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적치물
    2026-07-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83
  • [노주석의 서울살이] 런던, 로마 그리고 서울

    [노주석의 서울살이] 런던, 로마 그리고 서울

    지난 연말 런던과 로마를 다녀왔다. 모스크바보다 추웠다는 서울에 비하면 가을 날씨였다. 브리티시뮤지엄이나 바티칸뮤지엄을 줄 서지 않고 입장하는 건 비수기 여행의 특권이다. 두 곳 다 한국어 오디오가이드를 귀에 대고 여유작작했다.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성당 프레스코화를 30분이나 느긋하게 감상하는 사치도 누렸다. 사진 촬영을 금하는 성당에 들어와 천장 한 번 올려다보고 빠져나가는 단체 관광객들이 불행해 보였다.근대의 종주도시 런던과 고대도시의 원형 로마를 오가는 일정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새로 건설되다시피 한 현대도시 서울과 비교해볼 기회였다. 가능한 한 걸었다. 도시는 걸어야 보이고, 발바닥으로 느껴야 한다는 지론을 입증하고 싶었다. 휴대전화 만보기에 찍힌 ‘37576’을 임계점으로 하루 평균 2만보 이상 강행군했다. 런던은 걷기 좋은 도시였다. 지하철과 버스가 촘촘하게 연결하는 도심은 쾌적했고 활기로 가득했다.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여행자 처지에서 보면 무장애 도시에 가까웠다. 로마는 20여년 전 첫 여행 때와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어수선하고, 지저분하고, 접근성이 떨어졌다. 자동차가 사람보다 먼저고, 웬만한 도로에는 보행신호등조차 없다. 무장한 대테러 병력과 경찰이 관광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하지만 누가 로마를 미워할 수 있으리. 두 곳 중 선택하라면 서슴없이 로마를 꼽을 것이다. 불멸의 역사와 열정의 문화가 지배하는 이 도시가 좋다. 습하고 각진 런던보다 체질에 맞다. ‘칩스앤드 피시’와 맥주에 만족해야 하는 런던과 달리 로마의 길거리에는 젤라토와 돌체, 에스프레소, 피자, 와인이 넘쳐난다. 여행하면 식도락 여행 아닌가. 검은 사각돌 보도를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변하지 않는 게 로마의 매력이다. 여행혁명이 진행형이다. 지도를 들고 다니는 여행자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 다들 각자의 휴대전화 속 구글맵을 따라다닌다. 통역앱으로 웬만한 소통이 가능하다. 한국말글로 안내하는 구글맵에 현지의 지하철과 버스 시간이 나오니 조작법만 알면 못 찾아 갈 곳이 없다. 그래서인지 로마나 런던에는 기본적인 안내판만 드문드문 있었다. 사람들이 갖고 다니는 여행서적도 세분화, 전문화돼 있었다. 바티칸은 로마와 별개 책자로 다뤄지고 있었고, 국가별 여행서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와중에 런던의 여행 전문서점 돈트북스 진열장에 전시된 한국 책 8권 중 서울 여행 책자는 3권뿐이었다. 걷기 측면에서 서울은 두 도시와 비교하면 어중간하다. 편의성은 갖췄지만 런던의 모던함이나 로마의 클래식함을 따라잡지 못한다. 걷는다는 것은 분위기에 젖는 것인데 도시의 정체성이 분명하지 못한 서울에는 두 도시에서 느껴지는 그런 독특한 분위기가 없다. 게다가 보행을 가로막는 노상 적치물은 최악이다. 가게에서 내놓은 진열대와 물건들이 보도의 절반을 차지한다. 갈 곳을 잃고 도로와 보도를 횡행하는 자전거는 보행 환경을 더 어지럽힌다. 갈수록 늘어나는 안내판은 요령부득이요 시대역행적이다. 불행하게도 현대도시 서울은 근대 산업도시 런던이나 고대 제국도시 로마가 가진 고유한 색깔과 향기를 갖지 못했다. 런던은 새로 만든 테이트 모던과 17세기 세인트폴 대성당이 균형을 이루며 근대와 현대가 어울렸다. 로마도 기원전 62년에 세워진 파브리치오 다리와 기원후 80년에 완공된 콜로세움을 중심으로 2000년의 역사가 살아서 넘실댔다. 서울은 어떤 도시로 정립할 것인가.
  • 도심 쉼터 ‘공개 공지’ 불법이용 땐 벌금 폭탄

    도심 쉼터 ‘공개 공지’ 불법이용 땐 벌금 폭탄

    국민신문고 민원 해마다 증가 매대 등 무단영업 77건 ‘최다’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도심 속 휴식공간인 ‘공개 공지(空地)’에서 상습적으로 노점 영업을 하거나 아예 울타리를 쳐 외부인 출입을 막는 이들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공개 공지가 당초 목적대로 이용되지 않는다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국토교통부와 ‘공개 공지 활용성 제고 방안’을 마련했다고 7일 밝혔다. 공개 공지란 대형 건물을 지을 때 건축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조성하는 개방형 공간이다. 대형 건축물이 도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도심 속 작은 쉼터를 다수 조성해 도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취지다. 공개 공지를 마련하는 건축주는 용적률이나 높이 제한 완화 등 혜택을 받는다. 올해 3월 현재 전국 공개 공지는 4528곳이며, 면적은 약 358만㎡로 여의도공원의 15배가 넘는다. 면적 기준으로 전체 공개 공지의 55.5%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있다. 권익위에 따르면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공개 공지 관련 민원은 2014년 46건, 2015년 66건, 2016년 118건 등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3년간 민원 유형을 보면 건물 입점 업체가 매대 등을 설치해 무단영업한 사례가 7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보행에 지장을 줄 정도로 관리 부실(42건), 불법노점 및 광고·적치물(40건), 불법주차(37건) 등이 뒤를 이었다. 상인이나 건물 관리자가 공개 공지를 불법으로 이용해도 현행법상 제재 수단이 없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권익위는 지적했다. 공개 공지 관리를 조례에 반영한 지자체도 서울과 광주 두 곳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국토부와 함께 건축법 개정에 나서 공개 공지를 상습적으로 불법 이용한 사람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지자체 조례 등에 공개 공지 관리 책임을 반드시 반영하게 할 계획이다. 또 공개 공지 관리 시스템인 ‘모두의 공간’(www.eais.go.kr/psms.portal)을 보완해 시민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광수의원 상계동 ‘희망촌 골목길사업 주민설명회’ 개최

    서울시의회 김광수의원 상계동 ‘희망촌 골목길사업 주민설명회’ 개최

    서울에서 자연조건 수락산, 불암산을 끼고 있는 상계동은 양지마을, 희망촌, 합동마을은 좋은 환경 속에서도 버림받은 땅이 되어 있다. 환경활동에 관심이 많은 서울시의회 김광수(국민의당 대표의원, 노원5)의원은 지난 5일 희망촌을 찾아 지역주민과 함께 희망경로당에서 ‘희망촌 골목길사업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희망경로당을 가득 메운 주민들은 김광수 의원과 함께 권영란 사회자의 소개로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김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주민설명회를 갖게 된 배경에 대해 “그동안 희망촌의 열악한 환경을 바꾸기 위해 여기 참석한 수암사랑나눔이봉사단과 매주 일요일 청소를 하고 쓰레기 재활용정거장을 운영해 쓰레기를 줄이는 1차적인 목표는 달성했으나 여전히 마을 골목길의 환경은 열악하여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서울시 푸른도시국에서 추진하는 골목길가꾸기 공모사업에 신청을 해 오늘 여기에 계신 주민을 모시고 설명회를 갖게 됏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이 사업은 서울시가 직접적으로 나서서 하는 사업이 아니고 지역주민이 주인이 되는 사업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지속적인 관리의 책임이 주어진다”고 강조하고 “곧 본 사업은 마을공동체를 이루는 사업이 된다”고 말했다. 희망촌 골목길사업은 골목길 곳곳에 지속적으로 쌓이는 쓰레기를 제거하기 위해 꽃밭을 만들고, 골목길에 나와 있는 적치물을 정비하며 어두운 벽에 벽화를 그려 마을을 아름답고 깨끗하게 꾸미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서울시에 공모사업을 신청한 서울시비영리단체 수암사랑나눔이(단장 김갑수)와 지역주민이 하게 되며 사업은 11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그동안 본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김 의원과 봉사단원은 통영 동피랑마을과 부산 감천마을 그리고 거제도 외도를 다녀왔으며 세미나도 2회에 걸쳐 실시했다. 설명회를 통해 마을주민들은 이곳저곳에 지저분한 곳이 있으니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요구도 했다. 희망촌 주민설명회에 앞서 4일에는 별빛마을 설명회를 가졌다. 김 의원은 설명회를 마치며 “주민들이 모두 관심을 갖고 많이 참석해서 기분이 좋고 특히 마을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있어 성공적인 사업이 되겠다. 이번 기회를 통해 마을공동체가 만들어 지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골목길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장 행정] 후미진 골목길 … 내 손으로 바꿨다 보는 눈이 달라졌다

    [현장 행정] 후미진 골목길 … 내 손으로 바꿨다 보는 눈이 달라졌다

    “독한 약품 냄새, 기름때에 절었던 황학동 마장로 주방·가구거리가 상인들 손으로 쾌적한 보행로로 재탄생하고 후미진 마을은 벽화·박스 화단으로 환한 ‘동화 마을’로 탈바꿈했습니다.”●처음엔 싸늘했지만… 주민협의체 리더 뽑아 주민갈등 극복하고 동네 변신 서울 중구 15개 동 주민 250여명이 지난 21일 구청 대강당에 총출동했다. ‘2017년도 상반기 새로운 골목문화 창조 우수사업 발표회’에서는 동 주민협의체 리더로 뽑힌 이들이 1년여간 주민 갈등을 극복하고 동네를 변신시킨 각양각색 사례를 소개하며 열띤 경쟁을 벌였다. 황학동 발표자로 나선 김은천(36) 동대문중앙교회 목사는 “저소득층이 많은 동네라 처음에는 주민 호응을 얻기 힘들었다”고 고충을 소개한 뒤 “주민·상인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내 손으로 바꾸는’ 골목문화 취지를 설명할 때는 싸늘한 분위기였지만 협의체 위원들이 솔선수범하니 저희를 쳐다보는 눈이 달라지더라”고 했다. 주민협의체는 정기 간담회를 실시하고 불법 주정차, 적치물로 몸살을 앓는 인도, 무단 쓰레기 투기 등 갈등 요소를 주민·상인 의견을 모아 직접 해결한다. ●불법 광고물 도배 동네 전봇대에 좋은 글귀·그림 ‘헬로 마이폴’… 이웃을 배려하게 됐어요 중구는 마을특화사업비 등으로 예산을 지원한다. 구 관계자는 “단순한 환경미화가 아니라 고성이 오갈 법한 주민 갈등과 민원이 자연스레 해결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청구동은 일명 전봇대 분양 사업인 ‘헬로 마이폴’로 시선을 끌었다. 청소년·청년 예술가들의 손끝에 불법 광고물 천지인 동네 전봇대는 그림, 좋은 글귀가 담긴 말풍선으로 도배(?)됐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골목문화 창조 사업은 주민 스스로 지역 현안을 인식 또는 공유하고 해결해 이웃을 배려하는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를 만들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이어 “일상적인 골목 문제는 관 주도가 아니라 시민이 자율적으로 풀고 의식 개선을 해야 의미 있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위도 주거환경, 보행안전, 화재·범죄는 물론 쓰레기 투기 같은 소소한 문제까지 아우른다. 여기에는 ‘깨끗한 골목이 일류도시의 기본’이라는 최 구청장의 의지도 한몫했다. 골목문화 사업은 2015년 하반기 다산동에서 시범 추진하며 첫발을 디딘 이래 지난해 1월 구 전역으로 확대해 현재 일반구역 62곳, 시범구역 40곳에서 추진 중이다.●관 주도 아닌 주민 스스로… 깨끗한 골목이 일류도시의 기본 최 구청장 의지도 보탬 이날 발표회에서는 주민참여도·노력, 활동내용·성과를 평가해 최우수 1개 동, 우수 2개 동, 장려 2개 동에 상장·포상금이 수여됐다. 최우수상은 광희동에 돌아갔다. 광희동 주민협의체 리더 연제덕(59)씨는 “노래방 업주들과 새벽 시간 간담회를 통해 에어라이트(풍선형 간판)를 치워 달라는 주민 민원을 충돌 없이 해결하고 광희문 인근 공동체 정원을 조성한 게 뿌듯하다”고 말했다. 우수상은 청구·황학동이, 장려상은 다산·중림동이 차지했다. 최 구청장은 “환경정비를 넘어서 살맛 나는 공동체 문화를 주민 손으로 만들자는 자율형 시민운동”이라고 사업 의미를 부여하며 “발표회를 계기로 우수사례를 공유해 골목이 중구의 경쟁력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130일 만에… 돌아온 서울 ‘잔디광장’

    130일 만에… 돌아온 서울 ‘잔디광장’

    서울광장이 잔디광장으로 되돌아온다.서울시는 ‘탄핵무효를 위한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탄무국)가 시의 사전승인 없이 시청 앞 서울광장에 불법 설치했던 천막을 130일 만에 모두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마무리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시작한 행정대집행으로 천막 41개와 적치물을 30분 만에 충돌 없이 모두 철거했다. 서울광장 불법 텐트는 탄핵 국면인 올해 1월 21일 설치돼 넉 달 넘게 서울광장을 무단 점유해 왔다. 시 관계자는 “수거한 천막과 텐트 등 적치물품은 반환 요구가 있을 때까지 서울시 창고에 보관한다”면서 “텐트 안에 40여명이 있었으나 행정대집행을 시작하자 순순히 물러났다”고 밝혔다. 행정대집행에는 서울시 공무원, 소방서 및 보건소 등 유관기관 직원 800여명이 참여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4주간 텐트가 있던 자리에 잔디를 심고 화단을 조성해 6월 말부터 시민들이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시는 그동안 탄무국 사무총장 등과 수차례 면담을 진행하고 서울광장 내 무단점유 물품 자진 철거 등 22차례 철거를 요청한 바 있다. 이어 지난 4~5월 세 차례에 걸쳐 무단점유 부분을 제외한 구역에 식재 작업을 진행해 약 80%를 완료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포토] 서울광장에 불법 설치한 천막·텐트 철거

    [서울포토] 서울광장에 불법 설치한 천막·텐트 철거

    서울시가 30일 ‘탄핵무효를 위한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가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불법 설치한 천막과 텐트 등 적치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oul@seoul.co.kr
  • [서울포토] 서울광장 불법설치 천막·텐트 철거

    [서울포토] 서울광장 불법설치 천막·텐트 철거

    서울시가 30일 ‘탄핵무효를 위한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가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불법 설치한 천막과 텐트 등 적치물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oul@seoul.co.kr
  • 서울광장 보수단체 천막 철거…잔디광장으로 돌아온다

    서울광장 보수단체 천막 철거…잔디광장으로 돌아온다

    서울광장에 4개월 넘게 자리잡았던 보수단체 천막이 철거되고 잔디광장으로 되돌아온다.서울시는 30일 탄핵무효를 위한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가 서울시 사전승인 없이 불법 설치한 천막 텐트 등 41개 동과 적치물을 대상으로 행정대집행을 시작했다. 서울광장 불법텐트는 탄핵 국면인 올해 1월21일 설치돼 넉달 넘게 서울광장을 무단 점유해왔다. 이날 오전 6시30쯤 시작한 행정대집행은 약 30분만에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서울시 직원과 종로구·중구 등 소방서와 보건소 등 유관기관 직원 등 800여명이 참여했고 남대문경찰서 협조를 받았다. 텐트 안에는 약 40여명이 있었으나 행정대집행을 시작하자 순순히 물러났다고 서울시는 전했다. 서울시는 수거한 천막과 텐트 등 적치물품은 반환요구가 있을 때까지 서울시 창고에 보관한다. 탄기국 측이 모셔둔 천안함과 연평해전 등 위패 50여개는 현장에서 돌려줬다. 서울시는 텐트가 있던 자리에 잔디를 심고 6월 말쯤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그동안 국민저항운동본부 사무총장 등과 수차례 면담과 서울광장 내 무단점유 물품 자진철거 요청, 행정대집행 계고서 등을 통해 22차례 자진철거를 요청했고 국민저항본부 측 시위 관계자를 집시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2017 지구촌 나눔한마당 등 예정행사 33건이 취소나 연기됐으며 잔디도 심지 못해서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광장] 골목이 도시의 경쟁력이다/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자치광장] 골목이 도시의 경쟁력이다/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민선 5기 때부터 동별로 특색 있는 문화관광 자원을 발굴해 명소화하는 ‘1동 1명소 사업’을 적극 추진해 왔다. 서소문역사공원 공사를 비롯해 필동 서애대학 문화거리와 한양도성 다산 성곽길, 광희문 주변의 예술문화 거리를 조성하고 있다. 쇠퇴 일로를 걷던 을지로도 인쇄, 조명, 공구, 가구 등 업종별 특화 거리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을지로 전체를 대형 전시장처럼 가꾸면 환경도 깔끔해지고 활동 인구도 늘어나는 등 지역 활성화 기틀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중구는 ‘골목길’에 집중하고 있다. 명소 조성이든 도시 재생이든 출발점은 골목이다. 도시민의 일상생활이 이뤄지는 골목이 성장하면 자연스레 주민들도 혜택을 받고 행복해질 수 있어서다. 이웃 나라 일본의 시골길은 쓰레기나 흉물들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하다. 유럽에서 국민소득이 낮다는 헝가리나 보스니아 같은 나라도 지방 도시 골목들이 잘 정돈돼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골목은 어떠한가. 도심 대로는 물론 골목까지 쓰레기가 널려 있다. 무질서한 주차 행태나 불법 간판, 불법 적치물들도 흔히 볼 수 있다. 행정기관이 단속해도 잠깐일 뿐이다.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는 시민들의 태도가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중구는 지역 주민들 스스로 무질서 행위를 바로잡는 등 법을 지키고 이웃을 배려하면서 주변 환경과 시민 정신을 함께 바꾸어 가는 국민운동인 ‘새로운 골목문화 창조’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우선 주민들이 모여 골목별로 협의체를 만들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도출하고 공감대를 갖는다. 주민들이 스스로 합의한 대로 정해진 시간에 쓰레기를 집 앞 골목에 내놓고, 주차는 정해진 장소에만 한다. 이웃에 불쾌감을 주는 물건을 밖에 내놓지 않고, 가로 환경을 해치는 건물이나 담장을 깨끗하게 단장한다. 구청 단속은 주민들이 원하는 경우에만 이뤄진다. 한마디로 민주주의의 기본인 주민 협치를 이루자는 것이다. 행정력의 개입은 최소화하면서 주민 참여를 극대화하는 선진형 민관 협력 사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골목문화 사업은 2015년 다산동에서 시범 추진했다. 후미진 담장에 벽화를 그리고 전신주에 불법 광고물을 붙이지 못하게 방지판을 설치하는 등 동네 곳곳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이를 지난해에는 관내 15개 전체 동으로 확대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정부 3.0 국민 디자인 특화과제’로 선정되는 등 중앙정부와 지방자치정부 차원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시민 의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주민의 하루가 행복하고 내 집 앞에서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안전하고 쾌적한 골목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 스스로 나설 때다.
  • [노주석의 서울살이] 걷고 싶은 도시의 꿈

    [노주석의 서울살이] 걷고 싶은 도시의 꿈

    구한말 서울은 불결(不潔)의 도시였다. 서세동점(西勢東漸)이 절정으로 치닫던 시절, 파란 눈의 선교사와 여행가들은 인구는 많고, 도로는 좁고, 오물로 뒤범벅된 도시에 대해 혐오감 어린 악담을 늘어놓기 일쑤였다. 실학자들이 도로 확장과 가로 정비를 촉구하고 나섰다. 박제가는 ‘북학의’에서 “사람들이 길을 차지해 말을 탄 사람이 서로 마주치면 지나칠 수 없다”고 했고, 박지원은 ‘열하일기’에서 “수레를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도로가 나쁜 것은 사대부 탓이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보다 못한 고종이 도성(都城)의 정비를 이채윤 한성부윤(당시 서울시장)에게 맡겼다. 개화파 이채윤은 간선도로 확장에 착수했다. 운종가의 공식 상인조합 건물인 시전행랑(市廛行廊)에 틈입한 무허가 가게, 이른바 가가(假家)를 정리했다. 시전에 딸린 방이 전방(廛房)이 됐다가 나중에 점방(店房)이 되고, 가가가 가게로 명칭이 변이됐으니 이들 가가가 큰길을 암세포처럼 잠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대로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종로가 왕복 8차선의 도로폭을 유지하고 있는 건 이 과감한 정비 덕분일지도 모른다. 18세기 후반 장흥 출신 실학자 위백규가 그린 ‘한양도’에서 볼 수 있듯 2000여칸에 이르는 시전행랑은 오늘의 세종대로 일대에 맞먹는 불야성이었다. 시전행랑은 경복궁, 한양도성과 함께 한양의 3대 랜드마크였다. 1960년대 말 지금의 세운상가 터에 자리 잡은 2200채의 무허가 판자촌과 세계 최대 규모의 사창가 ‘종삼’(鐘三)을 밀어버린 ‘불도저 시장’ 김현옥의 업적에 버금가는 ‘원조 도심재정비사업’이라 할 만하다. 요즘 ‘걷자, 서울’이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사람 인(人) 자 모양의 심벌을 길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서울시의 새로운 보행 정책이다. 박원순 시장은 “걷는다는 것은 건강·안전이고 행복·자유이며 연결”이라면서 “걸으면 시민 건강이 살고, 서울 경제가 살고, 지구 환경이 살아난다”고 보행천국론을 강조한다. 백번 천번 지당한 말씀이다. 캐나다와 이스라엘의 두 도시학자가 쓴 ‘도시의 정체성’(The Spirit of Cities)이라는 책을 읽어 보면 어떤 도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걷는 것이다. 천천히 걷다 보면 그 도시의 사람들, 역사와 문화, 사회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서울은 제대로 걸을 수 있는 도시인가. 심벌을 붙이고, 길에 스토리를 입힌다고 될 일이 아닐 성싶다. 최대의 방해물은 노상 적치물이라고 본다. 새삼 말하지만 서울은 걷는 자의 천국이 아니라 노상 적치물의 천국이다. 가끔 서울의 보행로가 공공보도인지, 가게의 점유지인지 헷갈릴 정도다. 너나없이 길에 상품 진열대나 물품을 내두고 공공연히 사용하고 있지만 제대로 단속이 이뤄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 노상 적치물 실태조사 현황도 공개되지 않는다. 근본적인 보도환경 개선은 뒷전인 채 딴전이다. 언제까지 보행자가 노상 적치물을 피해 다녀야 하나.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 복원은 상인들이 청계천을 떠나도록 설득했기에 가능했다. 정녕 ‘걷는 도시, 서울’을 만들려면 보행 흐름을 끊는 길거리의 무법자 적치물부터 상가와 점포 안으로 들여놓도록 ‘노상 적치물과의 전쟁’부터 선언하는 것이 순서다. 시류에 영합하는 인기 정책에 예산을 쓰기보다는 욕을 먹더라도 도시의 미래를 생각하기를 고언한다. 그래야 업적으로 남는다.
  • “소녀상 반납하라” 부산 소녀상 철거 비난 여론 폭주

    “소녀상 반납하라” 부산 소녀상 철거 비난 여론 폭주

    부산 동구청이 한일 위안부 합의 1주년이던 28일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을 강제로 철거·압수한 데 대한 비난 여론이 폭주하고 있다. 항의 폭주로 동구청 홈페이지는 서버가 다운됐다. 동구청은 이날 신속하고 이례적인 ‘행정대집행’을 통해 소녀상을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과 대학생 13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되기도 했다. 철거 이후부터 29일까지 동구청에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의 비난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동구청 측은 전화 대다수가 “소녀상 건립을 왜 허용하지 않느냐”, “소녀상을 돌려주라” 등 철거 집행을 비난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정치인들도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소녀상은 살아있는 역사교과서”라며 “부산 시민들의 소녀상 설치는 진정한 독립선언이다. 부산 동구청과 그 배후 세력은 설치를 두려워한다. 청산되지 못한 친일행위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부산시와 부산 동구는 어느 나라 소속이느냐”며 “시장과 청장이 새누리라서 그런가. 친일매국 잔재를 털어내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작 담당 부서 과장과 계장 등 책임자들은 29일 출근 뒤 자리를 비우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소녀상 설치 반대 뜻을 밝혔던 박삼석 동구청장은 서울에서 열리는 새누리당 전국위원회 참석을 위해 휴가를 냈다. 특히 동구청은 ‘시민단체가 애초 예고한 소녀상 제막식 날짜인 31일까지 소녀상을 못 돌려준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더 논란이 되고 있다. 현행 도로법 시행령에 따르면 노상 적치물을 압수했을 때에는 소유자에게 보관 사실과 장소를 알려야 한다.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내리기 위함으로, 만일 적치물 소유자가 과태료를 내면 구청은 적치물을 계속 보관할 근거가 사라진다. 그러나 동구청은 소녀상 보관 장소를 알리지 않고 있다. 부산일보는 “취재진이 동구청 내 소녀상이 있을 만한 공간을 뒤져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며 “청사가 아닌 외부에 옮겨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익한 어린이 화장실을” “버스 정보 외국어도 추가”

    “유익한 어린이 화장실을” “버스 정보 외국어도 추가”

    서울신문과 서울시의회가 함께 진행한 11·12월 의정모니터에서는 골목문화, 학교 화장실 개선 의견과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려는 아이디어들이 눈에 띄었다. 12월에는 총 78건의 제출 의견 중 심사를 거쳐 3건이 우수 의견으로 선정됐다. 전필주(강서구 내발산동)씨는 ‘자기 가게 앞 명예 환경감독 운영 지정’을 제안했다. 전씨는 “특정한 도심 거리마다 클린데이 거리, 벚꽃거리, 국화의 거리 등 이름을 붙여 불법 적치물 퇴치, 서울시 상징 이미지 등을 캠페인화하면 좋겠다”고 했다. ‘함께꿈 화장실’ 아이디어를 낸 최혜숙(성동구 무학봉길)씨는 “세면대 모양을 재미있게 바꾸거나 시선 닿는 곳에 성교육 정보 등 유익한 내용을 담으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건의했다. ‘음악과 향기가 흐르는 서정적인 학교 화장실’을 제안한 임동식(마포구 성산동)씨도 “시간대별로 클래식·대중가요·민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틀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음악 신청을 받거나 방향 기기를 사용하면 신나는 학교생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11월에는 36건의 의견 중 3건이 우수 의견으로 채택됐다. 셉테드(CPTED·도시시설을 설계 단계부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환경으로 조성하는 기법), 버스정보 제공 시스템(BIT), 재난신고 개선에 의견이 몰렸다. 안상연(송파구 풍성로)씨는 “버스 운행 정보 안내판에 주변 관광지 특성을 반영해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 안내도 실어 관광명소 서울의 이미지를 높이자”고 했다. 전민교(강서구 강서로)씨 역시 “버스 도착 정보뿐 아니라 시정·지역문화 홍보, 노선별 문화유적을 안내하는 창구로 버스안내판을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홍수희(구로구 개봉로)씨는 “셉테드 시설의 사후관리와 유지예산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홍씨는 “셉테드 설치 후 흉물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구 운영예산으로 시스템을 정기 관리하고, 예산이 반영되지 않으면 셉테드 설치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시와 구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생각나눔] 혼자 2만여건 ‘민원 폭탄’… 정당한 권리입니까

    [생각나눔] 혼자 2만여건 ‘민원 폭탄’… 정당한 권리입니까

    서울을 비롯한 전국 자치단체가 ‘민원 폭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역 주민 한두 명이 한 해 6000여건의 반복적인 민원제기로 담당 직원의 업무를 마비시킬 뿐 아니라, 동네 주민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게 하는 탓이다. 특히 지방정부의 행정력 낭비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시민들의 지방자치 능력을 한정하거나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적정한 ‘규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택가 좁은 뒷골목에 이웃 간 서로 배려하며 주차하는 동네 규칙이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아침에 주차위반 경고장이 붙기 시작하더니 불신으로 가득한 마을이 됐다”라면서 “좁은 골목길에 앞뒤 사정을 알아보지도 않고 불법주차라고 신고하는 사람을 단속하는 방법이 없을까”라고 지난달 이모(서울 광진구 중곡2동)씨가 서울시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차량 흐름에 방해도 없는 새벽에 누군가가 ‘불법주차’ 신고를 해서 이씨뿐 아니라 동네 주민 20여명이 과태료 처분을 받았던 것이다. 새벽 불법주차 신고는 계속 이어졌다. 서울 광진구는 지난해 지역 주민 A(53)씨와 B(54)씨 두 명이 제기한 민원이 모두 6771건이었다고 15일 밝혔다. 특히 A씨가 2009년부터 올 6월까지 제기한 민원은 모두 2만 1200건으로 노점상과 상가의 노상적치물(인도나 도로를 점유한 것)이나 불법 주정차단속 민원이 대부분이었다. 이 민원 처리에 담당 공무원은 다른 업무를 전혀 할 수 없다. 김모 주무관은 “제기된 민원의 처리과정을 24시간 내로 알려야 하기 때문에 도저히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모 주무관도 “시도 때도 없는 ‘폭탄 민원’은 동네 분위기를 해치고 주민 간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에서도 상대방 업주를 비방하는 민원을 100여건 제기한 폭탄민원인 D씨가 담당 직원이 제대로 민원 처리에 나서지 않는다고 일주일에 한 번씩 구청에서 소란을 피운다. 11년이 넘게 서울 중구 다동 자기소유 건물 옆 주차장(주차장은 옆 가게 소유 땅)을 주차장으로 쓰지 못하게 해 달라고 이모(90) 할머니와 그의 딸은 수시로 구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주차장은 엄연히 옆 가게가 소유한 땅이다. 피해의식이라는 지적이다. 중구 관계자는 “아무리 설명을 해도 이해하려고 들지 않고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탓에 공무원을 사직하려는 직원들도 있을 정도로 스트레스가 크다”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정부 3.0’을 강화하면서 1998년 도입된 정보공개청구는 심각한 ‘민원 폭탄’으로 변질됐다. 이유도 불분명한 정보청구로 담당 직원이 일주일씩 밤샘 작업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3일 악성 정보공개청구 민원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이모씨가 서울 중구에 징계처리대장과 교도소 출신 전과자 채용 명세서를 신청했다. 그런데 대상 기간을 명시하지 않아 담당 직원은 30년간의 자료를 뒤지고 있다고 한다. 5년간 구청장의 접대비 지출 내용과 해외출장 예산 등을 요구한 시민단체도 있다. 송파구는 내용을 A4 용지로 출력했다. 2m에 가까웠다. 하지만 D단체는 정보공개 내용을 찾아가지 않았다. A4 1장 250원, 2장째부터는 장당 50원씩 수수료가 청구되기 때문이다. 송파구 관계자는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찾아가지 않는 시민에게 과태료를 물려야 행정력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화재 취약지역 ‘우리마을 119’ 뜬다

    화재 취약지역 ‘우리마을 119’ 뜬다

    지난 2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월명로 복대시장의 한 건물 외벽에서 난 불이 주변으로 번지고 있었다. 방앗간을 운영하는 김모(41)씨는 119에 신고한 뒤 가까운 곳에 설치된 비상소화장치를 열고 길이 100m인 호스릴을 끌어당겨 진화했다. 워낙 비좁은 공간이라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데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여서 순식간에 커질 수 있는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지난해 4월 설치된 ‘화재안전 지킴이 우리마을 119’ 덕분이다. 조작법도 간단하다. 5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나루마을에선 국민안전처와 한국소방안전협회 주최로 이런 비상소화장치 설치 사업을 준공하는 행사가 열렸다. 전국에서도 부촌으로 손꼽히는 ‘강남권’이라곤 하지만, 화재에 특히 취약한 64가구가 오밀조밀 맞닿아 생활하는 빈곤층 거주지다. 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140곳에 이어 올해 250곳에 비상소화장치를 설치한다. 삼성화재㈜ 임직원들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한 성금 24억원을 투입한다. 지방자치단체가 긴급한 대상 지역을 선정한 뒤 소방안전협회 검수를 거쳐 8월 말까지 설치를 마무리한다. 주로 소방차 진입이 곤란한 소규모 공단이나 도서 지역이다. 설치 뒤엔 주민들을 상대로 활용 교육도 곁들인다. 안전처 관계자는 “2년간 한시적으로 펼치는 사업이지만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어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초기 진화를 목적으로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비상소화장치 주변에 적치물을 쌓아두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현장 행정] “같이 해봅시다”… 중구 ‘안전 어깨동무’

    [현장 행정] “같이 해봅시다”… 중구 ‘안전 어깨동무’

    “청소차량이 골목 안까지 못 들어와서 전신주에 쓰레기가 많이 쌓입니다.” “불법주차가 많은데 화분을 두는 건 어떨까요?” 4일 중구 필동주민센터에 모인 사람들이 의견을 쏟아냈다. 하나하나 제안이 나올 때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골목에 화분 놓는 것을 싫어하는 주민들도 있는데 이웃과 상의를 하면서 추진하는 게 좋겠다”거나 “쓰레기 수거 시간을 지역 사정에 맞게 재배치할 계획”이라며 명쾌한 즉답을 내놨다. “우리 골목을 우리가 가꾸자는 게 이 자리의 취지입니다. 주민 불편사항은 주민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제게는 여러분의 의견을 듣는 게 중요하고, 꾸준히 참여와 관심을 보여달라고 요청하는 거죠.” 최 구청장이 이날 필동 주민들을 만난 이유다. 중구는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면서 생활 현장 속 다양한 문제들을 주민 참여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중구는 지난달 5일 안전도시 사업을 다산동에서 중구 전 동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마지막 단계로 동 순회 설명회를 기획했다. 18일 동화동을 시작으로 14개 동을 돌며 ‘쾌적한 안전도시 가꾸기’를 주제로 주민과 대화를 나눈 배경이다. 26일 광희동에서는 최 구청장은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입구에 차와 적재물이 많아서 아이들이 불편해한다”는 얘기를 듣자 “주차과 사무실을 옮겨야겠다”며 농담을 던지더니 “구청 직원들도 안전에 동참하지만 골목 안 주민들이 뜻을 모아 안전을 지켜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29일 황학동에 사는 한 엄마가 “예전에 한 어린이집의 놀이터 바닥이 거칠어서 애들이 많이 다친다고 놀이터를 축소했는데 더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내놓자 최 구청장은 공원녹지과 직원에게 즉시 “같이 가보자”로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구가 시범지역으로 선정한 다산동의 경우 대학생 봉사단의 손길로 낡은 담장이 멋진 벽화로 태어나고, 전신주에 불법광고물 방지판을 붙이면서 동네 구석구석이 달라졌다. 이런 결과에 자신감을 얻은 구는 이달 말까지 주민 참여로써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이후 특별정비반을 통해 점검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14개 부서, 15개 동 주민협의체, 국민디자인단 등으로 꾸린 특별정비반은 도로불량시설, 건축공사장 주변 적치물, 보행불편구간, 불법간판 등 안전에 관한 전 분야를 점검할 예정이다. 최 구청장은 “필동을 마지막으로 동별 사업설명회를 마무리하면서 현안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면서 “주민의 참여로 알게 된 문제점을 충실히 해결하도록 노력하면서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최창식 중구청장 “지역 잘 아는 주민의 구정 참여가 중요”

    최창식 중구청장 “지역 잘 아는 주민의 구정 참여가 중요”

    “청소차량이 골목 안까지 못 들어와서 전신주에 쓰레기가 많이 쌓입니다.” “불법주차가 많은데 화분을 두는 건 어떨까요?” 4일 중구 필동주민센터에 모인 사람들이 의견을 쏟아냈다. 하나하나 제안이 나올 때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골목에 화분 놓는 것을 싫어 하는 주민들도 있는데 이웃과 상의를 하면서 추진하는 게 좋겠다”거나 “쓰레기 수거 시간을 지역 사정에 맞게 재배치할 계획”이라며 명쾌한 즉답을 내놨다. “우리 골목을 우리가 가꾸자는 게 이 자리의 취지입니다. 주민 불편사항은 주민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제게는 여러분의 의견을 듣는 게 중요하고, 꾸준히 참여와 관심을 보여달라고 요청하는 거죠.” 최 구청장이 이날 필동 주민들을 만난 이유다. 중구는 주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면서 생활 현장 속 다양한 문제들을 주민 참여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중구는 지난달 5일 안전도시 사업을 다산동에서 중구 전 동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마지막 단계로 동 순회 설명회를 기획했다. 18일 동화동을 시작으로 14개 동을 돌며 ‘쾌적한 안전도시 가꾸기’를 주제로 주민과 대화를 나눈 배경이다. 26일 광희동에서는 최 구청장은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입구에 차와 적재물이 많아서 아이들이 불편해한다”는 얘기를 듣자 “주차과 사무실을 옮겨야겠다”며 농담을 던지더니 “구청 직원들도 안전에 동참하지만 골목 안 주민들이 뜻을 모아 안전을 지켜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29일 황학동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는 “예전에 한 어린이집의 놀이터 바닥이 거칠어서 애들이 많이 다친다고 놀이터를 축소했는데 더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내놓자 최 구청장은 공원녹지과 직원에게 즉시 “같이 가보자”로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구가 시범지역으로 선정한 다산동의 경우 대학생 봉사단의 손길로 낡은 담장이 멋진 벽화로 태어나고, 전신주에 불법광고물 방지판을 붙이면서 동네 구석구석이 달라졌다. 이런 결과에 자신감을 얻은 구는 이달 말까지 주민 참여로써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이후 특별정비반을 통해 점검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14개 부서, 15개 동 주민협의체, 국민디자인단 등으로 꾸린 특별정비반은 도로불량시설, 건축공사장 주변 적치물, 보행불편구간, 불법간판 등 안전에 관한 전 분야를 점검할 예정이다. 최 구청장은 “필동을 마지막으로 동별 사업설명회를 마무리하면서 현안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면서 “주민의 참여로 알게 된 문제점을 충실히 해결하도록 노력하면서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장애물없는 인도, 시의원-공무원 직접 나섰다

    장애물없는 인도, 시의원-공무원 직접 나섰다

    혹한의 추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민의 편안한 보행환경을 위하여 성북구의 공무원들과 우창윤 서울시의원이 직접 현장체험에 나섰다. 21일 우창윤 서울시의원(비례대표, 더불어 민주당)은 성북구청이 추친하고 있는 ‘성북동 안전한 보행친화도시 만들기’ 관련 자문 요청에 담당 공무원들과 직접 보행환경을 점검하기 위해 길을 나선 것이다. 한성대입구역에서 성북초교 삼거리까지 약 1km의 인도를 도보로 이동하면서 보행 장애물을 점검하고 개선방안 등에 대한 세부 논의를 현장에서 진행했다. 이날 현장탐방에서 우창윤 의원은 횡단보도와 인도 사이의 턱, 원칙 없이 설치된 점자 블록(block)과 볼라드, 점자 블록 위에 무신경하게 방치된 적치물, 보도의 횡경사(橫傾斜) 등 시민의 보행환경을 둘러싼 불편한 제반 환경에 대해 조목조목 이야기했다. 이외에도 현장 탐방을 통해 노점 등 영업시설물, 볼라드, 보행안내표지판, 자전거보관소, 한전 BOX, 지하철 환기구, 보도 상 하수맨홀 뚜껑, 보행중앙 가로수 등을 점검했다. 한편 부구청장까지 함께 한 이날 현장탐방에는 주관부서인 어르신 복지과 소속 공무원을 포함해 9개 관련과 15명의 소속 공무원이 참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녀상 떨어져 텐트 치느니, 핫팩 들고 곁에 있겠어요”

    “소녀상 떨어져 텐트 치느니, 핫팩 들고 곁에 있겠어요”

    “많이 추워요. 그래도 우리가 떠나지 않고 지켜야죠.” 볼이 빨갛게 상기됐지만 목소리는 단호했다.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만난 ‘소녀상 지킴이’들은 몰아치는 추위 속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최강 한파’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날씨에 손은 금세 빨갛게 부르텄다. 지난 24일엔 체감온도가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 살인적인 추위를 겪었다. 지킴이 대학생들도, 주변에서 경비 근무를 선 또래 의경들도 손을 호호 불고 발을 구르며 추위를 떨쳐내려 애썼다. 대학생대책위원회의 이모(27)씨는 “침낭을 머리끝까지 덮어쓰고 침낭 안팎에 발열팩을 대여섯 개씩 깔고 붙어 잤다”면서 “춥고 힘들지만 이제 (날씨가) 좀 풀리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이들은 전기장판과 담요 몇 장, 시민들이 준 발열팩에 몸을 의지했다. 텐트나 천막은 칠 수 없는 상태다. 이씨는 “경찰이 소녀상에서 20m 떨어진 곳에 방한텐트를 치라고 했다는데 소녀상 곁에서 멀어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추워도 계속 교대로 지켜야 한다”고 했다. 천막이나 텐트는 도로법(제61조)상 도로 점용 허가 대상이 아닌 불법 적치물로 분류된다. 종로경찰서는 “소녀상에서 몇 미터 떨어졌는지가 문제가 아니라 천막 설치 자체가 법상 허용되지 않아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20m’의 진원은 더불어민주당이다. 유은혜 더민주 대변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경찰청장과 얘기해서 소녀상 20m 떨어진 곳에 방한텐트 쳐도 된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로 그런 얘기를 했는지 의원들이 잘못 들었는지 모르겠다”고만 했다. 대학교 동아리와 단과대 학생들은 추위에 노출된 채 조별로 돌아가며 소녀상을 지키고 있다. 이날 야간조를 맡은 고려대 박예지(21·여)씨는 “20여명이 함께해서 든든하다”며 웃었다. 이곳을 오가는 시민들도 따뜻한 격려와 함께 서명과 기부에 동참하면서 힘이 되고 있다. 김석민(55)씨는 “학생들도 이렇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나서는데, 정치적 성과를 내세우기보단 국민 정서에 맞는 합의였는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후 5시에는 단국대 학생회에서 나와 지킴이에 동참했다. 학생회 차원 동참은 처음이다. 오는 30일에는 학생과 시민 1000여명이 함께하는 ‘한·일 합의 무효 선언’ 집회도 열 예정이다. 앞서 대학생 6명은 불법 집회 혐의로 종로서에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기도 했다. 대책위는 “우린 잘못한 것이 없으니 사법기관이 두렵지 않다”고 전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지나온 내 삶의 흔적을 돌아본다, 절터에서

    지나온 내 삶의 흔적을 돌아본다, 절터에서

    여행지로서의 강원 원주는 사실 ‘캐릭터’가 불분명하다. 강원권 교통의 요지라거나, 산업도시라고 하기엔 뭔가 1% 부족한 느낌이다. 강원도청 소재지, 혹은 군사도시 사이 어디쯤으로 인식되기도 하는데 이는 사실 여행과는 거리가 먼 특징들이다. 그래서 둘러봤다. 원주엔 무엇이 있을까. 알려지지 않았을지언정 없지는 않을 터.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을 찾아 시내 구경부터 나선다. 원주는 한지의 고향이다. 예부터 그랬다. 조선시대 ‘세종실록지리지’에 닥나무가 원주의 특산물 중 하나로 기록돼 있다. 알다시피 닥나무는 한지의 주재료다. 닥나무 ‘저’(楮) 자를 행정명으로 쓴 지역도 있다. 현재 호저면은 1914년 이전엔 ‘저전동면’이라 불렸다. 지금도 호저면과 부론면, 흥업면 등에서 닥나무를 쉽게 볼 수 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원주엔 무려 15개 이상의 한지 공장이 전통을 잇고 있었다. 한지의 대량 소비처였던 법천사와 거돈사, 흥법사 등 대가람들이 부론면에 몰려 있었고, 강원 관찰사가 상주했던 강원감영 등 관청들도 멀지 않은 곳에 밀집돼 있었다. 한지 마을과 인쇄문화가 발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원주 한지테마파크는 사라져 가는 우리의 옛 한지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한지문화 전용공간으로 조성됐는데 다양한 전시, 체험, 교육 등의 이벤트가 열린다. ●중앙시장서 허기 달래고 미륵산 풍광에 흠뻑 재래시장을 좋아하는 이에겐 중앙시장이 제격이다. 1970년 준공돼 얼추 50년 가까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여느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쇠락의 길을 걷다 최근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변신을 꾀하면서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시장 안엔 문화예술 시설과 맛집 등이 얽혀 있다. 2층은 골목미술관이다. 각종 적치물이 쌓인 버려진 공간이었는데, 최근 말끔하게 정비해 다양한 전시회를 여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1층은 고기골목, 만두골목 등 이른바 ‘먹자 골목’이다.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비교적 싼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미륵산(689m)은 덜 발품 팔고도 장쾌한 풍광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충북 충주와 경계를 이룬 산으로, 제법 웅장한 기암과 노송이 어우러져 있다. 경천묘를 들머리 삼아 두 시간이면 넉넉히 다녀올 수 있다. 주봉 암벽엔 미륵불이 새겨져 있다. 큼직한 얼굴과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 투박하고 토속적인 표현양식 등으로 볼 때 고려 전기에 조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들머리와 날머리 구실을 하는 경천묘는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영정을 모신 곳이다. 일반인과 달리 왕의 위패엔 4번 절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시길. 원주 여정의 핵심은 옛 절터다. 원주에 남은 주요 폐사지는 거돈사지, 흥법사지, 법천사지 등 세 곳이다. 하나같이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탑, 탑비 등을 품고 있어 우리 석조미술문화의 저력을 잘 보여 주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모두 남한강을 끼고 있어 찾아가는 데 어려움은 없다. 한데 돌아보는 순서는 고민이 좀 필요하다. 사람마다 폐사지에 두는 의미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목익상 원주시 문화관광해설사는 흥법사터, 거돈사터, 법천사터 순으로 돌아보라 했다. 절터에 남은 탑비의 조성 연대순으로 돌아야 탑비의 변천과정 등 역사를 알 수 있다는 뜻에서다. 흥법사터는 신라시대 절터다. 원래 1만평에 이르는 대찰이었다고 하나, 지금은 절터 대부분이 농가와 논밭으로 변했다. 남은 문화재는 흥법사터 삼층석탑(보물 제464호), 진공대사 탑비 귀부와 이수(제463호) 정도다. ●옛 절터엔 석조미술문화의 저력 오롯이 거돈사터는 이른바 ‘폐허의 미’가 가장 빼어나다고 평가받는 곳이다. 신라 후기인 9세기께 조성된 뒤 고려를 거쳐 조선 전기까지 명맥이 이어졌던 대가람이었으나, 지금은 너른 터와 석탑만 남아 당시 모습을 일러 주고 있다. 거돈은 ‘큰 깨우침을 얻다’는 뜻이다. 가람의 규모와 깨우침의 깊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많은 이들이 거돈사를 찾아 깨달음을 구했던 건 분명해 보인다. 폐사지에 들면 삼층석탑(보물 제750호)이 눈길을 잡아끈다. 아담한 체구의 통일신라시대 석탑이다. 유홍준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탑이 있음으로 해서 거돈사터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차분하게 만들어 주며 폐사지의 쓸쓸한 분위기를 차라리 애잔한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다.”(‘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제8권) 석탑 오른쪽은 느티나무다. 수령 700년에 이른 노거수로, 몸 둘레가 7.2m에 이를 만큼 거대하다. 석탑과 나무 위로 세월이 더께로 쌓였다. 지치고 쇠락해 보여도 둘이 어우러지며 선사하는 풍경의 무게만큼은 더없이 무겁고 깊다. 삼층석탑 바로 뒤는 금당터다. 그 중앙에는 큼직한 철불이 앉았을 석조 대좌가 거대한 돌덩이처럼 덩그러니 남아 있다. 절터 동남쪽 끝자락엔 원공국사 승묘탑비(보물 78호)가 서 있다. 고려 현종 16년(1025)에 세워진 것으로 돌거북 받침대(귀부)와 용머리 지붕돌(이수)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탑비의 필획은 힘차고 아름다워 고려시대 비 중 서체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법천사지는 발굴조사 작업이 한창이다. 지광국사 현묘탑(국보 101호)과 탑비(국보 59호)로 이름난 절터로, 두 작품 모두 고려 불교미술의 대표 걸작으로 꼽힌다. 특히 정교하고 화려한 조각이 새겨진 탑비는 나라 안에서도 가장 크고 아름다운 비석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제 흥원창터를 말할 차례다. 흥원창은 내륙의 쌀과 각종 물산들을 한양으로 실어 나르던 뱃길 위에 세운 창고다. 지금은 유적지이자 지명으로도 쓰인다. 조선시대 흥원창의 규모는 실로 대단했던 모양이다. 창고 앞 나루터에 정박하는 세곡 운반선이 20여척이 넘었다고 한다. 이처럼 수많은 배들이 오갔던 뱃길이 바로 삼도하(三道河)다. 충북 충주와 경기 여주, 그리고 강원 원주 등 세 도시가 만나는 접경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어디 마을뿐이랴. 물길도 합쳐진다. 충주 목계나루에서 흘러온 남한강과 원주를 관통해 온 섬강이 흥원창터 앞에서 몸을 섞은 뒤 여주로 흘러간다. 급히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흐르던 물길은 청미천을 받아 안은 다음 또 한번 몸을 뒤틀어 북쪽으로 급선회한다. 이른바 세물머리다. 그 자태가 유장하면서도 더없이 도도하다. 굽이쳐 흐르는 세 강줄기를 여유 있게 내려다보고 있는 자산의 풍채도 일품이다. 강변에서 만나는 철새들의 자태는 겨울 여행의 별미다. 흔히 ‘백조’라 불리는 큰고니(천연기념물 201호) 무리가 남한강 지류를 따라 유영하고, 청둥오리 등은 무시로 군무를 펼친다. 말똥가리 등 맹금류와도 어렵지 않게 조우할 수 있다. 흥원창 일대는 해넘이 명소로 꼽힌다. 낮은 산자락을 넘어가는 해가 일렁이는 물결을 붉게 물들인다. 큰 강 합쳐지는 곳이 낙조로 물드는 장면, 그야말로 장관에 장관을 더한 풍경이다. 그 강물에 올해의 시름 실어 보내는 것도 좋겠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맛집: 원주 중앙시장 안에 맛집들이 많다. 특히 소고기 집들이 많은데, 주말이나 연말연시 등엔 예약조차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 그 가운데 푸른초원(742-7438)은 푸짐한 한우숯불구이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 집이다. 한우모둠 1인분이 2만 5000원이다. 이 집의 별미는 된장찌개다. 거무튀튀한 빛깔의 토속 된장으로 끓여 내는데, 짜지 않으면서도 된장 특유의 깊은 맛이 우러난다. 장터추어탕(735-2025)은 원주식 추어탕으로 이름난 집. 걸죽한 국물이 일품이다. 문막에 있다. 산정집(742-8556)은 ‘말이고기’로 이름난 집. 한우를 얇게 썰어 미나리, 쪽파 등과 함께 말아 만든다. →가는 길: 폐사지를 먼저 둘러보겠다면 영동고속도로 여주 나들목으로 나가는 게 낫다. 이어 37번 국도를 타고 점동사거리까지 간 뒤 좌회전, 84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단암삼거리에서 부론면사무소 방면으로 좌회전해 가면 된다. 미륵산은 영동고속도로 문막 나들목으로 나가 42번 국도(여주 방향), 49번 지방도, 404번 지방도 순으로 갈아탄 뒤 유현3거리에서 운교리 방향으로 우회전해 곧장 가면 된다. 한지테마파크(734-4739)는 원주 시내 한지공원길에 있다. →잘 곳: 가족 단위로 간다면 오크밸리 리조트(1588-7676)가 제격이다. 특급호텔로는 호텔 인터불고 원주(769-8114)가 있다. 원주 유일의 특급호텔로 원주역사박물관 옆에 있다. 글 사진 원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주민참여 100인 위원회 가동…시민목소리 시정에 바로 반영

    여수시는 시민 중심의 소통 행정을 펴고 있다. 주철현 시장이 ‘시민 여러분이 시장입니다’라는 말을 강조하고부터다. 시는 지난해 각계각층 대표 100명으로 구성된 시민위원회(5개 분과 각 20명)를 출범시켰다. 시민위는 현재 시의 주요 정책 입안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시민들이 시정에 관심을 갖고 누구나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일일 시민 시장제’도 운영하고 있다. 시장 집무실을 개방하고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8번째 일일 시장이 취임했다. 시민들의 불편사항을 듣는 ‘시민의 소리’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4가지 채널로 직접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또 시정 운영에 직접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 놓고 함께 난관을 풀어 가고 있다. 노점적치물을 정비하기 위해 ‘노점 및 시민보행권 상생위원회’를 구성해 함께 도심 가로 환경을 정비하고 있다. ‘시내버스 시민평가단’을 구성해 친절도를 평가하고 음식점에서의 불친절 행위를 막기 위해 ‘음식업소 시민평가단’도 운영 중이다. 이처럼 모든 시정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