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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단 대화 물꼬… 2차 집단휴진 파국 막나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오는 24일 의료계의 2차 집단휴진을 앞두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기로 12일 합의함에 따라 강(强)대 강으로 치닫던 대치 정국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서울대병원 등 소위 ‘빅5’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들마저 2차 휴진 참여를 결정하는 등 응급 의료대란이 우려되던 차에 극적으로 갈등 봉합의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가 지나치게 강경기조를 내세웠다는 비판도 있고, 당장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 의협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의협은 조만간 대화 테이블을 꾸려 오는 20일까지 합의 도출을 목표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의협 관계자는 “대화 과정에서 앞서 정부에 제시한 세 가지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진다면 회원들의 찬반 투표를 거쳐 2차 집단휴진을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의협은 이달 초 집단휴진 철회 조건으로 ▲시범사업을 통한 원격의료 검증 ▲공공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건의료단체와 함께 의료투자활성화 대책 추진 ▲건강보험제도의 합리적 운영과 과도한 의료제도 규제 개선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의협의 요구 사항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2차 집단휴진을 막자는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돌발 변수가 없는 한 무리 없이 합의가 도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전공의들이다. 의협과 협의해 결론을 낸다 해도 전공의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집단휴진을 막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1차 집단휴진 때 문을 닫은 개원의는 20.9%(정부 추산)였던 반면 전공의는 31.0%가 휴진했다. 그만큼 정부에 대한 반감과 투쟁 열기가 뜨거웠다. 투쟁 목표도 조금 다르다.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이날 성명에서 “미봉책에 불과한 일시적인 수가 인상과 같은 근시안적인 협상안은 단호히 거부한다”며 의료 환경 개선을 주요 요구로 내세웠다. 이와 관련해 방상혁 의협 투쟁위원회 간사는 “전공의들도 기본적으로 의협 회원”이라며 “전공의들의 고민을 충분히 반영해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응급·중환자실 동참’ 24일 2차 집단휴진땐 더 큰 혼란

    ‘응급·중환자실 동참’ 24일 2차 집단휴진땐 더 큰 혼란

    의사들의 10일 집단휴진은 의료대란 없이 마무리됐지만 진짜 고비는 이제부터다. 대한의사협회는 24일부터 6일간 대규모 장기 휴진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2차 집단휴진에는 이번에 제외된 응급실과 중환자실의 필수 진료 인원까지 참여하게 된다. 정부는 전국 보건소·대학병원·군병원·산재병원·소방방재청과 함께 비상진료 체계와 응급환자 이송 시스템을 가동해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2차 집단휴진이 현실화될 경우 응급 환자들의 건강이 가장 먼저 위협받게 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대화를 통한 출구 모색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차 집단휴진 참여율이 20.9%로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2차 집단휴진 동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 의협은 일단 2차 집단휴진까지 2주간 적극적으로 정부와 갈등 해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집단휴진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도 정부를 향해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않고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의사협회가 정말 국민 건강을 염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집단 이익을 위해 불법 단체행동을 할 것이 아니라 히포크라테스 선서로 돌아와 대화로 문제를 푸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역시 대화를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주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차관회의에 올려 심의하고도 11일 국무회의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대화를 염두에 두고 의료계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집단휴진에 참여한 의사들의 면허 취소까지 검토하겠다는 정부의 강경 기조가 의료계의 반발을 불러 오히려 파업 규모를 키웠다는 비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전공의들의 의료계 집단휴진 참여 상황을 봐 가며 의료법 개정안 국무회의 상정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그동안 ‘집단휴진 철회 없이는 대화도 없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기 때문에 의협과 공식 대화를 시작하기보다 비공식적인 물밑 대화를 거쳐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혀 가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의료대란 없었다… 동네 의원 집단휴진 21%뿐

    의료대란 없었다… 동네 의원 집단휴진 21%뿐

    대한의사협회가 원격의료 도입과 의료영리화 정책에 반발하며 10일 하루 집단휴진에 들어갔지만 휴진에 참여한 병원들이 많지 않아 우려했던 의료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 집단휴진은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14년 만으로, 주로 개원의들이 운영하는 동네 의원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병원에 소속된 전공의도 참여했지만 응급실·중환자실 등 필수 진료인력은 남겨둔 데다 일부 병원은 대체 의료진을 투입해 의료 공백이 크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2만 8660곳 가운데 5991곳이 하루 종일 문을 닫아 20.9%(의협 추산 49.1%)의 휴진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정부가 정오를 기준으로 잠정 집계한 휴진율은 29.1%였지만 오전에만 휴진하고 오후에 진료를 개시한 의원이 많아 오히려 휴진율이 감소했다. 총파업 찬반 투표 당시 찬성률은 76.7%로 높은 편이었지만 실제 참여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휴진율은 세종 65.5%(38곳), 부산 47.4%(1002곳), 경남 43.0%(631곳), 제주 37.1%(124곳) 등 주로 지방 의원에서 두드러졌다. 원격의료가 시행될 경우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져 지방 동네 의원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것이란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휴진율은 14.2%(1083곳)로 전체 평균에 못 미쳤다.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 휴진율은 42%(정부 추산 31%)로 집계됐다. 대한전공의협회 서곤 복지이사는 “전국 전공의 1만 7000여명 가운데 63개 병원에서 총 7190명(정부 추산 4800명)이 투쟁에 참여했다”면서 “이는 전국 전공의 수련기관 253개 중 전공의가 50명 이상 근무하는 89개 수련 병원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5개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소속 전공의들이 휴진에 참여한 곳은 세브란스병원뿐이다. 정부는 예고한 대로 휴진에 참여한 의원에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는 등 의료법에 근거한 공권력 행사에 나섰다. 의협은 오는 24일부터 6일간 필수 진료인력을 포함해 2차 전면 휴진에 돌입할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정부는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대화에는 적극 임하겠지만 비정상적인 집단적 이익 추구나 명분 없는 반대,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엄정 대응 방침을 재천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환자들 아픈 몸 이끌고 병원 찾았지만 곳곳 허탕

    환자들 아픈 몸 이끌고 병원 찾았지만 곳곳 허탕

    대한의사협회가 원격의료 등 정부 의료정책에 반발해 집단 휴진에 돌입한 10일, 예상보다 참여가 저조함에 따라 ‘의료 대란’은 없었다. 하지만 환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월요일이었던 만큼 문을 연 전국 곳곳의 병원에서는 평소보다 대기 시간이 길어졌고 일부 환자들은 문을 연 병원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 환자들의 불편은 고령층에 집중됐다. 정부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콜센터를 운영하는 등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정보 접근성이 낮다 보니 헛걸음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서초구의 한 내과에서 만난 강영희(83)씨는 “평소에 당뇨로 심하게 고통받고 있어 정기적으로 병원에 와서 약을 타 먹는데 오늘만 해도 벌써 두 번째 헛걸음”이라면서 “나 같은 늙은이가 (정부에서 알려주는 정보를) 어떻게 혼자 찾아볼 수 있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동작구 신대방동의 이비인후과에서 만난 강경하(76)씨는 “영등포구 신길동에 사는데 근처에 문을 연 이비인후과가 없어 30분이나 걸려서 왔는데 허탕 쳤다”면서 “뉴스를 통해 파업한다는 건 알았지만 그게 오늘인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전공의 500여명이 휴진에 동참한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해 전공의들이 집단 휴진에 들어간 대학병원들도 의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긴장된 하루를 보냈다. 전체 전공의 150명 가운데 80% 정도가 파업에 참여한 순천향대병원은 회진 시간을 평소 오전 8~10시 사이에서 7시로 옮겨 진행했다. 오후 회진 역시 한두 시간 뒤로 미뤘다. 진료 가능 여부를 묻는 환자들의 전화 문의도 끊이지 않았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안내 데스크의 한 직원은 “의사 파업 소식에 평소에는 없던 ‘진료에 차질이 없냐’, ‘병원은 가도 되는 거냐’는 식의 문의 전화가 오늘만 10통 가까이 걸려 왔다”고 말했다. 지방에서도 집단 휴진 참여율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병의원 2877곳 가운데 506곳(17.6%)이 파업에 참여한 인천 지역 역시 일부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했지만 우려했던 혼란은 없었다. 충북에서는 12개 시·군 가운데 집단 휴진 참여율(80%)이 가장 높은 제천시에서 의원 80곳 가운데 64곳이 집단 휴진을 강행했지만 보건소와 정상 진료를 한 병·의원이 평소보다 환자가 10% 내외 늘어난 정도였다. 서울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동네의사 10일 휴진…대학 전공의도 참여

    동네의사 10일 휴진…대학 전공의도 참여

    원격의료 허용 문제 등을 놓고 정부와 갈등을 빚어 온 대한의사협회가 10일 집단 휴진에 들어간다. 개원의 위주의 집단 휴진에 대학병원 전공의까지 참여하기로 하면서 환자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6회 주말 정책현안점검회의를 열고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에 “집단 휴진이 강행되면 업무개시 명령 등 법에 따른 신속한 조치를 하고 위법 사실을 철저히 파악해 고발 등의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전공의들은 수련의 신분상의 제약 때문에 이날 집단 휴진에는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었으나, 정부가 파업 참여 의사들의 면허 취소까지 검토할 수 있다며 강공에 나서자 이에 반발해 입장을 바꿨다. 정부의 강경 기조가 오히려 기름을 부은 셈이다. 전공의는 전국 70여개 병원에서 수련을 받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말하며 1만 70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중환자실과 응급실 등 필수 진료 인력을 남기고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집단 휴진에 동참하기로 했으며 24일부터 6일간 진행되는 2차 집단 휴진 때는 필수 진료 인력을 포함해 전면 휴진하기로 했다. 전공의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서울 세브란스병원, 한양대의료원, 순천향대병원, 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 부산대병원, 길병원 등 50여곳이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대형 병원 전공의들의 참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9일 대국민 호소문에서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하는 의사들이 직업윤리에 어긋나는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더 이상 잘못된 건강보험제도와 의료제도를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단 휴진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에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는 한편 보건소와 지방의료원, 응급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비상진료 체제에 돌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저수가’에 뿔나… 새 정책 때마다 휴진카드

    ‘저수가’에 뿔나… 새 정책 때마다 휴진카드

    의료계가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이번처럼 국민 건강을 볼모로 집단 휴진 카드를 꺼내든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은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줄어들기는커녕 최근 15년 새 크게 늘었다. 2000년에는 의약분업에 반대하며 개원의와 전공의, 의대교수까지 집단 휴진해 대규모 의료 공백 사태를 불러왔다.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로 무기한 연기되기는 했지만 2002년에도 대한의사협회는 의약분업의 재검토를 요구하며 집단 휴진을 결의했다. 2007년 3월에는 의료법 개정에 반대해 동네 의원들이 하루 동안 문을 닫았고, 2012년 7월에는 포괄수가제 확대 시행에 반대해 안과의사회가 1주일간 백내장 수술 거부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새로운 의료정책이 나올 때마다 사사건건 파열음을 내며 날을 세워온 셈이다. 정부와 의료계의 끊임없는 갈등에는 ‘저수가’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지난 수십년간 적게 거두고 적게 보장하고 적게 지급하는 소위 저부담·저보장·저수가의 원칙 아래 건강보험이 운영되어 왔다”면서 “의료기관의 94%에 달하는 민간의료기관들이 공보험이 강요하는 원가 이하의 낮은 건강보험수가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왔지만 이제는 의사들의 인내마저 바닥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저수가는 정부도 공감하는 문제다. 의협 산하 의료정책연구소의 의뢰로 이해종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등이 분석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주요 의료수가 비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맹장수술과 제왕절개, 백내장 수술 등의 국내의료수가는 의료선진국인 미국 등 8개 나라와 비교했을 때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의료계는 수가가 비현실적으로 낮아 의사들이 비급여 진료 늘리기에 열중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의사들이 돈 벌기에 왜 이리 혈안이냐’는 비판도 많지만 폐업한 병원이 3년 새 20~30% 증가하고 전체 개인회생 신청자의 40%가 의사일 정도로 동네의원 양극화가 심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수가를 올리기 위해선 건강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결국 부담은 국민의 몫이다. 양측이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낮아 보인다. 정부는 의협이 먼저 의정협의체 결과를 뒤집어 신뢰를 깬 이상 집단 휴진 철회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대화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나치게 강경 기조만을 내세워 오히려 전공의들의 반발을 불러 집단 휴진 규모를 키우는 등 유연하지 못한 대처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열린세상] 환자 안전사고 예방 ‘위원회’로 되겠나/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열린세상] 환자 안전사고 예방 ‘위원회’로 되겠나/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1984년 고열로 뉴욕 병원의 응급실을 찾은 리비 지온이라는 대학 신입생이 전문의가 직접 환자를 보지 않고, 전공의를 통해 처방된 진통제가 평소 복용 중이던 약과 교차반응을 일으키면서 사망했다. 변호사였던 리비의 아버지는 딸의 사망 책임을 의사들에게 돌리면서 이를 ‘살인사건’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 후 수년에 걸친 소송기간 동안 사회의 관심을 받게 된 이 사건에서 뉴욕 시민들은 당시 병원의 수련의사들이 36시간씩 연속근무를 한다는 데 경악했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인턴과 전공의는 리비를 진료하자마자 다른 환자들을 보러 뛰어다녀야 했으며 이런 열악한 근무 환경이 많은 안전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1989년 뉴욕주는 전문의 당직을 의무화하고,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을 80시간, 연속 근무시간을 24시간으로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2010년 5월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8살 난 아동이 완치 가능성이 높은 급성백혈병의 마지막 항암치료 때 전공의의 실수로 정맥으로 투여해야 할 항암제 빈크리스틴을 척수에 주사하여 극심한 고통을 겪다 열흘 후에 사망하였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빈크리스틴’이 척수로 잘못 주사돼 환자가 사망한 전례가 다른 대학병원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있었고, 외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자주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후 아동의 부모는 환자 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의료사고 예방 관리시스템을 위한 서명운동을 통해 입법 청원서를 제출했다. 우리나라의 병원들도 주당 120시간 넘게 일하고 있는 전공의의 근무 환경과 환자 안전사고가 무관한 일이 아니다. 말 그대로 ‘살인적’인 노동시간이며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대표적인 곳이 병원이다. 2013년 보건복지부가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전공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입법예고했지만, 진료 현장에 전문의 인력이 충원되기 전에는 지킬 수 없는 규정이다. 선진국처럼 의료 안전사고를 줄이고 의료서비스의 질이 향상되기 원한다면 병원들이 전문의를 더 고용해서 병원에 상주하는 의사의 수를 늘리는 것 외에 다른 해결책이 없다. 취업하지 못하고 있는 전문의 인력이 넘쳐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교육자인 전공의들의 살인적인 초과근무에 의존하여 원가 이하의 수가를 겨우 극복하고 있는 대형병원들은 건강보험의 수가구조 개혁 없이는 추가적으로 전문의를 더 고용할 여력이 없다. 환자의 안전사고는 의료인 개인의 무지와 부주의로만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근무 환경에 더 큰 원인이 있는 복합적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회에 발의된 ‘환자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안’ 들은 ▲보건복지부 내 환자안전위원회 설치 ▲병원 내 환자안전위원회 설치 운영 및 환자안전 전담인력 배치 ▲안전사고 보고와 종사자의 교육 및 보고 학습시스템을 구축하도록 관리하는 기관의 권한을 강화하는 등의 현장과 동떨어진 내용뿐이다. 사회 분야마다 다양한 문제들이 있고 그 문제들 중에는 정부가 개입해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각기 다른 상황의 복합적 원인이 있는 난제들이라고 해도 정부의 해결법은 거의 동일하게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먼저 위원회 신설, 문제를 ‘관리’할 뿐 책임은 지지 않는 기관 설립, 실제 현장에서 지키기 어려운 규정 제정 순서로 구성된 매뉴얼은 이번 사안에도 예외 없이 적용됐다. 결국 근원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문제의 책임은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모두 전가하는 방식으로 정부의 통제권만 늘려 나가고 있는 것이다. 사회 문제가 생길 때마다 문제의 본질은 뒤로한 채 책임을 전가할 규제를 만들고, 이를 감독한다는 명분으로 공무원 수를 늘리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환자 안전사고뿐 아니라 의료계의 오래된 숙제들을 해결하는 첫 걸음은 이러한 정부의 잘못된 관행부터 없애고 문제의 근본 원인을 직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 기다리세요! 이젠 잊으세요! 응급실 혁신… 전문의가 달려온다

    삼성서울병원이 응급환자들에게 기존 전공의 대신 전문의 중심의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응급의료 시스템을 구축, 가동하면서 낙후한 국내 병원의 응급의료체계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일선 병원들은 수익성이 없다며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투자를 외면해 왔다. 병상이 부족해 중증 응급환자들이 맨바닥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가 하면 전문의 대신 전공의들이 환자를 보는 탓에 오진이 잦고,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환자들이 제때 적절한 가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많았다. 이런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이 응급진료체계의 가장 큰 문제였던 응급실 전담 의사를 전공의에서 경력이 많은 응급의학 전문의 중심으로 바꿈으로써 응급의료의 패턴 변화를 꾀하고 나선 것. 이를 위해 병원 측은 지금까지 소아와 성인 진료구역으로만 나눴던 응급실을 내과·외상·소아환자·중환자구역 등으로 세분해 효율적인 환자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응급실 면적도 1275㎡이던 것을 1970㎡로 2배 가까이 확장하고, 병상 수도 58개에서 69개로 늘렸다. 또 환자와 의료진 간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응급의료정보 시스템도 갖췄다. 응급환자와 보호자가 치료상황과 향후 진료계획, 치료 소요시간 등 의료정보를 응급실에 설치된 ‘통합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변화에 대해 의료인들의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한 종합병원 전문의는 “외래와 달리 응급실은 수익성이 낮아 대부분 인력 및 시설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면서 “응급의료체계의 문제는 대부분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병원 교수는 “응급 환자의 응급실 체류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의료인력 전문화와 진료시스템 개선이 필요하지만 병원 사정을 고려할 때 쉬운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진료의 벽 파괴’·‘자폐증 의사’… 참신함을 입히다

    ‘진료의 벽 파괴’·‘자폐증 의사’… 참신함을 입히다

    지난해 ‘골든타임’, ‘닥터진’, ‘마의’ 등 봇물처럼 쏟아진 의학드라마의 계보가 올해에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5일 첫 방송을 한 KBS ‘굿닥터’는 시청률 10.9%(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MBC ‘불의 여신 정이’를 제치고 단숨에 월화극 1위를 차지했다. 오는 10월에는 MBC ‘메디컬탑팀’이 방송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의학드라마 계보는 MBC ‘종합병원’(1994)에서 시작된다. 종합병원을 배경으로 의사의 고뇌와 성장, 전공의들의 고충, 로맨스 등을 담아 최고 시청률 40%를 돌파했다. 그후 MBC ‘의가형제’(1997), ‘해바라기’(1998), SBS ‘메디컬센터’(2000)로 이어졌지만 의학의 비중이 줄고 로맨스가 중시되는 경향을 보였다. ‘병원에서 연애하는 드라마’라는 우스갯소리도 이때쯤 등장했다. 의학드라마의 전기를 마련한 작품으로는 MBC ‘하얀거탑’(2007)이 꼽힌다. 로맨스를 철저히 배제하고 병원 내 의사들의 권력 다툼과 인간의 이중성, 의료계의 이면을 전면에 내세운 ‘하얀거탑’은 김명민, 이선균 등 주연배우들의 호연과 맞물려 호평을 받았다. SBS ‘외과의사 봉달희’(2007), MBC ‘뉴하트’(2007) 등 의학드라마가 활기를 되찾은 것도 이때쯤이다. 방송가에서 ‘의드 불패’ 신화는 정설처럼 여겨진다. 실제로 대부분의 의학드라마는 시청률 두 자릿수를 찍었다. 의학드라마의 인기 요소와 기존 트렌디드라마의 히트 공식을 두루 버무리다보니 기획 의도나 전반적인 틀거리도 비슷비슷해져갔다. 최근의 의학드라마는 ‘차별화’라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그 돌파구 중 하나는 소재의 다양화다. 외상외과를 배경으로 한 응급의료의 열악한 현실(골든타임), 양·한방 통합 진료를 둘러싼 의사들의 자존심 대결(제3병원) 등이 조명되는가 하면 법의학자(싸인), 조선시대 수의사(마의)도 등장했다. ‘신의’, ‘닥터진’은 타임슬립을 통해 현대 의학과 전통 의학이 결합하기도 했다. ‘굿닥터’와 ‘메디컬탑팀’ 역시 소아외과와 의료 협진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카드로 내세웠다. 특정 진료과목 안에서의 의사들의 갈등과 성장이라는 평면적인 틀을 뜯어내 입체화하려는 시도도 보인다. 자폐증과 천재성을 동시에 지닌 서번트증후군을 겪는 ‘굿닥터’의 주인공 박시온(주원)의 성장 과정은 단순히 의사의 성장뿐 아니라 장애인이 세상과 만나는 과정이며 그 가운데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의료계의 현실이 그려진다. ‘메디컬탑팀’은 아예 진료과목의 벽을 허물었다. ‘메디컬탑팀’의 제작진은 “저마다의 분야에서 상위 1%라 할 수 있는 엘리트 의사들 간의 자존심 대결과 갈등을 거쳐 힘을 모아가는 과정을 그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개원하면 돈방석? 다 옛말… 그래도 쥐꼬리 수당에 고난도 수술은 싫다

    [주말 인사이드] 개원하면 돈방석? 다 옛말… 그래도 쥐꼬리 수당에 고난도 수술은 싫다

    흔히들 의대를 마친 젊은 의사들이 전공을 선택하는 걸 보면 ‘돈’이 보인다고들 말한다. 상당 부분 근거가 있다. 우리 사회가 한때 성형 열풍에 휩싸인 것은 앞다퉈 개원한 병·의원들이 뒤질세라 광고를 해대 아름다워지려는 인간의 욕구를 자극한 탓이 크다. 성형 열풍은 그렇게 ‘만들어진’ 일종의 파이였다. 이렇게 커진 시장에 거대한 돈의 흐름이 형성되자 새내기 의사들이 마치 엘도라도라도 되는 양 너도 나도 개원 대열에 합류했고, 이런 흐름이 의사들의 전공 선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그들은 돈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항변한다. “왜 개원했느냐고요. 이유는 많지요. 교수 자리도 보장되지 않는 빡빡한 대학병원에서 기약 없이 뺑뺑이 돌 수도 없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도 강했고…. 뭐 그렇지요.” 서울 강남에서 4년 전 성형외과를 개원한 전문의 K(37)씨는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는 대부분의 개원의가 금융 부담을 지지 않을 수가 없어요. 저도 대출이다, 리스다 해서 짊어진 금융 부담이 20억원이 넘어요. 이 중 절반 정도는 공동원장들이 분담했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부담이죠. 이 정도의 금융 부채 털어내는 데 7∼8년, 길게는 10년 이상도 걸리겠지요. 그래도 걱정은 안 해요. 그 정도야 누구나 안고 가는 부담이고, 아직 성형 열풍이 살아있으니….” 한 치과에서 월급을 받고 일하는 ‘페이닥터’로 3년간 근무하다 서울 강동에서 개원한 치과의사 H씨는 K씨와는 생각이 좀 달랐다. “개원하면 돈방석에 앉는다고들 생각하지만 세상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새로 생기는 치과는 많은데 시장 규모는 안 커지니 속된 말로 뜯어먹을 게 줄어드는 셈이지요.” “10년쯤 전에 목 좋은 곳에 개원해서 2년만에 본전 뽑고, 떼돈 벌었다는 사람 저도 알아요.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달라요. 임플란트 시술비 후려치는 거 보세요.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임플란트 등 보철 비용이 3~4분의 1밖에 안 되잖아요. 그것도 비싸다고 환자들은 여기 저기 비교하고 다니는 판이니 죽을 맛이지요.” 서울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개원한 P씨는 “우리 나라의 성형 열풍이 의료 선진국이나 이웃 일본, 중국과 비교해도 지나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압구정 현대백화점 푸드코트 밖으로 보이는 성형외과 등 개원의 간판을 한번 세어보라. 그것이 강남 개원가의 현실이다”고 말했다. P씨는 “나도 꽤 많은 돈을 벌었다. 그러나 아무리 의사라도 노력 없이는 돈 벌기 어렵다. 쉬지도, 놀지도 못하고 뼈 빠지게 일해야 한다. 지금은 그런 분위기도 바뀌어가고 있지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급 과잉을 말했다. “사실, 개원만 하면 돈을 긁어모은다고 생각하지만 직원들 월급 못 주는 병원이 널렸고, 아예 망해서 주말에 중국으로 진료 다니는 보따리 의사도 많다”고 귀띔했다. 물론 바람 잘 타 ‘떼돈’을 번 의사들이 적지 않다. 강남 개원가에서는 돈 많이 벌었다는 개원의들을 줄줄이 꼽기도 한다. 30년 전에 개원한 정형외과 원장 A씨와 이비인후과 원장 B씨, 개원 20년을 넘긴 안과 원장 C씨와 성형외과 원장 D씨 등이 그들이다. 그러나 본인들의 생각은 세간의 평가와 온도차가 있다. C씨는 “의대를 마친 뒤 소수는 대학이나 연구 쪽으로 빠지고 나머지는 개원을 하기 때문에 개원 자체를 ‘돈 벌려는 선택’이라고 봐서는 안 된다. 물론 최근에는 능력있는 신진들이 예전보다 더 많이 개원하는 건 맞지만 그 사람들도 대부분은 기존 의료전달 체계나 보험제도가 내몬 사람들”이라면서 “그 결과로 그들이 많은 돈을 벌었다 해서 그걸 죄악시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의사들의 선택이 오로지 돈 때문만은 아니다. 불합리한 현행 의료수가 체계가 부른 ‘예고된 혼돈’이라는 지적도 많다. 새내기 의사들이 외과를 기피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A씨는 “외과에서 어려운 개흉·개복 수술을 해봐야 수가를 코딱지만큼 책정해 놓으니 누가 흥미를 갖겠나. 뒤집어 보면 성형이나 안과, 이비인후과를 선호하는 게 돈을 많이 번다는 측면보다 돈도 안 되는 어려운 전공과를 피하려는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풍선효과처럼 특정 전공과를 기피하다 보니 자연스레 또 다른 특정 전공과로 인력이 몰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강동경희대병원 비뇨기과 이형래 교수도 수가체계의 불합리성에 상당 부분 동의했다. 비뇨기학회 이사이기도 한 이 교수는 “이런 추이를 방치하면 머잖아 비뇨기과 등 특정 진료과 의사의 씨가 마를 판”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수가체계의 불합리 때문에 의사들이 비뇨기과를 기피하는 것이 맞다. 그 정도의 수가로 어려운 비뇨기 분야 수술을 감당하라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여기에다 지금도 수많은 비뇨기 질환자들을 산부인과 등 다른 전공과에서 진료하고 있다. 이런 문제도 비뇨기과 기피에 한몫을 한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비뇨기 개원의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진료의 기회 박탈이 큰 이유”라면서 이에 대한 환자들의 이해와 정부의 개선 의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정말로 의사들의 전공과 선택에는 돈의 흐름에 대한 예민한 감각이 배어있을까. 이에 대한 의사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이미 국내 의료 공급체계가 포화상태여서 이후 어떤 진료과도 이전의 ‘붐’을 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임일성 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장은 “전공과 부침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돈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흐름이 있다”면서 “요즘 젊은 의사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려 하고, 수술 등 어려운 분야에 투신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전공과 선택이나 개원 추세에 반영됐다. 따라서 이런 흐름을 돈으로만 해석하려는 시각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2012년 전국의 전공의 모집에서는 정신건강의학과와 피부과·성형외과·안과·정형외과·영상의학과·재활의학과 등이 지원율이 높은 상위 7개과로 꼽혔다. 반면 결핵과·흉부외과·예방의학과·비뇨기과·병리과·외과·산부인과 등은 지원율이 낮은 7개과로 나타났다. 특기할 점은 이들 하위 7개과가 모두 정원을 못 채웠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는 올해 서울대 전공의 지원현황에서도 고스란히 재연됐다. 내과·신경외과·정형외과·성형외과·정신과·영상의학과·재활의학과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률(1.4∼1.7대1)을 보인 반면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비뇨기과·병리과 등은 정원도 못 채웠다.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병리과 등은 2008년에도 똑같이 미달사태를 겪었다. 이런 추이는 세브란스병원도 다르지 않아 올해의 경우 내과·정신과·피부과·정형외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 등은 지원율이 높았던 반면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비뇨기과·병리과 등은 정원을 못 채웠다. 이 같은 의료자원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일부 중소병원이나 지방 병원들은 아예 진료과를 폐지하는가 하면 의료인력을 줄여 형식적으로 진료과를 운영하는 곳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의료인력 양극화의 원인은 무엇일까. 의료인들은 전공 선택을 ‘먹고사는 문제’라고 말한다. 적정 수가도 보장되지 않는 전공을 택해 고난도 진료의 부담을 짊어질 이유가 없는 데다 개원마저 여의치 않아 기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선호도가 높은 전공과의 경우 비급여 진료 영역이 넓어 의료수가의 문제를 커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원이 용이해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의 한 외과 전공의는 “이런 수급불균형의 문제 이면에는 돈을 먼저 생각하는 영악함이 개입돼 있는 게 사실이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인턴 정원보다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 수가 크게 못 미치는 등 기형적인 수급문제가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대형병원들을 중심으로 규모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인턴과 레지던트 정원을 늘렸으나 정책이 이런 변화를 수용하지 못해 ‘국가시험 합격자<인턴 정원<레지던트 정원’이라는 왜곡된 수급체계를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강남에서 성공한 피부과 개원의로 꼽히는 R원장은 “지금의 전공의 지원 실태가 왜곡된 건 맞고, 걱정도 된다. 하지만 이를 오로지 돈벌이 때문이라고만 보는 것은 잘못이다. 수가 개선 등 지원체계를 강화해 국가 의료의 축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이종욱 - 서울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강대희 서울대 의대 학장

    [열린세상] ‘이종욱 - 서울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강대희 서울대 의대 학장

    지난 9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는 ‘이종욱-서울 프로젝트’ 2기 환영식이 있었다. 서울 의대에 기초의학 및 치료기술을 배우러 온 라오스 국립의대 교수 8명을 환영하는 행사였다. ‘이종욱-서울 프로젝트’는 고(故)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기리고 우리나라가 받았던 원조 중에 의학 분야 발전의 초석이 된 미네소타 플랜을 벤치마킹해서 만들어졌다. 미네소타 플랜은 1955년부터 7년간 226명의 서울대 교수들이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 연수를 다녀온 국제 원조 프로그램의 별칭이다. 국가 예산으로 국제 원조가 시작된 것은 2차 대전 이후의 일이다. 초기에는 세계평화와 경제성장을 내세웠지만 이념과 체제안정 수단으로 군사 지원과 함께 수행되었다. 1960년대부터 선진국들이 본격적인 관심을 가졌고 그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가 설치되었다. 1970년대 이후 원조전략이 경제성장에서 인간의 기본욕구 충족으로 전환되면서 가장 핵심적인 이슈는 ‘원조 효과성’이다. 이를 위해 2000년 유엔이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만들었고, 2005년 파리선언을 통해 효과적인 원조를 위한 원칙에 합의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세계 개발원조 고위급 회의에서는 원조 패러다임을 ‘원조 효과성’에서 ‘개발 효과성’으로 바꾸었다. 이런 국제사회의 변화과정 속에서 유난히 돋보이는 것이 바로 한국의 성공 경험이다. 그중 하나가 한국 의료분야의 성공사(史)다. 지표를 보면 왜 세계가 우리에게 주목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수명은 1950년대 51세로 선진국의 69세에 비해 20년쯤 짧았던 것이 2010년에는 여성의 기대수명이 84세로 OECD 국가 중 6위까지 상승했다. 영아사망률은 1950년대 통계를 찾을 수 없다. 1985년에 1000명당 32.6명이던 것이 2011년에는 3.2명으로 26년 사이에 10분의1로 줄었고 OECD 평균보다 낮다. 이런 성공의 뒤에는 우리 교수들에게 제공되었던 미네소타 대학의 원조가 있다. 당시 미네소타 플랜은 단순한 초청 연수가 아니었다. 초청 연수자 총 77명 중 33명만이 당시 무급 조교로 근무하던 젊은 의사들이었고 그중 3명은 박사학위를, 8명은 석사학위를 받았다. 연수 기간도 보직 교수들은 단기로, 선임 교수들은 1년, 젊은 교수들은 2년 이상이었다. 또한 11명의 자문관이 파견돼 의학 분야 전반에 관여하였다. 이들은 교육과정의 개편과 학교 발전을 위한 컨설팅을 주도했고, 이 성과는 훗날 한국의학교육 발전의 큰 기반이 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병원 시설 개선을 위한 자금도 지원되었다. 6년 8개월 동안 미국이 1000만 달러를, 우리 정부가 690만 달러를 지원했다. 단순히 미국이나 국제사회의 원조만으로 한국의학이 오늘날의 발전을 이룩한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나라 의료계 선배들의 혼신의 노력이 함께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제 막 2기를 시작한 이종욱-서울 프로젝트는 우리의 이런 경험과 국제사회에 대한 보은의 차원에서 기획돼 추진되고 있다. 우리 프로젝트는 초청 연수, 방문 컨설팅, 장비 지원, 지속교류 인프라 구축이라는 네 축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의 의학 수준뿐 아니라 정보기술(IT) 등의 기술발전을 접목시키는 지원 방안을 모색해 오고 있다. 초청 연수를 온 교수들은 단순히 의학지식과 기술뿐 아니라 리더십, 의학연구, 의료정책, 지역사회의학 등도 배울 수 있다. 지난 1년간의 경험으로 보면 이런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장점은 우리가 그들의 현재를 과거에 경험했다는 것이며 그래서 그들과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이 있다. 당시 미네소타에 갔던 선배들은 1등석 비행기를 타고 갔고 급여도 미국의 전공의들보다 더 많이 받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코노미석에 이주 노동자들 정도의 생활비를 지원한다. 우리 프로그램의 관심과 내용만큼은 미네소타보다 충실하고 발전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 세밀한 돌봄과 감동은 부족하다. 이미 선진국 문턱에 와 있는 우리 정부의 원조가 우리의 과거를 기억하며 세계사 속에서 나눔과 보은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그 품격과 진심이 더해지기를 기대한다.
  • “나도 교수에 당했다” 학생들 뿔났다

    고려대 의대 조교가 교수의 부당한 폭행·폭언과 노동력 착취 등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는 보도<서울신문 2월 24일자 10면> 이후 전국 각지에서 대학원생들의 제보가 쏟아졌다. 24일 쏟아진 제보는 지역과 전공을 막론했다. 호남 지역에서 의대를 나와 얼마 전 서울에서 전공의 과정을 마친 산부인과 의사 L씨는 “서울 모 대학 산부인과는 전공의들 사이에서 폭행으로 유명한 곳인데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해도 교수들의 입김으로 무마됐다.”면서 “의대 졸업생으로서 개탄스럽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강원 지역에서 영문과 석사과정에 있는 K씨는 건방지다는 이유로 교수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K씨는 “다른 학생 논문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야밤에 공원으로 불러 다짜고짜 얼굴을 두 차례 주먹으로 때렸다.”고 토로했다. 서울 지역 공대 박사과정에 있는 K씨는 고대 의대에서 불거진 사례는 ‘양반’이라고 표현했다. K씨는 “이공계는 교수님이 ‘돈줄’을 쥐고 있기 때문에 눈 밖에 나면 비싼 등록금 내기 어렵게 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교수 출퇴근시키기, 딸 과외선생 노릇하기 등을 직접 해 봤고 여교수의 경우 조교들이 돈을 모아 명품백을 사주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면서 “교수 경조사를 챙기고, 잔심부름을 하는 것을 우리는 ‘노력 봉사’라고 한다.”고 폭로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학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사회경제국장은 “총학생회가 등록금·청년실업 등 현실 문제에 당면하면서 감시기능을 잃었다.”면서 “교수들의 부당한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서 대학평위원회·학생회 등 자치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교수사회도 자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바른사회대학생연합 김형욱 대표는 “유사한 사건이 생길 경우 학생들이 마음 놓고 신고해 해결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와 해당 교수는 말을 아꼈다. 고려대 관계자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 어떤 입장도 내놓을 단계가 아니다.”면서 “소장을 보고 판단할 계획이다.”라고만 밝혔다. 해당 B교수는 “현 상황에서 뭐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학생들 뿔났다…봇물 터진 교수 폭행·폭언·부당대우 증언들

     고려대 의대 조교가 교수의 부당한 폭행·폭언과 노동력 착취 등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는 보도 <서울신문 24일자 10면> 이후 전국 각지에서 수련의와 대학원생들의 제보가 쏟아졌다. 이들은 “학부생들에게는 점잖기만 하던 교수가 대학원생들에게는 얼굴을 싹 바꿨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교수들의 부당 행위가 근절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희망도 드러냈다.  호남 지역에서 의대를 나와 얼마 전 서울에서 전공의 과정을 마친 산부인과 의사 L씨. 그는 전공의 4년이 끔찍했다고 돌이켰다. L씨는 “서울 모 대학 산부인과는 전공의들 사이에서 폭행으로 유명한 곳”이라면서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해도 교수들의 입김으로 무마됐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 졸업생으로서 개탄스럽고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강원 지역에서 영문과 석사과정에 있는 K씨는 건방지다는 이유로 교수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말, 교수가 학교 근처 공원으로 부르더니 멱살을 잡고 주먹을 휘두르더라는 것. K씨는 “다른 학생 논문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다짜고짜 얼굴을 두 차례 주먹으로 때리더라.”면서 “평소에도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욕을 함부로 내뱉던 교수였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공대 박사과정에 있는 K씨는 고대 의대에서 불거진 사례는 ‘양반’이라고 표현했다. 교수의 공과금 처리, 집 청소 등의 잡무는 조교에게 주어진 ‘당연한 임무’로 여긴다는 것이다. K씨는 “이공계 대학원생은 교수님 눈 밖에 나면 졸업 논문은 물론, 비싼 등록금 내기도 어렵게 된다.”면서 “교수님이 ‘돈줄’을 쥐고 있기 때문에 찍소리도 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교수 출퇴근 시키기, 딸 과외선생 노릇하기 등을 직접 해 봤고 여교수의 경우 조교들이 돈을 모아 명품백을 사주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고 폭로했다.  얼마 전 이공계 박사과정을 마친 K씨도 마찬가지. K씨는 “개인 연구비 중 일부는 당연히 교수의 몫으로 돌아갔고, 만약 현금으로 주지 않을 경우 상품권으로 토해내야 했다.”면서 “교수 경조사를 일일이 챙기고, 잡다한 심부름을 하는 것을 우리는 ‘노력 봉사’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메디컬 팁]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교환교육 삼성서울병원(원장 최한용)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대학병원과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레지던트) 상호 교환방문 교육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3∼4년차 전공의는 올해부터 1개월씩 UCLA 대학병원에 파견돼 소아과 관련 연구·진료 등의 교육을 받게 되며, UCLA 대학병원 소아과 전공의들도 내년부터 삼성서울병원에서 수련활동을 하게 된다. 비만탈출프로그램 지원자 모집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소장 최재원)는 센터 개소 20주년을 맞아 기획한 ‘비만 탈출 캠페인’의 일환으로 19일부터 비만 탈출 프로그램 지원자를 모집한다. 캠페인에서는 건강증진센터 비만 전문 교수와의 상담과 무료 건강검진을 통해 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복부비만 등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비만 환자들을 위해 6개월 동안 복부 체지방 CT, 혈액검사, 체지방검사 및 개인별 맞춤 운동처방 등 관련 검사 및 상담을 무료로 지원한다.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30대 이상의 비만한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 인터넷 홈페이지(www.health.amc.seoul.kr) 게시판을 참고하면 된다. 노약자 실버벨 서비스 도입 고대 구로병원은 자원봉사자가 노약자와 장애인의 병원 진료를 돕는 ‘실버벨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보호자 없는 75세 이상 노약자나 장애인으로, 의사전달이 가능한 사람이 매주 월∼금요일 오전 9시∼낮 12시와 오후 1∼4시 사이에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를 원하는 환자는 사전에 전화로 접수신청(02-2626-2100)하면 자원봉사자로부터 1대1 동행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 [뉴스&분석]씨마른 흉부외과 전공의

    수가 인상이라는 정부의 ‘당근정책’도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고려대 구로·안산병원, 한양대병원, 경희대병원 등 국내 굴지의 대형 대학병원들이 지난해 흉부외과 전공의 모집 결원분을 추가모집했으나 단 한 명의 지원자도 확보하지 못했다. 생명과 직결되는 심장·폐 등 수술을 담당할 의사의 씨가 마르고 있다. ●수가 100%인상 무용지물 정부는 지난해 7월 흉부외과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가를 2배로 올렸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당수 대형 수련병원들이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사태를 빚었다. 전문의들은 “외국에 나가 흉부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5일 서울신문이 2010년도 전국 주요 수련병원의 흉부외과 전공의 추가모집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양대병원, 고려대 구로·안산병원, 경희대병원, 한림대강동성심병원, 을지대병원, 순천향대병원 등 7개 수도권 대학병원은 단 한 명의 지원자도 확보하지 못했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부산대병원, 단국대병원, 충북대병원, 전북대병원, 경상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조선대병원 등이 추가모집률 0%를 기록했다. 12~14일 이뤄진 전공의 추가모집은 지난해 전·후기 모집에서 정원이 미달된 전국 34개 병원이 시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국적으로 흉부외과 미달사태가 벌어진 셈이다. ●외과도 줄줄이 미달사태 외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려대 안산병원의 경우 외과에서 4명을 추가모집했지만 지원자는 한 명도 없었다. 경희대병원과 충북대병원도 외과 전공의 2~5명을 추가 모집했지만 역시 지원자가 없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지난해 흉부외과의 201개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를 100% 인상했다. 또 일반외과도 322개 의료행위에 대해 30%의 수가 인상을 결정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전공의들의 기피현상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열악한 근무여건 개선 시급 이 같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열악한 근무 여건이다.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아 피부과·성형외과·안과 등과 달리 따로 개원하기도 어렵다. 일부 수련병원에서는 흉부외과와 외과 전공의가 부족해 4년차 전공의가 휴일까지 반납하고 야간근무를 책임지는가 하면 일부 대학병원에서는 50대 흉부외과 교수가 이틀마다 24시간 진료를 하기도 한다. 수익성이 없어 아예 흉부외과를 폐과하는 병원이 늘면서 흉부외과 의사들은 일자리 구하기도 갈수록 어려운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A대학병원의 흉부외과 과장은 “이런 상황이라면 나라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처우와 근무 여건인데, 사태의 심각성을 정부가 모르고 있는 것 같아 더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장병철(전 대한흉부외과학회 상임이사)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장은 “수가를 올리고 전공의를 많이 뽑는 것도 좋지만 더 시급한 것은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고, 병원의 수급여건을 혁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대학원생들 ‘반란’

    대학 내에서 교수가 학생들에게 강압적인 언행을 하는 일이 적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 서울대에서는 교수의 폭언 등에 대학원생들이 탄원서를 제출하는 ‘반란’을 일으켜 파문이 일고 있다. 18일 서울대에 따르면 공대의 한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 10여명은 A교수가 학생들에게 폭언하고, 고의로 졸업을 지연시키는 등 인권침해를 했다며 최근 대학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한 대학원생은 “A교수는 연구실 학생들에게 계속해서 일을 시키기 위해 고의로 졸업을 지연시키고 전공과 관련 없는 일을 강요했다.”면서 “수업도 불성실했으며 석사 논문을 읽어 보지도 않는 등 문제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교수의 손에 논문 통과 여부가 달려 있고, 논문 통과 뒤에 강의를 따려면 교수에게 절대복종해야 하는 대학사회에서 탄원서 제출은 이례적인 일이다. 학교 관계자는 “A교수가 성격이 다소 거칠어 평소 학생들에게 과도하게 다그치는 것에 불만이 시작돼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A교수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학생들과 취업문제 등으로 의견이 맞지 않아 다소 오해가 있었다.”면서 “내 불찰이 크겠지만 불성실하게 강의한 적이 없으며 심하게 다그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학교측은 A교수에게 2학기 수업을 주지 않았고, 연구실 폐쇄조치를 내렸다. 연구실 폐쇄는 교수에게 상당한 징계조치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원생이 교수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다른 대학에서도 많이 일어난다. 한양대 전 대학원생 김모(27)씨는 “연구실에서 나의 주된 업무는 교수의 막내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교수의 옷을 정리하는 일이었다.”면서 “몸종처럼 생활하는 게 부끄러워 결국 대학원을 그만뒀다.”고 털어놨다. 지난 5월에는 전공의들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한 서울대 의대 교수가 본부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대학에서는 대학원생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교수가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하지만 인권침해 사례는 쉬쉬하고 넘어가는 게 대부분이다. 대학원생 박모(26)씨는 “어느 교수에게 줄을 서느냐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면서 “인권침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정도면 그 수위는 무척 심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원 상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학원생이 교수에게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창구가 없다.”면서 “교수가 대학원생의 인사권과 연구비 배정 권한을 갖고 있어 종속 관계일 수밖에 없으므로 대학본부 차원에서 이를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경북대병원 전공의 10명 집단사표

    경북대병원 산부인과 전공의 10명이 전원 사표를 제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여성 전공의 성추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교수에 대해 학교측이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리자 전공의들이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2일 경북대에 따르면 최근 이 학교는 특별인사위원회를 열어 전공의 성추행 논란의 당사자인 경북대병원 K교수에 대해 정직 2개월의 징계를 결정했다. 학교측 관계자는 “성추행의 사실 관계를 떠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학교의 명예를 실추한 점이 인정돼 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학교측의 조치에 대해 전공의들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성추행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 전공의 8명을 포함, 산부인과 전공의 10명이 최근 모두 사표를 냈다. 산부인과 전공의 전원이 업무를 중단하면서 진료공백도 계속되고 있다. 전공의협의회 변형규 회장은 “수개월간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주고도 겨우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면서 “전공의들은 마지막 방법으로 형사고발을 고려하고 있다.”며 학교측을 압박했다. 경북대병원 여성 전공의들은 K교수가 지난 1년간 키스와 포옹, 성적인 발언을 계속했다며 최근 학교에 이 사실을 알렸다. 전공의 1명은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토로했다.K교수는 학교측에 전공의 성추행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의학계 3D’ 흉부외과 전공의 일상

    ‘의학계 3D’ 흉부외과 전공의 일상

    드라마 ‘뉴하트’,‘외과의사 봉달희’ 등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흉부외과 의사들. 드라마의 인기 덕에 그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은 높아졌으나, 정작 의료현장에서는 과중한 업무로 ‘의학계의 3D’로 통한다.6일 오후 10시40분에 방송되는 EBS ‘극한 직업’에서는 심장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흉부외과 의사들의 긴박한 24시간을 공개한다. 흉부외과 전공의가 태부족인 탓에 2년차와 나눠 해야 할 주치의를 도맡고 있는 전공의 1년차 최재웅씨. 환자들을 돌보고, 수술에 회진까지 혼자 소화해야 한다. 토막잠에서 깨어나면 곧바로 수술실로 들어가는 것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다.63세 환자의 인조 혈관 8군데를 봉합해야 하는 까다로운 수술에 투입된 최씨. 아직 배울 게 많은 1년차 ‘병아리 의사’이지만, 생명 앞에선 작은 실수 하나도 용납되질 않는다. 또 심근에 문제가 생겨 혈액을 전신에 공급하지 못하는 22개월된 연우의 심장이식 수술이 결정됐다. 소아 심장수술은 이 병원에서도 3년 만일 정도로 극히 사례가 드물다. 이른 아침, 전공의 2년차 최진호씨와 전임의 박천수씨가 공여자의 심장을 받기 위해 경기도의 한 병원으로 향한다. 최대한 빨리 심장을 이송해야 하는 것이 이들의 임무. 서울에선 심장을 이식받을 연우의 수술이 이미 진행 중이다. 적출한 심장이 도착하는 시간과 수술 준비가 끝나는 시간이 일치해야 하므로 수술팀도 점점 초조해진다. 드디어 적출이 시작되고 묵념으로 시작된 수술은 숙연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하루 24시간을 꼬박 병원에서 환자와 씨름해야 하는 흉부외과 전공의들. 식사를 거르는 일은 다반사고, 하루 두세 시간밖에 못 자는 날도 허다하다. 하지만 신체적 피로보다 더 큰 고충이 있다. 병원을 집 삼아 살아가기 때문에 사생활을 거의 포기해야 한다는 것. 일주일에 하루뿐인 쉬는 날마저도 응급수술이 잡히면 꼼짝없이 반납해야 하는데, 그럴 땐 “울고 싶다.”고들 고백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흉부외과를 지원하는 수련의들은 갈수록 줄어 들고 있다. 모두들 힘들다며 외면해 버린 길. 사생활을 담보잡힌 채 묵묵히 심장을 지켜주는 그들이 있어 오늘도 생명의 불꽃이 다시 타오를 수 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전공의에 주먹·발길질

    서울대 의대 교수가 전공의들에게 수년간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욕설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의과대학이 대학 본부에 징계를 요청했다. 30일 서울대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의과대학 A교수에 대해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진상조사를 한 뒤 대학본부에 징계를 요청했다. 서울대는 A교수의 행동이 교수로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빠른 시일 내에 징계위원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해당 전공의들은 “말투가 건방지다거나 행동이 무성의하다는 이유로 뺨을 맞거나 발에 차이는 등 모멸적인 행동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이달 초 재발 방지를 위해 병원이 아닌 본부 차원의 사건 처리를 요청했다.A교수는 “전공의의 잘못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밀친 정도”라며 의도적인 폭행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성형 피해’ 왜 많은가 했더니…

    ‘성형수술 1번지’ 서울 강남구의 성형외과 4곳 중 한 곳은 성형외과를 전공하지 않은 다른 과목 전공의들이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과·내과 등을 전공한 사람들이 성형 전문의 노릇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당국은 성형수술 부작용 피해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주된 이유로 보고 있다.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따르면 6일 현재 강남구에서 영업 중인 성형외과는 모두 354곳. 이 중 성형외과 전문의가 개설한 의원은 73.7%인 261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93곳(26.3%)은 다른 과목 전공의들이 개설한 곳이다. 보통 의사들은 의과대학 1년 인턴과정 뒤 전공을 선택해 4년의 전문 수련과정을 거치고 자격증 시험을 거쳐 특정과목의 전문의가 된다. 성형외과의 경우 전문 임상 해부학이나 미용수술법 등에 특화된 수련을 받아야 한다.중앙대병원 성형외과 김우섭 교수는 “다른 과목을 전공한 의사가 개설한 성형외과는 결국 어깨 너머로 배운 기술로 수술을 감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사고를 만들 확률이 높다. 미용 성형이 인기지만 성형은 분명 재건의 의미를 갖는 치료이기 때문에 전문의인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작용·후유증 등 성형수술 피해는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성형의료 피해구제 신청건수는 올 1월부터 8월까지 58건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수준에 이르렀다.2003년에는 38건,2004년에는 54건 등 꾸준히 증가해왔다. 월 평균으로 치면 2003년 3.2건에서 올해 7.3건으로 2.3배로 늘었다. 강남경찰서에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성형 분쟁과 관련한 집회신고가 9건이나 접수됐다. 강남서 정보과 관계자는 “집회 신고 숫자 외에도 일반 고소·고발 숫자를 합치면 피해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성형분쟁은 병원측에서 합의를 통해 빠르게 수습하기 때문에 외부로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행 의료법에서는 간판으로 해당과목 전문의인지 구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성형외과 전문의라면 ‘○○○성형외과의원’이라고 간판을 달 수 있지만 예를 들어 내과 전문의라면 ‘○○○의원-진료과목 성형외과’라고 명시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온갖 편법이 동원되고 있다.‘○○○의원-진료과목 성형외과’에서 ‘의원-진료과목’ 부분을 깨알같이 작게 써 전문의 간판과 비슷하게 만드는 식의 눈속임을 하는 곳도 많다. 그러나 현행 의료법에는 글자 크기를 어느 정도 이상으로 하라는 규정이 없는 상태라 처벌 근거도 없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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