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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 대통령 기조연설을 듣고(유엔코리아)

    ◎“국제무대에 당당히 선 한국 보았다”/“탈냉전 조류에 맞춰 세계평화 기여 기대/한반도 긴장완화·통일의 강한 의지 담겨” 노태우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행한 기조연설은 한반도의 냉전종식과 세계평화 구현을 위한 적극적인 의지의 표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현지 경축사절단의 일원으로 참가한 남·녀대학생과 공관직원및 외국 외교관들을 통해 연설의 의의와 소감을 들어본다. ▷서가람 ◁ 노태우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들으면서 그동안 제한적으로 세계평화에 기여해온 우리나라가 이제야말로 세계평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노대통령이 지난 88년 유엔총회에서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설을 했지만,지금은 그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정정당당한 유엔의 회원국대통령 자격으로 연설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된다. 노대통령의 연설은 국제사회에 기여와 남북한 문제등 2가지로 집약된다고 할 수 있다.첫째는 탈냉전체제라는 조류에 맞게 국제평화에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두번째는 남북 평화정착을 위해 제시한 3가지 제안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 분위기를 확산시키겠다는 강한 뜻을 나타낸것이라고 생각된다. ▷고희경 ◁ 경축사절단의 일원으로 뉴욕에 와서 노태우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직접 듣고보니 우리의 높아진 국력과 위상을 실감했다.우리가 국제평화와 인류복지를 위한 유엔헌장을 수락하고 유엔의 정식 회원국이 된것이 국제외교무대의 진입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노대통령의 연설은 국제사회에 본격적 발을 내딛는 선언이라고 여겨진다. 특히 노대통령이 남북한 당사자 원칙에 따라 한반도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통일의지를 국제무대에서 천명한 것은 남북한의 평화통일이 곧 세계평화와 냉전체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느껴진다.그동안 냉전체제의 피해당사자였던 우리가 유엔에 가입한 것은 세계 어느 나라와도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화해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된다. ▷홍명란 ◁ 노태우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유엔 정식 회원국 대통령으로서 유엔 총회에서 1백66개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연설을 하는 것을 듣고 유엔산하 기관에 근무하는 한국인으로서 뿌듯한 긍지를 느꼈다.그동안 유엔의 미회원국이라는 이유로 국제사회에서 국적없는 고아처럼 생활해온 우리 입장에서 볼때 이번 유엔가입과 노대통령의 연설은 한국이 이제 당당한 선진국으로 진입했구나 하는 실감을 갖게 한다. 아마 이런 감정은 유엔산하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1백50여명의 한국인 모두가 함께 느꼈을 것이다.근무시간인데도 『우리나라 대통령이 총회에서 연설을 한다』고 밝히고 총회 기조연설을 들었다. 남북한이 함께 유엔에 가입한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동서독이나 남북예멘처럼 멀지 않아 통일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카스트로 ◁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분단국인 한국의 노태우대통령의 총회기조연설을 듣고 한국의 강력한 통일의지와 세계평화기여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지난 80년대 2번이나 한국을 방문했고 10년 가까이 유엔에서 근무하고 있는 입장에서 누구보다도 한국과 유엔을 모두 잘 안다고 할수 있다.노대통령의 연설은 남북한간 긴장완화와 궁극적으로 통일을 성취하려는 가장 현실적이고 획기적인 제안이라고 생각된다. 동서독이 통일을 이뤄냈듯이 한국도 유엔가입을 계기로 통일을 보다 쉽게 이뤄낼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한의 통일은 과거 냉정체제의 유산이 완전히 청산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탈냉전의 새로운 국제 조류는 분명히 남북통일의 분위기를 조성해줄 것이다.
  • 남북이 이제 해야할 일들(사설)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이후 우리의 과제는 기본적으로 남북 화해와 협력의 실천이고 이를 위한 상호신뢰의 구축이다.우선 무엇보다도 현재의 대결구조를 공존과 상호 보완구조로 정착시키는 일이 긴요하다. 그것은 다시말해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을 의미한다.한반도문제의 비평화적해결 즉 전쟁적해결의 망상을 떨쳐버리는 일이다.그것이 바로 북한이 해야할 일이다. 사실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은 일단 한반도에서 남한과 북한간의 무력분쟁의 가능성이 상당히 억제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더욱 의미를 갖는다.국제사회의 형식과 제도 그리고 법률적으로 볼때 유엔 가맹국이 되는 일은 유엔 헌장에 명시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선언하는 것이 된다.유엔헌장은 바로 그 전문에 『공동의 이익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수락하도록 되어 있다. 유엔헌장은 또한 회원국간의 분쟁을 무력이 아닌 평화수단을 통해 해결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이를 어기면 국제적응징을 받는다는 사실을 문서뿐아니라 행동으로 입증해주고 있다.걸프전쟁이 바로 유엔의 평화유지 노력의 좋은 사례가 되고있다. 북한에 있어 유엔가입은 오랜 폐쇄구조속의 그들이 국제평화유지기구에 가입함으로써 그자신 폭력을 포기하고 평화에 기여하겠다는 공약이 된다.가입과정에서 그들이 내건 명분이야 무엇이건 북한은 한국의 유엔가입을 인정하고 유엔의 의무규정을 준수하겠다는 전제위에서 행동해온 것이다. 이렇게 볼때 유엔가입이후의 한반도 문제 해결의 기반은 「평화체제」정착의 과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왜냐하면 근본적으로 한반도분단은 전쟁과 이념의 산물이며 따라서 그 분단상태의 해소는 평화의 이념과 체제의 정착과 전개로써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당국의 적절한 지적대로 유엔가입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국가적통일과 한 민족의 전체적번영을 위한 중간단계에 불과하다.그렇기 때문에 우선은 남북한 평화공존의 보장장치를 면밀히 강구하면서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단계적이고 실질적인 모든 조치를 착실히 축적해가야 할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휴전체제의 평화협정체제로의 전환,한반도 비핵지대화문제의 합리적 해결,남북한간의 군사적대립충돌의 지양,미·일·중·소등 주변 유관국들의 교차교류의 심화등 면밀한 대책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강구해가야 한다. 북한은 지금 냉전구도의 와해,남한의 적극적인 북방정책,소련및 동구권의 개혁과 민주화에 따른 외부사상 유입과 함께 안으로는 극심한 경제난과 권력구조의 변이등의 문제로 조만간 체제변화의 진통을 겪을 것이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현실적인 모순과 갈등속에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관계개선을 위한 포용력과 유연한 대응자세를 갖춰야 할것이다. 남북한 관계의 진정한 발전은 유엔가입이후의 국제적 여건을 남북 양쪽이 여하히 능동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그런점에서 이제 문제는 시작됐을 뿐인 것이다.
  • 「김대중 체제」 아래 “신민 실리­민주 명분”

    ◎야권 통합 원칙 합의 안팎/“단일 야당만이 살길” 교감이 돌파구/당내 반발 만만찮아 성사는 불투명 신민당과 민주당이 6일 그동안 통합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통합신당의 지도체제는 물론 지분문제에까지 원칙적인 합의를 봄으로써 양당의 통합은 사실상 구체화되고 있다. 김대중 신민당총재와 이기택 민주당총재는 금명간 만나 최종통합방안을 확정한 뒤 양당의 통합을 공식적으로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통합을 위한 핵심사안들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진만큼 앞으로 양당간의 통합문제는 부분적이고 절차적인 부분만을 남겨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민당의 고위당직자는 『법적으로 당을 1인이 대표하고 정치적으로 공동대표로 하자는 방안은 이기택총재측이 제안해 왔고 이를 신민당이 수용했다』면서 『이총재가 말을 바꾸지 않으면 통합은 잘되어갈 것이며 이야기는 잘되가고 있다』고 말했다.이민주총재는 『양당 협상 관계자들이 절충안을 마련한 모양이지만 당지도부를 비롯한 나 자신도 결심을 못한 상태다』라면서 완전합의 사실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양당의 총재 측근들이나 통합협상대표들은 전격합의사실을 시인하면서 그 내용과 경위에 대해서까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따라서 양당지도부의 신중한 입장표명은 민주당의 박찬종부총재,김광일의원,홍사덕정무의원과 영남지역의 상당수 원외지구당위원장들의 반발을 고려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신민당의 고위당직자는 『남은 것은 민주당의 내부문제』라면서 이기택총재의 「내부평정」을 우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이총재 진영에서는 이날 상오부터 반발세력에 대한 적극적인 무마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해 구평민당과의 통합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른 시점에서 전국지구당위원장회의를 소집,「통합불가피」쪽으로 몰고가려다 참석자의 70%정도가 강력히 반대하는 바람에 「통합불가」쪽으로 급선회했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14대총선을 6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통합을 못하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야권전반에 흐르고 있어 이총재는 설사 상당수 반발에 부닥치더라도 「대통합」의 길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또 지도체제는 물론 지분문제에까지 합의해 준 마당에 다시 발을 뺄만한 명분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민주당의 핵심당직자는 『이번 통합협상이 무산되면 민주당의 운명도 끝장이라고 이총재는 생각하고 있다』면서 통합문제는 「돌아설 수 없는 다리」를 이미 건넌 것으로 설명했다. 그동안 거의 가망성이 없어 보였던 야권통합이 이처럼 극적합의를 이룬데는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양당 총재의 「밀사」들이 막후접촉을 통해 「담판」을 지운데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특히 이민주총재는 이과정에서 김총재의 내각제 회귀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해소,통합쪽으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여기에는 민주당의 재야입당파인 「민주연합」측의 계속된 통합압력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의 통합협상 전개과정과 관련,이기택총재의 한 핵심측근은 『지난 2일 김대중총재가 민주당 이철의원을 통해 이기택총재에게 만나자는 뜻을 전해오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성사됐다』고 밝혔다. 2일열린 정발연회의에서 민주당과 정발연간의 소통합을 위한 원내교섭단체 구성문제가 정발연 내부의 의견대립으로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야권대통합의 불씨가 되살아 났다는 것이다. 정발연과의 소통합에 주력해오던 민주당은 이에따라 3일 박계동총재비서실장을 동교동에 보내 새로 수정제의할 민주당 통합시안을 제시했으며 이튿날 김대중총재는 한광옥의원을 통해 법적대표권을 인정하는 공동대표제안은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쳐 통합논의가 본격화됐다. 그후 한광옥의원과 김정길의원의 계속된 접촉끝에 5일밤 신민당의 김총재측근이 이총재를 방문,최종타결을 보게된 것이다. 본격적인 국면전환은 6일 민주당이 기존의 통합안인 법적공동대표제안을 철회하고 신민당측에 법적대표권을 양보하는 새로운 절충안을 마련한데 이어 신민당도 이같은 민주당의 안을 받아들일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극적으로 성사된 것이다. 민주당이 새롭게 마련한 절충안은 ▲통합야당의 지도체제는 공동대표제를 골간으로 하되 통합신당의 법적대표권은 김대중총재가 가지며▲당무운영은 김·이공동대표및 최고위원 합의제로 운영하며 ▲지분은 신민·민주·재야가 6대4대2의 비율로 나눈다는 것등이다. 이밖에 ▲야당동수로 조직강화특위를 구성하고 ▲당명은 「민주당」으로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신민당이 이날 수용키로 결정한 이같은 민주당의 안에는 특히 이기택총재에게 14대총선 공천권을 일정지분 보장한다는 내용도 있어 이총재가 「실리」를 얻고 있다고 신민당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앞서 지난달 29일 김대중총재와 면담했던 이철·노무현의원등이 김총재의 내각제에 대한 확실한 반대 확답을 이총재에게 전달,이총재가 『그렇다면 김총재와 함께 뜻을 같이 할수 있다』고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또 지난 4일 밤 「민주연합」측이 『기존의 공동대표제안을 수정해서라도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당내 통합 반대론자들의 제지를 물리치게 됐었다.
  • 유엔가입과 한반도 정세발전(사설)

    세계는 지금 크게 변하고있다.대포를 녹여 쟁기를 만드는 평화의 시대가 되었다고들 한다.세계를 지배하던 미소두나라의 정상이 냉전시대의 종식을 뒷받침하는 전략무기감축협상(START)에 서명함으로써 세계는 화해와 협력의 새기운을 더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속에서 한반도의 남북한도 분명 변화속에 들어섰다.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은 가장 크고 확실한 변화요인중의 하나이다.남북한이 분단상태에서나마 이제 나란히 함께 전쟁과평화와 통일의 과제를 논의하게 된 것이다. 실로 분단 46년,그리고 한국이 유엔의 문을 처음 두드린지 42년만의 「역사적 사건」이라고도 할 수 있다.북한측은 이미 지난 7월8일 단독으로 가입을 신청했다.그쪽에서 내세운 명분이야 어떻든 유엔안보리가 양측의 가입안을 단일 권고결의안으로 묶어 만장일치로 채택한다면 결국은 남북한동시가입으로 실현되는 셈이다.우리 북방정책의 크나큰 결실이다. 남북한은 모두 가입신청과 함께 『유엔헌장에 규정된 모든 의무를 다할 것』을 다짐하는 의무수락서를 냈다.의무수락선언서에 쓰인 노태우대통령의 서명이 너무나 선명하게 느껴진다. 유엔회원국이 된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성실한 구성원으로서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애호하며 기아와 질병에 공동대처하고 공존번영에 기여하는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보유하는 자격을 말한다.우선 유엔에 가입하면 분담금을 내야한다.그것은 세계의 평화유지기금으로 축적된다.국력에 따라 분담금 부담률이야 남북한이 다르다지만 어떻든 남북한은 이제 국제적인 의무와 함께 세계평화유지를 위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남북한은 또 이제부터 국제무대를 배경으로 서로의 이념과 체제를 존중함으로써 평화공존속에 대화와 교류협력을 넓혀갈 수 있게 됐다.세계평화에 기여함은 물론 민족문제해결을 위해서도 이 무대를 최대로 활용해야 한다.그 과정에서 세계가 지원하고 협력하겠지만 결정은 어디까지나 남북한 양당사자가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하지 아니하고 어느 한쪽이 국제무대에서까지 적대적 대결을 유발하고 상호이해와 신뢰를 갖지 못한다면 그것은 민족적인 수치가 될 것이다.유엔동시가입으로 우리 한민족은 국제무대에 자존심과 긍지를 걸었다고 할 수 있다.평양측도 이 점을 인식해야 한다. 북한측의 국제적인 위치와 입장도 크게 변해야 할 것이다.특히 북한은 유엔가입을 계기로 먼저 그들의 「하나의 조선」논리와 대남혁명노선의 철회를 국제사회에 공표해야 한다.그것이 바로 유엔헌장의무수락선언에 합치하는 행동의 표시가 될 것이다.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실현과 함께 오는 27일엔 그동안 중단됐던 남북총리회담 제4차 평양회의가 열린다.남북한유엔가입이라는 변화되는 상황에서 열리는 첫번째 회담이 된다.기대하건대 평양회의가 남북한이 정치·군사적 대치상태를 크게 해소하고 대화와 교류의 폭을 획기적으로 넓히는 양당국간 회담이 돼야 할 것이다.그럴때 세계가 다시 한번 한반도를 주목할 것이다.
  • 노 대통령 평통5기 출범 개회사

    ◎“혈육마저 오갈수 없다면 통일은 공허한 외침” 「민주평통」은 온 국민의 지지와 신뢰위에서 겨레의 통일 역량을 결집하여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구심체가 될 것입니다. 지난 2∼3년새 세계는 이 세기를 매듭짓는 혁명적인 변화를 거듭했습니다. 우리 겨레와 국토의 분단을 가져온 냉전체제가 그 바탕으로부터 무너졌습니다. 세계를 바꾸고 있는 이 대변혁의 불길은 이제 우리가 사는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에도 밀려오고 있습니다. 냉전체제 자체가 붕괴된 상황에서 남북한이 여전히 상대방을 전복의 대상으로 보고 적대적 행동을 계속할 수는 없습니다. 남북은 단절과 대결의 비극을 종식시켜야 합니다. 남북한은 비정상적인 관계를 하루속히 청산하고 대화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돕고 신뢰하고 화해하는 길로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한반도 문제는 이제 남북한이 스스로 해결의 길을 찾고 이를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고위급회담과 여러 통로의 회담과 대화가 지체없이 재개되어야 합니다. 남과 북이 만나 대화를 통해 해결하지 못할문제는 없습니다. 남북동포간의 인도적문제,남북간의 교류협력은 물론 정치군사문제의 해결도 남북간의 협의를 통해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는 남북동포간에 분단의 고통을 덜고 이땅의 평화와 통일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북한측과 논의하고 전진적인 조처를 취할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나는 남북한이 공존공영의 관계를 이루어 평화통일의 여건을 우리 스스로가 성숙시켜 나가기 위해 다음과 같은 일을 하루빨리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첫째,남과 북은 한겨레로서 민족적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한 일들을 가능한 것부터 추진해나가야 합니다. 나는 북한측이 주장해온 것처럼 남북의 동포와 젊은이들이 참가하여 광복절 경축행사를 함께 치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올 8월15일을 기하여 그것이 실천되기를 바랍니다. 남북한 공동주관으로 판문점에서 남북한동포가 다함께 모여 공동 경축행사를 개최하고 통일문화축전을 갖는 것은 우리 겨레의 한결같은 통일의지를 스스로 확인함은 물론 이를 온 세계인의 가슴에 심어줄 것입니다. 광복절의 뜻을 기리기 위해 남북의 젊은이들이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통일대행진을 실시하고 남북의 각계 대표들이 서울과 평량에서 통일대토론회를 갖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남과 북이 40년이 넘는 오랜 단절속에 생활양식과 사고마저 달라지고 있는 가슴아픈 현실에 비추어 민족공동체를 회복하는 구체적인 노력을 이제 본격적으로 해나가야 합니다. 남과 북의 학자와 전문가가 민족문화유산을 공동으로 조사·연구하고 언어의 이질화현상을 해소해가는 일 등을 추진하기 위해 「민족문화공동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일 것입니다. 둘째,남과 북은 서로에게 절실하고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가능한 일로부터 교류협력을 추진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남북으로 갈라진 부모형제마저 오갈 수도,만날 수도 없는 상태에서 불신의 벽을 허물 수 없으며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두고 통일은 공허한 외침일 수 밖에 없습니다. 남과 북은 무엇보다 나이든 이산가주부터라도 생전에 고향을 찾고 혈육을 만나볼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남북간의 인적교류는 모든 분야에 걸쳐 이루어지고 촉진되어야 합니다. 나는 남과 북의 동포들이 서로를 올바로 보고 이해하도록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부터 우선 상호교류하고 개방해 나갈 것을 촉구합니다. 서로 다른 송출방식의 문제는 남북한이 비무장지대안에 공동전환시설을 설치운영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습니다. 남북간의 교역과 경제협력,과학기술분야의 폭넓은 교류는 남북한 모두 반대할 이유가 없으며 남북동포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일입니다. 셋째,남북한간의 정치·군사적 개결을 지양하여 한반도에 긴장의 시대를 종결하고 평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남북한이 오는 9월 유엔에 함께 가입하는 것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남북이 한반도와 국제적 문제에 협조협력하는 관계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입니다. 한반도에 평화를 확고히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실효성있는 불가침 선언을 채택하고 현재의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야할 것입니다. 새로운 평화체제는 남북한이 당사자가 되어야 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관련이 있는국가들도 필요한 협조와 공동의 노력으로 이를 확인하고 보장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통일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우리의주도적 노력으로 이루어야 합니다. 분단의 시대는 이 세기안에 막을 내릴 것입니다. 화해와 협력의 물결이 서로를 가르는 모든 장벽을 허물고 있는 이 세계에서 자유와 번영을 이루고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에 새로운 질서를 이끌고 있는 우리의 역량이 통일의 여건을 성숙시키고 있는 이제 한반도만이 냉전으로 얼어붙은 분단된 땅으로 남아 있을 수 없습니다. 세계의 변혁속에 맞고 있는 이 통일의 기회를 살리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절대절명의 소명입니다. 지금은 통일에 들 비용과 노력,통일과정에서 맞게될 도전에 대비하고 통일한국의 위상을 생각할 때입니다.
  • “탈고립”… 평양의 「워싱턴승부수」/잇단 유화제스처…양국관계 전망

    ◎“큰 매듭 풀려야 대일수교 실현” 인식/핵사찰 수락·유해 송환… 돌파구 마련 안간힘/미선 남북대화 진전과 연계… 본격 협상 회피 북한의 대미 접근공세가 가열되고 있다. 북한은 20일 리처드 스틸웰 전 유엔군 사령관이 이끄는 미국의 고위민간 군사사절단의 평양방문을 받아들이는 데 이어 24일엔 판문점에서 정전 이후 두 번째로 미군유해 11구를 송환할 예정이다. 북한의 외교통인 한시해는 지금 미국을 누비며 평양이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접촉과 대화에 여념이 없다. 그는 특히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초청,주목을 끌었다. 이 밖에도 2,3건의 미국 학자 초청이 평양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이 밝힌 유엔가입 결정이나 IAEA(국제원자력기구) 핵안전협정 체결방침도 따지고 보면 대미 관계개선을 겨냥한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북한의 이 같은 대미 공세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미군 유해 11구를 판문점을 통해 송환키로 한 것은 한마디로말해 북한측의 후퇴다. 지난해 5월 미군 유해 5구를 휴전협정 후 최초로 미국에 인도한 북한은 이해 9월 제12차 미·북한 북경접촉에서 두 번째 유해송환 용의를 표명하다 이를 대미접촉 다각화의 미끼로 삼기 위해 정부간 협상을 제의하는 한편,미 정치인들로 구성된 유해인수단을 평양에 파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은 북한이 인도적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든다고 비난하며 유해소환은 판문점의 군사정전위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북한의 유엔주재 차석대사 허종은 지난 2월 뉴욕에서 미 상원 원호위 소속 로버트 스미스 의원과 접촉,유해 인수를 위한 그의 방북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결국 1차 송환 때처럼 미측이 주장한 절차를 따른 것이 북한의 이번 미군 유해 송환이다. 1976년 북한의 도끼만행 사건 당시 한국에서 유엔군 사령관을 지낸 스틸웰 장군은 이번 평양 방문에 앞서 북한측에 대해 고위 군사지도자 면담과 군사문제의 협의를 요구했다. 그는 특히 면담 희망대상자로 오진우 인민무력부장 최광 인민군 총참모장 등을 거명하면서 이들과의 면담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방북하지 않겠다고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스틸웰 장군이 18일 평양으로 향발한 것은 그의 주장이 관철됐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워싱턴의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과 무언가 대화를 트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그 동안 일본과의 수교협상을 통해 무엇보다도 대미관계의 선결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통절하게 느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왜냐하면 일본이 북한에 대해 내세우고 있는 수교의 전제조건이란 미국의 주장을 사실상 되풀이한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워싱턴을 상대로 「큰 매듭」을 먼저 풀지 않고서는 일본과의 수교나 서구제국과의 관계개선을 원만하게 진행시키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같다. 북한이 미·북한 관계개선의 선행조건으로 워싱턴이 가장 중시해온 국제 핵사찰 수용을 천명하고 북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대미교류에 적극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바로 「큰 매듭」을 풀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핵사찰 수용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미·북한 관계의 급속한 진전 가능성을 뜻할 수 있다. 미·북한 관계는 오는 9월이 국면 전환의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IAEA이사회에서 북한은 9월까지 핵안전협정에 서명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9월엔 남북한의 역사적인 유엔 동시가입이 실현될 예정이다. 이때 북한은 연형묵 총리를 유엔에 보내 대미 평화공세를 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일들이 가시화되면 그땐 워싱턴이 지금까지 공언한 대로 평양에 「화답」할 차례다. 워싱턴의 화답으로는 우선 ▲북한에 대한 통신개방을 비롯해 ▲무역규제 완화 ▲미·북한 접촉수준 격상과 접촉장소 확대 ▲고위 인사교류 허용 등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미·북한간 수교협상의 개시나 대표부 교환 같은 조치는 아직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평양의 후속조치까지 지켜본 뒤 화답을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컨대,핵문제만 하더라도 미국은 북한의 IAEA 안전협정 서명만으로는 미흡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북한내 협정발효 조치의 완료와 핵무기 개발포기에 대한 확인 절차까지 마친 뒤 관계개선 조치를 취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워싱턴은 북한의 남북대화 호응 여부와 유엔가입 후 북한이 취할 태도도 중요한 척도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나타날 평양의 정책이 서울과 워싱턴에 대해 과거처럼 적대적이냐,아니면 현실 인정 쪽이냐에 따라 관계개선의 폭과 강도가 좌우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워싱턴이 평양과의 관계개선에서 가장 크게 고려할 요소의 하나는 서울의 반응과 입장이다. 미국은 미·북한 협상이 한국을 훼손시켜서는 안 되며,남북대화가 획기적 성과를 거두기 이전엔 북한과 본격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작년 6월 한미정상회담 때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노태우 대통령에게 미·북한 관계개선에 대한 한국정부의 견해를 물었다. 이 질문은 오는 7월2일의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되풀이될 것이다. 워싱턴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별 실익이 없는 평양과의 관계개선 문제를 위해 맹방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피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다.
  • 36개국 안보협력회의/내일 첫 외무회담

    ◎“대결에서 화해로”… 유럽 신질서 모색/안보협 자체의 기구확대 중점 논의/독·소의 권한 강화 주장에 불 등 반발/미·영선 나토·유엔기능의 평가절하 우려 알바니아를 제외한 전유럽 34개국과 미국·캐나다 외무장관들이 참석하는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첫 외무장관회의가 19·20일 독일 베를린 구 독일 제국의회건물에서 열려 동구의 민주화,독일통일 이후 유럽의 신질서구축을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을 논의한다. 이번 베를린회담에서는 동구의 변화 이후 전유럽을 포용하는 새로운 질서의 정립과 더불어 동유럽의 정치·경제·사회적인 개혁방향이 중점적으로 논의된다. 이와 함께 지난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코펜하겐 성명에서 밝힌 바에 따라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정치·군사·경제·사회적인 기본방향 이외에 유럽의 안보와 안정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된다. 세계2차대전 이후 베를린장벽이 붕괴된 89년까지 유럽의 세력균형을 유지해 온 것은 NATO와 바르샤바조약기구로 구별지어지는 집단안보체제였으나 최근 동구의 정치적인 변혁은 종전의 적대적인 대결구도를 해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동서의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은 동구의 변혁으로 당분간 극복되었으나 정치적인 불안정으로 인한 갈등은 내부에서 싹트고 있다고 하겠다. 즉 모든 국가적·인종적·종교적인 갈등을 극복하고 경제적인 격차를 제거하며 군비축소 및 군사력을 재편성해야 하는 문제가 유럽국가들간의 협의를 통해 성취해야 할 새로운 과제가 됐다. 신유럽질서는 이제 실현시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지만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인 변화와 국가별 권력구조의 조정이 이루어지고 분쟁에 대처할 강력한 원칙이 필요하게 됐다. 지난해 11월 CSCE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신유럽을 위한 파리헌장」은 이 같은 목적의 ▲민주주의 이념실현 ▲시장경제의 원칙고수 ▲인권신장 등 기본원칙을 제시했다. 유럽이 안고 있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럽공동시장(EC),NATO,유럽의회,CSCE 등 다양한 국제기구들의 조직개편을 통해 효율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었다. CSCE는 75년 8월1일 알바니아를 제외한 전유럽국가들과 미국·캐나다 정상들이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 모여 유럽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안전보장·경제협력·인권존중 등을 표명한 「헬싱키선언」을 채택,발족했다. 「헬싱키선언」으로 발족한 CSCE는 상호불가침 천명과 함께 유럽배치 재래식무기 감축협정(CFE)과 동서진영간의 신뢰양성조치(CBM) 이외에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벨그라드(77∼78년),마드리드(80∼83년),빈(88∼89년)에서 열린 검토회의를 통해 유럽의 안정과 동서진영의 신뢰구축에 기여했다. 동서대결의 구도가 사라진 현시점에서 CSCE가 전유럽의 신질서 구축을 위해 어떤 역할을 담당할 것인가가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파리헌장」에서 천명하고 있는 CSCE의 상설기구화에 따라 분쟁방지센터가 빈에,사무국이 프라하에,자유선거사무국이 바르샤바에 설치되었고 매년 외무장관협의회를 열기로 해 이번에 베를린회의가 첫번째로 열리게 됐으며 2년마다 한번씩 정상들의 회담이 개최되게 됐다. 이번회담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될 의제는 CSCE의 기구 강화,특히 분쟁방지센터의 업무한계와 역할 등이다. 상설기구를 하나도 유치하지 못했던 독일은 이번 회담에서 분쟁방지센터가 정치적인 문제를 다룬다는 점과 앞으로 환경국·경제협력국 등의 기구가 설치되어야 한다는 점을 들어 분쟁방지센터만은 빈에서 베를린으로 이전할 것을 강력히 주장할 방침이다. 동구의 민주화에 따른 바르샤바조약기구의 와해,독일통일로 「벌거벗은 임금님」이 된 소련은 이번 회담에서 구동구에서의 영향력 유지와 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분쟁방지센터의 권한강화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영·프랑스는 이 기구가 단순히 정보교류 기관으로서의 기능을 행사하기를 바라고 있으나 소·독·체코 등은 분쟁방지에 개입할 수 있도록 각국의 군사력 정보교환·직접조정·군사행동 등의 기능을 부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분쟁방지센터의 조직과 기능에 대한 조정은 발트3국과 유고의 민족분규에서 예상되듯이 CSCE가 직접 개입하게 된다면 정치적인 역내국가들간의 관계를 악화시켜 유럽의 새질서구축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 분명하다는 점이 고려돼 이번 협의회에서도 신중하게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는 정치적인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각국 장관급으로 비상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며 오는 10월 빈에서 정책세미나를 열어 군사전략의 개발,정치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재래식무기의 감축방안 등을 연구할 것을 결정하게 된다. 비상위원회는 또 지난해 파리회담에서 합의한 통신협약을 신뢰 및 안보를 위한 정보교환 테두리에서 확대시켜 돌발적인 긴급분쟁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역내의 각국간에 핫라인을 설치하는 문제를 검토하게 된다. 독일 등의 종전 정치적 협의기구였던 CSCE의 기구를 확대하고 유럽안보조직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도록 기능을 강화하려는 데 대해 일부 국가들이 반대하고 있어 이번 회의의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은 CSCE의 기능강화가 NATO의 평가절하를 초래함으로써 있게 될 유럽에 대한 영향력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는 국제기구는 정치협의의 장으로서 만족해야지 내정간섭의 권한까지 갖게 되면 국가주권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전통적인 입장을내세워 CSCE의 기구 및 기능강화에 소극적인 자세이다. 또 영국은 지금까지 국제질서를 지켜온 유엔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CSCE가 유럽에서의 분쟁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조직력을 갖게 될지는 베를린회담을 계기로 그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김일성,카터 방북 초청/미 정부선 “시기 부적절” 견해 표명

    【워싱턴=김호준 특파원】 북한의 김일성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초청했다. 이에 대해 카터는 원칙적인 수락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이 초청은 미국을 방문중인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한시해에 의해 카터에게 전달됐다. 한은 워싱턴에 체제중이던 지난 7일 조지아주 아틀랜타시의 카터기념센터로 카터를 방문,금년중 북한을 방문해달라고 초청했다. 한편 미 정부 당국은 미국의 전직 국가원수가 미국과 수교가 없고 적대 상태도 해소되지 않은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견해를 카터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총리폭행」 사건 국회 교청위 안팎

    ◎“체제전복 획책 극렬운동권 격리를”/“민주투쟁 빌미 혼란야기 용인 못해”/도덕성 함양등 교육정상화도 촉구/윤 교육/“학생회 활동 학술·문화중심으로 유도” 정원식 국무총리서리에 대한 외국어대생들의 집단폭행 사태를 다루기 위해 소집된 국회 교육체육청소년위원회는 「반인륜적」인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들의 충격과 분노를 반영하듯 「더 이상 반지성적,반민주적 학원폭력이 용인돼서는 안 된다」는 정치권의 일치된 인식을 바탕으로 대학의 도덕성 회복과 실추된 교권의 확립,교육정상화 방안 등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 여야는 특히 광역의회선거를 앞두고 터진 이번 사태가 앞으로의 선거운동 과정에 미칠 파장과 득표전략과의 함수관계 등을 고려한 탓인지 각당 나름대로 학원사태에 대한 처방과 향후대응책 등을 제시하는 등 모처럼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위원회에서 민자당 소속 의원들은 그 동안 베일에 가려 지나치게 미화돼 왔던 과격학생 운동권의 실체를 부각시켜 학원폭력을 근절하는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시각을 표출한 반면,야권은 학원폭력 대책마련과 병행해 과감한 개혁조치 등 근원적인 사회병리현상을 치유해야 한다고 주장,여야간에 미묘한 시각차이를 표출했다. ○…이날 회의에는 그 동안 광역의회선거지원 등을 위해 귀향활동에 나섰던 14명의 여야의원 전원이 참석,차례로 질의를 벌여 이번 사태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도를 확인케 했으며 윤형섭 교육부 장관은 시종 침통한 표정으로 보고와 딥변을 진행. 윤 장관은 특히 이날 보고에 앞서 『이번 사태는 우리 대학의 공통적 병폐 속에 어느 대학에서도 발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한층 더 심각성이 있다』면서 『대학의 도덕성이 얼마나 붕괴됐고 교권이 얼마나 짓밟혔는지 보여주는 실례』라고 지적하고 젊은이들을 선도해야 할 「기성세대 모두의 책임」이라며 지성인들의 반성을 우선 촉구. 최재욱·황철수·강성모 의원 등 민자당 소속의원들은 이날 질의에서 학원이 폭력과 범법의 「성역」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면학분위기 조성대책 ▲교권확립 방안 ▲비교육·비윤리적인 전교조에 대한 대응책 등을 중점 추궁. 최재욱 의원은 『극렬운동권 대학생들은 단순한 반정부 차원을 넘어 전쟁의 결의로 체제전복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하고 『성당본당의 열쇠를 쇠톱으로 자르고,시체를 볼모로 삼고,대학과 병원을 해방구로 설정,계급투쟁에 나서는 폭력대학생은 이제 엄중 격리조치해 그들의 그릇된 확신과 주장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 강성모 의원 등도 『이번 사건은 행정부의 수장에 대한 반인륜적 폭행으로 정부의 권위를 손상시키고 나아가 체제전복을 겨냥한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제 우리 사회에 기생하며 민주화 투쟁의 명분을 내걸고 사회혼란을 조장해 온 좌익폭력 세력을 일소해야 할 때』라고 주장. 이들 의원은 또 『좌익폭력 세력을 척결하는 방법이 일시적인 대증책이거나 감정적인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부연하고 ▲도덕성 함양교육,인본교육 강화 ▲공권력의 이미지 개선 및 신뢰회복 ▲교육행정의 개선 등 사회전반의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임을 지적.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불행한 사태」에 대한 정치인으로서의 책임과 자괴심을 느낀다는 데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정부·여당의 미진한 민주화조치와 공안통치,「전교조」 탄압 등이 복합적으로 뒤엉켜 이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근본원인과 배경 쪽에 화살.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이번 사태를 빌미로 「치사정국」에 따른 수세분위기를 만회하고 오히려 공안통치 강화로 역공을 시도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 박석무 의원(신민)은 『현재 정부와 언론은 해당 학생들을 패륜아로 몰고 있는데 이 사회의 정의·도덕·윤리문제가 비단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인지 우리 모두가 자문해 봐야 한다』면서 『이번 사태에서 가장 크게 제기되는 교권문제만 하더라도 노 교수의 교권은 존중되어야 하고 교단에서 쫓겨난 1천5백여 명이나 되는 교사들의 교권과 생존권은 무시되어도 좋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전교조」 출신 해직교사들의 복직가능성에 대해 집중 질의. 박 의원은 또 『정 총리서리가 격앙된 시국상황 속에서도 외대에 출강한 것은 안이한 시국관 때문이 아니었느냐』고 추궁. 이철 의원(민주)은 『정 총리서리에 대한 일부 학생들의 무뢰한 행동을 접한 뒤 보여준 정부의 태도는 분명히 평형감각을 잃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의 어른스러운 도덕적 자기반성과 민주적 개혁없이 공권력 강화를 운운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간에 적대화를 가속화시켜 결국 현정권의 파국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 ○…윤형섭 교육부 장관은 답변에서 『지금 상황에서 교수들만의 힘만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기는 대단히 어렵다』고 시인하면서도 『그러나 1차로 책임져야 할 사람은 교수이고 그래도 학생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교수들이기 때문에 교수들이 일치단결해 지도하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대학문제는 정부가 간여해서 해결될 수 없으며 대학인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 윤 장관은 학생회의 건전화방안과 관련,『학생회의 설립 목적은 대학문화 창달에 있지만 요사이는 시위와 투쟁에만 몰입하는 등 바람직스럽지 못한 방향으로 운영되어 왔다』고 지적,『앞으로는 본래 취지대로 학술·문화활동을 우선시하도록 유도하겠으며 이를 위해 각 대학도 학생회 간부의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학칙을 개정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 윤 장관은 『대학측이 면학분위기 조성을 위해 학칙개정을 건의해 오면 모두 승인해 주겠다』고 부연. 윤 장관은 또 외대 전체교수회의에서 청원경찰제 도입문제가 거론된 것과 관련,『청원경찰제는 각 대학 총학장의 결의로 시행할 수 있으며 서울대에도 형식적으로 10여 명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고 『현재 전대협과 전대협의 경비출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전국 대학에서 학생회 경비로 50억원 정도가 사용되고 일부가 전대협에 납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 윤 장관은 『정 총리서리가 30여 분 동안 폭행당하는 동안 외대 교직원의 말리는 모습이 보이지 않은 것은 고의적으로 피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김일동 의원(민자)의 질문에 『외대측은 학생회간부 대부분이 전날 부산에서 열린 전대협 5기 출범식에 내려가 모습을 보이지 않은 데다 정 총리서리에게 강의받은 대학원생의 3분의2가 현직 교사라는 점 등을 고려해 이 같은 사태가 일어날 것을 예상치 못했고 결과적으로 상황을 잘못 판단했다고 할 수 있다』고 답변. 윤 장관은 특히 『비민주적·독단적 일부 운동권 세력으로 인해 면학분위기가 흐려지고 학교의 힘만으로 이 같은 사태를 해결할 수 없어 공권력 개입요청이 있을 경우 정부는 이에 대해 응분의 응답이 있어야 한다』고 원칙론을 재피력. ○…김원기 위원장(신민)은 이날 질의답변을 마치면서 『이번 사태는 있을 수 없는 일로 학원사태가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고 사태의 책임은 정치·교육계와 사회일반 모두에게 책임이 있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대증요법적인 처방이 아니라 근본원인 해소를 위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데 입법·행정부가 뜻을 같이했다』고 결론. 김 위원장은 이어 『이번 불행한 사태가 누적된 학원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하오 10시30분쯤 산회를 선포.
  • 국정의 일대쇄신을 위하여(사설)

    시국이 불안하고 정치가 부재하며 현실이 난국이라 일컬어지는 것은 한마디로 민심이 안정돼 있지 않다는 얘기다. 보다 정확히 지적한다면 정부가 하는 일에 만족보다는 불만이 앞서고 정치에 대해서는 믿음보다 불신이 더하고 민생문제 전반에 대해서는 항상 그 불확실한 흐름으로 하여 불만투성이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이 민심이라면 그것을 바로 읽어 시국을 수습하고 정치를 있게 하며 민생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해주어야 한다. 국무총리가 바뀌고 개각이 단행됐으며 바뀐 사람들로 보강된 내각과 여당이 국정의 일대 쇄신을 위해 모든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라고 대통령이 지시했다. 내각이 개편됐다고 해서 국정운영에 획기적인 변화가 기대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통령의 국정쇄신 의지와 이를 뒷받침할 정부가 무언가 눈에 보이는 일을 하고 민심을 다독거리기 위해서는 내각의 면모 일신은 하나의 큰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냉정히 지켜보고자 하는 것이다. ○국민의 현실적 요구에 부응 거듭 말하지만 작금의 불안과 혼란은 결코 한 대학생의죽음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 시국이 한때 벼랑 끝까지 밀려갔던 것은 국민의 국정개혁 요구에 현실적으로 부응하지 못했던 정부·여당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제 정부와 여당이 심기일전의 자세로 민심의 흐름을 파악하여 처방에 나선다면 지금은 안정될 것이고 난국은 타개될 것이다. 우선 무엇보다도 민주화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솔직히 말해 민주화에 대한 국민의 여망과 기대에 비해 그 과정은 너무 더디고 실망적이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정치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이제는 불신과 냉대로 바뀌었다. 그것은 정치가 제 할일을 못 하고 정치인이 민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으며 모든 공직자들이 국민을 위해 그야말로 사심없는 봉사자가 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노태우 대통령이 지적한 바 민주화는 우리 사회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커다란 변화임에는 틀림없다. 또 그 과정에서 모두가 다소의 불만을 갖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일 수도 있다. 문제는 그러한 불만을 수습하고 그것을 보다 창조적인 힘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정치의 역할이 전무했다는 사실이다. 사회 각 분야의 점진적인 민주화 발전에도 불구하고 가장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역시 여야 정치권이라는 신랄한 비판은 여기서 비롯되는 것이다. 특히 대통령이 시국수습과 관련하여 내각제개헌 불추진 의사를 밝힌 것은 앞으로 야기될지도 모를 정치적 갈등의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정치발전을 기하겠다는 의도로 봐야 할 것이다. 정치권이 다시는 그같은 소모적인 대결로 국민적 불안과 갈등을 빚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적으로 만연된 각종 부조리현상과 경제적 불균등화에 대한 국민의 불만도 크다는 점에 정부·여당은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이다. ○민생안정에 국민의지 결집 노 대통령은 특히 민생경제 안정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구체적인 대책을 수립,시행토록 경제내각에 지시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현안과제인 물가문제에 언급,『정부의 힘만으로 물가를 잡을 수 없다』고 전제하고 기업과 가계의 협력을 당부했다. 최근의 시국 불안요인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민생안정을 이룩하자면 정부의 노력 못지않게 경제 주체들의 역할분담이 참으로 긴요한 시점에 있음은 틀림없는 일이다. 생산의 주체인 기업들이 원가절감을 통해 제품가격 인상을 자제하지 않고 근로자들이 생산성 향상을 넘어서는 임금인상을 요구할 경우 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또 소비자들은 소비자대로 근검·절약하지 않고 과소비를 하고 정치권은 당리당략을 위하여 실현성 없는 개발공약을 남발한다면 물가가 필연적으로 오르게 마련이다. 설사 정부가 아무리 훌륭한 물가안정정책을 수립하여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그 실효성이 반감되지 않을 수 없다. 그 동안 우리 경제 주체들은 물가 악순환의 원인을 알고 있으면서도 책임을 서로 떠넘김으로써 물가가 위협을 받아온 것이다. 물가와 주택문제 등 민생경제가 극도로 혼미했던 것은 어느 누구의 책임으로 돌릴 수만은 없음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노 대통령의 지적대로 경제 주체들이 이번만은 합심하여 물가를 잡겠다는 확고한 결의와 의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물가안정책 최우선으로 그러기 위해서 경제내각이 유가인하와 생필품가격 안정 등 물가대책을 마련했고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하여 임대주택 건설을 늘리기로 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또 재정긴축을 위해 불요불급한 정부투자를 뒤로 미루고 통화신용정책도 긴축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것은 올바른 정책선택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런 대책들에 대해 신선감이 없는 과거정책의 나열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그렇지만 앞서 본 대로 정부의 물가안정능력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어서 최선의 방향을 잡고 있는 것 같다. 다만 투자조정 문제의 경우 현재 경제성장률이 성장잠재력을 초과하고 있음을 감안하여 신도시 건설과 대규모 공공 공사 등을 비롯한 일부의 투자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물가안정과 부동산사투기억제대책은 장기에 걸쳐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이달 들어서부터 물가오름세가 약간 누그러지고 있다고 해서 물가고삐를 늦추어서는 결코 안 된다. 앞으로 있을 광역의회·국회·대통령 등 선거를 감안하여 향후 2년 이상 물가안정을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민생경제를 불안케하는 주요한 요인의 하나가 상대적 빈곤감 내지는 박탈감임을 감안하여 제6공화국 출범 때 밝힌 경제개혁의지를 실천해나가기 위한 별도의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노 대통령이 흩어진 민심을 바로잡기 위한 이번 종합대책이 어느 하나도 소홀히할 수 없는 중요하고 확실한 현실적인 진단이라는 점에 공감하면서 정부가 이같은 대통령의 실천의지를 확고하고 일관성 있게,그리고 적시에 효과적으로 책임을 갖고 추진해나가기를 바란다. 지금껏 우리의 문제는 국민을 설득해가면서 효과적으로 일관성 있게,기존 정책을 책임있게 추진하지 못한 데 그 원인 있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 「광역」·총선 소선거구제로/김영삼대표·김대중총재,5개항 합의

    ◎내각제 반대… 6월 광역선거/개혁입법 4월 국회서 매듭/대구 「나라 위한 기도회」서 지역감정 타파 다짐 【대구=한종태 기자】 민자당의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과 평민당의 김대중 총재는 1일 하오 대구 금호관광호텔에서 단독회담,내각책임제 개헌은 하지 않으며 현재 논란중인 광역의회의원선거 및 국회의원선거구제는 현행의 소선거구제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두 김씨는 또 광역의회의원선거는 오는 6월에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 일정은 양당 3역회의에서 조정토록 했다. 두 김씨는 이날 영호남 목회자들이 주최한 「나라를 위한 기도회」에 참석한 뒤 금호관광호텔 21층 스카이라운지 별실에서 배석자 없이 40분 동안 단독회담을 가져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5개항에 합의하고 평민당 김 총재가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두 김씨는 이날 회담에서 4월 임시국회에서는 당초 소집목적대로 국가보안법·안기부법·경찰법 등 개혁입법처리를 더 이상 지연시키지 않고 마무리 짓는다는 데 합의했다. 두 김씨는 이와 함께 ▲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협력 ▲정치의 도덕성 회복과 공안정치의 배제에 대해서도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두 김씨 지방의회의원선거법의 경우 이번 기초의회의원선거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국민의 자유선택권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개정해 나간다는 데에도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민당 김 총재는 이날 합의사항을 발표하면서 내각책임제개헌 불가입장과 관련,『내각제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만 확인했을 뿐 13대 국회 또는 14대 국회에서는 안 된다는 식의 시기문제는 거론한 바 없다』고 말했다. 민자당 김 대표는 이와 관련,『내각제 불가입장이 적용되는 시기문제는 따로 정하지 않았다』고 확인하고 『광역의회의원선거 날짜는 정부와 여당이 선택하게 돼 있지만 여당이 공명선거 실시차원에서 야당과 협의해 실시하도록 하고 야당 3역회담에서 구체적인 날짜를 협의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두 김씨의 이같은 합의에 따라 여야는 15일께로 예정된 임시국회소집에 앞서 여야중진회담을 갖고 개혁입법 개폐협상에 대한 본격 절충을 벌일것으로 보인다. 두 김씨의 합의사항 중 특히 내각책임제 불가 및 광역의회의원선거 국회의원선거구제의 소선거구제 고수합의는 앞으로 있을 총선 및 대통령선거와 관련,두 김씨가 정국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간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으로 분석돼 주목된다. 두 김씨가 단독으로 만난 것은 지난해 10월 「사퇴정국」 와중에서 평민당 김 총재의 단식 당시 민자당 김 대표가 평민당사로 위로 방문,50여 분 간 요담한 데 이어 5개월여 만의 일이다. 두 김씨는 이에 앞서 「나라를 위한 기도회」에서 연설을 통해 영호남 지역감정 해소에 정치지도자들이 솔선수범해야 하며 사회계층간 화합을 위해 종교인들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먼저 연설에 나선 평민당 김 총재는 『남북통일 등 한민족 화합시대로 들어가는 마당에 지역차별의식이 아직도 온존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사회현상』이라고 말했고 민자당 김 대표는 『정치민주화 지역간 균형개발은 물론 집단이기주의와 편견의 극복을 위해 모두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 이스라엘과의 공존 길 열어줘야(「팔」 문제 해결의 열쇠는:하)

    ◎국제회의 열어 「43년 적대」 청산 논의를/팔인구 급속 팽창… 이스라엘도 안보책모색 필요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하나의 땅(팔레스타인지방)을 놓고 서로 자신들의 영유권을 주장한데서 비롯된 피할수 없는 마찰이다. 현재 이스라엘의 국토는 오래전부터 팔레스타인인들이 살던 곳이었지만 19세기말∼20세기초부터 유태인들의 이주가 본격화,유태인과 팔레스타인인들간의 다툼이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1차 세계대전시 오스만터키의 공격에 혼이 난 영국(당시 이 지역은 영국의 지배하에 있었다)은 지역주민들의 협조를 얻기 위해 두가지 상반된 약속을 했다. 팔레스타인과 아랍인들에겐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약속한 맥마흔서한과 유태인들에겐 유태인 민족국가 수립에 대한 지지표명을 약속한 밸포어선언이 바로 그것이다. 이같은 두가지 상반된 약속을 두 민족간의 마찰을 더욱 첨예화시킬 수밖에 없었고 결국 2차대전후 유엔은 두 민족간의 마찰을 해결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지방을 아랍국가와 유태인국가로 양분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유엔결의안에 따라 유태인들은 즉각 독립국가 이스라엘의 수립을 선포했고 이에 반발한 이집트와 시리아 등이 전쟁을 일으켰으나 이스라엘에 대패,오히려 요르단강 서안지역을 빼앗기고 말았다. 이스라엘과 아랍제국은 4차례에 걸쳐 전쟁을 벌였지만 모두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고 그때마다 이스라엘의 점령지와 팔레스타인 난민의 수는 크게 늘어났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 오랫동안 외세의 지배를 받긴 했지만 한번도 고향에서 쫓겨난 적은 없었던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의 군사력에 밀려 고향을 떠나 난민신세로 전락함으로써 이들의 고달픔과 그에 따른 대이스라엘 적대감,아랍민족 특유의 복수심 등이 이스라엘에의 테러공격을 부추기게 됐고 이같은 팔레스타인인들의 공격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는 이스라엘인들의 인식 및 대팔레스타인 강압정책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관계는 계속 악화만되는 악순환속에 빠져 들었다. 이같은 두 민족간의 상호적대감과 불신감이 먼저 해소되지 않는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분쟁해결은 영원히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두 민족간의 상호불신감,특히 국가생존에 대한 이스라엘의 불안을 해소시킨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나치치하에서 민족 대학살의 참혹한 경험을 한 이스라엘 민족에게 있어 확실한 보장도 없이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립을 받아들이라는 것은 곧 그들의 목숨을 내놓으라는 것과는 같다고 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이 과거의 강경전략을 상당히 수정,이스라엘에 대한 자세를 많이 누그러뜨린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일부 강경그룹에선 이스라엘과 공존하는 것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이 지난 88년 일방적인 독립선포시 발표한 그대로 이스라엘의 생존권을 인정한다고 해도 이스라엘로선 이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입장이다. 이는 단순히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인들의 테러공격같은 것보다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하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민족간에 상당한 격차를보이고 있는 인구증가율 차이이다. 사실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팔레스타인 인구는 이스라엘로선 다른 어떤 것보다도 큰 위협요인이라고 할수 있다. 팔레스타인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곧바로 팔레스타인의 세력강화에 직결되고 이는 곧 이스라엘의 사회불안요인 및 국가안보 저해요인으로 작용할수 있다. 이스라엘이 소련 등지의 유태인을 대규모로 받아들여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에 정착시키려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이다. 그러나 이같은 인위적인 인구증가책이 자연적인 인구증가를 따라갈수 없음은 이스라엘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또 이같은 추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경우 이스라엘의 안보가 지금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더 큰 위협을 받게 되리라는 것도 이스라엘로선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될것 같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좋든 싫든간에 보다 근본적인 안전보장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이다. 그것이 곧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병존문제를 다룰 국제평화회의이다. 물론 지금으로선 이스라엘국내의 반대여론도 상당히 강해 이같은회의의 개최가능성조차 불투명한 상태이다. 또 설사 이같은 회의가 열린다 해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가 받아들일만한 합의안이 도출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해결할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으로 중동문제를 다룰 국제회의에 기대를 거는 것외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협의를 통해 공존방안을 도출해내지 못하는한 양측의 분쟁은 어느 한쪽이 멸망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현재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에서 상대적인 우위에 서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위치가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수 있을 것같다.
  • 919개 첨단기술 자력개발/제조업 경쟁력 강화대책

    ◎95년까지 1조5천억 투입/새 공단 20곳 2천만평 조성/국산기계 구입자금 3조8천억 공급 정부는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올해부터 95년까지 1조5천5백억원을 들여 9백19개의 첨단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국책은행과 리스회사를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1조1천억원이 많은 3조8천억원 규모의 국산기계 구입자금을 조성,모든 국산기자재 설비자금 전액을 8년 상환조건으로 중소기업 등에 융자해주기로 했다. 이와함께 모자라는 공장용지 공급을 위해 충남 석문 등 20곳에 1천9백54만평의 신규공단을 조성하는 한편 간척지 1천70만평을 공장용지로 전환하기로 했다. 최각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을 비롯,재무·상공·건설·교육·노동·과기처 등 관계부처장관들은 14일 상오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제조업 경쟁력강화 대책을 노태우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최부총리는 이날 보고를 통해 현재 주력수출산업들의 경쟁력이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정부는 생산활동의 주체인 기업 스스로가 기술개발과 경영합리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해 ▲공통적 애로기술의 개발 ▲선별적 자금지원의 확대 ▲산업인력의 양성 ▲사회간접자본 투자확대 ▲산업입지난 해소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95년까지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9백19개 첨단기술 가운데 98%는 중소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들로,이중에는 초소형 컬러텔레비전 브라운관,자동차용 전자제어 변속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기술은 정부와 민간기업이 반반씩 투자해서 개발되며 이를 위해 5월까지 범정부적인 생산기술개발지원 협의회가 구성된다. 정부는 또 산업인력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이공계대학의 정원을 내년부터 95년까지 매년 4천명씩 1만6천명 늘리고 서울대학 수준의 우수인력 양성을 위해 국립공과대학의 설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에 여신관리제도도 개편,여신한도관리 대상을 현행대로 30대 계열을 유지하되 계열별로 2∼3개의 주력기업을 선정해 주력업체의 대출금은 여신관리한도 대상에서 제외시켜주기로 했다. 이와함께 주식이 실질적으로 분산돼 국민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해서도 여신관리를 받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모자라는 공장용지 공급을 위해 정부는 수도권안에 발안·안중 등 7개 공업단지 2백60만평을 앞당겨 조성하고 1만8천평 이하의 소규모 공단개발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또 현재 1백50만평 규모로 개발하고 있는 아산공업단지를 3백50만평으로 넓힐 계획이다. 정부는 첨단산업인력의 확대공급을 위해 이공계대학 정원 증원과 함께 서울소재 대학의 첨단관련학과 증원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현재 10%로 돼 있는 전과범위를 첨단학과에 한해 대폭 넓혀 주기로 했다. 또 대학설립을 희망하는 산업체에 대해 섬유전문대 등 특수목적대학의 설립을 권장하기로 했다. 정부계획대로 첨단기술이 개발되고 고급산업인력이 확대 공급될 경우 우리산업의 경쟁력은 상당히 향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이공대 정원 1만6천명 증원/산업인력 공급대책 마련

    ◎내년부터 4년간 연 4천명씩/공전 정원도 연 9천명씩 3만6천명 늘려/과기대등 4년제 특수대학 신설 적극추진 전국의 이공계대학 정원이 92학년부터 95년사이 해마다 4천명씩 모두 1만6천명 늘어난다. 또 그동안 증원을 억제해왔던 수도권대학도 이 공계에는 증원을 허용,해마다 1천명씩 모두 4천명을 늘린다. 같은 기간동안 공업계 전문대학도 해마다 9천명씩 모두 3만6천명의 정원을 늘리며 과학기술대,포항공대와 같은 4년제 특수목적대학의 신설이 적극 추진된다. 정부는 13일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산업전문인력의 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산업인력공급대책」을 발표,이같인 밝혔다. 해마다 4천명씩 늘어나는 이공계 정원가운데 75%인 1만2천명은 전자·기계공학 등 첨단관련학과에 우선 배정하고 기존의 특수목적대학인 과학기술대와 포항공대의 학생정원도 크게 늘어나가기로 했다. 이같은 이공계대학의 증권이 이뤄지면 올해 8만4천명이던 이공계대학의 배출인력이 95년부터 10만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이와는 별도로 국립공과대학의 신설을추진하기 위해 곧 추진기구를 구성할 방침이다. 또 산업체에서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특수목적대의 설립을 추진할 경우 적극 수용,권장하는 한편 사립대가 첨단관련학과를 설치하는 경우에도 시설비의 일부는 정부나 해당기업에서 지원해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지방국립대학의 공대를 지역별로 특성화시켜 나가며 첨단관련학과 학생은 정원의 10% 안에서 전과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기업의 자체인력양성을 위한 공업계 전문대학 신설을 적극 권장하고 전자·섬유·디자인 등 특수목적을 위한 전문대도 신설해나가기로 했다. 자연계대학원의 학생정원도 우수대학원 중심으로 해마다 2천5백명씩 95학년도까지 1만명을 증원,연간 석·박사 배출규모를 2만2천명으로 늘려 산업체의 개발·연구요원으로 활용토록할 계획이다.
  • 충북도,올 주요업무 보고내용

    ◎청주 과기단지 3백만평 조성/충주호 관광개발에 최대 역점 충북도는 새질서·새생활 실천과 지방자치의 성공적인 실시와 함께 ▲쾌적한 생활환경조성 ▲농어촌의 발전적대책 ▲물가안정과 에너지절약 등에 도정의 중점을 둘 계획이다. 특히 공업화의 계획적인 추진과 내륙 휴양관광지 조성사업은 주민소득증대와 지역경제발전의 양대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사업으로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지방자치제 실시◁ 완벽한 지방자치제 실시준비로 의회시설을 완비하고 「불법선거운동 감시단」을 설치,모범적인 깨끗한 선거를 치르도록 추진한다. 특히 지자제의 성패를 가름할 지방재정력의 확충을 위해 신규세원발굴,탈루세원 색출 등 지방세수증대 계획을 입안,추진하고 택지·골재채취 등을 통한 경영수익을 획기적으로 높여나갈 방침이다. ▷농어촌의 발전적 대책◁ 수입대체작목 육성을 위해 향토명산 30개 품목으로 1읍면 1명산품화를 추진한다. 농산물가공·저장시설을 17개소에서 35개소로 확대하고 지방도·군도·소득원도로 94개노선 2백93㎞의 농촌도로망을 확·포장한다. 또 80억원을 들여 5백동의 주택을 개량하고 58억원을 투입,8천2백50호의 농촌부엌·욕조·변소개량 사업을 실시한다.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 특별청소구역을 46개면에서 92개면으로 확대지정,청소차 16대 등 인력·장비를 보강하고 청주·청원의 광역매립장과 7개 시·군에 개별매립장 등 쓰레기 매립장을 설치한다. 특히 청주시의 가연성쓰레기 고체연료화시설을 상반기중 확대,가연성쓰레기 전량을 처리할 계획이다. 또 수질오염방지를 위해 1백94억원을 투입,8개소에 하수철리장을 건설하고 89억원을 들여 16개소의 오폐수·분뇨처리장도 건설한다. 이밖에 도심교통난해소를 위해 청주·충주·제천 등 3개시에 1백32억원을 들여 우회도로를 개설하고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안에 57만3천평의 택지를 개발,1만6천호의 주택을 건설한다. ▷공업화의 계획적 추진◁ 올 상반기까지 장기 공업발전기본 방향을 정립하고 연내에 공업배치 기본계획을 확정한다. 청주근교에 3백10만평 규모의 과학기술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마련,오는 4월까지 기본계획을 수립한후 오는 94년까지 조성을 마칠 계획이다. ▷내륙휴양관광지 조성◁ 월악·소백·속리산 등 3대 국립공원과 온천·동굴과 함께 대청호·충주호 관광개발에 최대역점을 두고 칠금지구(52만평) 교리지구(10만평) 청풍지구(15만8천평) 등 3개 지구의 부지매입과 기반시설 건설사업에 착수한다. 또 중원문화보존과 관광자원화를 위해 남한강상류 구석기 유물출토지와 고구려비·신라와 고려 고분군 등이 있는 중원군 일대 30만평을 중원문화사적관광지로 조성한다.
  • 페만 개전땐 세계경제 「침체 수렁」에/경제전문가가 분석한 파장

    ◎석유생산 중단안돼도 경기후퇴 불가피/유가 배럴당 10불 인상땐 수백만명 실직/구매 중단·투자철회로 독·불등도 큰 타격/전쟁 끝나면 유가하락·경제반등 점치기도 페르시아만에서 만일 전쟁이 발발할 경우 8년간의 지속적인 성장후 이미 급격한 침체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세계경제는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세계경제 전문가들이 9일 말했다. ○자신감 극도로 위축 이들 전문가들은 서방측에 긴요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석유생산이 중단되지 않는다해도 페만의 전쟁이 소비자들과 기업의 자신감에 미치는 충격은 일부 국가들을 경기후퇴로 몰고 가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런던에 있는 노무라 연구소의 월리엄 레드워드 연구원은 『자신감이 감퇴하고 있으며 올해의 경제성장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의 자신감상실의 충격은 특히 총알한방 쏘지 않았는데도 이번 페만위기로 경기가 후퇴국면에 접어든 미국에서 두드러진다. 한달전까지만 해도 파리에 본부를 둔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비록 완만하기는 해도 그럭저럭 경제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전망했었다. 24개 회원국을 가진 OECD는 그러나 소비자들의 구매가 중단되고 기업들이 투자계획을 종결하는 증거가 점점 분명해지자 이같은 공식전망을 취소하고 경기후퇴가 진행중임을 시인했다. ○일본도 취약국면에 사람들은 미래에 관해 확신을 갖지 못할 경우에 비해 더 많은 돈을 모아 두며 이 돈은 원래 자동차나 가내 용품·의식비 같은 용도로 쓰일 자금이다. 이와함께 기업도 수요가 감소하면 생산을 줄이고 종업원들을 해고하게 된다. 유럽대륙의 국가나 일본은 아직까지 이같은 악순환의 단계에 접어 들지는 않았으나 이들 국가도 점점 취약해져가고 있다. 레드워드연구원은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경기가 금년에 후퇴한다 해도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프랑스의 경제는 지난해 8월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후 현저히 둔화됐으며 파리의 한 은행관계자는 페만에서 만일 분쟁이 발생한다면 자신감이 훨씬 더 흔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주 독일로부터 입수된 산업생산 및 주문에 관한 새로운 통계를 보면 통독으로 인한 수요의 폭증에 자극받은 독일의 경제붐조차도 기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경제붐에 찬물 베를린에 있는 DIW경제연구소의 루츠 호프만 소장은 『만일 페만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유가가 폭등할 것이며 구서독의 경제성장에 타격을 입고 구동독의 경제회복도 둔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OECD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인상될 경우 그 영향은 첫해에 선진국들 가운데 일부 국가들을 경기후퇴 국면으로 몰고가고 수백만명이 실직할 정도로 엄청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서방 선진 7개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오는 21일 뉴욕회담에서 페만에서의 전쟁발발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다시 손질할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획 다시 손질 그러나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이들이 자국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할수 있는 조치는 그리 많지 않다. 경제 전문가들은 만일 금융공황이 올 경우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아마도 지난 87년 10월 주가폭락 당시처럼 이자율을 내리고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에 다량의 현금을 공급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의 대은행들 가운데 다수는 대규모 손실을 본지 1년이 되는 지금 위험하고 부채부담을 안고 있는 기업들에 새로운 대출을 해주기보다는 대내정비에 더 관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석유비축량은 충분 이같은 어두운 전망 가운데서도 한가닥 밝은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석유비축량이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9일 성장둔화로 인해 수요가 줄고 기타 OPEC(석유수출국기구) 산유국들이 증산을 통해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석유수출분을 상쇄한 덕택에 선진국들의 석유비축량이 지난 82년 12월이후 최고치에 있다고 밝혔다. 존 이스턴 미 에너지부 차관보는 지난 8일 미 의회증언에서 『페만에서 적대행위가 발생한다해도 에너지부는 현재 이용가능한 전략 및 상업용 석유 비축분만으로도 추가로 발생할지도 모르는 공급부족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비축분과 생산량이 워낙 많아 전쟁이 일단 끝나면 유가가 급격히하락해 92년에는 강력한 경제반등 단계가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 대통령의 방소와 「평양가는 길」(사설)

    3박4일의 소련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노태우 대통령을 환영하며 노고를 치하한다. 구체적으로 그 성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아직은 성급하게 논평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소 모스크바선언에 대한 각국의 반응에도 나타났듯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소련방문은 그 자체가 예삿일은 아니었다. 한국이 소련에 대해 무역 및 투자기회,그리고 경제원조까지 제의하는 것은 『한국이 작은 강국으로 등장하는 것』을 뜻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한 나라가 다른 한 나라를 방문한 것과 같다. 그러므로 노 대통령의 소련방문은 한국민의 소련 나들이와 같은 뜻을 지닌다. 1세기 가까운 동안 세계의 양대 진영중 한 진영을 대표해 초강대국으로 군림해온 나라가 대결했던 진영의 가장 불행하고도 작은 나라인 한국의 대통령을 경의와 예의를 다해 맞은 것은 우리 국민 모두에 대한 예우였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작은 나라가 모처럼 큰 나라에 인정을 받게 되어 우쭐한 느낌이 들었다는 정도의 감상적인 반응이 아니다. 대통령의 귀국인사에서도 밝혔 듯이 그것은 45년간 한반도에서 지속되어온 냉전체제의 해소를 뜻한다. 소련은 냉전체제의 상대국 「대표국가」이며 또한 「힘의 원천국가」이다. 그 실체와 직접 만나 냉전체제의 종식에 합의하고 그 점에 대해서 서로 협력체제를 갖출 것을 합의했다. 이 합의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의 보다 적극적인 발언도 있었다. 『6·25전쟁과 KAL기 격추사건은 유감스런 일이었으며 가슴아프게 생각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사실을 시인하고 재발방지에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개인끼리도 서로 적대관계에 있었던 사이가 화해를 하려면 「푸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황차 국가와 국가간에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불행했던 과거의 사건을 어떤 형태로든 청산하는 의식절차가 필요하다. 모처럼의 「모스크바선언」에서는 접어 두었다가 굳이 외무장관의 해명을 통해 이런 과정을 겪는 것에는 미흡함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것이 공식태도의 출발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로써 한반도를 에워싸고 가실줄을 모르던 「북침설」의 누명이 확실하게 벗어질 수 있게 되었다. 전쟁의 중요지원 당사국이었던 소련에 의해서 이런 작업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상태를 멈추지 않게 하고 있는 김일성의 「남한해방」논리의 근거가 여기에 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측의 환상적인 전쟁논리를 설득으로 풀고 개방무대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소련의 태도가 근원으로부터 바로 잡히는 일이 우선적으로 필요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사는 한반도에도 마침내 평화와 통일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귀국했다』고 말하고 『모스크바로 가는 넓은 길이 열린 이제 평양으로 가는 길이 열리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피력했다. 시간문제라는 것은 성급하게 결말을 서두르려는 뜻으로는 생각지 않는다. 시간표의 연장선상에 확실하게 올랐음을 뜻하는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세계평화의 실현을 뜻한다. 그러므로 한국과 소련의 만남은 세계평화에의 확실한 기여였다. 노 대통령의방소가 공헌한 이같은 공로를 우리는 평가하고자 한다.
  • 노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세계의 시각

    ◎동서화합 실천·동북아 새 질서 구축의 전기 노태우 대통령 방소에 대해 미·일·유럽·중국 등 서방국가들이나 한반도 주변에서는 우선 한소 관계 급진전에 유의하면서 동북아 새 질서 개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한소의 접근에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북한의 태도에 대해 「예측 불허의 행동을 유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미 일과의 접근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다소 엇갈린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현지 특파원들의 눈을 통해 노 대통령의 방소를 보는 세계의 시각을 모아본다. ○적대관계 청산… 한반도 상황 큰 변화/파리 김진천 특파원 동북아 정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유럽 사람들은 이번 노태우 대통령의 소련방문이 90년에 펼쳐진 동서냉전 종식을 확인시켜 주는 국제외교행사의 하나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유럽 쪽에서는 특히 이번 한소정상회담이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 측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반도 상황개선을 위한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 보고 있으며 동북아 평화정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파리 국립정치대학의 자크 뤼프니크 교수는 북대서양 조약기구와 바르샤바 조약기구 사이의 화해,유럽안보협력회의에서 채택된 파리헌장 동서독의 통일완성 등 90년에 진행된 일련의 동서냉전종식 행사들을 열거하면서 노 대통령의 방소는 또다른 차원에서 동서화합의 실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오랜 세월 동안 서로 반목하며 적대적이던 두 나라 관계가 개선됨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완화 작업에 새로운 이정표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번 한소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어떤 자세를 보일지 관심거리라고 전제한 프랑스 국제관계 연구소의 쟝 크레인씨는 『북한의 후견역할을 해온 소련의 대국민 밀착은 북한이 더욱 고립되는 상황으로 비칠 수도 있으나 최근 그들의 대일 접근노력에서 보여주 듯 오히려 개방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련을 포함한 동구민들과의 관계개선은 한국이 추진해 오고 있는 북방정책의결실이지만 북한측의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유세계를 향해 문을 열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소련측의 입장으로서는 경제협력에 더 비중이 주어질 게 분명하지만 한국에게는 경협의 내용에 관계없이 정치·외교적으로 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북한개방­한·중 관계개선의 촉매로/홍콩 우홍제 특파원 『노태우 한국 대통령의 방소는 한소 두 나라의 협력관계를 심화시키는 것은 물론 동북아시아 주요국들의 대외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동북아문제 전문가인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지의 진달유 논설위원은 한소 수교 후 매우 빠르게 이뤄지는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이 어떤 형태로든 주변국가에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노 대통령의 방소가 북한에 대해 보다 긍정적으로 한국과의 접촉을 추진토록 작용할 것이며 만약 내년 안에 남북한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김일성은 의미깊고 실질적인 내용을 담은 대화를 나누려 할 것』이란 전망을 했다. 또 북한은 노 대통령의 방소에 자극을 받아 일본과의 수교를 앞당기고 경제적 지원을 받으려는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진 위원은 한중관계와 관련,노 대통령의 모스크바행이 중국의 대한 관계정상화를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논리적 근거를 마련해 주는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북경당국은 서울과 지나치게 밀착하는 것이 오히려 평양정권에 외교적으로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졌다는 생각을 갖게 해서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끔 유도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에 한중관계에 매우 신중하게 대처할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홍콩 슈엔대학의 앤드류 슘 교수는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한국은 시베리아개발에 있어 소련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며 동구 각국과의 경제교류도 더욱 촉진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은 한국이 지금까지 취해온 모든 북방정책의 효과를 가장 활력있게 가시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홍콩언론과 다른 외교문제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가 동북아시아의 경제발전과 화해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많은 역할을 할 것이란 견해를 밝히고 있다. ○보완적 경제구조로 실질협력 가속화/워싱턴 김호준 특파원 한소 양국간 국교수립이 발표된 지 불과 2개월반 만에 이루어지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에 대해 미국 조야에서는 한소관계의 급진전을 웅변하고 양국간 실질관계의 심화가능성을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한국의 북방정책이 소련을 공략한 지 2년여 만에 모스크바에 입성하는 광경을 세계가 곧 보게 됐다』고 말하면서 『노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소는 동북아의 냉전종식과 질서 재편을 더욱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대통령의 방소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성사된 데 대해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주로 소련의 다급한 경제난 해소 노력에서 찾고 있다. 소련은 지금 군부쿠데타와 민중폭동을 우려할 정도로 심각한 식량 기근과 생필품 부족에 직면해 있어 서방 각국에 긴급원조를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르바초프가 모스크바의 오랜 우방인 평양의 반발을 무릅쓰고 노 대통령에게 방소 초청장을 보낸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갖고 갈 경협 보따리가 우선은 고르바초프로 하여금 이번 겨울을 넘기게 하기 위한 「인공호흡용」이라고 하더라도 두 나라의 지리적 근접과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생각할 때 장기적인 협조관계를 이끌어 나갈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미국은 핵강국 소련이 국내 불안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그 자체가 세계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소련의 불안해소를 위한 한국의 지원을 미국의 국익과 상충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은 한소 수교와 노 대통령의 방소가 한반도 긴장완화와 통일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이해하면서 이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에 관해 주목하고 있다. 학계의 전문가들은 앞으로 북한이 정치·경제·군사적으로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한편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무부 소식통들은 북한이 이번에 노 대통령의 방소를 트집잡아 제3차 남북총리회담을 연기시킬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나오지 않은 것에 주목하면서 이를 미 일과의 관계개선을 의식한 「북한의 변화」로 평가했다. ○소 지원 받아 남북문제의 주도권 확보/도쿄 강수웅 특파원 한소 수뇌가 불과 6개월 사이 두 차례나 만나 회담을 갖는다는 사실은 다른 의미를 찾지 않더라도 그것 자체로 「역사적」인 것이라고 일본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지난 6월초의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 이후 9월30일의 국교수립 발표,그리고 이번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로 이어지는 급템포의 「한소 밀착」은 동북아시아의 신질서구축에 더 한층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 틀림없으며 북한측의 반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일본 신문들은 지적한다. 마이니치(매일)신문은 특히 『노 대통령의 방소일정은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3차 남북총리회담과 중복되어 북한의 반발을 살 것은 틀림없으며,이같은급템포의 접근은 내년 봄으로 예정되어 있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에도 미묘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동경)신문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측은 통일정책 등에 관해 소련의 지지 또는 지원을 얻어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는 무역대표부 개설에까지 이른 한중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고 내다봤다. 또 『내년 봄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 때 틀림없이 한국방문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도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을 선행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말하고 『소련의 국가원수가 북한을 공식 방문한 일이 한 번도 없는 터에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서울을 방문한다면 한국은 남북관계에서 더 한층 우위에 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방위연구소의 아시아·태평양 연구실장 다케사다 히데시(무정수사)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정치문제의 대화는 가급적 배제하고 70∼80%의 내용을 경제문제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 근거로서 『식량·의약품 등 생활관련 물자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소련은 현재 한국의 경제원조를 절실히 원하고 있는 상태』라는 점을 들었다. 그는 『소련은 극동지역에서 일본과 한국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일본정부는 소련의 일본군 시베리아 억류문제에 대한 사과와 배상,북방 영토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소련에 대한 물자원조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노 대통령의 방소에 그만큼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 노대통령을 맞는 모스크바서/김영만 특파원 제1신

    ◎“한국과는 「문제」 없다”… 관계개선 낙관/“한국기술·소련자원의 악수/모스크비치들/보다 풍요로운 생활 약속할 여로 됐으면…” 모스크바의 겨울은 춥고 길기로 유명하다. 생필품이 바닥나고 식료품 등의 배급제가 예고되고 있는 올 겨울의 추위는 다른 어느 해의 겨울보다 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를 나흘 남겨놓은 9일 일요일의 모스크바는 이상난동일 만큼 따뜻했다. 낮기온이 0도를 오르내리고 외국관광객들은 털모자 없이도 시내를 활보하고 있다. 국내에서 외신을 통해 듣던 모스크바의 흉흉한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는다. 레닌묘 앞에는 여전히 1백m가 넘는 참배행렬이 늘어서 있다. 붉은 광장은 일요일을 즐기러 나온 시민과 지방에서 올라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정치와 경제 모두에서 시한폭탄을 안고가는 모스크바,그러나 여전히 평온한 모스크비치들에게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는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가. 부분적으로는 페레스트로이카의 한가지 결실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소 관계개선은 일반시민들에게 어떤방식으로 투영되고 있는 것일까. 붉은 광장에서 장교계급장을 단 군인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두 명의 사병과 함께 있던 올리가(27)라는 스타르쉬 세니어 레이제난토(우리 군제로는 대위와 중위의 중간)는 『한국과 소련의 관계증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관계증진이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극동지역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올리가씨는 『세계적인 긴장완화와 군축이 이루어지고 있는만큼 과거 적대관계였다 하더라도 한소 관계의 개선은 매우 정상적인 것』이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면서 『예전과 같은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해준다. 비록 고급장교는 아니지만 여전히 국경부대에서 근무하는 장교의 이같은 발언은 다소 흥미롭기까지 하다. 고르바초프만이 아니라 나라 전체가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는 군장교지만 한국에 대해서 비교적 소상하게 알고 있는 듯했다. 한국으로부터 소련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져봤다. 『전자공업이 매우 발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가지 부문에서 협력할 수 있겠지만 전자공업부문에서의 협력,인민소비품에서의 협력이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나라 S전자의 카세트를 갖고 있다는 그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하고 있다. 취재팀은 잠시 후 같은 붉은 광장에서 40대 전후로 보이는 「옷을 잘 입은 신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옷을 잘 입은 신사를 고른 것은 일반근로자일 경우 한소 관계를 묻는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올레그 블리노프(37). 국가 영화촬영위원회 비디오 필림부 매니저. 『한국과의 관계개선은 일본과의 그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일본과는 정치적인 문제가 남아 있지만 한국과는 그러한 정치적인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껏 북한의 종주국 행사를 해온 소련의 국가기관관계자로부터 한국과의 사이에 아무런 정치적인 문제,즉 장애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아마도 그의 발언은 일본과의 사이에는 북방 4개도서의 문제가있지만 한국과는 그런 현안이 없다는 표현인 듯싶다.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는 두 나라 사이에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나. 『샌프란시스코정상회담은 우리 지도부의 정책이 친북한에서 친한국으로 바뀐 전환점이었다. 수교를 거쳐서 노 대통령의 방소를 통한 또 한차례의 정상회담은 모든 분야에서 양국이 협조하는 마지막 세러머니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어떤 분야에서 양국이 협조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바로 기술을 이야기했다. 이런 답변은 그 뒤 계속해서 만난 모스크비치의 답변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는 『한국은 기술이 있다. 우리는 반면에 무한정한 지하자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매우 좋은 협력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분단국 원수의 방문은 탈냉전 완성 신호/소비재 지원… 생필품난 해소 기대 소련사람들은 한국이 대단히 선진화된 공업국가로 알고 있다. 이들은 한국이 생필품분야에서 뛰어난 기술과 제조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고 있고 노 대통령의 방소를 통해그러한 기술과 능력이 자신들을 위해 사용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실상 모스크비치나 소련사람들이 자신들의 시와 나라를 방문한 외국원수들에게 관심을 쏟을 이유는 없었다. 미국의 대통령이 방문했다 해도 그것은 세계경영의 이야기지 자신들과는 연관이 없다. 1년에 수십 명이 넘게 소련을 방문하는 제3세계 국가원수들 역시 자신들과 무관하기는 마찬가지다. 단지 정치적인 사건일 수밖에 없고 그것은 자신들의 궁핍한 생활을 개선하는 욕구와는 너무 동떨어져 있는 높은 사람들 사이의 「친교」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노 대통령의 방소는 소련국민들에게 하나의 「생활적 정치사건」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취재팀이 만난 시민 모두가 한국의 「선진화된 기술」에 기대감을 표시했고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을 통해 실질적인 협력이 진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영상점 앞의 줄이 없어져버린 (상품이 없어졌으므로 줄을 설 필요가 없다),내년부터 식량배급이 계획되고 있고 70코페이카 하던 코스모스담배가 갑자기 3루블로 뛰어버린 상황에서 모스크비치들은 외교적 공치사가 아닌 진심으로 노 대통령의 방소를 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나치게 큰 기대가 대통령의 방소나 정상회담에서 우리측의 입장을 어렵게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별개의 문제다. 한국어를 잘하는 노비카바 타치아나(여·40)라는 모스크바 국제관계대학 교수와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이 여교수는 구체적으로 한소 관계에서 어떤 협의가 있어야 하는지 혹은 어떤 부분의 협력이 필요한지 정확히 모른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에게는 원조가 필요하고 한국이 그 대열에 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유학한 그는 『당연히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은 한반도의 평화와 「조선민족」의 통일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쳐야 하고 또한 그렇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주었다. 취재진이 붉은 광장을 찾았을 때 3백여 명의 경찰이 광장 앞 지하도에 대기하고 있었다. 관계자들은 하오에 급진민주개혁 인사들이 광장에서 시위를 할 예정으로 있고 경찰들은 이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하도 옆에 있는 인투리스트호텔 뒤편에 이미 10여 명의 시위주동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자 공개모집을 진행중이다. 광장의 남쪽에는 지난 봄부터 생긴 천막촌이 보인다. 소련의 2중고를 붉은 광장은 극명하게 보여주는 셈이다. 천막촌으로 상징되는 국민생활의 어려움,시위와 경찰로 대변되는 보·혁의 갈등,인류의 이상향을 꿈꾸며 10월혁명을 만들어 낸 레닌이 살아 있는 모습 그대로 누워 있고 그 70년에 걸친 공산혁명을 결국은 부정한 고르바초프의 집무실이 있는 곳,그곳에 며칠 뒤 태극기가 오른다. 노조드린 우야체솔라프라고 이름을 밝힌 모스크바극장예술대학 감독학부 2학년생은 『노태우 대통령의 방소는 다른 자유국가 원수들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를 보다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기대를 자아낸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북한과 여전히 대치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오히려 노 대통령의 방소는 자신들을 더욱 자유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어느 자유진영 나라의 원수보다 냉전체제 종식의 의미가 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있다. 확실히 분단국가의 원수가 모스크바를 방문한다는 것은 80년대 후반에 시작된 탈냉전이 완성되었음을 알리는 신호다. 모스크비치들은 노 대통령의 방소에 기대를 걸고 있고 그것이 자신들의 생활을 보다 풍요롭고 자유롭게 하는,그래서 그것이 갖는 효과의 크기에 상관없이 환영하는 눈치다. ○노대통령 방소 취재/본사,두 기자 특파 서울신문사는 노태우 대통령의 역사적인 소련방문을 심층보도하기 위해 국제부 김영만 기자와 사진부 왕상관 차장을 모스크바 현지에 지난 8일 특파했다. 두 특파원은 연말까지 소련에 머물면서 노 대통령의 방소(13∼16일)와 그 주변얘기를 중심으로 현지사정을 생생하게 보도한다.
  • 경제난 타개 노려 궤도수정/쿠바의 대미 유화제스처

    ◎소서 원유ㆍ곡물지원 사실상 중단/동구의 경화결제 요구로 외환보유고 바닥 중남미 사회주의의 「보루」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쿠바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손짓을 보내고 있다. 아키히토(명인) 일왕의 즉위식에 참석한 카를로스 라파엘 로드리게스 쿠바 부통령은 지난 11일 나카야마 일본 외무장관과의 회동을 통해 『쿠바는 미국과의 관계진전을 희망하고 있으며 일본이 이를 위해 중계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지난달 26일 미국과의 관계개선 희망을 피력했었다. 강경한 사회주의국가인 쿠바가 전형적인 자본주의 국가이며 적대적인 미국에 최근 구애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쿠바의 사정이 절박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지난 59년 바티스타 우익정권을 전복시키고 30여년간 집권해 왔으며 쿠바는 그동안 미국에 대항하는 사회주의의 전진기지로 사회주의 국가 및 제3세계의 신뢰를 받아 왔다. 이런 사회주의 우등생이 미국에 유화적인 몸짓을보이고 있는 것은 최대의 후원국인 소련이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이후 생각이 바뀐데다 우방들이었던 동구에서조차 민주화혁명이 휩쓸면서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 카스트로가 이처럼 시대의 흐름과는 달리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쿠바의 독특한 사정 및 사회주의에 대한 나름대로의 「성공」 때문이었다. 쿠바는 동구각국이 제2차대전 결과 소련에 의해 위성국으로 전락한 것과는 달리 지난 59년 카스트로등이 주도한 혁명의 결과로 이루어졌다. 「사회주의가 아니면 죽음을 택하겠다」는 카스트로는 집권후 미국에 종속된 식민지적 경제구조를 개편했으며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등 어느정도의 성공으로 제3세계의 유력한 지도자로 성장하기도 했다. 실제 쿠바는 95%의 문자해득률과 1천명당 11명의 유아사망률,평균수명 75세,가정의제도 도입 등 상당한 수준의 교육ㆍ보건의료체제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쿠바의 경제사정은 소련이 자국의경제사정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경제원조를 줄이기 시작하자 어려워지고 있다. 쿠바의 대외교역량중 70%,20%를 각각 차지하는 소련 및 동구가 올 7월 교역방식을 현재의 구상무역에서 경화로 결제할 것을 요구함에 따라 70억달러의 채무에 비해 1억달러의 외환보유고에 불과한 쿠바에게는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쿠바는 소련으로부터 연 1천3백만t의 원유를 헐값에 구입,이중 일부를 로테르담의 현물시장에서 되팔아 연 수억달러의 경화를 얻어왔으나 지난해부터 소련이 원유공급을 삭감하자 심한 타격을 받고 있다. 또한 소련은 올해부터는 쿠바에 대한 곡물제공을 사실상 중단시켜 쿠바는 올초 빵 배급량을 줄이는 한편 빵ㆍ달걀 등의 값을 인상하기도 했다. 쿠바의 국영식료품점에서 양파ㆍ당근ㆍ야채 등을 구경하는 것이 힘들 정도가 되었다. 쿠바는 설탕 커피 해산물 등 1차 상품의 수출증대와 함께 관광산업을 육성시켜 외환부족을 메우려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쿠바가 경제위기 해소를 위해 지난 61년 미국의 대 쿠바 경제봉쇄 및 쿠바의 미국계 기업 국유화조치로 단교상태에 있는 미국에 관계개선의 신호를 보내는 것을 불가피한 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으로서도 소련과의 관계개선으로 사회주의국가로서 쿠바의 중요성이 줄어든 만큼 쿠바와의 관계가 진전될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동서 데탕트와 동구의 민주화로 설 땅이 좁아진 카스트로가 경제난국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정권의 기반이 무너질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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