션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발화 지점에서 발견된 에틸알코올과 같은 성분임이 드러났다. 영악하게도 범인은 에틸알코올이 들어간 화장품을 집안 곳곳에 뿌린 뒤 불을 붙인 것이다. 범행 현장에 불을 지르는 범인들은 화재와 함께 증거가 될 만한 모든 것이 날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지문이나 족적은 물론이고, 범행 시각이나 도주로도 지울 수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오산이다. 방화든 실화든 화재 현장에 완전 연소가 일어나는 일은 드물다. 알코올이나 휘발유 등 인화성 물질도 바닥이나 벽틈에 모두 연소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화재 잔류물 역시 남기 마련이고 그 속에선 증거물이 고스란히 나온다. 오히려 불을 붙이는 과정에서 불은 범인에게 방화범이라는 꼬리표를 남기는 경우가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면식범에 의한 계획된 살인이라고 판단했다. 강제로 문을 연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범인은 집주인을 알거나 집 열쇠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집안에 불을 놓은 뒤 열쇠로 문을 잠그고 유유히 현장을 빠져 나갔다고 봤다. 이런 추리 뒤에는 현관 외에는 나갈 다른 길이 없다는 점도 한몫했다. 범행 장소가 연립주택의 맨 꼭대기 층이어서 창문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지만 옥상 지붕이 너무 가파르고 미끄러워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길이었다. 귀금속을 챙기지 않은 것도 원한에 의한 범행을 의심케 했다. 경찰은 피해자 주변인들을 용의선상에 올렸다. 하지만 수사는 겉돌았다. 의심할 만한 용의자들은 알리바이가 명확했다. 무언가 전환점이 필요한 상황. 방화 현장을 다시 뒤지던 경찰로부터 연락이 왔다. “현관 안전핀이 눌러져 있다.”는 보고였다. 일반적으로 보조 잠금장치인 안전핀은 집 안에서만 누룰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밖에서 열쇠로 잠궈도 안전핀은 눌러지지 않는다. 아파트 현관의 안전핀이 눌린 상태라는 것은 즉, 범인이 현관이 아닌 제3의 통로로 도주했다는 이야기다. 뒤늦게 확인한 옥상에는 뜯겨진 방충망과 범인이 버린 장갑이 보였다. 면식범만을 쫒던 경찰은 수사 방향을 재설정해야 했다. 막막하기만 했던 수사는 A씨의 휴대전화를 찾으면서 활기를 띠었다. A씨의 휴대전화를 훔쳐간 범인은 대담하게도 범행 후 사흘 동안 이 휴대전화를 이용하다가 인근 시외버스터미널에 버렸다. 휴대전화 사용명세서를 뽑아본 경찰은 황당했다. 전체 20여 통의 전화 중 대부분이 속칭 폰팅으로 불리는 음란성 유료전화를 거는 데 이용됐다. 마치 규칙이라도 정한 듯 폰팅은 짝수날에만 이어졌다. 범인은 그렇게 죽은 여인을 끝까지 이용했다. “사람을 죽인 날, 그것도 죽은 사람 전화로 폰팅하는 걸 보면 이거 완전 중독인데요.” “근데 좀 이상하지 않아? 하루 10통씩 폰팅하던 놈이 홀수날엔 왜 한 건도 전화를 안 했을까…. 황 형사. 격일제로 근무하는 경비원이나 공익근무요원 중에서 동종 전과자부터 뽑아봐.” 폰팅업계 특성상 경찰이 협조를 받아내기 쉽지 않았다. 경찰은 범인이 건 한 통의 114 안내전화에 주목했다. 범인이 안내받은 곳은 강릉시 주문진에 있는 한 세탁소였다. 경찰은 한 20대 남자가 여관에서 “세탁물을 가져가라.”는 전화를 한 것을 확인했다. 남자가 맡긴 무스탕 점퍼 소매에는 혈흔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죽은 A씨의 피였다. 경찰은 잠복 끝에 K(21)씨를 검거했다. 예상대로 K씨는 격일로 근무하는 시청 공익근무요원이었다. 그는 순순히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카드 빚에 시달리던 K씨는 혼자 귀가하는 A씨를 보고 집을 털 생각을 했다. 처음엔 배달원을 가장해 집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속아 넘어가지 않자 옥상을 통해 집으로 침입했고, 범행이 발각되자 엉겁결에 칼을 휘둘렀다고 말했다. 형사들을 기막히게 한 것은 범행 후 그의 행적. 피 묻은 20만원을 들고 그가 간 곳은 PC방이었다. K씨는 말을 이었다. “형사 아저씨. 그날 저 죽는 줄 알았어요. 불은 놨지. 연기는 나지. 근데 현관문이 안 열리더라고요.” 소년의 티를 갓 벗은 20대 초반의 살인자는 그래도 제 목숨 귀한지는 알고 있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8) 살인자가 남긴 화장품 향기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8) 살인자가 남긴 화장품 향기

     2003년 3월 22일 새벽 강원도 강릉시의 한 연립주택. 4층에 불이 났다는 신고에 소방관들이 출동했다. 문안에서 잠긴 집안은 연기와 화기로 가득했지만 아무리 불러도 인기척이 없었다. 문을 부수고 들어간 소방관들은 20여 분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불이 시작된 곳을 찾으려고 방을 하나씩 뒤지던 신입 소방관의 얼굴이 하얘졌다. 그는 급히 선배를 불렀다. “여, 여기···. 칼 맞은 시체가 있어요.”  사건은 경찰로 이관됐다. 희생자는 집주인 A(여·당시 49세)씨. 시신은 침대방 한쪽 이불더미 밑에 숨겨져 있었다. 범인은 이불을 태워 시신 속 어딘가에 남아 있을지 모를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 싶은 듯했다. 불에 탄 시신은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마지막 저항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법의학에서 말하는 투사형 자세(Pugilistic Attitude)였다. 고온에 오랫동안 노출된 시신의 근육이 수축하면서 일어나는 일종의 열강직 현상이다. 보통 사람의 몸은 펴는 근육(신근·伸筋)보다는 당기는 근육(굴근·屈筋)이 더 발달해 있기 때문에 그만큼 열강직 현상도 당기는 근육에 많이 나타난다. 불에 탄 시신은 손목과 팔목을 오므리는 권투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잘못 끼워진 첫 단추에 수사는 산으로  사인은 다발성 자창(刺創·찔린 상처). 범인은 A씨의 등과 왼쪽 팔 등을 무려 35군데나 찔렀다. 매우 당황했거나 복수심에 불탄 자의 소행으로 보였다. 칼의 방향을 봐서 범인은 오른손잡이였다. 범인은 안방과 작은방, 거실과 드레스 룸 등 4군데에 동시에 불을 놨다. 이상한 점은 화재 현장 여기저기서 화장품 향이 진동한다는 것이었다. 원인은 곧 밝혀졌다. 거실 바닥에 뚜껑이 열린 채 어지럽게 널려 있는 스킨로션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발화 지점에서 발견된 에틸알코올(ethyl alcohol)과 같은 성분임이 드러났다. 영악하게도 범인은 에틸알코올이 들어간 화장품을 집안 곳곳에 뿌린 뒤 불을 붙인 것이다.  범행 현장에 불을 지르는 범인들은 화재와 함께 증거가 될만한 모든 것이 날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지문이나 족적은 물론이고, 범행 시각이나 도주로도 지울 수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오산이다. 방화든 실화든 화재 현장에 완전 연소가 일어나는 일은 드물다. 알코올이나 휘발류 등 인화성 물질도 바닥이나 벽틈에 모두 연소되지 않은채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화재 잔류물 역시 남기 마련이고 그 속엔 증거물이 고스란히 나온다. 오히려 불을 붙이는 과정에서 불은 범인에게 방화범이라는 꼬리표를 남기는 경우도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면식범에 의한 계획된 살인이라고 판단했다. 강제로 문을 연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범인은 집주인을 알거나 집 열쇠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집안에 불을 놓은 뒤 열쇠로 문을 잠그고 유유히 현장을 빠져 나갔다고 봤다. 이런 추리 뒤에는 현관 외에는 나갈 다른 길이 없다는 점도 한몫했다. 범행 장소가 연립주택의 맨 꼭대기 층이어서 창문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지만 옥상 지붕이 너무 가파르고 미끄러워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길이었다. 귀금속을 챙기지 않은 것도 원한에 의한 범행을 의심케 했다. 경찰은 피해자 주변인들을 용의선상에 올렸다.  하지만 수사는 겉돌았다. 의심할만한 용의자들은 알리바이가 명확했다. 무언가 전환점이 필요한 상황. 방화 현장을 다시 뒤지던 경찰로부터 연락이 왔다. “현관 안전핀이 눌려져 있다.”는 보고였다. 일반적으로 보조 시건장치인 안전핀은 집 안에서만 누룰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밖에서 열쇠로 잠궈도 안전핀은 눌러지지 않는다. 아파트 현관의 안전핀이 눌린 상태라는 것은 즉, 범인이 현관이 아닌 제3의 통로로 도주했다는 이야기다. 뒤늦게 확인한 옥상에는 뜯겨진 방충망과 범인이 버린 장갑이 보였다. 면식범만을 쫒던 경찰은 수사 방향을 재설정해야 했다.  ●폰팅에 중독된 20대 살인자  막막하기만 했던 수사는 A씨의 휴대전화를 찾으면서 활기를 띠었다. A씨의 휴대전화를 훔쳐간 범인은 대담하게도 범행 후 사흘 동안 이 휴대전화를 이용하다가 인근 시외버스터미널에 버렸다. 휴대전화 사용명세서를 뽑아본 경찰은 황당했다. 전체 20여 통의 전화 중 대부분이 속칭 폰팅으로 불리는 음란성 유료전화를 거는 데 이용됐다. 마치 규칙이라도 정한 듯 폰팅은 짝수날에만 이어졌다. 범인은 그렇게 죽은 여인을 끝까지 이용했다.  “사람을 죽인 날, 그것도 죽은 사람 전화로 폰팅하는 걸 보면 이거 완전 중독인데요.”  “근데 좀 이상하지 않아? 하루 10통씩 폰팅하던 놈이 홀수날엔 왜 한 건도 전화를 안했을까. 황 형사. 격일제로 근무하는 경비원이나 공익근무요원 중에서 동종 전과자부터 뽑아봐.”  폰팅업계 특성상 경찰이 협조를 받아내기 쉽지 않았다. 경찰은 범인이 건 한 통의 114 안내전화에 주목했다. 범인이 안내받은 곳은 강릉시 주문진에 있는 한 세탁소였다. 경찰은 한 20대 남자가 여관에서 “세탁물을 가져가라.”는 전화를 한 것을 확인했다. 남자가 맡긴 무스탕 점퍼 소매에는 혈흔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죽은 A씨의 피였다. 경찰은 잠복 끝에 K(21)씨를 검거했다. 예상대로 K씨는 격일로 근무하는 시청 공익근무요원이었다. 그는 순순히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카드 빚에 시달리던 K씨는 혼자 귀가하는 A씨를 보고 집을 털 생각을 했다. 처음엔 배달원을 가장해 집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속아 넘어가지 않자 옥상을 통해 집으로 침입했고, 범행이 발각되자 엉겁결에 칼을 휘둘렀다고 말했다.  형사들을 기막히게 한 것은 범행 후의 행적. 피묻은 20만원을 들고 그가 간 곳은 PC방이었다.  K씨는 말을 이었다. “형사 아저씨. 그날 저 죽는 줄 알았어요. 불은 놨지. 연기는 나지. 근데 현관문이 안 열리더라고요.”  소년의 티를 갓 벗은 20대 초반의 살인자는 그래도 제 목숨 귀한 지는 알고 있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욱 잔인한 교통사고 위장 살인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살인현장 속 왠 대변(?)검사…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진실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엽기살인마는 피가 다르다(?) 혈흔 속 性염색체가 ‘악마의 姓’ 을 지목하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물 마시던 A씨의 갑작스런 사망 왜?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장문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엄마…알고보니 생활반응은 죽음의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성형수술 자국이 일러준 주검의 주민번호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20대 여성이 남긴 마지막 글씨…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바다에서 건진 토막시신의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 살인…‘전류반’은 못 숨겼네 몸에 남은 전기충격 자국이 완전범죄 밝혀내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참혹한 죽음…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여성 시신 2구의 잔인한 진실게임…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그 남자 노리는 ‘한밤 통증’… 동양인의 저주? 청장년 급사 증후군 22) 70% 부패한 시신… 말없이 증언하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의 240㎜ 운동화…60대 노인의 트릭이었다 별무늬 자국의 비밀 24) 사회 첫발 20대女 살해한 택시기사, 흙탕물이… 돈 버리고 납치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DNA는 남자라고 말하는데 살인 현장에 남은 ‘그 남자’의 립스틱 26) 목졸려 숨진 60대 시신 크게 훼손됐는데…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흉기에 17번 찔려 죽은 여자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 헌재 “전과자 국립묘지 안장 불가능 합헌”

    헌법재판소는 범법 전과가 있는 국가유공자의 국립묘지 안장을 거부한 국가보훈처의 처분이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로 합헌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박씨는 월남전 참전 유공자로 등록된 부친이 사망한 뒤 국가보훈처에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을 신청했으나 부친의 폭력·사기 전과를 이유로 거부당하자 “국립묘지법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국립묘지법)조항이 불명확하고 광범위하게 기본권을 제한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당시 국가보훈처는 박씨 부친의 사례가 국립묘지법 10조에 규정된 국립묘지의 영예성(榮譽性) 훼손에 해당하는 자로 판단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국립묘지세부운영규정 등은 자의적 법적용을 배제할 객관적 기준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中 저장성 조세저항 폭동 일단 소강] “사망자 없다” 발표 “수백명 죽어” 소문

    중국 저장(浙江)성 후저우(湖州)시 우싱(吳興)구 즈리(織里)진에서 발생한 아동복 공장 업주들의 ‘조세저항 폭동’이 일단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저장성 직영 인터넷사이트인 저장온라인은 30일 “규모가 비교적 큰 140여개 업체가 모두 생산라인을 재가동하기 시작했고, 70~80%의 아동복 관련 업체들이 속속 생업을 재개하고 있다.”며 사태가 호전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140여개 업체 생산라인 재가동 당국은 이번 사태로 사망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인터넷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는 “저장성 정부가 모든 소식을 차단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이미 수백명이 숨졌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어 진위 여부가 주목된다. ●웨이보에 출처 불분명 시신사진도 웨이보에는 현지 촬영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시신 사진까지 유포됐다. 특히 안후이(安輝)성 출신 업주들과 저장성 주민들 간의 지역갈등 양상으로 비화하면서 인접한 두 성 주민들 간의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글도 쏟아지고 있다. 강경진압으로 사태는 표면적으로는 수그러들었지만 언제든 다시 폭발할 수 있는 ‘화근’을 남겨두고 있는 셈이다. ●당국 “구속 21명 중 상당수 전과자” 후저우시 공안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까지 이번 폭동 관련자 21명이 구속됐다. 당국은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전과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업주들의 동태에 대한 감시도 본격화됐다. 후저우시 주요 기관과 우싱구 및 즈리진 각급 간부 890여명이 업주들을 1대1로 맡아 선무활동에 나섰다. 아동복 생산공장이 밀집한 즈리진에서는 재봉틀에 부과하는 세금이 올 들어 크게 오른 데 항의하는 업주들이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대규모 폭동을 일으켰다. 특히 현지 정부가 저장성 사람들이 운영하는 공장보다 안후이성 출신 업주들의 공장에 과도한 세금을 부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후이성 출신들이 대거 결집해 항의하는 등 지역갈등 현상까지 드러났고, 시위대들이 거리를 지나는 고급 외제차들을 때려부수는 등 빈부격차 확대에 대한 분노표출 양상으로도 확대됐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글로벌 시대] 일본 야쿠자에 대하여/고토 노부유키 홍익대 교양외국어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일본 야쿠자에 대하여/고토 노부유키 홍익대 교양외국어학부 교수

    일본에서는 지난 1일부터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 ‘폭력단 배제조례’가 전면적으로 시행되었다. 이는 폭력단에 이권 개입을 금지하는 조례이다. 일본 신문에 야마구치파 보스의 인터뷰 기사가 게재되었다. 그는 일본사회에서 폭력단의 존재 이유와 조직의 구성원, 그 가족의 입장을 호소하고 있다. 폭력단이 없어지면, 사회에 발을 붙일 수 없는 전과자와 같은 사람들이 고립되어 일본사회에 범죄가 증가할 것이다. 그러한 반(反)사회 구성원에게 직장을 주고 일반 시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규칙을 정해서 그들을 조직에 끌어모아 온 것이 폭력단의 사회적 역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폭력단 보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폭력단은 ‘필요악’일 수도 있다. 즉,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들어간 사람들은 형기를 마치고 다시 사회에 나오면, 일반 사람들과 같이 경쟁사회 속에서 밥 먹고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전과자는 쉽사리 취직이 안 되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 다시 범죄를 저지르거나 폭력단에 들어가게 된다. 폭력단은 민주주의 사회에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러한 사람들에게는 이른바 민간 사회복지단체의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일본 야쿠자와 같은 폭력 조직은 전세계 많은 나라에 존재한다. 이탈리아 마피아가 대표적인데, 그 기원은 19세기 초 나폴리 왕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규모나 형태는 다르지만 세계 각국에 존재하는 폭력 조직은 각각 고유한 기원과 역사를 갖고 있다. 일본 야쿠자는 다른 나라의 폭력 조직과 달리 그 역사가 상당히 길고 일본사회의 문화적 전통 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 이것에 대해서 언급하는 자체가 일본사회에서 금기시되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거론되지 않고 있다. 그들의 존재에 대한 여러 가지 견해가 있겠지만, 일본 중세 사회 연구가인 아미노 요시히코에 의하면, 야쿠자의 기원은 14세기 남북조시대(1336~1392)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남북조시대는 천황가가 남조와 북조의 두 갈래로 분열되었던 시대로, 남조 천황은 남녀 간의 성행위를 하나의 중요한 수행 방법으로 하는 밀교(불교의 일파)를 이용하여 당시 차별받던 사람들을 규합해서 사조직화했다. ‘차별받던 사람들’은 기생, 연예인, 노름꾼, 궂은일하는 사람, 죄인 등이다. 이러한 사람들에 대한 차별이 이어져 현대에는 ‘차별 부락’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다 메이지 유신 이후 천황은 본인이 북조계열이었지만 남조 천황가를 정통으로 인정했다. 일본 천황은 지금은 상징 천황으로서 정치적 실권이 없으나 천황제 역사가 일본의 사회구조와 문화 및 일본인의 사고 방식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쳐온 것은 사실이다. 현재에도 야쿠자 구성원 중 60%는 일본인 차별 부락 출신자이고 30%는 한국계, 나머지 10%가 중국계와 일본인 전과자라고 한다. 그리고 차별 부락 사람들의 상당수는 천황제를 지지하는 정치적 우익이며, 일본 우익 단체는 폭력단의 하부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또 연예계나 스모계, 신사나 절에서 행하는 마쓰리 등이 야쿠자와 관계 있는 것은 일본 역사에서 보면 자연스러운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 문제시된 연예계·스모계와 야쿠자와의 관계는 최근에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예계·스모계와 야쿠자 사이에 명확한 경계선을 그을 수 없는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것이 아닐까 한다. 일본사회에서 야쿠자를 척결한다는 것은 이상과 같은 역사에 비추어 보면, 천황제에 대한 외과 수술을 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 작업이 진정성을 가지고 진행된다면 그것은 일종의 문화 혁명이 될 것이다. 이 작업에는 그 정도의 각오와 역사 인식을 가지고 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경찰력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회에 고립된 전과자를 지원하고 ‘차별 부락’ 출신자나 한국 및 중국계 주민에 대한 인권침해를 없애는 조치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후생노동성과 법무성이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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