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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산 육로 관광길 6년 만에 다시 열리나

    “이번에는 금강산 관광길이 열리려나….”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2008년 이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의 재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강원 고성·속초지역 주민들은 26일 두 차례의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계기로 6년 동안 막힌 금강산 육로 관광길이 다시 열리기만을 학수고대한다고 밝혔다. 동해안 최북단 통일전망대로 이어지는 국도 7호선과 명파리 등에는 ‘금강산 육로 관광을 염원한다’는 현수막이 줄줄이 내걸리는 등 벌써 주민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고성지역은 2008년 7월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상가들은 문을 닫고 결손가정이 증가하는 등 잠정적인 피해액만 2000억원대에 이른다. 고성과 인접하고 설악권을 낀 속초지역 주민들도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정례화되고 금강산 육로 관광길이 다시 열리면 속초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에 찼다. 특히 정부가 후속 대책으로 추가 적십자 실무 접촉과 고위급 접촉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행사 정례화를 추진하는 등 현안을 해결해 나갈 계획이어서 지역 주민들은 금강산 육로 관광 재개를 기대하고 있다. 고성·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60년 만에 가장 ‘달콤한 식사’

    60년 만에 가장 ‘달콤한 식사’

    남북 이산가족 상봉 닷새째이자 2차 상봉 이틀째인 24일 북측 상봉 의뢰자 88명과 남측 가족 357명은 오전 북한 금강산호텔 개별 상봉과 공동 오찬, 오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단체 상봉을 통해 만남을 이어 갔다.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이 이날 ‘키리졸브’ 군사연습을 시작했지만 남북한 당국이 상호 비방을 자제하는 가운데 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분위기 속에서 상봉이 진행됐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작별을 하루 앞둔 이날 금강산호텔에서 진행한 공동 오찬이 함께 할 수 있는 ‘마지막 식사’라는 점 때문인지 다소 침울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오전 개별 상봉에서는 각자 가져온 선물을 전달하느라 분주했다. 북쪽의 아버지 남궁렬(87)씨와 60여년 만에 재회한 남궁봉자(61)씨는 가방 2개에 30㎏씩 60㎏을 꽉꽉 채워 가져온 파카, 와이셔츠, 속옷, 영양제 등의 선물을 아버지에게 전달했다. 봉자씨는 “아버지가 고향 충남의 쌀이 맛있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고향 쌀을 10㎏이라도 사 올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남편을 따라 성을 바꾼 미국 국적의 김경숙(81)씨는 6·25전쟁 때 소식이 끊겼다가 재회한 오빠 전영의(84)씨 앞에서 선물로 준비한 옷가지를 꺼내 놨다. 하지만 오빠는 굳은 표정으로 “너희가 아무리 잘산다 해도 이게 뭐냐”라며 화를 냈다. 경숙씨는 “오빠가 그렇게 말해야 하는 현실이 서럽고 비참해서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북측 최고령자인 박종성(88)씨의 여동생 종분씨는 단체 상봉에서 “오빠가 이제 가시면 돌아가실 것 같다”면서 “우리 오빠 이대로 못 보내”라며 울음을 터뜨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금강산호텔에 나온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 기자단과 식사를 함께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남북 관계 개선 의지에 기대감을 피력했다. 한 간부급 북측 안내원은 “박 대통령은 ‘제 머리’를 굴리는 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자기 생각이 있다는 뜻인데 (남북 관계도) 잘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안내원은 북한 국방위원회가 지난달 16일 발표한 ‘중대 제안’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특명’이라며 남북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북측 안내원은 “(북한이) 아시안게임 전 종목에 참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단일팀을 만들지는 못해도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은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0일 북한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축구팀을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전 종목 참가를 추진하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조선적십자회 소속이라는 한 북측 관계자는 “비방 중상 금지는 매우 중요한 대목인데 남측(언론)에서는 그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불만스러워했다. 한편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금 북과 남 사이에는 긴장 완화와 평화 보장,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 사업 추진 등 절실한 문제들이 해결을 기다리고 있다”며 관계 개선을 위한 실천적 행동을 강조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13년 만에 ‘화려한 모국 나들이’

    13년 만에 ‘화려한 모국 나들이’

    “결혼 13년 만에 처음 가족과 함께 한 모국 나들이라 너무 기쁩니다.” 중국 출신 결혼이주여성인 박춘화(45)씨는 2001년 한국으로 시집온 이래 한번도 고향집을 찾지 못했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다 바쁜 생활에 치여 엄두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남편, 딸과 함께 중국 가족들을 만나고 싶었던 박씨는 최근 어엿한 한류 콘서트의 통역사로 변신해 중국을 방문, 그 소원을 이뤘다. 23일 삼성사회봉사단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슈퍼주니어 단독 콘서트 ‘슈퍼쇼5’에 통역사로 참여, 원활한 행사 진행을 돕는 한편 친정 가족과도 상봉하는 기쁨을 누렸다. 결혼 전 중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던 박씨는 현재 경기도 용인의 지역 다문화가족센터 등에서 중국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슈퍼주니어 통역사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삼성그룹과 SM엔터테인먼트가 함께 추진한 다문화가족 지원 사업 덕분이다. 박씨 외에도 경기도 수원시의 성정(36)씨 등 결혼 이주여성 2명도 콘서트의 통역사로 채용돼 공연준비를 도왔다. 이들 가족 9명도 동행했다. 삼성은 이들의 친정 가족들을 콘서트 현장에 초청하는 ‘깜짝 이벤트’도 마련했다. 박씨는 “중국에서 인기있는 슈퍼주니어의 콘서트 통역사로 일하게 돼 중국 가족들이 자랑스러워했다”고 흐뭇해했다. 삼성 관계자는 “중국 가족들은 결혼해서 한국에 간 딸이 한류 콘서트 통역사로 일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해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가족들의 모국 방문 비용은 삼성전자, 제일모직, 적십자사 경기지사가 함께 진행한 희망나눔 바자회의 수익금으로 마련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나 대신 北의용군 끌려갔던 동생 죽은 줄 알고 제사까지 지냈는데…”

    “나 대신 北의용군 끌려갔던 동생 죽은 줄 알고 제사까지 지냈는데…”

    “아버지! 돌아가신 줄 알았는데…저 알아보시겠어요?” “못 알아보겠어. 너희 엄마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나흘째이자 북측의 상봉 의뢰자 88명이 남측 상봉단을 만나는 2차 상봉 첫날이기도 한 23일 가족들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북한 금강산면회소에서 60여년 만에 꿈 같은 재회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상봉에 참여한 남측 가족들은 6·25전쟁 중 소식이 끊긴 부모, 형제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고 살아온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미 사망신고를 했거나 제사를 지내 온 경우도 있었고 전쟁 중 인민군 의용군에 끌려가거나 잠시 외출하다 행방불명된 사연들도 많았다. 6·25전쟁 때 젖먹이였던 남궁봉자(61)씨는 꿈에서만 그리던 북쪽의 아버지 남궁렬(87)씨와 만나자마자 얼싸안고 울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봉자씨는 “아버지가 전쟁통에 실종되셔서 돌아가신 줄만 알았다”면서 “어머니가 5년 전에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충남 서천 출신인 남궁렬씨는 동네 친구들과 함께 저녁에 어디 잠깐 다녀온다고 나갔다가 북측에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의 언니 홍석순(80)씨를 만난 남측 동생 명자(65)씨는 “어릴 때 헤어진 언니가 북한 의용군으로 끌려간 약혼자를 따라 북으로 갔다”고 말했다. 홍씨는 무당들이 언니가 죽었을 것이라고 해서 ‘영혼 결혼식’까지 시켜 줬다고 했다. 명자씨는 석순씨에게 “사진을 많이 찍어야 해. 얼굴 나와야지…”라며 60여년 만에 만난 언니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담아가려 했다. 이번 상봉에서 북측 상봉 의뢰자 88명 가운데 31명이 의용군 징집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영(86)씨는 북측 동생인 선영(83)씨가 죽은 줄 알고 제사까지 지냈다. 6·25전쟁 당시 서울에 살았을 때 북한군이 두 형제 중 한 명이 의용군으로 가야 한다고 협박했고 이에 동생 선영씨가 “내가 형님 대신 가겠다”고 나섰다고 한다. 임씨는 북측 동생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아 내복, 점퍼, 초코파이, 시계 등 선물을 잔뜩 가져갔다. 서울 배재고등학교 재학 중 의용군으로 끌려간 삼촌 주정환(83)씨를 만난 주종택씨 가족도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특히 종택씨의 아버지인 종국씨는 전쟁 당시 월북한 것으로 알려져 이념이 갈라놓은 가족의 비극을 실감케 했다. 이번 2차 상봉에서 부모·자식 간 만남을 가진 경우는 1명에 불과하고 73명이 형제자매를 만났다. 지난 20~22일 1차 상봉 때 남측 방문자 82명 중 12명이 부부와 부모·자식, 50명이 형제자매를 만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남측 가족을 만나고 싶다고 의뢰한 북측 상봉 의뢰자 88명 가운데 평안도, 함경도 등 이북 출신은 없었고 경기, 경북 등 이남 출신이 87명, 일본 출신이 1명으로 나타났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후 5시쯤 단체 상봉을 마치고 저녁 7시부터 9시 5분까지 금강산면회소에서 남측이 주최한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북측 단장인 리충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우리는 북남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중대제안을 내놓았고 그 첫 출발로 흩어진 가족 상봉을 마련했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한편 이날 남측 기자 1명이 북측의 남북출입사무소에서 통관검사를 받던 중 노트북 컴퓨터에 북한인권법 파일이 있다는 이유로 뒤늦게 금강산에 입경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북측은 검사 10시간여 만인 오후 10시를 넘겨 이 기자의 입경을 허용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남북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관광 재개·상봉 정례화 탄력 받을까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계기로 2008년 이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사업의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후속 대책을 마련하며 일단 상봉 정례화를 추진하고 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를 다음으로 논의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강산관광특구의 중심지인 온정각 서관의 무관세 상점과 식당들은 여전히 문이 잠겨 있었다. 북측 관계자들이 건물 위에 올라가 눈을 치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곳 시설들은 남북이 합의만 하면 바로 재개장할 수 있음을 보여 주려는 듯이 단정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유지가 잘 되어 있는 것 같다”는 우리 측 취재진의 말에 상점 안내원은 “그렇다. 재개되면 바로 활용할 수 있다”고 답해 적극적인 관광 재개 의지를 표시했다. 이산가족이 머무는 금강산 시설은 2010년 4월 이후 북측에 의해 자산이 동결·몰수된 상태다. 이들 시설은 중국인 관광에 최근까지 활용됐다. 이 안내원은 관광이 활발한지를 묻자 “중국과 구라파(유럽), 이런 데서 관광을 오고 있다”고 답했다. 금강산 관광사업자인 현대아산 직원들은 이번 상봉 행사가 끝날 때까지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호텔, 외금강호텔 등의 시설을 점검하며 자연스럽게 다른 시설들의 유지·보수 상태도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봉 정례화와 관련해서는 이산상봉 행사를 주관하는 대한적십자사가 북측과 이번 상봉 기간 공감대를 형성할지가 주목된다. 과거 남북 적십자사는 상봉 행사장에서 자연스럽게 고위급 간 의견을 주고받는 ‘간이 회담’을 열기도 했다. 유중근 한적 총재는 지난 20일 북측이 주최한 만찬에서 “시간이 없다. (남북의 가족들이 계속해서 만날 수 있는) 근본적 해결방안을 조속히 만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부부·직계 자식보다 형제·친척 비율 늘어

    부부·직계 자식보다 형제·친척 비율 늘어

    20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3년 4개월 전인 2010년 10~11월 상봉 때와 비교했을 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는 평가다. 이는 우리측 상봉자들의 연령이 고령화되면서 부부나 직계 자식보다 형제나 친척들의 상봉 비율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0일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남측 상봉 대상자 82명 가운데 90세 이상은 25명, 80대 41명, 70대는 9명, 69세 이하는 7명으로 나타났다. 2010년 10월에는 남측 방문단 100명 가운데 90세 이상이 21명, 80대가 52명, 70대가 27명이었다. 이번 1차 상봉행사에서는 80대 이상 비율이 80.5%로 지난번 상봉의 73%보다 7.5% 포인트 높았다. 특히 부모·자식 간이나 부부 상봉은 2010년 당시 24명에서 이번에 12명으로 크게 줄었고 형제나 친척 간 상봉 비율이 늘어났다. 이산가족들이 고령화되면서 사망하거나 거동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1월 기준으로 남측 이산가족 생존자 7만 1503명 가운데 90세 이상이 11.1%인 7952명, 80대가 41.7%인 2만 9823명으로 80대 이상 고령층이 52.8%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90세 이상 고령 이산가족 상당수가 북한의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이산가족들은 사망률과 평균 기대여명을 고려할 때 20~24년이면 대부분 사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향후 남북 고위급 접촉 채널을 활용해 금강산 관광 재개와 5·24 조치의 단계적 해제를 통해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북한의 적극적 협조를 이끌어 내고 상봉 기회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엄마, 저예요”… 치매 노모 만난 딸 울음 터트려

    “언니, 저예요. 왜 듣지 못해요. 언니, 언니….” 20일 열린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는 그 누구도 애절하지 않은 사연이 없었다. 백발이 성성한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들은 20일 오후 3시부터 두 시간 동안 금강산호텔에서 생이별한 형제와 자식, 심지어는 얼굴도 모르는 손주와 만나 분단의 아픔을 달랬다. 평남이 고향으로 6·25 전쟁 당시 두 딸을 시부모에게 맡기고 남편과 함께 월남했다는 이영실(88) 할머니는 치매 증세로 북쪽의 친동생 정실(85·여)과 딸 동명숙(66)씨를 알아보지 못해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명숙씨는 이 할머니가 자신과 이모를 알아보지 못하자 “엄마, 이모야, 이모, 엄마 동생”이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이 할머니의 계속 손을 잡고 귀엣말을 하며 어머니 곁을 떠나지 못했다. 정실씨도 탄식과 함께 눈물을 쏟아냈다. 황해도 연백이 고향인 이범주(86) 할아버지는 6·25 때 헤어진 북측 남동생 윤주(67)씨와 여동생 화자(72)씨를 만나 “미안하다”는 말을 되뇌었다. 이 할아버지는 “연백에서 바로 건너면 강화도고 내가 장남이니까 1·4후퇴 때 할아버지께서 내가 먼저 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의 묘소는 어디에 있는지, 기일은 언제인지 등을 물으며 부모님 곁을 지킨 동생들을 위로했다. 평북이 고향인 김영환(90) 할아버지는 북녘에 두고 온 아내 김명옥(87)씨와 아들 대성(65)씨를 만났다. 이번 상봉단 82명 가운데 유일하게 배우자를 만났다. 손기호(91) 할아버지는 딸 인복(61)씨와 외손자 우창기(41)씨를 만났다. 딸을 눈앞에 두고 말을 잇지 못하는 손 할아버지에게 인복씨는 “못난이 딸을 찾아오셔서 고마워요”라며 울면서 껴안았다. 전시 납북자 가족도 이날 상봉에 포함됐다. 최남순(65·여)씨는 60여 전 죽은 줄로만 알고 있던 아버지가 사망 전 북한에 남기고 간 이복동생 경찬(53)·경철(46)·덕순(56·여)씨를 만났다. 최씨는 상봉장에서 북측 가족에게서 건네받은 아버지 사진을 보고, 부친의 고향과 직업 등을 묻고는 “아무리 봐도 제 아버지가 아닌 것 같다”며 북측 가족의 아버지가 자신의 아버지와 동일 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들은 ‘의형제’를 맺는 것으로 정리했다. 김섬경(91) 할아버지와 홍신자(83)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해 구급차를 타고 금강산까지 이동했다. 이들은 건강상의 이유로 21일 개별상봉 후 귀환하기로 했다. 저녁 7시부터 북측 주최로 열린 만찬에서도 가족들은 서로에게 음식을 떠주며 상봉의 감격을 이어 갔다. 오후 개별상봉 때보다 긴장감이 누그러지며 남북 가족이 함께 사진을 찍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리충복 북한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 뜻깊은 상봉은 북과 남이 공동의 노력으로 마련한 소중한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유중근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이산가족 상봉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인도적 사업”이라며 “가장 인간적이며 민족적 과제”라고 화답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시론] 절실한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시론] 절실한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이산가족상봉이 20일부터 금강산에서 시작됐다. 아까운 세월을 허송하고 3년 4개월 만에 재개된 상봉 행사다. 20~22일과 23~25일 두 차례의 상봉이 이뤄지는데 제1차 상봉은 남측에서 82명과 동행가족 58명이 178명의 북측 이산가족을 만나고, 제2차 상봉은 북측 88명과 그 동행가족이 남측 이산가족 361명을 만나게 된다. 총 800~900명의 이산가족이 만나게 되는 셈이다. 건강이 악화된 91세 김성겸 할아버지는 북한에 사는 아들과 딸을 만날 일념으로 구급차를 타고 금강산에 가면서 ‘죽더라도 금강산에서 죽겠다’고 했다. 이번 제1차 남측 상봉자들의 구성을 보면, 평균 연령은 85세이고 이 중 25명은 90세 이상, 41명은 80~89세 노인들이다. 부부 상봉이 1명, 부모·자식 상봉이 11명, 형제자매 상봉이 50명, 삼촌 이상 상봉이 20명이다. 이는 ‘자식’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부모가 많았고 이제 자식들로서는 헤어진 ‘부모’ 만나기가 어렵게 됐다는 뜻이다. 현재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 찾기 신청자는 모두 13만명가량인데, 이미 6만명가량이 세상을 떠나고 생존자는 작년 말 기준으로 7만여명에 불과하다. 매년 약 4000명가량의 고령 이산가족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지금처럼 이산가족상봉이 이뤄지면 어느 세월에 이산가족 1세대나 90세 이상 노인들이 그리운 피붙이를 만날 수 있을지 아득하기만 하다. 이산가족상봉과 관련하여 두 정치인이 생각난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안철수 의원이다.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6월 평양에서의 정상회담을 위해 청와대를 출발할 때, 다른 의제들에 대한 합의도 절실히 바랐지만 ‘이산가족 상봉 하나만 합의해 낼 수 있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자신이 집권하면 ‘임기 5년 내에 제1세대 이산가족의 전원 상봉’을 약속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번에 금강산에서 북한 실무접촉단과 상봉행사 ‘정례화’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한다. 조속히 이산가족상봉 행사의 정례화가 이뤄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그런데 상봉의 정례화만 가지고서는 안 된다. 결국은 이산가족 상봉을 ‘상시화’해야 한다. 그런데 또 이산가족 상봉의 상시화만 갖고서도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다. 결국은 이산가족의 직접 대면상봉뿐만 아니라 화상상봉, 전화통화, 편지교환 등 다양한 형태의 직간접 상봉의 기회를 마련해야 하고, 동시에 상봉 장소와 시설을 크게 늘려야 한다. 향후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개성은 물론 서울과 평양에도 이산가족상봉 면회소를 설치해야 할 것이다. 개성과 평양을 방문하는 남측 사람들이 개성면회소와 평양면회소를 통해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고, 남북회담과 각종 교류협력을 하러 서울을 방문하는 북측 인사들이 서울면회소에서 남한에 있는 가족들을 상봉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꿈처럼 보이지만 남북관계가 더욱 발전하게 되면 최소한 제1세대 이산가족들과 그의 직계자손들이 남북한 중에서 그들이 원하는 곳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정치가 그들을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잘못된 전쟁의 희생자들로서 속절없이 잃어버린 60여년의 세월을 보상해 주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그들에게 노년의 선택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실현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지 않고서 어찌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겠는가. 정치가 무엇인가. 사람들이 겪는 아픔을 이해하고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면서 문제해결을 통해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닌가. 이산가족의 슬픔과 고통은 차원이 다른 아픔이요 고통이다. ‘전쟁이 있었으니 이산가족이 발생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차원에서 벗어나 지금부터라도 정치가 속죄하는 자세로 이산가족들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서기를 희망한다.
  • [길섶에서] 4만7000원/문소영 논설위원

    가수 이효리가 4만 7000원을 자필 편지와 함께 아름다운 재단에 보낸 것이 화제다. 아름다운 재단은 회사에 47억원을 손해배상해야 할 어려운 처지에 놓인 쌍용차 노조를 돕고자 ‘10만명이 1인당 4만 7000원을 모으자’는 ‘노란봉투’ 운동을 하고 있다. 연말 주부 배모씨가 한 시사 주간지에 이런 취지를 제안하는 편지와 자녀 학원비를 아껴 마련한 4만 7000원을 전달하면서 시작된 모금활동이다. 이효리의 효과는 컸다. 동참자가 급증해 19일 ‘노란봉투’ 모금액은 2억원을 돌파했다. 이효리는 편지에서 “너무나 작은 돈이라 부끄럽지만, 한 아이 엄마의 4만 7000원이 제게 불씨가 됐듯 제 4만 7000원이 누군가의 어깨를 두드리길 바랍니다.(중략) 모두가 모른 척하는 외로움에 삶을 포기하는 분들이 더 이상 없길 바랍니다. 힘내십시오”라며 끝맺었다. 살림이 어려워도 적십자 회비나 수해의연금을 내던 따뜻한 마음이 계속돼 사회비판적인 영화도 만들고, 노조의 손해배상금도 대신 갚으려는 세상이 됐다. 노란봉투의 자동이체 계좌를 확인해 얼른 동참해 볼까?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누워서라도… 20일 만나러 갑니다

    누워서라도… 20일 만나러 갑니다

    2010년 10월 이후 중단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20일 3년 4개월 만에 열린다.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의 ‘첫 단추’로 규정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재개되며 남북이 다시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갈림길에 서게 됐다. 북측 가족을 만나는 1차 상봉(20~22일)에 참여하는 82명의 남측 상봉 신청자와 동반 가족 58명은 19일 강원 속초시 한화콘도에 집결했다. 이날 집결지는 이들 가족과 행사를 주관하는 대한적십자사 관계자 200여명 등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1차 상봉의 남측 최고령자는 96세 김성윤 할머니로 북한의 여동생 등을 만날 계획이다. 김 할머니와 같은 90대는 25명이고, 80대 41명, 70대 9명, 69세 이하 7명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57명, 여성이 25명이다. 북측 신청자가 남측 가족을 만나는 2차 상봉은 23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다. 2차 때는 북측 상봉 신청자 88명이 남측 가족 361명을 각각 만난다. 북측 상봉 신청자 가운데 90세 이상은 없고 80대가 82명, 70대가 6명이다. 1차 상봉에서 북쪽의 누나 김명자(68)씨를 만나는 김명복(66)씨는 이번 상봉에 10년 전 사망한 아버지의 유언장을 갖고 와 화제가 되고 있다. 김씨의 어머니는 1951년 1·4후퇴 때 큰딸 명자씨를 다른 가족에게 남겨 놓은 채 김씨와 두 살 어린 여동생만 데리고 남쪽으로 왔다. 전쟁 통에 헤어진 아버지와는 같은 해 인천에서 해후했다. 부부가 극적으로 다시 만난 기쁨이 북에 두고 온 첫째 딸을 잊게 할 수는 없었다. 김씨는 취재진에게 “아버지는 누나를 북에 남겨 두고 온 데 대해 평생 한을 갖고 계셨다”면서 “부부 싸움을 하며 ‘당신이 먼저 남쪽에 가는 바람에 내가 명자를 두고 왔다’는 어머니의 타박에 아버지의 괴로움은 더 컸다”고 회상했다. 북에 남겨 둔 가족들의 한자 이름과 생년월일까지 표기된 유언장에는 헤어진 사연과 함께 ‘통일되면 꼭 이북가족들 있는 곳을 탐색하여 상봉하도록 하여다오. 소원이다’라는 당부가 담겨 있다. 김섬경(91)씨는 감기에 걸려 응급 이동식 침대에 누워 이날 이산가족 상봉단에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북의 아들 김진천(66)씨와 딸 춘순(67)씨를 만나는 김씨는 전날 하루 일찍 속초에 도착했지만 갑자기 감기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동두천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았다. 이날 상봉 등록에서도 김씨는 눈만 뜨고 있을 뿐 별다른 말을 하지 못했다. 이들 상봉 대상자는 북측 가족 178명을 만난다. 이날 오후 3시쯤 신원 확인과 건강검진 절차를 모두 마친 이들은 20일 오전 9시 강원 고성군의 동해안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현대아산이 운영하는 버스로 갈아타고 금강산호텔에 도착해 60여년을 기다린 가족들을 만난다. 20일은 단체 상봉과 환영 만찬, 21일엔 개별·단체 상봉과 공동 중식, 22일 작별 상봉이 각각 진행된다. 속초공동취재단·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커버스토리] ‘정치 이벤트’ 전락 벗어나려면

    [커버스토리] ‘정치 이벤트’ 전락 벗어나려면

    고령화되는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을 고려하면 이산가족 상봉은 과거보다 우선순위를 높여 적극적으로 추진할 사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상봉 행사는 일회성 정치적 이벤트로 그쳤다는 지적이다. 상봉행사를 정례화시켜 이산가족들의 눈물을 조금이라도 닦아주려면 전면적 생사·주소 확인 작업과 서신교환이 선행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남북한 간의 탄력적인 상호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은 1985년 9월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단’ 157명이 서울과 평양을 한 차례씩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본격화돼 같은 해 8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16차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2009년과 2010년 추석에 두 차례 실시됐다. 14일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8차에 걸쳐 남측 1만 1800명(3764가족), 북측 6186명(1890가족)으로 모두 1만 7986명이 가족과 친척들을 만났다. 상봉 인원이 가장 많았던 때는 1776명이 금강산에서 만난 2006년 6월 19~30일의 14차 상봉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남북 당국 간 교류협력이 단절된 현 시점에서 이산가족 상봉만 성사되기를 바란다는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산가족 상봉에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북측 가족들의 입장을 생각할 때 전면적인 생사·주소 확인 작업과 서신교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사각지대가 있다. 바로 국군포로와 납북자 가족 문제다. 인도주의가 아닌 정치적 문제로 인식돼 공개 이슈로 표면화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국방부 전사편찬위원회가 1986년에 내놓은 한국전쟁요약에 따르면 포로 국군 숫자는 8만 2318명이다. 유엔군 집계에는 국군 행방불명자가 8만 8000여명으로 나온다. 전사자로 처리된 군인 가운데에서도 국군포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실제는 12만명 정도라는 추계도 있다. 이 가운데 북한으로부터 돌려받은 국군포로는 7862명 수준이었다. 현재는 북한의 국군포로 가운데 상당수는 사망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생존자도 약 500명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동독에 돈을 주고 정치범을 데려온 옛 서독의 ‘프라이카우프’를 한국에도 도입해 국군포로나 납북자를 송환하자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온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 첫 통일부 업무보고에도 이 같은 과제가 포함됐고,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검토되기도 했지만 가능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통일부의 올해 업무보고에 프라이카우프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 빠진 것도 당장은 실현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장기 과제인 사안”이라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상봉 이벤트’에 그쳐선 이산가족 한 못푼다

    우리는 가끔 TV 특별프로그램 등을 통해 오랫동안 헤어졌던 가족들이 만나는 극적인 장면을 접하게 된다. 가난 때문이었든, 실수였든 수십년 ‘이산’ 끝에 그리운 가족을 ‘상봉’하는 그들에게는 모두 나름의 절절한 사연들이 숨어 있다. 그 애절한 이야기들을 들을 때마다 코끝이 찡해지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인 감정이다. 관찰자인 제3자도 이럴진대 당사자들이야 오죽하겠는가. 더욱이 가난이나 실수가 아닌, 민족상잔의 비극인 6·25전쟁과 분단으로 인해 반평생을 훨씬 넘게 생이별의 고통을 감내해 온 남북 이산가족들에 이르러서는 더 말할 나위도 없겠다. 그들의 한 서린 이산사(史)는 그 자체로 민족사적 비극이다. 남북 당국은 어제 두 번째 고위급 접촉을 통해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던 이번 달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다 해도 수혜자는 남측 84명, 북측 88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는 일회성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있었던 2010년 추석 때까지 재회의 기쁨을 누린 사람들은 남측 1874명, 북측 1890명에 그쳤다. 우리 측은 상봉 신청자 12만 9264명 가운데 1.4%만이 북측의 그리운 가족·친척들을 만났다. 5만 7784명은 이미 고인이 됐다. 남아 있는 7만 1000여명 중 절반 이상이 80세 넘는 고령자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 가운데 누군가는 마지막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대한적십자사 남북이산가족찾기 신청접수처 벽에 큼지막하게 걸려 있듯이 이들에게는 정말 시간이 없다. 상봉이 어렵다면 생사라도 확인하거나 편지교환을 통해 최소한이나마 혈육의 정을 나누도록 해줘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금의 방식으로는 이산의 한을 영영 풀 길이 없다. 상봉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이 2007년 10·4 정상회담에서 “금강산 면회소에 쌍방 대표를 상주시키고 이산가족 상봉을 상시화한다”고 합의했지만 이미 휴지 조각이 된 지 오래다. 지금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 조성을 위한 용도나 북한이 남측으로부터 경제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지렛대로만 활용되고 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산가족 문제를 정치적 입장과 철저히 분리해 자유왕래를 성사시켰던 동서독 사례는 교훈으로 삼을 만하다. 물론 동독에 대한 서독의 재정지원 등 ‘당근’이 있었지만 그들은 수시 상호방문을 통해 동서독 가족 간 재결합과 통독의 기초를 닦았다. 이번 고위급 접촉 결과를 출발점으로 이산상봉의 상시화를 넘어 자유왕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남북 간 신뢰를 쌓아야 한다. 특히 북측은 인도적 사안을 다른 정치·군사적 현안과 연계해선 안 된다.
  • 이웃과 나눌 밸런타인데이 선물

    이웃과 나눌 밸런타인데이 선물

    13일 서울 종로구 숭인동 희망나눔봉사센터에서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대한적십자사 주최 제빵 봉사 활동에 참가한 미혼 남녀 커플들이 취약계층에 전달할 빵을 만든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제주 공무원 “적십자회비 징수 못하겠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공무원을 동원해 이뤄지는 적십자회비 징수 업무를 전면 거부하고 나섰다. 전공노 제주지역본부와 제주시지부, 서귀포시지부는 13일 “앞으로 적십자회비 징수의 관권 동원을 전면 거부한다”고 밝혔다. 전공노는 “읍·면·동 공무원과 이·통장 등 관권을 동원하면서 가뜩이나 열악한 일선 기관이 여기에 매달림으로써 주민복리증진과 행정서비스 질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으로 작용해 왔다”면서 “내년부터는 적십자회비 모금 방식을 자율 방식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전공노는 “올해 적십자회비 징수를 위해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읍·면·동 목표치를 할당하는 한편 일일 징수실적을 공개함으로써 뒤처진 공무원들에게는 마치 무능력자인 마냥 무언의 압력을 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통장 역시 가정과 사업체를 방문하며 현금 징수에 나섬으로써 공직 내부는 물론 사업주와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공노에 따르면 이달 6일 현재 적십자회비 징수액은 목표액 8억 4800만원 중 98%의 달성 실적을 보이고 있다. 충북, 광주 등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강제거부운동을 벌여 자율성 모금으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필사의 탈출’

    시리아 홈스의 ‘인도주의적 휴전’이 12일(현지시간) 밤 종료되면서 홈스 주민들의 필사의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시리아 서부에 자리한 홈스는 반군의 거점 지역으로 정부군에 1년 6개월간 포위됐다.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제네바 평화협상 2차 회담이 난항을 겪는 와중에 홈스에서는 지난 7일부터 주민 약 1150명이 탈출했다. 휴전 종료가 가까워지면서 주민들은 너나없이 유엔과 적신월사(이슬람 적십자)가 제공하는 호송 차량에 뛰어들고 있다. 유엔은 홈스에 주민 2500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군에 포위되면서 구호단체가 제공하는 식량, 의약품 등이 반입되지 않아 고립 생활을 한 홈스 주민들은 처참하게 생활했다. 어린이들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고, 전쟁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다. 주민 대부분은 무너진 건물 사이나 동굴에서 살며, 음식이 없어 식물 뿌리로 연명하는 상태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담당관 야쿠브 엘 힐로는 “지옥에서 보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휴전 중에도 폭격은 이어져 지난 주말에는 11명이 사망했다. 문제는 15~55세 성인 남성들이다. 이들은 시리아 정부 당국의 정밀 조사를 통과해야만 홈스를 빠져나갈 수 있다. 시리아 당국은 남성 300여명을 감금한 채 반군의 전투원이 아닌지 등을 조사 중이다. 당초 시리아 정부는 반군에 협력할 수 있다는 이유로 남성의 탈출을 허용하지 않았으나 정밀 조사를 거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통영, 美 백악관 등서 굴 시식회

    경남 통영시는 백악관을 비롯한 미국 주요 행정기관에서 통영에서 생산한 굴 판촉행사를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미국 농무부와 상무부, 적십자본부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 통영산 굴 시식회를 연 데 이어 7일에는 백악관, 국무부, 농무부, 의회도서관에서 시식회 행사를 했다. 백악관에서 굴 시식회가 열린 것은 처음이라고 시는 밝혔다. 이번 행사는 김동진 통영시장의 요청에 따라 메릴랜드주 록빌 소재 IL 크리에이션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최정범 대표가 주선해 열리게 됐다. 통영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금강산 1m 폭설… 이산상봉 차질 빚나

    강원도 동해안 일대 폭설로 이달 20~25일로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10일 “금강산 지역에도 눈이 1m 이상 내린 것으로 안다”며 “우리 제설 차량 3대가 투입돼 상당 부분 제설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정부는 행사까지는 열흘가량이 남았고, 추가로 눈이 오더라도 상봉 행사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남북 모두 동해안 일대의 폭설로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7일 오전 6시부터 10일 오전 3시까지 강원도 고성의 적설량이 138㎝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곳에는 상봉 행사장인 이산가족면회소와 상봉단 숙소인 금강산호텔이 있다. 같은 시간 동해안 인접 지역인 강원도 통천은 88㎝, 원산은 58㎝의 눈이 내렸다. 강원도 천내와 문천의 적설량은 49㎝, 함경남도 고원은 44㎝였다. 전날 우리 측 시설점검단과 준비작업을 하기로 했던 북측 적십자 관계자들은 폭설로 현장에 도착하지 못했다. 평양과 강원도 원산을 거쳐 금강산이 있는 고성으로 오는 도로가 폭설로 차단돼 현지 기상 상황을 가늠케 했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북측 이산가족들은 금강산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또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대부분이 80~90세의 고령이기 때문에 폭설과 혹한의 날씨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통일부 관계자는 “4월에도 눈이 내릴 만큼 금강산은 눈이 자주 오는 지역”이라며 “북한도 제설작업이 익숙하기 때문에 행사에 문제가 없도록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지방의료원·적십자병원 의사 50명 지원

    보건복지부가 의사 인력난을 겪고 있는 전국 지방의료원(33개) 및 적십자 병원(5개)에 의사 50여명을 추가 배치하고 인건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우선 인력 수급이 어려운 13개 의료원에 의사 인력 25명을 1차 지원하고 2월 중 2차 신청을 받아 나머지 25명도 전국 지방의료원과 적십자 병원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지역 거점 공공병원이 의사 인력 부족으로 양질의 공공의료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대학병원을 통해 의료 인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종합병원의 100병상당 의사 인력 수는 17.5명인 데 비해 지역 거점 공공병원은 11.13명(공중보건의 제외 시 8.3명)이며 전국 33개 지방의료원 전문의(783명) 중 공중보건의 비중은 17.5%(137명)에 달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하루 만에…“한·미훈련 중지 안 하면 이산상봉 재고”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합의 다음 날인 6일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과 북한에 대한 비방 중상 중지를 요구하면서 상봉 합의 이행을 재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는 인도주의적 사안인 이산가족 상봉을 대남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 의도가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으로 오는 20~25일 예정인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한·미 군사연습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이 한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키는 ‘전쟁 연습’이라면서 비난 수위를 높이며 계속 남한의 대북정책을 압박할 공산이 크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날 정책국 대변인 성명에서 적십자 실무 접촉이 열리던 지난 5일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가 서해 직도에서 훈련을 했다며 “동족을 공갈하고 위협하는 미국의 핵 전략폭격기 편대가 하늘에서 떠돌고 그 아래에서 신뢰를 쌓는다고 벌이는 연극을 그대로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방송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군 소식통은 이날 “B52 1대가 어제 출격했으며 전북 군산 직도 상공 일대에서 훈련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북한의 주장을 확인했다. 북한은 또 최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구두를 신고 애육원 방 안에 앉았다고 비난한 한국 언론 보도 등을 거론하면서 “최고 존엄을 헐뜯고 우리의 체제에 대한 비방 중상이 계속되는 한 이룩된 합의 이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저녁 통일부 대변인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고 “상봉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신뢰가 확대 재생산되는 남북 관계를 위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고 북한도 우리 정부의 의지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도 이달 하순에 시작되는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과 관련해 “이산가족 상봉과 관계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은 이 같은 ‘설전’을 벌였지만 상봉 행사를 위한 실무적인 준비는 이어 갔다. 우리 측은 이날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상봉 인원을 85명으로, 북한은 95명으로 확정했다. 대한적십자와 현대아산 관계자로 구성된 우리 측 금강산 상봉 시설 점검단 66명은 7일 방북할 예정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김일성, 생전 가장 무서워한 무기 알고보니…

    北김일성, 생전 가장 무서워한 무기 알고보니…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합의 다음 날인 6일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과 북한에 대한 비방 중상 중지를 요구하면서 상봉 합의 이행을 재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는 인도주의적 사안인 이산가족 상봉을 대남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 의도가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으로 오는 20~25일 예정인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한·미 군사연습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이 한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키는 ‘전쟁 연습’이라면서 비난 수위를 높이며 계속 남한의 대북정책을 압박할 공산이 크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날 정책국 대변인 성명에서 적십자 실무 접촉이 열리던 지난 5일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가 서해 직도에서 훈련을 했다며 “동족을 공갈하고 위협하는 미국의 핵 전략폭격기 편대가 하늘에서 떠돌고 그 아래에서 신뢰를 쌓는다고 벌이는 연극을 그대로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방송이 전했다. 북한은 또 최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애육원 방문 등을 비난한 한국 언론 보도 등을 거론하면서 “최고 존엄을 헐뜯고 우리의 체제에 대한 비방 중상이 계속되는 한 이룩된 합의 이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군 소식통은 이날 “B52 1대가 어제 출격했으며 전북 군산 직도 상공 일대에서 훈련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작년 8월에도 B52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상공 출격을 이유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의 석방을 위해 방북할 예정이던 로버트 킹 미국 북한인권특사의 방북을 전격 취소했다. 국방부는 이달 하순에 시작되는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과 관련해 “이산가족 상봉과 관계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 국방위 성명 발표 직후 국방부 기자실을 방문해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은 연례적인 것으로 한반도 방위를 위한 방어 성격의 훈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늘의 요새’로 불리는 B52 폭격기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탑재된 핵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우산’ 전력의 하나다. 미국은 북한이 군사적 위협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던 지난해 3월에도 한반도 상공에서 B52 폭격기 훈련을 실시하는 등 이 기종은 1년에 수차례 한반도 상공으로 출격해 훈련을 해 왔다. B52는 1950년대 미국이 소련에 핵 공격을 하기 위해 개발했고 길이 48m, 너비 56.4m, 무게 221.35t에 최대 항속거리가 1만 6000㎞에 달한다. 최대 27t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고 무엇보다 AGM129 등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미사일 32발을 실을 수 있어 그 자체로 핵무기 역할도 할 수 있다. 1994년 사망한 북한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미군의 폭격으로 73개 도시가 지도에서 사라지고 평양에는 2채의 건물만 남았다”고 언급한 점에서 미군의 제공권과 폭격기 전력에 대한 북한 정권의 공포를 반영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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