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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치단체장 25시] “조선소 중단 땐 전북 경제 흔들”…거리로 나온 ‘군산의 투사’

    [자치단체장 25시] “조선소 중단 땐 전북 경제 흔들”…거리로 나온 ‘군산의 투사’

    문동신(79) 전북 군산시장은 요즘 ‘장외 투사’로 변신했다. 조선업 불황 직격탄을 맞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오는 6월 말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최후의 통첩을 하자 머리띠를 두르고 거리로 나섰다. 범도민 서명운동, 가두행진, 출정식, 1인 시위, 궐기대회 등으로 연일 쉴 틈이 없다. 농어촌공사 사장 출신 3선 단체장으로 진중한 행보를 해오던 예전 모습과 판이하다. 지난 14일에는 군산시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존치 범도민 총결의대회’에 참석해 하청업체 근로자들과 함께 가슴 아픈 절규를 토해냈다. 지난달 25일에는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서울 평창동 자택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를 벌였다. 20일 군산시청에서 만난 문 시장은 “지역균형 발전은 나 몰라라 하고 경제논리를 앞세워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을 중단하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잇따른 장외투쟁으로 얼굴이 검붉게 그을린 그는 “군산 경제는 현재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중환자 수준”이라며 “군산조선소 가동이 정상화될 때까지 희망을 끈을 놓지 않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다짐했다.→조선업 불황으로 군산시 지역경제 기반이 흔들린다. 현재 실태는. -군산 경제는 이승과 저승을 오락가락하는 중환자 수준이다. 지난 주말 텅 빈 오식도 일대를 둘러보며 피눈물을 흘렸다. 근로자들이 빠져나간 오식도동 원룸은 공실률이 50%를 넘어 썰렁한 분위기다. 가슴이 미어졌다. 호황을 누렸던 수송동 시내까지 영향을 받아 전체 지역경제가 매우 힘든 상황이다. 시민들이 얼어붙은 경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대중공업을 유치하기 위해 60고초려를 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1조 4600억원이 투입돼 130만t 규모의 독, 1650t의 골리앗 크레인 등 세계 굴지의 시설을 갖췄다. 협력업체 투자비용도 5000억원이다. 2012년부터 한 해 평균 12척 이상의 대형 선박을 건조했다. 연 매출이 1조 2000억원에 이르고 고용인력이 5500명 이나 돼 군산 경제의 24%, 수출의 19.4%를 차지한다. 이는 전북 전체 수출의 8.9%를 점유한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직결되는 인건비는 1975억원, 군산지역 가계소비지출은 600억원으로 지역경제를 이끄는 핵심 중의 핵심이다. 생산유발 효과가 2조 2000억원, 지역 협력업체 거래실적 2905억원, 지난 7년간 지방세 납부액은 360억원이다. →군산조선소 물량 감소로 빚어진 협력업체 폐업과 실업률은. -지난해 4월까지 군산조선소 협력업체는 86곳이고 근로자는 5250명이었다. 현재 27개 협력업체가 폐업했고 근로자는 5250명에서 3396명으로 1854명이 실직했다. 오는 6월 말 가동이 중단되면 관리인력만 남고 수천명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는다. 군산조선소 폐쇄는 전북경제의 몰락을 의미한다. 군산조선소와 함께 꿈을 키워 온 도내 조선 관련 학과 대학생과 기술계 고등학생들의 미래마저 송두리째 빼앗아 가는 것이다.→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존치돼야 할 이유는. -군산조선소는 단순히 배를 만드는 곳이 아니다. 서해안 최초의 최첨단 시설을 갖춘 기술집약체다. 특히 독이 1개뿐이다. 독이 10개인 울산 본사나 각각 3개와 4개의 독을 가진 삼호, 미포조선소와 사정이 다르다. 군산은 독 폐쇄가 바로 가동 중단이고 대량실업과 전북산업 붕괴로 직결된다. 지난 10여년간 엄청난 자본과 시간을 투자해 구축한 시설, 기술인프라 손실도 막대하다. 재가동하려면 인력 확보와 시설 운영 구축에 1년 이상 기간이 소요되고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야 한다. 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전북본부, 그린쉽기자재 시험인증센터, 중소형 선박 엔진 및 관련 기자재 공인시험인증센터 등 고부가가치 인프라 손실도 크다. 현대중공업은 경제논리만 앞세우지 말아야 한다. →경제적 논리로 보면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있다. -절대적으로 인정할 수 없는 말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조 6000억원의 막대한 영업이익을 냈다. 군산조선소를 폐쇄할 경우 현대중공업이 얻는 경제적 이익은 연간 450억원 수준이다. 반면 국가에서 부담해야 할 실업급여는 650억원에 이른다. 현대중공업이 지역과 근로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군산조선소 구조조정안은 당연히 재검토해야 한다. 새로운 대책을 세워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존치를 위해 지자체에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전북도, 상공회의소 등 도내 기관·단체·협력업체 등과 함께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 범도민 서명운동을 전개해 28만 5000명의 서명부를 정치권과 현대중공업 본사 등에 전달했다. 정세균 국회의장 등 지역 출신 국회의원 등 정치권과도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 중앙부처와도 문제 해결 방안 도출에 노력하고 있다. 송하진 전북지사와 함께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를 수차례 방문했고 국회에서 긴급 토론회도 개최했다. 도내 각계각층에서도 성명을 발표하는 등 간절한 염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몽준 이사장과 산업부 장관에게는 군산조선소 존치 서한문을 전달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서울 평창동 정몽준 이사장 자택 도로변에서 릴레이 시위 출정식을 개최하고 1일부터 자택 앞에서 매일 피켓과 현수막을 이용한 릴레이 시위를 한다. 14일에는 군산 롯데마트 앞에서 2만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범도민 총 결의대회를 가졌다. →지역의 군산조선소 존치 목소리에 대해 현대중공업 반응은. -전혀 없다. 정몽준 전 의원은 정치권, 전북도, 군산시가 여러 루트를 통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만나주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자체 보고서는 2018년 이후에는 선박건조 수주난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에도 수주한 물량이 있다. 군산조선소에 할애 가능성은.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이 지난달 군산시를 방문해 6월 말 가동 중단을 공식적으로 밝힌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올해 17척을 수주했지만 경영 효율적인 측면에서 가동 중단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정부와 정치권은 규모가 큰 울산과 거제지역 조선 경제 살리기에만 치중한다. -지난해 10월 31일 정부에서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현대중공업 독 3개 폐쇄를 언급했다. 이 중 1개가 군산조선소다. 그러나 정부의 중요한 역할과 의무는 지역균형 발전이다. 정부의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인 2조 6000억원의 선박펀드 중 일부를 군산조선소에 배정해야 한다. 천문학적 공적자금을 퍼붓고도 성과가 없는 회사와 지역에 또다시 일감을 몰아주는 것은 불공정하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수주물량 배정을 절실하게 호소한다. 군산조선소 독은 초대형이라 정부가 발주하는 군함 등 작은 배는 건조할 수 없다. 한 해 5~6척이라도 대형 선박 건조 물량을 배정해 가동이 멈추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을 막기 위한 향후 계획은. -힘든 여정이 계속되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 정치권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군산조선소 폐쇄 취소를 요구하겠다. 조선업 밀집지역 지원 예산 확보, 구조조정 관련 실무협의 간담회,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조선산업 위기대응 대책 연구용역 등을 하겠다. 특히 어느 당 어느 후보든 전북경제의 심장인 군산조선소 존치를 대선공약으로 채택해 줄 것을 촉구한다. 수도권 300만명을 포함한 500만 전북 출향민과 200만 전북도민이 이를 희망하고 있음을 감안하길 바란다. 군산조선소 가동이 정상화될 때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지부진했던 사업들이 결실을 보고 있다. 시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업들은.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 새만금 송전선로 건설, 롯데아울렛 건립 등 지역 현안들이 원만하게 진행된다. 한국지엠 군산공장도 올뉴 크루즈 생산을 시작했다. 올해 생산계획은 7만대다. 조선업 근로 퇴직자를 위해 43억원을 투입해 1100명에 대한 공공근로 일자리 사업도 추진한다. 재취업을 위한 조선일자리센터도 운영한다. 군산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美재무, 시진핑 ‘경제 책사’ 등 통화 “美·中 경제·무역의 균형 이루겠다”

    “임기 동안 강력한 협력 관계 건설”… 美, 무역 갈등 ‘바로 담판’ 해석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의 경제사령탑 ‘4인방’과 통화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행정부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의 초대 재무장관인 므누신은 지난 17일 중국의 왕양(汪洋) 부총리,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샤오제(肖捷) 재정부 부장,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와 잇따라 통화했다. 므누신은 이들과의 통화에서 “임기 동안 강력한 미·중 협력 관계를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양국의 경제·무역의 균형도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무역 적자 해소 의지도 밝힌 셈이다. 이번 통화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므누신과 류허의 통화이다. 류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이다. 지난해 1월 중국의 환율이 널뛰기를 거듭할 때 당시 미국 재무장관이었던 제이컵 루는 중국의 파트너인 왕 부총리를 제치고 장관급인 류 주임과 통화했다. 이때부터 류허가 전면에 나서 시 주석의 경제 정책을 이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와 왕 부총리의 경제 정책 결정권이 시 주석과 류 주임으로 완전히 전환됐다는 분석도 이때부터 나왔다. 류 주임은 시 주석의 중학교 동문이다. 시 주석은 2013년 5월 방중한 톰 도닐런 당시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만난 자리에서 류 주임을 소개하며 “내게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신뢰가 두텁다. 미국 재무장관이 류허를 포함해 중국 경제팀의 핵심 인사와 한꺼번에 통화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대화를 통해 무역 갈등을 해결할 뜻을 내비친 것은 물론 필요하면 그동안의 카운터파트 관례에 얽매이지 않고 중국 각 분야의 실력자와 바로 담판을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므누신과 왕양의 통화 사실만 공개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트럼프의 ‘마이웨이’… 反이민 정책 ‘충격’·통상 전쟁 ‘공포’

    트럼프의 ‘마이웨이’… 反이민 정책 ‘충격’·통상 전쟁 ‘공포’

    부동산재벌 출신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20일(현지시간)로 한 달이 된다. 18일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지금까지 발동한 행정명령은 25건이다. 그러나 반(反)이민 행정명령과 ‘러시아 내통’ 스캔들 등 잇따른 악재로 여론조사 지지율이 취임 직후 57%까지 올랐다가 최근 39%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면서도 지지층을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내외 기업 공장 유치와 규제 완화 등을 지지하는 여론도 상당하다. 아웃사이더·억만장자·군출신 등으로 이뤄진 트럼프 내각은 장관 15명 중 지금까지 겨우 9명이 상원 인준을 받아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달을 평가하고 앞으로를 전망해 봤다.■ 국내 정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취임하자마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이었던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폐지를 추진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1호로 발동했다. 예상대로 건강보험제도라는 국내 문제에 가장 먼저 손을 댔지만 오바마케어를 어떻게 대체할 것인지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정부의 흔적을 지우는 행정명령들은 물론 ‘미국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겠다며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 설치,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을 잇따라 발표했다. 또 “외국에 빼앗긴 공장과 일자리를 되찾겠다”며 기업들을 상대로 한 겁박도 서슴지 않았다. 그동안 공언한 대로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행보다. 트럼프의 국내 정책 중 세계적으로 충격과 공포를 불러일으킨 것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반이민 행정명령으로, 이란·시리아 등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의 입국을 한시적으로 막고 난민 프로그램도 일시 중단함으로써 관련자들이 미국 공항에 발이 묶이는 등 큰 혼란을 야기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하나가 미국과 세계를 인종과 종교로 갈라놓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워싱턴주 등이 행정명령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이 이를 수용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측 연방 법무부가 항소법원에 항고하면서 법적 공방이 이어졌다.항소법원에서도 결국 기각 결정이 나면서 행정명령이 중단돼 논란은 잠시 수그러진 상황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측이 연방대법원 재항고 등 법적 대응을 추진함과 동시에 새로운 반이민 행정명령 발동을 예고해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이 입출국이 불안한 고립주의 국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대선 캠페인 동안 주장했던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및 불법 체류자를 돕는 ‘보호도시’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중단하는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이 같은 반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의 소송만도 50건이 넘는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반이민 정책으로 비판의 도마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및 일자리 살리기를 위해서는 기업을 위한 규제개혁과 국내외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 등 투자하도록 촉구하는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미 언론은 트럼프의 기업 ‘팔 비틀기’에 20개가 넘는 국내외 기업들이 백기를 들고 투자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드라이브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경제를 살리겠다며 도드프랭크법 재검토 행정명령 등 금융규제를 완화하고, 새로운 규제 1건이 도입될 때마다 기존 규제 2건을 폐지하는 ‘원 인-투 아웃’ 행정명령을 발동한 것은 월가의 배만 부르게 하고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규제 완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조치라며 오바마 전 정부가 막았던 ‘키스턴XL 송유관’과 ‘다코타 접근 송유관’ 건설을 재평가·승인하는 내용을 담은 메모에 서명하면서 원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이 중단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맞서고 있다. 취임 한 달 만에 각종 행정명령과 이에 맞선 소송 등으로 지지율도 계속 추락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공약을 지킬 것”이라며 마이동풍이다. 이는 여전히 조용히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믿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례적 행정명령 남발과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많은 소송, 경험 없는 내각, 가족 경영의 이해충돌 문제, 언론 및 민주당과의 갈등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적어도 취임 후 100일까지 ‘마이웨이’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대외 정책 “미국은 더이상 ‘세계경찰국가’가 아니다. 외교도, 통상도 미국의 국익을 앞세운 ‘미국 우선주의’를 적용하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이 같은 대외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불공정한” 무역협정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다른 나라들이 미국을 모든 면에서 착취한다며 동맹과도 협상하겠다는 신(新)고립주의·보호무역주의를 앞세워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멕시코·캐나다 등 이웃 국가들과의 협상은 이미 시작됐으며 한국·일본·유럽 등 동맹과도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등을 예고하면서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 정부 때와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세계 질서를 다시 쓰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과 관련된 행정지시 1호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이 일본·호주 등 11개국과 체결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다는 내용의 ‘대통령 메모’로,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다자간 무역협정에서 발을 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미국에 유리하도록 양자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멕시코·캐나다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선언해 이들 두 나라와 껄끄러운 관계가 됐고, 최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만나 관련 협의를 사실상 시작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정책은 그의 최우선 국내 정책인 일자리 창출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가장 큰 타깃은 중국과 멕시코로, 이 나라들에 공장과 일자리를 뺏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는 45%의 관세를, 멕시코로부터 들어오는 제품에는 35%의 국경세를 각각 부과하겠다며 무역협정 재검토 등 통상 전쟁을 벌일 기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중 태도는 중국에 고관세를 부과하는 것뿐 아니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남중국해·북핵 문제 등 안보 문제까지 함께 지적하며 중국을 몰아붙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처음으로 통화하고 ‘하나의 중국’ 정책도 협상 대상이라고 밝히며 중국을 자극했다. 미·중 간 대립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근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못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존중하겠다고 밝히면서 봉합되는 듯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양자 문제가 산적해 있어 이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는 각을 세우면서도 대선 캠페인 때부터 보여 온 친(親)러시아 행보는 취임 후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러시아의 민주당 해킹 등 선거 개입이 정보 당국에 의해 확인된 뒤 잠잠해졌던 러시아 커넥션이 최근 백악관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말부터 주미 러시아 대사와 통화하면서 ‘대러 제재 해제’를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에 대한 거짓 보고까지 불거지면서 결국 낙마하기에 이르자 다시 불거지고 있다. 러시아 커넥션 스캔들은 추가 수사 결과에 따라 대선 결과를 뒤집거나 탄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 친러파들이 어떤 대러 정책을 추진할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동맹국들과의 관계 재설정에도 나섰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아시아 동맹인 한국, 일본 등을 상대로 동맹을 강조하면서도 방위비 분담금을 늘려야 한다며 실리주의적 접근을 하고 있다. 최근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북한에 대해서는 대화보다는 제재·압박 강화 등 강경 대응을 밝혔지만 중국과의 관계가 관건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한진해운 ‘수송보국의 꿈’ 마침표…현대상선·SM상선, 빈자리 채울까

    한진해운 ‘수송보국의 꿈’ 마침표…현대상선·SM상선, 빈자리 채울까

    2008년 글로벌 불황 여파… 부실 키워 임직원 600명 등 최대 1만여명 실직‘수송보국’(輸送報國)을 하겠다는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꿈과 함께 성장해 온 국내 1위, 세계 7위 한진해운이 17일 4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법정관리를 맡아 온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한진해운에 대해 파산을 선고했다. 1977년 국내 첫 컨테이너 전용선사로 설립된 지 40년 만이다. 한진해운은 설립 1년 만인 1978년 중동항로를 개척했고 1979년 북미 서안항로, 1983년 북미 동안항로 등을 열며 국내 기업의 수출길을 도왔다. 1988년에는 국내 1호 선사였던 대한상선과 합병해 ‘국내 원양 해운업의 시초’라고 불리게 됐다. 2002년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이 별세하자 셋째 아들인 조수호 회장이 이어받았으나 그 또한 4년 뒤인 2006년 별세했다. 2007년부터는 부인인 최은영 전 회장이 경영을 맡았다.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터지면서 글로벌 해운업 불황에 운임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비싸게 장기 계약한 용선료는 회사의 부실을 더 키웠다. 결국 최 전 회장의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014년부터 구원투수로 등장했지만, 지원금 규모를 놓고 채권단과 갈등을 빚다 결국 지난해 9월 1일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최 전 회장은 자율협약 신청을 앞두고 일가가 소유한 모든 주식을 매각해 여론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까지 가게 된 것은 무책임한 대주주와 금융 논리로만 일관한 금융당국의 책임이 크다”고 꼬집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물류대란과 항만조업 등 관련 업종에서 대규모 실직이 발생했다. 지난해 3분기 육상직원 671명, 해상직원 685명 등 1356명의 직원 중 절반에 가까운 600여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관련 업종까지 포함하면 실직자는 최대 1만여명에 달한다. 이런 여파로 지난해 우리나라 해상운송수지는 2006년 집계 이후 처음으로 5억 306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빈자리를 메우는 역할은 현대상선과 SM상선 등 국적선사에 맡겨졌다. 한진해운이 보유했던 롱비치터미널 등 주요 자산은 현대상선과 SM상선이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을 통해 미주·유럽 등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국내 해운선사들의 미니 동맹인 ‘HMM+K2’를 활용해 아시아 해운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상황은 쉽지 않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전 106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였던 국내 선사들의 선복량은 지난해 12월 51만TEU로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떨어진 신뢰다. 지난 15일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도 “잃어버린 화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한진해운의 영업권을 인수해 3월 출범을 앞둔 SM상선의 최우선 과제는 망가진 서비스망을 복원하는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한 국내 선사들의 노력은 물론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한 시기”라면서 “최소 2년간 더 지속될 불황을 어떻게 견디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날 정부도 한진해운 파산 선고에 따라 해운산업 육성을 위한 후속지원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1조원을 들여 대형 선박 렌트사인 한국선박해양을 설립한다. 한국선박해양은 현대상선 등이 보유한 배를 시장 가격에 사들여 싼값에 다시 빌려준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대상선 선박 10척이 초기 매입 대상”이라면서 “향후 5년간 현대상선은 2000억원 이상의 손익이 개선되고 5000억원 이상의 추가 유동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고 선박을 사서 싸게 빌려주는 캠코 선박펀드도 1조원에서 1조 9000억원 규모로 늘린다. 또 1조원 규모의 ‘글로벌 해양펀드’를 조성해 현대상선의 부산신항 한진터미널 인수를 지원하기로 했다. 해양펀드는 선사 등이 터미널이나 항만 장비 등을 인수할 때 공동 투자를 할 예정이다. 선박 신조 지원프로그램의 자금 규모 역시 기존 1조 3000억원에서 2조 6000억원으로 늘린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한진해운 결국 파산…40년 역사와 구조조정 일지

    한진해운 결국 파산…40년 역사와 구조조정 일지

    한국 원양 해운업의 시초인 한진해운이 17일 결국 파산 선고를 받았다. 한진해운은 창립 40년 만에 회사 간판을 내리게 됐고 1977년 설립 이후 40년간 ‘한진’(HANJIN)이라는 로고를 달고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던 한진해운 선박도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다음은 한진해운의 역사와 구조조정 일지. △ 1977=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 한진해운 출범 △ 1986=적자 누적으로 1차 경영위기△ 1988.12=국내 ‘1호 선사’ 대한상선 합병,오늘날 한진해운으로 재출범 △ 1992.12=국적 선사 최초 매출 1조원 돌파 △ 1995.12=㈜거양해운 인수 △ 2003=창업주 3남 고 조수호 회장 독자경영 체제 출범 △ 2006=조수호 회장 별세 △ 2007=조수호 회장 부인 최은영 회장 독자경영 △ 2013=3년 연속 적자 기록,대한항공 긴급 자금 지원. △ 2014.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한진해운 회장 취임 △ 2016.4.22=한진해운·대한항공,각각 이사회 열어 자율협약 추진 의결 △ 2016.4.25=한진해운,자율협약 신청서 제출 △ 2016.5.4=채권단,한진해운 자율협약 개시 결정 △ 2016.5.13=한진해운,독일의 하팍로이드,일본의 NYK,MOL,K-LINE,대만의 양밍 등 5개사와 제3의 해운동맹 결성 △ 2016.6.17=사채권자 집회로 1천900억원 회사채 만기 3개월 연장 △ 2016.6∼7=해외 금융사와 선박금융 상환유예 협상 △ 2016.8.4=채권단,자율협약 1개월 연장 결정 △ 2016.8.25=한진해운,채권단에 추가 자구안 제출 △ 2016.8.30=채권단,신규 지원 불가 결정 △ 2016.8.31=한진해운,법원에 법정관리 신청 △ 2016.9.1=법원,한진해운 법정관리 개시 △ 2016.9∼12=글로벌 물류 대란 △ 2016.10∼12=법원,한진해운 주요 자산 매각 △ 2016.12=한진해운 조사위원,‘청산 가치>계속기업가치’ 법원에 보고 △ 2017.2.2=한진해운 회생절차 폐지△ 2017.2.17=한진해운 파산 선고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재명 “친하다고 한 자리씩 주면 ‘최순실’된다”

    이재명 “친하다고 한 자리씩 주면 ‘최순실’된다”

    “TV조선 폐간 등 발언 과했다”이재명 성남시장은 16일 “(대통령이 되어서) 자기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한 자리씩 주면 잘못하면 (최)순실이 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견 언론인들의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일부는 이재명 주변에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는 말을 하던데 인적자원을 엄청 가진 쪽이 국정운영을 잘할 것이라는 것은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대규모의 자문단을 잇따라 발표하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의식한 발언이다. 이 시장은 최근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 “누가 세력이 많으냐, (정치적) 유산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후보 개인의 역량과 철학과 의지가 검증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자신을 제치고 지지율이 앞선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연정 발언에 대해 “개인적으로 유용한 정치적 제스처이지만 야권의 정체성과 정권교체 필요성, 당위성을 훼손하는 측면이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야권 내 경선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요소가 많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경선에서 결선에 진출하지 못하면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중 누구에게 힘을 실어 줄 것이냐는 질문에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는 것과 비슷하다.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면서 “최악을 아직 상정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본인만의 사이다 어법이 과격하다는 지적에 대해 “정치적 언어로 국민에게 다르게 해석되는 말을 써서 속이지 않겠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시장에 대해 의혹 보도를 한 TV조선을 폐간하겠다고 말한 것을 “해명 겸 과한 표현을 한 게 맞다”며 한발 물러섰다. 또 박 대통령을 ‘무덤으로 보내자’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앞으로 좀더 신중한 발언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대통령이 되면 복역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된 데 대해 “정치인들 중에는 불법정치자금을 받고도 사면을 받거나 세월이 지나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많고 재벌 경영진도 엄청난 범죄행위를 저지르고도 복귀해 경영자로 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시론] 트럼프발 글로벌 위기와 한국 경제/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시론] 트럼프발 글로벌 위기와 한국 경제/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지구촌을 혼란에 빠뜨렸다. 당선 이후 주가, 금리, 달러 상승으로 기대감을 드러냈던 전 세계 금융시장도 반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당선 연설의 안정감과 이후 행보가 시장에 긍정적으로 비쳤던 반면, 취임 이후에는 선거 기간에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미국은 무엇을 지향하는가, 이에 따라 세계 경제는 어떠한 영향을 받을 것인가, 그리고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트럼프의 취임 연설과 이후 일련의 조치를 볼 때, 트럼프 미국의 지향점은 비교적 분명해 보인다. 이른바 미국 최우선이다.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것이다. 이는 교역 상대국들의 ‘불공정한’ 저가 제품 탓에 자국의 산업과 기업이 손해를 입었고 일자리도 줄어들었다는 인식에 기인한다. 트럼프 정부는 불법 이민자들의 유입도 일자리 감소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본다. 불공정한 무역협정 및 상대국의 조치를 바로잡아서 만성적인 무역 적자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글로벌 가치 사슬이 급격히 바뀌고 있고 미국 실업률이 이미 완전 고용 수준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트럼프의 구상이 그대로 실현될지는 매우 회의적이다. 하지만 취임 초기 미국 우선 대외정책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심각성을 넘어 위기의식을 느끼게 한다. 여전히 초강대국인 미국이 세계 질서를 유지하는 헤게모니를 행사하지 않겠다는 데서 오는 불안 때문이다. 헤게모니는 한 국가의 경제·군사적 우월성과 세계를 이끌려는 의지에서 나오는데 미국은 자국 최우선주의로 의지를 버렸고, 중국은 의지는 있지만 아직 능력이 없다. 저명한 정치경제학자인 찰스 킨들버거는 1920년대 말 전 세계 대공황의 원인을 헤게모니의 부재에서 찾았다. 1차 세계대전 이후 각국은 관세를 수단으로 한 극심한 무역전쟁을 치르며 제로섬도 아닌 공멸의 길로 들어섰다. 결국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의 참화에 빠져들었다. 킨들버거에 따르면 당시 영국은 의지는 있었지만 능력이 없었고 미국은 능력은 있었지만 의지가 없었던 헤게모니의 부재 상태였기 때문에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때와 지금의 상황은 너무도 닮았다. 미국과 같은 기축통화 국가의 역설적 상황을 표현한 트리핀 딜레마라는 게 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 GDP의 24% 정도에 그치지만, 달러는 전 세계 외환 거래의 88%, 외환보유고의 64%를 차지한다. 미국 이외의 국가들은 경상·자본 거래를 위한 예비적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실제보다 더 많은 달러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 체제는 미국에서 끊임없이 달러가 공급돼야 유지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미국이 자국 상품보다 외국 상품을 더 많이 소비하는, 즉 경상 적자가 요구된다. 적자가 반가울 리 없는 기축통화 국가로서는 딜레마인 셈이다. 미국이 자국 최우선으로 적자를 해소하겠다고 나서면 현 체제는 유지될 수 없다. 대안이 필요하다. 중국이 아직 미국의 대안이 아니라면, 그 대안은 2009년 중국이 제안했듯이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을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것이다. 또는 제2의 플라자 합의를 통해 달러 가치의 하락을 유도할 수도 있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대안과 그 이행 과정은 G20, G7, 적어도 G2의 긴밀한 협력을 전제로 한다. 현재의 대립과 갈등을 감안할 때 매우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대외의존도가 가장 높은 편이다. 트럼프발 글로벌 위기가 현실화된다면 실물 및 금융 양 측면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올해 1월 반도체, 석유화학 제품 등에 힘입어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했지만 추세 반전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회복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수출 제조업은 현지 생산 확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경제적 관점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추진되지 못했던 서비스업 육성을 통해 내수 기반을 확충하려는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 [위기의 한국경제, 답은 있다] 오너家 비선 경영 탈피… 反재벌 정서 털어내자

    [위기의 한국경제, 답은 있다] 오너家 비선 경영 탈피… 反재벌 정서 털어내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메모리 반도체 부문 1위, TV 1위…. 삼성전자가 보유한 기록이다. 삼성은 연간 매출 200조원, 영업이익 25조원의 초우량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으로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공을 세웠지만 재벌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가장 먼저 타도의 대상에 오르는 기업이기도 하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산업 전반에 구조조정이 재편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최순실 사태로 인해 국민들의 반(反)재벌 정서 역시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전문가들은 “기업 안팎으로 과감한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여러 강소 기업이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독일과 달리 스웨덴은 우리처럼 재벌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스웨덴의 대표적 재벌인 발렌베리 가문은 우리나라에서 삼성이 갖는 영향력 이상을 지니고 있다. 발렌베리 가문은 에릭슨(정보통신), 사브(자동차·비행기 엔진), 스카니아(트럭), 일렉트로룩스(가전), ABB(전기·기계), SEB(금융) 등 12개 대기업을 소유하고 있는데, 이 기업이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 시가총액은 주식시장 전체의 50%에 달한다. 발렌베리 가문은 150년 동안 5대에 걸쳐 거대한 경제왕국을 유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국민들 사이에 반재벌 정서는 거의 없다. 기업의 경영 성과와 지배구조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수익에 대한 사회 환원이 제도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재벌 기업들은 계열사마다 전문경영인이 있지만 그룹 전체의 전략을 세우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미래전략실(삼성), 정책본부(롯데) 등 법적 지위가 없는 소수의 그룹 관계자들이 모여 의사결정을 한다”면서 “이런 회의체는 오너의 지시를 받고 수행하는 역할에 그치기 때문에 투명성은 물론이고 전문성도 모자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스웨덴은 기업 이사회에서 결정한 모든 내용이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된다. 또 그룹의 사회공헌재단들이 지주회사와 자회사의 대주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기업의 성과가 자연스럽게 사회에 환원되도록 하고 있다. 예컨대 크누트 앤 앨리스 발렌베리 재단(40%), 마리앤느 앤 마르쿠스 발렌베리 재단(3.5%), 마르쿠스 앤 아말리아 발렌베리 추모재단(2.6%) 등은 모두 인베스터(발렌베리 지주회사)의 대주주다. 이런 제도 덕분에 발렌베리 가문의 기업들은 해마다 수조원대의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스웨덴 10대 부자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 없다. 10대 재벌의 오너들이 상위권을 싹쓸이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성적표를 받아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미래에 대한 전략이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발간한 ‘연구개발(R&D) 투자 보고서’(2016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은 매출 등 영업실적에서는 높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래에 대비한 R&D 투자는 적다. 삼성전자가 지난 5년간 매출 대비 설비투자에 들인 비용은 평균 12.2%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R&D 투자 비용은 6.9%에 그쳤다. LG전자는 6.1%, 현대차는 2.2%로 인텔,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페이스북 등의 R&D 투자가 각각 21.9%, 16.0%, 26.9%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최고 기업들이 20~30년 뒤를 내다보는 미래 분야 투자에는 인색하고 당장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위기 극복의 대표적인 사례는 가까운 일본 도요타 자동차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과잉생산, 환율 악화 등으로 4600억엔(약 4조 7000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2010년 렉서스 차량 1000만대를 리콜 처분하며 4위로 내려앉았던 도요타는 지난해 28조 4031억엔(약 310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극적으로 1위를 탈환했다. 도요타는 당시 추진 중이던 글로벌 생산 공장 추가 건설과 신차 개발을 전면 중단하고 생산 플랫폼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요타는 기존의 성공 모델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한 구조개혁을 단행했다”며 “첫째 R&D 투자, 둘째 협력업체와의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MW, 벤츠, 도요타의 경우 협력업체들과의 관계가 우호적인 대표적 기업으로 손꼽힌다. 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외려 다양한 분야의 투자를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는 대기업들이 투자하는 데 제약이 심하다”면서 “대표적인 것이 대형마트 규제”라고 지적했다. 수출과 내수 모두 움츠러든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기업들을 옥죄는 식의 규제를 한다는 것이다. 대형마트 출점 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했던 프랑스도 최근에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유통업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다. 배 부원장은 “투자 여건이나 노사 관계 등을 경제적 문제로 따지기보다 이념적이거나 정파적 이슈로 접근하는 것은 문제”라며 “재벌 개혁도 일자리나 투자 확대 등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 기업들을 겨냥한 전 세계 헤지펀드들의 공격이 거세지면서 ‘차등의결권’(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 등 경영권 방어장치 도입도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리나라도 삼성전자가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을 받는 홍역을 치르면서 차등의결권 제도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됐지만 ‘재벌 개혁 선행’이 먼저라는 반대에 부딪혀 진척이 없는 상태다. 오너 가문이 스스로 자체적인 능력 검증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앞서 발렌베리 가문은 후계자가 되기 위해서는 ▲부모 도움 없이 명문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졸업하고 외국 유학을 마칠 것 ▲해군 장교로 복무할 것 ▲10~20년간 발렌베리 계열사가 아닌 금융기관에서 실무 경험을 쌓을 것 등 세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또 항상 2명의 리더를 둬 잘못된 판단 가능성을 줄이고 견제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소장인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주주, 채권자, 노동자 등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실현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드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올바른 기업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단독] 이광구 행장·사외이사 ‘중간평가 MOU’ 실험

    [단독] 이광구 행장·사외이사 ‘중간평가 MOU’ 실험

    이사회, 이례적 양해각서 제안 인사공정성·실적개선 약속 담아 李 행장, 외풍 차단 장치로 수용 짧은 임기 2년… 1년 뒤 평가 예보 간섭처럼 ‘경영족쇄’ 우려도 지난달 25일 우리은행 과점 주주들을 대표하는 사외이사들은 차기 은행장으로 이광구 행장을 최종 낙점한 뒤 이 행장 앞으로 한 장의 종이를 내밀었다. 인사의 공정성과 실적 개선 등을 약속하고, 1년 뒤 이사회가 이 행장의 성과를 재평가하겠다는 일종의 양해각서(MOU)였다. 연임이 확정된 이 행장은 사외이사들이 내민 종이에 서명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이 사외이사들과 MOU를 맺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에게 이런저런 주문을 하는 적은 많아도 이런 요구를 문서화해 MOU까지 맺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인사 청탁 등 외풍을 막는 방패라는 옹호론과 또 다른 ‘경영 족쇄’라는 우려의 시선이 공존한다. MOU의 핵심 내용은 인사 공정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위기 때 공적자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번번이 정부나 정치권의 인사 청탁에 취약했던 점과 한일·상업은행이 합병해 탄생하면서 두 은행 출신을 기계적으로 균등하게 중용해야 한다는 압력 등에 시달려 온 ‘과거사’가 출발선이다. 한 우리은행 사외이사는 “이런 MOU를 맺어 놓으면 온갖 내외부 청탁이나 압력에 행장이 거절하기 쉬운 명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한 지 20년이 지났는데도 행장이나 임원 인사 때마다 출신 은행을 따지는 것은 구시대 잔제”라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연임이 확정된 뒤 이 행장이 “앞으로는 임원 인사 때 (상업과 한일의) 기계적인 동수 배분을 하지 않겠다”며 “공정한 인사 기준을 마련해 (출신 은행이 아닌) 능력에 근거한 인사를 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읽힌다. 이런 면에서는 사외이사들의 주장대로 MOU가 이 행장의 방어막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독이 될 수도 있다. 지난해까지 우리은행은 대주주인 정부(예금보험공사)와 MOU를 맺어야 했다. 역대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임원들은 “뭘 좀 시도해 보려 해도 예보와의 MOU 때문에 번번이 발목을 잡힌다”며 불만을 토로해 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16년 만에 민영화가 이뤄지면서 우리은행이 간신히 예보 족쇄에서 벗어났는데 또 다른 족쇄를 차게 됐다”면서 “CEO가 마음에 안 들면 이사회나 주주총회에서 재신임 절차를 거치면 될 것을 굳이 MOU까지 요구하는 것은 CEO의 자율 경영을 제약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권 인사는 “새롭게 시도된 과점주주 체제하에서 이 행장과 사외이사들 간에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이 시작된 것 아니겠느냐”며 “이 행장의 임기가 다른 시중은행장(3년)보다 짧은 2년으로 결정된 것도 같은 흐름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대형 은행의 소유 지배구조가 분산되는 것은 세계적인 흐름”이라면서 “(MOU 체결 여부를 떠나) 이사회의 CEO 평가 및 경영 참여는 지금보다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엉터리 수요예측에 애물단지 된 경전철

    엉터리 수요예측에 애물단지 된 경전철

    의정부 적자 2200억 파산신청 용인 한때 ‘전국 채무 1위’ 오명 인천 월미은하레일은 고철행 단체장·국회의원·건설사 과욕 묻지마 개발·도덕 불감증 한몫 손실 나도 책임지는 사람 없어 “운영할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경전철은 애물단지일 뿐입니다.” 경전철을 운영 중인 의정부시와 용인시 등 수도권 자치단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달릴수록 손실이 나면서 지자체의 재정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엉터리 수요 예측’과 ‘묻지마식 개발사업’을 고집한 탓이다. 자치단체장과 지역 국회의원의 과욕, 일단 하고 보자는 건설업계의 도덕 불감증이 빚어낸 참극이나 다름없다. 6일 현재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 절차를 밟는 의정부경전철도 ‘엉터리 수요 예측’이 원인이었다. 의정부시와 민간투자사업자인 GS컨소시엄(의정부경전철㈜)은 2006년 경전철 건설 관련 협약을 맺을 당시 하루 7만 9049명이 경전철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6000억원대 건설비를 쏟아 부었다. 그러나 2012년 7월 개통한 뒤 초기에 하루 평균 1만 5000명 이용하는 데 그쳤고 이후 수도권 환승할인과 경로 무임승차를 도입했지만 3만 5000명에 불과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실시협약상 예상 수요는 의정부경전철이 제안한 예측 수요를 중앙부처 연구기관(KDI) 검정을 거쳐 확정된 것이며, 승객 수가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요건에도 이르지 못해 의정부시 지원을 받을 수 없어 경영 적자가 가중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의정부경전철은 지난해 말까지 누적 적자 2200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의정부경전철은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법에 파산을 신청했다. 파산이 받아지더라도 의정부시는 경전철을 계속 운행할 방침이지만, 과거 경전철 운영사 측과 맺은 협약에 따라 2200억원으로 추정되는 중도해지 비용을 물어 줘야 한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이날 “경전철 측의 재무 손실 주장은 매우 허구적이고 부적정해 중도해지 비용을 줄 의무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파산 재판과 별도로 경전철 측에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용인시는 경전철 탓에 파산위기까지 몰리며 ‘전국 채무 1위’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정찬민 용인시장이 긴축재정 등 허리띠를 졸라맨 노력 끝에 빚을 갚을 수 있었다. 정 시장은 지난달 17일 “2014년 7월 취임 당시 7848억원에 달했던 채무를 2년 반 만에 모두 갚았다”며 ‘채무 제로’를 선언했다. 채무 중 지방채 4550억원이 경전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됐다. 하지만 남은 경전철 민간투자비 상환액이 30년간 4150억원에 이른다. 용인 경전철이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한 것도 잘못된 수요 예측 탓이다. 2004년 민간 컨소시엄 용인경전철과 협약체결 당시 하루 예상 승객은 16만 1000명이었지만, 2013년 4월 개통 이후 이듬해 1월까지 하루 평균 8713명에 그쳤다. 협약 당시 예측치의 5.4%에 불과했다. 용인 경전철은 당시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도 무리하게 추진, 용인시 재정을 파국으로 내몰았다. 환승할인과 함께 승객 늘리기 정책에 힘입어 하루 평균 2만 5500여명 수준으로 이용객이 늘어났지만 적자를 면치 못한다. 인천 월미은하레일은 아예 써보지도 못하고 고철이 됐다. 지면 7∼18m 높이에 있는 궤도를 따라 인천역∼월미도 문화의거리∼월미공원 6.1㎞를 순환하는 전동차로, 인천교통공사가 853억원을 투입했다. 2010년 6월 완공됐음에도 부실시공 탓에 시험운행 과정에서 사고가 속출, 6년간 개통이 지연됐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실시한 안전성 검증 결과 차량, 궤도, 토목, 통신, 전력 등 모든 분야에서 중대한 결함이 발견됐다. 결국 월미은하레일은 차량 10대가 단 한 차례의 정식 운행도 못해 보고 지난해 사업이 백지화됐다. 이처럼 막대한 손실이 발생해도 책임지는 사람이나 기관이 없어 지역 주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든다. 용인시민들은 경전철 책임을 묻기 위해 전직 시장 3명과 전·현직 공무원 등 34명을 대상으로 1조원대 주민소송을 냈다. 하지만 최근 법원 1심판결에서 주민 주장 대부분이 기각됐다. ‘용인경전철 손해배상청구를 위한 주민소송단은 1심 판결에 불복, 지난 24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주민 소송단 현근택 변호사는 “낭비된 세금 액수가 워낙 크고 다시는 이런 행정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뜻을 모아 항소했다”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위기의 한국경제, 답은 있다] 스웨덴·獨 ‘노동·복지개혁’-덴마크 ‘친환경 에너지’로 제2의 성장

    [위기의 한국경제, 답은 있다] 스웨덴·獨 ‘노동·복지개혁’-덴마크 ‘친환경 에너지’로 제2의 성장

    2002년 우리나라 현대중공업에 코쿰스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팔아넘겨 ‘말뫼의 눈물’로 알려진 스웨덴의 남부도시 말뫼는 당시 조선소 폐업으로 도시 인구의 10%인 2만 7000명이 실직했다. 하지만 말뫼는 중앙정부로부터 2억 5000만 크로나(약 324억원)를 지원받아 공장부지를 사들이고 환경친화적인 미래형 도시를 만드는 데 투자했다. 조선업에 썼던 재원을 신재생 에너지와 정보기술(IT) 등 새로운 산업에 투자해 200여개의 새로운 기업과 6만 3000개의 일자리도 만들어 냈다. 23만명대로 줄어들었던 인구는 도시가 활력을 되찾으면서 다시 유입돼 2010년 이후 30만명을 돌파했다. 이렇듯 경제위기에서 탈출한 국가도 있다. 과감한 구조조정과 일자리 친화적 복지로 다시 일어선 스웨덴이 대표적이다. 제조업 강국 독일과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불리는 덴마크도 빼놓을 수 없다. 박근혜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의 모범 사례로 자주 인용했던 독일의 하르츠 개혁은 단기직과 시간제 근무를 늘리고 실업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엄격하게 하는 등 고용시장 유연화에 초점을 맞춘 개혁이다. 1990년대 스웨덴의 경제위기 극복 과정은 우리나라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에 봉착했을 때 참고했던 북유럽의 대표적인 강소국 사례다. 스웨덴은 1990년대 재정 적자와 자산 가격 거품이 급속히 꺼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금융기관 대출채권 부실화가 심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밖으로는 세계화, 안으로는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연대임금 정책과 적극적 노동시장을 근간으로 하는 복지모델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1991년부터 3년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이유다. 스웨덴이 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에서 4% 성장(1994년)으로 극적 반등할 수 있었던 동인은 근본적으로 경제 체질을 바꾸려 했던 노력에 있다. 1994년 재집권한 사민당 정부는 신자유주의적 요소를 반영한 복지모델 개혁을 추진하는 한편 거시적 경제안정 정책과 미시적 구조개혁 정책을 동시에 진행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은 “거시적 안정화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성장 둔화, 실업 증가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지만 유연성 제고와 구조조정 등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확충할 수 있게 한다”며 “다만 사회안전망이 확립되지 않은 국가의 경우 위기로 인한 고용과 소득분배 구조 악화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지적했다. 2차 대전 후 ‘라인강의 기적’을 이뤄 낸 독일(서독)이지만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1970년대 분배 중심의 복지정책이 실시되면서 서서히 침체해 ‘유럽의 병자’로 전락했다.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03년 -0.7%까지 떨어졌다. 독일 정부는 과감히 메스를 들이댔다. 성장률을 올리기 위해 부양책을 내세운 게 아니라 실업률을 낮추는 데 주목했다. 미니잡 등 가벼운 일자리를 만들며 주부, 휴학생, 은퇴 노인도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내줬다. 도철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하르츠 개혁이 미완이긴 하지만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종합적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됐다는 점”이라며 “예컨대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2003년 전후(戰後) 최대 경제 구조개혁인 ‘어젠다 2010’을 발표하며 하르츠 개혁을 노동시장 개편을 위한 하나의 모듈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사회보장제도, 세율 및 세제 개편, 노동개혁, 규제 철폐 등을 전방위적으로 진행한 것이다. 정책 연계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구조개혁을 패키지로 진행했다는 얘기다. 뒤이어 등장한 기민당의 앙켈라 메르켈 정부는 ‘하르츠 IV 지속발전법’을 통과시켜 슈뢰더 정부의 개혁정책을 계승했다. 정파의 이익에 관계없이 정책을 일관되게 장기적으로 추진했던 것이다. 무엇보다 하르츠 개혁은 일방의 희생만을 강요하지 않았다. ‘일하지 않으면 지원도 없다’는 워크페어(workfare) 정신에 입각해 실업자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구직 의무를 강화하는 등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부도 고용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을 선행적으로 실시했다. 고용 서비스 체계를 간소화하고 맞춤형 서비스인 ‘잡센터’를 신설했다. 일자리 중개 기능의 인력알선사무소(PSA)도 설치했다. 도 연구위원은 “독일 위기 해결의 키워드 중 하나는 ‘타임 갭’을 극복한 지도자의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정책 결실을 보는 데 3~4년이 소요되는 만큼 성과가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것을 알면서도 정치인이 아닌 국가 지도자로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책을 추진하고 반대를 버텨 냈다는 얘기다. 하르츠 개혁을 강행했던 사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자신이 추진했던 개혁의 여파로 결국 총선에서 패배했지만 여전히 독일 고용 확대의 기반을 다진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세계 10위권인 덴마크는 세계적으로 내세울 만한 다국적기업이 없는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다. 공업의 다양성도 적다. 면적은 한반도의 5분의1밖에 안 되고 인구는 우리나라의 10분의1 수준인 570만명이다. 그러나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해 5만 3243달러로 우리(2만 7633달러)의 두 배에 이른다. 배경은 국가적 혁신과 복지, 높은 사회적 결속에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적으로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던 덴마크는 1973년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더이상 석유에 의존하지 않기로 하고 친환경 에너지 개발로 성장 전략을 세웠다. 또 1990년대 말 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조선업의 기존 노하우, 인프라, 인력들을 풍력발전 산업에 재사용했다. 그 결과 덴마크는 풍력발전으로 자국 전기 수요의 14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덴마크 풍력회사 베스타스는 연매출 69억 유로, 고용인원만 2만 3000명으로 세계 풍력시장의 약 20%를 차지하며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김재훈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조조정에 관한 국내외 사례연구’에서 “1973~1990년 경제위기 속에서 덴마크 정부는 생산적이고 서비스 지향적인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숙제에 시간을 쓰기보다는 개인적인 소비를 위해 일하고 돈 벌 것을 권장했다”며 “이런 교육체계 등이 노동 현장까지 연장되면서 자연스럽게 학습경제가 가능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예보 족쇄 풀었더니 사외이사 족쇄가..이광구 우리은행장, 이사회와 MOU 체결

    예보 족쇄 풀었더니 사외이사 족쇄가..이광구 우리은행장, 이사회와 MOU 체결

    지난달 25일 우리은행 과점 주주들을 대표하는 사외이사들은 차기 은행장으로 이광구 행장을 최종 낙점한 뒤 이 행장 앞으로 한 장의 종이를 내밀었다. 인사의 공정성과 실적 개선 등을 약속하고, 1년 뒤 이사회가 이 행장의 성과를 재평가하겠다는 일종의 양해각서(MOU)였다. 연임이 확정된 이 행장은 사외이사들이 내민 종이에 서명했다.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이 사외이사들과 MOU를 맺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에게 이런저런 주문을 하는 적은 많아도 이런 요구를 문서화해 MOU까지 맺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인사 청탁 등 외풍을 막는 방패라는 옹호론과 또 다른 ‘경영 족쇄’라는 우려의 시선이 공존한다. MOU의 핵심 내용은 인사 공정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위기 때 공적자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번번이 정부나 정치권의 인사 청탁에 취약했던 점과 한일·상업은행이 합병해 탄생하면서 두 은행 출신을 기계적으로 균등하게 중용해야 한다는 압력 등에 시달려 온 ‘과거사’가 출발선이다. 한 우리은행 사외이사는 “이런 MOU를 맺어 놓으면 온갖 내외부 청탁이나 압력에 행장이 거절하기 쉬운 명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한 지 20년이 지났는데도 행장이나 임원 인사 때마다 출신 은행을 따지는 것은 구시대 잔제”라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연임이 확정된 뒤 이 행장이 “앞으로는 임원 인사 때 (상업과 한일의) 기계적인 동수 배분을 하지 않겠다”며 “공정한 인사 기준을 마련해 (출신 은행이 아닌) 능력에 근거한 인사를 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읽힌다. 이런 면에서는 사외이사들의 주장대로 MOU가 이 행장의 방어막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독이 될 수도 있다. 지난해까지 우리은행은 대주주인 정부(예금보험공사)와 MOU를 맺어야 했다. 역대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임원들은 “뭘 좀 시도해 보려 해도 예보와의 MOU 때문에 번번이 발목을 잡힌다”며 불만을 토로해 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16년 만에 민영화가 이뤄지면서 우리은행이 간신히 예보 족쇄에서 벗어났는데 또 다른 족쇄를 차게 됐다”면서 “CEO가 마음에 안 들면 이사회나 주주총회에서 재신임 절차를 거치면 될 것을 굳이 MOU까지 요구하는 것은 CEO의 자율 경영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권 인사는 “새롭게 시도된 과점주주 체제하에서 이 행장과 사외이사들 간에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이 시작된 것 아니겠느냐”며 “이 행장의 임기가 다른 시중은행장(3년)보다 짧은 2년으로 결정된 것도 같은 흐름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우리은행 사외이사진이 옛 KB금융처럼 경영진 위에 군림하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우려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행장과 모 사외이사 간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써부터 치열하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대형 은행의 소유 지배구조가 분산되는 것은 세계적인 흐름”이라면서 “(MOU 체결 여부를 떠나) 이사회의 CEO 평가 및 경영 참여는 지금보다 훨씬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위기의 한국경제, 답은 있다] 브라질·伊, 정치 위기에 경제 추락… 日, 고령화 직격탄

    [위기의 한국경제, 답은 있다] 브라질·伊, 정치 위기에 경제 추락… 日, 고령화 직격탄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했다. 영국은 ‘하드 브렉시트’(완전한 유럽연합 탈퇴)를 선언했다. 우리나라는 탄핵 정국에 시계(視界) 제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삼성 등 재벌 기업에 대한 반감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경제위기 탈출에서 실패했다는 평가가 더 많은 브라질, 이탈리아, 일본 3국과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독일, 스웨덴, 덴마크 3국 사례를 통해 우리 경제의 해법과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세 차례에 나눠 짚어 본다.■브라질, 정권 부정부패가 고강도 경제개혁 ‘발목’ “호세프를 감옥에 처넣어라!” 지난해 3월 브라질의 400여개 도시에서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브라질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었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부패 의혹에 휘말려 5개월 뒤인 8월 31일(현지시간) 탄핵당했다. 재정 적자를 숨기기 위해 정부의 회계장부를 조작한 게 화근이었다. 결정적으로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의 뇌물 스캔들에 대한 검찰의 정경유착 수사가 호세프 측근들을 겨냥하면서 민심은 돌아섰다. 그로부터 4개월 뒤인 12월. 호세프를 몰아낸 미셰우 테메르 정권이 이번엔 역으로 탄핵 심판대에 서게 됐다. 테메르 정부마저 부정부패 연루로 연일 탄핵 시위가 벌어지는 등 정치 위기에 몰리면서 고강도 긴축을 기조로 한 경제개혁은 암초를 만났다. 브라질 경제는 호세프가 재선한 2014년 0%대 성장(0.1%)을 하더니 2015년에는 마이너스(-3.8%)로 추락했다. 지난해에도 -3.3%로 전망된다. 1930년대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인플레이션은 9% 수준이고 2016년 7월 기준 실업률은 11.6%에 달한다. 하상섭 한국외대 중남미연구소 연구교수는 “룰라(전 대통령)의 사회복지 정책이 재정 악화로 축소되면서 시민적 저항을 맞았고 여기에 원자재가격 하락까지 맞물리면서 정치와 경제가 함께 쓰러졌다”면서 “정치상황 말고도 늘어나는 나랏빚, 증가하는 실업률, 급증하는 가계부채 등 우리나라와 닮은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리더십 실종·법치 후퇴에 경기회복 ‘감감’ 이탈리아도 정치가 경제 발목을 잡은 대표적인 나라다. 이탈리아는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심각한 ‘이탈리아병’을 앓아 왔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남유럽 재정위기의 연이은 폭탄으로 2000년대 들어서도 경제는 1% 안팎 성장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경제 초토화의 근본적 원인은 ‘정치시스템의 지배구조 취약성’이라고 지적한다. 유럽의 금융전문가인 다니엘 그로스 유럽정책센터 소장은 “이탈리아에 만연된 부패 시스템, 유권자 참여의식 부족, 정치 불안정, 정부 효력 및 법치 후퇴 등이 경제 침체에 더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이 2016년 조사한 ‘전 세계 정부 지배구조 지표’를 살펴보면 이탈리아 부패통제지수는 1996년 0.35에서 2015년 -0.04로 후퇴했다. 이 수치(-2.5~2.5)는 숫자가 클수록 부패통제가 잘된다는 의미다. 캐나다는 1.64, 노르웨이 1.77 등 선진국들은 이 수치가 대부분 1.5 안팎이다. 이탈리아 정치상황은 최근 더 악화되고 있다. 지난 연말 상하 양원제도를 바꾸는 정치개혁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하지 못해서다. 김시홍 한국외대 이탈리아어과 교수는 “이탈리아는 강력한 지방 분권하에 지방토착형 중소은행 위주로 방만한 대출이 이어져 ‘투 스몰 투 페일’(Too small to fail·小馬不死) 리스크가 확대되던 상황”이라면서 “이를 뜯어고치려던 총리는 사임했고 개혁은 공허한 외침이 됐다”고 지적했다.■일본, 생산가능 인구 감소·소비 위축 ‘장기 불황’ 브라질과 이탈리아가 불안한 정치상황이 경제 위기로 전이된 경우라면 이웃나라 일본은 저성장과 인구 노령화 등 사회 구조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장기 불황에 들어선 사례다. 일본의 대표적인 백화점 업체인 미쓰코시 이세탄은 다음달 치바점과 타마센터점을 문닫는다. 또 다른 백화점 업체인 소고·세이부도 조만간 카스카베점 등 4개 점포를 접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일본 훗카이도에서 41년간 영업해 온 세이부백화점 아사히카와점이 문을 닫았다. 최근 2년간 일본의 주요 백화점 11곳이 문을 닫았다. 1990년 9조 7130억엔(약 99조원)에 달했던 일본 백화점 매출은 2015년 6조 1742억엔(약 63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경기 침체로 사람들이 백화점보다 싼 아웃렛이나 할인점을 찾기 시작하면서 유통업체들은 가격 파괴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3년 연속 2%대 성장률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생산가능 인구마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대책 마련과 선제적인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고 주문한다. 0%대 성장률을 보이기 시작한 직후인 1993년 일본의 생산가능 인구는 정점(8695만명)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부 초빙교수는 “고령화가 갓 시작된 시점에는 노후를 대비한 예비성 저축이 늘면서 소비를 더욱 위축시킨다”면서 “일본이 1995년 물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데 이어 1999~2005년 디플레이션이 장기화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생산가능 인구가 최대치(3763만명)를 찍고 올해부터 내리막으로 접어들었다. 일본의 침체 과정에서 나타난 ‘버블(거품) 부양’의 위험, 좀비기업 구조조정 지연, 인구 고령화는 현재 우리 경제가 직면한 문제이기도 하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역시 급속한 고령화 부담과 소비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령화에 대한 대책 마련과 선제적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분석실장은 “이탈리아의 독특한 지방분권 형태는 우리와 거리가 있지만 장기침체 원인으로 지목되는 정치적 지배구조의 취약성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면서 “구조개혁 실패로 2014년 초 우리 정부가 내놓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2017년 잠재성장률 4%,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고용률 70% 달성 등 이른바 474 비전)이 무산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장 실장은 “리더십이 발휘되지 못하면 경제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교훈을 브라질과 이탈리아가 생생히 보여줬다”고 힘주어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서울신문·하나금융경영연구소 공동 기획
  • [위기의 면세점] ‘유커 모시기’ 1조 쓴 면세점… 5곳 모두 수백억 적자

    [위기의 면세점] ‘유커 모시기’ 1조 쓴 면세점… 5곳 모두 수백억 적자

    지난해 문을 연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은 면세점이 정식 개장하던 날 여행 가이드 초청 행사도 했다. 자사 면세점의 특징은 물론 가이드에 대한 각종 우대책을 설명하고 유명 연예인인 광고모델을 불러 가이드와의 사진 촬영 행사도 가졌다. 이날 면세점이 가장 신경쓴 행사다. 가이드가 새로 생긴 면세점에 단체 관광객을 많이 데려와야 매출액이 오르고 입소문이 나면서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관세청은 2일 전국 22개 시내 면세점 사업자가 지난해 여행사 등에 지급한 송객수수료가 9672억원이라고 밝혔다. 1조원에 육박한다. 송객수수료란 여행사나 가이드가 모집해 온 관광객이 산 금액의 일부를 여행사 등에 주는 것이다. 지난해 송객수수료는 단체 관광객 매출액(4조 7148억원)의 20.5%, 시내 면세점 매출액(8조 8712억원)의 10.9%였다. 특히 서울 신규 면세점의 송객수수료율은 26.1~31.0%다. 기존 면세점(17.6~25.7%)보다 훨씬 높다. 단체 관광객이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에서 10만원어치 물건을 사면 3만원가량을 가이드에게 준 것이다. 이익이 아닌 매출액의 일부를 떼어 주다 보니 일부 면세점은 적자가 불가피하다. 지난해 문을 연 HDC신라면세점(-167억원), 하나투어SM면세점(-208억원), 한화갤러리아63면세점(-305억원), 신세계DF(-372억원), 두타면세점(-270억원)은 모두 지난해 9월 말까지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자금력이 있는 대형 면세점은 그나마 버틸 수 있지만 소규모 면세점은 갈수록 힘들어진다. 송객수수료는 국내 여행사를 거쳐 최종 귀착지가 대부분 중국 여행사다. 업계 관계자는 “재주는 면세점이 부리고 돈은 중국 회사가 먹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도 갈수록 줄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정부가 단체 중국인 관광객 수를 전년보다 20% 줄이라는 지침을 내렸고 최근에는 한국행 전세기 운항 신청을 불허했다. 면세점 매출에서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는다. 올해를 버텨 내도 내년은 더욱 난감하다. 유통 ‘빅3’인 현대백화점이 올 12월쯤 첫 면세점을, 신세계백화점이 두 번째 면세점을 각각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연다. 2015년 6곳이었던 면세점이 13곳이 된다. ‘살아남기’ 위한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면세점이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는 명품의 입점이 중요하다. 반면 세계적 명품 회사들은 지역별·국가별 전략에 따라 매장을 연다. 전문경영인보다는 오너 일가의 네트워크에 의해 입점이 결정되고 인테리어와 넓이, 위치 등에 대해 협상하느라 매장 유치에 1년 이상은 족히 걸린다. 때론 다른 면세점에 입점한 명품 매장을 뺏어 오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루이비통이 지난해 12월 말 국내 최초 면세점인 동화면세점에서 철수한 이유다. 신규 면세점 관계자는 “입찰 신청할 때만 해도 정부가 사업자를 이렇게 늘려 놓는다든지 사드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거라는 예상을 전혀 하지 못했다”면서 “업체 입장에선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희망이 없진 않다. 여행 가격비교검색 사이트인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개별 여행객(싼커)의 한국 검색량이 전년보다 152% 늘어났다. 검색량 기준으로는 홍콩에 이어 2위다. 싼커를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이 필요한데 이 또한 중소·중견기업에는 아직 버겁다는 점이 문제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경제 블로그] ‘실적 우선’ CEO 연임… 낙하산 퇴출 발판될까

    [경제 블로그] ‘실적 우선’ CEO 연임… 낙하산 퇴출 발판될까

    포스코의 권오준 회장, KT의 황창규 회장, 우리은행의 이광구 행장이 최근 잇따라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이 기업들은 표면적으로는 민간 기업이면서도 최고경영자(CEO) 선임 때나 정권 교체기마다 ‘낙하산’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정부 소유로 있다가 민영화에 성공했지만 주인이 없다 보니 정부 관료 출신이 CEO로 오기도 하고 주요 보직에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는 일도 적지 않았죠. 업계에서는 이들의 연임과 정치 지형도가 향후 어떤 상관관계를 보일지에 주목합니다.이들 CEO가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성과가 좋았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얘기합니다. 권 회장은 임기 동안 5조 8000억원의 재무 개선 효과를 거뒀고, 황 회장 역시 취임 첫해 적자를 기록했지만 그 다음해부터는 매년 1조원을 훌쩍 넘는 이익을 냈습니다. 이 행장 역시 우리은행 민영화라는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고 8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를 1만 3000원까지 끌어올리는 등 실적이 좋았다고 강조합니다. 한편에서는 탄핵 정국과 맞물려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린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습니다. 임기 만료 수개월 전부터 차기 CEO 후보에 여러 이름이 오르내리곤 했는데 ‘최순실 사태’ 이후 이런 풍경이 사실상 자취를 감춘 것은 사실입니다. 연임에 성공했다고 해서 임기가 보장될지도 미지수입니다. 과거에 비춰볼 때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자리라는 인식이 여전하기 때문이지요. 임기가 이미 지났거나 다 돼 가는데도 후임자를 찾지 못한 공공기관들도 있습니다. 김영학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 사장,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 등이 그 예입니다. 무보는 임기 만료 거의 두 달 만에 지난주 후임 사장 공모를 냈습니다. 최근의 잇단 연임 행진을 보는 시선은 분분합니다. 다만 한 가지 공통된 시선은 더이상 정부의 입김이 아닌 능력 위주의 인사 원칙이 지켜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경제블로그]CEO 연임의 정치학

    경제블로그]CEO 연임의 정치학

    포스코의 권오준 회장, KT의 황창규 회장, 우리은행의 이광구 행장이 최근 잇따라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이 기업들은 표면적으로는 민간 기업이면서도 최고경영자(CEO) 선임 때나 정권 교체기마다 ‘낙하산’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정부 소유로 있다가 민영화에 성공했지만 주인이 없다 보니 정부 관료 출신이 CEO로 오기도 하고 주요 보직에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는 일도 적지 않았죠. 업계에서는 이들의 연임과 정치 지형도가 향후 어떤 상관관계를 보일지에 주목합니다.이들 CEO가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성과가 좋았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얘기합니다. 권 회장은 임기 동안 5조 8000억원의 재무 개선 효과를 거뒀고, 황 회장 역시 취임 첫해 적자를 기록했지만 그 다음해부터는 매년 1조원을 훌쩍 넘는 이익을 냈습니다. 이 행장 역시 우리은행 민영화라는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고 8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를 1만 3000원까지 끌어올리는 등 실적이 좋았다고 강조합니다.한편에서는 탄핵 정국과 맞물려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린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습니다. 임기 만료 수개월 전부터 차기 CEO 후보에 여러 이름이 오르내리곤 했는데 ‘최순실 사태’ 이후 이런 풍경이 사실상 자취를 감춘 것은 사실입니다. 연임에 성공했다고 해서 임기가 보장될지도 미지수입니다. 과거에 비춰볼 때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자리라는 인식이 여전하기 때문이지요. 임기가 이미 지났거나 다 돼 가는데도 후임자를 찾지 못한 공공기관들도 있습니다. 김영학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 사장,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 등이 그 예입니다. 무보는 임기 만료 거의 두 달 만에 지난주 후임 사장 공모를 냈습니다. 이달 말과 다음달 초 임기가 끝나는 조 사장과 이 행장 후임 인선은 아직 시작조차 못했습니다. 최근의 잇단 연임 행진을 보는 시선은 분분합니다. 다만 한 가지 공통된 시선은 더이상 정부의 입김이 아닌 능력 위주의 인사 원칙이 지켜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시론] 신보호무역주의 시대를 준비하라/신승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시론] 신보호무역주의 시대를 준비하라/신승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하루 만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앞으로 미국의 통상 압력이 거세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대외 통상정책의 주요 타깃은 중국이다. 중국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여년간 중국의 불공정 무역으로 미국 경제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불법 보조금 지급과 환율 조작, 지적재산권 절도, 국제 노동 및 환경 기준 불이행 등으로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막대한 무역 흑자를 챙겼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1990년대 후반부터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 특히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급격히 증가해 2015년에는 전체 무역수지 적자의 50%에 육박했다. 1980~90년대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 가운데 절반을 차지했던 일본은 최근 그 비중이 10% 수준으로 낮아졌다. 미국은 1985년 9월 ‘플라자 합의’(미 달러와 일 엔화 환율에 대한 시정)를 통해 미국의 대외무역 불균형 개선을 시도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중국의 환율결정 시스템 개선과 무역 시정 조치를 통해 무역 불균형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중국 수입품에 45%의 관세 부과와 환율조작국 지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우선 고관세 부과는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배 문제가 있어 ‘국경세’ 부과 등의 다른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실행 여부를 떠나 다양한 방법으로 높은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구두 개입은 중국 수출 기업의 경영 활동에 엄청난 불안감을 준다. 고관세 부과가 아니더라도 미국은 반덤핑 및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부과 등 WTO 협정에 부합하는 다양한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중국의 대미 수출 위축을 야기할 것이고, 대중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도 간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중국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나라에 부과할 가능성도 높아 우리의 대미 수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문제는 중국의 고관세 부과와 다분히 연계돼 있다. 즉 고관세 부과의 배경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이라면 환율 조작도 불법 수출보조금의 하나로 인식하는 것이다. 다만 과거와 달리 현재의 위안화 약세는 중국 정부의 인위적 개입보다는 중국 경제의 둔화, 달러 강세에 따른 자금 유출, 중국 기업의 해외투자 증가로 인한 것이기에 환율조작국 지정은 현 상황에서는 맞지 않는 부분도 적지 않다. 미국 재무부가 내놓은 최근 환율 모니터링 보고서에서도 중국의 경우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0.1%를 초과하는 것 외에 외환시장 개입이나 경상수지 흑자 부문에서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단기간 내에 환율조작국 지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최악의 상황은 미국의 무역 제재와 이에 따른 중국의 보복이 빚어지면서 주요 2개국(G2) 간 무역 분쟁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세계 경제와 국제 교역의 위축을 가져올 것이고, G2에 대한 수출 비중이 40%에 달하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는 독일과 일본 등 경쟁국들보다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미·중 간 통상정책의 불확실성과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은 올해 세계 교역의 최대 하방 리스크 요인이다. 공약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행되는 과정에서 처음과는 달리 완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 준 예측 불가의 행보를 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 다분히 통제 불가능한 외부 변수이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환율 변동성 확대나 반덤핑 및 상계관세 부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우리 수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을 사전에 모니터링하고 외환시장 개입의 투명성 제고, 기업의 통상 법무기능 강화, 대미 무역수지 균형 노력 및 투자 확대 등 다양한 대책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어느 때보다 정부, 연구기관, 기업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때다.
  • 영업익 1조 ‘KT식 황의 법칙’… 연임 관문 뚫었다

    영업익 1조 ‘KT식 황의 법칙’… 연임 관문 뚫었다

    황창규 KT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2014년 취임 후 회사의 연간 영업이익을 1조원대로 끌어올린 점을 인정받아 3년 동안 다시 KT를 이끌게 됐다.KT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는 26일 서울 광화문 KT사옥에서 회의를 열고 황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이사회에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가 31일 회의를 열어 황 회장을 차기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을 확정하고, 3월 정기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황 회장은 공식적으로 재선임된다. 황 회장은 2014년 취임한 뒤 회사의 실적을 안정적으로 이끈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첫해인 2014년 KT는 4000억원에 달하는 적자의 늪에 빠졌으나 이듬해 영업이익을 1조 2929억원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KT가 영업이익 1조원대에 진입한 것은 2012년 이후 3년 만이다. 이어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조 2137억원에 달하면서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하게 됐다. 황 회장이 ‘통신 본연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동안 무선과 IPTV, 초고속인터넷 등 통신 분야가 고르게 성장하고, BC카드와 스카이라이프 등 그룹사의 실적도 호조를 보였다. 186%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도 지난 3분기 말 130%대까지 낮춘 데 이어 무디스의 신용 등급도 3년 만에 A등급을 회복하면서 3대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A등급의 신용등급을 받게 됐다. 순조로울 것 같았던 황 회장의 연임은 ‘최순실 게이트’라는 악재를 만나기도 했다. KT는 차은택씨의 측근을 임원으로 채용하고 최순실씨가 실소유한 광고회사에 68억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검찰의 재계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황 회장은 수사 선상에서 제외됐고, 그간의 고무적인 경영 실적과 함께 황 회장 외에 마땅한 적임자가 없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황 회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재선임되면 2020년 3월까지 3년 동안 KT를 이끌게 된다. 연임 기간 중에 황 회장은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미래 신사업에 승부를 걸 계획이다. 황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KT의 목표는 지능형 네트워크 기반의 플랫폼 회사,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미디어 플랫폼 회사”라고 밝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주관 통신사로서 평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고, 최근 ‘AI테크센터’를 신설하며 AI 비서를 탑재한 IPTV ‘기가 지니’를 출시하는 등 AI 관련 사업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황창규 KT 회장 차기 내정…‘만장일치’ 연임 성공, 왜?

    황창규 KT 회장 차기 내정…‘만장일치’ 연임 성공, 왜?

    황창규 KT 회장이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 KT CEO(회장)추천위원회는 26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회의를 열고 황창규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이사회에 추천했다. 추천위원들은 이날 만장일치로 후보 추천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회장은 3월 정기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공식적으로 재선임된다. 추천위는 이날 황 회장에 대한 면접 심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황 회장은 그간의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경영 계획과 비전 등을 설명했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에 대해서도 더 이상 문제가 될 부분은 없다며 적극적으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CEO 추천위원회가 황 회장에게 신성장 사업 추진과 함께 투명하고 독립적인 기업지배구조 구축을 특별히 요구했다”고 전해졌다. 한 추천위원은 “진지한 분위기에서 많은 토론을 했다”며 “황 회장의 설명을 들은 위원들이 충분히 납득했고, 경영 성과와 비전 등을 바탕으로 황 회장이 차기 회장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사회는 31일 회의를 열어 차기 회장의 경영계약서에 추천위의 권고사항을 반영하고, 추천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난 4일 구성된 CEO추천위원회는 투명한 심사를 위해 5차례 걸쳐 15개 기관 투자자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 사내외 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했다. 황 회장은 심사 과정에서 지난 3년 임기의 경영 성과에 대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회장의 취임 첫해인 2014년 KT는 4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지만, 이듬해에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2929억원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2개 분기 연속 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3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KT 연간 영업이익은 1조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186%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도 지난 3분기 말 130%대까지 낮췄고, 최근 무디스의 신용 등급도 3년 만에 A 등급을 회복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 연루 사실이 드러나면서 도덕성에는 흠집이 났다. 검찰 조사에서 KT는 청와대의 청탁을 받고 ‘국정농단’의 주역 중 하나인 차은택 씨의 측근을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채용하고, 최순실 씨가 실소유한 회사에 68억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황 회장의 경영 성과가 긍정적인 데다 정권 교체기 마땅한 후임자를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황 회장의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왔다. KT가 검찰에 이어 특검의 주요 수사 선상에서 비켜나 있는 점도 황 회장의 부담을 덜어준 것으로 보인다. 황 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재선임되면 2020년 주총까지 3년 동안 KT를 이끌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스코, 지난 3년 흑자전환 다시 3년 구조조정

    포스코, 지난 3년 흑자전환 다시 3년 구조조정

    후추위 7차례 격론 “최순실 게이트 연루설 근거 없어”수익성 개선 성과 인정 … 비철강 개혁안 과제로 권오준 회장이 3년 더 포스코를 이끌게 됐다. 지난 3년 동안의 경영실적 개선 성과를 인정받아 25일 연임에 성공했다. 권 회장은 진행 중인 포스코그룹 구조조정을 연임 기간 동안 완수할 전망이다.포스코 사외이사 6명 전원으로 구성된 최고경영자(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만장일치로 권 회장의 연임을 찬성하는 내용의 자격심사 검토 결과를 이날 이사회에 보고했다. 이어 이사회는 권 회장을 회장 단독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오는 3월 10일 주총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권 회장은 임기 3년의 회장으로 재선임된다. 후추위는 권 회장이 연임 의사를 표명한 지난달 9일부터 총 7차례 회의를 열어 권 회장의 연임 여부를 심사했다. 후추위 관계자는 “매 회의 때마다 평균 4시간이 넘게 격렬한 토론을 벌였다”면서 “3차 회의엔 권 회장이 참석해 미래 포트폴리오 전략을 발표했고, 위원들의 질의에 직접 답변했다”고 전했다. 투자가, 근로자 대표, 전직 CEO 등을 인터뷰했고 ‘최순실 게이트’ 연루설도 조사했지만 “각종 의혹이 근거가 없거나 회장직 수행에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의견을 모았고 이에 대해 외부 법률 조언도 받았다. 지난 3년간 총 126건의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수익성을 개선한 권 회장의 성과에 후추위는 더 무게를 뒀다. 이날 포스코가 발표한 지난해 연결 기준 실적을 보면 매출은 53조 835억원으로 전년보다 8.8%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조 8443억원으로 2015년보다 18.0%나 늘었다. 2015년엔 96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1조 482억원의 흑자로 전환됐다. 권 회장 취임 직전인 2013년 7.3%이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두 자릿수(10.8%)로 개선됐다.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고, 해외 철강부문 실적이 개선된 덕이다. 해외 철강법인의 합산 영업이익은 2015년 4299억원 적자였지만, 지난해엔 2182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말 포스코 별도 부채비율이 17.4%로 사상 최저를 기록하는 등 재무적 개선도 돋보였다. 권 회장은 또 지난해부터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추천이나 청탁을 기록, 관리하게 하는 ‘클린 포스코 시스템’을 가동시키며 윤리 경영 정착에도 힘을 쏟고 있다. 후추위는 권 회장에게 비철강사업 분야 개혁 방안, 후계자 육성 및 경영자 훈련 프로세스 활성화 방안 등을 두 번째 임기 과제로 제시했다. 이명우 포스코 이사회 의장은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검증 과정을 거친 만큼 권 회장이나 포스코로서도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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