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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검찰, 국민 감동시킬 용의는 없는가/김성곤 논설위원

    [서울광장] 검찰, 국민 감동시킬 용의는 없는가/김성곤 논설위원

    얼마 전 영국 재규어 랜드로버 코벤트리공장을 소개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그 공장은 직원 가운데 친인척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한 직원은 “작업 내용을 공유하고 기술을 전수해 스스로 공정을 개선하기도 하는 등 이점이 많다”고 자부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직장이나 밥상머리에서 일 처리는 물론 작업 안전과 관련된 노하우가 아버지에서 아들에게, 형에서 동생에게 자연스럽게 전해진다는 것이다. “아, 그래. 그런 이점도 있구나” 하고 공감했다.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비리 의혹’이 장성한 자식들의 일자리 문제로 가슴앓이를 하는 부모들의 마음을 뒤집어 놓았다. 서울교통공사가 지난 3월 1일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1285명 가운데 108명이 임직원의 친인척이라는 것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무기계약직을 정규직화할 것이라는 소문이 사내에 돌면서 임직원이나 노조 관계자들의 친인척이 무기계약직으로 들어왔다가 정규직이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1만 7000여명의 교통공사 직원 가운데 1912명이 사내에 친인척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러나 이 조사도 제대로 이뤄진 것이 아니어서 실제 친인척 직원의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맨 처음 문제를 제기한 자유한국당의 주장이다. 재규어 랜드로버의 얘기는 훈훈한데 서울교통공사의 얘기는 음습하고 반칙의 냄새가 나 안타깝다. 9월 기준 전국에 실업자가 113만명에 달하고, 청년실업률은 10%를 오르내린다. 몇 집 건너 청년 백수의 가정이다. 모임에 가면 관심사는 온통 자식들 취직이다. 우리는 ‘자식을 취직시킨다’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자식의 취업은 스스로 하는 것이지만, 무의식으로는 부모가 시켜야 하는 책무처럼 인식된 탓이다. 그래서 서울교통공사에서 고용세습이 일어났다고 하니 자식 가진 부모들은 “내 자식 일자리를 도둑맞은 것”처럼 분노한다. 고용세습 문제는 서울교통공사에서 인천공항공사로, 지방으로 번져 가고 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 정권 때 강원랜드에서 취업비리로 부정 합격자 226명 전원이 직권면직된 게 엊그제다. 금융기관 고위 임원들이 줄줄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고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등 4명이 기소된 것도 지난 6월의 일이다. 기업마다 취업에 드는 돈이 매겨져 있다는 소문도 나돈다. 민간 기업도 예외가 아니라고 한다. 블라인드 채용이니 뭐니 하지만, 편법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여러 루트들이 있는 셈이다. 이러니 얼굴 누렇게 뜬 채 밤잠 안 자고 공부를 해도 서울 신림동과 노량진 고시촌을 벗어나지 못하는 청춘들이 늘어 가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어제 국회에서는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놓고 갑론을박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평화당 등 야 3당이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고, 정의당도 국정조사에 동의를 표했지만, 들여다보면 ‘3당3색’이다. 서울교통공사에다가 강원랜드 포함을 놓고도 다른 생각들이다.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는 것이다. 국정감사장이 눈에 그려진다. 증인을 불러 놓고 호통을 치는 국회의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다. 정치공세도 난무할 것이다. 물론 진상을 국민에게 리얼하게 보여 주는 국정조사의 순기능을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답답하다. 여야가 합의하고, 증인 채택을 하고, 조사를 하기까지 부지하세월이다. 기획재정부가 모든 공기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고, 서울교통공사는 감사원이 감사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수사 얘기는 아직 없다. 검찰에 인력이 없단다. 아직 고소고발도 없고, 인지 수사를 할 만큼 딱 떨어지지 않는단다. 맞는 말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적폐청산에 굵직굵직한 수사를 많이 담당해 검사 인력에 과부하가 걸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굳이 이를 서울중앙지검에 국한할 필요가 있을까. 강원랜드나 금융기관 채용비리도 마무리돼 간다고 한다. 엊그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도 `적폐청산 수사는 언제 마무리되는가’란 질문에 “어느 정도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과 그에 대한 법원의 대처 방식 때문에 상대적으로 검찰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지만, 검찰이나 법원이나 ‘오십보백보’다. 특별수사본부를 꾸려서라도 채용비리를 발본색원하는 데 검찰이 나서야 한다. 이번 기회에 채용비리를 파헤쳐 국민의 막힌 가슴을 ‘뻥’ 뚫어 주고, 검찰의 명예도 회복하고, 민생검찰로 거듭나는 것은 어떤가. sunggone@seoul.co.kr
  • 광주시, 새마을 장학금 없앤다

    광주지역에서 그동안 꾸준히 특혜 논란이 제기된 새마을장학금이 폐지될 전망이다. 광주시는 17일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새마을장학금 폐지 여부를 묻는 정의당 장연주 의원의 질의에 ‘즉시 폐지’를 결의한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 심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오채중 자치행정국장은 “새마을장학금 제정 배경을 고려하더라도 현 사회적 분위기에서 특정 단체의 회원 자녀에게만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은 자칫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방보조금 유지 필요성을 평가하는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에서 이 장학금에 대해 ‘즉시 폐지’를 결정했고 그 결과를 따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광주시의 새마을장학금 지급은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장학금은 1975년 내무부 준칙에 의해 새마을장학금 지급조례가 전국적으로 제정됐고, 광주시는 1978년부터 새마을지도자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 광주지역 1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새마을장학금 특혜 폐지 시민회의’는 2017년 촛불민심과 맞물려 새마을장학금을 대표적인 특권반칙 조례로 규정하고 폐지운동을 벌였다. 시민회의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정보공개 청구해 확보한 자료를 근거로 최근 4년(2014∼2017)간 새마을장학금 지급 현황을 분석해 공개하기도 했다. 이 기간에 147만 광주시민 자녀가 수혜 대상인 빛고을장학금 지급액은 8억6000여만원인데, 4071명에 불과한 새마을지도자 자녀에게 지급된 장학금은 8억원으로 규모가 거의 맞먹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새마을장학금 수혜자 572명 중 163명이 중복 수혜자일 가능성이 크고, 심지어 이 중에서 2명은 3년 동안 3차례에 걸쳐 총 500만원에 육박하는 장학금을 받아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시민회의 측은 주장했다. 광주시의 이번 결정으로 1978년 제정된 이래 40년 동안 유지돼 온 박정희 정권의 대표적 유산의 하나인 ‘새마을장학금’은 광주에서 사라지게 됐다. 시민회의 측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적폐청산을 염원하는 광주시민의 민심을 반영한 이번 광주시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미 실효성이 없어진 새마을장학금 지급조례 폐기도 하루빨리 매듭짓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전원책 “태극기부대도 보수통합 대상”···하태경 “잘 해봐라” 비난

    전원책 “태극기부대도 보수통합 대상”···하태경 “잘 해봐라” 비난

    전원책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이 방송 인터뷰에서 ‘친박’(친박근혜) 단체는 극우가 아니라면서 이들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에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헌법을 부정하는 ‘태극기부대’와 잘 해보라”면서 전 위원을 비난했다. 하 최고위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의 핵심 가치는 헌법이고 법치주의”라면서 “전원책 변호사는 헌법재판소를 부정하고 해체하라고 했던 사람들까지 보수라고 하면서 통합하자고 한다. ‘전원책표 보수 대통합’은 별 미련없이 폐기 처분해도 되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전날 전 위원은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과의 인터뷰에서 친박 단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가장 열렬한 지지자였다. 극우가 아니다”라면서 “그러면 그들을 우리 보수 세력에서 앞으로 제외할 것이냐, 그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위원은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을 나는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은 재판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런데 하루 10시간씩 하는, 일주일에 나흘씩 하는 그 재판에 친박계, 비박계 누가 가봤나. 과연 이런 것이 보수주의냐”라면서 친박·비박계를 모두 비판했다. 이에 하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는 헌법을 부정하는 태극기 부대와 한 번 잘 해보십시오”라면서 “바른미래당은 헌법을 존중하는 분들과만 함께 하겠다”고 일갈했다. 최근 자유한국당이 제기하고 있는 보수 야권 통합 움직임에 바른미래당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 없어질 정당”이라면서 “촛불혁명의 청산이자 적폐청산 대상이다”라고 규정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한국당과 통합 없다…갈 사람은 가라” 손학규, 보수 야권 통합설에 폭탄발언

    “한국당과 통합 없다…갈 사람은 가라” 손학규, 보수 야권 통합설에 폭탄발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15일 최근 자유한국당이 제기하고 있는 보수 야권 통합설에 대해 “한국당과 통합이라는 건 전혀 없다”며 “만약 우리당에서 갈 사람이 있다면 가라”고 말했다.한국당이 ‘보수 단일대오’를 외치며 바른미래당 내 보수 성향의 의원과 접촉을 선언한 데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중도우파의 새로운 통합은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이뤄지지 적폐청산 대상인 한국당으론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손 대표는 “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 없어질 정당”이라며 “촛불혁명의 청산이자 적폐청산 대상이다”라고 규정했다. 손 대표의 격앙된 반응은 보수 성향의 야권 재편 논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되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통합설에 이어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바른미래당 소속 인사와의 접촉을 공식화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그간 한국당 내 다른 인사와 달리 보수 야권 통합에 대해 구체적 표현을 자제했던 김 위원장은 최근 바른미래당 내 인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보수 야권 통합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8일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을 두고 당내 분열이 공개적으로 노출되는 등 결이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오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지상욱, 김중로, 이학재 의원 등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의원 워크숍 참석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뒤 “(아직은) 비대위원장 차원에서 (바른미래당과) 접촉하진 않았다”면서도 “한국당을 중심으로 하든 어디가 중심이 되든 협력해 국정을 바로잡는 게 중요하다는 맥락에서 (바른미래당과) 접촉하려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손 대표와는 만남이 없었다면서도 “(공식 접촉하면) 단순히 물리적 통합을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그 외의 협력 방안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애를 이어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손학규 대표 ““한국당 갈 사람 있으면 가라”… 격앙된 이유는?

    손학규 대표 ““한국당 갈 사람 있으면 가라”… 격앙된 이유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15일 최근 자유한국당이 제기하고 있는 보수 야권 통합설에 대해 “한국당과 통합이라는 건 전혀 없다”며 “만약 우리당에서 갈 사람이 있다면 가라”고 말했다. 한국당이 ‘보수 단일대오’를 외치며 바른당 내 보수 성향의 의원과 접촉을 선언한 데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중도우파의 새로운 통합은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이뤄지지 적폐청산 대상인 한국당으로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 없어질 정당”이라며 “촛불혁명의 청산이자 적폐청산 대상이다”라고 규정했다. 손 대표의 격앙된 반응은 보수 성향의 야권 재편 논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되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통합설에 이어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바른미래당 소속 인사와의 접촉을 공식화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그간 한국당 내 다른 인사와 달리 보수 야권 통합에 대해 구체적 표현을 자제했던 김 위원장은 최근 바른미래당 내 인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보수 야권 통합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8일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을 두고 당내 분열이 공개적으로 노출되는 등 결이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오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지상욱, 김중로, 이학재 의원 등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의원 워크숍 참석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뒤 “(아직은) 비대위원장 차원에서 (바른미래당과) 접촉하진 않았다”면서도 “한국당을 중심으로 하든 어디가 중심이 되든 협력해 국정을 바로잡는 게 중요하다는 맥락에서 (바른미래당과) 접촉하려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손 대표와는 만남이 없었다면서도 “(공식 접촉하면) 단순히 물리적 통합을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그 외의 협력 방안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애를 이어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손성진 칼럼] 대법관과 ‘저스티스(Justice)’

    [손성진 칼럼] 대법관과 ‘저스티스(Justice)’

    전직 대법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바라보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심경은 매우 복잡할 것이다. 적폐청산과 사법부의 권위라는, 함께 달성하고 지켜야 하는 두 가치 때문이다. 전 정권에서 던져 버린 권위를 지키면서 한편으로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 주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진 김 대법원장이다.일선 판사들은 전직 대법원장과 대법관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해 권위를 지키려 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지켜질 권위가 아니다. 그렇다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검찰의 요구를 들어주자니 비록 전임자가 저질러 놓은 일이기는 하나 치부는 계속 드러나 견디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 이미 금이 간 사법부의 권위 회복에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알 수도 없다. 21세기도 20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한국의 사법부가 정치권력과 야합하는 뼈아픈 역사가 재현된 현실은 참담하다. 삼권분립을 스스로 훼손한 양승태 사법부를 이어받은 김명수 사법부가 유념하고 경계해야 할 것은 첫째 정치·행정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둘째 지나친 이념적 편향이다. 민주 사회에서 이념적 대결과 어느 한쪽의 선택은 헌법이 보장하는 시민의 자유에 속한다. 판결에서도 이념을 배제할 수는 없다. 권위주의 정권 시대에 한국의 사법부는 보수 일색이었다. 진보 성향의 대법관 임명으로 이념 면에서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시작한 것은 20년도 안 된다. 진보 성향이라는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가 곧 열릴 청문회를 통과하면 대법관 구성은 이념적으로 균형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 70년 역사에서 처음이다. 미국에서는 브렛 캐버노 대법관 후보자가 성폭력 의혹을 뚫고 50대48로 상원 인준을 통과해 며칠 전 취임, 연방대법원에 입성했다. 이로써 보수가 진보를 5대4로 앞서게 돼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고령으로 사임한 전임 케네디 전 대법관은 중도 보수 성향이지만, 때로는 주요 사안에서 진보의 손을 들어주는 ‘스윙 보터’로서 균형추 역할을 했다. 미국 대법관도 대통령이 임명하기에 정치성을 띠지 않을 수 없으며 행정부(대통령)로부터 100% 독립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이념적 성향은 뚜렷해 구성에 따라 때로는 보수적, 때로는 진보적(리버럴) 판결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종신의 임기가 보장되는 미국 대법관은 취임 후부터는 정파성과 결별하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법률 규정과 정합성(整合性)에 따라 판결을 내린다. 견제와 균형을 추구하는 삼권분립도 미국 연방대법원의 초당적 태도에 의해 지켜질 수 있었다. 1974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닉슨 대통령에게 워터게이트 비밀 녹음테이프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는데 9명 가운데 4명이 닉슨이 임명한 대법관이었다. 미국의 일반 판사는 ‘저지’(Judge)이지만, 연방 대법관은 오직 정의만을 추구해야 한다는 뜻에서 ‘저스티스’(Justice·정의)라고 한다. ‘지혜의 아홉 기둥’이라는 그들 덕에 흑백 갈등, 반전 운동, 여성 해방, 동성 결혼 등의 난제에도 미국 사회는 대혼돈에 빠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240여년 역사를 가진 미국 연방대법원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 부르는 데 주저하는 사람은 없다. 1년 전 김 대법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으면서 허리를 30도 각도로 굽힌 사진이 공개됐었다. 미국의 시각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김 대법원장의 그 순간 심정은 어떠했을까. 코드 인사, 파격 인사의 당사자로서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충성하겠다는 마음이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궁금한 것은 취임 1년을 넘긴 지금 김 대법원장의 사법부 독립에 대한 생각이다. 취임식은 물론 스쳐 지나간 한순간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걱정했던 시선이 분명히 있었고 지금도 있다. 김 대법원장이 종식해야 할 것은 무엇보다 권력에의 예속이다. 임명장을 받았지만 행정부(대통령)는 사법부와 대등한 민주주의의 한 축일 뿐이다. 오직 정의와 법조문을 추종해야 사법부의 슬픈 역사를 여기서 끝낼 수 있다. 보수주의자로 평가받는 아이젠하워 미국 전 대통령이 임명한 얼 워런 전 연방대법원장은 아이젠하워의 뜻과는 다른 중요한 판결을 여러 건 내렸다. 그 때문에 그는 아이젠하워로부터 “내가 한 실수 중에서 가장 어리석은 실수”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 워런은 이렇게 말했다. “대법원은 오직 공익에만 봉사하며, 오직 헌법과 법관의 양심에 따라 인도될 뿐입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노동계 “사회적 대화 거부 기재부에 적폐청산위원회 설치를”

    기재부 “관련 운영위원회 이미 운영중 임금피크제 폐지 등 의제도 수용 못해” 노동계와 기획재정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업종별위원회인 ‘공공기관 노정위원회’의 구성과 참여에 기재부가 반대하고 있어서다.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기재부가 사회적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경질하고 (기재부 내에) 적폐청산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사회적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공대위의 몇 가지 주장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각을 세웠다. 공대위는 11일 세종 기재부 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는다. 공대위는 지난 8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공공기관 노정위 설치를 요청했다. 행정안전부와 고용노동부는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기재부는 달랐다. 당시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은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에게 “기재부가 이미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여기에 소위원회를 꾸리면 된다”며 “굳이 공공기관 노정위에 참여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의 반대로 공공기관 노정위 구성이 어려워졌다. 공대위는 기재부가 관할하는 공운위에선 노동계의 목소리를 전달하기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계에서 사회적대화기구 참여를 요청했다. 공대위는 이런 기재부의 반대가 국정 기조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공대위 관계자는 “이날 사회적대화기구 출범과 김 부총리의 경질을 요구하는 대정부 투쟁에 돌입한다”고 강조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방만한 운영을 정상화하고자 도입한 제도들을 다시 의제로 올리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노정위를 구성하면서 2014년 삭감했던 공공기관 복리후생비 정상화와 임금피크제 폐지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또 공대위가 구상하는 노정위 구성이 노동계 5명에 정부 인사 3명만 참여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위원 구성을 최소한 동수로 해야 한다”면서 “공공정책이 민간에 파급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경영자 대표도 참여해야 하는데 공대위가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사설] 정쟁·구태에서 벗어난 생산적 민생국감 기대한다

    국회는 오늘부터 20일간 14개 상임위가 753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한다. 지난해 국감이 새정부 출범 후 5개월여 만에 실시돼 박근혜 정부에 대한 감사에 치중한 만큼 올해가 사실상 문재인 정부에 대한 첫 국감이나 다름없다. 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비인가 행정정보 유출 논란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임명 강행을 두고 여야가 대치한 탓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국감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특이한 제도인데, 상시 국정감사 체제인 미국과 달리 1년에 20일이란 특정 기간에 국정 전반을 감사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감은 야당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의정활동을 극대화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권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과 비핵화 진전 없는 평화 프로세스와 남북 군사합의의 문제점, 현 정부의 적폐청산 과정에서 불거진 부작용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태세다. 또 북한산 석탄 반입 문제, 탈원전, 드루킹 사건도 따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20일 동안 753개 기관을 한꺼번에 감사하기 때문에 국감이 수박 겉핥기식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심지어 어떤 상임위는 하루에 26개 기관을 감사하는 날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의원들은 제출된 자료를 충분히 숙지해 피감기관의 문제점들을 정교하게 지적하고 개선책도 제시하기 바란다. 국민을 짜증 나게 만드는 윽박지르기와 호통 같은 금배지의 갑질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국감은 ‘튀어야 산다’는 인식이 팽배하면서 내용은 갈수록 부실하기 십상인데 기존에 제기됐던 문제를 재탕·삼탕 우려먹지도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국회는 상임위별로 연중 상시 국감을 하는 방안도 이제는 적극 검토해야 한다. 국민이 국회에 요구하는 것은 민생과 경제 살리기다. 최근 서울 부동산 가격 폭등과 경기하락 등으로 국민의 고통지수가 치솟고 있다. 지난 8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000명 증가에 그친 가운데 12일에 발표될 9월 취업자 증가폭이 감소세(마이너스)로 반전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2.9% 목표치 역시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최저임금과 고용 쇼크의 문제 해결과 중소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줄여 줄 방안 등 대책 마련에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내주길 바란다. 야당은 민생을 살리는 차원에서 정부에 따질 것은 따지고, 격려할 것은 격려해야 한다.
  • [단독] ‘직무유기’로 檢 수사받던 박승춘…올 6월 ‘무혐의 처분’ 받았다

    [단독] ‘직무유기’로 檢 수사받던 박승춘…올 6월 ‘무혐의 처분’ 받았다

    보훈단체 횡령·수익사업 비리 방치 등 보훈처, 작년 12월 검찰에 수사 의뢰 檢 “증거 불충분” 보훈처 “납득 안가” 朴 사법처리로 적폐청산 하려던 보훈처 재조사 때 새 비위 발견… 檢 고발 계획‘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박승춘(71) 전 국가보훈처장이 지난 6월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박 전 처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뢰 통보 결과문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 6월 박 전 처장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앞서 지난해 12월 보훈처는 자체 감사 결과 ‘나라사랑 공제회’ 설립 과정의 비위 및 축소 감사, 재단법인 ‘함께하는 나라사랑’의 불법행위 묵인, 정보화사업 비위 행위 방치, 보훈단체 횡령 및 수익사업 비리 방치 등 직무유기 혐의가 있다며 박 전 처장을 수사 의뢰했다. 구체적으로 박 전 처장 재임 시기인 2011년 만들어진 나라사랑 공제회가 담당 공무원이 설립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보훈처와 관련된 5개 업체에 특혜를 주면서 그 대가로 1억 4000만원의 출연금과 3억 5000만원의 수익금을 내도록 했고 이 과정에서 박 전 처장이 승인하는 등 철저하게 감독하지 않은 혐의가 제기됐다. 고엽제전우회가 보훈처장 명의의 추천서를 받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불법으로 위례신도시 등 택지를 분양받고 상이군경회가 보훈처 승인 없이 각종 수익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박 전 처장이 이를 방치했다는 혐의도 있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5월 박 전 처장을 소환 조사했고 참고인 10명을 조사하는 등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보훈처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자체 감사 결과 위법 의혹이 상당히 짙었다는 판단에서다. 보훈처로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최장수 보훈처장이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번째로 경질됐던 박 전 처장에 대한 사법처리로 보훈처 개혁을 가속화하려는 의도가 검찰의 제동으로 다소 어그러진 셈이다. 하지만 적폐청산 작업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보훈처는 지난 8월 ‘위법·부당행위 재발방지위원회’를 출범시켜 박 전 처장 비위 건을 재조사하고 있다. 현재 박 전 처장 재임 당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금지 건과 ‘함께하는 나라사랑’의 정치 편향 건에 대해 박 전 처장의 새로운 비위 사실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처는 새로 발견한 비위 건 등을 종합해 다시 한번 수사 의뢰를 하거나 직접 검찰에 고발할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전 의원은 “적법한 조치가 취해져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며 “보훈처의 재조사와 그에 따른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단독]검찰, 박승춘 전 보훈처장 `직무유기‘ 무혐의 처분

    [단독]검찰, 박승춘 전 보훈처장 `직무유기‘ 무혐의 처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이 지난 6월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박 전 처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뢰 통보 결과문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 6월 박 전 처장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앞서 지난해 12월 보훈처는 자체 감사 결과 ‘나라사랑 공제회’ 설립 과정의 비위 및 비위 행위에 대한 축소 감사, 재단법인 ‘함께하는 나라사랑’의 불법행위 묵인, 정보화사업 비위 행위 방치, 보훈단체 횡령 및 수익사업 비리 방치 등 직무유기 혐의가 있다며 박 전 처장을 수사 의뢰했다. 구체적으로 박 전 처장 재임 시기인 2011년 만들어진 나라사랑 공제회가 담당 공무원이 설립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보훈처와 관련된 5개 업체에 특혜를 주면서 그 대가로 1억 4000만원의 출연금과 3억 5000만원의 수익금을 내도록 했고 이 과정에서 박 전 처장이 승인하는 등 철저하게 감독하지 않은 혐의가 제기됐다. 고엽제전우회가 보훈처장 명의의 추천서를 받아 LH공사로부터 불법으로 위례신도시 등 택지를 분양받고 상이군경회가 보훈처 승인 없이 각종 수익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박 전 처장이 이를 방치했다는 혐의도 있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5월 박 전 처장을 소환 조사했고 참고인 10명을 조사하는 등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보훈처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자체 감사 결과 위법 의혹이 상당히 짙었다는 판단에서다. 어쨌든 보훈처로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최장수 보훈처장이었던 박 전 처장에 대한 사법처리로 보훈처 개혁을 가속화하려는 의도가 다소 어그러진 셈이다. 하지만 적폐청산 작업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보훈처는 지난 8월 ‘위법·부당행위 재발방지위원회’를 출범시켜 박 전 처장 비위 건을 재조사하고 있다. 현재 박 전 처장 재임 당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금지 건과 ‘함께하는 나라사랑’의 정치 편향 건에 대해 박 전 처장의 새로운 비위 사실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처는 새로 발견한 비위 건 등을 종합해 다시 한번 수사 의뢰를 하거나 직접 검찰에 고발할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전 의원은 “적법한 조치가 취해져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며 “보훈처의 재조사와 그에 따른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새 얼굴 뽑았지만 앞길은 첩첩산중

    새 얼굴 뽑았지만 앞길은 첩첩산중

    24개 단체 선거 무효·즉각 퇴진 요구 기득권 인사로 집행부…갈등 커질 듯 종단 비위 의혹 등 명예 회복도 관건“새 총무원장을 뽑긴 했지만 앞길은 첩첩산중.” 요즘 한국불교 맏형 격인 조계종의 상황을 솔직하게 드러낸 총무원 관계자의 심경 표현이다. 지난달 28일 제36대 총무원장에 당선된 원행 스님이 2일 조계종 최고의결기구인 원로회의의 인준을 받아 총무원장 지위를 확정했다. 원행 총무원장은 당선증을 받은 직후 총무부장 등 6개 주요 부, 실장 임명을 전격 단행해 새 집행부의 닻을 올렸다. 혼란스러운 종단을 곧바로 수습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로 읽힌다.하지만 조계종의 갈 길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우선 설정 총무원장 탄핵과 새 총무원장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극심한 분열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73.9%의 득표율로 당선된 총무원장을 향한 재야단체와 스님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24개 불교단체로 구성된 불교개혁행동은 선거 무효와 총무원장 불인정을 선언했다. 이들은 나아가 당선자 원행 스님의 즉각 사퇴와 직선제 선거 재실시, 자승 전 총무원장의 종단 축출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선거 이틀 전 빚어진 세 후보의 동반 사퇴도 후유증을 예고하는 종단 초유의 사태다. 이들은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운동 과정에서 두터운 종단 기득권 세력들의 불합리한 상황들을 목도하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특정인을 지적하지는 않았지만 원행 스님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자승 전 총무원장 측과 종단 기득권 세력을 겨냥한 만큼 내홍 수습이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당선의 기쁨보다는 우리 종단과 불교계의 엄중한 현실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종단 상황을 의식한 때문인지 원행 스님은 당선 소감을 통해 갈등 해소와 개혁을 우선 입에 올렸다. 그 실효적인 조치로 “소통과화합위원회를 만들어 어떠한 의견일지라도 총무원이 먼저 듣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새 집행부가 대부분 기득권 인사로 구성된 만큼 갈등 해소 과정에서 적지 않은 문제에 부닥칠 것이란 관측이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 추락한 종단의 위상 회복 문제도 큰 과제로 꼽힌다. MBC PD수첩이 설정 스님 등 조계종단의 비중 있는 인사들에 얽힌 비위 의혹을 방송해 사실 여부를 떠나 국민의 눈총과 지탄을 받았다. 위상 회복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역시 종단개혁이다. 조계종은 선거 때마다 각종 비방과 의혹, 금권선거 논란으로 세간의 눈총을 받곤 했다. 이번 선거만 해도 간선제로 진행됐지만 직선제를 비롯한 선거제도 개선 등 재야단체들의 혁신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원행 스님이 제시한 승려복지제도 확대와 교구중심제 완성, 비구니특별교구 설립과 관련한 공약 이행도 새 집행부의 성패를 가르는 첨예한 사안이다. 문화재관람료 문제 해결과 남북 불교협력 사업, 신도와 출가자 감소 등도 화급한 당면과제다. 원행 스님은 종단의 요직을 두루 거친 데다 선거 과정에서 비위 등 자격 논란 시비가 일지 않아 무난히 당선됐고 원로회의의 인준도 받았다. 하지만 종단 내 주류 세력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만큼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재야 단체와 스님들의 목소리를 피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가진 총무원장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이후 단행할 인사와 공약 이행과정에서 불거질 불협화음을 어떻게 극복할지 조계종 ‘원행호’의 출범에 불교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평양회담 효과’ 文대통령 지지율 70%대 넘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추석 기간 70%대를 넘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50%대에 그쳤지만 남북 및 한·미 정상회담 효과로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20% 포인트 뛰었다. ●지상파 3사 조사… 지지율 20%P↑ 26일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20~22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각각 72.3%, 73.4%, 72.1%로 조사됐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서 ‘찬성’이 KBS는 87.4%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MBC는 82.9%가 찬성했다. 9월 평양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서 ‘긍정 평가’는 KBS 83.4%, MBC 82.4%, SBS 78.5%로 각각 조사됐다. 다만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의견은 엇갈렸다. KBS 조사에서 ‘비핵화가 될 것’이라는 응답은 55%였다. SBS 조사에선 ‘체제 보장이 된다면 북한이 실제로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9.1%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남북 정상회담 ‘긍정 평가’ 압도적 연령별로는 30·40·50대에선 ‘북핵 포기’라고 응답한 비율이 50% 이상이었다. 종전선언 시점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9%가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 조치에 나서기 전까진 종전선언을 먼저 해선 안 된다’고 했다. ‘올해 안에 해야 한다’는 답은 36.5%였다. 한편 국정 분야별로 봤을 때 가장 잘한 분야로는 ‘남북관계 및 외교정책’이 58.8%로 높았지만 ‘적폐청산 및 정치개혁’이 11%, ‘출산, 고령화 등 복지정책’이 7.3%로 그 뒤를 이었다.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문체부, 블랙리스트 수사의뢰 7명, 징계 ‘0명‘

    문체부, 블랙리스트 수사의뢰 7명, 징계 ‘0명‘

    문화체육관광부가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과 단체를 검열하고 지원에서 배제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이행에 연루된 공무원 7명을 검찰에 수사의뢰 한다. 그러나 나머지 공무원에 관해서는 단 한 명도 징계를 내리지 않기로 했다.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를 가리고자 발표 시점을 조율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문체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권고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민과 관이 함께 구성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는 11개월 동안 조사해 지난 6월 블랙리스트 관여 공무원과 산하기관 임직원 131명에 관한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수사의뢰는 26명, 징계권고 대상자는 105명이다. 문체부가 이날 발표한 이행계획은 이 가운데 문체부 소속이었던 수사의뢰 대상 12명과 징계권고 44명을 대상으로 벌인 결과다. 문체부는 12명 가운데 4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문화예술단체가 이미 고발한 1명까지 포함하면 수사의뢰 대상자는 5명이다. 문체부는 “문체부 소속이 아닌 수사의뢰 권고자 중 전직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장(영화진흥위원회·한국문화예술위원회) 2명도 수사의뢰 대상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사의뢰 대상자는 모두 7명이다. 그러나 징계권고 대상자 44명에 관해서는 단 한 명에게도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과장급 10명에게만 ‘주의’를 줬다. 국가공무원법 제79조(징계의 종류)에 따르면 ‘견책’부터 징계에 속한다. 주의는 징계가 아니기 때문에 신분상 불이익이 사실상 없다. 문체부 측은 이런 결정에 관해 앞서 감사원 감사에서 일부 징계가 있었고, 나머지에 관한 법률적 검토도 명확히 따졌다고 설명했다. 황성운 문체부 대변인은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김종덕, 조윤선 전 장관과 정관주 1차관이 기소됐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도 국·과장 9명이 징계와 주의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징계 0명’을 결정한 구체적인 이유에 관해서는 “통상적인 범죄 구성 요건, 실행가담 정도라든지 그 당시 직책이라든지,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만 설명했다. 진상조사위가 수사의뢰·징계 권고를 했지만, 이번 발표 대상에서 빠진 국정원 2명, 지방자치단체 3명,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 56명은 해당 기관에서 이행 여부를 결정한다. 문체부는 “대부분 기관에서 이달 말까지 최종 결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블랙리스트에 가장 깊이 관여한 문체부가 가장 먼저 ‘징계 0명’을 선언한 까닭에, 나머지 기관이 징계를 제대로 내리겠느냐는 비판이 뒤따른다.진상조사위 제도개선위원장을 맡았던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문체부의 이날 발표에 관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정책이 실패하고 있다는 심각한 징후다. 전면 재검증을 요청한다”면서 “반드시 현장 문화예술가와 법조계가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해 검증 과정의 객관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7월 출범한 진상조사위는 11개월 동안 진상조사 활동을 통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만든 블랙리스트 피해자가 문화예술인 8931명, 단체 342개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에 관해 6월 블랙리스트 재발을 막기 위한 후속 조치로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의뢰와 징계를 권고했다. 문체부는 진상조사위 권고안을 이행하고자 7월 블랙리스트 재발방지 제도개선 이행협치추진단과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이행준비단을 구성했다. 책임규명 이행준비단은 5명의 법률 전문가로 구성했다. 황 대변인은 이들에 관해 “문체부가 자체적으로 구성한 이들”이라며 “진상조사위의 추천은 별도로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발표 내용에 관한 충격을 줄이려고 발표 시점을 조율했다는 의혹도 불거진다. 이번 발표는 문체부가 2개월 동안 조사한 내용을 발표했는데, 발표 시점은 이번 주 동안 아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전날인 12일 기자들에게 급하게 전달됐다. 정부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9·13 주택시장 안정방안’을 발표하는 날과 겹쳐서 바로 직전 기자회견을 잡은 것이다. 한편, 문체부는 이번 조처와 함께 또한 진상조사위의 제도개선 권고안을 31개 대표과제와 85개 세부과제로 나눠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윗선 캐기 탄력받나

    檢, 남재준 전 원장 등 개입 여부 재수사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과 관련한 증거 조작에 개입한 혐의로 이모 전 국정원 대공수사국장이 11일 새벽 구속됐다. 간첩 혐의를 받던 유우성씨가 2015년 대법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지 3년 만이다. 이에 따라 사건 당시 국정원 윗선을 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허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전 국장에 대한 영장을 발부하며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 전 국장은 2013년 9~12월 열린 유씨의 항소심 재판에서 중국·북한 출입경 기록에 대한 영사사실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한 뒤 재판부에 제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듬해 3월 검찰 수사팀이 요구한 주요 증거 자료를 의도적으로 누락시켜 증거를 은닉하고, 일부 서류를 변조한 혐의도 있다.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이 전 국장에 대해 공문서 변조 및 행사,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증거은닉 등의 혐의를 적용해 지난 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지난 2015년 증거 조작과 관련해 김모 전 대공수사국 과장이 징역 4년을 확정받은 바 있다. 그러나 김 전 과장의 상급자인 이모 전 대공수사국 처장은 벌금 1000만원에 그쳤고, 당시 수사는 윗선으로는 더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종결됐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수사 의뢰를 받아 재수사를 벌여왔다. 이번에 구속된 이 전 국장은 김 전 과장과 이 전 처장의 지휘선상에 있는 상급자다. 검찰은 이 전 국장을 추궁해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남재준 전 국정원장 등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사설] 포용국가 패러다임에 거는 기대와 우려

    집권 2년차인 문재인 정부가 사회정책 분야의 국가 비전으로 ‘포용국가’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청와대에서 열린 ‘포용국가 전략회의’ 모두 발언에서 “포용은 우리 정부의 핵심 가치가 될 것”이라면서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삶을 전생애 주기에 걸쳐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이것이 포용국가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는 ‘포용국가’라는 개념에 대해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 배제와 독식이 아닌 공존과 상생을 모색하고 미래를 향해 혁신하는 사회”라고 설명했다. 3대 비전으로는 사회통합 강화, 사회적 지속 가능성 확보, 사회혁신 능력 배양 및 구현을 제시했다. 정부는 그간 과거 효율과 이윤 중심의 정책 패러다임을 사람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바꾸려고 노력했다. 적폐청산이나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노동 시행 등은 이 같은 패러다임 전환의 수단이었다. 그 와중에 민생위기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청와대가 포용국가론을 들고나온 것은 소득주도성장 등 기존 정책 기조에 제기된 비판을 포용국가라는 상위 개념으로 잠재우고 국정 운영에 탄력을 더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정책기획위 설명대로라면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 국민의 기본생활을 보장하는 방안을 만든다는 것이니 기대가 된다. 지금 바꾸지 않으면 미래세대 부담으로 간다는 진단도 옳다. 다만 이 같은 비전을 실천에 옮기려면 재원 확보가 중요하다. 국가 중장기 재정 전략과 연계돼야 할 것이다. 포용국가 3대 비전이 구두선에 그치지 않도록 교육, 복지, 고용부 등 관련 부처가 ‘국민 전생애 생활보장 3개년 계획’을 제대로 마련하길 바란다. 국정을 책임진 입장에서 야당의 쓴소리를 적극적으로 포용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그럴 때 고용·소득쇼크 등 민생위기 논란이 해소될 것이다.
  • 이해찬 “고통스런 전환기 지나야 나라다운 나라 된다”

    이해찬 “고통스런 전환기 지나야 나라다운 나라 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로 이뤄진 문재인 정부의 포용적 성장 모델로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같이 말하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에 다시 한번 힘을 실었다. 그는 “내년은 3·1운동 100주년에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 된다”며 “새로운 시대를 향한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변화에는 고통이 따른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저명한 학자 애덤 셰보르스키는 어떤 사회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과정에서 사회·경제적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상을 ‘전환의 계곡’이라고 설명했다”며 “대한민국이 나라다운 나라가 되려면 한동안 견뎌 내야 할 고통스러운 전환기를 지나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0년 집권 플랜’을 제시했던 이 대표는 이를 위해 새로운 경제 번영을 위한 성장동력 마련, 을(乙)의 눈물을 닦아 주는 노력과 사회통합, 적폐청산과 불공정 해소, 균형 발전 및 자치분권, 한반도 평화경제시대 열기 등 5대 과제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핵심은 ‘경제’라고 짚은 이 대표는 3만 달러 시대를 맞는 우리나라가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 내려면 현실에 맞는 독창적인 복지·노동 모델과 혁신성장 모델을 함께 창출해 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포용적 성장 모델과 함께 “한반도 평화경제 모델이 더해지면 우리 현실에 맞고 독창적이며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이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처럼 중차대한 시기에 재정을 소극적으로 운용하라는 것은 국가의 역할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또 이 대표는 선진국 진입을 위해 ‘적폐청산’과 ‘불공정 해소’가 필수라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이 대표의 연설을 혹평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민생은 외면하고 희망은 빠진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밀어붙이기 일색이었다”고 비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예산안·인사청문회…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與 “52개 법안 처리” 野 “경제 실정 공략” 국회가 3일부터 470조 5000억원 규모의 예산안 심사와 100일간의 입법 전쟁에 돌입한다. 정기국회 시작과 동시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 10여명의 인사청문회가 치러져 여야의 화력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 2년차를 맞아 더불어민주당이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려는 52개 중점법안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3대 기조(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뒷받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적폐청산을 위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검찰·경찰수사권 조정법 등도 주요 법안이다. 민주당은 정기국회에서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도 마무리해야 하는데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으로 야당의 협조를 얻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은 100일 동안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2일 “뚜렷한 정책 대안도 없이 ‘슈퍼 예산’만 퍼붓겠다고 하는 걸 보니 정책의 공백은 세금으로 계속 땜질할 심산인 듯하다”며 “예산안 심사로 잘못된 경제정책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은 거대 양당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비례성 확대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에 집중할 방침이다. 국회는 3일 개회식에 이어 4∼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13∼14일과 17∼18일 대정부질문, 10월 10∼29일 국정감사, 11월 1일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한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文정부 2기 소명은 적폐청산·상생 경제·한반도 평화”

    “文정부 2기 소명은 적폐청산·상생 경제·한반도 평화”

    정책 속도·판문점선언 비준 공조 등 합의 정세균 “장하성 강연 국민 체감과 달라” 워크숍서 ‘이론과 현실 괴리 좁혀야’ 주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에서 당·정·청 전원회의를 주재하며 ‘적폐청산’, ‘다 함께 잘사는 경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세 가지를 문재인 정부 2기의 ‘소명’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게 나라냐고 국민이 절규했던 바로 그 지점이 우리 정부가 출발하는 지점”이라며 “시대적 소명은 분명하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적폐청산으로 불의의 시대를 밀어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장 동력을 되살리는 한편 배제와 독식의 경제가 아니라 공정과 상생의 경제, 소수가 부를 독점하지 않는 다 함께 잘사는 경제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정부의 의지만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당·정·청이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공동운명체가 되지 않으면 해내기가 어렵다”고 빈틈없는 공조를 주문했다. 지금까지 3대 소명을 청와대 중심으로 끌고 왔다면 이제는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의 긴밀한 공조로 입법을 통해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발언과 참석자들의 표정에선 엄중한 상황 인식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문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는 사상 최초의 당·정·청 전원회의”라며 “그만큼 지금 우리가 맞이한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에 마련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당·정·청은 먼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의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 가속화, 3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의 성과 도출,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 추진, 당·정·청 소통 및 협력 강화, 여야 협치를 위한 지원, 정책 홍보 강화 등 6개 사항을 합의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낙연 국무총리는 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을 지속하려면 장기적인 목표와 함께 단기적인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과정이어서 그에 따른 시간이 필요하고 고통이 수반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따라서 당·정·청은 이런 고통을 최소화하는 보완책을 마련하면서 소득주도성장과 관련한 경제정책의 속도를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의원은 지난달 31일 열린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강연 내용이) 국민이 생각하는 체감도와는 너무 다른 이야기 아니냐. 국민에게 잘 알려 체감도 차이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이론과 현실의 괴리를 좁힐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첫 당정청 전원회의... ‘비빔밥’ 비비며 ‘화합’ 강조

    첫 당정청 전원회의... ‘비빔밥’ 비비며 ‘화합’ 강조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당과 정부, 청와대 수뇌부가 1일 한자리에 모여 성공적 국정운영을 위해 지혜를 모았다.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 대통령의 주재로 열린 당정청 전원회의에 참석한 인사들의 표정에서도 이런 엄중한 상황인식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회의에는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 및 의원단, 이낙연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전원과 보훈처장, 국무조정실장, 방송통신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달 30일 개각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도 행사에 앞서 이뤄진 티타임에서 다른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환담했다.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 ‘3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 전원이 참석했다. 행사 사회는 민주당 박경미 의원과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맡았고, 사회자의 소개를 받아 문 대통령이 이해찬 대표, 이낙연 총리와 함께 입장할 때에는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서서 박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 새 지도부는 물론 추미애 전 대표와도 밝게 악수하면서 노고를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함께 이뤄내야 할 시대적 소명은 분명하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적폐청산으로 불의의 시대를 밀어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며 개혁을 강조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는 사상 최초의 당정청 전원회의로, 그만큼 우리가 맞는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에 마련한 자리”라고 밝혔다. 이 대표 역시 인사말에서 “(문재인정부) 2년 차는 당정이 협력해서 성과를 내는 중요한 시기”라며 “당을 잘 이끌어서 문재인정부가 원활하게 국정을 운영하도록 하고, 다음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닦는 일이 당이 할 일”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인사말 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민생경제·평화국회 추진전략 발표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제 운용 방향 발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향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화합을 상징하는 ‘비빔밥’을 메뉴로 오찬했고, 이후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자유토론을 이어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주당 “9월 국회에서 일자리·민생, 적폐청산, 한반도 평화 구축 챙길 것”

    민주당 “9월 국회에서 일자리·민생, 적폐청산, 한반도 평화 구축 챙길 것”

    더불어민주당이 9월 정기국회의 핵심 국정과제로 일자리 및 민생경제와 적폐청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설정했다. 민주당은 31일 충남 예산에서 2018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을 열고 정기국회 및 국정감사 현안의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문재인 정부 2기 국정과제 목표와 계획에 대한 정책 협의를 모색했다. 워크숍에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제외한 민주당 의원 129명 중 125명이 출석했고, 청와대에서는 장하성 정책실장, 정부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 등이 참석했다. 워크숍 1부는 ‘2018년 국정과제와 정기국회 대응전략’이라는 주제 하에 홍영표 원내대표와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과 장하성 실장 등의 발표로 진행됐다. 홍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2년차, 우리 당의 과제’로 기조연설을 갖고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세 가지 국정 과제가 있다”며 “첫째는 일자리와 민생경제, 둘째는 정의로운 국가의 완성을 위한 적폐청산 및 국가권력기구 관련 법안 처리, 셋째는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는 “수십년 동안 대기업과 수출 중심으로 성장한 한국 경제 구조의 불평등을 반드시 해결하는 정기국회가 돼야한다”며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많은 비판이 있지만, 과거로 돌아갈 수 없기에 소득주도성장은 우리가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할 핵심적 정책”이라며 재차 소득주도성장을 엄호했다. 홍 원내대표는 일자리·민생경제를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경기가 침체된다면 재정확대는 불가피하다”며 “일부 언론이나 일부 보수적 전문가들이 얘기하듯 재정확대는 세금을 퍼붓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도에 유례없는 재정확대를 실현했다”며 “내년도 예산에 대해 우리가 국민들께 정확히 설명드리고 실질적인 성과를 많이 내도록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당으로서 책임이 크다”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는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전날 국회에서 처리가 불발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빨리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또 조선, 자동차 등 침체된 제조업 산업의 부활을 위해 국가산업단지 예산을 내년에 세 배 늘리고 혁신성장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많은 분야에서 적폐 청산의 성과를 이뤘지만 제도적으로 완벽하게 해내지는 못했다”면서 9월 정기국회에서 국가정보원 개혁을 위한 국정원법 처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법안 처리,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 등을 이루겠다고 했다.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은 야당들과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모색하겠다”며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국회 남북특위 가동을 통한 남북경제교류 대비 등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온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는 9월 정기국회의 일정과 운영 목표 및 기조, 준비 방안 등을 설명했다. 전날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수석부대표들은 다음 달 3일 본회의 개회식, 4~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13·14·17·18일 대정부질문, 10월 10~29일 국정감사를 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11월 1일은 2018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11월 30일은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연다는 방침이다. 이후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9월 정기국회의 입법과제를 설명했고, 장하성 실장은 ‘소득주도성장과 문재인 정부 정책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갖고 최근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비판이 거센 소득주도성장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지난 25일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표 및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신임 당 지도부들이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해찬 대표는 “어제 법안 36개를 통과시켰지만 아직 어려운 법안들이 남았다”며 “여야 합의가 남아있고 당내에서도 협의해서 이견이 없도록 조정하는 절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워크숍을 통해 이견을 해소해 당론을 갖고 야당하고 협의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안들이) 가능한 처리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경남까지 완전 석권했기에 지역주의가 많이 완화되고 다음 총선에 대한 기대가 많이 생겼다”며 “이런 환경을 잘 살려서 해 나가면 2022년 재집권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워크숍 2부에서는 의원들과 장관들이 각 상임위원회별로 분임토론을 열고 국정과제 등을 논의했다. 다음날인 1일에는 워크숍 장소를 예산에서 청와대로 옮겨 문재인 대통령과 당 지도부 및 국회의원,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보좌관 등이 참석하는 당·정·청 전원회의와 오찬을 열 계획이다. 예산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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