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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 평균 연봉 3억원 넘었다…정부 “수급 부족 탓”

    의사 평균 연봉 3억원 넘었다…정부 “수급 부족 탓”

    의사들의 평균 연봉이 2022년 기준 3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정부의 ‘의사 인력 임금 추이’ 자료를 보면 2022년 병의원에 근무하는 의사 인력 9만 2570명의 평균 연봉은 3억 100만원이었다. 이 자료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10일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정부가 공식적으로 집계한 의사들의 임금 관련 최신 자료다. 해당 수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동네 의원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전체 요양기관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의 소득을 분석해 나온 결과다.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는 제외했다. 자료에 따르면 의사들의 평균 연봉은 2016년 2억 800만원에서 2022년 3억 100만원으로 연평균 6.4% 증가했고 6년 새 44.7% 뛰었다. 임금 상승 폭은 개원의가 대부분인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두드러졌다. 중증·응급 의료를 담당하는 상급종합병원 의사의 연봉은 2016년 1억 5800만원에서 2022년 2억 100만원으로 연평균 4.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연봉은 2억 1400만원에서 3억 4500만원으로 연평균 8.3% 올랐다.개원의 중에서도 안과 의사의 연봉이 6억 1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형외과 4억 7100만원, 이비인후과 4억 1300만원, 마취통증의학과 3억 9100만원 순이었다. 복지부는 이를 의사 부족 문제로 진단했다. 복지부는 “의사 수급 부족으로 의사들의 임금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부족한 의사 공급으로 인해 비필수 의료시장의 의사 인건비는 상승하고 지방의료원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35년까지 의사가 1만명 늘어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겨우 0.2명 증가한 2.1명에서 2.3명이 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7명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다”며 “(2000명 증원은) 의사가 부족한 우리 현실과 향후 커질 의료공백 상황에 비춰볼 때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정부 “3000명 증원 의견도 나와” vs 의료계 “과학적 근거 없이 졸속”

    정부 “3000명 증원 의견도 나와” vs 의료계 “과학적 근거 없이 졸속”

    2000명 결정 ‘보정심’이 핵심정부, 서울고법에 자료 49건 제출의료계 “보정심서만 2000명 언급서남대 사례 20개 이상 재현 의견”의협 “의정 양자협의체 논의 필요” 증원 숫자 근거·절차 등 쟁점정부 “반대자도 규모에 대한 이견2035년 1만명 부족… 정책적 결정”종합병원협도 3000명 증원 제시경영난 병원에 건보 급여 선지급 ‘2000명 의대 증원’의 효력 정지 여부를 판가름할 법원 결정을 앞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정부가 법원 요청으로 의대 증원 근거자료를 제출한 가운데 증원 규모가 합당한 절차를 거쳐 도출됐는지를 놓고 양측이 충돌했다. 정부는 2000명 증원을 위한 충분한 논의가 있었으며 사회 각계가 참여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위원 대부분이 증원에 찬성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의사단체들은 보정심 회의가 ‘거수기’ 역할을 했고 ‘2000명’이란 숫자가 졸속으로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13일 정부와 의료계,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0일 집행정지 항고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에 47건의 자료와 2건의 별도 참고자료를 제출했다. ‘2000명이란 숫자가 등장한 배경’과 ‘정부 정책의 절차적 정당성’을 놓고 양측의 해석이 극명하게 갈렸다.정부는 ‘2000명 증원’을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 2월 6일 회의를 개최했고, 이 자리에서 2000명 증원이 결정됐다. 보정심은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보건의료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위원회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노동자·소비자·환자단체 등이 추천하는 수요자 대표, 의료단체가 추천하는 공급자 대표와 보건의료 전문가, 정부 위원 등이 참여한다. 회의에는 25명 위원 중 23명이 참석했다. 불참한 2명은 대한의사협회(의협)와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측이다. 회의록에 따르면 참석자 중 4명이 의대 증원에 반대했다. “(2000명 증원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2018년 폐교한) 서남대 같은 학교를 20개 이상 만드는 것” 등의 발언이 나왔다. 반면 “필수의료 공백을 메우려면 최소 3000명은 증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해 1월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를 정하기 위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종합병원협의회는 매년 3000명씩 5년간 총 1만 5000명을 증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회신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회의 참석자 중 19명은 2000명 증원에 찬성했고 의사인 위원 3명을 포함한 총 4명이 반대했다”며 “반대도 규모에 대한 이견으로, 증원 자체에는 찬성이었다”고 설명했다. 보정심은 만장일치 의결 방식이 아니다. 당일에도 논의 끝에 2000명 증원에 이견이 없음을 확인해 최종 의결됐다. 반면 의료계는 2000명이란 숫자가 충분한 논의 없이 보정심 회의에서 갑작스럽게 발표됐다고 주장한다. 의료계 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2000명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문서는 증원분이 발표된 당일인 2월 6일 보정심 회의록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정심 회의를 제외하면 의대 입학 정원 문제를 다뤘던 회의는 보정심 산하 의사인력 전문위원회 5차 회의 딱 한 번뿐”이라면서 “위원들이 최소 300명에서 1만명 등 다양한 숫자를 제안했지만 2000명이란 숫자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보정심 구성도 문제 삼았다. 위원 25명 중 의협 등 공급자단체가 추천하는 위원은 6명이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보정심 구성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복지부 거수기들이 증원에 찬성했다는 사실이 결정의 근거가 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의정 양자협의체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쟁점은 의대 증원이 근거를 갖고 절차를 갖춰 진행됐는지 여부다. 정부는 의료계 등과 충분히 논의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으며 연구자료를 통해 증원 규모를 정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협의가 없었고 증원 규모 결정에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의협은 이날 “복지부는 의협과 진행한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고 하나 지난 1년여간 27차례에 걸친 의료현안협의체 그 어떤 회의에서도 2000명 증원에 대한 언급은 단 한번도 없었다”면서 “단순히 회의 개최 횟수를 언급하며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고 발표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정부는 2000명이란 숫자는 ‘정책적 결정’이라고 맞섰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브리핑에서 “2035년에 (의사) 1만명이 부족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바로 정책 결정”이라며 “2035년을 기준 시점으로 5년간 2000명씩 나오면 1만명을 채울 수 있겠다고 보고 의사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와 정부는 오는 17일쯤으로 예상되는 서울고법의 집행정지 신청 결과에 따라 대법원에 즉시 항고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박 차관은 “만약 인용 결정이 난다면 즉시 항고해 대법원 판결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재항고는 세 달 정도 걸려 2025학년도 입시요강 발표 전에 끝나지 않아 실익이 없지만 사건의 중대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전공의 이탈로 경영난이 심화한 병원에 건강보험 급여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건강보험 선지급을 통해 어려움을 겪는 병원들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며 “5월부터 7월까지 의료 수입이 급감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전년 동월 급여비의 30%를 우선 지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정부 “전공의 이번주 복귀 안하면 전문의 취득 1년 지연될 수도”

    정부 “전공의 이번주 복귀 안하면 전문의 취득 1년 지연될 수도”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열고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이 금주 내에 복귀하지 않으면 전문의 취득이 1년 지연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전공의들에게 “다음 주 20일이 되면 전공의가 3개월 이상 의료 현장을 이탈한 상태가 돼 이번 주 중 복귀하지 않을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1년 지연될 수 있다”며 “향후 진로에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전공의 여러분은 근무지로 복귀해 의사로서의 본분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전공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업무개시명령이나 사직서 수리금지명령을 철회할지 여부에 대해 묻는 질문에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 국가시험 일정과 원서접수 연기를 건의한 대학들의 요청과 관련해서는 ”연기 요청을 받은 것은 맞지만, 현재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시는 올해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진행된다”라고 말했다. 브리핑에 참석한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도 “학생들의 유급보다는 학생들이 복귀해서 정상적으로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들 기본 입장”이라며 “대학들의 자체적인 노력들을 환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정부 “경영난 겪는 수련병원에 건강보험 선지급”

    정부 “경영난 겪는 수련병원에 건강보험 선지급”

    정부가 전공의 이탈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건강보험 선지급을 결정했다. 13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는 해당 내용을 골자로 한 수련병원에 대한 건강보험 선지급 계획을 발표했다. 병원협회와 수련병원에서 제안한 ‘건강보험 선지급’ 지원 요청을 수용한 것이다. ‘건강보험 선지급’은 진료 전 일정 규모의 급여비를 우선 지급하고, 추후 실제 발생한 급여비에서 상계 및 정산하는 제도다. 코로나19 위기 당시에도 ‘건강보험 선지급’ 후 사후 정산한 사례가 있다. 의료기관의 자구노력과 함께 엄격한 관리를 통해 사후 정산이 이뤄지므로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부담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전국의 211개 수련병원 중 요건을 충족하는 병원을 대상으로 건강보험 선지급을 시행할 계획이다. 지난 3~4월 중 의료수입 급감 인건비 지급 등 운영상 어려움 발생하고, 필수진료 유지를 위해 금융기관 자금차입 등 경영난 자체 해결을 위한 자구노력 실시한 곳 가운데 중증 환자에 대한 외래·입원 등 진료를 더 이상 축소하지 않고 유지하는 기관이 대상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오는 20일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신청서를 접수하고 내실 있는 심사를 통해 이르면 이달 내 1차 선지급이 시행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했다.
  • 처음 마주 앉은 의사·정부·환자… “의료개혁 상설기구 만들자”

    처음 마주 앉은 의사·정부·환자… “의료개혁 상설기구 만들자”

    의대 증원과 필수·지역 의료 문제를 논의할 상설기구를 만들자는 제안이 의료계에서 나왔다. 그동안 ‘원점 재검토’를 제외하면 하나 된 목소리를 내지 않던 의료계에서 나온 전향적 의견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서울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 회의실에서 공동 주최한 의료개혁 좌담회에서다. 정부와 의료계 당사자들이 의료대란 이후 모두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을 지낸 김성근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의사들도 개원의, 전문가, 환자단체가 모여 합의점 찾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의료계에 대표성 있는 회의체가 있어야 하고, 사회적 모임도 가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5년짜리 위원회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상설위원회를 만들어 의대 증원과 필수·지역 의료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도 “정부에서 하는 모임에 의대 교수들이 들어가 상설 기구를 제안했으면 한다”고 말했다.의료계는 정부가 만든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 참여에 대해서는 대체로 회의적이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의개특위는 중장기 과제를 다루는 곳이다. 당장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할 순 없다”고 한계를 밝혔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도 노연홍 의개특위 위원장이 관료 출신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란 점을 언급하며 “의사들이 들어갈 수 없는 구조”라고 했다.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은 “보여 주기식으로 의개특위를 만든 게 아니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더 보강해 활용했으면 한다”고 했다. 반면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의개특위에 6개 부처 장이 정부 위원으로 참석한다. 지역의료, 실손보험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라며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정민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의료체계혁신과장은 “의료개혁 특위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하겠다”며 “특위를 하면서 소위원회나 간담회를 통해 (의료계의) 여러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 운명의 1주일, 의사 집단행동 중대 분수령

    운명의 1주일, 의사 집단행동 중대 분수령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 이후 84일째 이어지고 있는 의사 집단행동이 이번 주 중대 분수령을 맞는다. 의대 증원·배분 결정 효력을 멈춰 달라는 의료계 요구를 법원이 기각하면 27년 만의 의대 증원에 쐐기를 박게 된다. 반면 인용되면 정부는 내년도 의대 증원을 접을 수밖에 없다. 어느 쪽이든 혼란은 불가피하다. 고연차 레지던트는 수련 기간 중 석 달 넘게 이탈하면 내년 전문의 시험을 볼 자격을 잃게 되는데 그 마지노선이 오는 20일쯤이다. 법원이 기각 결정을 하면 전공의 일부가 복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2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늦어도 오는 17일까지 의료계가 정부를 상대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중단해 달라”며 제기한 ‘의대 정원 배정처분 취소’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다면 2025학년도 입시에서 1496~1509명 규모의 의대 증원분 반영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기각되면 의대 증원 추진은 마지막 고비를 넘게 된다. 입시 일정을 감안하면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대법원 재항고를 통해 결정을 뒤집기 어려워 정부와 의료계 모두 법원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법원은 지난달 집행정지 신청인이 소송을 제기할 자격(적격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며 정부에 2025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 절차와 증원 규모 등에 대한 근거 자료를 요청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전문위원회 회의록과 교육부의 의대 정원 배정위원회 회의 요약본이 포함된 자료 49건을 법원에 제출했다. 대학들도 법원 판단이 나온 뒤에야 미뤘던 학칙 개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의대 정원을 늘린 32개 대학 중 학칙 개정을 완료한 대학은 고신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동국대·동아대·영남대·울산대·원광대·을지대·전남대·조선대·한림대 등 12곳이다. 법원 판단을 기점으로 전공의들이 얼마나 돌아올지도 주목된다.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돼 정부가 내년도 의대 증원 계획을 접는다면 전공의에겐 복귀 ‘명분’이 생긴다. 신청 기각으로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동력이 실린다면 더이상 집단행동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일부가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고연차 레지던트들이 얼마나 돌아올지가 관건이다.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규정’에 따르면 수련 공백기가 3개월을 초과하면 ‘수련기간 미달’로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자칫 내년에 배출돼야 할 2900여명의 전문의가 나오지 못하면 수년간 의료 인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 전공의 “치유라는 말 정부가 꺼내 놀라… 이해하는 계기 됐다”

    전공의 “치유라는 말 정부가 꺼내 놀라… 이해하는 계기 됐다”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다. 신뢰를 구축해 환자의 불안, 국민의 분노, 전공의의 상처를 치유하고 싶다.”(유정민 보건복지부 의료체계혁신과장) “치유라는 단어를 정부에서 꺼낼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윤명기 전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전공의) 서울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이 지난 7일 공동 주최한 의료개혁 좌담회는 당사자들이 4시간만 머리를 맞대고 대화해도 갈등 해결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음을 증명한 자리였다. 서울신문은 ‘미니 의료개혁 협의체’처럼 구성하고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을 지낸 김성근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과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를 섭외했다. 전공의 중에선 언론에 얼굴을 비친 적 없는 윤명기씨를 수소문했다. 환자와 의료 노동자를 대표해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과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가 참석했고,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이 지역의료의 현실을 이야기했다. 정부에선 유정민 과장이 참석했다. 좌담회 초반 날을 세웠던 토론자들은 토론이 끝날 무렵 서로를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 비대위원장은 “친구들과 발가벗고 얘기하는 기분으로 해야 한다. 이렇게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했고, 박 부위원장은 “전공의들의 고민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고 가장 의미 있는 토론이었다.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평가했다. 윤 전공의도 “뜻깊었다. 의사로서, 직업인으로서 소명을 다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의대 증원이 의료 개혁의 전부인 것처럼 전도된 상황에 대한 우려는 비슷했다. 권 교수는 “(정부가)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지는 오류는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고, 조 원장은 “전공의와 학생들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지 않도록 해 달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이에 유 과장은 “돌아가면 각자 생각들이 있어 쉽지는 않겠지만 대화에 나와 주시길 부탁한다. 정부의 진심을 믿어 달라”고 거듭 청했다.
  • “반성 없는 정부·의료계…보여주기식 의개특위론 갈등 못 풀어”

    “반성 없는 정부·의료계…보여주기식 의개특위론 갈등 못 풀어”

    의과대학 정원 2000명 확대로 촉발된 의정(醫政) 갈등이 13일로 85일째를 맞았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 ‘공공의창’은 얽히고설킨 난맥상을 풀어낼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 의료계, 의료소비자 등 핵심 당사자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 김성근(전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유정민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의료체계혁신과장, 윤명기 전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전공의, 조승연 인천의료원장(가나다순)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의 한 회의실에서 만났다. 숙의토론 전문가인 이병덕 코리아스픽스 대표가 사회를 맡았다. 의사 집단행동 이후 핵심 당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좌담회를 한 것은 처음이다.의정 갈등의 본질 이병덕 코리아스픽스 대표 “이번 사태의 원인을 어떻게 보는가.” 윤명기 전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전공의 “젊은 의사들의 필수의료 지원율이 급감하고 환자가 수도권 대형병원에만 몰리는 등 의료 전달체계 붕괴가 심각하지만 그렇다고 의대 증원이 해법이 될 수는 없다. 의정 신뢰가 견고했다면 의사들이 정부 정책을 믿고 따랐을 것이다. 숫자부터 정한 뒤 ‘엄정 대응’이란 말을 써 가며 전공의들을 협박하는데 어떻게 따르겠나.” 조승연 인천의료원장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의대 증원 여부나 규모가 아니다. 국민 대다수가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것은 보건의료의 문제점을 체감해서다. 민간의료·영리 중심의 의료 시스템을 고쳐야 사태가 해결된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부터 누적된 의정 갈등이 폭발했다. MZ세대와 기성세대 간 갈등도 한몫을 했다. 책임은 정부와 의료계에 있지만 양쪽 모두 반성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국민 앞에서) 반성부터 해야 한다.” 김성근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 “의료서비스 관리 체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젊은 세대의 반감이 커지고 정부에 대한 신뢰마저 깨졌다. 우리나라는 전공의 수련 과정이 표준화되지 않은 이상한 교육제도를 갖고 있다. 의대 증원도 마찬가지다. 몇 명을 늘려야 하는지 구체적인 연구가 없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이번 사태로 의료 환경이 얼마나 ‘환자 중심’과는 거리가 멀고 ‘의사 중심’이었는지 전 국민이 알게 됐다. 생명과 직결된 진료과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났고, 의대 교수들도 환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 “수련병원 병상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병원은 적자라며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있다. 피해자가 더 나오지 않도록 의사들이 현장으로 돌아와야 한다.” 유정민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의료체계혁신과장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 환자 모두 중요한 정책 대상이다. 의정 갈등으로만 치닫는 상황이 안타깝다. 현재의 문제와 미래의 의사 양성 과제를 해결하려면 의료인력, 전달체계, 전공의 수련 문제가 같이 해결돼야 한다.”필수의료 붕괴 대책 이병덕 대표 “필수·지역 의료를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승연 원장 “10년 전 의대 증원을 시작했다면 서울에서 ‘응급실 뺑뺑이’가 벌어지진 않았을 것이다. 지금 의대 정원을 늘려도 10년 뒤에나 의사가 배출되고, 그 후로도 몇 년이 더 지나야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에 가까워진다. 2000명은 과도한 숫자가 아니다. 나도 의사이지만 도대체 왜들 그렇게 분노하는지 의사들에게 되묻고 싶다. 의사들은 국민이 왜 의사집단을 싫어하는지, 정부는 전공의들이 왜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지 냉철하게 접근해야 한다.” 박민숙 부위원장 “일은 험한데 의료사고 확률이 높고 보상은 낮은 데다 장시간 근무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가(의료행위의 대가)까지 낮으면 의사들이 필수과에 갈 동기부여가 안 된다. 국비를 넣어서라도 수가를 높여야 한다.” 안기종 대표 “수가의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 흉부외과 수가가 낮고 영상의학과 수가가 높다면 당연히 조정해야 한다. 의대 교수들조차 월급은 적은데 일은 힘드니 개원을 한다. 정부가 기금을 조성해 필수·지역의료를 지원하겠다는데 이와 관련한 기금이 조성되는 걸 본 적이 없다. 반드시 재원을 확보해 의료개혁의 밑바탕을 깔아야 한다.” 김성근 비대위원장 “단순히 수가만 올려선 필수의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수가를 올리면 의사들이 일하던 병원에서 환자를 보는 게 아니라 개원을 한다. 무너진 의료체계를 동시에 바로잡아야 한다. 경증 환자는 의사 소견서 없인 응급실에 오지 못하게 하고, 중증외상센터를 만들어 국가가 운영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결국 시설과 투자의 문제다.” 권용진 교수 “재정 원칙도 정해야 한다. 정부가 의료계와 협상해 수가를 정하고 보험료 인상분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무원칙한 재정 집행을 하니 국민은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의료서비스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올릴 것인지 사회적 합의를 하고,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고 어떤 재정을 투입할 것인지 원칙을 정해야 한다.” 유정민 과장 “재정 투입이 원칙 없이 이뤄지진 않는다. 다만 정부의 무한책임에는 동의한다. 병원은 이익을 얻고자 진료량을 늘렸고, 일이 늘어난 교수들은 전공의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없었다. 전공의들은 불만이 쌓여 폭발했다. 수가 문제 해결을 위해 (필수의료를 보장하고 의료의 질과 성과에 근거해 차등 보상하는) 공공정책수가와 대안형 지불제도를 활성화하려고 한다. 병상은 늘었지만 인력이 확충되지 않는 문제도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확대로 필수진료과 의사보다 개원의가 돈을 더 많이 벌게 됐다. 개혁 없이는 바꿀 수 없다.” 윤명기 전 전공의 “전문의 중심 대학병원을 만들지 못한 이유도 결국 수가 때문이다. 전공의들은 최저시급에 가까운 돈을 받으면서도 전문의들보다 일을 많이 한다. 전공의를 채용하는 게 이득이니 병원들은 전문의를 뽑지 않았다.” 기형적 전공의 수련제 이병덕 대표 “전공의 수련체계는 어떻게 고쳐야 하나.” 박민숙 부위원장 “환자를 떠난 전공의만 비난할 순 없다. 정부도, 병원장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병원들은 인력 충원을 거의 하지 않고 ‘고유목적 사업준비금’만 수백억원씩 쌓았다. 전공의들을 얼마나 착취했으면 고작 한 달 반 만에 재정난에 허덕이겠는가. 30~40%인 수련병원 전공의 비율을 1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김성근 비대위원장 “우리나라는 미국에서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제도만 가져오고 전공의 책임지도 제도, 전공의 1명당 환자 제한 제도 등 정작 중요한 요소는 가져오지 않았다. 미국은 전공의 1인당 10~15명의 환자를 보게 하고 진료지원(PA) 간호사 등이 공백을 메운다. 전공의 교육 시간도 확보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교수가 환자를 보느라 전공의를 가르칠 여력이 없다. 산부인과 전공의가 고위험 산모 분만을 할 수 없다면 제대로 수련받은 게 아니다. 충분한 임상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안기종 대표 “환자가 전공의들의 수련 대상인데도 정작 환자에 대한 보호 장치는 없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환자 인권 보호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전공의 수련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대신 개원하는게 아니라 병원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성근 비대위원장 “영국은 환자에게 사고가 발생하면 국가가 배상한다. 우리도 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을 전액 국가가 부담하고 있다.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수련병원에 이런 제도가 확대 시행돼야 한다.” 권용진 교수 “연차별 수련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공의 1년 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2년 차는 전북대병원에서 수련받게 하는 식이다. ‘빅5 병원’에서만 수련하면 암 수술은 잘하는데 정작 맹장 수술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전공의 복귀 어떻게 풀까 이병덕 대표 “전공의들은 사직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을까.” 윤명기 전 전공의 “우리는 사직 전까지 열심히 일했다. 근로시간을 줄여 달라거나 돈을 더 달라고 얘기한 적도 없다. 성명을 통해 계속 의견을 냈는데 정부가 무시하고 협박부터 하니 사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박민숙 부위원장 “보건의료노조는 전공의들처럼 바로 환자 곁을 떠나지 않고 수개월 이상 교섭한다. 파업은 마지막 수단이다. 파업을 하더라도 응급·수술·분만·중환자실에 필수인력을 배치한다. 전공의들도 국민이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적어도 한 달 정도는 병원에 남아 국민을 설득했어야 한다.” 윤명기 전 전공의 “외래 초진이 막힌 것은 사실이지만 응급 진료와 수술 모두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교수님들이 환자를 잘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고 나왔다. 물론 외래 초진이 막힌 것은 환자들에게 죄송하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사직하지 않았다면 우리 목소리를 정부와 사회가 들어 보려고나 했을까.” 김성근 비대위원장 “전공의 일부라도 복귀할 명분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복귀 얘기가 오갈 때마다 정부에서 계속 ‘원투펀치’를 날렸다. 이젠 이들이 돌아오게 만드는 과정을 열린 마음으로 얘기해야 한다.” 유정민 과장 “필수의료 의사의 근로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그들의 기회비용을 줄이고 상처를 치유하면서 잘 봉합해 가야 한다. 다만 이슈를 제기할 목적으로 환자 곁을 떠났다는 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납득하기 어렵다. 사직이 미칠 영향을 먼저 생각했어야 한다.” 권용진 교수 “정부와 의료계가 사과해야 할 시점인데도 아무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의료계도 잘못한 것이 없고 정부는 더 잘못한 게 없다는 식이다. 정책에 관한 독점적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정부에 있다. 의료계도 더 좋은 대안을 내면서 정부와 대화해야 한다. 물론 전공의들도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중장기적 거버넌스 구축 이병덕 대표 “어떻게 접점을 찾아가야 할까.” 권용진 교수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에 기대를 걸었지만, 관료 출신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에게 위원장을 맡기면 의료계는 들어오지 말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정부가 의료계와 협의하는 모습을 보여야 전공의들이 돌아온다. 전술적으로 절반이라도 복귀시키고 협상해야 한다. 의대 교수들이 지쳐 무너지면 되돌리기가 어렵다.” 김성근 비대위원장 “거버넌스를 구축하려면 상시로 의료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 (의개특위와 같은) 4~5년짜리 위원회로는 안 된다. 상설위원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 박민숙 부위원장 “의협과 전공의 단체 없이 정부가 의개특위를 개문발차했다. 양대 노총도 빠졌다. 보여 주기식 논의 구조를 만든 게 아닌가. 의사들이 들어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8월까지 합의를 이뤄야 한다.” 조승연 원장 “역설적이지만 의정 갈등이 너무 쉽게 풀려선 안 된다. 이참에 잘못된 의료체계를 재건축 수준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정부는 수십 년간 지속된 잘못을 반성하고 의사단체도 성찰을 해야 한다. 전공의는 속히 돌아와 건설적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환자 곁을 떠난 전공의는 아무런 힘이 없다. 교수들이 정부에서 하는 모임에 들어가 상설기구를 제안했으면 한다.” 안기종 대표 “의료 공백 기간에 암이 재발해 다시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생겼다. 최근 의개특위 회의에 참석했는데 6개 부처에서 장관이 왔다. 교육부는 의대 증원, 행정안전부는 지역의료 때문에 왔다고 하더라. 의사결정 주체들이 들어온 것이다. 의개특위를 활용해야 한다.” 김성근 비대위원장 “의개특위는 중장기 과제를 다루는 곳이다. 당장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할 능력은 없다. 전공의들의 주장은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다. 한 명도 증원해선 안 된다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1000명, 2000명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2025학년도부터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이유를 모르겠다. 너무 급하게 하는 바람에 이 상황까지 왔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의료체계를 뒤집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결단을 내렸으면 한다.” 유정민 과장 “의개특위에선 단기부터 중장기 대책까지 논의하려고 한다. 특위 위원장에 대한 우려도 잘 알고 있다. 걱정 없도록 해 나가겠다. 의개특위를 하면서 소위원회나 간담회를 통해 수용하겠다.” 윤명기 전 전공의 “신경과에 지원할 때 여러 사람이 나를 말렸다. 늘어난 의사들이 나처럼 부담을 안고 필수과를 선택하길 바라지 않는다. 보여 주기식이나 정치적 의도를 갖지 말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정책을 폈으면 한다.”■공공의 창 2016년 문을 연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다. 리얼미터·리서치뷰·우리리서치·리서치DNA·조원씨앤아이·코리아스픽스·한국사회여론연구소·한국여론연구소·피플네트웍스리서치·서던포스트·세종리서치·소상공인연구소·PDI·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등 14개 여론조사 및 데이터 분석 기관이 사회를 투명하게 반영하고 공동체에 보탬이 되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 출범했다. 정부나 기업 의뢰를 받지 않고 매달 ‘의뢰자 없는’ 조사 분석을 한다.
  • 처음 마주 앉은 의사·정부·환자… “의료개혁 상설기구 만들자”

    처음 마주 앉은 의사·정부·환자… “의료개혁 상설기구 만들자”

    의대 증원과 필수·지역 의료 문제를 논의할 상설기구를 만들자는 제안이 의료계에서 나왔다. 그동안 ‘원점 재검토’를 제외하면 하나 된 목소리를 내지 않던 의료계에서 나온 전향적 의견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서울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 회의실에서 공동 주최한 의료개혁 좌담회에서다. 정부와 의료계 당사자들이 의료대란 이후 모두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을 지낸 김성근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의사들도 개원의, 전문가, 환자단체가 모여 합의점 찾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의료계에 대표성 있는 회의체가 있어야 하고, 사회적 모임도 가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5년짜리 위원회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상설위원회를 만들어 의대 증원과 필수·지역 의료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도 “정부에서 하는 모임에 의대 교수들이 들어가 상설 기구를 제안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정부가 만든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 참여에 대해서는 대체로 회의적이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의개특위는 중장기 과제를 다루는 곳이다. 당장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할 순 없다”고 한계를 밝혔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도 노연홍 의개특위 위원장이 관료 출신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란 점을 언급하며 “의사들이 들어갈 수 없는 구조”라고 했다. 박민숙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은 “보여 주기식으로 의개특위를 만든 게 아니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보강해 활용했으면 한다”고 했다. 반면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의개특위에 6개 부처 장이 정부 위원으로 참석한다. 지역의료, 실손보험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라며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정민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의료체계혁신과장은 “특위 위원장에 대한 우려는 잘 알고 있다”며 “의개특위를 하면서 소위원회나 간담회를 통해 (의료계의) 여러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 이번주 법원 판단에 운명 달린 의대증원…“전공의 복귀 데드라인은 20일”

    이번주 법원 판단에 운명 달린 의대증원…“전공의 복귀 데드라인은 20일”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 이후 84일째 이어지고 있는 의사 집단행동이 이번 주 중대 분수령을 맞는다. 의대 증원·배분 결정 효력을 멈춰 달라는 의료계 요구를 법원이 기각하면 27년 만의 의대 증원에 쐐기를 박게 된다. 반면 인용되면 정부는 내년도 의대 증원을 접을 수밖에 없다. 어느 쪽이든 혼란은 불가피하다. 고연차 레지던트는 수련 기간 중 석 달 넘게 이탈하면 내년 전문의 시험을 볼 자격을 잃게 되는데 그 마지노선이 오는 20일쯤이다. 법원이 기각 결정을 하면 전공의 일부가 복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2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늦어도 오는 17일까지 의료계가 정부를 상대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중단해 달라”며 제기한 ‘의대 정원 배정처분 취소’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다면 2025학년도 입시에서 1496~1509명 규모의 의대 증원분 반영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기각되면 의대 증원 추진은 마지막 고비를 넘게 된다. 입시 일정을 감안하면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대법원 재항고를 통해 결정을 뒤집기 어려워 정부와 의료계 모두 법원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앞서 법원은 지난달 집행정지 신청인이 소송을 제기할 자격(적격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며 정부에 2025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 절차와 증원 규모 등에 대한 근거 자료를 요청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전문위원회 회의록과 교육부의 의대 정원 배정위원회 회의 요약본이 포함된 자료 49건을 법원에 제출했다. 대학들도 법원 판단이 나온 뒤에야 미뤘던 학칙 개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의대 정원을 늘린 32개 대학 중 학칙 개정을 완료한 대학은 고신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동국대·동아대·영남대·울산대·원광대·을지대·전남대·조선대·한림대 등 12곳이다. 법원 판단을 기점으로 전공의들이 얼마나 돌아올지도 주목된다.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돼 정부가 내년도 의대 증원 계획을 접는다면 전공의에겐 복귀 ‘명분’이 생긴다. 신청 기각으로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동력이 실린다면 더이상 집단행동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일부가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고연차 레지던트들이 얼마나 돌아올지가 관건이다.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규정’에 따르면 수련 공백기가 3개월을 초과하면 ‘수련기간 미달’로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자칫 내년에 배출돼야 할 2900여명의 전문의가 나오지 못하면 수년간 의료 인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 정부, 법원에 ‘의대 증원’ 자료 제출…이르면 17일 판단 나올 듯

    정부, 법원에 ‘의대 증원’ 자료 제출…이르면 17일 판단 나올 듯

    의사인력전문위 회의록과의대정원 배정위 정리 내용 제출의료계·정부 “내용 당분간 공개 안해”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 근거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 재판부는 다음주 안으로 정부의 의대 증원·배분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정부는 10일 의대증원 집행정지 항고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행정7부(구회근 배상원 최다은 부장판사)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재판부가 지난달 30일 심문기일에서 “최초의 (증원) 2000명이라는 숫자는 어떻게 나왔는지, 배분은 조사를 제대로 하고 한 것인지 최초 회의자료·회의록 등을 제출해 달라”고 정부 측에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각계가 참여해 의대증원 문제를 논의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과 속기록을 제출했다. 교육부의 의대정원 배정위원회는 법정위원회가 아니라 회의록 작성 의무가 없어 주요 내용을 정리한 회의 결과를 냈다. 이미 회의록에 준하는 내용이 일반에 공개됐다고 정부가 주장하는 대한의사협회와의 ‘의료현안협의체’ 관련 자료도 함께 제출됐다. 의료계 측 소송 대리인인 법무법인 찬종 이병철 변호사는 “반박 준비를 위해 자료 내용은 당분간 공개하지 않겠다”며 “반박 서면을 법원에 제출한 후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도 “비밀로 할 이유는 없지만 재판 중인 상황에서 공개해 여론전을 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판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당장 공개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정부 측이 제출한 자료와 기존 제출된 증거, 각종 의견서 등을 종합해 집행정지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 재판부에는 양측의 의견서뿐 아니라 증원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대한의사협회와 의대학장·학생협회·학부모 등의 탄원서도 도착했다. 한편 이 사건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은 ‘신청인 적격’을 인정할 수 없다며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했다. 증원 처분의 직접 상대방은 각 대학의 학장이며, 이 사건의 신청인인 의대생·교수·전공의·수험생은 의대 증원·배정 처분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측면에서다. 반면 항고심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심문에서 “원고(신청인) 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런 국가의 결정은 사법적으로 심사·통제할 수 있다는 것에 의문이 있다”며 여지를 뒀다. 만일 재판부가 신청인 적격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구체적으로 집행정지가 필요한지 여부를 심리해 인용·기각 결정을 하게 된다. 재판부가 정부 측에 “10일까지 (증원 근거를) 제출하면 그 다음주에 결정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늦어도 17일까지는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2000명 근거 자료 제출한 정부…법원에 달린 의대 증원 운명[에듀톡]

    2000명 근거 자료 제출한 정부…법원에 달린 의대 증원 운명[에듀톡]

    의대 증원 정책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습니다. 증원된 정원을 배분하고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제출까지 마무리 지었는데, 정책의 핵심으로 꼽혔던 국립대에서 학칙에 새 정원을 반영하는 절차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대학들은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의대증원·배분 결정의 효력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이후로 개정안 심의를 미루는 분위기 입니다. 정부가 법원이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서울고법의 판단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10일 의대증원·배분 결정의 효력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과 관련해 법원이 요구한 자료를 모두 제출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제출 자료는 ‘의료현안협의체’, ‘보건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정원 배정심사위원회’(배정위) 등 3대 회의 자료가 주를 이룹니다. 다만 자료 중 일부는 회의록이 아닌 요약본입니다. 배정위는 법정위원회가 아니어서 법령에 따른 회의록 작성 의무가 없습니다. 의료현안협의체도 법정협의체가 아니고 출범 때부터 회의록을 남기지 않기로 양측이 합의했습니다. 의대 증원 문제를 논의한 보정심과 보정심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을 제출한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앞서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집행정지를 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이 신청에 대한 항고심 판단 전에, 의대 증원 근거 자료를 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이 법령상 어떤 절차를 거쳐 언제 확정되는지, 증원 규모는 어떻게 도출했는지 등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자료 제출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배정위의 경우 교육부는 “증원분 배정과 관련해 재판부가 명확히 회의록을 제출하라고 언급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는 회의록 작성 의무가 있으며 이 역시 제출 목록에 당연히 포함된다고 맞선 것입니다.의대 정원의 핵심인 국립대 일부가 학칙에 새 정원을 반영하는 절차를 중단하면서, 법원의 판단은 더 중요해졌습니다. 앞서 부산대·제주대는 개정안이 학내 심의 과정에서 부결됐고 강원대도 안건을 철회했습니다. 이렇게 학칙 개정을 신중하게 결정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충북대·충남대·전북대·경상국립대·경북대 등 국립대와 일부 사립대는 대학별 개정 절차를 법원 판결 이후로 미룰 전망입니다. 항고심에서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내년도 의대 증원은 없던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실상 증원이 확정됩니다. 3개월간 사회적 혼란을 초래해 온 의대 정원 확대가 법원의 판단에 달려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집행 정지가 받아들여지면) 본안 소송의 결론이 나기 전까진 2000명 증원은 잠정적으로 정지되므로 기존 3058명으로 입학전형을 해야 한다”며 “대입전형 시행계획에도 변화와 혼선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 전공의 도제식 수련 체계 ‘메스’…다양한 의료기관에서 수련

    전공의 도제식 수련 체계 ‘메스’…다양한 의료기관에서 수련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상급 종합병원 같은 대형병원뿐 아니라 지역 종합병원이나 의원에서도 수련받을 수 있도록 수련 체계를 개편키로 했다. 경증 환자가 큰 병원을 찾으면 본인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각급 의료기관의 역할을 분담할 계획이다. 정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6개 부처 정부위원과 민간위원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 특위는 “전공의가 상급 종합병원과 지역 종합병원, 의원 등에서 수련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 간 협력 수련체계를 구축하겠다”라며 “수련 중 지역·필수 의료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공의들이 상급 종합병원에서 도제식으로 수련받으면서 과도한 근무 시간에 시달리고, 병원은 전공의들에게 과잉 의존하는 수련 체계를 개편하겠다는 취지다. 수련병원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기관·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보건관계기관 중에서 지정하게 돼 있어 다양한 의료기관이 수련병원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체계 개편이 단시간에 이뤄지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상급 종합병원을 전문의 중심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단일 전문과목 수련병원 등을 모두 포함한 전체 수련병원은 총 248곳이다. 서울 시내 주요 상급 종합병원인 ‘빅5’를 포함한 주요 100개 병원에 전체 전공의(1만 3000여명)의 95%가 근무 중이다. 기형적인 의료 공급·이용 체계 정상화를 위해 의료기관 급별 역할도 명확히 구분한다. 경증 외래 환자를 두고 상급 종합병원과 동네 의원이 경쟁하는 구조를 탈피하고 질환과 중증도에 맞춰 협력적인 의료 공급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상급 종합병원 등 3차 의료기관은 중증·필수진료 기능에 집중키로 했다. 2차 의료기관은 응급·중증 진료 역량을 갖추고 다양한 수술을 하는 ‘포괄 종합병원’, 특정 중증질환 진료에 강한 ‘특화 강소병원’, 아급성(급성과 만성의 중간) 진료 중심의 ‘회복기 병원’ 등으로 기능을 세분화한다. 경증 환자나 2차급 병원 의뢰서가 없는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면 본인 부담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한다. 의뢰서는 종이가 아닌 의사의 명확한 소견을 포함한 전자의뢰서로 단계적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필수 의료 분야의 의사 이탈 현상을 막기 위해 보상체계 개편도 병행한다. 정부는 2028년까지 필수 의료 분야에 10조원 이상 투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수가(의료행위 대가) 개선이 필요한 항목 가운데 우선순위가 높은 항목을 우선 개선하고, 의료비용 분석조사를 기반으로 저평가된 필수 의료 분야의 수가를 집중적으로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의료기관 종별 가산금(7000억원)과 의료 질 평가 지원금(8000억원), 적정성 평가 지원금(300억원)을 통폐합해 ‘기능 중심 보상’으로 보상체계를 단계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진료량을 늘리는 것이 아닌, 중증도에 맞는 환자를 효과적으로 진료하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평가 체계를 전면 재정비한다. 특위는 개혁과제를 구체화하기 위해 산하에 의료인력과 전달체계·지역의료, 필수 의료·공정 보상, 의료사고안전망 등 전문위원회를 설치키로 했다. 노연홍 의료개혁특위 위원장은 “정부·의료계·국민 간 신뢰 형성을 위한 첫걸음으로, 필수·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개혁과제를 신속히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전공의 이탈 지속 시 내년 전문의 시험 응시 어려워, 정부 “구제 없다”

    전공의 이탈 지속 시 내년 전문의 시험 응시 어려워, 정부 “구제 없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3개월이 되면서 수련 기간 공백으로 내년도 전문의 시험 응시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구제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10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후 가진 브리핑에서 “전공의들이 지난 2월 19∼20일에 대량으로 현장을 이탈하면서 오는 19~20일이면 3개월이 된다”라면서 “3개월이 지난 시점으로 계속 현장을 이탈하면 (내년도 전문의) 시험 응시가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라고 말했다. 개인마다 일자별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현장에 복귀해 개인의 진로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과 시행규칙에 따르면 전공의 수련에 한 달 이상 공백이 발생하면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한다. 추가 수련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면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1년 지연될 수 있다. 수련 공백이 3개월을 넘기면 그 해 수련을 수료하지 못해 다음 해 초에 있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대부분의 전공의가 지난 2월 20일 전후에 현장을 이탈한 만큼 이달 20일을 전후로 수련 기간 공백이 3개월을 초과하게 된다. 이에 따라 미복귀자 중 내년 초 전문의 시험을 앞둔 레지던트 3·4년 차는 2025년이 아닌 2026년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있다. 정부는 수련 기간 부족으로 전문의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고년차 전공의에 대한 구제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원칙적으로 구제 절차를 지금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라며 “현재 그런 계획이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 외국 의대 졸업자 한국 의사 시험 합격 10명 중 4명…한 총리 “검증되지 않은 의사 진료 못해”(종합)

    외국 의대 졸업자 한국 의사 시험 합격 10명 중 4명…한 총리 “검증되지 않은 의사 진료 못해”(종합)

    정부가 보건의료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시 외국 의료인 면허 소지자를 의료 현장 투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외국 의대 졸업자의 한국 의사 시험 합격자가 10명 중 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외국 의대 졸업자가 한국에서 의사로 활동하려면 의사 예비시험에 합격한 후 의사 국가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을 생략한 채 외국 의대 출신 의사를 현장에 투입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고 혼란만 가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0일 “어떤 경우에도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의사가 우리 국민을 진료하는 일은 없도록 철저한 안전장치를 갖추겠다”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재난 위기 상황에서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가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국내에서 전문의 지도하에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최근 입법 예고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비상 진료 체계가 3개월여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의료 현장의 부담을 덜기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전체 종합병원의 일반 입원 환자는 평시의 96% 수준을, 중환자실 입원 환자도 평시의 95%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100개 수련병원 전임의 계약률이 66.9%고, 이 가운데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빅5’(삼성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대병원)는 70%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비상 진료 체계 유지를 위한 정부의 재정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1차 예비비 1천285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2차 예비비도 검토 중이라고 한 총리는 밝혔다. 한 총리는 의대 교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강행에 반발하며 이날 전국적으로 하루 휴진에 들어간 데 대해 “정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의사는 환자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전공의와 의대생을 비롯한 의사들의 현장 복귀를 촉구했다. 정부가 의대 증원 과정에서 가동한 위원회의 회의록 작성 여부가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의대 증원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국민께 소상히 알려왔다”며 “앞으로도 충실하게 설명하고 투명하게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5~2023년 외국의대 졸업자의 한국 의사 예비시험 합격률은 55.4%로 나타났다. 424명이 응시해 235명이 통과했다. 국가고시는 288명 중 215명(74.7%)이 합격했다. 외국 대학 졸업자가 국가시험을 통과해 국내 의사면허를 발급받은 비율은 41.4%에 불과했다. 응시자가 10명 이상인 국가의 최종 합격률은 영국이 69.0%로 가장 높았고 파라과이(53.3%), 헝가리(47.9%), 러시아(45.0%) 등의 순이다. 필리핀(3.0%), 미국(15.2%), 우크라이나(25.0%), 폴란드(25.0%), 일본(32.0%), 우즈베키스탄(33.3%)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응시자는 헝가리(189명), 우즈베키스탄(71명), 영국(27명), 미국(23명), 독일(21명), 호주(18명) 등의 순이다. 신 의원은 “국내 의사 고시를 통과하지 못할 외국 의대 졸업자들이 의료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 의대 출신 의사의 현장 투입은 환자뿐 아니라 의사에게도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의료 사고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화장실에 돌아온 휴지통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화장실에 돌아온 휴지통

    “변기에 휴지 버리지 마세요. 쓰레기통에 버려 주세요.” 병원 화장실 벽에 붙은 A4 용지에 인쇄된 문구를 볼 때마다 의문이 떠오른다. 그 문구 아래에는 정반대의 팻말이 있다. “화장지는 변기에 버려 주세요.” 우리나라에서 화장실의 휴지통을 없애려는 노력은 한두 번 시도된 것이 아니다. 가장 최근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맞아 공중화장실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면적 2000㎡ 이상 건물 화장실엔 변기 칸 안에 휴지통을 두지 않도록 하는 강력한 조치가 도입됐다. 이를 계기로 당시 대부분 공중화장실에서는 휴지통이 사라졌으나, 올림픽 이후 6년이 지난 지금은 상당수 화장실에서 도돌이표다. 왜 그럴까? 자꾸만 막히는 변기, 그리고 화장실 바닥에 나뒹구는 지저분한 휴지들 때문에 결국 휴지통이 다시 등장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누군가는 변기에 화장지가 아닌 이물질을 넣는 시민의식을 탓한다. 휴지를 너무 많이 쓰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행동이 그리 빨리 바뀌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면 대처를 했어야 했는데, 과연 그렇게 했을까? 이 문제로 가장 고통받는 이들은 화장실을 청소하는 미화원들일 것이다. 그런데 과연 휴지통을 없애면서 이후 발생하는 문제에 대비해 미화원 인력을 충원한 곳이 있을까? 막힌 변기를 뚫는 것은 내 집에서 해도 고통스럽고 비위 상하는 노동이다. 그런 일의 노동 강도가 증가했을 때 일하는 사람의 좌절과 분노는 헤아리기 어렵다. 아마도 휴지통은 그분들의 호소 또는 저항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 아닐까 싶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시행령에까지 문구를 박아 휴지통을 없애려고 했던 사람들은 과연 현장의 이야기를 들었을까? 나는 이에 대해 취재를 해 보지는 않았지만, 아닐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왜냐면 우리 정부는 과거 전공의법 제정, 응급의료법 개정부터 최근의 필수의료 패키지나 의대 정원 확대에 이르기까지 정책과 법을 만들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에 기반해 예상되는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에 대체로 매우 서투르거나 무지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공의법은 초과노동시간이라는 휴지통을 병원이라는 화장실에서 없앤 과감한 조치라 할 수 있다. 노동시간을 줄이느라 당직이 줄어들었지만, 환자 수는 줄지 않으니 한 번 당직 때 봐야 할 환자가 늘어난다. 휴지통은 없어졌지만 휴지는 사라지지 않았고 휴지를 치울 인력도 부족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정부와 병원은 입원을 양산하는 박리다매식 진료와 대형병원 환자 쏠림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미화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휴지통을 다시 들여왔지만, 전공의들은 누적되는 모순에 고통받다가 병원을 떠나 버렸다. 의대 정원 확대는 또 하나의 화장실 휴지통 치우기가 아닐까? 휴지통이 없는 화장실은 깔끔할 것이고, 의사가 모든 과에 골고루 충분한 세상은 아름답고 안전할 것이다. 그러나 간단히 휴지통만 없앤다고, 의대 정원만 늘린다고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님을 알아야 한다. 김선영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 尹 “통일된 의견 없어 걸림돌” 의료계 “원점 재검토가 통일안”

    尹 “통일된 의견 없어 걸림돌” 의료계 “원점 재검토가 통일안”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정원 확대를 포함한 의료개혁 추진 의지를 거듭 밝히며 “의료계에 통일된 의견이 없다”고 하자 의료계는 “원점 재검토가 통일안”이라고 반박했다. 의료계 일각에선 전공의들에게 복귀 명분을 주고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전향적 메시지가 나오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의료 수요를 감안할 때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다양한 의료계 단체가 통일된 입장을 갖지 못하는 것이 대화의 걸림돌이다. 마냥 기다릴 수 없고 정부는 로드맵에 따라 의료개혁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은 “의료계 단일안은 원점 재검토다. 2000명에 대한 논의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지금까지 밝혀 왔다”면서 “갑자기 단일안이 없다고 얘기하니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제대로 보고받고 판단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이상 정부에 기대할 것은 없다”고 했다.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은 의료계 단일안을 ‘숫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지금 (의대 증원에 대한)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숫자를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증원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계획을 세우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최창민 전국의대교수 비대위원장도 “의료계에 통일된 안이 없는 게 아니다. 절차상 문제가 있으니 의대 증원 절차를 멈추고 의정 협의체를 구성해 합리적 안을 만들자는 것이 단일안”이라고 강조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은 “중요 국면이라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며 10일 공식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지역 거점 국립대에서 학칙에 새 정원을 반영하는 절차가 잇따라 부결되면서 의대 증원이 뜻밖의 암초에 부딪혔다. 의대 정원이 늘어난 32개 대학 가운데 12개 대학만 학칙 개정을 완료했는데 이 가운데 국립대는 전남대뿐이다. 앞서 부산대·제주대에서는 학칙 개정안이 학내 심의 과정에서 부결됐고, 강원대도 안건이 철회됐다. 학칙 개정을 신중하게 결정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대학별 개정 절차가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원대·부산대·서울대 등 9개 국립대 교수회 회장으로 구성된 거점국립대학교수회연합회는 이날 시국선언문에서 “의료개혁 추진이 아무리 시급해도 절차적 정당성과 의료계와 교육계의 전문성, 대학의 자율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정부는 의대 증원 목표치에 연연하지 말고 법원의 판결과 각 대학의 결정을 존중해 정원을 추가 조정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전의교협은 이날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중단해 달라며 의대 교수 2997명의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 “아버지의 작품처럼 소박하고 수수한 삶의 흔적… 그래서 친근감 들어요”

    “아버지의 작품처럼 소박하고 수수한 삶의 흔적… 그래서 친근감 들어요”

    “아버지(故 장욱진 화백)의 작품 속에는 항상 주걱, 요강, 사발 등 민예품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런 걸 보고 자라서인지 옛 물건들에 대한 친근감이 들었던 것 같아요.” 예나르 제주공예박물관은 故 장욱진 화백의 차녀인 장희순(76) 섬유공예가가 최근 제주 전통생활유물 40여점을 기증했다고 8일 밝혔다. 장 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46년 전인 1978년 서울대학병원 소아과 전공의였던 남편 따라 제주로 와 1년간 제주살이한 인연이 있었다”면서 “당시 서귀포시 안덕면 보건지소에서 6개월, 제주도립병원에서 5개월동안 지냈는데 그때 모은 손때 묻은, 생활의 흔적들”이라고 말했다. 장 씨는 “당시 그곳은 한적한 시골이어서 리어카에 고물들을 싣고 지나가는 고물상이 흔했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며 “동네사람들이 사용하던 손 때묻고 정감있는, 특별하진 않지만 소중한 옛 것들이어서 하나 둘씩 모으는 낙으로 살았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물건들을 진열해 놓을 곳도 없을 정도로 방 하나 달랑 있는 보건지소에 살던 시절이었다”며 “그런데도 옛 추억이 묻은, 촛대, 제기그릇 등에 마음이 갔던 것은 아버지의 소박한 그림에 나오는 듯한 익숙한 물건들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술회했다. 50여년 섬유공예의 길을 걸어온 장 씨는 “아버지는 자연같은 분이셨다. 사람을 대할 때도 나이불문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한결같이 친구처럼 격 없이 동등하게 대했던 분이셨다”며 “내가 하는 작업에 대해서도 이래라 저래라 말하지도, 나무라지도 않는, 정말 친구같은 분이셨다”고 전했다. 이어 “가족들이 모여 있을 때도 항상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뒤에서 왔다갔다 하시다가 떠나서 지금도 간혹 뒤에서 배회하는 느낌”이라고 추억에 잠겼다.장씨가 이번에 기증한 것들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주택개량사업이 펼쳐지고, 플라스틱 등으로 만든 싸고 가벼운 생활용품이 대량 보급되면서 애물단지가 되는 상황에서 모은 손때묻은 실생활용품들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수집품 중에는 족히 100년은 묵었을 것으로 보이는 유물과 골동품도 있지만, 대부분은 할머니 집에서 봤을 법한 용품들이다. 애기돔베(도마)나 목등잔 같은 것은 오래 정성껏 관리했던 느낌이어서 감흥을 더한다. 소장용으로 모으다 보니 소품들이 많고, 누군가 썼던 것들이란 흔적이 다분해 더 멋스럽고 정겹다. 일부는 살림을 하는데 직접 사용하기도 했다. 장 공예가는 “아버지는 우리나라 1세대 모더니스트 화백이라 불리지만 가족이나 나무, 아이, 새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한 소재들을 주로 그리셨다”면서 “수집한 것들을 다시 꺼내 살펴보니 아담하고 선이 담백했다. 그것만으로도 수수하면서도 실용적이었던 최소 50년 이전의 제주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의숙 예나르 제주공예박물관장은 “개인이 수집해 소장한 물건이라고 봤을 때 관리 상태가 좋은 편이다. 제기 용도의 나무 그릇이나 장식무늬를 넣은 함지박 같은 용품은 조상을 모시는 정성을 지키고 나름의 멋을 즐겼던 옛 제주 사람들의 방식을 읽을 수 있는 것들”이라며 “누군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사라지고 말 것들을 모아 오래 보관해 온 정성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적으로 고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나르 제주공예박물관은 장 공예가의 기증 생활유물 등을 토대로 한 기획전을 진행하는 등 뜻을 공유할 예정이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자연사박물관 개관 40주년을 기념해 시대적 의미와 가치 있는 생활 민속 도구 20여점을 기증할 계획이다.
  • [사설] 환자 곁 사투 벌이는 의사 지켜줄 대책 세워야

    [사설] 환자 곁 사투 벌이는 의사 지켜줄 대책 세워야

    전공의 파업이 두 달을 넘기면서 환자 곁을 지키는 의사들이 한계 상황에 몰렸다.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가 지난 3일 하루 휴진했을 때 88개 의대 병원 중 87곳이 정상 운영됐다. 대다수 교수가 현장을 지켰기 때문이다. 전의비는 의대 증원이 확정되면 내일 전국적 휴진과 ‘1주일간 휴진’을 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제주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는 그제 ‘10일 휴진’에 동참할 계획도 밝혔다. 교수협의회는 “교수들이 심각한 과로 상태”라며 “자발적 참여 의사가 있는 교수에 한해 휴진할 것”이라고 했다. 심각한 과로 상태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의사들마저 무너진다면 의료 현장의 혼란은 걷잡을 수 없어질 것이다. 서울대 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주말 소속 교수 467명에게 물은 결과 70.9%가 ‘현재의 진료를 유지하기 어려울 만큼 힘들다’고 답했다. 그래도 병원 이탈을 고려하는 교수는 7.4%, 사직을 강행하겠다는 교수는 3.5%에 그쳤다. 보건당국의 신속하고 전방위적인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보건복지부는 어제 보건의료 위기경보가 지금과 같은 ‘심각’ 단계일 때는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도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시행까지 한 달 넘게 걸려야 하니 답답한 뒷북 대책이다. 지난달 22일부터 개원의가 지방자치단체장 승인 없이도 다른 병원에서 진료할 수 있게 했지만 현장에서는 실질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대학병원협의회, 개원의협회는 물론 은퇴한 의사들에게도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진료지원(PA) 간호사 지원 대책도 의료 현장의 요구에 맞도록 면밀히 살펴야 한다. 갈 길이 먼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려면 정부가 반드시 챙길 일들이다.
  • [단독] “고생했는데 보상받아야”… 경찰 ‘전공의 리베이트’ 재수사

    [단독] “고생했는데 보상받아야”… 경찰 ‘전공의 리베이트’ 재수사

    서울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환자에게 불필요한 비타민 주사제를 처방한 대가로 제약사에서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재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해 이 사건을 무혐의로 판단했지만 국민권익위원회의 재조사 결정 이후 수사에 돌입해 리베이트 정황이 포함된 전공의 녹취록 등 새로운 증거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노원경찰서는 한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회식비, 야식비, 식사 비용 등을 제약사에서 대신 내주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을 지난 3월부터 다시 조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3~4월 사건 관련자를 불러 참고인으로 조사한 데 이어 한 전공의가 “고생했는데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리베이트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녹취록 등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또 기존에 의혹이 제기된 진료과 외에 다른 진료과 전공의들도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정황이 담긴 자료를 확보했다. 일부 전공의들은 환자 명단 및 약품 처방량 등까지 제약사에 유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확보한 녹취록에는 한 전공의가 “제약사에서 회식비 등의 명목으로 식당에 90만~100만원어치 결제 대금을 선지급해 줬는데 1년에 1100만원 정도 된다. 전공의로서 고생하는데 이 정도는 보상받아야 한다는 어리석은 생각이 있었다”, “선배에게 (제약사 관계자를) 인계받았는데 적어도 제가 1년 차일 때부터 있었던 일이라 관행으로 생각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전공의들은 리베이트의 대가로 2019년 10월~2021년 10월 환자 수백명에게 치료와 무관한 비급여 비타민 정맥주사제 여러 종류를 과잉 처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런 관행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5월에는 한 환자가 150만원 상당의 비타민 비용이 과하다며 보건소에 민원을 넣자 해당 병원 측이 전액 환불하는 일도 있었다. 전공의 리베이트 의혹은 이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한 교수의 내부 신고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지난해 7월 무혐의 처분했다가 국민권익위원회의 재조사 결정 이후 재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내부 고발한 교수에 대한 비방 글에 대해서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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