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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예가 김지아나 새달 25일까지 ‘공간 그리고 풍경’展

    도예가 김지아나 새달 25일까지 ‘공간 그리고 풍경’展

    김지아나(40) 작가의 작품을 보면 피부과 확대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기분이다. 작가가 피부 고운 여성이라 그러는 건 절대 아니다. 고운 조각들이 겹쳐지면서 하나의 입체적인 면을 이룬다. LED가 뒤에서 빛을 쏘면서 은은한 기운이 감돈다. 조명 색깔은 8분 간격으로 스르르 변해간다. 변하는 빛을 적당히 소화해 도로 뱉어내는 이 조각들은 놀랍게도 종이나 천이 아니라 도자기들이다. 그러니까 흙을 구워 만든 것이다. 빛이 도자기를 통과할 수 있을까. “붓으로 흙물을 석고판에 얇게 펴바른 뒤에 그걸 하나씩 구워내는 거예요. 그래서 저 조각들 두께가 A4 용지 정도예요.” 조각 가운데는 색깔이 들어가 있는 것도 있고, 더구나 도자기에 유약은 운명 아니던가. ●자기 조각 너무 얇아… 흙에 안료 섞어 색깔 내 “색깔을 따로 입히진 않아요. 아예 흙 자체에 안료를 섞어서 색깔을 냅니다. 유약은 안 써요. 맑고 투명한 느낌을 주려고요. 그리고 유약을 바르려면 그걸 흡수할 수 있을 정도의 두께가 있어야 하는데, 저건 너무 얇아서 유약을 먹지도 않아요.” 그러면 보존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제 나름의 비법이 있어요. 그거는 말씀드리기 곤란해요. 엄청난 비밀이어서가 아니라 박사학위 논문 주제가 될 것 같아서요.” 아니, 어차피 논문에다 쓰면 다 공개되는 거 아니던가. “알아도 못 따라 할 거예요. 그게 안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하하하.” 한 작품을 보니 세로로 붉은 선 두 가닥이 선명하다. 농담 삼아 전시장에 맞춘 63빌딩이냐 했더니 제목이 ‘시티-로드’라 했다. 중앙 차선과 아스팔트를 묘사한 것이다. “도시 사람들은 바쁘게 살아가잖아요. 그런데 어느 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 헤드라이트에 비친 아스팔트를 쳐다보니까 참 아름답더군요. 우리가 놓친 저 풍경을 담아보고 싶었어요.”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 ‘시티-리버’는 운전하다 차창 밖으로 내다본 한강 풍경이다. ●입체적 자기 조각 붙여 그림처럼 평면화 그러니까 전공은 도예인데 작업은 회화처럼 한다는 얘기다. 회화하는 사람들이 캔버스의 평면감을 벗어나고자 캔버스를 찢고 오려붙이고 물감을 두껍게 찍어 바르는 방식을 쓴다면, 작가는 이미 입체적인 형상을 갖춘 도자기 조각들을 눌러 붙여 평면화하는 셈이다. 그래서 붓으로 흙물을 만지고 구워낼 때는 붓질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리고자 애쓴다. 사람 손의 터치감을 느껴보라는 것이다. 이쯤 되면 ‘도예=공예’로 여기는, 그러니까 예쁜 그릇 만드는 게 도예 아니냐는 고정관념에 대한 반항이 느껴진다. 전공의 벽이 높은 우리 상황에서, 대가가 되기도 전에 이러는 거 조금 위험하다. 차라리 정직(?)하게 회화를 했으면 어땠을까. “사실 어릴 적부터 그림을 너무 좋아했어요. 지금도 도예보다 그림책이 더 많으니까요. 그런데 미술 공부는 대학 가서야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그림 그리는 걸로는 상대가 안되는 거지요.” 절망스러운 것만은 아니었다. “거꾸로 데생을 안 해서 손이 오염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받았어요. 그래서 저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오른손잡이에게 왼손으로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훈련을 시켜요. 버릇처럼 익혀온 손놀림을 벗어나 보는게 소중한 경험이거든요.” 무작정 잘 그리는 것보다 ‘어떻게’ 그리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도예에서 회화로 육박해 들어간 이유다. ●잘 그리는 것보다 어떻게 그리느냐가 중요 반전은 있다. 한편으로는 그릇도 만든다고 했다. 그런데 얘기가 좀 웃긴다. “그릇도 저렇게 얇은 도자기로 만들어요. 깨지기 쉽다는 이유로 그런 그릇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거꾸로 그런 그릇에 담아서 먹어야 그 안에 담긴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낄 수 있다고 봐요. 물 한 잔을 마시더라도 얇은 그릇을 쓰면 정성스럽게 두 손으로 우물물을 떠먹는 느낌, 그걸 주고 싶었던 거예요.” 전시는 6월 25일까지 서울 여의도동 63빌딩 63스카이아트미술관. 미술관 측이 올해 처음 만든 신진작가 프로젝트 ‘공간 그리고 풍경’전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02)789-5663.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아이가 곧 입학한다구요? ‘부모 아카데미’ 같이 가요

    용산구는 취학을 앞둔 자녀를 둔 부모들을 대상으로 ‘성공하는 부모 아카데미, 나는 부모다’를 오는 14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될 부모 아카데미에서는 취학 자녀의 양육·교육에 대한 정보와 부모 정신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함께 전한다. 변화하는 생활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의 심리와 그에 따른 부모들의 상담 기법, 취학 이후 올바른 교육 지도 방법, 아이와의 소통법 등에 대해 전문가 강의를 듣고 질의응답하는 시간도 가진다. 특히 이번 아카데미에서는 아이의 생활 변화에 따라 겪는 부모들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서도 다룬다. 심수진 순천향대병원 정신의학과 전공의가 ‘엄마의 마음 건강-스트레스’를 주제로 아이 생활과 부모 정신건강의 관계, 올바른 스트레스 해결 방법 등에 대해 강의한다. 희망자에 한해 정신건강검진과 상담도 받을 수 있다. 한편 용산구는 다음 달 5일부터 이태원 용산아트홀 대극장 미르에서 가족애와 모정을 주제로 한 연극 ‘친정엄마’를 공연한다. R석 5만 5000원, S석 4만 4000원, A석 3만 3000원이다. 용산구민은 동반 4명까지 반값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열린세상] 글로벌 연구중심 의대/강대희 서울의대 예방의학 학장

    [열린세상] 글로벌 연구중심 의대/강대희 서울의대 예방의학 학장

    지난주 미국 워싱턴에서는 미국 의과대학 및 아카데믹병원 협의회 국제 연찬회가 개최되었다. 약 20개국의 주요 의과대학 학장 및 아카데믹 병원장들이 모여서 중개연구와 의학교육 과정의 세계화에 대해 사흘간 열띤 토론을 벌였다. 중개연구는 실험실에서 발견된 연구 결과를 환자에게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의 시작부터 임상의사와 기초의학자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긴밀한 공동연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 회의에서는 좋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건강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에 의대의 역할과 의학교육 또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정신·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전통적인 개념에서의 질병 치료가 질병 돌봄으로 의미가 확대되고 있고 특히 질병 치료 위주의 의학교육이 질병 예방을 강조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는 것 또한 세계적인 흐름이다. 중개연구와 의학교육의 변화와 함께 강조되는 것이 의료의 국제화이다. 사스나 조류인플루엔자, 최근의 광우병 파동과 같이 이제는 질병의 발생이 한 나라 한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빠른 시간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어 의료의 세계화는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다. 해마다 병원 평가에서 1등을 놓치지 않는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은 홉킨스 국제의학부를 통해 30개국에 합작병원을 설립하거나 홉킨스 브랜드를 이용해 병원 설립에 관한 자문을 해주고 있다. 시애틀의 워싱턴대학병원은 작년에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7000억원을 기부받아 글로벌 의료부를 신설하였다 중국, 태국, 케냐, 우간다에 현지병원 설립을 도와주고 의료 인력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시키고 있다. 네브래스카대학도 중국 상하이교통대학과 협약을 맺어 상하이와 우한에 캠퍼스를 짓고 우수한 중국 대학생들을 미국으로 데려와 훈련시키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전국 41개의 의과대학에서 매년 3000여명의 새로운 의사를 배출하고 있다. 가장 우수한 수재들이 의과대학으로 몰리고 있다. 졸업 이후에는 수련의와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대부분의 의사가 개원을 하게 된다. 최근 5년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통해 의원급 개·폐업 현황을 알아본 결과 의료시장은 새로 나오는 의사들에게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다. 동네의원인 일반의 폐업이 가장 많았고 전문과별로는 소아청소년과, 내과, 산부인과 순으로 폐업이 많았다. 특히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외과는 개원한 의원보다 폐업한 곳이 더 많았다. 미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바이오기술을 이용한 의학 산업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IBM, GE 같은 정보기술(IT) 기반 회사들도 회사의 전략 방향을 생명과학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LG와 같은 국내 유수기업도 헬스케어와 바이오신약산업에 과감한 투자를 시작하였다. 앞서 언급한 중개연구는 임상의사의 진료 수요에 기반하여 기초의학자와의 공동연구를 통해서 바이오 신약이나 조기진단 바이오마커 같은 것들을 개발하는 것이다. 따라서 중개연구에서 가장 필수적인 것이 기초의학을 전공한 의사들이다. 하지만 기초 의학을 전공하는 의사는 해마다 1%도 되지 않는다. 이 분야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심 없이는 세계적인 기업과 병원과의 경쟁은 요원해진다. 기초 의학에 대한 투자가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구중심 의대를 만들어 기초의학자가 임상의사와 생명과학, 공학, 약학 전공자와의 중개역할을 하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 국제화는 어떠한가. 1958~1972년 서울 의대 졸업생의 반 이상이 미국으로 진출했다고 한다. 현재는 아주 적은 숫자만이 미국 의사자격시험에 응시하는데 글로벌 의료계 리더를 양성하는 것 또한 대학의 중요한 책무이다. 중국에서 아부다비까지 엄청난 기회와 새로운 도전이 우리의 우수한 의료 인력을 손짓하고 있다. 우물쭈물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글로벌 의료에 대한 정부의 투자와 관심이 더욱 절실하다.
  • “설 곳 잃는 영세 자영업자들 시름 덜어주고 싶어”

    “설 곳 잃는 영세 자영업자들 시름 덜어주고 싶어”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이 설 곳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전공 지식과 실무경험을 가진 서울대생들이 이런 분들께 무상 컨설팅을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대기업들이 ‘골목상권’까지 잠식해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가는 가운데 서울대생들이 이들의 시름을 덜어주겠다며 나섰다. 이들은 지난해 9월 대학생 사회공헌 조직 ‘티움’(T-um)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실행에 나섰다. 학교나 기업의 뒷받침은 없지만 대학생 특유의 젊은 감각과 전공 지식을 동원해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무상으로 컨설팅을 해 주겠다며 도움이 필요한 자영업자들을 찾아나섰다. ●젊은 감각과 전공지식으로 무장 티움의 탄생은 회장을 맡고 있는 문태연(25·기계항공공학부)씨의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 문씨는 다른 학생들과 함께 경영학회에서 활동하면서 지난해 영세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컨설팅 행사를 진행했다. “학교 인근 서울대입구역에도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이 우후죽순 들어섰어요. 제가 자주 찾던 골목의 작은 카페도 손님이 점점 줄더라고요.” 대학생의 지식과 경험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던 문씨는 취지를 이해하는 학생 7명과 의기투합해 사회공헌 조직을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포부는 컸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인지도가 낮은 탓에 서울대입구역과 신림동 고시촌 인근을 뒤지며 가게들을 직접 찾아나서야 했다. “가게에 도움을 드리고 싶다.”면서 머리를 조아리면 “돈 뜯어내려는 거 아니냐.”며 눈총을 받기 일쑤였다. 그러나 열심히 발품을 판 덕분에 이들의 뜻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갔다. 어떤 자영업자는 이들의 손을 붙잡고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에 밀려난 아픔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들은 먼저 서울대입구역의 한 커피숍, 신림동 고시촌의 칼국수집과 손을 잡았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틈바구니에 있는 이 커피숍은 ‘스터디 카페’로 바꾸기로 했다. 테이블마다 스탠드를 설치하고, 음료를 리필해 줄 것을 주인에게 제안했다. 칼국수 전문점은 고시생들을 위한 ‘건강식’으로 홍보하는 전략을 세웠다. 주인이 이른 새벽부터 신선한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을 가게 벽면과 메뉴판에 자세히 소개하고, 고시생들을 상대로 시식회도 가졌다. 2개월여의 프로젝트가 끝난 뒤 가게를 빼곡히 채운 손님들을 보면서 이들은 벅찬 감회를 느꼈다. 장영진(25·기계항공공학부)씨는 “칼국수집에서 마지막 보고회를 하던 날 주인이 내 손을 잡으면서 눈물을 흘리셨는데, 밤을 새우며 보고서를 작성했던 힘든 기억이 눈 녹듯 사라지더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으로 확산됐으면” 새학기를 맞은 이들은 활동 범위를 넓혀 더 많은 사람들과 지혜를 나누기로 결정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했다. 경영학, 건축학 등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모아 전문성도 한층 키우기로 했다. 문씨는 “다른 대학에도 이런 움직임이 확산돼 더 많은 자영업자들이 재기의 토대를 닦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인턴제 폐지’ 입법 무기 연기

    정부가 전공의 수련 과정에서 인턴제를 없애는 내용의 입법 예고를 무기한 연기했다. 수련 기회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게 된 지방 의대생과 재학생들의 반발 때문이라는 게 안팎의 시각이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애초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14일부터 입법 예고할 계획이었지만 의견을 더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인 현재의 전공의 수련제도를 2014년부터 인턴제를 없애는 대신 레지던트 과정을 5년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턴 과정은 독자적 진료 능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1958년 도입됐다. 그러나 인턴 업무가 특정 과에 소속되지 않아 실효성 있는 수련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최근 대한의학회가 인턴제 폐지를 권고하는 연구용역 결과를 내놨고, 이를 바탕으로 의학회와 의사협회 등 관련 단체들이 ‘전문의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인턴제 폐지에 합의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방 의대생들을 중심으로 “서울 명문 병원으로 진출하는 길이 아예 막혔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인턴제 폐지에 반대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학 연구결과물 검증 프로그램 도입해야/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국학 연구결과물 검증 프로그램 도입해야/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최근 우리나라 인터넷은 속도만 빠른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들을 통합적으로 제시하는 면에서도 놀랄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에게 인터넷 정보를 이용하지 말고 자료를 직접 찾으라고 했지만, 이제는 그러한 주문이 무의미하다. 한국학 전공의 경우만 보더라도 국사편찬위원회,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문화체육관광부 국립문화재연구소(한국금석문 종합영상정보시스템과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 DB),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국학진흥원,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경상대 남명학연구원, 부산대 점필재연구소 등이 그간 국가 및 공공단체의 지원을 받아 구축한 자료는 양적으로도 방대하고 질적으로도 우수한 편이다. 따라서 요즈음은 학생들에게 우선 그러한 기관들이 제공하는 자료를 찾아보라고 권하고 있다. 더구나 그 많은 자료들을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역사정보통합시스템이 통괄하고 있기 때문에 정보검색이 무척 편리하게 되었다. 하지만 각 기관에서 구축한 한국학 정보자료원에 문제가 없는가 하면, 그것은 그렇지 않다. 원문을 가공·번역·해제한 것에 오류가 있거나 각 정보원들 사이의 관계를 맺어주지 않아 이용자가 혼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근 나는 정조대왕의 고풍(古風)에 대해 조사하다가 각 기관에서 구축한 관련 정보원에 오류가 있어 혼란을 겪어야 했다. 정조의 고풍은 이를테면 ‘홍재전서’의 사내각직제학 이만수 목극 명 병서(賜內閣直提學李晩秀木屐銘 幷序)란 글에 나와 있다. 정조가 재위 20년(1796)에 규장각 직제학 이만수에게 나막신과 함께 내린 글이다. 이 글에 따르면 정조가 활을 쏘아 제대로 맞히면 활쏘기를 모셨던 신하가 고풍의 종이를 올리게 되고 그러면 정조가 그 종이 끝에 하사품의 이름을 적어주는 것이 사단(射壇)의 고사였다고 한다. 그런데 규장각의 다른 각료가 “이만수는 퇴근한 뒤 나막신을 신습니다.”라고 하자 정조는 그 탈속한 운치를 사랑하여 이만수에게 특별히 나막신을 하사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한국고전번역원의 ‘홍재전서’ 번역본은 고풍을 고풍시로 오해하여 신하들이 고풍시를 적은 종이를 제출했다고 보았다. 조선후기의 고풍시는 대개 과시(科詩)를 가리켰으므로, 이 번역은 많은 오해를 일으키게 된다. 기록에 따르면 정조는 수시로 사례(射禮)를 열어 직접 활을 시험했다. 이때 정조의 성적을 규장각 각신이 고풍의 종이에 적어 올렸으며, 그것을 ‘어사고풍첩’(御射古風帖)이라고도 했다. 그 사실은 윤행임의 ‘선사고풍첩기’(宣賜古風帖記)란 글을 통해 알 수가 있다. 더구나 정조 때 고풍의 실물은 국공립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고, 고서점의 경매에도 가끔 나온다. 이를테면 육군박물관에는 정조 16년(1792) 12월 22일에 검교직학 오재순이 작성한 것이 있다. 정조가 고풍의 종이에 하사품의 이름을 적어주는 관례는 본래 사례에서 행한 것이었다. 하지만 고풍의 종이를 사용하는 일은 이후 궁중의 여러 상격(賞格)에도 활용되었다. 그렇거늘 정조의 고풍 자료에 관해 각 기관이 집적한 정보 서술들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정조의 선사(宣賜) 방식과 그 정치문화상의 의미를 아직 온전히 이해할 수가 없다. 이것은 최근 내가 경험한 작은 사례에 불과하다. 하지만 다른 많은 연구자들도 나와 유사한 일을 겪는다고 한다. 현재까지 여러 연구기관이 이룩한 성과들은 시간 대비, 인력 대비의 면에서 보면 너무도 훌륭하다. 하지만 한국학 연구의 수준을 높이고 새로운 어젠다를 창출하려면 그 연구결과물의 DB를 수시로 수정하고 체계화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연구자 집단이 기존 정보자료의 신뢰도를 수시로 검증하고 그것을 수정해 나가야만 할 것이다. 이미 일상의 인터넷 세계에서는 위키피디아식 쌍방향 정보 생성 방법이 실용화되어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혹은 한국연구재단은 국가나 공공기관의 연구비로 이루어진 한국학 연구결과물의 신뢰도를 수시로 점검할 메타연구팀을 구성해야 한다.
  • [열린세상] ‘이종욱 - 서울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강대희 서울대 의대 학장

    [열린세상] ‘이종욱 - 서울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강대희 서울대 의대 학장

    지난 9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는 ‘이종욱-서울 프로젝트’ 2기 환영식이 있었다. 서울 의대에 기초의학 및 치료기술을 배우러 온 라오스 국립의대 교수 8명을 환영하는 행사였다. ‘이종욱-서울 프로젝트’는 고(故)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기리고 우리나라가 받았던 원조 중에 의학 분야 발전의 초석이 된 미네소타 플랜을 벤치마킹해서 만들어졌다. 미네소타 플랜은 1955년부터 7년간 226명의 서울대 교수들이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 연수를 다녀온 국제 원조 프로그램의 별칭이다. 국가 예산으로 국제 원조가 시작된 것은 2차 대전 이후의 일이다. 초기에는 세계평화와 경제성장을 내세웠지만 이념과 체제안정 수단으로 군사 지원과 함께 수행되었다. 1960년대부터 선진국들이 본격적인 관심을 가졌고 그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가 설치되었다. 1970년대 이후 원조전략이 경제성장에서 인간의 기본욕구 충족으로 전환되면서 가장 핵심적인 이슈는 ‘원조 효과성’이다. 이를 위해 2000년 유엔이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만들었고, 2005년 파리선언을 통해 효과적인 원조를 위한 원칙에 합의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세계 개발원조 고위급 회의에서는 원조 패러다임을 ‘원조 효과성’에서 ‘개발 효과성’으로 바꾸었다. 이런 국제사회의 변화과정 속에서 유난히 돋보이는 것이 바로 한국의 성공 경험이다. 그중 하나가 한국 의료분야의 성공사(史)다. 지표를 보면 왜 세계가 우리에게 주목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수명은 1950년대 51세로 선진국의 69세에 비해 20년쯤 짧았던 것이 2010년에는 여성의 기대수명이 84세로 OECD 국가 중 6위까지 상승했다. 영아사망률은 1950년대 통계를 찾을 수 없다. 1985년에 1000명당 32.6명이던 것이 2011년에는 3.2명으로 26년 사이에 10분의1로 줄었고 OECD 평균보다 낮다. 이런 성공의 뒤에는 우리 교수들에게 제공되었던 미네소타 대학의 원조가 있다. 당시 미네소타 플랜은 단순한 초청 연수가 아니었다. 초청 연수자 총 77명 중 33명만이 당시 무급 조교로 근무하던 젊은 의사들이었고 그중 3명은 박사학위를, 8명은 석사학위를 받았다. 연수 기간도 보직 교수들은 단기로, 선임 교수들은 1년, 젊은 교수들은 2년 이상이었다. 또한 11명의 자문관이 파견돼 의학 분야 전반에 관여하였다. 이들은 교육과정의 개편과 학교 발전을 위한 컨설팅을 주도했고, 이 성과는 훗날 한국의학교육 발전의 큰 기반이 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병원 시설 개선을 위한 자금도 지원되었다. 6년 8개월 동안 미국이 1000만 달러를, 우리 정부가 690만 달러를 지원했다. 단순히 미국이나 국제사회의 원조만으로 한국의학이 오늘날의 발전을 이룩한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나라 의료계 선배들의 혼신의 노력이 함께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제 막 2기를 시작한 이종욱-서울 프로젝트는 우리의 이런 경험과 국제사회에 대한 보은의 차원에서 기획돼 추진되고 있다. 우리 프로젝트는 초청 연수, 방문 컨설팅, 장비 지원, 지속교류 인프라 구축이라는 네 축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의 의학 수준뿐 아니라 정보기술(IT) 등의 기술발전을 접목시키는 지원 방안을 모색해 오고 있다. 초청 연수를 온 교수들은 단순히 의학지식과 기술뿐 아니라 리더십, 의학연구, 의료정책, 지역사회의학 등도 배울 수 있다. 지난 1년간의 경험으로 보면 이런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장점은 우리가 그들의 현재를 과거에 경험했다는 것이며 그래서 그들과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있다. 당시 미네소타에 갔던 선배들은 1등석 비행기를 타고 갔고 급여도 미국의 전공의들보다 더 많이 받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코노미석에 이주 노동자들 정도의 생활비를 지원한다. 우리 프로그램의 관심과 내용만큼은 미네소타보다 충실하고 발전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 세밀한 돌봄과 감동은 부족하다. 이미 선진국 문턱에 와 있는 우리 정부의 원조가 우리의 과거를 기억하며 세계사 속에서 나눔과 보은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그 품격과 진심이 더해지기를 기대한다.
  • 복지부, 흉부외과·외과 전공의 지원대책 논란

    보건복지부가 흉부외과와 외과의 전공의(레지던트)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 조정한 건강보험 적용 수술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재검토가 사실상 전공의 감축과 인상한 수가를 다시 원상복귀시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수가 정책·전공의 정원 조정 복지부는 2009년 의대생의 외과계열 전공 기피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주요 외과수술 건강보험 수가는 30%, 흉부외과 건강보험 수가는 100% 인상하는 파격적인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최근 시행한 내년도 전기 흉부외과 전공의 모집에서 지원율이 50%에도 못 미치는 등 정책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자 최근 제도 개선작업에 나선 것. 14일 복지부에 따르면 내부적으로 내년 상반기에 건강보험 제도를 논의하는 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외과와 흉부외과의 수가 가산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보고하기로 했다. 전문분야별 전공의 수급계획을 전면 재검토해 외과와 흉부외과에 대한 수가정책과 수련병원 전공의 정원 조정 등을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 장관 근본적 대책 지시 임채민 복지부 장관도 현 상황이 지속돼서는 안 된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안혁(전 대한흉부외과학회 이사장)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흉부외과만 하더라도 한 해 600억원 정도의 추가 수입이 생겼지만 병원들이 30% 정도만 전공의와 전문의 처우개선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다른 곳에 사용했다.”면서 “이런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외과계열 전공의 기피 현상을 막을 길이 없다.”고 토로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동국대 북한학과 존치

    동국대가 일부 학생의 반대에도 학과 통폐합을 추진키로 했다. 동국대는 9일 교무위원회를 열어 유사 학문 분야를 통합해 학부제와 트랙형 전공제를 시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 ‘미래지향적 학문구조 개편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학 측은 국어국문학과·문예창작학과, 물리학과·반도체과학과를 각각 1개 학부로 통합한다. 정치행정학부 북한학 전공의 경우 분단 국가의 상징성과 사회적 관심, 정부 지원 등을 고려해 학과를 유지하되 정원을 현행 19명에서 3명 줄이기로 했다. 또 경영학부 내 회계학과와 경영정보학 전공은 경영학 전공으로 통합하고, 영상미디어대학은 해체한다. 개편안은 2013학년도 신입생 모집 때부터 적용한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대학병원도 흉부외과 수술 ‘비상’

    대학병원도 흉부외과 수술 ‘비상’

    흉부외과의 추락이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전국 43개 수련병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9곳이 전기 전공의(레지던트) 모집에서 단 한명의 의사도 확보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11곳은 지방대병원이었다. 이런 추세라면 환자가 흉부외과 의사가 있는 병원을 찾아다녀야 하는 기이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서울아산병원만 정원 채워 5일 의료계에 따르면 2012년도 전체 흉부외과 전공의 전기 모집에서는 총 모집정원 58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1명만이 지원해 지원율이 36.2%에 그쳤다. 지난해 실시한 2011년도 전기모집에서는 76명 모집에 26명(34.2%)이 지원했다. 올해 최종 전공의 확보율은 36.8%였다. 흉부외과 전공의를 모집하지 못한 병원이 속출하자 복지부는 올해 처음으로 내년 모집정원 가운데 18명을 줄여버렸다. 후기 모집이 남아 있긴 하지만 전기 모집에서 지원율이 40%에도 못 미친 만큼 2012년도 흉부외과 전공의 확보율도 올해처럼 50%를 넘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대형 대학병원들이 흉부외과 전공의를 단 1명도 모집하지 못했다. 수도권에서는 고려대 안암·구로병원, 건국대병원, 이대 목동병원, 분당차병원, 한림대 성심병원, 한양대병원, 서울보훈병원 등 8개 병원이 흉부외과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했다. 지방의 강원대병원, 경상대병원, 고신대병원, 단국대병원, 부산대병원, 부산대양산병원, 영남대병원, 전북대병원, 제주대병원, 제주한라병원과 인제대 부산백병원 등 11개 병원이 흉부외과 전공의 지원율 0%라는 참담한 상황을 맞았다.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이른바 ‘빅4’ 중에서도 서울아산병원만 유일하게 5명의 흉부외과 전공의 정원을 모두 채웠다. ●건보 수가 100%인상도 무실 복지부는 추락을 거듭하는 외과계열을 지원하기 위해 2009년에 흉부외과와 관련된 200여개 의료행위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를 100% 인상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일부 병원들은 수술보조간호사(PA)를 충원해 근근이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김일호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흉부외과 수가를 인상해도 병원 적자 보전이나 교수 인센티브로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면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전문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환자=돈 외면할 수 없는 불편한 현실”

    “환자=돈 외면할 수 없는 불편한 현실”

    ‘돈이 있어야 환자가 될 수 있는 대한민국 병원은 어느새 정글이 되어 버렸다.’ 카메라는 한 대학병원 외래진료실 앞에서 오랫동안 숨을 죽인다. 환자 다섯 명이 그 교수를 만나는 시간은 평균 31초. 이어 현직 대학병원 의사와 간호사, 원무과 직원들이 차례로 증언한다. 양전자 컴퓨터단층 촬영(PET-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조직검사 주문을 내거나 값비싼 로봇수술이 안전하다고 설명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지 모른다는 주장이 이어진다. 대한민국 일부 병원에서 벌어지는 행태들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1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하얀 정글’의 송윤희(32) 감독은 “돈에 눈먼 의사나 병원의 잘못, 무지한 환자들의 욕심 탓이 아니라 시장 논리에 의료복지 정책을 내팽개친 정부 탓”이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정부가 추진 중인 영리 의료법인이 도입되면 결국 중산층까지 벼랑 끝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경고한다. 82분짜리 다큐멘터리의 영화적 완성도만을 따진다면 허점도 많다. 하지만 메시지의 울림은 극장을 떠나고서도 한동안 남는다. 의료 관계자의 용기 있는 내부 고발과 단돈 몇 만원이 없어 치료를 포기한 소외계층의 아픔이 녹아 있다. 리얼리티를 극대화할 수 있었던 데는 송 감독의 또 다른 직업( 산업의학과 전문의) 덕이 크다. 약 900만원의 순제작비를 책임진 것은 물론, 자문, 기획, 섭외, 포스터 모델까지 도맡은 남편 이선웅씨 역시 안산의료생활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새안산의원 원장이다. ‘의사가 웬 영화냐.’고 생뚱맞게 볼 일은 아니다. 2001년 아주대 의대를 휴학하고 독립영화워크숍에서 연출을 공부했다. “영화가 너무 가슴 떨리는 일이란 걸 그때 깨달았다. 하지만 의사도 매력적이기 때문에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는 게 송 감독의 설명. 전공 선택도 남달랐다. “내과나 정신과도 흥미로웠지만, 4년 동안 사회와 동떨어지는 게 싫었다. 사회와 끊임없이 접촉하고 시야가 편협되지 않을 분야를 찾다 보니 산업의학을 택하게 됐다.” 쪽잠 잘 시간도 부족한 전공의 시절에는 영화와 ‘별거’했다. 하지만 2009년 전문의 자격을 따고 나서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이 시나리오 집필이라니 영화는 운명인 모양이다. 의사로, 또한 보건의료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연구원으로 지내던 그가 본격적으로 카메라를 든 건 지난해 여름. “가정방문 의료봉사를 다니던 남편에게 돈이 없어서 당뇨 치료를 내버려두는 어르신 얘기를 들었다. 막상 얘기를 듣고보니 현실로 다가왔다. 소외계층에만 집중하면 너무 감성적인 접근이 될 테고 시스템의 모순을 다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이 의사에게 환자 수를 실적으로 여겨 수익을 올리라고 요구하는 사례도 적나라하게 나온다. 의사들에게 실시간 문자메시지로 외래환자 현황을 알리는 한편, 회의시간에 파워포인트로 과(課)별 진료 실적을 공개하는 등 ‘불편한 진실’이 드러난다. ‘외래진료 횟수와 진료수익 등에 따라 등급을 매겨 성과보수를 지급한다’거나 ‘MRI 오더를 내면 건당 만원씩 받았다’는 의사들의 증언을 듣노라면 뒷목이 뻐근해진다. 영화를 접한 동료 의사 중 불편한 심경을 토로한 이도 있었단다. 침소봉대했다는 불만이다. 송 감독은 “전수조사를 했느냐고 묻는다면 아니다. 목소리가 있는 곳, 문제가 있는 곳으로 카메라를 들고 뛰어다닌 르포다. 상업화, 산업화의 논리 속에 다수 병원이 비슷한 현실에 놓였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 3월 인디다큐페스티벌에서 실험상을 받은 ‘하얀 정글’은 공동체 상영(영화를 보고 싶은 단체의 신청을 받아 상영)에서 ‘한국판 식코’란 별명을 얻었다. 미국 민간의료보험 체계를 신랄하게 비판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식코’(2007)를 본 뒤 많은 이들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얀전쟁’을 보고 나면 남의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송 감독은 “‘식코’처럼 쉬운 언어로 쿨하게 찍고 싶었는데 내 유머감각이 낙후된 것 같다.”며 웃었다.이어 “진보와 보수를 떠나 의료만큼은 복지의 시각에서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산·학·연 협력현장을 가다] (중) 日 나노측정기 제조사 ‘에리오닉스’

    [산·학·연 협력현장을 가다] (중) 日 나노측정기 제조사 ‘에리오닉스’

    도쿄 번화가 신주쿠에서 일본국철(JR) 급행으로 30분 남짓 달리면 우리의 수원쯤에 해당하는 하치오지 시가 나온다. 중소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이곳에 초정밀 전자 빔 장치 등 세계적인 나노측정기를 만드는 에리오닉스 본사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스텍 등도 이 회사에서 만든 나노측정기를 구입해 연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에리오닉스는 전후 일본 제조업 발전사의 축소판이다. 전문화, 세분화를 통해 생존 공간을 넓혀 온 점도 일본 중소기업의 성장사를 보여 준다. 1975년 석유파동 직후 설립된 이 회사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제조·계측 장비 제조로 반도체 붐을 타면서 호황을 누렸고, 거품경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나노측정기 제조라는 첨단 영역으로 뛰어들어 활로를 열었다. 세이고 혼메 회장은 “반도체 측정 장비를 만들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기업들에 납품해 왔는데, 일본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가 한국, 타이완 경쟁업체들의 추월로 꺾이면서 다른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분야의 기기생산만 가지고는 앞으로 회사를 유지해 나갈 수 없다는 게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방향 전환이 두려웠지만 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말했다. 1993년 첫 해 적자를 겪었지만 초기 5년을 버티자 나노시대가 열렸다고 회고했다. 그 뒤로는 나노측정기 등 초정밀 측정기를 필요로 하는 세계각국의 기업과 대학, 연구업체들의 요청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데주유키 오카바야시 전무는 나노측정기 개발 결정에 대해 “방향도 잘 잡았지만 보조금 등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도 큰 역할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자율 연 1% 전후인 일본정책금융금고의 대출도 힘을 보탰다. 회사가 뿌리를 내리는 데에는 중소기업청 주도로 국내 중소기업 육성에서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지원과 같은 공공 프로그램의 공도 컸다. 데주유키 전무는 “첨단 기기 제작을 위한 일본 내 국립연구소와의 협력 연구 등 산·학·연 협력은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소”라며 “대학의 요구와 관련 전문연구소의 조언 및 신기술 동향 정보의 지속적인 교환 및 협력 연구를 통해 첨단 나노 세계를 열어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신 나노측정기 ELS-F125는 대당 3억엔(약 44억 5000만원). 고가에 많은 이윤이 남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하치오지시 모토요코야마의 에리오닉스 본사 직원들은 미국 MIT와 하버드대학에 납품할 나노측정기의 마지막 점검에 여념이 없었다. KAIST가 사들인 나노측정기는 ELS-7000. 게이노스케 겐 고세키 회장 보좌역도 “뭘 만든다는 것은 이인삼각의 행로와 다름없다. 혼자서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일본의 긴밀한 산·학·연 협력 전통이 지금의 우리를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나노시대에 접어들면서 대학 및 연구소 등과의 정보 교류와 대기업들의 새롭고 구체적인 주문의 선순환 흐름 속에서 기술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설립 초기 일본 정부의 중소기업 초기 지원사업이 없었더라면, 그리고 대기업 요구를 맞춰내지 못했더라면 에리오닉스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1973년 1차 석유파동 직후 일본 대기업들이 감량 경영을 시작하면서 앞당겨 명예퇴직을 하게 된 기계, 물리, 전기 전공의 7명의 엔지니어들이 뜻을 모아 만든 곳이 이 회사다. 1975년 설립 후 에리오닉스는 반도체 산업의 발아 속에서 각각 몸 담았던 친정 격인 대기업 등에서 반도체 관련 측정 장비 등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얻어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분업 속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일본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사업 일환으로 제공되는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자금과 벤처기업 육성자금, 신기술 촉진 자금도 에리오닉스가 뿌리를 내리는 종잣돈이 됐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청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사업이 성과를 내는 방식과 유사하다. 이 회사의 직원은 110명. 이들 가운데 50명이 연구인력이란 특이한 인력 구조도 상징적이다. 홈메 회장은 “중소기업의 생존은 앞을 보고 전진해 나가는 방법밖에 도리가 없다.”면서 “대기업보다 한발 앞선 전문화된 영역을 갖는 것이 살 길”이라고 말을 맺었다.
  • 한국뉴욕주립대 입학설명회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에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미국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한국 캠퍼스(한국뉴욕주립대)는 22일 오후 3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입학설명회를 갖는다. 설명회에는 김춘호 한국뉴욕주립대 총장과 안홍식 부총장, 미국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의 데니스 어세니스 부총장 등이 참석, 입학 정보 등을 제공한다. 또 스토니브룩 동문인 오명 KAIST 이사장이 ‘세계로 뻗어나갈 젊은이들에게’라는 제목으로 특별 강연도 한다. 한국뉴욕주립대는 ‘컴퓨터과학’과 ‘기술경영’ 등 2개 전공의 석·박사과정 대학원(정원 407명)을 운영할 계획이다. 모든 교육과정은 영어로 진행된다. 학위는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에서 입학·졸업사정을 직접 담당, 미국 본교와 똑같다. 참가희망자는 홈페이지(www.sunykorea.ac.kr)를 참고하면 된다.
  • [사설] 슈퍼박테리아 상시 감시체제 강화하라

    올 들어 7월까지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 환자가 5200여명으로 나타났다. 어떤 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공포의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 이들이 이렇게 많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그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44개 대형 종합병원을 조사한 결과 슈퍼박테리아의 병원 내 감염 신고건수는 병원 한 곳당 평균 100건이 넘는다. 지난 5월 유럽을 휩쓸고 간 슈퍼박테리아 감염으로 수많은 이들이 사망한 것을 떠올린다면 이제 슈퍼박테리아 문제는 이웃나라 일이 아닌 우리의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고 하겠다. 이번 통계가 상위 종합병원만을 대상으로 한 수치여서 연말까지 전체 병원으로 조사를 확대하면 감염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더 이상 뒷짐 지고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슈퍼박테리아는 기존 항생제가 전혀 듣지 않아 폐렴·패혈증 등 다양한 감염질환을 일으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라고 한다. 지난 5월 탤런트 고 박주아씨도 수술 받은 후 병원에서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돼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유족들은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일부 조사에 의하면 대학병원 전공의 가운과 넥타이, 휴대전화 등에서도 슈퍼박테리아가 검출됐다고 한다. 병 고치러 병원 갔다가 거꾸로 병원에서 무서운 세균에 감염되는 날벼락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항생제에도 속수무책인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은 인간의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의 업보다. 감기만 걸려도 항생제를 마구잡이로 처방하는 우리 현실에 비춰보면 그리 놀랄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러기에 슈퍼박테리아 감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항생제가 올바르게 사용돼야 한다. 오남용을 줄이지 않으면 안 된다. 병원뿐만 아니라 축산업계도 고민해야 한다. 농축산물에 사용하는 각종 항생제 역시 사람 몸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병원의 체계적인 감염 관리가 우선 시급하다고 하겠다. 병원은 물론 복지부 등이 나서 상시 감시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환자들의 권리차원에서 병원별로 감염 상황을 공개하는 것도 필요하다.
  • [열린세상] 인구감소의 해법과 예측 가능한 사회/이상건 서울대 의대 교수

    [열린세상] 인구감소의 해법과 예측 가능한 사회/이상건 서울대 의대 교수

    산부인과가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폐업이 속출하고 있고 분만 가능한 산부인과 의원의 수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전공의 충원도 쉽지 않다. 여러 원인이 있겠으나 출산율 감소가 가장 눈길을 끈다. 갈수록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다. 의사로서 산부인과의 어려움이 크게 와 닿지만 사실 이 문제는 국가의 문제이자 위기다. 출산 감소는 곧바로 인구 감소로 연결되고 인구 감소는 잘 알려진 대로 고령화사회와 경제 활력의 저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고령화사회가 되면 필자와 같은 신경과 의사들은 할 일이 많아져 괜찮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문제가 너무 많다. 출산율이 지금과 같이 유지되면 40년 후에는 노동인구의 3분의1이 사라진다고 한다. 급격히 고령화사회로 진행하는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인구가 적고 노령화된 유럽의 발전이 눈에 띄게 저하되는 것을 보면 이런 걱정이 기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또 인구가 최소 1억은 되어야 안정적인 내수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고 한다. 통일이 되면 좋겠지만 언제 될지도 모르고 엄청난 경제적 뒷받침도 요구된다.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다. 하나는 당연히 출산을 늘리는 것이다. 출산율이 줄어드는 데는 나름대로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교육문제다. 아이 하나 낳아서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와 자식이 즐거운 시간을 갖기는 고사하고 대학으로 돌진하는 모습이다. 어떻게 공부시키고 키우는 것이 옳은지도 알 수가 없다. 미래가 불투명하고 예측이 안 되니 대학으로 올인한다. 지금과 같이 교육과정이 힘들고 다양한 가치가 존중되지 못하며 예측이 안 되는 사회에서 누가 선뜻 다출산을 하겠는가. 아이 낳았다고 돈 몇 푼 보태주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교육제도를 바꿔 누구나 쉽게 대학을 가게 하라는 뜻도 아니다. 투명한 제도와 노력에 따라 열매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필요하다. 인구를 늘리는 두 번째 방법은 이미 여러 사람이 지적한 바 있는 이민의 활성화다. 우리는 과거부터 순혈주의를 강조하고 단일민족임을 자랑스러워했다. 이러한 사상은 구한말 쇄국주의 정책으로 연결되며 세계화를 더디게 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로 진출하여 활약을 하면 뿌듯하게 생각한다. 외국인은 배척하고 우리가 외국에 나가서 활동하는 것은 좋아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가장 대비되는 나라가 미국이다. 물론 시작부터가 이민의 역사이자 세계의 역사가 된 미국과 우리를 비교할 수는 없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갖는 많은 장점이 사람을 끌어 모은 것이겠고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회와 꿈의 실현이라는 말이었을 것이다. 일확천금을 노리고 온 소수가 없지는 않겠으나 대부분은 정당한 자신의 노력에 대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새롭고 공정한 사회에 대한 기대를 갖고 왔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압축성장으로 주위의 관심을 받는 나라가 되었고, 이제 한류와 세계 1등 상품 등으로 주변의 선망을 받는 나라가 돼 가고 있다. 그래서 바로 지금이 기회다.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무역으로 나라를 이끌어 가는 나라가 이민에 인색하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일본에도 그런 기회가 있었다. 주변 국가들이 일본 문화를 즐기고 일본이라는 나라를 선망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일본은 문을 꼭 걸어 잠그고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급속한 인구 감소와 노령화만이 일본을 기다리고 있다. 이민을 확대하는 데에도 여러 문제는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인구 수요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필요하며 단순 노동력의 유입뿐 아니라 훌륭한 인재들이 모이도록 해야 하는 것도 과제다. 과거 못살던 시절에 우리의 훌륭한 인재들이 얼마나 많이 이민을 갔는지를 생각해 보면 주변 국가의 인재들을 못 끌어들일 이유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투명하고 공정하며 예측 가능한 사회의 존재가 기본이다. 예측 가능한 사회가 꿈을 키우고 이룰 수 있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결국 인구 감소의 해법인 출산 장려와 건전 이민의 활성화는 모두 예측 가능한 사회를 기본으로 한다.
  • [Weekend inside] ‘의료계 심장’ 흉부외과 끝모를 추락

    [Weekend inside] ‘의료계 심장’ 흉부외과 끝모를 추락

    “소명의식을 갖고 달려들었지만 수련과정이 너무 힘들고 고달픈 데다 사회적 현실도, 대우도 너무 차이가 컸습니다. 쉽게 말해 고생에 대한 대가가 없다는 얘깁니다.” 흉부외과 레지던트 과정을 1년간 밟다 다른 전공을 찾기 위해 포기한 수련의 A씨의 말이다. “3년차까지 이 악물고 쉬는 날도 없이 하루 20시간씩 일했지만 막막합니다. 정부에서 지원을 해준다고 해도 체감할 수 없고 앞으로도 하늘의 별 따기인 교수직 외에는 갈 길이 없으니 누가 하려고 하겠습니까.” 지방대 흉부외과 레지던트 3년차 B씨의 하소연이다. 의료계에서 가장 험난한 길을 걷겠다고 흉부외과를 선택했지만 “다시 시간을 돌려 전공을 정할 수 있다면 흉부외과는 절대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제자들을 바라보는 교수들은 앞길을 터주지 못하는 처지가 답답할 뿐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정부에서 수가를 100% 인상해주면 뭔가 변화가 있을 줄 알았는데 병원들이 당장 먹고살겠다고 수입으로 돌리는 바람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선망의 대상이자 의료계의 꽃으로까지 불렸던 흉부외과가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09년 보건복지부가 흉부외과 수가를 100%나 인상했지만 흉부외과를 전공하려는 의사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5일 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흉부외과 레지던트 지원율을 조사한 결과, 2007년 45.2%에서 2008년 41%, 2009년 26%로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수가 인상의 영향으로 46.1%로 반짝 올랐다. 그러나 올해 효과가 다 된 탓인지 35.5%로 10% 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반면 피부과·성형외과·안과 등 3대 인기과는 2007년에 비해 다소 지원율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올해 역시 131.5~146%로 100%를 넘었다. 흉부외과의 기피는 만만찮은 수련과정, 수술에 따른 위험 부담, 긴 수술시간, 미흡한 대우 등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편하고 쉽게’라는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복지부는 2009년 7월 흉부외과와 관련된 의료행위 200여개에 대해 건강보험 수가를 획기적으로 100% 올렸다. 열악한 근무환경에 노출된 레지던트와 전문의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취지와는 달리 엉뚱하게도 일부 병원은 의료장비 구입 등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지난해 국정감사와 관련 학회조사에서 10개 대학병원이 평균 12%만 적정 용도로 쓴 것으로 밝혀졌다. 복지부는 이 대학병원에 경고 조치했다. 하지만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고 판단한 복지부는 올해 흉부외과를 운용하는 병원 65곳에 올 1~6월 수가 인상에 따른 수입 증가분 사용 내역을 내도록 해 최근 자료를 모두 확보했다. 만약 수가 인상분의 30%를 레지던트·전문의·간호사 등의 임금·수당 개선에 사용하지 않으면 다른 전문 과목 1개를 정해 레지던트 정원을 5%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측은 “다음달 2일까지 심사를 진행해 내년도 전공의 모집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2009년 수가 인상 논의 당시 학회에 정원을 한 명 더 늘리는 데 필요한 인건비 지원 등 직접적인 지원책을 요구했었다.”면서 “근무환경 개선과 인력확대에 대한 파격적인 논의와 조사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열린세상] 잠은 재우고 공부 시킵시다/이상건 서울대 의대 교수

    [열린세상] 잠은 재우고 공부 시킵시다/이상건 서울대 의대 교수

    ‘사당오락’이라는 말이 있다. 네 시간 자면 시험에 붙고 다섯 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만큼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어렵고 그래서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요즘도 이 말을 굳게 믿고 자녀들에게 잠을 못 자게 하면서 공부를 시키고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다. 심지어 잠을 안 자고 공부하고 있으면 벌써 성적이 올라가는 듯 흐뭇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정말 잠을 줄여서 공부하면 성적이 올라갈까? 수면이라고 하는 것은 ‘일시적이지만 다시 깨어나게 되는,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혼수상태’라고 할 수 있다. 정상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요소다. 그리고 필요한 수면 시간은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르다. 어떤 사람은 하루 4시간의 잠으로 충분하지만 어떤 사람은 10시간의 수면이 필요할 수 있다. 최근의 여러 연구 결과에서 보면 수면이 부족한 경우에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도 뇌의 일부분이 잠에 빠지고 작동을 중지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선 채로 잠을 자는 동물들에서, 또 일부의 뇌는 자면서도 먼 거리를 날 수 있는 새에서도 확인이 된다. 뇌는 부분적인 뇌세포들이 기둥처럼 뭉쳐서 하나의 실린더처럼 기능을 한다. 뇌는 수많은 실린더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서 기능을 하는 기계와 같다. 그런데 실린더가 너무 오랜 시간 쉬지 않고 일을 하면 한동안 더 이상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이게 수면부족 상태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히 깨어 있는 것 같으나 이곳저곳의 실린더들이 더 이상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정밀한 작동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단순한 행동은 몰라도 공부나 기억 같은 기능을 제대로 할 리가 없다. 실험 결과에서도 수면 부족 상태에서 시행한 뇌 기능검사에서 틀린 답의 숫자가 크게 늘어나는 것이 확인되었다. 특히 이 오답률은 수면 부족인 날이 늘어날수록, 수면 부족 시간이 길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다음으로 기억에 대하여 잠깐 살펴보자. 기억에는 처음 뇌에 입력하는 과정, 그리고 장기간 기억할 수 있도록 저장하는 과정, 기억을 다시 불러내는 과정이 있다. 잠깐씩 기억을 불러내어 이용하는 과정을 특별히 작업기억이라고 한다. 컴퓨터로 치면 램(RAM)에 해당하는 것이 작업기억이고 하드디스크에 해당하는 것이 장기기억이다. 그런데 수면은 기억에 관련된 세 가지 과정 모두에 필수적이다. 반대로 수면이 부족하면 기억이 처음 뇌에 입력되기도 힘들고 또 오랜 기억으로 저장되기도 힘들다. 더 중요한 것은 기억을 잠깐씩 불러내기가 힘들어진다는 점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머리에 집어넣어도 막상 시험 시간에 기억을 불러낼 수가 없다. 여기에다가 수면 부족이 지속되면 우울증을 앓기가 쉽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 안 그래도 공부와 진로 문제로 걱정이 많은데 여기에다 우울증까지 오면 큰일이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이 글을 읽고 잠 많이 자게 되었다고 좋아할 것은 없다. 하고 싶은 것 다하고 자면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잠에 의해서 기억이 강화되는 현상은 공부를 하고 바로 잠을 잘 때 최고로 나타난다. 게임이나 TV 시청을 하고 자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깊은 수면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학습한 내용이 장기적으로 저장되는 데 지장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 다시 말하면 잠자기 직전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자야 공부한 내용이 기억에 잘 남는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수면 부족의 피해는 어른·청소년 할 것 없이 똑같이 적용된다. 아침 일찍 회의하는 상사는 본인은 잠이 없어서 일찍부터 일을 시작하고 싶겠지만 억지로 끌려 나온 부하 직원들은 죽을 맛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고사하고 하루종일 업무에 지장이 생긴다. 수면 부족으로 악명이 높은 전공의 과정에서도 수면 부족으로 인하여 나타날 수 있는 판단 장애와 실수를 막기 위하여 미국의 경우 법으로 일정시간 이상 연속 근무를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이래저래 잠은 자고 해야 한다.
  • [글로벌 시대] 홍익대의 교양외국어 교육/고토 노부유키 홍익대 교양외국어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홍익대의 교양외국어 교육/고토 노부유키 홍익대 교양외국어학부 교수

    내가 근무하고 있는 대학교가 외국어 교육에 관해서 몇 년 전 도입한 새로운 시도를 소개하고 싶다. 재학하고 있는 모든 전공의 학생들이 부담 없이 수강할 수 있는 교양 과목인 외국어 강좌 중에 영어, 일본어, 중국어 강좌들은 수준별로 여러 종류의 강좌를 개설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체계적이고 질 높은 외국어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강좌 수와 강사 수도 많으며 강좌를 담당하는 교수는 모두 각 언어의 원어민 전임강사이다. 2011년 7월 1일 현재, 전임강사는 영어가 113명(서울 캠퍼스 79명, 조치원 캠퍼스 34명), 일본어가 34명(서울 21명, 조치원 13명), 중국어가 17명(서울 9명, 조치원 8명)이다. 일본어 교원 수만 생각해도, 이와 같이 많은 일본어 원어민 전임교원이 가르치는 대학은 한국 내에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어에 관한 전공학과가 있는 대학에서도 일본어 원어민 전임교원 수는 5명에도 못 미칠 것이다. 타 대학의 영어와 중국어의 전임교원 수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일본어와 마찬가지로 역시 우리 대학의 원어민 전임강사 수에는 한참 뒤떨어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여서 말하자면, 일본에 있는 대학들의 교양과정에서도, 이와 같이 많은 외국인 교원을 초빙하여 외국어 교육에 힘을 쓰고 있는 대학은 내가 아는 한 없다. 왜 이와 같이 많은 전임강사들이 필요하냐 하면, 각 클래스의 학생 수를 소수인원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 대학의 원어민 전임강사는 1 클래스당 5명에서 12명(정원 12명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최대 14명)의 학생들을 상대로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대학 교양과목의 수업이라고 하면, 40명부터 많은 경우에는 100명 정도의 학생을 상대로 하여 한 명의 교원이 학문 각 분야의 개론적인 지식을 가르친다. 현재에도 많은 대학에서 그러한 수업을 하고 있으며, 이 점에 대해서는 외국어 수업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외국어 능력이라는 것은 듣는 귀, 말하는 입, 손과 눈에 의한 문자의 표기와 식별이라고 하는 신체적인 기술에 속하는 면이 실은 많다. 또 각각 학생의 개성을 바탕으로 한 느낌이나 생각을 어떻게 외국어의 문법, 음성, 표기의 규칙에 따라서 이해 가능한 문장 표현으로 실현할 수 있는가 하는 창조적인 능력이 요구된다. 다른 나라나 언어의 문화적인 코드를 존중하면서 외국어로 자신의 의지를 전하며, 가능한 한 우호적인 인간관계를 묶는 것도 외국어 교육의 중요한 목표이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은 각각 학생이 외국어를 사용하여 수행하는 퍼포먼스를 보면서 지도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종래와 같이 다수의 학생을 상대로 가르치는 외국어 수업이라는 것이 적어도 실용성을 생각한 교육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대학의 교양 외국어 교육은 학생들에게 외국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국어를 사용하여 외국인과 우호적인 인간관계를 묶거나 비즈니스상의 대화를 하거나 외국어 미디어로부터 유익한 정보를 얻거나 하는 것을 지원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 원어민 교수에게 배우기 때문에 일본, 중국, 영어권 사람들의 행동방식과 생활습관, 사고방식과 직접 접해 다른 문화를 손쉽게 체험할 수 있다. 그래서 학생 본인의 노력에 달려 있기는 하지만, 우리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재학 중에 미술, 공학, 경영과 같은 주전공 공부를 하면서, 4년제 대학의 외국어학과를 졸업한 정도로 영어나 일본어나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교양 외국어 과정이 우리 대학을 타 대학과 차별화하는 큰 장점이 되고 있으며, 많은 학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여러 가지 통신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지구가 더욱더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실용적인 외국어 교육의 필요성은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 우리 대학의 교양 외국어 교육은 그 최첨단의 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입시전문가와 함께하는 수시 지원 전략] ② 경원대·단국대·동국대

    [입시전문가와 함께하는 수시 지원 전략] ② 경원대·단국대·동국대

    ■ 경원대학교 일반전형 적성검사 비중 높아 리더십·G2 + N3 선발 늘어 수시 1차에서 일반·리더십·어학우수자 전형, 2차에서 일반·교과성적우수자·G2+N3 전형으로 선발한다. 명칭이나 전형 수, 모집 인원 등은 지난해와 차이가 없다. 전공 적성검사를 보는 일반전형은 수시 1차 모집 인원이 수시 2차보다 200여명 많다. 입학사정관 전형인 리더십 전형, G2+N3 전형은 모집 인원이 증가했고, 학생부 중심의 교과성적우수자 전형은 반대로 감소했다. 전공 적성검사 일정은 수시 1차는 10월 초, 2차는 11월 말로 앞당겨졌다. 수시 1차 면접고사는 지난해보다 1주일 늦게 시행된다. ●수시 1차 일반전형은 수험생의 관심이 높은 전형으로 학생부 40%, 적성검사 60%를 반영한다. 학생부 등급 간 차이가 작아 적성검사 성적에서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적성검사는 60분에 60문항을 풀어야 하며, 계열별로 문항당 배점이 다르다. 인문계열은 언어 25문항(5점), 수리 25문항(4점), 외국어 10문항(5점)으로 언어와 외국어의 비중이 높다. 반면 자연계열은 언어 25문항(4점), 수리 25문항(5점), 외국어 10문항(5점)으로 수리와 외국어의 비중이 높다. 적성검사는 대부분 모의고사 중간 난이도 수준의 문제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별도의 준비 없이 내신과 수능 준비로도 충분하지만, 시간 안배 연습과 학교별 출제 경향을 파악해 두면 도움이 된다. 어학우수자 전형은 지난해보다 모집 인원이 30명 감소했고, 단계별로 선발한다. 1단계에서 공인외국어 성적으로 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면접으로 최종 선발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고, 학생부 성적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1단계만 통과한다면 면접에서 당락이 결정된다. 입학사정관 전형인 리더십 전형은 2단계 전형방법이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1단계 50%, 면접 50%였으나 올해는 1단계 50%, 서류 20%, 면접 30%로 세분화됐다. 면접을 줄이고 서류 비중을 높인 것은 객관적인 실적에 가중치를 두겠다는 의미다. 따라서 전형 지원 시 리더십 활동 보고서에 신경을 써야 한다. ●수시 2차 교과성적우수자 전형은 학생부 100%로 선발하기 때문에 학생부 성적이 중요하다. 대부분 수험생은 교과 성적 기준으로 수시 지원참고표 상에 있는 학생부 등급에 맞춰 지원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는 올바른 지원 전략이 아니다. 대학마다 학생부 반영과목과 학년별 반영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경원대는 인문계열은 국어·영어·사회, 자연계열은 수학·영어·과학만 반영한다. 학년별 반영 비율은 1학년 30%, 2학년 30%, 3학년 1학기 40%이다. 해당 과목 성적이나 3학년 1학기 성적이 우수하다면 유리하다. ●지원 Tip 수시 1차와 2차 일반전형에서 적성검사를 시행하는데, 반영 비율이 높으므로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수학은 교과서 연습문제 중심으로, 언어는 모의고사 수준으로, 외국어는 단문 독해 위주로 준비하면서 시간 안배 훈련도 병행하자. 수시 2차 일반전형은 수능 이후에 원서접수를 하기 때문에 성적이 예상보다 낮은 수험생의 지원이 몰려 경쟁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 수험생이 하향지원하게 되는데, 무리한 지원은 오히려 합격 점수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대학별 환산점수를 통해 소신껏 지원하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이다. ■ 단국대학교 논술 100% 우선선발 폐지 학업우수자 학생부 비중 커 올해 수시 특징은 전형 통합에 따른 간소화다. 수시 1차의 교과우수자·면접성적우수자·실기성적우수자 전형은 학업우수자Ⅰ전형으로, 어학·한문·미술·체육 특기자 전형은 특기자 전형으로 통합되었다. 지난해 학생부 100%로 선발했던 교과우수자 전형이 올해 학업우수자Ⅰ전형으로 통합되면서 사실상 학생부 100% 전형은 없어졌으나, 학업우수자Ⅰ전형의 우선선발(30%)은 예외다. 수시 1차의 입학사정관 전형은 모집 인원이 늘고 원서접수 시기가 8월 초로 앞당겨졌다. 논술우수자 전형(수시 2차)은 학업우수자Ⅱ 전형으로 이름이 바뀌고, 논술 100% 우선선발도 폐지됐다. ●수시 1차 입학사정관 전형에는 창의적인재, IT·CT 인재,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이 있다. 모두 1단계에서 서류 70%, 학생부 30%로 3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면접을 시행한다. 서류에는 학생부 비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포트폴리오가 포함된다. 서류의 비중이 높은 만큼 비교과 실적과 창의적 체험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학생이라면 지원해 볼 만하다. 2단계는 1단계 성적 30%, 면접 70%로 최종 선발하므로 면접 준비도 신경써야 한다. 단, 창의적인재 전형은 발표면접, IT·CT 인재 전형은 LAB 면접,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은 심층면접 등으로 다르게 진행된다. 일반전형인 학업우수자Ⅰ전형은 단계별 전형으로 1단계에서 학생부 100%로 8배수를 선발한다. 2단계에서는 모집 인원의 30%를 학생부 100%로 우선선발하며, 나머지 인원은 학생부 40%, 면접 60%로 선발한다.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성적으로 8배수를 선발하므로 지원 시 학생부 성적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어 학생부보다 수능 성적이 낮은 경우 지원해 볼 만하다. 특기자 전형은 어학특기자(영어·중국어·일본어·한문)와 미술특기자, 체육특기자로 나뉜다. 어학특기자 전형 중 영어, 중국어, 일본어 특기자는 1단계에서 해당 공인외국어 성적 100%로 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과 면접을 합산해 최종 선발한다. 교과 성적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공인외국어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하면 된다. ●수시 2차 학업우수자Ⅱ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100%로 8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학생부 50%, 논술 50%로 최종 선발한다. 논술 시행 대학이 학생부와 논술 성적을 일괄 합산해 선발하는 것과 달리 단국대는 학생부 성적으로 1단계 선발 후 논술을 시행하기 때문에 논술 준비가 잘 돼 있더라도 학생부 성적이 낮다면 지원이 어렵다. 더구나 지난해 시행하던 논술 우선선발이 폐지되고, 학생부 반영 비율이 높아지면서 학생부 성적이 더욱 중요해졌다. 따라서 논술에 대한 과도한 기대심리로 지원하기보다는 학생부 성적을 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하자. ●지원 Tip 단국대 수시 전형은 학생부 석차등급을 최저학력기준으로 적용하는 일부 특별전형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전형에서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수능보다 학생부 성적이나 비교과 실적, 공인외국어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지원하면 유리하다. 특히 많은 학생이 지원하는 학업우수자Ⅰ(수시 1차)과 학업우수자Ⅱ(수시 2차) 전형은 면접과 논술을 시행하긴 하지만, 1단계에서 학생부로 일정 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를 실시하므로 학생부에 대한 비중이 크다는 점을 잊지 말자. ■ 동국대학교 1차는 입학사정관 전형만 3차 일반전형 81명 늘어 올해 수시 특징은 ▲입학사정관 전형 모집 시기 분리, 비중 강화 ▲수시 모집 시기 확대 및 모집 인원 증가 ▲논술전형의 모집 인원 감소다. 올해 수시 전형은 3차까지 시행되며, 1차는 8월에 입학사정관 전형으로만 모집한다. 입학사정관 전형에는 DU ACTIVE, 사회기여 및 배려자, 농어촌학생 전형이 신설됐다. 일반전형과 특기자 전형은 수시 1차에서 2차로 모집 시기가 변경됐으나 원서접수는 지난해 수시 1차와 같은 9월에, 수시 3차 역시 지난해 수시 2차와 같이 수능 직후에 시행한다. 논술우수자 전형(수시 2차)은 모집 인원이 감소했고(469명→350명), 논술 100% 우선선발(30%)을 폐지했다. ●수시 1차 Do Dream 특성화 전형과 DU ACTIVE 전형의 중요 평가 기준은 각각 단과대학별 전공적합성과 학생부 성적이다. 전형방법은 Do Dream 특성화 전형은 1단계에서 서류 100%로 3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전공수학능력평가 60%를 반영해 최종 선발한다. DU ACTIVE 전형은 1단계에서 서류 30%, 학생부 70%로 3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입학사정관 면접 40%를 합산해 최종 선발한다. 따라서 학생부 성적이 우수하다면 DU ACTIVE 전형을, 학생부 성적은 다소 낮지만 지원하고자 하는 전공의 수학능력이 뛰어나다면 Do Dream 특성화 전형을 노려볼 만하다. ●수시 2차 논술우수자 전형은 논술 100% 우선선발이 폐지되면서 학생부 성적이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모집 인원 감소와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적용 등으로 높은 지원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논술 대비와 학생부 성적 관리가 병행되어야 유리다. 전공재능우수자 전형은 어학, 연기, 문학, 체육특기의 네 분야에서 모집한다. 어학재능 우수자 전형은 공인외국어 성적으로 1단계에서 5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심층면접 20%를 합산해 최종 선발한다. 지원자격은 공인외국어 성적을 기준으로 인문계열의 경우 TOEFL(IBT) 100점, TOEIC 900점, TEPS 828점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1단계의 선발배수가 지난해 10배수에서 5배수로 줄었고, 월드와이드인재 전형과 외고·국제고 출신자 전형의 폐지로 해외고 출신자나 외고, 국제고 학생들의 지원이 맞물릴 것으로 예상돼 합격자의 어학 성적은 높아질 전망이다. ●수시 3차 수시 3차 일반전형은 지난해보다 81명 증가한 349명을 모집한다. 학생부 주요 교과 성적을 100% 반영하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 최저학력기준은 인문, 자연계열 모두 언, 수, 외 중 1개 영역 2등급으로 같으나 자연계열은 2개 영역 3등급도 지원 가능하다. 경찰행정학과는 언·수·외 중 2개 영역 평균 1.5등급 이내, 수학과와 수학교육과는 수리가 2등급 이내로 별도의 기준이 적용된다. 학생부는 학년별 반영비율이 같고, 교과별 이수단위를 적용하기 때문에 이수단위가 큰 교과목 성적이 좋을수록 유리하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지원 Tip 수시 1, 2차 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부, 비교과 실적 등이 우수하다면 지원해 보자. 모의평가 성적이 낮더라도 특정 분야에 대한 활동이 뛰어나고, 학생부 성적이 잘 관리되어 있다면 수시 1차 입학사정관 전형을 추천한다. 학생부 성적이 우수하고 논술 준비가 잘돼 있다면 수시 2차 논술우수자 전형, 주요 교과의 성적 관리가 잘돼 있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면 수시 3차 일반전형을 노려볼 만하다. ■도움말 진학사 김희동 입시분석실장
  • 대학가 ‘독특한 인류’ 복학생들이 변했다

    대학가 ‘독특한 인류’ 복학생들이 변했다

    돌이켜 보면, 예전 대학가의 복학생은 참 ‘독특한 인류‘였다. 평소 빠릿빠릿하던 사람도 군복만 입혀 놓으면 나무늘보로 변하는 ‘예비군’처럼 말이다. 주류는 분명히 아닌데, 그렇다고 딱히 주변인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여학생이 보기에 아저씨는 분명 아닌 듯한데, 그렇다고 오빠라고 부르기도 다소 쑥스러운, 그런 존재가 복학생이었다. 나이랬자 몇 살 차이 안 났는데도 말이다. 요즘 복학생들은 어떨까. 여전히 촌티 폴폴 나는 ‘복학생 패션’을 선보이고, 아저씨 풍의 ‘복학생 헤어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을까. ●댄디 스타일 등 현역보다 튀는 패션 감각 ‘대학생이 꿈꾸고 대학생이 만드는 대학문화’(갈홍식 외 35명 지음, 경희대 출판문화원 펴냄)는 36명의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생활과 문화를 스스로 진단하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대학 문화를 거침없이 공개한 책이다. 그 가운데 최상배가 쓴 ‘복학생 전성시대’를 보면, 요즘 복학생들은 1980년대의 구부정했던 복학생과 전혀 다르다. 촌스럽고 후줄근한 인상에서 벗어나 댄디(dandy)한 헤어와 패션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단다. 개중에는 ‘현역’보다 뛰어난 패션감각으로 복학생 타이틀을 무색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예전과 달리 연애에도 적극적이어서, ‘데이트 메이트’(datemate)란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데이트메이트란 애인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 이성을 일컫는다. 일주일에 한번은 꼭 만나서 영화를 보거나 저녁을 먹는다. 가끔 팔짱을 끼기도 하는데, 입맞춤 이상의 선은 절대 넘지 않는다. 심지어 둘 중 한 사람에게 애인이 생겨도 전혀 섭섭해하지 않는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이런 암묵적 동의가 얼마나 유효할까 의심스러울 정도다. ●‘데이트메이트’ 신조어… 연애도 적극적 책은 이처럼 36가지 주제의 대학문화에 대한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때론 비판적으로, 때론 애정어린 시각으로 진솔하게 소개하고 있다. 99학번부터 08학번에 이르는 다양한 학번과 전공의 학생들이 대학 내 소통 문제, 인터넷으로 변해 버린 생활상, 이성 간의 사랑과 성(性), 형식에 그치는 대학 행사, 성적에 대한 고민 등을 다양한 시각에서 전한다. 그 덕에 캠퍼스에서 벌어지는 요즘 대학생들의 삶과 문화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과의 간극도 적잖이 메울 수 있다. 책 말미엔 교환학생들이 본 한국의 대학생상도 전하고 있다. 중국에서 유학온 손요는 ‘좌충우돌 적응기’를 통해, 시험을 앞두고 1년에 4번 몰아친다는 한국 대학 특유의 ‘벼락치기’와 ‘마(M)시고 토(T)하는’ 독특한 MT문화를 꼬집는다. 1만 3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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