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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대공황이 오더라도

    미국 주가가 엊그제 올랐지만 여전히 불안하다.달러 약세까지 겹쳐 1930년대와 같은 세계 대공황 가능성도 솔솔 제기된다.툭하면 나오는 “지금이 그때와 비슷하다.”는 대공황 시나리오에 신물이 나면서도 또다시 으스스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공황설이 돌면 주식도 많고 장롱속에 달러를 두둑히 갖고 있는 사람만 겁을 내는 것은 아니다. ‘돈 없는 사람’은 더 무섭다.경기침체로 장사가 안되면 실업자가 는다.자신의 집값이 내려가면 자산도 줄어든다. 주식과 달러값이 싸지면 부자들도 타격을 입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나은 사람은 가난한 계층보다는 여유계층에 더 많다.주식과 달러를 쌀 때 사들였다가 한참 후에 팔 수 있는 배짱과 재력을 갖춘 사람이 그들이다. 달러 약세는 여유가 있는 계층이나 큰 기업들의 경우 새로운 기회의 확대를 뜻한다.달러가 올들어 12%나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물가가 싸졌다는 이야기이다. 미국 주가와 달러 약세가 얼마나 갈지,정말 우리나라는 경제여건이 좋은 ‘통뼈’로 미국과 다른 길을 갈 것인지 전문가들간에 의견이 분분하다.사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2년전인 2000년 수준이며 국내 주가는 외환위기때인 1997년보다는 2배나 높아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닐 수 있다. 그래도 우리는 미국과 다르다는 ’통뼈론’으로 느긋해하다가 미국발 경기침체의 불똥에 뒤통수를 맞는 것보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게 낫다.상당기간의 달러약세와 더딘 주가 회복을 전제하고 우리의 경제에 무엇이 필요한지 자세를 다듬어야 한다. 우선 달러가 싸질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화폐환각’이 아닐까 싶다.해외 여행,외국 상품·공장·부동산이 싸 보이는 때 조심해야 한다.‘대∼한민국’을 외치면서 애국심을 높였지만 사실 기회만 있으면 이 땅을 탈출하고픈 한국인들의 열망은 강하다.국내의 한심한 교육여건,높은 임금과 부동산값,불합리한 규제 등에 대한 회의는 여전하다. 달러약세는 수입품과 해외 물가를 만만하게 보이도록 만들어 너도 나도 해외로 나가고 외제를 선호하게 만들 수 있다.해외여행이 줄을 잇고 달러를 쉽게 쓰다 보면 경상수지 적자로 90년대 중반처럼 또다른 외환위기를 자초할지 모른다. 원화강세로 국제 위상이 높아졌다는 식의 허위의식을 삼가할 일이다.탈출한국인들을 조금이라도 국내에 붙잡아 두기 위해 교육시장을 외국자본에 개방하고 국내 관광 투자도 늘려야 한다.한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미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권장해야 한다.이 정도의 환율 하락을 못견디는 기업들은 생산 체제를 개편해야 할 것이다.80년대 후반 일본은 엔고(高)를 맞아 기술개발 투자를 늘리고 기업들은 해외로 갔다.다만 무모한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드러난 일본의 실패 전철만은 밟으면 안된다. 10여년전 금융인들 사이에 돌려보던 책 가운데 한 대목인 ‘위기시대의 합리적 생활방식’은 개인생활에서는 들어둘 만하다.▲미리부터 각오를 단단히할 것 ▲불경기가 이미 시작된 것처럼 행동할 것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높일 것 ▲가족 및 이웃과 더 가까이 지낼 것.어려울 때 그래도 도움 받을수 있는 곳은 친인척이다.또 개방된 사회를 옹호하고 나설 일이다.경제가 어려울수록 나라 문을 걸어 잠그고안에서 속죄양을 찾거나 보호주의적으로 기우는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기업이나 개인이나 이런 대비자세를 갖추면 설령 대공황이나 극심한 경기침체가 와도 크게 무서울 것은 없다. 이상일 (경제팀 부장) bruce@
  • 김포매립지 542만평 ‘동북아 월街’로,국제금융 중심지 개발…국제高도 설립

    올해 하반기에 지정될 송도 신도시와 영종도,김포 등 경제특구에 내외국인이 들어갈 수 있는 국제고 설립이 추진된다.김포매립지는 인구 8만 9000명을 수용하는 동북아 국제 금융중심지로 개발된다.외국인 학교와 의료시설 및 주택 등 외국인 생활편의시설에 대한 재정지원 대상도 확대된다. 정부는 1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실현방안을 발표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국제적인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경제특구안에 국제고를 설립키로 하고 올 하반기에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키로 했다. 국제고는 내국인 및 외국인 학생 구분없이 입학자격을 주고,학생모집도 경제특구 이내로 제한하지 않고 전국 단위에서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또 외국인학교 설립을 활성화하기 위해 외국인으로 제한하고 있는 외국인학교 설립 자격도 완화,‘일정자격’을 갖춘 국내 법인으로 확대하기로 했다.설립 기준도 일반 학교보다 완화해 외국인학교를 늘리기로 했다. 외국인학교의 내국인 입학자격의 경우 경제부처는 자격제한을 폐지하거나 해외 거주 2년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반면 교육부는 현행 해외 거주 5년 이상에서 3년 이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또 초·중·고교의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5년 동안 모두 5000명의 원어민 보조 교사를 초청,2개 학교에 1명씩 배치할 방침이다. 건설교통부는 김포매립지 487만평과 사유지 55만평 등 전체 개발면적 542만평 가운데 33만평은 초고층 국제비즈니스 빌딩이 들어서는 국제업무용지로,167만평은 주거·업무 공공시설용지로,320만평은 스포츠·레저용지로 각각 개발하기로 했다. 주거용지에는 외국인을 포함,8만 9000명이 살 수 있는 2만 8000가구의 주택이 건립된다. 산업자원부는 외국인 투자유치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외국인투자지역 안에 설립되는 학교·의료·주거시설만 지원토록 한정돼 있는 현행 국가 재정자금지원기준의 지역제한 규정을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투자지역 밖의 대도시나 지방 중소도시에 건립되는 외국인생활편의시설에 대한 지원도 가능해진다.산자부는 또 외국인 생활편의시설에 대한 재정지원 규모를 올해 217억원에서 내년에는 25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류찬희 박홍기 김성수기자 hkpark@
  • 월드컵/ 부국엔 ‘축제’ 부국엔 ‘희망’

    흔히 월드컵을 두고 ‘60억 세계인의 축제’라고들 한다.경기가 열리는 한달 동안 부유한 나라 국민이건 가난한 나라 국민이건 가릴 것 없이 전 세계인이 TV 앞에서 일희일비하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윤택한 서유럽 사람들에게 축구는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글자 그대로의 오락이지만,맨발로 바람빠진 공을 차는 아프리카 소년들에게 월드컵은 삶의 희망이다.여기에 최근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중남미 국가들에도 이번 월드컵은 재기의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월드컵 어떤 의미 갖나 프랑스 대표팀의 파트리크 비에라는 아프리카의 세네갈 출신이다.뙤약볕이 내리쬐는 세네갈 수도 다카의 운동장에서 플라스틱 볼을 차며 축구를 익혔다.그는 “가능하면 빨리 돌아올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세네갈을 떠났지만,지금은 프랑스 국민이 되었다. 비에라는 잉글랜드의 아스날 소속으로 프랑스 대표선수가 된 것만으로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 1700달러인 세네갈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축구재벌’이다.그럼에도 그는 “한 사람만 선택해야 한다면 펠레보다는 만델라를 만나고 싶다.”고 말한다. 비에라에게는 세계가 찬사를 보내는 축구 영웅보다 아프리카를 고통에서 구원하려 한 지도자가 더욱 절실하게 다가왔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아프리카 선수들에게 축구는 즐거움이 아니라 유럽 축구팀에 스카우트되어야만 이루어질 수 있는,만델라가 그렇게 노력했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절실한 수단일 뿐이다. 월드컵을 위해 한국에 온 세네갈 선수가 절도죄로 붙잡혔다는 소식은 듣는이를 더욱 착잡하게 한다.그는 불과 30만원짜리 목걸이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반면 세네갈과 개막전에서 맞붙은 프랑스 선수들은 대부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몸값을 자랑한다. 이번에 출전한 나이지리아의 1인당 GDP는 950달러로 32개 월드컵 참가국 가운데최하위.1위 미국의 3만 6200달러에 비해 몇분의 1인지 계산도 되지 않는다.한국이전쟁 뒤끝에 어수룩하기 그지없던 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참가하던 시절이 ‘무용담’이 되고 있는 것처럼,나이지리아의 오늘도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없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총회에서는 이사 하야투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회장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연합하여 조제프 블라터 회장에 반기를 들었다.국내외 언론에는 FIFA의 내분과 그에 따른 해프닝쯤으로 비쳤다. 그렇지만 꼭 1부 리그가 아니더라도 유럽 프로팀에 진출해야만 기본적인 삶이 보장되는 아프리카 선수들은 하야투와 정몽준을 절실히 응원했다.아시아와 아프리카국가들에 더 많은 월드컵 출전권을 주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축구후진국’ 선수들에게 월드컵 출전은 곧 유럽 스카우트들의 눈에 띌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더구나 열악한 환경에 있는 국내리그에서 뛰는 아프리카 선수들의 염원은 더 컸다.그러나 하야투는 블라터에 졌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들에게 월드컵 공동 개최국의 하나인 한국은 주시의 대상이다.식민역사를 극복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룬 것이나,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을 만큼 어려웠던 경제사정을 단기간에 극복한 것 모두 중요한 모범사례가 된다. 이번 대회가 한국과 비슷한 역사를 걷고 있는 나라들에 희망을 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중남미 “우승으로 모라토리엄 벗자” 한·일 월드컵을 향한 열망을 저울로 잰다면 아마 아르헨티나의 것이 가장 무겁지 않을까.마라도나의 나라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단순히 좋은 성적을 뛰어넘어 모라토리엄(국가 채무상환 유예)을 선언한 나라의 재활을 위한 추진력을 월드컵에서 얻기를 바란다. 아르헨티나는 멕시코 월드컵이 열리던 지난 86년에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그러나 우승이 확정되던 순간 3000만명의 국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우승을 자축했고,더불어 잃었던 자긍심을 되찾으며 경제 재활의 큰 활력소로 작용했다. 이번 대회를 경제 회복을 위한 자신감 회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희망은 다른 이웃나라들도 마찬가지다. 중남미 국가들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0.5∼0.7%.올해도 1%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될 만큼 경제 침제가 극심하다.축구에 남달리 열광하는 이곳 국민들에게 월드컵은 절호의 기회다.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우루과이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경제회복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우루과이는 최근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초긴축을골자로 한 긴급경제대책을 내놓은 상태.국민들의 인내를 요구하려면 획기적인 계기가 필요한데,월드컵은 다시없는 기회가 되고 있다. 자신감 회복이라는 간접효과를 넘어 실제로 경제적 부흥으로 이끈 사례도 있다.브라질은 지난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잡았다.국가 신인도가 높아져 수월하게 국제 금융계의 지원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과 국민총생산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보고서를 냈고,홍콩상하이은행(HSBC)도 “1966년 이후 선진국의 경우 월드컵에 우승하면 주가지수가 평균 9% 올랐다.”고 밝혔다. 중남미 국가들에게 이번 월드컵이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는 기회가 될지, 더욱 경제를 악화시키는 주범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월드컵특집/ 축구광 김덕수씨 ‘응원 한마당’

    “농부가 흉년 들 걱정하느라 농사를 짓지 않을 수야 있겠습니까.” 아직도 한국을 ‘조용한 은둔의 나라’로 알고 찾아올 외국 관광객을 상대로 월드컵 기간 내내 떠들썩한 풍물로 난장을 칠 김덕수(50)는 호기롭기 짝이 없다.한전아츠풀센터와 공동으로 기획·공연하는 ‘김덕수의 다이나믹 코리아’의 좌석 1000석 가운데 40∼50%가 이미 외국인 관광객으로 예약이 끝났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유료 좌석 점유율이 60%를 넘어서야 이익이 예상되는 만큼 경제적으로는 자유롭지 못할 터인데,155㎝의 단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역동적이기만 하다. “한국문화는 오랜 농경민족의 전통답게 여성적이고,여유롭습니다.그러나 그것은조용한 것이 아니라 안으로 신명을 잔뜩 숨긴 것이죠.이번에는 사물놀이뿐만 아니라 판소리와 부채춤,북공연,농악놀이 등이 함께하는 ‘모듬상’을 차려내 세계인에게 그 신명과 끼를 보여주려고 합니다.” 무대 밖에서는 떡만들기·김치담그기 등 한국 전통음식을 직접 만들 기회를 주고,널뛰기·윷놀이·팽이치기 등의 놀이와한복입기 등의 체험 마당을 마련한 것도 ‘모듬상’을 더욱 풍성하게 하려는 뜻에서이다. 이번 무대가 개인적으로는 명장 인생 45년의 결산이기도 하다.5살때 ‘장고의 신동’으로 알려졌으며,1978년에는 타악의 진수를 펼친 ‘사물놀이’를 창단했고,그후 전세계 50개국을 순회공연하는 등의 활발한 활동을 펴왔다.그래서 김덕수,그 이름은 국내에서보다는 외국에서 더 유명하다고들 말한다.그 덕에 최근 모 신문사가선정한 ‘해방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50명의 한국인’에 한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축구광’임을 자처하는 그는 프랑스와의 평가전이 열린 지난 26일에는 수원경기장을 다녀왔고,앞으로도 한국팀이 경기를 하는 날에는 공연을 쉰다.직접 운동장에나가 응원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따라서 4일,10일,14일에는 ‘김덕수의 다이나믹 코리아’공연이 없다. 그러다 적자가 크게 나면 어쩌느냐고 걱정했더니 “16강 진출을 기원하는데 그게뭐 대수냐.”고 대꾸한다.그의 못말리는 열정에는 결국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공연장에 한국인이외국인 친구 2명과 함께 오면 입장료를 30% 깎아준다.20일까지,월·금요일에는 오후 4시·8시,토·일에는 오후 3시·6시에 공연한다.한전아츠풀센터(02)3486-0145,R석 4만원. 문소영 기자 symun@
  • ‘학력란 폐지’큰 반향

    한완상(韓完相)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국무회의에서 학벌타파를 위해 직원 채용때 ‘학력란’ 폐지를 기업에권유하겠다고 밝힌 뒤 학벌타파 문제가 사회적 주요 이슈로떠오르고 있다. 24일 청와대와 교육인적자원부,전교조 등의 홈페이지에는학벌타파 문제를 둘러싼 글들이 쇄도했다.지지하는 글이 약80%,반대가 20% 가량이었다. 지지하는 네티즌은 “이제 학벌이라는 ‘족쇄’를 풀고 실력이 중시되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반대하는 사람은 “학벌 이외에 객관적인 임용기준이 없는 현실을 무시한 이념적인 정책안”이라고 주장했다. 고교생 자녀를 둔 이연숙(45·여·경기 수원시 권선동)씨는 “명문대 진학 여부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는 것이 우리 현주소”라면서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한 학부모들의‘치맛바람’도 학벌을 중시하는 풍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학부모 김수연(42·서울 용산구 한남동)씨도 “학벌 중심 사회가 명문대 진학을 위한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프랑스처럼 아예 대학 명칭을 없애는것도 방안 중의 하나”라고 제안했다. 서울 양천고 2학년 강민창(18)군은 “대학 진학에서 적성을강조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명문대 ‘간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친구들도 적성보다는 명문 대학 진학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 잠실고 3학년 부장인 안명호(54)교사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주요 대학’ 진학을 고집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기업이 학력에 의존하기보다는 우수한 능력을 갖춘 지원자를 발굴하기 위해 더욱 노력한다면 교육 현장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한양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김형진(28)씨는 “학벌 때문에 취업을 위한 서류전형에서 통과하지 못할 때가 많다.”면서 “기업체 입사 지원서의 학력란은 폐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홈페이지에서 지방대 교수라고 소개한 김모씨는 “제자들이 겪은 취업의 어려움을 통해 학벌주의의 프리미엄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잘 알고 있다.”면서 “사람들의 편견을 바꾸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염두해 두고 더욱 애써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반면 최모(46·서울 서대문구 북아현3동)씨는 “학벌 타파는 물론 학력란 폐지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으면서 이념적인측면에 치우친 감이 있다.”면서 “기업에서는 학벌 이외에사실상 객관적인 임용 기준이 없다.”고 반대했다. 박홍기 조현석 이영표기자 hkpark@
  • [이슈 따라잡기] ‘취업난관’닥친 공인회계사

    대한매일은 ‘이슈 따라잡기’ 코너를 신설,사회적으로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고 정책대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이번에는 최근 심각해진 공인회계사(CPA) 합격자들의 수습 및 취업 문제를 집중 조명합니다.올해 공인회계사 합격자는 1,000여명에 이릅니다.기업회계의 투명성을 앞당긴다는 명분으로 지난해보다 두배의 인원을 뽑았습니다.수습및 취업난과 관련 시험 합격자 3명이 대한매일 정기홍 차장의 사회로 대담을 가졌습니다. ●사회= 올해 공인회계사 합격자들이 수습 자리를 구하지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어느 정도입니까. ●김정수(29·공인회계사 36회 합격)= 수습자리를 찾지 못하는 많은 합격자들이 처음에는 분노하다가 지금은 허탈함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일부는 취업과 능력개발을 위해 영어회화와 컴퓨터 등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그다지 편하지 않다고 합니다.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박재우(31·36회 합격)= 시험준비 과정에서는 합격한 뒤전문회계인으로서의포부도 남달랐는데….자칫 쓸모없게되지나 않을까 의구심도 듭니다.자격증이 부담이 된다는생각은 않지만 사회에 첫 발을 디디면서 ‘최후의 난관’에 부닥쳤다는 현실이 와닿습니다.그러나 ‘밥그릇 내놔라’는 뜻이 아닙니다.자격증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자부심도 갖고 있습니다. ●사회= 문제가 어디에 있다고 봅니까. ●박재우= 정부가 수급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않고 많이 뽑은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부실감사 및 분식회계’ 방지를 위해 올해 250명을 더 뽑은 것입니다.그러나 수요는 시장 상황에 맡겨져 있는데 공급은 금융감독원이 결정합니다.금감원이 수요예측을 잘못한 것이지요.규모가 큰 한 회계법인의 경우 필요인원은 100여명인데 290여명을 뽑아 인원이 남아도는 것으로 압니다. ●김정수= 이번 사태는 일반 고학력 실업과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우리 문제와 박사실업을동일선상에 두는 것은 공통점도 있으나 차이점도 있습니다.공통점은 고급인력이 사회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이고,차이점은 박사의 경우정부의 어떠한 개입도 없는 데 반해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는 정부가 시장의 수급을 예측해결정하는 것이므로 정부의 수요예측이 잘못된 경우에는 올해와 같은 문제가 재발한다는 것입니다. ●양희찬(29·34회 합격·안진회계법인)= 공인회계사의 수요 예측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실제로 수습 회계사를 필요로 하는 부분의 80% 이상은 회계법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회계법인의 인력 수급계획을 기초로 다른 분야의 수요를감안해 선발인원을 결정해야 했습니다.또한 개인적으로 느낀 점은 합격자가 많다 보니 소위 명문대생들은 큰 어려움없이 수습자리를 잡은 반면 지방대생이나 여자 합격자,비전공 출신자,나이가 많은 합격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 상당수가 정식 수습이 아닌 파트타임으로 채용됐다는 말도 나오는데요. ●양희찬= 맞는 말입니다.일부 회계법인의 경우 절반 정도라고 듣고 있는데,연말부터 3월까지가 회계법인에서는 바쁜 철입니다.군입대를 앞두고 있다든가,나이가 적은 졸업예정자를 중심으로 뽑았다고 들었습니다. ●박재우= 삼일회계법인의 경우 50여명의 재학생을 뽑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회계법인들이 파트타임으로 뽑아 임금을 줄이겠다는 것이겠지요.회계법인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전문성 제고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이같은 현상은 내년 이후에도 계속될까요. ●김정수= 정부가 곧 대책을 내놓는다고 합니다.어차피 우리의 의사와 무관하게 실시된 제도이니만큼 저희들은 전망하기가 힘듭니다.연수원 13기 동기들이 모여 대책위도 만들어 백방으로 뛰고 있습니다.정부에 회계전문인을 키우는시스템이 무너지면 결국 국민들이 손해본다는 점을 말하고있습니다. ●양희찬= 사법연수생은 취업의 문제이지만 회계사는 연수의 문제입니다.아직 수습회계사들은 자격증 소지자가 아닙니다.사법연수원을 나오면 자격증이 보장되지만 회계사시험 합격만으로 자격증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다시 말하면 회계사합격자의 실무수습기관 미지정 문제를 단순히 취업난이라는 문제로 동일선 상에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는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수요의 창출방안)없이는 내년에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사회= 앞으로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말인데요. ●김정수= 개인적으로 전문가들은 자신들의 분야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하지만 그 경쟁이 공정한 룰이 아닌 다른 것이라면 그것은 상당히 문제가 많겠죠. ●사회= 여성,지방대 출신 자격증 소지자들의 불이익은 어느 정도입니까. ●양희찬= 회계법인도 영리법인입니다.그리고 영업이 상당히 중요합니다.영업의 대상은 회사의 최고 경영자입니다. 그런데 회사의 최고경영자들 중에는 명문대 출신이 많습니다.그러니 회계법인이 명문대 출신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합니다.그러한 문제는 자유감사수임제가 폐지되거나 각각의 대학에서 최고 경영자가 골고루 나오지 않는 한 해결이불가능합니다. ●사회= 시험 준비생들이 올해의 혼란을 보고 우려가 많을텐데요. ●김정수= 저는 고시준비를 단순히 취업의 수단으로 준비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그 자격증을 가지고 어떻게 앞으로의인생을 설계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저 역시 단순히 자격증 취득이 부와 명예를주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생각하고 주변에 있는 여러 회계사들도 그런 말씀을 하시니까요. 언론 등에서는 취업 쪽으로 보고 있는데 우리의 문제는 취업과 교육적인 측면에서접근해야 합니다. ●박재우=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자격증만 갖고 있다고 취직이 보장되는 사회는 잘못된 것이지요.그렇지만 전문성이없는 사람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더 잘못된 것이라고생각합니다.자격을 부여하기 전에 전문성을 갖추었는지 충분히 검증하는 일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시험준비생들에게 이 말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사회=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양희찬= 제 생각은 단시간에 특정 시스템을 정부가 도입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수습기관을 아무리늘려봐야 사회적으로 수요가 없는데 어떤 회사도 수습회계사를 뽑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의 판단기준에 부합되면 뽑겠죠.그렇지만 많은 합격자들은 회계사 시험이라는 것에만매달렸으므로 대학시절에 취업준비만한 사람과 비교할 수없습니다. 그러니 일반 기업체에 가려는 회계사도, 필요로하는 회사도 없는 것입니다. ●박재우= 대부분의 국민이 정부의 이런 식의 태도에 분노를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정책시행 전에 그에 대한 합리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시행해야 합니다.그런데 우리 정부는늘 먼저 시행하고 문제가 생기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식입니다.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은 대다수의 국민입니다. 정부는 제도적인, 즉 구조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전문직종의 종사자가 시험을 거치면서 가진 노하우를 봉사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회계사의 수요에 걸맞는 인원의 선발과 회계사를 필요로 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감사시장에서 회계사들간의 과다한 경쟁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리 정기홍 최여경기자 hong@. ■정부 대책. 재정경제부는 올해 공인회계사 합격자들의 수습과정 무더기 미지정 사태와 관련,늦어도 다음주 중에 한국공인회계사에 실무과정 개설 등을 담은 대책안을 고시할 방침이라고 6일 밝혔다. 재정경제부 임종용 증권제도과장은 “최근 재경부·금융감독원·공인회계사회 등의 관계자들이 만나 공인회계사회 안에 특별실무 수습과정을 개설,현재의 미확정자 200여명을 수용할 것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 안은 상시적인 회계연수원제도가 아닌올해 합격생에 한해 적용하는 일시적인 해결방안”이라면서 “수습교육과정에 들어가는 예산 등은 공인회계사가 자격고시이기 때문에 공인회계사회에서 자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부는 또 현재의 공인회계사 합격자들의 실무수습기관을 창업투자회사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지금은 매출액 70억원 이상의 회계법인,금융기관,증권거래소,기업체 등에서 수습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재경부는 이와 함께 장관 명의로 금융기관,정부투자기관,회계법인 등에 가능하면 실무수습 자리를 많이 만들어 달라는 협조공문을 최근 보냈다.재경부 관계자는 “정부에서 취업보장까지 해줄 수는 없지만,개업 등의 자격이 주어지는 수습과정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회계업무가 폭주하는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회계법인,금융감독원 감리실,공인회계사회 감리위원회 등에서 합격자들이 파트타임 형식으로 현장실무수습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용 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우선 합격자를 늘린 것은 재경부내 자격제도심의위원회에서 기업회계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면서 “공적자금 감사결과에서 드러났듯이 기업의 회계부실을 막기 위한 측면에서 앞으로 회계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홍기자
  • [공무원 Life & Culture] 우리는 새내기 수습사무관

    새내기 수습사무관들은 역시 자유롭고 개방적이었다.다소경직된 이미지의 선배 공직자들과는 달랐다.의사표시가 분명하고 ‘국가’보다는 ‘나’에 관심이 많았다. 2000년 행정·기술고시에 합격,지난 4월부터 연수를 받고있는 수습사무관은 모두 244명.이들 가운데 21%인 51명이 여성이다. 활달한 분위기에다가 여성 사무관들이 늘어났기 때문인지교육과정에서 ‘백년가약’을 맺은 커플이 5쌍이나 탄생했다.정광조(29)·이선영(27),백재홍(26)·김준경(25),이동훈(31)·최성희(28)씨 커플 등이 그 주인공. 정·이 커플은 행정고시에 합격하기전부터 알고 지낸 서울대 선후배 사이.이씨는 “연수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바람에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내면서 결혼 결심까지 이르렀다”고말했다.둘다 기술고시 출신인 백·김 커플은 백씨가 지방에서 연수할 당시 서울에 있던 김씨에게 ‘러브레터’를 쓰다가 동기들한테 들키면서 연인 사이임이 알려졌다. 수습사무관들은 그동안 중앙공무원교육원 강의,지방자치단체 실무수습,해외연수 등 다양한 훈련과정을 거쳤다.특히 올해 처음으로 정식 부처 배치전에 자신의 희망하는 부처에서실무수습하며 중앙부처를 ‘경험’하기도 했다. 지난달 15∼25일까지 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에서 실무연수를 마친 행시합격자 4명을 만나 집단인터뷰를 했다.같이 실무를 했던 나머지 2명은 ‘벌써부터 튀기 싫다’며 인터뷰를 거절하는 ‘개성’을 택했다. 이들에게 왜 국무조정실을 택해 연수를 했느냐고 질문을 던지자 하나같이 “정책 조정·통합업무를 하는 총리실을 알면 다른 부처도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답변했다. 이들은 테러대책 관계차관회의 등에 배석하기도 하고 총리의 역할,국무조정실의 기능,정책조정 및 정책평가 등에 대해 관련 과장으로부터 강의도 들었다.저녁에는 선배들과 술자리도 가지면서 인생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조현숙씨(27)는 “행정학 책에서만 보던 규제개혁위원회를직접 봤는데 회의 전에 내내 자료수집하고 사전작업을 하는것을 보면서 정책결정이 이뤄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준비가필요한지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정은영씨(25)는 “중요한정책결정을 대통령이 혼자서 다할 것이라고 여겼는데 차관회의 등 토론을 거쳐 이뤄지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밝혔다. 박상돈씨(33)는 “테러 관계차관회의를 통해 살아있는 정책결정 현장을 보게 돼 기뻤다”며 미소 지었다. 류승목씨(28)는 “개인의 책임아래 수행할 수 있는 정책이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역동적으로 정책이추진되는 것을 보게 됐다”고 했고 조씨는 “공직에서 하는일들이 정말 중요한 일이어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꼈다”고말했다. 연수기간 중 만나본 선배 공무원들에 대해 류씨는 “늦게퇴근하는 등 고생이 많더라”고 말했고 정씨는 “너무 바빠앞으로 자기 계발의 시간이 없어질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박씨는 “보람도 있지만 중요한 업무에 있어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서 고민하는 직업인 것 같다”고 느낌을 피력했다 요즘 문제가 되는 정치권 줄대기 등 일부 공직자들의 기강해이에 대해서 이들은 “우리 세대가 중견 공무원이 됐을 때는 바뀌어져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소명의식을 갖고일하겠다”고 다짐했다.마지막으로 계속 총리실에서 일하고싶으냐는 질문에는 다들 “총리실에 배치를 받으려면 성적이 상위권이라야 한다”며 웃음으로 대신했다. 최광숙기자 bori@. ■가장 일하고 싶은곳 ‘산자부'. 25개 중앙부처 가운데 새내기 사무관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곳은 산업자원부로 나타났다. 중앙공무원교육원이 수습사무관 244명를 상대로 정식 부처배치를 하기전 희망을 조사한 결과다.지난달에는 각각의 희망부처에서 실무연수를 했다. 산자부에서 가장 많은 20명의 수습사무관이 실무연수를 했고 최근 IT(정보통신)분야에 대한 관심을 반영,정보통신부가 19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재경부 3위,국세청 4위,건설교통부 공동 6위,공정거래위 8위 등 경제부처가 선호순위 상위권에 많이 올랐다.또 환경부와 보건복지부가 5·6위를 차지해 신세대 공무원들은 환경·복지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문화관광부·농림부가 공정거래위와 함께 8위,과학기술부가 11위를 차지했다.이어 금융감독위·교육인적자원부·해양수산부·행정자치부·국정홍보처,국무조정실·기획예산처·법무부,노동부·법제처,여성부·특허청의 순으로 선호도가 내려갔다. 이들 수습사무관들은 2일 교육과정이 끝나면 5일부터 행자부 소속으로 각 부처에 수습사무관으로 배치된다.내년 4월9일 이들은 ‘수습 딱지’를 떼고 정식 사무관으로 일하게 된다.희망하는 부처배치 여부는 고시성적과 함께 교육과정에서의 성적을 합한 성적으로 결정한다. 최광숙기자. ■수습사무관을 내보내며. 중앙공무원교육원에 입교한 수습사무관들이 30주간의 교육훈련을 마치고 며칠 지나면 각 부처로 배치될 예정이다. 그동안 교육원은 이들이 국가발전을 선도할 미래의 주역이될 수 있도록 공직관 및 전문성 함양에 정성을 쏟아왔지만막상 지금은 기대와 불안이 교차되는,마치 자식을 시집·장가 보내는 심정이다. 교육과정을 지켜보면서 30년전 같은 과정을 겪었던 나는 선배 공직자로서 오늘날의 수습사무관들이 사뭇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우선 공직을 천직으로,평생직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게줄어든 느낌이다.무조건적충성·봉사의 대상으로서의 국가·국민보다는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대상으로서의 현실적인 국가·국민이 이들의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또 이들은 과거 선배들보다 훨씬 자기발전,경쟁력 향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영어,정보화교육 등 자기계발 과목은 자비를 들여서라도 보충교육을 받는 열성을 보였다. 그렇지만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것은 공직에 대한 자긍심·사명감이다.일에 대한 열정을 간직,피동적으로 훈련받는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배우는 이들의 모습은 믿음직스러움,그것이었다. 이들이 머지않은 장래에 국가의 동량으로서 우리 앞에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병호 중앙공무원교육원장
  • 에듀토피아/ 美 수학·과학고 영재교육 현장

    9월초 미국 일리노이주 오로라시에 위치한 일리노이 수학·과학고등학교(IMSA)의 1학년 교실. 넓은 강의실에 모여앉은 15명의 학생 앞에는 교과서가 없다.담당교사가 나눠주는참고자료와 칠판을 통한 설명이 전부다.이날 수업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내용은 대학교 수준의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인 ‘C++’.교사의 설명이 끝나기 무섭게 질문과 토론이 이어졌다. 교과서와 대학입시에 얽매이지 않는 전인(全人)교육,영재교육의 현장이다.물리·화학·수학·지구과학 등 한분야라도 뛰어나면 영재교육 대상이 된다. 지난 32년부터 시작한 미국의 영재교육은 88년 제정된 영재교육법에 따라 주정부 및 연방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진다.주마다 고등학교 수준의 영재교육기관과 대학교 부설 영재교육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피엣시에 있는 퍼듀대학은 78년 이후8∼18세 지역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재교육센터(GERI)를 운영하고 있다.매주 토요일 영재교육 프로그램과 여름방학 2주간 학교에 머물면서 교육을 받는 ‘썸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수학·과학은 물론,사회과학·외국어·예술관련 수업이 실습 위주로 진행된다.석·박사 출신 전문강사 30여명이강의를 맡는다. GERI는 영재교육 전문 교원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영재판별 및 측정·평가,영재교육 교수법 등 15학점까지 이수할수 있다. 센터장을 맡고 있는 시드니 문(53·교육심리학) 교수는 “흥미와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교수법을 끊임없이 개발하고있다”면서 “대학 진학과는 상관없이 과학 등 분야별로 뛰어난 학생들을 키워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일리노이주의 간판과학고인 IMSA는 입학요건이 무척 까다롭다.대수와 과학은 1년 이상 고교 수준의 강의를 수강해야 하며, 대학수학능력검사(SAT) 점수도 제출해야 한다.적성과 흥미,성취도 등도 선발기준의 30%를 차지한다. IMSA 학생들은 3년간 심도있는 교과학습 외에 다양한 개인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한다.주변 대학이나 병원 등에서 이뤄지는 실험·연구활동에 참여한 뒤 취업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92년 IMSA를 졸업한 뒤 모교 교사로 부임한 로라 니켈슨(27)은 “스스로공부할 수 있는 자립형 영재를 키우는 것이목표”라면서 “실습을 통한 살아있는 교육이 장점”이라고말했다. 뉴욕 중심부에 자리잡은 브롱스(Bronx) 과학고등학교는 노벨상 수상자 5명을 배출하는 등 63년의 전통을 자랑한다.생명·우주·로봇 공학 등 첨단과학분야 교육이 이뤄지며,능력에 따라 대학에서 배울 과목을 미리 수강한 뒤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학생 1인당 연간 비용은 7,000달러로,뉴욕시가 대부분 부담하고 일부는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학교 관계자는 “한국·중국·인도 등 아시아권 학생들이40%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분야별 전문교육이 이뤄지기때문에 대학진학 지도를 따로 하지 않아도 학생 대부분이명문대 장학생으로 진학한다”고 말했다. 오로라·뉴욕 김미경특파원 chaplin7@. ●“학생이 주체…교사는 도우미죠”. “모험심에 가득찬 인생의 파이어니어(개척자)를 키우는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16년째 일리노이 수학·과학고(IMSA)를 이끌어온 스테파니마샬(56)이사장은 대학진학이 아닌 전인교육을 지향한다.수학·과학 외에 외국어·예술·체육 등을 필수과목으로 정한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샬 이사장은 “자립심·도전정신을 갖춘 학생만이 성공적인 과학영재가 될 수 있다”면서 “전원 기숙사 생활을하면서 실습위주의 수업을 통해 정답을 강요하기 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IMSA는 학생들이 그룹을 지어 모든 과제를 해결하고,교사들은 ‘도우미’ 역할을 한다.마샬 이사장은 “교과서 위주의 암기가 아니라 현실에 적용된 문제풀이를 통해 스스로정보를 쌓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는 “주정부가 재정의 90%를 지원하고,재단·기업 등이10%의 기부금을 내기 때문에 학생들은 연간 식비 900달러만내면 된다”면서 “졸업 후 대학 진학은 물론, 과학자·의사 등 적성을 살린 직업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오로라 김미경특파원. ●영재교육 국내 현황. 국내 과학영재교육은 98년 서울대 등 전국 15개 대학 산하에 설치한 과학영재교육센터와 전국 16개 과학고등학교를중심으로 이뤄져왔다.그러나 센터는 예산부족과 교육내용 부실로 제역할을 하지못하고 있으며,과학고는 입시위주로 변질된 상태다. 과학기술부는 내년 3월부터 부처별 영재학교 설립조항이포함된 영재교육진흥법이 시행됨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와의 협의를 통해 과학영재학교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과기부의 과학영재학교는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력을 최대한 키울 수 있는 과학교육을 지향하고 있다.연령에 관계없이 학생을 선발,박사급 교사들에 의한 체계적인 영재교육을 시킨 뒤 국내 유수대학의 입학자격 및유학기회 등을 부여함으로써 입시부담을 없앤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과학고 1∼2곳을 영재시범학교로 전환하는 방법이추진되고 있으며,최종 결과는 19일 열리는 인적자원개발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 美금융가 ‘미다스의 손’콜로라도 프리미어銀 이종흠 행장

    최근 미국 금융가에는 콜로라도 주(州)의 한 작은 은행과그 은행의 한국인 행장이 만들어가고 있는 이채로운 성공담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소문의 주인공은 프리미어 은행의이종흠(47·미국명 제프리 리)행장.미국의 권위있는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이 행장 스토리를 5페이지 특집으로 다뤘다. 콜로라도주의 주도(州都)인 덴버에 본점을 둔 프리미어 은행은 대만 출신 미국인 에릭 왕이 대주주인 지역 은행이다. 미국에서 한국인 소유가 아닌 은행의 한국인 최고경영자는이 행장이 유일하다. ◆프리미어 은행에서 승부를 걸다=한국과 미국에서 23년간금융 관련 업무에만 몰두해온 이 행장은 지난 96년 1월 프리미어 은행의 전무로 영입됐다.이행장은 당시 이미 캘리포니아 주의 한국계 은행과 미국 은행에서 경력을 쌓으며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새로 시작하는 작은 은행을 키워보겠다는 의욕을 갖고 프리미어 은행의 요청에 응했다고한다. 그러나 당시 프리미어 은행은 850만 달러의 자산에 매달상당한 적자가 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직원 대부분이 “더 이상 미래가 없다”며 앞을 다퉈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상황이었다.그런 어려움 속에서 97년 4월 당시 행장도 사표를 냈고 영입된 지 갓 1년이 넘은 이 전무가 행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이 행장은 승진한 다음달부터 놀라운 사업수완을 보이기 시작했다.이 행장은 규모가 작은 프리미어 은행이 거대 은행들 사이에서 생존하려면 틈새시장을 찾아야 한다고 판단했다.이에 따라 이 행장이 주목한 것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란 수월치 않다.아무래도 담보 능력과 사업의 성공가능성이 대기업보다는 떨어지기 때문이다.그러나 건실한중소기업을 발견해 거래를 시작하면 그 기업이 커가면서 은행도 성장한다고 이 행장은 확신했다. 이 행장은 거대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출할 때 서류로 심사하는 관행은 효율성이 없다고 보고,직접 기업을 방문한뒤 ▲사업과 기술의 성공가능성 ▲최고경영자(CE0)의 능력과 성품 ▲재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대출을 결정하는 새로운 방식을택했다.일단 대출이 결정된 고객은‘그들’이 아닌 ‘우리’의 영역으로 포함시켜 철저하게관리하고 지원했다.은행 대출의 90%를 중소기업에 몰아줬지만 문제가 된 것은 0.05%에 불과했다.손실이 줄자 수익은오르기 시작했다. ◆성공의 문이 열리다=이 행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가운데 75%는 미 중소기업청이 지급보증하는 점을 이용,이를 제 2금융시장에서 되파는 기법으로 한해 83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프리미어 은행의 자본 수익률은 18.3%로 미국내 전체 은행의 평균 10.99%의 2배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프리미어 은행은 지난해 124개 중소기업에 3,700만 달러를 대출해 콜로라도주에서 1위를 기록했다.이는 미국 모든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서도 49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크고 작은 성공이 이어지면서 프리미어 은행의 자산은 8월현재 1억3,000만 달러로 늘어났다.불과 4년만에 은행의 규모가 15배가 넘게 커진 것이다.프리미어 은행은 지난해 5월에는 ‘PB금융그룹’이라는 지주회사를 만들어 은행과 보험,컨설팅 등 4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종합금융회사로 성장했다. ◆미국의 금융가가 주목하다=콜로라도 주에서 불과 3개의지점만을 가진 프리미어 은행의 이같은 놀라운 성장에 미국의 금융계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이 행장과 프리미어 은행의 성공 과정에 대한 면밀한 취재를 거친 뒤 지난달 16일자에 ‘은행이란 어떠해야 하는가(What A Bank Should Be)’라는제목의 특집기사를 실었다. 비즈니스위크는 이 행장의 성공의 비결을 중소기업 대출에 초점을 둔 것 이외에 ‘고객은 왕’이라는 서비스정신을꼽았다.다른 은행들이 온라인 뱅킹에 몰두할때 고객들을 직접 대면,음료를 함께 나누면서 친절하게 상담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은행직원들도 스페인어,말레이어,베트남어 등 고객들이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쓸 경우 그 언어로 응대해주는 등모든 면에서 철저히 고객편의주의를 택했다.컴퓨터나 계산기를 못 믿는 고객들을 위해 주판까지 비치했다. 콜로라도의 금융 전문가들은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까지 들어갔던 한국 출신의행장이 금융의 최고 선진국인 미국에서 이같은 성공을 거둔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 행장의 인생행로=이 행장이 금융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지난 79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수출입은행에 입사하면서 부터다. 이후 이 행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점을 둔 퍼스트 인터스테이트 뱅크의 한국지사로 자리를 옮긴 뒤 미국으로 건너가 한국계 은행과 미국 은행에서 회계,신용,분석,국제,관리 등 금융 각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이 행장은 지난해부터 콜로라도 주립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국제통상과목강의도 하고 있다. 이 행장의 이같은 특이한 경력과 능력 때문에 최근 국내금융업계에서 그를 영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그러나 이 행장은 “아직 미국에서 할 일이 많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덴버 시내 스타우트 가(街)에 자리잡은 프리미어 은행 본점의 이 행장 사무실에는 한국화와 미국연방지도가 나란히걸려있다. 이 행장은 프리미어 은행을 미국 전역으로 키워나갈 포부를 갖고 있다고 한다.실제로 프리미어 은행은 최근미국 교통부가 지급보증하는 교통시설 건설 관련 단기대출 프로그램의 중서부 지역 담당 은행으로 선정됐다. 이 행장은 한국 금융의 발전을 위해 조언을 해달라고 요청하자 “그럴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고 손을 저었다.다만이행장은 ▲금융인들은 단순한 은행업무를 떠나 무궁무진한 금융상품을 개발해나가야 하며 ▲정부는 금융인들의 창의성이나 융통성을 방해하는 행정적 규제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행장 자신도 은행가(banker)가 아니라 금융기업인(financial entrepreneur)으로 불리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명상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이 행장의 취미라고 한다.대학 동문인 부인과 두 딸이 이행장의 든든한 후원자다. 덴버(미 콜로라도주) 이도운기자
  • [씨줄날줄] ‘평준화’

    ‘평준화’가 흔들거리고 있다.진앙지이자 요지부동의 보루였던 교육계에서 가시화되고 있다.자녀의 학업 성적표를 자신의 인생 성적표로 여기는 학부모의 발상의 틀이 바뀌고 있다.남들과 차이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평준화 콤플렉스’가 극복됐다는 생각이다.지식기반 사회가 불러온 새로운 사회흐름으로 보인다. 홍익대 김영화 교수가 최근 교육인적자원부 의뢰를 받아 ‘도시형 대안학교 설립 방안’을 연구하면서 초·중·고교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고한다.교사나 학생들의 응답은 대체로 짐작한 대로였다.그러나 학부모들은 예상과 달랐다.응답자 763명 가운데 무려가 73.4%가 교과목이나 특기,적성에 따라 수준별,능력별 반편성에 찬성한 것이다. 학부모 4명 가운데 3명 정도가 자녀들이 열등반에 편성돼수업을 받아도 괜찮다고 대답한 것이다.자녀의 성적에 유달리 집착이 강한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부모들이었다.놀라운일은 또 있다.60% 가량은 자녀들이 원한다면 이른바 대안학교를 다녀도 무방하다고 응답했다고 한다.대학입시를 사실상 포기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1974년 고교 평준화가 도입되면서 ‘평준화 증후군’이 나타나 보편적인 현상으로 굳어져 왔다.‘왕따’도 그 증후군의 하나다.학생이면서도 공부 잘하는 것을 애써 숨겨야 한다.특기를 내세워도 안된다.또래들보다 뒤져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뛰어나서는 안되는 하향 평준화가 강요되었다. 그러나 사회의 성숙은 부모들에게 자극이 되었다.지식기반사회가 산업사회를 대신하며 획일주의 패러다임을 무너뜨렸다.스포츠든 연예든 정상에만 서면 인정해주는 사회가 되었다.정규 교육과정을 받지 않고도 벤처기업을 이끌 수 있는세상이 되었다.공부를 못해도 자녀의 ‘꿈’이 실현될 수 있음을 뒤늦게 알아차린 것이다. 새롭게 전개되는 흐름은 걸맞은 제도를 요구하고 있다.‘평준화의 굴레’는 과감히 벗어 던져야 한다는 생각이다.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실천에 옮겨야 한다.우려되는 ‘과거’와의 마찰에 매달려 검토만 거듭하는 시행착오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각계의 통렬한 자기 성찰에 이은 능동적인 변신을기대해 본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기고] 도서관 사이버교육 중추로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4월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청운동 경기상고에서 ‘전국 초·중등학교 정보인프라 구축 및 인터넷 연결’ 기념식을 가졌다.이 날은 역사적인 날로 기록돼야 한다.세계에서 싱가포르 다음으로전국의 모든 학교 학급마다 인터넷이 연결되고 교사 모두에게 컴퓨터가 지급되었을 뿐 아니라 모든 교실에 대형 프로젝션 TV가 설치됐다. 김 대통령은 당시 치사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교육환경을 기반으로 학생들이 더 많은 정보화 혜택을 누리도록 교육 콘텐츠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이는 하드웨어 환경이 어느정도 조성된 만큼 콘텐츠 개발에 적극 나서라는 뜻으로 이해된다.교사가 교육 내용과 관련된 자료를 찾아 학생의 수준에 맞게 가공하여 수업시간에 활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교사의 능력이나 자료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에 따라 학습 내용이 크게 달라지게 마련이다. 그러면 이같은 자료들은 어떻게 수집하는 것이 바람직한방법일까.인터넷을 활용하면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하지만 필요한자료를 얻기 위해서 유료 사이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교사 중 인터넷 활용에 익숙지 않은 사람도 많다.교사의 능력이나 의지에 따라 학생에게 전달되는지식과 정보는 큰 차이가 있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은 학교 도서관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학교 도서관은 학생들이 원하는 자료를 스스로 찾아 볼 수있을 뿐 아니라 책 읽는 습관을 길러 주어 인생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곳이다.사이버 시대에는 전문적인 사서가정보의 바다로부터 교사와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수집·가공하여 제공하는 등 학교 도서관의 역할이 더욱중요해진다.여기서 우리나라의 현황을 짚어 보자.정부 내에 도서관과 관련된 부서는 문화관광부의 박물관·도서관과가 있으며,또 산하에 국립중앙도서관이 설치되어 있을뿐 도서관 관련 하부조직은 없는 실정이다.그리고 대학 및초·중등학교의 도서관을 관장하고 있는 교육인적자원부에는 도서관을 담당하는 부서도 없을 뿐 아니라 사서직 주사 2명이 전문 인력의 전부이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정부 내에 도서관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체계가 수립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문화관광부는 문화 정책의 일환으로 국립중앙도서관만 잘운영하면 되는 것이고, 교육인적자원부는 도서관 관련 정책 수립을 할 수 있는 기능조차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지향하는 정부의 조직이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취약한 상황이다.다시 말해 전국의 초·중등학교에 인터넷망을 연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환경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미래지향적인인재를 길러 낼 수 있을 것인지를 교육정책의 중요 과제로 삼아,충실히 그리고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정부는 현재와 같은 도서관 정책의 부재를 반성해야 한다.학교 도서관과 지역 도서관의 활성화를 위해 예산의 증액,전문 사서의 증원이 필수적이다.앞으로 도서관 행정을 도서관을 통한 인재 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교육인적자원부로통합하여 일원화하고 모든 도서관이 협력하여 노력한다면전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지식기반국가를 이룩하는 초석이마련될 것이다. 이 규 승 국공립대 도서관協 회장
  • [교실을 바꾸자]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

    “Who is he?” “He's 안정환.”“He's a very famous sports star.” 지난주 열린 서울 강남구 도곡중 1학년1반의 공개 영어수업 현장.최옥희 교사(49)가 영어교과 교실 한쪽 대형 화면에 뜬 축구선수 안정환의 사진을 가리키며 영어로 질문하자 대다수 학생들이 쉽게 대답했다. 그러나 영어로 자기 소개를 할 사람을 찾는 질문에는 선뜻 손을 드는 학생이 없었다. 최 교사는 유창한 영어로 같은 문장을 몇번씩 되풀이하며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했지만 쑥스러움을 타는 학생들을이끌어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올해부터 초등 3·4학년과 중 1학년을대상으로 권장하고 있는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 수업’이 시행된 지 한달째.학부모들의 뜨거운 영어 교육열을 반영하듯 이날 공개 수업에는 10여명의 학부모가 참석했다.한학부모는 “아이가 수업을 제대로 못 따라가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처음에 영어로만 진행했더니 3분의 2가 못알아듣더라”면서 “지금은 영어와 한국어를 7 대 3의 비율로 사용하면서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수업에 끌어들이는데 전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수업에는 영어 교과서 외에 멀티미디어 자료,교사가 직접 만든 프린트 부교재 등이 다양하게 활용됐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 수업’ 선도 학교로 지정된 이 학교는 1년간 수업 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강남지역 영어교사모임 회장이기도 한 최 교사는 지난 겨울방학때 자비로 3주간 미국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 학교에 비해 학생이나 교사 모두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이 학교도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이 그리 만만치 않다.가장 큰 문제는 한 반 36명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를 감안해 중간 수준에 맞춰 수업하다 보면 교사 혼자 일방적으로 떠드는 데 그치기쉽다.또 교과 내용은 예전보다 어려워졌는데 수업시간은 4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어 진도 맞추기에도 빠듯하다. 영어교사 양성과 연수 지원도 시급한 과제이다.올 초 서울시교육청이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 수업’ 교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모든 수업을 영어로만 진행할수 있는 시내초·중·고교 교사는 전체의 6.8%에 불과했다. 이런 문제점을 고려,일선 시·도교육청에선 중등교사 신규 임용고사에서 영어회화 능력 자격조건을 상향 조정하고,영어 수업 지원단 운영을 활성화하는 한편 각종 연수 기회를 늘리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교육당국의 지원 효과가 각급 학교 현장에서 발휘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지역간·학교간 영어 수업 격차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보인다. 이순녀기자 coral@. ■ 우리아이 조기영어 집에서 ‘놀이'처럼. 해외 어학 연수나 영어유치원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있지만 대다수 학부모들에겐 여전히 ‘남의 얘기’일 뿐이다.시키자니 부담되고,안 시키자니 불안한 조기 영어교육.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집에서 실력을 키울 수 있는 학습법을 소개한다. ◆영어 동화 읽기=부모나 지도교사가 영어 동화를 읽어줌으로써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영어와 친해지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대표적인 곳은 지난 88년 문을 연 에브리클럽(www. ebriclub.co.kr,02-529-0519).매주마다 한 권씩,연간 52권의 영어 동화책을 집으로 우송하고,부모들에게 영어 동화읽어주는 법을 무료로 가르쳐 준다.연회비는 1년에 35만원.오디오 테이프를 함께 받으면 40만원이다.늘해나라CLS(www.cls05.com,02-416-0582)는 영어 동화 읽기와 함께 영어역할극으로 학습 효과를 높인다.3∼5명씩 그룹을 짜 1주일에 두 번씩 지도교사가 영어 동화책을 읽어준다.교재비는1년에 44만원,방문 교육비는 월 4만원이다. ◆인터넷 영어 학습=영어 동화·동요 전문 사이트인 리틀팍스(www.littlefox.co.kr)는 80여권의 동화를 동영상 화면으로 무료로 제공한다.한국전래동화(www.lg.co.kr/kids/index.html)에는 영어로 번역된 전래 동화와 함께 색칠 공부와 게임방,이야기 만들기 코너 등이 마련돼 있다.노래와 퀴즈를 통해 영어를 배우는 초등영어교실(user.chollian. net/~dyned),영어를 처음 공부하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와삭(www.wasac.com) 등도 유용하다./이순녀 기자. ■고교생 대상 ‘안녕 수학' 오픈 온라인교육 회사인 ㈜알카즈(대표 김태용)가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수학 전문 사이트 ‘안녕수학’(www.himath.co. kr)을 열었다. 안녕수학은 비싼 과외비 때문에 개인교습이나 학원 과외를 엄두도 내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온라인상에서 개개인 수준에 맞는 학습이 가능하도록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의 장점을 결합한 게 특징.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프로그램(AIP)을 활용해 회원 각자의 현재 학습 정도와 성취도,취향 등을 분석한 뒤 5만여개의 실전 문제 가운데 가장 적합한 난이도의 문제를 서비스함으로써 1 대 1 교육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인공지능프로그램이 미처 다루지 못하는 부분은 주 1회담당 교사가 정기적으로 전화를 걸어 학습 관련 상담과 진도,난이도 등을 보완한다.인터넷에 모르는 문제를 띄우면3시간 안에 풀이 과정과 해답을 알려주는 쌍방향 학습은기본. 월 1회 성적표와 학습 자료들을 집으로 우송하고,학부모들도 언제든지 인터넷이나 전화로 자녀 교육문제를 의논할 수 있다. 오답노트,날짜별 정답률,종합 진단,학습 캘린더 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자기 학습을 유도하는 ‘마이페이지’서비스와 고교 수학 전 과정에 걸쳐 핵심 개념을 정리한멀티미디어 동영상 강의도 특징적이다.서울대 수학교육과출신 50여명이 모든 콘텐츠 제작과 학습 시스템 개발에 참여했다. 김 대표는 “사교육비 지출이 엄청난 현실을 감안해 저비용,고효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월 2만5,000원의 유료 회원제이며,연말까지 회원 2만명 확보와 매출 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순녀 기자. ■기고/ 학교교육, 위기를 호기로. 요즈음 교육 현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죄를 지어 바늘방석에라도 앉은 느낌이다.금방이라도 학교 교육이 황폐해져 무너진다고 하지만 3월 새 학기를 맞아교육 현장에서는 좀더 나은 교육을 위해 모든 교사들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우리 모두는 위기를 호기로 전환시키는 데 심기일전,학교 교육을 살려서 본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학교 교육에 대한 불신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첫째,최근 급격한 사회 여건의 변화로 학교가 교육의 본질적 고유 기능을 상실,교수·학습이 원활히 이뤄지기가어려워졌다.둘째,학생·교원·학부모·교육당국 등 이른바 교육공동체 구성원간의 사회·문화적 갈등에 의한 대립과 반목이 심화돼 공동체적 교육력이 떨어졌다.셋째,교원의업무 경감,과밀 학급 해소 등 일부 정책의 추진이 미흡하거나 일관성있게 추진되지 못하는 데 있다. 흔히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고 한다. 교사의 자질과 지도력은 학생을 교육하는 데 가장 큰 원동력이며 교수·학습의 중요한 변인으로 작용한다.따라서 교사의 교육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추진력이야말로 우리 교육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적 요소이다. 또 교사는 인성 및 창의성 교육에 중점을 둔 교육 과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교수·학습 자료의 개발,교수법 개선 등 교육 연구와 자기 계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한다.학생 지도에도 열과 성의를 다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에게는 스스로 자기 성찰이 필요한 때이다.지식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미래에는 자신의 삶의 기본가치를 어디에 둘 것이며,어떻게 인생을 설계해나갈 것인가에대한 꿈과 비전을 정립하는 마음의 자세가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학교 교육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 가정교육이다.올바른 가정교육은 인간 성장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균형 있는 발달과 바른 인간교육을 위해힘써야 한다.자녀들에게 무조건 일류 대학에 진학하도록강요하기보다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제는 교원이 마음 놓고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교육여건 조성에 힘을 써야 할 때이다.사회도 교육에 대해 좀더 긍정적인 관점에서 학교 현장의 밝은 면을 보도록 격려해주고,교원들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워줘야 한다. 결론적으로 교육에 대한 불신과 실망의 늪에서 벗어나 신뢰와 희망의 교육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교육 가족모두 결연한 의지와 확고한 교육적 신념을 갖고 자기 분야에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이상갑 교육부 학교정책실장
  • 조기유학 성공하려면

    교육인적자원부는 최근 이상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조기 유학붐과 관련,올바른 정보 전달과 건전한 유학 풍토 조성을 위해 ‘조기 유학 가이드’ 책자를 5일 펴냈다.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유학 가기 전 반드시 고려할 사항=‘뚜렷한 목표 의식’과 ‘높은 성취 동기’는 성공적인 유학의 필수조건이다.반면외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입시 도피,부모의 과욕,영어 강박감 등은 금물이다.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에 유학하는 경우현지 부적응,탈선 등으로 인생을 그르칠 수 있는 만큼 자녀의 연령 및 정신적 성숙도를 고려해 유학시기를 잘 선택해야 한다. 최소한의 어학 실력,학교 성적,독해력 등 학업 능력을 검토해 수준에 맞는 학교를 선택한다.어학시험,안내서 요청 등유학에 관한 정보 수집에 최소한 1년은 걸리므로 충분한 준비기간을 확보한다.유학생활은 돈이 너무 많아도,너무 부족해도 문제가 되므로 학비 조달 능력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사설 유학원 이용시 유의할 점=유학생 파견 실적과 알선학교 등을 살펴본다.유학할 국가의 교육제도와 외국인 입학요건 등에 대해 얼마나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지,출발 전오리엔테이션을 하는지 여부도 체크한다. 유학의 좋은 점은 물론 곤란한 점,고생스러운 점 등을 알려줌으로써 현실적인 선택을 권유하는지,유학원의 책임범위와사고 발생시 책임 소재,문제 해결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등을 미리 고려한다. 이순녀기자 coral@
  • 아줌마들 “글발 오르네”

    ‘문청’으로 불리던 열혈 문학청년들은 점점 사라지는 대신 문학주부,즉 ‘글쓰는 아줌마’들이 크게 늘고 있다. 대학의 사회교육원이나 백화점 등의 문화센터에는 문학수련에 ‘용맹정진’하는 주부들로 만원이다.주부의 이같은 ‘문학열기’는 올해 각 언론사 신춘문예 당선 결과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올해 신문사의 시·소설 부문 당선자는 대부분 여성이었고 40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수년째 글쓰기를 다져온 주부들이 비로소 ‘달걀껍질’을 깨고세상으로 뛰쳐나오는 것이다. 문화센터에서 15년 동안 문학강좌를 해 온 인천시립대 오창익(66)교수는 “글쓰기를 시작하는 주부들은 결혼과 가정생활로 접었던 젊은날의 꿈을 펼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서 “문장쓰기에 초보적자질을 갖춘 30·40대 주부들이 문화센터에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부들은 인생 초년에 쌓인 스트레스를 바깥으로 표출하고 자신을 완성하는 자기회수의 방편으로 문학을 한다”고 말했다. ◆열혈 문학주부들=중학교 가정교사인 김향신씨(40)는 벌써 1년째 문화센터에서 수필특강을 듣고 있다.결혼 뒤 책을 읽거나 일기 쓸 시간도 없다가 아이들을 키우고난 뒤의 시간적 여유와 공허한 마음 때문에 글을 쓰게 됐다.김씨는 일단 시작하고 나니 “문학도 후천적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아줌마들의 에피소드를 모은 수필집 ‘별난 기억이 주는 즐거움’을 펴낸 한정신씨(59)는 일단 글은 썼지만 책을 낼 방법이 없자 직접출판사 ‘한린’을 차렸다.1권의 책을 쓰기 위해 10년 동안 1,000여권의 책을 읽은 한씨는 책을 내기 위해 출판사를 찾아다니다 일언지하에 거절당하자 직접 출판사를 차려 지금까지 2권의 책을 출판했다. ◆글쓰기 지도로 부수입도=2001년 대한매일 신춘문예 시조부문에 당당히 당선된 박지현씨(47)는 고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글쓰기를 해 왔으며 현재는 문예창작대학원을 다니고 있다.6년 전부터 아이들 글쓰기를 지도하면서 1달에 15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다.박씨에게 시는 ‘생활의 에너지’다. ◆독한 각오와 프로의식이 필요하다=최근 장편소설 ‘여자의 계절’을 펴낸 고은주씨(34)는“많은 여성들이 아이들을 키우고 난 뒤 마땅히 할 일이 없고 원고지와 펜만 있으면 가능하므로 글쓰기에 쉽게도전한다”고 지적한다.국문과를 졸업한 고씨는 학교친구들이 문학상을 받고 책을 펴내는 자신을 부러워하면 “아직 아기도 못 낳고 남편 아침도 못 챙겨주면서 7년 동안 장편소설 1권을 쓰느라 엄청한 육체노동을 했다”고 강조한다. 고씨는 마흔에 등단한 소설가 박완서씨처럼 삶에 대한 통찰력이 생겼을 때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격려하고 싶지만 일단등단한 이후에는 인생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실제로 박완서씨는글쓰기를 시작하는 많은 주부들의 역할 모델이자 우상이다.이에 대해 박완서씨(70)는 “문학은 타고난 팔자”라고 말한다. 문학은 주부들에게 ‘아줌마들의 정체성찾기’의 발로이자 재능을살려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기성작가들이 강조하는 것은 꾸준히 글을 쓰겠다는 각오와 자기노력이다. 윤창수기자 geo@
  • World Digest/ ‘케네디 왕조’의 잔영 ‘조지’ 폐간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한 존 F 케네디2세가 창간한 정치잡지 ‘조지(George)’가 오는 3월호를 끝으로 폐간된다.95년 법조인에서 출판인으로 변신한 케네디 2세가 세인의 관심 속에 창간한지 6년,그가 죽은지 1년반만이다. 광고난 등 경영상 어려움이 주 이유.창간 동업자로 케네디 2세 사망 이후 케네디 지분을 인수,운영해오던 아세트 필리파치 매거진사의잭 클링거 회장은 5일 ‘조지’의 직원들에게 폐간을 선언하고 3월폐간호는 케네디 2세가 인터뷰한 기사를 게재,특별 ‘헌정판’으로꾸미겠다고 밝혔다. ‘조지’의 폐간이 미국인들에게 주는 의미는 각별한 것 같다.미 언론들의 경쟁적인 ‘조지’ 폐간 보도는 마치 케네디 ‘왕조’의 마지막 신화 잔영(殘影)이 걷히고 있다는 분위기다. ‘조지’는 38살로 인생을 마감한 케네디 2세가 마지막까지 혼신을기울인 ‘분신’.슈퍼모델 신디 크로포드를 조지 워싱턴으로 분장시킨 사진을 창간호 표지로 싣고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장 인터뷰를 과감히 싣는 등 무거운 정치저널리즘을 탈피하려 시도한 그는 97년 9월호에서 자신이 직접 누드모델로 나서기도 했다.자신의 이미지에 흠집을 날 것을 우려,주저했으나 판매고를 높여야 한다는 아세트측 제안에 응했다는 후문.‘조지’에 담은 열정이 그만큼 컸다는얘기다. 급작스런 사망 이후 미 국민들은 케네디 2세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정을 ‘조지’를 통해 느끼려 했다.창간 후 하락하던 구독률이 사망직후 150%나 급증했다.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대중들의 시들해지는관심은 어쩔 수 없어 지난해 상반기 구독 증가율이 13.8%로 떨어졌다.연초 대비 광고량이 반감,결정적 타격을 가했다.지난해 적자는 1,000만달러.케네디 2세가 죽지 않았다면 더 일찍 폐간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고(故)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과 재클린 여사의 아들,피플지(96년)가 가장 섹시한 남성으로 뽑은 우상,63년 아버지의 영결식장에서 천진난만하게 거수경례를 하며 미국인들을 울린 미국의‘왕세자’신화가이제 막을 내리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편집위원 칼럼] 2000년 겨울의 월급쟁이들

    세밑에 월급쟁이들은 우울하다.빠듯한 월급에 세금은 늘어나 추운날씨만큼이나 마음이 꽁꽁 얼어붙는다.구조조정으로 인한 대량해고와 임금삭감에 시달리는 월급쟁이들에게는 올 12월은 정말 잔인한 달이다. ‘공적자금·합병·매각·청산·법정관리·화의·파산…’올 한해동안 직장인들의 밥줄을 신물나게 위협해온 단어들이다.매스컴에서 이런 말들을 들먹일 때마다 월급쟁이들은 더욱 움츠러든다.연말을 맞아 동창회,향우회,각종 모임에 참석하라는 연락이 뻔질나게 오지만 예년과는 달리 영 기분이 내키지 않는다. 내심 명예퇴직을 걱정하는 월급쟁이들은 동네슈퍼·비디오대여점·제과점 등 소자본 창업을 꿈꾸어 보지만 ‘지금은 장사를 하던 사람들도 그만 둘 판’이라는 얘기를 전해 듣고 다시 고개를 떨구고 만다. 2년전 1차구조조정때 ‘살아 남았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지가 엊그제 같은데….20∼30년간 열심히 일한 대가가 퇴출이라고 생각하니모든 것이 허망해진다. “화끈한 맛(?)은 없어도 가늘고 긴 맛은 있다”던 은행원들도 요즘은 벼랑끝으로 내몰린 심정이다.정년도 보장 안되고 재직중에도 생계를 염려해야 하며,퇴직금으로 안락한 노후생활도 어렵기 때문이다.그나마 한푼 두푼 모아 사놓은 우리사주마저 이번 완전감자로 휴지조각이나 다름없어 당국의 대책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 이문열의 소설 제목처럼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는 말이 실감나는 게 요즘의 세태다. 또 다시 ‘100만명 실업자 시대’가 올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도표를 제시해가며 매스컴에 오르내린다.‘우리 회사는 괜찮을까’,‘나도 실업자 대열에 끼는 게 아닌가’‘우리 애들 공부나 제대로 시킬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불안이 꼬리를 문다. 이젠 ‘월급쟁이 시대’는 지났다.직장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고 충성을 바치면 평생이 보장되는 그런 시절은 이미 아니다.노조가 힘으로 밀어붙인다고 그런 직장이 얼마나 버티겠는가.앞으로는 우리사회의 어떤 직장도 고용문제에 관한한 유연성 없이는 생존할 길이 없다는 건 우리가 겪는 현실이 입증하고 있다. 평생 직장이란 환상을 버리고 전문능력을 키워야 한다.전문분야를개척해 직업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다.하지만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선 우선 면허증·자격증은 필수품이다. 전문분야를 확보하는 게 어렵다면 직장·직업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대부분의 구직자들이 일자리의 수평이동만 생각하지수직이동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직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눈치·체면 볼 것 없다. 월급쟁이들은 올 겨울뿐 아니라 앞으로 더 계속될 수도 있는 ‘경제 겨울’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좀 가혹하게 들릴지 모르나 개인이나 가정경제도 구조조정을 서둘러 거품을 빼야한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자동차 1대당 평균 주행량은 세계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도시민들의 1인당 주거공간도 선진국 수준이다. 엄청난 가계부담을 주고 있는 과외비 지출도 되돌아볼 대목이다.남들이 하면 효과도 따져보지 않고 이것저것 다 과외를 시키는 풍토는개선돼야 한다.요즘 알뜰가정에서는 부모가 직접 자녀들을 가르치는사례도 꽤 있다.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우리집 소득은 얼마인지를따져보고 공감대를형성해 보는 게 어떨까.이런 과정에서 자녀들도 어려서부터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습관이 붙고 합리적이고 건전한 경제행위를 배우게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밖에서 잃은 것을 안에서 찾는다’는 심정으로가족간의 많은 대화를 통해 화목한 가정을 가꾸자.마음먹은 대로 안된다고 짜증을 내지 말자.몸 상하고 자존심 상할 일도 많겠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너그럽게 살자. 냉혹한 올 겨울은 오히려 자신의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데 전환점이 됐다는 확신을 가져보자. [윤청석 위원]bombi4@
  • 한국통신 19돌/ 李啓徹 한국통신 사장 인터뷰

    한국통신 이계철(李啓徹·60)사장이 임기만료를 3개월 앞두고 이달말 물러난다.회사가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을 순조롭게 끝내고 차세대핵심사업을 정력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후임 사장에게 미리 자리를비워 주겠다는 게 그의 변이다. 통신인생 34년을 마무리하는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준비 중이지만 노동조합과의 구조조정 협상,IMT-2000(차세대이동통신)사업권 경쟁 등으로 여전히 분주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감회가 남다르실텐데요 한마디로 홀가분합니다.67년 체신부에 첫발을 디딘 이후 아쉬운 일도 많았지만 보람있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한국통신을 ‘전화회사’에서 ‘정보통신회사’로 바꿔놓았다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사의표명 배경에 대해 외부에서 입방아도 많습니다 도약기에 접어든 한국통신에게 올해 말과 내년 초는 정말 중요한 시기입니다.하지만 지금 일정대로라면 사장 공모 등으로 두달 가량의 경영공백이 생깁니다.계열사 사장과 임원 인사,한통프리텔·한통엠닷컴 합병,구조조정 등 산적한 현안을 새 사장에 맡겨 첫단추를 직접 꿰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애초부터 올 국정감사만 끝나면 바로 사퇴를 발표하려고 했었습니다. ◆외압설이 수그러들지 않았는데요 근거없는 얘기가 계속 나돌아 답답합니다.외압이 있었다면 오히려 내년 3월 임기만료 때까지 버티지않았을까요. ◆IMT-2000,위성방송사업 등으로 지금이 퇴임의 적기가 아니라는 말도 있습니다만 IMT-2000이나 위성방송사업 추진에서 저의 역할은 사실상 끝난 상황입니다.민영화도 정부와 큰 틀에서 원칙이 정해진 만큼 예정대로 밀고 나가면 됩니다.물론 제가 떠날 때까지는 모든 책임을 지겠지만요. ◆후임에는 어떤 사람이 좋겠습니까 정보통신 분야를 잘 아는 유능한사람이어야겠지만 도덕성도 중요합니다.거대 공기업의 대표인만큼 과거 전력이나 인격적으로 손가락질받는 사람은 곤란하겠지요.심사위원회에서 최적의 인물을 선택할 것으로 믿습니다. ◆퇴임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통신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푹 쉬고 싶습니다.낚시도 즐기고 평소 하고 싶었던 동양철학 공부도 해 볼 생각입니다.자식들에게 물려줄 재산도 없는 처지이니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지침이 될만한 책 몇 권을 유산으로 남길까 합니다. ◆재임동안 기억남는 일이라면 지난해 4월 총파업 때 노조의 파업유보 선언을 이끌어내 파업 확산을 막았던 일이 떠오릅니다.이를 통해노사관계를 새롭게 정립했고 그 직후 24억9,000만달러의 해외DR(주식예탁증서)발행에 성공했습니다. ◆고민스러웠던 시간도 많았을텐데요 97년말 취임하고 나서 곧 바로실시한 경영진단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99년부터 적자로 반전될것이라는,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결론이 나왔습니다.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던 한국통신이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 것이었죠.무엇보다 회사 내부에서 이런 위기의식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게 큰 문제였습니다. ◆민영화 추진은 순조롭게 되고 있습니까 현재 시중에서 유통되는 한국통신 주식 20%와 해외물량·전환사채분 등을 뺀 59%의 정부 지분을2002년 6월까지 단계적으로 매각하게 됩니다.해외 매각분은 현재 4∼5개 업체와 막바지 협상 중이지만 올해 안에 결론나기 힘들 것 같습니다.모두들 비동기식 사업권 획득을 전제로 IMT-2000사업에 대한 투자까지 원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IMT-2000사업권을 비동기식으로 신청했는데,정부의 압력은 없었습니까 정부가 동기식 신청을 바랐던 것은 사실입니다만 공기업이라고해서 동기식을 떠맡아야 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입니다.전문가들은물론이고 입 달리고 눈 달린 모든 사람이 비동기로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공기업은 곧 국민의 기업입니다.정부 지분 59%도 따지고 보면국민의 재산입니다.기술표준을 잘못 선택해 기업가치가 떨어지면 국민 재산이 축나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10일로 한국통신이 만 19돌을 맞았는데요 우리나라 통신산업은 80년 한국통신이 탄생함으로써 양적·질적인 면에서 혁명적으로 변화했습니다.2000년대 들어서는 정보통신산업이 국가경쟁력을 주도하는 핵심적인 산업분야로 떠오르면서 국가간 각축이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상황이 찾아왔습니다.한국통신도 이런 시대변화에 걸맞게 지속적인변신을 해 나가야할 것입니다. ◆현재 진행되는 구조조정에 직원들의 반발이 큽니다 앞으로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다 같이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 시기에,특히 퇴임을 앞두고 마지막 구조조정을 단행해야하는 저의 마음 역시 무척이나 아픕니다.그러나 지금의 아픔이 훗날더욱 튼튼한 한국통신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노조와 협상은 잘 되고 있습니까 지금까지 회사의 속사정을 숨김없이 노조에 공개해 왔습니다.때문에 더 이상 양보할 것도 없는 상태입니다.노조는 현재 명예퇴직 실시나 외국인 지분율 확대 등에 반대하고 있습니다만,앞으로 큰 문제없이 해결될 것으로 봅니다. ◆남은 직원들에게 한말씀 하신다면 초일류 글로벌 통신회사가 될 수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는 것입니다.저는 잘못하면 한국통신이 망할수도 있다는 말을 자주합니다.후발 사업자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고,외국의 통신사업자들도 빠르게 들어오는 상황입니다.무겁고 둔한 코끼리보다는 날렵한 치타가 되어야 그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김태균기자 windsea@. *李啓徹은 누구인가. ‘인간 이계철’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대목이 ‘독일병정’이란그의 별명이다.뚝심있고 청렴한 그의 스타일을 보고 후배들이 붙여줬다고 한다.그의 사장 재임기간은 대규모 감원,인터넷 회사 변신,IMF체제 극복,자회사 매각 등 시시각각 일어나는 변화의 연속이었다. 경기도 평택 출신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뒤 67년 행정고시 5회로 체신부에 들어왔다.경북체신청장,체신공무원교육원장,체신부 기획관리실장,정보통신부 차관 등을 거쳐 96년 한국통신 사장에 취임했으며 97년 12월 한국통신 초대 공채사장으로 다시 선임됐다.세상의 모든 일은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와 굳은 절개로 나쁜 마음을 버리고 올바른 마음을 가진다는 ‘청류세심’(淸流洗心)이 생활신조다.
  • “한국문학 웃음 속엔 진한 눈물의 향기가”

    문학하는 사람들은 흔히 시대와의 불화를 이야기한다.한국의 현대문학은 식민지·분단현실,반독재,민주주의 등을 주된 관심사로 삼았고 그것은 늘 논의의 한복판을 지켜왔다.그러나 한편으로는 시대상황이 몰고온 주제 자체에 빠져 구체적인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작가의 에스프리나 문학적 감성 등은 제대로 조명하지 못한 점도 없지 않다.원로 국문학자 김영수씨(66·청주대 명예교수)가 펴낸 ‘한국문학 그 웃음의 미학’(국학자료원)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저자에 따르면 현단계 한국문학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웃음의 미학을 확립하는 일이다.이를 위해 저자는 먼저 한국 문학에 다채롭게 나타나는 웃음의능선을 따라가며 해학의 현장을 확인한다.그리고 해학이라는 잣대를 통해 한국문학의 정체성을 살핀다. 웃음에 대한 저자의 지적 섭렵은 ‘춘향전’에 대한 기존의 해석을 비판한‘미학없는 해학론’(1970)에서 비롯된다.그러나 그로 하여금 웃음의 본질을 새삼 되새기게 한 것은 문학평론가 김현이 ‘예술기행’에서 밝힌 “동양인이 자주 웃는것은 서양인들이 너무 착취를 해,그 고통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는 구절이다.저자는 한국인 특유의 이러한 ‘역설의 철학’에서 웃음의묘미를 발견한다.거기서 그치지 않고 한국인의 원형적인 웃음과 멋을 상생의 원리로 승화시킨다. 저자는 희대의 ‘주술적인’ 시인 서정주,흥부보다 놀부가 인간적이라는 최인훈,‘거대한 뿌리’의 김수영,‘너무도 희극적인’ 최인호 등 유머에 능한작가들의 작품을 골계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는다.그들이 빚어내는 웃음 속에는 한결같이 진한 눈물의 향기가 배어 있다는 게 저자의 말.한 예로 최인호의 작품 ‘술꾼’의 경우,그 절망의 희화적 수법은 바로 눈물의 웃음이다.골계라는 도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최인호의 상상력은 가장 가난한 거지가 ‘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을 짓는 역설의 미학을 구축한다.그런가하면‘잠자는 신화’에서는 성기도난 사건으로 또 하나의 수수께끼를 만들어낸다. 저자는 최인호를 웃음과 눈물을 씨실과 날실로 삼아 천길 우수를 보여주는‘자유혼의 작가’로 평가한다. 저자는 21세기는가벼운 재치와 유머로 반짝이는 작가,농담으로 진담을 할줄 아는 작가,농담같이 살아가는 인생이 힘을 얻는 세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그런 점에서 보르헤스가 환상에서,유미리가 꿈에서 문학의 활로를 찾은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한다.특히 ‘유사고고학적 환상’을 구사하는보르헤스의 논법은 얼핏 황당해 보이지만 섬광같은 기지야말로 문학이 적자생존의 ‘감동산업’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웃음에 관한 이야기는 자칫 통속성에 물들거나 경박성에 빠지기 쉽다.저자는 나름의 학문적인 엄정성을 지켜가며 이를 슬기롭게 극복한다.경쾌한 에세이 형식을 띤 이 책은 해학의 정신을 통해 문학적 자기혁명을 꿈꾸는 통문화적 성격의 작가론이자 작품론이다. 김종면기자 jmkim@
  • [천수이볜의 타이완](中)兩岸관계

    ‘폭풍 전야의 고요’.타이완(臺灣)의 독립을 표방하는 천수이볜(陳水扁)총통 당선자의 행보를 중국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현 상황의 양안(兩岸)관계를 나타내는 타이완 언론들의 표현이다. 천 총통 당선자의 양안정책 기본방향은 중국과 타이완은 ‘2개의 독립된 국가 대 국가’의 특수관계라는 것이다.2개의 중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고,통치하지 않으며,관할권도 갖지 않아야 한다는 논리다.특히 타이완의 독립과 관련된 사항은 타이완인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리덩후이 (李登輝)의 양국론(兩國論)에 뿌리를 둔 이같은 천 당선자의 입장은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양안관계가 순탄치 못할 것임을 예고해 주고 있다. 천 당선자가 독립을 표방하고 있지만,상당기간 양안관계를 긴장시키는 자극적인 발언을 자제하는 현상유지 정책을 견지할 것이라는 게 양안관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그는 정치·경제개혁 등 내정 개혁과 수습을 위해풀어야 할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 데다,총통선거 및 여론조사 결과 대다수 타이완인들이 양안관계의 현상 유지나 개선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 당선자가 20일 기존의 강경 입장을 수정해 중국에 평화정상회담을 제의하면서 ‘하나의 중국’ 문제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도 당장은 중국과의 긴장 조성이 아니라 데탕트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 할 수있다.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의 쑹추위(宋楚瑜) 후보와 국민당의 롄잔 후보를 지지한 60%에 가까운 타이완인들은 현상 유지나 개선을 원하는 사람들로 볼 수있다.19일 타이완 남녀 92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양안관계의 현상유지를 원하는 사람이 51%,타이완의 독립 주장을 포기하자는 사람이 31%인데 비해 타이완 독립을 선포하자는 사람은 불과 4%에 지나지 않았다고 연합보(聯合報)가 20일 보도했다. 타이완 국립 정치대 우위산(吳玉山) 교수는 “천 당선자의 경우 우선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특히 미국의 지지를필요로 하는 천 당선자로서는 불필요한 양안관계의 긴장 조성으로 불이익을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의 정치분석가 조셉 정 교수도 “중국과 타이완은 현재 불필요한 양안관계의 긴장을 피하기 위해 어휘를 선택하는데 고민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중국과 타이완간에 양안관계에 대한 입장 차이가 너무 커 양측간의 대화를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전망했다. 중국 당국도 섣불리 무력시위 등 양안관계를 긴장시킬 입장이 못된다.올해안으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목표로 하는 중국으로서는 양안관계의 긴장 고조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별로 없는데다,타이완도 군사대응은 물론 경제교류마저 중단할 것이라고 밝혀 오히려 중국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중국 전문가 데이비드 즈웨이그 홍콩 과학기술대 교수는 “중국이단기적으로는 타이완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자세를 견지하겠지만,장기적으로는 양안관계에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양안관계에는 미국 변수도 있다.단순히 중국과 타이완간의 관계로만 그치는게 아니라,‘동북아의 평화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미국의 개입을 부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타이베이(臺北) 김규환 특파원 khkim@. * 양안관계 불안 타이완 증시 급락. 타이완의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당선자는 20일 중국과 ‘하나의 중국’을논의할 수 있다며 대(對) 중국 강경입장을 다소 누그러뜨렸다.야당 지도자에서 책임있는 총통으로의 변신을 상징하는 발언으로 받아 들여졌지만 양안관계에 대한 타이완인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는 모습이었다. □천 당선자는 이날 ‘하나의 중국’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98년 중국을 방문했던 구전푸(辜振甫) 타이완해협교류기금 회장과 만나 양안관계에관한 경험을 배우겠다고 강조. 분석가들은 천 당선자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하나의 중국’논의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중국과의 동등한 지위’를 중국이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 □중국은 타이완 총통선거 사흘째인 이날도 여전히 신중한 반응을 유지.중국언론들은 리덩후이(李登輝) 총통이 9월 국민당 총재직을 사임한다는 사실을짤막하게 보도.베이징(北京) 시민들도 선거 결과와천 당선자에 대해 자세히모르고 있으며 별다른 관심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천 당선자는 타이완 독립에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다수 국민들의 견해를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19일 지적. □중국의 일부 학자들은 양안관계가 불안정해져 10년내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19일 경고.중국 첩보조직과 연계된 한 연구소의 얀 수에통은 천 후보당선은 양안간 긴장관계에 부정적 효과만을 더할 뿐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아무 일이 없겠지만 10년이내에는 전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타이완 정국과 양안관계의 불확실성을 반영하듯 타이완의 주가지수인 자취안(加權)지수는 개장직후 전주보다 271.19포인트(3.1%) 떨어진 8,492.08까지 급락. □천 후보의 당선에 기여했던 인맥들이 대거 새 내각의 요직을 차지할 것으로 타이완 언론들은 보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리엔저(李遠哲) 전중앙연구원장은 본인이 아직 승낙하지 않았지만 국무총리격인 행정원장 기용이 확실시되고 있다.천탕산(陳唐山)타이난(臺南)현장은 미국통으로 외교부장감으로 꼽힌다.이밖에 민진당 실력자인 셰창팅(謝長廷) 가오슝(高雄)시장,린이슝(林義雄) 민진당 주석,장준슝(張俊雄) 사무총장,린자청(林嘉誠) 전 타이베이부시장 등도 내각에 참여할 것으로 점쳐진다. *국민당 內訌 가속화… 정가 재편 예고. 국민당은 어디로 갈것인가. 지난 51년간 타이완을 일당통치해온 국민당이 총통선거에서 완패,최초의 야인생활에 돌입하게 됨에 따라 국민당의 향배에 세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의 치욕적 패배가 국민당 내홍을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이같은 국민당의 균열은 궁극적으로 타이완 정가 전체의 재편을 예고하는신호탄으로 분석되고 있다. 총통선거 결과가 드러나기 시작한 18일 오후부터 국민당 중앙총본부 앞에는리덩후이(李登輝) 총통의 즉각적 주석직 사임을 요구하는 국민당 지지자들의항의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대만 독립론자로 꼽히는 리총통에 대해 그간 정견을 위해 당을 버리고 민진당 천수이볜(陳水扁)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는 밀약설이 끊임없이 나돌아왔다. 시위대의 리총통 문책 요구도 이런 의혹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하지만 이는역설적으로 국민당 내부에 타이완 독립론과 분리반대론이 어느때보다 팽팽히 맞서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론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국민당의 반세기 타이완 통치가 막을 내림과 동시에 향후 정국은 명목상의양당체제에서 다당제로의 핵분열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정계재편의 바람이 거셀수록 파편은 거대한 인력풀인 국민당에 집중될 것이다.당장민진당이 대거 두뇌 사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야당경력 10여년만에 집권당으로 급부상,국정운영 경험이 전무한 민진당으로서는 국민당으로부터의 정책브레인 영입이 급선무로 떠오르고 있다. 리총통의 이념적 적자로 평가받는 천 총통 당선자가 리총통의 민진당 영입을 서두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당 창당을 선언한 쑹추위(宋楚瑜) 전 대만성장의 행보도 강력한 변수가될 전망이다.국민당 탈당 후 무소속으로 박빙의 차점을 기록한 쑹 후보는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제1야당’ 창당을 공언,그를 지지하는국민당 내부의 부분이탈이 예견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3당간의 탐색전 또는 합종연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향후정국에서 저력의 국민당이 대내외적 도전에 어떻게 맞서나갈지가 관건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양안관계 일지. □1949년12월 국민당,타이완에 망명정부 수립. □55년 미국-타이완,상호방위조약 체결. □58년 중국-타이완,진먼(金門)섬에서 포격전. □71년 유엔,중국의 유엔 대표권 인정. □79년 미국,타이완과 외교관계 단절하고 중국과 관계수립. □87년 타이완,계엄령 해제.양안관계,화해분위기로 반전. □91년 타이완,무력을 통한 본토 수복 정책 변경.중국과의 전쟁상태를 공식적으로 종식. □92년 타이완 해협교류기금회(SEF)-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ARATS),양안간민간문제 검토 시작. □95년1월 장쩌민(江澤民) 중국국가 주석,타이완과의 평화통일 ‘8개안’ 제시.타이완도 대안 제시. □95년6월 리덩후이(李登輝) 타이완 총통,미국 방문.중국,타이완과의 접촉단절. □96년3월 중국,최초의 타이완 총통선거에서 리 총통 재선을막기 위해 타이완을 겨냥해 3차례 미사일을 발사.리 총통,재선. □99년7월 리덩후이,타이완과 중국은 “특수한 국가대 국가관계” 선언. □2000년2월21일 중국,“평화협상 아니면 전쟁 불사”라는 강경노선 표명. □2000년3월18일 천수이볜(陳水扁),제10대 총통에 당선.
  • [대한광장] 교육이 흔들리고 있다

    요즈음 학부모와 교사 등 만나는 사람마다 교육 걱정이 많다.이대로 가다가는 초·중·고 전반에 걸친 우리 교육체계가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교육관련 개혁조치가 제시되곤 하지만,종전의 것을 재탕한다는 점에서 참신성도 떨어지고 실효성도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학교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많은 청소년들이 인생의 낙오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정상수업이 이뤄지지 않는중ㆍ고등학교에서 수행평가는 ‘고행평가’가 되고 있다.청소년들은 자신의적성을 발견하기에 앞서 모든 과목에서 우수학생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 아래 정신적,육체적으로 병들어 가고 있다.미래의 동량들이 병들어가는데 과연한국의 미래가 온전할 수 있을까.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근래 교육개혁의 덕택으로 추첨이나 추천과 같이시험없는 선발제도가 중ㆍ고등ㆍ대학에서 점차 채택되고 있다는 점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는 중학교,중학교는 고등학교,고등학교는 대학교를위한 수험예비기관일 뿐 국민교육을 통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육영기능은 아직도 뒷전에 머물고 있는 형편이다. 심신의 연마보다 등급을 매기기 위한 시험만이 교육과정을 지배하는 그곳에는 경쟁과 우열만 있다.이러한 관문을 통과한 젊은이들이 사회의 주역이 될때 애정과 관용보다 불신과 갈등이 판치는 험상한 분위기가 감돌 것은 뻔하다.완벽한 교육제도를 갖추기는 어렵다.사회 구성원의 엇갈리는 이해를 모두만족시킬 수 있는 교육제도는 실로 가능하지 않다. 보다 좋은 여건에서 보다나은 교육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위한 인력과 투자와 시설은 뒤떨어져 있기 때문이다.그러기에 교육개혁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부단히 추구해야 한다. 우리 교육의 문제는 학력중심의 사회에서 대다수 국민들이 교육을 직업성취와 사회이동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데 있다.교육의 과열현상이 나타날 수밖에없다. 사교육비가 공교육비에 버금가는 엄청난 현실은 우리 교육재정의 취약에 따른 학교교육의 부실에 근본 원인이 있지만 그 배후에 과도한 교육열이자리잡고 있음을 숨기기 어렵다. 그러므로 교육개혁의 요체는 최대다수에게 최대교육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데 있다.아직도 우리 현실에선 ‘교육의 질’ 못지 않게 ‘교육의 양’이 중요하다.고등교육에 초점을 맞춘 대학 경쟁력의 향상도 중요하지만,그에 앞서초.중등교육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우리 청소년들은 세계화의적자생존의 논리대로 소수만이 살아남는 가운데 다수는 쓰러져가고 있다. 현재 우리 교육체계는 대학을 정점으로 한 고등교육에 초·중등교육이 종속되어 있는 상태다.대학 입시와 편제의 변화에 따라 초ㆍ중ㆍ고등학교의 학습방향과 교과과정이 널뛰는 것이 그 좋은 보기다.오늘의 초·중등교육이 흔들리고 있는 바탕에 고등교육중심적 교육개혁의 발상을 지적할 수 있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이다.인성과 능력은 어린 나이부터 키워주어야한다.높은 집을 지으려면 기초가 단단해야 하듯이 대학이 살려면 초ㆍ중ㆍ고등학교의 교육이 정상화되어야 한다.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자기 적성에 따른잠재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과과목을 필수와 선택으로 구분하여 풍부하게 해주되 학습부담을 줄여주어야 한다.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BK21’은 대학을 서열화시킴으로써 서울의주변대학이나 지방대학을 도태시킬 위험이 있다. 게다가 앞으로 외국대학이국내에 진입하는 경우 이들 대학 중 일부는 아예 살아남기조차 힘들지 모른다.세계일류 연구중심대학을 만들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이런 방식으론 연구중심대학의 토대가 될 교육중심대학조차 무너뜨려 종국에는 우리보다 남을위한 ‘세계일류’의(?) 연구를 하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임현진 서울대교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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