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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설 명절 ‘밥상머리 대화’가 가리키는 것들/김경두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설 명절 ‘밥상머리 대화’가 가리키는 것들/김경두 경제부장

    “왜 조국 가족만 이 잡듯이 수사를 하는 거냐. 윤석열(총장) 가족도 그렇게 탈탈 털면 만만찮을 거다.” “(비리가 있다면) 살아 있는 권력도 수사하라고 해놓고 손발 자르는 거 보면 이 정권의 ‘내로남불’은 대단하다.” “지들은 ‘똘똘한 집’ 안 팔면서 국민들에겐 팔라고 하고 누가 집값을 올려 달라고 했나.” “문재인 정부의 최고 도우미는 야당이다. 경제와 외교가 최악인데, 야당 하는 거 보면 한심하다. (야당) 통합이나 할 수 있겠어?” ‘조국과 윤석열, 부동산, 총선….’ 서울신문이 ‘가족 간 싸움난다’며 설 명절 밥상머리에 올리지 말라고 권했던 주제들. 그럼에도 이런 대화를 한 번쯤 나눴을 것이다. 의도했든 안 했든 ‘사는 게 퍽퍽하다’며 누군가 말꼬를 트면 다들 한마디씩 쏟아낸다. 때로는 추임새를 넣거나 목소리를 높이고 얼굴을 붉혔을 것이다. 나름의 이유를 댔고 설득력도 있다. 그 대화가 가리키는 의미들도 적지 않다. 검찰의 ‘선택적 정의’는 정의인가. 동양대 표창장 위조 등은 보는 이에 따라 경범죄, 잡범 혹은 파렴치범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밝혀내기 위해 수십 차례 압수수색과 검찰 조직을 총동원한 것은 지나쳤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먼지떨이와 여론 재판식으로 수사한다면 국민 누구나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는 대의명분보다 검찰개혁을 회피하려는 사심이 들어간 수사였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검찰은 조국 수사를 통해 노무현 정부 시절 여야 대선자금 수사로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송광수ㆍ안대희’를 기대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공정성이 그 어느 때보다 핵심 가치로 떠오른 지금, 조국 가족의 부도덕함뿐 아니라 검찰의 선택적 정의 역시 심판의 대상이 됐다. 되레 조국 수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말대로 검찰개혁의 불쏘시개가 됐다. 검찰이 얼마나 정치적인 집단인지 까발려진 건 덤이다. 검찰 수사의 공정성 논란과는 별개로 이 정권의 내로남불도 만만찮다. 검찰이 박근혜 정부의 적폐 수사를 찍고, 살아 있는 권력에 칼날을 들이대니 ‘어디서 감히’라며 눈을 부라린다. 검사 인사권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걸 알려주더니 제대로 휘두른다. 검찰은 검찰의 일을 하고 청와대는 청와대의 일을 한다는 원칙을 실천했으니 할 말은 없다. 다만 살아 있는 권력도 수사하라는 의미가 ‘내 편 빼고’라는 걸 다들 눈치챘을 것이다. 진보와 보수, 누가 정권을 잡든 교집합이다. 이 정도로 재산을 불려줬으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고가 주택 보유자들은 진보 정권에 충성해야 하지 않을까. 참여정부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서도 강남3구의 집값이 50% 안팎 올랐다. 허탈해하는 서민들을 달래기 위해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은 집 한 채 빼고 다 팔라’는 권고가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에서 잇따라 나왔다. 그러나 지방 아파트만 매각해 이들 스스로 강남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임을 보여 준다. 특히 부동산 정책을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청와대 정책실장과 국토교통비서관을 비롯해 고위공직자 10명 중 8명이 강남에 살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면 투기 방지라는 이름하에 서민들이 올라갈 ‘강남 사다리’는 끊겼다. 설 민심을 듣고 온 여야는 역시나였다. 야당의 발목잡기와 국정운영 실패를 주장하며 아전인수 격으로 4월 총선 심판론을 꺼내들었다.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현역 의원들 안 찍겠다’는 게 민심인데 말이다. 총선에서 이들을 내치지 않으면 내년 설 명절 밥상머리엔 또 ‘식상한 반찬’들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잘하자. golders@seoul.co.kr
  • [사설] ‘살아 있는 권력’ 수사에 경고장 날린 검찰 후속인사

    법무부가 어제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는 검찰에 보내는 권력의 강력한 경고메시지로 읽히기에 충분하다.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조국 가족비위’ 의혹 등 ‘살아 있는 권력’과 관련된 3대 사건 수사 책임자들이 모두 교체됐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 책임자인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평택지청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위 의혹을 수사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여주지청장으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맡은 홍승욱 서울동부지검 차장이 천안지청장으로 각각 전보 조치됐다. 통상 지검의 차장검사들은 다음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하거나 성남, 고양 등 규모가 큰 지청장으로 옮기는 것이 관행이었다는 점에서 이들을 부장검사급이 보임되는 지청장에 보낸 것은 좌천 인사라고 할 수 있다. 수사팀 실무책임자들 가운데는 조 전 장관 가족비위 의혹을 수사한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만 교체하고 나머지 2명의 부장검사는 유임돼 그나마 다행이다. 고위간부 인사에 이어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3대 사건 수사 책임자들에 대해 모두 물갈이 인사를 한 것은 몇 가지 측면에서 우려할 만하다. 우선 앞으로 검찰에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겠느냐는 것이다. 권력에 밉보여 좌천당할 것이 뻔한데 누가 감히 나서서 일선 검사들의 권력수사를 독려하겠는가. 검찰이 죽은 권력의 적폐청산에만 날 선 칼을 들이댄다면 국민의 신뢰는 그 어떤 개혁조치를 단행해도 얻기 힘들다. 당장 3대 사건 수사에 미칠 영향도 걱정스럽다. 후임 차장들도 수사에 소극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감찰무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조 전 장관의 무죄를 주장했고, 조 전 장관 아들 인턴확인서 허위발급 혐의를 받는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어제 불구속 기소되긴 했으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자료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었다. 그래도 검찰 실무책임자들은 꿋꿋하게 ‘성역 없는 수사’를 계속하길 기대한다.
  • 설을 빼앗긴 노동자들… 다시 삶, 희망을 외치다

    설을 빼앗긴 노동자들… 다시 삶, 희망을 외치다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야 할 설 연휴에도 차디찬 길 위를 떠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부당한 해고와 위험한 노동 현장에 맞서 긴 싸움을 이어 온 장기 농성자들이다. 서울신문은 23일 그들에게 경자년 새해 소망을 물었다. 칼바람에 곱은 손으로 꾹꾹 눌러쓴 바람은 하나였다. ‘노동자가 존중받는 안전한 세상’ 말이다. 지하철역 계단 앞에 선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갈색 종이봉투 뒷면에 “일하다가 다치거나 죽는 사람이 없길”이라고 적었다. 2018년 12월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본부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던 아들 용균씨를 잃은 뒤 어머니는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싸웠다. “여전히 열악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아요. 새해에도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싸워야죠. 그래야만 내 가족, 내 이웃을 지킬 수 있으니까요.”한국도로공사의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지난 17일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도로공사가 요금수납원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에도 사측이 전원 고용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천막을 지키는 이민아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 조합원과 이명금 공공연대노조 부지회장, 전서정 칠서톨게이트 지회장은 “새해 소원은 직접 고용”, “2020년에는 노동자들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경자년엔 노숙 생활 청산하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쓴 종이를 들었다.올해 초 복직할 예정이었던 쌍용차 해고 노동자 46명은 갑작스러운 사측의 통보 때문에 일터로 돌아가지 못했다. 조문경 쌍용차지부 조합원은 “해고자란 낙인을 지우고 싶다. 함께 살자”고 바랐다. “저희 모두의 바람을 담았습니다. 어서 함께 땀 흘려 일하고 싶어요.”노동조합을 탄압한 삼성의 사과와 복직을 요구하는 이재용씨는 고공농성 중인 김용희씨가 있는 철탑 아래 천막을 지킨다. 이씨는 “이재용은 감옥으로… 김용희는 땅으로”라는 손글씨를 들었다. “용희씨가 새 둥지처럼 좁은 공간에서 230일 가까이 지냈어요. 근육이 마비되는 증상 때문에 무척 힘들어합니다. 사측의 횡포에 희생된 많은 분이 집으로 돌아가는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한국마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해 11월 목숨을 끊은 문중원 기수는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 분향소를 마련한 시민대책위원회 등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지난 22일까지 오체투지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고인의 부인 오은주씨는 “갑질과 부조리로 죽지 않길. 존중과 정의로 살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지난해 7월 시작된 대구 영남대의료원 옥상의 해고 노동자 농성도 반년째로 접어들었다. 14년 전 해고된 간호사 박문진씨의 설날 소망은 “노동자 민중들의 해방된 세상”이다. 4·15 총선은 “적폐 청산하는 날”이 되길 원했다. 박씨와 노조는 병원의 노조 탄압 진상조사를 비롯해 재발 방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김진영 노조 지부장 등이 단식에 동참했다.설요한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는 과중한 업무와 실적 스트레스로 지난해 12월 목숨을 끊었다. 뇌병변 장애인인 그는 고용노동부가 위탁운영하는 중증장애인 취업 지원 업무를 맡았다. 장애인 일자리가 부족한 실정에도 고용부는 장애인 지원가들이 할당된 업무를 채우지 못하면 수당을 환수했다. 설씨가 생전에 일하던 기관의 대표인 박대희 여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중증 장애인이 죽지 않고 당당하게 노동할 수 있는 나라가 2020년 대한민국의 모습이길” 바란다고 적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지난 22일 서울역에 49재 분향소를 세웠다. 설날인 25일 이곳에서 합동 차례를 지낼 계획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尹사단 ‘허리’ 물러나고… 박근혜·우병우 잡은 검사들 전면에

    尹사단 ‘허리’ 물러나고… 박근혜·우병우 잡은 검사들 전면에

    부장들 남겨 尹요청 수용 모양새 갖춰 국정농단 맡았던 형사 라인 지휘부로 상갓집 소동 양석조도 대전으로 좌천 尹총장, 인사 전날 “동의 못한다” 피력‘비정상의 정상화.’ 법무부는 23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중간간부 인사를 이렇게 정의했다. “지난해 하반기 중간간부 인사에서 특정 부서 출신 검사들에게 주요 보직이 편중돼 일선에서 묵묵히 일하는 많은 검사들이 우대받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됐다”면서 “그 과정에서 50여명의 중간간부들이 사직하기도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검찰 인사는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말 단행된 검찰 인사도 윤 총장의 의견을 토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결재했다. 조국(55·불구속 기소) 전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가 진행되자 불과 6개월 만에 윤 총장을 ‘비정상’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날 인사는 표면적으로는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의견을 일부 받아들여 준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대거 흔들 것으로 예측됐던 청와대 관련 수사팀을 지휘부만 교체하고 수사를 한 부장검사와 검사들은 대부분 그대로 남겨 둔 이유에서다.그러나 검찰에선 이번 인사를 두고 “머리만 남겨 두고 손발을 모두 자른 격”이라며 격한 반발이 나왔다. 고위간부 인사에서 어떠한 의견도 전달하지 못했던 윤 총장은 이번에는 실무자들을 통해 법무부에 여러 차례 의견을 전달했고, 전날 법무부 최종 인사안을 받아 보기도 했다. 그런데 청와대 수사팀 지휘부와 대검 핵심 참모들을 싹 바꾸는 내용이었고 윤 총장은 이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다시 밝혔다. 인사안은 수정되지 않고 이날 오전 그대로 발표됐다. 대검 중간간부들 중 교체 대상은 대부분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지목된 고위간부들과 호흡을 맞췄던 검사들이다. 지난 18일 밤 ‘상갓집 항의’ 소동을 벌인 양석조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은 대전고검 검사로 ‘좌천성 인사’가 났다. 양 선임연구관은 부산고검 차장으로 자리를 옮긴 한동훈 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적폐’ 수사를 주도했다. 대검 공공수사부장에서 제주지검장으로 옮긴 박찬호 검사장과 일한 임현 공공수사정책관 등도 교체 대상이 됐다.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꼽혀 온 김유철 수사정보정책관(옛 범죄정보기획관)과 엄희준 수사지휘과장도 전보된다. 우리들병원 특혜 의혹 등을 수사하던 형사부를 이끌 서울중앙지검 1차장에는 이정현 서울서부지검 차장이,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 등 공공수사를 담당하게 된 2차장에는 이근수 방위사업감독관(방위사업청 파견)이 새로 보임됐다. 이근수 차장검사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당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기소를 맡았다. 반부패수사를 지휘할 3차장에는 신성식 부산지검 1차장이, 4차장에는 김욱준 순천지청장이 각각 보임됐다. 조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를 맡았던 반부패수사2부장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공판에 관여한 전준철 수원지검 형사6부장이 새로 보임됐다. 유재수(56·불구속 기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한 서울동부지검에는 홍승욱 차장검사가 천안지청장으로 옮기고 김남우 대구지검 2차장이 가게 됐다. 이번 인사는 청와대 관련 수사를 방해한다는 오해를 줄이고 중요 수사의 연속성을 지켜 준다는 명분만 남기고 윤 총장의 힘을 뺀 것으로 평가된다. 격화된 법무부와 검찰 사이의 갈등은 여전히 풀기 어려울 전망이다. 청와대와 여권을 겨냥했던 수사 속도도 더뎌질 가능성이 높다. 해당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동부지검 지휘부가 모두 바뀌었고, 새로운 지휘부는 자신을 앉혀 준 청와대와 추 장관의 ‘입맛’에 맞는 결정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강욱(52)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와 관련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수사팀의 건의에도 결재를 ‘거부’한 사례가 언제든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했던 서지현 성남지청 부부장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법무부에 배치돼 법무·검찰 조직 문화 개선 및 양성평등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김균미 칼럼] 링컨을 ‘소환’하는 분열 사회

    [김균미 칼럼] 링컨을 ‘소환’하는 분열 사회

    지난해 10월 이후 서울 광화문과 서초동 집회는 일상이 됐다. 친구모임에서 정치 얘기는 금물이 된 지 오래다. 감정 상할 논쟁은 아예 피한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내 편끼리’ 모이는 일이 잦다. 광장의 물리적 분리뿐 아니라 구성원 간 감정의 벽이 더 높고 견고해지고 있다. 2020년 새로운 10년을 맞는 우리의 모습이다. 집권층의 ‘적폐 청산’은 4년째로 접어들었다. 보수 야당은 제대로 된 대안 없이 정부 정책을 사사건건 비판하며 자신들의 지지층 분노만 부추기고 있다. 연말부터 이어진 국회 상황과 일사천리로 진행된 검찰개혁 과정을 보며 진보 진영은 환호한다. 반대 진영은 무기력하고 무능한 보수 야당에 진저리를 친다. 선거법과 검찰개혁뿐 아니라 주한 미국대사의 발언을 놓고도 광화문광장이 쪼개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공소장에 드러난 ‘유재수 감찰 무마’는 의혹이라지만 ‘우리 편 감싸기’에 너나가 따로 없음을 보여 줘 씁쓸하다. 서울신문의 새해 여론조사 결과에는 ‘갈라진 사회’에 대한 국민 걱정이 잘 드러나 있다. 응답자의 67.8%가 ‘조국 사태가 사회 분열과 갈등을 심화시켰다’고 답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고 응답했다. 이념 성향별로도 보수(81.9%)는 물론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절반 이상(53.4%)이 갈등이 심화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가 공개한 조사에서도 10명 중 9명은 사회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이념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는 사람이 2017년 15%에서 55%로 급증했다. ‘사람들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응답도 28%에서 41%로 늘었다. 비단 경기도민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4월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진영 간, 세대 간, 계층 간 갈등이 악화하면 악화했지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 더 걱정이다. 정치·사회적 양극단화와 그로 인한 갈등이 물론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비롯해 남미와 유럽 등 전 세계적 현상이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사회의 양극단화가 갈등을 넘어 적대적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상대 진영을 국가의 발전에 위협으로 생각하는 민주·공화당 지지층이 2014년에 약 30%였는데 2016년 조사에서는 40%대로 높아졌다. 상대당 정치인이 위해를 당해도 별 감정이 들지 않는다는 답변이 15%나 됐다. 이처럼 정치적 갈등이 심화할수록 더 자주 인용되는 미국 대통령이 있다. 제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이다. 링컨은 1858년 6월 16일 미 연방상원 일리노이주 공화당 후보 지명을 수락하면서 그 유명한 ‘분열된 집´(House Divided) 연설을 했다. 노예제를 놓고 남부와 북부가 두 동강이 나기 직전까지 치달은 최악의 상황에서 “분열된 집은 바로 설 수 없다”며 통합과 결단을 강조한 이 연설은 게티스버그 연설과 함께 명연설로 꼽힌다.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패했지만, 전국적 인물로 부상하면서 대통령의 길을 열었고 노예제 폐지를 이끌었다. 당보다 국익을 강조한 링컨의 ‘분열된 집’ 연설은 노예제만큼 첨예하지는 않아도 계층 간, 빈부 간, 이념 간, 남녀 간 등 극단으로 내달리는 갈등 상황에 지도자의 책임을 강조할 때 자주 ‘소환’된다. 대통령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선거가 끝나면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다짐한다. 하지만 선거가 임박하거나 지지율이 떨어지면 내 편만 바라보고 정치를 하는 경우가 많다. 트럼프처럼 내 편과 네 편을 대놓고 가르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극단주의는 배격되고 보수와 진보가 서로 이해하며 손잡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조국 사태로 악화된 갈등과 분열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하고 “이제 그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유례없는 갈등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대통령의 통합 메시지, 특히 지지층에 대한 메시지를 기대했던 이들의 실망은 적지 않다. 국민이 존경하고 갈등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 줄 사회의 어른이 거의 없기에 더욱 그렇다. 얼마나 더 갈라지고 쪼개져야 지지층에게 “잘할 테니 이제 그만” 하고 말할 건가. 진보든 보수든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국민이 행복한 사회 아닌가. 내 편만 바라보는 반쪽 정치, 말뿐인 ‘통합 정치’는 그만둬라. 머지않아 4월이다. kmkim@seoul.co.kr
  • 안철수, 조국 비판한 김경율 만나 ‘공정 대담’

    안철수, 조국 비판한 김경율 만나 ‘공정 대담’

    安 “반칙·특권없는 나라에 공감대 이뤄”金 “조국 비판해야 할 때 목소리 냈을 뿐”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1일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했던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과 만났다. 전날 광주 방문 후 두 번째 공식 일정을 김 전 집행위원장과의 대담으로 잡은 건 ‘공정’이라는 화두를 내세워 중도층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정동의 한 식당에서 김 전 집행위원장과 약 1시간 20분 동안 회동했다. 안 전 의원이 김 전 집행위원장에게 “참 용기 있는 분이라 생각했다”고 인사를 건네자 김 전 집행위원장은 “과찬이다.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고 저 말고 다른 사람이라도 (그랬을 것)”이라며 화답했다. 진보진영 인사로 평가됐던 김 전 집행위원장은 조국 사태 당시 조 전 장관과 그를 옹호하던 전문가들을 비판하며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조국은 적폐 청산 컨트롤타워인 민정수석 자리에서 시원하게 말아 드셨다”고 밝혔다. 안 전 의원은 회동 후 “김 전 집행위원장과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인정받는 나라, 반칙과 특권 없는 나라가 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편이면 옳고 상대는 틀리다는 비상식의 바이러스를 잡아야 우리나라에 미래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 전 의원은 보수통합 열차 합류와 관련해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그는 “보수통합은 정부·여당이 바라는 함정에 들어가는 길”이라며 “야권에서 치열하게 혁신 경쟁을 하면 나중에 파이를 합했을 때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의 회동 계획에 대해서는 “우선 당내외 여러분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겠다”고 밝혔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한옥 품은 교회… 눈물의 섬에 띄운 방주

    한옥 품은 교회… 눈물의 섬에 띄운 방주

    한국의 양대 종교인 기독교와 불교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특히 건축이 그렇다. 교회는 뾰족한 종탑이 있는 서구 중세풍의 고딕 건물을, 사찰은 아무래도 기와지붕의 전통 한옥을 연상케 된다. 그러나 불교 사찰같이 생긴 교회와 성당이 있다. 나무기둥에 기와지붕을 얹은 이른바 ‘한옥교회’들이다. 이들은 선교 초기인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주로 지어졌고,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교회가 강화읍에 있는 강화성공회성당이다.한반도 남부에서 동학혁명이 일어났던 1893년 조선 왕실은 강화도에 해군사관학교인 통제영학당을 설치했다. 당시 최강인 영국 해군을 따르려고 영국인들을 초청해 교육을 맡겼다. 이 기회에 영국성공회가 강화도에서 선교를 시작했고, 1900년 트롤로프(조마가) 신부가 강화성당을 준공했다. 성공회는 강화도에 11개의 교회를 더 지었는데, 현존하는 온수리성당을 비롯해 모두 한옥 교회였다. 뿐만 아니라 1950년도까지 한국성공회는 서울과 부산성당을 제외하고 모두 한옥 교회를 건축했다. 유독 이 교단이 한옥을 사랑한 이유는 무엇일까? ●건축은 선교의 신학이며 전략 성공회는 헨리 8세가 자신의 이혼 문제를 빌미로 로마교황청으로부터 독립한 영국국교회다. 대부분의 교리와 전례는 가톨릭을 따르지만, 사제의 결혼을 허용하는 등 독자적인 체제도 만들었다. 종교개혁이 일어난 유럽이 구교와 신교의 극심한 갈등을 겪을 때, 성공회는 양자를 포용하는 중도의 길을 천명했다. 19세기에 갱신을 위한 옥스퍼드 운동이 일어나 “본질적인 것은 일치, 비본질적인 것은 다양화”라는 신학을 정립했다. 특히 해외 선교에서 “토착민의 마음을 얻으라”는 현지 문화 수용 전략에 충실하게 된다. 교회 건축도 당연히 토착적인 양식 한옥에서 출발했다. 파리외방전교회가 전파한 한국 가톨릭은 프랑스 고딕을 주된 건축의 모델로 삼았다. 서울 약현성당이나 명동성당과 같은 전형적인 고딕 성당이 가톨릭을 대표하는 건축 형식이었다. 개신교는 서울의 정동교회와 같이 미국에서 유행하던 빅토리아 양식이나 약식 고딕을 따랐다. 반면 한옥 교회를 선호한 성공회 선교사와 사제들의 태도는 달랐다. 서울주교좌성당마저 로마네스크 양식을 따랐다. 이를 주도한 트롤로프 3대 주교는 궁궐과 한옥이 가득한 한양의 경관에 원초적인 로마네스크 교회가 어울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토착 문화와 환경을 존중한 성공회의 건축은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선교 모국의 건축과 문화를 이식했던 가톨릭이나 개신교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러나 한국인 기독교도들은 오히려 한옥 교회를 배척했다. 유교의 봉건적 모순에 질식했던 그들에게 전통이란 버려야 할 적폐이고, 서구의 것만이 유일한 구원이었다. 서양식 고딕 교회를 더 이상적이고 현대적인 것으로 인식했다. 성공회와 한옥 교회는 너무나 시대를 앞선 것이었다. ●한옥에 담은 바실리카 교회 바실리카란 원래 로마에서 공공 건물을 지칭하는 것이었는데, 기독교 공인 후 바실리카를 초기 교회로 사용하면서 기독교 교회를 뜻하게 됐다. 내부에 2열의 높은 기둥을 줄지어 세워 가운데 높고 넓은 신랑(身廊)과 양옆 좁고 낮은 측랑(側廊)으로 공간을 3분한다. 신랑 끝에는 제단부를 설치하고, 신랑의 높은 벽에는 고창을 설치해 하늘의 빛을 내부로 끌어들인다. 이 자연의 빛은 신의 은총과 임재를 상징하게 됐다. 중세 기독교의 성찬 전례와 이원론적 신학에 적합한 공간 구조여서 바실리카는 대표적인 기독교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초기의 한국 가톨릭이 고딕 교회를 채택한 것도 바실리카 공간을 구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초기 선교사들은 기둥식으로 이루어진 한옥으로 바실리카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2열의 높은 기둥으로 지붕을 받는 이른바 2고주 7량 구조의 한옥이면 신랑과 측랑을 구성할 수 있다. 단 한옥은 건물의 긴 면이 정면인데 비해 바실리카는 짧은 면이 정면이 돼야 한다. 이 문제는 전통 한옥을 90도 돌려 놓으면 해결할 수 있다. 강화성당은 신랑의 기둥을 더 높여서 측랑과 한 층 차이가 나도록 하여 그 높은 벽에 모두 유리로 된 고창을 설치했다. 더욱 정통적인 바실리카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강화읍을 감싸는 능선 위에 자리해 대지의 폭은 좁고 길이가 길다. 앞부분에 외삼문과 내삼문을, 중심부에 정면 4칸 측면 10칸의 긴 본당을, 뒤편에 ㄷ자 한옥인 사제관을 배열했다. 전체적인 모습은 언덕 위에 떠 있는 배와 같은 모양이다. 전통 풍수에서 말하는 행주(行舟) 형국이기도 하고, 기독교에서 말하는 구원의 방주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한국적 의미와 기독교적 상징이 상통하는 모습이다. 강화성당은 당시 주임신부인 트롤로프가 직접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국의 건축과 문화에 조예가 깊어서 한국 불교에 대한 연구 논문까지 집필할 정도였다. 그는 압록강까지 가 백두산의 홍송을 직접 구입해 목재로 사용했고, 경복궁을 중창했던 도편수에게 전체 공사를 맡겼다. 본당 외벽 아래는 붉은 벽돌로 마감했는데, 중국인 조적공들의 솜씨다. 강화도 현지 돌을 석재로 썼지만, 벽돌은 중국산이었다. 철물을 비롯한 몇몇 부품들은 영국에서 직수입했다. 특히 본당 옆면과 뒷면에 달린 아치형 판자문은 영국에 주문 제작한 것으로 전해 온다. 문 안쪽의 구조가 영국기 유니언잭 모양이고, 육중한 철물과 열쇠도 영국제다. 강화성당의 건축은 영국인 사제가 주도했지만, 온수리성당은 동네 유지였던 광산 김씨 가문이 재정과 건축을 담당했다. 화려한 단청까지 칠한 강화성당이 사찰과 비슷하다면 1906년에 건립한 온수리성당은 품격 있는 양반집과 같은 교회다. 입구는 3칸의 솟을대문으로 만들었다. 가운데 칸, 대문 위 다락에 종을 달아 종탑같이 사용한다. 본당은 정면 3칸, 측면 9칸의 기와집이다. 강화성당은 중층이지만 온수리는 단층이다. 그럼에도 내부는 2열의 고주를 세워 신랑과 측랑을 구분하는 바실리카 형식을 고수했다. 대부분의 한옥교회는 온수리성당과 같이 친근한 형식이다. 강화성당이 한옥 교회의 대표작이라면 온수리는 보편작이다. ●동양과 서양, 길과 그릇의 문제 19세기 동아시아의 지식인들은 밀려오는 서구 문명을 수용하면서 동시에 고유한 문화를 지키려 고뇌에 찬 방법론을 제시했다. 청나라의 중체서용(中體西用), 일본의 화혼양재(和魂洋才), 그리고 조선의 동도서기(東道西器)론이다. 김윤식 등이 주장한 동도서기론은 서양의 기술 안에 동양의 정신을 담자는 전통 유학자들의 내부적 경세론이었다. 반면 서양 선교사들의 시각은 달랐다. 강화도의 성공회 성당들은 한옥의 틀에 기독교의 공간과 정신을 담았다. 동양의 그릇에 서양의 정신을 담는 ‘서도동기’가 기독교 선교의 연착륙 비법이라 여겼다.강화도는 개성과 한양의 바다쪽 입구로, 서쪽에서 오는 문물의 첫 전파지요 수용처였다. 고려 말 안향이 성리학을 들여온 첫 번째 장소였고, 기독교의 선교사들이 선호했던 우선 선교 지역이었다. 그만큼 외침도 많았다. 몽골, 청, 프랑스, 미국, 일본의 군사 침략에 맞선 저항의 최전선이기도 했다. 당연히 수탈과 피해와 박해도 엄청났다. 교회사학자 이덕주 교수는 기구한 이 섬의 역사를 정리해 강화도를 ‘눈물의 섬’으로 지칭했다. 씨를 뿌린다고 모두 열매를 맺는 것은 아니다. 밭이 좋아야 한다. 기독교가 들어오기 이전부터 강화도는 새로운 사상의 발생지였다. 정제두 등 실학자와 수도권의 문화인들이 모여 진보적인 강화학파를 형성했고, 이들의 맥은 후일 개화파와 계몽운동으로 연결된다. 강화학파의 지적 토대는 기독교도 주체적 수용의 대상으로 삼았다. 강화성당 정면 5개의 기둥에 주련들이 걸려 있다. 창조, 구원, 삼위일체, 복음, 영생 등 기독교의 핵심 교리를 한문으로 쓴 것들이다. 그러나 주련에 등장하는 무시무종, 주재, 인의 등은 성리학의 개념어들이다. 이미 그들은 동양의 길과 서양의 정신을 하나로 통합했다.21세기에 동서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한국이 선도하는 5G 기술은 전 인류가 공유할 모두의 그릇이다. 동기든 서기든 모든 그릇은 전 지구가 공유하고 교류한다. 그러나 동도든 서도든 이 시대의 길은 있는가? 기술은 넘쳐 나지만 그 기술을 선택하고 활용하고 제어할 정신은 희박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릇이 아니라 길이다. 한 세기 전 이 땅의 선교사들과 지식인들이 한옥 교회를 창조했듯이 새로운 길을 찾아야 새로운 건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한국당 ‘인재영입 3호’ 40대 극지탐험가 남영호 영입 이유

    한국당 ‘인재영입 3호’ 40대 극지탐험가 남영호 영입 이유

    강원 출신, 사진기자 활동 후 탐험가로“정치쇼 위해 보여지고 사라지지 않나 고민도”“정치, 더 황량한 사막…힘 되는 선배 되고파”황교안 ‘세계로 미래로’ 지구본 선물황 “얼마나 적폐 달고 살았나…미래로 가야”자유한국당이 13일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극지탐험가’ 남영호(43)씨를 4·15 총선 영입 인사로 발표한다. 강원도 영월 출신인 남씨는 중앙대 사진학과를 졸업해 산악전문지에서 사진기자로 활동하다가 2006년 유라시아 대륙 1만 8000㎞를 횡단하면서 탐험가로 나섰다. 이어 2009년 타클라마칸사막 도보 종단, 2010년 갠지스강 무동력 완주를 마치고 나서 2011년 고비사막을 시작으로 인류 최초의 ‘세계 10대 사막 무동력 횡단’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남씨는 홀로 사막을 다니면서 좌절과 도전을 겪었다”면서 “사막에서 오로지 정신력과 목표를 향해 가는 의지가 앞길이 막막한 대한민국에 상징적이고, 필요한 인재”라고 설명했다. 남 대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정치에 들어온 것이) 가장 힘든 시기에 어쩌면 제가 다녔던 사막보다 더 황량한 사막에 들어온 것이나 다를 바 없을 것”이라면서 “황량한 사막은 있어도 황량한 인생은 없다고 한다. 좌절하는, 도전을 두려워하는, 용기를 잃은 청년들에게 귀 기울이는 선배, 힘이 되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남 대장은 영입 제안에 대해 “정치적인 쇼를 위해 보여지고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있었다”면서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이 몇차례 만남에서 한국당 스스로도 변화가 필요하고 개혁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했고, 구닥다리 낡은 틀을 깨고 이 시대를 이끌어갈 청년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도 했다. 사실이길 바라고 사실이라고 믿는다”고 응한 이유를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환영식에서 남 대장에게 꽃다발과 함께 빨간 운동화를 선물했고, 남 대장은 황 대표에게 ‘세계로 미래로’라고 쓰인 지구본을 건넸다. 황 대표는 남 대장을 “세계로 우리나라의 지평을 넓힌 청년”이라고 소개하면서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과거에 얽매여 있었나. 얼마나 적폐란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살았나. 이제는 우리가 정말 미래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의 총선 영입 인사는 지난 8일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씨와 탈북자 출신의 북한 인권운동가 지성호씨에 이어 남씨가 세 번째다. 황 대표의 ‘인재영입 1호’였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은 공관병 갑질 논란 속에 영입이 보류, 취소됐다. 한국당은 20여명의 영입 인사를 확보하고 순차적으로 발표할 방침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우리 팀 얘긴가”… 야구팬들 가려운 곳 딱 짚었네

    “우리 팀 얘긴가”… 야구팬들 가려운 곳 딱 짚었네

    신임 단장이 꼴찌 야구팀 혁신 실제 스토브리그 때 맞춰 인기 선수 인성 논란 등 현실 반영도 최고 시청률 17%로 고공 행진“‘드림즈’에서 우리 팀의 향기가 난다.” SBS 금토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끝나면 야구팬들은 ‘난로’ 앞에서 추리를 시작한다. “만년 꼴찌인 것을 보니 딱 A팀이다”, “연봉 삭감 이야기는 B팀과 비슷하다”며 각자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동원해 연장전을 연다. 야구를 알지 못하는 ‘야알못’까지 끌어들인 ‘스토브리그’가 12일 닐슨코리아의 시청률 조사에서 11.8~15.5%를 기록하며 동시간 리그를 이끌고 있다. 드라마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신임 단장 백승수(남궁민 분)가 만년 꼴찌팀 ‘드림즈’를 혁신하는 과정을 그린다. 파벌과 인정 대신 정확한 분석과 통계, 능력을 앞세워 이기는 팀으로 탈바꿈시키려 한다. 이를 위한 선수 트레이드, 스카우트, 드래프트, 연봉 협상 등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비시즌 기간이 자세히 묘사된다. 야구는 안 하는 야구 드라마가 야구팬을 사로잡은 요인은 우선 실제 스토브리그에 맞춘 편성에 있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 선수 계약과 팀 정비가 이뤄지는 시기에 그 과정과 이면을 직접 들여다보는 듯한 재미를 준다. 최근 ‘한국 야구의 위기’도 맞물린다. 프로야구는 가장 큰 시장과 팬층을 확보한 국민 스포츠지만 지난해 4년 만에 800만 관중이 무너졌다. 10개 구단 성적 양극화로 인해 경기의 재미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계속됐고, 음주운전 등 선수 인성 논란, 병역 기피 논란 등이 누적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팀에 조금이라도 해가 되는 일이면 잘라 내겠다”고 선언하는 백 단장은 야구를 ‘애증’하는 팬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꿈이라곤 없어 보이는 ‘드림즈’의 변화 과정은 일반적인 공감을 얻는다. 성과를 위해 조직에 칼을 대는 리더와 이에 반발하는 기득권은 어디든 존재한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일반적인 회사도 문제의 원인을 개인에게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드라마는 시스템이 문제라는 점을 지적해 비야구팬들도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청률도 첫 회 5.5%에서 지난 11일 9회에는 17%(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올랐다. 촘촘한 취재와 리얼리티는 설득력을 높인다. 이 작품으로 데뷔한 이신화 작가는 여러 프로팀의 자문을 얻고 야구학회에도 참석해 완성도를 높였다. 대본 자문에 이름을 올린 전문가만 18명에 달한다. 다만 백 단장이라는 능력자 한 명이 ‘적폐’를 청산하고 시스템을 개혁하는 점은 판타지적이다. 백 단장의 조력자인 30대 여성 운영팀장 이세영(박은빈 분)도 현실에선 찾기 어렵다. 정 평론가는 “현실적 이야기만으로는 드라마가 무거워질 수 있어 일종의 ‘사이다’, 사회적 판타지를 가미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우리팀 이야기?…겨울 달구는 ‘스토브리그’

    우리팀 이야기?…겨울 달구는 ‘스토브리그’

    “‘드림즈’에서 우리 팀의 향기가 난다.” SBS 금토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끝나면 야구팬들은 ‘난로’ 앞에서 추리를 시작한다. “만년 꼴찌인 것을 보니 딱 A팀이다”, “연봉 삭감 이야기는 B팀과 비슷하다”며 각자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동원해 연장전을 연다. 야구를 알지 못하는 ‘야알못’까지 끌어들인 ‘스토브리그’가 12일 닐슨코리아의 시청률 조사에서 11.8~15.5%를 기록하며 동시간 리그를 이끌고 있다. 드라마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신임 단장 백승수(남궁민 분)가 만년 꼴찌팀 ‘드림즈’를 혁신하는 과정을 그린다. 파벌과 인정 대신 정확한 분석과 통계, 능력을 앞세워 이기는 팀으로 탈바꿈시키려 한다. 이를 위한 선수 트레이드, 스카우트, 드래프트, 연봉 협상 등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비시즌 기간이 자세히 묘사된다. 야구는 안 하는 야구 드라마가 야구팬을 사로잡은 요인은 우선 실제 스토브리그에 맞춘 편성에 있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 선수 계약과 팀 정비가 이뤄지는 시기에 그 과정과 이면을 직접 들여다보는 듯한 재미를 준다. 최근 ‘한국 야구의 위기’도 맞물린다. 프로야구는 가장 큰 시장과 팬층을 확보한 국민 스포츠지만 지난해 4년 만에 800만 관중이 무너졌다. 10개 구단 성적 양극화로 인해 경기의 재미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계속됐고, 음주운전 등 선수 인성 논란, 병역 기피 논란 등이 누적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팀에 조금이라도 해가 되는 일이면 잘라 내겠다”고 선언하는 백 단장은 야구를 ‘애증’하는 팬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꿈이라곤 없어 보이는 ‘드림즈’의 변화 과정은 일반적인 공감을 얻는다. 성과를 위해 조직에 칼을 대는 리더와 이에 반발하는 기득권은 어디든 존재한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일반적인 회사도 문제의 원인을 개인에게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드라마는 시스템이 문제라는 점을 지적해 비야구팬들도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청률도 첫 회 5.5%에서 지난 11일 9회에는 17%(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올랐다. 촘촘한 취재와 리얼리티는 설득력을 높인다. 이 작품으로 데뷔한 이신화 작가는 여러 프로팀의 자문을 얻고 야구학회에도 참석해 완성도를 높였다. 대본 자문에 이름을 올린 전문가만 18명에 달한다. 다만 백 단장이라는 능력자 한 명이 ‘적폐’를 청산하고 시스템을 개혁하는 점은 판타지적이다. 백 단장의 조력자인 30대 여성 운영팀장 이세영(박은빈 분)도 현실에선 찾기 어렵다. 정 평론가는 “현실적 이야기만으로는 드라마가 무거워질 수 있어 일종의 ‘사이다’, 사회적 판타지를 가미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정치검찰 퇴출” vs “윤석열 수호” 광화문 집회

    “정치검찰 퇴출” vs “윤석열 수호” 광화문 집회

    11일 광화문광장은 검찰 수사를 규탄하는 촛불문화제와 검찰 수사를 지지하는 태극기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정치검찰 완전 퇴출 촛불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주최 측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검찰 수사 등을 두고 “적폐세력의 첨병 역할을 해온 것이 정치검찰과 그 수장 윤석열”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문화제를 마친 뒤 오후 8시 30분까지 광화문광장에서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와 보신각을 거쳐 세종대로 조선일보 사옥 인근까지 행진했다.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날 정오부터 문재인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윤석열 총장을 지키자” 등 구호를 외쳤다.단상에 오른 전광훈(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는 “대통령은 추미애 장관을 시켜 윤석열 검찰총장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도록 손발을 다 잘라냈다”며 “그 검사들을 원위치로 돌려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양측 집회 시간대가 겹친 오후 5시를 전후해 광화문광장 일부 영역에 150m가량의 펜스를 이중으로 두르고 경찰력을 배치해 양측 집회 참가자들이 섞이지 않도록 했다. 양측 집회 참가자들은 피켓을 서로에게 보이거나 부부젤라 등을 불기도 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윤석열 검찰총장, 경찰에 고발당해

    윤석열 검찰총장, 경찰에 고발당해

    검찰 간부 인사에 관한 의견 개진을 거부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경찰에 고발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시민단체 ‘적폐청산 국민참여연대’는 이날 오후 직무유기 혐의로 윤 총장을 경찰청에 고발했다. 대표 고발자로 이름을 올린 신모 씨는 “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의견 제출 명령·요청에 대해 항명했다”며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 수행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검사로서 책임과 의무를 저버린 채 특권 의식에 사로잡혀 항명한 매우 중대한 반역적 범죄”라며 “직무유기 위법행위에 대한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바란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입 연 윤석열 “중요사건 연속성 차질 없어야…국민 보며 일하라”

    입 연 윤석열 “중요사건 연속성 차질 없어야…국민 보며 일하라”

    추미애 인사 관련 어떤 비판도 안해“공정한 총선 관리” 원론적 당부만공수처 입법에도 “잘 정착되게 만전 기해야”靑 비서관실 압수수색 등 수사압박은 계속수사권 조정안 통과시 尹 사퇴설 돌기도시민단체, ‘의견 거부’ 尹 직무유기 고발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진행 중인 중요사건 수사, 공판의 연속성에 차질이 없도록 해주시길 부탁한다”면서 “국민을 바라보며 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대검 중회의실에서 열린 검사장 전출입 신고식에서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국민이 늘 검찰을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국민을 바라보며 일을 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총장은 자신과 손발을 맞춰왔던 검찰 간부들이 지방과 한직으로 사실상 ‘좌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을 의식한 듯 “검사가 부임하는 임지는 중요하지 않은 곳이 한 군데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출입 인사 대상이 된 검찰 고위간부 31명이 참석했다. 윤 총장이 대검 참모진이 모두 교체되는 대규모 인사가 지난 8일 발표된 이후 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간부 인사와 관련해 ‘명 거역’ 등 거친 발언을 쏟아낸 데 대해서도 추 장관을 비판하거나 인사 내용을 지적하는 발언은 일절 하지 않았다. 대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사건 등 중요사건의 연속성을 강조하면서 4·15 총선과 관련해 “공정한 총선 관리가 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 주시길 부탁한다”며 원론적인 당부를 했다. 윤 총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검찰 개혁 입법과 관련해서도 절제된 표현을 썼다. 그는 “공수처 관련 법안 등이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변화되는 형사 관련 법률들이 잘 정착이 되고 국민들이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된다”며 간부들의 관심을 부탁했다.윤 총장과 대검 간부들은 이번 인사에 대해 별다른 언급 없이 수사를 흔들림 없이 이어간다는 뜻만 간접적으로 밝혔다. 윤 총장은 여권에서 ‘항명 논란’으로 사실상 거취 표명을 압박받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인사 이후 이틀 연속 대통령 직속위원회(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청와대 자치비서관실(옛 균형발전비서관실)을 압수수색하는 강수를 뒀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청와대 여민관실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자치발전비서관실의 전신인 균형발전비서관실이 송철호(71) 울산시장의 공공병원 등 공약과 관련해 생산한 자료 등을 압수수색했다.다만 청와대 연풍문에서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과 수사상 필요한 증거 목록을 청와대 측에 제시한 뒤 자료를 임의제출받는 방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윤 총장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14일쯤 사표를 던질 것이란 풍문이 이날 정보지 등을 통해 돌았지만 윤 총장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민단체는 이러한 윤 총장에 대해 추 장관이 검찰 간부 인사와 관련된 의견 개진을 하라고 했음에도 거부했다는 이유로 직무유기로 이날 오후 경찰청에 고발했다. ‘적폐청산 국민참여연대’는 “추 장관은 검사의 인사권과 함께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직무를 정상 수행했으나 윤 총장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상관인 추 장관과 검사 임면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권에 반기를 드는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시민단체, ‘秋에 인사의견 개진 거부’ 윤석열 직무유기 고발

    시민단체, ‘秋에 인사의견 개진 거부’ 윤석열 직무유기 고발

    시민단체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간부 인사와 관련해 의견을 개진하라고 전달했음에도 의견 개진을 거부한 것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고발했다. 시민단체 ‘적폐청산 국민참여연대’는 10일 오후 윤 총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검찰 고위간부 인사와 관련해 추 장관의 의견 제출 명령·요청에 대해 항명 또는 거부한 윤 총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 장관은 검사의 인사권과 함께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직무를 정상 수행했으나 윤 총장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상관인 추 장관과 검사 임면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권에 반기를 드는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악역’ 채이배가 민주당을 3번 원망한 이유

    ‘악역’ 채이배가 민주당을 3번 원망한 이유

    지난 9일 법사위에서 민주당을 3번 외친 채이배‘데이터3법’ 본회의 통과인터넷은행법 법사위 다시 계류 “19대 국회에서 박근혜 정부가 이런 부분 추진할 때 민주당이 반대하고 막았다. 그런데 이번 정부 들어와서 추진하는 것은 또 다른 ‘내로남불’이고 경제 성장에 대한 압박으로 눈이 멀어서 지금 이러고 있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나중에 후회할 일입니다.”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영 행정안전부장관에게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정되면 개인의 동의 없이 의료정보 같은 민감정보를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느냐고 질의한 후 “네”라는 답을 듣자 이렇게 말했다. 정부와 민주당이 주도해서 ‘데이터3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채 의원은 “의료정보 같은 민감 정보를 가명정보로 만들어서 다시 활용하는 것을 개별법이 아니라 개인정보법 일반법에서 허용하면 이후에 개별법을 일일이 개정하지 않는 한 막을 방법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법사위에 이어 본회의를 통과한 ‘데이터3법’은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게 한 가명 정보를 본인의 동의 없이도 연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개인 정보 관련 내용을 모두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이관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연구 목적의 가명 정보를 신용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신용정보법 개정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채 의원은 이날 “가명처리 정보도 개인정보 보호 대상인데 실명정보를 갖고 있는 정보 처리자가 보통 가명정보를 같이 갖고 있다”며 “그 경우 최초 정보 처리자는 가명정보를 실명 정보로 다시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보주체가 자기 정보에 대해 직접 파기·열람할 권리가 개정안에 보장돼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채 의원은 “법에 명시적 규정 없기 때문에 해석이 중구난방이다. 의료정보 같은 인권에 대한 민감정보를 기업들이 가명정보로 만들어서 유통해 활용한 다음에 문제가 생기면, 그때 정부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진 장관은 “재식별 자체가 금지돼 있고 재식별 처리라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별도 중앙 기관으로 설립되니까 혹시 부족한 것은 거기서 더 강화하면 된다. 데이터 연구를 더 발전시키고 사회를 발전시키자는 것이라 법 통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정보통신망법 개정안…“정말 무책임한 짓을 하고 있다” 채 의원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두고 토론할 때도 홀로 이견을 제기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법사위로 넘기면서 ‘부대 의견’을 달았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과방위는 가명정보 처리 시 정보주체 권리를 보호하는 등의 취지로 ▲개인정보처리자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용어를 재검토·개선 ▲가명정보의 목적 외 이용 또는 제3자 제공 처리 시 공표 추가 등 6개 항목의 부대의견을 달았다. 채 의원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게 “누락된 것(부대의견)이 지금 법사위에서 수정이 전혀 안 되었다”고 하자 한 위원장은 “법사위에서 논의하신 결과에 따라 수용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이에 채 의원은 “과방위에서 법사위에 부대의견을 6개 줬는데, 이것도 반영하지 않았다. 정부 부처에서 정말 무책임한 짓을 하고 있고 덩달아서 국회가 동조하는 모습이어서 분통이 너무나 터지는데 방법이 없는 것 같다. 특히나 민주당 의원님들 19대 때 그렇게 반대했던 거 아무런 비판도 안 하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거 이해 안 된다. 정부여당으로 책임지는 자세 보여주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채 의원,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은 막아 “‘적폐기업’이라고 난리 친 게 민주당 아닙니까.” ‘데이터3법’을 막지 못한 채 의원은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을 법사위에 계류시켰다. 채 의원은 “인터넷은행법만 대주주심사에서 공정거래법을 제외하는 것은 금융업법 체계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이라면서 “특정기업 특혜주기 위해서 무리하게 정부가 법을 개정하는 것이고, 절대 통과되면 안된다”고 했다. 이 법안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더라도 인터넷은행 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기업들의 인터넷은행 대주주 진입 문턱을 낮춰주는 효과를 갖는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상반기 KT로 최대주주 변경을 추진했으나 금융당국은 KT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이유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했다. 그 결과 케이뱅크는 자본확충의 길이 사실상 막히면서 지난해 4월부터 일부 대출 판매를 중단했고 현재는 예·적금담보대출을 제외한 모든 여신상품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공정거래법에 발목 잡혀서 새로운 참여자가 나오지 않는다”며 “엄격하게 살펴보는 것도 좋지만 실제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저희는 특정기업이 아니라 미래를 보고 만들었다는 것을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채 의원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은 법사위에 보류됐다.●시민단체 “‘데이터3법’ 폐기 위한 헌법소원 및 재개정 매진할 것” 건강과 대안, 참여연대 등 15개 시민사회단체는 10일 ‘국민의 정보인권 포기한 국회, 규탄한다 공동성명’을 내고 개정법 폐기 위한 헌법소원 등 후속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제 기업이 이윤추구를 위해 제대로 된 통제장치 없이 개인의 가장 은밀한 신용정보, 질병정보 등에 전례 없이 광범위하게 접근하고 관리하도록 길을 터주었다”며 “헌법 제10조에서 도출되고 17조로 보장받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 국회의 입법으로 사실상 부정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법률은 일단 한번 개정되면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 9일 통과된 개인정보 3법은 정보인권침해 3법, 개인정보도둑 3법이라 불릴 것이다”이라며 “또한 법개악에 반대해온 우리 시민사회노동건강소비자운동단체들은 헌법소원과 국민캠페인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잘못 개정된 정보인권침해 3법의 재개정에 매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데스크 시각] 공약은 검찰개혁만이 아니었다/유영규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공약은 검찰개혁만이 아니었다/유영규 사회부장

    노인의 부고를 알린 건 구멍가게 아줌마였다. 집 위치가 헛갈려 들른 가게 주인장은 김 할머니를 기억했다. “매일 박스 가져가던 할머니 말이죠. 요즘은 도통 안 보여요. 진작에 돌아가시고 집도 이사 갔다는 것 같드만.” ‘3년 만인데 좀더 비싼 걸 살걸….’ 내 마음 씀씀이가 딱 만 원짜리 두유 박스만 한 듯해 창피하고 민망했다. 기억을 더듬어 이번에는 서너 블록 아래 이씨 할아버지 집에 이르렀다. 그런데 반지하 주차장 한쪽을 빼곡히 채웠던 폐지와 빈병, 캔, 플라스틱 더미가 온데간데없다. 남들에겐 냄새 풍기는 쓰레기였지만 할아버지의 월급봉투였고 할머니의 병원비였다. 주차장 바닥이 깨끗한 걸 보니 폐품을 모으지 않은 지 꽤 된 듯했다. 뭔가 사달이 나긴 한 거다. 초인종을 눌러 봤지만, 인기척이 없었다. 이제 우리 나이로 여든 후반이다. 실은 돌아가셨다고 해도 크게 이상할 건 없었다. 15분쯤을 서성이다 발길을 돌렸다. 폐지 줍는 노인들을 만난 건 5년 전 초겨울이다. 당시 노인빈곤 문제를 취재하던 터라 함께 거리에서 만난 두 분께 폐지 줍기를 청했고, 이후 3일간 함께 폐지를 주웠다. “젊은 사람이 일을 도와주니 너무 편하고 좋네. 고마워.”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연신 고맙다는 말을 반복했다. 실은 내가 고마웠다. 창피해서 못한 이야기지만 ‘노인들 덕에 덜 쪽팔리다’는 못난 생각이 들었다. 그 후 몇 년에 한 번 정말 가뭄에 콩 나듯 연락을 이어 갔다. 그런 두 분이 약속이나 한 듯 한꺼번에 사라졌다. 어렵게 5년 전 취재수첩을 찾아 전화를 걸었다. “여보쇼.” 부인이었다. “전에 할아버지랑 폐지 주웠던 젊은 사람인데 기억나시죠. 집 앞에 폐지가 하나도 없어서 무슨 일 생겼나 싶었어요.” 다행이다. 두 분 모두 큰 탈 없이 그냥저냥 먹고산다고 했다. 폐지는 너무 돈이 안 돼 잠시 쉰다고도 했다. 요즘 폐지를 주워 고단한 삶을 이어 가는 노인들이 벼랑 끝에 몰렸다. 하긴 그들의 삶이 벼랑 끝이 아니었던 때가 있긴 했나 싶지만 이번엔 정말 심각하다. 폐지 가격이 역대급으로 떨어졌다. 폐지를 줍는 노인의 수입은 시간당 평균 2200원으로 최저임금의 25%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 발표가 있었지만 그나마 해당 조사는 폐지 가격이 좋았던 2017년 9월 수도권 기준이다. 어림잡아 계산해도 노인이 한 시간 내내 폐지를 주워 봐야 벌 수 있는 돈은 1000원짜리 한 장 정도다. “영감은 무료급식하는 데 나가서 끼니를 해결하고 와. 시집간 딸이 가끔 용돈 조금 보태 주고. 요즘은 그걸로 꾸역꾸역 살지 뭐. 실은 딸이 와서 엄청 울었어. 팔순 넘어 폐지 줍는 지 아버지가 불쌍하다며….” 가난을 물려준 거 같아 미안하지만 심성은 누구보다 곱다던 자식 이야기를 할머니는 어렵사리 꺼냈다. 노부부는 ‘찢어지게’ 가난하다. 다만 자식의 존재 때문에 우리 사회 제도가 노인의 가난을 가난으로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조기대선 당시 공약이었다. 당선 이후에는 100대 국정과제에도 담겼지만, 어느 순간 약속은 두루뭉술하게 사라졌다. 과거 정부가 그랬듯 현 정부도 가난의 자격을 따지며 주판알만 튀기는 모양새다.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을 두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전반전이 그랬으니 후반전도 비슷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개인적으로 적폐청산과 권력기관의 민주적 개혁은 중차대한 개혁과제라고 믿는다. 동의하고 동감한다. 다만 어느덧 반환점을 돈 현 정권이 검찰개혁에만 올인하다 다른 공약들을 소홀히 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으면 한다. 그러기엔 시간은 없고 뱉어버린 약속이 너무 많다. whoami@seoul.co.kr
  • 정치 중립 훼손 논란… ‘살아있는 권력수사하면 죽는다’ 선례 남겨

    정치 중립 훼손 논란… ‘살아있는 권력수사하면 죽는다’ 선례 남겨

    “살아 있는 권력에 휘둘리지 말라”더니 靑 수사 진행 중인데 수사팀 지휘부 교체 총장 의견 청취 안 해 검찰개혁 명분 약화 법조계, ‘靑의 검찰 길들이기’ 우려 커져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 엿새 만인 지난 8일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둘러싸고 후폭풍이 거세다. 인사 시기나 방식, 내용 등 모든 면에서 전격적이었다고 평가되는 가운데 특히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일 때 수사팀 지휘라인을 전면 교체한 결정이 이번 인사의 핵심으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며 “살아 있는 권력에 휘둘리지 말라”고 주문한 지 겨우 6개월 만에 윤 총장의 손발을 잘라 버린 것이 공교롭게 여겨지는 상황이다. 9일 법조계는 세 가지 근거로 인사 후폭풍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① 검찰개혁 명분과 ‘정치 중립 훼손´ 논란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17일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총장을 고검장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검찰총장으로 지명했다. 당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윤 후보자는 부정부패를 척결했고 권력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였다”면서 “남은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 뽑고 검찰개혁을 완수할 것”이라고 파격 인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말부터 조국(55·불구속 기소)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를 시작으로 검찰의 칼끝이 청와대를 향하자 검찰에 불만을 터뜨렸다. 법조계에선 특히 현 정권 수사를 흔든 인사라는 차원에서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가 높게 나온다. 핵심 요직인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에 노무현 정부 당시 문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과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이 각각 보임된 것도 ‘검찰 장악’의 상징으로 지적된다. 법무부는 전날 인사에 대해 “특정 부서 중심의 기존 인사에서 벗어났다”고 설명했지만 교체된 간부들이 보임된 지난해 7월 말의 ‘기존 인사’ 때도 문 대통령이 인사권자였다. ② ‘절차적 하자´ 가능성 청와대와 추 장관 모두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맞는 인사’라고 자찬하지만 절차적 논란이 명분을 약화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추 장관은 결국 윤 총장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인사를 단행했다. 검찰청법 34조에 따라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하지만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제청해야 한다. 전날 검찰인사위원회에서도 윤 총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권고가 있었다. 추 장관과 청와대는 윤 총장이 의견 교류를 거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직후 당시 대전고검 검사였던 윤 총장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령 냈는데, 이때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공석이어서 절차상 논란이 일었다. 청와대는 법무부 장관 권한대행의 제청이 있었다면서 당시에도 검찰 인사는 대통령 권한임을 분명히 했다. 검찰과 삼성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유혁 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을 갑자기 검사장으로 임용해 보직을 주려다 검찰인사위원회에서 무산된 것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③ “정권 수사 말라” 경고? 청와대 수사를 이끈 지휘부가 직접적인 ‘타깃’이 된 이번 인사가 일선 검사들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걱정도 이어진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면 죽는다’는 나쁜 선례를 보여 준 것”이라고 비판했고 전직 검찰 고위 간부도 “적폐 수사의 공신들을 6개월 만에 전부 교체한 것은 ‘현 정권 수사는 하지 말라’는 경고”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를 청와대 이광철 민정비서관과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이 주도했다는 의혹은 ‘수사 방해’ 논란으로도 연결된다. 두 사람이 조 전 장관 사건 등 청와대 수사의 대상이기도 해서다. 자유한국당이 이날 오후 추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진중권 “문 대통령은 위선, 총선서 민주당 보이코트”

    진중권 “문 대통령은 위선, 총선서 민주당 보이코트”

    청와대 및 조국 전 법무장관의 비리를 수사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팔다리를 모두 잘라내는 이례적인 검찰 인사에 실망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4월 총선에서 민주당 보이코트를 제안했다. 진 전 교수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미친 세상, 맨정신으로 견뎌야 한다”며 “민주당 보이코트만으로도 박빙 지역에선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한 장의 표로 우리가 매우 화가 났다는 사실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그것도 못 하면 정말 바보”라고 강조했다. 어차피 누가 되든 똑같은 짓을 할 테니까 촛불 사기로 정권을 잡은 더불어민주당에만 표를 주지 않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이번에 젊은이들에게 한번 기회를 줬으면 해서 녹색당 찍을 것”이라며 “진보든 보수든 정치판에서 586 좀 안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진 전 교수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하면서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시길 바란다”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당부했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위선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윤 총장에 대한 이중적 처신을 두고 “세상에서 가장 가증스러운 것이 위선”이라며 “차라리 말을 하지 말든지”라고 분노했다. 그는 조국 사태 이후 검찰 인사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경험한다며 이 부조리극은 문 대통령의 창작물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을 몰아내고 촛불 시위 덕에 집권한 민주당은 이미 적폐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정권이 어떻게 바뀌든 적폐의 총량에는 변함이 없다’며 집권 세력을 겨눈 검찰 지도부를 좌천시키는 대한민국 역사상 초유의 인사를 한 정권에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윤석열 ‘손발’ 다 잘라버린 추미애… 靑수사 지휘부 사실상 해체

    윤석열 ‘손발’ 다 잘라버린 추미애… 靑수사 지휘부 사실상 해체

     8일 법무부가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하면서 검찰 내 ‘빅4’로 불리는 핵심 요직도 모두 새로운 인물로 채워졌다. 검찰 인사와 예산을 책임지는 법무부 검찰국장에 비(非)검사 출신을 임명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갈등설도 흘러나왔지만 결국 이번 인사에서는 청와대의 의중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게 중론이다.  검찰 조직 내 2인자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는 이성윤(58·사법연수원 23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임명됐다. 이 신임 지검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으로 파견돼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과 호흡을 맞췄다. 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이기도 하다. 이 지검장은 1994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전주지검 부장과 광주지검 특수부장, 인천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장,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등을 거쳐 금융위원회 조사기획관으로 파견되기도 했다. 2014년 광주지검 목포지청장에 근무할 때 세월호 참사 당시 검경 합동수사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법무부로 자리를 옮기기 전 대검찰청에서 반부패·강력부장을 지냈다. 검찰 내에서도 투철한 사명감과 집념을 보유한 인물로 손꼽힌다. 술은 거의 입에 대지 않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법무부 검찰국장 자리에는 조남관(55·24기) 서울동부지검장이 보임됐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무마 의혹 사건 수사를 총괄한 조 지검장이 검찰국장에 임명된 것을 놓고 의외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하면서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는 등 현 정권과 가까운 인물로도 분류된다. 조 신임 국장은 전북 전주 출신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2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부산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이후 광주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장, 부산지검 형사4부장,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장, 광주지검 순천지청 차장검사 등을 거치며 수사 경험을 쌓았다. 아울러 법무부 인권조사과장, 인권구조과장도 역임했다.  2000년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1과장으로 활동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중앙정보부 조사 중 사망한 최종길 전 서울대 법대 교수 의문사 사건을 조사하기도 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검찰 내부망에 “비위를 제대로 감찰하지 못한 죄스러움이 있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신임 지검장과 함께 전주고 동문이다.  또 다른 핵심 요직인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과 공공수사부장(옛 공안부장) 자리에는 심재철(51·27기) 서울남부지검 1차장과 배용원(52·27기) 수원지검 1차장이 각각 검사장으로 승진·임명됐다. 전국 특별수사를 지휘하게 될 심 신임 부장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대변인을 지냈으며, 추미애 장관 인사청문회준비단에도 투입된 바 있다.  배 신임 부장은 전남 순천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98년 창원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창원지검 거창지청장, 대검 DNA수사담당관·공안3과장, 법무부 법무심의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 대검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를 역임했다.  윤 총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대검 신임 차장검사에는 구본선(52·23기) 의정부지검장이 임명됐다. 구 신임 차장검사는 검찰 내에서 대표적인 기획·특수통으로 꼽힌다. 2006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을 수사하는 대검 중수부에 파견돼 근무한 적이 있고, 2015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과 함께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 수사 멤버로도 활동했다. 대검 대변인·형사부장을 지내면서 대검 업무에도 정통하다.  반면 ‘윤석열 사단’으로 불린 대검 참모진은 모두 일선 검찰청으로 물러났다. 사실상 좌천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해 온 한동훈(47·27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청와대의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해 온 박찬호(54·26기)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 검사장으로 전보됐다. 이 두 사람은 윤 총장이 중앙지검장이던 시절부터 함께 ‘적폐수사’를 해 왔다. 배성범(58·23기) 서울중앙지검장은 고검장 승진을 했지만 비수사부서인 법무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밖에 강남일(51·23기) 대검 차장검사는 대전고검 검사장으로, 조상준(50·26기) 대검 형사부장과 이원석(51·27기) 대검 기획조정부장도 서울고검 차장검사, 수원고검 차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윤 총장과 가까운 사이로 꼽히는 윤대진(56·25기) 수원지검장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간다. 사법시험이 2017년을 마지막으로 폐지됨에 따라 지난해 처음으로 단 1명이 50기 연수생으로 입소한 바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차기 총장설까지 거론된 인사를 ‘한직’으로 보낸 것은 사실상 “옷을 벗으라는 신호가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윤석열 사단 전원 교체… ‘靑수사 지휘부’ 사실상 해체

    윤석열 사단 전원 교체… ‘靑수사 지휘부’ 사실상 해체

    ‘尹라인’ 한동훈·박찬호 부산·제주 전보 檢 “尹총장 의연… 우린 할 일 했을 뿐” 일각 청와대·검찰 갈등 파장 확산 전망8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결국 윤석열 검찰총장의 ‘손발’을 잘라버렸다. 소위 ‘특수통’ 라인을 앞세워 적폐수사에 주력했던 ‘윤석열 사단’을 모두 교체한 것이다. 지난해 8월 말부터 시작된 조국(55·불구속 기소)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부터 선거개입 및 유재수(56·구속 기소) 감찰무마 의혹 등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다. 이날 인사는 형식적으로는 법무부가 발표했지만 인사 결정권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야당의 극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윤 총장을 검찰 수장으로 세웠다. 그러나 선거개입 등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칼날’이 청와대 목 밑까지 들어오자 윤 총장을 6개월 만에 직접 ‘파문’한 것과 다름 아니다. 윤 총장을 직접 인사 대상으로 삼는 건 청와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검찰총장 임기가 2년으로 관련 법에 정해져 있는데다 윤 총장 전임인 문무일 총장도 제 임기를 채웠다. 대신 청와대는 윤 총장의 수족을 끊으면서 검찰 내 윤 총장의 영향력을 크게 위축시켰다. 조 전 장관의 가족 비리와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이끈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을 제주지검장으로 발령 내면서 검찰의 칼날을 무디게 만드는 데에는 성공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총장의 자진사퇴설도 불거진다. 그러나 윤 총장이 스스로 옷을 벗을 가능성은 적다는 게 검찰 내부의 시선이다. 이날 교체 대상이 된 대검 간부는 “윤 총장은 오히려 의연하다. 우리는 할 일을 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검사) 여러분의 정당한 소신을 지켜드리겠다”는 윤 총장의 신년사는 수사팀의 ‘방패막이’가 되기 위해서라도 자리를 지키겠다는 결의에 가깝다. 오히려 이번 인사가 청와대에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을 앞세웠지만 결과적으로는 ‘무리한 인사를 통한 노골적인 수사 방해’로 국민들에게 비춰질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를 주도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은 공교롭게도 검찰 수사 대상이기도 하다. ‘인사 전에 총장의 의견을 들으라’는 이날 검찰인사위원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일방통행식 인사를 낸 것은 청와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직권남용의 소지를 배제할 수 없어서다. 입맛에 맞는 인사들을 직접 배치하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될 전망이다. 청와대와 검찰 간의 갈등과 이번 인사와 관련한 파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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